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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계체조 5관왕 성지혜 MVP

    기계체조 5관왕 성지혜 MVP

    “내년 인천에서 다시 만나요.“ 일주일 간 달구벌을 후끈 달군 제93회 전국체육대회가 17일 폐막식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대구스타디움에서 펼쳐진 폐막식에서 17개 시·도 선수단과 자원봉사단이 함께 입장해 대구 시민들과 석별의 정을 나눴다. 성적 발표와 시상에 이어 대회기가 대구시장으로부터 내년 개최 도시 인천으로 넘겨지면서 행사가 절정으로 치달았고 대회를 밝혔던 성화가 대구시립무용단의 은은한 율동과 함께 꺼지면서 대미를 장식했다. 식후에는 뮤지컬 등의 공연과 함께 송대관·김태우·울랄라세션 등 8개 팀이 참여한 K팝 콘서트가 이어졌고 화려한 불꽃놀이가 밤하늘을 수놓았다. 이번 대회에서는 최대 규모의 선수단을 꾸린 경기도가 6만 5955점(금 133, 은 131, 동 148개)을 얻어 11연패의 위업을 일궜다. 개최 도시 대구는 5만 4577점(금 73, 은 67, 동 87개)으로 역대 최고인 2위에 올랐고 처음 출전한 세종특별자치시는 금 1, 은 2, 동 2개를 수확했다. 한국 기록은 수영에서 6개 등 19개가 나왔다. 최우수선수(MVP)의 영예는 여자 기계체조의 ‘희망’ 성지혜(16·대구체고 2년)에게 돌아갔다. 5관왕을 달성한 성지혜는 기자단 투표에서 28표 가운데 11표를 얻어 런던올림픽 남자 양궁 금메달리스트이자 대회 4관왕인 오진혁(현대제철·8표)과 세 차례나 한국 기록을 갈아치운 수영의 양정두(전남수영연맹·6표) 등을 제쳤다. 여자 체조 선수가 MVP에 오른 것은 대회 MVP가 제정된 1980년 대회 이후 처음이다. 체조 종목 MVP는 1986년 대회에서 남고부 5관왕을 차지한 김경훈 이후 26년 만이다. 개최지 대구 대표로 처음 출전한 성지혜는 지난 15일 여고부 개인종합에서 54.650점으로 정상에 올랐고 대구체고의 단체 우승에도 앞장섰다. 16일 종목별 결승에서는 마루(12.900점)와 도마(13.537점), 이단평행봉(13.900점)에서 금메달 셋을 휩쓸었다. 앞서 열린 복싱 남자 일반부 결승에서는 런던올림픽에서 희비가 갈렸던 한순철(서울시청)과 신종훈(인천시청)이 나란히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16년 만에 올림픽 결승에 올라은메달을 딴 한순철은 라이트급에서 김대용(대구시체육회)에게 3라운드 기권승(12-3)을 거뒀다. 라이트플라이급 신종훈은 기효정(보은군청)을 판정승(13-4)으로 눌러 런던올림픽 16강 탈락의 설움을 달랬다. 농구 남자 일반부 결승에서는 상무가 대학 최강 경희대를 84-66으로 꺾고 2년 만에 정상을 탈환했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프리뷰]’용의자X’ 류승범이 말하는 ‘헌신’이란?

    [프리뷰]’용의자X’ 류승범이 말하는 ‘헌신’이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당신은 어디까지 할 수 있습니까? 이것은…사랑입니까? 천재수학자 ‘석고’(류승범 분)는 완전수의 아름다움에 빠져 수학만이 전부라 생각하고 살았지만, 시간이 갈수록 퇴보해가는 자신의 두뇌에 좌절한다. 하지만 옆집으로 이사 온 화선(이요원 분)을 본 뒤 그녀를 삶의 전부로 생각하며 남몰래 마음에 품었다가, 화선이 우발적으로 전 남편을 죽였다는 사실을 알고 그녀를 위한 치밀한 알리바이를 설계한다. ‘용의자X’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원작 ‘용의자X의 헌신’보다 훨씬 더 ‘헌신’을 강조한다. 원작이 쫓고 쫓기는 추리에 중점을 뒀다면, ‘용의자X’는 주인공 석고의 심리와 사랑을 묘사하는데 훨씬 더 많은 부분을 할애한다. 천재수학자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만든 알리바이는 ‘비교적 완벽한 편’이나 무릎을 칠 정도로 치밀하다는 느낌을 받지 못하는 것은, 결국 이 영화가 스릴러 장르의 가면을 쓴 멜로이기 때문이다. 아쉬운 것은 멜로라고 치부하기엔 감정선이 다소 거칠다는 것. 곳곳에 사건과 관련한 복선이 깔려있지만, 등장인물들의 감정을 설명해 줄 만한 단서는 부족하다. 사건을 파헤치는 형사 민범(조진웅 분)이 갑작스럽게 적대적인 시선을 거두고 석고와 화선 사이의 매개체가 되어주는 것 역시 이 영화의 치밀하지 못한 감정 복선을 방증한다. 석고와 화선 두 사람의 감정 역시 지나치게 절제돼 있다. 천재 수학자의 완벽한 알리바이를 기대한 관객이라면 실망할 수 있지만, 배우의 천부적인 연기를 기대한 관객이라면 기대 이상의 수확을 얻을 수 있을 듯하다. 영화 속에서 류승범의 동선은 길지 않다. 움츠린 어깨, 좁지도 넓지도 않은 보폭, 자세히 봐도 알아채기 힘들 듯한 미세한 표정변화 등 그가 극 속에서 자신을 드러낼 수 있는 도구는 거의 없다. 그런데도 류승범은 보이지 않는 무언가를 끊임없이 관객에게 전달한다. 그는 그저 가만히 서서 허공을 응시할 뿐인데 보는 이들은 그의 감정을 읽을 수 있다. 마치 마법처럼. 어쩌면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 그래서 더욱 간절해지는 ‘헌신적인 사랑’을 그린 영화 ‘용의자X’는 18일 관객과 만난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노원 마들공원엔 ‘농부의 노래’

    ‘둘러주소 둘러주소 이놈돈배를~’(아침노래),‘점심땐지 연심 땐지 요내~’(점심노래), ‘여-이다 지-히일네여 다질네~’(저녁노래) 노원구는 16일 오후 1시부터 마들근린공원 농사체험장(1200㎡)에서 서울에서 유일하게 보존돼 전해 내려오는 ‘제21회 마들농요 발표공연 및 벼베기 추수 체험행사’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날 공연은 마들농요 보존회(이하 보존회)의 풍물놀이를 시작으로 청춘가, 태평가 등 경기민요와 흥부가 등 판소리 공연이 펼쳐진다. ‘마들농요’는 아파트촌으로 변하기 전 노원지역의 예전 모습인 마들 평야에서 농사지을 때 농부의 흥을 돋우기 위해 부르던 소리다. 1999년 서울시 무형문화재 제 22호로 지정됐다. 50명으로 구성된 보존회 회원들이 아침노래와 점심노래, 저녁노래로 구성되어 두루차소리, 꺽음조가 일품인 마들농요를 선보인다. 아침노래로 열소리 계통의 모심는 소리와 ‘네엘 넬넬 상사도야’ 애벌매는 소리(두루차소리)를, 점심노래는 미나리(두벌매기), 우야소리(새쫓기)를 선보이며, 논을 다 맨 뒤에는 ‘여이다지히일네~’로 시작되는 저녁노래인 꺾음조가 이어진다. 오후 2시부터는 지역내 상천초등학생 등 150여명과 유치원생 50여명이 농사꾼의 두건을 머리에 두르고 ‘에헤 둥기야 당실~’ 마들농요를 부르며 직접 벼베기 추수에 참가한다. 벼베기 추수는 서울 도심에서 어린이들이 1년 동안 직접 키운 벼를 홀태로 ‘나락털기’, 쭉정이와 불순물을 날려 버리는 ‘부뚜질’ 등 좀처럼 시골에서도 경험하기 어려운 전통방식으로 벼를 수확한다. 또한 방아찧기, 곡식 이삭을 두드려 낟알을 터는 ‘도리깨질’, 짚으로 새끼꼬기 등 농기구 다루는 법을 배우는 등 우리 전통 문화를 자연스럽게 익히는 자리가 마련된다. 마들보존회에서는 어린이들과 함께 모심기부터 벼베기까지 농사전과정을 체험하면서 수확한 쌀(10㎏ 50포대)을 학교와 지역내 복지관 등에 기부할 예정이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은행 수확의 계절… 복지시설 기부

    은행 수확의 계절… 복지시설 기부

    11일 송파구 위례성 대로변에서 한 구청 직원이 다 익은 은행을 따고 있다. 은행 따기에는 구청 직원과 주민 등 200여명이 참가했고 딴 열매는 다음 달 노인정 등 사회복지시설에 기부할 예정이다. 박지환기자 popocar@seoul.co.kr
  • “고추도둑 잡아주소” 속타는 農心

    수확기 농촌에 도둑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연이은 태풍에 신음해 온 농심(農心)이 이제는 도둑들 때문에 가슴 졸이고 있다. 특히 올해는 작황 부진으로 농산물값이 급등한 터라 절도 피해 건수와 규모가 한층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하지만 폐쇄회로(CC) TV 같은 감시시설은 턱없이 모자라고 경찰 인력에도 한계가 있어 당장 뾰족한 해법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 4일에는 전북 부안 등을 돌며 창고에 보관돼 있던 마른 고추 23㎏(59만원어치)을 훔친 김모(52)씨가 경찰에 붙잡혔고 9일에는 전북 익산 등에서 모판 9300여개(800만원어치)를 훔친 이모(38)씨가 체포됐다. 지난 7월부터 9월까지 전남 영광군 일대에는 6차례나 도둑이 들어 애써 수확한 고추 1200만원어치가 사라졌다. 피해자 상당수는 혼자 살면서 근근이 농사로 생활비를 마련하는 노인들이다. 상심이 더 클 수밖에 없다. 농작물 절도범들은 수확철에 바쁜 농촌 마을을 돌며 널어둔 고추나 깨 등 차에 싣기 쉬운 가벼운 농산물은 물론 모판, 경운기 같은 농자재 등까지 싹쓸이하고 있다. 장뇌삼이나 과일 등 비교적 고가인 농산물만 노리는 도둑도 있다. 강원경찰청 관계자는 “올해 기록적인 폭염과 세 차례의 대형 태풍 등으로 작황이 나빠 농산물 가격이 크게 뛰면서 절도범도 증가했다.”고 말했다. 그는 “고추는 도둑들 사이에서 상당히 돈이 되는 작물로 인식돼 있으며 인삼, 장뇌삼 등도 많이 훔쳐 가는 품목”이라고 했다. 오랜 불경기도 농촌 지역에 도둑이 늘어나고 있는 이유로 분석된다. 생활고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도시보다 상대적으로 절도가 쉬운 농촌 지역을 범행 대상으로 삼는다는 것이다. 민주통합당 김현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0년 524건이던 농축산물 절도는 지난해 1108건으로 두 배 이상이 됐다. 월평균 92건꼴로, 가을 수확기인 9~11월에 340건이 집중됐다. 올 들어서는 8월까지 559건의 농축산물 절도가 발생했으나 앞으로 급증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뚜렷한 대책은 찾기 어렵다. 고추 등의 농산물을 안심하고 말릴 수 있도록 경찰서 앞마당을 내주는가 하면 지역 차량에 식별 스티커를 부착해 타지 차량을 집중적으로 감시해 보기도 하지만 작정하고 덤벼드는 도둑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이런 가운데 농촌 절도범을 붙잡는 경우는 3명 중 1명꼴에 그치고 있다. 농축산물 절도 검거율은 지난해 44.2%에서 올해 36.4%로 하락했다. 농촌의 치안 인프라가 부족한 게 가장 큰 이유다.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리(里) 단위 마을 중 방범용 CCTV가 설치된 곳의 비율은 11%에 불과했다. 10곳 중 약 9곳에 CCTV가 1대도 없다는 얘기다. 반면 서울은 강남구에만 1600여대, 동대문구에 1300여대 등의 CCTV가 설치돼 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이범수기자 bulse46@seoul.co.kr
  • [생각나눔 NEWS] 쌀 직불금 인상 ‘官官 갈등’

    [생각나눔 NEWS] 쌀 직불금 인상 ‘官官 갈등’

    쌀 직불금 인상을 놓고 정부 부처 간 이견이 팽팽하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쌀 생산비가 올라 직불금도 올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기획재정부는 막대한 재원 소요와 다른 농작물과의 형평성 등을 들어 반대한다. 농식품부는 9일 2006년 이후 1㏊당 70만원으로 묶여 있는 쌀 고정직불금을 6년 만에 90만원으로 20만원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쌀 직불금은 면적당 일정액을 지급받는 고정 직불금과, 목표가격과 수확기 산지 쌀값과의 차액에서 일정액을 차감하고 지급하는 변동 직불금 등 두 종류가 있다. ●농식품 “농가소득 뒷걸음질” 농식품부가 인상 불가피론을 펴는 이유는 급등한 생산비와 낮은 농가소득 때문이다. 농가소득은 2006년 3230만원에서 지난해 3015만원으로 200만원 이상 뒷걸음질쳤다. 이 기간 소비자물가가 20% 이상 올랐고 도시근로자 가구 소득은 4133만원에서 5098만원으로 23.4% 늘어났다. 김태곤 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도시민 소득이 이렇게 내림세였다면 정부가 지금처럼 가만히 있었겠나.”라고 반문했다. 쌀 생산비는 2006년 1㏊당 600만 1200원에서 2011년 628만 2500원으로 28만여원 올랐다. 농식품부 식량정책과 관계자는 “생산비만 고려해도 최소한 20만원 인상이 불가피하다.”면서 “쌀의 단순한 경제적 기능뿐 아니라 홍수예방 효과, 기후온난화 방지 등 다원적 기능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농촌지역 출신 국회의원들도 ‘쌀 소득 보전법’ 개정 입법안을 경쟁적으로 내놓으며 농식품부에 힘을 실어 주고 있다. 변동 직불금 보전비율을 현행 85%에서 90%로 높이자거나(김영록 의원), 목표가격을 정할 때 쌀 생산비를 고려하자는(유명희 의원) 등 지난 7월에만도 3건의 의원 입법안이 제출됐다. 최규성 민주통합당 의원은 지난 4일 고정 직불금을 100만원으로 올리는 방안을 국회에 제출하기도 했다. ●재정부 “다른 작물도 고려해야” 재정부는 이미 변동 직불금을 3% 정도 인상했기 때문에 추가 인상은 어렵다고 맞선다. 여기에 고정 직불금을 최소 10만원만 인상하더라도 875억원이 든다는 설명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소득률을 감안하면 논 작물 농가(2011년 기준 58%)가 밭 작물 농가(20~30%대)보다 낫다.”면서 “다른 농작물과의 형평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계무역기구(WTO) 도하개발어젠다(DDA) 협상에 따라 쌀 수매보조금을 포함한 감축대상보조금(AMS) 한도액을 1조 4900억원으로 묶어 놓은 것도 걸림돌이다. 앞으로 협상에서 우리나라가 선진국에 포함되면 30~60%까지 감액해야 한다는 게 재정부의 설명이다. 재정부 측은 “AMS는 직불금뿐 아니라 자연재해피해보전금 등 농업보조금을 모두 포함하는 것이라서 지금도 한도액에 근접할 때가 있다.”며 “의원 입법안대로 하면 한도액을 금세 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개미의 네트워크 ‘앤터넷’을 아시나요 인터넷·웹 원리와 ‘닮은꼴’이랍니다

    개미의 네트워크 ‘앤터넷’을 아시나요 인터넷·웹 원리와 ‘닮은꼴’이랍니다

    스위스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 연구원이었던 팀 버너스 리 박사는 1989년 3월 상사에게 ‘정보관리 제안서’라는 문서 하나를 제출했다. 과학자들의 연구 성과를 서로 주고받을 수 있도록 컴퓨터를 연결하자는 이 아이디어는 곧 받아들여졌고, 1년 뒤 유럽 내 핵물리학자들의 네트워크가 만들어졌다. 그로부터 불과 20년 후인 오늘날 인류는 언제, 어디서나 컴퓨터나 휴대전화만 있으면 세계의 모든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는 세상에 살고 있다. 리 박사가 만든 것은 1960년대 미 국방부 내부 네트워크로 개발된 인터넷이 전세계로 확산될 수 있는 결정적 열쇠가 된 ‘월드 와이드 웹’(World Wide Web)이었다. ●개미가 인터넷의 원조? 이런 인터넷과 월드 와이드 웹의 원조가 사람이 아닌 개미라는 학설에 과학계가 주목하고 있다. 사실이라면 불과 20년 전에 월드 와이드 웹을 발명한 인류가 수백만년간 지구상에 살아온 개미에 앞서 인터넷을 발명했다고 주장할 수 없는 셈이다. 데보라 고든 미 스탠퍼드대 교수는 최근 국제전기전자기술자협회(IEEE) 모임에서 “개미 사회를 연구한 결과, 이들의 네트워킹 방식이 인터넷 및 월드 와이드 웹의 원리와 아주 유사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8000여 마리의 개미와 함께 살면서 개미 사회를 연구해온 고든은 이 같은 개미의 네트워크를 ‘앤터넷’(anternet)으로 명명했다. 고든은 같은 대학의 컴퓨터공학자인 바라지 프라브하카 교수와 함께 인터넷과 앤터넷의 유사성 연구를 진행했다. 두 사람은 개미가 먹이를 수확하기 위해 집을 나갔다가 돌아오는 과정이 정보를 보내고 받는 인터넷의 핵심 알고리즘인 TCP와 거의 같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인터넷과 개미사회의 가장 큰 공통점은 거대한 시스템을 움직이는 ‘머리’나 ‘중앙통제시스템’이 따로 없다는 점. 누가 감독하지도 않고 지시하는 존재도 뚜렷하지 않지만 시스템은 그 자체로 원활하게 돌아간다. 인터넷이 서버 단위로 구성된 소규모 네트워크 안에서 각자의 역할을 알아서 수행하듯 개미 역시 자신과 같은 존재인 주변과의 간단한 의사소통만으로 자신의 할 일을 척척 해낸다. 간혹 부분적인 오류가 있지만 전체 단위로 놓고보면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도 같다. 개미는 먹이를 구할 때 다른 개미가 가져온 먹이를 빼앗거나 방해하지 않는다. 개미는 집을 나서는 순간부터 어떻게 하면 가장 빠른 시간에 가장 빠른 경로로 먹이에 도달할 수 있을지에만 관심을 쏟는다. 한번 먹이를 발견하면 신속하게 귀가한다. 특히 먹이가 많으면 많을수록 개미의 이동속도는 더 빠르다. 이는 인터넷의 원리와 놀랄 만큼 닮았다. 정보를 보내기 위한 전파 대역 폭을 최대한 줄이는 반면 정보의 밀집도를 높이는 것이 인터넷의 핵심 알고리즘이다. 심지어 개미는 먼저 나간 개미의 귀환 속도가 늦어지면 이 대열에 합류하지 않고 다른 쪽에서 먹이를 찾는다. 실제로 고든 교수가 먹이를 구해 돌아오는 개미 중 일부를 집이 아닌 곳에 격리하자 다른 개미들이 다시 먹이를 구하는 행렬에 동참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보내고 받는 정보량이 포화상태에 이르렀다고 판단되면 인터넷이 다른 경로를 찾고, 특정 대역이 비면 그곳에 더 많은 정보를 보내는 것과 같은 행동 양식이다. ●‘서버단위’ 네트워크로 구성 또 20분간 앞선 개미가 돌아오지 않으면 아예 먹이 탐사가 중단되기도 한다. 이는 인터넷이 송신자의 정보 전송이 멈추면 네트워크에서 자동으로 로그아웃되는 것과 흡사하다. 누군가의 명령이 없는 상황에서도 명확한 예측과 시스템에 의해 개미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고든 교수는 “만약 개미사회를 미리 알았더라면 수많은 수식을 동원해 알고리즘을 짜는 수고가 필요없었을 것이며, 더 발전된 인터넷의 등장도 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응용과학 분야에서는 개미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생물학 전공자 중 상당수가 수리과학이나 금융수학 연구소에 몸담고 있다. 이들은 개미들의 움직임을 패턴화시킨 프로그램을 만들어 불규칙 속에서 규칙성을 찾거나, 효율적인 네트워크 설계에 이용하고 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주말 영화]

    [주말 영화]

    ●벅스 라이프(EBS 일요일 오후 2시 30분) 발명가 개미 플릭은 전통을 중시하는 개미 왕국에 살면서 언제나 듣지도 보지도 못한 것만 만들어 낸다. 그나마도 실패작으로 끝나니 다른 개미들의 비웃음만 살 뿐이다. 이번에도 탈곡기를 만들어 개미 왕국의 수확량 증대에 기여해 보려 했으나 오히려 다른 개미들이 애써 모아 놓은 곡식 더미를 몽땅 물속에 빠뜨리고 만다. 매년 추수철이면 호퍼가 이끄는 메뚜기 떼가 몰려와서 개미들이 열심히 모아 놓은 곡식의 대부분을 진탕 먹어치우곤 했다. 힘세고 날렵한 메뚜기들의 위협에 개미들은 곡식을 꼬박꼬박 상납해 왔다. 그런 그들에게 줄 곡식을 플릭이 몽땅 잃어버린 것이다. 게다가 호퍼의 신경을 긁는 바람에 사태를 더욱 악화시키며, 마지막 잎이 떨어지기 전까지 예년의 두 배에 달하는 식량을 모아 놓으라는 호퍼의 명령이 떨어진다. 한편 여왕 계승을 앞둔 아타 공주는 말썽쟁이 플릭이 차라리 없는 게 도와주는 거라 생각하여 개미 왕국 너머 메뚜기들을 물리칠 전사 벌레를 찾아오라고 명령을 내린다. ●부산국제영화제 특선 독립영화관-슈퍼스타(KBS1 토요일 밤 12시 55분) 내일의 슈퍼스타를 꿈꾸는 두 남자의 못 말리는 2박 3일이 시작된다. 별 볼일 없는 옥탑방 백수 진수는 4년째 영화감독 데뷔를 준비하고 있다. 그간 두 편의 작품이 캐스팅과 투자 단계에서 무산되었고, 이제 막 세 번째 시나리오를 탈고한 후 투자 결정이라는 고단한 기다림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조감독 시절 현장에서 만나 친구가 된 건달전문 단역 배우 태욱이 진수를 찾아온다. 그는 어울리지도 않는 블랙 세단을 타고 와 우리도 영화인이니 부산국제영화제에 가자고 제안하고, 진수는 태욱의 강권에 못 이겨 부산으로 향한다. 하지만 모처럼만의 가벼운 설렘과 흥분도 잠시. 상황은 자꾸만 꼬여 가고, 씁쓸한 해프닝이 2박 3일 동안 연속적으로 펼쳐진다. ●스텔스(OBS 토요일 밤 11시 25분) 가까운 미래, 개인이 아닌 국가를 목표로 한 국제테러 방지를 위해 극비리에 무기개발에 착수했던 국방부. 관제센터의 통제가 불가능할 경우 스스로의 감정과 판단에 의해 독자적인 임무 수행이 가능한 인공지능 시스템 개발에 성공한다. 새로운 무인전폭기 스텔스가 실전 배치되자 최정예 스텔스 파일럿 부대가 헨리, 벤, 카라로 구성되면서 어느 때보다 심한 긴장감에 휩싸인다. 한편 악천후 속 극비 임무를 수행하던 스텔스기는 돌발상황을 겪은 이후 점차 통제 불가능한 상태에 빠져든다. 인간에 대한 의심으로 정비조차 거부하던 스텔스는 급기야 독자적인 상황판단으로 목표를 정하고 무차별 폭격을 감행한다. 그렇게 아군에서 가장 강력한 적으로 변해버린 스텔스기를 상대로 최정예 3인 편대의 처절한 저항이 펼쳐지는데….
  • [프로야구] 210K 달성 10승 불발 웃지 못한 괴물

    [프로야구] 210K 달성 10승 불발 웃지 못한 괴물

    류현진(한화)이 6년 만에 한 시즌 ‘200K’ 고지에 우뚝 섰다. 장원삼은 사실상 생애 첫 다승왕을 굳혔고 오승환(이상 삼성)은 2년 연속 구원왕을 확정지었다. 류현진은 4일 대전에서 열린 프로야구 넥센과의 경기에 선발등판해 1회 강정호를 헛스윙 삼진으로 낚은 데 이어 2회 첫 타자 박병호를 ‘루킹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이로써 류현진은 데뷔 첫해인 2006년(204개) 이후 6년 만에 한 시즌 200탈삼진 고지에 다시 올랐다. 한 시즌 200탈삼진을 두 차례 이상 달성한 선수는 선동열(해태), 최동원(롯데)에 이어 류현진이 세 번째다. 이어 류현진은 연장 10회까지 삼진 10개를 보태 시즌 210개(역대 공동 6위)로 자신의 시즌 최다 탈삼진 기록도 새로 썼다. 시즌 200탈삼진은 1983년 장명부(삼미)가 220개를 수확한 이후 선동열과 최동원이 각 3회와 2회 기록하는 등 7명의 투수가 모두 10차례 작성했다. 2000년대 들어서는 2001년 215개를 낚은 에르난데스(SK)와 류현진 2명뿐이다. 200탈삼진을 일군 좌완 투수도 주형광(롯데·221개)과 더불어 단 2명이다. 시즌 최다 탈삼진은 1984년 최동원이 세운 223개. 류현진은 지난해까지 6시즌 동안 4차례(2006~07년, 2009~10년)나 탈삼진왕에 올랐고 올 시즌도 2년 만에 타이틀 탈환을 사실상 확정했다. 지난해에는 128개의 삼진을 쌓으며 역대 최연소(24세2개월25일)-최소경기(153경기)로 통산 1000탈삼진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날 류현진은 무려 10이닝 동안 삼진 12개를 솎아내며 4안타 무사사구 1실점의 완벽한 투구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9승의 류현진은 승패를 기록하지 못하면서 데뷔 이후 7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도 날아갔다. 한화는 연장 12회 1-1로 비겼다. 삼성은 대구에서 1-2로 뒤진 8회 2사 만루에서 터진 손주인의 짜릿한 3타점 3루타로 SK에 4-2로 역전승했다. 선발 장원삼은 8이닝을 5안타 1볼넷 2실점으로 막아 17승째를 챙겼다. 장원삼은 나이트(넥센)를 1승 차로 제치고 다승 단독 선두에 올랐다. 넥센은 시즌 마지막 경기인 5일 두산전에 나이트 대신 강윤구를 선발로 예고해 장원삼의 다승왕이 확정적이다. 9회 등판한 오승환은 시즌 37세이브째를 기록, 김사율(롯데)과 프록터(두산)를 3세이브 차로 따돌리고 2년 연속 구원왕에 등극했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구미 불산 누출 2차 피해 급증… 특별재난지역 선포 추진

    지난달 27일 경북 구미에서 발생한 화공업체 ㈜휴브글로벌의 불산가스 누출 사고와 관련한 2차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 구미시는 4일까지 가스 누출로 병원 치료를 받은 사람은 모두 893명으로 하루 전에 비해 294명 늘었다고 밝혔다. 이번 사고 피해가 가장 큰 산동면 봉산리 일부 주민은 목에서 피가 섞인 침이 나와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시 관계자는 “추석 연휴를 끝낸 근로자들이 병원을 많이 찾은 것”이라고 말했다. 또 1차로 사고 현장에 투입된 소방관 32명 가운데 3명은 화상을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소방관을 진단한 동국대 임현술 교수는 “잔류 가스로 피해가 있지만 앞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며 “불산 화상 환자는 지금까지 사례로 봤을 때 큰 후유증 없이 치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까지 물적 피해는 농작물 91.2㏊(180가구)와 가축 1313마리, 차량 88대, 조경수 고사를 포함한 기타 34건으로 집계됐다. 사고와 관련해 구미YMCA·구미참여연대·구미경실련은 성명을 내고 “정부 당국은 대책기구를 마련해 피해자와 피해 지역 오염에 대한 정밀 역학조사를 진행해야 한다.”며 “피해 및 인접 지역의 농축산물 수확과 유통을 엄격히 통제하고 산업단지 내 안전문제 전반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정부는 임종룡 국무총리실장 주재로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차관회의를 열어 사고 지역 일대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기로 했다. 특히 대기·수질·지하수 오염 등으로 인체 및 농작물, 가축 등에 대한 2차 피해가 우려되는 만큼 이에 대한 대책을 중점적으로 논의했다. 정부 관계자는 “합동조사단을 파견해 조사한 뒤 구미시의 자체복구 능력, 사고 회사의 책임문제 등을 고려해 재난지역으로 선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석우 선임기자·구미 김상화기자 jun88@seoul.co.kr
  • [공직열전 2012] (42)농림수산식품부 (하)주요 과장

    [공직열전 2012] (42)농림수산식품부 (하)주요 과장

    ‘농림 쪽 직원은 꼼꼼하고 계획적이다. 시기에 맞게 파종하고 수확하는 농민을 닮았다. 수산 분야 직원들은 선이 굵다. 한 번 조업으로 목돈을 손에 넣는 어민 같다. 식품 쪽은 상인·기업인들을 자주 만나 깔끔하고 셈에 밝다.’ 농림수산식품부 내에서 농담 반, 진담 반 오가는 얘기지만 자기 업무에 충실한 공직자가 많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과장 55명 중 행정직 절반 안돼 농식품부는 과장(55명) 가운데 행정직(26명)은 절반이 안 된다. 농업직(16명)·수산직(8명) 등 기술직의 비중이 늘고 있고 비(非)고시 출신도 18명(32.7%)에 이를 만큼 출신보다는 전문성이 강조되는 부처다. 식품 분야가 2008년 조직개편 때 편입되면서 올해 농식품부에 배정된 5급 공채 15명 가운데 11명이 여성일 정도로 여성 비율도 높아지고 있다. 윤동진(행정고시 35회) 기획재정담당관은 지난해 3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파견을 마치고 돌아오자마자 ‘수석 과장’인 농어촌정책과장을 맡았다. 윤 과장은 농어촌 마을 개발에 전문성이 없다는 지적에 총괄계획가 제도를 도입했다. 시장·군수가 바뀌고, 담당 공무원이 바뀔 때마다 정책이 달라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농어촌 5감(感) 경관 만들기’는 지역개발에서 소득증대뿐 아니라 마을 경관, 생태, 환경, 문화도 함께 보존 육성하겠다는 정책이다. 김인중(행시 37회) 농어촌정책과장은 2010년 2월부터 올 3월까지 기획재정담당관으로 농식품부 살림살이를 기획했다. 기획재정담당관을 2년 넘게 맡았다는 것은 농림수산행정에 대한 거시적 안목과 대외협상력을 인정받는다는 의미다. 최근 김 과장이 추진하는 ‘색깔 있는 마을’ 사업은 전북 임실 치즈마을처럼 각 마을의 유·무형 자원을 활용해 일자리를 만들고 소득을 늘리는 사업을 통해 마을 사람들을 전문가·활동가로 키우는 정책이다. 남태헌(행시 37회) 축산정책과장은 2009년 2월~2011년 9월 2년 7개월 동안 농업금융정책과장을 맡았다. 반발이 심했던 농협 신경(신용·경제사업) 분리 업무의 최일선에서 뛰었다. 그 공으로 지난해 녹조근정훈장을 받았다. 김정희(행시 38회) 수산정책과장에게는 ‘최초’라는 말이 따라다닌다. 여성 고시 출신 중 농식품부에서 가장 선배이고 2005년 농림부 역사상 첫 여성과장, 첫 여성 총무과장(현 운영지원과장)을 맡았다. 지난해 농림·수산의 융합 인사로 수산정책실 선임과장을 맡아 ‘수산 분야 10대 전략품목’ 선정 등 내수 중심이었던 수산물의 수출 가능성을 넓혀 놓았다는 평을 받는다. ●‘女최초’ 별칭 붙은 김정희 과장 강인구(행시 36회) 어업정책과장은 연근해 어업에 상생 개념을 도입했다. 이해 당사자들의 반발로 이뤄지지 못했던 연안과 근해의 조업구간을 조정하며 ‘작은 배는 육지에서 가까운 곳에서, 큰 배는 좀 더 먼 곳에서’라는 상식을 담은 조정안을 6월 발표했고, 이달 말까지 마무리할 예정이다. 종이로 만든 어업허가증 등을 전자허가증으로 통합·변경하는 일도 추진하고 있다. 김태융(7급 특채) 방역총괄과장은 수의사면서 국제수역사무국(OIE) 우리나라 수석대표다. 서규용 장관이 “방역장관”이라고 치켜세울 정도로 우리나라 방역 분야 1인자다. 예방접종 미실시 농장 기준 강화, 축산 관계자 데이터베이스 구축 등 김 과장이 펼친 행정이 지난해 4월 이후 구제역 미발생에 한몫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참에 올겨울도 무사히 넘겨 2014년 구제역 청정국 지위를 되찾는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배냇저고리·웃음 태교

    강남구는 5일 오후 2시 삼성동 보건소 보건교육실에서 관내 임신부를 위해 특강을 마련한다. ‘임산부의 날’(10월 10일)을 기념해 준비했다. 10월 10일은 풍요와 수확의 달인 10월과 임신기간인 10개월을 뜻한다. 특강은 2부로 나뉜다. 1부는 ‘배냇저고리 만들기’ 시간이다. 섬세한 바느질을 통해 태아의 뇌를 자극하고, 자식을 위해 정성껏 옷을 만드는 엄마의 마음이 그대로 태아에게 전해져 심리적인 안정감을 느끼게 하는 역할을 한다. 2부에서는 ‘엄마가 웃으면 태아가 행복하다’는 주제 아래 ‘웃음 태교’ 강의로 손님을 맞는다. 전문강사를 초빙해 웃음이 주는 효과와 웃음 기법, 웃음 처방 등을 일깨운다. 특강에 참여하는 임신부에게는 친환경 천연 주방세제와 간식을 제공한다. 참여 희망자는 보건지도팀((02)3451-2555, 2566)으로 사전 예약 신청하면 된다. 특히 심각한 저출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임산부를 위한 정책을 쏟아내고 있는 강남구는 이런 취지에서 이번 자리를 마련했다. 구는 태교법, 산전체조 , 라마즈분만법, 산후관리 및 신생아 돌보기, 산후 우울증 등에 대해 교육하는 ‘출산 준비교실’과 ‘모유수유 클리닉’ 프로그램 등으로 출산준비에서부터 사후관리까지 적극 지원하고 있다. 김선찬 보건과장은 “이번 행사를 계기로 가정은 물론 지역 내에 임산부를 배려하고 존중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확산되기를 바란다.”며 “임산부를 위해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정책을 더 발굴해 ‘아이낳기 좋은 도시’ 강남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20m 나무에 맨몸으로 올라 잣 따는 사람들

    20m 나무에 맨몸으로 올라 잣 따는 사람들

    3~4일 오후 10시 50분 EBS ‘극한직업’은 ‘잣 따는 사람들’을 방영한다. 잣나무는 한반도가 원산지인 나무다. 우리 산림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옛 기록에 고려 때 왕이 잣나무에서 나오는 열매로 치료제를 만들어 썼다는 내용이 있을 정도로 오랫동안 불로장생의 약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이거 수확이 쉽지 않다. 잣나무는 수령 20년이 지나야 나무 꼭대기에서 잣송이를 맺는데, 잣송이가 달리는 높이가 무려 20m다. 이걸 따내려면 사람이 직접 나무에 올라가야 한다. 매번 나무를 갈아탈 수 없으니 6m에 이르는 긴 막대기로 주변 잣나무의 잣송이까지 모두 따야 한다. 잣은 맛있지만, 그걸 따는 데는 큰 위험을 무릅써야 한다는 것이다. 안전장비 없이 맨몸으로 잣나무에 오르는 사람들, 그들을 따라가 봤다. 제작진은 강원도 평창을 찾았다. 전국 잣 생산량의 20%를 차지하는 지역이라서다. 해마다 처서가 되면 평창 사람들은 한 달간 잣 수확에 몰두한다. 올해도 잣을 따기 위한 전문 인력들이 속속 모여 든다. 잣나무는 고산지대, 한랭한 기후, 깊은 산자락이라는 삼박자가 맞아떨어지는 곳에서 잘 자랄 뿐 아니라 그런 곳에서 얻은 잣이 가장 품질이 좋다. 그렇다 보니 일단 적당한 잣나무를 찾아 떠나는 산행 자체가 힘들다. 그리고 나무를 찾았다 해도 미끄럼을 방지해 주는 아이젠 하나만 신고 높은 잣나무에 올라야 한다. 해마다 잣 수확하다 추락 사고가 나는 까닭이다. 아무리 최첨단 기계가 발달한 시대라고는 하지만, 잣만큼은 사람이 직접 올라가 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사람들은 무거운 장대를 들고 잣나무 위로 오른다. 더 위험한 것은 비까지 내린 경우. 오를 때야 별반 차이가 없는데 잣나무에서 내려올 때 위험이 더 커지기 때문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수령 30년을 넘긴 큰 잣나무가 뿌리째 뽑혀 쓰러진 모습을 봐야 하는 사람들은 착잡하다. 수확이 아주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갖가지 위험 속에서 열심히 잣송이를 채취해 봐도 지난해의 절반밖에 되지 않는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구미 ‘가스 유출’ 농가 180곳 피해

     경북 구미에서 일어난 가스 유출 사고로 인한 농작물과 가축 피해 사례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구미시는 지난달 27일 구미국가산업 4단지의 화공업체 ㈜휴브글로벌에서 불화수소산(불산) 유출 사고가 발생한 이후 2일까지 접수한 농작물 피해 면적이 180개 농가, 91.4㏊에 이른다고 밝혔다. 포도·사과·배 등 과수가 31.4㏊, 벼가 60㏊로 집계됐다. 피해는 사고 발생지와 200여m 떨어진 산동면 봉산·임천리 등 2곳에 집중됐다. 이 같은 피해 면적은 사고 발생 다음 날 접수한 27.5㏊의 3배가 넘는다.  과수와 벼는 모두 잎이 말라 죽었다. 봉산리 주민 김모(61)씨는 “1만 6000여㎡의 논에서 수확할 게 없다.”면서 “여기에다 가축 피해까지 입었으니 살 길이 막막하다.”고 말했다.  또 봉산리 등 29개 축산농가들은 소 812마리와 개 500마리, 말 1마리가 이상 증세를 보인다고 신고했다. 한우 54마리와 말 1마리를 사육 중인 박영석(50)씨는 “독가스에 무방비로 노출된 소들이 계속 피가 썪인 콧물을 흘리며 먹이를 제대로 먹지 않는 등 갈수록 증상이 심해 폐사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사고현장 주변에 세워둔 차량 25대가 얼룩 및 부식현상을 보였으며, 건물 외벽이 부식되는 등 기타 피해도 24건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피해에 대한 마땅한 보상책이 없어 농가 등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시 관계자는 “현행법으로는 직접적으로 보상할 길이 없는 것으로 안다.”면서 “피해 보상을 중앙정부에 건의하는 한편 휴브글로벌 측과도 보상 협의를 하는 등 다각도로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봉산리 20여 농가들은 지난 1일 ‘국가산업 4단지 가스 누출 봉산리 주민 피해보상 대책위원회’를 구성, 정부를 상대로 손해 배상 소송을 제기하기로 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대구환경운동연합은 이날 성명에서 “불산은 발암성 물질은 아니지만 공기보다 가벼워서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세포조직을 쉽게 통과하는 매우 위험한 가스”라며 “불산에 노출된 주민들에 대한 지속적인 관찰과 역학조사 등 종합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고 인근 지역 주민 300여명은 자발적으로 건강검진을 받았지만 아직 뚜렷한 이상 증세는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구미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구미 공장, 폭발 아닌 가스유출사고”

    지난 27일 경북 구미국가산업단지 휴브글로벌에서 발생한 사고로 목숨을 잃은 이 회사 직원 5명은 가스폭발이 아닌 유출된 가스에 희생됐다는 경찰조사가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이는 맹독성 화학물질로 인한 ‘집단희생’으로 화학물질 운반 등 안전문제에 대한 총체적 점검이 요구되고 있다. 특히 이날 유출된 불산(불화수소산)을 마신 인근 주민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어 2차 피해가 현실화되고 있다. 구미경찰서는 경북 구미국가산업단지 공장에서 발생한 불산 유출사고로 사망자가 5명, 부상자가 18명으로 늘었다고 28일 밝혔다. 전날 사고로 심한 부상을 입고 서울지역 병원으로 이송된 공장 근로자 이모(49)씨가 이날 끝내 숨졌다. 이들 사상자는 당초 알려진 폭발이 아닌 가스 유출로 인해 심각한 화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업체 직원들이 2대의 20t짜리 탱크로리 가운데 1대의 불산을 모두 옮긴 후 2번째 탱크로리의 불산을 옮기기 위해 호스를 연결하던 중 가스 유출사고가 발생했다.”면서 “처음에는 폭발로 혼선이 있었는데 직원 등을 조사해 보니 폭발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구미시 재난안전본부 관계자는 “국립환경과학연구원의 공기 중 불산 농도 측정 결과가 기준치인 30ppm에 크게 못 미치는 1ppm으로 나타나 전날 8시에 내렸던 주민 대피령을 오전 10시를 기해 해제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2차 피해를 호소하는 주민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 이날 사고 현장 인근 지역인 구미 산동면 봉산리 주민 10여명 등 수십여명이 두통을 호소하며 구토 증상을 보여 구미 순천향병원 등에서 검진을 받았다. 또 인근 농경지에서 재배 중인 과수 및 배추의 잎이 거의 말라 수확이 어려울 정도라는 것이다. 구미시교육청은 이날 사고 현장 인근 유치원 3곳, 초등학교 5곳, 중학교 3곳 등 학교 11곳에 대해 휴교 조치를 취했고, 구미시는 휴브글로벌과 반경 50m안에 있는 DPM테크, 수성ENG 등 5개 업체에 임시 휴업하도록 했다. 경찰은 사고 현장에서 국과수와 함께 현장 검증을 벌이는 한편 회사 관계자들을 불러 사고 경위와 안전관리 수칙 준수 여부 등을 캐고 있다. 구미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공직열전 2012] (41) 농림수산식품부 (상) 고위공무원

    [공직열전 2012] (41) 농림수산식품부 (상) 고위공무원

    봄에는 이상 한파와 가뭄, 여름에는 홍수에 태풍, 가을에는 수확량 변동에 따른 물가 폭등, 겨울에는 조류인플루엔자·구제역 등 계절이 바뀔 때마다 걱정거리가 태산인 곳이 있다. 2004년 노무현 당시 대통령은 바람 잘 날 없는 농림수산식품부(당시 농림부)를 교육부, 복지부와 함께 ‘3D 부처’로 꼽았다. 내년 예산도 전 부처 가운데 유일하게 제자리걸음이다. 총지출 증액률인 5.3%에 한참 못 미치는 0.2%(2000억여원)가 증액됐지만 농촌진흥청의 전남 나주 이전 예산(2800억원)을 빼면 사실상 줄어들었다. 그래도 요즘 조직 사기는 어느 때보다 높다. 그간 정치인, 학자, 재경직 공무원이 오던 장관 자리에 농업직(기술고시)으로는 처음 서규용(기술고시 8회) 장관이 임명됐기 때문이다. 서 장관은 2002년 농림부 차관으로 공직을 떠나고서도 농어민신문사장, 로컬푸드운동본부장 등을 하며 계속 농업계를 지켜 왔다. 장관 취임 이후 현장과 상황실을 지키며 점심, 저녁을 자주 도시락으로 해결해 ‘도시락 장관’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상길(행정고시 24회) 1차관은 2008년 미국산 소고기로 인한 촛불집회 때 주무국장인 축산국장, 2010~2011년 구제역 사태 때는 주무실장인 식품실장이었다. 위로 장관, 차관, 실장까지 사퇴하고 아래로 담당 국장, 과장, 팀장이 감사원 징계를 받았지만 이 차관은 이 일이 전화위복의 계기가 돼 산림청 차장을 거쳐 1차관으로 승진했다. 이렇게 관운이 좋은 이유를 부하 직원들은 소신 있으면서도 융통성 있는 일 처리 때문이라고 평가한다. 오정규(행시 25회) 2차관은 지난해 6월 부임한 이후 농식품부 정책을 세련화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무총리실이나 재정부 등 타 부처와의 소통도 강화돼 직원들의 작은 아이디어가 곧바로 정책화되고 있다. 구제역 사후 관리를 철저히 해 재발을 막은 것도 큰 성과다. 이양호(행시 26회) 기획조정실장은 지난해 9월까지 농업정책국장으로 있으면서 ‘50년 숙원 과제’인 농협의 신용·경제 분리를 마무리했다. 이전에는 이해관계자들도 많고 이원화로 힘을 잃을까 염려하는 농협중앙회의 영향력 행사로 논의만 했었다. 그래서 2011년 3월 농협법 개정과 2012년 3월 사업구조 개편은 이 실장과 전임 농정국장(김경규 주미농무관), 당시 기조실장(박현출 농촌진흥청장) 세 사람의 ‘개인기’가 발휘된 결과라는 평가를 받는다. 많은 사람과의 협상, 조정이 반복되는 험난한 과정이었기 때문이다. 정황근(기시 20회) 농업정책국장은 4월까지 2년 2개월간 농어촌정책국장으로 있으면서 귀농귀촌사업을 국가 정책으로 만들었다. 일자리와 농촌 고령화는 물론 베이붐세대(1955~1963년생)에 대한 사회적 비용까지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모델로 귀농귀촌을 제시했다. 이천일(행시 33회) 유통정책관은 ‘배추국장’이다. 올여름 태풍이 세 번이나 왔는데 배추값은 안정세다. 배추 상시 비축 제도를 도입한 이 국장의 공이 크다. 정영훈(기시 22회) 수산정책관은 올 1월 어업정책을 어획량·수입 증대에서 어선·어선원 중심으로 바꿨다. ‘쪽잠 자기도 어려운 어업 환경에서는 인재들이 어업인이 되려고 하지 않고 그러면 어업의 미래도 없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매년 5월 10일을 ‘바다식목일’로 지정하고 망목(網目)은 그물코로, 천해(淺海)는 얕은 바다로 용어를 바꿔 일반인과 어업인이 소통할 수 있도록 수산용어를 정리했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사설] 北, 경제개혁 조치로 민생고부터 해결하라

    북한은 어제 평양에서 최고인민회의를 열었다. 당초 획기적 경제개혁 관련 조치가 나오지 않을까 기대를 모았지만 아쉽게도 이렇다 할 언급이 없었다. 대신 40년 만에 의무교육기간을 1년 더 연장하는 내용의 법령을 발표했다. 이로써 북한은 학교 전 교육 1년, 소학교 5년, 초급중학교 3년, 고급중학교 3년의 12년제로 우리 교육제도와 비슷한 학제를 운영하게 됐다. 사실 북한이 12년제 무상교육을 한다지만 학교 인프라나 교육서비스의 질 등을 감안하면 허울만 그럴듯할 뿐이다. 사유재산을 인정하지 않는 공산당 체제에서 명목상의 무상교육은 당연한 것이고, 그 교육기간이 1년 더 연장됐다고 해서 의미를 부여하기도 어렵다. 얼마 전의 집중호우와 태풍 등으로 굶주리는 북한 주민의 고통이 최근 극에 달한 것을 감안하면 최고인민회의가 북한 인민들의 시급한 민생과제 해결에 더 방점을 뒀어야 했다. 그동안 김정은 체제가 공식 출범한 지 불과 두 달 만에 6·28조치로 대표되는 경제개혁안이 나왔기 때문에 어제 회의에서 그 후속조치가 뒤따르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컸던 게 사실이다. 북한은 6·28조치로 군이 관장하던 경제사업의 내각 이전, 농민의 생산물 30% 소유 등 시장경제 요소를 시범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구나 그간 각종 외신을 통해 농민들이 수확량의 최대 50%를 시장에서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도록 한다는 소문이 나돌았는데 그 수준 정도의 경제 개혁안들이 마련됐어야 했다고 본다. 김정은은 지난 4월 “인민이 다시 허리띠를 조이지 않게 하는 것이 당의 방침”이라고 외쳤는데 그러기 위해서도 경제개혁은 반드시 추진되어야 한다. 물론 북한이 새로운 경제개혁 조치를 결정했다 하더라도 2002년 7·1 경제관리개선 조치나 2009년 화폐 개혁 때처럼 공식 발표보다는 사후에 소문을 통해서 알려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우리는 김정은 세습정권의 안정적인 유지를 위해서도 경제개혁 조치는 불가피하다고 본다. 김정은이 아버지 김정일이 못다한 경제분야에서의 실적을 내려면 중국식 개혁·개방 이외에는 다른 선택지가 없기 때문이다. 그것이 굶주리는 인민들을 먹여살릴 유일한 길이기도 하다.
  • 잉여생산물 처분 ‘인센티브’ 확대… 성공 가능성 낮아

    북한 당국이 25일 최고인민회의에서 농민들이 수확량의 최대 50%를 시장에서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는 조치를 포함한 경제개선책을 논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와 주목된다. 북한의 심각한 경제난을 고려하면 이는 지난 6·28 경제개선조치의 연장선상에서 유명무실해진 사회주의적 배급제의 모순을 인정하는 ‘고육책’으로, 개연성은 있으나 성공 가능성은 다소 회의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류우익 통일부 장관은 24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간담회에서 북한의 농업개혁과 관련, “경제 분야에서 다소간 긍정적인 신호가 있고 그런 의도가 짐작되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그런 의도를 달성할 능력이 있느냐와 현 상황에서 그런 정책의 추진이 가능한가는 별개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중앙통제식 배급제 붕괴 인정 북한 당국이 농업개혁을 준비하는 것은 2009년 11월 단행한 화폐개혁 실패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로 인한 만성적인 공급 부족과 물가 상승으로 인해 더 이상 중앙통제식 계획경제가 작동하지 않는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1990년대 고난의 행군 시기 식량난으로 배급제가 사실상 붕괴된 이후 시장과 개인의 텃밭 경작을 일부 허용하면서 자본주의적 요소를 도입했으나 2002년 7·1 경제관리개선조치를 시행했다 다시 시장경제를 억제하는 조치를 취하는 등 경제체제의 내구성 자체가 약해졌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일반적으로 사회주의국가의 개혁은 농업 개혁부터 시작한다.”면서 “6·28 조치에서 나온 당국과 농민의 수확물 배분이 70대30 정도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농민 소유분을 50%까지 늘려 농민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방향은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체제 유지를 위해 경제발전과 주민생활 개선을 내세운 만큼 잉여생산물에 대한 처분권을 확대할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 준 것”이라면서 “시장의 기능이 강화되는 것으로 현재 북한 농민들에게 허용된 20~30평의 텃밭을 200~300평으로 확대하는 조치가 따라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텃밭 200~300평으로 늘릴 수도 다만 최악의 경제상황을 타개할 농업 개혁에도 불구하고 성공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박형중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인민생활 개선을 위해 농민의 몫을 늘리고 시장에 내놓는다고는 하지만 외부 원조를 필요로 하는 북한 당국이 대외적 긴장 완화와 군비 축소 등의 대내외적 청사진을 종합적으로 내놓지 않는 이상 큰 성과를 기대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하종훈기자 artg@seoul.co.kr
  • “주말엔 운전대 놓자” 코레일 환경캠페인

    “주말엔 운전대 놓자” 코레일 환경캠페인

    미국의 환경운동가이자 작가인 콜린 베번은 현대 문명의 삶을 잠시 미루고 1년 동안 환경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 이른바 ‘노 임팩트’(No impact) 생활을 하기로 마음먹는다. 그는 비행기를 타지 않는 것은 물론 패스트푸드도 끊고 자동차 대신 자전거를 이용했다. 환경에 조금이라도 악영향을 줄 만한 문명의 이기(利器)를 철저히 거부한 그가 장거리 이동을 위해 유일하게 택한 교통 수단이 기차였다. 기차의 에너지 소비량은 승용차의 8분의1 수준이고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승용차의 20%밖에 되지 않는 등 친환경적이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자동차 보급률이 높아지면서 기차를 이용하는 빈도가 점점 줄고 있다. 이런 가운데 코레일이 최근 기차 여행 활성화를 위해 ‘주말에는 운전대를 놓자!’ 캠페인을 펼쳐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17일부터 시작한 이 캠페인에 전국 27만명이나 되는 녹색철도봉사단이 참여해 힘을 실었다. 코레일 관계자는 “철도를 이용하면 환경을 지키는 착한 소비를 할 수 있는 것과 더불어 운전의 피로에서 벗어나 한층 여유로운 여행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가족과 단체 여행객을 겨냥한 다양한 체험형 상품을 마련해 캠페인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지난 7월 8개 지자체와 연계해 선보인 농촌체험열차 ‘레일 그린’의 반응이 좋다. 열차 여행을 기본으로 각 지역 특산물로 구성된 농산물 수확체험, 계절별 농촌생활 체험, 생산자 직거래 장터, 지역 문화유산 해설 등 특색 있는 농어촌 체험을 할 수 있는 데다 중고생들이 사회봉사활동 시간도 인정받을 수 있어서다. 특히 경북 김천으로 떠나는 ‘산골짝 옛날솜씨 마을로 여행’과 경남 산청의 ‘약초향기 따라 행복 따라 산청여행’, 전남 순천의 맛과 멋을 느낄 수 있는 ‘美 순천만 느림여행’ 등이 인기상품이다. 정창영 코레일 사장은 “철도 중심의 여가문화 정착으로 진정한 휴식을 즐기고 나아가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北, 수확 농산물 50%까지 시장거래 허용

    북한이 농업 생산량 증대를 위해 농민들이 수확량의 최대 50%를 시장에서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는 조치를 포함한 농업 개혁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로이터통신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해 12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으로 ‘김정은 체제’가 출범한 뒤 지난 6월 28일 하달된 것으로 알려진 ‘6·28 경제개선조치’ 추진의 연장선상으로, 25일 열리는 최고인민회의에서 이 같은 개선책이 어떻게 논의될지 주목된다. 통신에 따르면 북한·중국과 가까운 한 소식통은 “북한은 농민들이 더 많은 식량을 경작할 수 있도록 유인책을 제공하기로 했다.”며 “농민은 지역에 따라 수확량의 30~50%를 가져가거나 시장에 내다팔 수 있다.”고 말했다. AP통신도 이날 황해남도 협동농장 일꾼 2명이 새 지침에 따라 국가에 바칠 할당량만 채우면 잉여 농산물을 자신들이 보관할 수 있다고 확인했다고 전했다. 잉여 농산물은 팔거나 교환할 수 있다. 소식통은 또 북한이 25일 최고인민회의에서 식량난 완화와 농산물 가격 상승 억제를 위해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경제 개선책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획기적인 조치가 나올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덧붙였다. 앞서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 8월 양강도의 한 소식통의 말을 인용, 북한 당국이 국가 생산 계획에 따라 농산물을 가져가던 방식에서 전체 수확량의 70%는 당국이, 나머지 30%는 농민들이 가져가도록 했다고 전한 바 있다. 소식통은 이어 “북한이 중국을 따라 군 식량 자급자족 계획도 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군 식량 자급자족 정책이 북한의 선군 정책에 변화를 가져오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군에도 쌀과 채소를 키울 수 있는 토지를 분배할 것”이라며 “군이 식량을 자급자족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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