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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청장의 별별취미] 전국山 정기 잡는 ‘30년 농심마니’

    [구청장의 별별취미] 전국山 정기 잡는 ‘30년 농심마니’

    “구청장이 된 뒤로 주말 지역 행사 탓에 참석이 어려웠는데, 올봄 ‘장미 대선’으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구청장이 참석하는 행사들을 취소하라고 해서 ‘농심마니’ 행사에 오랜만에 참여하게 됐습니다. 30주년 기념행사에서 만나서 반갑습니다.”서울에서 경남 고성으로 출발한 흔들리는 관광버스 안에서 이성 서울 구로구청장이 지난 1일 이렇게 인사를 건넸다. 탑승객들은 이른바 ‘농심마니’들이다. 농심마니는 소설가이자 산악인인 박인식 회장을 중심으로 1987년부터 산을 돌아다니며 어린 산삼을 심고, 산삼 씨를 뿌리는 단체다. 1987년 봄 전남 화순군 모후산에 처음으로 산삼을 심은 뒤 지금까지 10만묘 이상을 심었다고 했다. 1박 2일 일정에 그는 수행비서도 없이 홀로 배낭을 짊어지고 단출하게 나왔다. 서울시 감사관을 마지막으로 공무원 생활을 접고 2010년 6월 구로구청장에 선출된 그는 수필가이자 개인전도 연 화가다. 서울시 공무원일 때 1년 휴직을 하고 입양 자식들과 함께 유럽여행을 다녀오는 등 ‘일탈’에 일가견이 있다. 농심마니는 화가, 시인, 소설가, 출판인 등 문화예술인이 회원인데, 그가 이 모임의 창단 멤버인 게 자연스럽다. 가수 최백호씨와 개그맨 전유성씨 등도 회원이다.2일 아침에는 산삼 심기 행사 전에 산삼이 잘 자랄 만한 장소를 물색해 산신제를 지냈다. 준비해 온 시루떡에 돼지머리를 고이고, 산신령을 초청하느라 주변 나무 곳곳에 성황당처럼 오색 리본을 달았다. 유교와 도교가 복합된 모습이 신선하다. 날밤을 새우고 술추렴을 한 회원들은 생생하다. 이 구청장도 겨우 2시간 남짓 눈을 붙였다. 이 구청장은 대체 산삼 심기에 왜 이리 열성인가. 산삼을 캐 먹는 것도 아니고 말이다. 그는 “산삼은 양기가 극성한 식물인데, 산삼을 산마다 심으면 양기가 승해져 나라의 정기가 강해지지 않겠느냐”고 했다. 그는 한국 모든 산에 산삼이 무럭무럭 자라는 상상을 해 보라고 했다. 나라의 정기가 바로잡혀 원칙과 상식이 통하는 나라 말이다. 농심마니는 심기만 할 뿐이다. 이번 고성행에 함께한 박 회장은 “우리가 술을 좀 많이 마시는데, 산삼을 어디에 심었는지 관련 기억을 소거할 목적”이라고 너털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즉 산삼을 기르는 사람과 수확하는 이가 다르다는 이야기다. 농심마니들은 최근 유행인 ‘산삼 캐기 등산회’에 주목하고 있다. 일부 산악회에서 농심마니가 다녀간 전국 산지도를 제공한 사실이 확인된 적도 있다. 지방정부에서 ‘산삼 캐기 축제’들도 하는데, 농심마니가 심은 산삼들이 잘 자란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이 구청장은 서울시 공무원이던 2009년 봄에 남산에서도 산삼 심기 행사를 했다. 남산 일반인 입산금지 구역에 서울시 푸른도시국장의 허락을 받아 산삼을 심고 산삼 씨를 뿌렸다고 했다. 고성 어느 산에 산삼을 심었다고 특정할 수는 없다. 산삼을 보호해야 하므로. 산삼 심기가 아니더라도 벚꽃이 개화 준비를 마치고, 붉은 동백이 흐드러진 남도의 봄은 찬란했다. 버스길 왕복 14시간의 행사를 마치고 돌아오면서 이 구청장은 “구청장으로 ‘일탈’은 언감생심이었는데, 아름다운 봄맞이에 영혼이 충만한 듯하다”고 말했다. 글 사진 고성 문소영 기자 symun@seoul.co.kr 서울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이변과 쾌거…여자축구팀, 스페인 남자리그 재패

    이변과 쾌거…여자축구팀, 스페인 남자리그 재패

    유럽의 축구강국 스페인에서 '여자축구 전성시대'를 알리는 신호탄이 올랐다. 스페인 카탈루냐 지방 2부(유소년) 남자리그에서 100% 여자선수로 구성된 여자축구팀이 우승컵을 들었다. 유소년 남자리그에서 여자팀이 우승한 건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최고의 자리에 우뚝 선 화제의 클럽은 12~14살 소녀 선수만 뛰고 있는 '예이다 AEM'. 팀은 지난 3일(현지시간) 열린 리그 22차전에서 파르디니에스B를 맞아 2대1로 승리하면서 남은 경기에 관계없이 우승을 확정했다. 정규시즌 4경기를 남겨두고 올린 쾌거다. 감독 다니 로드리고는 "처음 여자팀을 만들어 남자리그에 나간다고 했을 때만 해도 미친 짓이라는 말을 들었다"며 눈물을 보였다. 성적만 봐도 AEM의 챔피언 자격은 충분하다. AEM은 이번 리그에서 22전 19승2무1패를 수확했다. 남은 4경기의 결과에 따라 90%대 승률을 노려볼 만한 성적표다. 골득실에서도 AEM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득점 93, 실점 25로 리그 최고의 성적을 냈다. AEM의 골게터 안드레아 고메스는 21경기에 출전해 37골을 터뜨리면서 득점 1위에 올라 최고의 공격수로 떠올랐다. 클럽 AEM이 여자선수들로만 유소년 팀을 만든 건 지금으로부터 3년 전. 여자선수들에게 계속 축구을 하도록 길을 열어주자는 취지였다. 로드리고 감독은 "어릴 때는 남녀 선수들이 함께 축구를 할 수 있지만 10대에 들어서면 남녀 혼성팀이 허용되지 않는다"며 "경기를 뛰지 못해 축구를 그만두게 되는 어린 여자선수들을 보고 마음이 아파 여자축구팀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여자팀이 남자리그에 나간다고 하자 비웃는 사람이 많았다. 여자선수들의 부모들조차 "여자축구팀이 어떻게 남자팀을 이길 수 있겠느냐"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창단 3년 만에 보란 듯 남자리그를 재패하면서 이제 이런 편견은 말끔히 사라지게 됐다. 로드리고 감독은 "클럽에서 축구를 하는 어린 여자선수들이 100명 이상"이라며 "앞으도 (나이별로) 더 많은 여자팀을 만들어 (남자리그에서) 여성 파워를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32개월의 기다림… ‘호수의 여왕’은 유소연

    “너무나 갈망했던 우승이다. 벌타를 받은 톰프슨에겐 안됐지만 그와 연장전을 치러 우승한 내가 자랑스럽다.” 유소연(27)은 ‘챔피언 호수’(Poppie’s pond·숙녀의 호수)에서 흠뻑 물을 뒤집어쓴 뒤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했다. 렉시 톰프슨(미국)의 갑작스런 ‘4벌타’에 힘입은 우승이 아니냐는 질문에 유소연은 똑 부러지게 대답했다. 상황은 이랬다. 톰프슨은 전날 3라운드 17번홀(파3) 퍼트를 앞두고 마크된 공을 집었다가 다시 놓는 과정에서 자신도 ‘오구 플레이’를 뒤늦게 발견하는 바람에 ‘날벼락’을 맞았다. TV 시청자의 제보로 원래 위치보다 2.5㎝ 앞에 공을 다시 놓은 것으로 확인된 톰프슨은 3일 4라운드 3타 앞선 단독 선두를 달리다 12번홀에서 경기위원으로부터 이를 통보받고 공을 잘못된 위치에 놓은 잘못으로 2타, 잘못 계산된 스코어카드를 제출한 잘못으로 2타를 박탈당했다. 톰프슨은 이후 1타를 줄이긴 했지만 연장으로 끌려가 첫 홀 버디를 맞고 다 잡은 줄 알았던 우승컵을 놓쳤다. 올해 개막전 이후 생애 두 번째 연장에서 흘린 눈물은 진했다. ‘4타’를 빼고 조정될 당시 챔피언 조의 톰프슨에 한 홀 앞서던 유소연은 버디 2개를 보태 4언더파로 68타로 경기를 마쳐 최종합계 14언더파 274타의 스코어카드를 제출했다. 3타 뒤진 공동 3위로 4라운드를 시작했지만 이제 상황은 바뀌어 1타 앞선 단독 선두였다. 상황을 파악한 톰프슨은 18번홀(파5) 두 번째 샷을 작심한 듯 5번 아이언으로 이글을 노렸다. 호수를 건넌 공은 깃대에서 8m가량 먼 지점에 떨어져 톰프슨은 이글 대신 연장을 확정하는 버디로 아쉬움을 달랬지만 연장 첫 홀 유소연에게 버디를 얻어맞고 끝내 참았던 눈물을 쏟아냈다. 2011년 첫 우승이던 US여자오픈을 포함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수확한 4승 가운데 두 차례의 메이저 우승을 모두 연장전 끝에 거둔 유소연은 명실공히 ‘1인자’로 거듭났다. 그는 이번 ANA 인스퍼레이션 전까지 시즌 상금 1위에다 평균 타수(67.94타) 역시 선두를 달리고 있었지만 우승이라는 ‘한 방’이 부족했다. 2014년 8월 캐나다오픈 우승 이후 2년 8개월 동안 우승권을 맴돌기만 했던 유소연은 마침내 이날 두 번째 메이저 우승을 일궈 냈고, 우승 세리머니로 ‘숙녀의 호수’에 몸을 던져 마치 세례를 받는 듯 ‘우승 없는 1인자’ 논란에 종지부를 찍었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바닥 드러낸 보령댐, 누레진 육쪽마늘…봄 가뭄에 타들어 간다

    바닥 드러낸 보령댐, 누레진 육쪽마늘…봄 가뭄에 타들어 간다

    충남 예산군 대술면 송석저수지에는 요즘 24시간 물이 공급되고 있다. 7.7㎞ 떨어진 화산천 중류에서 퍼 나른다. 중간중간 양수기 6대를 설치해 저수지 쪽으로 물을 계속 보낸다. 대당 1㎞쯤 밀어 주는 셈이다. 하천에서 퍼 올린 물은 직경 10㎝의 호스를 타고 여러 마을을 거쳐 저수지로 달려간다. 하루 공급량은 1100t. 닥쳐오는 영농철에 논물을 대려는 비상수단이다. 지난해 12월 26일부터 가동됐다. 송석저수지에서는 처음 있는 일이다. 그 덕에 20%에 그쳤던 저수율이 42%까지 올라왔다. 한국농어촌공사 예산지사 이기상 과장은 “예전에는 이 정도까지 가문 적이 없었다. 이처럼 송석저수지에 물을 댄 적도 없다”면서 “지난해에는 장마철에 비가 별로 안 왔고, 태풍도 없어 가을부터 가물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전국 곳곳이 봄 가뭄으로 타들어 가고 있다. 특히 충남 서해안과 경기 일부 지역은 이미 심각하다. 일부 농작물 피해도 나타나고 있다. 충남도는 물 절약을 당부하는 반상회보를 배포하고, 마을 곳곳에 “논 ‘물 가두기’로 가뭄을 극복합시다”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내걸었다. 본격적 영농철을 앞둔 4·5월 비 예보도 비관적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경남·북 등 내륙 및 남부 지역은 아직 가뭄을 걱정할 단계는 아니라는 점이다.●올 전국 강수량 ‘30년 평균치’의 절반 충남 서산·태안 지역 특산물로 유명한 ‘육쪽마늘’은 피해 조짐이 뚜렷하다. 서산시 인지면 산동리에 5500㎡의 마늘밭이 있는 김현수(70)씨는 3일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뿌리응애가 번성해 잎이 누렇게 변한 마늘이 자주 눈에 띈다”며 “환경에 민감한 육쪽마늘은 마늘대가 튼실하지 않고 키도 작아 작황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마늘은 6월 수확을 앞두고 3월 말부터 한창 성장할 때여서 적당히 비가 내려야 좋다. 김씨는 “올 들어 밭을 적실 만큼 비가 온 적이 없다”고 혀를 찼다. 가뭄으로 병해충이 극성을 부리면 마늘 씨알이 작은 것은 물론 물렁물렁하거나 아예 없는 일도 있다. 서산시에서만 4666농가가 1140㏊에서 마늘을 기른다. 김씨는 “지난해에도 봄 가뭄이 심했지만 올해가 더하다. 관정에서 지하수를 퍼 올리지만 힘에 부친다”며 “마을 주민이 모이기만 하면 마늘 농사와 모내기 걱정으로 시간 가는 줄 모른다”고 전했다. 정규재 충남도 농촌마을지원과장은 “그나마 옛날보다 모내기 철이 늦어져 다행이다. 농촌이 고령화되면서 몇 년 전부터 마을 공동으로 모판을 만들어 키우거나 농협에서 어린 모를 사다가 심고 있다”며 “안 그랬으면 농촌에서는 벌써 벼농사 걱정으로 난리가 났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극심한 이 지역 가뭄은 저수율이 잘 보여 준다. 서산·태안 34개 저수지의 저수율은 현재 57.6%다. 지난해 이맘때도 가뭄이 심했지만 79.3%였다. 이 중 9개 저수지는 50% 밑으로 떨어져 5~7㎞ 거리의 하천에서 물을 퍼 와 채우고 있다. 서산의 풍전 및 신송저수지는 각각 28%와 23%로 바닥이 드러날 지경이다. 최근 몇 년 사이 최악이다. 정 과장은 “같은 충남이라도 지난해 서산·태안 등 서해안 지역 강수량이 논산 등의 절반 정도밖에 안된다”며 국지적으로 가뭄이 극심한 이유를 설명했다. 국내 최대 규모로 알려진 충남 예산·당진 예당저수지도 70.7%에 불과하다. 지난해 이맘때 92.5%에 비해 턱없이 낮다. 경기에서 가장 심각한 안성시 마둔저수지는 저수율이 33.8%로, 모내기를 앞두고 물이 부족하자 인근 쌍취보에서 하루 4300t의 물을 끌어다 대고 있다. 그러나 해갈에는 역부족이다. 농어촌공사 관계자는 “용수 확보 노력에도 어림이 없어 기우제라도 지내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올해 강수량도 바닥이다. 올 들어 3월 21일까지 전국 평균 강수량은 55㎜로 30년 평균치 103.8㎜의 53%에 머물렀다. 메마른 산과 들을 더더욱 바짝 말라붙게 하는 형국이다.●경기 안성 마둔저수지 ‘물대기’ 총력 충남 서부 지역 젖줄인 보령댐 저수율은 연일 사상 최저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현재 13.5%로 1998년 주민들에게 식수를 공급하기 시작한 이후로 가장 낮다. 2015년 가을 식수 파동 때 최저치였던 18.9%보다 더 추락했다. ‘경계 단계’가 발동됐고, 지난달 25일 21.9㎞ 떨어진 충남 부여군 금강에서 물을 끌어오는 긴급 처방이 동원됐다. 하지만 직경 1100㎜의 금강~보령댐 도수로로 끌어오는 물은 하루 5만~8만t으로, 1일 사용량 22만t에 턱없이 모자란다. 가뭄을 충분히 해결할 것처럼 법석을 떨었지만 별 효과가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령댐은 보령, 홍성, 서산 등 충남 서해안 8개 시·군 주민 43만명에게 식수를 공급한다. 2015년 가을부터 이듬해 초까지 닥친 보령댐 수원 고갈로 주민들은 갖가지 불편을 겪었다. 제한급수에다 물이 자주 끊겨 양동이에 물을 담아 놓았다가 썼고, 화장실에 조절기를 달아 마른 수건 짜듯이 물을 사용했다. 시·군은 20% 절수운동을 벌였다. 화력발전소도 제한급수에 나섰다. ●“해갈되려면 비 300㎜는 쏟아져야 금강~보령댐 도수로를 설치한 것도 이때다. 비상한 가을·겨울 가뭄이 낳은 이 시설은 정치 공방으로까지 번졌다. 보수 정당과 언론은 “MB(이명박 전 대통령) 정부가 추진한 4대강 사업의 효과를 입증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희정 충남지사에 대해서도 “4대강 사업에 부정적이었던 안 지사의 입장이 변화했다”고 꼬집어 정치적 논란을 일으켰다. 안 지사는 “백제보 물이 아니라 금강하구 물을 퍼 오는 것으로 4대강 사업과 무관하다”고 반박하는 등 물을 놓고 옥신각신했다. 이번에는 일부 주민이 “금강에서 끌어오는 물은 ×물이 아니냐”고 의문을 제기한다. 보령댐 물은 1급수인 데 반해 금강 물이 2급수인 것을 빗댄 것이다. 송치영 한국수자원공사 보령권관리단 관리부장은 “보령댐 일대의 최근 3년치 강우량이 예년 평균의 75%밖에 안된다”며 “지난 주말에도 다른 지역엔 비가 왔지만 이곳에는 안 내렸고, 오는 6~7일 10~20㎜쯤 온다는데 그걸로는 해갈이 안 된다. 비가 300㎜는 쏟아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수질 우려가 있을 수 있지만 정수해 공급하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면서 “다만 보령화력에 대는 물도 줄이는 등 상황이 좋지는 않다”고 거듭 우려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태풍이 대부분 일본 쪽으로 가고 서해안에는 오지 않아 저수지에 물을 채울 수가 없다”며 “여름철 저기압도 주로 남해와 북한 쪽에 형성되고 중부 지역을 비켜 가 충남 서해안 등지의 가뭄을 부추겼다”고 설명했다. 산과 들에서 불이 자주 난다. 충남은 3월 한 달간 239건의 임야 화재가 발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21건에 비해 두 배 정도 급증했다. 논·밭두렁 태우기가 36%를 차지한다. 지난달 23일 충남 천안시 입장면에서는 밭두렁을 태우던 할머니가 갑자기 확산된 불에 타 숨졌다. 이연삼 충남도 주무관은 “올봄 산과 들이 바짝 말라 임야 화재가 유난히 많다”고 말했다. 산불만 따지면 3월 한 달 전국적으로 183건이 발생해 예년 같은 기간 평균 93건과 지난해 98건의 두 배 가까이 되고 있다. 산림청은 이 중 봄 가뭄으로 바짝 말라 있는 경기 지역이 61건, 충남이 11건으로 상당수 비중을 차지한다고 밝혔다. 기상청 관계자는 “전국적으로 평균 4월에 78.5㎜, 5월에 101.7㎜의 비가 내렸는데 충남과 경기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은 올해도 이와 비슷한 강우량을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그러나 충남과 경기는 이보다 적게 내릴 것으로 보여 가뭄이 해갈될지는 불투명하다”고 내다봤다. 보령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연천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安, 3선 지사 당권 도전 ‘관건’… 李, 전국적 인지도 넓혀

    당분간 지자체 업무 주력할 듯 安 “재미난 경선” 李 “같은길로 3일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패배한 안희정 충남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은 각각 지방자치단체장을 맡고 있는 만큼 당분간 경선 기간 신경 쓰지 못했던 업무를 처리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선거법에서 지자체장의 선거 개입을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어 이들이 직접 나서 문재인 전 대표를 도울 수도 없는 상황이다. 이들은 내년 6월 지방선거까지 1년여의 임기가 남아 있어 당장 정치적 진로를 선택할 필요는 없다. 다만 이번 경선에서 전국적 정치 지도자로서의 자질을 보여준 만큼 5년 후 대선을 준비하기 위해 천천히 정치적 진로를 고민할 전망이다. 안 지사는 충남지사 3선이냐 아니면 당권에 도전할지가 관건이다. 안 지사는 이번 대선 출마로 변방의 충남지사에서 민주당의 대표적인 대선주자로서 인지도를 넓혔다는 게 가장 큰 수확이다. 한때 지지율 20%대를 돌파하며 문 전 대표 측을 긴장하게 만들며 차차기 프레임을 덜고 당 밖으로 확장성을 보여줬다. 다만 여론조사 지지율의 상승세가 당내 민심이 좌우하는 경선에서 반영이 안 된 것처럼 당 장악력이 떨어진다는 점이 과제로 남았다. 때문에 안 지사가 다음 대선을 노린다면 충남지사 3선보다는 당권에 좀 더 무게감을 두고 향후 진로를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안 지사는 “재미난 경선을 치렀다”면서 “이번 대선만큼 자기가 가진 소신을 분명하게 경쟁했던 경험은 많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인구 99만여명의 성남시 시장에서 5000만 인구의 대통령 선거에 도전한 이 시장도 전국적인 인지도를 넓혔다는 점이 가장 큰 이득이다. 이 시장은 지난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위한 촛불집회에서의 ‘사이다 발언’으로 주목받아 대선주자 반열까지 올랐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 시장이 내년 지방선거에서 경기지사에 도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시장은 “시작치고는 괜찮았지만 대세가 너무 강해서 아쉬웠다”면서 “작은 상처들을 빠른 시간 내에 치유하고 팀원으로서 같은 길 가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명예기자가 간다] 꽃들을 시들게 하던 마이너스의 손… ‘3평의 행복’에 빠지다

    [명예기자가 간다] 꽃들을 시들게 하던 마이너스의 손… ‘3평의 행복’에 빠지다

    농림축산식품부 직원이라고 해서 농사일에 능숙한 것은 아니다. 손수 기른 싱싱한 배추며 고구마를 수확하는 달콤한 기쁨은 거저 오지 않는다. 손바닥만 한 텃밭을 가꾸다 보면 ‘농사나 지어야지’, ‘귀농이나 해야겠다’는 따위의 말은 쏙 들어간다.# 수확하는 달콤한 기쁨은 거저 오지 않는다 정은주(42) 농식품부 대변인실 온라인팀장의 생생한 텃밭 실패담을 들어 보자. 정 팀장은 지난해 4월 정부세종청사 근처 도시농장에서 9.9㎡ 크기의 텃밭을 분양받았다. 작은 화분도 두 달을 넘기지 못하고 시들게 만드는 ‘마이너스의 손’인 정 팀장은 옥수수를 심기로 했다. 2m 가까이 자라는 옥수수를 심기엔 땅이 너무 좁다는 전문가의 충고는 가볍게 흘려버렸다. 아이들과 함께 옥수수알을 심었다. 한 달이 지나도 새싹이 올라올 생각을 안 했다. 밭은 잡초로 뒤덮였다. 밭갈이도, 거름 주기도 하지 않아 벌어진 일이었다 아이들을 실망시킬 수 없었던 정 팀장은 새벽마다 텃밭에 커피 거름을 뿌리고 흙을 뒤섞어 줬다. 그해 8월 한여름이 되자 굵직한 옥수수가 대롱대롱 달렸다. 그는 “2포대를 가득 채울 만큼 옥수수를 받아든 만족감을 잊을 수 없다”면서 “도심에서 흙을 만지며 무당벌레, 땅강아지와 노는 것 또한 아이들에게 큰 배움이 됐다”고 말했다. 김호균(34) 창조농식품정책과 사무관은 2년차 ‘도시 농부’다. 마트에서 무심코 사 먹던 상추와 쑥갓, 토마토를 제법 능숙하게 길러 낸다. 그는 “주말마다 아들과 함께 밭에서 땀을 흘리면 유대감도 깊어지고 대화도 많이 한다”면서 “서로 다른 작물을 키우는 옆 텃밭 이웃과 수확한 농산물을 나눠 먹으며 도시에서 느끼기 어려운 사람 사이의 정을 쌓게 된다”고 말했다.‘도시 농업’의 매력이 여기에 있다. 한동안 ‘삼시세끼’라는 TV 프로그램이 화제가 됐다. 자극적이고 속도감이 빠른 일반 예능과 달리 농촌에서 직접 채소를 키우고 텃밭을 이용해 아침, 점심, 저녁상을 차려 먹는 정적인 프로그램이었다. 시청자들이 열광한 것은 그만큼 많은 사람이 팍팍한 도시 생활에 지쳐 있었다는 의미였으리라. 최근 몇 년 사이 귀농·귀촌 인구가 가파르게 증가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그리고 직장과 가족 때문에 귀농·귀촌을 택할 수 없는 이들 사이에서는 잠시나마 도시를 떠나 농사를 체험하는 도시 농업이 주목받고 있다. 도시 농업에 매료된 텃밭 농사꾼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2010년 15만 3000명이었던 도시농업 참여자는 해마다 늘어 지난해 159만 9000명으로 6년 새 10.5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도시 텃밭의 면적도 104㏊에서 1001㏊로 9.6배 늘었다. 농식품부는 내년까지 도시농업 참여자가 200만명, 텃밭 면적은 1500㏊로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 텃밭은 소통의 장소이자 힐링의 명소 이를 위해 농식품부는 농작물 경작과 재배로 한정된 도시 농업을 양봉, 곤충 사육, 수목 재배 등으로 다양화할 계획이다. 일자리 창출을 위해 도시 농업 전문자격제도를 도입한다. 오는 10월 공무원과 민간인을 대상으로 한 도시 농업 활성화 과정과 도시 농업 전문가인 ‘마스터 가드너’ 양성 과정이 개설된다. 안전한 먹거리와 정서적 안정을 도모하는 방향으로 도시농업의 가치를 확산시키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4월 11일을 ‘도시 농업의 날’로 지정하고 오는 6월 경기 시흥 배곧공원에서 도시농업박람회를 개최한다. 도시농업은 단순한 먹거리 생산 수단을 넘어섰다. 현대인에게 텃밭은 소통의 장소이자 힐링의 명소다. 이번 봄에는 가족과 함께 텃밭으로 나가 보자. 김현우 명예기자(농림축산식품부 대변인실 사무관)
  •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대나 볼머 “임신 6개월에도 자유형 50m 출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대나 볼머 “임신 6개월에도 자유형 50m 출전”

    임신 6개월의 몸으로 자유형 50m 경기에 나선다. 세 차례나 올림픽에 출전해 다섯 개의 금메달을 따낸 미국 수영 선수 대나 보머(30)가 주인공이다. 그는 지난 31일(이하 현지시간) 인스타그램에 글을 올려 다음달 13~15일 애리조나주 메사의 스카이라인 어쿠아틱센터에서 열리는 아레나 프로 스윔 시리즈에 참가해 자유형 50m 경기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임신 24주째란 점을 해시태그로 표시했다. 그가 임신 중에도 경기에 나서는 미국의 첫 올림피언은 아니라고 ESPN은 전했다. 2014년에 육상 선수 알리시아 몬타노는 임신 34주의 미국육상선수권 여자 800m 경기에 나섰다. 볼머는 런던올림픽을 마친 뒤 2년 가까이 대회에 출전하지 않다가 2015년 초 첫 아이 아를렌을 출산했다. 오는 7월 두 번째 아이를 볼 것으로 예상되며 2020년 도쿄올림픽에 출전해 네 번째 올림픽 출전의 꿈을 이룰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11월 그는 “아를렌을 보느라 헤엄을 치지 못했다. 그래서 임신 중에도 더 많은 훈련을 할 수 있길 희망한다”며 “지난번 임신 때는 베드에 누워 지냈는데 이번에는 정말 그러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 볼머는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첫 금메달을 수확한 뒤 런던올림픽에서 금메달 셋과 100m 접영 세계기록을 작성했다. 지난해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는 여자 혼계영 400m 금메달을 비롯해 메달 두 개를 추가했다. 그가 케이틀린 베이커, 릴리 킹, 시몬 마누엘과 팀을 이뤄 따낸 금메달은 미국의 하계올림픽 통산 1000번째 금메달로 화제가 됐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이대호, 복귀전서 안타·타점·홈런 폭발…롯데는 NC에 5-6 패배

    이대호, 복귀전서 안타·타점·홈런 폭발…롯데는 NC에 5-6 패배

    ‘조선의 4번 타자’ 이대호(35)가 6년 만에 복귀한 KBO리그에서 정규시즌 첫 안타와 타점에 이어 홈런까지 때려냈다. 이대호는 31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2017시즌 KBO리그 개막전에서 NC 다이노스 선발투수 제프 맨쉽을 상대로 0-0 균형을 깨는 선취점을 올렸다. 이대호는 4회 초 2사 2루에서 맨쉽의 2구째 공을 타격해 중견수 앞으로 적시타를 날렸다. 일본 프로야구와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활약 후 6년 만에 ‘친정’ 롯데로 돌아온 이대호의 2004일 만의 정규시즌 안타다. 이대호는 2011년 10월 5일 사직 한화 이글스전에서 해외 진출 전 KBO리그 정규시즌 마지막 안타를 때렸다. 포스트시즌 경기를 포함하면 2011년 10월 23일 SK 와이번스 상대 플레이오프 5차전 이후 1986일 만의 안타다. 이대호의 안타에 2루 주자 앤디 번즈는 3루를 돌아 홈까지 내달렸다. 이때 NC 중견수 김성욱의 송구를 받은 포수 김태군이 홈을 향해 슬라이딩한 번즈의 다리에 태그를 시도했으나 강광희 주심은 세이프를 선언했다. 태그 아웃을 확신한 김태군은 더그아웃을 향해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 마산구장에서 진행된 첫 메이저리그식 새 비디오 판독이다. KBO리그는 올 시즌부터 TV 중계화면이 아닌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있는 KBO 비디오판독센터를 통해 경기 상황을 판독한다. 판독 결과 주심의 세이프 판정이 그대로 유지돼 번즈의 득점이 인정됐다. 이에 따라 이대호는 복귀 1호 타점을 수확했다. 이대호의 타점은 2011년 10월 4일 사직 한화전 이후 2005일 만이고, 포스트시즌까지 아우르면 2011년 10월 20일 사진 SK 상대 플레이오프 4차전 이후 1989일 만이다. 이대호는 개막전에서 NC를 상대로 선취점을 올리며 동료들의 기를 살렸다. 2회초 첫 타석에서는 2루수 뜬공으로 조용히 물러났던 이대호였다. 하지만 4회초 첫 안타와 타점이 터진 이후 진짜 모습을 보여줬다. 1-3으로 역전당한 7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는 중전 안타를 때렸다. 이날 맨쉽이 허용한 2개의 안타는 모두 이대호가 만든 것이다. 4-6으로 추격한 9회초에는 선두타자로 나와 NC 마무리투수 임창민에 맞서 좌월 솔로포를 터트렸다. 롯데는 NC를 1점 차로 추격했다. 원정 응원을 나온 롯데 팬들은 이대호의 귀환에 열광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롯데는 1점 차를 더 좁히지 못하고 NC에 5-6으로 졌다. NC는 롯데 상대 15연승을 이어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잘 익은 봄 포도 수확

    잘 익은 봄 포도 수확

    30일 대전 동구 대별동의 한 포도 농가에서 올해 전국 처음으로 씨 없는 포도인 ‘델라웨어’를 수확하고 있다. 보통 6~7월에 수확하는 다른 지역보다 3~4개월 빠른 출하다. 대전 연합뉴스
  • 믿고 보는 ‘흥행 요정’ 알고 보니 ‘매력 천사’

    믿고 보는 ‘흥행 요정’ 알고 보니 ‘매력 천사’

    지난해 드라마 ‘태양의 후예’에서 앳되고 깜찍한 군인으로 ‘아기 병사’라는 별명을 얻었던 김민석(27). ‘닥터스’에서 수막종에 걸려 눈물의 삭발을 하는 의사로 눈도장을 찍더니 최근 30%에 육박하는 시청률로 종영한 ‘피고인’에서는 교도소 막내이자 반전의 키를 쥔 주인공으로 급성장했다.28일 서울 마포구 성산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이번 작품은 30~40대는 물론 50대 시청자 분들도 감정 이입을 많이 하신 것 같다”고 말했다. 드라마에서 박정우(지성)와 교도소 동기인 이성규 역을 맡은 그는 재판에 가서도 벌벌 떨던 순수한 캐릭터였지만 아내를 죽였다는 죄책감에 박정우가 자살을 하려고 하자 무표정한 얼굴로 “내가 했는데 왜 형이 죽어요”라고 말한다. 6회 마지막을 장식한 소름 돋는 ‘반전 엔딩’으로 시청률은 급상승했고 그의 존재감도 급상승했다. “그 장면 하나로 인터넷부터 주변까지 난리가 났어요. ‘태양의 후예’에 처음 나왔을 때나 ‘닥터스’에서 머리를 밀었을 때보다 더 폭발적인 반응이었죠. 지성 선배와 감독님은 그 장면이 섬뜩하게 끝났으면 좋겠다고 했지만 저는 말은 서늘하고 조근조근하게 하되 박정우가 죽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을 담아 눈으로 표현했죠.” 출연작마다 흥행에 성공해 ‘흥행 요정’이라는 별명까지 붙은 그는 “작품을 고르는 기준이 시놉시스를 읽다가 잠이 오느냐 안 오느냐일 정도로 전체적으로 재미있는 작품을 선택한다”며 웃었다. 부산 출신인 김민석은 ‘슈퍼스타 K3’에서 꽃미남 ‘횟집조리사’로 얼굴을 알렸다. 이후 아이돌 연습생을 거쳐 tvN 드라마 ‘닥치고 꽃미남 밴드’를 통해 연기자로 데뷔했다. “어릴 때부터 할머니와 단둘이 살았는데 형편이 여의치 않아서 고1 때부터 주방 보조로 5년간, 횟집에서 2~3년간 일한 경험이 있어요. 사회생활을 일찍 시작하고 많은 일을 겪어서 그런지 어려운 무명 시절도 잘 견딜 수 있었어요. 원래 가수를 지망했지만 드라마 촬영장에서 감독님에게 ‘오케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의 희열을 잊을 수가 없어서 연기를 시작했죠.” 반항적이고 개성적인 외모와 시원시원한 언변을 지닌 그는 “연기도 중요하지만 앞으로 할머니에게 어떻게 효도할지가 더 고민”이라고 말하는 철든 손자이기도 하다. 20대 배우 기근 현상에 시달리는 연예계에서 그는 모처럼만에 될성부른 신인으로 꼽힌다. “‘피고인’으로 저에 대한 편견과 한계를 깨고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린 것이 가장 큰 수확이라고 생각해요. 근력 운동을 할 때 한번에 무거운 것을 들 수 없듯이 천천히 무게를 올리면서 저다운 연기를 하다 보면 언젠가 주인공이라는 무게도 감당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삼성전자 사회공헌 자원봉사 ‘더 나눔’ 시작

    삼성전자 사회공헌 자원봉사 ‘더 나눔’ 시작

    삼성전자 반도체 등 부품 부문 임직원들이 자원봉사 프로그램 ‘더 나눔’을 새롭게 시작한다고 27일 밝혔다. 이 프로그램은 총 40개의 자원봉사 활동으로 구성된 사회공헌 활동이다. 2개월 단위로 프로그램을 사전에 홍보한 뒤 임직원들의 참여 신청을 받아 운영되는 방식이다. 세부 프로그램은 복지시설 어르신 효도 봉사 등 개인 보람 프로그램을 비롯해 자매마을 일손 돕기 등 가족행복 프로그램, 사회적기업 제품을 체험하는 부서 단합 프로그램, 명절 선물 전달 등 계절집중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있다. 부서뿐 아니라 가족 단위 신청도 가능하다. 최근 가족 단위로 자매마을 과수를 분양받아 수확한 과일을 기부하는 ‘과수나눔 프로그램’은 접수 시작 몇 시간 만에 마감됐다. 삼성전자는 올해 임직원 2만여명이 참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프로배구] 0-2→3-2 역전 드라마… 승부 되돌린 현대캐피탈

    [프로배구] 0-2→3-2 역전 드라마… 승부 되돌린 현대캐피탈

    현대캐피탈이 대역전 드라마를 쓰며 챔피언결정전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현대캐피탈은 27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 대한항공에 3-2로 이겼다. 1차전에서 0-3으로 졌던 현대캐피탈은 이날도 2세트까지 모두 내주며 패색이 짙었지만 3세트부터 5세트를 내리 잡아내 역전승을 거뒀다. 1승1패로 균형을 맞춘 현대캐피탈과 대한항공은 29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3차전을 벌인다. 초반 분위기는 대한항공이 틀어쥐었다. 대한항공은 1세트에서 블로킹만 6개를 잡아내며 현대캐피탈(2개)을 압도했다. 반면 현대캐피탈은 문성민이 6득점을 올렸지만 공격 성공률이 33.33%에 그쳤고 범실도 5개나 됐다. 2세트에서도 대한항공은 블로킹을 앞세워 현대캐피탈을 몰아붙였다. 강력한 공격이 번번이 블로킹에 막히자 문성민이 손바닥으로 바닥을 치며 아쉬워했던 건 상징적인 장면이었다. 일방적이었던 경기는 3세트부터 달라지기 시작했다. 3세트부터 투입한 박주형이 리시브에 안정감을 주자 공격에 힘이 실렸다. 1차전에 이어 1~2세트까지 부진했던 문성민이 3세트부터 조금씩 블로킹 벽을 무너뜨리며 공격 성공률을 높여 갔다. 결국 승부를 5세트까지 끌고 간 현대캐피탈은 8-11까지 뒤져 패색이 짙은 상황에서 대한항공의 서브 범실과 공격 범실, 행운이 따른 서브에이스로 극적인 11-11 동점을 만든 뒤 결국 15-12로 이겼다. 문성민은 36득점에 공격 성공률 55.17%로 확실하게 부활했음을 보여 줬다. 송준호도 15득점을 수확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전국시도의회 운영위원장협의회 ‘지방분권 헌법개정 건의안’ 의결

    전국시도의회 운영위원장협의회 ‘지방분권 헌법개정 건의안’ 의결

    「전국시․도의회 운영위원장협의회」(공동회장 김선갑, 서울시의회 운영위원장)는 22일, 전라남도의회 2층 회의실에서 전국시․도의회 운영위원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제5차 정기회를 개최했다. 협의회 김선갑 공동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지난 대통령 탄핵 심판은 주권재민의 원칙을 확인하게 만든 역사적 사건”이라며, “이번 대선은 분권과 협치를 통해 투명하고 공정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새로운 출발점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또한 “중앙과 지방 간 불균형 관계를 바로잡는 것이 이번 대선의 또 다른 시대적 요청”이라고 강조하며, “우공이산(愚公移山)의 자세로 전국 각지에서 지방분권과 지방의회 역량 강화를 위해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번 정기회에서는 최근 논의가 활발한 ‘헌법 개정’과 관련해 전라남도의회가 제출한 「지방분권 헌법개정 촉구 건의안」을 원안 의결했다. 이 건의안은 대통령 권한 분산을 위한 중앙-지방 간 권한 배분의 필요성과 지방분권 개헌을 바라는 국민적인 요구 등을 개헌안에 반영하고자 제안된 것으로 ▷지방분권국가 천명, ▷‘지방정부’ 명칭 사용, ▷자치입법권 확대, ▷자주재정권 보장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또한 이번 정기회에서는 「공공비축미 우선지급금 차액 환수조치 철회 건의안(전라남도의회 제출)」을 만장일치로 원안 의결했다. 이 건의안은 수확기 농가의 경영안정과 유동성 확보를 위해 농가에 우선 지급한 공공비축미 지급금(평균가격의 약 90%)에 대한 차액(추정가액 197억 2천만원) 환수조치를 즉각 철회토록 정부에 건의하는 것이다. 한편 협의회는 다가오는 5월 대통령선거에서 ‘정책보좌관제 도입’과 ‘의회사무기구 인사권 독립’등 지방의회 숙원과제가 대선 후보들의 공약으로 채택될 수 있도록 힘을 모으기로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녹색복지’ 2色 2區] 중랑구 “황실배나무 분양합니다”

    [‘녹색복지’ 2色 2區] 중랑구 “황실배나무 분양합니다”

    서울 한쪽에 배나무밭이 있다는 게 의아하게 들리지만, 중랑구는 조선시대 때부터 먹골배의 주산지로 유명했다. 조선 때 단종을 유배시켰던 호송 책임자가 사표를 내고 봉화산 아래 정착해 배나무를 처음 심은 뒤 중랑구 일대가 배밭으로 변한 것으로 알려졌다.옛날만큼은 아니지만 지금도 중랑구에는 봉화산 주변으로 농장 27곳(33만 5000㎡)에서 3만 3400그루의 배나무를 재배한다. 중랑구가 시민과 도시농업의 즐거움을 나누기 위해 이 배나무를 분양한다. 중랑구는 23일부터 오는 31일까지 황실배 가족농장을 분양받을 회원을 모집한다. 구는 1999년부터 농업에 대한 이해와 가족들이 함께할 수 있는 여가문화를 퍼뜨리기 위해 황실배 가족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가족농장의 분양가격은 배나무 1그루당 10만~15만원이며, 대훈농원(신내동 256-2), 누리농원(신내동 256-14), 대산농원(신내동 774-2), 우리들농원(신내동 779-6) 등 4곳에서 배나무를 키우게 된다. 분양할 배나무는 모두 700그루다. 신청은 서울시민이면 누구나 할 수 있고 중랑구 홈페이지(www.jungnang.go.kr)에서 원하는 농장을 지정한 뒤 접수하면 된다. 조민수 일자리경제과장은 “자치구마다 상추, 배 등을 기르는 도시농업 프로그램을 활발히 운영하지만 과일 나무를 기를 수 있는 곳은 거의 없다”면서 “부모와 자녀가 함께 나무를 키우며 재배와 수확의 기쁨을 모두 누려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新전원일기] 강화 해풍 먹고 자랐다, 쑥쑥쑥… 그 쑥을 발효시켰더니, 슈퍼쑥

    [新전원일기] 강화 해풍 먹고 자랐다, 쑥쑥쑥… 그 쑥을 발효시켰더니, 슈퍼쑥

    겨울이 가고 얼었던 땅이 풀리자 쑥이 고개를 내밀고 있다. 흔하고 흔해서 누구도 귀히 여기지 않는 풀이다. 신화이긴 하지만 쑥은 곰도 인간으로 만들어 내는 약성을 가진 풀이다. 웅녀가 쑥과 마늘을 먹고 인간이 됐다는 건 쑥과 마늘의 효능이 뛰어나다는 말이다. 쑥은 그처럼 우리 땅에서 자생한 역사가 굉장히 긴 풀이다. 어머니는 들이 몸을 풀기 시작하면 자식들과 바구니 들고 들로 나갔다. 발품을 한 시간 남짓 팔면 땅을 뚫고 올라온 쑥 한 바구니를 채울 수 있다. 아버지는 들에서 캐 온 쑥으로 만든 쑥개떡을 좋아했다. 병을 앓던 중에도 쑥개떡이 먹고 싶다고 하실 정도였다. 쑥 캐다 쑥떡도 해 먹고 쑥국도 끓여 먹었다. 키가 좀 큰 ‘사자발 약쑥’의 쑥대는 여름철 모깃불을 대신하기도 했다. 예전엔 흔하던 것들이었는데 이젠 쑥떡 맛보기도 힘들고 쑥대의 모깃불 구경하기도 힘든 세상이 됐다. 그래도 쑥은 수천 년 전에도 가장 낮은 곳에서 피었고 그 시절 그대로 변하지 않은 모습으로 오늘도 피어 있다. 곰을 인간으로 만드는 약성도 그대로 간직한 채 수천 년 세월을 견딘 후 봄과 함께 우리의 들에 왔다. 종류에 관계없이 쑥들은 모두 약성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식용으로도 널리 쓰인다는데, 어쩌면 단군은 가난했던 서민들의 먹을 것과 병을 스스로 구할 수 있게 해 주기 위해 이 땅에 그 씨를 뿌려 주었던 건 아닐까. 단군은 특히 강화도에 좋은 쑥을 내려 주었던 모양이다. 오래전부터 마니산과 해안가를 중심으로 좋은 약쑥이 자생했다고 한다. 지금도 강화도 여러 곳에서 재배되는 강화도 사자발 약쑥이 바로 그 쑥이다. 사자 발바닥 모양으로 단순하게 갈라져 잎 끝이 뾰족하고 약간 위로 오므려진 형태의 쑥으로, 강화의 산물 중 으뜸의 특산물이었다.지난 13일 강화도로 가기 위해 강변길을 달렸다. 강화대교를 넘자 갯내와 해풍이 밀려들었다. 좌우 야트막한 야산들이 푸르게 옷을 입고 있는데, 들이며 산 곳곳이 봄을 알리려 몸을 풀고 있었다. 논과 들판은 ‘복토’를 하며 갈아 엎었는가 하면 병충해를 예방하기 위해 들불을 놓은 논밭들도 보였다. 멀리 보면 아지랑이가 들판을 덮으며 피어 오르기도 했다. 밭두둑에는 싹들이 땅을 뚫고 올라오는 게 보였다. 눈여겨보니 희미하게 쑥의 싹도 보였다. 하루 이틀 사이로 기온이 오르면서 모두 얼굴을 내밀 듯했다. 아마 수백 년 전에도 그 자리에 배곯은 어떤 아낙이 쪼그려 앉아 쑥을 캤을 것이다. 지금도 그 자리에 쑥이 나오고 있다. 쑥은 여느 풀들과 달리 굉장한 서사를 가진 풀이라는 걸 깨달았다. 나는 지금 이 봄에 누구보다 소중한 이를 만나러 강화도에 온 것이다. 길에, 밭에, 논두렁과 밭두둑 따위에 흔한 쑥을 약으로 만들어 내는 농부인 강화약쑥마당의 전종덕(61) 대표를.#“해외에 ‘사자발 약쑥’ 알리기 위해 일·중·필리핀 어디든 갑니다” 사자발 약쑥을 재배하는 전 대표는 이틀 전 일본 도쿄국제식품박람회에 다녀와 여독이 채 가시지 않은 채 나를 맞이했다. “이렇게 해외에 우리 쑥을 알리려고 다니는 겁니다. 쑥 하면 몸을 따뜻하게 하는 풀이라는 거 다들 알잖아요. 그런 인식을 외국 사람들에게도 심어 주려고 해요. 쑥을 차로 만들어 수출을 하고 있는데 차 문화가 발달한 일본이나 중국을 상대로 한 번 도전해 보는 거죠.” 올해로 두 번째 일본을 다녀왔다고 한다. 필리핀, 싱가포르, 중국 등 차 문화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갔다. 쑥은 어느 나라에나 흔하다고 한다. 그리고 쑥은 어느 나라에서나 명약의 역할을 해 왔다. 중국의 전설적 명의인 화타도 쑥으로 능히 병을 고칠 수 있다는 기록을 남겼다. 명나라의 본초강목에는 특히 여성의 생식에 이롭다는 내용이 있다. 쑥은 분명 맛은 쓰지만, 성질은 따뜻한 풀이다. 예전 우리 할머니들은 임신한 여자가 아랫배 통증이나 하혈 등 유산의 기미가 보이면 쑥을 뜯어다 먹였다고 한다. 쑥은 불규칙한 생리 주기를 고르게 해 주고 얼음장처럼 찬 손발을 따뜻하게 해 준다고도 한다. 그리고 쑥은 옛날부터 생명력과 다산의 상징이었다. 생명력이 강해 어느 곳에서라도 잘 자라고 번식력이 왕성한 풀이다. 원자폭탄 투하 지역에서도 살아남은 강한 생명력의 쑥. 모질고 끈질긴 약초임이 분명하다. 그래도 그 약성에서는 우리나라 쑥을, 특히 강화도의 사자발 약쑥의 약성을 따라올 쑥이 없다고 한다.#“아내의 종양, 우연·정성이겠지만 쑥뜸으로 몇 년 만에 사라져” “집사람이 자궁경부암 진단을 받았어요.” 이젠 쑥처럼 흔한 병이 돼 버린 암. 전 대표와 부인 고효숙(57)씨는 지인들의 권유로 쑥뜸만으로 병이 치유되기를 바랐다. “강화도 사람들은 집안 어른들을 통해 그냥 뜸뜨는 걸 배워요. 밖에 나가서 그런 걸 하면 의료법이나 그런 것에 걸리지만 내 가족의 간단한 질병은 어른들로부터 배워 온 뜸으로 치료하고는 하죠. 암도 그렇게 치료하려고 했어요.” 하지만 암이니 자가 치료로 병을 구할 수 있을지 자신할 수는 없었으리라. 그것도 하찮은 쑥으로 암을 이길 수 있을까 싶기도 했을 것이다. 고씨는 결국 자궁 절반을 들어내는 수술을 받았다. 그런데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암이라는 녀석이 지독한 구석이 있어서 전이가 되는데 소화기 쪽 검사 과정에서 폐에 종양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고 한다. 고씨와 전 대표는 차마 그 과정을 더이상 겪을 수가 없어 뜸으로 해결해 보자고 다짐했다. 그런 후 병원 치료를 중단했다. 우연과 정성의 힘이었겠지만 그 후 뜸자리를 확인하고 집에서 그렇게 뜸을 뜨기 시작한 지 몇 년 만에 병원으로부터 종양이 사라졌다는 진단을 받았다고 한다. 그게 본격적으로 강화도 약쑥 농사를 짓게 되는 계기가 됐다.“우리 곁에 흔한 쑥인데 그렇게 치료가 되는 걸 보니까 별스럽게 생각하지 않았던 우리 동네 쑥이 대단해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다른 거 모두 접고 약쑥 재배를 시작한 겁니다.” 강화도 토박이로 어려서부터 집안일을 돕는 등 농사에 필요한 노동은 익숙하게 해 왔던 그였다. 해군 제대한 후 자연스럽게 식물 사업부터 시작해 조경도 해 보고 토목 일도 하면서 제법 규모 있는 회사를 꾸려 나갔다. 그런데 토목 분야에서 마지막 하청업체이다 보니 간혹 건설사가 부도 나면 그동안의 자재비나 인건비를 고스란히 떼먹히곤 했다고 한다. 그 후 전 대표는 ‘농업경영인 강화군연합회’ 사무국장을 맡아 2000년부터 농민들의 소득 증대를 위해 강화군의 특산물들을 전국에 홍보하러 다니는 일을 했다. 연합회장을 맡았던 2006년부터는 사자발 약쑥의 상품화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보성의 녹차 산지에 직접 내려가서 한 달 동안 숙식을 하며 녹차 덖는 장인으로부터 기술을 전수받을 정도로 열정을 갖고 일했다. 이때 배운 녹차 덖는 기술을 사자발 약쑥에 접목해 사자발 약쑥차를 최초로 개발했다. 하지만 쑥 농사는 귀농 작물로 염두에 두기엔 부적합하다고 한다. 지역의 특성도 고려해야 하고 많은 노동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한 철만 수확해야 하고 판로 확보에도 신경을 곤두세워야 한다. 그래도 쑥을 다양하게 활용하는 방안을 연구해 보면 새로운 길들이 보이리라. 단군이 이 땅의 서민들에게 쑥을 줄 땐 만인이 은혜 입기를 바라지 않았을까.#“딸이 인터넷 홍보·판매 담당하는 마케터… 작년 매출 3억 넘어” “그나마 딸이 나를 도와주겠다고 와서 크게 시름을 놨지요.” 딸 은진(27)씨가 강화약쑥마당에 합류했다. 주로 인터넷 홍보나 판매 등을 담당하는 마케터 역할이다. 딸이 오기 전에는 재배부터 생산, 가공, 포장, 택배, 수출까지 전 대표 혼자서 다 해냈다. 그래도 지난해 매출액이 3억 5000만원이었고 이 중 6000만원은 수출로 이룬 성과였다. 올해는 수출에서만 그 3배를 이루는 게 목표라고 했다. “이제 내수 시장에서의 매출은 정해져 있어요. 수출에서 매출을 증대하려는 거죠. 그래서 지난주에도 일본을 다녀온 겁니다.” 나들이를 떠난 길이 아니라 도쿄 근처의 민박집을 얻어 동행한 분들과 밥 해 먹으며 박람회를 쫓아다녔다. 강화 약쑥을 알리기 위해서. 환갑이 넘은 나이이지만 그는 젊은이 못지않은 열정으로 하루하루를 살아 내고 있다. #“상부 잎 15㎝만 채취해 세 번 세척해 덖어 주고… 72시간 발효” 약쑥마당 쑥차의 뒷맛이 달콤했다. 일반적으로 사자발 약쑥은 매우 쓴데 전 대표의 쑥차는 단맛이 났다. 비결은 보성에서 배워 온 녹차 덖는 방법에 있었다. 약쑥마당의 쑥차는 매년 단오를 전후해 상부 잎 15㎝만 채취한 후 세 번 세척해 덖어 주고, 비벼 주는 과정을 네 번 반복하고 중온에서 72시간 발효해 만들기 때문이다. “발효하는 과정이 매우 중요하며 이때 어떻게 해 주는가에 따라 뒷맛이 정해지죠.” 이런 그만의 장인 정신을 한국인들보다 일본인이 먼저 알아봐 주었다. 지난해 도쿄국제식품박람회에서 만난 일본인 바이어 아리마가 ‘쑥 스토리’까지 만들어 그의 눈앞에 내밀었다고 한다. 그리고 아리마가 지어 준 이름이 ‘슈퍼 쑥’이었다. 지금 일본 수출은 그와 일을 진행하고 있다. 쑥 농사는 풀과의 싸움이라고 한다. 풀을 잡지 못하면 그해 쑥 농사는 망한다. 그래서 봄에는 새벽 5시에 일어나도 시간이 모자란다고 한다. “정치적인 문제 때문에 중국 시장은 망했죠.” 그는 쑥차를 팔기 위해 중국에도 다녀왔다. 그런데 지난 연말에는 그 이전 해와 달리 박람회장 부스조차 구석 자리인 데다 찾는 손님마저 없었다고 한다. “그래도 강화도 사자발 약쑥차를 세계적인 상품으로 만드는 게 제 꿈이죠.” 유럽에도 쑥차를 들고 나가 볼 생각이란다. 머잖아 전 대표의 강화 약쑥차를 프랑스의 몽마르트르 언덕의 한 카페에서 마실 수 있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그 즈음 나도 몽마르트르 언덕을 해찰하며 어슬렁거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 글쓴이 소설가 전민식 제8회 세계문학상 수상. 주요 작품으로 ‘개를 산책시키는 남자’, ‘불의 기억’, ‘13월’, ‘9일의 묘’ 등.
  • [단독] “맛·품질 결국 재료가 좌우… 1년의 절반 재료 찾아 삼만리”

    [단독] “맛·품질 결국 재료가 좌우… 1년의 절반 재료 찾아 삼만리”

    1996년 12월 출시돼 지난해 말 기준 누적 판매량 17억개를 돌파한 햇반과 1988년 출시돼 지난해 연매출액 1180억원을 기록한 포카칩은 모두 수십년째 장수하고 있는 효자 상품이다. 둘 다 쌀과 감자라는 단일 농산물을 가지고 미묘한 맛의 승부를 내야 하는 ‘까다로운’ 제품이기도 하다. 오랫동안 두 제품을 개발해 온 연구원들을 만나 봤다.“시댁에 가면 ‘밥 전문가가 하는 밥은 얼마나 맛있는지 먹어 보자’며 기대를 잔뜩 하세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가족들만 모이면 제가 밥 짓기 담당이 되죠.” 20일 경기도 수원에 있는 CJ제일제당 R&D센터에서 만난 정효영(40·여) CJ제일제당 식품연구소 수석연구원은 “12년째 햇반 개발에 매달리다 보니 이제는 눈 감고 밥만 먹어도 무슨 쌀로 만든 밥인지 알 정도가 됐다”며 웃었다. 정 연구원은 2000년 CJ제일제당에 입사해 2005년부터 햇반을 담당하고 있다.햇반은 쌀과 물로만 이뤄진 제품인 만큼 어떤 쌀을 쓰느냐가 맛과 품질을 좌우한다. 같은 지역에서 난 쌀이라고 해도 그해 기후에 따라서 맛이 달라진다. 이 때문에 같은 맛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매년 햇곡을 수매하는 철에는 농촌을 직접 찾아다니며 쌀을 고른다. 11월 추수기뿐 아니라 날씨가 따뜻해지는 4월, 햅쌀이 나오기 직전 묵은쌀이 많은 8~9월이 햇반에 들어가는 쌀 종류가 바뀌는 세 변곡점이다. 정 연구원은 “쌀 품종을 검증할 때는 통상 전국 10~11곳에서 각각 2~3품종씩을 받아 와 일일이 다 밥을 지어서 먹어 보는데, 가마솥·압력밥솥 등 짓는 방식에 따른 맛까지 비교하면 정말 한 번에 수십 가지의 밥을 먹는 셈”이라고 말했다.좋은 재료를 구하려고 물불 가리지 않는 것은 포카칩도 마찬가지다. 감자라는 원재료의 특성을 그대로 살려 맛을 구현하기 때문이다. 포카칩 제품 개발을 담당하고 있는 오리온연구소 스낵개발팀장 신남선(41) 책임연구원과 홍지형(32) 주임연구원은 “감자는 기후 변화에 약하고 상품화를 하기 위해서는 맛뿐 아니라 일정한 모양도 갖춰야 한다는 점에서 고난도 재료”라면서 “오리온 감자연구소에서 2000년에 감자 종자 ‘두백’을 자체 개발한 뒤 전국 650여개 감자 농가와 계약을 맺고 매년 2만 3000여t의 감자를 공급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내 감자 수확 기간은 5월부터 11월까지 약 6개월에 불과하기 때문에 1년 중 나머지 6개월은 미국·호주의 농가를 다니며 엄선한 수입 감자를 포카칩 생산에 사용한다. 어렵사리 구한 감자를 ‘물리도록’ 먹어야 하는 것은 개발팀의 숙명이다. 홍 연구원은 “최근 출시한 포카칩 구운김맛을 개발할 때는 3개월간 매일 구운김 과자만 먹었다”고 했다. 햇반과 포카칩은 모두 신제품 개발이 한정적일 수밖에 없다는 한계도 있다. 그럼에도 세 사람은 지루할 틈이 없다고 입을 모았다. “변화하는 소비자의 입맛에 외면당하지 않고 ‘간판’ 상품으로 계속 남는 것 자체가 큰 도전입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부활한 페더러, 통산 90번째 우승

    부활한 페더러, 통산 90번째 우승

    ‘테니스 황제’인 스위스의 로저 페더러(35ㆍ랭킹10위)가 20일(한국시간) 미국 인디언웰스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투어 1000시리즈 BNP 파리바오픈 결승에서 같은 국적의 스탄 바브링카(31ㆍ랭킹3위)를 이기고 통산 90번째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페더러는 올초인 지난 1월 호주오픈 우승에 이어 이번 우승으로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페더러는 이날 스탄 바브링카를 세트스코어 2-0(6-4 7-5)으로 이겼다. 바브링카와 하드코트 14번의 맞대결에서 단 한 번도 패한 적 없는 페더러는 이날도 게임 내내 상대를 압도하며 80분 만에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역대 전적도 20승 3패로 압도적 우위를 이어갔다. 우승 상금은 117만 5505 달러(약 13억 3000만원)다.이 대회에서만 통산 5번째 우승이자 세르비의 노박 조코비치(29ㆍ랭킹2위)와 함께 최다 우승 타이 기록이다. 이번 우승으로 1984년 지미 코너스의 대회 최고령 우승 기록(당시 31세)도 갈아치웠다. 페더러는 다음 주 세계 랭킹에서 6위에 오르게 됐다. 페더러는 이번 대회에서 최고의 기량을 뽐냈다. 대회 내내 상대에게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았다. 라이벌 나파엘 나달(30ㆍ스페인ㆍ랭킹6위)과의 16강에서도 당초 접전을 벌일 것이란 예상을 뛰어넘고 2-0(6-2 6-3)으로 가볍게 이겼다. 최고령 ATP 1000시리즈 우승자 타이틀도 함께 차지했다. 기존 기록은 2004년 안드레 애거시(미국)가 세운 기록으로 서른 네 살의 나이로 ATP투어 1000시리즈 신시내티 마스터스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페더러는 남자 프로 테니스 최다 우승기록도 넘보고 있다. 올해 벌써 2승을 추가한 페더러는 현재 통산 90번째 우승컵을 수확했다. ATP 우승 기록 순위는 지미 코너스(미국)의 109회, 이반 렌들(체코)의 94회에 이어 페더러가 세 번째다.페더러는 지난 2월 ATP 투어 스위스 인도어 대회에 2019년까지 출전하기로 계약하며 최소 2년간 현역 생활을 이어갈 의지를 밝힌 상태라 추가 우승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페더러는 대회 직후 가진 인터뷰에서 “나는 여전히 회복 중이다. 내 소망은 내 몸이 허락할 때까지 경기하는 것”이라며 계속 선수생활을 할 것임을 강조했다. 준우승을 차지한 바브링카도 “나는 여전히 페더러의 팬이며 진심으로 그의 우승을 축하한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고든 정의 TECH+] ‘로봇 농부’ 등장…인간없는 농업 시대 활짝

    [고든 정의 TECH+] ‘로봇 농부’ 등장…인간없는 농업 시대 활짝

    최근 미국의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내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 기업의 투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있습니다. 미국 내 공장이 늘어나면 쇠락한 미국의 제조업에 활기를 불러일으키고 더 많은 고용을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이죠. 물론 틀린 말은 아닙니다. 하지만 방향성이 잘못되었다는 지적도 적지 않습니다. 미래 일자리의 위협은 중국이 아니라 바로 자동화이기 때문이죠. 기계화와 자동화는 산업화 이후 항상 있었던 일이긴 하지만, 로봇과 인공지능의 발전은 인류가 이제까지 경험하지 못한 수준의 자동화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지금부터 한 세대가 지난 후에는 아예 인간 없는 공장이 가능할지도 모릅니다. 물론 이는 공장만의 이야기는 아닙니다. 어쩌면 인간 없는 농업도 가능할지 모릅니다. 이미 이를 위한 연구가 한창 진행 중 입니다. 선진국을 중심으로 완전히 자율적으로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로봇이 개발 중이기 때문이죠. 농업의 기계화와 산업화는 하루 이틀 이야기가 아니지만, 이제는 인간 없는 농업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호주 시드니 대학 연구팀은 2015년부터 립파(Robot for Intelligent Perception and Precision Application·RIPPA)라는 농업용 로봇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이 로봇의 목적은 사람의 지시 없이 완전히 자율적으로 농지를 관리하는 것입니다. 립파는 경차보다 작은 크기의 평평한 로봇으로 카메라와 센서를 이용해서 농작물의 상태를 확인합니다. 만약 농작물이 아닌 잡초를 발견하면 독특하게도 물리적인 방법을 이용해서 제거합니다. 작은 막대기 같은 장치로 잡초를 제거하는 것이죠. 동시에 작물에게는 비료와 물을 투여할 수도 있습니다. 립파는 어떤 것이 작물이고 어떤 것이 잡초인지 파악하기 위해 기계학습 방식을 채택했습니다. 카메라에 찍힌 이미지를 보고 작물과 잡초를 알아내는 것이죠. 물론 제초제를 사용하는 방식이 더 저렴하지만, 립파는 제초제를 사용하지 않고 비료와 물을 절약하는 친환경 유기농 농업의 대중화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더 나아가 립파는 태양전지 패널과 배터리를 이용해서 친환경 에너지로 완전히 자율적으로 움직일 수 있습니다. 이런 자율형 농업 로봇의 개발은 사실 여러 기관과 기업에서 진행 중입니다. 보쉬사의 보니롭(BoniRob)은 립파와 거의 같은 방식으로 잡초를 제거할 수 있습니다. 물론 잡초 제거 이외에 작물의 수확, 파종, 농약 살포 등을 모두 드론과 로봇으로 해결하려는 연구 역시 동시에 진행 중입니다. 이와 같은 자동화는 사람 없는 일자리가 사라진다는 점에서는 걱정되는 부분도 있지만, 인력 부족에 시달리는 일부 국가에서는 미래 농업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의 경우 농촌 인구 고령화로 인해 10년, 20년 후에는 농사지을 사람 구하기가 지금보다 훨씬 힘들어질 것입니다. 이미 국내에서도 로봇과 드론을 이용한 농업 연구가 진행 중입니다. 우리가 농업을 완전히 포기하지 않는다면 진지하게 로봇을 이용한 자동화를 고려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시흥시, 2017년 지방세정운영 경기도 종합평가 최우수기관 뽑혀

    시흥시, 2017년 지방세정운영 경기도 종합평가 최우수기관 뽑혀

    경기 시흥시는 도의 2017년 지방세정운영 종합평가에서 ‘최우수’ 기관으로 선정됐다고 16일 밝혔다. 시흥시는 기관 표창 및 8000만원의 시상금을 지원받는다. 지방세정 종합평가는 경기도가 31개 시·군 간 선의 경쟁과 동기부여로 자주재원 확보와 세수확충을 도모하는 평가다.이번 평가는 지난해 도세 징수실적과 체납액 징수 등 10개 지표 자료로 평가했다. 시는 도세 부과징수와 세무조사, 체납액 정리 등 전 분야에서 우수한 성적으로 최고점을 얻어 도내 최우수기관으로 선정됐다. 이외에도 분야별 지방세 체납정리 평가에서 체납차량 공매부문 4년 연속 우수 시로 뽑혔다. 시 관계자는 “지난해 3월 징수과가 신설되고 시흥시가 처음 최우수 기관으로 선정돼 더욱 뜻깊다”며, “앞으로 철저히 세원을 관리하고 숨은 세원을 발굴해 신뢰받는 공평한 세정행정을 펼쳐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그래, 너를 보니 봄… 섬진강 따라 남도 밝히는 꽃등불

    그래, 너를 보니 봄… 섬진강 따라 남도 밝히는 꽃등불

    바야흐로 봄꽃들이 흐드러질 때다. 매화는 벌써 팝콘처럼 터지기 시작했고, 산수유꽃도 노란 풍선처럼 부풀어 올랐다. 이달 하순께면 ‘꽃전선의 북상경로’ 섬진강을 따라 남도 전역에서 꽃등불이 켜질 전망이다. 아쉽게도 대부분의 봄꽃 축제는 취소됐다. 구제역 등 가축 전염병의 확산 우려 탓이다. 그래도 봄꽃 감상에는 문제가 없다. 사람이 만든 일정이 취소됐을 뿐 자연의 프로그램은 변함없이 진행된다.광양 섬진마을 달콤한 벚굴 한입 화신(花信)의 봉홧불은 전남 광양의 섬진마을(매화마을)이 켜 든다. 국내 최대 매화 군락지다. 섬진강을 따라 수만 그루의 매화가 꽃물결을 이룬다. 가장 널리 알려진 곳은 역시 청매실농원이다. 농원에 들면 희고 붉고 푸릇한 꽃망울들이 객을 반긴다. 비탈진 언덕엔 수업이 많은 장독들이 늘어서 있다. 임권택 감독의 영화 ‘천년학’ 세트장이었던 초가집을 지나 전망대에 오르면 구름처럼 피어난 매화꽃과 섬진강, 그리고 강 건너 하동의 평사리 등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섬진강 물줄기를 따라가는 강변 드라이브도 제격이다. 진월에서 월길, 신구, 신아 등의 마을들을 지날 때마다 화사한 매화꽃이 반긴다. 이맘때 광양에서라면 벚굴을 맛봐야 한다. 벚꽃 필 무렵 맛이 최고조에 달한다는 녀석이다. 몸피가 건장한 남도 사내의 손바닥을 넘어설 정도로 크다. 제철은 2월부터 4월까지다. 5월 초까지도 먹는데, 그 이후는 독성이 생기기 시작해 채취를 하지 않는다. 광양 끝자락의 망덕포구가 주산지다.하동 녹색 융단이 품은 단아한 매화 섬진강 너머 경남 하동 땅에서 맞는 매화 향도 범상치 않다. 특히 청매실농원과 섬진강을 두고 마주한 흥룡리 흥룡마을과 먹점마을 등이 소문난 매화마을이다. 지리산 골짜기와 밭두렁, 고샅길과 개울가 등이 온통 매화나무다. 하동을 찾은 외지인들에게 특히 인상적인 풍경이 야생 차밭이다. 꼭 푸른 융단을 깔아 놓은 듯하다. 이맘때면 야생 차밭 사이사이에 매화꽃이 핀다. 소박하면서도 단아한 자태가 일품이다. 우리나라 차의 시배지로 알려진 화개면 일대에 야생차 재배지가 넓게 펼쳐져 있다. 신라시대 당나라 사신으로 갔던 김대렴이 차나무 종자를 가져와 쌍계사 주변에 처음 심은 것으로 전해진다. 머지않아 차 애호가들의 ‘로망’ 우전차(곡우 전에 따는 차)가 나온다. 첫 수확한 찻잎을 덖을 때면 손 데는 줄 모르고 향기에 환장한다던 바로 그 차다. 남도 먹거리로 배를 채웠다 해도 차 한 잔 들어갈 여유는 그래서 남겨 둬야 한다.구례 돌담길 감싸안은 산수유의 여유 전남 구례는 국내 ‘산수유 감상 1번지’로 꼽히는 곳이다. 특히 산동면 일대에 산수유 마을들이 몰려 있다. 가장 이름난 곳은 상위마을이다. 만복대 자락에서 흘러내린 다랑논과 마을 한가운데를 흐르는 개울이 산수유꽃과 어우러져 풍경화를 그려 낸다. 마을 안쪽의 오래된 돌담길과 어우러진 풍경도 빼어나다. 이웃한 반곡마을은 계류 사이에 핀 산수유꽃이 일품이다. 산수유 마을 전경은 상위마을 위쪽의 팔각정이나 산수유 사랑공원 전망대에서 보면 된다. 계천리 현전마을에선 한적하게 산수유꽃을 감상할 수 있다. 마을 입구 연못에 산수유꽃이 반영되는 풍경이 백미다. 계척마을은 산수유 시목지(始木地)가 있는 곳이다. 현천마을에서 19번 국도를 타고 남원 쪽으로 5분 남짓 떨어져 있다. 3월 말~4월 초 사이에 구례를 찾을 예정이라면 화엄사 각황전 옆의 홍매화를 놓쳐선 안 된다. 조선 숙종 때 각황전 중건을 기념해 심었다는데, 색이 검붉어 ‘흑매’라고도 불린다.순천 선암사 휘감은 깊고 진한 매향 전남 순천에선 봄꽃과 어우러진 절집을 찾아야 한다. 봄의 선암사는 ‘화훼사찰’이라 불린다. 200년 된 영산홍과 300년 된 철쭉, 목련 등이 번갈아 피고 진다. 특히 절집의 내력만큼이나 오래된 매화가 많다. 각황전 담장을 따라 핀 늙은 매화들의 자태가 일품이다. 이달 말부터 새달 초순께면 흙 담장을 따라 홍매와 백매, 청매 등의 매화가 일제히 꽃등불을 켠다. 620년 이상 살았다는 ‘선암매’와 각황전 돌담길의 550살 홍매 등은 천연기념물(488호)이다. 송광사는 조계산을 사이에 두고 선암사와 마주하고 있다. 덜 알려졌을 뿐 송광사에도 늙은 매화는 있다. 이른바 ‘송광매’로, 대웅전 앞마당 오르는 계단 옆을 지키고 섰다. 수령은 200년을 넘긴 것으로 추정된다. 나무는 바닥에서 다섯 가지로 뻗어 올랐다. 호사가들은 이를 보고 오지벽매(五枝碧梅)라 부르기도 한다. 봄의 송광사를 꽃대궐로 만드는 건 산수유다. 당우 곳곳을 노랗게 물들이고 있다.의성 마늘밭 바라보는 산수유의 미소 경북 의성의 숲실마을도 산수유 군락지로 이름난 곳이다. 숲실마을은 다래덩굴이 숲을 이루고 있는 골짜기라는 뜻이다. 골이 깊고 벼농사가 잘된다고 해서 화곡(禾谷), 가뭄에도 물이 마르지 않고 풍년이 든다고 해서 전풍(全豊)이라고도 불렸다. 요즘엔 산수유 꽃피는 마을로 자주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린다. 화전2리에서 3리에 이르는 십리길이 온통 산수유꽃 일색이다. 이 일대의 산수유는 수령이 얼추 300년을 오르내린다. 늙은 나무들이 전하는 풍경의 깊이와 기품이 남다를 수밖에 없다. 3만여 그루에 달하는 산수유 노거수들이 화석 같은 나뭇가지에서 노란색 꽃을 틔워 내는 모습은 어디서고 쉽게 볼 수 없는 풍경이다. 노란 산수유꽃을 더욱 도드라져 보이게 하는 것이 연초록의 마늘밭이다. 노란색이나 초록색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는 것을 경계하며 화사한 풍경을 연출한다. 양반마을로 이름난 산운마을, 이웃한 사촌가로숲(천연기념물 405호) 등도 묶어 돌아보면 좋다. 글 사진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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