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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화호는 무용지물” 결론/농림부,농업용수 공급 포기

    ◎방조제 건설비 등 6,135억만 날려 경기도 시화·반월지구와 화성군 대부도 사이에 건설된 시화호가 무용지물인 것으로 최종 결론이 내려졌다. 이에 따라 시화호 건설 및 호수 수질을 개선하기 위해 투입한 6,135억원을 허비한 셈이 됐다. 농림부는 최근 환경부에 시화호 물을 대부도 오른쪽에 매립 조성할 예정인 농지에 용수로 공급하려던 계획을 포기했다고 통보했다. 대신 대부도 남쪽 탄도방조제 근처와 우정담수호의 물을 도수관으로 끌어들여 농업용수로 사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농림부는 이같은 방안이 200억원 정도밖에 들지 않아 시화호의 물을 민물로 만들어 농업용수로 쓰는 것보다 경제성이 높다는 이유를 덧붙였다. 시화호가 현재 대부분 바닷물로 차 있어 당장 농업용수로 쓸 수 없을 뿐 아니라 민물로 담수화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단점도 지적했다. 농림부의 이같은 방침이 확정되면 시화호는 아무 쓸모없는 해수호(海水)로 남게 되고 인공호수를 만들기 위해 쌓은 방조제만 밀물 때 바닷물이 매립지로 유입되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하게될 뿐이다. 환경부는 96년 시화호의 수질이 생화학적산소요구량(BOD) 8.9ppm,화학적산소요구량(COD) 14.2ppm로 나빠져 심한 악취와 환경 오염문제를 일으키자 시화·안산 하수처리장의 처리능력을 높여 반월천 동화천 등 시화호로 유입되는 6개 소하천을 정화하고 이미 오염된 시화호의 물은 배수갑문을 통해 바다로 방류하기로 했었다. 우선 바닷물을 끌어들여 극심한 오염도를 낮춘뒤 담수로 바꿔 공업용수나 농업용수로 사용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에 따라 시화호는 현재 해수호나 다름없다. 건설교통부 농림부 환경부 등 관계 부처는 당초 대부도 오른쪽 바다와 갯벌 3,328만평을 매립해 4,605㏊는 농지로,나머지는 도시개발용지로 사용할 계획이었다. 농사 등에 필요한 물은 시화호의 물을 민물로 바꿔 이용하기로 했었다. 이를 위해 94년 1월 5,280억원을 들여 12.6㎞의 방조제를 쌓아 인공호수인 시화호를 건설했다. 그러나 시화호가 인근 하천에서 유입되는 물로 썩어들어가자 수질 개선 등을 위해 또다시 855억원을 투입했다. 또 유입하천수의 정화를 위해 2,414억원을 투입,안산·시화 하수처리장의 처리능력을 확충하고 있다. 그러나 농림부가 시화호를 농업용으로 이용하려던 계획을 취소함에 따라 방조제 축조비용과 시화호 수질 개선에 든 6,135억원의 예산이 불필요하게 낭비된 셈이 됐다. 시화호 수질을 개선할 필요도 없게 됐다.
  • 사업자단체 규제개혁 의미/변호사 등 서비스 질 향상

    ◎수임료는 낮추는데 초점/복수화로 독점 지위 폐지/법무부·복지부도 반대/징계권 싸고 갈등 예고 9일 규제개혁위원회가 마련한 ‘사업자단체 규제개혁안’은 변호사와 변리사,회계사 등 자격사의 서비스 향상과 수임료 인하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정부는 그동안 행정편의를 위해 사업자단체에 일부 집행사무를 위임하는 대신 그 독점적 지위를 보장해왔다.그러나 이같은 정책이 사업자단체를 통한 담합을 가능케 해 수임료는 터무니없이 비싸진 반면 서비스의 질은 도리어 떨어지는 상황을 초래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규제개혁위는 이같은 불합리를 수술하기 위해 네가지 칼을 빼들었다. 복수사업자단체 설립 허용과 회원 강제 가입조항의 철폐,등록권과 징계권의 국가 환수 등이 그것이다. 그동안 자격사들은 사업자단체에 500만∼1,900만원에 이르는 고액 입회비를 납부해야만 했다.사업자단체에 등록해야만 개업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하지만 앞으로는 정부에 등록하면 사업자단체에 가입하지 않아도 개업할 수 있게 됐을 뿐 아니라 여러개의 사업자단체가생겨나 회원 유치 경쟁을 벌이기 때문에 입회비가 대폭 낮아질 전망이다.또 복수 사업자단체간의 치열한 회원유치경쟁은 서비스의 질 향상과 수임료 인하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함께 개혁적인 신진 구성원들의 조직화가 쉬워져 조직의 자율적인 정화와 개혁이 가능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하지만 지난 8월23일 규제개혁위가 사업자단체 규제개혁안을 발표한 뒤 이번에 확정하기까기 많은 반발에 부딪쳤다.법무부와 보건복지부 등 사업자단체가 많이 소속된 부처까지 규제개혁에 반대해 규제개혁위가 큰 어려움을 겪었다.특히 대한변호사협회는 막강한 로비력을 바탕으로 마지막까지 규제개혁에 강력히 저항한 것으로 알려졌다.그러나 규제개혁위는 “일본과 프랑스를 제외한 모든 국가에서 변호사 징계권을 국가에 두고 있으며 복수단체의 설립과 공익적 기능이 상충되지 않는다”는 논리로 개혁안을 밀어붙였다. 이번 사업자단체 규제개혁안의 확정에도 불구하고 법령 통과과정에서 아직도 넘어야 할 산이 많이 남아 있다.이 안에 반대해온 법무부가 과연규제개혁위의 의지대로 법령을 개정할지도 의문이다.규제개혁위는 “각 부처가 일단 위원회의 결정을 따르도록 돼 있지만 이의가 있을 경우,위원회에 한번에 한해 재심을 요청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변호사 징계권을 둘러싼 부처간 갈등도 예상된다.규제개혁위는 “법무부가 변호사 징계권을 가질 경우,변호사활동이 위축될 수 있다”면서 은근히 대법원쪽을 지지하고 있다.그러나 법무부나 대법원이 이를 협의해 결정하도록 해놓았기 때문에 지난해의 영장실질심사제와 같은 대립이 재연될 가능성이 높다. ◎변협·의사협회 반응/변협­“인권옹호 가로막는 처사” 반대/의사협회­“격에 맞는 의료 선택권” 환영 9일 발표된 ‘법정 사업자단체 규제개혁 방안’에 대해 대한변협은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다.의사협회는 내용에 따라 엇갈린 평가를 했다. 대한변협 朴仁濟 공보이사는 “변협 등의 법적 근거를 철폐해 이들을 사실상 해체시킴으로써 변호사 단체의 인권옹호활동과 정부비판기능을 없애려는 의도”라며 반대의사를분명히 했다. 변호사 징계권 및 등록업무의 법무부 환원에 대해서도 “규제완화라는 근본 취지를 벗어나 오히려 규제를 강화하려는 것”이라며 “이의 저지를 위해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金善洙 변호사(38)도 “변협 등의 의무가입 조항 폐지로 인해 임의단체가 난립할 가능성이 많고 질적으로 보장된 법률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할 우려가 있다”고 반대했다. 金변호사는 변호사 징계권 환원에 대해 “변호사를 징계할 정도의 사안이면 검찰 수사가 불가피할 터인데 검찰수사를 엄정하게 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법무부 등 국가권력이 개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대한의사협회는 환자나 병원이나 자신의 격에 맞는 의료행위를 할 수 있게 의료전달체제를 정비키로 한 것은 바람직하다고 평가했다. 柳聖熙 회장은 “무조건 대학병원 등 3차 의료기관에만 환자가 몰리는 잘못된 의료관행은 시급히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다만 어떻게 시행할 지 구체적인 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진(지정진료)을 할 수 있는 의료기관의 기준(400병상 이상 병원)을 폐지한 것은 의료계 내부에서도 찬반양론이 갈리고 있다.환자의 의사선택권을 넓힌다는 측면이 있지만 정확하게 어떤 규모의 병원까지 포함되는지 추가 시행령에서 밝혀야 한다는 지적이다. 병원관계자들은 병원을 일주일만 휴업해도 신고해야 하고,의료인이 사망하면 그 유족이나 의사단체가 신고해야 하는 규정을 없앤 것은 현실을 감안한 규정완화로 대체로 환영했다. 다만 의사단체를 복수로 인정할 수 있게 된 것은 의학분야의 특수성을 인정하지 않은 것으로 현재처럼 단일조직으로 남아야 강력한 결속력이 생긴다고 주장했다.
  • 유럽 68세대 “새 정치 실험”

    유럽에 새 물결이 일고 있다. 60∼70년대 반 체제운동을 주도했던 ‘68세대’가 성숙한 정치인으로 변신,유럽 정치무대를 주름잡고 있다. 젊은시절 유럽의 정신 세계를 압박하고 있던 권위주의에 도전했던 이들은 이제 금리인하,고용창출,공공지출 확대를 통한 성장추구 등을 내세우며 기존 정책들을 뒤엎고 있다. 젊은 혈기 탓에 ‘실패한 혁명’을 맛보아야 했던 이들의 성공 여부가 주목된다. ‘68세대’의 주체와 성격,미래를 진단해본다. ◎혁명은 지금도 진행중/30년전 佛서 깃발 올린 개혁성향 좌파/佛·獨·英·伊서 집권… 변신에 관심 집중 유럽의 ‘68혁명’ 세대들이 정치무대에 전면 포진,새로운 실험에 나섰다. 기성 질서의 저항세력으로 대별됐던 좌파적 색채의 68세대는 30여년이 지난 지금 성숙한 정치인으로 변신,유럽을 차례로 점령하면서 ‘실패로 끝난 혁명’의 뒤늦은 완성을 추구하고 있다. 68혁명의 진원지 프랑스에서는 사회당의 리오넬 조스팽 총리를 우선 꼽을수 있다. 68시위가 발발하자 외무부 관리였던 그는 이에 동조하여 대학 강단으로 되돌아갔으며 이후 사회당에 입당,정치인으로 나섰다. 죠스팽 내각의 장클로드 게소 교통주택장관 등 공산당 소속 4명의 관료는 시위 당시 핵심적 역할을 했다. 68세대의 강세가 가장 두드러지는 국가는 독일·대다수 각료들이 68세대다. 세계 최초의 환경정당으로 사민당의 연정 파트너인 녹색당은 전적으로 ‘68세대’가 만든 정당.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사민당 총재인 오스카 라퐁텐 재무,요슈카 피셔 외무,오토 실리 내무,위르겐 트리틴 환경장관 등이 선두주자. 특히 슈뢰더와 실리는 역시 68세대들이었던 독일 적군파들의 변호사를 자임했다. 프랑스로 넘어가 68시위를 주도했던 다니엘 콘 밴디트는 현재 유럽의회 의원으로 활동중이다. 영국의 고든 브라운 재무,로빈 쿡 외무,잭 스트로 내무,피터 멘델슨 무역장관 등도 68세대의 기수들. 브라운은 68년 당시 글래스고대학 급진학생노조 회장이었고 스트로는 전국학생연맹 의장이었다. 제3의 길을 주창한 토니 블레어 총리도 같은 범주에 든다. 좌익 민주당 소속의 마시모 달레마 이탈리아 총리도 60년대 말 좌익 청년시위를 주도했던 골수 사회주의자로 올리비에로 딜리베르토 법무장관과 함께 이탈리아 68세대를 대표한다. ◎좌파정권 정책과 전망/고용확대·성장추구·복지강화 초점/금리인하·정부지출 확대 불가피… 이전 정책과 상충/각국사정 복잡·다양… 정책 협조·성공에 부정적 시각 유럽연합(EU) 좌파정권들은 고용창출과 공공지출 확대를 통한 성장추구,복지정책 강화 등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 전의 우파정권들이 내년 1월1일 출범 예정인 유로화(유럽단일통화) 도입을 위해 펴온 공공부채 및 재정적자 감축정책 등 기존 정책들과는 상충되는 점이 많아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는 경기부양과 실업자를 축소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며 공공지출을 늘려 나가겠다고 종전 정책를 뒤집었다. 마시모 달레마 이탈리아 총리도 경기회복을 위해 재정적자 확대를 감수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열린 EU 정상회담에서 각국 지도자들이 주장한 금리인하는 종전 정책을 기본부터흔들었다. 과거 우파정권들은 강한 유로화를 위해 현금리 고수에 심혈을 기울여왔다. 이들의 새로운 정책이 착근에 성공할 지에 우려의 눈길을 보내는 것도 이 때문이다. 각국 지도자들의 입지강화를 위해 자국민용 정치적 발언이라는 분석이다. 뒤젠베르크 유럽중앙은행 총재는 EU 지도자들의 발언은 금융정책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하는 정치적 수사에 불과하다고 폄하했다. 그동안 활성화된 유럽의 자유시장경제제도와 각국의 다양한 국내 사정도 이들 연대의 실현 가능성에 회의를 던지게 한다. 우선 자국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각국 입장의 교통정리가 급선무다. 그러나 모두 고만고만해 서로가 어느누구도 교통경찰로 인정하지 않고 있어 68세대는 ‘또다른 실패’를 맛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68세대의 정의와 변천/68년 佛 학생·반체제운동 주도/기성세대 거부 유럽·美 젊은층 지난 68년 5월 프랑스 학생운동과 6월의 반체제운동을 주도한 대학생과 젊은층,이들에 동조해 시위를 벌이거나 청년문화를 이끌어갔던 당시 유럽과 미국 등지의 20∼30대를 68세대라 일컫는다. 전후 경제적 풍요 속에서 기성세대의 가치관과 권위주의를 거부하며 체제에 도전,60년대 말부터 70년대 초의 청년운동을 주도했다. 당시 프랑스는 2차대전의 폐허에서 완전히 재기,경제적으로는 사상 최고의 번영을 구가하고 있었으나 정치적으로는 완고한 권위주의가 지배하고 있었다. 미니스커트가 유행했지만 교회는 미니스커트를 입은 여성들의 출입을 허용하지 않았을 정도였다. 보수화된 기성세대에 대한 도전 집단이었던 셈이다. 운동권 학생은 물론 노동자,지식인들이 대거 참여했다. 학생조직으로는 ‘프랑스학생연합(UNEF)’‘3·22운동’ 등이,노동자단체에서는 ‘프랑스 노동총동맹(CGT)’‘프랑스민주노조연맹’‘프랑스 교원노조(FEN)’가 그리고 정치단체로는 베트남위원회 등이 참여했다. 이념적으로는 마르크스 레닌주의자를 비롯해 트로츠키주의자,마오저뚱주의자,체게바라주의자나 무정부주의자 등 다양한 세력이 뛰어들었으나 내부적 통일성은 없었다. 이후 변질 과정을 겪게 되지만 오늘날의 생태주의,여성 권리와 남녀간의 새로운 관계 정립을 모색하는 페미니즘,반전·반핵운동의 선구자적 역할을 하면서 범사회적 저항운동과 문화운동의 기수가 됐다. ◎68세대 탄생 당시 주요 사건 ▲62년 2월8일=프랑스 우익 폭탄테러 발생.시위대 8명 사망 ▲63년 11월22일=케네디 미국 대통령 암살 ▲64년 8월7일=미군 통킹만 보복공습 ▲65년 4월17일=미 대학생 1만5,000명 백악관 앞에서 반전시위 ▲66년 4월=마오저뚱(毛澤東)문화혁명 시작 ▲66년 11월=미니스커트 돌풍 ▲67년 7월27일=미 주요 도시 최악의 인종폭동 ▲68년 4월4일=마틴 루터 킹 피격 사망 ▲68년 5월30일=프랑스 총파업 ▲68년 8월22일=소련,체코 프라하 침공 ▲69년 4월28일=드골 프랑스 대통령 사임 ▲69년 11월15일=워싱턴서 25만명 반전시위 ◎70년대 신좌파와의 차이/70년대,공산주의와는 다른 진보적 반체제 운동/90년대,노동자 권익보호 등 정치정책노선 치중 68세대가 주도한 60년대 말부터 70년대까지의 ‘신좌파’(New left)운동은 반체제운동이었다. ‘진보’를 뜻하는 좌파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당시 모든 인습과 제도에 저항했다. 그러나 권력 장악이 목표였던 정치적 좌파(구 좌파),즉 공산주의 노선과는 다른 다분히 이념적·이상적인 것이었다. 신좌파운동의 대표격인 68년 프랑스 5월운동은 드골 정부의 중앙집권적 관료주의를 배격해 일어났고 미국의 학생민권평화운동은 베트남전으로 드러난 추악한 자본주의체제 지배세력에 대한 저항. ‘프라하의 봄’으로 상징되는 체코 반체제운동은 소련 동유럽의 전통적 좌파가 대상이었다. 반면 90년대 말부터 유럽을 강타하고 있는 새 조류는 30년이 흐른 지금 주역은 그대로지만 ‘새로운 신좌파(New New left)’로 불릴 만큼 노선엔 차이가 있다. ‘좌파 정당’들의 새로운 ‘정치정책노선’으로 70년대 이후 환경·여성·반핵·지역자치운동의 신사회운동으로 계승된 기존의 신 좌파운동과는 대별된다. ‘개량적 좌파정책’,‘중도좌파’라는 표현이 어울린다. 자본주의 장점을 취하면서 직업교육 의료혜택,연금제도 등을 통해 노동자의 권익을보호하겠다는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의 ‘제3의 길’이 대표적 예다.
  • 吳錫泓 서울대 교수 특별인터뷰(장관들을 뛰게 하라:Ⅰ)

    ◎인사·예산은 한세트로 움직여야 한다/대통령 직속기구 개편… 조정·관리력 모아야/예산부처 역할·임무중심 다원조직화 바람직/부총리 두는 것보다 리더십 갖춘 인물 등용을 “현행 정부조직은 대통령중심제 정부형태에 어울리지 않는 조직입니다.공동정부라는 정치적 제약 때문에 IMF를 이기는 경제행정 조직개편의 큰 틀이 뒤틀린 때문입니다” 서울대 행정대학원 吳錫泓 교수는 현재의 조직구도로는 金大中정부가 추구하는 ‘작고 효율적인 정부’는 실현이 어렵다는 진단을 내렸다.吳교수로 부터 우리나라 경제행정 조직의 문제점과 개혁방향을 들어본다. ­우리 경제행정 조직의 가장 큰 문제점은 뭐라고 보십니까. ▲정부운영의 핵심은 인사와 예산입니다.대통령의 국정 관리수단입니다.그런데 재정예산에 대한 수단은 여기 저기 분할되고 인사기능은 행정자치부에 들어가 있다보니 통합조정이 어려워졌습니다.대통령에게 조정력을 기대하기 어려운 구도입니다. 예산위는 대통령 직속기구이지만 예산청이 딴 살림을 차리고 있어서 힘을 쓰지 못했습니다.대통령 직속으로 예산부 혹은 예산처를 둬야 합니다.부 혹은 처 등 조직의 명칭은 중요치 않아요.조정능력이 생길 뿐더러 장기적인 경제계획기능도 자연스럽게 가미될 것입니다. 인사와 예산은 한세트로 유기적으로 움직여야 효율적입니다.뗄래야 뗄 수 없는 긴밀한 관계입니다.예산위와 함께 인사처를 대통령 직속으로 둬야 합니다. ­중앙인사위원회를 대통령 직속으로 두는 방안이 다시 추진되고 있는데. ▲당초 두 기구를 대통령 직속으로 두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정치권의 저항이 걸림돌이었습니다.대통령의 권한비대를 경계,조직적으로 반발한 것입니다.대통령중심제 아래서는 대통령의 선의를 믿고 의지할 수 밖에 없지 않느냐는 생각입니다. 수족이 없는 대통령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겠습니까.대내외적으로 경제팀의 관리·조정력이 미흡해 보이는 까닭이 여기에 있고 여러가지 혼란도 여기서 비롯됐습니다. ­중앙인사위원회와 인사처의 장·단점을 비교한다면. ▲위원회 조직은 대개 구색갖추기입니다.대부분의 위원회가 위촉장을 받고 기념사진찍고 나면 끝입니다.밥먹고 브리핑을 받다보면 회의는 끝납니다. 중요한 사안이 있으면 공청회나 전문가회의를 하는 것이 낫지 않겠습니까. 인사처와 예산처를 중심으로 이끌어 나가되 단독결정할 수 없는 사안이 있으면 중립적인 인사들로 별개의 위원회를 구성하면 해결될 일을 복잡하게 만드는 격입니다. 각계각층의 인사로 구성된 위원회의 여론수렴 및 합의과정이 위원회를 선호하게 만드는 유혹요인인 것 같습니다.사실은 이같은 과정은 정당에서 하는 것이 순리입니다.국민의 대의기관인 국회가 할 일이지요. ­DJ경제팀에 대한 평가는. ▲각 경제부처의 경쟁력을 점수화하기는 곤란하지만 경직돼 있다는 느낌을 자주 받아요.아직도 불필요한 규제를 많이 갖고 있고 업무수행의 생산성도 비교적 낮습니다.기대에 미치지 못함이 사실입니다. ­청와대 경제비서진의 역할과 기구조정의 필요성은. ▲청와대 경제수석,정책기획수석 등의 역할이 대단히 중요하지만 비서조직은 말 그대로 비서의 역할에 머물러야 합니다.경제정책의 조율을 담당하기는 어렵다고봐요.생리적으로 이 자리는 정치에 얽매일 수 밖에 없습니다.대통령이 비선조직이나 개인참모에 의지하지 않고 인사,예산의 공조직을 이용해 일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작고 효율적인’ 경제행정 조직이란 어떤 것입니까. ▲조직을 감축하고 합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닙니다.장관이나 차관 등 정무직 공무원 몇명을 줄인다고해서 효과가 있는 것이 아닙니다.마구잡이식으로 줄이기보다는 차라리 고급공무원 몇명의 월급을 더 지출하는 것이 나을지도 모릅니다.줄이는 효과가 나도록 줄여야 해요.단순히 합치는 조직개편은 하지 않느니만 못합니다.일의 흐름을 잃지 않도록 네트워크화가 이뤄지도록 묶어야 합니다. 특히 경제행정기구는 협동을 우선 생각해 설계돼야 합니다.지금의 조직은 모두들 대통령의 얼굴만 쳐다봅니다.기능적으로 연계된 부분은 강화하고 역할은 명료해야 합니다.역할이 모호하면 협동이 어렵습니다.책임과 권한에 부합하도록 불필요한 갈등소지를 없애야 합니다. ­경제부총리제 도입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데요. ▲경제부처는전문성에 의해 조정돼야 합니다.부총리가 없어서 경제부처의 이론이 조율되지 않는다면 어불성설입니다.계급과 직책이 높다고 조정의 힘을 가지던 때는 지났습니다.부총리를 두는 것보다 통합적인 정보관리의 필요성이 더 시급해요. 각 부처들은 청기와장사처럼 정보를 제각기 움켜쥐고 있습니다.정보공유가 안돼 의사전달과 통합,조정이 안되는 것입니다.리더쉽이 가장 중요합니다. 현재의 재경부는 금융과 세제를 담당하면서 재정실무를 맡는 재정부의 역할이 바람직합니다.부총리를 두는 것 보다 리더쉽을 갖춘 인물을 등용하면 막힌 곳이 뚫릴 것으로 생각됩니다. ­경제행정조직을 어떻게 짜는 것이 효율적라고 보십니까. ▲장관­차관­차관보­1급­9급까지 층층시하로 계열화돼 있는 조직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경제부처는 특히 그렇습니다. 계층수를 줄이고 분권화해야 협동이 가능해져요.모든 경제부처가 천편일률 적인 조직체계를 갖고 있는 것도 문제입니다. 예산부처의 조직을 재경부와 같이할 하등의 이유가 어디 있는지 궁금합니다.달걀형이나 수평형,역피라미드형 등으로 다양한 조직체계를 만들 필요가 있습니다.역할과 임무중심으로 움직여야 조직도 원활하게 돌아갑니다.다원조직화 방향으로 가야합니다.
  • 교원노조의 법제화(사설)

    합법적인 교원노조의 등장이 가시화됐다.교원노조 법제화를 위한 쟁점사항들이 노사정위원회에서 타결됨에 따라 가칭 ‘교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안’이 곧 정기국회에 상정될 전망이다.이 법이 제정되면 내년 7월부터 교원의 노조 결성이 인정되고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설립 10년만에 제도권에 편입된다. 교원노조의 합법화는 金大中 대통령의 선거공약으로 지난 2월 노사정위에서 기본적인 합의를 이루었던 사항이라 이같은 결과는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그러나 지난 89년 전교조가 출범한 후 우리 교육계와 사회가 심각한 갈등을 겪었던 점을 돌이켜보면 교원노조 법제화의 실현에 한걸음 다가선 것은 큰 진전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제2건국의 전제조건인 교육개혁에 박차를 가할 수 있는 중요한 전기를 마련한 것이다. 물론 교원노조의 법제화는 일부에서 우려하고 있듯 당분간 혼란을 일으킬 수 있다.교원노조 특별법이 제정되면 단결권과 단체교섭권 및 단체협약체결권이 인정돼 예산·법령·조례 등에 의해 규정되는 내용과 정치활동을 제외하고 모든 노조활동이 가능해진다.교사들을 단순히 노동자로 보지 않는 사회적 통념이 아직 강한 상황에서 교원노조 활동은 파열음을 낼 수도 있을 것이다.또 교사의 근로조건 등 사회·경제적 지위 향상은 교원노조가,교원정책에 관한 사항은 전문직 교원단체가 맡는 2원화 방안에 따라 기존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와 전교조가 각각 핵분열·이합집산을 일으켜 여러개의 복수노조와 전문직 교원단체가 난립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집회·결사의 자유에 따른 교원단체의 복수화와 교원노조 허용은 세계적 흐름으로 이에 반대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다.복수의 교원단체가 갈등과 대립을 지양하고 화합과 협조로 교육현장의 문제점 해결에 앞장선다면 오히려 교육개혁을 앞당길 수 있을 것이다.교총과 전교조가 행여라도 서로 힘겨루기에 몰두해 교육계를 분열로 몰아가고 학생들의 학습권을 침해하는 사태가 벌어진다면 어느쪽도 국민적 지탄을 면할 수 없을 것이다.당국 또한 예상되는 부작용을 면밀히 검토해 대책을 마련해야 할것이다.일부 만족스럽지 못한 점이 있다 해도 교원노조의 합법화가 노사정 합의속에 이루어지는 만큼 일단 제도의 틀을 만들고 부족한 점은 향후 개선해 가는 대타협의 성숙한 자세로 국회 입법과정이 진행되기를 기대한다.
  • 압둘라 사우디 왕세자 방한에 부쳐/申孝憲 경기도 국제관계자문대사

    ◎韓­사우디 우호협력 새 전기 기대 오늘 멀리 중동에서 귀한 손님,사우디아라비아왕국의 압둘라 빈 압둘아지즈 왕세자가 방한한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우리가 아는대로 73년 우리 기업이 첫 진출한 이래 많은 건설회사가 진출,그동안 510억달러 이상의 수주고를 올린 바 있다.우리 근로자들은 뜨거운 사우디 사막에서 국가기반시설을 건설하며 근면하고 강인한 한국의 얼을 심어 양국 우정의 가교로서 귀중한 역할을 했다.다만 근래와서 건설공사의 발주량이 격감하고 외국 및 사우디 회사와의 경쟁이 심해 우리 기업의 공사수주액이 97년도 2억달러로 줄어들었다. 하지만 걸프전 비용으로 한때 국가재정이 어려웠던 사우디 경제가 최근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공공부문의 발주량이 증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더구나 발전,담수화,석유화학 부문 등 고도의 기술을 요하는 분야에서 우리 건설 회사의 경쟁력이 향상되고 있어 건설분야의 수주량이 증가될 것으로 기대된다. 정치적으로도 사우디는 우리의 전통적 우방으로 유엔과 각종 국제기구에서 우리를 도와주고 있으며,철저한 반공국가로서 북한과 외교관계를 갖고 있지 않다.이처럼 중동의 대국이며 11억 이슬람권의 지도적 위치에 있고 우리와 정치·경제적으로 밀접한 관계에 있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압둘라 왕세자 방한의 의의는 아래와 같이 매우 크다고 하겠다. 첫째,36년전 수교관계를 맺었고 상주공관을 설치한지 25년이 넘었지만 양국간에는 고위급 지도자의 방문이 미미했다.사우디 최고위급 지도자인 압둘라 왕세자의 방한은 양국 우호협력관계 발전에 결정적 계기가 될 것이다.둘째,현재 IMF체제를 극복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는 우리로서는 산유국이자 부국인 사우디와의 다각적인 경제협력관계가 요청되고 있다.압둘라 왕세자의 방한은 사우디의 투자유치와 수출증진,기술협력,인력송출 등에 있어서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게 될 것이다.셋째,외교활동의 지평을 전세계로 고루 확대해야 할 시점에서 중동과 아랍,이슬람권에 대한 우리나라의 외교활동을 강화하는데 큰 기여를 하게 될 것으로 평가된다. 그동안 사우디가 국내 사정으로 일시 주한 사우디 대사를 공석으로 둠으로써 대사대리체제로 운영하던 주한 대사관에 최근 특명전권대사를 파견,우리나라에 대한 각별한 관심을 표명한 것과 때를 맞춰 압둘라 왕세자가 방한한 것은 양국관계의 장래를 위해 매우 경하할 일이며 진심으로 환영한다.
  • 사우디건설시장 진출 확대 기회/압둘라 왕세자 오늘 내한

    ◎인력교류 논의… 왕위계승 정지작업 의미도 金鍾泌 국무총리 초청으로 23일 서울에 오는 압둘라 사우디 왕세자는 지금까지 방한(訪韓)한 사우디 인사 가운데 최고위급이다.현 파흐드 국왕(75)의 이복동생인 압둘라 왕세자는 결장염 등으로 건강이 나쁜 국왕대신 사실상 전권을 휘두르고 있다.그의 이번 방한은 얼마 남지 않은 왕위 계승에 앞서 대외(對外) 과시용으로 진행하고 있는 우방 순방의 일환이다. 압둘라 왕세자의 방한을 계기로 우리가 가장 관심을 두고 있는 분야는 건설시장 진출 확대와 인력 송출이다.90년대 주력했던 동남아 건설시장이 경제위기로 무너지면서 다시 중동으로 눈길을 보내고 있는 게 우리의 현실.또 최근 실업이 만연하면서 중동의 오일달러를 다시 잡으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특히 현재 사우디가 가장 필요로 하는 의료 인력의 경우 보수 수준만 약간 낮춘다면 대규모 인력 송출이 가능하다 한편 사우디는 이번 왕세자 방한기간 중 산유국간의 경쟁 격화로 인해 유가가 하락하는 상황에서 안정적인 대한(對韓)유류수출을 보장받고 해수담수화 기술 등 특정 분야의 기술협력을 도모할 것으로 보인다.
  • 상담후… 상받았다고… 초·중·고 촌지 극성/교육비리 특감 나선다

    ◎감사원,유형별 실태 공개… 20일부터 착수 감사원장 자문기구인 부정방지대책위원회는 13일 ‘초·중등학교 부조리 실태 및 방지대책’이라는 보고서를 공개했다.보고서는 각급 학교의 촌지와 교재 채택,시설 공사 등과 관련된 뿌리깊은 비리를 낱낱이 적시하고 있다.보고서는 부방위가 ‘인간교육실현 학부모연대’에 의뢰해 작성한 원고를 기초로 만들었다. 감사원은 부방위가 지적한 교육 비리 실태를 토대로 오는 20일부터 서울,인천,경기도 지역의 교육청과 일선학교를 대상으로 사교육비 경감대책 추진 실태를 특별감사하기로 했다. 부방위 보고서에 담긴 교육 비리의 유형과 대책은 다음과 같다. ▷촌지 실태◁ 대표적인 교육 부조리는 교사의 촌지 수수이다.촌지에는 학부모가 자발적으로 주는 경우와 교사가 의도적으로 촌지를 유도하는 경우가 있다.후자는 다시 6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상담촌지=경기도 어느 초등학교의 학부모 조모씨는 이유없이 아들을 때리고 벌주던 담임교사로부터 편지를 받았다. 아들을 전학보내겠다며 상담을 요구한내용이었다.조씨가 상담을 하며 교사에게 촌지를 주자 다음날부터 아들을 배려하기 시작했고 상까지 줬다. ▲행사촌지=서울 강남의 한 초등학교의 경우 운동회 행사 때 차전놀이에서 위에 올라가는 학생의 부모는 교사에게 반드시 사례를 해야 한다.서울의 한 초등학교는 졸업식 송사를 맡은 학생의 학부모에게 담임교사가 같은 학년 교사 접대를 위한 회식비를 요구해 받은 뒤 중간에서 가로챈 경우도 있었다. ▲당선촌지=서울 모 초등학교는 전교 어린이회장으로 당선된 학부모가 50만원,부회장으로 당선된 2명의 학부모가 25만원씩을 모아 교사에게 당선 사례를 했다. ▲수상(受賞)촌지=서울 강남의 한 초등학교는 똑같이 상을 받더라도 50만원의 촌지를 주면 전교생이 모인 자리에서 교장으로부터 상을 받고,촌지를 주지 않으면 담임교사가 교실에서 상을 줬다. ▲내신촌지=서울 강남 모 여고의 경우 2,3학년 학부모들이 한 반에 12명씩 모여 1인당 7∼8만원을 정기적으로 거둬 매달 100만원씩 1년 동안 담임교사에게 건넸다. ▲물품촌지=경기도 모 초등학교학부모 이모씨는 담임교사가 너무 바쁘다는 이유로 김치와 밑반찬을 만들어달라는 요구를 받았다.서울 강북 모 초등학교의 여교사는 학생의 원피스와 구두가 예쁘다며 자신의 딸 치수를 알려주며 사올 것을 요구했다. 보고서는 촌지와 함께 교재 및 부교재 채택,학교관련 공사,담임 배정 등 교내 인사,기부금품 수수,편·입학 및 특기자 선발 과정에서 비리가 만연해 있으며 교사의 과외와 학원소개도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지역교장단 자정 촉구 또한 대책보고서는 이같은 부조리가 발생하는 원인을 ▲교원의 부도덕성 ▲행정우위적인 교육풍토 ▲학부모의 가족이기주의 ▲교원의 처우 미흡 ▲성적위주의 평가 관행 ▲교육주체간의 불신이라고 분석했다. 부방위는 이에 따라 교원단체를 복수화하고 학부모 운동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대응책을 제시했다. 또 학교운영위원회를 활성화하고,‘촌지 없는 학교’를 운영하는 한편,지역 교장단들이 자정을 결의해야 한다고 건의했다.부방위는 이와 함께 고발자 보호와 감사체제 개선도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 제3의 길/張淸洙 논설위원(外言內言)

    ‘제3의 길’을 주창하여 세계적 관심을 끌고 있는 영국의 세계적인 사회학자 앤터니 기든스 교수가 11일 한국을 찾았다.영국의 자존심으로까지 불리는 기든스 교수는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가 21세기를 향한 개혁 이념으로 내건 ‘제3의 길’의 이론적 지주다. 기든스 교수의 사상세계의 핵심인 ‘제3의 길’은 한마디로 기존의 좌파이념과 시장경제의 장점을 접목한 새로운 실용주의적 중도 좌파노선을 지향하는 정치이념이다.특히 사회주의권의 붕괴로 좌파 이데올로기는 위기에 봉착했고 우파 자본주의 역시 불평등이라는 치명적인 한계를 노출하고 있기 때문에 좌우의 이념을 초월하는 실용주의적 중도 좌파노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기든스 교수의 ‘제3의 길’은 21세기를 주도할 새로운 정치이념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점에서 국제적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독일 총선에서 ‘제3의 길’을 핵심슬로건으로 내걸었던 사민당의 슈뢰더가 승리함으로써 21세기 정치·경제 이데올로기의 대안으로 더욱 무게를 싣고 있다. 탈냉전과 함께 세계적으로 나타난 빈부격차,사회적 차별,개인주의화,각종 범죄 증가,가족파괴,환경오염,민주주의에 대한 근본개혁등 새로운 도전에 직면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20세기의 실패한 좌우 이데올로기로부터 혁명적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앞으로 귀추가 주목된다.최근 우리 대학가에서도 ‘제3의 길’을 주제로 한 심포지엄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제3의 길’은 급진적 보수주의와 보수화된 사회주의를 거부하고 공동체적 동반자 정신을 바탕으로 사회적 자본주의를 구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통일국가의 정치이념으로 승화시킬 수도 있다는 주장들이 설득력 있게 나오고 있다. 특히 기든스 교수는 한국방문에서 ‘제3의 길’은 한국처럼 좌우대립을 겪어 온 국가에서는 의미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좌우대립은 물론 지역대립에 시달려온 한국인들에게 이 모든 갈등을 뛰어넘는 새로운 비전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제3의 길’은 한국에서 지역갈등 해소의 적절한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했다. 金大中 대통령이 좌우의 구분을 뛰어넘는 명제를 국민에게 제시한 점이 이같은 문제 해결의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고 했다.‘제3의 길’이 21세기 이데올로기로 자리매김을 할지 여부는 예측하기 어렵다.그러나 기든스 교수가 한국을 다녀간 후 ‘제3의 길’의 여진은 오래 남을 것으로 본다.
  • IMF 미술시장 MANIF로 이긴다

    ◎98마니프 국제아트페어 19∼26일 개최/국내외작가 130명 1,180점 출품/그룹개인전 형태·절찰제 실시/얼어붙은 미술계 활성역할 기대/‘한국 움직이는 힘전’ 등 이색展도 ‘MANIF 98 서울 국제아트페어’가 19일부터 26일까지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 전당 전시관에서 열린다. MANIF는 새로운 미술품 유통규조를 선언한다는 뜻으로 프랑스어 ‘Manifes tion(선언)’에서 이름을 따온 국내 유일의 국제아트페어. 올해로 4회를 맞는 이 아트페어는 작가가 독립된 부스에 나와 전시를 진행하고 관객을 만나는 ‘그룹 개인전’ 형태를 띠고 있다. 특히 화랑이 작가를 선택하던 그동안의 관행에서 벗어나 작가들이 직접 고객을 만나며 ‘호당가격’이나 ‘가격할인’이 아닌 ‘작품당 가격’‘정찰제’등을 도입,미술품가격 현실화를 시도해 화단의 주목을 끌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국내작가 77명,외국작가는 53명 등 130명의 작품 1,180점이 선보인다. 국내작가는 절반이상이 지방작가이다. 외국에서는 프랑스의 앙드레 마송,세자르 등 15명,미국의 앤디 워홀,제임스 브라운 등 9명,영국(3명) 독일(3명) 이탈리아(7명) 네덜란드(2명) 러시아(3명) 벨기에 유고슬라비아 폴란드 이스라엘 터키 멕시코 콜럼비아 일본 등 16개국 작가들의 작품이 참여한다. 또한 ‘한국미술 대표작가전’에 원로화가 김흥수화백이 초대되며 특별전으로 건국50주년을 맞아 설문조사를 통해 사회 각 분야에서 선정된 인물들을 입체와 평면으로 형상화한 ‘한국을 움직이는 힘전’이 열린다. 이 전시회에는 조각가 전뢰진 김영중 박석원 심영철 유영교씨,화가 김일해 박광진 고영일 이철량씨 등이 김대중 대통령,김종필 총리,김수환 추기경,강원용 목사,송월주 조계종 총무원장,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가수 조용필·서태지,박찬호·박세리 선수,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김우중 대우그룹 회장 등 한국을 움직이는 인물 23명을 표현한 조각과 회화가 전시된다. 또 MANIF 메인전,지난해 ‘MANIF 대상작가 유휴열 초대전’,21세기 한국화단을 이끌어갈 서수영 하정민 정현숙 최순희 최나영 등 젊은 작가 39명이 초대된 ‘VISION­Ⅰ·Ⅱ전’이 열린다.이밖에 가나,예,현대,조현,표,진 등 6개 화랑이 외국작품을 가지고 참여하는 화랑초대전 등이 열린다. 외국작품은 국내작가의 초대전을 약속한 외국화랑의 작품과 국내화랑이 소장한 외국작가들의 작품들로 한정했다. 이번 MANIF전은 거품을 뺀 가격으로 투명한 미술품거래를 지향,IMF로 문닫는 화랑이 속출하는 등 미술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에서 시장 활성화에 어느 정도 기여하게 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 24년만에 모교 강단에 선 임헌영씨

    ◎“비제도권문학 적극 수용/기성문학 보수화 막아야” “비제도권문학을 제도화하는 일이야말로 이 시대의 절실한 문학적 과제입니다.재야문학을 그대로 방치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수용,‘기성문학’ 자체가 보수화하는 것을 막아야 합니다” 올해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24년만에 복권된 문학평론가 임헌영씨(57)는 요즘 모교인 중앙대의 겸임교수로 새로운 문학인생을 설계하고 있다. 임씨는 74년 국가보안법 위반혐의로 소설가 이호철씨 등과 함께 구속됐다. 그 뒤 집행유예로 잠시 풀려났던 그는 79년 남민전 사건에 또다시 연루,5년형을 받고 83년까지 수감생활을 했다.이후 줄곧 미복권 상태로 있다가 이번에 복권돼 중앙대 대학원과 학부에서 ‘문학연구 방법론 실습’‘현대 문제작 탐구’ 등의 강좌를 각각 맡게 된 것이다. 임씨는 67년 ‘현대문학’에 ‘니힐과 반항’등이 추천돼 평론가로 등단한 이래 평론집 ‘창조와 변혁’‘분단시대의 문학’등 20여권의 저서를 냈다. 그가 걸어온 문학의 길은 참여문학­민족문학­사실주의문학­민중문학으로 이어진다. “이제는 통일문학입니다.남북문화의 이질화는 위험수위를 넘고 있어요.민족동질성 회복을 위한 국민운동 차원의 대책이 시급한 때입니다” 대학의 문학교수로서 임씨는 새삼 아카데미즘에 빠져 무력증을 앓고 있는 우리 비평계를 안타까워한다.“창작의 홍수 속에 비평의 둑이 무너졌다고 할까요.적절한 비평적 통제가 없다면 우리문학은 무정부상태로 나아갈지도 몰라요.2,000년대를 향한 새로운 미학적 제방을 쌓는 일이 필요합니다” 비평전문계간지 ‘한국문학평론’ 주간도 맡고 있는 그는 현재 ‘근·현대 소설 사회사’‘문학운동사’(가제) 등의 책을 준비중이다.
  • 영월댐 개발이냐… 보존이냐… 논란/무엇이 쟁점인가

    정부가 강원도 영월 동강에 건설을 추진중인 영월 다목적댐은 21세기를 눈앞에 둔 우리에게 ‘성장’과 ‘보존’이라는 상반된 가치를 숙고케 한다. 영월 다목적댐 건설을 둘러싼 쟁점은 환경·경제·기술공학적인 측면에서 몇가지로 집약된다. 이 쟁점들은 모든 측면에서 서로의 주장에 대한 반박이 가능할 정도로 복잡한 문제다. 따라서 문제를 해결할 잣대는 다름아닌 인류미래에 대한 가치관,즉 ‘개발과 환경보전’ ‘수요관리 정책과 공급위주 정책’ 등이다. 한국사회가 아직도 개발을 계속해야 한다는 논리와 이제는 개발을 제한하고 보전에 들어가야 한다는 논리의 싸움인 셈이다. 영월댐 건립을 둘러싼 논란의 쟁점사항들을 짚어본다. ◎생태계 보존/유일한 비오리 번식처 훼손/댐주변 자생수목 이식 대안 영월댐이 건설되면 상류지역 영월 정선 평창 일대 660만평이 수몰된다. 이 수몰지역에는 래프팅의 명소인 어라연계곡,백룡동굴 연포동굴 능암덕산동굴 등 50여 개의 동굴이 포함되는 데 수달·까막딱다구리·어름치 등 희귀동물들의 서식지가 파괴된다. 환경부 관계자는 “댐이 건설되면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은 치명적”이라면서 “어떠한 대책도 생태계 복원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포유동물의 경우 멸종 가능성이 있으며 우리나라의 유일한 비오리 번식처가 훼손된다고 평가했다. 또 지질시대 화석종들이 동강 동굴 내에서 출토되고 있으나 댐건설로 한반도 생물역사의 큰 공백을 가져온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건설교통부는 환경론자들의 생각이 지나치게 감상적이라는 잣대를 든다. 환경을 위해 사회간접자본을 건설하지 말아야 하느냐는 것. 건교부 관계자는 갈수기에 충분한 하천유지 용수를 공급해 하천경관 및 생태계를 보호하고 수몰지 내의 이식 가능한 희귀수종 및 향토 자생수목을 댐주변에 이식해 자연학습 공간을 조성하는 대안을 내놓았다. ◎대안은 없나/여러 소규모댐 건설 등 거론/해수 담수화… 高비용 부담 계곡을 망가뜨리고 생태계를 훼손하는 큰 규모의 댐을 꼭 만들어야 하느냐는 문제다. 환경단체들은 우선 현재의 물소비량을 대폭 낮출 것을 주장하고 그래도 물이 부족하다면,대안으로 국토의 70%가 산지인 우리나라는 상류에 소규모댐을 여러개 건설하는 방안,해수(海水)의 담수화,지하수 개발,녹색댐(숲) 등을 꼽고 있다. 또 기존의 댐 등이 저수용량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하는 관리의 문제점도 들고 있다. 건설교통부와 수자원공사는 북한강의 소양댐(29억t)이 제 역할을 하고 있는 데 반해 남한강에는 충주댐(27억t)이 있으나 유역면적이 넓어 홍수조절 기능도 약하고,수도권 물부족을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소규모 댐을 여러개 건립하는 것과 해수를 담수화하는 것은 비용이 오히려 더 많이 들며 지하수 개발은 지반을 침전시킬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녹색댐으로 필요한 물을 공급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본다. ◎댐 안전 문제/퇴적암층 많아 지반 붕괴 가능성/고압시멘트로 공동메우면 안전 안전은 지역주민이 무엇보다 강조하는 주제. 댐 예정지 대부분이 석회암 지대라 수많은 동굴과 지하 공동이 있으며 이에 따른 심각한 누수 현상이 예상된다는 것. 영월지역은 단층지대와 지진대·파쇄대 등도 많다. 댐의 지지암층으로는 적합하지 않은 퇴적암층으로 지반이 붕괴할 가능성이 있으며 댐의 좌우안 모두 수압시험이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암질이 불량하고 누수도 심한 편이다. 따라서 층리·절리·단층 등의 불연속면을 따라 누수 및 양압력이 발생할 가능성이 많다고 환경부의 환경영향평가서는 밝히고 있다. 환경단체는 1926년 취약한 지반 위에 세워진 샌프란시스코댐이 무너져 420여명의 인명을 앗아간 사건이나 1963년 석회암 지반에 건설한 이탈리아의 바이온트댐이 2,600명을 수장한 사건을 상기시킨다. 건교부와 수공은 우선 석회암의 용해속도는 1,000년에 0.7∼4.2㎝로 공학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또 96년부터 2년간 지질조사를 한 결과 석회암지대를 불투수층이 싸고 있고,주변유역의 지하수위가 댐 만수위보다 높아 누수 가능성이 없으며,몇개 문제지층에 대해서는 고압시멘트로 지하 공동을 메우는 공법을 쓰겠다고 밝혔다. 개번 매코맥 호주국립대 아시아·태평양사학과 교수는 저서 ‘일본,그 허울뿐인 풍요’에서 “성장에 대한 집착 때문에 인간·사회·환경 부분이 입는 피해와 비용을 산정하는 새로운 분석의 틀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당장 개발성장에 따른 편리와 그 대가로 치른 환경·문화적 효용을 깊이 저울질할 때다. ◎2000년대 물 大亂 올까/수도권 1인당 490ℓ 소비/2001년 연 3억t 부족 예상 건설교통부는 2000년대 수도권 지역에서 물의 수요가 공급을 크게 초과한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영월댐을 반드시 건설해야한다는 주장이다. 과연 그런가. 건교부의 예측치에 따르면,2001년부터 연간 3억t의 물이 부족해 2006년에는 5억t,2011년에는 11억t까지 부족해진다. 그 이후에는 수도권 인구가 늘어나지 않아 더이상의 부족량은 없다고 예측한다. 이 계산대로라면 댐의 추가건설 없이는 가정·공장에의 부분 단수가 불가피해진다. 이 예상치의 계산법은 생활용수(수도권의 가정 및 상업·소규모 공장용수)의 경우 물 소비량을 1인당 1일 490ℓ로 잡고 인구증가율을 곱했다. 또 공업용수는 수도권일대 농공단지등의 확대를 포함하고 있다. 환경단체와 관련 학자들은 이 계산법에서 물소비량을 지나치게 높게 잡음으로써 물 수요량이 과포장됐다고 주장한다. 지난해 환경부가 펴낸 상수도통계에 따르면 우리 국민 1인의 1일 물사용량은 409ℓ로 일본(393ℓ),영국(337ℓ),독일(233ℓ)에 비해 크게 많다. 서울대 환경대학원 李正典 교수는 “흥청망청 상태인 물 소비량을 미래에까지 연장하면서 물이 부족하다고 단정지어서는 곤란하다”면서 “물소비량을 줄일 수 있는데까지 줄여 부족량을 계산한다면 부족량이 건교부 예상치의 절반 수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李교수는 “21세기 어느 시점에서 전세계적으로 물대란시대가 닥칠 가능성에는 언제나 대비해야 한다”면서 “다만 그 대비책이 현명하고 겅제적 타당성을 갖는 것이어야 한다”고 밝혔다. 또 “댐을 계속 짓는 것은 가장 비싼 대비책”이라고 말했다. 이에대해 건설교통부는 수도권을 기준으로,누수율을 선진국수준으로 끌어내리고 물값을 향후 100% 인상해 소비를 줄일 경우 9억t정도의 물을 절약할수는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처럼 물의 소비량을 줄여도 미래의 부족량을 메우기에는 한계가 있으며 노후관 개량비용만도 수조원이 들어 댐건설이 오히려 경제적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영월 주민 반응/수몰민 대책위­“보상받아 빚 갚자” 건설 지지/백지화 투쟁위­“주민생존권 희생” 계속 투쟁 영월에서 댐건설을 싸고 벌어지는 ‘싸움’의 주역들은 크게 4개 편으로 나뉘어 있다. 댐건설의 전위대격인 수자원공사 영월댐건설사업단,이들과 정면으로 맞서는 댐건설백지화추진위,수몰지역주민들이 만든 수몰민대책위,그리고 영월군청이다. 이중에서 가장 먼저 손을 든 쪽은 수몰민들이다. 가장 약한 쪽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문산리 수몰대책위 사람들은 “댐건설에 반대하는 사람은 단 한명도 없다”고 단언한다. 삶의 터전을 떠나는 데 어찌 반대가 없을까마는 대책위 金相卿 총무(35)는 “국책사업을 우리 힘으로 막기는 달걀로 바위치기였다”고 말한다. 우여곡절 끝에 지난해 지지쪽으로 입장을 바꾼 가장 큰 이유는 가구당 5,000여만원에 이르는 부채를 해결할 길이 막막하다는 것이었다. 농산물값은 연 3년째 내리막이고 주소득원인 고추농사가 장마로 완전히 망가졌다. 金씨는 “하루빨리 보상금 받아 빚 갚고 이곳을 뜨고 싶은 마음뿐”이라며 체념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15명의 직원을 상주시키고 있는 수자원공사측은 주민설득과 언론홍보에 막바지 피치를 올리고 있다. 사업단측은 수몰민들이 댐건설 지지로 돌아서며 한결 느긋한 입장이 됐다. 댐이 건설되면 유람선을 띄우고 대규모 위락시설을 만들어 지역경제에 큰 보탬이 될 것이라는 논리도 주민회유에 한몫하는 듯했다. 가장 열기가 높은 곳은 백지화투쟁위. 이들은 “수도권 물공급을 위해 소도시 주민들의 생존권을 희생시키려는,경제논리를 앞세워 아름다운 강산을 망가뜨리려는,회유와 협박으로 주민들의 삶의 터전을 빼앗으려는 ‘불의’에 맞서 끝까지 투쟁하겠다”는 각오에 차 있었다. 군청측은 마지못해 댐행정지원단을 발족해 놓았지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자기들의 입장 해명에 분주한 모습이었다. 한 직원은 “환경부의 최종 환경평가가 댐건설 부적지로 내려지면 댐건설반대에 동참할 각오가 돼있다”면서도 아직은 이쪽 저쪽의 눈치를 살펴야 한다는 군의 입장을 전했다. 이런 가운데 온갖 소문,비방들이 무성하게 나돌고 있다. “수몰민들이 댐건설이 백지화될 경우에 대비해 머리맡에 농약사발을 두고 잔다” “보상금을 노린 수몰민들이 유령 비닐하우스를 곳곳에 세우고 있다”는 등 흉흉하다. 댐이 건설될 동강은 ‘한국의 계림(溪林)’으로 불리고 손꼽히는 래프팅의 명소로 알려져 있다. 댐을 막으면 천연기념물 백룡동굴 등 수십개의 동굴이 물에 잠긴다. 환경단체들은 수달·어름치·까막딱다구리 등 온갖 희귀동식물이 댐건설로 자취를 감출 것이라고 걱정한다.
  • 2002년 대입개선안 특징/한 분야만 뛰어나도 상위권大 간다

    ◎학업성적보다 개개인 특기·개성에 더 비중/교육정상화 계기… 전형자료 공정성이 관건 18일 발표된 2002학년도 대학입시 개선시안은 무시험 전형 실시와 특별전형의 대폭 확대로 요약할 수 있다. 지금까지는 시험 성적이 대학 합격을 결정하는 절대적 기준이었으나,2002학년도부터는 성적의 비중은 크게 줄어드는 대신 학생 개개인의 특기나 품성,장인정신,개성 등이 선발기준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학과 공부에서는 다소 뒤지더라도 한 분야만 뚜렷이 잘하면 일류대학에 입학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되는 셈이다.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을 입학의 최소 자격기준으로 한정하거나 모집단위의 특성에 따라 일부 영역만 반영토록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모든 전형자료를 점수화 또는 순위화하는 방안을 자제하고 국·영·수 위주의 대학별 고사를 전면 금지시킨 것도 마찬가지다. 대학입시제도의 이같은 획기적인 변화는 21세기 지식기반사회에 요구되는 다양한 개성을 지닌 인력을 양성한다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게 교육부의 설명이다. 말하자면 남보다 뛰어난 특기만 갖고 있으면 교과성적에 관계없이 우수학생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시안은 또 2003년부터 전문대 이상 대학의 정원이 고교 졸업자 보다 8만여명이나 남아돌게 돼 각 대학의 정원축소가 불가피한 현실도 감안됐다. 무시험 전형은 金大中 대통령의 교육개혁의지와도 일맥상통한다. 수능점수 위주의 선발방법을 지양하고 인성과 지도자로서의 능력 및 사회봉사 등을 포함한 종합적인 자질을 평가,고교 교육을 정상화하겠다는 것이 金대통령의 의지이기 때문이다. 모집인원과 선발방법이 다양화되는 특별전형은 다원화 시대,다품종 소량생산 방식이 보편적으로 통용되는 21세기에 가장 적합한 학생선발 형태로 받아 들여진다. 컴퓨터 활용능력에 관한 ‘정보소양 인증제’를 도입한 것도 같은 기준에 따른 것으로 평가된다. 이에 따라 초·중등교육은 입시 위주의 ‘공부벌레’를 양성하는 데서 벗어나 학생의 개성을 살리는 교육정상화의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문제점이 없는 것도 아니다. 각종 전형자료의 공정성 확보가 대표적인경우다. 교육부와 일선 고교,대학이 모두 심혈을 기울여야 할 대목이다. ◎2002년 대입개선안 주요내용/모집단위별 특정과목만 내신 활용/본고사­특차모집 폐지… 논술은 허용/컴퓨터소양인증제 도입… 전형 반영 오는 2002학년도부터 적용되는 대학입시 개선시안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학생선발 전형자료◁ ▲학교생활기록부=반영여부를 대학 자율에 맡기고 교과성적은 지금처럼 평어(절대평가 방식)와 과목·계열별 석차(상대평가 방식)를 모두 활용하되,단 매식을 파일식으로 바꾼다. 학생의 특기·활동·성취도 등도 중요하게 반영하고 교과성적도 대학 및 모집단위의 특성에 관련된 과목만 활용토록 한다. ▲대학별 고사=모든 대학은 국·영·수 위주의 본고사를 실시할 수 없고 필요시 논술고사만 치를 수 있다. ▲수능=현행 틀을 유지하되 점수는 최소자격기준으로만 활용,입학여부에 주는 영향력이 대폭 낮아지도록 한다. ▲면접=학력 이외의 인성,가치관,사고력,지도력,협동심,폭넓은 독서 여부,의사표현능력등을 평가하고 수험생이 제출한 자료를 확인하기 위한 총체적 평가방법으로 활용한다. 그러나 전형요소 포함여부는 대학자율이다. ▲비교과 전형자료=학생활동,특별활동,동아리활동,수상경력,효행,특수기능 보유,각종 자격증 등을 포함한다. 대학은 추천서,수학계획서,자기소개서,에세이 등을 요구할 수 있고 학생부에 기재하거나 별첨자료로 첨부된다. ▲컴퓨터 교과=수능 선택과목에 포함하지는 않고 재학중 기본적인 컴퓨터 활용능력을 익힐 수 있도록 통과여부만 나타내는 ‘정보소양인증제’를 도입한다. 취득여부는 학생부에 기재한다. 대학은 인증 여부를 모집단위에 따라 전형요소로 삼을 수 있다. ▷전형유형 및 방법◁ 특별전형 및 대학의 독자적 기준에 의한 학생선발을 확대한다. 추천제도 학교장 외에 담임교사,교과교사,종교지도자,교육감,자치단체장,산업체 등으로 다양화하고 전형방법도 일괄합산,전형자료별,다단계 등을 마음대로 쓸 수 있다. 예컨대 지도력과 봉사활동 등으로 모집인원의 10%,내신과 다양한 자료로 20%,수능과 심층면접으로 30%,특기로 10%,성적 이외의 방법으로 30% 등 다양한 선발방식이 다양해진다. ▷전형 일정◁ 수시·정시모집으로 나눠지고 대학은 연중 학생을 선발할 수 있게 된다. 수능성적 우수학생 유치 수단으로 전락한 특차모집은 없어진다. ▷기타◁ 고교등급제는 학생들의 고교 선택권이 보장되지 않는 현실에서 바람직하지 않다. 정시모집 복수지원에 따른 미등록·추가등록 등을 없애고 수험생의 편의를 위해 공동관리기구 운영방안을 적극 검토한다. 즉 수험생은 지금처럼 여러 대학에 복수지원하되 지원 대학간 선호 순위를 적어내고 대학도 전형결과에 따라 합격순위를 제출하면 공동관리기구가 선호순위와 합격순위를 컴퓨터로 조합,1개 대학에만 최종 합격토록 하고 이를 대학에 통보,발표케 하는 것이다.
  • 화가 墨昌善씨 작품 70점 서울동부署 기증

    ◎경찰 정서순화에 도움됐으면…/“내 권유로 경찰투신 처남 13년전 교통사고死/87년부터 군경에 1,800여점 진혼의 기탁” “열악한 여건 속에서도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경찰관들의 정서순화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화가 墨昌善씨(55)는 지난 8일 온 정성을 들여 그린 산수화 화조도 풍속화 맹호도 서예 등 70점(6,700만원 상당)의 작품을 서울 동부경찰서에 기증했다. 墨씨는 지난 87년부터 지금까지 양구·파주·강화·부산진경찰서와 일선군부대,재활원 등에 1,800여점의 작품을 기증했다. 시가로 10억여원에 이른다. 墨화백은 “저의 권유로 경찰에 투신했던 막내 처남이 13년 전 교통사고로 사망한 뒤 경찰을 위해 무엇인가 해야겠다는 생각에서 작품을 기증하게 됐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국악계의 거목인 명창 墨계월 선생(인간문화재 53호)의 친조카이기도 한 墨화백은 현재 전남 강진에서 도자기 및 서화 등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대한민국 종합미술대전 특선을 비롯,한국전통예술대상전 동상,한국미술문화대상전 대상,한국서화대전 최우수상등을 수상한 중견 화가이다.
  • 무분별한 다이어트 건강 해친다/다이어트 부작용을 알아보면

    ◎식욕 억제제 폐고혈압 발병 원인/포도·사과·꿀물 일시적 체중감소 불과/식사량 줄이고 영양 골고루 섭취해야 다이어트에 사용되는 식욕억제제가 불치병으로 알려진 폐고혈압의 주요 원인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무분별한 체중감량에 대한 경각심을 안겨주고 있다. 이는 서울중앙병원 호흡기내과 이상도 교수가 폐이식 외에는 달리 치료법이 없는 것으로 알려진 폐고혈압이 식욕억제제의 부작용으로 발병된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밝혀낸데 따른 것이다. 식욕억제제는 물론이고 각종 다이어트 비법과 범람하는 다이어트 식품, 그리고 최근 유행하고 있는 황제다이어트 등도 건강에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체중조절을 위해서는 탄수화물,단백질,지방,비타민,무기질,물 등 6대 영양소가 잘 조화된 식품을 먹되,전체적으로 양을 줄여 섭취하고 자기적성에 맞는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외엔 다른 비책이 없다는 것이 전문의들의 한결같은 주장이다. 특히 황제다이어트를 비롯,포도 사과 꿀물다이어트 등은 케톤산증을 유발하고 탈수현상을 초래하는 등 부작용이 심하다고 강조했다. 황제다이어트는 그동안 다이어트에서 철칙처럼 여겨져온 ‘저지방 저칼로리’와 정반대로 밥이나 빵 대신 육류를 주로 먹는 ‘저당질 다이어트’를 말한다. 탄수화물의 섭취를 극도로 제한하면 체지방이 분해되어 에너지로 이용되기 때문에 결국 체중이 줄어들게 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인체는 탄수화물 난로로 꾸며져있어 단백질을 섭취하는 것은 마치 석탄난로에 석유를 붓는 형상이라는 것. 일시적으로는 열을 낼지 모르지만 그을음이 많이 발생되는 현상과 마찬가지로 인체내에 가스가 발생되고 그을음에 비유되는 케톤산이 생겨 인체에 악영향을 끼친다. 케톤은 혈액의 산성도를 높이며 탈수현상과 함께 소변을 통해 나트륨과 칼륨까지 배출시키는 부작용을 동반한다. 극심한 탈수로 전해질 장애를 초래하고 심할 경우 신장에 부정맥을 유발,생명에 위험을 안겨준다. 우리 인체는 밥이나 국수 빵 등 탄수화물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해야 하는데 고기나 치즈 등 단백질이나 지방을 연료로 제공하면 탈수현상에 따른 일시적인 체중감량 효과를 얻을 수는 있으나 체지방에는 거의 변동이 없어 다이어트가 끝나고나면 체중이 금방 원상태로 돌아가버린다는 지적이다. 포도나 사과,꿀물다이어트도 비슷한 원리에서 일시적인 효과에 불과하는 것. 오히려 이같은 저열량 다이어트는 인체내에 근육질을 에너지로 변화시켜 소모해 버리므로 근육질을 약화시켜 같은 칼로리를 섭취해도 전보다 살이 더 빨리 찌는 ‘요요현상’의 악순환을 겪게 만든다. 효과적으로 체중감량을 하려면 근육손실을 방지해 체내의 에너지 소모량이 감소되지 않도록 유지하는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초저열량 식이요법이나 황제다이어트는 근육질을 약화시켜 체내 열량소모량을 줄이기 때문에 요요현상을 필연적으로 동반하게 된다. 식사량을 줄이되,영양분을 고르게 섭취하게끔 식단을 조절하고 무엇보다 1주일에 3∼4일,하루에 한시간씩 꾸준히 운동을 하는게 체중감량의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도움말=상계백병원 비만클리닉 강재헌 교수,강동성심병원 해부병리과 신형식 교수)
  • 리게티 오페라‘그랑 마카버’(명반과 함께하는 음악여행:10·끝)

    ◎죽음의 추문을 씻는 방법/좋은 이들 모두 모르리 자신의 시간 끝나는지/모든 것을 보여주지만 모든 걸 숨기는 오페라/육체와 죽음의 추문들 씻어내는 현대의 제의/미세 다성음악의 원조 인류 비극 자신에 육화 1.‘대기괴’(大奇怪)쯤으로 번역되는 리게티 오페라 ‘그랑 마카버’는 이런 6중창으로 끝맺고 있다.‘죽음을 두려워하지 말 것,좋은 사람들 모두/ 아무도 모르지 자신의 시간이 언제 그치는 지를./그리고 그때가 오면 그냥 그렇게 둬…./안녕,그때까지는…명랑하게 살 것’ 중세에 ‘기괴한 춤’이라는 소재가 있었다.아릿따운 소녀를 끔찍한 죽음의 몰골이 껴안는 형상이다.슈베르트 ‘죽음과 소녀’는 그것을 낭만주의의 미학으로 승화시킨 결과다.그리고 케테 콜비츠 판화 ‘딸을 위해 죽음과 싸우는 어머니’는 그 ‘사회주의적 변형’이다.그런 기괴,더군다나 ‘대기괴’의 마지막에 이 무슨 상투적 권하는 말씀? 아니,그 전에,오페라의 줄거리는 정말 말도 안되는 추문의 극치다.모든 것이 괴상망칙한 브뤼겔의 나라.보통사람 피에트가 모국을예찬하면,연인 미란다와 아만도가 합류한다.둘은 성교(性交)중이고 그치지않는 오르가즘을 열망한다.네크로차르(그가 ‘대기괴’이다)가 세상을 끝장내겠다고 선포하고 피에트를 조수로 부린다.두 연인의 성교는 무덤 속으로 이어진다. 장면이 바뀌면 한 천문학자와 부인이 더 열렬하게,그리고 변태적인 성교를 벌이고 있다.남편이 망원경을 들여다보는 동안 아내는 비너스에게 ‘더 센’ 남자를 보내달라고 간청하는데,그때 대기괴가 나타나 그녀를 과격한 사랑으로 죽여버린다. 대기괴,피에트,천문학자 세사람이 이제 청년 군주 고고의 궁정으로 향한다.궁정에선 흰 장관과 검은 장관이 서로 앙숙이라 골치가 아프다.비밀경찰 총수 게포포가 위협을 알리고 ‘대기괴’가 등장,세계의 종말을 선언한다. 2.음악은 더 뒤죽박죽이다.‘진노의 날’ 선율,몬테 베르디 ‘포페아의 대관식’,베르디 ‘팔스타프’,로시니 ‘세빌랴 이발사’,심지어 베토벤 ‘영웅교향곡’까지 동원되면서 하이 소프라노의 괴성­절규에 찢기고 베이스의 신음­무게에 짖눌린다.그리고 크게왜곡되고 악용된다.값싼 춤음악과 진부한 팡파르들이 세계의 종말에 달한다.그 결말에서 위의,권고의 말씀이라.이게 도대체 무슨 소린가! 죽음은 누구에게나 어쩔 수 없이 다가오므로,그게 언제인지 알 수조차 없으므로,그때 까지 열락에 몸을 담그라는 뜻? 아니다.리게티는 직접 이렇게 말하고 있다.두려움이 전혀없는 삶,쾌락에 전적으로 바쳐진 삶,그것은 사실 심각하게 슬픈 삶이다….그렇다면? 과도한 음탕이 과도한 죽음을 낳는다.거꾸로도 마찬가지다.즉,죽음은 음탕하고 음탕은 죽음이다.‘그랑 마카버’의 이,매우 우스꽝스러운 깨달음은 음악,특히 오페라음악에 대한 역사적이고 현대적,그러므로 비극적인 통찰의 결과다. 우리는 음악을 듣는다.아니 음악의 아름다운 의상을 듣는다.그렇게 ‘음악속’이 들리거나,보이지 않는다.오페라는 모든 것을 보여주지만,모든 것을 숨긴다.그렇게 이야기의 ‘음악속’이 들리거나,보이지 않는다.왜냐하면 음악은 사랑과 교접사이를 흐르면서 교접을 선율로,미­육체화(美­肉體化)하고 그것을 의상화한다.그러나,본질은?혹 그 모든 것은 육체의,그리고,그러므로 죽음의 추문을 은폐하기 위한 장치 아니었을까? 3.쇤베르크는 음악 의상의 조화를 찢어버렸다.그 깨진 거울 뒤로,음악이전의,성욕(性慾)의 추악한 전모가 언뜻언뜻 보인다.그렇다.‘그랑 마카버’는 추문의 음악화를 통해 음악의 추문을,그렇게 육체와 죽음의 추문을 씻어내려는 현대 제의(祭儀)에 다름 아니다.이 제의 속에서 번제물 역할을 하는 것은 서양음악사 전체이다. 서양음악사,아니 역사는 그렇게 조롱받으며 스스로의 추문을 정화(淨化)할 밖에 없다.쇤베르크 이래 모든 현대음악은 폭로 혹은 자기파멸로만 치달았다.쇤베르크의 기법을 이어 받았지만,쇤베르크가 염원한,파경이후 새로운 음악적 총체는 점점 실현 불가능한 것으로 간주된다.왜냐하면,인류는 지식을 넓혀갔지만,동시에 자신의 악마성에 대해 너무 많은 것을 알아버렸다. 그래서,그러므로,음악이 음악을,음악적으로,번제물 삼는다.리게티는 헝가리 태생이다.1956년 헝가리 민주화운동을 소련군 장갑차가 진압했을 때 그는 33세,부다페스트에 있었다. 당시 전위음악의 총아였던 슈토크하우젠음악 ‘청년의 노래’를 몰래 라디오로 들으며 그는 창밖으로 계엄령 상황을 바라보았다.그리고 곧장 서방으로 망명,딱 두 달 만에 콜로뉴 전위음악파의 선두로 부상한다. 그는 서양음악의 현대적인 기법을 두루 탐구하고 발전시켰다.스스로 자신의 음악방식을 ‘미세(微細) 다성음악’이라 명명하면서 그는 1960년 서양현대음악 전체의 최첨단에 달할 수 있었다.1970년대는 오페라 ‘그랑 마카버’ 작곡에 바쳐졌다.그의 모든 기법과 사상이 총동원된 이 오페라 작업은 그로 하여금 현대음악의 막다른 골목에 회의를 느끼게하는 계기로 작용한다.아니,그는 파탄에 이른 현대음악에 회의를 느꼈으므로 이 오페라에 진력했다. 그는 비극적인 청년 시절을 보냈다.아버지와 형은 아우슈비츠에서 죽었다.그도 강제노동에 처해졌다.나치이후 공산주의 정권은 그의 급진적인 음악을 금지했다.그리고,그러나,그 비극성이 그에게 ‘총체성의 마지막 보루’로 작용한다.전 인류의 고통이 그의 고통으로 특수화­심화하면서‘총체를 위한 번제’의 음악이 탄생하는 것이다. 새로운 리듬과 화음을 찾겠다….그는 ‘그랑 마카버’이후 그렇게 공언했다.오늘 소개하는 것은 현대음악 처녀지이자 성지(聖地)인 베르고 레이블이 자랑하는,리게티 자신의 숨결이 연주에 배인 음반이다. 1987.녹음,1991.wergo wer6170­2 ORF­합창단과 아르놀트 쇤베르크 합창단 ORF­심포니 오케스트라 지휘:엘가 하워스
  • 독점적 지위로 회원위에 군림/사업자단체 현황과 문제점

    ◎총 118곳… 산자부 산하 46곳 최다/임의단체로 전환… 복수화·경쟁 촉발 변호사협회,의사협회 등 독점적 지위를 갖고 회원들 위에 ‘군림’해 오던 각종 사업자단체들에게 개혁의 메스가 가해진다. ▷현황◁ 정부의 출연이나 예산지원은 없지만 법령에 설립기반을 두고 정부업무를 위탁받아 수행하는 단체는 모두 118곳이다.산업자원부 산하가 46개로 가장 많고 건설교통부 22개,보건복지부 17개 등이다. ▷문제점◁ 법무사가 개업을 하려면 법무사회에 1,900만원을 등록비 명목으로 납부해야 한다.변리사는 1,000만원,변호사는 650만원,세무사는 530만원이다. 건축기사,토목기사 등이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는 한국건설기술인협회는 26만명의 회원으로부터 3만∼5만원의 연간회비를 받는다.또 각종 신고 수리에 따른 수수료 수입으로 작년 68억원의 경상이익을 냈다.비영리법인이어야 할 사업자단체가 독점적인 사업기관이 된 것이다. 또 의료사고 과실심사를 대행하는 의사협회,치과의사협회,한의사협회는 지금까지 의사의 과실을 인정하는데 인색했던 것으로 평가된다. 신발산업협회,정밀화학공업진흥회의 융자대상 선정,주택건설협회 등의 시공능력 산정은 늘상 민원을 야기하는 대상이 되어왔다. ▷개선방안◁ 사업자단체의 독점적 지위를 해제하는 것이 기본 방향이다.법령을 고쳐 법정 사업자단체를 임의단체로 바꾸는 것이다.그렇게 되면 사업자단체가 회원이나 회비를 확보하는 것이 쉽지 않게 된다.또 단체가 복수화돼 유사 및 같은 업종 단체 내·외부간의 경쟁 시스템이 도입된다.설립 근거가 됐던 업무자체가 없어지면 해체되는 사업자단체도 생겨날 것으로 보인다. 정부도 임원 선출,사업내용 승인 등의 통제를 없앨 방침이다. ▷추진 전망◁ 독점적 지위와 권한을 잃게 되는 단체들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일부 분야에서는 정부와 민간 단체간의 권한 다툼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사업자단체들은 회원이 많고 자금력도 만만치 않아 정치권에 강력한 로비력을 갖고 있다.따라서 법령 개정 작업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일부에서는 변호사 징계권 등 사업자단체의 권한을 정부가 환수함으로써 민간의자율성을 침해하고 정부의 권한을 확대하는 역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이에 대해 규제개혁위는 모든 사업자단체에 일률적인 개혁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고 단체별 특성에 따라 알맞는 개선작업을 해나갈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 소년·소녀가장 장애아 7,000여명 초청/가족뮤지컬 ‘인어공주’

    절정을 이뤘던 여름휴가를 뒤로 하고 어느새 방학도 끝나가는 무렵,자녀들과 함께 온가족이 공연장을 찾아 들뜬 마음을 달래기에 제격인 가족뮤지컬이다.바다속 인어의 삶을 마다하고 사랑을 위해 인간의 삶을 택한 동화 ‘인어공주’는 누구나 알고 있는 줄거리지만 새삼 어릴때의 동심을 떠올리게 해준다. 극단 예일이 무대에 올리는 ‘인어공주’는 동화적인 요소를 살리되 사랑하는 남자에 대한 공주의 애절함을 부각시켜 더욱 극적인 효과를 냈다.빠른 장면전환과 특수효과를 활용,그동안 봐왔던 만화영화와는 또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인어공주 아리엘의 황금빛 꼬리가 다리로 변하는 모습이나 아리엘이 물거품으로 바뀌는 장면,그리고 물거품이 모여 아리엘이 환생하는 부분에선 어린이 관객은 물론이고 어른들도 절로 감탄사를 내뱉게 된다. 인어공주 아리엘엔 드라마 ‘대추나무 사랑걸렸네’에서 발랄한 이미지를 선보여온 탤런트 노현희가 나서고 상대역인 에릭 왕자는 미남 탤런트 이세창이 맡았다. 특히 이번 공연은 ‘장애인 먼저 실천협의회’와 공동 주관한 작품으로 소년소녀가장과 장애아동 등 7,000여명을 무료 초청할 계획이다.극중 다리를 가지는 대신 목소리를 잃은 인어공주가 에릭왕자를 향해 수화로 대화하는 장면을 시도,장애아동에 대한 애정과 배려를 표시하기도 한다.21∼26일 국립극장 대극장.(평일 하오 3시·6시30분,토·일 하오 1시·4시·7시)924­9011
  • 합죽선 바람에 실려온 여름 풍류,그리고 멋/부채그림展

    ◎부채 문예전­젊은작가 33명의 99점 현대적 감성 담아내/임전 허문전­운무산수화 70점 소개/부채그림 최초 개인전 우리 전통 합죽선에 그림을 그린 부채그림전이 다투어 열려 한여름의 더위를 식혀주고 있다. 23일까지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갤러리 삼성플라자(0342­779­3830)에서 열리는 ‘한국 부채그림 문화예술전’과 3일부터 9월1일까지 종로구 관훈동 동덕아트갤러리(732­6458)에서 열리는 ‘임전 허문 부채그림 개인전’이 그것. 부채그림 문화예술전에는 젊은 작가 33명이 합죽선 위에 현대적인 감성과 정서를 담아 그린 99점이 선보인다. 또 부채그림 개인전에는 허문의 운문산수화 70점이 소개된다. 부채는 우리 선조들에게 여름철 필수품. 특히 부챗살 양면을 대나무의 피죽으로 붙여 만든 합죽선은 선비들의 애용품이었다. 선비들은 우정의 표시로 백선(白扇)에 손수 시를 써넣거나 산수화를 그려 가까운 친구들에게 선물했다. 여름철에 더위를 식히는 실용품에 시서화(詩書畵)로 멋진 풍류정신을 표현했던 것이다. 전통적인 부채그림은 18세기진경시대 최고의 화가인 겸재 정선의 ‘금강산도’에서 절정을 이루었다. 금강산 일만이천봉을 합죽선 반원형 안에 꽃봉오리처럼 표현함으로써 진경산수화가 도달할수 있는 최고의 화격을 보여줬다. 회화로서 부채그림이 겸재에 의해 완성됐다면 문인화의 품격을 갖춘 부채그림은 19세기 추사 김정희에 의해 최고 경지에 이르렀다. 먹으로 난초와 지초 등이 어우러진 자태를 간결하게 그린 ‘지란병분’(芝蘭竝芬)의 부채그림은 절제를 생명으로 하는 문인화의 경지를 명징하게 보여준다. 이번 전시회는 부채그림 전통을 현대적으로 계승한 작품들이 선보인다. 출품작가는 강경구 김대원 김순호 박순철 사석원 안석준 유근택 이인실 임종두 장혜용 장상의 홍용선씨 등. ‘임전 허문 부채그림 개인전’은 부채그림만 갖고 열리는 최초의 개인전이다. 임전은 소치 허련의 4대손으로 운림산방의 화맥을 이어 오고 있는 중견화가. 추사의 수제자 소치는 추사 타계 이듬해인 1857년 진도군 의신면 고향에 돌아와 운림산방을 세웠다. 이 화실은 허소치 직계 4대로 이어지며 전통 회화의 맥을 계승했다. 운림산방은 지난 82년 도 문화재로 지정됐다. 합죽선을 세계적 문화상품으로 개발해온 이일영씨(42·임전회화관 관장)가 마련한 이번 전시에서 합죽선은 50년 넘게 부채를 제작해온 인간문화재 이기동씨가 만들었다.
  • ‘조선의 르네상스’/영·정조시대 유산 한자리에서 감상

    ◎조선후기 국보전 호암갤러리서 10월까지/국보 5점·보물 14점 등 250여점 출품/궁중미술·서화·칠기 등 여덟마당 꾸며/겸재 인왕제색도·금강전도 특히 볼만 한국문화의 르네상스기로 불리는 18∼19세기 조선조 영·정조시대의 문화유산을 감상할 수 있는 ‘조선후기 국보전-위대한 문화유산을 찾아서’가 서울 충정로 호암갤러리에서 열린다(10월11일까지). 이 전시회에는 국보 5점,보물 14점 등 모두 250여점의 명품이 출품돼 독특한 민족문화를 창출해낸 조선시대 후기의 문화양상을 총체적으로 재조명하는 자리로 마련된다. 출품작중 특히 ‘진경산수의 시대’를 연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와 ‘금강전도’등은 우리 전통미술의 정수를 한 눈에 보여주는 백미로 꼽힌다. 국보 제216호로 지정된 ‘인왕제색도’는 인왕산 둥근바위의 중량감을 널찍한 붓에 짙은 먹으로 표현한 적묵법의 대표작이다. 종이에 먹과 옅은 채색으로 그린 ‘금강전도’는 겸재의 필법이 무르익은 58세때 작품으로 진경산수화의 대표작. 만폭동을 중심으로 내금강의 정경을 그린이 작품은 국보 제217호로 지정돼 있다. 이외에 김홍도의 산수화와 풍속화,날카로운 기개가 서린 이인상의 ‘설송도’,장승업의 호방함을 보여주는 ‘홍백매병풍’,선비의 고고한 정신세계가 담긴 김정희의 ‘세한도’,근대로 가는 길목의 김수철과 안중식의 그림 등 우리 회화사의 걸작들이 선보인다. 특히 이 전시회에는 일본 도쿄국립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작가미상의 ‘미인도’가 출품돼 관심을 끌고 있다. 조선조 후기의 작품으로 추정되는 ‘미인도’는 혜원 신윤복의 화풍과 유사해 흥미를 더해준다. 15세기 세종대에 비견되는 문예부흥기로 평가받고 있는 조선조 후기의 문화는 절제미를 추구하는 전통적 아름다움 위에 자유분방하고 생동감 넘치는 미감의 조화를 통해 한국적 미의 세계를 창출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 전시회는 궁중미술과 불교미술,서화,도자기,나전칠기,여성의 공간,남성의 공간,천문지리 등 여덟마당으로 구성된다. 궁중미술장에는 정조의 글씨가 출품되며 천문지리의 장에는 김정호의 ‘대동여지도’ 실제 목판과 해시계,놋쇠지구의가 선을 보여 선조들의 과학적 사고의 한 단면을 엿볼 수 있다. 이밖에 조선조 후기 실학 건축의 정수인 수원 화성과 세계 건축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종묘를 촬영한 대형 사진작품도 전시된다. 입장료 어른 3천원,중고생 1천원. 매주 월요일은 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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