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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넷 구매 최다 피해 ‘의류’

    지난 5년간 서울시민의 전자상거래 최다 피해 품목은 의류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피해 건수는 2.6배로 늘어난 반면 1인당 피해액은 절반으로 줄어 소피자 피해가 ‘소액다수화’ 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8일 2006~2010년 서울시전자상거래센터에 접수된 소비자 피해 상담 분석 결과를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소비자 피해건수는 2006년 7236건에서 2007년 1만 4241건, 2008년 1만 3255건, 2009년 1만 4249건, 2010년 1만 8914건으로 5년새 261% 증가했다. 그러나 1인당 피해액은 2006년 28만 3000원에서 꾸준히 줄어들어 2010년에는 15만 4000원으로 감소했다. 이 기간에 피해상담 건수는 총 6만 7895건이고, 금액으로는 137억 6874만원이다. 품목별로는 ▲의류가 2만 94건(29.6%)으로 가장 많고 ▲신발·가방 등 잡화 1만 9915건(29.3%) ▲콘텐츠 4428건(6.5%) ▲가전·영상·휴대전화·카메라 4244건(6.3%) ▲컴퓨터·주변기기·소프트웨어 2395건(3.5%)순이다. 피해 유형별로는 반품·환급 거절이 2만 2522건(33.2%)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사이트 폐쇄로 연락이 안 돼 발생한 피해 1만 2921건(19.0%), 배송지연 9307건(13.7%), 불량·하자 4872건(7.2%)로 집계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쇼핑몰별로 안전성 등을 별(★)표로 등급화해 놓고 있는 만큼 구매에 참고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명작·서화, 픽셀로 다시 태어나다

    명작·서화, 픽셀로 다시 태어나다

    황인기(60) 작가는 디지털 산수 작품으로 눈길을 끌었던 작가다. 옛 산수화들을 디지털 화면으로 되새김질하는 작품들을 주로 선보여왔다. 1997년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에 선정됐고, 2003년 이탈리아 베니스 비엔날레 때 한국관 대표작가로 나서기도 했다. 때문에 서울 대학로 아르코미술관은 황 작가를 ‘올해의 대표작가’로 선정, 그의 작품 세계 전반을 살펴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황 작가는 서울대 공대 응용물리학과에 입학했으나 중퇴한 뒤 미대로 재입학해 미술의 길로 접어들었다. 디지털 산수와 어울려 보이는 이력이지만 정작 자신은 “돈 벌어 재미나게 살겠다는 생각에서 공대에 갔는데 돈 벌어 봤자 별로 재미날 것이 없어보여 그만뒀다.”고 말했다. 디지털 산수는 옛 서화들을 ‘픽셀’(pixel)로 바꿔 독특한 느낌을 준다. 이 픽셀을 어느 수준으로 표현하느냐에 따라 자그마한 못에서 큼지막한 레고 블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재료들이 동원된다. 전시장 입구에서는 이런 옛 작품들을 찾아볼 수 있다. 픽셀로 되살아난 안견의 ‘몽유도원도’,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가 재미있다. 2층에서는 최신작을 만나볼 수 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인상파 명작들을 재해석한 ‘플라-세잔’ 시리즈와 아프리카 어린이의 기아문제, 이라크 전쟁, 어린이 성범죄 등 사회적 이슈를 다룬 현장 기록 사진을 해체한 ‘플라-차일드’ 시리즈들. 작가는 “중국 작가들은 서양회화 전통에서 자기네들이 써먹을 만한 요소들을 다양하게 빼서 쓰는데 일부 한국 작가들은 서양회화를 주인처럼 섬기거나 홈쇼핑 채널에서 신상품 팔 듯 소개하는 데 머물고 있다.”면서 “세잔, 고흐 같은 서양회화 거장들의 작품에 대한 비틀기, 응용 같은 게 요즘 나의 관심사”라고 말했다. 이런 작가의 말을 뒷받침하는 것이 ‘내일이면 어제가 될 오늘’ 시리즈다. 지금 괜찮은 것이라 칭송하는 것들이 얼마나 덧없는 것인가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페라리 등 해외 명품 상표를 응용한 작품들인데 석회 반죽에 메주, 우유, 계란, 바나나 등 상하기 쉬운 재료들을 엄선(?)해 만들었다. 그래서 작가는 이들 작품을 ‘프로세스 아트’라 이름 붙였다. 29일까지. (02)760-4850~2.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말 안 듣는 水墨, 한번쯤 완벽하게 꺾고 싶다”

    “말 안 듣는 水墨, 한번쯤 완벽하게 꺾고 싶다”

    “수묵을 꺾어버리고 싶은 마음도 있어요. 오기 때문에라도 그만두질 못하겠어요.” 서울 관훈동 미술공간 현에서 개인전 ‘도시사유’를 열고 있는 박성식(39) 작가의 말이다. 작가는 홍익대 동양화과 출신이다. 여전히 한지에 수묵을 고집하고 있다. 앞뒤가 안 맞는 말 같지만, 동양화 전공 가운데 수묵을 유지하는 작가는 흔치 않은 게 현실이다. 현대를 담아내기에는 먹이 적당하지 않다는 이유로 서양 물감을 가져다 쓰거나, 아예 설치미술처럼 다른 방향으로 틀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박 작가는 대놓고 동양화 ‘티’를 확실하게 낸다. 한지 위에 수묵을 올리는 점이 그렇고, 하얀 바탕으로 구름이 주는 여백을 한껏 살린 점이 그렇다. 차이가 있다면 대상이다. 옛 산수화의 구름 뒤 산봉우리나 폭포수가 낡고 오래된 상가 건물과 아파트로 대체됐다. →낡은 건물보다 초현대식 건물을 그렸으면 기법과 대상이 더 대조적이지 않았을까. -생각 안 해본 건 아닌데, 어릴 적 감성이 받쳐주지 않는다. 고향인 충남 공주에 어릴 적 살던 3층짜리 아파트가 있다. 얼마 전에 가보니까 낡았지만 그대로 있더라. 그런 풍경이 와닿는다. (서울 강남의) 타워팰리스보다 그런 건물에서 각 가정의 신산스러운 얘기들이 더 많이 나올 것 같다는 느낌 같은 것 말이다. →아직도 수묵화냐는 핀잔을 듣지 않나. -집안 내력 같다. 미대 가기 전에 서양화도 해봤는데, 결국 어릴 적 익숙했던 묵향으로 돌아왔다. 아버지가 평생 서예를 하셨다. 얼마 전 가보로 주신 것도 통째로 직접 쓴 천자문이다. 그 영향에서 못 벗어난 셈이다. →동양화 전공자들도 수묵을 외면하는데. -솔직히 수묵을 놓는 사람들 가운데 70%는 수묵을 안 하는 게 아니라 못 하는 거라 생각한다. 솔직히 수묵이란 게 쉽지 않다. 김을 뜨듯 종이를 뜨는 게 한지라 질이 모두 다르다. 심지어 같은 사람이 같은 재료를 써서 만들어도 다 다른 게 한지다. 수묵을 능수능란하게 구사한다는 것은 바로 이 천차만별인 한지를 살살 달래가며 쓸 줄 안다는 거다. 이게 정말 어렵다. →버리고 싶은 유혹은 없었나. -왜 없겠나. 안 그래도 수묵하는 사람들끼리 모이면 농담 삼아 “버티자, 무조건 버티면 대가가 된다.”고 말한다. 다들 이런저런 이유로 포기해 버리니 살아남는 자가 이긴다는 거다. 하하하. 공개를 안 해서 그렇지 나도 화려한 작업을 한다. 실험 차원에서 여러 시도를 해 본다. 그렇지만 그런 작업은 늙어서도 얼마든지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수묵 그 자체에만 집중하고 싶다. 말 안 듣는 이 수묵을, 한번쯤 완벽하게 꺾어 보고 싶다. →도시풍경을 사진처럼 묘사하면서도 수묵을 고집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인가. -수묵을 고집한다고 산과 물만 그릴 필요 있나. 그건 윤선도, 김홍도 때 얘기다. 그리고 사진기법 같은 것도 배워올 수 있지 않나. 호방하다거나 하는 작업을 하고 싶지 않은 점도 작용했다. 호방하다는 건 산전수전 다 겪은 대가들이나 하는 거라 생각한다. 고된 단련 없이 젊었을 때부터 대가 흉내내는 것은 잘못됐다고 본다. →안 그래도 중국 작가들은 대학생 때부터 자기 세계를 내세우는 우리나라 풍토를 신기하게 여기더라. -맞다. 중국은 미대생들에게 송나라, 명나라 때 그림 펴놓고 그대로 베끼라고 한다. 배울 때는 정확하게 배우고, 자기 세계는 나중에 가서 펼치라는 거다. 그런데 우리는 너무 일찍 새로운 것을 강조하는 경향이 있다. →언제까지 수묵을 이어갈 수 있다고 보나. -나도 도전 중이다. 갈 데까지 가볼 생각이다. 일단 집사람은 포기시켰으니 당분간은 버틸 수 있다. 하하. 13일까지. (02)732-5556. 글 사진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사라져가는 ‘공중전화’ 그들의 넋두리 “존재감 찾고 싶어요”

    사라져가는 ‘공중전화’ 그들의 넋두리 “존재감 찾고 싶어요”

    저희는 요즘 무척 외롭답니다. 땟자국을 뒤집어쓰고 있거나 유리가 깨져 있거나, 세련되게 단장한 것들이라 해도 한쪽에 우두커니 서 있기 일쑤입니다. 우산을 챙기지 않은 이들의 비 긋는 노릇으로나 존재의 의미를 이어갈 따름입니다. 저희도 잘나가던 때가 있었습니다. 다 잊으셨겠지만 2001년만 해도 전국에 50만의 동료가 있었습니다. 저희들의 쓰임새는 숱한 시와 노래의 소재로 등장한 것으로도 짐작할 수 있습니다. 21년 전 ‘015B’의 객원가수 윤종신이 불렀던 ‘텅빈 거리’의 노랫말 ‘떨리는 수화기를 들고 너를 사랑해/눈물을 흘리며 말해도/아무도 대답하지 않고 야윈 두 손에/외로운 동전 두 개뿐’에는 저희를 즐겨 찾던 이들의 낭만과 회한, 감성이 오롯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걸까 말까 망설이며 만지작대던 동전의 감촉을 플라스틱 카드의 밋밋함이 대신하고 있을 뿐입니다. 무엇보다 이렇게 쓸쓸히 잊힌다는 사실이 더 견딜 수 없는 아픔입니다. 저희가 사라질 운명임을 부정하긴 어렵습니다. 3월 말까지 전국에 12만 2604대의 동료가 있는데 식당, 카페 등에서 설치해 운영하는 자급형을 뺀, 길거리의 저희 숫자는 8만 8000대입니다. 10년 전의 4분의1이 됐고 3449억원이던 매출도 지난해 512억원으로 7분의1 토막 났습니다. 지난 한 해 관리비로만 600억원을 쓰게 했으니 88억원의 손실을 끼쳐 천덕꾸러기도 이런 천덕꾸러기가 없습니다. 이용하는 이는 줄고 수십억원의 손실을 보는데도 저희를 없애지 않는 이유는 뭘까요. 누구나 휴대전화 한 대는 갖고 있다지만 아직도 저희를 필요로 하는 이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영국인 관광객 스튜어트는 “영국 휴대전화라 여기서 작동하지 않네요. (나처럼) 휴대전화가 안 된다면 (공중전화는) 필요하다고 생각해요.”라고 말했습니다. 서울 독산동에 사는 40대 신용불량자 박모씨는 “사기를 당해 전화도 뭐도 다 끊긴 상태입니다. 뭐라도 해서 먹고 살려고 일자리 센터를 통해 일을 알아보는데 나 같은 처지의 사람에게 아주 유용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저희를 관리하는 KT의 장인석 홍보실 대리 얘기를 들어볼까요. “경제 논리로 보면 공중전화는 없어지는 게 맞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소외된 계층에게는 공중전화가 아직도 중요한 통신수단입니다. 또 휴대전화를 잃어버리거나, 배터리가 다 되었을 경우에는 요긴한 대체 수단이 됩니다.” 저희를 즐겨 찾는 분들은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고령자, 어린이, 유학생, 외국인 근로자 등과 학교, 군부대, 병원 등 특수지역 이용자들입니다. 실제로 수도권에서 많이 이용하는 지역을 살펴보니 동두천과 양주시, 서울 동대문구처럼 역이나 터미널 주변, 종합병원과 군부대 근처, 외국인 근로자가 모여 사는 곳이었습니다. 특히 3·11 동일본 대지진 직후 며칠 동안 저희 앞에 길게 늘어선 줄을 보면서 저희 쓰임새가 더 각인되는 계기가 됐습니다. 장 대리는 “무선 통신이 마비됐을 때 유선 서비스가 튼튼히 받쳐 줘야만 큰 혼란에 빠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렇게 능력이 대단하다던 북한의 해킹 공격으로 무선 통신망이 와해됐을 때 유선 통신망을 어느 정도 확보하고 있어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물론 저희 숫자는 올해에도 줄어들 겁니다. 방송통신위원회의 보편적 서비스 개선안에 따라 3월 말의 8만 8000대를 연말에는 8만대로 줄일 계획이랍니다. KT는 그러면서도 쓰임새를 넓히는 쪽으로 계획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토해양부가 주관한 마포구의 ‘U시티’ 프로젝트에서 선보인 것처럼 주변 상가나 길 안내는 물론 공연 및 문화 정보, 인터넷과 다국어 서비스 등을 갖춰 멀티 스테이션 기능을 하도록 하겠다는 것이지요. 또 앞으로는 지방자치단체의 ‘디자인 거리’와 가로 정비 사업에 발맞춰 디자인 측면을 강화해 도시의 상징물로 만들겠다는 구상입니다. 여기에 공익 목적의 옥외광고를 게재하도록 해 수익을 보전하는 식으로 탈바꿈하겠다는 셈법입니다. 어떠세요. 저희 사연 들으셨으니 퇴근 길, 가로등 불빛 아래 처연히 서 있는 저희를 한 번 더 돌아보실 거죠? 서봉원기자 murrow04@seoul.co.kr ●6일 오후 7시 30분 케이블 채널 서울신문STV ‘TV 쏙 서울신문’ 방영
  • [열린세상] 삶의 가치와 초심/박광철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

    [열린세상] 삶의 가치와 초심/박광철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

    삶이란 사람이 태어나 죽을 때까지 살아가는 여정을 말한다. 이 여정은 모든 사람에게 있어 스스로 우주로부터 올 때 가지고 온 기운, 즉 하고자 하는 욕심을 자기 생애에 구체화하고 갈무리하는 과정의 연속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 그러므로 삶의 가치라는 나무는 그 뿌리에 해당하는 ‘처음에 먹은 마음’의 일관성에 따라 평가되는데, 초심(初心)을 잃지 말자고 외치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연유한다. 그렇다면 어떤 초심이 가치 있는 삶의 모습이 되는 것일까? 답을 내리기 전에 우선 삶의 모습이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사람의 띠는 12개로 이루어져서 태어난 해의 띠(甲子)는 다섯 번째인 60년 만에 돌아온다. 그런데 12개의 띠가 다섯번 반복되는 일생 가운데 두번 24년은 부모 밑에서 성장하는 과정에 있기 때문에 60년에서 24년을 빼고 남는 36년이 자기 스스로 의지를 갖고 살아가는 진정한 삶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사람의 초년은 24년에 12년을 더한 36세까지, 중년은 36세에 12년을 더한 48세까지, 말년은 49세부터 60세까지의 12년을 일컫는다. 인생 36년은 여기서 완결되는 것이 아니고 다시 위·아래 같은 파장으로 맞물려 영향을 미치는 부모의 36년과 자식의 36년을 합산한 108년이 개인의 일생이다. 이것이 108번뇌의 근원이다. 개인의 삶 속에는 부모와 자식의 인생이 녹아 있다. 주역(周易)의 63번째 괘는 수화기제(水火旣濟)요, 마지막 64번째 괘는 화수미제(火水未濟)로 되어 있다. 63번째 괘는 사람이 자기 의지를 갖고 세웠던 뜻을 이루었다(물로 불을 끄니 이루어진다)는 뜻이고, 64번째 괘는 다시 새로운 목표를 정하여 앞으로 나아가니 반대로 아무것도 이루어진 것이 없다(불이 물 위에서 겉도니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의미이다. 주역은 삶을 우주의 삼라만상과 맞물려 이루고 또 이루어져 변하는 생멸(生滅) 속에서 처음과 끝이 없이 한 몸으로 순환하는 것이라고 보았고, 이를 교묘하게 마지막 괘에 엇박자로 배치해 설명한다. 영화 ‘빠삐용’에서 주인공이 섬으로 유배될 때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이 죄라고 했던 이야기는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삶을 반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삶은 언어를 통해 소통하면서 서로의 존재와 역할을 인식하고 구성원으로서 동질감을 갖고 활동하면서 이루어진다. 사회적 활동은 자기가 아닌 그 구성원에 의하여 평가되고, 결과는 이름으로 남게 된다. 그러나 아무리 뼈 빠지게 살고, 죽도록 열심히 살아도 올바른 평가를 받지 못하고 후회하는 삶이 되는 까닭은, 노력은 있으되 결코 바르게 살지 못했기 때문이다. 바르게 산다는 것은 먹고 사는 것에 국한된 것이 아니고 부모와 자식 그리고 구성원들의 입장까지 이해하고 베풀며 서로에게 이로움을 주는 것을 말한다. 이것은 우리가 세상에 올 때 가지고 온 처음의 기운, 초심이다. 이 기운을 일관되게 유지·사용하는 것이 바르게 사는 길이며 가치 있는 삶의 근간이 되는 것이다. 요즈음 화두는 단연코 권력의 힘이 너무 일방적으로 가고, 기업은 현금을 쌓아놓고도 미래의 먹거리를 준비할 투자에 관심이 없으며, 가진 자들은 문을 걸어잠근 채 자기들만의 세상을 구축하고 그 이익을 극대화하는 데 몰두하는 작태들에 대한 비판이다. 이런 양태가 무척 걱정되는 이유는 삶의 모습이 자기중심적으로 기울고 편을 갈라 싸우는 형태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은 끊임없이 욕심을 채우고자 하며 세상살이의 질곡 역시 여기에 종속되어 있음을 부인할 수는 없다. 권력과 명예, 돈에 대한 욕심 그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그것을 바르게 다루느냐이다. 다시 말해 권력은 강제하고 통치하기 위한 힘이 아니라 백성의 천심(天心)을 얻기 위한 소통의 도구로 사용되어야 하고, 돈은 많이 벌어서 이웃과 나누어 부유하고 따뜻한 나라를 만드는 수단으로 써야 하며, 가진 자의 닫혀 있는 문은 초심으로 돌아가 상생의 마음으로 바꾸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올바른 욕심으로 살아야 후손들에게 무엇이 가치있는 삶인지 말할 수 있다.
  • 부처님 오신날 충남 서산 개심사 가는 길따라

    부처님 오신날 충남 서산 개심사 가는 길따라

    이맘때 충남 서산의 이미지는 ‘둥글다.’로 모아집니다. 서산의 오른쪽, 그러니까 운산면과 해미면, 음암면 일대의 느낌이 특히 그렇습니다. 한우를 방목하고 있는 야트막한 산들은 이국적인 둥근 구릉의 자태로 이방인을 맞습니다. 그 위에 신록이 입혀지고, 한우들이 뛰놀기 시작하면서 예쁜 풍경화가 완성됩니다. 둥근 구릉들 너머엔 소박하고 단아한 개심사도 있습니다. 작은 절집이지만 풍경의 크기는 그보다 몇 배 더 큽니다. 부처님 오신 날이 코앞입니다. 시기에 맞는 여행지를 찾는다면 충남 서북부 불교문화를 대표하는 서산도 대안이 될 듯합니다. 세상에 온 부처님의 뜻이야 범부로서 가늠조차 할 수 없지만, 혹시 모를 일입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좇아 서산을 주유하다 번뇌를 끊는 반야의 칼을 찾을 수 있을는지도요. ●순박한 절집에서 혼탁한 마음 털기 충남 서산은 내포(內浦·충남 서북부) 불교문화의 성지처럼 여겨지는 곳이다. 가야산을 중심으로 수덕사와 보덕사 등의 절집과 마애삼존불상 같은 불교 문화유산들이 가지처럼 펼쳐져 있다. 개심사는 그 가운데 첫손 꼽히는 명찰 수덕사의 말사다. 절집 초입엔 벌써 많은 종류의 꽃들이 피어 있거나, 개화를 준비하고 있다. 봄철 개심사의 아이콘인 진분홍 왕벚꽃은 아직 피지 않았지만, 해탈문 앞 겹벚꽃과 명부전 앞 청벚꽃은 벌써 절정에 달했다. 자목련과 흰동백도 제 자태를 뽐내고 있다. 사적기에 따르면 ‘마음을 여는 절집’ 개심사(開心寺)는 백제 멸망(660년)을 6년 앞둔 의자왕 14년, 서기 654년에 창건됐다. 당시 절을 세운 혜감 스님은 절집 이름을 개원사(開元寺)라 했으나, 고려 때인 1350년에 처능 스님이 중건하면서 개심사로 개칭했다. 절집 뒤편 상왕산(象王山) 코끼리의 갈증을 풀어주기 위해 만들었다는 연못을 지나면 해탈문과 안양루 등 소탈한 건축물들이 방문객을 맞는다. 규모가 작은 데다 번듯한 느낌도 없지만, 어딘가 차분한 기운이 절집 안팎을 휘감고 있다. 개심사에서 가장 중요한 건축물은 대웅보전이다. 보물 제143호다. 그 안에 보물 제1619호 목조아미타여래좌상이 엄정한 자태로 앉아 있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목조불상 중 하나로, 나무 위에 금박을 입혔다. 또렷하면서도 엄숙하게 표현된 이국적인 얼굴 등이 조각예술의 진수를 잘 보여준다. 하지만 정작 방문객의 시선을 끄는 건 대웅전 옆 심검당(尋劍堂)이다. 얽히고설킨 번뇌를 벨 반야(般若)의 칼을 찾는 집이란 뜻. 한데 이름은 날카로우나 자태는 더없이 순박하다. 사람 인(人)자를 겹친 맞배지붕 아래 이리저리 휜 목재를 기둥 삼았다. 단청도 하지 않았다. 껍질만 벗긴 소박한 두리기둥과 기둥 위를 가로지르는 창방의 나무들이 물결 같은 곡선을 그려낸다. 그 모습을 보자니 회색 도시에서 다져진 각진 마음이 은연중 둥글어 가는 듯하다. ●용현계곡의 내포 불교 유적들 사실 대웅전을 제외한 개심사의 대부분 건축물들은 이처럼 굴곡진 목재를 사용하고 있다. 명부전이 그렇고, 무량수각과 범종각, 해탈문 등도 비슷한 형태다. 개심사를 창건한 이는 기둥에 어떤 뜻을 담았던 걸까. 이강열 서산시 문화관광과 학예사는 “치목(다듬어진 목재)을 사용해 건물을 짓는 게 이리저리 휜 목재를 사용하는 것보다 훨씬 쉬웠을 것”이라며 “하지만 왜 이런 목재를 사용했는가에 대해서는 어떤 기록도 남아 있지 않다.”고 아쉬워했다. 결국 절집을 돌아 보며 무엇을 느껴야 하는가는 오롯이 방문객의 몫으로 남는다. 예까지 온 마당에 ‘마애삼존불상’을 그냥 지나칠 수는 없다. 국보 제84호다. 마애삼존불상은 개심사 인근의 용현계곡 들머리에 서 있다. 백제시대 용현계곡은 중국과의 교역항이었던 태안반도에서 사비(부여)로 가는 길목이었다고 한다. 따라서 마애삼존불상은 사비를 떠난 사람들이 다리쉼을 하거나, 먼 교역길의 안녕을 비는 곳이었던 셈이다. 계곡 너머 너덜겅 사이로 놓인 돌계단을 올라 가면 세 불상과 만난다. 불상마다 꾸밈없고 순박한 미소를 입가에 매달고 있다. 나른한 오후 햇살 아래라선지 미소가 더욱 은은해 보인다. ‘백제의 미소’라 부를 만하다. 누군들 저 미소를 피어나게 한 내면의 평화를 찾고 싶지 않을까. 용현계곡엔 통일신라 말에서 고려 초 사이에 창건된 것으로 보이는 보원사 절터도 남아 있다. 한때 1000여명의 승려가 기거했을 만큼 대찰이었으나, 이제 법인국사탑과 비,오층석탑과 당간지주,석조 등만이 광대한 절터를 지키고 있다. ●청년 이순신 머물던 해미읍성 개심사에서 차로 15분 거리의 해미읍성(海美邑城)도 둘러볼 만하다. 230여년간 충청병마도절제사영이 있었던 곳. 왜구의 빈번한 침략을 막기 위해 1417년 축조 사업이 시작돼 세종 3년인 1421년 완성됐다. 이순신 장군도 서른다섯 살 때(1579년) 이 성에서 종8품 훈련원 봉사로 열 달간 근무했다고 한다. 해미읍성은 조선 초기의 성채 특징을 잘 보여준다. 성벽의 높이는 4.9m, 성의 둘레는 약 1.5㎞다. 오래전엔 성의 둘레에 적의 접근을 막기 위해 탱자나무를 심었다 해서 ‘탱자성’이라 불리기도 했다. 해미읍성은 여느 성벽과 견줘도 뒤지지 않을 만큼 빼어나다. 진남문은 결코 위압적이지 않고, 복원된 관아와 주택들도 정겹고 소박하다. 읍성 초입의 회화나무는 병인박해(1866년) 때 천주교도들을 목매달아 처형했던 아픈 기억을 갖고 있다. 동헌 위쪽 서벽 근처의 소나무들은 자유분방하면서도 절제된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서문 밖 여숫골 등에도 천주교 유적들이 남아 있다. 글 사진 서산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41) ▲가는 길 수도권에서 승용차로 갈 경우 서해안고속도로→서산 나들목→운산→개심사(68 8-2256) 순으로 간다. ▲맛집 마애삼존불상 초입의 용현집(663-4090)은 어죽 전문 식당이다. 추어 국물에 국수와 쌀을 넣고 끓여 양푼에 담아 내는데, 비리지 않고 얼큰한다. 1인분 5000원, 2인분 이상 판다. 해미읍성뚝배기(688-210 1)는 소머리곰탕이 맛있다. 80 00원. 해미읍성 앞에 있다. ▲주변 볼거리 천수만과 간월도 등은 서산의 관광 명소. 지곡면 화천리에 조선 초 산수화의 대가 안견기념관이 있다. ‘몽유도원도’ 영인본 등 그의 대표작들이 전시돼 있다. 660-2536.
  • ‘신비의 땅’ 中 구이린 소수민족의 삶

    ‘신비의 땅’ 中 구이린 소수민족의 삶

    산과 강이 만나면 한 폭의 산수화를 만든다. 신선도 머물다 갈 만큼 아름다운 곳이 있다. 그 안에서 전통을 지키며 살아가는 소수민족들을 찾아 신비의 땅, 중국 구이린으로 여행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 30일 오전 10시 10분 KBS 1TV에서 방영되는 ‘걸어서 세계 속으로’는 신선을 닮은 산수, 중국 ‘구이린’을 찾는다. 억년의 풍화작용으로 이루어진 카이스트 지형의 신비로움이 발길을 끄는 곳, 중국 최고의 비경으로 손꼽히는 구이린은 유명한 관광도시이자 역사도시이다. 당나라 때 세워진 성벽, 명태조 주원자의 손자가 왕성으로 사용했다는 징장왕청(靖江王城), 송나라 때 만들어진 다리 화차오(花橋) 등 도시 곳곳엔 수많은 유적이 자리하고 있다. 이외에도 진시황이 광시지역 정복 전쟁 때 보급로로 만든 운하 유적과 2000년 전 바위에 새겨진 암각화 등 구이린의 명승지들을 찾아 유구한 역사의 발자취를 들여다본다. 구이린에서 리장을 따라 내려오면 배낭여행자들의 천국, ‘양숴’를 만날 수 있다. 양숴 여행의 출발점은 다양한 상점들로 가득한 시제(西街) 거리. 200년 전 청나라 말에 서양 상인들이 들어와 형성된 이곳은 중국의 동양적 분위기와 서양의 분위기가 어우러져 색다른 풍경을 자아낸다. ‘구이린의 산수는 천하제일이고, 양숴는 구이린에서도 최고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주변경관이 뛰어난 양숴. 대나무로 만든 뗏목을 타고 위룽허(遇龍河)의 물길을 따라 산수의 절경을 감상하다 보면 그야말로 신선놀음이 따로 없다는 생각이 든다. 강 위로 어둠이 내리면, 소수민족의 삶을 형상화하여 만들어진 세계 최대의 수상오페라 ‘인샹류싼제’(印象 劉三祖)의 무대가 펼쳐진다. 넓은 강과 산을 무대로 하여, 600여명의 배우가 만들어내는 초대형 수상공연, 그 환상적인 분위기 속에 빠져본다. 산간 깊숙한 곳에 위치한 룽성 다차이 마을(龍胜 大塞). 해발 1800m 높이의 산봉우리에 펼쳐진 계단식 논이 인상적인 이곳은 세계에서 가장 긴 머리로 알려진 야오족들의 삶의 터전이다. 한족의 침략을 피해 산간지역으로 쫓겨 갔지만, 자신들만의 전통문화를 잃지 않고 유지해온 야오족들. 가까이서 들여다본 그들의 일상은 우리네 시골의 모습과도 많이 닮아있었다. 고된 삶 속에서도 따뜻한 웃음을 잃지 않는 야오족들과, 조상 대대로 내려온 전통음악공연을 선보이는 둥족들까지. 아름다운 산수의 품 안에서 살아가는 구이린의 소수민족들을 만나본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열린세상] 국사교육 정상화의 길/조광 고려대 한국사학 명예교수

    [열린세상] 국사교육 정상화의 길/조광 고려대 한국사학 명예교수

    최근 교육과학기술부에서는 고등학교 과정에서 국사를 필수 교과로 제도화시키겠다고 발표했다. 비록 늦었지만 환영할 만한 일이다. 이번의 제도화를 통해서 국사는 지속적·안정적으로 교육될 수 있는 기회를 맞게 되었다. 이로써 학생들이 고등학교 과정에서 국사를 단 한 시간도 듣지 않고도 졸업할 수 있었던 파행적 상황을 피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번 발표에도 불구하고 현행 국사 교육은 수업시수를 비롯하여 많은 문제점을 여전히 드러내고 있다. 우리는 국사가 필수화되었다 하더라도 그 교육의 질을 결정하는 요소인 수업시수의 중요성을 간과할 수 없다. 이웃 나라들에서는 자국사 교육에 충분한 시간을 배정하여 질 높은 교육을 수행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의 개혁을 통해서도 우리나라 고등학교 학생들에게 배정된 수업시수는 빈약하기 이를 데 없다. 일본 도쿄의 명문고인 히비야 고교에서는 일본사가 3년간 385시간에 걸쳐 교육되고 있다. 중국의 경우에도 우리나라의 고등학교에 해당되는 고급중학교에서는 3년 동안 최소한 216시간에 걸쳐 자신의 역사를 필수적으로 배우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겨우 85시간의 필수화를 이제 막 시작하려 한다. 이처럼 우리와 역사분쟁을 진행하고 있는 이웃 나라는 고등학교 과정에서 우리나라보다 몇배나 많은 시간을 배정하여 자국사를 교육시키고 있다. 우리나라 학생들이 이웃 일본 고교에서 수행하는 자국사 교육시간의 22%, 중국의 39%에 불과한 짧은 시간 내에 ‘유구한 반만년 역사’를 과연 다 배울 수 있겠는가? 이 점을 생각해 보면 이번 필수화 작업은 자칫 국사교육이 형식적으로 흐를 수밖에 없는 위험을 안고 있다. 일본이나 중국과는 비교도 안 되는 짧은 시간 안에 우리 역사를 효율적으로 교육할 수 있는 교사란 있을 수 없다. 그 제한된 시간 안에 이웃 나라의 학생들이 자국사를 이해하고 있는 정도로 우리 역사를 이해할 수 있는 우리 고등학교 학생들이 과연 몇명이나 될 것인가? 그렇기 때문에 국사교육의 형식적 필수화를 탈피하고 내실을 기하기 위해서는 수업시수의 확대가 절대적으로 요청된다. 국사 교육의 정상화를 기하기 위해서는 ‘역사’ 교과의 독립이 반드시 필요하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국사과목은 ‘사회(역사포함)·도덕 교과군’의 일부로 되어 있다. 즉, 역사는 도덕·지리·일반사회 등 네 영역 가운데 하나로 규정되어 있고, 그 역사과목은 다시 국사와 동아시아사·세계사 등으로 나뉘어 있다. 이러한 체제에서 국사 교육 내지 역사 교육의 정상화는 애초부터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러면서도 역사 교육 내지 국사 교육의 정상화를 주장하면 ‘타 영역과의 형평성을 무시한 교과이기주의’로 매도해 왔다. 거듭 말하거니와 역사 교육의 정상화를 기하기 위해서는 ‘역사교과군’을 사회 과목 등과는 구별되는 독립된 별개의 교과군으로 설정해야 한다. 역사가 독립교과로 설정되면 국사는 동아시아사와 세계사 등과 연계하여 더욱 효율적인 교육이 가능할 것이다. 물론 역사가 독립교과군으로 설정되기 위해서는 다른 교과군의 수업시수를 줄이는 수밖에 없다. 이때 사회탐구영역에 속하는 지리나 일반사회 혹은 도덕의 시간수를 줄여서는 결코 안 된다. 이 과목들도 학생들의 인성과 지성을 기르기 위해서는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른바 중등학교 교육에서 중심을 차지하고 있는 영어나 수학과목에 과다하게 배분된 시간에서 일부를 양보받아 재조정하는 수밖에 없다. 타성화된 영어와 수학 중심의 틀을 바꾸는 일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를 손보지 않고서는 우리나라에서 교육의 정상화나 올바른 국사교육이 불가능하다. 이러한 작업은 국가의 미래를 내다보는 통치철학 및 인간의 진로를 고민하는 역사철학에 직결되는 문제이다. 올바른 철학을 가진 통치자와 교육행정가를 우리는 대망한다. 이제 우리는 국사 교육 내지 역사 교육을 정상화하기 위한 출발점에 서 있다. 국사 교육의 정상화는 우리나라 공교육의 미래를 결정하는 일이기도 하다.
  • “이번 장마철 시험대 될 것”

    4대강 살리기와 보 건설 사업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이포보의 변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지난해 8월 이포보의 수문교각위에서 40일간의 고공시위를 했던 장동빈 ‘수원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24일 “최근 사진으로 이포보의 변화된 모습을 보면서 이곳이 우리가 예전에 농성을 하던 곳이 맞는지 믿기지 않았다.”면서 “그러나 대규모 공사로 인한 급격한 환경변화와 생물종들에 대한 악영향에 대한 걱정은 사라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장 사무국장은 “댐 건설의 경우 법적으로 인근 주민들에게 피해보상이 돌아가지만 보 건설은 제외돼 있기 때문에 이번 사업을 통한 실질적(금전적)인 보상은 이뤄지지 않은 셈”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9월 준공에 앞서 비가 많이 내리는 장마철을 거쳐야 공사의 타당성에 대해 뭐라 말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홍수를 예방한다는 등의 명목으로 진행한 4대강 공사의 성과를 파악할 수 있다는 말”이라고 말했다. 이포보에 대해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는 ‘여주환경운동연합’의 이항진 집행위원장은 “물을 가둬 호수화하는 순간 수질 악화는 필연적이 될 수 있다.”면서 “수질 악화와 더불어 생물종이 줄어들고 단순화되며 최악의 경우 멸종위기에 놓이는 동식물도 발생할 수 있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부동산 투기에 대한 우려도 제기했다. 이 집행위원장은 “그럴듯한 외형의 변화가 개발 호재로 인식돼 외지인들의 투기가 나타나는 것도 문제”라며 “땅값은 천정부지로 솟는데 사는 사람들은 모두 외지인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이런 식으로는 토착민들이 농사지을 땅조차 구하지 못할 게 뻔하다.”고 했다. 실제로 농민 조모(58·대신면 양촌리)씨는 “1년 사이 땅값이 두배 이상은 올랐다.”면서 “농사짓는 땅이 수십만원에서 비싸게는 100만원까지 올라갔다.”고 전했다. 이게 도움이 되는지는 모르겠다고 했다. 막바지에 이른 시점에서 찬성과 반대가 서로 ‘윈윈’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환경운동가들은 “그대로 두는 것이 최선이었다.”고 말했다. 장충식기자 jjang@seoul.co.kr
  • 장애인 고용 우수기업서 양복 맞춘 MB “최고의 복지는 일자리”

    장애인 고용 우수기업서 양복 맞춘 MB “최고의 복지는 일자리”

    이명박 대통령은 20일 “(내가) 불만인 것은 대기업이 장애인 고용에 대한 인식이 아직도 안 돼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제31회 장애인의 날을 맞아 장애인을 많이 고용하고 있는 우수기업인 서울 독산동 ㈜아름다운사람을 방문, “(대기업이) 장애인을 쓰면 생산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을 갖고 있다.”면서 이렇게 밝혔다. ●수화로 “사랑한다” “반갑다” 이 대통령은 “중견기업과 대기업들이 장애인에 대한 고용 인식을 가지면 일자리 문제가 해결된다.”면서 “장애인 복지는 일자리를 만드는 게 제일 좋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 사회와 기업인들이 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불쌍하니까 써 줘야겠다’는 시혜적인 생각을 버려야 한다.”면서 “1년 365일 장애인에 대한 편견 없이 능력만 갖추면 일할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학교에서도 장애인을 생활담당 선생님으로 채용했으면 좋겠다. 정부도 노력하고 기업도, 고용주도 인식을 바꿔서 우리 사회가 밝아져야 한다.”면서 “교육을 못 받는 장애인들의 문제도 개선하겠으며, 장애인 스스로도 포기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혜적인 생각 버려라” 이 대통령이 이날 방문한 ㈜아름다운사람은 신사복 제조 업체로 전체 근로자 183명 중 여성 장애인 33명을 포함해 44%(80명)가 장애인이다. 이 대통령은 작업 현장을 돌아보며 ‘사랑한다.’, ‘반갑다.’라면서 전날부터 미리 연습한 수화로 말을 건넸다. 한 장애인 근로자는 반가운 마음에 이 대통령의 볼에 깜짝 입맞춤을 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완성복 코너에서 신사복을 맞추기도 했다. 이날 행사에는 박재완 고용노동부 장관과 백용호 청와대 정책실장, 진영곤 고용복지수석, 김희정 대변인, 장애인 고용 우수기업·사회적 기업 대표, 장애인 근로자 등이 참석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제주 보석 ‘우도의 빛’…봄이 그린 수채화

    제주 보석 ‘우도의 빛’…봄이 그린 수채화

    소를 닮아 우도(牛島)라 합니다. 제주 동부해안에서 보면, 꼭 소가 바다 위에 앉아 있는 형상이라지요. 해안선 길이가 17㎞에 불과한 작은 섬이지만 풍광만큼은 옹골찹니다. ‘하늘과 땅, 낮과 밤, 앞과 뒤, 동과 서가 두루 아름다운 곳’이라는 상찬이 줄곧 따라다닙니다. 봄이면 우도는 빛깔로 말을 건넵니다. 노란 유채꽃이 흐드러지고, 보리는 푸름을 자랑합니다. 에메랄드빛 바다와 검은 돌담, 원색의 지붕이 명징한 경계를 이루며 유채색 산수화를 그려냅니다. 우도는 지금이 가장 예쁠 때입니다. ●눈의 황홀경 유채밭 절정 우도에 들면 인상적인 까만 돌담이 외지인을 맞는다. 돌담의 종류도 여러 가지. 집 울타리 역할을 하는 울담, ‘올레’를 따라 이어진 골목담, 묘 주변에 두른 산담, 밭의 경계를 이루는 밭담, 물고기 잡는 원담 등 7가지나 된다. 특히 밭담 안에는 연초록 보리와 더불어 유채꽃이 절정의 빛깔을 뽐내고 있다. 유채기름을 짜던 예전과 달리 요즘의 유채꽃은 거의 관상용이다. 볼거리를 위한 꽃에 섬주민들의 애면글면한 손길이 머물지는 않을 터. 아름답기는 하나 어딘가 사람 냄새가 나지 않는 것도 그런 까닭이겠다. 우도 여행의 첫걸음은 ‘우도8경’이다. 우도의 풍경을 낮과 밤(주간명월·야항어범), 하늘과 땅(천진관산·지두청사), 앞과 뒤(전포망도·후해석벽), 동과 서(동안경굴·서빈백사)로 나누어 선정한 것으로, 제주 동부 해안에서 바라본 우도를 가리키는 전포망도(前浦望島)를 제외하면 모두 우도 내에 흩어져 있다. 주간명월(晝間明月)은 우도봉 남쪽의 ‘광대코지’ 절벽 밑에 형성된 해식동굴을 가리킨다. 공식 명칭은 ‘어룡굴’(魚龍窟). 하지만 주민들은 ‘달그린안’이란 예쁜 이름으로 부르고 있다. 우도지(誌)는 이에 대해 ‘오전 10~11시 햇빛이 동굴 안의 바닷물을 비추면 물빛이 천장 주변의 철분과 유황성분에 반사돼 보름달이 뜬 듯한 형상을 보여준다. 11월 20일을 전후해 가장 아름다운 주간명월을 볼 수 있다.’고 적고 있다. 인근 검멀레해수욕장에서 배를 타야 둘러볼 수 있다. 우도의 적요한 밤 풍경도 이국적이다. 여름이면 비양도 등의 앞바다에서 어선들이 고기를 잡느라 불야성을 이룬다. 야항어범(夜航漁帆)은 어선들이 밝히는 불빛들이 별꽃처럼 반짝이는 풍경을 가리키는 표현이다. 시계가 또렷한 날 천진항에서 제주 쪽을 보면 바다 건너 우뚝 선 한라산과 봉긋봉긋한 오름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여찬현 우도면장은 이곳에서 제주 368개 오름 가운데 3분의1을 볼 수 있다고 했다. 천진관산(天津觀山)은 바로 이 경치를 일컫는다. 여 면장은 “이곳에서 맞는 해넘이 풍경은 평생 잊지 못할 장관”이라고 자신했다. ●우도8경을 따라 봄을 좇다 우도의 대표 아이콘 중 하나가 우도봉(132m)이다. 소 머리를 닮았다 해서 우두봉(牛頭峰) 혹은 소머리오름이라고도 불린다. 우도봉은 주변에 높이를 견줄 산이 없어 전망이 탁월하다. 우도봉 정상에서 굽어보는 풍광이 지두청사(地頭靑莎)다. 곱디고운 잔디 너머로 우도의 들녘과 원색의 지붕을 인 집들이 영화의 한 장면처럼 펼쳐지고, 바다 건너 성산일출봉과 한라산까지 두 눈에 꽉 찬다. 동안경굴(東岸鯨窟)은 우도봉 동쪽 절벽 아래 있다. ‘고래가 살 수 있을 만큼’ 규모가 커 동굴음악회가 열리기도 한다. 썰물 때 걸어서 돌아볼 수 있다. 후해석벽(後海石劈)은 시루떡이 켜켜이 쌓인 듯한 우도봉의 기암절벽을 일컫는다. 우도봉 정상의 우도등대는 잊지 말고 찾을 것. 지두청사에 견줄 만한 장쾌한 풍경을 내어준다. 세계 각국의 등대 모형이 전시된 등대박물관도 조성해 뒀다. 아이들의 현장학습장으로 맞춤하다. 우도봉을 에둘러 돌아가는 산책로도 마련돼 있다. 우도의 해안도로 길이는 13.2㎞. 자전거로 돌면 2시간 정도 걸린다. 싱그러운 바다 향기를 맡으며 페달을 밟다 보면 한쪽으론 에메랄드빛 바다가, 한쪽으론 파릇파릇 보리밭이 이어진다. 우도 올레를 따라 자박자박 걷는다 해도 4시간이면 충분하다. 하우목동항에서 해안도로를 따라 가다 보면 눈부실 정도로 새하얀 모래 해변이 펼쳐진다. 서빈백사(西濱白沙)다. 바다풀의 일종인 홍조류가 돌멩이처럼 딱딱하게 굳어져 형성됐다. 천연기념물 제438호. 하고수동 해수욕장도 예쁜 에메랄드빛 바다색이 인상적인 곳이다. 바닷물이 얕고 모래가 고와 가족 단위 물놀이객들이 즐겨 찾는다. 우도봉 아래 검멀레 해수욕장은 이름처럼 검은 모래 해변이 독특하다. ●검은 돌담이 전하는 풍경들 돌담과 해안가를 따라 숨겨진 섬 풍경을 좇는 것도 좋겠다. 톨칸이는 그중 앞줄에 세울 만하다. 표지판이 작다고 그냥 지나쳤다간 두고두고 후회할 곳이다. 톨칸이는 소의 여물통을 뜻하는 먹돌(차돌)해안이다. ‘촐칸이’라고도 한다. 소꼴이나 건초를 뜻하는 ‘촐’에 여물 주는 통 ‘까니’가 결합됐다. 한데 톨칸이의 위치가 절묘하다. 주민들은 우도봉을 소의 머리, 울퉁불퉁한 기암절벽은 소의 광대뼈라고 본다. 우도봉 남서쪽 식산봉은 촐눌(건초더미)이다. 그 사이에 여물통이 있는 것은 당연한 일. 먹돌해안이 여물통 구실을 하는 셈이다. 이곳에서 보는 우도봉 풍광이 자못 장쾌하다. 톨칸이 뒤쪽은 ‘비와사 폭포’다. 이름처럼 비가 와야 폭포가 만들어진다. 섬 곳곳에서 방사탑도 볼 수 있다. 사악한 기운을 쫓기 위해 세운 돌탑으로, 뭍의 장승과 비슷한 역할을 한다. 마을 북쪽은 하르방(할아버지)탑, 남쪽엔 할망(할머니)탑을 세웠다. 탑 위에는 새를 닮은 돌을 올렸다. 김철수 문화관광해설사는 이를 “잡귀를 쪼아 내쫓으란 뜻”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7기가 남아 있다. 주흥동과 하고수동에 각각 한쌍의 방사탑이 온전하게 남았다. 해안선 곳곳엔 해녀들이 물질을 마친 뒤 불을 쬐며 언 몸을 녹이거나, 옷을 갈아 입던 ‘불턱’도 있다. 우도와 다리로 연결된 비양도는 해녀마을로 알려진 곳. 제주 한림의 비양도와 이름이 같다. 우도에는 약 330명의 해녀가 있고 이 가운데 약 50명이 비양도에 산다. 예전 포구로 사용되던 자그마한 석축 사이에 ‘손톱만 한’ 해수욕장도 있다. 14~16일엔 ‘우도소라축제’가 열린다. 글 사진 제주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64) ▲가는 길 제주 성산항 여객터미널에서 오전 8시~오후 6시 매시 정각에 우도도항선이 운항한다. 15분 소요. 어른 5500원(왕복). 승용차는 운전자 1인 포함 2000원(5월부터 4000원). 성산대합실 782-5671. 우도 천진항, 하우목동항 등 주변에 자전거와 ATV, 전동카트 등 탈것을 대여해 주는 곳들이 많다. 자전거는 3시간 5000원, ATV·전동카트 2시간 3만원선이다. ATV는 주민들이 시끄러워해 가급적 피하는 게 좋다. 우도8경을 중심으로 도는 관광버스도 있다. 25대가 운행된다. 우도관광 782-6000. ▲맛집 우도 면사무소 인근 소섬반점(782-5683)은 해물짬뽕, 해물자장면으로 유명한 집. 전흘동 등대 앞 우도자연횟집(784-9911)은 산호문어가 맛있다. 1만 5000원. 우도 특산물인 땅콩으로 반죽한 붕어빵도 별미다. 두 ‘마리’에 1000원. ▲잘 곳 서귀포 표선의 해비치호텔&리조트는 성산항에서 약 20분 거리다. 최근 패키지 상품을 대대적으로 리뉴얼했다. 숙박+조식(2인)+디너 뷔페 할인권으로 구성된 플러스 패키지가 실속 있다. 리조트 21만원, 호텔 28만원. 유아용 여행키트 등을 제공하는 아이앤아이 패키지는 24만~29만원, 아이들을 위한 키즈킹패키지는 24만~29만원. 17~18세기 프랑스 상류사회의 사교모임을 테마로 한 성인대상 프로그램 ‘살롱 드 해비치’도 오픈했다. 요일별로 커피, 와인, 제주 전통주 오매기술 등 제조법을 전문가와 함께 배우고 시음할 수 있다. 클래식 콘서트도 열린다. 780-8000. 우도 내에 펜션과 민박집도 많다. 우도면사무소 783-0004.
  • 탈북자 출신 북한학 박사 1호 김병욱씨 “탈북자는 북한 연구 도구 아닌 주체”

    탈북자 출신 북한학 박사 1호 김병욱씨 “탈북자는 북한 연구 도구 아닌 주체”

    “탈북자야말로 북한을 가장 잘 아는 사람입니다.” 2002년 탈북한 김병욱(49)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인권분과위원회 보좌위원이 최근 탈북자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동국대에서 ‘북한의 민방위 무력중심 지역방위체계에 관한 연구’로 북한학 박사 학위를 받은 사실이 12일 알려졌다. 이날 김 박사는 “한국 연구자가 탈북자를 증언 자료로만 취급하는 것이 안타까워 직접 북한 연구에 뛰어들기로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 경제가 어려움에 처한 이유를 외국에 무기를 판 돈으로 국내 경제를 이끌어 가는 군사복합경제의 한계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김 박사는 “북한은 현재 무기를 팔 수 있는 길이 모두 막혀 있다. 돈은 들어오지 않고 군대는 유지해야 한다. 그러다 보니 민간 산업을 모두 군수화한다. 결국 경제가 막히게 되는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김 박사는 “탈북자를 활용한 북한 연구가 아니라 탈북자가 하는 북한 연구에 기여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부고]

    ●하상춘(서울신문 염창지국장)씨 모친상 12일 이대목동병원, 발인 14일 오전 11시 (02)2650-2748 ●김재우(전 교보생명 사장)재하(전남과학고 교사)재덕(전남 곡성 죽곡초 교감)씨 모친상 이송열(군인공제회 주식회사 문학개발)씨 장모상 12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4일 오전 6시 30분 (02)3410-6914 ●오정현(전 한국산업은행 부총재·전 한국창업투자협회장)씨 별세 순신(미국 FDA)씨 부친상 이윤영(외교통상부 FTA교섭국장)씨 장인상 11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4일 오전 10시 (02)3410-6903 ●이양헌(성연어패럴 대표)양호(블루오션 〃)가영(도시철도공사 과장)씨 부친상 서명석(두산중공업 상해지사장)씨 장인상 12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5일 오전 9시 (02)3410-6915 ●한보현(충남도 홍보협력관실 주무관)씨 부친상 12일 충남 홍성의료원, 발인 14일 오전 9시 (041) 630-6242 ●신성기(변호사)봉기(대한항공 부장)인기(자영업)씨 부친상 12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4일 오전 6시 (02)3410-6916 ●김진하(모딜 대표이사)씨 별세 12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4일 오전 7시 (02)3010-2262 ●임양현(무역보험공사 녹색성장사업부장)창현(테크팩솔루션 생산기획팀장)씨 부친상 정기평(고려엔프라 대표)이종국(공군 중령)씨 장인상 김현신(인천 계산여고 교사)강승경(군산중 행정직원)씨 시부상 11일 광주 그린장례식장, 발인 13일 오전 9시 30분 (062)250-4407 ●이동규(모두기획 대표)찬규(대경바스컴 과장)성규(전 신진에스엠)씨 부친상 이희전(한국GM 역삼영업소 점장)씨 형님상 11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3일 오전 6시 30분 (02)3010-2251 ●이수화(서울세무사회 부회장)수광(에스엘 부사장)수봉(삼성코닝정밀소재 상무)규남(대구시청 사무관)씨 부친상 김기훈(에이플러스에셋 대구본부장)씨 장인상 12일 경북대병원, 발인 14일 오전 7시 30분 (053)420-6145 ●이성권(세광트레이딩 대표이사)씨 별세 연화(국민대 강사)은화(세광트레이딩 이사)씨 부친상 김현욱(외교안보연구원 교수)김광민(미국 거주)씨 장인상 12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4일 오전 9시 (02)3010-2292 ●장효생(한국쓰리엠 인력개발부 이사)효순(향우종합관리 차장)씨 부친상 이은경(증산중 교사)씨 시부상 이중근(자영업)씨 장인상 12일 대구 천주성삼병원, 발인 14일 오전 6시 (053)792-1024 ●조은섭(환경운동실천협의회 사무총장)은철(미래에셋 이사)씨 모친상 이강동(전 현대자동차 이사)김창도(사업)씨 장모상 12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4일 오전 6시 (02)3010-2230
  • 헉! 버스승객 가방에 뱀 670마리!

    뱀을 가방에 가득 채운 채 고속버스를 타고 가던 남자가 아르헨티나 경찰에 붙잡혔다. 남자가 갖고 있던 가방에선 뱀 수백 마리가 쏟아졌다. 남자는 멸종위기에 처한 동물이나 남미에만 서식하는 동물을 잡아 몰래 내다파는 밀엽꾼이었다. 10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남자가 잡힌 건 우연이었다. 꿈틀대는 가방을 옆 좌석에 둔 게 실수였다. 아르헨티나 경찰은 산티아고 델 에스테로와 부에노스 아이레스를 연결하는 고속도로에서 불심검문을 실시했다. 문제의 고속버스는 마침 이때 이 길을 달리고 있었다. 경찰은 버스에 올라 승객들의 신분증을 하나하나 확인했고 문제의 밀엽꾼도 느긋하게 신분증을 제시했다. 별다른 문제가 없어 신분증을 돌려주고 뒤돌아서던 경찰의 눈에 움직이는 가방이 들어온 건 바로 그때. 남자의 옆좌석에 놓여 있던 가방이 살아 있는 것처럼 조금씩 움직이고 있었다. 경찰이 연 가방에선 뱀 40여 마리가 쏟아져나왔다. 경찰은 허겁지겁 남자의 수화물티켓을 빼앗아 짐칸에 실려 있던 가방을 모조리 꺼냈다. 차례로 연 가방에선 뱀 630마리, 거북이 185마리 등 멸종위기에 처했거나 남미에서만 서식하는 동물이 1000마리 이상 나왔다. 아르헨티나 경찰은 남자가 동물을 유럽으로 팔아 넘기려 한 것으로 보고 밀수조직을 수사 중이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씨줄날줄] 대통령의 피/박대출 논설위원

    전남 신안군은 천사의 섬이다. 섬이 1004개란 뜻이다. 다도해 국립해상공원을 끼고 있다. 그런 만큼 경관이 빼어나다. 홍도는 섬 전체가 천연기념물이다. 고 김대중(DJ) 전 대통령이 태어난 하의도도 있다. 1980년대 중반부터 섬 잇기가 시작됐다. 2002년 5월엔 종합 계획이 공개됐다. 김 전 대통령의 임기 말 때다. 주요 섬들을 20개의 다리로 연결하는 내용이었다. 물론 하의도가 포함됐다. 공사비는 1조 8000억원 정도로 추산됐다. 섬 안의 도로 공사까지 합치면 2조원으로 예상됐다. 주민은 3만 2000여명에 불과했다. 경제성 논란이 일었다. ‘DJ 성역화’ 공방으로 이어졌다. 종합계획은 흐지부지됐다. 그래도 섬 잇기는 진행형이다. 지금 연도교로 연결된 섬에는 관광객이 늘고 있다. 명품 천일염과 신재생 에너지는 또 다른 미래다.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이 설화(舌禍)에 휘말렸다. “이명박 대통령의 피는 대구·경북(TK)” “이 대통령은 대구·경북을 사랑한다.”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TK 홀대론을 달래려고 한 얘기다. 신공항 백지화로 지역 민심이 험해졌다. 동생을 걱정하는 마음이 엿보인다. 하지만 TK 예산이 늘어난 것도 들춰냈다. ‘형님 예산’은 없다던 말과 모순된다. 사석이라고 안이했다. 공개될 상황을 감안했어야 했다. 대통령 연고지는 늘 논란에 싸인다. 고향 사랑이란 인지상정에 기초한다. 그곳에선 기대심리가 커진다. 정치권은 확대 재생산하고, 반대세력의 차별론은 갈등을 키운다. 이번 설화도 마찬가지다. 야당은 틈을 놓치지 않았다.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가 선두다. “대통령의 피는 대한민국의 피여야 한다.”고 쏘아붙인다. 그래도 딱히 맞서기 어렵게 됐다.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은 경제를 일으켰다. 중화학 공업을 키워냈다. 고향 구미엔 전자공단을 세웠다. ‘그중 하나’에 불과했다. 태평양시대를 축으로 했다. 영남을 주로 하되 전국을 감쌌다. 울산공단, 포항제철, 창원공단, 여수화학단지, 충주비료공단 등. 수출 주력 분야다. 지난해엔 화학이 제조업을 주도했다. 대한민국은 그때 뿌린 씨앗으로 먹고산다. “구미공단은 박정희 전 대통령, 포항제철은 박태준 전 총리, 울산공단은 이후락 전 중앙정보부장, 서해안시대는 김대중·김종필 두 지도자의 영향이 컸다.” 지난해 지방선거 때 이광재 후보의 말이다. 강원도 출신 대통령을 꿈꾸며 한 얘기다. 고향의 피는 나쁠 게 없다. 하지만 국가는 고향, 비고향의 합(合)이다. 국가형 피가 낫다. 미래형 피도 물론이고. 박대출 논설위원 dcpark@seoul.co.kr
  • 일반 신라면 2배 값…프리미엄 ‘신라면 블랙’ 나온다

    일반 신라면 2배 값…프리미엄 ‘신라면 블랙’ 나온다

     농심이 대표 브랜드 ‘신라면’ 출시 25주년을 맞아 프리미엄 라면인 ‘신라면 블랙’을 내놓는다.  해외 수출을 염두에 두고 개발한 이 제품은 버버리 등 명품 의류업체들이 프리미엄 제품이 ‘블랙’이라는 이름을 붙이는 것에서 착안했다. 농심은 15일 국내에 출시하고서 다음달 수출을 시작할 예정이다. 가격은 기존 신라면의 두 배 정도로 알려졌다.  농심에 따르면 신라면 블랙은 신라면의 특징인 얼큰한 맛은 유지하면서 설렁탕 국물의 담백하고 구수한 맛을 보강했다. 또 설렁탕 한 그릇을 만들 때 필요한 분량의 쇠뼈 성분을 라면 한 봉지에 넣어 영양을 보강한 것도 특징이다.  쇠뼈 외에도 표고버섯과 우거지, 배추 등 동결 건조 건더기 재료도 양을 늘렸다. 탄수화물과 지방, 단백질의 비율을 각각 62%, 28%, 10%로 맞췄다. 2006년 세계 최대 라면업체인 일본 닛신식품 중앙연구소가 발표한 라면의 이상적인 영양균형 비율과 최대한 가깝게 하기 위한 일종의 황금비율이다.  농심 관계자는 “요즘 글로벌 식품 수출은 제품이 아니라 문화를 파는 것”이라며 “해외에서도 인지도를 얻은 신(辛)라면 브랜드에 쇠뼈를 이용해 한국의 보양식 문화를 합쳤다는 스토리를 담아낸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농심은 다음달 부터 신라면 블랙을 우선 미국·일본·중국·베트남 등 30여 개국에 수출할 계획이다. 신라면은 지난해 국내 수출분과 해외 현지공장 생산분을 합쳐 해외에서 2억 4500만 달러(약 2700억원)어치가 팔렸다.  농심은 올해 신라면 블랙을 발판으로 해외에서 4억 4000만 달러(약 4770억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농심은 “신라면 블랙이 출시되면 신라면은 봉지면, 컵면에 이어 프리미엄급 제품 등 다양한 상품군을 구축한 유일한 라면으로 기록된다.”라면서 “장기적으론 블랙을 신라면에 버금가는 해외 수출 효자 상품으로 키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한국 경쟁력 아시아1위…보아오포럼 “타이완·日 순서”

    우리나라가 아시아에서 경쟁력이 가장 앞선 국가로 평가됐다. ‘아시아판 다보스포럼’인 보아오포럼이 발간한 경쟁력보고서에서 한국이 2010년 아시아 국가별 종합경쟁력 순위 1위에 올랐다고 7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타이완이 2위, 일본이 3위에 올랐고, 싱가포르, 홍콩이 뒤를 이었다. 보아오포럼 연구원이 중국 국제경제교류센터와 공동으로 진행한 이번 조사는 아시아 35개국을 대상으로 했다. 비즈니스행정 효율과 기반시설, 거시경제, 사회발전 수준, 인력자원 및 혁신의 5개 지표를 지수화해 순위를 매겼다. 한국은 ▲비즈니스행정 효율 ▲고등교육 및 인력양성 ▲과학기술 제품 수출력 ▲거시경제환경 ▲혁신 및 비즈니스환경에서 경쟁력이 강한 것으로 평가됐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정부 ‘통신비 두 토끼’ 잡을 수 있을까

    SK에너지 등 정유사의 기름값 전격 인하 조치가 통신사로 불똥이 튀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기획재정부, 공정거래위원회와 공동으로 구성한 정부의 통신비 인하 태스크포스(TF)를 통해 오는 5월 요금 인하 방안을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4일 방통위에 따르면 정부의 통신요금 TF는 스마트폰 출고가 인하 방안부터 음성·데이터·문자 사용량을 조절할 수 있는 모듈형 혹은 선택형 요금제 등을 검토하고 있다. 최시중 위원장이 지난달 28일 2기 방통위 취임사에서 밝힌 가입비 및 기본요금 인하까지 다각도로 검토하는 양상이다. 재정부뿐 아니라 공정위는 지나치게 높은 스마트폰 출고가와 보조금 지급 등의 불공정 의혹을 전방위로 조사하는 등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방통위는 통신비 인하뿐 아니라 복합 문화오락비와 혼재돼 있는 현재의 통신비 개념에 대해서도 재분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주 통계청과 첫 실무 협의를 했다. 방통위의 통신비 재분류 구상은 두 가지. 하나는 급속히 대중화되고 있는 스마트폰의 편익을 지수화해 ‘문화 비용’으로 재정립한다는 발상이다. 이를 위해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 용역을 의뢰하고 올해 안에 편익 지수를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또 하나는 통계 분류 작업. 방통위는 현재 통계청에서 국제기준에 따라 가계통신비로 분류되고 있는 우편서비스·통신서비스·단말기 구입비 중 통신서비스에 포함된 유무선 인터넷 비용을 문화오락비로 전환하는 방안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미국, 영국, 일본 등이 유무선 인터넷 비용을 문화오락비로 분류하고 있는 만큼 우리 실정에 맞게 바꾸는 방안을 통계청과 협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에 대한 정유업계의 백기 항복을 지켜본 통신업계는 이날 착잡한 표정을 보였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정부의 통신요금 인하 요구 때마다 가입비 인하, 무료통화 확대 등 성의를 보였다.”면서도 “정유업계의 인하 움직임을 보니 남의 일 같지 않다.”고 말했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신경숙 “미국에서는 신인작가 엄마의 울림 전하고파”

    신경숙 “미국에서는 신인작가 엄마의 울림 전하고파”

    “서점에, 한번, 가 봐야죠. 27년 전 첫 책(‘겨울우화’)이 나왔을 때도 그랬어요. 정말 서점에 내 책이 있는지, 궁금했거든요. 이곳에서는 또다시 신인 작가니까…. 책 한 권, 직접 사 보려고요.” 오는 5일(현지시간) 자신의 베스트셀러 ‘엄마를 부탁해’ 미국 출간을 앞둔 신경숙(48)은 여느 때처럼 차분했다. 하지만 지난달 30일 국제전화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신경숙의 목소리에 담긴 달뜬 기운은 쉬 감춰지지 않았다. 문학평론가인 남편(남진우 명지대 교수)과 함께 1년 일정으로 컬럼비아대 방문연구원 자격으로 미국 뉴욕에 머물고 있는 그는 현지 간담회 일정 등 책을 둘러싼 얘기를 전할 때마다 애써 에둘렀지만 애정을 담뿍 담아냈다. “출판사가 일정을 잡아 놓아 따라갈 뿐이지 솔직히 자세히는 잘 몰라요. 다만 여러 나라 사람들에게 우리말 ‘엄마’가 갖는 울림을 전달하고 싶다는 생각은 강해요.” ●5월부터 유럽 북투어… 7개국 출간 ‘엄마’의 영문판 제목은 그대로 직역해 ‘Please Look After Mom’이다. 5일 뉴욕한국문화원 리셉션을 시작으로 한달 동안 시애틀·필라델피아·피츠버그 등 미국 전역을 돌며 낭독회와 작가와의 대화 행사를 갖는다. 5월 18일부터 6월 17일까지는 스페인·포르투갈·이탈리아·영국·노르웨이·네덜란드·프랑스·폴란드 등 유럽 지역 북 투어가 잡혀 있다. ‘엄마’는 영문판 발간에 맞춰 이들 나라 언어로도 출간된다. 그런데 영문판 표지가 독특하다. “처음에는 젊은 여자 사진이 조금 서먹했는데 자꾸 보니까 정이 들더라고요. 매그넘 사진 작가가 찍었대요. 뒷배경은 서울이고….” 매그넘은 세계에서 알아주는 사진작가 그룹이다. 일부러 서울을 배경으로 찍었다고 하니 미국 출판사(크노프)가 그의 책에 얼마나 공을 들이고 있는지 짐작이 간다. 현지 반응은 뜨겁다. 초판으로 찍은 10만부는 예약 판매만으로 벌써 소진돼 2쇄에 들어갔다. 뉴욕타임스, 엘르, 퍼블리셔스 위클리, 라이브러리 저널 등은 이미 일제히 서평 코너에 상찬을 실었다. 인터넷서점 아마존은 ‘4월의 특별한 책’에 올려놓았고, 반즈앤드노블 서점은 ‘2011년 주요 책 15권’에 포함시켰다. 일본 베스트셀러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1997년 ‘태엽 감는 새’를 미국에서 낼 때보다 관심이 더 뜨겁다는 말이 나올 만도 하다. 무라카미 책을 미국에 소개한 출판사도 신경숙 책을 낸 크노프다. ●하루키 美데뷔 때보다 반응 뜨거워 ‘엄마’ 영문판 책값은 24.95달러. 딱딱한 하드커버인 점을 감안해도 꽤 비싼 편이다. 그런데도 인기가 많다 보니 인터넷 서점 아마존닷컴은 아예 신경숙 코너를 별도로 만들었다. ‘엄마’ 영문판은 물론 ‘풍금이 있던 자리’, ‘기차는 7시에 떠나네’, ‘딸기밭’ 등 신경숙 책 6종(한국어판)도 함께 판매하고 있다. 한국어판은 대부분 중고책이다. 아마존 킨들은 ‘엄마’ 전자책과 오디오북도 낼 예정이다. 2008년 국내 출간된 ‘엄마’는 170만부가 팔렸다. 신경숙 소설의 가장 큰 무기 가운데 하나는 ‘섬세함’이다. 그 특유의 감성과 언어의 매력을 외국인들에게 충분히 전달할 수 있을까. “1년 가까이 번역자 김지영씨와 많은 얘기를 나눴습니다. 그 덕분인지 영어 표현에 가깝게 돼 번역본처럼 읽히지 않는다고 하더라고요.” 출판계는 상실된 모성에 대한 애틋함은 언어를 떠나 세계 공통의 코드라는 점에서 신경숙의 미국 데뷔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정작 당사자는 낯선 타국(他國) 생활에 더 정신이 쏠려 있는 듯했다. “아직도 낯설어서 헤매고 있어요. 지난해 9월 2일 (미국에) 왔으니까 일곱 달 돼가네요. 어? 벌써 7개월? 그 시간이 다 어디로 갔지?” 신경숙은 “서울에서 너무 정신없이 지내 쉬러 온 기분으로 왔는데 여기서도 쉬지 못한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시즌 티켓 끊어 한달에 한번씩 오페라 보고 전시회, 미술관, 음악회장을 다닌단다. 짬짬이 재미있는 대학 강의도 찾아 듣고 한참 어린 학생들과 독서 모임도 한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고국에 두고 온 것들에 대한 애틋함을 잊지 않았다.“왜 안 그립겠어요. 나를 가장 자유롭게 해 주는 말은 단 하나뿐인데…. 곧 내 책상 앞으로 돌아가야죠.” 그리고 덧붙인다. “한국 돌아가는 사정도 잘 모르고, 여기(미국) 일도 뭔가 벽이 하나 있는 것 같고, 약간 경계인이 된 것 같은 느낌이랄까요? 이게 오래되면 곤란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작가의 고향은 모국어’라는 명제가 새삼 떠오른다. 신경숙은 오는 8월 말 여름의 절정에 서울 평창동 집 책상으로 돌아온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봄맞이 풍류 여행 경북 영덕 침수정

    봄맞이 풍류 여행 경북 영덕 침수정

    우리나라 내로라하는 계곡이면 어김없이 정자 하나쯤 세워져 있기 마련입니다. 예전처럼 선비들이 모여 시회를 여는 등 풍류를 즐기는 일이 없으니 정자 자체야 거개가 쇠락했지만, 정자가 들어앉은 계곡 치고 풍경이 빼어나지 않은 곳은 없습니다. 경북 영덕의 침수정도 그렇습니다. 시루떡을 쌓은 듯한 절벽을 병풍처럼 두르고, 너른 너럭바위를 타고앉아 비췻빛 옥계계곡을 조용히 내려다보고 있습니다. 원래 이름인 옥계계곡보다 침수정계곡으로 더 많이 알려진 것도 그런 까닭이지요. 침수정을 품은 달산면은 영덕에서도 이름난 복사꽃밭입니다. 머지않아 만개한 복사꽃이 봄바람에 흩날릴 테고, 계곡물에 실려 오는 복사꽃잎을 따라 위로 오르다 보면 ‘별유천지비인간’(別有天地非人間)의 무릉도원도 열리지 않을까요. ●청송·영덕·포항 물길이 만나는 옥계리 계곡의 주인은 여름뿐만이 아니다. 버들강아지가 복슬복슬하고, 얼었던 계곡물이 졸졸 흐르는 봄 또한 화사하기 그지없다. 여기에 노오란 생강나무꽃과 산수유꽃이 다투어 피어 화사함을 더해 준다. 청송과 영덕, 그리고 포항의 끝자락이 한데 만나는 곳이 옥계리다. 옥처럼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을 끼고 있다는 뜻이다. 청송 주왕산 남쪽 자락에서 발원한 물이 옥계리 어름에서 저 유명한 포항의 하옥계곡에서 흘러나온 물과 합쳐진 뒤 영덕의 젖줄인 오십천으로 흘러간다. 이름에 걸맞은 맑고 깨끗한 계류가 갖가지 모양의 기암괴석과 부딪치며 돌아드는 자태가 절로 감탄을 자아낸다. 옥계계곡은 찾아가는 길부터 범상치 않다. 마을 개천들을 유심히 살펴봐야 하는 이유다. 주응리와 흥기리 등 고즈넉한 마을들을 지나는데, 여느 시골마을 실개천들과 달리 기묘하고 기골이 장대한 바위들이 줄이어 펼쳐진다. 옥계계곡에 들면 알싸한 향기가 나는 듯하다. 혹 침수정 주변의 생강나무로 인한 ‘파블로프의 조건반사’는 아닐지. 생강나무는 가지를 꺾어 문지르면 생강 냄새가 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해마다 이맘때 꽃을 틔우는데, 노오란 빛깔이 영락없이 산수유꽃과 닮았다. 누군가 생강나무를 꺾어 놓은 것도 아닌데, 알싸한 향기를 좇느라 애꿎은 코만 바쁘다. 침수정(枕漱亭)은 생강나무꽃과 산수유꽃이 노랗게 물들기 시작한 옥계계곡의 합수머리에 터를 잡았다. 경북도 문화재 제45호. 한자로는 ‘베개 침’(枕)자와 ‘양치질할 수’(漱)자를 쓴다. ‘흐르는 물을 베개 삼고 돌로 양치질을 한다.’는 뜻으로 중국의 역사서 진서 손초전에 나오는 ‘침류수석’(枕流漱石)에서 따온 이름이란다. ●옥계 37경 위로 봄이 가만히 내려앉다 정자를 지은 이는 1607년 조선 광해군 때 손성을이란 선비다. 정자 건너편 바위 벼랑에 문패 삼아 ‘산수주인 손성을’(山水主人 孫星乙)이라고 또렷이 음각해 놓았다. 너럭바위 위에 당당하게 선 침수정 주변으로 옥계 37경이 벌여 있다. 정자 오른편엔 병풍암이 둘러치고, 바로 앞엔 촛대암과 향로봉의 자태가 장하다. 구정담 푸른 물은 사자암과 삼귀암을 돌아 나가고, 멀리 삼층대와 구슬바위는 진경산수화를 그려내고 있다. 푸르디푸른 계곡물을 바라보면 빼어난 물색에 잠시 정신이 몽롱해진다. 계곡물을 손으로 내리치면 쨍하며 깨질 듯하다. 어디가 그림이고, 어디가 자연인가. 산수의 주인은 그 자리에 서서 풍경을 가슴에 담는 이일 터다. 전 영덕군 의원으로, ‘내고장 역사마을 해설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용대씨는 “옥계 37경 중 귀남연, 둔세굴 등 여섯 곳은 포항시 죽장면 하옥계곡에, 나머지 서른한 곳은 옥계계곡에 산재해 있다.”며 “다만 정자의 주인 손성을이 ‘달기가 젖과 같은 맑은 샘이 흐른다.’고 극찬했던 다조연과 마음을 씻는 세심대 등 네 곳은 종적이 묘연하다.”고 일러 준다. 옥계계곡의 또 다른 볼거리는 계곡 곳곳의 소와 폭포. 수백만년을 쉼 없이 흐른 물길은 암반을 파 8개의 소와 15m 높이의 옥계폭포 등을 만들었다. 침수정에서 청송 얼음골 방면의 학소대와 영덕 방면의 ‘하늘 부엌’ 천조(天竈) 등도 멋들어지다. ●출렁다리 너머 산성계곡 달산면 소재지에서 침수정 방향으로 가다 보면 오른쪽 대서천 위로 느닷없이 70m짜리 철제 출렁다리가 나타난다. 한적한 시골마을에 까닭 없이 관광용 다리가 들어섰을 리는 없을 터. 다리는 산성계곡으로 들어가는 입구이자, 팔각산 산행길의 날머리 구실을 한다. 다리를 건너면 전국의 산악회에서 내건 형형색색의 리본들이 나무마다 빼곡하다. 이미 많은 산꾼들이 산성계곡을 오갔다는 증표다. 산성계곡은 팔각산 뒤편 산자락에 형성된 조그마한 계곡이다. 옥계계곡에서 흘러나오는 물과 옥산리에서 합류한다. 산성계곡은 지역 주민과 일부 산꾼들 외에는 아는 이가 드물다. 그 덕에 수정같이 맑고 깨끗한 물을 쉼 없이 영덕으로 흘려보낸다. 옥계계곡의 현란함에 견준다면 산성계곡의 자태는 소박하기 짝이 없다. 불국사의 다보탑과 석가탑의 차이쯤 될까. 하지만 작은 계곡 치고는 제법 묵직하고 웅숭깊다. 계곡길은 경사를 느끼지 못할 만큼 평탄하다. 거리는 2㎞ 남짓. 왕복 두 시간이면 족하다. 산책 삼아 자분자분 걷다 오기 딱 좋은 코스다. 소수의 사람들만 찾다 보니 여느 산책로처럼 잘 정비되지는 않았다. 많은 돌다리와 냇물을 가로지르며 가야 하는데, 외려 그 덕에 장식되지 않은 날것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제2목교 주변의 웅장한 암릉과 삼국시대 병사들이 뚫었다고 전해지는 바위구멍 ‘개선문’, 파란빛 감도는 청석바위 등이 볼거리다. 옥산리 유성모텔을 끼고 우회전하면 출렁다리다. 팔각산 등산로의 급경사가 시작되는 독가촌이 사실상 계곡의 끝이다. 글·사진 영덕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54) ▲가는 길 중앙고속도로 서안동나들목으로 나와 안동 시내를 지나 영덕방면 34번 국도로 갈아탄다. 영덕 읍내 못 미쳐 신양리에서 69번 지방도 옥계계곡 이정표를 보고 우회전한 뒤 곧장 가면 된다. 영덕군청 문화관광과 734-2121. ▲잘 곳 영덕군이 풍력발전단지 안에 바다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영덕군해맞이캠핑장을 조성했다. 인터넷(camping.yd.go.kr)을 통해 예약할 수 있다. 4만원. 730-6337. 침수정 인근에서는 팔각산장이 깨끗하다. 3만∼7만원. 732-3920. ▲맛집 강구항 인근에 대게종가(733-4147) 등 대게 전문점들이 몰려 있다. 오십천 인근 화림산 가든(733-1077)은 은어요리로 입소문이 난 집. 창수면 현대식당(732-6033)은 메밀묵을 잘한다. 예약을 해야 맛볼 수 있다. ▲인근 볼거리 풍력발전단지와 삼사해상공원, 어촌민속전시관, 해맞이공원 등이 영덕 읍내에서 10∼20분 거리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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