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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단 툭하면 停電… 피해보상은 깜깜

    산단 툭하면 停電… 피해보상은 깜깜

    전국 산업단지 입주 업체들이 갑작스러운 정전 사태 때문에 상당한 손실을 입으면서도 제대로 보상받을 길이 없어서 전전긍긍하고 있다. 13일 울산시에 따르면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6일 울산석유화학공단에서 발생한 정전 사고다. 이날 오후 2시쯤 울산공단과 용연공단에 전력을 공급하는 남구 용연변전소의 설비 고장으로 전력이 차단됐다가 14분 만에 정상화됐다. 짧은 시간이지만 생산공장의 특성상 두 공단의 입주업체 60여곳이 피해를 본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전력 부산본부는 자체 조사를 통해 “정전 사고로 일부 업체에서 199억원의 피해를 본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기업들 보상전례 없어 전전긍긍 규모는 ▲SK에너지 60억~70억원 ▲효성 용연1·2공장 27억원 ▲KP케미컬 1억원 ▲에어프로덕츠 코리아 1억원 ▲한주 100억원 등이다. 한전 관계자는 “이는 공식적인 생산 차질액이 아니며, 입주 업체들이 피해 복구 중이라 정확한 집계는 시간이 더 걸린다.”고 말했다. 그러나 입주 업체들은 한전의 조사와 달리 피해액이 수백억원에서 100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럼에도 한전 측이 “피해에 대한 한전의 직접적인 책임이 확인되지 않으면 보상하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을 거듭 확인하면서 업체들은 자포자기 심정으로 덮어 두고 있다. 이는 지금까지 정전 사고에 따른 손해를 보상받은 전례가 없기 때문이다. 또 제품 생산에 필수적인 전력 공급권을 가진 한전을 상대로 소송을 하는 것 자체가 사용자로선 큰 부담이라는 것이다. 아울러 한전의 전력공급 약관은 정전 때 정전 시간에 해당하는 전기요금의 최대 3배까지 보상하도록 하고 있지만, 보상액이 실제 피해액보다 턱없이 적다며 업체들은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 ●합동조사단, 한전에 면책권 2003년 9월 태풍 매미의 영향으로 울산석유화학공단에서 20차례의 정전 사고가 발생해 총 376억원(한국산업단지 울산지사 조사)의 생산 손실을 입었지만 제대로 보상받지 못했다. 2005년 3월 울산공단 송전선로가 폭설로 끊겨 10여개 업체에서 100억원대 피해를 봤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지난 1월에는 여수화학단지의 정전 사고로 20여개 입주 업체가 800여억원의 손해를 입었다. 그러나 정부합동조사단은 “(한전이) 사전에 대처하기 어려웠으며, 기술적 한계로 일어난 사고였다.”며 한전에 면책권을 주는 결과를 발표했을 뿐이다. 한 입주업체 관계자는 “물리적 피해와 매출 차질, 영업손실 등 피해액을 산정하면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밖에 없다.”면서 “한전의 책임이 확인되더라도 보상을 받은 전례가 없고, 상대적 약자인 기업이 어떻게 한전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겠느냐.”고 말했다. 한편 정부합동조사반은 6일 정전 사고 조사 결과를 1~2개월 이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울산 박정훈기자 jhp@seoul.co.kr
  • 공항 수화물이 꿈틀꿈틀, 알고 보니 정체는?

    공항 수화물이 꿈틀꿈틀, 알고 보니 정체는?

    남미에 서식하는 야생동물 수백 마리를 유럽으로 몰래 빼돌리려던 남자가 체포됐다. 남자는 동물을 가득 넣은 가방을 수화물로 부친 뒤 비행기에 오르려 했다. 11일(현지시간) 중남미 언론에 따르면 체코 출신인 이 남자는 지난달 아르헨티나에 입국했다. 약 1개월 뒤인 지난 10일 남자는 두둑한 가방을 갖고 국제공항에 나갔다. 가방을 수화물로 부친 남자는 공항 카페에서 차를 마시며 여유를 부리다 허겁지겁 출동한 경찰에 체포됐다. 스캐너로 검색하는 과정에서 가방 내용물이 꿈틀꿈틀 움직인 게 문제였다. ”가방 안에 움직이는 게 뭐냐?” 며 이상한 움직임을 포착한 공항경찰이 가방을 열자 도마뱀, 뱀, 거북이, 개구리 등 야생동물들이 쏟아져 나왔다. 동물들은 각각 플라스틱 관에 넣어져 가방에 들어 있었다. 플라스틱 관에는 하나하나 동물이름이 라틴어로 적혀 있었다. 가방에서 나온 동물을 세어보니 자그마치 230마리였다. 칠레와 브라질에서 서식하는 야생동물들이 섞여 있었다. 경찰은 부랴부랴 가방주인을 찾아나서 차를 마시며 여유를 부리던 남자를 체포했다. 경찰 관계자는 “남자가 이미 여러 차례 남미를 드나든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희귀한 남미 야생동물을 유럽으로 빼돌리는 조직의 운반책인 것 같다.”고 말했다. 남자는 경찰조사에서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나시온 서울신문 나우뉴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주말 영화]

    ●7월 4일생(EBS 토요일 밤 11시 40분) 고교 레슬링 선수 출신 론(톰 크루즈)은 고통스러운 훈련을 감내하며 키운 건강한 몸을 지닌 청년이다. 화목한 가정에서 자란 덕분에 마음 씀씀이도 올바르다. 그는 졸업을 앞두고 출전한 레슬링 대회에서 아깝게 지긴 했지만 신병을 모집하러 온 해병대 하사관들의 강인한 모습에 마음을 뺏긴다. 그리고 다른 친구들과 함께 미해병대에 자원입대해 베트남전에 투입된다. 그러던 어느 날, 전투 도중 베트남의 민간인들이 사살되는 사건이 벌어진다. 어린 아이까지 무참하게 살해된 현장을 지켜보며 론과 동료 대원들은 경악을 금치 못하지만 뒤쫓아온 베트콩들의 공세에 밀려 후퇴하게 된다. 적군의 급습에 대원들은 혼비백산하고, 그 와중에 론은 아군을 오인 사살하고 자신도 베트콩의 총격에 쓰러지고 만다. 론은 병원에서 악몽 같은 재활치료를 받지만 결국 하반신 불구가 되어 고향으로 돌아온다. 조국을 위해 몸을 바치고 불구까지 됐건만 사람들은 그를 ‘살인자’라고 손가락질한다. ●촌철살인(KBS1 토요일 밤 12시 55분) 타자기와 책상, 의자 그리고 화분 하나만 있는 그의 방이야말로 작업하기에는 최고의 장소다. 그런데 그가 글쓰기에 전념하고 있던 어느 날, 옆집 이웃이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고 말았다. 경계선을 사이에 두고 일어나는 각자의 공간에 대한 침략과 그에 따르는 고통. 벽 하나를 사이에 둔 이웃 남녀의 갈등은 과연 해소될 수 있을까. 그리고 또 한 편의 이야기, ‘엄친아 리차드는 런던에 없었다.’ 세무사사무실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 동석은 첫 출근 날 리차드로 불리며 사무장의 총애를 받는 런던유학생 태인을 만난다. 간단한 서류정리나 할 줄 알았던 아르바이트는 옥상에서 수십 개의 서류박스를 정리하는 고된 업무로 변해버리고, 동석은 어쩔 수 없이 일을 계속해야만 하는데…. ●커넥트(OBS 일요일 밤 10시 15분) ‘끊지마라, 그녀가 죽는다.’ 공학 디자인 전문가 그레이스(서희원)는 여느 때처럼 딸을 학교에 바래다준 후 돌아오는 길에 교통사고를 당한다. 잠시 후 우연한 사고와 달리 정신을 잃은 그레이스는 알 수 없는 어느 곳인가로 납치된다. 지금 그녀에게 주어진 것은 부숴진 전화기 한 대. 살아남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 전화기로 통화에 성공해야만 한다. 버튼도 없이 무작위로 걸리는 전화를 누군가 받길 간절히 기다리는 그녀. 그러나 자동 응답과 장난 전화로 오인해 바로 끊어버리는 사람들뿐이다. 그리고 드디어 마지막 희망인 밥(고천락)에게 전화가 연결된다. 그 역시 장난 전화로 오인하여 전화를 끊으려 하지만 때마침 수화기를 통해 낯선자들의 협박을 듣게 되고 직감적으로 이것이 자신이 생각했던 그런 전화가 아님을 알게 된다.
  • [4대강 긴급진단] “1~2m씩 쌓는 방식…초기 물새는 건 문제안돼”

    4대 강 유역에 건설된 전국 16개 보 가운데 9개에서 누수 현상이 발생했다. 국토해양부는 “보는 콘크리트를 1~2m 높이씩 쌓는 분할 타설(콘크리트를 부어 넣는다는 건설용어) 방식으로 건설했는데, 콘크리트의 이음부에서는 경미한 누수가 일어날 수 있다.”며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의 입장은 양쪽으로 갈린 상태다. 하지만 준공을 좀 늦추더라도 제대로 된 진단을 거쳐 문제점을 개선해야 한다는 데는 의견을 같이했다. 안상진 충북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콘크리트 구조물은 한 번에 다 쌓지 못하고, 하루에 1m 20㎝에서 2m씩 단계적으로 쌓는다.”며 “초기 이음부에 물이 새는 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안 교수는 “콘크리트는 물이 새는 것을 100% 막을 수 없고, 언제든 작은 틈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은태 경희대 토목공학과 교수도 “분할 타설할 경우 시공 이음부가 생기는데 수위가 높아져 수압이 커지면 누수가 많이 일어난다.”며 “초기 누수현상은 많이 나타나기 때문에 문제될 게 없다.”고 말했다. 반면 이영재 경북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분할 타설한 게 문제”라며 “기본 원칙인 일체식 공법으로 건설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보보다 훨씬 높은 원자력발전소도 일체식으로 건설하기 때문에 틈이 생기지 않는다.”며 “샛강에 적당하게 분할 타설해서 공사하는 관행을 대형 국책 사업에 그대로 적용했다.”고 비판했다. 박창근 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원칙은 일체식이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울 경우 분할 타설할 수도 있다.”며 “하지만 분할 타설도 현 기술로 일체식 효과를 낼 수 있는데, 4대 강 보의 누수 현상은 타설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방증”이라고 꼬집었다. 박 교수는 “밤에도 불 밝히고 폐쇄회로(CC)TV로 현장을 봐 가면서 공사를 종용했으니 세계적인 토목기술을 갖고 있어도 제대로 공사가 됐겠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대안도 달랐다. 이은태 교수는 “새는 양이 많지 않다면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적으로 구멍이 메워질 수 있다.”며 “콘크리트는 수화(굳어지는 것) 과정에서 콘크리트의 화학물질과 물이 반응하면서 미세한 틈이 메워지기 때문”이라고 했다. 안 교수는 “이음부에 누수 방지용 화학약품을 사용하는 등 보강하면 된다.”며 “다만 만수위 상태에서 누수 문제가 생긴다면 체계적인 실험을 거쳐 처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영재 교수는 “새는 물의 양이 아니라 틈 자체가 문제”라며 “보의 물을 완전히 건조시킨 뒤 보 내에 여러 가지 장치를 활용해 방수 조치를 해야 한다.”고 했다. 또한 “물이 새는 부분은 향후 콘크리트 강도 등에 문제가 될 소지가 있기 때문에 국제적으로 공인된 두 개 이상의 소프트웨어를 갖고 정밀안전 진단을 해 볼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 강원도 첫눈 내리던 날 정선 ‘하늘길-새비재 코스’

    강원도 첫눈 내리던 날 정선 ‘하늘길-새비재 코스’

    눈은 세상의 온갖 허물을 덮어줍니다. 그 덕에 늘 보았던 길 위로 새 풍경이 돋아나기도 합니다. 강원도에 첫눈이 내리던 날, 정선 ‘하늘길-새비재 코스’를 다녀왔습니다. 일반적으로 ‘운탄고도’(運炭高道)라 불리는 산길이지요. 화절령(꽃꺾이재)에서 새비재를 잇는 편도 16㎞짜리 트레일입니다. 철쭉 명산으로 알려진 두위봉의 어깨를 짚으며 내려갑니다. 길이는 일반적인 트레킹 코스에 견줘 긴 편입니다. 트레킹 초보자라면 힘에 부칠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그 길에 지루할 틈이란 없습니다. 당신의 허리춤에 줄곧 보석 같은 풍경을 매달고 가기 때문이지요. ●풍경을 옆구리에 끼고 걷는 운탄고도(運炭高道) 정선에 운탄(運炭)길이 있다. 과거 석탄을 운반했던 길이다. 운탄길의 전체 길이는 100㎞가 조금 못 된다. 이 가운데 정선에만 80㎞ 조금 넘는 구간이 남아 있다. ‘하늘길’은 이 운탄길을 토대로, 함백산과 두위봉 등 주변의 명산을 하나로 잇는 프로젝트다. 하이원 리조트가 정선군청, 산림청 등의 협조를 얻어 조성중이다. 총길이는 160㎞ 남짓. 평균 고도 1000m 내외의 길을 따라 산 아래를 굽어보며 걷는다. 새비재 코스는 ‘하늘길’의 여러 갈래 가운데 하나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길의 이름은 ‘운탄고도’다. 중국에서 티베트를 거쳐 인도로 이어지는 ‘차마고도’(茶馬古道)에 빗댄 표현이다. 화절령에서 시작해 백운산과 두위봉, 질운산의 어깨를 짚고 새비재로 넘어간다. 이 길의 미덕은 능선을 따라 돌아 내려가는 동안 줄곧 풍경을 허리에 끼고 간다는 것이다. 오른편은 기세 좋게 솟은 두위봉, 왼편은 깎아지른 벼랑 너머로 태백준령을 이룬 산의 바다다. 흰 눈을 뒤집어 쓴 채 능선의 윤곽만 남긴 산들이 마루금을 좁히며 다가서는 데, 여간 장관이 아니다. 산행 들머리는 화절령이다. 강원랜드 폭포주차장에서 오를 경우 화절령 오른쪽, 도롱이 연못 쪽에서 오를 경우는 가운데 길로 간다. 해발 1100m의 화절령까지 오르는 게 쉽지는 않다. 강원랜드 폭포 주차장에서 3.6㎞ 남짓 걸어 올라야 한다. 체력적인 부담을 느낀다면, 하이원 리조트에서 곤돌라(1만 2000원)를 타고 백운산 ‘마운틴탑’까지 오른 뒤 걸어 내려 오는 방법도 있다. 길은 조붓하다. 폭도 넓고 노면도 순하다. 그 위에 밀가루처럼 고운 눈이 쌓여 있다. 첫눈 위로 첫 발자국을 찍는다. 무릎 언저리까지 푹푹 빠진다. 발을 들면 눈구덩이가 연한 파란빛으로 반짝인다. 순결한 파란빛이다. 길은 곧장 고갯길로 이어진다. 첫번째이자 사실상 마지막 ‘깔딱고개’다. 고갯길 위에 쌓인 눈은 깊이가 고르지 않다. 어떤 곳은 발바닥만 적실 정도인 반면, 어떤 곳엔 스키장 모글 코스처럼 울퉁불퉁 눈이 쌓여 있다. 하이원 리조트의 신경옥 대리는 “화절령은 바람골이라 불릴 정도로 바람이 많다.”며 “눈이 쌓일 틈 없이 바람이 불기 때문에 생긴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누군들 이곳에 서면 사진작가 못 되랴 고갯마루에 올라 서면 ‘고생 끝, 행복 시작’이다. 눈 쌓인 전나무와 낙엽송, 그리고 관목들이 저마다 다른 자태로 겨울 풍경을 그려내고 있다. 길도, 산자락도 순백의 눈을 뒤집어 쓰고 있다. 아무 곳에나 카메라를 대고 셔터만 누르면 ‘그림’이 된다. 이런 곳에서라면 뉘라서 사진작가가 못 되랴. 푹신한 눈 위로 드러누워 보시라. 그대로 영화 ‘러브 스토리’(1970)의 한 장면이 된다. 운탄길엔 급하게 굽어지는 구간이 없다. 각이 지고 날카로우면 탄차가 오가기 어렵기 때문이다. 여인네의 목선을 연상하면 알기 쉽다. 산 능선을 따라 휘어졌다 풀어진다. 그런 길이 리듬 있게 반복된다. 게다가 높낮이 차도 크지 않다. 다만 조성공사가 끝나지 않아 방향이나 현재 위치 등을 알 수 있는 표지판이 없다. 산림청에서 세워둔 ‘임반’ 표지판이 고작이다. ‘임반’은 국유림에 대한 일종의 지번으로, 거리로는 1~1.5㎞ 정도라고 보면 된다. 첫 고개가 ‘45임반’과 ‘44임반’의 경계가 되는 지역이니, 30번대 임반 언저리가 되면 종착지 새비재가 멀지 않았다는 뜻이라고 보면 된다. 화절령과 새비재 사이 식생에는 적잖은 차이가 있다. 화절령 쪽은 전나무와 낙엽송, 참나무류 등이 주를 이룬다. 전망도 확 트인 편. 반면 새비재 쪽엔 소나무가 많다. 대개가 쭉쭉 뻗은 적송들이다. 사방으로 트였다기 보다는 숲을 이뤄 안온하게 감싸고 있는 느낌이다. 여기에 30㎝ 정도의 눈이 쌓였으니, 당연히 숲그늘에 드는 느낌도 다를 수밖에. 오른쪽이 두위봉 산자락이니 당연히 왼쪽은 깎아지른 벼랑이다. 어지간한 산 하나쯤은 잠길 정도로 품이 깊다. 그 덕에 길을 걷는 내내 탁월한 풍경이 따라온다. 흰 파도처럼 물결치는 백두대간의 산들을 보느라 헛발 짚지 않도록 조심할 일이다. 사실 16㎞는 짧은 길이 아니다. 또, 내리막길이라고는 하나 무릎 언저리까지 쌓인 눈 위로 새 길을 내며 걷는 게 여간 고된 일이 아니다. 평상시 4~5시간이면 충분하지만, 눈 쌓인 상황에서는 최소 7시간은 족히 걸린다. 한 유명 개그맨의 표현대로, ‘숨만 쉬고’ 걸어도 그렇다. 따라서 눈 덮인 새비재 코스를 돌아볼 경우, 아침 나절에 출발할 것을 권한다. 트레킹 초보자라면 구간을 나누는 것도 좋겠다. 화절령에서 ‘44’ 혹은 ‘43 임반’ 언저리까지 다녀오는 게 적당하다. ●추억을 묻는 로맨틱 명소 ‘전지현 소나무’ 운탄고도의 끝은 새비재(850m)다. 산세가 새가 날아가는 형상이라 해서 ‘조비치’(鳥飛峙)라고도 불리는 고갯마루다. 새비재의 으뜸 볼거리는 광활한 고랭지 배추밭이다. 하지만 정작 이곳을 세상에 알린 건 새비재 중턱의 작은 소나무였다. 영화 ‘엽기적인 그녀’(2001)에서 ‘그녀’(전지현)가 ‘견우’(차태현)와 함께 타임캡슐을 묻었던 곳이 바로 여기다. 당시 영화에 등장했던 소나무는 지금도 ‘전지현 소나무’라 불린다. 소나무 주변엔 얼마 전 타임캡슐 공원이 조성됐다. 타조알처럼 생긴 캡슐에 추억의 물건들을 담아 100일~3년 가운데 원하는 기간을 선택해 묻어 둘 수 있게 했다. 준비된 타임캡슐은 5860개다. 소나무 아래 벤치에 앉아 굽어 보는 풍경이 예사롭지 않다. 정선 최고봉인 두위봉(1466m)을 비롯한 고산준봉들이 겹겹이 늘어서 있다. 한 그루 소나무와 사방을 뒤덮은 눈, 그리고 검은색 윤곽만 드러낸 산들이 농담(濃淡) 또렷한 산수화를 펼쳐낸다. 이른 아침, 또는 해질 무렵 분위기가 특히 로맨틱하다니 연인들이라면 꼭 한 번 방문할 일이다. 글 사진 정선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33) ▲가는 길 수도권에서 승용차로 갈 경우 중앙고속도로→제천 나들목→38번 국도 영월방면→정선 강원랜드→화절령 순으로 간다. 화절령까지 차로 오를 수도 있지만, 비포장길이어서 승용차로는 어렵다. 게다가 겨울철엔 눈길일 경우가 많아 지프차도 오르기 어렵다. 화절령~산죽나무길~산철쭉길~마천봉~하이원 골프장을 잇는 4시간 짜리 코스, 초보자용 2~3시간 짜리 하늘길 코스도 있다. 강원랜드 골프장에서 무료셔틀버스를 탈 수 있다. 새비재까지는 승용차도 오를 수 있다. 대중교통은 함백역까지 걸어 내려와 버스를 이용해야 한다. 강원랜드(www.kangwonland.com, 1588-7789)에 문의하면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캡슐공원 안내소 375-0121. ▲맛집 윤가네 한우마을 (592-2920)은 질 좋은 한우로 유명한 집. 된장찌개에 소면을 넣은 된장소면도 별미다. 고한읍 고한시장 내에 있다. 산돌솥밥(591-5564)은 곤드레밥을 잘 한다. 사북 읍내 용석집(592-6615)은 손으로 빚은 만둣국이 일품이다.
  •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33) 억울한 소녀의 죽음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33) 억울한 소녀의 죽음

    2009년 가을 어느 날.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 화단 앞 보도에 10대 소녀가 피를 흘린 채 숨져 있었다. 최초 발견자는 아파트 경비원이었다. “비명 소리가 나더니 바로 ‘쿵’ 하는 소리가 들리더라고요. 급히 밖으로 나왔는데 여자아이가 이렇게 쓰러져 있었어요.” 언뜻 중학생이나 됐음 직한 앳된 얼굴의 소녀. 옆에는 꺾인 나뭇가지들이 잘게 흩어져 있었다. 추락하는 과정에서 나무 가장자리에 부딪힌 듯했다. 경찰은 아파트 건물 주변을 수색했지만 특이점은 찾아내지 못했다. 신원을 알려줄 만한 소지품도 나오지 않았다. 결국 소녀는 차가운 부검대에 올라야 했다. 사망 원인은 추락에 의한 다발성 손상. 추락사는 자살이나 사고사일 때가 많지만, 타살인 경우도 적지 않다. 미국의 한 병원 통계에 따르면 추락으로 응급실에 들어온 환자 중 20%는 범죄와 관련돼 있다. 혹시 모를 타살의 흔적을 찾아봐야 하는 이유다. 시신은 떨어질 때의 충격을 고스란히 머금고 있었다. 추락 과정에서 소녀는 본능적으로 몸을 오른쪽으로 튼 듯했다. 상처 부위가 모두 오른쪽에 집중됐다. 오른쪽 팔과 옆구리, 허벅지 등에 멍든 자국이 또렷했다. 온몸 곳곳에서 골절도 나타났다. 치명적인 상처는 머리뼈 바닥에 가해진 충격 때문에 생긴 것이었다. 법의학적 용어로는 두개저 골절이라 부르는데 높은 곳에서 추락하거나 교통사고를 당했을 때, 심하게 넘어져 머리를 부딪혔을 때 전형적으로 나타난다. 오른쪽 갈비뼈와 양쪽 어깨뼈, 오른쪽 엉덩뼈까지 성한 데가 없었다. 충격을 받은 뇌와 기도, 폐 등에는 피가 고여 있었다. ●소녀의 몸에 난 두 줄의 상처 소녀는 어디에서 떨어진 걸까. 사고가 난 주상복합 아파트는 상가 위에 다시 아파트가 세워져 각각 옥상이 있는 구조였다. 상가는 2층 건물로, 옥상에는 높은 콘크리트 담으로 둘러싸인 어린이 놀이터가 있었다. 상가 위 비교적 낮은 옥상은 10여m 높이지만, 아파트 옥상은 수십 미터에 달했다. 건물 중간 높이에서 창을 열고 뛰어내렸을 가능성도 있었다. 부검팀은 시신의 손상 정도에 따라 추락의 높이를 계산해 보기로 했다. 1998년 싱가포르의 과학자 라우 등이 고안한 방법으로, 추락해 숨진 시신의 손상 정도를 지수화(ISS·injury severity scale)해 비교하면 떨어진 높이를 역으로 계산할 수 있다. 지수화 과정에서 변사자의 나이와 뇌, 심장, 골반, 척추, 비장, 흉부 대동맥 등 각 기관에 남은 손상 정도를 꼼꼼히 기록한다. 부검의가 추산한 높이는 10~20m. 계산대로라면 소녀는 아파트 옥상이 아닌 상가 옥상에서 추락했을 가능성이 컸다. 실제 3층에서 경찰은 주방용 비닐장갑과 빗자루 등을 발견했다. 소녀의 몸속 상처를 유심히 살펴보던 부검의는 허리와 엉덩이에 남은 멍 자국에 주목했다. 중선출혈(重線出血)이었다. 우리 몸은 회초리, 지팡이, 혁대, 알루미늄 파이프같이 폭이 좁고 가벼운 물체로 맞으면 해당 부위의 가장자리에 두 줄의 출혈 자국이 생긴다. 영어로는 두 줄 출혈(Double line hemorrhage)이라고 부른다. 물론 추락 도중 엉덩이나 허리 부분이 나무에 걸렸다면 멍 자국이 생길 수 있다. 하지만 나무에 걸려 생긴 상처로 보기엔 멍이 발생한 부위가 광범위했다. 몸 안쪽의 흔적은 더욱 선명했다. 둔탁한 힘으로 피부는 파열되지 않았지만, 모세혈관과 정맥 등은 파열돼 출혈이 나타났다. 추가 조사에서 성적으로 학대당한 흔적도 드러났다. 소녀가 죽기 직전 누군가로부터 구타를 당한 것이다. 일단 타살로 수사의 초점이 모아졌다. 여기서 잠깐. 추락사한 시신이 스스로 떨어졌는지, 아니면 다른 사람에 의해 밀려 떨어졌는지를 과학적으로 밝히는 실험은 1970년대 초 미국 볼티모어에서 최초로 실시됐다. 남편이 10만 달러의 보험금을 타기 위해 부인 아이리스 시거를 61m 높이에서 밀어 버린 이른바 ‘아이리스 시거’ 사건이다. 사건 초기부터 경찰은 남편을 의심했지만 증거가 없었다. 당시 부인의 시신이 발견된 위치는 건물 외벽에서 5m 정도 떨어진 바닥이었다. 법의학자들은 아내의 몸무게와 똑같은 인형을 제작해 반복 실험을 했다. 실험은 발을 헛디뎠을 때와 스스로 몸을 던졌을 때, 뒤에서 밀었을 때의 세 가지로 나눠 진행됐다. 인형은 발을 헛디뎠을 때는 3.2m, 뛰어내렸을 때는 4.3m 이상을 벗어나지 못했다. 이를 바탕으로 경찰은 남편으로부터 “술에 취해 난간 밖으로 밀었다.”는 자백을 받아 냈다. ●10대라기엔 너무 대담했던 소녀들 수사가 진행되면서 죽은 소녀의 신원이 밝혀졌다. 가출 신고가 된 14세 A양이었다. 이상한 것은 A양이 숨지기 이틀 전 경찰서를 찾은 적이 있다는 점이었다. A양은 경찰에서 “동네에서 친구와 오토바이를 타다가 아이를 치고 그냥 달아났다.”면서 “오토바이를 몬 친구 등이 말하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했지만 어린아이가 다친 걸 생각하니 양심의 가책이 너무 컸다.”고 말했다. 경찰은 곧바로 사라진 B(15)양과 C(13)양을 수소문했다. 탐문 과정에서 경찰은 이 소녀들이 친구들에게 “배신자(A양)를 붙잡아 흠씬 두들겨 팬 후 옥상에서 밀어 버렸다.”고 말하고 다닌다는 얘기를 듣게 됐다. A양을 성적으로 학대한 것도 그들이었다. B양과 C양은 특수절도죄로 몇달 전 한 보호관찰소 위탁감호시설에 입교하고 알게 된 사이였다. 이들은 A양을 건물 아래로 밀어 떨어뜨린 점을 인정했다. 하지만 살해 의도는 없었다고 진술했다. 이들은 죽은 소녀가 자신들을 배신한 데 대해서는 여전히 화가 풀리지 않은 상태였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그래픽 강미란기자 mrkang@seoul.co.kr
  • 생명 구하려 촌각 다투는 응급구조사

    생명 구하려 촌각 다투는 응급구조사

    #장면 1 어스름한 새벽의 경기 안산. 선부 119안전센터에 출동 명령이 떨어진다. 신고에 따르면 심폐 기능 정지로 말미암은 호흡장애 환자다. 급작스러운 호출이지만 대원들은 신고자와 통화를 시도한다. 수화기 너머에는 울부짖는 목소리뿐. 심폐 기능 장애는 구급대원들이 꼽는 가장 위험한 상태다. 환자를 만나는 데 성공했지만, 결정적인 싸움은 지금부터. 병원으로 이송되는 5분의 응급처치가 환자의 생명을 좌우할 수도 있다. #장면 2 서울 은평구 응암동의 한 가정집. 환자가 의식불명에 빠졌다는 신고를 받고 달려온 북가좌 119안전센터의 대원들. 2년 전 뇌수술 병력이 있다고 하니 심상치 않다. 서둘러 응급실로 향하는 구급차 안, 머릿속이 하얘졌는지 아무런 대답도 못하는 보호자와 미친 듯이 요동치는 환자. 아수라장이 따로 없지만, 응급구조사는 냉정해야 한다. 이들이 유일한 희망이기 때문이다. #장면 3 서울 서대문구 북가좌동 대로변에서 난 교통사고. 현장에는 휴짓조각처럼 구겨진 트럭이 눈에 띈다. 소방 구조대원의 도움으로 환자를 차 밖으로 꺼낸 상태. 곧바로 응급이송을 하며 환자의 부상 정도를 점검한다. 응급구조사는 이송 중 실시간으로 환자의 상태를 전송한다. 직접 처치할 수 없는 부상이라 해도 응급실의 신속한 조치를 위해 1초도 헛되이 보낼 수 없기 때문이다. 눈썰미가 있다면 구급차 전면에 빨간 영문단어(앰뷸런스)의 좌우가 거꾸로 돼 있다는 것을 눈치챘을 터. 앞서 가던 차량의 운전자가 거울에 비친 단어를 곧바로 읽을 수 있도록 배려했다. 이처럼 1분 1초와 싸우는 구급차에는 항상 응급구조사(EMT: Emergency Medical Technician)가 탑승하고 있다. 오는 7~8일 밤 10시 40분 방송되는 EBS ‘극한직업-응급구조사 1·2부’는 119 안전센터 응급구조사들의 세계를 밀착 취재했다. 국내에서는 1995년부터 대학에 응급구조과가 설치돼 전문인력을 양성하기 시작했다. 현장에서 활동하는 응급구조 인력은 약 1만 5000명. 이들은 응급환자들은 물론 자살 신고와 상습적으로 출동을 요구하는 알코올 중독자까지 통제 불가능한 상황을 통제하기 위해 24시간 사투를 벌이고 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33) 추락한 소녀, 몸을 통해 타살을 증명하다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33) 추락한 소녀, 몸을 통해 타살을 증명하다

     2009년 가을 어느 날.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 화단 앞 보도에 10대 소녀가 피를 흘린 채 숨져 있었다. 최초 발견자는 아파트 경비원이었다.  “비명 소리가 나더니 바로 ‘쿵’ 하는 소리가 들리더라고요. 급히 밖으로 나왔는데 여자아이가 이렇게 쓰러져 있었어요.”  언뜻 중학생이나 됐음 직한 앳된 얼굴의 소녀. 옆에는 꺾인 나뭇가지들이 잘게 흩어져 있었다. 추락하는 과정에서 나무 가장자리에 부딪힌 듯했다. 경찰은 아파트 건물 주변을 수색했지만 특이점은 찾아내지 못했다. 신원을 알려줄 만한 소지품도 나오지 않았다. 결국 소녀는 차가운 부검대에 올라야 했다.  ●소녀의 몸에 난 두 줄의 상처  사망 원인은 추락에 의한 다발성 손상. 추락사는 자살이나 사고사일 때가 많지만, 타살인 경우도 적지 않다. 미국의 한 병원 통계에 따르면 추락으로 응급실에 들어온 환자 중 20%는 범죄와 관련돼 있다. 혹시 모를 타살의 흔적을 찾아봐야 하는 이유다.  시신은 떨어질 때의 충격을 고스란히 머금고 있었다. 추락 과정에서 소녀는 본능적으로 몸을 오른쪽으로 튼 듯했다. 상처 부위가 모두 오른쪽에 집중됐다. 오른쪽 팔과 옆구리, 허벅지 등에 멍든 자국이 또렷했다. 온몸 곳곳에서 골절도 나타났다. 치명적인 상처는 머리뼈 바닥에 가해진 충격 때문에 생긴 것이었다. 법의학적 용어로는 두개저 골절이라 부르는데 높은 곳에서 추락하거나 교통사고를 당했을 때, 심하게 넘어져 머리를 부딪혔을 때 전형적으로 나타난다. 오른쪽 갈비뼈와 양쪽 어깨뼈, 오른쪽 엉덩뼈까지 성한 데가 없었다. 충격을 받은 뇌와 기도, 폐 등에는 피가 고여 있었다.  소녀는 어디에서 떨어진 걸까. 사고가 난 주상복합 아파트는 상가 위에 다시 아파트가 세워져 각각 옥상이 있는 구조였다. 상가는 2층 건물로, 옥상에는 높은 콘크리트 담으로 둘러싸인 어린이 놀이터가 있었다. 상가 위 비교적 낮은 옥상은 10여m 높이지만, 아파트 옥상은 수십 미터에 달했다. 건물 중간 높이에서 창을 열고 뛰어내렸을 가능성도 있었다.  부검팀은 시신의 손상 정도에 따라 추락의 높이를 계산해 보기로 했다. 1998년 싱가포르의 과학자 라우 등이 고안한 방법으로, 추락해 숨진 시신의 손상 정도를 지수화(ISS·injury severity scale)해 비교하면 떨어진 높이를 역으로 계산할 수 있다. 지수화 과정에서 변사자의 나이와 뇌, 심장, 골반, 척추, 비장, 흉부 대동맥 등 각 기관에 남은 손상 정도를 꼼꼼히 기록한다. 부검의가 추산한 높이는 10~20m. 계산대로라면 소녀는 아파트 옥상이 아닌 상가 옥상에서 추락했을 가능성이 컸다. 실제 3층에서 경찰은 주방용 비닐장갑과 빗자루 등을 발견했다.  소녀의 몸속 상처를 유심히 살펴보던 부검의는 허리와 엉덩이에 남은 멍 자국에 주목했다. 중선출혈(重線出血)이었다. 우리 몸은 회초리, 지팡이, 혁대, 알루미늄 파이프같이 폭이 좁고 가벼운 물체로 맞으면 해당 부위의 가장자리에 두 줄의 출혈 자국이 생긴다. 영어로는 두 줄 출혈(Double line hemorrhage)이라고 부른다. 물론 추락 도중 엉덩이나 허리 부분이 나무에 걸렸다면 멍 자국이 생길 수 있다. 하지만 나무에 걸려 생긴 상처로 보기엔 멍이 발생한 부위가 광범위했다. 몸 안쪽의 흔적은 더욱 선명했다. 둔탁한 힘으로 피부는 파열되지 않았지만, 모세혈관과 정맥 등은 파열돼 출혈이 나타났다. 추가 조사에서 성적으로 학대당한 흔적도 드러났다. 소녀가 죽기 직전 누군가로부터 구타를 당한 것이다. 일단 타살로 수사의 초점이 모아졌다.  ●10대라기엔 너무 대담했던 소녀들  여기서 잠깐. 추락사한 시신이 스스로 떨어졌는지, 아니면 다른 사람에 의해 밀려 떨어졌는지를 과학적으로 밝히는 실험은 1970년대 초 미국 볼티모어에서 최초로 실시됐다. 남편이 10만 달러의 보험금을 타기 위해 부인 아이리스 시거를 61m 높이에서 밀어 버린 이른바 ‘아이리스 시거’ 사건이다. 사건 초기부터 경찰은 남편을 의심했지만 증거가 없었다. 당시 부인의 시신이 발견된 위치는 건물 외벽에서 5m 정도 떨어진 바닥이었다. 법의학자들은 아내의 몸무게와 똑같은 인형을 제작해 반복 실험을 했다. 실험은 발을 헛디뎠을 때와 스스로 몸을 던졌을 때, 뒤에서 밀었을 때의 세 가지로 나눠 진행됐다. 인형은 발을 헛디뎠을 때는 3.2m, 뛰어내렸을 때는 4.3m 이상을 벗어나지 못했다. 이를 바탕으로 경찰은 남편으로부터 “술에 취해 난간 밖으로 밀었다.”는 자백을 받아 냈다.  수사가 진행되면서 죽은 소녀의 신원이 밝혀졌다. 가출 신고가 된 14세 A양이었다. 이상한 것은 A양이 숨지기 이틀 전 경찰서를 찾은 적이 있다는 점이었다. A양은 경찰에서 “동네에서 친구와 오토바이를 타다가 아이를 치고 그냥 달아났다.”면서 “오토바이를 몬 친구 등이 말하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했지만 어린아이가 다친 걸 생각하니 양심의 가책이 너무 컸다.”고 말했다.  경찰은 곧바로 사라진 B(15)양과 C(13)양을 수소문했다. 탐문 과정에서 경찰은 이 소녀들이 친구들에게 “배신자(A양)를 붙잡아 흠씬 두들겨 팬 후 옥상에서 밀어 버렸다.”고 말하고 다닌다는 얘기를 듣게 됐다. A양을 성적으로 학대한 것도 그들이었다.  B양과 C양은 특수절도죄로 몇달 전 한 보호관찰소 위탁감호시설에 입교하고 알게 된 사이였다. 이들은 A양을 건물 아래로 밀어 떨어뜨린 점을 인정했다. 하지만 살해 의도는 없었다고 진술했다.  이들은 죽은 소녀가 자신들을 배신한 데 대해서는 여전히 화가 풀리지 않은 상태였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다이어트 잘못하면 근육 소실·조기 노화

    다이어트 잘못하면 근육 소실·조기 노화

    수능을 마친 많은 수험생들은 너나없이 다이어트에 나선다. 공부 때문에 몸을 돌볼 겨를이 없기도 했지만 시류가 외모를 경쟁력으로 여기는 탓에 더욱 그렇다. 그러나 욕심만 앞세워 무리하면 나중에 겪을 부작용이 의외로 크다. 절식·단식 등의 속성 다이어트로는 살을 빼기도 어려울뿐더러 설령 살이 빠지더라도 영양 결핍과 변비·탈진·빈혈·탈모·위장병은 물론 요요현상 등의 부작용을 겪기 쉽다. 체중 감량을 위해서는 장기적인 계획과 노력이 필요하다. 급히 체중을 줄이다가는 엉뚱하게 근육이 소실되거나 필요한 영양소를 잃기 때문이다. 전문의들은 “TV에서 보는 속성 다이어트는 전문가의 도움과 맞춤형 운동, 식이요법 등을 통해 이룬 결과여서 이를 따라 하는 것은 옳지 않다.”면서 “특히 굶는 다이어트는 근육 소실뿐 아니라 미네랄·비타민 등 필수 미량원소 섭취량까지 줄여 피부 등에 조기 노화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원푸드 다이어트는 NO 단기간의 다이어트가 해롭다는 것을 알면서도 많은 사람들이 이 방법에 솔깃해하는 것은 고통스러운 다이어트를 오래 지속할 자신이 없어서고, 단기간에 살을 빼 변화한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고 싶은 욕심 때문이다. 하지만 이처럼 무모하게 시도하는 속성 다이어트라도 반드시 지켜야 할 원칙은 있다. 전문의들은 “무작정 굶거나 한 가지 음식만 먹는 ‘원푸드(One Food) 다이어트’는 지속하기도 어렵고 영양 결핍으로 건강에 무리가 간다.”면서 “이런 방법으로는 결코 체중을 줄이지 못한다.”고 조언한다. ●탄수화물 섭취 제한이 관건 효과적인 다이어트를 위해서는 탄수화물의 섭취를 제한하고 단백질과 식이섬유 중심으로 여성은 1200㎉, 남성은 1500㎉를 매일 섭취하는 ‘저열량 식사요법’이 권장된다. 이를 매끼 규칙적으로, 천천히 먹으면 포만감을 줘 식사량 조절이 쉬워진다. 또 노폐물을 쉽게 배출할 수 있도록 수분과 생선·두부 등 양질의 단백질을 적절히 섭취해 줘야 한다. 간식을 줄이고, 커피·콜라 등 자극적인 음료도 피하는 게 좋다. 커피를 마셔야 한다면 프림과 설탕을 넣지 않아야 하며, 당도가 높은 과일주스 대신 비타민이 풍부한 과일과 야채를 자주 섭취하고, 최소 6시간 이상 숙면을 취하도록 한다. ●근력운동 병행하면 더 효과적 다이어트 효과를 높이려면 근력운동을 병행해야 한다. 근육을 키우면 기초대사량이 늘면서 일상적인 에너지 소모량이 증가해 나중에는 같은 양을 먹어도 살이 덜 찌고, 잘 빠지는 체질로 변하기 때문이다. 기초대사량이란 생명활동에 필요한 최소한의 에너지량으로, 전체적인 열량 섭취가 이보다 많으면 살이 찌고, 적으면 살이 빠지게 된다. 특히 날씨가 추워지면 운동을 기피하게 되는데, 이 때문에 근육이 줄고 지방은 늘어나 다이어트를 방해하게 된다. 같은 무게일 때, 지방은 근육보다 부피가 30% 정도 더 크므로 몸매를 생각한다면 지방을 줄이고 근육을 늘려야 한다. ●생활습관이 무엇보다 중요 성공적인 다이어트를 위해서는 자신의 생활습관을 점검해 나쁜 습관을 버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와 함께 일상적으로 활동량을 늘리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하고, 앉거나 누워서 TV를 시청하던 사람이라면 서서 몸을 움직이면서 시청하는 등 사소한 습관이 몸에 배도록 해야 한다. 성공적인 다이어트는 결국 본인의 의지에 달렸다. 그러기 위해서는 단순히 몸매만 생각할 게 아니라 건강을 위해 운동을 한다고 생각하면 부수적으로 다이어트 효과를 얻는 것은 물론 이를 오래 지속할 수도 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도움말 을지대병원 가정의학과 박창해 교수
  • 이수페타시스 사장 홍정봉씨, 이수건설 사장 이재원씨, 이수창업투자 사장 채 윤씨

    이수그룹은 1일 이수페타시스 사장에 홍정봉(57) 부사장을, 이수건설 사장에 이재원(54) 부사장을, 이수창업투자 사장에 채윤(52) 부사장을 각각 선임했다. 홍 사장은 이수페타시스 연구소장과 영업담당 임원을 거쳐 이수페타시스 대표이사 부사장을 역임했다. 이 사장은 이수화학 관리본부장과 이수 재무총괄본부장을 거쳤다. 채 사장은 이수건설 부사장과 이수세라믹 대표이사 부사장, 이수창업투자 대표이사 부사장을 지냈다.
  • [인사]

    ■교육과학기술부 △교원소청심사위원회 위원장 임승빈 ■질병관리본부 ◇검역소장 △마산 김복환△김해 류강희△통영 황창용△운산 이은걸 ■고려대 △생명과학대학장(생명환경과학대학원장 겸임) 김익환 ■충북대 △대학원장 석영선 ■전북대 △대외협력실장 김민호 ■국민일보 △교계광고국 교계광고팀장(부국장대우) 류청하 ■㈜이수 ◇전무 승진 △HR담당 제민호△기획담당 김기동◇상무보 신규선임△기획팀 김학봉 ■이수화학 ◇전무 승진 △영업본부장 이탁용◇상무보 신규선임△기획팀 박진곤 ■이수건설 ◇전무 승진 △플랜트사업본부장 양호용◇상무보 신규선임△플랜트소장 김광성△인사총무팀 이광섭 ■이수페타시스 ◇전무 승진 △해외영업담당 이석주◇상무 승진△영업담당 정용관◇상무보 신규선임△경영지원팀 김기대 ■이수시스템 ◇전무 승진 △대표이사 황엽 ■이수앱지스 ◇전무 승진 △사업기획본부장 류승호 ■이수엑사플렉스 ◇상무보 신규선임 △관리부문 김수호△생산부문 이경수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승진 △부사장 김용연 ■아시아나IDT ◇승진 △전무 배무현△상무보 고석남 조동술 ■에어부산 ◇승진 △전무 강대희△상무 최판호 ■금호고속 ◇승진 △상무 장진균 ■금호건설 ◇승진 △상무 심재극△상무보 김석호 정찬두 최동찬◇전보△상무 서영희 ■아스공항 ◇승진 △상무 김명욱
  • 소방공무원 집단·개별면접 2단계로

    내년부터 소방공무원 채용에서 면접시험이 집단면접과 개별면접 2단계로 진행되는 등 체계화된다. 집단면접은 토론방식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특히, 면접시험 결과는 점수화된다. 지금까지는 필기와 체력시험 결과만 점수화됐고 면접시험 결과는 별도 점수 부여없이 당락이 좌우돼 체계적이지 못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소방방재청은 30일 이 같은 내용의 ‘소방공무원 면접시험 실시기준안’을 밝혔다. 이 안에 따르면 내년부터 면접시험은 1차 집단면접과 2차 개별면접으로 나뉘어 치러진다. 1차 시험에서는 ▲전문지식·기술과 그 응용능력 ▲창의력·의지력, 그 밖의 발전가능성 ▲의사발표의 정확성·논리성 등 3개 요소가 평가된다. 점수는 10점씩이다. 2차시험에서는 ▲소방공무원으로서의 적성 ▲예의·품행·성실성 및 봉사정신 등 2개 요소가 각각 20점·10점으로 평가된다. 평가항목뿐 아니라 각 항목에 대한 점수도 7등급으로 세분화된다. 10점 만점일 경우 평가정도에 따라 10점·8.5점·7점·5.5점·4점·2.5점·1점, 20점 만점일 때는 20점·17점·14점·11점·9점·6점·3점의 점수를 준다. ‘소방공무원으로서의 적성’에 가장 높은 배점이 된 이유에 대해 방재청 관계자는 “화재진압·구조 작전 등 소방업무 대부분이 팀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나’보다는 ‘우리’를 먼저 생각할 줄 아는 인재를 선발하는 것이 채용의 가장 큰 과제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1차 집단면접은 무자료(블라인드)면접으로 진행되는데, 면접위원은 현직 소방공무원 3~5명이 맡는다. 10명 내외의 응시자가 한 조가 되는데 조별 면접순서는 제비뽑기로 추첨한다. 면접시간 등 구체적인 방식은 아직 결정된 바는 없지만 ‘토론방식’이 채택될 가능성이 유력하다고 방재청 관계자는 전했다. 2차 개별면접은 적성검사와 신원조회결과 등 자료와 수험생 질문을 통해 평가된다. 면접단계에서 신원조회를 실시, 사전에 범죄경력 등 채용결격사유를 들춰내려는 것이다. 불합격 기준은 5개 평가요소 가운데 어느 하나의 요소가 시험위원 과반수가 40% 미만의 점수를 평정할 경우나 각 단계 평가 점수를 합산했을 때 평균이 총점의 50% 미만일 때다. 한편, 12~16일 닷새 동안 서울소방본부 4차 면접시험이 서초동 서울소방학교에서 치러진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인사]

    ■교육과학기술부 △대구경북과학기술원 건설추진단장 윤대상△국립과천과학관 전시연구단장 김주한 ■국가보훈처 △제대군인국장 박종왕 ■경찰청 ◇경무관 전보 <경찰청>△교통관리관 전석종△경무과 이상식(치안정책관) 김치원(외교안보연구원) 이세민(중앙공무원교육원)<경찰대>△교수부장 홍성삼△치안정책연구소장 한광일<경찰수사연수원>△원장 이인선<서울>△경무부장 정순도△생활안전〃 김철준△수사〃 최현락△경비〃 윤종기△정보관리〃 조현배△보안〃 김덕섭△경찰관리관 이철성<대구>△차장 김귀찬<경기>△1부장 김병화△2부장 정해룡<강원>△차장 백승호<충남>△차장 허영범<경북>△차장 최종헌 ■대한주택건설협회 △정책상무이사 김종신 ■대한지적공사 ◇실장 △기획조정 조만승△사업지원 김재학△감사 채경완△경영지원(직대) 권기중◇단장△미래사업 신동현△지적선진화추진 박상갑 ■중앙일보 △행정국장 고대훈△중앙일보정보사업단 대표이사 최영태 ■메디컬TV △전무 이기종 ■LG전자 ◇전무 승진 [MC사업본부]△상품기획그룹장 권봉석△경영관리담당 김인석△품질경영그룹장 김준호[HE사업본부]△TV연구소장 권일근[HA사업본부]△C&C 사업부장 권택률△해외마케팅센터장 차국환[법인장]△인도네시아제판 김원대[지역대표]△중아 박재유[CTO]△SIC 연구소장 손보익△AE연구소 CAC팀장 정백영[담당]△대외협력 이충학◇상무 신규선임[HE사업본부]△CEM사업부장 김도현△TV연구소 나채룡△TV북미마케팅담당 박형세△Input Device담당 이도준△SCM담당 하진호[HR부문]△인사담당 김원범[법인장]△이태리 남상완△중아서비스 박홍기△페루 송남조△칠레 신대호△이집트제판 엄태관△미국서비스 유규문[MC사업본부]△연구소 박병학 임주응 홍석호[담당]△창원경영지원 박평구△중아경영관리 유병헌[AE사업본부]△제어연구소장 백승면△터키생산법인장 오정원[HA사업본부]△중국 남경세탁기생산법인장 백승태△제어연구소장 오민진△세탁기연구소장 조한기[생산기술원]△장비개발담당 서정원△정수화[한국마케팅본부]△AE마케팅담당 이기영△B2C서울담당 허인권[중국법인]△동북지사장 이동선[브라질제판법인]△마나우스생산담당 이석종[EC사업부]△컴프레서사업담당 이헌민[CTO]△소재부품연구소 최광열 ■LG생활건강 ◇상무 신규선임 <부문장>△생활용품특수유통영업 반상우△해외마케팅 이세훈△화장품백화점영업 이일갑 ■코카콜라음료㈜ ◇전무 승진 △사업부장 배정태 ■해태음료㈜ ◇상무 신규선임 △영업부문장 이태주 ■현대중공업 ◇승진 △전무 김현철 강삼식 박종봉 이대희 문동택 김주태 김천영 권영해△상무 박영덕 최양환 배종천 최종일 김종욱 이영철 박병용 김삼상 음한기 박성근 손수언 임근일 김용학 한영만 장성근 윤동원 송기생 장현희 고승환△상무보 노재민 정임규 하수 신현대 손창현 김종배 이상록 김재신 신한성 채정호 박영덕 이영식 이태영 김발영 이기동 박창기 정명림 조수현 최상철 이규철 김진수 이민희 백쌍재 윤석명 이원재 이창원 안교길 이상용 최준권 ■현대미포조선 ◇승진 △부사장 김병오△상무 윤진규 최재천 박기갑△상무보 김홍재 전용만 윤창현 송인 박창수 조영환 ■현대삼호중공업 ◇승진 △전무 심현상△상무 김철진△상무보 천지훈 장동근 ■현대오일뱅크 ◇승진 △전무 유재범 김병섭△상무 김준연 조영철 강정선 박병덕 장지학 김재열△상무보 최병오 송호선 최동성 이정현 금석호 임주명 ■대한제당 ◇승진 및 전보 △전무 조현△상무 서종현 김만수 강승우 김기영 김상정 길광석 ■TS개발 ◇승진 및 전보 △부회장 홍인성△대표이사 김민성△상무 홍봉선 ■삼성저축은행 ◇승진 및 전보 △부회장 민병호△대표이사 조성준 ■TS우인 ◇승진 및 전보 △부회장 유건상△대표이사 이명훈△상무 권오근 ■공주개발 ◇승진 및 전보 △대표이사 윤재영 ■TS푸드 ◇승진 및 전보 △대표이사 김창구 ■TS유업 ◇승진 및 전보 △대표이사 박승걸 ■아시아나항공 ◇승진 △전무 은진기 조규영△상무 박현호 손두상 김원태 김승영△상무보 김덕영 김효중 나창환 박동수 박재영 백선철 송석원 신현억 안병석 이두진 김승회
  • 충남 서산 황금산에 오르다

    충남 서산 황금산에 오르다

    숲에 이슬을 더해 주는 바다. 가로림만(加露林灣)입니다. 예쁜 이름에 견줘 물살은 여간 사납지 않지요. 가로림만이 품은 여러 절경 가운데 비교적 덜 알려진 곳이 충남 서산의 황금산입니다. 해거름이면 황금빛으로 빛난다는 산. 비록, 체구는 작아도 바다와 만나는 해안가 절벽에 ‘국립공원급’ 절경을 숨겨두고 있지요. 황금산의 자랑은 저물녘 풍경입니다. 보다 정확히는 바닷가 절벽들이 그려내는 적벽도(赤壁圖)입니다. 저물녘 햇살에 바닷가 절벽들이 활활 타오르는 듯한 모습은 어디서도 쉽게 볼 수 있는 풍경이 아닙니다. 이제 달력도 달랑 한 장 남았습니다. 산정에서 저무는 해 망연히 바라보고 싶다면 황금산이 좋은 대안이 되겠습니다. 황홀한 해넘이 풍경과 만난 뒤 되짚어 올 때를 대비해 손전등 준비하는 것도 잊지 마시고요. ●봉우리가 아닌 바다를 보러 가는 산 지도를 펴고 가로림만에 초점을 맞추면 꼭 게가 두 집게발을 치켜세운 듯한 지형이 보인다. 아래쪽 집게발은 벌천포(벌말), 위쪽 집게발은 황금산(156m)이 있는 대산읍 독곶리다. 독곶리는 서산의 오지로 꼽히는 대산에서도 끝자락에 있다. 예전엔 독곶리에서 하루 두어 번 오가는 완행버스로 한 시간 이상 걸려 서산으로 나가는 것보다 인근 삼길포에서 뱃길로 인천을 오가는 게 더 편했을 정도였다. ‘독곶’이라는 이름도 ‘외따로 떨어져 있는 곶’(串·바다를 향해 돌출한 지형)이란 의미다. 황금산은 그 외진 땅이 숨겨둔 풍경의 보고다. 산이라 부르기 민망할 정도로 높이는 낮지만, 풍채만큼은 제법 당당하다. 쉬엄쉬엄 걸어도 4시간이면 둘러볼 수 있다. 황금산 들머리는 이름조차 없는 작은 포구다. 바다 인근의 산을 오르는 길이니 갯마을을 지나는 게 당연할 터. 하지만 일반적인 산행 기점과는 느낌이 사뭇 다르다. 황금산을 기준으로 한쪽은 풍요로운 가로림만 갯벌, 다른 쪽은 수많은 굴뚝이 서 있는 공업단지다. 포구 앞바다는 더없이 잔잔하다. 바닷가 사람들 표현대로 ‘장판’을 깐 듯하다. 그러나 포구에서 조금만 나가도 물살은 곧 사나워진다. 물살이 갯바위를 찢으며 울부짖는 듯한, 딱 그 느낌이다. 산행은 대부분 황금산 주차장에서 오른쪽 산사면을 따라 이어진 등산로를 따른다. 하지만 등산로 나무계단이 끝나는 곳에서 좌회전, 먼저 황금산사(黃山祠)가 있는 정상을 오르는 편이 낫다. 원래 등산 코스를 따르면 온 길을 다시 되짚어 내려가야 하는 번거로움이 따르기 때문이다. 황금산은 능선으로 이어진 3개의 작은 봉우리가 남북으로 길게 늘어선 형태를 하고 있다. 정상까지는 20분쯤 걸린다. 다소 된비알이지만, 숨이 턱에 찰 정도는 아니다. 황금산사는 임경업 장군을 모신 사당. 바로 뒤편엔 정상을 알리는 돌탑이 이정표처럼 서 있다. 여기까지는 다소 밋밋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섣부른 실망은 금물이다. 황금산의 진수는 정상의 봉우리들이 아니라 바닷가 절경들에 있다. 일반적인 산행과 다른 점이다. 황금산을 바다를 보는 산이라고 하는 것도 이런 이유다. 정상에서 자박자박 내려오면 길은 네 갈래로 갈린다. 오른쪽은 원래 등산로에서 올라오는 길, 아래쪽은 금굴과 코끼리 바위 등 해안 절벽으로 내려가는 길, 곧장 가면 헬기장이다. 여기서 해안절벽 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금이 있던 산’이 ‘금쪽 같은 풍경의 산’이 되다 푹신푹신한 흙길. 게다가 힘들 것 없는 내리막길이다.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 대략 유행가 두어 곡쯤 부를 시간, 두 번째 교차로와 만난다. 왼쪽은 코끼리바위, 가운데는 ‘등산로 끝’, 오른쪽은 금굴(堀)로 내려가는 길이다. 여기서부터 풍경이 속도를 내기 시작한다. 그리 높지도, 크지도 않은 산이니 둘러보는 방향을 잘 잡아야 한다. 황금산은 위에서 보고 아래에서 느끼는 게 순서다. 먼저 절벽과 똑같은 높이에서 전경을 휘휘 굽어본 뒤, 아래로 내려가 바닷가 트레킹을 즐기는 게 좋다는 얘기다. 산행의 대미인 해넘이 풍경과 마주할 곳은 코끼리바위가 있는 곳이다. 예서 금굴이 있는 해안까지는 20분이면 닿는다. 금굴은 절벽 아래 뻥 뚫린 해식동굴을 말한다. 금굴해변은 날물 때 가야 제맛이다. 김영숙(51) 서산시 문화관광해설사는 “물 빠진 자리에 드러난 다양한 형태의 갯바위들이 산수화 같은 절경을 펼쳐낸다.”고 전했다. 시간 여유가 있다면 금굴 너머 끝골까지 해안트레킹을 즐겨도 좋겠다. 금굴해변에서 왼쪽으로 난 산길을 따라 오르면 코끼리바위 해변으로 이어진다. 황금산은 이곳부터 숨겨둔 속살을 아낌없이 드러내기 시작한다. 산굽이를 돌 때마다 색다른 풍경들이 펼쳐진다. 기골이 장대한 절벽들이 해안을 굳건하게 감싸고, 이른바 ‘말 근육’ 같은 절벽 사이사이로 소나무들이 아슬아슬하게 매달려 있다. 낮은 산이란 선입견은 그 자리에서 산산조각 난다. 바다는 또 어떤가. 물색은 푸르고, 갯내는 없다. 파도가 몽돌 사이를 빠져나갈 때마다 ‘차르르’ 소리를 내는데, 듣고만 있어도 마음이 잔잔해진다. ●코끼리 바위 넘어가면 푸른바다·기암·노송이 삼중주 밧줄 타고 코끼리바위를 넘어가면 풍경은 보다 다이내믹해진다. 맑고 푸른 바다와 기암, 노송이 삼중주를 펼쳐낸다. 윽박지르는 듯 서 있는 암벽은 누런 빛깔과 옅은 자줏빛이 뒤섞였다. 해안가 돌들도 마찬가지. 이곳의 풍경은 그야말로 천변만화다. 날씨와 계절, 시간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바뀐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엄지손가락 곧추세우는 풍경은 해거름에야 드러난다. 저물녘, 햇살이 암벽에 부딪치며 황금빛으로 산란한다. 해안 절벽들이 기다렸다는 듯 한껏 자신의 세포를 부풀리는 게다. 짜릿한 풍경이다. 이를 보는 탐승객의 세포도 소름끼치듯 반응한다. 황금빛으로 빛나는 산, 황금산(黃金山)의 실체다. 예부터 금(金)이 있는 산이라 해서 황금산이라 불렸다던데, 금이 사라진 요즘엔 금쪽 같은 풍경을 캐는 산이란 뜻이겠다. ●‘용유대’(龍遊臺)엔 용의 알(?)이 있다 서산 지역 명소 가운데 외부에 거의 알려지지 않은 곳이 용유대(龍遊臺)다. 광해군 때 벼슬을 버리고 낙향한 단구자 김적이 자주 뱃놀이를 즐기던 곳. 음암면 유계리 정순왕후 생가에서 용유천변 길을 따라 몇 백m 올라가면 단구대(丹丘臺)다. 붉은 언덕이란 뜻의 너럭바위다. 용유대는 여기서 도보로 5분 거리에 있다. 갈대 무성한 용유천을 거슬러 오르다 보면 둥그런 바위 7~8개가 몰려 있는 희한한 풍경과 만난다. 말 그대로 용이 놀았다는 곳으로, 둥근 바위는 용의 알이란다. 어찌나 심한 풍화를 겪었던지 모난 곳 하나 없이 달걀처럼 둥글둥글하다. ‘알’들을 감싸고 있는 건 노송(松)들이다. 고아한 풍취의 소나무들이 바위 위에 자라고 있는데, 제법 독특한 정취를 풍긴다. 용의 해인 새해에 여행을 계획한다면 한번쯤 둘러보는 것도 좋겠다. 글 사진 서산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41) 가는 길 수도권에서 승용차로 갈 경우 서해안고속도로→송악 나들목→38번 국도 대산·석문 방면→지하차도(북부산업로)→가곡 교차로→대산·성구미 방면 우회전→성구미 삼거리→대산·석문방조제 방면 좌회전→대호방조제 방면 우회전→초락2로 방면 우회전→서산·대산 방면 좌회전→화곡교차로 우회전(29번 국도)→황금산 순으로 간다. 서해안 고속도로 서산 나들목에서 대산 읍내를 거쳐 독곶리로 가는 방법도 있다. 맛집 해미읍성 맞은편 읍성뚝배기(688-2101)는 조미료를 쓰지 않은 소머리곰탕(8000원)과 사골설렁탕(700 0원)이 맛있다. 서산시청 뒤 진국집(664-4994)은 토속음식 ‘게국지’로 소문났다. 1인분 6000원. 향토(668-0040)에서는 서산의 전통음식인 우럭젓국과 꽃게장, 게국지를 한자리에서 즐길 수 있다. 주변 볼거리 천수만 버드랜드에서 다양한 겨울 철새와 만날 수 있다. 간월암도 지척이다. 삼길포에선 배 위에서 갓 잡아 파는 생선회를 맛볼 수 있다. 포구 뒤 삼길산에 오르면 다도해 같은 서해 풍경과 마주할 수 있다.
  • 지방간 얕보다 간경화·간암 될라

    지방간 얕보다 간경화·간암 될라

    최근 들어 비알코올 지방간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잦은 음주와 스트레스, 서구식 식습관으로 당뇨·비만 인구가 느는 것이 문제다. 흔히 듣는 ‘간이 부었다.’고 하듯 지방간은 간세포에 지방이 축적된 상태로, 이를 방치하면 간세포에 염증이 생기거나 파괴되어 간경화로 진행된다. 정상적인 간은 약 1∼1.5㎏이지만 여기에 지방이 쌓이면 노란 기름기를 띠면서 팽창한다. 간에 쌓인 지방은 노화의 원인인 과산화지질로 바뀌는 데다, 세포에 축적된 지방이 간 속 미세혈관과 임파선을 압박, 산소와 영양공급을 차단해 간의 활동력 저하를 초래하게 된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지방간염이 생기며, 이 중 10∼15% 는 간경화를 거쳐 결국 간암에 이르게 된다. ●지방간 3대 원인 ‘복부비만·과음·당뇨병’ 지방간은 음주가 원인인 ‘알코올성’과 비만·인슐린 대사장애가 원인인 ‘비알코올성’으로 나뉜다. 평소 술을 즐기는 사람의 75% 정도가 지방간을 가졌으며, 이 상태에서 계속 술을 마시면 알코올 간경변으로 진행하게 된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비만, 특히 내장비만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내장지방은 대량의 유리지방산을 간으로 유입시키는데, 이 유리지방산이 중성지방으로 쌓여 지방간이 된다. 당(糖)도 마찬가지다. 당은 간에서 중성지방으로 변했다가 한도를 넘으면 간에 쌓여 지방간을 만든다. 결국 내장지방과 인슐린 저항성, 고혈당이 상관관계를 형성해 지방간을 만드는 것. 이 밖에 여성호르몬제나 스테로이드(부신피질호르몬) 등 약물 때문에 지방간이 올 수도 있다. 이런 지방간은 질병의 중요한 징후다. 지방간이 심한 사람은 관상동맥질환 발생 위험이 일반인보다 최대 4배나 높으며, 목의 경동맥에 동맥경화가 생겨 뇌졸중 발생 위험도 그만큼 높아진다. ●절주와 체중감량, 운동이 최선 지방간은 생활습관만 바꿔도 대부분 정상화할 수 있다. 치료와 예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금주와 식이요법, 운동이다. 음주자의 46%, 비만한 사람의 75%가 지방간을 가졌지만, 음주로 인한 지방간은 금주와 식이요법만으로도 대부분 호전된다. 식이조절을 위해 식사는 위장의 80%만 채우는 게 좋다. 50세 전후에는 기초대사량이 10~20대보다 200㎉ 정도 떨어지기 때문에 약간 모자란 듯 먹는 게 좋다. 또 지질보다 당질(탄수화물)이 지방을 축적시키는 주요인이므로 밥이나 빵·면류·과자류를 절제해 탄수화물 섭취량을 줄여야 한다. 탄수화물 섭취량을 줄이면 비알코올 지방간의 원인인 당뇨병과 고지혈증 개선에도 좋다. 체중 감량은 체중의 10%를 3∼6개월 내에 서서히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 갑자기 체중을 줄이면 오히려 지방간을 악화시킬 수 있다. 적정 체중은 자신의 키(㎝)에서 100을 뺀 값에 0.9를 곱한 값이다. 운동도 중요하다.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해 지방간은 물론 혈압·고지혈증·혈당 개선에 도움이 된다. 빠르게 걷기·달리기(러닝머신·조깅)·자전거타기·수영·등산·에어로빅댄스 등 유산소운동을 1주일에 3차례 이상, 한번에 30분 이상 하는 것이 좋다. 이런 유산소운동은 근육이나 간에 축적된 글리코겐과 중성지방을 에너지원으로 연소시킨다. ●복부비만·당뇨환자 6개월마다 간기능 확인해야 배시현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간은 80%가 망가져도 증상이 없는 탓에 몸이 붓거나 황달 등의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이미 대부분의 간기능이 손상됐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복부 비만이나 당뇨병 환자는 최소한 6개월에 한번은 혈액 및 초음파검사를 통해 간 기능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도움말 배시현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 ‘장애인 홀대’ 은행

    국내 은행에서 장애인들이 음성서비스, 점자자료, 수화통역 서비스를 받는 데 불편을 겪을 우려가 크다는 국가인권위원회의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인권위는 최근 전국 192곳 은행지점을 모니터링한 결과 69%가 시각장애인들에게 대기 순서를 알려 주는 서비스를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5일 밝혔다. 점자자료, 확대경, 확대문서가 구비된 곳은 14%였다. 청각장애인용 수화통역 서비스, 화상전화기, 보청기 등을 제공하는 곳도 4%에 그쳤다. 또 휠체어를 탄 장애인들이 건물을 드나들기에도 크게 불편한 것으로 조사됐다. 입구 통로 폭이 1.2m도 채 안 돼 휠체어가 드나들 수 없는 곳도 83%에 이르렀다. 인권위는 모니터링 대상이 된 은행 측과 전국은행연합회장, 금융위원장 등에게 장애인의 금융서비스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조치를 취하라고 권고할 방침이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조선후기 산수화展-정선 ‘우화등선’ 등 첫 공개

    조선후기 산수화展-정선 ‘우화등선’ 등 첫 공개

    “뭐랄까…. ‘박연폭포’를 처음 봤을 때의 느낌이었어요. 소장가 집에 가서 보는데 포장이 주르륵 흘러내리면서 드러나는 그림에서 폭포 소리가 고스란히 나는 것 같아 그 앞에 풀썩 주저앉아 버렸거든요. 이번에도 마찬가지예요. 오죽했으면 임진강을 직접 답사해 사진 찍어서 이 그림하고만 같이 전시해 둬도 충분하다고 말했을까요.” 이태호 명지대 미술사학과 교수가 흥분해서 말하는 작품은 ‘우화등선’(羽化登船)과 ‘웅연계람’(熊淵繫纜)이다. 진경산수의 대가 겸재 정선(1676~1759)이 임술년(1742년) 늦가을 무렵 연천현감 신주백, 관찰사 홍상공을 모시고 연강(지금의 임진강)에서 유람한 모습을 비단 위에 그려 놓은 ‘연강임술첩’(蓮江壬戌帖)이다. 이렇게 제작돼서인지 화첩치고는 무척 크다. 일단 화첩 자체가 보통 화첩의 두배 크기인 데다 펼친 양쪽을 한개의 화면으로 모아 썼다. 일반적인 화첩에 비해 4배나 큰 셈이다. 작품은 모두 세 벌이 만들어져 정선, 신주백, 홍상공이 나눠 가졌다. 따라서 존재 자체는 이미 학계에 보고된 상태. 한 벌이 실물 그 자체로 일반 대중에게 공개되는 것은 처음이다. 오는 29일부터 다음 달 13일까지 서울 종로구 견지동 동산방화랑에서 열리는 ‘조선후기 산수화전-옛 그림에 담긴 봄 여름 가을 겨울’전이다. 그러니 이 교수가 흥분할 법도 하다. 임진강 사진을 찍어 대조하자는 것도 진경산수 그 자체를 보여주고 싶은 욕망에서다. 그는 “겸재의 ‘인왕제색도’ ‘금강전도’가 바위와 산을 그린 대표작이라면 이 작품은 강에 대한 대표작으로 꼽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림에는 시종들이 관찰사를 모시고 나오고, 참가자들이 관찰사에게 인사하고, 같이 배를 타고 나가는 과정이 시간순으로 배열돼 있다. 전시에서는 겸재 작품 외에 김명국, 심사정, 강세황, 이인문, 김득신, 허련 등 23명의 작가가 그린 산수화 40여점을 함께 선보인다. 간송미술관의 ‘풍속인물화대전’, 삼성리움미술관의 ‘조선화원대전’에 이어 또 하나의 고서화전인 셈이다. 박우홍 동산방 대표는 “겸재 작품을 비롯해 대부분의 작품은 일반인에게 처음 공개되는 것”이라면서 “우리 젊은이들에게 소중한 우리 것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자고 수집가들을 일일이 설득해 어렵게 마련한 자리인 만큼 차분한 마음으로 즐겨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02)733-5877.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최완수 간송미술관 학예연구실장

    [김문이 만난사람] 최완수 간송미술관 학예연구실장

    인생을 살면서 간이 안 맞으면 섬으로 간다. 그런데 향기가 그립다면 어디로 갈까. 겨울의 언덕을 넘으려는 듯 늦은 가을비가 추적추적 내린다. 그런 까닭에 쌀쌀했으나 그윽했다. 비탈길에 떨어진 나뭇잎들이 비에 젖어 고고한 사색의 향기를 뱉어냈다. 이리저리 뒹구는 그것들이 황량하게 비어 있는 마음의 곳간을 조금씩 채운다. 지난 23일 오전 서울 성북동에 위치한 간송미술관. 입구에 들어서자 간송(澗松) 전형필(1906~1962) 동상이 눈에 들어왔다. 간송미술관은 간송이 33세 때 자신의 수집품을 바탕으로 1966년에 세운 우리나라 최초의 사립 미술관이다. 2층 콘크리트 건물로, 서화를 비롯해 자기, 불상, 전적(典籍), 와당 등 국보급 문화재 14점과 보물급 고서화 12점 등 많은 문화재가 소장돼 있다. 간송은 교육가이자 문화재 수집가로 평생 민족 문화재를 모으는 데 힘썼다. 또 한남서림(翰南書林)을 지원·경영하며 문화재가 일본인에게 넘어가는 것을 막아 오늘날까지 그 뜻을 기리고 있다. 그런 이곳에서 지난달 겸재의 ‘어초문답’, 신윤복의 ‘미인도’ 등 조선시대의 풍속인물 그림을 내걸어 많은 사람들에게 문화의 향기를 채워주었다. 전국 각지에서 찾아온 관람객으로 전시 기간 내내 장사진을 이뤄 다시 한번 국민 미술관임을 입증했다. 이렇게 우리 문화의 지킴이로 자리매김하기까지는 뭐니 뭐니 해도 최완수(69) 간송미술관 학예연구실장의 공력이 절대적이다. 지난 45년 동안 학예연구실장으로 재직하면서 매년 두 차례 논문집 ‘간송문화’를 발간하고 이를 통해 ‘추사명품집’ ‘겸재명품집’ 등을 발표하며 미술사 연구의 산실(産室) 역할을 주도하고 있다. 연구실에는 박사급 연구원만 수명이 있어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2층 연구실에서 만난 최 실장은 올해 우리 나이로 칠순인데도 10년은 더 젊어 보였다. 여기에 있으면 세월의 시계가 거꾸로 가느냐고 인사말을 먼저 건넸다. 그는 ‘부지노지 장지운이’(不知之 將至云爾)라는 공자의 말을 인용하면서 “연구에 몰두하다 보면 밥 먹는 것도 잊고 즐거움으로 걱정을 잊으며 늙음에 이르는 것도 잊어버리고 있나 보다.”라며 웃는다. 청년의 미소처럼 해맑다. 전시가 성공적으로 끝나고 난 뒤여서 요즘에는 어떤 일로 바쁜지 물었다. “그제는 (연세대) 강의 나갔고 어제는 오랜만에 겸재 만나러 북악산과 인왕산에 다녀왔다.”고 했다. 겸재를 만나러? 궁금해하자 웃으면서 대답한다. “겸재는 장동팔경(壯洞八景)을 남겼습니다. 인왕산과 북악산에 걸친 장동(壯洞) 일대의 경승지 8곳, 그러니까 필운대, 대은암, 청풍계, 청송당, 자하동, 독락정, 수성동, 취미대 등을 그렸지요. 겸재 동호인 몇 명과 겸재를 생각하며 그림 속을 같이 답사했지요.” 그는 겸재 연구의 권위자로 잘 알려져 있다. 그동안 ‘겸재 정선의 진경산수화’(1993), ‘진경시대’(1998), ‘겸재의 한양진경’(2004), ‘겸재 정선’(2009) 등을 펴내 겸재 연구의 종결자라는 별명까지 붙었다. 그가 겸재와 인연이 된 것은 1966년 미술사학자 혜곡(兮谷) 최순우(1916~1984)의 권유로 간송미술관으로 자리를 옮긴 뒤 이곳에서 겸재의 작품들과 만나면서다. 그는 숙명적으로 연구에 몰입했다. “일제 식민사관의 영향으로 조선 왕조를 문화적 정체기로 보는 시각이 많은데 이를 뒤집기 위해 조선 문화의 절정기인 진경시대의 가치를 세상에 알려야 한다는 사명감이 들었지요. 조선 전기에는 중국을 닮아보려고 했지만 나중에 우리 조상들은 중국의 주자 성리학을 발전시켜 조선 성리학을 만들어냈습니다. 인조반정 이후 성리학이 꽃을 피웠고 이를 토대로 진경 시문학과 진경 산수화가 나왔습니다. 겸재는 우리 민족의 자긍심을 차원 높은 회화미로 표현한 최고의 화가이지요.” 겸재에 대한 찬사는 계속 이어졌다. “그는 84세까지 붓을 놓지 않았습니다. 진경 산수화를 창안하고 절정에 올려놓은 뒤 추상 단계에까지 한꺼번에 통달한 말 그대로 화성(畵聖)입니다. 일부에서는 화원 출신이라는 말도 있지만 당시에는 선비가 아니면 (진경산수를) 창안할 수가 없었지요. 그는 주역 등 사서삼경을 거의 외울 정도로 7서에도 아주 능통한 지식인이었습니다. 주역의 음양조화, 중국 화가들도 감히 흉내조차 못 낸 남·북방 화법을 동시에 표현해 낸 겸재의 그림을 본 중국 사람들은 아주 환장을 합니다. 중국이 우리 문화에 미쳐버리는 이유도 바로 이런 확실한 종결편 때문이지요. 유라시아를 거쳐 우리나라에 흘러 들어온 문화들을 간단 명료하게 융합시키면서 종결 처리 하는 것이 우리 문화의 특징이기도 합니다. 그림에서는 겸재, 글씨에서는 추사 김정희의 작품이 대표적입니다.” 최 실장은 “조선 성리학 이념이 주도하던 진경시대(1675~1800)에는 우리의 문화가 세계 제일이라는 자존 의식이 아주 높았다.”고 강조하면서 특히 우리 민족은 ‘요점 정리’를 하는 데 아주 탁월한 능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래서 최 실장은 우리만이 갖고 있는 ‘요점 정리의 문화재’를 집중적으로 모으고 있으며 간송미술관에서 이뤄지는 연구와 전시도 우리 문화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고자 하는 차원이라고 거듭 설명했다. 지난달 전시 때 많은 사람들이 찾아준 것도 그러한 자긍심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자부했다. 전시와 관련된 얘기가 나오자 최 실장은 “(찾아준) 많은 사람들이 고향에 돌아온 느낌을 받았을 것”이라며 웃는다. “2시간 넘게 기다리면서도 어느 누구도 짜증을 부리지 않았습니다. 이번 전시를 무려 7번이나 본 사람도 있어요. 올 때마다 간송미술관 도록을 가지고 가서 친척들에게 나눠 주면 그분들이 다시 간송미술관을 찾고 그랬습니다. 또 아버지와 아들이 함께 왔는데 기다리는 아들에게 아버지가 ‘여긴 자랑스러운 우리 민족 문화를 확인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다들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하는 아름다운 광경을 보기도 했습니다. 관람객 대부분이 찬란했던 진경시대로 돌아가게 하는 즐거운 자리라고들 표현해 줘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간송미술관은 매년 5월과 10월, 봄과 가을 딱 두 차례만 전시를 한다. 1971년 ‘겸재 정선 서화전시회’를 시작으로 그 원칙을 한번도 어기지 않았다. 특히 이를 통해 겸재와 추사에 관한 연구는 족탈불급(足脫不及)의 독보적인 경지에 도달했다. 겸재와 추사만 연구하는 이른바 ‘간송학파’(30여명)까지 생겨났을 정도니 말이다. “우리 미술관은 연구 중심의 박물관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문화재를) 수집·보존하고 그것을 연구하는 것입니다. 그런 다음 대중에게 봉사하기 위해 전시하는 것이지요. 문화의 고향에 돌아오게 하는 서비스를 하는 것입니다. 전시에 중점을 두다 보면 연구가 안 되고 산만해지고, 그러면 전시를 보러 오시는 분들은 ‘괜히 왔나’ 하면서 다리만 아파합니다. 우선 연구에 집중한 다음 일목요연하게 전시를 해야 관람객에게 좋은 느낌을 선사할 수 있지요. 그래서 1년에 두번만 전시하는 겁니다.” 이어 요즘 세상이 쾌속과 안락 위주로 가다 보니 문화의 기반인 의식주마저 우리 것을 점점 잃어가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들에게 우리의 것, 우리의 고향을 찾아볼 수 있도록 기회를 마련하는 것이 자신의 소임이라고 했다. 다음 전시에 대해 묻자 그는 “연구 중”이라고 짤막하게 대답했다. 그렇다면 요즘에는 어떤 것을 연구하는지 물었다. “조선 왕릉에는 석상, 호석 등 조선시대의 문화를 오롯이 표현한 모습들이 있습니다. 바로 조선 문화의 우수성을 간직한 것들이지요. 진경시대의 석인들이 아주 사실적으로 조각한 덕에 시대적 변화를 일목요연하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미 그에 대한 연구는 많이 진척됐습니다. 조선 초기의 석상은 명나라와 비슷하다가 점차 조선 스스로의 문화를 표현하고 있지요. 또 거기에는 의궤가 담겨 있습니다. 현장은 물론 자료 조사까지 계속하고 있습니다. 이걸 발표하면 (기존의 내용들이) 뒤집어질 것들이 아주 많습니다(웃음). 바로 새롭게 쓰는 조선통사거든요.” 최 실장은 겸재에 이어 내년에는 추사의 종결편을 발표할 예정이다. 뒤이어 ‘왕릉 종결편’도 개봉하겠다는 의욕을 내보였다. 사학자로 올곧게 살아온 그의 진지한 모습에서 다음 작품이 사뭇 기대된다. 편집위원 km@seoul.co.kr ■ 고교 때 백아 김창현 선생 만나 조선 사대부의 한문·문화 섭렵 ●최완수 실장은1942년 충남 예산에서 태어나 서울대 사학과를 졸업했다. 고등학교 때 한학과 보학(譜學)의 대가였던 백아(白牙) 김창현 선생을 만나 한학에 빠져 조선 사대부의 한문과 문화를 모두 섭렵했다. 서울대, 연세대, 이화여대, 동국대 등에서 오랫동안 강의를 해 오다 지금은 연세대 대학원 강의만 하고 있다. 1965~1966년 국립박물관을 거쳐 1966년부터 지금까지 간송미술관 학예연구실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추사집(1976), 금추사연구초(1976), 그림과 글씨(1978), 겸재 정선 진경산수화(1993), 명찰순례 1,2,3(1994), 우리 문화의 황금기 진경시대(1998), 조선왕조 충의열전(1998), 겸재를 따라가는 금강산 여행(1999), 겸재의 한양진경(2004), 한국 불상의 원류를 찾아서 1, 2, 3(2007) 등이 있다.
  • 흰쌀밥 같고 영양 많은 현미밥 맛보세요

    흰쌀밥 같고 영양 많은 현미밥 맛보세요

    수확한 벼는 어떻게 찧느냐에 따라 크게 현미와 백미로 나눈다. 왕겨와 겉껍질만 벗겨낸 현미에는 씨눈과 쌀겨가 그대로 남아 있어 각종 비타민과 단백질, 지방질(불포화지방산), 식물성 섬유질, 미네랄, 탄수화물 등 인체에 필요한 모든 영양소가 고스란히 들어있다. 이에 비해 백미는 현미를 여러 번 도정해 씨눈과 쌀겨가 완전히 떨어져 나간 ‘벌거숭이 쌀’이라 할 수 있다. 현미 배아와 외 속의 지방은 양질의 불포화지방산으로 육식으로 인해 생기는 악성 콜레스테롤을 제거한다. 비타민E와 함께 구성돼 있어 체내 에너지원으로 흡수한 좋은 지방을 산화시키지도 않는다. 현미는 몸에 좋은 작용을 하는 박테리아를 증가시켜 장내 세균의 활동을 활발하게 해 변의 체내 정체시간을 짧아지게 한다. 이에 따라 소화기관을 신속히 청소해 대장암이나 결장암, 당뇨병, 정맥류, 만성변비 등을 예방하고 치료를 촉진한다. 현미 외피에 있는 섬유소는 인체 내의 독물(화학물질, 방사성물질, 중금속 등)과 흡착해 몸 밖으로 배출하는 작용을 한다. 이러한 현미의 장점에도 불구하고 조리법이 비교적 까다롭고 맛이 거칠어 소비자들이 선뜻 선택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 라이스본(www.riceborn.com)에서 출시한 ‘현미로만’은 이런 단점을 개선한 제품이다. 기존 현미의 딱딱하고 먹기 불편했던 부분을 특허가공 공법으로 개선해 맛이나 조리법이 백미와 똑같다. 표피에 있는 과피층(파라핀-왁스층)만 깎아내는 독자특허 기술로 현미의 껄끄러움과 조리의 불편함을 완전히 해소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업체 관계자는 “현미에는 쌀의 모든 영양소가 100% 살아 있어 현미밥 한 그릇은 백미 19그릇을 먹는 것과 같은 영양소를 흡수하는 것”이라며 “‘현미로만’은 소량씩 도정해 늘 신선하게 먹을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02)553-9044.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삼계탕은 고열량탕!

    삼계탕은 고열량탕!

    가장 열량이 높은 외식 음식은 삼계탕으로 나타났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국내 외식 음식 130여종의 1인분 중량과 영양성분을 분석한 결과 삼계탕이 1인분(1000g) 당 열량이 918㎉로 가장 높았다고 22일 밝혔다. 다음은 잡채밥(650g·885㎉), 간짜장(650g·825㎉), 짜장면(650g·797㎉), 제육덮밥(500g·782㎉), 잡탕밥(750g·777㎉), 볶음밥(400·773㎉), 꼬리곰탕(700·766㎉), 김치볶음밥(500·755㎉), 짜장밥(500·742㎉) 등의 순이었다. 국민들이 실제 먹는 음식에 대한 실측값이다. 이에 따라 보건복지부가 지난 14일 ‘2010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보듯, 국내 19세 이상 성인 10명 가운데 3명이 비만으로 드러난 상황에서 적잖게 신경이 쓰이는 결과인 셈이다. 식약청 측은 “삼계탕은 말 그대로 닭과 쌀밥이 들어가 열량을 내는 기본 요소인 탄수화물·단백질·지방이 모두 풍부하게 포함돼 있어 수치가 가장 높게 나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식약청 조사는 서울·경기·충청·강원·경상·전라권 등 6개 권역의 3개 중점도시를 선정한 뒤 도시마다 선택한 4개의 음식점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식약청은 각 음식점에서 음식을 직접 구매한 뒤 냉동차로 운송해 18개 연구기관에서 열량과 구성 성분 등을 분석했다. 1인분 중량 설정은 전국에서 구입한 음식 72개의 평균값과 중간값 등을 활용, 중량값을 산출하고 이를 국민건강영양조사의 섭취량과 비교해 정했다. 지역·업소별 음식의 양은 천차만별이었다. 짜장면의 1인분 중량은 최소 400g에서 최대 840g으로 2배를 넘기도 했다. 짬뽕도 최소 550g부터 최대 1200g에 달했다. 만둣국은 1인분이 340~940g까지 2.7배의 차이가 났다. 심지어 갈비탕은 적게는 290g, 많게는 1200g로 무려 4배의 중량차를 보였다. 식약청은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외식 음식의 영양성분을 정리한 ‘외식음식 영양성분 자료집’을 홈페이지(www.kfda.go.kr/nutrition/index.do)에 공개했다. 자료집에는 1인분의 실물크기 사진과 해당 식품의 1인분당 열량·탄수화물·단백질·나트륨 등 20여종의 영양성분이 표시됐다. 자료에 수록된 음식 정보는 식약청 영양관리 애플리케이션인 ‘칼로리 코디’에도 추가된다. 식약청 측은 “국민들이 지금까지는 정확하게 알지 못했던 영양정보를 확인하고 자신에게 맞는 식품을 선택하는 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식당에서도 영양성분 자료를 이용해 열량과 나트륨을 줄인 건강메뉴 개발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기관에서도 다이어트 식단 개발에 참고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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