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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상태 前대우조선해양 사장 동창에 ‘일감 몰아주기’ 의혹

    남상태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재임 시절(2006년 3월~2012년 3월) 대학 동창인 지인 소유의 회사에 독점적으로 ‘일감 몰아주기’를 했다는 의혹이 나와 파문이 예상된다. 이로 인해 정부 재정으로 운용되는 대우조선해양의 부실이 더욱 커져 국민의 혈세가 낭비됐을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신동우 새누리당 의원은 9일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2분기에만 3조원이 넘는 적자가 나고 장비업체의 대금 상환을 위해 7000억원의 유동성 지원을 더 투입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그런데도 남 전 사장은 재임 시절 대학 동창인 정준택 휴맥스해운항공 대표가 최대 주주인 해상화물운송업체 메가라인에 독점적 이익이 보장되는 특혜성 수의계약을 해 준 의혹이 있다”고 밝혔다. 신 의원이 제보받은 자료에 따르면 2007년 5월 대우조선해양은 메가라인과 대우조선해양 중국 법인이 생산한 블록(특수화물) 운반을 위한 특수 제작 맞춤형 자항선에 대해 10년간 특혜성 운송계약을 맺어 독점적인 지위를 보장해 준 것으로 나타났다. 건조 자금은 산업은행에서 원리금 상환에 문제가 없는 10년 상환 조건으로 조달하기로 했다. 계약 만료 시점에는 산은 건조 자금 원리금 및 감가상각비까지 회수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자항선의 잔존 가치도 4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우조선해양이 같은 조건으로 경쟁입찰했다면 메가라인보다 더 좋은 조건의 해운사를 선택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게 신 의원의 설명이다. 신 의원에 따르면 정 대표가 최대 주주인 휴맥스해운항공은 2014년 대우조선해양 물량의 77%를 독식했고 동사 매출의 대우조선해양 의존도는 77%에 달한다. 메가라인의 대주주는 정 대표가 최대 주주인 휴맥스해운항공이다. 신 의원은 “대우조선해양이 메가라인에 독점적인 특혜를 준 것은 이 회사의 최대 주주가 남 전 사장의 대학 동창인 정 대표이기 때문으로 보인다”면서 “정부 차원에서의 조사 또는 수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서울신문은 남 전 사장의 해명을 듣기 위해 자택으로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유한킴벌리 하기스, 아기물티슈 생산 전 과정 투명하게 공개

    유한킴벌리 하기스, 아기물티슈 생산 전 과정 투명하게 공개

    유한킴벌리는 지난 8일 대전 공장의 하기스 아기물티슈 생산 전 과정을 고객에게 투명하게 공개했다. 대전 공장은 하기스 물티슈와 아기기저귀, 그린핑거 스킨케어 등이 생산되고 있는 유아용품 전문 공장으로 국내 유아용품의 세계 시장 진출을 견인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번 공장 공개 프로그램은 지난 7월 아기물티슈의 화장품법 적용을 앞두고 신임 식약처장의 첫 방문지가 아기물티슈 제조 현장이었을 정도로 그 어느 때보다 아기물티슈에 대한 엄마들의 관심이 큰 상황임을 감안해 기획된 것으로, 화장품법 적용으로 더욱 엄격해진 제조 환경과 품질관리, 제품 안전 기준 등을 고객이 직접 경험하고 엄마들의 기대를 현장에서 직접 듣는 시간이었다는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하기스 아기물티슈의 ‘아기피부사랑 캠페인’ 홍보대사인 배우 김효진도 아기엄마로써 소비자 견학단과 함께하여 꼼꼼하게 전 과정을 지켜보고, 의견을 나누는데 동참하기도 했다. 유한킴벌리 대전 공장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원단부터 완제품까지 직접 생산하고 있는 곳인만큼, 이번 공장 견학에 참가한 고객들은 천연펄프를 사용한 원단 제조에서부터 국내외로 공급되는 제품이 생산되는 전 과정을 직접 확인했다. 이를 통해 고객들은 GMP 인증 설비에서 얼마나 엄격하게 품질과 제조환경 등이 관리되고 있는지를 생생하게 체감할 수 있었다. GMP는 식약처에서 인증하는 우수화장품제조 및 품질관리기준으로 소비자가 아기물티슈의 품질과 제조환경을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다. 또한, 제품안전, 제품개발, 제조 등 각 분야 전문가들과 함께한 간담회를 통해 안전성 우려가 제기된 물질을 전문가 자문 하에 자발적으로 사용을 제한하고 관련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아기어린이용 제품 안전 정책을 비롯해 제품 개발 및 제조와 관련한 궁금증을 해소하고 고객의 기대와 제안을 청취하는 시간도 함께 진행됐다. 유한킴벌리 관계자는 “화장품법 시행으로 안전이 강화된 이후, 고객들이 제품 품질과 제조환경, 디자인 등 제품 본연의 가치에 집중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음을 실감하고 있다”며 “안전과 품질, 제조환경 등에 있어 차별화된 경쟁력을 가진 만큼, 자신 있게 생산현장을 공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유한킴벌리의 이 같은 노력은 엄마들의 호응으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 하기스 아기물티슈는 외출전용 클러치백을 비롯해 피부 보습을 강화한 ‘네이처메이드’, ‘프리미어’, ‘퓨어’ 라인과 아기 감성을 고려한 ‘아트 에디션’ 등 제품력과 컨셉에서 차별화된 제품들을 최근 열린 베이비페어에서 선보였으며, 직접 제품을 체험한 고객들로부터 가장 선호하는 제품으로 선정되는 등 시장 선도제품으로 자리매김해 가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경운 기자의 맛있는 스토리텔링 7] 5색 과일과 채소, 몸 어느 장기와 맞을까

    [김경운 기자의 맛있는 스토리텔링 7] 5색 과일과 채소, 몸 어느 장기와 맞을까

    몇 년 전 미국에서 5가지 색의 과일과 채소를 매일 조금씩 먹자는 캠페인(Five Colors a Day)이 대중적 호응을 받았다. 성인병과 비만이 걱정인 우리나라에서도 이를 실천하려는 사람이 늘고 있다. 단백질과 지방, 탄수화물 등 영양소가 함유된 음식을 꾸준히 즐기려면 비타민과 호르몬, 효소 등 생리활성물질이 많은 과일과 채소도 함께 챙기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만병의 근원이라는 활성산소(찌꺼기 산소)를 줄이고 항산화력을 높여주기 때문이다. 제철 과일과 채소에는 몸에 좋은 성분이 더 많다. ●빨간색 노화, 노란색 소화, 초록색 피로, 보라-검정 면역력 효과 ... 5가지 색이란 빨간색, 노란색, 초록색, 보라색, 검은색을 말한다. 단순히 껍질이나 겉모양의 색이 아니라 그 본연의 색깔이 중요하다. 빨간색 과채류에는 토마토, 사과, 수박, 고추, 대추 등이 있다. 노화를 방지하고 혈액을 맑게 해준다. 혈관과 관련된 고혈압이나 동맥경화에 좋다. 노란색에는 바나나, 오렌지, 당근, 단호박, 노란 파프리카 등이 있다. 강력한 항산화력을 지녀 건강한 피부에 좋고 소화력도 돕는다. 눈을 맑게 하는 효능도 있다. 초록색에는 양배추, 상추, 브로콜리, 시금치, 키위 등이 있다. 풍부한 비타민C 덕분에 몸속 노폐물을 배출하고 간의 피로도 풀어준다. 보라색에는 포도, 오디, 블루베리, 가지 등이 있다. 암세포 증식을 억제하는 효능이 돋보인다. 마지막으로 검은색에는 검은콩과 깨, 김, 미역 등이 있다. 면역력을 향상시켜 허약한 체질을 개선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과거 서양 의학은 과일이나 채소의 색이 번식을 돕는 동물의 눈길을 끌기 위해 화려한 것일 뿐, 주목할 만한 것은 아니라고 여겼다. 그러나 동양의 전통 의학은 오래전부터 5가지 색이 제각각의 고유한 약효는 물론 우리 몸의 장기와도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기록으로 남겼다. 서양에서 갈수록 동양 의학에 관심을 갖는 이유다. ●색깔별 과일 채소, 몸의 각 장기와 찰떡 궁합 전통 의학은 빨간색 식품이 심장병 환자에 좋은 것으로 봤다. 피가 단순히 붉기 때문이 아니다. 동양은 현대 의학의 연구를 통해 밝혀진 사실과 똑같은 의학적 지식을 이미 터득하고 있었던 셈이다. 심장이란 혈관 운동의 중심이다. 심장이나 혈관 질환이 의심되면 대추, 오미자, 구기자 등을 약재로 썼다. 노란색은 위장과 관련된 것이다. 위장병 환자에겐 호박죽이나 노란 벌꿀로 소화 기능을 향상시키는 처방을 했다. 초록색은 간장과 쓸개에 작용하는 것으로 본다. 동물의 쓸개즙이 초록색인 게 결코 우연이 아니다. 초록색 채소의 엽록소는 간의 해독에 좋고 피부를 맑게 한다. 검은색 식품은 신장(콩팥)을 건강하게 한다. 남성의 전립선이나 여성의 자궁 질환에 관련된 것이다. 성 기능을 높이고 자궁암 등을 예방한다. 뼈까지 모두 검은색인 오골계를 강장 식품으로 여기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검은쌀과 콩 등은 탈모에도 좋다. 여기서 전통 의학은 검은색과 보라색을 하나의 색으로 봤다. 실제로 안토시아닌 성분은 보라색 채소와 검은색 식품에 공통적으로 함유돼 있기 때문에 굳이 분리될 이유가 없다. 대신에 전통 의학은 흰색을 5가지 색에 포함했다. 흰색은 폐와 기관지에 작용하는데 식품으로는 무, 양파, 파, 마늘, 도라지, 배 등이 있다. 기침이 심하면 도라지를 약재로 썼고 무즙이나 배즙을 먹기도 한다. 결론적으로 우리가 꼭 챙겨야 하는 과일과 채소의 5가지 색은 빨간색, 노란색, 초록색, 검은색 그리고 흰색이다. ●5색 과일 채소 외에 필요항 또 하나의 색은 흰색 그런데 한국인은 육류를 즐기는 서양인에 비해 김치 등 채소를 많이 먹어서 건강한 것으로 착각할 수 있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우리가 많이 먹는 식품이 너무 흰색에 치우쳐 있기 때문이다. 빨간색의 경우 토마토를 아무리 많이 먹는다고 해도 서양인처럼 각종 음식에 토마토를 쓰지는 못한다. 토마토는 지용성 채소라 과일처럼 날것으로 먹는 것보다 올리브오일 등을 넣거나 불에 살짝 익히는 게 좋다. 또 초록색과 검은색 식품은 어느 정도 먹는다고 해도 노란색의 바나나나 보라색의 포도 등을 그리 많이 섭취한다고 볼 수 없다. 반면 서양인의 보라색 식품 섭취량이 많은 이유는 포도로 담근 와인을 매일 조금씩 즐기는 덕분이다.  <능금> 시인 김춘수  그는 그리움에 산다  그리움은 익어서  스스로도 견디기 어려운  빛깔이 되고 향기가 된다?   김경운 전문기자 kkwoon@seoul.co.kr
  • 해외여행 | FIJI Bula, Vinaka! 안녕 고마워

    해외여행 | FIJI Bula, Vinaka! 안녕 고마워

    피지는 화려하다. 그리고 소박하다. 일곱 가지 색으로 물든 하늘을 뒤로하고 돌아섰을 때, 애잔한 피지의 이별노래 ‘이사레이’가 가슴을 파고들었다. 그때 알았다. 나도 모르게 피지에 푸욱 빠지고 말았다는 것을. ●피지를 다시 보다 피지의 행복은 멀리 있지 않았다. ‘불라Bula·피지어로 ‘안녕’을 뜻하는 말’에 있었다. 리조트에서도 시장에서도 거리에서도 모든 시작은 ‘불라’였다. 남태평양의 아름다운 섬나라, 산호초들의 고향, 피지. 피지가 특별한 이유는 여행자뿐만 아니라 피지 사람에게도 천국이기 때문이다. 피지는 2012년 캐나다 ‘레거 마케팅’의 조사 결과 행복체감지수 1위 국가로 꼽혔다. 무엇이 피지를 행복의 나라로 만든 것인지 궁금했는데, 피지에 가 보니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연중 춥지도 덥지도 않은 날씨, 끈끈한 대가족 중심 사회, 깨끗한 물과 자연, 단단한 자존감 위에 세워진 ‘오늘의 행복을 내일로 미루지 않는’ 삶의 철학. 그 모든 것들이 피지를 다시 보게 만들었다. 피지의 크기는 제주도의 약 10배다. 총 333개 섬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중 100여 개 섬에만 사람이 산다. 비티 레부Viti Levu와 바누아 레부Vanua Levu가 가장 큰 섬이다. 비티 레부에는 피지의 수도인 수바와 난디국제공항이 자리해 있고, 북섬으로 불리는 바누아 레부엔 럭셔리 리조트들이 모여 있다. 섬들은 옹기종기 모여 군도를 이루고 있다. 여행자들은 마마누다 군도와 야사와 군도를 많이 찾는다. 비티 레부의 서쪽, 마마누다 군도는 섬 하나에 리조트 하나만 있는 곳이 대부분이다. 푸른 바다와 그림 같은 백사장이 마마누나 군도의 풍경을 대표한다. 비티 레부에서 경비행기로 40분 거리에 있는 야사와 군도는 영화 <블루라군>의 촬영지다. 태초의 자연을 그대로 간직한 이곳은 산호초가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피지는 단순한 휴양지 그 이상의 매력을 갖고 있다. 푸른 바다 속에서 총천연색 물고기들을 만날 수 있는 것은 물론 카약, 요트, 서핑, 제트스키, 패러세일링 등 갖가지 수상스포츠를 즐길 수 있다. 특히 수온이 24~29도 정도로 따뜻해서 이른 아침부터 저녁까지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 람바사, 라키라키, 퍼시픽하버 등 다이버들의 눈을 번쩍 뜨이게 만드는 다이빙포인트도 도처에 널려 있다. 골프를 빼면 섭섭하다. 피지의 하루 라운딩 비용은 약 3만원. 50만원이면 1년치 골프회원권을 손에 넣을 수 있다. 더 없이 좋은 환경에서 이렇게 저렴하게 라운딩을 즐길 수 있는 곳이 또 있을까? 피지에는 아주 독특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곳들도 많다. 그중 하나가 전 세계 네 곳에 존재하는 날짜변경선이다. 같은 자리에서 어제와 오늘을 왔다 갔다 하는 체험이 가능하다. 이 날짜변경선 덕에 피지는 ‘세상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뜨는 나라’이기도 하다. 매년 1월1일 정동진을 찾는 이들에게 타베우니 여행을 추천하고 싶은 이유다. 해양 액티비티의 최고봉으로 평가받는 상어 먹이 주기도 피지에서 도전할 수 있다. 철망도 없이 바다 속에 들어가 상어 입에 먹이를 넣는 일은 사진으로만 봐도 아찔하다. 피지 여행자들만이 누릴 수 있는 또 하나의 특권, 할리우드 스타들이 즐겨 마시는 ‘명품 생수’인 피지워터를 마음껏 마실 수 있다는 것이다. 물도 공기도 좋은 피지에서 피지워터를 마시며 여행을 마치고 나면 매끈해진 피부를 발견하게 될지도 모른다. 피지 사람들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귀에 꽃을 꽂는다. 재미있는 건 꽃을 꽂은 위치에 따라 미혼인지 기혼인지 알 수 있단 점이다. 결혼을 하지 않은 사람은 왼쪽에, 결혼을 한 사람은 오른쪽에 꽃을 꽂는다. 이렇게 꽃을 꽂는 것을 피지어로 ‘테끼테끼’라고 부른다. 자, 이제 화려한 히비스커스 꽃 한 송이를 ‘테끼테끼’하고 본격적인 피지 탐험에 나서 보자. 아, 절대로 잊어선 안 되는 한 가지가 있다. ‘피지타임FIJI Time’의 속도를 지키는 일이다. 피지 특유의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도록, 반걸음 느린 속도로 천천히 걷다 보면 어느새 행복이 슬그머니 당신 곁에 와 있을 것이다. ●천국을 즐기는 방법1 재래시장에서 발견한 피지 문화 생생한 피지 문화를 엿보기 위해 찾아간 곳은 피지 난디의 재래시장. 난디는 국제공항이 있어 여행자들에게 익숙하고 피지에서 세 번째로 규모가 크지만, 시내에 나가 보면 이곳이 얼마나 소박한 곳인지 알게 된다. 이색 식재료 ‘카사바’와 ‘달로’ 시장은 자그마했지만 호기심을 자극할 만한 식재료들이 적지 않았다. 대표적인 것이 카사바Cassava와 달로Dalo. 이 두 구근식물은 피지 사람들의 식탁을 책임지는 중책을 맡고 있다. 우리로 치면 쌀이나 마찬가지다. 달로는 큰 토란을 연상하면 된다. 피지언들은 달로로 탄수화물을 섭취하는데 주로 익혀서 먹는다. 섬유질이 많고 열량이 높은 편. 카사바는 큰 고구마를 생각하면 된다. 쪄 먹기도 하고 빻아서 다른 과일과 함께 요리해 먹기도 한다. 피지 바나나는 우리나라에서 파는 것보다 통통하고 큰데, 날로 먹지 않고 구워 먹는다. 우리는 ‘카바’로 친구가 된다 시장의 깊숙한 곳으로 들어가니 각종 뿌리채소가 산처럼 쌓여 있었다. 뭔가 했더니 ‘카바Cava’의 원료인 후추나무 뿌리다. 피지 문화를 이야기할 때 빠지면 안 되는 것이 ‘카바’다. 피지에서 카바를 함께 나눠 마시는 행위는 ‘친구가 되고 싶다’는 의미다. 손님을 맞이하는 마을에서는 ‘카바 세리모니’를 준비한다. 카바 가루를 타노아Tanoa라는 그릇에 넣고 즙을 짠 후 빌로Bilo라는 코코넛 껍질로 만든 컵에 담아 손님에게 건넨다. 잔을 받은 사람은 손뼉을 두 번 치고 ‘불라!’를 외친 후 카바를 단숨에 마신다. 다 마신 후 손뼉을 세 번 친 다음 ‘비나카Vinaka·피지어로 ‘고맙습니다’라는 말!’라고 외치면 환영 의식이 마무리된다. 카바 세리모니는 피지 숙소 어디에서나 쉽게 경험할 수 있다. 카바의 색은 연한 갈색이고, 맛은 쌉싸름하다. 많이 마시면 혀가 얼얼하고 취한 기분도 들지만 알코올 성분은 없다. 피지 국민의 49%는 인도사람 시장에서 눈길을 사로잡는 또 하나는 수북이 쌓인 형형색색의 향신료. 마트에는 갖가지 인도 향이 진열돼 있고, 길거리에선 인도 음식점이 자주 눈에 띈다. 그뿐 아니다. 거리 곳곳에 화려한 힌두사원이 있고, 이곳저곳에서 인도 음악이 귀를 파고든다. 남태평양 한가운데 섬나라가 아닌 인도의 작은 도시에 와 있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다. 알고 보니 피지는 1874년 영국에 합병되었는데 그때 사탕수수 농장의 노동력으로 많은 인도인들을 이주시켰다고 한다. 세월이 흘러 고향으로 돌아갈 법도 했지만 인도 사람들은 사람 좋고 자연 좋은 피지에 눌러 앉았다. 그렇게 시작해 지금은 전체 피지 인구의 49%를 인도인이 차지하게 되었다. 그러니 피지에서 인도를 만나더라도 놀라지 말 것, 그리고 피지 인도인 중 상당수는 인도에 가 본 적조차 없다는 것도 알아둘 것. ●천국을 즐기는 방법 피지의 삼색 액티비티 스쿠버다이빙, 스노클링, 낚시, 요트타기 등 피지의 바다에선 가지각색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다. 그러나 꼭 바다가 아니어도 된다. 하늘에서도 강에서도 즐길 거리는 무궁무진하다. 1분 사이 다시 태어난 기분 피지의 푸른 바다와 수백개 섬을 한품에 안는 방법, 스카이다이빙에 도전하기로 했다. 스카이다이빙을 위한 장비를 착용하고 경비행기에 올랐다. 비행기는 그림 같은 피지의 하늘을 유유히 날았지만 심장은 콩닥콩닥 뛰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래도 노련한 네덜란드 출신 인스트럭터가 있어 마음이 놓였다. 10여 분쯤 날았을까, 마침내 경비행기의 문이 열리고 허공에 몸을 던져야 할 순간이 왔다. 하늘에서 뛰어내릴 땐 ‘바나나 모양 몸’을 꼭 기억해야 한다. 손은 위로 높이, 다리는 엉덩이에 닿을 정도로 바짝 접어야 안정적인 낙하를 할 수 있다. 그렇게 하늘 속으로 풍덩! 아, 자유낙하가 선사하는 이 짧고 강렬한 느낌을 세상의 어떤 액티비티와 비교할 수 있을까. 사방으로 퍼지는 외마디 비명과 함께 자유낙하를 경험한 1분 사이 다시 태어나는 기분이었다. 그 후 5분 동안 낙하산을 타고 천천히 내려오면서, 뛰어내리기 직전 인스트럭터가 해 준 말이 생각났다. 스카이다이빙을 할 때 조심할 것은 중독되는 것뿐이라는. www.skydivefiji.com.fj 내 머리 위의 이구아나 쿨라 에코파크는 피지의 독특한 동식물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장소다. 입구에서는 띠 이구아나와 피지 보아뱀을 직접 만져 볼 수 있고, 이구아나를 머리나 어깨에 올린 채 사진을 찍을 수도 있다. 내부엔 거대한 숲이 조성돼 있는데, 구석구석에서 피지의 동식물을 발견할 수 있다. ‘쿨라’는 피지어로 ‘색깔’을 의미한다. 쿨라 에코파크에 서식하는 각양각색의 동식물을 보면 그 이름이 참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든다. 이곳에선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무료 생태교육을 제공한다. 사라져가는 피지의 동식물을 보호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아이들과 함께 여행하는 가족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장소다. www.fijiwild.com 피지의 젖줄 속으로 길이가 1,202km에 이르는 싱가토카강은 피지의 젖줄이나 마찬가지다. 피지 사람들은 싱가토카강이 있어 농사를 지을 수 있었고, 수많은 먹거리를 식탁에 올릴 수 있었다. 싱가토카 리버사파리는 피지의 자연과 역사를 만나는 프로그램이다. 보트를 타고 시원하게 강을 가르면서 강가에 살고 있는 원주민 마을을 방문하고, 피지 사람들의 삶을 볼 수 있다. 마을투어 역시 카바 세리모니부터 시작한다. 피지 사람들이 사는 마을과 집을 둘러보고 나면 피지 전통 음식으로 차려진 점심이 기다린다. 전통 음식을 맛본 후에는 피지 사람들과 어깨를 들썩이며 한바탕 노는 시간이 이어진다. 그리고 어느새 찾아온 이별의 시간. 우리는 서로 보이지 않을 때까지 힘차게 손을 흔들며 작별인사를 보냈다. www.sigatokariver.com ●천국을 즐기는 방법3 만인을 위한 피지 리조트 피지에서는 ‘리조트는 커플을 위한 곳’이란 편견은 버리자. 가수 박진영이 허니문을 다녀온 ‘라우쌀라 아일랜드 리조트Laucala Island Resort’처럼 하루 수천달러에 달하는 곳도 있고, 배낭 하나 매고 마음껏 섬을 즐길 수 있는 도미토리 숙소도 있으니까. 리꾸리꾸·나누쿠에서 ‘로맨틱 커플여행’ 퍼시픽 하버에 위치한 나누쿠리조트Nanuku Resort는 피지 스타일의 인테리어와 미안한 마음이 들 정도로 친절한 스태프들이 있는 곳이다. 시설은 두말 할 것도 없다. 야자수를 보면서 샤워를 하거나 프라이빗풀에서 커플만의 시간을 보낼 수도 있다. 이곳에선 피지에서 키워낸 유기농 재료를 이용해 음식을 만든다. 그 음식을 원하는 장소 어디에서나 즐길 수 있다는 것도 매력적이다. 스노클링, 쿠킹클래스, 요가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무료로 제공돼 24시간이 짧게 느껴진다. 저녁에 열리는 피지 스태프들의 전통춤 공연 역시 놓치면 안 된다. nanuku.aubergeresorts.com 리꾸리꾸리조트Likuliku Lagoon Resort는 데나라우 항구에서 페리로 1시간 거리인 마마누다 군도 말롤로섬에 자리했다. ‘잔잔한 바다’라는 의미의 ‘리꾸리꾸’란 이름에서부터 로맨틱한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방갈로 스타일 객실인 오버워터 부레는 바닥 일부가 유리로 되어 있어 산호바다를 내려다 볼 수 있다. 또 객실에서 바다로 바로 들어갈 수 있는 사다리가 마련돼 있어 호젓한 바다를 마음껏 즐길 수 있다. www.likulikulagoon.com ‘엄마도 아이도 행복한 섬’ 플랜테이션아일랜드 플랜테이션아일랜드 리조트Plantation Island Resort는 어디를 가나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밝은 에너지가 넘친다. 한마디로 어린이 천국. 산호 만들기, 대나무 공예 등 아이들이 할 수 있는 놀이가 수십 가지나 준비되어 있다. 이곳에선 피지언 매니저들에게 아이를 맡기고 부부끼리 오붓한 시간을 즐기는 것이 가능하다. 피지언들은 아이들을 사랑하고 잘 돌보기로 유명하니 안심해도 된다. www.plantationisland.com ‘청춘을 위한 섬’ 비치콤버아일랜드 비치콤버아일랜드 리조트Beach Comber Island Resort엔 도미토리형 객실인 ‘그랜드 부레’가 있다. 뷔페 식사가 숙박료에 포함된, 합리적 요금의 객실이다. 젊은이들이 모이는 리조트다 보니, 비치콤버의 화이트비치엔 언제나 비키니 차림으로 광합성을 하는 젊은이들이 즐비하다. 또 패러세일링, 제트스키, 워터스키, 카누, 윈드서핑, 스쿠버다이빙 등 각종 해양스포츠를 즐기는 이들로 분주하다. 밤마다 열리는 피지 전통쇼와 파티에서 신나는 추억을 만들 수 있다. www.beachcomberfiji.com 에디터 고서령 기자 글·사진 Travie writer 채지형 취재협조 피지정부관광청 www.HappyFIJI.travel ▶travel info FIJI Airline 대한항공이 인천-난디 직항을 주 3회(화·목·일요일) 운항한다. 비행 소요시간은 약 9시간 45분. 화·목·일요일에 인천에서 출발한다. 피지 국적항공사인 피지에어웨이즈는 홍콩-난디 노선을 주 2회 운항한다. 목요일과 토요일에 홍콩에서 출발. What to Drink 피지워터를 수시로 마시자. 피지워터는 500년 된 암반에서 올린 생수로, 물맛 좋기로 유명하다. 피지워터로 만든 피지 맥주도 잊지 말 것. 피지골드Fiji Gold와 피지비터Fiji Bitter가 인기 있는데, 피지비터가 좀 더 쌉쌀하다. 가격은 비싼 편이지만 부드러운 맛이 일품인 보누Vonu도 맛보자. What to Buy 천연 원료를 사용해 만든 화장품 ‘퓨어피지’가 가장 사랑받는 피지 여행 기념품이다. 미스트와 오일, 비누, 바디로션, 샤워젤, 슈가스크럽 등이 유명하다. 카바 세리모니에 사용하는 ‘타노아’와 ‘빌로’도 피지 문화를 보여 주는 재미있는 기념품.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 [현대미술의 아시아 파워 이끈 韓·印尼 대표 컬렉터 2인] 기업가가 왜 예술하냐고? 내 삶이 예술이니까

    [현대미술의 아시아 파워 이끈 韓·印尼 대표 컬렉터 2인] 기업가가 왜 예술하냐고? 내 삶이 예술이니까

    아시아가 현대 미술계의 다크호스로 급부상하고 있는 증거는 여러 가지가 있다. 중국, 한국, 일본 등 아시아 국가 출신의 작가들이 국제무대에서 맹활약하고, 싱가포르와 홍콩이 국제적인 미술시장으로 자리매김했다. 또 하나, 컬렉터들의 역할을 빼놓을 수 없다. 주식, 부동산, 여행업, 레스토랑 사업으로 거부가 된 아시아의 기업인들 중 ‘열정에 대한 투자’로 미술품을 선택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아시아 현대미술을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두 나라, 한국과 인도네시아의 대표 컬렉터를 만나 그들의 삶과 예술에 대해 들어 봤다. 서울과 제주에 5개의 아라리오 뮤지엄, 서울과 천안 그리고 중국 상하이에 아라리오 갤러리를 운영하고 있는 김창일(64) ㈜아라리오 회장은 국내외 미술계에서 꽤 유명한 큰손이다. 1990년대 중반부터 유명 아트페어와 해외 유수 갤러리, 경매를 통해 현대미술 작품을 엄청나게 사들여 ‘세계 100대 컬렉터’에 꼽힐 정도다. 30대 중반에 인사동에서 산수화 몇 점을 구입하기 시작한 그는 2000년대부터 동시대 미술로 눈을 돌렸고 지금은 데이미언 허스트, 수보드 굽타 등 국내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컨템퍼러리 아트 작품 3700여점을 소장한 세계적인 컬렉터가 됐다. 그런 그가 2003년부터 씨킴(CI KIM)이라는 이름으로 개인전을 열고 있다. 사진, 영상, 회화, 설치작업까지 아무런 거리낌 없이 펼쳐 놓은 작품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현대미술의 고정관념을 깬 자유분방한 예술이라는 평가도 있었지만 예술적 감동과는 거리가 먼 퍼포먼스 수준이라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복합터미널 개발 사업으로 떼돈을 번 기업가의 ‘예술가 흉내내기’라는 질투 어린 비난도 쏟아졌다. 그럼에도 연매출 3500억원의 중견기업을 이끄는 그는 2년마다 꼬박꼬박 개인전을 갖고 있다. 충남 천안의 아라리오 갤러리에서 ‘길은 길다’(The Road is Long)라는 타이틀로 그의 여덟 번째 개인전이 열리고 있다. ‘나의 삶이 예술이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는 그의 철학을 담았다. 전시장에서 만난 그는 “아티스트는 기업을 해도 아티스트인데, 기업가는 아무리 예술을 해도 기업가 취급만 받는 게 불만”이라고 서운함을 내비치면서도 “어린 시절에 자폐증이 있어서 남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혼자서 자문자답하고 스스로 문제를 풀어 나가던 버릇이 예술을 하는 밑바탕이 된 것 같다. 예술을 하면서 스스로 치유했고 이제는 예술을 나의 삶에서 떼어 놓을 수 없다”고 말했다. “제주의 기존 모텔과 극장을 미술관으로 리모델링하면서 건축자재의 물성에 관심을 갖게 됐다”는 그는 이번 전시에 철판과 합판, 시멘트와 같은 건축의 기본 재료를 사용한 신작과 사진, 드로잉 50여점을 선보이고 있다. 나무 합판 위에 철판을 올리고, 그 위에 합판을 얹은 다음 시멘트 블록으로 고정시킨 상태에서 1년간 비바람을 맞게 하면서 자연스럽게 생긴 녹과 먼지의 흔적들을 보여 준다. 커다란 합판을 그대로 떼어내 표면 처리를 하고 내건 작품들은 그 자체가 압도적이다. 김 회장은 “들에 핀 야생화가 인공미를 압도하듯이 자연이 물성을 만나서 긴 시간을 거쳐 만들어진 문양들이 깊은 감동으로 다가왔다”고 말했다. 아르마니 등 유명 제품의 포장재, 택배 박스, 털모자를 브론즈로 만들어 놓은 것도 있고, 제주의 바닷가에 버려진 냉장고를 주워다 역시 주워 온 장화를 신겨 놓은 설치작품 등도 전시돼 있다. 드로잉 중에는 얼마 전 세상을 뜬 애견 ‘짱아’를 그린 스케치도 포함됐다. 캔버스에 시멘트 덩어리로 그린 작품도 있다. 그는 “시멘트가 참 매력적인 재료인데 무게 때문에 바닥에 놓고 드로잉 작업할 수밖에 없었다. 무게의 문제를 해결하면서 조형적 아름다움을 찾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며 “나의 예술은 항상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문제에 부딪히면 그 해결 방법을 고민하면서 남과 다른 것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글 사진 천안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종일 자고 싶고 식욕 당기면 우울증… 햇볕부터 쬐세요

    종일 자고 싶고 식욕 당기면 우울증… 햇볕부터 쬐세요

    초가을 길목에 들어서 제법 찬 바람이 불어오면 남루한 일상에 이렇게 한 해가 간다는 씁쓸함과 허전함이 밀려온다. 누구든 가을에는 한 번씩 우울감을 느끼지만 무기력증에 일상생활이 영향을 받을 정도면 그저 계절 탓이라고 가볍게 여겨선 안 된다. 우울증은 계절에 영향을 받는 대표적인 질환으로, 계절 변화에 따른 우울증을 ‘계절성 우울증’이라고 한다. 주요 우울증의 11% 정도가 계절성 패턴을 보이며 주로 가을과 겨울에 발병한다. 계절성 우울증의 원인은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일조량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측한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일반인도 15% 정도가 가을·겨울철이 되면 다소 울적한 기분을 경험하고, 2~3%는 계절성 우울증으로 악화한다고 한다. 전홍진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가을이 되어 일조량이 줄면 멜라토닌이란 생체리듬을 조절하는 신경전달물질의 분비량이 줄어 기분이 가라앉고 우울 증세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노르아드레날린, 도파민, ‘행복호르몬’이라고 불리는 세로토닌 등 뇌신경전달물질의 분비량도 덩달아 줄어 에너지 부족, 활동량 저하, 슬픔 등의 생화학적 반응이 나타난다. 계절성 우울증은 일조량이 적은 북반구 지역에서 더 많이 발생하며, 남성보단 여성 환자가 많다. 일반적으로 우울증 평생 유병률은 남성이 5~12%, 여성이 10~25%인데, 계절성 우울증은 여성 환자의 비율이 이보다 높다. 계절성 우울증 역시 우울감과 무기력감, 과도한 피곤함, 동기 저하, 예민함 증가 등의 전형적인 우울증 증상을 보인다. 다만 전형적인 우울증 환자에게서 불면증과 식욕 감소 증상이 나타나는 것과 달리 계절성 우울증 환자는 오히려 수면시간이 과도하게 늘고 식욕이 증가하는 비전형적인 양상을 보인다. 수면 욕구가 증가해 온종일 자고 싶은 생각만 들고, 아무리 자도 피로가 풀리지 않아 만사가 짜증스럽다. 탄수화물이 많은 밥, 라면, 빵 등 단 음식을 많이 찾게 돼 살도 찌게 된다. 계절성 우울증을 예방하려면 무엇보다 건강한 신체리듬을 유지해야 한다. 야외에서 규칙적으로 1~2시간씩 햇볕을 쬐고, 운동을 해 몸을 자주 움직여야 우울감에서 벗어날 수 있다. 심한 우울증세가 나타나면 바로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아야 한다. 정석훈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계절에 따라 자신의 기분이 어떻게 변하는지 스스로 살피고, 우울한 기분이 든다 싶으면 혼자 있는 시간을 줄이고선 가까운 사람들과 꾸준히 대화를 시도하며 극복하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계절성 우울증은 일조량 감소가 주된 원인이므로 강한 광선을 반복적으로 쬐어 멜라토닌의 분비량을 늘리는 광선 치료가 효과적이다. 광선치료로도 충분한 효과를 보지 못하면 약물치료를 하거나 운동요법, 이완요법을 병행한다. 낮에는 커튼을 걷고 사무실 의자는 되도록 창문 쪽을 향하도록 배치한다. 한의학에서는 기가 울체되고 장기의 기운이 손상돼 우울증이 발생한다고 본다. 따라서 침이나 뜸 치료로 울체된 기를 풀어주고 손상된 장기의 기운을 바로잡는 치료를 한다. 한방차로는 연자육(연밥씨)차가 좋다. 연자 2분의1컵을 흐르는 물에 씻어 건진 후 물기를 빼고 물 4컵 정도를 붓고선 약한 불에 충분히 달인다. 최도영 경희대 한방병원 침구과 교수는 “연자육은 몸과 마음을 안정시키고 오장을 편하게 해 주며 원기를 보해 주고 피로와 갈증을 해소해 신경쇠약, 불면증, 불안 신경증, 우울증 치료에 쓰인다”고 소개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화성호 담수화 논란 재가열

    한국농어촌공사가 바다를 막아 건설한 화성호의 물을 담수화해 농업용수로 활용하려 하자 경기 화성시와 인근 주민들이 “제2의 시화호가 우려된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7일 화성시에 따르면 농어촌공사는 화성호 담수화를 전제로 국비 306억원을 투입해 화성호에서 시화지구 탄도호까지 관로(15.9㎞)를 묻어 물(1일 8만 1000t)을 보내는 도수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와 관련, 화성시는 화성호를 담수화하면 방조제 내부의 부영양화로 녹조 번성, 산소고갈 등 수질악화가 발생해 이를 막기 위해 막대한 예산이 소요될 것이라며 줄곧 화성호 담수화를 반대하고 있다. 농어촌공사는 그러나 지난 4일 도수로 사업 추진을 위한 주민 공청회를 서신면 궁평리 화성호관리소에서 개최하는 등 사업을 강행해 화성시의 반발을 사고 있다. 경기도와 화성시는 도수로 대안을 마련하고자 서울대 산학협력단과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으므로 용역결과가 나올 때까지 공청회 등 사업추진을 보류해 달라고 농림축산식품부에 요청한 바 있다. 백승기 화성시 환경사업소장은 “극심한 수질오염으로 담수화를 포기한 시화호 전철을 밟아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화성호 해수유통을 강력하게 주장해왔다”면서 “국내 담수호 수질 대부분은 농업용수 기준을 초과해 친환경농산물 인증이 불가능한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인근 주민들도 “담수화 여부도 결정이 안된데다 수질보존 대책도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도수로사업을 먼저 한다면 화성호 수질개선 대책은 요원해진다”며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농어촌공사는 이미 수로 건설 국비 예산 306억원이 확보된 만큼 사업을 미루긴 어렵다는 입장이다. 새만금과 시화호 간척지에 이어 세 번째로 큰 간척지를 조성 중인 화성 화옹지구는 화성시 서신면 궁평항에서 우정읍 매향리까지 9.8㎞의 바닷물을 막아 간척지 4482만㎡와 화성호 1730만㎡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신뢰받는 군을 위하여] 정치권에 휘둘리는 고위 장성 인사

    [신뢰받는 군을 위하여] 정치권에 휘둘리는 고위 장성 인사

    2010년 12월 당시 황의돈 육군 참모총장은 임명된 지 6개월 만에 김관진 국방부 장관(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에게 전역지원서를 제출했다. 명목상의 이유는 언론에서 제기한 황 총장의 재산 형성 의혹 때문이었다. 문제는 황 총장의 재산 형성 의혹이 새로운 사실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그가 직전 보직이던 한미연합사 부사령관(대장)을 했던 시절이나 장성 진급 심사를 했을 때 재산 부분은 검증받은 사안으로 여겨졌다. 특히 후임 총장으로 임명된 김상기 당시 3군사령관 역시 본인 명의의 주택 2채를 소유한 것으로 밝혀진 데다 부인 역시 농지법을 위반했다는 의혹을 받은 상황에서 황 총장에게만 가혹한 책임을 물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군 인사법상 육참총장의 임기를 2년으로 한다는 규정을 지키는 것은 고사하고 통상 1년 6개월 정도 재임했던 점을 감안하더라도 황 총장에 대한 사실상 경질은 이해하기 어려운 인사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후임인 김 총장이 이명박 전 대통령의 동지상고 후배라는 사실이 더해지면서 군을 길들이기 위한 정치권의 횡포가 아니냐는 분석까지 나왔다. 사기를 먹고 사는 집단인 군에서 불공정한 인사는 군 전체를 망가뜨리는 이적 행위나 다름없다. 이 때문에 1993년 출범한 김영삼 정부는 전두환·노태우 정부 시절 군 고위직을 독점하다시피 한 ‘하나회’를 척결해 악의 뿌리를 뽑으려 했다. 하지만 군은 인사철만 되면 여전히 공정성 시비로 몸살을 앓는다. 특히 고위 장성 인사로 갈수록 능력이나 자질, 리더십, 품성보다 정권 수뇌부의 입맛이나 출신 지역에 따라 부침이 심했고 이 때문에 장교들이 줄서기를 하고 투서를 하는 원인이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권마다 불공정한 인사로 몸살 현재 군의 인사 심의제도 자체는 대체적으로 체계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장성급의 경우 평가 요소별로 근무와 포상, 보직까지 점수화·계량화돼 있다. 진급 심의 역시 1, 2, 3차에 이어 제청 심의까지 이뤄진다. 실제로 통상 진급 적기인 3차 심사를 뛰어넘어 발탁되는 경우도 있다. 대장급 인사는 국방부 장관이 추천하고 국무회의의 심의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며 중장 이하 장성은 각 군 참모총장이 추천해 국방부 장관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하는 구조다. 문제는 이들 가운데 상당수가 정권과 인연이 있는 것 아니냐는 뒷말이 나오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제도보다는 운용하는 군 지휘부나 군 통수권자의 의중이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같이 근무했던 인연에 따른 자기 사람 챙기기도 심각한 것으로 평가된다. 황 전 총장의 경우 총장 임명 직후 측근에게 “앞으로 나는 청와대 실세 입김에 구애받지 않고 인사를 하겠다”고 한 말이 청와대의 심기를 불편하게 해 역풍을 맞았다는 설이 돌기도 했다. 군 인사를 둘러싼 정치권의 대립은 어제오늘 얘기가 아니다. 지난 4월 새정치민주연합은 국방부의 장성 인사에 대해 비판의 날을 세웠다. 유은혜 새정치연합 대변인은 “국방부가 최근 단행한 인사에서 육군 사단장으로 진출한 10명 중 6명이 영남 출신”이라며 “군 인사도 TK(대구·경북) 독식 인사”라고 비판했다. 그는 “사단장으로 진출한 6명 중 5명은 대구, 경북 출신으로 소장 진급자의 절반이 TK로 채워졌다”며 “영남 출신이 아닌 사람이 진급하기는 낙타가 바늘구멍 지나가기보다 힘들다”고 주장한 것이다. 이 같은 논란은 참여정부 시절에도 입장만 다를 뿐 비슷했다. 2003년 9월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의 박세환 의원은 국방부 국정감사에서 3군사령부 예하 15개 사단의 사단장 본적지 기준으로 호남 7명(46.7%), 영남 5명(33.3%), 서울·경기 1명(6.7%), 강원·제주 1명(6.7%)이라고 주장했다. 국방부는 당시 박 의원의 주장에 맞서 “현재 육군 사단장 출신 고교별 분포는 수도권이 34%, 영남 31%, 호남 20%, 충청 9%, 기타 6%로 특정 지역에 편중된 인사라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전문성이 요구되는 직위에도 정권과의 친소 관계 또는 지역 등을 따져 배치하는 일이 벌어지면서 장성들의 불만만 많아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사 업무를 담당했던 정표수 순천대 초빙교수(예비역 공군 소장)는 “고위급 장성 인사가 군 통수권자의 고유 권한이라는 점은 분명하나 국가 안보와 사기를 충분히 고려했는지는 의문”이라면서 “현 인사 시스템과 실제 적용 간에 괴리가 있다”고 평가했다. 최병욱 상명대 군사학과 교수는 “군 수뇌부가 같이 근무했던 인연에 따라 발탁하는 자기 사람 챙기기가 심화되면 후배 장교들은 소위 ‘잘나가는 선배’만 따라가게 되는 악순환이 생긴다”고 지적했다. ●육군 중심의 편향 인사도 해결해야 2013년 9월 최윤희 당시 해군 참모총장이 해군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합참의장(38대)에 발탁된 사례는 신선한 파격이었다. 37명의 역대 합참의장 중 김영삼 전 대통령 시절 발탁된 공군 출신의 이양호 전 국방부 장관을 제외하고 모두 육군 출신이었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 1949년 합동참모본부가 설치된 후 모두 18명의 합참의장 중 육군은 9명, 해군 4명, 해병대 1명, 공군은 4명이 맡았다. 63만 장병 가운데 육군이 49만명인 점을 감안해도 육군 독점이 지나쳤다는 것을 보여준다. 합참의장은 현역 군인 가운데 서열 1위로 군 통수권자의 명령을 받아 군령권을 행사하는 자리다. 최 의장의 발탁은 육해공군의 합동 작전이 중요해진 현대전의 추세를 반영했으나 늦은 감이 있다. 육해공군의 합동 작전을 강화해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지상군 위주인 합참 체제에 개혁이 불가피한 것으로 지적된다. 군 안팎에서 합동성과 각 군의 균형 발전을 위해 합참의장을 순번제로 각 군이 돌아가며 맡아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국방개혁법에 규정된 합참 내 공통 직위의 군별 비율인 2대 1대 1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것으로 지적된다. 합참 주요 장성 32명 가운데 육군이 18명, 해군이 6명(해병대 1명 포함), 공군이 8명이다. 해·공군 장성을 모두 더해도 육군 장성 수에 못 미치는 셈이다. 익명을 요구한 학계 전문가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편향 인사 논란이 불거지는 상황에서 박근혜 정부는 과감히 그 사슬을 끊어야 한다”며 “인사권자의 의지만 있으면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인사를 할 수 있는데도 이런 논란이 계속되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암 환자에게 ‘좋은 치료’와 ‘삶의 질’을 줘야...”

    “암 환자에게 ‘좋은 치료’와 ‘삶의 질’을 줘야...”

     갈수록 암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 발생률과 사망률 모두 그렇다. 이러다보니 서울의 대형 종합병원의 입원환자 절반 가량이 암 환자인 세상이 되었다.  이렇게 병원을 찾아 암을 치료하는 사람들은 한결같이 희망을 바라보고 있다. 어떻게든 암을 이겨내고 다시 예전과 같은 생활인의 자리로 돌아가고 싶어 한다. 그 희망이 간절하지만 일단 암 진단을 받으면 모든 환자들의 삶은 이전과 달라진다. 모두가 희망을 갖지만, 모두가 희망을 이루지는 못한다. 안타깝지만 그것이 현실이다.  이들의 희망은 궁극적으로 치료를 통한 삶의 질 회복에 있다. 좋은 치료를 통해 건강을 회복하고 싶어 하고, 진단에서 치료, 그리고 치료 이후의 삶이 위축되거나 훼손되지 않기를 바란다. 그러나 바람과 달리 뾰족한 대책이나 방안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이들 암환자의 희망은 간절하지만 비현실적이기도 하다.  이런 가운데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병원장 김준식)이 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전문적인 교육을 실시하는 프로그램을 국내에서 처음으로 마련했다. 이를 위해 지난 1일 암 전문 교육기관인 ‘성 루까 교육센터’를 개소(사진)했다. 암 환자들이 진단에서 완치에 이르기까지 건강한 몸과 마음을 갖도록 돕는 것은 물론 이후에 사회에 복귀해서도 암 걱정 없이 생활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국제성모병원의 행보는 파격적이다. 가톨릭 의료기관으로써 ‘그리스도의 치유의 역사’를 이루겠다며 전이암·재발암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가톨릭전이재발암병원’으로 지난해 2월 개원한 국제성모병원은 양·한방 협진 기반의 통합의학 시스템을 도입, 대형 병원 차원에서는 일찌기 전례가 없는 보완대체적인 암 치료 시스템을 적용해 주목을 받았다.  최근 개소, 본격적으로 운영을 시작한 성 루까 교육센터 역시 이같은 파격적인 치료시스템 도입의 연장선상에 있다. 지금까지 진단과 치료에만 집중해 온 국내 암 치료의 범위를 적극적으로 확장해 환자들이 스스로의 생활 숙에서 치료에 참여, 기여하게 하는 것은 물론 이들의 삶의 질을 보장함으로써 자존감을 잃지 않고 치료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이 병원 이종두 전이재발암병원장은 “성 루까 교육센터는 암 전문 교육기관으로, 암 환자와 보호자들에게 전문적인 지식을 제공하고 습득시켜 암 치료의 성과와 질을 함께 높이는 국내 유일의 암 전문 교육기관”이라고 말했다.  이종두 원장은 “암의 완치는 전문적인 의료적 조치 말고도 환자의 섭생과 심신의 건강이 무엇보다 중요한 조건”이라면서 “지금까지 우리 의료가 소홀하게 다뤄온 이런 문제를 치료 과정으로 끌어들여 환자와 보호자들을 대상으로 ‘식(食)·신(身)·심(心)’의 중요성을 전문적으로 교육, 습득해 일상에서 활용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교육 내용을 들여다보면, 지금까지 국내 각급 의료기관이 필요성을 절감하면서도 비용이나 시간 등의 문제 때문에 적용하지 못했던 식이요법과 운동요법, 심리치료가 9박 11일 일정의 교육 커리큘럼을 채우고 있다.  병원 측은 이를 위해 400여평의 대단위 식물공장을 병원 내에 설치해 청정 채소를 공급하고 있다. 병원 관계자는 “한국의 의료 풍토에서 병원 내에 수익성이 전혀 없는 400평 규모의 채소공장을 설치한다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 실험”이라면서 “환자들에게 영양이 풍부하고 신선한 채소를 공급(아래 식단 및 명상실사진 참조)하는 것이 암 치료에서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강조했다.  이 뿐이 아니다. 교육에서는 분야별 전문 의료인이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이론 특강과 상담을 통해 암의 예방과 치료에 필요한 지식과 일상적 행동수칙을 체계적으로 전달할 게획이다. 이를 위해 성 루까 교육센터는 식이요법(이종두 전이재발암병원장), 면역(김혜정 통합의학과 교수), 자율신경조절과 명상(선우윤영 통합의학과 교수) 등 3개 분야의 책임자를 배정했다. 또 실무를 담당할 임상영양사와 운동처방사, 임상심리사도 각 분야에 배치했다.  특히, 식이요법 교육을 담당할 이종두 교수는 최근 ‘저탄수화물 식이와 식물유래 생리활성물의 병용 섭취가 암세포의 에너지 대사를 억제해 암세포의 증식을 막거나 암을 예방하는데 시너지효과를 보인다’는 요지의 암 예방과 식이의 상관성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연구 논문에 따르면, 암 세포의 성장에는 정상세포보다 훨씬 많은 탄수화물, 특히 포도당을 필요로 한다. 따라서 우리나라 평균 식사 중 60%를 차지하는 탄수화물 섭취를 20% 이내로 줄이는 대신 단백질과 지방을 통해 총 섭취 열량은 유지하는 ‘탄수화물 섭취제한 식이’로 암세포의 성장과 증식을 억제할 수 있다. 이종두 교수는 “실제로 강황이나 녹차 등에서 추출한 다양한 식물유래 생리화합물을 암 유발 쥐에 투여한 결과, 암세포의 발생과 성장, 전이를 저하시키는 결과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 결과는 유럽의 암 예방 전문학술지(European Journal of Cancer Prevention)에 게재됐다.  김준식 병원장은 “암 환자 및 보호자에게 식이요법과 운동, 심리상담을 통해 암을 다스리고 관리하는 올바른 방법을 교육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와 함께 가톨릭 이념의 중요한 부분인 ‘가족애’에 주목해 환자와 가족들을 모두 교육에 참여시키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담 및 문의: 032)290-3487~3490]  심재억 의학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김경운 기자의 맛있는 스토리텔링 6] 국수와 파스타

    [김경운 기자의 맛있는 스토리텔링 6] 국수와 파스타

    국수(면)만큼 거의 세계 전역에서 즐기는 음식도 흔치 않다. 국수의 모양이나 요리법, 곁들이는 고명은 지역의 특징에 맞게 변천했지만, 그 원형은 유라시아 문명 교류의 중요한 상징이다. ●국수, 기원전 5000년 중앙아시아 유목민 음식서 유래 면(麵)은 중앙아시아로부터 전해진 밀가루를 이르는 말이다. 진나라 때 서역인이 ‘밀’이라고 부르는 말을 한자로 음차한 것으로 보인다. 또 국수라는 말은 삶은 면을 물에 헹궈 건져 올린 것을 뜻하는 한자어다. 따라서 밀가루를 반죽해 물에 넣고 삶은 게 면이자 국수다. 국수는 기원전 5000~6000년쯤 중앙아시아 유목민의 음식이었다. 반면 서양인은 기원전 3000년쯤부터 밀가루로 음식을 만들었다. 그들의 주식인 고기에 부족한 탄수화물을 섭취하기 위해서다. 국수가 빵보다 역사가 깊은 셈이다. 국수의 유래에 대해 많은 학설이 있지만, 국수가 유목민의 음식인 까닭은 우선 남방의 쌀과 달리 밀은 북방의 건조한 지역에서 자라는 작물이기 때문이다. 반죽한 밀가루를 굳이 수고스럽게 손바닥으로 비벼서 가는 국수 형태로 만든 것은 잠시 머문 정착촌에서 국수를 물에 삶을 때 되도록 빨리 익히기 위해서다. 가느다란 국수가 식감이 좋고 소화도 잘 됐을 것이다. 또 양고기나 마른 야채 등을 넣고 함께 끓여도 잘 어울린다. 다시 이동할 때에는 반죽한 국수만 잘 보관하면 그만이다. 오히려 숙성의 맛을 더할 수 있다. 국수는 기원전 1~2세기 후한 때 실크로드 상인에 의해 동쪽으로 전파된다. 국수는 진과 당을 거쳐 송나라 때 꽃을 피운다. 송의 수도 카이펑에서는 높은 성벽이 사라지고 개방된 국제도시답게 노점이 성행했다. 이 노점에서 국수에 국물을 붓고 고기 절편 등 고명을 얹어 먹었다. ●통일신라~고려초 한반도 유입... 밀가루 귀해 잔치때만 맛 봐 이 시기인 (통일)신라 또는 고려 초 한반도에도 국수가 전해진다. 그러나 우리 땅에선 밀가루가 귀한 식재료였다. 따라서 조선 시대 때까지도 결혼식, 회갑연, 제례일 등 특별한 날에만 국수를 맛볼 수 있었다. 이는 요즘 결혼식장에서 잔치국수를 내놓고 또 일부 지역에선 제사상에 삶은 국수를 올리는 전통으로 이어진다. 우리의 국수 요리는 크게 냉면, 비빔국수, 국수장국(온면), 제물칼국수로 나뉜다. 이 4종에서 무려 60여 가지의 국수 음식이 탄생한다. 우리는 메밀이나 녹두 가루도 국수 재료로 썼다. 함경도와 평안도에는 비빔국수와 냉면이 있다. 황해도 개성은 예부터 부유한 상인이 많이 살던 곳인 만큼 귀한 밀국수를 즐겼다. 지금 밀국수의 본고장은 옛 개성처럼 국제적 항만 도시인 부산이다. 6·25전쟁 이후 미군 원조로 받은 밀가루 덕분이다. 이어 한양에서는 각종 국수 음식이 다 있었지만 특히 전통식 온면을 으뜸으로 여겼다. 온면의 국수는 밀가루 외에도 메밀가루 등을 썼다. 경기도에선 국물이 걸쭉하고 구수한 칼국수를 먹었다. 온면은 삶은 국수를 먼저 그릇에 담은 뒤 맑은 형태의 육수를 부어 깔끔한 맛을 낸다. 반면 제물칼국수는 각종 식재료가 들어간 육수에 국수를 함께 넣고 푹 끓인다. 전라도와 경상도도 만들기 편한 칼국수를 즐겼는데 다만 서해 지역은 조개, 동해나 남해 지역은 멸치, 육수 등 지역 특산물로 맛을 더했다. 까다로운 선비의 고장이라는 안동의 건진국수는 일종의 칼국수이긴 한데, 이를 다시 온면 방식으로 국수를 건져 육수를 붓는 정성을 더 들였다. ●9세기 이슬람 시칠리아 지배하며 국수 유럽에 전파 동양에선 국물과 함께 먹는 국수 음식이 발달된 반면 서양에선 국물 없이 소스를 이용한 국수를 선호했다. 로마 제국이 멸망한 뒤 게르만족, 바이킹족 등이 유럽에서 득세하는 동안 중동에선 신흥 이슬람 세력이 힘을 확장하고 있었다. 이슬람 세력은 중앙아시아도 손에 넣으며 현지 음식인 국수를 받아들인다. 그들은 북아프리카와 스페인을 굴복시킨 뒤 오래전부터 지정학적으로 유럽의 교두보 역할을 하던 시칠리아마저 정복한다. 827년 이슬람군 1만명이 시칠리아 섬에 상륙해 200여년 동안 지배하면서 중앙아시아에서 배운 국수 요리를 처음 유럽 땅에 전파한다. 유럽 남부의 지중해 근처에는 흰 경질밀보다 노란 듀럼밀이 흔했다. 듀럼밀은 단단하고 거칠지만 접착력과 탄력성이 좋다. 우리가 아는 파스타의 노란색 국수 원료다. 스파게티는 300여종에 이른다는 파스타의 한 종류일 뿐이다. 이슬람인들은 듀럼밀로 국수를 만들어 먹었고, 이게 이탈리아 본토인 나폴리 등을 거쳐 오늘날 세상에 퍼진 파스타가 된다. 토마토소스는 남미의 작물인 토마토가 유럽에 전해진 것이 16세기, 식재료가 된 게 19세기 중반인 만큼 나폴리 등에서 소스로 사용하다가 이탈리아계 미국 이주민이 늘면서 확산된 것이다. 그전엔 치즈 가루 등만 뿌려 맛을 냈다. ●흰 경질밀아닌 노란 듀럼밀 사용... 포크 사용문화로 면 길이 짧아져 그럼 왜 긴 가닥의 국수가 마카로니 등처럼 짧고 도톰한 모양의 파스타(쇼트 파스타)로 바뀐 것일까. 또 이슬람권에서는 왜 국수가 거의 사라졌을까. 국수를 먹는 방법의 차이에서 이런 결과가 나온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동양에서는 고대 시절부터 젓가락과 숟가락을 사용했다. 젓가락은 길고 미끌미끌한 국수 가닥 한 올까지 잘 잡을 수 있다. 반면 서양인은 포크를 쓴다. 우리 상식과 다르게 유럽 귀족이 지금과 같은 모양의 포크를 사용한 것은 베네치아 공국 이후였고, 백성은 대부분 손이나 작은 칼을 썼다. 그러니 가느다란 국수 가닥을 잡기에는 불편했다. 따라서 더 굵거나 또는 나사 모양으로 돌돌 감은 국수를 파스타의 재료로 사용했다. 아울러 이슬람인은 손으로 음식을 집어서 먹는 게 전통인데, 끈적끈적한 육즙을 묻혀 미끈거리는 국수는 더 이상 환영받지 못했을 것이다. 옛 이란 원주민은 국수를 이르는 말을 가느다란 ‘실’이라는 뜻과 함께 썼다. 음식은 언어처럼 더 나은 진화를 향해 끊임없이 변화한다. 그래서 음식의 원형을 찾는 노력을 하면 인류 문명의 긴 역사가 보일 것이다. 김경운 전문기자 kkwoon@seoul.co.kr
  • ‘수화하는 고릴라’ 코코, 이젠 ‘말’하기도 가능?

    ‘수화하는 고릴라’ 코코, 이젠 ‘말’하기도 가능?

    ‘수화하는 고릴라’로 유명한 코코가 앞으로 말하는 법을 깨우칠지도 모르겠다. 마치 영화 ‘혹성탈출’에 등장한 시저가 그러했듯이 말이다. 코코는 1971년 7월 4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동물원에서 태어난 암컷 서부고릴라다. 오랜 기간 코코를 가르쳐온 프랜신 페니 패터슨 미국 스탠퍼드대 박사의 말로는 코코는 미국 수화(ASL) 수정본에 나오는 단어 1000개 이상을 수화로 표현할 수 있고 인간이 영어로 말한 단어 2000개 이상을 이해할 수 있다. 패터슨 박사는 코코가 사용하는 수화를 ‘고릴라 수화’(GSL)라고 부르고 있다. 현재 44세인 코코는 19년 전 대부분 고릴라가 검사에서 실패한 거울을 사용한 비언어 인지 검사에도 통과했다. 이는 생후 6개월 정도 된 아기와 비슷한 인지능력으로, 주로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열심히 관찰하고 웃거나 손을 내밀어 만지려고 하는 행동을 보인다. 그랬던 코코가 이제는 말하는 데 필요한 발성을 시도한 것과 매우 비슷한 특성을 보였다고 과학자들이 발표했다. 지난달 초 국제 학술지인 ‘동물인지’(Animal Cognition) 온라인판에 공개된 연구논문에 따르면, 미국 위스콘신대 매디슨캠퍼스의 마커스 펄먼과 캘리포니아대 산타크루즈캠퍼스의 나다니엘 클라크는 코코가 ‘말하기’를 시도했다고 해석할 수 있는 패턴을 보였다고 밝혔다. 물론 이들은 사례의 한계를 인정하기도 했다. 이들은 코코가 자신을 훈련시킨 과학자들과 교류하는 것을 담은 71시간 분량의 동영상을 분석했다. 그 결과, 코코가 발성 활동과 호흡을 어느 정도 통제해야만 할 수 있는 9가지의 서로 다른 학습된 행동을 자발적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르면, 코코는 무언가 보상을 원할 때 숨을 내쉬며 입술을 부르르 떨어 소리를 냈다. 또 이전에 본대로 리코더와 같은 관악기를 불었고 장난감 전화에 얼굴을 대고 소리를 내며 대화를 하는 듯한 흉내를 냈다. 이 밖에도 과학자들이 지시했던 대로 헛기침을 하거나 코를 푸는 등의 행동을 보이기도 했다. 이에 대해 펄먼은 “코코가 이런 행동을 보였을 때 주기적으로 소리를 내는 등 행동을 유발하지 않았다”면서도 “코코가 후두음을 낼 때 스스로 ‘후두’를 충분히 제어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또 코코는 헛기침까지 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 행위는 후두를 닫아야만 낼 수 있기에 주목할 만한 행동이다. 펄먼은 “고릴라도 적절한 환경 조건만 있으면 목소리도 유연하게 제어해 어느 정도 발달시킬 수 있을 보여준다”면서 “인간처럼은 아니지만 확실히 제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유튜브 캡처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진화의 시작…‘수화하는 고릴라’ 이젠 말하기 시도해

    진화의 시작…‘수화하는 고릴라’ 이젠 말하기 시도해

    ‘수화하는 고릴라’로 유명한 코코가 앞으로 말하는 법을 깨우칠지도 모르겠다. 마치 영화 ‘혹성탈출’에 등장한 시저가 그러했듯이 말이다. 코코는 1971년 7월 4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동물원에서 태어난 암컷 서부고릴라다. 오랜 기간 코코를 가르쳐온 프랜신 페니 패터슨 미국 스탠퍼드대 박사의 말로는 코코는 미국 수화(ASL) 수정본에 나오는 단어 1000개 이상을 수화로 표현할 수 있고 인간이 영어로 말한 단어 2000개 이상을 이해할 수 있다. 패터슨 박사는 코코가 사용하는 수화를 ‘고릴라 수화’(GSL)라고 부르고 있다. 현재 44세인 코코는 19년 전 대부분 고릴라가 검사에서 실패한 거울을 사용한 비언어 인지 검사에도 통과했다. 이는 생후 6개월 정도 된 아기와 비슷한 인지능력으로, 주로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열심히 관찰하고 웃거나 손을 내밀어 만지려고 하는 행동을 보인다. 그랬던 코코가 이제는 말하는 데 필요한 발성을 시도한 것과 매우 비슷한 특성을 보였다고 과학자들이 발표했다. 지난달 초 국제 학술지인 ‘동물인지’(Animal Cognition) 온라인판에 공개된 연구논문에 따르면, 미국 위스콘신대 매디슨캠퍼스의 마커스 펄먼과 캘리포니아대 산타크루즈캠퍼스의 나다니엘 클라크는 코코가 ‘말하기’를 시도했다고 해석할 수 있는 패턴을 보였다고 밝혔다. 물론 이들은 사례의 한계를 인정하기도 했다. 이들은 코코가 자신을 훈련시킨 과학자들과 교류하는 것을 담은 71시간 분량의 동영상을 분석했다. 그 결과, 코코가 발성 활동과 호흡을 어느 정도 통제해야만 할 수 있는 9가지의 서로 다른 학습된 행동을 자발적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르면, 코코는 무언가 보상을 원할 때 숨을 내쉬며 입술을 부르르 떨어 소리를 냈다. 또 이전에 본대로 리코더와 같은 관악기를 불었고 장난감 전화에 얼굴을 대고 소리를 내며 대화를 하는 듯한 흉내를 냈다. 이 밖에도 과학자들이 지시했던 대로 헛기침을 하거나 코를 푸는 등의 행동을 보이기도 했다. 이에 대해 펄먼은 “코코가 이런 행동을 보였을 때 주기적으로 소리를 내는 등 행동을 유발하지 않았다”면서도 “코코가 후두음을 낼 때 스스로 ‘후두’를 충분히 제어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또 코코는 헛기침까지 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 행위는 후두를 닫아야만 낼 수 있기에 주목할 만한 행동이다. 펄먼은 “고릴라도 적절한 환경 조건만 있으면 목소리도 유연하게 제어해 어느 정도 발달시킬 수 있을 보여준다”면서 “인간처럼은 아니지만 확실히 제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유튜브 캡처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박현갑의 빅! 아이디어] 공동체 사회 회복과 정부의 꿈

    [박현갑의 빅! 아이디어] 공동체 사회 회복과 정부의 꿈

    지난 26일 미국에서 생방송 중이던 방송기자 두 명이 옛 동료가 쏜 총에 맞아 숨지는 안타까운 사건이 있었다. 피격 장면이 카메라로 생방송되면서 시청자들이 큰 충격을 받았다. 미국에서 총기 사건은 하루 평균 한 건씩 생길 정도로 사회문제가 된 지 오래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테러로 숨지는 사람보다 총기 사건으로 숨지는 사람이 많다며 총기규제 입법 필요성을 역설했다. 의회에 총기 구매자의 신원 조사를 강화하는 내용의 총기규제 강화 법안이 지난 3월 다시 발의됐으나 미총기협회의 로비 등으로 법안 심의는 진척이 더디다. 충격적인 총기 사건이 발생하면 총기 규제를 외치는 목소리가 메아리 없이 되풀이되고 있다. 미국 사회에 드리운 먹구름이 갈수록 짙어지는 양상이다. 우리나라는 어떤가. 올해로 정부 수립 67년이 되지만 공동체 사회의 지속적 발전에 필요한 상호 신뢰과 희망은 잘 보이지 않는다. 출산율은 낮고, 자살률은 높다. 소득재분배 비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가운데 꼴찌 수준이다. 독립운동가 유가족, 공익을 위한 의·사상자 등 공동체를 위한 희생자에 대한 제도적 지원보다 세월호 희생자에 대한 관심이 더 높다. 빈부 격차, 지역주의, 지도층 인사의 모럴해저드 등을 조장하거나 방조하는 힘센 자와 가진 자의 ‘부조리 카르텔’도 여전하다. 서울 광화문 우체국 1층에는 커피 전문점이 들어서 있다. 우편 수입 감소로 경영 합리화에 나선 우정사업본부의 고육지책이다. 하지만 동반성장과 상생협력을 장려해 온 정부라 이해하기 힘들다. 국정 철학의 부재가 아닐 수 없다. 이런 암울한 구조를 바꾸지 않는다면 내년 광복절에 또다시 축하 폭죽을 터뜨린들 국가가 제 역할을 다하고 있다고 국민들이 생각할까. 공동체 복원에 앞장서야 하는 것은 모든 국가의 책무다. 이를 위해 공동체 의식을 강화하는 지속적인 교육 운동과 별개로 정부 국정 운영의 변화를 기대하며 몇 가지 즐거운 상상을 해 본다. 우선 파격적인 대법원장의 인선이다. 양승태 대법원장은 2017년 9월이면 6년 임기가 끝난다. 후임 대법원장은 박근혜 대통령이 임명한다. 그리고 대법원장은 대법관 임명제청권을 가진다. 어제 끝난 이기택 대법관 청문회에서도 지적됐지만 사법부는 서울대 법대, 50대 남성 법관 출신으로 상징되는 법관 순혈주의를 DNA로 한다. 쌍용차 해고 무효,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선거법 위반 혐의 무죄 판결에 대한 비판에서 드러났듯 보수화된 사법부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대통령이 대법관 구성의 다양화를 바라는 여론을 토대로 법관 순혈주의에서 벗어난 인사를 후임 대법원장으로 한다면 어떨까. 보수층은 반발하겠지만 정권 재창출도 도모할 수 있는 회심의 카드가 될 수도 있다. 내년 총선을 계기로 지역주의 근절도 꿈꿔 본다. 지역주의가 많이 해소됐다지만 봄눈 녹듯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다. 선거 때만 되면 정책 대결은 실종된 채 지역주의에 기댄 선거 행태가 난무한다. 정부 여당이 앞장서면 이 구도를 바꿀 수 있다. 내년 총선에서 지역주의에 맞서 온 정치인이 정책 대결로 승부를 펼치는 분위기가 확산된다면, 정치 발전은 앞당겨질 것이고 그 공은 정부 여당의 몫이 될 것이다. 정의화 국회의장도 여기에 일조할 수 있다. 영남 출신인 정 의장은 지난 26일 전남대에서 명예법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입법 활동으로 지역 화합과 통합의 정치 실현에 두드러진 족적을 남겨 학위를 주었다는 게 대학의 설명이다. 정 의장은 정치 입문 전 부산·광주 인사들로 구성된 ‘영·호남 민간인협의회’를 만들어 문화·학술 교류 활동을 했고 2004년에는 한나라당 지역화합특위 위원장도 맡아 동서화합에 나섰다. 이 밖에 여수엑스포 유치 특별위원회 위원장,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 대회 유치위원장 및 조직위원장도 맡았다. 정 의장이 의장직 이후 현실 정치를 계속할 요량이면, 내년 총선에서 부산이 아닌 호남에서 출마한다면 어떨까. 호남에서 그가 해온 동서화합의 노력이 결실을 맺는다면 대선 후보로 부각되는 보증수표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게다.
  • 하기스 아기물티슈, 박샤론과 함께한 클러치백 스타일링 성황

    하기스 아기물티슈, 박샤론과 함께한 클러치백 스타일링 성황

    유한킴벌리가 외출용 물티슈 하기스 클러치백의 신규 디자인 제품 출시를 기념해 지난 27일 미스코리아 박샤론과 함께 ‘하기스 클러치백 스타일링’ 이벤트를 진행했다. 이날 이마트 양재점과 롯데마트 김포공항점에선 클러치백 디자인과 매칭할 수 있는 스타일링 팁을 박샤론이 직접 제시해 고객들의 눈길을 끌었으며, 외출전용 물티슈를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고객 증정행사도 함께 진행되었다. 하기스 클러치백은 금년 봄 유한킴벌리가 국내 최초로 선보인 외출용 신개념 물티슈로 외출시 휴대가 편리하면서도 패션성까지 겸비한 제품으로, 처음 선보였던 ‘비비드 스트라이프’ 디자인에 이어 해변 위석양을 표현한 ‘선셋 비치’, 화려한 붉은 색상의 꽃이 담긴 ‘스페니쉬 플라워’ 등 신규 디자인 2종을 새롭게 선보였다. 하기스 아기물티슈 담당자는 “최근 열린 베페 베이베페어에서 현장 반응과 판매 모두 큰 인기를 끌었던 제품 중 하나가 하기스 클러치백이었을 정도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라며, “휴대가 간편해 손목, 유모차, 차량 등에 걸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어 실용적이면서도 더욱 다양한 스타일로 선택의 폭을 확대해 외출용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라고 밝혔다. 한편, 하기스 아기물티슈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원단과 완제품 모두 자체 공장에서 일괄 제조되는 등 엄격한 품질관리 하에서 국내외에 공급되고 있으며, 생산 설비의 GMP 인증을 획득했다. GMP는 식약처에서 인증하는 우수화장품제조 및 품질관리기준으로 엄격한 요건을 갖추어야만 인증을 받을 수 있으며, 소비자가 아기물티슈의 품질과 제조환경을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다. 이 같은 노력은 엄마들의 호응으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 하기스 아기물티슈는 클러치백을 비롯해 피부 보습을 강화한 ‘네이처메이드’, ‘프리미어’, ‘퓨어’ 라인과 아기 감성을 고려한 ‘아트 에디션’ 등 제품력과 컨셉에서 차별화 된 제품들을 8월 코엑스에서 열린 베페 베이비페어에서 선보인 결과, 직접 제품을 체험한 고객들로부터 가장 선호하는 제품으로 선정되는 등 시장 선도제품으로 자리매김해 가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광복 70년-한국경제를 이끈 기업들] 건설·발전·담수화 등 인프라 사업 기수

    [광복 70년-한국경제를 이끈 기업들] 건설·발전·담수화 등 인프라 사업 기수

    두산그룹은 올해로 119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우리나라 최고(最古)의 기업이다. 1946년 고 박두병 두산그룹 창업 회장이 선대부터 내려오던 ‘박승직 상점’을 ‘두산상회’로 개명해 두산의 현대사를 열었다. 1950년대 초에는 맥주 사업과 무역업으로 사세를 확장했고 1960년대에는 건설, 식음료, 기계사업과 언론, 문화 등 다양한 사업을 펼쳤다. 1970년대에는 생활, 문화 사업의 선두 주자 위치를 공고히 했다. 건설, 기계, 전자사업에서도 본격적인 성장기를 맞았다. 1980년대 들어 두산은 해외 시장 개척에 주력하는 한편 출판, 광고 등 신규 사업에 진출했다. 창립 100주년을 1년 앞둔 1995년에는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했다. 주력 사업이었던 OB맥주를 포함해 주요 계열사와 자산을 매각하고, 23개 계열사를 ㈜두산, 두산건설, 두산포장, 오리콤 등 4개로 통합했다. 이후 두산은 2001년 발전, 담수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두산중공업(전 한국중공업)을 시작으로, 2004년 고려산업개발, 2005년 건설 기계 장비 사업 중심의 두산인프라코어(전 대우종합기계) 등을 인수했다. 소비재 중심의 사업 구조를 산업 기반 시설·건설기계 장비에서부터 에너지·국방·생산설비를 포함하는 방대한 인프라 지원 사업으로 전환한 것이다. 두산은 적극적인 해외 시장 개척에 힘입어 현재 전체 매출의 63%(2014년 기준)를 해외에서 달성하고 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영화 多樂房] ‘미라클 벨리에’

    [영화 多樂房] ‘미라클 벨리에’

    프랑스 파리 근교의 시골 마을에 사는 ‘폴라’는 청각 장애 부모를 둔 건청인 자녀(코다·CODA: Children Of Deaf Adult)로서 성실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또래들과 달리 농장 일부터 치즈 사업까지 부모님을 거드는 데 많은 시간을 보내지만 폴라는 유쾌하고 따뜻한 부모님과 남동생을 진심으로 사랑한다. 그러던 어느 날, 음악 교사인 ‘파비앙’이 파리 음악 학교 오디션을 제안하자 그녀는 자신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가족들과 음악에 대한 열정 사이에서 갈등하게 된다. 뜻하지 않게 딸과의 이별을 준비해야 하는 폴라의 부모님도 마음이 복잡하다. 십대 청소년이 가족으로부터 심리적, 물리적으로 독립하게 되는 영화는 많이 만들어져 왔지만 ‘코다’의 사춘기를 묘사한 영화는 흔치 않다. ‘미라클 벨리에’는 어릴 때부터 가족의 대변인으로서 의무와 책임을 지고 성장하게 되는 코다의 특수성을 잘 보여주면서도 그 무게감에 함몰되지 않고 자녀의 독립이라는 보편적 상황으로 확대시켜 공감대를 형성한다. 모든 가정에서 통과의례처럼 겪게 되는 부모와 자녀의 이별이 벨리에 가족에게는 생각보다 빨리, 갑자기 찾아왔다는 점 그리고 이들의 남다른 유착 관계가 그 이별을 조금 더 어렵고 아프게 만든다는 점 등이 다를 뿐이다. 네 식구의 아침 식사 장면으로부터 시작하는 이 영화에서 관객들의 마음을 가장 먼저 사로잡는 것은 폴라의 부모님이다. 엄마는 수화로 종일 수다를 떨 만큼 쾌활하고, 유머 감각과 뚝심을 겸비한 아빠는 청각 장애를 그저 자신의 정체성으로 받아들일 만큼 지혜롭다. 그는 버락 오바마가 대통령이 된 것처럼 자신도 시장이 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당당하게 시장 선거에 입후보하고, 아내는 그런 남편의 도전을 적극적으로 지원해 준다. 미녀와 야수를 연상케 하는 외모의 벨리에 부부는 이제껏 영화에서 만나기 힘들었던 장애인 캐릭터들로서 영화 전반에 걸쳐 긍정적인 에너지를 발산하며 분위기를 이끌어 간다. 폴라는 초경, 첫사랑, 몰랐던 재능의 발견 등 동시에 많은 일들을 경험하며 다양한 감정의 스펙트럼을 보여주는 인물이다. 무엇보다 오랫동안 수화로 부모님과 타인의 대화를 도왔던 폴라가 자신의 선택과 감정을 전달하고 의견을 조율해 가는 과정은 진정한 소통의 어려움에 대해 상기시킨다. 폴라의 성장과 독립도 다른 십대들과 마찬가지로 부모님과 자신의 차이를 드러내고 설득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는 점은 흥미롭다. 전체적인 내러티브는 음악영화의 공식에 무리 없이 편입되지만 ‘미라클 벨리에’는 흥미롭게도 음악을 특별히 두드러지지 않게 만듦으로써 스스로를 차별화시킨다. 영화에 삽입된 ‘미셸 사르두’의 노래들은 최대한 담백하게 편곡됐는데, 덕분에 폴라의 상황과 심정을 드러낸 가사가 명료하게 와 닿는다. 절정부에서는 심지어 벨리에 부부의 청각에 이입해 아예 음악을 소거해 버리는 대담한 시도도 등장한다. 아름다운 음악을 듣지 못하는 기분, 그 답답하고 안타까운 심정을 이보다 강하게 느끼도록 만들 수 있을까. 웃음과 눈물이 기분 좋게 교차되는 작품이다. 27일 개봉. 12세 관람가. 윤성은 영화평론가
  • [씨줄날줄] 불효자 방지법/박홍환 논설위원

    중국 춘추전국시대 진(晉)나라의 오맹(吳猛)은 겨우 8살 때 이미 효자의 열공에 올랐다. 그가 행한 효는 이른바 ‘자문포혈’(恣蚊飽血). 한여름밤 일부러 맨몸으로 잠들어 모기가 마음껏 자신의 피를 빨도록 함으로써 아비에게는 얼씬도 못하게 만들었다니 이만한 효자가 또 있을까. 일찍이 모친을 여의고, 가난한 부친과 함께 지내던 중 여름마다 부친이 모기의 성화에 잠을 못 이루자 기꺼이 자신을 모기의 먹잇감으로 내던졌다고 한다. 제(齊)나라 사람 강혁(江革)의 효행도 남달랐다. 머슴살이를 하면서까지 홀로 된 모친을 평생 극진히 봉양했다고 한다. “내가 죽으면 홀로 계신 어머니를 누가 모시겠느냐”며 산적들까지 감동시켰다. 삯일을 해 어머니를 봉양한다는 ‘행용공모’(行傭供母) 고사의 주인공이다. 이 밖에도 어머니 모시는 데 소홀해질까 봐 갓 태어난 자식을 묻어 버리고 어머니 봉양에만 매진했다는 ‘매아봉모’(埋兒奉母), 늙은 모친에게 죽순 탕을 대접하기 위해 대나무를 붙잡고 통곡해 죽순이 나오게 했다는 ‘곡죽생순’(哭竹生筍) 등 중국에는 대표적인 효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24효(孝)’라는 책이 전해진다. 우리나라에서도 늙고 병든 부모를 대접하기 위해 한겨울에 얼음을 깨고 연못에 들어가 잉어를 잡거나 어머니 약재를 구하기 위해 집을 나섰으나 거센 강물에 막혀 안타까워하자 호랑이가 나타나 강을 건너게 해 줬다는 등 다양한 효자·효부(孝婦) 이야기들이 전래되고 있다. 불효자에 대해서는 불과 몇십년 전까지만 해도 엄한 사회적 처벌이 내려졌다. 옛 신문을 뒤적이니 이런 기사도 눈에 띈다. 1964년 2월의 일이다. 경북 경주의 한 마을 주민 300여명이 추방대회를 열어 재산에 눈이 멀어 아버지를 때리고 내쫓은 불효자 최모씨를 마을에서 영구 추방했다. 주민들은 ‘수화불통’(水火不通)이라는 결의문까지 채택해 최씨와 말을 섞는 주민들까지 함께 처벌하기로 했다니 불효자에 대한 분노가 하늘을 찔렀던 셈이다. 사회가 점점 빨리 고령화되면서 노인 봉양 문제가 커지고 있다. 국가의 사회보장이 100% 완벽하지 못하다 보니 각 가정 스스로 해결할 몫이 크다. 최근에는 미리 재산을 자식들에게 나눠 줬다가 자식들이 서로 부양을 외면하는 바람에 낭패를 겪는 부모들도 많다고 한다. 그 때문에 노인들 사이에서는 “죽기 전까지 어느 정도의 돈을 수중에 남겨 둬야 대접받는다”는 얘기가 정설처럼 굳어져 있다. 돈으로 효를 산다는 슬픈 이야기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추진하고 있는 이른바 ‘불효자 방지법’도 같은 맥락이다. 부양 의무를 다하지 않는 자녀를 상대로 부모가 증여나 상속한 재산을 되돌려 받을 수 있도록 민법과 형법을 개정하기로 했다. 효도하지 않으면 ‘국물’도 없다는 것인데 효와는 담을 쌓고 있는 세태를 반영하는 것이어서 씁쓸하기만 하다. 박홍환 논설위원 stinger@seoul.co.kr
  • ‘지명수배 저승사자’ 청량리 투캅스 떴다

    ‘지명수배 저승사자’ 청량리 투캅스 떴다

    지난달 21일 밤 12시를 훌쩍 넘긴 시각. 야간 근무 중이던 청량리 역전파출소 소속 김도형(왼쪽·39) 경위와 한남규(오른쪽·32) 경장은 “아는 사람이 여성을 성폭행하려는 것 같다”는 신고를 받았다. 친한 형에게 전화했더니 수화기 너머로 “지금 앞에 있는 여자를 강간하려던 중”이라는 섬뜩한 대답과 함께 여성의 비명이 들려왔다는 제보였다. 김 경위와 한 경장은 15분 전에도 “누군가 여성을 성추행하려다 들키자 택시를 타고 중랑구 방향으로 도망쳤다”는 신고를 받고 마침 근방을 순찰하던 중이었다. 두 신고가 한 사람을 가리키고 있다는 직감이 왔다. 신고자가 알려준 이름을 조회했더니 성폭행 전과 6범으로 지명수배 중인 김모씨의 정보가 컴퓨터 스크린에 떴다. 직감이 확신으로 바뀌게 된 둘은 김씨의 집 근처에 잠복하다 몸싸움 끝에 붙잡았다. 김 경위와 한 경장은 청량리역 근방에서는 소문난 ‘투캅스 콤비’로 통한다. 두 사람이 팀을 이룬 지난해 10월부터 이달 초까지 10개월간 검거한 수배자만 78명에 이른다. 청량리 투캅스는 올 상반기 서울지방경찰청 소속 경찰관을 통틀어 지명수배자 검거율에서 각각 3위(한 경장)와 4위(김 경위)에 올라 지명수배자들의 ‘저승사자’라는 별명도 붙었다. 두 사람 모두 공교롭게도 청와대 경호를 담당하는 ‘101단’에서 경찰 인생을 시작했다. 김 경위는 2001년부터 7년 동안, 한 경장은 2011년부터 3년 동안 군기 세기로 유명한 101단 근무를 했다. “범죄자를 많이 소탕하는 것도 보람 있지만, 사람들이 범죄의 유혹에 빠지지 않게 돕는 경찰로 남고 싶어요.”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곤충식품 시장은 미래 농촌의 먹거리”

    “곤충식품 시장은 미래 농촌의 먹거리”

    소·돼지 고기보다 탄수화물과 단백질이 많고 비타민, 철, 마그네슘, 칼륨 등 무기질도 풍부한 ‘완전식품’이 있다. 장수풍뎅이 애벌레다. 아직은 낯설지만 지난 6월부터 새로운 식품 원료로 인정돼 시중에 팔리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20일 “농촌의 미래 먹거리 가운데 하나가 곤충식품 시장”이라고 강조했다. 곤충식품 시장 개척은 현 정부의 역점 사업이기도 하다. 고령화와 자유무역협정(FTA) 확대 등으로 위기를 맞은 우리 농업에 ‘블루오션’을 제공하겠다는 의지다. 농진청은 지난 6월 장수풍뎅이 애벌레의 안전성을 입증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식품 원료로도 인정받았다. 지난해 고소애(갈색거저리), 꽃벵이(흰점박이꽃무지) 애벌레에 이어 세 번째다. 곤충은 짧은 시간에 많이 생산할 수 있고 육류보다 영양소는 많으면서도 불포화지방산은 적어 대표적인 미래 식품으로 꼽힌다. 농진청은 소비자의 거부감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곤충식품 요리법도 만들어 보급하고 있다. 기존 농식품 자원도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육질이 우수한 제주 재래 흑돼지의 핵심 유전자를 뽑아 새로운 ‘난축맛돈’ 품종을 내놨다. 난축맛돈은 고기의 지방 비율이 평균 10.5%로 일반 돼지의 세 배가 넘는다. 저지방 부위인 앞다리와 뒷다리를 포함해 모든 부위를 구이용으로 쓸 수 있다. 농진청은 고추 농가에 연간 1300억원의 피해를 주는 탄저병을 이겨 내는 고추 품종도 개발했다. 농약 사용을 줄일 수 있어서 소비자는 안전하고 깨끗한 농산물을 식탁에 올릴 수 있게 됐다. 최근 소비가 급감한 쌀을 건강기능식품으로 만들어 소비량을 늘리고 있다. 현미를 도정한 뒤 모두 버렸던 쌀겨에 비만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다이어트 식품으로 개발 중이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취업 ‘블루오션’ 특성화 학과를 가다] 대구대 재활과학대학

    [취업 ‘블루오션’ 특성화 학과를 가다] 대구대 재활과학대학

    전국 190개 4년제 일반대학들은 각기 나름의 강점을 내세우며, “그 분야에서만큼은 우리가 최고”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다. 하지만 “장애인에게 가장 좋은 대학이 어디인가”라는 질문에는 대다수가 대구대를 꼽는다. 대구대는 2003년부터 국립특수교육원이 3년마다 실시해 온 다섯 차례의 ‘장애대학생 교육복지 지원실태 평가’에서 5회 연속 최우수 대학에 뽑혔다. 경북 경산시에 위치한 대구대는 학교 부지만 330만 5800㎡(약 100만평)가 넘는다. 하지만 휠체어를 타고 못 가는 곳이 없고, 보이지 않아도 들리지 않아도 공부에 불편함이 없다. 대학 자체적으로 수화통역사, 속기사, 점역사, 상담심리사, 취업진로상담사 등 전문가를 확보하고 장애 영역별로 전공자를 조교로 뽑아 장애 학생들을 지원한다. 넓은 부지 곳곳에 있는 산책로와 공원도 모두 휠체어로 통행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놨다. 대구대에는 2015년 1학기 현재 시각 46명, 청각 34명, 지체 98명, 기타장애 25명 등 모두 203명의 장애 학생이 재학 중이다. 장애 학생이 다니기 좋은 학교라고 해서 정부로부터 대단한 지원을 받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대구대가 장애인에게 특화된 이유는 학교재단인 영광학원의 설립 취지에서 읽을 수 있다. 법인 설립자인 고 이영식 목사는 ‘설립 취지문’에서 이렇게 밝혔다. “역사와 사회에 대해서, 그리고 잘못된 시각에 의해 편견과 차별 속에서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에 대해…(중략)…재활과 복지증진으로 질 높은 삶을 살아갈 수 있게 해야 하고, 이들을 방치함은 민족적 수치라는 생각에 남한의 웅도 대구에 맹아학원을 설립하고자 한다.” 대구대에만 있는 국내 유일의 재활분야 단과대학인 재활과학대학은 ‘사랑·빛·자유와 만민의 복지 실현’이라는 건학 이념을 이어받아 운영되는 특성화대학이다. 대구대는 1987년 국내 최초로 설립된 재활과학대학의 장점과 취지를 유지하기 위해 대다수 대학들이 탐내는 의과대학 설립마저 마다할 정도다. 재활 분야에서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유일한 단과대학인 이곳 재활과학대학은 물리치료학과, 작업치료학과, 언어치료학과, 재활심리학과, 직업재활학과, 재활공학과, 건강증진학과까지 7개의 학과를 운영하고 있다. “하나의 단과대학에 장애인 재활에 필요한 최적의 신체적, 감각적, 지능적, 심리적, 사회적 수준을 갖추고 유지하기 위한 목적”이란 게 학교 측 설명이다. 이론 및 실습 여건을 자연스럽게 충족시킴으로써 물리치료사, 작업치료사, 언어치료사, 재활심리사, 직업재활사, 재활공학사, 건강운동관리사 등 국가자격증 시험에 월등한 실력으로 응시하도록 하자는 취지다. 실제 대구대 재활과학대학은 국가자격증 시험 합격률이 다른 대학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다. 작업치료학과의 경우 지난 2월 졸업한 17명 전원이 작업치료사 면허시험에 합격했다. 전국 합격률은 67%(1972명 응시 1320명 합격)였다. 지난해 12월 치러진 2급 언어재활사 국가시험에서 지난 2월 졸업한 장대익(언어치료학과)씨가 150점 만점에 144점으로 전국 수석을 차지했다. 언어치료학과 졸업자 47명 중에서는 45명이 시험에 합격, 96%의 합격률을 보였다. 전국 평균은 72%(1466명 응시 1054명 합격)에 불과하다. 졸업 후 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장씨는 “학과 차원에서 국가시험을 대비해 5개 시험 과목에 대한 과목별 특강과 스터디 그룹 운영 등을 지원해 준 덕분에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며 “병원 등에서 경험을 쌓은 뒤 개인 언어치료실을 열어 일선 현장에서 직접 장애 아동들을 돌보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재활’은 장애인만의 과제가 아니다. 최양규 재활과학대학장은 “장애가 없더라도 통증이나 일시적 질환, 외상 등으로 환자의 삶의 질이 떨어질 때 이를 회복시키기 위한 모든 활동과 치료를 ‘재활’로 볼 수 있다”면서 “국가적 문제인 노령화로 어렵게 살아가게 되는 노인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도 재활 분야에 속한다”고 설명했다. 대부분의 대학 사회복지 관련 학과들은 1~2학년 때 이론을 중심으로 배우고, 3~4학년 때 실습을 한다. 하지만 대구대는 1학년부터 대구 대명동에 별도로 설립한 통합재활센터인 재활과학원에서 임상실습을 한다. 교육 인프라를 잘 갖추고 있다 보니 적지 않은 외국 학생들이 찾아온다. 지난해 물리치료학과에 입학한 사우디아라비아의 알말키 압둘라지즈(29)는 2011년 뉴질랜드에서 어학연수를 하던 중 정부로부터 유학 기회를 제안받았고, 한국의 선진 물리치료를 배우기 위해 과감히 대구대를 선택했다. 그는 “물리치료 기술을 잘 배워서 모국에 돌아가 의료 기술 발전에 이바지하고 싶다”고 말했다. 재활공학과는 국내 최초로 중증 장애인용 운전 시뮬레이터를 개발하기도 했다. 김용철 교수 등 연구팀은 ‘장애인 운전재활 센터’에 아이폰 등 스마트기기를 조향장치로 활용해 중증 장애인들이 쉽고 편리하게 운전할 수 있도록 한 새 시뮬레이터를 만들어 설치했다. 장애인 및 고령자의 재활보조기구를 개발, 연구하는 재활공학 역시 노령화 시대 ‘블루오션’으로 관심을 모으는 분야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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