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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 (66) 진도 상만리 비자나무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 (66) 진도 상만리 비자나무

    사람의 시간으로는 가늠하기 어려운 긴 세월을 살아가는 나무의 침묵은 언제나 견고하다. 역사의 침묵을 닮았다. 결코 스스로 이야기하는 법이 없다.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의 과거에 대한 관심에 기대어서야 비로소 숱한 사실들이 생명을 얻고 일어난다. 나무도 마찬가지다. 침묵하는 생명이지만, 그를 둘러싸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관심은 마침내 나무가 세월의 껍질을 벗어던지고 지나온 많은 이야기들을 드러내게 한다. 이 땅의 큰 나무를 찾아보고, 그와 대화를 나누는 일은 결국 사람의 역사를 찾아내는 일과 다르지 않다. 현재의 질문들이 긴 역사를 풀어내고, 나무의 견고한 침묵도 깨뜨릴 것이다. 불확실성의 시대에 나무를 찾아야 하는 확실한 이유다. #이름도 가물가물한 옛 절집… 오롯이 그 곁을 지키다 남도 끝자락, 진도의 임회면 상만리에는 내력이 정확하지 않은 절터가 있다. 흔히 ‘상만사지’(上萬寺址)라고 부르는 폐사지다. 한때 화려한 단청으로 장식했을 전각들은 가뭇없이 사라지고 남은 건 오로지 오층석탑 한 기뿐이다. 사라진 옛 절집의 이름도, 그 절을 스쳐간 사람들의 이야기도 제대로 남지 않았다. 그곳에 비구니 스님의 절집, ‘구암사’가 있다. “탑이 남아 있어서 절터라고 짐작할 수는 있지만, 절에 관한 기록은 전혀 없어요. 1950년대 초반에 마을 사람들이 근처의 밭에서 돌부처를 찾았다고 해요. 그때 초가를 지어 절을 일으키고, ‘만흥사’라고 한 게 구암사의 시작이에요.” 아담한 절집 구암사의 용운(庸芸) 스님은 세월 속에 흩어진 구암사의 토막난 역사를 퍼즐 맞추듯 가만가만 꿰어 맞춘다. 그러나 빈 자리는 여전히 크기만 하다. 밭에 나동그라져 있던 돌부처 외에 절집의 흔적은 아무것도 없었다. “마을이 상만리여서 사라진 옛 절을 상만사라고 하는 건데 근거는 없어요. 그보다는 구암사라는 이름이 맞지않나 싶어요. 진도 향토사에는 아주 옛날에 구암사라는 절이 있었다고 합니다. 언제 어디에 있던 절인지는 모르죠. 그런데 이 뒷산의 바위를 마을에서 ‘비둘기 바위’라고 부르더군요. 그렇다면 비둘기바위라는 뜻의 이름인 구암(鳩巖)사는 이곳에 있었다고 보는 게 맞지 않을까요.” 절집은 사라졌지만, 그 부침의 역사를 지켜본 나무가 한 그루 있다. 비자나무다. 전하는 이야기처럼 옛 절집이 사라지기 전부터 있던 나무라면 필경 절집 앞마당, 최소한 담벼락쯤에 있던 나무라고 볼 수 있다. 절집의 자취가 없어 지금은 마을 당산나무, 혹은 ‘천연기념물 제111호 진도 상만리 비자나무’라고 부른다. #넉넉하지 않은 시절 영양간식으로 비자나무 심어 진도 상만리 비자나무는 구암사가 깃든 그 비둘기 바위와 마을 사이의 언덕 길가에 서 있는 큰 나무다. 이름조차 가물가물한 옛 절과 이 나무가 일정한 관계를 가졌으리라고 짐작하는 것이 무리는 아니다. 절집에 주석(駐錫)한 스님이 직접 심고 키운 나무까지는 아니라 해도 최소한 절집의 흥망성쇠를 또렷이 지켜본 나무임에는 틀림없다. 절집의 흔적인 오층석탑은 대략 고려 후기에 지은 것으로 짐작된다. 이를 바탕으로, 사라진 사찰의 역사는 그와 비슷하거나 조금 더 오래됐다고 보아야 한다. 1000년쯤 전에 이곳에 절이 있었다고 추측하는 근거다. 오층석탑에서 불과 100m쯤 떨어진 곳에 서 있는 비자나무는 600년쯤 이 자리에서 살아왔다. 적잖은 사람들이 드나들던 큰 절집이 흔적도 없이 사라지기에 결코 모자란 세월이 아니다. 누구도 그 시절의 자취를 알 수 없지만, 나무는 필경 이 자리에서 절집의 살림살이를 빤히 들여다보았을 것이다. 비자나무는 남부지방에서 잘 자라는 나무로, 예전에는 절집의 스님들이 공들여 키운 나무로 알려져 있다. 비자 열매는 영양이 풍부해서 먹을거리가 흔치 않던 시절에 좋은 간식거리였을 뿐 아니라, 구충제 성분까지 갖고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스님들은 비자나무를 심고 열매를 거둬서 절집 식구들은 물론이고 이웃 마을 사람들과 나눠 먹었다고 한다. 장성 백양사, 고흥 금탑사, 화순 개천사 등의 비자나무 숲이 모두 그런 까닭으로 스님들이 조성한 곳이다. “비자나무에 대한 기록도 있을 리가 없지요. 나무가 있는 위치를 절집 마당쯤으로 볼 수도 있다지만, 사실 절집의 위치가 정확한 건 아니거든요. 비자나무와 옛 절과의 관계는 어떤 내용으로든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12m 옹골찬 품… 마을의 쉼터이자 수호신으로 상만리 비자나무는 키가 12m쯤 되고 가슴높이에서 잰 줄기의 둘레는 6.5m, 밑동 부분의 둘레는 7.5m 가까이 된다. 얼핏 봐서 그리 큰 나무는 아니지만, 유난히 옹골찬 수형을 가졌다. 키에 비해 굵직한 줄기는 물론이고 나뭇가지도 매우 촘촘하게 돋았으며, 사철 푸르름을 유지하는 바늘잎도 무성하다. 사방으로 펼친 품 또한 만만치 않다. 동서 방향으로 12m, 남북으로는 8m를 펼친 품은 무척 넉넉한 모습이다. 절집의 기억을 줄기 안 깊숙이 간직한 채 나무는 이제 마을의 정자나무로 살아간다. 나무 줄기에 바짝 붙여 놓은 평상은 십여 년째 그대로다. 나무는 마을의 쉼터이면서 사람들의 안녕을 지켜 주는 수호신이기도 하다. 마을 사람들은 이 나무에 매달렸다가 떨어져도 별로 다치지 않는다고 입을 모은다. 사람을 위할 줄 아는 나무라는 이야기다. 용운 스님도 한마디 덧붙인다. “비자 열매는 마을 사람들이 잘 거둬서 이용하는 모양이에요. 옛날에는 당산제도 지내고 나무 앞에서 줄다리기도 했다는데, 요즘은 안 해요.” 종종 세월은 사람살이의 흔적을 송두리째 삼키곤 한다. 그러나 세월보다 더 강한 힘으로 나무는 사람살이를 지킨다. 옛 절터에 살아남은 비자나무의 속내가 점점 더 궁금해지는 이유다. 글 사진 gohkh@solsup.com ▶▶가는 길 전남 진도군 임회면 상만리 681-1:우리나라 최초의 사장교인 진도대교를 건넌 뒤 ‘진도대로’로 불리는 국도 18호선을 이용해 진도군청이 있는 진도읍까지 간다. 진도읍에서 서남쪽으로 5㎞쯤 가면 임회면으로 들어서는 삼거리가 나온다. 여기에서 우회전하여 2.5㎞ 더 가면 다시 진도대로와 만나게 되는데, 오른쪽 길을 이용해 6㎞ 가면 송월삼거리가 나온다. 여기에서 좌회전하여 1.5㎞ 가면 상만리에 이른다. 나무는 왼편의 마을 안쪽으로 난 좁은 골목길을 따라 350m쯤 들어가면 있다.
  • 전지훈련 2R ‘평가전’ 앞둔 8개 구단 살펴보니

    미국 애리조나 등에서 강도 높은 체력훈련을 소화해 온 프로야구 구단들이 7일 자체 평가전을 통한 실전 훈련에 본격 돌입했다. 8개 구단은 주말부터 일본으로 줄지어 이동, 한국과 일본 팀을 상대로 실전과 다름없는 경기를 치러 정규리그를 향한 마지막 퍼즐 조각을 맞춘다. 삼성·SK·KIA·LG·한화 등은 오키나와에서, 롯데·두산·넥센 등은 가고시마에서 라인업을 구축한다. 오는 11일 오키나와 차탄구장에서 열리는 LG-주니치 평가전을 시작으로 일본 팀과의 연습경기는 30차례 정도 열린다. 특히 오키나와에서 이승엽(36·삼성)과 박찬호(39)·김태균(30·이상 한화)이 선보이는 기량에 관심이 쏠린다. 26일에는 삼성-한화의 맞대결이 예정돼 있다. 또 일본 야쿠르트는 삼성 등과, 오릭스는 LG와 연습경기를 잡아 ‘야쿠르트 수호신’ 임창용, ‘오릭스의 거포’ 이대호와 국내 선수의 대결이 시선을 사로잡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 탈보트·한화 박찬호 만족스러운 구위… 정규리그 기대감 커져 1차 전지훈련 결과 강력한 우승후보 삼성과 4강 후보로 부상한 한화는 일단 만족스러운 표정이다. 우선 삼성의 제1선발감으로 기대 반 우려 반이었던 미치 탈보트는 성공 가능성을 부풀렸다. 2010년 클리블랜드에서 10승을 챙겼지만 지난해 부상으로 주춤했던 탈보트는 예상을 뛰어넘는 구위와 제구력으로 류중일 감독을 흡족하게 했다. 박찬호도 어린 선수들 못지않은 체력에 기대 이상의 구위로 한대화 감독의 불안을 어느 정도 걷어냈다. 하지만 또 다른 우승후보 KIA는 선발의 한 축을 기대했던 양현종의 왼쪽 어깨 통증 재발로 고심에 휩싸였다. 양현종은 이날 조기 귀국했고 재활을 거친다 해도 5월에야 마운드에 설 수 있는 상황이다. 더욱이 불펜 투입이 점쳐졌던 알렉스 그라만은 구위 등 총체적인 문제로 조기 퇴출됐다. 마운드 운용에 차질을 빚게 된 선동열 감독은 선발감 외국인투수 영입을 구단에 요청한 상태다. 롱릴리프로 낙점한 좌완 박경태를 선발진에 포함시킬 복안이다. ●KIA, 양현종 어깨통증 재발·그라만 퇴출… 두산, 선발 투수진 고민 꼭 20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하는 롯데는 15승 투수 장원준의 공백을 메울 선수로 SK에서 이적한 좌완 이승호를 꼽고 있다. 양승호 감독은 막강 불펜 정대현까지 뒤를 받쳐 이승호가 10승 이상을 거둘 것으로 믿고 있다. 다만 4번타자로 나설 홍성흔이 이대호만큼의 파괴력은 없어 전준우도 대안으로 눈여겨보고 있다. 김현수-김동주-최준석의 중심타선이 건재한 두산은 선발 투수진이 고민거리다. 니퍼트-김선우의 ‘원투 펀치’가 있지만 이후 선발감이 미덥지 않다. 파워피처 이용찬은 지난해 6승 10패, 평균자책점 4.19로 가능성을 보여 유력한 선발 후보로 꼽힌다. 그가 10승만 쌓는다면 깜짝 성적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코칭스태프는 강조한다. ●11일 LG-주니치 평가전… 오릭스 이대호와 국내선수 대결도 기대 SK는 김광현과 송은범의 부활 여부가 여전히 관건. 현재 재활군에서 구슬땀을 쏟고 있는 김광현이 선발 로테이션의 한 축을 담당할지, 선발과 중간을 가리지 않는 송은범이 언제 복귀하느냐가 올 성적의 변수로 여겨진다. LG는 송신영·조인성·이택근 등 투타의 주력 선수가 이탈했고 넥센은 이택근과 김병현을 깜짝 보강했다. 하지만 두 팀의 총체적인 전력은 약해 LG 김기태 감독과 넥센 김시진 감독이 용병술로 이를 어떻게 메울지 주목된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금천구 무상급식 쌀 품평회 가보니

    금천구 무상급식 쌀 품평회 가보니

    “수확 전과 후 두 차례 잔류농약 검사를 하는 안전한 쌀입니다. 1년 동안 정말 열심히 지었습니다.”(전북 남원시) “논산 하면 군대를 떠올리죠. 입대한 아드님을 보살핀다는 심정으로 지었습니다. 한번 믿어보세요.”(충남 논산시) ●학교 관계자 등 선거인단 200명 2차 투표 지난 3일 쌀 품평회를 개최한 금천구 대강당은 ▲경남 거창군(미부인) ▲경북 영주시(선비숨결) ▲전남 고흥군(수호천사 건강미) ▲전북 군산시(철새도래지쌀) ▲전북 남원시(자연섭리) ▲충남 논산시(예스미) ▲충북 진천군(생거진천쌀) 관계자와 관내 학부모 등 400여명으로 붐볐다. 지난해 상반기 다른 자치구도 비슷한 행사를 열었지만 무상급식을 본격화한 올해 들어서는 처음이다. 아이들에게는 양질의 급식을 제공할 수 있게 하고, 농가에는 친환경쌀 재배를 확산시켜 일석이조의 효과를 내는 기회이기도 했다. 행사는 크게 학부모, 학교 관계자 등 선거인단 2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지자체 설명회와 직접 쌀밥을 먹어보는 시식회로 나뉘었다. 설명회 뒤 1차 투표, 시식회 뒤 2차 투표가 열렸다. 지자체들은 ‘우렁이’를 이용한 잡초제거와 사탕수수·쌀겨·깻묵 등을 활용한 친환경비료, 저온숙성저장법 등을 앞다퉈 강조했다. 경쟁 기관을 깎아내리는 게 아니라 순박한 농심(農心)이 그대로 묻어났다. ●공정성 위해 전자개표기도 동원… 군산시 1위 20대부터 60대에 이르는 선거인단은 판매가격과 재배기술을 메모하기에 바빴다. 일부 학부모는 직접 생쌀을 만져보고 씹어보면서 질감을 파악했다. 문교초등학교 행정실 이병갑(54)씨는 “아이들을 위해 급식 질을 미리 파악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하이라이트는 역시 시식회였다. 번호를 매긴 7개의 솥에서 밥을 퍼담는 학부모들의 손길이 세심했다. 포만감 탓에 다른 밥 감별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시식에는 숟가락 대신 젓가락을 썼다. 학부모들은 쉬지 않고 10~20분이나 쌀알을 곱씹는 끈기를 보였다. 찰기와 윤기를 확인하는 것은 물론 냄새도 맡았다. 개표결과 1위는 군산시(111표)에 돌아갔다. 고흥군(86표), 논산시(56표), 남원시(53표)가 2~4위를 차지했다. 이들은 2년 계약에 연간 400t의 쌀을 공급한다. 부정을 막기 위해 전자개표기까지 동원됐다. 차성수 금천구청장은 6일 “질 좋은 급식을 제공하는 게 공공기관의 책무이지만 일방적으로 결정해서는 안 된다.”면서 “장류와 반찬까지 품평회를 확대해 학부모들의 먹을거리 고민을 덜 수 있는 기회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오바마 노벨평화상’ 없던 일로?

    노벨평화상의 권위가 추락하고 있다. 설립자 알프레드 노벨(1833~1896)이 생전에 남긴 뜻을 벗어나 정치화했다는 비판을 받아 온 평화상이 결국 스웨덴 당국의 조사를 받게 됐기 때문이다. 스웨덴 수도 스톡홀름에서 활동하는 재단들을 관할하는 스톡홀름 행정위원회는 2일(현지시간) 평화상 후보 선정 마감일을 앞두고 노벨재단 측에 ‘수상의 적합성 여부 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고 AP·로이터통신 등이 1일 보도했다. 이에 따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비롯, 역대 수상자의 수상이 평화상 취지에 적합했는지에 대한 조사가 벌어질 전망이다. 행정위원회는 평화상이 창설자의 뜻을 견지하고 있는지 점검하고, 문제가 있으면 재단 결정의 효력을 정지시킬 권한이 있다. 행정위원회의 이번 결정은 노르웨이 평화운동가인 프레드리크 헤페르멜이 2000년대 후반 저술 등을 통해 최근의 노벨평화상 수상자들이 모두 부적격자라고 주장하면서 논란을 제기한 데 따른 것이다. 헤페르멜은 “노벨은 평화상을 평화 수호자들을 위한 상으로 불렀다.”며 “그것은 여러 나라가 안전하게 무력을 포기할 수 있는 국제질서를 적극 추구하는 평화운동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밝혔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자녀 평생 보장”… 어린이 100세 보험 봇물

    “자녀 평생 보장”… 어린이 100세 보험 봇물

    내 아이가 노년이 됐을 때 100세까지 살 거라는 예상으로 자녀에게 ‘평생보험’을 들어 주는 부모가 늘고 있다. 보험사들도 100세형 어린이보험을 주력 상품으로 내놓고 있다. 삼성화재의 엄마맘에쏙드는자녀보험은 지난해 9월에 출시했는데 3개월 만에 4만 6000건이 판매됐다. LIG손보의 희망플러스자녀보험과 현대해상의 굿앤굿어린이CI보험에는 지난해 각각 6만 5000명, 2만 5000명이 가입했다. 기존의 어린이 100세 보험이 인기를 끌자 신규 상품 출시도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미래에셋생명이 지난주 출시한 어린이100세보험은 하루 100건 이상 팔리는 추세다. 동양생명은 80세까지였던 수호천사꿈나무자녀사랑보험의 보장 기간을 100세까지로 늘렸고 지난달부터 판매 중인 대한생명 아이케어보험은 한 달 만에 7700명이 가입했다. 가입자가 많아지면서 각 보험의 특색도 분명해지고 있다. 동양생명의 자녀사랑보험은 산모보장 특약을 마련해 임신, 출산, 유산 관련 수술비를 수술 때마다 10만~30만원씩 지급한다. 대한생명 아이케어보험은 암보장과 비염·폐렴 등으로 인한 입원비를 보장하며 스쿨존 교통사고 발생 땐 위로금을 지급한다. 신한생명 신한아이사랑플러스100은 기존 어린이보험의 보장 기간을 100살까지로 확대했다. 고액암 진단 시 1억원, 일반암 진단 시 5000만원을 보장한다. 미래에셋생명 어린이100세보험은 임신 확인 순간부터 가입이 가능하고 학교생활 중 재해장해가 생길 때 최고 2억원을 보장한다. LIG손보 희망플러스자녀보험에는 부모가 부양 능력을 잃을 경우 교육비를 지원하는 교육자금 특약이 있다. 동부화재 스마트아이사랑보험은 대표적인 환경성 질환인 아토피 피부염이나 최근 급격히 늘고 있는 알레르기성 비염, 천식, 급성기관지염 등에 대한 입원비를 지원해 준다. 우리아비바생명 우리아이사랑보험은 백혈병 등 어린이 질환에서 컴퓨터 관련 질환 등 청소년 질환, 암 등을 생애주기별로 보장한다. 현대해상 하이라이프굿앤굿어린이CI보험은 다발성 소아암, 중증 화상, 시력교정 등을 보장해 준다. 삼성화재 엄마맘에쏙드는자녀보험은 부정교합 치료비, 시력 교정비 등 특정 보장에 예약 가입하면 보장 개시 연령에 맞춰 자동으로 보험료 납입과 보장이 이뤄진다. 롯데손보 우리아이첫걸음자녀보험은 폭력 피해 특별약관을 만들어 학교생활 사고에 대비해 1회당 최고 100만원까지 보장해 준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호주제는 전통 아닌 일제시대 잔재였다”

    “호주제는 전통 아닌 일제시대 잔재였다”

    2008년에 폐지됐지만, 호주제를 없앤다고 하니 대한민국의 유림이 갓 쓰고 도포를 떨쳐입고 나타나 한국의 고유한 전통을 파괴하는 행위라고 반대시위를 벌인 일이 엊그제 같다. 호주제 폐지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창졸간에 전통 가치를 파괴하는 몰가치한 사람으로 비쳤다. 과연 호주제가 개인성이나 남녀평등, 민주주의 같은 가치를 위협하면서까지 지켜야 할 전통일까. 양현아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한국 가족법 읽기’(창비 펴냄)를 통해 해방 이후 지속적으로 강조해 온 전통이, 특히 가족법에서의 전통 수호가 ‘헤어날 길 없는 시대착오적인 상황, 교착상태’에 빠진 것이라고 주장한다. 일제 강점에서 해방된 대한민국 정부는 ‘전통’을 중시하는 입법을 시도했다. 일제 식민지의 잔재를 청산하고 ‘천황제 가족 이데올로기에 오염되지 않은’, 순수한 원형의 ‘조선왕조 전통’을 계승하겠다는 것이 그 의도였다. 그러나 1958년 2월 22일 가족법이 발효됐을 때, 유감스럽게도 그 법은 일본 메이지유신때 만든 근대 민법의 흔적을 많이 드러냈다. 1898년 일본에서 공포된 ‘메이지 민법’은 호주권을 강화하고 한국에는 없는 개념인 가족상속제도를 확립했으며, 부부의 불평등을 명확히 적시해 근대적 가족제도를 거부하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 양 교수는 “1392년 개국한 조선왕조의 가족질서가 20세기 한국 가족제도의 원형이 됐다는 것도 문제이고, 조선시대의 전통적 가족제도라는 것도 실제로는 순수한 형태의 전통이 아니라는 점도 문제였다.”고 비판했다. 일본 강점기 때 적용된 조선의 가족법은 일본에 의한 왜곡이 불가피했다. 일본은 1908년 5월에서 1910년 9월까지 조선에서 전국적인 관습조사에 들어갔다. 이때 관습의 영역에 ‘경국대전’이나 ‘대명률’과 같은 조선의 법전과 ‘가례’와 같은 예서도 포함됐다. 관습조사에 들어가면서 일제는 객관성을 강조했으나, 사실상 그러지 못했다. 조선 관습조사는 1875~77년 메이지유신 때 일본 전역을 조사한 경험을 바탕으로 했기 때문이다. 또한 관습조사를 위한 206개 문항의 질문은 일본의 민법체계에 충실한 것이었다. 다시 말해 일본이 자국 민법에 없는 조선의 관습은 질문의 대상에서 제외한 것이다. 일본법의 영향은 용어와 개념으로 확산됐는데 가독(家督), 타가상속(他家相續), 폐절가(廢絶家), 일가부흥(一家復興) 등과 같이 조선에서는 없던 것이다. 다시 말해 일본인의 시각에서 조선의 관습을 해석하고 구성한 과정이었고, 이것이 ‘조선의 관습’이란 탈을 쓰고 일제 강점기 조선의 전통이 됐다. 호주제 폐지로 50년 동안 살아 숨쉬던 일제 식민지의 잔재는 가족법 내에서 청산됐다고 양 교수는 말한다. 다만 양 교수는 “헌법재판소가 위헌이라고 결정한 호주제가 식민지 시대에 만들어진 전통이라고 적시하지 않은 점은 아쉽다.”고 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러 입찰포기… 록히드마틴·보잉·EADS 3파전

    러 입찰포기… 록히드마틴·보잉·EADS 3파전

    앞으로 30년간 한반도 영공을 방어할 차기 전투기(FX 3차사업) 선정이 3파전으로 압축됐다. 러시아의 ‘수호이 T50 PAK-FA’가 입찰을 포기하면서 미국 록히드마틴의 F35, 유럽항공방위우주산업(EADS)의 유로파이터 타이푼, 미국 보잉의 F15SE가 본격적인 경쟁에 돌입했다. 특히 미국 업체들은 국방 예산 감축 여파로 매출 감소가 예상되면서 수주에 사활을 건 분위기다. 방위사업청은 30일 차기 전투기 사업설명회를 개최했다. 이 사업은 8조 30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2016년부터 2021년까지 F4와 F5 등을 대체할 첨단 전투기 60대를 구매하는 내용이다. 설명회에는 록히드마틴, EADS, 보잉 등 관계자 23명이 참가했다. 전투기 JAS39 그리펜 NG 제작 업체인 스웨덴 사브사 관계자도 사업 타당성 검토차 참석했다. 수호이 측은 참석하지 않았다. 방사청은 설명회에 참가한 업체에 한해 제안요청서(RFP)를 배부했다. 방사청은 ▲기체 가격과 향후 30년간의 운용유지비 ▲스텔스 기능 등 요구성능(ROC) 충족성 ▲군 운용적합성 ▲절충교역(기술이전 등 반대급부) 등 경제·기술적 편익이라는 4가지 기준에 따라 기종을 결정한다고 밝혔다. 세부적으로는 기술이전 항목 40여개를 비롯해 모두 150여 가지 항목을 평가 기준으로 삼는다. 각 항목당 배점 비율은 한국국방연구원(KIDA)의 연구 용역을 통해 오는 4월쯤 확정한다. 성능면에서는 스텔스 기능을 장착한 F35가, 기술이전 측면에서는 한국형 전투기 개발(보라매사업)에 라이선스 생산 등을 제안한 유로파이터가 우위를 점하고 있다. 가격면에서는 KIDA의 2010년 사업타당성 조사 결과 F35가 1155억원(2015년 추산)으로 유로파이터(1343억원,〃)를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미 국방 예산 삭감으로 생산물량이 크게 줄면서 도입시기인 2016년쯤 해외 수출 단가가 2000억원을 웃돌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방사청은 오는 6월 중순까지 업체의 제안서를 접수하고 7월중 제안서 평가를 실시한다. 최종 구매 기종은 오는 10월쯤 결정된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글로벌 시대] 한국의 정국 변화와 동북아/류진즈 베이징대 국제관계학 교수

    [글로벌 시대] 한국의 정국 변화와 동북아/류진즈 베이징대 국제관계학 교수

    4월의 총선, 12월의 대선을 앞두고 한국 정치판도에 큰 변화가 보이고 있다. 김대중 정부에서 노무현 정부로 이어지는 대북한 화해협력 정책이 이명박 정부에 들어와서는 크게 달라졌음을 생각할 때 한국 정치판의 향배는 남북관계와 동북아정세의 큰 변수가 아닐 수 없다. 이명박 정부는 출범 초기부터 가치동맹을 강조하면서 미국의 안보전략을 적극적으로 도우며 추종해 왔다. 안보영역에서 한·미 협력을 강화했고, 북한 견제 및 고립 정책을 시도했다. 한반도는 갈수록 긴장국면으로 치달았다. 이명박 정부는 중국의 한반도정책에 대해 불만을 감추지 않았다. 지난 몇년 새 중국과 한국 사이에는 유쾌하지 못한 일련의 일들이 벌어졌고 두 나라 정치관계는 냉담했다. 양측의 불신도 커졌다. 베이징 주재 한국 대사는 한국의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도발에 대해 중국은 이를 감싸고 지지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한·중 두 나라는 전략적 대화의 계기를 다시 마련하게 됐다. 지난해 12월 27일 서울에서 두 나라 외교 차관급 고위 전략대화가 열려 김정일 사후 한반도 및 동북아 상황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양측은 전략적 대화와 정보 교류를 강화하기로 약속했고,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를 위해 더욱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또 양측은 북한을 자극하지 않도록 더 노력하면서 긴장국면을 조성하는 것을 피해 나간다는 데도 입장을 같이했다. 중국 측은 다음과 같이 제안했다. 새로운 역사의 기점에서 양측은 복잡다단한 아시아·태평양의 상황에 대해 더욱 긴밀한 전략대화를 진행해 나가자고. 중국의 한반도에 대한 정책은 일관되고 명확하다. 한반도 평화와 안정, 비핵화의 실현, 남북한 양측의 대화 및 관계개선이며 최종적으로는 통일이다. 비핵화와 관련, 어려운 문제는 북한의 핵개발 의지다. 김정은 정권은 선대의 유산 가운데 핵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는 점이 이를 잘 보여 준다. 북한은 핵과 미사일을 국가주권을 수호하고, 국가안전을 확보할 수단으로 여긴다. 이에 대해 미국과 한국, 일본 세 나라는 6자회담의 전제조건으로 우라늄농축 활동을 중지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누가 먼저 화해의 첫발을 내디딜까. 관련국들이 도달했던 합의들을 동시적으로 이행하면 안 되는 걸까. 과거의 합의들은 동시행동을 규정하고 있고, 전제조건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남북관계 진전 및 통일과 관련해 중국은 외세 지원을 받은 남측이 북한을 집어삼키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남북한 국민들의 자발적인 의지에 따른 통일을 희망한다. 한반도에 대한 중국의 능력은 제한돼 있다. 과대평가하지도 말아야 할 것이다. 한·중 두 나라는 1992년 수교한 뒤 급속한 관계발전을 이뤄냈지만 여전히 상당 수준 미국의 한반도 정책에 제약을 받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 정부의 전략중심이 중동과 유럽에서 아·태지역으로 옮겨지고, 아·태지역 및 동북아지역에 대한 개입이 강화되면서 중국의 한·미 동맹에 대한 경계도 높아지게 됐다. 한편 중국은 대북한 관계를 강화하면서, 북한 각 분야에 대한 지원과 원조를 강화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은 중국과 한국의 정치, 안보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한반도 문제와 관련, 중국은 보다 개방적이고 협조적인 태도를 취하기를 원하며, 한·미 두 나라와 협력 강화를 기대한다. 김정일의 갑작스러운 사망 이후 노다 요시히코 일본 총리, 커트 캠벨 미 국무부 차관보, 이명박 대통령 등 주요 인사들의 중국 방문이 이뤄졌고, 북한 정세와 한반도 문제에 대한 관련 국가들의 논의가 이뤄졌다. 우리는 희망한다. 동북아의 공동 번영을 이뤄나가기 위해서 한국과 중국은 한 배를 타고 있다는 생각에서 문제를 바라보고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기를 바란다. 보다 적극적으로 전략적 대화를 심화시켜 나가기를 정말 기대한다.
  • ‘부러진 화살’… 판사집에 계란 투척

    대법원은 27일 시민단체 회원들이 곽노현 서울시교육감 재판을 담당한 김형두 부장판사의 집에 계란을 던지며 항의집회를 연 데 대해 “법치주의와 민주주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라며 강한 우려를 표시했다. 또 ‘석궁테러’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 ‘부러진 화살’의 최근 흥행과 함께 사법부에 대한 불신이 조장되는 데 대해서도 깊은 유감을 나타냈다. 차한성 법원행정처장(대법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최근 발생한 특정 사건의 재판장을 목표로 한 집단적인 불만 표출행위는 헌법이 수호하는 법치주의와 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도전으로,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사법부 행정업무를 총괄하는 법원행정처장이 대법원의 공식 입장을 성명 형식으로 밝히고 나선 것은 최근 일련의 사태를 심각하게 인식, 침묵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다. 법원행정처장은 2010년 3월 한나라당의 일방적인 법원제도 개선안에 대해서도 공식 비판 입장을 밝혔었다. 대법원은 이날 긴급 간부회의를 열어 사태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차 처장은 김 부장판사 자택 앞 집회에 대해 “재판 당사자가 재판장에게 가한 테러를 소재로 한 영화가 상영되는 상황에서 일어난 이번 사태는 재판의 독립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부러진 화살’에 대해 “흥행을 염두에 둔 예술적 허구”라고 규정한 뒤 “1심에서 이뤄진 각종 증거조사 결과를 의도적으로 외면한 채 항소심의 특정 국면만을 부각시켜 전체적으로 사실을 호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는 결과적으로 사법 테러를 미화하고, 사법 불신을 조장하는 것이어서 심히 유감스럽다.”고 강조했다. 차 처장은 “사법부는 어떠한 부당한 간섭이나 압력에도 흔들림 없이 헌법과 법률이 부여한 사명을 다할 것”이라면서 “국민의 목소리를 겸허히 경청하고 소통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정체성 찾는다” 해외영주권자 자원입대 급증

    “정체성 찾는다” 해외영주권자 자원입대 급증

    굳이 군 복무를 하지 않아도 되는 해외 영주권자들의 자원 입대가 급증하고 있다. 올 3월 입대 예정자들까지 포함하면 누적 인원 1100명을 돌파할 전망이다. 일부 고위층 자녀나 연예인들의 병역 기피 분위기가 강한 현실에서 귀감이 되고 있다. 24일 병무청에 따르면 자진 입영한 해외 영주권자들은 2004년 ‘영주권자 입영희망원 출원제도’ 시행 첫해인 2004년 38명, 2006년 82명, 2009년 160명, 2011년 221명 등 해마다 늘어 모두 1065명에 이른다. 올 첫 입대(3월 12일 입영)자는 50명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중3 때인 2001년 캐나다로 이민을 간 남경민(왼쪽·28)씨는 2006년 영주권을 취득해 사실상 병역을 면제받았다. 그러나 4년 만인 지난 5일 귀국, 병무청에 육군 자원입대를 신청했다. 브리티시 컬럼비아대(UBC) 경영학과를 졸업한 남씨는 최근 일본의 한 무역업체로부터 취업 제의를 받았다. 하지만 그는 “병역이라는 자랑스러운 권리를 통해 한국인의 정체성을 지키고 싶었다.”고 입대 이유를 밝혔다. 한국인의 자긍심을 위해 ‘영어 이름’도 만들지 않았다는 남씨는 “전방 근무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미국 영주권자인 구교욱(오른쪽·22)씨도 입대 행렬에 동참했다. 2005년 미국으로 건너간 구씨는 워싱턴대 생화학과 2학년을 마친 뒤 휴학하고 최근 모국을 찾았다. 구씨는 “영주권을 갖고 군대를 기피하는 한국인들의 모습이 안타까웠다.”면서 “김정일 사망 이후 북한의 도발 위협이 커진 상황에서 조국 수호에 작은 힘을 보탤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꽃가마 ‘이슬기 시대’… 2연속 설날 백두장사에

    꽃가마 ‘이슬기 시대’… 2연속 설날 백두장사에

    이슬기(현대삼호중공업)가 2년 연속 백두급 꽃가마를 탔다. 이슬기는 24일 군산 월명체육관에서 열린 설날장사씨름대회 백두급(160㎏ 이하) 결승전에서 장성복(동작구청)을 3승2패로 제압하고 2년 연속 설날장사 백두급 정상에 올랐다. 첫판과 둘째 판까지만 해도 모래판에 이변이 일어나는 줄 알았다. 이슬기가 힘없이 내리 2패를 당한 것. 그러나 188㎝ 140㎏의 당당한 체격을 지닌 이슬기는 호락호락 물러서지 않았다. 주특기인 들배지기로 셋째 판과 넷째 판을 내리 따내더니 마지막 판에서 장성복을 들배지기로 눕혀 정상에 등극했다. 이슬기는 경남 김해 장유고 3학년 때 8개 전국대회를 휩쓸었고 인제대학교에서 1, 2학년 2년 동안 11개 대회에서 정상에 올랐다. 그는 프로 데뷔 뒤 무릎 부상으로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다가 지난해 설날장사씨름대회 결승에서 이태현을 꺾으며 모래판의 새 강자로 부상했다. 올 시즌 씨름 판도의 척도인 설날장사씨름대회에서 또 한번 우승을 거머쥐며 당분간 독주 체제를 예고했다. 앞서 이슬기는 8강에서 문찬식을 만나 2승1패로 4강에 올랐으며, 4강에서 이재혁과 맞붙어 주의승으로 첫판을 따낸 뒤 둘째 판에선 승부가 나지 않아 몸무게로 승패를 갈랐다. 이재혁이 150.4㎏였고, 이슬기가 140.75㎏으로 무려 10㎏ 차이가 나 이슬기가 결승에 진출했다. 190㎝ 150㎏의 장성복은 8강에서 김향식을, 4강에서 윤정수(현대삼호중공업)를 따돌리고 올랐으나 지난해 설날장사를 시작으로 보은장사와 천하장사를 제패한 이슬기를 상대하기엔 역부족이었다. 한편 21일 첫날 80㎏ 이하 태백장사 결정전에서 대학생 문준석이 실업팀 선배 김수호(안산시청)를 3-0으로 제압하고 생애 첫 꽃가마를 탔으며, 22일 90㎏ 이하 금강장사 결정전에서는 안태민(25·장수 한우)이 35세 백전노장 장정일(울산동구청)을 3-2로 물리쳐 3년 만에 황소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23일에는 금강급에서 체급을 올린 이주용(수원시청)이 생애 첫 한라장사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차기 전투기 F35 vs 유로파이터 ‘맞짱’

    차기 전투기 F35 vs 유로파이터 ‘맞짱’

    정부가 단일 무기도입 사업으로는 창군 이래 최대 규모인 차기 전투기사업(FX 3차사업)의 입찰 공고를 내고 본격적인 사업에 착수했다. 기술 이전과 가격 인하, 국산 부품 장착 등 실익을 챙기기 위해 미국 무기 도입 일변도에서 벗어나 경쟁 구도를 조성한다는 전략이다. 방위사업청은 20일 차기 전투기 사업 입찰 공고를 냈다. 이 사업은 8조 30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최신 고성능 전투기 60대를 확보하는 내용이다. 북한의 비대칭 전력에 대비하고 전쟁 초기 북한의 핵과 대량살상무기(WMD)를 무력화해 주도권을 장악하기 위한 목적이다. 후보는 미국 록히드 마틴의 F35(라이트닝Ⅱ), 유럽항공방위우주산업(EADS)의 유로파이터 타이푼(개량형), 미국 보잉의 F15SE(사일런트 이글), 러시아의 ‘수호이 T50 PAK-FA’(팩파) 등이다. 지난해까지는 내정설까지 흘러나온 F35의 독주 분위기였다. 그러나 방사청이 입찰 조건 변경 등을 통해 유로파이터의 경쟁력을 높여 주면서 두 기종의 본격적인 경쟁 구도가 형성됐다. 방사청은 최근 FX 3차 사업의 군 필수요구조건(ROC)에서 기술 이전과 국산 장비 장착 호환성은 포함시키되 기체 몸통 안에 미사일 등을 숨기는 내부무장 여부는 따지지 않기로 했다. 스텔스의 핵심 기술을 경쟁 요소에서 제외한 것이다. 이로써 내부무장이 불가능한 유로파이터의 협상력이 높아졌다. 군 관계자는 “스텔스 기능 등만 본다면 F35가 우세한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업체 간 경쟁을 치열하게 붙여 최종적으로 F35가 선택되더라도 가격을 낮추고 관련 기술을 최대한 이전받으려는 포석”이라고 말했다. F35는 현존하는 최고 성능의 전투기로 평가받고 있으나 단발 엔진에 짧은 작전 반경이 단점이다. 특히 미국의 국방예산 삭감으로 생산물량이 줄어들면서 해외 수출 단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제작사인 록히드마틴 측은 한국이 도입할 시기인 2016년 대당 가격을 7000만 달러로 잡았으나 인상될 가능성이 발생한 것이다. 반면 유로파이터는 취약한 스텔스 기능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다 적극적인 기술 이전이 장점이다. 방사청은 오는 30일 FX 사업 참여 희망 업체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한다. 최종 기종 선정은 오는 10월쯤 이뤄진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관타나모수용소 10년 수감시설 캠프5·6 가다 (4·끝)] 수용소 건물은 ‘철옹성’

    [관타나모수용소 10년 수감시설 캠프5·6 가다 (4·끝)] 수용소 건물은 ‘철옹성’

    19일 오전 6시(현지시간) 관타나모 수용소로 향하는 기자의 머릿속은 흥분과 긴장으로 터질 듯했다.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테러리스트들을 가둔, 세계에서 가장 고립적인 감옥이 지척에 있었다. 숙소에서 차로 20분 거리의 수용소 건물은 과연 성(城)처럼 웅장했다. 삼중, 사중 철책 위에 철조망을 얹은 수용소 담장은 어른 키 2배 높이였고, 중간중간 감시용 망루가 솟아 있었다. 불과 20여m 간격으로 최신식 가로등이 세 겹으로 촘촘히 늘어서 있고, 곳곳에서 감시 카메라가 눈을 번득이고 있었다. 담장에서 50여m 앞은 바다였고 해안을 따라 철책이 쳐져 있었다. 겉모습만으로도 영화에서와 같은 탈옥은 아예 불가능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유를 수호하는 명예로운 경계’라는 푯말 옆 철책형 출입구에서는 강도 높은 검색이 이뤄지고 있었다. 사람이 드나들 때마다 경비병은 “문 열어”(open)라고 큰 소리로 외친 뒤 열쇠로 문을 열었다. 그리고 다시 “문 닫아”(close)라고 외치면서 자물쇠를 채웠다. 기자가 찾은 수용소는 전체 171명의 수감자 중 85%가 모여 있는 캠프 5, 6이었다. 캠프5는 경비병을 폭행하거나 집기를 파손하는 등 수용소 규칙을 위반한 수감자를 가두는 ‘징계형 감옥’으로 관타나모에서 가장 혹독한 곳이다. 100개의 독방을 갖춘 캠프5 건물에 들어서자 중앙 모니터실을 기준으로 부채꼴 모양으로 퍼진 실내가 나타났다. 실내 기온은 연중 섭씨 24도를 일관되게 유지한다고 한다. 캠프5의 독방은 8㎡ 넓이로 좁았다. 가로 10㎝, 세로 1m의 가냘픈 창문 밑으로 계단식 시멘트 침상과 매트리스가 있었는데 폭이 1m 남짓으로 잠자다 잘못 뒤척이면 떨어질 것처럼 좁아 보였다. 그리고 바로 시멘트 바닥이었고, 파손할 수 없도록 쇠로 만든 변기와 세면대, 스테인리스 재질의 특수 거울이 ‘가구’의 전부였다. 캠프5 수감자들은 주황색 옷차림으로, 흰옷을 입는 다른 캠프 수감자와 구별되며, 밥도 독방에서 혼자 먹는다. 식사는 미닫이형 철제문에 작게 뚫은 구멍을 통해 제공된다. 수용소 측에 따르면 수감자는 식성과 기호에 따라 채식과 육식 등 다양한 음식 유형을 택할 수 있다. 수감자들에게는 고급 생수와 취침용 귀마개, 겨드랑이 냄새 제거제 등도 제공된다. 경비병들은 하루 24시간 잠시도 쉬지 않고 1~3분 간격으로 복도를 오가며 창문을 통해 수감자들을 감시한다. 캠프5 수감자는 1주일에 4시간 ‘TV방’에서 혼자만의 여가 시간을 갖는다. 사전 검열된 22개 TV 채널과 15개 영화를 관람할 수 있다. 미국 신문과 아랍어 잡지 등도 비치돼 있다. 다만 소파에 앉아 족쇄를 차고 있어야 한다. 최대 14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캠프6은 캠프5보다 많은 자유를 누릴 수 있다. 기자가 찾은 시간이 아침 8시였는데 벌써 수감자 서너 명이 교실에서 민간인 교사로부터 미술 수업을 받고 있었다. 발에 채워진 족쇄와 미군들이 오가며 감시하는 것만 아니면 지극히 평화로워 보였다. 많이 먹고 적게 움직여서 그런지 하나같이 살찐 모습이었다. 한 장교는 “캠프6은 교실에서만 족쇄를 채운다.”면서 “미술 수업이 가장 인기 있고 영어, 컴퓨터 강좌도 있다.”고 했다. 수감자가 장소를 이동할 때는 수갑을 차고 군인 3명의 호송을 받지만, 식당이나 휴게실 안에서는 자유롭게 생활할 수 있다. 유리창 밖에서 수감자의 동선을 감시하는 병사들과 폐쇄회로 TV가 눈에 불을 켜고 있다. 운동장에는 축구 골대와 러닝머신 등이 있다. 경비병력 900명을 통솔하는 관타나모 수용소 부소장은 “수감자들은 언제든 변호인을 만날 수 있고 아랍어 통역도 24시간 대기하고 있으며, 미군과 똑같은 의료시설을 이용한다.”고 말했다. 인권침해 논란을 잠재우려는 듯 미국은 관타나모 수감자들에게 죄인치고는 양질의 수감 환경을 제공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수감자들을 직접 보니 아무 연고도 없는 지구 반대편에 가두는 게 과연 합당한 일인가 하는 근본적 질문이 떠오르는 것도 사실이었다. 글 사진 관타나모(쿠바)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세뱃돈 맘테크 이젠 그만 어린이 전용통장 선물 경제교육+재테크 ‘덤’

    세뱃돈 맘테크 이젠 그만 어린이 전용통장 선물 경제교육+재테크 ‘덤’

    서울 용산구에 사는 이모(36)씨는 2009년 3살이 된 아이에게 주택청약저축과 펀드를 들어주었다. 웃어른이 준 세배돈 등을 꼬박꼬박 저축했고 올해 설에 6살 아이에게 결과물을 보여줄 생각이다. 이씨는 “펀드 수익률은 현재 -4.02%를 기록하고 있지만 최소한 15년 후에 찾을 거여서 큰 걱정은 없다.”면서 “아이에게 어릴 때부터 장기 저축이나 장기 투자를 하는 습관을 길러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씨처럼 설날에 통장으로 세뱃돈을 주는 부모가 늘고 있다. 자녀에게 세뱃돈도 주고 경제관념도 길러주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를 위한 금융상품도 늘고 있어 소개한다. 금융권은 설을 맞아 다양한 이벤트도 진행한다. ●전용통장은 세뱃돈·학원할인 혜택 은행권은 저마다 특징이 있는 어린이 전용통장을 판매하고 있다. 뽀로로 캐릭터를 이용해 통장을 디자인한 국민은행 ‘주니어 스타’는 영어 교육 업체인 리틀팍스와 제휴해 회비를 20% 할인해준다. 국민은행은 다음 달 28일까지 가입 고객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총 101명에게 100만원(1명), 50만원(4명), 25만원(6명), 5만원(90명)의 세뱃돈을 증정한다. 또 27일부터 ‘뽀로로 세뱃돈 봉투’도 증정한다. 신한금융은 ‘키즈플러스’라는 프로젝트 상품을 운영중이다. 예·적금, 주택청약 종합저축, 적립식 증권투자신탁, 변액보험 등을 선택해 가입할 수 있다. 다음 달 7~11일 ‘신한 Kids&Teens 적금’에 입금한 경우 연 0.1%포인트의 금리를 추가로 제공한다. 또 2월 말까지 ‘신한 Kids&Teens 저축통장’, ‘신한 BNPP Tops 엄마사랑 어린이 적립식 증권투자신탁 제1호’에 가입한 고객이나 추가 입금 고객 등 1000명에게 문화상품권 등을 제공한다. 우리은행의 ‘아이맘 자유적금’은 인터넷 어학 강좌 학원인 ‘애니스터디’의 동영상 강의료를 10% 할인해 준다. 하나은행의 ‘꿈나무 적금’은 14세 이전에 진학을 희망하는 대학을 정하고 해당 대학에 입학하면 2%포인트 축하 금리를 준다. 3년 기본 금리는 연 4.6%다. 씨티은행의 ‘원더풀 산타 적금’은 설·추석·어린이날·가입자 생일을 전후해 5영업일 이내에 아이가 넣은 돈에 대해서 추가 금리 연 0.2%를 준다.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의 ‘자녀 사랑 통장’은 예금액이 많을수록, 예금을 찾는 횟수가 적을수록 높은 금리를 받을 수 있다. ●수익률 좋은 펀드 경제캠프도 지원 외환은행은 ‘외화 세뱃돈 세트’를 내놓는다. 행운의 지폐로 꼽히는 미화 2달러를 포함해 5개 국가(미국·유럽·중국·캐나다·호주) 지폐로 구성돼 있다. 판매 가격은 환율에 따라 변동되며 A형이 2만 3000원, B형이 4만 2000원 정도다. 어린이 전용 펀드를 만들어 주고 싶다면 운용 방식과 부가 혜택을 모두 살펴보는 것이 좋다. 어린이 펀드 역시 일반 펀드와 같이 채권형, 주식형 등 운용 방식에 따라 단기간 수익률이 천차만별이다. 삼성증권의 ‘착한아이 예쁜아이 펀드’는 시가총액 200위 이내 종목에 최고 60% 이상 투자한다. 어린이 음악회와 어린이 경제교실 등을 제공한다. 우리투자증권의 ‘우리 쥬니어네이버 적립식 펀드’는 네이버 안에 전용 사이트를 마련해 어린이 눈높이에 맞춘 금융상식 등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한국투자증권의 ‘한투밸류 어린이 증권투자신탁 1호’는 60% 이상을 주식에 투자하며 장보고 역사탐방 등을 제공한다. 미래에셋증권의 ‘우리아이 3억만들기 펀드’는 국·내외 주식에 모두 투자할 수 있으며 수익금의 15%를 청소년 경제교육을 위한 기금으로 적립한다. 애니메이션 신탁운용보고서를 제공하며 여름방학 경제캠프를 연다. ●보험 통장으로 저축과 보장을 동시에 최근에는 보험 통장으로 세뱃돈을 주는 부모도 늘고 있다. 생명보험사에서 판매하는 저축성보험이 인기지만 어린이 손해보험을 가입시키는 경우도 있다. 저축성보험은 가입자의 보험납입액보다 만기시 돌려받는 돈이 큰 보험을 의미한다. 이 중 어린이 변액연금보험은 교육비, 결혼자금 등 중도 인출이 가능하고, 연금도 준비할 수 있다. 10년 이상 유지하면 이자소득세가 비과세된다는 점도 장점이다. 교보생명 ‘우리아이변액연금보험’, 대한생명 ‘아이스타트 연금보험’, 삼성생명 ‘우리아이변액연금’, 하나HSBC생명 ‘어린이변액유니버설보험’ 등이 있다. 좀 더 넓은 보장을 원한다면 재테크보험이 있다. 동양생명 ‘수호천사 꿈나무 재테크보험’은 어린이보험의 보장 범위를 유지하면서 나이별로 영어캠프자금, 미용성형자금, 배낭여행자금 등을 지급한다. 손해보험으로는 최근 ‘왕따’로 인한 신체·물질적 피해나 컴퓨터 관련 질병을 집중적으로 보장하는 상품들이 눈길을 끈다. 하지만 통장이든 보험이든 펀드든 미성년자(만 19세 미만)인 아이에게 넣어준 금액이 10년간 1500만원을 넘으면 증여세를 물어야 한다. 단, 미리 관할세무소에 증여세 신고를 해두면 1500만원을 넘더라도 이자와 같은 추가 수익에 대해서는 증여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 참고로 만 20세 이상은 3000만원까지 증여세를 물지 않는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6·25전쟁은 남침… 중공군 참전은 마오쩌둥 전략”

    “6·25전쟁은 남침… 중공군 참전은 마오쩌둥 전략”

    “항미원조(抗美援朝)전쟁은 침략에 맞선 정의로운 전쟁이 아니다.” 중국 톈안먼 사태의 주역인 왕단(王丹)은 최근 타이완에서 펴낸 ‘중화인민공화국사’를 통해 6·25 전쟁 파병에 대한 역사 바로 세우기 작업을 자처했다. 그는 책에서 6·25 전쟁은 북한의 남침이었으며, 중공군 파병은 당시 마오쩌둥(毛澤東) 주석이 신생 중국 공산당 정권 수호를 위해 전략적인 차원에서 밀어붙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 책을 통해 중국 공산당 건국부터 톈안먼 사태 이후까지를 총 15장으로 정리했으며, 소련 자료를 바탕으로 6·25 전쟁을 연구한 역사학자 선즈화(沈志華)의 논문 등을 바탕으로 제2장 ‘조선전쟁’(朝鮮戰爭)에서 6·25 파병의 진실을 조명했다. 책은 중국 최대 종합사전 사해(辭海)를 인용해 중국인들이 6·25 전쟁에 대해 그릇된 이해를 갖고 있다고 진단했다. 공산당은 “미군이 한국의 6·25 내전 당시 연합군의 이름으로 중국과 북한의 접경 지역인 단둥(丹東)까지 밀고 들어왔으며, 중국군은 미국의 침략을 물리치고 민족의 위대한 승리를 거뒀다.”고 사해는 적고 있지만 이는 일반적인 견해와는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6·25에 대해 항미원조전쟁이란 이름을 고집하는 것도 북의 남침을 도운 데 대한 유엔의 비판을 피하고 미국의 무력 간섭을 부각하기 위한 조치라고 주장했다. 그는 책에서 “전쟁은 김일성이 소련과 중국으로부터 승낙을 얻은 뒤 도발한 명백한 남침”이라고 정의한 뒤 “미군의 발빠른 개입으로 전멸 위기에 처하자 같은 해 10월 중국에 도움을 요청하면서 파병이 이뤄졌다.”고 기술했다. 그 중심에는 마오가 있었다. 그는 당시 공산당 정치국 회의에선 모두 난색을 표했고 지원을 약속했던 소련도 발을 뺐지만 마오가 파병을 고집했다고 적시했다. 마오는 총 5차례 전투 중 3차 전투에서 서울까지 점령하게 되면서 정전협정마저 거부할 정도로 자신감을 얻기도 했다. 특히 그는 마오가 민족주의 고취를 통한 공산정권의 안착을 위해 참전을 고집했다고 평했다. 실제로 당시 ‘항미원조 애국운동’이라는 이름으로 전쟁 지원을 위한 모금 행사가 전국에서 성행할 만큼 국민을 결집하는 효과가 대단했다. 내적으로 공산당만이 외세에 맞설 수 있다는 메시지를, 외적으로는 강력한 군사 이미지를 전파하려는 계산이 깔려 있었다. 그는 “중공은 한국전 참전으로 미군의 타이완 주둔을 초래해 통일의 기회를 놓쳤고, 국제적으로도 고립됐다.”면서 “통치자에게는 장점이 있지만 인민들에게는 재앙을 가져온 전쟁이었다.”고 말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성수동 갤러리아 포레, ‘Dragon in your room’ 팝 아트 기획전 진행

    성수동 갤러리아 포레, ‘Dragon in your room’ 팝 아트 기획전 진행

     주상복합 건물인 ‘갤러리아 포레’에 입점한 갤러리 ‘아틀리에 아키’는 17일~2월10일 이 건물 지하 2층에서 ‘Dragon in your room’ 전시회를 연다.  흑룡의 해인 임진년 설을 앞두고 기획된 이 전시회는 팝 아트 특유의 톡톡 튀는 표현을 통해 실현된 용으로 채워져 있다. 젊은 작가 17명이 출품한 작품에는 용이 부귀와 풍요를 뜻하는 길조의 수호신이라기보다 상큼하고 재기발랄한 장난감처럼 친근하게 표현됐다.  전시회에는 최근 주목받고 있는 마리킴과 엉뚱한 매력으로 사랑을 받고 있는 낸시랭을 비롯 강영민, 김노암, 김일동, 더잭, 밥장, 배주, 산타, 신창용, 아트놈, 임지빈, 정연연, 찰스장, 천성길, 후디니, 홍명화 등의 작가들이 참여했다.  한편 갤러리아 포레는 이번 전시에 이어 오는 4월에도 국내외 톱 갤러리 35곳이 참여하는 ‘고품격 아트페어’를 진행할 예정이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일본통신] 아쉬움 남는 기아의 외국인 투수 영입

    [일본통신] 아쉬움 남는 기아의 외국인 투수 영입

    KIA 타이거즈가 2012년을 함께 할 외국인 투수 2명을 영입하며 그동안 말 많았던 외국인 선수 문제를 매듭지었다. 이번에 새로 영입된 투수는 앤소니 르루(30)와 알렉스 그라만(35)이다. 당초 KIA는 좌완 불펜 투수 2명을 영입할 계획이었지만 여의치가 않았고 결국 선동열 감독은 우완 선발 투수 한명, 그리고 좌완 불펜 투수 한명을 보강하는 선에서 외국인 투수 보강을 확정했다. 하지만 야심차게 새출발을 하려는 KIA 입장에선 이번 외국인 선수 영입이 썩 만족스럽지는 않다. 그도 그럴것이 전력의 반 이라는 외국인 선수에 대한 기대치에 비해 분명 모자른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먼저 앤소니 르루는 지난해 일본프로야구 소프트뱅크 호크스에 활약했다. 하지만 그가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 곳은 1군이 아닌 2군이다. 지난해 르루는 1군에서 4경기(5이닝)을 던졌고 평균자책점은 1.80으로 수준급 투수라는 걸 증명해줬다. 하지만 냉정하게 평가하면 르루가 보여준 피칭 내용은 1군 레귤러 멤버와는 거리가 멀다. 194cm에 이르는 장신의 키지만 내리꽂는 맛이 없고 무엇보다 제구력이 일정치 않아 아키야마 코지 감독의 눈에 차지 않은 투수임엔 분명했기 때문이다. 스리쿼터 형 특유의 다양한 변화구 구사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르루지만 선발 투수로서 보여준 한계가 명확하다. 르루는 선발투수로 영입됐는데 KIA의 선발 전력을 감안하면 5선발이나 차지할 수 있을지가 미지수다. 물론 지난해 르루가 뛰었던 소프트뱅크가 워낙 막강한 선발전력을 갖춘 팀이긴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리그를 압도할 만한 선발투수감은 아니었다. 아직 선발투수로서 로테이션을 제대로 소화했던 경험이 전무하며 이만한 수준의 투수가 한팀의 선발 한축을 맡는 다는 것도 의구심이 들만하다. 왜냐하면 일본에서 르루가 보여준 것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어떻게 보면 모험에 가까운 선발 투수 영입이다. 지난해 소프트뱅크 1군에서 보여준 르루의 피칭내용이라면 어쩌면 KIA 입장에선 이른 시일내에 대체 외국인 투수 영입을 서둘러야 할지도 모른다. 불펜의 핵심 투수를 외국인 투수로 보강 하겠다는, 그리고 좌완투수라는 메리트를 꿈꿨던 KIA가 선택한 투수는 알렉스 그라만이다. 그라만은 분명 일본리그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여줬던 투수다. 하지만 그건 예전의 일들이다. 그라만이 최정점의 피칭을 보여줬던 시즌은 2008년이다. 당시 세이부 라이온스에서 활약했던 그라만은 요미우리와의 일본시리즈에서도 전문 마무리 투수로 투입되며 수호신 역할을 했다. 당시 그라만은 1차전에서 세이브를 챙겼고 마지막 7차전에서 2이닝을 무실점을 소화하며 세이부가 일본시리즈 정상을 차지하는데 있어 결정적인 역할을 다 해냈다. 그해 그라만의 성적은 31세이브(57.1이닝) 평균자책점은 1.42이다. 하지만 그라만은 이후 부상으로 인해 거의 1군에서 모습을 볼수 없었다. 2009년에는 단 5이닝을 그리고 2010년에는 4.2이닝(평균자책점 17.36), 그리고 지난해엔 25.1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4.26에 그쳤다. 세이부는 그라만이 뒷문을 지키고 있을때만 해도 마무리 투수에 대한 걱정이 없는 팀이었다. 그라만 처리에 대한 고민을 거듭한 끝에 지난해 세이부는 사회인야구 출신의 신인 마키다 카즈히사(28)에게 그 자리를 맡겼고 22세이브를 올린 마키다는 이젠 세이부의 수호신으로 우뚝섰다. 즉 2008년 이후 그라만은 마무리투수가 아닌 불펜투수였고 그것도 필승불펜 요원과는 거리먼 투수임엔 분명하다. 냉정하게 평가한다면 전성기 시절 그라만은 이의를 제기할수 없을만큼 뛰어난 마무리 투수였지만 최근 3년간 보여준 모습은 세이부가 방출을 해도 할말이 없는 투수였다. 부상으로 인해 전성기 시절의 투구폼 그리고 압도적인 피칭모습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그라만을 왜 KIA에서 좌완불펜 요원으로 영입했는지 의문시 된다. 아직 시즌이 개막하기까지 시간이 남아 있기에 구할수 있으면 얼마든지 좋은 좌완 불펜을 영입할수도 있었지만 서둘러 영입했다는 인상을 지울수가 없다. 지난해 그라만은 거의 원포인트 릴리프 요원으로 한타자(0.1이닝)만 상대하는 투수였다. 타자를 압도할만한 구위를 지니지 못했기에 한타자만 상대하더라도 투구수가 상당히 많았다. 무엇보다 그라만은 자신이 좌완투수임에도 불구하고 우타자(피안타율 .268)보다 좌타자를 상대로(피안타율 .308)한 피안타율이 높아 효율성 측면에선 전혀 기대치에 충족한 성적을 보여주지 못했다. 결국 세이부 입장에선 그라만을 안고 간다는 것도 모험이었고 쓸모가 없어진 그라만은 결국 바다 건너 한국의 KIA 유니폼을 입고 개막전을 뛰게 됐다. 그라만은 140km대 후반을 찍는 포심 패스트볼과 슬라이더를 주무기로 하는 투수로 알려졌지만 지금은 140km대 초반, 그리고 슬라이더의 위력이 2008년과 비교하면 현저하게 감소된 투수다. 193cm의 장신의 키를 이용하지 못한 투구내용 역시 과연 한국에서 얼만큼 통할지 의문시 된다. KIA는 선동열 감독이 부임한 후 외국인 투수 영입에 모든 관심을 기울였다. 그렇기에 그만큼 외국인 투수에 대한 팬들의 기대치 역시 높았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지난해 1군에서 거의 보여준 것이 없는 선발투수 르루, 2008년 이후 부상과 재활로 인해 전성기가 다 지나버린 불펜투수 그라만을 영입한 것은 분명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다. 사진= 알렉스 그라만 서울신문 나우뉴스 일본야구통신원 윤석구 http://hitting.kr/
  • 침략루트 열릴라 中, 北 못 버린다

    침략루트 열릴라 中, 北 못 버린다

    “우리는 원자탄과 미사일을 두려워 해선 안 됩니다.(중략) 제국주의자들이 우리에게 전쟁을 걸어 올 경우 우리는 3억 이상의 인명을 희생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중략) 전쟁은 어차피 전쟁입니다. 세월은 흐를 것이고, 우리는 다시 예전보다 더 많은 아이를 낳을 것입니다.”(212쪽) 인구 부문이 약간 이상하다고 느끼겠지만, 어디서 많이 들어본 주장 같지 않은가? 북한의 김일성이나 김정일의 발언인가 싶다. 속으로는 겁을 집어먹었을지언정 북한이 미국을 향해 독하게 쏟아내는 ‘벼랑 끝 전술’과 똑 닮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것은 1956년 마오쩌둥이 소련의 흐루쇼프의 자본주의 진영과의 평화공존 정책을 비판하며 쏟아낸 발언이다. 1971년 비밀리에 중국을 방문해 미·중 수교의 첫 장을 연 헨리 키신저가 지난해 5월에 펴낸 ‘중국이야기’(민음사 펴냄)는 청나라의 이홍장을 시작으로 마오쩌둥-덩샤오핑-장쩌민 등의 중국 정치 지도자들 특유의 외교전략을 분석하고 설명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키신저는 21세기 G2로 성장한 중국의 국제관계나 외교정책을 이해하려면, 먼저 ‘분열하면 반드시 통일하고, 통일하면 반드시 분열했던’ 중국의 오래된 제국의 역사와 통치의 방식을 이해해야 한다고 말한다. 다양한 이민족과 국경을 맞대고 있었던 중국에 ‘외교’란 풍성한 외교적·경제적 수단을 활용해 적대국이 될 수 있는 나라들을 중국이 감당할 수 있는 관계로 끌어들이는 것이다. 외교는 방어가 목적이고, 군사적 공격조차도 상대방에게 심리적으로 타격을 줘 도전하려는 마음을 일으키지 못하게 하려는 데 목적이 있다는 것이다. 문화혁명 등을 통해 전통사회를 철저히 깨부수려 했지만, 여전히 유교적 틀 안에서 사고하고, 제국이었던 중국이 국경을 맞대고 있는 오랑캐를 다스리듯 이웃나라와 관계를 만들어나가기 때문이다. 앞서 이야기한 1956년 마오쩌둥의 발언은 이런 중국적 외교의 특성 속에서 이해해야 한다. 따라서 그는 전쟁을 불사하겠다고 강경하게 발언하지만, 막상 군사적 대치 속에서는 미국과 전쟁을 하게 될까 노심초사했다. 마오쩌둥은 이념적 형제인 중국공산당 대신 국민당의 뒤를 봐주며 극동 해안과 만주, 신장 등에서 자신들의 잇속을 챙긴 소련에 대해 힘이 다 갖춰지지 않았을 때도 칼을 들이댔다. 그 덕분에 중국은 20년간 인연을 끊었던 미국과 수교를 맺게 된다. 오랑캐로 오랑캐를 다스리는 이이제이를 연상케 한다. 또한, 마오쩌뚱은 세계 초강대국이던 소련과 미국을 놓고 심리전도 벌인다. 제갈공명의 ‘공성계’(空城計)의 패와 같은 것이다. 이를테면 마오쩌둥은 1958년 미국에 대항해 타이완의 진먼과 마쭈에 대한 포격을 실시하는데, 이보다 3주 전에 흐루쇼프가 베이징을 방문케 한다. 모스크바가 사전에 타이완에 대한 포격에 동의하는 듯한 인상을 미국에 던져준 것이다. 이때 마오쩌둥은 미국이 실제로 전쟁을 걸어올까 걱정해 미국 선박을 피해 조심조심 포격할 것을 군대에 요청했다. 덩샤오핑도 비슷한 전술을 1978년에 썼다. 덩샤오핑은 1978년 말 미국 워싱턴을 방문해 1979년 베트남 침공을 통보했다. 막상 중국이 베트남을 침공하자 미국이 이 침공을 허락한 듯한 인상을 주게 돼 다른 강대국이 간섭할 생각을 못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장쩌민 역시 주권의 제약을 암시할까 봐 중국의 폭력 사용을 공식적으로 포기하지 않았지만, 30여 년 무력 사용을 자제했다. 키신저의 시각에서 보면 마오쩌둥을 비롯해 중국의 지도자들은 레닌보다는 손자병법이나 삼국지, 수호지와 같은 중국의 고전에서 더 많이 외교적 과제나 주도권을 계획한다고 평가했다. 1969년 당시 미국과의 수교전략에도 삼국지를 인용했다고 한다. 키신저의 중국이야기를 통틀어 한국에서 관심을 둘 부분은 한국전쟁이 발발하게 된 과정과 소련 대신 중국이 한국전에 직접적으로 개입한 원인을 분석한 대목이다. 키신저는 북측의 김일성과 남쪽의 이승만, 두 지도자가 그 나름대로 국가의 명분을 위해 평생을 싸웠기 때문에, 두 사람 모두 한반도 전체에 대한 리더십을 주장했다고 평가했다. 마오쩌둥은 북한의 남침이 중국이 타이완을 정복해 내전이 종식된 이후에나 가능하다고 판단했지만, 북한의 김일성은 타이완이 중국의 손에 떨어지면 남한에서 자신의 기회를 잃을 것을 간파했다. 그 때문에 맥아더 장군이 1949년 3월 한국을 미국의 방위선 밖으로 내놓고, 1950년 1월 딘 애치슨이 아시아 정책관련 연설에서 이를 확인해주자, 김일성은 중국과 소련에 남침을 허락받고자 집요한 설득 작업에 들어갔다. 결국, 김일성은 마오쩌둥의 지지를 얻어냈다. 젊은 김일성이 스탈린과 마오쩌둥 머리 끝에서 놀았던 셈이다. 키신저는 중국이 한국전에 참전한 이유를 맥아더 장군의 인천상륙 작전이 성공하자, 1894년 청일전쟁과 같은 비극적 역사가 반복될 가능성에 위기를 느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일제가 만주 점령과 중국 북부 침공을 감행했던 그곳에 미군이 등장하는 것을 중국이 묵인해서는 안 된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는 1894년 일제의 ‘전통적인 중국 침략 루트’를 미국에 용인하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키신저는 2011년 책을 쓰는 시점에서 북핵을 어젠다로 중국과 미국이 만난다는 것이 아이로니컬하다고 지적한다. 중국은 북핵 프로그램 초기 10년 동안은 북한과 미국이 풀어야 할 문제라고 방관했다. 그러나 북핵이 확산돼 일본, 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와 같은 다른 나라에도 핵확산 가능성이 발생하자, 아시아의 전략적 지형을 바꾸어 놓을 가능성 때문에 적극적으로 문제해결에 뛰어들었다. 중국은 북한의 붕괴도 두려워한다. 북한이 무너지면 중국이 60년 전 한국전에 개입해 방지하려고 했던 ‘전통적 침략 루트’가 다시 열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595~596쪽) 키신저는 북한이 붕괴할 가능성은 언제든지 있다고 지적하면서 중·미 대화를 기본으로 한 6자회담으로 복잡해질 수 있는 국제관계를 풀어나갈 것을 제안한다. 키신저가 소개한 중국 지도자들의 외교정책을 지켜보고 있으면, 전략적 사고보다 다양한 사안에 대해 대체로 ‘조용한 외교’로 대응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외교가 능사인지 의문이 생긴다. 2만 5000원.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띠동물 민속학자 천진기 국립민속박물관장

    [김문이 만난사람] 띠동물 민속학자 천진기 국립민속박물관장

    Q. 올해는 왜 ‘흑룡의 해’라고 하나요? A. “오행과 오방색에 따라 갑진년은 청룡(靑龍), 병진년은 적룡(赤龍), 무진년은 황룡(黃龍), 경진년은 백룡(白龍), 그리고 임진년을 흑룡(黑龍)이라고 하지요. 하지만 임진년을 ‘흑룡의 해라고 부른다’는 말은 역사 자료나 문헌에 나오는 것이 아니라 연말연시를 맞아 현대적 속설과 어떤 상술이 결합돼 갑자기 만들어진 것입니다.” #의문 “열두 띠 동물 중에 왜 쥐가 가장 먼저인가요.” #풀이 “설화에 등장합니다. 아주 먼 옛날이었습니다. 하늘의 천황이 새해 첫날 세배 오는 순서대로 벼슬을 주겠다고 천하에 알렸습니다. 이 소식을 들은 쥐는 고민에 빠졌습니다. 날개도 없고 다리도 짧은 쥐로서는 엄두가 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가만히 생각하던 쥐는 충직하게 떠날 채비를 하던 소를 보게 됐습니다. 꾀를 낸 쥐는 섣달 그믐날 소 외양간에 들어가 소 꼬리에 찰싹 매달렸습니다. 이윽고 날이 새기 전부터 부지런히 걸은 소는 천상의 문에 맨 먼저 도착했습니다. 하지만 이때 쥐가 소보다 먼저 폴짝 뛰어내려 천상의 문으로 쏙 들어갔습니다. 소는 아깝게 2등이었고 뒤이어 호랑이 토끼 등이 들어오면서 지금의 열두 동물 순서가 정해졌습니다.” 전문가들은 이 밖에 동물의 출몰 시간과 생활 특성에 근거해 순서를 정했다는 설도 있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자시(오후 11시~새벽 1시)에는 쥐가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시간이고, 축시(오전 1~3시)에는 소가 아주 편안하게 되새김을 하는 시간이며, 호랑이는 오전 3~5시(인시)에 가장 많이 활동하며, 마지막 순서인 돼지는 오후 9~11시(해시)에 가장 잠을 많이 자는 시간이라는 것 등등이다. 올해는 용의 해. 용은 열두 동물 가운데 다섯 번째에 해당한다. 전설에 의하면 용은 주로 오전 7~9시(진시)에 비를 내렸다고 해서 그렇게 순서를 정했다는 것이다. 하여 수신(水神)인 용은 예부터 왕을 상징하며 태몽으로서 가장 좋은 꿈으로 여겨 왔다. 그만큼 최고 권위를 가진 최상의 동물이 바로 용이다. 하지만 용은 용이로되 ‘흑룡의 해’라고 한다. 말 그대로 ‘검은 용’이다. 왜 이런 얘기가 나올까. 60갑자 중 용띠해는 다섯 번 든다. 용띠해가 10간(干), 오행 오방색 등과 어떻게 결합하느냐에 따라 색깔별로 표현할 수 있다. 임진년(壬辰年)의 천간(天干)인 임(壬)이 오행으로는 수(水)이고, 오방색으로는 검은 색(玄 또는 黑)에 해당돼 ‘흑룡의 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흑룡의 해가 과연 어떤 의미로 다가오며, 또 어떤 오해와 진실이 있을까. 지난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경복궁 내에 있는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천진기(51) 박물관장을 만났다. 그는 띠 동물 민속학자로 알려져 있으며 ‘운명을 읽는 코드 열두 동물’ 등 띠 동물들과 관련된 책을 다수 펴냈고 13년째 민속박물관에서 띠 동물 전시를 열고 있다. 올해도 어김없이 ‘용, 꿈을 꾸다’라는 제목으로 ‘용띠해 특별전’(2월 27일까지)을 마련하고 있다. 그는 1988년 국립민속박물관 연구원으로 들어간 이후 지금까지 경복궁에서 입·퇴궐(출·퇴근)하는 흔치 않은 기록을 세우고 있다. 박물관장실에서 만난 그는 이런 기록에 대한 얘기가 나오자 “저는 외부강의를 나갈 때마다 ‘24년 똥 펐다’라는 말을 먼저 한다.”며 웃는다. 이어 그는 “임금님이 쓰던 변기를 뭐라고 하는지 아느냐.”고 반문했다. 고개를 갸우뚱하자 ‘매화틀 또는 매우틀’이라고 궁금증을 풀어 준다. 이어 “궁궐 보수를 할 때 궁궐에서 사용하던 화장실의 흔적이 조금이라도 나와야 하는데 아직까지 한번도 그런 적이 없는 까닭은 다들 이동식 변기를 사용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따라서 옛날 궁궐에서 24시간 살았던 사람은 아마도 이동식 변기에서 똥 푸는 사람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천 관장은 자기 스스로 (경복궁에서) ‘똥 푸는 사람’이라며 웃는다. 임금님이 큰 일을 보던 이동식 변기 ‘매화틀’은 현재 국립고궁박물관에 전시돼 있다. 화제를 ‘띠 동물’로 옮겼다. “보통 한국인은 한 해의 운세나 평생의 운명을 열두 띠 동물로 예견해 왔습니다. 한 해 또는 평생의 수호 동물이라 할 수 있는 띠 동물의 성정과 덕성을 따져 새해의 운세와 평생의 팔자를 미리 점쳐 왔지요. 혈액형으로 사람의 성격을 판단하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기도 했지만 이보다 훨씬 앞선 것이 바로 ‘띠’였어요. 이처럼 한국인에게 띠는 중요한 문화적 요소로, 자기 띠 동물의 생태와 특징을 자신의 팔자와 동일시해 왔습니다.” 예로부터 전해 오는 ‘띠 동물’의 의미와 해석은 세월을 거치면서 변하는데, 띠 동물에 색깔이 입혀진 것은 최근의 일이라는 설명. 특히 ‘백말띠 여자는 드세다.’라는 속설은 우리나라가 아닌 일본에서 만들어졌다고 한다.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손녀가 백말띠(경오생)였는데 성격이 어찌나 거세고 드셌는지 웬만한 남자는 접근조차 못했단다. 이후 우리나라에서도 말띠에 색깔을 입힌 ‘백말띠’가 지금까지 구전되고 있다고 한다. 천 관장은 “백말띠라는 말은 일본에서는 싫어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그렇지 않다.”면서 “황금돼지띠는 중국에서, 백호띠와 흑룡띠는 우리나라에서 자가발전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이러한 ‘자가발전’에는 10천간(天干)에서 비롯된다. 즉, 갑을(甲乙)은 푸른색이며 동쪽을 뜻하고, 병정(丙丁은 붉은 색과 남쪽, 무기(戊己)는 황색과 중앙, 경신(庚辛)은 백색과 서쪽, 임계(壬癸)는 검은색과 북쪽을 의미한다. 여기에서 동서남북 방향의 의미는 그쪽의 기운이 왕성하다는 뜻이다. 따라서 임진년은 북쪽의 수(水) 기운이 왕성한 흑룡의 해로 풀이해도 틀렸다고 할 수 없다는 게 천 관장의 해석. 다만 지난친 상술에 의해 과·포장된 것들은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띠 동물에 색깔을 입혀서 인간의 길흉화복이나 한 해 운세에 영향을 미친다는 역사적 자료나 근거를 찾기 어렵습니다. ‘흑룡’이라는 말도 올해 처음 나온 것입니다. 하여튼 새해 초에 그해 수호 동물이라고 할 수 있는 띠 동물의 좋은 덕성과 상서로움을 덕담이나 축원으로 나누는 것이 우리네 전통 민속이지요. 용은 바람을 부르고 구름을 일으키며 비, 천둥, 번개와 함께하는 장엄한 비상과 승천에 있습니다. 용이 갈구하는 최후의 목표와 희망은 구름을 박차고 승천하는 일이거든요.” 또한 ‘본 뱀은 못 그려도 안 본 용은 그릴 수 있다.’는 속담을 꺼내면서 “용은 다양하게 우리 문화사에 등장하고 있다. 용은 생물학적 존재가 아니라 문화적 동물이다.”라면서 본초강목의 구절을 인용한다. ‘머리는 낙타 같고 뿔은 사슴 같고, 눈은 토끼 같고, 귀는 소와 같으며, 목은 뱀과 같고, 배는 신(큰 조개)과 같고, 비늘은 잉어와 같고, 발톱은 매와 같으며 발바닥은 범과 같다. 그리고 등에는 81개의 비늘이 있어서 9·9의 양수를 갖추었으며….’ 이렇듯 여러 동물이 가진 최대의 강점들만 모았으니 최고의 존재가 되고도 남음이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아울러 용은 민간신앙에서 비를 가져오는 우사(雨師)이고 사귀를 물리치며 복을 가져다주는 벽사의 착한 신으로 여겨 왔다고 했다. 그래서일까, 국토지리정보원 분석에 따르면 우리나라 지명 150만여개 가운데 십이지(十二支) 동물 중 가장 많이 쓰인 것이 ‘용’이다. 용 지명은 전국 1261곳에 쓰여 호랑이(虎) 관련 지명 389곳의 3배, 토끼(卯) 관련 지명 158곳보다 약 8배 많다. 용이 들어간 지명 중 가장 많이 쓰인 단어는 ‘용산’으로 서울의 용산 등 전국 70곳에 쓰인다. 이 밖에도 용동(52곳), 용암(46곳), 용두(45곳), 용전(38곳), 용강·용정(27곳) 등이 있다. 경복궁 건물에 남아 있는 동물 모습 가운데 가장 많은 것 또한 용이다. “우리 민속박물관을 찾는 관광객은 한해 236만명에 이르며 이 가운데 외국인은 125만명(2011년)에 달합니다. 매년 연말연시를 맞아 띠 동물을 전시하고 있는 것도 바로 이런 관심과 호응에 따른 것이기도 하지요. 현재 전시 중인 ‘용, 꿈을 꾸다’에는 특히 중국인들이 많이 찾고 있습니다.” km@seoul.co.kr ●천진기는 1962년 경북 안동에서 태어났다. 안동대학교 민속학과를 졸업하고 영남대학교 대학원 문화인류학과 석사(민속학 전공), 중앙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학과 박사(고전문학 전공) 과정을 수료했다. 1988년 국립중앙박물관 연구원으로 들어간 이후 유물관리부, 국립문화재연구소, 예능민속연구실, 국립민속박물관 전시운영과 등에서 근무했고 가톨릭대, 한국전통문화학교 등에 출강했다. 현재 국립민속박물관 관장으로 몸담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한국동물 민속론’(2002, 민속원), ‘한국 말 민속론’(2006, 한국마사회), ‘운명을 읽는 코드 열두 동물’(2008, 서울대출판부) 등이 있다. 문화체육부장관 표창(1994), 대통령 표창(2000) 등 다수의 수상 경력도 있다.
  • 현대차 ‘형제’ 겹경사

    현대차 ‘형제’ 겹경사

    현대 쏘나타와 아반떼가 각각 중국과 북미에서 ‘2011 올해의 차’에 오르는 등 실적과 품질 평가에서 현대차가 겹경사를 맞았다. 11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신형 쏘나타는 최근 중국의 유력 자동차 매체인 ‘수호기차’(搜狐汽車)가 발표한 올해의 차에서 벤츠, BMW, 아우디 등 주요 경쟁 차종을 모두 제쳤다. 지난 9일 아반떼가 북미시장 올해의 차에 오른 바 있다. 수호기차는 매년 출시된 신차를 대상으로 네티즌 투표와 전문가 평가를 거쳐 올해의 차를 선정하고 있다. 이번 평가에서 쏘나타는 벤츠 S클래스, BMW 5시리즈, 아우디 A7, 토요타 캠리, 폭스바겐 폴로 등 최종 결선에 오른 15개 차종 중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획득하며 1위를 차지했다. 수호기차는 “쏘나타가 중국인들의 취향에 맞는 세련된 디자인과 동급 최고의 성능은 물론 우수한 내구품질과 안전성을 두루 갖췄다.”고 평가했다. 수호기차는 중국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자동차 정보 제공 포털사이트로 하루 평균 방문자 수가 7000만명에 달할 정도로 높은 인지도와 영향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쏘나타는 중국 최대 자동차 잡지인 ‘기차족’(汽車族)이 선정한 ‘2011년 올해의 차’에서도 대상을 받았다. 자동차 전문 평가단이 지난해 출시된 29개 차종을 대상으로 1000㎞ 이상의 주행시험을 통해 종합평가를 한 결과 승용차 부문에서 최고 점수를 획득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신형 쏘나타가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서 올해의 차에 오르며 최고의 경쟁력을 인정받았다.”면서 “올해에도 미국, 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 판매를 더욱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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