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수호
    2026-03-12
    검색기록 지우기
  • 선지
    2026-03-12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2,729
  • [함혜리의 미술관 기행]미켈란젤로에게 헌사된 공간, 피렌체 아카데미아 미술관

    [함혜리의 미술관 기행]미켈란젤로에게 헌사된 공간, 피렌체 아카데미아 미술관

     “나는 대리석에서 천사를 발견하고, 그 천사를 자유롭게 할 때까지 돌을 쪼아 낸다.”  이탈리아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천재 예술가 미켈란젤로(1475~1564)가 남긴 말이다. 자신의 조각작업을 ‘불필요한 부분을 제거하는 과정’이라고 표현했던 미켈란젤로의 조각 작품 가운데 가장 유명한 것으로 ‘피에타’와 ‘다비드’상을 꼽는다. ‘피에타’는 이탈리아어로 ‘자비를 베푸소서’라는 뜻으로 성모마리아가 죽은 예수를 안고있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무수한 예술가들이 만든 피에타 상 가운데 바티칸의 성바오로 성당 입구에 있는 미켈란젤로가 26때인 1499년 제작한 피에타가 가장 아름답고 유명하다. 피렌체로 돌아온 미켈란젤로는 2년 뒤인 1501년 다비드상을 제작하기 시작한다. 메디치 가문의 참주정치에서 탈피해 시민이 주인인 공화정을 채택한 피렌체의 시 위원회가 도시의 수호성인으로 다비드를 정했고, 그 작업을 로마에서 피에타 조각으로 명성을 얻은 젊은 조각가 미켈란젤로에게 맡기기로 했기 때문이었다.  뛰어난 예술가에게는 삶이 언제나 시험과 시련이었던 모양이다. 미켈란젤로에게 다비드상을 만들기 위해 좀 묘한 형태의 거대한 대리석 덩어리가 주어졌다. 원래 피렌체 대성당에 둘 목적으로 아고스티노 디 두치오 등 두 명의 조각가에게 맡겨졌지만 대리석의 두께가 높이와 너비의 비율과 맞지 않아서 하나의 작품으로 만들기 어렵다는 이유로 포기한 뒤 40년간 시의회 뒷마당에 방치돼 있던 것이었다. 인간을 초월한 신성을 가장 완벽하게 표현할 수 있는 조각이 모든 예술 중에서 가장 위대하며 영웅적인 작업이라고 생각했던 미켈란젤로에게는 명예를 건 도전이었다.  그는 다듬어지지 않은 대리석 덩어리를 면밀히 관찰하며 직감적으로 영감을 끌어냈다. 그리고 그 안에 갖혀진 형태를 찾아내 망치와 끌로 쪼아가며 꼬박 2년을 매달려 1504년 다비드상을 완성했다. 거인 골리앗을 바라보는 날카로운 눈, 신성한 용기를 품은 젊은 다비드상을 본 피렌체 시민들은 젊은 천재 예술가에게 아낌없는 찬사를 보냈다. 시위원회는 다비드상을 대성당에 세우려던 계획을 바꿔 시민들이 수시로 모이는 시뇨리아 광장에 애국과 호국의 상징으로 다비드상을 설치하기로 한다. 르네상스를 넘어 고금을 통해 최고의 고각품이라는 찬사를 받는 다비드상은 300년 넘게 그 자리를 지키다 1873년 아카데미아 미술관으로 옮겨졌다.  피렌체를 찾았던 관광객들이라면 시뇨리아 광장과 접한 베키오 궁전 앞에 헤라클레스 조각상과 나란히 서있는 다비드상을 봤을 것이고, 그 앞에서 기념 사진도 찍었을 것이다. 미켈란젤로 광장에는 청동으로 만들어진 다비드상이 서 있다. 그것들은 모두 복제품이고 진품은 시뇨리아 광장에서 10분 거리에 있는 아카데미아 미술관에서 볼 수 있다. 우피치미술관 만큼은 아니지만 언제나 입장을 기다리는 관광객들이 길게 줄지어 서있다.  아카데미아 미술관은 1784년 토스카나주를 다스리던 피에트로 레오폴드 대공이 자신의 소장품을 미술학교에 기증하면서 미술관이 세워졌다. 특히 이곳은 미켈란젤로에게 헌사된 전시실이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연한 하늘색 돔 천정 아래에 서 있는 다비드상은 보는 순간의 온 몸에 전율이 느껴진다. 미켈란젤로 평전을 쓴 프랑스의 로맹 롤랑은 ‘천재를 믿지 않는 사람, 혹은 천재란 어떤 것인지 모르는 사람은 미켈란젤로를 보라’고 했다는데 인간을 초월한 숭고한 아름다움과 요동치는 내면의 에너지를 표현한 위대한 작품 앞에서 할 말을 잊었다.  그리스 조각같이 한 발에 힘을 주고 서있는 콘트라포스토 자세를 취한 다비드가 골리앗을 공격하려는 긴장된 순간을 묘사한 조각상은 왼쪽으로 고개를 돌리고 왼팔은 굽혀서 왼쪽 어깨의 투석기를 짊어지고 있다. 인물의 엉덩이와 어깨는 반대각도를 향해 몸이 S자 모양의 곡선을 이룬다. 아래로 내려뜨린 오른팔의 직선과 돋움 자세를 취한 왼쪽 다리가 대비를 이루며 긴장감을 준다. 부릅뜬 눈은 거인 골리앗을 노려보느라 미간에 주름까지 잡혀 있고, 목의 핏줄과 앙다문 입술이 용기있는 청년의 심리를 극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높이는 받침을 포함해 5.5m 정도인 이 조각상을 5~7m 거리에서 보면 균형이 잘 잡힌 청년의 모습을 하고 있다. 하지만 가까이 보면 오른 팔이 신체에 비해 길고 돌을 쥐고 있는 손도 유난히 크다. 하체는 상체에 비해 크고 두껍다. 머리도 비정상적으로 큰 편이다. 이렇게 어긋나는 비율은 천재 미켈란젤로가 원근법을 계산해 조각상의 각 부위를 실제보다 크게, 혹은 길게 조각상을 만든 결과다. 목동이었던 다비드는 돌팔매 하나로 적장 골리앗을 물리치고 이스라엘을 구한 소년 영웅이지만 미켈란젤로의 다비드는 소년이 아니라 근육질 청년이다. 로마에 머물면서 보았던 근육질의 헬레니즘 조각에서 영향을 받은 것이다. 여기에 머물지않고 미켈란젤로는 헬레니즘 조각보다 더욱 과장되게 신체의 아름다움을 묘사하고 있다. 인간을 초월한 아름다움과 힘을 지니고, 감정을 드러내되 평온함과 긴장감을 동시에 품은 훗날 르네상스미술의 일반적인 양식이 된 조각을 완성했다.  아카데미아 미술관에서는 다비드 상외에도 말년의 작품 ‘펠레스트리나 피에타’와 같은 미켈란젤로의 걸작들을 여러 점 만날 수 있다. 특히 미완성 작품들은 대리석 덩어리에서 형체를 찾아내고 불필요한 부분을 정으로 쪼아 내던 작업과정을 그대로 보여준다. 미켈란젤로가 교황 율리우스 2세의 묘비 장식을 위해 시작했다가 지지부진해 지면서 미완성으로 끝난 ‘노예상’ 연작과 피렌체 대성당을 장식용으로 주문받았다가 작업도중 계약이 취소된 열두 사도상 등이 전시돼 있다. 미완성 작품들을 보면 돌 속에 같여있는 형체들이 막 생명을 얻어 깨어나는 순간을 보는 것 같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열린세상] 법조비리 유감/이은경 한국여성변호사회장

    [열린세상] 법조비리 유감/이은경 한국여성변호사회장

    최근 대한민국은 갖가지 부조리로 얼룩진 사회구조에 대한 근본적 결단을 내렸다. 소위 김영란법은 부정청탁에 관한 한 혹여 오해의 소지조차 용납지 않겠다는 거다. 한마디로 국가 구조를 개조하겠다는 강력한 처방이다. 사실 한국인들처럼 새벽부터 밤까지 모임이 잦은 민족이 어디 있는가. ‘더치페이하고 백 쓰지 말자’는 건 한국인의 유전자를 바꾸라는 말로도 들린다. 혹여 ‘진솔한 도움’과 ‘따뜻한 소통’마저 막히는 일은 없길 바란다. 그런데 이 법이 태동하는 데는 연일 터진 ‘법조비리’가 큰 몫을 했다. 김영란 전 국민권익위원장도 법조인이다. 법조계에 몸담았던 오랜 소회도 이 법에 담겨 있을 터다. 이제 법조인은 선망은커녕 질타의 대상으로 전락한 듯하다. 사실 어제까지 법을 집행하던 사람이 변호사 배지를 다는 순간 법을 우습게 여긴다면 공분을 살 수밖에 없다. 소위 전관의 위력 앞에 페어플레이를 하지 못할 거란 걱정도 있었다. 판검사 경력과 네트워크가 치부의 수단으로 전락하는 것에 대한 분노도 크게 폭발했다. 무엇보다 1988년 10월 어느 날 탈옥수 ‘지강헌’이 죽음을 앞두고 내뱉은 ‘유전무죄 무전유죄’란 그 유명했던 말이 어느덧 30여년 세월, 바로 지금도 통용된다는 거다. 그렇다. 판검사는 그냥 공직자가 아닌 모양이다. 변호사도 단순한 영리집단이 아닌 게다. 법을 수호하고 정의를 붙잡는 최후의 보루라 해 오지 않았나. 국민이 적어도 법을 집행하는 이들에겐 엄정하고 깨끗한 삶을 기대했나 보다. 그런데 현실은 어떤가. 현직 판검사들의 연이은 구속 수감, 재야 2만명 시대 생존경쟁에 휘둘린 변호사들의 편법, 불법까지 최근 법조계는 자조를 넘어 암흑기를 맞은 듯 참담하다. 대한변호사협회는 지난달 29일 ‘법조비리 척결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대회를 열고 강도 높은 처방전을 내놓았다. 특히 고위직 판검사의 개업 금지 논의에 한발 더 나아가 ‘판검사의 자격과 변호사 자격의 이원화’를 제안했다. 특히 토론자 한 분은 ‘마실 수 없는 물을 뿜어 내는 우물을 메워야 한다’는 강력한 메시지도 던졌다. 종전 논의대로 ‘법조 일원화’를 통해 변호사 출신으로 판검사를 임용하고, 정년제를 정착하게 해 공직 퇴임 후 개업 금지 방향으로 나갈 수도 있다. 이 부분 다양한 토론이 필요하다. 실은 판검사 이외에 정부 공직자, 대기업 임원 등의 로펌행도 고민해 볼 주제다. 하여튼 현행 제도하에서도 경력 법관은 개업 포기 의사를 받고 임용하라는 요구도 있었는데, 최근 김재형·이인복 대법관 모두 개업을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리고 ‘전관예우’를 막기 위해 수임 제한 3년 연장 및 위반 시 처벌, 연고관계 고지제도 및 사건처리 회피 의무 등을 토론했는데, 협회는 최근 전관 변호사의 수임제한 해제 광고를 금지했다. 또한 비리를 저지른 법조인에 대한 강력한 제재 방안으로 ‘몰래 변론’에 대한 처벌 및 징계 강화, 증거가 뚜렷한 중대 사안에 대한 판결 확정 전 징계, 이를 위한 조사권 강화 등 다양한 논의도 했는데, 실제로 최근 들어 변호사 징계 수위는 아주 엄정해졌다. 마지막으로 브로커 등 무자격자의 불법행위에 대한 지속적 단속, 탈세회피 의무 및 보수 신고제도 등도 논의했다. 실은 법조인 모두 외근 사무장 사절 운동을 강력히 추진하고, 100% 세원 노출 운동을 벌일 때도 되지 않았나 싶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건 ‘법조문화’를 바꿔야 한다는 거다. 아무리 더디다 느껴진들 ‘모럴’을 다시 세우려는 노력을 경시해선 안 된다. 법을 통해 공동의 삶을 완벽하게 규율하려는 것 또한 인간의 커다란 오만이기 때문이다. 세상을 바꾸는 게 어디 시스템과 조직, 법의 단호함만으로 가능한 건가. 결론은 우리의 마음일지 모른다. 사법의 신뢰 회복이 절실한 지금 제도 개혁과 더불어 법조인들이 뼈를 깎는 자정 노력으로 국민의 마음을 다시 얻는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길 간절히 바란다. 지금 대한민국은 거대한 공동체 실험을 하고 있다. 바로 지금이 ‘편법과 불법’을 수단과 관행으로 인식해 온 대한민국을 한 차원 높여야 할 시점이기 때문이다. 부디 성공하기를 기원 또 기원한다.
  • ‘시진핑-푸틴’ 브로맨스 남중국해 新밀월

    ‘시진핑-푸틴’ 브로맨스 남중국해 新밀월

    러 태평양함대 함정 편대 출항 中도 군함·잠수함 40여척 투입 중국 항저우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밀월’ 관계를 심화시킨 중국과 러시아가 ‘글로벌 분쟁 해역’인 남중국해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해군 합동 훈련을 실시한다. 중국 관영 인터넷매체 펑파이는 6일 러시아 언론을 인용해 러시아 태평양함대 소속 함정 편대가 이미 광둥성 잔장(湛江)항으로 출항했다고 보도했다. 5척으로 편성된 전단은 오는 12일부터 19일까지 남중국해에서 실시되는 ‘해상연합 2016’ 작전에 참가한다. 전단은 우달로이급 미사일 구축함 두 척, 대형 상륙함 한 척, 예인선 한 척, 급유선으로 구성됐다. 배수량 6900t의 우달로이급 구축함은 최대 시속 65㎞, 작전 반경 1만 9400㎞로, 사거리 100㎞의 실렉스 대잠·대함미사일과 그리슨 함대공 미사일 등을 장착했다. 태평양함대 사령부는 “15일부터 19일 사이에 가장 격렬한 훈련이 실시될 것”이라면서 “방공, 대잠수함, 대함, 해병대 상륙 작전 등을 중국군과 함께 수행한다”고 밝혔다. 중국은 이 훈련에 군함과 잠수함 40여척을 투입할 예정이다. 중국 군사전문가 인줘짜이(尹卓在)는 중국중앙텔레비전(CCTV)에 출연해 “이번 훈련은 전역급 종합전투훈련으로 양국이 펼쳤던 공동 훈련 중 가장 규모가 크다”면서 “남중국해의 해역이 넓기 때문에 사정거리가 500㎞ 이상의 대함 미사일과 사거리 100~200㎞의 대공 미사일이 발사되며, 수심이 깊어 잠수함 작전도 대대적으로 펼쳐질 것”이라고 말했다. 양국은 2012년부터 매년 한 차례씩 해군 합동 훈련을 실시해 왔다. 첫해에는 중국 칭다오 부근 황해(서해)에서, 2013년에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부근 동해에서, 2014년에는 중국 창장(長江) 부근 황해에서 훈련했다. 지난해 합동훈련은 1단계는 지중해에서, 2단계는 블라디보스토크 인근 표트르대제만 부근 해역에서 진행됐다. 양국은 매년 지정학적 분쟁이 고조되는 지역을 골라 합동 훈련을 했는데, 이번에는 남중국해를 선택한 것이다. 이번 합동 훈련은 남중국해 분쟁에서 미국과 일본 및 아세안 각국에 협공을 당하는 중국을 러시아가 지원하는 성격이 강하다. 지난 5일 끝난 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블라디미르 푸틴(오른쪽) 러시아 대통령은 별도 기자회견에서 “합동 훈련은 러·중의 안보이익을 수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러시아는 네덜란드 헤이그 상설중재재판소(PCA)의 남중국해 중재판결을 인정치 않는 중국의 입장을 지지한다”며 중국에 대해 대놓고 지원 사격을 했다. 시진핑(왼쪽) 주석은 정상회의 기간 내내 푸틴 대통령을 ‘제1 주빈’으로 각별하게 예우했다. 지난 4일 중·러 정상회담에서 시 주석은 “중국과 러시아는 상대 국가의 주권과 안보, 발전이익을 지켜주려는 노력을 확고히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서울미래유산 역사탐방] 북촌의 기와 물결 아래 근대의료·독립史 숨결

    [서울미래유산 역사탐방] 북촌의 기와 물결 아래 근대의료·독립史 숨결

    서울미래유산은 서울시가 2012년부터 보존정책을 펼치면서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서울시는 미래유산 보존정책을 통해 소유자와 시민들이 문화유산이 갖고 있는 고유의 가치에 눈을 뜨고, 스스로 가꿔나가는 일에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기존의 문화유산 보존정책에 시민들의 자발적 역량을 더하자는 취지다. 이런 취지를 앞세워 2013년 284건, 2014년 53건, 지난해 45건의 미래유산을 소유자(관리자)의 동의를 얻어 선정했다. 서울시는 미래유산을 시민들과 공유하기 위해 서울신문, 문화지평과 공동주관으로 ‘서울미래유산 역사탐방’을 매주 토요일 진행하고 있다. 서울미래유산 역사탐방 홈페이지(futureheritage.seoul.co.kr)에서 답사 코스를 확인하고 참가신청을 할 수 있다. “어? 여기 뒀던 플래카드 가방 못 봤어요?” 여섯 번째 서울미래유산 탐방일인 지난 8월 20일 집결 장소인 3호선 안국역 근처 서울노인복지센터 간판 옆에 뒀던 행사 플래카드 가방이 통째로 없어졌다고 유성호 ‘문화지평’ 대표가 중얼거렸다. 모임에 대해 양해를 구하기 위해 시설관리팀에 잠시 다녀왔더니 그새 사라진 것이다. 시설관리과 직원이 난감해하면서 찾아보겠다며 안으로 들어갔다. 잃어버린 가방을 쉽게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센터는 넓었고 어르신도 많았다. 시계 초침은 야속하게 답사 시작 시간인 오전 10시를 향해 지체없이 째깍거리며 돌아갔다. 답사 시작 3분 전 시설과 직원이 플래카드 가방을 들고 뛰어왔다. 잃어버린 돈을 되찾은 것만큼 기뻤다. ‘10시 정시 시작’ 전통을 깨지 않아서 무엇보다 다행이었다. 한 어르신이 주인을 찾아주기 위해 가방을 들고 들어간 것으로 해프닝은 마무리됐다. 이날 행사는 배건욱(45) 서울미래유산 해설사의 해설로 진행됐다. 옛 통계청 건물 ‘노인복지센터’…격자 패턴 등 건축가 이희태식 모더니즘 ‘발 담근 김에 멱 감는다’고 시설관리팀 직원에게 건물 외벽에 붙어 있는 ‘서울미래유산’ 현판 앞에서 사진 한 컷을 부탁했다. 서울노인복지센터는 1961년 준공돼 통계청으로 사용되어 온 유서 깊은 건물로 2014년에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됐다.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복지재단이 서울시로부터 위탁을 받아 서울노인복지센터로 운영하고 있다. 하루 2000여명에게 무료급식을 하고 1500여명이 각종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손꼽히는 대규모 사회복지 시설이다. 시설관리팀 박충식씨는 “내부는 전면 리모델링해 옛 모습이 남아 있지 않다”며 “외부의 적벽돌, 머릿돌에서 그나마 옛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고 말했다. 우수관에 가려진 머릿돌에는 ‘준공 단기 4293년 11월 1일’, 1961년에 지어졌다는 표식이 뚜렷하다. 우수관을 꺾어서 머릿돌이 잘 보이게 만들면 명물이 될 만도 하단 생각이 들었다. 배 해설사는 “건축가 이희태의 모더니즘을 가장 잘 보여 주는 대표작으로 격자형 패턴의 디자인이 차양창과 함께 모던한 감각을 연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그룹 계동 사옥 앞에는 굴뚝처럼 생긴 석조물이 있다. 관상감 관천대다. 조선시대 천문관측대로 사용됐다. 원래 옛 휘문중고 자리에 있던 것을 1984년 가을 지금의 자리에 복원했다. 이 관천대는 경주의 신라 첨성대, 개성 만월대의 고려 첨성대, 서울의 창경궁 관천대 등과 함께 우리나라 천문관측사 연구에 귀중한 자료로, 사적 제296호로 지정돼 있다. 김기도 에스이앤티소프트 대표는 “그동안 지나다니면서 도대체 뭐하는 구조물일까 궁금해만 했지 적극적으로 알아보지는 않았다”면서 “천체 망원경도 없던 그 옛날에 이런 시설에서 하늘을 보고 천문을 읽었다니 참 신기하다”고 말했다. 첫 양방병원 ‘제중원’ 표지석…백인제 가옥 등 근대의학 태동지 북촌 현대 계동 사옥 앞에는 ‘제중원’터 표지석이 있다. 헌법재판소 안에 있는 표지석 자리는 제중원이 처음 세워졌던 곳이고 훗날 이곳으로 옮겨졌다. 제중원은 고종이 1885년 미 공사관 공의(公醫)인 알렌의 건의를 받아 설립한 양방 병원이다. 알렌은 1884년 갑신정변 과정에서 부상을 입은 민영익을 치료하면서 궁중의 전의(典醫)로 발탁됐다. 실록에는 고종이 혜민서와 활인서를 대신할 의료기관의 설립이 필요하다는 의정부의 건의를 받아들여 설치를 허락했다고 기록돼 있다. 이면에는 알렌이 고종에게 서양의학의 보급과 서양식 의료기관의 설립을 건의해 제중원 설립을 이끌었던 사연이 숨어있다. 그러고 보면 북촌 지역은 우리나라 근대의학의 태동지다. 이날 답사에 참가한 김치중 한국일보 의학전문기자는 “연대세브란스 병원의 모태인 제중원, 1900년대 초기 우리나라 콜레라 방역대책을 세워 근대의학 도입에 공헌한 독일인 의사 리하르트 뷘시의 병원, 백병원 설립자인 백인제 가옥 등 북촌 지역은 근대의학의 의향(醫香)이 짙은 곳”이라고 설명했다. 북촌팔경 중 한 곳인 북촌1경을 가기 직전 여운형 집터 표지석이 있다. 정확한 위치는 응암감자탕과 현대그룹 건물 사잇길 끝까지 가서 우회전한 뒤 안동칼국수 맞은편이다. 몽양 여운형은 우리나라 해방 정국에서 빼놓을 수 없는 민족주의 진영의 인물이다. 특히 1936년 조선중앙일보 사장 재직 시 손기정 사진에 있던 일장기를 말소한 사건의 주역이었고 광복 직후 건국준비위원회를 결성하는 등 해방 전후 공간에서 역사의 한가운데 서 있었다. 배 해설사는 “일장기 말소사건은 조선중앙일보와 동아일보가 1936년 하계올림픽 남자 마라톤에서 우승한 손기정의 사진에서 일본 국기를 삭제해 보도하자 이를 조선총독부가 문제 삼아서 생긴 사건”이라며 “당시 조선중앙일보는 인쇄기 품질이 좋은 편이 아니어서 총독부가 알아차리지 못해 검열을 통과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인쇄품질이 좋았던 동아일보가 검열에 걸리면서 결국 전모가 밝혀져 두 신문 모두 정간되고 여운형도 사퇴하고 만다. 조선중앙일보가 있던 건물은 현재 NH농협 종로지점으로 서울미래유산이기도 하다. 배 해설사는 답사단을 대동세무고 교정으로 이끌었다. 대동세무고는 김만수란 사람이 1925년 전국 인력거꾼의 자녀 교육을 위해 설립한 대동학원이 전신이다. 건학이념은 ‘불학위빈’(不學謂貧)이다. ‘배움은 곧 가난을 벗어나는 길이요, 배워야만 민족독립에 기여할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배 해설사는 “대동학원 설립은 일제강점기에 경제·교육·문화 면에서 민족 역량을 배양하고 민족 생존권을 수호하기 위한 지사들의 뜻있는 결합이었다”며 “서민들의 자구적 노력의 결정체란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배 해설사가 답사단을 대동세무고로 이끈 진짜 이유는 옆집인 인촌 김성수의 옛집을 보여 주기 위해서다. 독립 투사들 모였던 인촌의 집…지금은 굳게 닫혀 ‘단절된 유산’ 느낌만 김성수는 ‘일제강점하 반민족행위 진상규명에 관한 특별법’에 의거해 친일반민족행위자로 규정됐다. 3·1운동에도 참여했던 그가 1940년대에 학도지원병을 고무하고 징병제 참여를 독려하는 글을 매일신보 같은 매체에 실었다. 김성수는 이 집에서 1918년부터 1955년까지 살았다. 현재는 인촌기념관으로 사용하고 있다. 서울시는 ‘2·8 독립선언 준비, 3·1운동의 초기 준비 단계 등에서 항일 독립투사들이 모인 밀회 장소이자 중앙고보, 보성전문, 동아일보 설립을 구상하는 등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의 배후 지원, 민족 교육, 민족문화의 보급을 위해 노력했던 장소로서 보존 가치가 있다’며 미래유산으로 지정했다. 그런데 서울미래유산이면서 국가보훈처 지정 현충시설로 관리되고 있는 이 집 대문은 굳게 잠겨 있다. 재단법인 인촌기념회 명의로 대문 옆에 ‘이곳은 개방된 관광구역이 아닙니다’란 안내문을 커다랗게 써 붙여 놨다. 서울미래유산은 서울시민 공통의 기억이어야 하는데, 닫힌 대문은 이를 허용하지 않고 있는 셈이다. 굳게 닫힌 대문이 소통의 단절을 의미하는 느낌도 없지 않았다. 답사단은 만해 한용운이 불교잡지 ‘유심’을 발행한 유심사터를 지나 북촌 주민들의 용수원이었던 ‘석정보름우물‘에 들러 이곳의 역사를 전해 들었다. 옆에 아주머니 세 분이 모여서 두런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살고 있는 우리가 이곳 역사를 가장 잘 알지. 우리한테 물어봐야지.” 맞는 말씀이다. 원래는 그 지역에 거주하는 분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어야 하는 게 맞다. 문제는 그런 분을 찾아서 앞장세우는 것이 쉽지 않다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 북촌팔경 핵심 ‘한옥마을’…관광객들 ‘북적’ 에티켓 ‘기본’ 본격적인 북촌 한옥마을로 들어서자 집집마다 대문에 ‘조용히 해 달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가회동 31 일대는 북촌 한옥마을의 메인 골목인 데다 북촌팔경 중 한 곳이라서 관광객이 늘 북적인다. 특히 주말에 많이 몰리는 관광객들로 인해 주민들은 휴식에 방해를 받고 있다. 안내문은 관광객을 이해시키고 설득하려는 주민들의 고육지책인 것이다. 가회동 주민들의 성숙한 시민정신에 박수를 보낸다. 한 무리의 외국인들이 안내문이 신기한 듯 사진을 연신 찍어대고 있다. 북촌 한옥마을 일대가 서울미래유산이다. 배 해설사는 “다양한 문화재와 역사적 의미를 담고 있는 다채로운 공간과 전통가옥인 한옥들이 독특한 경관을 형성하고 있어서 보존 가치가 높은 지역”이라고 설명했다. 답사단은 백병원 설립자인 백인제 가옥에 들러 땀을 식히고 서울미래유산인 돈미약국을 거쳐 헌법재판소로 향했다. 헌법재판소는 1993년 지어져 건축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헌법수호의 최고기관으로 보존 가치를 인정받았다. 이 터는 조선말 좌의정을 지냈던 박규수 선생 저택이자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종합병원인 제중원이 있던 장소다. 최근에는 헌재 도서관 증축 부지에서 조선 영조의 막내딸 화길옹주(1754∼1772) 집터가 발견됐다. 이곳은 구한말 개화파 민영익의 집, 일제강점기 군국기무를 총괄하는 통리기무아문 자리이기도 하다. 배 해설사는 “사대문 안은 조금만 파내려 가면 거의 모든 곳에서 유구가 발견된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문화재청은 이를 인근으로 수평 이동해 보존하기로 했다. 답사에 참가한 박수현(39)씨는 “유물이 발견되면 공사를 중단하는 게 시민 눈높이”라며 “헌법기관이 법을 어기며 무리하게 공사를 강행하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말했다. 답사단은 탐방 시작 이후 처음으로 종로경찰서 옆 한식집 ‘금수저’에서 경후식(景後食)을 했다. 성준경(48)씨 부부가 막걸리를 샀다. 북촌답사가 운치 있게 마무리됐다. 글 사진 유성호 ‘문화지평’ 대표
  • 수호 ‘스타쇼 360’서 ‘수호몰이’ 당해 “개그는 2점, 문제는 멘탈”

    수호 ‘스타쇼 360’서 ‘수호몰이’ 당해 “개그는 2점, 문제는 멘탈”

    엑소 수호가 ‘스타쇼 360’ 수호가 엑소 리더의 자질을 의심받는 모습이 공개됐다. 지난 5일 네이버 TV캐스트에 공개된 ‘스타쇼 360’ 예고편에는 엑소 리더 수호를 필두로 완전체가 출격한 모습이 담겼다. 수호는 방송에서 멤버들에게 혹독한 대우를 받을 예정이다. 멤버 디오가 수호의 개그를 2점으로 평가한 데다 백현이 “수호는 멘탈이 문제야”라고 말하는 모습도 공개됐다. 또한 탁재훈이 “어떻게 리더가 된 거에요?”라고 말해 ‘수호몰이’의 끝은 어떻게 마무리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또한 멤버 레이가 탁재훈에게 “이리 와봐요”라고 말한 뒤 탁재훈이 “부끄럽고, 수치스러웠어요”라고 말하는 장면도 공개돼 궁금증을 자아냈다. 한편, MBC MUSIC ‘스타쇼 360’은 스타가 직접 토크, 공연, 드라마 등 다양한 방식으로 스타 자신의 이야기를 공개하는 스타 단독 버라이어티 쇼로, 오는 19일 오후 11시 10분 첫 방송된다. 임효진 인턴기자 3a5a7a6a@seoul.co.kr
  • 녹조가 내뿜는 독성 인체에 얼마나 유해할까

    녹조가 내뿜는 독성 인체에 얼마나 유해할까

    초록색 페인트를 부어놓은 듯한 걸쭉한 강물, 그 위를 지나는 거룻배 한 척. 녹조로 가득한 금강과 낙동강 등 4대강 사업 지역 하천의 최근 모습은 우리에게 충격을 주고 있다. ‘4대강 살리기’ 사업 이후 해마다 나타나는 불청객 ‘녹조’는 최근 지구온난화로 인한 때 이른 더위 때문에 찾아오는 시기가 점점 빨라지고 기간도 길어지고 있다. 녹조는 단순히 물 색깔만 바꾸는 것이 아니라 수(水) 생태계와 인간들의 건강에까지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환경오염 문제다. 일반적으로 녹조 발생 원인은 ▲영양염류 ▲수온 ▲유속 등 3가지다. 생활 오·폐수나 농가에서 흘러나오는 농업 폐수, 공장에서 흘러나오는 산업 오염수 등에 섞여 있는 질산염이나 인산염 같은 무기영양염류가 과다하게 유입될 경우 발생한다. 미국 생태학자 데이비스 신들러 박사는 1974년 세계적인 과학저널 ‘사이언스’에 인(燐)이 녹조 발생에 핵심적 역할을 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일조량이 많고 기온이 높아 수온이 상승할 때도 녹조가 발생한다. 일반적으로 수온이 19도 이상이 되면 광합성이 촉진되면서 녹조를 유발시키는 녹조류, 규조류, 남조류가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또 물의 흐름이 느려지면 유입된 영양염류가 빠져나가지 못하고 축적되면서 녹조를 악화시킨다. 실제로 낙동강 유역의 경우 4대강 보 설치 이후 강물 흐름이 이전보다 5분의1 정도 속도로 느려져 녹조현상이 더 심하게 나타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일본의 토목공학자들에 따르면 물의 흐름이 초당 3㎝ 정도만 되더라도 녹조는 예방할 수 있다. 그렇지만 현재 낙동강 유역은 이 속도가 나오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시작과 끝나는 시기 예측 어려워 물그릇을 키워 가뭄과 홍수를 예방하겠다는 4대강 사업의 아이디어 때문에 녹조가 심해지고 있다는 것이 과학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물그릇이 커지면서 물이 정체돼 있는 시간이 길어지고 숨은 열이라고 하는 ‘잠열’도 커졌다는 것이다. 즉 물은 열을 오래 품고 있는 특성 때문에 한 번 달궈지면 쉽게 식지 않고 오래 가기 때문에 기온이 떨어지더라도 녹조가 유지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일부 과학자들은 “4대강 사업 지역은 강이 아닌 담수호 기준을 적용해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하천에서 발생하는 녹조의 시작 시기와 끝나는 시기를 예측하는 것은 쉽지 않다. 영양염류, 수온, 유속, 강물의 탁도를 비롯한 녹조 발생 원인 변수들이 많기 때문이다. 녹조는 어느 하나의 변수만 충족시켜도 발생할 때가 있고 모든 변수를 충족시키더라도 발생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녹조가 발생한 지역의 물에서는 ‘지오스민’이나 ‘2-메틸이소보르네올’ 같은 물질 때문에 독특한 냄새와 맛이 난다. 또 녹조의 원인인 남조류에서 내뿜는 독소물질은 인체에 과다하게 유입될 경우 사망까지 이르게 한다. 대표적인 독성물질은 마이크로시스틴과 색시토신이다. 마이크로시스틴은 간 독성물질로 발진이나 구토, 설사, 두통, 고열, 간 종양을 발생시키고, 색시토신은 신경계에 작용하는 독으로 인체에 유입됐을 경우 감각을 둔화시키고 언어능력을 잃게 만든다. 이 때문에 과학자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녹조를 없애려 노력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수중 생태계의 먹이사슬을 이용한 친환경 처리기술이다. 녹조 원인 생물을 먹어치우는 녹조포식성 생물의 숫자를 인위적으로 늘려 녹조를 제거하는 방식이다. 녹조 발생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장기적 관점에서 가장 우수한 제거 및 예방기술로 꼽히고 있다. 또 전기분해 방식으로 물 분자를 초미립자(플라즈마) 상태로 분해시켜 수소(H)와 하이드록시기(OH)로 분해시키는 것이다. 하이드록시기는 세포막에 있는 수소와 반응해 조류의 세포를 파괴해 녹조를 없애는 방식이다. 이 밖에도 하수처리장에서 화학적 응집제를 사용해 인 농도를 낮추거나 초음파를 이용해 조류의 세포를 파괴해 녹조를 없애는 방법도 연구되고 있다. ●황토살포, 녹조 악화시킬수도 그렇지만 녹조 제거를 위해 국내에서 흔히 쓰는 황토 살포는 오히려 녹조를 악화시킬 수 있다. 황토는 녹조 유발물질을 바닥으로 끌어내려 가라앉히는 역할을 하는데 녹조 유발 조류들이 바닥에 가라앉아 썩을 경우 ‘인’을 내뿜기 때문에 녹조가 더 심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식수원녹조연구단 이상협 단장은 “녹조현상은 광범위한 지역에서 다양한 요인이 결합돼 발생하는 자연현상이기 때문에 완벽하게 예방하는 것은 어렵다”며 “다양한 기술을 확보해 녹조 발생 상황에 맞춰 적합한 기술을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그래픽 김예원 기자 yean811@seoul.co.kr
  • G20 정상회의…“시진핑, 朴대통령에 ‘사드 배치 반대’”(종합)

    G20 정상회의…“시진핑, 朴대통령에 ‘사드 배치 반대’”(종합)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5일 박근혜 대통령과 한중 정상회담을 갖고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의 한국 배치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시 주석은 지난 3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도 “중국은 미국이 사드 시스템을 한국에 배치하는 데 반대한다”며 “미국 측에 중국의 전략적 안전(안보) 이익을 실질적으로 존중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힌 바 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이날 영문기사에서 시 주석이 항저우(杭州)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시 주석은 “이 문제(사드 배치 문제)를 부적절하게 처리하면 지역의 안정에 도움이 되지 않고 분쟁을 격화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시 주석은 이날 한반도 비핵화, 한반도의 평화·안정 수호, 대화·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 등 중국의 한반도에 관한 3대 원칙을 재확인했다. 그러면서 6자회담의 틀내에서 각국의 우려를 종합적이고 균형있는 방식으로 고려해 지엽적인 것과 근본적인 것을 함께 해결하면서 한반도의 장기적인 평화안정을 실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시 주석은 이날 박 대통령에게 “중국과 한국이 양국 관계를 안정된 발전을 위한 올바른 궤도에 놓고 현재의 협력 기초를 소중히 여기고 어려움과 도전을 극복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양국이 광범위한 공동의 이익을 공유하는 가까운 이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박 대통령은 “한국 정부는 한중 관계를 소중히 여기고 발전시키기 위한 확고한 의지가 있다”고 말했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지난 7월 사드의 한반도 사드배치 공식 발표(7월8일) 이후 한중 정상 간의 회담은 이번이 처음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문제적 남자’ 웬디 출연...윤아·수호·김희철 “SM 두뇌 1등” 극찬

    ‘문제적 남자’ 웬디 출연...윤아·수호·김희철 “SM 두뇌 1등” 극찬

    ‘문제적 남자’ 웬디의 출연에 같은 SM 소속사 가수들이 응원에 나섰다. 지난 4일 방송된 tvN ‘문제적 남자’에는 레드벨벳 웬디가 출연해 스튜디오 분위기를 상큼하게 했다. 웬디는 스페인어, 프랑스어 등 4개국어를 섭렵한 글로벌 인재다. 또한 노래와 춤은 물론 피아노, 기타, 플룻, 색소폰 실력까지 갖춘 실력파 아이돌이다.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미국과 캐나다에서 생활했다는 웬디는 이날 방송을 통해 학창시절 성적표도 공개했다. 성적표에는 A, A+, A-가 대부분이라 함께 출연한 패널들을 놀라게 했다. 이에 같은 소속사인 소녀시대 윤아는 웬디에 대해 “스마트한 친구여서 미국에서 공부하던 시절에도 좋은 상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그가 중학교 때 ‘오바마 미 대통령 상’ 수상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엑소 수호도 “외국어 잘하고, 머리 좋고 지니어스한 친구라서 문제를 잘 풀 거에요”라며 방송 출연하는 웬디를 응원했다. 슈퍼주니어 김희철은 “SM엔터테인먼트 내에서 두뇌로 따지면 1등일 거에요”라며 극찬했다. 임효진 인턴기자 3a5a7a6a@seoul.co.kr
  • [2016 공직열전] 법무부(상)

    [2016 공직열전] 법무부(상)

    194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간판을 바꿔 단 적이 없는 부처는 법무부와 국방부 두 곳뿐이다. ‘범죄로부터 국민을 보호한다’는 법무부의 역할이 그만큼 정부의 고유·핵심 기능이라는 의미다. 법무부는 2실 3국 2본부로 구성돼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어려운 시험이라는 ‘사법시험’을 통과한 엘리트 검사들, 그중에서 검사장급 고위 간부들이 대부분 부서장을 맡고 있다. 누구나 법무부 하면 언론 노출이 잦은 검찰부터 떠올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실제로 법무부에서 검찰의 비중은 30%를 조금 넘는다. 외청 형태로 법무부의 지휘·통제·지원을 받고 있는 검찰(64개 기관 9910명) 외에도 교도소(56개 기관 1만 5385명), 보호관찰소(63개 기관 1521명), 소년원 및 치료감호소(29개 기관 1163명), 출입국관리소(46개 기관 1893명) 등 전국 단위의 고유 업무를 담당하는 조직들을 산하에 두고 있다. 전체 인원만 3만명이 넘는다. 김현웅(57·사법연수원 16기) 장관을 보좌해 법무부를 이끄는 이창재(고등검사장급) 차관은 기획통이면서도 2011년 일명 ‘벤츠 여검사’ 사건 특임검사를 맡고 대검찰청 수사기획관을 지낸 특수통이기도 하다. 지방의 한 부장검사는 “균형 감각과 정확한 판단력 때문에 후배들 사이에서 신망이 두텁다”고 말했다. 신임 검사들이 임용 때 낭독하는 ‘공익의 대표자로서 정의와 인권을 바로 세우고 범죄로부터 내 이웃과 공동체를 지키라는…’ 등의 내용을 담은 명문(名文) ‘검사선서’의 초안도 검찰과장 시절 이 차관의 펜 끝에서 나왔다. 검찰 농구동호회 회장이기도 하다. 법무부 전체 예산편성 및 인사·조직·성과관리 등을 담당하는 기획조정실은 권익환 검사장이 맡고 있다. 차기 검찰국장으로도 거론되는 권 실장은 2011년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1부장 시절 저축은행 부실 비리 수사를 담당한 ‘저축은행 비리 합동수사단’의 단장으로 맹활약했다. 올 들어 형사사법 포털을 통한 신속한 사건 조회 및 약식사건 처리 등을 중점 추진하고 있다. 범죄예방정책국은 그 이름대로 범법자의 재범 방지를 통한 범죄 예방이 핵심 기능이다. 보호관찰과 사회봉사명령, 수강명령 등의 기능을 수행하는 보호관찰소와 소년범들을 관리하는 소년원, ‘강남역 묻지마 살인’ 사건 등 최근 사회적 문제가 된 정신질환 범죄자의 수용·치료·재활을 돕는 치료감호소를 총괄하는 조직이다. 이상호(검사장) 범죄예방정책국장은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장과 2차장 출신의 대표 공안통이다. 운동신경이 뛰어난 만능 스포츠맨이기도 하다. 상사뿐 아니라 후배 검사·직원들까지도 따뜻하게 챙겨 인기가 많다. 최근엔 주취정신질환자에 대한 치료명령제 도입, 빅데이터를 통한 범죄 징후 사전예측시스템 개발, 전자발찌 착용자 감독 관련 24시간 신속대응팀 확대 등의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인권국은 수사·교정·보호·출입국관리 등에서 발생하는 인권 관련 정책 및 조사, 범죄피해자 지원 역할을 한다. 2006년 5월 천정배 법무부 장관 시절 신설돼 현재는 권정훈(차장검사급) 국장이 총괄하고 있다. 권 국장은 기획과 특수수사 분야 보직을 두루 맡아 왔고, 직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이었다. 법무부·검찰 간부 중 드물게 술을 입에 대지 않는다. 최근엔 지방자치단체와 연계해 도시 취약계층에 대한 법률상담·소송대리 등을 지원하는 법률홈닥터 제도와 북한 주민의 인권침해 범죄의 가해자에 대해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근거를 수집·보존하는 북한인권기록보존소 개소 등을 추진했다. 수형자의 교정·교화 및 사회 복귀를 위한 정책 수립을 담당하는 교정본부는 김학성 본부장이 이끈다. 현장과 기획 부서에서 두루 경험을 쌓아 온 교정 분야 베테랑이다. 미국 인디애나주립대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받은 학구파이기도 하다. 4대악 중 하나인 성폭력·아동학대사범이나 묻지마 강력범죄의 원인인 주취사범에 대한 전문교육 및 상담을 강화해 가고 있다. 출입국심사와 국경 수호, 외국인 정책 컨트롤타워인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는 올 초 인천·제주공항 등에서의 외국인 불법 밀입국 문제와 진경준(49·연수원 21기) 전 본부장 뇌물 사건 등으로 위기에 처했다. 지난 5월 김우현 검사장이 ‘소방수’로 본부장에 취임한 이래 ‘경제활성화를 위한 외국 관광객 유치’와 ‘위험인물 등의 입국 방지를 위한 입국심사 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 위해 노력 중이다. 화통한 성격인 김 본부장은 법무부 법무심의관과 대검찰청 형사정책단장 등을 역임한 법제 전문가다. 법무부 전체 공무원에 대한 비위 조사·처리 및 감사 업무를 담당한 감찰관실은 장인종 감찰관이 이끌고 있다. 장 감찰관은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등 국제기구 파견 경력이 풍부한 외사통이다. 겉은 온화하고 부드럽지만 비위에 대해서는 가차없는 외유내강형이다. 감찰관실은 이달 28일부터 시행되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주무 부서다. 대변인실은 김광수(차장검사급) 대변인이 총괄하고 있다. 온라인 등을 통한 효과적인 정책 홍보로 능력을 인정받아 2년째 대변인을 맡고 있다. 지난 4월에는 공로를 인정받아 홍조근정훈장을 받았다. 법무부 검찰과·대검 정책기획과 출신의 기획통이면서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장 등을 역임한 공안통이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G20 정상회의 개막] 시진핑, 美 겨냥 “글로벌 경제 거버넌스 개선해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4일 중국 항저우에서 개막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개막식에서 “세계경제의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경제 거버넌스를 반드시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한 대책으로 국제금융기구 통치구조 개선, 국제통화기금(IMF)의 특별인출권(SDR) 역할 확대, 자유무역 강화 등을 제시했다. 시 주석이 글로벌 경제 거버넌스의 개선을 촉구한 것은 미국이 주도해 온 경제질서를 중국 주도로 짜 나가겠다는 의도를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시 주석이 “앞으로 G20은 ‘탁상공론을 일삼는 장소’(淸談館)가 아니라 행동대가 돼야 한다”고 주장한 데도 선진국 중심의 G7 체제를 중국 및 신흥국 주도의 G20 체제가 대체해야 한다는 의미가 숨겨져 있다. 시 주석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남중국해 분쟁, 중국 인권 문제를 놓고 정면으로 충돌하기도 했다. 지난 3일 오후에 열린 정상회담은 4시간 넘게 이어졌으며, 정식 회담 이후에도 양국 정상은 보좌진을 모두 물린 채 독대를 계속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중국은 유엔 해양법협약에 따른 의무를 다하라”며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을 일축한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의 판결을 수용할 것을 촉구했다. 시 주석은 이에 대해 “중국은 남중국해 영토주권을 확고부동하게 수호해 나갈 것”이라고 반격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중국은 종교의 자유와 인권을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자, 시 주석은 “인권 문제를 핑계로 중국 내정에 간섭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맞받았다. 반면 4일 오후에 열린 시 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간 정상회담은 화기애애했다. 시 주석은 “상대국의 주권·안보 수호 노력을 확고히 지지해 나가자”고 말했고, 푸틴 대통령은 “정치적 신뢰와 인민의 우호를 경제협력의 동력으로 삼자”고 화답했다. 두 정상은 사드 문제에 대해서도 논의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중국 외교부는 “양국 정상이 공동으로 관심 있는 국제 및 지역 문제에 대해 심도 있게 의견을 교환했다”고만 소개했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은 개막 환영식에서 시 주석과 환하게 웃으며 악수를 나눴다. 사드 배치를 둘러싼 양국 간 갈등으로 두 정상이 만날 때 어떤 표정을 짓느냐가 관심이었지만 이날 겉으로는 양 정상이 반갑게 만나는 모습을 연출한 것이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항저우 김상연 기자 carlos@seoul.co.kr
  • [新전원일기] 원주 ‘고니골’ 조영준 대표

    [新전원일기] 원주 ‘고니골’ 조영준 대표

    답답한 도시를 벗어나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는 일은 큰 즐거움이다. 우리나라 산천의 모습과 정서, 고향의 맛과 시골 사람들의 정,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으니 말이다. 일어서는 사람을 붙잡고 각종 야채들을 신문지에 싸서 둘둘 말아주던 아줌마들, 집 앞 나무에서 감이며 밤이며 바로 따서 가방에 찔러 넣어주던 이장님, 주름진 손을 흔들며 차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손을 흔들어 주던 촌부와 노모의 모습, 반가운 손님 왔다며 온 동네 사람들이 마을회관에 모여 함께 돼지 잡아 잔치 벌인 일 등. 나에게 각인된 농촌은 그런 구수한 정이고 따뜻한 마음이며 흐뭇한 기억이다. 그래서일까. 흙을 만지는 사람들을 만날 때면 스스럼없이 다가가진다. 마치 몇 번 만난 사람처럼 인사를 나누게 된다. 자연과 마주하고, 그에 감사할 줄 아는 사람들은 정직하고 진실하다는 걸 알고 있으니까. 이번에도 예외는 없었다. # 친환경 무농약 뽕… 잠든 양잠산업 깨우다 강원 원주시 고산리에 위치한 고니골 농장은 옛 지명 ‘곤의골’을 따서 지은 이름이다. 곤의골 마을은 1839년 기해박해 때 천주교 교우 가족들이 피신해 정착한 곳으로 ‘곤란을 당했지만 의롭게 사는 사람들’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저는 곤의골에서 태어나서 쭉 이곳에서 자랐어요. 농장 이름을 ‘고니골’로 붙인 것도 그 이유에서죠. ‘곤의골’ 발음이 어려워서 소리가 나는 대로 상호를 바꿨더니 ‘고니’라는 새를 키우는 곳이냐고 물어보는 사람들 때문에 처음 3년은 답변하느라 고생했어요. 하하하” 울림이 좋은 목소리를 가진 조영준(57) 대표가 너털웃음을 지었다. 10만평 규모의 고니골 농장은 국내 유일의 양잠테마단지로 120년 동안 4대째 양잠을 지켜온 가족 기업이다. 4대째 가업을 잇는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님을 알고 있다. 게다가 양잠은 한때 사양길에 접어들어 꽤 오랜 시간 주춤했던 농업 아닌가. 하지만 조 대표는 단 한번도 자신의 길을 의심해 본 적이 없다고 했다. “아버지 일을 도와서 할 때도 농사일이 힘들다거나 도망가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어요. 지금 생각해 보면 농부가 내 천직이라고 생각하며 살았던 것 같아요.” 고니골 농장은 3만평 규모의 친환경 무농약 인증 뽕나무를 재배하고 누에가루, 누에환, 누에 비누, 뽕잎환, 뽕잎차, 뽕잎나물, 뽕잎진액, 뽕잎비누, 오디잼, 오디진액 등 다양한 가공식품을 만들어 부가가치를 높이고 있다. “사실 우리나라는 6차 산업을 수백년 전부터 했다고 봐야 해요. 자, 보세요. 콩을 심으면 1차 산업이죠. 메주를 쑤어서 장을 담그면 2차 산업이고, 그걸 동네 사람들과 나눠 먹으면 3차 산업이에요. 단지 기존에 있는 걸 끄집어내서 특정한 이름을 붙여주질 못했던 것뿐이에요.” 백번 맞는 말이다. 따지고 보면 그도 1995년에 시작한 ‘뽕잎음식 무료 시식회’로 이미 오래전에 6차 산업에 발을 디딘 셈이다. 그렇게 출발한 무료 시식회는 ‘고니골 농장 고객 만남의 날’이라는 좀 더 멋진 타이틀을 달고 매년 7월 넷째 주 토요일에 열린다. 올해로 벌써 27번째 생일을 맞았다. 남녀노소 누구나 누에와 뽕잎으로 만든 다양한 음식을 무료로 먹으며 건강한 맛을 즐기고 누에, 고치, 뽕잎을 직접 보고 만지고 느낄 수 있다. “처음에는 농장을 알리기 위해서 재미로 시작한 일이 여기까지 오게 된 거죠. 1년에 한번씩 고객을 초청해서 정성껏 대접하는 것만큼 좋은 홍보 전략은 없는 것 같아요. 제가 지금까지 살면서 가장 잘한 일이에요.” 이 행사 덕에 고니골 농장은 농림축산식품부에서 향토산업 육성 사업으로 30억원을 지원받아 지금의 양잠테마단지로 거듭 태어날 수 있었다. 조 대표는 지역에 흩어져 있던 13개의 양잠 농가를 모아서 법인을 만들었다. 사라져 가는 양잠산업을 살리고 지역에 새로운 숨결을 불어넣은 셈이다. # 누에도 사람도 뽕잎을, 자연을 만끽하다 “여기까지 오셨는데 뽕 따러 가셔야죠.” 조 대표가 건네준 시원한 뽕뿌리 달인 물을 한 입에 털어 마시고 따라나섰다. 뽕밭으로 가는 길에 나의 눈을 잡아끈 것은 수령이 120년 된 할배 뽕나무였다. 이곳에 있는 뽕나무 중 가장 크고 가장 오래된 나무로 농장의 든든한 버팀목이자 상징이라고 한다. 마치 마을을 지켜주는 수호신처럼. 1982년에 심기 시작했다는 뽕밭은 녹차 밭처럼 고랑을 사이에 두고 정갈하게 심겨 있었다. 이제 녀석들은 누에들이 도착하면 영양 가득한 최고의 식사거리가 될 것이다. 5월 중순과 8월 중순, 1년에 두 번 개미누에 160만 마리가 고니골 농장에 들어온다. 누에는 워낙 예민해서 밥 끓이는 냄새, 찌개 냄새조차도 심하면 금세 죽어 버린다고 한다. 그래서 그는 농장에 강아지는 고사하고 병아리 한 마리도 키우지 않는다. 누에가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최상의 환경을 만들어 주기 위함이다. 누에가 잠을 네 번 자고 5령기에 접어들면 하루에 먹어치우는 뽕잎 양이 어마어마하다. 160만 마리가 하루에 먹어 치우는 뽕잎의 양이 대략 2t 정도가 된다. 2000평의 뽕밭을 이틀에 끝내는 꼴이다. 누에의 식사 이야기를 하다 보니, 어느새 ‘배꼽시계’가 정오를 알렸다. 조 대표는 농장 안에 있는 식당으로 우리를 안내했다. 100여명 정도 앉을 수 있는 식당은 농장에서 일하는 분들이 다 함께 식사하는 곳이다. 음식은 자연을 그대로 가져다 놓은 듯했다. 최근 10년간 먹은 적이 없는 뽕잎 나물은 맛이 기가 막혔다. 뽕잎을 넣고 삶았다는 돼지고기는 입안에서 사르르 녹았다. “고기를 삶을 때 뽕잎을 넣으면 고기가 부드러워지고 기름 성분을 제거해 줘요. 뽕잎이 지방을 분해하는 역할을 하거든요. 게다가 고기 맛도 한결 더 살려주죠. 그거 아세요. 원주의 대표 음식이 뽕잎황태밥이에요. 아, 그걸 맛보셔야 하는데” 뽕나무는 잎부터, 가지, 뿌리까지 어느 것 하나 버릴 게 없는 효자 작물이다. 뽕잎은 가루와 환과 나물로, 가지는 밥, 국, 찌개를 만들 때 함께 넣어 끓이면 음식의 맛을 더욱 살려주며, 뿌리는 달여 마시면 잇몸 염증에 효능을 볼 수 있다고 한다. 조 대표는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뽕잎으로 친환경 인증을 받아낸 장본인이다. 사람들에게 뽕잎을 야채로 인지시키고 좀 더 쉽게 식탁에 올릴 수 있도록 건조 뽕잎나물과 냉동 뽕잎나물을 만들어 한 살림에 납품하고 있다. 물론 뽕잎과 누에로 만든 가공식품도 함께 말이다. # 옥수수 밭에서도 살아남은 뽕… 희망을 배우다 1960~70년대 중반 전성기를 누리던 양잠산업이 사양길로 접어들자 친구들도 하나둘씩 고향을 떠났다. 누에를 키우던 농가들도 너 나 할 것 없이 뽕나무를 캐내 버리고 돈이 되는 특용 작물로 옮겨 갔다. 하지만 아버지와 형은 도리어 2만 그루의 뽕나무를 심었다. 그러나 모두가 등을 돌리는 사양산업을 끌고 간다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결국 조 대표가 군대를 제대한 후 먼저 한 일은 형이 심어놓은 2만 그루의 뽕나무를 도끼로 찍어내는 일이었다. 결국 현실 앞에 가업의 의지도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형이 고향을 떠나고 뽕나무 2만 그루를 심느라 떠안은 빚은 고스란히 조 대표의 몫이 되었다. 한겨울인데다 산골짜기다 보니 포크레인으로 땅을 파낼 수도 없었다. 아버지와 조 대표 는 단둘이서 2만 그루나 되는 뽕나무를 도끼로 모두 베어 불태워 버렸다. 베어내고 남은 뿌리에는 제초제를 뿌렸다. 뿌리까지 모두 죽였으니 3대를 지켜온 뽕나무와는 이젠 정말 끝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자연이 선물한 생명의 힘은 강했다. 그 이듬해 봄이 되니, 죽었을 거라고 생각했던 뽕나무 뿌리에서 싹이 올라온 것이다. 그는 또다시 제초제를 뿌렸다. 싹이 또 올라오면 또다시 제초제 뿌리기를 수차례. 그리고는 고랑마다 옥수수를 심었다. 뽕나무를 키우던 3만평 땅에도 콩, 팥 등 잡곡농사를 지었다. 뽕나무는 마음에서 아예 지워버렸다. 그러던 어느 날, 아버지가 그를 불렀다. “영준아, 옥수수 밭으로 올라오너라.” 조 대표는 자신의 눈을 믿을 수 없었다. 분명 옥수수를 심은 밭인데 어느새 자란 뽕나무가 옥수수보다 더 높이 자라 있는 게 아닌가. “보통 옥수수가 2m 50㎝ 정도 자라거든요. 그런데 뽕나무가 햇빛을 보려고 살기 위해 뚫고 올라온 거죠. 옥수수를 수확하고 나니까 완전히 뽕밭인 거예요. 예전보다 더 튼튼하게 올라왔더라고요. 그 생명력에 감동을 받았죠. 그렇게 자연으로부터 배웠어요. 자신과 싸워 이기는 방법에 대해서.” 사람 사이에 인연이 있듯이, 조 대표와 뽕나무는 어쩌면 숙명이었을지도 모른다. 결국 뽕나무에서 배운 강인한 생명력이 그의 마음을 돌아서게 한 것이다. 때마침 잡곡농사 때문에 농약 중독증에 걸린 그에게 농약을 멀리해야 하는 양잠만큼 적합한 농사는 없었다. 그때부터 그는 본격적인 양잠산업에 뛰어들기로 결심했다. 이제 고니골 농장은 연간 2만명 이상이 찾아오는 즐거운 테마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생산, 가공, 유통, 체험으로 발생하는 연간 매출이 4억원이나 된다. 오랜 시간 그 어떤 반대와 시련에도 포기하지 않고 뽕나무밭을 지켜온 조 대표의 한결같은 의지 때문이리라. # LED 400만개 ‘빛의 나라’… 미래를 가꾸다 고니골 농장에 어둠이 깔리면 생명의 숲은 ‘빛의 나라’로 변신한다. 지난해 처음 시도한 불빛 축제가 성공의 마침표를 찍고 새로운 부가가치를 가져왔다. 조 대표는 10만평에 400만개의 각종 발광다이오드(LED)와 대형 조형물, 그리고 레이저를 설치해 겨울밤 내내 환상적인 야경을 선사했다. 끊임없이 새로운 체험을 만들어 내고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조 대표의 도전정신이 또 한번의 홈런을 날린 것이다. “‘겨울에도 우리 농장을 찾게 할 수 없을까’라는 물음에서 시작됐어요. 그래서 조사를 했는데 겨울에 빛 축제를 하는 곳이 없는 거예요. 그래 이거다. 제대로 한번 해 보자 결심하게 된 거죠.” 마을 입구부터 시작되는 1만 송이 LED 장미길부터, 100m 사랑의 터널, 은하수처럼 빛나는 뽕나무 밭은 사람들을 또 다른 환상의 세계로 이끈다. 산골짜기에서 마을 사람들의 일자리를 걱정하던 17살 소년은 이제 원주를 대표하는 체험테마단지의 수장이 됐다. 고니골 농장의 빛 축제도 지역을 빛내는 겨울철 대표 축제가 될 날이 머지않은 듯하다. 올겨울, LED 빛으로 물들 고니골 농장의 모습이 궁금하다. 따뜻한 뽕잎 차 한 잔과 함께 그 불빛들을 바라보며 마음에도 따뜻한 불이 켜질 사람들을 떠올려 본다. ■글쓴이 방송작가 한정원 ‘6시 내고향’, ‘생방송 투데이’, ‘주주클럽’, ‘TV내무반 신고합니다’, ‘기분 좋은 날’, ‘여유만만’ 등 다수의 TV 프로그램 참여. ‘지식인의 서재’, ‘CEO의 서재’, ‘명사들의 문장강화’, ‘명인명촌’ 등 출간.
  • ‘감찰 내용 유출’ 이석수 특별감찰관 사표 제출 “직무수행 어렵다”

    ‘감찰 내용 유출’ 이석수 특별감찰관 사표 제출 “직무수행 어렵다”

    우병우(49)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한 감찰 내용 유출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이석수(53) 특별감찰관이 29일 청와대에 사표를 제출했다. 이 특별감찰관은 검찰의 압수수색이 실시되자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별감찰관실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압수수색을 받는 이런 상황에서 정상적 직무수행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사의를 표명한 이 감찰관은 전직 감찰관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게 됐다. 이 감찰관은 지난 18일 직권남용과 횡령 등의 혐의로 우 수석에 대한 수사 의뢰서를 검찰에 보냈다. 이 감찰관은 우 수석의 가족회사 ‘정강’을 통한 세금 회피 및 재산 축소 의혹, 우 수석 아들의 의무경찰 보직 특혜 의혹 등을 감찰해왔다. 하지만 같은 날 보수 성향 단체인 ‘대한민국수호천주교인모임’이 이 감찰관을 특별감찰관법 위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검찰은 현재 윤갑근 대구고검장을 팀장으로 하는 특별수사팀을 구성해 우 수석이 연루된 의혹과 이 감찰관의 감찰 내용 유출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禹수석·李특감에 넥슨까지 8곳 압수수색…계좌추적·통화조회도

    禹수석·李특감에 넥슨까지 8곳 압수수색…계좌추적·통화조회도

    검찰 특별수사팀(팀장 윤갑근 대구고검장)이 29일 우 수석의 가족회사인 ‘정강’과 서울지방경찰청 차장실, 이 특별감찰관실 사무실 등을 전격 압수수색하고 있는 가운데, 우 수석 처가의 토지 매입 의혹에 휩싸인 넥슨코리아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됐다. 게임회사 넥슨이 2011년 우 수석 처가 소유의 강남역 인근 땅을 시세보다 비싸게 매입해줬다는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넥슨코리아 사무실을 압수수색했고, 당시 땅 거래와 관련한 서류 등을 확보했다. 검찰이 이날 우 수석과 이 수석을 향해 동시에 강제수사에 착수한 것은 이번 의혹을 둘러싼 사회적 논란이 증폭된 가운데 수사의 공정성과 형평성에 대한 안팎의 인식을 감안한 조치로 풀이된다. 검찰은 오전 9시쯤 반포동에 있는 정강 사무실에서 자금 사용 내역이 담긴 회계장부, 컴퓨터 하드디스크, 각종 업무 자료 등을 확보했다. 우 수석 가족은 정강 법인 자금으로 마세라티 등 고급 외제차를 리스해 쓰고 통신비 등에 사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정강 명의로 리스된 차량들을 우 수석 가족들이 사적으로 썼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우 수석이 사는 아파트 관리사무소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시켰다. 검찰은 우 수석 아들 의혹과 관련해 이상철 차장실과 의경계 사무실 등 서울경찰청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우 수석 아들(현재 수경)이 이 차장 운전병으로 배치된 인사 발령 과정 및 휴가·외박 등 근무 여건에 특혜가 있었는지 등을 조사 중이다. 앞서 이 감찰관은 우 수석을 정강 회삿돈의 횡령·배임, 아들의 보직과 관련한 직권남용 등 의혹으로 수사의뢰했다. 수사팀은 청진동 특별감찰관실 사무소도 압수수색해 감찰 업무 관련 서류, 컴퓨터 하드디스크 자료 등을 확보했다. 이 감찰관은 한 언론사 기자에게 “특별감찰 대상은 우 수석 아들과 가족회사 ‘정강’이다”, “특별감찰 활동이 19일이 만기인데, 우 수석이 계속 버티면 검찰이 조사하라고 넘기면 된다”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드러나 기밀 유출 의혹을 불러왔다. 검찰은 실제로 이 감찰관과 해당 기자가 이런 대화를 주고받았는지를 확인하고자 법원이 발부한 영장을 제시하고 이들의 휴대전화를 각각 압수했다. 영장 집행의 민감성을 고려해 사무실이 아닌 자택 부근 등 제3의 장소에서 임의제출 형태로 확보했다. 다만 우 수석과 이 감찰관의 자택은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검찰 관계자는 우 수석과 이 특감의 동시 압수수색과 관련해 “수사가 잘 이뤄져 실체적 진실에 근접한 결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두 사건은 연결된 부분이 있어서 같이 같이 들어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우 수석의 청와대 집무실이 포함되지 않은 것에는 “(범죄 혐의와) 직접적으로 연관돼 있지 않으면 압수수색이 쉽지 않고 영장이 발부된다는 보장도 없다”며 “영장을 받을 수 있는 증거자료 범위에서 필요한 압수수색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 감찰관 사무실이 포함된 데 대해선 “수사의뢰된 자료가 모든 자료를 제출한 것인지를 확신할 수없었고 자료 자체도 (일부) 제출을 안 했다는 식으로 돼 있다”며 “그런 부분을 확인할 필요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검찰은 이날 밝힌 8곳 외에도 국가기관을 상대로 압수수색영장을 받되 임의제출 형식으로 자료를 확보한 것이 추가로 있다고 언급했다. 검찰 안팎에선 고발 내용인 탈세 의혹과 관련해 국세청에서 자료를 확보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김수남 검찰총장의 지시로 24일 출범한 특별수사팀은 주말까지는 수사의뢰·고발한 개인 및 기관 관계자들을 불러 기초 사실 파악에 주력했다. 검찰은 28일 우 수석을 고발한 투기자본감시센터 윤영대 대표를 조사했다. 이 단체는 우 수석 처가가 서울 강남역 인근 부동산을 넥슨에 시세보다 고가에 매각한 의혹(뇌물수수)과 우 수석·처가가 경기 기흥 골프장 운영사 지분을 상속받을 때 상속세 5천억원을 내지 않은 의혹(조세포탈), ‘주식 뇌물’ 혐의로 구속기소된 진경준 전 검사장의 인사검증 부실 의혹(공무집행방해·직권남용) 등을 제기했다. 27일에는 우 수석을 수사의뢰한 특별감찰관실 실무자를, 25일에는 이 감찰관을 고발한 대한민국수호천주교인모임 공동대표 이모씨 등을 각각 불러 고발인 조사를 했다. 특별수사팀은 정강 관련 의혹 규명을 위해 계좌추적영장도 발부받아 자금 흐름을 확인 중이다. 검찰은 또 이 감찰관의 통화 내역을 조회하는 등 ‘언론 유출 의혹’ 파악을 위한 사실 관계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인기가요 엑소 ‘로또’ 블랙핑크 ‘휘파람’ ‘붐바야’ 꺾고 1위 “엑소엘 감사”

    인기가요 엑소 ‘로또’ 블랙핑크 ‘휘파람’ ‘붐바야’ 꺾고 1위 “엑소엘 감사”

    엑소가 ‘인기가요’에서 블랙핑크를 꺽고 1위에 올랐다. 엑소는 28일 방송된 SBS ‘인기가요’에서 블랙핑크 ‘휘파람’, ‘붐바야’를 누르고 8월 넷째주 1위를 차지했다. 엑소는 이날 ‘로또(LOTTO)’로 ‘인기가요’ 1위에 오르며 지난주 Mnet ‘엠카운트다운’, KBS2 ‘뮤직뱅크’에 이어 세 번째 트로피를 추가했다. 인기가요 1위로 호명된 후 엑소 수호는 “저희 위해서 힘써주신 많은 분들 감사하다. 엑소 엘 여러분들 감사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백현은 “여러분들이 없었다면 저희가 없었을 거다”라고 말했고 디오는 “항상 예의바른 엑소가 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날 ‘인기가요’에서는 반가운 컴백 무대들이 펼쳐졌다. 걸그룹 스피카, 라붐, 우주손녀가 한층 더 상큼한 매력으로 돌아온 가운데 역주행으로 음원차트를 접수한 한동근이 컴백을 알렸다. 레이디제인의 컴백 무대도 이어졌다. 1위 후보에 두 곡을 올린 블랙핑크는 ‘휘파람’과 ‘붐바야’ 두 무대를 꾸몄다. 개성 가득한 의상을 입고 등장한 블랙핑크는 신인답지 않은 안정적인 가창력과 무대로 관객들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한편 이날 ‘인기가요’에는 엑소, 블랙핑크를 비롯해 준케이, Triple T (효연, 민, 조권), 빅스, 엑소, 나인뮤지스A, 슬리피, 스피카, 한동근, 라붐, 오마이걸, 업텐션, 우주소녀, 마스크(MASC), NCT DREAM, 지온 등이 출연했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함혜리 기자의 미술관 기행] 프라 안젤리코의 ‘수태고지’… 온몸에 전율 흐르네

    [함혜리 기자의 미술관 기행] 프라 안젤리코의 ‘수태고지’… 온몸에 전율 흐르네

    예수 탄생의 일화에서 천사 가브리엘이 마리아에게 나타나 예수 그리스도의 잉태를 예고하는 ‘수태고지’(受胎告知·Annunciation)의 순간은 그리스도교가 정착한 5세기 이래 서구 미술의 중요한 주제로 다루어졌다. 날개 달린 천사가 한 여인에게 무언가 말하는 장면을 그린 그림이 있다면 그 그림의 제목은 열이면 열, ‘수태고지’라고 보면 된다. 15세기 르네상스 미술에서는 특히 산드로 보티첼리, 레오나르도 다빈치 등 걸출한 화가들이 ‘수태고지’를 주제로 뛰어난 작품을 남겼다. 개인적 취향의 차이는 있겠으나 지금까지 본 모든 수태고지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을 꼽으라면 서슴지 않고 피렌체의 산마르코 수도원에 있는 프라 안젤리코(1387~1455)의 ‘수태고지’라고 답하겠다. ●기독교 교리의 본질을 숭고한 아름다움으로 표현 프라(Fra)는 수도사들의 이름 앞에 붙이는 호칭으로 ‘형제’라는 뜻이고, 안젤리코는 ‘천사 같은’이라는 뜻이다. 본명이 구이도 디 피에트로인 그는 청년기에 채색 삽화가로 도제 수업을 받고 화가로 활동하다가 23세에 도미니크회 수도원에 들어갔다. 깊은 신앙심을 지닌 그는 기도의 행위로서 그림을 그렸다. 채색 필사본과 제단화로 이름을 알리던 중 도미니크회가 1436년 인수한 피렌체의 산마르코 수도원의 장식화를 맡게 됐다. 산마르코 수도원은 본래 실바네스트리 수도회 소유였던 것을 코시모 데 메디치의 후원으로 재건축이 이뤄졌다. 메디치궁을 지은 건축가 미켈레초가 1437년부터 재건축 공사를 시작해 16년 만인 1452년 지금의 수도원 건물이 완성됐다. 프라 안젤리코는 1436년부터 1445년까지 이곳에 머물며 벽화와 회랑의 프레스코화, 수도사들의 독방 프레스코화를 완성했다. 현재는 산마르코 국립박물관으로 불리지만 프라 안젤리코 미술관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다. 피렌체의 두오모에서 도보로 10분 거리에 있는 수도원은 광장 쪽으로 1층에 성당이 있고 그 왼쪽으로 들어가면 큰 정원과 아치가 이어지는 성안토니오 회랑이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회랑을 따라 걷다가 2층으로 올라가면 첼라(Cella)라고 하는 수사들의 독방이 42개가 있다. 프라 안젤리코는 원근법과 같은 당대의 기술과 수도사로서의 경건함과 신실함, 신학적 지식을 담아 수도원을 아름다운 프레스코화로 장식했다. 2층으로 가기 위해 계단을 오르면 맞은편 벽면에 ‘수태고지’가 그려져 있다. 생각보다 꽤 크고,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매혹적이고 섬세한 작품을 보는 순간 온몸이 그 자리에서 얼어붙는 것 같은 느낌이다. 프라 안젤리코의 수태고지는 ‘반문하고’ ‘순종하는’ 단계를 담고 있다. 조심스럽게 사실을 알리는 가브리엘의 자상한 표정과 “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습니까? 저는 아직 결혼하지 않았습니다”라며 반문하다가 말씀을 따르겠다고 받아들이는 마리아의 모습이 너무 아름답다. 황금빛이 은은하게 공간을 비치는 가운데 천사와 마리아 모두 겸손하게 머리를 숙이고, 두 손을 가슴에 모으고 있다. 고요하고 명상적인 분위기의 이 그림 속에 프라 안젤리코는 원죄없이 잉태가 이뤄지는 기독교 교리의 본질을 숭고한 아름다움으로 표현했다. 프라 안젤리코는 2층에 빼곡하게 들어차 있는 수도사들의 방에 각기 다른 성서의 이야기를 프레스코화로 남겼다. 각 방에는 번호가 적혀 있지만 프레스코화에 담긴 그림은 성서의 순서대로 그려져 있지는 않다. 1번 방에는 부활한 예수를 처음 발견한 마리아가 손을 잡으려 하자 예수가 “나를 잡지 마라”라고 말하는 장면, 2번 방에는 죽은 예수의 시신을 가운데 두고 슬퍼하는 장면을 그린 ‘애도’, 3번 방에는 또 다른 ‘수태고지’가 그려져 있다. ●중세 명작·유물 가득…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프라 안젤리코의 프레스코화 외에도 산마르코 수도원에는 유명한 그림과 중세 수도원의 유물들이 많다. 수도원의 든든한 후원자였던 코시모 데 메디치를 위해 북쪽 회랑 끝에 마련한 특별 기도실(39번방)에는 베노초 고촐리의 ‘동방박사의 경배’가 있다. 동방박사는 피렌체에서 선택받은 가문, 존경받는 가문, 선지자적인 가문이고 싶었던 메디치 가문의 수호 성인이었다. 피렌체의 인문학 아카데미에 참여하는 지식인들이 자주 모였던 아래층 수도사들의 식당(레페르토리오)에는 미켈란젤로의 스승으로 유명한 도메니코 기를란다요의 ‘최후의 만찬’이 있다. 산마르코 수도원장으로 ‘허영심의 화형식’을 거행하고, 결국 자신도 화형당한 지롤라노 사보나롤라의 유품도 볼 수 있다. 수도원 2층 복도에는 아름다운 도서관도 있다. 아름답기만 할 뿐 아니라 세계 최초의 공공도서관이라는 명예까지 안고 있는 이곳에는 수도사들이 직접 쓰고 그린 수백년 된 필사본들이 진열장을 채우고 있다. 산마르코 수도원은 1982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lotus@seoul.co.kr
  • 프랑스 최고법원 “지방정부 ‘부르키니’ 금지 중단해야”

    프랑스 최고법원 “지방정부 ‘부르키니’ 금지 중단해야”

     프랑스 최고 행정재판소가 뜨거운 논란이 된 무슬림 여성을 위한 전신 수영복 ‘부르키니’ 금지 조치를 중단해야 한다고 가처분 결정했다.  최고 행정재판소인 국사원은 26일(현지시간) 인권단체가 빌뇌브-루베 시의 부르키니 금지 조치를 취소해달라며 낸 소송에서 금지 중단 결정을 내렸다고 현지 BFM TV가 보도했다.  국사원은 “공공질서에 대한 증명된 위험이 있을 때만 개인의 자유를 제한할 수 있다”며 부르키니를 허용하라고 판결했다.  국사원은 지방정부의 부르키니 착용 금지 조치 위법성에 대한 최종 판결을 앞두고 임시로 이런 결정을 내렸다.  부르키니는 신체를 완전히 가리는 무슬림 의상인 부르카와 노출이 심한 비키니의 합성어로, 프랑스에서는 칸과 니스 시 등 30개 지방자치단체가 부르키니를 금지했다.  이들 지자체는 공공질서에 대한 위협과 위생문제, 수상안전 등 갖가지 이유로 관내 해수욕장에서 부르키니를 금지했다.  이에 대해 무슬림과 인권단체는 “무슬림 여성이 해변에서 마음대로 옷을 입을 자유가 있다”면서 부르키니 금지가 무슬림 낙인 찍기라고 반발했다.  프랑스인권연맹(LDH)은 일부 지자체의 관내 해수욕장 부르키니 금지 조치가 시민의 자유를 침해했다면서 국사원에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LDH 변호인 파트리스 스피노시는 전날 진행된 심리에서 “이런 금지는 공포의 산물”이라며 공공질서에 반하는 것은 부르키니 착용이 아닌 금지라고 주장했다.  빌뇌브-루베 시를 대변한 변호인 프랑수아 피나텔은 일부 기본권 제한을 인정하면서도 가까운 니스에서 테러가 발생하는 등 안보 긴장감이 심각한 상황에서 공공질서를 수호하고자 내린 결정인 만큼 위법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국사원의 이날 결정은 빌뇌브-루베 시에 대한 것이지만 금지 조치를 시행 중인 30개 지자체 전체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내년 대통령 선거 출마를 선언한 니콜라 사르코지 전 대통령은 전날 “프랑스 해변과 수영장에 부르키니가 등장하도록 내버려두는 것에 반대한다”며 “프랑스 공화국 영토 전역에서 금지하는 법률이 있어야만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서울시의회 김경자의원 ‘역사의병대’ 첫돌기념대회서 축사

    서울시의회 김경자의원 ‘역사의병대’ 첫돌기념대회서 축사

    서울시의회 김경자 의원(국민의당, 강서 2)은 8월 25일 서울시의회 별관 대회의실 2층에서 개최된 「역사의병대」 첫돌 기념 결의대회서 축사를 했다. 김경자 의원은 축사에서 “오늘은 임진왜란 때 나라를 구하려고 일어난 의병처럼 올바른 역사 찾기를 위해 힘차게 일어서신 역사의병대가 1년이 되는 날이다”며 언급한 후 “역사를 잊은 민족은 미래가 없다라는 신채호 선생의 말을 잊지 말아야한다”고 강조했다. 역사의병대는 사대사관 및 식민사관으로 왜곡된 매국사학을 바로잡기 위해 창립된 단체로 매국역사 관련 자료의 수집 및 관리와 문제 사안에 대한 대국민 홍보, 매국사학 관련 기관 및 인사에 대한 항의 및 시위, 궐기 대회, 성토 대회 등의 활동을 해오고 있다. 김 의원은 축사를 마치고 “역사의병대 첫돌기념 매국사학 성토 및 결의 대회 개최를 진심으로 축하한다. 작년 8월 25일 창립이후 지난 1년 동안의 성과를 보니 무척 고무적이다. 이후에도 역사의병대가 국사광복의 첨병이 되고 나아가 민족사학의 수호자가 되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비즈+] LG하우시스 ‘폴더 매트’ 출시

    LG하우시스는 신제품 ‘수호천사 폴더매트’를 출시했다고 25일 밝혔다. 수호천사 폴더매트는 LG하우시스의 매트 제품 가운데 처음으로 롤이 아닌 폴더 형태로 출시돼 기존 놀이방매트의 쿠션 성능과 폴더매트의 보관 편의성을 모두 갖췄다. 이 매트는 올해 6월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된 ‘어린이제품안전특별법’에서 규정하는 톨루엔과 포름알데히드 등 유해물질 품질기준을 충족했다.
  • 윤갑근 “正道대로만 수사하면 된다”

    윤갑근 “正道대로만 수사하면 된다”

    ‘유병언·성완종 사건’ 활약한 베테랑 검사들 총 11명 투입 우병우(49) 청와대 민정수석과 이석수(53) 특별감찰관에 대한 의혹을 수사하는 특별수사팀(팀장 윤갑근 대구고검장)이 특수부 검사들로 진영을 꾸리고 25일 ‘기대 반 우려 반’ 속에 수사에 착수했다. 수사팀은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검에서 첫 전체회의를 갖고 고발 및 수사 의뢰된 내용을 검토하며 수사 대상과 방향 등을 논의했다. 윤갑근(52·사법연수원 19기) 수사팀장은 부팀장으로 임명된 이헌상(48·23기) 수원지검 1차장검사와 수사팀 검사들에게 이날 “정도(正道)대로만 하면 된다. 너무 걱정하지 말고 잘해 보자”고 격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실세를 수사하는 데 따른 수사팀의 중압감이 묻어나는 대목이다. 수사팀은 총 11명의 검사와 20여명의 수사관으로 꾸려졌다. 윤 팀장과 이 차장검사 외에 김석우(44·27기) 중앙지검 특수2부장과 특수부·조사부 부부장 검사 각 1명, 평검사 6명으로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대부분의 검사가 특수부 출신이거나 특수수사 능력을 가진 조사부 및 강력부 출신이다. 윤 팀장도 여러 차례 특별수사를 직간접적으로 이끌었다. 이 차장검사는 2014년 유병언 사건의 특별수사팀장을 맡았고, 김 부장검사는 지난해 성완종 리스트 특별수사팀에서 일했다. 수사팀은 이날 전체회의에서 그동안 제기된 우 수석 관련 의혹 중 수사 대상을 특정하는 문제를 논의하고, 직권남용·횡령 혐의 외 다른 의혹들에 대해서도 수사 가능성을 열어 놓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모든 의혹에 대한 ‘먼지털이식 수사’를 배제하고 범죄구성 요건을 갖춘 것으로 의심되는 사안에 한해 수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수사팀은 이날 오후 4시쯤 이 감찰관을 고발한 대한민국수호천주교모임 공동대표 이모씨 등을 불러 고발 취지에 대해 첫 조사를 벌였다. 오는 28일 오후 2시엔 우 수석 관련 의혹들을 고발한 투기자본감시센터 윤영대 대표 등을 불러 고발인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수사팀은 조만간 특별감찰관실 관계자도 불러 수사의뢰 취지와 혐의점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이 감찰관이 수사의뢰의 주체인 한편 피고발인 신분이기도 한 점을 감안해 감찰관실 실무자를 부를 전망이다. 수사팀을 구성한 바로 다음날 조사를 시작한 것은 더이상 소모적인 논쟁이 발생하지 않도록 신속한 수사를 당부한 김수남 검찰총장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우 수석과 이 감찰관 모두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어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수사팀 수사는 최대 석 달을 넘기진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피렌체 산마르코 국립미술관: 프라 안젤리코의 프로스코화가 가득

    피렌체 산마르코 국립미술관: 프라 안젤리코의 프로스코화가 가득

     갈릴리 북쪽 산악지대에 있는 나사렛 마을에서 사는 마리아는 같은 지역에서 목수로 일하는 요셉과 곧 결혼하기로 돼 있었다. 어느 날 마리아가 조용히 앉아 바느질을 하고 있을 때 낯선 빛이 무릎 위에 내려 앉았다. 깜짝 놀라 올려다 보니 하나님의 사자인 대천사 가브리엘이 서 있었다.  가브리엘이 조심스럽게 말했다. “ 마리아, 하나님이 그대와 함께 하신다. 하나님이 너를 크게 축복하셨으니 두려워 마라. 너는 이제 아들을 낳게 될 것이다. 그는 오래 기다려 온 왕이고, 다윗 왕의 후손이며, 그의 나라는 영원하리라.”  신약성서에 기록된 예수 탄생의 일화에서 천사 가브리엘이 마리아에게 나타나 예수 그리스도의 잉태를 예고하는 부분이다. ‘알리다’는 뜻의 라틴어 동사 ‘아눈티아레(annuntiare)’에서 유래한 고유명사 ‘수태고지(受胎告知,Annunciation)’의 순간은 그리스도교가 정착한 5세기 이래 서구 미술의 중요한 주제로 다루어 졌다. 날개달린 천사가 한 여인에게 무언가 말하는 장면을 그린 그림이 있다면 그 그림의 제목은 열이면 열, ‘수태고지’라고 보면 된다. 15세기 르네상스 미술에서는 특히 산드로 보티첼리, 레오나르도 다빈치 등 걸출한 화가들이 ‘수태고지’를 주제로 뛰어난 작품을 남겼다. 개인적 취향의 차이는 있겠으나 지금까지 본 모든 수태고지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을 꼽으라면 서슴치 않고 피렌체의 산마르코 수도원에 있는 프라 안젤리코(1387~1455)의 ‘수태고지’라고 답하겠다.  프라(Fra)는 수도사들의 이름 앞에 붙이는 호칭으로 ‘형제’라는 뜻이고, 안젤리코는 ‘천사같은’이라는 뜻이다. 본명이 구이도 디 피에트로인 그는 청년기에 채색 삽화가로 도제수업을 받고 화가로 활동하다가 23세에 도미니크회 수도원에 들어갔다. 깊은 신앙심을 지닌 그는 기도의 행위로서 그림을 그렸다. 채색 필사본과 제단화로 이름을 알리던 중 도미니크회가 1436년 인수한 피렌체의 산마르코 수도원의 장식화를 맡게 됐다.  산마르코 수도원은 본래 실바네스트리 수도회 소유였던 것을 코시모 데 메디치의 후원으로 재건축한 것이다. 메디치 궁을 지은 건축가 미켈레초가 1437년부터 재건축 공사를 시작해 16년만인 1452년 지금의 수도원 건물이 완성됐다. 프라 안젤리코는 1436년부터 1445년까지 이 곳에 머물며 벽화와 회랑의 프레스코화, 수도사들의 독방 프레스코화를 완성했다. 현재는 산마르코 국립박물관으로 불리지만 프라 안젤리코 미술관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다.  피렌체의 두오모에서 도보로 10분 거리에 있는 수도원은 광장 쪽으로 1층에 성당이 있고 그 왼쪽으로 들어가면 큰 정원과 아치가 이어지는 성안토니오 회랑이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회랑을 따라 걷다가 2층으로 올라가면 첼라(Cella)라고 하는 수사들의 독방이 42개가 있다. 프라 안젤리코는 원근법과 같은 당대의 기술과 수도사로서의 경건함과 신실함, 신학적 지식을 담아 수도원을 아름다운 프레스코화로 장식했다.  2층으로 가기위해 계단을 오르면 맞은 편 벽면에 ‘수태고지’가 그려져 있다. 생각보다 꽤 크고, 기대했던 것 보다 훨씬 더 매혹적이고 섬세한 작품을 보는 순간 온 몸이 그 자리에서 얼어붙는 것 같은 느낌이다.  회화의 주제로서 수태고지 장면에서 마리아의 모습은 시간적 순서에 따라 5가지 미덕의 상태로 표현된다. 천사의 출현으로 경이로워 하는 당혹한 상태, 천사의 말씀을 듣고 그 의미가 무엇인지 생각하는 심사숙고의 상태,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는지를 묻는 질문의 상태, 말씀을 받아들이는 순종의 상태, 마지막으로 예수를 잉태하게 되는 공로의 상태다.  프라 안젤리코의 수태고지는 ‘반문하고’ ‘순종하는’ 단계를 담고 있다. 조심스럽게 사실을 알리는 가브리엘의 자상한 표정과 “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습니까? 저는 아직 결혼하지 않았습니다”라며 반문하다가 말씀을 따르겠다고 받아들이는 마리아의 모습이 너무 아름답다. 황금 빛이 은은하게 공간을 비치는 가운데 천사와 마리아 모두 겸손하게 머리를 숙이고, 두 손을 가슴에 모으고 있다. 고요하고 명상적인 분위기의 이 그림 속에 프라 안젤리코는 원죄없이 잉태가 이뤄지는 기독교 교리의 본질을 숭고한 아름다움으로 표현했다.  그리스도교에서 수태고지는 예수가 신성(神性)과 인성(人性)을 동시에 지닌 존재임을 나타내는 중요한 기록이었다. 또한 ‘신을 탄생하게 한 여자’로서의 마리아를 예고하는 중요한 순간이기도 하다. 일반적으로 “은혜를 받은 자여, 평안할지어다. 주께서 너와 함께 하시도다”를 그림에 쓰거나 백합, 흰 수건 등으로 그려 넣어 마리아의 순결을 상징적으로 보여주지만 프라 안젤리코는 그런 직접적인 상징을 사용하지 않았다. 대신 화면에서 가브리엘과 마리아가 있는 장소로 수도원의 로지아를 그렸다. 로지아의 아치는 마리아를 상징하는 ‘M’자형이다. 프라 안젤리코는 이런 기적이 수도원에서 일어났을 것이라 상상하며 이 그림을 그렸을 것이다.  프라 안젤리코는 2층에 빼곡하게 들어차 있는 수도사들의 방에 각기 다른 성서의 이야기를 프레스코화로 남겼다. 각 방에는 번호가 적혀있지만 프레스코화에 담긴 그림은 성서의 순서대로 그려져 있지는 않다. 1번 방에는 부활한 예수를 처음 발견한 마리아가 손을 잡으려 하자 예수가 “나를 잡지 마라”고 말하는 장면, 2번 방에는 죽은 예수의 시신을 가운데 두고 슬퍼하는 장면을 그린 ‘애도’, 3번 방에는 또 다른 ‘수태고지’가 그려져 있다.  어두운 복도의 양쪽으로 무거운 문이 있고 그 문을 열면 창문 하나가 외부 세계와 소통하는 유일한 창구인 두 평 남짓한 독방이다. 이곳에서 수도사들은 성서에 나타난 수많은 기적들과 도미니크회 순교자들의 모습을 그린 프라 안젤리코의 프레스코화를 보면서 고요하게 신을 생각하고 묵상의 시간을 가졌을 것이다. 방마다 다른 일화를 표현한 프레스코화가 있는 2층은 수도원이 폐쇄된 19세기가 되어서야 대중에게 공개됐다.  프라 안젤리코의 프레스코화 외에도 산마르코 수도원에는 유명한 그림들과 중세 수도원의 유물들이 많다. 수도원의 든든한 후원자였던 코시모 데 메디치를 위해 북쪽 회랑 끝에 마련한 특별 기도실(39번방)에는 베노초 고촐리의 ‘동방박사의 경배’가 있다. 동방박사는 피렌체에서 선택받은 가문, 존경받는 가문, 선지자적인 가문이고 싶었던 메디치 가문의 수호성인이었다. ‘동방박사의 경배’ 속에는 피렌체의 아버지로 불리는 코시모 데 메디치와 그의 아들 피에로, 손주 로렌초 데 메디치가 그림에 등장한다. 피렌체의 인문학 아카데미에 참여하는 지식인들이 자주 모였던 아래층 수도사들의 식당(레페르토리오)에는 미켈란젤로의 스승으로 유명한 도메니코 기를란다요의 ‘최후의 만찬’이 있다.  수도원장이었던 지롤라노 사보나롤라의 유품도 볼 수 있다. 사보나롤라는 르네상스 시대의 피렌체 역사에 반드시 등장하는 인물이다. 15세기 후반은 르네상스가 절정에 달했던 시기다. 도시는 부유했고 정치적으로도 안정되면서 사람들은 사치와 향락에 빠졌고 예술과 종교도 세속적으로 흘러갔다. 이때 산마르코 수도원장이 되어 피렌체에 입성한 사보나롤라는 광기어린 설교로 “지금 당장 청빈한 삶으로 돌아오지 않으면 죗값을 치를 것”이라고 사람들을 선동했다.  놀랍게도 로렌초 데 메디치가 사망하던 해에 프랑스의 샤를 8세가 피렌체를 침공했고 1494년 로렌초의 아들 피에로 데 메디치는 패전의 책임을 지고 물러나 도시에서 추방됐다. 사보나롤라의 추종자들은 피렌체를 장악하고 신의 이름으로 독재정치를 펼쳤고 사보나롤라는 온갖 사치스러운 것들을 시뇨리아 광장에 모아놓고 ‘허영심의 화형식’을 거행하고 성직자들의 타락을 비난하며 교황청의 개혁을 요구한다. 과격함이 극에 달하자 결국 교황청은 1497년 그를 파문하기에 이르렀다. 사보나롤라는 허영심의 화형식이 있었던 시뇨리아 광장에서 1498년 공개화형된다. 산마르코 수도원에는 사보나롤라의 열렬한 추종자였던 프라 바르톨로메오가 1508년에 그린 사보나롤라의 초상화 2점이 남아있다. 아직 사보나롤라의 이름을 올리는 것이 죄악시되던 때라 바르톨로메오는 그림에 ‘순교자 베드로’라는 제목을 붙였다.  수도원 2층 복도에는 아름다운 도서관도 있다. 아름답기만 할 뿐 아니라 세계최초의 공공도서관이라는 명예까지 안고 있는 이곳에는 수도사들이 직접 쓰고 그린 수백년 된 필사본들이 진열장을 채우고 있다. 산마르코 수도원은 1982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