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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석교교회~영천시장 옛 골목에서… 외솔선생 한글 사랑을 되새기다

    석교교회~영천시장 옛 골목에서… 외솔선생 한글 사랑을 되새기다

    서울신문이 서울시, 사단법인 서울도시문화연구원과 함께하는 2019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 ‘제30차 서울의 문학 4(외솔 최현배의 사주오 두부장수)’ 편이 지난 16일 수필의 주무대인 서대문구 행촌동과 외솔선생이 반평생을 보낸 신촌 연세대 캠퍼스 일대에서 2시간 동안 진행됐다. 서울미래유산을 사랑하는 참석자 40여명은 이날 오전 10시 지하철 3호선 독립문역 4번 출구를 출발했다. 먼저 3·1독립선언 기념탑과 독립관, 서재필 동상, 독립문을 차례로 돌아봤다. 탐방 다음날인 11월 17일이 마침 순국선열 추모제 80주년이어서 뜻깊은 방문이 됐다. 천주교 무악동 성당은 서울에 5개 있는 빈민사목 성당이다. 단아한 ‘ㄷ자’형 한옥 성당은 안방과 마루를 튼 공간에 제대 역할을 하는 교자상이 놓였고, 건넌방에 십자가상이 설치된 소박한 초기교회의 모습이다. 석교교회~영천시장 길은 작품 속 두부장수가 외치고 다니던 길처럼 정겨운 옛 골목이다. 일행은 독립문공원 극동아파트 버스정류장에서 7737번 버스를 타고 세브란스병원 앞에서 하차했다. 외솔선생을 기념하는 외솔관과 선생의 흉상을 보고 일정을 마무리했다. 이날의 서울미래유산은 무형유산인 수필 ‘사주오 두부장수’와 유형유산인 석교교회, 영천시장 등 3개였다. 해설은 서울미래유산 그랜드투어에 첫 데뷔한 김윤정 서울도시문화지도사가 맡았다.해마다 한글날이면 외솔 최현배(1894~1970) 선생이 지은 ‘한글날 노래’가 방방곡곡 울려 퍼진다. ‘강산도 빼어났다 배달의 나라/긴 역사 오랜 전통 지녀온 겨레/거룩한 세종대왕 한글 펴시니/새 세상 밝혀주는 해가 돋았네/한글은 우리 자랑 문화의 터전/이글로 이 나라의 힘을 기르자….’ 이 노래를 지은 외솔은 평생 우리말과 우리글을 연구하고 지킨 ‘수호신’이다. 외솔은 외로운 한 그루 소나무라는 뜻이다. 독립기념관장을 지낸 김삼웅은 ‘외솔 최현배 평전’에서 “외솔이라는 자호가 선생의 생애를 한마디로 압축한다. 외솔은 조선의 사육신 성삼문의 단심가에서 취한 호”라고 풀이했다. 단재 신채호 선생이 단심가 중 일편단심에서 ‘붉을 단(丹)’자를 얻었듯 외솔은 단심가 중 ‘봉래산 제일봉에 낙락장송 됐다가 백설이 만건곤할 제 독야청청하리라’의 낙락장송에서 ‘소나무 송(松)’을 취했다. 선생의 임은 조국이었으며, 한글이 곧 목숨이라는 각오로 외로운 소나무 한 그루가 되기를 자처한 것이다.실제 선생은 숱한 지식인들이 친일 변절했을 때 한글을 지킨 최고의 국어학자인 동시에 독립지사였으며, 해방 후 독재정치를 비판한 사회사상가로서 일생을 보냈다. 선생은 “말은 그 겨레의 정신이요 생명이라. 정신이 없는 몸뚱이가 살아갈 수 없으며…”라면서 나라흥성의 법칙이 말과 글을 지키는 데 있다고 갈파했다. 일제의 조선어 말살정책에 저항해 우리말과 한글을 유지하는 말과 글을 통한 독립투쟁운동을 벌였다. 해방 후에는 한자 전용과 영어공용어 채택 주장에 맞서 한글전용, 한글 가로쓰기, 한글 자판 개발에 온 힘을 쏟았다. 외솔은 반봉건, 반제국주의 견지에서 한글전용과 가로쓰기를 주장한 선각자 한흰샘 주시경(1876~1914)의 수제자였다. 외솔은 “나는 주 스승에게서 한글을 배웠을 뿐 아니라 우리말, 우리글에 대한 사랑과 그 연구의 취미를 길렀으며 겨레정신에 깊은 자각을 얻었으니, 나의 그 뒤 일생의 근본 방향은 여기서 결정된 것이었다. 나는 주 스승에게 배우고 또 배워, 가위 그 당에 들어갔다고 할 만큼 되었다. …나는 스승의 부탁에 따라 우리말, 우리글을 오늘날까지 갈고닦고 가르치고 또 가르치고 있는 것이니, 이 사명을 다한 뒤에는 스승에게로 돌아가서 복명을 할 작정이다”고 술회했다. 실제 숨진 뒤 평소의 바람대로 스승이 잠든 경기 양주군 진접면 장현리 묘소 옆에 안장됐다. 그러나 후학들이 무심함 탓에 스승은 2013년 국립서울현충원으로, 제자는 2009년 국립대전현충원으로 이장돼 떨어졌다. 살아서 함께했고, 죽어서도 함께했던 사제를 떼논 것이다. 주시경 선생의 묘비는 홍릉 세종대왕기념관으로 옮겼다.‘세종대왕 다음으로 한글 연구에 공헌한’ 주시경 선생은 언어가 민족의 얼이라고 생각한 언어민족주의자였다. 문하에는 최현배·김두봉·김윤경·이윤재·이병기·신명균·권덕규·이상훈·이극로·김선기 등 기라성 같은 애제자가 있었다. ‘외솔 최현배 평전’에 따르면 체제는 달랐지만 남한의 최현배, 북한의 김두봉이 중심이 돼 분단 상황에서 남북한의 언어정책을 이끌었다. 부산 동래출신 김두봉(1889~1961?)은 울산 염포 출신 최현배보다 5살 연상이었으나 절친한 친구사이로 지냈다. 이 둘은 스승을 쫓아 단군을 숭배하는 민족종교 대종교에 입교했다. 북조선노동당 위원장,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김일성종합대학 초대총장을 지낸 김두봉은 1958년 김일성일파에 의해 반당종파분자로 몰려 숙청당할 때까지 북한의 한글전용에 큰 업적을 남겼다. 두 분이 없었더라면 미국과 소련 두 절대강국 치하에서 우리말과 글을 지켜내지 못했을지도 모른다.외솔의 3대 저술은 ‘조선민족 갱생의 도’, ‘우리말본’, ‘한글갈‘이다. 일본 교토대학에서 유학하던 32살 때 ‘조선민족 갱생의 도’를 집필, 일약 유명인사가 된 외솔은 귀국하자마자 연희전문학교 교수로 취임해 어려운 상황 속에서 국어국문학과 ‘페스탈로치의 교육사상’을 강의했다. 1938년 흥업구락부 사건에 연루된 대다수가 친일로 전향했을 때도 외솔은 끝까지 신념을 지켜 학교에서 쫓겨났다. 복직하기 전까지 3년 동안 ‘우리말본’과 ‘한글갈’을 저술했다. 우리말본은 우리말 문법 연구의 분수령을 이루는 역저이며 한글갈은 훈민정음에 관한 역사적 문제와 한글의 이론적 문제를 체계적으로 논구한 노작이다. 외솔 선생은 1970년 3월 23일 입원 중이던 서울 세브란스병원에서 77살로 세상을 떠났다. 사회장으로 치러진 장례식에서 평생 동지 노산 이은상(1903~1982)은 ‘마지막 드리는 노래- 외솔 최현배 님 영 앞에’를 낭송했다. “고난도 파란도 많은/이 땅에 오셔 칠십 칠년/얼, 말, 글 겨레의 성벽/한 몸으로 지키시더니/붓 놓고 입 다무시고/어디로 멀리 가시옵니까./바람찬 거친 들에/뚜벅뚜벅 걸어간 자취/바람은 가고 없어도/발자욱만은 뚜렷하구려/이 길로 가야 한다고/일러주신 노정표외다./나라 잃은 그 시절에도/조국의 말과 글이 같이 살았고…금 글자로 새기오리다/해마다 솔씨 떨어져/자라난 다복솔 보소/생전에 외솔일러니/인제는 외롭지 않소/새 솔밭 돌아다보며/웃고 가시옵소서.” 외솔과 함께 조선어학회 사건에 연루돼 투옥됐던 시조시인 노산은 옥중에서 “미처 다 못 배워/인제사 여기 와서/ㄹ(리을)자를 배웁니다/ㄹ(리을)자 받침 든 세 글자/ 자꾸 읽어 봅니다./제 ‘말’ 지켜라/제 ‘글’ 지켜라/제 ‘얼’ 붙잡고…”라는 ‘평생을 배우고도’라는 글을 남겼다. 외솔은 늘 검은 두루마기, 흰 고무신에 머리는 중 마냥 빡빡 깎은 시골 생원 같은 모습이었다. 미끈한 양복에, 학자나 예술가 풍채를 기대했던 사람들은 처음에는 실망했으나 이 실망은 갈수록 봄눈 녹듯이 사라지고 경모의 정이 솟구쳐 올랐다고 한다. ‘사주오 두부장수’에 나타나 있는 소박한 정겨움의 실체이다. 외솔의 숨결은 멀리 있지 않다. 우리가 늘 쓰는 도시락, 반올림, 마름모꼴, 꽃잎, 짝수와 홀수, 지름 같은 숱한 고운 말을 만드신 분이다. 가로쓰기와 띄어쓰기, 한글자판에도 선생의 고혈이 스며 있다. 글 노주석 서울도시문화연구원 원장사진 김학영 연구위원 ■다음 일정:제31회 서울역 뒷동네-서계동 ■집결장소: 11월 23일(토) 오전 10시 서울역 1번 출구 ■신청(무료): 서울미래유산 홈페이지(futureheritage.seoul.go.kr) ■문의: 서울도시문화연구원(www.suci.kr)
  • 공화당 집중포화에도 “올바르게 하려 한다” 빈드먼 중령에 갈채

    공화당 집중포화에도 “올바르게 하려 한다” 빈드먼 중령에 갈채

    “난 미국인입니다. 미국이야말로 내가 복무하고 수호하려고 하고, 모든 형제들이 복무하고 있는 나라입니다. 여기서 올바르게 하려고 합니다.” 미국 공화당 의원들의 집중 포화를 견뎌낸 그가 조용하고 분명한 어조로 말하자 박수 세례가 터졌다. 19일(현지시간) 미국 의회에서 사흘째 이어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탄핵 조사 공개 청문회에 증인으로 나선 알렉산더 빈드먼 육군 중령이 눈길을 끌고 있다. 그는 지난달 말 하원의 비공개 탄핵 조사 청문회에 나서 “미국 대통령이 외국 지도자에게 미국 시민의 뒷조사를 해달라고 요구하는 상황이 상당히 부적절해 보였다”고 당당히 증언해 화제가 됐다. 당시는 민주당 만의 밀실 청문회였는데 이날은 야후! 닷컴 등이 생중계한 상황이라 더욱 많은 관심이 집중됐다. 우크라이나 스캔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정적(政敵)이자 유력 대선주자였던 민주당 출신 조 바이든 전 대통령 부자를 쳐내기 위해 우크라이나 정부에 뒷조사를 의뢰했고, 우크라이나 정부가 뒷조사에 응하도록 ‘군사 원조 유예’ 카드를 꺼내는 월권 행위를 했다는 의혹이다. 빈드먼 중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직접 통화하는 내용을 들었던 첫 증인으로 청문회에 섰다. 공화당 의원들의 공격은 그가 증언하겠다고 나선 배경이 순수하지 않다는 의심을 깔고 있다. 옛 소련 출신이라 그런 것 아니냐는 것이다. 폭스뉴스는 그가 비공개 청문에 나서기 전날 ‘빈드먼 중령이 러시아 스파이일 수도 있다’는 패널의 발언을 그대로 내보내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이날 공개 청문회 증언을 앞두고 백악관은 공식 트위터로 상관이 그의 판단력에 의문을 갖고 있었다고 흠집을 내기에 여념이 없었다. 빈드먼 중령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조사가 실시된 이후, 백악관에서 일하는 직원 가운데 하원 청문회에 처음으로 출석한 인물이기도 했다. 백악관은 빈드먼 중령에게 증인으로 출석하지 말라고 지시했지만, 하원이 소환장을 발부하자 빈드먼 중령은 출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탄핵과 관련해 불리한 내용을 언론에 흘린 내부제보자가 ‘다른 사람에게 귀동냥해 들은 간접 증거’라고 주장해왔는데 문제의 통화 내용을 직접 들은 빈드먼 중령이 당당히 증언하면서 더욱 궁지에 몰리게 됐다. 빈드먼 중령은 이날도 가슴팍에 ‘퍼플 하트’ 훈장을 달고 증언에 나섰는데 군 복무 도중 전사했거나 부상을 입은 상이 군인들에게 수훈되는 훈장이다. 그는 이라크 전쟁에 참전했다가 사제폭탄 폭발로 부상을 입었다. 우크라이나 태생으로 어머니를 일찍 여읜 빈드먼 중령은 세 살 때인 1979년 아버지, 친할머니, 외할머니와 함께 옛소련을 탈출해 미국으로 건너왔다. 영어도 할 줄 몰랐던 그의 아버지는 일거리가 많은 뉴욕에 자리를 잡고 돈이 되는 일이라면 닥치는 대로 했다. ABC 뉴스에 따르면 빈드먼 중령은 미국 사회에 빨리 뿌리 내리기 위해 군 복무를 자원했다. 그 뒤 20년간 요직을 거치며 승승장구했다. 국방무관으로 일하기도 했고, 한국에서 복무한 인연도 있다. 지난해 7월부터는 국가 안보, 외교 정책 수립을 총괄하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에 들어와 우크라이나 업무를 담당했다. 우크라이나어의 뉘앙스도 포착해낼 수 있어 이날 증언 내용에도 신뢰가 실렸다.빈드먼 옆 증언대에 앉은 여성은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유럽·러시아 담당 특별 보좌관 제니퍼 윌리엄스다. 행정부 안에서 트럼프와 젤렌스키의 통화 내용을 직접 들은 10여명 가운데 한 명인데 이날도 “대단히 부적절한 언급이라고 생각했다”고 증언했다. 이날 증언에 나서기 전에 트럼프 대통령은 그녀의 이름을 직접 공개하며 트윗으로 공격했다. 지난번 마리 요바노비치 전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 대사의 증언 도중 트윗 공격을 가한 것과 비슷해 보였다. 궁지에 몰려 증인들을 마구 겁박하는 트럼프 대통령은 탄핵 당할 이유를 스스로 하나씩 보태는 형국이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문 대통령, ‘소방관 국가직 전환’ 통과에 “국민 모두 바라던 것”

    문 대통령, ‘소방관 국가직 전환’ 통과에 “국민 모두 바라던 것”

    문재인 대통령은 20일 소방관을 내년부터 국가직으로 전환하는 법안이 전날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것과 관련해 “소방관들의 진정 어리고 헌신적인 활동과 숭고한 희생이 비로소 제자리를 찾았다”며 “너무 늦게 이뤄져 대통령으로서 죄송한 마음”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소방공무원 국가직 전환을 축하한다. 소방공무원의 국가직 전환은 단지 소방관들만의 염원이 아니라 국민 모두가 바라던 것이었다”며 이같이 밝혔다.소방관 국가직 전환은 문 대통령도 대선 공약으로 내걸 정도로 관심을 가져왔고, 취임 이후에도 수차례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법안 통과로 전체 소방공무원 5만 4000여명 중 99%에 이르는 지방직 소방관이 내년 4월부터 국가직으로 바뀐다. 국민을 위해 봉사직임에도 지자체마다 천차만별이었던 소방공무원 처우가 개선되면, 인력·장비의 지역 간 격차가 좁혀져 균등한 소방안전 서비스가 제공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문 대통령은 “소방공무원 국가직 전환의 반가운 소식을, 응급환자를 구조하던 도중 우리 곁을 떠난 박단비·배혁·김종필·이종후·서정용 소방대원과 윤영호·박기동님께 가장 먼저 전하고 싶다”면서 최근 독도 헬기 추락사고로 사망·실종된 희생자들을 기렸다.문 대통령은 “전국 각지에서 강원도 산불 현장으로 달려와 일사불란하게 진화 작전을 펼치던 모습, 헝가리 유람선 침몰사고 현장에 파견돼 19명의 실종자를 가족 품으로 돌려 보내드린 구조 활동을 결코 잊을 수 없다”며 “소방관이 아니면 보여줄 수 없는 감동의 현장이었다”고 했다. 이어 “소방공무원의 국가직 전환은 새로운 시작”이라며 “이제 국민 안전에 지역 격차가 있을 수 없으며, 재난 현장에서도 국가가 중심이 돼 총력 대응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이 사랑하고 굳게 믿는 만큼 소방공무원도 자부심을 갖고 국민 안전과 행복에 더욱 힘써 주시기 바란다”며 “안전 수호자로 먼저 가신 소방관들을 애도하며 멀리서나마 함께 축하하고 계시리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2020 전태일 50주기’ 준비위원회 출범

    ‘2020 전태일 50주기’ 준비위원회 출범

    내년으로 다가온 전태일 열사 50주기를 준비하는 준비위원회가 출범했다. 전태일재단은 19일 서울 종로구 종로5가 평화시장 앞 ‘전태일다리’에서 ‘2020 전태일 50주기 준비위원회’(준비위) 출범식을 열었다. 이수호 전태일재단 이사장은 “50여년 전 전태일 동지가 마음 아파했던 어린 여공들은 비정규직과 특수고용 노동자, 경력단절 여성 등 다른 이름으로 여전히 우리 사회에 남아 있다”며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근로기준법을 지켜라’라는 전태일 동지의 외침을 우리는 아직도 외치고 있다”고 말했다. 준비위는 전태일 열사 50주기를 맞아 근로기준법 준수, 영세사업장 노동자의 4대 보험 가입 현실화 대중 행동·캠페인, 극장판 애니메이션 ‘태일이’(가제) 제작·관람 운동, 전태일정신 연구 및 출판, 전태일거리 조성 등 사회운동 및 문화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한석호 재단 기획실장은 “전태일 열사 50주기에 사회 곳곳에서 부르게 될 전태일을 통해 전태일이 손잡았던 노동자들의 문제를 다시 끄집어내려고 한다”고 전했다. 이날 준비위에는 전태일재단과 민주노총, 한국노총,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등 66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통일 기사 경진대회] 장려상 김찬수 ‘평화에 다다르는 우리네 변증법’

    사단법인 통일교육협의회가 주최하고 서울신문과 통일부 통일교육원이 후원한 ‘제1회 전국 대학생기자단 평화현장 취재 및 통일기사 경진대회’ 수상작 11편을 게재한다. 11개 대학 19명의 대학생 기자들이 지난달 11일과 12일 경기 파주 캠프 그리브스 유스호스텔에서 묵으며 파주 임진각, 오두산 통일전망대, 국립 6·25전쟁 납북자기념관 등을 돌아보고 작성한 기사를 서울신문 평화연구소가 심사해 대상(통일부 장관상)에 이다현(단국대) 씨 등 11명을 선정해 시상했다. ▲수상자 명단 △대상(통일부장관상) 이다현(단국대) △최우수상(통일부장관상) 이에스더(숙명여대) 이선우(고려대) △우수상(서울신문 사장상) 김진영(동국대) 백진우(한국성서대) 이준태(서울시립대) △장려상(통교협 상임의장상) 권세은(동국대) 안수환(강원대) 김찬수(서울대) 서동영(중앙대) 오은빈(선문대)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장려상-서울대 사회학 전공 김찬수 ‘이것이 평화에 다다르기 위한 우리네 변증법s이다’ 우리는 늘 진리에 다다르기 위해 고민한다. 매 순간 마주하는 대상의 본질을 꿰뚫어 볼 수 있는 통찰, 그것이 바로 참된 앎이라 불리는 진리의 순수한 존재 이유다. 진리에 닿기 위한 여러 방법론이 고안됐다. 그중 게오르크 헤겔(Georg Hegel)의 변증법은 우리에게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정반합의 과정, 테제(thesis)와 안티테제(antithesis)를 아우르는 진테제(synthesis)의 도출이 국면을 전환하고 혁신이란 이름의 거대한 변화를 불러일으킨다. 지난 11일(금) 시작해 이틀에 거쳐 다녀온 ‘제1회 전국 대학생기자단 평화현장 취재’를 반추해본다. 젊은 지성인들과 교류하며 통일에 대한 질문을 다각적인 측면에 고찰해볼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 ‘임진각’ 방문은 헤겔의 진리 추구 방법을 쉽게 떠올린 계기가 되기도 했다. 그곳에 있는 ‘평화의 종’을 둘러보니 헌법이 수호하고 있는 통일의 가치를 고취하는 데 전혀 부족함이 없었다. 그 후 ‘납북자기념관’에선 저항 없이 무기력하게 끌려가는 누군가의 엄마, 오라비, 누이들의 이름과 모습을 봤다. 분노라는 정념의 불꽃이 타오르기 시작했다. ‘통일’이 지닌 가치는 그 누구도 부정하기 어렵다. 그것을 우리는 당위로서 받아들이고 경제·평화 논리 등을 들어 통일이 지닌 가치를 수호한다. 이것이 만일 테제로서 기능한다면, 납북자기념관에서 본 이름들은 안티테제로 작용한다. 정인보, 손진태, 이길용, 김규식, 안재홍, 유동열. 납북으로 허공에 흩어진 그 시대 지성인들의 이름이다. 그저 찰나의 순간 긁힌 생채기라고 치부하기엔 너무도 무겁고 짙은 선혈이 응고돼 한반도에 흩뿌려졌다. 이루 말할 수 없는 큰 고통이 희생 당사자들의 뇌리에 깊이 박혀있다. 어떤 이는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지키기 위해 소수의 희생이 불가피하다고 말한다. 귀납적인 경험론에 입각한 참된 명제라 말할 수 있겠다. 하지만 우리는 이것이 절대적인 진리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이 같은 사고는 고통스러운 과거를 안고 사는 이들의 울부짖음을 공허한 메아리로 변모시킨다. 통일이란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은 공중에 떠버린 그들의 목청과 공존할 수 없다. 과거를 잊는 것만이 한반도 내 평화를 안착시키는 왕도는 아니지 않은가. 우리의 양심이 이를 천명하고 있다. 앞서 살펴본 헤겔의 변증법을 기억하자. 테제와 안티테제, 이 둘의 대립과 모순을 포괄하며 나아가는 진테제가 필요하다. 통일은 수많은 가치의 상충을 동반한다. 70여 년의 분단이 이를 방증한다. 그러니 젊은 우리가 먼저 번민의 소용돌이에 갇혀 보자. 미성숙한 자아를 성찰하며 통일에 대해 정립한 테제, 안티테제 간의 쉼 없는 투쟁, 그로부터 파생하는 혼란에 고통스러워해야 한다. 사유하고 번뇌하는 젊은 지성인의 지적 투쟁은 정합적인 진테제의 귀결로 이어진다. 이것이 평화에 다다르기 위한 우리네 변증법이다.
  • 서윤기 서울시의원, ‘인헌고 논란을 통해 본 민주시민교육 토론회’ 개최

    서윤기 서울시의원, ‘인헌고 논란을 통해 본 민주시민교육 토론회’ 개최

    인헌고 사건을 계기로 사회적 쟁점을 학교에서 가르치는 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이 주제를 정면으로 다룬 토론회가 개최됐다. 서윤기 서울시의회 의원(더불어민주당, 관악2)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등이 주관한 ‘인헌고 논란을 통해 본 학교 민주시민교육’ 토론회에서 발표자와 토론자들은 “사회현안 교육은 금지하고 회피할 것이 아니라 사회적 합의를 통해 올바른 교육의 원칙과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서 의원은 개회사를 통해 “인헌고 졸업생이자 학교민주시민교육 진흥 조례를 대표 발의한 의원으로서 사회적 쟁점을 학교에서 가르치는 문제가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다”고 말하면서, “지금과 같이 서로를 비난하며 자기 주장만 강요하는 사나운 정치가 광장과 생활 공간을 넘어 학교로 침범하는 상황을 막기 위해서는 교육담당자들뿐만 아니라 정치인도 민주시민교육의 의미를 되새기며 이를 확산시키는데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본격적인 토론에서 주제 발표를 맡은 강민정 교육운동연대 집행위원장은 사회현안을 다루는 민주시민교육 원칙의 예로 독일에서 확립한 ‘보이텔스바흐 합의 원칙’과 이를 한국 현실에 적용한 ‘서울시교육청 학교민주시민교육 진흥 조례’를 소개하면서, “정치를 교육적으로 배우는 일이 아니라 교육을 정치적으로 악용하는 일에 대해서는 단호히 반대해야 하며, 이것이야말로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지켜내는 일”이라고 말했다. 두 번째로 영국의 정치교육 사례와 그 한국적 함의를 발표한 김원석 성공회대 민주주의연구소 연구위원은 “영국에서 교육 중립성을 옹호하는 대부분의 자유주의자들도 교육과 정치가 분리 가능하다거나 바람직하다는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설명하면서, “한국사회에서 교육(정치)중립성은 이현령비현령으로 정치적인 것을 교육적으로 불필요하며 심지어 위험한 것으로 낙인찍고 배제하는 방식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문제를 지적했다. 이어 토론자로 나선 김홍태 전교조 서울지부 정책실장은 “민주시민을 우리 교육과정의 목표로 규정해 놓았음에도 실제 교육 현장에서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문제를 지적했고, 전은영 서울혁신교육학부모넷 공동대표는 “사회적 이슈를 자주, 오래 토론하다보면 의견과 사람을 분리하는 힘, 즉 나와 다른 주장을 하는 사람을 감정적으로 미워하지 않게 되는 힘이 생긴다”고 말하면서 민주시민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배경내 인권교육센터 ‘들’ 상임활동가는 “학생수호연합과 보수단체들은 인헌고 교사들이 정치적 중립 의무를 위반했다는 점을 문제 삼고 있는데,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이라는 개념 자체는 허구에 가깝고 정치적으로 악용되어온 역사가 있다”고 하면서 “다만 교사-학생의 권력관계를 감안해 쟁점 사안을 다룰 때는 ‘균형’의 확보가 매우 중요하다”고 주장했고, 천희완 민주시민교육연구소장은 인헌고를 비판한 단체·언론에 대해 “자신들의 행동이 사회 발전에 기여하는지, 인헌고가 보다 나은 방향으로 교육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는지 자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청중 질의에서는 고등학교 선생님이 “교사가 가진 권위에 대한 성찰이 중립성의 기본”이라는 견해를 밝혔고, 서 의원은 마무리 발언에서 “어떤 주장을 하든 그에 앞서 학생들을 반드시 보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군사행보’ 김정은, 이번엔 물고기가공장 시찰…태도 변화 왜?

    ‘군사행보’ 김정은, 이번엔 물고기가공장 시찰…태도 변화 왜?

    “확장 공사 부진…반드시 교훈 찾아야”군 지도부 강하게 질타…기강 잡기 의도연합훈련 연기되자 경제 행보 나선 듯 낙하산 침투 훈련을 지도하며 군사 행보에 나섰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튿날 수산사업소를 찾아 먹거리 문제를 챙기는 모습을 보였다. 조선중앙통신은 19일 김정은 위원장이 “조선인민군 8월25일수산사업소와 새로 건설한 통천물고기가공사업소를 현지지도하시었다”고 보도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오늘 이렇게 찾아온 것은 인민군대 수산부문 사업 정형을 요해(파악)하던 중 이곳 수산사업소에 건설하게 돼 있는 물고기가공장 건설이 진척되지 못했다는 안타까운 보고를 받고 현지에서 직접 요해 대책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그는 “인민무력성 본부에 각 부서들이 있고 숱한 장령(장성)들이 앉아있는데 누구도 당에서 관심하는 수산사업소에 계획된 대상건설이 부진 상태임을 보고한 사람이 없었다”면서 “이런 문제까지 최고사령관이 요해하고 현지에 나와 대책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 현실이고 답답한 일”이라고 엄한 어조로 질타했다. 이어 “자체로 변변히 대책을 하지 못하면서도 당 중앙에 걸린 문제 하나도 제대로 똑똑히 장악 보고하지 않은 것은 총정치국과 무력성이 범한 실책”이라며 “반드시 교훈을 찾아야 할 문제”라고도 지적했다.그러면서도 수산사업소 지배인에 대해서는 “욕심이 지내(너무) 커서 매번 최고사령관에게 ‘이것을 하자, 저것을 하자’고 많은 것을 제기하는데 정말 찾아보기 쉽지 않은 일꾼”이라며 “최고사령관을 돕자고 부리는 욕심…충성스러우며 바른 욕심”이라고 치켜세웠다. 북한이 지난 16일(보도일 기준) 김정은 위원장의 공군 전투비행술 경기대회 참관과 18일 저격병들의 낙하산 침투 훈련을 직접 지도하는 모습을 보도하는 등 군사적 행보를 강조하다가 이날 먹거리 문제 지도 공개로 전환한 것은 미국의 연합공중훈련 연기 등 대화 분위기 조성과 관련 있어 보인다. 또 일반 사업장이 아닌 군이 운영하는 사업장을 방문했다는 점에서 체제 수호와 함께 정권 차원에서 주민 먹는 문제 해결과 경제 건설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면서도 총정치국과 무력성을 강하게 비판하고 이를 공개적으로 알린 것은 군에 대한 기강 잡기를 보이려는 시도로도 보인다. 또 기존 물고기가공장과 냉동저장고에서 일하는 어로공(어부)들과 가족들의 수고를 높이 치하했으며 그들의 생활 편의를 잘 돌봐주라고 간부들에게 당부했다. 김정은 정권은 수산업에서 대풍을 의미하는 ‘황금해’를 ‘황금산(과수업)·황금벌(농업)’과 함께 주민생활 향상을 위한 ‘3대전략자산’으로 육성하고 있는데 수산업은 선박 등 필요한 물자를 보유한 군이 장악하고 있다. 8월25일수산사업소는 2013년 장성택 처형 직후 사흘 만에 김정은 위원장이 찾았던 첫 수산사업소로, 김정은 위원장은 “언제나 마음속 첫 자리에 놓여있는 단위”라며 각별한 애정을 표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수산사업소 확장에 대해 “총적으로는 군인생활과 관련된 문제이자 인민생활문제이고 전투력 강화이며 싸움준비완성”이라며 중요성을 강조했다. 새로 건설된 통천물고기가공사업소에서는 “마치 물고기바다, 기계바다를 보는 것만 같다”면서 냉동저장고에 차곡차곡 쌓인 물고기들을 보며 “금괴를 올려 쌓은 것 같다. 올해는 농사도 대풍인데 수산도 대풍이 들겠다”고 기뻐했다. 현지지도에는 장금철 노동당 통일전선부장, 조용원 당 제1부부장, 리정남·현송월·홍영성 부부장들이 동행했으며 육군 대장인 서홍찬 군 후방총국장이 김정은 위원장을 맞았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사설] 미국서도 비판하는 방위비 분담금 과잉 청구

    한국과 미국이 어제부터 이틀에 걸친 제11차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협상 3차 회의를 시작했다. 지난 9월 이후 세 번째 만남이지만 한미의 이견 차가 너무 큰 탓에 기존 방위비분담협정이 만료되는 연말 시한을 넘길 가능성이 커졌다. 내년도 한국 분담금으로 올해보다 400% 늘어난 50억 달러(약 6조원)를 요구한 미국 측의 증액 요구에 대해 시민사회는 물론 일반 국민들도 강하게 반발하면서 ‘자발적 반미’ 여론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정치권에서도 여야가 함께 “거짓 협박을 멈추라”는 공동성명을 발표한 데 이어 여당은 ‘국회 비준 거부권’까지 거론할 정도로 격앙됐다. 미국 의회와 싱크탱크도 방위비 과잉 청구에 비판적이다. 최근 미 외교전문 매체인 ‘포린폴리시’를 통해 보수성향 미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과도한 분담금 증액 압박은 전통적 우방들에 반미주의를 촉발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 싱크탱크 민주주의수호재단 데이비드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미국의 동맹이 공동 이익과 가치, 전략에 기반한 것인지, 아니면 미군에 지원되는 금액에만 기대어 순전히 거래 관계로 탈바꿈하고 있는 것인지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그레이스 멩 하원의원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한국에 대한 막대한 증액 요구는) 중요한 동맹의 상호 이익을 고려하지 않음을 보여 주고, 미국의 안보와 이 지역 경제적 이익을 위험에 빠뜨린다”며 재고를 요청했다. 최근 5년 동안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은 41억 4700만 달러로 주한미군 유지관리 비용 38억 5700만 달러보다 3억 달러 가까이 많았다. 또 한국은 세계 4위 미국 무기 수입국이며, 21조원을 들여 세계 최고 수준의 미군기지를 건설해 제공한 동맹국이다. 미국은 이번 기회에 민주주의와 평화의 가치를 중심에 둔 한미동맹을 굳건히 하는 올바른 판단을 해야 한다.
  • 기지 밖으로 나온 中인민해방군… 홍콩 “도움 요청 안 했다”

    기지 밖으로 나온 中인민해방군… 홍콩 “도움 요청 안 했다”

    최강 대테러 특전부대 포함에 관심 쏠려 시위대 “다음에 홍콩 시민들 도살 가능성” 홍콩 GDP 10년 만에 역성장 기록할 듯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홍콩의 폭력을 중단시켜야 한다”고 경고한 지 이틀 만에 중국 인민해방군이 홍콩 거리로 나선 것을 두고 중국 정부가 시위대에 ‘우리는 언제든 홍콩 사태에 관여할 수 있고 무력 투입도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보냈다는 의견이 대두된다. 시 주석이 해외 정상급 행사에서 국내 사안을 언급한 것 자체가 이례적인 데다가 그가 열흘 새 두 차례나 홍콩 문제 해결을 강조했다는 점에서 사실상 전 세계가 보란듯 ‘최후통첩’을 했다는 것이다. 17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시 주석은 지난 4일 중국 상하이에서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을 만난 자리에서도 “법에 따라 폭력 행위를 진압하고 처벌하는 것은 홍콩의 광범위한 민중의 복지를 수호하는 것이다. 절대 흔들림 없이 이를 견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전날 홍콩 거리에 나온 중국군 지휘관은 SCMP 인터뷰에서 “여기에 나온 목적은 홍콩의 폭력을 중단시키고 혼란을 제압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14일 시 주석의 브라질 브릭스 정상회의 때 발언을 그대로 반복한 것이다. 인민해방군이 기지 밖으로 나온 것이 단순히 청소를 하기 위함이 아니었음을 보여 주는 대목이다. 홍콩 기본법과 주둔군법에 따르면 인민해방군은 지역 사안에 개입해서는 안 되지만 홍콩 정부의 요청이 있으면 공공질서 유지 등에 참여할 수 있다. 하지만 홍콩 정부 대변인은 16일 “중국군의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다”고 밝혔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중국군이 홍콩 정부의 승인 없이 스스로 나온 것이다. 특히 거리 청소에 나선 홍콩 주둔 인민해방군에 중국 내 최강 대테러 특전부대인 ‘쉐펑특전여단’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져 비상한 관심이 쏠린다고 빈과일보 등이 전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두 달 만에 처음으로 홍콩 문제와 관련한 논평을 1면에 실었다. 인민일보는 시 주석의 ‘최후통첩’ 발언을 인용하면서 “홍콩 시위에 강력히 대처해 조속히 질서 회복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홍콩 언론은 중국 당국의 일련의 행동을 종합할 때 군이 시위 진압에 투입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한다. 홍콩 시위대 대변인을 자처하는 민간기자회는 “이번에는 인민해방군이 벽돌을 치웠지만 다음에는 홍콩 시민들을 도살할 수 있다”고 비난했다. 이런 가운데 시위대가 점거 중인 홍콩이공대 인근에서 이날도 경찰과 시위대가 최루탄과 화염병으로 충돌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경찰은 시위대를 향해 수차례 최루탄을 발사했고 시위대도 벽돌과 화염병으로 맞섰다. 시위가 갈수록 격화하면서 홍콩이 10년 만에 경기 침체에 빠졌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홍콩 통계청이 수정 발표한 3분기(7~9월) 홍콩 국내총생산(GDP)은 전분기보다 3.2% 감소했다. 올해 전체 GDP 증가율(경제 성장률)도 연간 단위로 볼 때 2009년 이후 처음으로 역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지소미아 연장 강요 말라” 미국규탄대회…文, 원칙론으로 日압박

    “지소미아 연장 강요 말라” 미국규탄대회…文, 원칙론으로 日압박

    지소미아 종료 일주일 앞두고“지소미아 종료는 국민 명령”“美, 한반도 평화에는 무관심…군사동맹으로 한국 결박 속셈”트럼프, 방위비 500% 인상 6조 요구美국방, 韓국방에 지소미아 중요성 압박文, 美국방에 ‘지소미아 종료’ 재확인명분 속 원인촉발 日의 결자해지 강조文 “한미일 지속적 노력” 여지 남겨한국대법원의 강제징용 손해배상 판결에 불만을 품은 일본 정부의 대(對) 한국 경제보복 조치로 촉발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일주일을 앞두고 16일 일본과의 지소미아 연장을 압박하면서 한국 정부에 거액의 방위비 분담을 요구하는 미국 정부에 대해 시민사회단체들이 규탄하고 나섰다. 민주노총, 한국진보연대 등 50여개 시민사회단체로 꾸려진 ‘민중공동행동’과 ‘전쟁반대평화실현국민행동’은 이날 서울 종로구 남인사마당에서 규탄 대회를 열어 “미국은 지소미아 연장을 강요하지 말라”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는 “미국은 한반도 평화에는 무관심하면서 변화하는 정세 속에 한국을 한미 군사동맹으로 결박하겠다는 속셈을 전방위적으로 노골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지소미아 연장 강요, 방위비 분담금 인상 강요, 한미동맹 위기관리 각서 개정 시도 등이 미국의 이런 입장을 잘 보여주고 있다며 “(한미 간) 종속 관계를 청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이달 18∼19일 서울에서 제11차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3차 회의가 열리는 점을 언급하며 “국민의 96%가 방위비 분담금 인상에 반대하고 있다. 미국은 인상 요구를 중단하라”라고 거듭 요구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국의 내년 방위비 분담금을 올해 1조 389억원보다 약 500% 늘어난 50억 달러(약 5조 8000억 원)로 인상할 것을 요구했다고 CNN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엄미경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지소미아 종료와 방위비 분담 저지는 국민의 요구이자 명령”이라고 강조했다. 시민단체 모임인 ‘아베규탄 시민행동’도 이날 오후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아베 규탄, 친일 적폐 청산 10차 촛불 문화제’를 열어 지소미아의 완전 종료를 촉구했다. 시민행동은 “지소미아 종료를 앞두고 미국은 협정 연장을 거세게 압박하고 있으며 정부와 정치권에서도 강제동원 관련 대법원 판결 취지를 훼손하는 타협안이 거론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시민행동은 “지소미아 종료는 국민의 명령”이라며 정부에 단호한 대응과 지소미아 종료를 촉구하는 의미를 살려 협정문을 형상화한 문서를 찢고 쓰레기통에 버리는 퍼포먼스를 하기도 했다.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5일 청와대에서 제51차 한미 안보협의회(SCM) 참석 차 방한한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을 접견한 자리에서 지소미아와 관련해 ‘안보상 신뢰할 수 없다는 이유로 한국에 수출규제를 한 일본에게 군사정보를 공유하기 어렵다’는 정부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앞서 에스퍼 장관은 이날 서울 국방부 청사에서 제51차 한미 안보협의회(SCM) 회의 후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지소미아 같은 경우에는 특히 전시상황에서 생각을 했을 때 한미일 간에 효과적으로 또 적시적으로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서는 중요하다”며 지소미아 유지를 간접적으로 촉구했었다. 사실상 문 대통령이 오는 23일 0시 지소미아 종료를 앞두고 에스퍼 장관은 한국을 방문해 지소미아 유지를 압박한 데 대해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 철회 없이는 지소미아 종료 결정 재검토는 어렵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며 미국의 요청을 거부한 모양새가 됐다. 사태의 원인을 제공한 일본이 ‘결자해지’ 하라는 것이다. 문 대통령이 원칙론을 고수한 것은 ‘명분 싸움’에서 밀리지 않고 미국의 전방위 압박에 버티지 못해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번복하면 고심을 거듭한 끝에 세운 원칙을 스스로 어기는 결과를 낳기 때문으로 받아들여진다.일본은 지난 7월 4월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손해배상 판결에 대해 불만을 품고 한국의 주력 수출품목인 반도체 핵심소재 3종에 대해 수출 규제를 강화하는 1차 경제보복을 단행했다. 이어 8월 2일에는 수출 절차 간소화 등 수출 우대 혜택을 주는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 대상국 명단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2차 경제보복을 감행했다. 이에 한국 정부는 지소미아의 자동갱신기한인 8월 24일 도래 직전인 8월 22일 청와대서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열고 일본과의 지소미아에 대해 연장 없이 폐기하기로 결정했다. 지소미아는 한국과 일본이 2016년에 체결해 1년마다 연장하고 있으며 어느 쪽이 매년 8월 24일까지만 통보하면 협정을 파기할 수 있다. 당시 회의 결과를 발표했던 김유근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은 일본 정부가 수출관리 우대 대상국에서 한국을 제외하기로 결정한 데 대해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면서 “양국 안전보장 협력 환경에 중대한 변화를 가져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러한 상황에서 안보상 민감한 군사정보 교류를 목적으로 체결한 협정을 계속 하는 것을 우리나라 국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전날 에스퍼 장관의 만남에서 “한미일 간 안보 협력도 중요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언급해 극적인 봉합 가능성을 열어뒀다.또 갈라진 주말 도심 집회서초동선 ‘검찰 개혁’ 촉구광화문에선 보수단체 집회 한편, 주말 서울에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지지하는 모임이 주축이 된 진보집회와 문재인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하는 보수집회가 서초동과 광화문에서 각각 열렸다. 시민 모임인 ‘끝까지 검찰개혁’ 측은 이날 오후 6시부터 서울중앙지검 부근에서 시민 참여 문화제를 열고 조 전 장관 일가를 겨냥한 과잉 수사를 비판하며 검찰 개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참가자들은 “끝까지 조국 수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를 설치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반면, 전광훈 목사가 주도하는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는 이날 정오 광화문 교보빌딩 앞에서 ‘대한민국 바로 세우기 국민대회’를 열고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며 청와대 인근까지 행진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유시민과 토크쇼’ 홍준표 “내년 총선 체제 전쟁”

    ‘유시민과 토크쇼’ 홍준표 “내년 총선 체제 전쟁”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16일 “내년 총선이야 말로 체제선택의 전쟁”이라고 말했다. 홍준표 전 대표는 최근 사람사는 세상 노무현재단 유시민 이사장과 KBS 1TV 신규 프로그램 ‘정치합시다’ 녹화를 마쳤다. 홍 전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유 전 장관은의 예측은 내년 총선은 탄핵 당한 세력들을 마지막으로 청산하는 총선이 될 것이라고 단정했다”며 “우리당의 주축을 이루고 있는 탄핵 당한 세력들을 청산하는 작업이 내년 총선이라는 것”이라고 밝혔다. 홍 전 대표는 “더불어민주당은 치밀한 전략으로 당 쇄신도 하고 총선 전략도 짜고 있는데 우리는 아직도 탄핵에 늪에서 허우적 거리고 말을 갈아탄 이들이 중심이 돼 총선보다는 당권 수호에 골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홍 전 대표는 “총선에서 지면 당권도 허공으로 날아가 버리는데 자기 개인이 국회의원에 재당선 돼 본들 무슨 의미가 있느냐”면서 “모두가 하나 돼 쇄신에 동참하고, 모두가 하나 돼 총선 전략을 수립하라”고 강조했다. 한편 유시민 이사장과 홍준표 전 대표는 지난 6월 유튜브 공동방송과 지난달 MBC TV ‘100분 토론’ 20주년 특집에 이어 세 번째로 만나 정치 토론을 펼친다. 홍 전 대표는 “유 이사장과 수회에 걸쳐 정치·경제·사회·문화·대북·국방·외교 등 한국사회의 문제점을 좌·우의 시각에서 토론해보는 시간을 가지기로 했다”고 예고했다. 두 사람이 출연한 ‘정치합시다’는 22일 밤 10시 50분 KBS 1TV에서 첫 방송된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美 “中, 홍콩에 무력 개입하면 특혜 중단”...“中 美, 내정간섭 말라”

    美 “中, 홍콩에 무력 개입하면 특혜 중단”...“中 美, 내정간섭 말라”

    홍콩의 민주화 요구 시위에 중국 당국이 강경 대응 방침을 천명하면서 미국과 중국의 갈등도 커지고 있다. 15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미국 의회 자문기구인 미중 경제안보검토위원회(UCESRC)는 연례보고서를 통해 “중국군이 홍콩 사태에 무력으로 개입하면 홍콩에 대한 미국의 경제적 특별 지위 부여를 중단하는 내용의 관련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미국은 1992년 제정한 홍콩정책법을 통해 관세나 투자, 무역, 비자 발급 등에서 홍콩에 특별대우를 보장하고 있다. 홍콩은 중국 본토와 구별되는 별도의 관세 및 무역지대로 대우받는다. 이 때문에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추가 관세도 홍콩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UCESRC가 권고한 법에 따르면 홍콩의 자치 수준이 충분하지 않으면 미 대통령이 행정명령을 통해 홍콩의 특권을 보류할 수 있다. 또 미 상무부가 중국 본토 기업들에 적용 중인 수출 통제 조치를 이들의 홍콩 자회사에도 확대 적용할 수 있다. 이와 함께 홍콩이 ‘고도의 자치’가 유지하는지 측정하기 위한 기준을 미 국무부가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번 보고서는 중국 정부가 홍콩 시위에 강경 대응 의지를 밝히면서 시위 부상자가 속출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UCESRC는 “중국이 홍콩에 대한 주권 통제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홍콩에서 ‘고도의 자치’가 훼손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홍콩에 대한 특별대우 해제를 앞세운 미국의 압박에 강하게 반발했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UCESRC 연례 보고서에 대한 평론을 요구받고 “UCESRC는 중국에 대한 편견이 심하다”면서 “발표한 보고서 역시 기본적으로 사실에 근거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겅 대변인은 “나는 이 보고서를 평론하는데 흥미가 없다”면서 “홍콩 문제와 관련해서 중국 정부는 국가 주권과 안전, 발전 이익을 결연히 수호하고 일국양제(한 국가 두 체제) 방침에 대한 결심도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중국 내정을 간섭하고 홍콩의 번영과 안정을 방해하는 행동을 즉시 중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 상원에서는 홍콩 인권 민주주의 법안(홍콩인권법안)을 신속히 처리하기 위한 움직임이 진행 중이다. 대중 강강파인 마르코 루비오 공화당 상원의원은 14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오늘 우리는 상원에서 홍콩인권법안 통과를 위한 신속처리 절차를 시작했다”면서 “상원의원 가운데 반대가 없을 경우 이르면 18일 통과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홍콩인권법안은 미국 국무부가 매년 홍콩의 자치 수준을 평가해 홍콩이 누리는 경제·통상에서의 특별한 지위를 재검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美 대법 ‘다카 폐지’ 변론…80만명 청소년 추방되나

    NYT “최종 판결은 내년 6월 나올 예정” 트럼프 “불법체류 청소년은 천사 아니다” 다카 폐지 반대 시민단체 “여기가 고국” 최대 80여만명의 미국 이주청소년이 추방 위기에 놓였다. 보수 성향 대법관이 다수를 차지하는 미 연방대법원이 불법체류 청소년 추방유예 제도(다카) 폐지에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12일(현지시간) 다카 폐지 소송의 첫 구두 변론이 열린 워싱턴DC 연방대법원 앞에 모인 미 전역의 다카 수혜자와 임시보호지위 대상자 등은 ‘여기가 고국이다’ 등을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다카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시절인 2012년 서류 미비 부모를 따라 미국으로 이주한 청년들의 체류 기한을 2년마다 연장해 주기 위해 발효된 행정명령으로, 최대 80만명이 혜택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카 수혜자는 ‘드리머’로 불린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2017년 다카가 ‘불법적·반헌법적인 제도’라며 폐지에 나섰고, 현재 소송이 진행되고 있다. 이날 닐 고서치, 브렛 캐버노 등 보수 성향 대법관들은 법원이 정부 결정을 재검토해야 하는지에 의문을 제기하는 등 다카 폐지 쪽으로 기우는 분위기였다. 반면 소니아 소토마요르 등 진보 성향 대법관들은 트럼프 정부의 다카 폐지 결정이 합리적인지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밝혔다. 연방대법원 대법관 9명은 현재 보수 5명, 진보 4명으로 보수 쪽이 우세한 상황이다. 따라서 특별한 계기가 없는 한 과반을 차지한 보수 성향 대법관들이 다카 폐지에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뉴욕타임스(NYT) 등의 분석이다. NYT는 “최종 판결은 내년 6월쯤 나올 예정이지만 연방대법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다카를 폐지하도록 할 준비가 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트위터에 “불법체류 청소년들은 ‘천사’가 아니며 그렇게 어리지도 않다”면서 “그들 중 몇몇은 매우 거칠고 굳어진 범죄자들”이라고 비판했다. 다카 폐지를 반대하는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은 이날 연방대법원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미주한인봉사교육단체협의회 소속 한인 50여명도 참가해 트럼프 정부의 다카 폐지 결정 철회와 국경 장벽을 앞세운 이민정책 개선을 촉구했다. 뉴욕과 시카고, 캘리포니아주, 텍사스주 등에서 온 이들은 ‘여기가 고국이다’, ‘다카를 수호하라’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시카고에서 온 활동가 최 글로한(27)은 “다카는 유지돼야 하고 서류 미비자도 보호돼야 한다”며 “대법관들에게 우리와 같은 주장을 하는 사람이 많이 있다는 것을 보여 주기 위해 시위에 참가했다”고 말했다. 협의회 소속 일부 한인은 지난달 26일 뉴욕을 출발해 이날 연방대법원까지 약 230마일(약 370㎞)을 행진하는 ‘도보 대장정’을 펼치기도 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일왕 즉위의식은 헌법에 위배”…日종교계, 정교분리 원칙 놓고 양분

    “일왕 즉위의식은 헌법에 위배”…日종교계, 정교분리 원칙 놓고 양분

    일본에서 나루히토 국왕의 즉위 의식이 다양한 형태로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일련의 행사들이 헌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정교 분리’ 원칙에 어긋난다는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전통적으로 정교 분리의 원칙을 지키기 위해 공동 대응을 해온 기독교계와 불교계가 양분되는 양상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아사히신문이 13일 보도했다. 아사히신문은 “신도(일본 고유의 민족신앙)와 깊은 관련이 있는 즉위의식을 국사행위·공적행위로 규정한 것은 헌법에 위배된다는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며 “이런 가운데 야스쿠니신사 참배 등에 대해 정교 분리의 원칙 차원에서 비판해 온 불교계 등은 침묵을 지키고 있고 기독교계만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기독교협의회(NCC), 일본복음동맹, 가톨릭신부 등은 지난 12일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헌법에 위배되는 천황(일왕) 즉위의식인 ‘다이조사이’(大嘗祭) 개최에 항의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다이조사이에 반대하는 내용의 서명을 아베 신조 총리 앞으로 전달했다. 다이조사이는 일왕이 즉위 후 처음으로 갖는 ‘니나메사이’(新嘗祭)를 일컫는 말로, 니나메사이는 일왕이 햇곡식을 신에게 바치는 궁중 추수감사 의식이다. 기독교계는 “다이조사이는 매우 종교적인 의식으로 메이지 헌법 아래 현인신(인간의 모습으로 나타난 신)으로 추앙됐던 천황상을 연상시키는 것”이라며 이를 추진하는 정부를 비판했다. 그동안 기독교, 불교 등 일본의 종교계는 정교 분리 원칙 수호를 종교의 자유를 위한 중요한 가치로 여겨왔다. 여기에는 태평양전쟁 때 종교계에 가해졌던 모진 탄압의 역사가 자리하고 있다. A급 전범의 위패를 합사한 야스쿠니신사를 각료들이 참배하는 데 대해 종교계가 강력한 반대노선을 구축해 온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이번 일왕 즉위 행사를 둘러싸고 전체 종교계의 공조에 균열이 생겼다. 일본 전통불교 지도자는 아사히에 “정교 분리 원칙을 이유로 천황 즉위라는 국가적 경사에 찬물을 끼얹는 것은 피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불교계가 전에 없이 정교 분리 원칙 수호에 소극적인 된 데는 중세시대 이후 오랫동안 일본 왕실로부터 지원을 받아온 역사도 자리한다. 이런 분위기 속에 다이조사이 반대 서명은 당초 목표에 크게 못미치는 6200명에 그쳤다. 서명을 주도한 호시데 다쿠야 목사는 “황실의 인기가 과거보다 높아진 데 더해 천황 신격화에 대한 문제의식이 희미해진 것 등이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독일 정보당국, ‘스파이의 수도’ 베를린에 스파이 학교 개관

    독일 정보당국, ‘스파이의 수도’ 베를린에 스파이 학교 개관

    냉전 시대 일명 ‘스파이의 수도’라고 불렸던 독일 베를린에 스파이 학교가 개괸했다. AP통신은 12일(현지시간) 독일의 두 정보기관이 한 때 베를린을 둘로 나눴었던 베를린 장벽 근처에 합동 스파이 학교 ‘ZNAF’를 개소했다고 전했다. 독일 국내 정보기관인 연방헌법수호청(BfV)과 해외정보기관인 연방정보부(BND)가 서로 떨어져 있는 훈련센터를 하나로 합쳐 예산을 절감하라는 의회의 요구에 따른 것이다. 한스 게오르그 엥겔케 독일 정보당국 고위관리는 “협력이 강화되면 두 기관 모두에게 이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BfV는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 미국이 BND에 오랜시간 정보를 제공했다는 사실에 놀란 적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초 10억 유로(약 1조 3000억원)를 들여 지은 BND 본부에 위치한 ZNAF는 700명의 학생을 수용할 수 있으며 110명의 학생들이 거주할 수 있도록 지어졌다. 훈련생 중에는 고교 졸업생이나 정보·안보 분야에서 석사 과정을 밟고 있는 학생들도 포함돼 있다. 이 곳에서 학생들은 법은 물론 잠입이나 심문, 정보기술(IT) 등 스파이 행위에 필요한 지식을 배울 예정이다. 사이버 공격을 방어하거나 테러를 막는 것, 적대적인 기관을 혼란스럽게 하는 것 등의 실무적인 기술도 학습할 수 있다. 실험실과 워크숍 공간, 비디오 교육장 등이 마련돼 있지만 모든 시설은 언론 공개가 제한돼 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공포의 11월’ 홍콩 시위대 500명 체포…11살 어린이도 잡혀가

    ‘공포의 11월’ 홍콩 시위대 500명 체포…11살 어린이도 잡혀가

    중국 지도부가 홍콩 시위대를 향한 연일 강경 대응을 이어가는 가운데 이달 들어 체포된 시위자가 무려 500명을 넘어선 것으로 드러났다. 12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에 따르면 홍콩 경찰은 지난주 시위 과정에서 불법 집회 참여, 공격용 무기 소지, 복면금지법 위반 등으로 266명이 체포됐다고 밝혔다. 체포된 이들 중에는 11살 어린이까지 있었다. 전날 하루만 260명이 체포돼 이달 들어 체포된 홍콩 시민은 모두 526명에 이른다. 지난 6월 초 송환법 반대 시위가 시작된 후 지금까지 총 3600명이 체포됐다. 홍콩 경찰은 이제 장소를 가리지 않고 진압에 나섰다. 전날 처음으로 홍콩과기대학, 이공대학, 중문대학 등 대학 내 시위대 체포에도 나섰다. 경찰은 심지어 사이완호 지역에 있는 성십자가 성당에도 들어가 시민 5명을 체포했다. 천주교 홍콩교구는 성명을 내고 “성스러운 성당 내에 경찰이 진입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로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이 같은 강경 진압은 지난달 말 19기 공산당 중앙위원회 4차 전체회의(4중전회)에서 결정된 ‘강경 대응’ 정책을 반영한 것이란 풀이가 나온다. 시진핑 주석이 주재한 4중전회에서는 “홍콩과 마카오 특별행정구의 국가 안보를 수호하는 법률 제도를 완비하겠다”고 결정했으며 이후 중국 정부는 홍콩에 ‘전면적 통제권’을 행사하겠다고 밝혔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최근 시진핑 주석과 한정 부총리 등 중국 최고 지도부를 만나 재신임을 받은 후 시위 진압은 더욱 강경해지는 모양새다. 지난 4일 시 주석은 상하이에서 람 장관을 만나 “법에 따라 폭력 행위를 진압하고, 처벌하는 것은 홍콩의 광범위한 민중의 복지를 수호하는 것이니 절대 흔들림 없이 견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캐리 람 행정장관 역시 전날 저녁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시위대를 ‘폭도’라고 지칭하며 “사회질서를 파괴하는 폭도들의 폭력행위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며 “3만 홍콩 경찰은 치안 유지의 중추”라고 강조하며 강경 진압을 이어갈 것을 시사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시리아 민간인 구조 ‘하얀 헬멧’ 창립자 르 메슈리어 의문의 주검으로

    시리아 민간인 구조 ‘하얀 헬멧’ 창립자 르 메슈리어 의문의 주검으로

    시리아의 재난 현장을 찾아 수많은 이들을 구한 자원봉사 구호단체 ‘하얀 헬멧’을 공동 설립한 제임스 르 메슈리어가 터키에서 의문의 주검으로 발견됐다. 영국 육군 장교 출신으로 지난 2016년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으로부터 대영제국 4등 훈장(OBE)을 받기도 했던 르 메슈리어는 11일(이하 현지시간) 새벽 4시 30분쯤 이스탄불의 유럽 쪽인 베요글루 지구에 있는 자택 겸 사무실 근처 거리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다. 사인은 알려지지 않았고, 터키 수사당국이 수사에 착수했다. 머리와 두 다리가 골절된 것으로 보아 현지 언론은 발코니에서 추락한 것이 아닌가 의심하고 있다. 역시 구호단체인 ‘포화 아래 의사들’ 국장이며 고인의 친구인 하미쉬 드 브레턴고든은 “정말 비극적이다. 시리아에서 인도주의 족적을 남긴 몇 안되는 이 중 한 명”이라며 “아주 탄탄한 구조”를 갖고 있어 하얀 헬멧의 활동은 계속될 것이지만 르 메슈리어의 죽음이 “메우기 힘든 구멍”이 될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첩보기관에서 일한 경력 때문에 그의 정확한 나이는 알려져 있지 않지만 40대로 추정된다. 유엔에서 일한 전력도 있다. ‘시리아민간인수호대’라고도 알려진 하얀 헬멧은 바샤르 알아사드 정부에 항거하는 시리아 반군이 장악한 지역들을 중심으로 공습 등으로 파괴된 곳에서 민간인들을 구조하며 찬사를 들었다. 2016년 ‘라이트 라이블리후드 어워드’를 수상했으며 같은 해 노벨평화상 후보로도 이름을 올렸다. 반면 시리아 정부와 러시아, 이란 등은 하얀 헬멧이 공공연히 테러단체들을 돕는다고 비난했다. 공교롭게도 지난주 러시아 외무부는 르 메슈리어가 영국 비밀 첩보기관 MI6 요원 출신이라고 전력을 문제 삼았다. 이에 대해 카렌 피어스 유엔 주재 영국 대사는 “그가 스파이였다는 러시아 외무부의 비난은 허무맹랑하다”고 반박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사설] 위급 상황 아닌데 시위대에 실탄 발포한 홍콩 경찰

    홍콩의 민주화 요구 시위가 6개월째 계속되는 가운데 홍콩 경찰이 시위자의 가슴에 실탄을 발사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홍콩 시위 중 경찰의 실탄 발사가 처음은 아니지만, 소셜미디어로 생중계된 영상에서 시위자가 흉기를 휘두르거나 경찰이 위급한 상황이 아닌데도 발포한 탓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교통경찰이 도로에서 시위자를 검거하면서 몸싸움을 벌이다 다른 시위자가 다가오자 그의 가슴에 실탄을 발사했다. 경찰은 총에 맞아 도로에 쓰러진 시위자를 제압하면서 다가오는 또 다른 시위자를 향해서도 실탄 2발을 더 발사했다. 이들 가운데 1명이 위중한 상태로 알려졌다. 홍콩 사태는 이미 인명 피해를 보았다. 홍콩과기대 학생이 시위 현장에서 최루탄을 피하려다 주차장 건물 3층에서 2층으로 떨어져 머리를 심하게 다친 뒤 두 차례 수술을 받았으나 숨졌다. 홍콩 경찰의 시위 진압은 계속 강경해지고 있다. 경찰이 지하철 차량 내부까지 들어가 시위대와 시민들을 무차별적으로 구타하며 체포하거나, 쇼핑몰에 전격 진입해 대규모 검거 작전을 펼치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한 경찰 간부가 경찰들에게 “어떠한 무력을 사용해도 좋다”고 발언하는 모습도 목격됐다. 홍콩 언론들은 강경 진압이 폭력 시위를 유도해 오는 24일의 구의원 선거를 연기하려 한다는 ‘음모설’도 제기하고 있다. 국제사회는 무력 진압의 강경 분위기가 지난달 19기 공산당 중앙위원회 4차 전체회의에서 결정된 대홍콩 강경 정책이 반영된 결과로 보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주재한 4중전회에서는 “홍콩과 마카오 특별행정구의 국가 안보를 수호하는 법률 제도를 완비하겠다”고 결정했고, ‘전면적 통제권’ 행사를 천명했다. 세계는 중국 정부가 홍콩 시위를 어떻게 다루느냐를 계속 지켜보고 있다. 홍콩을 통해 ‘중국식 민주주의’가 과연 보편성을 지녔는지를 판단할 것이다.
  • 희망을 보았다…울지 마, 괜찮아

    희망을 보았다…울지 마, 괜찮아

    첫 국제축구연맹(FIFA) 17세 이하(U17) 월드컵 우승 도전에 나섰던 ‘김정수호’의 도전이 8강에서 멈췄다. 김정수 감독이 이끈 U17 대표팀은 11일(한국시간) 브라질 비토리아 클레베르 안드라지 경기장에서 열린 8강전에서 멕시코에 아쉬운 0-1 패배를 당했다. 우승을 목표로 대회에 나선 대표팀은 1987년과 2009년 이후 10년 만에 역대 최고 성적인 8강에 올랐지만 4강 문턱에서 멕시코에 덜미를 잡히고 말았다. 멕시코는 파라과이를 4-1로 잡은 네덜란드와 결승 진출을 다툰다. 한국과 멕시코는 전반에 나란히 ‘골대 불운’을 겪었다. 전반 14분에는 최민서(17·포항제철고)가 페널티지역 정면 부근에서 시도한 강력한 왼발 중거리포가 골대를 맞히고 나왔다. 멕시코 역시 전반 40분 한국 대표팀 골대를 맞히며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한국 대표팀은 전반 35분 수비수 홍성욱(17·부경고)이 부상으로 방우진(17·오산고)으로 조기 교체하는 불운까지 떠안았다. 후반 32분 오른쪽 측면 던지기 상황에서 호세 루이스가 올린 크로스를 후반에 교체 투입된 알리 아빌라가 골 지역 정면에서 헤딩으로 한국의 골대 오른쪽 구석에 볼을 꽂아 넣으며 승기를 잡았다. 일격을 당한 한국 대표팀은 후반 40분 정상빈(17·매탄고)의 결정적인 헤딩슛이 선방에 막히고 후반 종료 직전 이태석의 왼쪽 측면 크로스를 홍윤상(17·포항제철고)이 헤딩으로 연결했지만 또다시 골문을 벗어나고 말았다. 후반 추가시간 마지막 공격에서 골키퍼 신송훈(17·금호고)까지 공격에 나섰지만 끝내 동점골을 넣는 데 실패하면서 또 열리지 않는 4강의 문을 바라보아야만 했다. 김 감독은 “홍성욱의 부상으로 제공권이 약해진 것이 패인이었다. 여기에 결정적인 기회를 몇 차례 놓친 게 승패를 갈랐다”고 아쉬웠다. 그는 “어쨌든 준비한 것을 모두 보여주지 못했다. 경기를 거듭할수록 플레이가 안정되고 있었는데 여기서 도전이 끝나 아쉽다”면서 “함께 준비한 3년이라는 시간 동안 고생한 선수들에게 진심으로 고맙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13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전북은 지붕 없는 가야사박물관…1500년 역사의 보물 깨우다

    전북은 지붕 없는 가야사박물관…1500년 역사의 보물 깨우다

    2017년 11월 25일 백두대간 봉화산 치재에서는 역사적인 행사가 열렸다. 송하진 전북지사와 7개 시군 단체장은 이곳에 기념비를 세우고 ‘전북가야’를 선포했다. 기념비에는 ‘봉수왕국전북가야’라고 새겼다. 송 지사는 이 자리에서 “1500년 전 백두대간 속 전북 동부지역에 기반을 두고 발전했던 가야세력을 하나로 묶어 ‘전북가야’라고 명명했다”며 “전북가야를 집중적으로 발굴·복원하고 세계유산에 등재해 전북 자존의 시대를 여는 큰 축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이후 전북도는 전북가야 정체성 확립과 계승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문재인 정부가 국민 통합과 영호남 상생 발전을 위해 ‘가야문화권 조사·연구와 정비사업’을 100대 국정과제에 포함시키면서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예로부터 전북은 백제의 영역이었다. 백두대간 서쪽 전북은 마한 이래 줄곧 백제문화권에 속했던 곳으로 인식됐다. 그러나 고구려·백제·신라 삼국 중심의 고대사 인식에 대한 변화가 불가피하게 됐다. 고고학적 조사와 새로운 연구방법으로 가야사의 공간적 범위가 영남은 물론 호남 동부지역을 아우르고 있음이 밝혀졌다. 전북도가 ‘전북가야’를 선언하고 나선 것은 도내에 독창적이고 우수한 가야시대 문화유산이 의외로 넓게 존재하기 때문이다. 전북 14개 시군 가운데 남원, 완주, 무주, 진안, 장수, 임실, 순창 등 동부 7개 시군에서 가야의 융성과 발전 과정을 풍부하게 보여 주는 유적과 유물이 대거 발견됐다. 전북을 ‘지붕 없는 가야사 박물관’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현재까지 497곳에서 822건(고분 456기, 제철유적 219곳, 봉수 101개, 산성 46개)의 가야 문화유산이 확인됐다. 출토된 유물도 2414점에 이른다. 이들 유물과 유적은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보유하고 있어 학계의 비상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는 전북 내륙지역에 경상가야와 차별화되는 강력한 가야국이 존재했었음을 보여 준다. 전북도는 “전북가야가 일제강점기부터 조사·연구가 이뤄진 경상가야에 비해 뒤늦게 시작했지만 대박을 터뜨린 게 ‘전북가야’를 선포한 배경”이라고 11일 밝혔다.●국내 유일·최고 밀집도 ‘봉수왕국’ 전북가야 전북 동부지역에서 가야왕국의 존재를 가장 확실하게 보여 주는 유적은 봉수다. 봉수는 낮에는 연기로, 밤에는 횃불로 변방의 급박한 소식을 중앙에 알리던 통신시설이어서 국가를 상징하는 가장 진솔한 고고학적 증거로 평가된다. 전북 동부지역에서 현재까지 발견된 봉수는 101개나 된다. 백두대간 산줄기를 따라 4~6㎞ 거리를 두고 연결된다. 발굴된 봉수들은 밀집도가 높을 뿐 아니라 남원, 장수 등 전북가야 영역, 제철유적과 일치하는 특징을 보인다. 전북가야를 ‘봉수왕국’이라고 이름 지은 이유다. ‘일본서기’에는 가야왕국 반파가 513년부터 백제와 3년 전쟁을 치르면서 봉후(수)를 운영했다는 기록이 있다. 이 봉수가 학계에 보고된 곳은 전북 동부지역이 유일하다. 백두대간 동쪽 영남지역에서는 삼국시대 봉수의 존재가 보고되지 않고 있다. 곽장근(가야문화연구소장) 군산대 역사철학부 교수는 “봉수는 오늘날 정보통신기술과 같은 것으로 국가가 있었다는 증거이며 국력을 대변하는 척도”라고 말했다.●‘철의 왕국’ 가야는 전북가야가 중심지 제철유적 역시 전북에 ‘철의 왕국’ 가야가 존재했음을 알려 주는 징표다. 가야를 철의 왕국이라고 부른 이유는 가야 왕릉 고총에서 철기유물이 많이 발굴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영남지역 제철유적이 학계에 보고되지 않은 반면 전북에서는 집단으로 발견돼 진정한 철의 왕국은 전북가야에 기반을 두고 있었을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실제로 학계에 보고된 전북 동부지역에서 발견된 제철유적은 219곳에 이른다. 장수군 61곳, 무주군 57곳, 남원시 36곳, 완주군 32곳, 진안군 27곳 등이다. 가야의 초기 철기시대를 짐작게 하는 유적이 집중적으로 존재를 드러낸 지역은 전북이 유일하다. 국내 최대 밀집도를 자랑한다. 학계는 “가야의 발전 원동력으로 알려진 철의 생산 과정을 일목요연하게 보여 주는 자료”라고 평가했다. 당시 첨단산업단지인 제철유적 발견으로 전북가야가 철기 공급기지로서 백제와 신라뿐 아니라 일본과 동남아까지 아우르는 물류의 중심지였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를 뒷받침하듯이 전북가야 고분에서는 삼국과 중국, 일본의 유물이 공존한다. 이로 미뤄 볼 때 전북가야는 150~200년간 철의 왕국으로 융성하다가 백제에 복속된 것으로 추정된다. 전북에서는 초기철기시대부터 후백제까지 1000년 동안 철이 생산됐다.●독자적인 학술적 토대 마련 과제 남원과 장수지역에서 발견된 고분군도 전북가야의 존재를 보여 준다. 남원 유곡리·두락리 고분군과 장수 동촌리 고분군은 발굴과 동시에 국가사적으로 지정됐고 면적도 크다. 2020년 이후 사적지정 후보군도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세계유산 등재 국제실사단은 “남원에서 참가야가 보인다”며 전북가야의 가치를 높게 평가했다. 전북 동부지역 가야고분은 131곳에서 456기가 발견됐다. 특히 남원과 장수에는 중·대형 고총이 집중돼 있어 전북가야의 중심지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남원 운봉고원 일대에 180여기의 가야고총을 남겼다. 청계리 고분군에서는 호남에서 가장 오래되고 규모가 큰 가야고총이 최근 확인됐다. 이 고분에서는 호남 최초로 수레바퀴 장식 토기와 나무 빗이 출토됐다. 국립완주문화재연구소는 “청계리 고분에서 나온 출토품은 운봉가야가 함안 아라가야, 고령 대가야, 왜 등과 활발하게 교류했음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해석했다.월산리 고분군에서는 청자 계수호(닭머리 모양 청자)와 철제 초두(쇠자루솥), 유곡리와 두락리 고분에서는 청동 수대경(거울) 등 최고급 위세품(고대국가에서 중앙정부가 하사하는 귀한 물건)이 출토됐다. 이는 가야계 정치체제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다. 하지만 전북가야는 그 가치가 매우 우수함에도 초기 걸음마 단계로 조사·발굴 및 정비사업 확대가 절실한 실정이다. 전북가야를 대내외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학술적 토대 역시 부족하다. 정체성 확립과 계승을 위해 ▲독자적인 학술적 토대 구축 ▲전문가 양성 ▲거점기관 지정 ▲대중적 확산 ▲지속가능한 활용방안 등이 시급하다.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가진 봉수와 제철유적의 세계유산 등재 추진도 과제다. 이주철 전북도 문화유산과장은 “전북가야를 관광산업 등 지역발전과 연계시키기 위해 중요 자원 발굴과 함께 세계유산 등재, 활용·발전 기반도 구축할 방침”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가야사 특별법 제정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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