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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泰선관위, 집권당 해체 헌소 ‘혼란 가중’

    사막 순타라 총리가 2일 수도 방콕에 비상사태를 선포하면서 태국의 정국혼란이 극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비상사태 선포 직후 육군본부 가까이에 집결해 있던 친정부 시위대는 해산했으나, 정부청사에서 농성하고 있는 수천명의 반정부 시위대는 해산을 거부하고 있다. 정부청사 점거농성을 주도하고 있는 PAD의 핵심 지도자인 잠롱 스리무앙 공동대표는 비상사태 선포 직후 반정부 시위를 계속할 것을 지시했다. 법원은 경찰의 요청에 따라 잠롱과 손티 공동대표 등 PAD 지도부 9명에 반역, 음모 혐의 등으로 체포영장을 발부한 상태이다. 여기에 선관위는 집권당의 해체를 헌법재판소에 요청키로 결정해 정국혼란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손티 림통클(61) PAD 대표는 이날 “유혈 충돌이 일어나기 전 헌병들이 버스를 동원해 어딘가에서 친정부 단체인 반독재민주주의연합전선(UDD)의 회원을 방콕으로 실어 날랐다.”면서 “우리는 평소처럼 질서 속에서 평화롭게 집회를 갖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익명을 요구한 경찰관은 AFP 기자에 “친-반정부 단체를 해산하는 과정에서 총소리가 들렸다는 보고도 있었는데, 누가 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사망자는 가슴에 총을 맞았으며, 머리에도 심한 구타 흔적이 남아있다고 증언했다. 사막 총리는 비상사태를 선포한 뒤 기자들에게 “어젯밤 한숨도 잠을 자지 못했다. 나는 내 의무를 다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파오진 다아누퐁 육군 참모총장은 TV에 나와 “평화 회복을 돕기 위해 군이 병영을 나올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태국 사회는 탁신 친나왓 전 총리에 대한 찬반을 놓고 두 세력으로 갈려 있다. 탁신의 반대세력은 방콕을 중심으로 한 중산층과 왕정주의자 등이며 군부 내에서도 다수를 차지했다. 탁신 지지세력으론 사막이 이끄는 현 정부와 농민, 도시의 빈민층이 꼽힌다. 지역별로는 반 탁신 세력이 방콕을 중심으로 한 남부지방, 친 탁신 세력은 그의 고향인 치앙마이를 중심으로 북동부와 북부지방에 널리 분포했다. 정치 분석가들은 이같은 사회의 양극화가 민주화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경제에 타격을 주며 정치 시스템을 마비시킬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PAD가 공공청사 점거농성까지 벌이며 탁신 전 총리와 그의 추종세력을 물고 늘어지는 이유는 탁신과 측근들이 입헌군주제를 공화정으로 바꾸려는 것이 아닌가 의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국민으로부터 ‘살아있는 부처’로 추앙받고 있는 푸미폰 아둔야뎃(80) 국왕과 입헌군주제의 수호자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 푸미폰 국왕에 대한 충성의 의미로 시위대는 늘 왕실을 상징하는 노란 옷을 입는다. 첸 남차이신 태국의류산업연합회장은 “정치 상황이 나빠져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정치가 경제발전의 제1 저해요소”라고 개탄했다.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정치적 독립·중립성 더욱 굳건히”

    “정치적 독립·중립성 더욱 굳건히”

    “정치적 독립성과 중립성을 더욱 굳건히 지켜나가겠다.” 헌법재판소(소장 이강국)가 1일 창립 20주년을 맞아 서울 재동 청사 대강당에서 기념식을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해 김형오 국회의장, 이용훈 대법원장, 김경한 법무부장관, 이진강 대한변호사협회장, 임채진 검찰총장 등 입법·사법·행정부 및 법조계 인사 100여명이 참석했다. 이 소장은 기념사에서 “20년 전 헌재 창립은 성공을 확신할 수 없는 쉽지 않은 결단이었다.”면서 “하지만 이제 헌재는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보장하는 명실상부한 헌법 수호자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사회의 이념적 대립과 사회적 갈등으로 인한 문제들이 헌재로 집중되고 있어 사명과 책임이 더욱 무거워졌다.”면서 “정치적 독립성과 중립성을 더욱 굳건히 지켜나가는 한편, 선진 자유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활짝 꽃피우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축사에서 “헌재는 헌법의 올바른 해석을 통해 갈등과 균열을 대통합과 화합의 물줄기로 돌려놓아야 한다.”면서 “헌법정신을 중심으로 우리 모두가 국민적 통합을 이룰 수 있도록 소임을 다해 달라.”고 주문했다. 헌재는 이날부터 4일까지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세계헌법재판소장회의를 연다. 세계 30개국 헌법재판소장 등 헌법 권위자 100여명이 참석한다. 유타 림바흐 독일 전 헌재소장과 니컬러스 필립스 영국 대법원장 내정자, 마리아 에밀리아 스페인 헌재소장, 이소 이마이 일본 최고재판소 재판관, 다이엔 우드 미국 연방항소법원 판사 등이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씨줄날줄] 북파공작원/박재범 수석논설위원

    북파공작원이 새삼 눈길을 끌고 있다. 미국 쇠고기로 촛불시위가 한창인 가운데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대한민국 특수임무수행자’들이 추모회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추모회를 갖는 연유야 어떻든, 이들이 한국현대사에 쏟은 노고는 평가받아야 한다. 이는 북파공작원이 태어난 과정과 활동상을 보면 자명하다. 한마디로 이들은 자유민주 체제의 수호자였다. 그러면서도 수십년간 음지에서 맴돌던 ‘그림자’였다. 먼저 탄생과정을 보자. 이들은 국가안보의 최일선에 서 있었다. 광복 이후 주한미군은 북한과 소련을 무조건 자극하지 않으려 했다. 그러나 한국은 북한의 전쟁준비 상황을 알아야 했고 또 방해를 해야 했다. 한국군은 미군의 눈을 피해, 어쩔 수 없이 민간인 위주의 ‘유령’부대를 꾸리게 된 것이다. 수십년간 비밀이었던 이들은 2003년 정부가 “북파공작원을 1만 3000여명 양성했고,7726명이 사망했다.”고 시인함으로써 처음 존재가 확인됐다. 그러나 문제가 여기서 새로 발생했다. 보상법을 만들면서 ‘군 첩보부대’라고 한정짓는 바람에, 접수된 보상대상자가 500여명에 그치게 된 것이다. 민간인 신분을 갖게 된 배경을 깡그리 무시한 탓이다. 정부의 이같은 홀대는 최근 미군이 한강 바닥을 온통 헤집으며 한국전쟁 당시 미군전사자의 유해를 찾으려 하는 노력과 크게 대비된다. 미군의 유해찾기를 바라보며 정부는 극찬했다. 그러나 정작 자신은? 정부는 무엇보다 북파공작원의 실체부터 새롭게 파악해야 한다.HID,AIU뿐 아니라 UDU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는 등 새로운 사실이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북파공작 훈련을 받은 사람들은 군이건 민간이건 똑같이 봐야 한다. 그러나 한가지 덧붙이면, 북파공작원 스스로도 눈총을 받는 일을 삼가야 한다는 점이다. 북파공작을 실제로 수행했는지, 어느 부대 소속이었는지 등으로 갈려 갈등을 빚는 양상은 바람직하지 않다. 정치에 휩쓸려 다니는 것도 보기 안 좋다. 제53회 현충일을 맞아 북파공작원과 유가족들이 겪은 역사의 아픔에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하면서 드리는 고언이다. 박재범 수석논설위원 jaebum@seoul.co.kr
  • “인간적인 영웅 보여드릴게요”

    “인간적인 영웅 보여드릴게요”

    영화 ‘아이언맨’의 주인공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사진 오른쪽·43)와 존 파브로(왼쪽·42) 감독이 30일 한국 개봉을 앞두고 내한,16일 기자들과 만났다. ‘조디악’ ‘굿 나잇 앤드 굿 럭’ 등의 작품으로 잘 알려진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이 영화를 통해 슈퍼맨·스파이더맨 등의 영웅 계보를 잇는 ‘아이언맨’이 됐다.“플레이보이이자 억만장자인 무기제조사 CEO 토니 스타크는 심경의 변화를 일으켜 평화의 수호자가 됩니다. 기존의 영웅과는 다른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주는 영웅이죠.” 저예산 영화에 주로 등장해온 그는 출연 계기에 대해 “독립영화가 아니더라도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다는 걸 알았다.”며 “이렇게 열심히 하느니 이왕이면 사람들이 많이 보는 영화에 출연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털어놨다. 자리를 함께한 존 파브로 감독은 “과거에는 LA에 한국 기자들을 초대했는데 이젠 한국에서 프리미어 시사회를 열 정도로 한국이 할리우드에서 중요한 시장이 됐다.”고 놀라워했다.‘아이언맨’은 화려한 컴퓨터그래픽을 스크린 위에 한껏 펼친다. 그러나 파브로 감독은 정작 컴퓨터그래픽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요즘은 영화 곳곳에 컴퓨터그래픽을 사용하곤 하는데 그러면 작품의 현실감각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것. 그러나 그는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기네스 팰트로 등의 주연배우들이 독립영화에서 보여줄 법한 에너지와 투혼을 고스란히 담아 보여줬다.”며 영화에 만족감을 표시했다. 그는 “‘스타워즈’ 등 요즘 미국영화들은 동양적인 요소를 많이 넣으려고 노력한다.”며 “기회가 있다면 한국 시장에 대해 더 배우고 싶다.”고 밝혔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돛 올린 국민권익위

    돛 올린 국민권익위

    국민권익위원회가 마침내 돛을 올렸다. 하지만 위원장 등 인사 지연에 따른 업무 공백으로 시급히 해결해야 할 업무가 산더미처럼 쌓인 상태다. 옛 고충처리위·청렴위·행정심판위 등 세 기관을 합친 권익위원회는 17일 서울 서대문구 사무실에서 양건 위원장 취임식과 함께 현판식을 갖고 본격 업무에 들어갔다. 양 위원장은 “국민의 억울함을 풀어주는 국민 수호자, 맑고 깨끗한 정부를 향한 선도자로서의 사명감을 갖고 국민과 함께하는 위원회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권익위는 세 기관을 합친 탓에 내부 인사와 개별 회의 구성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정상 궤도에 진입하기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권익위는 전원 회의가 열리지 못하는 등 시민들이 이용에 큰 불편을 겪어왔다. 아직도 전원 회의의 개최 여부는 불투명하다. 우선 18일부터 옛 행정심판위원회의가 재개돼 시간을 다투는 23개의 안건이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안건에는 새달 치러질 세무사 시험을 고려해 지난해 문제오류로 빚어진 1차시험 불합격자 처리 여부가 포함됐다.1년을 끌어온 행심위의 이번 결과는 바로 다음날 확인이 가능하다. 늑장 처리에 분통을 터뜨렸던 수험생 강모씨는 “처리기일 등 명시된 법규를 가볍게 여기고 말로만 친절한 권익위보다 실천하는 권익위 모습을 보고 싶다.”고 당부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오늘의 눈] ‘FM대로’와 ‘베이징고이즘’/송한수 국제부 차장급

    [오늘의 눈] ‘FM대로’와 ‘베이징고이즘’/송한수 국제부 차장급

    꼭 20년 전 일이다. 충남 논산시 육군 연무대에는 “88서울올림픽을 앞두고, 미국 기자들이 한국군을 취재하러 잇달아 방문할 예정이어서 FM대로 훈련을 시킨다.”는 말이 나돌았다. FM이란 미군 야전교범인 ‘Field Manual’의 준말로,FM대로라면 몰래 행해지던 악습들이 사라질 터여서 병사들은 좋아라 웃었다. 그러나 올림픽이 막을 내리자 구타 등 군부대 안의 잡음은 다시 막을 올렸다. 먼지가 풀풀 나는 추억을 떠올리게 된 것은 ‘베이징고이즘’(Beijingoism)이란 단어를 접해서다. 최근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심장 베이징에 이기주의(egoism)란 뜻을 합친 이 단어가 유행이라고 전했다. 세계적인 규칙과 질서를 따르지 않고 제멋대로 하고 싶은 대로 하는 중국이란 비판이 담겨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8월8일 개막하는 베이징 올림픽이 타이완 및 티베트 문제를 대하는 중국의 태도 때문에 1980년 모스크바 올림픽 이후 정치적으로 가장 시끄러운 대회가 될 것으로 걱정했다. 중국은 독립을 추진하는 타이완, 티베트와 끊임없이 분쟁을 일으키고 있다.79년 당시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으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67개 회원국이 불참한 가운데 치러진 모스크바 올림픽의 전철을 밟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세계 곳곳에서 불거지고 있는 중국산 상품의 안전성 논란과 파룬궁 탄압 등 인권유린도 적잖은 문제를 일으킬 것으로 관측됐다. 세계 유일의 분단국에서 열렸던 평화의 제전 88올림픽. 그러나 군사정권의 FM대로라는 ‘평화선언´은 눈가림에 지나지 않았다. 중국 당국도 이같은 모습을 보여줄까. 아니면 인권과 자유를 존중하는 신흥 경제대국 위상에 걸맞은 민주주의 대국으로 거듭날까. 베이징고이즘이란 비판이 옳지 않다는 것을 보여줄 수는 없을까. 중국이 인권과 질서, 세계적인 민주와 자유의 수호자로서 우뚝 서는 21세기를 기대한다. 송한수 국제부 차장급 onekor@seoul.co.kr
  • 말년의 양식에 관하여/에드워드 사이드 지음

    말년은 대개 순응의 시간이다. 지난 시간의 불협화음과 화해하고 얼마 남지 않는 시간과 타협하는 때다. 팔레스타인 출신의 비판적 지성 에드워드 사이드에게 말년은 전혀 다른 의미를 지닌다. 평생 ‘이방인의 정체성’으로 살아온 그의 ‘부정의 정신’은 나이를 먹어도 전혀 퇴색하지 않았다. 탈식민주의의 선봉에서 서구의 지배적 담론에 맞섰던 그에게 말년은 결코 순응의 시간이 아니었다. ●예술가 말년의 작품과 사상 탐구 ‘말년의 양식에 관하여’(에드워드 사이드 지음, 장호연 옮김, 마티 펴냄)는 백혈병과 싸우던 말년의 사이드가 여러 예술가들의 ‘말년’ 삶의 태도를 분석한 책이다. 위대한 예술가들이 인생 막바지에 이르렀을 때 그들의 작품과 사상이 어떤 양식을 띠는지 사이드는 세밀하게 탐구한다. 책은 2003년 9월 아침 눈을 감기까지 그가 써온 원고들을 지인이 묶어 낸 유고작이다. 사이드는 자신이 선택한 예술가들에게서 세간의 일반적 평가와는 다른 특성을 뽑아낸다. 독일 작곡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말년의 오페라는 그간 모더니즘 사조를 역행한 음악적 퇴보의 예로 꼽혀 왔지만, 사이드는 그에게 독일 나치의 야만성으로부터 18세기 조성음악을 지켜낸 수호자의 위상을 부여한다. 프랑스 소설가 장 주네에겐 각별한 연대감을 표한다. 서구 지식인의 이중성을 비판하며 논쟁을 몰고 다녔던 주네에게 정체성이란 그에게 붙은 이단아로서의 딱지였고, 결연히 반대해야 할 상징투쟁의 대상이었다. 알제리와 아프리카를 여행하며 애정을 표한 주네를 사이드는 늙지 않는 비타협과 맹렬한 반율법주의의 실현자로 파악한다. 사이드가 예술가들의 말년에서 뽑아낸 공통의 양식은 시대와 끊임없이 불화하는 전복의 정신이다. 조화·화해·포용·관용으로 정의되는 노년의 외피를 걷어낸, 균열과 모순을 과감히 드러내는 저항적 태도다. 저간의 성취를 통해 누리는 달콤한 명예가 아니라, 풀리지 않는 모순을 끌어안고 곱씹어 대는 입안의 가시다. ●기존 질서로부터의 일탈, ‘자발적 망명´ 사이드는 이를 ‘자발적 망명’이라 부른다. 자발적 망명은 “일반적으로 용인되는 것에서 이탈하는 것”이고,“기존의 사회 질서와 교감하기를 과감히 포기한 채 모순적이고 소외된 관계를 새롭게 맺는 것”이다. 사이드는 “말년의 양식에는 노화를 두고 보지 않고 계속 거리두기와 망명과 시대착오의 감각을 고집하려는 긴장이 본질적으로 내재돼 있다.”고 말한다.‘소외된 걸작’도 자발적 망명을 통해서만 태어난다. 베토벤과 모차르트, 이탈리아 작가 람페두사와 캐나다 피아니스트 글렌 굴드, 그리스 시인 콘스탄티노스 카바피와 영국 작곡가 벤저민 브리튼…. 이 예술가들을 바라보는 사이드의 시각은 다양하지만 그들이 보낸 말년의 공통점은 결국 ‘가장 원숙해진 청년정신´ 혹은 ‘절대 다듬어지지 않는 청년정신´이다. 책은 출판사의 ‘에드워드 사이드 선집’ 첫 번째 권으로 기획됐다.1만 5000원.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남미 아루아코족 ‘400년 신비’ 밝힌다

    남미 아루아코족 ‘400년 신비’ 밝힌다

    남미 콜롬비아의 카리브해 연안, 온도와 계절의 변화가 거의 없어 지구 상의 모든 생태계가 공존하는 풍요로운 낙원 시에라네바다. 그 곳의 험준한 산악지대에는 스스로 ‘지구의 수호자’라 칭하는 아루아코족이 살고 있다.16세기 스페인 정복자들을 피해 밀림과 고산지대로 도피해 외부와의 접촉을 끊고 살아온 이들이다. ‘SBS 스페셜’은 3일 오후 11시5분 방송하는 ‘세계의 심장을 지키는 영혼의 부족’(연출 신언훈) 편에서 타이로나 문명의 후예인 아루아코족을 소개한다. 제작진은 “그들이 낯선 이방인의 방문과 취재를 허락한 것도 400년 만에 처음”이라며 “취재 허가를 받기까지 6개월이 걸렸고 실제 취재 스케줄을 잡는 데까지 또 6개월이 걸렸다.”고 전했다. 아루아코족은 고도로 발달한 영혼의 잠재력을 통해 조물주인 ‘어머니’의 명령을 듣고, 그 명령에 따라 ‘세계의 심장’인 시에라네바다를 지켜야 한다는 독특한 우주관을 갖고 있다. 또한 그들은 스스로 ‘형님들’이라고 부르며 문명 세계에 살고 있는 이들을 ‘아우들’로 여긴다. 그들이 제작진의 방문을 허가한 것은 세상에 지구의 위기를 경고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이날 방송은 그들이 말하는 지구의 위기란 무엇이고,‘아우들’에게 전할 경고의 메시지는 무엇인지 아루아코족의 삶을 통해 살펴본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선택 2007 D-23 후보등록] 주요 대선후보 등록첫날 행보

    [선택 2007 D-23 후보등록] 주요 대선후보 등록첫날 행보

    ■이명박 후보 “어이쿠, 살살 던져야지. 배추는 그렇게 다루면 안돼.”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는 후보등록 첫날인 25일 특유의 ‘시장정치’ 행보를 이어갔다.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 시작에 앞서 ‘BBK 주가조작 의혹’ 등을 차별화된 이미지로 정면 돌파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날 오전 이 후보는 고양시의 한 할인매장을 방문해 김장용 김치를 나르는 등 ‘대면접촉’의 시간을 가졌다. 현장에 도착하자마자 이 후보는 푸드 코트에서 간단히 점심식사를 한 뒤 매장 직원들이 입는 잠바를 입고 ‘작업’을 시작했다. 김장용 배추를 구매하러 나온 시민들은 이 후보가 직접 배추를 장바구니에 담아주자 “이명박이 왔다.”며 몰려들기도 했다. 이 후보는 이어 고양시 킨텍스 전시장에서 열린 제4차 전국약사대회에 참석해 ‘약심(藥心)’을 얻기 위해 노력했다. 그는 인사말에서 “여러분들을 말로 존중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일로서 자존심을 살리고 긍지를 살리려고 했다.”며 서울시장 시절 약사들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기 위해 노력했음을 강조했다. 그는 또 “외국은 동네마다 약국이 없기 때문에 슈퍼에서 약을 팔지만 우리는 동네마다 약국이 있다.”며 슈퍼마켓의 의약품 판매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에 앞서 이 후보는 국립현충원을 방문해 “국민의 뜻에 따라 정권교체를 반드시 이루고 경제를 살리겠다. 유권자 혁명으로 국민성공시대를 열겠다.”고 밝혔다.‘BBK 의혹’에 대해서는 “검찰에서 밝히지 않겠나. 며칠 더 기다려 보자.”며 말을 아꼈다. 후보 등록일을 맞아 박근혜 전 대표를 지지하는 ‘박사모’ 회원들은 이 후보의 사퇴를 강력히 촉구했다. 박사모 회원 20여명은 오전 5시 이 후보의 집 앞에서 후보사퇴를 촉구하는 기습 시위를 시도했으나 경찰의 제지로 무산됐다. 이들은 또 한나라당사 앞에서 행사 참석을 위해 출발하는 이 후보의 차량 앞에 드러누워 이동을 막기도 했다. 한상우기자 cacao@seoul.co.kr ■이회창 후보 25일 오후 2시. 무소속 이회창 후보 캠프가 있는 서울 남대문 단암빌딩 앞에서 ‘파랑새단’ 500여명이 파란색 풍선을 들고 지지선언을 했다. 한나라당 경선 당시 박근혜 전 대표를 위해 일했던 조직이다. 이보다 30분 전 연세대 유석춘·중앙대 이상돈 교수, 전원책 변호사가 정무특보로 일하게 됐다며 이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이 후보는 이들과 각각 10분 정도씩 눈인사를 나눴을 뿐 어린이 아토피 가정을 방문하고 전국약사대회에 참석하는 등 자신의 민생투어 일정을 소화했다. 늦은 출마선언 때문에 유권자 만나기와 공약 만들기, 지지층 결집 등을 한꺼번에 서두르는 느낌이다. 다른 후보들과 달리 이 후보는 이날이 아닌 26일 후보등록을 하기로 했다. 이 후보는 출사의 변을 묻는 질문에도 “출마선언 당시 신념과 뜻 그대로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짧게 밝혔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를 의식해 ‘무늬뿐만이 아닌 진정한 정권교체’를 이루겠다는 뜻을 한번 더 밝히겠다는 것이다. 이날 지지선언은 이 후보의 출마선언에 일부 보수층이 화답하는 신호로도 풀이됐다. 한나라당 경선관리위원으로 활동한 유 교수는 “‘이명박=한나라당=보수언론=보수층=부패와 거짓말’이라는 등식은 선거패배의 지름길일 뿐”이라면서 “중도라는 기회주의에 포획돼 한나라당이 집권해도 올바른 노선과 인적 구성을 만들어가기 어렵겠다는 판단이 떠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출마가 정도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 후보는 선명한 보수 우파 기치를 높이 내걸었다.”며 박 전 대표의 ‘발언’을 인용하는 동시에 반박했다. 강동훈·김규준·류길호씨 등 박 전 대표 캠프 팀장급 주도로 만든 파랑새단은 아예 “이회창”,“박근혜”를 번갈아 외쳤다. 이들은 “아이들이 사회 질서를 지키지 않을 때 ‘대통령도 법을 안 지켰는데’라고 하면 어떻게 교육하겠는가.”라고 이명박 후보를 비판한 뒤 “박 전 대표는 무엇이 국민을 위한 정도 정치인지 입을 열어 달라.”고 촉구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정동영 후보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는 대선 후보 등록 첫날인 25일 새벽 이슬과 찬바람을 맞으며 하루를 시작, 명동성당에서 기도하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정 후보는 이날 오전 7시에는 인천 새얼문화재단의 초청으로 강연을 했다. 정 후보는 “드림팀 코리아를 만들겠다.”며 포부를 밝혔다. 강연 후 부랴부랴 서울 봉천동의 한 아파트로 발길을 돌렸다.‘서민·중산층을 위한 정책을 펴겠다.’는 의지를 강조하고자 기자회견장으로 주민들과 가까이 할 수 있는 이곳을 선택했다. 기자회견장에는 자신을 돕고 있는 국회의원, 자문 교수들과 함께 등장했다. 추운 날씨에 야외에서 진행된 행사였지만 한 사람 한 사람 이름을 부르며 정성껏 소개했다. 특히 민주당 당적을 갖고 있는 김종인 의원은 “경제 선언을 감수해 주신 분”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정 후보가 가장 역점을 둔 부분은 ‘1가구 1주택 양도세 경감’ 공약이다.1가구 1주택 양도소득 특별공제율을 인상,3년 거주시 12% 공제하고 1년에 4%씩 추가 공제해 20년 이상 거주시에는 80% 공제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기자회견 후 가진 주민 간담회가 점심시간이 훌쩍 넘은 시간에 끝나 간단히 김치찌개로 식사를 해결했다. 바쁜 일정 탓에 햄버거로 식사를 때우는 날도 허다하다. 그는 “민심이 차가운 건 핵심이 세금이라고 본다.”면서 이날 공약의 배경을 설명했다. 종합부동산세에 대해서는 “이제는 정착됐다. 원칙을 흔들면 곤란하다.”고 밝혔다. 오후에는 일산에서 열린 전국약사대회에 참석해 한나라당 이명박, 민주당 이인제, 창조한국당 문국현, 무소속 이회창 후보와 조우했다. 후보 등록 첫날인 만큼 다른 후보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은 자제했다. 대신 “17대 대통령은 법의 수호자고 양심의 수호자다. 여러분은 준법정신이 투철하며 대한민국을 투명하고 깨끗한 나라로 이끌어갈 후보를 뽑으실 것이라고 바라 마지 않는다.”라며 ‘부패 대 반부패’ 구도를 부각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김경준 귀국] 긴장속 목청 키우는 정치권

    [김경준 귀국] 긴장속 목청 키우는 정치권

    ■李 “범인 소환인데 뭐 대단하다고” “뭐 그리 대단한 귀국이라고…. 범인 소환 아니냐.”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가 16일 BBK 주가조작 사건의 김경준씨가 송환된다는 소식에 보인 첫 반응이다.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을 아꼈다. 김씨를 ‘사기꾼’ 내지 ‘범죄자’로 규정한 당의 전략과 맥이 닿는다. 그러면서도 이 후보는 이날 오후 잠실에서 열린 ‘국민성공대장정 서울대회’에 참석해 BBK 의혹을 언급하며 “이제 남은 하나의 난관도 우리를 쓰러뜨리지 못할 것”이라면서 “어느 누구도 우리를 흔들 수 없다.”고 역설했다. 겁날 게 없으니 동요하지 말라는, 당원과 지지층을 향한 메시지다. 이 후보는 앞서 ‘BBK 대응’을 맡고 있는 클린정치위와 점심식사를 함께 하며 끝까지 최선을 다해 줄 것을 당부했다. 검찰수사가 신속하게 진행되도록 당이 확보한 BBK 관련 자료를 모두 검찰에 제공하라는 지시도 내렸다고 박형준 대변인이 전했다. 이처럼 이 후보와 한나라당은 “걱정할 게 없다.”며 의연한 자세를 보였지만, 이 사건이 정권교체의 꿈을 앗아가도록 방치할 수 없다는 절박한 심경도 내비쳤다.2002년 대선 때의 ‘김대업 악몽’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이 후보와 별도로 주요 당직자들은 ‘김경준=범죄자’라는 전제 아래 법적 대응책을 마련하는 한편 검찰의 엄정 수사를 촉구하며 압박책을 폈다. 강재섭 대표는 “검찰이 오로지 진실을 밝힌다는 역사적 소명의식에 충실해 줄 것을, 오로지 법률에 따라 철저히 보안을 지키며 정당하게 수사해 줄 것을 부탁한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홍준표 클린정치위원장은 “(김경준씨는) 이명박 후보에게 생채기를 내면 형량을 낮춰 주겠다는 약속을 받고 들어오는 것”이라면서 “대한민국 최고검사였던 제가 책임지고 막겠다.”고 검찰과 김씨를 동시에 압박했다. 박형준 대변인과 부대변인단도 김씨 송환에 대해 이례적으로 논평을 4개씩이나 내며 강공을 폈다. 김씨 주장은 터무니없다는 반박이다. 한나라당은 또 이와 별도로 국정원이 이 후보와 친인척의 개인정보를 조회한 사실과 관련, 김만복 국정원장을 검찰에 고발하는 초강수도 뒀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昌측 “이명박 후보사퇴 고민해야” 무소속 이회창 대선 후보측은 16일 김경준씨 귀국에 맞춰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사퇴까지 요구하며 압박 수위를 한껏 끌어올렸다. “어려워서 아는 게 없다.”며 그동안 BBK 사건과 관련해 말을 아끼던 이 후보는 김씨 귀국 소식에 “이번 대선에서 이렇게 큰 이슈가 된 이상 조속하게 진상이 밝혀져야 한다.”며 이명박 후보를 정조준했다. 검찰에 대해서도 “정치적 고려나 정략적 의도에 좌우되지 말고 공정하고 철저하게, 그리고 신속하게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캠프 좌장격인 강삼재 전략기획팀장은 더 강한 어조로 이명박 후보를 공격했다. 그는 “땅투기·돈투기 의혹과 탈세 등으로 얼룩진 후보를 대통령으로 뽑아도 되는 것인지 국민은 심각한 인식의 혼란을 겪고 있다.”고 했다. 강 팀장은 이어 “이 후보는 더 이상 국민을 호도·협박하지 말고 대선후보직 사퇴 문제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강 팀장은 한나라당 이방호 사무총장의 ‘민란’ 발언을 겨냥,“한나라당이 진솔한 해명과 사과를 하기는커녕 ‘민란’ ‘공작정치’ ‘규탄대회’ 운운하는 것은 본질을 흐리고 진실을 덮으려는 불순한 의도로 볼 수밖에 없다.”고 일갈했다. 그는 이어 “(사퇴 요구는) 원인 제공자인 이명박 후보가 책임을 지라는 것”이라면서 “대선 전이라도 결백하다면 뒤에서 아니라고 하지 말고 제 발로 나가 조사를 받든지 적극적으로 증거를 제시하고 해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강 팀장은 “우리가 공격한다고 보지는 말아달라. 사건이 어디로 튈지 모른다.”며 이명박 후보 관련 의혹을 정치적으로 활용하려는 의도가 아님을 애써 강조하기도 했다. 보수세력 분열을 조장한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한 수위 조절이다. 그러면서도 강 팀장은 “검찰과 한나라당이 정도(正道)가 아니라면 우리 입장을 설명하겠다.”라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이회창 후보 캠프는 김경준씨 귀국 뒤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한편으로 혼란한 정국 동안 캠프 내부를 정비할 계획이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鄭 “닉슨도 진실은폐 때문에 사퇴”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가 BBK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인물인 김경준씨 귀국과 관련해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를 부패정치인으로 몰면서 총공세에 나섰다. 김씨 귀국을 계기로 이 후보를 ‘거짓말 후보’ ‘부패 후보’로 규정, 부패 대 반(反)부패 전선을 선명히 함으로써 일대일 구도 형성을 이끌어 내겠다는 포석이다. 정 후보는 16일 ‘몽골기병단’ 민심 대순례 일환으로 대구를 찾아 이 후보의 부패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결기가 느껴질 정도로 격한 감정을 토해냈다. 그는 이날 대구 그랜드호텔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 후보는 장로님 아니냐.”고 반문한 뒤 “이 후보는 성경책에 손을 얹고 진실을 고백하고 증언하고, 책임질 부분이 있으면 법적·정치적 책임과 국민에 대한 책임을 당당하게 져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미국 닉슨 대통령은 진실 은폐 때문에 사퇴하지 않았느냐. 선진국 정치에서 가장 치명적 오명은 ‘거짓말쟁이’로, 거짓말쟁이는 정치인생의 끝을 의미한다.”면서 “진실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이 후보 자신으로, 지금이 진실을 밝힐 마지막 순간이며 거짓말로 일관해 왔다면 대통령 후보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정 후보는 이어 “이 후보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르쇠’로 부인해 왔지만 이제 진실이 명명백백하게 드러나는 순간이 왔다.”며 “허무맹랑한 ‘민란’ 이야기로 수사를 협박하는 것을 즉각 중단하고 수사에 협조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대통령 후보에게는 추호의 의혹도 용납되지 않는다. 대통령은 법의 수호자로, 국민 앞에 떳떳해야 한다. 이 후보가 어떤 형태로든 연루됐다면 국민의 준엄한 심판을 면키 힘들 것”이라고 덧붙였다.“주가 조작, 땅투기, 자녀 유령취업, 탈세 등 무슨 짓을 해도, 아무리 부패해도 능력만 있으면 문제가 없다는 가치 전도 현상이 우리 사회에 일어나고 있다.”며 이 후보를 겨냥했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석궁테러’ 김명호 前교수 징역 4년

    서울 동부지법 형사2단독 김용호 판사는 15일 재판 과정에 불만을 품고 판사를 찾아가 석궁으로 상해를 입힌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명호(50) 전 성균관대 교수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사법부에 대한 불신을 주장하며 지난 5일부터 단식 농성에 들어간 김 전 교수는 이날 재판도 불참했다.김 판사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이 재판 과정에 불만을 품고 판사들의 명예를 훼손하는 1인 시위를 하고, 귀가하는 판사를 찾아가 석궁으로 상해를 입힌 점이 인정된다.”면서 “이 사건으로 인해 법치주의 최후의 수호자인 사법부에 대한 위해 가능성이 현격히 증대됐다.”고 강조했다. 김 판사는 이날 선고공판에서 피해자 박홍우 판사의 옷에 묻은 혈흔과 범행에 사용된 화살 등 증거가 조작됐다는 김 전 교수 측의 의혹제기에 “피해자가 입었던 옷 가운데 셔츠에는 혈흔이 없다는 점이 확인됐지만 특별히 조작됐다고 볼 이유가 없으며 증거로 제출된 화살들은 피고인이 범행 당시 소지했던 적법한 증거”라고 밝혔다. 재판에는 김 전 교수 가족과 민교협 교수 등 30여명이 참석해 재판을 방청했다. 김 전 교수의 가족들은 “전치 2∼3주에 불과한 상해와 1인 시위를 통한 명예훼손에 대해 징역 4년을 선고한 재판부의 판결을 과도한 처벌”이라며 항소할 뜻을 내비쳤다.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미국내 한인 이산상봉 돕겠다”

    미국을 방문 중인 가톨릭 서울대교구장 정진석 추기경은 20일(현지시간) 미 의회 의원들을 만나 10만여명으로 추산되는 미국내 한인들의 북한 이산가족 재회운동을 추진한 데 대해 고마움을 표시했다. 정 추기경은 의원들에게 한국 교회 차원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지원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미 의회 이산가족위원회 공동의장인 마크 커크 공화당 의원은 반세기가 지나도록 피붙이를 만나지 못한 미국내 한인 1000여명이 자신에게 상봉을 도와달라고 호소해왔다며 정 추기경에게 자신들의 재미 한인 이산가족 재회 노력을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 정 추기경은 이어 미 하원에서 대표적인 ‘생명수호운동’ 주창자인 크리스 스미스, 조지프 피츠 의원도 만나 생명수호운동과 관련한 국제적인 입법 협력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한편 이날 미국 최대의 성당인 워싱턴 대성당에 순교로 꽃피운 한국 가톨릭 신앙을 상징하는 성모자, 순교자 부조상이 영구 설치됐다. 정 추기경은 22일 이곳에서 10만여명에 이르는 한인 가톨릭 신자들이 4년여에 걸친 모금과 준비 끝에 완공한 한국 성모자, 순교자상 축복미사를 거행한다. ‘순교로 지킨 신앙, 선교로 꽃피우자’라는 주제 아래 추진돼온 ‘대성당 한국 성모자, 순교자 부조상’ 건립은 2003년 한인 이민 100주년을 맞아 미국 가톨릭 주교회의가 그 상징물을 설치하도록 승인한 뒤,4년여에 걸친 모금과 준비 끝에 이뤄졌다. 정 추기경은 “한국을 대표하는 서울 명동성당과 워싱턴대성당의 주보성인(主保聖人·가톨릭 신자가 수호자로 선택해 모시는 성인)이 모두 성모 마리아”라면서 “미국 대표 성당에 한국인 모습의 성모상과 순교자상이 설치된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지옥같은 관타나모 1600일 증언

    지옥같은 관타나모 1600일 증언

    “‘너 알카에다 맞지?’ ‘아니요.’ 군인 중 하나가 내 얼굴을 갈긴다.‘너 탈레반이지?’ ‘아니요.’ 다시 갈긴다.‘넌 오사마를 알고 있어!’ ‘아니, 아니요.’ 다른 군인이 내 턱을 때린다.‘너 알카에다 대원이지?’ ‘아니요….’” 반복되는 질문, 반복되는 대답, 반복되는 구타… 반복되는 고문, 반복되는 기만, 반복되는 역사…. 한국에서 익히 봐왔던 장면들이 이라크에서 반복되고, 미국에서 반복되고, 쿠바에서 반복된다. 자유, 평화, 인권이란 절대 가치를 지키겠다며 억압, 전쟁, 인권탄압을 서슴지 않는 거짓은 끊임없이 반복된다. 2001년 9·11사태 직후 어느 날, 터키계 독일인 무라트 쿠르나츠가 증발했다. 코란을 공부하러 간 파키스탄에서였다. 쿠르나츠는 독일로 돌아오기 직전 검문소에서 파키스탄 보안요원에게 체포됐다. 테러리스트 용의자란 이유였다.‘이슬람 형제’ 파키스탄 보안요원들은 3000 달러에 그를 미군에게 넘겼고,‘그의 나라’ 독일은 석방요구를 외면했다. 쿠르나츠는 아프가니스탄 칸다하르 미군기지에 두 달간 갇혔고, 쿠바 관타나모 수용소로 옮겨져 지난해 8월까지 수감됐다.1600여일간이었다. 갓 결혼한 19살 앳된 청년 쿠르나츠는 수염이 치렁치렁한 24살, 부인마저 떠난 이혼남이 돼 있었다.‘가장 고약한 죄수들’만 가둔다는 관타나모 수용소에서, 쿠르나츠는 오직 혼자였다. 논픽션 ‘내 인생의 5년’(무라트 쿠르나츠 지음, 홍성광 옮김, 작가정신 펴냄)은 쿠르나츠가 보낸 지옥 같은 시간의 기록이자, 전쟁 이면에 대한 육화된 고발이다. 관타나모 수용소에서 쿠르나츠는 테러리스트란 자백을 강요받으며 온갖 참혹한 고문에 시달린다. 전기고문, 물고문, 잠 안 재우기와 무산소 독방 감금에, 때론 먹음직스런 음식으로 유혹하고 때론 여자까지 동원해 괴롭힌다. 등을 바닥에 붙이고 잠을 자야하고, 간수를 쳐다봐서도 말을 붙여서도 안 되며, 규칙을 어기면 군기교육조가 투입돼 고춧가루를 뿌리고 곤봉으로 두들겨 팬다.“장갑은 내 손을 따뜻하게 하려는 게 아니었고, 귀마개는 내 귀를 보호하려는 것이 아니었고, 마스크 역시 얼굴을 보호하려는 게 아니었다. 모든 것은 오로지 그들의 안전을 위한 것이었다. 우리는 물 수 없었고, 침 뱉을 수 없었으며, 할퀼 수도 없었다.”며 쿠르나츠는 절규한다. 관타나모 수용소의 악명은 굳이 새로운 증거를 필요치 않는다. 수용소의 잔혹함은 이미 수많은 언론보도를 통해 드러났다.‘내 인생의 5년’은 뉴스 언어로는 느껴지지 않는 ‘먼 나라 남의 고통’을 내 손가락에서 뚝뚝 떨어지는 선혈처럼 선명한 아픔으로 되살려낸다. 진실은 늘 불편함을 동반하고, 불편한 진실은 생생하게 아프다.“그저 내가 보고 체험했기 때문에 내가 말하는 것이 진실”이라는 쿠르나츠. 그는 관타나모를 겪은 후 세상 도처에 숨겨진 관타나모들을 볼 수 있는 눈을 갖게 됐다.“인간들이 다른 사람들에게 어떤 짓을 할 수 있는지”를 알게 됐고,“정치인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 간파할 수 있으며,“어떤 행동을 하는지” 직시할 수 있게 됐다. 관타나모는 모든 은폐의 실체다. 자유민주주의와 평화의 수호자로 자처하는 미국의 국가적 인성이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곳이자, 미국이 감추고 싶은 가장 미국다운 곳이다. 도무지 가식이란 없는 행위들이 낯 부끄럼 없이 이뤄지는 현장이자, 어떤 조직이나 체제, 국가가 내보이기 싫은 가장 벌거벗은 속살이고 치부다. 모든 전쟁이 적을 상정하나 전쟁이 노리는 적은 따로 있다는 사실,‘범죄와의 전쟁’이 범죄만을 노리는 게 아니듯 ‘테러와의 전쟁’이 테러만을 노리는 게 아니란 사실, 노태우와 부시의 쌍둥이 조어(造語)는 전쟁 이면을 간파하게 만든 언어의 관타나모다. 반복되는 언어, 반복되는 거짓, 반복되는 관타나모…. 쿠르나츠는 “말해야 하고, 알려야 한다.”며 외치고 또 외친다.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다이앤 포시著 ‘안개 속의 고릴라’

    몇 년 전 제인 구달의 ‘희망의 이유’란 책이 그야말로 많은 사람들을 감동에 사로잡히게 한 적이 있다. 그런 구달이 침팬지의 수호자로 존경을 받고 있다면, 비루테 갈디카스는 오랑우탄, 다이앤 포시는 고릴라 연구자로 이름을 남겼다. 그 중 다이앤 포시의 자전적 연구보고서 ‘안개 속의 고릴라’(최재천·남현영 옮김, 도서출판 승산 펴냄)가 발간돼 눈길을 끈다. ‘…고릴라’의 국내 발간은 조금 늦은 감이 있다. 하지만 동물생물학 분야의 권위자들에 의해 지금에라도 책이 나온 것은 무척이나 반가운 일이다. 최재천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교수와 까치 생물학자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남현영씨가 번역을 맡았다. 최재천 교수는 서문에서 이렇게 말한다.“구달과 갈디카스의 연구도 힘들기는 마찬가지였지만 포시의 연구역정만큼 파란만장하지는 않았다. 밀렵꾼들에 의해 무참히 죽어 나가는 고릴라들을 지켜내려다 자신도 끝내 죽음을 면치 못한 포시의 삶은 진정 영화가 되고도 남는다.”라고. 최 교수의 말처럼 다이앤 포시는 1985년 크리스마스 다음날 르완다의 카리소케 야외연구센터 숙소에서 의문의 죽음을 당했다. 범인은 고릴라 밀렵꾼의 하나로 추측되지만 끝내 밝혀지지 않았다. 파란만장했던 그의 삶은 시고니 위버가 주연한 영화 ‘정글 속의 고릴라’(1988)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다이앤 포시는 인류학자 루이스 리키 박사를 만나면서 유인원 연구에 관심을 갖게 된다.1963년 아프리카 사파리 여행길에 탄자니아 올두바이 협곡에서 발굴작업을 벌이던 리키 박사를 만난 것은 그녀에게 유인원 연구에 관한 결정적인 인상을 남긴다. 이후 포시가 고릴라에 관한 몇몇 사진과 기고문을 발표하자 리키 박사는 이를 눈여겨봐 뒀다가 1966년 산악고릴라의 장기 야외 연구를 하지 않겠느냐고 그녀에게 제의한다. 단 조건이 있었다. 고지대에서의 연구를 위해 맹장수술을 받으라고 주문한 것이다. 그러나 유인원 연구에 대한 갈증으로 이미 ‘발동’이 걸렸던 포시에게 거칠 것은 없었다. 그녀는 당장 맹장을 떼어 버리고 아프리카로 향한다. 그리하여 1985년 죽음을 맞이하기까지 18년 동안 포시는 고릴라 연구에 온 열정과 사랑을 바친다. 실제로 포시의 연구처럼 장기간에 걸친 면밀한 관찰이 없었다면 고릴라들의 심성이나 개성은 물론 영아살해, 동종 식육, 동성애나 자위행위, 그리고 인간을 제외한 영장류에서는 드물게 관찰되는 완경(암컷 고릴라의 월경이 사라지는 현상)과 눈물을 흘리는 행동 등은 찾아내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최재천 교수는 설명한다. 연구뿐만이 아니라 밀렵 방지 활동에도 포시는 최선을 다한다. 밀렵꾼에게 고릴라가 처참하게 도살당한 사건을 언론에 고발하는 한편 멸종 위기종의 보존을 위해 자연서식처를 보호시설로 꾸며야 한다는 주장도 펼친다. 그리고 특별히 애정을 가졌던 ‘디지트’라는 고릴라가 밀렵꾼들에게 죽임을 당하자 ‘디지트 기금’(1992년 다이앤 포시 국제 고릴라 기금으로 명칭이 바뀌었다.)을 설립해 남은 고릴라들을 보호하기 위해 애쓴다. 외유내강의 다이앤 포시가 외강내유의 고릴라들과 함께하며 섬세하게 남긴 이 기록은 보전학자로서의 모험적인 탐구서이자 살아있는 유언장으로 다가온다.2만원.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서동철 전문기자의 비뚜로 보는 문화재] (31) 해인사 홍제암 석장비

    [서동철 전문기자의 비뚜로 보는 문화재] (31) 해인사 홍제암 석장비

    아무리 명품 청자나 백자라도 금이 가거나 수리한 흔적이 있으면 골동품시장에서 쳐주는 값은 크게 떨어지게 마련이지요. 하지만 온전했을 때보다 깨진 뒤 더욱 높은 값어치가 매겨지는 옛 사람의 자취도 없지는 않습니다. 경남 합천 해인사 홍제암에 있는 사명대사비가 그렇습니다. 홍제암은 해인사 일주문을 지나친 뒤 불과 5분도 지나지 않아 나타나지요. 예전에 해인사에서 홍제암에 가려면 외나무다리를 건너야 했다지만, 이제는 대형버스도 지나다닐 수 있을 만큼 넓은 길이 닦였습니다. 홍제암은 임진왜란 당시 바람 앞의 등불과 다름없었던 나라를 구해낸 사명대사 유정(1544∼1610)이 입적(入寂)한 곳입니다. 광해군은 대사에게 자통홍제존자(慈通弘濟尊者)라는 시호를, 영정을 모신 영자전에는 홍제암(弘濟庵)이라는 편액을 내렸습니다. 대사를 기리는 ‘자통홍제존자 사명대사 석장비’는 홍제암 오른쪽의 부도밭에 세워져 있지요. 그의 무덤이라고 할 수 있는 종 모양의 소박한 부도는 홍제암 뒷동산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1612년(광해군 4년)에 세워진 석장비는 높이 3.15m의 당당한 모습이지만, 한걸음 가까이 다가서면 비석 한가운데가 열십자(十) 모양으로 쪼개진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석장비가 중요한 것은 사명대사의 일생을 어떤 기록보다 소상히 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시중의 책방에 나와 있는 사명대사 전기는 대부분 이 비문에 나타난 삶의 궤적을 뼈대로 약간의 문학적 상상력을 보탠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보아도 좋을 것입니다. 비문을 지은 사람이 교산 허균(1569∼1618)이라는 것도 석장비의 가치를 높입니다. 한글 소설의 본격적인 출발점으로, 조선사회의 모순을 비판한 ‘홍길동전’을 쓴 바로 그 사람이지요. 교산은 비문에서 “나는 비록 유가(儒家)에 속하는 무리이지만, 서로 형님 아우 하는 사이로 누구보다 스님을 깊이 알고 있다.”고 했습니다. 교산의 비문에는 당시 사명대사에 대한 뜻밖의 시선도 드러나 눈길을 끕니다.‘대사가 중생으로 하여금 혼돈의 세계인 차안(此岸)에서 깨달음의 세계인 피안(彼岸)으로 건네주는 일을 등한히 하고, 구구하게 나라를 위하는 일에만 급급하였다고 비판하는 사람도 있다.’는 것입니다. 살생을 금하는 불법의 수호자로 병장기를 잡아야 했던 사명대사의 고뇌는 지금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컸을 것 같습니다. 석장비는 일제강점기인 1943년 합천경찰서장이었던 다케우라(竹浦)가 네동강냄으로써 역사적 가치는 오히려 극대화되었습니다. 일경은 이때 이고경 전 주지를 비롯해 해인사를 중심으로 활동한 17명의 항일불교인사를 체포하는데, 이른바 ‘해인사사건’입니다. 왜장 가토 기요마사(加藤淸正)가 “조선에 귀중한 보물이 있느냐.”고 묻자 “지금 우리나라에서는 당신의 머리를 가장 귀한 보물로 알고 모두 노리고 있다.”고 일갈한 사명대사의 기개가 해인사에 ‘불온한’ 분위기를 조성한 주범이라고 판단했을 것입니다. 앞서 일경은 1942년 항일 불교청년운동 조직인 만당(卍黨)의 근거지이자, 독립운동자금의 조달창구였던 백산상회의 연락소였던 사천 다솔사를 급습했지요. 다케우라는 합천에 부임하기 직전 사천경찰서장이었다니 두 사건을 모두 일으킨 인물임이 분명합니다. 석장비는 1958년 오늘날의 모습으로 복원되었습니다. 영원히 아물 수 없는 상처가 남았지만, 이 상처가 없었다면 석장비가 주는 감동은 조금 적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dcsuh@seoul.co.kr
  • 터키, 더욱 선명한 이슬람국가로

    터키, 더욱 선명한 이슬람국가로

    |파리 이종수특파원|터키 여당인 정의개발당(AKP)이 22일(현지 시간) 실시된 총선에서 예상대로 재집권에 승리, 앞으로 이슬람 성향이 강화될 전망이다. 외신들은 친 이슬람 성향의 AKP가 개표 결과 46.3%가 넘는 득표율로 전체 550석 가운데 절반이 넘는 340석을 차지했다고 보도했다. AKP가 다수당이 된 것은 2002년 11월 총선이 처음이다. 세속주의 성향의 두 야당인 공화인민당(CHP)과 국민행동당(MHP)은 각각 112석과 71석을, 무소속은 28석을 얻는 데 그쳤다. ●에르도안 총리 “개혁·EU가입 계속 추진” 총선 결과 AKP는 세속주의 야당과 연립정부를 수립하지 않고 단독 정부를 구성할 수 있어 이슬람 정책에 무게가 실릴 전망이다. 이에 따라 AKP는 친 이슬람, 친 기업 정책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레젭 타이프 에르도안 총리는 2002년 집권 뒤 연평균 7.3%에 달하는 높은 경제 성장과 물가 안정에 바탕하여 국제통화기금(IMF) 관리 체제의 터키 경제에 숨통을 불어 넣었다. 총선 승리도 이 같은 경제 발전에 유권자들이 힘을 실어준 결과라는 분석이다. 또 터키의 유럽연합(EU) 가입 노력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에르도안 총리는 집권 이후 EU가입에 공을 들였다. 그는 총선 승리 뒤 AKP당사 앞에서 수천명의 지지자들에게 “유럽연합 가입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결연하게 계속 노력할 것”이라며 “민주주의 개혁과 경제발전도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통령 직선제 개헌 등 野·군부 반발 변수 그러나 넘어야 할 산도 많다. 무엇보다 세속주의 정파의 반발이 해결 과제다. 그동안 여당은 공공 장소에서 이슬람 전통 의상을 착용하지 못하게 한 규정을 폐지하고 알코올 판매 규제를 추진하면서 세속주의 성향의 야당과 군부와 갈등을 빚었다. 당장 여권이 추진하려는 대통령 직선제 개헌을 위한 국민투표와 대통령 선거 등이 고비다. 여권이 이슬람 인사를 대통령 후보로 밀어붙일 경우 세속주의 성향의 야당과 군부의 반발이 거셀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지난 4월 세속주의 성향의 현 아흐메트 네스데트 세제르 대통령의 후임을 의회에서 선출할 당시 정의개발당 소속의 압둘라 굴 외무장관이 후보로 출마하자 야당과 군부, 헌법재판소는 삼위일체가 돼 그를 결국 낙마시킨 바 있다. 특히 정부가 지나치게 이슬람 정책에 경도될 때마다 쿠데타나 ‘세속주의 수호자’로서 압력을 행사해온 군부의 반발도 큰 변수다. 이를 의식한 듯 에르도안 총리도 ‘단합’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민주주의와 세속주의, 법치주의의 강력한 옹호자”라며 “모든 지도자들이 함께 터키의 민주주의에 대해 논의하고 법에 의한 통치를 확립시켜 나가자.”고 호소했다. vielee@seoul.co.kr
  • [Seoul In] 헌법재판소서 경로잔치

    종로구(구청장 김충용) 헌법재판소에서 13일 오후 6시 지역노인을 초청해 경로잔치를 연다. 노인들은 평소 접근이 어려운 대심판정, 헌법수호자의 상 등 청사 주변을 둘러보고 정원에 있는 600년 된 백송(천연기념물 8호)도 구경한다. 저녁식사는 이강국 헌법재판소장과 김충용 구청장 등과 함께한다. 주민생활계획과 731-0817.
  • 靑 ‘법에는 법’ 한 “명백한 협박”

    靑 ‘법에는 법’ 한 “명백한 협박”

    “헌법과 법률이 정한 쟁송절차를 밟겠다.”(청와대 천호선 대변인) “그놈의 헌법이라고 하더니 이젠 선관위 협박정치냐.”(한나라당 나경원 대변인) 노무현 대통령의 참여정부 평가포럼 발언 파문이 청와대와 정치권을 벼랑끝 대치로 몰아가고 있다. 한나라당이 노 대통령과 문재인 비서실장, 측근 안희정씨 등 3명을 선관위에 고발하고, 청와대측이 선관위를 압박하는 발언을 쏟아내면서 2라운드 공방은 급속도로 악화되는 양상이다. ●한나라당 “그놈의 헌법이라더니” 한나라당 나경원 대변인은 “단순한 가이드라인 제시 수준이 아니라 독립기구인 중앙선관위에 대한 명백한 협박”이라면서 “‘그놈에 헌법’ 운운하는 대통령과 청와대가 갑자기 헌법적 쟁송절차를 이야기하니 어리둥절할 따름이다.”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나 대변인은 이어 “재직 중 형사소추를 당하지 않는다는 것은 공소 시효가 정지되는 것에 불과한 만큼 형사책임을 물어야 할 정도의 잘못이라면 선관위는 검찰 고발을 주저하지 말아야 하고 임기 후에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대선 주자측도 가세했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측 장광근 대변인은 “헌법기관인 선관위의 결정마저도 언제든지 불복할 수 있다는 노 대통령의 발언은 이미 대한민국 헌법의 수호자이길 포기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근혜 전 대표측 구상찬 공보특보는 “노 대통령이 막중한 자신의 책무를 다하기에도 힘에 부치고 바쁠텐데 정권연장을 위한 대선 개입에만 몰두하고 있으니 답답하다.”며 비판했다. 중도개혁 통합신당 양형일 대변인은 “노 대통령은 앞으로 정치적 중립 시비가 일 수 있는 언행을 피하고 남은 임기동안 국정 관리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것이 국민들의 생각”이라고 거들었다. 그러면서도 “한나라당도 불필요한 소모적 논쟁으로 여론 분열을 야기하지 않아야 한다.”며 ‘양비론’을 펼쳤다. ●靑 “선관위 결정에 영향? 그래 맞다.” 청와대는 이날 문재인 비서실장 주재로 열린 정무관계회의에서 한나라당의 선관위 고발에 정면 대응하는 것은 물론 선관위도 공개적으로 압박하고 나서는 등 초강수를 띄웠다. 천호선 대변인은 “정치인으로서 대통령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려는 부당한 정치공세라고 판단했다.”고 배경을 밝혔다.‘이에는 이, 법에는 법’으로 정면 대응하겠다는 인식이다. 천 대변인은 특히 “선관위의 의사 결정에 영향을 미치려는 것이냐.”라는 질문에 “그렇다. 영향을 미치고자 하는 것이며, 선관위의 판단에 참고가 되길 바란다. 독립적인 헌법기관인 선관위원들이 소신 있게 판단할 것으로 믿는다.”고 답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전 세계 민주주의 국가가 하는 대로 대통령도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과거 독재정권에서 한국적 민주주의를 주장했던 사람들이 생각난다. 다시 한국적 민주주의를 새롭게 주장하는 것은 아닌지 씁쓸하다.”고 밝혔다. 문 비서실장도 “선관위가 나름의 판단 기준이 있겠지만 법적으로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종락 한상우기자 jrlee@seoul.co.kr
  • [씨줄날줄] 평화지수/육철수 논설위원

    “전쟁은 욕심과 자만에서 탄생하며, 눈물과 고통 그리고 피만 남는 비참한 것이다.” 19세기 프로이센의 장군 클라우제비츠는 저서 ‘전쟁론’에서 전쟁의 참상을 이렇게 꿰뚫었다. 그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지구촌에서는 세계 1,2차 대전과 한국전, 베트남전, 중동전, 이라크전 등으로 끊임없이 전쟁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걸 보면, 인류는 철이 덜 들어도 한참 덜 든 것 같다. 역사상 나라간 크고 작은 전쟁이 4만 5000회나 벌어졌다니, 욕심이 사라지지 않는 한 전쟁은 숙명적으로 평화와 공존해야 할지도 모른다. 지난 100년동안 세계에서 2억명이 전쟁과 학살로 목숨을 잃었고 소중한 인류의 문화유산이 잿더미가 됐다. 그런데도 전쟁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주먹은 가깝고 법은 멀다더니, 평화는 멀고 전쟁은 가까운 탓인가.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한 게 벌써 4년이 넘었다. 미국은 그동안 5000억달러를 전비로 쓸어부었다.1분에 2억 3000만원꼴이다. 전쟁 중 이라크 민간인 65만명이 희생되고, 미군 전사자도 3500명에 이른다. 이들의 고귀한 생명과 바꿀 만한 전쟁의 가치는 여전히 아리송하다. 그제 영국 이코노미스트지의 조사기관인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이 발표한 ‘글로벌 평화지수’는 전쟁의 정당성을 굽히지 않는 미국에 엄중한 책임을 묻는 듯하다.EIU는 ▲최근 5년간 전쟁 횟수 ▲참전 중 사망 군인의 수 ▲무기 판매액 ▲폭력범죄 수준 ▲이웃 국가와의 관계 등 20여개 항목을 바탕으로 나라별 평화지수를 산출했다고 한다. 그랬더니 미국은 121개국 중 96위로 나타났다. 알카에다가 암약 중인 예멘이나, 미국이 ‘평화의 훼방꾼’으로 지목한 이란과 비슷한 수준이다. 자칭타칭 ‘세계평화의 수호자’로서 국가적 자존심과 체면이 말이 아니게 생겼다. 더구나 이라크는 미국 때문에 가장 평화롭지 못한 나라로 평가됐으니 억울할 만도 하겠다. 이라크 침공 당시 미국은 “민주주의가 뭔지 한수 가르쳐 주겠다.”고 호언장담했다. 그런데 살상과 파괴로 이라크 국민정신의 피폐화는 회복불능 상태다. 자고로 평화란 힘으로 심는 게 아니거늘, 뭘로 이를 보상할 것인가.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북 리뷰] 자본주의와 자유/밀턴 프리드먼 지음

    “정부는 제발 가만히 있어라.” 케인스주의가 득세하던 1960년대 신자유주의 경제학을 태동시킨 이른바 ‘시카고 학파’의 거두 밀턴 프리드먼은 이렇게 외쳤다. 지난해 11월 타계한 그는 ‘작은 정부론’의 기수였다.1956년 워바시 대학에서 한 그의 강연내용을 중심으로 한 ‘자본주의와 자유’(밀턴 프리드먼 지음, 심준보·변동열 옮김, 청어람미디어 펴냄)가 또 다시 나왔다.1962년 첫 출간 당시부터 엄청난 화제를 모았던 이 책은 그동안 18개 국어로 번역됐다. 시장자본주의 관련서적의 고전으로 꼽힌다. 당시 세계경제는 국가자본주의의 폐해로 곪아터질 지경이었던 것이다. 밀턴 프리드먼은 시카고 대학에서 제자들을 키우며 때를 기다렸다. 이때 양성된 ‘시카고 보이스’들은 세계 각국으로 돌아가 신자유주의를 외쳤다. 밀턴 프리드먼이 예견했던 바였지만 1970년대에 들어서면서 케인스 학파의 아성은 차츰 무너져갔다. 경기불황 등 병약한 경제에 대한 케인스식 처방은 좀체 먹히지 않았다. 미국의 레이건 정부와 영국의 대처 정부로 대표되는 ‘80년대’에 마침내 케인스학파는 두 손을 들 수 밖에 없었다. 정부가 일일이 개입하기에는 시장의 덩치가 워낙 커졌기 때문이다. 이 책에는 밀턴 프리드먼 이론의 정수가 고스란히 실려 있다.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과연 정부가 어떤 역할을 수행해야 할지 살핀 후 이를 토대로 통화정책, 국제무역, 재정정책, 교육제도 차별, 독점 면허제도, 소득분배, 사회복지, 빈곤의 완화 등의 쟁점들에 대해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개인과 시장의 자유를 중시했던 자유시장경제의 수호자 밀턴 프리드먼이 주장한 바대로 세계 경제는 속속 신자유주의에 동참하고 있다. 정부의 개입을 줄이고, 시장의 자유와 확대를 주장했던 밀턴 프리드먼의 철학은 그러나 의문을 남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타결 이후에도 여전한 국민적 저항은 도대체 무엇인가. 세계화에 발맞추어 무한 자유경쟁 체제로 돌입하는 것은 그의 주장대로 소비자, 즉 개인의 선택권을 넓혀주는 것이 된다. 하지만 준비되지 않은 성급한 개방으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일부 산업의 도산이라는 결과는 또 무엇인가. 오늘날 신자유주의 경제학자들이 줄기차게 외치는 주장들이 44년 전에 출간된 이 책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는 점에서 그의 탁월한 전망을 읽을 수 있다. 하지만 양극화 등 현대 경제의 어두운 그림자는 밀턴 프리드먼도 예측하지 못했던 것이 아닐까. 신자유주의 경제가 대세로 굳어진 지금, 이 책이 던지는 화두는 적지 않다.335쪽,1만 5000원. 박홍환기자 stinger@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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