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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인사이트] 소 잡으면 종신형…인도 농축산업 망하겠소

    [글로벌 인사이트] 소 잡으면 종신형…인도 농축산업 망하겠소

    “소들이 농작물을 모두 망가뜨리고 있어요. 밤마다 잠도 못 자고 소들을 쫓아내고 있습니다.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1년 농사가 헛수고가 돼 버립니다.”인도 마디아프라데시주 피팔리야미라 마을에서 밀과 콩 농사를 짓는 소한 랄(52)은 올해도 소 때문에 피가 마르는 나날을 보냈다. 버려진 소들이 밭에 침입해 수확 직전의 농작물을 몽땅 망쳐 버렸기 때문이다. 답답한 랄은 소들을 도축하거나 무슬림 국가인 인근 방글라데시에 팔아넘기고 싶지만 법에 위촉돼 실행에 옮길 수 없다. 주정부 여당인 인도국민당(BJP)은 2004년 모든 소의 도살을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소 가운데 특별히 암소를 신성시하는 인도에서는 암소가 아닌 물소는 도축하고 판매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법안은 물소의 도축뿐만 아니라 이동이나 무역까지 금지해 버렸다. 설상가상 2012년 주의회가 해당 법안의 처벌을 강화하는 법까지 통과시키면서 소를 키울 여력이 없는 주민들은 밤에 몰래 소를 끌고 나와 도로나 인근 마을에 버리기 시작했다. 주인을 잃은 소들이 길거리에 쏟아져 나왔다. 마디아프라데시주의 농경지는 곧 쑥대밭으로 변했다. 2014년 총선에서 이슬람을 적대시하고 힌두 민족주의를 추구하는 BJP가 승리해 강력한 소 보호 정책이 시행되면서 이 같은 현상은 마디아프라데시주뿐만 아니라 현재 인도 전역에서 나타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오랫동안 날씨 변화나 들쭉날쭉한 물가 변동 등의 고질에 시달려 온 인도 농민들이 최근 소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면서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극단적인 소보호법이 인도의 농축산업 전체를 망치고 있다”고 지적했다.힌두교의 나라인 인도는 전통에 따라 소를 신성시한다. 특히 힌두교도들에게 암소는 여신과 같은 매우 신성한 힘을 지닌 존재다. 암소를 돌보거나 암소 앞에 서 있거나 암소를 보기만 해도 행운을 얻고, 악으로부터 보호받는다고 믿기 때문에 더이상 우유를 짤 수 없는 암소를 죽이는 행위는 어머니가 늙었다고 살해하는 행위와 동일하게 여긴다. 이 때문에 인도 29개 주 가운데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암소의 도축을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모든 인도인들이 소고기를 먹지 않는 것은 아니다. 인도의 12억 인구 중 소를 신성시하는 힌두교도는 약 80%를 차지한다. 약 2억명의 무슬림은 소 사육과 도축, 우육 생산 및 수출 역할을 맡고 있다. 이들에게 소고기는 일상의 식재료다. 대신 무슬림은 신이 깃들어 있다고 믿는 암소가 아닌 물소를 식육으로 삼는다. 인도는 세계 최대의 소고기 수출국이기도 하다. 인도의 소 사육 마릿수는 3억 마리가 넘는다. 2위인 브라질보다 8000만 마리 이상 많은 압도적 1위다. 소고기 수출량도 176만t으로 1위다. 세계 전체 소고기 수출량의 20% 가까이를 차지한다.그러나 극우 힌두주의 정권이 들어서면서 소는 훨씬 더 귀한 몸이 됐다. 엄격한 채식주의자로 알려진 모디 총리는 2014년 선거 유세 때 “소를 도살하는 이들은 우리나라 우유의 강을 파괴하는 자들”이라며 비난한 데 이어 50억 달러 규모의 소고기 수출 산업을 “끔찍한 분홍색 혁명”이라며 중단을 촉구했다. 인구의 절대 다수인 힌두교도들의 표를 의식한 주장이었다. 총리가 된 모디는 소를 보호하는 것을 주요 정책 과제로 삼고 약속대로 초강력 ‘소 보호 정책’을 펼치기 시작했다. 모디 총리가 주지사를 지낸 구자라트주 의회는 지난 4월 암소를 도살하면 현행 7년 이하 징역으로 처벌받던 것을 최고 종신형으로 처벌할 수 있게 하는 동물보호법 수정안을 통과시켰다. 새 법에 따르면 단지 소고기를 운반하기만 해도 10년 이하의 징역이 부과되며 당국은 소고기 운반에 사용된 차량을 몰수할 수 있다. 인도에서는 대부분의 주에서 암소 도축을 금지하며 이를 위반할 때에는 처벌 규정을 두는 경우가 많지만 구자라트주 동물보호법은 암소 도축을 가장 엄하게 처벌하는 것이다. 주민 2억명으로 가장 인구가 많은 주인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주에서도 정육점과 도축장을 대대적으로 단속하고 있다. 대부분 이슬람 신자들이 운영하는 이들 정육점·도축장이 암소를 몰래 도축한 뒤 거래가 허용되는 양고기나 물소로 속여 파는 경우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마침내 지난 5월 연방정부는 시장에서 암소뿐만 아니라 물소의 거래와 판매를 하지 못하게 했다. 새 금지령에 따르면 소를 사고팔기 위해서는 소를 기르는 집에 찾아가 직접 거래를 해야 한다. 또 가축을 거래하는 이는 판매하는 소가 식용을 목적으로 도축된 동물이 아니라는 서약도 해야 한다. 소의 판매 및 구매에 대한 엄격한 문서화도 의무화했다. 사실상 전국적으로 도축 및 소고기 소비를 금지하는 법안이었다. 연방정부의 소보호법이 발표되자 낙농업과 가죽산업, 소고기 수출 업계는 즉각 반발했다. 이들은 소보호법으로 업계가 축소돼 실업자가 수십만명 양산될 뿐 아니라 수백만명의 기독교도와 무슬림, 빈곤층의 값싼 단백질 공급원을 박탈하는 조치라고 주장했다. 전문가들도 “농촌 경제가 박살날 것”이라며 “축산업을 비롯해 소고기, 낙농, 가죽 경제는 모두 완전히 파괴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우려는 현실이 되고 있다. 낙농업부터 직격탄을 맞고 있다. 낙농업은 농장주가 소를 자유롭게 사고팔 수 있어야 발전하는 법인데 그런 자유가 없어졌기 때문에 우유 생산도 악영향을 받게 된 것이다. 델리의 자와할랄네루대 경제학과 라비 스리바스타 바 교수는 “농부들이 여분의 소를 팔 수 없게 됐기 때문에 향후 우유 가격이 엄청나게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소고기 가공산업도 침체일로를 걷고 있다. 무슬림 신자가 많아 인도 식육의 절반을 차지하는 우타르프라데시주의 소고기 가공업체 알라나사는 지난봄 2개의 소고기 생산라인 가운데 하나를 가동중지했다. 공장장 아야스 시디키(42)는 “하루 평균 2000마리를 처리해 왔으나 4월 들어 300마리로 격감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냉동 소고기를 말레이시아와 베트남에 수출한다. 인근 가죽 공장들의 기계도 멈췄다. 집권당의 과잉 소 보호가 지방 경제를 무너뜨리고 있는 셈이다. 종교 갈등도 깊어지고 있다. 이른바 ‘소 수호자’들이 “왜 신성한 소를 죽이느냐”며 도축 등 축산업에 종사하는 무슬림을 닥치는 대로 공격하는 사건이 잇따르고 있어서다. 지난 4월 인도 북서부 알와르 부근 도로에서는 이슬람 주민들이 트럭 3대로 암소 10여 마리를 운송하다 힌두교도의 공격을 받아 1명이 숨지는 사건이 일어났으며 앞서 3월 말에는 우타르프라데시주의 한 정육점 진열장이 집단 방화로 불에 타기도 했다. 정부는 이들의 공격 행위를 사실상 방관했고 공포에 질린 업자들이 손을 놓아 버려 소 공급 체인은 완전히 붕괴됐다. 모디 정권이 현 노선을 수정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소 보호는 힌두 민족주의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7월 인도 대법원이 도축을 목적으로 가축시장에서 소를 거래할 수 없게 한 연방정부 행정명령에 대해 효력을 중지했음에도 정부는 거래를 하는 모든 이가 형사처벌 대상이라고 밝히며 뜻을 굽히지 않았다. 뉴델리 아쇼카대 정치학과 질 베르니에 교수는 “모디 정권의 소 보호 정책은 경제적인 이유로 쉽게 버려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오히려 집권당이 힌두교 지지자들을 집결할 수 있기 때문에 소보호법으로 얻는 정치적 이득은 이로 인해 치르는 비용을 능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방울뱀과 맞서 싸워 가족 지킨 고양이 화제

    방울뱀과 맞서 싸워 가족 지킨 고양이 화제

    고양이 한 마리가 독사에게 맞서 주인 가족의 안전을 지켜 화제가 되고 있다. 미국 WKMG-TV 등 현지언론은 1일(현지시간) 최근 플로리다주(州) 레이디 레이크에 사는 한 가족이 반려묘 덕분에 자택 뒷마당에 갑자기 출몰한 방울뱀으로부터 안전하게 피할 수 있었다고 보도했다. 지난 주말 피터슨 가족은 집안에서 뒷마당으로 나갔을 때 갑자기 반려묘 오레오가 먼저 앞으로 나가 기다란 무언가와 엎치락뒤치락 싸우는 것을 목격했다. 그리고 그 무언가가 방울뱀임을 알아차렸다. 이 지역에 사는 방울뱀은 몸길이가 1.8~2.4m에 달하는 가장 큰 방울뱀으로도 알려진 동부다이아몬드방울뱀이다. 방울뱀은 자기 몸길이의 3분의 2 정도 거리까지 공격할 수 있다고 알려졌다. 즉시 어른들은 아이들을 집안으로 들여보냈다. 그리고 곁에서 발을 동동거리며 오레오가 무사하기만을 기도했다. 잠시 뒤 독사를 쫓아낸 오레오의 몸은 피투성이였다. 1년 전 오레오를 입양한 뒤 친구처럼 지낸 10살 소녀 제이든 피터슨은 “오레오는 우리의 작은 수호자”라면서 “오레오의 다리를 심하게 부었고 여기저기 피를 흘리고 있었다”고 회상했다. 할머니 신디 앤더슨은 “우리는 오레오의 몸에 들어간 독이 퍼지는 걸 가장 두려워했고 그를 잃을까 봐 두려워했다”고 말했다. 가족은 지역 동물병원으로 오레오를 데려갔다. 때마침 주말이었음에도 수의사 에이미 허프가 있어 오레오는 제시간에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 데이나 로 수의간호사는 “고양이는 적절한 치료와 조치를 받지 못하면 치명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매우 특이하다. 고양이가 뱀에게 물렸다는 이야기는 흔치 않다”면서 “간혹 개가 뱀에게 물린 사례가 있긴 하다”고 말했다. 오레오는 상처 때문에 아직 붕대를 감고 실내에 있어야 한다. 하지만 피터슨 가족에게 오레오는 소중한 친구이자 든든한 수호자임이 분명하다. 사진=WKMG-TV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포돌이 아빠’ 이현세 화백, 종암서에서 ‘인권경찰 구현’ 강의

    ‘포돌이 아빠’ 이현세 화백, 종암서에서 ‘인권경찰 구현’ 강의

    ‘포돌이 아빠’로 알려진 만화가 이현세(61)씨가 28일 서울 종암경찰서에서 드라마와 영화 속 경찰의 캐릭터를 분석하고, 인권경찰 구현을 위한 특강을 진행했다. 강연에서 이 작가는 추억의 드라마 ‘수사반장’부터 최근 개봉한 영화 ‘마스터’까지 한국의 대중문화에 나온 경찰 이미지의 변천사를 소개했다. 이 작가는 “우리나라 대중문화 속 경찰은 정의의 수호자로 변해왔지만 여전히 비리와 부패의 중심에 놓여있다”면서 “선진국처럼 인권경찰로 변모해 국민의 기대를 충족시켜야 한다”고 말했다.이날 경찰들은 이 작가의 강의을 듣기 위해 종암서 4층 종암마루에 마련된 80석이 넘는 좌석을 가득 메웠다. 이 작가는 자유토론을 통해 국민이 바라보는 경찰에 대한 시각을 전하고 경찰들의 의견을 듣기도 했다. 이상현 종암경찰서장은 특강을 함께 경청한 뒤 “대중문화 속에서 등장하는 경찰의 모습이 영화 ‘투캅스’의 비리 경찰에서 ‘범죄도시’의 해결사 경찰로 변화했지만 아직도 부패와 비리의 소재로 소비되는 현실을 반성하고, 국민의 경찰로 등장하는 날까지 부단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작가는 베트남 전쟁을 다룬 ‘저 강은 알고 있다’(1979)로 데뷔했고, ‘공포의 외인구단’(1982)을 통해 이름을 알렸다. 이후 ‘떠돌이 까치’(1987), ‘남벌’(1994) 등 흥행작을 잇달아 내놓으며 만화계를 이끌었다. 이 작가는 1999년 경찰 마스코트인 포돌이·포순이 캐릭터를 도안하는 등 경찰 이미지 개선에 힘써 명예경정에 위촉되기도 했다.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 [서동철 논설위원의 스토리가 있는 문화유산기행] 김시습이 눌러앉고 싶다던 청평사… 맑은 기운에 근심 사라지네

    [서동철 논설위원의 스토리가 있는 문화유산기행] 김시습이 눌러앉고 싶다던 청평사… 맑은 기운에 근심 사라지네

    춘천 시내에서 청평사(淸平寺)로 가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우선 시내를 남서쪽에서 동북쪽으로 휘돌아 나가는 46번 국도를 타고 소양6교를 건너고 배후령터널을 지난 다음 간척사거리에서 우회전해 배치를 넘는 자동찻길이 있다. 배후령에는 터널에 생겼다지만, 배치는 옛날 한계령보다 더 가파르고 구불구불한 것 같다. 이 오봉산길의 막다른 골목이 소양호가 내려다보이는 청평리다.춘천 시내에서 멀지 않은 소양강댐 배터에서 유람선을 타는 방법도 있다. 청평사가 없었다면 소양호 유람선은 무척 심심한 뱃길이었을 것이다. 댐 건설 이전의 46번 국도는 수몰된 소양강길을 따라 양구로 이어졌었다고 한다. 46번 국도는 인천광역시 중구 북성동 인천역(驛)에서 강원도 고성군 간성읍을 잇는다. 수수부꾸미와 산채비빔밥, 그리고 소양호 빙어튀김이 유혹하는 사하촌(寺下村)에서 청평사까지는 2㎞ 남짓하다. 가벼운 마음으로 나선 관광객이라면 부담도 없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산길에 접어들면 청정한 기운에 몸과 마음이 모두 가벼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옛사람들은 이 계곡을 하나의 커다란 정원으로 인식했던 듯하다. 자연의 조화에 군데군데 인공(人工)를 더해 완벽한 아름다움을 추구했다. 조경사(造景史)를 공부하는 사람들이 청평사에 애착을 갖는 이유다. 평탄한 오리(五里) 산길을 기분 좋게 걷다 보면, 우뚝 솟은 바위 봉우리 아래 여러 단의 석축을 쌓아 조성한 청평사가 눈에 들어온다. 이제는 상당히 복원이 이루어져 제법 규모 있는 절집처럼 보인다. 한때는 221칸에 이르렀다지만 1960년대까지만 해도 회전문(廻轉門)만 덩그러니 남아 있는 모습이었다. 분단과 전쟁, 그리고 이념이 낳은 상처 때문이었다.청평사의 초기 역사는 1130년(인종 8년)과 1320년(충숙왕 14) 각각 세워진 청평산 문수원기(文殊院記) 비석과 청평산 문수사 장경비(文殊寺 藏經碑)의 비문이 탑본으로 전해지고 있어 알 수 있다. 문수원기에 따르면 청평사는 영현선사가 973년(광종 24) 백암선원(白巖禪院)으로 창건하고, 이의가 1069년(문종 23) 보현원(普賢院)으로 중창한 데 이어 아들 이자현이 1078년(문종 32) 문수원(文殊院)으로 삼창했다. 이의의 아버지, 곧 이자현의 할아버지 이자연은 세 딸을 문종비로 만든 당대 권신(權臣)이었다. 승려가 아닌 이의와 이자현이 중창을 주도했다는 것은 흥미롭다. 불교국가 고려에서 세도가(勢道家)가 사찰을 세우거나 중창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을 것이다. 학계에서는 이의의 보현원 중창을 집안의 원찰(願刹)은 물론 별서(別墅)를 확보하는 차원이었을 것으로 본다. 이자현의 문수원 삼창 역시 원찰과 별서의 위상을 높이는 작업이었을 것이다. 장경비의 존재는 이전 어느 시기 절 이름이 문수사로 바뀌었음을 알려 준다. 장경비는 원나라 왕후가 보내 준 불서(佛書)를 절에 보관한 내력을 담았다. 청평산이라는 이름은 이자현이 은거하자 도적과 호랑이가 자취를 감추었다고 해서 붙여졌다고 한다. 청평이란 곡절이 없어 근심이 없는 경지를 가리킨다.이후 청평사로 이름을 고친 것은 조선 명종시대 불교 부흥에 힘쓴 보우(普雨)라는 이야기가 전한다. ‘청평사지’(淸平寺誌)에도 ‘보우가 1557년 ‘경운산만수성청평선사’(慶雲山萬壽聖淸平禪寺)로 이름을 바꾸었다’고 적혀 있다. 일제강점기에도 회전문에는 이렇게 쓴 현판이 걸려 있었음을 보여 주는 사진도 남아 있다. 하지만 매월당 김시습(1435~1493)은 오래전에 ‘청평사’라는 제목의 시를 지어 ‘띠풀 베어 초가 짓고 높은 곳에 살고지고, 이제부터 다시는 이곳 떠나지 않으리’라고 노래했다. 그는 청평산 아래 세향원(細香院)을 짓고 한동안 머물렀다고 한다. 시대가 더 앞서는 여말선초의 문인 원천석(1330~?)의 ‘운곡시사’(耘谷詩史)에도 ‘청평사’라는 시가 실려 있다. 운곡이 춘천 일대를 여행한 때는 1368년이다. 청평사가 이고 있는 산은 오늘날 오봉산(五峰山)이라 부른다. 기기묘묘하게 솟은 봉우리가 다섯 개로 보인다고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경운산이라는 옛 이름은 지금 오봉산의 옆 봉우리가 차지하고 있다. 반면 청평산이라는 이름은 간 데가 없다. 이 산은 산림청의 ‘한국의 100대 명산’에도 이름을 올리고 있다. 청평사의 대표 문화유산은 아무래도 회전문을 들어야 할 것이다. 이름이 주는 호기심도 한몫을 한다. 회전문은 금강문이나 천왕문처럼 불법(佛法) 수호자를 봉안하는 전각이라고 한다. 윤장대(輪藏臺)의 존재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학계는 본다. 계곡 장유(1587~1638)의 시에는 ‘진락선옹(眞禪翁) 한번 떠나 돌아올 줄 모르고/ 암자 앞엔 전경대(轉經臺)만 외로이 남았구나’ 하는 대목이 있다. 청평사에 전경대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진락공(眞公)은 이자현의 시호다. 전경대, 곧 윤장대는 돌릴 수 있게 만든 팔각형 불구(佛具)다. 불경을 넣어 돌릴 때마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새겼다는 상징성을 부여한다. 예천 용문사에는 회전문과 짝을 이룬 윤장대를 볼 수 있다. 용문사 회전문은 사천왕상을 모시고 있다. 윤장대는 대장전(大藏殿) 내부에 있다.회전문 앞마당에 좌우로 놓여 있는 비석의 받침돌도 눈여겨봐야 한다. 바로 문수원기비와 장경비의 흔적이다. 문수원기비는 김부의와 혜소국사가 앞뒷면 글을 짓고 탄연이 글씨를 썼다. 김부의는 ‘삼국사기’를 지은 김부식의 아우이고, 혜소는 대각국사의 제자다. 탄연은 서거정이 ‘김생 다음간다’고 했던 명필이다. 장경비는 앞뒷면 글은 이제현과 성징이 짓고 이암이 썼다. 이제현은 ‘익제난고’와 ‘역옹패설’로 널리 알려진 고려 후기 문인이다. 성징은 원나라 승려라고 한다. 이암 역시 ‘동국의 조맹부’라는 평가를 받은 명필이다. 문수원기와 장경비는 탄연과 이암의 글씨로 유일하게 남아 있다. 문수원기비는 일제강점기에도 손상되기는 했어도 상당 부분이 남아 있었다. 하지만 1914년 대웅전에 옮긴 비석은 6·25전쟁을 거치는 과정에서 완전히 조각나고 말았다. 이후 1968년과 1985년 발굴조사에서 비편의 상당 부분이 수습됐다. 청음 김상헌은 청평사를 찾은 1635년 ‘동쪽에 장경비가 있고, 서쪽에 문수원기가 있다’는 기록을 남겼다. 그런데 약헌 서종화(1700~1748)는 ‘청평산기’(淸平山記)에서 ‘문수원기’를 언급하면서 ‘서쪽 뜨락에 파손되어 읽을 수 없는 비석이 하나 더 있다’고 했다. 하지만 ‘장경비’는 이제 받침돌만 남아 있을 뿐이다. 문수원기비는 2008년 복원되어 옛 비석 받침돌 바로 곁에 세워졌다. 장경비도 복원이 추진되고 있다고 한다. 문수원기비 내용은 문헌에도 보이고 남아 있는 탑본이 적지 않음에도 읽지 못하는 글자도 있어 복원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장경비는 앞면의 경우 그런대로 자료가 남아 있지만, 뒷면은 문장을 재구성하기조차 어려운 상태로 알려진다. 그러니 소박하지만 옛 비석의 받침돌이 오히려 역사의 진정성을 보여 주는 청평사의 유산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글 사진 dcsuh@seoul.co.kr
  • 사우디는 ‘이란식 민주주의’가 두려워

    사우디는 ‘이란식 민주주의’가 두려워

    레바논 ~ 이라크 ‘시아 벨트’ 부담 “사우디 왕권 교체기 불안 투영” 사우디아라비아의 왕권 교체가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기 권력 무함마드 빈살만(32) 사우디 제1왕위계승자(왕세자) 겸 국방장관은 아직 정치적 역량을 증명해내지 못했다. 이 와중에 오랜 숙적 이란은 중동 일대에서의 영향력을 키워 나가고 있다. 이란은 이슬람 시아파를 신봉한다. 수니파 맹주 사우디에게는 눈엣가시다. 이란은 혁명을 일으켜 왕조를 전복시키기도 했다. 새 국왕이 사우디를 틀어쥐기 전에 이란을 위시한 시아파가 중동을 장악하는 것은 아닌지, 이란에서 태어난 이슬람식 민주주의가 아랍국 일대로 퍼져 나가는 것은 아닌지, 이란을 바라보는 사우디는 불안하다.사우디가 주도하는 아랍연맹은 지난 19일(현지시간)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린 긴급총회에서 “이란은 세계 제1의 테러지원국이다. (레바논의 친이란 시아파 무장세력) 헤즈볼라는 아랍국 안보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비난했다. 사우디 등은 지난 4일 예멘 시아파 후티 반군이 사우디 리야드 공항을 향해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사건의 배후에 이란과 헤즈볼라가 있다고 보고 있다. 사우디 측은 “이란의 공격에 나태하게 대응하지 않겠다”며 무력 충돌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란은 20일 “아랍연맹의 성명은 거짓말과 왜곡”이라고 반박했다. 같은 날 하산 나스랄라 헤즈볼라 최고지도자는 TV 연설에서 “우습다”며 탄도미사일 발사 배후에 헤즈볼라가 있다는 설을 일축했다. 양측이 전쟁이라도 벌일 듯한 기세지만, 군사력·경제력 등 전통적인 ‘하드 파워’ 측면에서 이란은 사우디의 상대가 안 된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가 펴낸 ‘세계 군비 지출 동향’에 따르면 사우디는 지난해 637억 달러(약 69조 8597억원)의 군비를 지출했다. 미국, 중국, 러시아에 이은 세계 4위다. 이란의 지난해 군비는 123억 달러로, 사우디의 5분의1 수준이다. 사우디는 세계 최강의 군사대국 미국의 오랜 우방이기도 하다. 전임 버락 오바마 미 정부와 달리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이란에 적대적인 것도 사우디에 유리하다. 경제 규모도 사우디가 크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2017년 사우디 국내총생산(GDP)은 6785억 달러이며, 이란의 GDP는 4276억 달러다. 또 사우디는 세계 1위 산유국으로 세계 경제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친다. 하지만 이란의 ‘소프트 파워’는 사우디에 위협적이다. 이란은 1979년 이슬람혁명을 통해 왕조를 전복시키고 이슬람식 민주주의를 구축한 전력이 있다. 최고 성직자가 최고지도자를 맡되 그 아래 대통령을 중심으로 행정부와 입법부, 사법부를 분리해 민주주의가 작동한다. 반면 사우디는 1932년 국가를 수립한 이후 지금까지 전제군주제를 고수해 왔다. 사우디 국왕은 왕이자 동시에 이슬람의 수호자를 자임한다. 왕은 입법, 사법, 행정 등 각 방면에 걸쳐서 절대적 권력을 가진다. 이에 대해 AFP통신은 지난 12일 “사우디는 이란이 혁명을 수출해 자국 체제를 위협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고 전했다. 특히 이란의 입김 강화가 사우디 왕위 교체기와 맞물리면서 사우디의 불안감이 증폭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사우디 정부는 양위 계획을 부인하고 있지만, 데일리메일은 지난 16일 왕실 관계자들을 인용해 “늦어도 25일까지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사우디 국왕이 빈살만 왕세자에게 왕위를 이양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란은 동맹국 또는 추종 세력에 자율성을 주는 방식으로 세를 불리고 있다. 미 온라인매체 더인터셉트는 지난 17일 “사우디와 이란이 각각의 동맹국을 어떻게 대우하는지를 보면 현 상황을 이해할 수 있다”고 전했다. 더인터셉트에 따르면 이란은 각국을 직접 통치하거나 명령하지 않고 독립적 정치구조를 허용한다. 헤즈볼라, 이라크 시아파 민병대, 후티 반군 등이 그 예다. 그들은 의사결정에서 어느 정도 자율성을 보장받는다. 반면 이슬람 근본주의 ‘와하비즘’이 지배하는 사우디는 동맹국에도 엄격한 종교적·정치적 기준을 요구했다. 때문에 소수의 우방국을 제외한 다수를 적국으로 만들었다. 실제로 이슬람국가(IS) 패퇴 이후 이란은 IS가 점령했던 이라크, 시리아와의 유대를 다지고 있다. 레바논에서는 이란의 지지를 받는 헤즈볼라의 입지가 단단해졌다. 지금과 같은 흐름이라면 사우디는 머리맡에 이란~이라크~시리아~레바논으로 이어지는 이른바 ‘시아 벨트’를 두게 된다. 다급해진 사우디는 앙숙 이스라엘의 손을 잡았다.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는 20일 유발 슈타이니츠 이스라엘 에너지 장관의 발언을 인용해 “이스라엘은 사우디와 비밀리에 접촉해 왔다”고 전했다. 조너선 아델만 미 덴버대 국제학 교수는 지난 17일 미국의소리와의 인터뷰에서 “빈살만 왕세자가 자신의 권력을 강화하기 위해 이란과의 갈등을 지렛대로 삼고 있다”면서 “국내 문제로 향한 사우디의 시선을 이란으로 돌리려는 것이지 꼭 전쟁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카타르 아부 디아브 프랑스 파리대 정치학 교수는 “이라크, 시리아 그리고 예멘 등지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우디와 이란의 대리전이 변수”라면서 “상황이 더 악화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테마로 풀어보는 성화 봉송] “문화·미래·저탄소 올림픽” 세계에 전할 평창의 유산들

    [테마로 풀어보는 성화 봉송] “문화·미래·저탄소 올림픽” 세계에 전할 평창의 유산들

    2018 평창동계올림픽 성화는 21일 전남 강진군과 목포시에서 봉송 일정을 이어갔다. 많은 이들이 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염원하며 ‘모두를 빛나게 하는 불꽃’을 옮겼을 것이다. 하지만 22일로 개막이 79일 남은 지금, 평창 대회가 남겨야 할 유산에 대해 얼마나 공감하며 뛰고 있는지 돌아봐야 한다.흔히 레거시(legacy)라고 하면 사후 경기장 활용 방안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지만 무형의 가치와 유산에 대해서도 생각하고 공동 목표로 대중이 인식하는 게 중요하다. 잇따라 아시아에서 열리는 세 메가 이벤트의 출발을 아름답게 장식하고 뒤의 두 대회(2020년 도쿄올림픽과 2022년 베이징동계올림픽)에 물려줘야 한다는 부담도 작용한다. 이런 점에서 24일 오후 2시 서울 강남구 인터컨티넨탈 서울코엑스 호텔에서 개최하는 서울대 국제스포츠행정가양성단의 드림 투게더 서울포럼 2017은 주목할 만하다. 올림픽 사상 가장 성공적인 대회로 평가받는 2010 밴쿠버동계올림픽 등 대회를 치러본 이들과 앞으로 치르는 이들이 지혜를 나누는 자리여서다. 밴쿠버 대회 조직위원장 겸 최고경영자(CEO)였던 존 펄롱은 야심 찬 국가의 비전과 문서로 잘 정리된 ‘공중에 대한 약속’들을 대회 전에 완벽하게 정립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특정 종목, 사회기반시설, 관광, 비즈니스 네 항목으로 레거시를 정리하고 드라마틱한 인간 레거시와 국가가 추구하는 정신을 레거시의 요체로 꼽는다. 런던유산개발회사의 벤 플레처 전략마케팅커뮤니케이션국장은 런던 동부에 세워진 올림픽 파크가 스타디움과 시설들을 변형해 주요 종목의 굵직한 대회를 계속 유치해 개최하는 런던 대회의 유산을 설명한다. 아울러 1988 서울올림픽 개최로 한국 사회가 어떤 변화를 겪었고 그 유산이 지금까지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를 오지철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이 발표한다. 평창의 경우 대회 레거시와 경기장 레거시를 명확히 분리했다. 대회 레거시로는 저탄소 그린 올림픽, 미래의 수호자, 좋은 삶, 전통과 문화를 지닌 자랑스러운 사람, 평창의 글로벌화(세계로 향하는) 다섯 가지로 정리했다. 모든 국민이 고개를 끄덕이며 가슴에 새길 수 있는 목표와는 조금 동떨어진 것 같다. 김주호 대회 조직위원회 부위원장은 여기에 다섯 가지 키워드로 경기장 레거시 계획을 발표한다. 베이징동계올림픽 훈련 시설로 강릉 아이스아레나를 활용하는 방안 등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를 대표해 세르미앙 응 전 부위원장과 타니아 브라가 유산 담당 국장도 연사로 나서 올림픽 유산 운영 방향 등을 밝힌다. 히로미 가와무라 2020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 홍보국장도 대회 뒤의 유산 운영 계획을 설명한다. 포럼을 기획한 강준호 서울대 교수는 “개최도시 입장에서 올림픽 개최는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 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평창 대회의 유산은 성공적인 대회 운영 이상으로 중요한 문제”라며 “이번 포럼을 통해 평창동계올림픽의 유산을 극대화할 수 있는 현명한 방안이 도출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DC 히어로 총집합 영화 ‘저스티스 리그’ 는 어떤 내용일까

    DC 히어로 총집합 영화 ‘저스티스 리그’ 는 어떤 내용일까

    DC 코믹스의 영웅들이 총집결한 영화 ‘저스티스 리그’가 개봉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11일 영화 ‘저스티스 리그’ 측은 전날 상영 시간과 등급을 발표, 개봉 전 준비를 마쳤다. ‘저스티스 리그’는 12세 이상 관람가로, 상영시간은 119분으로 확정됐다. 이번 영화는 DC의 히어로 군단이 총집합해 공동의 적에게 맞서는 이야기를 그린다. 포스터만으로도 초대형 액션 블록버스터임이 실감 나는 ‘저스티스 리그’는 인류 수호자인 슈퍼맨이 사라진 틈을 노린 빌런 스테픈울프가 악마군단을 이끌고 지구에 오고, 배트맨과 원더우면, 아쿠아맨, 사이보그 등은 지구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막강한 힘을 지닌 ‘마더 박스’를 두고 이들 사이의 치열한 혈투 극이 예고된다. 한편 오는 15일 개봉하는 잭 스나이더 감독의 새 영화 ‘저스티스 리그’는 지난 9일부터 사전 예매를 시작했다. 한국 관객들이 슈퍼 히어로물에 대한 관심이 높은 만큼 천만 영화 ‘어벤져스’만큼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영화 ‘저스티스 리그’ 포스터 김혜민 기자 khm@seoul.co.kr
  • 홍종학 “쪼개기 증여는 장모 결정… 학벌 지상주의 논란 사과”

    홍종학 “쪼개기 증여는 장모 결정… 학벌 지상주의 논란 사과”

    野 “세금 미꾸라지… 자진사퇴 하라” 與 “과도한 모욕주기 청문회 지양을” 자료 제출 공방… 청문보고서 채택 안해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는 10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쪼개기 증여’ 의혹에 대해 거센 질타를 받았다. 야당 의원은 홍 후보자의 자료 미제출을 비판하고, 국회의원 시절 동영상을 반복 재생하며 후보자의 언행 불일치를 성토했다. 청문회는 결국 자료제출을 둘러싼 공방 끝에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 없이 밤늦게 종료됐다.자유한국당 최연혜 의원은 “법꾸라지라는 말이 있는데 후보자는 세꾸라지(세금 미꾸라지)다”라며 “쪼개기 편법 증여로 강의해도 돈을 많이 벌겠다”고 날을 세웠다. 홍 후보자의 배우자와 딸은 2015년 장모로부터 37억 5000만원 상당의 부동산을 증여받고 9억 9000만원의 증여세를 냈다. 특히 딸은 어머니의 돈을 빌려 서울 충무로 상가지분을 증여받는데 필요한 증여세 2억 2000만원을 냈다. 후보자의 배우자가 모두 증여받을 경우 세율이 높아지기 때문에 나누어 증여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당 김정훈 의원은 “부의 세습을 비판하면서도 쪼개기 증여로 부의 세습을 했고 특목고 반대를 외치면서도 딸은 우리나라에서 학비가 제일 비싼 학교 중 하나인 국제중에 갔다”며 “뉴라이트 사관 문제로 자진 사퇴한 박성진 전 장관 후보자보다 홍 후보자가 훨씬 문제가 많다”고 말했다. 홍 후보자는 배우자와 딸이 재산을 증여받은 과정에 대해 “(증여 방식을) 장모가 그렇게 결정했다”며 “당시 저는 현직(의원)으로 (당이) 총선을 앞두고 있었고 어머님 의사에 대해 반대할 수 없어서 제가 관여할 여지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홍 후보자는 또 과거 저서인 ‘삼수·사수를 해서라도 서울대에 가라’는 공부법 소개 책에서 학벌 지상주의를 부추기고 중소기업인을 무시하는 듯한 발언을 한 데 대해 “경위야 어떻든 잘못된 표현으로 상처받은 분들이 있으면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번 사과 말씀을 올린다”고 말했다. 홍 후보자의 해명에도 야당 의원들은 홍 후보자의 19대 국회 의정활동 영상을 이용해 언행불일치를 집요하게 공격했다. 한국당 김기선 의원은 홍 후보자가 청문위원 시절 목소리를 높여 자료제출을 요구한 영상을 재생한 뒤 “본인은 마치 민주와 정의의 수호자인 양 말하면서 남에게는 준엄한 잣대를 들이대는데 같은 상황이 되자 돌변했다”고 비판했다. 홍 후보자는 한국당 이채익 의원이 ‘재벌은 암세포’ 등 과거 발언을 근거로 편향적 사고를 하고 있다고 지적하자 “재벌과 대기업에 절대 편향적 사고를 하고 있지 않다”면서 “앞으로는 더욱 조심하겠다”고 강조했다. 여당 의원은 홍 후보자 엄호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의원은 “도덕성 검증과 업무 정책 능력 검증을 분리할 필요가 있다”며 “너무 인격적 모욕주기 청문회는 안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이훈 의원은 “(후보자는) 문재인 정부 5대 결격 사유에 하나도 해당하지 않는다”고 두둔했다. 같은 당 권칠승 의원도 “처음부터 여러 사람에게 증여할 생각이 있었던 것이라면 쪼개기 증여라는 것은 과도한 공세”라고 옹호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무역적자 불용” “세계화는 대세”… 화합 깬 트럼프·시진핑

    트럼프 ‘미국 우선주의’로 다시 돌아가 “美, 장벽 낮췄지만 타국은 시장 안 열어” 習 “개도국, 교역·투자로 이득 더 얻도록 다자무역·개방적 지역주의 필요” 맞받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베이징에서 보여줬던 ‘대단한 화합’은 하루 만에 베트남에서 완전히 뒤바뀌었다. 10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나란히 베트남 다낭을 방문한 양 강대국의 지도자는 상대방의 무역정책에 대해 날카로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두 정상은 ‘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회의)’에서 상대국을 작심하고 비난했다. 먼저 연단에 오른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시장 장벽을 낮췄지만 다른 나라는 우리에게 시장을 열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이 더는 이용당하도록 두지 않겠다”며 “미국은 세계무역기구(WTO)로부터 공정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만성적인 무역 불균형을 더는 용납하지 않겠다고도 선언했다. 인도·태평양지역에서 어떤 국가와도 양자협정을 맺을 준비가 돼 있다며 공정하고 호혜적인 교역을 주장했다. 지식재산권의 ‘뻔뻔한 도둑질’까지 있다고 강조했다. 전날 베이징에서는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 책임을 전임 행정부 탓이라고 시 주석 앞에서 말했던 트럼프가 하루 만에 돌변해 상대 교역국들을 비난한 것이다. 21개 APEC 회원국 가운데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목한 최대 불공정 무역국이다. 미국은 한국과 맺은 자유무역협정(FTA)이 불공정하다며 개정 협상에 나섰고 멕시코, 캐나다와 맺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의 재협상도 진행하고 있다. 방중 기간에 중국과 2535억 달러(약 283조원) 규모의 투자·무역 협정을 체결하고 시 주석을 ‘특별한 사람’이라며 칭찬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APEC 무대에서 예전의 ‘미국 우선주의’로 돌아간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손을 묶는 다자 무역협정을 거부하고 ‘새로운 세계무역 질서’를 선언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화의 병폐를 지적한 데 비해 시 주석은 ‘세계화의 수호자’로 나섰다. 시 주석은 “세계화는 되돌릴 수 없는 역사적 흐름”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 무역주의를 겨냥했다. 그는 “우리는 개발도상국들이 국제 교역과 투자로부터 더 많은 이득을 얻을 수 있도록 다자 간 무역체제를 지지하고 개방적 지역주의를 실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 주석은 아시아태평양자유무역지대(FTAAP) 창설과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의 조속한 타결을 촉구했다. 아태지역의 무역 장벽을 허물어 하나의 경제권으로 묶자는 것으로, 중국이 주도하는 다자 간 FTA들이다. 그는 또 오는 11월 상하이에서 첫 국제수입박람회를 열어 협력의 새로운 플랫폼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15년 뒤 중국의 대외투자가 2조 달러에 이르고 수입규모도 24조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 등 다자 무역체제에서 이탈하는 미국의 공백을 중국이 세계 통상 무대의 주도권을 잡는 기회로 활용하겠다는 뜻으로 분석된다. APEC 회원국 대부분이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 무역주의를 우려하는 만큼 중국의 입지가 지금보다 넓어질 여지가 생겼다. 이에 따라 11일 21개 APEC 정상들이 모두 모이는 회의에서 교역 자유화와 경제 통합에 대한 논쟁이 벌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유령 마을?…우주 지배하는 암흑물질 지도 나왔다

    유령 마을?…우주 지배하는 암흑물질 지도 나왔다

    우리가 사는 우주는 유령의 동네일지도 모른다. 미국자연사박물관의 헤이든 플레네타리움 스페이스쇼 다크유니버스에서 만든 ‘우주의 암흑물질 지도’를 보면 그런 섬뜩한 생각이 든다. 이 암흑물질 지도는 지난 1일(현지시간) 미항공우주국(NASA)의 오늘의 천체사진(APOD)에 발표되었다. 정교한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제작된 이 암흑물질 지도는 우주에 분포하고 있는 암흑물질들이 연출하는 으시시한 우주의 풍경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뿐더러 은하들이 왜 그렇게 빨리 도는지, 은하단 속의 은하들이 왜 그렇게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지, 중력렌즈가 왜 그렇게 빛을 강하게 굴절시키는지, 우주 속에 가시 물질이 왜 그렇게 분포하는지에 대해 눈에 보이지 않는 암흑물질이 설명해주고 있다. 우주는 이 암흑물질의 중력으로 여지없이 사로잡혀 있는 것이다. 위의 이미지에서 암흑물질은 검은 가닥들이 거미줄처럼 복잡하게 얽힌 우주의 구조를 보여주고 있으며, 우리에게는 친숙한 일반물질은 주황색 매듭으로 표현되어 있다. 이 암흑물질 지도 시뮬레이션은 실제 천문학적 관측결과와도 잘 부합한다. 우리가 사는 우주에는 은하만 해도 약 2000억 개 정도가 있다. 그런데 이 모든 은하들의 총량보다 더 많은 미지의 암흑물질이 우주의 은하들을 하나로 묶어주고 있다. 만약 이러한 암흑물질이 없다면 우주의 은하들이 다 뿔뿔이 흩어지고 말았을 것이다. 따라서 암흑물질이 은하의 진정한 수호자라 할 수 있다. 이 같은 암흑물질 지도는 중력렌즈 현상을 이용해서 만들어졌다. 중력렌즈 현상이란 천체의 중력이 빛의 경로를 휘어지게 하는 렌즈의 역할을 하는 현상으로, 중력이 클수록 이 현상은 더욱 크게 나타난다. 그런데 우주에는 암흑물질보다 더 섬뜩한 존재가 모습을 드러냈다. 암흑물질의 중력보다 더 막강한 중력을 휘두르고 있는 존재로, 바로 암흑 에너지란 존재가 우주를 지배하는 척력(반중력)이란 사실이 밝혀졌다. 이 암흑 에너지로 인해 우리 우주가 가속팽창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얼마 전 밝혀졌다. 이 놀라운 발견을 한 과학자들은 2011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다. 노벨 물리학상 공동 수상자인 브라이언 슈미트 호주 국립대 교수는 앞으로 1000억 년 후에는 지구가 속한 은하수를 제외한 우주의 모든 은하계가 사라져 버리고 인류는 결국 텅 빈 우주를 보게 될 것이며, 암흑 에너지가 갑자기 사라지지 않는다면 우주는 갈수록 빠른 속도로 팽창을 계속한 끝에 결국 없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참고로, 우주 구성물질의 비중을 보면, 암흑 에너지가 74%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그 다음이 암흑물질이 22%를 차지한다. 이 둘만 합해도 무려 96%다. 가시 물질이 나머지 4%인데, 그중 3.6%는 은하들 사이에 산재하는 가스이고, 관측 가능한 우주의 모든 것, 즉 모든 은하들과 그 안에 있는 모든 별들이 우주 '파이'에서 차지하는 양은 고작 0.4%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 눈에는 보이지도 않는 암흑물질과 암흑 에너지가 결국 우주의 운명을 쥐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우리가 사는 우주는 갈수록 유령의 동네를 닮아가고 있는 것 같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부고] 국가 폭력 의문사 진실 밝힌 ‘인권수호자’

    [부고] 국가 폭력 의문사 진실 밝힌 ‘인권수호자’

    의문사진상규명위원장을 지낸 한상범 동국대 명예교수가 지난 15일 노환으로 별세했다. 81세.헌법학자였던 한 교수는 한일협정과 3선 개헌, 유신, 신군부 반대 운동과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사건 진상규명 운동 등 권위주의 정권 시절 인권과 민주주의를 위한 운동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친일 문제와 과거사 정리, 일제 잔재 법조문 청산과 한글화 등에도 이바지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 교수가 위원장으로 있던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는 박정희 정권 시절 ‘인혁당 사건’이 중앙정보부의 조작에 따른 것임을 밝혀내는 등 국가가 자행한 폭력과 인권침해 사건의 진상을 다수 규명해 냈다. 한 교수는 시민사회단체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민족문제연구소 소장과 참여연대 고문, 불교인권위원회 공동대표 등을 역임했다. 한 교수는 현암법학저작상, 한글학회 한글운동공로표창, 외솔상, 4월 혁명상 등을 수상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원화지씨와 딸 아량·정화·선화씨, 사위 박성호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황철 전 LG연구소 책임연구원 등. 발인은 18일 오전 8시 30분. 빈소는 강남 세브란스병원. (02)2019-4002.
  • 트럼프發 이란 政爭

    트럼프發 이란 政爭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란 핵합의 준수에 대한 ‘불인증’ 선언으로 이란 정국이 격랑에 휩쓸리게 됐다. 중동 정세도 불투명해졌다. 로이터통신은 15일 전문가 및 이란 정부 관계자의 분석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의 불인증으로 이란 내부의 권력 투쟁이 심화될 것”이라면서 “강경파들의 득세로 중동 일대의 긴장이 고조될 것”이라고 보도했다.개혁·개방을 주도해 온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는 줄어들 전망이다. 로하니 대통령은 2015년 7월 이란과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중국, 러시아 등 6개국이 합의한 포괄적공동행동계획(JCPOA)을 지지했었다. 포괄적공동행동계획이란 이란이 핵무기 개발을 중단하는 조건으로 경제 제재를 해제한다는 합의였다. 이란 정부 고위 관계자는 “로하니 대통령을 비롯한 개혁·개방주의자들의 영향력이 약해질 것”이라면서 “반(反)로하니 세력에는 천금 같은 기회”라고 전했다.이슬람 통치의 수호자를 자처하며 대(對)서방 강경 노선을 밝혀 왔던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에게 힘이 실리게 됐다.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핵협정 타결 이후에도 트럼프 대통령 등 서방 세력을 비판했었다. 그는 개혁·개방노선을 두고 로하니 대통령과도 대립했다.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지난 6월에는 공개석상에서 로하니 대통령을 겨냥한 듯 “이란 혁명 초기 당시 대통령이 사회를 분열시켰다. 이런 과거를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고 밝히기도 했다. 강경파의 목소리가 커지면 중동 지역에서의 불안이 가중될 가능성이 높다. 이슬람 시아파 맹주인 이란은 수니파 종주국 사우디아라비아와 역내에서 대립 중이다. 카타르 단교 사태, 예멘·시리아 내전의 배경에는 양국의 갈등이 있다. 복수의 이란 정부 관계자는 “트럼프 정부의 압박이 세질수록 우리는 주변국에 더 가혹하고 공격적인 정책을 채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테헤란의 정치 평론가 사이드 레일라즈는 “강경파는 트럼프 대통령의 위협을 로하니 대통령을 향해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이란 전직 관리는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로하니 대통령이 자신을 증명하려면 외교적 역량을 발휘해 이란에 대한 미국의 적대감이 유럽 등 나머지 협정국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게 해야 한다”면서 “이란의 개혁·개방을 이어 가려면 로하니 대통령이 이번 사태의 희생양이 돼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월드피플+] “지구는 내가 지킨다” 9살 소년, NASA에 이력서 낸 사연

    [월드피플+] “지구는 내가 지킨다” 9살 소년, NASA에 이력서 낸 사연

    최근 미 항공우주국(NASA)이 '행성보호관'(Planetary Protection Officer)이라는 낯선 이름의 신입사원을 채용한다고 밝혀 세계적인 화제를 모았다. 이 자리가 마치 SF영화처럼 외계인으로부터 지구를 지키는 일을 담당하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 그러나 행성보호관은 탐사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지구와 우주 사이에 상호 오염을 방지하는 것이 주 업무다. 연봉은 무려 12만 4406~18만 7000달러(약 1억 4000~2억 1000만원) 사이의 고소득직. 우주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선망의 자리에 놀랍게도 9살 소년이 도전장을 던져 화제가 되고있다.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CNN등 현지언론은 뉴저지 출신의 잭 데이비스가 스스로 '은하계의 수호자'(Guardian of the Galaxy)를 자칭하며 행성보호관 자리에 지원했다고 보도했다. 수많은 지원자 중에 유력언론들이 유독 잭에 주목하는 이유는 그가 불과 9살 소년이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4학년인 잭은 얼마전 당돌하게도 자필로 쓴 이력서를 NASA에 보냈다. 잭은 이력서에 "내 여동생은 내가 외계인이라고 말한다"면서 "나는 내가 볼 수 있는 거의 모든 우주와 외계인 영화를 봤다"고 썼다. 또한 잭은 "나는 어리기 때문에 외계인처럼 생각하는 법을 배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마디로 행성보호관 자리에 자신이 가장 적합한 사람이라는 점을 어린 소년답게 강력하게 어필한 셈이다. 놀라운 것은 NASA가 소년의 이력서를 장난이라 치부하고 쓰레기통에 버리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담당부서 책임자인 제임스 L. 그린 박사는 잭에게 보내는 답장을 통해 "우리는 항상 미래의 전도유망한 과학자와 엔지니어를 찾고있다"면서 "학교에서 열심히 공부해 언젠가 NASA에 볼 날을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이정미 “정의당은 ‘국민의 비상구’…제1야당으로 우뚝 서겠다”

    이정미 “정의당은 ‘국민의 비상구’…제1야당으로 우뚝 서겠다”

    이정미 신임대표를 필두로 한 정의당 4기 지도부가 13일 공식 출범했다.이정미 신임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3·4기 지도부 이취임식에서 정의당의 소중한 자산은 그대로 지키되 세대교체를 시작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 대표는 “문재인 정부 왼쪽에 있는 유일한 야당으로, 반개혁 세력과 맞서고 미흡한 개혁은 비판하는 진짜 야당이 되겠다”면서 “지방선거에서 당을 도약시키고 정의당에 권력을 맡기면 우리 삶이 달라진다는 확신을 드려 2020년 제1야당으로 우뚝 서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 대표는 노동 문제와 소수자 인권을 중요시하는 정의당의 정체성도 강조했다. 그는 “우리 당을 ‘국민의 비상구’로 만들고, 미조직·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수호자가 되도록 하겠다”며 “여성주의 정당, 성 소수자와 함께 하는 정당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신뢰와 존중으로 당내 논의를 이끌어 높은 수준의 당내 민주주의를 구현해 철저한 현장형 당 대표, 진보정당 역사상 가장 신뢰받는 당 대표가 되겠다”고 밝혔다. 심상정 전 대표는 취임사를 마친 이 대표를 꼭 껴안으며 “당선을 축하하고 차세대 리더로서 당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달라”고 격려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를 만나 “인사는 인사대로, 추경은 추경대로 다루며 열심히 일하는 국회를 국민에 보여줘야 한다”면서 “정의당이 제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오후에는 바른정당 이혜훈 대표, 국민의당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 정세균 국회의장,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를 차례로 예방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北 외화벌이들에 “2년만 버티면 된다” 소문 퍼진다는데…

    2년 뒤 대북제재 완화 시나리오 외화벌이 피해 커지자 내부 선전 “앞으로 2년만 버티면 북한에 유리한 국제정세가 된다.” 최근 중국을 중심으로 외국에 사는 북한 사업가들 사이에서 이런 소문이 퍼지고 있다고 마이니치신문이 12일 보도했다. 신문은 복수의 북·중 무역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북한 노동당이 소문의 진원지일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북한이 핵무기를 소형화하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완성도를 높이면 미국이 북한과의 협상에 나설 수밖에 없고 2년 뒤에는 제재를 완화하는 국면으로 바뀔 것이라는 시나리오를 퍼뜨리고 있다는 것이다. ‘2년’이란 시한에 대해 신문은 북한 당국이 2년 정도는 대북 제재에 따른 국내의 불만을 억누를 수 있다고 봤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외화벌이 노동자는 ‘남은 2년’ 북의 체제를 지탱해 줄 핵심 수호자로 꼽힌다. 잇따른 핵과 미사일 실험에 따른 대북 제재가 이어지면서 다른 외화벌이 수단이 차단됐기 때문이다. 북한인권정보센터가 지난해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에서 일하고 있는 노동자는 5만명으로, 북한 정부는 이들을 통해 연간 최소한 1억 2000만 달러(약 1374억원)를 벌어들인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을 비롯해 아프리카, 중동 등 전 세계에서 북한 노동자들이 수입의 대부분을 정부에 빼앗기며 일하고 있다. 특히 최근 북한과 러시아가 가까워지면서 러시아에서 일하는 북한 노동자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대북 제재에 따른 외화벌이 노동자들의 피해는 쌓여 가고 있어 북한 노동당이 퍼뜨리는 시나리오가 주민들에게 받아들여질지는 미지수다. 지난해 11월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른 중국의 석탄수입 제한 조치 때문에 중국 수출에 의존하던 개인 탄광주나 트럭 운전기사들의 불만이 확대되고 있다. 또 중국 내에 있는 북한 정부 소유의 레스토랑에서 일하는 북한 종업원들은 월급 3000~4000위안(약 50만~67만원) 중 2000위안(약 33만원)을 정부에 상납하며 일해 왔지만 최근 폐업하는 가게가 급증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김민희 기자 haru@seoul.co.kr
  • 시진핑·메르켈 자유무역 공동전선… 트럼프와 기싸움

    시진핑·메르켈 자유무역 공동전선… 트럼프와 기싸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7~8일 함부르크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세계 주요 ‘스트롱맨’들과의 밀고 당기기가 주목받고 있다. 메르켈 총리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는 밀착하면서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기싸움을 이어가며 자유무역의 수호자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메르켈 총리는 5일(현지시간) 독일 매체 디자이트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협력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지만 미국 정부는 세계화를 ‘윈윈’(win-win)의 상황이 아닌 승자와 패자의 관점에서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거듭 “미국이 독일, 중국 등 때문에 무역 적자를 보면서 국제사회의 경제 게임에서 패배하고 있다”고 주장한 데 대한 반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트위터에 “우리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무역협정들을 왜 계속 유지해야 하나?”라는 글을 올렸다. 메르켈 총리는 ‘이제 유럽은 미국을 전적으로 신뢰할 수 없다’고 한 지난 5월 발언도 철회할 생각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발언은 G20 정상회의 주재국으로서 자유무역의 가치에 방점을 찍은 메르켈 총리가 회의 시작 전부터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에 맞서 맹공을 퍼부은 것이다. 오는 9월 총선을 앞둔 독일 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비판 여론이 압도적이라 메르켈 총리의 이런 행보에 우호적 여론이 형성됐다. 다만 시 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다른 스트롱맨들도 대북 제재 문제 등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불편한 관계라는 점은, 이번 G20 회의의 성공적 조율자 역할을 해야 하는 메르켈 총리에게 고민거리일 수밖에 없다. 메르켈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소원해진 틈을 시 주석과의 공동 전선으로 메우려고 노력하고 있다. 메르켈 총리와 시 주석은 지난 4일 독일 베를린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경제 글로벌화를 함께 추진하자”며 보호무역 기조에 공동으로 맞서기로 했다. 메르켈 총리는 이날 저녁 남편인 요아힘 자우어 훔볼트대학 교수를 동반한 채 시 주석 부부와 사적인 만찬을 하기도 했다. 자우어 교수는 그동안 메르켈 총리의 외교 현장에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는 점에서 각별한 대우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중국은 독일이 22%의 지분을 보유한 에어버스의 여객기 140대를 228억 달러(약 26조원)에 구매하는 계약을 체결하는 등 다양한 선물 보따리도 풀어놓았다. 오스트리아 매체 디프레세는 “시 주석이 이번 G20 회의를 계기로 독일과 ‘운명공동체’를 추진하려 한다”고 해석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트럼프, 아침 뉴스 진행자에 ‘미친’ ‘사이코’ 원색적 비난

    트럼프, 아침 뉴스 진행자에 ‘미친’ ‘사이코’ 원색적 비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자신과 ‘앙숙’ 관계인 미국 방송 MSNBC ‘모닝 조’ 프로그램의 남녀 커플 진행자 조 스카버러(54)와 미카 브레진스키(50)를 노골적으로 비난했다.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 자신에 적대적인 스카버러와 브레진스키를 종종 비난했지만 ‘미친’, ‘사이코’라는 원색적인 감정 표현까지 사용한 것은 이례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시청률이 형편없는 ‘모닝 조’가 나에 대해 나쁘게 얘기하는 것을 들었다. (더는 보고 싶지 않다.) 그런데 어째서 IQ(지능지수)는 그렇게 낮나”라고 적었다. 이어 “미친 미카(Crazy Mika)가 사이코 조(Psycho Joe)와 함께 새해 이브 쯤 3일 밤 연속 (플로리다주의 리조트) 마라라고에 왔는데 나한테 합류할 것을 계속 요구했다. 그녀는 당시 ‘페이스 리프트’(성형수술)를 해서 피를 몹시 심하게 흘리고 있었다. (합류 요청에) 나는 ‘노(No)’라고 말했다”고 덧붙였다.방송을 함께 진행하다가 연인관계로 발전해 지난 5월 초 약혼한 조 스카버러와 미카 브레진스키는 그동안 생방송 중 “전문가가 트럼프의 정신상태 들여다볼 때다”, “백악관 선임고문 콘웨이도 뒤로는 트럼프를 증오한다”는 등의 발언을 쏟아낸 바 있다. 미 의회전문지 더 힐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스카버리·브레진스키 공격이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에 대한 공개 비난 하루 만에 나왔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이를 주류 언론 때리기의 연장선으로 해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트위터에서 NYT에 대해 “망해가는 뉴욕타임스가 나에 대한 틀린 기사를 쓰고 또 쓴다. 그들은 심지어 기사의 사실관계들을 전화로 확인하지 않는다. 가짜 뉴스 웃음거리!”라고 비판했다. WP에 대해선 “종종 인터넷 세금을 내지 않는 아마존의 수호자로 불리는 아마존워싱턴포스트, 가짜 뉴스”라고 꼬집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전에도 WP를 소유한 아마존이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는다고 비판한 바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美 ‘히든 코브라’ 경계 경보…해킹 배후로 北 공식 지목

    미 정부가 2009년 이후 미국을 중심으로 전 세계에 발생한 대규모 해킹의 배후로 ‘북한’을 공식 지목했다. 이어 추가 공격에 대비해 사이버 보안을 강화하는 내용의 ‘북한 해킹 경보’를 발령했다. 미 국토안보부의 컴퓨터 비상대응팀(US-CERT)과 연방수사국(FBI)은 13일(현지시간) 공동으로 발령한 경보에서 ‘히든 코브라’라는 북한 해킹 조직의 이름을 처음 공개했으며 이들이 2009년부터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의 언론과 항공우주 기관, 금융 기관, 핵심 기반시설 등을 표적으로 해킹 공격을 했다고 밝혔다. 히든 코브라는 앞서 미 언론과 사이버 정보업계 등을 통해 ‘라자러스’ 또는 ‘평화의 수호자’(가디언스 오브 피스)로 알려진 세력과 연계된 조직으로 전해졌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판타지 액션 스릴러 ‘나이트 워치맨’ 메인 예고편

    판타지 액션 스릴러 ‘나이트 워치맨’ 메인 예고편

    판타지 액션 스릴러 ‘나이트 워치맨’ 메인 예고편이 공개됐다. 주인공 파샤는 모스크바의 평범한 택배 배달원이다. 그는 매일 밤 꿈속에서 살려달라고 외치는 한 여자와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자신의 모습에 놀라 잠에서 깬다. 그러던 어느 날, 택배를 배달하던 그는 실종된 유명 여가수 ‘다나’를 보고 그녀를 쫓기 시작한다. 그곳에서 그는 강렬한 힘을 가진 존재를 목격하고 그들로부터 다나를 구한다. 이를 계기로 연방경호국으로부터 스카우트 제의를 받은 파샤는 ‘이종족’의 존재와 ‘다나’의 정체, 그리고 자신이 수호자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영화 ‘나이트 워치맨’은 인류와 오랜 공존을 깨고 인간을 지배하려는 뱀파이어들과 이를 막으려는 인간 사이의 전쟁을 그린 작품이다. 공개된 예고편에는 뱀파이어들을 상대하는 파샤와 연방경호국장 이고르의 본격적인 액션 장면이 담겨 있다. “평범한 택배배달원, 뱀파이어들과 맞서다!”라는 카피는 통쾌한 액션을 예고한다. 인류를 위협하는 뱀파이어들과 이를 막으려는 인간 사이에서 벌어지는 전쟁을 기발한 상상력으로 풀어낸 영화 ‘나이트 워치맨’은 오는 6월 15일 개봉한다. 15세 관람가.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박범계 “안경환 법무장관 후보자, 따스하고 낭만적인 성품”

    박범계 “안경환 법무장관 후보자, 따스하고 낭만적인 성품”

    한때 법무부 장관 하마평에 오르기도 했던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문재인 정부의 초대 법무부 장관으로 내정된 안경환 서울대 명예교수에 대한 기대감을 표했다.박 의원은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안 후보자와 검찰 개혁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박 의원은 “처음 법무장관 하마평에 올랐을 때, 사실 믿기지 않은 일로 치부했다”며 “꽤 오랫동안 언론은 저를 유력한 후보 중 한 사람으로 넣어주는 친절을 베풀어줬다. 아마도 검찰개혁에 대한 절실함과 바람이 투영된 것 같다”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러면서 박 의원은 “이제 안경환 법무장관 후보자가 정해졌다”며 “다른 무엇보다 인권의식이 투철하시고 실무경험을 갖추고 계신 분이다. 따스하고 부드럽고 낭만적인 성품까지 갖추고 계셔 무사연하는 검사들을 설득하는 데 적격이시다”고 말했다. 이어 박 의원은 “공수처를 넘어 검경수사권조정이라는 지난한 난제를 푸는 해법은 인권이다”며 “법무부가 인권의 가치를 가장 존중하는 부처로 거듭나고 검사가 공익의 대변자, 인권의 수호자로 자리매김하는 것에 모든 해결방안이 녹여져있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또한 “검사들이 이 부분에 동의해줄 것을 저는 믿는다. 그들의 최후 명분이자 자존심이기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11일 문재인 대통령은 신임 법무부 장관에 안 후보자를 내정했다. 안 후보자는 인권 문제에 정통한 진보적 성향의 국내 대표적 학자로, 2006년부터 2009년까지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한 바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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