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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남-무안, 남악신도시 개발이익금 분쟁 격화

    전남도청이 이전하면서 조성된 무안군 남악신도시의 개발 이익금 배분 분쟁이 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무안군과 지역시민단체의 남악신도시 개발 이익금에 대한 투명한 공개와 배분 요구에 대해 신도시 개발을 맡은 전남개발공사와 전남도가 소극적으로 대응하면서 양측의 갈등이 야외 집회로까지 번지고 있다. 남악신도시개발이익금 반환청구 추진위원회는 9일 전남도청 앞 광장에서 집회를 열고 전남개발공사와 전남도에 대해 남악신도시 개발 이익금의 규모를 공개하고 무안군에 이를 분배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당초 개발 이익금의 60%는 전남도가, 40%는 무안군이 갖기로 했지만 전남도가 남악신도시 옆 오룡지구 개발 완공 시점 이후로 배분을 미룬 것은 개발 이익금을 부당하게 사용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위원회는 또 “개발 이익금 지분 40%에 대한 배분 계획을 무안군에 통보하고 빠른 시일 내에 실행하라.”며 “도 지분 60%의 무안군 재투자 계획도 다시 명확히 밝히라.”고 요구했다. 위원회 관계자는 “전남도가 조례 등을 통해 이익금 처리 방안을 변경하거나 책임을 비켜 가려고 하면 서명운동과 주민감사 청구, 감사원 감사 요구, 이익금 반환 요구 소송 등을 제기하겠다.”며 강경하게 대응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에 대해 전남개발공사와 전남도는 “남악·임성·망월지구 3단계로 진행되는 남악신도시 개발사업 중 1단계 개발도 완전히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개발 이익금을 요구하는 건 성급하고 불합리한 태도”라고 반박했다. 또 남악신도시 개발 과정에서 개발 이익금 산정을 위한 공식 협약서가 없었는데도 당시 회의 자료만을 근거로 개발 이익금 배분을 요구하는 건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전남개발공사 관계자는 “각종 지방세 수입 200억원 등 사실상 개발의 수혜자는 무안군이다.”며 “이런 상황에서 근거에도 없는 개발 이익금을 추가로 달라고 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무안 최종필기자 choijp@seoul.co.kr
  • 정보기술 업계 3분기 글로벌 실적 분석해보니

    정보기술 업계 3분기 글로벌 실적 분석해보니

    글로벌 경기 침체 속에서도 미국의 정보기술(IT) 업체들이 올 3분기에 비교적 선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업체의 경우 삼성전자가 ‘깜짝 실적’을 냈지만, LG전자와 하이닉스 등은 적자로 돌아서며 고전했다. 경쟁국인 타이완과 일본 업체들은 한국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막대한 손실을 기록하며 시장 퇴출까지 거론되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과 IBM, 마이크로소프트(MS), 인텔, 구글 등 미국을 대표하는 5개의 IT 업체 모두 세계 경기 침체라는 악조건 속에서도 올 3분기 선전했다. 중국·인도 등 신흥 경제 지역에서 호조를 보인 데다, 클라우드 컴퓨팅(언제 어디서나 단말기로 자신의 정보와 데이터를 불러들이거나 저장할 수 있는 서비스) 등 새로운 수요를 창출해 매출과 수익성을 높인 덕분이다. 실제 이 5개 업체 모두 사상 최대 규모의 3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5개 기업의 3분기 순익을 모두 더하면 224억 달러(약 25조 7600억원)로, LG전자와 노키아의 매출을 합친 금액(242억 달러)과 맞먹는다. 애플은 시장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아이폰과 아이패드가 중국 등 신흥 시장에서 큰 인기를 얻으며 안정적인 실적을 거뒀다. IBM은 클라우드 컴퓨팅, 인텔은 PC용 반도체 판매가 크게 늘면서 매출과 순이익이 크게 늘었다. 구글은 주력인 검색 광고뿐 아니라 클라우드 서비스 등 신규 사업에서도 성장세를 이어갔다. 다만 주력 시장인 미국과 유럽 지역이 경기 침체에 빠진 데다, 신흥시장들의 성장세도 주춤할 것으로 보여 4분기에도 성장을 이어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국내 업체의 경우 삼성전자가 ‘군계일학’의 실적을 기록하며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호조세를 보였다. 발 빠른 시장 대처로 애플이 만들어 낸 ‘스마트 혁명’의 최대 수혜자로 떠올랐다는 평가다. 특히 스마트폰과 휴대전화 전체 판매 모두 사상 최고 분기 실적을 달성하며 노키아를 제치고 휴대전화 매출 세계 1위에 올랐다. 삼성이 휴대전화 사업에 진출한 지 15년 만이다. 메모리와 액정표시장치(LCD), TV에 이어 또 한 번 세계 1위를 석권하며 ‘IT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가격 급락으로 경쟁사들이 줄줄이 적자를 기록하는 상황에서도 삼성은 반도체 부문에서 1조 5900억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잘 짜여진 포트폴리오 덕분에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판매가 호조를 보여 D램 사업의 부진을 만회한 덕분이다. 하지만 LG전자는 스마트폰 부진을 해결하지 못하고 3분기 만에 적자로 돌아섰고, LG디스플레이도 LCD 가격 하락에 환차손까지 겹치며 사상 최대 분기 적자를 냈다. 하이닉스반도체도 9분기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경쟁국인 타이완과 일본의 IT 업계는 7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퇴출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한국 업체들과 무리하게 ‘치킨게임’을 벌인 결과다. 타이완의 반도체 업체인 난야는 영업이익률이 무려 -134.1%에 달했고, 이노테라 역시 -77.3%로 7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가며 기록적인 손실을 기록했다. 반도체 업계 3위인 일본 엘피다도 영업이익률이 -70.3%로 떨어지며 사상 최악의 성적표를 내놨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 IT 업계에 불고 있는 스마트폰 혁명과 반도체·LCD 시황 부진으로 인해 4분기부터 기업들의 옥석이 가려지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고전 인물로 다시 읽기] (30) 진보적 신학자 이반 일리히

    [고전 인물로 다시 읽기] (30) 진보적 신학자 이반 일리히

    1992년, 이반 일리히는 암 선고를 받는다. 그러나 그는 일반적인 병원 치료를 거부하고, 요가 같은 자기 수양으로, 고통이 극심할 때는 생아편을 피우면서까지, 최선을 다해 통증을 감당해냈다. 일리히에게 병은 “피하려고 해서는 안 되는 시련”이었고, 삶이 준 선물이었다. 그는 병을 얻음으로써 새롭게 열리는 세계에 대한 숙고가 우리의 삶을 고귀하게 만든다고 믿었다. “죽음에 이르기까지 몇 분 몇 초밖에 남지 않았을지라도, ‘안녕’이라는 작별 인사를 온전히 자기 의지로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어느 날 아침, 일리히는 조용히 세상을 떠났다. 스스로 고귀해지는 길. 그 길을 최선을 다해 걸어간 이 시대의 현자, 이반 일리히(1926~2002). 이반 일리히는 1926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태어났다. 부친이 제2차 세계대전 도중 사망하자 유대계 독일인이었던 어머니는 나치의 박해를 피해 피렌체로 갔다. 일리히는 피렌체에서 학교를 마친 후 사제가 되기 위해 로마의 그레고리안 대학교에서 철학과 신학을 공부했고, 잘츠부르크 대학교에서 역사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교황청은 신실하고 총명한 이 젊은 사제가 로마에 남아서 추기경이 되어 주길 바랐다. 그러나 일리히는, 사제란 교회라는 제도에서 복음을 독점적으로 전파하는 사람이 아니라 청빈과 무권력과 비폭력을 실천하며 사는 또 하나의 예수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때부터 교회와 일리히 사이의 갈등은 예견되고 있었다. ●오스트리아 태생… 철학과 신학 공부 일리히는 교회를 ‘그녀’(she)와 ‘그것’(it)으로 구분해서 불렀다. 전자는 “개개인이 따로 또는 함께 믿음과 사랑의 삶을 살아감으로써 그리스도의 삶을 이어나가는” 초기 기독교 공동체 모습을 간직한 교회였고, 후자는 “사랑을 세속적으로 만들고 진실한 믿음을 강제화하는 제도화를 통해 삶을 타락하게 하는” 세속화된 교회였다. 그는 둘 중 ‘그녀-교회’에, 즉 권력 없는 ‘어머니 공동체’로서의 교회에 머물고자 했다. 일리히는 로마교회의 관료제도를 뒤로한 채 미국으로 떠난다. 당시 뉴욕은 푸에르토리코 이민자들로 넘쳐났고, 일리히는 그들이 사는 지역의 사제직을 자청했다. 그러나 기존의 천주교단은 이주민들을 새로운 구성원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일리히는 분개했고, 교회에 이들을 받아들일 것을 요구했다. 1956년, 푸에르토리코의 가톨릭 대학교 부총장으로 임명되면서 일리히의 문제의식은 확장된다. 그는 학교라는 제도가 ‘경제성장’ ‘진보’라는 말로 포장된 자본의 배타적 경쟁 논리를 이식하고, 사람들에게 “의무교육을 마치지 못했다는 내면의 죄의식까지 새로 짐 지우는 역할”을 했다고 보았다. 일리히는 ‘교육’이라는 말 속에 계몽자가 수동적인 수혜자를 구원한다는 의미가, 서구 근대 문명에 기독교식 구원의 논리가 깔려 있음을 발견한다. 1960년, 미국의 대통령 선거 한 달 전, 푸에르토리코를 장악하고 있던 두 명의 가톨릭 주교가 사제 권력을 남용해 정치에 개입하는 일이 벌어진다. 일리히는 이 문제를 공개적으로 비판했고, 이 일로 추방된 후 멕시코로 건너가 국제문화형성센터(CIF)를 창설한다. 이를 1966년에 문화교류문헌자료센터(CIDOC)로 전환하고, 일리히는 여기서 주류적 흐름에 반하는 대항-연구와 지식운동을 전개해갔다. 일리히가 멕시코로 건너간 그 해에 존 F 케네디가 ‘진보를 위한 동맹’ 계획을 발표한다. 내용인즉, 미국이 22개 중남미국가와 경제협력관계를 체결하여 그들의 경제발전과 자유민주주의 정치 발전을 이룰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는 사실상 사회주의 확산을 두려워한 미국이 소수의 부유한 자를 위해 마련한 책략에 불과했고, 미국을 등에 업은 우익단체는 쿠데타를 일으켰다. 그럼에도 교회는 이를 묵인했을 뿐 아니라 미국의 보조를 맞춰 ‘평화봉사단’까지 창설했다. 심지어 제2차 바티칸 공의회에서는 “원자폭탄을 보유하고 있는, 다시 말해 대량학살 도구를 가지고 있는 각국 정부를 아직은 규탄할 수 없다.”는 발언까지 서슴지 않았다. 일리히 말대로, 교회는 “빈부격차가 더욱 심화되고 있는 세상에서 가장 합리적인 정치수단”이 되었고, 교황은 “현대의 개발 경제학이라는 전제 위에 복음주의적 문장을 처바르는 기회주의자”로 전락한 것이다. 일리히는 세속화된 교회권력에 대항하는 운동을 전개해갔다. 기존의 가톨릭 사회에서 일리히는 ‘이상하고 불성실하고 미덥지 못하며 국적을 알 수 없는 사람’ ‘호기심 많고, 교회를 곤혹스럽고 떠들썩하게 하는 눈엣가시’였다. 1967년, 교황청은 미국 정보부(CIA)의 보고서를 도용해 그를 소환하고 심문했고, 침묵으로 저항한 일리히는 결국 파문당했다. 이제 일리히는 신부로서의 공식 임무를 버리고, 새로운 배움과 실천의 길을 찾아 떠난다. ●구원은 우리 자신으로부터 시작된다 일리히는 세미나를 조직해 공부하고, 새로운 친구들을 만났으며, 푸에르토리코에서 품었던 질문을 정교화했다. 이를 바탕으로 1970년대에는 활발한 저술과 강연활동을 벌였다. 그리고 그가 전하는 새로운 ‘복음’에 사람들은 열광했다. 네 편의 팸플릿, ‘학교 없는 사회’(1971) ‘성장을 멈춰라’(1973) ‘행복은 자전거를 타고 온다’(1974) ‘병원이 병을 만든다’(1976)는 건강, 죽음, 교통, 배움, 사랑과 같은 삶의 보편적 ‘가치’를 근본적으로 재검토한 것이었다. 사람들은 좋은 삶을 위해 우선은 제도가 뒷받침되어야 하며, 그 제도에 의존해서만 잘살 수 있으리라고 착각한다. 그러나 일리히의 눈에 제도는 ‘사람을 잡아먹는 우상’일 뿐이었다. 사람들은 사랑과 제도적 허위를 구분하지 못한 채 생의 모든 가치들을 서비스나 보호의 결과로 여기고 제도의 노예가 되었다. 일리히는 넘쳐나는 제도가 인간을 구원하기는커녕 불필요한 소비를 증대시키는 방식으로 인간의 삶을 소외시켰다고 판단했다. 그는 이런 상황을 ‘가치의 제도화’라고 정의했다. ‘제도적 인간’은 자신에게 내재된 잠재적 가치를 실현하는 대신 제도라는 외적 척도에 의해서만 가치가 실현된다고 믿는다. 초기 기독교 공동체가 전하는 복음은 잘 곳 없는 나그네들에게 기꺼이 잠자리를 내주고, 먹을 것이 없는 이들에게 먹을 것을 전해주는 자발적 실천행위였다. 이웃에게 복음을 전하는 데는 많은 제도가 필요치 않다. 우리는 최소한의 소유와 행위만으로도 복음을 실천하며 살 수 있는 것이다. 제도의 서비스를 구하지 말고, 스스로 자발적인 환대능력을 키워라! 일리히가 존경했던 12세기 수도사 성 빅토르 휴그의 말처럼, 구원은 나 자신과 “내가 같이 살아가는 사람들을 통해서 오는” 것이지 제도로부터 오는 게 아니었다. 일리히는 교회 제도와 계몽에 의해 인간을 구원하려는 오랜 기독교 전통을 폐기하고, 꺼져가는 초기 기독교 공동체의 불씨를 현재에 되살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누가 내 이웃인가 1980년대 이후에는 ‘그림자 노동’(1981), ‘젠더’(1982)에서 노동과 성의 문제 등을 다루며 연구를 확장시켰다. 일리히는 역사로 눈을 돌린다. 그에게 역사는 “현재를 바깥에서 바라볼 수 있는 아르키메데스의 기준점”에 이르는 특별한 길이었다. 과거는 오직 현재의 경험에서 출발할 때에만 대안이 될 수 있다. 일리히는 역사와 고전을 배움의 보고(寶庫)로 새롭게 인식했다. 부단히 자신을 돌아보는 배움의 과정 없이는 다른 삶이란 불가능하다. 모든 사람이 자신의 삶에서 지혜를 이끌어내고 그것을 다른 사람과 나누는 배움의 여정에서, 모든 사람은 누구에게나 가르칠 수 있고, 누구에게든 배울 수 있어야 한다. “나는 얻어맞아 쓰러져 있는 유대인을 구해주는 사마리아 사람, 유대인을 구해주는 팔레스타인 사람으로 행동하고 싶다.” ‘누가 내 이웃인가?’라는 어느 율법학자의 질문에 예수는 유대인과 사마리아인의 예를 들었다. 강도를 당해 반죽음이 된 유대인을 도와준 것은, 유대인들의 적이자 멸시의 대상인 사마리아인이었다. 사마리아인의 행동은 법, 의무, 종교와 같은 제도와 무관한, 보편적 인류애에서 기인한 것이었다. 일리히는 예수의 답을 평생의 질문으로 간직했다. 누가 내 이웃인가? 끝없는 배움과 실천의 길 위에서 만나는 모든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려 했던 자, 일리히는 또 하나의 예수였다. 최태람 남산 강학원 연구원
  • [사랑을 나누는 기업들] LG그룹

    [사랑을 나누는 기업들] LG그룹

    LG그룹의 공생발전 특징은 내실 있고 지속성 있는 사업을 진행한다는 점이다. 구체적으로는 일자리 창출과 동반성장, 사회공헌활동 등에서 사회적 약자에게 실질적·장기적으로 도움이 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LG는 올 상반기에 1만 3000명을 채용하는 등 올해에는 지난해보다 2000명 늘어난 1만 7000명을 채용할 예정이다. 올해 고졸인력 역시 지난해보다 500명 늘어난 5700명을 뽑을 계획이다. 미국·유럽발 재정위기로 내년 경기가 불투명하지만 일자리 창출만큼 효과적인 공생발전 방안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여기에 연구·개발(R&D)지원, 장비 및 부품 국산화, 사업지원 등 ‘LG 동반성장 5대 전략과제’를 추진하고, 분기 단위로 그룹 차원에서 계열사 동반성장 추진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LG전자는 올해 24개 중소기업에 100억원을 지원하고, LG화학은 협력회사와 공동 R&D를 통해 수입에 의존하던 2차전지 주요 원재료인 전해액 원료 등을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다. 금융지원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LG전자와 LG화학 등 6개 계열사는 6조원이 넘는 협력회사 거래대금에 100% 현금결제를 했다. 또 지난해 9월부터 ‘LG 동반성장 협력펀드’를 운영, 300여개의 협력회사에 2200억원을 대출했다. LG는 사회공헌 사업을 위해 1969년 LG연암문화재단을 시작으로 LG복지재단, LG상록재단 등 6개의 공익재단을 설립했다. 지금까지 6개 공익재단에 출연한 출연금은 5000억원 규모다. LG복지재단은 연간 15억원을 들여 매년 1개씩 어린이집을 건립해 지자체에 기증하고, 저신장 아동을 위한 성장호르몬제 지원 사업을 17년째 벌이고 있다. LG미소금융재단은 9월 초까지 총 대출건수 2300건, 대출금액 290억원을 넘어섰다. 이러한 LG 공익재단 활동의 직접 수혜자는 9월 기준으로 60만명을 돌파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노원 “나눔문화 확산 위한 지식나눔을”

    노원구가 다음 달 2일부터 23일까지 자원봉사자의 전문성 제고와 자원봉사 문화 확산을 위해 ‘노원구 자원봉사 아카데미’를 연다고 24일 밝혔다. 올해로 네 번째를 맞이하는 아카데미는 자원봉사자에게 필요한 전문지식 강의와 소양교육을 통해 수혜자들을 대상으로 질 높은 봉사활동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했다. 이번 아카데미의 교육은 2개 주제 6개 강좌로 이뤄져 있다. 우선 전문교육 내용을 살펴보면 ▲나는 봉사자(김미라 한국갈등관리연구소 박사) ▲변화와 자원봉사자의 리더십(황인태 선문대 교수) ▲자원봉사자의 자기계발 패러다임(전도근 박사) 등으로 구성됐다. 또 소양교육은 ▲감성리더를 위한 포토 테라피(박진규 닥터테라피 연구소장) ▲매일매일 지구의 날(윤호섭 국민대 교수) ▲내가 웃어야 노원이 웃는다(이성미 한국웃음연구소 상임교수) 등으로 짰다. 교육은 매주 수요일 오후 2~5시 구청 6층 소강당에서 있다. 교육을 75% 이상 이수한 참여자에게는 구청장 명의의 수료증이 수여된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귀한 혈세 62억 ‘눈먼 돈’된 사연

    귀한 혈세 62억 ‘눈먼 돈’된 사연

    보건복지부가 국민기초생활보장수급자(이하 수급자)의 근로소득 자료를 제때 점검하지 않아 지난 한해 동안만 생계급여 등 506억원을 부당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국토해양부는 복지부가 이미 진행한 복지사업과 같은 프로그램을 중복 시행해 62억여원의 혈세를 낭비했다. 20일 감사원은 지난 3~4월 복지부, 국토부, 국세청 등을 대상으로 실시한 ‘저소득층 탈빈곤 지원대책 추진 실태’에 대한 감사 결과를 공개했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복지부가 근로능력이 없는 것으로 판정한 수급자 11만 8778명 중 1만 7059명(14.3%)은 지난 한해 동안 근로소득이 있었는데도 생계 및 주거급여 409억원을 부당 지급했다. 특히 이들 가운데 4851명은 근로소득이 최저생계비를 초과해 수급자에서 제외돼야 하는데도 의료급여 96억여원과 현금급여 189억원도 타갔다. 감사원은 “복지부는 2009년도 수급자 근로소득 자료를 지난해 10월 국세청에서 받은 뒤 지난 5월에야 기초자치단체에 전달해 확인케 했으며, 지난해 자료는 5월 현재까지 국세청으로부터 받지 않고 있는 등 자격관리 업무가 부실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감사원은 국세청 근로소득 자료를 제때에 받아 활용할 것과 확인절차를 거쳐 부정 수급자들로부터 수급액을 환수하라고 복지부에 통보했다. 2009년 감사에서도 복지부는 부정수급자 관리를 강화하라는 감사원의 똑같은 지적을 받은 바 있다. 부처 간 소통이 이뤄지지 않아 유사사업을 중복 실시한 탓에 알토란 같은 국민세금이 ‘눈먼 돈’으로 새나간 사실도 적발됐다. 전남 신안군에 사는 A씨는 지난해 10월 복지부가 지원하는 집수리 사업으로 100만여원의 공사비용을 받아 지붕을 고쳤다. 그러나 두달 뒤 국토부가 추진하는 주택 개·보수 사업 수혜자로 다시 선정돼 420만원의 공사대금을 받았고, 복지부에서 공사해 준 멀쩡한 차양과 홈통을 뜯어내고 또 지붕공사를 했다. 이처럼 지난해 국토부는 복지부가 시행한 ‘기초수급자 집수리 사업’과 비슷한 프로그램을 부처간 사전협의나 자체 수요조사도 없이 추진, 이미 복지부의 집수리 지원을 받은 1129명에게 62억원을 지급하는 ‘헛돈’을 썼다. 주택관리공단㈜과 SH공사의 영구임대주택 입주자 관리도 부실했다. 126개 영구임대 아파트 가운데 5056가구는 계약기간이 만료됐는데도 갱신계약을 맺지 않았고, 203가구는 가구주가 사망한 뒤 입주 자격이 없는 사람이 살고 있는데도 실태 파악조차 하지 않고 있었다. 감사원은 공단과 SH공사의 업무 담당자 7명에 대한 징계를 요구했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복지 수혜자인 사회적 약자 정치·복지정책 되레 무관심”

    “복지 수혜자인 사회적 약자 정치·복지정책 되레 무관심”

    진보진영의 딜레마 가운데 하나가 ‘계급 배반의 정치’다. 형편이 어려운 이들이 오히려 자신의 이익에 배치되는 보수 이데올로기를 추종하면서 보수정당에 표를 던지는 행위를 말한다. 미국의 ‘티파티’가 대표적 예다. 티파티는 공화당 내부에서도 “되레 부담스럽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인종주의적, 애국주의적 우익 운동이다. 그런데 티파티에 열렬히 열광하는 이들은 대개 저소득 백인 노동자 계층이다. 클린턴 정권 때 노동 장관을 지냈던 로버트 라이시가 티파티를 미국판 나치즘의 맹아로 간주하고, 좌파 지식인 노엄 촘스키가 티파티의 영웅 세라 페일린의 극우적 행태는 비웃으면서도 페일린 지지자들은 진보 진영이 끌어안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한국에서도 이런 경향을 실증적으로 확인한 연구결과가 나왔다. 오는 21~22일 서울 정릉동 국민대 북악관에서 비판사회학회 주최로 열리는 ‘한국사회의 변동과 새로운 위기, 대안의 모색’ 학술대회에서 이주희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가 발표하는 ‘고진로(High Road) 사회권 모델의 미시적 기초-비정규직의 사회권 의식과 영향요인’ 논문이다. 고진로(High Road)란, 원하는 수준도 높고 거기에 걸맞게 열심히 참가하려는 태도를 뜻한다. 이 교수는 서울, 부산, 경기, 경남 지역 노동자 80명에 대한 심층인터뷰를 통해 자신들이 사회적으로 대접받기를 원하는 욕망에 대해 물었다. 동시에 빈민지원, 시민단체 활동, 정치참여 등 좋은 시민의 자질에 대해 물었다. 이는 “높은 수준의 복지를 원하면서 시민적 자질에 대한 관심이 낮다면 복지정책 지지도를 낮추게 할 것이고, 낮은 수준의 복지를 원하면서 시민적 자질에 관심이 높다면 국가보다는 개인적 구빈활동에 머무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87%가 세금을 많이 내더라도 복지 수준이 높은 사회를 지지했다. 이 정도 답변이면 최근 복지 논쟁은 논쟁이라 부를 수 없는 평이한 문제가 될 것이다. 그런데 이 응답을 학력, 고용 안정성, 소득 수준, 나이 등 인구사회학적 요인과 결합시켜 분석하자 특이한 점들이 나왔다. 우선 나이가 많을수록, 학력이 낮을수록, 소규모 사업장에서 일할수록 낮은 수준의 복지를 원했다. 사회적으로 더 약한 위치에 있다고 해서 복지에 대해 큰 관심을 나타내거나 지지하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또 높은 정치적 관심을 가지고 특정 정당에 대한 지지가 있을 경우에 오히려 복지에 있어서 정부의 책임을 낮게 평가했다. 복지에 대한 관심이 낮은 이들은 지지정당이 있는 경우가 많았고, 복지에 관심이 많은 이들은 “지지정당 없음”이라고 답하는 경우가 더 많았다. 시민 자질과 관련해서는 상대적으로 어리고, 학력이 높고, 고소득인 사람들이 형편이 어려운 사람에 대한 지원에 대해 긍정적으로 답했다. 복지정책의 수혜자가 될 사람들은 오히려 시민적 자질에 더 소극적이었다. 결론적으로 어떤 정책에 가장 적극적인 이들은 바로 수혜자라는 이익의 정치가 복지 영역에서 작동하지 않고 있으며, 그로 인해 복지정책은 과소평가되고 있다는 얘기다. 이 교수는 “더 많은 국가의 보호를 필요로 하는 비정규직 내에서도 사회경제적 지위가 더 낮은 일용직, 간접고용(청소 등 시설관리분야)직이 복지 수준과 정치에 대해 무관심했다.”면서 “정부 조직과 제도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 작업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학회에서는 현 정권의 정치가 단순 복고 취향이 아니라 ‘제도적 쿠데타’임을 논증하는 김동춘 성공회대 사회과학부 교수의 ‘이명박 정권의 지배방식’, 경제정책을 1920년대 미국 공화당 집권기와 비교하는 홍종학 경원대 경제학과 교수의 ‘이명박 정부의 경제정책과 한국경제의 구조적 변화’ 등의 논문도 발표된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1집 ‘내꺼하자’로 인기몰이 인피니트

    1집 ‘내꺼하자’로 인기몰이 인피니트

    아이돌 그룹 인피니트(INFINITE)의 성장속도가 무섭다. 데뷔 1년 만에 정규 1집 타이틀 곡 ‘내꺼하자’로 음악 프로그램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지난 9일 SBS ‘인기가요’에서 스페셜 리패키지 앨범 타이틀 곡 ‘파라다이스’(PARADISE)로 정상에 올랐다. 지난 13일 엠넷(Mnet)의 엠카운트다운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이 모든 게 데뷔 1년 4개월 만에 이룬 성과다. 최근 톱 배우 이다해가 KBS 2TV 연예가 중계에 출연해 ‘인피니트 때문에 마음이 흔들린다.’고 고백할 정도로 누나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는 ‘대세돌’ 인피니트의 멤버 김성규(22), 장동우(21), 남우현(20), 호야(20), 이성열(20), 엘(19), 이성종(18)을 지난 12일 서울 광화문에서 만났다. 먼저 인피니트 멤버들은 톱 배우 이다해의 고백에 대해 그저 신기하다고 했다. 동우는 “실제 방송은 못 봤고 기사를 통해 알게 됐어요. 멤버들 모두 아주 기분 좋아서 ‘다시보기’로 확인도 했죠.”라며 수줍어했다. 이에 우현이 “멤버들끼리 이다해 선배님이 우리 멤버 7명 가운데 누굴 좋아하는지가 화제가 됐어요.”라고 하자 성열이 “우현이는 본인이라고 굳게 믿고 있어요.”라며 받아쳤다. 리더 성규는 “그저 신기했어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이다해 선배님을 다 잘 알잖아요. 유명한 분이 저희를 안다고 하시니까 너무 고맙고 기분이 좋더라고요.”라며 감격했다. 각 방송사의 가요 프로그램에서 1위를 휩쓸고 다니는 그룹이지만 겸손했다. 지난 9일 공중파에서 첫 1위를 했을 때는 물론이거니와 지난 9월 케이블 음악 프로그램에서 1위를 했을 때도 이들은 펑펑 울었다. 성규는 “1위에 인피니트가 호명됐는데도 믿어지지가 않았어요. 옆에 서 있는 동생들이 펑펑 울더라고요. 마음이 짠했어요. 무대를 내려와서도 믿어지지 않아 매니저 형들에게 정말 1위 맞느냐고 수차례 물었죠. 생각지도 못했거든요. 받아도 되는 건가 싶었어요” 성열은 “1위로 호명되고 나서도 멤버들끼리 ‘누가 1위야?’라고 물었을 정도로 1위는 진짜 기대 안 했어요. 그런데 1위를 하니까 데뷔했을 때 생각도 나고 방송을 보고 있을 엄마 생각이 나면서 너무 눈물이 흐르더라고요. 아들로서 제대로 역할을 하고 있는것 같고, 인피니트가 자랑스럽기도 하고요. 그래서 펑펑 울었어요.”라며 웃었다. 우현도 “가수의 길을 선택하기 잘했다는 생각을 했어요. 보람을 느끼는 순간이었죠.”라고 말하며 흐뭇해했다. 동우는 “부모님께서 늘 ‘우리 동우는 7명 중에 키가 제일 작아서 그런지 무대에서 뭐하는지 모르겠다. (동우를 제외한)6명만 눈에 보인다’고 말씀하셨는데 1위하고 난 뒤 ‘네가 할 일을 제대로 찾은 것 같다’고 말씀해 주셔서 기뻤다.”고 말했다. 유명해진 것을 실감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선 멤버들 모두 수줍게 인정했다. “사장님 사촌들께서 저희가 1위한 뒤 처음으로 사인과 사진촬영을 요청하셨어요. 놀랐죠.”(우현), “부모님을 만나러 가는 길에 인피니트의 노래가 거리에서 메아리처럼 들리더라고요. 가게마다 인피니트의 노래가 울려 퍼지는데 신기했죠.”(성열) 1위 그룹이 되면서 이들은 소속사로부터 큰 선물을 받았다. 비가 오면 물이 새거나 벽지가 뜯어지고, 콘크리트가 떨어졌던 망원동 단칸방 숙소에서 최근 인근의 주상복합아파트로 이사한 것. 가요 프로 10위 안에 들면 숙소를 옮겨주기로 한 약속을 회사 대표가 이행했다. 인피니트는 이번 앨범에서 기존과는 조금 다른 색깔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전에 좀 더 강한, 남성다운 느낌이 강했다면 ‘내꺼하자’와 ‘파라다이스’는 좀 더 로맨틱한 콘셉트다. 발랄하고 깔끔한 흰색 슈트 정장을 선보이며 비주얼적으로도 호평을 받고 있다. 멤버들도 로맨틱한 콘셉트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특히 멤버들은 달라진 콘셉트의 가장 큰 수혜자로 동우를 꼽았다. “달라진 콘셉트가 너무 좋아요. 저희도 보면서 진짜 잘 어울린다고 평가하거든요. 특히 동우가 좋아해요. 스스로의 모습을 보면서 뿌듯해하죠”(성규), “동우는 파라다이스 노래 무대에서 센터에만 서면 사람이 달라져요. 야수가 되죠.”(우현), “멤버들 모두 달라진 콘셉트를 마음에 들어 하는데 동우형이 제일 좋아해요. 이번에 미모 터졌다면서요. 하하.”(성열) 최근 인터넷에선 인피니트 멤버 7명의 얼굴을 합성한 사진이 화제다. 꽃미남의 절정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멤버들은 ‘훈남이라 깜짝 놀랐다. 인피니트에 영입하고 싶다.’며 멤버들의 얼굴을 합성해준 팬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또 각 멤버들의 장점을 이야기해 달라고 하자 이들은 서로 봇물 터지듯 멤버들을 칭찬하느라 바빴다. 서로 믿고 의지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밝고 씩씩한 인피니트. 이들은 11월 일본 정식 데뷔를 앞두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달 진행된 첫 일본 단독 콘서트도 성황리에 마쳤다. ‘대세돌’ 인피니트가 ‘신한류돌’로 거듭날 날이 머지않아 보인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자동차·섬유·해운 ‘기회’… 농업·제약·소상공업 ‘위기’

    자동차·섬유·해운 ‘기회’… 농업·제약·소상공업 ‘위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이행법안이 미국 의회를 통과하면서 국내 산업계도 그에 따른 득실 계산과 대응책 마련에 들어갔다. 특히 자동차, 섬유 등은 한·미 FTA에 따른 대표적인 수혜 업종으로 손꼽히고 있다. 전자, 해운 등도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경제단체들도 일제히 환영 성명을 내고 우리 국회의 조속한 비준안 처리를 촉구했다. 13일 재계 등에 따르면 경제계는 한·미 FTA가 발효되면 우리나라의 경우 향후 10년간 고용 부문에서 35만개의 일자리가 늘어나고 실질 국내총생산(GDP)도 5.6%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대미 무역수지는 연평균 1억 4000만 달러의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자동차업계 ‘가뭄의 단비’ 이번 한·미 FTA의 최대 수혜자는 국내 자동차업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시장의 10배 규모이자 세계 최대인 1500만대 규모의 미국 시장을 보다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한국자동차공업협회와 업계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가 미국에 수출될 때 부과되는 2.5~25%의 관세는 한·미 FTA 발효 5년 뒤에 완전히 철폐된다. 이렇게 되면 일본이나 유럽연합(EU) 등 FTA를 체결하지 않은 경쟁국에 비해 수출에서 훨씬 유리한 입장에 서게 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일본 업체들의 공격적인 마케팅과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판매 부진 등이 예상되는 가운데 한·미 FTA 비준은 가뭄의 단비 같은 소식”이라고 말했다. 김용태 한국자동차공업협회 부장도 “한·미 FTA 발효로 수출 증가뿐 아니라 170여만명의 신규 고용 창출 등 직간접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수입차업계도 한·미 FTA 비준 통과를 환영하는 입장이다. 미국 생산 차량 역시 국내에서 가격 경쟁력이 높아진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 관계자는 “미국차가 가장 큰 수혜를 받을 것”이라면서 “다만 독일차나 일본차 업체까지 FTA의 영향이 미칠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미국 자동차 시장 규모는 1177만 2000대로 전 세계 판매 대수의 20.1%를 차지했다. 우리나라의 대미 자동차 수출액은 지난해 108억 6000만 달러로 전체 자동차 수출의 21.8%를 기록했다. 자동차 부품도 2.5~4%의 미국 관세가 FTA 발효 즉시 없어지면서 국내 부품업체들의 대미 수출 물량이 크게 늘 것으로 예상된다. 최문석 한국자동차공업협동조합 수출전시팀장은 “올해 1~8월까지 자동차 부품에서 30만 달러 이상의 대미 무역 흑자를 냈다.”면서 “한·미 FTA가 발효되면 최소 20% 이상 수출이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섬유 年1억8000만달러 수출 증가 섬유 역시 대표적인 수혜 업종으로 부상하고 있다. 발효 즉시 1300여개 제품 중 상당수가 즉시 관세 철폐 혜택을 보기 때문이다. 연간 1억 8000만 달러 규모의 수출 증가를 기대하고 있다. 항공업계, 해운업계 등 운송업계도 화물 물동량 비중이 가장 높은 미국과의 교역량이 늘어나고, 그에 비례해 인적 교류도 활발해지는 긍정적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자업계는 삼성과 LG 등 주요 대기업이 멕시코나 미국 텍사스 오스틴 등 북미에 현지 공장을 운영하고 있고, 반도체와 휴대전화 등은 이미 무관세 혜택을 적용받고 있어 직접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FTA 타결로 교역량이 확대되면 전반적인 수출 인프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반응을 보인다. 철강 분야는 제품 대부분이 무관세로 거래되고 있기 때문에 FTA에 따른 직접적인 영향은 없다. 다만 자동차 등 철강 수요 산업의 수출 증가에 따른 후방 효과가 작지 않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유·화학업계 역시 FTA의 영향은 제한적이다. 미국에서 수입하는 원유나 석유제품 물량이 거의 없는 데다 항공유 등 일부 대미 수출제품도 큰 효과를 기대하기는 힘들다는 입장이다. ●재계 “국회, 비준 적극 나서야” 전경련과 대한상공회의소 등 재계와 전국은행연합회 등 경제 단체 등으로 결성된 FTA 민간대책위원회(민대위)는 이날 공동 성명에서 “EU에 이어 미국 시장에 또 하나의 교두보를 확보했다.”고 미국 의회의 한·미 FTA 이행법안 통과를 환영했다. 민대위는 “우리 수출품의 고부가가치화를 통한 코리아 프리미엄을 확고히 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면서 “수출 신장과 경제 선진화를 앞당기려면 우리 국회도 한·미 FTA 비준 동의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경련은 별도 논평을 내고 “단일국으로는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과의 FTA는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 섬유, 전기·전자 등 우리나라 제품의 인지도를 높이고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대한상의도 “미국과의 FTA가 발효되면 동북아의 자유무역 중심 국가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무역협회는 “한·미 FTA는 무역 1조 달러 시대에 한국이 지속적으로 무역을 확대하는 데 새로운 성장 엔진 역할을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소상공인단체연합회 관계자는 “미국 대형 프랜차이즈의 진출이 본격화되면 소상공인들이 더욱 궁지에 몰릴 것”이라고 호소했다. 이두걸기자·산업부 종합 douzirl@seoul.co.kr
  • 보안 줄줄 새는 전자바우처

    보건복지부가 노인돌봄서비스사업 등 사회서비스의 전자바우처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사업자 선정 업무를 부실하게 해 2년 가까이 보안이 취약한 상태로 시스템이 운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지난 3월 국회의 감사 청구에 따라 사회서비스 전자바우처사업 사업자 선정 실태를 감사한 결과 이같이 확인됐다고 13일 밝혔다. 전자바우처란 노인, 장애인, 산모 등이 서비스 제공기관을 직접 선택해 필요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정부가 수혜자에게 지급하는 전자카드다. 감사원에 따르면 복지부는 2007년 공동수급방식으로 금융결제기관과 통합정보시스템 구축업체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시스템 구축업체의 기술 능력을 평가 항목에서 제외했다. 감사원은 “그 결과 통합정보시스템 구축 실적이 전혀 없는 업체가 선정됐고, 실제로 시스템을 구축하면서도 보안성 검토 결과를 반영하지 않아 통합정보시스템이 1년 9개월 간 개인정보와 금융정보에 대한 보안 조치가 미흡한 채 운용됐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복지부 장관에게 사업자 심사 기준을 부당하게 설정하고 보안성 검토 결과 반영 업무를 게을리 한 담당 팀장 A씨의 비위 사실을 인사자료로 활용하도록 통보했다. A씨는 사업자 선정 시 제안요청서 내용을 미리 알려준 혐의(입찰방해죄)로 1·2심에서 징역 8월,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으며 9월 현재 상고심이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사설] 지역 건보료 산정기준 확 뜯어고쳐라

    사상 최악의 전세 대란 속에 건강보험료 부담까지 겹쳐 서민 가계에 큰 주름살이 잡히고 있다. 전·월세 가격 상승이 영세 자영업자들의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지는 불합리한 메커니즘 탓이다. 이처럼 힘없는 서민들을 두번 울리는 사태를 막으려면 지역가입자가 내는 전·월세금도 재산으로 보는 것과 같은 건보료 산정기준의 허점을 한시바삐 메워야 한다. 전·월세를 사는, 건강보험 서울 지역가입자들이 내야 할 건보료가 전·월셋값 폭등으로 기준 자산이 늘어나면서 2년 전보다 평균 14.5% 올랐다. 그제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추미애 의원이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전·월세 가격이 상승한 가구는 5만 598가구로 건보료도 평균 12.6%나 치솟았다. 건보료 폭탄이 터진 꼴이다. 서민들이 전세금을 올려주려고 빌린 은행 대출금 이자를 감당하느라 허리가 휠 지경인데, 건보료 부담까지 늘어난다면 기가 막힐 일이다. 물론 고소득을 올려 큰 집으로 전·월세 집을 옮겨간 지역가입자라면 건보료를 더 내는 게 맞다. 하지만 전·월세금을 내려고 빚까지 져 실질소득이 오히려 줄어든 다수 서민층 가구에 건보료만 더 물리는 것은 모순이다. 백번 양보해서 소득에 비례해 수혜자의 부담도 늘린다는 건보 재정의 설계 취지를 감안하더라도 일률적으로 전·월세금을 재산으로 보는 기준은 불합리하기 짝이 없다. 차제에 관계 당국에 건보료 부과체계를 총체적, 구조적으로 재점검할 것을 당부한다. 누구라도 수긍할 수 있게 합리성과 객관성, 형평성을 강화하는 게 핵심이다. 국세청이 자영업자들의 사업소득 자료를 건보공단과 공유해 억울한 서민이 생기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보험료 산정 때 전·월세금의 일정 부분을 공제해 주는 것도 대안이다. 아울러 실질소득을 기준으로 건보료를 부과해 직장가입자와 지역가입자 간 형평을 맞춰야 한다. 실직 및 퇴직 등으로 사실상 고정수입이 없게 된 지역가입자에게 주택과 자동차 등을 기준으로 건보료를 매겨 직장에 다닐 때보다 오히려 더 큰 실질적 부담을 지우는 게 과연 온당한 일인가. 실직 및 퇴직자 등을 위한 사회안전망을 촘촘히 짜도 모자랄 판에 건보료 폭탄을 안긴다는 건 안 될 말이다.
  • ‘복지천국’ 스웨덴식 보편적 복지국가 핵심은

    복지정책의 쟁점은 수혜자가 아니라 부담자다. 결혼, 출산, 육아, 교육, 실업 등 삶에서 누구나 부딪히게 될 위험에 국가적 차원의 대응책을 마련하자는 데 뭐라 할 사람은 없다. 해서 반대론자들은 늘 부담자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한다. 복지논쟁이 불붙으면서 이 부분도 비교적 상세히 거론되기 시작했다. 복지국가소사이어티가 최근 내놓은 ‘역동적 복지국가의 길’(도서출판 밈 펴냄)에서 주목되는 것은 두 가지다. 하나는 이들이 복지국가를 좌파적 이념이 아니라 새로운 자본주의로 본다는 점이다. 좌파가 아니라는 점은 보편적 복지가 결국 자본가들에게도 이득이라는 사실 때문이다. 결혼, 육아, 실업 등에 대한 노동자들의 부담이 적어야 임금인상 압박이 줄고, 구조조정이 용이해진다. 역사적으로도 복지국가론은 우파보다 좌파들의 공격 대상이었다. 무크지 창간 형식이다. 2, 3, 4권을 내면서 지속적으로 ‘계몽’하겠다는 의미다. 또 한 가지는 복지국가소사이어티라는 단체 자체가 야권과 깊은 연계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민주당이 내건 ‘증세 없는 복지’를 비판한다는 점이다. 정치인에게 증세 주장이란 ‘고양이 목에 방울달기’와 같다. 그래서 국민적 공감대가 필요하다. 때문에 이들의 목표는 정치권 비판 그 자체라기보다, 증세 주장의 토양을 마련해주는 쪽에 초점을 맞췄다. 13편의 논문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글은 정승일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연구위원의 글 ‘복지국가의 조세재정-역사에서 배운다’이다. 국민대 교수를 지낸 정 위원은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교수와 함께 베스트셀러 ‘쾌도난마 한국경제’를 쓰기도 했다. 복지재정 확충을 위한 증세라고 하면 흔히 부유세를 떠올린다. 고소득층에게 고도의 누진적 과세를 부과하자는 것이다. 정 위원은 한국적 상황에서 참고할 점은 있으나, 문제가 있는 방식이라고 본다. ‘복지의 전범’으로 꼽히는 스웨덴 사례를 예로 든다. 1930년대 사민당 집권기에 가장 먼저 추진된 정책 가운데 하나가 법인세 인하다. ‘비즈니스 프렌들리’ 정권의 법인세 인하를 비판하는 사람들로서는 다소 뜻밖이다. 아울러 재분배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부가가치세율이 한국은 10%, 스웨덴은 25%다. 그런데 스웨덴은 복지천국이다. 정 위원이 보기에 부유층에게 고액의 소득세를 매기는 행태는 정치적 불안정의 결과다. 실제 미국과 영국은 1929년 대공황 이후 개인소득세 최고세율을 80~90%대까지 높였다. 가장 손쉬운 방법이 부자를 쥐어짜는 것이어서다. 대공황과 세계대전 와중이라 반대할 명분도 없다. 반면, 스웨덴은 최고세율이 47%를 넘지 않았다. 그럼에도 미국·영국의 조세 수입 가운데 소득세와 법인세 비중은 40%에 그친 반면, 스웨덴은 1940년대부터 50%를 넘어섰다. 정 위원이 분석해 보니 미국, 영국은 급하게 세율을 올리는 데 따른 정치적 저항을 무마하기 위해 각종 공제제도와 감면제도를 마련했다. 명목상 최고세율은 치솟는데 조세 수입은 크게 늘지 않은 이유다. 반면 스웨덴은 세율을 높이지 않되 예외가 되는 구멍을 막았다. 예나 지금이나 인구의 대다수는 고소득층이 아니라 중·저소득층이다. 조금 적더라도 더 넓게 걷다 보니 더 많은 조세가 가능했다. 정치적 필요에 따라 등장한 고도의 누진적 과세는 정치적 변동에 따라 언제든 급격히 사라진다. 최고세율을 79%에서 33%로 대폭 깎아내린 미국 레이건 정권이 대표적 예다. 정 위원은 이런 비교작업을 통해 복지국가는 재분배에 역진적이라는 소비세 비중이 오히려 높고, 복지에 후진적인 나라들은 개인소득세와 법인세에 크게 의존한다는 역설적인 상황을 제시한다. 결론적으로 보편적 복지란 부자가 가진 것을 뺏어와 나눠 갖는 개념이 아니라, 낸 것을 다시 되돌려받는 개념이라고 말한다. 물론 소득에 따라 부담하는 세금의 차이는 있지만 이 차이는 좀 더 부드러워야 하고, 대신 감면·공제제도는 대폭 간소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 위원은 “이렇게 해야 왜 내가 낸 돈으로 남들이 이득을 보느냐는 정치적 불만을 제압할 수 있고, 이는 복지정책 자체의 제도적 안정성에 기여한다.”고 지적한다. 보편적 복지를 위해서는 보편적 증세가, 다시 말해 “돈 많은 너희들이 세금 다 내라.”가 아니라 “돈 없는 나도 버는 만큼 세금을 내겠다.”는 태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복지사업도 엄격히 검증한다

    복지사업도 엄격히 검증한다

    내년부터 복지 사업도 예비타당성(예타)이나 타당성 재조사 대상이 된다. 빠른 속도의 복지 지출 증가에 따른 재정 위험을 적극 관리하기 위해서다. 직업훈련에 대한 투자는 국가 전략 분야와 현장 중심 훈련을 강화하는 방안으로 개편된다. 기획재정부는 28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재정위험관리위원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이 담긴 ‘복지 등 비(非)건설사업 타당성 검증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박재완 재정부 장관은 “건전재정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효율적 복지투자를 하기 위해서는 복지사업의 타당성에 대해 보다 엄격한 검증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복지사업 등에 대해서는 기존 타당성 검증의 주대상이던 건설사업에 비해 타당성 검증체계가 미흡한 측면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2008년 개정된 국가재정법 시행령에 따라 5년간(2010~2014년) 재정지출이 500억원 이상인 복지 사업도 예타 대상에 포함됐으나 면제 범위가 너무 넓어 복지사업 대부분이 예타가 면제됐다. 재정부에 따르면 2008년 이후 올해까지 새로 도입된 12개 사업 중 11개 사업이 예타 면제 조건인 단순 소득 이전 목적사업(6개)이나 법령상 추진사업(5개)이라는 이유로 예타가 면제됐다. 단순 소득 이전 목적사업의 예타 면제는 수혜자에게 현금을 줌으로써 사업목적이 달성되고, 이전소득만큼 비용과 편익이 동시에 발생함에 따라 비용편익(B/C) 분석이 실익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재정부는 복지사업에 대해서는 간이 예타 적용도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간이 예타는 예타 면제 사업에 대해 예타 방식에 준해 적정 사업규모나 효율적 대안 등을 검토, 그 결과를 예산 편성에 반영하는 제도다. 또 복지 사업 중 계속사업에 대한 타당성 검증절차가 없어 사후 타당성 검증이 필요한 경우에도 재검증하는 방법이 아예 없었다. 이에 따라 재정부는 국가재정법 시행령 등 관련 법령을 개정, 단순 소득이전 목적사업을 예타 면제대상에서 제외할 계획이다. B/C 분석이 어렵더라도 비용·효과 분석 등을 통해 정책적 타당성 분석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법령상 추진사업의 요건도 구체화하고, 반드시 재정부 내의 재정사업평가 자문회의를 거쳐 예타 면제를 결정할 방침이다. 홍동호 재정정책국장은 “복지사업에 대한 엄격한 타당성 검증을 통해 복지지출을 효율화해 필요한 복지에 더 많은 재정을 투입하고 사업 추진방안에 대한 전문적 분석을 통해 대안을 마련, 보다 좋은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재정부는 또 직업훈련 사업군에 대한 심층평가 결과 재직자 훈련에 과다한 재정이 투입되고 국가기간·전략 직종 훈련 부문 투자는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기계·전자정보통신 등 전략 분야의 훈련을 강화하고 참여가 저조한 중소기업 근로자를 위해 현장 중심 훈련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재직자 훈련 프로그램을 개편할 방침이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월세에 짓눌려 노후생활 꿈도 못 꾼다

    최근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80㎡대(24평형대) 아파트 임대를 고려했던 박모(48)씨는 중개업자의 제안에 깜짝 놀랐다. 집주인이 보증금 5000만원에 월세 200만원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박씨에게 반전세 임대를 권유했던 인근 M중개업소 관계자는 “(기존 거주자들은) 학군 수요로 들어온 사람들이 대부분이라 월세 가격이 계속 올라도 쉽게 떠나려 들지 않는다.”면서 “결국 임대시장에서 월세가 보편화되지 않겠느냐.”고 되물었다. 2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주택 매매 가격 안정에 따른 임대시장의 급격한 반전세·월세 변화 추이가 서민들의 주거복지를 통째로 흔들고 있다. 급하게 온 ‘월세시대’에 우리나라의 고유한 주택임대차 제도인 전세가 결국 사라질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임일섭 농협경제연구소 거시경제센터장은 “전세주택 공급은 매매 가격의 지속적인 상승에 대한 기대를 전제로 한 것”이라며 “매매 가격이 안정되고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심리가 사라진다면 전세주택의 공급은 빠르게 위축돼 월세로 전환되거나 (전세주택이) 매매시장에 나오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전세금을 레버리지(지렛대)로 주택을 구입한 뒤 집값 상승분만큼 이익을 취하는 국내 시장의 생리에 따른 것이다. 임 센터장은 “매매 가격 안정 기조가 정착될 경우 임대 가격의 상승압력이 가속화되고 궁극적으로 전세가 월세로 대체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문제는 서민층의 주거 비용 증가에 따른 주거 불안 심화다. 1980년대 후반 매맷값과 전셋값이 동반 상승하면서 사회문제로 비화된 적이 있다. 2000년대 집값 상승기에는 전셋값이 상대적으로 안정됐다. 매매 가격 급등은 무주택 서민층에 상대적 박탈감을 가져 오지만 전셋값 급등은 기본적인 생존권을 위협한다는 차이가 있다. 특히 1980년대에는 연간 20%에 육박하는 전셋값 상승에도 불구하고 우리 경제가 고성장을 구가해 실질소득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충격을 흡수했다. 또 월세가 보편화된 선진국에선 다양한 연금 혜택 덕분에 부담이 한결 가볍지만 우리는 상황이 다르다. 이처럼 주거 복지가 흔들리는 가운데 주택바우처제는 정부가 주거 복지를 위해 적극적으로 내세울 수 있는 제도로 손꼽힌다. 재산과 월 소득이 일정 수준 이하인 가구를 대상으로 매월 최대 15만원 안팎의 돈을 지원하는 것이다. 혜택을 볼 수 있는 전국의 가구 수는 최대 24만여 가구로 추정된다. 국토해양부는 2008년부터 제도 도입을 서둘렀으나 예산 부족으로 번번이 좌절됐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허윤경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선진국도 과거에 임대주택을 공급하다 바우처로 옮겨 가는 추세”라며 “수혜자가 원하는 지역의 주택을 선택해 거주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미국같이 대기수요가 많다는 단점도 있다.”고 말했다. 박재룡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공감하지만 지급 기준이 나라마다 다르고 임대주택 정책과 어떻게 병행할지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대부분의 선진국에서 임대료 상한제를 시행해 임차인을 보호하는 것도 도움이 되고 있다. 예컨대 영국은 1965년부터 모든 등록 임대주택에 공정임대료제를 도입했다. 일종의 금액 상한선을 두고 관리하는 것이다. 독일은 공공임대주택에는 금액 상한제를, 민간임대주택에는 개정 민법에 따른 인상률을 각각 적용하고 있다. 프랑스는 임대료 인상률이 전국 건축비 지수 상승률의 80%를 넘지 못하도록 했다. 일본은 철저한 계약존속 보호제를 통해 사실상 세입자를 보호하고 있다. 특별한 결격 사유가 없는 한 계약이 자동 연장돼 임대료 인상을 목적으로 한 일방적인 계약 해지를 어렵도록 했다. 김남근 참여연대 변호사는 “임대료를 시장 상황에만 맡겨두는 선진국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성동, 동별 장학재단 첫 설립

    성동구가 전국 기초자치단체에서는 처음으로 동별 장학재단 설립을 마무리했다. 구는 1998년 용답동 주민센터 장학회 설립을 시작으로 올해 행당2동과 마장동, 왕십리2동, 옥수동 등 17개동 주민센터 장학회 설립을 모두 완료했다고 19일 밝혔다. 이에 따라 올해에는 가정형편이 어려운 지역의 모든 중·고교생들에게 동별로 1인당 50만~100만원의 장학금 혜택을 줄 수 있게 됐다. 구에서도 51억원의 재원을 마련해 저소득층을 위한 장학재단을 운영하고 있지만 주민들이 한푼 두푼 모아 모든 동에서 장학재단을 운영하는 것은 처음이다. 용답동 장학재단은 청소년육성위원회 회원 48명이 매월 3만원씩 모은 장학금으로 중고생 230명에게 연 40만원의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이 장학금을 받은 한 학생이 지난해 스위스 글리옹대 호텔경영학과에 4년 장학생으로 수석 입학하기도 했다. 고재득 성동구청장은 “동별 장학재단의 경우 지역 사정을 잘 알고 있는 주민들에게 수혜자 선정을 맡겨 수요를 거의 정확하게 충족시킬 수 있어서 한층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씨줄날줄] 뱅크런(Bank Run) /주병철 논설위원

    은행을 뜻하는 영어 단어 ‘bank’는 시장 상인의 의자를 일컫는 이탈리아어 ‘banco’에서 유래됐는데, 고대 메소포타미아와 이집트에서 추수한 농작물을 국고로 거둬들인 게 은행의 발달을 가져온 계기가 됐다고 전해진다. 유럽에서는 1397년 이탈리아의 메디치가(家)가 세운 은행이 가장 유명했고, 잉글랜드 은행은 스코틀랜드인 월리엄 패터슨이 1694년에, 스코틀랜드 은행은 잉글랜드인 존 홀랜드가 1695년에 각각 설립했다. 이후 은행은 돈거래를 위한 가장 안전한 곳으로 인식됐고, 미국 은행들은 튼튼하다는 인상을 주기 위해 대리석으로 건물을 짓기도 했다. 은행은 신용과 신뢰가 생명인데 이게 무너지면 끝장이다. 금융시장이 극도로 불안해 은행에 맡긴 돈을 제대로 받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공포감이 생기면 예금 인출사태, 이른바 뱅크런(bank run)이 일어난다. 말 그대로 예금자들이 은행에서 예금을 인출하기 위해 몰려드는 현상을 말한다. 뱅크런의 대표적인 사례는 1907년 미국 뉴욕의 니커보커 신탁회사다. 구리 투기에 나섰다가 실패한 니커보커 회사의 수표를 은행들이 받지 않자 니커보커의 예금자들이 돈을 찾기 위해 몰려들면서 뱅크런이 생겼다. 1930년대 미국 대공황 때와 1980년대 말 미국의 ‘저축대부조합’(S&L) 사태 때도 뱅크런이 발생해 엄청난 혼란을 초래했다. 2007년 영국 노던 록 은행과 2008년 리먼사태 등 미국발 금융위기 때도 같은 후유증을 겪었다. 우리는 1997년 종금사 연쇄부도사태로 혼쭐이 났다. 뱅크런 사태를 겪은 뒤에는 금융시스템이 발전되는 효과가 있었다. 1907년 뱅크런 사태는 청문회를 통해 1913년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전신인 연방준비제도(FRS)를 창설하는 밑거름이 됐고, 1930년 대공황 때는 투자은행과 여·수신은행을 구분하는 ‘글래스-스티브법’이 제정됐다. 그런데 거대 금융세력을 견제하려고 했던 취지와 달리 J P 모건 등 금융세력이 법안의 최대 수혜자가 돼 버렸다. 글래스-스티브법은 1999년 클린턴 행정부와 의회가 66년 만에 폐지했다. 금융위원회가 그제 부실한 상호저축은행 7곳에 대해 영업정지를 내렸다. 올 초에 이어 2차 뱅크런이 재현될까봐 걱정이다. 예금자 1인당 5000만원까지 보장해 주는 예금보험제도가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다. 다만 이번 사태를 계기로 은행들은 고객의 돈을 함부로 굴리지 말고, 예금자들도 이율을 높게 받는 만큼 위험도 커진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주병철 논설위원 bcjoo@seoul.co.kr
  • 강아지풀과 삶… 허은숙 ‘달빛 요정’전

    강아지풀과 삶… 허은숙 ‘달빛 요정’전

    허은숙(47) 작가는 오는 20일까지 서울 역삼동 GS타워 내 GS갤러리에서 ‘달빛 요정’전을 연다. 여유로운 하늘 아래 강아지풀을 주로 그린 그림을 통해 삶의 여백을 갖자고 제안하는 작품들을 내놨다. 그런데 작품 속에 퀴즈 하나를 숨겨 뒀다. 가장 완벽하다는 3, 신성하다는 5, 행운의 7, 변치 않는 행복을 뜻하는 9 같은 숫자들이 숨어 있는 것. 작가는 “하늘과 땅, 그리고 그 사이 강아지풀이라는 가장 소박한 풍경이 바로 우리들 모습이라는 점에서 나를 울렸다.”면서 “그런 의미에서 작품의 가장 큰 수혜자는 바로 나 자신”이라고 말했다. (02)2005-1173.
  • 시집 ‘작은 토끼’ 한국어판 출간기념 내한… 중국 巨富시인 뤄잉 인터뷰

    시집 ‘작은 토끼’ 한국어판 출간기념 내한… 중국 巨富시인 뤄잉 인터뷰

    “작은 토끼는 무정하게 윤간당했다; 큰 토끼는 생식기관을 잘렸다; 늙은 토끼의 두 귀는 아예 절단되었다;…”(시 ‘작은 토끼’ 중에서) 중국에서도 시는 죽었다. 그런데 여기 세계적인 시 네트워크를 꿈꾸는 야심 찬 중국 시인이 있다. 뤄잉(駱英·55·본명 황누보·黃怒波)이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되는 자신의 시집 ‘작은 토끼’(자음과모음 펴냄) 한국어판 출간을 기념해 한국을 찾았다. 그는 자칭 중국의 36번째 부자이자 ‘포브스’지 추산 8억 9000만 달러(약 9500억원)의 자산을 가진 부동산 거부다. 하지만 스스로 시인이라고 강조한다. 돈도 시를 쓰며 가장 잘할 수 있는 문화 사업을 하다 벌게 됐다고 덧붙였다. 뤄잉은 황허(黃河)강 근처 링시아에서 태어났다. 그가 두 살 때 아버지가 반혁명분자로 지목돼 자살했고 그 뒤로 여름이면 남의 무덤가에서 잘 정도로 가난했다. 하지만 1981년 베이징대 중문과를 졸업하고 중국 공산당 중앙 선전부에서 일하게 되면서 20여년간 공직에 몸을 담는다. 이후 시작한 부동산 사업에서 황산, 카슈타르 개발이 큰 성공을 거두어 많은 돈을 벌게 된다. 그는 “어려서부터 반혁명분자로 지목돼 최하층으로 살았다. 우연히 시를 읽게 됐는데 시에는 신분이나 생활의 고통과는 또 다른 세계가 있었다.”며 “그 다음부터는 시인이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문화대혁명 때 시골로 보내져 농민과 생활하면서 혁명과 반혁명을 따지지 않는 그들의 순수함에 빠져 시를 쓰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뤄잉이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것은 지난달 말 아이슬란드에서 서울 면적 반만 한 넓이의 땅을 산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그는 “아이슬란드와 시 교류 활동을 하던 중 아이슬란드에 금융위기가 왔는데 투자를 권유해 땅을 사게 됐다.”며 “마침 아이슬란드 대통령도 시인이더라.”고 설명했다. 미국, 덴마크에도 땅을 많이 사 뒀다는 그는 “모두 레저타운을 건설해 시 교류 활동 무대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우리나라에서는 1980년대 서정윤 시인의 ‘홀로서기’ 연작이 300만부 넘게 팔렸지만 1994년 발매돼 50만부 이상 팔린 ‘서른, 잔치는 끝났다’가 마지막 베스트셀러 시집이다. 중국의 사정도 우리와 다르지 않아 80년대에는 시집이 몇십 만부씩 팔렸지만 지금은 몇천 부가 겨우 팔리는 실정이다. 뤄잉의 시를 번역한 김태성(52)씨는 “뤄잉은 중국 도시 문화의 부정적인 면을 거칠게 표현하고 있다.”며 “시를 문학적·서정적 결과물로 보기보다 문학적 항변의 방법으로 생각하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3000만 위안(약 50억원)을 투자해 시발전기금을 마련, 아시아 시 발전을 위해 애쓰는 뤄잉의 시에 대한 열정은 높이 평가했다. 시집 표제작인 ‘작은 토끼’는 세계화 시대에 점점 가치가 떨어지는 인간의 노동력을 상징하는 존재다. 너무나 쉽게 통제되고 너무나 쉽게 버려지는 가벼운 존재가 바로 작은 토끼인 것. 시인 자신이 중국 도시화의 최대 수혜자이면서 도시 문화를 비판적으로 보고 있다. 뤄잉은 “중국 사회가 너무 빨리 부자가 되다 보니 빈부격차가 심해 토끼 같은 사람도 사람 대우를 받게끔 하자는 의미를 시에 담았다.”고 말했다. 중국의 부자 시인은 히말라야 7대 봉우리를 등정했고 남극과 북극까지 탐험했다. 하지만 스스로 이 도시의 버려진 아이라고 말한다. 뤄잉은 “기아(棄兒)를 자칭하는 것은 마음속으로부터 현대 도시의 물질화에 완전히 융화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의 시가 가진 문제의식은 도시인이라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말로 쓰인 시집도 거의 사지 않는 한국인이 요즘 출간되는 한국 시보다 훨씬 세련미가 떨어지는 중국 번역 시집에 얼마나 반응을 보일지는 의문스럽다. 뤄잉을 포함한 아시아 6개국의 시인 20명은 지난 6, 7일 열린 ‘아시아 시 페스티벌’에 참여해 자신의 시를 낭송하고 아시아 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기회를 가졌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연세대 농어촌특별전형 특목고 포함 놓고 논란

    연세대 농어촌특별전형 특목고 포함 놓고 논란

    연세대가 올해 대입 수험생부터 농어촌특별전형에 읍·면 소재 특목고를 포함시키자 농어촌 일반고에서 볼멘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연세대는 “특목고생들에 대한 기회균등 차원”이라고 설명하는데, 농어촌에서는 지방의회가 “열악한 시골 학생들의 권리를 빼앗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충남 홍성군의회는 지난달 초 전국 80개 군의회에 연세대 입시정책 반대활동에 대한 동참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낸 결과 경남 거창군, 전남 장성군 등 50여개 군의회로부터 의원들의 동참 서명부를 전달받았다고 1일 밝혔다. 홍성군의회는 이달 말쯤 동참 군의회들과 함께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연세대 총장,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회장 등을 방문해 서명부를 전달하고 연세대 측에 특목고의 농어촌특별전형 철회를 요구할 계획이다. 홍성군의회는 지난 7월 이에 대한 특별위원회까지 구성했다. 앞서 연세대는 국내 처음으로 농어촌특별전형의 10%(13명) 이내를 읍·면 특목고(과학고, 외국어고, 예술고, 체육고)에서 선발하겠다고 발표했다. 읍·면이 있는 시·군은 모두 136개에 이른다. 이상근 특위 위원장은 “우수 학생을 뽑을 욕심으로 특목고를 특별전형에 포함시키면 일반고 학생의 명문대 합격 꿈은 멀어질 수밖에 없다.”면서 “이 제도가 다른 대학으로 확산되면 농어촌 고교에는 치명적”이라고 말했다. 1996년 농어촌특별전형이 처음 도입될 때도 연세대가 앞장선 이후 다른 대학으로 급격히 확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홍성이 유독 연세대 방침에 반발하는 것은 지역에서 홍성고와 홍성여고가 농어촌특별전형의 최대 수혜자였기 때문이다. 홍성고는 지난해 농어촌특별전형을 통해 연세대에 15명을 합격시켰다. 서울대와 고려대까지 이 학교의 이른바 SKY대 합격자는 모두 29명에 이르고 이중 28명이 농어촌특별전형으로 들어갔다. 김종수(47·수학 교사) 홍성고 3학년 부장은 “특목고는 일반고보다 정부 예산을 4배 더 받아 영재교육을 시키는데 특별전형 대상까지 되면 이중의 혜택을 누리는 셈”이라면서 “열악한 농어촌 학생을 배려하겠다는 본래의 취지에도 어긋난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홍성여고는 지난해 연세대에 8명을 합격시켰다. 서울대와 고려대에는 각각 2명과 6명이 합격했다. 모두 농어촌특별전형을 통해서다. 홍성여고 3학년 부장 교사는 최근 감사원에 ‘특목고는 사회적 배려 대상이 아니다. 연세대의 농어촌특별전형에 특목고를 포함시키는 것은 부당한 일’이라며 감사를 요청했다. 감사원은 교육과학기술부에 이첩했고, 교과부는 “고등교육법 시행령에 따라 대학 총장이 알아서 할 일”이라고 회신했다. 현재 전국 읍·면에 있는 특목고는 과학고 6개, 외국어고 7개, 체육고 3개, 예술고 6개, 국제고 1개 등 모두 23개다. 이들 학교 학생은 올해 말 있을 연세대 농어촌특별전형에 지원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오주영 연세대 입학처 과장은 “우수학생 선점 차원이 아니라 형편이 어려운 농어촌 특목고 학생에게 더 나은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농특전형 특목고 합격자는 2~3명에 불과할 것”이라며 “반대자들을 계속 설득하겠다.”고 밝혔다. 홍성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오세훈 서울시장 연설 전문

    시민 여러분께 충심(衷心)으로 드리는 말씀 존경하는 서울시민 여러분 저는 오늘 시민 여러분께 죄송스럽고 송구스러운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8월 24일 치러질 이번 주민투표 결과에 제 ‘시장직’을 걸어 그 책임을 다하겠다는 말씀입니다. 정치인은 장구한 역사로 봤을 때, 하나의 도구에 지나지 않습니다. 오늘의 제 결정이 이 나라에 ‘지속가능한 복지’와 ‘참된 민주주의’가 뿌리를 내리고 열매를 맺는 데 한 알의 씨앗이 될 수 있다면, 저 오세훈,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고 해도 더 이상 후회는 없습니다. 사실 이 결정을 내리기까지 제 몸과 마음은 고통스럽고 힘든 시간의 연속이었습니다. 저를 믿고 지지해주신 천만 시민 여러분께 실망과 상처를 안겨드리는 것은 아닌가 스스로 묻고 또 물어봐야만 했습니다. 작년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의회의 4분의 3, 구청장의 5분의 4를 민주당에 주시고도 서울시장직만은 제게 유임해주심으로써 제 정책의 연속성을 믿고 지지해주신 시민 여러분의 엄중한 뜻을, 저버리게 되는 것은 아닌가 스스로 두렵기까지 했습니다. 복지에 대한 서로 다른 견해를 ‘정치적 합의’로 봉합하지 못한, 제 부족한 리더십을 통감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나라의 미래를 위해 누군가 꼭 해야 할 일이라면, 또 그것이 아무도 하지 않는 일이라면, 그 짐을 저라도 마땅히 짊어져야만 한다는 양심의 목소리를 끝끝내 외면할 수 없었습니다. 지난 5년 동안 서울시의 복지 정책을 이끌어온 시장으로서, 이번 복지포퓰리즘과의 전쟁은 피할 수도 없고, 피해서도 안 되는 선택이기도 했습니다. 220억 원이면 ‘희망플러스통장’으로 저소득층 3만 가구의 인생을 ‘희망’으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몸소 지켜보고 실감해온 서울시장이, 매년 몇 천 억을 필요하지도 않는 넉넉한 분들에게까지 항구적으로 나눠주어 어려운 분들의 희망을 꺾는 것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정책이기 때문입니다. 형편이 비교적 넉넉한 분들은 오히려 나눔의 정신을 바탕으로 복지정책의 한 축을 담당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그분들까지 복지의 수혜자가 되기에는 아직까지 시기상조입니다. 더욱이 저는 그동안, 어려운 분들에게조차 스스로 일어서기 위해 고통을 감수하고 노력하셔야 더 많은 혜택을 받으실 수 있도록 ‘자립?자활의 복지’를 최우선적으로 추구해왔습니다. 봇물 터지듯 지금 쏟아져 나오고 있는 ‘무조건적 퍼주기식 복지’는 지금껏 애써 지켜온 서울시의 복지 원칙과 체계를 송두리째 뒤흔들고 허물어뜨리는, 저로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정책이라는 점에 제 고뇌가 깊어졌습니다. 사회양극화로 인해 복지의 필요성이 커진 게 사실입니다. 맞습니다. 복지, 늘려가는 게 마땅합니다. 서울시도 지난 5년 동안 복지 예산을 꾸준히 늘려왔고, 앞으로도 더 늘려갈 계획입니다. 그러나 복지는 부자가 아니라 ‘가난한 사람’들을 우선적으로 돕는 복지, 꼭 필요한 데 꼭 필요한 만큼 드리는 맞춤형 복지로 나아가야 다음세대에게 부담과 빚을 떠넘기지 않는 ‘지속가능한 착한 복지’를 구현할 수 있습니다. 7년 전, 저는 잘못된 정치 현실을 바꿔보고자 ‘국회의원불출마’를 선언한 바 있습니다. 정치를 바꿔보겠다고 덤벼든 초선 의원의 무모함과 그 잘못을 바꿔내지 못한 무력함, 저도 모르게 어느 새 그 정치풍토에 동화돼간 무감각이 부끄러워 산화하는 심정으로 불출마를 선언했습니다. 저는 오늘, 7년 전 그 때 보다 더 절실한 마음으로 시민 여러분 앞에 섰습니다. 오늘 이 결정이 예측불허의 수많은 후유증을 남길 수도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번민 속에 이러한 결정을 내린 것은 이 나라가 인기영합주의의 ‘빠른 복지’가 아닌 다음 세대, 그 다음 세대까지 배려하는 ‘바른 복지’의 시대로 나아갔으면 하는 절박한 심정, 그 한 가지 때문입니다. 시민 여러분. 여러분은 용감하고 단호하셨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불가능하다고 말했지만 무려 80만 시민들이 서명에 동참해 대한민국 최초의 주민 발의 ‘주민투표’ 라는 새 역사를 쓰셨습니다. 이것은 실로 우리 민주주의 역사의 ‘작지만 의미 있는 기적’입니다. 저는 그러한 위대한 서울시민들을 지켜보면서 시장으로서, 그리고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큰 자부심과 감동을 느꼈습니다. 한 사회가 ‘참된 민주주의’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독재와의 싸움만이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눈에 잘 보이지 않아 그 위험성을 인식하기 어려운 ‘복지포퓰리즘과의 싸움’이 더 중요하고 또 어렵습니다. 그렇기에 지금 우리는, 부자나 빈자나 똑같이 나눠주는 무차별적인 현금 나눠주기식 복지가 과연 최선인지 당당하게 토론하고, 사회의 합의를 도출해내야 합니다. 지난 선거에 이겼다고 해서 그것이 민의라고 강변하며 투표불참운동까지 벌이는 것은 역사에 부끄러운 일입니다. 얼마 전 어느 시민께서 저에게 하신 당부 말씀이 떠오릅니다. “정치는 여의도에 맡겨두고 시장은 살림을 챙겨야 한다. 그것이 본연의 역할이다”라는 진심어린 충고였습니다. 순간 눈시울이 붉어졌습니다. 지난 5년 동안, ‘서울에 미쳐있다’고 할 만큼 제 모든 열정과 혼신을 쏟아 부어 서울이 뉴욕이나 파리, 도쿄와 같은 세계 5대 도시 반열에 오르는 것이 목전에 있는 이 시점에 제가 과연 짊어져야할 일인가 돌아보게도 됐습니다. 차라리 모든 것을 내려놓고 서울시장 본연의 업무로 돌아가 생활 시정에 전념하고 싶다는 간절한 바람이 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시민 여러분. 아무리 험난해도 이번 주민투표를 통해 대한민국 복지방향을 정립하지 않으면 우리 서울의 미래가, 대한민국의 미래가 이대로 주저앉아 버릴 수도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복지원칙을 바로 세울 수 있는 것은 내년 총선과 대선 앞에 흔들리는 여?야 정치인들이 아니라, 오직 유권자 여러분입니다. 반드시 33.3% 투표율을 넘겨 시민 여러분의 엄중한 뜻이 어디에 있는지를 확실히 보여주는 계기가 돼야합니다. 저는 나라를 걱정하는 서울시민 여러분의 진심을 믿습니다. 주민투표가 임박해올수록, 선거의 순수성을 훼손하려는 전방위 공격이 거세지고 있지만, 한정된 재정으로 운영되는 국가와 지자체가 과연 어떻게 복지를 펼치는 것이 합당한 일인지 시민들께서 현명한 판단을 내려주실 것이라 믿습니다. 오는 24일 주민투표에서는 지지정당, 이데올로기를 모두 떠나 서울의 유권자라면 누구나 소중한 한 표로써 자신의 소신을 당당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 또한 시민들이 함께해주신다면 어떤 것도 두렵지 않다는 자세로 임하겠습니다. 그 어떤 이유를 불문하고 저를 믿고 두 번이나 서울시장직을 맡겨주신 시민 여러분께는 뭐라 드릴 말씀이 없을 만큼 죄송스럽고 송구합니다. 어렵게 내린 이 결정에 대한민국의 미래에 보탬이 되길 바라는 충심(衷心) 하나 밖에 없음을 다시 한 번 간곡히 말씀드립니다. 2011. 8. 21 서울특별시장 오 세 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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