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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50억 자산가도 혜택받는 이상한 ‘두루누리 사업’

    영세 사업장 종사자의 국민연금 보험료와 고용보험료를 재정으로 지원하는 ‘두루누리 사회보험 지원사업’이 본래 사업 취지와 달리 수십억대 자산가 수천 명에게 혜택을 주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용익 민주당 의원은 국민연금공단과 건강보험공단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두루누리사업 수혜자 가운데 금융재산을 제외한 재산이 10억원 이상인 자산가가 지난 8월 말 기준으로 2398명이라고 6일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엔 1378명이었다. 두루누리사업은 10인 미만 소규모 영세 사업장에 소속된 월평균 130만원 미만 저임금 근로자에게 국민연금 및 고용보험료의 50%를 지원하는 사업으로, 올해 예산만 4414억원에 이른다. 문제가 된 수혜자 2398명 가운데는 100억원 이상 자산가도 8명이나 됐다. 두루누리사업으로 지원을 받은 최고 자산가는 금융재산을 빼고 건물·토지·주택 가격을 합쳐 250억원을 보유한 56세 서초구민 A씨였고, 그다음이 150억원대 재산을 보유한 48세 송파구민 B씨로 나타났다. 또 두루누리사업의 혜택을 받은 자산가 가운데 91명은 건강보험료를 체납하고 있었다. 이들의 건보료 체납액은 모두 1억 3000만원에 이른다. 반면 국민연금에 가입한 저소득 기초생활수급자 4만 5754명 가운데 이 사업의 수혜자는 정작 3831명(4%)에 그쳤다. 김 의원은 “국정감사에서 이런 문제점이 지적됐으나 정부는 여전히 개선책도 없이 방치해 예산낭비 규모를 키웠다”고 지적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서울 경전철 사업 시작부터 ‘삐걱삐걱’

    서울 경전철 사업 시작부터 ‘삐걱삐걱’

    지난 7월 24일 발표한 서울 경전철 사업을 두고 첫 삽도 뜨기 전부터 여기저기서 불협화음이 터져 나오고 있다. 10년간 8조원이 투입되는 대형 사업임에도 50%의 민간사업자 투자 유치와 수혜자 비용 분담 등 현실적이지 못한 재원 조달 방법 때문으로 풀이된다. 서울시와 서울대가 신림선 연장 비용 분담률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서울시는 서울대 정문에서 400m 떨어진 관악산 입구로 돼 있는 신림선의 종점을 교내로 연장하려면 해당 비용의 50%인 400억원을 학교가 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서울대는 과다하다고 팽팽히 맞서고 있다. 서울대는 지난 1일 열린 이사회에서 교내로 연장하는 신림선 증가 사업비를 전체의 20%선인 160억원을 초과하지 못하도록 결정하고 그런 의견을 서울시에 보냈다고 4일 밝혔다. 이는 서울시가 지난 7월 9개 경전철 노선 건설 계획을 밝히면서 여의도에서 관악산 입구까지인 신림선의 경우 서울대 교내로 노선을 연장하려면 수혜자가 공사비 절반 이상을 내라고 발표한 데 대한 서울대의 공식적인 입장이다. 그동안 시는 연장공사비 분담 비율이 합의돼야 신림선 건설 기본계획을 바꿀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무상보육과 기초연금 등 늘어나는 복지예산으로 열악해진 재정 여건 탓에 서울대가 연장 공사비 800억원의 절반 이상을 내지 않는다면 연장공사를 하지 않겠다는 게 시의 입장으로 알려졌다. 강남구의 요청으로 노선을 변경한 위례신사선(위례신도시∼신사역)도 강남구가 추가 비용의 50% 이상을 분담하기로 하는 등 수혜자 비용 50% 부담원칙을 서울대에도 적용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서울대는 “사립대와 달리 국고출연금이 대부분인 대학재정 여건상 400억원의 여윳돈을 마련할 수 없을뿐더러, 시가 이를 요구하는 것은 사실상 경전철을 연장하지 않겠다는 뜻”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서울대 관계자는 “서울대를 일반 사기업처럼 보는 서울시의 입장을 이해할 수 없다”면서 “(경전철은) 교통 불편으로 고통받는 1만명 이상의 학생과 주민들에게 제공하는 기반 시설”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신림선 연장은 서울대만의 문제가 아니며 경전철이 학교 안으로 들어오면 지역 주민도 혜택을 본다”면서 “대학의 공공성과 학교 부근의 교통환경 개선 효과를 고려해 비용 분담률은 19~20%가 적절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서울시는 지난 7월 ‘도시철도 종합발전방안’을 발표하면서 경전철 10개 노선을 확정했다. 이 가운데 신림선을 여의도~서울대 정문 구간(8.9㎞)으로 정했다. 또 서울대 정문~서울대 내부 구간 연장사업은 서울대가 사업비 50%(400억원) 이상을 분담하는 조건으로 5년 내에 재검토할 수 있는 후보 노선에 포함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2013 공직열전] 교육부 ㉻ 대학지원실·대변인실 실·국장급 간부들

    [2013 공직열전] 교육부 ㉻ 대학지원실·대변인실 실·국장급 간부들

    교육부 정책 수혜자인 학령 인구(만 6~21세)가 2010년 1001만명에서 2020년 776만명으로 급격히 줄어들 전망이다. 지금처럼 고교 졸업자의 80% 이상이 대학에 진학하지만, 졸업 이후 대부분 학습과 담을 쌓고 살아가는 분위기에서 미래 성장동력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 오는 것이다. 새 정부가 개개인의 꿈과 끼를 살리는 초·중·고교 교육뿐 아니라 중장기적 과제인 대학 구조조정과 대입제도 개편안에 공을 들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교육부 대학지원실 산하에는 미래 대학 교육과 평생교육, 직업교육의 방향을 구상하는 국이 6곳 배치돼 있다. 박백범 대학지원실장은 새 정부 출범 뒤 교육부 실·국장 중 가장 빈번하게 언론 브리핑에 나섰다. 201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개편안을 담은 ‘8·27 대입제도 개편안’을 비롯해 ‘창조경제 실현을 위한 창의 인재 육성’, ‘사립대의 사학연금 대납 관행 철폐방안’ 등이 최근 6개월 동안 나왔다. 모두 국정 과제이거나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발언을 통해 개입한 정책들이다. 대변인 출신으로 민감한 사안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도 한 번 찡그리는 법이 없고, 한나라당 수석전문위원을 지내 당정 조율에도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교육부뿐 아니라 정부 전체에서 ‘여성 1호’로 통하는 박춘란 대학정책관은 대학정책과장, 대학정책국장, 국립대학 사무국장, 시·도교육청 부교육감을 모두 ‘교육부 여성 최초’로 해냈다. 40세에 부이사관(3급)으로 승진했고, 42세에 고위공무원단에 포함됐다. 뛰어난 기획력과 여성 특유의 친화력을 모두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학 관련 업무를 많이 했지만, 부이사관 발탁 전 혁신담당관 시절 사교육비 경감 대책이나 전문대학원제도 도입 등을 추진하는 등 새로운 정책 기획 업무를 자주 맡았다. 최근에는 한국사 수능 필수화와 같은 대입제도 개편안을 기획했다. 한석수 대학지원관은 대학, 교육청, 교육부 주요 부서를 두루 경험한 정통 교육관료다. 충남대 사무국장, 충남 부교육감, 교육과학기술부 대학지원관, 교육정보통계국장 등을 역임했다. 서유미 학술장학지원관은 31회 행시 합격자 150명 중 유일한 여성이다. 사무관 시절 연구 성과에 따라 재임용 여부를 결정하게 하는 대학 교원 인사제도의 초석을 다졌고, 서기관이 된 뒤 두뇌한국(BK)21기획단 팀장으로 1999년부터 지금까지 이어져 오는 BK21 사업을 기획했다. 학술장학지원관이 BK21의 후속 사업인 BK21플러스 사업을 맡고 있으니 서 지원관이 전문성을 발휘할 또 다른 기회를 맞이한 셈이다. 정병걸 지방교육지원국장은 유보(유치원·보육) 통합, 시·도교육청 노조와의 협상, 학교 비정규직 처우 개선 문제 담당 국장이다. 이해 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사안들이지만, 이해 당사자들의 말을 충분히 듣고 합의점을 찾아내는 정 국장 특유의 소통 능력이 발휘될 기회라는 평가가 많다. 정 국장은 사립대학지원과장 시절 비리사학 상지대 사태 해결의 물꼬를 텄고, 2011년 대학선진화과장을 지내며 대학 구조조정을 이끌 대학구조개혁위원회 출범을 지휘했다. 박융수 평생직업교육국장은 최근 ‘제3차 평생교육 진흥 5개년 계획’을 발표했다. 기존 1~2차 계획이 인프라 구축과 평생교육 저변 확대에 집중한 점에 비춰 보면, 3차부터 평생교육 활성화가 본격적으로 실행될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박 국장의 추진력이 발휘될 전망이다. 대학 관련 업무를 두루 거쳤지만 그중에서도 박 국장의 주전공 업무는 남들이 까다롭게 생각해 피하고 싶어 하는 대입 제도다. 사무관 시절 대입 전형 업무를 하며 잔뼈가 굵었고, 학사지원과장 시절 교과과정을 넘어선 어려운 논술을 금지하는 내용의 ‘2008학년도 대입 개선안’을 기획했다. 이근우 교육정보통계국장의 업무 범위는 교육부 전체 업무범위와 같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초·중·고교생 국제학력 비교평가에 관한 사항, 사교육·학교폭력 등 교육 관련 사항에 관한 조사와 분석, 사이버대학 및 원격대학 형태의 평생교육시설 운영지원 등 정보화 관련 업무는 모두 교육정보통계국 업무다. 그래서 교육부 부서뿐만 아니라 순천대·목포대·안동대 등 국립대 사무국장을 두루 거친 데다 2005년 총무과장을 지내 업무 전반을 깊이 이해하는 이 국장이 적임이라는 평가다. 다양한 관점과 공감 능력을 갖춘 점이 김문희 대변인의 강점이다. 교육정책 전반을 깊이 이해하고 정확하게 설명할 뿐만 아니라 고위직 공무원, 학부모, 교사, 언론의 입장을 각각 충분히 이해한 뒤 서로 다른 이해 당사자를 조율시키는 능력이 탁월하다는 평가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복지행정 숨김 없이 多 보여주는 성동구

    복지 사각지대와 누수지대 문제는 복지정책에서 부딪치는 대표적인 논란이다. 복지 혜택이 가야 할 곳에 가지 못하고 가지 말아야 할 곳에 간다는 것이다. 최근 복지정책이 급격히 확대되면서 자금은 대거 투입됐으나 전달 체계가 불명확해 혜택이 중복되거나 누락되기 일쑤라는 지적을 많이 받았다. 성동구는 이 같은 비판을 막기 위해 17일 ‘e-나눔 복지통합관리시스템’을 자체 개발해 운영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사각지대와 누수지대를 없애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복지 서비스에 대한 정보를 공유해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구성한 수혜자 중심의 복지 자원 통합 시스템이다. 구에서 관리하는 복지 후원사업은 디딤돌, 복지 자원 서비스, 가사 간병, 긴급 복지 지원, 노인 돌봄, 노인 식사 배달, 노인 밑반찬 배달, 에너지 효율 지원, 저소득 주민 건강보험료 지원, 주택 바우처 지원, 희망 온돌 따뜻한 겨울나기, 희망 온돌, 드림스타트, 성동 장학금 지원 등 19개에 이른다. 지금까지 이 사업을 관리해 온 곳은 구청, 동주민센터, 복지관, 각급 복지센터 등 모두 93개 기관이다. 이를 모두 한눈에 볼 수 있도록 만든 것이 통합관리시스템이다. 이를 통해 정보를 공유하지 않아 생기던 중복 혜택을 막고 사망이나 전출 등의 요인으로 인한 불법 수혜를 차단할 수 있게 됐다. 또 후원자와 수혜자 정보를 데이터베이스(DB)로 만들어 쉽게 자료를 분석할 수 있게 했으며 수혜자 가정을 직접 찾을 경우 위치기반정보시스템(GIS)을 통해 거주 정보와 이력 정보를 곧바로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 1월부터 7개월간 현장 직원들의 의견까지 반영해 가며 구청 차원에서 자체 개발한 이 프로그램에 대해 구는 저작권 특허와 소프트웨어 등록 절차를 밟고 있다. 고재득 구청장은 “이번 모델이 전국적으로 확산되면 복지사업에 투입되는 예산이 절감되는 것은 물론 복지 사각지대와 복지업무 종사자들의 과도한 업무 부담도 줄어드는 1석 3조의 효과를 볼 것”이라면서 “이를 통한 복지행정 서비스의 질적 향상에 더 애쓰겠다”고 말했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조한종 기자의 ‘新 해양 실크로드’ 북극 항로를 가다] 북극자원 개발 참여 초석… 경제 영토 확장

    북극항로 시범 운항은 국가 간 치열한 북극 개발에 한발 다가섰음을 의미한다. 북극 항로가 활성화되면 ▲항로 단축에 따른 운임 비용 절감 ▲북극 자원 개발 선점, 경제영토 확장 ▲관련 산업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다. 우선 부산에서 네덜란드 로테르담항까지 수에즈운하를 이용하는 기존 항로는 2만㎞에 40일 정도 걸린다. 반면 북극 항로를 이용하면 1만 3000㎞에 30일로 단축된다. 부산에서 파나마운하를 거쳐 미국 뉴욕항으로 가는 바닷길도 기존 항로(1만 8000㎞)보다 북극 항로를 이용하면 5000㎞ 단축되고 운항 기간도 25일에서 19일로 줄어든다. 북극 자원 개발 경쟁에 참여할 수 있는 초석을 마련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아직 발견되지 않은 자원량 중 천연가스 30%, 석유의 13% 정도가 북극에 묻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 양이 자그마치 원유 900억 배럴, 천연가스 47조㎥, 액화천연가스(LNG) 440억 배럴에 이른다. 관련 산업의 활성화도 기대된다. 삼성경제연구소는 ‘북극 개발의 기회와 대응’ 보고서에서 최고 수혜자로 부산항과 국내 조선·플랜트업계를 꼽았다. 특히 부산항은 북극 항로의 아시아 쪽 길목에 해당돼 북극 항로 활성에 따른 최대 수혜자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선·플랜트업계도 크게 반기고 있다. 북극 항로 개척으로 북극 개발에 불이 붙으면 자원 조사·개발 특수선박이나 극지 운항용 특수선박 수요가 늘어나고, 국내 조선업계도 혜택을 볼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북극 항로가 활성화되려면 풀어야 할 과제도 만만치 않다. 정부와 업계의 적극적인 대응이 요구된다. 우선 북극 항로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특수선박을 갖춰야 한다. 현재 국내 해운사 중에는 내빙 화물선을 보유한 업체가 없다. 시범 운항에 나선 현대글로비스도 스웨덴의 내빙선을 빌렸다. 내빙선 앞에서 얼음을 깨고 길을 터 주는 쇄빙선도 빌려야 한다. 내빙선과 쇄빙선을 빌리는 비용이 만만찮다. 내빙선을 빌리는 데만 하루에 1억원 이상 들고 쇄빙선을 빌리는 비용은 별도다. 연간 북극 항로 이용 기간이 짧다는 것도 생각해야 한다. 지구온난화로 북극 얼음이 줄어들고는 있지만 아직 배가 다닐 수 있는 기간은 연중 4개월 정도에 불과하다. 하지만 해운사가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연간 6개월 이상 운항해야 한다. 화물 수요가 뒤따르지 않으면 엄청난 투자를 해 놓고 손해를 보는 꼴이 된다. 국제적인 공조도 절실하다. 우리나라에서 북극 항로를 이용하려면 러시아 영해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러시아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화물의 종류와 무게에 따라 통행료도 낸다. 서현규 극지연구소 박사는 “한·러 간 원활한 북극 외교 관계 구축과 인프라 확보가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사설] 국·공립대 기성회비 수당 폐지 당연하다

    전국 39개 국·공립대 교직원들이 지난달 28일부터 천막 농성을 벌이고 있다. 그들은 그동안에도 교육부가 있는 정부서울청사에서 노숙 농성을 했다. 새달에는 전국 교직원이 한데 모이는 이른바 상경 투쟁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교육부가 국·공립대 학생들의 기성회비에서 공무원 교직원의 급여보조성 경비를 지급한 관행은 잘못이라며 이달부터 중단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최근 기성회비 수당의 폐지 방침을 어긴 5개 국·공립대 교직원 6명을 대기발령하기도 했다. 하지만 교직원들은 문제가 있다고는 해도 한꺼번에 삭감하면 어떻게 받아들이겠느냐고 항변한다. 일단 예산이 잡혀 있는 내년 2월까지는 지급하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를 바라보는 국민의 눈초리는 싸늘하다. 기성회 제도는 1963년 만들어졌다. 대학이 재정난을 겪자 정부는 법률이 아닌 문교부 장관 훈령으로 각 대학이 기성회를 조직해 회비를 거둘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열악한 국가 재정으로 대학에 투자가 어려웠던 상황에서 당시만 해도 ‘선택받은 소수’였던 대학생들에게 일종의 수혜자 부담 원칙을 적용한 고육지책이었다. 하지만 기성회비는 대학 교육이 일반화된 이후에도 오랫동안 이어졌다. 문제는 사립대학에서 1999년 폐지된 기성회비 징수 제도가 국·공립대에서는 여전히 살아남았다는 것이다. 결국 최근 법원에서 기성회비 징수가 부당하다는 판결이 잇따라 내려졌다. 기성회비에서 비롯된 국·공립대 재정의 불균형은 심각하다. 2011년 서울대 재학생의 연간 평균 납부금은 628만원인데, 기성회비가 87.6%인 550만원에 이르렀다고 한다. 법원의 판결에 따라 기성회비 반환 소송을 추진하는 이 학교 재학생 및 졸업생 단체가 제시한 수치다. 배보다 배꼽이 훨씬 더 큰 셈이다. 대학 당국이 쌈짓돈처럼 쓸 수 있는 돈이 그만큼 많다는 뜻이기도 하다. 비정상적 재정구조를 정상화할 책임은 당국에 있다. 법적 근거 없이 학생과 학부모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기성회비는 폐지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따라서 법적 근거 없이 기성회비에서 충당하는 국·공립대 교직원의 수당 또한 폐지하는 것이 당연하다. 지금 농성을 벌이는 교직원들은 그동안에도 기성회비로 마련한 교직원 수당이 부당하다며 수령을 거부한 공무원도 있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나아가 국·공립대에 배치됐다는 이유로 공무원이 추가 수당을 받는 모순도 개선돼야 할 것이다.
  • 문재인 “현 정국 신종 매카시즘” 비판

    친노무현계의 구심점인 문재인 민주당 의원이 ‘제4회 노무현대통령 기념 학술 심포지엄’에서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 내란 음모 사건 이후 정국 분위기를 ‘신종 매카시즘’ ‘전체주의적 위협’이라고 비판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해 대통령 선거 패배와 자신이 공개를 주장했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발언록 실종 뒤 신중 모드에서 탈피하려는 결기까지 보였다. 문 의원은 12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심포지엄의 축사를 통해 이 의원 사건과 관련, “과거의 야권연대도 종북, 10년 전 법 절차에 따른 가석방과 복권도 영락없는 종북이라고 여권 일각에서 규정하는 것은 신종 매카시즘 광풍에 따른 종북좌파 프레임”이며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무서운 기운이 느껴진다”고 주장했다. 특히 “소수의 반대 또는 기권조차 종북으로 공격받고 심지어 표결을 밝히라는, 무기명 투표 원칙에 위배되는 협박까지 받고 있다”며 최근 이 의원 체포동의안에 반대 표결한 의원들을 비난한 민주당 조경태 최고위원을 우회적으로 반박했다. 문 의원은 이 의원 내란 음모 사건에 대해서는 비판적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도 국가정보원의 대선 개입 의혹과 관련해선 “박근혜 대통령이 알았든 몰랐든 새누리당 정권하에서 집권 연장을 위해 자행된 일이고, 박 대통령이 그 수혜자이다. 박 대통령 본인과 선대위가 직접 선거운동에 악용하기도 했다”며 박 대통령이 직접 나설 것을 거듭 주장했다. 행사에서는 무소속 안철수 의원도 축사를 했으며 민주당 김한길 대표, 이병완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이 자리를 함께했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 [열린세상] 정부 주도 복지 정책의 위험성/한순구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열린세상] 정부 주도 복지 정책의 위험성/한순구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대다수 중학생들과 마찬가지로 내 아들도 학교와 학원에 다니고 있다. 여기까지는 별로 새로울 것이 없지만, 재미있는 것은 학교와 학원에 각각 다른 반응을 보이는 내 아내의 태도다. 아들이 다니는 학원에서 새로 바뀐 선생님이 지도가 미흡하든지 하면 아내는 당장 원장 선생님을 찾아가서 문의하고 개선해 달라고 요구하는 일이 많다. 그리고 아내와 다른 엄마들의 항의가 있으면 대개 학원 원장 선생님은 해당 사항을 최대한 바로잡는 것을 자주 볼 수 있었다. 이렇게 학원에 대해서는 호랑이 노릇을 하는 아내가 막상 아들의 중학교에 대해서는 순한 양처럼 행동한다. 어지간한 일들은 그냥 참고 넘어가고 학교의 일이나 수업에서 이해가 안 가는 상황이 발생해도 혼자서 좀 화를 내면 냈지 결코 교장 선생님을 찾아 가거나 하는 일은 없는 것이다. 어째서일까? 학원에는 우리가 매달 상당한 돈을 내고 있으므로 돈을 낸 만큼의 결과를 요구할 권리가 있다고 생각하고, 반대로 학원 원장으로서는 고객인 엄마들의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면 학생들이 다른 학원으로 옮겨갈 것이므로 온 힘을 다하여 고객들의 요구에 응할 것이기 때문이다. 반면 학교는 어떤가. 우리는 아들의 중학교에 내는 돈은 전혀 없다. 어찌 보면 돈도 받지 않고 공짜로 가르쳐 주는 학교 선생님들에게 무엇을 요구한다는 것이 쉽지 않을 뿐 아니라 마음에 들지 않아도 다른 학교로 바꾸기가 거의 불가능한 상황에서 선생님과 얼굴 찌푸릴 일은 피하고 싶기 때문일 것이다. 중학교 선생님들의 입장에서 보면 급료가 나오는 곳은 교육부나 교육위원회이지 학부모가 아니기 때문에 학부모의 호주머니에서 직접 돈을 받아야 하는 학원 원장들보다는 학부모들에게 신경을 덜 쓸 여지가 충분히 있다고 추측할 수 있다. 지금 우리 정부는 복지정책의 대폭적인 확대를 시도하고 있다. 그런데 복지 정책을 하게 되면 혜택을 받는 국민이 자신이 혜택을 받을 기업을 고르고 직접 돈을 내는 것이 아니라, 정부가 어떤 기업이 복지 사업을 할 것인가를 정하고 돈도 결국 정부가 내게 된다. 그렇게 되면 정부로부터 위탁받아서 국민의 복지 사업을 담당하게 될 기업으로서는 실제로 서비스를 받는 국민들보다는 위탁을 주고 대금을 지급하는 정부 공무원들이 사실상 중요할 것임은 뻔히 예상되는 바이다. 그런데 사실 이렇게 억울한 일도 없지 않을까 싶다. 다시 우리 아들의 중학교로 돌아가면, 실 내가 직접 돈을 내지는 않지만 매월 내 월급에서 빠져나가는 세금에 의해서 학교가 운영되는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분명 내가 돈을 지급하고 서비스를 받고 있는데, 당당하게 가서 서비스의 향상을 요구할 수 없고 최악의 경우 다른 데로 옮길 수도 없으니 이렇게 억울한 일도 없을 것이다. 학교를 예로 들었지만, 사실 학교는 정부가 돈을 지급하는 기관 중에서 비교적 많은 관심을 받고 서비스도 좋은 편이라고 생각된다. 정부에 의해서 대금이 지급되고 있으면서 막상 그 수혜자들인 국민에 대한 서비스에는 훨씬 더 무관심한 많은 기관이 우리 사회에 수없이 존재한다. 이석기 의원 문제로 체포된, 국가 체제를 부정하는 인사 중에서 정부로부터 월급을 받았던 사람들이 있었다는 것이 아마 그 극단적인 예가 될 것이다. 세금을 더 거두어서 국민의 복지를 늘린다는 것은 좋은 생각으로 들린다. 하지만, 많은 경제학자는 이런 좋은 생각이 좋지 않을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그 이유는 복지의 혜택을 막상 국민들이 제대로 보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크고 오히려 국민들의 혈세가 엉뚱하게 낭비될 것이 뻔히 예측되기 때문이다. 어떤 복지이든 그 혜택을 받을 사람이 직접 돈을 내고 구입해야 제대로 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직접 돈을 건네지도 않는 사람이 혜택을 받으려 하면 정당한 대우를 받기 어렵다. 괜히 돈만 낭비할 가능성이 너무도 크다. 이러한 고민 없이 서둘러 시행되는 복지 정책의 확대는 국민의 부담만 늘리고 돌아오는 혜택은 미미한, 실패한 정책이 될 것이다.
  • [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 - 2부] “싼 임금 집착 말고 부지·인력수급 챙겨야”

    [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 - 2부] “싼 임금 집착 말고 부지·인력수급 챙겨야”

    오는 손님을 마다하는 가게 주인은 없다. 투자를 유치하려는 나라 공무원도 같은 입장이다. 단 오랫동안 단골손님으로 남아 줬으면 하는 뜻에서 투자 기업들이 주의해야 할 부분에 대해 주인장의 속내를 들어 봤다. “베트남이 아무리 임금이 싼 시장이라고 해도 부지 선정부터 인력 수급까지 꼼꼼하게 생각해야 실패하지 않습니다.” 삼성의 제2공장을 유치한 베트남 북부 타이응우옌성의 당쑤언쭈옹 공단관리국장은 실패한 투자 사례에 대해 어렵사리 입을 뗐다. 좋은 손님인 한국 기업들이 나쁜 전철을 밟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귀띔하는 것이라며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그는 앞서 투자에 나섰다가 돌아간 타이완의 사례에서 배울 것이 있다고 말했다. 타이완은 현지화에 실패한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그는 “싼 임금이나 세제 혜택만 생각해 급히 부지를 고르다 보면 인력 수급과 출퇴근 거리를 생각지 못하고 허허벌판에 덜렁 공장만 짓는 잘못을 할 수 있다”면서 “반대로 너무 공장이 많은 곳을 택하면 쏠림현상 때문에 사람 구하기가 어려워지는 일이 생길 수 있다”고 했다. 실제 베트남은 도로는 물론 상하수도 등 기본 인프라가 취약한 나라다. 공항에서 같은 거리의 도시라 해도 고속도로가 있는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의 이동 시간은 3배 이상의 차이가 난다. 동양문화권 특유의 신의도 중요하다고 했다. “비록 구두 약속을 했다고 해도 처음 약속을 지켜 주는 것이 중요한데 투자국 중 일부는 손바닥 뒤집듯 신의를 쉽게 어기는 곳도 있다”면서 “시작 단계부터 베트남 정부, 지방자치단체 관계자와 신뢰를 쌓는다면 사업을 진행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기업인 삼성전자에 거는 기대도 크다. 당쑤언쭈옹 국장은 “삼성의 제2공장이 들어온다는 소리에 독일과 영국, 캐나다 등의 기업들이 투자 가능성을 타진하는 모습을 보면서 새삼 삼성의 대단함을 느낀다”고 했다. “1공장이 들어선 박닌성이 엄청난 발전을 이룬 만큼 그에 버금가는 2공장이 들어서는 타이응우옌성도 역시 기대도 크다”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투자를 받는 나라 입장에서는 대기업과 협력사를 차별할 이유가 없다”면서 “지방정부는 외국 투자자의 직접적인 수혜자이면서 사업 추진의 중재자”라면서 “중앙정부에 대한 지방정부의 입김도 무시할 수 없는 만큼 지방정부와의 커뮤니케이션을 잘 이어 가는 것도 중요한 부분”이라고 조언했다. 하노이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서울신문 보도 그후] 서울대 교수, 브릭 게시글 후폭풍

    이일하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가 최근 기초과학연구원(IBS)의 연구비지원 시스템을 비판하는 글을 올린 가운데 IBS가 사태 확산을 막기 위해 적극 해명하고 있다. 그러나 과학계는 IBS 측의 해명에 설득력이 없다고 반박하는 등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IBS는 지난 3일 이 교수가 글을 올렸던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브릭)에 “서울대 이일하 교수의 브릭 게시물에서 오해의 소지가 있는 부분을 해명하고자 합니다”라는 제목으로 해명 글을 올렸다. 이 글에서 송충한 IBS 정책기획본부장은 “(이 교수의 글이) IBS에 대한 과학계와 일반 국민의 오해를 초래하고, IBS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확대시켜 신뢰를 저하시킬 우려가 있어 해명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IBS가 국가 기초과학 연구 예산을 독식해 다른 분야의 연구비가 줄었다는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존의 기초연구 예산을 건드리지 않고 별도의 예산을 마련해 IBS 대상자를 지원하겠다는 정부의 약속은 제대로 지켜지고 있다”며 “기초연구사업 예산은 IBS가 설립된 2011년 9139억원에서 2012년 9750억원, 2013년 9930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IBS가 제시한 자료는 과학계의 불신을 더욱 키웠다. 한 과학도는 4일 “올해 중견·리더연구자의 신규 과제 수는 지난 5년간 가장 낮은 수치”라면서 “예산은 늘었는데 선정 과제가 줄었다는 것은 IBS가 한쪽으로 과학 예산을 몰아줬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IBS에 따르면 올해 ‘핵심 중견연구자’의 선정 과제 수는 380개로 지난해(488개)보다 22% 줄었고, ‘도약 중견연구자’의 선정 과제 수도 59개로 지난해(100개)보다 41% 감소했다. ‘창의 리더연구자’의 선정 과제 수도 올해 2개에 불과해 지난해(15개)보다 87%나 줄었다. 한 젊은 생물학자는 “신규 과제 선정률이 급감하고 있다는 것은 (기초과학) 생태계에 대한 위협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을 보여준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IBS 측은 “연구비 규모는 선진국의 규모를 고려해 창의적인 연구 환경을 갖추고자 설계됐다”며 “연구단장 한 사람이 100억원 규모의 연구비를 쓰는 것이 아니라, 그룹 리더를 포함해 수십명의 연구원과 학생으로 이뤄진 공동연구팀이 사용하는 것으로, IBS 수혜자의 총 규모는 3000명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동작구 ‘금캐는 금요일’

    동작구 ‘금캐는 금요일’

    “동작구에서 9월 한 달간 금요일마다 금()을 캐 보세요.” 동작구가 9월 한 달간 ‘금() 캐는 금요일’을 운영한다. 구청 직원들을 대상으로 금요일 오전 9시 구청 쌈지공원에서 열리는 폐금속자원 모으기 운동을 말한다. 구는 매주 금요일마다 모이는 고장 난 휴대전화나 가전제품 내 희귀금속 등을 모아 금속자원 재활용 시설인 ‘서울시 SR센터’로 보낸다. 폐가전제품과 폐휴대전화에는 금, 은, 동 등의 고가금속이나 팔라듐, 철 등이 다량 함유돼 자원으로 활용 가치가 높은 편이다. 서울형 사회적 기업인 SR센터에서 거둔 수익은 서울장학재단에 기부되고 이는 조손가정 등 취약계층 자녀의 장학금에 지원된다. 이외에도 서울희망플러스통장, 꿈나래 통장 등 저소득층 지원을 위해 사용된다. 구 관계자는 “금 캐는 금요일 운영으로 SR센터에 폐금속을 보내게 되면 구청은 저소득층 장학 사업 수혜자를 추천할 수 있는 권한이 생긴다”면서 “이를 통해 지역 저소득층 청소년들이 장학금 수혜를 받을 수 있도록 한다”고 설명했다. 올해 동작구 내 저소득층 청소년 13명이 서울장학재단의 장학금을 받았다. 폐금속 자원 대상은 선풍기, 전화기, 전기밥솥, 컴퓨터, 가습기, 가스레인지, 오디오 세트 등 소형 가전제품 31종이다. 단, TV나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 대형 생활폐기물은 수거대상에서 제외된다. 문충실 구청장은 “직원들이 함께 벌이는 ‘금 캐는 금요일’은 자원을 아끼고 그 수익금으로 저소득 이웃을 돕는 등 일거양득의 효과를 거두고 있어 주민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은 기자 kimje@seoul.co.kr
  • [서울광장] 변화는 의지가 관건이다/박현갑 논설위원

    [서울광장] 변화는 의지가 관건이다/박현갑 논설위원

    의지가 관건이다. 개인이든 국가든 의지 유무에 따라 삶과 세상을 바꿀 수 있다. 변화는 의지가 행동으로 구체화될 때 생긴다. 실천하지 않는 의지는 꿈일 뿐이다. 방향성도 중요하다. 미래로 인도할 가훈이나 국정운영지표 같은 지도와 나침판이 필요하다. 의지가 잘못 표출되면 그런 가정과 국가는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 주목할 만한 상반된 사례가 둘 있다. 지난달 시행에 들어간 이른바 ‘전두환 추징법’이 한 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1997년 대법원에서 확정한 2205억원의 추징금 중 1672억원을 내지 않고 있다. 17년째다. 그런데 공무원 범죄에 관한 몰수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분위기가 변하고 있다. 집과 친·인척 사무실 압수수색에 처남 구속 등 전광석화 같은 검찰 수사 압박에 놀랐는지 추징금을 낼 기미를 보이고 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아예 추징금 230억원을 다 내겠단다. 보통의 국민이라면 수천억원대 추징금을 부과받을 일이 없다. 이보다 적게라도 있다면 빚을 내서라도 갚지 않고는 견디지 못할 게다. 전 전 대통령이 최소 7000억원대로 추정되는 비자금을 17년간 굴렸다면 이자 수입만 해도 원금에 버금갈 정도로 쌓였을 터. 그런데 추징금엔 법정이자도 물릴 수 없다. 노 전 대통령은 동생과 사돈을 상대로 맡긴 비자금 350억원과 불어난 이자를 돌려 달라고 요구하다 두 사람이 자기가 낼 추징금을 대신 내는 조건으로 이에 대한 권리를 포기한다고 한다. 이자까지 치밀하게 계산하는 전직 대통령과 추징금은 형벌이 아니어서 원금 외에 체납에 따른 가산금리 부과 등 후속조치를 할 수 없다는 정부를 쳐다봐야 하는 국민들로서는 자괴감만 쌓였다. 이런 불만은 전직 대통령 추징금 환수 촉구로 이어졌고, 박근혜 대통령은 “정부가 의지를 갖고 해결하려 한다. 과거 정부는 뭘 했는지 모르겠다”고 화답했다. 이런 화답에는 박 대통령과 전 전 대통령 간 악연도 한몫했을 법하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후보 선출 뒤 김영삼·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자택은 예방했으나 연희동은 외면했다. 집권 당시 박정희 전 대통령을 비판한 전 전 대통령에 대한 불만의 표시였을 듯하다. 결국 전두환 추징법은 사회정의를 바라는 국민 여론과 이를 받아들인 박 대통령의 의지가 빚은 성과물인 셈이다. 추징금 환수조치가 원칙 있는 사회 만들기라는 국민 의지의 실천이라면, 최근 복지정책과 세제 개편을 둘러싼 혼란은 민심과 동떨어진 지도자의 의지가 가져올 폐해의 심각성을 보여준다. 기초노령연금을 소득수준에 관계없이 모든 노인에게 준다는 대선공약을 대폭 축소하면서 비판을 받았기 때문인지 박 대통령은 증세 없는 복지 실현이라는, 지키기 어려운 공약에 매달리고 있다. 증세가 아니라던 세제개편안은 증세안이었다. 게다가 증세 대상은 고소득층이 아니라 중산층과 서민층이었다. 여론 질타에 하루 만에 세제개편 수정안을 내는 국정운영도 그 진정성을 의심케 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의 중산층 잣대로 증세대상을 삼았다지만 조령모개 행정의 전형 같아 우울할 따름이다. 살림살이가 늘면 쓸 돈도 늘 수밖에 없다. 그리고 국민은 복지 수혜자이면서 납세자이다. 세금은 피하고 싶고 무상보육과 급식, 무상교육에는 환호한다. 이 같은 이중적 정책환경을 인식하고 복지공약을 줄이든지, 세금을 더 걷든지 합리적 방향으로 정책을 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복지위기에 따른 폐해가 먼 나라 일이 아니라 우리의 일이 될 수 있다. 국가부도 위기사태에 처한 그리스에서는 앞치마 대신 미니스커트 차림으로 성매매에 나서는 가정주부들이 부쩍 늘고 있다고 한다. 아버지가 실직하면서 버스요금 1.20유로(약 1800원)가 없어 몰래 버스에 탔던 19세 학생이 무임승차 단속원을 피해 달리던 버스에서 뛰어내려 결국 숨지는 사태가 있었다. 국민을 성매매로, 죽음으로 내모는 일만은 피해야 하지 않겠나. eagleduo@seoul.co.kr
  • [기고] 다시 보는 무상급식 주민투표/김양균 경희대 의료경영학과 교수

    [기고] 다시 보는 무상급식 주민투표/김양균 경희대 의료경영학과 교수

    현재 우리 사회는 증세 논란의 한가운데에 있다. 논란의 원인 중 하나가 확대된 복지정책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대선 기간 말미에 민주당이 주장하고 있는 것과 유사한 보편적 복지정책으로 공약을 바꾸었다. 기초노령연금, 4대 중증 질환 진료비 보장, 셋째 자녀 이상 대학등록금 전액 지원, 보육료 및 양육수당 전체 계층 지원, 무상급식 전 국민에 확대 실시 등이 골자다. 정치인은 정권을 쟁취하기 위해 정부 지원과 복지 확대를 외치고, 국민들은 지원과 복지 확대에 대한 혜택을 위해 투표를 하게 된다. 이러한 복지 혜택은 모든 국민에게 동일하게 제공해야 더 많은 표를 얻게 된다. 혜택에서 제외되는 국민들은 불만을 가지게 되고, 선거 과정에서 다른 사람에게 소위 구전이라는 것을 통해 불만을 전달하게 되며, 자신은 선거에서 다른 당의 후보를 선택하게 된다. 선거에서 재정 투입에 대한 부담, 합리성은 존재하지 않는다. 선거에서의 패배는 정치생명이 끝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국민들이 인식해야 할 부분이 있다. 추가적으로 세금이 증가하는 부담 부분과 돌아오는 지원이나 복지혜택 부분의 차이를 확인해야 한다. 무차별적인 시혜성 복지는 빈부 격차와 도덕적 해이를 유발해 계층 간 갈등을 악화시킬 수 있다. 또한 국민 부담의 증가는 실질임금 감소를 가져오기 때문에 기업의 생산성이 하락하거나 임금이 인상되게 된다. 생산성의 저하는 제품 생산을 감소시키며, 임금 인상은 제품의 생산원가 인상으로 이어져 결과적으로 수출 등의 국가경쟁력을 약화시키게 된다. 이러한 예는 선진국들의 사례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 우리는 2011년 8월 24일 서울시에서 치러진 무상급식 주민투표의 경험을 가지고 있다. 당시 오세훈 서울시장은 보편적 무상급식에 대한 반대 의견을 피력하면서 선별적이며 단계적인 무상급식을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장의 근거는 전면 무상급식을 실시할 경우 서울시 재정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에 지방세를 더 부과해야 하며 이것은 서울시민들의 세금 부담이 증가하게 된다는 취지였다. 결과적으로 투표율이 유효 투표율인 33.3%에 미치지 못해 투표함은 개봉조차 하지 못했고, 오 전 시장은 자신이 약속한 대로 주민투표 이틀 뒤인 8월 26일 시장직에서 자진 사퇴했다. 당시 투표함을 열었다면 결과는 어떠했을까? 단계적 무상급식일까 아니면 전면적 무상급식일까? 과연 서울시민들의 선택은 무엇이었을까? 현재 증세 논란과 관련된 이슈에 대해서도 국민들의 목소리를 들어볼 수 있는 계기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무상급식 투표 때처럼 박근혜 대통령의 복지 확대로 인한 수혜자의 수와 규모를 추산한 결과와 이를 실행하기 위해 필요한 추가적인 국민들의 세금 증가분을 공개하고 이를 비교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으면 한다. 여기에 더하여 지하경제를 양성화해 얻을 수 있는 세원의 규모를 포함시켰을 때 국민 부담 몫은 어느 정도일지도 함께 비교해 보았으면 한다. 자신의 공약에 매몰되기보다는 현실을 반영하고, 국민 특히 중산층의 부담을 고려한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 [서동철의 시시콜콜] 반가사유상 갈등, 그 절호의 국가홍보 기회

    [서동철의 시시콜콜] 반가사유상 갈등, 그 절호의 국가홍보 기회

    “반가사유상은 도대체 미국에 나가야 하는 거야? 말아야 하는 거야?” 국보 제83호 삼산관반가사유상의 뉴욕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전시를 놓고 한창 논란이 빚어지고 있을 때 여러 사람에게서 받았던 질문이다. 상당 기간 문화재 담당기자를 했다니까, 뭔가 뚜렷한 주관에 그럴듯한 논리라도 갖고 있는 줄 알았나 보다. “가면 가서 좋고, 안 가면 안 가서 좋은 거지 뭐. 메트로폴리탄에서 전시하면 우리 문화의 정수를 알리는 기회가 될 것이고, 보내지 않으면 사유상의 안전을 걱정하지 않아서 좋은 것 아냐?” 이렇게 대답했으니 대부분 “무소신의 극치”라며 실망했을 것이다. 어쨌든 미국 전시가 확정된 반가사유상은 곧 뉴욕행 비행기를 타게 된다. 반출에 찬성했던 사람들은 지금쯤 승리감에 도취되어 있을지 모르고, 반대했던 사람들은 어쩌면 ‘복수의 칼’을 갈면서 반격의 기회를 노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사유상의 반출을 둘러싼 찬반 논란은 그만큼 한바탕의 난리굿이었다. 사유상 논란을 두고 국정 난맥상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것이라고 성토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국립중앙박물관의 사유상 반출 계획에 문화재청이 제동을 건 꼴이니, 그런 요소는 분명히 있다. 결국 문화체육관광부의 중재안을 문화재청이 받아들여 반출을 최종 허가하는 모양새를 취했다. 적어도 내부의 사전 조율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간 큰 기관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한 걸음 떨어져 바라보면 완전히 다른 평가가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쩌면 국제적 시각에서 사유상 반출 논란의 본질은, 자국의 문화 수준을 세계에 과시하고 싶어 하는 국가 조직과 대체 불가능한 국가적 문화 자산을 최대한 보호하려는 국가 조직의 지극히 건강한 견해 차이일 것이다. 오히려 문화선진국 국민일수록 한 점의 문화재 때문에 국가기관 사이에 충돌이 빚어지고, 여론이 들끓는 한국의 높아진 문화 수준을 눈을 비비고 다시 보지 않을까. 이렇게 보면 사유상 논란은, 다시 한번 무소신을 드러내는 꼴일지는 모르나, 아무도 진 사람이 없는 우리 모두의 ‘윈윈게임’이었다. 다만, 그런 ‘국제적 시각’에서 바라봐 줄 사람이 없다는 것은 아이러니다. 사유상 반출의 수혜자인 미국에서조차 메트로폴리탄 전시회가 이렇듯 어렵게 성사됐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 정부의 국가홍보 기능이 해결해야 할 과제일 것이다. 관심을 끌 만한 이슈에 의미를 부여해 현지 언론에 노출시키는 해외홍보는 한국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국제사회에 심어주는 중요한 기능이다. 특히 반가사유상의 경우, 이렇게 형성된 긍정적 인식이 국내로 유턴했을 때 감정의 앙금이 여전히 짙게 깔린 우리 사회의 사유상 갈등도 상당 부분 치유할 수 있지 않을까. 아직도 늦지 않았다. 논설위원 dcsuh@seoul.co.kr
  • [찌는 듯한 무더위에도 상쾌한 웃음이 톡톡] 송파구 64세이하 취약계층 이젠 자신있게 김치~~~

    [찌는 듯한 무더위에도 상쾌한 웃음이 톡톡] 송파구 64세이하 취약계층 이젠 자신있게 김치~~~

    송파구는 올 연말까지 64세 이하 취약계층도 틀니 지원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스마일 프로젝트’를 시행한다고 20일 밝혔다. 틀니 지원 서비스는 지금까지 65세 이상에게만 적용됐다. 이 때문에 경제적 사정이 어려워도 나이 제한에 걸려 정부 지원을 받지 못하는 이들이 어려움을 호소해 왔다. 구는 송파구치과의사협회의 협조를 얻어 저소득 중장년층 가운데 틀니 서비스를 받아야 하는 이들을 적극 발굴키로 했다. 비용은 지역 기업인 군자엔터프라이즈, 남일기업의 후원으로 충당했다. 구는 정부지원의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는 민간에서 후원과 지원을 이끌어낼 방침이다. 64세 이하 국민기초생활보장수급자 또는 차상위 계층으로 다른 지원을 받지 않고 있는 구민이면 누구나 지원 가능하다. 박춘희 구청장은 “틀니 지원 서비스는 개별적 맞춤형 복지로 수혜자들이 가장 높은 만족도를 느낄 수 있다”면서 “취약계층에 대한 복지서비스 확충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어려울 때 의지할 수 있는 200명의 ‘따뜻한 품’

    소외가정과 민간 후원자를 연결해 주는 서대문구의 ‘100가정 보듬기 사업’이 시행 2년 반 만에 200가정에 도달했다. 문석진 구청장은 20일 오후 4시 구청장실에서 열린 197번째에서 200번째 가정과 후원자 결연식에 참석해 축하했다. ‘100가정 보듬기 사업’은 국가의 복지정책에 따라 공식적인 지원 대상에 포함된 수혜자를 제외한 한부모·조손 가정, 다문화·독거노인 가정 등을 발굴해 민간 후원자들과 이어주는 사업이다. 재정 여건 때문에 국가는 복지 혜택을 마구 넓힐 수 없고 민간 후원자는 돕고 싶어도 적절한 대상을 찾을 수 없다는 점에서 착안, 이 둘을 잇는 역할을 맡으면 어떻겠냐고 문 구청장이 아이디어를 낸 것이다. 2011년 1월 1호 가정 탄생을 시작으로 동주민센터, 복지기관, 서대문구 사회복지협의회, 동 지역사회복지협의체 등이 적극적으로 어려운 이웃을 발굴해 후원자들과 연결해 주면서 200가정을 달성했다. 후원자가 매월 후원금을 내면 구 등은 공적부조 수혜자 수준의 종합적인 관리 체계를 가동한다. 현재까지 8억 3700만원이 지원됐다. 이날 200번째 가정 후원 결연식에 참석한 이는 박동열(79)씨다. 6·25전쟁 때 홀로 월남한 박씨는 온갖 일을 해가며 자수성가했다. 2011년 이미 세 가정 지원을 시작했고 이번에 또 네 가정 지원에 나섰다. 박씨는 “월남해 의지할 곳 없던 나에게 손 내밀어주는 사람이 없던 게 가장 가슴 아팠다”면서 “내가 조금이라도 남에게 비빌 언덕이 되어줄 수 있다면 더 바랄 게 없다”고 말했다. 문 구청장은 “다 함께 행복하고 따뜻한 서대문구를 만들고자 제안했던 사업인데 이처럼 훌륭한 후원자들 덕분에 빠른 시일 안에 200가정이나 품어 안을 수 있게 됐다”면서 “후원자들의 명예를 존중해 주는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후원자들에 대한 명예의 전당 같은 것을 만드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연말에는 후원자와 결연가족이 한데 모여 서로 격려하는 자리도 마련할 예정이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동대문 푸드마켓’ 기부문화 확산 이끈다

    “열 사람이 한 술씩 보태면 한 사람 먹을 분량이 된다는 뜻을 지닌 사자성어 ‘십시일반’(十匙一飯)을 꼭 기억해 주세요.” 동대문푸드마켓에 지역 기업과 주민들의 참여가 이어지면서 기부문화 확산의 견인차 구실을 하고 있다. 동대문구는 지역 기업과 중소상인, 주민이 기부한 식품을 지역 홀몸노인, 저소득층에게 나눠 주는 푸드마켓의 이용자가 월 1500여명을 넘어섰다고 19일 밝혔다. 십시일반의 정신으로 나눔을 실천하고 있는 동대문푸드마켓은 수혜자가 월 1회 푸드마켓을 방문해 본인이 원하는 4가지 종류의 식품을 선택함으로써 이용자의 선택권을 보장하고, 급식 필요 아동과 홀몸노인, 재가 장애인 등 저소득층의 결식 문제를 없애는 등 복지 공동체 문화 확산을 이끌고 있다. 또 거동이 불편하거나 직접 마켓을 이용할 수 없는 대상자에 대해서는 마켓에서 거주지 동주민센터까지 배달하고 동 복지위원들이 이용자 가정에 배달해 주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올해부터는 기존 국민기초수급자 외에 차상위계층으로 이용 대상을 확대 운영하고 있는 동대문푸드마켓은 민간 사회안전망 구실을 하며 도움이 필요한 이웃에게 사랑을 전하고자 하는 기업이나 상점, 개인의 적극적인 후원을 기다리고 있다. 이정삼 복지정책과장은 “아직도 동대문푸드마켓에 필요한 물품 후원자와 자원봉사자들이 부족하다”면서 “십시일반의 나눔 정신으로 지역 기업과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자치구 ‘여름 나기’ 3色 풍경] 전력위기 잡는 LED

    폭염에 전력 수요가 치솟고 있다. 원전을 비롯한 발전기가 이따금 가동을 멈추고 있다. 뉴스에선 블랙아웃(대규모 정전) 위기가 심심치 않게 거론된다. 1w도 아쉬운 시점이다. 에너지 절약의 작은 실천 가운데 하나로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이 각광받고 있다. 기존에 흔히 사용하는 백열전구나 할로겐램프보다 많이 비싼 게 흠이다. 하지만 소비 전력은 50% 이상 낮다. 수명은 15배 정도 길다. 도봉구는 ‘주민과 함께하는 1가구 1 LED 조명 교체 운동’을 전개한다고 12일 밝혔다. 올해 목표는 10만개 보급이다. 일반 가정과 상가 등 민간 부문에 무게를 두고 있다. 대부분 가정에서 사용하고 있고 교체가 손쉬워 LED 조명에 대한 인식을 높일 수 있는 백열등이 우선 교체 대상이다. 자발적인 붐을 일으키기 위해 에너지 클리닉 상담사가 가정을 찾아가 LED 조명 교체의 수혜자가 궁긍적으로는 주민이라는 사실을 널리 알릴 예정이다. 구는 실제 구입과 교체로 이어질 수 있게 힘을 쏟고 있다. 14일, 27일, 31일, 다음달 10일 LED 녹색장터를 연다. 시중가보다 최대 25% 저렴한 가격에 LED 조명을 구입할 수 있다. 에너지가 얼마나 절약되는지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도 있다. 구는 기초생활수급자, 독거노인 등 280가구에 LED 전구를 무상 보급하는 한편, 공공 건축물 신축 및 증·개축 때 LED 조명 설계를 의무화하기도 했다. 이동진 구청장은 “앞으로도 주민과 함께하는 에너지 절약을 통해 기후 변화 대응과 지속 가능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41일만에… ‘뚝딱 헌법’

    41일만에… ‘뚝딱 헌법’

    [두 얼굴의 헌법] 김진배 지음/폴리티쿠스/453쪽/2만 6000원 1948년 6월 중순, 서울 계동의 ‘계동궁’에선 헌법기초위원회의 서상일 위원장과 김준연 위원, 유진오 전문위원 등이 자리했다. 계동궁은 이승만의 이화장 등과 함께 해방정국 우익 거점의 하나인 인촌 김성수의 자택을 일컫는 말이다. 회의는 한국민주당 당수인 인촌이 주재했다. 어둡고 좁은 사랑방에선 의원내각제로 작성한 헌법초안을 대통령제로 뜯어고치는 작업이 이뤄졌다. 도쿄제대 독법(獨法)과 출신인 김준연이 등사판으로 민 초안 조문에 북북 줄을 긋고 또박또박 글씨를 써나갔다. 경성제대 법학강사 출신인 유진오의 얼굴은 일그러졌다. 독일 바이마르 헌법을 가져와 뼈대를 만들고 살을 붙여 다듬었던 그는 애초 내각책임제 주창자였다. ‘유진오 헌법’이라 불리던 이 초안은 이렇게 ‘김준연 헌법’으로 바뀌었다. 인촌과 각별한 사이였던 유진오는 “내각책임제를 대통령중심제로 바꾸는 데는 원칙적으로 찬성할 수 없다”며 자리를 떴다. 이 같은 희한한 풍경은 이승만 당시 국회의장의 고집에서 비롯됐다. 제헌의회 임시의장으로 추대된 이승만은 ‘선생님’이라 불리는 우월적 지위를 이용, “대통령제가 아니면 민주주의가 안 된다”며 의원들을 다그쳤다. “여러분이 그런 헌법을 만들겠다면 그런 정부에 들어갈 수 없다”는 겁박 외에도 “지금 국회에는 어떻게든 국권을 회복하는 것을 방해하려는 사람들이 있다”며 공산주의자의 멍에를 덧씌우려 했다. 오늘날 ‘종북주의자’ 논쟁과 같이 “말 많으면 공산당”이라고 밀어붙이면 그만이었다. 항일운동으로 옥고를 치른 김약수 의원은 미국식 대통령제 예찬론자인 이승만 의장에게 “대통령제에 상당한 결함이 있다”며 남미 제국의 빈번한 혁명을 예로 들었다. 그의 예언은 이후 박정희·전두환 등 장군들의 쿠데타를 겪으며 적중했다. 환갑을 넘긴 대한민국의 헌법은 어떻게 탄생했을까. 빛바랜 사진 속 제헌의회의 근사한 모습만 접했던 세대에게 헌법의 탄생과정은 충격적이다. 책은 당시 제헌의회의 모습을 마치 TV를 보듯이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다. 신문기자, 재선의원 출신으로 폐암을 극복한 팔순의 저자가 취재 일선에서 만난 지인들의 증언과 국회 속기록 등의 방대한 자료를 정리해 썼다. 책은 1948년 7월 17일 토요일 오전 10시 국회의사당(옛 조선총독부) 본회의장에 공포된 제헌 헌법이 기네스북에 오를 만큼 급박하게 만들어진 인스턴트 법안이라고 설명한다. 5월 30일 소집된 제헌국회가 불과 41일 만에 ‘압축심의’해 뚝딱 내놨다. 후일 진보당 사건으로 억울하게 죽은 조봉암 의원은 노사관계 조항을 명확히 넣지 못하자 속기록에 구두로 취지를 밝히기도 했다. 그해 7월 초 헌법안 독회 과정을 보면 이승만 의장이 얼마나 빨리 헌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애썼는지 알 수 있다. 마치 연극 대사를 읽는 것처럼 ‘제 몇 조 무엇무엇’이라고 읽기가 바쁘게 ‘이의 없습니까?’하며 의사봉을 땅, 땅, 땅 신나게 쳐댔다. 심지어 역사적인 헌법안의 표결은 기본이어야 할 재석이 얼마인지 그 중 몇 명이 찬성했는지 기록도 없다. 어떻게든 미군정 당국과 약속한 8월 15일 광복절까지 정권을 미군정으로부터 이양받아야겠다는 생각에 쫓기고 있어서였다. 저자는 “누가 기초하고 손을 들어 헌법을 통과시켰든 간에 대한민국 헌법의 최대 공로자와 수혜자는 이승만 자신이었다”고 말한다. 다만 제헌 헌법을 만드는 이면에는 ‘10만 선량’(당시 선거구당 유권자는 10만명 안팎)이라 불리던 제헌의원들의 고뇌도 담겨 있었다. 대한민국이란 국호는 헌법기초위원회의 무기명 비밀투표로 정해졌다. 청일전쟁 뒤 일본과 청나라가 맺은 마관조약에서 비롯된 국호를 놓고 ‘배냇병신’이란 비하가 나왔고 고려공화국, 조선공화국은 강력한 국호 경쟁자였다. 어떤 이는 ‘태동화국’을 제의했다. 수십 종류인 태극기의 어느 도안을 채택할지와 영토조항을 넣어야 할지도 논란거리였다. 국호에 군국주의의 냄새가 나는 대(大)자를 넣을지도 의견이 맞섰다. 하지만 헌법은 시간에 쫓겨 친일파 청산과 적산기업 처리 등의 문제를 제대로 다루지 못했고 민족의 생채기로 남았다. 그리고 역사 속에서 권력자들의 욕심에 밀려 이리 찢기고 저리 찢기며 수난을 겪었다. 헌법은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흉기도 되고 민주주의의 보루도 된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성인지 사업, 양성평등과 무관한 것 많다

    ‘성인지 예산 사업 집행 100%’ 달성을 자랑한 국가기관들이 실제로는 엉뚱하게 예산을 집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국회예산정책처의 ‘2012 회계연도 성인지 결산서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성인지 사업 예산 규모는 총 11조 2725억원으로 정부 총지출액(325조 4000억원)의 3.5%에 해당한다. 결산서를 제출한 국가기관 34곳 중 성인지 성과목표를 100% 달성한 기관은 9곳에 이른다. 그나마도 이들 기관에서 실시한 성인지 사업 중 일부는 성인지 개념에 비추어 볼 때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왔다. 예산을 편성·집행할 때 여성과 남성에게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양성평등을 제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성인지 예산 제도의 취지다. 국세청은 지난해 ‘조세박물관 운영’ 사업을 성인지 사업으로 정하고 사업 수혜자를 여성 방문객으로 설정했다. ‘성인지’를 단순히 ‘여성 혜택’으로 인식한 것이다. 게다가 성인지 결산서 자체평가 항목에는 ‘청소년의 능동적 참여와 흥미 유발’, ‘전시실 개편 등 방문객 만족도 증가 유도’와 같이 성평등과 관련이 없는 내용을 적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조사관 교육훈련 지원’ 사업 결산서 자체평가 항목에 “고충민원 조사 활동시 민원인 성별에 따른 불평등이 생기지 않도록 조사관에 대해 성인지력 교육을 2회 실시해 성과목표를 달성했다”고 했다. 그러나 교육을 한 것만으로 성평등 목표를 이루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 정책처의 설명이다. 정책처는 “성인지 예·결산서 작성이 시행된 지 올해로 4년째지만 아직 ‘성인지’에 대한 인식은 부족한 편”이라면서 “각 부처에 성인지 예·결산서 작성 교육을 의무화하고 적절한 인센티브 체계를 마련해 적극적인 성인지 사업 발굴을 유도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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