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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드피플+] “딸 심장소리가…” 장기기증자와 수혜자 가족 만남

    [월드피플+] “딸 심장소리가…” 장기기증자와 수혜자 가족 만남

    지난 25일(현지시간) 미국 내슈빌 센티니얼 공원에서 딸을 하늘로 떠나보낸 엄마가 이날 처음 본 두 살 남자아이를 끌어안았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엄마는 아이의 심장에 귀를 가져다대고는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최근 미국 ABC뉴스는 장기기증자 가족과 수혜자 가족의 가슴 따뜻한 만남의 사연을 전했다. 이날 낯선 소년을 안고 눈물을 흘린 사람은 인디애나 주 에이번에 사는 브랜든과 레이시 윌콕스 부부, 그리고 낯선 소년은 메이슨 퍼킨스다. 가슴 아프면서도 감동적인 사연은 이렇다. 약 2년 전인 2015년 12월 26일 윌콕스 부부는 당시 두 살배기 어린 딸 엘리사를 세균성 수막염으로 잃었다. 채 눈물이 마르지 않았던 이틀 후 윌콕스 부부는 딸의 장기를 기증하는 숭고한 결단을 내린다. 이렇게 엘리사의 희생 덕에 모두 7명의 사람들이 새로운 삶을 얻었다. 이중 한 명이 바로 엘리사의 심장을 기증받은 메이슨이었다. 선천성심장병을 갖고 태어난 메이슨은 장기 이식대기 명단에 오른 지 8개월 만에 소중한 엘리사의 심장을 받아 새 삶을 얻었다. 엄마 안젤라는 "아들 메이슨이 병원에서 퇴원해 집으로 돌아갈 수나 있을까 생각될 정도로 사실 희망이 없었다"면서 "엘리사가 불가능했던 그 일을 가능하게 해줬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어 "사실 부고기사를 통해 이 심장이 엘리사의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면서 "페이스북을 통해 감사의 뜻을 전했다"고 털어놨다. 이렇게 장기기증자와 수혜자라는 특별한 인연으로 만난 두 가족은 서로의 마음을 토닥였다. 엘리사의 엄마 레이시는 "사실 사적으로 메이슨을 만난다는 사실에 걱정이 들기도 했다"면서 "아이를 만나 안아보니 그 속에 딸의 힘찬 박동소리가 들렸다"며 눈물을 흘렸다. 메이슨의 엄마 안젤라도 "뭐라 감사의 말을 해야할 지 모르겠다"며 "메이슨의 생명과 우리 두 가족을 이어준 엘리사를 영원히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내 딸 심장소리가…” 장기기증자·수혜자 가족 눈물의 만남

    “내 딸 심장소리가…” 장기기증자·수혜자 가족 눈물의 만남

    지난 25일(현지시간) 미국 내슈빌 센티니얼 공원에서 딸을 하늘로 떠나보낸 엄마가 이날 처음 본 두 살 남자아이를 끌어안았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엄마는 아이의 심장에 귀를 가져다대고는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최근 미국 ABC뉴스는 장기기증자 가족과 수혜자 가족의 가슴 따뜻한 만남의 사연을 전했다. 이날 낯선 소년을 안고 눈물을 흘린 사람은 인디애나 주 에이번에 사는 브랜든과 레이시 윌콕스 부부, 그리고 낯선 소년은 메이슨 퍼킨스다. 가슴 아프면서도 감동적인 사연은 이렇다. 약 2년 전인 2015년 12월 26일 윌콕스 부부는 당시 두 살배기 어린 딸 엘리사를 세균성 수막염으로 잃었다. 채 눈물이 마르지 않았던 이틀 후 윌콕스 부부는 딸의 장기를 기증하는 숭고한 결단을 내린다. 이렇게 엘리사의 희생 덕에 모두 7명의 사람들이 새로운 삶을 얻었다. 이중 한 명이 바로 엘리사의 심장을 기증받은 메이슨이었다. 선천성심장병을 갖고 태어난 메이슨은 장기 이식대기 명단에 오른 지 8개월 만에 소중한 엘리사의 심장을 받아 새 삶을 얻었다. 엄마 안젤라는 "아들 메이슨이 병원에서 퇴원해 집으로 돌아갈 수나 있을까 생각될 정도로 사실 희망이 없었다"면서 "엘리사가 불가능했던 그 일을 가능하게 해줬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어 "사실 부고기사를 통해 이 심장이 엘리사의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면서 "페이스북을 통해 감사의 뜻을 전했다"고 털어놨다. 이렇게 장기기증자와 수혜자라는 특별한 인연으로 만난 두 가족은 서로의 마음을 토닥였다. 엘리사의 엄마 레이시는 "사실 사적으로 메이슨을 만난다는 사실에 걱정이 들기도 했다"면서 "아이를 만나 안아보니 그 속에 딸의 힘찬 박동소리가 들렸다"며 눈물을 흘렸다. 메이슨의 엄마 안젤라도 "뭐라 감사의 말을 해야할 지 모르겠다"며 "메이슨의 생명과 우리 두 가족을 이어준 엘리사를 영원히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박형준 관권선거 의혹’에 화난 누리꾼 “썰전에서 당장 하차”

    ‘박형준 관권선거 의혹’에 화난 누리꾼 “썰전에서 당장 하차”

    MB정부 당시 청와대가 주도한 것으로 보이는 관권 선거 의혹 문건이 공개되면서 해당 문건에 이름이 적힌 박형준 전 시민사회특보의 ‘썰전’ 하차를 요구하는 누리꾼들의 글이 빗발치고 있다.28일 JTBC 시사·교양 프로그램 ‘썰전’ 시청자 게시판에는 박형준 동아대 교수의 하차를 요구하는 글이 쏟아지고 있다. 앞서 이날 더불어민주당 적폐청산위원회가 공개한 문건을 통해 MB 정부 당시 청와대가 이명박 전 대통령의 퇴임 이후를 대비해 청와대 출신 인사들의 총선을 지원하는 관권 선거개입 의혹이 제기됐다. 박범계 위원장은 “청와대에서 전출된 11명에 대해 (총선에서) 직간접적인 지원을 호소하는 내용이 문건에 담겼다”며 “정진석 전 정무수석이나 박형준 전 시민사회특보 등의 이름도 들어가 있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지난 7월 초부터 전원책 변호사를 대신한 보수 논객으로 ‘썰전’에 출연 중이다. 시청자들은 “박형준 씨 내려주세요. 썰전과 안 맞아요”, “국정원 댓글부대의 수혜자가 썰전의 패널이라니”, “빨리 교체해주세요” 등의 항의글을 계속해서 올리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대통령이 노사정위 나오라는 도 넘은 노총 요구

    양대 노총의 정부에 대한 요구가 도를 넘고 있다. 한국노총은 그제 “문재인 대통령이 참여하는 노사정위원회 8자 회의를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문 대통령과 양대 노총, 대한상의, 경영자총협회, 고용노동부, 기획재정부, 노사정위원회 등 8개 주최가 참여하는 새로운 대화 기구의 구성을 요구한 것이다. 기존의 장관급 노사정위원회로는 만족할 수 없으니 대통령이 직접 노동계와의 대화에 나서라고 주문한 것이다. 고용노동부는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대통령을 비롯해 친노동적 정부이니 그럴 수밖에 없어 보인다. 하지만 한국노총의 주장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였다가는 자칫 정부가 노동단체에 끌려다니는 꼴로 비치기 십상이다. 현 정부 들어 노사정위원장과 고용노동부 장관 등이 모두 노동계 출신의 친노동계 인사들로 포진돼 있는데 무엇이 불편해 기존의 노사정위 복귀를 마다하며 새로운 대화 채널을 요구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현 정부는 성과연봉제 폐지, 최저임금 대폭 인상 등 노동계의 요구 사항을 대부분 수용했다. 고용 유연성이 악화된다는 각계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전임 정부의 양대 지침마저 전면 폐지했다. 역대 어느 정부보다 적극적으로 노동계의 요구를 들어주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통령까지 참여하는 새로운 회의체 구성을 거론한 것은 다분히 의도적이다. 대화 채널 복귀에는 관심이 없거나, 정권 창출에 기여했으니 지분을 내놓으라는 요구로 비친다. 내년 3월 개헌안이 발의되기 전 ‘노동 존중 개헌안’을 노사정이 먼저 합의해야 한다는 한국노총의 추가 조건은 이 같은 해석을 뒷받침하기에 충분하다. 민주노총은 한술 더 떠 폭력시위로 복역 중인 한상균 전 위원장의 석방을 요구하고 있다. 법치주의를 부정하는 노동 귀족의 모습으로밖에 달리 해석이 되지 않는다. 양대 노총의 회원 수는 전체 근로자의 10% 수준에 불과하다. 자동차, 철강 등 대기업의 정규직 근로자가 중심이다. 이들이 노동정책을 쥐락펴락한다면 노동시장은 결코 안정될 수 없다. 고용 확대를 위해서도 노동시장은 하루빨리 경직성을 탈피해야 한다. 비정규직 근로자를 비롯해 청년·여성·중소기업 등 나머지 90%의 노동자가 노동 정책의 수혜자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것이 친노동 정부가 해야 할 과제다.
  • “여성이여, 엑셀 밟으시오”… 운전 허용한 사우디 ‘경제 엑셀’ 밟는다

    “여성이여, 엑셀 밟으시오”… 운전 허용한 사우디 ‘경제 엑셀’ 밟는다

    여성 경제 활동 높이고 투자 유치 “도요타·현대차 최대 수혜자 될 것”세계에서 유일하게 여성의 운전을 금지했던 사우디아라비아가 내년부터 이를 허용하기로 했다고 AP통신 등이 26일(현지시간) 전했다. 여성 인권 신장이 명목이지만 언젠가는 고갈될 석유 중심 경제 체제에서 탈피하고 중동의 경쟁자 이란에 밀리지 않기 위한 사우디 왕실의 생존 전략으로 풀이된다.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81) 사우디 국왕은 이날 칙령을 통해 30일 내 위원회를 구성해 여성이 남성과 동등하게 운전면허증을 발급받을 수 있도록 하는 교통 법규 조항을 내년 6월 24일까지 시행하라고 명령했다. 수니파 이슬람국가의 맹주 격인 사우디는 여성 운전 금지를 법에 명문화하지는 않았지만 여성에게는 운전면허증을 발급하지 않았다. 외국인 여성도 사우디에서는 운전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여성이 차로 외출하려면 가족 중 남성 보호자나 고용된 기사가 운전을 대신해야 한다. 사우디 정부는 여성의 운전을 허용하는 것이 여성의 경제 활동 참가율을 높이고 국가브랜드를 개선해 해외 투자 유치를 활성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미국 경제전문 온라인매체 쿼츠가 전했다. 운전 금지 조치로 여성의 사회활동이 제약되고 경제적 부담이 크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BBC는 “그동안 80만명 이상의 외국 남성이 운전수로 고용됐고 사우디 여성들은 월급의 대부분을 이들에게 쏟아야 했다”고 전했다. 특히 이번 칙령은 지난 6월 왕위 계승자로 책봉된 ‘실세’ 무함마드 빈 살만(32) 왕세자가 추진하는 사우디의 중장기 개혁 계획 ‘비전 2030’의 일환이다. 앞서 사우디는 2015년 여성의 선거·피선거권을 허용했고 지난 21일에는 스포츠 경기장에 여성의 입장을 허용하는 등 꾸준히 여성의 권리를 확대해 왔다. 비전 2030은 사우디 국내총생산(GDP)의 41.8%, 재정수입의 87.5%를 차지하는 석유 경제 의존도를 줄이고 방위산업 등 주요 산업의 국산화를 달성하는 한편 여성의 경제 활동 참여율을 22%에서 30%로 높이는 방식으로 2030년까지 15대 경제 강국으로 발돋움하겠다는 내용이 골자다. 여기에는 시아파 맹주인 이란에 대한 서방의 제재가 해제되면서 해외 투자자를 이란에 빼앗길 수 있다는 위기의식도 작용했다. 한편 사우디 승용차시장 점유율 1위인 일본 도요타(32%)와 2위 현대자동차(24%)가 최대 수혜자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도요타와 현대차는 현재 주력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 이외에 여성을 겨냥한 소형차 모델을 더 확충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격 안맞다고 차 버린 韓·中 통상장관 회담

    격 안맞다고 차 버린 韓·中 통상장관 회담

    中장관 대신 차관 참석… 양자회담 불발 백운규 “보호무역 반대 한목소리 내야”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아셈) 경제장관회의가 22일 12년 만에 한국에서 다시 열렸다.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아셈 경제장관들이 다자무역체계를 지지하고 보호무역주의에 반대하는 통일된 목소리를 내 달라”고 요청했다. 아셈 회원국들은 자유무역과 다자무역체제 지지, 보호무역주의 공동대응과 관련해 일치된 합의를 보고 ‘다자무역체제 지지 공동선언문’을 채택했다. 기대를 모았던 한·중 통상장관 회담은 중국 측 장관의 불참으로 무산됐다. 하지만 이를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백 장관은 이날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아셈 경제장관회의 개회사에서 “아셈 회원국들은 자유무역의 가장 큰 수혜자”라고 말문을 뗀 뒤 “그런데 최근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면서 세계 산업이 근본적, 구조적 변화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60%, 세계무역의 70%를 차지하며 세계경제의 중심 역할을 맡고 있는 아셈 회원국들이 리더십을 보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우리나라의 요청으로 2005년 이후 12년 만에 재개된 올해 7차 회의에는 중국, 인도, 프랑스, 유럽연합(EU) 등 51개국 장·차관 및 차관급 250여명이 참석했다. 주요 의제는 ▲무역·투자 원활화 및 촉진 ▲경제 연계성 강화 ▲지속 가능하고 포용적인 성장 등 3개다. 회원국들은 우리나라가 제안한 4차 산업혁명의 역내 공동대응을 위한 ‘서울 이니셔티브’를 2018년 서울에서 열기로 하고 차기 회의를 2019년 유럽에서 개최하기로 정했다. 산업부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피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중국 측에 양자 통상장관 회담을 요청했으나 중국이 장관 대신 차관급인 왕서우원 상무부 부부장을 참석시키면서 불발됐다. 하지만 중국에 진출한 롯데, 현대차 등 국내 기업의 사드 보복 피해가 극심한 가운데 “격이 맞지 않는다”고 중국과의 양자회담 기회를 차 버린 것은 아쉽다는 게 중론이다. 안덕근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그동안 중국 정부 인사들이 우리 쪽 인사를 만나지 않으려 한다는 우려가 있었는데 국가적 투자가 들어간 회담을 주최해 놓고 제대로 양자회담을 활용하지 못한 것은 말이 안 된다”며 “격이 맞지 않는다고 중국 고위급 인사를 그냥 돌려보낼 게 아니라 다른 경로를 통해 정부나 청와대 인사가 중국 차관과 만나 사드 피해에 대한 우리 측 입장과 대책을 강력히 전달했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김진수의 바이오 에세이] 과제 아닌 사람에 투자하자

    [김진수의 바이오 에세이] 과제 아닌 사람에 투자하자

    올해 정부 예산으로 집행되는 연구개발비는 19조원이 넘는다. 국내총생산의 4.9%에 해당되는 막대한 금액이다. 투자비 규모 면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5위이고 국내총생산 대비 상대적 규모로는 1위다. 그러나 투자 규모에 걸맞은 성과를 내고 있는지에 대해 시민사회와 언론은 물론 과학기술계 내부에서도 지속적인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연구비 투자방식의 문제점을 살펴보고 대안을 제시하려 한다.첫째, 투자 대비 성과를 측정할 수 있는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지표를 설정할 필요가 있다. 단순히 논문 편수, 특허 출원 숫자만으로 성과를 측정하는 것은 문제다. 이런 양적 평가 방식은 학계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논문과 산업 현장에서 활용되지 않는 장롱 특허를 만들어낼 뿐이다. 대안으로 논문과 특허의 질을 평가하는 지표를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예컨대 논문 편수보다 피인용 횟수, 영향력지수를 사용하는 것이다.둘째, 상향식 자유공모 비중을 획기적으로 늘려야 한다. 현재 정부 연구개발비의 90% 이상은 연구자들이 자율적으로 제안한 과제가 아닌 관료들이 결정한 기획과제에 투자하고 있다. 물론 연구자들의 자문으로 하향식 기획과제가 결정된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연구자들은 연구에 전념하기보다 자신의 연구 분야가 지원되도록 관료들을 설득하기에 바쁘다. 연구 능력과 연구비를 받아오는 능력은 전혀 다름에도 불구하고 우리 실정에서는 후자가 더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는 것이다. 셋째, 과제가 아닌 사람에 투자하는 새로운 방식이 필요하다. 현재는 상향식, 하향식에 상관없이 연구자들이 제출한 연구계획서를 근거로 동료 평가를 통해 연구비 지원 대상 과제가 선정된다. 문제는 동료 평가로는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연구계획서를 선정하는 것이 매우 어렵거나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선진국의 경우에는 연구자 숫자가 많아 특정 분야에 국한해도 이를 평가할 수 있는 전문가들이 충분히 있다. 반면 한국은 연구자 풀이 작아 우수한 과제를 골라낼 수 있는 해당 분야 전문가들이 부족하다. 이로 인해 평가에 참여하는 연구자는 연구계획서의 우수성보다는 학연, 지연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결국 대안은 과제가 아니라 사람에 투자하는 것이다. 연구계획서를 받지 않고 신청서만 제출하게 한 뒤 연구자의 연구 능력만을 평가해 선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연구 능력은 논문의 양이 아닌 질을 바탕으로 평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최근 3~5년 동안 연구자가 발표한 논문의 피인용 횟수, 논문이 발표된 학술지의 영향력지수를 근거로 연구 능력을 평가하는 것이 한 방법이다. 피인용 횟수는 연구 성과의 후행 지표이고 영향력지수는 선행 지표라는 점에서 보완적 성격이 있다. 논문이 많이 인용되는 특정 분야의 연구자들이 유리해지는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분야별로 따로 평가하는 것도 필요하다. 연구자에 투자하는 방식은 여러 가지 장점이 있다. 우선 연구계획서를 작성하고 평가하는 과정이 생략돼 연구자들이 보다 연구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객관적 지표를 바탕으로 연구비 수혜자가 선정되니 공정성 시비가 사라진다. 무엇보다 연구자들이 비전문가인 공무원을 설득하는 데 시간을 투자할 필요가 없다. 물론 이 방식을 전면적으로 채택하는 것은 또 다른 부작용을 발생시킬 수 있다. 그러나 전체 연구비의 1%에 해당하는 2000억원만 사람에 투자해도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이는 연간 1억원, 3억원, 10억원을 지원받는 연구자를 각각 1000명, 300명, 10명 선정할 수 있는 규모다. 이들에게 3~5년 동안 자율적으로 연구를 하게 하고 그 성과를 바탕으로 계속 지원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다. 실력 있는 연구자를 믿고 일정 기간 조건 없이 지원하면 연구자들의 창의성이 발휘되어 우수한 성과가 나올 것이다.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 불가능하니 미래를 만들어 나갈 연구자를 선정하는 방식이라고 볼 수도 있다.
  • 노원이 들어준 자전거보험 없었으면 어쩔 뻔…

    서울 노원구 공릉동에 사는 A(62)씨는 지난 6월 자전거를 타고 안양천변을 달리다 방지턱을 보지 못해 넘어져 어깨가 골절되는 사고를 당했다. 10주 진단이 나온 큰 사고였지만 자전거보험 덕분에 상해위로금을 받아 치료할 수 있었다. A씨는 “은퇴 후 자전거로 여행도 하고 건강도 챙길 수 있어 좋았는데 사고를 당해 난감했었다”면서 “지인이 자전거보험에 대해 알려줘 보험금을 받아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노원구는 지난 3월부터 8월까지 이 같은 125건의 자전거사고에 대해 4530만원의 보험금을 지급했다고 18일 밝혔다. 사고유형은 후유장애 1건, 상해위로금 124건이었다. 구는 2015년부터 전 구민을 대상으로 자전거보험에 가입하고 있다. 올해 2월에도 1억 5800만원을 들여 전 구민을 대상으로 보장 기간 1년의 자전거 단체보험에 가입했다. 자전거보험 피보험자는 노원구에 주민등록을 두고 거주하는 주민으로 별도 가입절차 없이 자동으로 보험 수혜자가 된다. 보장 범위는 자전거를 타고 가다 일어난 사고, 노원구민이 지역에 상관없이 자전거와 충돌해 피해를 본 경우다. 보장 내용은 노원구민 또는 달리미 이용자(타 지역인도 포함)가 자전거 교통사고로 사망하면 1000만원이 지급된다. 사고로 후유장애가 발생하면 1000만원 한도로 보장을 받는다. 노원구민이 4주 이상의 치료를 요한다는 진단을 받으면 20만원(4주)에서 60만원(8주)의 상해 위로금을 받을 수 있다. 김성환 노원구청장은 “자전거를 안전하게 타시고 혹시 사고가 나면 꼭 보험금을 청구하시기 바란다”면서 “보험뿐만 아니라 자전거를 안전하게 탈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시카고에 기념관 세우는 오바마…지역혜택협약 서명 거부 구설수

    시카고에 기념관 세우는 오바마…지역혜택협약 서명 거부 구설수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정치적 고향’ 시카고에 기념관을 건립하는 가운데 부지 인근 주민들이 요구한 ‘지역혜택협약’ 서명을 거부해 구설에 올랐다. 지역혜택협약은 개발 과정에서 사업자에게 쏠리는 수익의 공정한 분배를 위한 것이다.15일(현지시간) 시카고트리뷴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오바마 전 대통령은 전날 시카고 매코믹플레이스에서 열린 주민 공청회에 화상으로 참여해 2021년 시카고 남부 잭슨파크에 들어서는 ‘오바마센터’ 건설 사업과 관련한 오바마재단 측 입장을 설명했다. 시카고트리뷴은 “공사를 맡은 개발사 측은 ‘잭슨파크 인근 저소득층 흑인 밀집지역 주민들을 고용, 장기적 취업 기회를 주고 주민들이 개발에서 소외돼 다른 지역으로 쫓겨나는 일(젠트리피케이션)이 없도록 하고 싶다’고 밝혔으나 오바마 측은 이를 보장하는 법적 계약서 서명을 거부하고 있다”고 전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행사장에 걸린 스크린 2개를 통해 “지역사회 리더들은 내가 지역혜택협약에 서명하길 바라지만 그렇게 되면 오바마재단이 특정 집단 편을 드는 셈이 된다”면서 “지역혜택협약 개념은 초고층 빌딩 건설이나 영리 목적 사업을 추진할 때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으나 오바마재단은 돈을 만들지 않는 비영리단체”라고 말했다. 그는 “중소 자영업자들에게 혜택을 주고 주민들이 건립 사업의 수혜자가 되도록 분명한 기준을 세운 뒤 공개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자리에서 주민 지닛 테일러(42)는 오바마 전 대통령에게 “시카고 남부 빈민지역 주민들을 진심으로 돕기 원한다면 왜 서면 약속을 거부하는가”라고 질문했다. 이에 오바마 전 대통령은 “모두의 이익을 포괄적으로 수용하고 있는지 우려가 있다”며 “여러분이 나가서 ‘오바마재단과 고용 계약을 고려 중’이라고 말하는 순간 나는 수많은 집단으로부터 계약을 종용받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 [단독] 대부업체 수상한 ‘0%대 특혜대출’

    [단독] 대부업체 수상한 ‘0%대 특혜대출’

    초저금리에 이자탕감 1만여건임직원 등 관계자 가능성 있어“최고금리 인하 폐업” 명분 없어대출자 95%는 인하 혜택 못봐대부업체가 ‘0%대’ 초저금리로 돈을 빌려주거나 빚을 자체 탕감해 준 ‘특혜대출’이 1만건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법정 최고금리를 24%까지 인하하면 폐업 위기에 놓인다고 주장하는 대부업체들이 사실은 금리를 더 낮출 여력이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내년 1월부터 대부업의 법정 최고금리가 24%로 낮아져도 기존 대출자 중 95%는 혜택을 보기 어려운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신문과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7일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상위 20개 대부업체의 금리구간별 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6월 말 대출금리가 1% 미만 즉, ‘0%대 대출금리’의 잔액은 2205억원, 대출자 수는 8만 859명이다. 법원의 개인회생 절차를 밟거나 신용회복위원회로부터 채무조정을 받은 사람들을 제외해도 대출자 수는 1만 402명, 대출 잔액은 310억원이었다. 대부업체가 처음부터 0%대의 금리로 대출을 해줬거나 대출 이후 자체적으로 이자를 탕감해 준 사람들이 1만여명이란 뜻이다. 대부업체들이 조달금리를 5% 내외라고 주장하는 만큼 그 이하는 손해를 보고 돈을 빌려줬다는 의미다. 대부업체들이 금감원에 제출한 1% 미만 초저금리 대출의 사유를 보면 개인회생이 1335억원(5만 2425명), 신용회복이 560억원(1만 8032명)이고 그 외에는 ‘자체화해’ 명목으로 310억원(1만 402명)이 기록돼 있다. 법원 등에서 정당한 파산 절차를 밟지 않고 감면혜택을 본 사람을 분류해 놓은 것이다. ‘0%대 대출금리’의 수혜자들은 대부업체 임직원 혹은 관련자들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금융권의 ‘합리적인 의심’이다. 민 의원은 “법정 최고금리 인하로는 영업이 어렵다는 대부업체들이 1만여명이나 되는 특정인의 빚을 탕감해 준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면서 “금감원이 이 부분을 중점 검사해서 업체들이 금리를 더 낮출 여력이 큰 건 아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대부업권 상위 20개사에서 현재 25% 이상 금리를 적용받는 대출 잔액은 8조 3071억원, 대출자 수는 180만 8175명으로 집계됐다. 대출자 수 기준 전체의 95.1%에 해당한다. 금융당국이 내년 1월부터 현재 27.9%인 법정 최고금리를 24%로 인하해도 대부업체에서 돈을 빌린 대부분의 사람들은 혜택을 보지 못하는 셈이다. 이는 법정 최고금리 인하가 관련법 시행 전 취급한 대출에 소급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금리 35% 이상 대출 잔액도 1811억원, 대출자 수는 6만 3000명이다. 민 의원은 “정부가 적극적으로 대환대출을 유도해 최고금리 인하의 실질적 효과가 나타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특파원 리포트] “인생 26년 중 16년 미국에서 지냈는데 한국으로 돌아가라면 뭘 할 수 있겠습니까”

    [특파원 리포트] “인생 26년 중 16년 미국에서 지냈는데 한국으로 돌아가라면 뭘 할 수 있겠습니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불법 체류 청년 추방 유예 프로그램’(DACA·다카) 폐지를 선언한 지난 5일 워싱턴DC의 라파예트 공원에서 시위하던 그를 만났다. 그는 “저의 26년 인생은 어떻게 합니까. 미국에 온 지 16년이나 된 제가 지금 한국으로 돌아가면 뭘 할 수 있을까요”라며 눈물을 글썽였다. “다카는 저에게 목숨과 같은 거예요. 다카로 신분이 인정됐기 때문에 연방 정부와 일부 기업의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대학원 학비와 생활비를 마련했어요. 실리콘밸리의 IT 기업에서 일하는 저의 ‘꿈’을 포기해야 할까봐요”라며 돌아섰다.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다카 프로그램의 수혜자인 ‘드리머’ 중 약 28%가 4년제 대학 이상의 학위를 갖췄으며 포천 500대 기업 중 상위 25개 기업 대부분에 취업했을 정도로 미국 사회의 인재들이라고 분석했다. 이들에게 미 정부의 노동허가증은 ‘희망의 사다리’다. 불법이민과 추방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나기 위해 대학과 대학원에 다닐 수 있는 ‘생명줄’ 같은 것이다. 미국 전체 드리머 약 80만명 중 7250명은 한국 청년이다. 올해 신청자까지 포함한다면 1만명에 이를 것으로 현지 교민단체는 보고 있다. ‘아메리카 드림’을 꿈꿨던 우리 미국 이민은 1980~90년대 폭발적으로 늘었다. 1970년대 초까지 7만여명이던 미국 이민자는 1990년대 초에는 80여만명으로 급증했다. 이들 중 일부가 불법체류자로 남았고 그들의 어린 자녀가 지금의 ‘드리머’다. 이에 대해 최근 백악관과 야당이 다카 대상자 보호 방안을 조속히 법제화하기로 합의했는지를 놓고 양측의 주장이 엇갈려 이들의 불안감은 끊이지 않고 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이낙연 국무총리의 ‘내공’에 말문 막힌 야당 의원들(영상)

    이낙연 국무총리의 ‘내공’에 말문 막힌 야당 의원들(영상)

    지난 11일 열린 문재인 정부 첫 국회 대정부질문에 출석한 이낙연 국무총리의 답변이 12일까지 이틀째 화제가 되고 있다.이 총리는 전날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 출석해 여야 국회의원들로부터 질문을 받았다. 특히 화제가 되고 있는 이 총리의 ‘돌직구 발언’은 야당 의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돋보였다. 아래는 전날 대정부질문에서의 하이라이트. 김무성 바른정당 의원 : 총리께서는 지급 수 십조씩 퍼붓고 있는 복지 예산을 늘릴 때라고 보십니까, 안보 예산을 늘릴 때라고 생각하십니까? 이낙연 국무총리 : 안보예산도 필요한 것은 늘려야 되겠죠. 그런데 복지예산 늘어난 것은 대부분 지난 대선 때 모든 정당들이 공통으로 공약된 사항들이 먼저 이행되고 있는 것입니다. 김무성 바른정당 의원 : 예… 총리 들어가십시오. 다음은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과의 질의응답.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 : 김대중 정부 햇볕정책, 노무현 정부 동북아균형자론이 얻은 게 뭡니까? 핵과 미사일입니까? 이낙연 국무총리 : 지난 9년 동안 햇볕정책이나 균형자론을 폐기한 정부가 있었습니다. 그걸 건너뛰고 이런 질문을 받는 게 뜻밖입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 : … (중략) 이미 한미 동맹관계는 금이 갈 대로 갔습니다. 오죽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아베 총리와 통화하면서 한국이 대북대화 구걸하는 거지같다는 그런 기사가 나왔겠습니까(오보로 확인된 내용)? 결국 왕따 신세만 자처한 거 아닙니까? 이낙연 국무총리 : 김성태 의원님이 한국 대통령보다 일본 총리를 더 신뢰하고 있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 : … (중략) 대통령이 무슨 산타 할배입니까? 이런 식으로 포퓰리즘을 해서는 안된다는 거 명심하십시오! 문재인 정권이야말로 최순실 국정농단의 가장 큰 수혜자입니다! 이낙연 국무총리 : 최순실 국정농단의 큰 짐을 떠안은 것을 저희들로서는 불행으로 생각합니다. 어떻게 수혜자일 수 있겠습니까.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 : …박대출 자유한국당 의원을 상대로도 여유 있는 모습을 보였다. 박대출 자유한국당 의원 : 최근에 MBC나 KBS에서 불공정 보도하는 거 보신 적 있습니까? 이낙연 국무총리 : 음…잘 안 봅니다. (중략) 꽤 오래 전부터 좀 더 공정한 채널을 보고 있습니다. 박대출 자유한국당 의원 : … 황주홍 국민의당 의원과의 질의응답도 화제가 되고 있다.  황주홍 국민의당 의원 : 한국은 삼권분립 국가가 아닙니다. 한국은 의심의 여지가 없는 제왕적 대통령 1인제 국가입니다. 이낙연 국무총리 : 삼권분립이 무의미하다고 말씀하셨는데 조금 전에 우리는 삼권분립을 체험하지 않았습니까? 황주홍 국민의당 의원 : …? 이낙연 국무총리 : 대통령이 지명한 헌법재판소장 후보자가 인준 받지 못한 사태가 바로 있었잖습니까. 삼권분립은 살아있습니다. 국민의당 황주홍 : …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월드피플+] “내 딸이 당신 가슴 속에…” 낯선 이와 눈물의 만남

    [월드피플+] “내 딸이 당신 가슴 속에…” 낯선 이와 눈물의 만남

    "당신 가슴 속에 내 딸의 폐가 숨을 쉬고 있네요" 지난해 6월 20일 부모라면 누구도 받고싶지 않은 비극적인 소식을 담은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딸이 교통사고로 숨졌다는 것. 그리고 얼마 전. 악몽같은 현실에서 아직 깨어나지 못한 부모는 낯선 여성을 꼭 안고 눈물을 흘렸다. 그녀의 가슴 속에서 딸의 폐가 숨쉬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 11일 미국 NBC뉴스는 장기기증 가족과 수혜자의 가슴 아프지만 따뜻한 만남의 사연을 전했다. 사연의 주인공은 장기기증자의 부모인 레이와 안젤라 저스티스 부부와 수혜자인 재키 프라이스다. 저스티스 부부의 금지옥엽같은 딸 사만다는 워싱턴D.C.의 한 도로에서 트럭에 치여 숨졌다. 불과 20세의 꽃다운 나이였다. 가슴이 찢어지는 아픔도 잠시 저스티스 부부는 딸의 장기를 이식하는 고귀한 선택을 하게 된다. 이같은 희생으로 사만다는 생면부지의 5명에게 새로운 삶을 선물하고 세상을 떠났다. 이렇게 1년 여가 흐른 최근 저스티스 부부는 한 낯선 여성으로부터 장문의 편지를 받았다. 바로 사만다의 폐로 새로운 삶을 얻게 된 25세 여성 재키였다. 그녀는 "사만다의 폐가 내 안에서 숨을 쉰다"면서 "내가 지금 여기에 살아있는 것은 그녀 덕분"이라고 편지에 적었다. 이렇게 편지를 계기로 저스티스 부부와 재키는 지난 10일 만났고 서로를 꼭 껴안고 눈물을 흘렸다. 숨진 사만다의 엄마 안젤라는 "당신 가슴 속에서 내 딸의 아름다운 영혼이 숨을 쉰다"면서 "생전 딸은 너무나 사랑스럽고 예쁜 아이였다"며 눈물을 훔쳤다. 고귀한 희생 덕에 새로운 인생을 얻게 된 재키 역시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 1년 전 만 해도 폐병으로 인생의 마지막으로 향하던 그녀에게 오늘날의 모습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재키는 "나에게는 고귀한 선물이 저스티스 가족에게는 비극이었다"면서 "뭐라고 감사의 말을 해야할 지 표현조차 못하겠다"며 고개를 떨궜다. 이어 "앞으로 계속 저스티스 가족과 연락하며 만남을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박호근 서울시의원 “강동송파교육청, 둔촌-성일초 휴교대책 최선을”

    박호근 서울시의원 “강동송파교육청, 둔촌-성일초 휴교대책 최선을”

    서울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 박호근 의원(더불어민주당, 강동4)은 9월 8일 둔촌초등학교에서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에 따른 학교 휴교 문제에 대해 강동송파교육지원청 관계자, 둔촌초 교장, 성일초 교장, 그리고 학부모 50여명과 함께 간담회를 가졌다.이번 간담회는 둔촌초, 위례초 학생의 전학과 둔촌초 야구부 이적 문제의 업무처리 당사자인 강동송파교육지원청 관계자로부터 관련 사항에 대한 추진과정과 현재 진행 상황, 향후 계획에 대해 학부모들과 질의 응답을 갖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간담회에 참석한 둔촌초, 위례초 학부모들은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이야기가 나온 지 15년이 넘었다” 고 말하며, “그 동안 강동송파교육지원청은 재건축에 따른 학교 휴교 문제를 대비할 수 있는 시간이 충분했음에도 불구하고, 인근학교에 전학생을 수용할 수 있는 환경도 조성하지 않은 채 무작정 휴교 조치만 내리는 것은 학생과 학부모의 불안감만 더욱 가중시키는 처사”라고 주장했다. 또한, 둔촌초 야구부 이전 문제와 관련하여 “강동송파교육지원청의 무관심과 안일한 태도로 인해 당장 내년부터 전국소년체전이라는 중요한 대회를 앞두고 있는 어린 학생들이 걱정과 불안이 크다”며, “야구부 이적과 관련한 대책마련 없이 휴교만 통보하는 것은 야구선수를 희망하는 아이들의 꿈을 짓밟는 행위나 다름없다”고 학부모들은 눈물로 항의했다. 이에 강동송파교육지원청 관계자는 “휴교 통보를 내리기 전에 관련 내용을 학부모님들과 먼저 상의하는 절차를 거쳤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한 점에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전학생 수용과 관련하여 학생과 학부모님들이 걱정하시는 부분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내년도 교실 증축 예산을 반영할 것이다”라고 말하며, “둔촌초 야구부 이적 문제와 관련해서는 현재 대체할 학교를 다양한 방법을 통해서 물색해 보고 있으며, 관련된 사항을 최대한 빠른 시일 안에 학부모님들께 알려드릴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 밖에 학부모들은 △ 둔촌초, 위례초 휴교에 따른 대책 문제 해결을 위해 학부모들과의 간담회 자리를 지속적으로 마련할 것, △ 인근 지역 학교의 야구부 수용과 관련하여 둔촌초 야구부 설명회 자리를 마련해 줄 것, △ 전학 결정 이후 전학생들이 차별받지 않는 환경 조성을 위해 힘써 줄 것 등을 강동송파교육지원청에 요청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박호근 의원은 “행정은 서비스이며, 서비스는 수혜자가 만족하도록 하는 것인데, 강동송파교육지원청은 수혜자의 만족을 못 시키고 있다”고 교육지원청 공무원의 안일한 업무 처리를 비판하며, “둔촌주공아파트 휴교에 따른 전학 문제, 야구부 이적 문제들이 하루빨리 해결될 수 있도록 강동송파교육지원청은 최선의 노력을 다해주길 바라며, 저 또한 학생과 학부모의 걱정을 덜어 드리도록 관계 공무원들과의 간담회, 학부모 대상 공청회 자리 마련을 통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다카 폐지 결정은 잔인한 일” 트럼프 작심 비판한 오바마

    “다카 폐지 결정은 잔인한 일” 트럼프 작심 비판한 오바마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다카(DACA) 프로그램 폐기에 대해 “잔인하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이 프로그램은 2012년 당시 오바마 대통령의 행정명령으로 도입됐다.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성명에서 “이민은 논쟁적 주제이고 이민 시스템을 어떻게 손질하느냐를 두고 이견이 있을 수 있다”며 “그러나 백악관의 오늘 발표는 그것과 관련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것은 미국에서 자란 젊은이들에 관한 일”이라며 “이들은 우리 학교에서 공부하는 어린이들,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청년들, 국기에 맹세하는 애국자들”이라고 강조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어 “오늘 우리의 우수한 젊은이 중 일부에게 그림자가 다시 드리워졌다”며 “이들에게는 어떤 잘못도 없으므로 이들을 겨냥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다카 폐기는 “자기 패배적 (혹은 자멸적) 결정”이라며 “왜냐하면 그들은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고, 우리의 연구실에서 일하고, 우리의 군대에서 복무하고, 우리가 사랑하는 나라를 위해 헌신하기를 원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은) 잔인하다”며 “우리 아이의 과학 선생님이나 친절한 이웃이 ‘드리머’로 밝혀지면 어떻게 하나? 그를 어디로 보내야 하나? 그가 모르는 언어를 쓰는 모르는 나라로 보내야 하는가?”라고 되물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오늘 취해진 조치는 법적 요건을 갖춰야 할 문제가 아니다. 이는 정치적 결정이며 도덕상의 문제”라면서 “미국인들이 불법체류에 대해 어떤 우려나 불평을 하든지, 우리는 잘못이 없고 위협을 가하지 않는 이 젊은 사람들의 미래를 위협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들을 추방한다고 실업률이나 세금이 낮아지지 않으며 임금이 오르지도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다카 폐기는 우리의 정신과 상식에 반하는 일”이라며 “의회는 도덕적 시급성을 갖고 다카 프로그램 수혜자들을 보호하는 조치를 해야 한다”고 의회의 제동을 촉구했다.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 “트럼프에게서 드리머 지키자” 애플·페북도 나섰다

    불법체류 자녀 80만명 쫓겨날 판 CEO 400여명 폐지 반대 청원 “애플 직원 250명은 ‘드리머’다. 그들을 지지한다. 그들은 미국의 가치에 기반해 동등한 대우를 받을 자격이 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4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올린 글이다. 그를 포함해 미국 주요 기업의 CEO들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불법체류 청년 추방 유예’(DACA) 프로그램, 일명 ‘드리머’ 폐지 방침에 반기를 들고 나섰다. 애플을 비롯해 페이스북, 베스트바이, 웰스파고, AT&T 등의 CEO 400여명이 폐지에 반대하는 시민단체 청원에 참여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5일 공식 발표할 ‘DACA’ 폐지를 놓고 미국 내 논란이 거세다. 트럼프 대통령은 6개월간의 유보 기간을 거쳐 이 제도를 폐지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DACA란 어린 시절 부모를 따라 미국에 불법 입국해 미국에서 학교와 직장을 다니는 청년들의 추방을 유예해 주는 프로그램으로, 2012년 버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이 행정명령을 발동해 마련한 제도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불법체류자의 자녀라도 ‘아메리칸드림’을 좇을 수 있도록 이 제도의 이름을 ‘드리머’(Dreamer)라고 붙였다. 이 프로그램의 수혜자는 최대 8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한인 청년 3만여명도 DACA 덕에 미국에 체류하고 있는 것으로 한인단체는 보고 있다. DACA가 없어지면 이들도 미국을 떠나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DACA 폐지 방침은 수정 반(反)이민 행정명령과 불법체류자 보호도시 연방예산 지원 삭감 등 강화된 이민정책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DACA 폐기 결정에는 대표적 이민 강경론자인 제프 세션스 법무부 장관이 막후에서 역할을 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기간 DACA 폐지를 공약으로 내세우기도 했다. 그러나 미국인과 다름없고 미국 사회에 일정 부분 기여하고 있는 청년들을 불법체류자의 자녀라는 이유만으로 추방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뉴욕, 워싱턴, 캘리포니아에서 DACA 유지를 촉구하는 시민 행진이 열렸고, 백악관 앞에선 철야 농성도 진행됐다. 민주당 의원뿐만 아니라 공화당 의원들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DACA 폐기를 우려하는 목소리를 전했다. 지난주 발표된 NBC와 서베이몽키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공화당원 41%를 포함, 미국인의 64%가 DACA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이들이 미국 시민의 일자리를 빼앗아 가고 있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공약대로 DACA를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김민희 기자 haru@seoul.co.kr
  • 울산 전국 처음으로 문화예술인 창작장려금 지원

    울산시는 전국 지자체 가운데 처음으로 내년부터 문화예술인에게 창작장려금을 지원한다. 울산시는 내년부터 예술인 복지정책 강화를 위해 ‘문화예술인 창작장려금 지원사업’을 추진한다고 4일 밝혔다. 창작장려금은 예술인들이 경제적인 이유로 활동을 중단하지 않고 지속해서 창작 활동에 종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이에 따라 시는 내년에 5억원의 예산을 편성해 161명을 지원하기로 했다. 지원 자격은 울산시 지역 예술인(주민등록상 1년 이상 거주자), 예술활동 증명 소유자, 가구 중위소득 75% 이하, 건강보험료 고지 액수 중위소득 100%(본인이 가입자) 또는 150%(본인이 피부양자) 이하다. 지원 금액은 1인당 300만원(2년 1회)이다. 울산시의 문화예술인 창작장려금 지원사업은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의 예술인 창작준비금 지원제도와는 다르다. 울산시는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이 지원 대상에서 제외한 고용보험 가입자, 실업급여 수급자, 예술인 파견지원 사업 수혜자를 지원 대상에 포함했다. 그동안 예술인복지재단 지원금 혜택을 받은 울산지역 문화예술인은 2015년과 2016년 각 26명에 그쳤다. 울산시는 시의회 심의 등을 거쳐 내년 3월부터 창작장려금을 지원할 계획이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뉴딜정책 성공에 잊혀진 ‘여성 착취’

    뉴딜정책 성공에 잊혀진 ‘여성 착취’

    집안의 노동자/마리아로사 달라 코스타 지음/김현지·이영주 옮김/갈무리/304쪽 “그냥 밥하는 동네 아줌마.” 이언주 국민의당 의원은 이 한마디로 학교 급식소에서 일하는 조리원들의 노동을 하찮고 무가치한 것으로 간단히 끌어내렸다. ‘집안의 노동자’를 읽는 내내 이 말이 맴도는 건 다른 이유가 아닐 것이다. 정부가 자신들이 설계한 시장 경제를 이루기 위해 여성들을 ‘그냥 밥하는 동네 아줌마’로 만드는 데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가 책의 요체이기 때문이다.1929년 대공황 이후 속출한 실업, 빈곤, 붕괴된 가족 등 사회를 재건하기 위해 프랭클린 루스벨트 당시 미국 대통령은 뉴딜정책을 꺼내 들었다. 국가가 직접 공공인프라를 조성해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 내고 소득을 분배하는 뉴딜정책에서 결코 수혜자는 되지 못했지만, 누구보다 큰 공을 세운 주인공들이 있었다. 바로 여성이다. 여성학의 고전인 ‘여성의 힘과 공동체의 전복’(1972)의 저자인 마리아로사 달라 코스타 교수(이탈리아 파도바대 정치법학부)는 바로 이 ‘아이러니’에 주목했다. 수많은 뉴딜 연구에서 빠진 관계, 바로 국가와 여성의 관계다.결론부터 말하자면 뉴딜의 복잡한 사회구조는 가사노동과 육아를 도맡는 여성, 즉 ‘집안의 노동자’에게 빚졌다는 것이다. 루스벨트 정부 초기부터 가족 복구는 생산 재개와 함께 핵심 과제였다. 때문에 뉴딜 정책 집행자들은 여성들은 집 안에서만 일해야 한다는 노선을 견지했다. 임금과 국가가 주는 소득은 노동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는 만큼, 국가는 여성의 가사노동을 바탕으로 한 가족 제도 강화를 목표로 모든 계획을 짠 것이다. 17만명의 여성을 가사서비스시범사업 강사로 고용해 식사 준비, 양육, 빨래, 다림질 등을 다른 여성들에게 가르치도록 한 것도 한 예다. 여성들은 자식을 키우며 새로운 노동력을 길러내고 남편의 재생산을 돌봤다. 상품 구매력을 유지하는 것도 여성들에게 맡겼다. 지금도 그렇듯, 돈은 한 푼도 받지 않은 채로. 결국 “‘집안의 노동자’는 뉴딜의 성공 또는 실패를 좌우하는 전략적 주체”였고 “(정부가)여성의 노동을 착취하기 위해 여성은 드러나지 않게 일해야 했다”는 것이 핵심이다. ‘가족을 위한 사랑과 희생’이라는 허울 좋은 포장 안에 국가가 국가 주도의 경제를 펼치기 위해 여성과 여성 노동을 ‘착취’해 온 역사가 드러난 셈이다. 20세기 초 페미니스트들은 1912년 ‘시카고 이브닝 월드’의 한 여성 투쟁 기사에서 예견한 듯 이런 문제를 제기했다. ‘남편은 시간과 에너지를 아껴야 한다. 남편의 시간과 에너지는 모두 사장 소유이다. 아내는 자신을 소모하여 사장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해야 한다. (중략) 주부는 광산이나 공장의 자본가 사장이 집에 있는 여성의 노동력을 지배한다는 점을 깨닫기 시작했다. 보수를 주거나 인정해 주지도 않으면서 그녀의 삶을 내내 움켜쥔 채로 말이다.’(39쪽) 1920년대 내내 ‘집안의 산업혁명’으로 일컬어진 기술 혁신-전기다리미, 가스레인지, 세탁기 등-도 여성의 노동 부담을 덜어 주지 않았다. 외려 더 복잡하고 다양한 일거리들을 던져놓았다. 저자는 이때부터 가사노동은 ‘사랑’으로 하는 노동이며 가사노동을 하지 않는 것을 나쁜 행위로 낙인찍는 가족 이데올로기가 공고해졌다고 지적한다. 완벽한 청소로 마지막 세균 한 마리까지 남김 없이 죽이는 게 노동이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을 아끼는 방식으로 여겨졌고 그렇게 하지 않으면 나쁜 엄마, 나쁜 아내가 되는 식이다. 대부분의 사람은 지금도 이 논리에 크게 거부감을 느끼지 못한다. 당시 여성들은 흑인과 함께 정부로부터 복지뿐 아니라 일자리 계획에서도 차별을 받았다. 가족을 먹여살리려 집 밖에서도 일해야 하는 여성의 이중 노동은 혹독한 비난을 받았다. 1933~1945년 미국 노동부 장관을 지낸 프랜시스 퍼킨스는 이들을 ‘부유한 용돈벌이 노동자’라 일컬으며 “사회를 위협하는 존재이자 이기적이고 근시안적인 인간이므로, 스스로를 부끄럽게 생각해야 한다”고 막말했다. 왜 지금 뉴딜에 ‘이용’된 여성들을 봐야 할까. 역자의 말대로 책 속 시대와 공간은 현재와 멀어 보인다. 하지만 여성에게 집중된 (무급)가사 노동, 그리고 이를 ‘밥하는 아줌마’, ‘맘충’이라며 폄하하고 무가치하게 여기는 저급한 사회, 노동 현장의 각종 차별, 부의 양극화 등은 우리의 지금과 데칼코마니처럼 같다. 더욱이 포용적 복지국가를 위한 문재인 정부의 구상들이 구체화되고 있는 요즘, 미국의 뉴딜은 우리를 경계하게 한다. ‘모두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또 누군가가 기만당하고 희생되어선 안 된다고.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트럼프 법인세 인하 본격 시동… ‘셀프 감세’ 논란

    미국이 허리케인 ‘하비’와 샬러츠빌 인종차별 사태로 혼란스러운 와중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법인세 인하 이슈를 꺼내 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미주리주 스프링필드에서 한 세제 개편 연설을 통해 “우리는 미국 기업이 미국 내에서 일자리를 유지·창출하고 근로자 권리를 위해 경쟁하도록 세율을 낮춰야 한다”며 “이상적으로는 법인세율을 15%까지로 낮추고 싶다”고 말했다. 앞서 개리 콘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지난 27일 파이낸셜타임스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연설을 시작으로 세제 개편 필요성에 대한 캠페인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정부는 연방의회가 여름 휴회에서 복귀하는 다음주부터 본격적으로 감세법안 입법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지난 4월 스티븐 므누신 재무부 장관은 법인세·소득세 감면 및 상속세 폐지를 골자로 하는 세제개편안을 발표했다. 연방 법인세율은 15%로 낮추고, 개인소득세의 경우 최고세율을 39.6%에서 35%로 내리는 한편 과세 구간은 7개에서 3개로 단순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 같은 세제개편안은 미 역사상 최대 수준의 감세로 미국 경제의 ‘붐업’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에 따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세제 개편이 ‘중하층 국민에게 이익이 돌아간다’고 선전하고 있지만 민주당에서는 ‘부자와 대기업이 혜택을 독점할 것’이라면서 강경하게 반대하고 있다. 실제로 감세법안이 통과되면 부동산 재벌 출신인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적 수혜자가 될 전망이어서 ‘셀프 감세’ 논란도 낳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가장 최근 연도 납세자료(2005년)를 토대로 추산한 결과, 감세정책이 도입되면 그가 최소 6000만 달러(약 676억원)의 절세 효과를 누린다고 지적했다. 김민희 기자 haru@seoul.co.kr
  • [정찬주의 산중일기] 외로움이 힘이다

    [정찬주의 산중일기] 외로움이 힘이다

    올해 들어 산중을 떠나 1박을 한 곳은 제주도뿐이다. 나와 제주도의 인연은 갓난아기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국전쟁이 끝나기 전 내가 태어난 지 백일이 조금 못 됐을 때 어머니 등에 업혀 제주도로 갔던 것이다. 그때 아버지는 제주도에서 직업군인 생활을 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나의 원적지는 제주도 대정읍 모슬포로 돼 있다. 제주도에서 찍은 유아기 사진이 두 장 있었는데, 어디로 사라졌는지 지금은 없다.원하는 시간의 비행기표는 이미 매진이다. 할 수 없이 배편을 알아본 뒤 완도항으로 나와 있다. 그나마 배편으로라도 제주도에 갈 수 있게 된 것은 조헌영 박사 덕분이다. 친지와 같은 조 박사가 새벽같이 내 산방으로 승용차를 가지고 와 완도까지 온 것이다. 일행은 나와 아내, 조 박사 부부와 중학생 재민이다. 배표는 물론 제주도에서 1박 할 숙소까지 조 박사 아내가 다 예매했다고 한다. 인터넷의 편리함은 산중에 사는 나한테까지 미치고 있는 셈이다. 조 박사 가족은 말 그대로 휴가이고, 나와 아내는 조금 다르다. 내가 찾아가는 곳은 서귀포 바닷가에 있는 ‘왈종미술관’이다.‘왈종미술관’은 이왈종 화백이 자신의 전 재산을 쏟아부어 개관한 미술관이다. 제주도에서 관립, 사립 할 것 없이 유일하게 흑자를 내는 미술관이라고 한다. 내가 제주도로 가는 까닭은 ‘왈종미술관’에서 전시하는 내 조카이자 한국계 미국인인 김미리(Kim Mi Li) 특별전 ‘바람과 돌과 해녀, 제주도 풍경들’을 보기 위해서다. 조카는 미국 로드아일랜드 디자인대학을 졸업한 이른바 전업 작가다. 인터넷으로 우리나라 풍속화가 신윤복과 김홍도의 그림을 접하고는 매료당해서 한국행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카는 풀브라이트 장학금을 신청해 1년간의 수혜자가 되고 나서 6개월간 이화여자대학에서 한국화 기초를 익힌 바 있다. 그런 뒤 제주도로 내려가 5개월 동안 ‘21세기 신윤복 김홍도’라고 별칭을 얻은 이왈종 화백의 지도를 받았다고 하니 조카의 화품이 몹시 기대가 된다. 조카에게 이왈종 화백을 소개한 사람은 나였다. 이 화백과 나의 인연은 결코 가볍지 않다. 내가 ‘샘터사’에 다니던 1985년 무렵이다. 나는 이 화백에게 삽화를 자주 부탁했고, 그때마다 이 화백의 집이 있는 삼청동으로 가서 정담을 나누었던 기억이 난다. 이후 15년 정도 흘렀을까. 이 화백은 교수직을 미련 없이 던져 버리고 제주도로 유배 가듯 내려가 나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그러고 보니 내가 서울 생활을 청산하고 남도 산중으로 낙향한 이면에는 이 화백의 영향도 적잖았던 것 같다. 여행하는 데 배를 이용할 만하다는 생각이 든다. 잔잔한 바다와 파도의 율동을 보는 것도 심심치가 않다. 제주항까지 소요 시간을 합산해 보니 총 2시간 남짓이다. 조 박사가 승용차를 배에 싣고 와서 이동하는 불편도 없다. 제주도의 가로수는 공작새 깃털 같은 이파리가 달린 종려나무다. 한라산 횡단도로를 넘어가니 바로 서귀포 시가지다. ‘왈종미술관’에 들러 서양화와 한국화가 섞인 듯한 이색적인 조카의 그림을 감상한 뒤 우리 일행은 바닷가로 나가 조카의 그림 속에 있는 바다를 실제로 마주쳐 본다. 때마침 파도가 엄청난 에너지로 몰려온다. 방파제 위로 물보라가 분수처럼 솟구친다. 산중에만 살던 사람으로서 가슴이 뻥 뚫리고 돌진하는 파도의 기운이 온몸에 충전되는 것 같다. 숙소로 돌아와 휴식을 취하고 나서는 이왈종 화백이 초대한 식사 자리로 간다. 그런데 호텔의 기름진 음식보다는 일가를 이룬 이 화백의 진솔한 이야기맛이 오래 기억될 것 같다. “제주에 처음 왔을 때 화실에서 15시간씩 작업했어요. 성직자들은 신도라도 있으니까 찾아오는 사람이 있잖아요. 나는 철저하게 혼자였고 외로웠어요. 화실에서 파리가 비상하는 것을 보고 외로움을 달랬지요. 나는 지금도 외로웠을 때 친구인 파리를 잡지 않아요.” 나 역시 산중 생활의 가치를 도시에서 잃어버렸던 외로움을 되찾은 것에 두고 있다. 외로워서 글 쓰는 양이 배가 됐고 자연의 미물들과 더 가까워졌으니까.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외로움이 힘이 된다는 사실을 모른 채 두려워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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