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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G·SK 합의 승자는 바이든”… 지재권·일자리 둘 다 지켰다

    “LG·SK 합의 승자는 바이든”… 지재권·일자리 둘 다 지켰다

    美, 거부권 땐 ‘中 지재권 지적’ 명분 없고SK 철수 땐 3000명 실직 우려에 적극 중재바이든 “美노동자와 자동차 업계의 승리” 영업비밀 침해 사건을 놓고 ‘사생결단’으로 싸워 온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이 11일 갈등의 정점에서 배상금 ‘2조원’에 돌연 합의를 선언했다. 재계는 최종 합의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LG 승소’ 결정에 대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시한인 11일(현지시간)을 딱 하루 앞둔 시점에 나왔다는 점에 주목한다. LG와 SK가 바이든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여부를 미리 파악하고서 전격 합의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지식재산권과 미국 노동자 일자리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게 된 바이든 대통령이 양사 합의의 최대 수혜자라는 분석도 나온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의 ‘영업비밀 침해’ 갈등은 지난 2월 ITC가 SK에 ‘10년 수입금지’ 결정을 내린 이후 더 격화됐다. 승기를 잡은 LG가 합의금을 4조원 안팎으로 더 올리자 SK는 ITC 결정을 60일 내에 뒤집을 수 있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실낱같은 희망을 걸고 미국 정부 관계자를 상대로 ‘로비전’에 나섰다.바이든 대통령도 고민이 깊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으면 SK가 미국 시장에서 철수하게 돼 3000명에 가까운 실업자가 생기고, 거부권을 행사하면 미국 기업과 지식재산권 침해 문제로 다투는 중국 기업에 힘을 실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미국 정부 관계자들은 LG와 SK 측에 합의할 것을 거듭 권고하며 중재에 나섰다. 우리 정부도 정세균 국무총리실을 중심으로 비공식 채널을 통해 양사에 합의를 촉구했다. 이런 상황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거부권 시한이 임박하자 LG와 SK는 더는 소모전을 펼쳐선 안 된다는 판단 아래 합의를 결정했다.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사장과 미국에 체류 중인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은 화상회의를 통해 배상금 2조원에 합의했다. 배상금은 LG가 마지막 협상에서 제시한 3조원과 SK가 제시한 1조원의 중간값으로 결정했다. 아울러 양사는 미국 델라웨어 연방법원에 계류 중인 영업비밀 침해 민사소송과 양사가 ITC에 맞제기한 2건의 특허 침해 소송도 모두 취하하기로 했다. 재계 관계자는 “미국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시한이 끝나기 직전에 미국 정부와 무역대표부(USTR)가 적극적으로 중재에 나서 합의를 이끌어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LG와 SK의 합의 소식에 미국 언론들은 일제히 ‘바이든의 승리’라는 분석을 내놨다. SK의 미국 시장 철수를 막아 포드와 폭스바겐의 배터리 공급망을 유지하게 됐고 공화당 텃밭인 조지아주의 노동 시장을 지키게 됐을 뿐 아니라 지식재산권을 중요시하는 자신의 지론도 어기지 않게 됐기 때문이다. 한국 배터리 업체를 미국에 존속시켜 중국 업체를 견제할 수 있게 됐다는 점도 희소식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LG와 SK의 합의는 미국 노동자와 자동차 업계의 승리”라고 자축했다. 서울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LG-SK 배터리전 최종 승자는 美정부… ‘꽃놀이패’ 손에 쥔 바이든

    LG-SK 배터리전 최종 승자는 美정부… ‘꽃놀이패’ 손에 쥔 바이든

    영업비밀 침해 사건을 놓고 ‘사생결단’으로 싸워 온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이 11일 갈등의 정점에서 배상금 ‘2조원’에 돌연 합의를 선언했다. 재계는 최종 합의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LG 승소’ 결정에 대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시한인 11일(현지시간)을 단 하루 앞둔 시점에 나왔다는 점에 주목한다. LG와 SK가 바이든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여부를 미리 파악하고서 전격 합의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지식재산권과 미국 노동자 일자리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게 된 바이든 대통령이 양사 합의의 최대 수혜자라는 분석도 나온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의 ‘영업비밀 침해’ 갈등은 지난 2월 ITC가 SK에 ‘10년 수입금지’ 결정을 내린 이후 더 격화됐다. 승기를 잡은 LG가 합의금을 4조원 안팎으로 더 올리자 SK는 ITC 결정을 60일 내에 뒤집을 수 있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실낱같은 희망을 걸고 미국 정부 관계자를 상대로 ‘로비전’에 나섰다.바이든 대통령도 고민이 깊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으면 SK가 미국 시장에서 철수하게 돼 당장 3000명에 가까운 실업자가 생기고, 거부권을 행사하면 미국 기업과 지식재산권 침해 문제로 다투는 중국 기업에 힘을 실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미국 정부 관계자들은 LG와 SK 측에 합의할 것을 거듭 권고하며 중재에 나섰다. 우리 정부도 정세균 국무총리실을 중심으로 비공식 채널을 통해 양사에 합의를 촉구했다. 이런 상황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거부권 시한이 임박하자 LG와 SK는 더는 소모전을 펼쳐선 안 된다는 판단 아래 전격 합의를 결정했다.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사장과 미국에 체류 중인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은 화상회의를 통해 배상금 2조원에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배상금은 LG가 마지막 협상에서 제시한 3조원과 SK가 제시한 1조원의 중간값으로 결정했다. 아울러 양사는 미국 델라웨어 연방법원에 계류 중인 영업비밀 침해 민사소송과 양사가 ITC에 맞제기한 2건의 특허 침해 소송도 모두 취하하기로 했다. 재계 관계자는 “미국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시한이 끝나기 직전에 미국 정부와 무역대표부(USTR)가 적극적으로 중재에 나서 합의를 이끌어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LG와 SK의 합의 소식에 미국 언론들은 일제히 ‘바이든의 승리’라는 분석을 내놨다. SK의 미국 시장 철수를 막아 포드와 폭스바겐의 배터리 공급망을 유지하게 됐고 공화당 텃밭인 조지아주의 노동 시장을 지키게 됐을 뿐 아니라 지식재산권을 중요시하는 자신의 지론도 어기지 않게 됐기 때문이다. 아울러 한국 배터리 업체를 미국에 존속시켜 중국 업체를 견제할 수 있게 됐다는 점도 바이든 대통령에겐 희소식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LG와 SK의 합의는 미국 노동자와 자동차 업계의 승리”라고 자축했다. 서울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기재차관 “법인택시기사 70만원 5월초 지급…계란 추가 수입도”

    기재차관 “법인택시기사 70만원 5월초 지급…계란 추가 수입도”

    기재부, 정책점검회의 개최 다음 달 초부터 택시기사 8만명이 1인당 70만원 규모의 생활안정 지원금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방문돌봄종사자와 특수형태근로종사자, 프리랜서 등에 대한 지원도 조만간 시작된다.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은 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정책점검회의 겸 물가관계차관회의를 열고 이 같이 밝혔다. 우선 정부는 최근 국회에서 통과된 올해 첫 추가경정예산(추경)안에 포함된 택시기사 지원금을 5월 5초부터 지급할 계획이다.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승객 감소로 어려움을 겪는 법인 택시기사들에게 1인당 70만원의 지원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지원금을 받고자 하는 법인 택시기사는 오는 12일까지 신청해야 한다. 방문돌봄종사자 15만명에겐 50만원 규모의 한시 지원금이 지급된다. 오는 12일부터 신청을 받기 시작해 다음 달 안에 지급을 마치겠다는 게 정부 목표다. 재가 요양 서비스, 노인 맞춤 돌봄, 장애인 활동 지원, 장애아 돌봄, 가사 간병 서비스, 산모 신생아 서비스, 아이 돌보미 등 방문 돌봄 서비스 7개 직종과 방과후 강사 중 일정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특수형태근로종사자(특고)와 프리랜서 등에게 지급되는 긴급고용안정지원금은 신규 신청자를 대상으로 5월 말에서 6월 초 사이에 지급을 마치겠다는 계획이다. 지원금 기존 수혜자 66만명에게 1인당 50만원씩 우선지급을 마친 상태고, 신규 수혜자에겐 1인당 100만원씩 지급된다. 이날 정부는 농축산물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한 조치도 추가하기로 했다. 계란의 경우 이달 2500만개에 이어 5월에도 일정 수준 이상의 물량을 수입하기로 했다. 쌀·대파·양파·배추 등 다른 주요 품목에 대한 관리도 강화하기로 했다. 이 차관은 “물가상승 우려가 거시적으로는 회복 반등세를 제약하지 않고 미시적으로는 서민 생활의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사전 점검과 선제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세종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서울광장] 안철수의 패배와 윤석열의 딜레마/김상연 논설위원

    [서울광장] 안철수의 패배와 윤석열의 딜레마/김상연 논설위원

    정치적으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의 최대 수혜자는 제1야당인 국민의힘이라는 데에 이론이 없을 것 같다.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은 더불어 추락하고 국민의힘엔 힘이 붙는 여론조사 결과들이 며칠 전까지 나왔다. 흥미로운 건 LH 사태가 야야(野野) 간 헤게모니 싸움, 즉 서울시장 보궐선거 야권 단일화 논의에도 결정적 변수로 작용했다는 점이다. LH 사태 전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고자세였다.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는 지난 1월 7일 “안 대표가 국민의힘에 입당하거나 합당한다면 불출마하겠다”는 ‘굴욕적인’ 제안까지 했지만 안 대표는 시큰둥했다. 그런데 LH 사태 이후 오 후보의 지지율이 급등하자 안 대표는 “서울시장이 되면 국민의힘과 합당하겠다”며 몸을 낮췄고, 오 후보는 “오늘이라도 입당하면 여론조사 문항을 양보하겠다”며 입장을 고자세로 바꿨다. 결국 오 후보의 승리로 끝난 이번 야권 단일화는 특정 변수가 단기간 내 정치적 판도를 가장 극적으로 바꾼 사례로 기록될 만하다. LH 사태에 분노한 민심이 어정쩡한 제3당보다는 확실한 야당에 힘을 실어 준 것으로 보인다.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로 부상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경우는 좀 복잡하다. 일단 표면적으로는 LH 사태의 정치적 수혜를 입은 모습이다. 딱히 유력한 대선주자가 보이지 않는 야권에서 여권의 실책에 따른 반사이익이 윤 전 총장에게 집중되면서 지지율이 올랐다. 그러나 속사정은 간단치 않을 것 같다. LH 사태로 힘이 세진 국민의힘 쪽으로 야권통합의 무게 중심이 쏠리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은 지난달 30일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에 입당해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압박했다. 하지만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을 사법 처리하고 문재인 정권에 맞서는 등 ‘기성정치 척결’이라는 브랜드를 갖고 있는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 간판 밑으로 들어가는 것은 어딘가 어색하다는 게 문제다. 친박근혜계, 친이명박계가 여전히 주축인 국민의힘에 윤 전 총장이 들어가 문재인 정권을 공격하고 정치 혁신을 외치는 그림을 떠올려 보라. 윤 전 총장으로서는 ‘제3지대’에서 자신을 중심으로 국민의힘을 비롯한 야권을 흡수통합하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다. 그런데 LH 사태로 변화된 정치 지형이 상황을 복잡하게 만든 것이다. 제3지대라고 칭하든, 중도라고 부르든 거대 양당의 틈바구니에서 정권을 잡는 건 본질적으로 매우 어렵다. 지금까지 한국 정치에서 제3지대 후보가 대통령이 된 적은 한 번도 없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한국뿐 아니라 외국도 마찬가지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엄밀히 말하면 정통 공화당 노선이 아닌 워싱턴 정가의 아웃사이더였지만 결국 공화당 우산 밑으로 들어가 대통령이 됐다. 중도 후보가 한계에 봉착하는 것은 중도 성향 유권자들이 합리적이고 온건하되 응집력과 충성도가 낮기 때문이다. 특히 남북이 분단돼 있고 영호남 지역 구도가 완고한 한국에서는 중도가 취약하다. 해방 공간에서 중도 노선 정치인들이 남북한 정권 모두로부터 버림받았던 역사가 유권자가 민주적으로 대통령을 뽑는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작가 김훈은 중도층이 다수로서 중심을 잡는 나라를 바람직한 모델로 규정했지만, 여론이 봄바람처럼 조변석개하는 현실에서는 녹록지 않다는 것을 LH 사태는 웅변한다. 제3후보가 예측불허의 변수에 휩쓸리지 않기 위해서는 스스로 항상성을 가지는 수밖에 없다.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는 윤 전 총장에 대해 “발광체가 아닌 반사체여서 스스로 커 나가지 못할 것”이라고 혹평했다. 다분히 일부러 깎아내리려는 의도에서 한 말이겠지만 여기에는 일말의 진실이 담겨 있다. 현재 윤 전 총장 지지율의 본색(本色)은 문재인 정권에 대한 반발 심리가 뭉쳐진 것이기 때문이다. 발광체는 단지 거창한 공약을 발표하고 정치적 목소리를 높인다고 되는 게 아니다. 단기적 득실에 연연하지 않고 옳다고 믿는 길을 일관되게 걸을 때 빛은 비로소 항상성을 얻는다. 노풍(盧風)을 일으키며 대선 역사상 가장 드라마틱하게 당선된 노무현 전 대통령은 유불리 계산이 안 설 때는 옳다고 생각하는 쪽으로 결정을 하라고 했다. 민심은 계산하고 분석한다고 얻을 수 있는 게 아니다. 여론이 잠시 변했다고 입당을 안 한다고 했다가 입당을 한다고 갑자기 입장을 바꾸는 행위 같은 것은 발광체와는 거리가 먼 정치다. 소신대로 하다가 그것이 시대정신과 만나면 대통령이 되는 것이고 안 되면 어쩔 수 없는 것이다. carlos@seoul.co.kr
  • 바이든, 2260조원 인프라·일자리 부양책… 7%P 증세 논란

    바이든, 2260조원 인프라·일자리 부양책… 7%P 증세 논란

    미국이 2조 달러(약 2260조원) 규모의 초대형 인프라 투자계획을 가동한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해 대선 때 무역경쟁에서의 중국 견제를 위해 내세웠던 ‘더 나은 재건’ 공약의 세부계획이 나온 것이다. 바이든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의 최대 일자리 투자 계획”이라고 묘사할 정도로 큰 규모의 투자이지만, 재원을 마련할 주된 방법은 법인세율을 7% 포인트 더 부담시키는 것이어서 재계와 공화당의 반발이 예상된다. 바이든은 31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에서 미국 내 인프라 투자계획을 담은 ‘미국 일자리 계획’을 공표했다. 2년 전 대선 유세를 처음 시작한 장소인 피츠버그를 공표 장소로 택한 바이든은 “미국의 근간인 중산층을 살려야 한다. 일자리를 만들고 기업을 구해야 한다”고 역설한 뒤 도로, 다리, 친환경 산업 등에 대한 투자계획을 설명했다. 세부적으로 8년 동안 ▲주택·상수도·공립학교 시설 개선 등에 6500억 달러 ▲고속도로, 항만, 전기차 네트워크 등 기반시설 재건에 약 6120억 달러 ▲노령층·장애인을 위한 돌봄 지원 등에 4000억 달러 ▲친환경 연구개발(R&D)과 제조업 육성 지원에 5800억 달러 등이 배정된다. 바이든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하고 회복력 있는 혁신경제를 창출하겠다”며 인프라 투자로 경제력뿐 아니라 기술력에서 중국을 압도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2% 이상을 과학기술 연구개발에 투입하거나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기술 투자를 늘리겠다는 대목이 특히 중국을 염두에 둔 포석으로 꼽혔다. 이런 맥락에서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5세대(5G) 이동통신이나 전기차, 친환경에너지 분야의 과감한 투자가 돋보인다”며 건설이 아닌 반도체를 최대 수혜산업으로 꼽았다고 CNBC가 보도했다. 바이든은 시종일관 과감한 투자 규모를 강조했다. 그는 “미국에서 30년 만에 한 번 있는 투자”라면서 “수십년 전에 주(州) 간 고속도로를 건설하고 (냉전 시대) 우주경쟁을 한 이후 우리가 본 어떤 것과도 다른, 실은 2차 대전 이후 미국의 최대 일자리 투자”라고 강조했다. 그가 언급한 “30년 전” 미국의 빌 클린턴 행정부는 초고속 인터넷망 인프라를 구축하는 초대형 프로젝트인 ‘인포메이션 슈퍼 하이웨이’를 가동, 온라인을 중심으로 태동한 신경제의 우위를 잡을 수 있었다. 문제는 재원을 어떻게 확보하느냐이다. 백악관은 법인세율을 21%에서 28%로, 글로벌 법인세 최저한세율을 13%에서 21%로 올리겠다고 했는데 법인세율을 7~8% 포인트 올려도 15년은 걸려야 재원을 충당할 수 있는 구조다. 이에 재계에선 상공회의소와 같은 기구를 중심으로 조직적으로 반발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관련 법안의 통과를 막기 위한 기업들의 로비회사 문의가 시작됐다고 CNBC는 전했다. 반면 노후 인프라 교체, 친환경 인프라 구축 과정에서 직접적인 수혜자가 되는 기업들은 법인세율 인상을 감내하겠다는 쪽으로 입장이 나뉘는 분위기라고 이 매체는 전했다. 야당은 바이든의 발표 즉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공화당의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는 “이번 인상안이 미국으로의 투자유입을 줄여 경쟁력을 해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미국에 대한 비전 있는 투자계획”이라며 독립기념일인 7월 4일이 법안 처리 시한이라고 밝혔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5명에게 새생명 주고 떠났다”…뇌사 판정받은 40대의 ‘선물’

    “5명에게 새생명 주고 떠났다”…뇌사 판정받은 40대의 ‘선물’

    뇌사상태에 빠진 40대 남성이 장기 기증으로 5명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떠나 감동을 주고 있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31일 경남 양산부산대병원에서 급성 뇌출혈로 치료를 받던 양종문(43)씨가 심장과 폐 등 장기를 기증하고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평소 특별히 아픈 곳 없이 건강했던 양씨는 지난 21일 귀가하다가 외상성 급성경막하출혈로 쓰러졌다. 양산부산대병원으로 이송된 양씨는 치료를 시작한 지 이틀 만에 뇌사상태에 빠져 끝내 깨어나지 못했다. 양씨가 기증한 장기는 심장, 폐, 신장, 각막 등이다. 그를 통해 오랜 기간 투석을 받아온 말기질환 환자 4명과 각막 이식이 필요한 환자 1명이 새 삶을 살게 됐다. 세쌍둥이 중 혼자 남자로 태어난 양씨는 쌍둥이 여동생들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물불 가리지 않던 듬직하고 따뜻한 오빠였다. 다정한 아들과 오빠를 떠나보내는 것이 큰 고통이었지만, 기증을 통해 남을 도울 수 있다는 생각에 양씨의 가족은 기증을 결심했다. 평소 주변을 살뜰히 챙기고 배려심 깊은 성격이었기에 양씨도 결정을 응원할 거라고 판단했다고 한다. 아버지 양동주 씨는 “장기 기증으로 타인의 생명을 살리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기증을 통해 누군가가 삶을 다시 시작한다고 생각하니 생명이 얼마나 소중한지 새삼 깨닫는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양씨의 가족과 수혜자가 서신을 나눌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홍석경의 문화읽기] 공연 없이 보낸 일 년

    [홍석경의 문화읽기] 공연 없이 보낸 일 년

    한국 대중문화의 세계 속 선전으로 매일매일 즐거운 뉴스가 가득하다. 미국 한인 이민사를 그린 ‘미나리’가 오스카상 6개 부문 후보에 오르며 동양인 최초로 남우주연상, 여우조연상 등 의미 있는 궤적을 남기고 있다. 블랙핑크 개인 멤버의 싱글곡이 기록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방탄소년단은 그래미상 후보에 올랐으나 기대했던 공연만 볼 수 있었지 수상하지는 못했다. 이 마지막 수상 불발 사건조차 나쁜 뉴스가 아닌 이유는 소셜네트워크에서 벌어진 세계적인 팬들의 반응 때문이다. 팬들은 그래미가 시청률을 위해 방탄의 공연을 ‘이용’했다는 불만을 토하며, 마치 세계 대중음악계 실세가 누구인지를 보여 주려는 듯 여러 순위에서 BTS의 앨범과 곡, 출연 영상 조회수로 시원하게 힘을 과시했다. 오늘 새벽 빌보드가 발표한 세계의 음악 앨범 순위 최고 다섯 개 중 네 개가 BTS이고 한 개가 블랙핑크다. 우리는 그야말로 글로벌 케이팝 시대 한가운데 있다. 게다가 케이팝은 지난 일 년 케이팝이 절대 우위를 보여 주는 무대 공연을 멈춘 팬데믹 상황에서도 가시적인 진전을 보였다. 청중을 직접 대하는 콘서트를 못 하게 되자 온라인 콘서트로 재빠르게 옮겨 갔고 큰 성공을 거두었다. 온라인 콘서트는 대면 콘서트의 대체재를 넘어 세계의 대규모 청중에게 단번에 도달할 수 있는 새로운 공연 형식임을 증명했고, 팬데믹 이후에도 케이팝의 중요 활동 중 하나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이와 더불어 안정된 글로벌 팬덤 경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플랫폼 건설이 가속화돼 국내 콘텐츠 산업의 이합집산과 투자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가시적으로는 이렇게 한국 대중음악이 공연 없는 일 년을 극복한 듯 보이지만, 이것은 화려한 케이팝 스타들과 대형 기획사들의 현실일 뿐이다. 우리가 앞서가는 BTS와 블랙핑크의 기록에 위안받고 있을 때, 보이지 않는 곳에서 진짜 공연을 잃어버린 무명의 음악인들이 분투하고 있다. 평상시에도 불안정한 수입의 독립 음악인들이 사회적 거리두기의 시대를 어찌 살고 있을지는 불 보듯 뻔한 일이다. 공연이 일 년째 사라져 버린 홍대 앞 뮤지션들은 닥치는 대로 일하고, 그것도 모자라 음악 인생의 생명 같은 악기를 팔거나 저당잡히고 있단다. 수십 년 제자리를 지킨 세운상가 악기상은 뉴스 리포트 속에서 한 세대 음악인 전체가 스러지고 있다고 경고한다. 길거리 버스킹이나 소규모 공연을 통해 음악 인생의 꿈을 꾸던 이 청년들은 어딘가에서 기적적으로 살아 남았다가 팬데믹이 지나면 아무 일 없었던 듯 다시 음악을 할 수 있을까. 우리가 무명 가수 재생 오디션 프로그램 ‘싱어게인’의 이승윤에게 그토록 환호한 것은 이 음악인들에 대해 미안하다고 말하는 동시에 부활한 모습을 보며 집단적으로 불안감을 해소했던 것일까. 혹자는 아이돌 지망생을 포함해 한국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누적 예비군이 삼십만 명은 될 거라고하는데, 이 숫자가 어떤 근거에서 나왔는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수만, 아니 십수만 음악인들의 꿈과 열정이 한국 대중음악의 현재를 뒷받침해 주고 있다. 지금 케이팝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것은 이들이 받쳐 주는 경쟁 환경과 실력 덕분이다. 이들의 힘과 존재감은 실용음악과의 놀라운 입시 경쟁률이나 한국 드라마 삽입곡(OST)의 높은 수준, 수많은 오디션에 끝없이 등장하는 새로운 재능들에서 감지된다. 최근에 방송된 ‘아카이브K’에서 박진영은 이러한 한국 대중음악의 현재를 수능 만점들이 몰려 있는 것과 같은 상황이라고 표현했다. 그러나 이들 중 극소수만 데뷔하고 안정된 직업인이 될 수 있다. 공연이 언제 재개될지 모르는 현재 한국 대중음악의 하부구조가 녹아내리고 있다. 이들의 생계를 지원하는 일이 시급하다. 연예계의 기부천사들, 어려운 이웃을 돕는 것도 중요하지만, 당장에 동료들을 구할 일이다. 한국 글로벌 대기업들은 한국 대중문화 성공의 가장 큰 수혜자들이다. 스타들에게 거액의 광고비를 지불하는 것은 수혜의 환원이 아니라 당연한 지출일 뿐이다. 정부가 팬데믹 지출에 치여 여력이 없다면, 팬데믹 중에도 건재한 한국의 대기업들이 그동안 얻은 막대한 이익의 일부라도 벼랑 끝의 이 재능들을 구하는 데 써 주면 안 될까.
  • 지방의회 부활 30주년…서울시의회, ‘시민의 삶을 바꾼 조례30선’ 선정

    서울시의회는 2021년 지방의회 부활 30주년을 맞이하여 다양한 조례에 담긴 지난 30년의 주요 성과를 공유하고, 자치분권 2.0시대의 의회 역할을 모색하기 위해 ‘서울시민의 삶을 바꾼 서울특별시의회 조례30선(이하 서울시의회 조례30선)’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9일 32년 만에 국회에서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 등이 통과하며 지방자치의 새로운 시대가 열리게 됐다. 이에 서울시의회는 지방의회 부활 30주년 기념과 함께, 지난 30년을 돌아보며 전국 지방의회의 맏형 역할을 해온 서울시의회 성과를 조례30선을 통해 집중 조명할 계획이다. 그동안 서울시의회는 조례30선 선정을 위해 곽노현 前서울시 교육감(위원장)을 비롯한 지방자치 관련기관, 학계, 언론인 등 외부전문가와 시의원 등 총 12명으로 구성된 조례선정위원회를 운영해 총 14차례의 회의를 거쳐 조례30선을 최종 선정했다. 조례선정위원회는 1948년부터 현재까지(2020년 5월 기준) 제정된 총 805건의 조례에 대해 조례 30선 선정을 위한 심의와 검토를 진행하였으며, 조례 30선 책자 구성(안) 의견수렴, 기타 발간과 관련된 필요사항에 대해 논의했다. 조례 30선 선정 기준은 크게 3가지로 ▲법 제정 이전이거나 전국 최초 제정 등 ‘선도성(창의성, 독창성)’ ▲동 조례 제정으로 예산절감 등 경제효과 혹은 영향 받은 시민의 수를 반영한 ‘효과성(파급효과)’ ▲서울시의회 30년의 역사적인 변화와 시대상 반영 등 ‘역사성(시대적 중요성)’을 중점적으로 검토했다. 서울시의회 조례 30선은 단독으로 의미가 깊은 ‘단독조례 10선’과 단독으로는 어렵지만 시민이 체감하는 일자리, 주거, 청년 등 각 분야별 관련 조례를 그룹별로 묶어 의미가 커진 ‘그룹 조례군 20선(142개)’으로 나누어 조례 30선을 최종 선정했다. 단독조례를 보면 서울시민의 수요와 사회환경의 변화에 따라 시민참여(광장, 학생인권, 찾동, 혁신학교), 보행친화도시(자전거, 시내버스, 교통약자), 기후변화(미세먼지), 보편복지(친환경급식, 온마을돌봄) 등 시대 흐름에 맞춰 제정된 것을 볼 수 있다. 오는 5월에는 ‘시민의 삶을 바꾼 서울시의회 조례30선’ 책자 발간과 배포를 통해 서울시 조례가 개별시민의 삶에 얼마나 깊고, 다양하게 영향을 미치는지 등 구체적인 내용을 공유할 예정이다. 조례별로 발의 의원에 대한 취재를 통해 제정 배경을 기술하고, 수혜 시민 인터뷰와 현장을 담은 사진, 조례의 취지를 상징할 수 있는 통계와 인포그래픽 등을 활용하여 시민의 입장에서 쉽게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책자를 발간한다. 조례 30선을 시민과 확대․공유하고자 E-BOOK 및 카드뉴스로도 제작하여 홈페이지와 SNS, 유튜브 등을 통해서도 알릴 계획이다. 그 외 서울시민을 대상으로 조례30선 가운데 단독조례 10선에 대한 온라인 여론투표를 실시하여 ‘시민이 뽑은 대표조례’도 선정한다. 서울시민이라면 누구나 각 조례의 수혜자 시민인터뷰 영상을 감상한 뒤, 대표조례 선정 투표에 참여할 수 있다. 자세한 사항은 오는 5월 서울시의회 홈페이지 및 SNS(페이스북, 블로그 등) 등에 안내할 계획이다. 곽노현 조례선정위원회 위원장(前서울시 교육감)은 “조례30선 작업은 고난도 일이었지만, 위원회의 집단지성으로 선별과 압축을 거듭해 단독조례 10개와 조례군 20개를 선정한 끝에 비로소 서울시의회의 지난30년 조례입법의 금자탑과 중점 분야가 한눈에 들어올 수 있었다”며 “입법기관으로서 서울시의회의 발전상과 지향점이 잘 드러났고, 모든 법이 그렇듯이 조례입법 또한 시대변화의 산물이라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또한,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은 “‘시민의 삶을 바꾼 서울시의회 조례30선’을 통해 시민 개개인의 행복을 고려하려 했던 의회의 굵직한 발자취와 지난 30년 간 서울에 있었던 감동적인 변화를 모두 확인하실 수 있다”며 “자치분권의 새로운 시대가 열리는 만큼 이번 조례 30선을 디딤돌로 삼아 더욱 훌륭한 조례를 마련해나가며, 진정 시민을 향한 지방의회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서울시의회는 1991년 6월 20일 지방선거를 통해 132명의 의원이 선출됐고, 이들로 구성된 제3대 서울시의회가 출범함으로써 현재 제10대 의회에 이르기까지 풀뿌리 민주주의의 여정은 지속되고 있다. 미군정 시기에는 민선 참사회가 있었지만 참사회원이 실제로는 관선으로 임명됨으로써 실질적 지방자치는 이루어지지 않았고, 정부 수립 후인 1949년에는 지방자치법이 제정․ 공포되었으나 6․25 한국전쟁 등의 이유로 계속 연기됐다. 따라서 제1대 서울시의회가 구성된 것은 1956년부터라고 할 수 있다. 이어 1960년 12월에는 제2대 서울시의회가 출범했다. 그러나 1961년 5월 16일 발표된 포고령에 의해 강제 해산됐으며, 이후 30여년 동안 지방자치를 실시하지 못하고 중앙집권제를 유지해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쿠팡 주당 35달러에 태극기 걸고 뉴욕증시 상장

    쿠팡 주당 35달러에 태극기 걸고 뉴욕증시 상장

    뉴욕증시(NYSE)에 입성하는 쿠팡의 공모가가 당초 희망가보다 높은 35달러(약 4만원)로 결정됐다. 쿠팡은 공모가 확정 직전인 지난 9일 희망가를 27~30달러에서 32~34달러로 높였는데 최종 공모가는 이보다 더 높아진 것이다. 쿠팡의 코드는 ‘CPNG’다. 쿠팡의 기업 공개 대상 주식은 신주 1억주와 구주를 포함한 총 주식 1억2000만주다. 공모가로 산정하면 총 42억달러(약 4조78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하게 되는 셈이다. 이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가 지난 2014년 뉴욕 증시에 상장한 이후 외국기업 중 최대 규모다. 전날 상장된 미국 게임업체 로블록스는 시초가를 64.50달러에 형성해 장중 74.83달러까지 올랐다. 캘리포니아 소재 로블록스는 주로 13세 미만 어린이들 사이 최고 인기 게임플랫폼으로 미국 어린이들의 3분의 2가 사용할 정도로 인기가 높으며 특히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더욱 사용자가 늘었다. 쿠팡도 코로나때문에 사용자가 급등한 공통점이 있다. 미국 현지 언론들은 아마존의 프라임 서비스와 비슷한, 24시간 안에 배달해주는 쿠팡의 ‘로켓배송’을 쿠팡의 성공 요인으로 꼽았다. 쿠팡은 뉴욕 증시 상장으로 조달하게 되는 5조원에 달하는 신규 투자금 대부분을 물류센터 확대 및 핀테크 등 신사업 확장을 위해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로켓배송의 전국화를 앞당기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쿠팡의 로켓배송이 가능한 지역은 70% 가량인 것으로 추정된다. 쿠팡 흥행의 최대 수혜자는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다. 소프트뱅크는 공모가만으로 책정해도 약 190억 달러(21조6391억원)의 수익을 창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금의 7배에 달하는 수익을 거두게 된 셈이다. 소프트뱅크는 지난 2015년과 2018년 쿠팡에 총 30억달러(3조4100억원)를 투자해 현재 약 3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오길영의 뾰족한 읽기] ‘그/그녀’는 죽지 않을 수 있었다

    [오길영의 뾰족한 읽기] ‘그/그녀’는 죽지 않을 수 있었다

    저명한 문학상인 부커상 수상자이자 지난해 이호철통일로문학상 수상자인 인도 작가 아룬다티 로이의 ‘지복의 성자’에는 흥미로운 캐릭터가 등장한다. ‘그/그녀’의 이름은 안줌이다. 그/그녀는 1950년대 중반 델리에서 남성과 여성의 성기를 한 몸에 지닌 채 태어났다. 안줌은 히즈라다. 히즈라는 남성과 여성의 어느 한쪽에 속하지 않는 제3의 성을 가리킨다. 부모는 안줌을 아프타브라는 이름을 지닌 남자 아이로 키우려고 애쓴다. 그러나 비밀은 오래가지 못한다. 아이들은 안줌을 놀린다. “쟤는 여자야. 쟤는 남자나 여자가 아냐. 쟤는 남자이고 여자야. 여자ㆍ남자, 남자ㆍ여자 히히히.” 어느 하나의 성적 정체성으로 규정되지 못할 때 그/그녀는 사회에서 추방의 위협을 당한다. 안줌은 자신의 정체성을 여성으로 규정하고 가족을 떠나 히즈라들이 모여 사는 공동 거주지로 거처를 옮긴다. 그곳에서 안줌은 왜 신이 히즈라를 만들었는지에 대한 고통스러운 질문과 답을 듣는다. “일종의 실험이었어. 신은 행복할 수 없는 생물체를 만들어 보기로 결심한 거야. 그래서 우리를 만들었지.” ‘지복…’에서 안줌은 자신처럼 혼종된 성적 정체성을 지닌 사람이 “행복할 수 없는 생물체”가 아니라 당당히 행복을 추구하고 행복할 수 있다는 믿음을 포기하지 않는다. 그리고 자신처럼 사회에서 버림받고 추방당한 이들이 모인 대안적 공동체를 상상하고 꾸린다. 그러나 작품 밖의 현실은 어떤가? 각자가 지닌 다양한 정체성이 부여한 틀과 렌즈를 통해서만 우리는 세계를 감각하고 해석한다. 인종, 계급, 세대, 그리고 성(sexuality) 등이 그런 틀이다. 한국 사회같이 성에 대해 경직되고 위선적인 시선과 압박이 강한 곳에서는 성의 다양성, 복합성, 혼종성을 인정하지 않는다. ‘지복’이 묘사하는 소수자를 대하는 편협함은 인도만의 것이 아니다. 어느 곳이든 있는 것이다. 성적 정체성(sexual identity)과 성적 취향(sexual orientation)은 단순하지 않다. 다수의 사람에게 생물학적 성과 성적 정체성의 인지 과정은 일치한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그들은 몸과 정체성의 불일치를 해소하기 위해 위험한 성전환 수술을 감행하기도 한다. 성적 취향도 마찬가지다. 이성애자가 다수를 차지하지만 그 다수에 포함되지 않는 성적 취향도 존재한다. 다수이기 때문에 옳은 것이 아니다. 다수는 단지 숫자가 많다는 것뿐이다. 숫자가 많다는 것이 성, 계급, 인종, 세대의 문제에서 소수자를 무시하거나 배제하거나 추방할 이유는 될 수 없다. 한때 우리 사회에서 정의의 문제가 주목을 받고 관련 책이 베스트셀러가 된 적도 있다. 어떤 사회가 정의로운 사회인가? 현대 정의론을 대표하는 중요한 사상가 중 한 명인 존 롤스는 정의론의 고갱이를 “최소 수혜자에게 최대의 혜택”이라고 정리한다. 사회에서 가장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이들, 소수자의 위치에 있는 이들이 최대한의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만드는 것. 소수자들에게 가장 많은 사회적·경제적 가치가 배분되도록 시스템을 촘촘히 짜는 것이 정의론의 핵심이다. 사회적 정의는 단지 기회균등이 아니다. 균등은 공정이 아니다. 그런데 한국에서 성적 소수자에게 정의의 원칙은커녕 균등한 기회조차 주지 않는 일이 빈번하다. 얼마 전 변희수 전 하사가 슬프게 세상을 떠났다. 성전환(성확정) 수술로 여성의 정체성을 선택했던 그녀에게 군 당국은 성기 상실 등을 이유로 심신장애 3급 판정을 내리고 강제 전역 처분했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와 국가인권위원회에서도 이 처분이 부당하다고 밝혔으나 군은 권고를 묵살했다. 그리고 1년 뒤 그녀는 세상을 등졌다. 남성이 자신의 선택으로 여성이 된 것이 “심신장애”에 해당하는가? 다른 나라에서는 성전환자들도 아무 문제 없이 직업군인으로 일하는데 왜 한국에서는 허용이 안 되는가? 변 전 하사의 사례는 빙산의 일각일 것이다. SNS에서 읽은 구절이 기억에 생생하다. “한 달간 트랜스젠더 세 명의 부고를 접했다. 알려지지 않은 이들의 죽음은 더욱 많을 것이다. 죽지 않을 수 있었다.” 사회적 소수자가 극단적 선택을 강요받는 사회는 정의로운 사회가 아니다. 잔인한 사회다. 더이상 이들을 죽음으로 몰아서는 안 된다. 삼가 변희수 전 하사의 명복을 빈다.
  • [사설] 권력기관 개혁 안착, LH 수사에 달렸다

    문재인 대통령이 어제 법무부와 행정안전부의 새해 첫 업무보고를 받으면서 권력기관 개혁과 관련해 사실상 ‘속도조절’을 주문하는 언급을 했다. 여권 일각에서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과 중대범죄수사청(수사청) 신설을 밀어붙이고 있는데, 이와 관련해 “기소권과 수사권 분리는 앞으로도 꾸준히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동의하면서도 “절차에 따라 질서 있게, 또 이미 이뤄진 개혁의 안착까지 고려해 가면서 책임 있는 논의를 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검찰 내부의 이견까지 포함해 다양한 의견 수렴 절차를 주문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올해가 권력기관 개혁이 현장에 자리잡는 첫해라는 사실을 강조하면서 검찰과 경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역할 분담과 ‘유기적 협력체계’를 구축해 부패수사 등 국가의 범죄 대응 능력을 높여야 한다고도 했다. 그러나 현실은 세 수사기관이 ‘따로국밥’처럼 겉돌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3기 신도시 땅 투기 의혹에 대한 정부의 대응이 본보기라 할 수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어제 정부합동특별수사본부(특수본)를 설치하라고 지시했다. 감사원도 빠졌고 수사 권한이 없는 정부합동조사단(합조단)의 진상 규명에 대한 회의론이 제기되자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를 중심으로 특수본을 설치해 수사하라는 것이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검찰이 수사해야 한다는 발언을 했지만, 국수본에 대부분의 수사권을 넘겨주고 부패, 경제, 공무원, 선거, 방위사업, 대형참사 등 6대 범죄 수사권만 남은 검찰은 LH 수사가 ‘권한 밖’이라며 오불관언하고 있다. 또 공수처는 아직 검사와 수사관 인선조차 못 하고 있는 빈껍데기 조직에 불과한 상태다. 국수본만이 “조직의 명운을 걸겠다”거나 “수사 능력이 있다”고 의욕을 보이지만, ‘공룡’이 된 국수본의 수사 능력은 아직 미지수다. 이런 차원에서 문 대통령이 “LH 투기 의혹 사건은 검·경의 유기적 협력이 필요한 첫 사건으로 발본색원하라”고 지시했지만, 검찰과 공수처까지 포함한 특수본을 설치하고, 신속하게 수사해 결과를 내놓는 것이 더 현명한 결정일 수 있다. 현재 국수본 중심으로 수사해도 압수수색영장, 구속영장 발부 등에서 검찰이 필요하다. 현재까지는 고위공직자의 연루 여부를 알 수 없지만, 고위공직자 등이 용의선상에 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에서 공수처도 참여해야 한다. 이번 사건의 파급력을 고려할 때 검경수사권 조정을 근거로 미적거린다면 정부여당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권력기관 개혁의 최종 수혜자는 국민이어야 한다.
  • 3차 땐 돌봄직 0.1%밖에 못 줬는데… 왜 재난지원금 집행 ‘빈틈’ 생기나요

    3차 땐 돌봄직 0.1%밖에 못 줬는데… 왜 재난지원금 집행 ‘빈틈’ 생기나요

    국회예산처 “2차 지원금 집행률 86.7%”3차도 지난달 15일 기준 57% 집행 그쳐소득증빙 어렵고 채용 기간 등 시간 걸려노점상 등록 땐 세금 발생… 부진 가능성 소상공인 새희망자금을 비롯한 2차 재난지원금 실집행률이 5개월이 지났음에도 86.7%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진행 중인 3차 재난지원금 실집행률도 57% 수준이었고, 특히 방문·돌봄 관련 사업 집행률은 0.1%에 불과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하기 위해 긴급하게 편성한 추경 취지에 비춰 봤을 때 저조한 실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8일 국회예산정책처는 ‘2021년도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 분석’ 보고서를 통해 7조 8000억원이 편성된 2차 재난지원금의 집행률은 86.7%, 9조 2000억원이 편성된 3차 재난지원금은 지난달 15일 기준으로 57.0%에 그쳤다고 밝혔다. 소상공인 버팀목자금 등 3차 재난지원금 지급은 계속 진행되고 있어 앞으로 집행률이 오르겠지만, 2차 재난지원금은 사실상 재원의 13.3%나 쓰지 못하고 남았다. 2차 재난지원금 가운데 1019억원이 편성된 소상공인 폐업점포 재도전 장려금은 집행률이 35.8%에 불과했다. 예정처는 “(소관 부처인)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4차 추경 예산으로 소상공인의 폐업을 늦출 ‘소상공인 새희망자금’이 병행 편성돼 예상보다 폐업을 한 소상공인이 적었다”고 설명했다. 위기가구 긴급 생계지원 사업은 소득 감소 증빙이 까다로운 탓에 63.4%, 아동보호전담요원 사업은 채용 절차 등 소요 기간이 오래 걸려 집행에 한계가 있었다는 이유로 24.5%의 집행률을 기록했다. 진행 중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3차 재난지원금 역시 집행률이 저조한 상태다. 460억원 규모의 방문·돌봄서비스 종사자 생계지원금 집행률은 0.1% 수준으로 집행이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재직·소득 요건 확인을 위한 유관기관 데이터베이스(DB) 확보 등에 다소 시일이 소요됐기 때문에 집행이 늦어졌다는 설명이다. 이 외에 코로나19 진단검사비(11.0%), 고용유지지원금(17.9%), 국민취업지원제도(1.7%) 등에서도 낮은 집행률을 보였다. 예정처는 조만간 국회 심의·의결을 거쳐 집행될 4차 재난지원금에선 노점상 지원사업 집행이 부진할 것으로 봤다. 당정은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관리하는 노점상에 50만원씩, 관리되지 않는 노점상에 대해선 한시생계지원금을 통해 가구당 50만원씩 지원하기로 했다. 그러나 예정처는 “사업자 등록을 하지 않아도 노점상 영업을 안정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점과 사업자 등록을 하면 각종 세금 납부 의무가 발생해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 등을 고려했을 때 노점상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사업자 등록을 할지 불확실하다”고 전망했다. 소상공인 현금 지원책인 버팀목자금 플러스 가운데 경영위기 일반업종 소상공인에게 200만원씩 지급하는 내용을 놓고서도 “아직 구체적인 업종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라며 “합리적인 방법으로 경영위기 업종을 조속히 확정해 수혜자의 혼선을 최소화하는 게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사업 지원 요건이 지나치게 엄격하지 않도록 합리화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세종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4차 재난지원금, 전기료 포함 최대 650만원...직접 지원 500만명

    4차 재난지원금, 전기료 포함 최대 650만원...직접 지원 500만명

    4차 재난지원금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뜻대로 규모를 키워 19조 5000억원으로 결정됐다. 영업 규제에 따른 피해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최대 지원액은 늘었고, 지원 대상은 200만명이 증가했다. 전체 재난지원금 가운데 기존 예산 4조5000억원을 제외한 15조원은 추경으로 조달한다. 정부는 2일 국무회의에서 국채발행 9조9000억원이 포함된 올해 첫 추가경정예산안을 의결해 국회에 제출한다. 국회가 신속히 처리할 경우, 재난지원금은 이달 말부터 지급된다. “더 넓고 두텁게, 20조원은 돼야” 민주당 의견 고수 여권에서 4차 재난지원금 언급이 시작된 지난 1월쯤부터 더불어민주당은 재난지원금 규모가 적어도 20조원은 돼야 한다는 의견을 고수했다. 이는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을 염두에 둔 것이었지만, 선별 지원으로 방침을 정한 이후에도 ‘두텁고 넓은’ 지원을 내세우며 여당은 20조원 규모를 고수했다. 앞서 정부는 12조원, 이후엔 15조원으로 후퇴했지만 결국 여당의 요구를 수용했다. 실질적인 손실 보상을 하라는 피해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의 거센 요구, 취업자 수가 100만명 가까이 급감한 1월 고용동향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달 14일 비공개 고위 당·정·청 협의회에서 재정건전성을 우려하는 홍남기 경제 부총리와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을 향해 “지금 소상공인들은 저렇게 힘든데 재정 걱정을 하고 있다. 당신들은 정말 나쁜 사람”이라고 말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재난지원금 규모를 결정한 지난달 28일 당·정·청 협의회에서 “한마디로 이번 추경은 이낙연 표 추경”이라며 “큰 열정으로 정말 열심히 푸시하셨다”고 했다. 지금의 거리두기 단계가 그대로 유지될 경우 피해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이 손실보상법에 따라 보상을 받는다. 직접 지원 500여만명...최대 500만원 지원 지난달 28일 당·정·청 협의회에서 결정된 4차 재난지원금 관련 예산 규모는 모두 19조5000억원이다. 지난 1일 MBC 라디오방송에 출연한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15조원이고, 나머지 4조5천억원은 기존 예산을 활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추경 15조원은 국채발행이 9조9000억원이고 나머지 5조1000억원은 세계잉여금 2조6000억원, 기금 1조7000억원, 한국은행 잉여금 8000억원 등으로 구성됐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에 대한 지원은 일반업종과 영업 금지 및 제한 업종의 피해 정도를 5개 구간으로 나눠 100만원, 200만원, 300만원, 400만원, 500만원을 각각 지원하기로 했다. 3차 지원 때는 3개 구간으로 구분해 100만원, 200만원, 300만원을 지급했는데 이를 세분화하고 최고 지원액을 200만원 늘렸다. 올해 들어 1월 한 달 내내 영업 금지업종은 500만원, 중간에 거리두기 완화 등으로 영업금지에서 제한으로 전환한 업종은 400만원, 줄곧 영업 제한 업종은 300만원, 일반업종 가운데 매출이 20% 이상 감소한 업종은 200만원, 여타 일반업종은 100만원을 지급한다. 여기에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에 대한 전기료 지원이 추가된다. 홍 정책위의장은 최소 60만원에서 최대 150만원까지 지원하겠다고 했다. 이에 직접지원과 전기료를 합한 전체 지원액은 최대 650만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 이번 지원 대상에는 3차 때 제외된 특수고용직과 프리랜서 노동자, 노점상, 부모가 실직 또는 폐업한 대학생 등이 포함되면서 직접 지원 수혜자가 3차 재난지원금 때보다 200만명 늘어난다. 3차 지원 때 직접지원은 자영업자·소상공인이 280만명, 50만∼100만원을 지원한 특수고용직과 프리랜서 70만명, 50만원씩 지급한 방문·돌봄서비스 종사자와 법인택시 기사 17만명 등 모두 367만명이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기고] ‘수산공익직불제’가 성공하려면/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기고] ‘수산공익직불제’가 성공하려면/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수산업과 어촌이 공익적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고 말하면 많은 사람들이 의아해하는 얼굴로 다음 설명을 기다리곤 한다. 수산업과 어촌은 우리가 잘 알다시피 우리 식탁에 안전한 수산물을 공급하는 본연의 기능을 수행한다. 그러나 이뿐만 아니라 해양 영토 수호나 활력 있는 여가 공간으로서 어촌사회 유지 등 다양한 공익적 기능도 갖고 있다. 이러한 기능의 경제적 가치만 해도 연간 1조 3000억원에 이른다고 추정된다. 하지만 현재까지의 수산 정책은 이러한 수산업과 어촌의 공익적 기능을 키우고 확대하기보다는 생산성을 향상하는 데 집중됐고, 이는 과잉 생산과 수산 자원 고갈이라는 부메랑이 돼 돌아왔다. 또 어업인의 참여를 고려하지 않고 설계된 소득 안정 정책은 수산업의 공익적 기능에 있어서 어업인의 역할을 약화시키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 이에 해양수산부는 수산업과 어촌에서 어업인의 공익적 역할이 확대될 수 있도록 지원 체계를 정비하고 있다. 이달부터 시행되는 ‘수산공익직불제’는 이러한 걸음 중 하나다. 생태계 보전과 수산 자원 보호, 친환경 양식을 통한 안전한 수산물 공급 등 수산업과 어촌의 공익적 기능 수행에 대해 직불금이라는 인센티브를 제공해 어업인 스스로 공익적 선택을 확대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바다가 더이상 ‘공유지의 비극’ 사례가 되지 않도록 어업인 개인의 선택이 공공의 이익과 조화되도록 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제 곧 전국 어촌에서 수산공익직불금 지급 신청이 시작된다. 올해는 총 515억원의 예산으로 도서 지역과 접경 지역 등 조건이 불리한 지역에 거주하는 1만 9000여 어가와 총허용어획량 준수 선박 약 1000척, 600여 친환경 양식어가 등을 대상으로 직불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앞으로도 참여 어업인과 공익직불금 의무 이행실적 등을 평가해 지급 대상과 범위 등을 확대할 계획이다. 수산공익직불제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서는 정책 수혜자이자 시행자인 어업인의 참여와 이행, 그리고 수산업과 어촌의 공익적 가치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필수적이다. 많은 어업인들이 지속가능한 수산업을 위해 자원 관리와 친환경 양식 등 공익적 기능 수행에 함께해 주길 기대한다. 더불어 국민들이 이러한 공익적 가치에 대해 관심을 갖고 어업인들을 응원할 때 어업인들은 자긍심을 갖고 더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을 것이다. 수산공익직불제가 우리 바다에서 ‘공유지의 비극’을 극복하고, 지속가능한 수산업 발전을 만들어 낼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의 관심과 어업인들의 적극적인 동참을 부탁드린다.
  • 자원봉사 등록인원 70만명 눈앞

    자원봉사 등록인원 70만명 눈앞

    대구시가 자원봉사자 등록 70만명(인구대비 29%) 시대를 맞았다. 이에 따라 시는 그동안 쌓아온 우수한 자원봉사 추진역량의 내실화하고 자원봉사 활성화를 위해 5개 분야 30개 사업을 추진한다. 우선, 자원봉사 재난지원시스템 및 네트워크 강화를 위해 평소 사회 안전문제에 대해 시민 스스로 관심을 갖고 참여할 수 있는 안전대비 자원봉사 활동, 기후변화대응 등의 자원봉사 활동 프로그램을 추진한다. 또 비상 시 신속히 자원봉사 활동을 전개할 수 있도록 66개 재난 관련 기관?단체로 구성된 ‘재난 자원봉사 SOS 지원시스템’을 운영해 감염재난 방역 자원봉사 활동, 재난자원봉사 통합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33개 기업자원봉사협의체 운영, 국민운동단체 등 협력 네트워크 구축으로 민·관·센터 간 상호 협력체계를 구축함으로써 자원봉사 활동 영역을 더욱 확장해 나갈 예정이다. 자원봉사의 다양성 확보 및 수혜자의 욕구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분야별 재능자원봉사단을 적극 육성?지원할 계획으로, 교육상담, 공연봉사단 등 10개 분야 583개 봉사단을 운영한다. 특히, 미래세대(청소년, 대학생)에게 개인적·사회적 성장을 도모할 수 있는 다양한 자원봉사활동 기회를 제공하고, 기후대응과 탄소중립에 대한 교육 후 실천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청소년 자원봉사 시민 체험학교를 운영하는 한편 주민 참여형 아파트 자원봉사 활동인 ‘행복한 동네 만들기’ 사업을 확대 추진할 예정이다. 자원봉사 역량과 인프라 강화를 위해서 자원봉사자의 자긍심 고취와 자발적인 봉사 참여 분위기를 조성하는 ‘대구자원봉사박람회’를 개최하고, 자원봉사 활동에 대한 1년을 결산하는 ‘대구자원봉사자대회’를 통해, 봉사자들의 노고를 격려하고 우수 자원봉사자를 선발·시상해 새로운 결의를 다지는 화합의 장을 마련할 계획이다. 자원봉사 참여문화 확산과 정보 접근성 강화를 위해 자원봉사센터 홈페이지를 개선하고 찾아가는 자원봉사 이동 홍보센터를 확대 운영하고 온라인 참여 자원봉사활동 개발 및 보급에 앞장설 계획이다. 특히, 1365자원봉사포털에서 자원봉사 실적을 보다 간편하게 조회하기 위해 개인의 인적사항(성명, 생년월일, 휴대전화)으로 자원봉사 실적을 열람하고, 누적 50시간 이상 시 모바일 자원봉사자증을 직접 신청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 온라인 자원봉사활동확인서 발급 등 시민 접근 편의성을 높일 계획이다. 자원봉사 인정보상 문화를 정착하기 위해서 기존 소상공인들의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는 자원봉사 할인 가맹점(915개소) 리스트를 상세히 제공함으로써 자원봉사자에게 5~30% 할인 혜택을 안내하는 한편, 자원봉사자의 수요욕구가 많은 대형스포츠 시설, 호텔, 문화예술 분야 등을 신규로 발굴해 자원봉사자의 예우를 높일 계획이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자원봉사자 등록인원 70만명 시대를 맞아 그동안 쌓아온 우수한 자원봉사 추진역량을 바탕으로 자원봉사의 내실을 다지고, 자원봉사자 한 사람, 한사람이 브랜드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자발적이고 능동적인 자원봉사문화를 조성할 수 있도록 아낌없는 지원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코로나 감염된 기증자 폐 이식 받은 여성 사망…미국 내 첫 사례

    코로나 감염된 기증자 폐 이식 받은 여성 사망…미국 내 첫 사례

    미국에서 장기이식을 통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전염된 사례가 처음으로 나왔다. 미시간주립의과대학 이식감염증 전문가이자 연구의 공동저자인 다니엘 카울 박사에 따르면 폐 기증자는 미국 중서부 지역에 거주하던 여성으로, 교통사고 후 심각한 뇌 손상을 입은 뒤 사망선고를 받았다. 이 여성의 폐를 이식받게 된 수혜자는 만성 폐쇄성 폐질환(만성기관지염이나 폐기종 등에 의해 호흡된 공기의 흐름에 만성적인 폐쇄를 가져오는 질환)을 앓고 있었다. 이식이 결정된 뒤 미시간주립의과대학병원은 기증자와 수혜자로부터 수집한 코와 목 세포 샘플을 분석해 코로나19 음성 확인을 받은 뒤 이식수술을 진행했다. 그러나 수술 3일 뒤 이식 수술을 받은 여성은 고열과 저혈압 및 심한 호흡기와 폐 감염을 증상을 보였다. 이 환자가 패혈성 쇼크를 보인 뒤 코로나19 검사가 진행됐고, 이식받은 폐에서 채취한 샘플도 함께 테스트 한 결과, 코로나19 양성 반응이 나왔다.연구진은 “기증자의 가족으로부터 받은 기록에 따르면 위험 지역으로 분류된 여행 이력과 열, 기침, 두통 및 설사 등의 증상은 전혀 없었다”면서 “기증자의 코로나19 검사 결과가 양성이었다면 절대 이식 수술을 진행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수술을 집도한 의료진은 이식 수술이 진행되기 전 기증자의 폐가 감염돼 있었던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이식 수혜자는 이후 증상이 빠르게 악화됐고, 결국 수술 61일만에 사망했다. 카울 박사는 “이번 사례는 코로나19 사례가 많은 지역에서 이식 수술을 진행하기 전 더 광범위한 장기 샘플링 검사가 필요하다는 것을 증명한다”면서 “이는 장기 이식을 통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염된 미국 내 첫 사례”라고 밝혔다. 자세한 사례는 미국장기이식학회지(American Journal of Transplantation) 최신호에 실렸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매출 감소율’ 따라 차등 지급...소상공인 최대 400~500만원 지급 예상

    ‘매출 감소율’ 따라 차등 지급...소상공인 최대 400~500만원 지급 예상

    4차 재난지원금 지급과 관련해 정부와 여당이 소상공인의 매출 감소율을 2~3개 그룹으로 나눠 정액으로 차등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이러한 내용의 4차 재난지원금 및 1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 편성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예를 들어 매출액이 10% 이내 줄어든 소상공인에게 100만원을 지급한다면, 30%까지 줄어든 사람에게는 150만원을, 50%까지 줄어든 사람에게는 200만원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이와 함께 일반 업종 지원금 지급 기준선을 연 매출 4억원 이하에서 연 매출 10억원 이하로 높이는 방안이 유력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소상공인 지원금 지급 기준선인 근로자 수 기준을 ‘5명 미만(서비스업 기준)’에서 일정 부분 높이는 방안도 모색되고 있다. 이 경우 중소기업기본법 시행령상 소상공인의 범주를 다소 넘어서는 사람들도 소상공인 지원금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집합금지 업종, 영업제한 업종, 일반 업종 등에 대한 지원금 최대 수준은 400만~500만원 선으로 언급되는 가운데, 이번주 당정 협의 과정에서 결론이 도출될 것으로 보인다. 특수형태근로자(특고)와 프리랜서 등 고용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도 검토 중이다. 기존 수혜자에게 50만원, 신규 수혜자에게 100만원을 지급한 3차 지원금 지급 방식이 준용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관광버스 등 지입 차주, 폐업한 자영업자, 시장 좌판과 같은 노점상 등에게도 역시 지원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들에게는 50만·100만원 안팎의 정액 지원금을 지급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코로나19 피해를 집중적으로 받은 문화·예술, 관광·여행 업종의 경우 별도의 지원 프로그램이 모색되고 있다. 1차 추경 전체 규모는 15조원 안팎에서 당정간에 조율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다양한 논의가 있지만 현재로선 확정된 부분은 없다고 보면 된다”며 “이번 주중에는 당정 간 논의가 상당 부분 진전될 것 같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식당 쪽방서 잠들던 ‘흙수저’ 김봉진 “기부선언문, 내 자녀에겐 최고의 유산”

    식당 쪽방서 잠들던 ‘흙수저’ 김봉진 “기부선언문, 내 자녀에겐 최고의 유산”

    배달앱인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을 창업한 김봉진(45) 의장이 김범수(55) 카카오 이사회 의장에 이어 최소 5500억원으로 추정되는 금액인 재산의 절반 이상을 기부하기로 하면서 우리 사회에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배민 김봉진 의장, 최소 5500억 기부 그동안 국내 재벌 총수들은 개인 재산보다는 회삿돈으로 기부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이들은 부를 사회와 나누고 사회문제 해결을 돕겠다며 기부에 나서고 있어 기존 재벌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사회문제 해결 돕겠다”… 재벌과 차별화 우아한형제들은 18일 김봉진 의장이 세계적 기부클럽인 더기빙플레지 기부자로 등록됐다고 밝혔다. 김 의장은 더기빙플레지 219번째 기부자이자 한국인 첫 가입자다. 더기빙플레지는 2010년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과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부부가 함께 설립한 자선단체로 10억 달러(약 1조원) 이상 자산가만 가입할 수 있으며 재산의 절반 이상을 기부해야 한다.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 테슬라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 영화 스타워즈의 조지 루커스 감독 등이 회원이다. 김 의장은 더기빙플레지 서약에서 “저와 저의 아내는 죽기 전까지 재산의 절반 이상을 사회에 환원한다. 이 기부선언문은 우리의 자식들에게 주는 그 어떤 것들보다도 최고의 유산이 될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어 “고등학교 때는 손님들이 쓰던 식당 방에서 잠을 잘 정도로 넉넉하지 못했던 가정 형편에 어렵게 예술대학을 나온 제가 이만큼 이룬 것은 신의 축복과 운이 좋았다는 것으로밖에는 설명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실제로 김 의장은 자수성가한 ‘흙수저’ 출신이다. 30가구도 안 되는 섬인 전남 완도군 소안면 구도에서 태어난 그는 어릴 때 부모님과 함께 상경했다. 집안 형편 때문에 화가를 꿈꿨지만 수도전기공고로 진학해야 했다. 부모님을 설득해 서울예술대학에서 실내디자인을 전공했다. 뛰어난 디자인 감각과 실력 덕분에 네오위즈, 이모션, 네이버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창업이 성공하기까지 순탄하지는 않았다. 2008년 전세 보증금 등을 투자해 대치동에 가구 회사를 차렸다가 1년 만에 폐업했다. 이어 웹디자이너 출신이란 강점을 살려 ‘전화번호부 앱’ 콘셉트로 배달의민족 사업 아이템을 잡아 2010년 회사를 창업했다. 기대만큼 성과가 나지 않자 음식 배달앱 쪽으로 사업 방향을 수정했다. 당시 이를 위해 직접 온 동네를 다니며 전단지를 수거한 일화는 그의 근성을 보여 준다. 김 의장의 재산은 최근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에 배달의민족을 매각하면서 받은 DH 주식 등을 포함하면 1조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김 의장은 2019년 말 DH에 기업가치 약 4조 7500억원 평가를 인정받아 지분 87%를 매각해 큰 화제를 낳았다. 나아가 그는 딜리버리히어로와 우아한형제들의 합작회사인 ‘우아DH아시아’의 회장을 맡아 아시아 11개 지역의 사업을 총괄할 계획이다.김 의장은 기부 서약서에서 “존 롤스의 말처럼 ‘최소 수혜자 최우선 배려의 원칙’에 따라 그 부를 나눌 때 그 가치는 더욱 빛난다고 생각한다”면서 “제가 꾸었던 꿈이 세상을 변화시키고자 도전하는 수많은 창업자들의 꿈이 된다면 더없이 기쁠 것 같다”고 했다. 특히 “2017년 100억원의 기부를 약속하고 이를 지킨 것은 지금까지 인생 최고의 결정이었다고 생각하며 이제 더 큰 환원을 결정하려 한다”고 말했다. 앞서 김 의장은 사랑의열매에 71억원을 기부하는 등 최근까지 100억원 넘게 기부했다. 사랑의열매 기부금은 역대 개인 기부액 중 최고치다. 기부금은 음식 배달 중 사고를 당한 배달업 종사자(라이더)들의 의료비와 생계비로 쓰이고 있다. 김 의장은 기부금 사용처에 대해서는 “교육 불평등에 관한 문제 해결, 문화 예술에 대한 지원, 자선단체들이 더욱 그 일을 잘할 수 있도록 돕는 조직을 만드는 것을 차근차근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좋은 기업’이 아니라 ‘위대한 기업’이 되고 싶다는 김범수 의장의 철학처럼 사업을 시작하며 기부라는 꿈을 꿔 왔다고 한다. 성공의 정의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김 의장은 “돈을 목표로 하면 안 된다. 저커버그보다 돈을 더 벌 수 없는 게 분명하고 돈으로 1등 하는 건 불가능하다. 내가 내린 성공의 정의는 배우자에게 사랑받고 존경받는 것, 그리고 다른 사람에게 영감을 주는 것”이라고 거듭 밝힌 바 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식당 쪽방서 잠들던 ‘흙수저’ 김봉진 “기부선언문, 내 자녀에겐 최고의 유산”

    식당 쪽방서 잠들던 ‘흙수저’ 김봉진 “기부선언문, 내 자녀에겐 최고의 유산”

    배달앱인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을 창업한 김봉진(45) 의장이 김범수(55) 카카오 이사회 의장에 이어 최소 5500억원으로 추정되는 금액인 재산의 절반 이상을 기부하기로 하면서 우리 사회에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배민 김봉진 의장, 최소 5500억 기부 그동안 국내 재벌 총수들은 개인 재산보다는 회삿돈으로 기부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이들은 부를 사회와 나누고 사회문제 해결을 돕겠다며 기부에 나서고 있어 기존 재벌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사회문제 해결 돕겠다”… 재벌과 차별화 우아한형제들은 18일 김봉진 의장이 세계적 기부클럽인 더기빙플레지 기부자로 등록됐다고 밝혔다. 김 의장은 더기빙플레지 219번째 기부자이자 한국인 첫 가입자다. 더기빙플레지는 2010년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과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부부가 함께 설립한 자선단체로 10억 달러(약 1조원) 이상 자산가만 가입할 수 있으며 재산의 절반 이상을 기부해야 한다.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 테슬라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 영화 스타워즈의 조지 루커스 감독 등이 회원이다. 김 의장은 더기빙플레지 서약에서 “저와 저의 아내는 죽기 전까지 재산의 절반 이상을 사회에 환원한다. 이 기부선언문은 우리의 자식들에게 주는 그 어떤 것들보다도 최고의 유산이 될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어 “고등학교 때는 손님들이 쓰던 식당 방에서 잠을 잘 정도로 넉넉하지 못했던 가정 형편에 어렵게 예술대학을 나온 제가 이만큼 이룬 것은 신의 축복과 운이 좋았다는 것으로밖에는 설명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실제로 김 의장은 자수성가한 ‘흙수저’ 출신이다. 30가구도 안 되는 섬인 전남 완도군 소안면 구도에서 태어난 그는 어릴 때 부모님과 함께 상경했다. 집안 형편 때문에 화가를 꿈꿨지만 수도전기공고로 진학해야 했다. 부모님을 설득해 서울예술대학에서 실내디자인을 전공했다. 뛰어난 디자인 감각과 실력 덕분에 네오위즈, 이모션, 네이버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창업이 성공하기까지 순탄하지는 않았다. 2008년 전세 보증금 등을 투자해 대치동에 가구 회사를 차렸다가 1년 만에 폐업했다. 이어 웹디자이너 출신이란 강점을 살려 ‘전화번호부 앱’ 콘셉트로 배달의민족 사업 아이템을 잡아 2010년 회사를 창업했다. 기대만큼 성과가 나지 않자 음식 배달앱 쪽으로 사업 방향을 수정했다. 당시 이를 위해 직접 온 동네를 다니며 전단지를 수거한 일화는 그의 근성을 보여 준다. 김 의장의 재산은 최근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에 배달의민족을 매각하면서 받은 DH 주식 등을 포함하면 1조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김 의장은 2019년 말 DH에 기업가치 약 4조 7500억원 평가를 인정받아 지분 87%를 매각해 큰 화제를 낳았다. 나아가 그는 딜리버리히어로와 우아한형제들의 합작회사인 ‘우아DH아시아’의 회장을 맡아 아시아 11개 지역의 사업을 총괄할 계획이다.김 의장은 기부 서약서에서 “존 롤스의 말처럼 ‘최소 수혜자 최우선 배려의 원칙’에 따라 그 부를 나눌 때 그 가치는 더욱 빛난다고 생각한다”면서 “제가 꾸었던 꿈이 세상을 변화시키고자 도전하는 수많은 창업자들의 꿈이 된다면 더없이 기쁠 것 같다”고 했다. 특히 “2017년 100억원의 기부를 약속하고 이를 지킨 것은 지금까지 인생 최고의 결정이었다고 생각하며 이제 더 큰 환원을 결정하려 한다”고 말했다. 앞서 김 의장은 사랑의열매에 71억원을 기부하는 등 최근까지 100억원 넘게 기부했다. 사랑의열매 기부금은 역대 개인 기부액 중 최고치다. 기부금은 음식 배달 중 사고를 당한 배달업 종사자(라이더)들의 의료비와 생계비로 쓰이고 있다. 김 의장은 기부금 사용처에 대해서는 “교육 불평등에 관한 문제 해결, 문화 예술에 대한 지원, 자선단체들이 더욱 그 일을 잘할 수 있도록 돕는 조직을 만드는 것을 차근차근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좋은 기업’이 아니라 ‘위대한 기업’이 되고 싶다는 김범수 의장의 철학처럼 사업을 시작하며 기부라는 꿈을 꿔 왔다고 한다. 성공의 정의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김 의장은 “돈을 목표로 하면 안 된다. 저커버그보다 돈을 더 벌 수 없는 게 분명하고 돈으로 1등 하는 건 불가능하다. 내가 내린 성공의 정의는 배우자에게 사랑받고 존경받는 것, 그리고 다른 사람에게 영감을 주는 것”이라고 거듭 밝힌 바 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자수성가 부자 통 큰 기부… 재벌 富대물림과 달랐다

    자수성가 부자 통 큰 기부… 재벌 富대물림과 달랐다

    배달앱인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을 창업한 김봉진(45) 의장이 김범수(55) 카카오 이사회 의장에 이어 최소 5500억원으로 추정되는 금액인 재산의 절반 이상을 기부하기로 하면서 우리 사회에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배민 김봉진 의장, 최소 5500억 기부 그동안 국내 재벌 총수들은 개인 재산보다는 회삿돈으로 기부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이들은 부를 사회와 나누고 사회문제 해결을 돕겠다며 기부에 나서고 있어 기존 재벌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사회문제 해결 돕겠다”… 재벌과 차별화 우아한형제들은 18일 김봉진 의장이 세계적 기부클럽인 더기빙플레지 기부자로 등록됐다고 밝혔다. 김 의장은 더기빙플레지 219번째 기부자이자 한국인 첫 가입자다. 더기빙플레지는 2010년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과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부부가 함께 설립한 자선단체로 10억 달러(약 1조원) 이상 자산가만 가입할 수 있으며 재산의 절반 이상을 기부해야 한다.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 테슬라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 영화 스타워즈의 조지 루커스 감독 등이 회원이다.김 의장은 더기빙플레지 서약에서 “저와 저의 아내는 죽기 전까지 재산의 절반 이상을 사회에 환원한다. 이 기부선언문은 우리의 자식들에게 주는 그 어떤 것들보다도 최고의 유산이 될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어 “고등학교 때는 손님들이 쓰던 식당 방에서 잠을 잘 정도로 넉넉하지 못했던 가정 형편에 어렵게 예술대학을 나온 제가 이만큼 이룬 것은 신의 축복과 운이 좋았다는 것으로밖에는 설명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실제로 김 의장은 자수성가한 ‘흙수저’ 출신이다. 30가구도 안 되는 섬인 전남 완도군 소안면 구도에서 태어난 그는 어릴 때 부모님과 함께 상경했다. 집안 형편 때문에 화가를 꿈꿨지만 수도전기공고로 진학해야 했다. 부모님을 설득해 서울예술대학에서 실내디자인을 전공했다. 뛰어난 디자인 감각과 실력 덕분에 네오위즈, 이모션, 네이버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창업이 성공하기까지 순탄하지는 않았다. 2008년 전세 보증금 등을 투자해 대치동에 가구 회사를 차렸다가 1년 만에 폐업했다. 이어 웹디자이너 출신이란 강점을 살려 ‘전화번호부 앱’ 콘셉트로 배달의민족 사업 아이템을 잡아 2010년 회사를 창업했다. 기대만큼 성과가 나지 않자 음식 배달앱 쪽으로 사업 방향을 수정했다. 당시 이를 위해 직접 온 동네를 다니며 전단지를 수거한 일화는 그의 근성을 보여 준다. 김 의장의 재산은 최근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에 배달의민족을 매각하면서 받은 DH 주식 등을 포함하면 1조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김 의장은 2019년 말 DH에 기업가치 약 4조 7500억원 평가를 인정받아 지분 87%를 매각해 큰 화제를 낳았다. 나아가 그는 딜리버리히어로와 우아한형제들의 합작회사인 ‘우아DH아시아’의 회장을 맡아 아시아 11개 지역의 사업을 총괄할 계획이다.김 의장은 기부 서약서에서 “존 롤스의 말처럼 ‘최소 수혜자 최우선 배려의 원칙’에 따라 그 부를 나눌 때 그 가치는 더욱 빛난다고 생각한다”면서 “제가 꾸었던 꿈이 세상을 변화시키고자 도전하는 수많은 창업자들의 꿈이 된다면 더없이 기쁠 것 같다”고 했다. 특히 “2017년 100억원의 기부를 약속하고 이를 지킨 것은 지금까지 인생 최고의 결정이었다고 생각하며 이제 더 큰 환원을 결정하려 한다”고 말했다. 앞서 김 의장은 사랑의열매에 71억원을 기부하는 등 최근까지 100억원 넘게 기부했다. 사랑의열매 기부금은 역대 개인 기부액 중 최고치다. 기부금은 음식 배달 중 사고를 당한 배달업 종사자(라이더)들의 의료비와 생계비로 쓰이고 있다. 김 의장은 기부금 사용처에 대해서는 “교육 불평등에 관한 문제 해결, 문화 예술에 대한 지원, 자선단체들이 더욱 그 일을 잘할 수 있도록 돕는 조직을 만드는 것을 차근차근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좋은 기업’이 아니라 ‘위대한 기업’이 되고 싶다는 김범수 의장의 철학처럼 사업을 시작하며 기부라는 꿈을 꿔 왔다고 한다. 성공의 정의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김 의장은 “돈을 목표로 하면 안 된다. 저커버그보다 돈을 더 벌 수 없는 게 분명하고 돈으로 1등 하는 건 불가능하다. 내가 내린 성공의 정의는 배우자에게 사랑받고 존경받는 것, 그리고 다른 사람에게 영감을 주는 것”이라고 거듭 밝힌 바 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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