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수혈
    2026-01-23
    검색기록 지우기
  • 조기
    2026-01-23
    검색기록 지우기
  • 수장
    2026-01-23
    검색기록 지우기
  • 지검
    2026-01-23
    검색기록 지우기
  • 영하
    2026-01-23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3,025
  • [서울광장] 오세훈과 나비효과/임태순 논설위원

    [서울광장] 오세훈과 나비효과/임태순 논설위원

    지난해 8월 오세훈 당시 서울시장이 무상급식을 주민투표에 부칠 때 그의 행보가 우리 사회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예상한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1년이 지난 지금 그가 가져온 후폭풍은 상상을 초월한다. 작은 나비의 날갯짓이 폭풍우와 같은 변화를 가져온다는 ‘나비효과’를 실감하게 된다. 그는 무상급식을 주민투표에 올리면서 서울시장직을 내걸었다. 그로선 배수진을 친 것이지만 선거결과는 참패였다. 투표율이 개표기준인 33.3%에 못 미쳐 투표함을 열어보지도 못했다. 그가 사태를 자초한 만큼 그는 시장직에서 내려와야 했다. 여권 내 지지율 2위라는 잠룡의 지위도 한순간에 날아갔다. ‘리틀 이명박’으로 불리며 ‘이명박 서울시장’의 성공방정식을 추종해온 그의 퇴장은 이명박 대통령에게도 타격을 가져왔다. 든든한 방패막이 무너지면서 레임덕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그의 퇴진은 새누리당의 대권 경선 가도에도 찬물을 끼얹었다. 박근혜 후보의 잠재적 대항마가 사라졌으니 경선이 흥행에 성공할 리 있겠는가. 오세훈이 물러나면서 서울시정에는 시민운동이라는 새로운 피가 수혈됐다. 시민운동가 출신의 박원순 후보가 보궐선거에서 승리했기 때문이다. 서울시 행정이 비정부기구(NGO) 등 시민운동세력과 접목하고, 비제도권이 제도권으로 진입한 것이다. 그는 지난달 취임 1년 기자회견을 하면서 전임 시장들과 달리 소박하게 마을공동체를 통한 도시 혁신을 부르짖었다. 청계천 복원, 광화문 광장, 도시 디자인, 한강 르네상스 등 대형 사업 대신 삶의 질 개선, 복지, 소통 등 시정의 차별화를 꾀했다. 박 시장은 희망제작소를 성공적으로 운영하며 사업수완을 보였지만 많은 사람들은 행정 경험이 없는 그가 서울시 살림을 잘 꾸려갈 수 있을지 반신반의했다. 그러나 그는 이런 우려를 불식시켰다. 수소전지·태양광사업 등을 통한 원전 하나 줄이기 사업, 도시 텃밭 조성 등 다소 현실성이 결여된 어설픈 정책을 내놓기도 했지만 서울시민 복지기준을 제정하고 정주형 도시개발정책을 선보이는 등 무리 없이 시정을 이끌어 왔다. 그의 연착륙은 그에게 서울시장 후보직을 양보한 안철수 전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무소속 대선 후보로 부상하는 데 자양분이 됐다. 만약 그가 서울시정에서 죽을 쑤었으면 오늘의 안철수는 없었을 것이다. 갈팡질팡 행정으로 서울시를 엉망으로 이끌었다면 제3세력에 대한 시민들의 기대감, 신뢰는 여지없이 무너져 안철수 후보도 뜨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안철수의 리트머스 시험지 역할을 한 박원순 시장은 안 후보에게 제대로 보은을 한 셈이다. 이제 그에게 남은 과제는 시민운동의 참신성, 신선함을 어떻게 시정에 착근시켜 도식적이고 정형화된 관료행정을 업그레이드하느냐에 모아진다. 한편으론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와 단일화를 앞두고 있는 안철수 후보가 제3의 방식으로 대권을 쟁취할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안철수 후보가 국민들로부터 많은 지지를 받고 있는 것은 기성 정치권, 제도권이 제 역할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가 어떤 열매를 맺을지 알 수 없지만 우리 사회의 변화에 대한 갈망, 역동성이 크다는 것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그의 도전은 무의미하지 않다고 할 수 있다. 정치권이 이러한 바람을 어떻게 수렴하느냐에 따라 우리 사회는 한발 더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오세훈의 진정한 나비효과는 정치지형의 변화보다 복지에 대한 화두를 던진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는 선택적 복지를 주장하며 스스로를 제단에 올렸지만 정치권은 무상보육 등 좌클릭만 하고 있다. 여야 가리지 않고 대선을 맞아 곳간이 비는 것은 아랑곳하지 않고 선심성 공약을 남발하고 있다. 국민들도 이성적으로는 무상복지를 미심쩍어하지만 심정적으로는 무상복지에 쏠려 있다. 우리 사회가 감당할 수 있으면 괜찮지만, 그렇지 않다면 오세훈은 다시 환생할지도 모를 일이다. stslim@seoul.co.kr
  • 현대과학·의학 발전에 내몸을 기부하는 5가지 방법

    현대과학·의학 발전에 내몸을 기부하는 5가지 방법

    미국 테네시대 인류학연구소에는 ‘보디팜’(인체 농장)이 있다. 1981년에 만들어진 보디팜은 말 그대로 시체가 부패하는 과정을 관찰하는 거대한 농장이다. 지난 30년 동안 사람이 죽은 뒤 시체에 모여드는 벌레의 순서와 종류, 땅에 묻힌 시체와 나무에 매달린 시체는 어떻게 서로 다르게 부패하는지 등 기존 과학의 영역에서 다루지 않았던 수많은 지식들을 이곳에서 얻었다. 사망 추정시간과 사인 분석 등 과학수사에도 획기적인 영향을 미쳤다. 보디팜의 원동력은 자신의 몸을 기부하는 사람들이다. 최근 10년간 이 농장에 자신의 시신을 기부한 사람은 1000명에 이른다. 무언가를 연구할 때 가장 좋은 방법은 직접 대상을 실험하는 것이다. 하지만 사람의 몸을 연구하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아무 시체나 가져다 쓸 수도 없고, 살아 있는 사람을 실험하기란 더욱 어렵다. 불치병에 걸렸다고 해서 효능이 입증되지 않은 약을 쓸 수도 없다. 이 때문에 학자들은 동물을 통해 간접적으로 실험을 진행하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 하지만 결국 어느 시점에는 ‘실험실의 사람’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스스로를 ‘기부’하는 참여자들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흔히 사람들은 인체 기부를 ‘사후 기증’과 같은 의미로 받아들인다. 그러나 꼭 죽은 후에만 인류와 과학의 발전에 자신을 내놓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현대 과학과 의학에는 자신을 기부할 수 있는 여러 단계와 쓰임새가 있다. 수많은 실험이 자원자를 필요로 한다. 대학의 심리학 연구소가 대표적인 예다. 심리학자들은 가장 평범한 사람들의 정신과 행동을 끊임없이 살핀다. 이를 통해 사람의 가장 기본적인 성향을 분류하고, 특이한 사람들을 가려낼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비정상적인 자극이나 충격이 주어질 수도 있어 정신이나 행동에 대한 실험을 ‘절대 위험하지 않다’고 말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심리테스트에도 윤리적 기준을 정하도록 하고 있다. 좀 더 첨단 기기에 몸을 맡겨 보고 싶다면 신경학·신경과학 연구소도 있다. 뇌전도를 붙이고 실험실에서 자거나, 기능성 자기공명영상(fMRI) 기기 속에서 인터넷을 통해 이것저것 구매해 보는 것이 과학적으로는 중요한 자료가 된다. 허용량 이내의 전자파와 방사선을 감수하겠다는 마음가짐만 있으면 된다. 피부나 머리카락 하나도 다치지 않으면서 할 수 있는 자원봉사다. 병원이나 제약사는 실험법이나 약품을 시장에 출시하기 전에 최종적인 검증 단계가 필요하다. 이 실험에 참여하면 대부분의 경우 안전하지만, 드물게 부작용이 나타날 수도 있다. 위험성이 있는 만큼 참가자들에게는 보통 금전적인 보상이 주어진다. 이 단계에서 일어나는 부작용 사고는 아주 큰 뉴스가 된다. 평균 수백억원, 많게는 수천억원이 투입된 신약 개발이 막판에 원점으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피해자가 일반인인 만큼 소문을 막기도 힘들다. 영국 일간 가디언의 과학 칼럼니스트 딘 버넷은 “제약사 사이에서는 절대적으로 안전하다는 확신이 없으면 일반인을 대상으로 테스트를 하지 않는 것이 기본인 만큼 오히려 안전하다고 볼 수도 있다.”고 밝혔다. 2단계에서도 기부자는 자신의 모든 것을 그대로 지킬 수 있다. 이제부터는 잃는 것이 생긴다. 3단계의 가장 대표적인 기부가 헌혈이다. 헌혈은 일방적인 기부가 아니다. 헌혈증이 수혈비를 대신할 수 있는 것처럼 언젠가 기부자는 수혜자가 될 수 있다. 피는 수혈로 사람의 생명을 구할 수도 있지만 가장 훌륭한 연구 소재이기도 하다. 대부분의 나라는 헌혈을 국가가 직접 관리하는 시스템 안에 둬 개인적인 혈액 거래를 막고 있다. 건강검진은 헌혈 과정에서 생기는 부수입이다. 기부자가 자신이 모르는 병에 걸렸거나, 영양 균형이 깨진 상태라면 이보다 좋은 체크 방법은 없다. 3단계는 어찌 보면 1, 2단계에 앞서 누구나 해야 하는 가장 고귀한 기부인 셈이다. 4단계부터는 중요한 결심이 필요하다. 자신의 신체 일부를 영원히 줘야 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는 죽은 다음에 가능하지만, 살아 있는 동안에도 실행에 옮기는 사람들이 많다. 생존자가 이 같은 기부를 하는 것은 신장이나 간, 골수 등의 이식을 위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식은 쉬운 수술이 아닌 만큼 이들은 목숨을 건 고귀한 행동에 도전하는 사람들이다. 사후에 신체 일부를 연구실이나 대학에 기증하는 것이 과학과 인류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한다는 것도 두말할 여지가 없다. 부분 기부자의 대부분은 자신의 질병에 대한 복수를 꿈꾼다. 병원이나 연구소에 뇌를 기증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행동이 언젠가 알츠하이머와 파킨슨병을 정복할 토대가 될 것으로 믿는다. 이는 분명한 사실이다. 다른 장기나 조직들도 항상 부족하다. 연구의 기본은 ‘근본’을 찾는 것이다. 이 때문에 과학이 암환자에게 필요한 것은 그들의 시체 그 자체이지, 잘라낸 종양이 아니다. 전세계 자연사박물관에는 사람의 시신을 해부한 전시물들이 있다. 하지만 실제 기증된 시신 거의 대부분은 의학과 과학을 가르치고, 연구하는 데 사용된다. 시신 기증자가 없는 의과대학은 상상할 수조차 없다. 살아 있는 사람을 상대로 배를 갈라서 가르칠 수는 없는 노릇이니 말이다. 다만 모든 사람이 시신을 기증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사망 원인이 치명적인 바이러스나 박테리아라면 실험 과정에서 엄청난 재앙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 때문에 국가별로 전염병에 걸린 사람의 시신 기증을 금하는 절차도 법제화돼 있다. 특이한 질병의 원인과 해석을 목적으로 한 4단계와 달리 5단계의 기부는 ‘평범함’을 추구한다. 버넷은 “역설적이지만 가장 건강한 시신이 가장 좋은 기증자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세계과학자지도가 바뀐다

    세계과학자지도가 바뀐다

    타이완계 미국인인 여눙 얀과 릴리 얀은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UCSF) 신경과학과에 재직 중인 부부 교수다. 두 사람이 연구실을 처음 차렸던 1980년, 연구실 학생과 연구원 11명 중 9명이 미국인이었다. 30년이 지난 현재 연구실에는 중국인이 16명으로 가장 많다. 한국인이 2명이고, 캐나다·인도·싱가포르·타이완·터키·독일 연구원이 각 한명씩이다. 미국인은 12명으로 전체의 3분의1에 불과하다. 이 같은 변화는 미국뿐 아니라 독일, 호주 등 많은 나라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다. 과학저널 ‘네이처’는 최근호에서 이 같은 전세계 과학인들의 이동을 집중 조망했다. 두뇌 유출이 국부 유출이라는 비판은 굳이 한국에만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니다. ‘과학’에만 국경이 없는 것이 아니라 ‘과학자’에게도 국경이 사라지고 있다. ●국적은 무의미한 개념 1970년대 미국에서 물리학 박사 학위를 받는 사람 중 외국인은 25% 정도였다. 하지만 2010년에는 외국인 비중이 50%를 넘어섰다. 과학계를 통틀어 미국의 해외 연구자 비중은 38%에 이른다. 네이처는 “미국처럼 외국 과학자에 대한 거부감이 적고 연구비 지원이 많은 국가, 성과에 대한 보상이 확실한 국가일수록 외국 과학자들이 선호하게 마련”이라며 “이 때문에 많은 국가에서 우수한 연구자들을 해외에 빼앗기는 데 대한 강한 거부감이 사회 문제화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1981년부터 2003년까지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인용된 과학논문의 저자 8명 중 1명은 개발도상국 출신이었다. 하지만 이들 중 80%는 자신의 나라가 아닌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에서 연구를 진행했다. 미오드 하드리아 뉴델리 네루대 교수는 “최고로 빛나는 인재들의 최고의 연구 성과가 다른 나라의 것이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지아주립대 연구팀은 이 같은 과학자들의 이동이 지엽적으로만 알려져 있을 뿐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데이터베이스가 없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이들은 생물학·화학·지구과학·재료공학 등 4개 분야에 종사하는 16개국 1만 7000명의 연구자를 대상으로 출신국과 현재의 연구 근거지를 추적 조사했다. 최종 연구결과는 오는 12월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에 게재될 예정이다. 이들의 연구는 미국과 영국 등이 여전히 과학자들이 선호하는 나라이지만 다른 주요국에서도 점차 외국 과학자의 비중이 늘어나는 ‘해외 인력 유입’이 뚜렷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조사대상 중에는 한국인 연구자들도 포함됐지만 이동 수가 많거나 외국인 비율이 높은 상위 16개국에는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중국 역시 자국의 해외 과학자 비중을 알 수 없어 해외에서 연구하고 있는 중국 출신 연구자의 비중만 조사했다. 조사결과, 미국은 더 이상 해외 과학자를 가장 많이 수혈받는 나라가 아니었다. 스위스는 해외 연구자가 57%로 자국 연구자보다 많았고, 캐나다(47%), 호주(43%)도 38%인 미국보다 해외 과학자 비중이 높았다. 해외 연구자의 비중이 가장 낮은 국가는 인도로, 해외 과학자가 아예 통계에 잡히지 않는 순수 수출국이었다. 일본(5%)이나 이탈리아(3%)는 주요국 중 해외 과학자 비중이 가장 낮은 곳에 속했다. 일본의 경우 해외 과학자의 12%를 한국인이 차지하는 점이 눈에 띄었다. 독일은 23%가 해외 출신이었지만 어떤 국가도 10%를 넘지 않아 출신국 다양성이 가장 높았다. 사실상 전세계의 과학자가 국적이 무의미할 정도로 섞이고 있는 것이다. 물론 해외 이주를 선택한 이들의 장래가 밝기만 한 것은 아니다. 이탈리아 밀라노대 연구에 따르면 미국 내 박사후연구원의 61%가 외국 출신이지만 이들 중 교수가 돼 미래가 보장되는 사례는 35%에 불과하다. 한국에서 해외에 나간 과학자들이 돌아오지 않는다는 점을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이고 있지만 이는 국제적으로 공통된 현상이다. 1993년부터 2007년까지 미국에서 교수직을 얻은 해외 과학자 2000명 중 고국으로 돌아갈 계획이 있다고 답한 사람은 고작 9%에 불과했다. 그나마 이들 중 50세 이후에 돌아가겠다고 대답한 사람이 35~45세라고 답변한 사람보다 7배나 많았다. ●닫힌 문화가 외국인 과학자 유치의 장벽 ‘부자 나라’가 과학자들이 선호하는 나라의 첫째 조건은 아니다. 유난히 해외과학자 이주율이 낮은 일본과 이탈리아를 보면 연구비 지원보다는 폐쇄적인 사회구조에 대한 거부감이 높다. 맨체스터대 연구진의 조사 결과 두 나라에 대해 유난히 ‘외국인이 직장을 잡기 힘든 나라’라는 고정관념을 가진 과학자들이 많았다. 실제로 외국 과학자 비중이 높은 스위스의 경우 박사후연구원의 비중이 74%에 이르렀지만 교수가 된 사례도 52%에 달했고, 캐나다 역시 각각 66%와 44% 수준이었다. 반면 일본은 외국 출신 박사후연구원 비중은 44%였지만 외국인 교수는 2%에 불과했다. 과학자들이 막연한 고정관념을 가진 것만은 아닌 셈이다. 비자 문제 역시 과학자들에게 중요한 고려 요소다. 과학계에서 미국의 영향력이 줄어들고 있는 데는 9·11 테러 이후 중동이나 아프리카권 출신자에 대한 비자 발급 요건이 강화된 것이 주요 이유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반면 해외 과학자 유치를 위해 정부 차원의 강력한 지원이 이어지고 있는 한국은 세계 과학계에서 새롭게 주목받는 기회의 땅이다. 네이처는 “한국과 중국은 외국 과학자들에게 더 좋은 자리가 계속 생겨나고 있고, 해외에 나와 있는 학생들도 고국으로 돌아가기를 소망하는 곳”이라고 평가했다. 과학인들의 대이동 속에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중국’이다. 조사대상 연구자의 59%는 2020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이 있는 나라가 중국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과학 분야에서 중국이 1위가 될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은 12%에 불과했다. 중국에서 연구하고 싶다고 대답한 사람도 8%에 그쳤다. 네이처는 “우수한 과학자를 유치하는 것은 단순히 힘이나 돈의 논리는 아니다.”면서 “미국으로 가기를 희망하는 사람이 줄어든다고 해서 중국으로 가기를 희망하는 사람이 그만큼 늘어나는 것이 아닌 것처럼 더 나은 과학자를 유치하기 위해서는 문화나 환경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그리스 긴축 목표 시한 2016년까지 2년 연장”

    그리스가 국제채권단으로부터 긴축 목표 달성 시한을 2년 연장하는 합의를 이끌어냈다. 24일 BBC에 따르면 야니스 스투르나라스 그리스 재무장관은 이날 의회에서 “시한 연장을 얻어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그리스의 재정적자 감축 목표 시한은 당초 2014년에서 2016년으로 미뤄졌다. 스투르나라스 장관은 채권단과 135억 유로 규모의 새 긴축안에도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리스 정부는 이 같은 합의안을 25일 유럽연합(EU) 실무그룹 미팅에서 발표할 예정이며, 이와 관련한 2개의 긴축 법안 초안을 내주 의회에 제출해 다음 달 12일 표결을 거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합의는 EU 각국 정부의 승인도 얻어야 한다. 새 긴축안은 긴급 자금 수혈과 함께 긴축 목표 시한을 2년 연장하는 대신 ‘트로이카’의 통제를 더욱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추가 구제금융 자금은 유럽중앙은행(ECB) 같은 외부기관이 관리하는 3자 예탁계좌로 이체돼 그리스가 임의로 쓰지 못하도록 통제를 받는다. 또 긴축목표 달성에 실패하면 공공부문 예산을 의무적으로 삭감해야 하고, 채권 발행도 EU 집행위 등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스투르나라스 재무장관은 “이번 긴축안은 부채 탕감과 이자율 축소, 구제금융 만기일 연장 등 조치가 포함돼 채무 위기 극복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슈테펜 자이베르트 독일 정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기자회견에서 그리스의 긴축 목표 시한 2년 연장 합의 보도는 근거가 없다고 밝혔으며, EU 집행위원회도 “아직 합의된 바 없다.”고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젊은피 수혈로 진짜 젊어질 수 있나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관련해 미국이나 유럽에서 오래전부터 전해지는 소문이 있다. 김 위원장이 젊음을 유지하기 위해 건강한 어린 처녀들의 피를 정기적으로 수혈해 노화를 늦췄다는 것이다. 이런 속설은 고대 중국이나 유럽 왕가에서도 전해졌다. 어린 아이들과 잠자리를 같이 하거나 젊은 처녀의 피를 마시는 등의 ‘젊음 유지법’은 어느 국가에서나 전해 내려온다. 근거 없는 낭설이나 전설로 치부되어 온 이 같은 처방의 효능이 실제 동물실험에서 확인돼 화제다. 미국 스탠퍼드대 연구진은 최근 뉴올리언스에서 열린 ‘신경과학회 연례학회’에서 “어린 쥐의 피를 나이든 쥐에 수혈한 결과 기억과 학습효과가 크게 향상됐다.”고 밝혔다. 연구를 주도한 솔 빌레다 교수는 “만약 사람에게 어린 사람의 피를 주입하는 것이 같은 효과가 있느냐고 묻는다면 그럴 수도 있다고 답하겠다.”면서 “3년 전에만 해도 이런 생각은 실제로 시도해볼 엄두조차 나지 않는 어처구니없는 생각이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나이 든 쥐와 어린 쥐의 피가 서로 자연스럽게 돌면서 섞일 수 있는 순환시스템을 사용했다. ‘비동시성 개체연결’로 불리는 이 시스템은 면역저항 등의 문제가 없어 실제 병원에서도 사용된다. 며칠간 이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가동하자 나이 든 쥐에서 노화가 늦춰지는 뚜렷한 징후들이 나타났다. 나이가 들면 감소하는 뇌의 줄기세포가 늘어나기 시작했고, 뇌세포 간의 연결이 20% 이상 증가했다. 빌레다 교수는 “뇌세포 간의 단절은 노화의 상징”이라며 “뇌세포 연결이 증가하는 것은 노화에 역행하는 것은 물론 학습력과 기억력이 증가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밝혔다. 실제로 빌레다 교수팀이 18개월 된 쥐에 2개월 된 쥐의 피를 주입하자 이들은 미로 실험에서 4~6개월 쥐와 비슷한 수준의 학습능력을 보이기도 했다. 이번 실험은 지난해 다른 스탠퍼드대 연구진의 발표와 상당부분 일치한다. 당시에는 어린 쥐에 나이 든 쥐의 피를 주입하자 급속히 노화가 진행됐다. 연구진은 젊은 쥐의 피가 각종 생체활동의 속도와 수준을 급속히 높이는 작용을 한다고 보고 있다. 사람을 비롯한 동물의 피는 생체 내에서 다양한 화학반응을 일으키는데, 나이가 들수록 반응속도 및 효율이 떨어진다. 젊은 피가 이를 상쇄하기 때문에 수혈이 생체시계를 거꾸로 돌리는 효과를 나타낸다는 것이다. 크리스 메이슨 런던대 교수는 “현재의 약들은 노화를 늦추는 데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서 “만약 이번 실험을 계기로 노화에 직접적으로 역행하는 방법이 개발된다면 우리의 후손들은 영생의 꿈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총 1040건 접수… 건강분야 40% ‘最多’

    지난해 9월 공익신고자보호법이 시행된 이후 올 9월까지 1년간 국민권익위원회에 접수된 공익침해 신고가 1000건이 넘었다. 유형별로는 건강 분야의 신고가 전체의 40%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권익위에 따르면 지난해 9월 30일 법이 시행된 뒤 1년간 권익위에 접수된 신고는 1040건으로 이 가운데 수사기관으로 이첩된 것이 99건이라고 밝혔다. 공익신고자보호법은 국민의 건강과 안전환경, 소비자 이익, 공정경쟁 관련 신고로 불이익이 우려되는 신고자를 보호하기 위한 장치다. 권익위를 비롯해 중앙행정기관, 지방자치단체, 공직유관단체, 기업 등도 공익신고를 접수하는 기관에 포함돼 있다. 권익위 자체 접수 현황에 따르면 전체 신고 가운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것은 건강(417건) 분야로 40.1%로 집계됐으며 이어 환경(12.3%), 소비자 이익(11.8%) 등의 순이었다. 권익위는 “건강이나 환경 관련 신고가 많은 것은 공정경쟁 침해 행위 등 다른 분야에 비해 위반 행위를 파악하기가 상대적으로 용이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공익침해 신고를 한 뒤 신변보호 등을 요청한 사례는 모두 14건이었다. 권익위는 “이 가운데 4건에 대해서는 보호의 필요성이 인정돼 요청이 받아들여진 상태”라면서 “해고나 정직 등 불이익을 받은 경우는 복직 및 징계처분 취소, 신분노출로 신변위협을 느끼는 신고자에게는 주거지 순찰 강화 등의 보호조치가 취해진다.”고 말했다. 특히 수사기관으로 이첩된 것들 중에는 사회적 파장이 큰 것들이 많았다. 철도교량 하부보강 부실공사, 유사석유 판매, B형간염 수혈감염 의혹, 무허가 건강식품 제조 및 허위광고 등이 대표적 사안으로 꼽힌다. 한편 권익위를 포함, 전체 공공기관에서 접수한 공익신고 총 건수는 법 시행 이후 지난 6월 말까지 6만 5500여건으로 파악됐다. 보상 및 포상금 지급액은 8억여원을 넘었다. 공익심사정책과 관계자는 “공익신고 적용 대상 법률 180개 가운데 보상·포상금이 지급된 관련 법률은 22개로 전체 신고건수의 약 54%(3만 5600여건)를 차지했다.”면서 “이는 보상·포상금 지급이 공익침해 행위를 적극 신고하는 주요 배경으로 작용했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대선후보 3인 ‘유머 스타일’

    대선후보 3인 ‘유머 스타일’

    정치에서 유머는 단순한 우스갯소리가 아니다. 백 마디의 심각한 연설보다 한마디의 번뜩이는 재담이 유권자들을 매료시키고 감성을 움직인다. 때로는 자신에게 불리한 논쟁을 잠재우는 강력한 무기가 되기도 한다.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은 자신의 약점인 고령의 나이가 논쟁거리가 되자 70회 생일파티에서 “오늘은 내 39회 생일의 31번째 기념일”이란 재치 있는 위트로 나이 문제를 거론하는 반대파를 머쓱하게 했다. 정치인의 이미지 개선에도 유머는 필수적이다. 린든 존슨 미국 대통령은 고집세고 투박한 기질을 감추기 위해 유머로 친숙한 이미지를 연출했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흑인이란 이유로 자신을 외면한 백인 유권자들을 유머 넘치는 연설로 사로잡았다. 긴장감이 감도는 살벌한 정치판에 인간미를 불어넣고, 무형의 정치를 생물로 만들어 그 안의 정치인을 돋보이게 하는 게 바로 유머의 힘이다. 진중한 뉴스보다 정치풍자코미디가 흥미를 끄는 것처럼, 정색하고 화만 내는 정치보다는 웃음을 주는 정치가 대중의 사랑을 받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한국에서도 이미지 정치와 감성 정치의 비중이 커지면서 대선 후보들이 유머를 사용하는 빈도가 늘고 있다. 김대중·노무현·이명박 대통령이 ‘눈물의 정치’를 활용했다면 이번 대선부터는 ‘웃음의 정치’가 뜨고 있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의 유머는 ‘감성의 유머’다. 지난 8월 ‘반값등록금 실현 방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에서 대학생들에게 “심장의 무게가 얼마인지 아나. 정답은 ‘두근두근’ 네 근이다. 여러분을 만나러 오면서 제 마음이 바로 그랬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만나러 왔는데 어떻게 두근두근하지 않을 수 있겠느냐.”라고 말해 갈채를 받았다. ‘박근혜식 썰렁개그’로 의도된 허점을 보여 친근감을 유도하기도 한다. “충청도 말로 ‘개고기 먹을 줄 아세요.’는 ‘개 혀’인가요.”, 가천대 특강에서 사회자가 물병째 물을 마실 것을 권하자 “이건 나발을 부는 거예요.”라고 농담하는 식이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늘 진지한 표정으로 유머와는 거리가 멀어 보이지만 가끔씩 촌철 유머를 던진다. 지난 5일 시민캠프 회의에서는 ‘호남의 아들이냐, 경남의 아들이냐.’는 질문에 “호남의 정치적 아들, 경남의 생물학적 아들”이라고 뼈 있는 위트를 구사했고 15일 전국상공인과의 대화에선 “오랫동안 등산을 못했다. 내년부터 북악산(청와대 뒷산)으로 등산을 다닐 수 있게 도와 달라.”며 재치 있게 지지를 호소했다. 또 “안철수 후보가 ‘정당후보론’에 대해 ‘어처구니없다’고 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여기서 저와 같이 있으면서 취재하셨는데 (안 후보가 청주교대 강연에서 한 말을) 어떻게 들으셨나요.”라며 농담으로 받아치기도 했다. 안 후보는 유머도 장고 끝에 내놓는 스타일이다. 지난 7월 SBS예능프로그램 ‘힐링캠프’에서 구사한 “복수혈전이 의학영화인 줄 알았다.”, “학창시절 성적표에 ‘수’가 별로 없었는데 ‘수’가 하나 있기에 보니 내 이름 철수의 ‘수’더라.”라는 유머는 안 후보가 고심해 준비해 온 유머였다. IT업계 출신이다 보니 관련 분야의 유머도 잘 구사하는데, 지난 9월 21일 청년창업사관학교 청년 CEO간담회에선 사회자가 무선마이크의 아래를 잡으면 작동이 잘 안 된다고 말해주자 “아이폰과 똑같네요.”라고 농을 던지기도 했다. 아이폰4 제품 아랫부분을 잡으면 수신율이 떨어져 애플사를 곤혹스럽게 했던 이른바 ‘안테나 게이트’에 착안한 유머였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송수연기자 songsy@seoul.co.kr
  • [지금 대전청사에선…] 철도公 최강윤본부장 전직장 휴직 논란

    [지금 대전청사에선…] 철도公 최강윤본부장 전직장 휴직 논란

    한국철도시설공단(철도공단)이 지난 3월 외부 공모로 채용한 최강윤(55) 기술본부장이 한국철도기술연구원(철기연)을 휴직한 상태에서 재직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적정성’ 논란이 일고 있다. 겸업 금지 여부가 도마에 오른 것이다. 최 본부장은 철기연 시험인증·안전센터장직을 맡고 있을 당시 공모에 응시, 선발되자 휴직을 하고 철도공단 상임이사로 취임했다. 휴직기간은 2012년 3월 20일부터 2014년 3월 19일까지다. 철기연은 10년 이상 재직자에 한해 연구와 관련된 취업 시 2년간 휴직을 인정하고 있는데, 공기업에 채용된 것은 최 본부장이 처음이다. 채용 과정에서 철도공단이 철기연에 추천을 요청했고, 최 본부장이 단독 응모했음에도 임용 절차를 진행해 ‘내정설’까지 더해지고 있다. “2차례 내부 공모와 1차례 외부공모에도 지원자가 없어 고육지책으로 전문가를 영입한 것”이라는 공단의 설명에 내부에서조차 ‘어불성설’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기술본부는 김광재 이사장 취임 이후 조직개편을 통해 신설됐다. 상이한 전기·궤도·차량·수송 등을 통합한 조직으로 ‘적임자’를 찾는 것이 무리였고, 경부고속철도 2단계 구간 선로전환기 문제까지 겹쳐 부담도 컸다. 당시 임명이 아닌 공모를 고수, 외부로부터 수혈받자 철도건설 전문조직으로서 부끄럽다는 자조가 새 나오기도 했다. 공공기관운영에 관한 법률에 ‘겸업 금지’ 조항이 있지만 기획재정부는 ‘휴직 후 재취업’이 위법은 아니라는 판단이다. 코레일은 공단과 달리 휴직도 근무로 인정해 채용 시 배제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전문성 강화를 위해 외부 수혈은 필요하다.”면서도 “계약이 끝나면 이해관계가 있는 기관으로 복귀하는 사람을 최고위직에 배치한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프로야구] 16일 SK-롯데 플레이오프 1차전 키워드

    [프로야구] 16일 SK-롯데 플레이오프 1차전 키워드

    또 만났다. 지난 시즌 사상 처음으로 플레이오프(PO)에서 격돌했던 SK와 롯데가 올해도 한국시리즈 진출 티켓을 놓고 맞닥뜨린다. 지난해 PO에 직행하고도 5차전에서 박정권의 홈런 두 방에 무릎을 꿇은 롯데는 역대 최강의 ‘양떼 불펜’을 내세워 아픔을 되갚겠다고 벼른다. 반면 SK는 ‘벌떼 불펜’을 이끄는 좌완 박희수·정우람과 ‘가을 DNA’를 장착한 타선으로 6년 연속 한국시리즈를 밟겠다는 각오다. ●마운드… 정우람 vs 정대현 1년 전이 SK 불펜과 롯데 타선의 싸움이었다면, 이제는 불펜 전통 강호와 신흥 강호의 격돌이다. 한층 강해진 롯데 불펜의 중심에는 준PO 최우수선수(MVP) 정대현(34)이 있다.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한 8월부터 마운드에 오른 정대현은 정규 시즌 24경기에서 평균자책점 0.64를 기록했다. 친정팀 SK엔 다소 약한 모습이었지만 큰 경기에 강한 만큼 PO에서의 활약이 기대된다. 지난 시즌 함께 롯데로 건너온 이승호도 롱릴리프 임무를 부여받았고 필승 계투조 최대성과 강영식, 김성배, 김사율 등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롯데 계투진은 정규리그에서 평균자책점 3.35로 부문 2위에 올랐다. SK 역시 다소 약해졌지만 리그 최고의 불펜진을 갖고 있다. 좌완 원투펀치 박희수와 정우람이 건재하다. 박희수는 올 시즌 65경기에 출장, 역대 최다인 34홀드와 8승1패6세이브를 올리고 평균자책점 1.32를 찍어 ‘철벽’의 위용을 자랑했다. 마무리로 전업한 정우람 역시 30세이브 평균자책점 2.20으로 든든하게 뒷문을 지키고 있다. 둘은 롯데에도 강하다. 박희수는 올 시즌 롯데전에 10차례 등판해 평균자책점 1.38을 찍고 6승1세이브와 2홀드를 챙겼다. 정우람도 다섯 차례 마운드에 올라 단 한 점도 내주지 않고 4세이브를 올렸다. ●방망이… 최정 vs 손아섭 불펜에서 팽팽한 힘의 대결이 펼쳐지면 승부는 1~2점 차로 갈릴 공산이 크다. SK는 정규 시즌 1점차 승부에서 19승13패를 기록, 8개 구단 중 가장 높은 승률을 자랑했다. 수비와 주루플레이에서 롯데에 우위를 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국 단기전에서는 장타 한 방이 승부를 가르게 된다. 롯데에서는 손아섭을 주목해야 한다. 정규 리그에서 롯데 타자 중 SK에 타율 .382로 가장 강했고 타점도 10개나 있다. 눈 부상으로 휴식했던 강민호가 돌아오는 것도 반갑다. 강민호도 SK에 타율 .298, 홈런 3개와 팀내 최다인 15타점을 거둬들였다. SK에서는 롯데를 상대로 홈런 5방에 14타점(타율은 .296)을 올린 최정과 3홈런을 때리고 타율 .417을 기록한 조인성이 버티고 있다. 두 팀은 16일 오후 6시 PO 첫 대결을 앞두고 15일 오후 2시 인천 문학구장에서 양팀 감독과 대표 선수들이 참가하는 미디어데이를 연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변해야 산다!… 백화점도 무한 변신 시대 잡아라

    변해야 산다!… 백화점도 무한 변신 시대 잡아라

    ■ 1020 잡아라 롯데백화점 영플라자 9년만에 ‘동안수술’… 오늘 재개장 롯데백화점 영패션 전문관 ‘영플라자’가 주름살을 걷어내고 5일 다시 문을 연다. 9년 만의 ‘동안수술’로 확 젊어진 영플라자를 보며 백화점 관계자들도 이곳이 백화점이 아닌 동대문 쇼핑몰인가 하고 놀랄 정도다. 2003년 11월 개점한 영플라자는 최근 이름에 걸맞지 않게 부쩍 노쇠한 모습을 보였다. 길 하나 건너에 있을 뿐이데 명동거리에 바글대는 젊은이들의 발길을 여간해서 끌어들이지 못했다. 당연히 매출도 신통치 않았다. 자라, 유니클로 등 외국 SPA(제조·유통 일괄) 브랜드 입점 효과로 2007년 전년 대비 11% 신장률을 기록한 이래 최근 5년간 매출은 빠지기만 했다. 지난해 고작 2.1% 신장하는 데 그쳤다. ‘패션이 강한 젊은 백화점’을 표방하는 롯데백화점으로서는 여간 굴욕이 아니다. 영플라자에 쌓인 세월의 흔적을 걷어내는 게 시급한 과제로 떨어졌다. 지난 5월 ‘수술대’에 올려진 영플라자는 주요 공략층의 연령대를 10대 후반까지 낮추고 얼굴을 90% 이상 바꾸었다. 입점 브랜드의 절반(53개)이 새롭게 선보이는 것들이다. ‘1020세대’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길거리, 동대문 및 온라인 쇼핑몰 브랜드를 대거 영입했다. 홍대거리의 편집숍인 ‘카시나’, 가로수길의 ‘라빠레트’ 등을 비롯해 명동의 ‘스파이시컬러’와 ‘스마일마켓’도 당당히 둥지를 틀었다. 온라인 쪽에서 화제를 낳아온 여성의류 쇼핑몰 ‘스타일난다’도 들여왔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흔히 만날 수 없었던 수입 청바지브랜드 ‘칩먼데이’, ‘칼하트’도 백화점에 처음 들어섰다.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에도 문턱을 낮췄다. 토털 편집숍 ‘아이디’, ‘마리스토리즈’, ‘엘블룸’ 같은 생소한 브랜드가 즐비하다. 이들 브랜드로서는 수월한 판로를 확보한다는 이점이 있고, 백화점은 ‘새피 수혈’로 이미지를 젊게 가져가는 효과가 있다. 기존 ‘유니클로’, ‘자라’, ‘망고’ 등에 더해 해외 잡화 SPA 브랜드인 ‘찰스앤키스‘도 새로 입점했다. 마니아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무인양품도 의류 상품군을 강화해 5층에 더 넓게 자리 잡았다. 편집숍의 대거 수용은 매장 구성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상품군, 브랜드별로 나뉘던 층과 구획 등의 경계를 없애고 모든 매장은 편집숍처럼 꾸며졌다. 1층만 보더라도 브랜드 구분 없이 화장품?잡화?의류?신발 등 다양한 상품군이 뒤섞여 있다. 백화점 관계자는 “특정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를 보이기보다는 검색과 비교 구매에 익숙한 젊은 고객들의 쇼핑문화를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식음 쪽도 ‘민토 비스트로’, ‘아비꼬 카레’, ‘카네마야 제면소’, ‘롱브래드’ 등이 자리 잡는 등 트렌디하다. 젊은 소비자들을 매료시키는 데 콘서트 등 공연만 한 것이 없다. 이를 위해 지하 1층에는 200㎡짜리 상설 이벤트 공간을 마련했다. 번잡한 도심에서 힐링의 여유를 선사하기 위해 주차장으로 쓰던 옥상에는 정원을 조성했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V·I·P 모셔라 갤러리아 명품관에 고급 식품관 새단장… 신세계도 업계 최초로 오페라 전막공연 백화점들이 불황을 타지 않는 ‘큰손 잡기’에 나섰다. 전체 매출의 80%를 차지하는 구매력 상위 20%의 VIP 고객들을 끌어 모으기 위해 고급 식품관을 단장하고 고급 오페라 공연으로 그들의 ‘오감’ 사로잡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이다. 갤러리아백화점은 5년 만에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명품관에 식품관을 재단장했다. 5일 개장에 앞서 4일 언론에 공개된 갤러리아 식품관 ‘고메이494’(gourmet494)는 호텔 부티크 같은 세련미와 함께 기존 식품관보다 영업 면적이 523㎡ 확대된 3227㎡, 특히 식음 공간을 전체 면적의 57%로, 좌석 수도 300석으로 3배 늘려 고객의 편의성을 대폭 강화했다. 식품관 단장에는 지난 3월 부임한 박세훈 한화갤러리아 대표이사가 기획에서 메뉴 선정, 서비스 개발까지 직접 꼼꼼히 챙겼다는 후문이다. 이는 식품관의 주이용층이 백화점의 최대 고객이기 때문이다. 영업시간도 오후 9시까지로 한 시간 늘렸다. 갤러리아는 최고의 맛집들을 삼고초려 끝에 식품관에 입점시켰다. 스시마츠모토(초밥), 카페마마스(샌드위치), 디부자(피자) 등 스타 요리사들의 요리를 한 곳에서 맛볼 수 있다. 또 식료품점(grocery)과 레스토랑(restaurant)을 결합한 ‘그로서란트’라는 신개념 푸드코트로 꾸며 정육 코너에서 산 한우등심을 바로 앞 스테이크하우스에서 조리해 먹을 수 있도록 했다. 수산 코너에서는 초밥을, 전복 전문점에서는 전복찜 등을 테이크아웃할 수 있게 신선함을 강조했다. 싱글족들을 겨냥해 구매한 농산물을 무료로 세척·손질해 주고, 고구마와 감자 등은 즉석에서 굽거나 쪄 판매하는 ‘커트앤드베이크’ 서비스도 국내 최초로 도입했다. 고객이 받는 음식주문표에 위치추적 칩을 내장해 매장 어디에 자리를 잡아도 직원이 정확히 서빙해 주는 시스템도 갖췄다. 해외 직수입 식재료는 170개로 업계 최대 규모다. 박 대표이사는 “고메이494는 갤러리아 명품관의 심장이며 갤러리아 변화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업계 처음으로 매장 내 문화홀에 오페라 전막 공연을 열기로 하는 등 고급문화 마케팅에 승부를 걸었다. 5~6일 경기점을 시작으로 인천점(6일), 본점(12∼13일), 의정부점(13일) 문화홀에서 돌아가며 오페라 ‘라트라비아타’와 ‘카르멘’을 2시간 30분 동안 전막 공연하는 ‘신세계 오페라 위크’를 진행할 계획이다. 입장권은 각 점포에서 10만원 이상 구매고객에게 선착순으로 증정한다. 기존에는 주요 레퍼토리만 모은 오페라 갈라쇼 형식이었지만 이번에는 20인조 오케스트라가 직접 연주하며 원곡을 그대로 살렸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공연을 보는 고객들은 대부분 VIP(연매출 800만원 이상) 고객들로 수준이 높고 전막 공연 요청 등이 있어 반영했다.”면서 “고객의 자부심과 체류시간을 늘릴 수 있도록 쇼핑과 연계된 고급문화 마케팅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17년 세월 뛰어 넘은 헌혈 전우애

    백혈병으로 투병 중인 선배 전우를 살리기 위해 군 장병들이 릴레이 수혈에 나서 화제다. 사연은 지난달 14일 경기 안양시 육군 제3군수지원사령부 예하 50탄약대대에 배달된 한 통의 편지에서 비롯됐다. 편지에는 이 부대에서 근무하다 1995년 4월 전역한 신모(40)씨가 갑작스럽게 급성 골수성 백혈병 진단을 받고 일산 국립 암센터에 입원해 있으며 백혈구 수혈이 필요하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 편지는 병마와 싸우는 남편을 위해 부인 천모(36)씨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남편이 17년 전에 근무했던 부대를 알아내 도움을 요청한 것이다. 부산에서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하다 지난 6월 백혈병 판정을 받은 신씨는 약화된 면역 기능을 회복, 유지하기 위해 주기적으로 백혈구를 수혈받아야 했다. 발병 초기에는 형제들이 돌아가며 수혈을 했으나 투병 기간이 길어지자 형제들만으로는 역부족이었다. 신씨의 딱한 사정을 들은 50탄약대대 장병들은 군 선배의 생명을 구하는 데 서슴없이 앞장섰다. 지원자 중 혈액형이 신씨와 같은 A형인 장병은 총 52명. 그중 병원 검사를 거쳐 적합 판정을 받은 김용민(24) 하사 등 7명이 지난달 21일부터 릴레이 방식의 수혈에 나섰다. 신씨의 부인 천씨는 “수혈자를 구하기 어려워 애만 태우고 있었는데 남편이 근무했던 부대에서 젊은 군인들이 수혈해 주는 덕분에 희망을 갖게 됐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하종훈기자 artg@seoul.co.kr
  • [열린세상] 북한 경제정책 변화와 북·중 관계/임강택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열린세상] 북한 경제정책 변화와 북·중 관계/임강택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지난 25일 북한 평양에서 열린 최고인민회의에서는 의무교육 기간을 12년으로 연장하고 기초과학 분야와 컴퓨터 및 어학 교육의 중시 등이 강조됐다. 북한은 교육문제 개선을 통해 최근에 강조해 왔던 ‘지식경제강국’의 인적기반을 강화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기대했던 경제 관련 조치는 발표되지 않았다. 하지만 예전의 사례에서 보듯 공개적인 발표 없이 시행된 후에 그 내용이 알려질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그때까지는 경제정책 변화의 성격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체제가 공식 출범한 지 불과 두 달 만에 발표된 6·28 경제개선 조치로 대표되는 경제개혁안은 농업 분야에서 분조의 규모를 4~6명 수준으로 축소해 사실상 가족농을 용인하는 한편 목표 초과량을 자유롭게 처분하도록 허용하고, 생산 기업소와 서비스기관에 대한 개인자본의 투자를 허용함으로써 소규모 ‘붉은자본가’를 제한적으로나마 용인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우리의 관심을 끌고 있는 시장에 대한 지시 내용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다만 전반적인 기조를 보면 국가의 통제하에서 시장기능을 적절하게 활용하되 계획기능은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간다는, 이중적인 태도를 견지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많은 전문가들은 북한 당국이 시장에 대한 전향적인 조치가 도입되지 않는 한 경제관리 개선 조치가 성과를 거두기 힘들 것으로 판단한다. 결국 북한 경제정책의 성과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로는 내부적으로 시장시스템의 도입 수준이, 대외적으로는 외국자본과 기술의 유치가 있다. 특히 경제 문제 해결에 필요한 재원과 기술·설비를 제때에 조달하지 못하면 심각한 어려움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외부에서 긴급한 수혈이 요구된다는 측면에서는 중국과의 경제관계가 가장 중요하다. 이와 관련,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의 중국 방문에서 경제협력 확대 조건으로 투자환경의 개선을 중국이 요구한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여기에는 시장시스템의 적용이 포함된다. 결국 북한이 추진하고 있는 경제관리 개선 조치의 성공 여부는 시장시스템을 적절한 수준에서 효과적으로 도입하는 문제와 직결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또한 중국이 경제협력의 확대 조건으로 투자환경의 개선을 요구하고 있고, 북한의 경제정책 변화가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중국과의 경협 확대가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북한의 경제정책 변화와 북·중 경제관계는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북·중 경제관계가 북한경제의 변화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측면이 있는 것이다. 문제는 북·중 경제관계의 확대가 북한 경제의 대중국 의존도 심화로 연결되면서 북한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이다. 중국 경제에 대한 의존도가 확대되면서 북한의 경제구조를 왜곡시킬 뿐만 아니라 산업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북한의 대중국 의존도가 심화되고 있는 세 가지 부문을 살펴보자. 먼저, 북한의 생산시설이 중국의 기술과 설비로 채워져 구조적인 의존관계가 고착화되고 있다. 둘째, 북한화폐에 대한 신뢰도 상실로 중국화폐에 대한 의존도가 심화되고 있다. 결국 북한이 중국 정부의 위안화 국제화전략에 포섭될 수 있다는 것이다. 셋째, 중국의 산업단지 및 사회간접자본(SOC) 개발과 지하자원에 대한 대규모 투자로 중국자본에 대한 종속이 심화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지난 8월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의 방중을 전후해 더욱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북한은 러시아, 일본 및 동남아 국가들과의 경제협력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중국과의 경제협력 확대를 놓고 심각한 딜레마에 직면해 있는 것이다. 한국의 차기 정부가 북한과 경제협력을 할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이유이다. 하지만 우리로서는 북·중경협과 남북경협을 대체(경쟁)관계로 인식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향후 환경이 개선될 경우 남북교역을 확대해 나가면서도 북·중 경협의 긍정적인 측면에 주목하여 중국과의 적절한 역할 분담 속에서 공동 이해의 폭을 확대해 나가는 노력이 요구된다고 하겠다.
  • “추석밥상을 잡아라”… 朴-文-安 세 후보가 엄선한 민심재료는

    대선을 채 3개월도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맞이하는 이번 추석에서 대선은 명절상에 오를 ‘메인 메뉴’가 될 수밖에 없다. 정담(政談)이 모이면 민심이 되는 만큼 대선 후보들은 유리한 민심 재료를 추석 밥상에 올리기 위해 총력전에 들어갔다. ●“野단일화, A형에게 B형 피 수혈하는 꼴” 새누리당은 박근혜 대선 후보가 지난 24일 꺼내든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을 추석상에 올릴 최고의 재료로 꼽는다. ‘하우스 푸어’와 ‘렌트 푸어’를 위한 부동산 정책 공약, 책임 총리·장관제 실시를 포함한 정치 쇄신 방안 등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대선 ‘컨트롤타워’인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막판 인선 작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박 후보는 28일에는 ‘정치적 고향’인 대구를 찾는 등 민생 행보를 이어갈 예정이다. 당 관계자는 “과거사 사과를 계기로 박 후보의 지지율 하락세가 멈춘 만큼 추석 이후 지지세 반등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후보 측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후보의 단일화에 대한 ‘김빼기 소재’도 내놓고 있다. 이정현 공보단장은 “안 후보는 재벌의 경제 집중 등을 노무현 정부의 잘못으로 비판했는데 (노무현 정부 출신인) 문 후보와 단일화한다는 게 정상적인가.”라면서 “혈액형 A 환자에게 B형 혈액을 수혈하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문후보는 정당후보로 책임정치 가능” 반대로 문 후보 진영에서는 추석 민심을 안 후보와의 단일화를 위한 1차 발판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정당의 책임 정치를 강조해 무소속인 안 후보와 차별화한다는 전략을 승부수로 띄운다는 것이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문 후보는 정당 후보로서 책임 정치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안 후보보다 비교우위에 있다.”고 강조했다. 문 후보는 이른바 ‘삼도(三都) 찍기’ 전략으로 추석 민심 잡기에 나선다. 28일 야권의 심장부라고 할 수 있는 광주를 시작으로 충청권 민심의 바로미터인 대전, 후보 자신의 고향이자 PK(부산·경남) 민심의 풍향계인 부산을 잇따라 찾는다. 캠프 핵심 관계자는 “지역·계파 분열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한 일정”이라고 설명했다. 핵심은 역시 광주다. 민주당 텃밭임에도 각종 여론조사에서 안 후보에게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 후보는 또 추석 연휴 동안 선대위 인선 작업을 거쳐 추석 직후 인선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安측 “최대 승부처 수도권 집중 공략” 안 후보는 지난 19일 출마 선언 후 일주일간 이어온 ‘혁신 경제’ 행보에서 전환, ‘서민 경제’를 키워드로 추석 민심 잡기에 나설 계획이다. 안 후보는 그동안 “경제민주화와 복지뿐만 아니라 혁신적인 경제가 뒤따라야 한다.”며 창업청년사관학교와 경기 수원 못골시장, 국민대 무인차량로봇연구센터 등을 방문했다. 추석 기간에는 ‘민생’을 기치로 본격적으로 서민들과 접촉면을 확대하고, 지방보다는 대선의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서울 등 수도권을 집중 공략할 계획이다. 소외된 사람과 사회적 약자 등의 마음을 어루만진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고아원과 양로원 등을 연휴 동안 방문 대상지로 검토하고 있다. 다만 안 후보 부인인 김미경 서울대 교수의 아파트 다운계약서 작성 논란은 탈법 여부와 상관없이 추석 민심을 적잖이 흔들 악재라는 점에서 극복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이재연·이영준·송수연기자 oscal@seoul.co.kr
  • [길을 품은 우리 동네] 민주로 옆 주먹밥카페 ‘오월’

    [길을 품은 우리 동네] 민주로 옆 주먹밥카페 ‘오월’

    1980년 5월의 광주 정신은 ‘주먹밥’으로 상징된다. 계엄군의 총에 맞서는 시민군들을 보다 못한 몸뻬 아줌마들이 나와서 거리에 큰 솥단지를 내걸고 주먹밥을 지어 시민군들을 먹였다. 길거리에서 몽짜 부리기 일쑤던 왈패들도, 배운 것 없는 불학무식의 무지렁이들도 총을 들었고, 황금동에서 몸 파는 여인네들은 피를 뽑아 시민군들에게 급히 수혈했다. 당시 신문과 방송은 광주를 ‘폭도들의 무법천지’로 연일 보도했다. 하지만 시민군이 도심을 장악했던 일주일 동안 은행이 털리지도 않았고, 살인사건도, 도난 사건도 없었다. 훗날 역사학자들은 광주를 혁명 공동체인 ‘코뮌’으로 표현하기도 했고, ‘대동세상’으로 칭하기도 했다. 지난 7월 민주로 곁에 만들어진 찻집 ‘오월’(민주로 110)이 더욱 각별한 이유다. ‘주먹밥 카페’를 표방한 이곳은 마을기업이다. 말 그대로 주먹밥을 팔고 커피, 음료 등을 판다. 찻집 내부를 보니 탁자 예닐곱개가 놓여 있고, 32년 전 당시의 사진 두어장이 걸려 있다. 겨우 한 달 남짓 됐음을 감안해도 약간 휑하다. 이현옥 대표는 “사실 1980년 광주에 대해서는 잘 몰라요. 그래도 우리 마을에 망월동묘지가 있고, 거기를 찾아오는 사람들이 있으니 이런 카페를 만드는 것도 좋겠다 싶어 일단 마을 사람들 6명이서 뜻을 모아 만들었어요.”라며 수줍어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현재 우리 마을은 농사일 등에 치여 자원봉사자 구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인데, 이 주먹밥 카페가 마을 사람들이 자주 모여서 얼굴을 맞댈 수 있는 사랑방이 됐으면 좋겠고, 잘돼서 수익이라도 나면 경로당과 마을 아이들을 위해 쓸 수 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엄숙하게 혹은 핏대 세우며 광주를 부르짖지 않은 채 이처럼 광주의 공동체 정신을 고스란히 구현해 내기도 쉽지 않을 성싶다. 송광운 북구청장은 “사회적 기업으로서 ‘오월’의 취지에 공감하고 있는 만큼 북구 차원의 가능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생각”이라면서 “5·18민주묘지를 찾는 분들이 편안하게 쉬면서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한 기억과 또 다른 차원에서 광주 정신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고 보니 민주로로 들어서는 초입에 있는 식당인 축협한우프라자(민주로 64)도 근처 한우 축산농가들이 모여서 만든 곳이다. 경쟁보다는 존중과 배려를, 개인의 생존보다는 민주의 가치를 먼저 여겼던 광주 정신의 맹아가 이렇듯 밥 한 덩이, 고기 한 점에도 고스란히 담겨 있다. 글 사진 광주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독도 갈등 이후 열도… 한류, 너 괜찮니?

    독도 갈등 이후 열도… 한류, 너 괜찮니?

    #1. 지난 4일 밤 일본 도쿄 번화가인 신주쿠구의 한 대형 대여점. 게임과 CD, DVD를 함께 빌려주는 이곳에선 한류 드라마 코너가 따로 마련돼 있었다. 수천장의 DVD 속에는 ‘야인시대’와 같은 일제 강점기 주먹패의 활약을 다룬 드라마도 눈에 띄었다. ‘혐한류’가 무색하다고 느낄 즈음 구석의 현란한 원색 DVD들이 눈에 들어왔다. ‘일본 합작’이란 설명이 붙은 서울을 배경으로 한 일본 AV(어덜트 비디오)들. 게다가 한류코너 바로 옆은 ‘18금(禁)’이 선명한 일본 AV 전문코너. 신작 한류 드라마의 1박 2일 대여료는 380엔(약 5400원) 안팎이었다. 출입문 가까운 목 좋은 곳에 진열된 일본·미국 드라마의 3분의2 수준이다. 대여점 종업원은 “한류 드라마를 빌려가는 사람들은 대부분 10대 혹은 40, 50대 여성”이라며 “올 들어 부쩍 손님이 줄었다.”고 전했다. #2. 도쿄 시내를 안내한 여행 가이드 한소정(31)씨는 “일본 여성들은 지난해 동일본대지진 이후 강한 남성에 대한 선망이 강해졌다.”면서 “최근 남성다움을 강조한 2PM과 동방신기 등의 인기가 다시 올라간 이유”라고 말했다. 지요다구 유라쿠의 교통회관 앞에서 만난 30대 일본 여성들도 배우 장근석의 사진을 보자마자 “이케멘데스네(미남이시네요)~.”라며 그가 출연한 드라마 이름을 외쳤다. 한인타운이 있는 신오쿠보역사는 한국 드라마와 뮤지컬, 공연 등을 알리는 광고판으로 도배돼 서울이 아닌가 헷갈릴 정도다. 한때 과열 양상을 보였던 일본 내 한류가 ‘숨고르기’를 하고 있다. 새 아이돌 그룹과 연예인들의 진출로 콘텐츠는 쉼없이 수혈되고 있지만 그와 비례해 한류 시장이 성장하고 있지는 않다. 콘텐츠 내용과 수준이 천차만별이어서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심심찮게 제기된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독도·위안부 문제와 별개로 일본 내 한류 붐 지속 여부가 더욱 시급한 문제로 떠올랐다.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방문과 일부 연예인의 독도 관련 행사 참여 이후 일본 내 우익단체들이 송일국 등 해당 연예인의 일본 방문과 이들이 출연한 드라마 방영에 반대하고 있지만 타격은 미미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반한류 현황분석 및 대응방안 연구보고서’도 “한류 소비자들은 한·일 간의 정치적 마찰이 발생해도 콘텐츠 소비와는 별개로 판단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콘텐츠 자체가 동력을 잃어가고 있다는 점. 한인타운인 신오쿠보 거리의 한류백화점 관계자도 “올해 초부터 한류관련 상품의 매출이 줄고 있다. 혐한이라기보다 거품이 가시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류에 대한 일본 사회의 반응이 알려진 것처럼 마냥 뜨거운 것만도 아니다. 거리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여성그룹 포스터는 ‘카라’나 ‘소녀시대’가 아닌 일본그룹 ‘AKB48’이다. 신오쿠보 거리의 한 자영업자는 “왜 한국 연예인들에게 (한국 언론이) 독도가 어느 나라 땅이냐는 질문을 던지느냐.”며 “정치적 답변을 강요하면 약해진 한류에 찬물을 끼얹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실제로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 온라인 독자 30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71%가 ‘K팝에 관심이 없다’고 답했다. ‘관심이 줄었다’는 응답도 18%나 됐다. 이유로는 ‘비슷한 가수가 많아서’(39%)가 가장 많았다. 최근 홋카이도와 삿포로에서 예정된 2개의 K팝 공연은 티켓판매 저조 등으로 취소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를 한류의 쇠퇴로 해석하는 건 무리라는 지적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 도쿄지사 관계자는 “K팝을 중심으로 한 한류 붐은 과열 양상을 보이다 최근 제자리를 잡아가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류가 안정기에 접어들면서 옥석을 가리는 과정이 진행중이라는 분석이다. 정태수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현지 소비자의 기대수준 이상으로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 사진 도쿄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농협 겉도는 ‘신·경 분리’ 6개월] (하) 안착하려면

    [농협 겉도는 ‘신·경 분리’ 6개월] (하) 안착하려면

    농협이 당면한 가장 큰 문제점은 신용(금융)사업과 경제(유통·판매)사업을 쪼개 서로의 경쟁력을 높인다는 ‘목표’만 정했지, ‘어떻게’라는 구체적인 청사진이 없다는 데 있다. 전문가들은 금융의 전문성을 높이는 동시에 농산물 유통과 생산체계를 근본적으로 탈바꿈시켜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황의식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4일 “금융이나 경제 부문 모두 거대 은행이나 대기업들과 경쟁해야 하는데 농협은 아직 준비가 덜 됐다.”면서 “금융은 외부 전문가의 과감한 영입과 구조조정 등을 통해, 경제는 도매사업과 가공유통사업 강화 등으로 경쟁력을 키우는 게 급선무”라고 주문했다. 기존의 비효율적인 조직으로는 뚜렷한 성과를 내놓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김정주 건국대 명예교수도 “신·경 분리 과정에서 감시하는 사람만 많아지고 일할 조직은 별로 없는 ‘옥상옥’ 구조로 변질됐다.”면서 “비효율적인 체계를 바꾸지 않고는 농협의 성공적인 안착을 보장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저조한 금융 부문의 실적 향상을 위해서는 농협은행만의 ‘색깔’을 살려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전효찬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농협은행은 전국 곳곳의 농어촌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게 가장 큰 힘”이라면서 “일반 은행으로 경쟁하는 대신 지역별 맞춤형 금융상품을 개발하는 등 차별성을 살리는 전략을 선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농협 경제사업 평가협의회 위원인 이상영 농식품저온물류연구회장은 “판매와 생산은 바늘과 실”이라면서 “농협이 ‘농협’이라는 간판 기능을 제대로 하려면 친환경 농산물 중심으로 농민과 소비자를 끈끈하게 이어줘야 한다.”고 주문했다. 경제사업의 경쟁력 강화는 농협 안에서도 고민이 많다. 이부영 농협중앙회 축산경제사업활성화팀장은 “농촌의 위기는 농협이 신용사업 위주로 하고 경제사업을 소홀히 했기 때문”이라면서 “농민은 생산에만 주력하고, 협동조합에서 판매를 전담하는 시스템을 통해 농민들에게 더 많은 이득을 제공하는 게 목표”라고 역설했다. 그러나 농협 경제부문이 유통뿐 아니라 농축산물 전반에 걸쳐 역할을 확대해야 ‘농협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많다. 생산과 소비 등에서의 영향력을 키워야 농촌의 장기적 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윤석원 중앙대 산업경제학과 교수는 “애그플레이션(곡물가격 상승이 주도하는 물가상승) 문제 등이 대두되는 상황에서 농협이 곡물 생산과 관련돼 하는 일이 거의 없다.”면서 “산지의 조직화와 규모화 등을 통해 공급자로서 농민의 영향력을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농협이 운영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곽길자 전국농민회총연맹 정책국장은 “농협이 단순한 유통 강화로 대형 마트들과 저가 경쟁을 벌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농협 주도하에 국민이 주로 소비하는 곡물이나 채소를 사들이거나 방출하는 기초농산물국가수매제를 실시, 도시민들의 물가 안정을 도모하고 농민들의 생계를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당초 약속한 1조원의 출자 문제를 빨리 매듭짓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정부가 신·경분리를 서둘러 단행한 만큼 1조원 출자 문제를 해결해 줘야 농협 발전의 전제조건이 충족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두걸·김양진기자 douzirl@seoul.co.kr
  • 코브라에 물린 농부, 코브라 물어 죽여 ‘복수혈전’

    한 남자가 세계에서 가장 독성이 강한 뱀 중의 하나인 코브라를 물어 죽인 황당한 일이 일어났다. 지난 21일(현지시간) 네팔 카트만두에서 약 200km 떨어진 바당가에 사는 농부 모하메드 살모 미야(55)는 논에서 일하는 도중 하얀색 코브라에게 물리는 사고를 당했다.   사고직후 미야는 즉각 응급처치에 성공, 맹독이 온몸에 퍼지는 것을 막아 다행히 목숨을 건졌다. 그러나 자신을 죽일 뻔한 독사에 화가 난 미야는 참지 못했다. 즉시 막대기를 들고 씩씩거리며 주위를 수색하기 시작한 것. 얼마 후 코브라를 찾아낸 미야는 막대기로 두들기기 시작했고 기절(?)한 독사에 분이 안풀린 그는 직접 이로 물어 죽였다. 마치 ‘이에는 이’로 처절한 복수혈전을 한 셈. 미야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너무 화가나 참을 수 없어 뱀이 죽을 때까지 물어 뜯었다.” 면서 “의료시설에서 치료를 잘 받지 못했다면 나는 죽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넷뉴스팀
  • 웅진코웨이 지분 MBK에 전량매각

    웅진코웨이가 결국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에 매각되는 것으로 결정됐다. 웅진홀딩스는 16일 “MBK파트너스에 웅진홀딩스와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웅진코웨이 지분 30.9% 전량을 매각하기로 15일 계약했다.”면서 “유입 자금은 그룹 재무구조 개선에 주로 사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분 매각가액은 1조 2000억원이며, 매각 완료 뒤 경영권은 MBK파트너스가 갖는다. 이번 결정은 그룹 재무구조 개선에 목돈이 필요했던 웅진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만약 웅진이 기존 결정대로 KTB PE와 40%대 60% 비율로 특수목적법인(SPC)을 만들어 KTB PE에 지분을 넘겼다면 웅진은 전체 매각가액 1조 2000억원 가운데 60%인 7200억원 정도만 받을 수 있었다. 이 때문에 웅진은 새 계약을 통해 전체 매각가액을 다 받을 수 있게 됐다. 그렇지만 이번 결정으로 ‘알짜 기업’인 코웨이의 경영권까지 넘기게 돼 그룹의 캐시카우(현금창출원)를 잃게 됐다는 숙제도 안게 됐다. 여기에 매각 후보가 자주 바뀌면서 웅진의 이미지 타격도 피할 수 없게 됐다. MBK파트너스는 올해 6월 말 기준 출자약정액이 1호, 2호 펀드를 합해 모두 1조 3000억원인 국내 최대 규모의 사모펀드다. 고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의 넷째 사위인 김병주 회장이 세계적인 사모펀드인 칼라일에서 함께 일하던 한국인 인수·합병(M&A) 전문가들을 모아 2005년 설립했다. 대표를 맡은 윤종하씨도 칼라일 한국지사 공동대표 출신이다. MBK파트너스는 풍부한 금융회사 인수 경험을 강점으로 인정받는다. 김 회장은 칼라일에 있던 2001년 JP모건 사모펀드와 손잡고 한미은행을 인수하고, 2004년에 이를 씨티은행에 매각하면서 7000억원 이상의 차익을 거뒀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올림픽과 나-이병효] 메달에 집착 말고 경쟁을 즐기자

    승리는 달콤하다. 숙적 일본을 누르고 값진 동메달을 차지한 축구대표팀 덕분에 제30회 런던올림픽은 우리에게 달콤한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물론 런던에서 선전한 것은 축구 선수들만이 아니다. 이번에 역대 올림픽 최고 성적을 올린 데는 사격, 펜싱, 양궁, 체조 등 여러 종목 선수들이 뜻밖의 금메달을 따준 것이 주효했다. 사실 올림픽을 앞두고 영국과 미국에서 나온 메달 예측은 대체로 한국이 금메달 9∼11개, 전체 메달 개수 29개 안팎으로 7∼8위를 차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국은 그들의 예측을 모조리 뛰어넘어 금메달 13개 종합 5위의 좋은 성적을 거뒀다. 일본은 지난해 제정한 스포츠기준법에서 “스포츠를 국가전략으로 추진한다”고 명기한 데 따라 올 봄 문부과학성 주도로 스포츠기본계획을 수립하고 런던올림픽에서 금 15∼18개를 따내 종합 5위를 차지한다는 목표를 세운 바 있다. 지난 1980년부터 30년 동안 ‘유토리(여유) 교육’을 내세웠다가 전반적 학력 저하를 경험한 것처럼 ‘엘리트 스포츠 지양, 생활체육 우선’를 추구하다가 서울올림픽 이후 2004년 아테네대회만 빼고는 모두 한국에 뒤처진 것을 반성한 것이다. 이번 대회 일본과의 금메달 경쟁에선 월등히 앞섰지만 전체 메달 개수는 오히려 적은 것이 아쉽기만 하다. 못지 않게 치열한 것이 미국과 중국의 대결이다. 베이징올림픽에서 미국을 눌렀다는 것에 중국인들은 열광적으로 반응했고 중국 정부는 스포츠 성적에 엄청난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미국은 겉으로는 안달할 것 없어 하지만 내심 상당히 신경을 쓰고 있다. 미국올림픽위원회(USOC)는 올림픽에서는 국가끼리의 경쟁이 아니라고 손을 내저으면서도 대회 막바지에 중국을 앞지르자 “우리 선수들이 자랑스럽다”고 미쁜 감정을 숨기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27일자 뉴욕 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프랑스정부는 2005년 스포츠부 안에 ‘올림픽 및 장애인올림픽 준비국(P.O.P.)이란 부서를 만들어 경쟁국의 스포츠 정보를 수집해 오고 있다. 캐나다 정부는 2010년 밴쿠버 겨울올림픽 전에 ’시상대를 점령하라(Own the Podium)’란 성적 향상 프로그램에 5년 동안 1000만 달러 이상을 투입했다. 영국체육회는 런던올림픽에 대비해 사이클 및 조정 종목을 중심으로 4억 7000만 달러를 집중 투입했고, 호주와 뉴질랜드 역시 나름대로 스포츠 경쟁력 강화 프로그램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예전에는 ‘스포츠는 국력’이란 말이 당연시돼오다 언제부터인가 “금메달 지상주의를 버려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물론 금메달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그러나 과연 어느 정도가 지나치다고, 누가 판정할 것인가. 일부는 스포츠가 물질주의와 성공심리를 부추기고 국민통합이란 미명 아래 허위의식을 만연시킨다고 비판한다. 일리있는 말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스포츠는 많은 이들에게 즐거움과 연대감을 선사한다. 나아가 스포츠는 나라의 기상과 진운을 나타낸다. 스포츠를 즐기는 나라는 번성하고 스포츠를 업신여기는 나라는 쇠퇴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스포츠에 대해 균형잡힌 사고를 갖는 것이 바람직하다. 스포츠를 좋아하고 즐기되 거기에 목을 매지는 말자는 것이다. 흔히 지적하듯 축구 경기나 올림픽에서 일본을 눌렀다고 한국이 일본보다 훌륭한 나라가 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우리 시대의 스포츠가 과거의 전쟁보다 훨씬 무해하고 부드러운 형태의 전쟁을 재연하고 있다는 비판도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 국가끼리의 메달 경쟁에서 스스로 물러나기보다 엘리트 스포츠와 생활체육을 수레의 두 바퀴로 삼아 수월성과 즐거움을 추구하는 것이 어떨까.  균형감은 스포츠 중계와 해설, 보도에서도 잊어선 안될 요소다. 올림픽 주요 경기를 해설하는 것을 들어보면 경기 분석과 맞수 소개, 규칙 설명보다는 응원단장의 추임새나 “정신력이 중요하다.” 등의 빤한 소리, 상대 선수는 깎아내리고 한국 선수에게는 칭찬 일색인 일이 아직도 잦았다. 어느 정도의 ‘편파 중계’는 이해되지만 우리 선수의 잘잘못도 정확히 가려주는 것이 시청자의 이해를 돕는 길이다. 예컨대 브라질과의 축구 준결승 첫 실점은 우리 골키퍼의 명백한 실수로 보였는데 해설자가 “무릎 부상이 아쉽다.”고 완곡어법을 구사한 것이 마뜩치 않았다. 가장 마음에 걸리는 대목은 대한체육회장이나 선수단장 등이 우리 선수들의 명예나 권익은 도외시한 채 오심 논란을 잠재우려는 국제경기단체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입장을 대변하고 ‘공동 은메달’ 운운했던 일이다. 배드민턴 종목에서 ‘져주기’를 선도한 중국은 2명의 선수가 실격한 데 반해 한국은 4명이 실격됐을 때 “이쪽은 상대방 도발에 대한 전술적 대응에 불과했고, 중국 및 말레이시아와의 경기에서 결국 다 이겼는데 자살에 실패해도 처벌받는 법도 있느냐.”고 항변 한번 못하는 것이 안타까웠다. 스포츠 외교에서 제 구실을 하지 못한 인사들이나 태권도·배드민턴 등 부진했던 종목의 단체장들은 스스로 물러나 새로운 피를 수혈할 길을 열어주는 것이 어떨까 싶다. 아울러 육상과 수영 등 기초 종목과 조정, 카누, 요트, 사이클, 승마 등 선진국이 독점하는 종목에 대해 실효성있는 육성책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스포츠 칼럼니스트 bbhhlee@yahoo.co.kr
  • [사설] 혈세 기초연구비는 나눠 먹는 돈 아니다

    기초연구 지원 사업비로 투입된 연간 1조원이 ‘먼저 받는 사람이 임자’일 정도로 허술하게 관리되고 있다고 한다. 연구가 엉터리로 진행되거나 연구비를 유용해도 제재 등 사후관리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얘기다. 서울신문이 단독으로 입수해 어제 보도한 ‘기초연구 국가연구개발사업 제재현황’에 따르면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간 한국연구재단을 통해 집행된 3만 1817건의 과제 중 연구비 부당집행이나 연구결과 불량으로 제재를 받은 사례는 고작 95건에 불과했다고 한다. 이 보도대로라면 그동안 학계에서 떠돌던 ‘기초연구비는 눈먼 돈’이라는 소문이 사실로 확인된 셈이다. 어째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연구재단은 진상을 소상하게 공개하고 해명해야 한다. 또 연구비 횡령이나 유용, 부당집행으로 말미암은 연구비를 환수할 수 있는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알다시피 기초연구 사업은 우리나라 풀뿌리 기초연구의 저변을 넓히고 연구역량 강화를 통한 미래세대 양성이라는 목적 아래 진행됐다. 가시적인 성과도 낸 바 있다. 특히 선도연구센터나 창의적 연구사업에서 나온 논문의 질적 수준은 과학인용색인(SCI) 논문평균 피인용 횟수가 각각 5.95회, 10.23회로 세계 평균인 4.79회를 뛰어넘었다. 개인기초연구사업의 80%에 해당하는 일반연구자 지원사업에 대해서는 올해부터 ‘한국형 그랜트(grant) 제도’를 도입해 최종 평가를 면제하는 등 미비점을 고쳤다. 기초연구비의 사후관리가 부실해서 연구비 수혈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마치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게 하는 격이다. 학계와 연구계는 그동안 잘못된 연구과제 선정 및 평가 풍토와 연구비 지원을 통한 정부기관의 연구활동 통제를 지적해 왔다. 과제선정 과정에 검은 거래 의혹이 제기되거나 제출 과제에 대한 정당한 평가가 이뤄지지 않는 게 다반사였다. 심사위원이 무기명으로 심사하는 책임지지 않는 심사관행도 문제라고 할 수 있다. 강의 위주의 교수가 연구과제를 따내고서 연구는 조교에게 맡기는 풍토도 고쳐야 할 숙제이다. 연구교수제를 확대해 연구에만 전념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