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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 사라지는 대학신문/최광숙 논설위원

    [씨줄날줄] 사라지는 대학신문/최광숙 논설위원

    고교 때부터 학보로 불리는 대학신문 애독자였다. 군대 갔다가 복학한 오빠가 학보를 보내 준 덕분이다. 갈래머리 여고생 눈에는 신문 기사보다는 석탑의 학교 건물과 캠퍼스에 더 눈길이 가면서 미래의 대학 생활을 동경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대학에 들어가서 꼼꼼히 읽게 된 학보에는 젊은이들의 꿈과 낭만만이 있는 게 아니었다. 아카데믹한 진리의 향연도 있었고, 사회를 향한 비판과 고뇌도 담겨 있었다. 1970~1980년대는 특히 학생들이 독재 권력에 맞서 민주화 운동을 하면서 대학신문과 정부 당국 간의 충돌이 심했던 시기다. 5공 시절 고려대의 ‘고대신문’(1947년 창간)만 하더라도 시험 인쇄본이 나오는 월요일 아침이면 학생회관 2층에서 기관원들의 검열을 받아야 했다. 어떤 경우는 배포 금지되기도 했다. 그 후 당국의 외압 대신 원고의 사전 검토를 주장하는 주간 교수와 학생 기자 사이에 편집 자율권을 두고 갈등을 빚기도 했다. 이렇듯 학보는 단순히 학생들만의 신문이 아니었다. 부조리한 정치권력과 횡포를 단호히 거부하고자 하는 날 선 시대정신을 담아 냈기 때문이다. 이승만 대통령 시절 1960년도 ‘고대신문’의 사설을 보면 졸업생에게는 ‘낡은 사회에 신선한 피를 수혈하라’고, 신입생들에게는 ‘우리는 행동성이 결여된 기형적 지식인을 거부한다’고 썼다. 지금도 가슴을 뛰게 하는 사설이지 않은가. 이런 대학신문들이 3·15 부정선거 이후 학생들의 저항의식에 불을 댕겨 4·19혁명으로 이어질 수 있었던 토양이 됐던 것은 당연하다. 연세대의 ‘연세춘추’는 1935년 ‘연전타임스’라는 이름으로 창간됐다. 일제의 탄압이 극심하던 시절인데도 학생 기자들이 한글 신문을 고집하는 결기를 보였다고 한다. 그후 일제의 민족문화 말살 정책으로 발행이 중단됐다가 6·25전쟁 중인 1953년 재발행됐다. 전쟁통 임시 수도인 부산에서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윤동주 시인 특집호를 기획해 민족의 자긍심 고취에 나서기도 했다. 학보가 처음 등장한 것은 1912년 미국의 선교사가 운영한 평양 숭실학교에서 ‘숭대시보’를 창간하면서다. 광복 후 1946년 지금의 서울대인 경성대학에서 ‘경성대학예과신문’(훗날 대학신문으로 재창간)을 필두로 본격적으로 대학신문들이 발행되면서 지금은 학보를 내지 않는 대학이 없을 정도다. 그런데 최근 대학생 10명 중 3~4명은 학보를 읽어 본 적이 없을 정도로 학생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다고 한다. ‘재미없어서’ ‘바빠서’ 등이 이유란다. 그러다 보니 학교 측도 예산 등을 핑계로 학보를 폐간하거나 온라인 발행으로 바꾸려고 한단다. 취업난, 인터넷 매체의 등장 등을 고려하면 대학신문의 미래가 결코 밝아 보이지 않는다. 우리 역사의 산증인이기에 대학신문의 위기가 더 안타깝다.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 국방부 과장급에 외교부 출신 첫 수혈

    국방부는 29일 국방정책실 정책기획관실 군비통제과장에 외교부 강병조(44·외시 30회) 서기관을 임명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그동안 국제정책관 등 일부 국장급 직위에 외교부 출신을 임명했지만 외교부 출신이 과장급 직위도 맡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인사혁신처가 공직사회의 인사교류를 활성화하고자 국장·과장 또는 과장·실무자를 묶어 다른 부처에서 일하도록 하는 ‘전략교류’ 범위를 올해부터 확대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강 과장과 함께 외교부 소속 실무자 1명도 국방부 군비통제과에 배치됐다. 국방부 군비통제과는 남북한 군축 업무뿐 아니라 국가 간 신뢰 구축을 통해 군비를 통제하는 비확산 관련 임무도 수행한다. 특히 외교부는 지난해 한·미 원자력협정과 이란 핵협상 타결을 계기로 국장급 직위인 원자력비확산 외교기획관을 신설하는 등 국제 비확산 체제를 주도하는 주무 부처로 부각되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재래식 군비통제 업무는 국방부가 주도했고 핵에 관한 비확산 문제는 외교부가 주도했다는 점에서 군비통제과장에 외교관 출신이 임용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서울안보대화와 같은 다양한 국제 관련 업무에서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개성공단 입주기업에 서울시 150억원 수혈

    서울시가 개성공단 전면 중단에 따라 어려움을 겪는 입주기업에 150억원 규모의 융자를 긴급 지원한다고 28일 밝혔다. 서울시 소재 44개 입주기업을 대상으로 중소기업육성기금을 긴급 편성해 1개 업체당 5억원 한도, 금리 2%로 지원한다. 서울신용보증재단에서는 보증비율 100%를 적용한 특례보증(8억원)을 하고, 이미 대출이 있는 4개 기업에는 1년간 원리금 상환을 유예한다. 자금 신청은 지난 25일부터 개시했다. 생산부지가 필요한 기업에는 서울산업진흥원이 운영하는 DMC첨단산업센터, 성수IT센터, 구로구 온수산업단지 등을 제공하거나 다른 지역과 협력해 적합한 부지를 찾을 예정이다. 또 시는 입주기업이 신규 채용을 할 경우 최대 10개월간 고용보조금 월 70만원, 취업장려금 월 30만원을 지급한다. 입주기업들과 거래하는 협력기업까지 취득세 등 신고납부 기한을 최대 1년까지 연장하는 세제 지원책도 마련했다. 최여경 기자 cyk@seoul.co.kr
  • [서울광장] 물갈이쇼는 답이 아니다/진경호 편집국 부국장

    [서울광장] 물갈이쇼는 답이 아니다/진경호 편집국 부국장

    물갈이, 가슴 뛰게 하는 말이다. 선거의 계절이 닥치면 어김없이 ‘혁신’과 ‘개혁’을 앞세운 이 ‘물갈이’가 여의도를 달군다. ‘피바람’과 ‘학살’이란 말이 짬 없이 따라붙건만 그런 피비린내의 기억까지 되짚어 가며 기분을 잡칠 까닭이 장삼이사(張三李四)에겐 없다. 하는 것 없는, 아니 차라리 없어야 좋을 국회의원 X들 하나라도 더 갈아치워야 지난 4년의 울분이 조금이라도 풀릴 처지가 유권자들이다. 넉 달 전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47%가 자기 지역 국회의원 교체를 원했다. 29%는 바뀌든 말든 관심을 끊었다. 정당 집단의 생존 본능이 이런 표심을 지나칠 리 없다. 새누리당에선 ‘대표도 공천받지 못한 경우가 있다’는 말까지 나왔고, 더불어민주당은 현역 의원 11명을 이미 탈락시켰다. 3선 이상은 절반까지도 날릴 태세다. 뭐 놀랄 일도 아니다. 늘 그래 왔다. 4년 전 19대 총선을 앞두고 새누리당은 현역 의원 10명 중 4명꼴로 공천장을 주지 않았다. 그리고 국회 의석을 절반 넘게 가져갔다. 두 달 전만 해도 야당의 독자 개헌을 막게 120석만이라도 달라고 했던 당이다. 16대(2000년) 31.0%에서부터 17대 36.4%, 18대 38.5%, 19대 41.7%…. 4년마다 매번 물갈이율, 현역 탈락률이 늘었다. 지금의 더민주는 같은 기간 5명 중 1명 이상 현역들을 날렸다. 새누리당에 못 미쳤고, 노무현 대통령 탄핵 역풍이 몰아친 17대 총선을 빼곤 매번 졌다. 총선에서의 승산은 정당의 ‘새피’ 수혈량과 비례한다는 수식이 가능할 듯도 싶은 물갈이사(史)다. 한데 의문은 여기서 생긴다. 바로 “그래서 뭐?”냐는 물음이다. 그래서 정치가 나아졌느냐, 살림살이가 나아졌느냐, 대체 누구를 위한 물갈이고 누구를 위한 승리냐는 것이다. 16대(40.7%), 17대(62.5%), 18대(44.5%), 19대(49.3%)에 매번 절반 가까이 또는 절반 넘게 새 인물을 갖다 넣었지만 국회는, 헌 정치는 달라지지 않았다. 아니 매번 뒤로 내달려 4년마다 ‘최악의 국회’를 갈아치웠다. 결론은 자명해진다. 물갈이의 진폭이 크면 정당의 승산은 올라간다. 그러나 정치는 달라지지 않는다. 국회도 바뀌지 않는다. 정치인 물갈이는 결코 정치 물갈이가 아니다. 국민을 위한 것이라지만 그저 정당 집단, 더 좁게는 그 안의 계파, 더 좁게는 그 계파 안의 수장을 위한 도구일 뿐이다. 공천 방식을 둘러싼 새누리당의 갈등은 삼척동자가 다 알다시피 4월 총선을 넘어 내년 12월 대선을 앞두고 유리한 당내 지형을 구축하려는 친박계와 비박계의 세 싸움이다. 영입한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를 앞세운 더민주의 공천 작업은 친노 수장 문재인 전 대표의 차도지계(借刀之計)일 따름이다. 대표직을 내놓고 임시휴업에 들어간 그로서는 공천 과정에서 손에 피를 안 묻혀 좋고, 계파 갈등과 야권 분열로 어느 때보다 전망이 어두운 총선 결과의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될 상황이니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물갈이쇼의 2막을 맡게 될 영입 인사, ‘새피’들은 또 어떤가. 정치의 ‘정’ 자도 생각해 보지 않다가 당 대표의 황감한 요청에 감복해 총선판에 뛰어든 ‘어쩌다 정치인’이거나, 금배지를 못 달아 방송과 SNS를 누비며 이름 팔기에 여념이 없었던 정치 엔터테이너의 처지로 대체 무슨 정치를, 누구를 위해 하겠다는 것인가. 그들에게 묻는다. 정치를 하겠다는 것인가, 정치인이 되겠다는 것인가. 장황한 정치 입문의 변을 늘어놓고는 결국 충성스런 계파원으로 전락한 무릇 ‘선배’들과는 뭐가 다르다 말할 텐가. 당 지도부나 유력 실세와 이런저런 연을 갖고 있지 않은 인사가 있다면, 계파정치에 기꺼이 참여할 준비를 마친 인사가 아니라면 기자에게 연락주기 바란다. 공개적으로 지지하겠다. 자격 없는 금배지는 걸러 내야 한다. 그러나 그것이 이 나라 정치를 복원할 전부일 수는 없다. 꼬리를 자르고 도망쳐 목숨을 부지하는 도마뱀의 행태와 다를 바 없다면 오히려 정치 복원의 독일 뿐이다. 잘라 낸 꼬리 앞에서 환호하고 박수를 보내는 데 그친다면 이제껏 그랬듯 그 손으로 앞으로 4년 내내 여의도를 향해 손가락질만 하고 말 것이다. 필리버스터 기록 경신으로 정치 부재의 현실을 거듭 증명하는 국회의 모습은 결국 우리 유권자 모두의 자화상이다. 차라리 눈을 감자. 그리고 지난 4년의 기억을 붙들고 투표하자. 그래야 지금의 반짝세일에 현혹되지 않는다. jade@seoul.co.kr
  • “안심하렴” 유기견과 함께 식사하는 수의사

    “안심하렴” 유기견과 함께 식사하는 수의사

    식음을 전폐하는 한 유기견이 밥을 먹을 수 있을 때까지 매일 아침 직접 우리에 들어가 옆에서 식사하는 한 수의사의 모습이 인터넷상에 공개돼 화제를 일으켰다. 미국 ABC뉴스 등 외신은 17일(현지시간) 미 조지아주(州) 엘버턴에 있는 ‘그래니트힐스 동물보호소’에 재직 중인 수의사 앤디 마티스 박사가 매일 아침 보호소 안에 있는 좁은 철장에 들어가서 식사하게 된 사연을 소개했다. 지난 1월 말, 마티스 박사는 보호소에 있는 병원에서 퇴근 준비를 하던 중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한 여성이 매우 쇠약해진 유기견을 발견했다는 것. 박사는 서둘러 그 여성에게 개를 데려오라고 말했다. 이후 보호소에 도착한 개를 살펴본 박사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빈혈과 저체온증뿐만 아니라 질 탈출증까지 있어 당장 치료를 시작해도 살 수 있을지 알 수 없었던 것. 박사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두 가지로, 첫 번째는 고통을 빨리 덜어주기 위해 안락사시키는 것이고 그다음은 가능성이 희박하지만 치료를 시도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개를 치료하는 데 있어 수혈 등을 할 수 있는 고급 의료 장비가 필요해 망설일 수밖에 없었다. 보호소 내 시설로는 치료가 역부족이었던 것. 박사는 즉시 동물보호소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에 핏불 믹스견인 해당 유기견의 사진과 함께 사연을 공개했다. 그러자 모든 사람이 시도해보라고 말해줘 결심할 수 있었다고 박사는 회상했다. 해당 페이스북에서 ‘그레이시 클레어’라는 새 이름까지 받게 된 개를 마티스 박사는 즉시 인근 대학병원으로 데려갔다. 그곳에서 긴급 수술을 받고 어느 정도 건강을 회복한 그레이시를 다시 마티스 박사가 자신의 병원으로 데려와 돌봐왔다. 이제 그레이시는 몸 상태가 조금씩 나아졌지만, 과거 학대받은 기억이 남아있는지 여전히 주위를 경계하고 밥도 먹지 않았다. 이 때문에 박사는 그레이시가 있는 우리에 들어가 함께 식사하는 방법을 생각해냈다는 것이다. 또한 거부감을 없애기 위해 자신도 그레이시를 위한 것과 같은 모양의 그릇에 음식을 담아 먹었다. 공개된 영상에서 이따금 그레이시를 바라보는 박사의 얼굴에서 ‘여기서는 안심하고 먹어도 돼’라고 말하는 듯하다. 처음에 그레이시는 구석에 앉아 가만히 박사를 바라만 봤지만, 2주 가량이 지난 뒤에는 마침내 접시 쪽으로 다가왔고 박사가 건넨 먹이를 먹고 스스로 먹는 모습을 보였다. 조용하게 진행되는 식사 풍경이지만 마티스 박사와 그레이시 사이에 따뜻한 정마저 느껴진다. 한편 공개된 영상은 현재 조회 수가 595만 회를 넘어섰으며, 추천 수는 5만3000번, 댓글 수는 3800건, 공유 횟수는 8만4000건을 넘어섰다. 사진=그래니트힐스 동물보호소(https://www.facebook.com/GraniteHillsVet/)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마녀사냥으로 죽어가는 아이들을 아시나요?

    마녀사냥으로 죽어가는 아이들을 아시나요?

    아프리카에서는 많은 아이가 미신 때문에 죽어간다. 지금 이 시간에도 악마 혹은 마녀로 몰린 아이들은 가족에게 버려지고 대다수는 굶주림에 지쳐 세상을 떠나고 있다. 사진 속 소년 역시 같은 이유로 부모에게 버려진 뒤 이곳저곳을 떠돌다가 한 자원 봉사자를 만나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고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15일(현지시간) 전했다. 나이지리아에 사는 이 소년은 아직 2살밖에 안 된 어린아이로, 지난 8개월간 거리를 떠돌았다. 간간히 행인들이 건넨 음식 조각을 받아먹으며 연명해왔다고 한다. 뼈밖에 남지 않은 알몸에는 기생충이 득실거려 마을 사람들은 소년이 다가오는 것조차 허용하지 않았다. 그렇게 하루 이틀 겨우 살아남아 거리를 방황하던 소년은 지난달 31일 아프리카 출신의 덴마크인 여성 안야 링그렌 로벤에게 극적으로 발견돼 구조됐다. 로벤은 소년을 보자마자 크게 충격받고 말았다. 아이가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았던 것. 그녀는 우선 소년에게 물과 음식을 먹였다. 이때 찍힌 사진이 인터넷상에 확산하면서 많은 사람의 심금을 울렸다. 로벤은 소년의 몸 상태가 매우 나쁘다는 것을 느끼고 아이 몸을 부드러운 담요로 감싼 뒤 품에 안아 들고 가장 가까운 병원에 데려가 한시라도 빨리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왔다. 사실 로벤은 3년 전부터 이 소년처럼 악마나 마녀로 낙인 찍혀 버려지는 아이들을 구조하는 비영리단체 ‘아프리카 어린이 지원 교육 및 개발 재단’(African Children‘s Aid Education and Development Foundation)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그녀는 자신이 직접 운영하는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수천 명의 아이가 악마나 마녀로 비난받으며 버려지고 있고 우리는 이들이 고통 속에 두려워하고 죽어가는 모든 것을 목격해 왔다”고 밝히고 있다. 로벤은 이 페이지를 통해 이번에 구조된 소년 등 아이들이 치료받고 회복하는 과정을 사진으로 공개하면서 사람들에게 의료비 등의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로벤에 의해 목숨을 건진 소년은 이제 ‘호프’(Hope·희망)라는 새 이름까지 얻게 됐다. 호프는 병원에서 처방된 약으로 몸속에 들끓었던 기생충을 제거하고 극도로 낮아진 적혈구 수치를 높이기 위해 수혈을 받는 등 회복을 위한 치료를 받았다. 이에 대해 로벤은 “이제 호프의 몸 상태는 안정을 찾았다”면서 “스스로 음식도 먹을 수 있고 치료 효과도 잘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늘, 그는 스스로 힘으로 일어날 수 있게 돼 우리 모두 웃을 수 있게 됐다”면서 “그는 작지만 강한 소년”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호프는 로벤의 어린 아들인 데이비드 주니어와도 놀 수 있을 만큼 건강을 회복했다. 로벤이 페이스북에 공개한 호프의 사진은 많은 사람의 공감을 얻었고 세계 곳곳에서 100만 달러(약 12억 원)에 달하는 기부금이 모였다. 그녀는 “이 돈으로 우리는 호프에게 최고의 치료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새 땅에 개인 진료소를 만들어 더 많은 아이를 고통에서 구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또한 로벤은 남편 데이비드 에마누엘 우멤과 함께 구조한 아이들이 거주하고 음식과 교육, 의료 등의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아동 센터를 오픈했으며, 지난달 말부터는 보육원을 짖길 시작했다. 사진=안야 링그렌 로벤/페이스북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유럽서도 임신부 지카바이러스 첫 감염

    발생국 방문자 헌혈·난자 기증 금지 유럽에서 임신부의 지카바이러스 감염 사례가 처음으로 보고되면서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와 관련 당국은 지카바이러스 감염 사례가 만연한 중남미 방문자의 헌혈이나 정자·난자 기증도 금지시키고 있다. 스페인 보건부는 4일(현지시간) 콜롬비아에서 돌아온 카탈루냐 지방의 40대 임신부가 지카바이러스에 감염됐다고 밝혔다. 유럽에서 처음 보고된 사례다. 임신 13~14주로 알려진 이 여성은 남미 출신으로 여행 뒤 고열 등의 증상을 보였으며 검사 결과 확진 판정을 받았다. 또 다른 발병국인 엘살바도르와 콜롬비아 등에선 보건 당국이 최대 2년간 가임 여성에게 임신을 자제하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콜롬비아 보건 당국은 이날 지카바이러스에 감염된 길랭바레증후군 환자 3명이 사망했다고 공개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콜롬비아의 길랭바레증후군 환자는 지난달까지 100명을 넘어섰다. 한편 브라질에서 수혈을 통한 바이러스 감염 사례가 2건 보고된 가운데 WHO는 발생국 방문자들의 헌혈을 받지 말라고 당부했다. 영국과 캐나다의 보건 당국은 중남미 여행 뒤 각각 28일, 21일간 헌혈을 금지하는 조치를 취했다. 또 성 접촉을 통한 감염 불안이 커지면서 미국과 유럽의 정자은행, 불임병원들은 중남미 방문자의 정자나 난자를 기증받지 않기로 하는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뉴스 분석] 안철수 “이번 선거에 모든 것 건다”… 교섭단체 구성이 최대 관건

    [뉴스 분석] 안철수 “이번 선거에 모든 것 건다”… 교섭단체 구성이 최대 관건

    새 인물 수혈·정책 등 반전카드 없으면 13%까지 추락한 지지율 반등 어려워‘현역 갈등·호남 물갈이’도 뇌관으로… 安·千·金 ‘3두체제’ 찰떡호흡이 숙제 안철수 의원의 국민의당이 4·13총선을 71일 앞둔 2일, 중도 정당의 깃발을 올렸다. 지난해 12월 안 의원이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지 51일 만이다. 안 의원이 2014년 3월 독자 창당을 중단하고 새정치민주연합과 합당한 지 23개월 만이기도 하다. 상임공동대표를 맡은 안 의원은 이날 대전 한밭체육관에서 열린 창당대회에서 “오늘 누구도 가보지 못한 정치혁명의 길을 시작한다.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국민의 당이 첫 발자국을 내딛는 역사적 순간”이라며 “저는 국민의당에, 이번 선거에, 저의 모든 것을 걸겠다”고 밝혔다. 공동대표를 맡은 천정배 의원은 “3당 체제에서 국민의당이 제1당이 될 수 있는, 최소한 새누리당의 과반을 저지하며 제1야당으로 자리매김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국민의당은 안·천 의원을 공동대표로, 두 사람과 함께 김한길 의원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내세웠다. 박주선·주승용 의원, 김성식 전 의원, 참여정부 대통령비서실 참여혁신수석 출신인 박주현 변호사가 최고위원으로 지명됐다. 지금껏 양당 구도를 허물려는 시도는 끊임없이 이어졌다. 정주영(통일국민당), 이인제(국민신당), 정몽준(국민통합21), 문국현(창조한국당) 등 1987년 이후 이뤄진 도전은 번번이 실패했다. 자유민주연합(김종필)이 한때 원내 50석을 얻는 등 제3당 역할을 했지만 결국 2006년 소멸했다. 국민의당 또한 30~35%로 추산되는 중도·무당층을 겨냥한다. 국민의당이 존속하려면 4·13총선에서 원내교섭단체(20석) 이상의 성적을 거둬야 한다. 그래야 안 의원도 2017년 대선을 도모할 수 있다. 우선 12~13%까지 추락한 지지율 반등이 절실하다. 한 자릿수로 떨어질 경우 야권 내 힘의 균형이 더민주로 급격하게 쏠리게 된다. 국민의당으로서는 설 민심 잡기가 시급한 상황이지만 새 인물 수혈이나 새누리당·더민주와 차별화된 어젠다 선점 등 반전카드가 마땅치 않다. 안철수·천정배·김한길 등 사실상 ‘3두체제’의 순항 여부도 변수다. 안 의원 측근 그룹과 더민주 탈당파 현역 의원 간 갈등, ‘호남 물갈이’를 주장해 온 천 의원과 현역의원 간 갈등 등 ‘뇌관’이 언제든 불거질 수 있다. 총선 야권연대도 시험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야권연대를 안 하자니 수도권에서 참패가 예상되고 단일화를 하자니 ‘새 정치’란 지향점을 잃게 되기 때문에 딜레마적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울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대전 장진복 기자 vivian49@seoul.co.kr
  • [긴급 진단] 메르스로 미뤘던 수술 몰려 재고 빨간불… 헌혈 문화 확산돼야

    [긴급 진단] 메르스로 미뤘던 수술 몰려 재고 빨간불… 헌혈 문화 확산돼야

    적혈구제제 하루 5250팩… 적정 재고량 5일분 1월초 재고량 2.1일분까지 떨어져 ‘주의’ 단계 혈액(적혈구) 재고량이 크게 줄면서 이번 겨울 전국적으로 혈액 부족 사태가 벌어졌다. 지난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의 여파로 단체 헌혈이 2만 4960명 줄어 보관 혈액이 부족해졌지만, 메르스로 연기됐던 수술이 연말에 몰리면서 오히려 혈액 사용량은 늘었다.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1월 초에는 한때 혈액 재고량이 2.1일분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혈액이 모자라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헌혈하는 사람이 조금씩 늘어 가까스로 3.9일분을 확보하긴 했으나 충분치는 않다. 1팩이 400㎖인 적혈구제제는 하루에 5250팩이 소요되며, 적정 혈액 재고량은 5일분이다. 혈액 재고량이 2.1일분까지 떨어지면 대한적십자사 대응 매뉴얼에 따라 ‘주의’ 단계에 들어가 대비 계획을 점검해야 한다. 1일분 미만이 ‘심각’ 단계다. 이번과 같은 혈액 부족 사태는 신종플루가 확산됐던 2009년 10월에도 있었다. 당시도 감염병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헌혈 취소가 잇따랐다. 정도는 다르지만, 혈액 부족은 겨울철마다 반복되는 고질적인 문제다. 젊은층의 헌혈에 의존하다 보니 학생이 방학하는 겨울에는 대개 혈액이 부족하다. 대책을 마련해야 하지만 혈액은 헌혈로만 공급할 수 있어 보건당국도 헌혈을 독려하는 것 외에는 뾰족한 수를 내지 못하고 있다. 1일 대한적십자사의 2015년 헌혈자 현황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 헌혈자는 전체 헌혈자 287만 2156명 가운데 고등학생이 22.9%, 대학생이 31.0%로 학생이 절반 이상(53.9%)이다. 학생 다음으로는 회사원(17.7%)과 군인(15.3%)이 많았다. 지난해 헌혈자를 연령별로 살펴보면 10~20대가 77.1%로 대다수였다. 30대는 11.9%, 40대는 7.7%, 50대는 2.8%, 60대 이상은 0.5%로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헌혈률은 떨어졌다. 30~50대는 충분히 헌혈할 수 있는 나이인데도 헌혈률이 낮아 30·40·50대 헌혈자를 모두 합쳐도 10대(34.0%)에 미치지 못했다. 한규섭 서울대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는 “헌혈자 구조가 이렇다 보니 우리나라는 예비군 훈련이 없고 방학이 시작되는 겨울에 혈액 수급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면서 “이는 미국과 일본에서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가까운 일본은 우리와 정반대로 30대 이상 헌혈률이 70%를 웃돈다. 인구 고령화 추세가 이어지면 헌혈률은 더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헌혈률은 떨어지는데, 혈액을 사용해야 하는 노인은 많아진다. 10~20대 남성에게 의존하는 구조적 문제를 바꾸지 않고선 문제 해결이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혈액 사용자의 절반은 65세 이상 노인이다. 혈액 부족을 예측해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6월에는 메르스 때문에 다들 병원 가길 꺼려 의료기관도 혈액을 잘 요청하지 않았다. 그렇다 보니 대한적십자사에서도 수혈용 적혈구 대신 혈장을 뽑는 데 집중했다. 한 교수는 “겨울이 다가오자 병원들이 앞다퉈 혈액을 확보하는 바람에 문제가 더 커졌다”며 “불안을 덜 수 있도록 정부가 사전에 조치를 취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보건당국은 30~50대가 헌혈에 동참하도록 헌혈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기업 수를 점차 늘리고, 서약을 하고서 꾸준히 헌혈하는 ‘등록 헌혈제’가 활성화되도록 홍보를 강화하기로 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현재 전국에 등록헌혈자가 60만명 정도 되며, 이분들의 도움을 받아 이번에도 부족한 재고량을 빨리 채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제도를 갖춰도 헌혈 문화가 확산되지 않으면 헌혈률은 제자리를 맴돌 수밖에 없다. 엄재용 대한적십자사 수급관리팀장은 “헌혈 선진국에서 중장년 헌혈층이 두터운 이유는 헌혈자를 존중하고 헌혈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헌혈 문화 때문”이라고 말했다. 해외처럼 건강한 헌혈자는 하루 2회 집중 헌혈을 하도록 허용하자는 주장도 나온다. 헌혈자에 대한 인센티브를 확대하자는 의견도 있지만, 보건당국은 부정적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정부도 고민을 많이 했지만, 타인의 생명을 구하기 위한 숭고한 행위인 헌혈이 자칫 ‘매혈’(賣血)로 비칠 수 있어 딜레마”라며 “그간 헌혈해 온 분들이 오히려 동참하지 않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혈액 사용량을 줄이는 일은 병원 몫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6년 전에 이미 수혈을 최소화할 것을 회원국에 권고했지만 우리나라는 제자리걸음이다. 이정재 대한환자혈액관리연구회 회장은 “환자가 빈혈이 있으면 수혈하지 않고 빈혈을 교정할 방법이 있는지, 앞으로 출혈이 얼마나 일어날지를 평가해 정말로 불가피한 경우에만 수혈해야 하는데, 우리나라 의사들은 수혈부터 하고 보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최소한, 필요한 만큼만 수혈하는 ‘환자혈액관리’ 프로그램을 시행한 미국 일부 지역, 호주, 영국 등은 혈액 사용량이 평균 50% 줄었다”고 말했다. 복지부 관계자도 “전문가들은 인구 고령화로 혈액 사용량이 늘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 2013년, 2014년 혈액 사용량이 오히려 떨어졌다”며 “의료기관이 혈액을 적정량만 사용하고 의료기술의 발달로 로봇 수술, 레이저 수술 등 수혈 없이 할 수 있는 수술법이 계속 개발되면 혈액 사용량이 줄어 고령화에도 비상사태가 오진 않을 것이란 견해도 있다”고 말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긴급 진단] 헌혈에 대한 오해와 진실

    우리는 과연 헌혈에 대해 얼마나 잘 알고 있을까. 주로 10~20대에 의존하는 지금의 혈액 수급 구조는 헌혈에 대한 오해와도 일부 관련이 있다. 헌혈을 하면 과연 건강이 나빠질까. 1일 대한적십자사와 함께 헌혈을 둘러싼 오해와 진실을 살펴봤다. Q. 헌혈을 하면 건강에 치명적인 문제가 생긴다? A. 우리 몸에 있는 혈액량은 남성은 체중의 8%, 여성은 7% 정도다. 예를 들어 체중이 60㎏인 남성의 몸속에는 약 4800㎖의 혈액이 있고 50㎏인 여성은 3500㎖의 혈액을 갖고 있다. 전체 혈액량의 15%는 비상시를 대비해 여유분으로 갖고 있는 것으로, 400㎖가량을 전혈(全血) 헌혈한다고 해도 건강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우리 몸은 헌혈을 한 뒤 1~2일 정도면 일상생활에 전혀 지장이 없도록 혈관 내외의 혈액순환이 완벽하게 회복된다. 전혈 헌혈은 적혈구와 백혈구, 혈장, 혈소판 등 혈액의 전체 성분을 헌혈하는 것이고, 성분 헌혈은 혈액의 특정 성분만 선택해 기증하는 것을 말한다. Q. 헌혈을 하면 심각한 빈혈이 생긴다? A. 헌혈은 몸에 여유로 갖고 있는 혈액을 나눠 주는 행위이기 때문에 헌혈 전에 충분한 혈액이 있는지 판단하기 위해 반드시 적혈구 내 혈색소(헤모글로빈) 수치를 측정한다. 따라서 헌혈로 빈혈이 생길지 미리 걱정할 필요는 없다. 또 헌혈자를 보호하기 위해 헌혈 가능 횟수도 전혈 헌혈 기준으로 연간 5회, 혈장 채혈은 2주에 1회로 제한하고 있다. 또 헌혈이 가능한 연령대는 16~65세로 한정했다. 헌혈을 하고 나면 수분을 많이 섭취하는 게 좋다. 사우나는 땀을 흘려 탈수증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다. 갑자기 팔에 무리가 가는 운동을 하면 출혈이 나타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Q. 헌혈증서를 받지 않는 곳도 있다? A. 혈액관리법은 의료기관에서 헌혈 증서를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하지 못하도록 엄격히 규정하고 있다. 위반할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헌혈증서를 받지 않는 기관이 있다면 바로 보건복지부와 적십자 혈액원에 신고하면 된다. 헌혈증서를 매매하는 행위도 금지돼 있다. 혈액은 수혈용으로 의료기관에만 공급하기 때문에 개인이 의료기관에서 직접 혈액을 구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Q. 적십자사가 혈액 장사를 한다? A. 적십자사는 혈액 관리에 사용되는 재원을 혈액수가에만 의존하고 있으며 국민이 자발적으로 납부하는 적십자회비와는 전혀 무관하다. 혈액수가는 일본, 미국 등 주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4분의1 수준으로 혈액원의 인건비, 의료품비, 기념품비, 헌혈의 집 임대비 등 운영비와 홍보비를 사용하기에도 빠듯한 수준이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국방부 입’ 5년 2개월 한 사나이

    ‘국방부 입’ 5년 2개월 한 사나이

    첫 민간인 출신… 대북 강경 발언 유명 후임 문상균 준장… 군 출신 복귀 논란 최초의 민간인 출신 국방부 대변인으로 일해 온 김민석(58) 대변인이 31일 퇴임한다. 김 대변인은 5년 2개월 동안 재임하며 정부 대변인 가운데 최장수 기록을 세웠다. 김 대변인은 29일 “출입 기자 여러분과 곤란한 질문과 답변을 주고받기도 했지만 서로 각자의 입장에서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제 역할을 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 대변인은 1982년부터 한국국방연구원(KIDA)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하다 1994년 중앙일보 군사전문기자로 기자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2010년 12월부터 별정직 고위 공무원인 국방부 대변인직을 맡아 김태영, 김관진(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한민구 등 세 명의 장관을 보좌했다. 국방부 대변인은 통상 현역 장성(준장급)이나 예비역 고위 장교, 국방부 일반직 고위 공무원이 맡아 왔지만 2010년 11월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개혁과 외부 인사 수혈의 필요성이 제기되며 임용된 것으로 평가된다. 김 대변인은 2014년 4월 북한의 무인정찰기 도발 당시 언론 브리핑에서 “북한은 지구상에서 없어져야 할 나라도 아닌 나라”라는 강성 발언을 쏟아 냈고, 이에 북한은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김 대변인을 지칭하며 “비싼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위협해 한동안 경호원이 수행하기도 했다. 김 대변인의 후임으로는 문상균 전 국방부 군비통제차장(예비역 육군 준장)이 내정됐다. 군 개혁 차원에서 대변인을 개방형 직위로 해 놓고 다시 군 출신에게 맡긴 것을 놓고 개혁 의지가 후퇴했다는 비판이 군 외부에서 제기되고 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잠복기 최대 2주… 수혈·성관계 통해 사람 간 전이 가능성

    잠복기 최대 2주… 수혈·성관계 통해 사람 간 전이 가능성

    ‘이집트숲모기’가 전염 매개체… 신생아 시각·청각 등에 악영향 백신·치료제·신속 진단법 없어… 뎅기열 발생 지역 어디든 발병 중남미 여성들에게 출산을 포기시킬 정도의 충격을 던져준 지카 바이러스에 대해 질문과 답변 형식으로 살펴봤다. ① 감염 경로는. -지카 바이러스는 주로 열대 우림지역에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진 이집트숲모기에 의해 사람에게 전파된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임신, 수혈, 성적 접촉에 의해 전염될 수 있다. 캐나다는 북미와 유럽 외의 지역을 다녀온 사람이 여행 후 한 달 이내에 수혈하는 것을 금지했다. 미국도 이 같은 방안을 논의 중이다. ② 지카 바이러스 국내에선. -한국은 지카 바이러스 청정지대로 보고된 감염 사례가 없다. 이집트숲모기는 없지만 바이러스 전파 가능성이 있는 흰줄숲모기가 서식한다. 중남미 지역을 다녀온 여행자가 많아 주의가 요구된다. ③ 감염 증상은. -발열, 발진, 관절통, 눈충혈 등이 있다. 감염된 뒤 보통 2~7일 이후, 최대 2주 이내에 증상이 나타난다. 하지만 감염자의 20%에게서만 증상이 발견되며 증상 또한 경미하다. 발병 지역을 여행하고 돌아온 뒤 2주 이내에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지카 바이러스와 희귀 질환인 길랑바레증후군의 관련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 질환은 면역 체계가 신경 세포를 공격하는 것으로 근력저하, 마비 등을 유발한다. ④ 지카 바이러스와 소두증의 관계는. -지난해 10월 지카 바이러스가 급속도로 퍼지고 있던 브라질에서 소두증 신생아가 급증하면서 관련성이 제기됐다. 지카 바이러스가 발생하기 전 브라질에서는 매년 평균 150명의 신생아가 소두증에 걸려 태어났으나 지난해 10월 이후 4000여건의 소두증 의심 사례가 보고됐다. ⑤ 소두증이란. -신생아의 두뇌가 충분히 성장하지 못한 채 작은 뇌와 머리를 갖고 태어나는 뇌 손상 증세를 뜻한다. 소두증 신생아는 대체로 걷기, 듣기, 말하기 능력 등이 떨어질 수 있다. ⑥ 임산부가 주의해야 할 점은. -임신부 및 가임기 여성은 바이러스 발병 국가로의 여행을 되도록 자제하고 불가피한 경우 여행 전 의사와 상담해야 한다. 미 보건당국은 최근 아이를 출산한 산부가 바이러스 발병 국가를 다녀왔거나 발병 지역에 거주할 경우 신생아가 소두증이 아니더라도 바이러스에 감염됐는지 여부를 검사할 것을 권고했다. ⑦ 가임기 여성이 감염됐다면. -미국 질병통제센터(CDC)에 따르면 지카 바이러스는 감염된 사람의 혈액에 2일에서 최대 2주간 잠복해 있다가 사라진다. 따라서 가임기 여성이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경우라도 2주가 지나 혈액에 바이러스가 남아 있지 않으면 이후에 임신하더라도 태아에게 미치는 영향은 없다. ⑧ 백신이나 치료법은. -지카 바이러스의 백신이나 치료제, 신속 진단법은 아직 없다. 비슷한 감염 경로를 가진 뎅기열 백신을 개발한 프랑스 제약사 사노피는 백신 개발에 최소 3~5년이 소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⑨ 감염 예방법은. -현재로선 감염된 모기에 물리지 않는 것이 최선의 예방책이다. 뎅기열이 발생했던 나라에서는 어느 곳이든 지카 바이러스가 발병할 수 있다. 위험 지역을 여행할 때는 에어컨이 있는 방에 머물거나 모기장을 쳐 놓은 상태에서 자는 것이 필요하다. 긴소매와 긴바지 등을 입는 것도 좋은 예방법이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IMF, 산유국 첫 긴급자금 수혈 검토

    국제 유가 하락으로 산유국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이 산유국의 디폴트(채무불이행)를 막기 위해 긴급 자금 수혈을 검토하고 있다. IMF와 세계은행 관계자들이 28일(현지시간)부터 아제르바이잔 수도 바쿠에서 정부 관계자들과 만나 긴급 자금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27일 보도했다. 유럽부흥개발은행(EBRD)과 아시아개발은행(ADB)도 아제르바이잔을 방문한다. IMF 관계자는 “아제르바이잔 정부 요청에 따라 방문하는 것”이라면서 “‘기술적 지원’에 대해 논의하고 자금 지원 필요성을 평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계은행 대변인은 “세계은행과 IMF는 통화가치와 유가 하락 압력에 대응하기 위한 장단기 조치를 놓고 아제르바이잔 정부와 논의하고 있다”면서 “세계은행은 아제르바이잔에 자금을 포함해 필요한 지원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IMF와 세계은행은 자금 지원 규모에 대해서는 따로 언급하지 않았으나 FT는 익명의 관계자들 말을 인용해 지원 규모가 40억 달러(약 4조 8000억원)라고 밝혔다. 유가 하락세가 이어진 이후 이들 기관이 경제 위기를 겪는 산유국에 대한 자금 지원을 검토하고 나선 것은 처음이다. IMF와 세계은행은 산유국인 베네수엘라와 브라질, 에콰도르 등의 상태도 점검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아제르바이잔은 유가 하락이 이어지면서 재정 압박으로 달러 대비 아제르바이잔 마나트화의 가치가 한달 사이 30% 이상 폭락하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소두증’ 공포, 해외 태교·신혼여행 줄취소

    ‘소두증’ 공포, 해외 태교·신혼여행 줄취소

    ‘소두증’(小頭症)을 유발하는 지카 바이러스가 남미에서 동남아시아 등으로 확산되자 태교여행을 예약한 임신부들이 취소에 나서는 등 불안이 확산되고 있다. 소두증은 아이의 뇌가 자라지 않는 선천성 기형을 말한다. 질병관리본부는 24개 지카 바이러스 발생국으로의 여행을 자제하라고 발표했다. 관광업계는 지난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에 이어 올해는 지카 바이러스의 직격탄을 맞을까 우려하고 있다.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 사는 임신부 조모(32)씨는 “올 4월쯤 태국으로 태교여행을 가려고 했는데 태국에서 소두증이 발생했다는 뉴스를 보고 급히 취소했다”고 27일 말했다. 그는 “임신 6개월 무렵 따뜻한 곳에서 쉬다 오려고 했는데 제주도로 행선지를 변경했다”고 말했다. 임신부 최모(34)씨는 “다음달에 사이판으로 태교여행을 갈 계획이었는데 위약금 40만원을 물고 취소했다”며 “중남미뿐 아니라 태국에서도 발병하는 것을 보니 우리나라가 가장 안전한 것 같다”고 말했다. 250만명의 회원을 보유한 임신·육아 인터넷 카페 ‘맘스홀릭’에는 ‘소두증 유행한다는데 태교여행 괜찮을까요’ 등의 우려 섞인 글이 매일 10건 이상 올라온다. 이날 질병관리본부는 지카 바이러스 상황보고에서 “최근 2개월간 지카 바이러스가 중남미 21개국 및 태국 등 총 24개국에서 발생했다”며 “될 수 있으면 발생 지역으로의 여행을 자제해 달라”고 권고했다. 최근에는 임신 5개월 안팎에 괌이나 동남아시아 등 휴양지로 태교여행을 가는 것이 유행이다. 따라서 관광업계는 걱정이 많다. 한 여행사 대표는 “지난해 메르스에 이어 올해는 지카 바이러스 때문에 매출이 급감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많다”며 “중남미의 대표적인 휴양지인 멕시코 칸쿤이나 동남아로 신혼여행을 계획했던 예비부부들도 일정 변경을 문의한다”고 말했다. 인터넷에 잘못된 정보도 퍼지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지카 바이러스의 잠복기가 2년이라는 것이다. 지카 바이러스를 퍼뜨리는 이집트 모기가 우리나라에도 있다거나 공기를 통해 사람 간에 전파된다는 근거 없는 정보도 있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엘살바도르 등에서 2년간 임신하지 말 것을 권고하고 있지만 잠복기가 2년이라는 의미가 아니다”라며 “남미 등을 다녀와서 2주 안에 증상이 없다면 안심해도 된다”고 말했다. 지카 바이러스에 걸리면 온몸에 빨간 반점이 생기고 전신에 통증을 느끼게 된다. 또 지카 바이러스는 일반적으로 모기, 수혈, 성교 등으로 옮으며 공기를 통한 사람 간 전파는 보고된 사례가 없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강신 기자 xin@seoul.co.kr
  • 태국인도 감염… ‘소두증 바이러스’ 공포 확산

    태국인도 감염… ‘소두증 바이러스’ 공포 확산

    소두증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지카 바이러스 감염자가 중남미뿐만 아니라 미국, 영국을 넘어 동남아시아에서도 나타나면서 비상이 걸렸다. 대만 질병관제서는 지난 10일 태국에서 대만으로 입국한 태국인 남성(24)이 지카 바이러스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공식 발표했다고 현지 언론이 24일 보도했다. 대만의 첫 지카 바이러스 감염 사례다. 태국인 남성은 지카 바이러스가 발생, 확산된 중남미를 방문한 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바이러스 감염 경로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5월 브라질에서 처음으로 지카 바이러스 감염 사례가 보고된 뒤 바이러스는 중남미에 급속히 확산됐다. 브라질에는 최대 150만명의 지카 바이러스 감염자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과 영국에서 발견된 지카 바이러스 감염자는 모두 중남미를 여행한 전력이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아시아 국가에서는 캄보디아, 인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파키스탄, 필리핀, 태국, 베트남 등에서 지카 바이러스가 발생, 확산한 흔적이 발견된다. 태국 등 아시아에서 최근 중남미와 같은 대규모 확산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 CDC는 중남미 및 카리브해 지역 22개국을 여행경고국으로 지정하고 이들 국가에 대한 여행을 자제할 것을 권고했다. 지카 바이러스는 감염됐을 때 오열, 발진, 관절통, 안구 충혈 등의 증세가 나타나지만 심각하지 않으며 감염자의 75%에서는 증상이 아예 나타나지 않는다. 그러나 최근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된 임신부가 소두증을 앓는 아기를 출산한다는 가설이 나오자 주목받기 시작했다. 브라질에서는 지카 바이러스가 발생하기 전에는 매년 평균 163명의 소두증 환자가 나왔으나 지난해에는 소두증 환자가 3893명으로 치솟았다. 엘살바도르는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된 여성은 2년 동안 임신하지 말 것을 권고하고 있다. 학자들은 최근 지카 바이러스가 전신 마비를 유발할 수 있는 희귀 질환 길랭-바레 증후군의 원인일 것이라고 추정하는 가설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지카 바이러스는 주로 이집트모기에 의해 전염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는 수혈, 성관계, 출산 등과 같이 체액을 교환할 경우 바이러스가 전염된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고 신해철 담당 의사가 수술한 환자 또 사망

     가수 고(故) 신해철씨의 수술 집도의에게 위 절제 수술을 받은 외국인이 숨졌다. 경찰은 사망 원인을 밝히기 위해 수사에 착수했다.  지난해 11월 호주인 A씨가 서울 송파구 한 병원에서 위 절제 수술을 받고서 충남 한 지역 병원으로 옮겨져 수혈을 받았지만 곧 사망했다.  A씨의 위 절제 수술을 한 의사는 강모(45)씨로, 신해철씨에게 위장관유착박리술 등을 하고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아 재작년 10월 신씨가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불구속 기소된 강씨의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놓고 현재까지 치열한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강씨는 신씨 사망 2주 뒤부터 진료와 수술을 해왔고, 그가 수술을 한 외국인 환자가 또 사망한 것이다.  호주인 A씨는 고도비만 치료를 위해 강씨로부터 복강경 위 절제수술을 받았다. 이 남성은 수술 후 봉합 부위에 틈이 생겨 세 차례나 재수술을 받은 뒤 다른 병원으로 옮겼지만, 사흘 후 숨졌다. 사인은 패혈증으로 알려졌다. 신씨 사망 2주 뒤 강씨로부터 수술을 받은 한 여성도 봉합부위 틈 때문에 대학병원에서 재수술을 받았다. 또 다른 외국인 여성도 같은 이유로 대학병원에서 재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씨의 사망이 강씨의 과실 때문인지 재판에서 다투고 있기 때문에 법적으론 강씨가 진료와 수술을 해도 문제는 없지만, 제도적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경찰은 A씨 직접적인 사망 원인을 밝히려고 국과수에 조사를 의뢰,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사망 원인이 위 절제 수술 때문인지, 수혈 과정에서의 문제인지 현재까지는 확인되지 않았다”며 “국과수에 정확한 사인을 밝혀달라고 요청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국과수 조사 결과 A씨의 사망에 의사의 책임이 있는 것으로 확인되면 과실 여부를 조사해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서울광장] 정말 어마어마한 일은/진경호 편집국 부국장

    [서울광장] 정말 어마어마한 일은/진경호 편집국 부국장

    ‘한 사람이 온다는 것은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국회 방에 붙어 있는 글귀다. 시인 정현종의 ‘방문객’에서 따왔다. 4월 20대 총선을 앞두고 영입한 인사들을 자신이 얼마나 귀하게 여기는지를 내보이려는 속내가 묻어난다. 조금 낯간지럽긴 하나 사람이 온다는 것, 맞다. 그 사람의 어제와 오늘, 내일이 함께 오는데 얼마나 어마어마한 일인가. 한데 이런 어마어마한 일이 어디 문 대표 방에서만 벌어지고 있을까. 소속 의원들의 잇단 탈당으로 정치적 빈혈 상태에 놓인 문 대표로서야 ‘새피’ 수혈이 분명 어마어마한 일이겠으나, 지금 정치판에 이런 엄청난 일이 어디 이것뿐일까.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그제 신년 회견에서 “4월 총선에서 180석 이상의 의석을 확보하겠다”고 했다. 지금의 300개 의석 가운데 5분의3 이상을 차지하겠노라고 했다. 국정 안정을 내세워 과반 의석을 호소한 집권당 대표는 많았어도 180석을 얘기한 대표는 기억에 없다. 어마어마한 얘기다. 이에 더해 박근혜 대통령은 ‘국회심판론’까지 들고나왔다. 정부가 아무리 설득해도 국회가 요지부동이니 이제 국민이 회초리를 들어 달라는 것이다. 말이 국회지 야당 심판론이다. 야당의 정부 심판론은 차고 넘쳤으나 정부의 국회 심판론은 없었다. 이 또한 희대의 일이다. 오만하다고 비칠 수도 있을 김무성 대표의 180석 발언은 그러나 허언만은 아닐 듯하다. 제1야당이 지지율 20% 안팎의 2개 정당으로 쪼개진 현실에서 지지율 40% 안팎인 새누리당이 5분의3 이상의 의석을 차지할 확률은 대단히 높다. 총선은 대선과 달리 253개(잠정) 선거구별로 국회의원 1명씩만 뽑는 매치게임이다. 골프로 치면 대선은 18홀 전체 타수로 승부를 가리는 스트로크 방식이고 총선은 18홀 중 이긴 홀수가 많은 선수가 승리하는 매치업 방식이다. 2, 3등이 얻은 표는 죄다 휴지통에 처박힐 사표(死票)일 뿐이다. 연초부터 쏟아져 나온 여론조사 결과나 SNS 등을 분석한 빅데이터 자료는 새누리당의 180석 확보 가능성이 80%에 이른다고까지 말한다. 사정이 이런데도 야권은 말이 없다. 그럴 겨를이 없다. 2년 뒤 대선만 바라본 채 서로에게 총부리를 겨눈 문재인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의원은 새누리당으로 눈을 돌릴 처지가 못 된다. 새로울 것 없는 원로들을 당의 간판으로 내세운 정치 유랑극으로 사당(私黨)의 색깔을 흐리고, 성공 신화는 썼을지언정 정치의 ‘정’ 자도 몰랐을 법한 인사나 방송에서 전위대 노릇을 한 사람들 몇몇을 불러 모아 ‘새정치’로 분칠하기 바쁠 뿐이다. 그들 밑에서 또는 그들 사이에서 공천을 걱정해야 하는 장삼이사의 금배지들은 이런 문·안 두 사람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한다. 2016년 벽두 정국은 타협 불능 식물국회의 기능 정지와 국회의원 선거를 내년 대선의 전초전으로 변질시킨 문·안 두 야권 주자의 생존 싸움, 정부와 국회의 가파른 대치, 그리고 이에 따른 민생의 하염없는 표류와 국민들의 한숨으로 정리된다. 총체적 정치 마비 사태에 직면한 것이다. 이보다 어마어마한 일은 지금 없다. 김 대표의 180석 발언으로 총선 전선은 이제 분명해졌다. 새누리당은 국회선진화법 자력 개정을 위해 180석을 달라고 호소하고, 야권은 거대 여당의 탄생만은 막아 달라고 읍소하는 상황으로 치달을 것이다. 저마다 이런 정책과 저런 사람을 내세워 대결하는 총선의 구색을 갖추긴 하겠으나 결국은 내년 대선을 겨냥한 세력과 세력, 지역과 지역, 세대와 세대의 충돌 속에 국회선진화법 처리를 둘러싼 쟁패로 귀결될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에 따라 국회선진화법의 운명과 박근혜 정부의 남은 1년여 국정이 갈릴 것이다. 어느 쪽이든 가파른 대치가 불가피하다. 새누리당에 180석을 안겨 국회선진화법을 독자 개정토록 할 것인가, 아니면 그럴 힘을 주지 말 것인가만을 총선 옵션으로 받아든 유권자들은 불행하다. 정치로 풀어야 할 일을 선거라는 완력으로 푸는 건 정치가 아니다. 아직 의식이 남은 19대 국회라면 지금이라도 응답하기 바란다. 자신들을 최악의 무능 국회로 전락시킨 ‘국회후진화법’의 굴레만큼은 스스로 풀어내는 용단을 내려야 한다. 그것이 19대 국회가 국민에게 헌사할 최후의 유일하고도 어마어마한 소명이다. jade@seoul.co.kr
  • 김무성 신년 회견 하루 만에 각 세운 친박

    김무성 신년 회견 하루 만에 각 세운 친박

    새누리당 김무성(얼굴) 대표가 지난 18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인위적인 인재 영입은 없다”고 밝혔지만 친박(친박근혜)계를 중심으로 인재 영입 또는 전략공천 필요성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새누리당 이종진(대구 달성) 의원의 전날 불출마 선언에 이어 친박계 쪽에서 ‘중진 용퇴론’까지 거론하는 등 친박, 비박 간 신경전이 재점화되는 양상이다. ‘신박’(新朴)으로 불리는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는 19일 서울신문과의 전화 통화에서 수도권 증구 인재 영입과 관련해 “경제인뿐 아니라 각계각층에서 추천을 받으려 한다”면서 “당 최고위원들도 그런 공감하에 움직이고 있다”고 밝혔다. 원 원내대표는 ‘증구 전략공천’이라는 용어에 대해서는 “전략공천이라기보다는 인재 영입”이라고 못 박았다. 김 대표가 전날 원 원내대표의 ‘증구 인재 영입’ 발언에 대해 “개인 의견일 뿐”이라고 일축했지만 원 원내대표가 여전히 뜻을 굽히지 않고 있는 것이다. 당 지도부의 이런 엇박자는 당내 계파 갈등과 무관치 않다. 김 대표가 주장하는 ‘100% 상향식 공천’ 방침에 대해 친박계가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등 잡음이 끊이지 않는다. 친박 핵심인 김재원 의원은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신인들은 지역 출마를 위해 오랜 기간 준비했던 현역 의원 혹은 원외 당협위원장의 벽을 넘기가 사실상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상향식 공천제도를 완비했다는 말은 새로운 인재 수혈이 어려워졌다는 것”이라고 김 대표의 상향식 공천 방침을 비판했다. 이에 따라 인재 영입을 둘러싼 친박, 비박 간 계파 갈등은 총선이 다가올수록 더욱 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인재 영입 방식과 대상, 선정 기준 등을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질 수밖에 없다. 수도권의 한 초선 의원은 “김 대표의 반대를 무릅쓰고 수도권 증구 지역에 대한 인재 영입을 관철하더라도 이미 출마 채비를 갖춘 현역 비례대표 의원 등과의 당내 경선을 피할 길이 없다”며 공천 잡음이 끊이지 않을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한편 대구 달성이 지역구인 이종진 의원의 불출마 선언을 계기로 ‘중진 용퇴론’도 재점화되는 분위기다. 김 대표가 전날 중소기업중앙회 신년 인사회에서 이 의원의 불출마 선언에 대해 “민주적 절차에 의해 일어난 일”이라고 일축했지만 현역 의원들의 불출마설은 끊이지 않고 있다. 당내의 ‘중진 용퇴론’과 관련해 대구의 한 친박계 중진 의원은 “청와대 눈치만 보고 있다. ‘이제 쉬셔야죠’라고 하면 못 나올 판”이라고 말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시민사회 바꾸던 이들, 서울시를 움직인다

    시민사회 바꾸던 이들, 서울시를 움직인다

    서울시청에는 ‘6층 사람들’이 있다. 서울시 공무원들은 흔히 “6층 사람들에게 물어보라”고 한다. 6층은 시장실, 1·2부시장실과 정무부시장실 등 서울시의 정책·정무라인들이 일하는 곳이다. 하승창 전 함께하는 시민행동 사무처장이 18일 정무부시장에 가세하면서 시민단체 출신들의 영향력이 더 강해졌다. 관료와 시민의 결합이라는 ‘통합적 거버넌스’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 서울시에서 일하는 시민단체 출신 고위직은 하 부시장을 포함해 서왕진 정책특보, 유창복 협치자문관, 전효관 혁신기획관, 서진아 마을공동체담당관 등이 있다. 대부분 개방형 직위로 공무원을 포함한 공모를 통해 담당자를 선발할 때 전문성을 인정받아 임명됐다. 이들은 기본적으로 2년 임기에 별다른 문제가 없다면 계약을 연장해 박원순 시장과 남은 2년 6개월을 함께 일할 전망이다. 개방형 직위에 시민단체 출신들이 포진하게 된 이유로 박 시장이 시민단체 출신이라는 점을 꼽는다. 하 부시장은 박 시장의 선거캠프에서 일했으며, 이번 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를 희망했으나, 공천을 받기 어려워 방향을 튼 것으로 알려졌다. 개방형 직위 외에 시민감사관, 시설관리공단 등도 시민단체 출신들이 공직에 진출할 때 주로 맡는 보직이다. 서울시에는 59개의 개방형 직위가 있으며, 이중 약 80%인 47명이 외부 수혈인사다. 서울시의 일반 공무원들은 짧게는 5개월 또는 평균 1년마다 보직이 바뀌어 전문성을 확보할 시간이 부족하다. 하지만, 시민단체 출신들은 그동안 쌓은 전문성을 서울시 행정을 통해 충분히 발휘할 시간을 준다는 점에서는 공무원보다 경쟁력이 우위에 있다. 공직에 진출한 시민단체 출신들은 관료제에 얽매이지 않고 기존 공무원이 생각하지 못했던 정책을 개발하거나 아이디어를 내놓는다. 서울시의 청년수당이 대표적이다. 전효관 혁신기획관이 주도한 청년지원정책은 23회에 걸쳐 2380여명의 청년들과 만난 끝에 나왔지만, 중앙정부의 집행정지 신청으로 사법부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공무원 출신이라면 중앙정부와의 협의를 원만하게 이끌어 냈을까란 의문에 전 기획관은 “사회적 공감이 형성된 청년 지원 정책에 정치 논리가 개입했다”고 비판했다. 박 시장이 2014년 선거에 당선돼 함께 일해 1년 반 가까이 공직에 몸담은 전 기획관은 “행정부와 시민단체는 운영논리가 다르지만 서울시는 시민사회와 연결하려는 노력을 많이 해왔다”며 “시민단체 출신의 정무부시장을 임명한 이유는 사회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문제 해결에 과감하게 행정력을 투입해야 한다고 서울시가 판단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안대희 “서울 야당의원 지역구 출마”

    안대희 “서울 야당의원 지역구 출마”

    4·13총선을 겨냥한 새누리당의 ‘인물 재배치’가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당 지도부와 친박(친박근혜)계가 핵심 지역인 서울과 여당 텃밭인 대구를 무대로 전체적인 새판 짜기에 들어간 형국이다. 안대희 전 대법관은 13일 출마 지역구를 부산 해운대에서 서울의 야당 의원 지역구로 돌렸다. 벽에 부딪히는 듯했던 ‘험지 출마론’이 본궤도에 오르며 오세훈 전 서울시장,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등에게로 번질지 주목된다. ‘진박(진짜 친박근혜계)론’이 점령했던 대구에서도 새 인물이 수혈되며 청와대 키즈들에 대한 반발 민심이 잦아들지 시선을 끈다. ●오세훈 ‘구로을’ 출마 가능성 커져 안 전 대법관은 이날 “당이 요청해 온 험지 출마를 수락한다”는 의사를 전했다고 김영우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안 전 대법관은 통화에서 “당의 뜻에 따르겠다”고 말했으나 동북벨트인 서울 중랑·도봉·광진구 중에서 고를 것으로 보인다. 앞서 안 전 대법관은 이날 김무성 대표 측이 회동 사실을 언론에 흘리는 등 험지 출마를 압박하고 있다며 “당과 국민을 실망시키는 행동이 계속된다면 중대 결심을 할 수밖에 없다”고 반발했지만 반나절 만에 당의 요청을 수용하는 쪽으로 돌아섰다. 당은 1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안 전 대법관과 지도부 의견을 수렴한 뒤 출마 지역을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오 전 시장도 안 전 대법관의 결단에 따라 구로을 등 험지 출마론을 수용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1차 영입 인재들도 대부분 수도권 험지를 택했다. ‘예외 없는 경선’ 룰에 따라 이들도 경선을 치러야 한다. 최진녕씨는 서울 마포을, 김태현씨는 노원을, 변환봉씨는 경기 성남수정, 배승희씨는 서울 중랑갑 출마를 14일 선언할 예정이다. 박상헌씨는 유일호 경제부총리 지역구인 송파을로 방향을 잡았다. ●최경환, 총선 밑그림 그리기 시작 대구도 공직자 사퇴 시한인 14일을 전후해 2라운드에 돌입했다. 하춘수 전 대구은행장은 12일 여권 핵심부 인사로부터 북갑 출마를 권유받았는데 출마가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갑은 유승민 전 원내대표와 가까운 권은희 의원 지역구로 전광삼 전 청와대 춘추관장이 출마를 저울질했던 곳이다. 추경호 전 국무조정실장이 이날 달성군 출마 선언을 한 가운데 곽상도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달성군에서 중·남구로 방향을 틀었다. 정종섭 전 행정자치부 장관도 동갑에 출사표를 던졌다. 당에 복귀한 친박계 핵심 최경환 의원이 이날 저녁 서울 모처에서 재선 친박 의원들과 비공개 만찬을 하는 등 친박계와 부쩍 접촉이 잦아진 것도 총선 밑그림 짜기의 일환으로 관측된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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