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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팝스타 2’ 악동뮤지션 최종 우승

    ‘K팝스타 2’ 악동뮤지션 최종 우승

    ‘음악 천재 남매’가 결국 ‘K팝 스타’ 우승을 거머쥐었다. 7일 경기 부천 체육관에서 생중계된 SBS 서바이벌 오디션 ‘일요일이 좋다-K팝 스타 2’ 결승전에서 남매 듀오 ‘악동뮤지션’(이수현·왼쪽·15, 이찬혁·18)이 역대 최연소로 탑2에 오른 방예담(12)을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오디션 프로그램 사상 10대 싱어송라이터가 우승을 차지한 것은 처음이다. 우승 직후 이찬혁군은 “여기까지 올라올 줄 몰랐고 탑10이 정말 잘했는데 이분들을 제치고 이 자리에 올라왔다는 것이 실감이 안 난다. 부모님께 감사한다”고 말했고, 수현양은 “여기 있어야 할 사람이 아닌 것 같은데 우승을 했다”면서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이날 경연에서 악동 뮤지션은 상대방의 오디션 경연곡 바꿔 부르기에서 방예담이 불렀던 팝 팬드 핸슨의 ‘음밥’(MmmBop)을 새로운 멜로디와 위트 있는 가사에 자신들만의 스타일로 편곡해 불러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찬혁·수혁 남매는 한국에 살다가 선교사인 부모를 따라 몽골로 이주했고 정규 교육 대신 홈스쿨링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화제를 모았다. 이들은 ’K팝 스타 2‘에 출연하기 위해 지난해 가을 귀국했다. 악동 뮤지션은 재치 있는 가사와 뛰어난 작곡, 편곡 실력으로 초반부터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혀 왔다. 이들은 첫 방송 때부터 ‘다리꼬지마’를 시작으로 ‘매력 있어’, ‘라면인건가’, ‘크레센도’, ‘외국인의 고백’ 등 자작곡을 공개했고 본선 경연곡들은 음원차트 1위를 휩쓸었다. 또한 이들이 노래하는 동영상 조회수는 수백만 건에 달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오디션 경연 도중 CF에도 출연해 화제가 됐다. 이날 우승한 악동 뮤지션은 우승 상금으로 3억원, 중형차, 정식 가수로 데뷔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손연재vs김연아, 인기투표 결과 보니…“반전”

    손연재vs김연아, 인기투표 결과 보니…“반전”

    ‘체조요정’ 손연재의 인기가 ‘피겨여왕’ 김연아를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지난 3일 ‘2012년 가장 활발하게 활동한 한국인 셀러브리티’를 발표했다. 지난 한 해 동안 벌어들인 수입과 언론 노출빈도, 출연료 등을 합산한 순위에서 1위는 단연 싸이의 차지였다. 2위는 싸이와 마찬가지로 국경을 넘나들며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한 걸그룹 소녀시대가 차지했다. 손연재는 2012런던올림픽 전후로 급격하게 인지도가 상승, 싸이와 소녀시대에 이어 당당하게 3위를 차지했다. 지난 해 같은 순위조사에서 40위권 내에도 들지 못했던 것과 비교하면 괄목한 성장이라 할 수 있다. 반면 김연아는 지난 해 5위에서 올해 9위로 4단계 하락했다. 포브스는 “곧 은퇴를 앞둔 피겨스케이터 김연아”라고 소개했다. 지난 해 활발한 활동으로 한국을 대표하는 셀러브리티가 된 스타 리스트에는 유독 스포츠 선수들의 이름이 눈에 띈다. 최근 홈쇼핑 출연으로 몸살을 앓은 박태환은 9위, 한혜진과의 열애로 더욱 인기가 상승한 축구스타 기성용은 16위, 2012런던올림픽에서 활약한 양학선은 35위에 각각 랭크됐다. 이밖에도 배우 김수현(3위), 그룹 빅뱅(5위), 배우 송중기(7위) 등이 상위권에 올랐다. 다음은 미국 포브스가 선정한 ‘한국을 대표하는 셀러브리티’ 1~10위 ▲1위 싸이 ▲2위 소녀시대 ▲3위 손연재 ▲4위 김수현 ▲5위 빅뱅 ▲6위 박태환 ▲7위 송중기 ▲8위 아이유 ▲9위 김연아 ▲10위 슈퍼주니어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금감원 수석부원장에 최종구씨

    금감원 수석부원장에 최종구씨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에 최종구(56) 기획재정부 국제경제관리관(차관보)이 임명됐다. 금융위원회는 3일 정례회의를 열고 최 차관보를 신임 금감원 수석부원장으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했다고 발표했다. 금감원 부원장은 금융감독원장이 제청하면 금융위 의결로 결정되며 임기는 3년이다. 최 부원장은 고려대 경영대와 미국 위스콘신대 대학원을 나왔다. 행정고시 25기로 최수현 금감원장과는 동기다. 재무부에서 관료 생활을 시작해 주로 국제금융 쪽에서 경력을 쌓았다. 신제윤 금융위원장과도 여러 차례 호흡을 맞춰 친분이 두텁다. 최 차관보가 수석부원장으로 임명됨에 따라 금감원 조직개편과 임원 및 국·실장 인사도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넉 달째 공석인 금감원 금융소비자보호처장(부원장급)과 사실상 2년 가까이 공석인 서민금융 담당 부원장보를 새로 임명할 것으로 보인다. 현직 임원의 절반 정도를 바꾸는 인사가 단행될 가능성이 높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불안한 출발 국민행복기금] (하) 사후관리가 문제

    [불안한 출발 국민행복기금] (하) 사후관리가 문제

    지난달 25일 금융발전심의위원회가 열린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 신제윤 금융위원장과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이 취임 후 처음으로 금융권 관계자들과 머리를 맞댔다. 이 자리에서는 ‘국민행복기금’의 자활 기반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가 핵심 화두였다. 위원들은 “서민금융은 단순히 연체율이나 대위변제율(빚을 못 갚은 대출자 대신 대출금을 갚아준 비율) 등으로 평가할 것이 아니라 단 한 명의 대상자라도 제대로 자립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이것이 성과평가 지표로 담겨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행복기금을 ‘빚 구제’가 아닌 ‘사회보장’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주문도 나왔다. 신 위원장과 최 원장도 이 같은 지적에 전적으로 공감하며 ‘행복기금 실행 및 사후관리 통합 태스크포스(TF)’를 꾸리기로 했다. 금융위, 고용노동부, 중소기업청 등 관련 부처가 모두 모여 후속방안을 논의해 나갈 예정이다. 정찬우 금융위 부위원장이 TF팀을 총괄한다. 정 부위원장은 “TF를 통해 (행복기금 수혜자와) 일자리 연계 등의 세부 내용을 다듬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별개로 10년 장기상환에 따른 부담 경감과 연체 위기에 몰린 성실상환자 보완책도 마련할 방침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행복기금을 통해 빚을 탕감받은 채무자가 나머지 빚을 꾸준히 성실하게 갚아 나가면 추가 감면해 주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8~9년 잘 갚던 채무자가 예기치 않은 사정으로 연체 상황에 몰리면 가혹하게 곧바로 협약을 무효화하는 대신 상담 등을 통해 상환기간을 유예해줄 계획이다. 그렇더라도 갈 길은 멀다. 금융 당국은 기금 수혜자들의 자활 기반 마련과 재연체 방지를 위해 미소금융 등을 통해 창업자금을 지원하겠다고 밝혔지만 미소금융의 사후관리 시스템도 엉성하기 그지없기 때문이다. 돈과 사람이 부족한 탓에 1대1 전문 컨설팅보다는 단순 연체자 위주의 상담과 일손 지원에 그치는 실정이다. 미소금융중앙재단의 ‘미소금융 이용자 지원 현황’에 따르면 사후 컨설팅이라고 해봤자 ▲현장 방문 월 1회 이상 지도 병행 ▲자원봉사 지원 ▲차량을 이용한 순회방문 정도다. 현장 방문도 더러 형식에 그치는 경우가 있다. 자원봉사단도 전문성이 떨어지는 대학생 중심이다. 미소금융 측은 “그나마 사후관리를 지원하는 곳은 우리밖에 없다”고 강변한다. 실제, ‘서민금융 3종세트’로 불리는 새희망홀씨나 햇살론에는 아예 사후관리 시스템이 없다. 따라서 서민금융 통합 상담전화인 ‘1397’처럼 사후관리도 통합해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상조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존 신용회복제도인 (법원의) 개인회생이나 파산 프로그램과 연계해 앞으로도 일정 조건을 충족시키는 채무자만을 대상으로 ‘통합 구제 제도’로 발전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당장은 고용 연계 내지 창업·취업 지원 프로그램 참가를 의무화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추가 재정 투입은 안 된다는 주장도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금과 연계된 어떤 사업에도 나랏돈이 들어가면 도덕적 해이를 야기할 수 있다”며 재정 투입을 반대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고시열전] ① ‘고시 엘리트’로 채운 고위공직

    [고시열전] ① ‘고시 엘리트’로 채운 고위공직

    박근혜 정부에서 지금까지 새로 임명된 고위 공직자 중 고시 출신들을 빼낸다면 몇 사람이나 남을까. 서울신문이 새 정부의 조직도를 기초로 해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국무총리와 17부 3처 17청, 2원 5실 6위원회의 장·차관급 공직자를 모두 합치면 93명(경찰청장 등 차관급 예우를 받는 특정직 3명 포함)이다. 그중 새 정부 들어 임명된 공직자는 83명이고, 그 가운데 52명이 행정·기술·외무고시 또는 사법시험 합격자다. 장·차관급 공직자중 약 63%에 달한다. 비고시 출신은 37%에 불과하고, 그나마 고시 출신에 비해 영향력이 떨어지는 자리에 앉은 이들이 많다. 이 정도면 대한민국 정부는 ‘고시 출신 엘리트들의 정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새로 임명된 장·차관급 이상 공직자 중 모든 고시를 통틀어 최고 선배는 허태열(행시 8회) 청와대 비서실장이고 막내는 김석균(행시 37회) 해양경찰청장이다. 행시 8회 시험이 1970년, 37회 시험이 1993년 치러졌으니 23년의 차이가 난다. 허 실장은 내무부 사무관으로 출발해 충북도지사를 지낸 뒤 2000년 진로를 정치로 틀어 국회의원에 세 차례 당선됐다. 참여정부에서 국무총리를 지낸 한덕수 무역협회장, 이명박 정부에서 재정경제부 장관을 지낸 강만수 산은금융지주 회장 등이 행시 8회 출신이다. 고시를 거친 52명 중 행시 출신이 36명으로 압도적으로 많다. 기술고시 6명, 사법시험 6명, 외무고시 4명 순이다. 이번 인선에서 기수별로 장·차관 배출 숫자가 가장 많은 기수는 행시 25회다.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비롯해 모철민 청와대 교육문화수석비서관, 이경옥 안전행정부 2차관, 추경호 재정부 1차관, 한진현 산업부 2차관, 최수현 금융감독원장, 김영민 특허청장, 제정부 법제처장 등 8명이 박근혜 초대 내각에 둥지를 틀었다. 행시 26회 출신이 7명으로 뒤를 이었다. 장관급인 김동연 국무조정실장을 선두로 해 김남식 통일부 차관, 조현재 문체부 1차관, 김재홍 산업부 1차관, 정연만 환경부 차관, 이석준 기획재정부 2차관, 이양호 농촌진흥청장 등이다. 행시 23회 출신도 5명에 달한다. 유정복 안행부 장관, 정승 식품의약품안전처장, 유민봉 청와대 국정기획수석, 조원동 경제수석, 이용걸 방위사업청장이 그들이다. 행시 24회 출신은 4명이다. 장관급인 신제윤 금융위원장, 박찬우 안행부 1차관, 백운찬 관세청장, 민형종 조달청장 등 4명이 포진해 있다. 이어 행시 27회와 28회는 처음으로 각각 3명씩의 차관급 공직자를 배출했다. 김덕중 국세청장, 박기풍 국토교통부 1차관, 이영찬 보건복지부 차관이 27회, 정현옥 고용노동부 차관, 이복실 여성가족부 차관, 홍윤식 국조실 1차장이 28회 출신이다. 행시 27~30회 출신들은 실력파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선발인원이 이전의 약 절반 수준인 100명으로 줄어 타 기수보다 훨씬 치열한 경쟁을 뚫고 합격했기 때문이다. 행시 22회는 장관 2명을 배출한 유일한 기수다. 서남수 교육부 장관,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그들이다. 행시 8회(허태열 실장), 14회(현오석 경제 부총리), 29회(이호영 국무총리 비서실장), 37회(김석균 청장)는 1명씩을 배출했다. 기술고시에선 1명의 장관과 5명의 차관을 배출했다. 윤성규(13회) 환경부 장관, 이상목(13회) 미래창조과학부 1차관, 윤종록(15회) 미래부 2차관, 여형구(16회) 국토부 2차관, 여인홍(19회) 농림축산부 차관, 손재학(21회) 해양수산부 차관이 있다. 사법시험 출신은 사법부와 검찰쪽으로 대부분 진출하는 특성 때문에 이번 인선에서 6명에 그쳤다. 정홍원(14회) 국무총리를 선두로 해 황교안(23회) 법무부 장관, 채동욱(24회) 검찰총장, 진영(17회) 복지부 장관, 조윤선(33회) 여성가족부 장관, 곽상도(25회) 민정수석 등이다. 외무고시 출신은 윤병세(10회) 외교부 장관, 주철기(6회) 외교안보수석, 조태열(13회) 외교부 2차관, 김규현(14회) 외교부 1차관 등 4명이다. 임창용 전문기자 sdragon@seoul.co.kr
  • 스타 드라마 작가, 다시 ‘흥행 보증수표’

    스타 드라마 작가, 다시 ‘흥행 보증수표’

    최근 종영한 종합편성채널 JTBC의 드라마 ‘무자식상팔자’가 흥행몰이에 성공하면서 스타 드라마 작가들의 몸값이 다시 치솟고 있다. ‘김수현 사단’이란 조어까지 만들어낸 김수현 작가가 회당 1억원 가까운 원고료를 챙긴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일부 스타 작가에 한정된 얘기라고 하지만, 인기 작가는 흥행의 확실한 보증수표가 되기 때문에 이들을 잡기 위한 원고료 상승도 불가피하다. 방송사들은 외주제작사가 만든 드라마의 편성 여부를 결정할 때 스타 작가의 집필 여부를 가장 중요하게 꼽는다. 열세에 놓인 종편의 드라마가 성공하면서, ‘스타 PD는 어려워도 스타 작가는 통한다’는 속설까지 만들어냈다. 영화는 감독의 작품이지만, TV드라마는 작가의 작품이라는 게 방송계의 정설이다. 방송계에 따르면 드라마 작가의 수입은 단막극, 미니시리즈, 주말극 등 드라마 종류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여기에 작가의 지명도가 영향을 끼친다. 회당 70만원부터 1억원까지 다양하다는 얘기다. 통상 작가들의 원고료는 한국방송작가협회와 KBS 등 지상파 방송 3사가 협의해 만든 ‘지급 기준표’가 최저 수준을 결정한다. 지난해 방송작가협회가 공개한 지급 기준표에선 10분당 일일극이 24만 8950원, 주간극 30만 5080원, 단막극 42만 2820원, 코미디극 48만 3470원 등으로 나타났다. 일일극을 집필하는 작가가 한 달 평균 받는 원고료는 1740만원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일반 샐러리맨에 비해선 고소득으로 비쳐진다. 한 드라마 작가는 “연간 방영되는 드라마 편수가 제한된 데다, 작가는 공백기도 길다”고 반박했다. 게다가 지상파 방송에 얼굴을 내밀려면 최소 10년 이상 무명 생활을 거쳐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의 방송작가 수는 2000여명으로 추산된다. 이 중 드라마 작가로 활동하는 사람은 400여명에 불과하다. 작가들이 지급기준표에 따라 원고료를 지급받는 것도 아니다. 한마디로 강제성이 없어서 방송사와 외주제작사, 작가가 이를 기준으로 논의해 결정한다. 물론 스타 작가들은 지급기준표를 완전히 무시한 원고료를 받는다. 회당 1억원이라는 김수현을 비롯해 임성한, 김은숙, 최완규, 문영남, 송지나 작가 역시 원고료가 회당 3000만~5000만원 선으로 알려졌다. 반면 방송작가 10명 중 3명꼴로 1년에 1000만원 벌기가 힘들다. 절반가량은 2000만원 미만의 연봉을 받는다. 막내 작가로 시작해 자신의 이름을 내건 드라마를 집필하는 것도 낙타가 바늘 구멍 통과하기보다 어렵다. 방송작가협회 관계자는 “드라마 집필은 고혈을 짜내는 작업과 다를 바 없지만 작가의 현실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녹록지 않다”고 전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금융권 정보보안 인력·예산 ‘낙제점’

    금융권 정보보안 인력·예산 ‘낙제점’

    최근 방송사와 일부 금융기관의 전산망이 마비된 가운데 금융당국이 지난해 파악한 금융권역별 정보기술(IT) 인력과 예산은 여전히 낙제점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손해보험업계는 IT예산 중 정보보호 예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기준(7%)에 못 미치는 곳이 무려 72%나 됐다. 전체 인력 중 IT 인력 5% 이상을 충족시키지 못한 손보사들은 절반으로 집계됐다. 사이버 테러 범죄가 갈수록 기승을 부리지만 금융권의 정보보안 불감증은 여전히 심각한 셈이다. 앞서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21일 이번 전산장애 사고와 관련, 금융권 전반의 IT 보안에 대해 새로 점검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24일 금융감독원의 금융권별 IT 인력 비율 현황(은행은 지난해 12월, 증권·보험은 9월 기준)에 따르면 손보사 18곳 중 9곳(50%)의 IT 인력은 전체 인력의 5% 이상이 안됐다. 손보사 전체 평균도 4.1%에 불과했다. 생보사의 경우 전체 평균은 9.8%였지만 38%가 미달이었다. 일부 대형 보험사에만 인력이 집중되며 중·소형 보험사와 양극화를 보인 것이다. 증권사는 23%가 기준을 달성하지 못했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11월 전자금융감독규정 개정에 따른 정보보호 강화 시책으로 금융회사는 전체 직원 수 대비 5% 이상 자체 IT 인력을 확보하도록 하고 있다. 또 IT 예산의 7% 이상을 정보보호에 투자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은행권을 제외하면 상당수 금융사에서 규정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는 것이다. 예산 지원도 부족한 실정이다. IT 예산 중 정보보호 예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손보사 18곳 가운데 13곳(72%)이 기준을 지키지 않았다. 생보사는 24곳 중 12곳(50%)이 미달이었다. 증권과 은행은 각각 19%, 11%가 기준에 못 미쳤다. 금감원 관계자는 “(IT 인력 확충이나 예산 지원은) 금융사에 권고할 수 있는 사항일 뿐 지키지 않아도 큰 불이익이 없고 자체 홈페이지에 공시만 하면 되기 때문에 고쳐지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번 사태를 계기로 예산·인력 등 최근의 정보보안 현황을 새로 파악하는 등 실태를 면밀히 들여다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감원과 한국인터넷진흥원, 경찰청 등에 따르면 지난해 개인과 기업의 해킹 피해 신고건수는 1만 9570건으로 전년보다 67.4% 늘었다. 월 평균 1631건이며 하루 54건꼴이다. 이는 2009년(2만 1230건) 이후 3년 만에 최대다. 지난해 신고건수는 2001년(5333건)과 비교하면 3.7배에 달한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은행 中企 대출실적 금감원이 매달 점검

    금융감독원이 은행들의 중소기업 대출 실적을 매달 점검한다. ‘비 올 때 우산을 빼앗는’ 은행권의 대출 관행이 여전하다는 판단에서다. 중소기업의 자금 조달을 돕기 위해 채권 발행 분담금을 면제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금감원과 한국거래소에 각각 제출하게 돼 있는 공시보고서는 하나로 합쳐 ‘원스톱 공시’로 전환할 방침이다. 최수현 금감원장은 21일 경남 창원산업단지에서 가진 중소기업 대표들과의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올해 은행권의 중기 대출 공급목표는 30조 8000억원이다. 부동산 담보가 부족한 중소기업이 기계나 자재 등 동산(動産)을 담보로 돈을 빌릴 수 있도록 ‘동산담보대출’도 활성화할 방침이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민주 강기정 의원 “당 대표 경선 출마”

    민주 강기정 의원 “당 대표 경선 출마”

    당 대표 출마 선언을 한 강기정(광주 북갑) 민주통합당 의원이 21일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의 신당 창당설에 대해 “현실화될 가능성이 낮다고 본다”고 밝혔다. 강 의원은 이날 한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신당 창당에 대해서는 다른 의원들과 다르게 조금 부정적”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전통적으로 민주당을 지지했던 분들은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의 분당, 분열을 겪었다”면서 “이런 분들은 신당이 나오지 않도록 민주당이 확실히 혁신해야 한다는 주문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일 강 의원은 5월 4일 열리는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할 것임을 공식 선언했다. 정세균계로 알려진 강 의원의 출마 기자회견에는 정세균 상임고문과 이미경, 박병석, 신기남 의원 등 40여명의 전·현직 의원이 함께했다. 강 의원은 출마 기자회견에서 “안철수 현상을 넘기 위해서라도 민주당은 혁신해야 한다”면서 “내년 지방선거에서 호남에서는 안철수 세력과 민주당의 치열한 선의의 경쟁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민주당 대표 경선 출마를 공식화한 인사는 이용섭(광주 광산을) 의원에 이어 강 의원이 두 번째다. 강 의원은 이 의원과 호남의 대표성을 두고 경쟁할 것으로 알려졌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최수현 “행복기금 개별신청 대상자 45만명”

    최수현 “행복기금 개별신청 대상자 45만명”

    최수현(58) 신임 금융감독원장은 18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국민행복기금의 ‘개별신청’ 대상자가 45만명으로 추산됐다고 밝혔다. 금융 당국이 행복기금의 수혜 대상자 규모를 공식적으로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국민 검사 청구제 도입 의사도 밝혔다. 최 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금감원에서 취임식을 가진 뒤 서울신문과 따로 만나 “새 정부의 최우선 정책과제인 국민행복기금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최 원장은 “개개인의 신청과 관계없이 기금에서 ‘일괄매입’하는 대상자는 1차적으로 300만~400만명으로 내다봤지만 이 가운데 중복 대상자와 개별 금융사 각각 경우의 수를 다시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아직 구체적인 대상자 수가 좁혀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렇더라도 최소 100만명은 넘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도덕적 해이를 막기 위한 방지책으로는 신제윤 금융위원장 후보자가 말한 “자활의지를 전제로 딱 한 번만 구제한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최 원장은 “여러 방지책을 고심 중이지만 어느 정도는 (도덕적 해이를) 감안하고 넘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소비자소보원(금소원) 신설과 관련해서는 “현재로서는 아무것도 결정된 게 없다”며 “(여야의 주문대로) 금융감독 체계 개편안을 상반기 중 국회에 제출할 때 (금소원 방안도) 함께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현재 금감원 산하에 금융소비자보호처가 있으니 금소처 중심으로 업무 전반에 걸쳐 검사·감독과 소비자 보호를 연계하는 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금감원장의 관할 아래 별도의 인사권과 일부 검사권을 주며 금소원을 분리하는 절충안이 거론되고 있다. 최 원장은 앞서 취임식에서 “금융소비자 보호 조직을 확충하고 금융감독 업무에 국민 관심과 참여를 높일 수 있도록 국민 검사 청구제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 제도는 국민이나 금융시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검사를 금감원에 직접 건의하면 외부 위원회가 검토해 시행하는 방식이 될 가능성이 크다. 최 원장은 “검사를 감독 당국의 필요성에 의해서만 시행하는 게 아니라 소비자가 문제 있다고 여기고 건의하는 부분에도 하겠다는 취지”라며 “조만간 구체적인 방식과 위원회 구성 방법 등을 검토해 추진토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키코(KIKO)나 저축은행 사태 등이 재연되지 않도록 금융소비자에게 피해를 주는 요인을 조기에 파악해 대응하는 ‘소비자 피해 사전인지 시스템’ 구축도 제시했다. 여기에는 일단 소비자 보호 기능을 선제적으로 강화함으로써 금융소비자보호원 분리 신설에 따른 조직 축소 여파를 최소화하겠다는 의지가 깔려 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케미’ 보는 재미, 시청률이 들썩

    ‘케미’ 보는 재미, 시청률이 들썩

    “두 배우의 ‘케미’ 폭발”, “연기자들은 환상적인 ‘케미’를 보여줬다”. 요즘 인터넷을 검색하다 보면 이 ‘케미’라는 단어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케미’란 무엇일까. ‘케미’는 남녀 간의 화학작용을 뜻하는 ‘케미스트리’의 약자로 드라마나 영화의 남녀 주인공을 실제 커플처럼 느끼게 하는 분위기를 의미한다. ‘케미’가 넘친 나머지 드라마 커플이 실제로 발전하는 경우도 많다. 기업 간 인수·합병(M&A)을 할 때도 양 사의 사풍과 분위기의 조화를 이르는 말로 ‘케미스트리’라는 단어가 쓰이기도 한다. 할리우드의 대표적인 ‘케미’ 커플은 브래드 피트와 앤절리나 졸리(작은 사진). 영화 ‘미스터 & 미세스 스미스’에 커플로 출연한 이들은 실제로 부부가 됐다. 멜로물이 흥행하는 데 ‘케미’는 필수적인 요소다. 잠깐이라도 현실을 잊고 판타지에 빠지기를 원하는 대중에게 남녀 주인공의 ‘케미’는 작품에 몰입하게 하는 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는 외모에서 비롯되기도 하고 배우들의 실감나는 연기에서 생겨나기도 한다. 이 때문에 캐스팅 단계부터 남녀 배우의 ‘케미’는 주요 고려 대상이다. 한 영화계 관계자는 “영화의 흥행을 위해 남녀 배우의 열애설을 일부러 흘리는 경우도 종종 있다”면서 “제작 발표회 등에서 두 배우의 ‘케미’를 잘 보여주는 것도 중요한 홍보 전략”이라고 말했다. 요즘 안방극장 최고의 ‘케미’ 커플은 SBS 수목 드라마 ‘그 겨울, 바람이 분다’의 조인성, 송혜교다. 이들은 남매와 남녀를 오가는 아슬아슬한 관계를 통해 묘한 ‘케미’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대본을 쓴 노희경 작가의 작품은 남녀 주인공의 스킨십도 많고 배우들의 ‘케미’를 필요로 하는 장면이 많은 것으로 유명하다. 노 작가의 전작 드라마 ‘그들이 사는 세상’의 주연배우 현빈과 송혜교는 실제 연인으로 발전하기도 했다. 지난 14일 드라마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조인성은 “저도 8년 만에 드라마에 컴백을 한 터라 ‘케미’라는 말을 듣고 무슨 뜻인지 궁금했다”면서 “배우들의 장점을 잘 알고 조련하는 김규태 감독님의 역할이 컸다. 감독님은 동선과 연기를 배우들과 충분히 상의한 뒤 어색하지 않도록 조율해 더 잘 어울려 보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송혜교도 “‘케미’를 좋게 하기 위해 특별히 준비하는 것은 없지만 순간순간 역할에 몰입하다 보면 감독님이 그 안의 느낌을 좋은 영상으로 표현해 준다”고 말했다. 지난 11일 첫 방송을 한 케이블 채널 tvN의 드라마 ‘나인:아홉 번의 시간여행’의 이진욱과 조윤희도 새로운 ‘케미’ 커플로 부상하고 있다. ‘인현왕후의 남자’(이하 ‘인남’)에 이어 이번 드라마에 참여한 제작진은 배우 간의 ‘케미’를 잘 살리는 것으로 유명하고 ‘인남’에 출연했던 지현우와 유인나는 공개 연인을 선언했다. 극본을 맡은 송재정 작가는 “이진욱과 조윤희 모두 마른 몸매와 선명한 이목구비가 비슷해서 잘 어울리는 것 같다. 비슷한 점이 많은 남녀의 사랑이라는 점에서 ‘인남’과는 대조적인 ‘케미’가 나오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지난해 KBS 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에서 조윤희와 이희준은 조연으로 출연했지만 좋은 ‘케미’를 선보여 CF에까지 동반 출연했다. 반면 ‘케미’가 제대로 발휘되지 않을 경우 역효과가 발생하기도 한다. SBS 드라마 ‘청담동 앨리스’의 문근영과 박시후는 주연배우의 ‘케미’ 부족이 흥행 부진의 원인으로 꼽혔고 MBC 드라마 ‘보고싶다’에서 연인으로 출연한 윤은혜와 유승호도 극 초반 “마치 이모와 조카 같다”는 비난에 시달렸다. 시청률은 높았지만 MBC 드라마 ‘해를 품은 달’은 유부녀 스타 한가인과 청춘 스타 김수현이 끊임없는 ‘케미’ 논란에 시달렸다. 김영섭 SBS 드라마국장은 “일차적으로 비주얼을 보고 ‘케미’가 잘 어울리는 배우들을 캐스팅 하지만 실제 촬영에 들어가면 첫 느낌이 달라지는 경우도 있다”면서 “결국 연기자의 열의와 배우의 연기 궁합에 따라 ‘케미’도 결정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드라마는 판타지를 추구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유부녀, 유부남 배우들은 ‘케미’ 형성에 불리할 수도 있다”면서 “하지만 대중은 드라마에 감정이입을 하기 위해 ‘케미’를 원하는 것인 만큼 연기력으로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erin@seoul.co.kr
  • [글로벌 시대] 잊을 수 없는 선물/사사가세 유지 도쿄신문 서울지국장

    [글로벌 시대] 잊을 수 없는 선물/사사가세 유지 도쿄신문 서울지국장

    이 계절이 되면 베이글의 맛을 떠올린다. 도쿄에서 근무하던 2011년 3월 11일 동일본 대지진이 일어났다. 다음 날부터 배낭에 채워 넣은 베이글을 먹으면서 피해 지역을 돌았다. 피해지에는 쓰나미로 인해 대형 선박이 땅으로 올라와 있었다. 이어지는 여진, 쓰나미 경보 사이렌, 떠도는 기름 냄새…. 내가 걷고 있는 깨진 기왓장 더미 아래에 행방불명자가 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손가락이 떨렸다. 무겁고 괴로운 마음으로 있는 동안 외국에서 구조대가 도착했다는 뉴스를 들었다. 일본은 혼자가 아니었다. 고마움과 희망을 느끼며 베어 문 베이글에서 달콤하고 따뜻한 맛이 느껴졌다. 한국 구조대의 선발대 5명도 피해지인 센다이시에 도착했고 본대 102명도 그다음 도착했다. 구조활동 기간에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사고가 일어났고, 한국에서 데려온 구조견이 부상으로 구조활동을 하지 못했을 때 한국과 일본 외의 일부 미디어가 ‘한국 구조대가 구조견을 잃어버렸다’고 보도했다고 한다. 한국과 일본 사이엔 역사 문제 등 복잡한 감정도 있다. 구조활동 이외에도 어려운 일이 많았을 것이다. 그런데도 선발대원이던 중앙119구조단의 이기원 소방장은 자신들이 고생한 말은 하지 않았다. “구조대는 생명을 구할 뿐이고 현장에서 사람들의 국적을 생각해 본 적이 없습니다. 원전 사고는 무서웠지만 동요한다면 국제구조대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습니다. 구조견에 대한 오보는 하나의 에피소드입니다.” 대신 이씨는 피해자들에게 위로와 존경의 말을 전했다. “시신 수습 장면을 옆에서 보고 있던 한 여성이 (행방불명된) ‘내 남편은 아니지만,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라며 구조대원들에게 고개를 숙이며 말했습니다. 또 귀국 후 현지에서 구조견의 상처를 치료해 주었던 일본인 의사가 상처는 어떤지 안부 전화를 해 왔습니다. 자신의 수술에 책임을 지려는 자세에 놀랐습니다.” 한국의 구조대를 포함한 세계 각국의 헌신적인 대처와 성원은 일본으로선 잊을 수 없는 선물이다. 최근 또 하나의 선물을 마음속의 서랍에서 꺼낼 기회가 있었다. 지난달 14일 서울신문과 도쿄신문·주니치신문이 개최한 세미나에서 강연했던 고노 요헤이 전 중의원 의장은 “2001년 도쿄 신오쿠보역 선로에 떨어진 사람을 구하려다 목숨을 잃은 이수현씨의 행동은 일본인의 마음속에 깊게 남아 있다”고 소개했다. 강연 후 일본 사이타마현 고시가야시 시로노우에 초등학교에서 이수현씨를 주제로 한 수업이 있었고, 올해는 수현씨의 부모님이 초대받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2007년 학교가 개교한 이래 사고가 일어났던 1월 26일을 전후로 수현씨의 행동을 통해 생명의 소중함을 배우고 있다. 수현씨의 어머니 신윤찬씨는 “눈물을 글썽이며 의견을 발표하는 아이들의 모습에 가슴이 뭉클했다. 생명이나 친구의 소중함을 생각할 기회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아이들은 수현씨의 부모님에게 편지를 썼다고 한다. 이런 이야기를 들은 후에 먹은 베이글은 역시 깊은 맛이 느껴졌다. 일본과 한국의 새 정권이 양국 간의 미해결 문제에 어떻게 대처해 갈지를 보도하는 것은 특파원으로서 중요하다. 그와 함께 멋진 선물이 양국 사이를 오가는 모습도 찾아가려고 한다. 그것만으로 양국 관계가 비약적으로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착실한 한 발자국이 된다고 믿는다. 게다가 베이글을 맛있게 먹을 일이 또 있을지도 모르겠다.
  • 검찰총장 채동욱·국세청장 김덕중·경찰청장 이성한…‘빅4’ 영·호남 모두 배제

    검찰총장 채동욱·국세청장 김덕중·경찰청장 이성한…‘빅4’ 영·호남 모두 배제

    박근혜 대통령은 15일 새 검찰총장에 채동욱 서울고검장을 내정하는 등 3대 권력기관장을 포함한 17개 장·차관급 외청장과 금융감독원장에 대한 인사를 단행했다. 국세청장에는 김덕중 중부지방국세청장을, 경찰청장에는 이성한 부산지방경찰청장을 각각 내정했다. 금융감독원장에는 최수현 금감원 수석부원장을, 중소기업청장에는 황철주 벤처기업협회 공동회장을 각각 기용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 14일 대기업 법률 창구인 대형 로펌 출신을 공정거래위원장으로 내정한 데 이어 대선 당시 국민들에게 밝힌 경찰청장 임기 보장 약속을 깨고 경찰청장을 전격적으로 교체해 논란이 예상된다. 지난 2일 내정된 남재준(서울) 국가정보원장 후보자를 포함, 4대 권력기관장(빅 4)에 서울 출신 3명, 대전 출신 1명이 포진해 대구·경북(TK)과 호남 출신이 모두 배제됐다. <서울신문 1월 7일자 1면> 4대 권력기관장 가운데 채 검찰총장 후보자는 서울 출신으로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 대검 중수부 수사기획관·대검 차장 등을 지낸 특별수사통이며, 김 국세청장 후보자는 대전 출신으로 중앙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국세청 징세법무국장을 지냈다. 이 경찰청장 후보자는 서울 출신으로 동국대 경찰행정학과를 졸업한 뒤 충북·부산지방경찰청장을 지냈다. 윤창중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인선 배경과 관련, “이번 인선의 기준과 특징은 전문성 중시에 있다”며 “주무부서에서 청장이 내려왔던 것을 최소화하고 내부 차장을 적극 승진발령했으며 외부에서 관련 전문가들을 영입했다”고 설명했다. 윤 대변인은 또 박 대통령이 대선 당시 밝혔던 현 경찰청장의 임기 보장이 이뤄지지 않은 데 대해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새롭게 임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관세청장은 백운찬 기획재정부 세제실장, 조달청장은 민형종 조달청 차장, 통계청장은 박형수 한국조세연구원 연구기획본부장, 병무청장은 박창명 경상대 초빙교수, 방위사업청장은 이용걸 국방부 차관이 각각 발탁됐다. 오일만 기자 oilman@seoul.co.kr
  • [주말 인사이드] ‘영화티켓 1만원’ 진실 혹은 거짓

    [주말 인사이드] ‘영화티켓 1만원’ 진실 혹은 거짓

    영화관람이야말로 팍팍한 일상에서 벗어나 가장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문화생활이다. 그런데 지갑이 얇아지다 보니 영화 관람료 1000원 인상에도 민감해진다. 수백만명 드는 영화가 연달아 나오는 마당에 관객들이 봉이냐는 반응까지 있다. 한국의 영화관람료는 정말 다른 나라들보다 비싼 걸까. 극장 요금이 업계 자율로 풀린 건 30여년 전. 공연법 개정으로 1982년 1월부터 자치단체에 상영 전 신고만 하면 됐다. 하지만 물가정책과 관객·시민단체의 반발에 막혀 인상은 쉽지 않았다. 1980년대 중반 2500원이던 요금은 1990년대 들어 5000원을 유지했다. 5000원을 무너뜨린 건 브루스 윌리스다. 다이하드 1·2편이 모두 폭발적인 흥행을 기록하면서 ‘다이하드 3’가 개봉하던 1995년 여름, 수입사와 직배사는 서울 주요 극장 대표들과 협의, 관람료를 6000원으로 올렸다. ‘6000원 시대’가 오래 갈 줄 몰랐다. 1997년 ‘에비타’, 1998년 ‘타이타닉’, 2000년 ‘미션 임파서블 2’ 등 화제작 개봉 때마다 인상을 노렸지만, 여론의 반발에 부딪혀 번번이 무산됐다. ‘미션 임파서블 2’ 상영 때는 7000원에 예매한 관객에게 1000원을 돌려주는 해프닝까지 벌어졌다. 7000원 시대를 연 건 멀티플렉스의 힘이다. 2001년 CGV와 메가박스가 7000원으로 올리면서 전국으로 확대됐다. 2003년 멀티플렉스에서 조조 요금은 4000원으로 낮추고 주말 요금을 8000원으로 올리는 요금 차등제를 실시했다. 2009년 7월 ‘트랜스포머: 패자의 역습’이 개봉할 무렵 메가박스가 총대를 메고 평일 8000원, 주말 9000원으로 올렸다. 예매율 80%를 기록할 만큼 기대가 컸던 대작의 개봉에 맞춰 슬며시 올린 셈이다. 지난달 관람료를 둘러싼 논란이 4년 만에 다시 불거졌다. CJ CGV의 목동, 상암, 강남, 오리, 야탑, 센텀시티, 마산, 순천 등 8개관 점주들이 5000~1만원 상영시간대별로 다변화하겠다고 밝힌 것. 평일 조조 할인요금을 1~2회차 더 적용하되, 주말에는 9000원에서 1만원으로 올리는 게 골자다. “전업주부와 대학생 관객 등이 많은 지역 특색을 감안해 점주들이 조정한 것”이라는 게 CJ CGV 측의 입장이다. 반면,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요금 다변화로 관람료가 7.1% 올라가는 효과가 있다”면서 “국내 영화요금은 영화산업이 가장 발달한 미국과 비교해도 매우 높은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영화관람료는 외국보다 거품이 많은 게 사실일까.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2011년 한국의 평균 관람료는 7737원(2011년 평균 환율로 환산 땐 6.98달러)이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일본(평균 15.71달러)은 물론, 캐나다(10.28달러), 영국(9.03달러), 프랑스(9.25달러)보다 낮다. 미국(7.90달러)보다도 조금 낮은 수준이다. 물론 단순비교는 무의미하다. 김수현 영화진흥위원회 연구원은 “극장관람료의 수준은 영화산업의 역사와 성숙도, 경제력, 특히 물가수준과 비교하는 게 적절하다”고 설명했다. 각 나라의 맥도날드 햄버거 빅맥 가격을 달러로 환산한 뒤 미국 내 판매가격과 비교해 이코노미스트지가 발표하는 빅맥지수를 참고할 만하다. 2012년 7월 한국의 빅맥지수는 3.21달러. 비슷한 국가는 헝가리(3.48달러)와 체코(3.34달러), 이스라엘(2.92달러) 정도다. 이들의 극장요금은 헝가리가 평균 5.53달러, 체코는 6.33달러다. 이스라엘은 9.9달러로 빅맥지수를 감안하면 턱없이 높다. 미국의 빅맥지수는 4.33달러다. 한국의 1.35배 수준. 반면 평균 관람료는 미국이 한국의 1.13배 수준이다. ‘평균’의 함정을 피하면 또 달라진다. 한국의 주말요금은 2D 영화의 경우 비싸도 9000원이다. 반면 미국의 대표적 극장체인 AMC의 주말 저녁시간(오후 6시 이후) 요금은 12.5달러(1만 3785원)다. 한국의 1.53배 수준. 빅맥지수가 1.35배란 점을 떠올리면, 외려 미국이 비싸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을 잣대로 삼으면 어떨까. 한국의 1인당 GDP는 2만 3679달러(2012년 기준)다. 비슷한 수준의 나라는 그리스(2만 4197달러)와 타이완(2만 502달러) 정도. 이들의 평균 관람료는 각각 12.0달러와 9.8달러다. 한국 관람료가 비싼 건 아니라는 얘기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미국과 소득수준 대비 영화관람료를 비교하면 우리나라가 3.2로, 미국(1.7)의 183%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평균 관람료(원화 기준)를 1인당 GDP(달러 기준)로 나눈 수치를 비교했다. 실무를 진행한 김정훈 회계사는 “가처분소득에 대한 지출 부담능력을 객관적으로 비교하고 싶어 평균관람료를 1인당 GDP로 나눠 비교했다”고 설명했다. 물론, 영화관람료를 비교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지적도 있다. 영화산업의 역사와 국가별 문화에 따라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예컨대 미국의 평균관람료는 7.9달러이지만, 뉴욕에서 주말에 영화 한 편을 보려면 최소 12달러는 내야 한다. 1.5배 수준이란 얘기다. 이 정도는 약과다. 중국의 3D 관람료는 130~150위안이지만, 낮시간대에는 80위안까지 떨어진다. 심지어 태국에서는 같은 상영관 내에서도 앞·뒷자석 요금이 다르다. 합리적이지만 어떤 나라에서도 채택하지 않고 있는 요금제다. ‘한국은 2D 관람료는 싸지만, 3D는 비싸다’란 속설도 사실과 다르다. 한국의 3D 관람료는 1만 3000원(IMAX 제외). 미국 AMC의 경우 3D 관람료는 11~15.5달러다. 시설에 대한 투자가 이뤄진 만큼 3D 요금은 2D의 1.5배 수준에서 책정되는 게 보통이다. 김수현 연구원은 “경제규모나 물가·소득수준이 비슷한 국가와 비교해 보면 우리가 비싸지 않다. 오랫동안 물가제한품목에 묶여 있다 보니 규제가 풀린 이후에도 요금 인상에 대한 국민의 심리적 저항이 강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한국영화의 르네상스를 맞아 7년 만에 투자수익률이 흑자(13%)로 돌아섰다. 극장매출도 7년 만에 가장 많은 17.7%(전년 대비) 증가했다. 하지만 르네상스의 과실은 투자·배급·극장까지 수직 계열화된 대기업에 쏠린 게 현실이다. 2006~2011년 누적 손실에 신음했던 중소 투자·제작사와 최저생계비 수준의 수입으로 생계를 잇는 현장 스태프와 다수 배우에게 달라질 건 없다. 한국영화제작가협회를 비롯한 충무로 구성원 대부분이 관람료 인상을 지지하는 까닭이다. 문제는 부율이다. 배급사와 극장이 나눠 갖는 비율을 뜻하는 부율은 현재 5(배급사)대5(극장)다. 8000원짜리 티켓이 팔리면 1000원은 세금(영화진흥기금 3%+부가세 9%)으로 빠지고 나머지를 배급사와 극장이 나눠 갖는다. 서울에서 할리우드 영화는 6(배급사)대4(극장)로 나눈다. 미국영화가 강세이던 관행이 남은 탓. 현재 5대5인 한국영화의 부율을 일단 5.5(배급사)대4.5(극장)로 조정하고, 장기적으로는 할리우드 영화처럼 6대4로 가야 한다는 게 영화 콘텐츠를 만드는 이들의 입장이다. 지난해 한국영화동반성장협의회에서 합의된 부분이다. 영화제작가협회 원동연 부회장은 “한국영화 평균 제작비(약 50억원)의 손익분기점이 150만명 선이다. 관람료가 오르면 창작자 부담이 줄어들 것이고, 다양하고 완성도 있는 영화 제작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CGV의 일부 요금 인상이 전체로 확대된다면 동반성장협의회에서 약속한 부율 5.5(배급사)대4.5(극장)를 이행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영화가 극장에 수익을 안겨주는데 외화보다 불이익을 보는 현실을 바로잡자는 것”이라면서 “의무상영기간 2주를 보장하고, 종영 후 3개월이 지나서야 극장이 정산을 해주는 관행도 월별 정산으로 바꿔야 한다. 3D나 4DX 등 특수상영관에서 ‘시설비’를 이유로 극장들이 떼어가는 것과 3주차에 접어들면 부율을 극장 측에 유리하도록 조정하는 부분도 바뀌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가계부채 등 금융경험 부족 우려도

    가계부채 등 금융경험 부족 우려도

    신임 금융감독원장에 최수현(58) 수석부원장이 내정됐다는 소식에 금감원에서는 환영과 우려가 엇갈렸다. 금감원 출범 후 첫 내부 승진이라는 점에서 크게 반겼다. 하지만 가계 부채 등 산적한 현안을 처리하기에는 실무 경험이 다소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최 내정자는 15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전임 원장이 수행해 온 각종 금융 관련 현안을 차질 없이 수행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금감원의 신뢰 회복과 혁신을 가속화해 서민과 금융 소비자가 중심이 되는 금융을 만들어 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최 내정자는 신제윤 금융위원장 후보자가 금융위 부위원장이던 2011년 금감원 부원장으로 호흡을 맞췄다. 신 후보자가 행정고시 1년 선배이기도 하다. 행시 25회로 옛 재무부(현 기획재정부)에서 관료 생활을 시작했다. 저축은행 사태 이후 흐트러진 금감원 조직을 추스르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은행, 증권 등 핵심 금융업무를 담당한 경험이 적은 것이 단점으로 꼽힌다. 부인 김용희(57)씨와 1남 1녀.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흔들리는 청춘, 프로에게 길을 묻다

    흔들리는 청춘, 프로에게 길을 묻다

    새 학기를 맞아 대학마다 ‘토크 콘서트형 교양 강의’가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토크 콘서트형 교양 강의란 대학이 각 분야의 전문가와 유명 인사들을 초청해 매주 개방형 콘서트 형식으로 진행하는 강의를 말한다. 과거 유명인사 특강과 달리 정규 학점도 챙길 수 있는 데다 다양한 시각을 가진 현장의 전문가를 초빙하면서 학생들의 호응도 높다. 동국대가 1학점짜리 교양과목으로 개설한 ‘프라이드 동국(Pride DONGGUK) 지성콘서트’는 이번 학기 수강신청 인원만 무려 400명에 달한다. 인기몰이를 하는 이유는 다양한 강사진에 있다. 조광래 나로호 발사추진단장, 손길승 전 SK 회장,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의 저자 혜민 스님 등 12명의 명사가 강사로 나선다. 동국대 관계자는 “강사진을 보고 수강인원을 늘려 달라는 학생들의 요구가 많아 이번 학기에는 정원을 400명으로 늘렸다”면서 “강의가 알차다는 소문이 나면서 수강신청을 못한 학생까지 몰려와 청강생만 100명이 넘는 진풍경도 생겼다”고 말했다. 숙명여대의 ‘글로벌 리더십과 네트워킹’ 교양 수업도 학생들에게 인기다. 올해 새로 개설된 이 과목은 아우테프 샤라위 알제리 대사 부인, 아말 라흘루 모로코 대사 부인, 마날 알수라이 쿠웨이트 대사 부인이 강사로 나선다. 아랍권 주한 대사 부인들이 강사로 나서면서 평소 아랍권 문화를 접할 기회가 적었던 학생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수강신청이 이어지자 학교 측은 애초 20명 정원을 45명으로 늘렸다. 서강대도 토크 콘서트형 교양 강의로 ‘인간과 이성’, ‘CEO 경영특강’을 운영 중이다. 2학점 교양과목인 인간과 이성은 이번 학기에 300명의 학생이 수강신청을 했다. 정훈 유도 국가대표 감독, 유인택 서울시 뮤지컬 단장, 소설 ‘두근두근 내 인생’의 김애란 작가 등 강사 12명이 매주 차례대로 강의에 나선다. ‘유도와 리더십’, ‘영화 및 뮤지컬 벤처인생’, ‘농담’, ‘소설의 미소’, ”네 꿈을 펼쳐라’ 등 강의 주제도 다양하다. CEO 경영특강도 200명 이상의 인원이 몰리면서 반을 2개로 나눠야 했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아시아나 윤영두 사장, 현대건설 정수현 사장, 김용환 수출입은행장 등 각 기업 CEO들이 일주일에 한 번씩 돌아가면서 자신의 경영철학과 노하우 등을 전수할 계획이다. 학교 관계자는 “학생들이 몰려 갑자기 반을 나누는 바람에 CEO들이 두 번씩 나와야 했지만, 흔쾌히 허락해 주셨다”면서 “젊은 세대와 격 없는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점에서 강사진 역시 호응이 좋다”고 말했다. 김정은 기자 kimje@seoul.co.kr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낙태 원하는 여자는 없어”… 수술대 위 그녀들 ‘인권’은 없었다

    “낙태 원하는 여자는 없어”… 수술대 위 그녀들 ‘인권’은 없었다

    “제 인생에서 가장 큰 슬픔이었던 것 같아요. 낙태(落胎)를 하고 싶은 여자는 아무도 없어요.” 25명의 여성이 지난달 20일 출간된 ‘있잖아…나, 낙태했어’(한국여성민우회 지음)에서 마음 한구석에 숨겨놨던 쓰라린 기억을 끄집어냈다. 어렵게 용기를 낸 이유는 낙태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현실을 꾸밈없이 말하고 싶어서다. 한국에서 낙태는 객(客)들의 논란거리다. 사회가 강요한 ‘주홍글씨’ 탓에 낙태를 경험한 여성들은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 윤리나 생명과 결부된 주제이기에 논란도 끊이지 않는다. 태아도 생명이냐, 그럼 몇 주째부터 인간이냐, 그렇다면 낙태는 살인이냐로 이어지는…. 하지만 여성들은 ‘낙태 찬반론’에만 매몰되지는 말아 달라고 외친다. 이들은 “낙태에 대한 논의는 본질적으로 한 인간이 어떤 삶을 살고 싶은가에 대한 질문에서 시작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여성에게 있어 출산에 대한 결정은 곧 인생에 대한 결정과 동등한 무게라는 얘기다. 낙태를 하고 싶어서 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육체적 고통에 정서적 악영향까지 있어 모두들 수술을 망설였다. 그리고 그 기억은 여전히 여자들을 옥죄고 있다. 미영(40대 초반·학원 강사)씨는 낙태의 기억을 평생 잊을 수 없을 거라고 했다. “아기를 죽였다는 죄책감 있잖아요. 안 좋은 일이 생길 때마다 그게 떠올라요. ‘내가 죄를 지어서 벌을 받는구나’ 하는 느낌? 아마 죽을 때까지 안 잊히겠죠.” 대학교 1학년 때 아이를 지운 윤정(20대 후반·사무직)씨도 고통 속에 산다. “기억이 없어지지도, 지워지지도 않아요. 수치심, 분노, 죄책감 같은 오만 감정이 합쳐진 채 계속 가는 것 같아요. 몸이 기억을 하고요. 시간이 약이란 말이 여기엔 안 통해요.” 그러나 여자들은 수술대에 올랐고, 지금도 오르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전국 가임기(15~44세) 여성 4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2011년 발표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가임기 여성 1000명당 낙태 건수를 뜻하는 ‘임신중절률’은 2010년 15.8건이었다. 당시 가임기 여성 수(약 1071만명)를 고려하면 그해 약 17만명의 태아가 세상 빛을 못 보고 목숨을 잃은 셈이다. 낙태는 원칙적으로 불법이다. 모자보건법 제14조에 따라 ▲유전적 장애나 전염성 질환 ▲강간, 준강간에 의한 임신 ▲혈족, 인척 간 임신 ▲임신부의 건강을 해칠 우려가 있는 때에 한해 임신 24주까지만 낙태가 허용된다. 낙태를 하면 여성과 의료진 모두 처벌받는다. 그러나 낙태를 경험한 여성들은 “낙태 수술을 안 한다는 병원은 한 곳도 없더라”고 말했다. 낙태를 범죄화한다고 해서 줄어드는 게 아니라 오히려 더 비싼 값에 은밀하고 위험하게 수술받는다고도 했다. 은미(30대 후반·회사원)씨에게 그날 산부인과에서의 기억은 끔찍할 만큼 또렷하다. 떠올리지 않으려 발버둥칠수록 악몽 같은 기억이 그림자처럼 따라온다. 그녀에게 꽂히는 모든 시선이 불편했고 의사의 사소한 손짓에도 위축됐다. “전신 마취 주사를 맞고 다리를 벌린 채 누워 있는 상황이 끔찍했어요. 혹시 마취가 깰까 봐 그랬는지 팔다리를 묶었는데, 무슨 개구리 해부하듯이…. 되게 치욕스러웠어요.” 낙태하는 여자는 철저히 ‘을’(乙)이다. 수현(30대 후반·번역가)씨는 “병원은 돈벌이로 생각하는지 부르는 게 값이었어요. 그러면서도 귀찮은 일을 처리한다는 듯 티를 내는데 정말 그렇게 치욕적일 수가 없었어요”라고 회상했다. 혜진(40대 초반·운동선수)씨는 “의사가 ‘애가 잘 서는 몸이면 조심해야지’라는 거예요. 내가 무슨 섹스에 환장한 여자인 것처럼 야단을 쳤어요. 죄송하다고 하면서도 화가 나더라고요. 내가 공짜로 수술하는 건가 싶기도 하고”라고 했다. 그렇다면 여성들은 왜 낙태를 결심했을까. 많은 사람들이 낙태를 ‘성적 방종’의 결과물로 치부하지만 전체 낙태의 57%는 기혼자 차지다. 많은 기혼자가 양육에 들어가는 돈을 감당하기 어려워 수술을 결심했다. 희영(40대 중반·사무직)씨는 연년생 두 자녀에 이어 생긴 셋째 아이를 지웠다. “보육료, 기저귀, 분유 등에 매월 250만원이 들었어요. 일 때문에 아이들을 다른 사람 손에 맡겼는데 그것도 마음 아팠고요. 경제적으로도 타격이 있어서 난감했죠.” 유진(30대 후반·주부)씨는 “중소기업에 다니는 남편이 한 달에 300만~400만원을 버는데 애들 두 명도 감당하기 버거웠다”면서 “세 명까지 먹이고 입히고 공부시킬 자신은 없었다”고 말했다. 미혼 여성들은 아기를 가진 ‘처녀’에게 쏟아질 수군거림이 두려웠다고 고백했다. 민정(30대 초반·학원 강사)씨는 어느 누구에게도 도저히 임신 사실을 털어놓을 수 없었다고 했다. “결혼 전에도 섹스를 해요. 임신한 사람이 특별히 헤프거나 문란하게 산 건 아닌데 미혼이 임신을 하면 죄의식을 갖게 한단 말이죠. 성에 대한 인식이 보수적이고 변태적이다 보니까 임신했다고 하면 ‘그동안 얼마나 섹스를 한 거야?’ 이렇게 보잖아요.” ‘아비 없는 자식’으로 손가락질받으며 자랄 아이 걱정도 있었다. 혜란(40대 중반·공무원)씨는 “아기는 누구라도 소중하다는 인식이 있으면 누가 수술을 하겠어요. 우리 사회는 아이 부모가 누군지, 어떻게 임신했는지, 혼인 여부, 성적 취향, 학력 등등에 따라 태어나면서부터 차별을 하잖아요”라고 꼬집었다. 정민(40대 중반·사무직)씨도 “인프라도 없고 미혼모에 대한 의식 변화도 없이 무조건 낳으라고만 하면 어떡해요”라면서 “그건 아기와 엄마 모두에게 무책임하고 잔인한 말”이라고 했다. 성에 대한 보수적인 사회 인식과 실체가 없는 성교육(피임법)이 낙태를 양산하기도 한다. 결혼 전 낙태를 했던 미영씨는 자연 피임을 했다가 임신했다. “콘돔을 끼라는 말을 하기가 민망했어요. 성관계를 염두에 두고 먼저 준비한 걸로 보일까 봐. 싸게 보인다거나 경험 많다고 생각할까 봐 남자한테 말을 못 했어요.” 현숙(40대 중반·공무원)씨도 비슷한 경우다. 학창 시절 1, 2차 성징과 남녀 생식기를 배우다 수정, 착상으로 건너뛰는 교과서적인 성교육만 받아 온 터라 성관계나 임신에 대한 개념 자체가 없었단다. 그는 “남편이 알아서 하겠다고 했어요. 콘돔은 느낌이 싫다면서. 배란 주기를 따져서 몸 밖에 사정을 하는 거였는데 결국 임신했죠”라고 했다. 지난해 8월 헌법재판소는 낙태 시술자(의사)를 처벌하는 형법 제270조 1항에 대해 ‘합헌’ 판결을 내렸다. 사익(私益)인 임부의 자기결정권이 태아의 생명권이라는 공익(公益)에 비해 결코 중하다고 볼 수 없고, 낙태를 처벌하지 않거나 가볍게 제재한다면 낙태가 만연하고 생명 경시 풍조가 확산될 것이란 이유에서였다. 관련 활동가들은 “제대로 된 양육을 할 수 있는 사회적 조건, 미혼이라거나 장애아·여아를 낳아도 차별받지 않는 사회적 토대가 마련되기에 앞서 낙태를 법으로 처벌하겠다는 정부 시책은 폭력”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낙태는 임신한 당사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의 구조 문제라고 강조했다. 김두나 한국성폭력상담소 활동가는 “여자들이 아기를 낳아서 기르는 대신 울면서 수술대에 오르는 이유를 찬찬히 따져봐야 한다”면서 “경제적 여유가 없다거나 미혼모에 대한 편견이 두렵다거나 직장에서 해고된다는 등 낙태의 이유는 정말 다양하다”고 꼬집었다. 이화영 한국여성의전화 소장도 “우리나라는 ‘낙태가 살인이냐’라는 지엽적인 담론에만 갇혀 있다”면서 “자기 몸과 인생에 대해 결정하는 여성 인권의 문제로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태아가 생명이냐, 언제부터 인간이냐 하는 논쟁보다는 깊고 폭넓은 논의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이 점에서는 낙태를 반대하는 쪽도 비슷한 맥락이다. 최정윤 낙태반대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생명 경시 풍조, 양육의 금전적 어려움, 미혼모·부에 대한 시선 등이 겹쳐 낙태를 결심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아이를 낳아서 건강하게 키울 수 있는 사회적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은지 기자 zone4@seoul.co.kr *기사 속 이름은 모두 가명이며, 사연은 책을 재구성한 것임을 밝힙니다.
  • 檢 ‘4대강 국감 증인 불출석’ 대우·현대건설 사장 수사 착수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조상철)는 국정감사에 출석하지 않아 국회로부터 고발된 서종욱(64) 대우건설 사장과 정수현(61) 현대건설 사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고 6일 밝혔다. 검찰은 지난 1월 국감 등에 나오지 않은 유통업계 재벌 오너 2, 3세들을 약식기소했다가 법원에 의해 정식 재판으로 바뀐 적이 있어 이번에는 어떻게 할지 관심이 쏠린다. 서 사장 등은 지난해 10월 4대강 사업 담합 의혹과 관련해 국감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해외 출장 등을 이유로 두 차례에 걸쳐 출석하지 않았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지난달 28일 이들을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푸른거탑’ 작가 “신병-김수현, 병장-하정우 캐스팅?”

    ‘푸른거탑’ 작가 “신병-김수현, 병장-하정우 캐스팅?”

    대한민국 남자라면 누구나 거쳐야 할 인생의 관문, 군대. 시커먼 남자들만 모인 그 곳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다양한 일들이 벌어지고 또 벌어진다.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군대에 간 남자들은 밀폐된 그 곳에서 2년 간 어떤 일을 겪는 것일까? 누군가에게는 아련한 추억이자, 또 누군가에게는 두려움의 대상인 군대 생활을 코믹하게 그린 tvN시트콤 ‘푸른거탑’(민진기 연출, 최종훈, 김재우, 김호창, 백봉기, 정진욱, 이용주 등 주연)을 보면 조금이나마 그들만의 세상을 짐작할 수 있다. 군필자에게는 향수를, 미필자에게는 ‘예습 효과’를, 여성에게는 호기심을 안겨주면서 그야말로 대박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푸른거탑’은 ‘남녀탐구생활’로 인기작가반열에 오른 김기호 작가의 야심작이다. 평범한 일상을 깨알같은 이야기로 풀어내 공감을 이끌어내고 있는 김 작가와 지난 7일 서울신문 사옥에서 ‘푸른거탑’ 뒷담화를 나눠봤다. Q. 에피소드마다 작가 본인의 경험이 많이 녹아 있다고 들었다. 그래서인지 작가의 ‘출신’을 궁금해 하는 사람도 많다. 어떤 군 생활을 보냈는지. A. 의정부에서 30분 거리에 있는 26사단에서 81㎜ 박격포 포병으로 근무했다. 알 만한 사람들은 알지만 육군 포병 중에서도 입에 단내가 날 정도로 힘들다 해서 ‘꿀보직’이라 부르는 부서다. 그래서 ‘꿀보직 에피소드’도 탄생했다. 나는 사실 ‘얍삽’하게 군 생활을 했다. 초반엔 엄살도, 꾀병도 많이 부리고 잔머리도 굴려서 고참들에게 미움도 많이 받았다. 하지만 ‘푸른거탑’ 속 상병처럼 후임을 괴롭히는 성격은 아니었다. Q. 지금까지 방송된 ‘푸른거탑’ 중 가장 아끼는 에피소드는? A. 말년병장이 귀신을 때려잡는 ‘공포의 17초소’는 내가 쓰면서도 많이 웃겼다. 최근에는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라는 에피소드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군 생활 도중 어머니가 돌아가신 일병의 사연을 다룬 에피소드다. 사실 군에 있는 2년 동안 부모님이 돌아가시는 일을 겪는 군인들이 참 많다. 군 생활 하는 사람들에게 이런 애환도 있다고 말하고 싶었다. 한편으로는 ‘푸른거탑’이 웃음 뿐 아니라 눈물도 쏙 빼는 다른 면을 보여주고자 했다. Q. 남자들은 군대 2번 가는 꿈이 최고의 악몽이라던데. 그럼에도 군필자가 군대 드라마에 열광하는 이유가 뭘까? A. 두 번의 군대는 대한민국 남자에게 가장 큰 시련이자 가장 심한 욕이다. 그 안에 있을 때에는 힘들고 고통스러웠지만, 사실 그걸 마치고 나면 그때 그 시절이 추억이 되어 힘들었던 일들을 잊게 된다. ‘애증의 시간 또는 공간’이 되어버리는 거다. ‘푸른거탑’은 이곳에서의 추억을 건드려 공감을 얻는다. 공감을 주면 웃음은 따라오기 마련이다. 많은 남성들은 추억을 떠올리며 공감하다 웃음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좋아하는 것 같다. Q. 반면 군대 생활을 잘 알지 못하는 여성 시청자들이 ‘푸른거탑’에 흥미를 가지는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나. A. 준비단계에서 여성 시청자들을 걱정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드라마적인 부분을 강조해 여성 시청자들이 코믹하게 받아들일 수 있게 했다. 군대를 잘 모르는 분들을 위해 자막도 넣었다. 요새는 아빠, 오빠, 남동생과 함께 보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다는 여성 시청자들도 있다더라. ‘푸른거탑’이 대한민국 가정의 화목을 도모하는데 일조하고 있는 셈이다.(웃음) Q. ‘군대’ 하면 민감한 부분도 워낙 많다. 군대를 소재로 이야기를 쓰면서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A. ‘푸른거탑’을 보고 군대가 지나치게 가볍거나 장난만 치는 곳, 쓸모없는 짓만 하는 곳이라는 이미지를 줄까봐 항상 걱정한다. 군 명예나 위신을 떨어뜨리진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있다. 우리는 그저 “코믹한 양념을 조금 넣기는 했지만, 우리 군인들이 이렇게 힘들게, 열심히 군 생활 하고 있으니 응원해 달라. 군인들을 한번 더 생각해 달라.”라고 말하고 싶은 것뿐이다. Q. ‘푸른거탑’에 톱스타를 섭외할 수 있다면? A. 일단 송중기는 세상물정 잘 모르는 해맑은 이미지이니 입대하기 전 청년으로. 신병은 어리버리한 이미지가 함께 있는 김수현. 상병은 까칠하고 성깔있는 캐릭터의 권상우. 병장은 남자다운 느낌의 하정우. 그리고 말년 병장은 능글능글한 이미지의 송강호를 캐스팅 하고 싶다. Q. 작가가 짚어주는 ‘푸른거탑 관전 포인트’는? A. 두뇌게임 또는 심리게임. 시청자들이 예상 못한 결말이 ‘푸른거탑’의 묘미인 것 같다. 작가진과 두뇌싸움을 한다고 생각하면서 보면 재미있을 것 같다. Q. 시청자에게 하고 싶은 말은? A. 군필자에게. 군대에서 보낸 2년은 쓸모없는 시간이 아니라 도움이 되는 시간이었을 거다. 꿈을 향해, 그때 그 마음으로 살면 못할 것이 없다. 2년간 수고했다. 미필자에게. 군대, 해볼 만하다. 죽지 않는다. 그 안에서 뭔가를 찾아봐라. 과거도 돌아보고 미래도 그려보고 목표를 찾아서 나와라. 나도 군대에서 작가를 하겠다고 결심했다. 여성에게. 군대, 많이 힘들다. 남자들이 군대 이야기 하면 너무 따분해 하지 말고 토닥이며 격려 한 번만 해 달라. 남자들은 그것 하나를 원할 뿐이다. tvN ‘푸른거탑’은 매주 수요일 밤 11시에 방송된다. 사진=김기호 작가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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