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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가에 기대어 만추를 보내다

    서가에 기대어 만추를 보내다

    여행하기 좋은 11월은 책 읽기에도 좋은 계절이다. 한국관광공사가 책방으로 떠나는 가을여행지 6곳을 추천했다. 때로는 도시 한복판 책거리에서 때로는 자연을 벗 삼은 작은 책방에서 책의 향기에 취해보면 어떨까.1. 서울 마포의 경의선책거리 경의선숲길의 일부인 경의선책거리는 늦가을 오후를 즐기기 좋은 곳이다. 경의중앙선 홍대입구역 6번 출구에서 와우교까지 250m가량 이어진 길 옆 폐철도 용지에 문학·여행·인문·예술 등 분야별 책방 6곳이 들어서 있다. 전철역에서 나오면 경의선책거리 운영사무실 건물을 먼저 만난다. 안내지도를 챙기면서 월별 행사 일정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작가와의 만남이나 북 콘서트도 이곳에서 열린다. 책방을 하나씩 둘러보면서 소소한 이벤트에 참여해 봐도 좋다. ‘여행 산책’에서는 가고 싶은 여행지와 그 이유를 메모지에 적어 붙이면 추첨을 통해 가이드북을 선물로 준다. 책방 외에 ‘미래 산책’, ‘창작 산책’, ‘문화 산책’은 전시와 체험 공간이다. 전통 제본, 미술 심리, 목공, 향초 만들기 등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바로 옆 경의선숲길의 ‘연트럴파크’에는 소문난 맛집, 카페, 공방 등 트렌디한 명소가 즐비하다. 경의선책거리 (02)324-6200.2. 경기 파주의 출판도시 파주출판도시에서는 책과 관련한 모든 것을 누릴 수 있다. 동시에 휴식과 힐링을 즐길 수도 있다. 출판도시 중심에는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가 있다. 센터 내 높이 8m 대형 서가인 ‘지혜의숲’에는 13만여권의 책이 꽂혀 있다. 출판사나 박물관 또는 개인이 기증한 도서다. 널찍한 공간에서 독서삼매경에 빠져보기 좋다. 견학·체험 중심의 ‘활자의 숲’에서는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인쇄기를 구경하고 활판인쇄 체험을 할 수 있다. 센터를 나서면 광인사길과 회동길을 만난다. 1884년 한국 최초로 설립된 근대식 민간 인쇄소 광인사와 1897년에 설립된 근대 서점인 회동서관을 기념해 지어진 이름이다. 아이와 함께 왔다면 어린이책 전문 출판사를 찾아가는 것도 좋다. ‘보림책방’과 ‘보리책놀이터’가 대표적이다. 아이들이 책을 편하게 볼 수 있는 책방과 인형극장이 결합된 독특한 공간이다. 극장에서는 인형극이 정기적으로 상연된다. 출판도시안내센터 (031)955-5959.3. 강원 원주의 작은 서점 원주에는 오붓한 분위기의 작은 책방이 여럿 있다. 골목 뒤쪽에 한적하게 둥지를 튼 책방에서는 책방 주인이 소박한 책꽂이를 채운다.‘터득골북샵’은 흥업면 대안리의 산골에 터를 잡았다. 2년 전 문을 연 산골 책방은 도심을 벗어난 작은 쉼터로 자리매김했다. 시골길을 따라 굽이굽이 가야 찾을 수 있지만 책방은 외지인을 반긴다. 마음과 닿는 책을 지향하는 책방에는 베스트셀러 대신 주인이 엄선한 책이 꽂혀 있다. 판부면 매봉길의 ‘스몰굿씽’은 레이먼드 카버의 소설집 ‘대성당’에 실린 단편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도움이 되는’에서 이름을 따왔다. 살가운 외관의 책방 마당은 골든 리트리버 종의 반려견 ‘감자’가 지킨다. 드립 커피와 홍차를 맛볼 수 있고 1000종이 넘는 책이 서가를 채우고 있다. 매달 마지막 금요일 밤에는 인문학 등을 주제로 한 심야책방이 열린다. 원주시청 관광과 (033)737-5133.4. 충북 괴산의 숲속작은책방 훌쩍 여행을 떠나기 좋은 계절 가을, 책방으로 가을 여행을 떠나보면 어떨까. 괴산군 칠성면 미루마을에는 동화 속에 나올 것 같은 ‘숲속작은책방’이 있다. 야트막한 나무 담장 뒤에는 잔디 깔린 마당이 아담하고, 분홍색 벽 위로는 테라코타 기와가 얹혔다. 오른쪽으로는 피노키오가 조각된 커다란 오두막이, 왼쪽에는 해먹 걸린 정자가 있다. 간판만 없으면 서점인지 모를 정도다. 사방 벽에 책이 빼곡한 실내는 어느 작가의 서재 같은 분위기다. 과거 작은 사립도서관을 열었던 주인은 2011년 도서관을 정리하고 책 1만권과 함께 괴산으로 왔다. 지금은 인문·교양서와 에세이 등 주인 부부가 좋아하는 책이 많다. 편히 앉아서 책을 보다가 주인에게 추천받기도 한다. 들어오면 책 한 권을 사야 하지만 기분 나쁘게 받아들이는 이는 없다. 서점에서 나온 뒤에는 괴산의 명승지인 화양구곡 등을 둘러봐도 좋다. 숲속작은책방 (043)834-7626.5. 전남 광양의 농부네텃밭도서관 이름처럼 농부네 텃밭에 자리 잡았다. 이름과 달리 도서관보다 놀이터에 가깝다. 광양시 진상면에 있는 ‘농부네텃밭도서관’에선 주변 모든 것이 놀잇감이 된다. 야트막한 언덕에서 사계절 썰매를 타고, 꽃반지를 만들고 강아지랑 놀기도 한다. 연꽃 사이로 아담한 연못을 가로지르는 줄배는 최고 인기 놀잇감이다. 감나무와 느티나무를 잇는 줄을 타고 연못을 건널 수도 있다. 마당 위로는 미니 짚라인도 지난다. 과거 지역 마을문고를 운영하던 관장이 수만권의 장서를 수천권으로 정리하고 놀이 위주 공간을 만들었다. 도서관은 입장료도, 놀이기구 이용료도 없다. 단 평일에 단체로 찾아오는 어린이집·유치원 손님에게 1인당 2000원의 입장료를 받는다. 지금도 장독대를 가득 채운 항아리에는 직접 농사지은 매실로 담근 장아찌와 된장, 고추장 등이 익어간다. 입소문을 듣고 오는 사람이 늘다 보니 요즘은 민박과 식당 운영을 겸한다. 농부네텃밭도서관 010-4606-5025.6. 대구의 물레책방 2010년 문을 연 수성구 ‘물레책방’은 어느덧 동네서점의 터줏대감이 됐다. 헌책방이지만 수험서나 일반 잡지는 찾아볼 수 없다. 책방지기의 관심사가 인문학, 사회과학 책이기 때문이다. 책방지기가 발품을 팔아 모은 책도 상당수다. 책방 이름에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 물레가 돌면서 순환하듯 책이 순환하는 공간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대구 지역 출판물에 관심이 있다면 물레책방은 필수 코스다. 지역 문인이 쓴 책과 지역 출판사에서 낸 책을 모아놓은 서가가 따로 있다. “기형도 시인은 대구를 ‘시인들만 우글거리는 신비한 도시’라고 표현하기도 했다”는 게 책방지기의 말이다. 물레책방은 복합문화공간이기도 하다. 유료 행사도 있지만 대다수는 헌책 한 권이면 올 수 있는 무료행사다. 행사 때 모은 책은 필요한 기관에 기증해 순환하게 한다. 수성구청 관광과 (053)666-4911.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보건교사 더 뽑는다며?”… 간호사들도 노량진으로

    “보건교사 더 뽑는다며?”… 간호사들도 노량진으로

    공무원 열풍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문재인 정부가 공무원 증원을 공약으로 내세우면서 ‘공시 열기’가 후끈 달아올랐다. 문 대통령은 소방관과 경찰관, 교원 등을 중심으로 17만 4000명 증원을 약속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지난 18일 국정감사에서 “(공무원 증원을) 계속할 것”이라고 기존 방침을 확인했다. ‘공시생(공무원시험 수험생)의 메카’로 불리는 서울 노량진 학원가엔 ‘이번 기회를 반드시 잡아야 한다’는 수험생들의 절박함이 가득했다.●노량진 학원가 새벽 6시부터 ‘북새통 ’ 갑작스런 추위가 전국을 덮친 30일 새벽 6시. 아직 해가 뜨기 전인데도 노량진 학원가 앞 사거리에는 강의를 들으려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저마다 따뜻한 아메리카노로 손을 녹이며 양손에 수험서를 안고 학원에 들어갔다. 경찰공무원을 1년째 준비하고 있다는 서모(27)씨는 “새벽 6시에 일어나 7시엔 학원에 도착한다. 4~5시에 오는 사람도 많다”고 노량진 분위기를 전했다.2년간 노량진 고시촌에서 순경직을 준비했다는 김모(28)씨는 “올해가 합격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경찰공무원 채용 정원이 크게 늘어난 데다 올해 세 차례나 순경 공채가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경찰청은 두 차례의 공채를 거쳐 3849명을 뽑았다. 하지만 올해는 이미 두 번째 공채에서 4294명을 채용했고, 마지막 세 번째 공채에서 3000명을 더 뽑는다. 지난해와 비교해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김씨는 “아무래도 많이 뽑다 보니 주변에 준비하는 사람이 많아졌다”면서 “조건이 워낙 좋다 보니 ‘올해는 꼭 붙겠지’라는 생각이 들다가도 ‘상황이 바뀌기 전에 빨리 합격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소방공무원에 도전하는 수험생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소방청은 올 상반기 4446명을 채용해 지난해 공채 선발인원(4341명)을 넘었다. 현재 하반기 추가 채용 전형이 진행 중이다. 지난 26일 소방청은 지방소방공무원, 국가소방공무원 필기시험에서 각각 1386명, 89명이 합격했다고 발표했다. 앞으로 있을 면접시험이 끝나면 지방직 경채 595명과 국가직 경채 30명을 포함해 총 625명이 합격자로 이름을 올린다. 소방공무원을 2년째 준비하고 있다는 김성호(31·가명)씨는 “공무원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면서 “노량진뿐 아니라 여기저기서 공무원을 준비한다는 사람이 늘어난 것을 확실히 느낀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씨는 수험생 사이에서 ‘방심’을 조심하자는 이야기도 많이 나온다고 덧붙였다. 그는 “뽑는 인원이 늘었지만 지원자도 많아졌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면서 “전력을 다하는 수밖에 없는 것 같다. ‘붙놈붙’(붙을 사람은 붙는다)이라는 말도 있지 않으냐”며 웃었다.●“갑작스레 수험판 뛰어든 사람 꽤 많아” 소방·경찰이 아닌 다른 공무원시험을 준비하는 이들은 상대적인 박탈감에 아쉬움을 표했다. 일반행정직 공무원을 2년째 준비한다는 강병호(25·가명)씨는 “많이 뽑는다는 이야기가 언론을 통해 쏟아졌지만 실질적으로 크게 늘어난 부분은 없다”고 말했다. 공무원 채용 증원 정도가 직렬별로 달라 혜택이 돌아가는 차이가 큰 탓이다. 강씨는 “지난해 국가직을 많이 뽑는다고 했지만 결국 예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면서 “오히려 많이 뽑는다는 소문이 나니까 사람들이 몰려 경쟁률만 높아졌다”며 씁쓸해했다. 강씨의 말처럼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뒤 국가직공무원만큼은 대폭 증원이 없었다. 박근혜 정부 때인 2016년 총 5508명의 국가직공무원을 뽑았는데 지난해 6205명을 선발해 697명이 늘어나는 데 그쳤다. 다만 강씨는 경쟁률을 살펴볼 때 ‘허수’를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공무원시험 준비생이 늘었지만 최근 공무원 증원 움직임에 맞춰 갑작스레 수험판에 뛰어든 사람들이 꽤 있다”면서 “그런 허수 수험생을 생각한다면 예년과 크게 달라진 건 없다고 본다”고 분석했다.●보건교사 수험생 늘자 男 강사도 등장 강씨가 준비하는 일반직 공무원과 달리 갑작스런 채용 확대 소식에 수험생들이 ‘행복한 비명’을 쏟아내는 직렬도 있다. 교원 임용시험 보건 직렬과 전문상담 직렬 등이 대표적이다. 보건 직렬 교원은 지난해 299명에서 올해 584명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전문상담 교원 역시 큰 폭으로 증원된 직렬이다. 지난해 139명에서 올해 611명으로 4배 넘게 늘었으며 내년에도 575명을 선발할 예정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아예 ‘본업’을 제쳐 두고 공무원시험에 뛰어드는 직장인들도 속출하고 있다. 보건 직렬 교원을 임용할 때 간호사 면허증이 있는 사람을 대상자로 하다 보니 졸업 예정자가 아닌 현직 간호사들이 대거 임용시험에 도전하고 있다. 지난해 병원에 사표를 내고 공시에 도전하는 김준호(가명·27)씨는 “과거 상담·보건 교사는 사실상 거의 뽑지 않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는데 최근 정부가 큰 폭으로 뽑으면서 간호사를 그만두고 임용시험에 뛰어드는 이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또 “과거 소수 직렬들이 이번 정부 들어서 주요 직렬로 거듭나 학원가 분위기도 바뀌었다”면서 “보건교사에 도전하는 지원자들이 대부분 간호학과 출신이어서 남자 학원강사는 거의 없었는데 이제는 남자 강사도 생겨나고 서울대 출신 강사도 종종 보인다. 생태계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달라진 모습을 전했다.●늘어난 정원 맞춰 학원가도 새 전략 ‘윌비스 신광은’ 경찰학원의 신광은 강사는 “통계만 봐도 예전에 비해 공무원을 뽑는 수치가 크게 늘었다는 걸 알 수 있다”면서 “학원가에서도 이런 분위기를 맞아 맞춤형 전략을 짜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신 강사는 공무원들의 수험 기간도 예전에 비해 줄어든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 학원에서 순경직을 준비할 때 보통 1년 정도면 합격할 수 있게 지도하는데, 올해는 공채만 세 차례여서 더 빨리 합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럼에도 학원가와 수험생들은 공무원 채용인원 증원이 여전히 기대에 못 미친다고 입을 모은다. 신 강사는 “경찰공무원은 채용 인원이 꽤 많이 늘었지만 여전히 부족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일선 현장의 경찰인력 공급이 많이 모자라기 때문에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수험생에게도 좀더 힘을 내라고 독려한다”고 말했다. 경찰공무원을 2년째 준비하고 있는 신모(28)씨도 “언론 보도를 보면 아직도 경찰공무원이 부족하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의경 제도가 폐지되면 그에 따른 공무원 충원도 있을 것으로 보여 채용 인원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환경부 산하기관 임직원 ‘투잡’ 심각, 외부 강의 ‘천태만상’

    ‘외부 강의로 8000만원 수수, 근무 시간에 대학 강의, 외부 강의 256회’ 환경부 산하기관 종사자들의 외부 강의 실태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횟수뿐 아니라 강의료 등 외부 수임료가 수천만원으로 사실상 ‘투잡’ 수준으로 활동하는 이들도 확인됐다. 22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환경부 산하기관에 대한 국감에서 더불어민주당 송옥주 의원은 “무분별한 외부 강의로 용돈벌이하는 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송 의원이 공개한 자료를 보면 한국환경산업기술원 임직원의 최근 10년간 외부 강의는 평균 29회, 615만원으로 나타났다. 특히 A연구원은 256회에 달했고 수입만 5944만원에 달했다. A연구원의 수입 중 85%(5028만원)는 사설 학원로 확인됐다. 신고는 ‘FTA관세무역연구원’으로 했는데 확인 결과 ‘FTA관세무역학원’이었고 홈페이지에는 버젓이 강사로까지 소개돼 있었다. 강의뿐 아니라 수험서도 판매해 사실상 ‘이중 취업’으로 드러났다. 국립생태원도 심각했다. 특히 대학교 강의가 많았다. 최근 5년간 강의 수입이 500만원 이상 받은 임직원 24명 중 23명이 대학교 수입으로 나타났다. 한국환경공단에서는 10년간 100회 이상 출강한 직원이 4명, 50회 이상 외부 강의자가 23명이나 된다. 3급인 B씨는 2012년부터 2018년 현재까지 161회 외부 강의해 2400여만원을 받았는데 2013년부터는 대학에서 평일 낮에 강의한 사실이 드러났다. 2급인 C씨는 2013~2018년까지 외부 강의료로 8000여만원을 받기도 했다. 사전 신고도 하지 않는 등 절차도 무시했다. 송 의원은 “자료 제출 기관만 분석한 것인데도 심각한 도덕적 해이가 확인됐다”면서 “겸직, 투잡, 용돈벌이가 쏠쏠한데 위법행위가 드러나도 주의나 경고에 그치다보니 근절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공시 정보] 출제 합숙 땐 쓰레기도 반출 금지…사회 변화 맞게 시험과목 개편 고려

    [공시 정보] 출제 합숙 땐 쓰레기도 반출 금지…사회 변화 맞게 시험과목 개편 고려

    ‘공시 열풍’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40만명 이상으로 추정되는 전국 공시생들은 오늘도 학원과 독서실에서 수험서와 씨름하고 있다. 국가공무원 채용은 인사혁신처에서 담당한다. 국가공무원 필기·면접시험 정책을 총괄하는 이인호(49) 인사혁신처 인재채용국장에게 20일 공무원 시험 전반에 대해 물었다.→공무원 시험문제는 어떻게 만들어지나. -선정위원들이 2주간 합숙을 한다. 대학수학능력시험과 달리 공시는 문제은행 방식으로 출제된다. 인사처는 교수 등 관련 분야 전문가를 출제위원으로 위촉해 과목별 문제은행을 구축한다. 시험에 앞서 위촉된 선정위원이 문제은행에서 적합한 문제를 선택해 출제한다. 출제위원과 선정위원을 구분한 것은 시험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선정위원의 문제 선택은 외부와는 완전히 격리된 보안시설에서 이뤄진다. 합숙기간에는 휴대전화·노트북 등 모든 통신수단 반입이 통제된다. 선정위원이 합숙 시작하고 이틀 후에 들어가는 고교 교사, 대학원생 등 검토위원도 마찬가지다. 여기서 나온 쓰레기도 시행일 전에는 외부로 반출되지 않는다. →학원가에선 출제경향을 분석하기도 하는데, 이런 게 있을 수 있는 것인가. -문제를 선택하는 권한은 전적으로 선정위원에게 있다. 선정위원은 기존 출제된 문제유형·난도·영역별 출제비중을 검토한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참고사항이므로 시험문제가 동일한 경향성을 띤다고 단정할 순 없다. 다만 종전과 과도하게 차이가 나는 문제를 출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므로 인사처는 너무 지엽적인 문제를 배제하는 등 문제 선택 작업에서 고려할 사항들을 선정위원에게 당부한다. →공채시험에서 면접을 강화한단 방침인데 이유가 무엇인가. -인재를 채용하는 데 있어 면접의 중요성은 점점 커지고 있다. 단순히 공무원 시험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고 민간기업도 마찬가지다. 필기나 서류만으로는 인성, 태도, 직무역량을 파악하는 것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공시에선 구조화된 역량면접 도입과 함께 면접위원 수, 면접시간을 늘려 타당도를 확보하고 있다. 단순히 공부 잘하는 인재보단 공직 가치와 전문성을 두루 갖춘 인재를 채용하고자 한다. →각 지역인재를 추천받아 채용하는 ‘지역인재추천채용제’에 대한 관심이 높다. 공직 내부 평가는 어떤가. 너무 어린 나이부터 일을 시작한다는 지적도 있다. -지역인재로 채용된 공직자에 대한 현장의 평가는 전반적으로 좋다. 학교 생활을 성실히 한 인재를 추천받아 뽑기 때문에 기본 자질과 태도가 좋다는 평가다. 2005년 도입된 이 제도의 역사는 짧지만 공직의 다양성을 높이고 지역균형발전에 기여한다는 목표 차원에선 잘 정착되고 있다. 지역인재 9급의 나이가 너무 어리다는 지적도 있지만 전문계 고등학교 학생은 공직이 아니더라도 졸업 후 바로 취업해 사회생활을 하고 있다. 9급 공채시험은 18세부터 치를 수 있기 때문에 연령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궁극적으로 바라는 인재상은 무엇인가. -행정 환경과 시대적 요구가 끊임없이 바뀐다. 정부의 인재상도 달라질 것이다. 그럼에도 국민에게 봉사하고 국가발전에 헌신한다는 공무원의 자세는 기본이다. 급변하는 사회환경에서 세계 각국의 정부와 경쟁하고 미래 변화를 선도하고자 업무에 대한 확고한 전문성, 직무역량을 갖춘 인재가 필요하다. 사회가 점점 복잡해지고 있기 때문에 사회적 감수성도 중요하다. 창의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비전과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융합형 인재에 대한 요구가 앞으로 커질 것이다. →다음달 채용 과정이 시작되는 민간경력자채용(민경채)에 대한 관심도 높다. 한편으로는 이들이 공직 문화에 적응을 잘 못한다는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민경채가 공직 사회에 어떤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는가. -구성원의 다양성이 조직의 생산성과 경쟁력을 높이는 것은 정부도 예외가 아니다. 민경채는 일반 공채와는 다른 서구형 채용제도로 2011년 시행됐다. 채용된 사람들이 각 분야 전문가다 보니 부처에서도 전문성, 업무 성과에 긍정적 평가를 하고 있다. 이들이 민간에 오래 몸담았기 때문에 공직의 업무환경·문화에 생소하고 적응에 시간이 필요한 건 당연하다. 이는 신규 채용자도 마찬가지로, 조직을 옮기는 사람 누구에게나 해당한다. 부처에서는 이들이 공직에 빨리 적응하도록 돕고 있다. 이들의 다양한 현장경험과 시각이 정책에 담기면 완성도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또 전문지식과 아이디어 교류로 공직 사회의 경쟁력도 높아질 것이다.→현재 공시가 암기 위주로 돼 있어 실제 업무와 동떨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으로 어떻게 개선할 계획인가. -시험과 업무가 유리되지 않아야 한다는 지적에 공감한다. 공직이 요구하는 역량과 지식은 사회 변화에 따라 계속 바뀐다. 채용제도도 이런 흐름에 맞게 바뀌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4차 산업혁명과 인구구조의 변화로 사회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이런 변화에 알맞은 역량을 갖춘 인재를 채용하는 차원에서 시험과목 개편 등을 고려하고 있다. 커다란 방향은 ‘직무역량 검증’을 강화하는 것이다. 다만 시험과목 개편은 수십만 수험생의 민감한 관심사다. 정부의 미래 경쟁력과도 연관이 있다. 신중하게 방안을 마련하면서 충분한 유예기간을 둘 것이다. →많은 공시생이 이른바 ‘고시낭인’으로 전락하면서 사회적 비용이 상당하다는 지적이 있다. 이를 해소할 방안은 있는지. -이른바 ‘장수생’이 생겨나는 원인은 공시 지원자의 약 2%만 합격할 정도로 경쟁이 치열한 측면이 크지만, 공시와 민간기업의 준비 내용이나 방법이 다른 것도 요인이다. 현재는 공시를 준비하면서 도중에 민간기업 취업 준비로 진로를 바꾸기가 어렵다. 직무역량을 제대로 검증하면서도 수험생의 이런 부담을 줄이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우선 민간기업 취업에 활용할 수 있는 과목을 검정시험으로 대체하고 소양과목을 직무역량 중심 평가로 바꿔 민간기업 준비와의 호환성을 높이자는 전문가들의 주장도 유의해서 보고 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류지영 기자의 호모퍼블리쿠스] ‘레전드’ 공시에 죽어나는 수험생

    [류지영 기자의 호모퍼블리쿠스] ‘레전드’ 공시에 죽어나는 수험생

    Q.팔만대장경의 경판은 모두 몇 개인가? ①8만 1351권 ②8만 1352권 ③8만 1353권 ④8만 1354권. Q.정약용이 저술한 책의 수는? ①500권 ②900권 ③800권 ④1000권 ⑤200권. Q.서울의 대표적 문학관·유적과 소재지가 잘못 연결된 것은? ①종로구 윤동주 문학관 ②용산구 황순원 문학관 ③성북구 한용운 심우장 ④도봉구 김수영 문학관 이런 문제를 선행학습 없이 풀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포털 사이트에서 ‘공무원시험 레전드’라는 이름으로 어렵지 않게 검색할 수 있는 공시 기출 문제의 일부다. 보통 ‘레전드’라고 하면 존경과 감탄의 의미가 담겨 있지만 여기서는 비꼼과 탄식의 뜻으로 쓰였다. 특히 마지막 문제의 경우 ‘공무원이 되려면 서울에서 택시 운전까지 해 봐야 하나’라는 공시생들의 한탄이 쏟아졌다. 공무원의 자질과 역량을 평가하는 데 이런 문제가 무슨 쓸모가 있을까. 정부 부처를 출입하는 기자의 눈에도 ‘넘쳐나는 수험생을 떨어뜨리기 위한 문제’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국가직 공무원시험 문제는 인사혁신처가 낸다. 지방직의 경우 서울시는 자신들이 직접 문제를 출제하고 나머지 지자체는 인사처가 대행한다. 요사이 불거진 7·9급 시험 문제 난도 논란은 인사처와 서울시의 합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인사처와 서울시는 출제위원에게 은근슬쩍 책임을 떠넘기는 모양새다. “지엽적 문제를 내지 말아 달라”고 부탁하지만 출제위원 다수가 전문가들이다 보니 일반 수험생과의 눈높이와 잘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전·현직 출제위원들의 이야기는 다르다. 출제기관들이 “변별력이 최우선 요소”라고 귀에 못이 박히게 강조하기 때문에 그런 문제라도 낼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김판석 인사처장은 “앞으로 공무원 시험에서 지엽적 문제를 지양하겠다”며 공무원 선발 방식 전반에 대한 쇄신 의지를 밝혔다. 하지만 최근 치러진 지방직 9급 시험에서 한국사 사건 발생 연도를 묻는 문제가 전체 20문항 가운데 6개나 출제되는 등 올해도 달라진 것은 없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해 초 대선 후보 시절 “입시지옥에서 대입 수험생들을 해방시키고 창조 역량을 키우자”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런 박 시장이 일하는 서울시의 올해 7급 시험 문제가 너무 지엽적인 탓에 유명 한국사 강사가 강의 도중 욕설을 하기도 했다. 입시지옥은 반드시 없애겠다는 그가 공시지옥 문제는 왜 신경쓰지 않는지 모르겠다. 정부와 지자체가 ‘변별력 강화’라는 이름으로 말도 안 되는 문제를 들이밀며 “유레카”를 외칠 때마다 전국 수십만명의 공시생은 “이제 저런 것까지 공부해야 하냐”며 공포를 느낀다. 높은 분들은 “하루가 다르게 세상이 바뀌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정작 100분에 100문제를 풀어야 하는 구시대적 공무원시험 방식은 바꿀 생각이 없어 보인다. 이 때문에 대부분 공시생은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에도 1평 남짓 고시원 방에 처박혀 수험서를 외우고 또 외우며 자기 자신을 ‘시험기계’로 만들고 있다. 누구보다 청년을 위한다는 이 정부에서도 젊은이들이 이렇게 살아가게 내버려 둘 것인가.
  • 성인 40% ‘독서 제로’

    성인 40% ‘독서 제로’

    성인 10명 중 4명은 1년에 한 권의 책도 읽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1994년 첫 조사 이후 성인 독서율은 처음으로 50%대에 들어섰다.문화체육관광부는 만 19세 이상 성인 6000명과 초등학생(4학년 이상), 중·고교생 3329명을 대상으로 벌인 ‘2017년 국민독서실태조사’ 결과를 5일 발표했다. 독서실태조사는 2년마다 시행된다. 조사 결과 독서율은 성인 59.9%, 학생 91.7%로 나타났다. 독서율은 교과서, 학습참고서, 수험서, 잡지, 만화를 제외한 종이책을 1권 이상 읽은 사람의 비율이다. 2015년에 비해 성인은 5.4% 포인트, 학생은 3.2% 포인트 감소했다. 이는 1994년 이후 역대 최저치다. 독서량은 성인 평균 8.3권으로, 2015년 9.1권에 비해 0.8권 줄었다. 책을 1권 이상 읽은 성인만을 대상으로 했을 때 평균 13.8권으로 2015년 14권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전체 독서 인구는 줄었지만 책을 읽는 성인의 독서량은 꾸준하다는 뜻으로, 독서의 양극화 현상이 심해지고 있음을 보여 줬다. 책을 1권 이상 읽은 학생의 연평균 독서량은 28.6권으로 2015년 29.8권에 비해 감소했다. 자신의 독서량에 대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성인의 비율은 2011년 74.5%에서 2013년 67.0%, 2015년 64.9%, 2017년 59.6%로 감소했다. 독서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도 줄어들고 있다는 뜻이다. 전자책 독서율은 성인 14.1%, 학생 29.8%로 2015년과 비교해 모두 증가세를 보였다. 문체부 관계자는 “최근 웹소설의 대중적 확산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간 도서 구매량은 성인 평균 4.1권, 학생 4.7권이었다. 성인은 1년에 평균 5만 5000원을 도서 구매에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인 책 선호 분야는 ‘문학’이 23.7%로 가장 많았다. 이어 ‘장르소설’이 13.0%, ‘취미·오락·여행·건강’이 10.9%, ‘철학·사상·종교’가 10.3% 순이었다. ?책 읽기를 가장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는 성인과 학생 모두 ‘일(학교·학원) 때문에 시간이 없다’는 이유가 꼽혔다. 이어 성인은 ‘휴대전화 이용, 인터넷, 게임’, ‘다른 여가 활동으로 시간이 없어서’라고 답했다. 학생은 ‘책 읽기가 싫거나 습관이 들지 않아서’, ‘ 휴대전화·인터넷·게임 때문’ 순이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성인 40%, 1년에 책 1권도 안 읽었다”…독서율 ‘역대 최저’

    “성인 40%, 1년에 책 1권도 안 읽었다”…독서율 ‘역대 최저’

    성인 10명 중 4명은 1년에 책을 1권도 읽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문화체육관광부(장관 도종환)는 이같은 내용을 포함하는 ‘2017년 국민독서실태조사’ 결과를 5일 발표했다. 이 조사는 만 19세 이상 성인 6000명과 초등학생(4학년 이상) 및 중·고등학생 3000여 명을 대상으로 시행했다. ‘국민독서실태조사’는 독서문화진흥기본계획 수립 등 독서문화 정책의 기초자료로 활용된다. 조사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일반 도서(교과서, 학습참고서, 수험서, 잡지, 만화 제외)를 1권이라도 읽은 사람의 비율(독서율)은 성인 59.9%, 학생 91.7%로 나타났다. 이는 2015년 조사 때와 비교해 성인은 5.4%포인트, 학생은 3.2%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지난해 독서율은 1994년 처음 조사가 시작된 이후 역대 최저치다. 종이책 독서량은 성인 평균 8.3권으로 역시 2015년 조사 때의 9.1권보다 0.8권 줄어들었다. 학생의 독서량 역시 28.6권으로 2년 전 29.8권보다 감소했다. 단, 책을 1권 이상 읽은 성인(독서자)의 독서량은 평균 13.8권으로 2015년 조사 때 14권과 비슷해 전체 독서 인구는 줄었지만 독서자의 독서량은 꾸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자책 독서율은 성인 14.1%, 학생 29.8%로 2015년과 비교해 각각 3.9%포인트, 2.7%포인트 증가했다. 그러나 본인의 독서량에 대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성인의 비율은 2011년 74.5%에서 2013년 67.0%, 2015년 64.9%, 2017년 59.6%로 지속해서 감소해 독서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도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간 도서 구매량은 성인 평균 4.1권, 학생 4.7권이었다. 성인의 경우 1년에 평균 5만 5000원을 도서 구입에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반적인 독서율과 독서량은 줄었지만, 독서시간은 성인의 경우 평일 23.4분, 주말 27.1분으로 2015년 대비 평일 0.6분, 주말 1.8분 늘었다. 학생 역시 2015년에 비해 평일 독서시간이 4.4분, 주말 9.2분 늘었다. 책 읽기를 가장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는 성인과 학생 모두 ‘일(학교·학원) 때문에 시간이 없다’는 이유가 가장 많았다. 이어 성인은 ‘휴대전화 이용, 인터넷, 게임’ ‘다른 여가 활동으로 시간이 없어서’라고 답했다. 학생은 ‘책 읽기가 싫고 습관이 들지 않아서’ ‘휴대전화, 인터넷, 게임 때문’ 순으로 독서를 방해하는 요인을 꼽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공시 정보] 역사드라마 보듯 쉽게 친근하게 공략하자… 공시 한국사의 모든 것

    [공시 정보] 역사드라마 보듯 쉽게 친근하게 공략하자… 공시 한국사의 모든 것

    수능 한국사가 이해와 흐름 위주의 과목이라면 공시 한국사는 여기에 ‘암기’라는 항목이 추가된다. 한국사 전문가들은 개념을 이해하는 것뿐만 아니라 반복을 통해 암기하지 않으면 공시 한국사에서 고득점을 받기 쉽지 않다고 전한다. 다음은 공단기에서 한국사를 가르치는 전한길 강사와의 일문일답.Q. 공시 한국사는 어떤 과목인가. 수능 한국사와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A. 총 20문항이 출제되고 전근대사 13문항, 근현대사 7문항이 나온다. 한 문제를 푸는 데 걸리는 시간은 1분으로 20분에 20문항을 풀어야 한다. 수능 한국사가 철저히 사고력을 측정하는 시험이라면 공시 한국사는 사고력에 암기력까지 요구한다. 따라서 기본 개념을 이해하는 것은 기본이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세세한 암기까지 병행해야만 고득점이 가능하다. Q. 난도와 범위는 어떻게 되나. A. 9급은 고등학교 교과서의 90% 정도에 심화내용이 10% 정도 나온다. 7급은 교과서 80%, 심화내용 20%다. 일반적으로 합격선은 85점 선에서 결정된다. Q. 심화내용은 어떻게 챙겨야 하나. A. 기본개념은 고등학교 수준이지만, 심화내용은 대학 교양과목 수준까지 올라간다. 수능은 고교 교육과정에서 출제되기 때문에 교과서만으로도 준비할 수 있지만, 공시 한국사는 그렇지 않다. 대학 교양과정 내용이 포함된 교재를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 다만, 공시는 상대평가다. 너무 깊숙이 들어갈 필요는 없고 공무원시험을 위해 만들어진 수험 서적을 보는 것으로 충분하다. Q. 한국사는 ‘흐름’이 중요하다고 들었다. A. 물론이다. 역사의 전체 흐름을 파악하고 있는 게 매우 중요하다. 사건의 전후 과정을 이해하고 문제풀이를 하기 위해서다. 전근대사는 왕조사를 중심으로 흐름을 외우고, 근현대사는 인물을 중심으로 기억한다. Q. 공부 순서는 어떻게 되나. A. 기본개념-기출문제 풀이-모의고사 풀이-개념 반복이다. 마지막 반복 단계에서 중요한 건 얇은 노트로 중요한 것을 훑으며 많이 봐야 한다는 점이다. 또 공무원시험은 문제은행식이라 기출을 분석하는 게 중요하다. 대부분 문제는 기출에서 변형돼 출제된다. Q. 학생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분야는 뭔가. A. 문화사를 가장 어려워한다. 학생들에게 팁을 준다면, 무조건 문화재 이름을 외우기보다는 그림자료를 같이 봐야 한다. 그렇게 문화재를 이해하면 문화사 분야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 Q. 한국사 공부 비중은 어떻게 되나. A. 행정법·행정학은 생소하기 때문에 여기에 더 비중을 둬라. 한국사는 중·고등학생 때 해봤기 때문에 비중을 조금 적게 둬도 무방하다. 9급은 2순환(처음부터 끝까지 공부하는 것), 7급은 3순환 정도를 하고 시험장에 가라. 특정 단원의 비중이 높지는 않기 때문에 골고루 공부해야 한다. 처음 공부할 때는 기본개념만 익히고 2~3순환 할 때 세세한 부분을 잡아라. Q. 어떤 교재를 골라야 할까. 수험서 말고 추천하는 교재는. A. 우선 많은 학생이 고르는 수험서를 골라라. 너무 두꺼운 교재는 추천하지 않는다. 내용은 방대해도 공부하다가 질릴 수 있다. 가볍게, 반복할 수 있는 교재를 골라야 한다. 얇은 암기 노트도 반드시 갖고 있어야 한다. 수험서 이외에도 한영우 교수가 쓴 ‘다시 찾는 우리 역사’(경세원)를 추천한다. 5급 공채(행정고시), 외교관 후보자 선발시험, 지역인재 7급 시험에서 한국사는 ‘한국사능력검정시험’(한능검)으로 대체된다. 국사편찬위원회가 주관하는 한능검은 초·중·고급으로 나뉜다. 이 중 5급 공채와 외교관 시험을 보기 위해 치러야 하는 것은 고급(1·2급)이다. 한능검 2급 이상을 받아야 지원자격이 부여되기 때문이다. 올해부터는 군무원 시험 한국사도 한능검으로 대체된다. 2014년부터는 공무원 경력경쟁채용시험에서 한능검 자격증이 있으면 가산점이 부여된다. 한능검은 1년에 네 번 정도 치러진다. 2018년에 치러지는 시험은 제38~41회 시험이다. 지난 17일 접수가 끝난 38회 시험을 치러야만 점수를 인정받을 수 있다. 이번 5급 공채와 외교관 시험 원서접수는 오는 2월 7~9일인데, 지난해엔 필기시험일 날짜까지 점수가 발표되는 시험에 대해서는 점수를 인정해 줬다. 올해 필기시험일은 3월 10일이다. 38회 한능검 성적 발표는 2월 14일이다. 점수가 있는 경우도 유효기간을 확인해야 한다. 한능검의 유효기간은 각 기관에 따라 다른데, 인사혁신처는 최대 3년을 유효기간으로 두고 있다. 이 외에도 한능검 성적은 교원임용시험 응시자격(3급 이상), 국비 유학생·해외파견 공무원·이공계 전문연구요원 선발(3급 이상)에도 쓰인다. 대학 수시모집과 육군·공군·해군·국군간호사관학교 입시에서도 가산점이 주어진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본지 부장들이 짚어 본 국내외 현안·과제] 책의 해에 되새겨야 할 것

    [본지 부장들이 짚어 본 국내외 현안·과제] 책의 해에 되새겨야 할 것

    사는 동네에 번듯한 공공도서관이 생겼다. 예전 구청이 있던 자리에 매끈하게 들어선 도서관을 볼 때마다 새삼 뿌듯하다. 주머니 형편은 늘 매한가지라 생활이 나아졌다는 체감은 별로 없는데 20년 넘게 사는 곳에 공원이나 도서관 등 편의시설이 들어서면 지갑이 두둑해진 것 같다.선진국의 생활상을 동경할 때 흔히 거론하는 것 중 하나가 도서관이다. 혹자는 마이크로소프트를 창업한 빌 게이츠를 만든 건 그가 다닌 하버드대학이 아니라 동네의 작은 도서관이었다고 말한다. 미국에선 대학도서관은 차치하고 중소도시 지역 도서관의 수준도 상당하다. 미국 연수 때 머물던 시골 동네의 2층짜리 도서관은 아이부터 노인까지 두루 모여 책장 넘기는 장면을 항상 연출했다.우리나라 도서관은 어떤가. 대부분 수험서를 독파하는 공부방으로 전락한 것이 현실이다. 독서보다 학력이나 학벌을 중시하는 사회 분위기가 도서관의 후진적 이용 행태를 초래했다. 그나마 요즘 들어선 도서관에 가면 스마트폰 대신 책을 보면서 머리를 맞댄 엄마와 아이의 모습에서 위안을 찾게 된다. 2018년은 ‘책의 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올해 ‘책으로 도약하는 문화강국’을 실현하겠다며 문학진흥계획도 선포했다. 공공도서관 확충 구상은 반갑다. 한국의 도서관 1곳당 인구수는 5만 2688명으로, 1만~3만명 수준인 독일, 영국, 미국, 일본과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문체부는 앞으로 공공도서관 1100곳 건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여기에는 “피 같은 세금이라도 얼마든지 쓰라”는 여론이 뜨겁다. 이런 열화 같은 지지가 국립한국문학관 사업에는 시베리아 칼바람이다. 2년 전 시작된 한국문학관 논의는 시인 출신 장관이 오면서 가속도가 세게 붙었다. 하지만 애초보다 예산도 600억원으로 늘어난 데다 용산 부지를 놓고 서울시와 힘겨루기하는 볼썽사나운 형국이 펼쳐지면서 여론은 악화일로다. 한국문학관 기사만 나오면 유독 댓글들이 매섭다. “사람한테 투자하지 왜 매번 죽은 건물에만 돈을 쏟아붓나.” 도서관이 받는 박수를 왜 문학관은 받지 못할까. 공간 쓰임에 대한 체감이 달라서다. 전자는 모두가 나눠 사용하는 곳이지만, 후자는 특정인을 위한 곳이란 인식에서다. 현재 전국에서 운영 중인 공·사립 문학관은 100곳이 넘는다. 지역 문학 진흥의 거점으로 기대됐지만 인적이 드문 ´자료의 무덤´, ´박제된 공간´으로 전락한 곳이 수두룩하다. 건물만 짓는다고 문학이 살아나고 독서 인구가 늘지 않는다. 게다가 큰돈이 들어가는 국가적 사업이 힘센 문인들이나 권력 주변인들의 잔치판이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문학계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한 문인은 문학계 지원은 ‘보이지 않는 손’처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립이라는 간판을 달고 문학을 대접하기보다 투 잡을 뛰지 않고도 글만 쓸 수 있는 창작의 여유, 작가와 독자가 자주 소통할 수 있는 프로그램 활성화, 작은 도서관·독립서점 지원 등이 진정한 문학정신을 키우는 길이라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얼마 전 본지와 인터뷰를 했던 이윤택 연출가의 한마디는 울림이 크다. “예술가들은 그냥 내버려 두는 것이 제일 좋다. 국가가 예술을 탄압해서도 안 되지만 관심을 가지고 지원하거나 어떤 자리에 앉히기 시작하면 안 된다. 그저 예술가들을 굶겨 죽이지만 마라.” 박상숙 문화부장 okaao@seoul.co.kr
  • 공무원 준비생을 위한 최상의 가이드, ‘2018 김건호 공무원 헌법기출 1300제’ 출간

    공무원 준비생을 위한 최상의 가이드, ‘2018 김건호 공무원 헌법기출 1300제’ 출간

    공시생 30만 시대를 맞아 많은 대학생과 일반인, 그리고 고등학생에 이르기까지 공무원 시험을 성공적으로 치르기 위한 준비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이런 현실에 따라 수험생들을 이끌어줄 수 있는 알맞은 수험서가 마땅치 않아 많은 이들이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 이러한 애로사항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수험서가 출간되어 많은 수험생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공무원 7급 시험을 포함해 법원, 국회직, 행시, 입시, 변호사 시험 등에 대비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2018 김건호 공무원 헌법 기출 1300제’가 바로 그것이다. 본 교재에는 국가직 7급, 지방직 7급, 서울시 7급, 국회직 8‧9급, 법원직 9급 등 최근 10년간 공개되어 있는 문제가 모두 수록되어있으며, 변호사 시험과 법무사 시험은 최근 5개년 문제까지 모두 수록되어있다. 특히 2017년의 경우 10.21 국가직 7급 추가채용 기출문제까지 빠짐없이 수록해 해당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에게 맞춤형 수험서로 평가되고 있다. 또한 수험에 대한 알맞은 가이드라인이 제시되어 있어 실질적인 시험 준비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객관식 지문화가 곤란한 이론이나 한 번도 출제된 적이 없는 지엽적인 법령·판례에 대비하는 법’, ‘정확하고 세밀하게 준비하여 객관식 지문 선택을 지혜롭게 하는 법’, ‘수험장에 들어가기 직전까지의 효율적인 시험대비 방법’ 등 저자가 직접 경험한 여러 가지 수험 방법에 대해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있다. ‘김건호 공무원 헌법기출 1300제’의 저자는 “시험장에서도 확신을 가지고 맞힐 수 있는 지문들은 체크를 해 두고, 다음 회독 때에는 애매하고 암기가 안 된 지문 중심으로 반복해야 합니다. 그렇게 회독을 거듭할 때마다 분량을 계속해서 줄여나가다 보면 수험 당일 아침에는 모든 과목을 1시간 내에 1회독이 가능한 수준이 되고 이 정도가 되어야 합격이 가능하게 됩니다. 본 교재는 이러한 수험 방법들을 보다 쉽고 체계적으로 실천할 수 있도록 하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라고 전했다. 본 수험서는 헌법일반이론, 기본권론, 정치제도론, 헌법재판소 등의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세권으로 분권되어 있어 많은 수험생들의 학습 편의성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포항 5.4 지진] 대입전형 일정 전면 재조정… 수험생 “컨디션 관리 어쩌나”

    “안전 우선한 정부 결정 잘했다” “혹여나 시험지 유출될까 걱정” “수험서 다 버렸다가 주워왔다”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이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규모 5.4의 강진 탓에 일주일 연기되자 수험생들이 큰 혼란에 빠졌다. 이후 대입 일정도 줄줄이 연기될 가능성이 크다.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안전을 중시한 정부 결정을 존중하면서도 초유의 수능 연기가 실력 발휘에 영향을 미칠까 불안해하는 모습이다. 갑자기 생긴 1주일 동안 체력·정신력 등 컨디션 유지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재수생인 한모(19)양은 “포항 지진을 생각하면 너무 안타깝지만 330일 가까이 재수 생활을 하며 매일 날짜를 지우면서 수능날만 기다렸는데 허탈하다”고 말했다. 서울 대치동에 사는 윤모(47·여)씨는 “도시락을 준비해 놓고 수험생 아들을 일찍 재우려 했는데 뉴스를 통해 연기 소식을 듣고 크게 놀랐다”면서 “지옥 같은 수험 생활이 1주일 연기된 것도 견디기 힘들지만 혹여 시험지가 유출되지는 않을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수능 이후 여행 등을 예정했다가 취소한 수험생도 많았다. 고3 딸을 둔 박모(53)씨는 수능과 논술고사가 끝나는 18일 일본 고베 여행을 떠나려고 예매했던 비행기 티켓을 취소했다. 그는 “다행히 취소 수수료는 물지 않았지만 예약해 놓은 호텔까지 취소할 생각을 하니 불편하기는 하다”고 말했다.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수능 연기 반대’ 청원글이 여럿 올라왔다. 서울 대치동의 일부 학원들은 연기된 7일 동안 긴급 특강을 마련하는 등 발빠른 마케팅을 보였다.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수험생들이 수능을 앞두고 학원 바닥에 버렸던 문제집을 다시 주워서 가는 사진 등이 올라오기도 했다. 포항 지역 수험생 이모(18)양은 “지진 피해가 발생한 북구 포항고등학교에서 수능시험을 칠 예정이라 불안했다”면서 “수능이 연기돼 불안 속에서 시험을 치는 일이 없게 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학부모 이모(36·여)씨는 “평소에도 긴장을 많이 하는 딸이 지진 걱정으로 수능을 망칠까 봐 걱정했다”며 “지난해 경주처럼 큰 지진이 발생한 이후 몇 개월 동안 계속됐던 만큼 정부가 수험생들이 안전하게 시험을 칠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해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수능이 갑자기 연기되면서 대학들도 수시 등 향후 일정을 두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안현기 서울대 입학본부장은 “16일 대학교육협의회와 교육부가 지침을 내려야 수시 일정 연기 등을 결정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700여명의 출제위원들도 일주일간 추가 감금생활을 하게 됐다. 지난달 13일 합숙에 들어간 위원들은 이후 외부와 일체의 접촉이 금지된 채 수능 문제를 내왔다. 출제위원들뿐 아니라 이들을 돕는 지원·보안 요원들도 연기된 수능이 끝날 때까지 합숙 장소에서 나올 수 없게 됐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中 무인서점 운영 3년 “도난당한 책 없어”

    中 무인서점 운영 3년 “도난당한 책 없어”

    단 한 명의 직원도 없는 ‘무인 상점’이 흑자를 기록할 수 있을까. 더욱이 상점을 감시하는 CCTV조차 설치돼 있지 않은 상점에서 이윤을 거둘 수 있을지에 대한 의심이 확신으로 변하는 일이 생겼다고 중국 국영 언론 환구망은 8일 보도했다. 중국 후난성 창사에 소재한 ‘무인서점’의 주인 리아이쥔은 “가능하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지난 2014년 문을 연 이곳은 개업 당시에는 일반 서점과 다른 바 없는 주인 리가 서점을 직접 운영했다. 하지만 타지에 거주했던 가족과 함께 살기 위해 이주를 결정하면서, 리는 이곳을 직원이 없는 ‘무인서점’으로 탈바꿈시키려고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리는 “남편은 항상 외지에 거주했었고, 혼자서 상점을 지키는 것이 어렵다는 판단을 했다”면서 “고객들이 스스로 책을 찾아서 살 수 있는 무인상점의 아이디어가 그때 떠올랐다”고 말했다. 이곳은 그가 운영하는 두 번째 무인 서점이다. 이 일대에 그의 첫 번째 무인 서점이 성황리에 운영 중이라는 점에서, 그는 CCTV와 감독 직원이 없이도 흑자를 기록할 수 있는 ‘무인 서점’에 큰 신뢰를 하고 있다고 했다. 서점 입구에는 고객들이 산 책의 금액을 넣을 수 있는 ‘코인 박스’가 설치돼 있다. 또 그 옆에는 산 책의 제목을 적어 놓을 수 있도록 한 공책과 볼펜이 준비돼 있다. 고객을 책을 고른 후 해당 공책에 구매한 서적의 제목을 적고 그에 상응하는 금액을 박스에 넣는 방식으로 이곳 무인 서점은 운영된다. 리의 서점에서 취급하는 서적의 종류는 신간 서적부터 베스트셀러, 대학 전공 서적, 수험서, 대학 교재 등 일반 서점과 같다. 벽면을 가득 메운 서적과 책을 고르는 고객의 모습까지 일반 서점의 모습과 매우 유사하다. 유일하게 다른 점이 있다면 계산대 앞을 지켜야 하는 직원과 사장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뿐이다. 아무도 관리·감독하지 않는 상황에 놓인 무인 서점에서 과연 이윤을 얻는 것이 가능하냐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주인 리는 “처음에는 서적을 도난당하게 되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들었다”면서도 “이런 의심은 수년 동안 단 한 권의 책도 없어지지 않으면서, 오히려 이곳을 찾아오는 고객들에게 무한하게 신뢰하는 계기가 됐다. 일각에서 의심하는 절도사건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의 설명에 의하면, 코인 박스 옆에 놓인 공책에 “고객을 믿고 문을 닫지 않고 계속 운영해 준다는 점에서 감사하다. 책을 사지는 않았지만 이곳의 책 몇 권을 읽어보고 간다. 그 값으로 5위안(약 1000원)을 두고 간다”, “새 책 몇 권을 놓고 간다. 더 좋은 주인을 만나길 바란다”는 등의 응원 글을 남기는 이들도 상당하다고 했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흙수저들의 마지막 탈출구 공무원…“최소한의 삶 살고 싶어요”

    흙수저들의 마지막 탈출구 공무원…“최소한의 삶 살고 싶어요”

    ‘공허한 군중의 행렬에 섞이어/ 내 어디서 그리 무거운 비애를 지고 왔기에/ 길-게 늘인 그림자 이다지 어두워’(김광균, ‘와사등’ 중에서) “노량진 거리를 걸으면 ‘와사등’이란 시가 생각나요” 강석진씨는 말했다. 이제 스무 살, 만으로는 열아홉이다. 그는 노량진 인근 편의점에서 컵라면이 익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 몇 분을 흘려보내는 것조차 아까워 책을 펼친다. 공무원 수험서다. 그는 원래 뮤지션을 꿈꿨다. 아직 세상에 내보내지 못한 자작곡이 여럿이다.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2’에 참가한 적도 있다. 그러나 집안 사정 탓에 가수의 꿈은 일찍이 접었다. 그가 대학에 입학하자마자 공시생 대열에 합류한 까닭이다. 가능한 한 빨리 합격해서 경제적으로 자립해야만 한다. ● 노량진의 스톱워치는 쉬는 법이 없다 김유진(25·가명)씨는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노량진으로 왔다. 전공을 살려 병원에서 물리치료사로 일했다. 1년쯤 되니 회의감이 들었다. 몸을 많이 쓰는 일이라 힘에 부쳤다. 무엇보다 “40~50대가 되어도 계속할 자신이 없어 그만뒀다”고 말했다. 보건행정직을 지망하면 관련 자격증이 있는 김씨는 가산점이 붙는다. 상대적으로 유리한 편이지만, 다른 직렬인 교육행정을 준비 중이다. 학교는 퇴근 시간이 일정하고, 방학도 있기 때문이다. 그녀는 언젠가 누릴 ‘저녁이 있는 삶’을 위해 오늘을 희생한다. 문제집 옆에 놓인 스톱워치가 쉼 없이 돌아갔다.1.8%의 성공률. 서울시청년활동지원센터가 대학내일20대연구소, 청년유니온과 조사한 결과, 공무원 시험 합격률은 1.8%인 것으로 나타났다. 100명 중 1~2명꼴이다. 지원자 수는 해마다 늘어나는 데 비해 임용 인원은 한정되어 있다. 그러니 합격 가능성이 점차 희박해지는 것이다. 2016년 7·9급 국가공무원 지원자 수는 약 29만 명이었다. 같은 해 신규 대졸자 수 51만여 명의 절반 수준에 이른다. 이 중 합격자 수는 5000여 명에 불과하다. 나머지 28만여 명은 시험을 포기하거나 다음을 기약해야 한다. 극소수만이 살아남는 구조다. ● “나라가 망할 일은 없잖아요” 청년들은 왜 이토록 어려운 시험에 매달리는 걸까. 가장 큰 이유는 ‘고용 안정성’ 때문이다. 공무원은 정년이 보장되는 것은 물론, 자기계발을 하거나 취미를 즐길 시간적 여유가 있다. 3년 차 일반행정직 공무원 이미현씨(32)는 “미래에 대한 걱정 없이 일할 수 있어서 만족한다”고 말했다. 그녀는 대학 졸업 후 온라인마케팅회사에서 4년간 경력을 쌓았다. 일이 제법 익숙해지자 주변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업계 수명은 너무도 짧았다. 선배들은 마흔을 못 넘기고 치킨집을 열었다. 그것은 곧 이씨의 미래였다. 그날이 오기 전에 사표를 내고 노량진으로 발길을 돌렸다.“나라가 망할 일은 없잖아요” 공시생들끼리 하는 우스갯소리다. 기업의 존립도, 개인의 생존도 불안한 사회에서 공무원만큼은 나랏밥 먹으니 안전할 거란 뜻이다. 이택광 경희대 영미문화전공 교수는 공무원 시험 열풍에 대해 “사회 전반적인 일자리의 질이 낮아져서 생긴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양질의 일자리를 찾기도 어렵거니와 대기업에 들어간다고 해도 40대 중반이면 은퇴하는 게 현실이다. 그에 비해 공직사회는 경쟁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이 교수는 “난민들이 복지제도가 잘 구축된 유럽으로 떠나는 것과 같은 현상”이라고 비유했다. 그러나 원하는 사회로 모두가 진입할 수는 없다. 경쟁에서 이기려면 그만큼 값을 치러야 한다. 이주연(30·가명)씨와 김선욱(27·가명)씨는 연애를 포기했다. 두 사람은 자신들을 “사랑보다 멀고 우정보다 가까운 사이”라고 소개했다. 서로 좋아하는 감정이 공부에는 방해가 된다는 것에 둘 다 동의했다. 같은 공무원 학원에 다니고, 쉬는 시간엔 도시락도 함께 먹지만 딱 거기까지 선을 긋는다. 시험이 끝나면 다시 만날지도 미지수라고 했다. 한 사람만 합격하거나 둘 다 불합격할 경우엔 관계가 불편해진다. 인간적인 삶의 모든 조건은 합격 이후로 미뤘다.노량진역 3번 출구 맥도날드는 이른바 공시생들의 ‘성지’다. 많은 이들이 이곳에서 공부하거나 스터디모임을 가진다. 노량진은 프랜차이즈 커피숍을 찾기 힘들다. 주머니 가벼운 수험생에겐 커피 한잔도 사치인 셈이다. 그래서 1000원이면 충분한 패스트푸드점을 찾는다. 고정민(27)씨는 3월에 치렀던 경찰공무원 필기시험에 합격했다. 남은 면접을 대비하기 위해 스터디그룹을 만들었다. 한상준(25)씨와 김근영(27)씨가 모집 글을 보고 맥도날드를 찾았다. “경찰공무원은 대규모 채용이라 그나마 사정이 낫죠” 한고비 넘긴 그들의 얼굴엔 안도감이 돌았다. 그 옆엔 뷔페식 고시식당이 하나 있다. 공시생들이 가장 많이 찾는 식당이다. 한 끼 식사에 4500원이다. 다량의 식권을 구매하면 할인된다. 사장 이상규(48)씨는 단골이 합격해서 막걸리 한 병 사 올 때 가장 기쁘다고 한다. 하지만 머지않아 장사를 접어야 할 것 같다고 고백했다. 공시생 자체는 늘어도 노량진을 찾는 이들은 점점 줄기 때문이다. 경기 침체로 준비 비용을 감당할 여력이 없는 것이다. 고시원비가 평균 월 40만~50만원이다. 과목당 15만~20만원씩 하는 학원비도 부담이다. 요즘은 자구책으로 저렴한 인터넷 강의를 많이 듣는 추세다.● 공정한 경쟁의 마지막 탈출구 청년들은 이 모든 정신적, 경제적 비용을 치르고서라도 공무원이 되고자 한다. 흙수저들이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마지막 ‘탈출구’이기 때문이다. 사회학자 오찬호씨는 “불공정한 사회 안에서 다른 대안이 없으므로 공무원 시험에 매달리는 것”이라며 “이에 시민 모두가 책임의식을 가지고 분노해야 한다”고 말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청년들이 점차 ‘안정추구형’으로 변해간다”면서 “과거에는 실패하더라도 다시 도전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실패를 용납하지 않는 시대이기에 안정적인 직업을 찾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공시생들에게 원래 공무원이 꿈이었냐고 물으면 대부분 아니라고 답한다. 한때는 저마다의 꿈이 있었다. 다만 꿈꾸는 대로 이룰 수 없기에 세상과 타협할 뿐이다. 오찬호씨는 “공무원 시험만이 희망인 현 세태가 10년 뒤엔 과거 속 추억이 되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택광 교수는 “기업문화가 ‘인간 중심’으로 바뀔 필요가 있다”고 해결책을 제시했다. 공무원이 아니더라도 안정된 일자리에서 자아를 실현할 수 있다면 지금의 기현상은 사그라질 것이라고 봤다. 대안을 좇는 청년들을 탓하기보다 꿈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게 먼저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흙수저들의 마지막 탈출구 공무원… “최소한의 삶 살고 싶어요”

    흙수저들의 마지막 탈출구 공무원… “최소한의 삶 살고 싶어요”

    ‘공허한 군중의 행렬에 섞이어/ 내 어디서 그리 무거운 비애를 지고 왔기에/ 길-게 늘인 그림자 이다지 어두워’(김광균, ‘와사등’ 중에서) “노량진 거리를 걸으면 ‘와사등’이란 시가 생각나요” 강석진씨는 말했다. 이제 스무 살, 만으로는 열아홉이다. 그는 노량진 인근 편의점에서 컵라면이 익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 몇 분을 흘려보내는 것조차 아까워 책을 펼친다. 공무원 수험서다. 그는 원래 뮤지션을 꿈꿨다. 아직 세상에 내보내지 못한 자작곡이 여럿이다.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2’에 참가한 적도 있다. 그러나 집안 사정 탓에 가수의 꿈은 일찍이 접었다. 그가 대학에 입학하자마자 공시생 대열에 합류한 까닭이다. 가능한 한 빨리 합격해서 경제적으로 자립해야만 한다. ● 노량진의 스톱워치는 쉬는 법이 없다 김유진(25·가명)씨는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노량진으로 왔다. 전공을 살려 병원에서 물리치료사로 일했다. 1년쯤 되니 회의감이 들었다. 몸을 많이 쓰는 일이라 힘에 부쳤다. 무엇보다 “40~50대가 되어도 계속할 자신이 없어 그만뒀다”고 말했다. 보건행정직을 지망하면 관련 자격증이 있는 김씨는 가산점이 붙는다. 상대적으로 유리한 편이지만, 다른 직렬인 교육행정을 준비 중이다. 학교는 퇴근 시간이 일정하고, 방학도 있기 때문이다. 그녀는 언젠가 누릴 ‘저녁이 있는 삶’을 위해 오늘을 희생한다. 문제집 옆에 놓인 스톱워치가 쉼 없이 돌아갔다.1.8%의 성공률. 서울시청년활동지원센터가 대학내일20대연구소, 청년유니온과 조사한 결과, 공무원 시험 합격률은 1.8%인 것으로 나타났다. 100명 중 1~2명꼴이다. 지원자 수는 해마다 늘어나는 데 비해 임용 인원은 한정되어 있다. 그러니 합격 가능성이 점차 희박해지는 것이다. 2016년 7·9급 국가공무원 지원자 수는 약 29만 명이었다. 같은 해 신규 대졸자 수 51만여 명의 절반 수준에 이른다. 이 중 합격자 수는 5천여 명에 불과하다. 나머지 28만여 명은 시험을 포기하거나 다음을 기약해야 한다. 극소수만이 살아남는 구조다. ● “나라가 망할 일은 없잖아요” 청년들은 왜 이토록 어려운 시험에 매달리는 걸까. 가장 큰 이유는 ‘고용 안정성’ 때문이다. 공무원은 정년이 보장되는 것은 물론, 자기계발을 하거나 취미를 즐길 시간적 여유가 있다. 3년 차 일반행정직 공무원 이미현씨(32)는 “미래에 대한 걱정 없이 일할 수 있어서 만족한다”고 말했다. 그녀는 대학 졸업 후 온라인마케팅회사에서 4년간 경력을 쌓았다. 일이 제법 익숙해지자 주변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업계 수명은 너무도 짧았다. 선배들은 마흔을 못 넘기고 치킨집을 열었다. 그것은 곧 이씨의 미래였다. 그날이 오기 전에 사표를 내고 노량진으로 발길을 돌렸다.“나라가 망할 일은 없잖아요” 공시생들끼리 하는 우스갯소리다. 기업의 존립도, 개인의 생존도 불안한 사회에서 공무원만큼은 나랏밥 먹으니 안전할 거란 뜻이다. 이택광 경희대 영미문화전공 교수는 공무원 시험 열풍에 대해 “사회 전반적인 일자리의 질이 낮아져서 생긴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양질의 일자리를 찾기도 어렵거니와 대기업에 들어간다고 해도 40대 중반이면 은퇴하는 게 현실이다. 그에 비해 공직사회는 경쟁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이 교수는 “난민들이 복지제도가 잘 구축된 유럽으로 떠나는 것과 같은 현상”이라고 비유했다. 그러나 원하는 사회로 모두가 진입할 수는 없다. 경쟁에서 이기려면 그만큼 값을 치러야 한다. 이주연(30·여·가명)씨와 김선욱(27·가명)씨는 연애를 포기했다. 두 사람은 자신들을 “사랑보다 멀고 우정보다는 가까운 사이”라고 소개했다. 서로 좋아하는 감정이 공부에는 방해가 된다는 것에 둘 다 동의했다. 같은 공무원 학원에 다니고, 쉬는 시간엔 도시락도 함께 먹지만 딱 거기까지 선을 긋는다. 시험이 끝나면 다시 만날지도 미지수라고 했다. 한 사람만 합격하거나 둘 다 불합격할 경우엔 관계가 불편해진다. 인간적인 삶의 모든 조건은 합격 이후로 미뤘다.노량진역 3번 출구 맥도날드는 이른바 공시생들의 ‘성지’다. 많은 이들이 이곳에서 공부하거나 스터디모임을 가진다. 노량진은 프랜차이즈 커피숍을 찾기 힘들다. 주머니 가벼운 수험생에겐 커피 한잔도 사치인 셈이다. 그래서 1000원이면 충분한 패스트푸드점을 찾는다. 고정민(27)씨는 3월에 치렀던 경찰공무원 필기시험에 합격했다. 남은 면접을 대비하기 위해 스터디그룹을 만들었다. 한상준(25)씨와 김근영(27)씨가 모집 글을 보고 맥도날드를 찾았다. “경찰공무원은 대규모 채용이라 그나마 사정이 낫죠” 한고비 넘긴 그들의 얼굴엔 안도감이 돌았다. 그 옆엔 뷔페식 고시식당이 하나 있다. 공시생들이 가장 많이 찾는 식당이다. 한 끼 식사에 4500원이다. 다량의 식권을 구매하면 할인된다. 사장 이상규(48)씨는 단골이 합격해서 막걸리 한 병 사 올 때 가장 기쁘다고 한다. 하지만 머지않아 장사를 접어야 할 것 같다고 고백했다. 공시생 자체는 늘어도 노량진을 찾는 이들은 점점 줄기 때문이다. 경기 침체로 준비 비용을 감당할 여력이 없는 것이다. 고시원비가 평균 월 40만~50만 원이다. 과목당 15만~20만 원씩 하는 학원비도 부담이다. 요즘은 자구책으로 저렴한 인터넷 강의를 많이 듣는 추세다.● 공정한 경쟁의 마지막 탈출구 청년들은 이 모든 정신적, 경제적 비용을 치르고서라도 공무원이 되고자 한다. 흙수저들이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마지막 ‘탈출구’이기 때문이다. 사회학자 오찬호씨는 “불공정한 사회 안에서 다른 대안이 없으므로 공무원 시험에 매달리는 것”이라며 “이에 시민 모두가 책임의식을 가지고 분노해야 한다”고 말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청년들이 점차 ‘안정추구형’으로 변해간다”면서 “과거에는 실패하더라도 다시 도전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실패를 용납하지 않는 시대이기에 안정적인 직업을 찾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공시생들에게 원래 공무원이 꿈이었냐고 물으면 대부분 아니라고 답한다. 한때는 저마다의 꿈이 있었다. 다만 꿈꾸는 대로 이룰 수 없기에 세상과 타협할 뿐이다. 오찬호씨는 “공무원 시험만이 희망인 현 세태가 10년 뒤엔 과거 속 추억이 되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택광 교수는 “기업문화가 ‘인간 중심’으로 바뀔 필요가 있다”고 해결책을 제시했다. 공무원이 아니더라도 안정된 일자리에서 자아를 실현할 수 있다면 지금의 기현상은 사그라질 것이라고 봤다. 대안을 좇는 청년들을 탓하기보다 꿈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게 먼저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문재인과 5년 전 ‘컵밥’ 먹은 공시생, 경찰 돼 다시 만난 사연 화제

    문재인과 5년 전 ‘컵밥’ 먹은 공시생, 경찰 돼 다시 만난 사연 화제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통령 선거 후보 시절인 2012년 ‘노량진 고시촌’에서 만난 ‘공시생’과 5년 만에 다시 만난 사연이 화제가 되고 있다. 29일 문 전 대표의 공식 블로그 ‘사람이 먼저다’에 따르면, 문 전 대표는 설 연휴 전날인 지난 26일 서울 광진경찰서 화양지구대를 방문했다. 화양지구대에서 근무하는 조연수 순경을 보자마자 문 전 대표는 환한 얼굴로 조 순경과 인사를 나눴다. 문 전 대표는 “그 때 컵밥을 먹으면서 같이 걱정했는데, 경찰관으로 합격한 것을 너무 축하한다”고 말했다. 두 사람의 인연은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 해 9월 제18대 대선 후보로서 서울 동작구 노량진 고시촌 앞의 한 컵밥집을 찾았던 문 전 대표는 우연히 그 자리에서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던 조 순경(당시 ‘공시생’)을 만나 취업 준비생들의 고충을 들었다. 당시 문 전 대표는 조연수씨에게 “두꺼운 책(수험서)을 읽고 나면 앞에 본 내용을 대부분 까먹는다”면서 “목표량이 끝났다고 책을 닫지 말고 공부한 부분을 더듬어 정리해 보라”로 조언한 적이 있다. 문 전 대표는 1980년 제22회 사법시험을 합격했다. 이어 “한 10분만 머릿속으로 (앞에 본 내용을) 떠올려도 효과가 있다. 책 두 번 정도 읽은 걸과 같은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랬던 조연수씨가 경찰공무원 시험에 합격해 화양지구대에 근무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 문 전 대표가 조 순경을 직접 찾아간 것이다.조 순경은 최근 경찰 승진시험에도 합격해 올해 경장 진급을 앞두고 있다. 조 순경은 문 전 대표와의 재회 자리에서 “경찰관이라는 직업이 나름의 사명감과 자부심이 있어야 하는 일이라 선택하게 됐다”면서 “직접 현장에 나와 보니까 어려운 점도 많지만 즐겁게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경찰의 수사권 독립, 지방경찰제 도입, 대통령 경호실 업무의 경찰 이관, 국가정보원(국정원)의 국내수사 기능 경찰 이관 등의 공약을 재확인하며 특히 경찰관 처우 개선에 관심을 갖겠다고 약속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데스크 시각] 책의 위기, 책의 미래/안동환 문화부 차장

    [데스크 시각] 책의 위기, 책의 미래/안동환 문화부 차장

    미국 제45대 대통령이 된 도널드 트럼프는 12권이 넘는 책을 쓴 다작 작가다. 대부분 자서전이거나 자기 계발서인 게 보통의 작가들과 다를 뿐이다. 그는 후보 시절 공공연히 책을 거의 읽지 않는다고 말해 논란을 빚었다. TV 카메라에 포착된 그의 집무실엔 책꽂이가 없었다. 책상 위에는 자신의 얼굴을 표지로 쓴 잡지들만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 TV 쇼에서 가장 좋아하는 책을 묻는 질문을 받자 자서전인 ‘거래의 기술’을, 가장 좋아하는 구절은 성경의 ‘눈에는 눈’을 꼽았다. 그는 “언제나 옳은 결정을 하기 때문에 수백 페이지의 글을 읽을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나는 사안의 핵심을 쏙쏙 뽑아 흡수하는 매우 뛰어난 효율적 인간”이라고 자평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오바마 레거시’(업적) 지우기는 ‘오바마 케어’(건강보험개혁법안) 폐기로만 그치지 않을 것이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뉴욕타임스 북칼럼니스트 미치코 가쿠타니와의 인터뷰에서 “백악관 8년을 버틴 힘은 잠들기 전 1시간의 독서”라고 고백할 정도로 애독가였다. 오바마는 재임 기간 중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자신의 ‘여름 독서 목록’를 공개했다. 2010년 그가 읽은 조너선 프랜즈의 장편소설 ‘자유’는 100만부 넘게 팔렸다. 전체 도서 판매량도 덩덜아 늘었다. 두 딸 말리아와 사샤를 데리고 동네 서점을 찾는 그의 모습은 미국민의 독서욕을 자극하는 캠페인이었다. 매년 8월 대통령의 휴가철 독서 목록 발표는 제35대 존 F 케네디 대통령 때부터 시작된 백악관의 전통이지만 의무적인 건 아니다. 책을 읽지 않는다고 공개적으로 말해 온 트럼프 대통령의 독서 리스트를 곧이곧대로 믿을 사람은 없을 것이다. 지성과는 거리가 있어 보이는 신임 대통령을 바라보는 미국 출판계의 걱정도 커지는 듯하다. 400개 출판사들의 대표 기구인 미 출판협회(AAP)는 지난해 12월 그에게 출판산업의 지적재산권과 저작권 보호에 관심을 기울여 달라는 편지를 보냈다. 대통령이 책을 읽지 않는 건 어쩔 수 없지만 그도 작가 출신이니 독서의 중요성을 이해할 것이라는 착잡한 심경의 코멘트를 덧붙였다. 트럼프 시대의 미국보다 더 비관적인 건 한국이다. 문화체육관광부의 2015년 조사에서 한 해 동안 1권 이상 도서(교과서·참고서·수험서·잡지·만화를 제외한 종이책)를 읽은 성인은 65.3%로 역대 최저치다. 지난해 미국 성인의 독서율은 73%로, 전 해보다 2% 포인트 늘었다. 한국인 3분의1은 1년 동안 한 권의 책도 읽지 않는다. 매주 한 권 이상 읽는 ‘습관적 독서율’은 25.1%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평균 40.1%) 중 최하위다. 지난해 우리 국민의 개별 여가활동 비율 중 독서는 가장 낮은 1.2%였다. 국내 2000여개 출판사, 1200여개의 서점과 거래하는 국내 2위 도매상인 송인서적의 부도로 출판사와 서점들이 존폐의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한 출판사 대표는 “이달 어음 결제를 하지 못하는 출판사들이 속출할 것”이라고 말한다. 학계는 스마트폰과 같은 디지털 기술이 인간의 뇌를 변화시킨다고 지적한다. 스마트폰 확산으로 난독증 인구가 늘었다는 연구도 있다. 더 깊이 사유하는 과정이 생략되면서 책을 안 읽는 게 아니라 ‘못’ 읽게 될 것이라는 경고도 나온다. 지난 22일 별세한 박맹호 민음사 회장에 대한 추모 열기가 뜨겁다. 평생 1만종의 책을 일궈 온 ‘탐서가’인 고인의 말은 그래도 책의 미래를 낙관하게 한다. “‘완성된 인간’은 책 없이는 불가능하다.” ipsofacto@seoul.co.kr
  • NO.2 대형서적 도매상 ‘송인서적’ 왜 무너졌나

    NO.2 대형서적 도매상 ‘송인서적’ 왜 무너졌나

    업계 2위 대형서적 도매상인 송인서적이 부도를 냈다. 2014년 도서정가제 시행 후 첫 중대형 유통채널이 무너졌다는 상징적 의미와 더불어 중소형 및 1인 출판사 등 거래 업체만 2000여개에 달해 연쇄적 피해도 우려된다. 3일 출판업계에 따르면 송인서적은 전날 80여억원 규모의 어음을 막지 못해 1차 부도를 맞았고, 이날 은행에서 최종 부도 처리됐다. 전체 어음 규모가 300억원대인 데다 은행 부채도 50여억원으로 알려져 회생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송인서적은 한국출판영업인협의회 사이트에 “최악의 상황은 면해 보려 백방으로 노력했지만 부득이 사업을 접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송인서적은 1959년 송인서림으로 출발해 60년 가까운 역사를 지니고 있다. 출판업계는 “송인서적이 아니더라도 어느 업체든 무너질 가능성이 컸다”는 기류가 지배적이다. 출판 시장의 구조적·환경적 불확실성이 증대되면서 중소형 업체들이 생존하기 어려운 상황을 맞고 있다는 설명이다. 국내 독서 인구는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악화 상태다. 한국출판연구소의 지난해 조사에 따르면 2015년 1권 이상 일반도서(교과서·참고서·수험서·잡지·만화를 제외한 종이책)의 연평균 독서율은 성인 65.3%, 학생 94.9%로 2013년에 비교해 성인은 6.1% 포인트, 학생은 1.1% 포인트 줄었다. 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는 “우리나라는 매주 책 한두 권을 읽는 습관적 독자가 25.1%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평균 40.1%) 중 가장 적고, 1년에 한두 권을 읽는 간헐적 독자는 49.3%로 OECD 국가(평균 36.4%) 중 가장 많다”며 “어쩌다 책을 읽는 사람은 많아도 책을 꾸준히 읽는 사람은 드물다는 걸 나타내는 지표”라고 말했다. 아울러 대형 온·오프라인 서점으로 거래가 집중되고, 시장 점유율이 확대되면서 중소형 서점들이 지속적으로 문을 닫는 구조적 불안정성도 출판시장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송인서적과 같은 대형 도매상도 중소형 서점들이 사라지는 상황에서 생존을 이어가기 쉽지 않다. 도서정가제 시행 후 등장한 ‘유령 서점’도 지역 납품 시장을 교란하며 중소 서점의 경영을 압박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주유소, 식당, 철물점 등 서점과 전혀 관계없는 업종에서 지역 내 공공·학교 도서관용 도서 납품 시장에 뛰어드는 현상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도서정가제에 따라 납품 도서의 가격할인율이 10% 이내로 통일되면서 입찰 방식이 최저가에서 추첨제로 바뀐데다 서점업 등록만 하면 개인사업자도 도서 납품을 할 수 있는 데 기인한다. 출판사들의 모임인 한국출판인회의는 이날 긴급회의를 열고 출판사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윤철호 출판인회의 회장은 “피해 출판사들이 채권단을 구성하고 서적 공급 대금을 회수할 수 있는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상보다 중소형 출판사의 피해가 클 것으로 예측되면서 정부도 지원 방안 모색에 나섰다.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구체적인 업계 피해 규모를 파악 중이며 자금 지원 등을 포함해 가능한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책 향기로 물드는 가을

    책 향기로 물드는 가을

    교보문고 ‘북트럭’ 캠퍼스 투어 ‘서대문 책 축제’ 등 행사 풍성 ‘여러분의 가을, 독서로 만끽하세요.’ 독서의 계절을 맞아 다양한 책 축제가 잇따르고 있다. 경기 파주시와 파주출판도시문화재단이 주최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책 잔치 ‘2016 파주북소리’가 다음달 1~3일 열린다. 올해 주제는 ‘열독열정’(熱讀熱情). 파주출판단지를 문화놀이터 삼아 책을 읽고 쓰고 만드는 모든 사람이 즐기고 참여할 수 있는 100여개의 프로그램이 준비됐다. 파주북소리축제의 3대 프로그램은 테마전시, 북소리 피크닉, 콘텐츠 엑스포로 구성했다. 테마전시로는 현재 중국 출판계에서 북디자인의 ‘대가’로 꼽히는 뤼징런(呂敬人·69)과 그의 제자 10명을 초청, 대규모 특별전 ‘전승과 창조-뤼징런의 북디자인과 10인의 제자전’을 기획해 오는 24일부터 한 달간 전시한다. 50만권 장서가 빼곡한 지혜의 숲에서 독서로 밤을 지새우는 ‘심야책방-읽어밤’도 체험할 수 있다. 북소리 피크닉은 가족이나 연인, 친구들이 자유롭게 책을 보며 소풍을 즐길 수 있도록 한 행사다. 또 올해 신설된 콘텐츠 엑스포는 출판사와 예비 출판인이 참여해 최신 출판 트렌드와 사례를 전달하는 프로그램이다. 특히 개인이 기획하는 여행서, 자서전, 그림책, 자기계발서 등을 출판 가능한 콘텐츠로 연계해 줄 수 있는 전문가 멘토링 프로그램 등으로 실속 있게 구성했다. 인터넷 교보문고는 대학 캠퍼스에서 인문학적 소양을 전하는 ‘독자생존’ 투어를 진행한다. ‘독자생존’은 대학생들이 취업수험서가 아닌 보다 다양한 책과의 만남을 통해 개인 역량을 키워 헤쳐 나간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캠퍼스 투어는 특별 제작된 북트럭이 서울시내에 위치한 6개의 대학교에 찾아가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19일 서울여대를 시작으로 성신여대(21일), 덕성여대(26일), 숙명여대(28일), 동덕여대(10월 4일), 국민대(10월 24일)에서 열린다. 유명 저자인 배철현, 권비영, 백영옥, 임경선 등의 강연회도 있다. 서울 서대문구는 24~25일 구립 이진아기념도서관에서 ‘2016 서대문 책으로 축제’를 연다. 24일에는 발달장애인을 위한 멘토링 프로그램 ‘100인의 느린 학습자와 함께 읽는 그림책, 팟캐스트 생방송 ‘빨간책’이 들려주는 ‘그림책 이야기’, 작가들의 낭독과 음악이 어우러지는 ‘야~ 심한 밤에’ 등이 진행된다. 25일에는 우리 마을 사람책 도서관 ‘영천시장 사람들’, 개인이 소장한 희귀 도서를 판매하는 ‘경매야 부탁해’ 등이 펼쳐진다. 주민이 직접 참여하는 ‘책을 나누는 그림책 벼룩장터’와 ‘한 평 시민 책 시장’은 헌책의 매력을 알린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국가직 7급 시험 총평

    국가직 7급 시험 총평

    올해 국가직 7급 시험이 지난달 27일 전국 93개 고사장에서 일제히 치러졌다. 총 6만 6000여명이 응시한 이번 시험은 국어, 행정법 등을 제외하면 대체로 무난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신문은 2주에 걸쳐 공무원시험 전문학원 공단기 강사들의 도움을 받아 과목별 출제 경향을 살펴본다. ●국어, 한자어·한자성어 등 5문항 출제 수험생이 시험지를 받고 가장 당황했을 과목은 국어다. 문법을 중요하게 다룬 지난해 시험과 비교해 출제 경향이 많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국가직 7급 시험에서는 통사적 합성어, 동사 찾기, 주어 찾기, 주체 높임법, 이중 피동 등 문법만 5문항이 출제된 반면 올해는 단 1문항도 출제되지 않았다. 김현석 강사는 “전년도 출제 경향을 참고해 많은 시간을 문법 공부에 투자했다면 시험 치는 내내 큰 혼란에 빠졌을 것”이라며 “올해는 한자어, 한자성어, 한시 뜻풀이 등 한자 관련 5문항이 출제돼 한자와 한문이 변별력을 나누는 기준임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줬다”고 말했다. 평소 한자, 한문을 등한시한 수험생에게는 올 시험이 지난해보다 어려웠을 것이다. 반면 앞서 올해 국가직 9급 시험에서 한자 관련 문항 출제 비중이 3개로 늘어난 것을 보고, 학습량을 늘린 수험생이라면 문제를 풀어 나가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가 출제된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한글맞춤법 2문항, 표준 발음법 1문항, 고전 산문 열전 명칭 1문항, 한자어 2문항, 한자성어 2문항, 한시 뜻풀이 1문항, 어법에 맞는 문장 1문항, 국어사 1문항, 언어 예절 1문항, 담화의 기능 1문항, 고전 가사 1문항, 현대 소설 1문항, 현대시 귀천 1문항, 비문학 4문항이다. ●영어, 세부적 문법 포인트 다뤄 영어는 전반적으로 지난해보다 다소 어려웠다. 문법을 다룬 문항이 지난해 5개에서 6개로 늘어난 데다 독해 영역에서는 문제를 푸는 데 꽤 시간이 걸리는 유형이 많아 수험생들이 진땀을 뺐을 것으로 보인다. 이동기 강사는 “최근 몇 년간 국가직 7급 시험 출제 경향을 분석해 보면 어휘, 문법, 생활영어 영역은 기출 문제를 크게 벗어나지 않지만, 독해 영역 난도는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며 “다만, 이런 추세는 국가직 7급 시험뿐만 아니라 공무원시험 전반에서 발견된다”고 설명했다. 독해 문제에 꾸준히 대비해야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이전에는 국가직 7급 영어 시험에 나오는 문법 문제 난도가 꽤 높은 편이었지만 최근 들어서는 평이하게 출제되고 있다. 다만, 올해 시험에서도 다소 세부적인 문법 포인트를 다뤄 국가직 7급 시험의 특징을 보여 줬다. 독해 영역에서는 추론 능력을 요구하는 빈칸 문제가 4문항이 나왔다. 제목 찾기나 정보 일치, 불일치는 비교적 수월한 유형으로 꼽히지만 올해는 해당 문제 지문에 사용된 단어가 어렵고 추상적이었다. ●한국사, 꼼꼼하고 정확한 암기가 관건 대체로 어렵게 출제됐다는 평가도 있지만 2008년, 2009년과 비교할 때 적당한 수준이었다는 분석도 나왔다. 신영식 강사는 “지난 15년간 출제 경향이나 난도를 살펴볼 때 올해 시험이 그다지 어렵지는 않았다”며 “다만, 수험생이 헷갈려 할 만한 지문이 여러 문제의 선택 지문으로 나와 내용을 정확히 이해하고 암기하지 않은 수험생은 좋은 점수를 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대표적으로 최치원의 사산비명(四山碑銘)과 법장화상전(法藏和尙傳), 원효의 일대기를 적은 고선사(高仙寺) 서당화상비(誓幢和上碑) 같은 내용은 국가직 7급 전용 수험서를 제대로 보지 않았다면 맞히기 어려운 문제였다. 또 고려의 조운(漕運)제도(지방 세금을 서울로 수송하는 제도) 문제도 정답률이 낮았다. 신 강사는 “문제 자체가 어려웠다기보다는 대부분 수험생이 공부하는 과정에서 내용을 이해하지 않고 요약서 등을 단순 암기했기 때문에 문제가 까다롭게 느껴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한국사 시험에서 고득점을 받으려면 전체 흐름에 대한 이해와 지엽적인 내용 암기가 함께 이뤄졌어야 한다. ●행정법, 행정작용·행정쟁송 문제 최다 출제 올해 국가직 7급 시험에서 변별력이 있었던 과목 중 하나가 행정법이다. 행정법총론 14문제, 행정법각론 2문제, 행정법총론과 각론이 결합된 형태로 4문제가 출제됐다. 출제 영역을 살펴보면 행정법총론에서는 행정법통론 1문제, 행정작용 4문제, 행정절차법 등 2문제, 행정의 실효성 확보 수단 2문제, 손해전보 1문제, 행정쟁송 4문제가 출제됐다. 전범위에 걸쳐 문제가 나왔다. 행정법통론은 학습량 대비 비중이 낮았던 것으로 분석됐다. 전효진 강사는 “수험 전략상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에서 머뭇거리지 말고 진도를 나가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반면 행정의 실효성 확보 수단은 분량 대비 비중이 높았다. 논점이 무난해 쉽게 점수를 낼 수 있는 영역이라는 평가다. 행정작용과 행정쟁송은 올 시험에서 가장 많은 문제가 출제됐으며,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보상에 관한 법률이 중요하게 다뤄졌다. 지방자치법, 경찰관 직무집행법, 행정조직에서도 대다수 수험생의 예상에서 벗어나지 않는 문제가 나왔다. 지방자치법 관련 최신 판례 역시 다뤄졌다. 각론에서는 조문과 최신 판례를 숙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이 재확인됐다. 지금껏 한번도 출제된 적이 없었던 조문이 등장하고 기출에서 변형된 형태로 판례 문제가 나와 수험생들이 어려워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새달 4일 시행 ‘공인노무사 1차 시험’ 마무리 전략

    새달 4일 시행 ‘공인노무사 1차 시험’ 마무리 전략

    제25회 공인노무사 1차 시험이 다음달 4일 치러진다. 1차 시험에서는 노동법 1·2, 민법, 사회보험법과 선택과목(경제학원론, 경영학개론 중 1과목) 등 5과목을 치른다. 전 과목 평균 60점 이상을 얻으면 합격하는 절대평가 방식이다. 노동법, 인사노무관리론, 행정쟁송법, 선택과목(경영조직론, 노동경제학, 민사소송법 중 1과목) 등 4과목을 논술형으로 치르는 2차 시험은 8월 13일부터 이틀간 예정돼 있다. 20여일 앞으로 다가온 1차 시험에서 합격하기 위한 마무리 전략을 노무사단기, 합격의 법학원 등 강사진의 도움을 받아 살펴봤다. 지난해 공인노무사 1차 시험 지원자 수는 3956명이었다. 2009년 이후 가장 많은 인원이 몰렸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증가세다. 11일 공인노무사 시험을 주관하는 한국산업인력공단에 따르면 1차 시험에 지원한 응시자 수는 4957명이다. 기존 사법시험 수험생들의 유입이 지원자 수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1차 시험 합격자는 2014년보다 220명 늘어난 1688명이었다. 합격자 수는 증가했지만 합격률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지난해 응시생 3394명을 기준으로 산출한 합격률은 49.7%로 전년(59.8%)에 비해 10% 포인트 정도 낮아졌다. ●노동법 1·2 지난해 가장 어려웠다는 평가를 받은 과목은 노동법1이다. 박스형 문제를 비롯해 답을 고르기가 애매한 문제가 많았던 데다 부속법령 등 수험교재에 나오지 않은 문제들이 다수 출제됐다. 합격의 법학원 김기범 강사는 “기본적인 법조문 내용의 학습은 기본 전제”라며 “법조문이 문제로 출제되는 기본 패턴을 기출문제들을 통해 숙지하는 게 1차 시험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근로기준법과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분야에서 판례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판례 학습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특히 객관식 형태로 출제되는 1차 시험에서는 판례가 제시하는 법리나 논거보다 결론 자체가 중요하게 다뤄진다. 김 강사는 “각 수험서에 수록돼 있는 최신 판례들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 밖에 빈출 쟁점은 반복적으로 출제되어 왔기 때문에 반드시 기출문제를 풀어 봐야 한다. 또 공인노무사 1차 시험은 과목별로 별도 시간이 배정되어 있지 않으므로 수험생들이 자체적으로 모의시험을 통해 시간 배분 훈련을 해 보는 것도 필요하다. 노동법1·2는 다른 과목들에 비해 문제를 푸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리지는 않는다. 따라서 가능하면 30분 안에 노동법 과목 50문제를 풀고 다른 과목을 위한 시간적 여유를 확보하는 게 바람직하다. 노무사단기 이윤기 강사는 “막바지 시험 준비 기간에는 만점을 목표로 과도하게 학습량을 늘리는 것보다 과목별 목표 점수를 얻기 위한 공부시간 안배가 필요하다”며 “노동법의 경우 평소 잘 보지 않던 시행령을 정리하면서 마무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사회보험법 사회보험법 과목 역시 지난해 난도가 높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기출문제를 벗어나 지엽적인 문제가 많이 출제된 탓이다. 노무사단기 임성호 강사는 “사회보험법은 출제되는 내용별로 암기 방법을 달리해야 한다”며 “통상적으로 고용보험법, 산재보험법, 보험료징수법에서 17문제, 사회보장기본법에서 4문제, 건강보험법, 국민연금법에서 4문제가 출제된다는 점을 상기하면서 전략적으로 공부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많은 문제가 출제되는 고용보험법, 산재보험법, 보험료징수법에서는 법률과 대통령령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또 문제 출제율은 낮지만 출제되는 법조문의 수가 방대한 건강보험법, 국민연금법은 기출문제와 관련 법률을 중심으로 공부해야 한다. 사회보장기본법은 출제되는 법조문의 수가 많지 않기 때문에 법률 전체(시행령, 시행규칙 제외)를 충실히 공부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임 강사는 “최근 3년치 기출문제는 반드시 숙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민법 합격의 법학원 신정운(법무사) 강사는 “민법 시험의 난도는 해가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라며 “올해도 한두 문제가 어려워진다고 가정하고 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 강사는 난도가 높은 사례형·박스형 문제보다는 쉬운 문제를 먼저 정확히 풀어 내는 것을 득점 전략으로 꼽았다. 남은 20여일 동안에는 어려운 쟁점보다는 쉬운 판례, 조문, 기출지문 등을 중심으로 ‘아는 것은 틀리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반복 정리해야 한다. 또 공인노무사 1차 시험 특성상 어렵게 출제되는 문제는 틀리거나 풀지 못해도 합격하는 데 큰 지장이 없으므로 이를 염두에 두고 침착하게 문제를 풀어야 한다. 노무사단기 강양원 강사는 “수험기간이 짧고 법학을 전공하지 않은 수험생들은 시험 전까지 출제 빈도가 높은 부분을 반복적으로 학습해 점수를 따는 것이 중요하다”며 “민법총칙, 채권총칙, 계약총칙 등은 폭넓게 출제되므로 충분히 공부해야 하고 계약각칙 중에서도 자주 출제되는 매매, 임대차, 도급, 위임과 부당이득, 불법행위 중 사용자책임, 공동불법행위 등의 내용은 확실히 숙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경영학개론 선택과목 중 경영학개론은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다소 까다로운 문제가 출제됐다. 반면 경제학원론은 여전히 다른 과목들에 비해 평이한 수준의 난이도를 보이고 있다. 노무사단기 최중락 강사는 “2010년 처음 도입된 후 지난해까지 6차례 시험이 실시된 경영학개론 과목에서는 인사·조직 분야의 출제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았다”고 분석했다. 지난해까지 출제된 누적 문항 수 150개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보면 인사·조직이 60문항, 재무·회계 34문항, 마케팅 19문항, 생산관리 16문항, 전략 10문항, 경영정보론 11문항이다. 인사·조직 분야 중 인적자원관리론은 2차 시험 준비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학습되므로 직무관리, 평가오류와 고과기법, 보상제도, 숍제도 등을 중심으로 정리해야 한다. 조직행동론 분야는 2차 선택과목이 경영조직론이 아닌 수험생의 경우 동기 부여와 리더십을 중심으로 학습하되 나머지 분야는 기출문제에서 다뤄진 지각오류, 귀인, 권력, 갈등, 집단의사결정, 조직구조유형 등을 중심으로 정리할 필요가 있다. 최 강사는 “대다수의 수험생이 어려워하는 재무·회계 분야는 거의 해마다 출제되는 내용인 자본예산에 집중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그 밖에 관리기능 분야(마케팅, 생산관리, 전략, 경영정보론)에서는 대표적인 용어 위주로 출제되고 있다. 최근에는 실무에 활용 가능한 최신 개념과 용어도 시험에 등장했다. 2014년 시험에서 ‘클라우드 컴퓨팅’이 출제된 데 이어 지난해에는 ‘버즈 마케팅’ 등이 문제로 나왔다. ●경제학원론 또 다른 선택과목인 경제학원론은 비교적 쉽게 출제돼 왔다. 합격의 법학원 장선구 강사는 “공인노무사 2차 시험 과목 중 하나인 노동경제학과 관련된 분야가 주로 출제되므로 최종 합격을 목표로 한다면 1차 때 선택과목을 경제학원론으로 선택한 뒤 2차 때는 노동경제학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겹치는 내용이 많기 때문에 응시자가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장 강사는 “7급 공무원 공채 경제학 시험에서는 지엽적인 내용까지 출제돼 방대한 양을 공부해야 하지만 노무사 시험은 문항 수도 25문항으로 적은 데다 출제되는 내용도 대략 정해져 있다”고 말했다. 크게 수요와 공급, 소비자·생산자·시장 이론, 생산요소시장 등 미시경제학과 국민소득이론, 화폐 수요와 공급, 재정금융정책 등 거시경제학으로 분류된다. 출제 비중은 미시 경제학이 더 높다. 노동의 공급(여가와 노동의 선택), 노동의 수요곡선(한계생산가치), 대체관계와 보완관계, 수요의 가격탄력성 등이 빈번하게 출제된다. 장 강사는 “시험 대비를 위한 첩경은 최신 기출문제 분석”이라며 “단답형 형태의 문제가 많기 때문에 자신만의 요약노트를 만들면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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