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수포자
    2025-12-06
    검색기록 지우기
  • HD현대중공업
    2025-12-06
    검색기록 지우기
  • 러브호텔
    2025-12-06
    검색기록 지우기
  • 베니스
    2025-12-06
    검색기록 지우기
  • 김범수
    2025-12-06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38
  • 무한 상상 꿀잼 플러스 ‘노원 수학놀이터’

    무한 상상 꿀잼 플러스 ‘노원 수학놀이터’

    서울 노원구가 3년여의 공정 끝에 수학대중화를 위해 다양하고 흥미로운 콘텐츠로 채운 수학문화관을 개관한다고 10일 밝혔다. 오는 17일 문을 여는 ‘노원수학문화관’은 지하철 4호선 상계역 부근인 중계초등학교 앞에 있다. 총사업비 180억여원을 투입해 2885㎡ 면적에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로 조성됐다. 이용시간은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다. 입장료는 8∼19세 1000원, 20세 이상은 2000원이며, 올해는 무료로 운영한다. 노원수학문화관의 운영 방향은 크게 세 가지다. ‘눈높이에 맞는 수학체험’, ‘수학 대중화를 위한 친근한 문화활동’, ‘수준 높은 교육프로그램 개발 보급’이다. 구체적인 콘텐츠를 보면 상상력을 일깨울 ‘85개의 체험 프로그램’, 자연 속 수학을 탐구할 ‘야외 수학공원과 어울림 마당’, 산책하며 수학적 개념을 떠올릴 수 있도록 한 ‘옥상 정원’으로 꾸몄다. 수학문화관 활성화를 위해 ‘전시해설과 체험 탐구활동 프로그램’도 운영할 계획이다. 박물관 로비처럼 1층 중앙부가 바닥부터 천장까지 시원스레 트여 있는 수학문화관 안으로 들어서면 가장 먼저 작가들이 협업해 만든 공동 창작물 ‘파이 팔레트’(Color of Pi)를 만날 수 있다. 정수나 분수로 맞아떨어지지 않는 원주율 파이(π)의 숫자를 고유색으로 바꿔 조명과 함께 반복 표출하도록 연출해 무리수 파이(π)의 무한함을 표현한 대표 상징물이다. 본격적인 체험은 1층 로비 왼쪽에 자리한 ‘수학놀이터’에서 시작한다. 마치 운동선수들이 시합 전 몸을 풀 듯 수학 워밍업을 위한 공간이다. 처음 수학을 접하는 유아와 초등 1학년 아이들에게 유익하다. 2층은 무심코 지나쳤던 일상 속의 수학을 다양하게 체험해 보는 ‘수학과 세상’이다. 수학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통해 수학 개념을 알아볼 수 있다. ‘다면체 복합 전시물’ 코너, ‘수학으로 따라가는 당구장’, ‘수학으로 오르는 암벽’ 등 42개의 체험물이 있다. 3층은 수학 본연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수학과 예술’의 공간이다. 수학의 개념과 원리가 도형, 자연, 건축, 음악, 미술 등에서 어떻게 발견되고 활용할 수 있는지 보여 주는 공간이다. 수학과 음악을 접목한 ‘뫼비우스 뮤직’, 수학과 건축을 연계한 ‘수학으로 지은 구조’, 거울 미로방 구조물인 ‘무한 속으로’ 등 20개 체험물로 구성됐다.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지금은 수포자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수학이 기피 1호 과목이 됐다”면서 “전국 지자체 최초로 건립된 노원수학문화관이 직접 만지고 느끼면서 깨달음을 얻는, 재미있는 수학 놀이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초2 집중학년제 도입 ‘수포자’ 미리 막는다

    초2 집중학년제 도입 ‘수포자’ 미리 막는다

    초3 읽기·쓰기·셈하기… 중1 국·수·영 내년부터 ‘기초학력 진단검사’ 실시 중학교 ‘기본학력 책임지도제’ 도입 11개 교육지원청 학습도움센터 구축서울교육청이 초중고 학습 부진 예방을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내년부터 초등학교 3학년과 중학교 1학년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기초학력 진단검사를 실시한다. 초등학교 3학년이 학습 부진이 본격적으로 심화되는 시기라는 점을 감안해 초등학교 2학년의 기초학력을 집중 지원해 ‘수포자’를 조기 예방하기로 했다.서울교육청은 이 같은 내용의 ‘2020 서울학생 기초학력 보장 방안’을 5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교육청은 내년부터 초등학교 3학년과 중학교 1학년 모든 학생에 대해 3월 중 기초학력 진단검사를 실시한다. 초등학교 3학년은 ‘3R’(읽기·쓰기·셈하기)을, 중학교 1학년은 교과학습능력(국어·수학·영어)을 진단한다. ‘서울기초학력지원시스템’에서 제공하는 문제 등 표준화된 진단 도구 중에서 학교별 여건에 맞춰 자율 선택할 수 있다. 조희연 서울교육감은 “2학기 동안 의견 수렴을 거쳐 진단 방법을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3월 교육부는 초등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1학년까지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진단평가를 실시하는 방안을 내놓았지만, 서울교육청은 초등학교 3학년과 중학교 1학년으로 대상을 좁혔다. 이 시기에 학업 난도가 급격히 높아지면서 학습 부진이 누적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게 교육청의 설명이다. 전 학년을 대상으로 시험 형식의 진단평가를 의무화할 경우 학교와 학생의 부담으로 이어진다는 현장의 우려를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 외의 학년 학생들은 지금처럼 관찰이나 면담, 평가 등을 통해 진단하도록 학교 자율에 맡긴다. 교육청은 학교별 진단 결과를 제출받아 학교별로 비교하지 않을 계획이다. 또 진단 결과가 학교 밖으로 유출되는 등의 부작용을 막기 위해 교원 및 학부모단체가 참여하는 정책모니터위원회를 운영할 계획이다. 초등학교 저학년 단계에서 학습부진을 조기 예방하기 위해 초등학교 2학년을 대상으로 ‘집중학년제’도 운영한다. 내년부터 전체 공립초등학교의 약 30%인 168개교에 학급당 50만원씩 지원해 기초학력 부진 예방을 위한 활동에 사용하도록 할 계획이다. 중학교에서는 ‘단위학교 기본학력 책임지도제’를 운영한다. 교사와 상담교사, 보건 및 특수교사, 지역사회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다중지원팀’이 학습 부진 학생들에게 맞춤형 학습 지원을 제공한다. 그 밖에 학교 차원을 넘어 전문적인 학습 지원을 제공하는 학습도움센터를 11개 교육지원청별로 구축하고 ‘컨트롤타워’인 서울학습도움센터에는 학습장애와 일반학생의 경계에 있어 필요한 도움을 받지 못하는 학생들을 위한 ‘난독·경계선지능 전담팀’을 신설한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중학교 수학, 대치동학원 부럽지 않은 중등인강 엠베스트로 수포자 탈출

    중학교 수학, 대치동학원 부럽지 않은 중등인강 엠베스트로 수포자 탈출

    중등 인터넷 강의, 엠베스트(mbest)가 올해 첫선을 보인 업계 유일의 수학 스마트러닝 시스템 ‘스마트 매쓰 플러스’가 뛰어난 학습효과로 눈길을 끌고 있다. 엠베스트는 지난 2015년 업계 최초로 스마트펜, 스마트교재, 스마트노트, 스마트앱을 활용한 스마트러닝 시스템을 도입하며 대한민국 에듀테크 분야를 선도해 나가고 있다. 그중 올해 출시한 ‘스마트 매쓰 플러스’는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분석 기술로 회원들의 수준과 취약유형을 진단, 30만 문항의 방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일대일 맞춤 학습을 지원하는 엠베스트만의 수학 전용 스마트러닝 프로그램이다. 이는 대치동·목동 유명 수학 학원에서 사용하는 학습 솔루션을 스마트러닝 시스템으로 구현했다. 개인별 취약 유형을 정확하게 분석, 유사·쌍둥이 문제풀이를 지원해줘 최상위권은 실력 완성을, 수학이 어려운 수포자(수학 포기자)는 단기간에 실력과 자신감을 높일 수 있다. 이 프로그램을 사용하려면 엠베스트의 학습전용기기인 프라임탭(태블릿 PC)과 스마트펜, 스마트교재가 필요하다. 사용법은 간단하다. 스마트펜으로 스마트교재의 페이지 번호를 터치하면 태블릿 화면에 채점 페이지가 자동 선택된다. 채점을 완료하면 결과와 해설강의, 문항별 정답률까지 확인할 수 있다. 이어 틀린 문제, 애매모호한 문제 등 다시 풀어보고 싶은 문제와 문제 수를 선택해 ‘시험지 만들기’ 아이콘을 터치하면 틀린 문제에서 숫자만 바뀐 ‘쌍둥이 문제’와 ‘유사유형 문제’로 구성된 나만의 시험지가 생성된다. 결국 문제집 한 권으로 다섯 권 분량의 학습지를 공부한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것이다. 특히 꼼꼼한 개인종합분석을 통해 체계적인 성적향상 전략을 수립할 수 있어 좋다. △유형별 △단원별 △난이도별 취약점을 그래프로 한눈에 확인할 수 있고, 문제 유형별 ‘나의 성취율’, ‘평균 성취율’, 취약유형의 이해력, 계산력 등 ‘행동 영역별 분석’까지 가능하다. 이 밖에도 엠베스트는 교재, 연습장, 필기구, 책상 없이도 태블릿 PC와 스마트폰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나 문제를 풀 수 있는 ‘탄탄 기본수학’ 앱(APP)을 선보였다. 총 6,800여 개의 필수 기초 수학 문제로 중등수학의 기본 개념을 익힐 수 있다. ‘스마트 매쓰 플러스’와 ‘탄탄 기본수학’은 엠베스트의 중학생 회원은 물론, 메가스터디교육이 만든 초등인강 브랜드인 엘리하이를 통해 초등학생 회원도 이용할 수 있다. 한편 엠베스트 공식 홈페이지에서 ‘프라임탭(Tab)종합반 7일 무료체험’을 신청하면 스마트 매쓰 플러스를 포함한 다양한 학습 콘텐츠를 무료로 이용해볼 수 있다.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에서 확인하면 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놀고 즐기면 ‘수포자’ No One

    놀고 즐기면 ‘수포자’ No One

    유아~고교생 맞춤 체험형 전시물 설치 “교육 특구로 노원 위상 커지도록 지원”“보고 느끼고 만지면서 수학적 원리를 깨우칠 수 있는 체험형 전시물로 100% 채울 생각입니다.” 지난 25일 서울 노원구 중계동에서 약 80% 공정이 마무리된 ‘노원수학문화관’ 건설 현장을 둘러보던 오승록 노원구청장이 이렇게 말했다. 그는 “수학을 일찍 포기하는 학생(수포자)을 예방하고 누구든지 수학을 재미있고 친숙하게 접할 수 있도록 하려는 고민의 산물”이라고 소개했다. 노원수학문화관은 지방자치단체가 처음 만든 ‘수학박물관’이다. 구 예산 130억원과 정부와 서울시 예산 50억원을 투입해 오는 10월 17일 개관한다. 지하 1층, 지상 4층, 연면적 2885㎡(약 874평) 규모로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수학박물관이 될 예정이다. 건물은 위에서 바라볼 때 직각삼각형 모양으로 ‘피타고라스의 정리’를 연상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1층에 유아부터 초등 1, 2학년을 대상으로 수학의 기초와 기본개념을 온몸으로 체험할 수 있는 수학놀이터가 조성된다. 2층에는 초등 3학년부터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수학의 역사, 생활 속 수학, 미래기술에 활용되는 수학 등을 소개하는 ‘수학과 세상’이라는 전시가 기획된다. 3층은 전 연령을 대상으로 ‘수학과 예술’이라는 테마 전시로 구성된다. 도형, 자연, 건축 등에서 수학의 아름다움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야외옥상에는 휴식을 취하며 재미있게 수학에 접근할 수 있는 수학공원(정원)이 조성된다. 구는 노원수학문화관 건립을 위해 치밀한 사전 준비 작업을 거쳤다. 독일 기센시의 ‘마테마티쿰’과 미국 뉴욕시의 모매스 등 해외 선진국들의 체험형 수학박물관을 벤치마킹했다. 대학교수 4명과 초·중·고교 수학교사 각 2명 등 총 10명으로 구성된 ‘노원수학문화관 자문위원회’를 구성해 수학콘텐츠 연구와 자문을 거쳤다. 장세창 노원수학문화관장은 “앞으로도 독일과 미국 등 해외의 수학박물관과 협업 체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는 노원수학문화관의 재방문율을 높이기 위한 방안 마련에도 집중하고 있다. 향후 관람객들의 반응을 조사해 콘텐츠를 업데이트하고 인기 없는 전시물은 바로 교체하는 한편 필요 예산은 추경을 통해 즉각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오 구청장은 “3년 전인 2017년 5월 노원구에 개관한 서울시립과학관과 27일 개관하는 서울시립청소년직업체험센터와 함께 노원수학문화관이 교육특구로서의 노원구 위상을 세워 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기초학력보장법 만들면서… ‘기초’ 정의도 못 내린 교육계

    기초학력보장법 만들면서… ‘기초’ 정의도 못 내린 교육계

    학생들 낙인 찍힐까 꺼리면 속수무책 교사들 보고용 행정 업무 가중될 우려 일각 “시도교육감·학교장에 위임해야” 교육부 “집중 논의 거쳐 새달 초 결론”이른바 ‘수포자’가 전체 학생의 10%를 넘어섰다는 진단에 따라 교육부가 ‘기초학력보장법’ 제정에 나섰지만 기초학력의 정의를 내리는 데서부터 난관에 빠졌다. 교육계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논의를 진행하고 있지만 기초학력의 정의와 진단 방법, 기초학력보장위원회 설립 등 법안의 전반에 걸쳐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 11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육부는 교원단체와 시도교육청, 대학교수 등과 기초학력보장법 시행령안 등을 마련하기 위한 태스크포스를 구성하고 지난달부터 세 차례에 걸쳐 회의를 연 데 이어 서면을 통한 의견수렴에 나섰다. 기초학력보장법안은 박경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17년 5월 대표 발의한 것으로, 교육부는 기초학력의 정의와 진단 방식, 기초학력 지원 대책 등을 시행령에서 구체화할 계획이다. 그러나 TF의 구성원들 사이에서 ‘기초학력이란 무엇인가’를 두고 견해 차가 커 기초학력의 정의를 도출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정성식 실천교육교사모임 회장은 “학력이 무엇인지 규정하는 법률이 없고 사회적으로도 논쟁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기초학력의 정의를 법으로 규정한다는 건 무리”라고 지적했다. 기초학력 진단 평가를 의무화하고 학습지원 전담교사를 지정한다는 등의 법안이 실효성을 가질지에 대한 의문도 나온다. 학습지원 대상 학생을 선정해 지원하려 해도 낙인을 꺼리는 부모들이 동의하지 않을 경우 학교와 교사로서는 방법이 없다. 교사들이 기초학력 지원에 매진할 수 있도록 행정 업무를 경감할 방안도 뚜렷하지 않다. 정부 차원의 기초학력보장위원회를 만들고 기초학력 관련 정책의 추진 실적을 평가한다는 내용 역시 “교사들이 위원회에 보고할 자료를 만드는 행정 업무가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부분이다. 정부 주도의 정책이 교육자치에 역행한다는 지적도 있다. 시도교육감협의회 관계자는 “각 학교와 시도교육청이 여건에 맞게 기초학력을 진단하고 지원해야 할 것을 정부가 법으로 규정한다는 건 권한 침해”라고 주장했다. 때문에 기초학력의 진단 방법 등 세부적인 사항을 대통령령이 아닌 시도교육감이나 학교장 등에 위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법안이 국회에서 충분한 논의를 거쳐 통과되지 않은 상황에서 시행령부터 만든다는 것에 대해 절차상 문제를 제기하기도 한다. 교육부는 이번주 중 TF 구성원들과 1박 2일에 걸친 회의를 열고 집중 논의할 계획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국회가 정상화하고 법안이 통과되면 내년부터 적용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기초학력 보장 대책이 현장에 안착될 수 있도록 TF를 구성해 시행령을 논의하고 있다”면서 “늦어도 다음달 초에는 결론을 도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김설 오빠 김겸 ‘영재발굴단’ 출연 “언어이해능력 측정불가”

    김설 오빠 김겸 ‘영재발굴단’ 출연 “언어이해능력 측정불가”

    아역배우 김설이 ‘영재발굴단’에 출연한다. 김설 양이 출연을 결심한 이유는 똑똑한 사람을 제보하기 위해서였다. 그 주인공은 김설 양의 오빠 12살 김겸 군이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원서를 읽다가 제작진을 맞이한 김겸 군은 책 속에 나오는 수학 수수께끼를 통해 첫 만남부터 제작진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4☓5=12, 4☓6=13, 그렇다면 4☓7의 답은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은 제작진은 자신 없이 ‘28’?이라고 얼버무리고 말았다. 이에 김겸 군은 이 문제는 일반적 10진법이 아닌, 다른 진법으로 접근해야 한다면서 완벽한 풀이를 선보였다. 그뿐만 아니라 산책 중 네잎클로버를 찾다 꽃잎의 수에서도 피보나치 수열을 생각해내는가 하면, 친구들과도 연산실력을 겨루는 수학 보드 게임을 즐기는 등 생활 속에서도 수학의 매력에 푹 빠져있었다. 수학이 아름답고 신비롭다고 말하는 김겸 군은 4살 때부터, 초등학교 1학년 문제를 놀이로 풀 정도로 하나를 가르쳐주면 스스로 열을 깨치는 아이였다. 수학이 좋아 공부하다 보니 현재 초등학교 5학년임에도 고등학교 수준의 수학 특히 많은 수포자들을 양산한 미적분까지 완벽하게 통달했다. 까다로운 문제로 실력을 검증한 제작진. 완벽한 개념이해와 논리력으로 문제를 풀고 설명까지 마친 김겸 군 모습에 전문가는 감탄하며 ‘뛰어난 수학적 사고력과 독해력을 가졌다. 문제를 즐기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동안 여러 수학 천재들을 만나온 제작진을 더 놀라게 했던 김겸 군 재능은 바로 자신이 이해한 지식을 바탕으로 수학 소설을 쓴다는 사실이다. 무리수가 유리수와 함께 ‘수’로 인정받게 된 수학 발전의 역사를 1차 세계대전에 대입해 만든 이야기 ‘수학 대전’. 김겸 군의 수학 소설은 서울대 수학과 석박사들도 감탄할 정도라고 한다. ’역사적 사실과 수학 논리력은 물론, 창의력과 통찰력까지 겸비한 인재’라고 평가했는데, 김겸 군 재능의 원동력은 무엇일까? 종합적인 지능 검사 결과에서 언어이해능력이 155. 상위 99.9% 이상으로 측정불가 수준이라 나왔다. 한편, SBS ‘영재발굴단’은 5일 오후 8시 55분에 방송된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쟤도 수포자였는데… ‘알지오매스’로 좌표·함수까지 다 이해했대

    쟤도 수포자였는데… ‘알지오매스’로 좌표·함수까지 다 이해했대

    “방정식을 이용해 귀여운 캐릭터들을 그렸어요.” 지난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 뽀로로와 도라에몽, 케로로 중사가 등장했다. 경희여자고등학교 수학 동아리 ‘매스아이’ 학생들이 x축과 y축이 새겨진 모눈종이 위에 직접 그려 낸 캐릭터들로, 실제 종이 위에 펜으로 그린 게 아니라 수학 소프트웨어(SW)를 활용해 컴퓨터로 구현한 것들이다. 도라에몽의 세로로 길쭉한 눈과 눈동자는 타원의 방정식을 SW에 입력해 그리고, 둥근 얼굴과 배는 원의 방정식, 쭉 뻗은 수염 여섯 개는 직선의 방정식을 입력해 표현하는 식이다. 뽀로로가 쓰고 있는 조종사 헬멧의 굴곡진 단면은 포물선 세 개를 연결해 그렸고, 이차함수 그래프를 세밀하게 다듬어 손을 흔들며 인사하는 모습을 만들어 냈다. 교사와 학생들이 함께 수학 SW ‘알지오매스’(Algeomath)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알지오매스 토크콘서트’에서 경희여고 수학 동아리 학생들이 공개한 캐릭터 그리기는 SW를 활용한 수학 수업이 학생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가능성을 엿보게 했다. 자와 컴퍼스로 도형을 그리거나 함수 그래프를 외우던 지루한 수학 수업이 변화하고 있다. 모눈종이부터 선분 긋기와 원 그리기 같은 도구는 물론 함수 식을 입력하면 그래프로 구현하는 기능까지 탑재된 SW ‘알지오매스’가 도입되면서다. 알지오매스는 한국과학창의재단과 교육부, 17개 시도교육청이 공동으로 개발한 도형 학습용 SW로, 2017년 개발에 돌입해 지난해 11월 정식 서비스가 시작됐다. 대수(代數·algebra)와 기하(幾何·geometry), 수학(mathematics)의 합성어인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알지오매스는 학생들이 도형과 대수, 기하 등을 모니터 화면에 펼쳐진 모눈종이 위에서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는 소프트웨어다. 홈페이지(www.algeomath.kr)에 접속하면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알지오매스는 학생들이 손쉽게 도형을 그리고 함수 그래프를 구현할 수 있도록 돕는다. 예를 들어 삼각형의 세 꼭짓점을 잇는 외접원을 작도할 경우 기존의 수학 수업에서는 자와 각도기로 삼각형의 두 변의 수직이등분선을 찾아 긋고 두 선의 교점을 축으로 해 컴퍼스로 원을 그리는 과정을 거친다. 그러나 알지오매스에서는 수직이등분선 긋기와 원 그리기 도구를 클릭하기만 하면 된다. 자와 컴퍼스를 이용한 작도는 중간에 틀릴 경우 도형을 지워야 하지만, 알지오매스를 이용하면 클릭 몇 번으로 이전 단계로 돌아갈 수 있다. 함수 그래프를 그릴 때도 식을 입력하면 그래프가 저절로 나타난다. 식에 일일이 숫자를 대입해 좌표를 찍거나 그래프를 외울 필요가 없다. 이처럼 클릭 몇 번으로 그려 내는 도형과 그래프는 학생들에게 보다 직관적으로 다가온다. 알지오매스 개발 과정에 참여한 정중기 대구고등학교 교사는 “방정식만 보면 그 모양이 쉽게 상상되지 않는 것들이 있는데 알지오매스에 입력하면 모양을 구체적으로 보여줄 수 있다”고 말했다. 종이 위에 고정돼 있던 도형과 그래프는 화면 위에서 자유자재로 변신한다. 학생들은 ‘살아있는’ 도형과 그래프를 이리저리 만져 보며 탐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y=a(x-b)²+c의 그래프를 그린 뒤 a의 값 범위를 설정하면 곡선의 폭이 넓어지거나 좁아지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 원의 방정식을 입력해 그려진 원을 마우스로 드래그해 옮기면 방정식도 따라 변화하는데, 원의 중심이 바뀌어도 반지름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도 알 수 있다. SW 교육에서 최근 강조되고 있는 코딩 학습도 가능하다. 수와 식을 입력해 화면 속에서 블록을 쌓는 ‘블록 코딩’ 기능이 있어 학생들은 수학을 활용해 자신만의 공간을 구현할 수 있다. 최인용 한성과학고등학교 교사는 “중학교에서 알지오매스를 활용한 블록코딩 수학을 하면서 ‘수포자’라 불리던 학생들이 좌표와 함수, 변수 등 몰랐던 개념들을 알게 됐다”면서 “수학과 코딩의 융합이 학생들의 동기를 유발하고 학습에 시너지 효과를 가져왔다”고 말했다. 알지오매스를 활용해 교과서를 뛰어넘은 실생활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한성과학고등학교의 한 학생은 블록코딩 기능을 이용해 같은 반 학생 21명의 자리를 배치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시력이 나쁜 학생 두 명을 교실 앞자리에 배치하고 나머지 학생들을 임의로 자리에 배치하는 프로그램이다. 알지오매스 화면 왼편의 입력 창에 코딩 명령을 입력하고 재생 버튼을 누르면 화면 오른쪽 창에 그려진 교실 책상 위에 학생 19명의 이름이 임의로 배치되며 가능한 모든 경우의 수를 알려 준다. 교육 당국이 알지오매스를 활용한 ‘재미있는 수학’에 공을 들이는 이면에는 수학 교육이 처한 위기 상황이 놓여 있다. 중·고등학생의 수학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지난해 10년 만에 10%대를 넘어섰다. ‘수포자’가 늘어남과 동시에 이공계 기피 현상도 고개를 들고 있다. 대학미래연구소가 전국 고교 3학년 학생들의 계열 선택 현황을 조사한 결과 남학생(-1.2%)과 여학생(-1.4%) 모두 지난해에 비해 이과를 선택하는 비율이 낮아졌다. 이과가 취업에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에도 불구하고 수학과 과학의 학습 부담 탓에 이과 선택을 꺼린다는 분석이 나온다. 안성진 창의재단 이사장은 “여전히 문제풀이식 수학 교육이 학생들을 옭아매고 있어 수학에 대한 관심이 떨어진다”면서 “SW를 활용해 수학의 개념에 깊이를 더하고 원리를 깨우치는 교육을 학교에서 중요하게 다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알지오매스는 초·중학교 수학 교육과정에 포함돼 학교 현장에 자리잡고 있다. 지난해 6월 초·중학교 수학 교육과정에 기반한 SW의 개발이 완료됐으며 중학교 교과서에서는 단원을 마칠 때마다 알지오매스를 활용해 과제를 수행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알지오매스의 ‘모둠’ 기능을 이용해 교사와 학생들이 학습 커뮤니티를 만들고 자료를 공유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수학 교사들의 연구 모임에서도 알지오매스를 수업에서 활용하는 방안에 대한 고민이 한창이다. 창의재단은 내년 2월까지 고등학교 교육과정에 기반한 SW도 개발을 마칠 계획이다. 알지오매스의 궁극적인 방향은 ‘융합 플랫폼’이다. 수학과 과학, SW를 결합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창의력을 기르는 것이다. 이날 토크콘서트에서는 알지오매스의 블록코딩 기능으로 드론을 날리는 모습이 시연됐다. 블록코딩으로 삼각형을 그리는 명령을 실행한 뒤 드론이 결과물을 출력하게 한 것으로, 알지오매스 화면에 삼각형이 그려지자 드론도 삼각형 모양으로 비행했다. 이현숙 창의재단 과학수학교육개발실장은 “드론과 로봇 등 다양한 방식으로 진화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알지오매스 보급을 위해서는 SW 활용을 낮설어하는 교사들의 활용도를 높이는 게 과제다. 정 교사는 “주변의 교사들은 알지오매스에 대한 인지도가 낮은 데다 SW 같은 공학도구를 수업에 활용한다는 것 자체에 부담을 느낀다”면서 “교사들이 수월하게 SW를 활용할 수 있도록 연수와 홍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알지오매스 개발이 한시적(3년)인 예산인 특별교부금에 기반하고 있는 탓에 본예산을 편성해 안정적인 운영을 뒷받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지난해 4월 기존 과학교육진흥법을 개정한 ‘과학·수학·정보교육진흥법’이 시행되면서 학교에서의 SW 교육이 강화되고 있다. 교육부는 이 법을 실행할 구체적인 계획을 연말에 발표하며 알지오매스 보급에 힘을 실을 방침이다. 안 이사장은 “향후 ‘알지오 바이오(bio)’ ‘알지오 피직스(physics)’ 등 과학 교육으로까지 알지오매스를 발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편견을 이겼다… 영포자·수포자 없는 ‘공부하는 야구부’

    편견을 이겼다… 영포자·수포자 없는 ‘공부하는 야구부’

    선수 10명만으로 창단 5년 만에 ‘파란’ 오후 3시까지 수업 후 밤 9시까지 훈련 스마트폰 금지·대부분 과목 영어로 수업 전과목 평균 60점 미만 땐 경기 출전 못해 美 대학 야구부 진학·MLB 진출 선수도초등학생들도 들고 다니는 그 흔한 스마트폰도, 수포자(수학포기자)·영포자(영어포기자)도 없다. 지난달 24일 폐막한 제3회 경북야구소프트볼협회장기 대회에서 포항제철고, 경주고 등 지역 내 쟁쟁한 야구 명문들을 꺾고 창단 첫 우승의 파란을 일으킨 경북 문경의 글로벌선진학교(이하 선진학교) 야구부 얘기다. 인구 7만여명의 문경 시내에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우승을 축하하는 플래카드가 7개나 걸렸다. 2014년 2월 창단한 선진학교 야구부는 전국 대회는커녕 도내에서도 무명 팀이었다. 작년 한 해 동안 거둔 승리는 단 2승이었다. 야구부는 지난해 백업조차 부재했던 9명에서 올 시즌 10명이 뛰며 벌써 5승을 거뒀다. 하지만 대회 우승보다 더 값진 건 ‘학업에 운동 시간을 뺏기면 (운동) 성적도 나쁘다’는 오랜 편견의 극복이었다. 선진학교 야구부의 기치는 ‘공부하는 스포츠팀’이다. 해외 대학 진학을 목표로 한 특성화 대안 학교인 만큼 국어와 한국사를 뺀 모든 수업이 영어로 이뤄진다. 학사 관리는 미국 대학과 동일한 방식이다. 야구부 선수들도 예외가 되지 않는다. 전 과목 성적이 평균 ‘GPA 2.0(평균 60점)’ 미만이면 학교 대표 활동이 금지되는 학칙에 따라 경기에 출전할 수 없다. 학생 전원이 기숙 생활을 하는 교내에서 스마트폰, 노트북 등 개인 디지털 기기 사용도 엄격하게 금지돼 있다.삼성라이온즈 원년 외야수 출신으로 지난해 9월부터 지휘봉을 잡아 온 정현발(66) 감독은 7일 “다른 고교 야구부들이 우리 보고 진짜 야구부 맞냐고 많이들 수군거렸다”고 했다. 야구부 학부모들은 “학업과 야구를 같이해서 (애들이) 대학 진학이나 하겠느냐”고 불안해했다. 현실적으로 종일 훈련만 하는 야구부와는 천지차이의 환경이다. 한때 학교 이사회 내부에서 야구부 존치 여부를 둘러싼 갑론을박도 벌어졌다. 이명훈(46) 교장은 “경기에 이기고 싶은 승부욕을 억누르고 공부에 일정 시간을 투자하는 게 아쉽고 불안하다는 걸 이해한다“면서도 “야구부를 창단할 때 학업이든 운동이든 한 극단으로 성적에 올인하는 스포츠는 하지 않는다고 운영 방침을 공언했다”고 말했다. 학교도 야구부 학생들의 학업 난이도를 조정하면서 교사들의 튜터 제도와 프로젝트 수업 방식을 활용해 학업에 낙오되지 않게 적극 돕는다. 야구부 선수들은 매일 오후 3시 수업이 끝난 후 저녁 9시까지 팀 훈련에 집중한다. 주말에는 휴식을 취하지만 각자 의사에 따라 개인 훈련을 하는 건 금지하지 않는다. 정 감독은 “선수들이 인터넷이나 컴퓨터 게임, 스마트폰과 전혀 접촉이 없다 보니 학업과 운동에 더 집중하게 된다”고 말했다. 10명뿐인 야구부는 고교 리그 ‘투구수 제한 규정’(105개)을 지키기 위해 전원 투타를 겸하는 ‘올라운드 플레이어’로 뛴다. 정 감독은 “팀은 무명이어도 선수들의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올해 협회장 우수투수로 선정된 3학년 김지훈은 구속이 145㎞를 넘나든다. 동기인 김영광은 경북 고교리그에서 타율 ‘톱5’이다. 2루수 배진영(18)은 지난달 준결승에서 투수로 8이닝을 완투해 수훈선수상까지 받았다. 글로벌선진학교의 ‘공부하는 야구부’ 실험은 새로운 모델을 만들고 있다. 야구부 1~3기 졸업생 모두 대학에 진학했고, 그중 3명은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 디비전1 소속 대학 야구부에 특기자로 입학했다. 작년 졸업생인 진우영(20)은 미 메이저리그 구단 캔자스시티 로열스와 입단 계약을 맺고 마이너리그 선수로 뛰고 있다. 진우영은 학교 수업에서 배운 영어 능력만으로 2학년 때부터 메이저리그의 동영상 프로그램을 소화하며 빅리그 진출의 꿈을 키웠다. 야구부 후배들의 롤모델은 진우영이다. 주장 곽운용(19)은 “황금사자기와 봉황기 등 전국대회에서도 승리하고 싶다”며 “지금 좋아하는 야구를 할 수 있고 또 경험을 쌓는 과정 자체가 즐겁고 재미있다”고 말했다. 글 사진 문경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사회 양극화에 교육도 양극화… 학습 의지, 교사가 깨워야”

    “사회 양극화에 교육도 양극화… 학습 의지, 교사가 깨워야”

    “과거에는 수포자(수학 포기자), 영포자(영어 포기자)가 지금처럼 많지 않았습니다. 성적이 떨어지는 아이들이라도 끝까지 공부를 하려는 의지가 있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일부 부모님부터 아이를 내버려 두라고 말합니다. 사회적 계층이 낮으면 공부 잘해 봤자 기회가 돌아오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김경근 고려대 교육학과 교수) 수포자와 영포자로 대표되는 기초학력 미달 학생 비율 증가가 교육계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지만 제대로 된 진단과 문제 해결 방안은 여전히 물음표다. 학교 현장에서는 공부를 포기하는 학생이 늘어나고 있는데 정부와 우리 사회는 미래 사회 인재 육성을 위한 교육 혁신만 외치며 뒤처진 학생들을 위해서는 아무런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김경근 고려대 교육학과 교수, 김진우(세종과학고 교사) 좋은교사운동 정책위원, 박후서 서울 대신중 교사가 지난 25일 서울신문사 회의실에서 좌담회를 열고 기초학력미달 학생 증가에 대한 원인과 대안에 대해 논했다. 1시간으로 예정됐던 자리는 우리 교육의 현실을 성토하며 2시간 가까이 이어졌다. 김 교수 등은 수포자와 영포자는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며, 원인은 사회 양극화 심화에 있다고 진단했다. 또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학생들과 가장 많이 마주치는 교사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다음은 일문일답. -기초학력 미달 문제를 정말 심각한 것으로 보고 있는지. 김경근 교수(김 교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3년마다 조사하는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를 보면 사회·경제적 배경이 하위 25%인 학생이 성적 상위 25%에 포함될 가능성을 뜻하는 ‘학업탄력성’ 수치가 우리나라가 눈에 띄게 하락하고 있다. 개인의 노력만으로 좋은 성적을 얻기 쉽지 않아졌다는 뜻이다. 가난한 아이들이 공부하기 어려워지고, 이들이 공부로 성공하는 것도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사회적 양극화가 심해질수록 기초학력 미달 학생은 더 늘어날 것이다.” 김진우 교사(김 교사) “소득격차가 성적의 양극화 원인이라는 데 동의한다. 그럼에도 학교에서도 원인을 찾아야 대안이 나올 수 있다. 보통 교육시스템에서는 학습 부진 학생들을 끌어올리기 위해 담임 교사가 보살피는 1단계, 특수교사가 별도로 담당하는 2단계, 이후 특수교육 대상자로 정해 전문 관리하는 3단계로 이어진다. 우리나라는 이런 시스템을 대부분 일선 교사의 능력에 의지한다. 열정적 교사라면 다행이지만 그런 교사가 없는 학교라면 서로 떠넘기다 학생이 방치된다. 교사가 아이들을 끌어올려야 하는 것은 맞지만 아무런 제도적 지원 없이 교사에게만 이를 맡기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밖에 되지 않는다.” 박후서 교사(박 교사) “요새는 ‘중2병’이 아닌 ‘중3병’이라는 말이 있다. 3월이 되면 상위권 학생들은 본격적으로 영재학교나 과학고·외국어고 등을 가기 위한 원서 준비가 시작되는데 여기에 끼지 못하는 아이들은 무기력감에 빠져 수업의 흥미를 잃어버리는 것이다. 그나마 중간에서 성적을 올릴 수 있는 아이들도 양극화 분위기에서 지레 수업을 포기해 버린다. 상위권 학생들은 부모가 알아서 다 관리를 하는데도 학교의 관심이 그 아이들에게 쏠린다. 부모가 관리할 수 있는 형편이 안 되는 아이들은 부모와 학교 모두에게 관심받지 못하고 결국 소외되는 것이다.” -기초학력 미달 학생 증가 원인에 대해 의견이 엇갈린다. 한쪽에서는 혁신학교나 자유학기제 확대 등이 기본 학력을 낮춘다는 주장이 있고, 다른 한쪽에서는 평가 방식이 과거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박 교사 “혁신학교와 자유학기제 등을 통해 아이들은 과거 수업에서 체험할 수 없었던 많은 것을 보고 배운다. 다만 원래 기초학력이 부족한 아이들은 자유학기제 등을 해도 배움의 정도가 떨어진다. 이런 아이들을 사전에 걸러내 특수교육을 시켜야 하지만 쉽지 않다. 교사 인력도 부족할뿐더러 학부모도 자기 아이가 특수교육 대상자로 별도 교육을 받는 것보다는 못한 채로 다른 아이들과 함께 수업을 받는 게 더 좋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김 교수 “혁신학교와 자유학기제가 일부 기초학력 저하 원인으로 작용할 수는 있다. 다만 기초학력 미달 학생 증가의 원인을 여기에 돌려 중지시키는 것은 맞지 않다. 혁신학교와 자유학기제보다 더 큰 문제는 점점 어려워지는 교과 교육 과정 때문이라고 본다. 교육 과정이 워낙 어려우니 사교육의 힘을 빌리지 않고는 따라갈 수가 없다.” 김 교사 “기초학력 미달 학생이 늘어나는 것은 우리 교육 구조상 어쩔 수 없는 현상이다. 우리나라 학교는 ‘변별 패러다임’에 갇혀 있다. 위에서부터 공부 잘하는 아이들을 순서대로 걸러내는 경쟁시스템이 과거부터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완전학습의 패러다임으로 바뀌어야 한다. 아이들에게 충분한 시간을 주고 성취를 이루는 아이들에게 집중해야 한다.” -기초학력 미달 학생 증가에 대한 대책으로 교육부는 초1~고1 기초학력진단 의무화 방안을 내놨는데. 김 교사 “전 학생들의 진단 필요성에는 동의한다. 학생들의 수준을 정확히 알아야 부족한 아이들에게 맞춤형 교육을 통해 끌어올릴 수 있다. 그러나 현재 학업성취도 평가 방식은 기초학력 미달 학생들을 걸러내는 데 좋은 도구가 되지 못한다. 학생 수준별 단계를 구분할 수 있는 문항이 집중돼야 하는데, 그런 문항은 30개 문항 중 한두 개뿐이다. 또 여건상 직접 평가할 수밖에 없는 말하기나 문제 수행 능력 등은 빠졌다. 이런 진단을 정확하게 할 수 있는 도구가 필요하다.” 김 교수 “구체적 대안도 없는 상황에서 평가만 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기초학력 미달 학생들을 끌어올릴 수 있는 대안이 있어야 한다. 교사가 기초학력 향상이라는 문제의식을 갖고 학생들을 대할 때 정부는 이들 교사를 어떻게 지원할 것인지 고민의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박 교사 “교육부가 기초학력 진단을 통해 어떻게 아이들의 학습능력을 키워 줄지에 대한 대안이 없다. 결국 평가에서 가장 손쉬운 방법은 학생들을 서열화하는 것인데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평가하면 학생 줄세우기 방식으로 흘러갈 우려가 있다. -그럼 수포자, 영포자를 줄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박 교사 “지금 아이들이 부진한 것은 기초학력이 아닌 학습 의지다. 아이들이 갖고 있는 정서적 문제와 그 문제가 학력에 미치는 영향 등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 그리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이들이 바로 현장에 있는 교사다. 아이들의 학습 부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이 교사라는 사실을 국민들이 믿어 주면 좋겠다.” 김 교사 “기초학력을 끌어올리는 다양한 제도도 중요하지만 핵심은 교사들에게 이러한 아이들을 책임지고 데려갈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줘야 한다. 예를 들어 글을 제대로 읽지 못하는 난독증 학생이 전체 5% 정도라는 조사 결과가 있다. 이들을 감당하고 교육할 수 있는 전문 교사를 만드는 일도 기초학력 부진에 대한 대응이 될 수 있다.” 김 교수 “왜 기초학력이 중요한지 고민하는 것이 출발이 돼야 한다. 기초학력은 인권 문제다. 국가가 학교에서 기초학력을 담보시키지 못한 채 아이들을 사회로 내모는 것은 너무나 무책임한 행동이다. 최근 논문을 연구하면서 조사한 결과 저소득층 아이들일수록 자신이 선생님과 관계가 좋지 않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컸다. 그런데 고3이 되면 고소득층 학생들보다 저소득층 아이들이 교사와 관계가 더 좋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난다. 사회로 나가기 직전,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믿고 의지할 곳은 학교 교사밖에 없다는 뜻이다. 교사는 사회의 구성원을 키우는 사람들이다. 이들에게 기초학력 부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힘을 줄 수 있도록 사회 전체가 힘을 보태야 한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동영상 수학·카톡 영어… 학생 스스로 ‘엎드려 자던 수업’ 깨운다

    동영상 수학·카톡 영어… 학생 스스로 ‘엎드려 자던 수업’ 깨운다

    “나 좀 도와줘. 옷을 뭘 입어야 할지 모르겠어.” 한 여학생이 집으로 찾아온 친구에게 옷장에 걸린 옷을 보여준다. 친구는 옷장 속 옷들을 세어본다. “티셔츠가 다섯 벌, 바지가 네 벌 있네. 입을 수 있는 옷의 경우의 수가 스무 가지네!” 경기 의정부 부용고등학교의 수학 수업은 학생들이 직접 촬영한 2~3분짜리 동영상을 보는 것으로 시작한다. 수학 개념을 배우는 수업에 앞서 학생들이 역할극 등 다양한 방식으로 개념을 설명하는 동영상을 함께 관람한다. 부용고는 학생들이 수학 개념을 외우는 게 아니라 ‘말하게’ 한다는 취지의 ‘매스 톡톡’(Math talk talk) 활동의 일환으로 이 같은 영상을 제작하도록 하고 있다.●말하는 수학… 교사 설명 시간은 10분 이내 전체 수업 시간 중 교사가 설명하는 시간은 10분을 넘지 않는다. 수업 내용을 정리하거나 질문을 던져 학생들의 사고를 이끌어내는 역할에 그친다. 수업을 이끄는 주체는 학생이다. 학생들이 교단에 서서 친구들에게 자신이 이해한 수학 개념을 발표한다. 1대1로 짝을 이뤄 가르치고 배우고, 역할을 바꿔 다시 가르치고 배우는 과정을 거친다. 옛날 서당에서 훈장을 대신해 학동이 수업을 이끌고 학동들을 가르치던 ‘접장제´(接長制)에서 힌트를 얻었다. 공교육 현장에서 ‘엎드려 자는 학생’을 깨우려는 수업 혁신의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부용고는 김호범 수석교사가 부임한 지난해부터 교사가 문제를 풀고 학생들은 받아적던 ‘조용한’ 수학 수업을 ‘말하는’ 수업으로 바꿔가고 있다. 김 교사는 “되도록이면 교사가 진행하지 않는 수업”을 지향한다. 창의성(Creativity)과 소통(Communication), 협업(Collaboration), 비판적 사고(Critical Thinking)를 수학 수업을 통해 키운다는 ‘4C 프로젝트’다. “교사가 수업할 때 딴짓하던 학생도 친구가 수업하면 집중합니다. 학생들이 한 번씩은 앞에 서서 발표를 해보기 때문에, 친구가 발표할 때 자신이 엎드려 자면 난처해한다는 걸 잘 알거든요.” 말하는 수학 공부는 교실 밖으로 이어진다. 학교 공간 곳곳에 마련된 칠판과 앉은뱅이 책상에서 학생들은 일종의 스터디 모임을 꾸려 토론하며 공부한다. 문화유적을 돌아보며 수학의 원리를 찾아보는 활동도 한다. 이른바 매스 투어(Math tour)다. 전통 한옥의 처마 곡선을 보면서 “직선보다 곡선에서 빗방울이 더 빨리 떨어진다는 원리를 적용해 비나 눈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사이클로이드(cycloid) 곡선’을 이해하는 식이다. ●교사가 학생에게 맞는 학습방법 제시·관리 흔히 말하는 ‘수포자’는 이런 학생 주도형 학습이 버거울 수 있다. 반면, 최상위권 학생들은 토론보다 심화문제 풀이가 더 절실할 수도 있다. 이 같은 학생 간 격차는 개인별 맞춤 학습지도를 통해 해결해 나가고 있다. 원하는 학생과 학부모는 누구나 ‘수학 클리닉’을 받을 수 있다. 교사는 학생의 학습 수준과 성향을 파악하고 그에 맞는 학습방법을 제시, 관리한다. 김 교사는 “상위권 학생들에게는 그에 맞는 과제를 주고 스스로 학습하게 한다”면서 “친구들을 열심히 가르친 학생의 활동은 생활기록부에 기재되기 때문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채팅처럼 배우는 영어… 구문 활용 문장 완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앱을 실행한 스마트폰 화면을 옮겨 놓은 활동지 위에 ‘My favorite…’이라는 제목이 달려 있다. 한 학생은 자신의 SNS에 사진과 게시물을 올리듯 빈칸에 방탄소년단의 로고를 그려넣었고 “idol is BTS”라고 적었다. 학생들은 동물과 과일, 색깔, 날씨, 운동 등 자신이 좋아하는 것 아홉 가지를 활동지의 빈칸에 채워 넣고 “My favorite ~ is ~” 구문을 활용해 아홉 문장을 완성했다. 조선형 서울 화곡초등학교 수석교사가 지도하는 초등학생들의 영어수업 풍경이다. “학생들은 ‘내 삶과 연결되는 언어’로서의 영어를 배울 수 있어야 합니다.” 조 교사는 학생들이 교과서 속 문장을 따라하는 게 아닌 자신에 대한 발화(發話)를 하도록 지도하고 있다. 가령 “I like~” 구문을 배울 때 일반적인 수업에서는 학생들이 “I like banana”, “My favorite animal is dog” 등 교사가 제시하는 문장을 읽는다. 하지만 조 교사는 학생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말하게 한다. 모바일 메신저 화면을 닮은 활동지에 학생들이 “My favorite food is pizza” “I love cat, too!”라며 채팅을 하듯 한 줄 한 줄 채워나가는 식이다.●영포자 입 열게 한 박물관 프로젝트 초등학교 영어 수업의 최대 난관은 선행학습에 따른 학생 간 격차다. 조기교육을 받아 영어가 유창한 학생이 “더 말하고 싶다”며 손을 드는 것을 보며 초등학교 3학년 때 처음 파닉스를 배운 학생은 입을 꾹 닫아버린다. 조 교사는 “초등 고학년 때는 이미 격차가 벌어진 상태”라면서 “각각의 수준에 맞는 결과물을 내놓는 수업을 한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활동이 ‘박물관 프로젝트’다. 자기가 관심 있는 주제를 정하고 종이 상자와 색종이, 그림 등을 활용해 자신만의 박물관을 꾸민다. 그리고 자신이 아는 영어를 활용해 박물관을 소개하는 영상을 촬영한다. “잘하는 학생은 충분히 말할 기회를 주고, 어려워하는 학생은 한마디라도 더 하도록 교사가 도와줍니다. 중요한 건 학생이 하고 싶은 말을 수업 시간에 반드시 하도록 이끌어 영어로 표현하려는 동기를 부여하는 것입니다.” ●대안교과서 나눠주는 강원도교육청 교육청 차원에서 학교 수업 혁신에 나서기도 한다. 강원도교육청은 이번 학기부터 수학 대안교과서인 ‘수학의 발견’을 도내 중 1, 2학년 학생들에게 무상 보급하고 있다. ‘수학의 발견’은 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수포자를 없애자’는 취지로 지난해 처음 펴낸 대안교과서다. 개념과 문제풀이 과정을 학생에게 주입하는 기존 교과서의 전개방식에서 탈피, 학생이 스스로 사고하고 원리를 발견하도록 설계됐다. 친근한 용어를 사용하고 토론을 유도한다. 강원교육청은 단순 보급에 그치지 않고 교과서를 활용한 수업을 연구하는 교사들의 공동체를 지원하고 교과서를 매개로 수업 방법과 평가의 혁신까지 이어지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교과서, 교수법, 평가 동시에 혁신돼야” 이처럼 ‘수포자’, ‘영포자’를 줄이기 위한 수업 혁신은 교과서와 교수법, 평가 등 교육 전반의 혁신이 전제돼야 한다. 최수일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수학사교육포럼 대표는 “성경책처럼 빼곡한 교과서와 이를 일방적으로 주입하는 수업으로는 사고력과 소통능력 등 미래 사회가 필요로 하는 역량을 기를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 교사는 “매시간 가르쳐야 할 지식과 학생이 성취해야 할 내용 등이 규정된 교육과정과 이를 평가하는 시험, 이를 반영하는 입시의 틀 아래서는 한정된 시간 때문에 프로젝트 학습이나 맞춤형 수업 등 다양한 시도가 어렵다”고 말했다. 선진국에서는 정보기술(IT) 등을 활용해 ‘학생 중심 수업’을 실현하는 미래형 학교들이 운영되고 있다. 온라인 무료 강의 서비스로 유명한 미국의 비영리단체 칸아카데미가 설립한 ‘칸랩스쿨’은 5~12세 학생을 대상으로 ‘개인 맞춤형 교육’을 하고 있다. 학년 구분 없이 학생 수준에 맞춰 과제를 부여하고 성취 수준에 따라 평가한다. 네덜란드의 ‘스티브잡스학교’는 4~12세 학생들이 학교가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AI) 앱을 이용해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자신의 수준에 맞춰 공부한다. 부용고 김 교사는 “수업의 변화를 어렵게 하는 틀을 없애 맞춤형 학습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사회 양극화가 만든 ‘뒤처지는 아이들’… 기초학력 저하는 사회문제”

    부모 방임 땐 학교 학습지원도 속수무책 특수교육 인력 부족 등 사회 여건도 문제 교육부는 기초학력 지원방안으로 이른바 ‘일제고사 논란’을 일으킨 전학년(초1~고1) 기초학력 진단 의무화와 기초학력 진단·보정 시스템 활용 확대 등을 내놓았다. 그러나 학교 현장에서는 “진단평가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고 입을 모은다. 사회의 양극화를 고스란히 물려받은 학생 간 격차와 부족한 특수교육 여건 등 사회 구조적인 원인을 해소하지 않는 기초학력 지원방안은 ‘공염불’이라고 교사들은 강조한다. 과도한 선행학습 등 사교육으로 인한 학습능력 격차는 초등학교에서부터 ‘뒤처지는 아이’를 양산하는 배경 중 하나다. 조선형 서울 화곡초등학교 수석교사는 22일 “초등학교에서의 ‘영포자’(영어포기자)는 영어 조기교육을 받은 아이와 초등학교 3학년 때 처음 영어를 배우는 아이 간의 격차가 중요한 원인”이라고 짚었다. 조 교사는 “초등학교 3학년 때 영어를 한마디도 못하는 건 교육 과정상 당연한 일인데도 영어를 처음 배우는 아이들은 잘하는 아이들을 보며 주눅 들고 영어 공부를 놓게 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뒤처지는 학생들에게 필요한 지원을 해주려 해도, 가정의 관심이 없다면 이마저 어렵다. 한희정 서울 정릉초등학교 교사는 “기초 학습은 물론 기본적인 생활까지 가정에서 방치된 학생들에게 교사가 학습 지원을 하려 해도 부모가 거부하면 교사나 학교는 달리 방법이 없다”면서 “이 같은 학생들의 학습 부진은 학교와 교사가 가르쳐서 해결할 수 없는 아동복지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가정의 결손이나 부모의 방임이 학생들의 ‘기초학력 방임’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학습장애 수준의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이 일반교육과 특수교육의 사각지대에 놓이기도 한다. 김중훈 좋은교사운동 배움찬찬이연구회 대표는 “전체 학생 중 특수교육대상자의 비율이 미국 7%, 캐나다 10%, 핀란드 17.1% 등인 것에 비해 우리나라는 1.4%(2018년 기준)에 그친다”고 지적했다. 김시원 충남 서천초등학교 교사는 “교사가 보기에 학습장애가 분명해 보이는 학생을 특수교육을 받게 하고 싶어도 전담 인력 부족 등의 이유로 특수교육대상자로 선정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런 학생들은 학교만의 노력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χ² 나오자 엎드리는 교실… 학교서 자고 학원서 열공

    χ² 나오자 엎드리는 교실… 학교서 자고 학원서 열공

    “χ²=2χ²+χ-6에서 가장 먼저 해야 할 건 뭐죠?” 지난 15일 서울의 한 중학교 3학년 수학시간. 선생님이 칠판에 2차 방정식을 쓰고 풀이 과정을 묻자 교실 안이 쥐죽은 듯 조용해졌다. 학생들은 서로를 쳐다보며 눈만 껌뻑였다. 20명이 조금 넘는 학생 중 3명은 이미 책상에 엎드려 있었고, 나머지도 수업에 집중하지 않았다. 교사가 한 학생을 지목하자 아이는 자신 없는 듯 주저하며 겨우 답을 말했다. 교사는 “그렇지, 맞았어!”라며 자신감을 북돋우려 애썼지만 수업 분위기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았다. 교사가 원리를 설명하자 그제서야 예닐곱 명의 아이가 노트에 풀이를 받아 적었다.같은 날 오후 6시 서울 양천구 목동의 한 종합학원 중학교 2학년 수학 교실.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1바이트(Byte)는 2의 세제곱 비트(bit), 1킬로바이트(KB)는 2의 열제곱 바이트…그럼 20기가바이트(GB)는 몇 비트지?” 강사가 칠판에 판서를 하는 동시에 아이들은 즉시 풀이 과정을 줄줄 읊었다. 학교가 끝나자마자 이곳으로 온 아이들은 이 수업이 시작되기 전에는 1시간 동안 중간고사 대비 문제를 풀었다고 했다. 강사는 “복잡하게 계산할 필요가 없다”며 정답 맞히는 요령을 짚었고, 아이들은 글자 하나라도 놓칠까 풀이 과정을 꼼꼼하게 받아 적었다. 아이들은 밤 10시가 돼서야 집에 돌아갔다. 이날 수업을 들은 아이들이 학교에서 중상위권이라고 귀띔한 학원 관계자는 “이렇게 하지 않으면 다른 아이들한테 밀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교실 속 ‘수포자’(수학 포기자)가 늘고 있지만, 공교육은 속수무책이다. 교육부의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수학에서 목표성취수준의 20% 이상을 달성하지 못한 기초학력미달 중학생은 11.1%로 전년 7.1% 대비 4.0% 포인트 늘었다. 교실 수학을 포기했지만, 대학은 포기할 수 없는 학생들은 학원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한 보습학원 관계자는 “맞벌이 부모가 공부에 관심이 없는 자녀를 어쩔 수 없이 학원에 보내는 경우가 아닌 이상 학원에 오는 아이들은 학교에서 하지 못한 공부를 하기 위해 온다”고 말했다. 학원에 갈 형편이 되지 못하거나 누군가 끌어 주지 않는 학생은 교실 안과 밖에서 완전히 ‘수포자’로 굳어진다. 사교육 의존도가 커질수록 공교육은 설 자리를 잃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학원에서 만난 한 중학생은 “학교에서는 공부가 안 되니 학원에 오고, 학원에 다니지 않으면 대학에 못 들어간다고 하니 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의 최수일 수학사교육포럼 대표는 “국어와 사회는 토론과 협업 등 자기주도 학습 방향으로 가고 있는데 수학은 여전히 공식을 외우고 이를 대입해 답을 맞히는 과거 방식에 머물러 있다”면서 “수능에서 ‘킬러문항’이 계속 나오는 한 학부모는 자녀를 사교육으로 내몰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중위권마저 공부 손 놓는다… “가정환경·특성별 맞춤형 지원을”

    중위권마저 공부 손 놓는다… “가정환경·특성별 맞춤형 지원을”

    자유학기제 시행 후 학습 격차 더 커져 문제풀이 위주 수업·대입, 사교육 부추겨 교육 통한 학습력 향상 기회마저 감소세 일률적 일제고사식 기초학력평가 ‘한계’ 기초학력 기준 정립·체계적 지원책 필요수포자(수학 포기자)와 영포자(영어 포기자)로 대표되는 기초학력미달 학생이 늘고 있지만, 우리 교육 당국은 제대로 된 실태와 원인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교육부가 겨우 내놓은 대책은 초등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일제고사를 치러 줄을 세우는 과거 방식으로의 회귀다. 교육계 전문가와 교육 현장에서는 교육 당국이 학교 수업을 쫓아가기 힘든 기초학력미달 학생의 기준과 정의부터 명확히 세우고 이에 대한 구체적인 실태 파악과 원인 분석을 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지적한다. 기초학력미달 학생 비율이 증가한 현실을 보는 시각도 교육부와 교육현장 사이에선 온도 차가 크다. 교육부는 지난달 28일 2018년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발표하면서 기초학력미달자 비율이 늘어난 것에 대해 “전수조사에서 표집조사로 조사 방식을 바꾼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체 학교를 대상으로 하는 전수조사 때는 모든 학교가 성취도 평가를 미리 준비했지만 임의로 선정한 학교만 실시하는 표집조사에서는 학교의 준비가 안 됐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학교 현장에서 느끼는 위기감은 다르다. 이른바 ‘공부를 못하는’ 기초학력미달 학생은 과거에도 있었지만 최근 들어 양상이 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 중심에는 교육과정의 변화와 사교육 확산이 자리잡고 있다. 한 중학교 교사는 “자유학기(학년)제 시행 이후 중1 기간에 시험을 보지 않게 되면서 수업을 쫓아오는 데 버거워하는 아이들이 많아진 것은 사실”이라면서 “이 기간에 학원에서 선행학습을 한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의 차이가 더 벌어져 수업 분위기를 잡기가 더 힘들어졌다”고 토로했다. 지금의 교육 방식으로는 사교육만 부추긴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최수일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수학사교육포럼 대표는 “학교 수학 시간에는 과거 수학 교과서로 주입식 문제풀이만 한다”면서 “수학적 사고력과 자기주도적 문제해결력을 위한 소통과 협력을 가르쳐야 하며, 대입제도가 이런 역량을 평가할 수 있도록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성적이 중위권인 학생들이 점차 수포자와 영포자로 돌아서는 것도 위험하다. 3년마다 한 번씩 실시되는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의 2015년 결과를 보면 한국 학생의 PISA 수학 소양은 6단계 중 가장 낮은 1 이하 비율이 15.4%로, 2012년 9.1%에서 6.3% 포인트 늘었다. 같은 기간 최상위 구간인 5, 6단계 비율은 비슷했지만 중간 등급인 3, 4단계 비율이 61.8%에서 54.4%로 7.4% 포인트 준 게 큰 원인이었다. 교육계는 올해 12월에 발표될 예정인 2018년 조사에서는 이 같은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중위권 학생은 교사와 학교의 지원에 따라 성적 향상 가능성이 높다. 교육을 통해 학생들의 학습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기회가 그만큼 줄어들고 있다는 뜻이다. 한국교육학회장을 맡고 있는 김성열 경남대 교수는 “기초학력미달 문제는 앞으로 더 심각해질 것”이라면서 “가정환경과 개인별 학습능력 등 기초학력 미달학생의 특성을 체계적으로 연구해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지난달 학업성취도평가 결과와 함께 ‘기초학력 지원 내실화 방안’을 함께 내놨다. 여기에는 초1~고1 모든 학생들의 기초학력을 진단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교육부 관계자는 “기초학력진단은 반드시 실시하되 진단 도구나 방법은 학교의 자율적 선택에 맡길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올해 안에 이 같은 내용의 ‘기초학력보장법’을 제정해 내년부터는 기초학력미달 학생들에 대한 맞춤형 지원을 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과거 일률적 일제고사 방식을 부활하는 것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비판이 많다. 정성식 실천교육교사모임 회장은 “우리 단체가 1074명을 대상으로 교육부의 방안에 대해 물은 결과 응답자의 87.6%가 적절하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면서 “모든 학교가 기초학력진단을 하고 이를 교육부에 보고하면 결국 일제고사 방식으로 회귀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태은 한국교육과정평가원 교수학습연구실장은 “기초학력미달 여부를 가장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는 사람은 학생을 가장 가까운 곳에서 지켜보는 담당교사”라면서 “아이의 기초학력 증진을 도와줄 수 있도록 각 담당교사를 제도적으로 지원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초학력미달 기준을 정부가 명확히 정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김태은 실장은 “기초학력은 학습하기 위해 읽고 쓰고 셈하는 기본적 능력을 뜻한다”면서 “기초학력미달자 확산이 마치 우리나라 학생 전체의 학력미달인 것처럼 논란이 번지면 사회적 혼란만 가중된다”고 말했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수는 “교육부에서 기초학력미달 기준으로 정한 목표성취수준의 20% 이하는 너무 낮다”면서 “싱가포르의 경우 최저학력 기준이 50%다. 교육부가 정한 보통학력(50% 이상)에 도달하지 못하는 학생으로 기준을 정하고 체계적 지원책을 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시시콜콜] ‘수포자’ 포기 교육

     1970년대 초등학교에 다닐 때다. 수업이 끝나면 선생님 지시로 항상 몇몇 친구들은 교실에 남아 산수 공부를 했다. 선생님은 그날 배운 범위에 대해 시험을 쳤고, 50점을 넘지 못한 아이는 그 점수를 넘길 때까지 공부를 해야 했다. 계속 테스트에 낙방해 어두워져서야 집에 가는 친구도 간혹 있었다. 선생님 또한 질문을 받거나 아이가 통과할 때까지 테스트를 하느라 끝까지 남아야 했다. 당시 우린 이를 ‘나머지 공부’라고 했는데, 여기 속하는 게 창피해 어떻게든 산수시험을 잘 보려고 노력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이제 생각하니 당시의 ‘나머지 공부’는 수학 기초학력 부진 학생에 대한 보충교육이었다. 선생님이 직접 문제를 내고 미달자를 가려내 과외공부를 시킨 셈이다. 돌이켜보면 그 효과가 쏠쏠했던 것 같다. 그땐 집에 못가게 하는 선생님이 못마땅했지만, 제자들이 기초학력 미달자(그땐 ‘학습 지진아’라고 했다)로 커가는 걸 방치하지 않은 선생님이 새삼 감사하다는 마음이 든다.  엊그제 교육부가 중·고등학생들의 수학과 영어 기초학력이 크게 떨어졌다는 2018년 학업성취도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중3과 고2 학생의 3%를 대상으로 한 표집평가를 한 결과 중3은 기초학력 미달 학생이 2017년 2.6%에서 4.4%로, 영어는 3.2%에서 5.3%로 늘었다. 고2는 수학이 9.9%에서 10.4%로, 영어는 4.1%에서 6.2%로 증가했다.  하지만 기초학력 부진을 예방하기 위해선 중·고등학교가 아닌 초등학교 저학년 지도에 중점을 둬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지난 해 기초학력 지도교원 32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8%는 가장 적합한 시기로 초등학교 1~2학년을 꼽았고, 중점적으로 지도할 영역이 ‘읽기·쓰기·셈하기’라고 답했다. 또한 절반 이상의 응답자가 보충지도는 ‘방과후’에, 지도 담당은 담임교사가 해야 한다고 답했다. 그러고 보니 내 초등학교 시절의 ‘나머지 공부’와 흡사하다.  요즘은 아이가 엄마 뱃속에 있을 때부터 선행학습을 받는 시대다. 한글이나 셈을 제대로 익히지 않고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바로 기초학력 미달자가 된다. 학교에선 학업능력 향상 보다는 전인교육을 강조하고, 수업도 그에 맞춰 진행된다. 한번 학업에 뒤처진 아이들은 이를 따라잡을 기회를 못잡고 늘 뒷전에 밀리기 쉽다. 결국 ‘수포(수학포기)자’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수포자 포기교육의 희생자인 셈이다.  이런 점에서 기초학력 관리를 초등학교 저학년때 중점적으로 해야 한다는 교사들의 목소리는 경청할 만하다. 40년 전 한 시골 학교에서 시행했던 ‘나머지 공부’를 요즘 선생님들이 기초학력관리 해법으로 제시한다는 게 참 놀랍다.  임창용 논설위원 sdragon@seoul.co.kr
  • 중고생 ‘수포자’ 느는데… 학업평가 방식에 책임 돌린 교육부

    중고생 ‘수포자’ 느는데… 학업평가 방식에 책임 돌린 교육부

    “교육과정 차원서 대안 검토” 답변만 예산 부족에 시도교육청 대책도 부진중고생들의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늘어났지만 교육당국에서는 학업성취도 평가 방식과 최근 달라진 교육 방식의 차이에서 나온 것이라고 해명하고 나섰다. 특히 ‘수포자’(수학 포기 학생) 비율이 10년 내 최대치를 기록했는데도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내놓기 보다 원인을 평가 방식으로 돌려 책임 회피라는 비판도 나온다. 28일 교육부는 ‘2018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및 ‘기초학력 지원 내실화 방안’을 발표했다. 학업성취도 평가는 지난해 6월 19일 전체 중3, 고2 학생 중 3%(2만 6000여명)를 표집해 과목별로 실시했다. 과목별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중고에서 국어를 제외하고 수학과 영어 모두 전년보다 높아졌다. 특히 수학은 중 11.1%, 고 10.4%로 각각 2008년, 2006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박백범 교육부 차관은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높아진 이유에 대해 “기초학력의 개념이 인지적·사회적 역량으로 범위가 확대되고 있음에도 진단 방법이 과거 읽기·쓰기·셈하기 등 단순 지식을 묻는 과거에 머물러 있는 점이 있다”면서 “지금 중3 아이들이 자유학기제를 처음 경험해 시험 경험이 부족했다는 점도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이날 ‘기초학력 지원 내실화 방안’을 통해 기초학력 부진에 대한 대응책도 함께 발표했다. 지도 선도·시범 학교를 올해 61개교에서 내년 80개교로 확대하고 보충학습 지도를 위한 학교별 보조인력 배치를 확대하기로 했다. ‘평등한 출발선 보장’을 위한 초등학교 저학년에 대한 지원 강화 방안도 내놨다. 초등 1학년 때 관행적으로 하던 받아쓰기를 하지 않도록 개선하고 수학에서는 놀이·실생활 중심의 수학교육을 강화할 계획이다. 그럼에도 당장 중고생들의 기초학력 저하에 대한 대응방안에 대해서는 구체적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과목별로 기초학력이 부족한 중고생들에 대한 대안은 교육과정 차원에서 별도로 검토 중”이라고만 답했다. 시도교육청에서는 기초학력 부족 학생들을 위한 개별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인력 및 예산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교육부에서 매년 시도교육청으로 내려가는 기초학력 관련 특별교부금 예산은 2014년 241억원이었지만 2019년에는 228억원으로 줄었다. 박 차관은 “각 시도교육청에서 특별교부금 외 개별 사업도 다양하게 진행하고 있다”면서 “꾸준히 지원을 확대하고 있는 저소득층이나 다문화 지원 사업 등도 기초학력 증진의 일환”이라고 해명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톡] ‘수포자’ ‘과알못’ 벗어나는 방법, 알고보면...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톡] ‘수포자’ ‘과알못’ 벗어나는 방법, 알고보면...

    “상상력은 지식보다 더 중요하다. 지식은 한계가 있지만 상상력은 세상의 모든 것을 끌어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상대성 이론’을 만들어 내 20세기 최고의 과학자라는 평가를 받는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 한 말입니다. 양자역학과 함께 현대 물리학을 떠받치는 두 기둥 중 하나인 상대성이론도 사실 상식을 뛰어넘는 놀라운 상상력에서 시작됐습니다. 과학사를 자세히 살펴보면 과학 발전의 중요한 터닝포인트를 만들어 낸 원동력은 다름 아닌 ‘상상력’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과학적 상상력’을 이야기할 때 흔히 언급되는 것이 SF입니다. 한국에서 SF라고 하면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공상과학’이라는 이름으로 부르며 청소년이나 일부 마니아들이 즐기는 허황된 내용의 하류 문화 정도로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외국에서는 연령대를 막론하고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장르입니다. SF에 대한 또 하나의 대중적 오해는 미래에 나타날 과학적 이슈들만을 다룬다는 것입니다. 미래에 대한 이야기들뿐만 아니라 과학기술로 인해 현재 인류에게 나타나고 있는 문제와 사건들을 다루는 것도 SF의 범주에 포함됩니다. 상상력으로만 구성된 판타지와는 달리 SF는 당대의 과학기술을 주요 소재나 배경 지식으로 삼기 때문에 과학자들도 SF에 관심이 많습니다. 지난 1월 24일~2월 3일 미국 유타주 파크시티에서 열린 ‘제35회 선댄스영화제’에서도 다양한 SF 영화가 대중에게 공개됐습니다. 선댄스영화제는 미국 영화배우 로버트 레드퍼드가 할리우드의 상업화에 반대해 1985년 ‘미국영화제’를 흡수해 시작한 세계 최대 독립영화 축제입니다. 미국 마운트시나이 아이칸의대, 유타대 생명과학부와 인간유전학과, 캘리포니아 샌타크루즈대(UC샌타크루즈) 지구행성과학과, 미주리대 생명과학부 과학자들이 올해 선댄스영화제 출품작 중에서 과학계가 주목할 만한 영화 10편을 골라 세계적인 과학저널 ‘사이언스’ 최신호(3월 22일)에 리뷰를 실었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아폴로 11호’라는 영화입니다. 달착륙 50주년을 맞는 올해 여전히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은 미국의 조작’이라는 음모론을 믿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 영화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 아카이브에 있는 300개 이상의 대형 필름과 1만 1000시간에 달하는 음성녹음을 스캔하고 처리해 만든 일종의 다큐멘터리 형식의 SF입니다. 미국 플로리다 케이프 커내버럴 우주센터에서 발사되는 순간부터 달에 착륙하고 다시 지구로 복귀하기까지 과정을 생생하게 보여 주는 이번 영화에는 지금까지는 공개되지 않았던 영상들도 다수 포함돼 있다고 합니다. 이를 통해 우주 탐사의 어려움과 함께 우주 탐험의 흥분을 날것 그대로 느낄 수 있다고 하네요. 한편 아프리카 말라위의 10대 소년이 공학기술을 활용해 자신의 마을을 구한 내용을 다룬 ‘바람을 모은 소년’이라는 영화, 인간 배아를 키우는 인공지능 로봇을 통해 기계가 인류의 운명을 좌우한다는 내용의 ‘아이 엠 머더’라는 영화 등이 주목할 만하다고 합니다. ‘수포자’(수학을 포기한 자), ‘과알못’(과학을 알지 못하는)이라는 말이 익숙해진 요즘입니다. 과알못, 수포자는 과학이나 수학 이론을 재미없게 억지로 배웠기 때문에 나타나는 부작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과학을 좀더 재미있게 접할 수 있는 방법, SF에서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요. edmondy@seoul.co.kr
  • “창의·융합형 미래교육 기반 구축… 학교자치 확대 힘쓸 것”

    “창의·융합형 미래교육 기반 구축… 학교자치 확대 힘쓸 것”

    “미래교육 기반 구축과 학교자치 확대에 힘쓰겠습니다.” 김석준 부산시교육감의 올해 화두는 4차산업 혁명에 걸맞은 미래교육이다. 그가 이처럼 미래교육에 적극 나서는 것은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사회에서는 지식을 단순 암기하는 능력보다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역량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부산시교육청의 새 비전도 이에 따라 ‘미래를 함께 여는 부산교육’으로 정했다. 그는 23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자라나는 아이들을 창의·융합형 인재로 양성하고자 학교 안팎에 미래교육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또 김 교육감은 “인구 절벽시대를 맞아 아이 키우기 좋은 부산, 교육하기 좋은 부산을 만들기 위해 교육복지를 대폭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지난해 재선에 무난하게 성공한 그의 말에는 부산교육에 대한 열정과 자신감이 묻어나왔다. 김 교육감은 “새해에는 지난해 성과와 경험을 토대로 미래교육의 인프라를 차근차근 구축해나갈 계획”이라며 “미래교육을 통해 아이들의 미래와 부산교육의 미래를 활짝 열어가겠다”고 거듭 다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미래교육 기반 구축을 위해 역량을 집중한다는데. -상상이 현실이 되는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아 세상이 바뀌는 만큼 교육도 달라져야 한다. 이에 따라 2022년까지 모든 초중고에 ‘무한상상실’ 등 다양한 메이커 스페이스를 구축해 학생들이 상상한 것을 만들어 볼 수 있는 메이커 교육을 추진한다. 소프트웨어 교육 활성화를 위해 ‘클라우드 기반 차세대 컴퓨터실’도 구축한다. 우선 올해 컴퓨터를 교체해야 하는 166개교가 대상이며, 2024년까지 모든 학교로 확대한다. 특히 학교에서 마련하기 어려운 첨단장비를 갖춘 미래교육시설은 폐교를 활용하겠다. 오는 2월 이전하는 연포초교와 내년에 폐교되는 반송중학교 등 2곳에 230억원을 들여 가상현실, 로봇, 코딩, 드론 등과 관련한 첨단장비를 갖춘 ‘미래교육센터’를 설립한다. 2021년 첫 미래교육센터가 문을 여는 것을 시작으로 점차 늘려나가겠다. 옛 회동초교에 ‘창의공작소’를 구축해 3월 개관하고 디지털과 아날로그 기능을 결합한 ‘디지로그 공방’과 3D 프린터, 레이저 커팅기를 갖춘 ‘하이테크 공방’을 만들어 아이들의 창의적 사고력을 키우도록 하겠다.→‘부산수학문학관’ 설립을 추진하는데. -4차 산업혁명의 밑바탕이 되는 수학적·논리적 사고력을 기르기 위한 부산수학문화관을 2022년 3월 개관을 목표로 추진한다. 수학의 가치와 필요성을 인식하고 즐길 수 있는 수학 놀이문화 공간이다. 수학놀이관, 역사지혜관, 수학 체험관, 미래수학관 등 전시체험 공간을 조성해 유치원생부터 고교생까지 단계별 다양한 체험 콘텐츠 및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연구개발 및 교육지원과 수학나눔 축제 운영 등을 통해 수학 문화 확산에 주도적인 역할을 맡게 된다. 수학문화관이 조성되면 미래사회에 필요한 창의·융합형 인재양성과 체험탐구 중심 맞춤형 프로그램 운영으로 수포자(수학포기학생) 해소 및 수학 문화 대중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부산진구 부전동 옛 개성중학교 자리에 용지구입비 포함해 443억원을 들여 짓는다. →교육혁신 방안에 대해 말해달라. -교육혁신 핵심은 수업혁신과 평가혁신이라고 본다. 지금처럼 주입식·암기식 수업과 정답 고르기 평가가 지속하는 한 미래사회에 필요한 인재를 키울 수 없다. 따라서 부산교육연구정보원에 오는 7월 ‘수업·평가지원센터’를 만들어 교사들의 수업 나눔 문화를 확산하고 평가역량을 신장하도록 하겠다. 센터는 맞춤형 컨설팅을 하고 다양한 수업자료와 평가자료를 개발, 보급하게 된다. 지난 4년간 추진해왔던 여러 교육정책도 더욱 활성화하고 내실 있게 운영하겠다. 2014년 교육감으로 취임한 이후 교육혁신 방안의 하나로 꾸준하게 추진해 온 ‘독서·토론교육’을 더욱 활성화하겠다. 그동안 양성한 토의·토론지원단 교사 970명이 이 수업을 이끈다. →학교자치 실현도 중요하다. -학교자치를 실현하려면 학교의 행정업무 부담을 대폭 덜어주는 대신 학교운영의 자율권을 확대해줘야 한다. 이를 위해 올해 학교운영비를 16.6% 증액했고, 학교 자율로 운영비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학교의 자율, 책임경영을 강화한 것으로서 올해 교육청 예산편성에서 가장 큰 변화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학교 업무부담의 주요 원인으로 꼽혀온 교육정책 사업도 40% 이상 대폭 줄였다. 자료제출 부담을 주는 각종 평가지표도 모두 폐지했다. 앞으로도 불요불급한 교육정책 사업을 정비하는 등 학교 행정업무 경감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 올해부터 시교육청과 5개 교육지원청에 학교업무를 지원할 전담부서를 신설하는 등 행정조직도 학교 현장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개편하는 등 학교 자치실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더불어 학생회 활동을 더욱 활성화하고 학생들의 의견을 학교운영에 적극 반영하도록 할 방침이다. →최근 이슈가 된 사립 유치원 문제 해결 방안은. -유치원 신·증설 및 공공성을 강화해 사립 유치원 문제를 해결하도록 할 방침이다. 우선 올해 학부모들이 선호하는 공립 유치원 10개(29학급)를 신설하고, 20개(22학급)를 증설하는 등 모두 51학급을 신·증설한다. 2022년까지 신설 35개( 203학급), 증설 9개(22학급) 등 총 225학급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교육 수요가 늘어나는 명지, 정관 지역에 체험교육장을 갖춘 ‘공립 허브유치원’을 2022년 설립할 계획이다. 3월부터 유치원생 200명 이상인 사립 유치원에 대해서는 ‘에듀파인 회계시스템’을 의무 도입하도록 하고 내년부터 전 사립 유치원으로 확대 시행해 회계운영을 투명하게 할 방침이다. 유치원 비리를 뿌리 뽑고자 유치원 감사 전담팀을 구성하고 시교육청에 ‘특정감사팀’을 신설한다. →고교 무상급식 등 교육복지가 대폭 확충된다. -아이들의 교육이 가정환경에 좌우돼서는 안 된다. 인구절벽 시대를 맞아 학부모 부담을 덜어 드리고 ‘아이 키우기 좋은 부산’을 만들기 위해서는 교육복지 확대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올해부터 생애 처음 교복을 입게 될 모든 중학교 입학생에게 교복을 무상으로 제공한다. 또 고교 2년생에게 수학여행비 지원을 시작으로 2020년에는 중학교 2학년, 2021년에는 초교 6학년으로 확대해 모든 아이들이 학창시절의 소중한 추억을 만들 수 있도록 하겠다. 단계적으로 ‘고교 무상급식’도 시행된다. 올해는 고교 1학년, 내년에는 1·2학년, 2021년에는 고교 전 학년으로 무상급식을 제공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중등과정 이상 특수학교 13개교에 다목적 직업훈련실을 구축하는 등 특수교육대상 학생과 다문화 가정 학생들을 위한 교육복지도 점차 늘려나갈 방침이다. →학교 부적응 학생을 위한 첫 공립 대안학교가 문을 연다. -돌봄이 필요한 학교 부적응 및 학업중단 위기학생 등을 위한 공립 대안학교인 송정중학교를 3월 개교한다. 진로 체험 중심의 대안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기숙형 공립학교로 학비는 물론 기숙사비까지 무료이며 정규 졸업장 취득이 가능하다. 강서구 송정동 전 송정초교에 105억원을 들여 설립하며 60명 모집한다. 인성교육, 진로체험 중심의 대안교육과정 운영을 통한 학교폭력 및 학생 비행 예방에 도움이 될 것이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토즈 스터디센터, SBS ‘좋은 아침’ 통해 자기주도 수학 공부 방법 공개

    토즈 스터디센터, SBS ‘좋은 아침’ 통해 자기주도 수학 공부 방법 공개

    토즈 스터디센터의 ‘2018 올겨울은 진짜 공부 캠페인’이 SBS 좋은 아침 방송을 통해 소개되면서, 자기주도 수학 공부법이 화제다. 금일 오전 방영된 SBS 좋은 아침에는 경기과학고 및 카이스트 출신 스타강사 하석훈 선생이 스튜디오에 직접 출연해 반복된 문제풀이와 선행학습의 문제점에 대해 지적했다.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이 기계적으로 문제를 많이 푸는 것이 수학 공부의 기본이라고 생각하지만, 이는 단순히 숙련된 스킬로 문제를 풀어냄으로써 본인이 수학을 잘 하는 것처럼 착각하는 것 뿐이다. 다시 말해, 비슷한 유형의 문제를 백 개 이상 풀어내는 것보다 단 한개의 문제라도 스스로 끝까지 풀어내는 것이 진짜 공부라는 것이다. 더구나 최근 수능수학에서 스스로 수학적 개념을 끌어내 그 개념들을 조합해야만 풀어낼 수 있는 킬러 문제들이 더욱 어렵게 출제되면서, 수학적 사고력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러한 지적과 함께, 수학전문학원 케이튜터(K-tutor)와 토즈 스터디센터와의 컨텐츠 제휴가 최근 수능 수학 경향에 맞는 공부 방법으로 조명되고 있다. 이 ‘토즈 X 케이튜터 10주 수학완성 프로그램’은 토즈 스터디센터를 3개월 이상 등록한 예비 고1-고3 회원이 케이튜터에서 제공하는 수준별 수학문제, 오답관리, 질의응답, 해설강의 등의 수학 프로그램을 토즈에서 10주간 경험할 수 있게 해준다. 토즈 스터디센터 마케팅 본부 김서현 본부장은 “스타강사의 강의를 듣는 것도 좋겠지만, 본인이 직접 문제에 부딪혀 다양한 사고와 시도를 해보는 경험이 학생들에게 진짜 공부가 된다”고 설명하며 “특히 최근의 수능 수학 출제 경향에 맞춰 우리 고객들이 올 겨울 방학 기간부터 미리 수학 내공을 쌓고 수포자를 탈피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앱 활용해 생활 속 수학원리 배우기…흥미·집중도 높여 ‘수포자’ 막아요

    앱 활용해 생활 속 수학원리 배우기…흥미·집중도 높여 ‘수포자’ 막아요

    “우리 아이들은 부피 구하기를 할 때 연필 대신 스마트폰을 꺼내요.”울산의 천상중학교는 ‘수포자(수학포기자)를 막는 재밌는 수학 수업’을 하기로 교육계에 소문났다. 이 학교에서 1학년 수학 수업을 맡은 김승철(38) 교사는 21일 비결을 묻자 스마트폰을 꺼내 보였다. 학생들이 간단히 내려받을 수 있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해 흥미를 유발시키면 수업 집중도가 눈에 띄게 높아진다는 설명이다. 김 교사는 “‘겉넓이와 부피’ 단원을 배울 땐 교과서에 인쇄된 직육면체의 부피를 구하게 하는 대신 아이들이 생활하는 학교 건물의 부피를 직접 구해 보도록 한다”고 말했다. 수업에서는 스마트폰으로 건물 외관을 촬영하면 높이를 계산해 주는 ‘스마트 메저’(smart measure) 앱과 건물의 가로·세로 길이를 확인할 수 있는 ‘카카오맵’을 활용한다. 같은 학교의 조상현(39) 교사도 “아이들이 자신이 사는 아파트 부피를 계산해 보는 등 시키지 않아도 수학 원리를 실생활에 적용하며 복습하더라”고 말했다. 천상중은 자유학기 때 ‘DCBA 수업’(Digital Contents Based on Application·앱 기반의 디지털 콘텐츠 수업)을 적용하고 있다. 자유학기 때는 지필고사를 보지 않는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학력 수준이 떨어져 수포자를 양산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있지만, 이 학교는 교사 등의 노력으로 기우임을 증명하고 있다. 천상중은 지난달 교육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선정한 제3회 자유학기제 실천사례연구대회에서 1등급상을 수상했다.수학 시간에 활용하는 앱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스피드 퀴즈를 출제할 수 있는 앱을 활용해 학생끼리 계수 등 생소한 수학 용어를 서로 물어보며 외우기도 하고, ‘매스 얼라이’라는 앱을 활용해 함수의 그래픽을 스마트폰으로 그려 보기도 한다. 또 1차 방정식을 배울 때는 학생들이 산길을 이동해 보며 거리와 속력을 구하는 원리를 직접 체득해 보는데, 이 과정은 ‘비바 비디오’ 등 동영상 촬영 앱으로 기록해 다른 학생들과 공유한다. 앱 활용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이 있을 때는 능숙한 학생들이 보조교사를 자처해 교사 대신 활용법을 설명해 주기도 한다. 이 학교 수학 수업의 또 다른 특징은 ‘거꾸로 수업’이다. 학교 수업 때 원리를 배운 뒤 집에서 복습하던 기존 방식과 반대로 집에서 동영상 강의로 이론을 이해한 뒤 학교 수업 때는 이를 적용해 보는 과제를 한다. 예컨대 ‘통계’ 단원을 나갈 때는 EBS 강의를 미리 듣고, 수업 시간 때는 학생들이 실생활과 관련 있는 주제로 통계뉴스를 직접 써 보고 발표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학생 가운데 수학 과목에 대해 “들어 봐야 이해 못할 내용”이라며 포기했던 이들도 스마트 수업 방식에 흥미를 느끼기 시작했다. 김 교사는 “처음 교사가 됐을 땐 ‘학생들이 왜 이렇게 수학을 싫어할까’ 하는 고민 때문에 좌절도 많이 했다”면서 “결국 아이들은 생활과 연계한 쉬운 강의로 흥미만 느끼게 해 주면 알아서 공부를 하더라. 이게 수포자를 막는 힌트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금요일의 서재]수학의 세계에 빠져~봅시다!

    [금요일의 서재]수학의 세계에 빠져~봅시다!

    수학을 포기한 이들을 가리켜 ‘수포자’라 한다. 우리나라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 수학 기초학력 미달자 비율은 2012년 9.1%에서 2015년 15.4%로 늘었다. 수학 수업을 따라가지 못하는 학생이 15%에 이른다는 뜻이다. 그러나 고교 교사들은 “절반 가까이 수학 수업 시간에 책상에 엎드린 채 잠을 잔다”면서 “수포자 문제는 알려진 것보다 더 심각하다”고 한숨을 내쉰다. 수포자 비율이 얼마나 되느냐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수학이 어렵고 재미없는 학문이 돼버린 것만은 분명하다. 최근 서점가로 나온 눈에 띄는 수학 신간들이 반가운 이유가 여기에 있다. 수학에 관한 생각의 폭을 넓혀주고, 수학에 흥미를 돋궈줄 수 있겠다. 폭염이 막바지 기승을 부리는 지금, ‘수학이 필요한 순간’(인플루엔셜), ‘최강의 수학 공부법’(메이트북스), ‘배우고 생각하고 연결하고’(해나무)를 읽으며 수학의 세계에 빠져보는 것은 어떨까. ◆수학적 사고는 언제 필요할까=신간 ‘수학이 필요한 순간’은 김민형 옥스퍼드대 수학과 교수의 강의를 묶은 책이다. 김 교수는 세기의 난제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를 풀 수 있는 이론을 제시해 한국인 최초로 옥스퍼드 대학교 수학과 정교수로 임명된 이로 유명하다. 김 교수는 7번의 강의를 통해 논리를 바탕으로 하는 수학의 기본적인 원리부터 정보와 우주에 대한 이해, 윤리적인 판단이나 이성과의 만남 같은 사회·문화적인 주제에 이르기까지 세상 모든 순간을 이해하는 데에 바탕이 되는 ‘수학적 사고’를 설명한다. 저자는 수학에 관해 ‘우리가 모르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질문 던지고, 그에 필요한 개념적 도구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라 정의한다. 이 과정은 수 세기를 이어가기도 한다. 예컨대 “빛은 어떻게 이동하는가?”라는 17세기의 과학자 페르마의 질문은 몇백 년에 걸쳐 뉴턴의 운동법칙,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으로 발전했다. 이밖에 철학과 과학, 시공간과 우주에 관한 연구에 이르기까지 수학적 사고가 어떻게 활용되는지 알려준다. 저자의 말을 차근차근 따라가다 보면, 수학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된다. 책 띄지에 적힌 ‘문과생들도 끝까지 읽을 수 있는 수학책’이라는 자기부정적인 문구가 거슬리긴 하지만, 어려운 이야기를 강의 듣듯 술술 읽으며 넘어가는 재미가 있다. ◆수학 공부는 어떻게 해야 하나=20년 넘게 서울 휘문중에서 수학을 가르치는 조규범 교사가 쓴 ‘최강의 수학 공부법’은 제목 그대로 효과적인 수학 공부법을 다룬다. 수학에 공포감을 느낄 중학생을 대상으로 한 책이지만, 수학의 전반적인 개념을 익히거나 과거 수포자였던 자신을 구제해보려는 성인에게도 유용하다. 저자는 수포자가 생기는 이유에 관해 입시제도, 과도한 사교육, 재미없는 수업을 들면서도 “가장 큰 문제는 자신이 수포자라고 선포해버리는 것”이라 지적한다. 그러면서 “수포자도 얼마든지 다시 시작할 수 있다”고 손을 내민다. 저자는 수학을 배우는 동기부터 우선 제대로 세우고, 효율적인 방법을 익혀 공부하라 조언한다. 수학 용어의 정확한 이해, 독해법 익히기, 자신의 수준을 이해하고 장단점을 파악하기 등이 우선해야 한다. 수학 개념의 연결고리를 이해하는 일은 특히 중요하다. 수학 개념은 한 계단 한 계단 올라가듯 이전 단계와 현재 단계가 관련성이 있고, 다음 단계로 이어진다. ‘수의 개념’과 연‘산방법’이 나무의 뿌리와 같은 것이고, 이어지는 ‘방정식’, ‘함수’, ‘도형’과 같은 분야는 나무의 가지에 해당한다. 수의 개념과 연산을 바탕으로 각각의 단원 안에서 현재 학년의 개념들을 먼저 공부하고 이전 학년이나 이후 학년의 개념도 관련성이 있으므로 함께 공부할 때 최대 효과를 낸다. 예컨대 방정식이라는 가지에는 일차방정식, 연립방정식, 이차방정식 등의 나뭇잎이 있다. 중학교 1학년부터 3학년까지 배우는 개념을 하나의 통으로 만들어 현재 학년을 중심으로 공부하면, 이전 학년의 복습과 앞으로 배울 선행학습도 수월해진다. 이밖에 정답보다 풀이과정을 더 중시하고, 문제풀이를 한 눈에 보이게 정리할 것, 노트를 자신만의 방법으로 정리하고, 날마다 문제를 풀 것 등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조언이 가득하다. ◆수학은 사는 데에 도움이 될까=‘배우고 생각하고 연결하고’는 ‘파마머리 수학자’로 유명한 박형주 아주대 총장이 쓴 인생 에세이집이다. 저자가 겪어온 일들을 돌아보며 미래를 고민하는 에세이가 담겼다. 저자는 고교 시절 아인슈타인에 반해 물리학을 전공했지만, 우연히 알게 된 프랑스 수학자 에바리스트 갈루아에 매료돼 수학 대학원으로 진학한다. 20세에 요절한 갈루아는 새로운 사고의 틀을 도입해 2000년 동안 이어지던 ‘5차 방정식에 근의 공식이 있는가’에 종지부를 찍은 수학 천재다. 저자는 자신의 유학 생활, 그리고 EBS 수학 다큐멘터리 ‘생명의 디자인’에 얽힌 이야기 등 수학자로서 인생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그리고 중간 중간 ‘수학 포커스’로 수학 이야기를 곁들인다. 예컨대 생명의 디자인 촬영과 관련 동물의 무늬를 설명하는 부분에서 영국 수학자 앨런 튜링이 등장한다. 그는 제2차 세계대전 중 독일군의 유보트 암호를 수학으로 풀어내 연합군의 승리를 견인했다. 튜링은 청년기에는 이론 컴퓨터 개념을 만드는 데에 몰두했지만, 말년에는 생명 현상을 수학적으로 설명하고자 노력했다. 튜링은 털 색깔을 만드는 화학물질(멜라닌)이 있다면 이를 확산하는 물질과 억제하는 물질이 있을 거라 예상하고, 반응-확산 방정식을 만들기도 했다. 저자는 자신의 경험에 비춰볼 때, 직업이 사라지면 무기력한 이가 돼버리도록 하는 지금의 교육보다, 필요한 지식을 그때그때 학습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하는 교육이 절실하다고 강조한다. 방대한 데이터에서 숨겨진 의미를 읽어내고 다른 사람과 소통할 수 있는 능력, 새로운 기술이 아니라 기존의 기술들을 연결하는 능력, 그리고 새로운 내용을 배울 때 고통이 아니라 즐거움을 느끼며 학습할 수 있는 능력을 재차 강조한다. 그는 이런 인물로 영화 ‘마션’ 주인공 마크 와트니(맷 데이먼 분)을 든다. 와트니는 화성에 홀로 남겨졌는데, 그를 살아남게 한 것은 지식의 양이 아니라 주어진 조건에 대한 정확한 판단, 종합적인 사고력, 논리적인 대응이었다. 배우고, 생각하고, 연결하려면 수학적 사고는 필수임에 틀림이 없어 보인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