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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rive & Shopping] 국도 46호선(2)남양주 애견센터촌

    “온갖 종류의 애견 구경오세요” 강아지를 키우고 싶은사람은 나들이길에 경기도 남양주시 일패동 경춘국도변 애견센터촌에 들러볼 만하다.이곳은 300∼400여평의 번식장에 보유한 70∼150여 마리의 종견으로 직접 번식시킨 강아지들을 다양하게 보유,대도시지역 애견센터에 비해 10만∼15만원 싸게 판다. 소형견인 요크셔테리어와 마르치스·시추 등은 생후 45일기준으로 암컷 25만∼35만원,수컷 15만∼25만원선, 푸들·퍼그·코코스파니엘은 암컷 20만∼25만원 수컷 12만∼15만원선이다. 또 진돗개는 25만∼35만원선.대형견인 도사견은 30만∼50만원,마라무트·시베리안허스키는 40만원,도벨만은 25만∼30만원선이다. 발정기 암컷을 데려와 수정하는 데는 종류별로 5만∼10만원을 받는다.수정한 개가 새끼를 낳을 경우 5만원에 수정한 경우 강아지 1마리에 4만원,10만원에 수정한 경우 7∼8만원선에서 사준다. 이곳 애견센터들은 강아지를 팔기 전에 장염 등 예방 혼합백신을 1차례 접종하고 구충제도 2번 먹여 질병에 대한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그래도 죽거나 탈이나 되돌아오는 경우도 가끔있다.이 경우 3일 이내에 가져오면 새 강아지로 바꿔주고 1주일 이내에 가져오면 반값에 새 강아지로교환해준다. 수진애견센터 주인 정연성씨(50)는 “직접 강아지를 번식시키는 데다 판매원의 인건비나 비싼 가게세 부담이 적어도심의 애견상보다 싸다”고 말했다. 정씨는 또 “이곳 가게들은 진도견협회나 애완견협회에가입돼 있어 고객이 원할 경우 협회에 의뢰,혈통증서도 발급해 준다”고 말했다. 일패동 애견센터촌은 80년에 형성됐다.그동안 경기부침에따라 매년 고객의 수도 편차가 심했지만 가격 경쟁력에서앞서기 때문에 주인이 바뀐 적은 있어도 문을 닫은 가게는없다. 가게마다 오랜 단골을 확보하고 있고 일부 주부고객은 강아지를 사간 후 교배시켜 파는 일을 부업으로 삼아 짭짤한소득을 올리기도 한다. 일패동 애견센터촌은 남양주 도농삼거리에서 춘천방향으로 4차선 국도 46호선을 타고 1㎞쯤 들어가 양정사거리 좌측에 있고 우측엔 개 훈련소 2곳도 있다. 남양주 한만교기자 mghann@
  • [Drive & Shopping] 국도3호선(3)광주

    *광주 건축자재·애완견·타이어 매장. ●건축자재 할인매장이 최근 2~3년새 전원주택과 아파트 건축붐을 타고 경기도 경충국도 3호선 주변에 우후죽순으로생겨나고 있다.품목도 온돌마루전문에서부터 인테리어,조립식 판넬,합판,철강 등 다양하다.도로변에서부터 200∼300m들어선 마을어귀까지 40여곳이 빼곡하게 들어차 성업중이다. 온돌마루 총판이라고 간판이 붙은 업소는 아파트나 주택의거실 목조바닥재를 판다. 주로 중·소규모 건축업자들을 상대로 하고 있지만 일반인들을 상대로 도매를 하기도 하며시공까지 해준다.이들 업체들은 대부분 가게 인근에 공장과창고까지 갖추고 있어 공장직판을 하고 있다. 배관전문매장도 있고 조립식 판넬이나 나무문을 제작해 파는 곳도 있다.문짝 1개의 가격은 체리나 오크나무의 경우평균 15만원대.고급은 20만∼35만원선으로 서울 을지로 목조자재매장에 비해 10∼20%가량 저렴하다고 매장주인들은말한다.스킨과 나왕은 8만∼10만원선.아파트 실내 방문이망가지면 원목문으로 저렴하게 갈아끼울 수도 있다. 건축자재라는 것이 구입량과 재질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라 구입전에 매장별로 가격대를 파악해 보는 것도 필요하다.또 미리 전화를 걸어 구입의사를 밝힌 뒤 할인폭과 A/S여부를 흥정해 보는 것도 지혜다. 또 업소 대부분이 넓은 자재전시장과 주차장을 확보하고있어 시내에 위치한 매장들보다 둘러보기에도 편리하며 구입시 배달이 용이하다. ●애완견센터도 눈에 띈다.가구점들 사이로 자리잡은 업소들은 500여평 규모의 대형사육장을 가지고 순종강아지들만을 취급한다.대부분 서울 퇴계로 애견센터들과 거래를 하고 있으나 일반 소비자들에게도 도매 가격에 판매한다. 요크셔테리어나 불테리어 등 테리어종은 암컷이 25만∼30만원,수컷은 10만∼15만원대로 성남 모란시장이나 서울 퇴계로와 비슷하나 최상품으로 비교한다면 30%가량 싼 편이다.보증기간도 1주일로,타지역 24시간에 비해 길며 이 기간내죽으면 새 강아지로 바꿔주거나 환불해 준다. ●안전용품 할인매장도 있다.안전모와 안전벨트,안전화,안전표지판,작업복 등을 소매가격으로 팔며 없는 물건은 주문을받아 구해주기도 한다.안전모는 6,000원,신발 3만5,000원,표지판 7만∼10만원,작업복 1만5,000원(춘추복) 수준이다. ●타이어 할인매장도 곳곳에 있다.‘고급타이어 4짝에 19만원’ 또는 곳곳에‘타이어를 신발보다 싸게 팝니다’라고적힌 플래카드도 쉽게 발견된다. 건축업자 이모씨(48·성남시 중원구 금광동)는 “집을 손보거나 수선하는 소규모 건축업자들이나 일반소비자들은 오히려 싼값에 자재를 구입할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광주 윤상돈기자 yoonsang@
  • 닭·꿩 잡종 태어났다

    자연상태에서는 교배가 거의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던 닭과 꿩의 잡종이 탄생해 학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인천시 서구 검암동에서 닭과 꿩을 키우는 이상설씨(67)는지난해 4월 중순 같은 우리 안에 놓아 기르던 수탉과 까투리(암꿩)가 교미하는 모습을 목격했다. 이후 다음달 꿩이 암수 한쌍을 부화했는데,암컷은 곧 죽었고 수컷은 머리·날개는 꿩과 비슷한 모습이고 발·몸통은닭과 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교원대 생물교육과 김수일 교수는 “닭과 꿩은 같은 꿩과동물이지만 자연교배는 번식기 불일치 등으로 인해 극히 희귀한 사례”라며 “닭은 오랫동안 집짐승화돼 번식기가 따로 없다 보니 이런 일이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
  • [대한광장] 모두가 聖人뿐인 사회

    “모두가 스스로 성인(聖人)이라고 말하는데 그러면 누가 뭇 새(鳥)의 암수를 가려낼 것인가” 이는 시경(詩經)정월조에 나오는 말이다.수많은 새가 무리지어 지저귀는데 그 중에 어느 것이 암컷이고,어느 것이 수컷인지 도무지 구분하기 어려워진 현상을 인간사회에 빗대어 노래한 경구이다. 시경을 쓴 지 2,000년이 훨씬 지난 요즘 우리사회가 돌아가는 형상역시 새떼의 아귀다툼과 크게 다를 바 없음이 기이하다.다들 자기만옳고 자기만 현명하다고 우기며 유아독존 식으로 행동한다.자기 편주장은 무조건 옳고,자기 편은 무조건 최선이라는 ‘패거리 문화’마저 활개친다.남의 잘못은 무섭게 몰아치면서도 자기(편)의 흠은 한사코 감추려들거나 정당화한다.입으로는 상생의 정치를 부르짖으며 행동으로는 상극의 길을 치닫는 정치권이 이같은 ‘패거리 문화’를 선도하고 있다.그 단적인 예가 민생이 어렵고 제2의 경제위기마저 우려되는 가운데 모처럼 만난 새해 벽두의 여야 영수회담이다. 준비해 두었다는 듯이 일국의 대통령에게 막말을 퍼붓고 상대방의말이채 끝나기 전에 책상을 박차고 일어나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걸어 내려왔노라고,개선장군처럼 무용담을 소개하는 장면에 이르러서는 고려장(高麗葬)을 치른 소년의 고사가 떠오르지 않을 수 없다. 새해 덕담치고 최극상의 덕담이 이것말고는 또 없었을까.요즘들어언론매체를 통해 매일 듣고보는 장면이 이러하다 보니 일반 국민의심성 역시 시나브로 참새 심성을 닮아가는 듯하다. 우리는 착하고 옳은데 문제는 상대편에만 있다고들 말한다.내 잘못은 모두 부모 탓,사회 탓,정부 탓으로만 돌리려 든다.기업도산도 정부 탓이고,은행부실도 정치 탓이며,농가부채도 정책 탓뿐이다.도대체남의 탓만 있지 내 탓, 내 잘못은 하나도 없다. 또 그렇게 생각하고행동하도록 부추기는 세력이 정치권 중에 생겨나고 있다. 바야흐로 우리사회에 엄청난 도덕적 파탄 위기가 닥쳐 오는 것이다. 만약 이같은 사고방식과 풍토가 관습화하면 아무도 우리 미래에 희망을 걸 수 없는 나락의 길뿐이다.당면한 경제위기 보다도 더 무서운것이 도덕적 위기의식의 실종이다.옳고그름에 대한 기준이 흔들리고,좋고나쁨에 대한 판단이 제 각각이며,위아래 앞뒤 좌우에 대한 해석도 가지각색인 사회를 우리 모두 한번 생각해 보자. 그 와중에 나만 살고 우리 편만 편안하면 된다든지,한술 더 떠 ‘상대의 불행이 나의 행복’이라는 사고방식이 판친다면 지금의 사회구조에 희망이 있을 것인가.생각할수록 무질서 무정부 무도덕의 사회에 대한 공포로 오싹 소름이 끼친다. 이제야말로 우리 모두는 민주주의의 기본인 ‘3C원칙’에 충실하지않을 수 없다.문제가 생기면 맨 먼저 쟁점사안을 ‘상식(Commonsense)’에 비추어 판단해야 한다.자초지종을 냉정히 알아보고 잘잘못을과학적으로 따지는 지혜가 필요하다.이 사회 보통사람들이 공유하는일반적인 지식과 이해력·판단력이 바로 문제해결의 첫 열쇠가 되어야 한다. 그래도 해결되지 않으면 ‘토론(Conference)’에 부쳐야 한다.열번이고 스무번이고 서로 따지고,무엇보다 상대편 이야기를 들어보고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한다.우격다짐과 주먹다짐에 의존하기 전에 누가얼마만큼 잘못했는지 냉정히 판단하기 위한 토론문화의 정착은 그래서 필요하다. 그럼에도 서로가 납득할 만한 합의점에 도달하지 못할 때 ‘민주주의는 타협(Compromise)이다’라는 처방이 남아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민주주의란 서로 조금씩 양보하여 판을 살려 나가는 상생의 제도이다. 우리 모두가 더불어 함께 사는 사회,고루 잘 사는 사회를 만들어 나감에 있어 도그마(교조·敎條)대신 상식,독선 대신 토론,독재 대신타협의 정신을 배양하고 실천할 때이다. △김성훈 중앙대 교수·전 농림부장관
  • [황석영의 맛따라 추억따라](28)제5장 사랑과 맛

    지나간 날의 사랑을 기억해내는 데 있어서도 남자와 여자는 차이가있다고 한다.즉 여자는 연장되지 않은 사랑의 대상에 대하여는 깡그리 잊어버리고 현재의 사람에 관한 가까운 기억으로 대치 시킨다는것이며,그도 아니면 할머니나 삼촌이나 사촌 형제나 또는 어린 시절의 소꼽친구를 떠올리듯이 친근하고 일상적이던 추억을 간직한다.그에 비하면 남자들의 흘러간 사랑에 대한 기억은 대부분이 퍼즐을 맞추어 놓듯이 여자와 가졌던 에로틱한 순간들을 모아서 간직하거나,좋고 나쁜 일에 대해서도 전체의 줄거리는 잊어버리고 어느 시간의 미세한 부분을 곰살스럽게 기억한다는 것이다. 흔히는 남녀가 그 반대일 것이라고 여기다가도 스스로 돌이켜 생각해보면 맞는 구석이 많은 것 같다.잠재된 욕정과 거친 세상으로부터 따로 떼어 놓은 감각적이고 부질없는 순간들이 오히려 남자들의 옛사랑에 대한 추억의 본모습이라니 어쩐지 수컷이 슬프게 여겨진다. 프로이트 선생의 말씀을 들지 않더라도 성욕과 식욕은 어릴 적부터잠재되어 생을 살아가는 동안 우리를 지배한다.남녀가 함께 밥을 먹으면 ‘정든다’는 우리네 속담은 일리가 있는 말이다.‘영혼의 집’으로 유명한 칠레의 작가 이자벨 아옌데는 자신이 사랑했던 남자와같이 먹었던 요리에 대한 얘기로 책 한 권을 쓸 정도였다. 어느 먼 산골이나 바닷가 어촌에서 두 사람이 먹던 음식의 맛은 지금아무데서나 다시 찾아 먹을 수 있는 흔한 먹거리라 할지라도 다시는되살려낼 수가 없다.또한 그네가 가끔씩 콧노래를 부르며 아침을 준비하던 달그락 거리는 그릇 부딪히는 소리와 식탁 맞은편에서 따뜻한눈빛으로 이편을 건너다 보던 날의 맛을 어디서 되살려 낼 것인가. 손가락 사이로 새어나가는 물처럼 지나간 시간은 자취도 없지만 그감각만은 생생하다. 전쟁 때,우리 식구는 지금은 경기도 광명이라고 부르는 괭메이에 피란을 갔었는데 농가의 외양간을 빌려서 여름 한 철을 보냈다.벽이 삼면만 있고 앞은 툭 터진 대신에 통나무 속을 파낸 여물 구유가 버티고 있었다.소는 전쟁 통이라 없어지고 더러운 건초더미만 쌓였는데쇠똥이며 짚덤불을 깨끗이 치우고나서 흙바닥 위에멍석을 깔고 기둥네 귀퉁이에 모기장을 쳐서 잠자리를 만들었다. 도회지 사람들의 피란살이라는 게 어디나 같아서 쓸만한 물건들을 식량 가진 촌 사람들에게 야금야금 내주며 버티기 마련이었다.재봉틀이없어지고 옷가지와 귀금속이 없어지고 자전거가 사라지는 식이었다. 나는 근처 개천에 가서 송사리도 잡고 개구리도 잡으면서 동네 아이들과 어울렸는데 지금 이름은 잊어버렸지만 내 또래의 계집아이가 생각난다.당시의 시골 아이들은 여름철이면 그냥 고무줄 넣은 검은 무명 팬티 하나로 벌거숭이가 되어 뛰어 다녔는데 그래도 나는 어머니때문에 위에다 런닝은 걸쳐야 했다.우리 식구가 빌어 살던 집 건너편에 그 아이가 살았다.그 아이네 집에선 참외밭을 가지고 있었는데 집앞에 멍석을 펴놓고 함지에 가득 참외를 갖다 놓고 팔았다. 함지에는 참외나 찐옥수수가 있기 마련이고 아이의 할머니가 나와서앉아 있곤 했다.어느 저녁녘에 어머니는 나와 누나들을 데리고가서참외를 사주었고 계집아이를 알게 되었다.아이는 시골 아이 같지않게누나들처럼 간따후꾸(원피스)를 입고 있었다.그리고 작은 코고무신을신었던 것도 생각난다.할머니와 어머니가 주고 받던 먼 고장에 대한이야기들은 재미있고 신기했으며 모깃불이 타는 냄새와 별이 우수수쏟아질 것같던 밤하늘은 아주 가깝게 머리 위에 내려앉아 있었다. 나는 멍석 위에 팔베개를 하고 누워서 계집아이와 북두칠성 찾기 내기도 하고 별똥이 흐르는 것을 바라보았다. 언젠가는 동네 아이들과 숨바꼭질을 하고 있는데 그애가 나를 불렀다.그애는 한 손을 치마자락 안에 감추고 있다가 가까이 간 내게 내밀었다.그건 방금 솥에서 긁어낸 누룽지였다.아주 딱딱하게 탄 것이 아니라 거죽의 밥알과 덜 탄 누룽지를 함께 긁어내어 동그랗게 뭉친 것이다.사실은 그런 상태가 아이들이 제일 좋아하는 누룽지다.한입 베어물면 부드러운 밥알이 씹히면서도 속에서 바삭바삭 누른 쌀알이 씹힌다.아이가 작은 소리로 말한다.수남아,너만 먹어! 나는 누룽지를받아 먹으면서 어쩐지 좀 부끄러웠다.그리고 이상하게도 죄를 지은듯한 은밀한 느낌이 들었다. 하늘에 고추 잠자리가 가득히 날아다니던 날이었으니 팔월말 쯤이었을 것이다. 우리 식구는 그 무렵에 괭메이를 떠나 영등포로 돌아갔다.한낮이었는데 건너편 사립문 앞에서 그애가 나를 불렀다.마당으로 들어가니 집안에는 모두 들에 나갔는지 아무도 없었다.그애가 부엌에 들어가더니큰 쇠솥 안에서 찐 단호박 몇 토막을 들고 나왔다.우리는 마루에 앉아서 함께 먹었다.호박은 식었지만 말랑하고 단맛이 그만이었다.마당에는 장닭과 암탉들만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벌레 사냥을 하던 중이었다.그애가 갑자기 배가 아프다면서 누워서 할머니처럼 배를 쓸어 달라고 했다.나는 참새의 가슴처럼 따뜻하고 쉴새없이 오르락 내리락하는 그애의 배에 손을 얹었다.그리고 몇번인가 아래 위로 쓸어내리는중에 갑자기 멈추고는 화가 난 것처럼 얼른 일어나서 달아나버렸다. 고추가 갑자기 뜨겁고 아픈 느낌이 들었던 것이다. 내가 Y를 알게 된 것은 고등학교 때였다.집을 나가서 남도를 돌아다니다가 왔을 무렵이니까 자신이 이미 세상을 다 겪은 어른이라고 생각하던 무렵이었다. ‘흑인 올페’라는 영화를 둘이서 보았던 생각이 난다.대학에 갔을때였는지 군대에 나갈 준비를 하던 해였는지 자세한 건 모르겠는데서해안의 어느 섬에 갔다가 태풍 때문에 며칠 동안이나 배가 끊겨서갇혀 있었다.몇가지 특별한 기억이 있다.민박을 하던 집의 뒷간은 마당 뒷편에 텃밭을 건너서 멀찍이 떨어져 있었는데 그냥 항아리를 묻고 소나무 가지로 나지막한 울타리를 세워 놓은 게 전부였다.Y가 밤에 뒷간엘 가려면 무섭다고 꼭 나를 데려가서 울 밖에 파수를 세워놓곤 했다.그러면 나는 자리를 떠나지 않고 확실하게 보초를 선다는보증으로 노래를 불러 주어야 했다.날 저무른 하늘에 별이 삼형제 반짝반짝 정답게 지내이더니… 같은 노래였을 것이다.그건 누나가 변소에 간 나를 지키러 와서 저도 무서우니까 부르던 노래들이다.하여튼그 집에서 배가 올 때까지 몇날 몇밤을 지내는데 비가 부슬부슬 내리던 날에 그댁 아주머니가 맛이나 보라고 굿떡을 했다고 보시기를 우리 문간방으로 건네 주었다.이게 웬 떡! 호박 시루떡이다. 늙은 호박 속을 길게 깎아서 말려 두었다가 쌀가루 한켜,검은 콩 한켜, 호박 한 켜를 차례로 깔아 시루에 쪄낸 것이다.어느 때에는 대추나 밤도 박아 넣는다. 호박의 단맛은 은근하고 너무 달지는 않아서 구수한 단맛이라고나 할까.우리는 뜨거운 떡을 호호 불면서 가끔씩 손가락에 달라붙는 찐득한 호박을 빨면서 떡을 먹었다.그래서 괭메이의 소녀를 기억해내게된 것일까,아니면 괭메이의 단호박을 떠올리다 그 섬에서의 민박을생각하게 된 것이었을까. 황석영
  • LG 구본무회장 ‘새’사랑 책으로

    구본무(具本茂)LG회장이 국내의 모든 조류를 한데 묶은 조류도감 ‘한국의 새’를 펴냈다. 구회장이 이사장을 맡고 있는 LG상록재단이 4년 남짓 사업비 6억원가량을 투자,국·영문판으로 출간한 국내 최초의 조류도감으로 서울대 이우신(李宇新) 교수 등 3명이 저자로,일본인 타니구찌 타카시(谷口高司)가 일러스트 작가로 참여했다. 세계적인 희귀새는 물론 남북한을 합쳐 한반도에서 기록된 모든 조류를 총망라,국내에서 출판된 조류도감중 가장 많은 18목 72과 450종이 담겨 있다.기존의 사진도감과 달리 일러스트레이션 기법을 적용한 그림도감으로,종별로 수컷·암컷,어미새·어린새,여름깃·겨울깃 등 세밀하고 다양한 그림을 수록,새를 쉽게 구별할 수 있도록 했다. LG측은 평소 여의도 LG트윈빌딩 집무실 창가에 고성능 망원경을 설치해 놓고 한강 밤섬의 철새들을 관찰하는 등 새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는 구회장이 해외출장 때마다 세계 각국의 조류도감과 서적을 구입,탐독하면서 국내에서 세계적인 조류도감을 발간하고 싶다는 오랜 소망이 조류도감을 펴내게 된 동기라고 설명했다. 포켓 사이즈 크기로 전국 유명서점에서 3만원에 판매된다.LG는 수익금 전액은 탐조활동의 저변확대와 조류보호사업을 위해 쓸 계획이다. 주병철기자 bcjoo@
  • 中 팬더곰 美공수작전 ‘떠들썩’

    [베이징 김규환특파원] 중국이 미국을 상대로 사상 최대의 공수작전을 벌인다. 공수작전명은 ‘슝마오(熊猫·팬더)1호’.중국과 미국간 외교채널개통의 상징 마스코트인 중국의 팬더 한쌍을 전용기에 태워 보다 안전하게 미국에 영구 이주시키려는 작전이다. 지난 1972년 4월 리처드 닉슨 미 대통령의 역사적인 중국 방문을 기념해 선물했던 팬더곰 한쌍중 암컷 링링에 이어 수컷 씽씽마저 27년만인 지난해 11월말 숨지자,중국이 다시 미국에 기증하는 것이다. 작전의 주인공은 세살바기의 수컷인 톈톈(天天)과 두살짜리 암컷인메이샹(梅香).오는 12월6일 12시(한국시간) 미 택배회사인 피더럴 익스프레스사의 전용기인 MD-11을 타고 중국 스촨(四川)성 와룽(臥龍)의 팬더연구보호센터를 출발하는 이들 팬더 한쌍은 급유를 위해 알래스카 앵커리지를 잠시 경유,다음날 오전 5시 미 덜레스 국제공항에도착한 뒤 워싱턴의 스미소니언 국립동물원에 옮겨져 일반에 공개될예정이다. 패더럴 익스프레스사측은 이미 3개월 전부터 ‘팬더1호’작전을 수립,모의작전을 하는등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이들 팬더의 사전 건강검진과 17시간 비행동안의 적정온도 유지 등을 위해 특수제작된 우리등을 동원, 보다 안전하게 이주시키는 조치를 취하는 게 작전의 목표다. khkim@
  • 北선물 청와대 풍산개 첫 공개

    지난 6월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북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에게서 선물받은 풍산개 한쌍 ‘우리’(수컷)와‘두리’(암컷)가 12일 오전 과천 서울대공원 어린이 동물원에서 일반에 공개됐다. 그동안 청와대 경내에서 기르던 ‘우리’와 ‘두리’는 “남북 화해협력 시대의 기쁨을 국민과 함께 나누겠다”는 김 대통령의 뜻에 따라 앞으로 서울대공원에서 계속 사육하게 된다. 지난 4월생(生)인 ‘우리’와 ‘두리’는 “남과 북이 화해와 협력을 위해 잘해 나가자”는 뜻으로 김 대통령이 직접 지은 이름이다. 개마고원 근처 함경남도 풍산군이 원산지인 풍산개는 주인에게 순종하면서도 세계 어느 견종(犬種)보다 용맹하고 대담해 사냥개나 군견으로 많이 쓰이고 있다. 서울대공원측은 사육관리 전담요원을 배치,날마다 한 차례 이상 운동과 훈련을 시키기로 했다.풍산개 전시 안내간판도 설치했다. 오풍연기자 poongynn@
  • 갯벌 환경호르몬 오염 ‘심각’/갯벌 환경호르몬 오염 실태

    바다가꾸기실천운동시민연합이 29일 발표한 ‘우리나라의 바다 오염지도’ 보고서는 연안 바다의 환경호르몬 오염실태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유기주석화합물(BTs) 선박의 부식을 막고 어패류가 달라붙지 못하도록 외부에 칠하는 TBT,플라스틱 첨가제로 사용되는 MBT·DBT 등이모든 갯벌과 홍합에서 검출됐다. BTs는 어·패류 등 바다 생물체에 치명적 영향을 미친다.BTs 중 가장 독성이 강한 TBT는 홍합 유생의 사망률을 높이고,고둥·소라 등복족류의 암컷에 수컷의 생식기가 생기게 함으로써 불임을 유발하는‘임포섹스’ 현상을 일으킨다. 미국에서는 사용을 규제하고 있으며,영국은 2ng/ℓ,일본은 10ng/ℓ(1ng은 10억분의 1g)를 허용기준으로 정하고 있다. BTs의 1g당 검출량은 중공업지역이 4,340∼3만310ng으로 가장 많았으며,가두리양식장 16∼2,920ng,화력발전소 19∼1,330ng,제철소 85∼720ng,원자력발전소 8∼19ng 등이었다.지점별로는 대우중공업(거제)이 무려 3만310ng에 달했고,한진중공업(부산) 2만7,850ng,삼성중공업(거제) 1만6,590ng,현대중공업(울산) 4,350ng,통영 가두리양식장 2,920ng,삼천포화력발전소 1천330ng 등의 순이었다. BTs는 이들 지역에서 채취한 모든 홍합에서 최고 4,320ng 검출됐다. 연안별로는 남해안 16∼3만310ng,동해안 19∼4,350ng,서해안 8∼85ng의 순으로 남해안의 오염도가 가장 심각했다. ■폴리염화비페닐(PCBs) 내열성,낮은 인화성,높은 전기저항 등으로인해 변압기·전압조절기·콘덴서·전선·윤활유·방화제·가소제·시멘트첨가제 등의 원료로 다양하게 사용된다.새우·게 등 갑각류-작은 어류-큰 어류-조류-포유류 순으로 전달되며,암과 생식기능 감퇴등을 유발한다. 갯벌의 PCBs 농도는 1g당 1.19∼355.10ng으로 평균 42.01ng이었으며,한진중공업(355.10ng)과 대우중공업(116.51ng) 주변이 특히 높았다. 연안별로는 남해안(63.73ng)이 동해안(평균 1.19ng)이나 서해안(평균8.77ng)보다 높았다. PCBs는 홍합에서도 1g당 1.16∼33.05ng(평균 6.76ng)이 검출됐다.현대중공업 주변에서 채취한 홍합에서 가장 많은 33.05ng이 검출됐다. 문호영기자 alibaba@
  • 南에 온 北풍산개 새끼 5마리 낳았다

    북한에서 들여온 풍산개가 새끼 5마리를 순산해 화제다. 서울대공원은 북한 평양중앙동물원과의 교류 협력 합의에 따라 지난해 1월초 들여온 풍산개 4마리 중 ‘풍순’이라는 이름의 암컷이 지난달 1일 새끼 5마리를 순산했다고 17일 밝혔다. 당시 백두산 호랑이와 반달가슴곰,은여우,삵 등과 함께 들여온 풍산개는 모두 4마리(수컷 3마리,암컷 1마리).서울대공원측은 이중 암컷과 수컷 한쌍의 짝짓기에 성공,이번에 새끼를 순산하게 된 것이다. 서울대공원 관계자는 “암컷 4마리와 수컷 1마리 등 5마리가 모두건강하게 자라고 있다”면서 “남북한 교류를 통해 들여온 풍산개가새끼를 낳은 것은 큰 경사”라고 말했다. 문창동기자 moon@
  • [황석영의 맛따라 추억따라](19)나그네살이

    *망명객 입도 반해버린 독일 빵 '브뢰트헨'. 독일에서 처음 망명 생활을 시작했던 것은 베를린이 아니라 함부르크에서 조금 떨어진 북해의 섬에서였다.내 친구인 독일인 조각가의 별장이 그 섬의 외버넘이라는 마을에 있어서 그곳을 몇 달동안 집필 장소로 쓸 수가 있었다.친구는 함부르크 예술대학의 교수여서 방학 때에만 그 시골집을 사용하고 있었다. 나는 코발스키라는 이름의 검은 고양이 한 마리와 별장에서 살았다. 고양이는 여류시인 사라 키르쉬가 내 친구에게 선물로 분양한 수컷이었는데 독일 가정집 고양이들이 그렇듯이 거세된 놈이었다. 내가 외버넘에 살면서 처음 맛을 들인 것은 빵이었다.유럽에서 독일이 제일 맛있다고 내세울 수 있는 것은 몇몇 가지가 있다.맥주의 다양함과 맛은 누구나 아는 상식이고 백포도주 역시 그러하다.물론 붉은 포도주는 프랑스의 것이지만.그리고 소시지의 종류와 맛 또한 제일이다.그리고는 역시 빵이 맛이 있다. 우리에게는 언제부터인가 프랑스의 바게트가 맛있는 빵으로 자리를잡았지만 사실은 프랑스 사람들도 독일 빵의 맛에는 두 손을 들 정도다.그것은 아마도 독일 평원 지대의 기후 탓도 있을테지만 좋은 밀이나오기 때문일 것이다.감자 요리와 빵은 유럽에서 제일인 듯 하다.살찐 독일 사람들을 일컬어서 ‘감자 배때기’라고 할 정도로 감자와빵을 거의 매 끼 먹는다. 독일 사람들이 아침에 먹는 빵이 저 유명한 젬멜 또는 브뢰트헨이라는 아이 주먹만한 동그란 빵이다.빵가게에서는 새벽부터 아침거리의빵을 굽는데 제 시간에 맞추어 가야만 따끈하고 맛있는 빵을 살 수가있다. 이런 사정은 파리에서도 다르지 않아서 아침에 일찍 부산을 떨며 일어날 자신이 없는 젊은이들은 전날 저녁에 길다란 바게트 빵을사서 귀가하다가 친구라도 만나면 빵으로 서로 때리고 장난도 친다. 그렇지만 독일에서는 아침 나절에 브뢰트헨을 살 자신이 없으면 아예맛있는 아침 식사는 포기해야만 한다.그렇다고 빵가게가 멀리 있는건 아니고 대도시든 시골이든 적당한 거리에 빵가게가 한 둘씩은 있으니까 잠깐 산보하러 나가는 셈 치면 된다.빵은 부근의 정육점에서도 팔고 있어서 햄이나소시지와 함께 살 수도 있다.나는 아침에 자전거를 타고 외버넘 마을을 한바퀴 돌고나서 빵 가게로 갔다. 브뢰트헨에도 여러 종류가 있어서 위에다 검은 깨나 흰 깨를 뿌린 것도 있고 너츠를 박은 것도 있다.껍질은 바삭하고 안은 말랑말랑하며기포가 가득하다.브뢰트헨 빵의 가운데를 잘라서 잼이나 버터를 바르기도 하고 치즈와 각종의 햄을 넣어 먹기도 한다.거위 간을 바르거나타타르 치즈를 바르거나 생 햄이며 양상치며 살라미 저민 것을 끼워먹기도 한다. 거리의 가판대인 ‘임비스’에서는 구운 소시지와 야채를 끼워 주기도 한다.거리에서 도로공사 같은 중노동을 하는 노동자도 소시지 끼운 브뢰트헨 두어 개에 작은 병 맥주 하나로 점심을 너끈히 해결한다.전날 사 두었다가 묵힌 빵은 오븐에 넣어 다시 구우면바삭한 맛으로 먹을 수가 있다.독일에 처음 온 어떤 이는 아침에 브뢰트헨 빵을 먹고나서 너무도 맛이 있어서 여덟 개나 먹어 치우고는하루종일 더부룩해서 혼났다는 얘기가 있을 정도다.점심 때에도 집에서 준비해온 브뢰트헨을 공원 벤치에서 먹고 있는 사람들을 흔히 볼수가 있다.점심이나 저녁 때에 푸짐한 고기 요리와 더불어 먹는 빵은둥글넙적한 농가의 통밀 빵이 있는데 껍질이 암갈색으로 잘 익어 있다.얇게 썰어서 치즈를 넣어 겹치거나 버터를 발라 먹는데 안에는 곡물이나 씨앗이 들어 있어서 간간이 고소하게 씹힌다.그보다는 작지만역시 둥글넙적한 호밀 빵이 있다.러시아 흑빵처럼 검은 색이고 스튜나 수프와 함께 먹으면 맛이 있다. 안이 비칠 정도로 투명하고 얇은 껍질의 독일 감자는 요새 갑자기 커진 우리네 감자 보다 훨씬 작다.어른 손아귀에 쥐면 달걀보다 조금커서 위로 비집고 나올 크기만 하다.나는 손칼 모양의 감자깎개를 사용하지 않고 스푼 끝으로 살살 벗겼다.이것 저것 요리해 먹기 귀찮을때에는 굵고 큼직하며 안에 입자와 고깃살이 씹히는 한뼘 크기의 소시지를 사다가 감자와 함께 먹었다.마을에는 어디에나 정육점이 있고이른바 핸드 메이드라고 하여 즉석에서 만들어 주는 소시지가 있었다.벗긴 감자를 물이 자박자박한 냄비에 넣어 파슬리 가루를 뿌려서 삶아내고 소시지는다른 냄비에 물을 끓여 데쳐 낸다.데친 소시지는 기름기가 적당히 빠지고 부드러워서 아주 맛이 좋다.접시에 파슬리가파릇파릇 묻은 삶은 감자와 데친 소시지를 담고 감자에는 소금을 약간 치고 소시지에는 양념 머스터드 겨자를 바른다.차게 해두었던 맥주를 한모금씩 마시면서 감자와 소시지를 곁들여 먹는 맛이 그만이다.이런 간단한 식사법은 별장의 주인인 내 친구에게서 배운 요리였다. 외버넘의 친구 별장은 이백년이나 되었다는 농가였다.지붕이 높아서선반을 만들어 이층은 다락방 침실과 서고 공간으로 쓰고 있었다.지붕은 우리네 같은 초가 모양인데 해마다 또는 해거름으로 갈아야 했지만 초가지붕보다는 영구적으로 보인다.층층으로 갈대를 덮고 그 사이 사이로 콜타르를 뿌려서 엉기게 해 놓았다.지붕의 추녀로 자른 단면이 보이는데 두께가 삼십센티는 되어 보였다.양쪽 벽과 가운데 페치카 겸 오븐이 달린 벽은 벽돌로 쌓아 올렸다. 주변에는 이런 농가가 반듯한 마을 길 좌우로 있었고 아직도 농사를짓는 집들이 있어서 낟가리가 쌓인 헛간이나 트랙터들이 세워져 있었다.또는 도시 사람들의 산뜻하게 지은 현대식 별장도 있었다. 뒷마당에는 보기 좋게 자란 사과나무 두 그루가 있어서 그곳에 해먹을 달아 매어 놓고 낮잠을 자기에 좋았다.검은 딸기 나무도 몇 그루나 있었고 그중에서도 배나무는 대단한 명물이었다.물론 길쭘하고 울퉁불퉁하게 열리는 서양배 나무였다.나는 물이 많고 시원한 우리 배와는 달리 서양배를 깔보고 있었는데 그 정원 배나무의 배 맛은 나도그랬지만 누구보다도 까마귀들이 인정하고 있었다. 외버넘의 배는 둥그런 머리부터 익어 가는데 그건 마치 무화과가 익듯이 머리 언저리가 노랗게 물들기 시작했다.기가 막히게 향기가 나고 한입 베어 물으면 정말 잼처럼 달다.사각하면서 단물이 입 안에가득찬다.익어가는 배의 머리를 손가락으로 누르면 말랑말랑하고 먹고 나면 손에는 껍진껍진한 당분이 들러붙을 정도였다.까마귀가 아예진을 치고 배나무에서 살았다.나중에는 까마귀를 쫓는데도 힘이 빠져서 아예 포기하고 말았지만 까마귀가 한입 파먹고 풀밭에 떨군 배를주워 먹는 재미도알게 되었다.부리의 자욱이 패인 곳을 도려내고 나머지를 먹는데 역시 녀석의 미각은 대단하여 가장 잘 익은 배가 틀림없었다. 내가 있던 집에서 길을 건너 골목으로 들어가면 역시 농가인데 집 앞쪽만 큰 유리창을 내어 달은 작은 식당이 있었다.그 집 이층은 섬을찾는 여행자들에게 방도 빌려주는 민박 집인 셈이었다.그 집의 이름은 잊었는데 집 앞쪽에 희고 노란 장미 울타리를 낮은 목책 위에 둘러 놓았다.이른바 독일식의 ‘가정식 백반’을 하는 집이었다. 황석영.
  • 신간 맛보기

    ■지오 팩츠(미국지리학회 지음,해냄 펴냄)1888년 창간해 올해로 112년의 역사와 함께 월 1,000만부 발행 기록을 자랑하는 세계적 권위의과학잡지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핵심 내용을 한 권으로 요약. 역사와 문화,지리와 자연,동·식물의 세계 등 다양한 소재를 다뤘다.역사의 타임머신을 타고 문자의 기원과 폼페이의 위기,프랑스 핵 실험장소인 무루로아섬 등 지구촌의 신기한 모습들을 소개했다.전설속의황금 캐는 개미,사라져 가는 시베리아 호랑이,살인 불개미,땅에서 사는 물고기,수컷이 출산하는 해마 등 동물들의 기묘한 생활과 인간과의 관계도 살폈다.1만9,800원■화학의 변명(존 엠슬리 지음,허훈 옮김,사이언스북스 펴냄)화학물질에 관한 편견과 오해를 풀어주는 화학교양서.우리가 화학물질이라고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향수와 설탕에서부터 환경호르몬인 다이옥신과 공해물질인 PVC에 이르기까지 주변의 화학물질에 대해 설명한다.우리는 단 것을 먹으면 치아가 썩고 살이 찐다고 생각한다.그러나자일리톨은 오히려 충치를 예방해주고,아세설팜이란당은 식욕을 떨어뜨려 살이 빠지게 만든다.최고의 최음제로 알려진 인디언 코뿔소의뿔로 만든 차는 아무런 효과도 없다는 사실도 밝힌다. 우리의 상식이란 얼마나 빈약한 것인가.전3권 각권 7,500원■21세기의 세계 언어전쟁-영어를 공용어로 할 것인가(정시호 지음,경북대 출판부 펴냄)독어교육과 교수의 영어 공용어 반대론.영어를공용어로 삼으면 한국어는 주변언어로 전락,고사하고 만다고 강조한다.언어는 단순히 의사소통을 위한 도구에 그치지 않고 인간의 사고를 지배한다는 것.대신 세계화시대를 맞아 세계어인 영어교육을 개혁하고,적정한 외국어 전문가 필요인원을 산출해 국가전략으로 복수의외국어 교육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한다.일본의 영어 공용어론과 유럽등의 다언어·다문화주의를 분석하고 벨기에의 언어갈등을 비롯한 세계의 언어전쟁도 소개.1만1,000원■단군문화기행(박성수 지음,서원 펴냄)우리 민족의 시조인 단군이신화 속의 존재로 잘못 인식되고 있는 현실을 안타까워하며 우리 상고사의 흔적을 다각도로 조명한 책.단군이 고조선을 건국한 우리 민족의 성지 백두산에서부터 영언산의 환웅신앙 등 바다 건너 일본열도까지 유·무형의 단군문화 유적을 확인하며 민족의 기상을 일깨운다. 태백산의 소도동,단군 아들의 이름을 딴 부여 등 남한 전역을 훑었다.정신문화연구원 교수를 지낸 저자는 “우리는 5,000년의 역사라고큰 소리를 치면서도 실상은 불교문화 이전 수천년 역사를 공백으로처리하고 있다”고 분개한다.1만2,000원
  • 고무풍선 ‘환경호르몬 위험’

    어린이들이 가지고 노는 고무풍선에서 환경호르몬 물질로 추정되는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다량 함유된 것으로 드러났다. ‘소비자 문제를 연구하는 시민의 모임’은 4일 “최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 의뢰,국내 4개 제조업체 생산 고무풍선과 수입산 6개 제품의 프탈레이트계 가소제 함유 여부를 분석한 결과,8개 제품에서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다량 검출됐다”고 밝혔다. 국산 B제품에서는 DEP(디에틸프탈레이트)가 365.8,DBP(디브탈레이트)가 21.8^^씩 검출됐다.또 K제품에서도 DEP와 DBP가 각각 170.8,270.6씩 나왔다. 캐나다에서 제조한 Q제품 에서는 DEP가 226.2ppm,DOA(디옥틸아디페이트)가 1651.2ppm 각각 검출됐다. 김애경(金愛璟·37) 국제부장은 “영국에서 프탈레이트계 물질을 실험용 수컷 쥐에 투입한 결과 정자수가 감소하는 등 이상 현상이 발견됐다”면서 “어린이들이 많이 가지고 노는 고무풍선에 대해 이들 물질의 규제를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영우기자 ywchun@
  • 환경호르몬 광범위 검출

    인체의 정자를 감소시키고 면역성을 떨어뜨리는 것으로 알려진 환경호르몬이 국내 생태계와 환경에서 광범위하게 검출됐다.특히 반월공단의 경우 다른 지역에 비해 발암물질인 다이옥신이 월등히 높게 검출됐으며,환경호르몬의 영향인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일부 지역의어류와 양서류에서는 성(性) 관련 조직 일부에서 이상현상이 관찰됐다. 환경부는 지난해 4월부터 지난 8월까지 17개월 동안 생태계와 환경을 대상으로 내분비계교란물질(환경호르몬) 잔류실태를 처음으로 조사한 결과 수질과 저질(하천·호소의 바닥을 구성하고 있는 물질)·대기·토양 등 113개 지점에서 환경호르몬으로 추정되는 13개 물질군28개 물질이 나왔다고 5일 밝혔다.조사 대상은 37개 물질군 87개 물질이었다. 이중 다이옥신의 경우 수질(평균 0∼0.502pgTEQ/ℓ)과 저질(0∼0.984pg/dry.g)에서는 검출률이 높지 않았으나 대기와 토양에서는 이보다훨씬 높은 0∼4.448pgTEQ/N㎥,0∼22.439㎍/㎏이 각각 검출됐다. 대기중 다이옥신 농도의 경우 일본의 평균 검출치인 0∼1.8pgTEQ/N㎥에비해 2.5배 가량 높다.pg은 1조분의1g이다. 특히 경기도 안산시 반월공단내 대기에서는 최고 8.624pgTEQ/N㎥(평균 2.726pgTEQ/N㎥)의 다이옥신이 검출돼 인근의 상업 및 주거지역(평균 0.392pgTEQ/N㎥)보다 훨씬 높았다.또 비스페놀 A(수질 0.0056∼0.9758㎍/ℓ,저질 0∼5.7㎍/㎏) 프탈레이트류 중 DEHP(수질 평균 0∼1.96㎍/ℓ,저질 0∼2044.96㎍/㎏,대기 14.992∼898.535ng/N㎥)를 포함한 유기주석(TBT)·폴리클로로네이티드비페닐(PCB)·베노밀·헥사클로르벤젠 등 환경호르몬 추정 물질이 광범위하게 검출됐다. 대표적 우점종인 개구리와 물고기를 대상으로 한 생태계 조사에서는다이옥신과 헥사클로르벤젠 등 21개 물질군 45개물질(조사대상 35개물질군 85개 물질)이 검출됐다. 더욱이 경남 창원시 주남저수지에서 잡은 수컷 치리의 정소에서 난소에 있는 전난소막이 발견되고 경남 하동군 섬진강에서 채취한 암컷황소개구리의 난소가 정소로 변환 중인 조직이 관찰되는 등 총 124개시료중 5개의 물고기와 개구리에서 성 관련 이상현상이 관측됐다. 문호영기자 alibaba@
  • 수달 밀거래 30代 검거

    충북 옥천군과 밀렵감시단 충북본부(본부장 金喜成)는 17일 수달(천연기념물 제330호)을 밀거래하려던 윤대용씨(36·옥천군 옥천읍 양수리)를 붙잡아 문화재보호법 위반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군과 밀렵감시단에 따르면 윤씨는 이날 오전 9시쯤 옥천군 옥천읍마암리 자신의 건강원에서 냉동된 수컷 수달 1마리(생후 6년생 추정)를 신원 미상의 50대 남자에게 밀매하려 한 혐의다. 충북도내에서는 지난 95년 밀렵감시단이 발족된 이래 수달 밀렵을단속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옥천 김동진기자 kdj@
  • 신간 맛보기

    ●동물의 사생활( 존 스파크스 지음,김동광·황현숙 옮김,까치 펴냄)번식에대한 강한 충동을 지니고 있는 동물들의 짝짓기 생태를 분석했다. 암컷 떼를 독점하기 위해 ‘판막음’할 때까지 사투를 벌이는 코끼리바다표범,열광적인 몸짓과 울음소리로 경연을 벌이는 목도리도요새,암컷의 빛깔로변신해 다른 수컷들의 눈을 속인 뒤 재빨리 정액을 방출하는 시크리드 피시,수컷에서 암컷으로 성전환을 거듭하는 돌조개,정원을 아름답게 꾸며 암컷을유혹하는 바우어새,주사기처럼 암컷의 피부를 찌른 뒤 정액을 주입하는 빈대,수컷이 뱃속에서 새끼를 기르는 해마 등이 장엄한 ‘짝짓기 쇼’의 주인공들이다.1만2,000원. ●다름을 위하여 같음을 향하여(유승삼 지음,창해 펴냄)‘다름’과 ‘같음’을 열쇠말 삼아 울림 있는 글들을 써온 중견 언론인의 칼럼집.저자는 자유주의 사회의 기반인 ‘다름’과 사회구성원들이 추구해야할 공동선으로서의 ‘같음’의 가치를 강조한다.그의 붓끝은 이합집산하는 정치인과 집권층에 휘둘리는 검찰을 질타하는가하면,양심의 자유에반한다며 준법서약서를 쓰지않은 최연소 장기수와 청렴을 몸으로 실천한 한 대법관에게는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는 등 예지를 발휘한다.지난 10년에 걸쳐 발표해온 글들이지만 지금도 수긍할 만한 내용들이 적지 않다.저자는 중앙일보 출판법인 중앙M&B 대표.9,000원. ●자전거 여행(김훈 지음,생각의나무 펴냄) ‘문학 저널리스트’라는 지은이의 별칭에 어울리게 산야를 자전거로 돌며 훑은 풍경화같은 산문 31편이 실렸다.지은이가 지난해 가을부터 올 봄까지 ‘풍륜’(자전거에 붙인 이름)을타고 후미진 산골과 바닷가 마을까지 두루 돌아다닌 끝에 길어올린 기행문들.서정어린 지은이의 시선은 경주 감포를 ‘무기의 땅,악기의 바다’로,영일만을 ‘태양보다 밝은 노동의 등불’로 보았는가 하면,마암분교에서는 ‘꽃피는 아이들’을 봤다.미문이되 힘이 느껴지는 필치가 어느 산자락,바닷가한 귀퉁이를 돌고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낸다.9,000원●투탕카몬(크리스티앙 자크 지음,김승욱 옮김,문학동네 펴냄) 소설 ‘람세스’로 필명을 날려온 프랑스 출신 베스트셀러 작가 크리스티앙 자크의 새장편.3,000여년동안 잠자고 있던 이집트 파라오 투탕카몬의 무덤을 발굴한고고학자 하워드 카터(1874∼1939)와 카나번 백작(1866∼1923)을 주인공으로 한 실화소설이다.19세기말,20세기초의 이집트 룩소르,왕들의 계곡의 발굴터를 들여다보는 재미가 별스럽다.고고학자이기도 한 지은이의 해박한 이집트관련 지식과 현대 물질문명에 대한 깊은 통찰이 돋보인다.전2권,각권 8,000원
  • 코끼리 조련 자원봉사 미군장교 ‘아쉬운 이별’

    2년 남짓 과천 서울대공원에서 사육사들에게 코끼리 조련방법을 가르쳐왔던한 주한미군 장교가 30일 본국 귀환을 앞두고 고건(高建)시장으로부터 감사장을 받아 화제다. 주인공은 포병대 존 리건(47)중령. 군 입대전 미 플로리다주의 한 동물원에서 코끼리 사육사로 근무했던 리건중령은 한국에 부임한 지난 98년 10월 재미교포인 부인 문덕순씨(미국명 덕순 리건·53)와 서울대공원을 관광하던중 우연히 코끼리 가족을 보고 젊은시절의 추억이 떠올라 곧바로 관리사무소에 자원봉사를 신청,코끼리와 이국에서의 인연을 맺게 됐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원숭이나 돌고래 등 일부 동물들에 대해서만 훈련을 해왔지만 리건씨가 코끼리를 조련하기 시작하면서부터 그당시 서울대공원내에서는 조련하는 모습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재신 사육팀장은 “그동안 수컷 ‘칸토’와 암컷 ‘키마’를 자식처럼 돌보는 리건씨를 보면서 동물사랑의 참모습을 보았다”면서 “먹이만 주었던우리 동물원 사육사들은 코끼리를 조련하는 모습이 신기했다”고 말했다. 리건씨는 동물원 사육사들에게 틈틈이 코끼리 조련방법을 가르쳐왔다.이 덕택에 이제 우리 사육사들도 코끼리를 능숙하게 조련할 수 있게 됐다고 대공원 관계자는 귀뜀했다.현재 부인과 단둘이 살고 있는 리건씨는 “이제 우리가족이 돼버린 코끼리와 숨박꼭질을 하거나 공차기를 하던 추억을 간직한 채본국으로 돌아가게 돼 무척 마음아프다”면서 아쉬워했다. 문창동기자 moon@
  • 경상대 의대 최완성 교수팀 “술 많이 마시면 성욕 감퇴”

    알코올의 남용이 성인의 생식기 내분비 기능을 떨어뜨린다는 사실이 유전자수준에서 규명됐다. 특히 사춘기 청소년이 알코올을 남용할 경우 성숙에 장애요인으로 작용하고,생식주기 이상을 가져 오는 것으로 밝혀졌다. 경상대 의과대학 최완성(崔完成·사진) 교수 연구팀은 전남대 호르몬연구센터와 국가지정 연구사업으로 공동실시한 ‘신경전달물질이 생식내분비계의발생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에서 알코올 남용이 나타내는 생식 및 신경 내분비 계통의 변화를 초래하는 원인을 찾고 작용 메커니즘을 밝혔다. 최 박사팀의 연구에 따르면 알코올은 일차적으로 생식기능을 조절하는 중추신경계의 호르몬인 시상하부의 생식선 자극호르몬을 낮추고,궁극적으로 생식소에서의 스테로이드 호르몬 합성인자인 ‘StAR mRNA’를 감소시켜 성호르몬의 합성과 분비를 저하시킨다는 것이다.실제로 성숙한 흰쥐 수컷에 에탄올을장기간 주사하면 시상하부에서 생식선 자극호르몬의 유전자 발현이 감소했다. 연구팀은 또 미성숙한 흰쥐의 암컷에 대한 실험을 통해 청소년기의 알코올남용이 생식 내분비계의 발달과 성숙에 큰 장애를 일으킨다는 사실도 구체적으로 검증했다. 함혜리기자 lotus@
  • ‘통일나비’ 새달20일 훨훨난다

    북한과 남한지역의 호랑나비 암수를 교접시킨 ‘통일 호랑나비’가 나비의고장인 전남 함평에서 곧 탄생한다. 21일 함평군에 따르면 지난달 북한과 인접한 강원도 철원군 갈말읍 민통선지역에서 호랑나비와 암끝검은표범나비,배추흰나비 등을 10마리씩 채집해 같은 종류의 함평산 수컷나비와 교접,각각 1,000∼1,500개의 알을 채란한 뒤부화에 성공했다. 함평군 곤충연구소 유리온실에서 정상적으로 자라고 있는 이들 나비 애벌레는 다음달 20일쯤 번데기 등의 변태과정을 거쳐 ‘통일 나비’로 화려한 날갯짓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군은 이들 나비를 대량 증식해 실향민들이 통일을 기원하는 각종 행사나,판문점 등지에서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북한을 향해 날리도록 할 계획이다. 군은 또 남북정상회담 답방이 이뤄지면 그 행사장에서도 통일 염원을 담은나비날리기 행사를 갖고 휴전선 비무장지대에도 방생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함평군 곤충연구소와 북한의 김일성대학 생물학과 간에 민간차원의 환경생태분야 교류협력을 추진하고,정부가 주관하는 비무장지대 생태관광자원화 및 생태보전을 위한 공동연구에도 적극 참여할 방침이다. 군 관계자는 “북한산 호랑나비 유충이나 성충 채집이 현실적으로 어려워민통선지역 나비를 활용할 수밖에 없어 아쉬움이 크다”며 “나비를 통해 겨레의 염원인 통일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확산시키기 위해 이번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
  • 심리학자 낸시 에트코프 ‘美-가장 예쁜 유전자만‘

    인간이 미(美)를 추구하는 데는 어떤 배경이 놓여있을까.인류역사를 통해 미의 실체에 관한 정의는 끝없는 논쟁을 이끌어내왔다.여성의 미를 얘기할 때그 소란은 더했다.여성미의 기준이 남성우월문화의 조작에 근거한다는 페미니즘적 주장은 때로 치장에 열중하는 여성을 부자연스런 인간유형쯤으로 내몰기까지 했다. 하버드대 의대 교수이자 심리학자인 낸시 에트코프는 미인을 선호하는 것은사회적 배경과는 무관하며,그것은 유전자에 새겨진 본능일 뿐이라고 일축한다.‘美-가장 예쁜 유전자만 살아남는다’(살림)는 철저히 생물학에 논거를두고 출발한다.여성미의 가치기준을 남성우월주의 운운하는 페미니스트들의주장을 정면부정하고 있는 셈이다. 책은,다윈의 적자생존론처럼 미를 엄연한 진화의 산물로 파악한다.아름다움은 성적 매력을 발산하고 진화과정에서 그것은 종족 보존에 유리하다는 점에서 가치평가돼왔다는 것이다.동물의 세계에서도 마찬가지다.이를테면 화려한 것을 ‘밝히는’ 암컷 새의 경우.1930년대 유전학자 로널드 피셔는 성의 선택과정에있어 도태의 원리를 그 이유로 제시했다.자신의 새끼가 훗날 짝짓기때 선호대상이 되길 원하므로,암컷 새는 더 크고 화려한 장식물을 단 수컷 새를 좋아한다는,생물학적 접근논리다.결론은 미의 진화다.그런 과정이 반복되면서 일급 신체조건을 갖추려는 수컷새의 노력이 점점 꼬리를 길고 화려하게 만들어갔다. 이 모두에 앞서야 할 논거는 ‘미에 대한 욕구는 생물학적 본능’이라는 명제다.어른들이 매력적이라고 느끼는 얼굴사진에 생후 3개월짜리 아기도 가장 오래 반응한 실험결과가 그걸 말해주고 있다고,지은이는 예로 든다.이기문옮김.값 9,000원. 황수정기자 sjh@kad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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