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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女談餘談] 남성들이여, 더 강해져라!/김미경 정치부 기자

    20대 남성 6명이 한 여성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그녀와 잇따라 1대1 데이트를 하며 경쟁을 벌인다. 한 케이블 채널에서 인기리에 방송되고 있는 이른바 소개팅 프로그램에서다. 그런데 그 여성의 마음에 드는 게 하늘의 별따기다. 전문직에다가 세련된 외모, 똑 부러지는 말투까지 어디 하나 빠질 것이 없는 그녀는 남자 출연자들을 상대로 작문 숙제와 상식 문제를 내는데, 제대로 풀어내는 사람이 없다. 결국 모든 남자들이 탈락하고, 수치심을 느낀 남자들은 “똑똑하면 다냐. 네가 바로 ‘된장녀’야.”라며 그녀를 비난한다. 일부 남자들은 여자한테 창피를 당해 억울하다며 눈물까지 흘렸다. 물론 TV의 특성상 재미를 위해 극적인 요소가 가미된 것이겠지만, 프로그램 속 남녀의 모습은 현실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여성의 교육 수준이 높아지고 사회 활동이 왕성해지면서 남성들 못지 않은, 아니 그들보다 더 똑똑하고 능력있고 자신만만한 여성들을 주변에서 쉽게 만날 수 있다. 굳이 여성의 사법고시 수석이나 육사·공사 수석 입학·졸업 등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우리 사회에서 ‘우먼 파워’가 커지고 있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그래서일까. 상대적으로 약하고 우유부단하고 결단력이 부족한 남성들이 눈에 많이 띈다. 물론 예전에도 ‘마마보이’ 등 연약한 남성들을 지칭하는 용어가 있었지만, 요즘에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이런 현상이 더욱 확산되는 것 같다.5살 많은 애인이 너무 우유부단하다고 푸념하는 한 여자 후배는 “데이트를 할 때도, 결혼을 하자고 할 때도 모두 내가 먼저 나서야 하니 답답할 노릇”이라며 신세 한탄을 했다. 평소 마음이 여린, 싱글을 고수하는 한 남자 대학동창은 “요즘 남자들이 기를 펴지 못하는 것은 너무 똑똑한 여성들이 넘치기 때문”이라면서 “잘난 여자를 애인으로 사귀면서 뒤치다꺼리 하느니 그냥 혼자 지내는 것이 편하다.”고 말했다. 언제부터 똑똑한 여성들이 남자들의 적이 됐을까. 남성들이여, 더 강해져라. 잘난 여성들을 탓할 게 아니라 스스로 실력을 키우고 결단력을 갖춰라. 그래서 똑똑한 여성들이 ‘슈퍼우먼 콤플렉스’에서 벗어나 남성들과 더욱 당당하게 경쟁할 수 있는 사회가 되길 기대한다. 김미경 정치부 기자 chaplin7@seoul.co.kr
  • [하재봉의 영화읽기] 타짜

    [하재봉의 영화읽기] 타짜

    <범죄의 재구성>으로, 최근 한국영화에서 가장 성공적인 데뷔를 한 최동훈 감독의 두 번째 작품 <타짜>는, 허영만 김세영의 만화를 영화화 한 것이다. 《스포츠 조선》에 4년 동안 연재되었던 방대한 스케일의 4부작 원작 만화(1부 지리산 작두, 2부 신의 손, 3부 원 아이드 잭, 4부 밸제붑의 노래) 중에서 최동훈 감독은 주인공 고니의 욕망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1부를 영화로 옮겼다. 그러나 각색 과정에서 많은 변화가 있었다. 타짜, 화투를 가지고 노는 노름판 세계에서 최고수를 일컫는 은어인 이 용어에서도 알 수 있듯이, <타짜>는 단순히 화투판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세상 이야기만은 아니다. 일종의 장인 영화, 가령 로댕의 연인이며 그 자신 뛰어난 조각가였던 <까미유 끌로델>이나 모차르트와 살리에르의 라이벌 의식에 초점을 맞춰서 내러티브를 풀어간 <아마데우스> 혹은 판소리 장인의 비장한 삶을 그린 임권택의 <서편제>처럼, 최고의 경지에 오른 전문도박사 <타짜>에는 한 분야를 집중적으로 파고 들어 뛰어난 성취를 이룬 장인들의 치열한 혼을 담으려는 야망이 숨겨 있다. 그러나 최동훈 감독의 야망은 부분적으로만 성공을 거두었다. <타짜>는 화투, 꽃으로 하는 싸움이라는 뜻의 전통적인 노름에 몰입해서 예술의 경지에 오른 사람들을 보여주는 진짜 장인 영화는 되지 못한다. 전작 <범죄의 재구성>에 비해 여유 있는 편집(<범죄의 재구성>은 1시간 58분, <타짜>는 2시간 25분)으로 훨씬 대중적인 영화를 만들고 있지만, 장인들의 삶과 어떤 경지를 보여주겠다는 최동훈 감독의 야심은 실현되지 않는다. 4부작 원작만화 중에서 훨씬 더 드라마틱하고 장중한 3부나 4부보다는, 이야기의 시작이 되는 1부 지리산 작두를 영화화 한 최동훈 감독은, 타고난 승부사인 고니와 그의 스승인 전설적 타짜 평경장, 그리고 고니의 길동무인 서민형 타짜 고광렬, 도박의 꽃이자 설계자인 정마담 등 4명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재구성했다. 특히 원작에 비해서 팜므파탈 분위기를 강조한 정마담의 비중이 늘어났다. 그리고 원작만화의 배경이 되는 시대를 1960년대와 70년대에서 1990년대 중반으로 옮겨 놓았다. 시대상이 충실히 반영된 원작만화에 비해서 골프와 BMW 승용차 트렁크에 돈을 숨기고 다니는 내용으로 바뀌었지만 아쉬운 부분이다. <타짜>는 늘어난 런닝 타임만큼 웃음과 재미는 물론 김혜수의 풍만한 젖가슴 노출까지, 팬서비스 정신에 입각해서 종합선물세트를 선사하며 대중성은 확보했지만, 노름판의 꾼들이 아니라, 한 분야를 파고 드는 장인들의 치열한 삶은 형상화하는 데 실패했다. 허영만 김세영 원작만화는 인간의 허황된 욕망이라는 주제가 강하게 부각되어 있다. 그러나 최동훈 감독은 타짜들의 장인의식에 더 애정을 가지고 영화를 만들었다. 가구공작 직원인 고니는 가구공장 한켠에서 박무석 일행이 벌이는 화투판에 우연히 끼어든다. 그는 삼 년 동안 일하면서 모아 두었던 돈을 섰다판에서 전부 날린다. 나중에는 이혼하고 돌아온 누나가 장롱 깊숙이 넣어둔 위자료까지 모두 들고 화투판에 갔다가 모두 날린다. 그것이 전문도박사들의 짜고 친 한판이었다는 것을 나중에 알고 집을 나와 박무석 일행을 찾아다니는 고니는, 우연히 전설적 고수인 평경장을 만나고 그의 제자가 된다. 자신이 잃었던 돈의 다섯 배를 따면 화투를 그만두겠다고 그는 스승과 다짐을 한다. 스승으로부터 비법을 물려받고 수많은 훈련 끝에 타짜가 된 고니는 지방을 돌며 원정게임을 하다가 장마담과 만나게 된다. 고니는 집으로 돌아가겠다는 약속을 어기고 스승인 평경장과 헤어져서 정마담과 한 팀이 되기로 한다. 그러나 고니와 헤어져 기차를 타고 가던 평경장은 의문의 죽음을 당한다. 고니는 경찰의 도박 단속을 피하던 중 입담의 최고수인 고광렬을 만나게 되고, 정마담과는 헤어진다. 욕망에 사로 잡힌 고니와는 달리 고광렬은 직장인 마인드로 화투를 하는 타짜. 두 사람은 함께 전국을 돌며 도박판을 휩쓸고 다닌다. 고니는 빚에 시달리는 술집주인 화란을 만나 사랑에 빠지지만, 또 자신을 화투판으로 끌어들였던 박무석과 그의 보스인 곽철용을 찾아내 복수를 한다. 곽철용은 전설적 타짜이며 평경장의 라이벌이었던 아귀를 끌어 들여 고니와 대결케 한다. 아귀는 정마담을 이용하여 화란과 안정된 삶을 살아가려는 고니와 고광렬을 화투판으로 유혹한다. 잔혹한 죽음의 타짜 아귀와 고니는 이제 마지막 한판을 벌인다. 평범한 가구공장 직원인 고니(조승우 분)가 이 시대 최고의 타짜가 되기까지의 험난한 인생 여정을 그리고 있는 <타짜>의 재미는, 새로운 소재에 있는 것이 아니라 다양하고 개성적인 인물군상의 충돌에서 발생한다. 단연 눈에 띄는 것은 유해진이다. 그 자신 최고의 타짜 중 한 사람이며 고니의 친구 고광렬로 등장하는 유해진은, 미워할 수 없는 수다와 입담, 뛰어난 개인기로 살벌한 노름판의 긴장감을 풀어헤친다. 그것은 영화 속의 역할이면서 동시에 영화 밖의 관객과의 싸움에서도 기선을 제압하는 효과를 발휘한다. 물론 고니 역의 조승우가 발휘하는 놀라운 카리스마와 탄력성 있는 매력, 깊은 내면 연기는, 그가 송강호, 최민식, 설경구 등 빅3의 뒤를 잇는 한국 남자 배우의 정상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고 있다. 또 <얼굴 없는 미녀>로 연기자로 거듭난 김혜수의 깊은 내공과 농염한 연기는 그녀가 평범하게 세월을 보낸 것은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번 인식시켜 준다. <범죄의 재구성>에서 팜므 파탈 역으로 등장한 염정아와는 또 다르게, 김혜수만의 매력과 넉넉함, 그리고 오랜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포용력으로 상황을 끌고 가는 장마담 역을 수행하고 있다. 노름판의 설계자이면서 영화 전체의 내러티브를 큰 그림으로 끌고 가는 김혜수 역은 보여지는 것 이상이다. 그리고 50이 넘어 배우로 재발견 된, 고니의 스승 평경장 역의 백윤식 역시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독특한 캐릭터로 우리를 충족시켜 준다. 그러나 가장 빛나는 사람은 유해진이다. 그는 조승우의 옆에서 그의 카리스마가 돋보이도록 양념 구실을 하고 있으며, 극의 긴장과 이완 사이의 완충 역할을 해주고 있다. 유해진이 없는 <타짜>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완벽한 주연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또 한 사람의 눈에 들어오는 배우는, 영화의 후반부에 커다란 비중으로 등장하는 아귀 역의 김윤석이다. <천하장사 마돈나>에서는 아시안게임 동메달리스트 권투선수 출신이지만 지금은 중장비 기사이며 알콜중독자로 살아가는 주인공의 아버지로 등장해서 인상 깊은 연기를 보여주었던 그는, 무서운 내공으로 조승우의 반대편에서 영화의 힘을 균형 감각 있게 받쳐주고 있다. 4부작 중 1부만을 어렵게 각색해서 영화화 한 데서도 알 수 있듯이, <타짜>는 시리즈물을 계산하고 만들어진 것이다. 흥행 여부에 따라서 속편이 제작될 수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영화의 마지막을 보면 속편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한다. 라스베가스로 건너간 고니가 공중전화를 하는 마지막 씬은 속편이 만들어질 경우, 화투가 아니라 카드를 갖고 노는 포커가 등장할 수 있다는 암시를 주고 있다. 결국 문제는 욕망이다. 인간의 끝없는 욕망이 갖는 허무함을 표현하기 위해 최동훈 감독은 노름판에 경찰이 들이닥치자 황급히 삽으로 현금다발을 자루에 퍼 담는 모습이라든가, 노름에 중독된 여자들이 화장실 다녀오는 시간이 아까워 수치심도 잊고 휴지통에 엉덩이를 깔고 앉아 오줌을 누는 장면을 보여주면서, 인간의 탐욕이 얼마나 헛된 것인지 얼마나 인간성을 파멸시키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월간 <삶과꿈> 2006.11 구독문의:02-319-3791
  • 美 과도한 국가권력 확대 비판

    “잘못된 수사로 점철되어 있는 ‘테러와의 전쟁’은 잘못된 결과를 낳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날 오후 교보문고 서울 광화문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조지 소로스는 확신에 찬 목소리로 자신의 책 ‘오류의 시대’(전병준 등 옮김, 네모북스 펴냄)를 설명했다. 그는 “테러리즘은 모욕과 수치심, 그리고 점령에서 나온다.”면서 미국이 이라크전을 수행한 방식이 딱 이것이라 지적했다. 테러를 없애겠다면서 실제로는 부추기고 있다는 비판이다. 그는 지구온난화, 핵확산 방지, 독재자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하루 빨리 미국이 제정신을 차려야 한다고 강조했다.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의 ☆꼴 입사지원서

    취업 준비생 A(28)씨는 지난달 인터넷으로 한 공기업에 입사 지원서를 넣다가 짜증이 확 났다. 가족들의 최종 출신학교와 직장명은 물론이고 부모와 자신의 동산·부동산에다 주민번호까지 적으라고 돼 있었다. 회사측에 항의하자 그저 “채용방침”이라고만 했다.A씨는 결국 지원을 포기했다. 대학원생 B(26·여)씨도 얼마 전 광고회사에 입사 지원서를 쓰다 심한 수치심을 느꼈다. 집안의 월 수입에다 자신의 키와 몸무게까지 적으라고 했다. 이전에 지원서를 냈던 한 호텔에서는 종교를 묻기도 했다.“업무와 관계 없는 정보까지 요구하는 기업들을 보면 화가 나지만 우리 같은 입장에서는 항의는커녕 어떻게든 잘 맞춰 써야겠다는 생각밖에 안 드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본격적인 하반기 입사 시즌을 맞아 일부 기업들이 지원자들에게 과도한 개인정보를 요구하는 횡포를 부리고 있다. 여러 차례 지적이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인재를 엄선해 뽑기 위해서’라는 명분을 내세워 고칠 생각을 않고 있다. 취업 준비생들은 부당하다고 생각하지만 ‘약자’인 터라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원서를 쓰고 있다.C(25·여)씨도 최근 대기업 입사 지원서를 쓰면서 어머니에게 최종 졸업학교를 물었다가 핀잔을 들었다. 어머니는 “기분 나쁘게 대체 그런 건 왜 묻는 거냐. 집안이 어려워 원래 갈 수 있는 고등학교보다 못한 학교를 갔으니 이모가 나왔던 학교 이름을 써라.”며 퉁명스럽게 말했다. 이런 현상은 어제 오늘 얘기는 아니다.2003년 초 국가인권위 차별조사국이 100대 기업 입사 지원서 실태조사에 나서 관련 사안을 지적한 바 있다. 당시 인권위는 모든 기업들로부터 개선하겠다는 확약을 받은 뒤 조사를 종결했다. 조사에 참여했던 인권위 관계자는 “한동안 잠잠하던 기업들의 불합리한 개인정보 요구가 최근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한 대기업 인사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지원자가 어떠한 성장 과정을 거쳐왔는지 알아보고 면접 등에서 질문의 기본자료로 활용하기 위한 것일 뿐, 개인정보를 따로 조회해서 다른 용도로 이용하는 기업은 거의 없을 것”이라면서 “세상이 복잡하다 보니 요즘 지원자들 중에는 별의별 사람들이 다 있기 때문에 기업으로서도 시행착오를 막자는 차원일 뿐”이라고 말했다. 일부 기업들은 이미 전형이 끝난 지원자들의 개인정보들을 폐기하지 않고 자기들 데이터베이스로 축적해 놓고 있다.D(30)씨는 얼마 전 한 공기업의 하반기 공채에 지원서를 쓰다가 황당한 경험을 했다. 원서접수 인터넷 사이트에서 검색을 해봤더니 상반기 탈락 때 냈던 자기 지원서가 고스란히 떴다. 공사측은 “1년 정도는 응시자의 신상정보를 보관한다.”고 답했다.D씨는 “어디로 새나가 어떻게 쓰일지도 모르는데 전형이 끝나면 폐기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따졌지만 소용 없었다.”고 말했다. 대형 전자회사에서도 지원정보를 누적해 보관하고 있는 사실이 확인됐다. 인사팀 관계자는 “차후 재응시자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이전 지원자들의 서류를 일정 시점까지 버리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현행 법률로는 이를 제재할 법적 근거가 없다. 정보통신윤리위원회 관계자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상 입사 지원자와 기업의 관계는 서비스 이용자와 제공자의 관계가 아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 하지만 기업이 이미 전형이 지난 개인정보를 모아두는 건 분명히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한국최초 섹스 문학재판

    한국최초 섹스 문학재판

    「섹스」재판이 열렸다. 지난 11월21일 상오11시 서울지법 114호 법정. 피고인은 저서 속에서「섹스」를 남달리 분명히 다룬 박승훈(朴承薰)씨. 한국「에로스」의 사제(司祭)가 제단(祭壇) 아닌 법정에 선 셈이다. 그는 음란문서제조 및 판매죄로 검찰에 의해 불구속 기소되어 있었던 것이다. 박승훈씨는 신문학도로 자처하고 있다. 중앙(中央)대학에서『미국의 신문학』이라는 강의를 맡고 있고 한국신문(韓國新聞)연구소의 이사이며 건국(建國)대학교에서는 교수로서 『미국의 현대소설』을 가르치고 있다. 그러나 그는「르포」작가로서 더 알려져 있다. 『零點下(영점하)의 새끼들』『零年(영년)구멍과 뱀의 대화(對話)』『서울의 밤』『어느 때 까지니이까』『한 줌 흙은 말한다』등 일련의「에세이」를 썼다. 이 저서들에서「섹스」문제를 정면으로 다루었다. 저자에 의하면『「비트」문학의 현장 검증주의』라는 것이다. 이 날은 제1회 공판. 하(河)경철판사의 단독심, 인(印)정헌검사 관여로 열렸다. 피고인의 변호사는 정춘용(鄭春溶)씨. 애독자이기 때문에 무료변호를 맡고 나섰다고 한다. “비난을 받지 않았는가” 엔 “후배가 알 것을 알려 줬다” 서기가 『피고인 박승훈씨!』하고 크게 이름을 부르자 방청객 사이에서 『예…예…』하는 대답과 함께 도수높은 안경을 낀 박씨의 헌칠한 모습이 터벅터벅 걸어 나왔다. 다음은 이날의 공판 방청기. 판사-피고인의 직업은? 박씨-(즉석에서) 대학교수입니다. 검사가 기소장을 읽었다. 그의 저서 중에서 『零年구멍과 뱀의 對話』『서울의 밤』이 문제가 됐다. 이 2권 중 『零年구멍과 뱀의 對話』에서는「카메라•아이」라는 장(章•1백30~2백45「페이지」사이 1백35「페이지」)이 걸렸다. 이 대목은 박씨가 어느 중국음식점의 벽에 뚫린 조그만 구멍을 통해 옆 방에서 벌어지는 각계 각층 남녀의 성교장면을 세밀하게 관찰, 그 느낌을 묘사한 글이다. 또『서울의 밤』에서는「어디선가 보고 있다」라는 장(章•1백77~2백27「페이지」사이의 50「페이지」)과 「노래하는 공동변소」라는 장(章•13~65「페이지」사이 52「페이지」)이 문제됐다.「어디선가 보고 있다」는 필자가 도색(桃色)영화를 보고 난 뒤의 독백과 영탄이 씌어져 있는 부분이다.「노래하는 공동변소」는 대학교수인 필자가 서울역 앞 공동변소에 들어 앉아 그 낙서들을 음미하면서 느낀 점을 썼다. 검사-「카메라•아이」로 외설물을 제조, 판매케 했는가? 박씨-제조라는 것은 형이하학적인 것을 만들 때의 이야기고 글을 쓴다는 것은 청탁을 받아 집필한다는 것이다. 검사-하여간 제조했지? 박씨-제조는 출판사에서 한 것이고 이쪽은 오랜 진통기를 지난「아이디어」를 붓을 통해 집필했을 뿐이다. 검사-「어디선가 보고 있다」의 「필름」을 만들었는가? 박씨-아까 말한대로 책을 저술했고 그 한 章에 문화영화를 본 사실을 기록한 바 있다. 검사-「필름」을 보았는가? 박씨-보았다. 변호사-쓴 것은 죄다 사실에 입각한 것인가? 박씨-「비트」문학의 원리와 본질대로 사실을 사실대로 기록한 것이다. 변호사-쓴 동기는? 박씨-「저널리스트」로서의 사회적인 책임이다. 내가 안쓰면 누군가가 썼을 것이다. 나는 태만하지 않았다. 변호사-자기 글이 음란했다고 생각하지 않는가? 박씨-그러한 대목은 한군데도 없다. 활자「미디어」에서는 성욕을 느끼되 수치심이나 혐오증과는 다른 미적 감동을 주는 법이다. 변호사-비난을 받지 않았는가? 박씨-후배대학생들로부터 알아야 할 것을 알려 주어서 감사하다는 찬사의 말은 들었지만 비난을 받은 일은 없다. “왜 다루었나” 엔 “인간문제 추궁하려고” 판사-사회적인 책임이란 무엇인가? 박씨-「엘리트」는 자유를 두려워한다. 자유는 책임을 동반하기 때문이다. 붓을 든「엘리트」로서 태만하지 않은 것이 죄라면 죄다. 나는 진실을 썼다. 시종일관 사회성 예술성 사상성을 담아 책임을 다했을 뿐이다. 판사-왜 「섹스」문제를 다루었는가? 박씨-성적행위는 예술 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예술도 신비하기 때문에 둘다 어떠한 답을 내리기 힘들다.「아담」과「이브」이후 하느님도 답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섹스」의 문제라고 생각한다.「예수•그리스도」도 간통한 여자에게 돌을 던지지 못했다. 이 거창한 인간의 문제를 끝까지 추궁해 보려고 했다. 판사-그 답이 나왔는가? 박씨-아직 추궁 중에 있다. 이번에 물의를 일으키게 된 것도 그 점에 있고 저 작품이 미완성품이라는 점에 있겠다. 제1회 공판에서는 문제된 3가지 章들 중에서 어느 구절이 검찰측 견해로 음란 혹은 외설스러운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지적되지 않았다. 이 점은 오는 12월6일에 예정된 제2회 공판에서 심리되리라고 한다. 박승훈씨는 만일 유죄판결이 내린다면 대법원까지 올라갈 기세다. 그렇게 되면 작품속의 음란, 외설에 대한 정의가 내려질 것 같다. 이웃 일본의 경우 최고재판소(대법원)가「D•H•로렌스」의 작품『차털리 부인의 사랑』재판에서 내린 판례를 보면 음문서란『함부로 성욕을 자극하고 수치심과 혐오의 정을 불러 일으키도록 노골적 구체적으로 묘사한 것』이라고 정의했다. 변호사 정춘용씨에 의하면 미국과「유럽」등 선진제국의 판례에서는 더 폭 넓은 해석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선데이서울 69년 11/30 제2권 48호 통권 제 62호]
  • 일방통행 문화바우처 장애인에 ‘文化 폭력’

    일방통행 문화바우처 장애인에 ‘文化 폭력’

    소아마비로 세 살 때부터 목발을 짚어온 2급 지체장애인 신모(40)씨. 그는 요즘 정부 탁상행정의 실상을 몸으로 느낀다. 지난해 그는 세 번에 걸쳐 아내(36·지체장애 1급)·아들(10)과 즐거운 영화 나들이를 했다. 정부가 시범 실시했던 ‘문화 바우처(voucher)’ 사업 덕이었다. 돈이 없어 집에서 비디오 보는 걸로 만족해야 했던 신씨 가족에게 무료로 영화 등을 볼 수 있게 한 문화 바우처는 큰 혜택이었다. 하지만 정작 이 사업이 지난달 본격 시행되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자유롭게 쓰지 못하고 정해진 시간과 장소에서 정해진 콘텐츠만 이용할 수 있도록 바뀌어 버렸다. 신씨는 “장애인들끼리 몰려다니다 동물원 원숭이처럼 사람들의 구경거리가 되는 게 얼마나 큰 상처가 될지 정책 당국자가 상상이나 하겠느냐.”고 말했다. 장애인 등 소외계층의 문화생활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문화관광부가 지난달부터 본격 시행하고 있는 문화 바우처 사업이 장애인들의 선택권을 무시하고 있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이 사업은 장애인과 저소득층 어린이·노인 등 소외계층을 위해 영화·연극·뮤지컬 등의 무료 이용권을 주는 복지사업이다. 지난해 시범실시에서 1인당 연간 3만원 한도에서 자유롭게 쓸 수 있도록 해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본격 시행에 나서면서 제도가 확 바뀌었다. 새로 사업주체가 된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전부터 이 위원회가 해 오던 ‘신나는 예술여행’ 사업과 성격이 비슷하다며 흡수 통합시켰다. 대신 이름만 ‘문화바우처’를 앞세웠다. 장애인들은 새 제도가 영화·공연 등의 시간·장소를 지정하기 때문에 단체관람을 할 수밖에 없으며 수치심을 느끼게 만든다고 말한다. 또 장애인들이 선호하는 영화의 편성비율이 전체 문화콘텐츠의 20% 이하로 규정된 것도 현실을 무시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지난해 한국장애인문화협회가 장애인들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최근 여섯달 동안 경험한 문화활동으로 가장 많은 41.4%가 영화·연극을 꼽았다. 장애인의 이동 편의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한다. 전동휠체어를 이용하는 소아마비 1급 지체장애인 안모(54·서울 구로동)씨 역시 지난해 문화 바우처 사업을 이용해 영화만 6차례 관람했다. 대형 멀티플렉스 영화관이 동네와 가까워 이동하기도 쉬운데다 장애인 편의시설도 잘 갖춰져 있어 즐거움이 컸다. 그러나 이달 초 뮤지컬을 보기 위해 찾았던 대학로의 극장은 지하에 있는데다 엘리베이터도 없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화나눔팀 양경학 팀장은 “이 사업에는 장애인뿐 아니라 저소득층 노인과 소년소녀가장 등도 참여한다. 바우처만 제공하면 교통편·식사·현장안내 등 각종 편의를 제공하지 못하기 때문에 사업을 통합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계류중 항공기내 난동 500만원 벌금

    앞으로는 운항중인 항공기뿐만 아니라 공항에서 머물고 있는 항공기 내에서의 폭언이나 고성방가, 흡연 등 불법 행위를 하게 되면 최고 500만원의 벌금이 부과된다. 건설교통부는 항공기내 불법행위자에 대한 처벌적용 범위를 확대한 ‘항공안전 및 보안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고 4일 밝혔다. 그동안에는 탑승객이 공항에 계류중인 항공기 안에서 난동을 부릴 경우 법적으로 제재할 근거가 없었지만 앞으로는 운항중인 기내와 동일한 처벌을 받게 된다.처벌 대상은 운항중이거나 계류중인 항공기 내에서 ▲폭언·고성방가 ▲주류·약물 복용 후 타인에게 위해를 가하는 행위 ▲성적 수치심 유발 행위 ▲무단으로 조종실 출입을 기도하는 행위 등으로 5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또 기내에서의 폭행·협박 등으로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5년 이하 징역을 받게 된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스타지망 좋다만 속지마오

    스타지망 좋다만 속지마오

    당신도 영화배우가 될 수있다-는 유혹에 넘어가 피를 본 「스타」지망생이 요즘 부쩍 늘어나고 있다. 영화에 출연시켜 준다는 미끼에 걸려들어 금품을 빼앗기고 몸을 망치고, 그래서 화려한 「신데렐라」의 꿈 대신 사색(死色)의 낯빛이 되어 돌아오는 젊은이들이 많다. 영화가 주변엔 지금도 「스타」지망생을 노리는 상습 사기꾼이 버젓하게 활약하고 있기 때문. 피해자들의 실례를들어 영화사기꾼의 숫법을 알아보자. 강정태(姜貞泰)(가명·24·고졸(高卒))씨는 2개월가량 영화배우가 된 줄만 알고 기뻐했다가 돈 20만원만 날리고 꿈에서 깨어났다. 그가 마의 손길에 걸린게 지난 6월. S예술학교에 다니면서 출연기회를 노리던 그에게 어느 날 두툼한 편지 봉투가 날아왔다. 『범인을 찾는 12인의 얼굴』이란 영화제목의 광고문과 신인배우 모집요강이 들어 있었다. 신문지 크기의 광고문에는 제작자 김동기(金東基)(가명), 감독 김중원(金中遠)(가명)의 이름으로 『연애시대(戀愛時代)』『흑춘(黑春)』 두편의 영화가 사진과 함께 소개됐고 「개봉박두(開封迫頭)」라고 박혀 있었다. 그리고 동봉한 엽서에는 『출연할 의사가 있으면 일차 면담하자』고 서울 광화문의 S다방을 지정해 놨다. 밑져야 본전이라고 생각한 金씨는 있는 맵시를 다 내고 지정한 다방으로 나갔다. 먼저 만난게 제작부장이라는 사람이고 그 다음이 제작자 金모, 감독 金모의 차례 최종적으로 金감독은 『우선 촬영현장에 가서 「카메라·테스트」를 하자』고 했다. 일사천리의 진행에 딴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촬영현장이라는 정능(貞陵) 골짜기에 가서 金씨는 실제로 「카메라」앞에 섰다. 촬영, 조명「스태프」들이 우글거리는 속에서 앞얼굴, 옆얼굴을 찍고 간단한 「액션」도 해보았다. 이틀뒤 金씨는 조연으로 출연시킨다는 통지와 함께 「시나리오」를 받았다. 주연엔 申모, 尹모라는「톱·스타」. 2개월간 세 번 촬영장에 나갔는데 이상하게도 申, 尹같은 「톱·스타」는 그때마다 나오지 않았다. 어쨌든 예명을 짓고 1년간 전속계약까지 체결한 金씨는 그 동안에 제작자에게 1만원에서 5만원단위로 15만원을 빌려줬다. 「카메라·테스트」에 3천5백원, 분장료 9천원, 제작부장, 조명기사, 촬영기사에게 잘 보이려고 준 돈이 근 10만원. 그리고는 끝장이 났다. 똑같은 「케이스」에 걸린 사람으로 朴종만(가명), 文진희(가명)가 있다. 두 사람은 모 영화사가 모집한 신인배우 모집에 응모했다가 낙방한 사람. 약간 실의에 잠겼을 때 예의 초대장이 왔고 각각 15만원~20만원씩 빼앗겼다. 여자인 文양의 경우 「매니저」를 자청한 청년에게 별도의 사례로 2개월에 5만원을 주었고…. 끝장은 어느 경우나 마찬가지로 수상하다고 느끼면 이미 늦은 때였다. 사기꾼의 행각이 그만큼 완벽하기 때문에 배우지망생이 사실을 깨닫기 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그러나 이들이 조금만 침착했다면 그들의 출연영화가 실제로 제작되는 것인가를 알아봤어야 했다. 그들을 속인 『연애시대(戀愛時代)』란 영화가 제작됐는가도 알아봐야할 일이다. 제작자는 한국 영화제작자협회에, 감독은 한국영화인협회에 그 정체를 문의해봤어도 될 일이다. 그러나 정체를 알아보는 것만으로 안심할 수는 없다. 얼마전에 이름을 대면 곧 알 수 있는 영화감독의 명의로 배우지망생을 농락한 사기한이 있었다. 그 사기한은 서울교외 팔당(八堂)에 근거를 두고 주로 여배우 지망생에게 야릇한 「카메라·테스트」를 며칠간 했다. 7,8명이 빈집에서 합숙하면서 「필름」도 들지않은 「카메라」를 가지고 촬영을 했다. 이런 경우는 피해자 자신이 수치심 때문에 고발을 못했다. 물론 그런 약점이 충분히 이용된 것이지만 상습 사기한은 숫법이 좀 더 치밀하다. 3년전에 피해자의 고발로 철창신세를 진 일이있는 K라는 사기한은 지금도 다른 이름(그에겐 10개 이상의 이름이 있다)으로 계속 성업중. 그가 내건 영화사 이름만도 「x亞필름」등 6개나 된다. 그는 신인모집에 1개월쯤 앞서서 월간잡지에 만들지도 않는 영화광고를 낸다. 윤정희(尹貞姬), 남정임(南貞妊) 같은 A급 배우의 사진을모아 「스틸」을 만들고 「개봉박두(開封迫頭)」를 선전한다. 이용하는 잡지는 주로 「영화xx」「xx잡지」등 값싸고 판매율이 적은 잡지. 그 다음엔 같은 이름으로 일간지 광고난에 신인모집 광고를 낸다. 잡지에 게재한 「개봉박두(開封迫頭)」의 영화는 「포스터」로 만들고 거기에 신인기용의 새작품을 발표한다. 제작 실적을 과시함으로써 의혹을 씻으려는 작전이다. 응모자가 나타나면 20명이든 30명이든 우선 면접통지를 우송하고 예의 「카메라·테스트」를 한다. 「테스트」비용 3천여원을 선뜻 내면 우선 합격이고 2단 3단계로 돈을 긁어낸다. 신인의 입장에서 볼 때 자기 혼자만 합격인가 싶지만 사실은 몇십명을 각각 다른 시간 다른 장소에서 똑같은 숫법으로 상대하는 것. 이들은 실제로 「시나리오」도 만들고 촬영흉내도 낸다. 7,8명이 작당해서 「카메라」를 메고 야외 「로케」를 나간다. 「레디·고」를 부르고 연기연습도 시키지만 사실상 그 앞에서 돌고 있는 촬영기는 「필름」도 들지 않은 빈털터리. 믿고 돈이나 주면 그들의 목적은 달성되는 것이다. 이들중에는 현역감독, 제작자의 이름을 빌어 행동하는 철면피도 있다. 정진우(鄭鎭宇), 문여송(文如松)씨등의 이름이 이용된건 오래전 일이고 얼마전엔 가짜 정소영(鄭素影)감독이 나타나 말썽이 되기도 했다. 원칙적으로 영화제작은 당국에 등록된 영화사만이 할 수 있고 촬영에 앞서서 제작자는 작품신고를 하게 돼있다. 신인모집은 감독, 제작자가 「스카우트」하는 경우와 공개모집의 두 「케이스」가 있지만 사서함(私書函)을 이용하거나 신문 3행광고를 이용하는 따위 옹색한 짓은 않는다. 「스타」지망생에게 돈을 요구하는 일은 더욱 있을 수 없다. 또한가지 배우지망생이 빠지기 쉬운 함정에는 이른바 각종명칭의 배우학원이다. 서울에는 한때 20에 가까운 배우학원이 난립하여 눈을 어지럽게 했다. 이중 실제로 일정「코스」를 정해 교육시키고 있는 학원은 불과 4,5개. 이중 10년 전통을 자랑하고 배우산출 실적이 있는곳도 한둘 있으나 나머지는 믿을게 못된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기한이 그렇듯 영화계 주변의 사기한들은 피해자가 고발을 못하도록 교묘한 수단을 쓰고 있다. 일단 법망에 걸려도 빠져 나오기 일쑤. 영화의 부산물 치고는 엄청난 사회문제다. 배우 지망의 선남선녀는 우선 영화 출연에 돈이나 그밖의 것을 요구하는 제작자가 있다면, 그를 사기한으로 고발하는게 좋을 것 같다. [선데이서울 69년 10/12 제2권 통권 제 55호]
  • 학교는 난장판

    전국에서 교권침해 사건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전남북 일부 학교에서 집단체벌, 학내분규 등 말썽이 계속되고 있다. 전북 익산 Y고의 Y(40)교사가 스승의 날 교내 행사에 참석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학생들에게 집단체벌을 가했다.Y교사는 지난 16일 점심시간에 2학년5반과 4반 학생 38명을 운동장으로 집합시켜 엎드려 뻗쳐를 시킨 후 죽도로 엉덩이를 5대씩 때렸다. 맞은 학생들은 모두 여학생이다. 이는 교사가 죽도로 엉덩이를 내려치는 체벌장면을 학생들이 휴대전화 동영상으로 찍어 유포시키면서 알려졌다. 학생들은 유 교사가 폭언과 함께 엉덩이를 때려 엄청난 수치심을 느꼈고 멍이 들었다며 적절한 조치를 호소하고 있다. 유 교사는 “스승의 날 행사는 등교일이어서 참석해야 하는 행사이기 때문에 불참학생들을 적어오라 했지만 부실하게 적어와 교육적 차원에서 부득이하게 단체체벌을 가했다.”면서 “맞은 학생들에게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도교육청은 원칙적으로 체벌을 금지하고 있다. 전북 K고 3학년1반 학생 20여명은 22일 오전 영어교과 교사 교체를 요구하며 단체로 수업을 거부했다. 학생들은 지난달까지 담임이었던 S교사가 영어수업을 하려 했으나 어학실에서 학급회의를 갖고 교사 교체를 요구했다. 이는 담임인 이 교사가 지난 11일 학교 홈페이지에 학급에서 발생한 집단 괴롭힘 사건에 대해 학교측의 조치가 미흡했다고 비판하면서 불거졌다. 이 교사는 같은 반 학생 2명이 한명의 코에 휴지를 말아 집어넣고 휴대전화로 촬영하는 등 인권유린행위를 자행했으나 학교측이 안일하게 대처했다고 주장했다. 이 학교 사태는 동료교사간 맞고소로 이어졌다. 이 학교 Y교사와 K교사는 S교사의 담임교체 문제에 대해 말다툼을 벌이다 서로 김제경찰서에 맞고소했다.S교사는 지난 4일 학교폭력사건에 책임을 지고 진학부장과 담임보직 사의를 표명했다. 한편 이 과정에서 학교운영위원장 P씨가 지난 19일 41명의 교사 전체를 모아놓고 질책하면서 “심교사는 옷을 벗어라.”고 발언, 교권침해 논란을 빚고 있다. 23일 여수 J여고 학생들과 학부모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이 학교 K교사가 디자인실에서 4교시 사진수업을 받던 3학년8반 학생 33명 가운데 7명을 교실안에 감금한 채 교실 문을 잠그고 나가버렸다. 감금당한 학생들은 점심시간이 지나도록 K교사가 문을 열어주지 않자 20여분 만에 안쪽에서 잠긴 문을 열고 밖으로 나오려다 K교사에게 들켜 교무실 복도에서 벌을 받았다.K교사는 이후 학생들과 동료 교사들에게 사과를 하고 사유서와 각서를 제출했다.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교수 언어성폭력 인권위 진정

    도에 지나친 교수의 언어 성폭력에 대해 학생들이 국가인권위원회 진정 등 집단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고려대 교수들의 언어 성폭력은 지난 2월 전체 교수 세미나에서도 공개돼 문제가 되기도 했다. 고려대 사범대 학생회는 18일 사범대 일부 교수들의 언어 성폭력이 많은 학생들에게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등 심각한 피해를 주고 있다고 보고 관련 사례를 모아 인권위에 진정을 내기로 했다.이미 지난달 사범대의 한 여학생이 A교수에 대해 인권위에 민원을 제기, 인권위 성차별팀이 조사중이다. 인권위 관계자는 “민원은 진정과 달리 조사의 의무는 없지만 명확한 피해 사실이 확인될 경우 직권조사 등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밝혔다. 사범대 학생회는 지난 4일 인권위의 연락을 받고 이 학생의 민원제기 사실을 알게 됐다. 곧바로 학장 면담 등을 통해 진상 조사를 촉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학생회는 이에 따라 학생들로부터 피해 사례를 접수, 이르면 이번주 중 학교 당국을 상대로 인권위에 진정을 낼 계획이다. 민주혜 부학생회장은 “이미 해당 교수와 강의 제목까지 파악된 다수의 피해 사례가 확보됐지만 피해 당사자가 자기 이름으로 직접 진정을 하는 것은 꺼리고 있다. 함께 수업 받은 남학생들은 더 자유롭게 이야기를 하고 있어 제3자 진정이나 학생회 명의 진정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학교측은 섣부른 판단은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학사지원부 관계자는 “엄연히 기관 대 기관의 공적 영역인데 인권위가 학교가 아닌 학생회에 먼저 연락한 것은 납득이 가지 않는다. 피해사실이 확인되면 인권위와 별도로 학내 공식 고발기구인 성폭력상담소에서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학생들은 특히 A교수의 수업에서 언어 성폭력이 심하다고 입을 모았다.4학년 B(27)씨는 “교수님이 여학생들은 프리젠테이션 할 때 무조건 빨간 짧은 치마를 입고 와라. 유혹적인 목소리로 아주 발표를 잘 했다는 등의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데 남자인 내가 더 얼굴이 화끈거렸다.”고 말했다.3학년 C(26)씨는 “여학생들에게는 연구실에 올 때 화장을 짙게 하고 오라는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A교수의 수업에서는 교수 취향을 맞추기 위해 모든 조에서 생머리 스타일에 짧은 치마를 입은 여학생이 발표자로 나서는 기현상까지 벌어졌다.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소통 부재 사회서 갈등하는 ‘어린 영혼들’

    소통 부재 사회서 갈등하는 ‘어린 영혼들’

    횟집에서 회가 나오기 전 밑반찬으로 차려지는 음식이 일명 ‘스끼다시’다. 스끼다시가 아무리 맛있다 한들 횟집의 주 요리는 어디까지나 회다. 스끼다시는 ‘있으면 좋고, 없으면 그만인 들러리 음식’이란 얘기다. 여기, 스스로를 ‘스끼다시 인생’이라 부르는 아이들이 있다. 연예인을 꿈꾸며 길거리를 배회하고, 인터넷 중독에 빠져 소통을 거부하고, 심지어 선생님을 흉기로 살해하는 비행 청소년들. 임정연(39)의 첫 소설집 ‘스끼다시 내 인생’(문이당)의 주인공들이다. “지난 여름, 집 근처에서 대여섯명의 고교생이 한 학생을 집단폭행하는 걸 봤어요.TV뉴스에서만 봤지 눈으로 직접 목격한 건 처음이라 무척 놀랐어요. 말리지도 못하고 멀찍이 떨어져서 전화로 경찰에 신고했는데 왠지 모르게 수치심같은 게 일더군요.” 동거하던 세 명의 남녀학생이 돈을 뜯어내기 위해 담임교사를 유인해 흉기로 살해하는 내용의 단편 ‘달빛’은 그때의 충격적인 경험에 자극받아 쓴 것이다. 이 소설은 30대 문학평론가들이 뽑은 ‘2006 젊은 소설’에 선정됐다. 표제작 ‘스끼다시 내 인생’의 ‘나’를 비롯해 소설속 주인공들은 일상과 윤리의 틀에 얽매이지 않고 내면의 욕망을 맘껏 발산하는 ‘자발적 불량 청소년’들이다. 기성세대들이 불편하고 난처하게 느낄 만큼 거친 말투와 은어가 난무한다. “아이들의 폭력성이 어디에서 비롯되는지, 누가 아이들을 거리로 내모는지 궁금했다.”는 작가는 “아이들을 ‘괴물’로 길러낸 것은 결국 디지털 세대의 정서를 이해하지 못하는 어른들의 폭력과 억압”이라고 지적했다. 대학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한 작가는 등단 전까지 7∼8년간 논술학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쳤다. 책에 실린 단편들이 비행 청소년들의 충격적 일탈을 고발하는 세태 소설이 아니라 소통 부재의 사회에서 고민하고, 괴로워하는 어린 영혼들의 성장 소설로 읽히는 것은 오랫동안 아이들과 호흡해온 작가의 연민어린 시선 덕분이다. 2003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했고,2005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기금을 받은 작가는 “앞으로도 청소년 문제같은 사회 문제에 관한 글을 쓰고 싶다.”고 했다. 글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사진 강성남기자 snk@seoul.co.kr
  • “여성교도관에 성희롱 당해” 55%

    교도소 여성 재소자에 대한 성폭력이 남자 교도관보다 여자 교도관이나 함께 있는 동료 수용자에 의해 더 많이 일어나고 있다. 이는 국가인권위원회가 17일 내놓은 ‘여자 수용자 성폭력 실태 방문조사결과’ 보고서에서 드러났다. 인권위는 지난 2월 서울구치소에서 남자 교도관에게 성추행을 당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K씨 사건을 계기로 직권조사를 결정하고 3월 청주여자교도소 등 여성 교정시설 5곳의 재소자 969명을 조사했다.3월2일 기준 전체 여자수용자는 2440명이다. 설문에 응한 732명 중 20%인 143명이 교도소에 들어와 성적 수치심을 느끼거나 성폭력을 당한 적이 있다고 했다. 음담패설이 21명으로 가장 많았고 신체에 대한 놀림(14명), 신체적 접촉(13명), 치근덕거림(4명), 포옹이나 키스(1명) 순이었다. 누구에게 당했는지에 대해 응답자 110명 중 가장 많은 60명(55%)이 여자 교도관이라고 답했다.‘동료 수용자’는 21명(19%),‘남자 교도관’은 11명(10%)이었다. 인권위 관계자는 “여자 교도관은 성폭력 가해자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이 성폭력 예방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엉덩이가 튼실해서 애기도 잘 낳겠다, 나이 차이가 많은데 남편과 성생활을 어떻게 하느냐 등 여자 교도관에 의한 언어폭력과 상투적인 반말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많은 재소자들이 이를 성폭력으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응답자 721명 중 절반에 가까운 331명이 입소 때 신체검사에서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고 답했다. 특히 알몸 상태로 ‘앉았다 일어서’를 반복하는 것과 생리기간 중에도 알몸검사 및 생리대까지 상세히 검사하고 출혈이 있을 때 그 자리에서 생리대를 갈도록 지시하는 것에 강한 불만과 수치심을 느꼈다고 했다.교도소에 전문의가 없어 부인과 질환에 걸리고서도 제대로 진료받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다. 응답자 446명 중 외부 병원에서 진료를 받았다는 사람은 33명뿐이었고 의무과에서 약만 타 먹었다는 사람이 116명, 그냥 참았다는 사람이 55명이나 됐다. 인권위는 법무부 장관에게 ▲여자 교도관도 성추행의 주체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성희롱·성폭력 예방교육 강화 ▲자유로운 성폭력 피해상담 여건 마련 ▲여자 수용자의 임신, 출산, 육아에 관련된 제도 보완 등 의견을 표명했다.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서초구 ‘카 이어링’ 단속 확대

    ‘불법 주·정차 단속도 강화하고, 민원도 줄이고…’ 서울 서초구는 자체 개발한 새로운 불법 주·정차 단속 방식인 ‘카 이어링’(Car Earing) 제도를 확대·시행키로 했다고 1일 밝혔다. 이 제도는 불법 주·정차 차량의 사이드 미러에 ‘과태료 부과 차량’이라고 적힌 형광색 비닐 봉투를 씌우고 잠금장치를 부착, 위반자가 구청을 방문해 과태료를 납부하면 잠금장치를 풀어주는 단속방식으로 지난해 6월부터 시범적으로 실시돼 왔다. 카 이어링 제도가 실시된 것은 견인 단속으로 인한 민원이 끊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차량을 견인할 경우 주차위반과태료(4만원)와 함께 견인료(4만원), 보관료(30분당 700원) 등을 납부해야 하기 때문에 경제적 시간적 손실이 크다는 불만과 함께 견인과정에서 차량 파손이 발생했다는 민원이 빈번했다. 특히 구는 그동안 시범실시를 통해 1177건에 카 이어링을 설치한 결과, 과태료 징수율이 일반 차량은 70%, 렌터카는 65%에 달해 고지서 발송 또는 견인 징수율(일반차량 29%, 렌터카 6%)보다 크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구 관계자는 “처음에는 단속시 수치심을 느낀다는 불평도 있었으나 견인료를 내지 않아도 되고, 차량 파손 염려가 없게 되자 이의신청과 민원이 현저하게 줄었다.”고 설명했다.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육군대대장이 병사 성추행 물의

    육군 대대장이 병사들을 상습적으로 성추행한 사실이 밝혀져 물의를 빚고 있다. 27일 육군에 따르면 모 사단 예하부대 대대장인 정모(44) 중령은 지난해 8월부터 올해 초까지 자신이 지휘하던 부대의 병사 6명을 10여차례에 걸쳐 성추행했다. 수사 결과 정 중령은 병사들에게 사타구니 등의 피부병을 살펴본다는 명목으로 몸을 만지거나 껴안는 등 수치심을 느낄 정도의 추행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를 입은 한 병사가 올해 초 중대장과의 면담과정에서 이같은 사실을 신고했고 정 중령은 부대 헌병대의 조사를 받고 지난달 구속됐다. 정 중령은 “아버지 같은 마음으로 피부병 관리 차원에서 확인한 것일 뿐”이라면서 일부 사안에는 “만취 상태여서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고 육군은 설명했다. 정 중령은 구속된 뒤 피해 병사들이 선처를 요청하는 탄원서를 육군측에 제출하자 지난 19일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군 수사기관은 정 중령이 군인으로서 불명예스러운 행동을 했다며 징계위에 회부해 정직 3개월과 감봉 등 중징계 처분을 내리고 현역 부적합 심의위에 회부했다. 정 중령은 최근 전역서를 육군본부에 제출했다.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장애인 남녀공용 화장실 조사

    국가인권위윈회는 18일 “공공건물을 신·개축하면서 장애인 화장실을 남녀 공용으로 설치하거나 공용 그대로 방치한 지방자치단체 두 곳에 대한 진정이 들어와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2급 장애인 박종태(49)씨는 “수원시가 청사 별관을 새로 지으면서 2층부터 8층까지 7개 장애인 화장실을 남녀 공용으로 만들었고, 안산시 군자종합사회복지관도 최근 증·개축 공사를 하면서 남녀 공용인 장애인 화장실을 고치지 않았다.”면서 최근 인권위에 진정을 냈다. 박씨는 “특히 수원시청은 남자 일반 화장실 입구에 화장실 한 칸을 설치해 놓고 장애인 여성에게 이용하라고 해 수치심을 안겨줬다.”고 주장했다. 인권위가 조사에 착수하자 두 지자체는 각각 다른 반응을 보였다. 인권위 관계자는 “안산시는 개·보수를 통해 시정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힌 반면 수원시는 이렇다 할 개선 의지를 밝히지 않았다.”고 전했다. 수원시는 이에 대해 “장애인 화장실을 남녀 1개씩 설치토록 한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기 시작한 지난해 7월 이전인 2003년 12월 공사가 시작됐으므로 중간에 변경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데스크시각] 관대와 망각-최 의원은 걱정하지 말라/손성진 사회부장

    “법의 판단에 따르겠다.”고 말한 검사 출신 최연희 의원의 태도는 ‘검사스럽다’는 신조어에 또 하나의 의미를 추가했다.‘잘못해도 무조건 법으로 따진다’는. 만취해서 여기자를 추행한 그는 “딸들 볼 낯이 없다.”고 했지만 진실로 부끄러워하는 모습은 아니었다.‘알량한’ 자리를 지키려는 욕심에 더럽혀진 명예를 조금이나마 회복하겠다는 최소한의 양심마저 저버린 것이다. 관대와 망각, 최 의원은 거기에 기대고 있다. 그의 내심대로, 금고 이하의 형을 받아 의원직을 유지하게 될지 모른다. 그만큼 우리는 법원을 포함해서 성문제에 관대하다. 강간범에게도 집행유예를 선고하는 법원이 성추행에 어떤 형을 선고하는지는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최 의원의 행동을 이해할 수 있다는 말들을 심심찮게 듣는다. 귀를 의심케 하는 것은, 심지어 최 의원을 옹호하고 두둔하는 발언을 한 ‘여성’이 있다는 사실이다. 최 의원에게 법정에 가서 한번 따져보자는 생각이 나게 한 것은 그런 현실이다. 한국인들이 성문제에 관대한 것은 뿌리깊은 남존여비 관념에 기인하는 바가 크다. 기생, 요정문화와 해외로까지 발을 뻗치는 성매매의 근원을 여성을 하대하는 인습에서 찾아도 틀리지 않는다. 돈과 권력이면 무엇이든 가능하고 어느 정도의 성접촉쯤은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는 한국 남성들이다. 요즘에는 대서특필되는 성희롱이 사회적, 법적인 문제로 부각되기 시작한 것은 불과 10여년 전이다. 그전에는 성희롱이란 단어도 생소했거니와 혹간 그런 일이 있더라도 ‘그럴 수 있는 것’쯤으로 돌려버리기 일쑤였다. 성폭력은 늘어나는 한편으로 발생 계층이 광범위해지고 있다.‘발바리’·경찰관·선생님·중학생·군인·교도관·정치인까지, 성폭력 가해자는 직종불문이고 지위고하를 가리지 않는다.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아직 성범죄가 적게 발생하는 나라에 속한다.2002년 기준으로 한국의 강간·추행 건수는 인구 10만명당 19.8건이다. 미국은 33건, 영국 86.6건, 독일 33.9건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치명적인 맹점이 있다. 통계에는 신고된 범죄만 기록되는데 한국의 성범죄 신고율은 불과 6%밖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94%는 드러나지 않고 파묻혀 버린다. 스코틀랜드는 신고율이 62.3%, 프랑스는 60.2%이고 스페인도 35.5%로 우리와는 천양지차다. 성폭력 피해자를 도리어 질시하는 사회풍조와,‘2차 피해’가 신고율을 10%에도 못 미치게 만드는 원인이다. 수치심을 팽개친 최 의원처럼 떳떳하게(?) 법의 심판을 받겠다는 가해자가 있는 반면 남자 경찰관 앞에서, 만인이 지켜보는 법정에서 ‘신고한’ 피해자들은 거꾸로 죄인처럼 수치심을 무릅쓰고 구체적인 진술을 해야 한다. 이번에도 성폭력의 심각성을 일깨운 것은 언론도 국회도 아니고 신발가게 주인의 어린이 성폭행 살인 사건이었다. 우리의 특성은 무관심, 무방비로 일관하다 사건이 터지면 방패막이가 되겠다고 난리법석을 떨고는 금방 잊어버리는 점이다. 검찰, 법원, 국회, 여성부, 경찰, 언론들이 일제히 마치 준비하고 있었다는 듯 전자팔찌다 뭐다 해서 캐비닛 속에서 잠자던 온갖 대책들을 동시다발로 끄집어 낸 게 한달 전이다. 그들이 한달 전의 상황을 망각해 버렸으리라고는 생각하고 싶지 않다. 그러면서도 정책화 작업이 얼마나 진행되고 있는지 벌써 의심스러워지는 것은 그들의 냄비근성이 미덥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는 가혹해야 할 것에 관대하고 오래 기억해야 할 것을 너무 빨리 잊어버린다. 모든 것들이 한때의 폭풍우처럼 지나가면 그만이다. 1999년에도 여기자가 피해자인 추행사건이 있었다. 그때 가해자는 검사였는데, 당시에도 검찰 내부와 여성계에서 큰 문제가 됐고 검사는 징계를 받았다. 그러나 7년 가까이 지난 지금은 어떻게 됐을까. 그 검사는 검찰 중앙 조직의 핵심 요직에 올라 있다. 하물며 검찰 조직에서 이러니 다른 곳인들 오죽하랴. 최연희 의원은 걱정하지 말라. 시간이 지나면 잊혀질 테니까. 손성진 사회부장 sonsj@seoul.co.kr
  • 12세때 어머니 동거男이 성폭행 9년만에 배상판결

    어린 시절 교통사고로 아버지를 여의고 어머니와 동거하던 남성에게 수십차례나 성폭행당한 소녀가 9년 만에 정신적인 고통을 보상받게 됐다. 강모(20·여)씨가 의붓아버지로부터 성폭행을 당하기 시작한 것은 8년 전인 1998년. 정신장애를 겪고 있던 어머니 박모(45)씨가 생활고 때문에 이모(57)씨와 동거하면서부터다. 이씨는 박씨가 일하러 간 뒤 혼자 남은 강씨의 방문을 열고 들어가 성추행했다. 집에 오는 게 두려워 다른 곳에서 자고 온 날에는 강씨에게 “외박을 했으니 몸을 검사해야 한다.”며 몸을 더듬는 등 성폭행을 일삼았다. 박씨가 정신장애를 겪고 있어 딸을 마음대로 하더라도 따지지 못할 것이라고 판단한 이씨는 강씨를 20여차례나 성폭행했다. 충격을 견디다 못해 강씨는 중학교 2학년 때 가출해 학업마저 포기했다. 어느덧 성년이 된 강씨는 수치심 때문에 불행했던 과거를 덮어두려 했지만 외삼촌의 권유로 법적인 대응을 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강씨의 고소로 이씨는 구속기소돼 5월 1심 재판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강씨가 수년간 겪은 정신적 고통에 대한 배상은 이뤄지지 않았다. 어려운 경제사정 때문에 이씨의 재산을 가압류하는 소송조차 낼 수 없었던 강씨는 법률구조공단을 찾아 도움을 청했다. 구조공단의 지원으로 강씨는 지난해 7월 이씨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고 광주지법 목포지원은 최근 “이씨는 강씨측에 10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16일 TV 하이라이트]

    ●살림의 여왕(EBS 낮 12시) 여성에게 허브가 좋은 이유와 허브 사용시의 주의점, 처음 사용할 때 간단하게 할 수 있는 테스트 방법을 공개한다. 또 남편의 숙취 해소에 좋은 애플민트를 비롯해 아이들이 좋아하는 허브 피자, 증세별로 마시는 허브차 등 허브요리를 선보인다.‘주부생활백서’에서는 겨울철 집안 화초 키우는 법을 전한다.   ●문화가중계(SBS 밤 12시55분) 한·중·일 3국이 낳은 세계적인 장애인 음악가와 함께하는 ‘희망으로’를 보여 준다. 자랑스러운 우리 음악인 테너 최승원, 클라리네티스트 이상재, 그리고 중국과 일본의 장애인 음악가 수운 이앤, 와나미 다카요시의 연주. 신체의 장애를 딛고 세계무대를 향한 이들의 멋진 도전과 아름다운 선율이 함께 한다.   ●글로벌 코리안 (YTN 오전 10시25분) 지구촌 곳곳에 있는 우리말로 된 도로와 조형물들을 알아본다. 호주 시드니의 ‘가평 스트리트’는 한국전 당시 호주군의 가평전투를 기념한 거리다.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에 참전용사의 넋을 기리는 ‘전쟁기념 다리’, 한국 전통 문물이 세워져있는 ‘송파 공원’등이 있다.   ●청춘시트콤 레인보우 로망스(MBC 오후 6시50분) 재경네 집 공사로 은비, 보라, 상미는 남자들의 집에 머물게 된다. 예전에 재경네에 놀러갔다가 여자들에게 구박을 받았던 남자들은 이번 기회에 집주인으로써 여자들에게 복수하겠다고 마음 먹는다. 한편, 희진은 홍철의 사촌형이 잘 생겼다는 것을 알고, 홍철에게 잘 대해 주기 시작한다.   ●무엇이든 물어보세요(KBS1 오전 10시) 숨겨서 키우는 병 ‘치질’. 치질은 초기의 경우 수술 없이 치료가 가능하나 치질 환자들 대부분은 병원에 오자마자 수술대로 올라간다. 이는 수치심이나 수술에 대한 공포 때문에 상태가 악화될 때까지 병을 키웠기 때문인데, 초기 치료법과 수술법 그리고 치질을 막는 생활수칙에 대해 알아본다.   ●641가족(KBS2 오후 6시10분) 대학생 현종과 채팅한 달래는 자신을 대학교 신입생이라고 속이지만 계속 만나자고 하는 현종을 만나기 위해 달래 동생 장미라고 속이고 현종을 만난다. 현종은 채팅에서 실제 만남을 요구해 할 수 없이 달래는 요성을 설득해 대학생처럼 꾸미게 하고 요성을 대학생 달래라고 속여 현종을 만난다.
  • [14일 TV 하이라이트]

    ●대발견 아이Q(EBS 오후 8시5분) 아이들이 꼭 먹어야 할 채소 두 번째 깻잎 편. 고기 먹을 때 먹는 깻잎이 시력 보호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이밖에 깻잎에는 시금치만큼 철분이 들어있어 빈혈 예방에 좋다, 오렌지 주스와 함께 먹으면 깻잎 속의 영양이 잘 흡수된다는 말도 있다. 어느 것이 맞는 정보인지 ‘알쏭달쏭 육아극장’에서 알아본다.   ●비법 대공개(SBS 오후 7시5분) 채연의 스타 비법을 공개한다. 이성을 사로잡는 채연의 색시댄스 비법, 매끈하고 탄탄한 복근을 위한 운동 비법, 새하얀 치아를 만드는 상추 비법, 탄력있는 피부를 만드는 법 등을 공개한다. 또 김밥 꽁다리 부분으로 얻은 특허 비법, 대한민국 특허 초밥, 고기가 익으면 알람이 울리는 특허 비법 등을 공개한다.   ●세계 세계인(YTN 오전 10시35분) 미국 휴스턴에서는 범법자들에게 자신의 죄를 공공장소에서 널리 알리는 형벌이 선고된다. 지나친 수치심을 준다는 사람도 있지만 처벌이 약하다고 비난하는 사람도 있다. 처벌방식에 대한 논란은 계속되고 있으나 지금의 처벌방식으로는 기대하기 어려웠던 교화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내 인생의 스페셜(MBC 오후 9시55분) 뺑소니범의 정체를 파악한 형석과 동구는 보상금을 받으면 둘이 나눠갖자며 의기양양하게 호텔로 찾아간다. 벌써 퇴근했다는 말에 두 사람은 집 앞으로 가서 기다리기 시작한다. 한편 혜라는 자신이 진짜 검거하고 싶은 사람을 겁나서 못잡았다는 사실을 강호에게 털어놓고, 강호는 그런 혜라를 다독인다.   ●무엇이든 물어보세요(KBS1 오전 10시) 예전에는 관절염을 나이 들면 자연히 얻게 되는 세월의 훈장쯤으로 여겨왔지만 요즘은 점차 발병연령대가 낮아지고 있어 젊은 사람들도 방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관절염은 여성에게서 많이 나타나는데, 겨울이면 더 고통스러운 관절염 환자의 겨울나기 요령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갖는다.   ●641가족(KBS2 오후 6시10분) 재호는 요한이네 가족의 도움으로 발명품 전시회를 성공적으로 마친다. 마산과 호만, 순아, 수철, 미현은 태천의 장례식에 가고 아이들만 집에 남게 되어 급한, 재인, 재호는 요한이네 집으로 간다. 발명품으로 신문에 났던 호만의 집을 노리던 충선과 상태는 발명품 설계도를 훔치러 호만의 집으로 잠입한다.
  • 만취40代 기내 난동

    술취한 40대 남자가 기내에서 항공사 직원을 폭행하고 기물을 부수는 난동을 부려 비행기 출발이 1시간 지연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12일 김해공항경찰대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40분 김해에서 제주로 떠날 예정이던 대한항공 KE1025편에 탄 A(40)씨가 출발 직전 승무원의 착석 요구에 불응하며 바닥에 드러눕고 기물을 파손하는 등 난동을 부리기 시작했다. 승무원들과 항공사 지상근무요원 등이 이를 제지하려 했으나 A씨가 폭언과 욕설을 심하게 하는 등 난동은 더 심해졌다. 이 과정에서 비행기 사무장 등 항공사 직원 3∼4명이 주먹으로 폭행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이들 직원은 김해공항경찰대에 신고, 경찰이 기내까지 들어와 A씨를 말렸으나 난동은 더 거세져 항공사 직원들이 전자충격기를 이용,A씨를 실신시킨 뒤 비행기에서 쫓아냈다. 현행 항공안전 및 보안에 관한 법률은 기내 소란행위, 흡연, 주류 음용 및 약물복용 뒤 다른 사람에게 위해를 초래하는 행위, 성적수치심 유발 등은 5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토록 규정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병원에서 나오는 대로 조사를 벌여 법처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부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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