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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치심 없애려고”···환각 상태서 구걸 행위

     지하철에서 구걸행위를 하면서 수치심을 없애려고 마약류를 상습 복용한 30대가 입건됐다. 그에게 마약류를 처방한 의사와 약사들도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2009년 1월1일∼지난해 8월25일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일대의 병원,약국을 돌며 향정신성의약품인 졸피뎀 3만여정을 처방받아 상습적으로 과다 복용한 혐의(마약류관리법위반 등)로 이모(33)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3일 밝혔다.  졸피뎀 용량이 하루 최대 2정인 점을 고려하면 3만정은 한 명이 41년간 복용할 수 있는 양이다.  이씨는 환각증세가 떨어질 때마다 처방받은 졸피뎀을 종합감기물약과 함께 5∼6차례 복용하는 방법으로 하루 70정∼120정을 복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또 이씨에게 과다하게 처방하거나 같은 처방전을 다른 병원에서 중복해 받은 것을 알면서도 투약 처방·조제를 한 혐의로 김모(42)씨 등 의사 55명과 약사 13명 등 68명을 불구속입건했다.  한 의사는 한꺼번에 600정을 처방하는 과정에서 “치사량이다. 원장이 알면 질책을 들을 수 있으니 일반(비급여)으로 가져가라.”고 권유했다.  경찰은 이씨가 앵벌이 한 돈으로 마약류를 구입한 것으로 보고 수도권 전철 등지에서 이씨와 같이 환각상태의 구걸 행위자가 더 있는지에 대해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막장 신입생 환영회’ 세종대, 사과문이 역효과?

    ‘막장 신입생 환영회’ 세종대, 사과문이 역효과?

    세종대가 남녀 학생들이 서로 부둥켜 안고 성행위를 연상시키는 모습을 연출하는 등 선정적인 신입생 환영회로 네티즌들의 뭇매를 맞고 있다. 총학생회 등 관계자들이 사과문을 올리며 진화에 나섰지만 오히려 반감을 불러일으키며 논란만 더 커지고 있다.  지난 26일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 게시판에는 ‘대학교 OT, 이래도 되는 건가요?’라는 글과 함께 남녀 학생들이 엉켜있는 사진이 공개됐다. 글을 올린 네티즌은 사진 속 학생들이 세종대의 한 학과 신입생들이며 선배들이 이들에게 성적 수치심을 안겨주는 게임을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공개된 사진에서 학생들은 남녀가 커플을 이뤄 과자를 물고 누운 여학생 위에 남학생이 올라가 과자를 먹는가 하면 서로 부둥켜 안은 채 떨어지지 않고 오래 버티는 게임을 하는 등 민망한 장면이 담겨 있었다.  이 글은 인터넷을 통해 급속히 퍼지면서 네티즌들의 공분을 샀다. 네티즌들은 “거의 포르노 수준의 행동”, “아직도 저런 신입생 환영회를 한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학교는 건전한 신입생 환영회를 외치고 있는데 학생들의 수준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거세게 비판했다. 당시 참여했던 학생들도 인터넷 게시판을 통해 “정말 하기 싫었지만 선배들의 강요때문에 할 수 밖에 없었다.”고 고백하는 등 수준 이하의 신입생 환영회에 대한 비난이 거세졌다.  논란이 커지자 총학생회는 지난 1일 교내 게시판을 통해 “신입생들이 느꼈을 성적 수치심과 학생회에 대한 실망감에 대해 크게 통감하고 반성한다.”며 “학생회 행사에서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소통하고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학생회는 “그 동안 여러 학생들이 선정적이고 자극적이라고 느낄만한 게임들이 답습된 것은 사실”이라며 “학생회 스스로도 이런 문제들을 바꾸기 위해 노력했지만 완전히 해결되지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학생회는 “최소한의 인터뷰나 취재도 하지 않은 채 단순히 자극적이고 작위적인 보도를 하고 있는 여러 언론사의 황색 저널리즘에 유감을 표한다.”며 “황색언론과 누리꾼들로 인해 해당 학과 및 학생회장 개인의 문제로 치부되고 신상까지 밝혀지고 있다.”고 불만을 털어놓았다.  같은날 자신을 세종대 전 학생회장이라고 밝힌 한 네티즌도 세종대 커뮤니티 사이트를 통해 사과글을 올렸다. 02학번이라고 밝힌 송 모씨는 “신입생 여러분들이 했던 게임들은 모두 제가 학생회장을 했던 당시 제안하고 기획했으며 실행했던 게임들”이라며 “모든 잘못은 저와 몇몇 사람이 안고 갈 테니 현 학생회장과 후배들은 너무 자책하거나 힘들어 하지 말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누가 그랬는가(제보했는가)를 찾는 것을 그만 해주시길 바란다. 누가 그랬는지를 찾아내면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며 “이것은 학장의 뜻”이라고 밝혓다. 송 씨는 “이번 사태는 우리 과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의 문제”라고 주장했다.   세종대 학생회장 박모씨도 이날 사과문을 올리고 “신입생 환영회를 총괄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사항들을 고려하지 못한 제 잘못”이라며 “수치심을 느낀 학우들에게 정말로 머리숙여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이 일의 시작이 누구인지 찾지 않기를 부탁한다.”며 “이런 일 때문에 과를 포기하거나 행사를 하지 않는 일은 절대로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관계자들이 연이어 사과에 나섰지만 반응은 싸늘하기만 하다. 네티즌들은 물론 세종대 학생들까지도 “진정성이 없는 사과”라며 반발하고 있다. 세종대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죄송한 마음보다는 어떻게 해서든 조용히 넘어가고 싶은 마음이 더 보인다.”, “자신들의 잘못을 사회 전체의 문제로 떠넘기면서 물타기를 하고 있다.”는 등 비판 댓글이 줄을 이었다. 네티즌들도 “애초에 저런 전통이 있다는 것 자체가 문제”, “입에 발린 사과만 하지 말고 책임을 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 (21) 영주 순흥면 태장리 느티나무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 (21) 영주 순흥면 태장리 느티나무

    오래 전에 사람들이 모여 살면서 마을을 이뤘다. 마을의 한 어른은 마을에 들어서는 길 어귀에 한 그루의 느티나무를 심었다. 사람에 의해 생명을 얻고, 보금자리를 얻은 나무는 마을을 들고나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도담도담 몸을 키웠다. 나무가 사람보다 더 큰 키로 자라나자 사람들은 나무를 바라보며 소원을 빌었다. 마을에 어울려 사는 모든 사람들이 건강하고 평화롭게 살게 해 달라는 소원은 언제나 모든 소원을 압도하는 으뜸이었다. 사람이 나무를 바라보며 소원을 빈 것은 나무가 사람보다 더 하늘에 가까이 닿아 있는 까닭이었다. 긴 세월 동안 사람들은 마을 어귀에 서 있는 나무가 마을로 들어오는 온갖 잡귀 잡신을 막아준다고 믿었다. 수백년에 걸쳐 부침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그래도 평화롭게 농사를 지으며 살 수 있었던 걸, 사람들은 나무가 마을을 지켜준 덕이라고 믿었다. 여태 나무 앞에 모여 동제를 올리는 것도 나무에 대한 고마움 때문이다. ●방제용 차단막으로 막힌 당산나무 경북 영주시 순흥면 태장리 느티나무는 마을을 지켜주는 수호목이며 당산목으로 6백년을 살아왔다. 마을로 들어서는 길목에 우람한 자태로 서서 세월과 맞서 왔건만 구제역 파동을 지켜내기에는 힘에 부쳤다. 태장리 느티나무는 영주 시내에서 부석사를 향해 난 지방도로를 지나려면 저절로 걸음을 멈추게 할 만큼 위용을 갖춘 천연기념물 제247호의 큰 나무다. 그 훌륭한 느티나무 바로 앞 길목이 노란색의 방제용 가로막으로 막혔다. 가로막 안팎의 흑빛 도로는 방제를 위해 무시로 뿜어대는 소독약으로 하얗게 뒤덮였다. “우리만 이런 것도 아니고, 전국이 다 난리인 걸 어쩌겠어. 천재지변이라잖아. 하늘에 맡기는 수밖에 없지. 우리 마을엔 구제역 사태 터지기 바로 전에 축사를 다시 짓겠다고 그동안 기르던 소를 죄다 팔아치운 집도 하나 있어. 그 집은 얼마나 좋겠어. 다들 그 집을 부러워하지.” 소독약이 흩뿌려진 도로를 천천히 걸어 나무 곁으로 다가온 칠순 노파가 마을 사정을 안타까워하는 나그네에게 꺼낸 이야기다. 끝을 알 수 없는 구제역 사태로 힘들어하는 중에도 그나마 사태를 살짝 피해간 집을 들먹이며, 그게 다 하늘의 뜻일 뿐이라고 한다. 세상 돌아가는 흐름은 그저 받아들여야 하는 거라며, 애써 농촌 사람들 특유의 넉넉한 표정을 짓는다. “천재지변을 나무가 어떻게 지켜주나. 한동안 이 나무에 당산굿을 지내지 않았어. 그러다가 몇해 전에 정부에선지, 시에선지 굿하는 걸 도와주기 시작했지. 그래서 이제 다시 또 당산굿을 올려. 당산굿을 올릴 때는 한 사람도 빠지지 않고 다 모여. 한데 나는 안 와.” ●상처 깊어도 여전히 아름다운 자태로 나무는 좋지만, 당산굿에는 나오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구제역 때문이 아니라,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때문이다. 노파는 50여년 전에 남편을 따라 이 마을에 들어온 모태 신앙의 기독교 신자다. 노파는 마을 사람들이 교회에 나오지 않고, 나무에 기도를 올리는 게 못마땅하다. 사람들이 한 마음으로 평화와 안녕을 기원했건만, 사람의 정성에 아랑곳없이 구제역 파동은 들이닥쳤다. 태장리는 그리 크지 않은 마을이지만, 당산제를 올리는 나무는 이 나무 외에도 또 있다. 상태장, 중태장, 하태장으로 나뉜 마을마다 당산나무가 있지만, 때에 따라서는 태장리 느티나무에서 모여 당산제를 한꺼번에 지낸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노파로서야 불만이 아닐 수 없겠지만, 태장리 느티나무가 마을 사람들에게 얼마나 소중한 나무인지를 보여주는 증거인 셈이다. 키가 18m나 되고, 가슴높이에서 잰 줄기둘레도 9m에 이르는 태장리 느티나무는 나뭇가지도 무척 넓게 펼쳐져 있다. 어림짐작으로 나무의 가지펼침은 키보다 훨씬 더 커 24m쯤 돼 보인다. 당산굿을 지내기 위해 모이는 마을 사람들을 모두 제 품에 너끈히 품어 안을 만큼 넉넉하다. 오랜 연륜에도 불구하고 나무는 전체적인 균형을 잃지 않고 여전히 아름다운 자태다. 상처가 없는 것도 아니다. 특히 줄기 아랫부분은 오래 전에 썩어 안쪽으로 텅 빈 동공이 생겼다. 더 이상 썩지 않도록 충전물로 동공을 메워주는 외과수술을 한 건 20년 전이다. 줄기 껍질보다 선명하게 드러나 있는 상처는 이미 다 아물었다. 짙은 회색의 상처는 오히려 오래 살아온 나무임을 보여주는 증거처럼 자연스럽다. 나무를 바라보며 힘겹게 보내는 나날을 털어놓는 노파 앞에서 나무는 커다란 제 몸집이 부끄러웠는지, 가늘게 불어오는 바람에도 꿈쩍하지 않고 숨을 죽인다. 마을 수호목으로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한 수치심에 나무는 아마도 겨우내 이처럼 숨죽이며 사람 못지않게 암울한 시간을 보냈으리라. 큰 나무이지만, 안쓰러운 느낌이 앞서는 이유다. ●마을 수호목으로 다시 일어나야 이제 긴 침묵과 시련의 계절을 떠나 보내려고 나무가 가만히 새봄을 준비한다. 줄기에 귀 기울이면, 뿌리 깊은 곳에서부터 울컥울컥 물을 끌어올리는 소리가 들릴 듯도 하다. 잿빛 줄기와 가지마다 한줌 햇살을 끌어들여 새잎을 틔우기 위해 안간힘을 다하는 중이다. 진정한 마을 수호목으로서의 기운을 되찾으려는 안간힘이다. 땅 깊은 곳의 물 한 방울과 바람 결에 묻어오는 햇살 한줌으로 나무는 다시 수백 만장의 잎을 틔울 것이다. 푸르고 싱그럽게 살아나서 나무는 마을의 안녕을 지켜주어야 한다. 방제용 가로막이 어서 치워지고, 마을로 잠입하는 모든 불안과 고통을 막아내는 진정한 수호목으로 남아야 한다. 성큼성큼 다가오는 봄의 발자국이 침울하게 겨울을 보낸 이 마을에 안녕을 가져올 수 있기를 나무와 함께 간절히 바랄 뿐이다. 글 사진 영주 고규홍 나무칼럼니스트 gohkh@solsup.com >>가는 길 경북 영주시 순흥면 태장리 1095. 중앙고속국도의 풍기나들목을 나가 영주시로 가는 길은 주변 풍광이 아름다워 속도를 늦출 만하다. 태장리 느티나무에 가려면 풍기나들목을 나가서 북영주 방면으로 우회전하여 1㎞쯤 간 뒤 봉현교차로에서 오른쪽으로 난 931번 지방도로를 이용한다. 왼편으로 동양대학교를 지나서 3㎞ 더 가면 왼편으로 길가에서 태장리 느티나무를 만나게 된다. 나무 바로 앞에 구제역 방제를 위한 차단 가로막이 놓여 있다.
  • [사설] 아직도 국보 20%가 전기화재 무방비라니…

    엊그제 우리 국보급 문화재의 20%가 전기화재에 무방비 상태로 놓여 있다는 보도가 있었다. 한국전기안전공사가 실시한 문화재 전기설비 안전점검의 결과다. 지난해 국보 24건 중 5건이 부적합 판정을 받았고 그중에는 부석사 무량수전, 수덕사 대웅전, 구례 화엄사도 들어 있다고 한다. 보물은 관리가 더욱 허술해 97곳 중 무려 27%인 26곳이 문제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보·보물이 이 정도라면 다른 비지정 문화재의 상황은 어떨지 충분히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숭례문 소실 이후 요란하던 문화재 관리의 다짐이 헛것 아니었나 싶을 정도다. 3년 전 국민은 숭례문이 불타 내리는 장면을 보면서 분노와 수치심에 몸을 떨었다. 그런 반응은 단순한 상실감이 아니라 대표 문화재를 지켜 내지 못한 죄책 때문일 것이다. 이후 문화재청을 비롯해 곳곳에서 화재 매뉴얼을 비롯한 방재·위기관리 재정비 계획을 세워 추진하고 있긴 하다. 그런데 여기저기 툭툭 불거지는 어두운 소식들은 불안감을 갖게 한다. 지난해 말만 해도 국보·보물의 목조건물 105곳 중 절반이 넘는 54곳이 화재 위험에 노출됐다는 조사가 있지 않았는가. 90곳은 소방차가 5분 이내에 도착할 수 없는 곳에 있다고 한다. 방재시설이 없거나 허술한 상태로 있다가 순식간에 불타 버릴 제2, 제3의 숭례문 참사는 언제든 생겨날 수 있는 셈이다. 문화재는 소실, 혹은 훼손되면 사실상 원상복구가 힘든 유산이다. 사라진 모습을 되살려 내는 것보다 재앙에 앞선 방재와 관리가 훨씬 중요함을 우리는 귀중한 문화재의 잇따른 소실을 통해 익히 알고 있다. 가뜩이나 숭례문 참사 이후 새로 들인 CCTV며 감시·감지 시스템, 자동 화재경보 시스템이 부실하다는 말이 많다고 한다. 옛 모습을 옹골차게 살려 낸다는 광화문 복원 현장의 공개도 중요하지만 먼저 언제 사라질지 모르는 위기 상황의 소중한 것들에 더 힘과 정성을 쏟아야 할 것이다.
  •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윈터스 본’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윈터스 본’

    2008년 미국 선댄스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한 ‘프로즌 리버’를 나란히 호명하련다. 2년 뒤 같은 영화제에서 같은 상을 받은 ‘윈터스 본’(winter’s bone)과 ‘프로즌 리버’가 여러모로 닮은 까닭이다. 동년배의 중년 여성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추운 겨울과 미국의 외딴 마을을 배경으로 삼았으며, 빈곤층의 여성(과 가족)이 주인공으로 나온다. 그들의 생활을 보노라면 그곳이 과연 미국인지 의심스럽다. 야생동물이나 탄산음료로 끼니를 대신하는 그들의 삶에선 최소한의 안락함이나 희망조차 느끼기 힘드니, 그녀와 주변인이 생존을 위해 설령 범죄에 빠지더라도 이해해 줘야 할 판이다. 주목할 부분은, 극 중 문제가 공히 아버지 혹은 남편의 실종에서 기인한다는 점이다. 두 영화는 가족을 지키는 전통적인 아버지상을 부정하는 자리에서 강인한 두 여성을 내세운다. 미국 미주리주 남부의 산악지대에 위치한 벽지가 ‘리 돌리’네 가족이 사는 곳이다. 정신질환을 앓는 엄마와 어린 두 동생은 17세 소녀가 책임지기에 버거운 짐이지만, 리는 억센 성품으로 헤쳐 나간다. 어느 날 보안관이 찾아와, 아빠가 법정에 출두하지 않으면 집과 땅을 잃을 거라고 통보한다. 아빠가 보석으로 풀려나고자 부동산을 담보로 잡은 탓이다. 단호한 목소리로 아버지를 찾겠노라고 대답했지만, 아버지의 행방은 오리무중이다. 친구, 친척, 이웃을 방문해 도움을 요청하고 아버지의 뒤를 파헤치던 리는 폐쇄적인 산골마을의 특성으로 인해 난관에 부딪힌다. 그러나 차가운 시선과 외면을 받으면서도 포기할 줄 모르는 소녀는 범죄에 동조했던 어른들이 수치심을 느끼도록 만든다. ‘윈터스 본’을 감상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대니얼 우드렐의 원작을 각색하고 연출한 데브라 그래닉은 스릴러 장르라는 쉬운 방안보다 험한 길을 선택했다. 그녀는 드라마와 감상을 배제한 채 담담한 톤으로 영화를 전개시키고 있으며, 소녀가 진실에 이르는 과정을 아주 느린 속도로 뒤따른다. 더욱이 디지털 카메라가 포착한 사실적인 영상은 시각적으로 예쁜 할리우드영화의 그것과 전혀 다르다. 도무지 꾸밈이라곤 없어서, ‘윈터스 본’은 옛 서부영화에 나올 법한 원시적이고 황량한 공간을 목격하고 있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보는 각도에 따라 아주 불편하고 지루할 수도 있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유수의 영화제에서 이 영화가 환호를 받은 이유는 무엇일까. 대다수는 주연을 맡은 제니퍼 로렌스의 뛰어난 연기를 거론한다. 물론 그녀는 영화를 지탱하는 큰 기둥이다. 하지만 ‘윈터스 본’의 진정한 중요성은 서부의 역사를 새로 쓴 데서 나온다. 영화는 서부 역사와 문화의 근간인 공동체를 불러내고 그 속에 스민 비도덕성과 죄악을 지시한다. 그런데 구원자로 우뚝 선 존재는 영웅성을 과시하는 남자가 아닌 어린 소녀다. 소녀는 살아야 한다는 기본적이며 소박한 권리를 굳게 믿기에 지옥 같은 상황을 묵묵히 통과한다. 그녀의 저항하는 몸짓이 거의 신화적 단계로 나아갈 즈음, 억눌러온 감동이 마침내 폭발한다. ‘윈터스 본’과 2010년의 또 다른 걸작 ‘소셜 네트워크’는 어떤 면에서 대구를 이룬다. 전자가 공동체를 이루는 물질적 토대의 도덕성을 다룬다면, 후자는 가상의 토대 위에 건설된 공동체의 소외와 공허를 이야기한다. 어느 쪽이 진짜 현실에 가깝다고 말하기란 어렵다. 다만 어디에 가치를 두느냐에 따라 두 영화에 대한 지지가 나뉠 것이다. 영화평론가
  • [30일 TV 하이라이트]

    ●로니를 찾아서(KBS1 밤 12시 30분) 경기 안산의 태권도장 사범인 인호는 계속 떨어져 나가는 관원을 모집하기 위해 있는 돈을 다 털어 시범대회를 준비한다. 그러나 시범대회에서 갑자기 나타난 방글라데시의 ‘체력짱’ 로니에게 한방에 떨어져나간 인호. 덕분에 태권도장은 망할 위기에 처하게 되고, 수치심과 복수심에 불탄 인호는 로니의 행방을 찾기 시작한다. ●정글피쉬2(KBS2 오후 8시 50분) 쓰러진 율은 병원에 입원하게 되고, 호수는 율이 효안을 괴롭혀온 가해자 중 하나라는 사실에 충격받는다. 호수는 율을 찾아가 진심어린 말을 전하고, 율은 차마 열어보지 못했던 효안의 일기장을 마침내 여는데…. 그 안에 담긴 또 하나의 진실. 호수와 친구들은 율을 지키고 모든 진실과 마주할 수 있을까. ●2010 MBC 연기대상(MBC 오후 9시 55분) 개그맨 김용만과 탤런트 이소연이 2010 MBC 연기대상에서 MC로 호흡을 맞출 예정이다. 최우수상 남자 후보는 ‘역전의 여왕’의 정준호, ‘동이’의 지진희, ‘황금 물고기’의 이태곤, ‘파스타’의 이선균 등이다. 여자 최우수상에는 ‘욕망의 불꽃’ 신은경, ‘파스타’의 공효진, ‘동이’의 한효주 등이 후보에 올랐다. ●2010 SBS 연예대상(SBS 오후 8시 50분) 작년 연예대상은 유재석과 이효리가 대상을 공동수상해 큰 화제였다. 올해 연예대상 또한 영광의 주인공이 누가 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010 SBS 연예대상 첫 무대로는 예능 프로그램 ‘영웅호걸’의 멤버 아이유, 카라의 니콜, 탤런트 유인나가 마돈나로 변신해 오프닝을 화려하게 장식한다. ●하나뿐인 지구(EBS 오후 11시 10분) 반달가슴곰 복원팀은 올무수거작업을 계속해서 실시하지만 그때마다 또다시 올무가 설치되며, 끝없이 반달가슴곰의 숨통을 옭아매고 있다. 반달가슴곰 복원사업도 곰의 생태나 개체 증식 연구에서 사람들과의 관계에 대한 고민으로 전환하고 있다. 지리산이라는 터전 안에 살아가는 인간과 반달가슴곰의 공존, 그 해법을 들어본다. ●아름다운 이야기<보석상자>(OBS 오후 11시 5분) 선천적 장애 뇌병변 2급 아동인 윤지는 첫 돌 무렵 고아원 앞에 버려졌다. 그 후, 이모의 손에 길러져 열한살이 된 윤지의 꿈은 모델. 왼쪽다리를 절뚝거리는 윤지는 수술과 다양한 치료가 필요하지만, 어려운 형편에 치료가 어렵다. 힘든 상황 속에서도 언제나 빛나는 그들만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 [사설] 사회지도층 성희롱 한심한 수준도 넘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어제 공개한 ‘성희롱 권고결정 사례집’에 실린 내용들은 우리 사회에서 성희롱이 얼마나 일반화돼 있으며, 왜곡된 성(性)의식이 얼마나 한심한 수준인가를 여실히 보여준다. 혐오감과 성적 수치심을 갖게 하는 행위는 직업 불문에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았다. 공무원들이 버스 안에서 여성공무원들에게 보란 듯이 상의를 벗고 집단으로 춤을 추다가 맥주캔을 흔들어 뿌리지를 않나, 경찰은 강제추행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피의자에게 막말을 서슴지 않았다. 아동보호시설 상급자는 회식자리에서 여직원의 옷 속에 손을 넣어 몸을 만지고, 여행업체 사장은 여비서에게 밤 늦게 전화를 걸어 성형수술을 제안하기도 했다. 실제 성희롱 피해가 그동안 드러난 것보다 훨씬 많으며 우리 사회의 성희롱 근절 노력이 아직 제 궤도에 오르지 않았음을 방증하는 사례들이다. 고위 공직자나 국회의원 등 공인(公人)의 위치에 있는 사람들의 성희롱 파문은 뉴스를 통해 익히 보아 온 터이다. 한나라당 강용석 의원의 여대생 성적 비하 발언과 민주당 소속 이강수 고창군수의 여직원 성희롱 발언이 여론의 도마에 올랐었다. 경만호 대한적십자사 부총재가 남북이산가족 행사에서 부적절한 건배사를 했다가 부총재직을 사임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일련의 사건이 사회에 경각심을 주고 성희롱을 근절시키는 계기가 되기는커녕 갈수록 일반화되는 추세다. 위법사실에 대한 가해자의 인식 부족, 관대한 처벌, 성적인 농담의 관행화, 남성지배적인 문화까지 얽힌 결과라고 본다. 성희롱도 사회 기강을 무너뜨리는 중대 범죄라는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누구든 성희롱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일벌백계로 다스릴 필요가 있다. 지도층에게는 성희롱 예방교육을 필수화하는 것도 필요하다. 성희롱에 대한 사회적 각성 없이는 성희롱을 근절시킬 수 없다.
  • 현직 경찰이 말하는 ‘지하철 성추행 대처법’

     “지하철 안에서 추악한 손이 더듬는다면 지역번호 없이 112로 문자를….”  ’지하철 막차 성추행’ 동영상이 퍼져 사회적 파장을 낳고 있는 가운데 한 현직 경찰이 쓴 ‘성추행범 퇴치법’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에 근무하는 경찰이라고 밝힌 박승일씨가 지난해 8월 자신의 블로그 ‘경찰관이 바라본 세상에서’(http://blog.daum.net/policepr)에 올린 글이다.  그는 “성추행은 친고죄로 범죄의 피해자 및 기타 법률이 정한 자의 고소·고발이 있어야 공소할 수 있는 범죄”라며 “이에 따라 여성들의 적극적인 신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가 설명한 성추행 대처법은 ▲즉시 불쾌한 반응을 보여라 ▲가급적 앞쪽이나 뒤쪽 칸을 이용하라 ▲휴대전화로 112에 문자메시지를 보내라 ▲계단에선 물체를 이용해 치마 뒤쪽을 가려라 등이다.  그는 “피해 여성들은 또 다른 피해에 대한 불안감이나 수치심 때문에 쉽게 반응하지 못한다.”며 “범인들은 이런 약점을 이용해 더 과감하게 행동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와 함께 피해 여성들의 신고율이 20%내로 저조하다며 성추행범을 보거나 피해를 당할 경우 지하철 칸 번호와 이동방향을 112에 문자로 보내달라고 얘기했다.‘2호선 시청 방향에서 신촌방향 O-X번 차량. 검정색 점퍼 착용 20대 남 성추행범 도와주세요’ 이런 식이다.이 경우 지역번호 없이 112만 누르면 경찰에 연락이 닿는다.자신이 통과하고 있는 역을 문자로 보낼 경우 더 쉽게 범인을 검거할 수 있다.  또 박씨는 “혼잡한 지하철에서는 가급적 제일 앞쪽이나 뒤쪽 칸을 이용하라.”고 권했다.성추행범들은 도주할 상황을 염두에 두기 때문에 한 쪽으로만 문이 있는 곳은 범행 장소로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첫번째 칸에서는 역무원의 도움을 바로 받을 수 있는 장점도 있다.  낯선 남성이 뒤로 접근하면 등을 보이기보다는 45도 각도로 서 있는 게 좋다는 말도 함께 했다.옆으로 살짝 틀기만 해도 쉽게 범행을 포기한다는 이유에서다.발을 움직이기 어려울 경우에는 어깨를 조금만 틀어줘도 범죄 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 서울신문 최영훈기자 taiji@seoul.co.kr
  • [폭행에 무너진 교단] 수능 뒤 염색했다고…교사가 학생에 ‘하이킥’

    수능시험을 마친 고교 3학년 학생이 머리를 염색했다는 이유로 교사로부터 폭행을 당해 파문이 일고 있다. 22일 전북도교육청과 전주 신흥고에 따르면 이 학교 A교사는 수능시험이 끝난 지난 19일 오전 교내 강당에서 K군에게 다가가 모자를 벗게 한 뒤 이 학생이 머리에 염색한 사실을 발견하고 밖으로 데리고 가 주먹으로 때리고 발길질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강당에서는 1, 2, 3학년 1000여명이 모인 가운데 합동 예배가 열렸고 그동안 수능 준비에 고생한 학생들을 격려하는 예배가 진행됐다. 폭행 당시 일부 학생과 교사가 체벌 현장을 목격했고, 한 교사가 A교사의 체벌을 만류한 뒤 슬리퍼를 신고 있던 K군을 집으로 귀가시켰다. 그러나 K군은 학생들이 보는 앞에서 체벌을 당했다는 수치심 때문에 다음 날 학교에 나오지 않았다. K군의 부모는 다음 날인 20일 학교에 찾아가 “교사의 체벌이 훈계의 정도를 넘어 감정적으로 폭행했다.”며 강력히 항의했다. 부모는 전주 완산경찰서에 “해당 교사를 처벌해 달라.”는 내용의 고소장을 제출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청소년 연예인 과다노출 법으로 막는다

    내년 하반기부터는 청소년 연예인(19세 미만)이 가슴이나 엉덩이 등의 은밀한 노출이 있을 경우 청소년 성적 침해로 규정돼 해당 매체와 소속사 등이 제재를 받게 될 전망이다. 여성가족부, 문화체육관광부, 방송통신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등은 9일 공동으로 마련한 ‘청소년 연예인 성보호와 학습권 및 공정 연예활동 보장대책’을 국무회의에 보고했다. 지난 8월 청소년 연예인 실태를 조사한 결과 이들의 기본권 침해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청소년 연예인의 신체부위의 과도한 강조 등은 이를 받아들이는 또래 청소년 및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돼 왔다. 이에 따라 내년에 청소년보호법 시행령을 개정, 청소년유해매체물 심의기준에 ‘매체물에 등장하는 청소년’에 대한 보호규정이 추가된다. 예를 들어 ‘청소년의 신체 전부 또는 가슴·둔부 등의 은밀한 노출이 있거나 청소년을 성적으로 표현하여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것’ 등이 성적 침해 내용으로 규정된다. 현재 나이 구분없이 작성되는 표준 전속계약서에 청소년에 대한 보호 규정이 추가된 개정안이 내년 3월까지 마련된다. 공정위의 약관심사 등을 거쳐 내년 하반기부터는 관련 사업자와 사업자단체가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방송사들은 청소년 연예인의 과도한 방송출연 등을 자제하는 제작 표준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자체 심의를 강화하게 된다. 매니저는 물론 연예인 당사자와 부모를 위한 전문 프로그램도 개발된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경찰4명이 연행 20대女 옷찢어 벗기고는…

    영국 경찰관 4명이 한 여성을 유치장에 구금하면서 폭행하고 옷을 찢는 등 과잉 진압해 논란을 사고 있다. 29일(현지시간) 영국 더 선은 “경찰 폭행죄로 기소됐던 스테파니 루터(25) 양이 28일 현지 체셔 렁컨 치안법정에서 열린 공판에서 무죄로 풀려났다.”고 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이날 법정에서 루터 양의 변호사는 경찰서 유치장에 설치된 CCTV 영상을 입수해 증거 자료로 제시했고 법원은 그녀의 무혐의를 인정했다. 헤어드레서인 루터 양은 최근 남자친구와 심하게 다퉜다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붙잡혔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경찰들에게 과잉진압을 당했다고. 변호인이 공개한 CCTV에서는 세 명의 여자 경찰과 한 명의 남자 경찰관이 그녀를 제압하는데 얼굴을 팔꿈치로 폭행하고 수갑을 채웠으며 다리는 밧줄로 묶는다. 또 제압 과정 중 옷을 찢어 벗겨내 성적 수치심까지 느끼게 했다. 루터 양은 당시 상황에 대해 “4명의 경찰관에게 제압당했다. 그들은 나를 유치장에 내던졌고 바닥에 부딪혀 얼굴과 턱을 심하게 다쳤다.”고 전하며 “하지만 재판 중 진실이 밝혀져 너무 기쁘다. 정의는 실현됐다.”고 말했다. 한편 루터 양은 당시 과잉 진압한 경찰관 4명을 상대로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서울신문 보도 그후] ‘임산부 인권침해’ 공방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양승조(민주당) 의원이 임산부들의 사전 동의도 없이 분만·진찰 과정을 수련의 등이 볼 수 있도록 허용해온 의료계의 관행을 폭로한 이후 ‘임산부 인권 침해’ 논란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의료계는 진료권, 교육권 침해라며 연일 항의 성명을 발표하고 있고, 전국의사총연합회는 양 의원이 이번 주 안에 ‘마루타 발언’ 등에 대해 사과하지 않으면 다음 주 중 일간지에 ‘반박 광고’를 싣겠다며 최후 통첩을 보냈다. 이에 대해 양 의원은 28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교육이라는 수단이 환자의 인권보다 중요하다는 건 본말이 전도된 것이며 특정 단체의 압력에 의해 물러서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양 의원은 병원 측이 임산부와 환자에게 교육 전 서면으로 사전 동의를 받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보도 직후 의료계는 발끈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대한의사협회·대한산부인과의사회 등은 즉각 반박 성명을 내고 “의사의 진료권을 훼손하고 산부인과 의사를 잠재적 범죄자로 매도한 양 의원의 망언을 규탄한다.”며 사과를 촉구했다. 의료계는 “교육 환경이 열악하다. 동의를 아무도 안 해준다.”고 반발했다. 네티즌 간 공방도 뜨겁다. 임산부들은 자신의 불쾌했던 경험담을 댓글로 올렸으며 이는 블로그 등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여야 의원들은 양 의원의 생각에 동조하는 분위기다. 국회 복지위 소속 추미애(민주당) 의원은 “의료계의 교육적 측면도 고려해야겠지만 환자에게 사전 동의를 구하거나 수치심을 줄여주기 위한 문제 제기는 적절했다.”고 지지했다. 한나라당 여성 의원도 “비슷한 불쾌감을 느꼈다.”면서 “의사들은 고압적인 태도부터 바꿔야 한다.”고 꼬집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정신착란·간질… 불멸의 위인을 만든 원동력

    정신착란·간질… 불멸의 위인을 만든 원동력

    “세상의 모든 사람은 저마다의 약점을 지니고 있다. 그 누구도 불멸하거나 전능하지 않다.” 프랑스 리옹2대학 문화인류학과 샤를 가르두 교수가 쓴 ‘약점이 힘이 될 때-인생의 기적이 이루어지는 순간’(조혜란 옮김, 다른세상의 펴냄)은 누구나 극복하고 싶어하는 약점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는 책이다. 그는 도스토옙스키, 프리다 칼로, 조에 부스케, 로베르트 슈만, 블레즈 파스칼, 장 자크 루소, 헬렌 켈러, 데모스테네스 등의 일생을 풀어냈다. 이들은 약점 때문에 한없이 불행했지만, 바로 그 약점 때문에 위대함을 이뤄냈다. 마치 장례식 추도문같이 한 사람의 일생을 가르두 교수는 담담하게 그려낸다. 대학입시용으로 만든 소설 요약본 모음집을 읽는 것처럼 위인들의 일생은 압축되어 있다. 책에 등장하는 모델들이 받아들이는 약점의 의미는 모두 다르다. 평생 간질을 앓고 조국 러시아를 떠나 유랑해야 했으며 생활고에 시달렸던 도스토옙스키의 약점이 아버지에 대한 저항과 괴팍한 성격에서 일부 비롯됐다면, 헬렌 켈러의 약점은 보지도 듣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삼중고라는 태생적인 이유에서 출발한다. 스무 살에 총상을 입어 전신이 마비된 시인 조에 부스케의 비극은 도스토옙스키의 약점만큼이나 인과론적이고 헬렌 켈러의 약점만큼 답을 찾을 수 없게 만든다. 약점을 극복해가는 과정은 어떨까. 자신의 약점에 당당하게 맞서 뚜렷한 목표의식을 가진 채 극복하는 모습은 아쉽게도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아니다. 오히려 모델들은 자신의 약점에 굴종하고 굴복하며 한없이 망가진다. 그럼에도 삶 자체를 버리지 못하고 버텨내고 살아내는 모습은 지극히 인간적이다. 결국 위대한 예술가나 사상가도 뗄 수 없는 약점에 몸부림치고, 환멸을 느낀다. 그들도 약점에서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치지만 절대 벗어날 수 없는 인간일 뿐인 모습에 실망할 수도 있다. 그러나 가르두 교수는 약점으로 인한 불행과 고난 속에서 한 줄기 계시처럼 내려오는 희망의 빛줄기를 놓치지 않았다. 그가 첫 번째 모델로 소개한 도스토옙스키는 전체 모델을 아우르는 역할을 한다. 평생 아버지에게 저항하고 간질 발작에 수치심을 느끼며 격랑 속에 살았던 도스토옙스키는 작품 속에서 이야기를 풀어냈다. 질병과 가난과 굴종과 비참함, 그리고 간질 발작 전 느껴지는 짧은 순간의 황홀감이 그의 작품 속 세계를 창조했다. 그는 약점을 극복했다기보다는 참아냈다. ‘에밀’로 유명한 장 자크 루소는 평생 발작과 정신착란 증상에 시달렸다. 하지만 놀랍게도 루소는 착란 증상이 절정에 이르렀을 때에만 글을 쓸 수 있었다. 여류화가 프리다 칼로는 끔찍한 사고로 인한 육체적 고통을 이겨내기 위해 그림을 그리게 된다. 이렇게 그린 70편이 넘는 자화상 덕분에 그녀는 예술 속에서 새롭게 태어날 수 있었다. 가르두 교수는 “모든 약점 가운데 가장 큰 약점은 약하다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약점에 대한 두려움을 이겨낸다면 행복해진다고 직설적으로 언급하지 않는다. 다만 책의 모델들이 보여주는 삶을 통해 자신이 약하다는 데 대한 두려움을 떨쳤을 때 치열한 삶이 시작된다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준다. 1만 4000원.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임산부 절반 “수련의 진료참관 수치심”

    임산부 절반 “수련의 진료참관 수치심”

    임산부들의 사전 동의 없이 분만·진찰 과정을 교육용으로 활용해온 의료계 관행이 ‘인권 침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산부인과를 경험한 임산부 절반 이상이 수치심을 느꼈다고 답했으나 관련 규정은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서울신문이 1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민주당 양승조 의원으로부터 입수한 임산부 대상 자체 설문조사에서 밝혀졌다. 양 의원실은 지난달 27~30일 임산부 회원 4만여명을 보유한 H 인터넷 카페를 통해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185명 중 98명(53%)이 산부인과에서 진찰(가슴·치질치료 포함)·분만 등 각종 의료서비스를 받을 때 담당 의사·보조 간호사를 제외한 제3자(레지던트·인턴 등 수련의)가 참관하면 ‘수치심과 불편함을 느꼈다’고 답했다. 이중 ‘심한 수치심이나 불쾌함을 느꼈다’는 응답이 30명(16.2%)에 달했다. 반면 ‘수치심을 느끼지 않는다’는 답변은 38명(20.5%)에 불과했다. 임산부들은 ‘아무리 교육 목적이더라도 제3자가 입실할 때에는 사전에 환자 동의를 구해야 하나’라는 질문에 응답자 521명 중 504명(96.7%)이 ‘무조건 안 되거나 반드시 사전 동의를 구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동의를 구하지 않아도 된다’는 응답은 단 3명(0.5%)에 그쳤고, ‘교육목적이라면 동의를 구하지 않아도 무방하다’는 응답도 12명(2.3%)뿐이었다. 설문에서 상당수 임산부들은 “여의사인지 아닌지도 따지고 병원 선택하는데 제3자 참관은 극심한 스트레스를 준다”고 호소했다. A씨는 “제왕절개 수술을 하는데 레지던트들이 우루루 들어와 깜짝 놀랐다.”며 당혹했던 경험을 소개했다. B씨는 “가뜩이나 예민하고 민망한데 진찰 중에 여러 의사, 간호사들이 왔다갔다 하는 것 자체가 너무 불편하다.”고 털어놨다. 양 의원은 “진료 목적이라 하더라도 자신의 신체 일부나 치부를 타인 앞에 드러낼 땐 누구나 주저하기 마련”이라면서 “임산부의 감정을 고려하지 않고 제3자들이 드나드는 것은 심각한 인권 침해인 만큼 반드시 사전 동의를 구하도록 하는 입법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해 임신부 5명 중 1명은 자연 유산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한나라당 신상진 의원에 따르면 국민건강보험공단과 보건복지부의 ‘연도·연령·지역별 자연유산율 현황’, ‘분만 취약지 선정 및 지원계획’ 자료 분석 결과 지난해 자연유산율은 20.3%로 임신부 5명에 1명꼴로 자연 유산했다. 강주리·김정은기자 jurik@seoul.co.kr
  • [고전 톡톡 다시 읽기] (38) 미시마 유키오의 ‘금각사’

    [고전 톡톡 다시 읽기] (38) 미시마 유키오의 ‘금각사’

    ‘금각사’(金閣寺)는 할복자살로 삶을 마감한 일본 전후(戰後) 문학의 대표작가 미시마 유키오가 1956년 쓴 소설이다. 주인공 미조구치는 못생긴 데다 심한 말더듬이다. 이 열등감투성이인 소년이 사랑하는 것은 금각사 안의 금빛 누각이다. 전란과 불안, 엄청난 피와 시체 속에서도 오히려 금각의 아름다움은 더욱 돋보인다. 정통 양식과의 절충 형식을 띠고 있다는 미술사가의 말과는 달리 미조구치가 보기에 금각은 설계 자체가 불안한 양식이다. 그러니 전쟁이라는 위험한 상황이야말로 금각의 아름다움과 진정한 한쌍을 이룬다는 것이다. 문제는 전쟁이 끝나고 나서이다. 미조구치는 전쟁이 끝난 뒤 자신과 금각의 관계가 완전히 끊어져 버렸다고 느끼게 된다. 전쟁 중에는 금각도, 자신도, 죽음의 위협에 시달리는 동일한 차원의 존재였다. 그러나 전쟁이 끝나자 미조구치 자신만 못생기고 일그러진 초라한 소년으로 되돌아간 것이다. 금각은 여전히 자신의 아름다움을 지키고 있는데 말이다. 견고하고 초월적인 아름다움을 지닌 존재로 돌아간 금각이 미조구치는 못마땅하기만 하다. 그리고 하나의 질문이 떠오른다. “아름다움이란 무엇일까.” ●인식의 대변자, 가시와기 일본의 패전 선언과 함께 미조구치를 찾아온 친구 가시와기는 심한 안짱다리이다. 함께 걷는 게 부끄러울 만큼 추한 인물이다. 못생긴 주제에 아름다운 미인 여러 명과 교제했다가 이내 걷어차 버리는가 하면, 자신의 안짱다리가 삶의 유일한 목적이며 자신의 존재 이유라고 말하고 다니는 희한한 녀석이다. 그런데도 가시와기는 미조구치에게 조언한다. “더듬어라 더듬어!” 세상을 향해 자신의 수치심을, 부족하고 비정상이라고 손가락질하는 사람들에게 너 자신을 숨기지 말고 드러내라는 것이다. 가시와기의 이런 자신만만함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그것은 인식의 힘에서 온다. 인식이란 주어진 상황에서 대상을 파악하는 힘이다. 국화꽃을 알아보지 못한다면, 우리는 그것을 아름답다고 할 수조차 없을 것이다. 가시와기는 또한 아름다움을 보호해주는 것이야말로 인식이라고 생각한다. ‘아름답다’고 인식해야만 사람들은 그 아름다움을 보호할 것이고 함부로 부숴버리지 않을 테니 말이다. 가시와기의 안짱다리가 그의 존재 이유가 된 것도 그 인식 덕분이다. 즉, 보통 사람들은 죄다 똑같이 생겼지만 가시와기가 가시와기라고 인식할 수 있는 가장 커다란 증표가 그의 안짱다리이니 과연 자신만만할 만하다. 그래서일까. 가시와기와 있을 때 미조구치는 위안을 받기도 한다. ●아름다움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것 그러던 어느 날 미조구치는 부엌에서 국화와 꿀벌을 관찰하면서 진정한 아름다움의 본질에 대해 깨닫게 된다. “국화는 그 형태에 의해서가 아니라, 우리들이 막연히 부르고 있는 ‘국화’라는 이름에 의하여, 약속된 아름다운 것에 지나지 않았다. 나는 벌이 아니었기에 국화에게 유혹당하지 않았고, 나는 국화가 아니었기에 벌에게 사랑받지도 않았다. 내 눈이 그 금각의 눈으로 변할 때 세계는 이처럼 변모한다는 사실을, 이 이상 장황하게 설명하지 않겠다.” 국화가 정말로 아름다울 때는 국화를 바라보는 우리가 꿀벌이 되었을 때이다! 미조구치와 금각의 관계 역시 마찬가지이다. 금각의 진짜 아름다움은, 금각은 아름답다는 책 속의 말에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국화의 아름다움을 위해서는 꿀벌이 되어야 하고, 강물의 아름다움을 위해서는 물고기가 되어보아야 하는 것이다. 아름다움이란 내가 꿀벌이 되거나, 물고기가 되거나, 새가 될 때 그 모든 곳에 존재한다고도 할 수 있다. 아름다움이 고정된 것이 아니고 끊임없이 흘러 다니고 변화한다면, 그 아름다움을 알기 위해서는 그 흐름 속에 들어가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 인식의 힘을 믿었던 가시와기는 아름다움을 고정된 것으로 파악했다. 그러나 미조구치는 아름다움이 변화하고 흘러다니는 것임을 알아냈다. 이제 미조구치는 자신을 그토록 혼란스럽게 했던 금각의 아름다움을 진정으로 깨닫고 경험하기 위해 나 아닌 다른 존재가 되어야만 한다. 그렇다면 나 아닌 존재가 된다는 것은 무엇일까. ●나 아닌 다른 존재 되기 위해 금각사에 방화 나 아닌 다른 존재가 되기 위해 미조구치가 선택한 것은 금각에 불을 지르는 것이다. 그래야만 금각이 있는 세계에서, 금각이 없는 완전히 다른 세계로 이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스스로에게 묻는다. “나의 주도면밀한 준비는, 오로지 행위를 하지 않아도 좋다는 최후의 인식 때문이 아니었을까? 이제 행위는 나에게 있어서 일종의 잉여물에 불과하다. 여기까지가 나고, 그 다음부터는 내가 아니다. 어째서 나는 굳이 내가 아니려고 하는 것일까?” 미조구치는 스스로에게 질문하고 나서야 깨닫는다. 행위하는 순간에야말로 자기 자신이 아닌 다른 존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또한 나 아닌 것이 될 때에야 끝없이 변화하는 아름다움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을. 미조구치의 방화를 단순한 파괴적 행위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세계의 흐름은 죽음과 삶이 계속해서 순환하는 것이다. 세계의 흐름, 즉 생성의 차원에서 미조구치의 행위는 정당하다. 무언가를 파괴하지 않고는 창조가 시작될 수 없다. 미조구치는 자신의 인생 전반을 차지하고 있던 금각을 파괴해버렸다. 자신을 둘러싸고 있던 세상 자체를 완벽하게 다른 세계로 변모시켜 버린 셈이다. 미조구치의 행위는 세계 변모의 흐름 중에 자신을 맡기는 것이며, 나 아닌 것이 된다는 의지이며, 고정된 주체, 이미 결정되어 버린 개체로 살지 않겠다는 의지이다. 미조구치의 방화사건은 사소할지 모른다. 그러나 미조구치가 발견한 아름다움은 그렇지 않다. 유동하는 흐름 속에 들어가는 것, 끊임없이 바뀌어 나가는 생성 그 자체가 되는 것, 그것이 바로 미조구치가 발견한 아름다움의 실체가 아니었을까. 박혜선 영상글밭 사하 연구원 서울신문·수유+너머 공동기획
  • 엄마가 9살아들 성폭행하고 아빠는 비디오 찍어…

    부부가 9살짜리 친아들을 성폭행 하고, 그 비디오를 유포시킨 사실이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7일(현지시간) 호주 일간 애들레이드나우에 따르면 시드니에 사는 이들 부부는 지난 2009년 1월부터 11월까지 아내가 자신들의 친아들(당시 나이 9세)를 수차례 성폭행했고, 남편은 그 과정을 비디오로 찍어 인터넷에 유포시킨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 부부는 시드니 다우닝 중앙지방법원에서 성폭행 혐의를 인정했지만, 여성 측이 약물 과다복용을 이유로 항소했다. 변호인 알렉스 모리스 씨는 의사소견서를 인용해 “여성 피고인은 ‘의존성 인격장애’를 앓고 있다.”며 “약물 과다복용으로 인해 범죄를 저질렀다.”고 말했다. 그 소견서에 따르면 그녀는 스스로 수치심을 느꼈지만 의존성 인경장애로 경찰에 신고하지 못했다고. 이에 대해 검사 크레이그 에버선은 “법정에서 피고가 성폭행 당시 어떤 약물을 복용했는지 보여주기 전에는 증거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여자 측은 남편을 상대로 이혼소송을 냈고, 그녀는 남편과 어떤 것도 함께 하길 원하지 않는다고.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예수, 그도 팬티를 입었을까

    예수, 그도 팬티를 입었을까

    “내가 당시 입고 있었던 것은 누덕누덕 기운 초라한 검정 팬티였다…라라는 당국으로부터 얼마 안 되는 용돈을 받았다. 그 돈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았다가 레이스가 달린 밝은 색깔의 화려한 팬티를 사 모았다…섬세하고 아름다운 (라라가 준) 팬티를 입자, 나를 구속하던 온갖 것들로부터 자유로워진 듯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난공불락처럼 보이던 거대한 벽이 갑자기 모습을 감춘 듯했다. 그날 밤 나는 처녀막을 잃었다. 그때 독일제 팬티가 등장하지 않았다면 영원히 그 벽을 넘지 못했을 것이다.” ‘팬티 인문학’(노재명 옮김, 마음산책 펴냄)의 저자 요네하라 마리(米原万里·1950~2006)는 유치원에 처음 간 날 본 십자가 상의 예수 그리스도가 과연 무엇을 입고 있느냐는 궁금증으로 책을 쓰기 시작했다. 성경, 죄와 벌, 안네의 일기, 고지키 등 동서양과 시대를 넘나드는 문학작품에서부터 인터넷 속옷 동호회 사이트의 글까지 마리는 다양하고 방대한 자료를 섭렵한다. 심지어 러시아에서는 위에 언급한 글이 실린 카탈로그를 속옷 회사가 후원한 전시 행사장에서 사기도 했다. 40년간 마리를 지배했던 궁금증은 출애굽기 28장 42절, 39장 28절에서 밝혀진다. 구약 성서에는 계단이 설치된 제단에서 행사를 주재하는 사제는 사회 기강이 어지러워지지 않도록 아마포로 만든 속옷을 입도록 하는 규정을 밝혀 놓았다. 이 속옷의 원어는 두 갈래로 된 속옷으로, 예수 그리스도는 팬티를 입고 있었을 가능성이 상당히 컸다고 마리는 결론짓는다. 동시통역사이자 작가였던 마리는 체코 프라하에서 자랐다. ‘마녀의 한 다스’ ‘인간 수컷은 필요 없어’ ‘미식견문록’ ‘발명 마니아’ 등의 저작은 국내에도 소개됐다. 어려서부터 민족주의와 세계주의의 균형을 맞춰가며 살아온 마리는 독특한 시각과 열린 태도를 이 책에서도 유감없이 보여준다. 저자는 속옷을 탐구하는 과정에서 사람들이 알몸을 가리게 된 이유에 대해서도 천착한다. 동유럽에서 고국으로 돌아온 뒤 웃을 때 입을 가릴 만큼 조심성이 있으면서도 온천이나 대중탕 탈의실에서는 아무렇지 않게 알몸을 드러내는 일본인을 보면서 그들이 수치심을 느끼는 기준에 놀라워한다. 마리는 “누가 자신을 보고 있다는 사실이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 알몸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자신을 부끄러워해야 한다. 이런 상황을 부끄러움으로 자각하지 못하는 자신을 부끄러워”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지적한다. 마리는 속옷이 시대의 흐름과 문화의 변화를 고스란히 담는 매체라고 생각한다. 속옷은 방대한 역사나 경제를 보통 사람의 시선으로 포착할 좋은 수단이자 심각한 역사적 사건과 소소한 이야기를 연결하는 접점이기도 하다. 옮긴이 노재명씨는 “요네하라 마리는 팬티와 훈도시(끈으로 된 일본 전통속옷)를 통해 문화론을 펼쳐 나간다. 탁 트인 시야, 편견에 좌우되지 않는 여유로움, 그리고 날카로운 유머. 그녀가 지금도 살아 있다면 얼마나 재미있는 글을 썼을지, 또 어떤 분야를 파고들었을지 궁금하고 아쉽기만 하다.”고 밝혔다. 마리는 2006년 56세에 난소암으로 사망했다. 속옷이나 음식처럼 아무런 의문도 품지 않을 만큼 당연하게 여겨온 일상의 단면도 요네하라 마리의 폭넓은 경험이나 지식과 만나면 참신하면서도 재미있게 다가온다. 1만 2000원.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브리트니 스피어스, 성희롱 혐의 피소 “성기노출?”

    미국 ‘팝의 여왕’ 브리트니 스피어스(29)가 이번에는 성희롱 혐의로 피소됐다. 미국 연예 매체 ‘피플’은 8일(이하 현지시각)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전 경호원 플로레스 페르난도(29)가 8일 로스앤젤레스 카운티법원에 성희롱 혐의로 그녀를 고소했다”고 보도했다. 플로레스 페르난도에 따르면 브리트니 스피어스는 원치 않는 성적 접근을 지속적으로 해왔고 자신의 알몸을 보여주기 위해 자주 그를 방으로 호출했다. 그는 “브리트니 스피어스가 속이 훤히 비치는 속옷만 입고 다가와 일부러 라이터를 떨어뜨렸으며 이를 줍는 척 하면서 내 눈앞에서 고의로 성기를 노출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플로레스 페르난도는 “브리트니 스피어스는 내가 가까이 있는 장소에서 다른 남성과 성행위를 했고 심지어 방 안에 아이들이 있음에도 남자들을 끌어 들였다”며 성적 모욕감과 수치심을 느꼈다고 전했다. 한편 플로레스 페르난도는 지난 6월 말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성희롱 때문에 일을 그만뒀다고 주장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또 브리트니 스피어스가 두 아들 션 프레스턴(4)과 제이든 제임스(3)를 학대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사진 = ‘피플’ 캡쳐 서울신문NTN 뉴스팀 ntn@seoulntn.com ▶ 남규리, 교복사진 공개...네티즌 “인간방부제 인증” ▶ 이은정, 박칼린 애제자...’자이언트’ 가수 연기 이유있네 ▶ 브래드피트, 22세 승무원과 비행기 안 ‘섹스스캔들’ ▶ 최은주 “쇼핑몰 사건 가해자 L씨, 현재 강남 무당” ▶ 서인영 지연, 9살 나이차 극복…“인형 미모 자매” ▶ 신정환, 퇴원후 호텔행… 입원 인증샷 등 의혹 여전
  • ‘뿌웅~’ 방귀냄새 오해와 진실

    ‘뿌웅~’ 방귀냄새 오해와 진실

    방귀란 직장에 고여 있다가 항문의 괄약근이 이완되면서 배출되는 가스를 말한다. 나오는 방식도 제각각이며, 자신도 못 느낄 만큼 냄새가 없는가 하면 너무 고약해 주변 사람들을 기겁하게 하기도 한다. 이런 방귀 때문에 고민인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지독한 냄새도 그렇고 시도 때도 없이 나오는 잦은 방귀도 걱정거리다. 방귀는 크게 두 가지 경로로 만들어진다. 우리가 들이마시는 공기가 위장·소장·대장을 거치면서 만들어지기도 하고, 소화가 되지 않은 음식물 찌꺼기가 대장에서 세균에 분해되면서 만들어지기도 한다. 이런 방귀의 주요 성분은 질소·수소·이산화탄소·산소·메탄 등인데 실제 이런 성분은 별 냄새가 없다. ●냄새 주범은 지방산과 유황가스 방귀 냄새의 주범은 지방산과 유황가스. 지방산과 유황가스는 지방이나 단백질이 장내 세균에 의해 분해될 때 생긴다. 채소를 주로 먹으면 냄새가 순하지만 기름진 육류를 많이 먹으면 냄새가 기독한 것은 이 때문이다. 여기에다 장내 세균이 많을수록 냄새가 강해지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항문에 인접한 직장에 대변이 차 있거나 과식·소화불량으로 충분히 소화가 이뤄지지 않은 경우에도 냄새가 독하다. 방귀에 대변 냄새가 섞이거나 소화가 덜 된 음식이 대장으로 내려와 장내 세균에 의해 재차 분해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방귀가 잦거나 냄새가 고약하다고 걱정할 일은 별로 없다. ●대장 내 세균 많을수록 냄새 강해 방귀가 잦고 가스의 양이 많다며 장 건강을 염려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지만 방귀의 양은 장 건강이 아니라 섭취한 음식의 종류와 관련이 있다. 예컨대 콩류·유제품·감자·밀·빵의 효모 등은 물론 브로콜리 등 양배추류나 매운맛이 나는 양파·마늘·파 등도 많은 가스를 만들어낸다. 탄산음료에 섞인 탄산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방귀의 양이 지나치게 많아서 속이 불편하다면 이런 음식을 제한해 보는 것이 좋다. 흔히 방귀를 참으면 몸에 안 좋다는 속설이 있으나 정상인이라면 수면 중 항문 괄약근이 느슨해지면 자기도 모르게 나오거나 대변과 함께 배출되므로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단, 방귀가 참아지지 않고 의지대로 조절할 수 없는 상태가 한 달 이상 지속된다면 변실금을 의심해 봐야 한다. ●잦은 방귀는 음식의 문제 변실금이란 항문 괄약근에 문제가 있어 대변이나 방귀를 조절하지 못하는 질환이다. 적어도 한 달 이상 반복적으로 된변·무른변·방귀 등이 조절되지 않는다면 변실금일 가능성이 크다. 변실금은 여러 가지 원인이 있지만 분만·직장 및 항문수술·외상 등으로 인한 괄약근 손상이 가장 많다. 유병률은 0.1∼5%로 알려져 있지만, 전문의들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한다. 수치심이나 부끄러움 때문에 많은 환자들이 병원을 찾지 않기 때문이다. ●방귀 아닌 대변 색깔이 문제 장 건강이 걱정된다면 방귀보다 대변을 살피는 게 현명하다. 특히 최근 변이 묽거나 변비 증상이 생기지는 않는지, 피가 묻어 나오지는 않는지 등을 체크해 보아야 한다. 이런 증상은 대장암의 가능성을 시사하는 경고일 수 있기 때문이다. 대장암은 최근 들어 식생활이 서구화하면서 급증하고 있다. 2000년 8648명이었던 연간 대장암 환자 수가 2007년에는 2만 558명으로 7년 새 2.4배나 증가했을 정도. 육류 위주의 식생활을 하다 보면 대변이 장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지게 되고, 자연히 담즙산 등 독성 물질의 분비가 촉진돼 장 점막세포가 손상을 입는다. 담즙산은 대장 점막에 암을 유발하는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대장 건강을 위해서는 정기적인 검사와 함께 기름진 음식의 과다 섭취를 피하고, 규칙적인 운동으로 정상 체중을 유지하며, 정제되지 않아 섬유질이 많은 곡류·채소류·과일 등을 듬뿍 섭취해 대장 속 발암물질을 희석·배출시켜야 한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도움말:비에비스 나무병원 홍성수 진료부장
  • “ 딴 마을 남자를 만나?”…17세女 ‘집단폭행’ 파문

    “ 딴 마을 남자를 만나?”…17세女 ‘집단폭행’ 파문

    “감히 다른 마을 남자와 사랑에 빠져?” 인도의 한 외딴 마을에 사는 소녀가 다른 마을에 사는 남성과 사랑에 빠졌다는 이유만으로 마을 사람들에게 집단 폭행을 당한 사실이 뒤늦게 전해져 충격을 주고 있다. 싱가포르 신문 아시아원에 따르면 지난 4월 인도 벵골에서 8km 떨어진 한 마을의 길거리에서 이름이 공개되지 않은 17세 소녀가 마을 사내들로부터 모진 매질을 당했다. 폭행 이유는 마을을 벗어나 사랑을 키웠다는 것. 다른 마을에 사는 20대 남성과 결혼을 약속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이 마을 사내 10여 명이 소녀를 때렸다. 무자비한 폭행도 모자라 이들은 소녀의 옷을 벗겼다. 실오라기도 걸치지 못한 소녀는 수치심에 눈물을 흘리며 마을을 돌았고 주민 수백명은 지켜만 볼 뿐이었다. 자칫 묻힐 뻔한 이 충격적인 사건은 당시 촬영한 영상이 인터넷에 오르면서 관심을 끌었다. 알몸으로 마을 사람들에게 모욕을 당하는 모습이 공개되자 네티즌들의 분개를 사기 충분했다. 인도 경찰은 최근에야 이 사건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으며 그 과정에서 이 마을의 자치기구인 빤짜야뜨(Panchayat)가 이 사건을 알고도 신고하지 않은 정황을 포착했다. 인권을 훼손한 이 사건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경찰은 지난 2일(현지시간) 빤짜야뜨의 수장의 아들을 포함한 마을 청년 5명을 폭행 혐의로 체포했다. 사진=문제의 영상 캡처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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