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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연스님의 재미있는 茶이야기] (26)세계의 음다풍습

    [여연스님의 재미있는 茶이야기] (26)세계의 음다풍습

    새해다. 아직도 앞산인 달마산은 눈을 모자삼아 구름을 목도리 삼아 유유자적 하늘과 세월을 떠받치고 있다. 새해들어 눈 덮인 골짜기까지 많은 사람들이 찾아온다. 인사를 하러 온 차인들도 많지만 일반 등산객들의 발길도 늘어가고 있다. 하얀 입김을 푸우 푸우 내뿜으며 산을 오르는 사람들의 얼굴은 발갛게 상기되어 있다. 해남의 명산인 두륜산에는 해마다 많은 사람들이 찾아온다. 두륜산을 오르기 위해서는 큰절인 대흥사를 지나 일지암을 지나는 코스와 진불암을 지나는 코스가 있다.2000년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일지암을 찾는 등산객들은 매우 드물었다. 마치 사시사철 선방처럼 한적한 곳이 바로 일지암이었다. 그러나 최근의 상황은 많이 다르다. 큰 절의 수련생들뿐만 아니라 일반 등산객까지 일지암을 찾는 발걸음이 부쩍 늘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이른바 웰빙음료로 각광받고 있는 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서인 것 같다. 산을 오르는 등산객들 중 가끔씩 차를 청하는 분들이 있다. 일지암에는 좀 독특한 차 풍습이 있다. 그곳에 머무는 사람이 아닌, 청하는 손님이 차를 직접 우려내서 마시는 것이다. 그러면 대부분 당황해 한다. 차를 어떻게 내야 합니까. 차를 마시기 위해서는 매우 까다로운 절차와 형식을 거쳐야 하는 것 아닙니까. 쉽게 생각하세요. 직장생활로 쌓인 스트레스를 풀고 마음을 안정시키기 위해 커피를 마시듯 편안하게 차를 끓여 드시면 됩니다. 우선 유천에서 물을 떠와 차를 끓이는 주전자에 넣고 사람 수에 맞게 잔과 차를 준비하시면 됩니다. 그리고 물이 끓으면 차 주전자에 물을 붓고 마시면 되는 것이지요. 그냥 마음이 가는 대로 편안하게 따르고 마시면 됩니다. 그렇게 말하면 대부분 사람들은 손사래를 치며 차를 마시는 것을 포기하고 만다. 안타까워 다시 권해보지만 결과는 마찬가지다. 참으로 아쉬운 일이다. 차는 형식과 관념 속에서 머무는 뜬 구름이 아니라 존재와 현실의 내적 욕망을 갈무리하는 청적(淸寂)이 머무는 마음의 공간이라는 것을 모르고 있는 것이다. 차는 그 자체로 이미 편안함이며 실용적이며 삶이라는 것을 먼저 알아야 한다. 한가지 예를 들어보자. 장자의 이야기다. 제나라 환공이 당상에서 책을 읽고 있었다. 당대최고의 목수인 윤편이 수레바퀴를 깎고 있다가 물었다. “전하께서 읽고 계시는 책은 무슨 말을 쓴 책입니까.” “성인의 말씀이다.” “그 성인은 지금 살아계십니까.” “벌써 돌아가신 분이다.” “그렇다면 전하께서 읽고 계신 책은 옛 사람의 찌꺼기군요.” “내가 책을 읽고 있는데 목수 따위가 감히 시비를 건단 말이냐. 합당한 설명을 한다면 괜찮겠지만 그렇지 못한다면 죽음을 면치 못할 것이다.” “수레바퀴를 깎을 때 많이 깎으면 축인 굴대가 헐거워서 튼튼하지 못하고 덜 깎으면 빡빡하여 굴대가 들어가지 않습니다. 더도 덜도 아닌 정확한 깎음은 손짐작으로 터득하고 마음으로 느낄 뿐 입으로 말할 수 없습니다. 물론 깎아야 할 수레바퀴의 정확한 치수는 있기는 있습니다만 소신은 제 자식에게 그것을 말로 깨우쳐 줄 수가 없고 제 자식 역시 신으로부터 그것을 전수 받을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일흔 살 노인임에도 불구하고 손수 수레를 깎고 있습니다. 옛 사람도 그와 마찬가지로 가장 핵심적인 것은 전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을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전하께서 읽고 계시는 것은 옛 사람들의 찌꺼기 일 뿐이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환공과 윤편의 대화에서 알 수 있는 것은 형식인 말은 결코 그속에 담긴 뜻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눈으로 봐서 알 수 있는 것은 바로 형(形)과 색(色)이요 귀로 들어 알 수 있는 것은 명(名)과 성(聲)일 뿐이다. 차도 마찬가지다. 차는 거창한 삶의 형식이 결코 아니다는 것이다. 차의 본뜻은 삶의 실용속에서 자신을 발견해가는 작은 기쁨에서 시작되는 일상화를 뜻하기 때문이다. 다만 다구를 갖출 수 있고 차를 마시는 최소한의 지혜를 갖춘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차는 내 일상의 삶속에서 천연스럽게 존재해야 하는 것이다. 차는 곧 자신의 마음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차는 삶의 존재로서 우리에게 그 가치가 있는 것이다. 지구촌 사람들은 대부분 어떤 형태든 차를 마신다. 그리고 차를 마시는 것은 일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문화로 자리잡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차를 많이 마시는 민족은 어디일까. 아이로니컬하게도 바로 티베트다. 그것은 높은 고원지대의 기후 탓이다. 티베트인들은 인체에 필요한 비타민과 미네랄 같은 영양성분을 차로 보충한다. 그들이 마시는 수유차와 수유차를 만들 수 있는 통모, 그리고 차담은 티베트인들을 세계에서 가장 차를 많이 마시는 민족으로 만들고 있다. 티베트인들의 음다풍속은 매우 자연스럽다. 형식과 격식이 없이 앉는 곳이 바로 차를 마시고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공간으로 변하기 때문이다. 티베트인들의 찻자리는 그런 점에서 매우 자유롭고 평안하다. 아마도 형식과 격식을 갖추지 않고 자연과 인간 그리고 차가 하나가 되는 찻자리를 펼치는 유일한 민족이 바로 티베트일 거라는 생각이다. 그들은 노동을 통해 생산하는 생산현장에서, 그리고 국가의 중대사를 논하는 회의장에서도, 높은 산에서도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차를 마신다. 자세히 들여다면 그들의 일상은 이미 차 공동체를 통해 자연스럽게 형성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차는 그들의 모든 삶을 씨줄과 날줄로 이어준다. 척박한 문화속에는 아주 조용한 삶의 평화가 깃들어 있다. 그들의 종교적 성지인 라사의 포탈라궁을 가기 위해 온 가족이 7개월 동안 삼보일배를 한다. 우리로서는 도저히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그들의 차문화 공동체는 우리가 향후 지향해야 할 차의 살림살이가 어디에 있는가를 연구해줄 귀중한 것들이라고 보여진다. 중국 신강 위구르족의 밀크티와 향차(香茶)도 우리가 주목할 만한 것들이다. 위구르족의 밀크티와 향차는 한가한 여가시간보다는 식사와 함께 먹는다는 게 특징이다. 우리는 통상적으로 식사를 한 뒤나 편안한 시간을 따로내어 차를 마시는 반면 위구르족은 식사와 함께 차를 마시는 것이다. 위구르족은 북쪽의 민족들은 밀크티를 마시고 남쪽에 사는 민족들은 향차를 마신다. 위구르족의 밀크티는 매우 독특하다. 벽돌차로 불리는 전차를 쪼개 덩어리를 철제주전자나 알루미늄 주전자에 넣고 물을 부어 팔팔 끓인다. 차가 적당하게 푹 우러나면 신선한 우유 혹은 양젖을 넣고 다시 소량의 소금을 넣은 뒤 더 끓인다. 그리고 몇분이 지난 뒤 찻잔에 따른후 식사와 함께 차를 마신다. 향차 역시 마찬가지다. 주전자를 사용해 차와 함께 후추나 계피 정향 등 향로가루를 넣고 서서히 물을 부은 뒤 불위에 얹어 4∼5분가량 끓인다. 차 찌꺼기나 향료가루를 찻잔에 함께 나오지 않도록 걸러 마시며 보통 아침 점심 저녁식사와 더불어 차를 마신다. 몽골인들에게도 밀크티가 있다. 유목민인 몽골인들에게는 삼차일반(三茶一飯)의 음다풍습이 있다. 하루에 3번정도 차를 마시고 저녁에 집으로 돌아온 뒤 가족들과 함께 한번의 식사를 하는 것이다. 중국의 운남지방에서도 독특한 음다풍습이 있다. 이 중 가장 눈에 띄는 음다풍습은 염파차(炎波茶)와 용호투차(龍虎鬪茶)다. 염파차는 차 덩어리를 부숴 작은 토기그릇에 넣은 뒤 토관을 불위에 얹어 찻잎이 “퍽 퍽”하는 소리가 날 때까지 구운 다음 천천히 뜨거운 물을 붓고 다시 5분정도 끓인다. 그런 후 다시 소금덩어리를 다탕에 넣고 끓여서 짠맛이 나면 화로에서 꺼내어 따른 뒤 각자의 기호에 따라 뜨거운 물을 더 부어 마신다. 운남에서는 염파차를 마실 때 옥수수떡을 함께 먹는 습관도 있다. 용호투차는 밀림속에 사는 사람들에게 감기치료에 이용하는 비방으로 전해지고 있다. 먼저 진하게 우려낸 뜨거운 차를 알코올 도수 높은 술이 담긴 술잔에 부으면 마치 용과 호랑이가 서로 싸우는 것과 같은 형상을 나타낸다. 감기에 걸렸을 때 마시면 땀이 나고 잠을 잘 자게 되고 몸이 가벼워져 큰 효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인들은 티베트인 다음으로 차를 가장 많이 마시는 민족이다. 연간 1인당 차소비량이 약 4.5㎏이 될 정도로 차를 마시는 것이 보편화되어 있다. 영국인들이 차를 마시는 습관은 매우 독특하다. 그들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우선 차를 한 잔 마신다. 그리고 아침 식사때 한 잔을 마시며,11시쯤 일을 하거나 대화를 하며 또 차를 한 잔 마신다. 점심식사때 한 잔, 오후 1시부터 4시사이에 한 잔, 잠을 자기 직전에 한 잔을 마시는 것이 영국인들의 다시(茶時)다. 영국인들이 세계적으로 차 소비량이 많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영국에서는 또 ‘5시 차’라는 음다풍습이 있다. 18세기 중엽 베드포드 공작부인인 안나가 고안해낸 방법으로 오후 5시에 많은 사람을 초청해 차와 과자 등을 제공하는 통상적인 차회를 말한다.5시 차회에서는 크래커 과일 등을 바구니에 담아 차와 함께 제공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에 비해 미국인들은 차가운 차인 ‘아이스티’를 즐겨 먹는다. 차는 통상적으로 뜨거운 물에 우려내어 마신다는 통념을 미국인들은 깨고 있는 것이다. 아이스티는 1904년 미국 세인트루이스 국제박람회에서 영국인 차업자인 리처드에 의해서 보급됐다. 차를 선전하기 위해 박람회에 온 리처드는 7월이라는 뜨거운 날씨 탓에 아무도 차에 대해 관심을 갖지 않자 홍차에 얼음을 넣어 차게 한 다음 차가운 홍차라고 권유했다. 차가운 홍차인 아이스티는 뜻밖에도 참가자들의 환호를 받았고 전세계적으로 보급될 수 있었다. 사막의 나라 모로코에서는 박하차를 마신다. 박하차는 차를 넣고 먼저 끓이다 설탕과 함께 박하잎을 넣어 마신다. 차와 설탕 박하가 어우러져 상쾌한 기분을 전해주는 것이 바로 모로코의 박하차이다. 이밖에도 차는 유럽 러시아에서도 그 지역의 기후와 문화적 풍습에 알맞게 음용되고 있다. 차는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우유 설탕, 심지어 박하와 소금까지도 함께 섞어서 음용되고 있다는 것은 새삼스러운 일이기도 하다. 위에서 살펴보았듯이 차는 형식과 관념의 문제가 아닌 현실 삶의 존재조건이다. 그리고 자연과 인간 차가 함께 하는 매개고리로써 중요한 매체이기도 한 것이다. 일지암 암주 ■ 티베트의 수유차 ‘하루 양식은 없어도 되지만 차 없이는 못산다.’는 민족이 바로 티베트다. 그들은 하루 일과를 차로 시작해 차로 끝낸다. 최소 20∼30잔에서 100잔을 넘게 마시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티베트에 가면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명물이 바로 ‘통모’라고 부르는 차통이다. 보통 지름이 15∼18㎝이고 길이는 150㎝가량이며 왕대나무를 잘라 차통으로 만든 후 겉에는 아름다운 문양을 새긴다. 차통에는 피스톤 같이 생긴 막대가 끼여 있다. 통모에 야크의 젖으로 만든 버터를 빚어넣고 그위에 끓는 차를 붓는다. 소금과 입맛에 맞는 향로를 또 넣고 피스톤처럼 생긴 자루를 두손으로 잡고 절구질하듯 아래 위로 밀어 넣었다 뺐다 하며 골고루 섞는다. 절구질을 많이 할수록 차는 부드럽고 맛깔이 난다. 수유차라 불리는 이 차는 단백질과 지방질 풍부한 비타민과 카페인이 함유된 버터차가 된다. 쌀뜨물처럼 진한 게 탁한 우유맛이 난다. 수유차를 만들 수 있는 통모는 티베트 사람들의 빈부차를 알 수 있는 중요한 신분적 가치를 지닌다. 통모의 겉이나 절구질을 할 수 있는 막대기의 손잡이인 ‘자나’에 부자들은 아주 귀한 보석으로 치장한다. 수천만원이 넘는 귀한 통모가 티베트에는 존재한다. 수유차를 담을 수 있는 보온통인 ‘차담’도 매우 중요한 차 도구 중 하나다. 티베트 사람들은 집집마다 최소한 2∼3개의 통모와 4∼5개 정도의 차담을 가지고 있다. 티베트 사람들은 찻자리가 따로없다. 찻상을 차리거나 차를 마시는 격식 없이 시장바닥이건 회의장에서건 앉는 곳이 바로 찻자리다. 어떤 자리든 앉으면 바로 차가 나오기 때문이다. 티베트 풍습상 손님으로 차를 접대받을 때 찻잔의 차를 모두 마셔서는 안 된다. 차를 모두 마셔버리면 차를 더 이상 마실 의향이 없다는 것으로 알고 더 권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차를 더 마시기 위해서는 찻잔에 차를 약간 남겨두어야 한다. 차가 일상화되어 있는 티베트인들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차 소비량을 자랑하고 있다.1인당 연간 소비량이 15㎏가량 될 정도로 어마어마하다.
  • [역세권 아파트 탐방] 대치동 은마

    [역세권 아파트 탐방] 대치동 은마

    은마아파트에 대한 맹목적인 투자는 한동안 수그러들 전망이다. 이달초 서울시가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등 3종 일반주거지역내 기준 용적률을 230%로 완하키로 하는 내용의 방침을 세웠다가, 닷새 만에 이를 철회하고 당초 안대로 210%를 유지하기로 하면서 입주민들의 반발이 거세다. 최근 일주일 사이 호가가 수천만원 등락하고 계약 해지 사태마저 일어나는 해프닝이 벌어졌을 정도다. 이 단지는 수년째 재건축 추진을 위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일명 ‘교육 특구 1번지’에 있는 은마아파트는 14층 28개동 31·34평형 4424가구 단지다.1979년 12월 입주했다. 최초 분양가는 31평형 1800여만원,34평형 2000여만원.8억원대(31평형)인 현재 수준에 비해 한 평 가격에도 못미친다. 그러나 최대 숙원인 재건축 추진은 영 순탄치 않다. 재건축 추진을 위해 수차례 안전진단을 신청했지만 모두 거절 당했다.2003년의 경우 아파트 주민들이 강남구청을 상대로 안전진단 반려처분 취소 청구소송을 제기했지만 지난해 12월20일 원고 패소 판결이 내려졌다. 수도 누수나 주차시설 부족 등 주민생활 불편은 보수나 리모델링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판결을 받았기 때문이다. 용적률 완화 문제도 여전히 풀릴 기미가 없다. 지난해 10월 서울시 재건축 기본계획에서 용적률을 210%로 배정받았으나 최근 용적률을 20% 완화해준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호가가 뛰었다. 이 단지는 용적률이 이미 197% 수준이어서 210%로 재건축을 추진할 경우 일반 분양 물량이 나오지 않고 평형 증가마저 어려워 채산성이 떨어진다. 이 단지는 용적률 250% 수준을 목표로 재건축을 추진해왔다. 34평형의 경우 12월말 9억 5000만원 수준의 보합세를 유지하다 이달초 완화 소식이 전해지면서 하루만에 호가가 9억 7000만원으로 훌쩍 뛰었지만 210% 유지방침이 전해지면서 다시 하향 안정세로 돌아섰다. W공인 관계자는 “은마 주민들은 절대 용적률 210%로 재건축을 추진하지 않을 것이다.”면서 “최근 일련의 해프닝으로 은마의 재건축 사업은 당분간 답보 상태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은마아파트는 지하철 3호선 대치역이 걸어서 3분 거리에 있는 역세권 대단지로 영동대로를 통해 영동대교를 이용할 수 있고, 올림픽대로와 강변북로의 진입도 편리하다. 대현초, 대곡초, 개원중, 휘문중, 휘문고 등 교육시설이 가까이 있다. 편의시설로는 롯데백화점, 영동세브란스병원, 삼성의료원 등이 있다. ●내집마련정보사 김정용 팀장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화마입고 길거리서 새해맞은 우면동 비닐하우스촌 사람들

    화마입고 길거리서 새해맞은 우면동 비닐하우스촌 사람들

    “이런 곳에 사는 게 죄지요. 끔찍해서 눈물조차 나오지 않았습니다.” 병술년 새해가 밝은 1일 서울 서초구 우면동 화훼단지 안 무허가 비닐하우스촌. 주민 박옥희(42·여)씨는 요즘 습관적으로 결리는 오른쪽 어깨가 유난히 더 시리다. 박씨는 지난 12월30일 오전 갑자기 들이닥친 불길에 4평 가량의 단칸방 살림살이를 모두 잃고 새해 첫 아침을 근처 구립 노인정에서 맞았다. 지난해 중풍과 치매로 쓰러진 시어머니(75)는 더욱 말을 잃었다. 고2 아들과 중3 딸은 책부터 새로 사야 할 처지다. 식당에서 하루 8시간 일하고 한달 130만원을 받아 다섯 식구를 건사해온 박씨는 일손도 놓은 채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치매노모 말을 잃어… 보금자리 걱정에 한숨만 우면동 비닐하우스촌 주민들의 새해는 쓰라린 악몽과 함께 시작됐다. 이곳에 갈곳 없는 빈민들이 모여든 건 1980년대 초. 농지에 무허가로 비닐하우스를 개조해 쪽방을 만들었다. 때문에 이곳 주민 212가구 400여명은 주민등록상으로는 다른 곳에 살고 있다. 호구조사를 할 때마다 주소지를 옮겨야 했다. 제대로 된 상수도 시설이 없어 지하수를 이용하지만 화훼단지인 탓에 물에선 농약 냄새가 진동한다. 전국이 세밑 분위기로 한껏 들떠 있던 지난달 30일 오전 8시쯤 여러 집이 함께 쓰는 바람에 과부하가 걸린 전기선에서 갑자기 불꽃이 일었다. 불은 거센 칼바람을 타고 주거용 비닐하우스 150여평을 30여분만에 재로 만들며 22가구 61명을 차가운 거리로 내몰았다. 박씨는 지난 89년 경기도 수원시에 살던 시절 기계 납품대금을 받지 못해 남편(42)의 전기사업이 부도나면서 겨우 백일 지난 아들을 등에 업고 비닐하우스촌에 들어왔다. 그는 “가족들 모두가 허리띠 졸라가며 힘들게 살아왔는데도 2000여만원의 빚이 있다.”면서 “그나마 이대로 있으면 이 땅에 붙어 있을 권리마저 빼앗길 것 같아 또다시 1000여만원의 빚을 내 새로 비닐집을 짓고 있다.”며 고개를 떨구었다. 이웃에 사는 김경숙(51·여)씨도 마찬가지다. 김씨는 91년 수원 세류동에서 가구점을 운영하다 도산하면서 세 딸을 데리고 이곳에 들어왔다. 화훼단지에서 꽃농사를 하는 친척의 도움으로 방 3개에 부엌 하나 딸린 15평짜리 비닐하우스를 겨우 마련해 남편(51)과 함께 중국집 일을 하며 근근이 살아왔지만 최근 경기불황으로 이마저도 접었다. 그나마 안산의 한 공장에서 기숙사 생활을 하며 매월 30만∼40만원씩 돈을 부쳐주는 큰딸(25) 덕에 입에 풀칠을 해왔지만 갑작스러운 불은 삶의 모든 것을 앗아갔다. 김씨는 “지금은 머리가 텅 빈 것처럼 아무 생각도 나지 않는다.”면서 “하지만 나는 친척들이 다시 조금씩 도움을 줘 그나마 낫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부족하기만한 온정의 손길 따뜻한 손길이 있어 사회복지관과 동사무소, 교회와 절 등에서 성금과 쌀, 라면 등 각종 생활필수품이 답지하고 있다. 하지만 화마에 모든 것을 잃어버린 이들에겐 한참 모자란다. 허술한 비닐하우스집이라도 다시 지으려면 모두 합쳐 수천만원이 든다. 거주민 주거대책위원회 최윤규(55) 위원장은 “당장 갈 곳 없는 사람들이 한숨만 쉬고 있을 순 없어 다시 망치를 들었지만 외부 도움의 손길 없이는 상황이 뚜렷하게 나아지기 어려울 것”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은행 기부 ‘반짝행사?’

    은행 기부 ‘반짝행사?’

    시중은행의 자금 담당 임원들은 요즘 큰 고민에 빠졌다. 각종 성금을 요구하는 단체가 ‘문전성시’를 이루기 때문이다. 대부분이 불우이웃돕기 등 사회·봉사단체이지만 이익단체들도 ‘연말 대목’을 놓칠세라 협찬비 명목으로 기부금을 요구하고 있다. 한 자금담당 부행장은 “기부금을 요구해온 단체가 30여개에 이른다.”면서 “거절하면 은행의 이미지가 훼손될 것 같고, 모두 들어주자니 자금이 여의치 않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올해 연말에 특히 많은 단체들이 은행의 문을 두드리는 것은 은행들이 12월 들어 사회공헌 기부에 ‘급피치’를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사상 최대의 순이익을 낸 은행들은 최근 공익성을 도외시한다는 비판이 거세지자 연말이라는 ‘호기’를 활용해 사회공헌 활동에 부쩍 힘을 쏟고 있다. ●유독 12월에 집중 국민은행은 지난 22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무려 70억원을 기탁했다. 이 금액은 은행권 사상 최대로, 연말이면 으레 수천만원씩만 기탁해온 은행들에 신선한 충격을 줬다. 은행권에서는 “국민은행이 모처럼 큰 결단을 내렸다.”면서 “사회공헌에서도 ‘리딩뱅크’로서의 지위를 굳히려는 것 아니냐.”고 분석했다. 최근 500억원대의 장학재단 설립 계획을 발표한 신한금융지주도 27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20억원을 쾌척해 국민은행의 뒤를 이었다. 은행이 거금을 사회에 환원하는 것을 나무라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12월에 기부금이 너무 집중된다는 견해도 많다. 국민은행의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낸 사회공헌 활동비는 59억원이었고,12월 기부금은 79억원에 이른다.1년치 사회공헌 활동비의 절반 이상이 12월에 집중됐다.11월까지 182억원을 지출했던 신한지주도 12월에만 50억원을 내놓았다. 다른 금융기관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 최근 나눔재단을 설립한 외환은행도 올 사회공헌 활동비 76억원 가운데 11억원을 12월에 지출했다.11월까지 47억원을 지출한 농협도 12월에 17억원 이상을 내놓았다. ●은행 공익활동 공시 유도 은행권의 기부가 12월에 집중되는 것은 ‘불우이웃돕기 시즌’이라는 계절적 요인이 크게 작용한다. 올해에는 폭설 피해까지 겹쳐 기부 활동이 더욱 활발하다. 그러나 사회공헌 활동을 일회성 기부로 끝내지 말고, 체계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대부분의 은행들은 사회공헌 활동비를 예산으로 책정하지 않고, 연말이나 자연재해 등 기부금 수요가 있을 때마다 지급해 왔다. 국민은행 등이 최근 영업이익의 1%를 사회공헌비에 쓸 것을 제도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일부 금융기관의 경우 아예 공익법인을 만드는 것은 주먹구구식 기부금 집행을 탈피하려는 노력으로 보인다. 금융연구연 관계자는 “기부금을 확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금융 소외계층에 대한 은행 문턱을 낮추는 등의 시스템적 접근이 더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금융감독원은 27일 은행들이 현행 경영공시 외에 사회적 책임 활동도 공시하도록 유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감원은 “은행의 사회적 책임에는 기부 등 사회공헌은 물론 국가·지역 경제 발전, 윤리·투명 경영, 금융 소외계층에 대한 소액 대출 등이 포함된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또 선진국 은행처럼 ‘사회적 책임 보고서’를 매년 발간하고 사회적 책임 경영과 공표에 대한 모범 기준을 마련하거나 국제 규범에 가입하는 것은 물론 전담조직을 설치할 것을 권고하기로 했다. 금감원 김중회 부원장은 “국내 은행이 공익재단 설립이나 기부 등 사회공헌 활동에 과거보다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아직 국민 기대나 사회적 요구 수준에는 못 미친다.”고 지적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윤씨, 경찰2명과 돈거래 포착”

    브로커 윤상림(53·구속)씨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김경수)는 21일 윤씨가 현직 경찰관 2명과 수천만원대의 돈거래를 한 단서를 잡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경찰관들이 이 돈을 승진 등 인사청탁 명목으로 윤씨에게 건넸는지 캐고 있다. 검찰은 이날 윤씨를 사기 등 혐의로 추가기소했다. 수사 결과 윤씨는 타이거풀스인터내셔널(TPI) 전 대표 송재빈씨 외에도 TPI 주주회사였던 밸류라인벤처 전 대표 윤모씨가 2003년 12월 손해를 본 투자자들에게 협박을 당하자 윤씨에게 접근,“경찰 간부를 통해 투자자들을 처벌받게 해주겠다.”면서 300여만원을 뜯어냈다.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줄기세포가 마지막 희망인데…”

    “줄기세포가 마지막 희망인데…”

    19일에도 줄기세포의 진실 공방이 이어졌지만 희귀 난치병 환자들은 줄기세포에 대한 기대를 버리지 않고 있었다. 그들에게 줄기세포는 마지막 남은 단 하나의 희망이기 때문이다. 루게릭병으로 근육과 신경이 모두 마비돼 12년째 병상에 누워 있는 장동호(69)씨. 청각과 시각만 살아 있어 아내의 목소리나 TV 소리를 듣고 눈동자를 좌우로 굴리거나 눈을 깜박이는 것으로 의사소통을 한다. ●“수백억 투자한 연구인데… 분통 터져 못살아” 장씨는 요즘 TV를 보면서 ‘마른 눈물’을 자주 흘린다. 아내 김진자(65)씨는 “남편이 황우석 교수의 연구가 거짓일 수 있다는 보도를 알아들은 뒤로는 눈이 충혈될 정도로 TV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눈물만 흘린다.”며 안타까워했다. 목과 배에 고무 호스를 꽂은 장씨는 간신히 숨을 들이쉬고 유동식을 섭취하며 생명을 이어가고 있다. 하루에도 100번 이상 고무 호스를 통해 남편 목에 낀 가래를 뽑아내는 김씨에게 황우석 교수 파문은 청천벽력과도 같았다.“심장에서 불이 나요. 나라에서 병간호하라고 한 달에 15만원 주는데 수백억원씩 투자해서 연구해 놓고는 결국 자기들끼리 싸움질하고 있으니 분통이 터져서 살 수가 없습니다.” 김씨는 가슴을 쳤다. 병석에 눕기 전 남편은 감기 한번 앓지 않을 정도로 건강했고 시아버지와 시할아버지 모두 90세를 넘도록 장수했기 때문에 김씨는 남편이 꼭 다시 일어설 것이라는 믿음을 잃지 않고 있다. 김씨는 1년에 수천만원이나 되는 병원비를 감당할 수 없어 서울 서초구 방배동 자택에 인공호흡기를 설치해두고 간병하고 있다. 김씨는 “불치병 가족에게 황우석 교수는 희망이었다. 누구여도 좋으니 이제 그만 싸우고 연구나 빨리해 달라.”고 말했다. ●“이제 그만 싸우고 연구나 빨리 했으면…” 삼육대 물리치료학과 이완희(41) 교수는 파문 이후 척수성근위축증을 앓고 있는 아들(7)을 보면 마음이 무거워진다. 생후 100일부터 호흡 근육이 제대로 움직이지 않아 인공호흡기에 의존하고 있는 아들은 얼굴 근육 정도만 움직일 수 있다. 손으로 하는 것은 빈 요구르트병을 드는 것이 고작이다. 근육학을 전공한 이 교수는 아들을 살릴 수 있는 마지막 희망을 황 교수에게 걸었다. 아들의 주치의는 황 교수 연구팀의 일원이다. 이씨는 “주치의가 희망을 잃지 말라고 용기를 북돋아 주기도 해 황 교수의 연구 성과에 거는 기대가 무척 컸다. 도덕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를 연구에 연관시켜 성과 자체가 묻혀져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씨는 3년 전쯤 치료 방법이 없어 병원에서 아들을 퇴원시켰으며 아내가 24시간 곁에서 돌보고 있다. 자신의 근육학 박사 학위가 아무런 도움이 안돼 아들에게 죄를 지은 심정이다. 정하균 한국척수장애인협회장은 “복잡한 심정이지만 줄기세포를 만들어낸 황 교수의 업적에는 추호도 의심이 없다.”면서 “앞으로 황 교수팀이 연구를 재연해 다시 줄기세포를 만들어내는 것을 보여준다면 이 논란이 가라앉을 것”이라고 했다. ●“검증 시스템 만들어 줄기세포연구 위축 없어야” 신현민 한국희귀난치병질환연합회장은 “황 교수팀의 연구업적에 대한 검증 시스템이 없는 것이 제도상 문제”라면서 “앞으로 이런 점을 보완해 줄기세포 연구가 위축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반신이 마비된 딸을 5년 동안 간호해온 김진선(43)씨는 “뉴스를 보고 하늘이 무너지는 줄 알았다. 병석에서 꼭 일어설 수 있다고 믿었던 딸이 받았을 정신적인 충격을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진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유종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이사람] 이종격투기 도전 신종우 한양증권 이사

    [이사람] 이종격투기 도전 신종우 한양증권 이사

    요즘 바쁘게 생활하는 직장인 중에도 틈틈이 운동을 하며 건강을 챙기는 이들이 많다. 치열한 경쟁 사회에선 체력도 실력이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영업 경쟁이 치열한 증권사의 40대 임원이 가장 격렬한 운동이라고 할 수 있는 이종격투기(MMA)에 흠뻑 빠져 있다면 보통의 경우는 아닐 것 같다. 신종우(41) 한양증권 법인영업팀 이사가 그 주인공이다. ●내년엔 링에서 1승이 목표 15일 오후 서울 강남구 도산공원 근처의 한 스포츠센터. 각종 스포츠 단련장이 즐비한 이곳에 이종격투기 체육관도 있다.K-1 선수로 변신한 최홍만 덕분에 이미 눈에 익숙한 포즈로 땀을 흘리는 동호인들이 제법 많다. 여성 회원들을 포함해 거의 대부분 직장인들이다. 한쪽 링에서 다부진 덩치(키 173㎝)의 신 이사가 키가 좀 커 보이는 회원과 맞붙었다. 신 이사는 링에 오르자마자 상대방의 무차별 주먹을 안면에 허용했으나 왼발 ‘미들킥’으로 옆구리를 차고 재빨리 목조르기(암트라이앵글초크)에 들어갔다. 이종격투기는 복싱, 레슬링, 무예타이 등 갖가지 무술의 장점을 합친 종합무술이다.K-1과 경기방식이 거의 똑같지만, 선 채로만 경기를 하는 K-1과 달리 레슬링처럼 누워서 조르기 등을 할 수 있다. 신 이사는 법인영업 업무 특성상 저녁식사 약속이 많지만 약속이 없으면 일주일에 2∼3번씩 체육관을 찾는다. 약속이 있어도 오후 3시 주식시장이 끝난 뒤 꼭 몸풀기 훈련이라도 하고 약속 장소에 간다.2년째 이종격투기에 매료된 그는 가쁜 숨을 몰아쉬며 “내년의 꿈은 아마추어 대회에서 1승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배고픔 잊으려고 다시 운동 신 이사는 어릴적부터 운동을 좋아하기도 했지만, 운동이 한때 자살충동에 빠질 만큼 망가졌던 자신을 수렁에서 건져주었기 때문에 지금은 삶의 일부로 여기고 있다. 대구에서 자란 신 이사는 1984년 영남대 법학과에 입학하기 전에 공인 유도 3단, 합기도 2단의 실력을 갖췄다. 어울리기를 좋아하는 그는 대학축제의 ‘A급 MC’로도 이름을 날렸다고 한다. 대학생의 월 수입이 600만∼700만원이나 돼 술집 출입도 잦았다. 학사장교로 군에 입대, 육군 특공연대에서 특공무술도 익혔다. 군 전역후 투자신탁증권사에 입사했다. 동료들을 앞질러 능력을 발휘하며 몇년 만에 핵심 영업점인 압구정동 지점장으로 나갔다. 적립식펀드와 비슷한 주식형수익증권을 판매하면서 ‘원금보전기법’의 상품을 ‘원금보장’상품이라고 둘러대고 목돈 유치에 과욕을 부리다 그만 사고를 친다. 주가하락으로 각서까지 써주고 끌어들인 고객 계좌와 선후배들의 채무보증이 빚으로 바뀌었다. 갚아야 할 빚이 5억원이나 됐다. 월급은 차압을 당하고 가족과 함께 수원의 월세 단칸방으로 밀려났다. 볼모로 직장생활을 하며 외환위기를 맞았다. 신 이사는 “주머니에 돈이 없어서 직장 동료들이 점식을 먹으러 나가면 혼자 수돗물로 배를 채우고 배고픔을 잊기 위해 회사 체력단련장에서 운동을 다시 시작했다.”면서 “바벨을 들면서 대학 때 흥청망청 돈을 쓰고, 하루에 수십억원을 주무르던 투신사 지점장의 처지가 처량하고 또 부끄럽기도 해서 많이 울었다.”고 말했다. ●운동이 재기의 투지를 불러 그러나 운동을 시작하자 ‘다시한번 해보자.’는 투지가 생겼다. 퇴근하면 증권가에서 ‘투자의 귀재’로 통하는 전문가를 찾아가 돈 버는 법을 가르쳐 달라고 떼를 썼다. 딱한 사정을 이해한 전문가로부터 장외주식거래, 파생상품 투자 등에 대한 노하우를 배웠다. 또 새벽 3시에 수원 집을 나와 과천의 청계산을 4시간 동안 등반하고 회사에 출근했다. 그는 “이를 악물고 6개월 동안 단 하루도 빠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차츰 돈벌이가 좋아져 3년여 만에 5억원의 빚을 모두 갚았다. 그는 “빚을 다 갚고 회사를 그만두는 날 남은 재산은 760만원뿐이었다.”면서 “앞으론 빚 없는 세상에서 살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그는 투자자문사 등을 거쳐 3년전 한양증권에 둥지를 틀었다. 브라질 유술인 ‘주짓수’ 등 운동은 계속했다. 법인영업은 펀드매니저, 연금 담당자 등을 상대로 수천만원에서 수백억원대에 이르는 기관 자금의 주식매매를 유치하는 업무다. 어떻게 하든 ‘큰손’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하는 것이다. ●기부는 즐거움이며 책임감 때문 신 이사는 법인영업을 하며 자신이 건네준 명함이 그 자리에서 쓰레기통에 버려지는 경험을 수없이 했다. 그러나 그 정도에 기가 죽을 그가 아니었다. 언젠가 한 법인 사무실에 들어선 그는 무작정 한 책임자의 옆에 의자를 끌어다 앉았다.“당신 누구냐.”고 책임자가 묻자,“이곳에 아는 사람이 없어 창피해서 그러니 잠시만 앉아 있도록 해달라.”고 부탁했다. 몇분 뒤 꾸벅 인사만 하고 사무실을 나왔다. 신 이사는 “3∼4번 그렇게 행동하자 나중에 그 책임자가 ‘뭐 할 말이 있으면 해보라.’고 먼저 말을 걸더라.”면서 웃었다. 신 이사는 지금 증권가에서도 손꼽히는 수억원대 연봉의 영업전략 전문가다. 주말이면 아내와 함께 가까운 사찰을 찾아 시주하는 게 즐거움이다. 매월 사회복지재단과 노숙자단체에 상당한 금액을 기부하는 것은 힘겹게 보낸 과거를 되돌아보며 어떤 책임감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라며 말을 아꼈다. 그는 “결코 다시는 인생의 링 위에 쓰러지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익명의 80대 할머니, 평생 모은 5억원 대학에 기부

    익명의 80대 할머니, 평생 모은 5억원 대학에 기부

    부산에 사는 80대 할머니가 행상 등으로 모은 전 재산 5억원을 부산의한 사립대학에 기부하고, 국립대 총장이아들 축의금 전액을 대학 발전기금으로 내놓아 훈훈한 미담이 되고 있다. 동아대는 13일 익명을 요구한 한 할머니가 지난 9일 학교를 방문, 최재룡 총장을 만나 “이 사회와 젊은 사람들을 위해 보람있는 일에 써 달라”며 5억원을 기부했다고 밝혔다. 이 할머니는 자신의 행적이 알려지기를 꺼려 학교측은 거액을 내놓은 배경과 신상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독실한 불교신자인 이 할머니는 최근자신이 다니는 종교단체 관계자에게 “부산에 있는 한 대학에 내가 푼푼이 모은 돈을 내놓아 좋은 일에 쓰도록 하고 싶다.”는 뜻을 전해 이 대학을 소개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0대초 부산으로 시집와 떡, 콩나물장수 행상 등 힘든 생활을 하면서도 늘 마음 한켠에는 이웃을 위해 베푸는 삶을 살겠다고 다짐해 왔다고 한다. 얼마 전 몸살 증세로 병원에 입원했던 이 할머니는 같은 병실에 있던 환자가 한마디 유언조차 남기지 못하고 숨지자 푼푼히 모은 재산을 대학에 기탁하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할머니가 자신이 다니는 사찰 스님에게 이같은 뜻을 전하자, 스님은 정부의 예산지원이 없어 어려움을 겪는 사립대학에 기부하는게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했으며 할머니도 이를 흔쾌히 수락, 동아대에 거액을 기탁하게 된 것. 최 총장은 “할머니의 순수하고 숭고한 뜻이 헛되지 않도록 학교발전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또 부산대 김인세(61)총장도 지난 10일 장남 결혼식때 들어온 축의금 수천만원을 대학발전기금 등으로 기부한다고 이날 밝혔다. 김 총장은 축의금의 80%가량을 부산대 발전기금으로 내고, 나머지는 부산지역 의료인들로 구성된 국제의료구호단체 YMCA그린닥터스의 북한 개성병원 건립기금으로 냈다고. 김 총장은 “떳떳하게 축의금을 받아서 사회에 기부하면 모두가 좋은 일”이라며 “기부문화의 새로운 모델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윤씨 청부수사 경찰고위층 개입”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김경수)는 11일 ‘전국구 브로커’ 윤상림(53) 사건과 관련, 경찰 고위 간부들이 개입한 정황을 확보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 9일 재작년 6월 H건설의 군 장성 비리 수사 때 지명수배된 제보자 이모(48)씨를 풀어준 당시 경찰청 특수수사과 5팀장 하모 경감을 범인도피 등의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특히 윤씨와 이씨가 H건설에서 9억원을 뜯어낸 직후 윤씨가 하씨 등 경찰청 특수수사과 경찰관 4∼5명의 차명계좌에 수천만원을 입금한 사실도 밝혀냈다. 검찰은 이 돈이 청부 수사의 대가로 건네진 것인지를 확인했지만 이들이 “윤씨에게 돈을 빌렸다가 갚은 것”이라고 혐의를 부인하고 윤씨도 입을 굳게 다물고 있어 하씨의 구속영장에 뇌물 혐의는 추가하지는 못했다. 검찰은 또 윤씨가 지난 4월 기획부동산업자 박모씨 부부로부터 수사 청탁을 받은 뒤 경찰청 고위간부와 전화 통화를 하고 사건 처리 뒤엔 전북경찰청 고위간부·수사팀 관계자와 통화한 사실을 통화내역 조회에서 확인했다. 검찰은 이들 경찰 고위층이 윤씨의 청탁 수사 요청을 받고 전북경찰청 수사팀에 협조를 지시했는지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또 이들이 윤씨로부터 수사 청탁과 함께 돈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자금 흐름을 추적 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경찰 고위 간부가 윤씨의 청부 수사에 개입한 증거가 확보되는 대로 관련자를 소환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김효섭 박지윤기자 newworld@seoul.co.kr
  • [‘바다의 로또’ 고래] ‘밍크’ 한때 1억…돌고래 맛없어 1백만원도 안돼

    [‘바다의 로또’ 고래] ‘밍크’ 한때 1억…돌고래 맛없어 1백만원도 안돼

    “와∼아! 로또가 걸렸다.” 최근 자주 발견되는 혼획고래가 어민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몸집이 크고 고기가 신선한 밍크고래의 경우 혼획고래 발견이 뜸했던 한때 경매가가 1억원까지 치솟으면서 ‘바다의 로또’로 불리게 됐다. 혼획고래 발견이 잦아지면서 경매가격이 3분의1가까이 떨어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횡재가 아닐 수 없다. 혼획고래도 로또와 비슷하다. 발견했다고 다 횡재를 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 연안에서 발견되는 혼획고래는 돌고래가 가장 많고 다음이 밍크고래다. 돌고래는 우리나라 주변에 많이 서식하며 동·서·남해안에 걸쳐 두루 혼획이 발견된다. 밍크고래를 비롯한 일반 고래보다 작고 맛이 떨어져 미식가들은 고래고기축에 끼워주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경매가격도 100만원을 밑돈다. 혼획 밍크고래 한 마리 값이 수천만원에 이르다보니 살아있는 고래를 몰래 잡아 한탕하고 싶은 유혹에 빠지는 어민들도 있다. IWC(국제포경위원회)의 상업포경 금지에 따라 산 고래는 잡을 수 없다. 불법포경은 적발되면 형사처벌된다. 올들어 고래고기 값이 한창 비쌌던 지난 3∼4월 사이 바다로 나가 고래를 잡아 해체한 뒤 배에 실어 몰래 육지로 들어오던 울산지역 어민 13명이 울산해양경찰서에 적발돼 9명이 구속됐다. 죽은 고래라 하더라도 매우 엄격하게 조사해 처리한다. 혼획고래를 발견하면 바로 관할 해경에 신고해야 한다. 해경은 혼획고래가 육지에 도착하면 작살 등을 이용해 고의로 잡은 것이 아닌지 현장에 나가 철저하게 조사를 한다. 조사결과 타살 흔적이 없으면 검사의 지휘를 받아 혼획으로 판정한다. 식용이 가능하면 경매에 부치고 부패해 먹을 수 없다고 판단되면 매립하도록 결정한 뒤 수사를 종결한다. 혼획고래 경매가격은 고기 신선도에 따라 달라진다. 죽은 뒤 시간이 얼마나 지났느냐에 수백만∼수천만원이 왔다갔다 한다. 그래서 해경도 혼획고래 신고가 들어오면 되도록 빨리 현장에 나가 조사를 진행한다. 고래고기는 부위에 따라 12가지 맛이 난다고 한다. 특유의 향이 있어 꺼리는 사람도 있지만 맛을 들인 사람은 비싸도, 없어서 못먹을 정도다. 상업포경이 금지되기 전, 우리나라 대표적인 포경기지였던 울산에서 고래고기는 상가집에서도 내놓는 대중·별미 음식으로 통했다. 호남지역의 홍어처럼. 현재 울산에는 크고 작은 고래고기 음식점 20여곳이 영업을 하며 혼획고래 대부분을 소비하고 있다. 포항·속초·인천·제주 등 전국 해안에서 혼획고래가 발견되면 바로 울산지역 고래음식점으로 연락이 온다. 어민들은 상업포경 금지로 돌고래와 밍크고래를 비롯한 고래류가 많이 늘어 어업에 지장이 많다고 주장한다. 돌고래떼가 수시로 나타나 오징어 어장 등을 훑고 지나가며, 어로도구를 부수는 경우가 잦아 돌고래떼가 나타나면 급히 피한다고 한다. 어민들은 동·남·서해안에서 혼획고래 발견이 부쩍 많은 것도 고래자원이 증가했기 때문이라며 포경을 허용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센터측은 “고래자원이 늘었다는 주장은 아직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았다.”고 밝힌다. 고래연구센터 손호선 연구사는 “넓은 바다를 회유하는 고래류를 한정된 바다에서 몇년 동안 눈으로 조사해 ‘늘었다거나 줄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며 “지금까지 조사자료에도 확신할 만한 뚜렷한 변화가 나타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안용락 연구원도 “1년에 1∼2차례 조사한 자료를 갖고 고래 개체수를 단정하는 것은 ‘장님이 코끼리를 만지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과학적인 조사가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 연구원은 “우리나라 연안에서 발견되는 혼획 밍크고래는 몸집이 크지 않은 것이 많은데 이는 유영이 서툰 어린 고래가 먹이를 찾아 육지 가까운 쪽으로 접근하다 그물에 걸리기 때문인 것 같다.”고 추정했다. 고래연구센터측은 선진국에 비해 우리나라는 첨단 관찰장비가 없고 연구인원도 부족해 고래 서식실태나 회유경로 등을 과학적으로 조사하기 어려운 형편이라고 덧붙였다. 울산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교육용 전기료인하 ‘미적’

    교육용 전기료를 낮추는 방안이 부처간 의견 차이로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그동안 일선 초·중·고등학교는 비싼 전기료 때문에 냉·난방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6일 교육인적자원부에 따르면 일선 학교들은 연간 수천만원이나 되는 전기료 부담 때문에 여름과 겨울 냉·난방기 가동을 줄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서울 광진중은 지난해 전기요금이 3037만원으로 공공요금의 절반을 차지하는 바람에 올해에는 한개 층에만 천장형 냉·난방기를 설치하고 나머지 교실은 선풍기로 한여름을 보냈다.서울 창동고도 지난해 전기요금이 4114만원이나 나와 올해부터는 교실과 체육관에 적정 온도를 유지하지 못하고 있다.특히 최근 교육여건 개선사업의 하나로 적지 않은 학교들이 냉·난방기를 설치해 놓고도 학교 전체 공공요금의 절반에 이르는 전기료가 무서워 가동을 최소화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교육용 전기요금은 ㎾당 89.05원으로 산업용 평균인 ㎾당 60.2원보다 32.4% 비싸다. 교육부는 교육용 전기료를 1단계로 전기공급원가 수준인 ㎾당 74.6원으로 낮춘 뒤 2단계로 산업용 평균인 ㎾당 60.2원으로 낮추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연간 1088억원의 전기료를 줄일 수 있어 학교당 연간 1000만원 정도 전기료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그러나 인하 결정권을 가진 산업자원부는 교육용 전기료를 낮춰야 한다는 원칙에는 공감하면서도 인하 폭에 대해서는 중소기업 수준인 ㎾당 80원으로 내리는 방안을 고집하고 있다.교육용 전기료를 너무 낮추면 농업이나 관광, 물류, 유통 등 다른 분야도 잇따라 전기료 인하를 요구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교육부 시설기획담당관실 박주헌 과장은 “냉·난방시설을 설치하는 학교가 늘고 실험실습 교육이 활성화되면서 학교의 전기 사용량이 매년 12.6%씩 늘어 전기료가 학교운영에 큰 장애가 되고 있다.”면서 “전기료를 산업용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는 이날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후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기업에는 도매가격인 ㎾당 56원에 전기를 공급하면서 미래 대한민국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학교에는 ㎾당 89.05원에 공급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주장했다.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이사람] 스피커튜닝 외길 김인규씨

    [이사람] 스피커튜닝 외길 김인규씨

    좋은 소리가 갈수록 듣기 힘들어진다. 세상이 악다구니로 가득 찼으니 당연하다 싶다. 김인규(46)씨는 오디오, 조금 더 깊이 들어가면 스피커 통(通)이다. 스피커는 통(桶)이다. 통은 울림을 크고 아름답게 만든다. 서울 청계천 8가, 황학동에서 25년째 외제 빈티지(vintage, 품격있는 중고 제품) 스피커를 숙성(ageing)시켜 좋은 소리를 갈구하는 이들에 전하는 일을 하고 있다. 쉽게 말해 장사꾼이지만, 아는 이들은 그의 귀가 어떤 경지를 넘어섰다고 입을 모은다. 그러고보니 에이징이나 빈티지 모두 와인의 풍취와 관계된 단어다. ●청계천 8가 황학동에서 25년째 ‘音 담금질’ 그렇다고 가격만 들어도 입이 쩍 벌어지는 외제 브랜드를 내놓는 것은 아니다. 기계에 미친 이도 아니다. 사실 집안에 스피커 수십 조씩을 들여놓고 전기저항이 어떻고 늘어놓는 의사나 변호사들은 수두룩하다. 허름한 지하 공간에 10평 될까말까한 그의 가게는 그 흔한 진열장의 번쩍거림과는 한참 거리를 두고 있다. 발명가의 연구실을 연상케 한다. 김씨는 불면 날아갈 듯한 몸피에 헝클어진 머리칼, 어눌한 말투, 상대 눈길조차 제대로 받아내지 못하는 등 기인의 특징 그대로다. 그러나 소리에 관한 그의 믿음과 직관은 깊은 산 큰 바위마냥 확고하다.“편안하고 내 마음에 드는 소리가 으뜸이지요. 좋은 소리 찾아 헤매는 모든 사람들이 종국에 이르는 결론은 편안한 소리지요.”고음을 너무 뻗어나가게 하지 않고 저음을 흐트러뜨리지 않으면서 탄탄하고 두껍게 쌓아올리는 것이 감상자를 가장 편안하게 만든다는 믿음이다. 그는 과시하는 것을 질색한다.“한국인의 주거 공간에 보스 901이나 일제 JBL과 같은 명품 스피커는 어울리지 않아요. 가족과 대화를 나누거나 책을 읽으면서 오랜 시간 음악을 즐길 수 있어야지요.” 해서 그는 가게를 처음 찾는 손님에게 그저 계속해서 음악만 들려준다. 기자도 첫날 5시간 가까이 음악만 들었다. 귀가 물리지 않았다.“스피커는 소리통이잖아요. 통이 굉장히 중요하고 자작나무, 미송 등 재질에 따라 맛이 엄청 달라져요. 악기 소리를 제대로 들려주는 게 통의 역할인데, 그 가운데 미송을 으뜸으로 치지요. 통의 울림이 그 맛을 살려내거든요.” 그 역시 진공관 앰프를 비롯, 수천만원을 호가하는 고가 외제 스피커의 맛도 보았다. 그러나 화려한 맛이 요릿집 만찬처럼 푸짐하지만 이내 물린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어느 날 중고 스피커로 고가 제품이 내지 못하는 소리를 만들자는 데 한 단골 손님과 의기투합, 스피커 하나를 붙들고 흡입재를 뜯어붙이고 온갖 전선과 코드를 붙였다 떼었다 씨름을 했다. 재질을 달리해 코드 단자를 100가지는 넘게 만들어봤을 거란다. ●고객과 함께 들은 음악만 5만곡 넘어 그의 스피커 ‘맛’을 처음 본 이들은 고가의 장식미에 견줘 볼품없다는 평을 내리곤 한다. 뭔가 빠진 듯 허전하다는 얘기도 듣는다. 부풀려진 중저음이나 화려한 고음에 입맛이 들린 탓이라고 그는 말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그 맛에 편안해진다고 했다. 변화무쌍하기로 이름 난 구스타프 말러의 교향곡 5번을 제대로 소화해내는 스피커를 처음으로 만나 고맙다는 한 고객의 전화에 소년처럼 흔감해 한다. 아직까지 ‘좋은 물건 있으니 나와 보시라.’는 전화 한번 걸지 못했다고 한다. 또 덜컥 제품을 내놓지 않기로도 그는 유명하다. “미송이 제대로 마르려면 30년이 걸려요. 한국 사람 그 세월 견뎌내는 게 쉽지 않지만, 참고 기다려야 좋은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거지요.” 미송으로 만든 1950년대 미국의 RCA 스피커가 국악인 이희완의 깊이를 형언하기 어려운 내지름을 가장 잘 소화한다는 역설은 그래서 차라리 아름답다. 마음 바쁜 고객은 가게를 찾아 음악을 들으며 자신의 스피커가 익어가는 과정을 바라보는 농부의 심정을 닮으면 그만이다. 그렇게 고객과 함께 들은 음악만 컴퓨터에 저장된 게 5만곡이 넘는다. 세이클럽에 마련한 자신의 인터넷 방송에도 제법 팬들이 몰린다고 그답지 않게 자랑한다. 집안에 좋은 소리가 울려퍼지면 가정도 화목해진다. 부부간 금실도 좋아진다. 골방에 틀어박혀 듣는 음악과 오디오가 아니기에 누구보다 안주인들이 반색한다 했다. 삭풍 부는 겨울, 마음이 걷잡을 수 없이 거칠어지거나 옆구리가 허전해 좋은 소리가 그리워질 때, 황학동에 한번 나가볼 일이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김인규가 권하는 좋은 오디오 감별법 1. 내가 원하는 소리를 내는 게 좋은 오디오다. 2. 많은 음악을 들으며 내가 어떤 소리를 원하는지 정밀하게 파악한다. 3. 최고급품 매장과 애호가 등을 방문해 여러 제품의 소리를 비교하며 듣는다. 4. 소리의 10%는 앰프가,50%는 스피커가 결정한다고 믿어라. 5. 앰프와 스피커의 매칭이 20%를 차지한다. 6. 나머지 20%는 좋은 소리를 숙성시킬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다. 7. 고음은 지나치게 내뻗지 않고, 저음은 흩뿌리지 않으면서 두껍게 나와야 한다. 8. 표현력이 풍부한 다음과 같은 음악을 들려주며 숙성시킨다. -구스타프 말러의 교향곡 5번 -리아의 ‘비가’ 혹은 왁스의 ‘욕하지 마요’ -로이 부캐넌의 ‘더 메시아 윌 컴 어게인’ 9. 피아노 건반이 구슬 굴러가는 소리를 내고, 가야금 명주실 뜯는 소리가 생생하게 들리면 OK 10. 전원 넣을 때 앰프 볼륨을 0에서 시작해 천천히 올리며 감상한다.
  • 백화점 송년세일 실속파 발길 잡는다

    백화점 송년세일 실속파 발길 잡는다

    2일부터 오는 11일까지 주요 백화점들의 송년세일이 펼쳐진다. 차일피일 미뤄둔 겨울의류와 각종 월동품 등을 알차고 기분좋게 마련할 수 있는 기회인 셈이다. 특히 백화점들은 다양한 이벤트도 함께 마련하고 있어 연말연시의 들뜬 분위기를 만끽하기는 안성맞춤이다. ●롯데백화점 2일부터 11일(일)까지 10일간 ‘송년 바겐세일’을 진행한다. 송년세일의 경우는 본격적인 겨울 정기세일을 앞두고 짧게 진행되는 행사로 해마다 참여율이 70∼80% 선이며 올해는 작년보다 소폭 높아진 추세다. 이번 세일에는 총 800여개 브랜드가 참여해 참여율은 지난해(77%의 참여율)보다 다소 높아진 80%대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품목별로는 잡화 80%, 여성정장 83%, 해외명품은 78%로 지난해보다 높은 참여율을 보이고, 남성과 아동스포츠는 작년보다 다소 낮아져 각각 84%,76%의 참여율을 보일 예정이다. 이번 송년세일의 특징은 겨울 인기상품을 저렴한 가격으로 선보이는 각종 바겐세일 기획 상품 행사들과 불우이웃에게 도움을 주는 연말 자선바자 행사들로 인해 상품군별 차별화를 이루고 있다. 수도권의 12개점에서는 이 기간 동안 ‘2005년 겨울 낭만의 문화공연으로 초대합니다.’라는 경품행사를 진행한다. 이번 경품행사는 응모권 추첨을 통해 총 325명에게 공연 티켓을 증정한다. 경품 가운데는 100명을 추첨, 롯데백화점 상품권 10만원권을 준다. 이밖에 해외여행상품권, 스키장 이용권 등 다양한 경품도 준비돼 있다. 롯데백화점 상품총괄팀 황범석 팀장은 “연말까지 호전되는 분위기를 이어나가기 위해 이번 송년세일을 준비했다.”면서 “브랜드의 참여율도 높은 만큼 평소 눈여겨 두었던 상품을 서둘러 구입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 역시 2일부터 11일까지 수도권 4개 매장에서 겨울 바겐세일을 실시한다. 이번 세일에는 명품세일을 비롯해 여성, 남성, 스포츠, 아동 등이 브랜드별로 10∼30%씩 실시하고 일품 브랜드 품목의 경우 최대 50%까지 세일을 실시한다. 본점·강남점 등 주요 매장에서 열리는 해외명품 브랜드세일에는 총 30여 브랜드가 참여하고 브랜드별로 10∼50%까지 세일을 실시한다. 강남점에 입점된 겐조, 마크제이콥스, 아이그너, 에스까다 등은 내년 초까지 10∼30%가량 할인 판매한다. 본점에서는 이번 세일기간동안 신세계백화점이 특별 기획한 바겐스타 상품을 선보인다. 대표상품으로는 오조에스핀 알파카 반코트를 24만 8000원, 앙스모드 모직하프코트는 26만 9000원에 판매한다. 남성코너에서는 패딩·다운점퍼 균일가 기획전을 실시하고 갤럭시 캐주얼, 캠브리지 캐주얼, 카운테스마라 캐주얼 패딩점퍼는 각각 9만 9000원에 판매한다. 스키복 특별 매장에서 골드윈 스웨덴팀복세트는 52만 8000원, 보드복 상의는 12만 3000원, 에어워크 고글 3만원 등에 판매한다. ●현대백화점 롯데·신세계와 같이 2일부터 11일까지 10일간 송년 세일을 펼친다. 경인지역 7개 점포의 세일 참여율은 약 85%로 지난해 송년세일과 비슷하다. 현대백화점 우인호 판매촉진팀장은 “ 소비심리가 풀리면서 크리스마스와 연말용 선물을 구입하려는 고객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의류 및 잡화류의 기획행사, 단독행사 등을 30% 이상 늘렸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 경인지역 7개점은 이 기간동안 ‘크리스마스 해외배송 접수 서비스’를 진행한다.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맞아 해외에 있는 가족이나 친지들에게 편리하게 선물을 보낼 수 있도록 점별로 선물접수 데스크를 설치한다. 선물 구입 후 우체국이나 배송업체를 따로 방문하는 번거로움을 덜 수 있고, 배송료도 20%가량 할인해준다. 신촌점은 핀란드 산타마을에서 보내는 크리스마스 카드를 접수받는다. 고객에게 50자 정도의 문구를 담은 편지를 신청하면, 크리스마스 직전에 맞춰 핀란드 산타마을에서 편지를 보내준다.4일까지 3일간은 10만원 이상 구매고객 중 선착순 100명에게 접수를 받는다. 압구정본점은 ‘앤틱주얼리 초대전’을 연다.1700∼1800년대에 제작된 브로치, 목걸이, 반지 등 만든지 최소 100년이 넘은 앤틱 주얼리만을 한 자리에 모아 판매하는 것으로 소비자들의 관심이 모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티파니’‘부쉐론’등 현존하는 주얼리 브랜드의 200여년 전 작품을 구매할 수 있다. 가격은 최소 70만원에서 수백만∼수천만원까지 다양하다. 압구정 본점에서는 이 기간동안 ‘대한민국 대표 디자이너 20인 대전’이 열린다. ●갤러리아 백화점 역시 2일부터 11일까지 송년세일이 진행된다. 갤러리아백화점 영업기획팀 김봉철 부장은 “이번 송년세일은 명품 브랜드들의 참여와 시즌 마감행사 등으로 고객들이 느끼는 세일 참여지수는 매우 높을 것이다.”고 말했다. 내년 1월이면 이월상품이 되는 상품의 특성상, 한해 장사를 마감하는 시즌 오프(OFF) 행사가 활발한 것도 세일 체감 지수를 높이고 있다. 갤러리아의 송년행사는 크리스마스 행사 등 테마형 쇼핑행사와 더불어 이벤트 경품 행사도 풍성해 소비자들의 기대심리가 높다. 갤러리아 명품관WEST의 경우 ‘동우모피, 에밀리오까발리니, 다이안 본 퍼스텐버그, 쿠스토바르셀로나, 타라자몽, 폴리니’ 등의 브랜드가 30% 세일을 실시하는 등 다수 브랜드가 10∼30% 세일을 진행한다. 명품관EAST에서는 ‘G.494, 질샌더, 질샌더워모, 에르마노설비노, 크리스찬디올, 플랭수드, 트루사르디, 레베카테일러, 랄프로렌, 엠마누엘웅가로, 말로,J. 로즈로코뉴욕, 에밀리오푸치’ 등이 30% 세일을 하는 것을 비롯해 전반적으로 10∼30%씩 할인을 실시한다. 세일기간 중 고객들을 위해 톡톡 튀는 서비스 행사와 사은 경품행사도 활발하다. ●그랜드백화점 그랜드백화점(일산·영통점)은 지난달 25일부터 이미 송년세일을 벌이고 있다. 오는 11일까지로 브랜드참가율은 평균 90%정도로 매우 높다. 또한 푸짐한 사은품 행사도 실시한다. 당일 15만원 이상 구매시 7%에 해당하는 상품권 증정 사은행사도 실시한다. 브랜드별로 판매량을 예측해 적정량만을 내놓기 때문에 인기 아이템의 경우 일찍 품절이 되는 경우가 많아 백화점들이 발행하는 전단을 미리 꼼꼼히 살펴보는 것이 알뜰쇼핑의 지름길이다. 브랜드별로 실시하는 이월상품전도 노려볼 만하다. 이월상품은 재고 1∼2년차 상품을 최고 70∼80%이상 싼값에 판매하기 때문에 실속파 소비자들에게는 안성맞춤이다. 그랜드백화점 한정석 마케팅팀장은 “송년 브랜드 바겐세일을 동업계보다 10여일 앞당겨 실시하므로 미리 겨울상품을 선점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활용하면 좋다.”고 말했다. ●애경백화점 굿바이 송년세일이 2일부터 12일까지 진행된다.84%의 브랜드가 참여한다. 구로점은 이 기간동안 ‘유명화장품 사은축제’‘유명가구 박람회’‘명품모피 특별 기획전’ 등을 진행한다.6일까지는 ‘커리어 브랜드 겨울상품 초대전’‘영캐릭터 캐주얼 방한의류 기획전’‘신사정장·캐주얼 초특급 대전’이 진행된다.7일부터는 ‘스포츠 아웃도어 기획전’이 진행되어 스키·보드복 등을 한자리에 모아 판매한다. 구로점에서는 100% 당첨 경품행사를 진행,20만원 이상 구매고객에게 사은품을 증정한다. 수원점도 사은행사를 진행, 구매고객에게 선물을 증정한다. 수원점은 세일 기간동안 방문고객에게 내년도 달력을 매일 300명에게 증정한다. ●삼성플라자 삼성플라자 분당점도 11일까지 유명 브랜드 세일을 실시한다. 페라가모, 에트로, 바바리 등 해외 명품을 비롯해 여성의류, 남성 정장, 핸드백 등 다양한 브랜드가 참여한다. 브랜드 참여율은 69% 수준이다. 이 기간 중에 신사 정장 코트 기획전, 위버 섹슈얼 패션 제안, 영캐주얼 방한의류 특집전 등 대형 기획전도 함께 한다. 해외 명품을 비롯해 국내외 유명 브랜드들이 10∼30% 정도 세일 판매한다. 지난달 25일부터는 스키·스노보드 대전을 열어 노스폴 보드복세트(남) 17만 5000∼16만 8000원, 스키복세트(공용) 15만 4000원, 폴제니스 보드재킷 8만 5000원, 바지 7만 5000원 등으로 할인 판매한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이 겨울에 나가라니

    이 겨울에 나가라니

    광주광역시의 한 주공아파트에 살고 있는 정모(51)씨는 가족들과 함께 언제 길바닥으로 나앉을지 몰라 요즘 밤마다 잠을 이루지 못한다. 정씨의 임대보증금 1600만원은 기술신용보증기금에 갚아야 할 돈이라며 대한주택공사가 임대주택 재계약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주택공사는 계약기간이 만료된 올해초부터 정씨에게 빚을 갚거나 다른 곳으로 옮기지 않으면 강제로 집을 비우겠다고 경고하고 있다. 정씨는 “20년간 운영한 양말공장이 외환위기 때 부도가 나면서 빚 갚을 엄두도 못내고 이자만 늘어 빚이 수천만원이 됐다.”며 한숨을 쉬었다. 경기도 안산의 한 주공아파트에서 홀로 살고 있는 고모(73) 할머니도 겨울을 앞두고 임대아파트에서 쫓겨날 판이어서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고 할머니는 올 9월 파산면책을 받았지만 한국자산관리공사가 할머니의 임대보증금 1150만원의 채권을 주장하자 주택공사가 할머니와 재계약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다음 달이면 계약이 만료되는 고 할머니는 자식들에게도 의지할 처지가 못돼 걱정이 태산이다. 대한주택공사가 최근 가압류·추심명령·파산면책을 받은 세입자들과 재계약을 거부해 영세 임대주택 세입자들이 거리로 내몰릴 처지에 놓였다. 전국임대아파트연합회(임대련)는 계약을 갱신하지 못한 영세민들이 전국에 1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한다. 임대련은 주택공사가 임대주택 건설 취지는 외면하고 채권자 권리만 강조하고 있다며 집단행동을 계획하고 있다. 주택공사가 가압류나 추심명령을 받은 세입자들과 재계약을 거부하는 이유는 이들의 계약을 갱신해주면 채권자가 피해를 본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주택공사 관계자는 “임대보증금은 결국 세입자에게 돌려줄 돈이지만 빚이 있는 세입자와 재계약을 맺으면 결국 채권자는 수십년씩 돈을 돌려받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노동당 경제민주화운동본부 임동현 국장은 “임대주택은 서민의 주거 안정을 위해 만든 것인데 주택공사가 이를 외면해 억울하게 임대보증금을 내줘야 하는 고 할머니와 같은 사례도 생긴다.”고 말했다. 고 할머니는 5년전 목디스크 치료를 받다가 빚을 졌다. 고 할머니는 2002년 카드회사 추심원들에게 끌려가 영문도 모르고 임대주택 보증금을 2005년 말에 양도하겠다는 서류에 도장을 찍었다.2003년 6월 고 할머니의 채권을 사들인 자산관리공사는 할머니가 파산면책을 받았어도 보증금을 양도하겠다고 약속한 것은 계약이기 때문에 유효하다고 보고 있다. 반면 고 할머니는 자산관리공사의 채권도 면책 결정을 받을 때 신고했기 때문에 갚지 않아도 된다고 주장한다. 이 과정에서 주택공사가 재계약을 거절한 것이다. 경기도 의정부 한 주공아파트에 살고 있는 박모(50)씨도 빚 때문에 주택공사와 재계약을 체결하지 못하고 있다. 생활비로 사용한 카드 빚이 2500만원에 이르자 은행에서 박씨의 임대주택 보증금을 가압류했다. 이런 상태에서 박씨가 형편이 안 좋아 임대보증금마저 내지 못하자 주택공사는 명도집행 판결을 받아냈다. 추심명령을 받아 계약을 갱신하지 못한 광주의 정씨는 현재 소송을 진행해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소송을 맡고 있는 이건영 변호사는 “가압류 등이 내려졌다고 주택공사가 재계약을 안해주는 것은 법률적인 판단이 필요한 부분”이라면서 “임대주택의 설립 취지를 살려 이들을 보호해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의회] 국유지 변상금 일부 탕감해야

    서대문구 김영열(북아현3동) 의원은 달동네 사람들이 내야 하는 국유지 변상금 문제에 관심이 많다. 국유지 변상금이란 임대계약을 맺지 않거나 사용허가를 받지 않고 국유지를 점용, 무허가 건물 등을 짓고 사는 사람들에게 매년 부과하는 것. 북아현3동의 경우 620가구가 적게는 500여만원에서 많게는 수천만원에 이르는 국유지 변상금을 내지 못하고 있다. “대부분 저소득 주민들이라 국유지 변상금을 감당하기 어려운 실정입니다. 국세 징수권은 5년 동안 행사하지 않으면 시효가 끝나는 만큼 변상금도 5년 소급을 적용해서 일부 탕감해주는 방안을 당국에서 적극적으로 고려했으면 합니다.” 김 의원은 2001년 지역 봉사단체인 한마음봉사회에서 주민들의 변상금에 관한 고충을 접하고 국회에 변상금 일부 탕감에 대해 입법청원했으나 제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하지만 김 의원은 지역 주민의 의견을 다시 모아 지난해 서울고등법원에 구청을 상대로 변상금 부과 취소 소송을 냈다. 최종 판결은 올해 말쯤 나온다. 김 의원은 운영·복지건설위원회에 소속된 만큼 주민들의 편의를 위한 시설 건립에도 관심이 많다. 지난 15일 준공된 북아현3동의 공영주차장 건립이 대표적인 성과물이다. 이 지역은 주택가가 밀집한 지역이라 고질적인 주차난에 시달리고 있어 김 의원은 구의회 회기 때마다 공영주차장 건립 문제를 들고 나섰다.그 결과 구는 40억원의 예산을 들여 차량 45대를 주차할 수 있는 250평의 단층 공영주차장을 건립했다. 김 의원은 “구민을 위한 일이라면 무슨 일이든 발벗고 나서는 것이 진정한 지방자치의 원칙”이라며 “내년에는 뉴타운 후보지인 북아현동에 특수목적고를 유치해 교육 수준을 높이고 다른 지역의 주민들도 이사오고 싶은 지역으로 만들어나가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파산자-복권되지 않은 인생들] 월평균수입 파산전 201만원 파산후 128만원

    서울신문이 면책자 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파산자의 30.8%는 갚아야 할 빚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답했다. 이중 80.3%는 파산을 전후로 자신을 도와준 친지와 지인들에게 빌린 돈은 반드시 갚아야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법원에서 완전면책 판결을 받으면 법원에 신고한 채무는 갚지 않아도 법적인 책임을 묻지 않는다. 그러나 파산자의 상당수는 개인적인 친분으로 가족과 친구들에게 빌린 빚이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씩 남아 있으며 이는 도의적으로 ‘떼어먹을 수 없는 돈’으로 생각하고 있다.‘인간관계’ 때문이다. ●31% “친지등에 갚을 빚 남아” 전체의 65.4%가 인간관계에 심각한 변화를 겪었으며 이로 인한 괴로움을 호소하고 있다. 대부분의 파산자가 자의든 타의든 돈 때문에 뒤틀린 인간관계를 바로잡고 싶은 이유이다. 사업 실패로 지난 1월 파산한 뒤 고향 김천을 떠난 김모(47)씨는 중소기업의 생산직 노동자로 일하며 매월 10만∼20만원씩을 친구들에게 보내고 있다. 김씨는 “고향 친구들은 빌려준 돈을 안 갚아도 된다고 하지만 내 마음이 편하지 않아 적은 액수지만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9월 파산한 권모(39)씨도 지인들에게 빌린 빚 2억원의 이자 200만원을 매월 갚고 있다. ●61% 비정규·일용직 신분 면책 이후 생활비를 쪼개 친지 및 지인의 빚을 갚는 파산자는 형편이 나은 편이다. 전체의 61.7%는 비정규직·계약직·일용직 종사자로 고용상태가 불안하다. 파산 이후 수입도 크게 떨어졌다. 설문에 답한 파산자 200명의 한달 평균수입은 파산 전 201만원에서 128만원으로 줄었다.10명 가운데 7명은 “현재 수입으로 생활이 힘들며 빚을 갚거나 저축하는 것은 어렵다.”고 답했다. 지난해 4월 파산한 현모(37·여)씨는 “무일푼으로 파산한 후 다시 살 집을 구하기 위해 또 빚을 져야 했다.”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 파산 상황에 대한 인식은 남성과 여성이 다소 차이를 보였다. 남성은 파산이 경제 활동을 재개하는 데 큰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것을 피부로 느끼고 있었다. 반면 여성은 파산 사실이 남들에게 알려질까 두려워하는 경향이 더 강했다. 남성의 78.3%, 여성의 56.5%가 파산 이후 사회 활동을 하는 데 냉대를 받았다고 응답했다. 파산 후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느냐.’는 질문에는 여성 55.0%, 남성 36.1%가 ‘그렇다.’고 말해 타인의 시선에 여성이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軍사격장 확장 ‘윈윈해법’ 없나

    軍사격장 확장 ‘윈윈해법’ 없나

    경기도 포천시 이동면 육군 승진훈련장 확장에 따른 주민 이주촌 건설계획이 민·관·군의 협조로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넘어야 할 난관이 만만치 않아 전망을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군부대가 훈련장을 확장할 때 통상 보상비를 주고 내보내는 것이 관례여서 이주촌을 세우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삶의 근거를 잃게 된 이동면 장암3리 주민 27가구의 형편이 워낙 딱하기 때문이다. 관할 군부대가 올초 20만평의 훈련장 확장계획을 세우면서 제시한 보상비는 가구당 2500만원에서 3000만원. 땅 한평 없이 농협 등에 진 부채는 가구당 적게는 1000만원, 많게는 1억원으로 평균 수천만원선이다. 대책위원장 김승규(60)씨는 “보상금을 수령하고 외지로 떠나게 되면 당장 대출금 상환요구가 닥쳐 노숙자로 전락할 형편”이라고 말했다. 사격장 외곽에 정착해 땅을 얻어 농사라도 지어야 상환을 유예받고 새 삶을 기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주민들은 확장되는 훈련장 외곽 사유지를 군에서 매입, 기반시설을 해주고 보조와 융자를 합쳐 집을 짓도록 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군부대는 사유지 매입은 예산과 절차 등 어려움이 많아 인근 도유림을 매입, 가구당 300평 규모의 이주촌을 건설하는 방안을 최근 구상해 경기도 제2청과 협의하고 있다. 이와 별도로 포천시는 확장되는 훈련장 부지에 일반인이 군부대 훈련을 참관하는 전망대와 안보관·전시관 등을 갖춘 안보관광지 조성을 군과 협의중이다. 이 경우 주민들은 관광지 인근에 조성되는 테마마을에 정착하게 된다. 그러나 전망은 불투명하다. 경기제2청 접경지개발담당 이용린 계장은 “군이 요청한 도유림 매각이나 이주촌 조성을 위한 산림훼손이 가능한지도 따져봐야 하고, 안보관광지 역시 사업성이 의문이어서 이주촌 조성을 낙관할 수 없다.”고 말했다. 포천 한만교기자 mghann@seoul.co.kr
  • 은행PB영업 ‘궤도수정’

    은행PB영업 ‘궤도수정’

    시중은행들이 잇따라 ‘프라이빗 뱅킹(PB) 대중화’를 선언하고 나섰다. 수억원대 이상의 예금을 가진 고객에게 특별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해 오던 은행들이 서비스 대상을 수천만원의 예금 고객까지 확대하고 있다. 은행들이 PB 영업전략을 수정하는 것은 그동안 극소수 고객을 상대로 벌여온 ‘귀족 마케팅’이 투자에 비해 수익성이 그다지 높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아직은 금융자산이 크지 않지만 조만간 ‘갑부’로 등장할 잠재적 부유층을 미리 포섭하려는 계산도 깔려 있다. 소수에게만 온갖 특혜를 주고, 일반 고객들은 자동화기기로 내몬다는 비판을 희석시키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3000만원 이상도 PB 고객으로 모십니다” ‘PB 대중화’에 가장 신경쓰는 곳은 우리은행이다. 황영기 행장은 지난달 ‘모든 고객을 PB 고객화하자.’고 선언했다. 이에 따라 은행측은 PB 고객을 예치금 기준으로 30억원 이상,10억원 이상,3000만원 이상 등으로 세분화하기 시작했다.PB 고객 담당 직원들도 ‘마스터 PB’ ‘전문 PB’ ‘예비 PB’로 등급을 매겨 체계적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특히 예비 PB에 해당하는 자산관리전문가 500명을 키워 각 지점으로 투입, 자산설계에 관심이 높고 적극적인 투자성향을 보이는 중산층 및 젊은 고객을 유치할 생각이다. PB 전문센터인 ‘골드 앤 와이즈’를 통해 예금액 3억원 이상의 고객을 집중관리했던 국민은행도 전략 수정에 나섰다. 그동안 공격적으로 늘려왔던 전문센터 확장을 16개에서 중단하고,1억∼3억원의 고객까지 아우르는 소형특화 점포를 내기 시작했다. 이 은행 관계자는 “극소수 투자자를 위한 비밀주의 영업전략이 아닌 좀더 대중적인 자산관리 시스템을 갖춘 새로운 PB 브랜드를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계 은행들도 한국의 PB 시장을 좀더 광범위하게 공략하고 있다.SC제일은행은 고객 기준을 5000만원까지 낮춰 1대1 평생 자산관리를 해주는 ‘프라이어러티 뱅킹’ 서비스를 지난달부터 시작했다. 홍콩상하이은행(HSBC)은 1억원 이상의 자산가를 대상으로 ‘프리미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한국씨티은행도 고객층을 세분화한 ‘씨티골드’ 서비스를 내세우고 있다. ●“부유층 세분화일 뿐 서민금융 서비스 확대는 아니다” 은행들이 PB 대중화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은 기존의 마케팅이 한계에 이르렀음을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수백억원을 들여 PB전문센터를 개설하고, 고객 한 명에게 온갖 서비스를 제공해 왔지만 직접적인 수익은 크지 않았다는 게 PB 담당자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한 PB 담당자는 “PB 영업은 ‘돈 먹는 하마’나 다름없다.”면서 “부동산종합대책 발표 이후 부자 고객을 상대로 엄청난 돈과 시간을 투자해 각종 설명회를 열고, 고객의 취미 생활을 위해 호화스러운 미술전시회 등을 잇달아 개최했지만 큰 효과는 없었다.”고 말했다. 한국씨티은행 관계자는 “외국의 자산가들은 PB 직원 한 명에게 모든 것을 맡기지만 한국의 부자들은 여러 은행을 거래하면서 1%의 수익률에도 이리저리 움직이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면서 “유동성이 강한 한국 고객을 상대로 정통 PB 영업을 고집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PB 대중화를 서민금융 서비스 강화로 해석할 수는 없다고 본다. 극소수 고객에게 최고의 혜택을 주는 기존의 영업을 그대로 유지한 채 바로 아래 단계의 우량 고객에게도 PB 서비스의 일부를 나눠주는 세분화 전략이 대중화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특히 한나라당 엄호성 의원의 국정감사 자료에서도 나타났듯이 은행에 100억원 이상을 예치한 194명 중 51명을 고객으로 확보하는 등 PB 영업에서 단연 두각을 나타내는 하나은행은 오히려 PB 고객 기준을 강화하는 쪽으로 나가고 있다. 결국 초기 PB 시장 쟁탈전에서 밀린 은행들이 이를 만회하기 위해 대중화로 나선 셈이다. 한국금융연구원 관계자는 “부유층이 될 가능성이 있는 젊은 중산층에게까지 PB 서비스를 확대하다 보면 이 범주에 들어가지 못한 서민들에 대한 서비스는 더욱 열악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강승규 민노총부위원장 영장

    서울 남부지검 형사6부는 7일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 연합회로부터 수천만원의 금품을 받은 강승규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에 대해 배임수재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강 부위원장은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전국민주택시노조연맹 위원장 자격으로 택시운송사업조합 연합회 박모(58·구속) 회장 등으로부터 “운송조합의 정책에 협조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수천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로버트김 남몰래 도운 김승연회장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이 미국에서 국가기밀 유출 혐의로 수감됐다 풀려난 뒤 보호관찰을 받아온 로버트 김(64ㆍ한국명 김채곤)씨를 지원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이는 김씨가 지난 5일 MBC 라디오 ‘김미화의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전화 인터뷰를 통해 밝혀 알져졌다. 방송에서 진행자 김미화씨가 “모든 재산을 재판비용으로 쓰시고 경제적으로 무척 어려웠을 텐데, 생활은 어떻게 했나요?”라고 묻자 김씨가 “한화 김승연 회장께서 상당히 오랫동안 뒷바라지해 주셨습니다. 지금도 해주시고 계시고, 정말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습니다.”라고 답해 알져지게 됐다. 이에 대해 한화그룹측은 “회장님이 아무도 모르게 선의를 베푸신 일이라 지원액수 등 모든 사실에 대해 함구하고 계신다.”고만 밝혔다. 로버트 김의 후원회장을 맡고 있는 선우이벤트 이웅진(40) 사장은 “후원회가 조직되기 전인 2003년 이전부터 김 회장님이 로버트 김씨 가족에게 생활비를 대준 것으로 알고 있다.”며 “로버트 김씨가 엘렌우드 교도소에 수감되어 있을 때 이런 사실을 전하고 김 회장님을 찾아가 감사의 말씀을 드리라는 부탁을 받았다.”고 말했다. 후원회는 김 회장의 지원이 로버트 김의 수감 중에 집중적으로 이뤄진 점을 감안하면 가족이 생활비로 충당할 정도인 수천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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