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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하! 우주] 올 겨울, 안드로메다를 직접 찾아볼 수 있는 방법

    [아하! 우주] 올 겨울, 안드로메다를 직접 찾아볼 수 있는 방법

    안드로메다의 진실…안드로메다에 도전하자 드디어 별지기들이 목 빼고 기다리던 관측의 계절, 겨울에 접어들었다. 그동안 한쪽에 처박아두었던 망원경들을 손질하면서 가슴 설레는 기분은 별지기가 아니라면 이해하기 힘들 것이다. 마치 오래 떠나 있었던 고향 땅이 눈앞에 보이는 듯한 기분이라고나 할까? 혹 당신이 이번 겨울 처음으로 우주에 나서는 초심자가 될 요량이라면 먼저 '안드로메다'에 도전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왜냐면 안드로메다 은하는 우리와 참으로 인연 깊은 은하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별지기들 사이에는 이런 우스갯소리가 있다. "세상은 두 집합의 사람들로 이루어져 있다. 하나는 안드로메다를 본 사람들, 다른 하나는 아직까지 안드로메다를 못 본 사람들의 집합이다." '안드로메다의 진실' 유명한 성운-성단목록인 메시에 목록에 M 31로 올라 있는 안드로메다 은하는 별지기들에게 토성과 목성 다음으로 각광받는 인기품목이다. 그 이유는 우리은하와 마젤란은하 등을 비롯, 약 20여 개의 은하들로 이루어져 있는 국부은하군에서 최대를 자랑하는 은하이기 때문이다. 우리 은하처럼 나선은하인 안드로메다는 지구로부터 250만 광년 떨어져 있는데, 하늘 좋고 눈 좋으면 맨눈으로 볼 수 있는 가장 먼 천체다. 우리가 지상에서 보는 거리는 멀어봤자 고작 몇십km인데, 그에 비해 250만 광년이라면 참으로 아득한 거리다. 그러니까 만약 당신이 안드로메다를 맨눈으로든 망원경으로든 본다면, 그 빛은 250만 년 전에 안드로메다를 출발한 빛인 셈이다. 그때는 지구에 매머드들이 뛰어다니고 있을 홍적세쯤 된다. 천문학 테마 크루즈 여행에 참여해 위용을 자랑하는 안드로메다를 처음으로 본 미국의 SF 작가 아이작 아시모프는 그 감동을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 "클라이맥스는 나와 아내 재넛이 쌍안경으로 난생 처음 안드로메다 은하를 보았을 때였다. 우리는 그것만으로도 크루즈에 참가한 본전은 뽑은 느낌이었다." 또 이 안드로메다는 우리 은하 바깥으로 무수한 은하들이 늘어서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인류에게 알려준 은하이기도 하다. 그전에 인류는 우리 은하가 우주의 전부인 것으로 알고 안드로메다는 우리 은하의 단순한 성운으로 여겼었는데, 신출내기 천문학자 에드윈 허블이 1923년 여기서 변광성들을 발견해 거리를 측정하고 안드로메다가 우리 은하 외부의 천체임을 증명했던 것이다. 그 덕분에 허블은 일약 천문학계의 영웅으로 떠올랐다. 물론 이 안드로메다를 맨눈으로 보면 조그맣고 희미한 빛 뭉치로 보일 뿐이다. 그러나 놀라지 마시라. 지름이 우리은하의 거의 2배가 넘는 26만 광년이고, 그 속에 있는 별의 개수는 무려 1조 개에 달한다. 우리은하의 3배가 넘는 셈이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안드로메다의 진실'을 말하자면, 약 24억 년 후 우리 은하와 충돌할 예정이라는 사실이다. 이는 천문학자들이 오랜동안 면밀히 관측해온 끝에 내린 결론으로, 현재 시간당 40만km의 속도와 우리 은하와의 거리를 좁히고 있는 중이다. 이 거리는 지구와 달 사이의 거리에 해당한다. 충돌하면 어떻게 될까? 천문학자들이 내린 결론은 이렇다. -"두 은하는 서서히 충돌할 것이며, 그후 붉은 별들을 거느린 거대한 타원은하로 진화할 것이다." 최악의 경우 태양계가 은하계를 이탈할 가능성까지 있다. 하지만 우리 태양계는 이 거대한 충돌 뒤에도 여전히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이유는 은하란 게 대부분 텅 비어 있는 공간이라 우리 태양계가 그 충돌에 그다지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별들끼리 충돌할 확률도 거의 없다고 본다. 안드로메다를 찾는 방법 가장 좋고 손쉬운 방법은 자동추적(go-to) 망원경을 이용하는 방법이다. 요즘에는 20만원대의 90mm 구경 go-to 망원경도 성능이 훌륭한만큼 이걸로 밤하늘을 겨누면 찾는 데 5분도 안 걸린다. 시야가 넓은 쌍안경을 이용하는 것도 나름 괜찮은 방법이다. 안드로메다 자리에 있는 은하니까, 그 부근을 훑어보면 금방 찾을 수 있다. 자동추적 기능이 없는 망원경이라면 별자리의 별들을 더듬어가면서 찾을 수밖에 없다. 이걸 '스타 호핑'이라고 하는데, 먼저 천정 부근에 있는 페가수스자리의 가을의 대사각형을 찾은 다음, 그 한 모서리 별인 안드로메다자리 알파별 알페라츠(페가수스자리의 델타별이기도 하다)를 기준으로 미라크, 알마크를 따라 시선을 옮기면 안드로메다 공주 무릎 부근에 흰 빛뭉치가 있는 것을 보게 된다. 이게 바로 한국인들이 내다버린 '개념'을 몽땅 수집한다는 그 유명한 안드로메다 은하다. 물론 사진에서처럼 선명한 모습은 아니다. 그런 사진은 망원경을 몇 시간이고 피사체에 고정시켜놓고 노출한 끝에 얻어지는 이미지다. 하지만 망원경으로도 안드로메다의 아름다운 모습을 감상하는 데는 별 지장이 없다. 당신이 '안드로메다의 진실'을 알고, 게다가 감수성이 풍부한 사람이라면 안드로메다를 만난 그 순간의 감동을 충분히 느낄 수 있을 테니까. ------------------------------- 국부은하군 : 우리은하와 마젤란은하 등을 비롯하여 반지름 300~400만 광년 범위의 약 20여 개 외부은하들로 이루어진 은하 집단. 이 은하군의 맹주는 안드로메다 은하이며, 대마젤란은하와 소마젤란은하는 우리은하의 위성은하이자 동반은하로 생각된다. 사진=염범석 제공(맨위부터 순서대로), NASA, 염범석 제공 이광식 통신원 joand999@naver.com 
  • “그가 맞다”… 욕먹을수록 굳건해지는 ‘트럼프주의’

    “그가 맞다”… 욕먹을수록 굳건해지는 ‘트럼프주의’

    “누가 뭐라고 해도 (도널드) 트럼프 얘기가 맞다고 생각한다.” 순간 기자는 귀를 의심했다. 미국 워싱턴DC 인근 메릴랜드에서 컨설팅 회사를 운영하는 50대 미국인 A를 9일 오후(현지시간) 기자가 사는 아파트 주민 송년회에서 만났다. 보수 성향의 텍사스주 출신인 그는, 자신을 초대한 친구 B와 미 대선에 대해 얘기하면서 공화당 대선 경선 후보 트럼프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기자가 “그래도 무슬림 입국을 막겠다는 것은 너무 심한 것 아니냐”고 묻자 그는 고개를 흔들며 “미국인들이 멕시칸, 무슬림 등 이민자들 때문에 힘들다. 게다가 캘리포니아주 샌버너디노에서 테러 난 거 알지 않느냐. 미국을 지키려면 트럼프처럼 극단적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샌버너디노 총기 난사 사건 이후 트럼프가 “무슬림의 미국 입국을 금지하겠다”고 밝힌 뒤 전 세계가 트럼프를 때리고 있다. “트럼프는 독선주의자이자 인종차별주의자”로서 대통령 후보로 맞지 않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그럼에도 트럼프는 당내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1위를 고수하고 있다. 왜일까. A처럼 트럼프를 추종하는, 소위 ‘트럼프주의자’가 미 전역에 존재하며, 뉴욕타임스 등 미 언론이 분석하듯 트럼프주의는 미 보수집단을 대변하면서 최근 더욱 강경해졌기 때문이다. 이들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추진하는 이민 개혁과 난민 수용을 반대하며 총기 소유를 적극 옹호한다. 이는 트럼프가 그동안 주장해 온 각종 공약과 맞아떨어진다. 이러니 트럼프가 하는 말이면 무조건 찬성하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는 심리학자들의 말을 인용, “트럼프 지지자들은 가식적으로 보이는 기성 정치인들과 달리 트럼프의 직설적이고 확신에 찬 말에 무한한 신뢰를 보내고 있다”며 “이들은 트럼프가 오바마 대통령의 출생지에 의문을 제기했을 때도 믿었던 사람들로, 트럼프의 언행에 자신을 대입해 일체화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들이 트럼프를 ‘배신’하지 않을 것임은, 블룸버그폴리틱스가 이날 공개한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볼 수 있다. 공화당 유권자 가운데 65%는 트럼프의 무슬림 발언을 지지한다고 답했다. 특히 조사 대상의 3분의1이 넘는 37%는 이번 발언을 계기로 트럼프를 더 지지하게 됐다고 응답했다. 블룸버그 측은 “종교적 편협성을 갖거나 테러에 대한 공포를 가진 사람, 더 안전한 나라를 위해 무언가 해보려고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음을 보여 준다”며 “적어도 경선까지는 이번 논란이 트럼프에게 불리하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트럼프의 막말에 대한 후폭풍은 더욱 거세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노예제를 폐지한 수정헌법 13조 150주년 기념 연설에서 “모든 형태의 편협함에 맞서야 한다. 인종과 종교에 상관없이 우리의 자유는 다른 사람의 자유와 결부돼 있다”며 트럼프를 겨냥했다. 유대인인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자신의 계정을 통해 “전 세계의 무슬림을 지지하는 데 내 목소리를 보태고 싶다”며 “무슬림을 항상 환영하며 이들의 권리를 보호하고 평화롭고 안전하게 지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복싱계의 전설 무하마드 알리도 이날 성명을 내고 “무슬림은 자신들의 개인적 의제를 진전시키기 위해 이슬람을 이용하는 이들에 강력히 맞서 싸워야 한다”며 “미 정치 지도자들은 국민이 이슬람에 대해 배우지 못하도록 이간질할 것이 아니라 제대로 교육받을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꼬집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서울 핫 플레이스] 동작구 노량진의 ‘속살’ 엿보다

    [서울 핫 플레이스] 동작구 노량진의 ‘속살’ 엿보다

    추위에 종종걸음치는 수험생의 거리로 알려진 노량진. 그 거리를 지난 4일 5시간가량 누비고 다닌 이유는 ‘겉핥기로 알고 있다’며 샅샅이 구석구석 걸어 보라고 추천한 지인 때문이었다. 노량진이 변하지 않은 옛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는 것도 사실이다. ‘재수생·고시생의 고향’으로 불릴 만한 학원들의 흔적과 단돈 3000원이면 점심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노점들, 오래된 가게들 사이에 10년 정도 장사한 이는 명함도 못 내미는 분위기가 그렇다. 하지만 노량진의 속살은 젠트리피케이션(자본이 몰리면서 임대료가 오르고 원주민이 내몰리는 현상)을 앓기 전, 서촌이나 가로수길에서 볼 수 있었던 숨은 보석이다. 바쁜 수험생들이 만드는 역동적인 낮의 풍경, 연인이 꼭 붙어야 지날 수 있는 연인 골목길, 하늘, 강, 도시가 제각각 별빛을 품은 아름다운 야경이 장관이다. [낮에는 열정] 뜨거운 청춘들이 만드는 역동적인 낮 노량진로에서 CTS기독교TV 건물을 끼고 노량진로8길로 접어든 후 사거리를 지나자마자 왼편의 노량진로6가길을 타고 걷다 보면 ‘연인길’을 만날 수 있다. 입구에 곰과 토끼가 연인처럼 나란히 손을 잡고 있어 금방 알 수 있다. 길 폭이 50㎝에 불과해 연인끼리 꼭 안다시피 하고 걷지 않으면 지나갈 수 없다고 해서 생긴 이름이다. ●연인길·벽화 가득 등용로길 ‘사랑’ 꽃피네 연인길 초입에서 만난 주민 이모(65·여)씨는 “2013년도 이맘때 학생들이 와서 5일간 벽화를 그렸는데 봄가을이면 젊은 연인들이 꼭 붙어 지나다니곤 한다”면서 “이 길을 쭉 타고 가면 학생들이나 구청에서 만든 벽화를 계속 감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인길을 따라가다 노량진로6길을 만나 좌회전한 후 조금 걸으면 오른쪽으로 등용로4길이 있다. 이 길에서는 꽃이 핀 계단과 하트가 가득한 벽을 볼 수 있다. 이후 KT동작지사의 담이 앞을 가로막으면 왼쪽으로 내려가다 노량진로6나길로 진입할 수 있다. 동작구에서 연인을 상징하는 꿀벌 그림을 가득 그려 놓았다. 역시 폭이 80㎝에 불과해 ‘썸’을 타는 누군가와 자연스레 손을 잡기 좋다. 동도중학교, 수도여고, 경희대 등 곳곳의 벽화마다 그린 이들의 소속이나 이름을 써 놓은 것도 특징이다. 동작구청 뒷길인 노량진로8길은 먹자골목이다. 칼국수와 부대찌개, 진한 맥주를 파는 치킨집을 만날 수 있다. 구청 바로 뒤 건물 2층에 있는 양꼬치구이집은 꽤 알려졌다. 만일 노량진 재수생 시절의 옛 맛을 찾는다면 삼거리시장 가운데 순댓국집이 있다. 재난등급 E등급을 받아 곧 철거될 곳이니 서둘러야 한다. 32년 된 순댓국 맛은 한결같다. 아침마다 사골 국물을 내고 순대를 직접 만드는 방식도 그간 변하지 않았다. ●‘수험생들의 낙원’ 먹자골목·거리가게 노량진 수산시장은 설명이 필요 없는 명소다. 10월마다 열리는 ‘도심 속 바다축제’가 유명하다. 올해 축제에는 20만명 이상이 다녀갔다. 다만, 내년이면 바로 옆에 지은 새 건물로 이전하기 때문에 왁자지껄한 재래시장의 활기와 편안한 분위기를 느끼기에는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 걷다가 목이 마르다면 노량진역 건너편 만양로에 있는 G마트를 추천한다. 50% 할인된 과자, 75% 할인된 음료수 등을 쉽게 만날 수 있어 고시생들이 붐빈다. 임모(29)씨는 “각종 식료품을 싸게 팔기 때문에 돈이 없는 고시생에게는 꼭 필요한 곳”이라면서 “요즘에는 다른 지역에서 싼 가격에 장을 보려고 일부러 찾아오는 사람들도 늘었다”고 말했다. 이 길을 따라 조금 더 들어가면 삼익플라자 지하 1층에 음식백화점이 있다. 5단 덮밥, 칼국수 등을 파는 음식점이 10여개 있는데 웬만한 먹보가 아니라면 혼자 먹을 수 없는 양이다. 만양로 옆 노량진로16길은 대표적인 젊은이의 먹자골목이다. 아메리카노를 1000원에 즐길 수 있다. 3500원 베트남 쌀국수집도 유명하다. 3000원에 숙주덮밥, 소유라멘, 닭갈비덮밥, 컵밥, 햄버거, 와플 등을 골라 먹고 싶다면 최근 이전한 ‘노량진 거리가게 특화거리’로 가면 된다. 노량진소방서 건너편의 270m 구간에 규격화된 박스형 거리가게 28곳이 있다. 구청은 노점상을 합법화하는 대신 위생적인 환경에서 안전한 음식을 팔도록 했다. 주변 상권과 마을을 위해 거리가게 업주들은 매달 기금을 낸다. 일반 점포와 달리 거리가게는 사고팔 수 없고 담보로 제공할 수 없다. 위반하면 시정명령 후 영업 정지되거나 철거된다. 날씨가 영하로 떨어졌는데도 꽤 많은 이들이 거리에 서서 점심을 먹고 있었다. 와플을 먹던 이모(21)씨는 “겨울이 되니 그나마 괜찮은데 지난달만 해도 주말에는 사람이 너무 많아 밥을 사 먹기가 힘들었다”고 전했다. [밤에는 힐링] 하늘·강·도시가 빚어낸 아름다운 밤 ●용봉정·근린공원에서 본 야경 끝내줘요 날이 어둑해지면 사육신공원으로 발길을 옮겨 보자. 사육신묘소, 사육신역사관, 한강의 전경 등을 즐길 수 있다. 역사관은 3층 규모로 단종의 복위를 위해 목숨을 바친 성삼문, 박팽년, 하위지, 이개, 유성원, 유응부 등을 기리는 전시물들이 있다. 아침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운영하지만 동절기인 11월부터 2월까지는 오후 5시에 문을 닫는다. 옆에 있는 근린공원에서 바라보는 한강의 야경은 백미로 꼽힌다. 많은 수험생들이 이곳에서 연말을 보내고 새해를 맞고, 성공을 기뻐하며, 실패를 위로한다. 마침 눈이 온 날이라 한옥식 사당의 고즈넉한 분위기가 일품이었다. 더 높은 곳에서 서울 최고의 야경을 보고 싶다면 9호선 노들역 3번 출구에서 동산 위로 올라가자. 10분 정도면 용봉정에 닿는데, 이곳에서 내려다보는 야경은 힐링 그 자체다. 하늘의 별과 건물의 불빛이 만들어 내는 땅 위의 별, 한강에 비친 별까지 온 세상이 별빛이다. 내려오는 길에 용양봉저정(서울시유형문화재 제6호)에 들르는 것을 추천한다. 조선의 왕 정조가 아버지의 무덤이 있는 경기 화성을 참배하러 갈 때마다 쉬던 정자다. 이달 말까지 동작구가 5곳의 골목길에 설치할 ‘노량진 응원 가로등’도 시범 운영을 마치고 장소 선정만 남았다. 한 청년이 노량진 청춘들을 응원하려고 땅바닥에 응원 글이 비치는 가로등을 설치하자고 한 게 계기였다. 문구는 ‘쉬운 일은 아니지만 힘내’ ‘당신은 소중한 사람입니다’ ‘오늘도 힘든 하루였죠? 수고했어요’ ‘당신은 지금도 아름답지만 웃을 때 더욱 아름다워요’ 등이다. ●‘수험생의 고향’에서 ‘힐링 관광지’로 동작구 전체를 돌아보고 싶다면 동작충효길이 있다. 노량진 노들역에서 1코스가 시작된다. 고구동산, 중앙대 후문, 잣나무길 등을 지나는 3.2㎞다. 전체 7개 코스가 서로 이어져 있으며 총길이는 25㎞에 달한다. 자세한 코스는 구 홈페이지(www.dongjak.go.kr)에서 찾을 수 있다. 구 관계자는 “최근 노량진이 ‘수험생의 고향’에서 ‘힐링 관광지’로도 이름을 알리고 있다”면서 “수험생뿐 아니라 거친 세상에 지친 사람들이 모두 위로받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이광식의 천문학+]이번 겨울, 당신이 안드로메다를 직접 찾아볼 수 있는 방법

    [이광식의 천문학+]이번 겨울, 당신이 안드로메다를 직접 찾아볼 수 있는 방법

    안드로메다의 진실…안드로메다에 도전하자 드디어 별지기들이 목 빼고 기다리던 관측의 계절, 겨울에 접어들었다. 그동안 한쪽에 처박아두었던 망원경들을 손질하면서 가슴 설레는 기분은 별지기가 아니라면 이해하기 힘들 것이다. 마치 오래 떠나 있었던 고향 땅이 눈앞에 보이는 듯한 기분이라고나 할까? 혹 당신이 이번 겨울 처음으로 우주에 나서는 초심자가 될 요량이라면 먼저 '안드로메다'에 도전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왜냐면 안드로메다 은하는 우리와 참으로 인연 깊은 은하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별지기들 사이에는 이런 우스갯소리가 있다. "세상은 두 집합의 사람들로 이루어져 있다. 하나는 안드로메다를 본 사람들, 다른 하나는 아직까지 안드로메다를 못 본 사람들의 집합이다." '안드로메다의 진실' 유명한 성운-성단목록인 메시에 목록에 M 31로 올라 있는 안드로메다 은하는 별지기들에게 토성과 목성 다음으로 각광받는 인기품목이다. 그 이유는 우리은하와 마젤란은하 등을 비롯, 약 20여 개의 은하들로 이루어져 있는 국부은하군에서 최대를 자랑하는 은하이기 때문이다. 우리 은하처럼 나선은하인 안드로메다는 지구로부터 250만 광년 떨어져 있는데, 하늘 좋고 눈 좋으면 맨눈으로 볼 수 있는 가장 먼 천체다. 우리가 지상에서 보는 거리는 멀어봤자 고작 몇십km인데, 그에 비해 250만 광년이라면 참으로 아득한 거리다. 그러니까 만약 당신이 안드로메다를 맨눈으로든 망원경으로든 본다면, 그 빛은 250만 년 전에 안드로메다를 출발한 빛인 셈이다. 그때는 지구에 매머드들이 뛰어다니고 있을 홍적세쯤 된다. 천문학 테마 크루즈 여행에 참여해 위용을 자랑하는 안드로메다를 처음으로 본 미국의 SF 작가 아이작 아시모프는 그 감동을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 "클라이맥스는 나와 아내 재넛이 쌍안경으로 난생 처음 안드로메다 은하를 보았을 때였다. 우리는 그것만으로도 크루즈에 참가한 본전은 뽑은 느낌이었다." 또 이 안드로메다는 우리 은하 바깥으로 무수한 은하들이 늘어서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인류에게 알려준 은하이기도 하다. 그전에 인류는 우리 은하가 우주의 전부인 것으로 알고 안드로메다는 우리 은하의 단순한 성운으로 여겼었는데, 신출내기 천문학자 에드윈 허블이 1923년 여기서 변광성들을 발견해 거리를 측정하고 안드로메다가 우리 은하 외부의 천체임을 증명했던 것이다. 그 덕분에 허블은 일약 천문학계의 영웅으로 떠올랐다. 물론 이 안드로메다를 맨눈으로 보면 조그맣고 희미한 빛 뭉치로 보일 뿐이다. 그러나 놀라지 마시라. 지름이 우리은하의 거의 2배가 넘는 26만 광년이고, 그 속에 있는 별의 개수는 무려 1조 개에 달한다. 우리은하의 3배가 넘는 셈이다.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안드로메다의 진실'을 말하자면, 약 24억 년 후 우리 은하와 충돌할 예정이라는 사실이다. 이는 천문학자들이 오랜동안 면밀히 관측해온 끝에 내린 결론으로, 현재 시간당 40만km의 속도와 우리 은하와의 거리를 좁히고 있는 중이다. 이 거리는 지구와 달 사이의 거리에 해당한다. 충돌하면 어떻게 될까? 천문학자들이 내린 결론은 이렇다. -"두 은하는 서서히 충돌할 것이며, 그후 붉은 별들을 거느린 거대한 타원은하로 진화할 것이다." 최악의 경우 태양계가 은하계를 이탈할 가능성까지 있다. 하지만 우리 태양계는 이 거대한 충돌 뒤에도 여전히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이유는 은하란 게 대부분 텅 비어 있는 공간이라 우리 태양계가 그 충돌에 그다지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별들끼리 충돌할 확률도 거의 없다고 본다. 안드로메다를 찾는 방법 가장 좋고 손쉬운 방법은 자동추적(go-to) 망원경을 이용하는 방법이다. 요즘에는 20만원대의 90mm 구경 go-to 망원경도 성능이 훌륭한만큼 이걸로 밤하늘을 겨누면 찾는 데 5분도 안 걸린다. 시야가 넓은 쌍안경을 이용하는 것도 나름 괜찮은 방법이다. 안드로메다 자리에 있는 은하니까, 그 부근을 훑어보면 금방 찾을 수 있다.자동추적 기능이 없는 망원경이라면 별자리의 별들을 더듬어가면서 찾을 수밖에 없다. 이걸 '스타 호핑'이라고 하는데, 먼저 천정 부근에 있는 페가수스자리의 가을의 대사각형을 찾은 다음, 그 한 모서리 별인 안드로메다자리 알파별 알페라츠(페가수스자리의 델타별이기도 하다)를 기준으로 미라크, 알마크를 따라 시선을 옮기면 안드로메다 공주 무릎 부근에 흰 빛뭉치가 있는 것을 보게 된다. 이게 바로 한국인들이 내다버린 '개념'을 몽땅 수집한다는 그 유명한 안드로메다 은하다. 물론 사진에서처럼 선명한 모습은 아니다. 그런 사진은 망원경을 몇 시간이고 피사체에 고정시켜놓고 노출한 끝에 얻어지는 이미지다. 하지만 망원경으로도 안드로메다의 아름다운 모습을 감상하는 데는 별 지장이 없다. 당신이 '안드로메다의 진실'을 알고, 게다가 감수성이 풍부한 사람이라면 안드로메다를 만난 그 순간의 감동을 충분히 느낄 수 있을 테니까. ------------------------------- 국부은하군 : 우리은하와 마젤란은하 등을 비롯하여 반지름 300~400만 광년 범위의 약 20여 개 외부은하들로 이루어진 은하 집단. 이 은하군의 맹주는 안드로메다 은하이며, 대마젤란은하와 소마젤란은하는 우리은하의 위성은하이자 동반은하로 생각된다. 사진=염범석 제공(맨위부터 순서대로), NASA, 염범석 제공 이광식 통신원 joand999@naver.com
  • [고든 정의 TECH+] 인간을 대신해서 불길 속으로…로봇 소방관 시대 온다

    [고든 정의 TECH+] 인간을 대신해서 불길 속으로…로봇 소방관 시대 온다

    인간을 대신해서 위험한 일을 해주는 로봇의 이야기는 이미 상상이 아닙니다. 이미 공장에서는 사람이 하기 힘들거나 유해물질을 다루는 과정을 자동화한 로봇이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로봇이 할 수 있는 일은 단순 반복 잡업이 대부분입니다. 화재 진압처럼 위험하고 예측이 불가능한 일은 아직 인간의 몫입니다. 우리는 위험을 무릅쓰고 위험한 화재 현장에서 묵묵히 일하시는 분들 덕택에 안전한 삶을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종종 접하는 용감한 소방관들의 순직 소식을 들으면 역시 안타까운 마음이 앞설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위험한 일을 인간 대신해줄 수 있는 로봇은 없는 것일까요? 당장에 소방 업무를 모두 로봇이 할 수는 없겠지만, 불타는 건물에 진입하는 위험한 일이나 악천후에 소방헬기를 몰고 산불을 진압하는 일은 가까운 미래에 가능할지도 모릅니다. - 하늘에서 화재를 진압하는 자율 드론 록히드 마틴이 개발 중인 K-MAX 무인기는 최근 자율 비행 테스트를 진행 중입니다. 본래 유인 헬기를 무인기로 개조한 K-MAX 무인기는 사람이 원격 조종하는 방식이었지만, 현재 개발 중인 자율 비행 시스템이 완성되면 조종사 없이도 알아서 산불 현장으로 날아가 자동으로 화재를 진압할 수 있게 됩니다. 사실 무인기를 만드는 것 자체는 어렵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진짜 어려운 문제는 항공 통제를 따르면서 다른 항공기나 장애물과 충돌하지 않고 비행하는 자율 비행 항공기를 만드는 일이죠. 하지만 최근 드론 관련 기술이 크게 발전하면서 이 문제도 하나씩 해결되어가고 있습니다. K-MAX 무인기는 이미 항공 당국의 통제에 따르면서 거의 자율적으로 물을 실어 나르는 테스트에 성공했습니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록히드 마틴과 미 소방 당국은 정찰용 드론을 같이 투입할 예정입니다. Stalker XE는 소형 고정익 무인기로 역시 자율적으로 비행하면서 화재 정보를 수집해서 K-MAX 무인기에 전달합니다. 비록 사람이 이 과정을 통제한다고 해도 기계는 사람보다 훨씬 즉각적으로 반응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과거 여러 사람이 했던 일을 소수의 인원으로 할 수 있게 됩니다. 이런 자율 비행 드론들이 산불진압에 투입된다면 강풍이 불거나 하는 악조건에서도 추가적인 인명 피해에 대한 우려 없이 신속한 화재 진압이 가능할 것입니다. 반복적으로 물을 쏟아 붇는 작업을 자율 드론에 맡기면 나머지 소방인력은 생존자 수색 및 인명 구조 같은 다른 일에 집중될 수 있습니다. - 건물 안에서 화재를 진압하는 로봇 불이 난 좁은 공간 안에 들어가 화재를 진압하는 로봇 역시 현재 연구 중입니다.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미 해군이 이 분야에 관심이 많다는 것입니다. 화재 시 건물 안으로 들어가 생존자를 수색하고 구조하는 일은 매우 위험합니다. 안에는 불길은 물론 유독가스가 넘치기 때문이죠. 그러므로 더욱 사람 대신 로봇이 좀 해줬으면 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런 화재가 특히 위험한 장소가 바로 군함 내부입니다. 군함에서 발생하는 화재는 가연성의 연료와 미사일, 탄약 등이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훨씬 위험합니다. 여기에 일반 건물 대비 훨씬 비좁고 밀폐된 공간입니다. 만약 잠수함 내부라면 산소가 고갈되므로 신속한 화재 진압은 생사를 가르는 문제가 됩니다. 미 해군 연구소(ONR)의 과학자들은 올해 초 사피르(SAFFiR, Shipboard Autonomous Firefighting Robot)을 테스트했습니다. 이 로봇은 유독 가스를 들이마실 걱정이 없는 것은 물론이고 특수한 센서를 이용해서 연기가 자욱한 건물 내에서도 어렵지 않게 길을 찾을 수 있습니다. 아직 이 로봇이 소방호스를 들고 이동하는 모습은 어색하지만, 사람 대신 소방 임무에 투입될 수 있다면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사실 이런 비슷한 개념의 로봇은 여러 대학과 연구소에서 개발 중입니다. 올해 카이스트 팀이 우승한 DARPA 로봇 대회 역시 사람 대신 위험한 화재 및 재난 현장에 투입되는 시나리오를 염두에 두고 경기를 벌였습니다. - 우리가 로봇에 고마워하는 미래가 올까? 어쩌면 10년, 20년 후에는 로봇이 생명의 은인이 되는 날이 올지도 모릅니다. 사실 진짜 감사는 이런 로봇을 개발한 엔지니어와 과학자에게 돌아가야 하겠죠. 아마도 그날을 생각하면서 많은 연구자가 지금도 로봇을 개발 중일 것 같습니다. 물론 이런 로봇의 등장을 걱정하는 시선도 있습니다. 사람의 일자리를 빼앗을 가능성 때문이죠. 아주 가능성 없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하지만 생명을 걸어야 하는 임무를 로봇이 대신해준다면 부정적인 측면보다는 긍정적인 면이 훨씬 클 것으로 생각됩니다. 언제가 될지는 알 수 없지만, 사람 대신 위험한 화재 현장에서 로봇을 보게 될 날을 기대해 봅니다. 고든 정 통신원 jjy0501@naver.com
  • 경기, 아파트 관리 비리 빅데이터로 없앤다

    경기도가 빅데이터를 활용해 영화배우 김부선씨를 ‘난방전사’로 만든 아파트 관리비 비리 척결에 나선다. 아파트는 관리비 분쟁과 관리사무소와 부녀회의 입찰 비리가 끊이지 않았다. 도는 9일 ‘공동주택 관리비리 빅데이터 분석’ 시스템을 활용해 비리지수가 높은 수원, 안양, 광명의 아파트 3개 단지 관리업체에 대한 감사를 시범 실시하기로 했다. 부조리 패턴을 분석해 만든 비리지수를 도내 공동주택에 적용해 시·군별 감사 대상을 자동 선별, 감사를 실시하는 방식이다. 도는 국토교통부 등을 통해 관리비, 입찰공고 등 데이터를 수집한 뒤 한국전력공사, 도상수도사업소 등 12개 유관기관의 전기료, 수도료 등 47가지 항목을 통합, 부조리 패턴을 추출해 비리지수를 만들었다. 비리지수가 높게 나타난 아파트에 도가 즉각 감사에 나선다는 것이다. 그동안 아파트 내 비리가 발생해도 입주민 30% 이상 또는 지자체장의 요청이 있을 때만 감사를 할 수 있어 행정절차를 거치는 동안 증거를 없애는 등 감사 진행에 허점이 있었다. 도는 내년 1월 시범 실시한 결과에 따라 ‘빅데이터를 활용한 감사’ 매뉴얼을 만들어 전국 17개 광역단체에 포맷을 제공해 전국화할 방침이다. 입찰비리 근절을 통해 관리비를 10% 줄이면 전국적으로 11조원을 절감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도는 밝혔다. 도는 최근 3년간 33개 아파트 단지 관리업체에 대한 감사를 실시해 사법조치 77건, 과태료 121건, 행정처분 12건, 시정명령 161건 등 680건을 조치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천재 조각가’ 권진규의 혼 춘천 미술관에 깃들다

    ‘천재 조각가’ 권진규의 혼 춘천 미술관에 깃들다

    테라코타와 건칠기법의 인물조각상으로 근현대 한국 미술사에 뚜렷한 족적을 남긴 조각가 권진규(1922~1973)를 기리는 ‘권진규미술관’이 강원 춘천시 동면 월곡리에 문을 열었다. 춘천은 권진규가 1938년부터 1943년까지 5년간 춘천공립중학교(현 춘천고)에 다니며 학창시절을 보낸 곳이다. 춘천에서 옥을 생산하는 대일광업의 사회공헌사업으로 건립된 미술관의 초대 관장은 권진규기념사업회 명예회장인 작가의 여동생 권경숙(88)씨가 맡았다. 지난 20년간 꾸준히 권진규의 작품을 수집해 온 김현식 대일광업 대표이사는 “유족들의 협조로 귀한 작품과 자료들을 소장하게 됐고 옥광산 부지 내의 달아실미술관 건물 1, 2층에 미술관을 개관하게 됐다. 권진규 작가의 예술혼이 깃든 작품만을 위한 독립된 미술관을 내년 중 착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권진규미술관은 개관을 기념해 ‘권진규와 여인’전을 마련했다. 일본에서 함께했던 동료이자 연인 도모의 얼굴을 담아낸 석조 작품과 테라코타, 건칠로 된 인물상과 자소상(自塑像) 30여점이 소개되고 있다. 구조미와 영원성을 함께 담아낸 테라코타 인물상은 그가 가까이 알고 교류하던 지인을 모델로 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영희, 지원, 혜정, 상경, 선자 등의 여인상이 남아 있다. 움푹 들어간 눈매와 높은 콧대, 둥근 머리와 갸름한 얼굴형은 이상적인 형상의 인물상을 구사하고 있으며 허공을 바라보는 눈빛은 영원을 희구하는 듯하다. 긴 목으로부터 어깨로 이어지는 선을 급격한 사선으로 처리해 시각적 긴장감을 고조시킨 작품들은 시선을 끌어당기는 매력이 있다. 그가 일본 유학시절 유독 집중했던 석조에서는 신라 석공의 혼이 담긴 전통의 맥과 조형의 본질을 가늠해 볼 수 있다. 가구나 집기에 사용되는 한국 전통의 건칠기법을 조각에 접목한 건칠 작품은 마치 영혼의 미라를 보는 듯하다. 권진규의 삶은 드라마틱했고, 또 불행했다. 함경남도 함흥에서 부유한 집안의 차남으로 태어난 그는 공기 좋은 곳에서 공부하라는 부모의 뜻에 따라 춘천에서 청소년기를 보냈다. 징용으로 일본 히다치철공소에 끌려갔다가 그곳에서 미술을 접한 권진규는 1944년 한국으로 밀입국해 서울에 정착했으나 광복 후 일본으로 다시 건너가 1949년 무사시노미술학교 조각과에 입학했다. 부르델의 사실적이며 강건한 구축성을 중시하는 시미즈 다카시의 제자로 사실성이 강한 표현주의적 조각을 배우고 일본 미술계에서 중견으로 성장한다. 대학에서 만난 일본 여인 도모와 6년간 함께 살았지만 1959년 귀국 당시엔 혼자였다. 귀국 후 권진규는 성북구 동소문로에 아틀리에를 직접 짓고 석조, 테라코타, 테라코타 부조, 건칠, 목조 작업에 열정적으로 도전했다. 하지만 추상조각이 대세였던 당시 한국 조각계에서 사실적 묘사에 치중한 그의 작품은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다. 불안한 삶에 괴로워하던 그는 결국 1973년 5월 4일 작업실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뒤 그의 작품 세계는 비로소 조명받기 시작했다. 동소문로의 아틀리에는 2004년 등록문화재로 지정됐으며 현재 내셔널트러스트 문화유산보전기금에서 보전·관리하고 있다. 전시는 내년 5월 31일까지. (033)243-2111. 글 사진 춘천 함혜리 선임기자 겸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후쿠시마 오염수, 여전히 유출중?…美보고서 ‘의혹 제기’

    후쿠시마 오염수, 여전히 유출중?…美보고서 ‘의혹 제기’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발생한 지 벌써 4년을 훌쩍 넘겼다. 하지만 참사의 피해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임을 보여주는 조사결과가 나와 충격을 전하고 있다. 미국 우즈홀해양연구소(WHOI)가 지난 3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유출된 오염수 속 방사성 물질이 해류를 따라 미국 서부 해안까지 도달, 점차 그 농도가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 이번 보고서는 2011년 원전사고가 일어난 지 3개월이 지난 뒤부터 일본 근해를 비롯한 태평양에 유출된 방사성 물질의 양을 조사하고 있는 켄 붸슬러 박사가 발표했다. 붸슬러 박사와 그의 동료들은 최근 미국 서부 해안 여러 곳에서 해수 표본 수백 개를 채취했다. 이를 조사한 결과 원전사고로 유출된 방사성 물질인 세슘 농도가 이전 조사보다 50% 높은 1㎡당 최대 11베크렐인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샌프란시스코 연안에서 1600마일(약 2575㎞) 떨어진 곳에서 채취한 해수 표본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렇다고 해서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연구팀은 말한다. 이 농도는 현재 미국 정부가 정하고 있는 먹는 물의 기준치보다 500배 이상 낮은 값이라는 것이다. 또한 이번에 채취된 세슘 137의 일부에는 1950년대부터 70년대에 걸쳐 행해진 핵실험에서 발생한 것도 포함돼 있었다. 붸슬러 박사는 현재 일본인 동료와 함께 후쿠시마 원전으로부터 약 1km 떨어진 곳에서 표본을 채취해 원전 유출 상황을 직접 감시하고 있다. 지난 10월에는 원전과 접한 해안선을 따라 해수와 해양생물, 토사, 지하수 등에서 표본을 수집해 분석했다. 그 결과에서 후쿠시마 앞바다의 방사능 수치는 여전히 높은 상태로 미국 서부 해안의 수치보다 10~100배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붸슬러 박사는 이번 보고서에서 “최근 일본 근해의 방사능 수치는 유출 당시 최대치보다 수천 배 이상 낮아졌다”면서도 “하지만 원전 앞바다의 방사성 물질 농도가 여전히 높게 나오는 것은 원전에서 지속적인 유출이 있을 가능성이 큰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조사결과는 오는 14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되는 ‘미국 지구물리학회 연례회의’에서 정식으로 발표될 예정이다. 사진=WHOI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올해는 ‘터닝메카드’ 인기 제품 웃돈 4배

    올해는 ‘터닝메카드’ 인기 제품 웃돈 4배

    ●12월 완구 판매, 어린이날보다 많아 크리스마스 시즌은 연중 완구가 가장 많이 팔리는 대목이다. 업계에 따르면 한 해 팔리는 장난감 5개 가운데 1개가 12월에 판매된다. 어린이날보다도 40% 이상 더 많이 팔린다. 몇 해 전부터 크리스마스만 되면 부모들은 인기 있는 장난감을 구하려고 발을 구른다. 2년 전 또봇이 그랬고 지난해에는 파워레인저 다이노포스가 그랬다. 올해는 단연코 터닝메카드다. 손바닥만 한 자동차를 플라스틱 카드 위에 굴리면 자동으로 로봇으로 변신하는 장난감이다. 30여종이 나와 어린 남자아이의 수집욕을 자극한다. 장난감 전문 바이어인 김진욱 롯데마트 토이저러스팀 팀장은 7일 “대형마트 3사와 온·오프라인 도소매점이 터닝메카드 물량 확보에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중국 공장에서 제품이 들어오는 날이면 각 사 바이어가 손오공 본사 창고 앞에서 진을 치며 눈치작전을 펼친다”고 전했다. 롯데마트는 점포수나 매출 면에서 대형마트 업계 3위이지만 완구 부문에서는 1위다. 지난 2007년 글로벌 최대 장난감 전문매장 토이저러스의 국내 가맹권을 획득한 덕분이다. 종일 장난감을 만지며 일하는 김 팀장은 지금을 국내 완구업계의 중흥기로 봤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레고, 바비, 피셔프라이스의 글로벌 브랜드가 국내 시장을 독식했다. 나머지는 조악한 총과 칼, 봉제인형 등 중국산이 채웠다. TV에서 국산 만화영화 붐이 일면서 상황이 반전했다. 김 팀장은 “2001년 뽀로로를 시작으로 코코몽, 로보카폴리 등 유아애니메이션이 유행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 캐릭터 완구가 인기를 끌었다”면서 “2012년 레고 닌자고 시리즈를 시작으로 남아용 조립완구, 로봇 피규어의 시대가 열렸다”고 말했다. 영실업과 손오공 등 완구업체가 TV 만화영화 기획과 제작을 주도하면서 이런 판세가 굳어졌다. ●또봇 기가세븐 11만원 ‘등골 브레이커’ 완구 가격은 점점 오른다. 2013년 품귀현상을 빚은 영실업의 또봇 쿼트란이 5만원대, 지난해 일본 반다이사가 내놓은 다이노포스 티라노킹이 8만 6000원대였다. 올해 나온 또봇 기가세븐은 11만원대다. 터닝메카드는 1종 가격이 2만원 미만이지만 에반, 타나토스 등 인기제품은 3~4배의 웃돈을 주고 산다. 이런 장난감은 부모의 등골을 휘게 할 정도로 비싸다고 해서 ‘등골 브레이커’로 지적받는다. 조립로봇이 국내 완구산업의 부흥기를 이끌었지만 역설적으로 부모의 부담은 더 커진 셈이다. 대형마트 완구는 온라인과 해외 직구(직접구매)의 거센 도전에 직면했다. 매장 임대료, 인건비 때문에 가격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김 팀장은 “체험형 특화매장과 8000개에 이르는 다양한 상품이 마트 완구의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서초역 오피스 빌딩 마제스타시티 ‘친환경 인증’

    서초역 오피스 빌딩 마제스타시티 ‘친환경 인증’

    최근 지구 온난화 등과 같은 환경 오염의 심각성이 부각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친환경 제품이나 먹거리 등 소비자들의 소비 패턴의 변화뿐만 아니라 건축업계에서도 이른바 친환경 열풍이 불고 있으며, 친환경 기술 개발 및 건물 인증제도 도입 등 다양한 노력이 시도되고 있다. 그 중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것으로 인정되는 친환경 건물인증제도인 LEED (Leadership in Energy and Environmental Design)는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미국의 친환경 건물 인증제도로 설계단계에서부터 시공완료 후까지 지속 가능한 대지, 수자원 효율성, 에너지 및 대기환경, 자재 및 자원, 실내환경의 질, 혁신적인 설계 등 총 72개 세부항목에 대한 엄격한 평가를 통해 등급을 부여한다. 이를 바탕으로 인증(Certified)-실버(Silver)-골드(Gold)-플래티넘(Platinum)의 네 가지 등급을 정하게 되며 LEED인증의 경우 까다로운 인증 절차와 과정, 적지 않은 비용 투자 등으로 인해 주로 기업의 사옥이나 공공기관의 연구소 등을 지을 때 인증 획득을 진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 1501-1번지에 건설 중인 대규모의 오피스 빌딩인 마제스타시티의 경우 현대엔지니어링㈜이 시공하고 엠스퀘어피에프브이㈜가 시행하는 대규모의 복합민간개발프로젝트로, 서울지역의 임대 오피스 빌딩 최초로 LEED 최고 등급인 플래티넘(Platinum) 예비인증을 획득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마제스타시티가 인증 받게 되는 부분은 LEED 인증 기준 중 신축 및 대규모 보수 건축 적용기준인 BD+C(Building Design and Construction) 분야의 빌딩 골조 및 외부 (Core & Shell Development) 에 해당된다. 마제스타시티는 태양광과 지열과 같은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지열냉난방, 태양광발전 및 연료전지, 100% LED조명, VAV(Variable Air Volume)공조시스템 등 혁신적인 설계를 통해 에너지 자급률을 끌어올릴 수 있는 형태로 건설된다. 또한 국토교통부 인증 '최우수 녹색건축물 1등급’ 및 에너지효율등급 1등급 인증 예정된 시설로 지열, 태양광, 연료전지 등 신재생 에너지를 적용시켜 건물 내부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감축하고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하였다. 이외에도 지난 9월 1일부터 서울시가 도입을 의무화한 BEMS 시스템을 적용하여 체계적인 에너지 사용 관리가 가능한 점도 강점이다. BEMS는 빌딩 내 에너지관리설비의 다양한 정보를 실시간 수집,분석해 에너지사용 효율을 개선하는 시스템으로 대형 건물에 BEMS가 도입되면 전력,가스 등 에너지원별 사용량을 모니터링하고 자동 제어할 수 있게 돼 불필요한 에너지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는 국가적으로는 이산화탄소 절감에 기여하고, 사용자 측면에서는 관리비 절감의 효과도 거둘 수 있다. 건물 자체의 친환경적인 요소뿐만 아니라 건물이 들어서는 주변 환경 또한 친환경적인 조건을 다양하게 갖추고 있다. 마제스타시티가 들어서게 되는 인근에는 여의도공원 2.4배 면적 54만㎡의 청정 녹지 지역인 서리풀 공원이 위치해 있으며, 근처 몽마르뜨 공원과의 접근이 용이하여 자연친화적인 업무 환경이 조성되어 있다. 낮은 용적률로 쾌적한 환경 조성과 환경친화적인 디자인을 적용해 입주기업 및 입주자들을 위한 편안하고 여유 있는 업무환경을 제공한다. 또한 오피스 건물 내 자연형 연못을 이용해 친환경성을 고려한 생물 서식공간인 수생 비오톱 일명 생태연못 및 육생 비오톱(Bio-top,생물군집의 서식공간)을 조성해 생물이 서식 가능하도록 설계 되었으며, 친환경적인 조경 및 옥상정원, 공원 및 녹지 7개소가 조성된다. 마제스타시티 관계자는 “마제스타시티가 프리미엄 오피스 빌딩이라는 이미지뿐만 아니라 사회와 환경에 도움이 되는 친환경적인 업무 공간으로 건설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입주사에게는 쾌적하고 친환경적인 업무환경을 제공하고자 하며, 건물 주변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LEED CS 플래티넘 인증이 확정될 경우 환경을 중시하는 외국계 기업들의 보다 많은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 1501-1번지에 소재하고 있는 마제스타 시티는 2017년 6월 준공예정이며 현재 임차인을 모집 중에 있다. 문의: 1644-1770 nownews@seoul.co.kr
  • [공무원이 말하는 정책이야기] 김정일 인사처 인재정보기획관의 ‘공직 인재’

    [공무원이 말하는 정책이야기] 김정일 인사처 인재정보기획관의 ‘공직 인재’

    “외부에서 인력을 수혈한다고 해서 자리를 뺏고 뺏기는 거라는 생각은 버렸으면 좋겠습니다.” 김정일(51) 인사혁신처 인재정보기획관은 7일 이렇게 말하며 살짝 웃었다. 개방형 직위 임용에 대해 안팎에서 쏟아지는 따가운 눈초리를 가리킨 것이다. 그는 “외부에 맡겨야 할 일을 때울 순 있겠지만, 잘 해내기를 기대할 순 없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내걸었다. 보험회사에서 임원급으로 중요하지만 자체적으로는 양성할 수 없는 ‘이코노미스트’를 사례로 들었다. 행정고시 32회로 공직에 발을 들여놓은 그는 2000년 과감하게 뛰쳐나가 사업체를 거느린 컨설턴트로 제2의 길을 걷다가 지난 3월 다시 공직으로 돌아왔다. 개방직 공무원 제도 정착에 애착을 지닌 까닭이기도 하다. 김 기획관은 국가공무원법 제19조에 규정한 ‘공직후보자와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대통령이 임명·위촉하는 직위의 공무원을 발굴하는 임무를 지난 3월부터 맡고 있다. 쉽게 말해 ‘헤드헌팅’과 자료 수집(DB)으로 나뉜다. 눈앞의 가장 시급한 업무로는 국가인재 DB 체계화를 손꼽았다. 현재 25만여명이 등록돼 있지만 유지·보수하는 원시적 수준에 머물러 아쉽다고 한다.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고 자천도 가능한 국민추천제에 이름이 오른 총리·장관 후보만 100여명씩이나 된다고 귀띔했다. 그는 “하지만 대통령 인사권 행사를 돕는 게 임무이지, 제약해선 곤란하기 때문에 공개할 수 없다”며 “다만 청와대 인사수석실과는 정보를 공유한다”고 말했다. 불필요한 오해를 없애기 위해 인재를 추천하는 데까지만 간여할 뿐 이후엔 중앙선발시험위원회에서 최종적으로 결정을 내린다는 점도 빼놓지 않았다. 개방직 목표는 정보 업무 등 특수직렬 1600여개를 뺀 국·과장 3786개 자리 가운데 10%로 삼고 있다. 김 기획관은 “앞서 공직사회를 통틀어 인재 발굴에 시스템을 도입하자며 2004~2005년 노무현 전 대통령 때 첫 논의를 시작했다”고 되돌아봤다. 이어 “이른바 알음알음으로 적임자를 추천하고 임용하는 방식이었는데 당시 국장급 단위로 출범했지만 이명박 전 대통령 시절엔 1개 계(係) 단위로 쪼그라들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11월 인사처 출범과 더불어 부활했다는 표현을 썼다. 김 기획관은 “인재를 영입하자는 뜻으로 공모라는 절차를 밟지만, 걸맞은 인물을 끌어들이는 게 불가능한 구조”라며 입을 뗐다. 대상자가 현재 몸담은 자리에서 일을 잘한다는 평가를 듣는 사람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모엔 그런 인물이 응시하기를 기대할 수 없다는 게 인사처의 고민이다. 일반 공무원은 신분을 보장받는 데다 민간에 견줘 박봉이라고 해도 연금을 받는다는 데 기대를 품을 수 있지만 개방직에겐 이마저 불가능해 진입을 한결 막는 셈이었다. 임기를 마친 뒤 원래 일을 되찾고 싶어도 공무원으로서 직급 탓에 취업 제한에 걸리기만 했다. 인사처 출범 전만 해도 이런 문제의식조차 갖지 않았다. 그래서 ‘적극적 채용’에 중점을 두게 됐다. 적임자를 기다릴 게 아니라 찾아 나서야 한다는 생각이 민간 스카우트 제도를 만들게 한 것이다. 공직사회엔 워낙에 낯선 업무라 에피소드도 숱하다. 공모를 거치지만 적임자가 발견되면 직접 접촉하기도 한다. 그런데 상대가 내부적으론 이미 낙점될 줄 알고 해당 장관에게 “제안을 받았는데 가도 괜찮겠는지”를 물었고, 장관은 이근면 인사처장에게 “조심해서 업무를 처리하라”는 핀잔을 늘어놨다고 한다. 그래서 “응모를 권유할 뿐 다른 후보자와 똑같은 절차를 따르도록 돼 있는데 커뮤니케이션에 문제가 생긴 것 같다”고 해명하는 데 진땀을 뺐다고 설명했다. 후보와 접촉하기 전 해당 기관과 직위의 특성, 개인적 특성을 놓고 철저한 협의를 거치기 때문에 부작용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이야기다. 김 기획관은 “국민추천제로 영입한 학계 전문 인사를 접촉할 땐 12차례나 만나 성사시켰다”며 웃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겨우 설득해 놓고도 확정됐다는 답변도 주지 못한 채 이후 조사절차가 몇 달이나 걸리자 “이런 대우를 받으며 일하기 싫다”고 항의하는 바람에 또 마음을 돌리느라 고생했다고 한다. 그는 “일반 기업체로 따지면 괜찮은 간부 1명을 스카우트하는 데 1억원쯤 들기 때문에 인재정보기획관실 팀은 대한민국 최고의 헤드헌팅 조직이라고 봐도 좋다”며 입을 앙다물었다. 김 기획관은 “개방직으로 임용할 때 현직 공무원에게 유리한 사업계획서 검토보다 경력을 훨씬 중요하게 여기는 한편 보상 수준도 직위에 걸맞게 조정하고, 공무원에서 민간으로 되돌아갈 때 경력 단절 때문에 불이익을 받지 않고 오히려 공직 전문성을 곁들일 수 있도록 후속 조치를 차근차근 마련하고 있으니 마음껏 도전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송한수 기자 onekor@seoul.co.kr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일본, 독도 침공 작전 카운트다운!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일본, 독도 침공 작전 카운트다운!

    대한민국 해군 미래 핵심 전력인 기동전단이 둥지를 틀 제주해군기지 완공을 앞두고 지난 1일 제주도에서는 기지전대와 해병대 제9여단 창설식이 열렸다. 1993년 소요 제기가 이루어져 2016년 1월 완공을 눈앞에 두고 있는 제주해군기지는 이지스 구축함 등 한국형 구축함으로 구성된 제7기동전단과 잠수함사령부의 제93잠수함전대 등이 주둔할 예정으로, 독도와 이어도 등 해양 이권이 걸려 있는 핵심 수역과 해상교통로를 수호하는 최전방 전진기지로써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하지만 우리 해군이 미래 해양안보를 위한 최일선 기지로써 제주해군기지 완공을 알릴 준비를 하던 시기, 일본은 우리의 해양 주권을 짓밟을 준비의 마무리 작업에 들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천명했다. 日, 한반도 감시용 장거리 레이더 도입 나카타니 겐(中谷元) 일본 방위상은 지난달 29일, 부산에서 불과 50km 떨어진 쓰시마(對馬), 우리가 대마도라고 부르는 섬에 딸린 작은 섬 우니시마(海栗島)에 헬기를 타고 나타났다. 육안으로도 부산이 보이는 이 섬에는 항공자위대 서부항공방면대 예하의 레이더 부대인 제19경계대가 배치되어 있으며, 이 레이더 부대는 최대 탐지거리가 약 200km 가량 되는 J/FPS-2 3차원 대공 레이더를 이용, 대한해협과 한반도 동남부 지역의 하늘을 감시하고 있다. 국방장관 격인 방위상이 이 섬을 찾은 것은 이례적인 일일뿐더러 나카타니 방위상은 육상자위대 쓰시마경비대 주둔지 근처에 한국계 기업이 운영하고 있는 한 숙박업소에 대해 경계감을 드러내며 “현재는 (이 숙박업소가) 안보 우려가 있다고 볼 수는 없지만 잘 둘러보고 경계 감시를 강화하라”고 지시하는 한편, 이 섬에 배치되어 있는 레이더를 최신형 장거리 레이더로 교체하기 위해 내년도 예산안에 사업 예산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그는 쓰시마 현지지도 방문을 끝낸 다음날 도쿄 방위성에서 기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북한의 탄도 미사일 위협을 강조했다. 남서 지역의 정보 수집 및 경계 감시를 강화하겠다고 의지 속에 이 섬에 최신형 3차원 대공 레이더인 J/FPS-7 레이더를 배치할 계획을 밝혔다. 일본이 우니시마섬에 배치하겠다고 밝힌 J/FPS-7 레이더는 대당 100억 엔이 넘는 가격의 고성능 레이더인 J/FPS-5 레이더의 다운그레이드형이지만, 최신 위상배열레이더 기술을 적용했기 때문에 무려 270마일(약 432km)에 달하는 탐지거리와 스텔스 전투기, 순항 미사일까지도 탐지할 수 있는 성능을 가진 최신형 레이더다. 일본은 지난 2014년부터 우니시마섬 북쪽 해안에 신형 레이더 설치를 위한 건설 작업에 들어가 현재 완공 단계에 있으며, 이 레이더의 배치가 완료되어 가동에 들어갈 경우 일본은 대한민국 전역의 모든 비행 물체를 감시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게 된다. 다시 말해 경기도 모처에서 우리 공군의 정찰기가 언제 이륙해서 어느 지역을 정찰하고 어느 경로를 통해 언제 복귀했는지, 전국 각지의 우리 공군 전투기가 언제 어디서 이륙해서 어떤 훈련을 하는지, 심지어 우리 대통령 전용기의 동선 흐름까지 실시간으로 모두 파악할 수 있어 한국 공군의 움직임을 손바닥 보듯이 들여다볼 수 있게 된다. 대한해협 봉쇄 준비 착착 지난 9월 안보 관련 법안 11개를 제·개정한 아베 정부는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확보와 군사력 증강은 북한과 중국의 위협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최근 일본 자위대의 군사력 증강 동향을 살펴보면 자위대의 칼끝은 중국·북한이 아니라 한국을 향하고 있다. 일본은 독도 분쟁 발발 시 부산기지와 제주기지에서 동해로 증원되는 한국해군 기동전단을 대한해협에서 간단하게 궤멸시키고, 독도 인근 해상에서도 한국해군 제1함대의 한줌 밖에 안 되는 전력을 상대로 일방적인 학살극을 펼칠 수 있는 준비를 오래 전부터 준비해 왔다. 우선 대한해협의 제공권과 제해권을 장악할 수 있는 전투기 전력을 전진 배치했다. 대한해협을 마주보고 있는 후쿠오카(福岡) 소재 쓰이키(築城) 공군기지에 주둔하고 있는 항공자위대 제6비행대의 전투기를 2006년에 F-2A 전투기로 모두 교체했다. F-2A 전투기는 우리 공군의 F-16과 유사한 외형을 가지고 있지만, 덩치는 훨씬 커서 군함을 공격할 수 있는 공대함 미사일을 무려 4발이나 탑재한다. 쓰이키 공군기지의 F-2A 전투기와 F-15J 전투기 일본은 내년부터 이 F-2A 전투기에 탑재되는 공대함 미사일을 기존의 공대함 미사일보다 3배 이상 빠른 최신형 XASM-3로 교체할 계획인데, 이렇게 되면 해상자위대가 나서지 않아도 전투기만으로도 우리 해군 기동전단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힐 수 있다. 이 F-2A 전투기를 막기 위해 출동한 우리공군 F-15K 전투기는 쓰이키 기지에 함께 배치된 제304비행대의 F-15J 전투기가 맡는다. 이 전투기는 F-15K보다 구식이지만, J-MSIP(Japan-Multi-Stage Improvement Programme)에 따라 성능개량이 이루어져 공중전 성능에서 F-15K를 능가한다. 대한해협 봉쇄는 육상자위대도 동원된다. 일본은 지난해 6월, “중국의 규슈 상륙에 대비한다”는 명분으로 구마모토(熊本) 겐군(建軍)의 제5지대함미사일연대에 배치된 구식 지대함 미사일 16대 전량을 최신형 12식(式) 지대함 미사일로 교체했다. 신형 지대함 미사일이 나오면 북해도 지역에 최우선적으로 배치되던 이전 사례를 볼 때 서부 지역 단일 부대의 장비를 이렇게 빠른 시일 내에 모두 교체한 것도 파격적이지만, 미사일의 성능을 보면 일본이 왜 이 지역에 신형 지대함 미사일을 배치했는지 금방 답이 나온다. 제5지대함미사일연대 주둔지에서 북쪽으로 1시간 정도만 올라간 구루메(久留米) 지역에 부대가 전개할 경우, 이 부대는 대한해협 전 지역을 공격 범위에 두게 된다. 12식 지대함 미사일 발사차량은 미사일 6발을 탑재하며, 1개 연대는 16대의 발사차량으로 구성되므로 이 부대는 최대 96발의 미사일 동시 공격을 가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이 미사일은 일본의 최신 공대공 미사일 AAM-4B에 적용된 기술을 채택, 크고 무거운 대함미사일임에도 불구하고 빠른 속도로 회피 기동이 가능해 요격이 매우 까다로운 미사일이기 때문에 이런 미사일 96발이 동시에 집중되면 제아무리 이지스함이라고 하더라도 방어가 대단히 어려울 수밖에 없다. 일본이 독도 침공을 결심하면 대한해협의 하늘은 F-15 전투기의 엄호 하에 ‘군함 킬러’ F-2A 전투기, 수 백여 발의 미사일이 새카맣게 뒤덮을 것이고, 부산이나 제주에서 출항한 한국해군 기동전단은 하늘을 뒤덮은 미사일과 깊은 수중에서 몰려든 일본 잠수함의 어뢰 세례를 맞고 대부분 격침될 가능성이 높다. 독도를 지키기 위한 함대가 독도는 고사하고 동해로 들어가 보지도 못하고 수장된다는 것이다. 이미 시작된 독도 침공 준비... 우리는? 2008년, 일본 우익 정치학자인 나카무라 아키라(中村 粲) 도쿄대 명예교수의 ‘다케시마 폭격론’이 발표되고 이듬해 육상자위대 간부학교 교관 출신인 다카이 사부로(高井三郞)의 ‘다케시마 강습작전 시나리오’가 발표되면서 일본 극우 세력을 중심으로 “한시라도 빨리 다케시마를 탈환해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었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당시 일본 극우 진영에 팽배했던 ‘다케시마 탈환론’은 극우 세력들의 희망사항일 뿐이었다. 당시 자위대는 독도에 강습상륙작전을 펼칠 수 있는 능력도, 이를 위한 법적 근거도 마련되어 있지 않았으며, 이명박 정부 당시의 한미관계가 대단히 돈독했기 때문에 국제 정세도 일본에게 불리한 상황이었다. ‘다케시마 폭격론’이 나온지 7년, 상황은 많이 변했다. 일본은 독도를 무력 침탈할 수 있는 모든 준비를 완료했으며, 이제 정치적 결단만 있으면 언제든지 독도에 일장기를 꽂을 수 있게 됐다. 자위대의 독도 ‘탈환’ 작전을 위한 법적·제도적 정비작업 뿐만 아니라 전력증강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우선 법적 정비를 끝냈다. 지난 9월 강행 처리된 안보관련 법안 11개 중에는 자위대법 제3조도 포함되어 있었다. 일본은 이 법률 개정을 통해 자위대의 무력행사 가능 범위를 ‘외부의 간접 침략’까지 포함시킴으로써 분쟁지역으로 분류된 독도에 언제든지 군사력 투입이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독도 공격용 전력 강화 계획도 착착 진행 중이다. 독도를 관할구역으로 삼는 마이즈루(舞鶴)의 제3호위대군은 그 어느 호위대군보다 빠르게 현대화가 진행 중이다. 사실상 항공모함으로 운용할 수 있는 대형 헬기탑재 호위함 휴우가(ひゅうが)를 중심으로 탄도 미사일 요격까지 가능한 2척의 이지스 구축함도 보유중이다. 나머지 5척의 호위함 중 4척은 5,000~7,000톤급 이상 대형 구축함으로 모두 신형이며, 1척 보유하고 있는 4,000톤급 구형 호위함은 2018년 7,000톤급 신형 구축함으로 대체될 예정이다. 최신 전투함으로 무장한 독도 관할 제3호위대군의 마이즈루 해군기지 공중 전력도 독도 침공 준비를 거의 마무리했다. 항공자위대는 관련 법률 때문에 지상을 정밀 폭격할 수 있는 무기의 보유가 금지되어 있었지만, 안보 법안 통과 직전인 지난 8월 미국 록히드마틴과 스나이퍼 ATP라는 장비의 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이 장비는 수십km 떨어진 곳의 지상 표적을 정확하게 조준해서 정밀유도무기를 유도해주는 장비다. 즉, 이제 항공자위대는 실제로 독도를 정밀 폭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됐다는 것이다. 일본은 독도에서 불과 157km 떨어진 오키섬에 대형 비행장을 설치해 언제든지 항공자위대 전투기 전진 배치가 가능하도록 준비를 마친 상태다. 이 비행장은 민간인 이용객이 거의 없지만,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예산으로 지속적으로 확장 공사가 이루어져 왔다. 수중에서 공격할 수 있는 무기도 확보를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 6월 아베 총리 방미 직후 잠수함에서 발사해 지상 표적을 타격할 수 있는 최신형 잠대지 순항 미사일 UGM-84L Block II 도입 계약이 체결되어 자위대 인도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제 해상자위대 잠수함은 독도 근처까지 가지 않아도 250여km 떨어진 곳에서 독도경비대 막사에 초정밀 순항 미사일 공격을 퍼부을 수 있게 됐다. 이처럼 자위대는 7년 전 극우 진영이 주장했던 독도 강습작전을 성공시킬 수 있는 준비를 대부분 마쳐가고 있다. 이제 일본정부가 “독도를 탈환하라”는 지시만 내리면 대한해협은 봉쇄될 것이고, 동해는 일본의 바다가 될 것이며, 우리해군 기동전단과 1함대는 독도 근처에도 가지 못하고 대한해협과 동해에 수장될 것이다. 그리고 교전이 시작된 지 반나절이 채 되지 않아 독도경비대는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자위대에 체포되거나 강제 퇴거 조치될 것이다. 일본은 ‘다케시마 폭격론’이 등장한 이래 독도를 겨냥한 군사적 역량을 빠른 속도로 키워 왔다. 하지만 한국은 일본의 독도 도발이 있을 때마다 반일 감정으로만 대응할 뿐 실제로 독도를 지키기 위한 그 어떤 투자도, 노력도 하지 않고 있다. 독도 문제를 떠나서 일본이 한국에 대한 해상교통로 봉쇄를 결정하고 대한해협과 제주 남방 해역을 틀어 막아버리면 수출입 물동량의 99%가 바다를 통하는 한국은 말 그대로 말라 죽을 수밖에 없다. 쓰시마섬에 레이더를 설치하고, 규슈에 전투기와 미사일을 전진 배치하는 등 일본의 군사 도발 정황이 수년 전부터 관측되어 왔지만, 여기에 대응할 해군의 전력 증강 계획은 전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당초 18척 체제를 목표로 추진되었던 한국형 구축함 사업은 대폭 축소되어 12척으로 줄어들었고, 차기 구축함(KDDX) 사업 역시 사업 착수 시기가 2020년대 후반으로 밀려난 상태다. 적 잠수함 대응을 위한 해상초계기는 예산이 없어 궁여지책 끝에 미 해군이 퇴역시킨 기종을 재생해 도입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고, 차기 호위함( FFX) 초기형 6척도 예산 문제로 성능을 다운시켜 2010년대 이후 등장한 최신 전투함이라고는 믿기 어려운 형편없는 설계와 무장을 갖추고 배치되고 있다. 1591년, 조선 조정은 동인과 서인의 정치 싸움에 눈이 멀어 서로 물고 뜯고 할퀴느라 나고야에 전진기지를 만들고 군사를 모으며 전쟁 준비를 하고 있던 일본의 위협을 보고도 모른척했고, 그 결과 조선 전 국토는 7년에 걸쳐 전화(戰火)에 휩싸이며 초토화되고, 무고한 양민들만 100만 명 이상 희생됐다. 그로부터 433년이 흐른 2015년의 대한민국도 마찬가지다. 주변국들이 역대 최대 규모로 증액된 국방예산을 편성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국방예산은 기획재정부에서 약 1조원이, 국회에서 1,500억 원이 삭감돼 주요 사업들이 줄줄이 축소·연기 위기에 처하게 됐다. 대통령은 ‘안보강화’를 외치지만 군사력 강화는 신무기 확보 대신 ‘정신력 강화’로 대신할 것을 주문하고 있고, 국회의원들은 내년 선거에서 한 번 더 ‘금뱃지’를 달기 위해 나라를 지킬 국방예산은 물론 국채 이자 낼 돈까지 빼돌려서 지역구 선심성 예산에 쏟아 붓고 있다. 정치인들에게 있어 도대체 그 ‘권좌’가 얼마나 중요하고 얼마나 매력적인 것이기에 나라와 국민의 안위마저 팽개칠 수 있는 것인지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진지하게 물어보고 싶다. 이일우 군사 전문 통신원 finmil@nate.com (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 [단독]무명용사 유해 1535구 현충원 밖으로 옮긴다

    [단독]무명용사 유해 1535구 현충원 밖으로 옮긴다

    국방부가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에 화장된 상태로 안치돼 있는 무명용사 유해 가운데 일부에 적군 유해가 포함됐을 개연성이 있다고 보고 2000년 이후 발굴된 유해 2114구 가운데 1535구를 현충원 밖으로 내보내기로 했다. 이는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국유단)이 유해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불명확한 피·아군 판정 등으로 적군 유해가 국립현충원에 매장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서울신문 보도<10월 24일자 1면>를 시인한 데 따른 조치로, 이미 현충원에 안치된 유해에 문제가 드러나 밖으로 내보내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국방부는 6일 서울신문이 입수한 유해발굴 관련 현장확인 결과 보고서에서 “판정 시 유품 등이 명확해 100% 적군으로 확신되는 유해는 적군으로 판단했고, 그 외에는 아군으로 판단하는 이분법적 판정으로 아군 유해 중 적군 유해가 포함됐을 개연성이 있다”면서 “서울현충원에 임시 안치돼 일부 의혹이 제기된 만큼, 국군 유골을 우선 이동시킬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서울현충원은 그동안 유해발굴사업이 시작된 2000년부터 2006년 10월까지 발굴된 무명용사 유해 1128구는 현충탑 지하 납골당에, 국유단이 설립된 이후인 2006년 11월부터 2008년 7월까지 발굴된 유해 986구(2005년 발굴 유해 2구 포함)는 현충원 내 충혼당에 임시 안치해 총 2114구를 관리해 왔다. 국방부는 지하 납골당에 안치한 유해 1128구 가운데 합봉단지에 혼합돼 있는 유해 579구를 제외하고, 나머지 1535구를 국유단 중앙감식소의 유해보관장소인 국선재로 이동시켜 보관할 계획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만에 하나라도 적군 유골이 현충원에 안치돼 있어서는 안 되기 때문에 일단 이전시키는 것”이라며 “반출될 유골 1535구에 대해 추후 유전자 감식 등 재조사를 통해 아군과 적군을 가리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단독] 무명용사 유해 1535구 현충원 밖으로 옮긴다

    [단독] 무명용사 유해 1535구 현충원 밖으로 옮긴다

    국방부가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에 화장된 상태로 안치돼 있는 무명용사 유해 가운데 일부에 적군 유해가 포함됐을 개연성이 있다고 보고 2000년 이후 발굴된 유해 2114구 가운데 1535구를 현충원 밖으로 내보내기로 했다. 이는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국유단)이 유해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불명확한 피·아군 판정 등으로 적군 유해가 국립현충원에 매장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서울신문 보도<10월 24일자 1면>를 시인한 데 따른 대책으로, 이미 현충원에 안치된 유해에 문제가 드러나 밖으로 내보내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국방부는 6일 서울신문이 입수한 유해발굴 관련 현장확인 결과 보고서에서 “판정 시 유품 등이 명확해 100% 적군으로 확신되는 유해는 적군으로 판단했고, 그 외에는 아군으로 판단하는 이분법적 판정으로 아군 유해 중 적군 유해가 포함됐을 개연성이 있다”면서 “서울현충원에 임시 안치돼 일부 의혹이 제기된 만큼, 국군 유골을 우선 이동시킬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서울현충원은 그동안 유해발굴사업이 시작된 2000년부터 2006년 10월까지 발굴된 무명용사 유해 1128구는 현충탑 지하 납골당에, 국유단이 설립된 이후인 2006년 11월부터 2008년 7월까지 발굴된 유해 986구(2005년 발굴 유해 2구 포함)는 현충원 내 충혼당에 임시 안치해 총 2114구를 관리해 왔다. 국방부는 지하 납골당에 안치한 유해 1128구 가운데 합봉단지에 혼합돼 있는 유해 579구를 제외하고, 나머지 1535구를 국유단 중앙감식소의 유해보관장소인 국선재로 이동시켜 보관할 계획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만에 하나라도 적군 유골이 현충원에 안치돼 있어서는 안 되기 때문에 일단 밖으로 내 보낸 것”이라며 “반출될 유골 1535구에 대해 추후 유전자 감식 등 재조사를 통해 아군과 적군을 가리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앞서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서울 현충원에 적군 유해가 최소 4구 이상 있었다는 서울신문 보도가 나가자 지난 10월 27일 내부조사를 지시했고, 국방부는 지난달 2일부터 6일까지 조사인원 5명을 구성해 자체 점검을 실시했다. 하지만 국유단은 그동안 현충원에 임시 안치된 무명용사들의 원본 감식기록지 공개를 거부하고 관련된 의혹을 부정해 왔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스타뷰] 쇼트트랙 여제 심석희

    [스타뷰] 쇼트트랙 여제 심석희

    올림픽 금메달을 따는 순간 선수들의 표정은 인종과 국적, 나이를 떠나 비슷하다. 얼굴을 찡그리고 포효하며 주먹을 불끈 쥔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주립대 심리학자 데이비드 마쓰모토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극한의 환희를 느끼는 순간 나타나는 표현은 인간 고유의 영역이며 공통점이 추출된다. 이 환희를 느끼기 위해서는 땀과 눈물에 젖은 노력이 필요하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세계 정상에 오르는 건 순간이고, 자리를 지키기 위해 다시 인고의 세월을 견뎌야 한다. 운동선수들은 누구나 한 번쯤은 모든 걸 내려놓고 평범한 삶을 꿈꾼다. 그러나 ‘쇼트트랙 여제’ 심석희(18·세화여고 3년)는 지난달 27일 서울 노원구 공릉동 태릉선수촌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평범한 여고생으로 살고 싶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한 적 없다. (공부를 하는) 다른 학생들도 힘든 건 마찬가지다. 지금 내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는 게 가장 좋은 선택”이라며 밝게 웃었다. 약간 어눌하면서 느린 말투의 심석희는 특유의 침착함이 묻어나오는 낭랑한 목소리로 여고생답지 않은 인생철학을 말했다. ●소치때 오빠가 사 준 ‘녹색 스케이트화’ 유명 소치동계올림픽에서 금·은·동메달을 나란히 수집한 심석희는 지난 시즌에는 약간 주춤했다. 지난해 12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2014~15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3차 대회에서 1000m와 1500m 모두 2위에 그쳐 12개 대회 연속 이어 오던 개인전 금메달 행진이 끊겼다. 1주일 뒤 서울에서 열린 월드컵 4차 대회에선 감기몸살을 앓아 기권하고 말았다. 그는 “컨디션이 항상 최상일 수만은 없다. 좋을 때도 있고 나쁠 때도 있다. 적어도 시합 때만큼은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담담히 말했다. 다행히 올 시즌은 몸 상태가 괜찮다. 지난달 초 캐나다와 미국에서 열린 두 차례 월드컵에서 총 5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어 ‘여제’의 위용을 다시 한 번 과시했다. “오프시즌 때 고지대(해발 1034m) 캐나다 캘거리에서 치른 전지훈련이 크게 도움이 됐어요. 호흡이 좋아졌고, 스피드도 개선됐습니다. 많은 분들이 제게 항상 큰 기대를 갖고 있지만, 지난 시즌에는 못 미쳤습니다. 컨디션은 스스로 잘 관리해야 하는데 제가 부족했어요. 올 시즌에는 한 단계 더 발전하고 좋은 모습으로 보답하겠습니다.” 소치올림픽 당시 심석희가 신은 녹색 스케이트화는 유명하다. 5살 터울의 오빠 명석씨가 햄버거 배달과 경호 아르바이트로 돈을 모아 200만원 넘는 것을 사줬다. 심석희는 최근 새 스케이트화로 갈아신었고, 오빠가 사준 것은 특별 제작한 전시장에 소중히 보관 중이다. 소치 금메달을 비롯해 유소년 시절부터 땄던 모든 메달이 보관된 전시장이다. 심석희는 “내게 처음 스케이트화를 신겼고, 동기를 유발한 오빠다. 어릴 때는 오빠에 대한 별다른 고마움을 몰랐으나 커가면서 절실히 느끼고 있다”며 살짝 눈길을 떨어뜨렸다. ●“10년 넘게 함께 한 조재범 코치님 항상 감사” 심석희가 마음속 깊이 감사하는 또 다른 사람은 조재범 현 국가대표 장비담당 코치. 오빠와 함께 스케이트장에 온 심석희의 재능을 한눈에 알아본 이가 조 코치였고, 10년 넘게 한결같이 심석희를 지도하고 이끌었다. 강원도 강릉 출신인 심석희는 초등학교 5학년 때 더 나은 환경에서 운동하기 위해 서울로 왔는데, 조 코치도 동행했다. 조 코치는 심석희와 여자 쇼트트랙 쌍두마차를 형성하고 있는 최민정(17·서현고)도 발탁하는 등 ‘세계 최강’ 한국 쇼트트랙의 숨은 공로자다. “전 아직 어리지만 인생의 절반 이상을 선수로 살았어요. 코치님은 제가 나약해지면 강하게 만들어 주시고, 힘들어하면 에너지가 돼 주신 분이에요. 제가 다른 길로 빠지지 않고 오로지 운동에만 전념하는 것도 모두 코치님 덕분입니다.” 태릉선수촌이 집이나 다름없는 심석희는 오전 5시 20분 일어나자마자 빙상장으로 간다. 두 시간 가까이 얼음을 지치고 스케이팅 선수에게 가장 중요한 하체 단련 훈련을 하면 어느덧 해가 중천이다. 점심을 먹고 잠깐 눈을 붙인 뒤 시작되는 오후 훈련은 땅거미가 질 때까지 계속된다. 링크가 아닌 지상에서 하는 훈련을 마치면 오후 6시 30분. 마사지를 받으며 나머지 시간을 보내는 심석희는 오후 10시에 침대에 간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똑같은 생활의 연속이다. 스트레스가 쌓일 때 푸는 취미는 음악감상이다. 쉬는 날은 온종일 틀어놓는다. 힙합을 즐기고, 기분에 따라 다양한 장르로 바꿔 듣는다. 종일 얼음 위에 있는 심석희라 따뜻한 음식을 좋아할 것으로 생각했지만, 빙수와 아이스크림 등 차가운 것에 사족을 못 쓴다. 워낙 훈련량이 많은 탓에 그간 체중 걱정은 안 했지만, 한 살 두 살 나이가 먹으면서 슬슬 관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빙상계는 심석희와 최민정 두 ‘천재’가 1년 간격으로 잇따라 등장해 오히려 아쉬워한다. 둘이 5년 정도 시간을 두고 나타났다면 세대교체 걱정까지 덜었을 거라는 즐거운 한숨이다. 심석희는 “(신장 175㎝)인 나와 (163㎝인) 민정이는 신체 조건이 달라 스케이팅 스타일도 다를 수밖에 없다. 서로 장점을 보고 배우며 좋은 동기부여가 된다”며 시너지 효과를 말했다. ●김우빈 열혈 팬… “자기 관리 철저한 사람 좋아” 졸업반인 심석희는 내년 한국체대로 진학해 마침내 대학생이 된다. 지금과 비슷한 생활이 계속되기에 큰 설렘은 없다. 심석희도 가끔은 화장을 하고 예쁘게 차려입은 뒤 친구들과 어울린다. 하지만 자신이 운동선수라는 걸 잊은 적이 한시도 없다. 대학에 가도 트레이드마크인 안경은 당분간 계속 쓸 생각이다. 한치도 빈틈이 없는 그의 이상형은 역시 자기 관리가 철저한 사람. 소치올림픽 당시 공개적으로 팬임을 밝힌 탤런트 김우빈에 대해선 “아직도 열혈 팬”이라며 얼굴을 살짝 붉혔다. 심석희의 머릿속에는 어느덧 800여일 앞으로 다가온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뿐이다. 소치올림픽 직후 고장 나 바꾼 휴대전화 뒷자리 번호가 ‘2018’이다. 평창에서 심석희가 달리는 시간은 종목당 2분이 채 안 된다. 그 2분을 위해 800일 동안 무수한 땀을 흘려야 하지만 목표가 있기에 힘겹지 않다. “‘금메달을 몇 개 따겠다’ 이런 목표는 없어요. 후회가 남지 않게 잘 준비해서 아쉬움 없는 경기를 치르면 결과는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으로 믿어요. 소치에서 3000m 계주 마지막 주자로 나서 중국 선수를 앞지르고 짜릿한 금메달을 땄던 순간은 아직도 생생한 제 생애 최고의 시간입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심석희는 ▲1997년 1월 30일 강릉 출생 ▲175㎝·56㎏ ▲둔촌초-오륜중-세화여고 ▲2012년 ISU 쇼트트랙 월드컵 1차 대회 여자 1000m·1500m·3000m계주 금메달 ▲2013년 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3000m 슈퍼파이널 금메달 ▲2013년 대한민국 여성체육대상 신인상 ▲2014년 제22회 소치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 금메달, 여자 1500m 은메달, 여자 1000m 동메달 ▲2015년 ISU 쇼트트랙 월드컵 1차 대회 여자 1000m·1500m·3000m 계주 금메달 ▲2015년 ISU 쇼트트랙 월드컵 2차 대회 1000m·3000m 계주 금메달
  • 1066일 동안 1052건…미국 총기난사 범죄 현주소

    1066일 동안 1052건…미국 총기난사 범죄 현주소

    2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LA 동부지역에서 총기난사로 14명이 사망하고 21명이 부상당해 큰 충격을 안겨준 가운데, 지난 3년 동안 미국 내에서 하루에 한 번 꼴로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해 왔다는 통계자료가 공개돼 이목을 끌고 있다. 영국 가디언은 3일 총기난사 사건기록 웹사이트 ‘슈팅트래커닷컴’(ShootingTracker.com)의 자료를 인용, 미국 내에서 2015년 12월 3일을 기준으로 과거 1066일 동안 총 1052회의 ‘대형 총기난사’(Mass shooting)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슈팅트래커닷컴은 익명의 다수에게서 투자를 받는 ‘크라우드펀딩’(crowdfunding) 방식으로 제작된 웹사이트로, 2013년부터 발생한 미국의 대형 총기난사 사건자료를 수집해 공개하고 있다. 여기서 ‘대형 총기난사 사건'이란 4명 이상의 사람이 총기에 의해 부상당했거나 사망한 것을 의미한다. 자료에 따르면 이번 LA 총기난사는 지난 2012년 12월 20명의 어린이와 6명의 성인 희생자를 발생시켰던 샌디훅 초등학교 사건 이후로 가장 많은 희생자를 낸 총기 사건이다. 지난 3년간 미국 내 대형 총기사건 사망자는 1347명, 부상자는 3817명에 달한다는 사실도 이번 자료를 통해 드러났다. 슈팅트래커닷컴은 대형 총기사건의 대부분이 주요 미디어에 보도되지 않고 있으며, 그 이유는 ‘대형 총기난사’에 대한 정의가 올바르지 않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이들에 따르면 미국의 주요언론에서는 미 연방수사국(FBI)이 내린 ‘대량살상’(mass killing)의 정의에 따라 총기난사 사건을 다루고 있다. FBI에서 말하는 대량살상은 ‘4명 이상의 사람을 휴지(休止)기간 없이 비교적 단시간 동안에 살해하는 범죄’를 의미한다. 이 때문에 다수가 총에 맞은 사건일지라도 사망자가 4명 이하라면 언론은 이를 ‘대형 총기난사’ 사건으로 다루지 않는다는 것. 실제로 2012년 테네시 주에서 발생한 나이트클럽 총기사건에서는 18명이 총에 맞아 기적적으로 17명이 생존했는데, 언론에서는 이를 대형 총기난사로 규정하지 않았다고 이들은 전했다. 사진=ⓒ포토리아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복면 쓴 IS 소년병사들, 게임하듯 포로 총살 참혹

    복면 쓴 IS 소년병사들, 게임하듯 포로 총살 참혹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가 어린이 대원들이 군사 교육을 받으면서 포로를 살해하는 섬뜩한 영상을 3일(현지시간) 공개했다.AFP통신,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등에 따르면 ‘유대인의 아들들에게’라는 제목이 붙은 이 영상에서는 10살 안팎으로 보이는 소년 십수 명이 종교 수업을 받고 맨주먹으로 싸우는 방법을 배우는 모습이 담겼다.이어 소년 6명은 ‘적들에게 메시지를 보내라’는 교관의 지시에 따라 하나씩 일어나 손이 묶인 채 움직이지 못하는 시리아 정부군과 친정부 민병대원을 살해했다. 소년들은 게임이라도 하듯이 차례로 옛날 요새처럼 보이는 곳에 뛰어들어가 포로를 찾아내 총을 쏘고 돌아와 다음 소년에게 복면과 권총을 건네는 참혹한 광경을 연출한다.영상에는 포로들의 얼굴과 이름, 생년, 직무 등도 노출됐다. 포로 5명은 총살됐고 1명은 참수됐다.IS는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군사·종교 심화교육을 하면서 살육을 자행하는 소년병으로 양성하고 있다.앞서 IS는 이들 어린이 대원들을 검문소에 배치하거나 정보수집에 활용하는 정도였지만, 점점 포로를 살해하는 데도 쓰고 있다. 시리아인권관측소(SOHR)에 따르면 IS는 올해 초부터 어린이 1천100명 이상을 대원으로 모집했고 그중 50여 명은 숨졌다.또한 리비아의 IS 대원들이 작년 130명 사망자를 낸 프랑스 파리 테러 직후에 어린이들에게 IS 사탕을 나눠주며 자축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도 공개됐다.이 선전 영상에서 IS 대원 두 명은 무장한 모습으로 파리, 미국 뉴욕,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테러행위에 나서도록 촉구하면서 주민들에게 사탕을 나눠줬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부자동네 검색해 전원주택 턴 ‘교도소 삼총사’

    부자동네 검색해 전원주택 턴 ‘교도소 삼총사’

    인터넷 포털에서 ‘고급 전원주택 단지’를 키워드로 검색하면 어떤 정보가 나올까. 가까운 고속도로 나들목(IC)에서 주택 단지까지의 진입 거리와 경로 등이 담긴 상세한 지도와 각 주택의 실면적 및 매매가 정보, 단지 내부 구조 등이 상세히 뜬다. 경기 용인·성남, 경남 김해, 부산, 울산 등지에서 2011년 이후 4년 동안 고급 전원주택만을 대상으로 12억여원어치의 금품을 털어온 ‘교도소 친구’ 3인방은 인터넷에서 검색한 정보로 범행 대상과 침입 경로 등을 파악했다. 부산 해운대에서 철학원을 운영하던 박모(46)씨와 김모(47)씨는 2010년 교도소에서 알게 된 복역 동기였다. 여기에 또 김모(47)씨까지 3인조는 36차례에 걸쳐 12억 1000만원의 금품을 털었다. 3인조 중 책사에 해당하는 박씨는 출소 후 철학원을 운영하다 김씨 등과 2011년부터 의기투합했다. 사기 전과가 여럿 있는 박씨는 인터넷으로 범행장소를 물색해 치밀한 계획을 세웠다. 인터넷 포털을 이용해 ‘고급 전원주택 단지’, ‘부자 동네’ 등을 키워드로 검색한 뒤 고급 전원주택 단지들마다 정확한 평수나 시세 정보를 수집했다. 특히 부유층 노부부들은 현금, 귀금속 등 금품을 주로 가정 내 금고에 보관할 걸로 생각하고 주요 표적으로 삼았다. 사전 답사를 할 때는 주민들의 의심을 피하려고 BMW, 벤틀리 등 고급 외제 대포차를 탔다. 범행 당일에는 주로 등산객으로 위장한 채 야산을 넘어 침입했다. 집주인이 외출하면 보안 장비가 켜지는 것을 알고, 일부러 사람이 있을 때 들어가 강도를 저지르는 대담함도 보였다. 박씨의 계획에 따라 움직인 행동대장 김씨는 범행을 저지른 모든 집의 폐쇄회로(CC)TV를 수거했다. 이 덕분에 4년간 경찰 추적을 피할 수 있었다. 하지만 꼬리가 밟힌 것은 그의 작은 실수 때문이었다. 2013년 6월 부산 기장의 한 주택을 턴 그는 수거해 온 CCTV 본체와 훔쳐 온 귀금속들 중 모조품으로 보이는 일부를 인근 야산에서 태우다 담배를 피웠다. 이때 버린 담배꽁초가 단서가 됐다. 여기에서 채취된 그의 DNA는 일당이 경찰 수사에 혼선을 주려고 기존의 범행장소 안팎에 뿌렸던 다른 담배꽁초들과 유일하게 달랐다. 이를 수상히 여긴 경찰은 김씨를 용의자로 특정하고 4년에 걸쳐 수집된 수사기록을 바탕으로 김씨를 체포, 범행을 자백받았다. 일당은 훔친 귀금속 가운데 경찰 추적을 받을 수 있는 명품 시계나 반지 등은 함께 홍콩으로 출국해 처분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광진경찰서는 2일 박씨와 김씨를 특수강도 등 혐의로 구속했다. 다른 김씨는 이미 다른 범죄로 복역 중이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강북표 ‘폐의약품 수거법’ 전국에서 보겠네

    ‘오래된 약은 쓰레기봉투가 아니라 약국에 버려 주세요.’ 강북구가 전국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시작한 가정 폐의약품 수거시스템이 성과를 거두자 중앙정부에서도 이를 정책으로 도입했다. 구는 2013년 구 청소차량이 가정의 폐의약품을 직접 거둬 가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청소차량에 버린 폐의약품의 양은 2012년 4100㎏에서 올해는 7180㎏으로 시스템 도입 전보다 70% 이상 증가했다. 박겸수 구청장은 2일 “우리 폐의약품 회수처리 시스템은 청소행정과 약무행정, 전문가인 약사가 함께 노력해 폐의약품 수거 절차의 불편을 없애고 행정의 효율도 높인 것”이라며 “구민 건강 증진, 환경보호, 생활쓰레기 감량까지 톡톡한 효과를 낸 일거삼득의 모범 사례”라고 설명했다. 구는 가정에서 방치된 의약품과 유효기간이 지난 폐의약품을 구의 87개 수거거점 약국 또는 인근 약국에 버리면 매월 2회 청소차량이 직접 약국을 방문해 거둬들여 태워버린다. 폐의약품은 폐기물관리법상 생활폐기물로 생활쓰레기와는 별도로 분리 배출해서 소각해야 한다. 의약품을 쓰레기와 같이 무분별하게 버리면 토양 및 하천오염, 제삼자 복용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구의 폐의약품 수거 시스템은 제29회 약의 날 기념식에서 표창을 받은 데 이어 환경부는 지난 8월 ‘쓰레기 수수료 종량제 시행 지침’에 강북구 사례를 반영, 지자체는 앞으로 폐의약품을 월 1회 이상 수집해 바로 소각해야 한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美 “이라크 내 IS 급습할 것”… 정예 특수부대 200명 파견

    美 “이라크 내 IS 급습할 것”… 정예 특수부대 200명 파견

    미국이 극단주의 이슬람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를 격퇴하기 위해 이라크에 새로운 정예 특수부대를 파견하기로 했다. 최소 200명 이상이 될 이 부대는 앞서 시리아 북부 쿠르드족 자치 지역에 파병된 50명 규모의 부대와 달리 인질 구출과 IS 간부 사살 등 독자적 군사 활동에 무게를 둘 것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가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獨·英 파견 맞물려 지상군 확대 주목 이날 미 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한 애슈턴 카터 국방장관은 새 특수부대의 목적이 훈련이 아닌 교전에 방점이 찍혔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부대의 임무에 대해 “IS 급습과 인질 구출, 지도부 생포, 정보 수집”이라고 말했다. 이는 무인기인 드론을 통한 사전 정보 수집과 블랙호크 헬기를 이용한 원거리 이동, 기지 급습 등의 작전 수행을 뜻하는 것이라고 WP는 전했다. 다만 카터 장관은 이라크 정부의 반발을 감안해 이라크군과 쿠르드족 군사조직인 페시메르가를 지원하는 목적도 있음을 강조했다. WP는 미 군사 소식통을 인용해 부대의 규모가 최소 200명을 넘어설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미 공화당이 대규모 지상군 파견을 압박하는 가운데 나온 조치여서 관심을 끌고 있다. 이번 조치는 IS 격퇴를 위해 앞다퉈 군대를 파견하는 다른 서방국가들의 행보와 맞물려 있다. 독일과 영국 의회는 2일 IS 격퇴를 위한 1200명 규모의 지상군 파견 동의안과 시리아 공습안 표결에 들어갔다. 러시아는 앞서 수천 명 규모의 지상군 파병을 시사한 바 있다. 이라크 정부는 반발하고 나섰다. 하이다르 압바디 이라크 총리는 “이라크 정부의 승인 없이 이라크 땅 어느 곳에서도 군사작전이나 파병을 용인할 수 없다”고 반대했다. 이라크의 시아파 민병대도 “미군과 교전할 준비가 돼 있다”고 으름장을 놨다. 미군은 현재 이라크 정부와 협의해 3500명 규모의 후방 지원 병력을 이라크에서 운용하고 있다. ●터키선 퇴근 지하철역 인근서 폭탄테러 한편 AP는 이날 터키 언론을 인용해 이스탄불의 바이람파샤 지하철역 인근에서 일어난 파이프 폭탄 테러로 최소 5명이 부상했다고 전했다. 퇴근 시간 역 근처 육교에서 일어난 테러로 지하철 운행이 일시 중단되고 승객들이 대피하는 등 소동을 빚었다. 터키 경찰은 이번 폭발이 육교 근처에 머물던 경찰 버스를 겨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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