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수집
    2026-08-09
    검색기록 지우기
  • 서점
    2026-08-09
    검색기록 지우기
  • 생명체
    2026-08-09
    검색기록 지우기
  • 설계
    2026-08-09
    검색기록 지우기
  • 노후 보장
    2026-08-09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4,498
  • ‘8888’ 차 번호판 2억여원에 주저하지 않고 산 두바이 35세 男

    ‘8888’ 차 번호판 2억여원에 주저하지 않고 산 두바이 35세 男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한국과 필리핀의 조별리그 C조 첫 경기가 열린 곳은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다. 예로부터 부자들이 많은 곳으로 유명한 도시다. 예전에 우리나라에서는 돈많은 이들이 사는 동네를 ‘강아지도 돈을 물고 다닌다’고 표현했는데 두바이에서는 ‘자동차 번호판도 돈을 물고 다닌다’고 표현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 같다. 35세 자동차 수집광 모하메드 알마주키의 얘기를 들어보자. 중국인들의 영향을 받았는지 ‘8’이란 숫자에 꽂힌 모양이다. 8888, 8686 같은 자동차 번호판들을 값을 따지지 않고 사들인다. 자동차는 네 대(모두 럭셔리 카)인데 번호판은 11개를 모았단다. 8888 번호판은 60만 디람(약 1억 8400만원), 8이 다섯 개 들어간 번호판도 있는데 90만 디람(약 2억 7600만원)을 주고 샀다. 그는 손전화 번호도 일치시키느라 꽤 많은 돈을 썼는데 그런 것이 문제될 것이 없다고 했다. 거리에서 특별해 보이고 싶어서란 이유 하나였다. 두바이에선 번호판 번호를 임의로 배정하는데 이를 중개하는 시장이 있을 정도로 번호판 거래가 활성화돼 있다. 2008년에는 딱 ‘1’이라고만 표시된 번호판이 1420만 달러(약 159억 8000만원)에 팔리기도 했다. 아마 지구를 통틀어 가장 비싼 번호판이 아니었을까? 따라서 알마주키가 값비싼 번호판을 사들인 것은 단순한 사치욕을 넘어 미래를 위한 현명한 투자일 수도 있다고 영국 BBC는 지적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관세청, 수출입 거래 사기·횡령·배임 범죄 수사권 추진

    관세청, 수출입 거래 사기·횡령·배임 범죄 수사권 추진

    범죄 혐의 확인돼도 검찰에 이첩해야 수사 지연·수집 증거 인정 문제 등 어려움 “대부분 선진국은 세관에 수사권 부여 거래 조작 재산 편취·유출 대응 필요성” 작년 개정안 요청… 연내 시행 가능성도관세청이 수출입 거래와 관련된 사기·횡령·배임 범죄에 대한 수사권 확보에 나섰다. 가격 조작과 불법 외환거래 등 무역금융범죄에 대한 일관되고 종합적인 조사가 가능한 환경을 구축하겠다는 취지다. 7일 관세청에 따르면 현행 ‘사법경찰관리의 직무를 수행할 자와 그 직무범위에 관한 법률’(사법경찰직무법)에 명시된 세관의 수사 권한은 밀수와 관세포탈, 불법 외환거래에 한정돼 있다. 그러다 보니 무역 관련 범죄 수사 중 사기·횡령 등의 혐의가 확인됐거나 의심되더라도 직접 수사를 못하고 자료를 검찰에 넘기거나 정보를 이첩한다. 이로 인해 수사가 지연되거나 증거 확보에 어려움이 적지 않았다. 특히 수사권이 없는 세관이 수집한 증거에 대한 인정 문제까지 대두됐다. 관세청 관계자는 “검찰의 우선 수사 대상도 아니다 보니 시의적절한 수사에 한계가 있었다”며 “대다수 선진국들이 무역 관련 사기·횡령 범죄에 대한 수사권을 세관에 부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관의 수사권 확대는 허위 무역거래와 해외 페이퍼컴퍼니를 활용한 수출입 가격 조작 등을 통해 재산을 편취하거나 법인재산을 해외로 빼돌리는 범죄에 대응하기 위한 대책이다. 초동 수사뿐 아니라 관련 재산 추적과 범죄 관련성을 입증할 증거 확보, 범죄수익 환수 등에 대응력을 높일 수 있다. 국내에서는 2014년 가전업체인 모뉴엘 사건이 촉발했다. 모뉴엘은 중고 홈시어터(HT)를 정상 제품인 것처럼 속여 수출한 뒤 446억원의 재산을 해외로 빼돌렸다. 자금 세탁을 거쳐 국내로 반입된 자금은 도박과 부동산 구입, 자회사 주식 매입, 개인 투자 등에 사용됐다. 금융기관과 협력업체, 투자자들이 큰 피해를 입었다. 지난해 한진그룹 총수 일가 수사에서도 한계가 드러났다. 세관은 총수 일가가 자가 소비용으로 고가 명품과 각종 생활용품을 들여오면서 회사명으로 반입, 대금을 지불한 횡령 혐의를 적발했지만 수사 권한이 없다 보니 자료를 검찰에 넘긴 뒤 직원을 파견해 합동수사를 진행했다. 지난해 10월 관세행정 혁신 태스크포스(TF)도 최종 권고안에서 수출입 관련 재산범죄에 한해 관세청이 수사권을 확보할 것을 주문했다. TF는 무역범죄 단속 전문기관으로서 수사 능력을 높이 평가했다. 나아가 수사권 확대로 범죄 규명이 빨라지고 엄벌이 가능하며 은행·투자자의 피해를 줄일 수 있는 효과를 기대했다. 다만 세관의 수사권 확대는 형법과 관련된 데다 검찰·경찰의 수사권 문제와도 연계돼 있어 논의가 더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관세청 관계자는 “다른 분야 특사경과의 형평성 문제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무역 거래로 한정하고 범죄수익 환수 활성화 등에 효과도 분명해 논란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법무부에 세관의 수사권 확대를 위한 개정안 제출을 요청한 가운데 빠르면 연내 시행도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나는 너의 야동이 아니다] 추악한 욕구…아동음란물 소지한 어른 한 달간 7895명

    [나는 너의 야동이 아니다] 추악한 욕구…아동음란물 소지한 어른 한 달간 7895명

    아동음란물, 마약처럼 소지하면 불법 다운받고 지워도 IP주소 실시간 추적 치안정책硏 ‘아동음란물 이용자 분석’ 평균나이 27.2세·월평균 수입 115만원 초범 83%지만 시청후 중독성향 높아 전문가 “접근 차단·처벌 인식 심어야”아이디 ‘yito******’. 영상 1806개 수집 완료, 아동음란물 8건 보유. 아이디 ‘saob***’. 영상 2169개 수집 완료. 아동음란물 5건 보유. 아이디 ‘tbr9****’. 영상 2618개 수집 완료. 아동음란물 2건 보유. 지난달 7일 경찰청 사이버안전국. 담당 경찰이 신규 개발한 ‘경찰청 음란물 추적시스템’을 돌리자 모니터 위에 아이디(ID)와 숫자 정보 들이 무수히 쏟아진다. 최근 한 달 사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개인 파일공유(P2P) 사이트에서 아동·청소년 음란물을 주고받은 이들의 명단이다. 아이들의 몸을 보며 성적 욕구를 채운 부끄러운 어른들은 그렇게 고스란히 모습을 드러냈다. 경찰청은 아동음란물 사범을 뿌리 뽑겠다는 취지로 추적 시스템을 개발했고, 이날 서울신문에 처음으로 공개했다. 아동음란물은 마약처럼 소지 자체가 불법이어서 다운로드만으로도 1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진다. 경찰청이 자체 개발한 이 시스템은 아동음란물과 불법 촬영물 소지자를 실시간으로 추적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특정 영상의 특징을 잡아 DNA처럼 고유의 값으로 만들거나 해시값(암호화된 일련번호)을 추출해 저장한 뒤, SNS나 P2P에 올라온 파일과 실시간으로 대조한다. 미국 법무부가 개발해 전 세계 국가가 이용 중인 ‘아동온라인보호시스템’(콥스·COPS)을 한 단계 발전시킨 것이다. 단순히 아이디만 파악하는 게 아니다. 반경 200m 이내로 IP 주소까지 추적이 가능하다. 경찰이 ‘(로리)초등OOOOO’이란 이름의 파일을 클릭하자 전국 지도 위에 해당 영상을 가지고 있는 사람(67명)의 IP 위치가 빨간 점으로 표시됐다. 서울 등 수도권이 34명으로 가장 많았고, 경상(16명), 충청(8명), 전라(5명), 강원(4명) 등의 순이었다. 이런 방식으로 지난 한 달간 파악된 국내 아동음란물 소지자는 7895명. 이 기간 추적 시스템은 6만 3503차례나 자동 모니터링을 실시했다. 평균 40.8초만에 한 번씩 검사한 셈이다. 따라서 아동음란물을 내려받았다가 지운 사람도 예외 없이 적발된다. 이명원 사이버수사전략계장은 “적발된 아동음란물 소지자는 자동으로 수사 대상에 등록되며, 보유 영상이 많거나 헤비 업로더로 판단된 사람부터 우선 검거한다”면서 “올해부터 시스템을 정상 운영해 여성가족부, 방송통신위원회,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과 공유하는 등 사전 필터링과 피해자 삭제 지원에도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5월 한국에선 국제적으로 주목받은 아동음란물 사건이 있었다. 다크웹을 기반으로 한 세계 최대 아동음란물 공유 사이트W 운영자 손모(23)씨가 충남 당진에서 검거된 것이다. 각종 범죄에 이용되는 탓에 ‘어둠의 인터넷’으로 불리는 다크웹은 전용 브라우저를 통해야만 접속이 가능해 IP 추적이 힘들다. 손씨 사이트에 가입한 전 세계 회원 수는 무려 128만명. 2015년 미연방수사국(FBI)이 적발한 기존 최대 사이트 ‘플레이펜’ 회원 20만명보다 6배나 많았다. 이 중 3344명이 유료회원으로 활동하며 실제로 아동음란물을 실시간 재생(스트리밍)하거나 업로드 또는 다운로드했다. 한국인 유료회원은 242명(7.2%)으로 대부분 검거됐다. 경찰대 치안정책연구소는 경찰이 1차로 검거한 112명을 분석해 특징을 파악했다. 분석 결과 아동음란물 시청자의 몇 가지 유의미한 특징이 도출됐다. 치안정책연구소의 ‘다크웹상 아동음란물 이용자 1차 조사 결과 분석’을 보면, 검거자 평균 나이는 27.2세, 월평균 수입은 115만원이었다. 월수입이 전혀 없는 경우도 45.5%에 달했다. 또 고졸 이하가 39.4%, 2년제대 재학 또는 졸업이 20.2%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20·30대의 4년제대 재학 이상 비율이 78.3%(2016년 기준)인 걸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학력이 떨어졌다. 이들이 모두 소아기호증 등 비정상적인 성적 충동을 가진 건 아니었다. 영상을 본 뒤 감정을 묻자 28.9%는 죄책감을 느꼈고, 22.2%는 충격적이었다고 답했다. ‘취향이 아니었다’(13.3%)까지 합쳐 64.4%가 부정적인 감정을 느꼈다. 대부분 전과가 없는 초범(83.0%)이라는 것도 눈에 띈다. 전과가 있더라도 아동음란물과 관계없는 경미한 범죄가 대부분이었다. 동일전과를 가진 이는 1명에 불과했고, 그마저도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유사전과로 볼 수 있는 성매매특별법 위반도 딱 1명 있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아동 음란물을 탐닉할 경우 실제 아동 성폭행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강조한다. 2012년 전남 나주에서 초등학생을 납치해 성폭행한 고종석, 같은 해 경남 통영에서 열살 여아를 성폭행하려다 살해한 김점덕, 2010년 서울 초등학생 납치·성폭행범 김수철은 모두 아동음란물 ‘중독자’였다. 실제 당시 검거자 중에서도 아동 성폭행 범죄 가능성이 있는 이가 상당수 발견됐다. 아동음란물 시청 후 ‘익숙해졌다’는 답변이 20.0% 나왔다. 만족감(8.9%)과 호기심(6.7%)을 느낀 경우까지 합쳐 셋 중 하나(35.6%)꼴로 아동음란물에 빠져든 모습을 보였다. 중독성도 강했다. 아동음란물을 내려받기 위한 결제 횟수나 결제금액, 파일 수가 점점 늘어나는 추세를 띠었다. 최대 1709개의 아동음란물을 소지한 이도 있었다. 손에 넣은 영상을 오래 ‘간직’하려는 성향도 엿보였다. 나중에 모두 지웠다는 답변이 20.0%에 그쳤다. 치안정책연구소는 “아동음란물 시청자는 성적 취향 등 개인적 요인보다 영상 접근 기회 등 환경적 요인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는 게 확인됐다”면서 “아동음란물 근절을 위해선 사이트 접근을 철저히 차단하고, 시청하거나 소지 시에는 예외 없이 적발돼 처벌받는다는 인식을 일깨워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과천 GTX 투기? 아이유 “팔 생각도 없다” 실사용 사진 공개

    과천 GTX 투기? 아이유 “팔 생각도 없다” 실사용 사진 공개

    가수 아이유가 경기 과천에 매입한 땅과 건물의 가치가 20억원 이상 올랐다는 일각의 보도에 대해 아이유 소속사가 반박 자료를 냈다. 아이유가 개인 작업실 등으로 실제 사용하고 있으며 매매할 계획이 없다는 것이다. 매입 가격 등도 추정일 뿐 확인되지 않은 정보라고 강조했다. 아이유 소속사 카카오엠은 7일 오후 6시 40분쯤 페이스북 등을 통해 공식입장을 밝혔다. 카카오엠은 “아이유의 건물 및 토지 매입과 관련한 일각의 투기 주장은 결코 사실이 아니다”라며 “아이유는 지난해 초 본가와 10분 거리의 전원 주택 단지 내 건물을 매입했다”고 설명했다. 이 건물은 아이유 개인 작업실, 아이유 어머니의 사무실, 창고 등 실사용 목적으로 매입 당시 모습을 유지하고 있으며 아이유가 아끼는 후배 뮤지션들에게 무상으로 제공하는 작업실로도 이용되고 있다고 소속사는 밝혔다.아이유와 소속사는 허위사실과 악의적인 유언비어 확산을 막기 위해 현재 이용 중인 건물 내부 사진도 함께 공개했다. 음악 작업을 할 수 있는 공간, 팬들에게 선물받은 것으로 보이는 그림액자와 인형 등이 놓인 장소 등을 찍은 사진이다. 카카오엠은 “현재 해당 건물 매매 계획이 없으므로 투기 루머는 명백한 허위사실”이라며 “최초 보도된 건물 매각 추정가 역시 추측일 뿐 전혀 확인되지 않은 정보”라고 밝혔다. 소속사 측은 온라인에 확산된 루머와 악의성 게시글 등을 수집하고 있으며 아이유에 대한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훼손에 대해 강경하게 법적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앞서 이날 한 인터넷 매체는 정부가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건설을 가속화하면서 아이유 등이 수혜자 명단에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아이유가 지난해 1월 과천에 46억원을 들여 건물·토지를 매입했다”면서 현재 시세가 69억원으로 23억원이 상승했다고 주장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공권력의 피해자들] “모든 죄를 철거민에 씌워, 도대체 왜?… 국가는 10년간 사과 안 해”

    [공권력의 피해자들] “모든 죄를 철거민에 씌워, 도대체 왜?… 국가는 10년간 사과 안 해”

    “벌써 10년이 흘렀습니다. 뭐 하나 제대로 진실이 밝혀지지 않은 채 이렇게 시간만 지나가니 마음이 아픕니다.” 이충연(46) 전 용산4구역 철거민대책위원장은 예전의 삶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했다. 평범한 장사꾼으로서의 삶 말이다. 3년 전 호프집도 다시 차렸다. 상호도 예전처럼 ‘레아’로 정했다. 하지만 과거로 돌아가려고 발버둥칠수록 ‘그날’의 아픈 기억이 생생하게 떠오를 뿐이다. 철거민 목소리를 들어달라며 아버지와 함께 올랐던 ‘망루’. 그날 그는 아버지를 잃었다. 동료 넷도 세상을 떠났다. 그 또한 참사의 주범으로 지목되면서 결혼식을 올린 지 6개월 만에 철창 신세를 져야 했다. “도대체 왜?” 이 물음은 지난 10년간 계속 그를 따라다녔다. “아직도 납득이 안 된다”는 그를 지난 2일 서울 용산구 남영동의 호프집 레아에서 만났다. 이 전 위원장은 “용산 진압 이후 모든 죄를 철거민한테 뒤집어 씌웠다”면서 “10년이 지난 지금도 국가는 사과 한마디 없다”며 울분을 토했다. 다음은 이 전 위원장과의 일문일답.→오는 20일이 용산참사 10주기다. 아홉 번째 맞는 아버지 기일이기도 한데 심정이 어떤가. -슬퍼도 울 수가 없다. 얼마나 억울한 죽음이었는지 밝혀내지도 못한 채 어떻게 아버지 묘소 앞에 가서 눈물을 보일 수 있겠나. 자식된 도리로서 진상규명이 되는 날까지 싸워야지. →어머니도 많이 힘드실 것 같은데. -남편을 잃고 355일 동안 장례를 치르지 않은 채 국가의 사죄를 요구했다. 얼마나 힘들었겠나. 당시 구치소에 수감돼 어머니 곁을 지켜드리지도 못했다. 지금은 저보다 더 많이 아픈 곳을 찾아다니신다. 최근에는 고공농성 중인 파인텍 노동자들을 응원하기 위해 희망버스를 타셨고,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씨의 추모제도 다녀오셨다고 들었다. 옆에 같이 있어준 사람들 덕분에 어려운 시절을 버텨왔기 때문에 그들에게도 똑같은 버팀목이 되어주고 싶은 마음일 것이다. →그때 망루를 꼭 지었어야 했나. -경찰도, 구청도 우리 얘기를 듣지 않았다. 아버지 유품 중에 검게 그을린 용산구청 공문이 있다. ‘절차상 세입자 대책이 세워지지 않았다고 해도 구청이 상가 세입자에게 해줄 게 없다. 이점 양해해주길 바란다’는 내용이다. 얼마나 답답했으면 이 공문을 안주머니에 넣고 망루에 올랐을까. 당시 엄정한 법 집행이 이뤄졌다면 우리는 망루를 짓지 않았을 것이다. →법 집행이 엄정하지 않았단 말인가. -철거용역 업체들이 먼저 시비를 걸고 주먹질해서 경찰에 신고를 하면 우리는 두들겨 맞고도 쌍방 폭행으로 입건돼 벌금을 냈다. 경찰이 인지하고 있었고, 우리도 조사를 받으면서 충분히 설명을 했지만 결과는 늘 똑같았다. 어느 누가 돈 몇 푼 더 받자고 용역들 행패를 견디며 버틸 수 있나. 무서워서 다 도망가지. 엄연히 계획적이고, 기획된 기업형 조직폭력인데 그에 맞는 처벌이 이뤄지지 않았다.→당시 망루를 짓자 경찰이 당황한 것 같았다. 예상보다 빨리 진압 작전이 이뤄졌다. -영화를 보면 극악무도한 흉악범을 검거할 때도 협상을 몇 차례 한 뒤 진압을 한다. 우리는 인질극을 벌인 것도 아니고, 강제로 철거당하는 게 너무 억울하다며 얘기를 들어달라고 망루에 오른 것 뿐인데 경찰특공대를 투입하더라. 결국 철거민 다섯 명과 함께 경찰관 한 명이 목숨을 잃었다. 공권력에 의한 살인 아닌가. 그런데 10년이 지나도록 처벌을 안 한다.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다. →얼마 전 대검찰청을 항의 방문했다. 검찰총장을 만나겠다고 했는데. -검찰 과거사위원회가 용산 사건을 재조사한다고 했을 때 마지막 희망을 걸었다. 그런데 현직 검사들 외압 때문에 진상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눈이 뒤집히고 속에서 천불이 나더라. 그래서 검찰총장에게 따지러 갔다. →검찰총장을 만났나. -연좌농성을 벌였지만 끝내 못 만났다. 누군가 우리한테 와서 검찰총장에게 직접 전달하겠다며 우리의 요구안을 들고 갔다. →요구안에는 어떤 내용이 담겼나. -크게 세 가지다. 진상조사가 제대로 이뤄지게 조치해달라. 조사단이 외압을 받고 있다고 하니 외압을 가한 사람에 대해 수사해서 처벌해라. 조사 기간이 촉박하니 연장해달라. →요구안대로 조사 기간은 3개월 연장됐던데. -그래봤자 시간이 얼마 없다. 3월 말까지 보고서 마무리하려면 2월 안에 조사가 끝나야 하지 않겠나. 그런데 지금껏 단 한 번도 우리를 부른 적 없다. ‘어떤 부분에서 부당함을 느꼈는지’ 물어봐야 하지 않나. 대체 무슨 조사를 하는 건지 답답하기만 하다. →지난해 경찰청에서 용산참사 사건에 대해 진상조사를 했다. 기대를 했었나. -처음에는 진상조사 뭐하러 하느냐고 반대를 했다. 당시 진압 책임자는 현재 국회의원이 돼 있다. 조사받으러 오라고 해도 강제수사권이 없어 안 오면 그만인데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그래도 지난 정부에서는 자료 수집조차 하지 않았으니 자료라도 확보하는 차원에서 나름 의미가 있지 않을까 싶었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이었지. →경찰청 진상조사 결과 어떻게 받아들이나. -참사 9년 9개월 만에 정부의 첫 번째 공식 조사 결과가 나왔다. 안전 조치가 부실한 상태에서 경찰 지휘부가 무리한 진압을 지시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공적인 부분에 대한 책임을 인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하지만 진압 책임자에 대해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예상된 결과였다. 진상규명을 해나가는 과정의 일부일 뿐 완벽한 진상규명으로 볼 수 없는 이유다. →당시 진상조사위원회에서 경찰청에 유가족 사과를 권고했다. 경찰이 사과를 했나. -연락 온 적 없다. 말뿐인 사과도 없었다. 적어도 사과를 하려면 앞으로 용산참사와 같은 진압은 절대 하지 않을 것이라는 재발 방지 대책을 갖고 와야 한다. 그런데 정권이 바뀌면 경찰도 바뀌겠지. 아직까지 그 우려가 가시지 않는다. →왜 경찰이 사과를 못하고 있다고 보나. -경찰이 과거 잘못을 거울 삼아 앞으로 공권력을 남용하지 않겠다고 해놓고선 잘못이 드러났는데도 인정을 하지 않고 있으니 안타까운 일이다. 경찰 지휘부가 조직의 눈치를 봐서는 안 된다. 경찰은 국민을 위해 복무하는 조직 아닌가. 경찰이 변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면 경찰 눈높이가 아닌 시민의 눈높이에서 바라봐야 한다. →책임자 처벌을 줄기차게 요구해 왔다. 현실적으로 처벌 가능할까. -당시 대통령, 서울시장, 서울경찰청장은 반드시 처벌 받아야 한다고 본다. 물론 불가능할 만큼 어려운 일이라는 건 잘 알고 있다. 그래도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는 우리의 의지는 죽을 때까지 그 누구도 꺾지 못할 것이다. 어떤 식으로든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대로 놔두면 우리 같은 사람들 또 나타난다. 이런 일이 반복되고 당연시되는 사회는 정말 무섭지 않나.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순천시 연향동 금호타운 ‘입주자 대표들’ 해임 촉구 눈길

    순천시 연향동 금호타운 ‘입주자 대표들’ 해임 촉구 눈길

    순천시 연향동 금호타운 입주민들이 관리 규약을 위반한 채 주민들에게 갑질 형태를 보이고 있는 입주자대표회장의 해임을 촉구하고 나서 지역민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아파트 주민들이 입주자대표회장의 월권행위를 더 이상 용납 할 수 없다며 집단 행동에 나선 일은 전남지역에서 처음 있는 일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금호타운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달 김모(73) 입주자대표회장 등 동대표 전원에 대한 해임 의견을 받은 결과 전체 730세대중 344세대의 동의를 얻었다. 관리규약상 1/10 이상만 받으면 해임요청 요건이 충족되지만 절반에 가까운 47% 찬성을 이끌어냈다. 비상대책위는 지난 4일 아파트 선거관리위원회에 이같은 해임 서명부를 정식으로 접수했다. 동대표 10명에 대한 5일이상의 소명기간을 거친 후 전체 입주자 과반수 이상(366세대) 투표해 과반수 이상 찬성하면 가결된다. 6일 입주자들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입주자대표회장을 맡고 있는 김씨는 아파트 규약을 어기고 제 멋대로 운영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김씨는 정년을 초과하고, 관리소장 경력이 3개월인 한모(67)씨를 관리소장으로 뽑았다. 한씨는 충남 계룡시에 거주하고 있다 관리소장에 응시하라는 전화를 받고와 결국 임명돼 채용 비리 의혹을 받고 있다. 이후 한씨는 입주민들이 민원을 제기하면 주민들에게 화를 내면서 욕설을 하고, 입주자 회장 지시만 따르는 황당한 행동을 하고 있다. 김씨는 관리비 횡령 의혹도 받고 있다. 재활용품 수집처분 등 파지 수입을 경비원들의 복지로 지급해야하는데도 정상 처리하지 않은데 이어 최근 2년동안의 잡수입 수납현황과 집행내역, 통장사본 등 자료요청에 응하지 않고 있다. 입주자대표회의는 또 입주민들에게 충분한 설명도 없이 장기수선충당금을 38% 인상한데 이어 급수배관 교체 금액도 구체적 자료없이 타 아파트보다 8억여원이 높은 13억원을 책정해 주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입주민들은 “아파트자치회 사무실을 아방궁처럼 꾸민 김씨가 봉사 정신보다는 주민들 위에 군림하는 행태들을 더 이상 좌시할 수 없어 해임을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주민들은 김씨에 대한 사퇴 촉구 표시로 모금 운동을 통해 조성한 노란 띠를 만들어 아파트 베란다에 걸어두고 있다. 비상대책위원인 A씨는 “김씨는 관리비 수납은행을 갑자기 바꾸고, 승강기 수리를 지연시킨 의혹이 있는 등 선량한 입주자들을 아주 힘들게 하고 있다”며 “아파트를 자기 마음대로 운영하는 불신 덩어리인 입주자회장이 물러날 때 까지 우리 입주민들은 단합된 힘을 보여줄 것이다”고 말했다. 김씨는 주민들의 해임 동의와 관련한 입장을 묻자 “그런 얘기 하지말아라. 법대로 하면된다”고 전화를 끊었다. 순천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영화 ‘말모이’, 설민석이 말해주는 조선어학회 사건 이야기

    영화 ‘말모이’, 설민석이 말해주는 조선어학회 사건 이야기

    우리말 사전 탄생의 숨겨진 이야기를 소재로 한 영화 ‘말모이’의 설민석 특강 영상이 눈길을 끈다. 영상에는 ‘말모이’ 사전 편찬 작업이 가지는 의미와 일제의 집권으로 잃어버린 우리말을 되찾고, 독립을 이루고자 했던 평범하지만 위대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설민석 강사는 ‘문명 강대국은 모두 자국의 문자를 사용한다’라는 주시경 선생의 큰 뜻을 전하면서, 일본의 침략에 맞서 말과 글을 잃지 않기 위해 표기부터 띄어쓰기까지 통일된 우리말 사전 편찬 작업을 위한 ‘말모이’ 운동의 시작을 알기 쉽게 설명한다. 하나의 표준어를 정하고, 각 지역의 사투리를 수집하는 일까지 13년에 걸쳐 비밀리에 진행된 사전 편찬 작업이 위기를 겪은 뒤, 주시경 선생의 뒤를 이어 조선어학회가 사전 편찬 작업을 재개하기까지, 말을 지키기 위한 사람들의 노력을 단계별로 알기 쉽게 안내해 작품에 대한 이해를 높인다. 영화 ‘말모이’는 조선어학회가 우리나라 최초의 국어사전인 ‘말모이’를 편찬하려 했던 과정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 ‘택시운전사’의 각본을 썼던 엄유나 작가의 상업영화 감독 데뷔작으로, 오는 1월 9일 개봉한다. 12세 관람가. 영상부 seoultv@seoul.co.kr
  • 1960년 아시안컵 우승 주역 유족들 “아버님도 좋아하셨을 것”

    1960년 아시안컵 우승 주역 유족들 “아버님도 좋아하셨을 것”

    “아버지가 이 자리에 계셨다면 매우 좋아하셨을 것입니다. 자식으로서 도리를 다한 것 같아 기쁩니다.” 대한축구협회가 4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1960년 제2회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우승 주역 유가족들을 초청해 금메달을 전달했다. 고(故) 김홍복 선생의 딸 김화순 대한농구협회 경기력향상위원이 59년 만에 전달된 금메달을 목에 건 채 “6일 아시안컵이 개막하는데, 우리 선수들이 선배들의 기를 받아 우승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홍명보 축구협회 전무가 정몽규 회장을 대신해 유가족들에게 메달을 걸어줬다. 전달식에는 김씨를 비롯해 당시 우승 멤버인 고 최정민 선생의 딸 최혜정씨와 대회 득점왕인 고 조윤옥 선생의 아들인 조준헌 협회 인사총무팀장, 고 손명섭 선생의 딸 손신정씨가 참석해 메달을 받았다. 축구협회는 국내에서 개최한 1960년 아시안컵에서 한국 대표팀이 우승하자 AFC로부터 지원받은 비용으로 금메달을 만들어 선수들에게 나눠줬다. 그러나 도금이 벗겨져 나가는 등 문제가 생겼고 당시 선수들은 최정민 선생 등의 주도로 금메달을 반납했다. 그 뒤 50년 넘게 아시안컵 우승과 연을 맺지 못하자 ‘가짜 금메달의 저주’란 얘기가 돌았다. 축구협회는 새로 메달을 제작해 나눠줘야 한다는 원로들의 요청을 받아들여 같은 해 축구 수집가 이재형씨의 도움을 받아 원형대로 금메달을 다시 만들었지만 연락이 닿은 6명에게만 전달했다. 협회가 금고에 보관해왔던 나머지 금메달 가운데 4개만 이날 유가족에게 전달했다. 협회는 다른 유가족들과 연락이 닿는 대로 나머지 메달을 전달할 계획이다. 축구협회 홈페이지에 따르면 원년 대회를 우승한 한국은 두 번째 대회를 개최하기 위해 서울 효창운동장을 준공해 10월 14일부터 21일까지 대회를 치렀다. 한용호 단장에 김용식 감독이 팀을 이끌었고 선수로는 함흥철, 박상훈(이상 골키퍼) 김홍복, 이은성, 차태성, 김찬기, 김선휘, 손명섭, 유광준, 정순천, 문정식, 최정민, 이순명, 조윤옥, 우상권, 유판순, 박경화, 엄경진 등 18명이 뛰었다. 1960년대 아시아 최고의 스트라이커였던 최정민 선생과 수비수 김홍복 선생은 두 차례 우승을 모두 경험했다. 특히 최정민 선생은 1회 대회 마지막 경기였던 베트남전에서 두 골을 뽑아 5-3 승리와 우승을 견인했고, 2회 대회 때는 베트남과 첫 경기에서 한 골을 넣어 5-1 승리에 힘을 보탰다. 또 조윤옥 선생은 2회 대회 베트남과의 1차전, 이스라엘과의 2차전에서 두 경기 연속 멀티 득점으로 우승을 이끈 뒤 한국 선수로는 처음 대회 득점왕에 올랐다. 선생은 2002년 세상을 떠났고, 아들 조준헌 팀장이 협회에 근무 중이지만 어머니를 초청해 전달하려다가 시기를 놓치는 바람에 금메달을 수여하지 못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59년 묵은 금메달, 하늘에서 목에 걸다

    59년 묵은 금메달, 하늘에서 목에 걸다

    한국이 마지막으로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정상에 올랐던 1960년 2회 대회의 우승 멤버들 일부가 하늘에서 진짜 금메달을 목에 걸게 된다.대한축구협회는 4일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59년 전 우승 주역의 유가족들을 초청해 금메달을 전달한다고 3일 밝혔다. 고(故) 최정민 선생의 딸 최혜정씨와 고 김홍복 선생의 딸 김화순 대한농구협회 경기력향상위원, 대회 득점왕인 고 조윤옥 선생의 아들 조준헌 협회 인사총무팀장에게 홍명보 축구협회 전무가 정몽규 회장을 대신해 금메달을 전달한다. 우승 주역인 박경화(79) 전 축구협회 기술위원장도 함께한다. 금메달은 ‘가짜 금메달’ 소동 끝에 2014년에 다시 제작한 것이다. 한국은 1956년 홍콩 원년 대회에 이어 4년 뒤 국내에서 개최한 두 번째 대회도 우승했다. 축구협회는 AFC로부터 지원받은 비용으로 금메달을 만들어 선수들에게 나눠줬지만 값싸게 제작한 금메달 도금이 벗겨져 나가면서 최정민 선생 등의 주도로 모든 선수들이 반납하는 사달이 벌어졌다. 그 뒤 50년 넘게 아시안컵 우승과 연을 맺지 못하자 ‘가짜 금메달의 저주’란 얘기가 돌았다. 축구협회는 새로 메달을 제작해 나눠줘야 한다는 원로들의 요청을 받아들여 2014년 축구 관련 수집가로 유명한 이재형씨의 도움을 받아 원형대로 금메달을 다시 만들었지만 연락이 닿은 6명에게만 전달했다. 협회가 금고에 보관해왔던 나머지 금메달 가운데 3개만 이번에 유가족에게 전달하게 됐다. 10개 안팎의 금메달은 여전히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우병우 절친’ 최윤수, 불법사찰 무죄·블랙리스트 유죄

    ‘우병우 절친’ 최윤수, 불법사찰 무죄·블랙리스트 유죄

    박근혜 정부 당시 국가정보원의 이른바 ‘블랙리스트’ 공작에 관여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최윤수 전 국정원 2차장이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서울대 법대 84학번 동기로 절친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공모해 공직자를 불법사찰했다는 혐의는 무죄 판단을 받았다. 지난해 12월 불법사찰 혐의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고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는 우 전 수석은 이날 새벽 항소심 구속기한이 만료돼 석방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1부(부장 김연학)는 3일 국정원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최 전 차장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과 자격정지 1년을 선고했다. 최 전 차장의 핵심 혐의는 추명호 전 국정원 국익정보국장이 공직자들을 뒷조사한 뒤 우 전 수석에게 보고하는 과정에서 이를 승인했다는 것이었지만, 재판부는 우 전 수석과의 공모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재판부는 “우 전 수석과 다수 통화하긴 했으나 친분이 있어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전화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면서 “최 전 차장이 승인한 보고서 내용만으로는 이석수 전 청와대 특별감찰관 등에 대한 동향 수집 범위나 방법 등을 구체적으로 알 수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최 전 차장이 당시 정부에 비판적인 문화·예술인들을 문화체육관광부 지원 대상에서 배제하는 ‘블랙리스트 공작’에 관여한 혐의는 유죄 판단이 나왔다. 한편 최 전 차장과 우 전 수석 사이에서 불법사찰과 정치공작을 주도적으로 실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던 추 전 국장은 이날 징역 2년과 자격정지 2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서글픈 금메달’ 1960년 아시안컵 우승 주역들 천상에서 목에 건다

    ‘서글픈 금메달’ 1960년 아시안컵 우승 주역들 천상에서 목에 건다

    이런 소식을 전할 때면 조금 서글퍼진다. 한국 축구대표팀이 마지막으로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정상에 올랐던 1960년 2회 대회의 우승 멤버 가운데 세 분이 하늘에서 진짜 금메달을 목에 걸게 된다. 대한축구협회는 4일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59년 전 우승 주역의 유가족들을 초청해 금메달을 전달한다고 3일 밝혔다. 고(故) 최정민 선생의 딸 최혜정씨와 고 김홍복 선생의 딸 김화순 대한농구협회 경기력향상위원, 대회 득점왕인 고 조윤옥 선생의 아들 조준헌 협회 인사총무팀장에게 홍명보 축구협회 전무가 정몽규 회장을 대신해 금메달을 전달한다. 우승 주역인 박경화(79) 전 축구협회 기술위원장도 함께 한다. 금메달은 ‘가짜 금메달’ 소동 끝에 2014년에 다시 제작한 것이다. 한국은 1956년 홍콩 원년 대회에 이어 4년 뒤 국내에서 개최한 두 번째 대회도 우승했다. 축구협회는 AFC로부터 지원받은 비용으로 금메달을 만들어 선수들에게 나눠줬지만 값싸게 제작한 금메달 도금이 벗겨져 나가면서 최정민 선생 등의 주도로 모든 선수들이 반납하는 사단이 벌어졌다.그 뒤 50년 넘게 아시안컵 우승과 연을 맺지 못하자 ‘가짜 금메달의 저주’란 얘기가 돌았다. 축구협회는 새로 메달을 제작해 나눠줘야 한다는 원로들의 요청을 받아들여 같은 해 축구 수집가 이재형씨의 도움을 받아 원형대로 금메달을 다시 만들었지만 연락이 닿은 6명에게만 전달했다. 협회가 금고에 보관해왔던 나머지 금메달 가운데 3개만 이번에 유가족에게 전달하게 됐다. 축구협회 홈페이지에 따르면 원년 대회를 우승한 한국은 두 번째 대회를 개최하기 위해 서울 효창운동장을 준공해 10월 14일부터 21일까지 대회를 치렀다. 한용호 단장에 김용식 감독이 팀을 이끌었고 선수로는 함흥철, 박상훈(이상 골키퍼) 김홍복, 이은성, 차태성, 김찬기, 김선휘, 손명섭, 유광준, 정순천, 문정식, 최정민, 이순명, 조윤옥, 우상권, 유판순, 박경화, 엄경진 등 18명이 뛰었다. 1960년대 아시아 최고의 스트라이커였던 최정민 선생과 수비수 김홍복 선생은 두 차례 우승을 모두 경험했다. 특히 최정민 선생은 1회 대회 마지막 경기였던 베트남전에서 두 골을 뽑아 5-3 승리와 우승을 견인했고, 2회 대회 때는 베트남과 첫 경기에서 한 골을 넣어 5-1 승리에 힘을 보탰다. 또 조윤옥 선생은 2회 대회 베트남과의 1차전, 이스라엘과의 2차전에서 두 경기 연속 멀티 득점으로 우승을 이끈 뒤 한국 선수로는 처음 대회 득점왕에 올랐다. 선생은 2002년 세상을 떠났고, 아들 조준헌 팀장이 협회에 근무 중이지만 어머니를 초청해 전달하려다가 시기를 놓치는 바람에 금메달을 수여하지 못했다. 세 분의 유족에게 금메달이 전달된 것은 늦었지만 다행인 일이다. 하지만 여전히 10개 안팎의 금메달은 주인을 찾지 못한 채 협회 금고에 잠들게 된다. 이들의 한이 모두 풀릴 수 있도록 협회가 배전의 노력을 기울였으면 한다. 그래야 대회 우승을 위해 모든 힘을 다하라고 대표팀 선수들에게 떳떳하게 말할 수 있는 협회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영국 자율주행차 2019년 국내 첫 울릉도 등지서 시험 운행

    영국 자율주행차 2019년 국내 첫 울릉도 등지서 시험 운행

    영국 히드로공항에서 운행되는 자율주행차(울트라)가 올해 국내 처음으로 도입돼 시험 운행에 들어간다. 경북도는 이달 중 자율주행차 분야 세계 강국인 영국이 개발한 자율주행차 2대를 도입해 육지 및 도서 지역 2곳에서 각각 시험운행에 들어간다고 3일 밝혔다. 육지는 경산시 남산면 삼성현역사문화공원 일원 1.8㎞ 구간, 섬은 울릉군 서면 공설운동장 일원 1.1㎞ 구간에서 이뤄진다. 경북도와 경북IT융합산업기술원은 우선 대당 4000㎞ 정도 운행하며 각종 데이터를 수집하기로 했다. 이어 정부로부터 안정선성 검증과 운행허가를 받아 도로를 달리며 주행 데이터를 축적한 뒤 다음 단계의 자율주행 기술 연구 개발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도는 이를 위해 2016년 9월 영국 정부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으며, 총 사업비 2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도는 이번 시범 사업 후 경주, 안동 등 도내 전역으로 자율주행차 운행을 확산할 계획이다. 2011년부터 히드로공항에서 운행 중인 울트라는 공항 청사와 주차장을 오가며,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사고를 내지 않았다. 자율주행차는 4차 산업의 핵심기술인 인공지능, 센서, 빅데이터, 사물인터넷(loT), 5세대(5G) 이동통신 등 주요 기술이 집약된 분야다. 경북도 관계자는 “국내 대기업 등이 자율주행차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나 관련 기술이 전혀 공개되지 않고 있다”면서 “자동차 산업으로 대표되는 경북의 주력산업을 구조고도화하고 민간부문 자율주행차 공동 연구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안동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어용노조·미행… 에버랜드 노조 방해 13명 기소

    강경훈 삼성전자 부사장 등 전·현직 삼성 임직원 13명이 에버랜드(현 삼성물산 리조트부문) 노조 활동을 방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삼성 계열사의 부당노동행위가 재판에 넘겨진 건 삼성전자서비스에 이어 두번째다. 에스원과 삼성 웰스토리, CS모터스 등도 고발된 상태라 수사는 계속 확대될 전망이다. 서울중앙지검 공공형사수사부(부장 김수현)는 1일 강 부사장, 이모 전 에버랜드 전무, 임모 에버랜드 노조위원장 등 13명을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에서 그룹 전체 노사업무를 총괄했던 강 부사장은 지난해 9월 삼성전자서비스와 관련한 혐의로도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이들은 2011년 6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미전실에서 마련한 노사 전략을 토대로 에버랜드 노동자들의 정당한 노조 활동을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복수노조 제도 시행 전 금속노조 삼성지회가 삼성노조를 세우려 하자 미리 어용노조를 설립하고 단체협약을 체결해 이후 삼성노조가 설립되더라도 단협 체결 요구권을 갖지 못하도록 했다. 검찰은 어용노조 설립에 필요한 서류를 사측이 대신 작성하거나 검토하는 등 설립을 주도하고 어용노조 위원장 등에게 언론대응 요령 등을 교육한 것으로 파악했다. 이 밖에도 검찰은 사측이 삼성노조 와해를 위해 노조 집행부를 미행하면서 비위를 수집했다고 보고 있다. 노조 집행부 중 한 명이 대포차를 운행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관련 정보를 경찰에 넘기기도 했다. 사측은 경찰과 정보를 적극 교환해 집행부가 체포되자 이를 해고 사유로 삼기도 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삼성 에버랜드 노조방해로 강경훈 부사장 등 13명 기소

    삼성 에버랜드 노조방해로 강경훈 부사장 등 13명 기소

    강경훈 삼성전자 부사장 등 13명 전·현직 임직원들이 에버랜드 노조를 방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삼성전자서비스에 이어 삼성 계열사가 노조와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건 두번째다. 서울중앙지검 공공형사수사부(부장 김수현)는 1일 강 삼성전자 부사장, 이모 전 에버랜드 전무, 임모 삼성 에버랜드노조 위원장 등 13명을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2011년 6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에서 마련한 노사전략을 토대로 어용노조를 설립하는 등 노조활동을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어용노조를 만들어 복수노조 제도 시행 전에 단체협약을 체결, 진성노조가 이후 설립되더라도 단체협약 체결 요구권을 갖지 못하도록 했다. 이 과정에서 사측이 어용노조 설립에 필요한 서류를 대신 작성하거나 검토하는 등 설립을 주도하고 어용노조 위원장 등에게 언론대응 요령 등을 교육한 혐의도 함께 받는다.  이밖에도 검찰은 사측이 노조를 와해하기 위해 노조 집행부를 미행하면서 비위를 수집했다고 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사측은 노조 집행부 중 한 명이 대포차를 운행한다는 사실을 알게돼 차량의 차대번호를 촬영해 경찰에 넘기기도 했다. 사측은 경찰과 정보를 적극 교환해 집행부가 체포되자 이를 해고사유로 삼기도 했다.  검찰은 에버랜드 측이 2012년 10월까지 삼성노조 조합원과 가족들을 지속적으로 미행하고 감시하면서 개인정보를 수집한 사실도 확인하고 업무방해와 개인정보보호법위반 등의 혐의도 함께 적용했다.  이번에 재판에 넘겨진 강 부사장은 삼성전자서비스 노조와해를 시도한 혐의로 지난해 9월 이미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검찰은 삼성 계열사 노조와해 의혹을 수사하며 강 부사장에게 두 차례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모두 기각됐다.  앞서 검찰은 이와 같은 방식으로 노조를 와해하려고 시도한 삼성전자서비스와 관련해 이상훈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 최평석 전 전무 등 32명을 기소했다. 삼성전자서비스에 이어 에버랜드 전·현직 임직원들도 노조와해에 관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지면서 그룹 차원에서 노조 와해 공작을 벌였다는 정황이 속속 확인되고 있다. 에스원과 삼성 웰스토리, CS모터스 등 삼성 계열사 일부도 노조법 위반 혐의로 고발된 상태여서 수사는 계속 확대될 전망이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野 ‘민간 사찰’ 공세에… 조국 “사실이라면 저는 즉시 파면돼야”

    野 ‘민간 사찰’ 공세에… 조국 “사실이라면 저는 즉시 파면돼야”

    조 수석 “어불성설” 격앙된 목소리로 반박 임종석 “범죄 혐의자의 일탈 행위가 본질” 나경원 “김태우 범법자 만들겠다는 의도 진실 밝혀질까 두려워 고발 못 하나” 공세 KT&G 사장 교체 개입설에 任 “금시초문”여야는 31일 청와대 특별감찰반 민간인 불법사찰 의혹 등을 규명하고자 소집된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고성을 주고받는 등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직접 운영위에 참석한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도 이번 사태를 청와대 특별감찰반원 출신 김태우 검찰 수사관의 개인 비위로 규정하며 관련 의혹을 적극 부인했다. 현안보고에 나선 임 실장은 자신과 관련한 ‘책임론’까지 언급하며 사실상 정면돌파 의지를 나타냈다. 임 실장은 “이번 사건은 비위로 곤경에 처한 범죄 혐의자가 자기 생존을 위해 국정을 뒤흔들어 보겠다고 벌인 삐뚤어진 일탈 행위가 본질”이라며 “지금 김 수사관은 자신을 건드리면 어떻게 되는지 보여 주겠다고 결심한 사람처럼 동료의 흠결을 들추고 직권을 남용해 수집한 부정확한 정보를 일방적으로 유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임실장 “더 엄하지 못했던 기강 질책 달게 받겠다” 그러면서도 임 실장은 “왜 김 수사관 같은 비위 혐의자를 애초에 걸러내지 못했는지, 왜 조금 더 엄하게 청와대 공직기강을 세우지 못했는지에 대한 따가운 질책은 달게 받겠다”고 말했다. 조 수석도 “이번 일은 김 수사관의 비위행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며 “이미 대검 감찰본부의 중징계 결정에 따라 김 수사관의 비위는 일부 드러났고 현재 진행되고 있는 검찰 수사를 통해 실체는 더 명확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조 수석은 “책략은 진실을 이기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질의 과정에선 세부 쟁점을 놓고 충돌이 일어났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임 실장과 조 수석의 발언을 들어 보면 공익제보자인 김 수사관을 범법자로 만들겠다는 의도로 보인다“며 “감찰로 탈탈 털어서 260만원 상당의 골프를 친 것 갖고 범법자라고 하는데 정작 명예훼손으로 고발을 못하는 건 사실이 밝혀질까 두려워서 그러는 것 아니냐”고 공세를 펼쳤다. 그러자 임 실장은 “필요하다면 김 수사관을 추가 고발할 것”이라며 “단 나 원내대표는 김 수사관을 탈탈 털어도 골프 향응 260만원이 전부라고 했는데 유착관계에 있는 건설업자 뇌물수수 사건에 개입하려다 업무에서 배제된 사람을 어떻게 범죄 혐의자가 아닌 공익제보자라고 하나”라고 맞받아쳤다. 나 원내대표가 이번 특감반 사태와 관련한 문재인 대통령의 유감 표시가 있었느냐고 따져 묻자 임 실장은 “이건 대통령께서 유감을 표시할 상황으론 보이지 않는다”고 답했다. ●野 “조 수석 몰랐다는 건 文정부 내로남불 DNA” 같은 당의 이만희 의원은 330여개 공공기관장과 감사에 대한 세평 등을 담은 문서가 있다는 의혹에 대해 “이건 박형철 반부패비서관이 지시하고 이인걸 전 특감반장이 주도해 캠코더 인사 자리를 만들어 주려고 작성한 것”이라며 “조 수석이 이 내용을 보고받지 못했다는 건 이 정부에 내로남불 DNA가 뼛속까지 들어 있고 거짓과 위선이 판치고 있다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조 수석은 “그건 비위 행위자인 김 수사관의 일방적 주장일 뿐 그런 문서를 작성하라는 지시는 없었다”며 “만약 그런 사실이 있다면 제가 책임지겠다”고 했다. 임 실장도 “부처별 기관장의 취임 시점을 다 알기는 어렵고 이걸 종합적으로 분석한 보고서도 없다”며 “김 수사관에게 보냈다는 문건을 근거로 한 블랙리스트 주장은 취소해 줬으면 한다”고 요구했다. 강효상 한국당 의원이 정부의 KT&G 사장 교체 개입 여부를 묻자 임 실장은 “개입한 바도 없고 금시초문”이라고 선을 그었다. 김도읍 한국당 의원은 우윤근 주러시아 대사 금품수수 의혹과 관련해 “문재인 정부는 정권 실세 인사에 대한 첩보는 철저히 묵인하고 비문 인사 문제에 대해서는 엄격히 잣대를 들이대며 특별감찰 활용에 이중잣대를 들이댔다”고 지적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한국당이 가짜뉴스 생산에 동조하고 있다며 반격했다. 이철희 민주당 의원은 “김태우 사건의 본질은 ‘3비 커넥션’인데 ‘비리 기업인’을 스폰서로 두고 정보 장사를 했던 ‘비리 공직자’가 쏟아내는 음해성 내용을 ‘비토 세력’이 문재인 정부를 향해 쏟아붓는 것”이라며 “몸통은 한국당”이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권칠승 의원도 “수많은 국민이 모여 탄생시킨 문재인 정부가 가짜뉴스로 물들어 가고 있다”며 “사회를 개혁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치는 게 아닌가 우려스럽다”고 했다. 이날 차분하게 답변을 이어 가던 조 수석도 이 대목에선 격앙된 목소리를 냈다. 조 수석은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뒤 국가정보원의 정보담당관(IO) 등을 철수시켰는데 10여명 남짓한 행정요원을 갖고 민간인 사찰을 했다는 건 어불성설”이라며 “민간인을 사찰했다면 저는 즉시 파면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與 “조 수석 존재 자체가 역모인 듯 몰아” 방어 이철희 의원은 “영화 사도를 보면 영조가 사도세자에 대해 ‘존재 자체가 역모’라고 한다”며 “오늘 얘기를 쭉 들어 보면 어떤 분들이나 세력에 조 수석은 그 존재 자체가 역모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는 정부의 차분하고 치밀한 대응이 굉장히 중요하다”며 “감성적으로 ‘우리는 억울하다’ 이렇게 접근하면 사태의 본질을 짚지 못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조국 “민간인 사찰 어불성설…사실이라면 전 즉시 파면돼야”

    조국 “민간인 사찰 어불성설…사실이라면 전 즉시 파면돼야”

    비위 행위가 적발돼 중징계 대상이 된 김태우 검찰 수사관의 주장 등을 근거로 자유한국당이 문재인 정부의 민간인 사찰 의혹을 제기하자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제가 정말 민간인 사찰을 했다면 전 즉시 파면돼야 한다”면서 강하게 반박했다. 조 수석은 31일 청와대 현안보고를 위해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한 일이 국정원(국가정보원)의 수백, 수천명 요원을 철수시킨 것”이라면서 “열 몇 명의 행정요원으로 민간인을 사찰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맞섰다. 조 수석은 “민간인 사찰이라 함은 몇가지 요건이 있다. 권력기관의 지시, 정치적 의도와 목적, 특정 대상과 특정 인물을 목표로 해서 이뤄져야 한다”면서 “지금 특감반(특별감찰반)원 김태우가 수집한 것은 민간정보가 있는 것은 사실이나 민간사찰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 그 정보조차도 데스크, 감찰반장을 통해서 폐기되거나 관련부서로 전달됐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논란이 된 청와대 특감반 사건에 대해 “핵심은 김태우 (검찰) 수사관이 징계처분이 확실시되자 정당한 업무처리를 왜곡해 정치적 쟁점으로 만들고 자신의 비위 행위를 숨기고자 희대의 농간을 부리는 데 있다”면서 “(이번 논란은) 김태우 수사관의 비위 행위 그 이상 이하도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비위 혐의자의 일방적인 허위 주장이 마치 사실인 것처럼 일부 언론에 보도되고 뒤이어 정치 쟁점화했다”면서 “현재 진행되는 검찰 수사를 통해 비위의 실체가 더 명확해질 것이다. 책략은 진실을 이기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조 수석은 “단언컨대 문재인 정부의 민정수석실은 이전 정부와 다르게 민간인을 사찰하거나 블랙리스트를 만들지 않았다”면서 “애초부터 정치적 반대자에 대한 사찰은 엄격히 금지해왔다”고 말했다. ‘환경부 산하기관 블랙리스트’ 논란에 대해서도 “그 문건에 있는 사람들 중 임기 전 퇴직은 4명에 불과하고, 2명은 임기 만료까지 근무, 7명은 임기 초과 근무여서 현재까지 근무하는 사람이 3명”이라며 “블랙리스트를 만들어서 조직적으로 찍어냈다고 한다면 어떻게 임기를 다 채우고 지금까지 근무하겠나. 어불성설”이라고 일축했다. 이에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박근혜 당시) 문화체육관광부 공무원 리스트를 만들어 최종적으로 8명 중 5명을 좌천보내 기소됐는데 무죄가 됐다”면서 “세평 수집은 인사검증, 복무점검, 직무감찰 등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는 민정수석실의 업무수행 방법 중 하나에 불과하다는 것”이라며 지원사격했다. 박 의원이 “설령 만에 하나라도 (환경부 문건이) 지시에 의해 작성됐다고 해도 법원 판결에 비춰보면 블랙리스트 문건이 아닌 거죠”라고 묻자 조 수석은 “네. 일단 전제는 지시(했냐의) 문제가 있지만, 지시한 바는 전혀 없고. 환경부 감사관실에서 정보를 제공한 것”이라고 답했다. 조 수석은 “지금 사태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느냐”는 유의동 바른미래당 의원의 질의에 “이 사태가 벌어진 데 대해 국민들께 송구한 마음이 아주 크다”면서 “이 사태를 정확히 수습하는 것이 책임질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또 “과거 특감반원의 습성을 변화시키지 못했다는 생각도 든다”면서 “돌이켜 보면 민정수석실에서 특감반 관리에 있어서 더 치밀하고 더 정밀히 점검했어야 했다고 반성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담요 한 장 팔아 77초 만에 백만장자 된 남자의 사연

    담요 한 장 팔아 77초 만에 백만장자 된 남자의 사연

    6년 전 장애수당을 받으며 근근히 살아가던 남자에게 기적같은 행운이 찾아왔다. 할머니가 물려준 담요가 경매에 나와 무려 150만 달러(약 16억 7000만원)에 낙찰된 것. 이 담요는 그의 조상인 나바호족이 남긴 가보로 1800년대 유물이었다.  미국 캘리포니아 출신 로렌 크라이처(54)는 돌아가신 할머니의 유품을 정리하기 위해 조부모 집을 찾았다가 그 담요를 발견했다. 로렌은 “다른 건 이미 어머니와 여동생이 쓸어담은 뒤였다”고 회상했다. 할머니 집에 남은 것은 증조모의 가방 하나가 전부. 그 가방에는 담요가 들어있었는데, 증조모의 고양이가 새끼를 낳았을 때 깔아준 것이었다. 어머니와 여동생 누구도 담요에 관심을 보이지 않자, 로렌은 그 담요를 집으로 가져와 옷장 속에 넣어두었다.  그리고 지난 2007년 로렌은 교통사고로 왼쪽 발을 절단하는 끔찍한 일을 겪었다. 사고 이후 장애를 얻은 로렌은 캘리포니아 촌구석인 레오나 벨리의 친구 오두막에서 우리 돈으로 월 20만원 정도로 근근히 생계를 이어갔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TV에서 할머니의 담요와 비슷한 골동품을 보게 된다. PBS 방송사의 ‘앤티크 로드쇼’에 나온 미국 원주민 박물관의 수집가는 나바호족의 담요를 소개하며 최소 50만 달러의 가치가 있다고 밝혔다.할머니의 담요를 들고 곧장 골동품 가게로 달려간 그는 평범한 담요에 불과하다며 퇴짜를 맞는다. 그러나 로렌은 포기하지 않고 경매회사로 달려갔고, 한 감정평가사에게 “세계에서 가장 훌륭하고 희귀한 나바호족의 담요”라는 감정 결과를 받아들었다.  2012년 11월 우여곡절 끝에 경매시장에 모습을 드러낸 로렌의 담요는 단 77초만에 무려 150만 달러에 낙찰되는 기적을 만들었다. 담요 한 장으로 로렌의 인생은 180도 달라졌다. 이후 로렌의 담요를 낙찰받은 화랑 주인은 지난 2016년 한 수집가 커플에게 다시 180만 달러에 담요를 되팔았다. 이 수집가 커플이 지난해 뉴욕 메트로폴리탄박물관에 로렌의 담요를 포함한 원주민 유물 100점을 기부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로렌의 사연도 세상의 주목을 다시 받게 됐다.로렌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경매 후 많은 것이 변했다”고 털어놨다. 친구 오두막에 얹혀 살던 그는 캘리포니아 중심부에 집 두 채를 사들여 내집 마련의 꿈도 이뤘다. 그러나 그 행복은 오래 가지 않았다. 로렌은 “백만장자가 된 후 많은 사람들이 나에게 전화를 걸어왔다. 오랫동안 연락을 끊고 지내던 친척들이 자기 몫을 달라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또 할머니 유품을 정리할 당시에는 담요에 관심을 두지 않았던 여동생이 소송을 걸겠다고 협박한 일화도 공개했다. 로렌은 “처음 돈이 생겼을 때는 나도 그들을 도왔다. 그러나 그들의 요구는 끝이 없었고, 내가 몇십억씩을 혼자 쥐고 있는 이기적인 사람이라고 비난했다”며 속상함을 내비쳤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국회 출석 50분 만에 입 연 조국 “김태우, 희대의 농간 부려”

    국회 출석 50분 만에 입 연 조국 “김태우, 희대의 농간 부려”

    여야 의사진행발언으로 충돌임종석 “언제든 책임 질 준비”조국 “책략은 진실 이기지 못해” 청와대 전 특별감찰반원인 김태우 수사관이 제기한 민간인 사찰과 블랙리스트 의혹에 대해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과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강한 어조로 부인했다. 조 수석은 “핵심은 김태우 수사관의 비위 행위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라며 “김 수사관이 징계 처분이 확실시되자 자신의 비리를 숨기고자 희대의 농간을 부리고 있다”고 밝혔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도 “이번 사건의 본질은 비위로 곤경에 처한 범죄자가 자기 생존을 위해 국정을 흔들어보겠다는 비뚤어진 일탈 행위”라고 규정했다. 조 수석과 임 실장은 31일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했다. 회의는 오전 10시 시작됐지만 두 사람은 50분이 지나도록 입을 열지 못했다. 여야 의원이 의사진행발언으로 강하게 충돌하면서 질의가 진행되지 못한 탓이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박형철 반부패비서관과 백원우 민정비서관 등 민정수석실 비서관들이 출석하지 않은 점을 문제 삼았다.더불어민주당은 여야가 사전에 조 수석과 임 실장의 출석에 합의해놓고 이제 와서 딴소리를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여야 의원의 고성이 오간 뒤 본격적인 질의가 시간되기 전 임 실장과 조 수석이 준비해온 발언을 읽어나갔다. 임 실장은 “김태우 수사관은 업무과정에서 과거 경험과 폐습을 버리지 못하고 업무범위를 넘나드는 일탈행위를 저질렀다”며 “민정수석실이 매단계 시정명령하고 엄중경고하고 근신조치 하는 등 바로잡고자 했지만 일탈을 멈추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임 실장은 김 수사관에 대해 “지금 그는 자신을 건드리면 어떻게 되는지 보여주겠다고 결심한 사람처럼 보인다”며 언론 등에 감찰 문서를 유포한 것에 유감을 나타냈다. 임 실장은 비서실장으로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그는 “비서실의 불찰을 뼈 아프게 생각한다. 왜 그런 비위혐의자를 애초에 걸러내지 못 했는지, 왜 좀더 일찍 돌려보내지 못했는지, 왜 좀더 엄하게 청와대 공직기강을 세우지 못했는지…”라며 “따가운 질책은 겸허히 받겠다. 대통령께 송구하고 국민들께 죄송하고 무한한 책임을 느낀다”고 말했다. 임 실장은 비서실장으로 언제든 책임을 질 준비가 돼 있다고도 했다.이어 발언권을 얻은 조 수석은 “단언컨대 문재인 정부 청와대는 민간인 사찰을 하거나 블랙리스트를 만들지 않았다”며 “정치 반대자의 사찰을 엄격히 금지하고 특감반원들이 관할 범위 밖 미확인 정보를 수집해오면 법에 따라 폐기하거나 관련 부처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조 수석은 김태우 수사관이 과거정부의 습성을 버리지 못한 첩보를 계속 수집했다고 지적했다. 조 수석은 “책략은 진실을 이기지 못한다. 오늘 이 자리에서 왜곡된 주장의 진실이 선명히 드러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 수석은 “민정수석으로서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하는 것이 적절한 지 의문이 있었지만 고 김용균씨가 저를 이 자리에 소환했다”며 “민정수석의 국회 불출석 관행보다는 김용균법 처리가 더 중요하다는 대통령의 결심 때문”이라고 전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팩트체크]직장내 괴롭힘 방지법 통과…소주 ‘원샷’ 시킨 최 팀장의 운명은

    [팩트체크]직장내 괴롭힘 방지법 통과…소주 ‘원샷’ 시킨 최 팀장의 운명은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 톺아보기정서적 고통은 제외…개념 혼란사장에게만 신고, 프리랜서는 제외폴란드 ‘직업 적합성 재고하게 하는 행위’이른바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이 지난 2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습니다. 연말에도 괴로운 회사 생활을 이어가던 직장인들에게 반가운 소식입니다. ‘직장 내 괴롭힘’이라는 개념이 모호하다는 이유로 지금껏 논란이 이어지다가 막바지 간신히 여야 합의를 이뤘습니다. 국무회의를 거쳐 대통령이 법을 공포하면 6개월 뒤부터 시행됩니다.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엔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 담겼는지 뜯어보려 합니다. 주말에도 전화하는 김 부장, 회식 자리마다 먹기 싫은 술을 강권하는 최 팀장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요? Q.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해주세요. A. 이번에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이른바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이란 근로기준법 개정안, 산업재해보상보험법 개정안 두 건을 함께 부르는 말입니다. ‘직장 내 괴롭힘’이라는 정의 규정을 법에 담은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핵심입니다. ‘직장에서의 지위나 관계 등 우위를 이용해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가 직장 내 괴롭힘 정의입니다. 산재보상보험법에선 업무상 질병 항목에 ‘직장 내 괴롭힘, 고객의 폭언 등 업무상 정신적 스트레스가 원인이 돼 발생한 질병’도 추가했습니다. 한마디로 상사가 괴롭혀서 발생한 스트레스도 산재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겁니다. Q. 개념이 모호하다고 논란이 됐다면서요. A. 그렇습니다. 과연 어떤 행동까지 우리가 괴롭힘이라고 정의할 수 있을까요. 사람마다 괴롭힘이라고 생각하는 정도의 차이가 있을 텐데 말입니다. 직장 내 괴롭힘을 근절해야 한다는 점엔 여야가 공감했고 관련 상임위원회인 환경노동위원회에선 만장일치로 통과했습니다. 하지만 법의 자구 등을 심사하는 법제사법위원회에선 쉽사리 통과가 되지 않았습니다. 격론 끝에 일부 표현이 달라졌습니다. 원안에서 직장 내 괴롭힘의 정의를 ‘신체적·정신적·정서적인 고통’이라고 표현했지만 여기서 ‘정서적’이라는 표현은 빠졌습니다. ‘업무’ 환경이라는 표현도 근무환경이라고 바뀌었지요. 전문가들은 커다란 차이는 아니라고 봅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정서적 고통은 널리 보면 정신적인 고통으로도 포괄할 수 있기 때문에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Q. 여전히 모호한 것 같은데요. A. 직장 내 괴롭힘을 아주 명료하게 정의하는 것은 사실 불가능합니다. 주관적인 감정에 판단 근거가 있기 때문입니다. 누가 봐도 정당한 업무 지시인데 부하 직원은 괴로워할 수 있습니다. 이때도 지시를 내린 상사를 징계하는 건 곤란하겠죠. 그래서 필요한 것이 바로 ‘가이드라인’입니다. 고용부는 내년도 추진할 업무 과제로 직장 내 괴롭힘 방지 가이드라인을 만들겠다고 했습니다. 어떤 것을 직장 내 괴롭힘으로 볼 것인지 사업장에서 참고할 수 있도록 손에 잡히는 사례를 중심으로 구성하겠다는 것입니다. 그냥 만드는 것은 물론 아닙니다. 전문가 연구 용역을 거쳐 그간 쌓인 법원의 판례와 외국 사례 등을 참조할 것입니다. 어떤 지시가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는지 판단하는 게 핵심이겠네요. Q. 저희 회사 김 부장은 자꾸 주말에 전화합니다. 쉬는 날이지만 안 받을 수도 없고 미치겠습니다. A. 부장이 전화를 한 것 자체만으로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하지만 그날 업무 지시를 내렸다면 이는 암묵적으로 초과근로를 강요하는 ‘부당한’ 업무 지시로 볼 수 있습니다. 근로자가 합의하지 않은 연장·야간·휴일 근로는 강제할 수 없습니다. 근로기준법 제50조와 제55조에선 법적으로 휴식권을 보장하고 있습니다. 노동조합을 통해서 해결하거나 고용부 산하 관할 지방고용노동지청에 관련 사실을 신고하세요.Q. 같은 부서 최 팀장은 회식 때마다 술을 강권합니다. 저는 술을 먹지 못하는데 “토를 하더라도 마셔라”고 하네요. A. 이는 명백한 직장 내 괴롭힘으로 볼 수 있습니다. 회식 자리에서 술을 마시는 것은 업무상 적정 범위가 아닙니다.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인 고통을 준 것도 분명하네요.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볼 필요도 없습니다. 앞으로 법이 시행되면 최 팀장은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에 저촉되는 행위를 한 것이 됩니다. Q. 처벌은 누가 받나요. A. 물론 괴롭힘 정도가 심하면 가해자는 직접 법의 처벌을 받습니다. 직원의 뺨을 후려친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처럼요. 하지만 이번에 통과한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은 가해자들을 직접 법으로 처벌하는 내용은 아닙니다.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사실을 누구든 사장에게 신고할 수 있습니다. 사장은 반드시 조사를 실시해야 할 의무가 있어요. 사실이 확인되면 피해 근로자의 요청에 따라 근무장소를 변경해주거나 유급휴가 등을 줘야 합니다. 사장은 가해자에게 징계 등을 내려야 하죠. 만약 사장이 피해를 당했거나 괴롭힘 사실을 신고한 근로자에게 불리한 조치를 내렸다면 그때 사장은 처벌을 받습니다. 다시 말하면 술을 강권한 최 팀장에게 징계를 내리지 않고 오히려 신고한 사람에게 불리한 조치를 내렸다면 사장님이 근로기준법을 위반하게 됩니다. Q. 직장 내 괴롭힘을 사장에게 신고할 수 있도록 했군요. 그런데 사장이 괴롭힘 가해자면 어떡하죠. A. 이번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의 맹점입니다. 일반 근로자가 가해자라면 사장이 조치할 수 있지만 사장이 직접 가해자일 땐 이 법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게 없습니다. 신고 대상이 사용자로 한정돼 있기 때문입니다. 사장이 괴롭혔다는 사실을 사장에게 신고한다는 것은 아주 웃기는 일입니다. 증거를 잘 수집했다가 가까운 노동청에 신고해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도 근로감독관이 부당해고, 부당징계, 임금체불 등 구체적인 사건으로 보기 어려운 괴롭힘 사건 때문에 적극적으로 사업장에 개입하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노동청에서 도와주지 않을 것 같으면 증거를 수집해 기자에게 제보해주세요. 기자 메일 주소는 기사 마지막 부분에 있습니다. Q. 프리랜서도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으로 보호받을 수 있나요? A. 안타깝지만 불가능합니다.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이 근로기준법에 명시된 것이기 때문입니다. 근로기준법이란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법입니다. 따라서 법에서 정한 근로자로 보호받기 어려운 프리랜서들에겐 이 법이 적용되지 않아요. 게다가 4인 미만 소규모 영세사업장에서 벌어지는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해서도 해당 규정을 적용하려면 별도로 하위 법령을 바꿔야 합니다. 법이 만들어졌다고 다 끝난 게 아니라는 뜻입니다. Q. 다른 나라에선 어떤가요? A. 유럽은 직장 내 괴롭힘 관련 논의가 가장 활발한 곳입니다. 우리나라보다 훨씬 앞서 법으로 직장 내 괴롭힘을 규정했어요. 스웨덴도 1990년대 후반부터 직장 내 괴롭힘을 규율하기 위해 ‘직장 내 괴롭힘 조례’를 만들어서 관련 행위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폴란드는 노동법에서 ‘근로자에게 직업 적합성을 다시 생각하게 하며 굴욕감과 곤란함, 고립과 격리 등을 유발하는 행위’를 직장 내 괴롭힘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핀란드는 산업안전보건법에서 정신적인 폭력을 ‘개인 또는 집단에 대한 고의적인 실력 행사로 신체적, 정신적, 영적, 도덕적, 사회적 발전의 저해를 초래하는 경우를 포함한다’고 규정했네요. 한국과 법 체계가 비슷한 이웃나라 일본에선 직장 내 괴롭힘(파워하라)에 대해 기업의 대응을 법으로 의무화하는 방침을 후생노동성에서 정했습니다. 괴롭힘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 의무를 기업에게 법률로 부과하는 것입니다. 내년 정기국회에 관련 법을 제출하는 게 목표라고 합니다. Q. 이것으로 직장 내 괴롭힘이 완전히 사라질 수 있을까요. A. 답하기 어려운 질문입니다. 법 하나 만들어졌다고 모든 사람들의 행동이 하루아침에 바뀌긴 어려울 것입니다. 기업마다 일해왔던 관행도 있을 테고요. 하지만 중요한 것은 법에 직장 내 괴롭힘이라는 문장을 넣었다는 사실입니다. 법리를 다투는 과정에서 어떤 것을 직장 내 괴롭힘으로 볼 수 있을 것인지 판례도 나오겠죠. 많은 사례가 수면 위로 오를 것이고 자연스레 사회적 자정작용이 일어날 것으로 기대합니다. 시간이 오래 걸리겠죠. 하지만 이번 법 통과는 직장 내 괴롭힘을 없애기 위한 첫 걸음을 내딛은 것으로 평가할 수 있겠습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서울의대 환경보건센터, 환경유해물질과 소아기 성장 발달에 관한 코호트 연구 진행

    서울의대 환경보건센터, 환경유해물질과 소아기 성장 발달에 관한 코호트 연구 진행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환경보건센터가 환경유해물질의 노출이 소아기 성장 발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를 진행한다. 해당 연구는 임신 중 산모를 모집해 출생한 아동들의 성장기 별로 신체적, 신경학적 발달에 영향을 주는 환경 위험요인을 찾기 위한 것으로, 인간에서 일어나는 각종 질병의 원인을 논리적으로 규명하고 검증하는 방법 중 가장 과학적인 방법으로 여겨지는 ‘코호트’ 연구로 진행된다. EDC 코호트 연구는 인과적 논증 과정의 가장 마지막 단계에 적용하는 역학적 연구 방법으로, 특정 요인에 노출된 집단과 노출되지 않은 집단을 추적하고 연구 대상 질병의 발생률을 비교하여 요인과 질병 발생 관계를 조사하는 방식이다. 서울의대 환경보건센터는 2008년부터 2010년 사이에 서울 및 경기도 내 산모를 모집하여, 산모의 임신 중 소변 및 채혈 검사를 통해 환경 위험요인의 노출에 관한 조사를 실시했다. 더불어 2012년에서 2015년 사이 모집된 약 726명의 아이를 2세, 4세, 6세, 8세 각 연령별로 추적 조사하고 있다. 추적률은 2, 4세에 추적된 726명의 어린이 가운데 80.9%가 8세에 추적되면서 상당히 높은 편으로 평가되고 있다. 추적조사를 통해서는 각 연령별로 혈액 및 소변 샘플에서 측정된 환경 위험요인의 노출 수준을 파악하며, 부모 설문으로 사회 인구학적 특성 및 생활습관 등의 자료를 수집하고 있다. 또한 신경행동학적 발달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고자 소아정신과 전문의 및 임상심리전문가가 국내외 검증된 도구를 이용해 자폐스펙트럼 장애와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 인지기능 등을 평가하고 있다. 홍윤철 환경보건센터 센터장은 “본 연구는 임신 중부터 유아기 동안의 환경 위험요인을 파악하고, 이 위험요인과 신체 및 신경학적 발달 수준의 영향을 평가하는 것이 목적이다”라며 “이러한 환경 위험요인의 노출 수준과 유전학적인 요인의 연관성 분석 또한 진행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외 연구결과의 경우 생활 방식이나 유전적 요인의 차이로 국내에 적용하기 어렵기에 이번 국내 EDC 코호트 연구를 통한 자료 수집이 매우 가치 있다고 볼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본 연구의 가설 및 진행의 개요는 유력한 국제 저널인 국제역학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Epidemiology) 2018년 8월 자에 소개되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