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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의선·최태원, ‘전기차 배터리 판매·재사용’ 손잡았다

    정의선·최태원, ‘전기차 배터리 판매·재사용’ 손잡았다

    현대·기아자동차와 SK이노베이션이 전기차 배터리 산업 생태계 발전을 위한 협력을 구체화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7월 충남 서산 SK이노베이션 배터리 공장에서 회동한 이후 2개월 만에 가시적인 성과가 나온 것이다. 국내 완성차 업체와 배터리 제조사가 미래 모빌리티와 관련해 구체적인 협업에 나선 건 처음이다. 양사는 8일 리스·렌털 등 전기차 배터리 판매, 배터리 관리 서비스, 배터리 재사용·재활용 등에서 협력 체계를 검증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 수석부회장과 최 회장이 전기차 배터리의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친환경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이루면서 협업이 성사됐다. 양사 관계자는 “기존 ‘배터리 공급’이라는 단편적인 협업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배터리 생애주기를 고려한 선순환적 활용을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번 협업의 핵심은 전기차 배터리의 재사용 및 부품 재활용 사업으로 요약된다. 양사는 앞으로 배터리의 제조에서 재사용, 재활용으로 이어지는 자원 선순환 체계 구축에 나선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인 친환경 배터리를 생산할 뿐만 아니라 배터리의 재사용을 고려한 최적 설계를 통해 부가가치를 높일 계획이다. 현재 양사는 기아차의 전기차 ‘니로 EV’에 탑재되는 배터리팩을 수거해 재사용을 위한 검증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차량용으로 사용하기 어려운 배터리를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에 재사용하고, 차량 배터리에서 리튬·니켈·코발트 등 경제적 가치가 있는 금속을 90% 이상 추출해 재활용하는 방안도 모색 중이다. 전기차에 한 번 사용된 배터리를 수집해 차량에 ESS 형태로 구축하면 움직이는 전기차 충전소로 활용할 수 있다. 양사는 앞으로 각자 계열사가 보유한 다양한 사업 인프라와 역량을 결합해 전기차 배터리뿐만 아니라 다른 관련 산업으로까지 협업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지영조 현대차 전략기술본부장은 “내년부터 적용되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에 탑재될 배터리 1차 공급사인 SK이노베이션과의 협력은 모빌리티사와 배터리사의 시너지 극대화를 위한 첫걸음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지동섭 SK이노베이션 배터리사업 대표는 “현대차와 SK이노베이션이 긴밀한 협력 체계를 구축해 궁극적으로 그린 뉴딜과 미래 모빌리티 산업의 경쟁력 향상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물류 배송부터 차량관리까지… 주유소의 ‘화려한 변신’

    물류 배송부터 차량관리까지… 주유소의 ‘화려한 변신’

    정유업 불황이 길어지는 가운데 정유사들이 전국 1만여곳의 주유소를 바탕으로 ‘화려한 변신’을 꾀하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전국 주유소들이 물류 배송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코로나 시대 물류가 특수를 누리는 점에 착안한 것으로 보인다. 가장 적극적인 곳은 현대오일뱅크다. 최근 쿠팡과 협업해 주유소 22곳을 로켓배송 거점으로 쓰고 있으며 내년 상반기까지 50곳으로 늘릴 계획이다. 삼성카드와 함께 수집 중인 빅데이터 활용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주유소마다 고객들의 소비패턴을 파악해 세차·공유주차 등 차량관리 플랫폼 사업까지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 5월 SK네트웍스 주유소 300여곳을 인수한 뒤 업계 3~4위에서 2위로 도약한 바 있다. GS칼텍스는 지난 6월 제주 무수천주유소에서 드론 배송 시연 행사를 열었다. 드론 배송이 확대되는 가운데 앞으로 주유소가 거점 역할을 할 것임을 상징적으로 보여 준 이벤트다. 카셰어링 등 주유소에서 제공하는 서비스의 폭을 점점 넓히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SK에너지는 주유소를 중심으로 한 차량관리 통합 서비스 플랫폼 ‘머핀’을 최근 개발했다. 발레파킹·보험·정비 등 차량관리 관련 전문업체들과 제휴를 맺었으며 하반기에는 앱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다. 에쓰오일은 지난달 18일부터 공유 전기자전거 스타트업 ‘일레클’과 협업해 주유소 공간을 자전거 대여·반납을 위한 장소로 제공하고 있다. 업황 회복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정유사들은 ‘뭐라도 해야 할’ 분위기다. 상반기 정유사 4곳이 낸 적자는 총 5조원이 넘는다. 코로나19 재확산 여파로 석유 수요가 언제쯤 살아날지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달 첫 주 싱가포르 정제마진은 배럴당 -0.8달러로 지난달 내내 0.2~0.6을 오가다가 다시 마이너스로 주저앉았다. 업계가 실적을 내기 위해서는 통상 4~5달러는 돼야 하는 점을 감안하면 한참 미치지 못한다. 앞서 신용평가사들은 상반기 대다수 정유사의 신용등급 전망을 하향 조정한 바 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발묶인 국정원법...대공수사권 이양될 수 있을까

    발묶인 국정원법...대공수사권 이양될 수 있을까

    국가정보원이 가진 대공수사권을 경찰에 넘기는 내용을 담은 국정원법 개정안을 두고 여야 간 논란이 거세다. 8일 국회 정보위원회는 오후 국회에서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고 지난달 4일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발의한 국정원법 개정안을 비공개로 논의했다. 국회 본회의를 마치고 모인 여야 정보위 위원들은 오후 7시까지 논의를 이어갔다. 김 의원은 해당 법안에 국정원 명칭을 대외안보정보원으로 변경하고 직무 범위에서 국내 정보와 대공수사권을 삭제하는 내용을 담았다. 당정청은 지난 7월 30일 ‘국민을 위한 권력기관 개혁 당정청 협의’를 열고 국정원의 명칭 개정 등을 결정했다. 대공수사권의 경찰 이양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공약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 같은 계획에 국민의힘이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지난달 25일 진행된 정보위 전체회의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국정원의 대공수사 기능이 약화돼 국가 안보를 위태롭게 할 수 있다는 이유다. 이와 함께 국정원법 개정에 따라 경찰이 대공수사권을 넘겨받을 경우 정보경찰의 활동 범위가 지나치게 확장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또 국내 치안에 중점을 둔 경찰의 조직 특성상 해외 정보 수집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민주당은 협상을 통해 야당과의 간극을 좁혀 나가겠다는 생각이다. 반면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새로운 국정원법 개정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민주당 소속 한 정보위 위원은 “논의가 진척되면서 어느 정도 접점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면서도 “경찰로 대공수사권이 넘어간다고 한다면, 그에 따라 새로 만들어야 할 규정들이 많기 때문에 논의하는 데 시간이 많이 소요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이탈리아 정부, 애플·구글 등 불공정 거래 의혹 조사

    이탈리아 정부, 애플·구글 등 불공정 거래 의혹 조사

    이탈리아 규제당국이 애플과 구글, 드롭박스에 대해 이용자 정보를 무단으로 수집해 상업적 용도로 이용했는지 여부를 밝히기 위한 조사에 착수했다. 미국 경제매체 CNBC방송 등에 따르면 이탈리아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는 7일(현지시간) 애플의 아이클라우드, 구글의 클라우드 스토리지서비스, 드롭박스의 모두 6건의 불공정 거래 및 부당계약 규정과 관련한 조사를 개시했다. 이탈리아 공정위는 이들 업체들이 자사의 서비스가 소비자 데이터를 어떻게 수집하고 상업적 용도로 이용할지 제대로 표시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조사를 진행 중이다. 드롭박스의 경우 서비스 계약 해지를 위한 구체적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탈리아 규제당국의 이번 조사는 유럽연합(EU)이 기술회사들의 약관을 명확히 하고 소비자들에 대해 사생활 보호를 강화하도록 압력을 가한데 따른 것이다. EU의 압박으로 페이스북은 지난해 약관을 바꾸기로 합의하기도 했다. 유럽 각국은 구글과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 등 미국 정보기술(IT) 공룡들에 대한 디지털세 부과 움직임을 구체화하는 가운데 나온 것으로 더욱 주목받고 있다. 문제가 불거진 업체들은 이탈리아 규제당국의 조사와 관련해 별도의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137개국과 공동으로 올해 12월까지 디지털세 최종안을 발표하기로 했다. 하지만 미 정부가 “디지털세는 자국 기업에 대한 차별적 행위”라고 도입을 반대하고 있어 최종안이 발표돼도 시행 시기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애플에 대한 이탈리아 당국의 조사는 올해 들어서만 두 번째다. 지난 7월에도 애플과 아마존에 대한 경쟁법 위반 혐의 조사가 시작된 바 있다. 특히 애플은 2018년 구형 아이폰의 고의 성능 조작 관련 항소심에서 이탈리아 법원으로부터 1000만 유로(약 136억원)의 벌금형을 받기도 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날개에 탑승…미래형 비행기 ‘플라잉 V’ 시험비행 성공(영상)

    날개에 탑승…미래형 비행기 ‘플라잉 V’ 시험비행 성공(영상)

    '몸통’이 아닌 날개 부분에 탑승하는 미래형 비행기 ‘플라잉 브이’(Flying V)의 첫 시범비행이 성공적으로 이뤄졌다. CNN 등 해외 언론의 8일 보도에 따르면 네덜란드 항공사 KLM과 델프트기술대학이 공동 개발한 플라잉 브이는 길이 3m, 무게 22.5㎏의 축소형 모델로 제작돼 테스트 됐다. 플라잉 브이는 창밖을 내다보는 승객이 비행기의 나머지 절반을 볼 수 있는 독특한 디자인으로 공개 직후부터 기대를 모았다. V자 형태의 기체는 객실과 화물칸, 연료탱크 등을 날개에 배치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연료 소비를 20%까지 줄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독일 공군기지에서 진행된 시범비행은 원격으로 제어하면서 시속 80㎞의 속도로 이륙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고, 지금까지 없었던 V자 형태의 비행기인 만큼 최상의 무게중심을 찾는 것이 주목표였다.실제로 이번 시범비행에서는 무게 중심이 흔들리면서, 착륙 시 기체가 다소 양쪽으로 번갈아가며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항공기 본체가 이륙할 때의 동력 회전은 어렵지 않게 이뤄졌으며, 비행 속도와 각도도 양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시범비행은 성공적으로 끝마쳤지만, 실제 크기 기체에 승객을 태우고 하늘을 날기 위해서는 여러 과제를 추가로 더 시행해야 한다. 특히 기존의 연료가 아닌 전기 및 전기 하이브리드와 같은 지속 가능한 에너지를 주 연료로 사용하는 방안도 연구과제 중 하나다.연구진은 “시범비행에서 수집된 데이터를 항공기 공기 역학적 모델에 적용하고, 더 많은 시범 비행을 통해 지속 가능한 추진력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다음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어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플라잉 브이의 개선된 공기 역학적 형태와 무게 감소 덕분에, 에어버스 A350-900과 같은 최첨단 항공기 모델에 비해 연료 소비가 20%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9만명 규모” 개천절 보수집회 신고...경찰, 70건 모두 금지통고

    “9만명 규모” 개천절 보수집회 신고...경찰, 70건 모두 금지통고

    개천절인 오는 10월 3일 서울 시내에 신고된 집회 70건에 대해 집회금지 조치가 내려졌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 차원에 따른 것이다. 경찰과 서울시는 7일까지 접수된 10인 이상 참가 예정 집회 총 70건을 대상으로 금지통고했다고 밝혔다. 특히 70건 중 33건은 서울 도심권(종로, 중구, 서초)에 신고된 집회다. 경찰 관계자는 “방역당국의 집회금지기준에 따라 집회금지 조치를 하는 한편, 제한조치가 해제될 경우 집회 개최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수단체 ‘자유연대’는 10월3일 서울 종로구 일대 7곳에 총 1만20명 규모의 집회를 신고했다. 또한 ‘천만인무죄석방운동본부’도 서울 서초구와 중구에 각각 3만명 규모 집회를, 서울 종로구에 총 9만명 규모 집회 3개를 신고했다. 이밖에 ‘박근혜대통령구국총연맹’는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 인도에서 300명 규모의 집회를, ‘국가비상대책국민위원회’는 서울 중구 시청역 인근에서 2000명 규모의 집회를 각각 신고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방탄소년단 LP… 복고 감성도 터졌다

    방탄소년단 LP… 복고 감성도 터졌다

    신승훈·싹쓰리 등 잇따라 발매 복고 열풍 두아 리파 등 세계 팝스타들도 유행 가세 국내 LP 3년 사이 3배 이상 제작 늘어나 큰 부피와 번거로움에도 작품으로 소장뉴트로 열풍을 타고 음반 시장에도 아날로그 매체가 돌아왔다. 디지털 음원과 스트리밍에 밀렸던 LP(바이닐)는 물론 최근에는 카세트테이프까지 인기가 뜨겁다. 1980~90년대 가요, 인디 밴드를 비롯해 트로트, 케이팝까지 장르와 영역도 뛰어넘는 유행이다.최근 화려한 부활을 알린 매체는 카세트테이프다. 지난 1일 한국 첫 빌보드 싱글 차트 1위를 차지한 방탄소년단의 ‘다이너마이트’(Dynamite)는 카세트테이프로도 발매됐다. 방탄소년단의 곡으로는 처음이다. 앞서 지난 8월 MBC 예능 ‘놀면 뭐하니?’를 통해 결성된 그룹 ‘싹쓰리’, 7일에는 가수 장우혁이 카세트테이프를 내 향수를 불러일으켰다. 카세트테이프에 앞서 복고 열풍을 먼저 이끈 건 LP다. 베테랑 가수들은 물론 10~20대 팬층을 보유한 뮤지션들도 활발하게 발매 중이다. 지난 5월 백예린의 정규 1집 한정반 1만 5000장은 나오자마자 매진됐고, 지난 6월 신곡을 낸 가수 장윤정, 양준일의 정규 1·2집, 신승훈의 데뷔 30주년 스페셜 앨범도 한정반이 나왔다. 방탄소년단도 지난 2월 정규 4집에서 첫 LP를 냈다. 최근 싱글을 낸 22년차 밴드 허클베리핀은 그동안 나온 앨범을 순차적으로 LP로 만든다. 소속사 칠리뮤직코리아 측은 “2년 전 6집 LP에 대한 팬들의 반응이 좋아 1집부터 재발매를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이러한 유행은 세계적인 추세다. 두아 리파, 5 세컨즈 오브 서머(5 Seconds of Summer), 레이디 가가, 빌리 아일리시 등 팝스타들이 카세트테이프와 LP를 함께 선보였다. 영국 오피셜차트에 따르면 2020년 상반기 카세트테이프 판매는 6만 5000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3% 증가했다. 2020년에는 2003년 이후 처음으로 10만개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피셜차트는 “젊은 음악 팬들이 한정판 테이프로 컬렉션을 키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LP도 2017년부터 매년 10% 이상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국제음반산업연맹(IFPI)의 ‘글로벌 뮤직 리포트’에 따르면 2019년에도 LP의 수익은 5% 증가해 현재 전체 피지컬 앨범 수익의 16% 이상을 차지한다. 국내 생산량은 정확한 집계가 어렵지만 업계에서는 2~3배 늘었다고 전한다. LP제작사 마장뮤직앤픽처스 관계자는 “2017년 대비 올해 3배 이상 제작이 늘었다”며 “국악, 인디, 아이돌 등 장르도 다양해 생산량이 계속 늘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수입에 의존하던 원재료 PVC 공급업체를 최근 국내에서 찾아 안정적 수급도 가능해졌다는 게 마장뮤직의 설명이다. 비교적 소규모인 카세트테이프 제조 업체도 10여개가 성업 중이다. 큰 부피와 번거로움에도 수요가 늘어나는 가장 큰 이유는 소장에 대한 욕구다. 커버 디자인부터 속지까지 하나의 작품이자 MD 상품으로 소비한다는 것이다. 총 5만장의 LP와 카세트테이프를 보유한 매장을 운영하는 도프레코드의 김윤중 대표는 “음악을 듣는 건 스트리밍으로 가능하지만 LP와 카세트테이프는 음악을 소장한다는 데 큰 매력이 있다”면서 “초등학생과 부모님이 함께 앨범을 사고, 한정반을 위해 긴 줄을 서기도 한다”고 설명했다.LP를 수집하는 20대 금윤아씨는 “표지가 크고 예뻐 인테리어 소품으로 활용하는 경우도 많다”며 “스트리밍이 음악이 흘러 지나가는 느낌이라면, 아날로그는 어떤 음악인지 알고 듣게 돼 음악에 대한 관심도 더 커진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1990년대 잠깐 등장했던 미니디스크(MD)까지 레트로 열풍에 가세하고 있다. 김 대표는 “디지털 속 아날로그를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고, 주요 소비층도 10~20대여서 꾸준히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글 사진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일상 속 국악 되도록… 디딤돌 될게요”

    “일상 속 국악 되도록… 디딤돌 될게요”

    ‘공간이음’ 북한음악 5000점 공개국악, 누구나 즐기는 음악 돼야 해교단서 세계로 뻗어가게 도울 것지난달 7일 국립국악원에 기존의 국악박물관 자료실과 기획전시실을 개편한 ‘공간이음’이 문을 열었다. 도서 2만여권과 전통예술 시청각 자료 5만여점을 열람할 수 있는 장소로, 특히 눈에 띄는 것은 북한음악자료실이다. 특수자료 허가를 받아 4년간 수집한 1만 5000여점 가운데 5000점이 자료실에 공개돼 단행본, 신문, 잡지, 영상, 사진, 음원 등 매우 다양한 종류의 북한음악을 접할 수 있다. ●연말까지 ‘모란봉…’ 북한 음악 체험전 이런 공간들이 꾸려지도록 이끈 김희선 국립국악원 국악연구실장은 6일 “국악원이 국악과 국민을 연결하고 한국과 세계를 잇는 창구가 돼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북한은 물론 중국과 동남아까지 접촉하며 북한음악 자료 확보에 몰두하고 국악 관련 자료를 더욱 개방하도록 주도한 이유다. 코로나19의 재확산으로 중단됐지만 연말까지 이어질 기획전시 ‘모란봉이요 대동강이로다’로도 수집한 자료들 중 일부를 체험형 전시로 꾸며 누구나 북한음악을 직접 가깝게 느낄 수 있도록 했다. 가야금을 전공한 국악인이자 음악인류학 박사인 김 실장은 2016년 9월부터 개방형 직위인 국악연구실장을 지냈다. 그는 “‘어공’(어쩌다 공무원)인 제가 국악계와 사회를 잇는 ‘드리머’(dreamer) 역할을 도맡아 그동안 국악원이 시도하지 못했던 꿈들을 실행시켜야겠다고 다짐했다”며 지난 시간을 돌아봤다. 대표적인 게 통일부에 특수자료 허가를 받아 북한음악 자료들을 가져온 것이었다. “북한음악을 연구하지 않으면 근현대의 한반도 음악사 100년이 완성되지 않는다”는 생각이 컸고, 민간에서는 구하기 쉽지 않아 소수의 연구자들만 누렸던 북한자료가 모두에게 폭넓게 공유돼야 한다고 봤다. ●북한 민족성 바탕 그만의 장르 형성 분단 이후 형성된 북한민족음악은 우리의 전통 국악과 많이 다르다. 북한 전통예술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민족가극 ‘춘향전’은 창극보다는 오페라에 가깝고 창법도 벨칸토 창법의 성악과 비슷하다. 김일성 주석이 판소리 특유의 쇳소리를 싫어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악기, 가극, 무용 등 모든 분야의 예술이 주체사상을 주입하기 위한 체제 선전의 수단으로 쓰이며 국악과 전혀 다른 길을 걸었다. “국악과 양악을 합한 북한음악을 국악계에선 변질됐다고 할 수 있지만 그 본질에는 결국 민족성을 끝까지 버리지 않고 서양예술을 오히려 국악에 녹여냈다는 점이 의미가 큽니다.” 6일로 4년의 임기를 모두 마친 김 실장은 “우리 국악도 권위라는 무거운 갑옷을 벗고 좀더 문턱을 낮춰 일상으로 파고들어가면 좋겠다”는 바람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국악이 전통으로만 남지 않고 소소한 일상에서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음악이 돼야 한다”면서 “국악계가 대중과 소통하도록 앞장서는 게 국악원의 역할”이라고 했다. 7일부터 국민대 교양학부 교수로 돌아가는 그는 서양음악 중심에서 벗어나 전 세계 음악을 다각도로 볼 수 있도록 하는 수업으로 학생들과 만난다. “국악이 세계의 음악으로 뻗어 나아가도록 디딤돌 역할을 하겠다”고도 다짐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레이디 가가부터 BTS까지…LP·카세트 ‘화려한 부활’

    레이디 가가부터 BTS까지…LP·카세트 ‘화려한 부활’

    BTS도 첫 카세트 발매…장르 구분없이 인기뉴트로 열풍을 타고 음반 시장에도 아날로그 매체가 돌아왔다. 디지털 음원과 스트리밍에 밀렸던 LP(바이닐)는 물론 최근에는 카세트테이프까지 인기가 뜨겁다. 1980~90년대 가요, 인디 밴드를 비롯해 트로트, 케이팝까지 장르와 영역을 뛰어넘는 유행이다. 최근 화려한 부활을 알린 매체는 카세트테이프다. 지난 1일 한국 첫 빌보드 싱글 차트 1위를 차지한 방탄소년단의 ‘다이너마이트’(Dynamite)는 카세트테이프로도 발매됐다. 방탄소년단의 곡으로는 처음이다. 앞서 지난 8월 MBC 예능 ‘놀면 뭐하니?’를 통해 결성된 그룹 ‘싹쓰리’, 7일에는 가수 장우혁이 카세트테이프를 내 향수를 불러일으켰다. 카세트테이프에 앞서 복고 열풍을 먼저 이끈 건 LP다. 베테랑 가수들은 물론 10~20대 팬층을 보유한 뮤지션들도 활발하게 발매 중이다. 지난 5월 백예린의 정규 1집 한정반 1만 5000장은 나오자마자 매진됐고, 지난 6월 신곡을 낸 가수 장윤정, 양준일의 정규 1·2집, 신승훈의 데뷔 30주년 스페셜 앨범도 한정반이 나왔다. 방탄소년단도 지난 2월 정규 4집에서 첫 LP를 냈다. 최근 싱글을 낸 22년차 밴드 허클베리핀은 그동안 나온 앨범을 순차적으로 LP로 만든다. 소속사 칠리뮤직코리아 측은 “2년 전 6집 LP에 대한 팬들의 반응이 좋아 1집부터 재발매를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두아 리파 등 해외도 열풍…LP·카세트 급성장이러한 유행은 세계적인 추세다. 두아 리파, 5 세컨즈 오브 서머(5 Seconds of Summer), 레이디 가가, 빌리 아일리시 등 대부분의 팝스타들이 카세트테이프와 LP를 함께 선보였다. 영국 오피셜차트에 따르면 2020년 상반기 카세트테이프 판매는 6만 5000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3% 증가했다. 2020년에는 2003년 이후 처음으로 10만개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피셜차트는 “젊은 음악 팬들이 한정판 테이프로 컬렉션을 키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LP도 매년 10% 이상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국제음반산업연맹(IFPI)의 ‘글로벌 뮤직 리포트’에 따르면 2019년에도 LP의 수익은 5% 증가해 현재 전체 피지컬 앨범 수익의 16% 이상을 차지한다. 국내 생산량은 정확한 집계가 어렵지만 업계는 2~3배 증가했다고 전한다. LP제작사 마장뮤직앤픽처스 측은 “2017년 대비 3배 이상 제작이 늘었다”며 “국악, 인디, 아이돌 등 장르도 다양해 생산량이 계속 늘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수입에 의존하던 원재료 PVC 공급업체를 국내에서 찾아 안정적 수급도 가능해졌다는 게 마장뮤직의 설명이다. 비교적 소규모인 카세트 제조 업체도 10여개가 성업 중이다. “작품이자 MD 상품으로 소장” 20대가 주 소비층큰 부피와 번거로움에도 수요가 늘어나는 가장 큰 이유는 소장에 대한 욕구다. 커버 디자인부터 속지까지 하나의 작품이자 MD 상품으로 소비한다는 것이다. 총 5만장의 LP와 카세트테이프를 보유하고 매장도 운영 중인 도프레코드의 김윤중 대표는 “음악을 듣는 건 스트리밍으로 가능하지만 LP와 카세트는 음악을 소장한다는 데 큰 매력이 있다”면서 “초등학생과 부모님이 함께 앨범을 사고, 한정반을 구하려 줄을 서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LP를 수집하는 20대 금윤아씨는 “표지가 크고 예뻐 인테리어 소품으로 활용하는 경우도 많다”며 “스트리밍이 음악이 흘러 지나가는 느낌이라면, 아날로그는 어떤 음악인지 알고 들으니 음악에 대한 관심도 더 커진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1990년대 잠깐 등장했던 미니디스크(MD)까지 레트로 열풍에 가세하고 있다. 김 대표는 “디지털 속 아날로그를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고, 주요 소비층도 10~20대여서 꾸준히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사실상 멸종됐던 미얀마 ‘미소짓는 거북’…20년 노력 끝에 복원

    사실상 멸종됐던 미얀마 ‘미소짓는 거북’…20년 노력 끝에 복원

    미소짓는 거북으로 유명한 희귀 거북 복원 작업이 성과를 거뒀다. 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는 완전히 멸종된 것으로 여겨졌던 ‘미얀마 지붕 거북’(버마 루프 터틀, Batagur trivittata) 개체 수가 1000마리까지 회복됐다고 보도했다. 마치 미소를 짓는 것처럼 입꼬리가 올라간 미얀마지붕거북은 20년 전까지만 해도 그 모습을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사실상 멸종된 거나 다름없었다. 풍문으로만 떠돌던 거북의 존재는 2000년대 초 홍콩 야시장에서 살아있는 개체 한 마리가 발견되면서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미국 거북 수집가 손에 들어가면서 개체 복원의 기회가 날아갔다. 2007년 중국 광저우의 한 시장에서 개인이 목격했다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야생에서는 자취를 감췄다.미얀마 당국은 호주 연구팀과 손을 잡고 사라진 거북의 복원작업에 착수했다. 하지만 책에서만 보던 거북을 찾는 일은 쉽지 않았다. 복원작업은 지지부진했다. 기회는 우연히 찾아왔다. 거북이 주로 서식하는 친드윈강을 따라 탐사에 나선 연구팀은 강 인근 불교 사원 연못에서 극적으로 암수 한 쌍을 발견했다.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대학교 생물학자 제럴드 쿠츨링은 “불교 사원에서 시간을 죽이며 연못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입가에 미소를 띤 거북 머리 세 개가 쑥 올라왔다. 사진 속에서만 보던 그 미얀마지붕거북이었다”라고 밝혔다.그때 흥분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다음 날 다시 연못을 찾은 쿠츨릭 박사는 거북을 물가로 유인해 종 확인을 거쳤다. 그리곤 세 마리 중 암수 한 쌍을 데리고 가 본격적인 복원에 들어갔다. 운도 따랐다. 친드윈강에서 추가로 생존 개체가 발견됐다. 대규모 댐 건설로 서식지가 파괴됐음에도 암컷 5마리가 여전히 둥지를 틀고 있는 게 확인됐다. 연구팀은 거북을 시설로 옮기는 대신 지역 사회 및 야생동물보존협회(WCS)와 협력해 야생에서 계속 보호하기로 결정했다. 둥지 근처에 울타리를 치고 거북을 관찰했다.하지만 수컷 확보가 어려웠다. 2015년에는 모든 암컷이 무정란을 산란하기 시작했다. 야생에 남은 수컷이 전혀 없다는 증거였다. 연구팀은 그때까지 복원한 거북 중 50마리를 야생으로 방사했다. 모험이었지만 시도해볼 만한 가치가 있었다. 시도는 성공적이었다. 이후로 개체는 꾸준히 늘었고, 연구팀은 20년에 걸친 각고의 노력 끝에 현재 1000마리까지 개체 수를 복원하는 쾌거를 거뒀다. 쿠츨링 박사는 “제때 개입하지 않았다면 영영 못 볼 뻔했다”라면서 “미얀마지붕거북은 이제 더는 멸종위기종이 아니”라고 복원 결실을 자랑했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 과학자들은 여전히 미얀마지붕거북의 생태를 완전히 파악하지 못했다. 관련 논문도 지난달에야 겨우 한 건이 발표됐을 정도다. 전문가들은 복원한 거북이 앞으로 야생에서 생존하도록 하려면 연구가 계속돼야 할 것이라고 독려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1900년대 대한민국 영상으론 처음이지

    1900년대 대한민국 영상으론 처음이지

    120년 전 한반도의 모습을 처음으로 기록한 동영상에는 무엇이 담겨 있을까. KBS가 ‘한국 현대사 아카이브 프로젝트’로 수집한 영상들을 다큐멘터리로 제작해 처음 공개한다. 4일 방영하는 프로젝트 첫 회 ‘김씨네 이야기’에는 제작진이 미국, 독일, 러시아, 일본 등에서 수집한 자료를 담았다. 120년 전 세계를 여행하며 영상을 기록하고 강연한 미국인 버튼 홈스가 찍은 영상이 대표적이다. 그는 1901년과 1913년 두 차례 한국을 찾아 한반도를 찍은 최초의 동영상으로 알려진 ‘한국-KOREA’를 만들었다. 그의 카메라는 황소와 인력거가 다니는 거리, 우물가에서 빨래를 하는 사람들의 모습 등 1900년대 당시 생활상을 고스란히 전한다. 정종화 한국영상자료원 박사는 “한국을 영화로 기록한 첫 번째 영상”이라고 의미를 설명했다.1923년 독일 여행기자 콜린 로스가 촬영한 ‘카메라를 들고 세계를 가다’ 역시 방송을 통해 공개된 적이 없다. 경성의 풍경과 함께 말총 모자를 쓰고 흰 무명옷을 입은 남성들의 모습이 등장해 당시 의복 문화를 접할 수 있다. 콜린 로스는 이 모습을 ‘그로테스크하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카메라가 신기한 듯 촬영팀을 보며 지나가는 사람, 조선인이 사는 집, 무용수의 궁중무용 등 동시대 독일인의 시선으로 바라본 조선의 모습이 생생하다. 1930년대 일제강점기 경기 포천 지역 농촌의 생활상과 일년 농사 과정을 다룬 ‘한국의 농사: 동양의 서사시’도 볼 수 있다. 농부 김씨가 모내기를 준비하는 과정부터 여름 가뭄 대비, 수확, 도정까지 농사 전체 과정을 하나의 이야기로 구성했고 자막으로 각 장면을 설명한다. 김씨 딸의 혼인, 사람들이 모여 기우제를 지내는 모습 등 농촌의 생활상을 기록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전경무 조선체육회 부회장의 장례식 영상도 발굴했다. 한국이 독립국으로 올림픽 무대에 나설 수 있도록 외교적인 역할을 한 인물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 참석차 이동 중 비행기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1947년 6월 18일 서울운동장에서 진행된 장례식에는 아처 러치 미군정 장관과 하지 미군정 사령관이 참석해 애도사를 남겼다. 조선체육회 회장이었던 여운형의 육성도 들을 수 있다. 아울러 1945년 9월 28일 촬영한 ‘제주도 일본군 항복 문서 사인’ 영상, 1949년 소련 기록영화 ‘북극성’, 1930년대 대홍수를 배경으로 한 문화영화, 1934년 7월 24일 남쪽 지방의 ‘수재민’ 등을 공개한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꿀벌처럼 준비하니… 인생2막, 꿀맛 같아

    꿀벌처럼 준비하니… 인생2막, 꿀맛 같아

    붕~붕~. 수백만 마리의 벌떼 사이에서 고개도 제대로 들지 못하고 잔뜩 움츠러든 기자를 뒤로한 채 송인택(57) 전 울산지검장(현 법무법인 무영 대표 변호사)은 거침없이 나아갔다. 벌망도 쓰지 않고 벌통을 열고, 꿀벌을 잡아먹는 말벌을 유인하는 약을 여기저기 덫처럼 놓았다. 직접 텃밭에 심은 각종 밀원수(꿀을 주는 꽃나무)와 채소, 식물들도 하나하나 살폈다. 인터뷰를 약속한 오전 내내 쉴 새 없이 벌떼를 지나다녔다. 완연한 양봉인의 모습이었다. 지난달 29일 경기 성남시 텃밭에 마련된 60여통의 양봉장에서 만난 송 전 검사장은 불과 1년 전까지만 해도 울산지검을 진두지휘했다. 정치권에서 급박하게 논의되는 검경 수사권 조정을 놓고 연이어 쓴소리를 내놓던 송 전 검사장은 어느새 양복이 아닌 작업복을 입고 콩국수를 먹으면서 꿀벌들이 말벌에 잡혀가진 않을까 걱정하는 양봉가로 바뀌어 있었다. 이곳에서 키운 꿀벌과 밀원수는 내년쯤 고향인 대전 인근에 마련된 산으로 옮길 계획이다. 이곳 양봉장은 본격적인 양봉에 앞선 ‘실험실’인 셈이다. 지금은 평일엔 대표 변호사로 일하고 있지만, 양봉장이 자리잡는 대로 그 자리도 내려놓겠다고 한다. 그렇게 그는 제2의 인생을 하나둘 꾸려가고 있었다. -벌들이 너무 많아서 솔직히 쏘일까 두렵다. 벌망 없이 벌통 앞에 있어도 괜찮나. “꿀벌은 절대 사람을 먼저 건들지 않는다. 벌침은 목숨을 걸고 쏘는 거다. 자기들 집, 자기들 꿀을 빼앗아가지 않는 한 목숨 걸고 사람을 쏘지 않는다. 무언가 지키기 위한 순간에만 벌침을 쏜다. 그게 꿀벌들이 살아가는 삶의 방식이다.” -법조인과 양봉인의 삶은 거리가 너무 멀다. 어떻게 양봉을 제2의 인생으로 선택했나. “진짜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재미나게 살고 싶었다. 어떻게 평생을 같은 밥만 먹고 살 수 있나. 어렸을 때 집안에서 농사를 지은 덕에 내겐 친숙하다. 학교 가기 전에 늘 고구마를 캐고 잡초를 뽑았다. 그땐 그게 참 싫었는데,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습관을 들이게 해줘서 지금도 새벽 5시에 꼬박꼬박 일어난다. 또 지게를 지고 다니니까 허벅지도 굵어져서 그 체력으로 공부해서 검사도 될 수 있었다. 그래서 언젠간 다시 농장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처음부터 검사가 아닌 농부의 삶을 살 수도 있었을까. “집안의 대표로 공부를 하게 되다보니 여기까지 왔다. 내가 원해서 검사가 된 것이고 누군가의 억울함을 풀어줄 수 있는 검사라는 직업도 맘에 들지만, 내가 진짜 검사가 되고 싶어서 한 건지, 사회가 좋다고 하니 하게 된 건지 모르겠다. 법도 농사도, 둘 다 내가 잘할 자신이 있는 일이니까 농부로 살아갔을 수도 있었겠지.” -언제, 어떻게 제2의 인생을 결심하게 됐는지 궁금하다. “원래 쉰 살이 되면 은퇴 이후를 준비해야겠다고 결심했다. 딱 50살이 되던 2012년에 전주지검 차장검사로 부임했다. 차츰차츰 양봉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기 시작했고, 청주검사장으로 있던 2017년에 고향 대전에서 40분 거리에 있는 임야를 구했다. 그때부터 밀원수를 키우기 시작하면 15년 뒤엔 제대로 구색이 갖춰지지 않을까 싶었다.” -검사장 신분으로 준비하는 게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평소엔 검사장으로 업무에 집중하고, 주말에만 농장에 가서 일을 했다. 세월호 사고로 주말에도 출근해야 했던 인천지검 차장 시절 말고는 주말마다 이곳을 오갔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평일엔 대표 변호사로 서초동에 있다가 주말에만 와서 벌들을 돌본다. 아직은 병행하고 있다.” -여기서 키운 꿀벌과 밀원수는 내년에 산으로 옮긴다고. “이곳에서 다양한 밀원수를 실험해보고 있다. 각종 학술자료와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검색해서 외국의 좋은 밀원수를 우리나라에 들여와 심어보는 것이다. 벌들이 어떤 밀원수를 좋아하는지, 어떤 생태계에서 잘 자라는지 연구한다. 직접 도구를 만들기도 했다. 여기서 벌에게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밀원수를 고향으로 옮겨 양봉장을 만들려고 한다.”-자랑할 만한 게 있다면. “직접 ‘왕퉁이 방어기’ 특허를 냈다. (송 전 검사장이 가리킨 벌통 입구엔 비닐끈이 서너 개씩 달려 있었다. 바람에 이리저리 흔들리는 와중에도 몸집이 작은 꿀벌들은 문제없이 입구를 오갈 수 있었다.) 꿀벌을 잡아먹으려는 말벌이 벌통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막을 수 있는 나만의 묘안이다. 꿀벌보다 몸통이 두어 배 큰 말벌은 이 끈에 날개가 걸려서 틈을 지나가지 못한다. 평일엔 벌통을 돌보지 못하니 근처에 있는 말벌들이 날아와 자꾸 꿀벌을 잡아가서 고민 끝에 만들었다. 일단 특허를 내놓긴 했지만, 돈벌이 때문은 아니고, 남들이 나중에 누군가가 특허를 내고는 특허침해를 주장할까 봐 먼저 등록한 것이다. ” -일반적으론 전업과 연결고리가 있는 제2의 인생을 준비하는데, 정말 다른 모습이다. 지난 24년간의 검사 생활은 어떻게 평가하는지 궁금하다. “내가 맡은 사건은 억울한 사람이 생기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수사했다고 생각한다. 지금도 법무법인 직원들에게 항상 하는 말이 있다. 의뢰인이 사건을 가지고 오면 돈으로 보지 말라고 한다. 또 그 사람의 어떠한 근심도, 걱정도, 억울함도 깨끗하게 풀어주는 것이 법조인의 책무라고 말한다. 그래서 법무법인 이름도 ‘무영’(無影), 즉 ‘그림자가 없다’는 뜻이다. 그렇게 검사 생활도 해왔다.” -울산지검장 시절 검경 수사권 조정을 놓고 많은 말씀을 하셨다. 국회의원 300명 전원에게 이메일을 보낸 일은 아직도 회자가 되고 있다. “아무도 안 하니까 내가 했을 뿐이다. 솔직한 심정으로 썼다. 대부분은 읽지도 않았지만, 일부 의원은 성의 있는 답변 메일을 보내기도 했다. 검찰에 개혁이 필요 없다는 의미가 아니다. 다만 지금의 검경 수사권 조정은 결국 경찰이라는 또 다른 권력에 힘을 실어주는 것일 뿐이다. 경찰이 견제 없이 마구잡이로 수사할 수 있게 하는 개혁이 올바른 개혁이라 할 수 있을까. 직접 당해보지 않으면 체감할 수 없겠지만, 그 결과가 눈에 보는 듯 훤했기 때문에 목소리를 냈다.” -검사 생활에 후회는 없는지. “후회 없다. 울산지검장으로 부임할 때 딱 세 가지 과제는 이루고 나가자고 생각했다. 첫째는 조직 내 의사결정 시스템 개선, 둘째는 지방언론사 대표들의 비위 척결, 마지막으로 수사기관의 무분별한 피의사실 공표 관행 해결이다. 특히 피의사실 공표 문제를 놓고 문무일 당시 검찰총장에게 직접 항의할 정도로 공을 들였다. 개인적으로 세 가지 과제 모두 어느 정도 잘 마무리하고 나온 것 같다.” -양봉인으로서 앞으로 계획은. “‘꿀벌 목장’을 만들고 싶다. 보통 양봉은 이동 양봉으로, 유목민처럼 철마다 여기저기 피어나는 꽃을 따라 이동한다. 하지만 난 직접 밀원수 농장을 만들어 꿀벌들이 멀리 이동하지 않고도 충분히 좋은 꿀을 만들어낼 수 있는 고정 양봉을 성공시키고 싶다. 성공할지 실패할지는 몇 십 년 뒤에 알겠지만.” -쉰 살 때부터 제2의 인생을 준비하는 게 쉽지는 않을 것 같다. 조언을 해준다면. “뭘 잘하는지, 뭘 좋아하는지 미리미리 생각해야 한다. 나 같은 경우는 어렸을 때부터 농사를 해봤기 때문에 걱정이 덜했다. 찾기 어렵다면 취미 생활부터 하나씩 만들어야 한다. 준비 과정이 어렵지만, 막상 또 시작하는 것은 어렵진 않다. 나 자신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면 누구나 제2의 인생에 도전할 수 있다.” 글 사진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314억 쏟아 온라인 케이팝 공연장 만든다

    1일 정부가 발표한 556조원 규모의 예산엔 온라인 케이팝 공연장, 산불 진화하는 드론과 같은 이색적인 사업들도 포함됐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비대면 소비’가 자연스러워지면서 정부는 온라인 전용 케이팝 공연장 조성 사업에 314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현장보다 생생한 케이팝 콘서트를 제공하기 위한 스튜디오 조성과 공연 제작 지원에 예산이 투입된다. 지난 6월 방탄소년단(BTS)이 온라인 콘서트 ‘방방콘’을 개최했을 때 107개국 76만명의 팬들이 관람해 25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 만큼 수요가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산불 진화를 위한 특수 드론 30대를 신규 도입하는 데에도 46억원이 배정됐다. 야간 산불 등 헬기 진화가 어려운 상황에서 드론을 활용해 효과적으로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이 외에 문화재 관찰용(15억원)과 불법 조업 감시용(20억원) 등 다른 분야에서도 드론이 활용될 예정이다. 인공지능(AI) 기반의 중환자 임상 의사결정 지원시스템 구축 등에 71억원이 배정됐다. AI가 중환자의 심전도, 맥박, 호흡 등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해 위기 상황을 예측한다. 음식 ‘육회’를 ‘6회’(six times)로 번역해 민망함과 웃음을 주던 외국어 메뉴판도 3억원을 들여 일괄 표준화한다. 어린이 안전을 위해 21인 이상~50인 미만의 소규모 어린이집 8592곳에 보존식 냉동고와 보관용기를 지원하는 데에 30억원을 배정했고, 숲을 이용한 안전한 등굣길을 위해 50억원을 들여 어린이보호구역 내 ‘띠 녹지’(인도와 차도를 분리하는 숲)를 만들기로 했다. 세종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퇴원 전광훈 사랑제일교회로…인근 상인들 “손해배상해야”

    퇴원 전광훈 사랑제일교회로…인근 상인들 “손해배상해야”

    광화문집회 참석 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입원 중인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기자회견을 예고했다. 사랑제일교회 변호인단은 1일 전광훈 목사가 2일 오전 11시 교회 앞에서 대국민 입장문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알렸다. 전 목사는 지난달 17일 오전 서울 관악구의 한 병원에서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통해 확진 판정을 받고 병원으로 후송됐다. 전 목사의 아내 서모씨와 비서도 확진 판정을 받았다. 퇴원한 전 목사가 어떤 발언을 할 지에 대해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사랑제일교회 변호인단은 방역당국을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연 바 있다. 사랑제일교회 변호인단은 “사랑제일교회와 광화문집회 참가자들은 정부 방역실패에 희생된 국민이다. 정부가 구상권 청구라는 비열한 무기로 국민을 협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특정 교회가 정부 방역방침을 거부한다”고 비판한 문재인 대통령 개인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집단소송을 준비하고 있다고도 말했다. 정세균 국무총리와 박능후 보건복지부장관 등을 대면 예배를 금지하고 단속해 직권남용과 예배 방해죄 등에 해당한다며 고발하기도 했다.교회 주변 상인들 손해배상 청구소송 사랑제일교회 주변 상인들은 사랑제일교회의 방역 비협조로 영업 손실 등 피해를 봤다며 전광훈 목사와 교회를 상대로 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내기로 했다. 개신교계 시민단체인 평화나무는 지난달 21일부터 사랑제일교회 코로나19 집단감염 여파로 매출에 타격을 입은 지역 소상공인의 피해 내용을 수집하고 공동소송인단을 모집하고 있다. 이 소송에 지금까지 130명 이상의 상인이 참여했으며 참가자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평화나무는 “사랑제일교회는 하루속히 자신들의 과오를 인정하고 정부와 서울시의 방역에 적극적으로 협조해 성북구 장위동 지역에 씌워진 오명을 씻을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하늘에서 ‘로또’가 떨어진다…브라질 마을에 ‘운석’ 쏟아져 (영상)

    하늘에서 ‘로또’가 떨어진다…브라질 마을에 ‘운석’ 쏟아져 (영상)

    브라질 시골 마을에 ‘운석 로또’가 쏟아졌다. 30일(현지시간) 브라질 뉴스포털 G1은 얼마 전 페르남부쿠주 일대에 운석이 떨어져 브라질 전역은 물론 미국 수집가들까지 몰려들고 있다고 전했다. 19일 오전 페르남부쿠주 하늘에서 46억 년 된 운석 덩어리 수백 개가 쏟아졌다. 현지언론은 “하늘에서 돈이 떨어진 날”이라며 운석 관련 소식을 앞다퉈 보도했다. 그러자 상파울루 등 브라질 전역과 미국에서 ‘운석 로또’를 찾으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페르남부쿠주와 인접한 피아우이주의 시골 마을 산타 필로메나도 운석을 주우려는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다. 평소 외지인 발길이 뜸했던 이곳은 지역 주민은 물론 국립박물관 관계자와 천문학자 등 전문가와 운석을 매입해 되팔려는 수집가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현재까지 수거된 운석 파편은 200여 점. 이 중 하나는 무게가 40㎏으로 지금까지 브라질에서 발견된 운석 중 최대 크기를 자랑한다. 그 가치는 최소 12만 헤알(약 2600만 원)에서 최대 15만 헤알(약 3200만 원) 선으로 알려졌다. 산타 필로메나 사람들 10년 치 연봉과 맞먹는 수준이다. 브라질 국립박물관 측은 해당 운석을 매입하기 위해 익명의 수집가와 협상 중이다. 두 번째로 큰 2.8㎏짜리 운석도 미국에서 온 수집가가 브라질 당국과 1만8000 헤알(약 390만 원)에 가격 협상을 벌이고 있다. 인구 1만4172명의 작은 마을인 이곳은 시내에 사는 3000명을 뺀 나머지 주민 대부분이 콩을 재배하는 영세 농민이다. 무역도 거의 없고 일자리도 부족하며 임금도 낮은 수준에서 정체 상태다. 그러니 이번 운석은 로또나 마찬가지다.20세 청년 에디마르 로드리게스도 연기로 뿌연 하늘에서 운석이 떨어졌다는 소식에 거리로 달려 나갔다. 무게 164g, 폭 7㎝짜리 운석을 주운 그는 미국에서 온 수집가에게 7000헤알(약 150만 원)을 받고 운석을 넘겼다. 로드리게스는 “운석 가격이 1g당 40헤알(약 8700원)까지 올랐다. 불과 며칠 전만 해도 그 절반 수준이었다”면서 “보잘것없는 시골 마을이다. 많은 주민이 돈에 허덕이던 때 딱 맞춰 운석이 떨어졌다”고 좋아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운석이 헐값에 해외로 빠져나가는 것을 안타까워했다. 페르남부쿠주립대학교 안토니오 미란다 교수는 “운석은 과학계에 다이아몬드만큼의 가치가 있다. 비슷한 대우를 받아야 하며 운석이 발견된 땅 소유주에게 귀속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상파울루대학교 가브리엘 실바 연구원 역시 “이번 운석은 과학자와 수집가 사이에 많은 흥분을 일으켰다. 수요가 많다 보니 가격이 갑자기 뛰었다”면서 “40㎏짜리 운석을 살 수 있는 사람이 브라질에 많지 않다 보니, 운석을 헐값에 가져가 훨씬 비싼 값에 내다 팔려는 해외 백만장자들이 몰려들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운석 유출을 막고 마을에 박물관을 세워 전시해야 한다. 이것이 관광 산업을 촉진하고 과학적 연구를 가능하게 하여 마을과 과학계 모두에게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떨어진 운석은 지구상에 떨어지는 운석의 86%를 차지하는 콘드라이트로 추정된다. 콘드라이트 대부분은 태양계 소행성 벨트에서 날아오는데, 운석의 나이는 지구와 같은 46억 년 정도로 태양계가 형성될 당시의 비밀을 간직하고 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경찰 폭행’ 정창옥, 문 대통령에 신발 던진 사건도 검찰 송치

    ‘경찰 폭행’ 정창옥, 문 대통령에 신발 던진 사건도 검찰 송치

    광복절 집회 때 경찰관을 폭행한 혐의로 경찰에 구속돼 검찰에 송치된 정창옥(57)씨가 지난달 문재인 대통령에게 신발을 벗어 던진 사건도 검찰에 송치됐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공무집행방해, 건조물침입 등의 혐의로 정씨를 기소 의견으로 최근 검찰에 송치했다고 1일 밝혔다. 정씨는 지난달 16일 오후 3시 19분쯤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본관 2층 현관 앞에서 당시 제21대 국회 개원연설을 마치고 나오는 문 대통령을 향해 신발을 벗어 던진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정씨는 문 대통령을 향해 “빨갱이 문재인은 자유대한민국을 떠나라”, “가짜 평화주의자 문재인은 떠나라”고 비난했다. 영등포서는 사건 발생 다음 날인 지난달 17일 정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그러나 정씨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서울남부지법은 “피의자가 현재까지 수집된 증거자료와 사실 관계를 인정하는 등 수사에 임하는 태도, 피의자가 주민등록상 주소에 거주하지는 않으나 피의자가 배우자나 아들이 있는 곳에 거주하여 주거가 일정하지 않다고 할 수 없는 점 등에 비추어 증거를 인멸하거나 도망할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그런데 이후 정씨는 광복절인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집회에 참여해 청와대를 향해 이동하던 중 이를 저지하던 경찰관을 폭행한 혐의(공무집행방해)로 체포됐다. 서울 송파경찰서의 구속영장 신청 이후 지난 18일 정씨의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한 서울중앙지법은 “죄를 범했다고 의심할 만한 소명자료가 제출돼 있고,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면서 정씨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정씨를 구속한 송파서는 최근 정씨를 검찰에 송치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이게 예술이야? 나도 하겠네… 이런 반응 나오면 성공이죠”

    “이게 예술이야? 나도 하겠네… 이런 반응 나오면 성공이죠”

    바구니·놋그릇 등 잡동사니로 작품 제작 코로나로 전 세계가 혼란을 겪는 시기에 놓치고 살았던 일상의 가치 다시 깨달아플라스틱 바구니, 놋그릇, 거울 등 일상 속 잡동사니들로 다양한 설치작품을 만드는 작가 최정화는 “일상이 예술”이라고 말하는 생활예술 예찬론자다. 익숙하고 하찮은 물건에서 아름다움을 찾는 일이 예술이며, 그건 예술가만이 아니라 누구나 할 수 있다고 여긴다. 지난 28일 서울 용산구 P21갤러리에서 개막한 최정화 개인전 ‘살어리 살어리랏다’(10월 10일까지)는 작가가 오랫동안 전파해 온 일상의 예술화, ‘생생활활’(生生活活)의 연장선에 놓여 있다. 코로나 팬데믹(대유행)으로 전 세계 인류가 혼란을 겪는 시기 일상의 가치에 주목해 온 작가의 작업이 한층 관심 있게 다가온다. 수십 년간 틈틈이 수집한 동서고금의 각종 오브제들을 결합해 예술품을 만드는 방식은 여전하지만, 이번 전시에선 상형문자와 숫자를 활용한 연작을 처음 선보인다.독특한 문양의 스카프와 머플러 위에 형광 네온사인으로 생(生)과 우(雨) 자가 반짝거리고, 버려진 나무 패널 위에선 황금비율의 비밀로 불리는 피보나치수열이 빛을 발한다. 전시장에서 만난 작가는 이렇게 설명했다. “흙에서 싹이 자라는 모양이 점점 변해서 ‘날 생(生)’이 되잖아요. 숫자의 질서인 피보나치수열은 곧 자연의 질서를 말하고요. 이번 전시에선 그러한 자연의 원리가 중요하다는 걸 전하고 싶었습니다.” 고려가요 ‘청산별곡’에서 따온 전시 제목에는 하루빨리 일상이 회복되길 바라는 작가의 소망이 담겨 있다. “이상향은 저 멀리 있지 않습니다. 진정한 행복은 좋은 공기 마시며 산책하고, 밥 잘 먹고, 잠 잘 자는 평온한 일상에 있다는 걸 그동안 잊고 지냈죠. 코로나 바이러스가 우리가 놓치고 살았던 가치들을 다시 일깨워줬습니다.”대형 야외 설치작업이나 미술관 전시를 주로 해온 작가가 상업 화랑에 서는 건 3년 만이다. ‘모두를 위한 공공미술’을 강조하면서 소수 컬렉터 대상의 판매가 주목적인 상업화랑 전시는 일견 모순이 아닐까. 작가는 “저도 그게 딜레마”라며 웃었다. “하지만 요즘은 관람객이 갤러리에 오면 사진을 찍어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잖아요. 예술이 주인공이 아니라 관람객이 주인공이 되는 거죠. 그런 측면에서 갤러리 전시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작가는 오는 10월 경남도립미술관에서 같은 제목으로 대규모 전시를 준비하고 있다. 현지에서 구한 재료로 지역의 생활과 문화, 역사를 예술로 형상화하는 공공미술 프로젝트다. 청과물시장의 짐수레, 수산물시장의 각종 도구, 바닷가에 버려진 부표 등이 작품 재료가 된다. 늘 그랬듯 지역 주민, 활동가 등과 협업한다. “내 작업을 보고 ‘이게 예술이야? 예술이 이래도 돼?’라는 의문을 넘어 ‘나도 하겠다’는 생각이 든다면 성공입니다. 예술은 내가 아니라 관객이 완성하는 것이니까요.” 글· 사진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인건비 줄이려 산 세척사과 2배 비싸 한숨만

    인건비 줄이려 산 세척사과 2배 비싸 한숨만

    최근 최저임금이 가파르게 오르자 인건비 부담을 줄이려고 전처리 농산물을 쓰는 외식업체가 늘고 있다. 하지만 식재료비 부담이 더 크게 늘어 비용 절감 효과가 거의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31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전처리(신선 편이) 채소·과일 시장 규모는 2018년 8089억원에서 지난해 9364억원, 올해 1조 1369억원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전처리 농산물이란 원물을 씻거나 껍질을 벗겨 절단하는 등의 과정을 거쳐 위생적으로 포장한 뒤 냉장 유통해 바로 먹을 수 있게 만든 것이다. 김상효 농촌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외식·급식시장이 성장하는 가운데 최저임금 인상으로 조리인력 고용에 부담을 느끼는 업체를 중심으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국 72개 전처리 농산물 제조업체가 2018년 생산한 전처리 채소·과일은 총 7만 8739t이다. 외식업체를 비롯한 B2B(기업 간 거래) 물량이 전체의 78.2%다. 문제는 원물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인건비와 공장 운영비, 냉장 배송비 등이 붙어 가격이 뛴다는 점이다. B2B 전처리 채소는 ㎏당 9500원으로 원물(7700원)의 1.2배, 과일은 1만 3900원으로 원물(8700원)의 1.6배였다. 전처리 양배추와 청고추는 원물보다 2배 비쌌다. 멜론(2.8배)과 사과(2.6배), 방울토마토(2.5배) 등 과일은 2배 이상이었다. 영세 식당들이 농촌경제연구원의 설문조사에서 “작은 업체일수록 전처리 농산물 구매단가가 높아 감당이 안 된다”고 밝힌 이유다. 전처리 농산물의 단가를 낮추기 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못난이(등급 외)를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김성훈 충남대 농업경제학과 교수는 “전국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에서 등급 외 농산물을 수집한 뒤 전처리해 판매하면 농가소득 증대로 이어지고, 도시 지역에서는 음식물쓰레기도 줄일 수 있다”고 제안했다. 특별취재팀 shjang@seoul.co.kr ●특별취재팀장세훈·장은석 사내벤처팀강병철·하종훈·나상현 기자
  • 3단계 가면 대기업마저 휘청… “생산·소비 10% 감소할 것”

    3단계 가면 대기업마저 휘청… “생산·소비 10% 감소할 것”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좀처럼 꺾이지 않으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이 현실화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가보지 않은 길’인 거리두기 3단계가 시행되면 식당과 카페부터 기업까지 ‘패닉’ 수준의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사실상 봉쇄와 다름없는 거리두기 3단계는 골목상권을 무너뜨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대량 실업과 기업 생산성 저하 같은 우리 경제에 쉽게 치유할 수 없는 상처를 입힐 것이란 걱정이 많다. 31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지침에 따르면 거리두기 3단계 시행 땐 식당·카페 등 중위험 시설까지 운영이 중단된다. 지난 30일부터 수도권에서 시행된 거리두기 2.5단계는 식당의 경우 오후 9시 이후엔 포장과 배달만, 카페는 시간에 상관없이 포장 판매(테이크 아웃)만 가능하도록 했는데 한층 강화된 조치가 취해지는 것이다. 따라서 외식업계부터 가장 직접적인 타격을 받는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식당은 필수 생활시설의 성격이 강해 전면적인 운영 중단이 아닌 별도의 지침을 만드는 걸 관계부처와 논의 중”이라며 “다만 카페는 필수 시설로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어 운영 중단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외식업계가 받는 타격 역시 코로나19 초기 공포에 휩싸인 국민이 외출 자체를 삼갔을 때보다 더 심각할 것으로 전망된다. 농촌경제연구원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2~4월 전국 음식점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1% 감소했던 것으로 추산된다. 또 10인 이상 집합·모임·행사가 금지되면서 도소매, 교육, 예술·스포츠·여가 등 서비스업 전반에 심각한 타격이 불가피하다. KB증권이 통계청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2~3월 금융보험과 부동산 업종 등을 제외한 서비스업 생산은 전월 대비 평균 7.5%, 2월 소비(소매판매)는 6.1% 감소했다. KB증권은 “거리두기 3단계는 2~3월의 거리두기보다 제재 강도가 강하다”며 “시행 땐 생산과 소비가 10% 내외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4~5월 거리두기 3단계와 유사한 봉쇄 조치를 취한 유럽을 보면 경제적 충격이 한층 우려된다. 국제금융센터가 수집한 자료에 따르면 스페인의 경우 2분기 소비와 투자가 각각 21.2%, 21.9% 감소하면서 경제성장률이 -18.5%(전분기 대비)를 기록했다. 프랑스도 소비가 11% 감소한 영향 등으로 성장률이 13.8%나 뒷걸음질쳤다. 이탈리아(-12.4%)와 독일(-10.1%)도 두 자릿수대 감소율을 보였다. 거리두기 3단계 땐 공공기관은 물론 민간기업도 필수 인원 외 전원이 재택근무를 권고받는데, 이에 따른 생산성 저하도 우려된다. 일본은 지난 4월 긴급조치를 통해 재택근무 비중을 70%까지 높였는데, 4~5월 산업생산이 전월 대비 9~10% 감소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거리두기 3단계는 먼저 소비를 망가뜨리고 자영업자에 충격을 집중시킨 뒤, 기업의 생산활동도 위축시킬 것”이라며 “위기를 극복하려면 기업이 투자를 늘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게 가장 좋은 해법”이라고 말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강화된 2단계 사회적 거리두기를 굵고 짧게 잘 마쳐야 방역의 효과도 낼 수 있고, 피해도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다”며 “지금의 강력한 조치가 유행을 억제하려면 국민이 모두 함께 철저하게 방역에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종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우주를 보다] 화성에 부는 악마?…큐리오시티 ‘회오리 바람’ 포착

    [우주를 보다] 화성에 부는 악마?…큐리오시티 ‘회오리 바람’ 포착

    머나먼 화성에서 탐사를 진행 중인 ‘호기심 해결사’ 큐리오시티(Curiosity)가 화성 표면에서 부는 회오리 바람을 포착했다. 최근 미 항공우주국(NASA)은 큐리오시티가 게일 크레이터의 경사면 사이에서 마치 춤추는듯한 회오리 바람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지난 9일 큐리오시티가 잡아낸 화성의 회오리 바람은 멀리서 잡혀 이동 모습이 드러날 뿐 사실 실감이 날 정도는 아니다. 다만 화성 표면에서도 지구와 같은 자연 현상이 일어난다는 점이 또다시 확인됐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다. 서구에서는 '더스트 데빌'(dust devil)로 불리는 화성의 회오리 바람은 모래 바람으로, 작은 토네이도라 볼 수 있다. 이처럼 화성에서도 지구의 사막과 유사한 방식으로 형성된 바람이 부는데 영화 ‘마션’에 나오는 장면처럼 강력하지는 않다.화성에 바람이 부는 사실은 사구(砂丘)가 이동한 모습을 통해서도 충분히 확인됐으나 이번 큐리오시티의 사례처럼 직접 바람 자체의 움직임을 잡아낸 사진은 많지 않다. 행성대기전문가인 클레어 뉴먼 박사는 "현재 게일 크레이터 부근은 거의 여름"이라면서 "표면 온도가 올라가면 대류 현상이 심해지고 이처럼 카메라로도 보이는 회오리 바람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한편 큐리오시티는 지난 5일 부로 화성에 착륙한 지 8주년을 맞았다. 소형차 만한 크기의 탐사 로보 큐리오시티는 화성에 생명체가 있는지 호기심을 해결하기 위해 지난 2012년 8월 5일 폭이 154㎞에 이르는 게일 크레이터 부근에 내려앉았다. NASA에 따르면 8년 간 큐리오시티가 여행한 거리는 총 23㎞에 불과하지만 기간 중 드릴로 화성 표면에 구멍을 뚫어 26번째 암석 샘플을 수집했으며 토양 샘플을 채취해 고대 화성이 실제로 생명체가 살기에 적합했다는 놀라운 사실을 증명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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