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수질
    2026-08-07
    검색기록 지우기
  • 경비
    2026-08-07
    검색기록 지우기
  • 여배우
    2026-08-07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8,201
  • 이번 주말엔 폭포·분수 나들이 서울시내 432곳 9월까지 본격 가동

    서울시내 모든 분수가 물줄기를 시원하게 뿜어내기 시작했다. 서울시는 1일부터 오는 9월까지 공원과 거리에 설치된 분수 432개를 본격적으로 가동한다고 밝혔다. 종류별로 바닥분수 165곳과 일반분수 65곳, 벽천·폭포 74곳, 계류 65곳, 기타 63곳이다. 위치별로는 공원 269곳, 가로변과 녹지대 140곳, 하천 23곳이다. 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에너지 위기 극복을 위해 분수시설 운영 기간을 평년보다 2개월 단축, 5월부터 9월까지 가동하기로 했다. 어린이들의 도심 물놀이 공간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바닥분수의 경우 날씨가 좋은 주말엔 기존 시간 이외에도 관리부서의 판단 아래 탄력적으로 가동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아이들이 직접 물줄기를 맞고 즐기기 때문에 수질관리를 한층 엄격히 하기로 했다. 2010년 8월 환경부에서 제정한 ‘물놀이형 수경시설의 수질관리 지침’에 따라 수소이온농도(기준치 5.8~8.6ph), 탁도(4NTU), 대장균(200개체수/100㎖ 이하) 등을 주로 검사한다. 규정상 매월 1회 이상 실시하게 돼 있으나 7~8월 여름철엔 월 2회로 늘려 실시하고, 저수조 물도 교체하는 등 시민들이 안전하고 쾌적하게 분수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오해영 서울시 푸른도시국장은 “시내 모든 분수를 시민들이 안전하게 이용하게끔 깨끗하고 위생적으로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잔변감·항문이 막힌 느낌도 변비 증상이다

    잔변감·항문이 막힌 느낌도 변비 증상이다

    1977년 화장실에서 43세의 나이로 급사한 ‘로큰롤의 황제’ 엘비스 프레슬리의 사인은 심장마비였다. 그러나 미국의 과학 전문 작가 메리 로치는 엘비스가 만성변비로 고생하다 화장실에서 사망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자신의 주장을 증명하기 위해 엘비스의 오랜 친구이자 12년간 주치의였던 조지 니콜폴로스 박사를 만나 엘비스가 생전 관장약을 달고 살았으며 사망 직전 평소보다 배가 더 부풀었었다는 증언을 얻어낸다. 아직까지도 의견이 분분한 엘비스의 사인, 설령 메리 로치의 주장이 사실이라고 해도 만성변비가 생사를 가를 만큼 심각한 질환인 것일까. 만성변비는 의학적으로 질환이 아닌 증상에 속한다. 하지만 단순히 ‘증상’으로만 여기고 방치하면 치질뿐만 아니라 장폐색 같은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합병증까지 생각한다면 사실상 질환인 셈이다. 일반적으로 변비는 배변 주기가 드문 경우를 말한다. 변이 매우 딱딱하고 두껍다면 역시 변비 증상이라고 볼 수 있다. 잘못된 식습관, 스트레스, 다이어트 때문에 발생하기 때문에 생활습관을 개선하면 쉽게 호전되지만 3개월 이상 지속되는 경우 치료가 필요한 만성변비로 봐야 한다. 만성변비 환자들은 대변이 단단해 배변 시 힘을 많이 주게 되고 일주일에 배변횟수가 2번 미만이거나 잔변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화장실에 가는게 늘 두렵다. 최근에는 부족해진 운동량, 스트레스 증가, 육류 위주의 식단으로 인해 이런 만성변비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만성변비로 병원을 찾은 국내 환자는 2008년 48만 5696명에서 2012년 61만 8586명으로 5년간 30%가량 증가했다. 하지만 만성변비 치료를 위해 병·의원을 방문하는 환자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대부분의 만성변비 환자들이 약국에서 판매되는 변비약에 의존하거나 부끄러워 병원을 찾는 것을 꺼리기 때문이다. 따라서 실제 환자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자신이 만성변비 환자라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변비 증상은 대개 배변 시 힘을 많이 줘야 하거나 단단한 변, 잔변감, 적은 배변 횟수, 항문이 막힌 듯한 항문 폐쇄감 등으로 나타나는데 이를 모두 변비 증상으로 알고 있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대한소화기기능성질환운동학회 변비연구회의 조사에 따르면 대다수는 배변 시 힘을 많이 주는 것만 변비의 증상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주일에 3번 이상 변을 보는 사람이더라도 배에 가스가 자주 차고 딱딱한 변이 나오면 변비로 볼 수 있다. 이태희 순천향대학교 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만성변비를 질환이 아닌 증상으로 오해해 치료를 방치하거나 민간요법, 약국에서 판매되는 변비약을 통해 스스로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만성변비는 원인이 다양하고 환자마다 호소하는 증상이 달라 정확한 진단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만성변비는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을 경우 다양한 합병증을 일으켜 심각한 건강 문제를 일으킨다. 가장 흔한 합병증은 치질이다. 딱딱해진 변을 내보내기 위해 강하게 힘을 주는 과정에서 항문주위 조직이 변성돼 덩어리가 생기고 점차 밑으로 내려오면서 항문이 빠지는 증세를 보이게 된다. 혹은 변을 보다 항문 점막이 찢어지는 치열이 생기기도 한다. 변비증상과 함께 복통이 있는 경우 변비형 과민성장증후군을 의심할 필요가 있다. 과민성장증후군은 비정상적인 대장운동성, 내장 신경의 과민상태, 뇌·장 신경조합 이상 등에 의해 발생한다. 드문 경우지만 변이 장을 틀어막아 장폐색이 오면 극심한 복통, 구토 증세를 보이다 쇼크가 발생해 응급 상황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만성변비 때문에 급성복막염이 온 경우도 있다. 자영업자 김모(44·여)씨는 지난겨울 심각한 복통과 복무 팽만을 호소하다 응급실에 실려가 만성변비로 인한 급성복막염 진단을 받고 응급 개복술과 결장 장루수술을 받았다. 딱딱한 변으로 인해 잠 점막에 궤양이 생기고, 이 궤양이 점점 심해져 장에 구멍이 뚫리자 대변이 새어나가 복막염을 일으킨 경우다. 의사들은 학계에 보고가 잘 안 됐을 뿐이지 실제로 만성변비가 장폐색과 복막염으로 이어진 경우는 많다고 얘기한다. 더 심각한 문제는 대장암 등의 증상이 처음에는 만성변비처럼 나타난다는 것이다. 대장이 보내는 위험신호를 무시하고 방치했다가는 조기에 대처를 못할 수도 있다. 대장암을 비롯해 갑상선기능저하증, 당뇨병, 고칼슘혈증, 파킨슨병, 다발성경화증, 척수질환 등도 변비를 유발하는 질환들이다. 만성변비를 예방하려면 신문이나 스마트폰을 들고 화장실에 오래 앉아 있는 습관부터 버려야 한다. 또 변을 보고 싶을 때 자꾸 참으면 나중에 직장에 변이 가득 차 있어도 신호를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참지 말고 바로 화장실로 가는 게 좋다. 배변 시 강하게 힘을 주면 항문에 부담이 될 수 있다. 하루 8잔 이상의 물, 섬유질이 풍부한 식단, 규칙적인 식사는 기본이다. 이와 함께 몸을 움직이면 장도 함께 운동을 하기 때문에 꾸준한 운동이 필요하다. 시간이 없다면 틈틈이 시간을 내 수시로 걷는 것만으로도 효과를 볼 수 있다. 간혹 몸의 독소를 빼고 장 청소를 하겠다며 이른바 ‘커피 관장’을 하는 경우도 있는데, 대단히 위험하다. 뜨거운 커피를 항문을 통해 바로 대장에 주입하면 장에 심각한 손상을 입을 수 있다. 커피 관장을 하다 화상을 입어 장에 구멍이 뚫리는 바람에 수술대에 오른 환자들도 간혹 있다고 한다. 감염, 출혈과 같은 합병증을 불러올 수 있다. 커피 관장을 하다 이온불균형, 탈수 등의 증세로 사망한 사례도 있다. 병원에서도 때때로 관장약을 처방하지만, 관장약을 자주 먹으면 대장의 배변 기능이 약해질 수 있어 주의해야한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공직부패 잡는 중국 환경 오염도 손본다

    중국이 환경오염에 따른 벌금 상한선을 없애고, 시민단체가 기업에 환경오염 책임을 묻는 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하는 등 환경보호 관련 법을 대폭 수정했다. 갈수록 악화되는 환경오염과의 전쟁을 선포한 것이다. 중국 국회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지난 24일 환경오염 유발자에 대한 처벌을 대폭 강화하는 내용의 환경보호법을 25년 만에 개정했다고 베이징 신경보가 25일 보도했다. 개정법은 내년 1월 1일부터 발효된다. 개정법은 그간 액수가 너무 적어 환경보호에 별다른 효과가 없다는 비난을 들었던 벌금의 상한선을 없앴다. 기존에는 아무리 법을 어겨도 최대 50만 위안(약 8313만원)까지만 벌금이 부과됐다. 벌금 산정도 한 번 적발될 때마다 개별적으로 부과됐으나 앞으로는 오염물질 배출 총시간을 따져 합산하는 방식으로 상한 없이 부과된다. 예컨대 지정 교부일까지 벌금 5만 위안을 내지 않았다면 그날로부터 낼 때까지 매일 5만 위안의 벌금이 새로 부과된다. 이번 법 개정의 최대 핵심은 민간 환경단체나 변호사가 기업 등을 대상으로 직접 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단, 구(區)·현(縣)급 이상 지방정부에 등록돼 있고 5년 이상 환경운동에 참여했으며 법률 위반 경력이 없어야 한다. 중국은 그간 민간단체나 변호사가 공해물질을 내뿜는 기업을 상대로 공공이익을 위한 소송을 제기하지 못하도록 막아왔다. 실제로 이달 초 간쑤(甘肅)성 란저우(州)시에서 기준 이상의 벤젠이 검출돼 수돗물 공급이 중단됐을 때 240만 명의 시민을 대표해 5명이 수도운영회사인 프랑스 베올리아를 상대로 수질검사 자료를 공개하라는 소송을 제기했으나 기각당했다. 이번 법 개정은 중국 지도부가 환경 문제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음을 인식한 데 따른 것이다. 환경 오염이 연일 악화되면서 국민의 건강과 생명이 위협받는 것은 물론 공산당에 대한 국민의 불만이 증폭되고 있다. 한편 란저우의 수돗물 벤젠 오염에 이어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에서도 식수원이 암모니아성 질소에 오염되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이날 관영 차이나데일리가 보도했다. 공장 배수, 배설물 혼입 등이 원인이며 이번 사태로 시민 30만여 명이 생수 구입 소동을 빚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식음료 특집] 농심 ‘백두산 백산수’

    [식음료 특집] 농심 ‘백두산 백산수’

    농심의 먹는 샘물 ‘백두산 백산수’는 몸에 좋은 미네랄 성분이 풍부한 것으로 연구 결과 입증됐다. 국내 수질분석 권위자로 알려진 공주대학교 환경교육과 신호상 교수가 최근 월간 ‘환경미디어’에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백두산 백산수에는 필수 미네랄인 마그네슘과 칼슘의 농도비(Mg/Ca)와 실리카(silica) 성분이 시판 생수 가운데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 교수는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17개 국내외 생수 제품을 대상으로 연구했다. 또한 물맛을 측정하는 OI 지수에서도 7.01을 획득해 목 넘김이 좋고 깔끔한 물로 인증을 받았다. 신 교수는 “마그네슘 섭취가 부족한 현대인은 칼슘의 함량에 따라 마그네슘 흡수율이 달라져 마그네슘과 칼슘의 농도비가 중요하다”며 “백산수(수원지: 백두산)가 가장 높은 평가를 받은 것은 화산 암반수이기 때문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백산수 외에 삼다수(수원지: 제주), 천연수(수원지: 백두산), 와하하(수원지: 백두산) 등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 밖에 실리카는 치매증상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졌는데 그 함유량은 백산수가 40.6mg/L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프랑스 제품인 볼빅(29.4mg/L)이 뒤를 이었다.
  • “초긴축 경영 7개월새 323억 절감… 1등 공기업으로 거듭날 것”

    “초긴축 경영 7개월새 323억 절감… 1등 공기업으로 거듭날 것”

    제주가 국제 종합관광중심지로 우뚝 떠올랐다. 투자유치가 잇따르고 관광객도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는 무분별한 개발을 막고 체계적인 관광지 개발을 선도하는 동시에 외국 투자를 끌어와 제주도를 관광 중심의 국제자유도시로 만드는 중앙정부 차원의 공공기관이라고 보면 된다. 김한욱 이사장은 제주도 기획실장과 안전행정부 국가기록원장을 지낸 제주 토박이 공무원 출신이다. JDC 탄생의 산파역을 맡았던 인물이기도 하다. 20일 김 이사장을 만나 국제자유도시 개발 방안과 주요 사업 추진 현황을 들어봤다. 대담 류찬희 산업부 선임기자 →JDC 설립과는 어떤 인연이 있나. -1997년 제주도 기획관리실장 시절이다. 제주도의 미래 발전방향을 한참 고민하던 중이었다. 홍콩이 중국으로 돌아가던 때였다. 중국이 1국가 1체제로 가면 제주도가 홍콩보다 경쟁력에서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기회가 찾아왔다. 김대중 당시 대통령에게 업무보고가 있었다. 도지사와 고민한 끝에 제주도의 미래 발전방안을 보고했다. 일반 현황을 포함, 7쪽 분량의 보고였는데 농업·감귤과 관광 중심의 발전방안을 한두 쪽 넣었다. 이를 본 대통령이 무릎을 치면서 구체적으로 만들어 보고하라고 지시하더라. 제주 개발방안에 대한 20쪽짜리 자료를 만들어 보고했다. 전국적으로 자유도시 개발이 유행이었다. 그런데 제주도는 다른 지역과 포커스를 달리했다. 예를 들어 인천 송도는 물류·금융 중심이고 제주는 관광 중심으로 포커스를 맞췄다. 국가전략 차원에서 상호 경쟁이 아닌 보완으로 가는 방안이었다. 이를 이끌고 가는 기관은 중앙정부나 지자체가 아닌 제3기관을 만들자고 제안했고, 이 기관이 토지를 수용하고 기업을 유치해 제주도를 관광중심지로 발전시키자는 안이었다. 이게 JDC 탄생의 시초였다. →막상 JDC 이사장에 부임해 보니 어떻던가. -나름 실적도 많았다. 힘든 상황에서 국제자유도시개발의 기반을 잘 다졌다. 그런데 2012년 말 임명장을 받고 속을 들여다보는 순간 깜짝 놀랐다. 부채가 6705억원이나 됐다. 물론 이 중 절반이 JDC가 지급 보증한 영어학교 설립·운영에 들어간 빚이었다. 부채비율도 176%나 됐다. 도저히 상환능력이 없어 보였다. 첫 번째 올라온 결재가 200억원 차입문건이었다. 막막했다. 결재를 거부하고 되돌려 보낸 뒤 예산서를 꼼꼼히 뒤졌다. 답이 나왔다. 첫째, 긴축운영만 해도 추가 차입은 막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다음에는 민자를 유치하고 사업을 활발하게 일으켜 보유 중이던 땅을 팔면 빚 갚는 데는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경영에 어려움을 겪었을 텐데. -지난해 초긴축운영을 했다. 결과는 7개월 동안 무려 323억원을 절감했다. 또 신화역사공원에 외자를 유치하는 동시에 부지를 1360억원에 매각했다. 영어학교 아파트 부지와 첨단산업단지 아파트 부지도 적절한 가격에 매각했다. 결과적으로 지난해 934억원의 순경영이익을 냈다. 이를 바탕으로 부채 500억원을 갚았다. 올해 부채상환 예정액이 400억원, 내년에 갚기로 했던 1000억원을 올 상반기까지 모두 갚을 계획이다. 부채비율이 121%로 떨어진다. 이제 경영에 자신이 생겼다. 직원들도 1등 공기업을 만들겠다는 각오가 대단하다. →투자유치 실적에만 매달리다 보면 자칫 국부를 헐값에 넘기는 경우도 있다. -우리 자본으로 개발하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하지만 여력이 없을 때는 건전 자본을 끌어들여 상생발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투자자들의 요구를 받아 주는 대신 우리의 요구도 붙이고 다음에는 우리가 얻는 것이다. 제주도의 기반 산업은 농업·관광 등이다. 투자유치는 제주도민의 요구를 반영해 줄 수 있는 기업을 우선해 골랐다. 제주도민의 일자리를 만들어 내고 생산품을 사주는 것을 조건으로 내세웠다. 천혜의 제주 자연을 해치는 기업이나 단기이익을 좇는 자본은 받지 않는다. 예를 들어 신화역사공원의 경우 3억 달러 외자유치와 별도로 땅값 1360억원을 현금으로 받았다. 또 투자 기업에는 두 가지를 약속받았다. 첫째, 시설이 들어서면 이 지역 주민을 고용해 주는 것이고 둘째는 지역 주민들이 생산한 농산물을 사주는 조건이다. →외자유치 성공 요인은 어디에 있나. -줄 것은 주고 받을 것은 받는 것이 중요하다. 투자자들은 땅값이 싸다고만 덤벼드는 것이 아니다. 그들이 원하는 조건은 뛰어난 의료시설이 있는지, 아이들을 맡길 수 있는 학교시설은 충분한지, 대규모 쇼핑·레저단지 등은 갖추고 있는지를 먼저 따진다. 그런 점에서 제주도는 경쟁력이 있고, 아직 부족하다면 인프라를 깔아 주면 된다. 앞으로도 그들이 원하는 조건을 충분히 갖춰야 민자유치를 성공할 수 있다. 투자자는 개발이익을 얻는 게 생리다. 제주도가 결코 투자유치에 유리하지만은 않았다. 우리보다 더 좋은 조건을 내세우는 국가도 많다. 하지만 앉아서 감 떨어질 때를 기다리다가는 투자자를 잃고 만다. 결국은 발품을 팔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투자자를 찾아다니며 제주 부동산의 이용가치를 설명하고, 인허가 문제나 향후 이용계획 등을 충분히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 인센티브를 약속하고 부족한 부분은 설득도 하고, 그들이 원하는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주기로 약속한 결과다. →지역개발은 어떤 식으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한가. -제주도는 땅을 싸게 판 것도 아니다. 모두 제값을 받았다. 흔히 개발 하면 관광, 제조업만 생각한다. 그동안 1차산업은 누구도 건들지 않았다. JDC는 대동공업을 유치했다. 이 회사는 제주도에 농업연구시설, 농산물 시험재배시설, 귀농촌 조성, 농촌테마단지 조성사업을 벌인다. 1차산업 유치도 메리트가 크다. JDC가 추진하는 개발사업은 지역을 기반으로 한다. ‘위딩사업(예비사회적기업)’이라고 이름을 붙였는데, 고기를 주는 것이 아니라 그물을 주는 방식이다. 단순히 농촌 주택 개조비용을 지원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를 기반으로 민박사업을 하도록 하는 것이다. 마을회관 건립과 같은 생색내기 사업은 안 한다. 대신 생산한 농산물을 팔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이에 필요한 시설을 지어 주는 사업을 벌이고 있다. →개발에 따른 지역주민 반발은 없는가. -왜 없겠는가. 하지만 이를 설득하고 이해시키려면 마인드를 바꿔야 한다. 우선 하향식 개발은 지역주민이 배제돼 반발을 불러온다. 시설 유치는 좋지만 주민의 직접 이익이 적을 때도 반발한다. 환경문제도 반대 이유 중 하나다. 그래서 JDC가 유치하는 단지지구에는 두 가지를 요구하고 있다. 우선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을 사달라는 것이다. 둘째, 운영이 안정권에 들어가면 아침 두 시간만 로비를 내달라고 했다. 일정 공간에 지역 주민이 생산한 상품 샘플을 전시하고 관광객들에게 쿠폰을 팔고, 관광객들이 도착할 때쯤 집으로 배달해 주는 시스템이다. 그래야만 지역 주민에게 이익이 돌아간다. →항공우주박물관 개관을 앞두고 있다. 경영에 어려움은 없나. -새로운 명소가 될 것이다. 국내 이 분야 유일의 박물관이다. 1150억원을 투자한 사업이다. 하지만 정부 예산은 한 푼도 안 들어갔다. 공사가 운영해 수익을 내야 하는 구조다. 직원이 45명 필요하다는 용역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추가 인원을 뽑지 않았다. JDC 직원이 267명인데 각 팀에서 25명을 차출했다. 경영 경비를 줄여 입장료를 낮춘 것이다. 돈벌이는 아니지만 손해를 봐서는 안 된다. 입장료를 2만 3000원에서 1만 7000원 정도로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제주 인구가 증가하고 부동산시장도 활발하다. -JDC가 추진하는 프로젝트로 인한 경제효과라고 본다. JDC 설립 목적에 부합하는 현상들이다. 인구 유입률이 전국 지자체 가운데 세종시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영어교육도시 주변에는 빈 집이 없을 정도다. 오랜 골칫거리였던 미분양 주택도 모두 팔렸다. →제주 첨단과학기술단지에 입주한 기업들이 많다고 들었다. -3차 산업에 편중된 제주의 산업구조에서 고부가가치 지식기반 산업으로 개편을 주도하는 데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에는 다음, 이스트소프트, 온코퍼레이션, 모뉴엘 등 정보통신·생물화학 등 첨단 업체 101개가 들어왔다. 1100여명이 근무하고 있고 지원시설 입주율은 67.6%, 산업용지는 100% 분양됐다. 생산 공정에서 특정 대기·수질 등 유해물질 배출로 주위 환경과 인근 업체 조업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는 업종은 입주를 제한하고 있다. 실제 중국, 일본의 몇몇 유수기업이 입주를 희망했으나 자연훼손이 염려돼 허가해 주지 않았다. →JDC는 어떤 도시건설을 지향하고 있는지. -제주도의 지역·역사·인문 특성과 청정한 환경을 바탕으로 국제적인 관광·휴양도시를 조성하는 게 목표다. 원활한 투자유치 환경을 조성하고 신산업을 육성해야 한다. 제주만이 가진 천혜의 자연환경을 잘 보존, 활용해 홍콩, 싱가포르와 차별화된 명품 국제자유도시를 조성할 것이다. chani@seoul.co.kr ■김한욱 이사장은 ▲1948년 제주 ▲오현고·한국방송통신대·고려대 정책대학원 행정학 석사 ▲제주도 공보관·기획관리실장 ▲행정자치부 국가기록원장 ▲제주도 행정부지사
  • 세월호에 ‘원격조정 무인잠수정’(ROV) 투입…거센 조류에 효과는 글쎄?

    세월호에 ‘원격조정 무인잠수정’(ROV) 투입…거센 조류에 효과는 글쎄?

    세월호 침몰 참사 현장의 구조 작업을 돕기 위해 20일 오후부터 미국의 ‘원격 조정 무인잠수정’(ROV·사진)이 투입되면서 얼마나 성과를 낼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침몰 수역의 강한 조류 때문에 크게 기대할 것은 없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ROV는 카메라가 달린 원격 조종장치다. 물속에서 촬영하면 밖에서 영상 장비를 이용해 실시간으로 모니터링이 가능하다. 음향 정보는 물론 소리의 전달 방식에 관계된 수질 정보까지 수집할 수 있다. 특히 세월호 사고 해역이 부유물이 많고 수중 시정이 고작 20㎝에 불과한 곳이라는 점에서도 기대감을 부풀리고 있다. 하지만 세월호 선내에는 음파가 전달되지 않는 데다 여객선의 통로도 ROV의 크기보다 좁을 것으로 추정돼 활용에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몸체를 가눌 수 있는 팔다리와 같은 장치가 없기 때문에 조류가 거셀 경우 균형을 잡고 원하는 방향으로 이동하는 게 쉽지 않다는 단점도 있다. 앞서 17일 투입된 국산 무인로봇도 이런 이유로 떠내려가고 말았다. 실제로 해경 관계자는 “20일 밤 투입된 무인 잠수정도 거센 물살 때문에 제대로 작동되지 않은 것으로 안다”면서 “이런 방법이라도 써보자는 시도의 하나였을 뿐 무인 잠수정에 큰 기대를 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인사]

    ■소방방재청 ◇소방정 승진△중앙소방학교 교육훈련팀장 원미숙△인천광역시 소방안전학교장 이종인△소방방재청 김재병(서울전출 예정) 김석용(광주전출 예정)◇소방정 전보△119구급과장 허석곤△중앙소방학교 행정지원과장 마재윤△중앙소방학교 소방과학연구실장 김연상△중앙119구조본부 119수도권지대장 김성수△광주광역시 소방학교장 배덕곤△충청남도 충청소방학교장 홍상의△경상북도 소방학교장 엄준욱△재난상황실 변수남△방호조사과 조선호△119구조과 권대윤 ■한국철도시설공단 △연구원장 이동렬△영남본부장 권영철△호남본부장 이현정 ■한국광해관리공단 ◇1급 승진△기획조정실장 조정구△해외협력총괄팀장 최승진◇2급 승진△해외사업1팀장 백승한◇팀장·파트장 전보△영남지사 석탄지역진흥팀장 주상돈△광해사업본부 수질광미파트장 고주인△석탄지역진흥본부 지역진흥파트장 고도인△분석센터 수질토양파트장 심재천△분석센터 석면석탄파트장 홍인기 ■SK그룹 ◇전무급△SK이노베이션 홍보실장 이항수◇상무급△수펙스추구협의회 커뮤니케이션위원장실 임원 김정기
  • 낙동강 수질관리·녹조대책 착수

    최근 가뭄과 이상 고온으로 댐의 저수율이 낮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환경규제 완화 분위기에 휩싸이는 바람에 자칫 오염물질 배출 관리에 소홀해질 수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 15일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해 녹조현상이 심했던 낙동강댐 7곳에 대해 지난달 31일 저수율을 측정한 결과 평균 저수율이 36.7%로 지난해 같은 날 저수율(51.2%)에 크게 못 미쳤다. 지난여름부터 지속된 가뭄으로 4대강 수계 주요 댐의 저수율이 최근 5년 중 최저 수준이다. 수온도 상승하면서 올해 봄여름의 기온이 예년에 비해 높고 강수량이 적을 것으로 예보돼 녹조도 조기에 발생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환경부는 지난달부터 추진하고 있는 ‘갈수기 수질관리대책’을 ‘수질관리 및 녹조대응대책’으로 확대 시행하는 한편 지자체에 배출업소 등 오염원 관리를 당부했다. 한국수자원공사 등에는 취·정수시설 운영 강화 등 먹는 물의 안전성 확보도 요청했다. 앞서 전국 5397개 배출업소에 대한 수계별 합동점검 결과 394개 업체가 환경법을 위반한 사실을 적발, 조치했다. 환경부는 전국 주요 하천의 조류발생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녹조 발생 때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수계별로 수질·수량 기관이 공동 참여하는 현장 대책반을 구성하기로 했다. 매년 6월쯤에 가동했던 녹조대응 상황실도 5월로 한 달 앞당겨 운영에 들어간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약진하는 공기업] 한국환경공단, 공공 데이터 개방 국민 생활 업그레이드

    [약진하는 공기업] 한국환경공단, 공공 데이터 개방 국민 생활 업그레이드

    한국환경공단은 공공 데이터 개방을 통해 환경분야의 민간·산업 활성화 및 국민체감형 정보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미세먼지 등 전국 대기질 측정자료와 음식물 쓰레기 배출정보 등 12개의 공공 데이터를 개방한 데 이어 올해 주요 이슈로 부각된 빛공해와 국가상수도 수질정보를 추가로 공개했다. 2016년까지 공개 정보를 18개로 확대해 국민의 활용도를 제고할 계획이다. 특히 2013년부터 생활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미세먼지와 빛공해, 수질 등의 정보를 공개함으로써 국민과 관련 기업으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대기오염정보사이트 ‘에어코리아’(www.airkorea.or.kr)를 통해 하루 2차례 미세먼지 농도와 예보 정보를 제공하고 휴대전화·태블릿PC 등의 사용빈도를 고려한 모바일 웹으로도 서비스를 제공한다. 하반기에는 애플리케이션 알림서비스와 오존·초미세먼지(PM2.5) 예보 확대 등 강화된 대기정보서비스를 서비스할 계획이다. 인공조명에 의한 빛공해의 피해 예방을 위해 지난달 오픈한 ‘좋은빛 정보센터’(www.goodlight.or.kr)에서는 이용자가 카메라를 활용해 피해 여부를 진단받을 수 있다. 이시진 공단 이사장은 “환경복지와 산업 발전의 기초 자료로 활용이 가능한 공공 데이터를 적극 발굴해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커버스토리] 물전쟁 승리한 ‘하이트’ 15년만에 뒤집은 ‘카스’

    [커버스토리] 물전쟁 승리한 ‘하이트’ 15년만에 뒤집은 ‘카스’

    ‘물고 물리는 물(水)전쟁.’ 한 주류업계 임원은 1990년대 급박하게 돌아갔던 맥주 시장을 이렇게 회상했다. 페놀 유출 사건을 시작으로 점유율 판도가 뒤바뀌었고 조선맥주(현 하이트진로맥주)와 동양맥주(현 오비맥주)라는 전통적인 양강 구도를 비집고 ‘카스’ 열풍이 불었다. 그는 “경쟁이 전쟁 수준으로 치달았고 당시 업체 사장들은 서로 만나지도 않았다”고 전했다. 엎치락뒤치락 치열했던 맥주 시장은 1990년대 후반 외환위기 사태를 전후로 하락세를 탔고 급기야 기업의 운명까지 갈랐다. 국내 맥주 시장의 역사는 하이트진로 및 오비맥주의 사사(社史)와 궤를 같이한다. 하이트진로의 전신인 조선맥주와 오비맥주의 전신인 소화기린맥주는 일제강점기 때부터 치열한 물 전쟁을 벌여 왔다. 해방 후에는 조선맥주와 동양맥주가 각각 그 맥을 이었다. 1990년 초반까지는 동양맥주가 시장점유율 70%를 차지하며 독주 체제를 이어 갔다. 만년 2위였던 조선맥주가 승기를 잡은 건 1991년도다. 그해 3월 낙동강 유역의 두산전자 구미공장에서 페놀이 유출됐다. 두산전자 페놀 원액 저장 탱크에서 페놀수지 생산라인을 연결하는 파이프가 파열된 게 원인이었다. 30t의 페놀이 유출됐고 국민들의 분노는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전국 각지에서 두산 제품 불매운동이 이어졌다. 두산 계열사인 동양맥주 버리기 캠페인까지 벌어졌다. 당시 업계에 종사했던 한 관계자는 “직접적인 원인 제공자도 아닌데 동양맥주를 향한 세간의 비난은 어마어마했다”면서 “사고 이후 또다시 페놀이 유출되면서 사태가 악화됐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두산 페놀유출… 동양맥주에 불똥 불매운동까지 환경부 장·차관이 경질됐고 총수인 박용곤 두산그룹 회장이 물러났다. 아니나 다를까 1993년 조선맥주의 반격까지 시작됐다. 조선맥주는 기존의 맥주 브랜드인 ‘크라운’ 대신 천연 암반수 콘셉트의 ‘하이트’로 이른바 물 전쟁에 불을 붙였다. ‘맥주의 90%는 물. 맥주를 끓여 드시겠습니까?’라는 하이트의 도발적인 광고 문구는 소비자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페놀 사건 이후 국민적 관심사로 떠오른 수질 문제를 전면에 내세운 탁월한 한 수였다. 절대 강자 동양맥주의 시장점유율엔 비상이 걸렸다. 설상가상으로 1994년에는 진로쿠어스가 카스맥주를 들고 맥주 사업에 뛰어들었다. 양강 구도였던 맥주판이 한치 앞도 모르는 전쟁터로 뒤바뀐 것이다. 1996년 그렇게 조선맥주(43%)는 동양맥주(41.7%)를 누르고 시장점유율 1위에 올랐다. 2.3% 포인트의 근소한 차이였지만 후폭풍은 거셌다. 이후 오비맥주는 15년간 한 번도 시장 1위를 되찾지 못했다. 잘나갈 것만 같았던 맥주 시장은 1997년 외환위기와 함께 거품이 꺼졌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당시 각 기업들은 맥주 소비가 늘 것이라는 막연한 예측으로 앞다퉈 빚을 끌어들여 맥주 생산량을 늘렸다”면서 “외환위기가 터지면서 소비가 위축되고 맥주 소비가 줄어 기업들이 휘청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진로그룹은 1997년 부도를 냈다. 맥주 사업에 손을 댄 후 자금난이 심화된 데다 건설, 유통 부문의 적자가 겹치자 모기업인 진로그룹이 고꾸라졌다. 당시 업계에서는 맥주 사업에 거액을 투자한 것을 부도의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맥주 부문은 오비맥주가, 소주 부문은 하이트맥주가 각각 사들였다. ●조선 “맥주 끓여드시겠습니까” 도발적 광고 이후 점유율 1위 올라 한 시절을 호령했던 동양맥주도 외환위기의 칼바람을 피하지는 못했다. 페놀 사건 이후인 1995년, 두산종합식품과 두산음료를 동양맥주에 합병해 사명도 오비맥주로 바꾸는 등 재기를 노렸지만 돈줄이었던 맥주 사업의 부진은 곧바로 그룹 자금난으로 이어졌다. 이듬해에는 시도 때도 없이 부도설에 휩싸여 어려움을 겪었다. 이 가운데 실질적인 주인도 바뀌었다. 1997년 오비맥주는 당시 세계 4위 맥주 회사였던 벨기에 인터브루(현 AB인베브)에 지분 50%를 매각했다.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뼈아픈 선택이었다. 1999년 진로로부터 카스맥주를 인수하기도 했지만 점유율은 여전히 40% 초반에 머물렀다. 그리고 2001년 두산그룹은 그룹 모태나 다름없는 지분을 완전히 정리했다. 식음료를 비롯한 주요 계열사도 처분하며 중공업, 기계 등 중후장대형 사업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후 오비맥주의 주인인 인터브루는 2009년 7월 사모펀드 투자 기업인 콜버그 크래비스 로버츠(KKR)에 지분을 매각했다. 당시 오비맥주 관계자는 “인터브루는 비용 절감을 위해 오비맥주 경영에 깊이 관여했다”면서 “KKR은 소유와 경영을 분리해 오비맥주 경영진에게 보다 많은 권한을 줬고 오비맥주는 과거 인터브루 시절 아낀 자금력을 기반으로 공격적인 투자를 감행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매각 당시 오비맥주의 점유율은 43.7%였다. 그러나 2011년 말 오비맥주는 국내 시장점유율 50%를 넘기며 하이트진로를 눌렀다. 지난해 3월 기준 오비맥주는 60% 점유율로 업계 수성을 하고 있다. 몰락한 맥주 명가 오비맥주는 어떻게 부활에 성공했을까. 때는 200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이호림 오비맥주 사장은 오비 대신 진로로부터 인수한 ‘카스’ 카드를 전면에 내세웠다. 수십년간 국내 시장에서 군림해 온 오비 브랜드를 버리겠다는 파격적인 전략이었다. 임직원의 반대가 거셌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당시 오비맥주 직원들은 과거의 브랜드를 되살려야 한다고 했다”면서 “당시 자칫 낡아 보이는 오비의 이미지를 버리고 정통성은 떨어지나 상승세를 타는 카스 브랜드로 젊은 층을 집중 공략했던 게 주효했다”고 말했다. ●작년 오비 1위 탈환… 2000년대 이후 프리미엄 경쟁 하이트맥주는 1998년 회사 이름을 아예 하이트맥주로 바꾸고 꾸준히 업계 1위를 다져 나가고 있는 상태였다. 오비맥주는 먼저 국내 최초 비열 처리 맥주인 카스의 신선한 맛을 마케팅 포인트로 삼았다. 또 톡 쏘는 상쾌함을 강조하며 젊은 층을 노렸다. ‘카스 후레쉬’에 이어 ‘카스 레드’ ‘카스 레몬’ ‘카스 라이트’ 등이 잇따라 출시됐다. 과거 다소 획일화된 맥주 맛에서 탈피해 소비자들의 입맛을 철저하게 세분화한 오비맥주의 전략은 시장에 정확히 먹혀들었다. 한편 2000년대 이후 맥주 시장은 프리미엄 경쟁으로 치달았다. 외국 맥주의 수입으로 소비자들의 입맛이 고급화됐기 때문이다. 한때 우리 맥주는 ‘폭탄주 전용 맥주’ ‘북한 대동강 맥주보다 맛이 없다’는 혹평을 듣기도 했다. 2010년에는 수입 맥주 시장이 폭발적으로 커지면서 위기감을 더했다. 실제로 2008년 전체 맥주 시장의 3.5%에 불과하던 프리미엄 맥주 시장은 2010년을 기점으로 큰 폭으로 증가해 2012년에는 5.4%까지 됐다. 프리미엄 맥주에 대한 수요 증가는 이미 예견된 상황이었으나 하이트진로맥주와 오비맥주는 다소 대응이 늦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2010년 8월 프리미엄 맥주인 ‘드라이피니시d’로, 오비맥주는 2011년 3월 오비 골든라거를 출시해 제2의 맥주 맛 전쟁을 벌여 왔다. 그리고 양 사는 올해 유통 공룡 롯데주류의 맥주 시장 합류로 제3의 맥주 전쟁을 준비 중이다. 물론 80년의 맥주 역사 속에 이 두 맥주 회사만 있었던 건 아니다. 섬유업체 삼기물산과 독일의 이젠백이 합작한 한독맥주는 1975년 정통 독일맥주를 표방한 이젠백맥주를 출시해 한때 시장점유율을 15%까지 끌어올리는 등 이변을 일으키기도 했다. 그러나 이젠백맥주는 양대 선발업체의 강력한 견제와 자금난을 이기지 못하고 1977년 조선맥주에 인수됐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어린이 전용 수영장’, 내실있는 업체인지 따져봐야

    ‘어린이 전용 수영장’, 내실있는 업체인지 따져봐야

    최근 들어 예체능 교육에 대한 학부모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학업에 지친 아이들의 정서함양과 고른 신체발달,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 때문이다. 이에 따라 관련 교육산업도 규모가 커지는 한편, 각 과목의 전문화와 세분화도 이뤄지고 있다. 일례로 과거에는 찾아보기 힘들었던 ‘어린이 전용 수영장’이 성업하고 있는 현상이 눈에 띈다. 지금까지 어린이들은 성인들과 함께 수영장을 사용하거나, 수영장 한 켠에 마련된 어린이용 풀장을 이용하는 것이 고작이었다. 이는 안전에도 문제가 있을 뿐만 아니라, 수준 높은 교육을 제공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었다. 반면 ‘어린이 전용 수영장’은 어린이에게 특화된 시설과 커리큘럼이 구성돼 있으므로 안심하고 맡길 수 있다. 이는 생활체육으로써의 수영이 전문화 되면서 나타난 대표적 사례이다. 하지만 ‘어린이 전용 수영장’이 인기를 끌면서 전문성이 결여된 업체가 난립하는 등 부작용도 발생하고 있다. 어린이들을 교육할 수 있는 노하우가 충분히 축척되지 않은 일반 수영시설이 ‘어린이 전용 수영장’을 표방하면서 속칭 ‘간판만 바꾸는’ 일이 많아지고 있다는 것. 따라서 어린이 전용 수영장을 선택할 때는 시설, 프로그램, 전문강사 등의 체계적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지를 꼼꼼히 따져보는 것이 좋다. 이에 대해 고양시에 위치한 어린이 전용 수영장 ‘토이키즈 스윔클럽’의 이승준 원장은 “어린이들이 안심하고 수영을 할 수 있는 수질과 시설, 지도강사들이 수영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마음까지 아우를 수 있는 전문성이 갖춰져 있는지 살펴보야 한다”고 조언했다. ‘토이키즈 스윔클럽’은 어린이들만을 위해 설계된 시설과 전문화된 프로그램을 갖춘 어린이 전용 수영장이다. 안전한 공간 안에서 재미있게 놀면서 수영을 배울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또한 식용소금을 이용한 천연 해수풀 시스템을 갖추고, 강사들을 대상으로 정기적인 아동심리세미나를 진행하는 등 전문성 강화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원장은 “어린이 전용 수영장은 단순한 수영교습에서 벗어나, 아이들의 신체발달과 더불어 도전정신, 인내심 등 바람직한 정서를 키울 수 있는 곳”이라며 “직접 아이들을 교육하는 강사들은 수영지도에서 더 나아가 아이들의 심리까지 잘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내실 없이 단순히 어린이 전용 교육기관이라는 이름만 내세워서는 안전은 물론 교육적 효과도 기대할 수 없다. 따라서 ‘토이키즈 스윔클럽’과 같이 동종업계의 롤모델이 될 수 있는 전문기관의 육성과 지원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화성시 ‘에코팜랜드’ 7월 첫 삽

    경기 화성시 ‘에코팜랜드’ 사업에 대한 기획재정부 지원금 914억원이 확정돼 이르면 7월 착공에 들어갈 전망이다. 7일 도에 따르면 기재부가 당초 615억원에서 299억원을 추가 지원해 달라는 요청을 받아들였다. 에코팜랜드는 화성시 마도·서시면 일대 화옹 간척지 768㏊에 추진 중인 미래형 축산·농업·관광 복합단지다. 국비는 상·하수 시설, 인공습지, 저류지, 배수로 등 수질 개선 시설 조성에만 쓰도록 했다. 경기도, 화성시, 한국마사회, 수원축협, 농우바이오 등 5개 기관이 5609억원을 들여 2016년 완공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해 왔다. 에코팜랜드에는 승용마단지, 말 조련단지, 체재형 주말농장·세계농촌마을, 축산연구개발단지, 종자연구복합단지, 반려동물테마파크, 수출형 유리온실·경관농업단지 등이 들어선다. 서상교 도 축산산림국장은 “각종 인허가 등 행정 절차를 많이 남겼지만 관계 기관과 협조해 조속히 착수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日 후쿠시마 오염수 또 유출 “큰비가 원인”

    日 후쿠시마 오염수 또 유출 “큰비가 원인”

    일본 후쿠시마 제1 원전에서 또다시 오염수가 유출됐다. 이번엔 지난밤 내린 큰비가 원인이었다. 4일 일본 NHK 방송 등 현지언론 보도에 따르면 도쿄전력이 지난밤부터 이날 아침에 걸쳐 내린 비의 영향으로 오염수 저장탱크를 둘러싼 ‘보’의 수위가 올라 보 2개에서 오수가 주변 부지로 넘친 것을 확인, 방사성물질의 농도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앞으로 물이 재차 넘치는 것을 대비하기 위해 보에서 이송된 탱크 안의 수질을 확인한 뒤 방출 조처를 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4일 아침까지 원전 일대에 내린 비는 6시간 동안 강우량이 70mm. 이 영향으로 원전 4호기 남쪽 지점에 있는 탱크를 둘러싼 보에 쌓인 물이 주변 부지로 넘친 것을 확인했다고 전해졌다. 탱크를 둘러싼 보는 오염수의 유출을 막기 위한 대책으로 탱크를 이중으로 둘러싸도록 설치가 진행되고 있었지만, 물은 완성된 높이 25cm의 내부 보를 넘어 공사 중이던 외부 보 아랫부분에서 유출됐다는 것이다. 도쿄전력은 “유출된 오염수를 조사한 결과 방사성물질인 세슘과 스트론튬은 검출 한계값을 넘지 않았지만 유출된 부분에 흙을 쌓는 대응을 취했다”고 밝혔다. 또 원전 1호기의 산 쪽에 있는 다른 탱크의 보에서도 물이 주변 부지로 쏟아져 나오고 있는 것이 발견돼 수질을 조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러시아 리아노보스티통신 등 외신은 “탱크 중 2개소에서 토양과 바다에 버려진 폐수 중의 세슘 137과 세슘 134는 정상 수준을 넘어섰다. 측정 결과 1개소는 1리터당 세슘 137의 양이 배출 허용 기준치인 25베크렐보다 높은 39베크렐을 보였으며, 세슘 134 역시 기준치 15베크렐보다 높은 25베크렐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또한 “다른 곳에서는 1리터당 세슘 137의 수치는 30베크렐이며 스트론튬 90의 수치는 1리터당 10베크렐로 이는 허용치 한계 값이다”고 덧붙였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열린세상] 규제개혁이 어려운 이유/고동수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열린세상] 규제개혁이 어려운 이유/고동수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박근혜 대통령이 주재한 규제개혁장관회의가 끝장토론으로 진행되면서 규제개혁이 중요한 어젠다로 자리 잡았다. 한편에서는 ‘이런 분위기가 오래갈까?’라는 의견도 있는 것 같지만, 대통령이 깊은 관심을 갖고 있는 만큼 상당 부분 성공하리라 생각한다. 다만 끝장토론에서 거론된 ‘푸드트럭’ 사례처럼 금방 결론이 날 수 있는 규제도 있지만 현재 남아 있는 규제 중에는 수차례의 검토에도 불구하고 없어지지 않고 있는 것들이 더 많다. 왜 이리 규제개혁이 어려운 것일까. 우선, 정부의 지원정책과 규제는 동전의 앞뒷면 같기 때문이다. 정부 부처는 관련분야의 산업 진흥을 위해 지원정책을 만들고 이를 시행하고자 관련법을 제정한다. 대표적인 규제부처라 할 수 있는 환경부조차도 환경산업 지원법을 운용하고 있다. 그런데 정부가 특정 산업 진흥을 위해 제정한 관련법에는 지원정책과 규제가 모두 포함돼 있다. 즉 정부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인증제나 지정제 같은 규제 울타리에 들어갈 수밖에 없으며, 이러한 인증 및 지정제는 결국 진입장벽으로 작용하게 된다. 진입장벽을 넘지 못해 지원을 받지 못한 기업은 한국사회가 불공평하다고 여길 수밖에 없다. 그러나 공무원은 이때부터 기업에 대하여 영원한 ‘갑’이 되는데 누가 그러한 갑의 지위를 놓고 싶겠는가. 둘째, 정부는 정책을 수행하기 위해 주로 산하기관을 설립한다. 처음에는 소규모 사업단으로 시작하지만, 일정 기간이 지나면 예산을 받을 수 있는 독립된 산하기관으로 규모를 키운다. 이들 산하기관은 법령에 근거해 설립되며 법에서 위임한 지원정책이나 규제를 담당한다. 그런데 지금과 같이 규제개혁 바람이 불어 부적절한 규제를 폐지하거나 완화하려면 산하기관을 없애거나 규모를 축소해야 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그러나 정부 입장에서는 자신의 업무를 수족처럼 맡아서 해 주고 퇴직 공무원을 내보내는 곳으로도 활용하는 산하기관을 없애는 것이 싫을 수밖에 없으며, 산하기관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밥줄’이 없어지는 것을 용납할 수 없으므로 거세게 저항하게 된다. 한 번 만들면 없애기 어렵다는 숨겨진 진실을 알아야 할 것이다. 셋째로, 부처들 간의 업무 성격이 달라 충돌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제조업 육성을 위해 공장입지를 공급하려는 산업통상자원부와 수도권 입지를 관장하는 국토교통부, 그리고 수질과 대기오염을 관장하는 환경부 간의 대립은 무엇이든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하게 한다. 이들 부처 공무원은 그곳으로 발령이 난 이후 나름대로 국가를 위한다는 명분을 갖고 맡은 업무에만 전념해 왔기 때문에 다른 부처의 영역을 고려할 여유가 없다. 또한 자신들의 업무 영역이 넓어져야 더욱 힘 있는 부처가 된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더군다나 이런 정책적 규제가 논의 대상이 되면 어김없이 시민단체들이 개입하게 되고 해결은 점점 어려워진다. 지난 끝장토론에서 제기된 ‘자정 이후 청소년의 온라인게임 접속을 금지한 셧다운제’도 좋은 사례다. 여성가족부는 청소년보호를 위해 규제하려 하고, 문화체육관광부는 게임산업 진흥을 위해 풀어야 한다고 한다. 이런 규제는 경제적 관점과 사회적 관점 간의 갈등을 내포하고 있으므로 단칼에 해결하기 어렵다. 결국 사회 여론에 휩쓸리는 경향이 높다. 참고로 행정규제기본법은 이러한 중요규제에 대하여 규제영향분석을 통해 비용과 편익을 분석해서 결정하도록 하고 있다. 과연 이들 부처는 규제영향분석을 객관적으로, 그리고 철저히 했을까. 올바른 규제개혁을 위한 수단으로 규제총량제, 네거티브 방식으로의 전환, 베터 레귤레이션(better regulation) 등이 다시 거론되고 있지만 그동안 이런 걸 몰라서 못한 것이 아니다. 규제개혁은 기득권을 놓지 않으려는 집단(민간이든 공무원이든)과의 싸움이기에 어렵고 외로운 것이고 그래서 용두사미가 되기 쉽다. 그래도 꾸준히 시도돼야 한다. 규제개혁의 최종 목표는 정부의 비정상적인 역할을 정상으로 돌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시장실패가 없는 한, 레퍼리로 머물러야지 플레이어로 직접 나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 [김문이 만난사람] 40년간 ‘똥 철학’ 설파해 온 전경수 서울대 인류학과 교수

    [김문이 만난사람] 40년간 ‘똥 철학’ 설파해 온 전경수 서울대 인류학과 교수

    “21세기 황해는 똥 바다가 됩니다.” 무슨 얘기일까. 실제로 똥 바다가 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한다. 서해바다, 즉 황해는 각종 먹거리가 풍부한 황금어장이 아닌가. 우럭, 광어, 놀래미, 숭어, 주꾸미, 꽃게 등 온갖 싱싱한 제철 해산물들이 식탁에 단골로 등장해 우리의 건강과 입맛을 돋운다. 그런데 똥 바다가 된다니? ●바다로 흘러간 똥은 수질 오염 등 폐해 심각 우선 중국 대륙의 황하와 양쯔강만 하더라도 황해로 내려 보내는 생활하수의 오염도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경제발전으로 고층 아파트 단지가 계속 늘어나고 그곳에 사는 사람들은 수세식 양변기로 오물을 계속 쏟아내고 있다. 13억 인구가 대부분 수세식 양변기를 사용하는 시대를 상상해보자. 한 사람이 하루에 한 번 양변기에 볼일을 보고 흘려보내는 물의 양이 절수형은 7ℓ라고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13ℓ나 된다고 한다. 따라서 4인 가족이 하루에 한 번 버리는 ‘똥물’의 양은 약 50ℓ라는 계산이 나온다. 게다가 똥은 유기물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물속에서 분해되지 못하고 하수구를 통해 바다로 흘러들어 그대로 공해가 된다. 한반도 남북에서도 마찬가지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서울과 수도권만 하더라도 아파트 밀집지역의 양변기에서 나오는 똥물은 대부분 한강 등을 통해 서해로 흘러간다. 결국 21세기의 황해는 ‘똥 바다’의 생태재난 지역이 될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또한 공해산업에서 쏟어지는 각종 폐수가 황해에서 합쳐진다. 이쯤 되면 어느 정도 설명이 됐을까. 이러한 문제에 대해 오래전부터 꾸준히 그 심각성을 주장해온 사람이 있다. 전경수(65) 서울대 인류학과 교수는 보기 드문 ‘똥 철학가’로 잘 알려져 있다. 40년 전부터 똥에 대해 남다른 관심과 애착을 갖고 생태인류학 차원에서 그 중요성을 연구·설파해오고 있다. 세상 사람들이 똥을 더럽다고 생각하고 기피한 결과가 세상을 엉망으로 만들어가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인간과 환경의 문제를 ‘똥’으로 풀어보자는 것이 그가 주창하는 똥 철학의 핵심이다. 밥 따로 똥 따로 생각해서는 우리 삶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으며 산해진미가 내장기관을 통과하면서 냄새나는 똥으로 성격이 변하지만 알고 보면 똥이 밥이고 밥이 똥이라는 논리를 편다. 아울러 황후의 만찬과 거지의 식사가 등급이 같을 수는 없다 하더라도 똥을 누는 데에는 아무런 신분 차이가 없다는 ‘똥 평등론’까지 펼친다. 누구나 그랬듯 초등학교 시절에만 하더라도 대통령이나 예쁜 여자 선생님이 똥을 누는 장면은 쉽게 상상되지 않았다. 하지만 누구나 엉덩이를 드러내고 볼일을 봐야만 한다. 전 교수는 바로 이 같은 화두를 던지면서 똥과 함께 살아왔다. ‘왜 하필이면 똥이냐’는 질문을 수없이 받기도 했지만 그때마다 ‘똥은 밥 이상으로 중요한 것 아닌가’라고 반문하면서 각종 매스컴과 저술활동, 국내외 여러 강연 등을 통해 똥의 가치를 부단히 알렸다. 그가 이번 학기로 정든 강단을 떠난다. 지난달 26일 서울대 연구실에서 그를 만났다. 자리에 앉으면서 그는 “벌써 40년이 흘렀네요”라는 말과 함께 책장에 꽂힌 책들을 잠시 응시한다. ‘물걱정 똥타령’ ‘똥이 자원이다’ ‘백살의 문화인류학’ 등 그동안 펴낸 생태인류학과 관련된 많은 책자, 자료들이 잔뜩 꽂혀 있었다. 먼저 황해에 대한 얘기를 꺼냈다. “중국과 한국의 큰 강이 대부분 똥물에 섞인 채 황해로 흘러들어 갑니다. 온갖 폐기물들이 황해로 모이고 있지요. 환경오염은 서서히 수백명을 죽이는 대량살상무기나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이런 문제를 놓고 중국인들과 심각하게 논의를 해야 하고 21세기의 황해를 청정해역으로 유지할 방안을 시급하게 마련해야 합니다. 그러지 않을 경우 황해 변화의 치명타는 우리가 먼저 받게 될 운명이지요.” ●똥도 음양오행… 흙과 상생, 물과는 상극 똥에도 음양오행이 있다고 말한다. 똥이 흙과 만나면 상생이지만 물과 만나면 상극이 된다는 것이다. 특히 똥의 유기물이 물의 산소를 파괴해 수질을 오염시키는데, 이러한 폐해는 인간이 똥을 제대로 대접하지 못한 탓에 비롯된다고 말한다. 더럽다는 인식과 서양문명에서 온 수세식 변기 사용 등으로 똥은 엄청난 양의 물과 에너지를 소모하면서 인간에게 나쁜 영향을 주는 쓰레기가 되고 말았으며 이에 따른 물 걱정도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한다. 똥 철학의 근본도 바로 여기에 있다. 때문에 생활의 편리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똥을 업신여기고 환경을 파괴하는 주범이라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고 늘 강조한다. “사람들이 똥은 더러운 것이라고 외면하지만 자신의 뱃속에 항상 간직하고 있는 것이 똥이란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똥은 더러운 것이 아니라 하나의 물질이며 그것이 더러운지 아닌지는 사람의 생각에 달려 있다고 말한다. 똥 누는 일은 먹는 일만큼 중요하며 ‘소중하게 달래야 할 대상’이라는 것이다. 사실 똥이 더럽다는 우리들의 생각은 수입된 것이라고 한다. 원래 우리의 영농 방식과 돼지사육 방식에 낯선 서양사람들이 이 땅에 들어온 이후 똥을 더러운 것으로 간주했고 막무가내로 따라가던 우리의 살림살이 방식이 끝내는 무공해의 사료와 자연산 비료인 똥을 더러운 것으로 생각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아파트 단지가 생겨나고 모인 똥은 전부 수세식 변기를 통해 마구 버려졌다는 것이다. 그래서 전 교수는 생태학적 순환이라는 자연의 질서를 되찾기 위해 아파트 단지마다 똥통 건설을 법제화하자고 주장한다. 이와 관련해 그는 강남의 한 아파트에 거주할 때 주부들이 주로 참석하는 반상회에 직접 나가 다음과 같이 똥통 건설의 중요성을 설파했다. ●“아파트 단지에 똥통 건설 법제화해야” “150세대가 살고 있는 우리 아파트에는 매일 아침 이곳에서 많은 분량의 인분이 배출되고 있습니다. 약 150마리의 돼지에게 한 끼로 먹일 수 있는 사료가 그냥 쓰레기로 흘러가는 셈이죠. 한강오염의 주범이 되고 있지요. 그 똥들을 지하구조물에 가두어두고 발효시킨다면 상당한 양의 천연가스를 대체할 수도 있습니다. 그 천연가스를 각 가정으로 돌려쓴다면 이래저래 좋은 점이 많을 겁니다.” 아쉽게도 그의 말에 동의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더럽다는 생각과 함께 집값이 떨어진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그는 혼자 나섰다. 아파트 경비원 아저씨한테 양해를 구하고 자신의 집에서 수거된 분뇨를 화단 나무 밑에 넣어두었다. 그러자 하루 뒤 경비원이 초인종을 누르더니 “민원이 들어와 목이 달아나게 생겼으니 똥을 당장 치워달라”고 했다. 결국 전 교수는 그 동네를 떠나 단독주택이 있는 곳으로 이사를 했다. 그래도 생각대로 안 됐다. 마당 한쪽에 구덩이를 파고 재래식 변소를 지었으나 앞집에서 냄새난다며 항의를 하는 바람에 그만두고 말았다. 그가 다른 사람들보다 똥이란 단어를 입에 잘 주워담는 이유에 대해서는 두 가지를 꼽는다. 첫째는 어린 시절 말이나 소, 나귀가 끄는 달구지에 똥통을 싣고 다니면서 집집마다 들러 똥을 퍼가고 동시에 돈을 받아가는 광경을 자주 봤다는 사실이다. 그때는 몰랐지만 똥이란 물질이 여간 소중한 것이 아니며 ‘똥이 곧 밥’이라는 사실을 나중에 알게 됐다는 것이다. 두번째는 생전의 아버지가 변비가 심해 내로라하는 의사를 찾고 좋은 약은 다 사먹어야 했다. 그래서 전 교수는 집에 전화를 걸 때마다 “아버님, 요새 변을 잘 보십니까”로 시작했다. 형제들 사이에 전화를 걸 때에도 가장 중요한 안부였다. “흔히 동료나 친구 사이에 ‘밥 먹었나?’ 하는 인사는 있지만 ‘똥 눴나?’라고 하는 인사는 없어요. 물론 밥 먹는 일은 공적이고 똥 누는 일은 완벽하게 사적인 영역에 속하겠지요. 그렇다면 공적 영역은 소중하고 사적인 것은 별거 아니라는 것인가요. 분명한 것은 똥이란 물질은 밥을 만드는 것이고 또 잘 다루어야 할 소중한 물질입니다. 쓰레기란 이름으로 내버릴 수 없는 아까운 것이지요.” ●생태인류학적으로 중요한 콘텐츠 ‘똥’ 그가 똥 연구와 인연을 맺은 것은 1974년 개도국에 대한 환경문제와 에너지 등을 지원하기 위해 유엔개발계획(UNDP) 차원에서 조사가 이루어질 때였다. 군 제대 후 서울대에서 무급조교를 하면서 경기 용인지역에 있는 가정용 메탄가스 저장시설을 보게 됐다. 당초 기대보다 실패작으로 끝난 저장시설의 결과를 보면서 제주도의 똥돼지를 떠올렸다. ‘똥을 먹는 돼지, 바로 이거다!’라고 생각한 그는 이때부터 생태인류학의 길로 들어섰다. 제주도는 물론 카메라를 둘러메고 각 섬지방과 민통선 마을 등을 찾아다니면서 연구에 매진했다. 그동안 찍은 슬라이드 필름만 2만여장에 이른다. 똥 철학 강연은 국내뿐만 아니라 중국, 일본, 미국, 타이완 등 여러 나라에서 초청을 받기도 했다. 특히 일본에서 가장 권위 있는 국립환경연구기관인 ‘일본총합지구환경학연구소’ 평가위원장을 맡을 정도로 연구업적을 높이 평가받고 있다. 강단을 떠나도 똥 연구는 계속되는 것이냐고 하자 “물론이다. 똥은 100세 시대 생태인류학의 중요한 콘텐츠가 될 것”이라면서 “직장 동료 사이에 점심 때가 되면 ‘밥 먹으러 갑시다’ 하는 것보다 ‘똥 누러 갑시다’ 하는 풍토가 하루빨리 생겼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선임기자 km@seoul.co.kr ■전경수 교수는 1949년 부산에서 태어났다. 경남고를 거쳐 서울대 문리대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1982년 미국 미네소타대에서 인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귀국 후 1982년부터 서울대 인류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똥 연구는 1974년부터 시작했으며 이와 함께 생태인류학과 문화인론을 중점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제주학회 회장, 진도학회 회장, 문화재위원, 한국문화인류학회 회장, 동아시아인류학협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일본 규슈대 객원교수, 중국 윈난대 객좌교수 등을 지냈다. 현재 국립일본총합지구환경학‘‘연구소 평가위원장을 맡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물걱정 똥타령’ ‘똥은 자원이다’ ‘인류학과의 만남’ ‘한국 인류학 백년’ ‘통과의례’ ‘백살의 문화인류학’ ‘환경친화의 인류학’ ‘한국문화론’ ‘한국 박물관의 어제와 오늘’ 등이 있다.
  • “갑상선암, 수술 전 면역치료가 중요”

    “갑상선암, 수술 전 면역치료가 중요”

    우리나라 국민의 사망원인 1위는 여전히 암이다. 암 환자는 매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이며 최근 서구화된 식습관이나 고령화, 흡연, 유전적요인 등을 암 발생 요인으로 보고 있다. 2010년 국가 암 등록 자료를 보면 암 발병률 1위가 갑상선암이며 유방암이 그 뒤를 잇고 있다. 지난 30년간 국내 갑상선암 발병률이 30배나 높아졌다. 이는 갑상선암 발생이 증가한 것이 아니라 최근 초음파나 검사의 발달로 인한 더 많은 발견과 관련돼 증가하는 의견도 있다. 갑상선암은 악성종양을 말하며 갑상선호르몬을 생산 및 저장했다가 필요한 기관에 내보내는 기능을 한다. 갑상선암이 발병됐을 경우 특별한 증상은 없으며 일부크기 증가나 쉰목소리, 통증, 압박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대부분 갑상선암은 유두암이 전체의 80%를 차지하며 나머지는 여포암, 수질암, 미분화암의 순으로 나타난다. 전체 갑상선암중 비교적 덜 위험한 유두암이 전체의 80%를 잡고 있어 비교적 갑상선암 환자 생존률도 높은 편으로 알려졌다. 부산 통합면역암치료 방선휘한의원의 경우 수술 전 면역관리를 받은 환자는 다른 환자들보다 빠른 회복을 보이고 있고, 변비나 소화장애 구토 등의 예상하는 후유증도 작았으며, 검사상 소견도 상당히 좋은 상태로 다양한 호전 사례를 보이고 있다. 방선휘 원장은 “실제 수술로 완치가 가능한 소견의 갑상선암 환자인 김모씨가 본인의 약한 체력과 갑상선 절제로 예상되는 만성피로에 대한 부담감으로 수술을 거부하고 있었으나 면역치료를 받으면서 체력도 좋아지고 심리적인 안정도 되찾아 수술에 대한 용기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암환자들의 수술로 인한 체력소실, 면역력 저하 공격적 치료에 따른 많은 부작용이 예상되기 때문에 이를 막기 위해 면역감시체계를 정상적으로 유지해주는 면역치료를 받고 전문가의 지도 하에 체계적인 생활관리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농약 뿌린 김… 3년간 1900t 전국 유통

    농약 뿌린 김… 3년간 1900t 전국 유통

    인체에 유해한 농약을 사용한 양식 김 1900t이 시중에 유통됐다. 남해지방해양경찰청은 31일 독성이 강한 농약을 뿌려 김을 양식한 혐의(수질 및 수생태계 보전에 관한 법률 위반)로 김모(58)씨 등 양식업자 1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김씨 등은 2011년부터 최근까지 부산, 경남 일대에서 양식업을 하면서 갯병 예방과 잡태 제거를 위해 사용이 금지된 농약을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 양식업자들은 김 활성 처리제의 효능이 기대에 못 미치자 공업용 염산인 ‘무기산’을 몰래 사용해 왔지만 이마저 구하기 어렵게 되자 농약을 사용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이 사용한 농약은 ‘카바’로 어독성 3급으로 지정돼 있다. 해경은 이 농약이 “사람의 피부에 접촉될 경우 화상 또는 실명을 일으킬 수 있으며 섭취 시 구토, 소화불량, 위장 장애 등의 치명적인 위험을 부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해경은 이들이 생산한 양식 김이 1900t에 이르고 전국 대형마트와 재래시장을 통해 유통돼 모두 소비된 것으로 보고 있다. 해경은 부산, 경남 일대 다른 양식업자들도 농약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정부 과잉단속? 지자체 ‘물’단속? 오염물질 적발률 격차 큰 까닭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환경오염물질 단속 격차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과잉 단속인지, 지자체 단속이 느슨한 탓인지 분석을 통해 효율적인 단속 대책이 마련돼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25일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해 지자체의 환경오염물질 배출 적발률은 7.7%에 불과했지만 환경부가 5차례 실시한 특별단속에서는 적발률이 40%로 5배 이상 높았다. 지자체의 단속 신뢰성이 떨어지면서 정부가 별도의 단속에 나서는 등 행정력 낭비가 심각한 상황이다. 환경부 중앙환경기동단속반은 지난달 24~28일 경기·인천·충북·세종 지역의 폐수 다량배출 사업장 47곳을 점검해 14곳(17건)을 적발했다. 이들 지역은 지난해 지자체의 환경감시 활동이 미흡(점검률 80% 이하·적발률 7% 이하)했던 곳이다. 적발 사업장은 오염방지 시설을 거치지 않은 폐수를 무단배출하는 등 오염방지 시설을 부적절하게 운영한 곳이 5건, 허용기준을 초과해 배출한 사례 5건 등이다. 특히 수질자동측정기기(TMS) 교정값을 임의로 조작하거나 측정기기 교정값을 허위로 기재한 곳도 3곳이 적발됐다. 공공기관 등이 설치한 폐수·하수 처리시설 4곳에서도 수질 TMS 교정값을 거짓 기재하거나 수질검사를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환경부는 위반 정도가 심한 인천의 K산업 등 8개 사업장을 고발하기로 했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명인·명물을 찾아서] ‘영화·사진 촬영 명소’ 청송 주산지

    [명인·명물을 찾아서] ‘영화·사진 촬영 명소’ 청송 주산지

    영화, 사진 촬영지로 전국적인 명소가 된 경북 청송의 주산지가 30년 만에 새 물을 담고 관광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대한민국 명승 제105호인 주산지는 아름드리 왕버드나무와 물안개 등이 어우러진 선경으로 전국 저수지 가운데 자태가 아름답기로 단연 으뜸인 곳이다. 청송 부동면 주왕산 국립공원 남서쪽 끝자락에 축구장보다 조금 큰 크기로 자리 잡고 있다. 영화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의 촬영 무대로 이름을 떨친 이후 연간 사진작가, 화가와 동호인 1만여명을 비롯해 총 40여만명이 찾고 있다. 23일 청송군에 따르면 최근 3개월여간에 걸친 주산지 보수공사를 마치고 옛 모습을 되찾도록 했다. 1983년 둑 확장 공사로 물을 모두 뺀 이후 지난해 11월 말 또다시 주산지의 물을 모두 빼고 둑과 바닥 등에 연결된 노후 사통(수위 조절기 및 관)을 교체하고 준설한 것이다. 특히 주산지 내에 군락을 이루는 수령 200년 이상 된 왕버들이 스스로 뿌리를 다지도록 주변의 찌꺼기와 퇴적 토양을 긁어내는 등 생육 조건을 개선하는 데 정성을 쏟았다. 길이 200m, 폭 100m, 깊이 8m로 최대 저수량이 10만 8000t인 주산지는 최근 물을 가득 채웠다. 지난달 10일부터 청송 지역에 내린 많은 눈이 기온 상승으로 녹아내리면서 자연스레 채워진 것이다. 현재는 1㎞ 떨어진 주산천에 자연 방류할 정도로 저수량이 풍부하다. 수질은 청정 1급수를 자랑한다. 또 하나 반가운 소식은 잉어와 붕어 등 토종 어류가 다시 돌아왔다는 것이다. 최근 주산지의 수위가 올라가면서 하류에 있던 어류가 깨끗한 물을 따라 다시 상류로 올라온 것이다. 주산지 수변에서는 어른 팔뚝만 한 크기의 잉어를 심심찮게 구경할 수 있다. 이뿐만 아니다. 인근에는 천연기념물인 수달과 원앙, 솔부엉이, 소쩍새 등을 비롯해 고라니, 너구리, 노루 등도 살고 있다. 부동면 토박이 임성도(64)씨는 “주산지는 그동안 낙엽 썩은 물이 내려와 탁도가 높았으나 요즘은 거울처럼 깨끗하다”면서 “주산지 인근은 요즘 새봄과 함께 온통 새로운 모습”이라고 전했다. 조선 숙종 46년(1720년) 8월에 착공하고 이듬해 경종 원년 10월에 준공한 주산지는 그동안 수차례의 보수공사를 거쳐 현재에 이르고 있다. 주산지의 맑은 물은 주산현(注山峴) 봉우리 별바위에서 시작해 계곡을 따라 흘러 주산지에 다다른다. 주산지는 하류 지역 400여 가구와 100여㏊의 농경지에 식수와 생활·농업용수를 공급하고 있다. 이런 연유로 주산지 한쪽에는 축조에 공이 큰 월성 이씨 진표공(震杓公)의 공덕비가 세워졌다. 비에는 ‘한일자로 가로막아 물을 저장하니/은혜가 많은 농민들에게 흐르도다/천추에 잊지 못할 것인데/오직 한 조각 비석만 남았구나’라는 내용의 한시가 새겨져 있다. 주산지는 2003년 김기덕 감독의 영화 ‘봄 여름 가을 겨울~’이 개봉하면서 유명 관광지로 변모했다. 이 영화는 동자승의 성장과 삶을 사계절의 변화와 반복에 비유해 불교의 윤회적 세계관을 그린 작품이다. 2만여명에 불과했던 주산지 한 해 관광객이 2007년에는 100만명에 육박할 정도로 폭증했다. 조용했던 주산지는 사계절 내내 인산인해였다. 영화는 물론 TV 드라마와 CF 촬영 관계자, 사진작가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덕분에 주산지는 2005년 KBS 2TV 수목드라마 ‘황금사과’, 2006년 KBS 2TV ‘황진이’, 2007년 SBS 특별기획드라마 ‘푸른물고기’ 등의 드라마 촬영지로 소개되면서 전성기를 누렸다. 당시 청송 지역에 관광객이 대거 몰려 상가 등은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지난해 주산지 일원은 문화재청이 국가지정문화재인 명승으로 지정했다. 2003년 국립공원 주왕산 주왕계곡이 명승 제11호로 지정된 지 10년 만에 생긴 경사였다. 아무리 오랜 가뭄에도 물이 말라 바닥을 드러낸 적이 없고 밑동의 반을 물에 담근 200년생 능수버들과 왕버들 30여 그루가 자생해 역사, 문화, 경관 가치가 큰 것으로 평가됐기 때문이다. 주산지는 계절과 시간에 따라 각기 다른 풍광을 선보인다. 봄엔 온통 신록으로 뒤덮이고 여름에는 울창한 녹음을 선사한다. 가을에는 울긋불긋한 단풍을 뽐내며 겨울에는 순백의 영롱한 이미지들이 왕버들을 감싼다. 물안개가 살포시 내려앉는 새벽녘의 신비감은 황홀하기 그지없다. 물론 주산지에도 아픈 상처가 있다. 2008년 이후 주산지의 능수버들과 왕버들의 잎이 말라 지금까지 4그루가 죽은 것이다. 15그루는 고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30년 전 주산지의 둑을 높이면서 수위가 종전 2m에서 최고 8m까지 올라간 게 주요 원인으로 지적됐다. 왕버들이 나이가 많은 데다 물 밖에 드러나는 시간이 줄어들면서 수세가 갈수록 약해지고 있다. 청송군과 국립공원관리공단 주왕산관리사무소가 영양제를 투입하는 등 왕버들 살리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이런 노력으로 주산지 왕버들은 지금 따사로운 봄 햇볕을 맞으며 초록 새순을 틔우고 있다. 연초록의 왕버들이 물그림자를 그려내며 한 폭의 풍경화까지 연출하고 있다. 아마도 새로운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시작을 알려 주는 듯하다. 청송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도심 농업용 저수지 복합문화공간 대변신

    도심의 농업용 저수지가 시민들을 위한 복합 문화공간으로 화려하게 변신했다. 경북 경산시는 계양·중방동 일대의 남매지(男妹池·29만㎡) 주변 남매공원 조성 사업을 마무리했다고 21일 밝혔다. 이 사업은 2009년 착공, 총 230억원이 투입됐다. 남매지 주변에 총연장 2.5㎞에 이르는 산책로와 운동시설을 만들고 저수지 안에 음악분수(길이 72m, 높이 60m)를 세웠다. 저수지 중앙을 가르는 데크를 활용한 사랑의 다리와 수상광장, 관찰학습원, 세계연꽃식물원 등의 시설도 갖췄다. 화장실·주차장·휴게시설 등 각종 이용객 편의시설도 마련했다. 1947년에 축조돼 70년 가까이 주변 농경지에 물을 공급해 오던 저수지가 시민들의 휴식과 자연생태·수변문화·레크리에이션이 어우러진 복합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시는 오는 30일부터 시민들에게 개방할 계획이다. 다음 달부터 10월까지 야간에는 남매지에서 형형색색의 경관 조명과 음악 분수, 레이저쇼를 펼쳐 시민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한다. 고전에서 전해져 오는 오누이가 빠져 죽었다는 애틋한 사연을 간직한 남매지 공원이 개방되면 경산 시내를 비롯해 인근 자인·진량·압량 등지의 시민은 물론이고 영남대 학생들의 운동 및 쉼터 기능을 하면서 연인원 20만명 이상이 이용할 것으로 추산된다. 남매공원은 1969년 근린공원으로 결정·고시된 뒤 사업 우선순위에 밀려 예산을 제대로 확보치 못하는 등 사업이 40년 동안 장기간 지연됐다. 한때는 관리 부실 등으로 생활오수 유입과 각종 쓰레기 불법 투기로 몸살을 앓았으며, 저수지 오염으로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하기도 했다. 주변 경관이 좋을 뿐 아니라 시내 한가운데에 위치, 시민 이용이 쉬운 만큼 빠른 수질 개선과 공원 개발 등으로 남매지를 시민 운동·휴양 공간으로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졌다. 시는 2002년 근린공원 조성 계획 재수립에 나서는 등 사업 추진에 적극성을 보였다. 최영조 경산시장은 “그동안 26만 경산시민들을 위한 변변한 복합 문화공간이 없어 아쉬웠으나 이제는 남매공원 조성으로 말끔히 해소되게 됐다”고 말했다. 경산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