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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질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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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산강 ‘환경정화선’ 띄워

    영산강 하구언 축조이후 퇴적물이 쌓이면서 ‘죽음의 강’으로 변해가고 있는 영산강에 ‘환경정화선’이 투입돼 수질 개선 활동을 편다. 19일 전남도에 따르면 최근 환경정화선을 하구 배수 갑문을 통해 영산강으로 이동시켜 폐그물 수거 등 수질 개선사업에 착수했다. 이 배는 전남 동부 연안에서 쓰이던 57t급 어장정화선으로 영산호 배수갑문과 산업철도를 통과할 수 있도록 개조된 뒤 쓰레기 수거용 바지선과 함께 투입됐다. 이로써 그동안 농업기반공사에서 1년에 1∼2차례 일반 어선을 빌려 실시하던 영산강 수중 쓰레기 수거활동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또 불법 수질 오염에 대한 체계적인 감시 활동 등을 통한 수질개선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금호아시아나그룹(1)-창업주 박인천회장家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금호아시아나그룹(1)-창업주 박인천회장家

    “잠깐이면 될 것이다. 아주 잠깐. 이 쇳줄을 넘어 몸을 던지면 될 것이여. 눈 깜짝할 사이면 저 파도에 휩쓸려 들어가 아주 사라져 버리고 말 것잉게.” 문화부장관을 지낸 작가이자 영화감독인 이창동씨가 지은 금호그룹 창업주 박인천(朴仁天) 일대기인 ‘집념-길위의 길’에는 1923년 당시 23세이던 박씨의 실패담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지금의 초등학교에 해당하는 보통학교 2학년 중퇴가 학력의 전부인 박씨는 어려서부터 이런저런 장사에 손을 댔지만 실패의 연속이었다. 일본 오사카에 돈을 벌러 갔지만 일주일만에 빈손으로 돌아오며 자살을 염두에 뒀을 정도로 그의 젊은 시절은 상처투성이였다. 이창동씨는 박씨의 일대기를 소설 형식으로 묘사하면서 “박인천의 일생은 우리 역사의 엄정한 상징”이라고 평가했다. ●택시 2대로 운수사업 시작 박씨는 나이 30세를 넘어 정규 교육을 이수하지 못했으면서도 독학으로 지금의 행정고시에 해당하는 보통문관시험에 합격하는 등 놀랄 만한 집념으로 인생의 반전을 이뤘다. 이런 그의 의지는 해방 이후 당시로선 노인 취급을 받고 은퇴할 만한 나이인 46세에 광주에서 미국산 중고택시 두 대로 회사를 차려 광주고속이라는 고속버스 회사를 출범시킨다. 박 회장은 이를 기반으로 삼양타이어(현재의 금호타이어), 석유화학으로 사업영역을 넓히며 현재 재계서열 10위 그룹으로 키워 냈다. 특히 금호그룹은 5공시절 예상을 깨고 제2민항사업자로 선정되면서 성장가도를 달리며 대표적인 호남재벌로 자리매김했다. 이처럼 박씨가 택시 두 대에서 아시아나항공까지 키워온 대재벌의 창업주로 성장하기까지에는 뼈아픈 실패들이 밑거름이 되었다. 남달리 고집이 세고 남한테 지기 싫어하는 ‘승부욕’이 오늘날의 금호아시아나그룹을 탄생시킨 것이다. 그야말로 박씨의 삶은 좌절과 성공을 향한 몸부림, 해방 후 맨주먹으로 출발해 한국 굴지의 재벌을 이루는 과정으로 이어지며 한편의 드라마를 연상시킬 만큼 극적이다. 그래서 한국 현대사의 축소판과 닮은꼴이라는 평가가 많다. 아호가 ‘금호’(錦湖)인 박인천 회장은 1901년 7월5일 전남 나주군 죽포면 동산부락 일명 신기(新基)마을에서 태어났다. 빈농에서 태어난 박 회장은 열 살이 될 때까지 별다른 교육을 받지 못하다가 어머니 손에 이끌려 서당에 다녀야 했다. 또래들보다 늦게 시작한 한학이지만 열다섯살 때 팔현강당에서 개최된 강경(講經)시합에 출전해 최우수상을 받는 등 재능을 발휘했다. 그러나 박 회장은 곧 한문공부에 흥미를 잃고 말았다. 자동차가 신작로 위에 먼지를 일으키며 달리는 시대에 한문 공부를 해서 뭘 하겠느냐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결국 열일곱살 되던 해 지금의 초등학교격인 나주 공립보통학교 1학년에 입학했다. 하지만 신식공부에 대한 열의도 2년을 넘지 못했다. 고등학교에 다녀야 하는 나이에 초등학교를 다니며 ‘애늙은이’ 취급을 받는 것이 무엇보다 싫었기 때문이다. 박씨는 공부에 대한 미련을 접어 버리고 열아홉살 때부터 면화수집상, 대금업, 싸전업 등의 장사를 했지만 손을 대는 족족 손해만 입었다. 이처럼 실패만 거듭해온 박씨가 인생의 전환기를 맞은 것은 일본으로 건너간 직후였다. 일본 오사카에서 보았던 어마어마한 공장 굴뚝 앞에서 조선 사람으로서의 무력감과 좌절감이 그를 바꿔 놓았다.“일본놈들이 어떻게 돈을 벌고 공장을 짓는지 알고 싶다.”는 일념으로 일본 순사 시험을 준비해 합격한 뒤 5년 만인 1929년 보통문관시험에 합격한 이후였다. 그리고 같은 해 이순정 여사를 배필로 맞았다. 박 회장은 8·15 해방을 맞자 택시 두 대를 구입해 운수사업에 뛰어들었다.17만원(圓)의 자본금으로 포드 디럭스 세단 5인승 택시 두 대를 사들였다. 그때 이 돈은 80㎏들이 쌀 44가마를 살 수 있는 액수였다.3남인 삼구 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창업주의 집념, 도전, 개척정신을 본받는다는 취지로 그룹 창업의 모태가 됐던 택시와 똑같은 모델을 구입해 용인 금호아시아나 인재개발원 1층 로비에 전시하고 있다. 사업수완이 있었던 박 회장은 2년여의 짧은 기간에 어느 정도 자본을 축적,48년에 광주여객을 세워 버스운수업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그러나 6·25전쟁은 탄탄대로를 걷던 그의 모든 것을 앗아가 버렸다. 하지만 박 회장은 온갖 역경을 극복하고 50년대에 광주여객을 전라남도 최대의 여객운송업체로 키워냈다. 이 과정에서 이순정 여사의 내조가 결정적인 힘이 됐다. 올해 95세인 이 여사는 아직도 광주여객을 운영하던 광주시 금남로 212번지에 거주하고 있다. 광주여객을 경영하던 당시 ‘안집’이라고 불렸던 이 집에서 친척, 조카, 버스 차장과 정비공 등 50명의 식솔을 손수 챙길 정도로 남편의 사업을 헌신적으로 도왔다. 1984년 남편과 사별한 이후에도 이 여사는 900명에 이르는 학생들에게 매년 1억원 이상의 장학금을 지급하는 등 사회복지시설에 수용된 불우이웃을 돕고 봉사단체를 육성하는 데 앞장서 왔다. 이 여사는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2002년 대한적십자사로부터 민간부문 최고 권위의 ‘적십자 박애장 금장’을 받기도 했다. ●제2민항 선정 ‘제2 도약´ 광주여객을 업계 최고의 반열위에 올려 놓은 박 회장은 이후 방적회사인 전남제사, 고려도자를 비롯해 금호타이어(전 삼양타이어)를 설립, 금호아시아나그룹 창업의 기틀을 다져나갔다. 그러던 박 회장은 1972년 어느 날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던 큰 아들 성용에게서 중대한 제안을 받는다. 서울 종로구 관철동에 있던 사무실로 찾아 온 아들은 “경영성과를 높이고 효율적 운영을 위해 지주회사 설립이 필요하다.”는 건의를 했다. 박 회장은 이를 받아들였고, 같은 해 10월 10일 박성용 교수 등 7명이 발기인으로 참석해 지주회사인 ‘금호실업’ 설립을 결의했다. 박 회장은 또 박 교수를 금호실업 부사장으로 전격 영입했다. 1973년 1월1일 금호아시아나는 박 회장이 초대 그룹 회장에 취임하면서 금호아시아나그룹을 출범시켰다. 금호는 그룹체제 출범과 함께 계열사별로 경영관리체제를 정비했다. 금호실업은 장남인 성용, 광주고속은 2남인 정구, 금호타이어는 3남인 삼구, 삼화교통은 첫째 사위인 배영환에게 경영을 책임지도록 했다. 1984년 6월6일 타계한 박인천 창업회장의 뒤를 이어 장남인 박성용 부회장이 그룹 2대 회장에 올랐다. 서강대 교수 재직시절부터 자문역으로 그룹경영을 도와온 박 회장은 금호실업 사장과 그룹 부회장을 거쳐 10년 만에 2세 경영시대를 연 것이다. 박성용 회장은 88년 정부로부터 제2민항 설립업체로 선정되는 경영능력을 발휘했다. 계열사간 합병과 비수익 사업정리 등 과감한 구조조정을 진행해 취임 당시 6900억원이었던 그룹 매출을 1995년 4조원으로 끌어올렸다. 이후 박성용 회장은 1996년 4월 바로 아래 동생인 정구 회장에게 회장직을 물려 주었다. 형제간 친족간 경영권 분쟁이 끊이질 않고 있는 작금의 경영계에 교훈이 될 ‘형제간 화합경영’의 모델을 제시한 셈이다. 박정구 회장이 2002년 지병인 폐암으로 세상을 뜨자 3남인 박삼구 회장이 그룹 4대 회장으로 취임하며 금호아시아나그룹은 형제경영의 전통을 이어나가고 있다. 박인천 회장은 슬하에 5남3녀를 두었다. 성용, 정구, 삼구에 이어 4남 찬구 금호석유화학부회장,5남 종구 국무총리 국무조정실 경제조정관 등이다. 딸은 경애, 강자, 현주씨 등 3명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혼맥은 박인천 회장이 생전에 아들딸의 혼사에 매우 신경을 썼기 때문에 정·관·재계 유력 집안과 화려한 혼맥을 맺고 있다. 박 회장은 직접 유력 집안에 줄을 넣어 “사돈을 맺자.”고 청한 적도 있을 만큼 자식들의 혼사를 중요시했다. 특히 호남재벌이면서도 정구, 삼구, 찬구 3형제를 모두 영남 유력 집안에 장가 보냈다. 3세들 결혼도 삼성,LG, 대우그룹과 사돈을 맺는 등 화려한 혼맥이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박 회장이 자식들의 결혼을 직접 챙기는 등 혼사를 중요시 여겼지만 유독 큰아들 성용은 부친의 뜻을 어기며 연애결혼을 강행했다. 큰 아들 성용은 미국 예일대에서 유학하던 시절에 미국인 마거릿 클라크를 만나 열애 끝에 1964년에 결혼했다. 박성용 회장은 클라크 여사와 1남 1녀를 뒀다. 장손녀 미영(39)씨는 아직 미혼으로 캐나다에서 머물며 불교 관련 일을 보고 있다. 미국에서 영화 공부를 하고 있는 재영(35)씨는 구자훈 LG화재 회장 3녀인 구문정(30)씨와 결혼해 1남을 두고 있다. 창업주의 큰딸인 경애(71)씨는 제헌의원 출신 배태성씨의 장남 배영환(72) 삼화고속 회장에게 시집을 갔다. 슬하에 배정철·승현·동철·홍철 등 4형제를 낳았다. 2남인 정구 회장은 경북 안동에서 국회의원을 지낸 김익기 전 국회의원의 딸 김형일(59)씨를 배필로 맞았다. 김익기씨는 해태그룹의 창업주였던 박병규씨와 사돈관계이고, 박병규씨는 민병권 전 교통부 장관과 사돈이기도 하다. 정구 회장은 슬하에 은형·은경·은혜씨 등 세 딸과 외아들인 철완씨를 두고 있다. 세 딸은 모두 시집을 갔는데, 재계 유력 집안과 혼사를 맺었다. 장녀 은형(35)씨는 김우중 전 회장의 차남 김선협(포천아도니스CC 사장)씨와 결혼했고, 은경(33)씨는 장상돈 한국철강 회장 차남인 장세홍(한국특수형강 이사)씨와,3녀 은혜(29)씨는 허진규 일진그룹 회장의 차남 재명(일진경금속 영업담당겸 누브인터내셔널 대표)씨와 혼인했다. 아들 철완(27)씨는 국내에 있는 보스턴 컨설팅 그룹에서 경영수업을 쌓고 있다. 금호미술관장으로 있는 2녀 강자(64)씨는 대한전자재료 회장인 강대균(64)씨와 결혼했다. 강씨는 서울대 정치학과를 나와 미국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LSE대 출신인 아들 재원(25)씨와 지은과 지영 등 두 딸이 슬하에 있다. 3남인 삼구 회장의 부인 이경결씨는 한국은행·산업은행 총재, 재무장관을 지낸 이정환씨의 둘째 딸이다. 이정환씨는 금호석유화학 회장을 지내기도 했다. 삼구 회장의 장남 세창(30)씨는 2003년 3월 교육자 집안 출신인 김현정(29)씨와 결혼했다. 세창씨는 지난 6월 MIT공대 MBA 과정을 졸업한 뒤 미국 회사에 취직했고, 딸 세진씨는 유학 중에 있다. 4남 찬구 금호석유화학 부회장은 위창남 전 광주투금 사장 딸인 위진영씨와 결혼했다. 장남 준경(27)씨는 고려대를 졸업한 뒤 중동 관련 무역회사에서 근무하고 있고, 딸 주형씨는 미국에서 공부 중이다. ●3녀 현주씨 삼성과 사돈 금호가(家)의 화려한 혼맥은 3녀인 현주(52)씨에서 절정을 이뤘다. 현주씨는 대상그룹 임창욱(56) 명예회장과 결혼했다. 현주씨는 1998년 큰딸 세령(28)씨를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외동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상무(37)와 결혼시켜 삼성가와 사돈 관계로 맺어졌다. 세령씨와 이 상무가 만나게 된 것은 두 사람의 어머니인 현주씨와 홍라희 여사가 불교신도 모임인 ‘불이회’에서 친하게 지낸 게 계기가 됐다. 연세대 경영학과 2학년에 재학 중이던 세령씨는 결혼과 함께 휴학하고 미국 하버드대학에서 박사과정을 밟던 남편을 따라 유학길에 올랐다. 세령씨는 유학 중 2000년 장남 지호를 얻었고, 이듬해 귀국해 이건희 회장 부부와 함께 살면서 지난해에는 딸 원주를 낳았다. 둘째 딸 상민씨는 이화여대를 나와 미국 유학 중이다. 특히 현주씨는 대상그룹의 계열사인 상암커뮤니케이션즈의 지분 75%를 갖고 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둘째 딸 상민씨를 2대 주주(17%)로 편입시켜 눈길을 끈다. 5남 종구(47) 국무조정실 경제조정관은 ㈜삼흥복장 사장 이명선씨의 장녀 이계옥(47)씨와 결혼했다. 슬하에 건호, 도윤 등 1남1녀를 두고 있다. 박씨는 미국 시러큐스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은 뒤 아주대 경제학과 교수를 지내다 1998년 기획예산위원회(현 기획예산처) 공공관리단장(별정직 2급)으로 공직을 시작했다.2002년 수질개선기획단 부단장으로 자리를 잠시 옮겼다가 2003년부터 국무조정실 1급인 경제조정관으로 재직 중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형제경영을 펼치면서도 유독 종구씨만 경영에 일체 관여하지 않는 점도 재계에 비상한 관심거리다. 이에 대해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박씨는 막내 아들이지만 경제를 전공한 전문가로서 그룹 일에 뜻을 두기보다는 공직에서 자신의 능력을 펼치는 것으로 집안 내에서도 정리가 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벽안의 맏며느리’ 클라크 여사 ‘벽안(碧眼)의 재벌 며느리’ 박성용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명예회장의 부인 마거릿 클라크 박 여사는 미국인이면서도 한국인보다 더 한국인에 가까웠다. 보수적인 재벌가에서 조용히 남편을 도우며 맏며느리로서 시동생과 동서들을 챙기는 평범한 주부로 살아왔다. ●예일대 수학중 만나 교제 마거릿 클라크 여사는 남편인 박 전 명예회장을 1963년 미국 예일대에서 만났다. 그녀는 대학원 경제학부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던 박 전 회장을 눈여겨봤다. 동양인이면서도 이지적인 이미지에 항상 ‘제니스’ 라디오의 이어폰을 귀에 꽂고 클래식 음악을 듣던 박 전 회장에 대한 호감이 컸다는 게 박 전 회장의 이종 사촌인 서구 금호아시아나그룹 고문 등 친인척들의 전언이다. 박성용 전 회장도 미국인이지만 키도 그리 크지 않고 조신하게 생긴 클라크 여사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 그러나 두 사람의 사랑이 커갈수록 고통이 더했다. 당시로선 유교적 전통이 강한 밀양 박씨의 장손으로 외국인을 맏며느리로 들인다는 것은 상상을 초월하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번민의 세월을 보내던 박 전 회장은 아버지에게 클라크와의 결혼을 허락해 달라는 편지를 보내면서 그녀와 나란히 찍은 사진을 동봉했다. 그러나 아버지 박인천 회장은 그 사진을 둘로 찢어서 봉투에 넣어 아들에게 다시 돌려보냈다. 그것이 박 회장이 할 수 있는 가장 분명하고 단호한 의사표시였다. 그러나 부모에게 효자로 소문난 박 전 회장은 난생 처음 부모의 뜻을 거역했다.1964년 둘이서 법적 절차만을 갖춘 최소한의 결혼식을 올리고 아버지와 사실상 ‘의절’ 상태에 들어갔다. 물론 박 회장은 두 사람의 결혼을 허락하지도 않았고, 결혼식에 참석하지도 않았다. 그러나 자식 이기는 부모 없는 법. 박 회장은 큰 아들 성용이 결혼한 지 2년이 지난 때에 둘째딸 강자가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결혼식을 올리게 되자 아들 집을 방문하게 됐다. 당시 박 전 회장은 예일대경제학박사를 받은 뒤 클리블랜드시에 있는 케이스 공대 조교수로 재직하고 있었다. 박인천 회장은 클리블랜드 공항에 마중나온 파란 눈의 며느리와 그녀가 품에 안고 있던 장손녀 미영씨를 맞닥뜨린 뒤 얼었던 마음이 녹아 내렸다. 미국인이었지만 수수하면서도 정이 가는 인상을 가진 맏며느리를 보고는 굳게 닫혔던 마음을 2년반 만에 연 것이다. ●자녀들에 한국식 교육 서구 고문은 “성용 형님이 결혼한 뒤 페기(마거릿 클라크의 애칭) 형수에게 집안의 법도 등 예절교육을 많이 시켰다.”면서 “아버님에게 며느리로서 인정받기 위해서는 한국의 며느리가 지켜야할 예절에 대해 귀가 닳도록 얘기를 했다는 말을 형님으로부터 들었다.”라고 회고했다. 실제로 클라크 여사는 미국인이지만 미영씨와 재영씨를 이화여고와 구정고까지 졸업시킨 뒤에야 미국으로 유학을 보냈을 정도로 한국식 자녀교육을 고수했다. 그녀의 한국말은 서툴렀지만 상대방이 하는 얘기를 어느 정도 알아듣는 수준이었다. 클라크 여사는 박 전 회장 사후에 미국 친정에 기거하고 있다. 캐나다와 미국에 있는 미영씨와 재영씨를 가끔씩 만나는 것으로 외로움을 달래고 있다고 한다. 그렇지만 국내에서 집안의 대소사가 있으면 미국에서 달려와 직접 챙기는 등 아직도 맏며느리로서의 소임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박인천 회장도 한국 집안에 시집온 뒤로 별 탈 없이 큰 며느리의 역할을 해내는 미국 며느리에 대해 뒤늦게 만족감을 표시했다. 박 회장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제작한 탄생 100주년 기념 영상물에서 한 지인에게 “우리 큰 자부(며느리)가 미국 여자입니다. 나도 잘 이해를 하고 또 역시나 데리고 있어 보니까 똑같아요. 한국 며느리나 외국 며느리나. 그리고 이해심도 있어요. 자기들끼리 좋으면 좋은 것이기 때문에 이해하고 잘 지내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jrlee@seoul.co.kr ■ 창업주 父子 ‘금연 전도사’ ▲ 창업주의 도전정신을 기리기 위해 용인 인재개발원에 전시된 ‘1933년형 포드 딜럭스세단 5인승’ 옆에서 박삼구(왼쪽) 회장과 박찬구 부회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금호아시아나그룹은 금연운동에 관한 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1986년 금연 캠페인을 시작해 1991년부터는 자체 사업장뿐만 아니라 일선 영업장에까지 금연을 실시하고 있다. 금호아시아나의 이런 금연 노력은 창업주와 2세 경영인들의 건강과 무관하지 않다. 박인천 회장은 1938년 심한 폐병을 앓아 2년 가까이 투병생활을 했다. 지금이야 폐병이 심한 병이 아니지만 당시 폐병을 앓는 환자는 세 명 중 두 명이 죽어나갔다. 경찰이었던 박 회장은 요양을 위해 순천경찰서에서 보성경찰서로 직장을 옮기고, 몸에 좋다는 각종 약과 치료를 받았지만 별반 차도가 없었다. 결국 경찰서에 사직서를 제출하고 목포에서 개업 중이던 김보형이라는 한의사로부터 1년 동안 녹용을 복용한 이후에야 건강을 되찾을 수 있었다. 박 회장은 이후 장수를 누려 84세에 별세했다. 박성용 명예회장도 폐가 좋지 않았다.1985년까지 하루에 담배 두갑을 피울 정도로 애연가였다. 그러나 담배가 건강에 해롭다고 생각하여 흡연운동을 전사적으로 전개했다. 1986년 8월 박 회장을 비롯한 142명의 임직원들이 금연운동에 동참해 매일 담뱃값 대신 푼돈을 모아 만든 ‘금호건강복지기금’을 조성해 금연 캠페인을 시작했다. 1991년 서울 중구 회현동에 있던 그룹 본사 사옥인 아시아나 빌딩을 포함한 전 사업장에 완전금연을 실시했다. 박 명예회장은 이런 공로로 1991년 8월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금연메달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박 명예회장은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폐암으로 운명을 달리했다. 박 명예회장은 평소에도 허리디스크가 있어서 딱딱한 단화를 신지 못하고 스폰지 단화나 등산화 등을 신고 다녔다. 박정구 회장도 폐병으로 2년여 투병생활을 했다.2001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MD앤더슨암센터에서 폐기종 치료를 받아 한때 건강을 되찾아 경영 일선에 복귀했으나 2002년 7월 일산 국립암센터에서 폐암으로 별세했다. 그룹 관계자는 “창업주를 비롯한 2세 경영인들이 공교롭게도 폐가 좋지 않아 고생을 했지만 가족병이라기보다는 경영인으로서 심한 스트레스로 인해 병을 얻은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정세영 현대산업개발 회장, 최종건 SK그룹 선대회장과 최종현 회장, 양회문 대신증권 회장 등이 폐암으로 운명을 달리했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홍성추 부장 (부국장급·반장) 박건승·정기홍·류찬희 차장 이종락·이기철·주현진·류길상·김경두기자
  • 태안-영암·해남 ‘기업도시’ 확정

    태안-영암·해남 ‘기업도시’ 확정

    충남 태안과 전남 영암ㆍ해남이 관광레저형 기업도시 시범사업지로 추가 선정됐다. 정부는 25일 정부중앙청사에서 이해찬 국무총리 주재로 기업도시위원회를 열어 지난달 8일 재심 결정을 받은 두 곳에 대해 환경대책과 농지보존 문제 등 보완대책을 이행하는 조건으로 선정했다. 이로써 관광레저형 기업도시 시범사업지는 지난달 회의에서 선정된 전북 무주 등 모두 3곳으로 늘어났다. 정부는 선정된 시범사업지에 대해 관계부처와 협의, 이르면 내년초 구체적인 개발구역 지정과 개발계획을 확정하고 2007년 초 공사를 시작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앞서 환경분야 대책이 미흡했던 전남 영암·해남은 서울대에 연구용역을 맡겨 이를 토대로 담수호 수질개선, 야생동물 보호, 친환경적 토지이용계획 등 보완대책을 마련해 정부에 제출했다. 또 농지보존 문제에 대해 지적받은 태안군도 농지보존 범위를 100만평으로 확대하고 식량위기 등 유사시 226만평을 농지로 환원하는 확약서를 제출하는 한편 개발이익의 전액 지역개발사업 재투자, 직접 사용토지의 10년 이상 의무사용, 공공기관 사업참여 등 농지보존과 공공성 담보를 위한 보완계획을 제출해 추가 선정됐다. 정동채 문화관광부 장관은 “관광레저형 기업도시 3곳의 사업이 본격 추진될 경우 14조 4000억원의 건설투자와 24만여명의 신규고용이 창출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한편 기업도시 시범사업지는 관광레저형 기업도시 3곳을 포함해 지난달 선정된 전남 무안(산업교역형), 충북 충주, 강원 원주(이상 지식기반형) 등 모두 6곳으로 최종 확정됐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7일 울산 태화강서 수영대회

    울산시는 5일 울산의 젖줄인 태화강의 수질개선에 대한 의지를 널리 알리기 위해 7일 ‘제1회 태화강 전국수영대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수영대회는 중구 태화동 용금소에서 맞은편 크로바 아파트 앞까지 1.5㎞ 구간에서 열린다. 본대회는 7일 오전 9시부터 시작하며,50m 일반수영대회와 오리발을 신고 3㎞를 헤엄치는 핀수영대회로 치러진다. 핀수영대회는 전국에서 수영동호회 회원 등 1100여명이 참가한다. 일반수영대회에는 박맹우 울산시장과 지난달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 세계선수권 수영대회에서 50m 배영부문 한국신기록을 세운 이남은(효정고 2년)양을 비롯한 수영선수 등 100여명이 수영실력을 보인다.울산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지금 무안에선] 중국진출 전초기지로

    [지금 무안에선] 중국진출 전초기지로

    ■ 전국유일 산업교역기업도시 지정 이후전남 무안반도의 지도가 바뀌고 있다. 지난 8일 무안이 정부의 산업교역형 기업도시로 확정 발표되면서 개발 기대감으로 들썩거린다. 오는 10월에는 전남도청이 무안으로 옮겨오고 인근 해남·영암에서는 관광레저형 기업도시가 무르익으면서 개발열기가 후끈 달아올랐다. 군청에는 외부 투자가들의 전화가 빗발친다. 하지만 기업도시는 정부가 아닌 민간기업이 주축이 돼 모든 것을 총괄한다. 때문에 자본유치, 산업기반시설 부족, 대기업 불참 등에 따른 숙제도 적지 않다. ●왜 무안반도인가 기업도시 시범지역으로는 무안읍, 청계·현경·망운면 등 4개 읍·면 등 1220만평이 신청됐다. 이곳에 중국 등 동북아시아를 겨냥한 미래형 첨단산업도시(인구 20만명)를 만든다. 차세대 휴대전화, 가정용 로봇 등 신산업단지를 중심 축으로, 공항·항만과 연계한 물류복합단지가 들어선다. 배후에는 주거단지가 들어서고 창포호 주변에는 휴양·건강·레포츠 단지가 조성된다.100만평의 창포호는 레저·휴양단지로, 국제영상문화단지, 놀이주제공원 등을 2011년까지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기업도시에 국내 100여개 기업을 참여시켜 대중국 수출의 선도기지로 삼는다는 게 무안군의 전략이다. 무안 기업도시에 투자의욕을 불태우는 나라는 중국이다. 무안이 국제공항(2008년 개항)·항구·철도·고속도로 등 교통망이 잘 갖춰져 있다는 점에 후한 점수를 준다. 또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 상하이는 무안과 이웃한 목포항에서 국내 최단거리다. 또 상대적으로 싼 땅(3만∼10만원대)이 구릉지로 끝없이 펼쳐져 있다. 이러한 입지여건으로 기업유치 4개월만에 무안군은 국내 46개(건설사 12개, 제조·물류업체 34개) 기업으로부터 무려 18조여원의 투자양해각서를 체결하는 성과를 올렸다. 여기다 무안군 삼향면에는 신도청 이전으로 인한 신도심이 들어서고 국가계획으로 추진 중인 해남·영암 서남해안 관광레저도시도 훈풍을 불어넣고 있다. ●중국을 잡아라 강기삼 무안 부군수는 “무안반도 기업도시는 중국을 겨냥해 조성계획안을 작성했다고 보면 된다.”며 “국내 대기업이 투자를 꺼리고 있어서 기업도시 성패의 사활이 중국자본 유치에 걸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말했다. 때마침 중국 정부는 넘쳐나는 달러로 고민 중이고 인플레이션을 막는 자구책으로 해외 투자처를 찾고 있다. 강 부군수가 지난 20일 쉬관화(徐冠華) 중국 과학기술부장관의 초청으로 중국을 방문, 한국 투자에 대한 확약을 받았다. 중국은 이번 무안 진출을 해외투자 제1호 사업으로 여길만큼 비중을 두고 있다. 오는 8월 말 서울에서 열릴 한·중 세미나 참석차 중국의 우량기업 관계자들이 우리나라에 와서 투자협약을 맺는다. 중국은 무안에 자본을 투자하는 대신 대덕기술연구단지에서 개발한 첨단기술을 제공해 주도록 단서를 달았다.26일 중국 과학기술부 장관이 대덕연구단지에서 대덕연구소와 협약을 맺고 우리측의 기술과 마케팅을 지원받기로 약속받았다. 현재 중국은 무안군에 600만평의 부지를 요구하고 있다. 이곳에 중국 전용 산업단지와 차이나타운을 만들겠다는 야심이다.1단계로 200만평에 2조원을 투자한다. 중국은 무안에 기술집약산업 전용단지를 만들어 동북아 진출 교두보로 삼아 중국기업 해외진출의 시범모델로 채택할 계획이다. 국내 노동집약형 기술력에 한계를 느낀 중국이 해외 첨단기술 도입에 집중하고 있는 셈이다. 우리나라의 휴대전화, 생명공학 등 첨단기술에 눈독을 들인다. 반일감정 때문에 일본 쪽으로는 엄두를 못내는 실정이다. ●무안반도는 동북아 물류 전초기지 무안군은 중국 측의 자본을 끌어들여 중국 산업단지를 축으로 한 파급효과에 기대를 건다. 국내 최대의 차이나타운 조성계획도 그 하나다. 이곳에서 생산한 물건은 곧바로 배나 비행기에 실려 중국으로 역수출된다.‘메이드 인 코리아’라는 상표를 달고 중국 최상위층 소비자를 겨냥한다. 처음으로 한국에서 중국으로 상품을 역수출하는 전진기지로 자리잡게 된다. 홍콩 물류회사인 셉콥사가 지난 5월 국내 농협물류와 컨소시엄 형태로 무안에 투자키로 투자협약을 마쳤다.50만평에 항공과 컨테이너 관련 물류단지를 조성한다는 것. 일본의 파나소닉사(마쓰시타그룹)도 공항·항구 등 여건을 활용해 무안반도 투자에 적극적이다. ●개발주체는 민간기업 무안 기업도시 개발주체는 무안기업도시주식회사(SPC)이다. 여기에 참여하는 건설사와 시행사 등 출자사 12개 기업이 출자금 2700억원을 내기로 확정했다. 출자금은 출자사들이 참여하면서 늘어나고 자본 유치는 컨소시엄으로 참여한 우리은행과 한국산업은행이 SPC에 대출금으로 충당한다. 사업비는 보상비 8000억원, 부지조성비 1조 6000억원 등 2조 7000억원 규모다. 또한 상가주택 등의 분양이익금(2조여원)을 산업용지로 돌려 값싸게 산업용지를 공급한다. 예정지내 토지는 국·공유와 군유지가 20.2%, 사업시행자 소유가 20.6%, 사유지가 59.2% 등이다. 기업도시의 경제적 파급효과는 고용유발 5만여명, 부가가치 1500억원 등 3조 7000억원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토지수용 단계에서 주민들의 반발과 친환경 개발에 따른 부담 등이 만만찮은 걸림돌이다. 무안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서삼석 무안군수 “기업도시는 현재 밑그림을 그리는 단계이지만 늦어도 내년 말이면 착공될 것으로 봅니다.” 서삼석 무안군수는 기업도시에 군정의 무게를 두고 있지만 시행착오를 막기 위해 소걸음처럼 신중에 신중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에서 제기하는 대기업의 불참 우려에 대해,“정부와 전경련이 기업도시개발특별법에 따라 대기업 참여를 적극 유도하고 있어 오히려 전망이 아주 밝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차세대 동력산업 육성 의지를 거듭 밝히고 있고, 기업도시에 투자하면 정부차원의 지원이 뒷받침되기 때문에 대기업도 기업도시에 투자할 것으로 보입니다.” 서 군수는 또 기업도시 확정 발표 이후 쌍용건설이 투자협약을 맺으면서 주위 시선도 달라지고 사업추진에도 속도가 붙었다고 자랑했다. 이와 함께 거대자본을 가진 중국이 기업도시에 투자 의욕을 불태우고 있고 구체적인 투자계획도 다음 달 말쯤이면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은 대덕연구단지측이 개발한 첨단기술을 활용해 상품화하고 이를 중국으로 판다는 복안이다. 차이나타운도 중국 문화의 거리를 조성하는 등 경기 성남의 분당 정도되는 도시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는 기업도시에 최첨단산업 분야를 유치해 농·어촌의 소득을 높이고 사람이 살기 좋은 친환경 생태도시를 만드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고 덧붙였다. 그래서 100만평에 달하는 창포호는 수질개선 이후 곧바로 개발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본·실시설계, 환경영향평가 등을 거쳐 늦어도 내년 말에는 기업도시 첫삽을 뜨게될 것으로 전망했다. 무안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국내최대 100만평 차이나타운 조성 무안반도에 국내 최대 규모(100만평)의 차이나타운이 조성된다. 무안 기업도시에 하이테크단지 조성을 계획 중인 중국 정부가 당초 200만평에서 3배로 늘어난 600만평의 땅을 요구하고 나섰다. 쉬관화(徐冠華)중국 과학기술부 장관은 지난 26일 대덕연구단지에서 대덕연구소와 기술지원 및 마케팅 투자협약을 하면서 이같이 요구했다. 이 자리에서 중국 측은 “중국내 53개 하이테크단지(경제특구)에서 우량기업 30여개를 선발해 무안 기업도시에 보내 한국측의 첨단 기술을 전수받겠다.”고 의욕을 불태웠다. 중국은 한국의 앞선 기술과 마케팅 기법을 배우고 한국은 외자유치와 함께 중국시장 진출의 교두보로 삼는다는 서로 다른 속셈이었다. 중국 측은 500만평은 산업단지로 쓰고 100만평은 중국인 근로자와 양국을 넘나들며 장사하는 중국인들을 위해 차이나타운을 만들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중국 기업에서 일하는 중국인 기술자와 근로자들을 위해서다. 주거·교육·문화단지 조성으로 물류거점 지역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중국인들은 중국에서 휴대전화를 만들어서는 자국민들에게 팔아먹을 수가 없다며 한국에서 ‘메이드 인 코리아’로 제품을 만들어 팔겠다고 했다. 이같은 중국측의 계산은 8월 말 서울에서 열리는 투자설명회에서 투자액과 투자방안 등이 나오면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무안군은 이미 차이나타운 조성 기본계획 수립에 들어갔다. 무안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경기도 4대하천 수질 좋아져

    안양천과 경안천 등 경기도내 4대 하천의 수질이 크게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5일 도에 따르면 지난해 안양천의 생화학적 산소요구량(BOD)은 7.3으로 3급수 수질에는 못 미치지만 2002년(12.6)에 비해 5.3이나 낮아졌다. 경안천의 BOD도 2002년의 7에서 5.2으로, 황구지천은 24.5에서 10.1으로, 신천은 13.1에서 11.8으로 각각 수질이 좋아졌다. 이처럼 도내 4대 하천의 수질이 좋아진 것은 경기도가 2002년 7월부터 아이들이 뛰놀 수 있는 수준으로 하천을 만들자며 4대 하천에 대한 대대적인 수질개선사업을 시작하면서부터다. 도는 이때부터 지난달 말까지 안양천(848억원)과 경안천(785억원), 황구지천(2162억원)과 신천(912억원)에 총 4707억원을 투입했다. 안양천에는 하루 5만t의 하수를 처리할 수 있는 하수종말처리시설뿐 아니라 수질자동측정소를 설치한 데 이어 신천에도 하수처리시설을 설치해 물을 체계적으로 관리했다. 또 총 269㎞에 달하는 노후 하수관을 교체하거나 수리했으며 하천 주변에 갈대습지를 만들거나 수생식물 등을 심고 조류의 서식처를 마련하는 등 자연형 생태하천으로 변화시켰다. 이같은 투자와 노력 덕분에 하천의 자정능력이 점차 향상되고, 다양한 생물의 서식공간이 확충되면서 자연스럽게 생태계가 복원되고 수질도 향상됐다. 도는 오는 2008년까지 모두 948억원을 추가로 투입, 하수처리장시설과 오염원 저감시설을 확충하고 하수관 정비사업을 지속적으로 벌여 나갈 계획이다. 도는 오는 2020년까지 안양천의 BOD를 4이하, 경안천은 3.5이하, 황구지천은 4이하, 신천은 6이하로 개선시킬 방침이다.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서울이야기] 하천되살리기

    [서울이야기] 하천되살리기

    서울에는 한강, 중랑천, 안양천 등 3개의 국가하천과 청계천 등 33개의 지방하천 그리고 18개의 소하천이 있다.36개의 법정하천(국가하천과 지방하천) 가운데 24개 하천의 일부구간은 아직도 개발이라는 이름아래 콘크리트 구조물로 덮여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복개부분을 걷어내고 자연형 하천으로 자연을 되살리는 사업이 계속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양재천 복원사업이다. 특히 청계천 복원사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되면서 닫혀있던 하천 공간이 시민들의 품으로 다가서고 있다. ●하천과 도시형성 하천을 제외한 인간 활동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하천은 매우 소중한 의미를 지닌다. 멀리 보면 이집트문명, 메소포타미아문명, 인더스문명, 황하문명 등 세계 4대 문명 발상지가 그러하며, 가까이 보면 서울이 그렇다. 서울도 한강 및 지천을 중심으로 구석기시대부터 형성된 주거지를 근본으로 하고 있다. 면목동에서 구석기시대, 암사동에서 신석기시대의 유적이 발견된 것이 그 증거이다. 시간이 흘러 서울은 거대한 도시로 발전했다. 서울을 잉태했던 한강과 지천은 도시의 성장과정에서 많이 훼손됐다. 인간에게 편리하도록 직선화하고, 하천을 시멘트콘크리트로 덮어 도로를 만들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도시하천의 기능이 다시 바뀌고 있다. 하천은 남녀노소 누구나 즐겨 찾는 여가선용의 공간으로 변모했다. 하천 주변에는 산책하는 사람들, 벤치에 않아 쉬는 사람들, 운동시설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눈에 많이 띈다. 물가에는 물고기가 노니는 모습과 물 속에 들어가 물장구치는 어린이 모습도 보인다. 자연이 잘 복원된 하천에서는 야생동물이 심심찮게 나타나며 사람을 무서워하지도 않는다. 물론 옛날처럼 어로활동까지 하는 수준은 아니지만 인간이든 야생동물이든 찾을 수 있는 가치를 회복하고 있다. 인간에 의해 훼손되고 다시 복원된다고 하니 우습기도 하지만 반가운 현상인 것만은 분명하다. ●악취로 홀대받고 도로확충에 이용당하고… 서울의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시민의 일상생활과 경제활동에 필요한 건물과 도로가 차지하는 면적이 넓어지고 이에 따라 빗물이 스며들지 못하는 불투수층 비율도 높아졌다. 인구증가와 함께 생활하수 발생량도 증가하였으나 하수도 시설이 부족해지고 개천에는 하수가 흐르면서 악취가 발생하기에 이르렀다. 악취의 확산은 개천을 복개해야 한다는 빌미를 주었고 도로확충이라는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짐으로써 하천부지는 손쉽게 도로로 변모하였다. 이 과정에서 아낙들이 빨래하고 어린이가 물장구치던 많은 개천들이 오염과정을 거쳐 복개돼 하수도로 전락했다. 한편, 홍수피해를 줄이고 토지를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꾸불꾸불하게 흐르던 하천을 직선화하고 제방을 높게 쌓아 하천의 통수능력(초당 하천을 통해 최대로 흐를 수 있는 물의 양)을 증가시켰지만, 지하로 스며들지 못한 빗물이 하수도를 통해 빠른 속도로 하천으로 흘러들게 되었다. 이 때문에 같은 양의 비가 오더라도 과거에 비해 홍수량이 더 많아져 저지대에서는 침수피해 위험성이 증가하기도 하였다. 이와 같이 빗물의 유출률이 증가함에 따라 저지대의 침수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대규모의 유수지와 빗물펌프장을 건설하여야 했다. 이와 같이 1980년대까지 서울은 인구의 급격한 증가와 도시의 난개발로 인하여 홍수 배제기능, 생물의 산란처와 은신처 그리고 생물 이동통로로서의 기능, 수자원 공급기능 등 하천의 고유기능이 약화되거나 상실되는 아픔을 겪게 되었다. ●미완의 한강 개발과 수변공원 한강의 기능을 회복하고 오염된 수질을 개선하여 깨끗하고 안전한 한강으로 이미지를 쇄신하고자 물길(하도)을 정비하고, 하천변을 공원화하며, 강변도로를 확장했다. 당시 한강을 개발하면서 하도 정비는 배를 띄우기 위한 수위 유지와 홍수 배제에 초점이 맞춰지고 생태적인 기능은 고려되지 않았다. 저수로(평상시의 물길)의 호안과 제방은 시멘트로 포장되었으며 하천부지는 나무가 없는 삭막한 벌판에 불과했다. 한강은 물고기가 산란하고 새가 날아드는 생명의 보금자리라기보다는 물을 담아두는 수조 또는 물이 통과하는 수로로 전락하고 말았다. 게다가 한강시민공원은 접근성이 좋지 않았고, 시멘트콘크리트로 포장된 강가에는 수생식물이 살기 어렵게 되었다. 강가에 이르러 강물을 만지기도 쉽지 않아 수변공원이라는 특징을 살리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시 한강개발의 기법은 국내 하천정비의 모범사례인양 받아들여지면서 전국적으로 확산됐다. 과거에는 홍수 때 물의 흐름에 지장을 준다는 이유로 한강에 자라는 풀과 나무를 주기적으로 베었다. 그러나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한강에 자생하는 나무와 초지를 보호하는 정책으로 전환되었다. 광나루지구에는 자연적으로 형성된 갈대군락지가 보전되었고 여기에는 산림청 보호식물인 낙지다리, 쥐방울덩굴과 애기부들, 가래, 질경이택사, 줄, 골풀, 도루박이, 부처꽃, 갈대, 참억새, 버드나무 등이 생장하고 있다. 천연기념물 323호인 새매와 황조롱이, 환경부 보호종인 말똥가리, 서울시 보호종인 제비 등 다양한 종류의 조류가 서식하고 있으며, 생태계보전지역으로 지정되었다. 시민공원과 생태계보전지역이 어우러진 광나루지구는 향후 한강이 나가야 할 모습을 잘 보여주는 사례이다. ●자연성 회복관심… 복원에 눈돌려 1990년대에 이르러 국내에서도 하천의 자연성 회복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시민들의 여가선용과 정서함양을 위한 공간의 수요가 증가하고, 시민의 환경보전의식이 높아짐에 따라 하천을 바라보는 시각도 달라졌다. 시민들은 하천을 휴식공간이자 경관자원으로 인식하였으며 생명의 보금자리로 변모되기를 갈망했다. 생물서식공간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하천정비는 홍수의 원활한 배제는 물론이고 생태계보전과 시민의 여가선용을 모두 고려하여야 하는 방향으로 전환됐다. 1995년에 시작된 양재천하천공원화사업은 하천복원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히고 있다. 그 후 전국적으로 자연형 하천 복원사업이 확산되는 계기가 되었다. 올 10월이면 복개되었던 청계천이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다. ●양재천의 공원화로 생태계 복원 양재천은 평시에는 수심이 얕고 유속이 느리다. 유량은 1일 약 3만∼4만㎥ 정도이고, 이중 약 2만 1000㎥는 과천하수처리장 방류수이다. 자연형 하천 조성사업 시행 이전에는 생물화학적산소요구량(BOD·물 속의 오염물질을 미생물이 분해하는 데 필요한 산소의 양)이 연평균 10ppm을 상회하는 등 5등급에도 미치지 못하였다(ppm이란 물 1t에 녹아있는 오염물질의 g수임). 과천시에 생활하수와 빗물을 별도로 배제하는 분류식 하수도가 설치되었으나, 부실공사로 인해 빗물배제용 하수도에 생활하수가 유입되는 지역이 혼재함으로써 양재천에 상당량의 생활하수가 처리되지 않고 유입되었기 때문이다. 1995년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학여울 구간에서는 자연 재료를 이용한 10가지 유형의 저수호안공법에 대한 시험이 이루어졌고, 양재천 영동2교∼탄천합류부에 이르는 구간에 걸쳐 양재천공원화사업이 시범적으로 시행되었다. 오염된 하천수를 정화하기 위해 둔치에는 하천수질정화시설이 설치되었다.1996년에는 과천구간에 대해 저수로 복원과 사행하천 조성을 위한 다양한 공법이 적용되었다.2003년에는 서초구 구간에 수질정화시설이 설치되었다. 이와 함께 과천시의 하수도 정비에 따른 오염물질 유입량 감소 등에 힘입어 양재천의 수질은 현저하게 개선되어 2004년에는 3∼4등급의 수질을 유지하게 되었다. 이제 양재천변에는 식생이 양호하게 유지되고 있어 하천의 생태보전에 유리한 여건이 형성되고 있다. 물고기의 종류도 자연형 하천 조성 이전에는 6종에 불과하였으나 현재 22종으로 증가했다. 너구리 가족이 집단적으로 서식하는 등 생태계 복원의 효과가 가시화되고 있다. ●청계천 45년만에 살아나 청계천은 조선건국 이후 범람을 방지하기 위해 대규모 준설을 통해 형성됐다. 청계천은 1958년부터 복개되기 시작했고 청계고가는 마치 발전의 상징물처럼 여겨지기도 했다. 청계천은 복개가 시작된 지 45년 만에 철거되었으며 오는 10월이면 완공된 모습을 볼 수 있다. 복개된 청계천로와 청계고가로의 구조물 노후화에 따른 위험요소를 제거하고, 인간 중심의 생태적 환경 도시로 전환하며,600년 서울의 역사성 회복과 문화공간의 창출, 강북지역의 경제 활성화로 강남과 강북의 균형 발전을 도모하는 것이 청계천복원 사업이 가져다주는 커다란 혜택이다. 청계천의 복원은 다른 하천의 복원시기를 앞당기는 계기가 되었다. 청계천에 이어 정릉천과 성북천의 복개구간도 복원하여 자연과 시민의 품으로 되돌려주는 사업이 진행 중이다. 한강의 물고기가 중랑천과 청계천을 통해 성북천과 정릉천의 물줄기를 타고 북한산 계곡까지 오갈 수 있을 날도 멀지 않았다. ●성내천의 수변공원화도 성공적 성내천은 바닥이 시멘트 콘크리트로 포장된 건천이었다. 송파구는 성내천 5.1km구간의 시멘트 포장과 호안블록을 걷어내고 자연형 하천으로 정비하여 시민의 품으로 안겨주었다. 상류 1.6km 구간에는 물놀이를 할 수 있는 수변공원을 조성하였고, 하류 3.5km 구간에는 수생식물을 심는 등 자연형 하천으로 복원하였다. 또한 어류의 습성을 고려하여 서식처를 조성하고, 인근 지하철 역사에서 배출되는 지하수와 한강물을 포함하여 1일 2만t의 물을 공급하였다. 이로써 수심 20cm, 유속 초당 25cm로 흐르는 수변공원으로 조성해 최근 준공됐다. 메마르고 삭막했던 성내천은 현재 시민의 휴식공간 및 생물서식공간으로 거듭 태어나고 있다. ●생명이 살아 숨쉬는 서울의 하천 서울시에는 복개하천과 물고기가 살 수 없는 하천이 많다. 이들 하천에 생기를 불어넣어야 할 시기가 왔다. 시민들은 도시 속의 자연을 갈망하고 있다. 양재천공원화사업과 청계천복원사업은 도시하천뿐만 아니라 복개하천까지 자연을 복원할 수 있다는 신념과 희망을 안겨주었다. 하천 복개의 피해자인 동시에 청계천 복원의 수혜자로서 우리는 마땅히 후손들을 위해 복개하천을 복원하고 도시하천에 생명을 불어넣는 일을 해야 할 것이다. 하천에 생명이 살아 숨쉬도록 하려면 복개된 뚜껑을 없애는 것은 물론이고 깨끗한 물이 흐르도록 해야 한다. 하천에 단지 맑은 물이 흐르도록 한다고 해서 생명이 살아나는 것은 아니다. 다양한 생물이 어우러져 살 수 있도록 서식환경이 조성되고, 물고기가 상류와 하류를 자유로이 오갈 수 있어야 한다. 행정구역의 경계가 물 속의 생명체들에게도 벽이 돼서는 안 된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고, 상류나 하류를 통해 물고기가 오갈 수 있어야 물고기를 구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안양천 유역의 13개 지방자치단체장으로 구성된 ‘안양천수질개선대책협의회’는 안양천 수질개선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지향하는 모범적인 사례이다. 하천의 환경개선과 자연복원에 있어서 시민과 기업 그리고 민간단체의 역할도 중요하다. 시민은 각자 물 절약, 세제사용량 저감 등을 통해 수질오염을 줄이려는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환경오염 및 자연훼손행위를 감시하는 환경감시인의 역할을 하여야 한다. 기업도 마찬가지로 오염물질의 배출을 최소화하고 환경보전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많은 서울 시민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복개하천과 만나고 있다. 생명이 살아 숨쉬는 자연형 하천은 시민의 일상생활을 윤택하게 한다. 청계천 복원을 통해 우리는 도시하천의 복원 가능성을 확인하였다. 우리 자신과 후손들을 위해 복개하천을 포함하여 생명을 잃은 하천을 자연형하천으로 복원하여 사람과 자연이 공생하는 서울로 탈바꿈시켜야 할 것이다. 조항문 서울시정개발 연구원 도시환경연구부 연구위원
  • [서울이야기] 전환기의 상수도

    [서울이야기] 전환기의 상수도

    사람은 매일 3ℓ의 물을 필수적으로 먹어야 한다. 보통 이 물은 몸 안의 영양소를 녹이고 신체에 수분을 공급하는 역할을 하는 필수적인 요소이다. 이밖에도 조리용과 목욕용 등 생활용수를 합하면 1인당 하루에 200ℓ 내외의 물을 사용하고 있다. 서울의 상수도는 잠실과 팔당 상수원에서 취수해 정수장으로 보내진 후 응집·침전·여과·소독과정을 거쳐 먹을 수 있는 수준까지 처리하고, 이를 수도관을 통해 가정으로 공급한다. 이러한 일련의 시설을 ‘상수도’라고 총칭하고 있는데, 도시에서는 필수적인 시설이다. 양질의 수돗물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상수도 요소가 유기적으로 통합·운영되어야 한다. ●서울 수돗물의 현주소는? 서울 상수도는 1908년 미국인 콜브란의 수도회사에서 급수인구 16만명에게 하루에 1만 2500t의 수돗물을 공급하면서 시작됐다. 서울시 상수도 시설용량은 지난해 말 현재 하루 570만t으로 100년 만에 약 460배 증가했다.20∼30년 전만 해도 수돗물이 공급되는 지역은 소위 물 좋고, 사람 살기 좋은 지역이었다. 왜냐하면 당시의 급수보급률은 80∼90%에 그쳤고, 고지대나 수압이 낮은 지역은 격일급수, 시간대 급수가 실시됐기 때문이다. 서울시의 적극적인 시설확충으로 인해 1990년대 이후 수돗물의 공급부족 현상은 완전히 해소됐다. 그러나 이후 수돗물의 수질이 악화되면서 상수도에는 어려운 시기가 시작됐다. 현재 수돗물을 그대로 마시는 비율은 3%에 지나지 않는다. 끓여 먹거나 조리용까지 포함해도 30%대에 그친다. 서울시는 수돗물 검사항목을 2000년 105개 항목에서 2004년에는 WHO 권장기준인 121개 항목으로 늘렸다. 이는 세계 주요 도시와 비교해도 전혀 뒤지지 않는 양질의 검사 수준이다. 수질검사 결과에 따르면, 서울의 수돗물은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수준이다. 특히 서울시 수돗물은 물의 맑기를 나타내는 탁도가 0.08NTU로, 먹는물 기준인 0.3NTU 이하로 분석되어 깨끗한 물로 조사되고 있다. 또한 중금속류, 농약류, 내분비계 장애물질 등은 검출되지 않은 안전한 상태이다. ●수돗물을 왜 마시지 않는가? 생수와 정수기 시장이 수돗물의 입지를 약화시키는 주 요소인데, 수돗물을 시민들이 마시지 않는 이유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시민들의 생활수준이 크게 좋아져서 가족의 건강을 고려하여 생수를 음용하거나 정수기를 사용한다. 생수나 정수기 물은 수돗물에 비해 맛이 좋거나 신선하여 한번 음용하면 다시 수돗물을 마시는 쪽으로 돌아오는 경우가 드물다. 특히 정수기의 경우 필터 교환에 우려가 있으나 정수기 회사에서 정기적으로 점검하여 소비자의 신뢰를 쌓고 있다. 둘째, 서울시 취수원인 잠실과 팔당 상수원은 1등급 수질을 유지하기 어렵게 하는 요인이 있다. 특히 잠실·팔당 상수원은 남·북한강이 합류되는 지점에 위치해 있는데, 남·북한강 유역에는 원주, 춘천, 가평, 이천 등 크고 작은 도시가 많이 위치해 있고, 또한 신규 아파트와 전원주택이 지속적으로 입지하고 있어, 많은 오염원을 유입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전문가들이 수돗물의 수질이 먹을 수 있는 수준이라고 해도, 시민들은 상수원 오염에 대하여 정서적으로 불안감을 느끼고 있어 수돗물을 먹지 않으려는 생각을 쉽게 바꾸지 않고 있다. 셋째, 주택 내 수도관 관리의 어려움이다. 개인소유 주택의 수도관은 현재 제도적으로 서울시 등의 공공에서 관리가 어려운 실정이며, 건물의 수명보다 빨리 노후화된다. 건물의 수명이 대략 30∼50년인 데 비해 수도관은 10년 정도에서 녹이 슬어 수돗물의 수질을 저하시키고 있다. 특히 옥내 수도관에 의해 배출되는 적수(붉은색의 녹이 나오는 수돗물) 등을 목격하게 되면, 주부들은 수돗물을 먹지 않고 정수기나 생수를 구입하는 쪽으로 방향을 돌리고 만다. 게다가 수돗물의 공급이 어려웠을 때 원활한 공급을 위해 설치된 저수조(물탱크)는 관리가 부실하여 여러 곳이 부식되고, 저수조 바닥에 침전된 이물질로 인해 수돗물의 신선도를 크게 떨어뜨리고 있다. 넷째, 수돗물에 나쁜 맛이 발생하는 문제이다. 현재 서울시 정수처리공정은 염소처리를 하여 살균하고 있다. 염소처리는 수돗물의 안전성을 확보하는 중요한 기능을 하고 있다. 따라서 상수도 공급부서에서는 수돗물이 안전하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생활수준이 향상된 요즘 염소냄새로 인해 주부들이 수돗물을 마시지 않는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다. 즉 수돗물은 안전하지만 맛이 없는 물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다. 서울시 상수도시스템은 비교적 많은 양의 염소투입이 요구되고 있다. 왜냐면 정수장에서 가장 먼거리에 위치해 있는 주택(수요가)의 수돗물에 염소 0.2mg/ℓ가 유지되게 하기 위해 정수장에서는 0.6∼0.8mg/ℓ를 투입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투입된 염소는 수도관을 통해 흘러가면서 점점 농도가 낮아지고 가장 먼거리의 주택에서는 수질기준인 0.2mg/ℓ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다 보니까 정수장과 가까이 위치한 주택에서는 높은 염소농도 때문에 역겨운 소독냄새가 나게 돼 수돗물을 마시지 않게 된다. 참고로 맛좋은 물은 유기물이 거의 없고 미량의 철분, 칼슘, 마그네슘 등의 미네랄과 산소와 탄산가스가 많이 함유되어 있는 물을 말한다. 이들 물을 섭씨 4∼6도에서 보관하면 육각수(분자구조가 육각형 모양의 물)가 되어 최상의 물이 된다. ■ 먹는물로 사용은  30% 또한 수돗물에 물비린내가 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러한 물비린내는 상수원에 조류가 대량 발생하여, 정수장에 유입될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조류가 대량 발생하면 분말활성탄 처리를 해도 제거되지 않고, 가정의 수돗물에서 물비린내가 발생한다. 이러한 물은 대개 만지면 미끈거리는 경향을 나타내기도 한다. ●기회의 상수도 서울시 상수도의 기회의 요인을 살펴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수도관에서 새는 물을 막아 상수도 경영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현재 상수도 누수율은 15% 내외로 줄었다. 즉 유수율(요금을 받는 수돗물 사용량)은 1999년도에 비해 10%포인트 이상 상승하였다. 하루에 40만t 정도의 수돗물이 새는 것을 방지하고, 요금을 받아 재정에 기여한 것이다. 이 정도의 누수율은 선진 외국의 10%와 비교해도 크게 손색이 없고, 지금의 개선 추세라면 몇 년 안에 선진국의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 둘째, 누수된 물을 막아 요금을 받아 재정에 기여하니까 상수도 경영이 크게 호전되었다.2002년도 이전까지는 상수도 경영이 매년 경영적자를 나타내, 재정에서 많은 예산을 보전하여 주었는데,2003년도에는 경영흑자를 실현하기 시작하였다. 즉 수돗물 요금수입이 5614억 5000만원이고, 총괄원가는 5331억 3000만원으로 분석돼 283억 2000만원의 경영흑자를 실현하고 있다. 특히 상수도의 공기업적 성격을 고려하면 상수도는 비교적 안정적인 흑자경영을 실현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상수도의 수질개선에 집중 투자를 할 수 있는 시기로 접어들었다고 판단된다. 셋째, 양질의 수돗물을 공급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서울시 상수도에 고도정수처리 기술이 시범 도입되어 2∼3년 내에 양질의 수돗물을 공급할 수 있게 되었다. 오존산화처리 및 활성탄 흡착공정을 중심으로 한 고도정수처리는 수돗물에서 나쁜 맛과 나쁜 냄새를 제거하는 등의 양질의 수돗물을 공급할 수 있는 기반이라 할 수 있다. 넷째, 좋은 상수원수를 확보하기 위해 잠실수중보에서 취수하던 물을 왕숙천 합류 수역보다 상류인 덕소취수원으로 이전하는 계획을 연차적으로 실행하고 있다. 또한 잠실상수원의 물을 직접 취수하지 않고, 제방에서 미리 한번 여과된 물을 취수하는 간접취수방식을 채택해 비교적 양질의 물을 취수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다섯째, 생활용수로 사용되고 있는 수돗물이 아파트 등 공동주택에서는 하루라도 없으면 살 수 없게 되었다. 수돗물이 먹고 마시는 물로서 기능이 줄어들었지만, 생활용수로의 가치가 높아졌다. 수돗물을 화장실용수로 공급할 수 없는 경우 악취가 발생나는 등 아파트 생활을 할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먹는 물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 시민의 먹고 마시는 상수도로 거듭나기 위한 제안은 다음과 같다. 첫째, 상수원이 깨끗한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서도 시민들이 생수를 먹는 비율이 상당히 높다. 또한 일부 시민은 수돗물이 아무리 깨끗하다고 해도 생수를 구입하는 방법을 선택할 것이다. 그래서 먹는 물의 비율이 높지 않지만 크게 우려하지 말고 계획적으로 수돗물의 수질향상 대책을 실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정수기나 생수를 구입하기 어려운 서민과 저소득층을 위한 상수도 사업은 적극적으로 개발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아연 강관으로 시설된 아파트 등은 서울시 재정을 투입하여 세척하거나 개량하는 사업의 추진도 필요하다. 둘째, 주택의 수도관을 개량하거나 세척할 수 있도록 중소기업의 육성에 집중하여야 한다. 아파트 건설시 비교적 부식에 강한 내식성 수도관을 채택하는 것도 중요하나 현재 매설된 수도관이 많으므로 기존 수도관에 대한 대책으로 관 세척 기술을 개발하고, 지원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 특히 283억원의 흑자재정은 낙후된 상수도분야 연구에 집중 투입되어야 한다. 셋째, 수돗물 수질 모니터링을 적극적으로 실시해야 한다. 현재 수돗물 수질평가위원회에서 정기적인 조사를 실시하고 있는데, 이와 더불어 수질악화가 예상되는 지점을 선정·조사하여 적극적으로 개선하여야 한다. 이들 조사결과는 미국 환경보호청(EPA)의 규정(안)에 따라 공개하지 아니하고 수질개선에 활용할 수 있는 제도적 방안을 모색하는 것도 필요하다. 넷째, 서울시 상수도는 민간업체와 경쟁할 수 있는 서비스사업체제 위주로 개편해야 하고, 또한 유지관리가 쉬운 체제로 나아가야 한다. 즉 수돗물의 급수서비스도 소비자의 기호에 대응하는 방법을 개발해야 한다. 또한 현재 상수도의 공급범위를 탄력적으로 재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즉 서울시 상수도를 4개 권역(동북·서북·동남·서남권역) 정도로 나누어 상호경쟁체제를 도입함으로써 좋은 공급서비스를 확보하거나 유지관리가 쉬운 시스템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중·장기적으로 민간위탁이나 민영화를 실시할 수 있는 장점도 있을 것이다. 조용모 서울시정개발 연구원 도시환경연구부 연구위원
  • 새만금 수질 4년만에 재조사

    새만금 수질 4년만에 재조사

    새만금 간척사업과 관련한 정부내 발걸음이 부산하다. 새만금 간척지의 토지이용계획을 당초 농지전용에서 복합산업·레저단지 조성 쪽으로 바꾸는 작업을 진행(서울신문 5월30일자 1·5면 참조)하고 있는데 이어 최근엔 새만금 담수호의 수질에 대해서도 지난 2001년 최종적으로 실시한 이후 4년 만에 재예측 작업에 들어갔다. 특히 만경강 수역 담수호의 (예측)수질은 새만금 1심 소송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재판의 향방을 가름할 최대 변수 가운데 하나여서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7일 환경부와 국무조정실 등에 따르면 국무총리실 소속 새만금환경대책위원회(위원장 조영택 국무조정실장)가 최근 새만금 담수호의 수질을 재예측(오는 2012년 기준 수질)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정부 관계자는 “(새만금환경대책위원회는)정부 각 부처가 제출한 수질개선 대책 및 현황 자료를 토대로 지난달부터 재예측 작업을 실시하고 있으며, 늦어도 오는 9월까지는 재예측 결과를 내놓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2001년 수질예측 당시 고려된 여러 조건들이 4년의 시간이 지나면서 내용이 달라지거나 새로운 변수가 돌출해 이를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정부의 돌연한 수질 재예측 실시는 현재 서울고법이 심리 중인 항소심 재판을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만경강 하구의 수질이 최근 들어 부쩍 좋아진 것으로 측정되자 이런 상황을 반영해 수질예측을 실시할 필요가 있다는 득실 계산이 있었다는 것이다. 관계자는 “(정부가)이번 재예측 결과가 좋을 경우 예측치를 공개해 소송에 유리한 자료로 활용할 것”이라면서 “공개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으나, 결과가 좋지 않으면 비공개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어떤 경우든, 수질 재예측은 한동안 잠잠하던 새만금 논란을 다시 촉발시킬 공산이 크다. 만경수역 담수호에 대해선 환경부와 민관공동조사단 등의 주도로 그동안 4차례 수질 전망이 이뤄졌는데 “축산 폐수 처리 문제 등 실현하기 어려운 수질개선 대책을 반영하더라도 총인(T-P) 농도가 농업용수 기준(0.1㎎/ℓ)을 충족시키지 못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었다. 이번 재예측 결과가 지금까지의 예측과 확연히 다를 경우 정부와 환경단체 등과의 다툼 또한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새만금 수질문제에 대해 비관적 입장을 취해 온 환경부는 재예측의 필요성은 받아들이면서도 몇 가지 전제조건이 충족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연만 수질보전국장은 “만경강 수질이 좋아진 것은 (1급수인 용담댐 물이)당초 전주권 농공용수로 쓰일 계획이었으나 하천유지용수로 대거 방류돼 만경강 쪽으로 그대로 유입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라면서 “이런 변수들이 앞으로도 계속될지 여부가 이번 재예측 작업에 정확히 반영돼야 한다.”고 말했다. 2003년 해제된 전주권 그린벨트의 개발용지 전용 문제도 수질 재예측의 핵심 요소다. 정부는 2001년 새만금 사업계획을 확정하면서 “그린벨트 해제용지의 60%가 녹지로 보전될 것”이란 전제를 달았지만 실제로는 52% 정도만 녹지보전구역으로 지정된 상태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전국 첫 민자유치 건설 고흥 하수처리장 가동

    전남 고흥군이 전국에서 처음으로 민간투자 시범사업으로 건설한 하수종말처리장이 준공돼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고흥군은 5일 “하루 4000t의 오폐수 처리능력을 갖춘 ‘도양읍 하수종말처리장’이 시험가동을 끝내고 착공 2년 6개월여 만에 정상 가동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 처리장은 민간업체가 공공시설을 지은 뒤 정부나 지자체에 임대해 시설투자비를 회수하는 방식으로 건설됐으며 민자유치를 통한 하수처리장 건설 방식의 첫 성공 사례로 꼽힌다. 건설비 168억원 중 국·도비가 100억원 투입됐으며 나머지는 ㈜태영 등 2곳 건설사가 맡았다. 건설사는 이 처리장의 인력과 운영, 보수 등을 책임지며 향후 20년간 운영권을 갖게 된다. 이 처리장 건설로 도양읍 일대 1만여가구에서 배출되는 생활하수를 거의 완벽하게 처리할 경우 녹동 앞바다 등 남해안의 수질 개선 효과가 기대된다. 특히 이 처리장은 음식물 쓰레기를 발효시켜 나온 미생물을 하수처리장 유입수 정화에 사용하는 신공법을 도입, 하루 3t의 음식물 쓰레기 처리도 동시에 해결했다. 더욱이 하루 2000여t의 방류수를 매년 물부족을 겪어왔던 인근 대봉간척지 9만여평에 공급, 농업 용수난도 해결하는 등 일석삼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최근 서울대 농생대 연구 결과 하수처리장 재처리수를 활용한 벼농사가 일반 지하수보다 생산량이 최고 2배가량 많은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진종근 고흥군수는 “남해안 수질개선 효과와 농업용수난 해결, 음식물 쓰레기 처리 등 도양 하수처리장 건설 효과가 매우 크다.”며 “민간 전문가들이 운영하기 때문에 운영 효율성도 매우 높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흥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수질 더 악화…새만금 논란 재가열 될듯

    수질 더 악화…새만금 논란 재가열 될듯

    정부가 극비리에 진행해 온 새만금 토지이용계획의 ‘얼개’가 드러났다. 아직 최종안이 선정되지는 않았지만 농업용지뿐 아니라 산업단지와 물류·관광·도시용지 등 쓰임새를 망라하고 있다는 점이 기본 뼈대다. 새만금 사업의 주무부처인 농림부가 주창해 온, 지금까지의 정부 입장과는 달라도 한참 다른 내용이어서 한동안 잠잠하던 ‘새만금 논란’이 다시 불거질 전망이다 ●토지이용계획 충격파 클 듯 그동안 항간에선 “겉으로는 ‘농지 전용’을 외치면서도 속셈은 다를 것”이란 추측이 주류였다. 정부 관계자도 “사실 공공연한 비밀이 아니었더냐.”고 반문할 정도다. 그럼에도 충격파는 만만찮을 것 같다. 특히 앞으로 공개될 토지이용계획 최종안의 농지 비율이 당초 정부발표보다 크게 떨어질 경우 ‘대국민 사기극’이란 도덕적 비난까지 치달을 소지도 없지 않다. 정부가 그동안 토지이용계획의 내용은 물론 진행과정에 대해서도 철저하게 자물쇠를 채워 온 것은 이런 까닭에서다.“공개될 경우 난리가 날 것이 뻔해 보안을 유지할 수밖에 없다.”고 정부 관계자는 전했다. 그동안 국무조정실과 농림부, 해양수산부 등 각 부처는 국토연구원을 비롯한 5개 연구기관이 작성한 토지이용계획 시나리오 작성에 직접적으로 개입한 것은 아니지만 다양한 경로를 통해 의견을 개진하면서 대안을 마련하는 데 사실상 관여해 온 것으로 전해진다. 복합단지 조성 계획이 각 부처 산하기관인 연구수행기관만의 복안이 아니라는 얘기다. 토지이용계획 수립에 정통한 관계자는 “(대안 마련과 최종안 선정은)연구기관이 내놓고 있지만 소속 부처나 지자체의 입장을 대부분 반영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연구용역 올해 말로 다시 연기 가능성 이번 연구용역은 농림부와 해양수산부가 각 9억 8000만원씩의 비용을 대고 국무조정실은 500만원만 지불했다. 하지만 토지이용계획 대안 마련의 주도권은 정부 대표기관으로 지정된 국조실이 쥐고 있다. 정부부처간 이해관계가 엇갈릴 수 있는 연구라는 배경 때문이다. 그럼에도 가장 큰 타격은 농림부에 돌아갈 전망이다. 새만금 항소심 소송에서의 파괴력 탓이다. 농림부는 새만금 1심 소송에서 패소한 뒤 지난 3월 항소심 재판부에 제출한 항소이유서에서도 ‘농지 전용’이라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1991년 농지조성과 용수개발을 목적으로 새만금 사업이 시행된 이래 지금까지 사업목적을 변경하거나 변경하기 위한 절차를 진행한 바 없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연구용역과 관련해서도 “국토연구원을 통한 정부의 연구용역 추진 등은 어디까지나 장기간에 걸친 사업추진 과정에서 시대적 상황 변화에 맞는 여러 가지 토지활용방안을 탐색해 보기 위한 검토차원의 접근”이라고 평가절하할 정도다. 하지만 이같은 주장은 연구용역 과제의 성격에 비춰 보면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정부는 이번 용역을 발주하면서 ▲제조업 위주의 산업단지 조성 ▲주거용도, 산업용도, 관광용도, 물류용도의 토지이용 대안 제시 등 복합산업·레저단지를 조성할 뜻을 밝히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도 지난 2003년 연구용역 발주 직후 “내부 개발계획은 용역 결과대로 추진할 것”이라고 언급, 무게를 실은 바 있다. 이에 따라 최종안이 어떻게 선정되느냐가 결정적 관건이 되겠지만 현재 마련된 시나리오가 그동안의 정부입장과 배치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재판의 향방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정부는 현재 최종안 선정 및 공청회 등을 통한 내용 공개 여부와 시기 등을 저울질하고 있는 중이다. 당초 연구용역은 지난해 12월 끝날 예정이었지만 1심 재판선고(2005년 2월) 일정 등을 감안해 올해 6월까지로 한 차례 연기됐다. 정부 관계자는 “항소심 재판에 영향을 준다는 마찬가지 이유로 연구용역이 올해 말로 다시 연기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귀띔했다. ●해수유통 가능성도 심도있게 검토 토지이용계획과 관련, 농지전용이 아닌 쪽으로 가닥이 잡혀가고 있는 것과 함께 주목할 만한 대목은 두 가지가 더 있다. 우선 정부가 만경강 수역의 해수유통 가능성에 대해 기존보다 심도있는 검토에 나섰다는 점이다. 당초 용역기관들이 진행해 온 방안은 담수화를 전제로 두 가지 방안(만경수역 집중개발, 동진·만경수역 분산개발)을 논의한 반면 한시적 및 상시 해수유통은 각각 한 가지 방안이었다. 해수유통의 가능성에 대해 담수화보다 무게를 덜 실었다는 얘기다. 하지만 지난 3월 해수유통을 전제한 토지이용계획 방안이 두 가지 추가됨으로써 대안은 모두 6개로 늘어난 상태다. 이에 대한 속사정은 뚜렷하지 않다. 정부 관계자는 “당초 4개 시나리오를 상정해 시뮬레이션을 해 봤는데 수질 문제 등을 해결하지 못해 경우의 수를 늘린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6가지 시나리오 중 일부는 수질문제나 경제성 분석 등에서 만족할 만한 성과가 나오지 않은 게 사실”이라면서도 “2001년 발표한 정부의 환경대책이 완벽하게 실시된다면 수질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도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수질문제는 앞으로도 계속 새만금 사업의 지속여부를 제기할 최대 관건이 될 전망이다. 학계의 한 수질전문가는 “간척지를 논으로 만드는 것이 가장 수질오염을 작게 일으키고 그 다음에 밭-주거지역-상업지역-공업지역 등 순으로 작용한다.”면서 “복합산업·레저단지로 개발할 경우 수질 등 환경영향평가를 다시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한 가지는 간척지에 대한 개발착수 시점이다. 정부는 동진수역에 대해선 내년 3월 방조제 완공 후 담수호 조성 및 농지 개발에 착수하고 만경수역은 수질개선 때까지 유보하되 2012년을 개발의 잠정 연도로 정해 왔는데, 이런 시점이 훨씬 앞당겨질 수 있다는 얘기다. 관계자는 “이번 토지이용계획은 만경수역 수질이 개선되면 2012년까지 굳이 기다릴 필요없이 담수화에 들어간다는 것”이라면서 “동진수역도 2011년까지 농지로 조성한 뒤 2012년부터 농지를 허물고 개발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그 이전에 산업단지 등 개발에 나설 수도 있다.”고 전했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의회]서울시 ‘물 박사’ 아시나요

    [의회]서울시 ‘물 박사’ 아시나요

    흔히 ‘물박사’라면 권위가 떨어진다는 의미로 사용되기 일쑤다. 하지만 서울시의회에 ‘진짜 물(水)박사’로 불리며 많은 시민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는 의원이 있다. 주인공은 김성구(한나라당 은평3) 의원. 최근 서울시가 각 가정의 노후 옥내 배수관 교체에 따른 비용을 지원하는 방침을 세운 주인공이다. 그는 수돗물 오염의 상당 부분이 옥내 배수관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개선을 위해 연구해 왔다. 그 결과 서울지역 각 가정의 옥내 배수관 가운데 90%는 교체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또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자치단체의 지원이 절실하다는 것을 꾸준히 집행부에 알려, 제도개선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처럼 그는 의정활동의 대부분을 서울의 수돗물과 수자원 관리분야에 헌신해 왔다. 서울시 수돗물 수질평가위원회 위원, 서울시의회 수질개선조사소위원회 위원장, 서울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회 위원 등의 경력도 이를 증명한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의정단상에서 “수도행정은 모름지기 오염된 물을 시민이 먹도록 해서는 안된다.”고 역설하며 서울시의 수돗물 정책을 질타해 왔다. 지난해말 서울시의 페트병 수돗물 상표 ‘아리수’에 대한 역사성 논쟁을 이끌어내 집행부 관계자와 많은 시민들에게 한강의 유래와 소중함을 되새기게 했다. 특히 그는 서울, 수도권 2500여만 주민의 식수원인 한강의 수질개선을 위해서는 “준설밖에 없다.”며 정부와 서울시에 한강 준설을 꾸준히 요구하고 있다. 그는 먹는 물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서는 “남한강, 북한강, 경안천, 안양천 등을 관할하는 서울, 경기, 인천, 강원, 충북 등 수도권 5개 시·도의 공동 관리·운영 대책이 절실하다.”며 정부와 관련 자치단체의 조속한 결정을 주장하고 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서울 옥내급수관 교체 지원

    서울시는 11일 수질개선을 위해 노후한 옥내급수관을 교체하는 가구에 대해 금융지원을 해주는 ‘옥내급수관 및 저수조 관리개선 방안’을 마련했다. 이에 따르면 옥내급수관 정기점검과 세척 등을 의무적으로 하며 올해 하반기쯤 옥내급수관의 노후도 진단과 기술지원 등을 맡을 컨설팅팀을 만든다. 오는 2007년부터는 노후된 옥내급수관을 교체하길 원하는 가구에 은행융자를 알선하며 이자의 50%를 지원한다. 기초생활수급자에게는 공사비 전액을 지원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저수조 관리개선 방안도 마련돼 ▲전문 청소업자가 저수조 청소 전담 ▲아파트 저수조 용량 가구당 1.5㎥에서 1.0㎥로 축소 ▲저수조 청소 감독 자치구에서 수도사업자로 이관 등이 제시됐다. 1994년 4월 이전에 건축허가를 받은 건축물 가운데 49%가 부식되기 쉬운 아연도강관을 옥내급수관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유종기자 bell@seoul.co.kr
  • 울산 “눈·비가 효자네”

    올초 잦은 눈·비가 울산시에 40여억원을 벌게 해주어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울산시 상수도사업본부는 25일 지난 1월부터 최근까지 잇따라 눈·비가 내린 덕분에 식수를 넉넉하게 확보해 돈을 주고 낙동강물을 끌어올 필요가 없게 됐다고 밝혔다. 지난 22일 30㎜의 비가 내린 것을 비롯해 올들어 지금까지 강수량이 158.3㎜로, 지난해 같은 기간 82.3㎜보다 76㎜가 많다. 이에 따라 울산지역의 주요 식수원인 회야댐 저수량이 앞으로 비가 전혀 오지 않더라도 오는 5월25일까지 쓸 수 있을 만큼 확보됐다. 회야댐은 울산 남·동·북구지역에 하루 평균 16만t씩 수돗물을 공급한다. 지난해의 경우 2∼4월 사이 자체 저수량이 모자라 34억 7200만원을 주고 낙동강물 1134만 8000t을 끌어 썼으나 올해는 일년 내내 끌어 쓸 필요가 없게 됐다. 올해 원수단가(t당 213원)와 물이용 부담금(t당 120원)으로 계산해 40여억원을 벌게 된 데다 낙동강 원수보다 수질이 좋은 물을 확보해 일석이조의 혜택을 보게 됐다. 시 상수도사업본부는 절감된 예산은 오래돼 낡은 수도관 교체 등 수질개선을 위해 쓸 계획이다. 울산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서울 수돗물 “더 깨끗하게”

    서울 수돗물 “더 깨끗하게”

    서울 수돗물의 품질이 업그레이드 된다. 서울시는 24일 수돗물 취수원을 상류로 이전하고 간접취수 방식을 도입하는 등 서울의 수돗물인 ‘아리수’를 고급화하겠다고 밝혔다. 이 사업을 위해 2011년까지 6000억원을 투입한다. 이명박 서울시장은 이날 “현재 수돗물도 다양한 정수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원수가 나쁘더라도 수돗물의 품질에는 이상이 없다.”면서도 “취수 장소를 옮겨 수돗물에 대한 시민들의 심리적인 신뢰도를 올리겠다.”고 말했다. ●왕숙천 하류에서 취수 중지키로 시는 이를 위해 주변지역의 개발로 오염 물질이 유입되는 왕숙천 하류에서의 원수취수를 중지하고 팔당호 인근으로 취수원을 이전한다. 이에따라 오는 2010년까지 왕숙천 하류에 위치한 구의취수장과 자양취수장을 폐쇄하고, 강북취수장 인근지역으로 시설을 옮긴다. 구의·자양취수장에서 얻는 원수는 대부분의 강북지역에 보급되며 급수 해당 인구는 서울시민의 25%를 넘는 280만명에 달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평소 왕숙천의 수질은 문제가 없지만 갈수기에 비가 내리면 도시에 오랫동안 쌓인 먼지 등이 흘러들어가 수질이 일시적으로 나빠질 수 있다.”면서 “취수장 이전은 수질개선보다는 서울 시민을 안심시키는 심리적 효과 의미가 더 크다.”고 말했다. ●수질검사 항목도 145개로 늘려 또 하천 인근에 우물을 설치해 모래와 자갈층을 통과하면서 자연 여과된 물을 얻는 ‘간접취수방식’도 도입한다. 올해 광나루지구부터 시범 운영한다. 이 방식을 사용하면 현재 2급수인 원수가 1급수로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다 깨끗한 숯으로 물을 한번 더 걸러 공급하는 고도정수처리를 도입,2009년 완공되는 광암정수장부터 시행한다. 이밖에도 각 가정의 옥내 배수관에서 나오는 녹물 때문에 수돗물의 품질이 떨어진다는 지적에 따라 배관교체사업을 지원한다. 또 수돗물 수질 검사 항목도 현행 121개에서 145개로 확대, 강화한다. 이유종기자 bell@seoul.co.kr
  • 법원, 사업취소 변경판결

    3년 6개월 동안 끌어온 새만금 간척사업 소송에서 법원이 사업을 취소하거나 변경할 필요가 있다며 원고승소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공사중단 결정은 내리지 않았다. 이번 판결에 대해 정부는 항소를 제기하고 환경단체는 공사집행정지 신청을 낼 가능성이 높아 법정공방은 계속될 전망이다.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부장 강영호)는 4일 환경단체와 전라북도 주민 3539명이 농림부 등을 상대로 낸 새만금 사업계획 취소 청구소송에서 “1991년 농림부가 새만금 사업을 인가한 뒤 수질오염, 생태파괴 등 중대한 변화가 발생해 농림부는 사업인가 처분을 취소하거나 변경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새만금 사업을 취소하라는 청구는 행정처분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각하해 사업 자체에 대한 중단 결정은 내리지 않았다. 이 판결이 확정되면 농림부 장관은 사업을 취소하거나 변경해야 하며, 이를 거부하면 행정소송법에 따라 거액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해야 한다. 재판부는 “법률은 친환경적으로 바닷가 등을 매립해 합리적으로 이용해야 한다고 규정하는데 새만금사업은 경제적 타당성도 없고, 환경 생태계를 파괴할 가능성도 크다.”고 밝혔다. 공유수면매립법 32조는 바닷가 등을 매립할 때 예상치 못한 사정이 발생하면 사업면허를 취소, 변경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재판부는 “쌀이 남아 돌고, 쌀농사를 짓지 않는 휴경지에 대해 보상금까지 지급하는 상황에서 농지조성이란 사업목적은 설득력이 없다.”면서 “수질개선은 농지를 전제로, 경제성 평가는 산업용지를 전제로 계산한 것도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모든 수질개선 대책을 시행해도 새만금호를 농업용수로 사용하기란 불가능해 보인다.”면서 “갯벌의 가치에 대한 정확한 평가도 없고, 방조제 공사로 해양환경도 훼손돼 사업을 그대로 추진시킬 수 없다.”고 덧붙였다. 농림부는 관계 부처 협의를 거쳐 다음주 초 항소 여부를 결정, 발표할 예정이다. 원고측인 환경운동연합측은 “서울고법 항소심 재판부에 공사를 중단하라는 집행정지 신청을 낼 것”이라고 밝혔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새만금 ‘환경갈등’ 풀 열쇠 찾을까

    갈등은 때로 활력의 원천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어떤 갈등이든 그 상황이 거듭될 땐 사정이 달라진다. 참여정부 들어 정부와 환경단체는 반목에 반목을 거듭해 왔다. 북한산·계룡산 관통도로 건설을 비롯해 경부고속철도 천성산 터널공사, 핵폐기물 입지 선정, 골프장·기업도시 건설 등 ‘환경 갈등’은 바람잘 날 없었다. 이런 양상이 이번주 중대 기로에 들어설 것 같다. 갈등 증폭이냐, 완화냐의 갈림길이다. ●새만금 사업 정부입장이 관건 향배는 새만금 사업에 대한 정부입장이 어느 쪽으로 기울지가 관건이다. 환경단체는 “새만금 사업의 용도결정 등을 위해 대통령이나 국회 산하에 민관위원회 구성 등 사회적 합의절차를 거치라.”는 법원의 조정권고안에 대해 이미 수용의사를 밝혀 정부쪽으로 공을 넘긴 상태다. 정부로선 수용하기도, 거부하기도 난감한 처지인데, 현재 관계부처간 의견을 조율 중이다. 지난 20일 환경·농림부 등 7개부처 실무자 회의에 이어 이번주 관계부처 차관·장관회의가 잇따라 열릴 예정이다. 다음달 2일까지 법원에 의사표명을 해야하는만큼 1일 이해찬 국무총리 주재로 열리는 관계장관회의에서 확정안이 나올 전망이다. 섣불리 내다볼 수 없지만 조정권고안 수용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 높다. 그동안 환경부와 해양수산부 등이 수질개선이나 해양환경생태계 등 문제에서 사업주체인 농림부가 아닌 환경단체의 주장에 어느 정도 힘을 실어온 사실도 이같은 관측의 정황증거로 제시된다. 갈등의 중재자로 나선 법원 권고안을 거부할만큼의 명분이나 논리를 세우기 어렵다는 현실적 사정도 있다. 녹색연합 김혜애 사무국장은 “정부가 흔쾌히 수용할 경우 (그동안 지속돼 온)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화통로 개설 논의도 활발 바람직한 관계정립을 위한 또다른 탐색도 진행 중이다. 최근 “대화 통로를 구축하라.”는 이 총리의 언급이 있은 뒤 곽결호 환경부장관은 최열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와 만나 몇 가지 사안을 제안했다.“상설·비상설 협의기구를 구성해 사안별로 긴밀히 협의하자.”는 게 골자다. 먼저 정부 관계부처의 1급 간부와 환경단체 사무처장 등 실무 책임자들로 구성되는 상설협의체를 만들어 환경·개발 이슈에 대한 정례회담을 갖자는 것이다. 환경부와 건설교통부, 산업자원부의 정책실장, 기획관리실장 등이 참여할 예정이다. 여기에서 해결이 되지 않는 문제는 각 부 장관과 환경단체 대표들이 참여하는 비상설 협의체에서 논의하겠다는 구상이다. 환경단체 기류는 대체로 ‘조건부 긍정론’ 쪽이다. 협의기구 구성은 과거에도 있었던 만큼 새롭지 않지만 어떻게든 국면을 타개할 필요성이 있다는 판단에서다.“협의체에서 논의한 내용의 정책 반영 등 정부가 의지를 보이면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이유가 없다. 다만 협의체의 권한과 위상 등에서 이같은 실효성이 담보되어야 한다.”(김혜애 사무국장)는 것이다. 환경운동연합 박진섭 정책실장도 “당장 갈등해소로 이어지지는 않겠지만 (협의체 구성 제안은)받아들일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환경단체는 이와 관련,3개월 전 출범시킨 ‘환경비상시국회의’와 광화문 노숙농성의 활동 종료 여부 및 향후 운동방향 등을 놓고 이번주부터 본격 논의에 들어갈 예정이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새만금 용도 다시 정해 환경평가후 진행을”

    “새만금 용도 다시 정해 환경평가후 진행을”

    사업추진을 놓고 논란이 계속되던 새만금 간척사업에 대해 위원회를 구성해서 간척지의 용도와 개발범위를 다시 정하고 환경평가를 거친 뒤 사업을 진행하라는 조정권고안이 내려졌다.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부장 강영호)는 17일 환경단체와 주민 등 3539명이 국무총리와 농림부장관을 상대로 낸 새만금 사업계획취소 청구소송에서 이같은 권고안을 냈다. 재판부는 또 위원회는 환경단체와 정부, 전라북도가 추천한 위원들로 국회나 대통령 산하에 구성하되 이 위원회가 논의를 끝낼 때까지 남은 방조제 2.7㎞를 막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농림부는 협의를 통해 최종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밝힌 반면 환경단체 등은 법원의 조정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며 환영했다. 다음달 2일까지 정부와 환경단체가 이 권고안을 받아들이면 이 안은 확정 판결과 같은 효력을 갖게 된다. 그러나 원·피고 중 한쪽이라도 거부하면 다음달 4일 선고가 내려진다. 재판부는 “농림부는 간척지를 농업용지로 사용할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1991년 공사가 시작된 뒤 복합산업단지, 관광단지, 항구 등으로 개발하겠다고 발표해왔다.”면서 “용도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세운 새만금호 수질개선 계획은 의미가 없다.”고 밝혔다. 또 정부 계획은 해양 생태계 피해방지 대책이 미흡한 데다 갯벌에 대한 정확한 조사와 평가도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쌓은 방조제를 허무는 것은 국민정서상 받아들이기도 어렵고 기술·비용 측면에서도 합리적이지 않다며 다양한 수질개선 방안을 마련하거나 해수를 유통시켜 간척지를 줄이더라도 갯벌이 보전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논란을 막기 위해서는 ▲간척지 활용 용도 ▲수질관리 특별 규정 ▲예산확보 규정 ▲새만금 사업 모니터링 기구 신설 ▲정책결정 책임 조항 등을 담을 ‘새만금 사업에 관한 특별조치법’을 제정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농림부 서병훈 농촌정책국장은 “이의신청 기일인 다음달 2일까지 관계기관의 심도있는 검토를 거쳐 정부의 최종 입장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농림부가 권고안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높지 않다. 농림부 관계자는 “이번 권고안은 새만금사업을 사실상 원점으로 되돌리는 것”이라면서 “특히 민관위원회 구성, 용도측정, 환경평가 등에 나설 경우, 엄청난 시간이 소요된다.”고 반발했다. 또 “신시배수갑문 건설, 기존 구조물 보강 등 올해 예정돼 있던 공사도 일단은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균 정은주기자 windsea@seoul.co.kr
  • 분당~수서 도시고속도로 ‘악취 끝’

    분당∼수서간 도시고속도로를 이용하는 운전자들이 수년동안 시달려 온 악취의 고통에서 해방될 전망이다. 성남시는 17일 수정구 복정동 하수종말처리장에서 발생하는 악취제거와 처리장 증설을 위해 2007년까지 모두 650여억원을 투입, 하수처리장 개폐설비와 냄새제거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시는 이를 위해 현재 2차처리시설인 표준활성슬러지법에서 끝나던 하수처리를 한단계 추가해 3차시설인 고도(高度)처리까지로 개선한다. 또 단계적으로 4개 하수처리장에 모두 덮개를 설치, 탈취설비를 증설할 계획이다. 고도처리시설에서는 지금까지 하수에 그대로 방류했던 질소와 인 등을 걸러내고, 덮개는 관로와 연결돼 메탄가스 등 냄새의 주범을 완전 제거하게 된다. 공사가 완료되면 현재 하루 22만t 처리규모의 처리장은 24만 5000t으로 2만 5000t이 늘어난다. 또 악취가 사라져 인근 주민들이나 하수처리장 옆 분당∼수서간 도시고속도로, 도시외곽순환도로 등을 이용하는 운전자들이 겪고 있는 고통이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방류수의 3차처리로 탄천의 수질개선에도 한 몫을 하게 될 전망이다. 성남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사설] 법원 설득 못한 ‘새만금사업’

    서울행정법원이 새만금 간척사업 취소 청구소송에서 원고인 환경단체 등의 손을 들어주는 조정권고안을 냄으로써 새만금사업의 장기 표류가 불가피하게 됐다.2003년 7월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여 공사중지 명령을 내렸던 행정3부는 당시와 마찬가지로 ‘새만금을 제2의 시화호로 만들어선 안 된다.’는 전제 아래 사실관계를 판단했다.10여년에 걸쳐 2조 5000억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재정을 투입하면서도 간척지 용도가 특정되지 않았고, 담수호 수질 관리와 해양 생태계 피해방지책 등 환경보존 및 관리대책이 제대로 강구되지 않았다는 것이 재판부의 판단이다. 농림부측의 개발 이익 논리와 공사재개 명령을 내린 가처분사건 항소심 재판부의 ‘공익 우선’ 논리를 모두 배척한 것이다. 환경단체의 ‘3보1배’와 사업강행론자들의 ‘삭발투쟁’이 팽팽히 맞섰던 새만금사업이 법원의 판단을 구해야 할 만큼 중재·조정기능을 발휘하지 못한 것은 실로 불행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여기에는 ‘공사를 강행하되 친환경적으로 개발한다.’는 정부의 어정쩡한 자세도 한몫했다. 정부와 항소심 재판부는 국책사업이라는 이유로 ‘계속 가치’가 ‘중단 가치’보다 크다고 주장했지만 개발우선주의 시대의 낡은 논리라고 본다. 지금은 환경을 염두에 둔 지속가능한 개발이 세계적인 대세다. 우리는 재판부의 권고처럼 새만금사업의 안정적인 추진을 위해 지금이라도 간척지 활용 용도와 수질관리 규정 등을 담은 특별조치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본다. 이 법에는 시화호의 재앙을 되풀이하지 않도록 향후 잘못된 정책결정자에 대한 민형사상의 책임소재도 가릴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 정부는 특히 법원의 조정권고안에 대한 수용여부를 밝힐 때 간척사업 후 수질개선 방안도 국민에게 제시해야 한다.1년 반 전 가처분 신청 인용 당시 재판부가 수질개선비용만 1조 4568억원이나 된다고 하지 않았던가. 하루속히 민관이 머리를 맞대고 미래를 내다보는 합의점을 도출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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