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수지
    2025-11-06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7,462
  • 수도권 찾은 한동훈·이재명 “후진 세력 저지” vs “내쫓는 게 방법”

    수도권 찾은 한동훈·이재명 “후진 세력 저지” vs “내쫓는 게 방법”

    나란히 수도권을 찾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상대 당을 공격하며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한 위원장은 16일 경기 평택과 오산을 찾아 후보들을 지원했다. 한 위원장은 당 정책위의장인 평택병 유의동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해 “이번 선거는 대한민국을 후진하게 할 것인가, 전진하게 할 것인가를 선택하는 중요한 선거”라며 “대한민국을 전진하게 하고 싶다면, 대한민국을 후진하게 하는 이재명, 조국, 통합진보당 아류와 같은 ‘후진 세력’을 반드시 저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위원장은 “우리의 승리는 의무”라며 “우리가 반드시 승리하지 않으면 대한민국을 후진하게 만들 것이기에, 우리에게 승리는 사명”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우리는 어려운 사정에서 출발했다. 그리고 이제 ‘해볼 만한 게임’을 만들었다”며 “그것을 스스로 자랑스럽게 생각해야 한다. 우리는 자신감을 가지고 지금부터 달려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평택 통복시장에서 한 위원장은 유 의원, 평택갑 후보 한무경 의원, 평택을 후보 정우성 포항공대 교수와 함께 “우리가 평택의 삶을 개선하고 끝까지 책임지겠다. 우리를 선택해달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내일부터 선거대책위원회를 출범해 새로운 선거운동을 시작한다”고 소개하며 “여기 온 여러분의 마음을 모아 반드시,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오산을 찾은 한 위원장은 EBS 스타 강사 출신 김효은 후보와 함께 오색시장을 방문해 “민주당이 오산에서 내리 5선을 했다. 그걸로 오산이 좋아졌나”물으며 “20년을 했으면 좋아졌어야 하는데, 그렇게 생각하느냐. 우리가 김효은과 함께 오산을 바꾸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김 후보는 “총선에서 승리하고 시민들이 가장 불편한 것을 차례차례 하나씩 모두 풀어드리겠다”며 “일타 행정, 일타 복지, 일타 정치를 보여드리겠다”고 강조했다.이 대표는 이날 경기도 하남 등 수도권을 돌며 윤석열 정권을 심판해 달라고 호소했다. 오전 하남의 신장시장을 방문한 그는 하남갑에 출마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하남을에 출마한 김용만 후보와 득표 활동을 벌였다. 이 대표는 “지난 2년, 윤석열 정권이 집권한 이래 경제든 사회든 정치든 외교든 안보든 좀 살 만하신가”라며 “어떻게 망가져도 이렇게 순식간에 망가질 수 있나”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민이 맡긴 권력으로 행복하게 살게 해 달랬더니 한반도는 내일 전쟁이 나도 이상하지 않은 나라가 됐고, 경제는 폭망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는 “4월 10일 선거는 윤석열 정권에 대한 중간 평가”라며 “민주주의에서 주권자인 국민은 대리인을 선출하고, 계속 고용할 것인지를 결정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하다못해 알바를 써도 열심히 일하지 않으면 중도에 그만둘 수밖에 없지 않나”라며 “권력자들이 주권자들을 무시하거나, 심지어 폭압적 행태를 보이면 당연히 심판하고 응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용인을 찾은 이 대표는 이상식·손명수·부승찬·이언주 후보와 세몰이에 나섰다. 이 대표는 용인 수지구청역에서 지지자들과 만나 “(윤석열 정권에서) 가장 공정해야 할 사법 권력은 제 식구 보호에 쓰고, 법 앞에 평등은커녕 법을 자신들에게 유익하게 왜곡한다”며 “국민의 머슴이 될 자격이 없는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야단을 쳐도, 혼을 내도 안 되면 마지막 방법은 내쫓는 것”이라며 “4월 10일 심판의 날에 저 간땡이 부어터진, 국민을 능멸하는 패륜 정권에게 주권자가 시퍼렇게 살아있다는 걸 보여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는 경기 광주를 찾아서도 “국민의힘이 입법권을 장악하는 순간 무슨 일이 벌어질지 상상이 되나”라며 “행정 권력만으로도 2년도 안 되는 짧은 시간에 나라를 망쳤는데, 입법권까지 장악하면 법과 제도를 통째로 뜯어고쳐 회복 불능의 길로 갈 것”이라고 했다.
  • 의대 증원 갈등에 더 바빠진 이곳…‘24시간 긴장모드’로 의료 공백 최소화 앞장

    의대 증원 갈등에 더 바빠진 이곳…‘24시간 긴장모드’로 의료 공백 최소화 앞장

    의대 증원을 둘러싼 정부-의료계 갈등이 장기화하면서 ‘의료 공백’ 우려도 커진 가운데 경남도 응급의료상황실이 공백 최소화에 힘쓰고 있다. 지난해 12월 문을 연 경남도 응급의료상황실은 환자 현장 이송부터 진료·수술 등 최종 진료까지 책임지는 응급의료체계 강화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고 있다. 119응급구조와 의료기관 협업 체계로 상황을 신속하게 전파하고 의료 대응을 통합 조정하는 것이다.이전까지는 119상황실이 응급환자 신고접수와 구급대 출동 지령을 맡고 이후 구급상황 관리센터가 응급처처지도·이송병원을 선정했다면, 이제는 응급의료상황실이 이 과정에 개입해 병원 불수용 사례에 신속 대응하고 있다. 심혈관 질환이 의심되는 중증 환자 발생으로 구급대가 병원 이송에 애를 먹고 있을 때, 응급의료상황실 응급의료지원담당이 3자 통화 등 지원에 나서 수용 가능 병원을 선정하고 구급대·구급상황관리센터와 결과를 공유하는 식이다. 상황실은 4개 팀 12명(지원단 8명·소방 4명)이 365일 24시간 순환근무 중이다. 오전 9시~오후 6시, 오후 6시~다음 날 오전 9시까지 시간을 나눠 일하고, 상황 요원 1명 이상은 언제나 상주하도록 하고 있다. 24시간 근무 상황을 공유하는, 늘 ‘긴장 상태’인 상황실이나 전공의 집단행동 이후에는 그 강도가 세졌다. 실제 보건의료위기단계가 ‘심각’으로 격상한 지난달 23일 이후 구급이송은 감소했지만 응급의료상황실 상황의뢰는 5배가량 늘어났다. 응급의료상황실 실적 보고를 보면, 2월 1일~2월 22일 소방 구급활동(이송건수) 6450건 중 상황실은 병원선정 4건(일 평균 0.2건), 전원조정 15건(일 평균 0.7건)에 기여했다. 전체 19건으로 일 평균 0.9건을 보였다. 하지만 보건의료위기단계가 격상한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14일까지는 병원선정 58건(일 평균 2.8건), 전원조정 44건(일 평균 2.1건)에 관여했다. 전체 102건으로 일 평균 4.9에 달한다. 가령 이달 5일 오후 7시쯤 응급상황실에는 70대 뇌졸중 의심환자 전원이 필요하니 수용 가능 병원을 파악해달라는 요청이 왔다. 상황실은 핫라인 등을 이용해 모색에 나섰고, 23분 만에 진해에 있는 한 병원에서 양산부산대병원으로 전원을 도왔다. 8일 자정쯤에는 토혈 환자 응급실 이송에 기여했다. 새벽 토혈환자는 응급내시경 불과 등 이유로 환자 이송에 어려움을 겪는 일이 있는데, 상황실은 지역응급의료센터로 격상한 마산합포구 SMG연세병원을 빠르게 선정해 위기를 넘겼다. 또 6일 오후 2시 40분쯤에는 컨베이어 벨트 작업 중 팔이 빨려 들어가 압궤손상을 당한 응급 환자가 11분 만에 수지접합 전문 병원으로 이송될 수 있도록 도왔다.현재 응급의료상황실은 경남 응급의료기관 35곳은 물론 부산지역 응급실과도 원활히 소통 중이다. 화상 전문, 수지 접합 전문, 소아전문 병원과도 연결체계를 유지하고 있고 전국응급의료기관 현황·비상연락체계도 구축해 놓았다. 전공의 집단행동 이후 병원 선정·전원 조정에 걸리는 다소 늘었지만, 발 빠른 대처 덕분에 응급 환자가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거나 응급실 뺑뺑이 사례는 없었다. 한영훈 의료정책과 주무관은 “근무 시간이 아니더라도 항상 긴장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며 “응급의료기관 응급실 현황과 핫라인 모니터링·현행화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전공의 집단행동 장기화로 행여나 발생할지 모르는 의료 피해를 막고자 구급 이송 단계에서부터 더욱 신중을 기하고 있기에, 응급의료상황실은 앞으로 더 바빠질 가능성이 크다. 이에 응급의료상황실은 상황 의뢰가 하루 평균 10건 이상으로 늘어나면 상황요원 추가 배치를 검토 중이다. 응급의료상황실은 ‘현장을 지키는 의료진’에게 감사를 표하면서 갈등 국면이 하루빨리 해결되길 기원했다. 유승희 의료정책과 응급의료지원단파트장은 “상황실 직원들도 피로가 쌓이고 있지만, 이보다는 현장 의료진 과부하가 더 우려된다”며 “모든 도민이 안전하게 진료받을 수 있도록 의대 증원을 둘러싼 갈등이 조속히 해결됐으면 한다. 응급상황실은 도내 어디서든 도민들이 골든타임 안에 치료받을 수 있는 환경 구축에 더욱 힘쓰겠다”고 말했다.
  • 책멍도, 낭독도, 음악감상도 괜찮아… 도서관이니까 [박상준의 書行(서행)]

    책멍도, 낭독도, 음악감상도 괜찮아… 도서관이니까 [박상준의 書行(서행)]

    예술도, 낭만도, 커피향도 흐른다… 책덕의 성지니까 충북 청주 문화제조창은 불과 20년 전까지 연초제조창이었다. 해마다 약 100억 개비의 담배를 만들었다. 현재는 청주 문화예술의 심장으로 변신했다. 청주열린도서관은 문화제조창의 제일 높은 층을 차지한다. 구조는 전형적인 도서관과 거리가 있다. 백화점 고층의 서점 같기도 하다. 정숙을 강조하는 도서관도 아니다. 적당한 백색소음이 긴장과 경계를 허문다. 물론 더는 담뱃잎 냄새조차 나지 않는다. 당연히 금연 공간이다. 단 커피 등 음료 반입은 제한하지 않는다. 서가에서 책 한 권을 꺼내서는 ‘몰링’(쇼핑몰에서 시간 보내기)하듯 돌아다니다 자리를 잡는다. 봄날의 청주는 커피와 담배 대신 책과 커피지 하며.●소리 내 읽는 도서관 영국 런던에 테이트모던이 있다면 청주는 문화제조창이다. 역사가 뒤질 뿐 시설은 절대 만만하지 않다. 중추인 본관과 수장고형 국립현대미술관 청주, 시민예술놀이터 동부창고 등은 한나절 내내 봄날의 여유를 만끽할 수 있을 만큼 콘텐츠가 다채롭다. 오늘 소개할 청주열린도서관은 문화제조창 본관 5층 전체를 아우른다. 공연장, 키즈 카페 등이 공존하는데, 구석구석 책의 띠가 선처럼 번진다. 대출은 불가하지만 원하는 신작 도서가 항상 비치돼 있다. 또한 도서관 책을 들고 어디든 이동이 가능하다. 그래서 커피 한 잔을 들고 당당히 입장할 때는 내 집 서재인 양하다(그래도 책은 조심히 아껴 봐 주시길).본관의 강렬한 첫인상은 아트리움이다. 천창에서 1층까지 내리는 봄빛이 깊고 눈부시다. 1층만 얼핏 봐서는 음식점, 카페, 뮤지엄숍이 입점한 쇼핑몰 같다. 칠이 벗겨진 벽과 기둥은 옛 연초제조창의 흔적으로, 자연스레 레트로 감성을 연출한다. 공기는 2층부터 달라진다. 청주시청의 제2임시청사, 한국공예관 전시실, 공예스튜디오 등이 층층이다. 문화와 예술이 점점 목소리를 높인다. 그 끝에서 5층 청주열린도서관으로 가는 길이 이어진다. 에스컬레이터에서 내리자 텐트 두 채와 캠핑 소품으로 꾸민 캠핑존 ‘책멍’이 기다린다. 이미 만원이다. 한쪽에서는 아빠와 딸이 마주 앉아 색칠 공부 중이고, 건너편에는 어린 자매가 나란히 책을 읽는다. 등을 꼿꼿이 세우고는 책 속 글자를 하나라도 놓칠세라 맹렬하다. 이번 달 책멍의 주제는 ‘그럴 때도 있지’다. 실수에 관대한, 이해받을 수 있는 주제라 좋다. 주제 큐레이션 도서 중 ‘지각’(허정윤 글·이명애 그림·위즈덤하우스)은 제목만으로 공감 백배다. 도서관 이용 안내문도 눈길을 끈다. 열린도서관의 개념을 가볍게 정의한다. 소리가 있는 도서관!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책을 소리 내어 읽어 보세요’란다.●음악 속으로 쏙! 책 속으로 폭! 보통 도서관 중앙 서가가 있을 법한 위치에는 직선의 긴 서가가 있다. 박물관처럼 은은한 조명이 내리고 통로 가운데는 전시대가 놓여 있다. 청주공예문화협동조합과 도서관이 협력해 지역 공예 작가의 작품을 전시 중이다. 이달 주제는 ‘영광의 꽃 어사화’다. 전시 주제와 연계한 책 큐레이션은 그림 에세이 ‘꽃 그리고 초록’(김소라·EJONG) 등이다. 역시 봄은 꽃이지, 하며 한 권 한 권을 살핀다. 서가의 중심은 안내데스크 앞이다. 동선이 갈라지는 지점으로 긴 독서 테이블이 뿌리내렸다. 서가 사이사이 홈을 파듯 열람석을 만든 것도 재미난다. 몇몇 좌석은 CD플레이어를 갖췄다. ‘이곳은 열린도서관이라 얼마간 시끄러울 수 있어, 그러니 이 자리는 어때?’ 하고, 도서관이 조용한 독서를 원하는 이들에게 권하는 열람석이다.서가 사이로 쏙 들어가 음악에 폭 안긴다. 한 권의 책처럼 앉아 CD플레이어를 재생한다. 살짝 다른 세계의 문이 열린다. 영화 ‘라붐’의 한 장면처럼. 누군가 헤드셋을 씌워 주지는 않았지만 빠르게 흘러가는 세상 속에 나만 홀로 멈춰 선다. 오늘의 선곡은 ‘그래스’(Grass)라는 단어에 끌려 택한 핑크 마티니의 ‘Splendor in the Grass’(초원의 빛)다. ‘life is moving oh so fast. I think we should take it slow.’ 삶은 너무 빠르니 천천히 살아 보자는 가사가 귓가에 아지랑이처럼 피어난다. 핑크 마티니는 느린 삶을 지향하는 매거진 ‘킨포크’의 고향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 결성된 12인조 재즈 밴드다. 그들의 노래는 음표로 쓴 시집을 읽는 듯하다. 왠지 도서관과 잘 어울리는 뮤지션이다. 다음은 이어지는 부분이다. ‘rest our heads upon the grass and listen to it grow’(잔디에 머리를 기대고 잔디가 자라는 소리를 들어야 할 것 같다는 뜻). 박웅현 작가는 ‘책은 도끼다’에서 이 곡의 이 노랫말에 귀 기울여 보라고 했다. 잔디가 자라는 소리를 듣는 시간이라니. 3월이 우리에게 음악을 빌려 권하는 독서법이다. 그 여유는 짧게 타는 담배보다는 길게 남는 책에 가깝다. 일과 생활도 그리해 낼 수 있다면 좋겠다. 헤드셋은 안내데스크에서 대여한다. CD장은 서가 가장 안쪽에 있어 공연이 있는 날엔 접수대에 가려지는데, 가장자리 틈새로 진입하거나 안내데스크에 문의하면 된다.●‘라붐’ 다음은 ‘러브레터’ 흥미로운 게시판도 하나 소개할까 한다. 안내데스크 옆 완독을 목표로 하는 ‘나의독서기록’이다. 영화 ‘러브레터’에도 등장하는 옛날 독서카드를 활용했다. 독서카드에 자신의 이름을 적고 도서관을 방문할 때마다 읽은 쪽수를 표시하는 방식이다. 목표 달성 여부에 따라 확인 도장은 직접 찍는다. ‘기죽지마그럴수있음’, ‘이걸해냄’, ‘찢었다!’ 같은 재미난 응원과 위로의 문구를 새겼다. 또 카드 뒷면에는 마음에 드는 책 속 문장을 적을 수 있는 칸을 마련했다. 도서관에서 내키는 분량만큼만 읽는 걸 좋아해 전국 도서관에 읽다 만 책이 넘치는 나 같은 이에게는 제법 흥미로운 도전이다. 웹존(웹툰과 웹소설)과 초등학습만화 서가도 존재한다. 각각 키즈카페의 좌우 복도에 자리잡았다. 5층에서도 다소 외진 곳이라 혼자만의 시간을 갖기에 적합하다. 그에 앞서서는 카페 분위기의 너른 휴게실이다. 가족끼리 삼삼오오 모여 편하게 독서를 할 수 있고 주말에는 보드게임을 무료로 대여해 즐길 수도 있다. 물론 5층에는 아직 채워지기를 기다리는 빈 공간들이 더 있다. 카페나 서점 등 어떤 시설이 들어올지 알 수 없지만 이미 독서와 책이라는 행위는 구석구석에 번져 있다. 도서관은 잠시 머물며 여행의 기록을 정리하기에 카페보다 좋은 곳인데, 청주열린도서관의 이 같은 특징은 그 장점을 극대화한다. 문화제조창 이곳저곳을 관람하다 여행의 쉼터로 머물기에 최적이다. ●크루아상· 맥주·욕조가 있는 봄날 그래도 도서관은 독서다. 어떤 책을 고를까 고민되는 이를 위해서는 추천 도서 목록 책장이 있다. 2020년 개관부터 지금까지 청주열린도서관 큐레이션과 사서들이 추천한 책 목록을 스크랩해 비치한다. 청주열린도서관 사람들은 봄날에 어떤 책을 권하고 읽었을까? 매해 3월의 추천 목록을 차례로 넘겨 본다. 그중 지난해 3월 이주리 사서가 추천한 ‘크루아상 사러 가는 아침’(필리프 들레름)을 고른다. 단순히 크루아상을 좋아하는 개인 취향으로! 이 사서는 “우리의 평범한 삶에 깃들어 있는 작지만 보편적인 기쁨을 담은 책”이라 소개했다. 이미 제목부터 크루아상의 고소한 버터 냄새가 바스락댄다. 책장을 후루룩 넘기다 ‘일요일 저녁에서’라는 글에 꽂힌다. 마침 청주열린도서관을 찾은 날이 일요일 오후라서. 작가는 일요일 저녁 ‘푸르스름한 거품이 바글대는 욕조에서 뽀얗게 낀 수증기와 보드라운 솜 같은 사소한 것들 사이로 둥실 몸을 내맡기’는 목욕의 기쁨에 대해 말한다. 그리고 다음 글은 ‘첫 맥주 한 모금.’ 맥주의 첫 모금만이 줄 수 있는 찌릿한 행복을 누군들 거부할까. 하지만 작가는 ‘동시에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최고의 기쁨을 벌써 맛보아 버렸다는 것’이라고 쓰며, 그 상실감을 얄밉게 애통해한다. 욕조의 나른한 휴식과 시원한 맥주의 전율이 있는 일요일. 핑크 마티니의 노랫말이 맞다. life is moving oh so fast! 특히 일요일 오후의 시간은 ‘마시면 마실수록 기쁨은 점점 더 줄어’드는 맥주와 닮았다. ‘우리는 첫 모금을 잊기 위해 계속 마신다’라는 들레름의 말에 공감할 수밖에. 그래도 다행이라면 내가 청주열린도서관을 찾은 오늘은 일요일 오후지만 여러분이 이 글을 읽고 있을 오늘은 금요일이라는 사실. 작은 위안이 되려나? 일요일이 아니더라도 봄날은 이제 막 시작됐으니까. ●플라타너스 터널을 지나면 핑크 마티니의 ‘Splendor in the Grass’를 듣고 있으면 청주는 이 곡과 어울리는 여행의 도시라는 생각이 든다. 경부고속도로에서 진입하는 가로의 드라마 같은 플라타너스 고목들, 번화한 중앙로 한가운데 버티고 선 국보 당간지주, 옛 도지사 관사로 쓰던 언덕 위 충북문화관으로 가는 정겨운 오솔길, 도서관을 방불케 하는 휘게문고 같은 책 공간, 대통령의 옛 별장 청남대 등 굳이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본 직지를 들먹이지 않아도, 이 도시는 온전히 발산하지 않았을 뿐 아름다운 여행지라는 걸 직감할 수 있다. 도시와 자연 어느 쪽을 좋아하는 여행자든 만족할 만하다.청주공예비엔날레가 열리는 문화제조창은 현시점에서 제일 반짝이는 장소다. 청주열린도서관 외에 한국공예관과 국립현대미술관 청주를 꼭 들러 보라 말하는 이유다. 도서관 아래 4층 한국공예관엔 예스튜디오, 아카이브실, 윈도우갤러리 등이 모여 있다. 중앙홀에는 2023년 출품작인 ‘우리 서로 다리가 되어’를 전시 중인데, 17인이 6개월 동안 작업한 대형 옻칠 의자가 공간을 장식한다. 3층은 6개의 갤러리를 운영 중이다. 상설전 ‘여기, 우리가 만나는 곳’은 청주공예비엔날레 아카이브 전시로, 지난 20여년간 비엔날레를 빛낸 대표작들을 감상할 수 있다. ‘연초제조창에서 문화제조창으로’는 옛 연초제조창의 모습과 우리나라 담배의 변천사가 관심을 끈다.●비밀스러운 미술관, 현대미술관 청주 문화제조창 본관 남쪽에 이웃한 국립현대미술관 청주는 우리나라 최초의 수장형 미술관이다. 청주에서만 볼 수 있는 전시장이다. 하물며 국립현대미술관의 수장고다. 비밀스러운 공간의 문을 여는 설렘은 이곳만의 장점이다. 그렇다고 뒷걸음질치다 ‘툭’ 하고 고가의 미술품을 훼손하는 염려부터 할 까닭은 없다. 전시 방식은 다르지만 관람법은 여느 미술관과 크게 다르지 않다. 대표적인 개방 수장고는 1층과 3층에 위치한다. 1층은 조각, 3층은 회화가 주다. 1층 수장고는 작품을 보관하는 여러 개의 철제 선반이 관람 동선을 형성한다. 가장자리는 주로 대형 작품들이다. 현재는 기획전 형식으로 전뢰진 작가의 조각 10점과 드로잉 7점을 전면에 배치했다. 평소 미술관 전시보다 가까이에서 감상할 수 있는 작품이 많다. 3층 개방 수장고는 ‘디지털 스토리 : 이야기가 필요해’라는 제목으로 사진, 영상, 설치 작품을 집중 전시 중이다. 3층 안쪽에는 ‘보이는 보존과학실’이 있다. 유화작품보전처리실과 유기분석실, 무기분석실 등을 평일 오후 1~3시(화~금요일)에 하루 한 차례 개방한다. 2층 보이는 수장고는 꼭 들러야 한다. 대형 유리창 하나를 사이에 두고 수장고 안의 작품을 감상하는 형식이다. 오는 6월 30일까지는 이건희 컬렉션 해외 명작전을 전시한다. 마르크 샤갈, 살바도르 달리, 카미유 피사로, 클로드 모네, 폴 고갱,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 호안 미로의 일곱 작품을 하나의 프레임 안에 두고 소파에 앉아서 감상한다. 웬 호사인가 싶다.●책 덕후들의 성지, 또 하나의 도서관 청주에는 책 ‘덕후’들이 주목하는 사설 ‘도서관’이 하나 더 있다. 건축과 책 그리고 커피가 어우러진 인문 아카이브 양림(養林)&카페 후마니타스다. 출입구는 북쪽에서 지하층으로 난 통로다. 콘크리트 벽 사이로 걷는데 바로 앞에 3층 한옥이 웅장하다. 통로 벽에 전시한 잡상은 김창대 제와장(국가무형문화재)의 솜씨다.인문 아카이브 양림&카페 후마니타스는 한 장소에 있지만 그 이름처럼 크게 두 곳으로 나뉘며 서로 넘나든다. 두 공간의 갈림길 뜨락정원(sunken garden)에는 우리 전통 한옥의 귓기둥(모서리에 있는 기둥) 목구조를 상징화한 조형물이 우뚝 서 있다. 곁에는 독서토론이나 소모임을 할 수 있는 작은 방이 위치한다. 폴딩 도어를 열면 봄바람이 안과 밖을 넘나들며 자연의 숨결을 불어넣는다. 인문 아카이브 양림은 뜨락정원 오른쪽에 있다. 밖에서 볼 때 3층 한옥의 지하 1층에 해당한다. 목가구와 노출 콘크리트 벽이 조화로운 북카페다. 반면 2층과 3층은 전형적인 도서관의 서가다. 이무희 성익건설 대표의 소장 도서와 기증자료 3만여권으로 꾸민 서가는, 십진분류법에 따라 청구기호를 붙여 구분했다. 그 가운데 문화재 관련 분류를 강조한 게 특징이다. 문화재 보수 건설회사의 정체성이 엿보인다. 서가 사이 테이블이나 창가에서 커피를 마시며 편하게 책장을 넘길 수 있다. 이때 남쪽으로는 주봉저수지가 내려다보인다. 지하 1층 카페 후마니타스는 테라스를 사이에 두고 저수지를 마주한다. 여름에는 연꽃이 코앞에서 아른댄다. 공립도서관에 비하면 책 권수가 많지 않은 편이라 도서관 대신 인문 아카이브라 이름 붙였다고 한다. [여행수첩] ●청주열린도서관 운영 시간 매일 오전 10시~오후 8시, 연중무휴, 설, 추석 당일 휴관 www.cj-openlibrary.co.kr, (043)241-0651.
  • 갤럭시S24 효과에도 휴대전화 수출 뚝… 반도체는 4개월 연속 훨훨

    갤럭시S24 효과에도 휴대전화 수출 뚝… 반도체는 4개월 연속 훨훨

    반도체 수출 호조가 2월에도 이어져 정보통신기술(ICT) 전체 수출액의 2개월 연속 두 자릿수 증가세를 견인했다. 휴대전화의 경우 삼성전자 갤럭시 S24 신제품 출시 효과에도 부분품 수출이 줄면서 3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산업통상자원부는 14일 ‘2024년 2월 ICT 수출입 동향’에서 지난달 ICT 수출액은 165억 3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29.1% 늘어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우리나라의 주력 수출 품목인 반도체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62.9% 늘어난 99억 6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반도체 수출은 지난해 11월 10.7%, 12월 19.3%, 지난 1월 53.0% 증가세를 보인 데 이어 지난달까지 4개월 연속 두 자릿수 증가세를 이어갔다. 특히 메모리 반도체는 108.1% 늘어난 60억 8000만 달러어치가 수출됐다. D램과 낸드플래시의 고정거래 가격이 반등하고,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부가가치 품목 중심으로 수요가 증가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시스템 반도체 수출도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와 반도체 업황 회복에 힘입어 27.2% 증가한 34억 2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중국(홍콩 포함) 58억 4000만 달러(80.6%↑), 베트남 12억 8000만 달러(52.7%↑), 미국 5억 6000만 달러(69.1%↑), 유럽연합(EU) 2억 3000만 달러(33.8%↑) 등으로의 반도체 수출이 모두 증가했다. 반도체 외에 디스플레이(15억 5000만 달러·18.7%↑)와 컴퓨터·주변기기(7억 5000만 달러·14.0%↑)도 수출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휴대전화는 갤럭시 S24 등 신제품이 출시되며 완제품 수출이 크게 늘었다. 지난달 완제품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55.1% 증가한 2억 7000만 달러였다. 그러나 애플 등 주요 기업의 스마트폰 생산기지가 위치한 중국 등으로의 부분품 수출이 36.9% 줄어든 5억 4000만 달러를 기록한 영향으로 휴대전화 전체 수출은 감소했다. 완제품과 부분품을 합한 휴대전화 수출은 지난해 12월(-1.3%)과 지난 1월(-20.1%)에 이어 지난달(-21.3%)까지 3개월 연속 감소했다. 지난달 휴대전화 수출액은 8억 1000만 달러였다. 지난달 ICT 전체 수입액은 102억 9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6.7% 감소했다. ICT 무역수지는 62억 5000만 달러 흑자를 보였다.
  • 건설 자잿값 폭등에… 지자체 도로·교량·건축물 ‘숙원사업’ 표류

    건설 자잿값 폭등에… 지자체 도로·교량·건축물 ‘숙원사업’ 표류

    최근 시멘트·철근 등 건설 자잿값 폭등으로 전국 각지의 숙원사업이 표류하고 있다. 수익성 악화를 우려한 건설사들이 입찰에 참여하지 않아 유찰이 반복되거나 공사가 갑자기 중단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서울시는 강남역과 광화문, 도림천 등 침수 취약지 6개 구역에 대심도 빗물배수터널 공사를 추진할 계획이나 비용 증가와 예산 삭감 등으로 두 차례 유찰됐다. 대심도 빗물배수터널 건설 계획은 애초 10년간 총 1조 5000억원의 예산이 계획됐으나 기획재정부 심사에서 1조 2500억원으로 2500억원이 삭감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13일 “최근 기재부로부터 예산을 증액받아 다시 입찰에 나설 계획이지만 건설비용도 계속 치솟고 있어 공사가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전북도는 고창군 해리면과 부안군 변산면을 연결하는 8.86㎞ 길이 해상교량인 노을대교 건설 사업 입찰이 네 차례나 유찰됐다. 공사비는 당초 3450억원에서 3870억원으로 인상됐지만 소용 없었다. 해상교량 건설 실적이 좋은 대림, 현대 등은 수익성이 없다는 이유로 입찰에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는 사업비를 4000억원 이상으로 올려 재발주할 예정이지만 입찰 성공을 자신할 수 없는 분위기다. 전북도 관계자는 “해상교량의 경우 자재비 비중이 50%에 이르는데, 철근 가격이 배 이상 올라 건설사들이 수지를 맞추기 쉽지 않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전주 예수병원이 건립하려는 전북권 통합재활병원도 공사비 증가로 착공조차 하지 못했다. 세종시 집현동 공동캠퍼스 공사는 대보건설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의 공사비 증액 협상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아 지난 5일 공사가 중단됐다. 공사가 멈춘 건 지난해 10월에 이어 두 번째다. 행복도시 4-2 생활권 공동캠퍼스 건설공사는 대학입주공간 5개동, 바이오지원센터, 학술문화지원센터 등 9개 동에 연면적 5만 8111.43㎡ 규모로 지난 2022년 7월 계약이 체결됐다. 대보건설 관계자는 “계약 당시 공사비는 750억원이었는데 300억원 이상 손실이 예상되는 상황”이라며 “LH 측과 협상을 재개했지만 아직 결론이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기도 역시 국지도·지방도 개설 사업장 곳곳에서 착공·준공이 지연되고 있다. 지난해 도 세수 결손과 건설 공사비 상승이 겹친 여파가 올해도 이어져서다. 국지도 98호선 양평 양근대교 확장 사업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2년 연속 착공이 무산됐다. 애초 해당 사업은 483억원을 투입해 기존 1㎞ 구간 2차로 차선을 4차로까지 확장하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공사비 인상으로 사업비가 576억원까지 급등, 총사업비가 500억원을 초과하며 기획재정부 타당성 재조사 대상이 됐다. 한 광역단체 관계자는 “공사 중단은 지역 경기 활성화에 치명타가 되는 만큼, 중앙정부 차원에서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 3시간 만에 100mm 물폭탄…취재하던 기자가 침수 피해자 구조[여기는 남미]

    3시간 만에 100mm 물폭탄…취재하던 기자가 침수 피해자 구조[여기는 남미]

    아르헨티나에서 고압전류가 흐르는 송전탑이 벼락을 맞고 폭발했다. 사고는 물난리 현장을 카메라에 담던 한 시민에 포착돼 현지 언론에 보도됐다. 사고는 12일 오전(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근교 라마탄사 일대에는 이날 오전부터 천둥번개를 동반한 폭우가 쏟아졌다. 출근하던 시민은 도로가 물에 잠겨 자동차가 줄지어 멈추자 “라마탄사의 현재 상황”이라면서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라이브방송을 시작했다. 침수현장을 보여주던 방송에선 갑자기 ‘펑’하는 굉음이 울리면서 불길이 솟구쳐 올랐다. 방송을 하던 시민은 다급한 목소리로 “벼락이 떨어졌다. 다 날려버렸다”고 말했다. 사고 취재에 나선 현지 언론에 따르면 벼락이 송전탑을 때리면서 변압기가 폭발했다. 현장에 출동한 소방대는 “폭발한 송전탑 주변엔 레미콘공장, 축구장 등이 들어서 있지만 이른 시간이라 사람은 적어 인명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고압 송전탑 주변에 촘촘하게 송전망이 깔려 있어 정전 등 불편을 클 것으로 보인다. 전기회사 측은 “피해규모가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호우 경보가 발동된 이날 부에노스아이레스와 근교엔 천둥번개가 계속 치고 엄청난 폭우가 내렸다. 불과 3시간 동안 강우량 100mm를 넘어서는 물폭탄이 떨어지면서 곳곳에서 침수가 발생했다. TV에서는 현장 취재에 나간 기자가 승용차에 갇힌 시민을 구조하는 모습이 생중계됐다. 침수지역 주유소에 취재를 나간 기자는 성인 허리춤까지 물이 차오른 도로를 보여주면서 현장 상황을 전하다가 물에 빠진 자동차를 발견했다. 자동차에는 노인이 갇혀 있었다. 기자는 마이크를 손에 든 채 물에 빠진 자동차를 향해 달려갔다. 당시 앵커는 “우리 기자가 간다. 사람을 구하러 간다”고 외쳤다. 자동차에 접근한 기자는 허리춤까지 물에 빠져 벨트가 물에 잠겼다. 수압 때문에 문을 열지 못하고 갇힌 노인을 구조한 기자는 자동차를 밀기 시작했다. 그런 기자를 보고 달려온 몇 명의 남자가 힘을 합쳐 자동차를 밀어 상대적으로 침수 정도가 덜한 지대로 자동차를 끌어냈다. 부에노스아이레스와 근교에 발동된 호우 경보는 한국시간으로 13일 오전 현재까지 해제되지 않았다. 부에노스아이레스 당국은 “곳곳에서 침수가 발생하고 가로수가 쓰러지는 등 피해가 발생했다”면서 정확한 피해 규모를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 흥국생명 “끝까지 가자”… 현대건설 제압 ‘우승 희망’

    흥국생명 “끝까지 가자”… 현대건설 제압 ‘우승 희망’

    ‘배구 여제’ 김연경이 현대건설의 정규리그 1위 확정을 막으면서 흥국생명의 17년 만의 ‘통합 우승’ 꿈을 되살렸다. 남자부에선 창단 첫 챔피언 결정전(5전 3승제) 직행을 노리던 우리카드가 현대캐피탈에 덜미를 잡혔다. 남녀부 리그 1위는 시즌 막판까지 안갯속이다. 흥국생명은 12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4 V리그 6라운드 현대건설과의 경기에서 3-0(25-22 27-25 25-20)으로 이겼다. 승점 3을 추가한 흥국생명은 승점 76(27승8패)으로, 현대건설(승점 77·25승10패)을 승점 1 차로 추격했다. 양 팀은 각각 남은 한 경기의 승패로 순위가 갈린다. 승점이 같을 경우 승수와 세트 득실률 등의 순서로 순위가 결정된다. 흥국생명은 15일 GS칼텍스, 현대건설은 16일 페퍼저축은행과 경기를 치른다. 흥국생명의 ‘삼각 편대’ 김연경(16득점)과 윌로우(21득점), 레이나(14득점)가 맹폭을 가한 가운데 김수지가 8득점 지원했다. 반면 현대건설은 모마(27득점)가 분전했으나 지원이 부족했다. 흥국생명은 1세트 16-20으로 20점 고지를 먼저 내줬으나 상대 서브 범실과 김수지의 블로킹으로 추격을 시작했고, 김연경과 레이나의 강타로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2세트 후반 21-21까지 한 점씩 주고받는 시소게임 양상을 이어 가다 현대건설이 먼저 24점 고지를 밟았다. 하지만 김수지의 블로킹과 김연경의 강타로 듀스로 끌고 간 흥국생명은 공방 끝에 윌로우의 강타로 세트를 챙겼다. 3세트 중반 15-15에서 김연경과 김수지의 속공과 강타, 모마의 공격 범실 등을 묶어 20-15로 앞서면서 흐름은 결정 났다. 한편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선 남자부 현대캐피탈이 선두 우리카드를 상대로 3-1(17-25 25-20 25-18 25-17) 역전승을 거뒀다. 승점 추가에 실패한 우리카드(승점 69·23승12패)는 대한항공에 승점 1을 앞섰다. 양 팀은 각각 1경기를 남겨 두고 있다.
  • 파묘② 여우가 범의 허리를 끊었다 (feat. 쪽머리 무당과 반달곰)

    파묘② 여우가 범의 허리를 끊었다 (feat. 쪽머리 무당과 반달곰)

    파묘①에서 계속 (https://www.seoul.co.kr/news/life/2024/03/11/20240311500101) 영화 ‘파묘’는 일본이 우리 땅에 쇠말뚝을 박아 풍수지리적 맥을 끊으려 했다는 ‘풍수침략설’을 모티브로 합니다. ‘여우가 범의 허리를 끊었다’는 이를 가장 잘 드러내는 상징적 대사입니다. ※스포일러가 다수 포함돼 있습니다. 4. 여우가 범의 허리를 끊었다 (feat. 향로봉과 봉길) ● 383417 1283289친일파 귀신 박근현의 무덤 비석에 적힌 이 숫자, ‘한반도의 허리’를 의미하는 북위 38.3417도 동경 128.3189도 좌표입니다. 장 감독은 이곳이 강원도 고성 향로봉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쇠말뚝에 대해 풍수사들에게 물었더니 모두 강원도 고성 향로봉을 얘기하더라. 상덕과 영근, 화림이 얼굴에 문신하고 산에 올라갈 때 인트로 장면이 바로 향로봉이다”라고 설명했습니다. 향로봉은 한반도의 허리이자, 38선에 막혀 남쪽에서 갈 수 있는 백두대간의 최북단입니다. 이곳에서 발원한 남강은 북한의 바다로 흐릅니다. 어쩌면 감독은 일제강점기로 인한 민족의 트라우마가 분단으로까지 이어졌다는 것을 표현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북녘땅도 훤히 보이는 경치 좋은 곳”이 “악지 중의 악지”가 됐다는 설정은 이를 뒷받침합니다. 장 감독이 “쇠말뚝보다 그걸 없애려고 노력한 인물들을 보여주려 했다”면서 “쇠말뚝을 뽑는다고 우리나라가 갑자기 통일되는 것도 아니고”라고 말한 부분도 분단의 아픔을 꺼내어보게 합니다. 특히 여우에 의해 허리가 끊긴 한반도는 쇠말뚝 정령에 의해 척추를 다친 봉길과 겹쳐 보이는데요. 장 감독은 “우리나라 땅을 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고 한 바 있습니다. 우리 땅과 우리 민족을 동일시하는 영화에서 이 둘은 외세의 침략 끝에 땅도 다치고(분단의 아픔) 사람도 다쳤다(민족의 트라우마)는 것을 표현하는 장치로 풀이됩니다. ● 키츠네와 험한 것영화에서 일본 스님 기순애, 즉 여우를 뜻하는 키츠네(きつね) 음양사 무라야마 쥰지는 바로 위 지점에 ‘험한 것’을 쇠말뚝 삼아 박아 둡니다. 임진왜란과 일본의 세키가하라 전투 때 1만명을 베어 죽여 신이 된 일본 사무라이 정령이 쇠말뚝 그 자체인데요. 이와 관련해 장 감독은 “풍수지리에서도 ‘쇠말뚝설’에 대해서는 파가 갈린다. 나 역시 그것에 대한 확신이 없었다. 나는 그 기운을 없애고 싶어서 육체화 시킨 것이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쇠말뚝은) 토지측량용이라고 했잖아. 99%가 가짜잖아.” “그럼 1%는?” 이 대사는 논란을 피하기 위한 기제인 동시에, 단 1%라도 한반도를 짓누르는 기운이 있다면 파서 없애고 싶다는 의지를 드러내는 셈입니다. 아울러 일제강점기(1910~1945) 음양사 무라야마 쥰지가 임진왜란(1592~1598) 때 활약한 사무라이의 육체를 활용한다는 설정은 상처의 뿌리가 수백 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는 암시이기도 합니다.한편 키츠네 음양사 무라아마 쥰지는 실존했던 일본 민속학자 무라야마 지쥰(1891~1968)과 이름이 거의 같습니다. 무라야마 지쥰은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 촉탁으로 20여년간 조선을 조사해 10권 넘는 책을 펴냈는데요. 그 중 ‘조선의 풍수’에는 “임진왜란 때 명나라 장수가 조선 산맥에 쇠못을 박아 왕기를 제압했다”는 기록이 나옵니다. 효율적인 식민통치를 위한 자료였지만, 분명 중요한 사료입니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는 풍수지리는 물론 조선의 민속신앙을 혹세무민하는 미신으로 몰아 퇴치에 나선 일본이 실은 양택(陽宅·집터)풍수 등을 익혀 통치 수단으로 활용했다는 주장이 있습니다.5. 과거의 상처 (feat. 도깨비놀이) ● ‘조선의 힙’ 쪽머리 무당 영화에서 화림은 척추를 다친 봉길, 곧 허리가 끊긴 우리 땅을 살리기 위해 ‘도깨비놀이’를 하는데요. 여기서부터 영화는 본격적으로 민족의 상처를 끄집어냅니다. 앞서 LA 저택에 사는 친일파 후손과 달동네에 사는 인부의 모습을 대조시켜 청산되지 않은 일제 잔재를 보여줬다면요. 후반부에선 ‘쪽머리 무당’ 광심, 자혜와 ‘힙한 무당’ 화림, 봉길 간 대비로 수백 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민족의 아픔을 보여줍니다. 사무라이 정령의 육체가 임진왜란 때의 것이라는 설정도 이를 위한 복선인 셈이죠.특히 임신한 무당 광심의 배를 노리는 사무라이 정령은 임진왜란 당시 조선 백성의 피해를 생각나게 합니다. 임진왜란 이후인 광해군9년(1617년) 간행된 ‘동국신속삼강행실도(東國新續三綱行實圖)’에는 겁탈에 저항하다 사지가 잘리고 살해당한 부인, 아이에게 젖을 먹이다 목을 베인 어머니 등 일본군이 저지른 각종 만행이 수록돼 있습니다. 고복(刳腹· 배가르기) 피해 사례도 다수 찾아볼 수 있는데요. 일례로 ‘열녀도 제4권’에는 부녀자 한씨 사건을 다룬 ‘한씨고복’이 수록돼 있습니다. 내용은 이렇습니다. 한씨는 과천현(果川縣) 사람이니, 학생(學生) 김응남(金應男)의 아내다. 임진왜란에 아이를 품고 도적을 산 옆에 가 피했더니, 도적이 이르러 더럽히고자 하거늘, 한씨 크게 부르짖어 도적을 꾸짖고 굳게 거슬었는데, 도적이 머리를 베고 배를 따고(가르고) 그 아이조차 거듭 죽였다. 지금 조정에서 정문을 세웠다. 우리 기록은 아니지만 명나라 지리학자 정약증이 1562년 쓴 ‘주해도편’(籌海圖編)에는 “왜구들이 영아를 기둥에 묶어 끓는 물을 붓고, 그 아기가 울부짖는 것을 보고 웃으면서 즐긴다. 임산부를 붙잡으면 태아의 성별을 내기에 걸고 배를 갈아 확인하는데, 술내기였다. 마음대로 음탕한 짓을 하니 더럽고 악독하여 입에 담지 못할 일이 일어났다”는 내용도 있습니다.결국 평범한 영웅들은 우리 땅=우리 민족을 지키기 위해 ‘파묘’에 나섭니다. 악한 기운이 단 1%에 불과하더라도 “이건 땅, 앞으로 내 손주가 혹은 그 다음 어느 누군가가 밟고 살아갈 땅”이기 때문이죠. 가장 먼저 팔을 걷어붙이는 건 ‘직업윤리’ 의식이 투철한 상덕입니다. 음양오행이 아닌 조금 다른 관점에서 상덕과 사무라이 정령 간 최후의 사투를 들여다 보면, 결국 과거 ‘이름 없는 독립운동가’가 그랬듯 현재 ‘예비 할아버지’의 목숨 건 희생과 노력만이 민족을 살릴 수 있다는 해석에 다다릅니다. 철혈단의 나무 곡괭이와 상덕의 피가 이를 뒷받침합니다.6. 트라우마, 그러나 ‘새 세상’ (feat. 반달곰과 상덕의 딸)그러나 땅속 ‘쇠말뚝’ 하나 뽑아낸다고, 트라우마까지 치유되는 것은 아니라고 영화는 말합니다. 달동네에서 동티에 시달리는 돼지띠 인부와 달리 친일파 후손은 LA 저택에서 호화 생활을 누리는 것처럼 말이죠. 독립운동가를 상징하는 주인공들도 사무라이 정령의 환영에 시달리거나 육체적 후유증으로 고통받습니다. 하지만 키츠네의 저주를 잊은 사람들은 반달곰을 ‘희생양’ 삼아 안락사하느니 마느니 다툽니다. 진실은 왜곡되고 역사는 변질된, 독립운동가들의 희생은 잊혀진 오늘의 현실을 반영합니다. 침략의 잔재를 안고 둘로 나뉜 한반도 땅에서 이념 논쟁에 빠져 실체를 마주하지 못하는 우리 민족이 겹칩니다. 그럼에도 영화는 ‘새 세상’에 대한 염원을 잃지 않습니다. 상덕이 지키고자 했던 딸 연희는 배 속에 새 생명을 품은 채 독일인과 결혼해 한국에 정착합니다. 한결같은 과거사 반성과 사과, 보상으로 새 미래를 그린 독일이 떠오르는 지점입니다.살펴봤듯 3·1절과 맞물려 개봉한 이 영화는 확실히 친일 영화는 아닙니다. 그렇다고 단순한 반일 좌파 영화라고 할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이 영화는 허리가 끊긴 한반도에 대한 안타까움입니다. 임진왜란과 일제강점기가 한반도 땅, 곧 우리 민족에게 남긴 상처를 뿌리까지 뽑아내려는 의지입니다. 우리 아이들이, 혹은 그다음 누군가가 밟고 살아갈 ‘우리 땅’을 위해 잔재를 청산해야만 한다는 외침입니다. 둘로 쪼개진 땅덩어리처럼 ‘좌’ 아니면 ‘우’, 이분법적 이념 논쟁에 갇혀 미래를 놓친 민족에 대한 씁쓸함이기도 합니다. 물론 이름 없는 독립운동가들이 그러했듯, 수백 년간 켜켜이 쌓인 상처를 목숨 내놓고 도려낼 수 있는 건 평범한 우리의 노력뿐이라는 슬픈 암시이기도 합니다. 나아가 사죄 없는 이웃과는 아픈 과거를 딛고 새 세상을 향해 함께 나아가기 어렵다는 일침입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습니다. 영화는 우리에게 진정한 ‘새 세상’을 위해 선행되어야 할 것이 무엇인지 묻습니다.
  • 김연경 ‘통합우승’ 불씨 살려…우리카드, 첫 챔프전 직행 ‘덜미’

    김연경 ‘통합우승’ 불씨 살려…우리카드, 첫 챔프전 직행 ‘덜미’

    ‘배구 여제’ 김연경이 현대건설의 정규리그 1위 확정을 막으면서 흥국생명에 17년 만의 ‘통합 우승’ 꿈을 되살렸다. 남자부에서는 창단 처음 챔피언 결정전(5전 3선승제) 직행을 노리던 우리카드는 현대캐피탈에 덜미를 잡혔다. 남녀부 리그 1위는 시즌 막판까지 안갯속이다. 흥국생명은 12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4 V리그 6라운드 현대건설과의 경기에서 3-0(25-22 27-25 25-20)로 이겼다. 이로써 승점 3을 추가한 흥국생명은 승점 76(27승8패)로, 현대건설(승점 77·25승10패)을 승점 1 차로 추격했다. 양 팀은 각각 남은 한 경기의 승패로 순위가 갈리게 됐다. 승점이 같을 경우 승수와 세트 득실률 등의 순서로 순위가 결정된다. 흥국생명은 15일 GS칼텍스와, 현대건설은 16일 페퍼저축은행과의 경기를 치른다. 흥국생명의 ‘3각 편대’ 김연경(16득점)과 윌로우 존슨(등록명 윌로우·21득점), 레이코 토코쿠(등록명 레이나·14득점)가 상대 코트에 맹폭을 가한 가운데 김수지(8득점) 지원했다. 반면 현대건설은 레티치아 모마 바소코(등록명 모마·27득점)으로 분전했으나 지원 부족으로 챔피언 결정전 직행 티켓을 놓쳤다. 흥국생명은 1세트 초반 16-20으로 20점 고지를 먼저 내줬으나 상대 서브 범실과 김수지의 블로킹으로 추격을 시작했다. 모마에게 후위 공격을 맞았지만 상대 위파위와 모마의 잇따른 공격 범실과 김연경의 강타 2개로 22-21로 순식간에 전세를 뒤집었다. 박은서의 서브 범실로 1점을 허용했지만 김연경과 레이나의 잇단 강타로 첫 세트를 가져온 흥국생명은 산뜻하게 출발했다.2세트 후반 21-21까지 한점씩 주고받는 시소 양상을 벌다. 윌로우의 공격 범실과 상대 양효진의 블로킹, 모마의 강타 등을 묶어 24점 고지를 내준 흥국생명은 김연경의 강타와 김수지의 블로킹으로 현대건설을 듀스로 끌고갔다. 김연경의 공격 범실과 윌로우의 강타로 다시 듀스 상황에서 흥국생명은 모마의 공격 범실과 윌로우의 강타로 세트를 챙겼다. 3세트 중반 15-15에서 김연경과 김수지의 속공과 강타, 모마의 공격 범실 등을 묶어 20-15로 앞서면서 흐름은 결정났다. 한편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남자부에서는 현대캐피탈이 ‘선두’ 우리카드를 상대로 세트 스코어3-1(17-25 25-20 25-18 25-17)로 역전승을 거뒀다. 3연승을 이어간 4위 현대캐피탈은 승점 53(17승18패)로, 3위 OK금융그룹(승점 57·20승15패)과는 승점 차가 4로 줄었다. 현대캐피탈은 15일 OK금융그륩과 맞붙는다. 우리카드(승점 69·23승12패)는 승점을 추가하지 못했지만 대한항공(승점 68·22승13패)에 앞서 있다. 대한항공은 14일 KB손해보험, 우리카드는 16일 삼성화재와의 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 대한폴로연맹, ‘마닐라 프레스티지 컵’ 개최

    대한폴로연맹, ‘마닐라 프레스티지 컵’ 개최

    대한폴로연맹(회장 조준희)은 지난 10일 마닐라폴로클럽에서 ‘마닐라 프레스티지 컵’ 행사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친선 경기의 형식으로 진행된 이 날 경기는 대한민국 선수들과 필리핀 선수들이 함께 팀을 이뤄 초급, 중급, 고급 수준으로 나눠 경기를 펼쳤다. 이번 행사에는 대한폴로연맹을 대표하여 많은 임원들이 참석했으며, 이상화 필리핀 한국대사 부부를 비롯한 대사관 직원과 가족들이 응원을 위해 함께 모였다. 필리핀 교민들도 행사에 참여하여 열정적으로 응원을 보내며 축제 분위기를 만들었다.필리핀을 대표하는 조벨가문의 이니고 조벨 의장이 직접 선수로 참가하여 더 의미 있는 행사가 되었다. 뿐만 아니라, 페르디난드 마틴 고메즈 로무알데즈 하원의장과 안토니오 토니팻 알바노 하원 부의장, 그리고 현직 대통령의 장남인 페르디난드 알렉산더 산드로 아라네타 마르코스 의원도 대회를 축하하기 위해 참석하여 선수단과 응원단에 힘을 보탰다. 폴로를 통해 우정을 다지고 세계 각국의 친선과 교류를 촉진하는 소중한 기회로서, 작년 6월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된 ‘네이션즈컵 한국의 날’ 행사에 이어서 해외에서 진행된 두 번째 연맹 행사였다. 대한폴로연맹의 조준희 회장은 폴로를 통해 국제교류를 활성화하고 대한민국을 널리 알리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고 다음 ‘한국의 날’ 행사를 위해서 UAE, 브루나이, 인도네이아와 논의를 시작하였다고 하였다. 대한폴로연맹의 조준희 회장은 “이번 성과를 통해 국제 폴로 경기에서의 대한민국 폴로의 위상을 높이고, 앞으로의 대회에서도 뛰어난 성과를 이룰 것으로 기대된다”고 소감을 전하면서, “마지막으로 참가 선수, 선수지원단, 바쁜 기업 일정에도 프랑스까지 동행해주신 대한폴로연맹 임원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대한폴로연맹은 2022년 8월에 재 창립하여, 국내 및 해외 폴로 활성화를 위해 국내 폴로선수 지원뿐만 아니라 국제연맹 및 해외 폴로협회와 네트워크를 확장해 나가고 있다.
  • “교사 없어서” 발동동… 폐원 위기 추자도어린이집 기사회생

    “교사 없어서” 발동동… 폐원 위기 추자도어린이집 기사회생

    보육교사를 구하지 못해 문을 닫을 위기에 처했던 추자도 어린이집이 가까스로 기사회생했다. 1996년 개원한 추자도 소재 추광어린이집은 원장을 포함해 3명의 보육교사가 지역사회에서 유일한 어린이집을 이끌어왔다. 그러나 지난달 6명의 학생 졸업식 이후 보육교사 2명이 다른 지역으로 이사하게 되면서 폐원 위기에 몰렸다. 앞서 섬에 단 하나 뿐인 어린이집은 추광어린이집으로 지난해 10월부터 후임 교사를 모집했지만 도서지역 근무 희망자를 찾지 못해 불가피하게 학부모들에게 휴원 계획을 통보할 수밖에 없었다. 육아 문제에 직면한 학부모들은 제주도청 홈페이지 ‘도지사에게 바란다’ 등을 통해 자격증이 없는 보육교사라도 경력을 인정해 직면한 문제를 해결해달라고 도움을 호소했다. 이 학부모는 “이 작은 섬에서 어린이집 폐원만큼은 막아보고자 여러 방면으로 알아보고 있지만 당장 개학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맞벌이 부부가 어떻게 이 사태를 해결해야 할지 발만 동동구르고 있다”며 “도서지역처럼 특수성이 있는 곳에서 보육교사 자격증을 소지한 교사를 찾기란 하늘의 별따기만큼 어려운 일이다. 특수성을 고려해 보육교사 자격증이 없더라도 추자도에서 유치원, 또는 보육시설에서 근무하셨던 경력만으로도 어린이집 보육을 할 수 있게 해달라”고 글을 올렸다. 다행히 최근 추자도가 고향인 20대 여성 보육교사가 지원하면서 한숨을 돌렸다. 그러나 폐원은 피했지만, 이 보육교사가 장기간 보육현장을 떠나 있어 보수교육(40시간)을 이수해야 하는 또다른 문제에 직면하자 제주도가 후속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이 20대 교사는 오는 25일 출근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도 관계자는 “신규 보육교사가 보수교육을 이수할 때까지 육아종합지원센터 대체교사를 2주간 파견해 보육공백을 해소할 예정”이라며 “장기 대책으로 특수지 근무수당 신설 등 도서지역 보육교사 지원방안도 마련하고 있다”고 전했다. 제주 도서지역에서는 추자면 소재 추광어린이집과 우도면 소재 우도어린이집이 운영되고 있으며, 주거 문제 등으로 보육교사 구인난이 반복될 수밖에 없는 처지다. 이달 현재 추광어린이집은 5명의 원아가 다니고 있으며, 4월에 1명의 영유아가 추가 입학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원장과 보육교사1명이 6명의 아이들을 보육할 예정이다. 농어촌 특례에 따르면 교사 1명당 원아 6명까지 담당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도는 도서지역 특수지 근무수당을 신설해 추자도와 우도 어린이집 보육교사의 처우를 개선하기로 결정했다. 오는 4월부터 도서지역 특수지 근무수당으로 주거임차 보육교사에게 1인 월 40만원을 지급할 예정이다. 신규 교사 채용과 제주도의 지원으로 어린이집 원장도 휴원하지 않고 새학기 준비를 진행했으며, 학부모들의 보육공백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강인철 도 복지가족국장은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사회적 활동을 원활하게 지원하기 위해 도 보육사업 예산집행 지침을 개정하고 대응책을 신속하게 마련했다”며 “제주 어디서나 보육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청풍호반’의 고장 제천에 전해지는 두 개의 설화 [한ZOOM]

    ‘청풍호반’의 고장 제천에 전해지는 두 개의 설화 [한ZOOM]

    의림지에 전해 지는 설화 …심술궂은 부자와 스님 오래 전 충북 제천에 심술궂고 성질이 사나운 부자가 살고 있었다. 하루는 스님이 집 앞에 찾아와 시주를 부탁하며 목탁을 두드리고 있었다. 부자는 시주를 하는 척하며 스님이 지고 있던 바랑에 똥을 가져다 부었다. 스님은 화도 내지 않고 인사를 하더니 발을 돌렸다. 이 모습을 보고 있던 며느리가 급히 달려왔다. “스님 너무 죄송합니다. 제발 아버님의 무례를 용서해 주십시오. 제가 아버님 몰래 가져온 쌀입니다. 이거라도 받으시고 노여움 푸시기 바랍니다.” 며느리가 건넨 쌀을 받아 든 스님은 덤덤한 표정으로 알 수 없는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아미타불, 곧 이 곳에 비바람과 천둥이 불어 닥칠 것이니, 어서 산 위로 피하시기 바랍니다. 단, 산 위로 피신하는 동안에는 절대 뒤를 돌아봐서는 안됩니다. 명심하십시오. 절대 뒤를 돌아봐서는 안됩니다.” 스님이 돌아간 후, 며느리가 몰래 스님에게 쌀을 주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부자는 화가 나서 며느리를 헛간에 가두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스님이 말한대로 비바람과 천둥이 치기 시작했다. 며느리는 헛간을 빠져나와 정신없이 산을 향해 달렸다. 한참을 달리던 며느리는 문득 가족들이 걱정되었다. 절대 뒤를 돌아보지 말라고 했던 스님의 말이 기억났지만 착한 며느리는 두고 온 가족들을 외면할 수 없어 결국 뒤를 돌아보고 말았다. 그 순간 며느리의 몸은 돌로 변했다. 그리고 집이 있던 자리는 땅으로 꺼지면서 빗물이 고이기 시작했다. 후대 사람들은 호수가 되어버린 이 곳을 의림지(義林池)라고 불렀다.충북 제천의 이름은 의림지(義林池)에서 비롯되었다. 제천(堤川)을 해석하면 ‘물가에 있는 둑’이라는 뜻이다. 여기서 물이 바로 의림지를 말한다. 제천이 고구려 영토였을 때는 내토(奈土), 신라 영토였을 때는 내제(奈堤)라고 불렸는데, 모두 커다란 둑이라는 뜻이다. 예전에는 충청도를 ‘호서(湖西)’, 즉 호수의 서쪽이라고 불렀다. 여기서 호수가 바로 의림지를 말한다. 전설 속에서 의림지는 자연재해로 인해 만들어진 것으로 나온다. 하지만 의림지는 삼한시대에 농사를 지을 물을 끌어오기 위해 인공적으로 만든 저수지(貯水池)이다.하지만 의림지는 흔히 볼 수 있는 저수지에 머무르지 않는다. 의림지 주변 산책로를 천천히 걸으며 해가 뜨는 모습이나 해가 지는 모습을 본다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일출성지’ 또는 ‘일몰성지’ 해시태그를 붙일 수 있는 근사한 장면을 사진에 담을 수 있다. 얼마 전부터는 ‘야경성지’ 해시태그를 붙일 수 있는 곳으로도 인기를 끌고 있다. 관광객들에게 의림지란 그저 호젓한 호수이거나 소나무 숲이 우거진 원형 산책로 정도로만 기억되곤 한다. 하지만 의림지의 풍광은 나들이객이 찾아오는 한낮보다는, 아침의 해 뜨는 무렵이나 저녁의 해거름 즈음에 특히 극적이고 근사하다…(중략)…수면에서 물안개 피어올라 솔숲을 감싸는 아침 나절의 모습이나, 노을 지며 용두산과 하늘이 주홍빛에서 다홍빛으로 번져가는 저녁에 물 위로 지는 산그늘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그만 말을 잊게 된다. (정원선의 ‘제천, 스물두 개의 아스피린’에서 인용) 박달재에 전해지는 설화…박달 도령과 금봉 낭자의 러브 스토리 가수 고(故) 박재홍이 부른 ‘울고 넘는 박달재’의 3절 후렴부에는 ‘도라지 꽃이 피는 고개마다 굽비마다 금봉아 불러보나 산울림만 외롭구나’라는 가사가 있다. 박달재에는 가사에 등장하는 금봉 낭자의 이야기가 전해지는데, 박달재 고갯마루에 오르면 이야기에 등장하는 박달 도령과 금봉 낭자의 동상을 만날 수 있다.경상도에서 온 박달 도령이 과거시험을 보기 위해 한양으로 향하고 있었다. 박달재 근처에 도착했을 때쯤 해가 지기 시작했다. 어쩔 수 없이 근처 마을로 갔고 다행히 하룻밤 재워줄 수 있는 집을 찾았다. 박달 도령은 운명처럼 그 집 딸 금봉 낭자와 서로 눈이 맞아 버렸다. 다음 날 한양으로 떠날 계획이었던 박달 도령은 금봉 낭자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 떠나는 날을 하루 이틀 미루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과거시험이 촉박해져서야 비로소 한양으로 올라갈 채비를 서둘었다. “내가 꼭 과거시험에 급제해서 낭자를 데리러 오겠소. 그때까지 조금만 참고 기다려주시오.” 금봉 낭자는 박달 도령이 과거시험에 급제하게 해달라고 매일 밤 정성을 다해 기도를 올렸다. 하지만 시간이 가도 박달 도령은 돌아오지 않았다. 애타게 박달 도령을 기다리던 금봉 낭자는 결국 숨을 거두었다. 금봉 낭자가 숨을 거두었다는 소문은 고개와 고개를 넘어 퍼져 나갔다. 이 소식을 들은 박달 도령은 그제서야 돌아왔다. 과거시험에 낙방해 돌아올 면목이 없었다며 금봉 낭자의 무덤 앞에서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던 박달 도령은 너무 많은 감정을 쏟아낸 탓인지 그만 미쳐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몇 날 며칠 금봉 낭자를 찾아 고개를 헤매다가 그만 벼랑에 몸을 던지고 말았다. 노래 ‘울고 넘는 박달재’는 ‘천등산 박달재를 울고 넘는 우리 님아’라는 가사로 시작한다. 그래서 처음 박달재 입구에 도착했을 때 ‘이 곳이 바로 노래에 나오는 천등산 이구나’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곳은 천등산(天登山)이 아니었다. 박달재는 ‘천등산’이 아니라 구학산(九鶴山)과 시랑산(侍郞山) 사이에 있고, 천등산과는 약 5~6㎞ 떨어져 있다. 그렇다면 이 노래는 왜 박달재가 천등산에 있다고 했을까? 박달재를 넘어 충주방향으로 가는 길이 천등산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박달재와 천등산이 연결된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래서 정확하지는 않지만 작사가 고(故) 반야월도 ‘천등산 박달재’라는 가사를 쓴 것은 아닌가 생각된다.빠른 걸음보다는 느린 걸음이 어울리는 ‘슬로시티’ 제천에는 도시생활에서 일상을 벗어나 가질 수 있는 휴식(休息)과는 다른 ‘비로소 쉼’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 많다. 제천시에서도 물과 산을 벗삼아 느림의 힐링(Healing)을 만날 수 있는 슬로시티(Slow-City)를 표방하고 있다. 그래서 제천에 가면 빠른 걸음으로 더 많은 것을 눈에 사진에 담으려고 하기 보다는, 스마트폰을 주머니 속에 넣고 느린 걸음, 때로는 제자리 걸음으로 쉼을 느끼기를 권하고 싶다. 하지만 슬로시티 제천에서도 조금은 빠른 걸음으로 생각하며 걸어야 하는 곳들이 있다. 제천은 우리나라 항일 의병활동의 중심지이자, 천주교 박해를 피해 모인 사람들의 성지이기도 했다. 그 역사적 기록들을 만나러 발걸음을 돌렸다.
  • 파묘① 친일파 귀신, 조선총독부와 대한매일신보 (feat. 며느리와 탱고를)

    파묘① 친일파 귀신, 조선총독부와 대한매일신보 (feat. 며느리와 탱고를)

    영화 ‘파묘’(감독 장재현)가 ‘곡성’(감독 나홍진)을 뛰어넘어 한국 오컬트 장르 영화 가운데 최고 흥행작이 됐습니다. 마니아 장르로 분류되는 오컬트물 파묘가 대중적 인기를 끈 데는 역사적 상처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자극한 것이 주효했습니다. 파묘는 일본이 우리 땅에 쇠말뚝을 박아 풍수지리적 맥을 끊으려 했다는 ‘풍수침략’ 가설을 모티브로 합니다. 각본을 겸한 장 감독은 “풍수사들과 땅의 가치를 얘기하다 보면 매번 ‘쇠침’에 다다랐다. 외세에 당한 역사와 그 잔재가 곪아 지금도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한다. 과거를 들춰 잘못된 걸 꺼내 없애는 정서가 담긴 파묘처럼, 잔재를 파묘해버리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우리 땅에 상처와 트라우마가 많은데 발톱의 티눈을 뽑듯 파묘해버리고 싶었다”고 영화 제작 의도를 설명한 바 있습니다. 이런 메시지를 담아내기 위해 감독은 다양한 ‘메타포’를 활용했습니다. 곳곳에 사실과 풍문이 혼재된 ‘트리비아’(사소한 정보)도 무수히 펼쳐놓았습니다. 그 수가 너무 많아 다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그래서 감독의 의도가 명확하게 읽히는, 꼭 짚어봐야 할 설정과 상징적 장면 몇 가지만 소개하려 합니다. 총 3회 관람을 마친 평범한 관객으로서의 지극히 주관적인 해석, 또 다른 관객들의 역시 주관적인 풀이에 장 감독이 언론에 직접 밝힌 해설을 곁들여 봅니다. ※스포일러가 다수 포함돼 있습니다. 1. 이름 없는 애국자들 (feat. 번호판)극중 김상덕(최민식), 이화림(김고은), 고영근(유해진), 윤봉길(이도현), 무당 오광심(김선영), 박자혜(김지안)은 모두 실제 독립운동가의 이름입니다. 영근의 ‘의열 장의사’ 간판은 비밀항일운동단체 ‘의열단’을, ‘나라를 지킨다’는 뜻의 보국사 주지스님 이름 ‘원봉’은 의열단 단장이었던 김원봉 선생을 떠오르게 합니다. 과거와 현재의 애국자들을 하나로 잇는 철혈단(1920년대 상해에서 활동한 실제 독립운동단체)의 나무 곡괭이에 김정복, 전태환, 임충신 등 우리가 기억하지 못하는 독립운동가의 이름이 적힌 것 역시 우연이 아닙니다. 장 감독은 “독립기념관에 갔는데 잘 모르는 독립운동가들이 너무 많더라. 그분들의 이름을 어감을 고려해 되살리려 했다”고 했습니다. 특히 이화림은 실제 윤봉길 의사가 1932년 홍커우공원 거사를 치를 때 삼엄한 검문검색을 통과하도록 도운 여성 독립운동가입니다. 원래 윤봉길과 이화림은 부부로 변장해 식장에 들어 가기로 했습니다. 두 사람은 사전답사를 하며 거사 지점까지 잡아 놓았죠.​ 거사 직전 이화림은 세 살 어린 윤봉길, 김구 앞에서 애국단 단원으로서 선서를 하기도 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서울신문 한인애국단 핵심 3인방 중 ‘여전사’… 윤봉길·이봉창 의거 숨은 조력 참고 https://www.seoul.co.kr/news/plan/ssj_history/2021/02/23/20210223027001) 감독은 등장인물의 차 번호판에도 애국 코드를 심어놨습니다. 상덕의 차는 0815, 화림과 봉길의 차는 0301, 영근의 운구차는 1945 번호판을 달고 나옵니다. 각각 광복절, 3·1절, 광복된 해를 의미합니다. 풍수사 상덕이 파묘 후 ‘이순신 장군’이 새겨진 100원짜리 동전을 던지는 장면 역시 의미심장합니다. 배우 최민식이 영화 ‘명량’에서 이순신을 연기했던 것도 떠오르고요. 이에 대해 장 감독은 “실제 풍수사들은 묘를 꺼낸 후 돈을 던진다. 보통 10원짜리를 던지는데 그날은 100원짜리를 꺼내 던졌다. 스태프들도 ‘너무 이순신을 상징하는 거 아니냐’라고 했는데 그때는 그러려니 했다. 얻어걸린 거다”라고 해명(?)했습니다. 2. 친일파와 그 후손 (feat. 며느리 배정자)영화에는 친일파와 그 후손 박씨 집안도 등장합니다. “그냥 부자” 박씨 집안의 미국 캘리포니아 LA 대저택은 동티한 인부의 달동네 집과 극명한 대조를 이루며 대대손손 부를 누리는 친일파를 선명하게 보여줍니다. 영화 속 친일파 설정은 을사오적에서 가져온 듯합니다. 친일파 귀신 박근현은 군부대신 이근택과 농상공부대신 권중현, 아들 박종순은 외부대신 박제순, 파묘를 의뢰한 손자 박지용은 내부대신 이지용을 상징한다는 풀이가 많습니다. 후손이 파묘를 의뢰한다는 설정이나, 의뢰인의 형이 정신병원에서 자살했다는 설정, 관에서 나온 친일파 귀신이 미국 집에서 며느리 배정자와 정열과 사랑의 춤 탱고를 추는 장면은 학부대신 이완용을 떠오르게 합니다. 실제로 이완용의 증손자 이석형은 1979년 여산 미륵산에 있던 이완용의 묘를 매장 53년 만에 파묘하고 유골을 화장했습니다. 또 과거 이완용의 장남 이승구가 26세 어린 나이에 요절했을 때, 항간에는 이완용이 며느리와 간통해 아들이 극단 선택을 했다는 소문이 퍼진 바 있습니다. 대한매일신보와 황성신문에도 사통을 암시하는 기사가 몇 차례 등장했다고 하고요. 다만 ‘이완용 평전’의 저자 윤덕한은 “당시 신문기사들은 시대 상황과 민중의 정서를 짐작케 하는 사료일 뿐, 그 자체를 사실로 받아들일 것은 아니다”라고 했습니다. 친일파에 대한 민중적 감정의 표출로 보인다는 설명입니다. 평전에 따르면 이완용은 술과 여자를 멀리하고 독서와 서예를 즐기는 등 사생활이 상당히 건전한 편이었다고 하네요. 한편 영화에선 직계 장손이 아닌 의뢰인의 어머니, 즉 친일파 귀신의 며느리도 화를 입는데요. 아마도 이름이 ‘배정자’인 것과 관련이 있는 듯합니다. 조선의 비구니였던 배정자(다야마 사다코)는 일제강점기 대표적인 밀정입니다. 일본의 철저한 첩보원 교육을 받은 뒤 신분을 숨기고 고종에게 접근, 총애를 받으며 고급 정보를 캐냈다고 해요. 이토 히로부미의 양녀로 살았다는 설도 있습니다. 이에 대해 장 감독은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면서도 “작가의 개입인 것만은 분명하다”고 밝혔습니다. 영화에서 배정자가 연신 들이키는 위스키가 일본산인 것도 우연은 아닌가 봅니다. 3. 대한매일신보와 조선총독부 (feat. 호텔뷰) 영화 초반 등장하는 호텔신에도 여러 상징이 숨어 있습니다. 장 감독에 따르면 호텔 내부는 세트, 창문에 아른거리는 광화문 정경은 서울 중구 더 플라자 호텔에서 촬영한 소스를 활용했는데요. 이 장면에서 의뢰인 박지용과 만난 풍수사 상덕이 창밖을 바라볼 때마다 이순신 장군 동상, 광화문과 경복궁, 청와대 등이 아른거립니다. 이 역시 상징하는 바가 분명합니다. 특히 상덕이 등장하는 장면마다 서울신문 간판이 눈에 띄는데요. 서울신문은 일제가 대한제국을 강점하던 암흑기에 겨레의 독립자존을 일깨운 민족의 횃불 ‘대한매일신보’를 뿌리로 합니다. ● ‘구국운동의 횃불’ 대한매일신보대한매일신보는 러일전쟁이 한창이던 1904년 7월 18일 영국인 배설(본명 어니스트 토마스 베델)과 양기탁 등 민족진영 인사들이 합심해 탄생시킨 당시 유일의 한글 매체입니다. 신문은 1905년 11월 17일 을사늑약 체결 후 그 진상을 파헤친 특집 기사와 함께 황성신문 사장 장지연의 ‘시일야방성대곡’을 그대로 실어 일제의 만행을 폭로했습니다. 1906년 1월에는 ‘을사늑약에 동의하지 않았다’는 내용이 담긴 고종의 밀서를 대서특필하고, 1907년 ‘국채보상운동’을 주도하며 항일운동에 불을 당겼습니다. 단재 신채호, 도산 안창호 선생이 대한매일신보 기자로 활약하기도 했습니다. 일제는 이런 대한매일신보를 창간한 배설과 양기탁을 쫓아내기 위해 논설 내용 등 온갖 트집을 잡아 두 사람을 고발했습니다. 결국 1909년 5월 배설이 사망하면서 사세는 기울었고, 통감부는 1910년 비밀리에 대한매일신보의 경영권을 사들인 뒤 총독부 기관지 ‘경성일보’에 흡수시켜버렸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서울신문 역사관’ 참고 https://www.seoul.co.kr/news/life/2024/01/16/20240116500082) 올해는 서울신문 창간 120주년인데요. 독립운동가를 상징하는 풍수사 상덕과 구국운동의 횃불 대한매일신보를 상징하는 서울신문 간판이 한 화면에 들어간 것이 반갑기도 합니다. ● 일제 잔재의 상징 조선총독부이 장면에선 창문에 아른거리는 조선총독부도 놓쳐선 안 되는데요. 죽어서도 매국노 기질을 못 버린 친일파 귀신 박근현은 손자인 박지용 몸에 빙의한 후 ‘황군’, ‘대동아전쟁’ 등을 외치며 어딘가를 향해 경례합니다. 그리고 그의 시선 끝에는 조선총독부가 있습니다. 일제는 남산 왜성대의 통감부 청사를 조선총독부 청사로 전용하다가 1926년에 경복궁 흥례문 구역을 철거하고 청사를 신축했습니다. 일제 잔재의 상징인 조선총독부 청사는 1995년 김영삼 정부 때 철거됐는데요. 일각에는 조선총독부 청사가 ‘풍수침략’의 일종이었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호사카 유지 세종대학교 교수는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글에서 “일제는 풍수지리에 근거하여 서울을 점령했다. 서울은 사방으로 현무, 청룡, 백호, 주작의 풍수에 맞춰 설계한 도시였다. 일제는 현무 위치에 있는 북악산 앞에 조선총독부를 세워서 경복궁을 눌러버렸고, 주작의 위치인 남산에 조선신궁을 건립했다. 청룡과 백호에 해당하는 인왕산과 낙산에는 그 정상에 쇠말뚝을 박았다”고 했습니다. 감독도 풍수지리에 입각한 일제의 한반도 점령을 표현하고 싶었던 걸까요. 장 감독은 네명의 주인공 의상 설정 때부터 파란색(청룡), 검은색(현무), 빨간색(주작), 하얀색(백호)을 섞어 사방신의 의미를 담자는 얘기가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그리고 이 지점에서 영화는 친일파 귀신의 입을 통해 가장 중요한 메타포를 던집니다. “여우가 범의 허리를 끊었다”고 말입니다.다른 한편에는 풍수침략의 허구성에 대한 지적이 존재합니다. 경복궁 근정전 앞을 조선총독부 자리로 꿰찬 것은 조선 왕조의 정궁을 가려 조선 왕조의 상징물을 훼손하기 위한 목표였을 뿐이라는 반론입니다. 풍수지리와는 무관하다는 해석이죠.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쇠말뚝’ 역시 풍수지리적 배경이 아닌 토지측량적 필요에 의한 것이었다는 평가가 있습니다. 쇠말뚝이 발견된 지점이 ‘삼각측량’을 위해 표시목으로 박은 위치와 대부분 일치한다는 주장입니다. 한 시사잡지엔 “측량을 위해 산 정상 등에 삼각점을 설치했다”는 당시 측량 기사의 증언도 나옵니다. 그래서 장 감독도 영화에 이런 대사를 삽입했습니다. “(쇠말뚝은) 토지측량용이라고 했잖아. 99%가 가짜잖아.” “그럼 1%는?” 장 감독은 “쇠말뚝이 있는지 없는지 모른다. 사실인지 아닌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런 대사를 넣었다. 영화 속에 실제 쇠말뚝을 안 넣은 것도 그 이유 때문이다. 내가 있는지 없는지 모르니까”라고 밝혔습니다. 또 “쇠말뚝을 넣으면 너무 ‘국뽕’일 듯 했다. 그래서 쇠말뚝을 대체할 수 있는 상징성이 있는 걸 넣어보자고 마음먹었다. 그걸 오컬트 장르에 붙여보자고 생각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파묘②에서 계속 https://www.seoul.co.kr/news/life/2024/03/12/20240312500238)
  • 풍암호수, 녹조 없애고 백사장·폭포 등 갖춘 ‘명품 휴식처’로 탈바꿈

    풍암호수, 녹조 없애고 백사장·폭포 등 갖춘 ‘명품 휴식처’로 탈바꿈

    광주 서구 풍암호수가 수질 개선과 공간별 조성 계획을 통해 새롭게 태어난다. 이에 따라 광주 최대 민간공원으로 조성되는 ‘중앙근린공원 1지구’가 전국 최고 수준의 명품 호수공원으로 탈바꿈될 전망이다. 1956년 농업용 저수지로 조성된 풍암호수는 1990년대 들어 도심 개발이 급속히 이뤄지며 ‘도심 속 친수 공간’으로서의 역할을 해 왔다. 그러나 매년 수질 악화에 따른 녹조와 악취가 끊이질 않았다. 광주시와 민간공원특례사업자인 빛고을중앙공원개발㈜은 전문가 및 시민단체 등과 함께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해 풍암호수의 수질 개선을 위한 방안을 논의, 주민협의체와 오랜 소통을 거쳐 최종적으로 합의했다. 양측은 현재 5~6등급 수준인 풍암호수 수질을 3급수까지 개선하기로 했다. 수질을 유지하기 위해 자연형 정화시설과 물순환 장치 등을 설치하기로 했다. 현재 수면적(11만 9814㎡)을 유지하고 담수량(16만 7000㎡)도 일정 수준으로 관리할 계획이다. ●차별화된 수변 문화예술시설 조성 수질 개선 합의 이후 광주시와 빛고을중앙공원개발은 풍암호수를 명품화하기 위한 전략 수립에 돌입했다고 10일 밝혔다. 풍암호수가 가진 자연적 특성을 극대화하고 다양한 볼거리와 문화 콘텐츠를 함께 발굴하기 위한 것이다. 풍암호수의 특성화를 위한 전략으로는 독특한 조형미와 예술성을 갖춘 수변 문화예술시설을 조성하는 방안이 논의된다. 야외공연장, 호수백사장, 물놀이 마당, 어린이피크닉마당, 인공폭포 등이 대표적이다. 중앙공원 1지구 8개 테마숲 중 한 곳인 ‘청년의 숲’과 연계돼 중앙근린공원의 ‘만남의 광장’ 역할을 할 왕버들마당도 있다. 호수백사장은 레저와 여가 활동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풍암호수를 바라보며 휴식과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수변카페’로 관광객을 유입시키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장미정원, 산책로·보행로 등 마련 풍암호수의 풍경을 둘러보며 걸을 수 있는 산책로도 약 2㎞ 규모로 조성된다. 풍암호수 일대에 조성되는 ‘장미원’도 눈길을 끈다. 약 4000㎡ 규모로 2곳이 조성될 계획이다. 광주시와 빛고을중앙공원개발은 이러한 풍암호수 조성 계획을 통해 중앙근린공원 1지구가 광주를 대표하는 명품 호수공원으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한다. 또 광주의 브랜드 가치를 이전보다 한층 더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 “금호복지관 작지만 어르신들에겐 큰 기쁨”[현장 행정]

    “금호복지관 작지만 어르신들에겐 큰 기쁨”[현장 행정]

    “규모는 작지만 어르신들에게 큰 기쁨이 될 것입니다.” 본격적인 봄철을 앞두고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린 지난 8일 오전. 찬 바람은 매서웠지만 금호복지관에 들어서자 따뜻한 온기가 느껴졌다. 이날 본격 운영에 들어간 금호복지관은 종합적인 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열린 공간이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이날 개관식에 참석해 어르신들과 인사를 나누고 시설을 둘러봤다. 정 구청장은 “그동안 옥수종합사회복지관이 금호·옥수지역의 복지서비스를 전담해 왔는데 옥수동 끝자락에 위치해 금호동 주민들이 이용에 불편을 겪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구는 금호복지관을 조성해 인근 주민이 쉽게 방문할 수 있도록 했다. 금호복지관은 지상 1층~지상 3층으로 전체면적은 181㎡다. 1층 프로그램실에서는 양말목 티코스터 만들기 프로그램이 한창 진행 중이었다. 정 구청장을 만난 한 어르신은 “금호동에 사는데 가까운 곳에 복지관이 생겨 좋다”고 말했다. 프로그램실 한쪽에는 식료품, 생필품 등을 기부하면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주민에게 전달되는 ‘온기나눔누리소’가 마련됐다. 2층에는 온돌방을 갖춘 건강증진실, 상담실이 자리하며 3층은 사무실, 회의실 등으로 쓰인다. 구는 아동·청소년·어르신·지역주민 등 다양한 계층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지역주민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 활용해 나갈 방침이다. 복지 서비스 상담뿐 아니라 다양한 여가문화 프로그램이 운영될 예정이다. 또 이번달에는 원예작품 만들기, 양말목 냄비받침 만들기 등 ‘원데이 클래스’가 열린다. 이번에 문을 연 금호복지관을 비롯해 구가 운영하는 종합사회복지관은 성동종합사회복지관, 성수종합사회복지관, 옥수종합사회복지관 등이다. 구는 ‘복지공동체 실현’을 목표로 금호 권역의 지역복지 거점 기관으로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성동경찰서, 소방서, 시장 상인회 등 유관기관과의 협약을 통해 복지 네트워크를 강화, 취약계층 대상자 발굴 등 돌봄 공백 없는 안전한 금호동 조성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정 구청장은 “금호복지관이 지역사회 활성화와 통합을 위한 지역주민의 커뮤니티 장소가 되길 기대한다”며 “지역 복지서비스 접근성을 높이고 주민을 위한 문화와 복지 거점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운영에 더욱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 [포착] ‘가자 구호 항구’ 건설 위해…미 군수지원함, 출항

    [포착] ‘가자 구호 항구’ 건설 위해…미 군수지원함, 출항

    미군의 군수지원함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해안에 임시 항구를 짓기 위한 인력과 장비를 싣고 중동으로 향하고 있다. 10일(현지시간) BBC 방송 등에 따르면, 미 해군의 군수지원함 제너럴프랭크S.베슨주니어호(LSV-1·이하 프랭크베슨호)가 전날 버지니아주 기지에서 출항했다.미군 중부사령부는 이날 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프랭크베슨호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가자지구에 구호품 전달을 위한 임시 항구를 짓겠다고 발표한 지 36시간도 안 돼 출항했다고 썼다. 중부사령부는 성명에서 “중요한 인도주의적 물품을 가자지구에 전달하기 위한 임시 부두를 건설하고자 최초의 장비를 운반하고 있다”고 밝혔다.앞서 미 국방부는 미 육군 제7원정수송여단이 하루 1000명의 전문 병력을 투입해 항구를 건설하지만 최대 60일이 걸릴 수 있다고 밝혔다. 항구 설치 해안은 가자지구 북부와 남부 구획선인 ‘와디 가자’ 이북으로, 이 항구가 생기면 하루 200만명분의 식사를 가자지구 주민들에게 공급할 수 있다. 그러나 구호단체들은 가자지구에서 식량 부족으로 고통받는 주민들이 그렇게까지 오래 기다릴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한편 이스라엘군이 육로를 통한 구호품 전달을 통제하자 미국과 아랍국들은 지난 8일 ‘공중 투하’(에어드롭) 방식으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구호 식량을 전달했다. 이 과정에서 지원물자에 맞아 5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치는 불상사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에 유럽연합(EU)은 미국과 영국, 아랍에미리트(UAE)는 공동성명을 내고 키프로스를 통해 해상으로 가자지구에 식량 등을 지원하겠다고 공표했다.전날부터 식량과 물 등 생필품 200t을 실은 구호선 오픈암스호가 가자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EU 회원국인 키프로스에서 출발을 기다리고 있다. 이 배는 같은 이름의 스페인 구호단체 오픈암스 소속이고 선내 식량은 미국 자선단체 월드센트럴키친(WCK)에서 제공했다. 다만 EU 당국은 가자지구에 운영 중인 항구가 없는 상황에서 초기 구호품 선박이 어디에 배를 댈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WCK 대변인은 WCK와 그 파트너들이 미국 정부의 계획과 별도로 가자지구에 임시 부두를 건설 중이며, 배가 그곳까지 항해해 가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이 같은 인도적 지원 계획을 환영하면서도 구호품은 키프로스에서 검사를 받은 후 가자지구로 들어가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이후 가자지구에서 공중 및 지상작전을 시작했다. 이 공격으로 약 1200명이 사망하고 253명이 인질로 잡혔다. 하마스가 운영하는 가자지구 보건부는 가자지구에서 3만 900명 이상이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이 분쟁으로 인도주의적 위기가 확산하고 있다. 유엔은 가자지구 전체 인구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최소 57만6000명이 심각한 수준의 식량 불안에 직면해 있다고 경고했다.
  • ‘파묘’ 700만명 돌파…‘곡성’ 넘어 한국 오컬트 최고 흥행작

    ‘파묘’ 700만명 돌파…‘곡성’ 넘어 한국 오컬트 최고 흥행작

    장재현 감독의 영화 ‘파묘’가 개봉 16일째인 지난 8일 누적 관객 수 700만명을 돌파했다고 배급사 쇼박스가 9일 밝혔다. 나홍진 감독의 ‘곡성’(687만여명)을 넘어 한국 오컬트 장르 영화 가운데 최고 흥행작이 됐다. 지난달 22일 극장에 걸린 ‘파묘’는 개봉 3일째에 100만명을 돌파한 이후 일주일 만에 500만명을 넘어서는 등 흥행 가도를 달렸다. 이날 오전에도 예매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이 영화는 이번 주말 800만 관객 돌파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검은 사제들’(2015), ‘사바하’(2019) 등을 선보인 장 감독의 신작 ‘파묘’는 거액을 받고 수상한 묘를 옮기게 된 풍수사와 장의사, 무속인에게 벌어지는 기이한 일을 그렸다. 최민식, 유해진, 김고은, 이도현이 주연했다. 풍수지리·무속신앙이라는 독특한 소재와 배우진의 뛰어난 연기가 어우러져 호평받고 있다.
  • 1월 경상수지 30억원 흑자 … 반도체·승용차 수출 호조에 10개월 연속 흑자 행진

    1월 경상수지 30억원 흑자 … 반도체·승용차 수출 호조에 10개월 연속 흑자 행진

    1월 경상수지가 30억원 흑자를 기록하며 9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반도체와 승용차 수출 호조에 힘입어 상품수지는 10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8일 한국은행의 국제수지 잠정 통계에 따르면 지난 1월 경상수지는 30억 5000만 달러(4조 519억원) 흑자로 집계됐다. 지난 5월 이후 9개월째 흑자다. 다만 흑자 규모는 전월(74억 1000만 달러)보다 줄었다. 송재창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연말 연초 계절적 요인으로 1월 경상수지 흑자 폭이 전월보다 축소됐다”면서도 “2월 무역수지 흑자 규모가 증가한 것을 고려하면 2월 경상수지 흑자 폭은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항목별로는 상품수지가 42억 4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해 전월(80억 4000만 달러)보다 흑자 폭은 줄었다. 그럼에도 지난해 4월 이후 10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수출은 552억 2000만 달러로 지난해 10월에 전년 동기 대비 반등 전환한 뒤 4개월째 증가세를 이어갔다. 수출 품목 중에서는 반도체(+52.8%)와 승용차(+24.8%), 기계류·정밀기기(+16.9%), 석유제품(+12.0%) 등의 증가세가 뚜렷했으며 지역별로는 미국(+27.1%), 동남아(+24.4%), 중국(+16.0%) 등으로의 수출이 늘었다. 반도체는 서버용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요 회복이 본격화됐고, 국가별로는 중국에서의 수요가 늘고 있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수입은 509억 8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1% 줄었다. 에너지 가격이 하락하면서 원자재 수입이 전년 동월 대비 11.3% 감소했다. 또 내수 부진의 영향으로 자본재 수입(-3.8%)과 소비재(-4.2%) 수입이 줄었다. 해외여행 증가에 따라 여행수지가 14억 7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하는 등 서비스수지는 26억 6000만 달러 적자를 냈다. 본원소득수지는 16억 2000만 달러 흑자로 전월(24억 6000만 달러 흑자) 및 전년 동기(66억 7000만 달러 흑자)보다 적었다. 국내 기업의 해외 자회사 배당 수입이 줄면서 배당소득수지 흑자 폭이 전월 대비 9억 달러 줄어든 영향이다.
  • 韓 국가신용등급 ‘AA-’ 유지

    韓 국가신용등급 ‘AA-’ 유지

    국제신용평가사 피치(Fitch)가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로 유지했다. 한국의 국가신용등급 전망도 ‘안정적’으로 기존과 같이 유지했다. 6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피치는 이번 국가신용등급 및 전망 유지 결정이 “견고한 대외건전성과 거시경제 회복력, 수출 부문의 역동성, 지정학적 리스크 및 거버넌스 지표 부진, 고령화에 따른 구조적 문제 등을 반영한 결과”라고 밝혔다. 피치는 2012년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에서 ‘AA-’로 상향 조정한 뒤 12년째 같은 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지난해 10월에 제시한 2.1%를 유지했다. 피치는 최근 수출 반등을 주도하고 있는 반도체 부문이 인공지능(AI) 관련 수요에 힘입어 내년까지 긍정적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봤다. 한국의 재정 수지에 대해서는 내년까지 적자 폭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재정준칙 법제화가 아직 국회에서 논의 중인 상황으로, 4월 총선이 이번 정부의 재정정책 추진동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피치는 한국의 금융안정성과 관련해서는 “고금리 위험에도 불구하고 리스크가 잘 관리되고 있다”며 “은행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익스포저(위험 노출)는 낮은 수준이며, 비은행 금융기관(NBFI)의 경우 PF 손실에 대비한 충당금을 확충했다”고 설명했다.
  • “물난리 났는데 약탈이 웬 말?” 망가진 아르헨의 사회적 양심 [여기는 남미]

    “물난리 났는데 약탈이 웬 말?” 망가진 아르헨의 사회적 양심 [여기는 남미]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져 물난리가 난 남미의 한 도시에서 약탈사태가 발생했다. 당시 상황을 포착한 영상을 본 현지 네티즌들은 “서로 도와도 어려울 판에 약탈이 웬 말이냐”면서 공분했다. 5일(이하 현지시간)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공유된 문제의 영상은 이틀 전인 3일 아르헨티나 지방 코리엔테스주(州)의 동명 주도 코리엔테스에서 촬영됐다. 영상을 보면 폭우로 도심에 침수가 발생해 성인 무릎이 잠길 정도로 물이 차올라 있다. 서둘러 대피해야 할 상황이지만 사람들이 몰려간 곳은 한 약국이었다. 약국에 들어간 사람들은 저마다 무언가가 잔뜩 담긴 비닐봉투를 들고 나왔다. 사람들이 가져간 건 각종 의약품과 위생상품이었다. 복수의 목격자에 따르면 폭우로 침수가 나면서 약국 문이 열렸다. 당시 현장에 있었다는 주민 호세는 “물이 차오르면서 약국의 정문인 유리문에 엄청난 압력을 가한 것 같다”고 말했다. 물난리가 난 날은 휴일인 일요일이었다. 텅 빈 상태로 문이 열린 약국은 약탈천국이 됐다. 또 다른 목격자 호세피나는 “잠겨 있던 약국의 문이 어느 순간 활짝 열렸고 사람들이 줄지어 들어가 물건을 잔뜩 들고 나왔다”고 말했다. 이날 코리엔테스는 도시 건립 후 최악의 물난리를 겪었다. 새벽 4시부터 약탈사태가 발생한 오전 9시까지 208mm 물폭탄이 떨어졌다. 아르헨티나 기상청에 따르면 코리엔테스의 예년 3월 강우량은 평균 155mm 정도다. 폭우는 정오까지 계속돼 이날 강우량은 280mm를 돌파했다. 침수지역의 수위는 성인 허리춤까지 상승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기상서비스가 시작된 이래 코리엔테스에서 하루에 이렇게 많은 비가 내린 적은 없다”고 말했다. 엄청난 물폭탄이 떨어지면서 이날 도심에선 이례적으로 많은 이재민 800여 명이 발생했다. 코리엔테스는 이번 물난리를 도시 역사상 최악의 재난으로 규정하고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도시 곳곳이 침수되고 전력공급이 중단되면서 5일 코리엔테스의 학교엔 전면적인 휴업령이 내려졌다. 코리엔테스는 올해 들어 유난히 강우량이 늘어나 걱정이 많다. 코리엔테스 주정부에 따르면 1월부터 3일까지 63일간 코리엔테스의 누적 강우량은 590mm를 기록해 지난해 상반기 583mm를 넘어섰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