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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향토기업 특선] (12) 강원 삼척 신소재 보트 개발 (주)누리텍

    [향토기업 특선] (12) 강원 삼척 신소재 보트 개발 (주)누리텍

    한적한 강원 삼척 바닷가 시골마을 농공단지에 있는 ㈜누리텍은 작지만 알찬 강소기업이다. 2006년 설립된 뒤 폴리에틸렌을 소재로 상하수도관, 지중전선관을 생산하던 누리텍이 신소재 보트를 개발하며 일약 세계적인 기업으로 도약을 앞두고 있다. 삼척시내에서도 한참 시골길을 달려 숲 속 농공단지에 있는 누리텍은 직원 19명에 자본금 7억원, 연매출 35억원(2011년 기준)의 소규모 향토기업이지만 2020년에는 1000억원의 매출을 기대한다. 폴리에틸렌을 소재로 1t 미만의 5~8인용 레저용 보트 개발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에서 수입되거나 개발된 대부분 보트는 유리강화섬유(FRP)로 제작되고 있다. 하지만 FRP는 암초 등에 부딪히면 쉽게 깨지고 부력을 잃어 침몰되는 등 안전성이 떨어진다. 더구나 썩지 않고 바다나 호수에 가라앉아 2차 환경오염원이 되는 문제도 안고 있다. FRP 원료 대부분은 일본으로부터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보트는 이 밖에 알루미늄을 재료로 만들기도 하지만 워낙 가격이 비싼데다 이 또한 대부분 수입에 의존한다. 이 같은 단점을 보완하며 레저 보트 시장에 돌풍을 예고하는 게 누리텍에서 개발한 폴리에틸렌을 원재료로 한 보트다. 누리텍에서 개발에 성공한 ‘폴리에틸렌 리사이클링 보트’는 내구성이 뛰어나고 암초에 부딪혀 파손돼도 침몰 위험이 없다는 게 강점이다. 선박 강도도 기존 FRP 보트보다 두배 이상 강하다. 파손돼 폐기되는 보트는 친환경 산업폐기물로 분리, 파이프나 배관용 원료로 재생이 가능하다. 재질이 FRP 등 기존 제품보다 월등히 가볍다 보니 연료 소모량도 절반까지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런 원료의 강점 외에 제작 가격이 FRP 보트의 절반에 못 미치고 플라스틱 그릇처럼 일정 틀을 만들어 찍어 낼 수 있어 대량생산도 가능하다. 기존 FRP 보트는 8000만원~1억원 안팎에 가격대가 형성되고 있지만 누리텍에서 만들어 낼 같은 크기의 폴리에틸렌 보트는 5000만원 안팎이면 가능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누리텍은 보트를 설계, 제작해 인근 강원대 자동차학과 교수들과 산학협동으로 삼척 덕산항, 대진항, 동막리 내평저수지 등에서 이미 수차례 시험운항과 테스트를 끝내고 보트 제작에 필요한 설계, 하중, 유동성 등 데이터를 모두 갖췄다. 이를 바탕으로 이미 2010년 정부로부터 수상레저기구 안전검사 합격을 받는 등 기술을 인정받았다. 2년 전에는 강원대 삼척캠퍼스에 해양레저산업 기술연구소도 설립했고 성형과 디자인 등 필요한 특허 출원도 모두 끝냈다. 곧 양산체제도 갖출 계획이다. 당장 오는 6월쯤에는 자동시스템을 통해 첫 제품이 제작, 출시될 예정이다. 이처럼 발빠른 행보에 국내 대기업과 해외 반응도 벌써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이미 국내 굴지의 기업에서 기술과 제작에 관심을 보이며 접근하고 있고 해외에서도 인도와 인도네시아 측에서 기술이전과 제작 판매 등을 타진해 왔다. 2000년 이후 세계 레저용 보트시장이 급격하게 커지고 있어 시장성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한국조선협회 자료에서도 2008년 레저용 보트와 장비 세계시장 규모는 2360만대로 472억 달러였지만 2020년에는 3000만대에 600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국내 보트시장도 빠르게 성장해 2020년쯤에는 10만대에 3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2020년까지 전국 해안 일대 43곳에 요트마리나리조트 단지가 개발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대형 선박 제조 세계 1, 2위를 다투는 우리나라 선박기술이 소형 레저보트에는 세계시장의 0.2%에 불과한 현 실정을 누리텍이 단번에 끌어올려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만큼 폴리에틸렌의 신소재 보트에 거는 기대가 크다. 민경오 사장은 “유럽이나 일본 등 선진국은 환경오염 등을 이유로 FRP 선박 건조를 금지시키고 있는 실정이다”면서 “세계 소형 보트시장이 조만간 새로운 신소재를 통한 대안 마련에 나설 것이고 그때 폴리에틸렌을 재료로 한 누리텍의 보트가 각광을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삼척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추경 불똥’ 균형재정 달성 2016년 이후로 후퇴

    ‘추경 불똥’ 균형재정 달성 2016년 이후로 후퇴

    올해 17조 3000억원의 추가경정예산 편성으로 수입과 지출이 같아지는 ‘균형재정’ 달성 시기가 2016년 이후로 뒷걸음질치게 됐다. 당초에는 올해 달성할 것으로 봤다. 최소 3년 늦춰진 셈이다. 나랏빚은 2015년에 500조원(연금충당 부채를 뺀 현금주의 기준)을 넘을 것이 확실시된다. 추경 재원의 대부분을 적자국채 발행으로 충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19일 기획재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추경에 따른 중기 재정총량 효과 및 관리 방안’에 따르면 기재부는 국가채무가 2015년 510조 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정부는 당초 국가채무가 올해 464조 6000억원에서 2016년 487조 5000억원 정도일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대규모 추경 편성으로 같은 기간 480조 4000억원에서 524조 3000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수정했다. 정부는 추경 재원의 91.3%인 15조 8000억원을 적자국채 발행으로 조달할 계획이다. 정부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도 당초에는 올해 34.3%에서 2015년 29.9%, 2016년 28.3%로 30%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봤다. 하지만 올해 36.2%, 2014년 34.6%, 2015년 33.4%, 2016년 32.0%로 수정했다. 이에 따라 나라살림이 균형이 되는 시기도 2016년으로 밀릴 것으로 예측했다. 정부는 당초 올해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가 균형재정 수준인 -0.3%가 될 것으로 관측했다. 관리재정수지는 국가 재정 건전성을 평가하는 잣대로, 국채발행 수입과 국채원금 상환지출 등을 제외한 통합재정수지에서 사회보장성 기금 흑자를 뺀 수치다. 추경 편성 여파로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는 올해 -1.8%로 악화될 전망이다. 내년 -0.4%, 2015년 -0.3%로 차츰 개선돼 2016년에 0.0%를 기록할 것이라는 게 기재부의 분석이다. 이는 추경 편성에 따른 변화만을 반영한 결과다.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연평균 7.2%의 고성장을 기록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은 수정하지 않고 그대로 적용했다. 기재부 측은 “정치권 주장대로 2조~5조원 정도 세출추경이 증액되면 재정건전성은 더 나빠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비리’가 흐르는 4대강

    저수지 둑 높이기 사업을 맡은 한국농어촌공사가 공사가 끝나지 않은 저수지들을 허위 준공처리한 것으로 드러났다. 저수지 둑 높이기 사업은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 가운데 하나다. 18일 전북도에 따르면 농어촌공사는 홍수 조절과 농업용수 확보를 위해 2010년부터 총사업비 3300억원을 들여 도내 15곳에서 저수지 둑 높이기 사업을 벌였다. 이 가운데 장수군 천천, 지소, 대곡, 용림저수지와 진안군 신반월저수지, 남원시 금풍저수지 등 6곳이 작년 말 준공처리됐다. 그러나 현지 확인 결과 준공처리된 6개 저수지 중 절반이 사업의 핵심인 취수시설(취수탑), 이설도로 등이 마무리되지 않은 채 여전히 공사 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준공처리된 이들 저수지의 산 비탈면에 대한 사방공사 등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산사태는 물론 환경파괴도 우려돼 안전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농어촌공사는 이들 저수지의 공사가 끝난 것처럼 세부 공정에 대한 서류를 허위로 꾸며 준공처리하고 당시 농림수산식품부에 거짓 보고를 했다. 정부는 이를 토대로 저수지 둑 높이기 사업의 성과를 발표, 국민에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는 등 총체적인 문제점을 드러냈다. 농식품부로부터 공사비를 이월 받은 전북도 역시 농어촌공사의 이 같은 허위 준공검사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준공 시점에 맞춰 시공업체에 공사비를 모두 집행했다. 이에 대해 전북도는 “몇몇 현장을 둘러본 결과, 아직도 공사가 끝나지 않은 것을 확인했다”면서 “일부 사업장은 한 달가량 더 공사를 해야 마무리될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전북도는 공사가 끝나지 않았음에도 농어촌공사가 준공처리한 점에 주목, 공사비 처리 절차를 재확인하기로 했다. 통상 공사가 끝나 준공처리되면 공사비는 업체에 전달돼야 하지만 농어촌공사는 준공처리를 하고도 아직 일부 공사비를 업체에 넘기지 않은 정황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전북도는 “공사비 집행절차에 하자가 있는 것 같다”면서 “선 준공처리, 후 예산집행을 하는 등 정상적인 행정절차를 어긴 과정을 따져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농어촌공사는 “공사기간이 촉박했고 저수지 물을 활용하는 데 별 이상이 없이 서둘러 준공처리했다”고 허위 준공처리 사실을 시인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비리’가 흐르는 4대강

    저수지 둑 높이기 사업을 맡은 한국농어촌공사가 공사가 끝나지 않은 저수지들을 허위 준공처리한 것으로 드러났다. 저수지 둑 높이기 사업은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 가운데 하나다. 18일 전북도에 따르면 농어촌공사는 홍수 조절과 농업용수 확보를 위해 2010년부터 총사업비 3300억원을 들여 도내 15곳에서 저수지 둑 높이기 사업을 벌였다. 이 가운데 장수군 천천, 지소, 대곡, 용림저수지와 진안군 신반월저수지, 남원시 금풍저수지 등 6곳이 작년 말 준공처리됐다. 그러나 현지 확인 결과 준공처리된 6개 저수지 중 절반이 사업의 핵심인 취수시설(취수탑), 이설도로 등이 마무리되지 않은 채 여전히 공사 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준공처리된 이들 저수지의 산 비탈면에 대한 사방공사 등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산사태는 물론 환경파괴도 우려돼 안전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농어촌공사는 이들 저수지의 공사가 끝난 것처럼 세부 공정에 대한 서류를 허위로 꾸며 준공처리하고 당시 농림수산식품부에 거짓 보고를 했다. 정부는 이를 토대로 저수지 둑 높이기 사업의 성과를 발표, 국민에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는 등 총체적인 문제점을 드러냈다. 농식품부로부터 공사비를 이월 받은 전북도 역시 농어촌공사의 이 같은 허위 준공검사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준공 시점에 맞춰 시공업체에 공사비를 모두 집행했다. 이에 대해 전북도는 “몇몇 현장을 둘러본 결과, 아직도 공사가 끝나지 않은 것을 확인했다”면서 “일부 사업장은 한 달가량 더 공사를 해야 마무리될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전북도는 공사가 끝나지 않았음에도 농어촌공사가 준공처리한 점에 주목, 공사비 처리 절차를 재확인하기로 했다. 통상 공사가 끝나 준공처리되면 공사비는 업체에 전달돼야 하지만 농어촌공사는 준공처리를 하고도 아직 일부 공사비를 업체에 넘기지 않은 정황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전북도는 “공사비 집행절차에 하자가 있는 것 같다”면서 “선 준공처리, 후 예산집행을 하는 등 정상적인 행정절차를 어긴 과정을 따져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농어촌공사는 “공사기간이 촉박했고 저수지 물을 활용하는 데 별 이상이 없이 서둘러 준공처리했다”고 허위 준공처리 사실을 시인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G20 ‘엔저 견제’ 확산… 아베노믹스 제동 거나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취임 이후 두드러지고 있는 엔저 현상에 대한 견제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18~1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의 공동성명 초안에 엔저 견제를 염두에 둔 문구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초안에는 ‘통화가치 하락 경쟁을 자제하고 환율을 정책의 목표로 삼지 말아야 한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일본을 직접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내용상 일본은행이 지난 4일 발표한 대규모 금융 완화 조치로 엔화 가치가 급락한 것을 견제하는 취지라고 신문은 전했다. 일본은행이 지난 4일 시중 자금 공급량을 2년 안에 2배로 늘리겠다고 발표한 이후 2주 사이에 엔화 가치는 지난 3일 달러당 93엔대에서 한때 99엔대 후반까지 떨어졌다가 18일 오후 현재 97대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이번 회의에서는 엔화 가치 하락을 야기한 아베노믹스(아베 내각의 경제정책)를 둘러싼 공방이 쟁점이 될 전망이다. 실제로 제이컵 루 미국 재무장관은 17일 워싱턴 시내에서 열린 강연에서 “일본은행의 금융 완화 정책이 엔화 약세를 유도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감시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일본의 무역수지 적자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일본 재무성이 18일 발표한 2012년 회계연도 무역통계에 따르면 수출액은 전년 대비 2.1% 늘어난 63조 9409억엔, 수입액은 3.4% 증가한 72조 1108억엔이었다. 무역수지 적자가 역대 최대인 8조 1699억엔(약 93조 6200억원)을 기록한 셈이다. 이 같은 무역 적자액은 통계 비교가 가능한 1979년 이후 최대 규모다. 이날 함께 발표된 올 3월 무역수지는 3624억엔 적자로 나타났다.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한 6조 2714억엔인 반면 수입액은 5.5% 늘어난 6조 6338억엔으로, 9개월 연속 무역 적자를 기록했다. 원자력발전소를 대체하는 화력발전용 액화천연가스(LNG)와 원유 수입액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엔화 약세로 식료품과 원유 등의 수입가격이 오른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지난 6개월간 미 달러화에 대한 엔화 가치는 19% 하락했다. 아베 총리는 이날 오전 니혼TV 프로그램에 출연, “아베노믹스의 효과는 임금 상승이 이어진 여름이 지나면 점차 실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 이종락 특파원 jrlee@seoul.co.kr
  • 경북 경산 삼색 유혹

    경북 경산 삼색 유혹

    경북 경산은 대구의 위성도시, 혹은 산업도시 정도로 인식되는 곳입니다. 그 탓에 수도권 사람들이 여행 삼아 발걸음하는 경우는 흔하지 않습니다. 한데 복사꽃 필 때는 다릅니다. 도시 안팎이 죄다 분홍빛으로 현란해집니다. 반곡지 물 위로 아름드리 왕버들과 복사꽃이 담기고, 인근의 계정숲은 신록의 싱그러움으로 가득 차지요. 도시의 겉옷을 걷어내면 원효, 설총, 일연 등 삼성현(三聖賢)의 역사가 튀어나옵니다. 여기에 경산의 ‘아이콘’ 팔공산 갓바위 부처까지 돌아본다면 봄날의 여정으로 모자람이 없겠습니다. 반짝이는 회백색 가지 위에 연분홍 꽃술이 얹혔다. 빛깔은 화사하고 향기는 은은하다. 시간이 지날수록 빛깔도 향도 짙어진다. 귀밑머리 간질인 봄의 훈풍이 진분홍 복사꽃잎을 날릴 때면 처녀 가슴이 까닭 없이 달뜬다. 이러니 선인들이 여염집 마당에 복숭아나무를 심지 말라 했을 게다. 경북 영천에서 고속도로를 버리고 경산 방면 국도로 갈아탄다. 사방이 복사꽃 천지다. 아랫녘에서 시작된 ‘꽃전선’이 내륙까지 확대된 모양새다. 하얀 배꽃도 한창 벌과 희롱하는 중이다. 경산시농업기술센터에 따르면 경산은 복숭아 재배 면적이 1470㏊로 전국 3위다. 동북쪽으로 이웃한 영천시가 1위(이상 2012년 기준), 남쪽과 경계를 이룬 청도는 한때 2위에 올랐던 지역이다. 그 덕에 해마다 이맘때면 영천과 경산, 그리고 청도를 잇는 진분홍 ‘복사꽃 벨트’가 펼쳐진다. 하지만 경북 영덕의 지품면처럼 복사꽃을 관광상품화하려는 움직임은 아직 엿보이지 않는다. 복숭아 농사가 말 그대로 농업의 영역에 머무르고 있기 때문일 터다. 그나마 경산에서 복사꽃 명소로 알려진 곳이 남산면 반곡리다. 보다 정확히는 마을 안쪽에 있는 반곡지의 유명세 덕에 지역 전체가 복사꽃 마을로 알려지게 됐다. 해마다 이맘때면 온 마을이 전국에서 몰려온 사진작가들로 몸살을 앓는다. 이때를 놓치면 일년을 더 기다려야 복사꽃 핀 반곡지를 카메라에 담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른 새벽, 그리고 저녁 무렵이면 마을 주변이 차량들로 가득 찬다. 이쯤 되면 마을 주민들이 싫은 내색을 할 법도 한데, 아직 그런 분위기는 아닌 듯하다. 주민과 방문객 간에 험악한 상황이 연출되기 전에 자치단체에서 주차공간을 확보하는 등 대책을 세울 필요가 있어 보인다. 반곡지는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선정한 ‘사진 찍기 좋은 녹색 명소’다. 근동의 사진작가들 사이에선 진작부터 봄 풍경 빼어난 곳으로 입소문 났다. 복사꽃 필 무렵 찾으면 단박에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바람이 잦아들 때면 파란 하늘이, 그리고 진분홍 복사꽃과 신록의 새 옷으로 갈아입은 왕버들이 저수지에 풍덩 빠져 있다. 자연이 그린 데칼코마니다. 반곡지의 둑길로 들면 분위기는 또 달라진다. 100m 남짓한 둑길에 십여 그루의 아름드리 왕버들이 뿌리를 내리고 섰다. 수백 년을 살아왔을 왕버들은 둥치가 어른 두어 명이 양 팔을 벌려야 맞닿을 정도로 굵다. 회오리처럼 휘휘 돌아간 나뭇결도 이채롭다. 늙고 거무튀튀한 가지 끝엔 올봄 새로 나온 연둣빛 잎들이 매달려 있다. 말 그대로 신록(新綠)이다. 이런 곳에서라면 누가, 어떤 카메라로 찍은들 작품이 되지 않으랴. 뷰파인더가 싱그러운 신록으로 가득하다. 반곡지가 있는 남산면 일대는 경산 최대의 복숭아 산지다. 그 덕에 저수지의 주변이 온통 복사꽃 꽃구름에 잠겨 있는 듯하다. 출렁대던 꽃구름은 마을 초입의 별밤곡 고개에서 마침내 파란 하늘과 맞닿았다. 마을 뒤편 삼성산도 볼만하다. 산벚꽃이 솜뭉치처럼 몽실몽실 피어나 산허리를 에워싸고 있다. 반곡지에서 차로 10여 분 거리에 계정숲이 있다. 구릉지에 조성된 숲으로, 이팝나무와 말채나무, 느티나무, 참느릅나무 등이 빼곡하다. 짙은 숲그늘에서 산책하기 맞춤하다. 계정숲 안에는 한 장군 묘와 사당, 자인현청 등이 보존돼 있다. 해마다 단오 때만 되면 계정숲에서는 자인단오제가 열린다. 중요무형문화재 제44호로 지정된 단오 축제다. 한 장군은 이 자인단오제에 여원무(女圓舞)의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한 장군이 왜구의 침략에 맞서 누이동생과 함께 여장(女裝)을 하고 적을 유인해 물리쳤다는 게 춤의 내용이다. 경산은 삼성현(三聖賢)의 고장으로 불린다. 신라 승려 원효와 그의 아들이자 학자였던 설총, 삼국유사를 쓴 고려시대 승려 일연 등 3성인이 경산에서 태어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와 관련해 가볼 만한 곳은 많지 않다. 올 6월께 삼성현역사문화공원이 완공되고 나면 다소 체면이 설 것으로 보인다. 경산 남쪽이 복사꽃 무릉도원이라면, 북쪽은 팔공산 관봉석조여래좌상(보물 제431호)이 굽어보는 불국의 영토다. 경산의 아이콘으로 꼽히는 관봉석조여래좌상은 흔히 ‘갓바위 부처’로 알려져 있다. 해발 850m에 달하는 팔공산 관봉(冠峰)의 암봉들 사이에 조성됐다. 축조 시기는 신라 선덕여왕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의현 대사가 어머니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 갓바위 부처를 조성하는 동안 밤마다 큰 학이 날아와 지켜 줬다는 전설이 전해 온다. 갓바위 부처로 오르는 길은 연중 기도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정성껏 빌면 한 가지 소원은 반드시 이루어 준다는 영험 많은 부처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방문객 숫자만 한 해 500만명에 달한다. 특히 입시철에는 자녀의 합격을 기원하는 부모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팔공산은 경산 와촌면에 속해 있다. 흔히 대구 쪽을 들머리 삼지만, 경산 쪽에서 오르는 게 더 가깝고 수월하다. 일반 산행에 견줘 오르기가 고된 편은 아니다. 다만 몇 군데 깔딱고개가 있어서 ‘거의 다 왔다’는 말을 몇 번쯤 들을 각오는 하는 게 좋다. 갓바위 주차장에서 걸어가면 왕복 세 시간 정도 걸린다. 시내버스를 타고 좀 더 위쪽의 선본사 주차장까지 오르면 왕복 두 시간 이내에 다녀올 수 있다. 애견가라면 ‘경산의 삽살개’를 방문하는 것도 좋겠다. 삽살개는 귀신이나 액운(살)을 쫓는(삽)다는 뜻의 한국 토종견이다. 갓바위 가는 길의 대조농원, 삽사리테마파크 등에서 보호·육성되고 있다. 갓바위는 포항~대구고속도로 청통·와촌나들목, 반곡지는 대구~부산고속도로 수성나들목으로 빠지면 수월하다. 경부고속도로 경산나들목도 있다. 경산 시내에선 919번 도로를 타고 용성·자인·남산 방면으로 가다 석원석재 앞에서 925번 도로로 갈아탄 뒤 상대온천 앞 500m 지점에서 좌회전하면 별밤곡 고개다. 경산역에는 새마을호와 무궁화호 열차가 선다. 동대구역까지 고속철(KTX)로 간 뒤, 20분 간격으로 경산역까지 운행하는 무궁화호 열차를 타도 된다. 경산시장 입구에 돼지국밥 등을 맛볼 수 있는 ‘돼지골목’이 형성돼 있다. 인근에 개성 넘치는 벽화마을도 조성돼 있다. 숙소는 갓바위 들머리인 와촌면 일대에 몰려 있다. 여행의 피로를 풀려면 상대온천이 좋겠다. 반곡지에서 승용차로 10분 거리다. 경산시 새마을문화과 (053)810-5362~5365. 글 사진 경산 손원천 여행전문기자 angler@seoul.co.kr
  • 춘천 마임축제 존폐 기로에…

    춘천 마임축제 존폐 기로에…

    강원 춘천을 대표하며 세계 3대 마임축제로 자리 잡았던 ‘춘천마임축제’가 존폐 기로에 섰다. ㈔춘천마임축제는 17일 한때 전국 최고의 축제로 명성을 얻었던 춘천마임축제가 부족한 예산과 축제 장소의 어려움, 전용열차 폐지, 상설공연 중단 등으로 급격히 위축되면서 다음 달 축제를 끝으로 존폐를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더구나 축제를 전폭적으로 돕던 소설가 이외수씨가 최근 혼외 아들 양육비 문제로 구설수에 오르면서 마임축제도 함께 추락하지 않을까 걱정이 태산이다. 춘천마임축제 이사인 이외수씨가 축제가 펼쳐지던 의암호 위도(島)의 이름을 고슴도치섬으로 짓고 캐릭터(몽도리)까지 만들어 축제 활성화에 기폭제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춘천마임축제는 1989년 처음 축제를 시작으로 올해로 25년째를 맞는다. 2005년부터는 정부의 최우수축제로 선정돼 해마다 국비 3억원을 지원받는 등 연간 7억~8억원 예산으로 축제를 활성화시켜 왔다. 축제 장소도 고슴도치섬 등에서 안정적으로 펼치며 국내외 10여개 국가에서 120여개 팀이 참가해 성황을 이뤘다. 서울~춘천 간 도깨비열차를 운행하고 춘천 시내에 상설 마임의집(봄내극장)과 전용 카페(섬)까지 생겨나 축제기간에만 5만여명씩 찾는 지역 대표축제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2011년 국비와 자치단체 지원이 줄면서 급격하게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당장 지난해 축제부터 국비 지원이 절반으로 줄면서 지자체 지원도 같이 줄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해는 예산이 더 줄어 기업체 협찬금까지 5억 3000만원에 그쳐 행사를 더 줄일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축제 장소도 2010년 이후 고슴도치섬이 관광지로 개발되면서 좁은 어린이회관으로 옮겨야 했다. 경춘선 복선전철 개통 여파로 전용 열차(도깨비열차)를 운영하지 못하며 서울 등 수도권의 관심에서도 멀어졌다. 유진규네몸짓 극단까지 만들어 주말마다 상설로 운영해 오던 마임의집과 전용 카페도 수지타산이 맞지 않아 3, 4년 전부터 접으면서 춘천마임은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2010년 마임공연 등을 위해 시에서 수백억원을 들여 120석의 몸짓극장까지 건립했지만 객석 수가 적어 주요 극장공연은 인근 춘천문예회관을 이용하는 등 정착에 실패했다. 올해는 축제 장소를 놓고 마임을 처음 시작한 유진규 예술감독과 춘천시가 갈등까지 겪었다. 축제 재기를 위해 지난해부터 19세 이하 관람이 불가한 누드공연을 펼치고 올 축제(5월 19~26일)부터 주요 행사인 도깨비난장과 미친금요일을 통합해 한곳에서 열기로 하는 등 몸부림을 치고 있지만 붐 조성에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다. 유진규 춘천마임축제 예술감독은 “예산 부족 등으로 갈수록 어려워지는 축제 운영을 해결할 길이 없어 올해 축제를 끝으로 존폐를 심각하게 따져 볼 예정이다”면서 “마임축제 존폐는 우선 시민들에게 물어 공론화시킨 다음 최종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춘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현장 행정] 강서구 ‘구청장과 함께하는 즐거운 오후’

    [현장 행정] 강서구 ‘구청장과 함께하는 즐거운 오후’

    “주민들과의 소통을 통해 시급하고 절실한 현안을 현장 중심으로 풀어 나가겠습니다.” 17일 오후 4시 강서구 가양3동 주민센터 3층 다목적실. ‘구청장과 함께하는 즐거운 오후’라는 소통의 자리에 참석한 노현송 구청장은 두 시간 동안 주민들과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눴다. 그는 대화에 참여한 50여명의 주민들과 지역 현안과 숙원 사업 등에 대한 의견을 들은 뒤 지역 현안 사업인 가양유수지 내 복합문화센터 건립 현장과 황금내근린공원 내 하수암거 정비공사 현장을 주민들과 함께 돌아봤다. 주민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시공사 관계자와 전문가들도 참여했다. 그는 먼저 양천로 가양유수지에 짓고 있는 복합문화센터 건립 공사 현장을 방문했다. 그는 공사 일정 등을 묻는 주민들의 질문에 “빗물펌프장 유휴시설이 주민들에게 여유로움과 건강을 선사하는 복합 문화 센터로 재탄생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146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2014년 12월 완공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황금내근린공원 내 하수암거 정비공사 현장을 찾았다. 그는 여름철 기습폭우 때마다 침수 우려가 컸던 가양동 저지대 주민들에게 가양아파트사거리에서 가양빗물펌프장으로 이어지는 하수암거 정비 공사에 대해 설명했다. “하수암거 정비공사를 조속히 끝내 우수가 한꺼번에 몰려 침수 피해가 발생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현장을 돌아본 뒤 그는 동 주민센터로 돌아와 ‘대화의 시간’을 열고 주민들의 애로사항을 다시 들었다. 동 주민센터 직원과 20여분간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그는 이날 가양3동을 시작으로 11월 말까지 전체 20개 동을 정례적으로 다니며 주민들의 애로사항을 듣는 ‘구청장과 함께하는 즐거운 오후’를 운영할 계획이다. 조현석 기자 hyun68@seoul.co.kr
  • 美실리콘밸리 ‘매춘부’는 서비스도 ‘최첨단’

    세계 최고의 IT 기업들이 모여있는 미국 산호세시(市) 실리콘밸리 인재들을 상대하는 매춘부들도 ‘최첨단’인 모양이다. 최근 한 해외언론이 ‘IT 서비스’로 무장하고 손님들을 유혹하는 실리콘밸리의 고소득 매춘부를 소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들 매춘부의 주요 고객은 바로 벤처로 성공해 평생 쓸 돈을 움켜진 20-30대의 IT기업인들. 고학력의 젊은 갑부들을 상대하는 이곳 매춘부들은 기존 방식으로 손님을 유혹하기 힘들다는 것을 깨닫고 그들 ‘수준’에 맞춰가고 있다. ’수지 Q’(27)라는 예명을 쓰는 한 매춘부는 “고객과 소통하기 위해 페이스북과 트위터는 물론 인스타그램, 텀블러 등을 사용한다.” 면서 “심지어 팟캐스트 방송으로 나의 소식을 전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이같은 눈물겨운(?) 노력을 통해 유명 매춘부가 버는 돈은 시간당 500달러(55만원) 수준으로 몇몇은 이미 백만장자 대열에 올랐다. 수지 Q는 “이곳 손님들은 대체로 젊고 예의가 바르며 고학력자” 라면서 “어렵지 않게 돈을 벌어 항상 외식을 하고 비싼 옷을 사입고 여행도 다닌다.”고 말했다. 그러나 매춘을 단속하는 현지 경찰은 빠른 속도로 진보하는 기술에 난감하다는 반응이다. FBI 사이버 범죄 담당 잭 베넷은 “매춘 업소들이 과거 오프라인 중심에서 점점 인터넷, 모바일 등을 통해 손님을 확보해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면서 “특히 실리콘밸리에서의 이같은 기술 유입은 더욱 빠르다.”며 혀를 내둘렀다.           인터넷뉴스팀
  • ‘저수지 붕괴’ 경주, 누수·균열 33곳 보수 예산 전무

    저수지가 농촌지역 자치단체들의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농경사회 때만 해도 효자 노릇하던 저수지가 대부분 축조된 지 50~60년 이상으로 노후화되면서 관리 및 개·보수에 엄청난 예산 투입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자치단체가 관리하는 저수지에는 국비 지원이 안 돼 열악한 지방재정을 더욱 옥죄고 있다. 노후 저수지가 관리 부실로 붕괴돼 인명 및 재산 피해가 발생한다면 책임을 피할 길도 없다. 반면 최근 들어 쌀 소비 감소 등으로 벼 재배면적이 줄면서 저수지 역할은 갈수록 쇠퇴하고 있다. 16일 농림축산식품부 등에 따르면 전국 저수지는 모두 1만 7505곳에 이른다. 시·도별로는 경북이 전체의 31.7%를 차지하는 5547곳으로 가장 많다. 전남 3230곳, 경남 3199곳, 전북 2260곳, 충남 933곳, 충북 782곳 등이다. 이 중 80.7%인 1만 4133곳은 자치단체가, 나머지 19.3%인 3372곳은 농어촌공사가 관리한다. 관리 주체는 농업용수 관리구역에 따라 나뉘며 일반적으로 자치단체 저수지는 소규모, 농어촌공사는 중·대규모이다. 이들 저수지의 경우 70% 이상이 축조된 지 50년 이상 노후화되면서 유지·관리에 갈수록 많은 예산이 투입되고 있다. 정부는 농어촌공사의 저수지 및 양수장·배수장 등의 유지 관리에 매년 국비 수천억원씩을 지원한다. 정부는 최근 3년간(2011~2013) 농어촌공사에 저수지 등의 관리비 1조 600억원(2011년 2600억, 2012년 3700억, 2013년 4300억원)을 지원했다. 자치단체들은 자체 예산을 편성해 저수지를 관리하지만 예산 편성 과정에서 복지 등 우선순위에서 밀려나면서 저수지 관련 예산은 쥐꼬리에 불과해 관리 자체가 형식에 그친다. 경북도와 시·군의 경우 최근 3년간 4906곳의 저수지 관리 및 보수에 예산 224억원(2011년 74억, 2012년·2013년 각 75억원)을 투입했다. 제방 정비 예산의 경우 저수지 한 곳당 고작 47만원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농촌지역에서 노후 저수지의 유실 또는 붕괴 등으로 인한 인명 및 재산 피해 우려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경북지역도 저수지의 76.6%인 4251곳이 축조된 지 50년이 넘는다. 특히 지난 12일 경주시 안강읍 산대저수지 붕괴 사고 이후 지역 재해 우려 노후 저수지 229곳을 대상으로 긴급 안전점검한 결과 33곳이 누수 또는 균열 현상 발생으로 보수가 시급하지만 관련 예산은 단 한 푼도 없다. 시·군 등은 장마철을 앞두고 예비비를 투입해 붕괴 우려가 큰 곳부터 단계적으로 정비한다고 하지만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자치단체 관계자들은 “저수지의 안전상태를 제대로 점검하고 관리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예산이 필요하지만 지방재정 여건상 역부족이다”면서 “정부는 농어촌공사로 관리를 일원화하든지, 아니면 자치단체에 국비를 지원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대구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추경예산안 의결] 16조1000억 나랏빚 내야… 재정 건전성 악화

    2009년 28조 4000억원의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했을 때 적자 국채 발행 규모는 전체 재원의 55%인 16조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추경이 17조 3000억원으로 줄었지만 빚을 내야 하는 금액은 16조 1000억원으로 비슷하다. 추경 재원 중 적자국채 비율은 93.1%로 뛰었다. 세계잉여금(3000억원), 한국은행 잉여금 추가액(2000억원), 기금 여유자금 등 정부의 가용 재원이 1조 2000억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경기침체로 지난해 세수가 2조 8000억원이나 덜 걷히는 등 나라살림 사정도 크게 어렵다. 적자 국채 발행은 재정건전성의 악화를 뜻한다. 올해 일반회계 적자 국채 발행액은 8조 6000억원에서 24조 7000억원으로 눈덩이처럼 커진다. 재정수지 적자는 4조 7000억원에서 23조 5000억원으로, 국가채무는 464조 6000억원에서 480조 5000억원으로 각각 증가한다. 그 결과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수지는 균형 수준인 -0.3%에서 -1.8%로, 국가채무는 34.3%에서 36.2%로 각각 오를 전망이다. 지난해 예산안을 짜면서 올해 걷힐 세금을 과다하게 책정한 부메랑이 고스란히 나랏빚으로 되돌아왔다. 정부는 재정건전성 악화 우려에 대해 경기활성화를 통해 재정건전화의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구체적인 재정건전화 방안은 다음 달 재정전략회의 등을 거쳐 2013~2017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반영할 계획이다. 추경에 따른 국고채 물량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조기상환 등 시장조성용 국채 발행물량을 대폭 줄여 총발행 규모를 당초보다 8조 9000억원 늘어난 88조 6000억원으로 묶기로 했다. 올해 추경 편성의 부담을 앞으로 어떻게 메울 것인지도 관심거리다. 야당을 중심으로 ‘재정건전성 확보를 위해 소득세·법인세 등의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증세 주장에 대해 “불황기에 세금을 더 걷으면 경기 둔화가 더 심해진다”면서 선을 긋고 있다. 경제활성화와 증세 등 ‘엇박자 정책’을 함께 펼치면 정부에 대한 신뢰가 낮아질 수 있다는 점도 이유로 들고 있다. 김승래 한림대 경제학과 교수는 “국가부채 증가에 따른 폐해를 막기 위해서는 추경 재원의 절반은 국채로 하더라도 절반은 소득세 최고세율 구간 인상이나 대기업 위주의 비과세 감면 등을 철회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오늘의 눈] ‘여수 분열의 핵’ 여수시장/최종필 메트로부 기자

    [오늘의 눈] ‘여수 분열의 핵’ 여수시장/최종필 메트로부 기자

    촛불 집회자들을 상대로 “성질대로 한다면 밟아 버리고 싶다”고 했던 김충석 전남 여수시장의 막말을 보도한 지 10여일이 지났지만 아직도 갈등이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악화되고 있다. 김 시장이 언론의 집중포화를 맞고 낸 사과문이 자기변명에 지나지 않은 데다 갈등을 해결하려는 의지도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김 시장은 개인 이익이 아닌 여수시 발전을 위해 추운 겨울을 비롯해 지난 5개월간 촛불 집회했던 사람들의 명예를 말 한마디로 곤두박질쳐버려 놓고는 달랑 사과문 한 장 내놓았을 뿐이다. 지난 15일에는 여수지역 40여개 사회단체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지역 사회의 화합과 단합을 촉구할 정도로 여수시는 반목과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여수시는 지난해 8월 여수엑스포의 성공적 개최를 디딤돌 삼아 세계 4대 미항을 꿈 꾼다. 하지만 여수시는 엑스포 폐막 이후 대형사고가 잇따라 터져 연일 언론의 뭇매를 맞는 도시로 변했다. 시의 아픔과 분노를 보듬고 가야 할 여수시장이 감정을 추스르지 못하고 시민들을 자극하는 일이 벌어져 ‘시장과 시민단체의 싸움’으로 격화되고 있다. 민주통합당 텃밭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된 재선의 김 시장은 73세의 노익장을 과시하며 국제행사를 유치하는 등 내년 6월 지방선거 출마를 목표로 여전히 왕성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진심이 담겨 있지 않은 지자체장 행보는 민심의 싸늘한 눈길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자신을 지지하는 유권자들이나 비판자 모두 여수시민들이다. 이 모든 시민을 아우르고 화합으로 이끌어야 할 주인공은 바로 김충석 시장 자신이다. 뚜렷한 결실 없이 지역사회 분열만 초래한 채 시간은 빠르게 지나가고 있다. 자신의 부적절한 발언을 진심을 담아 사죄하는 용기 있는 행동을 보일 때 시민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고, 통합된 시민 정신으로 세계 4대 미항 여수시로 거듭날 것이란 생각을 해본다. 2007년 11월 26일 밤 9시 50분 프랑스 파리에서 올려 퍼진 ‘여수세계박람회 유치’의 환호성이 깃든 도시로 다시 도약해야 하지 않겠는가. 여수 시민이라는 게 자랑스럽도록. choijp@seoul.co.kr
  • 취득·양도세 면세기준 6억으로 합의

    ‘생애 최초’ 구입 주택에 대한 취득세 면세 조치가 주택면적과 상관없이 ‘6억원 이하’ 주택에 일괄 적용된다. 양도소득세는 면적(85㎡)과 집값(6억원) 가운데 어느 하나의 기준만 충족하면 면세 혜택이 적용된다. 정부와 새누리당, 민주통합당은 16일 국회에서 4·1부동산대책 후속입법 관련 ‘여·야·정협의체’ 2차회의를 갖고 이같이 합의했다. 여·야·정은 생애 최초 구입 주택에 대한 취득세 감면기준을 면적기준은 없애고 금액은 6억원으로 하기로 했다. 또 부부합산소득 기준을 6000만원에서 7000만원으로 높였다. 양도세 한시 면제 기준도 넓어졌다. 면적기준으로 85㎡ 또는 6억원 이하인 경우로 합의했다. 당초 정부안은 면적과 가격기준을 모두 충족해야 해 사실상 강남 일부 아파트만 혜택을 본다는 비판이 있었다. 주택임대차보호법도 개정한다. 전·월세 상한제를 도입하고 최우선변제보증금 인상 등을 논의키로 했다. 준공공임대주택에 대한 주택개보수지원방안 등 추가 유인책도 마련된다. 여·야·정은 또 분양가상한제 폐지, 다주택자양도세중과폐지 및 단기보유 중과 완화, 법인의 양도소득에 대한 추가과세 폐지 등은 관련 상임위원회에서 논의키로 했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 영광의 굴비 굴비의 영광

    영광의 굴비 굴비의 영광

    젓가락질이 쟀다. 석쇠 위 굴비가 노릇노릇 구워지기만을 오매불망 기다렸으니 그럴 만도 했다. 성질 급한 누구는 아예 젓가락을 내던지고 양손으로 머리와 꼬리를 붙들고 수박 먹듯 훑었다. 그 맛있는 게걸스러움에 혹했는지 너도나도 개구쟁이마냥 낄낄대며 따라했다. 굴비 한 두름이래야 순식간이었다. 다른 곳도 아닌 영광에서, 그것도 영광굴비였으니 당연했다. 영광스러운 첫인상이었다. 그게 전부가 아니었다는 점은 더 영광스러웠다. 굴비만으로 완전한 영광 영광군 문화관광해설사 정애임 선생은 “신령 령, 빛 광, 천년의 빛 영광은 지명 그대로 신령스럽고 정신이 살아 있는 고장”이라고 운을 뗐다. 장단이라도 맞추려는 듯 겨울 끝자락에 보슬비가 눈처럼 흩날렸고 희끄무레한 안개는 풍경을 수묵담채화로 그려냈다. 신령스러운 빛으로 지명과 딱 들어맞는 정감을 연출한 것이다. 아무리 그렇다한들 굴비의 영광, 영광의 굴비만 떠오르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찌뿌드드한 하늘과 으슬으슬한 날씨 탓도 컸다. 그랬으니, 영광법성포굴비특품사업단에 들러 직접 굴비를 엮고 한 두름씩 들고 나가 석쇠에 구워 먹을 때의 행복감이 컸을 수밖에…. 새참에 이어 저녁에는 보리굴비, 고추장굴비까지 모조리 맛보고, 다음날 아침에는 조기매운탕도 곁들여 굴비구이를 탐했다. 부드럽고 짭조름한 맛이 먹고 또 먹어도 물리지 않았다. 어찌됐든 영광은 굴비다. 구태여 ‘어찌됐든’이라고 토를 단 이유는 영광은 굴비로서 완전한 동시에 굴비만으로는 온전히 표현되지 않아서다. 굴비로서 완전한 영광은 굳이 부연 설명할 필요도 없겠다. 굴비는 조기를 소금에 절여 말린 것이다. 그 명칭의 유래는 고려 16대 국왕 예종(재위 1105~1122년)때까지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딸을 왕비로 들여 권세를 누렸던 이자겸이라는 외척세력가가 있었는데 반란을 모의했다가 적발돼 영광 법성포로 귀양을 오게 된다. 이곳에서 굴비를 맛본 것인데 그 맛이 너무나 기가 막혔다. 왕에게도 진상하고 싶을 정도였는데 자칫 용서를 빌거나 아부하는 뜻으로 비쳐질까 싶었다. 그래서 ‘굽히지 않겠다’는 뜻을 담아 굴비屈非라고 써서 올렸다는 이야기인데,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 조기를 말리면 구부러지는데 이 모습을 보고 ‘구비仇非 조기’라고 부르던 게 굴비로 변했다는 설도 있으니 이래저래 사연 많은 굴비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1 굴비가 먹여 살린다는 법성포항 풍경 2 영광법성포굴비특품사업단에서는 굴비에 대한 기초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것은 물론 직접 엮는 체험도 할 수 있다. 체험비는 5,000~7,000원 3 노릇노릇 막 구워낸 영광굴비 맛은 가히 일품이다. 식당에서는 굴비정식 메뉴를 4인이 먹을 수 있는 ‘한 상’ 기준으로 팔기도 한다. 식당에 따라 다르지만 굴비백반은 1인당 1만5,000원선, 굴비정식은 2만5,000원에 판매한다 “법성포에는 파리 한 마리 없어요” 단지 그런 연유 때문에 영광굴비가 유명한 것은 아닌가 보다. 예전에야 법성포 앞 칠산바다에서 산란을 위해 북상하던 조기가 엄청 잡혔다지만 지금은 조기들의 이동경로가 바뀌어 그렇지만도 않다. 그래도 영광굴비의 명성에 변함이 없는 이유는, 그만의 맛이 있고 그 맛을 빚어낸 환경이 특별하기 때문인 것 같다. 굴비구이를 사이에 두고 겸상한 정기호 영광군수는 영광굴비 자랑과 영광굴비를 만들어낸 법성포 사랑이 대단했다. “옛날부터 법성포 앞 칠산바다에서 조기가 많이 잡혀서 굴비 만드는 전통과 역사가 깊어요. 그냥 간을 하고 말리는 것도 아닙니다. 영광에서 생산하는 천일염으로 ‘섶간’을 하고 법성포의 천혜의 해풍과 햇빛으로 말려 영광굴비가 탄생하는 것이죠.” 섶간은 영광굴비의 전통적인 염장 방식이다. 다른 곳에서는 염수에 조기를 담가 간을 하지만 영광굴비는 간수를 뺀 천일염으로 한 마리 한 마리 간을 하고 재웠다가 염도가 낮은 염수에 세척한 뒤 엮어 말린다고 한다. 그냥 염수에 간을 한 굴비를 이곳 사람들은 ‘물굴비’라고 하대하는 이유다. 자랑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법성포는 굴비 생산에 지리적으로나 환경적으로도 최적의 자연조건을 갖췄어요. 신기하게도 법성포에는 파리가 한 마리도 없다는 것만 봐도 그렇습니다.” 그물망을 치지 않아도 사시사철 위생적으로 말릴 수 있는 환경이라는 얘기다. 실제로 법성포 굴비거리를 걸어 보니 파리는 전혀 눈에 띄지 않았고, 수백 수천개의 굴비두름은 그대로 바람과 햇살을 맞고 있었다. 겨울이니 그렇겠거니 싶었다. 쉬이 믿겨지지 않는 ‘파리 전무’의 진실은 언젠가 한여름에 찾아가 확인해 볼 요량이다. 1, 2, 3 영광은 신안과 함께 천일염 생산지로 유명하다. 영광굴비는 이곳에서 생산된 소금으로 섶간을 한다 바람과 햇살과 천일염이 만들다 대신 영광의 천일염 생산현장은 직접 확인했다. 영광은 신안과 함께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천일염 생산지다. 16km에 이르는 갯벌과 오뉴월의 따뜻한 햇볕, 4월부터 불어오는 북서풍인 하늬바람이 빚어낸 소금이다. 염산 지역의 영백염전을 비롯해 백서영농조합법인, 황통영농조합법인 등의 대규모 염전이 영광 갯벌 천일염의 명성을 쌓고 있다. 염전 수만 해도 120여 개에 이른다. 도자기판 염전으로 유명한 영백염전에서는 현대화된 시설을 통해 최상의 품질로 태어나는 천일염의 생산과정과 현장을 체험했다. 이 천일염 역시 영광 법성포 굴비의 맛을 빚는 요소 중 하나이니 황금만큼 귀한 소금이다. 비굴해지더라도 먹고 싶고 다시 먹고 싶어서인지 영광굴비는 비싸다. 법성포에서도 한 두름(20마리)에 싸게는 2만원, 비싸게는 100만원을 훌쩍 넘는다. 시세차익을 노린 가짜 영광굴비가 판을 치는 것도 다 높은 몸값 때문이다. 영광굴비는 조기 중에서도 참조기만을 사용하는데 비슷하게 생긴 부세, 보구치, 수조기, 꼬마민어 등으로 만든 가짜 영광굴비에서부터 중국산 조기로 만든 가짜까지 파다하다. 일반적으로 굴비 머리에 다이아몬드 모양이 있으면 진짜라고 알고 있는데, 유사조기들도 마찬가지여서 위험이 따르는 상식이라고 한다. 어디서 잡혔는지는 진실을 알려주지 않으면 사실상 확인할 길이 없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가짜에 대처하는 자세 진짜 영광굴비는 어떻게 구별할까? 하도 가짜가 판을 치니 첨단기술까지 동원됐다. 고유인증번호는 물론 생산지와 생산자 정보 등을 담은 QR코드를 부여한 것이다. 대략 10만원 이상의 중고가 제품의 경우 뚜껑을 열면 진품 영광굴비임을 알리는 음성 녹음이 자동으로 흘러나온다. 영광법성포굴비특품사업단이 알려주는 진품 구별법은 이 진품인증태그를 확인하는 것이다. 특품사업단 건물은 굴비 박물관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직접 구매도 할 수 있는 것은 물론 굴비 엮는 체험도 할 수 있으니 ‘영광굴비투어’의 출발지로 삼아도 좋겠다. 여기서 구입하는 것만큼 확실한 방법도 없겠다 싶어 4만원짜리 영광굴비 한 두름을 들고 왔더니 한동안 밥상머리 즐거움이 컸다. 법성포 굴비거리를 걷노라니, 영광 법성포의 바람과 햇볕을 머금고 이곳의 방식대로 탄생한 굴비라면 어디에서 잡혔든, 어떤 조기로 만들어졌든 그 나름의 가치가 있지 않은가 싶었다. 방점은 어디까지나 영광 법성포에 찍혀야 마땅하다는 생각에서였다. 단, 속이지도 속지도 말아야 하겠지만…. ●영광 볼거리 영광에는 굴비 말고도 다양한 매력이 곳곳에 숨어 있다. 우선 문화관광해설사 정애임 선생이 뗀 운에서 실마리를 찾았다. ‘정신이 살아 있는 신령스러운 빛의 고장 영광’이라는 표현 속에는 영광이 품은 종교적 색채가 묻어 있다. 3대 종교가 깃들여져 있는 곳 다시 법성포다. 영광 법성포는 인도의 승려 마라난타가 384년에 백제에 불교를 전파하면서 최초로 발을 디딘 곳이다. 법성포의 법法은 불교를, 성聖은 성인인 마라난타를 뜻한다고 한다. ‘백제불교최초도래지’는 법성포를 통해 백제불교를 전한 마라난타를 기념하기 위해 조성한 거대한 야외 박물관이다. 석가모니의 출생과 고행까지의 과정을 23개의 원석에 간다라 조각기법으로 음각한 부용루를 비롯해 간다라 유물전시관, 탑원, 4면 대불상이 들어서 있다. 부용루를 거쳐 4면 대불상이 있는 정상까지 오르면 호젓한 경치가 펼쳐진다. 마라난타가 제일 처음 지은 사찰이 바로 ‘불갑사’다. 불佛은 불교를, 갑甲은 처음, 으뜸을 뜻하니 절 이름에도 이런 의미가 담겨 있다. 불갑사도 불갑사이지만 이곳에서 9월경에 열리는 상사화(꽃무릇)축제도 유명하다. 상사화의 꽃말은 ‘이뤄질 수 없는 사랑’이다. 잎이 진 뒤에야 꽃이 피니 서로 영원히 만나지 못한 채 사무치게 그리워만 해서다. ‘화엽 불상견 불상초花葉 不相見 相思草’의 한이 서린 꽃이다. 상사화 3대 군락지는 영광 불갑사, 함평 용천사, 고창 선운사인데 이곳의 규모가 가장 크다. 그래서 9월 상사화 꽃이 피면 불갑사 인근은 그야말로 빨간 융단이 깔린다고 한다. 백제불교최초도래지 뒤편으로는 숲쟁이꽃동산이 조성돼 있는데 이곳도 봄이면 꽃이 만발하고 활엽수림이 싱그러워 호젓한 산책을 즐기기에 좋다. 1 칠산바다를 따라 조성된 노을산책로를 따라 걸으면 노을전시관이 있다. 바다를 감상하며 노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2 마라난타가 최초로 세운 절인 불갑사. 불갑사 주변은 국내 최대 상사화 군락지여서 9월에는 빨간 융단이 깔린다 3 원전에서 나온 온배수를 활용해 운영되고 있는 에너지아쿠아리움. 기대보다 규모가 크고 수중생물도 다양하다 원자력에서 노을까지 영광은 원불교의 발상지이기도 하다. 원불교 창시자 박중빈 교조가 깨달음을 얻었다는 영산성지를 비롯해 박중빈의 생가 터, 기도를 올렸던 바위 등이 영광에 남아 있다. 기독교 정신도 깃들여져 있다. 6·25 전쟁 당시 북한군의 교회 탄압에 맞서 신앙을 지키다 순교한 신자들이 염산교회에 77명, 야월교회에 65명이나 된다. ‘기독교인순교지’는 이들 순교자들을 기리고 있다. 이 밖에도 원자력 발전의 원리와 안전성 등을 홍보하는 ‘원전홍보전시관’과 원전 온배수로 꾸민 ‘에너지아쿠아리움’,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 중 9번째로 선정된 바 있는 ‘백수해안도로’, 해변을 따라 조성된 ‘노을산책길’과 ‘노을전시관’, ‘불갑저수지 수변공원’, ‘가마미해수욕장’ 등이 굴비 너머의 다채로운 영광을 채색하고 있다. 모든 관광지가 무료입장이니 이 또한 영광의 매력이다. 여행의 피로는 노을전시관 인근에 있는 ‘영광해수온천랜드’에서 칠산 바다를 조망하며 온천욕으로 풀 일이다. 글·사진 김선주 기자 취재협조 영광군 www.yeonggwang.go.kr travie info 영광법성포굴비특품사업단 법성포 내 400여 개 굴비생산업체들로 구성됐다. 영광법성포굴비의 가공, 보관, 유통, 홍보 활동을 펼치고 있다. 회원업체가 생산하는 제품에 한해 전남품질인증마크가 부착된다. 굴비의 생산과정과 요리법을 홍보하고 있으며 엮기 체험과 구매도 가능하다. 주소 전남 영광군 법성면 진내리 1-2 문의 061-356-1657 백제불교최초도래지┃주소 전남 영광군 법성면 진내리 812 문의 061-350-5999 영광해수온천랜드┃주소 전남 영광군 백수읍 대신리 764 문의 061-353-9988 불갑사┃주소 전남 영광군 불갑면 모악리 8 문의 061-353-8258 에너지 아쿠아리움┃주소 전남 영광군 홍농읍 계마리 514 문의 061-357-2405 영광 노을전시관┃주소 전남 영광군 백수읍 대신리 764 문의 061-350-5600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시급 4300원’ 받는 대통령은 누구?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의 월급이 새삼 화제가 되고 있다. 알바로 가르시아 리네라 볼리비아 부통령은 11일(현지시각) 라디오인터뷰에서 “모랄레스 대통령이 국가원수지만 택시기사보다 적은 돈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볼리비아에선 대통령령 때문에 한바탕 소란이 일었다. 대통령의 국내외 여행 때 동행하는 가족에게 수당을 지급한다는 내용의 대통령령이 나오자 “재정낭비” “대통령가족 특혜”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입장이 곤란해진 모랄레스 대통령은 서둘러 대통령령을 폐지했다. 대통령의 월급이 턱없이 낮다는 부통령의 발언은 이런 와중에 나왔다. 리네라 대통령은 “모랄레스 대통령의 월급을 시급으로 환산하면 27볼리비아노스(약 4300원)를 받는다.”고 말했다. 그는 “미장이와 택시기사의 시급도 하루 5달러(약 5650원)정도 된다.”면서 “모랄레스 대통령은 검소하기로는 세계적인 모범 인물”이라고 강조했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지난 2006년 근검절약의 모범을 보이겠다면서 대통령의 월급을 절반 이하로 깎았다. 현재 모랄레스 대통령의 월급은 미화 2155달러, 우리나라 돈으로 약 243만원이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저수지 붕괴, 노후 관수로 누수탓”…용수 공급 내년에야 정상화될 듯

    지난 12일 발생한 경북 경주의 산대저수지 붕괴 사고의 원인은 저수지의 용수를 밖으로 빼내기 위해 제방 밑에 매설된 노후 관수로의 누수 때문으로 밝혀졌다. 한국농어촌공사 경주지사는 14일 “이번 저수지 붕괴는 장기간의 관수로 누수로 인해 토사 유출 현상이 심화되면서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경주지사는 저수지에 대한 전문가와 관계기관의 정밀안전진단(댐 토질 및 사면, 홍수량 분석 등)을 거쳐 전면 보강 또는 부분 보수 등 복구 범위를 결정할 계획이다. 이로써 산대저수지의 용수공급 등 기능 정상화는 내년 이후에야 가능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산대저수지의 용수를 공급받았던 농경지에는 인근 하곡저수지(478만 3000t), 옥산저수지(213만 9000t)의 물이 공급된다. 경주지사는 우선 사고 3일째인 이날까지 굴착기 10대 등 중장비와 인력 500여명을 투입해 저수지 인근 침수피해를 당한 주택·상가와 도로 등에 대한 응급복구를 마무리했다. 매몰 농경지에 1.5㏊에 대한 복구작업은 20일까지 이어진다. 경찰은 ‘저수지·댐의 안전관리 및 재해예방에 관한 법률’에 따라 농어촌공사 저수지 안전관리책임자 등을 상대로 사고 경위와 안전 관리 소홀 여부 등을 조사 중이다. 이런 가운데 사고 저수지와 150~200여m 떨어진 곳의 경주 안강읍 산대1리 주민들은 “사고 발생 1주일쯤 이전에 저수지의 물이 평소보다 많이 샌다고 관계 당국에 신고했으나 별다른 조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저수지 둑 붕괴 사고로 인근 주택과 상가 11동과 차량 13대 등이 피해를 입는 등 2억 1400만원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경주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미분양 탈탈탈 털어라

    ‘기회다. 털어라!’ 박근혜 정부 출범 후 첫 부동산 활성화 방안인 ‘4·1대책’을 계기로 건설사들이 ‘미분양 털기’에 나섰다. 양도세, 취득세 혜택에다 새로운 혜택까지 있으니, 몇 년간 안고 있던 묵은 아파트를 이번에 털어내겠다는 것이다. 시장 회복에 따른 기대감과 함께 신규 분양 주택과 미분양 아파트는 5년간 양도세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어 신규 분양 시장에도 활기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14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실제로 입지가 좋은 미분양 아파트를 중심으로 문의가 늘면서 건설업체들은 분위기를 놓칠세라 실수요자들의 구미를 당기는 혜택들을 속속 내놓고 있다. 최근에는 전용면적 85㎡ 이하에만 국한됐던 취득세 감면 등의 혜택을 85㎡ 이상으로 확대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진행되고 있어 중대형 미분양 해결에도 도움을 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생긴다. 경기 용인시 신봉도시개발지구 5, 6블록에 위치한 ‘수지 신봉센트레빌’은 4·1대책과 함께 회사 보유분 물량에 대해 파격적인 분양가 할인에 들어간다. 최대 30% 할인을 선보였다. 전용 149㎡의 경우 30%의 할인이 들어갈 경우 2억원 이상의 할인 혜택을 볼 수 있어서 5억원대에 내 집 마련이 가능해지게 됐다. 이 아파트는 총 940가구로 전용면적 84~149㎡로 구성된다. 지하철 신분당선의 연장선인 성복역을 이용하면 광교신도시까지 정거장 1~2곳이면 오갈 수 있다. 경기 고양시 삼송지구 A17블록 ‘삼송 동원로얄듀크’는 기존 대출 60% 대출이자 지원, 전세 분양 계약조건 등의 혜택에 이어 최근에는 이사비용 지원 등 추가적인 혜택도 고려 중이다. 이 아파트는 전용 84㎡ 300가구, 110㎡ 100가구, 116㎡ 198가구, 총 598가구이다.모두 남향으로 배치됐으며 남동향으로 배치된 동은 북한산 조망이 가능하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인천서창(2)지구 잔여 미분양 주택의 중도금 전부를 잔금으로 넘겨 주는 혜택을 실시했다. 미분양 잔여 가구에 대해 계약체결 때 계약금 5%, 3개월 후 추가로 5%를 내면 중도금 없이 나머지 분양대금 90%를 입주 시 잔금으로 내면 된다. 기존 중도금을 계약 체결 후 4회에 걸쳐 나눠 내던 방식에서 중도금 전부를 잔금에 이월해 한꺼번에 받는 파격적인 조치다. 인천서창(2)지구 6블록은 전용면적 74~84㎡ 855가구로 구성됐다. 분양가도 3.3㎡당 700만원대로 저렴하다. 대방건설은 부산 강서구 명지국제신도시에서 대방노블랜드 오션뷰 아파트를 분양 중이다. 고급아파트에서나 적용되었던 시스템에어컨(3대), 빌트인냉장고, 입면분할창호 등을 한시적 혜택으로 제공한다. 중도금 전액 무이자, 발코니 확장 무상시공도 지원한다. 이 아파트는 4만 1000여㎡의 대지 면적에 전용 84㎡ A/B형 737가구로 지어진다. 단지 바로 앞에 유치원 및 초등학교 부지가 계획돼 있다. 낙동강 및 남해와 인접해 있어 감상할 수 있는 조망탑도 별도로 계획됐다. 일부 건설사들은 분양 일정을 앞당기고 있다. 4·1대책의 온기가 살아 있을 때 분양을 진행하겠다는 것이다. 현대산업개발이 4월 말에 분양 예정인 경기 남양주시 별내지구 ‘별내2차 아이파크’는 당초 분양시기를 새 정권 대책 발표 시점에 맞췄다. 보금자리 물량도 이에 맞춰 분양시기를 조정했다. 동원개발은 경기 하남미사지구 A22블록 ‘하남미사 동원로얄듀크’를 당초에는 빠르면 올 10~11월쯤 분양을 계획했으나, 시장 분위기에 편승해 8월로 앞당긴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하지만 깎아준다고 무조건 달려들면 큰코다치는 수가 생긴다. 기존의 미분양 가구는 부동산경기 침체의 영향도 있지만 결국 가격이나 입지 등의 문제로 수요자들에게 외면받았던 것들이다. 이 때문에 입지와 주변 주택가격 등을 꼼꼼히 체크해야 한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서울과 수도권에 알짜 미분양이 있다고 이야기를 하지만 미분양이 대량으로 발생한 지역은 기본적으로 교통이나 주거환경 등 입지가 좋지 않은 곳들이 대부분”이라면서 “건설사들이 별다른 이유 없이 분양가를 깎아주겠느냐”고 되물었다. 4·1대책의 혜택에 대해서도 꼼꼼히 점검하는 게 좋다. 혜택이 적용되는 시점이 국회 상임위원회를 통과하는 시점인 만큼 상황을 지켜보면서 계약을 해야 한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대책 발표 후에 이런저런 변경안이 나오고 있지만 아직 확정적인 것은 없다”면서 “수요자의 입장에선 급하게 마음을 먹기보다 상황을 지켜보면서, 정책이 확정된 뒤에 들어가도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충고했다. 과도한 수익을 바라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금 부동산 가격이 많이 싸졌다고 하지만 아직도 경기의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면서 “이번에 거래가 일부 정상화되는 측면이 있겠지만 가격이 과거처럼 반등할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엔저 방치하면 내년초 세 번째 금융위기 우려”

    “엔저 방치하면 내년초 세 번째 금융위기 우려”

    일본 엔화 약세로 인해 우리나라가 내년 초 세 번째 금융위기를 겪을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오정근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오는 22일 한국경제학회와 금융연구원이 공동 주최하는 금융대토론회를 앞두고 14일 미리 내놓은 ‘대내외 경제상황과 통화 재정환율 거시경제정책 방향’ 주제발표문에서 이같이 지적했다. 오 교수는 “한국 경제가 조로(早老) 현상과 일본의 고강도 엔저 전략 때문에 큰 타격에 직면했다”면서 “확장적인 통화·재정·환율 정책을 써야 한다”고 주문했다. 엔화 환율은 달러당 100엔 돌파 초잃기에 들어간 상태다. 지난해 10월 100엔당 1400원대이던 원·엔 환율은 최근 1100원선으로 떨어졌다. 오 교수는 “경험적으로 엔화 약세 국면에서는 ‘엔화 약세→수출기업 경쟁력 약화→경상수지 악화→금융위기’의 악순환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위기에 앞서 1995년 4월부터 1997년 2월까지 23개월 동안 원·엔 환율이 100엔당 900원대에서 700원대로 떨어졌고, 2008년 외환유동성 위기에 앞서서도 2004년 1월부터 2007년 7월까지 100엔당 1100원대에서 770원대로 환율이 하락했다는 것이다. 최근 엔화 약세 흐름에 한국이 긴장해야 하는 이유다. 대외적으로 엔화가 문제라면, 대내적으로는 경기 상황이 외환위기나 2003년 카드사태 때 못지않다고 오 교수는 우려했다. 그는 “제조업가동률, 광공업생산지수, 비농가취업자수 등을 종합한 통계청의 경기동행지수를 보면 2011년 1월부터 올 2월까지 26개월째 경기가 수축 국면에 있다”면서 “외환위기 때는 27개월, 카드사태 때는 28개월의 경기 수축기를 거쳤다”고 지적했다. 오 교수는 성장률 저하 공포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적절한 환율정책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0.5% 포인트 이상 기준금리 인하 ▲20조원 규모의 재정지출 추가 확대 ▲원·달러 환율 100원 상승 유인 등 정책별 경제성장률 변화 시나리오를 연구한 결과, 환율 상승 유도-재정 지출 확대 순으로 정책효과가 크게 나타났다고 공개했다. 오 교수는 “환율정책을 적절하게 펴면 올해 경제성장률을 2.9%, 내년 경제성장률을 4.2%까지 높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한은이 총액대출 한도를 늘려 유동성을 더 공급하거나 정부가 토빈세 등 환율 안정을 위한 자본이동관리제도 도입 검토를 서둘러야 한다”고 제안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울산 삼성정밀화학 공장서 염소 누출

    울산 삼성정밀화학에서 유독물질인 염소가스가 누출돼 작업하던 근로자 등 6명이 가스를 흡입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14일 오전 10시 10분쯤 울산시 남구 여천동 삼성정밀화학 전해질 공장에 있는 염소처리 공정에서 염소가스 4㎏가량이 누출됐다. 이 사고로 근로자 이모(34)씨 등 2명과 인근회사 근로자 4명 등 6명이 가스 흡입으로 부상했다. 누출사고는 전해질 공장 인근의 다른 회사 직원들이 “이상한 냄새가 나 머리가 아프다”며 퇴근하다가 경찰에 알려 경찰과 소방당국이 함께 출동해 확인했다. 병원으로 이송된 6명 모두 경미한 부상으로 간단한 검진을 받았으며 건강에 이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스가 누출되자 공장에서 근무하던 직원 20여명은 긴급 대피해 피해를 당하지 않았다. 회사관계자는 “이날 사고는 염소처리 과정에서 액체염소 공급 펌프가 갑자기 작동을 멈춰 재가동시키는 과정에서 발생했으며 오전 11시쯤 정상화됐다”고 밝혔다. 울산시는 극소량의 염소가스가 공장 밖으로 누출돼 2차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사고가 난 공장은 시멘트와 페인트 첨가제와 의약용 캡슐과 코팅제 등 건축, 산업, 섬유, 수지, 의약 등 산업분야에 사용되는 기초 재료를 생산하고 있다. 울산시와 경찰 등은 현재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울산 박정훈기자 jhp@seoul.co.kr
  • 한달 전 ‘붕괴 판정’ 받은 그 둑, 결국 터졌다

    한달 전 ‘붕괴 판정’ 받은 그 둑, 결국 터졌다

    경북 경주에서 저수지의 둑이 터져 농경지와 도로·상가 등이 물에 잠기는 피해를 입었다. 사고가 난 저수지는 한 달 전 정기점검에서 붕괴 우려가 있다는 판정을 받았으나 보수가 이뤄지지 않아 예고된 인재라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오후 2시 5분쯤 경주시 안강읍 산대리 산대저수지의 둑이 터졌다. 이 저수지는 저수량 24만 6000t 규모이고 둑 길이 210m, 높이 12.2m이다. 이 가운데 중간 부분의 가로 10m, 세로 11m 정도가 유실됐다. 이 사고로 저수량의 70%인 16만 2000t이 두 시간여 동안 인근 지역을 덮쳤다. 이로 인해 농경지 1만여㎡가 물에 잠기거나 유실됐고 도로에 물이 넘쳐났다. 또 차량 10대와 상가 20채가 물에 잠겼고 주택 등에는 토사가 흘러들었다. 국도 28호선도 침수로 한때 통제됐다. 하지만 터진 물이 주변 아파트 지역이 아닌 안강운동장 방면으로 많이 흘러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저수지 주변은 평지로 돼 있으나 남동쪽 인근에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 있고 저지대에는 주민 1400여명이 거주하고 있다. 둑이 터지자 경주시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이날 오후 2시 50분쯤 주민 대피령을 내렸다. 주민 1000여명이 어린이집과 상가, 산대초등학교 등으로 대피했다. 경주시는 오후 4시 30분쯤 주민 대피령을 해제했다. 경찰은 용수로로 물이 빠져나가는 수문 주변이 유실되면서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둑 아랫부분에 콘크리트로 설치된 용수로 주변의 흙이 유실되면서 둑이 터졌다는 것이다. 용수로 주변은 다른 쪽보다 다소 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찰 관계자는 “저수지가 오래된 데다 만수위에 99%의 높은 저수율과 높은 수압 때문에 붕괴 사고가 난 것으로 보인다”면서 “흙으로 축조된 저수지여서 수압 때문에 아랫부분에서 물이 샌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은 저수지 안전관리 책임자를 불러 조사한 뒤 관리 소홀이 확인되면 사법처리하기로 했다. 사고가 나자 경주시는 공무원 등 260명과 덤프트럭 3대, 굴착기 3대 등을 투입해 복구작업을 벌였으나 많은 물이 흘러나와 어려움을 겪었다. 이 저수지는 1964년에 조성됐으며 비를 모아 농사에 이용하는 큰 못이다. 산대저수지는 지난달 13일 농어촌공사의 정기점검에서 부분 침하와 균열, 누수, 세굴, 침식 등의 현상이 곳곳에서 나타나 붕괴 우려가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종합평가는 D등급으로 나왔다. A∼E등급 가운데 D등급은 재해 우려가 있어 보수를 해야 한다는 판정이다. 이에 따른 대책으로 정밀안전진단 대상지로 분류했지만 사업비가 확보되지 않아 정밀진단이나 보수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주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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