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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니 인프라 최대 67억달러 사업에 韓기업 참여

    인니 인프라 최대 67억달러 사업에 韓기업 참여

    박근혜 대통령은 16일 청와대에서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인도네시아 경전철과 가스·발전 사업 등 최대 67억 달러(7조 8825억 5000만원)에 이르는 인도네시아 인프라 사업에 우리 기업이 참여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가스 부문에서 6억 달러짜리 사업 참여 양해각서(MOU)가, 경전철 사업에서 21억 달러 MOU가 맺어졌으며 발전 부문에선 우리 기업의 인도네시아 현지 프로젝트 사업 수주(총 40억 달러)를 지원한다는 내용의 구두 논의가 이뤄졌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청와대에 따르면 경전철 사업과 관련, 한국철도시설공단은 인도네시아 정부가 추진하는 자카르타 경전철(LRT) 1단계 구간 사업을 사실상 수주했다. 사업 관리를 포함해 전기·통신·신호 등 철도운영시스템 구축 등을 맡게 된다. 청와대는 “나아가 인도네시아가 발전·교통 시설 관련 인프라를 집중 개발하기 위해 추진하는 제3차 중기개발계획(2015~2019년)에도 한국 기업들의 시장 참여 기회가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두 나라는 수산·해양 산업 전반에 걸쳐 협력사업을 발굴하고 추진하는 내용의 해양협력 MOU, 방송·영화 콘텐츠와 패션 등의 창조산업 교류 활성화를 위한 창조산업협력 MOU도 체결했다. 또한 박 대통령은 최근 한국산 열연강판과 스테인리스 냉연강판에 대해 예정된 반덤핑 규제조치를 재고해 줄 것과 인도네시아 정부가 자동차와 철강 등 65개 품목에 대해 한·아세안 자유무역협정(FTA) 특혜관세율보다 높은 세율을 적용하는 관행 등을 수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대우조선, 세계 최초로 FLNG 인도

    대우조선, 세계 최초로 FLNG 인도

      대우조선해양이 세계 최초로 액화천연가스 부유식 생산·저장·하역설비(FLNG) 인도에 성공했다. 대우조선은 말레이시아 국영석유회사인 페트로나스로부터 수주한 FLNG 건조가 완료돼 14일 거제 옥포조선소를 떠났다고 16일 밝혔다. 페트로나스 FLNG는 이달 말 말레이시아 사라와크주 북서부 해역에 위치한 카노윗 가스전에 도착할 예정이다. 이후 약 5개월 간 현지 설치 및 시운전 과정을 거쳐 10월부터 연간 최대 120만t에 달하는 LNG를 생산할 계획이다.  FLNG는 해상에서 가스를 채굴해 정제, 저장, 하역까지 모든 생산 과정을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는 해양플랜트다. 기존 해양가스전의 LNG 생산 방식에 비해 생산 효율성이 높고 비용 절감 효과가 커 차세대 해양 설비로 각광받고 있다. 김장진 대우조선 사업본부장(전무)은 “해양플랜트 프로젝트가 예정대로 인도되고 있어 경영 정상화에 큰 힘이 되고 있다”면서 “올해 인도 예정인 나머지 7기도 적기 인도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경전철 사업 수주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경전철(LRT) 사업을 사실상 따냈다.  국토교통부는 한-인니정상회담을 계기로 철도시설공단이 인도네시아 자산관리공사인 작프로(JAKPRO)가 발주한 자카르타 경전철 1단계 사업에 참여하기로 했다고 16일 밝혔다. 본계약은 오는 8월쯤 맺을 예정이다.  자카르타 경전철은 모두 20㎞로 1단계(5.8㎞)와 2단계(14.2㎞)로 나뉘어 사업이 추진된다. 이중 철도시설공단은 경전철 1단계 사업 가운데 1500억원이 투입되는 사업관리와 전기·통신·신호 등 철도운영시스템 구축을 맡는다. 2단계(8000억원 규모)사업은 민자로 건설돼 별도 발주될 예정이다.  1단계 구간은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이 열리는 2018년 8월 이전에 개통하는 것이 목표다. 이르면 2018년 2월께 완공될 전망이다. 권혁진 철도정책과장은 “철도운영시스템을 패키지 형태로 외국에 수출하기는 처음”이라며 “동남아시아 철도시장에서 한국의 사업수주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박철환 해남군수 인사비리 혐의로 구속

    광주지검 특수부(부장 노만석)는 13일 뇌물을 받고 인사기록 등을 조작한 박철환 전남 해남군수를 직권남용과 허위공문서 작성·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고 밝혔다. 박 군수는 함께 구속된 비서실장 A씨로부터 수천만원을 받고 일부 직원의 근무성적평정 순위를 조작, 부당한 인사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해남군 발주 공사의 업체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도 조사 중이다. 감사원은 앞서 지난해 10월 해남군이 2011~2015년 직원 근무성적평정 순위를 조작, 인사가 이뤄진 사실 등을 적발해 검찰에 수사를 의뢰한 바 있다. 이번 박 군수의 구속으로 해남군은 2007년 박희현, 2010년 김충식 군수에 이어 내리 3대째 군수가 비위를 저질러 중도에 하차하면서 행정 공백 사태를 빚게 됐다. 박 군수의 전임인 김충식 전 군수는 2010년 지역 공사를 수주하도록 도와주고 경관 조명업체로부터 1억 9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돼 군수직을 그만뒀다. 박 군수는 김 전 군수의 중도 하차에 따라 보궐선거로 후임자가 된 이후 임기 4년을 마치고 올해 재선 3년째였다. 박희현 전 군수도 직원 6명으로부터 인사청탁을 대가로 1억 1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돼 결국 옷을 벗었다. 해남군은 박 군수의 구속에 따라 양재승 부군수의 군수 권한대행 체제에 들어갈 전망이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데스크 시각] 일본을 본보기로 삼자/이종락 산업부장

    [데스크 시각] 일본을 본보기로 삼자/이종락 산업부장

    기자가 도쿄 특파원으로 재직한 2010년부터 2013년까지 4년간 일본 경제는 고난의 시기를 겪었다. 엔고로 인해 철강, 조선, 해운업계는 글로벌 시장에서 펼친 한국 기업과의 수주전에서 연전연패하며 고배를 마셨다. 더욱이 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터져 일본 경제는 거의 아사 직전에 이르렀다. 그런데 2016년 5월 지금은 어떤가. 일본의 철강, 조선, 해운업계는 혹독한 구조조정을 거친 뒤 중국의 저가 수주 공세에도 견실하게 버티고 있다. 반면 우리 업계는 그동안 차일피일 미루던 부실 기업 구조조정이 가장 뜨거운 이슈로 떠올랐고, 해운·조선업의 구조조정이 중심에 있다. 왜 이런 역전 현상이 벌어졌을까. 먼저 양국 간 기업 문화를 지적하고 싶다. 일본의 기업 풍토는 매사를 중장기적 관점에서 바라보면서 착실히 대비한다. 반면 국내 업계는 업종을 불문하고 매우 근시안적이고 단기적 관점에서 경영을 추구하는 경향이 강하다. 1950년 이후 세계 최고의 자리를 유지해 온 일본의 조선산업은 한국과 중국에 크게 뒤지자 불황 극복과 생존을 위해 두 가지 해법을 제시했다. 가격경쟁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베트남 등 신흥국으로 진출했다. 에코십과 같은 경쟁력 있는 친환경 선박을 개발, 공급함으로써 선박 수요를 흡수했다. 미쓰비시중공업은 2012년 4~9월 조선부문이 적자로 전환하는 등 경영 상태가 악화됐다. 수주량의 최고점이었던 2006년 대비 3분의1 정도 가동률이 저하됐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인도의 대기업과 기술 제휴를 맺고 해외 진출을 가속화했다. IHI 자회사인 IHIMU와 유니버설조선도 생존을 위해 합병했다. 과거 일본은 전 세계 조강 생산량 1위를 자랑하던 철강 왕국이었다. 1970년부터 1997년까지 무려 28년간 조강 생산량 세계 1위에 올랐던 일본의 철강 산업은 2000년대 들며 침체의 길을 걸었다. 2006년 룩셈부르크의 철강회사 아르셀로와 인도의 철강회사 미탈이 합병한 아르셀로미탈의 등장과 함께 1위 자리를 내준 신일본제철은 2010년에는 6위까지 추락했다. 부활의 서막을 연 것은 신일본제철과 스미토모금속의 합병이었다. 신일본제철은 2012년 10월 일본 내 3위 기업인 스미토모금속과 합병한 후 ‘신일철주금’으로 재탄생했다. 신일철주금은 합병 이후 중복된 사업부터 정리했다. 하치만(구 신일본)·고쿠라(구 스미모토)·와카야마(구 스미토모)·기미쓰(구 신일본)·도쿄제조소(구 신일본) 등 주요 제철소의 통합 작업에 나섰다. ‘고로 폐쇄’라는 극단적 방법까지 동원하는 과감한 결단을 통해 생산 효율성을 높였다. 이후 신일철주금은 2014년과 2015년 연간 조강 생산량이 각각 4930만, 4490만톤을 기록해 세계 2위와 3위를 차지했다. 일본의 석유화학 업계도 2013년 제정된 ‘산업경쟁력강화법’에 따라 가동중단과 설비축소, 사업철수 등 구조조정을 해 왔다. 국내 석유화학 업계는 북미의 셰일가스를 기반으로 한 저렴한 화학제품의 아시아 시장 대량유입이 시작되는 2018년부터 된서리를 맞을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일본처럼 정상 기업이 부실 기업의 사업부문 중 살릴 수 있는 부문을 인수하도록 적극 지원해야 한다.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이동해야 하는 근로자들을 위한 지원책도 서둘러 준비해 이들 산업이 또다시 일본을 압도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 jrlee@seoul.co.kr
  • [사설] ‘이란 특수’ 치밀한 후속 조치로 결실 키워야

    어제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경제 5단체 초청 경제외교 성과 확산을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이달 초 박 대통령의 이란 방문에 동행했던 사상 최대 규모 경제사절단이 거둔 성과를 토대로 후속 대책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그간 정상 외교를 통한 해외시장 개척은 화려한 팡파르 속에 진행되다가 부실하게 끝맺음되는 일이 다반사였다. 구슬이 서 말이면 뭐하나. 이란을 방문한 기업들이 현지 기업과 맺은 양해각서(MOU) 체결 성과를 꿰어 내야만 보배가 되는 것이다. 기업 측은 이날 금융지원 확대를 한목소리로 요구했다. 민관이 꼼꼼한 후속 조치로 어렵사리 맞은 ‘이란 특수’를 놓치지 말기를 당부한다. 물론 이번에 이란 방문 경제사절단이 기대 이상의 수주를 올렸다지만, 일각에선 회의적 시각을 보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일부를 제외하곤 강제성이 없는 MOU 단계인 데다 최대 52조∼53조원 규모로 알려진 이란 개발 참여 규모도 MOU가 실제 계약으로 이어진 후 2차 공사까지 더한 금액이 아닌가. 그래서 정부가 마치 제2의 중동 붐이 눈앞에 다가온 양 기대치를 부풀려서는 곤란하다. 하지만 지금 한국 경제는 조선·철강·해운·건설 등 주력 산업이 침체되면서 성장 동력을 잃고 있다. 지난달 청년실업률이 10.9%로 4월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데다 조선·해운 분야 구조조정으로 대규모 실직이 이어질 판이다. 냉소하거나 뒷짐을 지고 있기엔 사정이 너무나 절박하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어제 이란과 경제협력을 확대하면 2025년까지 10년간 수출은 845억 달러 늘고 일자리는 68만개가 창출된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이 보고서의 신빙성은 좀더 따져 볼 일이지만, 이란이 우리 기업들에 황금의 땅 엘도라도는 아니라도 새로운 도전의 무대임은 분명하다. 인구 8000만명이 넘는 이란은 천연가스와 원유 매장량이 세계 1위와 4위인 자원 부국인 데다 한류에도 매우 우호적이다. 건설·에너지 산업 중심의 1차 중동 붐에 비해 정보통신기술(ICT)과 문화 콘텐츠를 포함한 다채로운 분야의 ‘이란 특수’를 기대하는 게 전혀 근거 없는 일은 아닌 셈이다. 이란 방문 외교로 희망의 싹을 틔웠다면 용두사미가 되지 않게 해야 한다. 정부와 기업은 물론 정치권도 후속 대책에 힘을 보태야 한다. 한·이란 경협 효과는 수출과 현지 진출이 병행될 때 극대화된다는 전문가의 지적을 경청할 때다. 정부는 이란 진출 기업의 금융 조달 능력을 높이기 위해 한·이란 금융 협력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정치권은 이를 필요한 입법 조치로 뒷받침하기 바란다.
  • 현대重, 현대아반시스 지분 매각 추진한다

    현대重, 현대아반시스 지분 매각 추진한다

    3년 가동 중단·영업손실 131억 中 국영건축자재기업 투자 밝혀 대규모 적자와 수주 절벽으로 인원 감축 등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현대중공업이 계열사인 현대아반시스의 지분을 합작회사인 독일 아반시스에 팔아 최대 1000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현대중공업 등에 따르면 외국인투자사가 투자를 중단해 3년째 가동을 멈춰 외국인투자지역 지정 기업에서 탈락할 위기에 몰렸던 태양광모듈 제조 업체 현대아반시스가 오는 19일 계약 만료를 앞두고 재지정이 추진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2014년 독일 태양광업체 아반시스를 인수한 중국 국영건축자재기업 CNBM이 현대중공업과 합작으로 만든 현대아반시스에 4억 달러(약 4700억원)를 투자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왔기 때문이다. 산업부는 다음달 외국인투자위원회를 열고 사업투자가가 바뀌면서 당초 투자 예정(2억 달러)의 절반밖에 유치가 안 돼 5년 계약에 따라 외투지역 지정을 해제할 예정이었던 충북 청주 오창과학산업단지에 있는 현대아반시스에 대한 지정을 연장하기로 했다. 복수의 정부 관계자는 “중국 CNBM이 현대아반시스에 대한 4억 달러 투자 의향을 확실히 밝혀 온 만큼 정상기업으로 외국인투자촉진법 지원 대상에서 외투지역 지정 기업으로 재지정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외투지역 지정 기업이 되면 임대료가 전액 면제되고 법인세·취득세 등의 국세를 7년간 감면받는다. 산업부 관계자는 “6월 말 외투위 심사를 통과하면 7월 초에 결론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아반시스는 현대중공업이 2010년 글로벌 유리 생산 업체인 프랑스 생고방의 자회사인 독일 아반시스와 50대50으로 합작해 만든 태양전지회사다. 쉽게 휘어지는 신태양광전지 소재인 박막형 태양전지는 전기차 표면 등에 활용할 수 있는 신기술로 독일 아반시스가 원천기술을 갖고 있으며 세계 5곳밖에 제조시설이 없다. 하지만 태양광 사업이 어려워지자 생고방은 아반시스를 중국 CNBM에 넘겼고 현대아반시스에 대한 투자를 중단했다. 이로 인해 현대아반시스는 4개 공장 중 1개 공장만 짓고 2013년부터 가동을 중단했다. 영업 손실만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131억원에 달한다. 현대중공업은 최근 해외 부실 자산 매각을 통한 자금 확보를 위해 독일 아반시스에 지분을 넘기는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아반시스의 자본금이 2000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전량 매각할 경우 최대 1000억원 정도의 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현대아반시스 지분의) 청산 또는 매각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산업부는 현대아반시스 등 5개 외투기업에 대해 지방자치단체의 공식 서류가 접수되는 대로 다음달 외투기업 지정을 검토하기로 했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서울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생각나눔] 수주 실적 중국에 18대0 완패… ‘좌초 위기’ 조선업계 가격 인하론 ‘솔솔’

    [생각나눔] 수주 실적 중국에 18대0 완패… ‘좌초 위기’ 조선업계 가격 인하론 ‘솔솔’

    ‘18대0.’ 지난달 중국과 한국의 선박 수주 실적이다. 중국의 압승으로 끝났다. 중국은 올 들어서만 59척을 수주하며 시장점유율을 49.3%까지 끌어올렸다. 반면 우리나라는 9척 수주에 그치며 5.1%라는 민망한 성적표를 받았다. 4월에는 수주가 전무해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선박 건조기술, 영업력 등에서 우위를 보이면서도 수주전에서 번번이 탈락하는 이유는 뭘까. 중국과의 가격 싸움에서 밀리기 때문이다. 이제라도 저가 수주에 뛰어들어야 하는 것인지 아니면 과거의 교훈을 잊지 말고 때를 기다려야 하는 것인지 전문가들조차 의견이 엇갈린다. 11일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랙슨리포트에 따르면 대형 원유 운반선인 ‘VLCC’(30만t급 이상) 한 척당 가격은 9150만 달러(약 1070억원)다. 국내 ‘빅3’가 마지노선으로 내건 8000만 달러 후반보다는 높다. 충분히 수주전에 뛰어들만 한데 조선업계는 중국 조선소의 견제가 상상을 초월한다고 입을 모은다. 중국 업체들이 7000만 달러 중반대 가격을 써 내면 도저히 당해 낼 재간이 없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 11월 이후 우리나라는 VLCC를 단 한 척도 수주하지 못했다. 중국이 11척 중 10척을 싹쓸이했다. 세계적인 조선 권위지인 트레이드윈즈는 지난 5일 유럽 선주가 중국 진하이중공업과 7800만 달러에 VLCC 건조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 계약가는 7300만~7500만 달러 사이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이 금액대는 2004년 이후 가장 낮은 가격이다. 상황이 이렇자 “우리도 가격 경쟁을 벌여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2018년 상반기 이후 도크가 비면 생산성이 급격히 떨어질 텐데 ‘찬밥 더운밥 가릴 때’가 아니라는 주장이다. 대형 조선사가 건조하기에 적절치 않다면 대형 조선소와 중형 조선사가 컨소시엄 형태로 입찰에 참가해 대형사는 설계, 중형사는 건조를 맡는 ‘윈윈 방식’도 검토해 볼 만하다고 지적한다. 최근 러시아 소브콤플로트의 11만t급 중형 유조선 발주에 대우조선해양이 대한조선과 손잡고 공동 수주전에 나선 게 대표 사례다. 박무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우리나라 조선소가 가격을 10%만 낮춰도 선주들은 중국보다 한국을 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2000년대 후반 조선 빅3 간 ‘출혈 경쟁’이 낳은 참사를 벌써 잊었느냐”면서 저가 수주는 절대 안 된다는 원칙론자들의 반론도 만만찮다. 조선사마다 2년치 일감은 확보해 놓았기 때문에 선가가 올라갈 때까지 ‘숨고르기’를 하면서 부실을 털어내는 게 우선이라는 얘기다. 물론 기술 개발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것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대우조선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의 화물창 시스템을 독자 개발하면서 배 한 척당 120억 달러 상당의 로열티를 절감할 수 있게 됐다. 양종서 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저가 수주의 악몽을 잊어서는 안 된다”면서 “지금은 기술 개발에 나서야 할 때”라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이란 최대 수혜’ 건설주 지지부진 왜?

    박근혜 대통령의 이란 순방 관련 최대 수혜 업종으로 분류됐던 대형 건설업체들의 주가가 연일 지지부진하다. 최대 465억 달러(약 53조원)에 이른다던 수주 계약 효과를 증시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실정이다. 10일 코스피시장에서 대림산업은 전날보다 900원(1.1%) 오른 8만 1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박 대통령의 이란 순방 직후인 지난 4일부터 9일까지 2거래일 동안 10% 가까이 떨어졌던 주가가 소폭 반등했다. 대림산업은 박 대통령의 이란 순방 중 53억 달러 규모의 이스파한~아와즈 철도공사를 비롯해 모두 72억 달러 규모의 프로젝트를 수주하면서 국내 업체 중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됐다. 그럼에도 주가는 상승 대신 큰 폭의 하락 곡선을 그렸다. 대표적인 이란 수혜주로 꼽히는 현대건설과 대우건설의 주가도 지난 3일 이후 각각 7.1%와 4.2% 하락했다. 이를 두고 증권가에서는 자연스러운 반응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수십조원에 달한다는 수주 계약 대부분이 강제성 없는 양해각서(MOU)일 뿐 실제 수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MOU는 일종의 ‘잘해봅시다’ 정도의 계약으로 구속력이 없다”며 “연초부터 기대감이 반영됐던 일부 건설주들의 경우 실망감에 주가가 내렸다”고 말했다. 공사에 필요한 자금 조달도 문제다. 라진성 키움증권 선임연구원은 “해외 플랜트 프로젝트 등을 수주하려면 파이낸싱도 건설사가 책임져야 하는데 수출입은행이나 무역보험공사에 얼마만큼의 여력이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수은이 보유한 13개 조선·해운사의 여신 규모는 28조 8000억원이다. 업황 침체로 여신의 상당 부분이 부실화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건설업 등 자금이 필요한 산업 전반에 악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달러 찍어 빚 갚으면 된다” 트럼프 이번엔 ‘부채 막말’

    “달러 찍어 빚 갚으면 된다” 트럼프 이번엔 ‘부채 막말’

    미국 공화당 대선 주자인 부동산재벌 도널드 트럼프가 이번에는 “돈을 찍어 부채를 갚고, 국채 가격을 협상하겠다”고 주장했다. 이에 경제 전문가들은 “세계 금융시장을 무너뜨리는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미국에서는 19조 달러에 이르는 부채의 연간 이자 2000억 달러 조달 및 지불 방법이 문제가 되고 있다. 트럼프는 9일(현지시간) CNN 인터뷰에서 “미국은 디폴트(채무불이행)를 겪을 일이 절대로 없을 것이다. 왜냐면 미국 정부가 돈을 찍어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사람들은 내가 빚을 사서(늘려서) 결국 빚 때문에 디폴트로 가는 것을 원한다고 말하는데 그런 사람들이 미친 것이다. 이것은 미국 정부(가 하는 일이)다”며 “무엇보다도, 돈을 찍어내기 때문에 디폴트를 선언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이어 “우리는 (채권)금리가 오르면 국채를 할인된 가격에 다시 살 수 있다”며 “우리가 한 국가로서 충분히 유동성이 있다면 우리는 그것을 해야 한다”며 국채도 사업 거래처럼 협상해 싼값에 살 수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의 이 같은 발언은 지난 6일 CNBC 인터뷰에서 재정 정책과 관련, 자신을 “부채의 왕”이라고 부르며 “경제가 폭락하면 협상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돈을) 더 빌릴 것”이라고 주장한 뒤 논란이 제기되자 불 끄기에 나선 것이다. 이는 국채를 계속 늘려 시장을 불안하게 하고, 결국 디폴트 위기로 갈 수 있다는 우려를 낳았다. 트럼프는 이 같은 비판이 제기되자 돈을 찍어 디폴트를 막겠다면서 국채 협상을 거듭 주장했는데, 결국 더 큰 역풍을 맞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의 발언이 “집권하면 8년 내 부채를 청산하겠다”는 자신의 공약과 상반될뿐더러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미국 국채 시장의 근간을 흔드는 막말이라고 지적한다. 보수주의 정책연구기관 ‘아메리칸 액션 포럼’의 더글러스 홀츠에이킨 대표는 인터뷰에서 “세계 금융 무대에서는 믿을 수 없는 상대로 여겨지는 일이야말로 최악의 상황”이라며 “북한 경제처럼 되고 싶어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또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주택담보대출을 갚지 못해 살던 집에서 쫓겨난 미국인들을 비롯, 결국 디폴트를 선언한 그리스 등의 사례를 거론하며, “빚을 제대로 갚지 않으면 개인이든 국가든 곤란한 상황에 처하게 된다”고 우려했다. 한편 트럼프는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정권인수위원장으로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를 기용한다고 밝혔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대학, 돈·권력의 ‘지식 하청업체’ 오명… 연구 독립성 키워야”

    “대학, 돈·권력의 ‘지식 하청업체’ 오명… 연구 독립성 키워야”

    서울대 수의대 조모(57) 교수가 옥시레킷벤키저 측으로부터 대가를 받고 가습기 살균제 실험 보고서를 조작한 것으로 드러나자 대학 사회는 커다란 충격에 빠졌다. 그러나 “언제든 터질 수 있는 일이었다”며 이번 일을 자정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분출됐다. 대학이 돈과 권력의 ‘지식 하청업체’가 된 것은 아닌지 반성해야 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산업에 적합한 인재를 교육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돈과 권력에서 벗어난 ‘연구의 독립성’ 확보가 절실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연구윤리에 대한 철저한 교육을 강조하는 사람도 있었다. 이덕환(62) 서강대 화학과 교수는 “정부에서 무턱대고 산·학 협력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우리 대학 사회가 길을 잃었다”며 “눈앞의 경쟁에 내몰리다 보니 기업과의 협력을 위해 어쩔 수 없이 맞춤형 연구를 하는 경우가 생길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옥시의 경우처럼 기업에서 요청하는 연구 수탁을 받을 경우 연구자들은 철저히 ‘을’의 입장이 될 수밖에 없으며 그런 연구들은 기업과 비밀 유지 계약을 사전에 맺기 때문에 자신의 연구에 대해 세세히 밝히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고 덧붙였다. 강태진(64) 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는 “대학은 아직 나오지 않은 선도적인 분야를 연구하는 곳이지 기업에 맞춤형 연구를 해 주는 곳이 아닌데도 산·학 협력이라는 말을 오해하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이 목적성을 갖고 연구를 의뢰하는 것도 문제가 있지만, 이런 것들을 문제의식 없이 받아들이는 연구자들도 문제”라며 “목적성을 갖고 연구나 조사를 의뢰하는 곳들은 연구자들의 연구 성과를 자신들의 입맛에 맞춰 조작하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언급했다. 임지현(57) 서강대 사학과 교수는 “문제가 된 옥시 연구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고 단언했다. 임 교수는 “공학뿐 아니라 사회과학 분야에서도 연구용역을 발주한 기업·정부의 입맛대로 쓰는 경우가 없지 않다”며 “학계나 지식계의 자정 능력이 크게 약화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정민(77) 서울대 언어학과 명예교수는 “문제는 ‘작은 부정’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마음이 나중에는 ‘큰 부정’으로 이어지는 것”이라며 “대학 시절 리포트 표절부터 하지 못하도록 윤리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표절, 연구자료 조작 등에 대해 의료 분야의 ‘히포크라테스 선서’와 같은 다짐을 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전상진(53) 서강대 사회학과 교수는 “가끔은 대학이 기업과 권력의 하청업자 같다는 생각이 든다”며 “교수들도 연구용역을 수주해야 학내에서 좋은 평가를 받으니 혁신과는 멀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학과 연구자에게 요구되는 규범에서 어긋나고 있다는 점에서 통렬한 자기반성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성민(58) 건국대 인문학연구원장은 “대학은 전인적 교육을 하는 곳이며 취업만을 목표로 학생을 길러 내는 것은 대학교수들의 직무 유기”라면서 “정부도 대학 본연의 연구·교육 기능을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문조(67) 고려대 사회학과 명예교수는 “연구자에게 지적 순결성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절대적인 가치”라면서 “연구 결과가 국가나 자본 등 외부의 힘에 의해 흔들려서는 결코 안 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몇몇 사례만으로 전체 대학 사회를 부정한 집단처럼 싸잡아 매도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대부분의 기업·정부 연구는 투명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사회의 연구 수요를 무시하고 상아탑에 갇혀서는 안 된다는 의견들이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지방대 공대 교수는 “대학은 학문의 발전을 위해 학생들을 가르치는 곳이라고 생각하지만 정작 학생들에게는 취업이 최우선”이라며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야지 대학이 예전의 배움만을 강요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그는 “기업이나 정부의 연구를 과도하게 수주한다고 비판한다면, 사회적 수요가 없는 연구를 하는 연구자에 대해서도 그 존재의 의미를 물을 수밖에 없다”며 “오로지 돈과 명예만 좇는 교수는 극히 일부”라고 말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구조조정 Q&A] 조선·해운 어쩌다 이렇게 됐나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후폭풍이 거세다. 이대로 놔두면 몇몇 기업은 문을 닫을 수도 있다는 위기감에 정부도 팔을 걷어붙였다. ‘고용 효자 기업’으로 불리며 국가 경제 발전에 한 축을 담당했던 조선·해운업체는 어쩌다 부실기업이 됐을까. ‘수주 강국’은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했나. 해운사는 왜 한 치 앞도 내다보지 못하고 장기 용선료 계약을 맺어 스스로 ‘덫’에 걸렸을까. 수조원대 국민 혈세를 쏟아부은 정부와 채권단은 부실 책임에서 자유로울까. 이 같은 궁금증을 문답 형식으로 풀어 봤다. Q. 수주 강국이 부실로 이어진 까닭은. A. 선박 수주 잔량만 놓고 보면 세계 1~4위 업체가 모두 국내 조선사다. 외견상 수주 강국이다. 하지만 질보다 양을 택한 대가는 혹독했다. 국내 업체 간 ‘제 살 깎아먹기’ 경쟁에 해외 발주처만 배불리고 적자는 심화됐다. 2011년 ‘빅3’보다 더 높은 수주목표(128억 달러)를 제시한 STX조선해양은 저가 수주 탓에 이듬해 곧바로 자금난에 처했다. 현재 법정관리 문턱에 서 있다. 선가를 끌어올리는 데 앞장서야 할 ‘맏형’ 현대중공업도 저가 경쟁에 뛰어들면서 2014년부터 2년 연속 조 단위 손실을 냈다.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도 마찬가지다. 건조 능력을 넘어선 무리한 일감 확보가 결국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Q. 왜 장기 용선료 계약을 맺었나. A. 컨테이너선은 ‘버스’처럼 같은 노선을 계속 돈다. 물동량이 늘어나면 선박을 늘려야 하는데 배를 살 수 없다면 빌리는 방법(용선)밖에 없다. 1~2년 단기로 계약을 맺기도 하지만 안정적인 영업을 위해 대체로 10년 이상 장기로 묶어 둔다. 문제는 용선료를 시황 변동에 관계없이 고정으로 계약하면서 시작됐다. 업황이 좋을 경우 운임에 비례해 용선료가 계속 오르기 때문에 고정 계약이 유리할 수 있지만 반대의 경우 해운사가 ‘독박’을 쓴다. 올 초 용선료가 8000달러(컨테이너선 8000TEU급)까지 떨어졌지만 2010년 당시 5만 달러 용선료를 지급하면서 적자는 눈덩이처럼 불었다. Q. 정부와 채권단은 책임 없나. A. 정부는 해운업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부채비율’이라는 일률적 잣대를 들이댔다. 외환위기 당시 부채비율을 200% 밑으로 낮추라고 하면서 해운사들이 갖고 있던 배를 내다 판 일화는 유명하다. 2000년대 해운업 호황일 때 국내 선사들이 선박금융을 이용해 선박을 사들이지 못하고 장기 용선을 한 것도 이 때문이다. 10조원 가까운 공적자금을 투입한 대우조선해양을 제때 매각하지 못하고 16년간 방치한 것도 조선업 위기를 불러온 원인이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턴키공사 설계보상비 현실화

     턴키공사 설계보상비가 현실화되고 기술평가 낙찰자 선정이 확대된다. 기획재정부는 국토교통부는 재정효율성과 건설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제고를 위해 턴키 등 기술형 입찰의 활성화를 추진한다고 9일 밝혔다.  이를 위해 낙찰탈락자 중 우수 설계자에 지급하는 설계보상비를 공사비의 1.4%까지 지급할 수 있게 했다. 현재는 0.9%만 지급해 입찰비용 부담이 크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기술형 입찰은 설계 또는 기술제안서를 작성, 입찰에 참가함에 따라 일반 입찰방식과 비교해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 난이도가 높은 공사는 가격경쟁 보다 기술경쟁을 유도하도록 평가방식이 개선된다. 확정가격 최상설계 방식(가격을 미리 확정하고 설계점수만으로 낙찰자를 선정하는 방식)은 고난도 공사에 적합하지만 발주기관에서 채택하는 사례가 거의 없어 중앙건설기술심의위원회가 해당공사의 특성 및 난이도를 고려, 확정가격 최상설계 등 낙찰자 선정방식을 결정할 수 있게 했다. 가중치 방식(가격점수와 설계점수에 각각 가중치를 곱해 합산점수가 가장 높은 자를 낙찰자로 선정하는 입찰)도 설계점수의 가중치를 최대 90%(현재 70%)까지 부여해 설계단계의 품질경쟁을 촉진하기로 했다.  국토부는 해외건설 수주액의 79%가 턴키방식으로 발주되고 있지만 국내 건설업체들의 기술경쟁 입찰 능력이 선진국 건설업체들과 비교해 뒤떨어진 수준이고, 입찰탈락에 따른 위험부담 때문에 국내 기술형 공사 발주의 53.1%가 유찰됐다.  기획재정부는 올해 하반기 국가계약법, 계약예규 등 관련법령을 개정·시행할 예정이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오늘의 눈] 트럼프를 바라보는 눈으로/강병철 정치부 기자

    [오늘의 눈] 트럼프를 바라보는 눈으로/강병철 정치부 기자

    트럼프 또 트럼프. 주변이 온통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후보 얘기다. 미국 대선 그것도 경선에 이렇게 많은 일반의 관심이 쏟아진 적이 과거에 있었나 싶다. 그는 ‘막말’과 ‘기행’으로 세계인의 이목을 끄는 듯하더니 어느덧 대선 후보로서 입지를 완전히 굳혔다. 이제 ‘트럼프 리스크’는 미국은 물론 우리 정부에도 현실로 다가왔고, 그의 막말과 기행은 더이상 가십으로만 소화할 순 없게 됐다. 이번 미국 대선에 나타난 이 트럼프 현상을 보며 가장 흥미로운 점은 이를 다루는 우리 언론과 지식인들의 태도다. 그 언론에 속한 한 사람으로서 민망함을 무릅쓰고 얘기해 보자면 트럼프를 다루는 우리 언론의 기사와 칼럼은 참으로 명쾌하다. 언론인들뿐 아니라 신문지상에 글줄을 써 내는 전직 관료, 교수, 연구원들의 기고 역시 트럼프의 ‘저열함’을 비판하는 데는 거리낌이 없다. 이 글들은 동맹에 ‘방위비 100% 부담’을 요구하는 트럼프의 주장이 지닌 오류와 허점도 분명하게 지적한다. 때로는 조롱까지 담아서 말이다. 이런 트럼프 비판의 근거와 명분은 그의 언행이 미국의 건국이념에 맞지 않고 심지어는 반민주적이라는 데 있다. 시선을 돌려 우리나라의 지난 대선과 총선을 되돌아보면 그때 우리 언론과 지식인들의 태도는 과연 어땠던가. 그 언론에 속한 한 사람으로서 스스로 되짚어 보면 몇몇 장면에서는 더없이 민망해 고개가 숙여질 따름이다. 건국이념의 훼손, 즉 우리로 치면 헌법정신을 훼손하는 발언들이 심심찮게 등장했을 때 적어도 주류 언론이나 꽤 알려진 지식인들이 그 후보들을 대차게 비판한 기억은 그다지 많지 않다. 예컨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 민주이념을 계승’한다는 헌법 전문이 부정당할 때 “후보, 당신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오”라고 대거리하거나, 알 만한 정치인의 여성비하, 인종차별, 반인권, 반민주 발언에 날 선 조롱으로 맞선 경우가 얼마나 있었나. 트럼프와 국내 유력 정치인들을 대하는 태도는 분명 전적으로 같을 수는 없다. 만리타국의 트럼프와 달리 어디선가 마주치고 명함을 나눌 수 있는 사람에게 조롱과 비난의 글발을 세우기는 쉽지 않을 터. 하지만 적어도 막말을 막말이라 못하고 기행을 기행대로 내버려 두면 뒤에 올지 모를 혼란은 몇 줄의 문장으로는 막아 내기 어려울 것이란 건 명백하다. 마침 내년에 19대 대선이 열린다. 우리는 지금 트럼프를 바라보는 눈으로 우리의 후보들을 바라봐야 한다. 그때 누가 경선을 뛰고 본선에 가게 될지 모르지만 그들이 트럼프 같은 막말과 기행을 할 때 우리는 과감히 비판하고, 더불어 명쾌하게 “당신에겐 안보 전략이 없소”, “당신은 돈만 따지는 기업가야”라고 말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래야 트럼프의 대중추수주의를 비꼰 ‘트럼피즘’(Trump+ism)이란 표현과 같은 ‘반이즘’(반기문), ‘안이즘’(안철수)이나 ‘재인이즘’(문재인) 또는 ‘무대이즘’(김무성) 따위 서글픈 조어가 유행하지 않을 것이다. bckang@seoul.co.kr
  • 공통분모 없는 트럼프·라이언 회동… 정책 갈등 봉합은 힘들 듯

    공통분모 없는 트럼프·라이언 회동… 정책 갈등 봉합은 힘들 듯

    트럼프 경선 공약·공화 전통 가치… 증세·이민·안보·복지 등 ‘대립각’ 미국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 후보인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69)가 오는 12일(현지시간) 공화당 1인자인 폴 라이언(46) 하원의장과 처음으로 만난다. 본선 진출 티켓을 자력으로 거머쥔 ‘아웃사이더’ 트럼프가 당 주류 대표 격인 라이언과의 회동에서 정책 갈등을 봉합할지, 아니면 내분을 더 키울지 주목된다. 라이언 의장실은 지난 6일 성명을 내고 “라이언 의장이 당의 통합을 위해 트럼프를 초청해 공화당 하원 지도부와 만남을 갖도록 할 것”이라며 “올해 대선에서 국민의 지지를 얻어낼 수 있는 공화당의 원칙과 아이디어들에 논의의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밝혔다. ‘공화당의 원칙’을 강조함으로써 트럼프를 압박한 것이다. 이에 트럼프는 성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수백만 미국인이 나에게 표를 던져 거의 모든 주에서 압승을 거둔 것”이라며 “회동의 성공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 우리가 서로 다른 길을 가기 전에 만난다는 데 동의한다”고 밝혔다. 트럼프도 자신의 주장을 접을 의사가 없음을 시사하면서 회동 성과가 불투명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라이언은 지난 5일 CNN 인터뷰에서 “현재로서는 트럼프를 지지할 수 없다”고 유보적 태도를 보였고, 이에 트럼프는 “라이언의 어젠다를 지지할 준비가 돼 있지 못하다”고 맞선 바 있다. 그만큼 이들의 노선과 정책 성향에 있어 공통분모를 찾기 어렵다는 말이다. 트럼프가 경선 과정에서 밝힌 공약들은 공화당의 전통적 가치와는 많이 다르다. 7일 의회전문지 더힐 등 미 언론에 따르면 재정·이민·무역·복지·외교안보 등 중요한 정책에서 라이언과 트럼프는 주류와 아웃사이더의 선명한 대립각을 보여준다. 재정정책과 관련, 라이언 의장은 국방부 등 일부 기관의 예산에 대한 자동 삭감(시퀘스터)을 완화하겠다는 입장이지만 트럼프는 재정 건전성의 원칙을 저버린다며 이에 반대한다. 트럼프는 또 ‘부자 증세’를 공약으로 내세워 당 주류의 증세 반대 입장과 각을 세우고 있다. 트럼프는 이와 함께 최근 인터뷰에서 최저임금 상향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혀, 이에 반대하는 당 주류와 충돌할 기세다. 이민정책에서 트럼프는 멕시코 국경에 벽을 세우고 1100만명에 달하는 불법 이민자들을 추방하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라이언은 이민 개혁을 통해 대규모 추방 대신 합법 지위 부여 등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무역정책은 가장 극명하게 대비된다. 자유무역을 지지하는 라이언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추진해 온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찬성하고 있다. 이는 외국과 맺은 자유무역협정(FTA)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트럼프의 입장과 배치된다. 사회복지정책도 시각이 다르다. 라이언은 사회보장제도와 노인 의료보험제도인 메디케어에 대한 예산을 줄여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트럼프는 현행대로 유지해야 한다고 본다. 라이언은 또 낙태옹호단체 가족계획연맹이 연방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는 것을 반대하고 있다. 트럼프 역시 낙태에는 반대하고 있지만 여성을 위한 단체라는 점에서 연방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외교안보정책도 상반된다. 트럼프는 ‘미국 우선주의’를 표방하면서 고립주의적 기조를 보이는 데 반해 라이언은 대외 문제에 능동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입장이고, 트럼프가 동맹국들에 더 많은 방위비를 부담하라고 압박하는 것에도 반대한다. 테러대책과 관련, 라이언은 트럼프가 ‘무슬림 입국 금지’를 주장했을 때 “종교의 자유는 헌법적 정신”이라며 반대했다. 라이언은 또 오바마 대통령의 대(對)쿠바 정책을 “잘못된 협상”이라고 비판한 반면 트럼프는 “50년 단절이면 충분하다”며 지지한다고 밝혀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트럼프의 일부 공약은 공화당보다 오히려 더 진보적이다. 라이언과 트럼프의 회동이 알려진 가운데 공화당 내분은 심각해지고 있다. 특히 라이언의 정치적 스승으로 2012년 공화당 경선 후보였던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를 중심으로 제3후보론이 끊이지 않고 있다. 공화당 보수주의 운동에 맞는 제3후보를 세우는 것은 사실상 대선 포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일각에서는 트럼프가 후보로 나서는 대선 대신 보수주의 전통을 살려 의원 선거에 치중하자는 목소리도 나온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현대重 ‘3000명 감원’ 이번주 중 자구안 제출

    현대重 ‘3000명 감원’ 이번주 중 자구안 제출

    구조조정에 대한 정부의 압박이 강화되면서 조선업계의 인력감축이 본격적으로 속도를 낼 전망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다음주 중 주채권은행인 KEB하나은행에 자체적으로 마련한 자구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자구안이 마련되는 대로 내주 중 KEB하나은행에 제출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번 자구안은 지난달 28일 함영주 하나은행장이 서울 종로구 계동에 위치한 현대중공업 사옥을 찾아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에게 강력한 자구안을 요구한 데 따른 것이다. 자구안에는 현대중공업에서 자체적으로 마련한 계획에 따라 생산직을 포함한 최대 3000여명 규모의 인원 감축안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3000명은 현대중공업 전체의 10%에 해당하는 인원이다. 현대중공업은 9일부터 과장직급 이상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도 받을 예정이다. 아울러 최근 인사 평가에서 하위 등급을 받은 사무직 과장급 이상 저성과자들을 대상으로 면담을 진행한다. 삼성중공업도 조만간 주채권은행에 자구안을 제출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중공업은 지난달 29일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으로부터 자구안을 마련해 달라는 공문을 받았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아직 정확한 (제출)시기는 정해지지 않았으나 자구안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국내 조선 3사의 차입금(단기차입금+유동성장기부채+장기차입금+회사채) 규모는 2010년 10조원에서 2015년 23조 9000억원으로 두 배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선박 대금의 절반 이상을 선박 건조를 완료한 뒤에 받는 ‘헤비테일’ 방식의 수주계약이 보편화됐기 때문이다. 국내 조선업계 관계자는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결국 늘어난 차입금이 경영의 부담으로 돌아오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특파원 칼럼] 아베의 질주와 동북아의 미래/이석우 도쿄 특파원

    [특파원 칼럼] 아베의 질주와 동북아의 미래/이석우 도쿄 특파원

    “구마모토 지진 피해 복구를 위한 추가예산의 국회 통과, 이세시마 주요 7개국(G7) 정상회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세계 첫 피폭지인 히로시마 방문, 7월 참의원 선거 및 개헌선 확보, 헌법 개정 돌입….”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향후 정치 일정과 목표다. 6일 러시아 소치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끝으로 아베 총리는 지난 1일 이탈리아에서 시작한 서유럽 5개국 및 러시아 순방을 마쳤다. G7 정상회담을 위해 회담 의제와 주요 현안 등을 상대방 정상과 만나 직접 챙겼다. 일·영 정상회담을 마치고 소치로 떠나기 직전인 5일 밤 아베는 런던에서 NHK로 생중계된 기자회견을 통해 순방 의의와 결과를 국민에게 어필했다. 극동개발 투자 등 경협 강화란 당근을 흔들며 우크라이나 사태 뒤 고립 상태인 러시아를 끌어안는 모습을 연출하며 일본의 국제적 중재 역할도 부각시켰다. 아베는 지난 3일 개헌파 인사들의 모임인 ‘공개헌법포럼’에 보낸 헌법 제정 69주년 기념 영상 메시지에서 “여러분들과 손잡고 새 시대에 맞는 헌법을 직접 만들어 그 정신을 확산하는 데 힘을 다하고 싶다”고 개헌 의지를 재확인했다. 지난해 미·일 방위협력지침(가이드라인) 개정과 집단자위권을 용인한 안보법안 국회 통과를 통해 미·일 군사동맹을 강화하고, 자위대의 행동반경을 넓힌 아베는 전쟁 포기를 규정한 헌법 9조의 삭제를 위해 달음질치고 있다. 미국도 해양진출 확대 등 중국의 커진 공세 속에서 아베 정부의 움직임에 힘을 실어 주고 있다. 중국 경제의 감속과 확대되는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 속에서 아베노믹스도 3년 만에 약발을 다했지만, 아베의 앞길을 막는 걸림돌은 되지 않았다. 대신 “외교 성과와 함께 국제적 위상을 다시 세우고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국내에선 더 많았다. 일본 국민은 집권 내내 무기력하다 2011년 동일본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허둥대다 무너져 버린 민주당 정권을 비교 대상으로 삼고 있다. 지난달 구마모토 연쇄 지진에 대한 아베 정부의 신속한 수습과 뒤처리, 계속된 여진 속에서도 두 차례 현장을 누빈 아베의 모습은 국민 지지율을 과반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역사와 전통, 일본적 가치에 대한 긍정 등 아베 정부의 메시지는 일관적이다. ‘잃어버린 20년’이란 경기 침체와 중국의 추월 등으로 기가 꺾인 일본 국민에게 대안 부재 상황에서 아베 정권은 개헌 시도에 대한 거부감은 있지만, 그래도 희망을 주고 달려갈 방향을 제시하는 기댈 수 있는 대안이 되고 있다. 갈수록 짙어지는 일본 사회의 국수주의적 경향 속에서 아베의 질주는 향후 한·일 관계 및 동북아 외교를 어떻게 끌고 나가야 할지를 더 한번 돌아보게 한다. 요동치는 동북아 정세와 국제 환경은 우리에게 우호적이지만은 않다. 우리는 이웃의 변화와 주장에 충분히 귀를 기울이고 있기나 한 걸까. 그들은 뭘 원하고, 우리는 뭘 얻을 수 있을까. 한·일 관계 정상화 50주년을 지나 올해로 새로운 50주년의 첫 해를 맞는 상황에서 우리는 일본과 어떤 협력과 견제의 틀을 만들어 나가야 할까. 강화되는 미·일 동맹과 지역 패권국의 입지를 다지는 ‘그레이트 차이나’의 틈바구니에서 생존 공간을 지켜 내기가 더욱 만만찮게 됐다. “일본과 대등해졌다”는 착시에서 벗어나 그들의 힘과 실력을 우리가 어떻게 활용할지 다시 볼 때다. jun88@seoul.co.kr
  • 이집트에도 경제사절단… ‘중동붐’ 잇는다

    이집트에도 경제사절단… ‘중동붐’ 잇는다

    통상위·비즈니스포럼 연례 개최 차부품 MOU 등 1000만弗 성과 정부가 이란에 이어 북아프리카의 최대 신흥시장인 이집트에 역대 최대 규모의 경제사절단을 보내 수출 시장 선점을 위한 잰걸음을 하고 있다. 6일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주형환 산업부 장관과 김인호 한국무역협회장을 단장으로 하는 경제사절단은 지난 4~5일 이집트를 방문해 압둘팟타흐 시시 대통령을 예방하고 투자 방안을 논의했다. 사절단은 삼성전자, LG전자, SK건설, GS건설, 한전 등 주요 대기업과 공기업, 중소기업 등 67개사 143명의 기업인으로 구성된 역대 최대 규모다. 지난 3월 방한한 시시 대통령은 ‘이집트 2030 정책’에 따른 34억 달러 규모의 제2 수에즈 운하 개발 등 인프라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한국 기업의 참여와 사절단 파견을 요청했다. 지난해 우리나라와 이집트 간 교역 규모는 24억 달러(약 2조 7700억원)로 90% 이상이 수출(22억 달러)이다. 인구 8800만명인 이집트는 유럽·중동·아프리카를 잇는 요충지로 철도·건설·에너지 등 대규모 국가 인프라 개발 사업에 가속이 붙어 있다. 주 장관은 지난 4일 시시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카이로 메트로 5호선 공사(25억 달러) 및 3호선 전동차 수주(10억 달러), 타흐리르 석유화학 플랜트 조성사업(15억 달러), 해수담수화 시설 및 발전 기자재 수주 지원(6억 달러) 등 우리 기업이 추진하고 있는 55억 달러에 달하는 프로젝트에 대한 적극적 지원을 요청했다. 김 회장은 “이집트는 매년 4% 이상 성장하는 잠재력이 높은 시장으로, 우리 기업에는 새로운 시장 확대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국은 통상산업장관회담에서 장관급 경제통상위원회와 비즈니스 포럼의 연례 개최에 합의하고 내년 1차 회의를 서울에서 열기로 했다. 지난 5일 카이로에서는 양국 경제인 200여명이 참여한 비즈니스 포럼과 이집트 바이어 193개사가 참여한 일대일 비즈니스 상담회도 열렸다. 322건의 상담 중에 자동차 부품 수출업체 A사가 550만 달러 규모의 수출 양해각서(MOU)를 맺는 등 1000만 달러(약 115억원)의 성과를 거뒀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서울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구조조정 Q&A] IMF·금융위기 때와 다른점

    은행·기업들 절박감도 없어 속도감 있는 구조조정 여건 못 돼 정치 쟁점화로 협의도 쉽지 않아 총선 직후 구조조정 이슈가 전면에 부상하자 우리나라 경제 수장인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구조조정을 직접 챙기겠다”며 나섰다. 국내 공무원 가운데 구조조정 분야의 최고 권위자라는 평가를 받는 임종룡 금융위원장도 팔을 걷어붙이고 동분서주하고 있다. 하지만 기업과 금융권 등에서 “구조조정이 과거보다 훨씬 더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론이 나온다. 왜일까. 2016년 구조조정이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어떻게 다르고, 왜 더 풀기 어려운지 문답으로 짚어 봤다.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지금은 크게 무엇이 달라졌나. -외환위기 때는 전방위적으로 기업이 어려웠다. 문 닫은 금융기관도 속출했다. 그래서 “위급하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됐다. 대표적인 예가 ‘금 모으기 운동’이다. 국가 부채를 갚겠다고 국민들이 갖고 있던 금을 자발적으로 내놨다. 약 227t(21억 3000달러 상당)의 금이 모였다. 글로벌 금융위기 땐 기업은 크게 어렵지 않았지만 은행이 흔들렸다. 그래서 2009년에 정부가 나서 금융권에 돈을 수혈해 주려고 20조원 규모의 ‘은행권 자본확충 펀드’까지 조성했다. 그런데 현재는 은행도, 기업도 과거만큼의 비상 상황은 아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들은 “과거의 절박감이 없다는 게 근본적인 차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한다. 또 채권단도 복잡해졌다. 예컨대 채권단 공동 관리(자율협약)에 들어간 현대상선만 해도 은행이 쥔 채권은 절반이 채 되지 않고 나머지는 개인투자자, 외국인투자자를 포함한 비은행 채권자다. 과거처럼 은행 몇 곳만 의기투합해 속도감 있게 구조조정을 할 여건이 못 된다. →세계 경기 상황이 달라진 것도 영향이 큰가. -그렇다. 과거에는 동남아 몇몇 국가와 우리나라만 위기였다. 지금은 전 세계적으로 경기 침체다. 글로벌 경기가 안 좋아서 물건이 안 팔리는 등 영향을 받는다. 바꿔 말하면 돈을 쏟아부어도 회생 가능성이 줄어든다는 얘기다. 해운이나 조선업만 봐도 부채가 있든 없든 업황 부진으로 이익을 내기 어렵다. 올 들어 조선 3사 중 현대중공업 계열만이 총 5척을 수주했을 뿐 대우조선과 삼성중공업은 1건도 수주하지 못했다. 업황 회복 여부를 봐 가며 구조조정 폭을 정해야 하는 만큼 상황이 복잡하다. →재원 조달 협의가 더 어려워졌나. -단순하게 말하면 과거엔 정부의 힘이 더 셌다. 지금은 국회의 입김이 강하다. 참여자가 많을수록 의사 결정 속도는 느려지고 절차가 많아진다. 거기다 20대 국회는 여소야대라는 새로운 환경이다. 야권에선 추가경정예산 등 정부 재정을 동원하는 방안을, 여권에선 ‘한국형 양적완화’로 대변되는 국책은행을 통한 출자 방식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정치 쟁점으로 번지고 있는 만큼 협의가 쉽지 않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루사리가 뭐 대수라고/김성호 선임기자 겸 논설위원

    [세종로의 아침] 루사리가 뭐 대수라고/김성호 선임기자 겸 논설위원

    박근혜 대통령의 이란 순방이 큰 성과를 거뒀다고 한다. 친북한 쪽이었던 이란으로부터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통일에 대한 지지 표명을 이끌어 낸 점이 도드라진다. 66건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등 52조원 규모의 인프라·에너지 프로젝트를 수주한 경제적 성과도 돋보인다. 수교 이래 첫 국가원수의 방문이자 1979년 이란의 이슬람혁명 이후 첫 비(非)이슬람권 여성 정상의 방문치곤 성적표가 꽤 괜찮아 보인다. 그런데 양국 관계의 청색 신호 한쪽에서 벌써부터 녹록지 않은 과제들이 들먹거려진다. 북한과 이란의 우호 관계가 여전히 견고하다는 점에서 국제 역학관계를 어떻게 풀지가 우선의 난제로 보인다. 실제로 이란 대통령, 최고지도자와의 연쇄 회동에서 ‘북핵’ 단어가 언급되지 않았다고 한다. 이란의 미국, 서방 국가에 대한 반감이 강해 국제정치적 리스크도 신중히 고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얽히고설킨 역학관계를 원만히 풀지 못할 경우 이란 방문의 성과가 자칫 물거품이 될 위험성이 큰 것이다. 그중에서도 결코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 이란과 숙적 관계인 사우디 등 수니파 국가들과의 외교 관계 재설정이다. 최근 많은 이슬람 국가들은 이란 제재가 풀린 이후 서방 국가들의 이란 러시를 곱지 않게 본다. 그런 점에서 이슬람 역사, 문화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편견 해소가 시급하다고 이슬람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이슬람 인구는 57개국에 걸쳐 16억명에 달한다. 지구촌 최대의 단일 문화권을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만 해도 들고나는 무슬림(이슬람 신도)이 급속히 늘고 있고 국내 신자 수도 가파른 증가 추세에 있다. 교류와 관계가 늘수록 이슬람 전통과 문화에 대한 인정과 양해가 긴요하지만 우리 실정은 그 반대로 일천하다. 박 대통령이 순방 중 계속 착용했던 히잡 일종인 루사리를 둘러싼 논란만 해도 그렇다. 방문 전부터 ‘여성 억압’의 상징을 왜 쓰느냐는 반대 목소리가 컸다. 이란 율법은 내국인뿐 아니라 외국인도 모두 히잡을 쓰도록 정하고 있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는 명언이 아니더라도 지켜 주고 따라야 하는 문화이자 관습인 것이다. 이슬람 국가들에서 히잡을 여성 억압 도구로 여기는 여성은 거의 없다고 한다. 우리 집을 찾아온 외국인이 신발을 신은 채 안방을 돌아다닌다면 어떨까. 경제와 정치외교적 교류보다 문화 교류가 우선이 아닐까 한다. 제대로 알고 접근해야 낭패를 보지 않을 것이다. 이란만 하더라도 국내엔 전문가가 손꼽을 정도로 극소수라고 한다. 이슬람 국가에 진출해 있는 일본 상사 직원들은 현지 무슬림의 대소사에 적극 참여하고 어울리기로 유명하다. 우리는 우리 국민이 이슬람 국가에서 테러를 당해도 누구와 어떻게 접촉해 해결할지를 몰라 허둥대기 일쑤 아니었던가. “오늘 우리가 우정의 나무를 함께 심는다면 영원한 행운이 우리와 함께할 것으로 믿는다.” 한·이란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한 박 대통령이 양국 기업인들을 격려하면서 남겼다는 말이다. 그 우정의 나무를 어떻게 심어야 할지 심각하게 고민하고 실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가롭게 루사리 논쟁만 하고 앉아 있을 때가 아니다. kim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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