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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전통과학, 왜 변방에 머물렀나

    한국 전통과학, 왜 변방에 머물렀나

    첨성대·측우기·사상의학 등 독창성 보여 수준 낮지 않았지만 세계적 기여는 작아 옛 천문 기록, 태양계·은하 분석에 도움 한의학·신기술 합치면 예방의학 등 발전“중국의 전통과학은 왜 발전하지 못했는가?” 영국의 생화학자 조지프 니덤(1900~1995)은 ‘중국의 과학과 문명’이라는 책을 써 과학사학자로 더 유명하다. 니덤은 13세기까지 서양이 넘볼 수 없을 정도의 과학기술을 가졌던 중국이 근대과학으로 발전시키지 못한 이유를 찾아 나섰다. 중국 전통과학의 역사를 실증적으로 밝혀냄으로써 중국 과학이 세계 과학사에 있어서 중요한 한 줄기로 자리잡게 됐다. 과학사학자들은 한국의 전통과학에도 똑같은 질문을 던짐으로써 국수주의적 관점이나 무조건적인 배척이라는 양극단을 벗어나 한국의 전통과학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게 된다고 충고하고 있다. 14일 오후 국립과천과학관에서는 이 같은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국내외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인 ‘전통과학포럼’이 열렸다. 이번 포럼은 과천과학관이 개관 10주년을 맞아 기존 전통과학관을 한국과학문명관으로 새롭게 단장하는 것을 기념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다.한국 전통과학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것은 동아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천문대인 첨성대, 세계 최초 우량계인 측우기, 표음문자 한글, 중의학과는 다른 철학을 보여주는 한의학인 사상의학이다. 임진왜란 때 사용된 일종의 행글라이더인 비거(飛車)나 포탄인 비격진천뢰도 한국 과학의 독창성을 설명할 때 자주 등장된다.이런 뛰어난 과학기술 유산을 갖고 있음에도 한국 전통과학이 세계 과학사의 변방에 머물러 잘 알려지지 않은 이유는 세계 과학 발전에 기여도가 낮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측우기로 비의 양을 정확히 계측하기는 했지만 세계 다른 지역의 측정 과학 발전에 기여하지 못했고 첨성대나 한글, 사상의학에서 독창성과 우수성은 높지만 세계적 파급력이 미미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기조발제를 맡은 신동원 전북대 과학학과(과학사) 교수는 “니덤은 세계 각국의 과학을 바다로 향하는 강의 여러 지류로 표현했는데 한국 전통과학의 현재는 이 같은 차원에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라며 “더군다나 우리나라 과학유물이나 전통과학기술에 대해서는 최초, 최고라는 수식어들이 붙어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것들은 한국 과학문명을 정확히 읽는 것을 방해한다”고 지적했다. 최초, 최고라는 수식어에 집중하는 이유는 한국 과학문명의 수준을 외국인들에게 쉽게 알리고 국민들의 자긍심을 고취하기에 유리하기 때문에 개화기 때부터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신 교수는 해석했다. 한국 전통과학문명을 제대로 읽기 위해서는 역사적 사실과 맥락, 더 나아가 과학기술 전반의 구조와 변천과정을 바탕으로 한 문명론적 시각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세계 과학발전에 기여도가 낮은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 전통 과학기술은 해당 시대의 정치, 군사, 경제, 복지, 문화부문을 뒷받침해 왔고 동시대 동아시아 주변국들과의 수준과 비교했을 때도 뒤처지지 않았다. 이런 차원에서 볼 때 한국 과학문명 수준을 무시하거나 ‘한국에는 과학문명이 없었다’고 말하기 어렵다.특히 현대 과학적 관점에서 주목받는 분야는 천문학이다. 실제 청동기 시대 천문유적을 비롯해 기원전 1세기 삼국시대 초기부터 천문현상이 기록돼 왔으며 고려와 조선시대에 이르러 수많은 분량의 천문기록이 실록이나 관청의 일기로 남아 있다. 한국천문연구원은 최근 고천문연구를 통해 역사문헌 속 천문 현상들이 실제로는 헬리혜성이나 케플러초신성, 태양 흑점과 오로라 활동을 관측한 것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과거의 천문기록은 천체현상의 통계적 분석은 물론 태양계나 우리 은하 특성을 연구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입을 모은다.동의보감과 사상의학으로 대표되는 한의학 역시 현대의학 기술과 빅데이터, 인공지능과 통합함으로써 예방의학이나 환자 맞춤형 의학으로 발전할 수 있는 여지도 크다.이처럼 잘 보존된 과학문화는 단순히 문화유산으로 가치뿐만 아니라 현대 과학의 발전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신 교수는 “과학기술의 발전은 외부 세계의 자극에 대해 어떻게 역동적으로 대응해 나가는가를 보여주는 문명의 패턴”이라며 “한국 전통과학이 당대 동아시아 각국과 경쟁하며 발전해 온 모습은 ‘오래된 미래’라는 차원에서 한국 과학이 나갈 길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비핵화 판 깨려는 강경파·反트럼프 ‘北미사일 가짜뉴스’ 합작

    비핵화 판 깨려는 강경파·反트럼프 ‘北미사일 가짜뉴스’ 합작

    트럼프 “CSIS 보고서 새로운 것 없다…NYT, 北 속임수 보도 가짜뉴스” 일축 보고서 1차 저자도 “언론 선정적 보도” HEU 의혹 제기로 ‘제네바 합의’ 붕괴, BDA 사태로 9·19공동성명 무산 경험 전문가 “트럼프 업적 엎으려 의혹 생산”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와 뉴욕타임스(NYT) 등이 제기한 북한의 비밀 미사일 기지 가동 의혹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가짜뉴스’라고 일축하면서 하루 만에 그 허상이 확인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트위터에서 CSIS 보고서에 대해 “새로운 것이 없다”고 했고, CSIS 보고서를 대서특필하며 북한이 ‘속임수’를 쓰고 있다고 보도한 NYT 보도에 대해서는 “부정확하다. 가짜뉴스”라고 했다. 이로써 CSIS가 지난 3월 촬영한 북한 내 탄도미사일 기지 13곳의 사진을 무려 8개월간 묵혔다가 돌연 12일 공개한 배경에는 교묘하게 비핵화 협상의 판을 깨려는 미국 내 강경파와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치적 타격을 입히려는 민주당과 주류 언론 등 반(反)트럼프 세력의 불순한 의도가 작용했다는 분석이 더욱 설득력을 얻게 됐다. 실제 이 보고서의 1차 저자인 조지프 버뮤데즈 CSIS 수석연구원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에서 “일부 미국 언론의 기사가 우리의 의도와는 다르게 선정적으로 보도됐다고 본다”며 책임을 언론에 돌리며 슬그머니 발을 뺐다. 그렇다면 CSIS는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둔 시점에 왜 느닷없이 탄도미사일 문제를 끄집어내고, NYT는 이를 과장해 보도했던 것일까. 우선 공화당 내 강경파의 입김이 작용했을 가능성이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트럼프와 공화당의 노선이 일치하지 않는다. 트럼프는 미국을 사정권에 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문제에 국한해 신속히 협상해 성과를 내려 하지만 미국 주류 정치권인 강경파는 북한에 대한 불신을 확장하고 싶어 한다”고 했다. 미국 내 강경파는 북·미 관계 진전의 고비마다 교묘한 방식으로 판을 깬 역사가 있다. 방코델타아시아(BDA) 사태를 일으켜 2005년 9·19 공동성명을 휴지조각으로 만든 것도 미 재무부 등 강경파의 작품이었다. CSIS 보고서 해프닝은 형식 면에서 북핵 제네바 합의를 붕괴시킨 2002년 고농축우라늄(HEU) 프로그램 의혹 제기와 가장 유사하다. 2001년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집권하자 협상에 회의적이었던 당시 공화당의 네오콘(신보수주의자)들은 미 정보당국이 수년간 포착해 온 북한의 HEU 개발 의혹을 2002년에 터뜨린다. 이를 주도한 인물이 바로 존 볼턴 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다. 전임 빌 클린턴 행정부는 HEU 정보를 입수했음에도 제네바 합의를 유지했다. 하지만 정보를 판단하는 주체가 바뀌면서 HEU 개발 의혹은 실체적 위협으로 ‘활용’됐고, 1994년부터 명목상으로나마 유지돼 온 제네바 합의는 파국을 맞았다. 트럼프의 외교적 업적을 바라지 않는 반트럼프 세력이 조직적으로 의혹을 생산했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중간선거로 하원을 장악한 민주당이 이번 기회로 분위기를 바꾸려고 악의적 뉴스를 만들어낸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일본의 로비가 작용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중·단거리 중심의 탄도미사일은 한반도와 일본을 사정거리에 둔 미사일로, 사정권 밖인 미국에는 위협이 되지 않지만 북한과의 관계가 좋지 않은 일본에는 사활이 걸린 문제다. 일본은 ‘생화학무기와 일본을 사정권에 둔 탄도미사일 또한 폐기돼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실제로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6·12 북·미 정상회담 전 미국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탄도미사일 폐기를 의제에 넣자고 제안했으며, 비슷한 시기 미국 민주당 지도부도 6월 5일 트럼프에게 공개서한을 보내 탄도미사일의 완전한 해체와 탄도미사일 개발 금지 약속을 얻어내라고 요구했다. 만약 북한 중·단거리 탄도미사일 문제가 이번 북·미 고위급 회담 및 2차 북·미 정상회담 의제에 오른다면 비핵화 합의 진전은 더 어려워진다. 이는 북한의 완전 무장해제를 요구하는 것으로, 비핵화 협상이 아니라 군축 협상의 대상이기 때문이다. 미국이 중·단거리 탄도미사일 폐기를 주장한다면 북한은 한국의 전략무기인 현무 탄도미사일 폐기를 요구하며 ‘맞불’을 놓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서울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동창생 성매매업자에게 단속 경찰관 정보 등 흘린 경찰 구속기소

    성매매업소를 운영하는 초·중 동창생과 세탁업소를 동업하며 단속 경찰관들 개인정보 등을 제공한 경찰이 구속 기소됐다. 대전지검 특수부는 13일 대전동부경찰서 김모(37) 경사를 공무상 비밀누설 등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김씨는 2016년 3월 성매매업소를 운영하는 초·중 동창생 A씨에게 관내 생활질서계 경찰관들의 사진을 건네고 대가로 3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지난해 5월 벌금형으로 수배 중인 성매매업소 종원업에게 벌금시효 등을 알려주고 검거도 하지 않았다. 또 A씨가 마약을 투약한 사실을 알고도 검거하지 않았고, A씨가 구속되자 유치장에서 빼내 담배와 휴대전화 등을 제공했다. 김씨는 지난해 5월부터 A씨, 또다른 친구 B씨와 함께 세탁업소를 운영하면서 성매매업소 등의 빨래를 대거 수주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의 범행은 마약을 투약해 구속된 A씨가 김씨 등이 세탁업소를 독자 운영하려는 것에 불만을 품고 검찰에 고발해 들통이 났다. 대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2018년 Hi&Farm Tour! 마·농(馬農) 문화체험’ 실시

    ‘2018년 Hi&Farm Tour! 마·농(馬農) 문화체험’ 실시

    농어촌희망재단이 주관하고, 한국마사회가 후원하는 ‘말과 함께하는 2018년 Hi & Farm Tour! 마·농(馬農) 문화체험’(이하 마농 문화체험)이 성공적으로 진행 중이다. 마농 문화체험은 수도권 소재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말 문화 교육과 승마 체험, 농촌지역 문화 탐방 및 농촌 체험 등을 제공하는 것이다. ‘농촌지역 경제 발전사업’의 일환으로 마련되었으며, 올해는 시범사업으로써 11월 중 총 5회에 걸쳐 진행 되고 있다. 11월 1~2일에는 부천수주초등학교와 서울안평초등학교가, 8~9일에는 여주매류초등학교와 서울미아초등학교가 참여했다. 22~23일에는 서울미아초등학교가 참여할 예정이다. 이들 참여 학교의 학생 및 학부모, 교사는 1박 2일 동안 ▲승마장/목장 말문화 관련 교육 및 승마체험 ▲마을공동체 전통문화 및 농업현장 체험학습 ▲말을 주제로한 소통·공감 교육행사 등이다. 각종 체험비, 숙박비 등 일체 비용은 주최 측에서 제공한다. 마농 문화체험 관계자는 “농촌지역 승마 업체와 참여한 학교 측으로부터 호평을 얻고 있다. 앞으로도 어린이의 교육적 측면과 농촌지역 경제 활성화 등 공공기관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초등학교 및 대학교, 일반 직장 동아리 등 다양한 계층으로 확대하고 정례화 하여 ‘말과 함께하는 농촌경제 활성화 사업’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농촌지역의 한 승마 관계자는 “농어촌 지역에 위치한 승마장은 도심지역보다 지리적 접근성이 낮기 때문에 대중들에게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은데, 이번 농촌 전통문화 및 농촌체험 사업과의 연계로 보다 많은 방문객들이 찾아오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소감을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문 대통령 아세안 순방 신남방정책 무르익는 계기로

    문재인 대통령이 13일부터 18일까지 싱가포르와 파푸아뉴기니를 방문해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아세안+3,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각각 참석한다. 문 대통령은 취임 이후 인도네시아, 필리핀, 베트남, 싱가포르, 인도와 정상외교를 가지는 등 이들 지역에 공을 들여 왔다. 3개의 정상회의가 연례행사이긴 하지만 지난해 이맘때쯤 인도네시아에서 문 대통령이 천명한 신남방정책의 성과를 확인하고 협력을 확대·강화한다는 점에서 순방의 의미는 깊다. 지난 1년간 신남방정책이 거둔 성과는 괄목할 만하다. 우리와 아세안 국가 간 교역액은 지난 10월까지 1321억 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7.6% 늘었다. 이 추세라면 사상 최초로 올해 16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신남방정책이 지향하는 교역 규모 2000억 달러는 2020년까지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 인프라 건설 수주량도 아세안 국가들이 10월 기준 99억 달러로 중동을 넘어 최대 수주처가 됐다. 뿐만 아니라 이들 국가와 우리의 상호 방문객 수가 올해 처음으로 10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기대된다. 아세안과의 관계를 한반도 주변 4개국과 같은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신남방정책이야말로 한국 경제의 새로운 활력소이자 돌파구임이 확인됐다. 이번 순방에서는 우리가 추진하는 내년의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와 한·메콩 정상회의의 지지도 반드시 확보해 신남방정책을 숙성시키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순방 기간에 중국, 러시아와의 개별 정상회담과 함께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의 회담도 추진 중이다. 북·미 비핵화 협상이 정체 상태에 빠져 있다. 이런 교착 국면이 장기화하지 않도록 문 대통령은 관련국 지도자들과 심도 있는 해법을 모색했으면 한다. 우리의 한반도 평화구축 노력을 응원해 온 아세안 국가들의 적극적인 지지도 재확인하기를 바란다.
  • [글로벌 인사이트] 증오·분열의 트럼프 시대, 우파 극단주의 후보들 주류가 되다

    [글로벌 인사이트] 증오·분열의 트럼프 시대, 우파 극단주의 후보들 주류가 되다

    11·6 미국 중간선거에서 진짜 승자는 숨어 있다. 8년 만에 하원을 탈환한 민주당의 ‘블루 웨이브’(파란색을 상징하는 민주당의 물결)나 상원 우위를 지킨 ‘레드 월’(공화당을 상징하는 붉은 벽)은 겉으로 드러난 승자일 뿐이다. 이번 중간선거 결과 분석을 쏟아내는 미 언론들을 종합하면 ‘숨은 승리자’들로 미 주류 정치에 등장한 우파 극단주의 후보들이 꼽힌다.절대적인 당선인 수가 많지 않지만 과거와 달리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12일(현지시간) 반(反)증오단체를 추적하는 비영리 법률지원기구인 남부빈곤법률센터(SPLC)에 따르면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를 누른 케빈 크레이머(노스다코타), 마샤 블랙번(테네시), 테드 크루즈(텍사스), 조시 홀리(미주리) 등은 백인우월주의 성향의 단체들로부터 폭넓은 지지와 후원을 받았다. 연방 상원의원 공화당 후보로 출마한 크레이머는 55.4%의 득표율로 현역인 하이디 하이트캠프 민주당 의원을 꺾었다. 그는 선거 과정에서 반(反)성소수자(LGBT) 단체 가정연구위원회(FRC)의 대표가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연대 활동을 노골적으로 펼쳤다. 테네시주 7선거구 연방 하원의원인 블랙번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유세 기간 3차례나 지원할 정도로 공을 들인 인물이다. 그는 득표율 54.7%로 민주당 필 브레드슨 후보에게 압승했다. 블랙번은 우익 싱크탱크인 ‘데이비드 호로위츠 프리덤 센터’에서 연설했고 반(反)무슬림, 친(親)트럼프 성향 단체 ‘미국을 위한 행동’에서 상을 수상했다. 미 인기 팝가수 테일러 스위프트는 트위터에 공개적으로 “여성을 지지하지만, 블랙번은 지지할 수 없다”고 올려 과거 남녀동등임금법과 여성폭력방지법 연장에 반대한 그의 전력을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해 “앞으로 스위프트의 음악을 덜 좋아할 것”이라고 응수해 뒤끝을 드러냈다.50.9%의 득표율로 두 번째 상원의원 임기를 이어나가는 테드 크루즈(텍사스) 현 의원은 한때 트럼프 대통령의 정적이었지만 이번 중간선거 경선 때부터 반정부 극단주의자들의 폭넓은 지지를 받는 우익으로 거듭났다. 그는 티파티(강경 보수세력)나 SPLC가 반정부단체이자 군국주의그룹이라고 규정한 ‘맹세의 수호자’ 깃발 앞에서 사진을 찍기도 했다. 미주리주 법무장관 출신으로 당선된 조시 홀리(51.5%)는 미주리대 교수를 하던 2013년부터 기독교 근본주의 법률단체인 ‘자유수호연맹’(ADF)의 콘퍼런스에서 강연하며 8700달러를 받았다. 미 온라인 매체 복스는 하원에서는 인종차별 등 극단주의 단체에서 활동한 전력이 있는 스티븐 킹(아이오와), 스티브스 칼리스(루이지애나), 론 데 산티스(플로리다)가 당선됐다고 전했다. 복스는 “이번 중간선거에서는 백인 국수주의자를 자처하는 후보들이 캘리포니아부터 노스캐롤라이나에 걸쳐 유례없이 많이 출마했다”면서도 “그러나 극우단체의 힘을 빌리지 않은 후보들은 선거에서 대부분 졌다”고 분석했다. 매사추세츠, 미네소타, 미시시피 등 지역에서 9명의 상원의원 후보도 이 때문에 패배했다고 전했다. ●백인우월주의 선전 요인은… 트럼프? “트럼프 시대가 증오·극단주의를 앞세운 대선주자들을 불러냈다.” 미 보수성향 정치매체 더데일리비스트는 지난달 22일 “‘헤이트스피치’(증오연설)를 하는 네오나치부터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인종차별에 더 관대해진 현역 정치인들까지 백인우월주의에 대한 지지를 드러낸 공화당 후보는 20명을 넘어섰다”면서 “비록 이들 후보 대부분이 선거에선 지더라도 백인 국수주의자들에게 정치권이라는 더 큰 플랫폼을 제공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백인우월주의가 수면 위로 떠오른 이유 중 하나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유세 과정에서 인종차별과 반(反)이민주의, 반(反)무슬림, 여성 혐오 등 언사를 서슴지 않은 데다 극우 포퓰리즘 정책은 그의 극단주의를 부추기는 언사를 정당화하는 효과로 나타난다. 공화당 전략가 겸 소통 책임자인 더글러스 헤이에 역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극단주의가 두드러지는 현상을 인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내세운 무슬림 배척, 이민자 가정 분리, 합법 이민 단속 등은 백인 국수주의자들의 목표와 정확히 일치한다. ‘트럼프 시대의 급진적 우파의 대두’라는 제목의 책 저자 겸 극단주의 연구자인 데이비드 니에워트는 “트럼프 대통령을 백인우월주의자라고 규정할 수는 없지만 그는 확실히 그런 태도를 많이 가지고 있고, 이는 미국에서 드문 일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9·11 이후 대테러전략 강화… 진짜 적은 내부에 “사법당국은 백인 국수주의자들의 위협을 보지 못했다. 이것을 어떻게 멈춰야 하는지도 모른다. 고의적인 무관심 속에서 치명적인 움직임이 전이되고 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는(NYT)는 중간선거를 앞두고 지난달 말 잇달아 발생한 2건의 총기난사 사건 용의자가 백인 국수주의자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이런 제목의 탐사 보도를 실었다. 워싱턴DC에 기반을 둔 초당적 싱크탱크 ‘스팀슨센터’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9·11 테러 이듬해인 2002년부터 지난해까지 16년간 미 정부는 테러방지 대책을 세우는 데 2조 8000억 달러(3161조 2000억원)를 썼다. 해당 기간 미국에서는 무슬림 극단주의 세력의 테러 공격으로 100명이 사망했다. 놀라운 것은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11년 동안 반(反)이민·무슬림 등 미 국내 극단주의 세력에 의해 희생된 사람 수는 387명으로 훨씬 더 많다는 사실이다. 최대 유대인 단체인 반명예훼손연맹(ADL)도 2001년 11월 이후 미국에서는 백인우월주의자·우파 극단주의에 의한 공격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가장 많다고 강조했다. NYT는 그럼에도 ‘외국 태생의 테러리스트’를 운운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반이민 의제와 정부의 대테러 전략에 의문이 든다고 강조했다. 미 국방부 자문위원이자 뉴아메리카재단(NAF) 소속 선임연구원인 피터 W 싱어는 NYT에 “‘이슬람국가’(ISIS)와 마찬가지로 우익 극단주의가 위협적으로 치닫고 있는데도 아무도 얘기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는 트럼프 행정부 초기 백악관 선임관료들을 만나 대테러 전략의 대상을 넓혀야 하며, 위협 요인을 다시 설계해야 한다고 촉구했지만 백악관 측은 오로지 무슬림 극단주의만을 언급하길 원했다고 말했다. 싱어 연구원은 “백인우월주의를 꺼내들 경우 그만큼 정치적 비용이 따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뉴욕대 법대 공공정책연구소인 브레넌정의센터가 지난달 31일 출간한 보고서에서도 미 정부가 증오범죄 등 국내 요인에서 발생하는 테러에 눈을 감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보고서는 “미 의회는 반테러 정책 자원을 일부 지역사회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정치적 고려보다는 서로 다른 집단이 국민들 삶에 미치는 물리적 위협을 평가한 결과에 기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방수사국(FBI)에 따르면 2016년 한 해 동안 미국 내에서 7321건의 증오범죄가 보고됐다. 이 가운데 4270건은 사람을 대상으로 한 것이다. 그럼에도 연방 증오범죄 피고인으로 기소된 이는 27명에 그쳤다. 브레넌정의센터 보고서를 작성한 전직 FBI 요원 마이클 저먼은 “FBI는 지난해 은행 강도가 몇 명이었는지는 알아도 백인 우월주의 세력의 공격으로 다치고 숨진 사람들의 수는 모른다”고 비판했다. 이어 “온라인상에서 인종차별, 반유대주의, 외국인 혐오 등을 드러내는 헤이트스피치를 하는 이용자 수는 수백만에 이르지만 FBI에 감시 권한조차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위기의 주력 산업 - 안 보이는 산업정책] 한국, 올 선박 수주 1위에도…중소조선사 ‘돈맥경화’에 침몰 위기

    [위기의 주력 산업 - 안 보이는 산업정책] 한국, 올 선박 수주 1위에도…중소조선사 ‘돈맥경화’에 침몰 위기

    조선 기자재 해외마케팅 대행사업을 하는 K대표는 최근 말레이시아 M조선소에 석유화학제품 운반선(PC선)에 들어가는 약 42가지 기자재 품목에 대한 국내 기자재업체들의 견적서를 제출했다가 좌절했다. 중국과 유럽의 기자재업체들에 밀려 단 한 품목도 선정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K대표는 “중국 업체들과 가격 차이가 30% 이내로만 나와도 품질로 승부를 걸어 보겠는데, 가격 차이가 상식을 뛰어넘는 숫자가 나오다 보니 견적서를 들이밀지도 못했다”며 한숨을 쉬었다.조선업계는 2015년 하반기부터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이 급감하는 최악의 ‘수주 절벽’ 이후 어두운 터널을 지나왔다. 전북 군산시와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7월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가 문을 닫은 뒤 2016년 4월 기준 협력업체 86개 가운데 현재 64개 업체(74%)가 폐업했다.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이 있는 경남 거제시는 2015년 12월 말 기준 사내·외 협력업체 375곳 중 올해 7월 말까지 260곳만 남았다. 조선업계 전체의 올해 3분기 실적도 좋지 않다. 삼성중공업은 4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고, 현대중공업은 3분기에 흑자로 전환했지만 조선업만 보면 적자폭이 확대됐다. 하지만 최근 글로벌 업황이 회복되면서 국내 조선업은 바닥을 쳤다는 분위기다.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인 클라크슨리서치에 따르면 한국은 올해 1~10월 누적 기준 전 세계 선박 발주량 2305만CGT 중 1026만CGT(45%)를 수주해 7년 만에 1위에 올랐다. 그동안 6년 연속 수주량 순위 1위를 차지했던 중국은 10월까지 710만CGT(31%)를 수주하는 데 그쳤다. 이런 추세라면 2012년 중국에 빼앗긴 수주 1위 자리를 올해 탈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내 대형 조선사들은 글로벌 업황 회복에 발맞춰 성과를 내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이 111억 달러(135척), 삼성중공업이 49억 달러(41척), 대우조선해양이 46억 달러(38척)를 수주해 내년부터는 조선업이 불황을 벗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퍼지고 있다. 지난 9월 현대상선이 총 20척의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발주해 조선 3사와 선박건조 본계약을 체결한 것도 호재다. 중소조선사들은 ‘수주 절벽’ 이후 여전히 줄도산 두려움에 떨고 있다. STX조선해양은 올해 상반기에 그리스에서 선박 7척을 수주했다가 산업은행의 RG(선수금 환급보증)를 받지 못해 취소됐고, 지난 9월 가까스로 탱커 2척의 RG가 발급되면서 단기 유동성 위기에 숨통이 트였다. ‘조선 4.0 연구모임’의 정미경(단국대 초빙교수) 독일정치경제연구소장은 “동남아 국가들의 조선 시장에서 한국 소형 조선의 기술력을 원하는 많은 물량이 있는데 RG가 보증이 안 돼 수주를 못 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달 22일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부산 지역 7개 기자재업체 대표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업체 대표들은 “제작금융 자금이 5차례로 나눠서 지급되고, 업체들 신용등급이 낮아 RG 발급이 잘 안 된다”고 애로사항을 전달했다. 정부는 지난달 ‘조선사-기자재업체-정부’ 상생 프로그램을 통해 기자재 업체에 총 3000억원 규모의 보증을 지원키로 했다. 중소조선사의 RG 발급 때 정책금융기관의 RG특례보증 지원도 확대하기로 했다. 이달 중순에는 조선업 관련 대책이 발표될 예정이다. 지난 4월 발표된 ‘조선산업 발전전략’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고 기자재업체 등의 단기 애로사항을 풀어 주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 신종계 교수는 “중소중견 조선소에 대한 구체적인 대책은 보이지 않고 너무 느리게 진행되는 것 같다”면서 “원가를 낮추고 빠르게 명품 중형선박을 건조하기 위해 스마트 조선소 기술을 개발해 중소·중견 조선소의 경쟁력을 확보해야 고용 창출과 수익성 확보가 가능하다”며 시급한 정책 추진을 강조했다. 국제해사기구(IMO)의 황산화물(SOx) 규제도 반가운 소식이다. IMO는 2020년 선박 연료의 황산화물 함유량을 현행 3.5%에서 0.5%로 제한하기로 했다. 업계에 따르면 액화천연가스(LNG) 추진선 수주 실적은 현재 현대중공업이 18척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고, 삼성중공업은 10척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친환경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미래선박 기술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면서 “다만 선박기술은 완벽한 검증 없이는 시장에서 활용하기 힘들어 정부가 신기술에 대한 실증과 검증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산업부는 LNG벙커링 인프라 구축을 위한 기술개발 지원, 자율운항선박과 수소연료선박에 대한 연구개발(R&D) 예비타당성 조사 등을 진행 중이다. 4000억원을 들여 한국형 스마트야드(K-Yard) 사업에 대한 예비타당성 절차도 연내 시작한다. 정부는 2025년까지 100여척의 LNG 추진선 건조를 목표로 발주처에 금융·보조금, 세제 혜택 등을 줄 예정이다. 다만 조선업이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는 수준까지 가려면 몇 년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 통상 선박 수주부터 건조까지 2~3년이 걸린다. 산업부 관계자는 “선박을 수주한 뒤 설계에만 평균 10개월이 걸리고, 기자재 납품은 더 늦어져 선박이 실제로 현장에 투입되기까지는 시차가 있다”면서 “지금은 보릿고개를 지나는 시기”라고 말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위기의 주력 산업 - 안 보이는 산업정책] “조선사들 수주 늘어나고 있는데 내년 현장 기능인력 적어 아우성”

    [위기의 주력 산업 - 안 보이는 산업정책] “조선사들 수주 늘어나고 있는데 내년 현장 기능인력 적어 아우성”

    “올해 조선사들의 선박 수주가 늘어나고 있는데 여전히 인력이 안 돌아오고 있어 걱정입니다.”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 정석주 상무는 11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조선업은 2014년 말에 20만 3000명 정도를 고용했는데 올해 8월 말에 10만명 수준으로 떨어졌다”며 이렇게 말했다. 정 상무는 “대부분의 인력들이 정유나 건설 쪽으로 많이 갔는데, 내년부터 선박 건조를 하는 현장에서 기능인력 수급이 안 돼 아우성을 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조선업 특성상 사내 협력사들의 형태가 필수적인데 기능인력이 추가 확보되도록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조선 시운전 분야 근로시간 특례 지정 필요” 정 상무는 주52시간 근로제가 조선업의 현실을 외면한 정책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조선업계에서도 정부의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한 고용 확대 정책에 부응하기 위해 2교대를 3교대로 개편하는 등 많은 노력이 있었다”면서 “조선업 특성상 선박이 시운전을 통해 가동이 되는지 보려면 해상으로 나가야 되는데 짧게는 한 달, 길게는 6개월이 걸린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인력들은 3교대를 하기는 불가능하다”면서 “특히 시운전 분야는 근로시간 단축 특례를 지정해 법을 지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상무는 국제해사기구(IMO)의 황산화물(SOx) 규제와 관련, “한국, 중국, 일본의 3파전인데 기술경쟁력으로 승부가 나기 때문에 기술력이 좋은 우리 조선업계에는 호재가 될 수 있다”면서 “정부에서 온실가스 저감 미래선박 핵심기술사업을 지원할 예정인데, 이게 잘되면 수주와 연결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그는 “생산 현장에 바로 투입이 가능하고 인력도 늘어날 수 있는 사업을 지원해야 가격 경쟁력이 있는 중국과 격차를 벌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 ‘조선 살리기’ 위한 금융 지원 강화해야 정 상무는 정부가 조선업을 살리기 위한 금융 경쟁력을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중국의 ‘세일앤드리스백’(Sale & Lease Back) 전략을 예로 들면서 “금융회사가 조선소에 선박을 발주해 자기 소유 형태로 선사에 리스로 빌려주는데, 사용하다가 선박이 마음에 안 들면 옵션을 선택하지 않을 수 있다”면서 “금융회사가 부담을 지지만, 조선소에는 결과적으로 일감이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에서는 금융지원이라도 제대로 돼야 중국과 경쟁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홍콩도 중국과 같은 언론 잣대?

    홍콩도 중국과 같은 언론 잣대?

    홍콩이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FT)의 아시아 지국 편집장의 홍콩 입국을 거부했다. 9일 AP통신 보도에 따르면, 홍콩 당국은 하루 전 빅터 맬릿 FT 아시아 지국 편집장을 국경지대에서 수시간 동안 심문한 뒤 입국을 허가하지 않고 추방했다. 이는 홍콩이 맬릿 편집장의 취업 비자 갱신을 거부한 지 수주일 만이다. 맬릿은 지난달 홍콩의 중국으로부터의 독립을 지지해 지금은 활동이 금지된 ‘홍콩민족당’의 앤디 찬 대표를 홍콩 외신기자클럽으로 초청해 외신기자들과 간담회를 주선한 직후 비자 갱신을 거부당했었다. 홍콩의 출입국 관리 당국은 맬릿에 대한 추방이 법과 정책에 따른 정당한 것이며 입국 허용 또는 거부는 사안 별로 세심한 검토를 거쳐 결정된다는 내용의 성명만 발표했을 뿐 어떤 설명도 하지 않고 있다. 맬릿에 대한 비자 갱신 거부는 당시 기자들과 인권단체, 시민사회단체들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았으며 홍콩의 의사 표현 자유에 대한 중국의 침해를 보여주는 증거라는 지적을 받았다. 홍콩도 이제 중국과 비슷한 표현의 자유 등이 허락받는 지역이 됐다는 비판이다. 홍콩기자협회의 크리스 융은 말리의 비자 갱신 거부가 법의 통치가 실현되고 의사 표현이 자유로운 나라라는 홍콩의 명성을 크게 손상시켰다고 말했다. 홍콩은 지난 1997년 영국으로부터 중국에 반환됐지만 59년 간 50년 간 준자치와 집회·결사 및 의사 표현의 자유와 같은 권리들을 보장한다는 약속을 받았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이종락의 재계인맥 대해부](30) ‘따로 또 같이’ 경영 실천하는 SK그룹 사장단

    [이종락의 재계인맥 대해부](30) ‘따로 또 같이’ 경영 실천하는 SK그룹 사장단

    장동현 사장, 재무관리전문가로 최태원 회장 신임받아조기행 부회장, 전문경영인으로 부회장에 전격 발탁이인찬 사장, SK플래닛 구원투수로 데이터사업에 진력  SK그룹 특유의 지배구조는 ‘따로 또 같이’로 압축된다. 관계사별 이사회 중심의 자율 책임경영을 바탕으로 그룹 차원의 최고 경영협의기구인 SK수펙스추구협의회를 통해 시너지를 높이는 것이다. 최태원 SK 회장이 올해초 선포한 ‘New SK’ 역시 현장에서 각 관계사 CEO들의 사업별 비즈니스 모델 혁신을 통해 실현되고 있다.  장동현(55) SK㈜사장은 SK텔레콤에서 재무와 마케팅, 기획 등을 두루 거쳐 2014년 SK텔레콤 사장을 역임했다. 2017년 SK그룹의 지주회사인 SK㈜ 사장 취임 후 SK㈜를 ‘글로벌 투자전문 지주회사’로 키우는 데 집중하는 등 재무관리 전무가로 손꼽힌다. 바이오∙제약, 글로벌 에너지, ICT 등 미래 신성장 동력 육성과 글로벌 고수익 사업 지분 투자를 진행중이다. 경북사대부속고를 거쳐 서울대 산업공학과와 대학원을 졸업했다.  조기행(59) 부회장은 SK에너지, SK텔레콤을 거쳐 2011년 SK건설 경영지원담당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조 부회장은 그룹 내 대표적 재무통으로 SK건설을 흑자로 전환해 그 공로로 2017년에 오너 일가가 아닌 전문경영인으로 부회장에 파격·승진했다. SK건설은 올해 홍콩 도로사업, 베트남 에틸렌 플랜트 등 연이은 수주 성공으로 해외수주금액이 25억 달러를 넘어서며 해외건설협회 통계기준 업계 1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 7월 23일 라오스 동남 아타푸주에 SK건설이 시공을 담당한 세피안-세남노이 수력발전소의 보조댐이 붕귀해 위기에 처했다. 라오스 정부는 사고를 댐 붕괴로 규정하고 있지만 SK건설은 기록적 폭우에 따라 물이 댐 위로 범람하면서 댐이 함께 무너진 것으로 주장하고 있다. 붕괴 원인규명과 별개로 최태원 회장은 구호성금 1000만달러(약 112억원)를 기탁했다. SK건설은 라오스 정부와 협력해 구호활동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조 부회장의 책임론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조 부회장은 서라벌고와 고려대 경영학과를 나왔다.  김철(57) SK케미컬 사장은 석유화학사업의 마케팅과 사업개발, 산업분석, 자원개발 등 다양한 업무를 담당했다. 2014년 SK케미칼 CEO로 취임한 이후, ‘친환경 소재의 토탈 솔루션을 제공하는 글로벌 리딩 컴퍼니’의 비전을 바탕으로 SK케미칼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지난 3월부터는 SK케미칼의 지주회사인 SK디스커버리의 대표이사도 겸임하고 있다. 용문고-서울대 경제학-런던 정경대 대학원 출신이다.  박만훈(61) 사장은 2008년 SK케미칼 생명과학연구소 바이오실장으로 합류해, 제약∙바이오 분야를 이끌고 있다. SK케미칼은 박 사장 취임 후, 바이오 연구·개발(R&D)에 집중했다. 지난 7월에는 백신 사업부문을 분할해 ‘SK바이오사이언스’를 출범시켰다. 보성고-서울대 분자생물학과를 거쳐 서울대 바이러스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박상규(54) SK네트웍스 사장은 기존의 경험보다는 데이터와 컨설팅 자문 등에 따라 시장의 흐름을 예측하는 학구적인 CEO라는 평가를 받는다. 술은 전혀 못마신다. 2010년 SK에너지 리테일마케팅사업부장, 2016년 워커힐호텔 총괄을 거치며 고객 접점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최신원 회장이 미래와 회사의 큰 그림에 대한 뼈대를 그린다면 최태원 회장의 비서실 출신인 박 사장은 이를 실행에 옮긴다. 주력 사업인 철강과 화학의 매출이 줄어들면서 최근에는 AJ렌터카를 인수하며 기존 SK렌터카와 SK주유소, 스피드메이트 등 차량관리 인프라와의 시너지를 높이기 위한 모빌리티 사업에 치중하고 있다. 배명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나왔다.  SKC 이완재(59) 사장은 그룹에서 손꼽히는 ‘전략통’으로 SK 에너지, SK㈜, SK E&S를 거쳐 현재 SKC를 이끌고 있다. 원주고와 고려대 경영학과 출신인 이 사장은 최근 소재사업 등을 집중적으로 육성하면서 SKC를 화학회사에서 소재회사로 탈바꿈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조경목(54) SK에너지 사장은 SK텔레콤 자금팀장 및 SK㈜ 재무실장을 거친 기업가치 제고 전문경영인이다. 올해 CEO로 임명된 조 사장은 경쟁사인 GS와 머리를 맞대거나, 공공기관인 우체국과 손을 잡는 등의 방식으로 주유소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경신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김형건(57) SK종합화학 사장은 SK그룹과 SK이노베이션에서 기획 및 재무부서를 두루 거쳤다. ‘직접 소통’과 ‘직접 체험’을 중시하는 김 사장은 수시로 각 지역 현장과 파트너사를 방문해 스킨십을 키운다. 부산동고-부산대 경제학과-워싱턴대 MBA를 마쳤다.  SK가스 이재훈(57) 사장은 글로벌사업 위주의 업무를 수행했다. 2008년 SK가스 트레이딩본부장을 시작으로 최고운영책임자(COO), 글로벌사업부문장을 역임하면서 글로벌 사업& 트레이딩 전문가로서의 역량을 발휘하는 등 전 세계를 아우르는 LPG 트레이딩 플랫폼을 구축했다. 대동고와 서울대 법대를 거쳐 고려대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SK루브리컨츠 지동섭(55) 사장은 SK텔레콤 전략기획부문장, SK㈜ 사업지원실장 등을 역임했다. SK내 손꼽히는 ‘전략통’으로 전략기획 분야의 역량과 경험을 기반으로 SK루브리컨츠의 사업구조 개선을 주도하고 있다. 경남고와 서울대 물리학과,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이인찬(56) SK플래닛 사장은 SK브로드밴드 마케팅부문장을 거쳐 2015~2016년 CEO로 재임했다. 3년 연속 ‘방송통신위원회 이용자 보호업무 평가’에서 1위, 2016년 ‘방송+이동전화 결합상품’ 점유율, 전체 방송통신 결합상품 순증가입자 비중에서도 업계 1위를 차지했다. 2017년 SK텔레콤 서비스부문장을 맡아 2014년 이후 3년 만에 매출을 상승세로 돌렸고, 무선 가입자수 112만명을 늘려 1등 사업자로서의 위상을 회복한 1등 공신이다. 올해 SK플래닛의 구원투수로 등장한 이 사장은 11번가를 독립법인으로 출범하고, 시럽, OK캐쉬백 등 서비스를 연계하는 등 데이터 사업에 몰두하고 있다. 배재고, 고려대 경제학과와 경제학 석사, 펜실베니아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인텔리’다.  이형희(56) SK브로드밴드 사장은 SK텔레콤에서 CR부문장과 MNO총괄, 사업총괄을 역임했다. 대외적으로는 한국사물인터넷협회 회장을, 그룹 내에서 CR 업무를 총괄했던 통신 및 미디어 전문 역량을 두루 갖춘 전략가로 통한다. 신일고-고려대 산업공학과-고려대 경영학 대학원을 나왔다.  SK머티리얼즈는 올해 장용호(54) 사장 취임 후 사업확장을 통해 SK 내 반도체 소재 분야를 바탕으로 글로벌 톱 종합소재 회사로 도약하고 있다. 심인고와 서울대 경제학과 줄신인 장 사장은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IT소재 분야의 고성장 신규 아이템 발굴과 포트폴리오 확장을 통해 본격적인 수익창출에 집중하고 있다.  이종락 논설위원 jrlee@seoul.co.kr
  • 전북 건설업계 수주 실적 대폭 증가

    새만금 관련 대형 공사의 발주에 힘 입어 올해 전북지역 건설업체들의 수주 실적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대한건설협회 전북도회(회장 정대영)에 따르면 올해 도내에서 발주된 건설공사 누계는 9월 말 현재 2조 703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같은 발주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1조 8156억원 보다 48.9% 증가한 것이다. 도내 건설업체들의 수주 실적도 9월 말 현재 941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7464억원 보다 26.2% 늘었다. 도내 건설공사 발주액과 수주가 늘어난 것은 새만금 관련 대형 공사 발주가 많았고 지역 업체의 참여비율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올해 새만금 관련 공사는 ?새만금~전주간 고속도로 건설공사 1~8공구 1조 4813억원 ?새만금 남북도로 건설공사 2단계 1·2공구 3394억원 등 10건 1조 8207억원에 이른다. 이중 도내 업체들은 공사 구간별로 10~31% 참여해 수주 실적이 높아지는 효과를 거두었다. 새만금 공사에 전북지역 건설업체 참여율이 높아진 것은 전북도와 건설협회 전북도회의 지속적인 건의에 따른 것이다. 실제로 새만금개발청과 한국도로공사는 새만금 공사에 지역업체가 많이 참여할 수 있는 우대 기준을 만들어 발주했다. 대한건설협회 정대영 전북도회장은 “새만금개발공사 출범으로 내부 개발이 본격화 되면서 많은 공사가 발주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새만금 농생명용지와 2023 세계잼버리대회 부지 조성 공사에도 전북 업체 참여가 확대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건의와 협의를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전주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조선업 부활 뱃고동? 7년 만에 수주 1위 눈앞

    본격 회복 기대감… “반짝 특수” 반론도 한국 조선업이 7년 만에 연간 수주실적 1위를 눈앞에 두고 있다. 최근 3년간 이어졌던 보릿고개를 딛고 회복세에 올랐지만 섣부른 낙관론은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6일 영국의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랙슨리서치에 따르면 올 1~10월 전 세계 선박 발주량 2305만 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 중 한국 조선사들이 전체의 45%에 달하는 1026만 CGT를 수주했다. 한국의 연간 수주량이 1000만 CGT를 넘어선 건 2015년 이후 처음이다. 2012년부터 연간 수주량에서 한국을 앞서 온 중국은 올 10월까지 710만 CGT(31%)를 수주하는 데 그쳐 한국이 7년 만에 중국을 제치고 세계 1위에 오르게 됐다. 2015~2016년 극심한 수주 가뭄의 여파로 올해까지 적자의 늪에 빠졌던 조선산업은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다.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은 지난해 2322만 CGT로 2016년 대비 78.3% 뛰어오른 데 이어 올해 10월까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2% 증가했다. 한국 조선사들의 수주량도 지난해 전년 대비 2배 가까이 늘었다. 지난해부터 글로벌 물동량이 늘면서 선박 발주량이 늘었고, 중국과 일본보다 기술력이 높은 국내 조선사들이 수주 경쟁에서 앞서고 있다고 업계는 분석한다. 그러나 지금의 회복세가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반론도 만만찮다. 2020년 시행되는 해양 환경규제인 IMO2020을 앞두고 LNG 추진선 수요가 늘면서 ‘반짝 특수’를 누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원가의 20%를 차지하는 후판 가격의 상승도 악재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에 이어 올해까지 후판 가격이 두 번 올라 부담이 크다”면서 “수주량이 늘어도 후판 가격이 오르면 수익성이 악화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공공서비스 업그레이드 1.0] 꼼수 판치는 110조원대 공공조달 시장, 5년간 입찰 불허 1건… 바로잡아 주세요

    [공공서비스 업그레이드 1.0] 꼼수 판치는 110조원대 공공조달 시장, 5년간 입찰 불허 1건… 바로잡아 주세요

    110조원대 공공조달 시장의 공정성과 투명성 제고를 위해 부정을 저질렀거나 불공정하게 사업을 따낸 ‘부정당업자’에 대한 제재는 반드시 필요하다. 국가계약법에서 정한 부정당업자 제재는 입찰참가 자격 제한이다. 제재 기간은 2년 이내다. 그러나 대기업 등은 제재를 받더라도 법원에 효력 정지를 신청해 확정 판결이 나오기 전까지 입찰에 참여하는 꼼수를 쓴다. 더구나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사면’을 받으면 처분 자체가 면제된다. 부정당업자 제재가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을 받는 이유다. 일각에선 부정당업자 제재가 중복이고 과도하다며 개선을 요구하기도 한다. 중대 범죄는 처벌을 강화하되 경미한 위반은 과징금으로 대체해 제재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부정당업자 제재의 유명무실 논란은 4대강 사업에 참여한 건설업체들의 처분 과정에서 점화됐다. 입찰 담합 등이 확인돼 조달청에서 2013년 15개사, 2015년 3개사를 포함해 18개사가 부정당업자 제재를 받았다. 그러나 1개사를 제외한 17개사가 낸 효력정지 신청이 법원에서 인용됐고, 2015년 8·15 사면 조치가 이뤄지면서 면죄부를 받았다. 이 기간 건설업체들은 1조 5000억원 규모의 정부 공사를 수주한 사실이 드러나 공분을 샀다.●재판받을 권리 vs 국민 정서 부정당업자 제재를 받으면 일정기간 동안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이 발주하는 모든 사업에 참여할 수 없다. 입찰 담합이나 뇌물 제공, 계약의 부정 이행 등은 제재 기간이 최대 2년이다. 대기업이라도 2년간 공공사업을 수주하지 못하면 문을 닫는 상황에 몰릴 수밖에 없다. 이런 제재의 엄중함에도 비리가 끊이지 않는다. 조달청이 공공조달 시장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 규제를 완화한 ‘선한 정책’을 기업들이 악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6일 조달청에 따르면 최근 5년(2014~2018년 9월)간 부정당업자 제재는 2039건으로 집계됐다. 물품·외자 분야가 1688건으로 가장 많았고, 용역(185건), 시설공사(166건) 순이었다. 사유는 계약 불이행(계약조건 위반)이 41.2%(839건)으로 1위를 차지한 가운데 적격심사 포기(341건), 부실시공(308건), 담합 입찰(233건), 허위서류 제출(104건) 등이 뒤따랐다. 제재를 받은 업체 가운데 효력 정지를 신청한 업체는 492개사(24.1%)였다. 일각에선 솜방망이 처벌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13년 7월~2018년 6월 입찰 담합으로 공정거래위원회 제재를 받아 조달청으로부터 공공입찰 참가 자격을 제한받은 업체는 132개사, 평균 제재 기간은 9.2개월이었다. 입찰제한 기간이 6개월 이하인 기업이 91개사(68.9%)였다. 같은 기간 입찰 담합으로 2회 이상 공공입찰 참가 자격을 제한받은 업체도 12개사였다. 김 의원은 “입찰 담합은 국가계약법상 부정당업자에 대한 제재 사유 중에서 가장 무거운 위반 행위”라면서 “담합 기업에 대한 공공입찰 참가자격 제한을 더욱 엄격하게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더욱이 일부 공기업은 부정당 제재를 받았다가 사면된 민간 업체를 우수 건설업자로 선정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우수 건설업자로 선정되면 입찰참가 자격 사전 심사에서 가산점을 주는 등 인센티브가 뒤따른다.●기업, 처분 회피 수단·시간벌기용 소송 조달청의 부정당업자 제재 현황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진행된 본안 소송 464건 가운데 396건(85.3%)이 기각됐다. 10건 중 8~9건이 조달청의 처분이 옳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조달청이 최종 패소한 건수는 39건(8.4%)에 불과하다. 부정당업자들은 이렇게 낮은 승소율에도 불구하고 소송을 남발한다. 최근 5년간 대기업 중 부정당 제재를 받아 입찰에 참가하지 못한 사례가 단 1건밖에 없다는 점에서 소송이 처분을 회피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의혹이 제기된다. 소송도 평균 2.2심이었다.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이 통과되면 확정 판결까지 2~3년간 제재 없이 입찰에 참여할 수 있다. 그러다 새 정부가 출범해 ‘건설경기 활성화’라는 명분으로 사면 조치하면 법과 제도가 무력화된다. 박근혜 정부는 2015년 8·15 특별 사면에 4대강 공사를 담합한 대형 건설사를 비롯한 48개 업체를 포함시켜 입찰 제한을 풀어줬다. 앞선 이명박 정부도 2012년 1월 ‘은전 조치’로 한국가스공사의 액화천연가스(LNG) 생산시설 공사 담합으로 적발된 건설업체를 포함해 77개사에 면죄부를 줬다. 참여정부도 2006년 8월 서울지하철 7호선 공사에서 입찰 담합한 6개 대형 건설사를 특별 사면했다. 기업들이 소송을 통해 처분 시점을 조정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건설업체 관계자는 “소송 패소와 별개로 경영 부담을 줄이는 방안을 고민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며 “공공 발주가 적은 동절기 등 특정 시기를 정해 제재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한다”고 털어놨다. ●부정당 제재의 실효성 제고 시급 잇따르는 소송에 대비하느라 정부와 지자체, 공공기관은 비용과 시간, 행정력 낭비를 감수할 수밖에 없다. 공공기관은 소송에서 이기더라도 달라지는 게 거의 없다. 공사가 진행 중이라면 계약을 해지할 수 있지만 그것도 대체할 수 있는 사업자가 없으면 불가능하다. 소송 대응 강화를 위해 내부 변호사를 늘려 승소해도 출장비만 받아내는 정도다. 반면 해당업체는 입찰 제한 기간 후 신인도 감점과 입찰보증금 현금 납부, 계약보증금과 하자보증금 확대 등의 페널티가 뒤따르지만 대기업엔 큰 부담이 안 된다. 국회입법조사처는 2015년 12월 내놓은 공공조달 부정당업자 제재의 주요 쟁점과 개선 방안에서 현행 22개 제재 사유를 공정한 경쟁과 투명성을 확보하는 데 필요한 사유 중심으로 바꿀 것을 제안했다. 부패·사기·뇌물 등 위중한 사안은 법률로 엄격하게 규정하고, 하도급법 위반이나 안전·보건조치 소홀 등은 부수적인 고려 사항으로 분류하라는 것이다. 또 위반 정도가 경미한 사항은 과징금이나 벌점으로 처리하라고 조언했다. 정당한 이유 없이 3회 이상 입찰에 참가하지 않거나 입찰 보증금이라도 건지기 위해 적격심사를 포기하는 것에 대해 부정당 제재로 입찰참가 자격을 제한하는 것은 과하다는 얘기다. 조달청 관계자는 “부정당 제재가 과하다는 지적과 함께 법원의 가처분 인용이 높다 보니 제재의 실효성이 떨어져 국민 정서와 괴리가 큰 것이 사실”이라며 “정부가 문제점을 인식해 관련 부처 간 개선 논의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회입법조사처도 입찰 참가 자격 제한 처분 외에 계약보증금 인상과 과징금 부과 등 다양한 제재 수단이 부정당 행위의 예방적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과징금 제도가 부정당업자의 공공계약질서 위반에 대한 면죄부가 될 수 있고, 과징금 납부 능력에 따른 기업 간 형평성 문제 등이 제기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정부, 지자체와 달리 공공기관은 과징금을 부과할 권한이 없는 한계도 있다. 조달청 출신 공무원은 “소송 증가로 로펌만 좋은 일을 시키는 지금의 시스템은 국가와 국민에게 전혀 도움이 안 된다”며 “과징금이 도덕적 해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지만 실행되지 않는 처분보다 실효성을 높을 수 있다”고 말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뉴스 in] 공공조달시장 ‘제재’ 유명무실

    [뉴스 in] 공공조달시장 ‘제재’ 유명무실

    공공조달 시장에서 입찰 담합과 뇌물 제공 등에 따른 ‘부정당업자 제재’가 유명무실하다. 입찰 참가를 제한해도 법원에 효력정지를 신청해 확정 판결 전까지 사업을 수주하는 꼼수를 부린다. 정부가 국내 경기 활성화를 위해 제재 기업들을 특별 사면하면 처분 자체가 면제된다. ‘소송 꼼수’를 잠재우고 제재의 실효성을 끌어올릴 대책이 시급하다.
  • 강제징용 판결 보복?…“日, 한국 조선업계 공적자금 지원 WTO제소 추진”

    강제징용 판결 보복?…“日, 한국 조선업계 공적자금 지원 WTO제소 추진”

    일본 정부가 우리나라의 조선업계에 대한 공적자금 지원은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에 위반된다며 WTO 제소를 추진하고 있다는 일본 매체의 보도가 나왔다. 6일 교도통신과 NHK 등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WTO 제소를 전제로 한국 정부에 2국간 협의를 요청하기로 했다. 일본 정부의 이번 결정은 대법원이 지난달 30일 일제강점기 일본 기업으로 강제 징용된 피해자들에 대해 일본 기업측의 배상 책임을 인정한 판결과 무관치 않아 보여 관심이 집중된다. 일본 정부는 “한국 정부가 약 1조 2000억엔(약 11조 9000억원)의 공적자금을 대우조선해양에 투입함으로써 이 회사가 낮은 가격으로 선박 건조를 수주해 시장가격을 왜곡시키고 있다”며 대응을 요구해 왔다. 그러나 지난달 하순에 열린 양국 정부 간 협의에서 우리나라 정부는 일본 측의 요구에 미온적인 반응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는 2011년 동일본대지진 당시 발생한 후쿠시마(福島)원전 폭발 사고 이후 시행된 일본산 수산물 수입규제 등 3건에 대해서도 한국 정부와 마찰을 빚고 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정우성, 안젤리나 졸리와 투샷 이미지 공개 ‘환한 미소’

    정우성, 안젤리나 졸리와 투샷 이미지 공개 ‘환한 미소’

    배우 정우성이 할리우드 배우 안젤리나 졸리와 만난 사진을 공개했다. 5일 정우성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안젤리나 졸리와 대화를 나누는 모습의 사진을 공개했다. 지난 3일 할리우드 배우이자 유엔난민기구 특사인 안젤리나 졸리는 서울시 중구 유엔난민기구 한국대표부 서울사무소에서 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인 정우성과 만남을 가졌다. 이날 안젤리나 졸리는 정우성의 난민 옹호 역할에 대해 “(배우)동료로서 자랑스럽고 감사하다. 미국을 비롯해 전세계적으로 외국인에 대한 차별과 혐오, 국수주의가 만연한 만큼 제대로 된 정보를 전하는 사람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우성 또한 “한국에 반난민 정서가 있긴 하지만, 다소 과장되어보인다. 국민 대다수는 아직 난민에 대해 잘 몰라서 의견이 없거나, 난민을 옹호하지만 상당수는 조용하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안젤리나 졸리는 유엔난민기구 특사 자격으로 지난 2일 한국을 방문, 박상기 법무부 장관과 배우 정우성 등을 만나 예멘 난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뒤 4일 출국했다. 사진=인스타그램 연예팀 seoulen@seoul.co.kr
  • 대우조선도 대졸 공채 재개 “업황·경영 호전 재도약 준비”

    수주 절벽으로 인한 적자 행진과 구조조정 등으로 수년간 중단됐던 조선업계의 신규 채용이 확산되고 있다. 최근 액화천연가스(LNG)선을 중심으로 업황이 호전되고 있는 데다 신규 인력 충원을 통해 인재 이탈을 막고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움직임으로 분석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경영 악화로 2014년 하반기 이후 중단했던 대졸 신입사원 채용을 5일 재개한다. 설계, 생산관리, 재무·회계, 경영지원, 구매, 연구개발(R&D), 영업 등 전 분야에 걸쳐 100명 이내를 선발하며 R&D 분야를 제외한 전 분야에서 서류 심사 과정에서 출신 학교명을 배제하는 블라인드 채용 방식을 도입한다. 앞서 지난 9월에는 삼성중공업이 3년 만에 대졸 신입사원 채용을 재개했다. 이른바 ‘조선 빅3’ 중 두 기업에서 대졸 신입사원 채용에 나서는 것은 조선업황이 개선되고 경영 정상화 작업의 성과가 나타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수년간 이어 온 구조조정으로 핵심 인력이 이탈하면서 조직의 지속성에 대한 우려가 높아진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지난 6월 “신규 채용을 안 하다 보니 인력 단절이 생겼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회사의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신규 인력이 수혈돼 기술이 전수돼야 한다”면서 “다만 구조조정 자구안에 따른 인력 감축은 신규 채용과는 별도의 문제”라고 말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신한금융, 아시아신탁 인수로 부동산시장 진출

    신한금융지주가 아시아신탁을 인수해 부동산신탁업에 진출한다. 신한금융은 31일 이사회를 열고 아시아신탁의 대주주와 기타 주요 주주가 보유한 지분 100%를 인수하기로 결의했다. 우선 지분 60%를 1934억원에 인수하고 나머지 40%는 2022년 이후 취득 금액과 시기를 결정하기로 했다. 이사회 직후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과 정서진 아시아신탁 부회장은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이로써 신한금융은 금융지주 중 KB금융과 하나금융에 이어 세 번째로 부동산신탁사를 보유하게 됐다. 부동산신탁은 부동산의 관리, 처분, 개발 등을 위탁받아 운영하고 수수료를 받는 사업이다. 최근 부동산 시장 호황을 타고 급성장했다. 2006년 출범한 아시아신탁은 지난해 신규 수주액이 900억원 규모로 업계 5위다. 조 회장은 “금융그룹의 사업 확장성과 리스크 관리 노하우를 더해 신한만의 독창적인 부동산신탁업 패러다임을 제시할 것”이라면서 “‘역시 신한이 하면 다르다’는 것을 보여 주겠다”고 강조했다. 신한금융은 영업 채널과 브랜드 인지도를 활용해 개발, 임대, 상품화 등 부동산 업무 전반을 아우르는 ‘원 패키지’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고객 입장에서는 부동산신탁을 의뢰하면서 은행이 판매하는 부동산 개발 관련 대출과 연계하는 등 종합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금융지주 입장에서도 토지나 건물을 보유한 우량 고객을 확보하고 비은행 부문 이익을 키울 수 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부동산신탁업은 그룹 사업 포트폴리오에서 반드시 필요한 영역”이라면서 “향후 그룹사와 연계한 시너지가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총기난사 현장 찾은 트럼프에 싸늘한 민심...여야 의원들도 동행 거부

    총기난사 현장 찾은 트럼프에 싸늘한 민심...여야 의원들도 동행 거부

    유대인을 겨냥한 무차별 총기 난사가 있었던 미국 펜실베이니아 피츠버그에서 30일(현지시간) 희생자 11명의 장례식이 엄수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멜라니아 여사, 장녀 이방카 부부와 함께 현장을 찾았지만 민심은 싸늘했다. 여야 지도부도 사전 일정 등을 이유로 동행을 거부했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장례식은 사건이 발생한 앨러게이니 카운티의 ‘트리 오브 라이프’ 유대인 회당(시너고그)에서 열렸다. 장례식장 주변에 처진 경찰 저지선 근처로 1000여명의 시위대가 모여들었다. 이들은 “증오 반대에 투표하라”, “(당신의) 말이 문제다”, “트럼프는 집으로 가라”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구호처럼 읽어 나갔다. 한 시민은 “우리는 당신을 여기에 초대하지 않았다”고 외쳤다. 먼저 대기실을 찾은 트럼프 대통령은 촛불을 켠채 사건 당시 예배를 주재했던 랍비 제프리 마이어스의 안내로 회당을 나가 희생자들을 기리는 백색 유대인 별 모양 앞에 유대식 매장 풍습에 따라 돌멩이 하나씩을 놓았다. 멜라니아 여사는 꽃 한 송이씩을 올려 놓았고, 그 뒤를 유대인 사위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과 유대교로 개종한 장녀 이방카 백악관 보좌관이 따랐다. 회당 소재지인 스쿼럴힐 지역사회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문에 따가운 시선을 보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시간을 보내달라는 백악관 측 제안을 거절했다는 희생자 고(故) 대니얼 스타인(71)의 유가족은 “모든 이들이 지역사회에 책임을 돌린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이 부적절하다고 느낀다”고 말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주민인 폴 카베리(55)는 “그(트럼프 대통령)가 (이번 사건의) 방아쇠를 당기진 않았지만, 쓸데없는 말을 많이 하는 그의 장황함과 행동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AP통신에 말했다. 총기난사 사건 생존자 배리 워버(76)는 “트럼프 대통령은 정치적으로 우려스러운 국수주의자라는 꼬리표를 받아들였고, 나치 역시 국수주의자들이었다”면서 “그가 오지 않기를 바랐다”고 말했다. 여야 지도부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피츠버그 방문을 외면했다. 공화당 소속의 폴 라이언(위스콘신) 하원의장과 미치 매코널(켄터키) 상원 원내대표, 민주당 낸시 펠로시(캘리포니아) 하원 원내대표와 척 슈머(뉴욕) 상원 원내대표 등 여야 지도부는 일제히 선약 등을 이유로 들며 방문 동행 초청을 모두 거절했다고 WP가 보도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사립유치원 “아이들이 도둑놈이라 해”… 兪, 국세청 동원 압박

    사립유치원 “아이들이 도둑놈이라 해”… 兪, 국세청 동원 압박

    한유총, 4000여명 참석 대응 방향 논의 일부 폐원 언급…단체행동은 안 하기로 부총리, 비리 사립유치원 세무조사 요청 학부모 단체 “토론회 파행” 한유총 고발“내가 아침마다 이걸 들고 3시간씩 유치원 청소를 합니다. 그런데 아이들이 저한테 ‘우리 아빠가 할아버지 보고 도둑놈이라던데요’ 합디다.” 30일 오전 경기 고양시 킨텍스 전시장 안에서 백발노인이 진공청소기를 들고 불쑥 기자들 앞에 섰다. 이날 열린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 비공개 토론회에 참석한 수원의 한 유치원 이사장 A씨였다. 그는 “(사립유치원 비리 문제를 고발한) 박용진 의원이 사립유치원 다 쓸어버린다고 했는데 왜 문 닫는 건 못하게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유치원은 경기교육청 감사 때 잘못된 회계 처리가 적발돼 공개된 감사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날 한유총이 주최한 ‘사립유치원 공공성 강화 대토론회’에는 전국 사립유치원 설립자와 원장 등 4000여명이 참석했다. 여론의 집중포화가 20일 넘게 이어지고, 정부가 유치원 종합대책을 발표하자 향후 대응 방향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였다. 한유총은 국내 사립유치원의 70%(3000여곳)가량이 회원인 단체다.유치원 설립자와 원장들은 대부분 경직된 표정으로 취재진의 질문에 말을 아꼈다. 하지만 상복을 연상케 하는 검은색 옷을 맞춰 입어 불편한 속내를 내비쳤다. 조직 차원의 ‘표정 관리’ 지침이 있었는지 한 참가자는 동료와 환담 중 미소를 짓다가 황급히 “아, 웃으면 안 된다고 했는데…”라며 표정을 바꾸기도 했다. 일부 참석자는 억울함을 호소했다. 충남 지역에서 10년 넘게 사립유치원을 운영했다는 한 설립자는 “유치원 지을 때 최소 30억원 이상의 개인 돈이 든다. 2012년 누리과정 지원금을 받기 전에 우리는 자영업자였다”면서 “국가 지원금에 대해서는 정부 회계 기준을 따를 수 있지만 나머지 돈은 이익으로 남길 수 있게 해 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날 강연을 한 이학춘 동아대 대학원 국제법무학과 교수는 “사립유치원장들이 의욕을 상실한 상태”라면서 “상시 감시 체제를 받아들이기 어려워한다”고 전했다. 그는 “임대료 수준의 유치원 건물 사용료 지급과 시설 개·보수 때 감가상각 인정 등이 이뤄지면 사립유치원장들이 에듀파인(국가회계시스템)은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토론회는 별다른 결론 없이 끝났다. 일부 참석자들이 폐원을 언급하기도 했지만 집단휴업 등 단체행동은 하지 않는 것으로 결론 내렸다. 한 참석자는 “답 없는 원론적 말들만 오갔다”고 말했다. 한유총은 토론회 뒤 낸 입장문에서 “사립유치원은 개인사업자의 사유재산”이라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정부는 이날도 압박 수위를 높였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유치원·어린이집 공공성 강화 관계부처 간담회에서 “일부 사립유치원이 집단휴업까지 거론하지만 정부 정책 방향엔 변함이 없으며 학부모를 위협하는 어떠한 행위도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유 부총리는 국세청에 “사립유치원 감사 결과나 비리 신고센터 제보 내용 중 세금 탈루 혐의가 보이는 곳은 세무조사를 해 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영·유아 학부모 단체인 ‘정치하는 엄마들’은 “정부 주최 4차례 토론회를 집단행동으로 파행시켰다”며 한유총을 특수공무집행방해 및 특수주거침입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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