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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필라이트’ 돌풍에…오비맥주도 발포주 시장 군침

    ‘필라이트’ 돌풍에…오비맥주도 발포주 시장 군침

    주류업계 새 블루오션 급부상 업계 1위 오비맥주 출시 검토중 하이트진로가 올 상반기 출시한 국내 최초의 발포주 ‘필라이트’가 기대 이상의 선전을 하면서 발포주 시장이 주류업계의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 맥주시장 1위 제품인 ‘카스’를 생산하는 오비맥주도 최근 발포주 시판에 대한 검토에 들어갔다.24일 하이트진로와 주류업계에 따르면 올 4월 25일 출시된 필라이트는 지난달 말 기준 1267만캔 판매를 돌파했다. 이달부터 생산량을 월 80만 상자(355㎖들이 24캔)로 늘린 상태다. 업계에서는 연말까지 필라이트 판매량이 400만 상자는 확실히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발포주란 국내 주세법 기준으로 ‘맥아 함량 10% 미만’인 술을 말한다. 맥주 제조 과정에서 발생한 이산화탄소가 함유돼 병마개를 따면 거품이 나기 때문에 발포주라는 이름이 붙었다. 발포주는 세법상 ‘기타주류’로 분류되기 때문에 일반 맥주(72%)보다 낮은 30%의 세율을 적용받는다. 맥주와 맛은 비슷하면서 가격은 훨씬 저렴해 인기를 끌고 있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국내 발포주 출시를 신중히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미 오비맥주는 일본 주세법 기준에 맞는 발포주(맥아 함량 66.7% 미만)를 생산해 현지에 수출하고 있는 만큼 맥아 함량 비율만 국내에 맞춰 공법을 변경하면 별도의 설비를 구축하지 않고도 곧바로 제품 생산이 가능하다. 다만 효자상품인 카스 때문에 쉽게 결단을 내릴 수 없는 입장이다. 맥주와 수요층이 비슷하다 보니 자칫 발포주 출시가 자사 카스의 고객층을 잠식할 수 있는 탓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일본에서도 수년 전부터 발포주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만큼 국내에서도 성장 가능성이 충분하다”며 “다만 수입 수제맥주가 빠르게 치고 올라오는 상황에서 ‘싱거운 국산맥주’에 대한 이미지를 굳히는 결과가 될까봐 업체마다 시장 진출 여부를 고심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대프리카’ 핫한 여름나기

    ‘대프리카’ 핫한 여름나기

    “대프리카(대구+아프리카)에서 여름을 즐기세요.” 이달 말까지 폭염의 도시 대구에서 신나게 즐길 수 있는 여름 축제가 잇따라 열린다. 이 기간 대구에 오면 맥주와 치킨을 먹고, 무서운 연극을 보면서, 국내 정상급 포크뮤지션들의 공연을 들을 수 있다. 축제들이 서로 색깔이 다른 데다 알차게 준비돼 있어 관광객은 물론 시민들에게 다양한 볼거리와 먹거리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① 통 크게 놀자 ‘대구치맥페스티벌’ 치킨 43만 마리·맥주 30만ℓ ‘물량 공세’… 게임·공연 재미 두 배로 19일 개막한 대구치맥(치킨+맥주)페스티벌은 오는 23일까지 계속된다. ‘Be Together! Be Happy! 가자~치맥의 성지 대구로!’라는 슬로건으로 두류공원과 평화시장 닭똥집 골목, 이월드, 서부시장 프랜차이즈 특화거리 등지에서 펼쳐진다. 올해는 역대 최대 규모다. 치킨 43만 마리, 맥주 30만ℓ가 준비됐다. 교촌치킨, 땅땅치킨, 꼴통 닭선생 등 73개 치킨 업체가 부스를 차렸다. 대경맥주주식회사, 갈매기브루잉, 파머스맥주 같은 7개 수제맥주 업체와 버드와이저, 호가든 등 14개 세계 맥주 브랜드가 참가했다. 치맥 부스만 180개 이상이다. 영세 치킨업소 20여군데에는 부스비를 면제해 줬다. 국내 최초 축제 현장을 비즈니스 공간으로 활용하는 치맥 비즈니스 라운지도 운영한다. 지역업체 10여곳이 참여해 바이어들을 접대하고 협력업체와 우호를 다진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비슷한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식사하며 인간관계를 맺는 ‘다이닝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이 프로그램에는 ‘대구FC 만남의 장’, ‘유명 셰프와 치맥톡’ 등이 준비돼 있다. ‘대구FC 만남의 장’은 대구FC선수단, 후원회 격인 엔젤클럽, 시민 팬들이 참여한다. 사인회와 진실한 토크로 시민구단 대구FC와의 소통 기회를 갖는다. ‘유명 셰프와 치맥톡’은 유명 셰프와의 만남을 통해 청년 사업가에게 창업 성공 노하우를 전파하고 대구 외식산업의 발전을 모색하는 자리가 된다. 또 게임과 연동한 ‘치맥 앱’을 개발 운영해 젊은층으로부터 호응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LIVE FEED PHOTO’도 운영한다. 축제현장을 촬영한 뒤 인스타그램에 올려 축제장에 설치된 대형 발광다이오드(LED) 영상으로 송출, 인화해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매일 오후 9시 9분은 ‘구구타임’이다. 닭 울음소리 ‘구구’를 본뜬 행사다. 치맥송이 흘러나오면 모두 한 손엔 맥주잔을, 다른 손엔 치킨 한 조각을 들고 노래를 흥얼거리며 ‘꼬끼오’ 하고 동시에 건배사를 하고 즐기면 된다. 걸그룹 마마무, 울랄라세션의 공연이 예정돼 있다. 해외도시 초청공연, 치맥 케이팝콘서트, 치맥 EDM파티, 치맥 영화 OST콘서트, 치맥 시민 문화예술제, 힙합&비보잉 공연, 뮤지컬 갈라쇼, 재즈 공연, 어쿠스틱 공연, 성악 앙상블 공연, 포코 공연 등 다양한 볼거리가 펼쳐진다. 시민 참여행사가 20여개 마련됐다. 치킨 따먹기, 치킨 젓가락레이스, 맥주 서빙레이스, 맥주 탑 빨리 쌓기, 물풍선 캐치, 맥주 빨리 마시기 대회, 얼음 속 맥주 찾기, 맥주 칵테일쇼 경연대회, 치킨 신메뉴 경연대회, 수제맥주 체험부스 등이 있다. 이와 함께 호러분장 체험, 호러 포토존, 호러 퍼레이드, 호러 좀비 퍼포먼스, 치맥 증강현실(AR), 치맥 워터 에어바운스, 별보기 치맥 등의 프로그램도 계획돼 있다. 올해 처음으로 치맥 캐릭터를 제작하는 등 홍보 노력도 하고 있다. 치킨과 킹(King)을 합한 ‘치킹’이다. 이는 선글라스를 낀 치킨 모양의 닭이 목걸이를 걸고 당당히 서 있는 모습이다. 또 ‘치맥 리더스’가 주축이 돼 2030세대의 의견을 반영한 마케팅 홍보를 전개한다. 기말고사 준비 중인 대학생들을 찾아가 간식과 야식 배달 이벤트를 진행했고, 젊은층이 좋아하는 홍보 동영상을 제작해 SNS를 통해 배포하고 있다. 올해 치맥페스티벌은 이른바 ‘유커(중국인 관광객) 모시기’가 없다. 지난해에는 유커 유치를 위해 치맥관광열차까지 계획했었다. 대구시 측은 “미국·일본·동남아 국가에서 온 외국인이 많아 유커가 없어도 성공할 것으로 본다”고 자신했다. 대구시는 2013년부터 매년 여름 치맥페스티벌을 후원한다. 지난해에는 국내외에서 100만여명이 찾았고, 올해도 100만명 이상이 방문할 것으로 대구시는 본다. 대구시 관계자는 “디지털 치맥 예능 프로그램, 포켓몬고 같은 치맥 AR 게임, 미국·인도 대사 등을 초청하는 페스티벌 규모를 감안하면 이제 대구를 넘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행사가 됐다”고 말했다. 홈페이지(www.chimacfestival.com)에서 일정을 꼼꼼히 확인해야 축제를 제대로 즐길 수 있다.② 오싹한 여름 ‘국제호러연극제’ 좀비댄스·호러IT체험관 등 행사 다채 오는 27일부터 30일까지는 등골을 오싹하게 만드는 공포 축제가 열린다. 14회째로 대구스타디움 시민광장과 소극장에서 열린다. 호러 연극은 귀신·죽음·신들림을 주제로 한 무서운 연극을 의미한다. 27일 오후 7시 초혼제를 시작으로 막을 올린다. 초혼제에서는 전국 유명 헤비메탈그룹들의 호러 록콘서트도 펼쳐진다. 서울, 대구, 부산 등 전국 6개 지역 17개 극단의 호러연극을 특설무대와 야외공연장에서 만날 수 있다. 백귀난무의 날로 지정된 29일에는 유명 호러와 좀비댄스 팀들이 창의적이고 기발한 호러퍼포먼스를 펼친다. 해외극단도 공연한다. 인도네시아 극단은 민속 귀신인 ‘쿤티라낙’을 소재로 한 호러물을 무대에 올린다. 일본 극단 ‘죽광산’은 일본 검술 공포연극을 선보인다. 대만 극단 ‘Fat Ass’(멍청이)는 무용과 연극이 결합된 퍼포먼스를, 중국 극단은 스릴과 긴장감이 넘치는 서커스공연을 관객들에게 제공한다. 호러 정보기술(IT)체험관이 운영된다. 이곳에서 호러와 IT와 연계된 다양한 가상현실(VR) 앱을 볼 수 있다. 행사장 전체에 자체 개발한 AR 앱을 설치해 관람객들이 행사장에 숨어 있는 유령들을 찾아 캡처하는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쫓아오는 좀비를 피해 달리며 정해진 미션을 수행하는 ‘좀비런’ 프로그램도 체험할 수 있다. 28일에는 136초짜리 호러영화제가 열린다. 핸드폰 또는 카메라로 촬영한 호러 주제의 짧은 영상을 만들어 제출하면 특설무대 대형화면으로 상영하고 이를 심사해 수상한다. 이외에도 유령의 집, 호러EDM파티, 호러코스프레경연, 놀이마당 등 프로그램이 부대행사로 마련돼 있다. 김태석 대구국제호러연극제 집행위원장은 “호러라는 독창적인 테마를 활용해 코미디, 음악, 무용, 연극 등 다양한 콘텐츠로 관객들에게 풍부한 볼거리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페이스 페이지(www.facebook.com/DIHTFesta), 다음카페(cafe.daum.net/dghr)에서 정보를 얻을 수 있다.③ 감성 충전 ‘포크페스티벌’ ‘장미여관’ 등 대형 라인업… 김광석 추억하기 오는 28일부터 코오롱야외음악당, 김광석콘서트홀, 수성못, 동성로 등 곳곳에서 사흘간 포크 음악 향연을 펼친다. ‘영원한 가객’ 김광석을 낳은 도시에서 2015년부터 여는 음악축제다. 강수호 밴드 연주로 최정상급 포크 뮤지션이 들려주는 주옥같은 멜로디를 즐기며 김광석을 추억할 수 있다. 강인원이 총연출을 맡아 조덕배, 유리상자, 봄여름가을겨울, 권인하, 이치현, 추가열, 최성수, 전유나, 박강수, 김명상 등 7090 스타들로 라인업을 구성했다. 이성원, JB트리오, 김강주, 김종락 등 전국 인디·언더그라운드 포크 뮤지션도 나온다. 장미여관이 마지막 날 피날레를 장식한다. 2015년에 이어 두 번째 대구포크페스티벌에 출연하는 장미여관은 조직위를 통해 “두 번이나 초대된 것에 자부심을 갖는다. 화끈한 축제 무대를 연출하겠다”고 전했다. 홈페이지(www.dgff.kr)에서 일정 확인은 필수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별빛 쏟아지는 홍천강서 수제맥주 한잔 어떠세요

    강원 홍천군 ‘홍천강 별빛음악 맥주축제’가 다음달 4~6일 홍천읍 도시산림공원 토리숲에서 열린다. 13일 홍천군에 따르면 올해 처음 선보이는 홍천 맥주축제는 국내맥주를 비롯해 수제맥주, 세계맥주가 어우러진 한여름 밤의 젊은 추억을 방문객에게 선사하게 된다. 젊은층의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축제 기간에 전국대학교 댄스경연대회를 열고 힙합&록 공연, DJ 공연, 버스킹 공연, 아이스다이빙 맥주 잡기, 맥주 빨리 마시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또 300인치 대형 발광다이오드(LED) 전광판을 설치해 주간에는 스포츠경기 등을 송출하고, 야간에는 무대 공연뿐 아니라 체험 이벤트를 실시간으로 진행한다. 맥주축제 최초로 주시음장의 모든 테이블을 맥주 상자를 이용, 제작할 계획이어서 색다른 볼거리를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행사장에는 한번에 100명이 이용할 수 있는 셀프 화로구이터도 운영된다. 축제장에 만취 쉼터, 대리기사 대기실, 택시 승강장을 설치하고 시내 및 주요 관광지를 경유하는 셔틀버스를 행사기간 운영할 계획이다. 노승락 홍천군수는 “올해 처음 마련하는 맥주축제를 통해 지역 상경기와 관광 산업을 활성화하는 계기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소주시장 데뷔 앞둔 신세계

    소주시장 데뷔 앞둔 신세계

    신세계그룹이 다양한 종류의 술 시장에 잇따라 진출하며 주류 사업 영역 확장에 팔을 걷어붙였다.신세계는 지난해 인수한 제주소주의 새 브랜드 이름으로 ‘푸른밤’을 정하고 제품 출시를 위한 막바지 과정에 들어갔다고 11일 밝혔다. 블라인드 테스트 등 다양한 상품 개발 과정을 거쳐 기존 제주소주 ‘곱들락’, ‘산도롱’의 단점으로 꼽혔던 강한 알코올 향과 부담스러운 목넘김을 개선했으며, 제주의 깨끗한 물을 활용한 새로운 공법을 개발 중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아직 출시 시기를 확정하지는 않았지만, 가능한 한 연내 출시를 목표로 적절한 시기를 조율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신세계그룹은 지난해 12월 이마트가 지분 100%를 취득하는 형식으로 제주소주를 인수한 뒤 설비 확충 등을 목적으로 지난달 100억원을 추가 출자하는 등 현재까지 모두 250억원을 투자했다. 주류 수출입 업체 신세계L&B도 올해 주류 전문점 ‘와인앤모어’ 확대에 나섰다. 지난해 7월 서울 용산구 한남점에 처음 선보인 와인앤모어는 신세계L&B가 취급하는 와인, 수제맥주는 물론 샴페인, 위스키, 전통주 등 2500여 가지를 판매한다. 지난해 말 청담점에 이어 올 4월 부산 아트몰링과 시흥 신세계프리미엄아울렛에 이르기까지 전국에 4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신세계는 스타필드 하남·고양 내 일렉트로마트와 프리미엄아울렛 등에 와인앤모어를 추가로 들이는 등 올해 안에 매장 수를 10여곳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신세계푸드가 운영하는 수제맥주 게스트로펍 ‘데블스도어’도 2014년 11월 문을 연 이후 누적 방문객 수가 100만명을 돌파하는 등 선전하고 있다. 이번 신세계의 소주시장 진출에 대해 향후 위스키 등 다른 주류 시장으로 확대하기 위한 발판으로 삼으려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데블스도어, 와인앤모어 등 주류 전문점을 통해 소비자 반응을 살핌으로써 시장 흐름에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정용진 부회장이 그룹 계열사의 주류 시장 진출에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고 있는 만큼 향후 다른 주종으로 사업을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고객을 홀려라, 시간을 훔쳐라

    고객을 홀려라, 시간을 훔쳐라

    롯데와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 유통업계가 소비자의 생활과 시간을 훔치기 위한 전쟁을 벌이고 있다. 고객들을 10분이라도 더 쇼핑 공간에 머물게 하기 위해 전통적으로 사람들에게 인기 있는 아쿠아리움과 전망대, 영화관, 공연장, 전시시설을 설치하는 것은 물론 지역 맛집까지 ‘삼고초려’해 모셔 오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롯데월드타워를 통해 모객시설(사람들을 끌어모으는 시설)의 ‘끝판왕’을 보여 줬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지난해 스타필드 하남을 선보이며 “고객의 일상과 시간을 점유하기 위해 신세계의 역량을 총동원해 콘텐츠, 상품, 서비스를 준비했다”며 대놓고 고객들의 시간을 훔치겠다는 뜻을 밝혔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모바일 유통채널의 강점이 간편함과 저렴한 가격이라면, 오프라인 매장의 미덕은 재미와 새로운 체험”이라면서 “고객의 라이프 스타일과 시간을 점유하는 기업이 승자가 되는 시대”라고 말했다.●유통업계 생존 화두 된 ‘일상과 시간의 점유’ ‘일상과 시간의 점유’가 유통업계의 화두가 되면서 각 사는 저마다 최고의 ‘시간도둑’들을 내놓고 있다. 롯데그룹이 4조 2000억원을 투입해 서울 송파구에 건설한 제2롯데월드에는 전망대를 비롯해 아쿠아리움, 콘서트홀, 영화관 등 전통의 강자라고 불리는 모객 시설이 총망라돼 있다. 롯데자산개발 관계자는 “예전에는 극장이나 콘서트홀만 있어도 사람들이 많이 찾았지만, 소득수준이 올라가고 여가를 즐기는 방식이 바뀌면서 다양한 체험을 한 공간에서 할 수 있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면서 “어린이부터 어르신들까지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자는 생각에 인기 있는 시설을 다 넣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 4월 3일 롯데월드타워가 문을 열면서 방문객 수가 급증하고 있다는 것이 롯데 측의 설명이다. 신세계가 지난해 9월 야심 차게 오픈한 경기 하남시의 스타필드 하남은 맛집과 스포테인먼트(운동과 오락을 함께하는 것)를 전면에 내세웠다. 스타필드 하남은 수제맥주 전문점인 ‘데블스도어’와 생면 파스타로 유명한 ‘도우룸’ 등 젊은층을 겨냥한 트렌디한 맛집은 물론 평양냉면의 원조로 불리는 의정부 ‘평양면옥’과 ‘문배동 육칼’(육개장칼국수) 등 지역 맛집을 유치해 한동안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달궜다. 맞벌이 부부가 증가하면서 주말 외식이 늘고, 소득수준 향상으로 식사가 사람들에게 생존을 위한 행위보다 새로운 체험으로 다가오고 있다는 점을 간파한 것이다. 서울 강동구에 사는 직장인 이금영(29·여)씨는 “쇼핑할 공간이야 서울 시내에도 많지만 주말에는 교외로 드라이브 가는 셈 치고 되도록 도심을 벗어나려고 하는 편”이라며 “특히 스타필드는 스파 시설과 스포츠몬스터 같은 실내 액티비티가 잘 갖춰져 있어 요즘처럼 덥고 비도 자주 오는 날씨에 놀러 가기 좋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 판교점은 젊은 주부를 타깃으로 한 모객시설을 전략적으로 배치했다. 전국의 유명 맛집뿐 아니라 ‘매그놀리아’, ‘사라베스’ 등 미국 뉴욕에 위치한 세계적인 베이커리·브런치 전문점을 입점시키는 것은 물론 아이들이 즐길 수 있는 어린이 책 미술관, 회전목마 등도 배치했다. 특히 어린이 책 미술관의 경우 평일에 각종 교육·체험형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한 달 평균 방문객이 10만여명에 이른다.●제2롯데월드 전망대 93일 동안 45만명 유혹 그렇다면 어떤 시설이 가장 사람들을 많이 끌어들일까. 아쿠아리움과 전망대, 콘서트홀, 영화관 등 주요 모객시설이 모두 들어가 있는 제2롯데월드를 살펴보면 전망대의 모객 효과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최고 120층에서 서울은 물론 서해까지 조망이 가능한 전망대는 4월 3일 오픈 이후 93일간 누적 방문객 45만여명, 하루 평균 5000명의 사람을 끌어모았다. 롯데월드타워가 한국과 서울을 대표하는 랜드마크 건물로 자리잡으면서 사람들의 발길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롯데자산개발 관계자는 “랜드마크가 아니면 전망대가 만들어지기가 어렵다”면서 “현재 한국과 서울에서 가장 높다는 상징성 때문인지, 외국인 관광객은 물론 지방에서 노인분들이 단체관광을 오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두 번째로 하루 방문객이 많은 곳은 아쿠아리움이다. 2014년 10월 문을 연 아쿠아리움은 누적 방문객이 260만명을 돌파했고, 하루 3000여명이 찾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망대가 내·외국인은 물론 전 연령층을 대상으로 한 모객시설이라면 아쿠아리움은 어린이를 타깃으로 한 시설이다. 롯데 아쿠아리움 관계자는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저학년 자녀를 둔 부모가 연간 회원권을 끊어서 수시로 아이들을 데리고 오는 경우가 많다”면서 “아이들이 수족관에서 노는 동안 쇼핑이나 미용실을 이용하는 엄마들도 많다”고 전했다. 21개 스크린을 보유한 영화관은 지난해 300만명(하루 8200여명)이 방문을 했지만 최근 자체 모객효과는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또 지난해 8월 문을 연 콘서트홀은 지금까지 18만 7000여명이 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개별 시설의 효과도 있겠지만, 가장 모객 효과가 큰 것은 123층 555m로 지어진 롯데월드타워”라고 강조했다. 실제 롯데월드몰만 문을 열었던 2014년 10월부터 롯데월드타워 오픈 전인 올해 4월 2일까지 900일간 하루 평균 방문객은 8만 7000여명이었다. 하지만 4월 3일 롯데월드타워가 문을 연 이후 94일간 방문객은 약 1100만명으로 하루 11만 7000여명이 제2롯데월드를 찾은 것으로 조사됐다. ●문화·스포츠 체험공간 확장… 새 모객 트렌드 최근에는 문화와 스포츠 등 직접 체험공간을 설치해 모객에 나서는 곳도 있다. 신세계가 강남 코엑스몰에 만든 ‘별마당 도서관’이 대표적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수치상으로 말하기는 어렵지만, 확실히 찾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라면서 “주변 상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세계는 별마당 도서관을 활용해 명사들의 강연 등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여준상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도서관이 사람들을 모으는 이유에 대해 “도서관은 어린 아이부터 젊은층, 중장년층에 이르기까지 전 연령대에 구애받지 않고 두루 어필할 수 있는 데다, 공간 특성상 방문객이 자연스럽게 시간을 보내며 머무르게 한다는 점에서 소비자가 되도록 많은 시간을 할애하게 만들어야 하는 쇼핑몰의 목적에 부합하는 시설물”이라고 분석했다. ●“사람들 욕망의 흐름 따라 유통업 흐름도 변화” 그렇다면 유통기업들이 쇼핑시설에 수익성이 떨어지는 수족관이나 전망대, 콘서트홀 등의 비중을 강화하는 이유는 뭘까. 가장 큰 이유는 물건만 파는 오프라인 매장을 더이상 소비자들이 찾고 있지 않아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전자상거래 금액은 64조 9134억원으로 2001년 3조 3471억원보다 19.4배 성장했다. 직접 매장을 찾는 소비자들이 그만큼 줄고 있다는 뜻이다. 부수현 경상대 심리학과 교수는 “오프라인 매장이 온라인 매장의 가격 경쟁력을 이길 수 없기 때문에 물건을 사는 것과는 다른 행복감을 줘야 한다”면서 “과거에는 경제적인 관점에서 시설물의 배치가 이뤄졌다면 최근에는 감성적인 부분을 강조해 사람들이 찾게 하려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결국 시간의 점유라는 개념은 고객을 조금이라도 더 쇼핑공간에 머물게 함으로써 판매를 늘리려는 것”이라면서 “사람들의 욕망에 따라 유통산업의 흐름도 같이 바뀌고 있다고 보면 될 것 같다”고 전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청년 맥주 + 옆집 안주 = 상생 명물”

    “청년 맥주 + 옆집 안주 = 상생 명물”

    성동구 지원에 뚝도시장서 창업…순대·홍어 등 주문해 안주 내놔“전통시장 안에 수제 맥줏집을 창업하고 안주 메뉴를 고민하다가 우연히 옆 가게에서 순대를 시켰어요. 그런데 그 음식이 너무 맛있더라고요. ‘전통시장 대표 음식들을 주문해 우리 가게 안주로 내놓으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스쳤어요. 그때부터 주변 상인들과 함께 순대와 홍어무침, 도가니찜 등 협업 안주를 잇따라 선보여 지역 명물이 됐죠.” 지난해 서울 성수동 뚝도시장(1962년 개장)에 ‘성수제맥주×슈가맨’을 창업한 김성현(36) 사장은 자신이 직접 개발한 ‘상생메뉴’ 탄생 일화를 소개하며 즐겁게 웃었다. 그가 주목받는 건 하루가 다르게 쇠락해 가는 전통시장에 2030 세대가 즐기는 수제 맥줏집을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는 것과 ‘상생메뉴’로 전통시장 전체와 이익을 공유하는 새 모델을 만들었다는 데 있다. 김 사장은 “기존 맥줏집에서 볼 수 없는 색다른 메뉴인 데다 하나하나가 전통시장 대표 음식들이어서 맛도 좋다”면서 “이제는 주변 가게 상인들이 직접 상생메뉴를 개발해 가져오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의 선전 뒤에는 지난해 서울 성동구가 진행한 ‘뚝도시장 청년상인 창업지원사업’이 있었다. 성동구는 중소기업청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뚝도시장번영회와 함께 시장 내 빈 점포를 활용해 19~39살 청년 창업가의 자립을 도왔다. 현재 뚝도시장에는 김씨와 같은 청년사장 7명이 활동 중이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세븐일레븐 “수제맥주 사세요”

    세븐일레븐 “수제맥주 사세요”

    21일 서울 중구 세븐일레븐 소공점에서 모델들이 고급 수제맥주 ‘플래티넘 에일’을 소개하고 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국내 수제맥주 매출 1위 브랜드인 ‘플래티넘 에일’ 2종을 이날 출시했다. 가격은 개당 3500원이다. 연합뉴스
  • [경제 블로그] “투자자 마음을 얻어라” P2P의 윈윈전략

    [경제 블로그] “투자자 마음을 얻어라” P2P의 윈윈전략

    돈이 필요한 사람(기업)과 빌려줄 수 있는 사람을 온라인 플랫폼으로 연결해 주는 P2P(개인 대 개인) 금융이 최근 투자자에게 다양한 부가 혜택을 제공하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도 일상생활에 유용한 것이 종종 있어 ‘윈윈’입니다.8퍼센트는 최근 건강검진 전문기관 우리원 헬스케어의 의료 장비 구입 펀딩(3억원)을 진행했습니다. 투자자에게 7개월간 연 10.09%의 예상수익률을 제시했지요. 수익률은 다른 상품에 비해 그리 높은 편은 아닌데, 건강검진 할인권을 부가 혜택으로 내건 게 눈에 띕니다. 이 때문에 부모님 건강검진을 준비하던 투자자들이 몰렸고 1주일 만에 747명이 투자에 나서 펀딩이 끝났습니다. 8퍼센트 관계자는 “투자자들이 P2P를 통해 제공받은 부가 혜택으로 해당 기업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단순히 돈을 빌리고 빌려주는 관계에서 벗어나 투자자는 기업의 애정 어린 지지자가 되고 기업은 진정한 고객을 확보하는 상생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드레이트와 올리펀딩은 업계 최초로 미술 전시회 투자 상품을 출시했는데요. 아트 컨설팅 전문기업 ㈜리앤초이가 기획·제작하는 ‘팅가팅가’(부제: 아이들의 정원) 전시회 제작 비용으로 4억원을 모금하면서 투자자들에게 투자 금액에 따라 입장권(주말 기준 1만 2000원)을 무료로 제공합니다. 투자자들이 직접 전시회를 찾아 관람을 유도하겠다는 취지입니다. 앞서 P2P를 통해 사업자금을 마련한 수제맥주 전문점 ‘브롱스’는 감사의 표시로 쿠폰을 제공하고 투자자들의 이름을 새긴 명판을 가게에 걸었습니다. 이승행 미드레이트 대표는 “펀딩을 자금 조달 수단뿐만 아니라 마케팅 기법으로 활용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P2P, 건강검진 할인권 내걸었더니..

    P2P, 건강검진 할인권 내걸었더니..

    돈이 필요한 사람(기업)과 빌려줄 수 있는 사람을 온라인 플랫폼으로 연결해주는 P2P(개인 대 개인) 금융이 최근 투자자에게 다양한 부가 혜택을 제공하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도 일상생활에 유용한 것이 종종 있어 ‘윈윈’입니다. 8퍼센트는 최근 건강검진 전문기관 우리원 헬스케어의 의료 장비 구입 펀딩(3억원)을 진행했습니다. 투자자에게 7개월간 연 10.09%의 예상수익률을 제시했지요. 수익률은 다른 상품에 비해 그리 높은 편은 아닌데, 건강검진 할인권을 부가 혜택으로 내건 게 눈에 띕니다. 15만~150만원의 정밀검진 할인혜택이 있고 사용기간도 내년 5월까지로 여유가 있습니다.이 때문에 부모님 건강검진을 준비하던 투자자들이 몰렸고, 1주일 만에 747명이 투자에 나서 펀딩이 끝났습니다. 8퍼센트 관계자는 “투자자들이 P2P를 통해 제공받은 부가 혜택으로 해당 기업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단순히 돈을 빌리고 빌려주는 관계에서 벗어나 투자자는 기업의 애정어린 지지자가 되고 기업은 진정한 고객을 확보하는 상생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드레이트와 올리펀딩은 업계 최초로 미술 전시회 투자 상품을 출시했는데요. 아트 컨설팅 전문기업 ㈜리앤초이가 기획·제작하는 ‘팅가팅가‘(부제:아이들의 정원) 전시회 제작비용으로 4억원을 모금하면서 투자자들에게 투자금액에 따라 입장권(주말 기준 1만 2000원)을 무료로 제공합니다. 투자자들이 직접 전시회를 찾아 관람을 유도하겠다는 취지입니다. 앞서 P2P를 통해 사업자금을 마련한 수제맥주 전문점 ‘브롱스’는 감사의 표시로 쿠폰을 제공하고 투자자들의 이름을 새긴 명판을 가게에 걸었습니다. 이승행 미드레이트 대표는 “P2P 시장이 커지면서 펀딩에 나선 기업은 브랜드가 많은 사람에게 노출되는 효과를 누린다”며 “펀딩을 자금 조달 수단뿐만 아니라 마케팅 기법으로 활용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금천구 이색 청년점포

    금천구 이색 청년점포

    20·30대 청년들이 침체한 전통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취업난도 극복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서울 금천구는 지난 1일 대명여울빛거리시장 청년광장에 청년점포 5곳이 문을 열었다고 5일 밝혔다. 떡볶이 전문 ‘아줌떡볶이’, 튀김집 ‘다-튀겨’, 팥빙수·디저트 카페 ‘유벤투스’, 꼬치집 ‘전갈 꼬치’, 수제맥주 전문 ‘금천 맥주’ 등이다. 청년상인 대표 권소현씨는 “청년상인들은 지역경제를 지탱하고 활성화하는 동력이 될 것”이라고 했다. 금천구 관계자는 “청년점포는 시장에서 바로 구입한 신선한 재료로 음식을 만든다”며 “청년들의 도전을 응원하기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금천구는 지난 6월 중소기업청의 ‘청년상인 창업지원 사업’에 응모해 최종 선정됐다. 지난 4월 청년상인 공개 모집을 통해 입점 대상자를 선발했다. 청년상인 창업자에게는 임차비용, 인테리어·마케팅·홍보 비용 등을 지원한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취향저격 ‘수제 맥막’…신선한 맛에 취하다

    취향저격 ‘수제 맥막’…신선한 맛에 취하다

    대량 생산에 대량 소비 시대라지만 사람들 입맛은 조금씩 다르다. 그러다 보니 공장에서 잔뜩 만들어낸 음식보다는 내 입맛에 아주 미세한 차이라도 좀더 맞는 음식을 찾는다. 술도 예외가 아니다. 그때그때 매장에서 조금씩 만드는 다양한 술이 좋다. 소규모 막걸리 생산자와 수제맥주가 뜨고 있는 이유다. 정부의 규제 완화도 여기에 기여했다.지난달 25일 서울 서초구 배상면주가 본사 1층 ‘느린마을양조장&펍’ 양재본점. 오후 6시가 지나자 막 퇴근한 회사 직원들이 들어온다. 간간이 연인도 보인다. 여성은 봄, 남성은 여름과 가을 막걸리를 주로 시켰다. 이곳에서 파는 막걸리는 이곳에서 담는다. 매장 안쪽에 막걸리 제조 시설이 있다. 일주일에 보통 쌀 320㎏을 이용해 2200ℓ의 막걸리를 빚는다. 인공첨가물인 아스파탐을 첨가하지 않고 쌀, 물, 누룩으로만 빚는다. 배상면주가 측은 쌀의 함량을 높여 다른 막걸리에 비해 쌀 비중이 2~3배가량 높다고 설명했다. ●빚은 지 1~3일 ‘봄’ 막걸리… 단맛 강해 빚은 지 1~3일 되는 막걸리가 봄, 4~6일이면 여름, 7~9일이면 가을, 10일이 지나면 겨울이다. 가끔 가을, 겨울 막걸리는 없다. 장은희 마케팅팀 주임은 “손님들이 봄과 여름 막걸리를 많이 찾을 때 가을과 겨울 막걸리를 위해 안 팔 수는 없어서”라고 설명했다. 장 주임은 “날이 더워지면 봄과 여름 막걸리를 찾는 손님이 늘어난다”고 덧붙였다. 봄 막걸리는 단맛이 강하고 탄산이 없다. 막걸리가 숙성되면서 단맛은 사라지고 탄산이 강해진다. 처음 방문하는 손님의 선택을 위해 4계절 막걸리를 시음할 수 있는 샘플러가 제공되는데 봄 막걸리와 겨울 막걸리를 마시면 차이를 확연히 느낄 수 있다. 봄 막걸리는 가벼운 목넘김에 여성이, 겨울 막걸리는 묵직한 느낌에 남성이나 나이 지긋한 손님들이 찾는다. 알코올 도수는 거의 비슷하다. 1ℓ 페트병에 담아서 파는 막걸리(3000원)를 사가는 손님도 있다. 일반 막걸리에 비해 가격이 비싼 편인데도 꾸준히 손님이 늘어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15% 증가했다.●시설기준 완화로 ‘느린마을양조장’ 확대 수제 막걸리의 가능성을 본 배상면주가는 2016년 느린마을양조장의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했다. 정부가 전통주 활성화를 위해 그해부터 음식점에서 탁주, 약주 등을 제조해 팔 수 있도록 시설 기준을 완화했기 때문이다. 느린마을양조장&펍 양재본점에서 7년째 막걸리를 담근 황승하 주임은 “조리법은 같지만 미세한 온도 차이, 손맛 등으로 막걸리 맛이 매장마다 조금씩 차이가 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배상면주가는 지난달 ‘동네방네양조장’ 사업도 시작했다. 사업주가 각 지역 동네 이름을 내걸고 막걸리를 만들어 유통하는 사업이다. 현재 서울 마포구 대흥동 ‘공덕동막걸리’, 경북 구미 봉곡동 ‘금오산막걸리’ 등 8개가 있다. 배상면주가는 올해 안에 양조장을 100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동네 양조장에서 생산되는 막걸리는 하루 최대 600병이다. 하우스 막걸리라고도 불리는 수제 막걸리가 인기를 끌면서 막걸리학교도 인기다.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막걸리 학교는 10주간의 입문과정(40명), 중급과정(20명), 상급과정(10명)이 있는데 상급과정은 창업하거나 심화학습을 위한 사람들을 위한 과정이다. 막걸리학교 측은 모든 과정이 결원 없이 진행돼 한 해 300명 정도가 수업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2010년 막걸리 붐이 불었을 때 많이 늘었다가 줄어들었으나 최근 몇 년 전부터 수강생과 수강 문의가 늘어나고 있다고 덧붙였다.지난달 28일 서울 서초구 반포동 센트럴시티에 위치한 수제 맥주 펍 ‘데블스도어’. 저녁 7시에도 젊은 직장인 20여명이 번호표를 들고 입장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매장 안쪽에는 인근 메리어트호텔에서 온 듯한 외국인 관광객 손님도 제법 있다. 2014년 11월 문을 연 데블스도어 센트럴시티점은 280여석 규모인데도 평일 저녁 7~8시면 대기를 각오해야 한다. 직장인 정모(28)씨는 “요즘 회식문화가 가볍게 한 잔 즐기는 문화로 바뀌면서 취향에 맞는 맥주를 마실 수 있는 데블스도어를 종종 이용한다”고 말했다. 데블스도어 매장 한쪽에 2㎘ 5개, 1㎘ 2개의 발효탱크와 1㎘의 저장탱크 6개가 있다. 이곳에서 만들어진 4~5종의 수제 맥주와 해외 에일(밀) 맥주 20여종이 판매된다. 연간 생산능력이 200㎘다. 10m가 넘는 천장 높이와 2층으로 이뤄진 1300㎡(약 400평)의 매장 규모로 오래된 맥주공장에 들어온 듯한 느낌의 인테리어도 손님들을 끄는 요인이다. 지난해 문을 연 데블스도어 부산센텀점과 스타필드하남점의 수제 맥주도 이곳에서 만들어 일주일에 세 번 배달한다. 2014년에는 매장 안에서 만들어진 맥주만 팔 수 있었는데 이후 주세법 개정으로 수제 맥주의 외부 유통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맥주 메뉴판에는 향, 묵직함, 쓴맛 수준 등이 표시돼 있다. 잔도 맥주별로 다르다. 페일에일, 인디아페일에일(IPA), 스타우트, 헬레스라거가 기본 4종류이며 올가을 인디아페일라거(IPL)가 추가된다. 이 중 세 가지 정도를 샘플러로 맛볼 수 있다. 양조 담당인 오진영 과장은 “쓴맛 수준이 낮은 거부터 마셔야 차이점을 더 잘 느낄 수 있다”고 조언했다. 2002년부터 16년째 맥주를 제조해 온 오 과장은 맥아, 호모, 홉 등의 배합 비율을 결정해 조리법을 만든다. 최근에는 알코올 도수 10도 정도인 배럴 에이징의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발효 이후 오크통에 넣어서 6개월 이상 숙성시키는 맥주로 미국 시카고의 수제 맥주사 구스아일랜드가 세계 최초로 만들어 유명해진 맥주다.●전국 곳곳 수제 맥주 축제 ‘인산인해’ 데블스도어의 성공은 급성장하는 수제 맥주 시장이 이끌었다. 지난달 28일부터 7일까지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일대에서 수제 맥주 축제가 열렸다. 2013년 시작됐는데 지난해 5월 행사에 22만명이 다녀갔다. 12일부터 14일에는 경기 가평에서 수제 맥주 축제가 열린다. 150여종의 수제 맥주를 즐길 수 있는 축제로 지난해 8000명이 다녀갔다. 대형 유통·식품기업들도 수제 맥주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진주햄은 2000년 2월 세워진 카브루를 2015년 인수했다. 카브루는 모자익IPA, 피치에일 등으로 유명하다. 올 1월에는 패션기업 LF가 주류 유통업체 인덜지 지분 50%를 인수하고 맥주 증류소 시장을 세울 계획이다. 홈플러스는 세븐브로이의 달서맥주와 강서맥주를, 편의점 CU는 더부스의 대동강페일에일과 국민IPA를 전국 지점에서 팔고 있다. 서울 강서구 발산동 수제 맥주 펍에서 시작한 세븐브로이는 동양맥주(현 오비맥주)와 조선맥주(현 하이트진로)가 1933년 조선총독부에서 맥주 제조 일반 면허를 받은 이후 77년 만인 2011년 맥주 제조 일반 면허를 받은 기업이다. 우리 정부 수립 이후 첫 맥주 제조 면허인 셈이다. 더부스는 2013년 서울 용산구 이태원길에서 시작해 지난해 30억원의 투자를 받으면서 수제 맥주업계의 떠오르는 별이 됐다. 주류업계에 따르면 국내 수제 맥주 시장은 지난해 200억원대 규모로 추정된다. 4조원대인 일반 맥주 시장에 비하면 규모가 작지만 맛이 세분화되고 이를 만족시키길 원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10년 뒤 2조원대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단독] ‘꼰대’가 싫다고? 크래프트맥주(수제맥주) 회사의 두 얼굴

    [단독] ‘꼰대’가 싫다고? 크래프트맥주(수제맥주) 회사의 두 얼굴

    국내 한 크래프트맥주(수제맥주) 업체가 직원의 퇴직금 지급을 피하기 위해 퇴직을 강요했다는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대표적인 수제맥주 회사로 널리 알려진 이 업체는 평소 ‘젊고 합리적이며 직원을 존중하는’ 기업문화로 자사를 홍보해 온 곳이어서 네티즌의 공분을 사고 있다. J씨는 지난해 4월 11일부터 지난 4월 11일까지 1년 간 A업체의 정직원(지점 부매니저)으로 일했다. 평소 양조사를 꿈꿔 왔던 J씨는 올초, 같은 업계 타사로부터 양조사로 스카웃 제의를 받아 회사를 옮기기로 결심했다. 근로계약서상 J씨는 관두기 30일 전까지만 퇴사 통보를 하면 되지만, 후임자를 빨리 채용해 인수인계를 원활하게 하는 것이 회사에 대한 예의라 생각해 3월 7일, 퇴사 소식을 상관인 매니저에게만 알렸다. J씨는 4월 11일까지 A업체에서 일을 하고 그달 20일부터 새로운 회사에서 양조사 일을 시작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3월 말, J씨는 매니저 C씨로부터 “회사 재정이 어려우니, 입사 1년이 되기 전에 나가줬으면 좋겠다”는 말을 들었다. 근로기준법에 따라 1년 이상 근무하는 노동자는 사측으로부터 일정 금액의 퇴직금을 지급받을 수 있다. A사 측에서 “1년을 채우면 퇴직금을 줘야 하니 미리 나가달라”고 한 것이다. J씨는 ‘재정이 어렵다’는 사측의 이유를 신뢰하지 못했다. A업체는 80~90억 규모의 연매출을 올리고 있는 회사인데다 소속 양조사들에게 미국으로 맥주 투어도 시켜줄만큼 직원들의 자기계발에 아끼지 않는 모습을 보여 왔다. J씨가 받을 퇴직금은 한달치 월급과 연차보상금 등을 합쳐 250만원에 불과했다. 이러한 이유로 J씨는 회사에 “납득이 가지 않는다”며 따져 물었고, 결국 고용노동부에 신고한 끝에 퇴직금을 받을 수 있었다. 이와 관련, A사의 B대표는 “퇴직금때문에 1년을 굳이 채우고 같은 업계로 이직한다는 것이 별로인 것 같아 그런 말을 하긴 했지만, J씨가 반발해 나중에는 퇴직금을 주기로 결정했다”며 “퇴직금 지급이 늦어진 것은 이달 초 황금연휴가 껴서 재무담당자들이 일을 하지 않았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재정 악화 상황은 사실이 아니며, J씨와 친한 매니저가 J씨에게 미안한 마음에 재정 상의 핑계를 댄 것”이라고 밝혔다. 네티즌은 A사의 이율배반적인 모습에 불매운동 운운하며 공분하는 모양새다. 특히 평소 A사가 한국의 크래프트 맥주 문화를 선도하고 있는 스타트업임을 자처해 온 것에 ‘위선’이라며 크게 분노하고 있다. A업체에 크라우드펀딩 투자자로 참여한 정모(43)씨는 “A업체 특유의 젊은 감각의 아이디어와 사람을 존중하는 크래프트맥주 정신에 입각한 회사 분위기에 기대를 걸고 투자를 했는데, 기존 업체와 다르지 않은 일을 벌이는 모습을 보고 매우 실망했다”고 말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한국 최대 수제맥주 축제 GKBF, 28일부터 코엑스에서 열려

    한국 최대 수제맥주 축제 GKBF, 28일부터 코엑스에서 열려

    한국 최대 규모의 크래프트맥주(수제맥주) 축제인 그레이트 코리안 비어 페스티벌(GKBF)이 오는 28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열흘 간 서울 강남구 코엑스 G20 광장 및 SM TOWN 광장 일대에서 열린다. GKBF는 한국 크래프트맥주와 해외의 다양한 맥주들을 일반인들에게 소개하기 위해 만들어진 축제로, 지난 2013년 시작돼 올해 8회차를 맞았다. 크래프트맥주에 대한 관심과 인기가 점점 높아지면서 지난해 5월 같은 장소에서 개최된 행사에는 5일 동안 약 22만명이 다녀갔다. 27개의 브루어리 및 수입사가 참여하는 이번 축제에서는 모두 170여종의 크래프트 맥주를 맛볼 수 있다. 10일 축제 기간 중 5일씩 라인업이 변경된다. 이번 축제를 위해 양조한 스페셜 맥주도 현장에서 처음으로 공개 된다. 하몽, 빠에야, 치킨 등 맥주와 잘 어울리는 음식도 함께 맛볼 수 있다. ‘브루어(양조사)와의 만남’ 코너도 진행된다. 참관객들이 맥주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이나 맥주 시음 방법, 맥주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 등을 해당 맥주를 만든 사람을 통해 직접 들을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다. 특히 이번 축제에는 미국 뉴욕의 유명 브루어리인 ‘캡틴 로렌스 브루잉’의 양조사 저스틴 스터지가 이 코너에 참여해 한국 맥주 팬들과 만난다. 이밖에도 라이브 뮤직 공연 및 다양한 부대 행사가 상시 열릴 예정이다. 입장료는 무료이며 맛보고 싶은 맥주와 음식을 자유롭게 구매하면 된다. 축제 사무국에서 판매하는 샘플러 티켓을 구매하면 다양한 맥주를 조금씩 맛볼 수 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더부스와 함께하는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 장얼-DJ 소울스케이프 공연

    더부스와 함께하는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 장얼-DJ 소울스케이프 공연

    편의점이나 마트 주류 진열장에 수입맥주 종류가 하나 둘 늘어나기 시작하더니, 어느 순간 대중의 관심은 크래프트 비어 (이하 수제맥주)로 이동했다. 맥주란 원래 밍밍한 술이라고만 생각했던 사람들이 다양한 맥주의 맛에 눈을 뜨기 시작하면서 ‘프리미엄’을 찾기 시작한 것이다. 최근에는 수제맥주가 소수의 취향을 넘어 대중적인 사랑을 받기 시작하면서, 수제맥주 자체가 하나의 문화코드로 확장해 나가는 모습이다. 그리고, 수제맥주가 하나의 문화현상으로 확장되고 있는 데는 국내 수제맥주 스타트업 ‘더부스의 역할도 무시할 수 없다. 개성 넘치는 수제맥주로 마니아들을 사로잡더니 어느 순간 국내 수제맥주를 대표하는 브랜드로 성장한 더부스는 론칭 초기부터 ‘크래프트 비어 컬쳐’라는 큰 그림을 그리는데 힘을 쏟아 왔다. 오는 3월 25일 서울시 용산구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에서 열리는 ‘장기하 Cuarted 01 외나무다리’ 공연에 더부스가 힘을 보탠 것도 같은 이유다. 이번 공연은 장기하와 얼굴들(이하 장얼)과 DJ 소울스케이프가 함께 특별한 시간을 선물할 예정이다. 장얼은 연주로, 소울스케이프는 디제잉으로 번갈아 공격하며 혈투를 벌이는 컨셉으로 색다른 재미를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더부스는 ‘외나무다리 vol.01’ 공연에 참가한 모든 사람들에게 ㅋIPA를 무료로 제공할 예정이다. ㅋIPA는 장얼과 더부스가 맥주와 음악의 만남이라는 신선한 콜라보레이션를 통해 장얼의 4집 앨범 타이틀인 ‘ㅋ’을 따 만든 수제맥주로, 더부스를 대표하는 맥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ㅋIPA는 감귤, 망고, 열대과일의 향과 맛이 매력적인 맥주로 더부스 매장뿐 아니라 펍과 레스토랑, 대형 마트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더부스 관계자는 “공연장이나 파티에서 수제맥주를 자연스럽게 찾고 즐기는 것은 물론 수제맥주가 이러한 문화를 구성하는 하나의 코드로 자리매김하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며 “이를 위해 많은 사람들이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개성 넘치는 수제맥주를 지속적으로 선보이는 한편, 문화와 수제맥주의 콜라보에도 계속 관심을 기울일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편 더부스는 오는 5월 3일부터 7일까지 건대 커먼크라운드에서 개최되는 최고의 맥주 축제 ‘더 비어위크 서울’을 기획, 주최한다. 이번 행사에서는 다양한 파트너와의 이색 콜라보레이션 맥주와 흥미로운 이벤트, 공연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찍어줄만한 보수정당 후보 이제 누군지 봐야지. 아직까지 뜬구름이지예”

    “찍어줄만한 보수정당 후보 이제 누군지 봐야지. 아직까지 뜬구름이지예”

     지난 21일과 22일 바른정당 경선후보 토론회와 자유한국당 비전대회(합동연설회)가 부산에서 잇따라 열렸다. 그만큼 보수정당들이 부산 공략에 힘을 쏟고 있다는 얘기다. 여기에 여론조사 선두를 달리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함께 부산·경남을 정치적 토양으로 삼은 정치인이다. 대통령선거를 한 달 보름여 남겨 놓은 지금 부산 민심은 어느 정당, 누구를 향하고 있을까.  사실은 21일 바른정당 토론회 직후인 오후 5시 30분 쯤 ‘부산 민심 르포를 해보라’는 지시를 받았다. 행사가 끝나자마자 후배인 ‘맥덕(macduck@seoul.co.kr)기자’가 추천해 준 광안리 맥줏집에 달려갈 생각이었는데 난감했다. 그러나 포기할 순 없었다. 약 30분 간 안 돌아가는 머리를 굴렸다. 결국 ‘그래. 길에서 몇 명 붙잡아 물어보고 마치 부산시민 전체의 민심을 들어 본 것처럼 쓰는 르포 따위는 의미 없다’고 스스로를 정당화 했다. 술집에서 진득하고 진솔한 르포를 하기로 한 것이다. 거기에 ‘민심의 바로미터’라고 불리는 택시기사들의 목소리를 더하면 재미있을 것도 같았다. 부산국제여객터미널에서 콜택시를 부르며 술술술 이야기를 잘 하는 기사님을 만나게 해 달라고 기도했다. 60대 중반의 택시기사 B씨(너무나 희귀성이라 지면엔 김씨로 대체)는 대번 “요 행사(토론회) 오셨능교?”라고 물었다. 그는 “박근혜를 믿었다가 뒤통수를 너무 세게 맞아가 기분이 언짢고 ‘오바이트(구토)’가 나올 지경”이라면서 “이번에는 할 수 없이 (여)당을 교체해 주고 싶습니더”라고 말했다. 기사는 고맙게도 말을 많이 했다. “우리(기사들)끼리 얘기를 나눠 보모 투표 안 할라카는 사람이 태반인기라”면서 “그런데 만약에 저쪽 당에서 문재인씨이 후보로 나와삐모 투표 안 한다카던 사람들이 (보수정당에 투표하기 위해) 마 다 나올 낍니더”라고 말했다. 이유를 물었더니 “문재인이 되면 저(북한) 쪽에 다 퍼줄깁니더”라고 대답했다. “(민주정권) 10년 동안 갖다 밀어 붙인 게 얼맙니꺼? 우리나라 몇 년 간 벌었는 거 다 갖다 부었지 싶으예”라면서 “그나마 우리가 그 뒤 10년 동안 안 퍼다 줬기 때문에 지금 찌끄레기라도 안 남았나 싶어예”라고 열변을 토했다. 찍어줄 만한 보수정당 후보가 있느냐는 질문에 B씨는 “그것은 이제 누군지 봐야지. 아직까지 뜬구름이지예”라면서 “자들끼리 걸러가 인간성이 됐다 싶은 놈 해 봐라 이깁니더”라고 말했다. 차에서 내리기 전 그는 “안희정 그분은 나오면 입이 텁텁한 게(답답하고 지루한 게) 내용을 잘 모르겠지만 내 보이까네 그분한테 마음이 있는 사람이 엄청 많더라”고 주변 민심을 전했다.  다음날 오전에 가야 할 벡스코 부근이 아닌 광안리에 일부러 숙소를 잡은 이유는 지면에서처럼 ‘젊은 층이 많이 몰리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광안리가 부산 수제맥주의 ‘메카’라는 이야기를 맥덕기자에게서 들었기 때문이다. 호텔(이라고 쓰고 모텔이라고 읽는 곳)에 짐을 풀자마자 약 2㎞를 걸어서 그가 추천해 준 맥줏집 중 한 곳 갔다. ‘훈남’ 매니저 박모(34)씨는 ‘서울말’을 쓰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부산에서 산 지 3년이 넘었고 부산에서 투표를 할 예정이다. “아무래도 우리들끼리는 문재인을 많이 얘기한다. 안희정이나 안철수 얘기는 들어본 적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택시 기사 B씨와 박 매니저의 말이 부산 민심을 잘 반영하고 있다면 어르신들은 ‘문재인만은 안 된다’고 하는데 젊은 층은 ‘오로지 문재인’이라고 하는 셈이다. 박 매니저는 “부산 젊은 층은 대체로 탄핵이 되면서 새롭게 바뀔 수 있는 하나의 초석이 마련됐다고들 생각한다”면서 “아직까지 누구를 뽑아야겠다고까지는 얘기하지 않지만 이재명 성남시장도 좋게 보는 시각이 많다”고 덧붙였다.  엄청나게 맛있는 IPA(인디안페일에일) 맥주를 세잔 마신 뒤 아쉬운 걸음을 옮겨야 했다. 사실 앞서 숙소에서 나오자마자 뒷편에 30여개의 포장마차가 수산물을 경매하는 어판장 바로 뒤에 줄지어 서 있는 것을 봤기 때문이다. 유명한 민락동 포장마차 골목엔 젊은 층과 중년층이 섞여 있었다.  60대 후반이라고만 밝힌 한 포장마차 이모는 이번 조기 대선에서 투표를 할 것이냐고 물었더니 긴 한숨부터 푹 내쉬었다. 그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투표는 꼭 해야지예”라면서도 “(18대 대선 당시) 자는 딸래미 억지로 끌고 가갖고 투표를 시켰으예. 요즘 딸이 ‘엄마 시킨대로 해가지고 이기 머꼬’라고 합니더”라고 말했다. 이어 “내는 문재인 싫은데 젊은 사람들이 요 많이 오거든예. 오다 가다 얘기 들으모 문재인 좋아하는 것 같아예. 새벽 1시 다 돼가 오는 총각이 있는데 맨날 ‘이모, 요 앉아 보소’ 하모 문재인을 찍어야 된다꼬?”라고 말했다.  이모는 “나이 든 사람들은 다 문재인 싫어하고 안희정을 많이 밀더라”고 했다. 이모도 안 충남도지사를 지지하는 것 같았다. “좀 젊은 사람이 하모 정치가 안 바뀌겠냐고들 합니더”라는데, 이모 생각인 것 같았다. 헌법재판소가 대통령 탄핵을 결정한 지난 10일 이 포장마차는 마음이 싱숭생숭한 손님들로 꽉 찼다고 한다. 이모는 “헌재 판결, 이런 사람도 저런 사람도 있고 마 헷갈리대요”라면서 “박근혜 밑에 있는 사람이 둘이나 있었는데 우예 8:0이 날 수 있느냐꼬, 아무 ‘그거’ 없이는?”이라고 ‘음모론’을 제기하는 사람도 있다고 했다. 사실 헌재는 이런 부분도 사전에 논의한 뒤 심판한다.  회를 혼자 먹을 수 있을 만큼만 달라고 했는데 한 접시 가득이었다. 그게 1만 5000원어치라는데, 너무 맛있어서 무슨 생선인지도 모르고 먹었다. 소주 한 병이 순식간에 들어갔다. 앞에 앉은 이 없이 소주 한병을 혼자 다 비울 수 있으면 진정한 술꾼이라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이날 처음으로 혼자 한 병을 비웠다. 포장마차를 나설 때 먹은 생선이 뭐였는지 물어보니 ‘대광어’라고 했다. 광어가 그런 맛을 낼 수 있다는 데에 놀랐다.  다음날인 지난 22일 한국당 행사가 끝난 뒤 부산역으로 향하는 택시에 탔다. 40대 중반의 기사 최모씨는 “부산에서 생각 외로 안희정 표가 많이 나올낍니더”라면서 “근데 경선에서 이기야 나올 거 아입니꺼. 나이 든 사람은 홍준표 마이 찍을기고 젊은 사람은 민주당 마이 찍을깁니더. 내가 봐도 여당 쪽에 홍준표 말고 어데 있습니꺼?”라고 말했다. 그는 안철수 전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에 대해 “즈그 아부지가 병원 낸 데가 못 사는 동네라. 못 사는 사람 마이 도와주고 민심을 마이 얻었더만”이라면서 “진짜 부산에서 큰 놈은 서울 가뿌고 문재인은 부산 아인데 언제부턴가 사상구에 나와가지고?”라고 말했다.  부산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낮 시간대 빈 아파트 주차장, 외부인에 유료 개방

    낮 시간대 빈 아파트 주차장, 외부인에 유료 개방

    수제맥주, 대형마트 판매 허용 남해안 483㎞ 관광도로 조성 친환경차 톨게이트 비용 할인 “백화점식 나열에 실효성 의문” 올 3분기부터 낮 시간대에 텅텅 비어 있는 아파트 주차장이 유료로 외부인에게 개방된다. 호프집과 선술집에서 즐기던 수제 맥주를 이제는 대형마트나 편의점에서도 구입할 수 있게 된다. 우리나라의 명품 드라이브 코스로 떠오를 총길이 483㎞ 규모의 남해안 관광 루트가 개발된다.정부는 2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주재로 ‘제11차 무역투자진흥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의 투자활성화 대책을 발표했다. 정부는 만성적인 주차난을 해결하기 위해 아파트 등 공동주택 부설 주차장의 유료 개방을 허용하기로 했다.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낮 시간대에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아파트 부설 주차장의 활용도를 높이고, 야간에는 상가 주차장을 활용해 주차 수요의 시간대별 불일치를 해소하자는 것이다. 개방 여부는 입주자 대표회의에서 자율적으로 결정한다.수제 맥주 등 소규모 생산 맥주를 할인마트와 슈퍼마켓 등에서도 판매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제가 완화된다. 맥주 원료의 허용 범위도 확대돼 밤이나 고구마, 메밀 맛이 나는 맥주 생산도 가능해진다. 또 고흥·여수·순천·광양·남해·하동·통영·거제 등 남해안 8개 시·군을 세계적인 관광지로 육성한다. 총 483㎞ 길이의 거제∼고흥 해안도로를 ‘국가 해안 관광도로’로 개발하고 주요 해안 경관 포인트에 건축·조경·설치 미술이 결합된 전망대와 공원을 건립한다. 풍경이 아름다운 남해안에 전망대와 미술 작품이 있는 ‘명품 드라이브 길’을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남해 1352개의 섬을 테마별로 개발하는 계획안도 수립된다. 자연장 확대를 위해 국유림을 수목장림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국유림 대부 기간을 현행 5년에서 15년으로 늘린다. 올 3분기에 친환경차 보급 확산을 위해 2020년까지 전기·수소차의 고속도로 통행료를 최대 50%까지 할인하는 방안도 마련된다. 스웨덴의 도시 말뫼 사례를 벤치마킹해 조선업 불황으로 청산 절차가 진행 중인 경남 거제와 통영 등지의 폐조선소 부지를 관광 단지로 개발하는 사업도 추진된다. 말뫼는 1980년대 말 조선산업 쇠퇴와 함께 쇠락 위기를 맞았지만 폐조선소 부지를 관광자원으로 전환하면서 새 도시로 탈바꿈했다. 국토의 64%를 차지하는 산지를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인·허가 서류를 지방자치단체 신청만으로 처리되는 ‘케이블카 산업 육성안’도 마련된다. 저출산·고령화에 대비해 치매예방 프로그램, 건강 검진 등 고령자 맞춤형 주거서비스를 제공하는 ‘시니어 뉴스테이 단지’ 600가구도 시범 조성한다. 이찬우 기획재정부 차관보는 “이번 회의에서는 관광과 서비스 등 내수 진작 효과가 큰 정책 중심으로 많이 담았다”고 밝혔다. 다만 대통령 탄핵 정국으로 이처럼 백화점식으로 나열된 정책들이 얼마나 추진될지는 불투명하다. 앞선 10차례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발표된 42개 주요 프로젝트 중 20개는 아직 첫 삽도 뜨지 못했다. 특히 ‘조기 대선’이 진행될 경우 이번 무투회의가 마지막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아시아 최대규모 홈브루잉 대회 서울에서 열린다

    아시아 최대규모 홈브루잉 대회 서울에서 열린다

    상금 1000만 원이 걸린 아시아 최대 규모의 맥주 홈브루잉(Homebrewing·자가양조) 대회가 다음달 4~5일 이틀간 서울 성동구의 어메이징 브루잉컴퍼니에서 열린다.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는 “한국 크래프트맥주(수제맥주) 발전을 모색하기 위해 맥주 발전의 원동력인 홈브루잉 대회를 개최한다”고 23일 밝혔다. 국내 양조장 주도로 일반인 대상 홈브루잉 대회가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참가 규모도 크다. 한국,홍콩,일본 등을 비롯한 국내외 60여명의 홈브루어가 약 200 종에 달하는 맥주들을 제출했고, 국내외 유명 양조사, 맥주 심사관(Beer Judge), 맥주 소믈리에, 맥주 업계 관계자 및 맥주 책 저자 등 맥주전문가 25명이 심사에 참여해 뛰어난 맥주를 가린다. ‘최고의 맥주’에 선정되면 상금 500만원과 함께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에서 해당 맥주를 양조해 판매할 수 있는 권리를 갖게 된다. 2등, 3등은 각각 300만원·200만원을 받게 된다. 우승자는 5일 발표된다.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 김태경 대표는 “홈브루잉은 자기가 원하는 맥주를 마음껏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시도가 가능해 창의적인 맥주가 나올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며 “미국의 유명 크래프트 맥주 양조장의 양조사도 대부분 홈브루어 출신인 점을 볼 때 홈브루잉의 수준이 그 나라의 맥주 산업의 발전을 견인하는 만큼 앞으로 대회 규모를 더욱 키울 예정”이라고 말했다. 접수 마감은 오는 26일이며 참가신청은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 홈페이지(www.amazingbrewing.co.kr/homebrew) 에 접속해 참가 서식을 작성한 뒤 맥주 330ml 이상 세 병을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 1호점(서울 성동구 성수일로 4길4)으로 보내면 된다. 참가비는 무료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패션기업 LF, 주류 사업 진출

    패션기업 LF는 사업 다각화를 위해 주류 유통업체 ‘인덜지’에 50% 이상의 지분을 투자한다고 4일 밝혔다. 인덜지는 스파클링 와인 버니니, 데킬라 페트론, 수제맥주 브루독 등을 국내에 수입해 유통하는 회사다. 인덜지는 올 하반기 강원도 속초에 맥주 증류소 공장을 세우고 수제맥주 공급사업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LF는 2007년 LF푸드를 자회사로 세우면서 외식사업에 진출했다. 지난해에는 화장품 유통사업도 시작했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후끈한 연말-크리스마스 시즌, 칵테일식 수제 맥주 ‘눈길’

    후끈한 연말-크리스마스 시즌, 칵테일식 수제 맥주 ‘눈길’

    맥주 애호가들이 늘어나면서 다양한 맥주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크래프트 비어(수제맥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주류로서의 맥주가 아닌, 맛과 풍미를 따져 마시는 미식의 아이템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 가운데 크래프트 비어 스타트업 더부스가 출시한 핫비어가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더부스가 올 겨울 선보이는 핫비어는 겨울용 맥주 칵테일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시나몬과 클로브, 팔각, 넛맥 등 이름도 생소한 향신료와 오렌지, 비정제 설탕에 따뜻하게 데운 IPA를 넣어 즐기는 맥주다. 코를 자극하는 향신료의 풍미와 달큰하면서 새콤한 맛이 어우러져 마치 크리스마스를 맥주로 형상화한 듯 독특한 느낌을 자아낸다. 여름에 자주 찾게 되는 시원한 맥주, 라거 맥주와는 달리, 스타우트나 포터와 같은 흑맥주는 상대적으로 높은 온도에 향과 풍미를 가장 잘 느낄 수 있어 겨울에 많이 찾는다. 더부스가 시즌 한정으로 출시한 ‘크리스마스 포터’는 훈연 향과 캐러멜의 풍미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흑맥주다. 크리스마스 포터는 이름처럼 크리스마스 또는 연말 파티와 잘 어울리는 한편, 라거 맥주와는 또 다른 색다른 맥주의 맛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이 밖에도 높은 도수로 몸을 데워주는 도펠복, 임페리얼 스타우트, 발리와인 등의 고도수 맥주들도 겨울 날씨와 잘 어울린다. 관계자는 “다소 생소한 이름의 이 맥주들은, 가볍게 보다가는 10도를 웃도는 높은 도수에 깜짝 놀랄 수 있으니 맛과 풍미를 음미하며 즐기는 것이 좋다”고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맥덕기자의 맛있는 맥주이야기] ⑥ ‘맥주’의 도시, 부산

    [맥덕기자의 맛있는 맥주이야기] ⑥ ‘맥주’의 도시, 부산

    대한민국 제2의 도시인 부산은 언제나 매력이 넘치는 곳입니다. 넓고 아름다운 백사장, 해변을 따라 늘어져 있는 고층 건물들, 아시아 최고의 영화제, 신선하고 저렴한 해산물.. 그런데 최근 부산의 새로운 자랑거리로 ‘맥주’가 떠오르고 있습니다. 바로 수영구 광안리 일대에 뛰어난 크래프트맥주 브루어리·펍들이 모여있기 때문인데요. 이곳 맥주들은 전국의 유명 브루펍들의 맥주를 압도하는 맛을 자랑합니다. 미국의 맥주 평가사이트인 ‘레이트비어(Ratebeer)’는 올해 ‘한국맥주 베스트 10’ 순위를 매겼는데 와일드웨이브, 갈매기브루잉, 아키투브루잉 등 광안리 일대의 브루어리들이 각각 1, 2, 4 위를 차지했습니다. 뿐만 아닙니다. 이미 전국의 ‘맥덕(맥주덕후)’들은 부산으로 ‘펍 크롤(하룻밤에 여러 펍을 돌면서 다양한 맥주를 맛보는 행위)’ 원정을 다니고 있고, 부산의 맥주는 서울의 펍에서도 뜨거운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국내 최대 크래프트맥주 커뮤니티인 ‘비어마스터클럽’에서 지난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와일드웨이브의 ‘설레임’이 한국 최고의 크래프트맥주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부산의 크래프트맥주 시장 규모가 서울의 6분의 1정도임을 감안한다면 놀라운 일입니다. 그런데 왜, 하필 부산(광안리)일까요? 부산의 맥주 열풍은 언제 어디서 시작된 것일까요? 부산은 어떻게 한국 최고의 맥주 도시로 자리잡을 수 있었던 것일까요? 광안리, 크래프트맥주 성지가 되다 광안리가 크래프트 맥주의 성지가 된 것은 이 곳에 부산 최초의 크래프트맥주 전문 펍이 들어섰기 때문입니다. 크래프트맥주가 한국에 막 알려지기 시작한 무렵인 2013년 6월, 광안리 금련산역 부근에 미국식 크래프트맥주 펍을 표방하는 ‘갈매기펍’이 탄생했습니다. 부산의 크래프트 맥주 관계자들은 “사실상 갈매기펍이 광안리 크래프트맥주 열풍의 시작이었다”고 입을 모읍니다. 갈매기펍은 당시 부산에 거주하고 있었던 캐나다·영국 출신의 외국인 4명이 문을 열었습니다. 2008~9년부터 부산에 살기 시작한 이들은 당시 온통 라거 스타일 뿐인 한국 맥주의 단조로움에 지쳐있었습니다. 고국에서 마셨던 맛있는 맥주를 한국에서도 즐기고 싶은데, 먹을 수 있는 방법을 찾지 못한 이들은 직접 맥주를 만들어 먹기로 결심합니다. 이후 홈브루잉(자가양조)을 하면서 서로 만든 맥주를 교환하면서 양조 내공을 쌓게 되죠. 그러다 크래프트맥주를 파는 펍까지 열게 됐고요. 이듬해 4월, ‘주세법개정안’ 시행으로 크래프트맥주 유통에 대한 규제가 풀리자 부산에서도 본격적으로 크래프트맥주 브루어리·펍들이 생겨나기 시작합니다. 이 펍들도 자연스럽게 갈매기펍이 있는 광안리 일대에 자리를 잡게 되는데요. 이는 크래프트맥주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서로 경쟁자가 아닌, 홈브루워(Homebrewers·집에서 맥주를 만들어 먹는 사람) 시절부터 함께 맥주를 만들어 온 친구이자 동료라는 업계 특유의 분위기가 반영된 결과이기도 합니다. 와일드웨이브브루잉의 푸브루(필명) 대표는 “초창기 다른 곳 가지 말고 광안리에서 다같이 크래프트맥주를 한번 제대로 해보자”라고 의기투합을 하는 분위기가 있었고, 모여 있으면서 시너지 효과가 나타기를 노렸던 것 같다”고 회상합니다. 위치도 좋았습니다. 고릴라브루잉 대표 앤디는 “바다가 있는 광안리에는 외국인, 젊은 사람들 등 유동인구가 많아 크래프트맥주를 팔기에는 완벽한 위치였다”며 “갈매기같은 초기 펍의 성공, 가족적인 업계 분위기, 적합한 위치 등이 어우러져 지금의 광안리가 된 것 같다”고 분석합니다. 홈브루워, 부산 맥주 시장을 이끌다 부산이 ‘맥주의 도시’가 될 수 있었던 또다른 이유는 ‘홈브루워’들의 열정입니다. 부산에는 ‘갈매기펍’ 훨씬 이전부터 홈브루잉을 해온 한국인들이 존재했는데, 이 홈브루워들은 ‘크래프트맥주(수제맥주)’라는 단어조차 생소했던 2002년부터 맥주 만들기 동호회를 통해 홈브루잉 실력을 키웠고, 교육·전파까지 하게 됩니다. 2003년부터 홈브루잉 동호회 활동을 시작했다는 김판열 아키투브루잉 대표는 “원래 직업은 따로 있었지만 취미로 시작한 홈브루잉에 점점 흥미를 붙이다보니 어느새 집 베란다가 작은 맥주 공장이 되었고 집에 맥주 전용 냉장고를 2개나 갖춰놓았을 정도로 하이엔드급 취미 생활이 되어 있더라”며 “2014년 관련 법이 바뀌면서 자연스럽게 직장을 관두고 양조장을 시작하게 됐고, 크래프트맥주 펍이 모여있는 광안리에 탭룸까지 오픈하게 됐다”고 말합니다.  부산의 홈브루어들은 갈매기, 고릴라 등 외국인이 세운 브루어리들의 초기 성장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홈브루워 출신인 와일드웨이브의 푸브루 대표는 “처음 갈매기펍이 만들어질 무렵부터 (부산 홈브루워들이) 이들을 도와주는 등 부산 크래프트맥주의 시작을 함께 해 왔다.”며 “한국에서 맥주를 만드는 것이 아주 열악했을때부터 꾸준히 맥주를 만들어 온 홈브루워들이 없었다면 지금의 광안리는 없었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또 그는 “한국의 홈브루워들 중 실력이 가장 출중한 사람들이 부산에서 오랜기간 맥주 만들기를 연구했고, 서울 지역의 홈브루어 출신 브루어들에게도 영향을 줬다”고도 합니다. 푸브루 대표는 여전히 홈브루잉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잃지 않고 있는데요. 부산의 홈브루잉 동호회 ‘부산 유니온 브루워스’와 대구의 홈브루잉 동호회 ‘대구 유니온 브루워스’ 간의 정기적인 미팅을 기획해 부산·경북 지역의 홈브루잉 저변을 이끌고 있습니다. 이 부산 유니온 브루워스의 회원 중 한명인 앤디는 지난 1월 광안리에 첫 선을 보인 브루펍 ‘고릴라브루잉’의 창업 멤버이기도 하지요. 부산, 한국 크래프트맥주의 중심이 되다 광안리 맥주의 특징은 ‘다양성’입니다. 그리고 이 다양성을 바탕으로 한국 크래프트맥주계의 리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데요. 실제로 기자는 지난 주말 1박2일 일정으로 ‘광안리 맥주여행’을 다녀왔는데,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1시까지 7시간 동안 부지런히 펍 크롤을 했는데도 마셔보고 싶은 맥주를 다 소화하지 못한 채 서울로 돌아와야 했습니다. 우선 ‘갈매기펍’은 미국식 크래프트 맥주를 주로 만듭니다. 매니저 박민혁 팀장은 “강렬한 홉향과 쌉쌀한 뒷맛이 일품인 미국식 인디안페일에일(IPA)이 갈매기 맥주 중 가장 인기가 많다”며 “스티븐(미국) 대표가 커피에도 조예가 깊어 질 좋은 커피가 들어간 스타우트도 맛있다”고 조언합니다. 와일드웨이브는 한국 최초로 사워맥주를 만든 곳으로 유명한데요. 대표적인 사워맥주인 ‘설레임’은 젖산균이 들어가 시큼하면서도 상큼한 맛이 나는 것이 특징입니다. 한 모금 마시면 입안에 침이 가득 고이는데, 중독성이 강해 한번 빠지게 되면 계속 찾게되는 마력이 있어 국내 크래프트맥주 매니아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아키투브루잉은 다양한 맥주를 양조하면서도 가장 ‘한국스러운’ 크래프트맥주를 만들어내는 것을 신념으로 삼고 있는 브루어리입니다. 최근에는 메주에 있는 토종 미생물을 넣어 만든 ‘도깨비 맥주’가 나와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김 대표는 “홈브루잉 시절부터 한국적인 맥주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고 합니다. 이 도깨비 맥주는 버번위스키를 숙성시키는 오크통에 6개월간 숙성시켜 나오는 ‘도깨비 버번배럴’ 버전도 있습니다. 도전정신이 돋보이는 브루어리죠. 가장 최근에 생긴 고릴라펍은 영국식 맥주를 만들고 있습니다. 영국의 맥주는 홉의 특징이 강하게 나타나는 미국식 크래프트맥주보다 홉과 몰트의 발란스가 좋은 편인데, 이 고릴라 맥주들이 그렇습니다. 실제로 영국 런던의 크래프트브루어리인 크레이트(Crate)가 투자에 참여해 아시아 진출의 교두보로 삼고 있다고 합니다. 맥주를 넘어 문화로 현재 부산에서 자체 레시피의 맥주를 판매하거나 브루어리까지 겸한 크래프트 맥주 펍은 10여 곳이고, 전국으로 확대하면 60곳 쯤 됩니다. 한국 크래프트맥주 시장은 양조장만 4000개가 넘는 미국에 비해 이제 겨우 걸음마 단계에 불과한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기자는 부산에서 “크래프트맥주가 젊은 사람들의 전유물이 아니라 세대를 뛰어 넘는 문화 컨텐츠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희망을 보았습니다. 금요일 저녁, 광안리의 한 펍을 가득 메운 사람들의 절반이 50~60대 중년층이었는데 맥주 한잔씩 앞에 두고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꼭 영국의 동네 펍을 연상케 하더군요. 일각에서는 1~2년 사이 급속도로 성장한 한국 크래프트맥주에 거품이 있다고도 하지만 적어도 부산같은 역동적인 ‘크래프트맥주 도시’가 있는 한 한국 크래프트맥주의 미래는 밝다고 전망해봅니다. 글·사진 부산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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