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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주노총 발목 잡는 ‘IMF 트라우마’

    민주노총 발목 잡는 ‘IMF 트라우마’

    반대파 “1998년처럼 양보 압박 수단일 뿐” DJ와 비슷 文 노동정책 후퇴 반감 작용도“IMF(외환위기) 때 얻는 것 없이 빼앗기기만 했던 사회적 대화의 기억이 남아 있습니다.” 지난 28일 강서구 KBS 아레나홀에서 만난 전북에서 올라온 학교비정규직노조의 한 대의원은 “경사노위에 들어가자는 대의원들의 말도 일리가 있지만, IMF 당시의 악몽이 사라지지 않는다”며 “경사노위 참여 반대 쪽으로 마음을 굳혔다”고 털어놨다. 이날 민주노총 대의원들은 사회적 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참여 여부를 두고 10시간 넘게 토론했다. 3개의 수정안(참여 반대, 선조치 후 참여, 참여 후 문제 시 탈퇴)을 표결에 부쳤지만, 어느 것 하나 과반을 넘기지 못했다. 사회적 대화에 참여하라는 여론의 압박에도 민주노총 대의원들이 결단을 내리지 못한 것은 정리해고제와 파견제를 받아들인 외환위기 당시의 사회적 대화 ‘트라우마’를 떨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많다. 실제로 경사노위 참여 반대를 주장한 대의원들은 대부분 “정부가 탄력근로제 확대 적용,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 노조법 개악을 시도하고 있다”면서 “과거처럼 경사노위는 노동자들의 양보를 압박하는 수단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사노위 참여와 무관하게 국회에서 노동자가 불리한 법안이 통과될 게 뻔한 만큼 들러리 서며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지금부터 투쟁을 준비하자는 것이다. 김대중 정부 시절인 1998년 출범한 노사정위원회에 참여했던 민주노총은 정리해고제와 파견제 등을 받아들였다. 그러나 민주노총이 요구했던 사회보장제도 확충 등은 곧장 이뤄지지 않았다. 이로 인해 민주노총은 큰 타격을 입었고, 1999년 2월 노사정위원회에서 탈퇴한 뒤 지금까지 참여하지 않고 있다. 노동계 관계자는 “당시 민주노총 집행부는 정리해고 도입을 막지 못했지만, 요건을 강화해 최악은 피했다는 입장이었다”면서 “하지만 정리해고제는 2005년 ‘미래 경영상의 이유’를 인정한 판결 이후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라 불안감과 배신감이 더 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정부가 보이는 노동정책 후퇴 흐름도 1998년 김대중 정부의 노동정책 후퇴와 비슷한 양상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날 사회적 대화 참여를 주장한 대의원들도 정부의 우클릭 행보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29일 새벽 회의장을 떠나던 한 대의원은 “나의 입장과는 다르게 결정됐지만, 참여를 반대한 이들의 심정도 이해가 간다”고 말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복수가 돌아왔다’ 유승호·곽동연 마주한 모습 포착 ‘우정 되찾을까’

    ‘복수가 돌아왔다’ 유승호·곽동연 마주한 모습 포착 ‘우정 되찾을까’

    ‘복수가 돌아왔다’ 유승호, 곽동연이 묘하게 서로 다른 분위기를 자아내며 결연한 의지를 엿보인다. 지난 27, 28회 방송에서 복수(유승호)는 옥상에서 뛰어내리려던 채민(장동주)을 구했다. 복수는 세호(곽동연)에게 “그때 내가 널 구할 수 있었으면, 우린 지금 달랐을까?”라며 9년 전 일에 대해 씁쓸해하며 “더 이상 도망치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다. 복수의 말에 흔들리던 세호는 이후 수정과 박쌤(천호진)을 만나고, 이어 당신의 부탁 사무실을 찾았다. 복수가 설송고 비리의 내막을 밝혀내는 청문회에 참석한 가운데, 세호는 기자들 앞에서 “제가 바로 9년 전 강복수씨가 저지른 사건의 피해자입니다”라며 나섰다. 이에 2회 남겨두고 펼쳐질 스토리에 대한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이와 관련 복수와 세호가 결연함이 엿보이는 투샷이 포착됐다. 복수가 화가 난 듯 세호를 노려보고 있고, 세호는 그런 복수를 공허한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다. 복수가 건넨 말에 갈등하던 세호는 복수가 먼저 자리를 떠나자, 홀로 남아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싼 채 괴로워한다. 지난 방송에서는 세경(김여진)의 독설과 채민 사건을 통해 세호의 상처를 알게 된 복수. 세호 사이에서도 묘한 변화가 감지됐다. 두 사람이 과연 어떤 대화를 나누게 될지, 함께 설송고 비리를 소탕하고 우정을 되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이 장면은 경기 고양시 일상동구 한 카페에서 촬영됐다. 촬영 장소에 도착한 두 사람은 이색적인 분위기의 카페와 아기자기한 소품들에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살폈다. 촬영장에서도 두터운 친분을 드러냈던 두 사람은 어깨동무를 한 채 카페 이곳저곳을 둘러보며 촬영장에 적응했다. 촬영에 들어가자 유승호와 곽동연은 긴장감이 감도는 두 캐릭터의 감정을 끌어올리며 감정을 폭발시켰다. 제작진은 “세호의 상처를 알게 된 복수, 그리고 각성하고 새로운 의지를 다지는 세호의 모습이 관심을 모았다”며 “마지막을 향해가면서 더욱 폭발하게 될 유승호, 곽동연의 호흡을 기대 해달라”고 전했다. 한편, SBS ‘복수가 돌아왔다’는 29일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와우! 과학] 산소 거의 없는 ‘죽음의 바다’에 적응한 어류 발견

    [와우! 과학] 산소 거의 없는 ‘죽음의 바다’에 적응한 어류 발견

    산소가 거의 없는 ‘죽음의 바다’(데드존)가 점차 늘면서 많은 해양생물이 그야말로 질식사하고 있다. 지난 수십 년간 급증한 이 현상은 인간이 초래하는 기후변화와 환경오염과 맞물려 이들 생물에게는 악몽과도 같다. 그런데 이런 열악한 환경에서도 일부 해양생물은 적응해나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미국 스크립스 해양연구소 소속 나탈리야 갈로 박사팀이 몬터레이만 해양연구소와 협력해 원격무인잠수정(ROV)으로 캘리포니아만에 있는 데드존을 8차례에 걸쳐 잠수 조사해 위와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ROV가 데드존에 도달했을 때 센서에 감지된 수중 산소 농도는 일반적인 농도의 100분의 1 이하 수준이었다. 이는 다른 저산소 환경에 강한 물고기들이 견딜 수 있는 농도의 10~40% 수준에 지나지 않는 수준이다.생물이 살 수 없다고 여겨진 극단적인 저산소 환경에서 발견된 물고기는 첨치과(학명 Cherublemma emmelas)와 두툽상엇과(학명 Cephalurus cephalus), 민태아과(학명 Nezumia liolepis) 그리고 부치과(학명 Dibranchus spinosus)에 속하는 어종이다. 단 민태아과와 부치과는 그 수가 적어 이들은 좀 더 산소가 많은 곳을 선호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연구진은 말했다.사실 연구진은 처음에 데이터가 잘못됐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이들 어류의 대사 수요를 고려하면 이런 극단적인 저산소 환경에서 살 수 없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거듭된 조사에서 연구진은 이들 물고기가 이런 극단적인 환경에서도 살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도 연구진은 이들 물고기가 어떻게 이런 극단적인 환경에서 사는 방법을 익혔는지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다. 아직 가설이긴 하지만 이들 물고기의 아가미가 거대화함에 따라 수용할 수 있는 산소량이 늘어났거나 이들의 작고 부드러운 신체가 대사 요구를 낮게 억제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연구진은 추측했다. 극한 환경에 서식하는 생물들에게는 그 능력에 따라 명칭이 붙는다. 예를 들어 고온을 견딜 수 있는 생물은 호열성 생물, 고농도 염분을 견딜 수 있는 생물은 호염성 생물이라고 불린다. 이에 따라 이번에 확인된 물고기들에게도 새로운 명칭이 필요하다고 연구진은 말한다. 연구진은 그 후보로 저산소를 선호한다는 뜻의 그리스어인 ‘ligooxyphile’을 제안한다. 이들 어류가 이런 놀라운 능력을 어떻게든 익혔다고 하더라도 다른 해양생물들 역시 생존할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 적응 과정에서는 무수히 많은 생물이 죽어 나갈 것이다. 이런 점은 극한 환경에 잘 적응한다고 알려진 미생물들조차 마찬가지라고 연구진은 지적했다. 또한 이번에 확인된 생물들마저 해양 환경이 계속해서 악화해가면 대응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바닷물 온도가 지금보다 상승해 산소가 더욱 녹기 어려워지면 훨씬 더 가혹한 환경이 될 것이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생태학회(ESA)가 발행하는 학술지 생태학(ECOLOGY) 최근호(2018년 11월 27일자)에 실렸다. 사진=스크립스 해양연구소/몬터레이만 해양연구소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민주노총 경사노위 참여 또다시 무산…힘 풀리는 사회적 대화

    민주노총 경사노위 참여 또다시 무산…힘 풀리는 사회적 대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의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참여가 또 무산됐다. 민주노총은 28일 서울 강서구 KBS 아레나홀에서 정기 대의원대회를 열어 경사노위 참여 여부를 논의했으나 결론 내리지 못했다. 이번 대의원대회에는 집행부가 제출한 경사노위 참여 안건과 3건의 수정안이 제출됐다. 수정안은 모두 부결됐고, 원안은 표결에 부치지 못했다. 수정안 3가지는 경사노위 불참과 조건부 불참, 조건부 참여였다. 하지만 ‘경사노위에 참여하되 정부가 탄력근로제 확대 적용 등을 강행하면 즉시 탈퇴한다’는 조건부 참여안에 대해 토론하던 중 김명환 위원장이 “조건부 참여안이 가결될 경우 원안을 고집하지 않겠다”는 언급이 논란이 됐다. 결국 조건부 참여안이 부결되고 원안에 관한 찬반 토론을 할 차례가 되자 일부 대의원들은 김 위원장이 원안을 폐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정회 선언을 하고 지도부 논의를 거쳐 경사노위 참여를 전제하지 않은 새로운 사업계획을 짜겠다고 밝혔다. 경사노위 참여의 반대 측 대의원들은 민주노총이 ‘들러리’가 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반면 찬성 측 대의원들은 시급한 과제를 우선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민주노총은 작년 10월에도 임시 대의원대회를 열었지만, 당시에는 정족수 미달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민주노총이 이번에도 참여 결정을 내리지 못한 탓에 경사노위는 또다시 기약 없이 미뤄졌다. 이로 인해 경사노위가 진행 중인 사회적 대화 역시 힘을 잃을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정부는 개혁 추진 과정에서 첨예하게 대립하는 이해관계를 대화로 조율해 사회적 갈등을 최소화하고자 한다. 하지만 그 효과가 반감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이 참여하는 경사노위가 설사 사회적 대화 결과를 도출하더라도 민주노총의 반대로 장외 투쟁이 벌어질 수 있다. 민주노총은 2월 총력투쟁, 4월 총력투쟁, 6월 말 총파업·총력투쟁, 11∼12월 사회적 총파업·총력투쟁 등을 예고한 상태다. 김 위원장은 “질서 있는 토론 과정에서 경사노위 참여에 대한 대의원의 의지는 확인했으나 아쉽게도 결정하지 못했다“”며 “이 같은 결과는 문재인 정부의 기업 편향적인 정책 행보에 따른 현장의 분노인 이상, 이후 새로운 사업계획 수립으로 반영해가겠다”고 말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곽병찬의 역사 앞에서 묻다] 붕당정치에 빠진 집권세력의 권력욕…‘사실’과 ‘사초’를 테러하다

    [곽병찬의 역사 앞에서 묻다] 붕당정치에 빠진 집권세력의 권력욕…‘사실’과 ‘사초’를 테러하다

    진실은 언제 어디서나 불편하다. 불편하기에 언제 어디서나 수난을 당한다. 조선은 세계사에서 유례없을 정도로 방대한 왕조 실록을 남겼다. 실록 편찬의 기준도 엄정했다. 그 기준을 지키려다 조선 초 김종직은 부관참시를 당했고, 사관 김일손 등은 처형됐다.그렇다고 실록이 사실만을 기록하고 평가가 불편부당했던 것은 아니었다. 양대 왜란과 호란 이후 붕당정치로 빠져들면서 집권 세력의 입맛에 맞게 사실은 편집되고 평가는 왜곡됐다. 선조, 인조, 숙종, 경종의 실록이 잇따라 수정, 개수, 보정된 것은 그 때문이었다. 원본을 남겨 ‘지우개를 쓰지 않은 역사’로 칭송하는 이도 있지만, 그것은 사실이 얼마나 테러를 당했는지 웅변할 따름이다. 국가의 정사인 실록이 그러했으니 민간의 기록에 대한 폭력이 어떠했을지 상상하기 어렵지 않다.경기 광주시 낙생면 백헌 이경석의 묘로 들어가는 좁은 계곡 초입에는 두 개의 신도비가 있다. 하나는 멀쩡하지만 다른 하나는 비문을 한 글자도 볼 수 없다(‘백비’). 백비는 조선 영조 30년에 세워졌다가 누군가에 의해 비문이 인멸된 채 땅속에 묻혀 있던 것을 200여년 만에 발굴해 다시 세운 것이고, 앞엣것은 1979년에 새로 세운 신도비다. 백헌의 손자 이하성은 1703년(숙종 29년) 결국 서계 박세당에게 할아버지의 신도비에 새길 글을 청했다. 당대의 문장가였지만 같은 당파(소론)여서 ‘손이 안으로 굽었다’는 지적을 우려해 서계만은 피하려 했다. 하지만 당시 노론의 세상에서 그의 청을 들어줄 사람이 달리 없었다.서계는 비문을 짓고 이 글을 자신의 문집인 ‘사변록’에 실었다. 삽시간에 소문이 돌았다. 홍계적 등 노론 유생 180여명이 벌떼처럼 일어나 연명으로 숙종에게 상소문을 올렸다. “문자를 거두어 물과 불속에 던져 버리고, 성인을 헐뜯고 현인을 업신여긴 죄로 다스리어 선비의 취향을 바르게 하소서.” 사문난적으로 단죄하라는 것이다. 숙종은 외면할 수 없었다. “박세당이 작성한 이경석 신도문은 물론 박세당의 문집 ‘사변록’까지 모두 없애라.” 신도비 조성 작업은 진행될 수 없었다. ‘맹자’를 인용한 신도문은 과연 서두부터 심상치 않았다. “노성인을 업신여기지 마라.” “상서롭지 못한 보복은 어진 사람을 가리는 법이다.” 마무리는 이러했다. “올빼미는 봉황과 성질이 달라 성내고 꾸짖는다. 불선자가 미워해도 군자가 무엇을 상관하랴.” ‘송자’라 하여 공자·주자를 잇는 성인으로 떠받들던 송시열이었다. 그런 송시열을 ‘올빼미’에 빗댔으니 노론 유생들이 좌시할 리 없었다. ‘올빼미’ 비유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이경석은 송시열보다 12살 연장으로 김상헌 문하에서 수학했으니 골수 서인이었다. 그러나 그는 같은 서인이지만 인조반정 공신들의 전횡을 막기 위해 ‘산림’(청서파)을 적극적으로 중앙 정계에 천거했다. 송시열은 1633년 최명길의 천거에 의해 경릉 참봉이 됐고, 1649년 효종 즉위 직후 이경석의 추천으로 장령이 됐다. 송시열은 그런 이경석을 존경해 ‘베옷에 짚신을 신고’ 그의 문하를 왕래했다. 그러나 이경석에게 통혼을 요청했다가 거절당한 뒤부터 앙심을 품기 시작했다고 한다. 특히 현종 2년(1661년) 이경석이 남인인 고산 윤선도의 해배를 주장하면서 등을 돌리고 극언을 일삼았다. 이경석이 일흔네 살 때 현종이 궤장을 하사하면서 잔치를 베풀었다. 뜻깊은 자리였던지라 여러 사람이 전례에 따라 축하의 글을 남겼다. 병을 핑계로 참례하지 않았던 송시열도 마지못해 이런 글을 보냈다. “하늘의 도움을 받아 오래 살고 건강하니(壽而康), … 어찌 기쁘지 아니한가.” ‘수이강’(壽而康)에는 지독한 경멸이 숨겨져 있었다. 중국 송나라 흠종이 금나라에 붙잡혔을 때 항복 문서를 써 준 손적을 두고 주자가 ‘절의를 버린 대가로 건강하게 오래 살았다(壽而康)’고 비꼰 것을 이경석에게 적용한 것이다. 송시열은 현종에게 올린 상소문에서 그 뜻을 시시콜콜 알렸다. “옛날 손적이 오래 살고 강녕하기는 했지만, 그가 의리를 알고 있다고 여기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그 당시에 도리어 손적 같은 사람에게 비난을 받았다면, 여러 사람이 얼마나 낮춰 보고 비웃었겠습니까. 지금 신이 당한 경우가 불행하게도 그와 같습니다.” 세론은 송시열에 비판적이었다. ‘양송’이라 하여 당시 서인의 논의를 이끌고, 그와 동문수학을 했던 동춘당 송준길마저 한탄했다. 송시열은 분노했다. “동춘까지도 ‘놀랍고 한탄스럽다’고 말하니 다른 사람이야 말해 무엇하겠는가. 그 사람(이경석)은 대체로 백성을 등치는 토호(향원)의 마음가짐으로 청의 세력을 끼는 것을 일생을 행세하는 방법으로 삼았다. … 개도 그 똥을 먹지 않을 것이다.”(‘판서 송규렴에게 보낸 편지’에서) 서인이 다시 쓴 ‘현종개수실록’마저 그런 송시열에 대해 비판적이었다. “인조의 명에 따라 삼전도 비문을 지은 것을 두고 그렇게 송시열이 언급했는데, 말이 너무 박절했으므로 논자들이 병통으로 여겼다.”병자호란이 끝나자 청은 대청황제공덕비(삼전도비)를 세우고, 비문도 조선에서 쓰도록 했다. 예조판서, 대제학 등 조정의 책임 있는 자들은 모두 발을 뺐다. 이경전은 병을 핑계로 칩거했고, 조희일은 거칠게 작성해 퇴짜를 맞았으며, 장유는 일부러 고사를 잘못 인용해 제외됐다. 남은 건 이경석이었다. 왕위가 위태로운 인조는 애가 탔다. “사직의 존망이 여기에 달려 있으니 부디 문자에 구애받지 말라.” 부제학으로 나이로나 직위로나 이경석이 맡을 일은 아니었다. 남한산성 도피 시절 외교 문서 책임자인 예조판서 김상헌이 강화 문서 작성을 거부해 대신 작성해야 했던 최명길의 신세나 마찬가지였다. 이경석은 그날의 일을 ‘수치를 등에 지고 백길 어천강에 뛰어들고 싶다’며 글을 배운 것을 후회했다. 비문 작성 후 거듭 사직을 요청했지만, 믿을 사람이 없는 인조는 그를 놓아 주지 않았다. 이후 용렬한 자들이 뒤에서 삼전도비문 운운하며 비웃고 손가락질을 했지만, 자신이 감당할 몫이라고 여겨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봉황과 올빼미 비유에는 이런 사정이 있었다. 신도문 사달이 나고 62년이 흐른 뒤(영조 30년, 1765년)에야 비석에 글이 새겨졌다. 글씨는 당시 완도의 신지도에 유배돼 있었던 원교 이광사가 썼다. 이광사는 이경석의 형 이경직의 고손으로, 동국진체의 완성자였다. 신도비는 그러나 세워지자마자 수난을 당했다. 이번에도 노론 유생들이 비석을 쓰러트리고, 비면을 모조리 깎아 한 글자도 남기지 않았고, 분이 안 풀렸는지 비석을 아예 땅속에 파묻어 버렸다. 그로부터 200여년 뒤 빛을 본 비석은 전신이 상처다. 글자 하나하나 연마석으로 갈고, 정으로 쪼았으니 성할 리 없었다. 마오쩌뚱은 ‘권력은 총구에서 나온다’고 했다. 그러나 총구에서 나온 권력은 짧다. 다른 총구가 기다려 주지 않는다. 조선의 권력자들은 알고 있었다. 권력은 총구가 아니라 정당성에서 나오고, 그것은 사실(史實)에서 나온다는 것을. 조선 후기 노론이 필사적으로 사실을 장악하려 한 것은 그 때문이었다. 그들은 조선 후기 150여년, 나아가 일제 병탄기와 해방 후에도 권세를 계속 누렸다. 민주공화정에서 사초 기록자는 언론이다. 독재 치하에서 필경사 구실이나 하던 족벌 언론은 민주화 이후 스스로 권력이 되기 위해 집요하게 사실에 폭력을 가했다. 요즘엔 사기꾼, 절도범, 부패 공직자, 노름꾼, 앵벌이, 정신질환 의심자까지 동원했다. 최근 1년 사이 UAE 특사 의혹, 드루킹 사건, 이재명 지사 ‘불륜’ 의혹, 청와대의 민간인 사찰과 블랙리스트 의혹, 손혜원 투기와 ‘김혜교’ 의혹 등이 그런 방식으로 제작됐다. 택당 이식은 선조수정실록을 편찬하면서 권력자들에게 이렇게 경고했다. “나라가 있어도 역사가 없으면 나라가 아니요, 역사가 있어도 공정치 못하면 역사가 아니다.” 권력에 도취한 자들에게 들릴 리 만무다. 사이비 기자까지 동원해 사실과 인격을 테러한 ‘홍가혜 사건’의 진실이 드러났어도 해당 매체의 더러운 폭력은 끊이지 않았다. 논설고문 kbc@seoul.co.kr
  • 勞, 정부·경영계 불신 여전… 출범 두 달 경사노위 ‘반쪽 위기’

    勞, 정부·경영계 불신 여전… 출범 두 달 경사노위 ‘반쪽 위기’

    대의원 1273명 중 1046명 대거 참여 정부 일방통행식 정책 등에 불신 팽배 ‘참가 말고 투쟁’ 피켓 들고 곳곳 함성 ‘연대의 장으로’ 집행부 리더십 큰 상처28일 열린 민주노총 대의원대회에서 경제사회노동위위원회(경사노위) 복귀가 불발되면서 양대 노총이 참여하는 사회적 대화기구가 결국 무산됐다. 이에 따라 경사노위를 통한 사회노동 분야 현안 협의는 당분간 난관에 부딪힐 전망이다. 지난해 10월 임시 대의원대회에 이어 3개월 만에 다시 복귀 타진이 결실을 맺지 못한터라 ‘고립을 뛰어넘어 연대의 장으로 나아가겠다’는 현 민주노총 집행부의 약속도 사실상 지켜지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이날 대의원대회는 오후 3시 30분 기준으로 대의원 1273명 중 1046명이 참석해 정족수를 넘어 개회했다. 경사노위 참여를 놓고 3가지 수정안이 제출됐지만 모두 부결됐고, 집행부 원안은 표결에 부쳐지지 못했다. 경사노위에 우선 참여하되 노동 개악시 탈퇴한다는 한 수정안이 집행부 원안과 유사한데다 김명환 위원장이 원안을 고집하지 않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결국 김 위원장이 “경사노위 관련 논의는 지속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며 대의원대회는 성과 없이 마무리 됐다. 김 위원장은 “질서 있는 토론에서 경사노위 참여에 대한 대의원들의 의지는 확인했으나 아쉽게도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고 말했다. 집행부는 조만간 임시 대의원대회를 소집해 경사노위 참여를 전제하지 않는 올해 사업계획과 예산, 이후 방안 등을 제출할 방침이다. 민주노총의 경사노위 참여가 불발된 것은 1998년 2월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노사정위) 체제에서 맺어진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사회협약 체결이 ‘정리해고제’와 ‘파견제’ 등 노동시장 유연화 정책 도입의 빌미를 제공했다고 보는 조합원들이 여전히 많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날 대의원대회 현장에서도 경사노위 참가에 반대하는 활동가들이 ‘경사노위 참가 말고 투쟁 결의로’라는 피켓을 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경사노위 참여 결정은 노동개악 합의’ 등과 같은 대자보가 대회장 곳곳에 붙어 있었다. 사회협약 이후 정부의 일방통행식 정책 추진, 경영계의 과제 미이행으로 생겨난 사회적 대화에 대한 노동계의 불신이 여전히 사그라들지 않고 있는 것이다. 노사정위를 대체해 지난해 11월 출범한 경사노위는 양대 노총 뿐 아니라 여성·청년·비정규직, 중소·중견기업·소상공인까지 포괄하는 사회적 대화기구다. 하지만 1999년 노사정위를 탈퇴한 민주노총의 복귀가 무산되면서 경사노위는 상당기간 반쪽자리 신세를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민주노총 사회적 대화 복귀 무산

    민주노총 사회적 대화 복귀 무산

    민주노총이 20년 만에 사회적 대화기구에 복귀하는 안건을 대의원대회에 올렸으나 복귀가 끝내 불발됐다. ●수정안 3건 모두 부결… 원안 표결도 못해 민주노총은 28일 오후 서울 강서구 KBS 아레나홀에서 정기 대의원대회를 열고 전체 대의원 1273명 중 1046명이 참석한 가운데 사회적 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위원회(경사노위) 참여 안건 표결에 나섰다. 현장에서 경사노위에 조건 없이 불참, 탄력근로제 철회 등을 정부가 수용하면 참여, 경사노위에 우선 참여하되 탄력근로제 등이 강행처리되면 탈퇴하는 세 가지 수정안이 제출됐지만 모두 부결됐다. 이후 대의원들은 집행부 원안(조건 없는 참여)의 표결 여부를 두고 자정이 넘도록 설전을 벌였다. 결국 김명환 위원장이 “추후 사업 방침을 수정해 중앙집행위에 제출하겠다”고 경사노위 참여 논의 중단을 선언해 대의원대회는 8시간 40분만에 산회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대회사에서 “사회적 대화에 참여하고자 하는 것은 결코 현 정부에 대한 환상이나 기대감 때문이 아니고 타협과 양보를 하기 위해서는 더더욱 아니다”고 설명했지만 반대 기류를 극복하지 못했다. 이날 현장에서는 노동자연대 등 일부 단위가 ‘경사노위 불참하고 즉각 대정부 투쟁으로’라는 구호가 적힌 플래카드를 내걸었고 경사노위 참가 반대 현장 활동가 결의대회가 열리기도 했다. ●한국노총, 31일 경사노위 불참 선언 경사노위를 통한 사회노동 분야 현안 협의는 당분간 더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민주노총의 복귀가 무산된데다 한국노총도 “노사관계 제도 관행 개선을 위한 공익위원안이 노동기본권을 침해한다”며 오는 31일 경사노위 불참을 선언한 상황이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민주노총, 경사노위 참여 여부 오늘 결정할 듯

    민주노총, 경사노위 참여 여부 오늘 결정할 듯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28일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참여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노총 정기 대의원대회는 이날 오후 2시 45분 기준으로 전체 대의원 1270명 가운데 1000명 이상이 참여한 가운데 서울 강서구 KBS아레나 홀에서 개최됐다. 안건 심의와 의결에 필요한 과반수인 636명을 훌쩍 넘긴 규모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대의원 등록이 계속되고 있어 참석 인원은 더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민주노총은 지난해 10월 임시 대의원대회에서도 경사노위 참여 안건을 상정했지만 정족수 미달로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이번 대의원대회에서는 찬반이 팽팽하게 대립하는 분위기다. 노동자연대 등 일부 단위는 ‘경사노위 불참하고 즉각 대정부 투쟁으로’라는 구호가 적힌 플래카드를 대회장에 내걸었다. 일부 조직은 정부가 탄력근로제 확대 적용 등을 강행하면 경사노위에서 탈퇴한다는 조건부로 경사노위에 참여한다는 내용의 수정안을 제출할 것으로 알려져 최종 결정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대회사에서 “사회적 대화에 참여하고자 하는 것은 결코 현 정부에 대한 환상이나 기대감도 아니고 타협과 양보를 하기 위해서는 더더욱 아니다”며 “개혁 과제를 관철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아버지는 다르고 어머니는 같은 쌍둥이’ 출생의 비밀 공개

    ‘아버지는 다르고 어머니는 같은 쌍둥이’ 출생의 비밀 공개

    아버지는 다르지만 어머니는 같은 쌍둥이의 ‘출생 비밀’이 알려져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의 27일 보도에 따르면 첫 돌을 앞두고 있는 쌍둥이 칼더와 알렉산드라는 한 배에서 같은 날, 같은 시간에 태어났지만, 생물학적으로는 유전자 절반만 일치하는 쌍둥이다. 칼더-알렉산드라의 부모는 총 3명이며, 구체적으로 아버지가 2명, 어머니가 1명이다. 아버지인 사이먼 버니 에드워즈와 그레엄 버니 에드워즈는 영국 런던에 사는 동성 커플로, 신혼여행으로 떠난 캐나다에서 대리모 사이트에 사연을 올렸다. 사이트를 통해 이들을 알게 된 뒤 대리모가 되어 주기로 결심한 여성이자 쌍둥이의 어머니인 메그 스톤은 캐나다 여성으로, 자신 역시 각각 12살·5살 된 아들을 키우고 있다. 세 사람은 캐나다에서 각각의 정자와 난자를 결합해 체외수정을 시도했고, 이를 동시에 대리모의 자궁에 이식·출산하는데 성공했다. 이들은 영국이 각기 다른 유전자를 이용한 복합적인 체외수정은 허가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미국 및 캐나다 의료진의 도움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리모가 되어 준 스톤은 “대리모 사이트에서 사이먼-그레엄 커플의 프로필을 봤고, 이들이 매우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다고 느꼈다”면서 “나는 얼마 전 배우자와 이혼한 뒤 홀로 지내고 있었으며, 다른 누군가를 도울 수 있는 일이라 여겨 대리모가 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아버지 중 한 명인 사이먼은 “스톤이 영상통화를 통해 두 개의 배아가 모두 착상에 성공했다며 심장이 뛰는 소리를 들려줬을 때 너무 놀라 입을 다물지 못했다”면서 “우리는 곧바로 캐나다로 날아갔고, 임신 19주차가 된 그녀의 배에 손을 올리고 아기들의 발차기를 느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쌍둥이들의 대리모가 되어 준 스톤은 마치 잃어버린 여동생처럼 친근했다. 우리 커플은 쌍둥이뿐만 아니라 그녀와 그의 아이들까지 가족으로 맞이하기로 했다”면서 “동시에 우리는 우리 커플에게 쌍둥이를 안겨 준 과학의 발전에 놀라고 있다”고 덧붙였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미·중 무역전쟁으로 멍들어가는 애플, 오히려 잘 나가는 화웨이

    미·중 무역전쟁으로 멍들어가는 애플, 오히려 잘 나가는 화웨이

    미·중 무역전쟁의 선봉에 서서 ‘대리전’을 벌이고 있는 미국 애플과 중국 화웨이의 실적이 엇갈리고 있다. 애플의 실적은 곤두박질치는 반면 화웨이는 오히려 확장되고 있는 것이다.애플의 지난 4분기(2018년 10~12월) 중국 지역 출하량은 급감했다. 시장전문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스트 보고서는 지난해 4분기 중국 내 애플 출하량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22%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8일 보도했다. 이에 따라 애플의 4분기 매출은 840억 달러(약 94조 2900억원) 수준이 될 전망이다. 당초 예상치 대비 10% 가까이 떨어진 수치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앞서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이 890억~930억 달러 수준일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이어 쿡 CEO는 이달 2일 투자자들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올해 1분기 매출 전망치를 당초 890억~930억 달러에서 840억 달러 수준으로 낮춘다고 밝힌 바 있다. 수정된 전망치는 애초 전망보다 5~9% 줄어든 수치로 애플이 매출 전망을 낮춘 것은 지난 20년 동안 처음 있는 일이다. 애플이 고전하고 있는 것은 중국 스마트폰 시장 성장세가 주춤한 데다 화웨이 등 가성비를 앞세운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빠르게 시장을 잠식한 영향으로 해석된다. 같은 기간 중국 내 전체 스마트폰 출하량은 11% 줄어든 1억 800만대를 기록했다. 이미 중국시장 내 매출 부진에 대한 쿡 CEO의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저가로 무장했던 화웨이가 기술력까지 갖추며 중국 내 애플의 입지는 계속 위축되고 있다는 얘기다. 애플의 신제품 XS나 XR 모두 중국에서의 주문량이 계획보다 30% 가량 줄어들었다고 SCMP가 지적했다. 여기에다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되면서 중국 내 ‘애플 보이콧’ 움직임 역시 애플로선 골치 아픈 대목이다. 중국 내 일부 회사들은 화웨이 스마트폰을 구매하는 직원에게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자국 제품 사용을 독려하고 있다. 벤 바자린 크리에이티브 스트래티지 분석가는 “중국내 애플 실적 부진은 일회적인 것이 아니라 1년 이상 걸리는 장기적인 문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중국 1위 스마트폰 업체인 화웨이의 출하량은 같은 기간 23% 늘어났다. 높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앞세워 중국을 넘어 유럽 시장까지 넘보고 있다. 화웨이는 가성비를 최우선으로 꼽는 핀란드 등 북유럽을 중심으로 유럽 내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색다른 인터뷰] “3·1독립선언, 현대적 관점서도 탁월한 동아시아 평화선언문”

    [색다른 인터뷰] “3·1독립선언, 현대적 관점서도 탁월한 동아시아 평화선언문”

    3·1 운동 100주년을 맞은 올해, 한국과 일본은 과거보다 더 높고 두터운 장벽을 사이에 두고 서로를 성난 얼굴로 응시하고 있다. ‘피해’와 ‘가해’라는 역사의 대척점에서 상대를 바라보는 방향과 관점이 극명하게 엇갈리기 때문이다. 두 나라 사이의 어두운 과거를 정리하고 발전적인 미래를 추구한다는 당위론적 명제는 갈등과 대립 속에 좀체 현실화하지 못하고 있다. 일제강점기 한·일 연구에 오랜 시간 천착해 온 도노무라 마사루(53) 도쿄대 교수(한국학연구센터장)를 지난 24일 도쿄 메구로구 고마바 캠퍼스 연구실에서 만나 100년 전 한국 독립선언과 만세운동의 의미와 발전적인 양국 관계를 위한 제언을 들어 봤다. 도노무라 교수는 지난해 국내 번역된 책 ‘조선인 강제연행’을 비롯해 활발한 저술활동을 펴고 있다.→오랫동안 일제강점기 한반도 연구를 해 오셨는데, 3·1 독립운동의 의미를 요약한다면. -3·1 독립선언은 현대적 관점에서 봐도 탁월한 내용이 담긴 동아시아 평화선언문이라고 할 수 있다. 군사력을 바탕으로 다른 나라를 강압적으로 지배하는 것은 동양의 전통이 아닌데도, 일본이 조선을 힘으로 누르며 그 평화적 전통을 깨고 있음을 지적했다. 일본의 지배하에서는 조선 사람들이 행복해질 수 없기 때문에 독립을 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당시나 지금이나 3·1 독립선언서를 제대로 읽어 본 일본인은 거의 없다. 대화를 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이 무엇을 주장하는지 알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이 아쉽다. →3·1 독립선언은 ‘우리 민족이 우리의 힘으로 살아가는 정당한 권리’를 특히 강조했는데. -독립선언서는 자신들의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독립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히고 있다. 한국인들 스스로 자립의 길을 걷겠다는 선언이었다. 관련해서 일본이 한국을 기만해서는 안 된다는 점도 지적했다. 일본의 통치로 조선이 발전하고 있다는 일본 측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당시 일본은 철도와 도로가 놓이고 근대적인 학교와 병원이 세워지고, 농업생산이 늘었음을 통계적으로 보이며 조선 통치를 정당화하려고 했다. 그러나 독립선언서는 그것이 조선인이 추구하는 행복의 본질과는 무관한 것임을 강조했다. →당시 3·1 독립운동을 보는 일본 내 분위기는 어땠나. -일본 언론에서는 ‘천도교라는 미신을 믿는 불온한 사람들이 무지하고 어리석은 한국의 대중을 선동해 만세를 외친 사건’ 정도로 보도했다. 일본은 “천황(일왕) 아래에서는 일본인도 조선인도 평등하다”고 선전했지만, 그렇다면 왜 조선인들이 일본으로부터 독립을 요구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3·1 운동은 일본에서 어떻게 기억돼 왔나. -식민통치 기간 중에도 3·1 운동을 기념하려는 움직임은 일본 당국의 거센 탄압 속에서도 지속됐다. 특히 당시 공산주의자들은 민족해방을 계급투쟁 혁명에서 매우 중요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기 때문에 해마다 3월 1일을 전후해 조선의 독립을 호소하는 전단지 배포나 집회 개최 등을 시도했다. 일본 경찰들은 이것이 또 다른 민중운동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경계했고, 1930년대 중반 이후부터는 이에 대한 탄압이 한층 강화돼 거의 대부분 공공장소에서 3·1 운동을 기념하는 활동이 불가능해졌다. →1945년 일본의 패전 후에는 어땠는가. -전쟁이 끝나면서 3·1 운동을 기념하는 움직임이 되살아났다. 1947~48년 신문을 보면 재일 조선인들이 3·1 운동을 기념하기 위해 모임을 갖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일본 진보진영에는 3·1 운동을 세계혁명을 위한 기념비적 사건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도 있었다. 1965년 한·일 국교 정상화를 전후로 과거 한국 식민지배 문제를 다시 돌아보게 된 일본인이 늘면서 3·1 운동이 재조명되기 시작했다. →조선의 독립에 대한 일본사회의 분위기는 어땠나. -일본이 근대화하는 과정에서 대다수 일본인들은 타국에 대한 식민지배에 찬성했던 것이 사실이다. 국민을 소중히 여기고 국민들의 생활을 최우선으로 여겨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1894년 청·일 전쟁 이후 제국주의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가 압도적으로 높아졌다. 1930년대 이후가 되면 대다수 일본 국민들이 침략전쟁을 적극 지지하게 된다. 하지만 침략에 대해 반대했던 사람들도 없었던 것은 아니다. 주변국을 침략하는 것은 일본의 전통이 아니며, 소국주의와 평화주의를 견지해야 한다는 이념을 바탕으로 식민지배에 반대한 정치인과 언론인도 있었다. 물론 소수에 지나지 않았고 자기 주장을 드러낼 수 있는 분위기도 아니라는 한계는 있었다. 패전 후 조선에 대한 불평등한 지배 관계를 깨닫고 이를 반성하며 속죄 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했던 일본인들도 있었다. 이를테면 ‘식민자(植民者) 2세’로 불리는 한반도 출생자로 유명 소설가였던 가지야마 도시유키는 ‘이조잔영’과 같이 식민시대 조선의 아픔을 그린 작품을 발표하기도 했다. →최근 일본에서 과거 식민지배와 침략전쟁에 대한 반성 분위기가 이전보다 약해졌다는 평가가 많다. -과거 ‘무라야마 담화’가 나오던 때는 물론이고 자민당의 하시모토 류타로, 오부치 게이조 총리 등 시절만 해도 과거사와 관련해 반성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유지되고 있었다. 그러나 자민당 소장파가 세력을 얻은 후에는 분위기가 달라졌다. 1990년대 중반 이후 역사수정주의 책들이 많이 나온 가운데, 1990년대 말 이후 보수우파의 현실참여 활동이 부쩍 늘어난 것 등도 이유로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최근 한·일 관계 악화의 주된 이슈는 일제 징용 노동자에 대한 한국 법원의 배상 판결이다. 강제동원 문제는 어떻게 봐야 하나. -‘징용’이라는 말은 오해를 부를 수 있기 때문에 ‘전시노무동원피해자’라고 부르는 것이 적절하다. 조선인 노무동원의 피해는 매우 광범위하다. 직접 노동을 했던 당사자만이 아니다. 동원됐던 사람의 가족들, 강제동원을 피해 산골에 은신하느라 인간답게 못 살았던 사람들도 모두 피해자다. 특히 미쓰비시니 신일철이니 장소와 시기를 기억하고 있는 피해자들은 재판이라도 받을 수 있으니 다행인 경우다. 당시 조선은 학교교육을 받지 못해 일본어는 물론이고 한글조차 못 배운 사람이 대다수였다. 그렇다 보니 자신이 홋카이도에 있었는지, 규슈에 있었는지, 언제부터 언제까지 강제노동을 했는지를 전혀 모르는 경우가 많다. 이들은 소송을 제기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 보상을 받을 수 없다. 어찌 보면 가장 큰 피해자일 수 있는 사람들이 재판 시도조차 못하고 있는 셈이다. 이런 피해까지 다 고려해 구제하려면 많은 고민이 필요할 것이다. →한·일 관계 미래에 대해 한 말씀 하신다면. -일본에는 정치인이나 보수언론을 중심으로 한국의 3·1 운동 100주년 기념을 통해 일본에 대한 반감과 반일 행동이 강화될 것으로 우려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그보다 3·1 운동은 동아시아의 평화를 응원하고 한국인들 스스로 좋은 나라를 만들기 위해 벌인 독립운동이라는 점을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일본의 중년 이후 세대에게 한국은 경제적으로 낙후되고 오랫동안 군사독재가 지배했던 나라라는 인식이 강하지만, 젊은 세대에게 한국은 경제적으로 잘사는 민주주의 국가로서 이미지가 강하다. 이는 미래 한·일 관계에 희망을 주는 부분이다. 글 사진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도노무라 교수는 누구 1966년 일본 홋카이도 출생. 와세다대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와세다대 사회과학연구소, 고려대 민족문화연구원 등을 거쳐 2007년부터 도쿄대 대학원 종합문화연구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전공은 일본근대사. 주요 저서와 논문으로 ‘재일조선인 사회의 역사학적 연구’(2010년 국내번역), ‘식민지 시기에 있어서 재일조선인의 문화활동’ 등이 있다.
  • 황교안·오세훈 ‘출마 자격’ 거센 논란…한국당 선관위 내일 논의

    황교안·오세훈 ‘출마 자격’ 거센 논란…한국당 선관위 내일 논의

    黃 지지 친박들 “논란 자체가 코미디” 최종결정권 쥔 김병준은 ‘불출마’ 촉구 한선교 의장, 유권해석 의뢰 ‘조기 진화’黃 내일 출마 선언… 洪 30일 거취 밝힐 듯 황교안 전 국무총리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자유한국당 전당대회 출마 자격 ‘시비’가 불거지면서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황 전 총리는 “문제없다”며 출마를 강행할 예정이다. 당권주자인 심재철 의원은 27일 성명을 내고 “유감스럽게도 당대표에 나선 일부 인사는 책임당원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며 황 전 총리와 오 전 시장을 겨냥했다. 이날 당대표 출마선언을 한 주호영 의원도 “보수정당은 법치주의를 가장 근간으로 한다”며 “어긋나면 (결정권이) 힘있는 사람에게 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반면 황 전 총리와 가까운 친박(친박근혜) 의원들은 황 전 총리를 옹호하고 나섰다. 김태흠 의원은 “비대위가 영입한 인사에 대해 스스로 피선거권 논란을 제기하는 것 자체가 코미디”라고 주장했다. 박완수 의원도 “당헌·당규에는 명백하게 명문 규정이 있다. 당대표 출마자격은 국회의원 피선거권이 있고 후보자등록 신청일 현재 당적만 있으면 가능하다”며 일부의 주장에 반박했다. 김용태 한국당 사무총장은 지난 25일 “당원 규정 제2조 2항에 의거해 오 전 시장, 황 전 총리는 책임당원이 아닌 상태”라고 밝혔다. 다만 “오 전 시장의 경우는 2월 10일 당비를 납부하면 3개월 당비납부 이행으로 책임당원 자격이 부여되지만 황 전 총리의 경우 책임당원 자격을 가지려면 선관위가 비상대책위원회에 요청하고 심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전당대회 출마자격은 책임당원에게만 부여되고, 책임당원이 되려면 1년 중 3개월 이상 납부하고 연 1회 이상 당에서 실시하는 교육에 참석해야 한다. 한국당 당규는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 등 요청이 있으면 최고위원회 의결로 책임당원 자격을 부여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 이 경우 지난 15일 입당한 황 전 총리는 전당대회 후보 등록일(2월 12일) 전까지 책임당원 자격을 얻을 수 있다. 그렇지만 문제는 최종 결정권자가 그의 불출마를 직접 요구한 김병준 비대위원장이라는 데 있다. 앞서 김 위원장은 황 전 총리, 오 전 시장, 홍준표 전 대표의 전당대회 불출마를 촉구했다. 이와 관련, 황 전 총리는 “아마 비대위에서 국민 여론과 한국당 분위기에 찬물 끼얹는 결정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잘 결정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논란이 증폭되자 한선교 한국당 2·27 전당대회 의장은 이날 “전대 의장으로서 당헌·당규에 입각해 후보자격에 대한 유권해석을 당 선거관리위원회에 요청한다”며 조기 진화에 나섰다. 한국당은 29일 전당대회 선관위 회의에서 이 문제에 대해 논의한다. 유력 당권 주자들은 이번 주 잇따라 출마 선언을 하고 본격적인 선거전에 나설 전망이다. 황 전 총리는 29일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출마 선언을 할 예정이다. 오 전 시장은 31일 또는 2월 1일에 출마 선언을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홍 전 대표는 30일 출판기념회에서 출마 여부를 밝힐 것으로 보인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민주노총 위원장, “빨간띠·귀족노조 고립 넘어…들러리 아닌 개혁 주체로 나설 것”

    민주노총 위원장, “빨간띠·귀족노조 고립 넘어…들러리 아닌 개혁 주체로 나설 것”

    민주노총이 28일 정기 대의원대회를 열고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참여 여부를 결정한다. 민주노총의 경사노위 참여가 결정되면 20년 만에 양대 노총이 모두 참여하는 사회적 대화가 시작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5일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과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을 만나 경사노위 논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줄 것을 요청했다 김 위원장은 정기 대의원대회 하루 전인 27일까지 시간을 분 단위로 쪼개 가며 1300여명에 이르는 대의원들에게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참여를 설득했다. 서울신문은 지난 23일에는 대면으로, 27일은 서면으로 김 위원장과 인터뷰했다. 그는 “시간이 날 때마다 대의원들에게 전화하고, 지역과 산별노조를 찾아가 설득했다”면서 “28일 대의원대회에서 사회적 대화 참여의 마지막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사회적 대화와 관련, 민주노총의 대의원대회가 주목받고 있다. 부담스럽지 않나. -부담스럽다. 하지만 그게 민주노총이 우리 사회에서 차지하는 위치라고 본다. ‘빨간 머리띠를 두른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이라는 부정적 표현으로 고립된 적도 있다. 이제 고립을 뛰어넘어서 연대의 장으로 나아가겠다. →대통령 면담에서 사회적 대화에 대한 정부의 의지를 느꼈나. -정부 의지는 확인돼 왔다. 다만 정부가 사회적 대화의 성과를 빨리 내기 위해 보여주기식에 그쳐서는 안 된다는 문제의식이 아직은 크게 해소되지 않았다. 경사노위 참여 문제가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주요 의제는 아니었지만, 대통령이 회의 참가 의사를 언급한 것은 무게감 있게 들렸다. 개혁을 관철하기 위해 참가하겠다는 것이므로 들러리가 되지 않겠다는 우리의 의지와 자세가 더 중요하다. →조직 내 반발에도 굳이 사회적 대화에 참여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1999년 옛 노사정위원회에서 정부는 정리해고와 파견법만 강제하고 노동자를 위한 약속은 지키지 않았다. 이때의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인한 피해는 지금도 남아 있다. 이제 새롭게 달라진 상황을 직시하고 개혁과제를 현실화하기 위해 사회적 대화에 참여해야 한다. 국민들이 ‘조합원만의 민주노총이 아니라 조직되지 못한 노동자를 위해 일하고 있구나’ 하고 생각하면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질 것이다. 이번 대의원대회가 마지막 골든타임이다. →지난해 10월 정족수 미달로 경사노위 참여에 대한 안건을 의결하지 못했다. 이번에는 어떻게 예상하나. -전체 대의원 1300여명 가운데 약 650명이 넘어야 과반수가 된다. 이번에는 900명 정도 참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 정도 인원이 참가하는 건 민주노총 역사상 처음이다. 대의원들이 모여 토론하고 질서 있게 결정하는 모습을 보여 줄 것이다. →1999년 2월 옛 노사정위원회 탈퇴 결정 이후 20년 만에 사회적 대화 기구 참여 결정이다 보니 내부 반발이 거세다.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으로 대표되는 노동기본권 확대,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등 정부 핵심과제가 후퇴하거나 멈춰 서 있다. 게다가 지난해 최저임금 산입범위 개악에 이어 정부의 잇따른 친기업 행보로 민주노총 내부에서 큰 불만이 있다. 정부의 태도가 저런데도 참여해야 하느냐는 문제제기다. 그러나 대화의 장 자체를 거부해서는 안 된다. 선수로서 링 안에서 싸우고, 이 내용을 링 밖에 알리면 응원이 모일 것이다. 그렇게 되면 링 밖에서도 투쟁이 이뤄질 수 있다. 투쟁과 교섭의 선순환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 →사회적 대화 참여 안건이 부결된 이후의 계획(플랜B)은 없다고 밝혔는데. -대의원대회에 상정된 전체 사업계획 중 교섭전략의 중심에 사회적 대화가 포함돼 있다. 이 안건이 빠지면 사업계획이 전면 수정돼야 한다. 바라지 않던 상황(사회적 대화 참여안의 부결)이 발생한다면 산별 대표자들이 지혜를 모으리라 생각한다. →민주노총이 적폐, 암적 존재, 귀족노조, 기득권 노조로 매도당한다. -‘노조는 곧 빨갱이 집단’이라는 과거 프레임이 ‘기득권 집단, 말이 안 통하는 집단’으로 바뀌었다. 양극화의 책임을 민주노총에 씌우는 것이다. 극단적인 불평등의 주된 이유는 정경유착, 부정부패, 재벌독점 구조다. 정규직, 장년의 노동자들은 노동조건과 임금 개선을 위해 노력해 왔다. 안전하게 일하고, 가정 경제를 부양하기 위해서다. 그 영향력이 미치지 못하는 곳에 비정규직, 여성, 청년 노동자들이 있었다. (노조가) 조직되지 못한 곳에서 겪는 어려움에 대한 불만이 한쪽의 책임으로 씌워진 것이다. 보수언론의 왜곡 보도, 정책의 문제점을 은폐하려는 관료들이 이런 책임을 조장했다. →청년이나 비정규직이 민주노총을 적대시하는 경향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사업장 담벼락을 넘어 사회개혁으로 나아가자’는 게 올해 사업 계획서의 캐치프레이즈다. 민주노총 조합원은 100만명에 육박한다. 몸집이 커졌고 이전보다 힘이 세졌다. 이 힘을 조합원의 이익 극대화에만 사용하지 않을 것이다. 비정규직 처우 개선에 힘을 쏟아 법 개정뿐만 아니라 비정규직, 여성, 청년 노동자들이 당하고 있는 우리 사회의 폭력에 대한 위드유(with you)를 만들어 내겠다. 민주노총 조합원 3명 중 1명은 비정규직이다. 또 28%는 여성 노동자이고, 최근 새로 가입한 조합원의 다수는 20~30대다. 그들의 의견을 폭넓게 받아 안겠다. →ILO 핵심협약 비준, 탄력적 근로시간제는 이미 논의가 진행되고 있어 경사노위에 참여해도 민주노총의 의견이 반영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정부 국정과제인 ILO 핵심협약 비준은 즉시 이행돼야 한다. 탄력근로제 확대 적용은 장시간 노동이 여전한 사회를 만들 것이다. 두 사안은 주고받는 대상이 될 수 없다. 탄력근로제 논의 중단을 비롯해 경사노위가 제대로 운영되도록 목소리를 내겠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결격 논란’ 황교안 29일 출마 강행…한국당 당권 경쟁 혼돈

    ‘결격 논란’ 황교안 29일 출마 강행…한국당 당권 경쟁 혼돈

    황교안 전 국무총리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자유한국당 전당대회 출마 자격 ‘시비’가 불거지면서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당권주자인 심재철 의원은 27일 성명을 내고 “당대표에 나서려면 당비를 3개월 이상 납부한 책임당원이어야 한다”며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일부 인사는 책임당원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며 황 전 총리와 오 전 시장을 겨냥했다. 역시 당권주자인 안상수 의원도 “당 대표를 선출함에 있어 당헌에 규정된 책임당원의 권리를 예외로 인정하는 것이 정의로운 일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전했다. 이날 당대표 출마선언을 한 주호영 의원도 “민주주의는 법치주의이고 더구나 보수정당은 법치주의를 가장 근간으로 한다”며 “어긋나면 (결정권이) 힘있는 사람에게 갈 수밖에 없다. 당헌·당규에 의해서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황 전 총리와 가까운 친박(친박근혜) 의원들은 황 전 총리를 옹호하고 나섰다. 김태흠 의원은 “현재의 비상시기에 당의 활로 모색을 위해 영입한 인사에 대해 피선거권이 있니 없니 따지고 있을 때인가”라며 “비대위가 영입한 인사에 대해 스스로 피선거권 논란을 제기하는 것 자체가 코미디”라고 주장했다. 박완수 의원도 “당헌·당규에는 명백하게 명문 규정이 있고 당대표 출마자격은 국회의원 피선거권이 있고, 후보자등록 신청일 현재 당적만 있으면 가능하다”며 일부의 주장에 반박했다. 김용태 한국당 사무총장은 지난 25일 “당원 규정 제2조 2항에 의거해 오 전 시장, 황 전 총리는 책임당원이 아닌 상태”라고 밝혔다. 다만 “오 전 시장의 경우는 2월 10일 당비를 납부하면 3개월 당비납부 이행으로 책임당원 자격이 부여되지만 황 전 총리의 경우 책임당원 자격을 가지려면 선관위가 비상대책위원회에 요청하고 심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고 덧붙혔다. 한국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전당대회 출마자격은 책임당원에게만 부여되고, 책임당원이 되려면 1년 중 3개월 이상 납부하고 연 1회 이상 당에서 실시하는 교육에 참석해야 한다. 한국당 당규는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 등 요청이 있으면 최고위원회 의결로 책임당원 자격을 부여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 이 경우 지난 15일 입당한 황 전 총리는 전당대회(2월 27일) 전까지 책임당원 자격을 얻을 수 없다. 그렇지만 문제는 최종 결정권자가 그의 불출마를 직접 요구한 김병준 비대위원장이라는 데 있다. 앞서 김 위원장은 황 전 총리, 오 전 시장, 홍준표 전 대표의 전당대회 불출마를 촉구했다. 이와 관련, 29일 출마 선언 예정인 황 전 총리는 “아마 비대위에서 국민 여론과 한국당 분위기에 찬물 끼얹는 결정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잘 결정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논란이 증폭되자 한선교 한국당 전국위원회 의장 겸 2·27 전당대회 의장은 이날 “전당대회를 원활히 진행해야 하는 전대 의장으로서 당헌·당규에 입각해 후보자격에 대한 유권해석을 당 선거관리위원회에 요청한다”며 조기 진화에 나섰다. 한국당은 28일 전당대회 선관위 회의에서 이 문제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톱스타 유백이’ 김지석♥전소민, 꽉 막힌 해피엔딩 “설렘 솟구친 케미”

    ‘톱스타 유백이’ 김지석♥전소민, 꽉 막힌 해피엔딩 “설렘 솟구친 케미”

    tvN ‘톱스타 유백이’가 종영했다. 지난 25일 방송된 11회에서는 김지석(유백 역)-전소민(오강순 역)이 결혼과 함께 꽉 막힌 해피엔딩을 그렸다. 각자의 자리에서 반짝반짝 빛나는 톱스타 김지석과 대학생 전소민의 모습이 짜릿한 웃음을 선사했다. 또한 여즉도 신사의 진면모를 보여준 이상엽(최마돌 역)은 중학교 후배 남보라(노희원 역)와 새로운 사랑을 시작했고 김정민(강민 역)-이아현(아서라 역)은 여즉도 세레나데 커플로 공개 연애에 돌입했다. 허진(장흥댁 역)-성병숙(군산댁 역)은 본처-후처 관계를 넘어 피보다 더 진한 자매애를 발산하는 등 행복한 모습을 안방극장에 전하며 막을 내렸다. ‘톱스타 유백이’는 김지석-전소민-이상엽-허정민-조희봉-예수정-이한위-김현-정은표-정이랑-허진-성병숙-김정민-이아현-유주원-김민석 등 배우들의 빛나는 열연과 개성 넘치는 캐릭터, 단짠을 오가는 캐릭터 서사, 유학찬 감독의 위트 가득한 연출력의 환상적인 조화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으며 종영까지 화제성을 이어갔다. 이에 ‘톱스타 유백이’가 남긴 것을 정리해봤다. #1. 김지석의 진화+新로코퀸 전소민! 연기력+케미스트리! 김지석♥전소민의 열연과 케미가 ‘톱스타 유백이’의 화제성을 이끌었다. 1회부터 강렬한 임팩트로 시청자 마음에 자동 저장된 두 사람은 회를 거듭할수록 폭발하는 순백케미로 시청자들의 밤잠을 설치게 만들었다. ‘또 오해영’, ‘로맨스가필요해2012’ 등 로코 장르에서 유독 빛난 김지석의 진가는 ‘톱스타 유백이’를 만나 폭발, 다시 한 번 로코왕자의 위엄을 뽐냈다. 극 초반 눈빛만으로 상대를 제압하는 왕싸가지였던 그는 전소민과 사랑에 빠진 후 눈빛, 제스처, 목소리 등 순간순간 변하는 카멜레온 매력으로 안방 여심을 함락시켰다. 전소민은 新로코퀸의 탄생을 알렸다. 필요할 땐 박치기로 멧돼지도 잡을 만큼 망가짐을 불사한 연기로 마성의 깡순이 매력을 배가시킨 데 이어 시청자들을 무장해제시켰다. 극 초반 유백은 물론 돌문어도 맨손으로 잡는 오강순의 모습을 보여주던 전소민은 이후 유백에게 시도 때도 없이 뽀뽀하고 싶다 폭탄 발언하고, 자신의 평생 꿈인 대학 입시를 위해 결혼까지 미루는 등 매사에 능동적인 현대 여성으로 등극했다. 특히 김지석♥전소민은 붙기만 해도 설렘지수가 솟구치는 순백케미로 안방극장을 설렘으로 물들였다. 이에 ‘프레임 고백’, ‘접수키스’, ‘다락방 21단키스’, ‘멱살키스’ 같은 명장면이 쏟아져 나오는 등 시청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2. 이상엽-허정민 등 살아 숨쉬는 조연 캐릭터 플레이 빛났다! 김지석-전소민와 함께 ‘톱스타 유백이’ 화제성에 불을 지핀 것은 이상엽-허정민-조희봉-예수정-이한위-김현-정은표-정이랑-허진-성병숙-김정민-이아현-유주원-김민석 등 자신의 캐릭터를 200% 이상 소화하며 극을 더욱 풍성하고 유쾌하게 만든 배우들의 활약 덕분이었다. 이상엽은 사랑하는 전소민을 ‘사랑의 라이벌’ 김지석에게 보내주는 일편단심으로 여즉도를 대표하는 신사마돌의 매력을 폭발시켰다. 특히 멋짐과 웃김의 완벽한 합으로 안방 여심을 송두리째 뒤흔들었다. 김지석과 극강 브로맨스를 보여준 허정민은 순백커플을 이어준 사랑의 오작교이자 이들의 앞날을 꽃길로 인도해준 1등 공신으로 시청자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강순 할머니 예수정은 여즉도에서 제일 가는 맛깔스러운 손맛과 하나뿐인 손녀 전소민을 향한 애틋한 사랑으로 시청자들을 먹먹하게 만들었고, 이한위-김현은 티격태격 친구 같은 부부애를 보여주면서 아들 이상엽을 향한 각별한 사랑을 보여주며 안방극장에 유쾌한 웃음을 선사했다. 허진-성병숙은 돈독한 본처-후처 관계라는 지금껏 본 적 없는 시너지를 발산했다. 항상 티격태격하는 듯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친자매 케미를 폭발시키며 시청자들의 배꼽을 잡았다. 정은표-정이랑은 다시는 못 볼 세기의 잉꼬부부 면모를 보여줬고 ‘로미오와 줄리엣’ 김정민-이아현은 귀엽고 코믹한 활약으로 극에 유쾌함을 더했다. 여기에 조희봉-유주원-김민석까지 탄탄한 연기력을 갖춘 배우들이 모여 하모니를 이뤄냈다. #3. 7080 음악-맛깔 음식-힐링 여즉도 삼위일체 완벽 합! ‘톱스타 유백이’는 7080 음악과 맛깔스러운 음식, 아름다운 여즉도 풍경을 안방극장에 소환하는 완벽한 삼위일체로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과거 명곡들을 드라마 적재적소에 배치하며 캐릭터들의 감정 변화를 고스란히 드러내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특히 2회 ‘최희섭의 세월이 가면’, 4회 ‘유재하의 가리워진 길’, 5회 ‘김창완의 너의 의미’ 등 배경음악이 순백커플의 로맨스사를 더욱 풍부하게 하는데 일조하며 시청자들의 마음까지 쥐락펴락했다. 또한 ‘문명단절 외딴섬’ 여즉도가 배경인만큼 싱싱한 해산물을 재료로 한 음식 퍼레이드가 시청자들의 배꼽 알람을 울리게 했고 ‘위꼴드라마’, ‘금요미식회’라 불리며 오감만족 드라마의 위엄을 과시했다. 뿐만 아니라 실제 전라남도 완도 근처에 위치한 대모도-청산도에서 촬영, 극 중 그림처럼 아름답고 평화로운 섬 여즉도 풍경을 안방극장에 소환했다. #4. “주 2회 원츄” 주1회 편성에도 높은 화제성! 불금시리즈 성과! ‘톱스타 유백이’가 보여준 새로운 도전과 과감한 시도가 돋보였다. 주1회 편성에도 불구, 순백커플의 MSG 없는 힐링 로맨스와 촘촘한 관계, 힐링을 절로 불러 일으키는 여즉도 사람들의 일상, 아름다운 자연풍경 등을 완벽히 담아 시청자들의 호기심과 공감을 유발하는 등 화제성을 이끌어내는 ‘불금 킬링콘텐츠’로 드라마 시장의 저변을 넓혔다. 또한 ‘톱스타 유백이’는 어떤 요일보다 시청률 경쟁이 치열한 불금 11시, tvN이 야심차게 기획한 불금시리즈에 가장 최적화된 드라마로 새로운 장르의 콘텐츠를 탄생시켰다. 이처럼 배우들의 열연-제작진의 열정이 만나 가슴 떨리는 설렘과 의미 있는 순간을 선사한 tvN ‘톱스타 유백이’는 대형 사고를 쳐 외딴섬에 유배 간 톱스타 ‘유백’이 슬로 라이프의 섬 여즉도 처녀 ‘깡순’을 만나 벌어지는 문명충돌 로맨스로 지난 25일 방송된 11회를 끝으로 종영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전주시 난임부부 지원 확대

    전북 전주시 보건소가 난임 부부의 임신과 출산에 대한 지원사업을 대폭 확대한다. 전주시 보건소는 26일 난임 부부 지원대상을 기준중위소득(국내 가구를 소득순으로 줄 세웠을 때 정확히 중간에 있는 가구의 소득) 130% 이하에서 180% 이하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2인 가구 기준 기준중위소득 130%는 370만원, 180%는 512만원이어서 난임부부의 월 소득이 512만원 이하면 시술비를 지원받을 수 있다. 지원횟수도 늘어난다. 기존에는 체외수정 4회만 지원했으나 올해부터는 신선배아 체외수정 4회, 동결배아 체외수정 3회, 인공수정 3회 등 모두 10회 지원한다. 지원항목도 확대됐다. 착상유도제, 유산방지제, 배아 동결·보관비용에 대해서도 지원하고 비급여뿐 아니라 일부 본인부담금에 대해서도 회당 최대 50만원까지 지원한다. 김경숙 전주시 보건소장은 “난임부부 지원은 아이를 원하는 가정의 경제적 부담을 줄여주고 저출산 문제를 극복하는데도 보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美공화당·민주당 예산안 모두 부결..상무장관 무급 공무원에 “힘들면 대출받아라”

    美공화당·민주당 예산안 모두 부결..상무장관 무급 공무원에 “힘들면 대출받아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민주당이 멕시코 국경 예산을 두고 대립하며 촉발된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이 34일째에 접어든 24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이 각각 밀어붙인 2개의 예산안이 상원에서 모두 부결됐다. 80만명에 이르는 연방정부 공무원들이 2주 이상 무급으로 일하거나 일을 쉬는 상황에서 백악관이 국가비상사태 선포를 준비하고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미국 연방 상원은 이날 전체회의에서 이른바 ‘트럼프 타협안’과 ‘민주당표 예산안’을 차례로 표결에 부쳤으나 두 건 모두 찬성표가 가결 정족수(60표)에 미치지 못해 부결됐다. 공화당이 제출한 트럼프 타협안은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하는 장벽 예산 57억달러(약 6조 4000억원)와 민주당이 지지하는 다카(DACA·불법체류청년 추방유예) 폐지를 3년간 미루는 두 안이 모두 담겼다. 그러나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의장이 이에 대해 일찌감치 거부하면서 표결에 부치더라도 부결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실제 표결에서 찬성이 50표로 반대 47표보다 많았으나 가결에 필요한 정족수인 60표에 미치지 못했다. 민주당뿐 아니라 공화당에서도 이탈표가 있었던 것으로 외신을 분석했다. 57억의 장벽 건설 비용을 전혀 반영하지 않은 민주당표 예산안도 찬성 52표, 반대 44표로 부결됐다. 민주당(무소속 포함 47석) 상원의원에 라마 알렉산더, 수전 콜린스, 미트 롬미 등 공화당 의원 일부가 찬성표를 던졌음에도 역부족이었다. 주말을 앞두고 두 예산안이 모두 부결됨에 따라 셧다운 사태는 다음 주로 이어지게 됐다. 부결 직후 미치 매코널 공화당 원내대표와 척 슈머 민주당 원내대표가 회동해 출구 마련을 위한 협상을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도 두 대표가 합리적인 합의안에 도달하면 지지할 의사가 있음을 밝히면서도 ‘다른 대안’이 있다고 말했다. 여야 일부 의원들은 셧다운 사태 해결을 위한 초당적 수정안을 상원에 제출하기도 했으나 장벽 예산과 관련한 내용이 포함됐는지는 불분명하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백악관은 성명을 통해 장벽 건설을 위한 상당 규모의 ‘착수금’ 없이는 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장벽 예산 요구 금액이 57억보다 낮아질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펠로시 의장은 이에 대해 불가하다고 즉각 선을 그었다. 정쟁으로 인한 셧다운 사태가 한 달 이상 장기화하면서 급여를 받지 못한 채 무급으로 일하거나 일을 쉬는 공무원 80만이 재정난을 호소하고 있다. 이 와중에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이 “대출을 받으면 되지 왜 푸드뱅크(무료로 음식을 제공하는 곳)에 기대는지 모르겠다”는 취지로 발언해 논란이 일었다. 로스 장관은 이날 C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은행이나 신용협동조합에서 대출을 받는 게 연방정부 차원에서 보장돼 있다”면서 “일시해고된 근로자들은 결국 월급을 돌려받게 될 것이기 때문에 대출을 안받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투자 은행 로스차일드 회장을 지낸 로스 장관은 트럼프 행정부에서 가장 돈이 많은 인사 중 한 명으로 꼽힌다.한편 CNN 방송은 백악관이 국가비상사태 선포를 준비하고 있다는 보도를 내놨다. 선언문 초안을 입수한 해당 언론은 이 문서가 지난주 보완된 것이라고 정부 당국자를 인용해 전했다. 비상사태 선언과 관련해선 트럼프 대통령 참모진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톱스타 유백이’ 종영 아쉬움 달래는 비하인드컷, 김지석♥전소민 ‘달달’

    ‘톱스타 유백이’ 종영 아쉬움 달래는 비하인드컷, 김지석♥전소민 ‘달달’

    ‘톱스타 유백이’가 25일 11회를 끝으로 종영한다. 그런 가운데 김지석, 전소민, 이상엽, 예수정, 이한위, 김현, 정은표, 정이랑, 유주원의 모습이 담긴 촬영장 비하인드컷이 대거 공개, 종영에 대한 아쉬움을 달래고 있다. 김지석-전소민의 순백케미가 고스란히 담긴 미공개컷은 물론 배우들의 유쾌한 분위기가 포착돼 이목을 집중시킨다. 김지석(유백 역)-전소민(오강순 역)은 싱긋 웃는 미소부터 달달한 눈맞춤까지, 붕어빵처럼 똑 닮은 모습으로 훈훈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명실상부 로코왕자’ 김지석은 소년미를 내뿜으며 거울을 확인하는 모습, 전소민의 바람막이를 자처하는 모습 등 한 번 빠지면 헤어나올 수 없는 유니콘 매력으로 여심을 저격한다. 마지막까지 촬영장을 환하게 밝히는 ‘마성의 깡순이’ 전소민은 보기만 해도 숨통이 절로 트이는 힐링 자태로 시선을 강탈하는데, 선풍기 바람을 쐬는 모습까지 사랑스럽다. 또한 ‘톱스타 유백이’를 통해 신사마돌의 매력을 폭발시킨 이상엽(최마돌 역)은 멋짐과 웃김의 완벽한 합을 보여줘 안방 여심을 송두리째 뒤흔들기 충분했다. 특히 ‘톱스타 유백이’에 깨알 웃음을 준 여즉도 사람들의 모습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아들 사랑을 온 몸으로 보여준 ‘쏴아쏴아’로 시청자들의 배꼽을 강탈한 이한위(마을 이장 역)-김현(마돌 엄마 역), 항상 꿀 뚝뚝 떨어지는 모습으로 세기에 다시 없을 여즉도 사랑꾼 커플의 면모를 뽐낸 정은표(동춘 아빠 역)-정이랑(동춘 엄마 역), 여즉도 제일 가는 손맛을 자랑하는 예수정(강순 할머니 역), 순백커플의 든든한 큐피트 유주원(동만 역)이 발산하는 케미가 엄마 미소를 유발한다. 특히 카메라를 향해 다채로운 포즈를 취한 모습만으로 유쾌한 촬영 분위기를 고스란히 드러낸다. tvN ‘톱스타 유백이’ 제작진은 “그 동안 ‘톱스타 유백이’를 사랑해주신 시청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지금껏 주신 열렬한 사랑 덕분에 배우-제작진 모두 무더운 여름에서 가을을 지나 추운 겨울까지 힘을 내 촬영할 수 있었다”며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할테니 마지막까지 ‘톱스타 유백이’를 즐겨주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tvN ‘톱스타 유백이’는 25일 오후 11시 마지막회가 방송된다. 사진제공 = tvN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김대영의 무기 인사이드] 러시아 해군 비운의 핵잠수함 ‘쿠르스크’

    [김대영의 무기 인사이드] 러시아 해군 비운의 핵잠수함 ‘쿠르스크’

    지난 16일 개봉한 영화 쿠르스크(Kursk)가 화제다. 지난 2000년 8월 12일 노르웨이 바렌츠 해에서 발생한 러시아 잠수함 침몰 사건을 그린 영화로 우리의 세월호 참사를 떠올리게 한다. 세월호와 마찬가지로 구조에 필요한 골든 타임을 놓쳤고, 거기에 더해 러시아 군의 부족한 예산상황이 겹치면서 세계 해군 역사에 남을 비극이 발생했다.쿠르스크호는 소련 해군이 미 해군의 항공모함을 잡기 위해 만든 순항미사일 핵잠수함이었다. 일명 오스카급으로 불리는 이들 잠수함들은 1975년부터 1996년까지 10여 척이 건조되었다. 소련 해군은 유사시 미 해군의 항공모함에 맞서 똑같이 항공모함을 건조해 대응하려고 했다. 하지만 당시 소련의 경제력으로는 이를 감당하기 어려웠고 새로운 게임체인저가 필요했다. 이러한 게임체인저로 선택된 것은 순항미사일 핵잠수함이었다. 소련 해군은 그 전에도 순항미사일 핵잠수함을 건조해 운용했지만, 오스카급은 탑재한 잠대함 미사일과 그 크기가 상상을 초월했다. 1번함인 아르한겔스크호는 수중배수량이 2만 톤이 넘었고, 탑재된 미사일 P-700 그라니뜨는 소형 전투기 크기의 대형 대함 미사일로 750㎏의 고폭탄이나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었다.최대 사거리가 600여㎞에 달하는 P-700 그라니뜨 잠대함 미사일은 렘제트 엔진을 장착해, 마하 2.5의 비행속도로 미 해군 항공모함을 파괴시킬 수 있었다. 러시아에서 초기형은 '그라니뜨급' 후기형은 '안티급'로 불리는 오스카급은, P-700 그라니뜨 잠대함 미사일을 잠수함 좌우 양 옆으로 12발씩 총 24발을 탑재할 수 있었다. 또한 이밖에 6개의 어뢰발사관을 가지고 있다. 여타 소련 해군의 잠수함들처럼 복각식 선체를 가지고 있으며, 8인치 두께의 고무패드를 부착해 잠수함에서 발생하는 소음을 차단했다. 이밖에 장기간 항해할 잠수함 승조원들의 사기진작을 위해, 작지만 수영장과 사우나 그리고 체력단련실과 휴게실을 별도로 만들었다. 2개의 원자로를 가진 오스카급은 수중에서 최대 32노트로 항해할 수 있었다. 비록 32노트의 속도를 낼 경우 적에게 발각될 가능성이 높지만, 그 만큼 빠른 속도로 미 해군 항공모함을 추적할 수 있었다.쿠르스크호는 12번째로 건조된 오스카급 잠수함이다. 쿠르스크는 지명으로 러시아 쿠르스크주의 주도이며 동시에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최대 격전지였다. 러시아 북해 함대의 자랑이었던 쿠르스크호는 연습용 어뢰가 폭발하면서 아수라장이 되었고, 뒤이어 어뢰가 연달아 터지면서 결국 침몰하게 된다. 당시 폭발은 지진파 계측장비를 통해 미국의 알라스카에서도 감지되었다. 천만 다행인 것은 잠수함의 동력원인 원자로가 승조원들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정지되었다는 점이다. 만약 원자로가 정지되지 못하고 폭주했다면 쿠르스크호 침몰 사건은 대재앙이 될 수도 있었다. 어뢰 폭발과 함께 100여명의 승조원 대부분이 사망했지만 20여명은 살아남아 구조를 애타게 기다렸다. 하지만 구조잠수정이 수 차례 구조를 위해 도킹을 시도했지만, 노후된 부품으로 인해 실패하게 된다. 침몰 사건 발생 뒤 한참이 지나서야 영국과 노르웨이 구조대가 도착했고, 이 때는 남은 생존자들도 전부 사망한 시점이었다. 김대영 군사평론가 kodefkim@naver.com
  • [뉴스 전에 책이 있었다] 아베의 길을 봐야 우리의 갈 길 보인다

    [뉴스 전에 책이 있었다] 아베의 길을 봐야 우리의 갈 길 보인다

    지난해 연말, 한국 구축함 광개토대왕함이 일본 초계기를 향해 사격통제 레이더를 조준했다고 주장한 일본 방위성. 그 문제를 해결하자며 실무협의를 열었는데, 일본은 지난 21일 일방적으로 협의 중단을 선언했다. “협의를 계속해도 진실 규명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 같다”는 게 표면적 이유지만 내놓는 물증마다 한국의 논리에 밀리니 “판세를 뒤집을 수 없을 것 같다”는 게 속내라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왜 일본은 얼토당토않은 일에, 속된 말로 목숨을 거는 걸까. 원만하지 않은 한국과 일본의 ‘사이’ 때문이라는 건 누구나 안다. 최근 일본은 강제징용 배상 판결 등 한국 정부에 뭔가 분풀이를 하고 싶었을 것이다. 그 정점에는 아베 신조 총리가 있다. 아베는 일본 전문가들조차 증거로는 부족하다는 ‘초계기 영상’을 공개하도록 직접 지시했다. 그런 아베의 진짜 모습을 보려면 이 책이 제격이다. 3년 동안 일본 특파원을 지내며 아베 총리를 분석한 길윤형의 ‘아베는 누구인가’이다. 책의 갈래는 크게 두 가지다. 어린 시절 아베를 시작으로 우익 총리가 되기까지가 첫 번째다. 아베의 외할아버지 기시 노부스케는 자민당 창당의 주역으로 일본 총리를 지냈다. 저자의 분석에 따르면 아베는 어려서부터 할아버지 주변 우익 인사들과 가까이 지내며 보수 성향을 키웠다. ‘착하고 평범한 아이’였던 아베는 할아버지 세대의 욕망, 즉 ‘전후체제로부터의 탈각’, ‘천황 중심주의’, ‘독특한 반미주의’, ‘역사 수정주의’ 등을 어려서부터 체화하며 정치가를 꿈꿨다. 자위대 확장, 즉 군대화를 도모하는 것도 대개는 이런 이유 때문이다. 일본의 정세도 아베를 도왔다. 1993년 일본 침략전쟁을 반성하는 내용의 고노 담화, 1995년 무라야마 담화 등에 대한 우익의 역습이 시작되었고, 아베가 ‘우익의 기대를 한 몸에 받는 젊은 정치인’으로 부상한 것이다. 저자가 두 번째로 주목한 것은 2012년 총리 집권 이후 아베가 추진한 정책들이다. 2006년에 총리가 되었지만 중도 사퇴했다. 절치부심, 2012년 다시 총리가 된 아베는 ‘개헌’과 ‘경제’를 전면에 내세웠다. 그는 1946년 연합군최고사령부가 강요한 ‘일본국헌법’을 개정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밝혔고, 마침내 2012년 개정 초안을 발표했다. ‘더이상 사죄하지 않는’ 보통 국가의 길을 가겠다는 것이지만,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게 만듦으로써 사실상 과거, 즉 군국주의로의 회귀를 아베는 꿈꾸고 있는 셈이다. 2015년 8월 14일, 패전 70주년을 앞두고 발표한 ‘아베 담화’는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다. 이날 아베는 “그동안 일본 정부가 사죄의 뜻을 반복해서 표현해 왔다”는 과거의 말로 사죄를 언급했다. 패전 50주년에 나온 무라야마 담화와 60주년에 나온 고이즈미 담화에서 후퇴해도 한참 후퇴한, 오히려 앞선 발언들을 부정하는 담화였다. 사과와 반성 없는, 이른바 ‘유체이탈화법’을 통해 아베는 자신의 길을 명확히 한 셈이다.아베 자신감의 근거는 ‘지지율’이다. 각종 스캔들이 터져 나왔음에도 35% 내외의 지지율을 꾸준히 보이고 있다. 개헌과 함께 밀어붙인 경제, 즉 ‘아베노믹스’ 때문이다. 디스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금융완화 정책, 여성과 노인을 위한 정책 등 ‘영미식의 시장 만능주의와 전혀 다른 독특한 보수’가 일본 국민들에게 주효했다고 저자는 분석한다.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아베는 2021년까지 집권할 것이다. 아베를 알면 그들의 속내와 우리가 해야 할 일도 알 수 있을 터. 아베라면 무작정 싫다고만 할 것이 아니라 그에 대해 지금 알아보자. 장동석 출판평론가·뉴필로소퍼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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