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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것은 스윙인가, 몸에 맞는 공인가... KS 3차전 오심 논란

    이것은 스윙인가, 몸에 맞는 공인가... KS 3차전 오심 논란

    지난 2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시즌 프로야구 KBO리그 한국시리즈 3차전 8회말 NC 다이노스 투수 원종현이 두산 베어스 타자 정수빈을 상대할 때 오심이 나왔다. 경기 승패에 영향을 미치지 않아 다행이었지만 똑같은 상황이 승패를 좌우하는 국면에서 재발하지 말라는 법이 없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비디오 판독 제도를 지금보다 더 유연하게 운영하는 것이 해법이다. 이날 8회말 1사 3루 상황에서 마운드에는 NC 투수 원종현이 있었고, 타석에는 두산 베어스의 2번 타자 정수빈이 들어선 채 원 스트라이크 노 볼 상황이었다. 2구째 공이 번트 자세를 취하고 있던 정수빈의 방망이를 맞지 않았고, 정수빈의 발을 맞고 NC 포수 양의지 뒤를 빠져나갔다. 심판은 최초에 이 공이 방망이에 맞고 굴절된 뒤 몸에 맞았다고 봐서 ‘파울’로 판정했다. 오심이었다. 하지만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이 곧바로 비디오 판독을 신청했고, 2분 간의 비디오 판독 끝에 ‘몸에 맞는 공(死球, Hit by pitched ball)’으로 판정이 번복됐다. 오심 뒤에 오심이 이어진 순간이었다. 심판의 스윙 여부 판단에 따라 몸에 맞는 공으로도 볼 수 있지만 스트라이크 판정이 나올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이동욱 NC 감독은 곧바로 더그아웃에게 뛰쳐나와 심판에게 타자 스윙 여부에 대한 항의를 했다. 비디오 판독에 대한 항의는 곧바로 퇴장을 주는게 맞지만 심판은 비디오 판독이 아닌 스윙 여부에 대한 항의였기 때문에 이동욱 감독을 퇴장시키지 않았다. 여기서 비디오 판독의 맹점이 지적된다. 심판은 ‘타자가 공을 친 게(스윙 행위) 먼저냐, 타자의 몸에 공이 맞은 게 먼저냐’를 먼저 판단해야했다. 만약, 공이 먼저 몸에 맞았다면 이후 타자 스윙 여부와 관계 없이 비디오판독센터의 판정대로 몸에 맞는 공에 해당한다. 반면 이동욱 감독의 주장대로 이 타구가 스윙으로 판정됐다면 스트라이크로 선언됐어야 한다. 왜냐하면 KBO가 발간한 ‘2020공식야구규칙’ 180페이지에는 스트라이크의 첫번째 정의로 “타자가 쳤으나(번트 포함) 투구에 배트가 닿지 않은 것”이라고 나오기 때문이다. 또 ‘KBO 공식야구규칙’ 48페이지에는 타자가 아웃인 다섯 번째 사례로 “2스트라이크 뒤 타자가 쳤으나(번트도 포함) 투구가 배트에 닿지 않고 타자의 신체에 닿았을 경우”라고 설명하고 있다. 즉, KBO 공식야구규칙은 번트일 경우에도 심판이 타자가 친 것(스윙을 한 것)으로 간주했다면, 스트라이크로 봐야한다고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정수빈이 ‘방망이를 휘두르지(Swing) 않는 타법’인 번트 자세를 취하고 있던 특수한 상황이었다. 야구 규칙에는 타자가 치는 행위(스윙 행위)에는 번트도 포함된다고 되어 있으므로 이 경우 타자가 번트 자세로 공을 쳤는지 여부에 대한 판단은 방망이를 언제 뺐냐로 했어야 한다. 타자가 공을 치려했다면 방망이 근처를 공이 지나간 다음에도 번트 자세를 유지하고 있어야 한다.느린 그림을 다시 보면, 정수빈은 공이 자신의 발에 닿을 때까지 방망이를 끝까지 대고 있었고, 공이 방망이 근처를 통과한 뒤에 방망이를 빼는 동작이 명확히 나온다. 번트를 대겠다는 의지가 명확했던 것으로 보인다. 즉, 심판은 정수빈의 스윙 의지가 있었던 것으로 판단해 스트라이크로 판정하고 몸에 맞은 공의 상황은 볼 데드로 선언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KBO비디오판독센터는 몸에 맞는 공으로 선언했다. KBO비디오판독센터는 현행 규칙 상 감독이 비디오 판독을 요청한 사항에 대해서만 비디오 판독을 실행할 수 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이 요청을 한 건 몸에 맞는 공 여부에 대한 비디오 판독이었다. 비디오판독센터는 스윙 의사에 대한 판단을 하지 않고 그저 방망이에 공이 맞지 않았고, 공이 몸에 맞았기 때문에 몸에 맞는 공으로 본 것이다. KBO는 “번트 체크 스윙 여부에 대한 판정은 심판 고유의 영역”이라고 설명했다. 타자가 공을 치려는 의사가 끝까지 있었는가를 판단하기 위해선 배트가 돌아갔느냐 여부, 몸이 돌아갔느냐 여부, 타자 개인의 평소의 타격 습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스트라이크 존 판정과 마찬가지로 스윙 여부는 ‘불문법(不文法) 영역’이므로 오심이냐 정심이냐를 가르는 기준이 아닌, 심판 재량에 따라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이동욱 감독이 더그아웃에서 뛰쳐나와 번트 스윙 여부에 대한 항의를 했다. KBO의 2020년 비디오 판독 규정에 따르면, 하나의 상황에서 두 가지 이상의 플레이에 대한 논란이 발생하였을 경우 양 구단 감독 모두 비디오 판독을 요청할 수 있다. 또 심판 팀장의 최초 판정 번복에 의해 불리하게 영향을 받은 구단의 감독은 심판팀장에게 같은 플레이 안에서 비디오 판독이 가능한 다른 판정을 비디오 판독해 달라고 요청할 수 있다. 하지만 이동욱 감독은 비디오 판독을 신청하지 못했다. 최초에는 파울로 판정한 원심이 유지되길 바랐던 이동욱 감독 입장에서는 굳이 비디오 판독을 신청할 실익이 없는 상태였다. 이후 심판이 비디오판독 뒤 몸에 맞는 공으로 판정을 번복했고, 몸에 맞는 공에 대한 비디오 판독 규정인 3-5항을 적용해 스윙 여부에 대한 판정 신청을 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KBO 리그 규정 ‘28조 비디오판독’ 3-5항에는 “타자가 공에 맞았을 때 스트라이크 존을 통과했는지, 스윙을 했는지, 피하려는 시도를 했는지는 비디오 판독 대상이 아님”이라고 나온다. 이 단서 조항을 문자 그대로 해석하면 스윙을 했는지는 비디오 판독 대상이 아니다. 다만, 바로 아래에 있는 3-6항에는 “타자의 파울/헛스윙(타구가 타석에서 타자의 몸 또는 타자가 착용한 경기용구나 배트에 맞는 경우 포함)”은 비디오 판독 대상으로 규정해뒀다. KBO는 3-6항이 배트에 맞았는지 여부만을 판단하기 위해 만든 규정이라고 설명했다. 오심에 대한 오심이 나왔는데, 비디오 판독을 통해 교정할 수 없는 너무나도 답답한 상황이 나온 것이다. 타자 스윙 여부, 특히, 번트 스윙 여부에 대한 판정은 불과 3년 전에도 논란이 된 적 있다. 이로 인해 도입된 규정이 3-6항 규정이다. 이날 경기에서도 3-5항에 단서 규정을 달아 놓지 않았더라면 3-6항을 충분히 적용해볼 수 있었다. 과거와 달리 수많은 화면을 교차해 비교할 수 있어 스윙 여부 판단에 대한 기술적인 어려움은 거의 없어졌다. 심판도 오심을 할 수 있다. KBO가 유연함을 발휘해야 한다. 공정한 판정이야말로 KBO 비디오 판독센터가 존재하는 이유이므로.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이 기사는 KBO가 “타자 스윙 여부는 비디오 판독의 대상이 아니며 스윙 여부에 대한 판정은 오심, 정심으로 볼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스윙 여부에 대한 판정은 스트라이크존에 대한 판정처럼 심판 고유의 권한이자 합의 판정의 대상으로 봐야 한다”라고 한 설명을 추가하며 수정되었습니다.
  • 바이든의 전작권 전환 접근법, ‘시기상조’로 예고한 에이브럼스

    바이든의 전작권 전환 접근법, ‘시기상조’로 예고한 에이브럼스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이 한미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조기 전환 계획과 관련해 ‘시기상조’라는 뜻을 밝히며 앞으로 난항이 심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내년 출범할 조 바이든 미 행정부의 전작권 계획 방향과도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20일 취임 2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전작권 전환 시점이) 2년 남았다고 추측을 제기하는데 시기상조(premature)라고 본다”며 “끊임없이 (조건을) 평가하고 있지만 아직 가야 할 길이 좀 남았다”고 밝혔다. 이어 “전작권 전환 조건이 충족되면 우리는 실행할 준비가 돼 있다. 추측은 부적절하다”고 언급했다. 2014년 한미는 전작권 시기를 못박지 않고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에 합의했다. 한미가 합의한 큰 틀에서의 세 가지 조건은 ▲한국군의 핵심 군사 능력 확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우리 군의 초기 필수 대응 능력 구비 ▲전작권 환수에 부합하는 한반도 및 지역 안보 환경 등이다. 현재 한미는 조건에 대한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후반기 연합훈련을 통해 한미는 최초운용능력(IOC) 평가를 진행했다. 지난 8월 후반기 연합훈련에서 다음 단계인 완전운용능력(FOC)을 실시해야 했지만 코로나19로 여건이 어려워져 실시하지 못했다. 정부는 임기 내(2022년 5월)를 목표로 전환을 추진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근 미측에서 조건 불충족을 이유로 우려의 목소리를 계속 내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자 원인철 합참의장은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조건에 따른 전작권 전환이 지지부진하자 일부 조건을 수정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군 소식통은 “미측에서 조건을 자꾸만 까다롭게 적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전작권 전환이 결국 정상 간 정치적 합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도 있다. 특히 조건 중 ‘한반도 및 지역 안보 환경’은 다른 조건보다 정치적 합의의 영역이라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경우 돌발 변수가 많았지만, 바이든 행정부는 공식적인 절차와 과정을 중시한 접근이 예상된다. 그만큼 전작권 전환에서 정치적 판단 영역이 줄어드는 셈이다. 당시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을 합의한 것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이었다. 이를 잘 알고 있는 바이든 당선인이 보다 조건을 원칙적으로 고수할 가능성이 크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의 이날 발언도 차기 들어설 바이든 행정부의 방향을 언급한 것 아니냔 분석이 나온다. 김열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안보전략실장은 “오마바 행정부에서 합의한 전작권 사항들은 누구보다 바이든 당선인이 잘 알 것”이라며 “에이브럼스 사령관도 바이든 당선인의 이런 부분을 잘 알기 때문에 한국에게 조금이나마 여유를 주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BTS 군입대 연기 가능해진다…국방위 병역법 개정안 의결

    BTS 군입대 연기 가능해진다…국방위 병역법 개정안 의결

    방탄소년단(BTS)의 군입대 연기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국회 국방위원회는 20일 전체회의를 열어 병역법 개정안 등을 의결했다. 이날 국방위를 통과한 병역법 개정안은 BTS 등 대중문화예술 분야 우수자로 대한민국의 대내외적 국가 위상과 품격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인정받을 수 있는 사람에 대해서는 징집과 소집의 연기가 가능하도록 했다. 이날 의결된 방위산업기술보호법 개정안은 방위산업기술을 부정한 방법으로 유출 및 침해하는 행위에 대해 신속하게 대응하도록 한 게 핵심이다. 또 국방위는 직업군인의 내 집 마련을 위해 무주택 군인을 대상으로 주택을 공급할 경우 공공택지를 우선으로 공급할 수 있는 주체를 확대하는 내용의 군인복지기본법 개정안도 의결했다. 이날 통과된 법안들은 법제사법위원회의 자구 수정 등을 거쳐 본회의에 상정될 예정이다. 이 밖에도 국방위는 소말리아 아덴만 해역에 파견된 청해부대와 아랍에미리트에 파견돼 활동 중인 아크부대의 파견 기간을 ‘2020년 말’에서 ‘2021년 말’까지 1년 더 연장하는 내용의 국군부대의 소말리아 아덴만 해역 파견 연장 동의안과 국군부대의 아랍에미리트군 교육훈련 지원 등에 관한 파견연장 동의안도 원안대로 의결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사유리 비혼 출산에 민주당도 관심…“다양한 가족의 형태 존중”

    사유리 비혼 출산에 민주당도 관심…“다양한 가족의 형태 존중”

    방송인 사유리씨가 ‘비혼 출산’을 한 사실이 화제가 되면서 더불어민주당은 20일 이와 관련된 제도 개선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는 이날 확대간부회의에서 “사유리씨의 출산은 임신과 출산에 대한 여성의 자기결정권이라는 화두를 우리 사회에 던지고 있다”며 “새로운 가족 형태에 대한 사회적 논의도 활발하게 이뤄지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그런데 아직 국민 인식의 변화를 법과 제도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 또한 우리 실정”이라며 “비혼 출산과 다양한 가족의 형태에 대한 국민 인식의 변화에 발맞춰 국회에서도 제도 개선을 진지하게 논의를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불법은 아니지만 명확한 규정이 없어서 실제로는 비혼 출산이 불가능에 가깝고 민법 등은 전통적인 가족의 개념을 바탕으로 하고 있어 새롭게 나타나고 있는 가족공동체를 담아내지 못하는 한계도 있다”고 지적했다. 박성민 최고위원도 “불법은 아니지만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혹은 인식이라는 틀에 가둬서 여성의 다양한 선택이라든지 가구 형태의 다변화에 대해 우리 사회가 기민하게 대응하지 못했다는 반성은 분명히 있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날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대한산부인과학회 보조생식술 윤리지침에는 체외수정시술은 원칙적으로 법적인 혼인관계에서 시행되어야 한다는 기준을 명시하고 있다”며 “법에도 없는 금지를 시행 중인 병원을 상대로 해서 미혼 여성들이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은 부재한 안타까운 현실”이라고 밝혔다. 한 의장은 “보건복지부는 이러한 불필요한 지침의 수정을 위한 협의 조치에 바로 들어주기 바란다”며 “지침의 보완과 더불어 제도 개선에 필요한 사항은 역시 국회에서 검토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데스크 시각] 당신들의 검찰개혁/이두걸 사회부 차장

    [데스크 시각] 당신들의 검찰개혁/이두걸 사회부 차장

    “지난 1년 동안 노무현 대통령은 반노·친노로 당쟁을 유발해 민주개혁 세력을 다 쪼갰다. 국민들은 영문도 모른 채 선택을 강요당하고 있다. 당쟁에서 국가와 민생을 건져내야 한다.” 본지 2004년 3월 31일자 6면에 실린 추미애 당시 민주당 선대위원장의 인터뷰 기사다. ‘열린우리당은 햇볕정책 논할 자격 없어’라는 제목이 달렸다. 해당 기사를 쓴 이는 필자다. 정치부에서 민주당을 출입할 때였다. 당시 여당은 노무현 전 대통령 주도로 분당한 열린우리당이었다. 민주당은 노 전 대통령 탄핵 추진의 역풍을 맞고 풍전등화의 위기에 처해 있었다. 그해 4월 15일 17대 총선을 앞두고 구원투수로 등장한 게 자칭 타칭 ‘DJ의 딸’이던 추 위원장이었다. 서울에서 도라산역으로 가는 미니버스 안에서 타사 기자 몇몇과 한 시간 가까이 대화를 나눴다. 그는 존폐의 갈림길에 선 당에 대한 우려, 이런 상황을 만든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원망, 그리고 민주당을 ‘적폐’로 만들어 버린 친노 그룹에 대한 분노 등을 말했다. 기억은 흐릿해도 격정적인 언어가 아닌 담담한 말투로 풀어냈던 게 뇌리에 남아 있다. 나머지는 익히 알려진 내용이다. 광주에서의 3보 1배 강행군에도 민심은 돌아오지 않았다. 열린당은 압승했고 민주당은 참패했다. 9개 의석으로 쪼그라들며 교섭단체 지위도 잃었다. 지역구에서 나름 탄탄해 보였던 추 위원장도 배지를 달지 못했다. 아마 총선 직후 어느 날 밤이었던 것 같다. 몇몇 기자들과 서울 광진구 추 위원장의 집으로 예고 없이 찾아갔다. 정치인의 집에서 아침 식사를 함께 하는 구습은 사라졌지만 가끔 밤늦게 쳐들어가 소주 한 잔 함께 기울이는 정취는 남아 있었다. 추 위원장은 웃는 낯으로 술 대신 차를 내왔다. 마침 집에 있던 두 딸도 불러 인사시켰다. 아이들의 선한 인상이 보기 좋았다. 정당 출입을 하지 않게 된 뒤에도 추 위원장의 기사가 유독 눈에 들어왔다. 독재자의 딸 대신 세탁소집 딸을 응원했던 것 같다. 광주의 부채감을 여전히 간직했던 내 주변 많은 이들이 그러했듯이. 어느새 시간은 흘렀다. 20대 기자는 40대 중년으로, 40대 정치인은 60대 장관으로 다시 기자와 취재원 관계로 만났다. 하지만 이젠 반가움보다는 안타까움이 앞선다.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법무행정 수장의 모습을 보고 있어서다. 그는 공개적으로 라임·옵티머스 의혹 등 확정되지 않은 사안을 거침없이 이야기한다. 검찰개혁의 일환으로 내세웠던 ‘피의자 인권 보호’ 원칙을 불과 몇 개월 만에 스스로 무너뜨렸다. 재판 중인 사건도 스스럼없이 거론한다.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이나 월성1호기 평가조작 의혹 등 여권이 연루된 사건은 검찰개혁을 막으려는 ‘정치적 수사’로 규정한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퇴임 후 국민에 봉사하겠다’는 지난달 국회 발언 이후 검사보다는 정치인에 가까워졌다. 그러나 검찰의 정치화는 검찰이나 윤 총장 혼자 만드는 게 아니다. ‘김경수, 조국, 윤미향’ 들이 보수정권 시절 뺨치듯 스스럼없이 불법 행위를 저지르고, 이를 책임지기는커녕 ‘정치 검찰의 탄압’이라 부르짖는 순간, 검찰이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을 내어 주는 것이다. 정권에 불리한 수사를 하지 못하도록 검찰을 몰아가는 순간, 검찰개혁의 요체인 검찰의 중립화와 민주적 통제는 불가능해진다. 조만간 출범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역시 검찰 다루듯 한다면 공수처의 의의도 퇴색될 수밖에 없다. 이 선두에 한때 촉망받는 정치인이었던 추 장관과 ‘군부독재 타도’를 외쳤던 이들이 있다는 게, 안타깝고 또 안타깝다. 이는 촛불들이 염원했던 검찰개혁이 아닌, 당신들의 검찰개혁이라는 게 우리의 비극이다. douzirl@seoul.co.kr
  • “조두순, 출소 앞두고 팔굽혀펴기 1000개씩”[이슈픽]

    “조두순, 출소 앞두고 팔굽혀펴기 1000개씩”[이슈픽]

    2008년 초등학생을 납치해 성폭행한 혐의로 징역 12년 형을 선고받고 수감 중인 아동 성폭행범 조두순(67)이 오는 12월 13일 출소한다. 조두순은 자신이 범행을 저질렀던 장소이자 현재 부인이 살고 있는 안산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18일 국민일보에 따르면 조두순과 같은 경북북부제1교도소(옛 청송교도소)에 수감됐다 최근 출소한 A씨는 조두순이 한 시간에 팔굽혀펴기만 1000개씩 했다고 전했다. A씨는 “33개씩 1세트를 하는 운동을 조두순은 35세트까지 했다”면서 “동료 재소자들이 ‘왜 그렇게 운동을 열심히 하느냐’라고 물으니 조두순은 ‘출소 후 보복이나 테러를 당할까 봐 걱정된다. 내 몸은 내가 지켜야 한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또한 현재 부인이 자신을 떠날 것을 걱정하는 말을 했다고 덧붙였다. A씨는 “운동 시간에 ‘범행을 반성하냐’고 물었는데 ‘술에 취해 기억도 안 나고 그런 행위를 한 적 없다’고 말했다”면서 “조두순이 출소 후 부인과 함께 집 근처 산에서 커피 장사를 하려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조두순은 최근 법무부 취업 지원 프로그램을 신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교정시설에서 취업 설계를 받거나 출소 후 교육, 일자리 알선 등을 지원받을 수 있다. 법무부는 조두순이 67세로 이미 고령이고 너무 알려진 인물이어서 실제 취업으로 연결되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안산시, 특전사 등 청원경찰 선발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본인의 출소 이후 삶을 기다리고 계획을 하고 있지만 피해자의 상황에 대해서는 신경쓰지 않고 있는 것”이라며 “진정으로 죄의식이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피해자 가족 측은 조두순이 안산으로 돌아온다는 소식에 이사를 결정한 상황이다. 현재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어 국민 모금 2억5000만원 정도를 이사 비용에 쓰게 됐다. 피해자 주치의였던 신의진 한국폭력학대예방협회장이 모금운동을 했다. 정부는 조두순 출소 후 재범 방지를 위해 24시간 밀착 감시, CCTV 35개 추가 설치 등의 대책을 마련했다. 안산시는 방범 강화를 위해 특전사 등 군 경력자를 비롯해 태권도, 유도 선수 출신자 등 무도 단증을 보유한 청원경찰 6명을 선발했다. 국회 통과한 ‘조두순 방지법’ 미성년자 성폭행범 조두순의 출소를 계기로 마련된 전자발찌 부착자에 대한 당국의 관리를 한층 강화하는 법안이 처리됐다. 국회는 19일 본회의에서 사법경찰직무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은 전자장치 부착 명령 위반이 발생할 경우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보호관찰소의 전자 감독 전담 직원에게 사법경찰권을 부여, 직접 수사를 허용했다.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평촌 비상에듀, 예비고1~3학년 대상 국영수 중심 ‘2021 윈터스쿨’ 개강

    평촌 비상에듀, 예비고1~3학년 대상 국영수 중심 ‘2021 윈터스쿨’ 개강

    평촌비상에듀는 예비고1~3학년을 대상으로 국영수 중심의 2021 윈터스쿨을 개강한다고 19일 밝혔다. 오는 2021년 1월11일 개강하는 이번 윈터스쿨은 학년별로 10명 이하의 소수정예로 운영된다. 이번 윈터스쿨에서는 특별 기획한 ‘RM.F’를 통해 멘탈관리와 함께 학습계획관리, 숙제관리, 학습자세 관리를 체계적으로 제공한다. ‘RM.F’는 ‘Remind Feedback’의 줄임말로 바로 직전에 수업했던 내용들을 뇌의 장기기억 장치에 저장해두기 위해 수업이 끝나자마자 즉각적으로 피드백을 실시하는 평촌비상에듀만의 프로그램이다. 오전에 수업한 내용을 오후에 테스트하며 수강생이 잊은 게 무엇인지 이해못한 부분이 무엇인지 확인한 후 즉시 선생님과 함께 복습하며 질문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평촌 윈터스쿨 비상에듀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학사일정이 흐트러져 학생들의 학습 패턴이 망가져 있는 경우가 많다”며 “이번 윈터스쿨을 통해 공부하는 습관을 다시 바로잡고 2021년 새 학기를 준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권수정 서울시의원 “누구도 더 이상 가해자 또는 피해자가 되어서는 안돼”

    권수정 서울시의원 “누구도 더 이상 가해자 또는 피해자가 되어서는 안돼”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회 권수정 의원(정의당·비례대표)은 18일 제298회 정례회 시정질문에서 서정협 시장권한대행을 대상으로, 최근 잇따라 발생한 권력형 성비위 사건의 발생 원인과 미흡한 사후처리 문제에 대해 지적하며, 서울시의 사과와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적 보완책 마련을 요구했다. 권 의원은 질의를 통해 “2020년 6월 기준 시장실 인력현황을 보면 정원 23명 중 17명이 별정직이며, 최근 3년간 시장단 인력구성을 살펴보면 △4급 이상 고위별정직 전원 남성, 행정직 8급 이하 전원 여성, △정무부시장실의 경우 7-9급 행정직 전원 여성, 고위직 남성, △행정 1ㆍ2부시장실의 경우 상급 전원 남성, 하위급 전원 여성”이라고 밝히면서, “과도하게 많은 숫자와 높은 직급을 차지하고 있는 별정직과 성별에 따라 명확하게 분리된 직급의 위계구조가 서울시의 가장 핵심인 시장단 인력운영에서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고위직급의 남성연대가 공고하게 들어찬 공간에서 하위 직급의 여성에게 부당한 업무 지시나 성폭력 피해가 발생했을 때, 용기를 내서 문제제기를 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라고 언급하면서, 비정상적 조직구조의 문제점을 꼬집으며 이에 대한 종합적인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또한, 권 의원은 “지방공무원 직군ㆍ직렬ㆍ직류에 비서직이 없는 상황에서도 서울시는 공식적인 선발 기준 및 절차도 없이 비서업무를 담당하는 인력을 선발해 왔으며, 업무 매뉴얼도 갖추지 않은 채 세탁물 맡기기, 명절 음식 장보기, 혈압 체크 등 사적 노무업무를 강요해 왔다. 이는 사적노무 요구를 금지하는 공무원 행동강령에도 어긋나는 것”이라며, 투명하고 명확한 채용절차 및 구체적인 업무 매뉴얼 마련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서정협 시장권한대행은 “일련의 사건을 겪으면서 우리 조직의 취약했던 부분을 보게 되었다. 특별대책위원회와 함께 조직구조 개선과 비서업무의 명확화 및 매뉴얼화, 채용 절차 및 기준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적극적인 방안 마련을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답변했다. 이어진 질문에서 권 의원은 지난 4월에 있었던 사건에 대해 서울시가 성범죄 발생 사실을 인지하고도 초반에 가해자에 대해 대기발령 조치만 한 것을 두고, “사건 발생 사실을 인지한 경우 지체 없이 그 사실 확인을 위한 조사를 해야 한다고 규정된 「남녀고용평등과 일ㆍ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상 의무를 방치한 것”이라며, “이 같은 법률 규정과 달리 서울시 조례에는 다른 곳에서 인지하고 조사 중인 사건에 대해서는 다시 중복 조사를 하지 않는 것으로 규정되어 있어 그 한계점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내부 행정망에 피해자의 신원과 피해내용이 무방비로 노출되고, 피해자의 신원을 특정한 정보와 서울시에서 촬영한 영상이 악의적으로 편집되어 떠돌아 다녔는데도 서울시의 안이한 대처로 2차 피해가 더욱 심화되었다”고 지적하면서, 피해자에 대한 서울시의 공식적인 사과와 2차 피해 방지 및 피해자 보호를 위한 구체적인 제도개선 계획도 요구했다. 서정협 시장권한대행은 “동료로서 피해자가 겪은 아픔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이다. 지난 사건을 통해 조직 전체를 재점검하는 계기로 삼고, 성희롱ㆍ성폭력대책위원회를 만들어 성희롱ㆍ성폭력 사건 발생 시 처리 절차, 전반적인 조직문화, 교육문제, 예방조치를 비롯해 비서실의 조직 구성 및 역할까지 포함하여 대책을 만들고 있다. 대책이 마련되는 대로 조직에서 바로 시행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권 의원은 “누구도 더 이상 권력형 성비위 사건의 가해자 또는 피해자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하며, 각종 지표를 통해 20대 여성의 자살률 증가와 스토킹 및 데이트폭력 증가 등 다각적으로 취약성에 노출되고 있는 여성의 문제를 보여주면서 사회 시스템과 인식 변화, 조직문화 개선을 통해 성평등 사회를 이루는 것이 민주주의의 핵심가치를 실현하는 일임을 다시 한 번 강조하며 시정질문을 마무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한정애 “비혼모 출산 불법 아냐…병원서 법에도 없는 금지 시행”

    한정애 “비혼모 출산 불법 아냐…병원서 법에도 없는 금지 시행”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이 국내에서도 비혼모 출산이 불법이 아니라고 밝혔다. 지난 16일 일본 출신 방송인 사유리는 일본에서 정자를 기증받아 아들을 출산했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한국에서는 결혼한 사람만이 시험관이 가능하고 모든 게 불법이었다”고 밝혔다. 이에 한 의장은 19일 정책조정회의에서 “사유리씨의 출산 후 오해가 많은데, 대한민국에서 자발적인 비혼모의 출산은 불법이 아니다”라며 “제도 개선이 필요한 사항은 국회에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법이 아닌 병원과 학회의 윤리지침이 비혼 여성의 체외수정 시술을 어렵게 하고 있고, 법상 세부 규정이 없어 혼선이 있는 것도 문제”라고 설명했다. 한 의장은 대한산부인과학회 보조생식술 윤리지침에 정자·난자 공여 시술의 경우 ‘원칙적으로 법률적 혼인관계에 있는 부부만을 대상으로 시행한다’는 기준이 명시돼있다면서 “법에도 없는 금지를 시행 중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의장은 “생명윤리법상 배우자가 없는 경우 (체외수정에 따르는) 배우자의 서명동의가 필요 없고, 모자보건법도 자발적 비혼모를 규제하거나 처벌하지 않는다”면서 “복지부는 불필요한 지침 수정을 위한 협의에 들어가달라”고 촉구했다. 앞서 18일 보건복지부 또한 한국에서 비혼 상태로 정자를 기증 받아 임신하는 것은 불법이 아니라고 밝힌 바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산업부, 월성1호기 감사 재심 청구… ‘자료 삭제’는 제외

    산업부, 월성1호기 감사 재심 청구… ‘자료 삭제’는 제외

    산업통상자원부가 월성 원전 1호기 조기 폐쇄와 관련한 감사원 감사 결과에 대해 재심의를 청구한다. 다만 감사 관련 자료를 삭제했다는 부분은 청구 대상에서 뺐다. 산업부는 18일 “(월성 1호기와 관련해) 감사원은 경제성이 불합리하게 낮게 평가됐고, 폐쇄 결정 과정이 부당했으며, 산업부가 경제성 평가에 관여해 신뢰성을 저해했다고 지적했다”면서 “산업부는 감사 보고서의 지적 사항에 대해 판단을 달리하거나, 피조사자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못한 측면이 있다고 판단해 재심의를 청구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우선 경제성 평가와 관련해 감사원은 산업부가 전망단가 산정에 활용된 이용률 전망치를 수정해 전망단가를 새로 보정하지 않은 점이 불합리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산업부는 감사원 지적대로 보정하면 ‘자의적 보정’이라는 또 다른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단가 보정이 없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민감도 분석을 통해 객관성과 신뢰성을 보완했기 때문에 일부 미흡한 점이 있다고 해도 경제성이 불합리하게 평가됐다고 볼 순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인건비와 수선비 외에 원전 사후처리비용 등 정책비용 증가 요인까지 감사에 반영됐다면 ‘비용이 과소 추정됐다’는 감사보고서 결론이 달라졌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외에 조기 폐쇄 절차를 놓고서도 국정과제의 취지 등을 고려해 폐쇄 시기를 정책적으로 판단했고, 정책결정 사항을 한국수력원자력에 전달할 때도 행정지도의 원칙을 준수했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산업부 공무원들이 일요일 심야에 사무실에서 444건에 이르는 파일을 임의로 삭제하는 등 조직적으로 증거를 인멸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이미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청구 대상에서 제외했다. 세종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법 개정 논의하고 소년비행예방팀 설치… 보호시설 처우 점진 개선도

    “하나부터 열까지 다 뜯어고친다는 가능성을 열어두고 들여다보고 있지만 소년범 문제는 정답을 찾기가 쉽지 않아요.” 법무부 소년보호혁신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는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의 설명이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혁신위는 외부 전문가들과 머리를 맞대 현행 소년사법제도 개선을 위한 정책 제언을 모으겠다는 취지로 지난 4월 출범했다. 매달 권고안을 낼 계획이었지만 현안마다 위원들의 이견이 커 녹록지 않다. 지금까지 권고안은 소년원 급식비 인상을 비롯해 총 3차례 나왔다. 소년법 개정 주장은 오래전부터 제기됐지만 정부가 본격적으로 소년사법에 관심을 둔 건 최근 몇 년 사이의 일이다. 관계부처 10곳(법무부·기획재정부·교육부·행정안전부·문화체육관광부·보건복지부·여성가족부·방송통신위원회·경찰청·산림청)은 2018년 첫 종합대책인 ‘소년비행예방 기본계획(2019~2023년)’을 냈다. 주무부처인 법무부는 2017년 소년비행예방팀 설치를 시작으로 부랴부랴 소년사법 사각지대 대책을 쏟아내고 있다. 그전까지는 소년원·분류심사원 관리를 전담하는 부서만 있어서 소년범 사전·사후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문제가 있었다. 이에 비행예방교육 프로그램과 보호관찰 청소년 지도·감독 매뉴얼 등을 개발하고 운영에 나섰다. 정부는 소년보호시설 처우도 점진적으로 개선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만성적으로 정원이 초과돼 있는 수도권 소년원을 일부 증축하고, 경기북부소년분류심사원을 추가 설치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다만 막대한 예산 확보와 지역사회의 반발은 극복해야 할 문제다. 서울신문이 만난 소년보호시설 관계자들은 “시설을 새로 짓는 과정에서 주민들의 차가운 시선과 반대에 부딪혔다”고 털어놓았다. 실질적인 소년법 개정으로 나아가기 위한 준비 작업도 이뤄지고 있다. 아직 국회에서 발의된 소년법 개정안 속 촉법소년 연령 하향, 피해자 보호 조치 등과 관련된 개정 논의까지 다다르지는 못했지만 법무부는 작은 조항부터 손보고 있다. 최근에는 소년보호시설 내 응급상황 발생 시 간호사의 경미한 의료행위를 허용하는 내용 등을 담은 보호소년법 개정안을 입법해 지난달 공포했다. 사법부에서도 소년사법제도 개선 논의가 한창이다. 대법원 법원행정처는 지난 7월 2기 보호사법 연구반을 다시 꾸렸다. 법원 관계자는 “현재 소년법과 관련 규칙 및 예규를 전반적으로 검토하면서 개선이 필요한 사항을 발굴하고 있다”고 말했다. 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 서울신문의 ‘소년범-죄의 기록’ 기획기사는 소년범들의 이야기를 풀어낸 [인터랙티브형 기사]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래 링크를 클릭하거나 URL에 복사해 붙여 넣어서 보실 수 있습니다.https://www.seoul.co.kr/SpecialEdition/youngOffender/ ※ 본 기획기사와 인터랙티브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제작했습니다.
  • 공수처장 후보 ‘끝장토론’도 막판 진통, 與 “법 개정” 통첩… 野 “깡패짓”반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후보 추천위원회는 18일 최종 후보 2명을 선정하기 위한 3차 회의를 열고 막판 진통을 이어 갔다. 더불어민주당은 야당 추천위원의 비토(거부)권을 배제한 공수처법 개정에 착수하겠다고 최후통첩을 보냈고, 국민의힘은 “그런 깡패짓이 어딨냐”고 크게 반발하면서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했다. 민주당 신영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공수처 출범 법정시한 100일을 훌쩍 넘긴 위법한 상황임에도 국민의힘이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를 지연시키며 공수처 출범을 방해하는 것은 국민을 기만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중립적이고 공정한 공수처장 임명을 위해 부여된 비토권을 이용해 공수처장 후보 추천을 방해할 경우 민주당은 공수처법 개정안 심사에 나설 수밖에 없다”며 “추천위에 부여된 공수처장 후보자 추천 시한은 오늘까지”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오는 2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 공수처법 개정안을 상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공수처장 추천위원 7명 중 국민의힘 추천 몫 2명이 비토권을 행사할 수 있는 현행법을 수정하겠다는 것이다. 앞서 민주당 김용민 의원이 발의해 소위에 계류 중인 공수처법 개정안은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 구성을 여야가 각각 2명씩 하기로 한 것을 국회가 추천하는 4명으로 바꿨다. 민주당은 이와 비슷한 내용의 박범계·백혜련 의원의 개정안까지 소위에 상정시켜 김 의원 안과 함께 병합해 심사하겠다는 생각이다. 야당은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저렇게 나서서 설치는 이유가 고위공직자 수사를 위한 게 아니라 자기들의 비위를 수사할 검찰을 지금 압박하려고 저러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여야가 공수처장 후보를 놓고 계속 이견을 보이는 데는 여당 측은 검사 출신 후보에 부정적인 반면, 야당 측은 수사 경험이 없는 판사 출신은 반대하며 대립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정치권과 법조계 안팎에서는 정치적 중립성이 강한 후보가 최종 명단에 올라갈 것이라고 전망해왔다. 조재연 법원행정처장이 추천한 최운식 변호사와 이찬희 대한변협회장이 추천한 김진욱 헌법재판소 선임연구관·이건리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한명관 변호사 중 최종 후보가 나올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이 대한변협회장은 이날 회의에 참석하기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추천위가 정치의 연속성이 되면 안 된다”며 “순수하게 가장 부패 방지 업무와 고위공직자 범죄에 대해 잘 수행할 수 있는 정치적 중립성을 가진 분이 뽑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 국내 최장 해저터널 개통 앞둔 충남 보령…해양 관광·신산업 중심지로 뜬다

    국내 최장 해저터널 개통 앞둔 충남 보령…해양 관광·신산업 중심지로 뜬다

    내년 말 국내 최장 해저터널 개통과 함께 해상풍력단지와 마리나항 등 대규모 건설 계획으로 충남 보령시가 들썩이며 최고의 해양 관광 및 신산업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보령시는 18일 오천면 외연도 인근 해상에 지름 120m, 높이 150m의 거대한 풍력기 125개가 설치된 풍력단지를 건설해 모두 1GW의 전기를 생산한다고 밝혔다. 바다 위에 거대 풍력기가 줄지어 선 풍광 자체가 관광상품으로 시청 뒤 옥마산에서도 보일 것이라고 시 관계자는 전했다. 시는 한국중부발전과 2023년까지 128억원을 들여 입지여건 등을 정밀 조사하고 2026년까지 6조원을 투입해 풍력시설을 건설한다. 후보지 평균 풍속이 초당 6.7m로 경제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전기는 해상변전소를 거쳐 보령 시민 등에 공급된다. 문혜경 에너지전환대응TF팀장은 “발전량이 올해 말 폐쇄될 보령화력발전소 1,2호기와 맞먹는다. 20년 안에 보령화력이 모두 폐쇄되면 친환경 풍력으로 대체할 계획”이라며 “어업에 지장이 없도록 어민들과 협의체를 구성해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보령을 명품 해상관광지로 변모시킬 마리나도 만들어진다. 민자 1200억원을 유치해 2030년까지 8만 2500㎡에 건설할 대천항마리나에는 요트·레저보트 계류장과 호텔 등이 지어진다. 같은해까지 원산도마리나에는 대명콘도가 콘도, 보트 계류장 등을 건설한다. 인근 효자도, 고대도, 삽시도 등과의 연결로 시너지 효과가 좋아 보령을 해양 레포츠의 천국으로 변모시킬 전망이다. 보령신항 건설은 ‘보령 바다의 품격’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보령화력 앞바다를 준설해 신항 후보지를 매립하면 수심이 깊어지면서 크루즈선 등 대형 선박들이 자유롭게 운항하고 정박도 할 수 있다. 이향숙 해양정책팀장은 “18t급 대형 선박 운항도 가능하다”면서 “2024년 신항만건설 수정계획에 반영돼 보령신항이 건설되면 바다 풍경이 한층 더 풍요로워진다”고 설명했다.이런 대규모 사업은 내년 말 개통되는 보령해저터널과 어우러져 보령을 국제적 해양도시로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터널은 수면 80m 아래 땅 속에 6927m의 길을 내 대천항~원산도를 연결한다. 원산도~안면도 간 원산안면대교는 이미 개통돼 차량과 사람이 두 섬을 오가는 중이다. 게다가 국도 77호인 보령해저터널·원산안면대교나 서해안고속도로에서 동해안으로 가는 보령~대전~보은 고속도로(122㎞) 건설도 추진된다. 이 고속도는 당진~영덕(경북) 고속도로까지 만나 동·서해안을 직선으로 오갈 수 있다. 대전시, 보은군 등 10개 자치단체가 공동으로 요구하는 상황이어서 올해 말 결정될 2021~2025년 제2차 고속도로 건설계획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김동일 보령시장은 “해저터널 개통 이듬해인 2022년 7~8월 대천해수욕장에서 있을 국내 첫 보령해양머드박람회는 보령의 폭발적인 발전상을 널리 알리는 축제가 될 것”이라며 “보령의 미래 먹거리 100년을 해양에서 열겠다”고 밝혔다.보령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서울시의회 일자리대책특별위원회 “진짜 일자리 사업은 지속가능일자리 만드는 것”

    서울시의회 일자리대책특별위원회 “진짜 일자리 사업은 지속가능일자리 만드는 것”

    서울특별시의회 일자리대책특별위원회(이하 일자리특별위원회)는 지난 17일 의원회관 3층 상임위원회장에서 경제정책실, 복지정책실, 노동민생정책관, 재정기획관, 여성정책담당관으로부터 실국별 일자리사업 현황을 보고받았다. 이준형 위원장(더불어민주당, 강동1)은 각 실국이 일자리 목표수치를 전반적으로 달성하고 있으나, 대부분 지속가능일자리로 연계되는 일자리가 아닌 단발성 일자리에 그치고 있어 관련 논의를 위해 특별위원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실제로 최장 23개월 동안 근무할 수 있는 뉴딜일자리를 제외한 대부분의 일자리 사업은 1년 미만의 단기 일자리로 생계지원 목적의 일자리사업이든 경력형성을 목적으로 한 사업이든 참여기간이 턱없이 부족하다”라고 말했다. 이에 일자리특별위원회 위원들은 서울시가 복지, 교육, 건설·공사 등 분야별 사업을 진행하면서 파생되는 단기일자리를 일자리 성과로 채우고 있다며, 건강한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실질적인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는 건지 서울시 전반 일자리 사업 점검이 시급하다며 입을 모았다. 또한, “올해 서울시 일자리 예산은 2조 734억 원으로 관련예산은 매년 증가하고 있으나, 서울시민의 삶은 더욱 팍팍해졌다”라며, “서울시가 내건 내년도 일자리 추진목표 384개 사업, 39만 3000개 일자리가 도대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 수 없다”라고 말했다. 위원들은 “목표일자리 수치를 줄여도 상관없다. 실질적으로 장기간 이어지는 실효적인 일자리 사업이 추진되어야 한다”라며, “일자리를 부산물로 여기는 사업이 아닌 지속가능한 일자리 연계를 주목적으로 하는 진짜 일자리 사업을 만들어내기 위해 서울시와 의회의 각고의 노력을 제안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코로나19 장기화에도 불구하고 수출회복과 정부추경 요인으로 올해 경제성장률은 소폭 향상될 것으로 예상되나, 비대면 산업이 가파르게 성장하는 등 기존 일자리 형태가 개편될 전망이다. 습관적으로 이어왔던 일자리 사업이 아닌 시대변화에 맞는 일자리 창출 노력이 필요한 만큼, 서울시 차원에서 발 빠르게 산업수요를 예측하고 일자리를 연계할 수 있도록 일자리특별위원회를 중심으로 실질적인 논의를 이어갈 것을 약속했다. 일자리특별위원회는 부위원장으로 노승재(송파1, 더불어민주당)·이성배(비례, 국민의힘)의원,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경우(동작2)·신정호(양천1)·이경선(성북4)·이광호(비례)·이동현(성동1)·이병도(은평2)·이승미(서대문3)·이호대(구로2)·정진술(마포3)·최선(강북3)·한기영(비례)의원 및 정의당 소속 권수정 의원(비례)이 활동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복지부 “‘정자기증’ 비혼 임신 불법 아냐”…허수경도 있었다

    복지부 “‘정자기증’ 비혼 임신 불법 아냐”…허수경도 있었다

    일본 출신 방송인 사유리의 ‘비혼’ 출산 이후 한국에서도 비혼 임신·출산이 가능한지 논란이 벌어진 가운데, 18일 보건복지부가 한국에서 비혼 상태로 정자를 기증받아 임신하는 것은 불법이 아니라고 밝혔다. 지난 16일 사유리는 일본에서 정자를 기증받아 아들을 출산했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한국에서는 결혼한 사람만이 시험관이 가능하고 모든 게 불법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복지부 생명윤리정책과 설명에 따르면 생명윤리법은 임신을 위한 체외수정 시술 시 ‘시술 대상자의 배우자가 있는 경우’에 배우자 서면동의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을 뿐 ‘배우자가 없는 경우’는 서면동의가 필요 없으며 불법도 아니다. 동의서에 있는 ‘해당 배우자’ 부분은 공란으로 두면 된다. ‘금전, 재산상의 이익 또는 그 밖의 반대급부(反對給付)를 조건으로 배아나 난자 또는 정자를 제공 또는 이용하거나 이를 유인하거나 알선해서는 안 된다’는 법 조항 등을 위반하지 않는다면 비혼자의 체외수정은 불가능한 것도, 불법도 아니다. 다만 현실적으로는 산부인과학회 내부 지침 등에 의해 기증된 정자를 이용한 체외수정이 힘들 수는 있다. 대한산부인과학회는 2017년 보조생식술 윤리지침을 만들면서 “정자공여시술은 원칙적으로 법률적 혼인 관계에 있는 부부만을 대상으로 시행한다”고 정한 바 있다. 법이 비혼 여성을 위한 시술을 제한하지도 않지만 보호하지도 않다 보니, 혹시 모를 분쟁 등을 우려해 일선 병원에서는 시술을 꺼리게 되는 것.과거 국내에서 방송인 허수경도 비혼 상태에서 정자를 기증받아 출산한 바 있다. 허수경은 두 번의 이혼 후 정자를 기증 받아 세 번째 도전 만에 2008년 딸을 얻었다. 당시 허수경은 현재 사유리에게 쏟아지고 있는 응원과 달리 비난을 감수해야 했다. 그는 2017년 MBC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에 출연해 “남편 없이 혼자 낳아 기른 딸이기 때문에 떠들썩하게 아기를 낳아 길렀다. 당시 논쟁거리였기 때문에 힘들었지만 주변에서 챙겨주는 사람도 있었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공공정자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을 비롯해 영국과 미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에서는 법적 부부뿐만 아니라 미혼모와 동성 부부도 정자를 기증받을 수 있다. 반면 프랑스와 중국은 법적 부부만 기증받을 수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영진전문대학교, 입도선매반 취업 지름길

    영진전문대학교, 입도선매반 취업 지름길

    입도선매반을 통해 취업난을 뚫는다. 영진전문대 입도선매반이 취업 지름길이 되고 있다. 입도선매반은 영진전문대가 지난 2013년 개설했다. 이 반 학생들은 전 학년 등록금 100%를 지원받고, 기숙사 무료 입주에 해외 선진기업 견학 기회도 주어진다. 또 소수정예화한 사관학교식 교육을 위해 내외국인 20명으로 한 반을 편성, 톱클래스의 교육을 받는다. 지난 2016년 대구 전문계고교를 졸업한 양승엽(23)씨는 입도선매반을 통해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취업했다. 양 씨는 특전이 주어지는 입도선매반을 고교 선배가 앞서 걸어간 것을 알고 2016년 영진 컴퓨터응용기계계열 입도선매반에 입학했다. 그는 “금전적으로 부담이 될 수 있는 등록금이 전액 면제되고, 한 학기지만 외국인 학생들과 같이 수업 받고, 특히 대학 지원으로 해외연수에 참여해 다양한 경험을 쌓는 것이 입도선매반의 매력”이라고 했다. 같은 반 출신으로 올 1월 SK에너지에 입사한 주성훈(25)씨는 울산 인문계고교 재학시절 영진이 가진 입시설명회에서 입도선매반을 알게 됐다. 그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SK에너지에 취업을 희망했는데, 입도선매반에서 갈고닦은 실력으로 희망하던 회사에 취업하게 돼 정말 기쁩니다. 도움 주신 교수님들께 감사드린다”고 했다. 김찬현(25)씨 역시 입도선매반 출신으로 지난해 11월 동아ST에 조기 입사했다. 그는 동아ST 입사 시험에 합격한 팁으로 영어 공부 스토리를 들려줬다. “군 생활하며 조금이나마 매일 영어를 공부했다. 훈련 때는 손바닥에 영어단어를 적어 틈틈이 외웠다. 이렇게 한 것을 입사 면접 때 얘기 했더니 면접관이 좋게 평가한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회사 맡은 업무에 열심히 해 전문가가 되고, 좋은 평가도 받도록 노력해, 후배들이 회사에 입사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선배가 되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안상욱 컴퓨터응용기계계열 부장(교수)은 “입도선매반은 다양한 지역, 다양한 커리어를 가진 우수한 인재들이 입학하고 있다. 이들이 가진 꿈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지도와 육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벤또, 빵꾸, 구루마가 전라북도 방언이라고?

    벤또, 빵꾸, 구루마가 전라북도 방언이라고?

    ‘벤또’, ‘빵꾸’, ‘사쿠라’, ‘구루마’, ‘다라이’ 우리가 일상 생활에서 널리 사용하는 단어가 방언일까 일본어일까. 전라북도가 지난해 펴낸 ‘전라북도 방언사전’에 실린 단어를 놓고 일반인들의 눈높이와 전문가 견해가 맞지 않아 논란이 일고 있다. 전북도는 ‘전라북도 국어문화 진흥 조례’에 따라 2017~2018년까지 3억원을 들여 전주대 산학협력단과 함께 방언사전을 편찬했다. 지난해 초판 220부가 발간된 방언사전은 부록을 포함 1118쪽으로 1만 1086개 사투리가 실려있다. 그러나 최근 실시된 전북도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방언사전 편찬은 상식 이하의 부실 용역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전북도의회 이병도(전주3) 의원은 전북도 문화체육관광국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서 “방언사전 편찬·발간사업이 부실했다”고 질타했다. 벤또, 구루마, 고무다라이, 공구리, 빵꾸 등은 식민잔재 일본어인데 이를 방언이라고 사전에 담은 것은 상식선에서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는 지적이다. 그는 “전북 방언은 전북만의 독특한 언어적 특징을 간직해 언어·문화적으로 상당한 가치가 있는 지역의 문화자산인데 일본말을 뒤섞어 놓은 것은 망신”이라고 꼬집었다. 실제로 국어사전에는 벤또, 구루마, 빵꾸 등은 일본어라고 표기돼 있다. 그러나 전라북도 방언사전 집필에 참여했던 전문가들의 견해는 다르다. 연구책임자였던 소강춘 국립국어원장은 “지금도 우리가 사용하는 말 중에 외래어가 많은데 어원이 다른 나라라는 이유로 기록 가치가 없는 것은 아니다”고 반박했다. 방언은 특정 지역이나 특정 시대에 사용된 ‘일상언어’로 사투리나 외래어와 다른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방언은 어원을 따질 문제가 아니다. 일반인 시각과 정서상 불편할 수 있지만 그렇게 따지는 것은 또 다른 차원이다”면서 “타지역 방언 사전에도 당시의 현상 그대로를 반영해 각종 외래어가 등재돼 있다”고 말했다. 소 원장은 또 “식민잔재라 할지라도 60대 이상 고령자들이 사용했던 일상언어로 학술적 보존가치가 있는 문화자산인 만큼 방언사전에 싣지 못한다면 부록에라도 기록을 남겨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라북도 방언사전 공동 책임연구자 전주대 박기범 교수도 “방언은 당시에 지역민들이 사용한 언어인데 그 배경에 뼈 아픈 과거가 있다고 배제해야 한다는 것은 학술적 개념에서 벗어난 또 다른 문제다. 처음 제작한 방언사전인 만큼 부족한 부분이 있겠지만 자료와 전문가 의견을 종합해 신중하게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북도는 방언사전 일부 내용에 대해 일본어 논란이 일자 교육청과 도서관 등에 배포된 초판 220부를 전량 회수하기로 했다. 윤여일 전북도 문화관광체육국장은 “방언사전에 실린 벤또, 사쿠라 등은 전북뿐 아니라 이미 전국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누구나 다 아는 일본어인 만큼 집필진 등과 협의해 수정작업을 진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비혼 출산 사유리, 우리나라서 출산했다면 처벌”[이슈픽]

    “비혼 출산 사유리, 우리나라서 출산했다면 처벌”[이슈픽]

    공공정자은행 이사장 “국내도 올 것이 왔다”“OECD 국가 대부분 가능”“우리나라에선 불가능…혼인 관계 있어야”“선진국은 임신이나 출산은 개인이 선택” 일본 출신 방송인 후지타 사유리(41)의 ‘결혼 없는 출산’에 여론이 뜨겁게 달아오른 가운데 한국공공정자은행 박남철 이사장이 “사유리 씨의 경우를 보면 우리나라에도 이 부분에 대해서 올 것이 왔다고 본다”고 말했다. 1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박 이사장은 “급격히 서구화되고 있는 젊은 층의 사고에 부응하고 또 경제적으로, 사회적으로 성공한 비혼 여성들이 스스로가 선택하여 출산의 기회를 가지고자 하는데 법적으로 또는 의학적으로 도움을 줘야 할 것으로 생각이 든다”며 이같이 밝혔다. 부산대병원 비뇨기과 교수인 박 이사장은 “이미 서구 선진국에서는 이런 경험들이 한 30년간 있다”며 “OECD 국가의 대부분의 나라에서 비혼 여성에서 비배우자 인공수정으로 출산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비혼 출산’이 가능하냐는 질문에 박 이사장은 “실질적으로 우리나라에서는 불가능하다”며 “우리나라에서는 법적으로 혼인 관계에 있는 부부의 경우에만 비배우자의 인공수정을 허가하고 있다. 비배우자 인공 시술하기에 앞서서 배우자의 동의를 받아야 할 수가 있다”고 덧붙였다. 만약 사유리씨가 국내 산부인과에서 이런 시술을 받았다면 어떻게 되냐는 질문에는 “미혼 독신녀이기 때문에 처벌될 수가 있다”며 “생명윤리법은 벌칙 규정이 굉장히 강한 법으로 체형이나 아주 높은 벌금형으로만 구성됐다”고 말했다.허수경은 어떻게? “당시 관련 법 정립 안 돼 가능” 과거 방송인 허수경씨가 독신 상태에서 비배우자 시험관 시술을 받았나 하는 시청자 질문에 박 이사장은 “2007년 그 당시에는 관련 법들이 정립이 안 돼 있고 언론이나 또 실제 필드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크게 고민하지 않았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만약 아이가 커서 나중에 아빠를 찾고 싶어 하면, 알고 싶어 하면 그럼 누가 답해 줄 것이냐”, “여성 혼자 출산 결심하고 아이 낳았다가 나중에 감당하지 못해서 아이를 버린다든지 하면 어떡할 것이냐”는 등의 우려에 대해서 박 이사장은 “부작용을 굉장히 침소봉대해서 보고 있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또 박 이사장은 “선진국에서 비배우자 인공수정을 허용하는 이유는 임신과 출산에 대한 선택은 개개인이 결정할 문제지 국가나 사회가 할 수 있다. 또는 할 수 없다, 일방적으로 강요할 부분은 아니라는 원칙을 가지고 있다”며 “국가는 비혼 독신 여성이나 난임 부부에게 비배우자 인공수정을 위한 양질의 정자를 제공할 의무가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 이사장은 “비배우자 인공수정을 통해서 아기를 낳으려고 하는 사람들은 임신과 출산의 조건이 잘 갖춰진 사람들이 아기를 가지려고 한다. 비배우자 인공수정을 통해서 태어난 아이들이 정상적인 부부에서 태어난 애들보다 훨씬 건강하고 부작용이 정상적인 부부는 한 4% 나오는데 비배우자 인공수정에서는 1% 정도밖에 나오지 않는다”고 부연했다.자발적 비혼모 된 사유리 “앞으로 아들위해 살겠다” 사유리는 앞서 16일 본인의 인스타그램에 임신 당시 촬영한 사진을 게재하며 “2020년 11월 4일 한 아들의 엄마가 됐다”며 “모든 사람에게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다. 지금까지 내 위주로 살아왔지만, 앞으로는 아들을 위해 살겠다”고 출산 소식을 전했다. KBS에 따르면 사유리는 3.2kg의 건강한 남자아이를 지난 4일 일본에서 출산했다. 미혼인 사유리는 일본의 한 정자은행에 보관돼 있던 한 남성의 정자를 기증받아 출산에 성공했다. 사유리는 지난해 10월 한국의 한 산부인과를 찾았고, 당시 난소 나이가 48세로 자연임신이 어렵다는 진단을 받고 ‘자발적 미혼모’가 되기로 결심했다. 한국에선 미혼 여성에게 정자기증을 해주는 병원을 찾을 수 없었던 사유리는 본국인 일본으로 건너가 정자를 기증받고 남아를 출산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비혼모를 자처한 용기 있는 선택인지, 아빠 없는 아이를 만든 이기심인지를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불임 부부를 위해 우리도 정자·난자 기증이 쉬운 사회를 본격적으로 고민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누가 임대 살고싶다고 했나요?”…전세난 해법에 ‘호텔’ 등장(종합)

    “누가 임대 살고싶다고 했나요?”…전세난 해법에 ‘호텔’ 등장(종합)

    정부 10만가구 공급 계획전세난 해법에 ‘호텔’까지 등장리모델링해 주거용 공급이낙연 “고통 겪는 국민께 송구스러워” ‘임대차 3법’ 영향으로 수도권에서 전셋값 폭등 및 전세 품귀 현상이 광범위하게 나타나자 정부가 ‘서민‧중산층 주거안정방안’을 발표하겠다고 예고했다. 정부는 전세대책과 관련해 오피스텔, 상가건물, 호텔 등을 개조해 전·월세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세난에 숨통을 틔워줄 전세대책이라고 하지만 민심은 부정적이다. 18일 기획재정부·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19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주재하는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전세난을 잡기 위한 ‘서민·중산층 주거안정화 방안’을 발표한다. 앞서 18일로 예정됐던 회의는 참석자 일정 문제로 하루 미뤄졌다.정부, 10만 가구 공공임대주택 확대 이번 전세대책의 핵심은 공공임대주택 공급 확대다. 목표는 내년 1분기까지 10만 가구 안팎의 공급량을 확보하는 것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 등이 빈 주택을 사들이거나 임대해 전세물량으로 재공급하는 ‘매입임대’나 ‘전세임대’가 주요 카드다. 매입약정 방식도 거론된다. LH가 민간 건설사가 지을 예정인 다가구나 다세대 주택에 대해 건축 완료 전 매입을 약정해 나중에 임대주택으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관광산업이 위축된 데 따라 매물로 나온 서울 시내 호텔을 사들여 임대주택으로 공급하는 방안과 상가와 사무실, 공장 등을 주거용으로 바꿔 공급하는 방안 등도 언급된다. 업계에서는 매물로 나온 서울 이태원동 크라운관광호텔 등이 우선순위로 거론된다. 이낙연 “주거 문제 송구…호텔 개조해 전·월세로 공급”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여권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 “변화 속도를 정확히 예측하지 못했다”며 “주거 문제로 고통을 겪으시는 국민 여러분께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이 대표는 앞서 17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 참석해 ‘전세대란에 대해 국민에게 사과할 생각이 있냐’는 질문에 사과의 뜻을 전하며 “가슴이 아프고 송구스럽게 짝이 없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또 “가장 뼈아프게 생각하는 것은 우리가 변화의 속도를 정확히 예측하지 못했다는 것”이라며 “1인 가구가 폭발적으로 늘어 가구 분리가 일어나는 등 이에 대해 충분한 대비가 없었다는 게 정부와 서울시의 크나큰 패착”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이 대표는 “예측을 제대로 했는지, 예측했다면 제대로 대응을 했는지 준비를 했는지 문제가 있다”며 “수요는 몹시 탄력적인데 공급이 비탄력적이라는 특징이 있고 수요는 그때그때 생기는데 공급은 시간이 많이 걸리니 그런 것들을 충분히 감안했어야 한다”고 했다. 또 “계약갱신을 못 한 (전세 수요자)분들의 선택의 폭이 그만큼 줄어드니 공급이 줄어든 것처럼 느껴진다”고 분석한 이 대표는 “금명간 국토교통부가 전·월세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전·월세 대책에 대해 “매입주택이나 공공임대주택을 LH(한국토지주택공사), SH(서울주택도시공사)가 확보해 전·월세로 내놓거나, 오피스텔, 상가건물을 주택화해서 전·월세로 내놓을 것”이라며 “호텔 중에서도 관광산업 위축으로 건물을 내놓은 경우가 있는데 호텔 방을 주거용으로 바꿔 전·월세로 내놓는 것 정도가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전세대책에는 임대주택 주거질 향상을 위한 내용도 포함될 예정이다. 중산층 대상 35평대 공공임대를 지으면서 입주 가능한 소득 기준은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중소기업 자재만을 의무 사용하도록 한 규제도 완화해 공공임대 질을 높이는 방안이 제시될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공공임대주택 확대 공급에 이번 대책의 초점을 맞추고, 매매시장 안정 방안과 임대차 3법 등 기존 정책 방향은 수정하지 않을 방침이다. 상가·호텔을 전셋집으로…정부 대책에 민심 ‘부글’ 정부가 파격적인 대책을 내놨지만, 부동산 커뮤니티 등에는 부정적인 의견이 대다수다. 네티즌은 “누가 임대 살고 싶다고 했나요?”, “그럼 호텔에서 사는 건가요?”, “기발한 아이디어네”, “호텔 아파트화,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나라”, “어린이집, 학교, 상가, 놀이터는 있을까?”, “호텔은 너무 좁지 않을까요?”, “닭장 같은 곳에서 못 삽니다”, “내놓는 정책마다 반대로 간다”, “호텔·모텔 공실을 고쳐서 전세로 놓겠대요. 말이 되나요?”등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편,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전국의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지난주 0.27%를 기록했다. 2013년 10월 둘째 주 이후 7년 1개월 만에 최고이자 역대 2번째로 높았다. 높을수록 전세 공급이 부족하다는 것을 나타내는 전세수급지수 역시 같은 기간 수도권 기준 123.8로 최고치를 기록했다.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정자 기증’ 사유리 출산에 장성규 “기저귀 선물했다”

    ‘정자 기증’ 사유리 출산에 장성규 “기저귀 선물했다”

    일본 방송인 사유리씨의 정자 기증을 통한 비혼 출산 소식에 축하가 쏟아지고 있다. 방송인 장성규씨는 17일 “사유리 누나의 득남을 진심 다해 축하드립니다. 제 결혼식의 축가를 불러주신 누나이기에 더 기쁨이 큽니다”란 내용과 함께 사유리씨에게 기저귀를 전달한 메신저 내용을 공유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본인도 물건이지만, 책 읽어 보니 그 부모님도 장난 아닙니다. 가족 전체가 예술이에요. 축하해요, 사유리씨”라고 축하를 보냈다. 사유리씨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한 아이의 엄마가 됐다는 소식을 알렸다. 그는 “2020년 11월 4일 한 아들의 엄마가 되었다”면서 “지금까지 자기 자신을 위주로 살아왔던 제가 앞으로 아들 위해서 살겠다”고 밝혔다. 사유리씨는 결혼을 하지 않고 기증받은 정자를 통해서 아이를 낳았기에 출산 소식이 더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그는 난소 검사를 받고 신체 나이는 1979년생으로 41세지만 난소는 48세란 말에 아이를 못 가질 수도 있다는 충격으로 비혼 출산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사유리씨는 “한국에선 결혼한 사람만 시험관이 가능하고 모든 게 불법이었다”며 “아이를 낳을 수 있는 권리를 인정해줬으면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한편 한국에서는 사유리씨 이전에 방송인 허수경씨가 2008년 정자 기증으로 딸을 낳았다. 허씨는 당시 출산 과정을 KBS 1TV 다큐프로그램 ‘인간극장’을 통해 소개하기도 했다. 당시 두 번의 결혼 실패 과정에서 불임 판정을 받았던 허씨는 ‘인간극장’에서 비혼모의 길을 선택한 것과 관련해 “아무리 날 인정해 줘도 스스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여자로서 가치 있는 일을 해내는 것”이라면서 “(아이를 낳는) ‘제일 가치 있는 일을 못하는구나’ 생각해서 가슴 아팠다”고 말했다. 허씨의 딸 은서 양은 지난 2014년 KBS 2TV 예능 프로그램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어머니와 함꼐 출연해 건강한 모습을 보여줬다. 허씨는 딸을 낳은 뒤 2010년 이해영 한신대 교수와 세 번째 결혼을 해 단란한 가족의 모습을 방송을 통해 공개한 바 있다. 허씨의 출산 이후 12년이 지났지만 현행법상 미혼 여성에게 정자 기증을 금지하는 법안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보건복지부에서 주관하는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은 배아생성의료기관이 난자 또는 정자를 채취할 때에는 난자 기증자, 정자 기증자, 체외수정 시술대상자 및 해당 기증자·시술대상자의 배우자가 있는 경우 그 배우자의 서면동의를 받도록 하고 있다. 또 대한산부인과 가이드라인은 체외수정 및 배아이식을 원칙적으로 법률적 혼인관계인 부부에게만 시술하도록 하고 있어 사유리씨의 출산이 한국 사회의 ‘자발적 비혼모’에 대한 논의를 낳을 것으로 전망된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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