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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논란 투성이 미 공화당 전대, 다소 부풀려진 ‘해치법’ 논란

    논란 투성이 미 공화당 전대, 다소 부풀려진 ‘해치법’ 논란

    “그는 백악관을 소품으로 사용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가 27일(이하 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을 공화당 전당대회의 피날레 무대로 활용하는 데 대해 일갈했다. 바이든 후보는 이날 MS NBC 방송 인터뷰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후보 수락 연설을 백악관 사우스론에서 하는 것 등과 관련,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가 고수해 왔던 모든 기본 규칙과 원리들을 뒤엎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사람들이 해치법(공무 중에 혹은 공직에 따른 권한을 동원해 정치 활동을 할 수 없으며 공직자의 정치 활동에 연방 예산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한 법)을 잘 모른다는 것을 안다면서도 “해치법의 관점에서 진행되고 있는 일들을 봐라”고 말했다. 이어 “버락 오바마가 재선에 도전하면서 이와 같은 일을 하거나 내가 백악관 잔디밭이나 로즈가든에서 그런 일을 했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지 상상할 수 있느냐”고 되물었다. 대선 후보 수락연설 뿐만아니라 멜라니아 여사의 찬조연설이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진행된 것을 두고 해치법 논란이 한바탕 불거졌다. 또 이스라엘을 방문 중인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사전 녹화 방식으로 찬조연설에 나선 것도 현직 프리미엄을 재선 목적에 부당하게 행사했다는 비판으로 연결됐다. 우리의 경우에도 노무현 전 대통령의 발언이 비슷한 사전 선거운동 시비를 일으켰던 전력이 있어서 닮은 점과 다른 점을 살펴보는 일도 유익할 듯하다. 이 법은 1939년 칼 해치(민주당) 뉴멕시코주 연방 상원의원이 주도해 만들어졌다. 한 해 전 의회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들이 지지자들을 연방 정부 기관(공공사업진흥국)에 취업시킨 대가로 지지 선언을 유도한 정황을 언론이 폭로하자 제정하자고 나섰다. 연방정부 예산으로 급여를 받고 공무를 수행하는 공무원이 선거 국면에 특정인을 지지, 비방하거나 연방 예산이나 자신에게 주어진 권한을 이용해 선거 결과에 영향을 줘선 안된다는 것이 입법 취지다. 1차 해치법은 연방 공무원만을 대상으로 했지만 이듬해 2차 해치법은 연방 예산이 지원되는 각 주 및 지방 공공기관 공무원까지 범위를 확대했다. 개인이 정치단체에 내는 기부금과 선거위원회의 경비 지출 등을 엄격히 규제했다. 하지만 1993년 개정을 통해 연방공무원도 사적인 영역에서 정치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등 차츰 완화되는 추세인 것도 사실이다. 수정헌법 2조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제한한다는 반론을 일정 부분 수용했다. 우리의 국가공무원법이 대통령을 비롯한 모든 공무원이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한다고 규정된 것과 달리, 해치법은 현직 대통령이나 부통령이 유세를 벌이며 지지를 호소할 수 있도록 예외를 인정하고 있는 점이 다르다. 이런 입법 취지를 살펴볼 때 트럼프 대통령의 사우스론이나 멜라니아 여사의 로즈가든 사용은 문제될 것이 없어 보인다. 비록 관례를 벗어난 것이긴 하지만 말이다. 백악관 직원들을 동원할 수 밖에 없는데 허드렛일 수준까지 규제해야 하는 문제점이 따르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폼페이오 장관은 문제가 될 소지가 다분하다. 마크 메도스 백악관 비서실장이 전날 폴리티코 인터뷰를 통해 “법의 본래 취지를 훨씬 뛰어넘는 해석”이라며 “연방 공무원들이 정치적 지위를 이용해 다른 연방공무원들에게 특정 후보에 투표하게 하거나 선거운동을 하도록 하는 것을 금지하는 것이 본래 취지”라고 강조했다. 이어 폼페이오 장관에 대해 “워싱턴 DC 밖에서는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다”며 문제가 없다고 옹호했다. 사실 이번 전대를 통해 찬조연설을 한 백악관 인사는 래리 커들로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이달 말 백악관을 떠나기로 한 캘리앤 콘웨이 백악관 선임고문 등도 있다. 콘웨이는 지난해 6월 같은 법을 근거로 해임해야 한다는 압력을 받았다. 미국 국무장관이 찬조연설에 나선 것은 75년 만으로 오랜 관례를 깬 것이며 공무 수행 중 연설에 나선 것도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물론 폼페이오 장관은 휴식을 취하면서 개인 자격으로 한 것이어서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민주당이 주도하는 하원 외교위원회는 폼페이오 장관의 해치법 위반 가능성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167년 역사 뉴욕 센트럴파크에 첫 여성 동상 세워졌다

    167년 역사 뉴욕 센트럴파크에 첫 여성 동상 세워졌다

    미국 뉴욕 명소 센트럴 파크에 167년 역사상 처음으로 실존 여성 동상이 세워졌다고 CNN방송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동상의 모델이 된 인물들은 미국 출신 근대 여성 사회개혁가인 수전 앤서니와 엘리자베스 스탠턴, 소저너 트루스 등 3명이다. 동상은 이들 3명이 작은 원형 탁자에 모여 있는 모습을 형상화했으며, 대문호 셰익스피어와 로버트 번스, 피츠 그린 할렉 등 문학가들의 조각상 인근에 함께 세워졌다. CNN은 “이날 공개된 동상이 여성의 투표권을 인정한 수정헌법 19조가 통과된지 100년 만에 만들어진 것”이라며 “동상의 모델들은 모두 뉴욕을 중심으로 활동한 미국 여성 인권 운동의 핵심인물”이라고 설명했다. 앤서니는 여성 참정권 운동과 노예제도 폐지 운동에 헌신한 것으로 평가되며, 스탠턴은 미국 최초의 여권 집회를 주도한 인물이다. 또 트루스는 아프리카계 미국인으로 19세기 노예제 폐지와 여성인권운동에 헌신했다. 이들은 모두 여성 참정권이 인정되기 전에 사망했다. 센트럴 파크에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등 소설 속 여성을 형상화한 동상은 있었지만, 실존 여성 동상이 설치된 적은 없었다. 미 전역의 야외 조각상 가운데에서도 역사에 실존했던 여성을 형상화한 경우는 10%도 되지 않는다고 CNN은 전했다. 뉴욕시의 경우도 시 전역에 설치된 145개 동상 가운데 여성 동상은 5개에 불과하다. 이런 이유로 이번 조각상 설치는 또 하나의 유리천장을 깬 사례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번 작품을 조각한 메레디스 버그만은 “유리천장을 깬다는 말처럼 이 조각상은 ‘청동 천장’을 깬 것에 비유할 수 있다”면서 “조각상을 보는 어린 소녀들이 여성들이 수 세기 동안 이룬 업적에 대한 영감을 받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해리스 “우린 변곡점에 서 있어… 트럼프 리더십은 실패했다”

    해리스 “우린 변곡점에 서 있어… 트럼프 리더십은 실패했다”

    여성 참정권 100주년 맞아 ‘역사적 지명’펠로시·워런 등 찬조 연설 ‘여성들의 무대’해리스 “인종차별주의에는 백신이 없어미래 위해 우리를 함께 모을 대통령 필요” 힐러리 “트럼프가 못 훔칠 압도적 숫자를”“우리는 변곡점에 와 있습니다. 끊임없는 혼란은 우리를 표류하게 하고 무능은 우리를 두렵게 하며 냉담함은 우리를 외롭게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더 잘할 수 있고 더 많은 것을 받을 자격이 있습니다.” 민주당 화상 전당대회 사흘째인 19일(현지시간) 공식적으로 미국 역사상 첫 흑인 여성 부통령 후보로 지명된 카멀라 해리스(55) 상원의원은 성장 배경과 가정사를 이야기할 때 한없이 부드러운 면모를 보였다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심판을 호소할 땐 ‘여전사’라는 별칭만큼이나 단호한 태도를 보였다. 수락 연설을 위해 취재진이 띄엄띄엄 앉은 썰렁한 행사장 연단에 섰지만 승리를 향한 열정만은 뜨거웠다. 그는 “트럼프의 리더십 실패가 생명과 생계를 희생시켰다. 우리의 비극을 정치적 무기로 삼는 대통령”이라고 트럼프에게 직격을 가한 뒤 “(조) 바이든 후보는 우리의 도전을 목표로 바꾸는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트럼프의 반이민, 백인 우월주의 성향을 부각하기 위해 이민자의 후손이라는 점을 당당히 내세워 눈길을 끌었다. 특히 암 치료의 꿈을 이루려 19세에 인도에서 건너온 어머니의 가르침은 인종차별 철폐 등 사회적 정의로움에 대한 인식을 갖게 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내가 5살 때 어머니는 자메이카계 흑인인 아버지와 이혼했지만 (나를) 강한 흑인 여성으로 키웠고, 인도 유산을 자랑스럽게 여기도록 했다”며 “가족을 가장 우선시하되 다른 이들의 투쟁에 귀를 열고 동정할 줄 알라고 가르쳤다”고 했다.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외국인 혐오증이 심화되는 것에 대해 “바이러스는 눈이 없지만 우리가 서로 어떻게 보고 대하는지 정확히 안다”며 “인종차별주의에는 백신이 없다. 우리는 그 일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우리 모두가 원하는 미래를 달성하기 위해 흑인, 백인, 라티노, 아시아계, 원주민, 우리를 함께 모을 대통령이 필요하다”고 바이든에 대한 지지를 재차 호소했다. 11월 3일 대선에서 당선된다면 헌정 사상 첫 여성 부통령이 되는 그의 지명에 대해 미 언론들은 일제히 “역사적”이라고 평가했다. 해리스 후보도 연설 첫머리에서 “이 자리에 선 것은 앞선 세대의 헌신에 대한 증거”라며 여성 참정권을 명문화한 수정헌법 19조가 비준된 지 100주년이 되는 해라고 말했다. 이런 의미 부여에 맞게 이날 전대는 여성의 무대였다. 2016년 대선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경선 경쟁자였던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과거 총기 난사 사건을 딛고 기적적으로 살아난 개브리엘 기퍼즈 전 연방 하원의원 등이 찬조 연설자로 출동했다. 힐러리 전 장관은 “바이든과 해리스는 300만표를 더 얻고도 질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가 몰래 가져가거나 훔칠 수 없는 압도적인 숫자가 필요하다”며 “(4년 전처럼) 또 한번 후회하는 선거가 돼선 안 된다. 우리 삶과 생계가 걸린 것처럼 투표하라”고 독려했다. 지난 대선 때 자신이 전국 득표수에서 282만표 앞서고도 주요 경합주를 내주는 바람에 승자독식 방식에 따라 선거인단 수에서 74표 뒤져 분루를 삼켰던 전례를 상기시킨 것이다. 수락 연설 뒤 화상으로 시민들의 축하를 받은 해리스 후보는 무대에 오른 남편 더글러스 엠호프 변호사, 바이든 후보 부부와 함께 이들의 환호에 답했다. 사상 첫 ‘세컨드 젠틀맨’을 예약한 엠호프는 부인의 선거운동 지원을 위해 휴직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은 20일 바이든 후보의 수락 연설을 끝으로 나흘간의 전대 일정을 마무리한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서울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임병선의 시시콜콜] 해리스 두려워진 트럼프 또 ‘출생지 타령’

    [임병선의 시시콜콜] 해리스 두려워진 트럼프 또 ‘출생지 타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엉터리 얘기를 늘어놓는 것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그런데 민주당의 대선 후보 지명이 유력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11월 대선에 부통령 후보로 지명한 카멀라 해리스(56)가 미국에서 태어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한발 나아가 이민으로 이뤄진 미국의 건국 이념을 부정하고 인종주의 편견이 잔뜩 묻어나는 것으로 판명된 헌법학자의 오래 전 주장을 고장난 녹음기마냥 되풀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이하 현지시간) 기자회견 도중 해리스 상원의원이 미국 부통령으로 입후보할 자격을 갖추지 못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그녀가 자격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얘기를 오늘도 들었다. 어찌됐던 그 얘기를 쓴 변호사는 엄청난 자격과 재능을 갖춘 이”라고 주장했다.이어 “그게 맞는 얘기인지 모른다. (하지만) 부통령 후보로 선택하기 전에 민주당이 점검했어야 한다고 추정해볼 수 있다”면서 “그들의 얘기인즉 그녀가 이 나라에서 태어나지 않았기 때문에 자격이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해리스는 자메이카 출신 아버지와 인도인 어머니 사이에서 1964년 10월 21일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에서 태어난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한 기자는 이를 지적하면서 다만 그녀의 부모들이 당시 합법적인 영주권을 갖고 있었는지가 쟁점이 될 수는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미국에서 태어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역시 입후보 자격이 없다는 이른바 출생지 이론을 몇년에 걸쳐 줄기차게 전파해온 것은 널리 알려져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봤다는 얘기는 보수단체 주디셜 와치의 팀 핏턴 소장이 트위터에 올린 글을 다시 올린 트럼프 캠프 고문인 제나 엘리스의 포스트를 본 것이었다. 핏턴은 “미국 헌법의 시민권 조항에 의거해 해리스가 부통령 자격이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털어놓았다. 예전에 잡지 뉴스위크의 오피니언 면에 실렸던 캘리포니아주 채프먼 대학의 법학교수 존 이스트먼의 글 한 대목을 공유했다. 이스트먼 교수는 헌법 2조의 문구 “시민으로 자연히 태어나지 않은 사람은 대통령 직무에 자격을 갖추지 못한다”를 인용했고, 수정헌법 14조에도 “모든 사람은 미국에서 태어나야 하며 그래야만 사법권의 귀속을 주장할 수 있다”를 주장의 근거로 삼았다. 그의 논리를 좇으면 딸이 태어날 당시 부모들이 학생 비자를 갖고 있는 상황이었으면 미국 시민권을 없었던 것이어서 문제가 된다는 주장으로 연결된다. 그러나 다른 헌법학자는 CBS 뉴스에 이스트먼 교수의 주장은 “진짜 바보 같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버클리 로스쿨의 에르윈 체메린스키 학장은 이메일 답변을 통해 “수정헌법 14조의 1절에는 미국에서 태어난 누구나 미국 시민이라고 분명히 규정돼 있다”면서 “연방 대법원도 1890년대 이후 같은 판례를 유지하고 있으며 카멀라 해리스는 명백히 미국에서 태어났다”고 반박했다. 미국 수정헌법 14조 제1절 : 미국에서 태어나거나, 귀화한 자 및 그 사법권에 속하게 된 사람 모두가 미국 시민이며 사는 주 시민이다. 어떤 주도 미국 시민의 특권 또는 면책 권한을 제한하는 법을 만들거나 강제해서는 안 된다. 또한 어떤 주에도 법의 적정 절차 없이 개인의 생명, 자유 또는 재산을 빼앗아서는 안 되며, 그 사법권 범위에서 개인에 대한 법의 동등한 보호를 거부하지 못한다. ‘그 사법권에 속하게 된 사람’이란 미국 영토 밖에서 태어난 미국인의 친생자를 가리킨다. 임병선 논설위원 bsnim@seoul.co.kr
  • [씨줄날줄] 카멀라 해리스와 ‘버싱’/임병선 논설위원

    [씨줄날줄] 카멀라 해리스와 ‘버싱’/임병선 논설위원

    불과 50년 전 미국에 버싱(busing) 정책이란 것이 있었다. 어릴 적부터 피부색에 따른 경계심과 배척하는 마음이 자라지 않게 하려고 도심의 흑인 학생들을 버스에 태워 백인 일색의 교외 학교로 통학시켰다. 반발이 적잖았다. 1971년 연방 대법원은 인종차별을 철폐하려는 학교들에 허용될 수 있는 방안이라고 판결했다. 리처드 닉슨 대통령이 텔레비전 연설을 통해 격렬하게 공격했다. 오는 11월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맞서는 민주당의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그 시절 상원의원이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부통령 후보로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을 지명하며 버싱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해리스 의원은 지난해 6월 민주당 대선 경선 토론 도중 바이든을 겨냥해 “당신은 그들(공화당)과 버싱 반대에 협력했다. 당시 캘리포니아주에 매일 버스를 타고 학교에 가던 소녀가 있었다. 그 소녀가 바로 나”라며 울먹였다.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승리한다면 미국은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이면서 흑인인 부통령이 취임하는 장면을 보게 될 것이다. 올해 56세인 해리스 부통령 후보는 자메이카계인 아버지와 인도계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인물로, 2004년 샌프란시스코의 첫 흑인 여성 검찰총장을 지냈다. 미국의 흑백 분리 이력은 1990년대에야 아파르트헤이트(인종 분리)를 철폐한 남아프리카공화국 못잖았다. 1896년 연방 대법원은 ‘플레시 대 퍼거슨 판례’를 내놓는다. 버스 좌석을 흑인과 백인이 앉는 곳으로 나눈 것이 수정헌법 14조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결했다. ‘분리하되 평등하다’ 이론이다. 해리 트루먼 대통령이 1948년 군대에서의 흑백 분리를 철폐했는데, 한국전쟁은 흑인 병사가 처음 참전한 전쟁이다. 같은 해 흑인 학생이 오클라호마주립대 법학전문대학원 입시에서 떨어졌다. 백인 전용이 이유다. 그는 흑인이 다닐 수 있는 주립대 대학원도 있어야 한다고 소송해 승소했다. 졸속으로 흑인 전용 대학원이 설립돼 그는 다시 법원에 호소해 바라던 대학원에 입학했다. 물론 공간은 백인들과 분리됐다. 당시 터미널 화장실의 변기마저 흑백이 분리됐고, 흑인에게 투표권을 안 주려고 여러 주들은 별의별 입법을 다했다. 읽기 능력 시험에서 백인은 고양이(cat) 철자를 쓰게 하고, 흑인은 헌법(constitution) 등을 쓰고 라틴어 문장을 해석하게 했다. 나치 지도부가 유대인 격리를 정당화하려고 미국 남부 주들의 흑백 분리를 참고했다는 얘기도 전해진다. 흑백의 조화가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은 소녀가 미국 부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 유예→재개→중단→집행 17년 만에 미 연방 사형 집행

    유예→재개→중단→집행 17년 만에 미 연방 사형 집행

    미국 법원들이 네 차례나 결정을 번복하는 진통 끝에 17년 만에 연방정부 차원의 사형이 집행됐다. 미국 대법원은 전날 집행을 불과 몇 시간 앞두고 보류시킨 워싱턴 DC 연방지방법원의 판결을 14일(이하 현지시간) 뒤집고 인디애나주의 테러호트 연방교도소에 수감 중인 사형수 대니얼 루이스 리(47)에 대한 사형을 집행하도록 했다. 대법관들은 투표까지 했는데 집행하라는 쪽이 5-4로 우세했다. 리는 결국 이날 오전 8시 7분(한국시간 오후 9시 7분) 치사량에 이르는 강력한 진정제 펜토바르비탈을 주사로 맞고 숨을 거뒀다. 2003년 트레이시 조이 맥브라이드(당시 19) 장병을 살해한 걸프전 참전 용사 루이스 존스 주니어(당시 53)를 처형한 이후 미국에서는 연방 사형 집행이 없었는데 이날 17년 만에 형이 집행됐다. 앞서 연방지방법원은 리를 포함해 7~8월에 예정된 4건의 사형 집행을 보류하겠다며 지난해 법무부가 공표한 새로운 사형 집행 규정에 관해 “여전히 해결해야 할 법적 문제가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법무부가 제시한 독극물 주사 방식의 사형이 ‘잔인하고 이례적인 형벌’을 금지한 수정헌법 8조 위반이라는 이의가 제기됐다는 것이었다. 리는 1996년 아칸소주에서 총기 거래상 부부와 여덟 살 딸을 살해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극단적 백인 우월주의자였던 그는 세 가족을 고문하고 살해한 뒤 호수에 시신들을 던져버렸다. 원래 지난해 12월 집행될 예정이었지만 법원이 사형 선고를 실행에 옮기는 일을 계속 막아왔다.더 앞서서는 인디애나폴리스 연방지방법원과 관할 항소법원이 형 집행 문제를 두고 각각 유예와 재개 결정을 내리며 하루 만에 결정이 번복되기도 했다. 제7 연방 순회 항소법원은 살해된 일가족의 유족이 “바이러스에 감염될까 두렵다”며 코로나19 대유행이 끝날 때까지 집행을 미뤄달라고 간청한 것을 받아들였던 하급심을 12일 뒤집고 형을 집행하기로 결정했다. 항소법원은 피해자 유족들이 반드시 집행 현장을 참관해야 한다는 규정이 없다는 이유를 들었다. 1972년 연방 대법원은 주법과 연방법에 있던 사형 제도를 모두 불법이라고 규정하고 기존의 사형 선고를 모두 없던 일로 만들었다. 하지만 4년 뒤 대법원은 몇개 주의 사형 선고를 다시 인정했으며 1988년 정부는 다시 연방 차원에서도 사형 선고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입법안을 통과시켰다. 사형 선고 정보센터에 따르면 1988년부터 2018년까지 연방 재판에서 사형이 언도된 사람은 78명이었는데 실제 집행이 이뤄진 사례는 셋 밖에 안된다. 그리고 현재 연방 사형수로 수감 중인 사람은 62명이다. 리의 뒤를 이어 세 명의 사형수에 대한 집행이 예정돼 있는데 모두 어린이를 살해한 공통점이 있다. 2003년 미주리주에서 16세 소녀를 강간하고 살해한 뒤 시신을 토막내고 불태우는가 하면 연못에 유기한 웨슬리 이라 퍼키의 집행이 15일 예정돼 있고, 2004년 아이오와주에서 여섯 살, 열 살 소녀 둘을 포함해 5명을 총 쏴 죽인 더스틴 리 혼켄이 17일 예정돼 있다. 또 2001년 미주리주의 교회 뒤에서 10세 소녀를 강간하고 살해한 키스 드웨인 넬슨의 형 집행이 다음달이다. 넷 모두 백인이지만 미국의 사형제 반대 목소리에는 늘 인종 문제가 결부돼 있었다. 사형 선고 정보센터에 따르면 처형된 이들의 34%는 흑인이었고, 현재 사형이 언도된 이들의 42%가 흑인이다. 미국 인구 중 흑인 비중은 13.4% 밖에 안된다. 한 시민단체의 통계에 따르면 미국 내 28개 주에서 사형은 적법한 처벌이며 1976년 이후 1519건의 사형이 집행됐다. 텍사스주가(570건), 버지니아주(113건) 오클라호마주(112건) 순으로 많았다. 지난 1월 1일 현재 미국의 사형수는 2620명이었다. 캘리포니아주가 725명으로 가장 많았는데 1976년 이후 집행은 13건 밖에 되지 않았다. 집행 방법으로는 독극물 주사가 1339건, 총살이 3건 뿐이었다. 2002년 이후 정신지체자에게 사형을 집행하는 일은 불법이 됐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열린세상]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 1919년부터 2020년까지/이승선 충남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열린세상]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 1919년부터 2020년까지/이승선 충남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전단을 배포한 사회당 간부가 방첩법 위반죄로 체포됐다. 징병제도를 비판한 전단이었다. 징집된 병사의 처지가 감옥의 기결수보다 못하고 징병제도는 가장 악독한 형태의 독재라는 표현도 있었다. 징병제는 인간성에 대한 끔찍한 범죄라고 규정했다. 징병제를 반대하는 표현을 처벌하는 것은 위헌이라고 주장했다. 체포된 사람은 총서기 셍크였다. 유죄가 선고됐다. 셍크는 최고재판소에 상고했다. 1919년 3월 3일 미연방대법원은 대법관 9명의 일치 의견으로 그의 유죄를 확정했다. 표현 자유의 강력한 옹호자이자 위대한 반대자로 명성을 얻은 홈스 판사가 법정 의견을 집필했다. ‘명백 현존하는 위험’의 원칙이 천명됐다. 홈스 대법관은 수정헌법 제1조의 표현의 자유는 실질적인 해악을 초래할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이 있을 때 제한된다고 판시했다. 평상시 같으면 충분히 보장받았을 표현이라도 전쟁 상황에서 보호 여건은 다르다고 보았다. 평온한 극장에서 갑자기 거짓말로 “불이야”라고 외쳐 관객들의 공황을 야기하는 행위는 표현의 자유 보호 대상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해 11월 선고된 에이브럼스 판결에서 홈스 판사는 다수 재판관과 다른 소수 반대 의견을 냈다. 이 재판에서 홈스의 ‘명백 현존하는 위험’의 원칙은 더욱 정교해졌다. 사상의 자유시장 이론도 설시됐다. 브랜다이스 대법관이 홈스의 반대 의견에 동조했다. 1990년 4월 2일 한국의 헌법재판소는 ‘명백한 위험’ 원리를 채택했다. 국가보안법상의 찬양, 고무 등과 같은 개념이 헌법상 죄형법정주의를 위반하는지 여부를 심판한 결정이었다. 다수 재판관은 해당 조항이 위헌의 가능성이 있다고 전제했다. 그러나 법관들이 재판할 때 국가의 존립·안전을 위태롭게 하거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위해를 줄 ‘명백한 위험성’이 있는 경우에 한정해서 적용한다면 해당 조항은 위헌이 아니라는 결정을 내렸다. 변정수 재판관은 위헌이라는 반대 의견을 냈다. 법률 조항의 위헌성을 확인했으면 마땅히 위헌을 선언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책무라고 밝혔다. 그는 표현의 자유는 법률이 금하는 해악을 초래할 ‘명백하고도 현실적인 위험성’ 즉 ‘명백 현존하는 위험’이 입증된 때 제한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2020년 ‘명백 현존하는 위험’의 원칙이 소환됐다. 이아무개는 2005년부터 대형 풍선을 발명하고 대북 전단을 살포했다. 북한은 대북 전단 살포를 계속할 경우 물리적 보복을 하겠다고 공언했다. 2014년 10월 대북 전단이 살포되자 북한은 경기도 연천 지역에 고사포를 쏘았다. 이아무개는 군과 경찰이 대북 전단을 날리는 행위를 제지하고 대북 전단 살포 행위를 보호해 주지 않아 표현의 자유를 침해당했다며 국가를 상대로 5000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그는 전단 살포는 ‘명백, 현존하는 위험’이 있을 때 제한될 수 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1심 법원과 항소심, 대법원은 이아무개의 대북 전단 살포가 그가 말한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을 야기한다고 판단했다. 접경 지역 주민들의 생명과 신체에 대한 급박하고 심각한 위험을 발생시키는 행위라는 것이다. 2016년 2월 25일 대법원은 이른바 ‘대북 전단’ 사건 상고심에서 심리불속행 기각하고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일부 정치권과 언론은 최근 대북 전단 쟁점에 대해 헌법상 기본권인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이 없는 대북 전단 살포를 보장해야 한다는 뜻일 것이다. 명분은 거창하나 상황 인식은 냉정하지 못하다. 안전장치를 해제한 급박한 총구 앞에서 시시각각 생명의 위협을 겪어야 하는 접경지 주민에게 대북 전단 살포 행위는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 원칙과 관련해 언론이 상기할 점이 또 있다. 옥스퍼드대학 로이터 저널리즘연구소는 해마다 40개 나라의 언론 신뢰도를 발표한다. 한국은 몇 년째 계속 꼴찌다. 올해도 그렇다. 반론 보장과 팩트체크를 소홀히 하고 선동적인 혐오적 주장까지도 언론의 자유로 포장하는 그릇된 관행을 벗어나야 한다. 독자들이 언론을 떠나고 있다. 뉴스를 생산해 생존하는 언론에게 이것보다 더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이 어디 있겠는가.
  • 트럼프 조카딸 책 출간 2주 앞당기며 “삼촌은 사기가 삶의 방식”

    트럼프 조카딸 책 출간 2주 앞당기며 “삼촌은 사기가 삶의 방식”

    “지금의 도널드(트럼프 미국 대통령)는 세 살 때의 모습과 많이 닮아 있다. 성장, 학습, 발전할 수 없고 감정을 조절하거나, 반응을 절제하거나, 정보를 받아들이고 분석하는 게 불가능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조카딸 메리 트럼프(55)가 오는 14일(이하 현지시간) 출간 시기를 2주 앞당기기로 한 책 ‘너무 많고 절대 충분치 않다(Too Much and Never Enough)’의 핵심 내용 일부를 공개했는데 뉴욕 퀸스 중심부의 저택에서 유년 시절의 대부분을 함께 보낸 삼촌이자 제45대 미국 대통령을 이렇게 묘사했다. 1981년 세상을 떠난 트럼프 대통령의 친형 프레드 주니어의 딸인 메리는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관찰한 트럼프 대통령의 과거를 풀어내며 책의 부제 ‘어떻게 우리 가족은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남자를 만들었나’ 돌아보고 있다. 출판사 사이먼앤드슈스터는 6일 폭발적인 수요와 비상한 관심을 고려해 메리의 책을 오는 14일 출간하겠다고 밝히며 내용 일부를 공개했다. 출판사 홈페이지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어쩌다 “세계의 보건, 경제적 안정, 사회구조를 위협하는 남자가 됐는지 설명하기 위해 트럼프 가문의 어두운 역사를 조명했다”고 소개했다. 메리는 서문에서 이 책은 “세상에서 가장 눈에 띄고 강력한 가문의 이야기”라며 자신을 “삼촌(트럼프 대통령)의 유일한 조카딸이자 훈련받은 임상 심리학자로서 가문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유일한 트럼프 가문의 구성원”이라고 소개했다. 출판사는 메리의 신간을 읽다 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금전적인 가치와 개인의 가치를 동일시”하고, “인간을 오직 돈으로만 평가하고, “사기를 삶의 한 방식”으로 여기는 등 “비뚤어진 가치관을 갖게 됐는지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실 이보다 더 폭발력 있는 폭로는 트럼프 대통령이 “사기성” 짙은 세금 탈루 계획에 의거해 아버지의 부동산으로부터 4억 달러(약 4799억원)를 챙긴 일이다. 일간 뉴욕타임스(NYT) 기자는 이를 특종 보도해 퓰리처상을 수상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의 금융 정보에 관한 문건을 건넨 사람이 바로 메리 자신이었다고 고백하는 내용도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앞서 트럼프 대통령의 동생 로버트는 메리와 출판사를 상대로 뉴욕주 1심법원에 출판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가 승소했지만, 항소법원은 출간 일시 중지 명령을 해제했다. 출판사 측은 이미 7만 5000부 인쇄를 마치고 서점가에 뿌릴 준비를 갖췄다. 1심 법원은 지난달 30일 ‘메리가 비밀유지 계약을 위반했다’는 로버트의 주장을 받아들여 책 출간을 일시 중단시켰으나, 출판사 측은 표현의 자유를 보장한 수정헌법 1조에 어긋나는 결정이라며 곧바로 항소했다. 사실 1심 법원도 여지를 남기긴 했다. 메리와 트럼프 대통령이 체결했다는 비밀 유지 협약의 유효기간도 20년이었다. 해서 법원은 오는 10일 청문회를 열겠다고 약속했던 터였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미 법원, 트럼프 조카딸이 폭로하는 가족사 책 “출간 안돼, 당장은”

    미 법원, 트럼프 조카딸이 폭로하는 가족사 책 “출간 안돼, 당장은”

    책 제목부터 패러독스를 품고 있다. ‘너무 많고 절대 충분치 않다-어떻게 우리 가족은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남자를 만들었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조카딸이 집필한 가문의 비밀을 담고 있다. 법원도 너무 많다고 판단한 것 같다. 뉴욕 연방법원 판사는 1981년 세상을 떠난 트럼프 대통령의 친형 프레드 주니어의 딸인 메리(55)가 오는 28일(이하 현지시간) 출간할 예정인 이 책을 당분간 출간하지 말라고 30일 결정했다. 그리고 정식 청문회를 오는 10일 뉴욕의 더치스 카운티에서 열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동생인 로버트가 낸 출판 금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한 것이라고 영국 BBC가 전했다. 물론 메리의 변호인들은 표현의 자유를 보장한 수정헌법 1조에 어긋난다며 즉각 항소하기로 했다. 출판사 ‘사이먼 앤 슈스터’가 펴내는 이 책에는 벌써 엄청난 선주문이 몰려 4쇄 인쇄까지 마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로버트와 트럼프 대통령 측은 인쇄를 마치고 매장으로 이동하는 일을 막겠다는 것이 우선 목표였다. 그러나 출판사는 법원에 제출한 서류를 통해 이미 7만 5000권 가량이 인쇄 및 제본을 마치고 “수천 권”이 크고 작은 도소매 업체 등에 배포됐다면서 “배포된 책들에 대해서는 통제권이 없다”고 말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보도했다. 또 메리를 포함한 가족들이 약 20년 전 맺은 트럼프 대통령 관련 비밀 유지 계약에 대해서도 알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메리가 기밀 유지 약속을 어겼다는 이유만으로 계약 당사자도 아닌 출판사를 압박해 책 발행을 중단시키고 배송을 못하게 하려 한다”며 “미국에서 이런 일은 전례가 없을 것”이라고 항변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연임에 도전하는 후보로 공식 지명하는 공화당 전국위원회 대회를 몇 주 앞두고 서점가에 깔릴 예정이었던 이 책 내용 가운데 가장 핵심적으로 알려진 폭로는 트럼프 대통령이 “사기성” 짙은 세금 탈루 계획에 의거해 아버지의 부동산으로부터 4억 달러(약 4799억원)를 챙긴 일이다. 일간 뉴욕타임스(NYT) 기자는 이를 특종 보도해 퓰리처상을 수상했는데 그에게 트럼프 대통령의 금융 정보에 관한 문건을 건넨 사람이 바로 메리 자신이었다고 고백하는 내용도 담겨 있다. 앞서 법무부가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회고록 ‘그 일이 일어난 방’에 대한 출판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을 땐 이미 책들이 서점 및 언론사들에 공급된 상태였고, 결국 언론사들이 책의 주요 내용을 공식 출간 전에 보도한 상태라 법원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출판사 ‘사이먼 앤 슈스터’ 홈페이지에는 이 책이 “트럼프 대통령과 그를 만들어낸 해로운 가족에 대한 권위있는 폭로성 묘사”라고 소개돼 있다. 이어 “메리는 가족의 어두운 역사를 보여줌으로써 삼촌이 현재 전 세계의 보건, 경제적 안전, 사회적 기반을 위협하는 사람이 된 과정을 설명한다”고 적혀 있다. 로버트는 가처분신청을 내며 메리가 비밀유지 계약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메리는 2000년 친척을 상대로 할아버지 프레드 시니어의 유산을 둘러싼 소송을 제기했는데, 합의 과정에서 2001년 자신과 트럼프 대통령 등 가족과의 관계에 대한 내용을 출판해선 안 된다는 비밀유지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도 메리의 저서 출간에 대해 “비밀유지계약 위반”이라고 반발한 바 있다. 20년 계약인데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보고, 메리는 그렇지 않다고 보는 것으로 이해된다. 로버트는 성명을 통해 “메리가 금전적 이익을 위해 가족 관계를 선정적으로 다루고 잘못 묘사하는 것은 세상을 떠난 형 프레드와 우리 부모님의 기억에 대한 부당한 짓”이라며 “나와 다른 가족은 내 형인 대통령이 매우 자랑스럽고, 메리의 행위는 수치스럽다는 마음이 든다”고 비판했다. 메리 측 변호인은 성명을 통해 대통령과 그 가족이 공적으로 매우 중요한 내용을 다룬 책을 억압하려 한다고 반발했다. 그는 “그들은 대중이 진실을 알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위법한 사전 검열을 밀어붙이고 있다”며 “법원은 표현의 자유를 이토록 뻔뻔하게 침해하는 행위를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기대했는데 일단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시진핑에 “재선 도와달라” 부탁한 트럼프… 농산물 수출·인권유린 ‘맞딜’ 시도

    트럼프 재선 노리며 중국에 농산물 수출 요청위구르 수용캠프 건설에는 “옳은 일” 맞장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선을 위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미국의 농산물 수출 및 중국의 소수민족 수용캠프 운영을 맞교환하려 했다고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자신의 회고록에서 폭로했다. 겉으로는 인권 등 민주적 가치를 옹호하며 중국을 ‘때리면서‘ 뒤로는 재선용 농산물 협상과 인권 유린 의혹을 맞바꾸는 이중적 자세를 취했다는 비판이다. 17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 현지 언론들이 전한 볼턴 전 보좌관 저서 ‘그것이 일어난 방’의 발췌 내용에 따르면, 지난해 6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당시 미중 양자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재선을 도와달라’고 간곡히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농민(들의 표심)이 중요하고, 그렇기 때문에 중국이 대두·밀 등 농산물 수입을 해달라”고 직접 부탁했다는 것이다. 이에 시 주석이 이런 내용의 협상재개에 동의한 직후, 반대급부로 ‘위구르 지역 중국 캠프에 대한 필요성’을 설명하자, 트럼프 역시 동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이 캠프 건설을 밀고 나가야 한다, 그것은 정확히 옳은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는 것이 볼턴의 주장이다. 시 주석이 언급한 위구르 ‘재교육 캠프’는 미 국무부 및 국제인권단체들에 따르면 사실상 강제수용소로, 이슬람 소수민족인 위구르족을 비롯, 카자흐족, 키르키즈족 등 100만명 이상을 억류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인권단체들은 이곳에서 각종 고문, 성착취, 강제노동, 자녀분리 등이 자행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 수정헌법 제1조가 종교적 신념·관행에 대한 권리를 보호하고, 정부가 종교를 창조하거나 찬성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미국 대통령 발언으로서는 놀라운 것이라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홍콩 시위 당시에도 “난 개입하고 싶지 않다. 우리도 마찬가지로 인권문제가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는 게 볼턴의 주장이다. 공교롭게도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2020년 위구르 인권정책 법’에 서명했다. 이슬람 소수민족 인권 탄압에 책임이 있는 중국 당국자를 제재할 수 있도록 한 법안으로, 즉각 중국은 내정간섭이라며 반발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美 짝짓기 원조 ‘바첼러’ 24시즌 만에 흑인 주연으로 기용

    美 짝짓기 원조 ‘바첼러’ 24시즌 만에 흑인 주연으로 기용

    미국 ABC 방송이 리얼리티 짝짓기 프로그램 ‘바첼러’에 처음으로 아프리카계 미국인을 주연으로 기용한다고 밝혀 눈길을 끈다. 18년 동안 24시즌까지 이어질 만큼 커다란 인기를 끈 짝짓기 프로그램의 원조 격인데 지금까지 한 명의 흑인도 주연으로 출연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도리어 놀랍다. 주인공은 28세 부동산 중개인 맷 제임스. ABC는 12일(현지시간) 이 프로그램의 인종 다양성이 결여돼 있다는 지적을 수용해 다음 시즌부터 그를 주인공으로 내세운다고 밝혔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맷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때문에 연기된 새 시즌의 주인공 클레어 크롤리와 함께 경쟁하는 역할로 출연할 예정이었는데 주연으로 격상된 것이다. 사실 2017년에 이 프로그램의 여자판 스핀오프인 ‘바첼러레트’에 흑인 스타가 딱 한 차례 나온 적은 있었지만 이 쇼에서는 검은색 피부의 주인공은 없었다. 제임스는 이날 같은 방송의 ‘굿모닝 아메리카’ 인터뷰를 통해 자신을 기용하는 것이 “올바른 방향으로 내디딘 한 걸음”이라며 “옳은 일을 하는 데 있어 나쁜 시기란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근 이 프로그램에는 인종차별 항의 물결이 드높은 미국 사회 분위기를 감안해 흑인을 출연시켜야 한다는 온라인 청원에 8만 6000명 이상이 서명하기도 했다. 아예 다음 시즌을 ‘블랙 바첼러’로 바꾸고 흑인과 소수인종, 유색인종 등으로 35%를 채우라는 요구도 있었다. 바첼러레트에 최초이자 마지막 주인공을 출연했던 레이철 린제이는 실제로 경연 우승자와 결혼에 골인했는데 자신이 선구자가 돼지만 그 뒤로는 하나도 나아진 것이 없다고 개탄했다. 2002년에 시작된 이 시리즈는 바첼러가 24시즌, 바첼러레트가 15시즌까지 진행됐다. 지난달 바첼러 24시즌 마지막회 시청자는 850만명으로 집계됐다. 2012년 두 명의 경쟁자 출연 예정자가 백인 시청자를 주 타깃으로 삼아 인종 다양성을 충족시키지 않는다고 집단 소송을 제기했으나 판사가 제작진이 수정헌법 1조 표현의 자유를 존중하면서 캐스팅할 권리가 있다며 각하한 적이 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흑인 살해 항의시위 생중계 흑인 기자도, 끔찍한 백인 경관도 체포

    흑인 살해 항의시위 생중계 흑인 기자도, 끔찍한 백인 경관도 체포

    비무장 흑인 조지 플로이드(46)가 경찰에 체포되는 과정에 백인 경관의 무릎에 목이 눌려 사망한 사건에 항의하기 위해 사흘째 야간 시위가 이어진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시위 상황을 생중계하던 CNN 기자가 체포됐다가 풀려난 일이 분노에 기름을 붓고 있다. 29일(이하 현지시간) 새벽 5시쯤 현장에서 앵커와 문답을 주고받던 오마르 히메네즈 기자를 경찰이 체포했다. 뜻밖에 체포를 당한 히메네즈 기자는 “내가 왜 체포되는 거냐”고 계속 물었지만 경관은 말 없이 수갑을 꺼내 그의 두 손을 뒤에서 채웠다. 히메네즈 기자는 흥분하지 않고 침착하게 응하며 체포 과정까지도 차분히 중계하는 기자 정신을 발휘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약탈이 일어나면 발포해도 좋다”는 취지의 글을 트위터에 올린 직후라 시 전역에 긴장감이 팽배했던 상황이었다. 경찰은 히메네즈 기자를 어디론가 연행해 간 뒤 현장에 있던 촬영기자 및 스태프까지 차례로 체포했고, 이 모든 과정은 CNN을 통해 생생하게 중계됐다. 카메라 기자가 체포에 응하기 위해 카메라를 아스팔트 위에 내려놓은 상태에서도 중계는 계속되고 있었다. 이 영상을 소셜미디어에서 접한 미국 국민들은 경찰이 플로이드를 살해한 동료 경관은 놔두고 무고한 흑인 기자를 대신 체포했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히메네즈 기자 역시 흑인이다. 다행히 그를 비롯해 체포됐던 CNN 스태프 모두 몇 시간 뒤 풀려났다. CNN은 언론 자유를 보장하는 수정헌법 1조를 위반한 것이라고 항의했고, 팀 월츠 미네소타주 지사는 이번 사건에 대해 이날 아침 즉각 사과했다.한편 플로이드를 무릎으로 찍어 눌러 사망에 이르게 한 경관 데릭 쇼빈(44)은 29일 체포돼 살인 및 우발적 살인 혐의로 기소됐다. 미네소타주 사법당국은 앞서 문제 경관들을 기소하겠다는 입장을 뒤늦게 밝혔다. 쇼빈은 지난 25일 위조수표 관련 혐의로 플로이드를 체포하는 과정에 지나치게 강압적인 방식을 돌원했다. 그가 무릎으로 누른 시간은 당초 알려진 5분보다 훨씬 긴 무려 8분 26초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더한다. 쇼빈은 또 미니애폴리스경찰 내사과에 18건의 민원이 제기된 전력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다만 구체적인 민원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연루된 경찰관 넷은 모두 파면된 상태다. 키스 엘리슨 미네소타주 검찰총장은 “인정받을 수 있는 유죄 판결을 확실히 받아내기를 원하고 불행히도 여기에 우리들이 원하는 것보다 더 많은 시간이 걸리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 경찰·검찰은 물론 연방검찰과 연방수사국(FBI)까지 수사에 착수했지만 연루된 경찰관들에 대한 혐의는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발표된 것이 없다. 한편 미니애폴리스에서는 현지 경찰서까지 불에 타면서 항의 시위가 격화하고 있다. 시위대의 방화와 투석 행위가 이어지는 등 시가전을 방불케 했다. 경찰 당국은 전날 직원을 보호하기 위해 시위 현장 인근 경찰서에 대피 명령을 내렸고, 시위대는 텅 빈 경찰서에 난입해 불을 지른 뒤 환호했다. 제이컵 프라이 미니애폴리스 시장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고통과 분노를 이해하지만, 약탈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폭동 사태는 미시시피강 건너 미니애폴리스를 마주 바라보는 ‘쌍둥이 도시’(트윈시티) 세인트폴로도 번졌다. 200여개 상점이 약탈당했고, 화재 수십건이 발생했다. 미네소타주는 전날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미니애폴리스와 세인트폴에 주 방위군 500여명을 투입했다. 시위는 10여개 도시로 번지면서 긴장감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뉴욕주 뉴욕,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애리조나주 피닉스, 콜로라도주 덴버, 켄터키주 루이빌, 테네시주 멤피스, 오하이오주 콜럼버스, 뉴멕시코주 앨버커키, 오리건주 포틀랜드, 플로리다주 올랜도로 확산했다. 뉴욕에서는 경찰관 두 명이 뇌진탕을 입었고, 경찰은 폭행 혐의로 최소 72명을 체포했다. 켄터키주 루이빌에서는 총격 사건까지 발생해 7명이 다쳤다. 경찰 당국은 시위 현장에서 경찰관이 총을 발사하지 않았고, 시위대가 총격 사건을 일으켰다고 전했다. 뉴멕시코주 앨버커키 시위에서도 총격 사건이 발생해 4명이 체포됐다. 콜로라도주 덴버에서는 주의회 의사당을 향해 시위대가 총을 쏘는 상황이 빚어졌으나 다행히 다친 사람은 없었다. 오하이오주 콜럼버스에 모인 수백명은 주의회 의사당을 훼손했고, 상점과 주택가 창문을 부수며 폭력 시위를 벌였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트럼프의 트위터 보복…“본인이 불리할텐데”

    트럼프의 트위터 보복…“본인이 불리할텐데”

    트위터가 자신의 트윗에 사실확인 경고 붙이자트럼프 즉시 ‘SNS에 면책권 박탈 행정명령’ 서명SNS 이용자 차별 때 법적 보호 안 해준다는 내용 민주·IT업계 “언론 자유 억압한 행위” 비판 거세NYT “면책 없어지면 허위·명예훼손글에 더 민감결국 트럼프 자신의 글, 더 많이 제약될 것” 분석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게시물에 ‘사실확인이 필요하다’는 경고문을 붙였던 트위터에 대해 ‘면책권 박탈’로 보복에 나섰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업체가 이용자의 게시물을 임의로 고치거나 삭제하면 법적 면책 대상에서 제외하는 내용의 현장명령에 28일(현지시간) 서명한 것이다. 하지만 뉴욕타임스(NYT)는 면책권이 사라지면 SNS 업체들은 외려 명예훼손 및 허위내용을 담은 글을 더욱 세밀하게 살펴야하고 이 경우 트럼프 대통령 본인의 게시물이 더 많이 적발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조치가 본인에게 외려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번 행정명령을 아예 입법화하겠다는 방침까지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문제를 삼은 것은 통신품위법 230조다. 이 조항은 이용자가 올린 게시물에 관한 법적 책임을 SNS 업체들에게 묻지 않도록, 즉 SNS 기업의 법적 책임을 면제해주도록 하는 법적 근거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은 SNS 회사들이 이용자를 차별하거나, 공정한 절차 없이 이용자의 온라인 플랫폼 접근을 제한한다면 이런 면책권을 제공하지 않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행정명령에는 “표현의 자유를 오랫동안 소중히 여겼던 이 나라에서 소수의 온라인 플랫폼에 미국인들이 접근하고 퍼 나를 수 있는 발언들을 마음대로 고르도록 허용할 수 없다. 크고 힘센 소셜미디어 회사들이 여론을 검열한다면 그들은 위험한 권력을 행사하는 것”이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이 행정명령에 서명하기 전에 “(SNS 기업들은) 견제받지 않는 권력”이라고 비판했다. 미 언론들은 SNS 업체의 힘이 세고, 이들을 상대로 한 시민들의 소송이 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했다. SNS 업체가 자신의 게시물을 일방적으로 삭제했다는 불만을 가진 이들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해당 행정명령에 호응하는 이들도 꽤 있을 것으로 봤다. 하지만 민주당과 IT업계는 수정헌법 1조 중 ‘언론의 자유 보장’에 위배될 가능성을 지적했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민주당)은 “너무나도 충격적”이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에서 주의를 돌리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구글 대변인도 “미국의 경제는 물론 인터넷 자유에 대한 미국의 국제적 리더십을 해칠 것”이라고 지적했다.또 트럼프 대통령이 행정명령과 함께 행정부에 온라인 광고비 지출을 재검토하라고 지시했고, SNS의 부당한 대우를 신고할 수 있는 기구를 백악관에 설치하도록 했다는 점에서 SNS를 억압하려는 정치적 행보라는 비판도 나왔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의 조치가 자신을 옥죌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NYT는 “대통령의 행정명령에 따르면 트위터, 구글, 페이스북 등이 자신의 사이트에 올린 콘텐츠에 대해 특정 경우 책임 보호를 받지 못한다. 따라서 이들은 향후 허위 및 명예훼손 게시물을 허용하면 법적 위험에 처할 수 있다”며 “법적 책임을 막을 방패가 없다면 그들은 아마도 대통령의 트윗과 같이 (검열의) 경계에 있는 메시지를 더 적극적으로 걸러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총기의 자유’ 비극 언제까지…美 다섯 살배기 오발에 형 사망

    ‘총기의 자유’ 비극 언제까지…美 다섯 살배기 오발에 형 사망

    군인이 아닌 일반인도 총기를 소유할 수 있도록 한 미국 수정헌법 2조는 언제까지 이어질까. 총기 사고가 끊이지 않는 미국에서 이번에는 다섯 살배기 어린이가 버려진 총을 장난감으로 착각해 12살인 형에게 쏴 사망케 한 사건이 발생했다. 13일(현지시간) CNN방송에 따르면 이 비극은 지난 9일 조지아주의 한 작은 마을에서 일어났다. ‘어머니의 날’(5월 둘째 주 일요일)을 하루 앞두고 5살 동생은 집 뒤 숲속에서 놀다가 버려진 총을 발견했다. 동생은 그 총을 장난감으로 착각하고 입으로 ‘탕탕’ 소리를 내며 형의 가슴을 향해 들이댔다. 그러자 총에서 실탄이 발사됐고 형은 풀썩 쓰러졌다. 총상을 입은 형은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을 거두고 말았다. 경찰은 총을 숲속에 내다 버린 것으로 의심되는 괴한 일당을 추적하고 있다. 앞서 사고 현장 인근에서 마약을 운반하던 남성 3명이 경찰의 검문을 피해 총기를 버리고 도주한 사건이 벌어졌다. 이들이 도주한 곳은 사고 발생 현장과 가까웠다. 당시 경찰은 괴한들이 버리고 간 마약 가방 하나를 찾았지만 총기는 발견하지 못했다. 경찰은 총기 소유자의 신원을 확보할 단서를 찾고자 조지아주 수사국에 분석을 의뢰했다. 경찰은 성명에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총기를 버린 사람을 찾아내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미시간주 플린트에서도 마스크 착용을 둘러싼 다툼으로 지난 3일 총기사고가 발생해 1명이 숨졌다. 한 여성이 마스크 없이 쇼핑몰을 찾아오자 경비원이 그에게 마스크 착용을 요청했다. 이 여성은 이를 거부하고 자신의 남편과 아들을 데리고 매장에 다시 나타났다. 언쟁이 심해지자 아들이 경비원에게 총격을 가했다. 경비원은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을 거뒀다. 미시간주에서는 주지사 행정명령에 따라 상점 직원과 고객 모두 매장에서 마스크를 써야 한다. 이를 어기면 입장이 금지된다. 하지만 코로나 봉쇄 해제를 요구하는 무장 시위대가 미시간주 의사당을 점거할 정도로 코로나19 방역 조치를 둘러싼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트럼프, 5월1일 전에도 경제 활동 재개....주지사, ‘왕(王)은 없다’며 정면충돌

    트럼프, 5월1일 전에도 경제 활동 재개....주지사, ‘왕(王)은 없다’며 정면충돌

    ‘왕(王)은 없다 VS 반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뉴욕주 등 주지사들이 14일(현지시간) ‘경제 재개 권한’을 두고 정면충돌했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활동을 재개할 전면적 권한’ 발언에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 등이 ‘우리에겐 왕(King)은 없다’고 날 선 비판을 가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이 독립을 꿈꾸고 있다’며 ‘반란’이라고 맞받았다. 또 이날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일부 지역에서는 5월1일 이전에도 경제 활동 재개가 가능할 것”이라며 코로나19의 가이드라인 조기 해제 강행 의지를 재천명했다. 일각에서는 대통령과 주지사들의 충돌로 코로나19 대응에 차질을 빚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쿠오모 주지사는 이날 NBC에 “우리에겐 대통령이 있지, 왕은 없다”며 “(미국 초대 대통령인) 조지 워싱턴은 대통령이었지, 왕은 아니었다. 대통령에게 전면적 권한은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뉴욕 주민의 건강을 위협하는 것(대통령의 행정명령)은 거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네드 러몬트 코네티컷 주지사도 CNN에 “(트럼프 대통령의) 언어적 수류탄이 현재 진행 중인 많은 좋은 일들을 방해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또 공화당의 래리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도 “그런(경제 활동 중지) 결정을 내린 주지사들이 최종적인 결정권을 가진다고 생각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딕 체니 전 부통령의 딸인 리즈 체니 공화당 하원의원은 자신의 트위터에 “연방정부는 절대 권력을 갖고 있지 않다”며 ‘연방정부 권한으로 명시되지 않은 권한은 주 정부에 있다’는 수정헌법 10조를 올렸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 “지금 그(쿠오모)는 독립을 원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하지만) 그것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쿠오모 주지사의 발언을 ‘반란’으로 해석하며 반격에 나섰다. 이어 그는 “모든 민주당 주지사들에게 ‘바운티호의 반란’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 중 하나라고 전해라”고 덧붙였다. ‘바운티호의 반란’은 1789년 영국 군함 바운티호에서 일어난 반란 사건을 다룬 영화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조만간 경제 활동 재개 명령을 내릴 것이라고 재확인했다. 그는 “5월1일 이전에도 일부 지역은 경제 재개가 가능할 것”이라면서 강경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 활동 재개를 각 주의 상황에 따라 순차적·점진적으로 진행할 것임도 시사했다. 하지만 논란이 됐던 경제 활동 개시 결정 권한에 대해서는 “각 주지사에게 이임한다”며 한 발 물러섰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美 억만장자, 얼굴인식 앱으로 ‘딸 데이트 상대’ 신원 파악 논란

    美 억만장자, 얼굴인식 앱으로 ‘딸 데이트 상대’ 신원 파악 논란

    미국의 한 억만장자 사업가가 우연히 딸의 데이트 순간을 목격하고 상대가 누구인지 알아내기 위해 얼굴인식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했던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다. 5일(이하 현지시간)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식료품 업계 거부 존 캐치마티디스(71)는 2018년 10월 맨해튼의 한 이탈리아 레스토랑에서 식사 도중 우연히 딸 앤드리아가 낯선 남성과 만나고 있는 모습을 보고, 스마트폰의 얼굴인식 앱을 사용해 해당 남성의 신원을 손쉽게 알아냈다. 그리스테데스 슈퍼마켓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이기도 한 캐치마티디스는 당시 웨이터를 불러 스마트폰을 건네며 딸과 식사하고 있는 남성의 얼굴을 몰래 찍어오도록 하고, 클리어뷰 AI 얼굴인식 앱을 통해 해당 남성이 누구인지를 검색했다.클리어뷰 AI 앱은 이용자가 사진을 올리기만 하면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트위터 그리고 유튜브 등 수백만 개 웹사이트에서 수집한 30억 장이 넘는 이미지 데이터베이스에서 일치하는 얼굴과 링크를 찾아준다. 캐치마티디스는 이 앱을 통해 해당 남성이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출신의 한 벤처 투자가로 그가 딸에게 메시지를 보낸 정보까지 알아낼 수 있었다. 이에 대해 캐치마티디스의 딸 앤드리아는 이 일에 대해 당황하지도 않았었다고 밝혔다. 그녀는 인터뷰에서 “아빠가 미친 짓을 할 수 있으리라 예상한다. 그는 스마트폰 등 기술을 사용하는 데 매우 능숙하다”면서도 “당시 내 데이트 상대는 크게 놀랐었다”고 말했다. 이번 소식에 캐치마티디스는 “딸과 데이트를 한 남성이 사기꾼이 아닌지 확인하고 싶었다”고 말했고, 문제의 앱 개발업체 측은 예비 투자자나 고객에게도 일시적으로 앱 접근을 허가한 적이 있다고 해명했다. 앞서 뉴욕타임스는 클리어뷰 AI가미국 연방수사국(FBI)을 비롯한 다수의 법 집행 기관과 보안 전문가들과 계약을 맺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보도했었다. 이에 대해 호안 톤 댓 클리어뷰 AI 최고경영자(CEO)는 CBS와의 인터뷰에서 “수정헌법 1조에 따르면 회사는 사람들의 온라인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다”며 “클리어뷰 AI는 공개적으로 이용 가능한 정보만을 수집하며, 수사에만 이 데이터를 사용할 뿐 사람들을 항시 감시하는 것은 아니다”고 해명한 바 있다. 한편 논란의 얼굴인식 앱 개발사 클리어뷰 AI는 2017년 호주 엔지니어가 설립한 기업으로 현재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지난달 미국 일리노이주에서 생체정보보호법(BIPA) 위반으로 집단소송을 당하면서 일반인들에게도 알려지기 시작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나는 하나님이다’…美 켄터키 남성, 자동차번호판 등록 소송 완승

    ‘나는 하나님이다’…美 켄터키 남성, 자동차번호판 등록 소송 완승

    미국 켄터키 주(州)의 한 남성이 '나는 하나님이다'(IM GOD)라는 이름의 자동차번호판 등록은 물론 억대의 소송비용까지 받을 수 있게 됐다.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CNN 등 현지언론은 자동차번호판 등록을 놓고 켄터키 주 정부와 소송전을 벌인 베니 하트의 흥미로운 사연을 보도했다. 사연의 시작은 2016년 하트가 켄터키 주 켄톤 카운티로 이사오면서 시작됐다. 당시 그는 '나는 하나님이다'(IM GOD)라고 적힌 자동차번호판을 켄터키 주에 등록하려 했으나 거절당했다. 다른 운전자들에게 혼동을 주고 감정적으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이유. 이에 그는 이사오기 전 살던 오하이오 주에서 10년 넘게 이 번호판을 사용해왔다며 항의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결국 수정헌법 1조의 권리를 침해했다며 주 정부를 상대로 소송에 들어갔다. 이후 하트 측과 켄터키 주의 기나긴 재판이 이루어졌고 결국 지난해 11월 법원 측은 하트 측의 손을 들어주면서 소송은 일단락됐다. 이어 지난주 법원은 하트 측이 소송에 사용한 변호사 비용 15만 달러까지 주 정부가 부담하도록 판결하면서 하트 측의 완승으로 끝났다. 하트는 "다른 운전자와 마찬가지로 내 자동차번호판에 개인 메시지를 사용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준 것에 감사하다"면서 "종교적 신념은 개인적인 해석이라는 내 견해에 문제가 없다는 것이 증명됐다"고 밝혔다.  한편 우리나라에서는 자동차번호판의 번호가 무작위로 주어지지만 미국에서는 자신이 원하는 숫자와 문자를 넣을 수 있으며 각 주 마다 디자인도 다르다. 이 때문에 미국에서 자동차번호판은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는 도구가 되기도 한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총기규제 반대” 親트럼프 무장시위 불댕긴 ‘3G 이슈’ 11월 대선 정조준

    “총기규제 반대” 親트럼프 무장시위 불댕긴 ‘3G 이슈’ 11월 대선 정조준

    트럼프 “수정헌법 2조 수호를” 쟁점화 기독교계 탄핵옹호 잠재우려 교회 방문 탄핵심판 변호인단 ‘강한 보수색’ 드러내미국 대선판에서 국민들의 정치적 정체성을 가르는 신(God)·총(Gun)·동성애(Gay) 등 소위 ‘3G 이슈’가 부상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먼저 보수층 끌어안기의 일환으로 해당 이슈를 적극 활용하고 나섰다. 이들 이슈는 공화·민주 양 진영의 근본적인 신념을 건드린다는 점에서 종래의 정책 공방보다 큰 파괴력을 분출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워싱턴포스트(WP)는 20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주도 리치먼드에서 총기 규제 법안(적기법) 추진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개최됐다고 보도했다. 주 의회 안팎에 2만 2000여명(의회 추산)이 모였고, 상당수는 돌격 소총 등 무기를 소지했다. 적기법은 민주당 소속 랠프 노덤 버지이아주지사가 지난해 5월 31일 발생한 버지니아비치 총기사건 이후 대응책으로 마련한 것이다. 총기 구매 이력자 확인 및 위험 인물의 총기 소지 금지 등이 주요 내용이다. 해당 집회에 주로 보수층이 모이면서 재선에 도전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정치적 목소리가 적지 않게 나왔다. ‘신·총·트럼프, 미국을 위대하게’ 같은 선거 문구가 쓰인 셔츠를 입거나 ‘트럼프 2020’이라고 적힌 팻말을 든 참가자도 있었다. 총기를 20년간 수집했다는 한 참가자는 동성애를 비꼬듯이 “총기 권한이 곧 동성애의 권한”이라며 “20년 전보다 동성애자가 되기에 지금이 더 안전한 국가”라고 말했다고 WP는 전했다. 미국의 보수층은 통상 3G 이슈에서 ‘기독교적 입장의 낙태반대’, ‘총기 옹호’, ‘동성애 반대’ 등의 입장을 갖은 것으로 평가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 보수층에 화답하듯 백악관 홈페이지에서 동성애자 권리 관련 내용을 모두 삭제한 바 있다. 이날 집회도 전미총기협회 본부가 있으며 보수색이 강한 버지니아에서 공화당 지지자들이 총기 소유를 옹호하며 세력을 과시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해당 집회의 배경에 대해 가디언은 “지난해 11월 선거에서 민주당이 26년 만에 주의회를 장악하며 버지니아에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날 집회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총기규제 및 국민의 무기 소유를 합법화한 수정헌법 2조를 옹호하며 보수층 끌어안기에 나섰다. 그는 트위터에 민주당이 수정헌법 제2조를 무력화하려고 한다며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2020년에 공화당에 투표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복음주의 잡지인 ‘크리스처니티 투데이’에서 그의 탄핵을 주장하는 사설을 게재하자 기독교계를 달래려는 듯 크리스마스이브에 보수주의 침례교회를 찾기도 했다. 3G 이슈를 이용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심지어 자신의 상원 탄핵심판 변호인단을 임명하는 데도 강한 보수색을 드러냈다. 변호인단 중 1998년 빌 클린턴 당시 대통령의 탄핵을 주도한 켄 스타 전 특검은 복음주의 기독교계 활동으로, 로버트 레이 전 특검은 반동성애 활동 전력으로 각각 유명하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경찰도 군대도 아닙니다. 美 버지니아주 총기 집회 참가자들

    경찰도 군대도 아닙니다. 美 버지니아주 총기 집회 참가자들

    미국 버지니아주 주도인 리치몬드 의회 의사당 앞에 총기들을 소지한 이들이 수천 명 모인 집회가 열렸으나 다행히 커다란 충돌은 없었다. 20일(현지시간) 총기 소유와 총기 권리를 옹호하는 이들이 모여 주 정부 지도자들이 우려하던 폭력 사태 없이 평화로운 집회를 열었다고 일간 USA 투데이가 전했다. 버지니아주는 전통적인 공화당 지지 기반이었으나 지난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득세해 새 정부는 강력한 총기 소지 규제를 추진하고 있다. 총기 구매 이력자 확인과 위험인물에 한해 총기 소지를 막는 ‘적기법(red-flag law)’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버지니아 주의회 상원은 지난 16일 오후 10발 이상이 들어가는 탄창 판매를 막고 한 달에 1개 이상 총기 구매를 금지하며, 지역 정부가 공공건물이나 다른 장소에서 무기 소지를 못하게 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총기 소지를 주장하는 이들은 주 대법원에 이날 집회에 총기를 들고 들어가게 해달라는 소송까지 냈으나 기각당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총기가 목숨을 구하리”란 구호를 적어넣은 오렌지색 스티커를 붙이고 집회에 참가했다. 의사당 앞 마당 바깥 쪽에 총기를 들고 나타난 이들도 제법 눈에 띄었다. 이들은 “USA를 연호하며 국가를 함께 불렀다. “와서 가져가봐”라거나 “수정헌법 2조 피난처” 같은 문구들도 눈에 띄었다. 피난처란 버지니아주 카운티들이 주의회 상원이 통과한 총기 규제를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을 가리킨다. 그러나 랠프 노덤 주지사와 사법 당국이 우려했던 대로 혐오범죄 집단이나 무장집단들이 폭력 사태를 야기하려거나 싸움을 유발하거나 하지 않았다. 노덤 지사는 지난 17일부터 21일까지 비상사태를 선포해 의사당 건물 주변 광장에 일체의 총기 반입을 금지했다. 사법당국은 다른 주의 증오집단이나 무장집단들이 폭력을 야기할 것이라는 신뢰할 만한 제보들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지난주 메릴랜드와 조지아에서는 신나치 그룹에 가입한 것으로 의심되는 6명이 체포됐는데 이 중 3명은 이날 집회에 참여할 계획을 갖고 있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중무장한 경찰이 질서 유지를 위해 삼엄하게 경계했다. 2017년 8월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에서 있었던 백인 우월주의자 집회의 악몽 때문이다. 의사당 안마당 집회 장소에 들어가려면 삼엄한 검문소를 통과해 총기를 반납하고 들어가야 했다. 같은 주의 아일렛 출신의 코니 스탠리(58)는 총기 소지유와 수정헌법 2조 모두 안전 문제로 보인다고 말했다. 자신이 사는 곳에서 경찰이 911 신고에 응대하기란 너무 먼 곳이어서 총기를 갖고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성으로서 보호 받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헤더 헤이어스의 어머니도 “총기를 갖고 있는데 버지니아주 민주당이 너무 나갔다”고 말했다. 브랜틀리 오버비(22)는 노스캐롤라이나주 헨더슨에 사는데 이날 집회에 무기를 들고 왔다. 그는 언제나 이날처럼 큰 집회가 열리면 총기를 가져오는 것이 안전을 위해 당연하다고 말했다. 총기 옹호론자들의 지지를 받는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트윗을 통해 “버지니아 민주당은 여러분의 수정헌법 2조 권리를 빼앗으려 애쓰고 있다.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이런 일이 일어나게 둬서는 안 된다. 2020년에 공화당에 투표하라!”고 강조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MLB 전 투수 허프 “샌더스 집권하면 총 들라고 아이들에게 가르친다”

    MLB 전 투수 허프 “샌더스 집권하면 총 들라고 아이들에게 가르친다”

    “사회주의자가 득세하는 세상이 오면 총기를 효율적으로 사용할 줄 아는 일이 의무가 된단다. 애들아!” 미국 프로야구 샌프란시스코의 투수로 활약했던 오브리 허프가 최근 트위터에 내년 대선에서 버니 샌더스 민주당 후보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누르고 당선될 경우에 대비해 자녀들에게 총 쏘는 법을 가리키고 있다고 털어놓았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가 27일(현지시간) 전했다. 만약 이런 원치 않는 상황이 벌어진다면 우파들이 똘똘 뭉쳐 내전을 일으켜야 한다는 언급까지 했다. 그의 글은 미국총기협회(NRA)와 보수파 코미디언 채드 프라터 계정에도 태그됐고 해시태그 #수정헌법 2조(2ndamendment)가 달려 공유되고 있다. 2010년과 2012년 자이언츠의 월드시리즈에도 뛰었지만 그 뒤 3년 동안 제자리를 잡지 못해 2014년 은퇴한 그는 미국에서 사회주의가 발호하면 “미친 놈들이 음식과 보호소를 찾겠다며 내 집에 쳐들어와 약탈할 것”이라고 했다. 샌더스 후보는 자칭 민주사회주의자를 자처하며 북유럽 사회민주주의 모델을 포용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한 사람이 아동 보호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하자 허프는 댓글로 “이것이 우리가 오늘날 살고 있는 세상이다. 아이들에게 합법적인 총기 사용 범위 안에서 안전하게 총기를 다루고 발사할 수 있도록 가르치는 일은 당신이 해야 할 새로운 준칙”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른 사람이 “백인 우월주의자가 부모로서 하는 강령”이라고 댓글을 달자 “맞아 맞아 바로 그거야. 합법적인 총기 사용 범위에서 아들들에게 ‘그래 아들아 이마를 노려야 해. 결정적인 사격은 머리에 대고 해야 100점이야’라고 말한다. 와우, 사람들이 다 쳐다봐! 난 그놈들에게 어떻게 총기를 책임있게 다루고 발사하는지 가르치고 있다. 더하자면 아버지들과 아들을 통하게 하는 멋진 일이지”라고 응수했다. 사실 그보다 먼저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 당하면 내전을 일으켜야 한다고 선동한 메이저리그 인사가 있었다. 현역 심판인 롭 드레이크는 지난달 트위터에 트럼프가 쫓겨나면 AR-15 총기를 살 것이며 “내전”이 일어날 것이라고 적었다가 나중에 사과했다. 허프는 최근 시간이 많이 남아도는지 연일 트럼프를 지지하는 글이나 가부장적인 글을 올리고 있다. 지난25일 마이클 스트라한의 이혼 소식이 들려오자 역시 최근에 이혼의 아픔을 겪은 그는 “터치다운 패스 하나 던진 적이 없고, 한 경기라도 3할대 타율을 기록하지 못했고, 투볼 상황에 슬라이더가 날아오면 안타를 만들어내지 못한 여성들이 아이를 낳았다는 이유로 남자들이 번 돈의 절반을 뜯어갈 자격은 없다”며 “정의의 체계가 올바로 잡힐 때까지 운동 선수들의 이혼율은 계속 치솟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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