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大앞 ‘피임약’ 광고
피임약 「붐」이 한창이다. 서대문의 어느 女大 앞 약국 「쇼·윈도」엔 커다란 피임약 광고가 나붙어 오가는 여대생들을 「겁주고」있다. 「오랄·필」(경구피임제)은 말하자면 근대화 「액세서리」-. 그것의 소비량은 그나라 경제 수준과 정비례한다는 망측스런 얘기도 있다. 69년의 한국은 가위 피임약의 해. 5종의 피임약이 한꺼번에 쏟아져나와 약가(藥街)의 판매경쟁 또한 치열하다. 피임약 홍수의 수원(水原)을 찾아보니-.
「킨제이·리포트」에 의하면 사람은 일생동안 평균 5천5백회의 「섹스」를 경험한다. 이 가운데 신의 섭리대로 생식을 위해 바치는 작업은 단 50회. 전체의 99%는 「목적의 사용」이라는 결론이다.
가족계획이라는 이름으로 실천되는 피임은 말하자면 이 99%를 보다 완벽하게 수행하기 위한 것. 피임 수단도 놀라게 발전했다.
■ 「피임약 시대」開幕
큰 명원 산부인과엔 요즘 혼인신고의 「잉크」조차 채 안말랐을 신부 초년생들이 찾아 온다. 임신상담, 육아상담이 아니라 그들중의 얼마는 아예 단산(斷産)상담을 하러 와 담당 의사를 놀라게 한다.
『「섹스」를 원해요. 아이는 싫습니다 』- 이것이 현대 「이브」들의 귀여운 절규.
61년부터 우리나라에선 가족계획이란 이름으로 「루프」가 대대적으로 부인들에게 공급되었다. 「루프」는 대체적으로 확실하고 안전한 피임수단이긴 하지만 삽입후 갖게되는 이물감, 출혈등의 부작용으로 그 성가(聲價)가 날로 쇠퇴일로를 걷게 되었다. 이의 「바통」을 이은게 먹는 피임약.
시판되는「아나보라」, 「린디올」, 「오소로붐」, 「오브랄」외에 관수(官需)로 공급되는「오이기논」을 합쳐 모두 5종의 피임약이 각축전을 벌이고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피임약은 63년 7월에 들어온 「아나보라」가 효시 - 당시는 20정짜리였다. 67년에 「오소노붐」, 「린디올」이 들어오고 또 금년에 「오브랄」이 들어 옴으로써 한국에 있어서의 「피임약시대」는 이제 막을 올린 느낌이다.
면세 수입되는 「아나보라」, 「오브랄」, 「오소노붐」, 「린디올」의 월간 공급량은 15만「사이클」. 각 보건소를 통해서 정부가 공급하는 「오이기논」의 금년 공급목표가 32만명분이니 우리나라 전체 가임여성 3백만명의 6분의1 이 금년에 피임약을 먹게되는 셈이다.
■ 시끄러운 부작용(副作用) 논쟁
최근에 도착한 외지는 각종 피임약의 부작용 논쟁을 크게 보도하고 있다. 「오랄·필」이 효과면에서 1백%의 적중율을 보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부작용 또한 전혀 없질 않아 말썽이 되고 있다.
피임약의 부작용은 일반적으로 복용 1~3개월 사이에 나타나는 임신초기증세. 부작용 발생율은 천체의 20~30%. 치명적인 부작용은 피가 엉기는 혈전기(血展氣) 이다. 건강 「뉴스·위크」에 의하면 피임약 복요아 10만명중 10명에게서 이 형전증이 발견되어 세상을 놀라게 하고 있다.
이밖에 간기능 장애, 발암성등의 부작용이 보고도고 있으나 그리 심각한 정도는 못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
오히려 먹는 피임약은 그 피임효과에 있어 거의 1백%의 정확성을 가지고있어「오랄·필」 인구는 세계적으로 해마다 늘어가고 있다.
▷피임 실패율을 방법별로 보면-
▷권주법 = 40%
▷월경주기 이용 = 35%
▷중절법 = 16%
▷「콘돔」= 15%
▷「루프」= 3%
▷경구피임제 = 1%
결국 많은 부작용 논쟁속에서도 경구 피임제는 지금까지 개발된 피임수단중에서 가장 이상적인 것이라는 점에서 명인좌「名人座」는 좀체로 흔들릴 줄 모르고 있는것.
■ 개발 경쟁 새 피임약
「아리스토텔레스」는 사막을 횡단하는 낙타가 새끼를 낳지 못하도록 둥근 자갈을 낙타의 자궁속에 넣었다는 유명한 얘기가 있다. 중국에서는 피임을 원해서 성교후 올챙이를 먹는 풍습이 있었고, 피임약으로 소나무 껍질이나 돌, 가죽, 5배자(培子)등을 사용했다는 얘기가 史記에 쓰여져 있다.
먹는 피임약으로 처음 개발된 것은 1958년에 타온 「에노비드」. 61년에 본격적으로 시판되기 시작하면서 이어 「아나보라」가 나왔다.
지금까지 개발된 피임약은 크게나눠 「콤비네이션」과 「시켄시얼」의 2종. 우리나라에 들어와 있는 5종의 피임제는 전부 「콤비네이션」으로 이것은 난포, 황체 「호르몬」을 배합시킨 것이다. 「시켄시얼」은 15일은 난포 「호르몬」, 나머지 7일은 황체「호르몬」을 투여시키는 것으로 부작용이 적은 대신 피임효과면에서는 「콤비네이션」보다 다소 떨어지고 있다. 학자에 따라서는 피임약을 3세대로 구분하는 사람이 있다. 황체「호르몬」함유량이 4㎎ 이상이던 60년 초반기를 1세대, 2㎎~3㎎이던 65년 전후를 2세대·그리고 천연황체「호르몬」함유량을 1㎎이하로 떨어뜨린 것을 3세대로 보고있다. 「오이기논」과 최근 시판 도기 시작한「오브랄」이 3세대의 것.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아나보라」가 전체 시장의 70~80%를 점유하고 있다. 정확·간편·안전을 「캐치·플레이즈」로 하는 피임약은 부작용 외에도 여러가지 먹는데 있어서의 불편한 점이 있다. 서독 「쉐링」회사에서는 SH560호라는 피임 주사제를 개발하고 있는데 이것은 1회주사로 1개월간 피임 효과를 볼 수 있는 것.
또 미국의 어느 회사에서는 「모닝·아프터·필」이라는 난포 「호르몬」제제를 개발하고 있는ㄷ 이것은 성교후 약을 투여해 수정란의 배란을 방지하는 것이다.
이밖에 남자가 먹으면 1개월간 정자 생산이 중지되는 새로운 남성용 피임약이 미국 「업존」과 「멜크」회사에서 연구되고 있다는 소식이다.
「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 沈尙煥교수는 경구 피임약을 복용하기전 반드시 전문의사와 상담을 할 것을 권유하고 있다. 피임약의 부작용은 대단찮은 것이지만 당뇨병·간장병·정맥류·자궁근종·신장병·심장병환자에게는 치명적인 부작용을 줄 수도 있다는 것이 沈교수의 의견.
[ 선데이서울 69년 5/18 제2권 20호 통권 제34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