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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2차 가해 방조한 수사담당·지휘부 모두 빠져나간 공군 성폭력 부실 수사, 국방장관이 책임져야

    군검찰이 성추행 피해 후 지속된 2차 가해를 방치하는 등으로 극단적 선택을 한 공군 이모 중사의 성추행 가해자 장모 중사에 대해 징역 15년을 어제 구형했다. 장 중사는 지난 3월 2일 후임인 이 중사와 함께 부대 밖에서 저녁 회식을 한 뒤 부대에 복귀하는 차 안에서 이 중사의 거듭된 거부에도 강제적이고 반복적으로 강제 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가해자는 조만간 열릴 선고 공판에서 형량이 정해져 응분의 죄값을 치를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2차 가해를 조장하다시피 한 초동수사 담당자와 지휘부에 대해서는 사실상 면죄부를 줬다는 점이다. 검찰단은 그제 최종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사건 관련자 총 25명을 형사 입건해 15명을 기소했고, 10명은 증거 부족 등을 이유로 불기소했다. 무엇보다 부실한 초동수사로 물의를 빚은 공군 군사경찰과 군검찰, 수사 지휘라인에 있는 공군 법무실 관계자는 한 명도 포함되지 않았다. 하나같이 ‘증거 부족’이 불기소 사유다. 부실수사의 ‘정황’은 있지만, 법리적으로 입증하는 데는 실패했다는 점을 자인한 셈이다. 초기 군사경찰에서 블랙박스 등 자료확보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은 물론, 군검사는 이번 사건을 송치받고도 55일간 가해자 소환조사를 하지 않다가 언론에 보도된 당일에야 부랴부랴 소환 조사를 했다. 특히 이 중사가 사망한 시점이 공군본부 법무실 산하의 공군 20비행단 군검찰이 수사를 하고 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군검사는 물론 법무실 수장인 법무실장 역시 책임을 면할 수 없다. 문재인 대통령까지 나서 ‘억울한 죽음’에 대해 사과를 하고 서욱 국방부 장관은 철저한 진상규명을 약속했다. 이후 국방부는 창군 이래 처음으로 독립적 수사를 보장하겠다며 민간과 유사한 기능의 특임 군검사를 꾸리는 등 검찰단을 구성해 활동했다. 하지만 2차 가해를 방치한 핵심 관계자들에게 면죄부를 준 꼴이 됐다. 유족측은 “특검을 통해 제대로 수사를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국군수도병원에 안치된 채 장례를 미루고 있는 이 중사 유족의 마음을 헤아린다면 그들의 요구대로 특검을 꾸려 진상조사후 관련자를 처벌해야할 뿐 아니라, 국방장관에 부실수사의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 보이는 대로 찍고 가고 느끼고… 너도나도 안경 쓰는 ‘IT 공룡’

    보이는 대로 찍고 가고 느끼고… 너도나도 안경 쓰는 ‘IT 공룡’

    삼성전자, 페이스북, 애플, 샤오미, 아마존 등 내로라하는 글로벌 ‘정보기술(IT) 공룡’들이 스마트글라스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안경처럼 생긴 스마트글라스를 착용하면 눈앞에 보이는 장면을 곧바로 사진으로 담거나, 외국어 책을 읽으며 바로바로 번역할 수 있고, 목적지를 향한 올바른 길이 눈앞에 나타나게 할 수 있다.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기 때문에 업체들마다 시장 선점을 노리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페이스북과 아마존은 이미 스마트글라스 기기를 내놨으며, 삼성전자·애플·샤오미도 관련 제품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012년 구글이 스마트글라스의 원조 격인 ‘구글글라스’를 내놨지만 사용성이 불편한 데다 비싸다는 이유로 외면받자 후속작 개발이 중단됐다. 하지만 IT업체들의 기술력이 향상되면서 무게나 크기 등의 단점이 개선되자 조금씩 시장이 커지고 있다. 스마트폰, 스마트워치, 무선이어폰 다음에는 스마트글라스가 새로운 먹거리가 될 것이란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AR글라스의 전 세계 출하대수는 2019년 20만대였지만 2024년에는 4110만대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페이스북은 지난달 안경 브랜드 레이밴의 제작사 룩소티카와 공동 개발한 스마트글라스 ‘레이밴 스토리’를 출시했다. 이를 착용하면 사진이나 영상을 찍어 바로 페이스북 계정에 올릴 수 있고, 음악재생이나 인공지능(AI) 비서도 사용할 수 있다. 최근에는 페이스북 가상·증강(VR·AR)현실 사업의 수장이던 앤드루 보스워스 하드웨어 책임자를 회사의 최고기술책임자(CTO)로 임명했다. 중국의 샤오미도 지난달 유튜브를 통해 자사가 개발 중인 스마트글라스의 시제품 영상을 올려 전화통화·번역촬영·내비게이션 기능 등을 선보였다. 무게는 51g이고, 출시일은 정해지지 않았다. 삼성전자가 개발 중인 ‘삼성 AR 글라스라이트’의 제품 소개 영상도 지난 2월에 IT전문가·외신 등을 통해 공개됐고, 지난해 5월 가상현실 전문기업 ‘넥스트VR’을 인수한 애플은 내년쯤 고글 형태의 스마트글라스를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아마존도 기존에 내놨던 스마트글라스인 ‘에코 프레임’ 시리즈의 신제품을 준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글라스로 ‘몰카’를 찍는 등의 사생활 침해 등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2024년에는 200배 커질 시장”…‘IT 공룡’들 스마트 글래스에 빠졌다

    “2024년에는 200배 커질 시장”…‘IT 공룡’들 스마트 글래스에 빠졌다

    삼성전자, 페이스북, 애플, 샤오미, 아마존 등 내로라하는 글로벌 ‘정보기술(IT) 공룡’들이 스마트글라스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안경처럼 생긴 스마트글라스를 착용하면 눈앞에 보이는 장면을 곧바로 사진으로 담거나, 외국어 책을 읽으며 바로바로 번역할 수 있고, 목적지를 향한 올바른 길이 눈앞에 나타나게 할 수 있다.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기 때문에 업체들마다 시장 선점을 노리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페이스북과 아마존은 이미 스마트글라스 기기를 내놨으며, 삼성전자·애플·샤오미도 관련 제품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012년 구글이 스마트글라스의 원조 격인 ‘구글글라스’를 내놨지만 사용성이 불편한 데다 비싸다는 이유로 외면받자 후속작 개발이 중단됐다. 하지만 IT업체들의 기술력이 향상되면서 무게나 크기 등의 단점이 개선되자 조금씩 시장이 커지고 있다. 스마트폰, 스마트워치, 무선이어폰 다음에는 스마트글라스가 새로운 먹거리가 될 것이란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AR글라스의 전 세계 출하대수는 2019년 20만대였지만 2024년에는 4110만대까지 늘어날 전망이다.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페이스북은 지난달 안경 브랜드 레이밴의 제작사 룩소티카와 공동 개발한 스마트글라스 ‘레이밴 스토리’를 출시했다. 이를 착용하면 사진이나 영상을 찍어 바로 페이스북 계정에 올릴 수 있고, 음악재생이나 인공지능(AI) 비서도 사용할 수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사업만으로는 한계를 느낀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7월 향후 5년 내 회사를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 중심으로 체질개선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심지어 최근에는 페이스북 가상·증강(VR·AR)현실 사업의 수장이던 앤드루 보스워스 하드웨어 책임자를 회사의 최고기술책임자(CTO)로 임명했다.중국의 샤오미도 지난달 유튜브를 통해 자사가 개발 중인 스마트글라스의 시제품 영상을 올려 전화통화·번역·사진촬영·내비게이션 기능 등을 선보였다. 무게는 51g이고, 출시일은 정해지지 않았다. 삼성전자가 개발 중인 ‘삼성 AR 글라스라이트’의 제품 소개 영상도 지난 2월에 IT전문지와 외신 등을 통해 공개됐고, 지난해 5월 가상현실 전문기업 ‘넥스트VR’을 인수한 애플은 내년쯤 고글 형태의 스마트글라스를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아마존도 기존에 내놨던 스마트글라스인 ‘에코 프레임’ 시리즈의 신제품을 준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글라스로 ‘몰카’를 찍는 등의 사생활 침해,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목소리로 명령어를 내려야 하는 어색함 등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기업 연말 인사 시계 빨라지나… ‘위드 코로나’ 경영 전략 신속 수립

    기업 연말 인사 시계 빨라지나… ‘위드 코로나’ 경영 전략 신속 수립

    이재용 출소 후 지배구조 개편 논의 삼성계열사들 평가 돌입… 12월초 큰 폭 전망 현대차·LG ‘조직 안정’ 맞춰 인사 가능성롯데, 인사 앞당기거나 대규모 쇄신 관측신세계는 예년보다 두달 가량 빨라 눈길한화와 신세계 등 예년보다 이른 인사를 단행하는 기업들이 속속 등장하며 재계 전반의 연말 ‘인사 시계’가 빨라질지 주목된다. 기업들로서는 코로나19 이후 정상화가 시작될 ‘위드 코로나’ 시대로의 변화에 맞춰 경영 전략을 기민하게 수립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3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를 비롯해 삼성그룹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출소 이후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된 논의가 진행 중으로, 일각에서는 이 같은 움직임과 맞물려 삼성의 연말 인사가 앞당겨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한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의 보고서가 막바지 작업에 있고, 미래전략실 해체 후 사업부문별로 나뉘어진 3개 태스크포스(TF)의 재편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배구조 개편 논의가 연말까지 결론을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지만, 이와 별개로 삼성의 변화와 인적쇄신 필요성은 더욱 커진 모습이다. 특히 그동안 이 부회장의 장기간 부재로 인사 관련 결정이 미뤄져 왔던 만큼 연말 큰 폭의 변화를 예상하는 시각이 적지 않다. 삼성은 통상 12월 초 사장단 인사를 시작했으며, 주요 계열사들은 현재 인사 평가에 돌입한 상태다. 인사의 시기나 규모보다는 ‘내용’에 주목하는 시각도 있다. 지난해 말 현대차, 현대모비스 등 주요 계열사 수장을 교체한 현대차그룹은 3분기까지 실적이 양호한 만큼 인사 폭이 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신사옥 추진과 로봇 등 신사업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조직 안정화에 무게를 둘 것으로 예상된다. 통상 재계에서 비교적 빠른 11월말쯤 인사를 단행해왔던 LG그룹은 가전·전장·배터리 등 주력사업을 재편해온 연장선에서 인사가 이뤄질 수 있다. 3분기까지 견고한 실적을 유지한 만큼 큰 폭의 쇄신보다는 현재 진행 중인 사업재편 작업을 안정화하는 데 방점을 찍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특히 3M에서 영입된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SK와의 배터리 소송에서 완승을 이끌며 LG 내부에서는 외부 인재를 더욱 적극적으로 수혈해야 한다는 인식이 커진 점도 주목된다. 재계 관계자는 “구광모 회장 취임 후 지난 3년여간 주요 최고경영자(CEO)들의 교체가 상당 부분 진행된 만큼 이번 인사의 폭 자체는 크지 않을 것”이라며 “젊고 전문성을 갖춘 인재를 중용하겠다는 구 회장의 인사기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롯데그룹은 연말 인사를 앞당기거나 대규모 인적쇄신을 단행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롯데백화점이 창사 이래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등 그룹 내부적으로는 조직 쇄신 필요성을 크게 느끼는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경쟁사인 신세계그룹이 연말 인사를 조기에 실시한 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앞서 신세계그룹은 손영식 전 신세계디에프 대표를 신세계백화점 대표로 내정하는 등 정기 임원 인사를 1일 단행했다. 신세계그룹이 통상 12월 초에 인사를 했던 것과 비교하면 두달 가량 빠른 것이다. 백화점과 이마트의 통합인사도 이번이 처음이었다. 한화그룹은 지난 8월말 주요 5개 계열사 대표이사 인사를 실시하며 재계 연말 인사 시즌의 문을 일찌감치 연 바 있다. 한화의 이번 인사는 예년보다 한 달 가량 빠른 것으로, 재계 안팎에서는 사장단 인사에 이어 진행하는 임원 인사를 10월 중 실시하지 않겠느냐는 전망을 내놓는다. 특히 한화는 김승연 회장의 경영 복귀 이후 미래 사업재편과 김 회장의 세 아들을 중심으로 한 3세 시대 경영 준비에 분주한 것으로 전해진다.
  • [사설] ‘윤석열 장모 변호 문건’ 만든 대검, 검찰총장 사조직인가

    대검찰청이 지난해 3월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의 장모 사기 의혹을 변호하려고 작성했다는 문건이 어제 공개됐다. 이미 윤 전 총장의 장모 최모씨를 둘러싼 네 가지 범죄 의혹을 정리한 ‘총장 장모 대응 문건’이 확인된 상황에서 ‘도촌동 부동산 사건’과 관련해 최씨가 무죄란 취지의 A4 세 쪽짜리 문건이 나왔으니, 이 문건이 대검의 생산물이 맞다면 윤 전 총장 시절 검찰의 사유화가 심각한 지경이 아니었나 싶다. 문건은 최씨가 2013년 경기 성남의 도촌동 땅 16만평 개발사업에 관여하고, 허위로 347억원대 은행 잔고증명서를 만들어 차익 50억원을 챙긴 것에 관한 것이다. 해당 문건은 최씨의 잔고 증명서 위조 의혹이 ‘무죄’라고 주장하는 논리와 근거, 변호사의 변론 요지 등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놓았다. 이 문건을 대검이 작성했다면 국가의 정의를 담당하는 검찰 조직이 검찰총장의 개인사와 관련해 변호사 역할을 한 것이 된다. 조직 수장의 가족이 법률적 문제에 연루됐다고 해서 검찰 조직이 동원돼 무죄 주장을 위한 법률적 검토를 하는 것은 국기 문란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전현직 검사가 연루된 것으로 알려진 ‘고발 사주 의혹’에 이은 검찰 권력의 부당한 남용이다. 해당 문건의 존재에 대해 윤 전 총장 측은 “위법하고 부당한 지시를 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당시 대검 관계자는 “장모 의혹 네 건과 관련해 소관 부서에서 많은 자료를 받아 검토했다”고 시인하면서도 “이(2차 문건) 자료가 어떤 것이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며 발뺌하고 있다. 문건에는 수사팀만 알 수 있는 세세한 판단을 적시하는 등 검찰의 내부 수사정보를 활용한 흔적이 보인다. 어쩌다가 검찰이 개인의 법률 자문으로 전락했나 싶어 안타깝다. 법무부는 두 문건에 대한 감찰에 곧바로 착수해 문건 작성자는 물론 검찰 사유화의 실체를 국민에게 낱낱이 밝혀야 한다. 또 제도적 결함을 보완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검찰총장의 친인척 등과 관련한 수사를 할 때 보고를 회피할 수 있는 등의 절차가 정립돼야 한다.
  • 박지원도 의혹 피할 수 없었다… 역대 국정원장의 ‘정치개입’ 잔혹사

    박지원도 의혹 피할 수 없었다… 역대 국정원장의 ‘정치개입’ 잔혹사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이 최근 대선 정국의 한복판에 섰다. 박 원장이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고발 사주 의혹을 제보한 조성은 씨와 의혹 보도 전 만난 사실이 최근 알려졌다. 야권은 박 원장의 대선 개입을 주장하며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박 원장처럼 역대 국정원장은 정치 개입 내지 공작 의혹에서 자유롭지 못했고, 매 정권마다 검찰 수사를 받거나 의혹이 사실로 확인돼 구속되는 원장이 반복해서 등장했다. ●노태우 정부 “정치 개입 없다” 선언했지만 공안탄압·정치공작 이어져 1987년 민주화 이후 처음 취임한 노태우 대통령은 전두환 정부의 마지막 국가안전기획부(국정원 전신) 부장인 안무혁 부장을 유임시켰다. 12·12 쿠데타에 참여했던 안 부장은 전두환 정부 하에서 1987년 11월 북한의 대한항공 858편 폭파 사건의 수사와 범인인 김현희 씨의 검거를 지휘했다. 안기부는 1987년 12월 13대 대선 전날에 김씨를 한국으로 압송했다. 이에 폭파 사건을 이용해 여당 후보에 유리한 여론을 조성하려 했다는 의혹에 직면하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안기부를 쇄신하고자 법조인 출신인 배명인 부장을 후임으로 임명했다. 배 부장은 1988년 5월 안기부 역사상 처음으로 여야 4당 당사를 방문, “안기부가 과거처럼 정치에 개입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뒤를 이은 박세직 부장도 야당 총재들을 안기부 청사에 초청하고 안보 정세 브리핑을 하며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려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박 부장의 후임으로 1989년 7월부터 1992년 3월까지 재임한 서동권 부장은 공안 탄압과 정치 공작을 시도했다는 비판을 받는다. 서 부장의 안기부는 노 대통령의 후계자로 꼽혔던 여당 민주자유당의 김영삼 총재를 감시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이에 김 총재는 “정보·공작 정치가 아직도 성행하고 있다”고 반발한 바 있다. 1992년 3월 14대 총선을 앞두고는 안기부 직원이 강남을에 출마한 야당 홍사덕 후보에 대한 비방 선전물을 뿌리다 야당 선거운동원에게 붙잡히는 일도 벌어졌다. 서 부장은 이 사건으로 경질됐다. ●김영삼 정부의 권영해, 북풍·세풍·안풍에 모두 연루되며 징역형 김영삼 대통령은 1993년 취임 후 안기부의 정치 개입을 담당하던 보안정보국의 폐지하고 안기부법에 정치관여죄 신설하는 등 안기부 개혁에 나섰다. 하지만 김영삼 정부의 안기부도 1995년 예정된 지방선거 연기를 검토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정치 공작을 시도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에 당시 안기부장이었던 김덕 통일부총리는 부총리 임명 60일 만에 경질됐다.후임인 권영해 부장은 김영삼 대통령의 신임을 받으며 정부 임기 끝까지 부장직을 지켰으나, 공안사건을 조작하고 대선자금을 불법 모금한 혐의로 김대중 정부 시절 수감됐다. 권 부장은 1997년 15대 대선 직전 재미교포 윤홍준 씨에게 공작금을 주고 기자회견을 열게 해 ‘(야당의) 김대중 후보가 김정일한테 돈을 받았다’는 허위사실을 유포하도록 했다. 또 같은 해 월북한 오익제 씨에게 김대중 후보 앞으로 편지를 보내도록 해 김대중 후보를 용공 인사로 모는 등 ‘북풍’을 주도했다. 권 부장은 ‘북풍’ 외에도 국세청을 동원해 공기업으로부터 여당의 대선 자금을 불법 모금한 ‘세풍’, 안기부 예산을 빼돌려 선거에서 여당을 지원한 ‘안풍’ 사건 등에 연루된 혐의로 퇴임 이후 징역형을 선고 받았다. 아울러 1997년 대선을 앞두고 청와대 행정관 1명과 사업가 2명이 중국에서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의 박충 참사관을 만나 휴전선 인근에서 총격을 요청하며 여당 이회창 후보에 유리한 여론을 조성하려 했다는 ‘총풍’과 관련, 권 부장은 묵인했다는 의혹을 받기도 했으나 무죄 판결을 받았다. ●김대중 정부, 안기부를 국정원으로 개편했지만 ‘불법 도청’으로 빛바래 김대중 대통령은 취임 이듬해인 1999년 안기부를 국가정보원으로 개편하며 국정원의 정치 개입을 차단하고자 했지만 국정원장의 수난은 반복됐다. 김대중 정부 초대 국정원장인 이종찬 원장은 퇴임 이후 국정원의 언론대책 문건을 유출한 혐의, 후임 천용택 원장은 불법 도청 테이프 및 녹취록을 보관·활용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았다. 김대중 정부의 국정원은 1998년~2002년 야당 정치인과 민간인을 도·감청했다는 의혹이 2002년 정형근 당시 한나라당 의원의 폭로로 알려졌고, 2005년 검찰 수사를 통해 사실로 확인됐다. 이에 당시 재직한 임동원·신건 원장은 불법 도·감청을 묵인한 혐의로 구속됐으며, 징역 3년과 집행유예 4년을 선고 받았다. 노무현 정부의 마지막 국정원장인 김만복 원장은 자기 정치를 위해 정치 개입을 시도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김 원장은 이명박 후보의 당선이 유력했던 17대 대선 전날인 2007년 12월 18일 방북해 김양건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장과 만났다. 한 달 후 김 원장은 언론에 김양건 부장과의 대화록을 유출했는데, 대화록에는 김 원장이 김양건 부장에게 ‘선거에서 이명박 후보의 당선이 확실시 된다’, ‘이명박 후보가 더 과감한 대북정책을 펼 수 있다’는 발언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김 원장은 유출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다. 김 원장은 퇴임 후 저서와 언론 기고를 통해 2007년 10·4 남북정상회담 관련 내용을 소개했다. 국정원은 그가 재직 당시 취득한 정보를 공개해 공무상 기밀누설을 한 혐의로 기소했다. 김 원장은 검찰 수사를 받았지만 기소 유예 처분을 받았다. ●‘이명박의 권영해’ 원세훈, 댓글 공작·블랙리스트 작성으로 전방위 개입 김영삼 대통령에게 권영해 부장이 있었다면, 이명박 대통령에게는 원세훈 원장이 있었다. 이명박 정부의 두 번째 국정원장으로 2009년 임명된 원세훈 원장은 이명박 대통령의 각별한 신임 하에 정부와 임기를 함께 했다. 전신 안기부와 국정원 시대를 통틀어 최장수 수장이며, 현재까지 기록은 깨지지 않았다.원 원장은 2012년 18대 대선 당시 국정원을 통해 댓글 공작을 펼친 것으로 그의 퇴임 후 검찰 수사 결과 드러났다. 정부 정책에 비판적인 문화·예술계 인물들을 명단화한 블랙리스트를 작성하고, 이들의 활동을 억압·방해했다. 또 우파 단체를 설립해 국정원 예산을 지원하는 등 전방위적으로 정치에 개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원 원장은 지난 17일 파기환송심에서 국정원 예산으로 민간인 댓글부대를 운영한 혐의,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위 풍문을 확인하는 데 예산을 쓴 혐의, 이명박 전 대통령 등에게 국정원 특수활동비 2억 원을 건넨 혐의 등으로 징역 9년을 선고받았다. 박근혜 정부의 국정원장은 모두 박근혜 대통령에게 국정원장 특별활동비를 상납한 혐의로 수감됐다. 대법원은 지난 7월 재상고심에서 각각 6억원, 8억원, 21억원의 특활비를 박 대통령에게 지원한 남재준·이병기·이병호 원장에게 징역 1년 6개월, 3년, 3년 6개월을 확정지었다. 이와 별개로 남재준 원장은 2013년 국정원 댓글 공작 사건의 수사와 재판을 방해한 혐의로 2019년 3월 대법원에서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받은 바 있다. ●문재인 정부, 국내 정보 기능 폐지했지만 국정원장의 정치개입 논란은 여전 문재인 정부는 국정원법을 개정해 직무 범위에서 국내 정보를 삭제하고 관련 부서를 해체하는 등 정치 개입을 근절하고자 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의 초대 국정원장인 서훈 원장은 지난 2019년 5월 문 대통령의 측근으로 꼽히는 양정철 당시 민주연구원장과 만찬한 사실이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지면서 홍역을 치렀다. 국정원장이 총선을 1년 앞두고 여당의 선거 기획을 총괄하는 양 원장과 회동하는 것 자체가 정치 개입으로 비춰질 소지가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정치 9단’으로 불리는 박지원 원장은 내정 당시부터 그의 오랜 정치 경력과 정보 관련 이력의 부재 때문에 정치 개입을 시도할 가능성을 의심 받아왔다. 이에 박 원장은 계기마다 ‘정치와 거리를 두겠다’고 밝혀왔고, 지난달 27일 과거 국정원의 불법 사찰과 정치 개입을 사과하며 ‘정치 거리두기’를 재차 강조했다. 그러나 박 원장이 지난달 11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고발 사주 의혹을 제보한 조성은 씨와 만났다는 사실이 지난 10일 언론에 보도되면서 정치 공작 의혹을 받게 됐다. 박 원장과 조 씨는 만남은 있었으나 고발 사주 의혹은 전혀 이야기하지 않았다고 부인했지만, 야권은 박 원장이 제보를 사주했다고 공세를 펼치고 있다. 아울러 박 원장이 조 씨에게 기밀을 누설한 의혹까지 제기하며 박 원장의 해임과 수사까지 요구함에 따라 박 원장이 과거 국정원장의 수난을 되풀이할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 [데스크 시각] ‘낙하산 보도 유감’이 유감이다/김경두 경제부장

    [데스크 시각] ‘낙하산 보도 유감’이 유감이다/김경두 경제부장

    갓 운전면허증을 딴 버스기사가 모는 버스를 타고 싶은 이들이 있을까. 모르면 모를까 안다면 절대 타지 않을 거다. 제정신이라면 무면허 기사의 버스를 타는 이도 없을 거다. 버스회사도 미치지 않고서야 이런 이들을 뽑지 않는다. 법적으로도 불가능하다. 이게 상식이다. 문제는 이런 상식을 깨는 일들이 종종 발생한다는 점이다. 국민이 원치 않는데도 혈세가 들어간 20조원짜리 뉴딜펀드의 운용 책임자로 ‘무경험·무자격 낙하산’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 출신인 황현선 연합자산관리(유암코) 상임감사가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 2본부장에 선임될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성장금융은 문재인 대통령이 구상한 한국판 뉴딜펀드의 운용을 총괄하는 기관이다. 한국거래소와 한국증권금융, 산업은행 같은 금융공공기관이 대주주다. 2본부장은 뉴딜 사업에 투자하고 기업 사업재편 등을 진두지휘한다. 황 감사는 투자 운용 경력이 없는 데다 펀드 관리자라면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투자자산운용사 자격증도 없다. 무면허 버스기사와 다를 바 없는 셈이다. 요즘 자율·반자율 주행이 대세라지만 적어도 면허증은 있어야 한다. 참모진이 옆에서 조언해 주고 챙겨 준다고 해도 알아야 면장을 할 거 아닌가. 금융 당국 소통과 가교 역할이 중요하다면 본부장이 아니라 고문 자리를 주면 된다. 어느 국민이 이런 사람을 수장으로 둔 펀드에 투자하고 싶겠나. 청와대도 논란을 키웠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기자 질의에 “청와대가 관여하는 인사가 아니다. 일부 언론에서 낙하산 이런 표현을 한 것은 유감”이라고 했다. 민간 회사 인사에 청와대발(發) 낙하산은 번지수를 잘못 찾은 거라는데, 본질은 외면한 채 말꼬리나 잡는 격이다. 최근 금융공공기관에 낙하산을 타고 우수수 떨어지는 이들은 도대체 누구인가. 대선 캠프 출신인 한유진 전 청와대 행정관이 한국예탁결제원 상임이사로 내정됐다가 낙하산 논란이 불거지자 임시주주총회가 미뤄졌다. 지난달엔 천경득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이 금융결제원 상임감사로 갔으며, 지난 7월엔 이종석 전 경제수석비서관실 행정관이 한국무역보험공사 감사 자리를 꿰찼다. 대선 캠프에 참여했던 장도중 전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부의장은 한국주택금융공사 상임이사에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성과 거리가 있는 정권 말 알박기 인사다. 문 대통령은 지난주 ‘대선 주자 공약을 발굴하라’는 취지로 발언한 박진규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에 대해 “매우 부적절하다. 차후에 유사한 일이 재발하면 엄중하게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청와대 대변인이 전한 분위기로는 격노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였다. 낙하산 인사에 대해서도 이렇게 격노했으면 싶다. ‘공공기관 낙하산 근절’이 대선 공약이니 명분도 있다. 야당은 현 정부 출범 이후 선임되거나 연임된 금융권 임원 중 32%가 ‘캠코더 인사’(대선 캠프·코드·더불어민주당 출신)로 채워졌다고 주장한다. 야당의 정치 공세임을 감안하더라도 낙하산 인사가 있었던 건 주지의 사실이다. 문 대통령은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을 지키지 못해 사과했는데, 낙하산 인사에 대해선 질책도, 경고도, 사과도 없다. 공약도 경중을 따지나. 표준국어대사전에 나온 ‘낙하산’의 뜻은 이렇다. 채용이나 승진 인사에서 높은 사람의 은밀한 지원이나 힘으로 어떤 자리에 앉은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라고. 청와대와 여당 출신들은 우리가 모르는 취업 비결이 있는 모양이다. 낙하산 보도가 유감이라니, 진짜 유감이다.
  • 글로벌 반도체·완성차 밀월… 한국은 ‘감감무소식’

    글로벌 반도체·완성차 밀월… 한국은 ‘감감무소식’

    인텔·퀄컴 등 IT 수장들 獨오토쇼 등장겔싱어 “자동차는 타이어 달린 컴퓨터”TSMC·SMIC 車 반도체공장 설립 경쟁삼성·현대차 5월 협약식 이후 진전 없어차량용 반도체 공급난과 미래차 시대가 맞물리며 반도체·완성차 업체 간 협력이 강화되고 있다. 과거만 해도 성격이 다른 산업으로 인식됐지만, 자동차가 ‘움직이는 정보기술(IT) 기기’로 변화하며 양 업계의 밀월 관계는 더욱 두드러지는 모습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주 독일 뮌헨에서 열린 세계 최대 오토쇼 ‘IAA 모빌리티 2021’에 인텔과 퀄컴, 엔비디아 등 반도체·IT 업체 주요 임원진들이 참석한 사례를 소개하며 “반도체 부족 위기가 1년 넘게 이어지며 공급난 해소를 위해 완성차와 반도체 제조사 임원들이 긴밀한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지난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특히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행사의 기조연설에서 800억 유로(약 110조원)를 투자해 유럽에 최소 2개의 반도체 공장을 설립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겔싱어 CEO의 발언은 주요 매체에 일제히 보도됐는데, 오토쇼 행사에서 반도체 관련 발언이 크게 주목받는 것 자체가 이례적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겔싱어 CEO는 “자동차가 ‘타이어가 달린 컴퓨터’가 되면서 우리(반도체·완성차 업체)는 서로 필요한 관계가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사장은 이번 행사에서 자사의 초고속 5세대(5G) 통신망이 자율주행 등 미래차 기술을 실현시킬 것이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이미 퀄컴은 르노, 제너럴모터스 등 주요 완성차 업체들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고, 지난달에는 스웨덴의 자율주행 기술업체인 비오니어 인수전에 뛰어들기도 했다. 차량용 반도체 시장 공략에 나선 것은 인텔만이 아니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점유율 1위인 대만 TSMC와 중국 최대 파운드리 기업인 SMIC는 차량용 반도체 생산 공장을 각각 난징과 상하이에 건립하겠다고 최근 밝힌 바 있다. 업계에선 SMIC가 차량용 반도체를 놓고 자국 내에서 TSMC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반면 우리 기업들은 수익성이 낮다는 이유로 차량용 반도체 시장 진출에 다소 소극적이다. 지난 5월 13일 산업통상자원부가 중심이 돼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이 협력을 강화하는 협약식을 맺기도 했지만, 4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눈에 띄는 대규모 투자 계획은 나오지 않고 있다. 당장은 반도체 공급난 때문에 완성차·반도체 업체가 손을 잡은 모양새지만, 향후 미래차 시대가 도래하면 업체 간 협력은 필수불가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애플카 프로젝트를 이끌던 더그 필드 애플 부사장이 포드로 이적한 사례는 업종 간 경계 자체가 허물어지는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 주는 예로 꼽힌다. 필 암스루드 IHS마킷 수석애널리스트는 “기존 반도체 시장이 포화에 이른 반면 자동차는 반도체 업계에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제공한다”면서 “자동차에 필요한 반도체의 수는 늘어나고, 기술 수준은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 종 변화·다양성 예측… 박물관이 살아있다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종 변화·다양성 예측… 박물관이 살아있다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단순히 컬렉션만 있다고 해서 박물관이 되는 것은 아니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보자면 박물관의 영예란 오로지 거기에 보관된 인공물이라든지, 어떤 물건에만 달려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일하는 사람들이 박물관을 살아 움직이게 만드는 요소이다.” 세계 3대 자연사 박물관 중 하나로 꼽히는 영국 런던 자연사 박물관 선임과학자이자 세계적인 고생물학자 리처드 포티 박사의 저서 ‘런던 자연사 박물관’을 시작하는 문장입니다. 박물관은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없었던 것들을 볼 수 있는 곳이다 보니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도 좋아하는 장소입니다. 많은 사람이 박물관을 특정 주제에 따라 정리해 놓은 자료들을 관람할 수 있도록 한 전시장 정도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지만 박물관은 전시만큼이나 연구 기능이 중요한 비중을 차지합니다. 미국 버몬트대, 예일대, 코네티컷대, 일리노이대, 뉴햄프셔대, 보스턴대, 코넬대, 스미소니언재단, 폴란드 니콜라우스 코페르니쿠스대, 독일 젠켄베르크 자연사박물관, 영국 요크대, 세인트앤드루스대,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대, 루마니아 부카레스트 생물학연구소 공동연구팀은 박물관 소장품들을 이용해 자연에 있는 동식물들의 종(種) 변화와 다양성을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냈습니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생태학 및 진화학 방법론’ 9월 8일자에 실렸습니다. 연구팀은 작은 포유류, 어류, 곤충, 양서류 등 동식물 관련 140만건의 야생 관찰기록과 동식물 2만 2000종에 대한 7만 3000건의 박물관 자료를 비교 분석했습니다. 전 세계 박물관들이 온라인으로 연결되면서 외국 박물관 소장품까지 쉽게 검색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 이번 연구를 가능케 한 중요한 요소 중 하나입니다. 연구팀은 특히 박물관 기록을 통한 예측 결과와 실제 야생 생물종이나 개체수를 쉽게 비교하기 위해 뉴햄프셔 벌, 노스캐롤라이나 나비, 카리브해 연안의 어류, 네바다 지역의 소형 포유류, 독일의 무척추 동물 등 전 세계 17종의 동식물에게 주목했습니다. 연구 결과 야생에서 보기 드문 종들은 박물관 소장품에도 많지 않았고 야생에서 흔한 종은 박물관 소장품에서도 풍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구팀은 이를 근거로 박물관 소장품으로부터 야생의 종 다양성과 개체수를 추정할 수 있는 예측모델을 만들어 분석한 결과 정확도가 상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를 활용하면 생물다양성 위기에 보다 발 빠르게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과학 선진국들에서 과학관은 과학 대중화, 과학의 대중 인식에 있어서 중요한 장소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한국에서 과학관이나 박물관이라고 하면 ‘아이들 학교 공부 때문에 몇 번 찾아가고 마는 곳’이라는 인식이 큽니다. 외국 과학관들은 다양한 기획전을 통해 사람들이 계속 찾아오도록 유인합니다. 그렇지만 한국 과학관들은 한두 번 방문하면 더이상 볼 것이 없어 아이들조차도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지요. 과학관이 존재감 없는 애물단지 취급을 받지 않으려면 수장고에서 잠자는 수집품을 활용한 다채로운 전시를 기획하고 과학자들을 불러들일 수 있는 연구지원 기능을 강화시키는 등 다양한 고민과 시도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 공군 법무실장·부장 결국 불기소 권고… 성추행 부실수사 아무도 책임 안 진다

    공군 법무실장·부장 결국 불기소 권고… 성추행 부실수사 아무도 책임 안 진다

    피해자 모친, 가해자 엄벌 촉구 중 실신공군 성추행 피해 사망 사건과 관련해 ‘부실 초동수사’ 의혹을 받는 공군검찰 관련자들이 형사 처벌을 피할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가 창군 이래 첫 특임군검사까지 투입했지만 자문기구인 군검찰 수사심의위원회의 판단은 ‘불기소 권고’였다. 군 검찰이 수사심의위 의견을 따른다면 부실수사 책임을 아무에게도 지울 수 없게 된다. 7일 국방부에 따르면 수사심의위는 전날 제9차 회의에서 군검찰 수사 지휘·감독 관련 직무유기 혐의를 받는 전익수 공군 법무실장(준장)과 공군 법무실 소속 고등검찰부장(중령) 등 2명에 대해 불기소로 의결했다. 또 지난 3월 성추행 발생 직후 군사경찰로부터 사건을 송치받아 수사를 한 공군 제20전투비행단 소속 군 검사에 대해서도 불기소를 권고했다. 대신 이들 3명에 대해 비위 사실 통보를 통한 징계를 권고하는 의견을 의결했다. 수사심의위 판단은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검찰단이 대체로 수사심의위 의견을 따르고 있어 형사 처벌 대신 내부 징계 조치만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전 실장은 초동수사를 맡았던 20전투비행단 군검찰 등을 총괄하는 공군 법무실의 수장으로 직무유기 혐의로 입건돼 조사를 받아 왔다. 수사심의위는 지난달 18일 열린 회의에서도 전 실장에 대한 기소 여부를 심의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앞서 국방부는 지난 7월 9일 이 사건과 관련해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했지만 공군 법무실에 대한 내용은 빠졌다. 부실 초동수사의 윗선으로 지목된 전 실장에 대한 조치도 검찰 사무에서 배제할 예정이라고만 했다. 수사 미흡에 대한 비판 여론이 커지자 국방부는 고민숙 해군 검찰단장을 특임군검사로 임명하고 공군 법무실의 직무유기 혐의 등에 대한 수사를 전담하도록 했다. 하지만 수사심의위가 두 차례 논의 끝에 결국 불기소 의견을 내면서 창군 이래 처음 도입한 특임군검사 제도도 무색해졌다. 수사심의위 활동도 전날 회의를 마지막으로 끝났고, 이제 검찰단의 최종 수사 결과 발표만 남게 됐다. 국방부는 지난달 20일 국회 국방위원회 현안 보고 자료에서 9월 중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보고한 바 있다. 현재까지 재판에 넘겨진 13명 가운데 수사 관련자는 단 한 명도 포함되지 않아 유족의 반발도 예상된다. 한편 피해자 이모 중사의 모친은 이날 국방부 보통군사법원에서 열린 가해자 장모 중사에 대한 2차 공판에서 증인으로 나와 딸의 억울함을 호소하며 가해자에 대한 엄벌을 촉구했다. 발언 내내 흐느껴 울던 모친은 증인신문을 마친 뒤 실신해 실려 나갔다.
  • ‘이재명 정책 브레인‘ 이한주 경기연구원장 캠프 정책본부장으로

    ‘이재명 정책 브레인‘ 이한주 경기연구원장 캠프 정책본부장으로

    더불어민주당 유력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의 ‘정책 브레인’인 이한주(사진·65) 경기연구원장이 물러나 이 지사의 캠프에 합류한다. 경기연구원은 3일 “이 원장이 임기 만료(6일)를 앞두고 지난달 16일 사표를 제출했으며 최근 이사회가 사표를 수리해 퇴임한다”고 밝혔다. 30여년전 성남에서 시민운동을 하면서 이 지사와 연을 맺은 이 원장은 이 지사의 정책 멘토이자 정치권 인사들을 연결하는 교량 역할을 하면서 이 지사의 최측근 인사로 자리 잡았다. 또 2017년 당내 대선후보 경선 때는 이 지사의 정책공약을 총괄했으며 2019년 9월부터 경기도정의 싱크탱크인 경기연구원 수장을 맡아 기본시리즈를 비롯한 이 지사의 핵심 정책을 입안했다. 그는 지난달 18일 출범한 이 지사의 대선 정책자문그룹 ‘세상을 바꾸는 정책 2022’(세바정)의 공동대표를 맡은 데 이어 앞으로 윤후덕 의원과 함께 이 지사 캠프의 정책본부장을 맡을 예정이다. 이 원장은 이날 도의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출석해 “그동안 경기연구원이 어떤 역할들을 해야 하는지 조금 더 배우게 됐다”며 “제 역할을 뭔가 조금 더 알게 되면서 떠나게 됐다”고 퇴임 인사를 했다. 경기연구원 관계자는 “지난달 세바정 출범에 앞서 사직서를 제출했고 이사장이 최근 이를 수리하면서 퇴임하게 됐다”며 “결과적으로는 임기 3년을 채운 것”이라고 말했다.
  • [사설]여당, ‘GSGG’ 김승원 의원 사과로 어물쩍 넘길 생각말라

    언론중재법 본회의 상정이 무산되자 박병석 국회의장을 향해 ‘GSGG’라고 표현해 논란을 일으킨 더불어민주당 김승원 의원에 대한 징계 요구와 비난이 빗발치고 있지만 민주당은 유야무야 넘길 심산인 것 같다. 누가 봐도 우리 말로 ‘개××’라는 욕설을 연상시키는 해당 표현에 대해 김 의원 조차 “(법안을) 서두르다가 어리석음에 빠졌다. 따끔한 질책을 깊이 새기겠다”며 공개사과했지만 민주당 일부 의원은 이마저도 무시한채 민심과 동떨어져 김 의원을 비호하기까지 했다. 민주당 박성준 의원은 어제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김 의원을 “점잖고 바른 정치인”이라고 옹호하면서 “미국에서도 공동선, 제너럴 굿(general good)이라는 용어를 많이 쓰는데 약자를 썼을 경우 오해와 오인의 여지가 있다. 김 의원은 정치인이 일반의지, 공공선에 봉사할 의무가 있다고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 누구도 납득하지 않았던 김 의원의 1차 해명을 재탕하며 비호한 것이다. 박 의원은 군 복무 특혜 의혹이 제기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아들과 관련해 “‘나라를 위해 몸을 바치는 것이 군인의 본분’(爲國獻身軍人本分)이라는 안중근 의사의 말을 몸소 실천한 것”이라고 말해 당시 큰 비난을 자초한 바 있는데 이렇게 사안을 호도하는 게 그의 특기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사안의 심각성에 대한 민주당 지도부의 몰각(沒覺) 또한 문제다. 징계 여부 논의는 고사하고 “당사자가 사과했으니 다 끝난 것 아니냐”며 헤프닝 정도로 끝낼 태세다. 논란이 큰 언론중재법 처리에 앞장서던 과정에서 나온 ‘실언’을 당 차원에서 문제 삼을 수는 없다는 것이라면 목적을 위해서는 어떤 수단도 용인할 수 있다는 위험한 발상과 다름없다. 자칫 김 의원 징계를 논의할 경우, 강성 지지층을 또다시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작용하고 있을 것이다. 대선 국면에서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유야무야 ‘없던 일’로 되지 않겠느냐는 기대감도 적지 않으리라고 본다. 하지만 국회의원이 입법부 수장을 욕설을 동원해 비난한 것을 그대로 묵과하는 것을 국민은 용납할 수 없다. 이명박 정부 당시 ‘가카세끼 짬뽕’이라며 대통령을 비난한 판사는 결국 징계를 받고 법복을 벗었다. 국회의원의 막말이 잊을만하면 등장하는 이유는 제대로 된 징계나 심판이 따르지 않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이렇게 어물쩍 넘긴다면 의사당은 언제고 또다시 막말로 더럽혀질 것이다. 여당은 즉각 야당과 김 의원 징계 논의를 시작해야만 한다.
  • 민주당 “윤석열 의혹, 전두환 하나회와 비견…공수처 나서야”

    민주당 “윤석열 의혹, 전두환 하나회와 비견…공수처 나서야”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는 3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검찰 고발 사주 의혹에 대해 “사실이라면 국정원과 기무사의 선거개입과 다를 바 없는 경악할 만한 범죄이고, 그야말로 검찰의 정치개입·정치공작에 의한 국기 문란 사건”이라고 비판했다. 윤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 회의에서 “과거 12·12,5·17 쿠데타 했던 전두환씨의 신군부 하나회와 비견되는 사건”이라고 규정하면서 “윤 전 총장의 지시가 사실이라면 윤 전 총장은 검찰 하나회, 신검부의 수장”이라고 맹공했다. 윤 원내대표는 “의혹의 정점에 선 윤 전 총장이 입을 닫고 있고, 캠프는 사실무근이라며 매체에 법적 조치를 한다고 재갈을 물리고 있다”며 “보도가 사실이라면 윤 전 총장은 검찰 권력을 사유화해 정치 공작하고 배우자를 비판한 언론인을 보복 수사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감옥에 간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사유와 뭐가 다르냐”며 “윤석열 사단 검사들이 이명박 정부 국정원,기무사와 다를 바 없는 행동을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윤 원내대표는 “검찰이 진상조사를 착수했다고 하는데, 검찰에만 맡겨둘 일이 아니란 의견이 강하다”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즉각 나서야 한다. 당 차원에서도 대응책을 즉각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동맹외교 흔들·테러집단 득세… 커지는 美의 아프간 철군 비용

    동맹외교 흔들·테러집단 득세… 커지는 美의 아프간 철군 비용

    지난해 2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탈레반과 올해 5월까지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의 철수에 합의했다. 미국은 아프간에 1조 달러(약 1170조원)를 쏟아부었고 2400명의 미군도 희생됐지만, 자립 의지도 없던 아프간 정부는 국가 재건은커녕 부정부패로 몰락했다. 올해 1월 취임한 조 바이든 대통령은 철군 시점을 8월 말로 연기했다. 2001년 9·11 테러 20주년 추모일 즈음에 ‘테러와의 전쟁’을 끝낸다는 상징적 의미를 위해서였다. 바이든은 ‘언제까지 미국이 희생해야 하냐’고 외쳤지만 현 상황을 보면 미국이 지불해야 할 유무형의 철군 비용이 주둔 비용보다 적을지 의심스럽다. 아프간 주재 미 대사관 직원들은 쫓기듯 헬기에 올랐고, 피란민이 몰려들던 카불 공항은 이슬람국가(IS)의 자폭 테러로 170여명이 사망하는 생지옥이 됐다.미국의 ‘슈퍼 파워’는 실추됐고 미 동맹들은 아프간의 민주주의를 포기한 바이든에게 ‘미국이 돌아왔다’는 기치가 진짜였는지 묻고 있다. ‘이길 수도, 멈출 수도, 떠날 수도 없는 아프간 전쟁’을 20년 만에 끝내겠다며 ‘조건 없는 철군’을 선언한 바이든은 정말 이 지루한 전쟁을 끝낼 수 있을까. 지난 20년간 4명의 미국 대통령이 대답하지 못했던 질문 앞에 바이든 역시 서 있다.바이든은 2014년 종전선언을 한 뒤 테러 조직의 공격 재개로 아프간에서 회군했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사례를 고려한 듯 ‘무조건 철수’를 못박았다. ‘테러세력 약화’라는 전쟁 목표를 달성했으니 아프간 내전을 위해 더이상 청년들의 희생과 막대한 비용 지출을 감내할 수 없다고 했다. 미국의 각종 지원에도 민주주의, 치안안정, 투명성, 여권신장 등 어떤 것도 이루지 못한 것은 ‘아프간 정부의 무능’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9·11 테러 이후 20년이 흐르면서 아프간 전쟁을 시작했던 이유는 희미해졌고 미국이 부담해야 할 비용은 늘어만 갔다. 지난 7월 폴리티코 설문에 따르면 미국인의 59%가 아프간 철군에 ‘찬성’해 ‘반대’(25%) 응답의 2배가 넘었다. 아프간 철군 자체는 미 국민들의 대체적인 요구였다. ●9·11 보복 및 추가 테러 막을 수단이었던 전쟁 하지만 전문가들은 아프간 전쟁의 개전 이유를 잊은 것을 바이든 행정부의 근본적 오판으로 본다. 2001년 당시 아프간전 개시 법안은 상원에서 ‘98대0’, 하원에서 ‘420대1’로 압도적이고 초당적으로 통과됐으나 당시에도 미군이 ‘테러 근절’에 성공할 거라는 시각은 많지 않았다. 9·11 테러에 대한 보복이 불가피했고, 무엇보다 전쟁은 추가 테러를 방지할 거의 유일한 수단이었다. 로버트 케이건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최근 워싱턴포스트(WP) 칼럼에서 “미국을 아프간전으로 밀어넣은 건 (테러와의 전쟁에서 쉽게 이길 거라는) 미국의 자만심이 아니라 (테러가 계속될 거라는) 두려움이었다”고 회고했다. 미국은 전쟁 개시 불과 한 달 만에 아프간 수도 카불에서 탈레반을 몰아내고 새 정권을 세웠지만, 미국인들의 승전에 대한 기대는 외려 떨어졌다. 퓨리서치센터가 2002년 9월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테러와의 전쟁이 잘 진행되고 있다’고 답한 비율은 65%로 2001년 10월(83%)보다 크게 낮았다. 결과적으로 미군이 9·11 테러를 주도한 알카에다의 수장 오사마 빈라덴을 사살한 건 무려 10년 뒤인 2011년이었고, ‘테러와의 전쟁’은 14년간 치른 베트남전의 기록을 넘어 20년간 계속됐다. ●빈라덴 10년 만에 사살… “전쟁 안 끝나” 바이든은 아프간에서 ‘테러세력 약화’라는 목표를 달성했다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전쟁을 시작한 2001년부터 5년간 국방장관을 지낸 폴 울포위츠는 월스트리트저널 칼럼에서 “미국이 그만뒀다고 해서 전쟁이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탈레반이 아프간을 점령했으니 IS나 알카에다 등 테러집단이 은신처를 얻게 됐고, 전쟁을 한쪽이 일방적으로 끝낼 수 없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아프간전의 명분이었던 소위 ‘체제 전환’(테러 근절을 위한 타국의 민주화) 구상 역시 실패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인터넷매체 복스의 창립자인 에즈라 클레인은 뉴욕타임스 칼럼에서 “테러와의 전쟁이 벌어졌던 아프간, 이라크, 예멘, 소말리아, 리비아 등의 상황은 오늘날 더 안 좋아졌다”며 미군 개입이 상황을 개선시킨다는 근거는 없다고 했다. 주둔 비용에 크게 민감해진 미국 내 상황에만 천착한 것인지 바이든 행정부는 철군 비용을 제대로 산정하지 못했다. 바이든의 신념으로 인한 오판은 세계 최강대국의 자리를 흔드는 결과를 가져왔고, 트럼프와 다를 것이라던 바이든의 미국 역시 ‘국익을 위해 동맹을 버릴 수 있다’는 신호를 줬다. 바이든은 “미국이 20년간 30만명의 아프간 정부군을 훈련시켰다”는 말을 반복했지만 아프간 정부가 월급을 더 타내려고 장부를 눈속임한 것에 불과했다. 미군 철수 후 탈레반의 점령까지 최대 2년은 걸릴 것으로 예상했던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도 “불과 11일 걸렸다”며 뼈아프게 오판을 시인했다. 무엇보다 미국의 실책은 민간인보다 미군을 먼저 철수시킨 것이다. 지난 7월 1일 12만명이 상주하는 소도시급 ‘바그람 공군기지’를 포기하면서 정보자산 및 요충지도 잃었다. 상대적으로 안전한 공군기지가 아니라 테러 대응이 힘든 카불 공항으로 철수 루트를 일원화하면서 IS의 자살폭탄테러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도 나온다. 탈레반이 여름에는 아프간에서, 겨울에는 파키스탄에서 활동하는 것을 알면서도 철군 시점을 8월로 잡았고, 트럼프는 아프간 정부를 아예 배제한 채 탈레반과 철군 협상에 합의해 아프간군의 사기를 더욱 떨어뜨렸다. 그 결과 전 세계는 1975년 베트남 사이공(현 호찌민) 주재 미 대사관 옥상에서 미국인들이 쫓기듯 헬기로 대피하는 상징적인 장면을 아프간에서 다시 한번 보게 됐고, ‘사이공 패배의 재연’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바이든의 ‘민주주의 동맹’ 외교도 흔들릴 수 있다. 2005년부터 미 국무장관을 역임한 콘돌리자 라이스는 최근 WP 기고에서 ‘북한 위협 억지 차원에서 70년간 미군이 한국에 주둔하고 있다’며 아프간 철수의 성급함을 지적했다. 많은 아프간인이 미군을 도와 탈레반과 싸우다 희생됐다며 “아프간은 탈레반을 선택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세계 경찰의 퇴장으로 인한 테러리즘의 득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군 철군 와중에 170여명이 희생된 카불 공항의 자폭 테러는 어쩌면 예고편일지 모른다. 테러는 모든 경우의 수를 막아야 하는 힘든 싸움이다. 미국은 이번 테러 직전에 위급한 보안상 위협이 있다며 공항 인근에 접근하지 말라고 수차례 경고했지만 테러 자체를 막을 수는 없었다. WP 칼럼니스트인 마크 시센은 지난 27일자 칼럼에서 “31일 철수는 테러집단이 더 많은 공격을 감행할 용기를 북돋워 줄 수 있다. 베이루트 참사의 교훈은 나약함이 (테러집단의) 도발을 자극한다는 것”이라며 철군 시한을 연장하라고 촉구했다. 베이루트 참사는 1983년 레바논의 이슬람 무장단체 헤즈볼라가 자폭 테러로 베이루트에 있던 미 해병대 막사를 폭파시켜 241명의 군인이 사망한 것을 말한다. 이에 로널드 레이건 당시 대통령의 선택은 전쟁이 아니라 이듬해 진행한 해병대 철수였다. ‘강한 미국’이 무너지기 시작한 상징적인 순간이자 알카에다가 9·11 테러를 계획하도록 미국이 여지를 준 사건으로 평가된다. 미국이 이번에도 아프간 철수로 끝을 맺을 경우 더 큰 위협에 직면할 수 있다는 의미다.
  • 김소영 서울시의원, 서울역사박물관에 체조 국가대표 시절 소장품 기증

    김소영 서울시의원, 서울역사박물관에 체조 국가대표 시절 소장품 기증

    서울특별시의회 김소영 의원(민생당, 비례)은 지난 18일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 국가대표 선수 단복 및 훈련 일지 등 체조 국가대표 시절의 소장품들을 서울역사박물관에 기증했다. 서울역사박물관 관장실에서 진행된 소장품 기증식에 참석한 김소영 의원은 소장품 전달과 함께 기증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김소영 의원은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 대비 적응 훈련 도중 이단 평행봉에서 떨어져 목뼈를 다친 후, 1급 척수장애 판정을 받았다. 김 의원은 86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단복을 전달하며 “가봉한 다음 날 바로 사고가 나서 입어보진 못했지만, 개인적으로 의미가 큰 옷이라 어머니께서 지금까지 잘 보관해 주셨다”며 “덕분에 더 많은 분들과 서울 체육 역사의 일부를 공유하고, 그 의미를 나눌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또한 2018년 서울역사박물관이 개최했던 ‘88올림픽과 서울’ 전시를 관람하며, 다친 지 35주년이 되는 해를 기념해 소장품을 기증해야겠다고 결심했다고 전했다. 이어 김 의원은 “제10대 서울시의원이 된 지 벌써 3년이 지나가고 어느덧 임기를 마무리해야할 시기가 오고 있다”고 말하며 “애정을 가지고 의정활동을 한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관 서울역사박물관의 발전과 진흥을 위해 소장품을 기증할 수 있게 되어 뜻깊다”고 말했다. 이에 서울역사박물관장은 기증 증서를 전달하며, 기증해주신 소중한 유물을 전시 및 학술연구, 문화예술 발전에 적극 활용하겠다고 말하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 [사설] 보수 세력의 반발을 산 김원웅의 광복절 경축사

    김원웅 광복회장이 그제 제76주년 광복절 경축식 기념사에서 이승만 정부와 박정희 정부 등을 ‘친일 정권’으로 규정해 정치권에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김 회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발표한 기념사에서 “친일 내각이었던 이승만 정권은 4·19로 무너졌고, 박정희 반민족 정권은 자체 붕괴됐으며, 전두환 정권은 6월 항쟁에 무릎 꿇었고, 박근혜 정권은 촛불혁명으로 탄핵됐다”면서 “(이들) 세력은 대한민국 법통이 임시정부가 아니라 조선총독부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독립운동가 후손 단체인 광복회 수장으로 김 회장이 2019년 취임한 뒤 줄곧 친일 청산을 강조해 왔다는 점에서 이날 기념사가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고 볼 수 있지만, 정부 수반이 참석한 광복절 행사에서 보수 야권 전체를 ‘친일파 정권’으로 규정하며 비난한 것은 온당하다고 볼 수 없다. 또 예년과 달리 기념사가 사전 녹화하는 방식이라 미리 공개된 만큼 청와대나 정부도 내용을 알고 있었다면 김 회장의 부적절한 기념사를 사실상 방기했다는 비판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광복회는 선열의 뜻을 받들어 민족 정기를 선양하고 국민을 하나로 만들기 위해 세금으로 운영되는 단체다. 정관에는 특정 정당을 지지·반대하는 활동을 못 하도록 명시했다. 그런데 김 회장은 걸핏하면 야당을 공격한다. 김 회장은 ‘친일 정권’으로 비판한 박정희 정권 때 공화당 당료를 지냈고, 민정당에서 요직을 맡았으며 한나라당 소속 국회의원까지 지냈으니 자가당착이 아닌가 묻고 싶다. 최근 김 회장 부모의 독립유공자 자격에도 의혹이 제기됐다. 부친의 공적이 동명이인 독립지사의 공적과 뒤바뀌었을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다. 광복회의 모토는 ‘나라와 겨레를 위해 국민 화합을 선도한다’이다. 김 회장은 계속 국민 분열을 야기하려면 광복회장 자리에서 물러나는 게 마땅하다.
  • 수장 바뀐 금감원 ‘소통·지원’ 방점… 인적·조직 쇄신 ‘변화의 바람’

    수장 바뀐 금감원 ‘소통·지원’ 방점… 인적·조직 쇄신 ‘변화의 바람’

    정은보 원장, 임원 14명에 사표 제출 요구금융시장과 소통·산업발전 수차례 강조“금융감독 본분은 규제 아닌 지원” 발언도 적발·제재→관리·감독·지원 우선순위로금융위와 갈등 해소 현안 한목소리 낼 듯금융권도 ‘시장 친화적 감독’ 기대 분위기지난 6일 취임한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이 ‘소통’과 ‘지원’을 연일 강조하면서 금융감독원에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다. 정 원장은 부원장 4명과 부원장보급 10명 등 임원 14명 전원에게 사표 제출을 요구하는 등 인적 쇄신 작업을 시작했다. 금융소비자 보호를 앞세워 금융사 제재에 집중했던 이전과는 금융감독의 방향성이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16일 금융 당국에 따르면 정 원장은 최근 금감원 임원 모두에게 사표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금감원은 통상 새로운 원장이 오면 재신임 차원에서 관행적으로 일괄 사표를 받아 왔다. 최흥식 전 원장과 윤석헌 전 원장 때도 부원장보 이상 임원에게 사표 제출을 요구한 바 있다. 첫 민간 출신이었던 최 전 원장은 2017년 9월 취임 이후 두 달 만에 임원 전원을 교체하면서 조직 쇄신을 꾀하기도 했다. 금감원 임원 14명 중 3명이 내년 1월 임기가 만료되는 가운데 정 원장이 조만간 실시할 임원 인사는 조직 변화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미 금감원 내부에서는 ‘공기가 바뀌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정 원장은 취임사와 임원 회의 등을 통해 금융시장과의 소통, 금융시장과 산업 발전 등을 수차례 강조했다. 정 원장은 취임사에서 “금융감독이 공감을 얻기 위해서는 현장의 고충과 흐름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금융감독의 본분은 규제가 아닌 지원에 있다”, “내용적 측면뿐만 아니라 절차적 측면에서도 법적 안정성과 신뢰 보호에 기초해야 한다”는 발언을 쏟아 냈다. 특히 정 원장이 “사후 제재에만 의존해서는 금융권 협력을 이끌어 내기 어렵고, 소비자 보호에도 취약해질 수 있다”고 한 것은 지금까지 금감원의 금융감독 방향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윤 전 원장 시절 금감원은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라임·옵티머스 등 사모펀드 사태에서 금융사의 내부통제 실패 등을 근거로 강한 제재에 무게를 두면서 금융사와 갈등을 빚어 왔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전까지 검사, 적발, 제재 중심의 금융감독이 강조됐다면 이제 관리, 감독, 지원이 우선순위가 될 것 같다”고 전했다. 금감원의 바뀐 기류는 하나은행의 라임·이탈리아 헬스케어펀드 제재심의위원회, 오는 20일 선고되는 DLF 관련 금감원 제재 취소 행정소송에 대한 대응 등에서 감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금감원이 그동안 금융위원회와 빚었던 갈등 관계를 해소하고, 각종 현안에서 한목소리를 낼 가능성도 커졌다. 윤 전 원장은 키코(KIKO) 분쟁,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종합검사 부활, 금감원 독립 등 각종 현안에서 금융위와 엇박자를 냈다. 금감원 관계자는 “관료 출신 금감원장이 온 터라 금융위와 빚었던 갈등이 해소되지 않을까 기대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정 원장과 고승범 금융위원장 후보자는 모두 경제 관료 출신으로 행정고시 28회 동기이기도 하다. 그동안 학자 출신의 금감원장 후보자들을 반대해 온 금감원 노조도 정 원장 취임 전후로 이렇다 할 반대 목소리를 내지 않고 있다. 다만 윤 전 원장이 강력하게 추진했던 금융감독체계 개편은 동력을 상실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권은 내심 기대하는 분위기다. 정 원장이 전임자보다 시장 친화적인 감독 정책을 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금융권 관계자는 “취임사에서 밝힌 것처럼 지원과 감독 위주의 정책이라면 이전과는 결이 달라지지 않겠느냐”며 “두 기관이 한목소리를 낸다면 금융사 입장에서도 부담을 덜게 된다”고 말했다.
  • 권영진 대구시장, 해평취수장 공동활용 관련 성명서 발표

    권영진 대구시장, 해평취수장 공동활용 관련 성명서 발표

    권영진 대구시장은 12일 대구시청 본관에서 해평취수장 공동활용 관련 성명서를 발표했다. 권 대구시장은 우선 용단을 내려준 장세용 구미시장과 구미시민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양 도시 상생 발전에 대한 의지와 함께 구미시민들이 그동안 우려했던 사항들을 해소하기 위한 약속도 재확인했다. 그동안 대구시민은 구미국가산단의 주기적인 수질오염사고로 인해 먹는 물로 인한 고통을 겪어 왔다. 반면 구미해평취수장 인근 지역 주민들은 기존에 지정된 상수원보호구역 등의 입지규제로 인해 재산권 제약 등의 어려움을 겪어왔고, 지역 발전에도 장애가 있었다. 지난 6월 24일 낙동강유역물관리위원회 심의 의결을 거쳐 확정된 ‘취수원 다변화 방안’에 따라 대구는 안전한 취수원 확보에 대한 지난 30년간의 염원을 해결할 수 있게 되었으며, 구미는 다각적인 지원을 통해 새로운 도약을 위한 원동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되었다. 다만, 최근 정부안 확정에 따라 구미지역에 양 지역의 상생을 위한 찬성 입장과 정부 방안에 대한 불신을 기반으로 한 반대 입장 등 다양한 의견이 표출됨에 따라 구미시민의 우려를 해소하고자 이번 성명서를 통해 대구시의 약속을 다시 한 번 전했다. 첫째 대구시는 구미시와 협정을 체결하는 즉시 해평취수장 인근 지역 주민들을 위한 100억원의 예산을 구미시에 지원하고, 농축산물 직거래 장터 등을 통해 인근 농가의 소득향상도 도울 계획이며, 구미 5공단 분양 활성화를 위한 입주업종 확대 등 구미지역 경제 발전을 위해서도 적극 협력해나갈 계획이다. 둘째, 정부가 이미 약속한 관로공사 착공 시부터 낙동강수계기금을 통한 매년 100억원의 예산 지원과 더불어, 추진을 검토 중인 KTX 구미역사 신설 등 구미의 숙원 사업들이 반드시 실현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셋째, 해평취수장의 공동활용으로 인해 구미시민들이 우려하고 있는 재산권 침해 확대, 용수 부족 등의 문제는 기 의결된 ‘낙동강통합물관리 방안’에 이미 명시되어 전혀 문제가 되지 않으며, 향후 체결될 협정서에도 다시 한 번 명문화하여 구미에 전혀 불이익이 없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계획이다. 권 시장은 “이번만큼은 대구와 구미가 물 문제를 해결하고, 더욱 가까운 이웃이 되어 더 큰 미래로 함께 비상하는 새로운 시대를 열어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아울러, 중앙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과 대구ㆍ경북 시ㆍ도민, 그리고 지역 정치권의 관심과 지원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 인권위원장에 ‘대북송금 특검’ 송두환… 금융위원장 ‘금융정책통’ 고승범 지명

    인권위원장에 ‘대북송금 특검’ 송두환… 금융위원장 ‘금융정책통’ 고승범 지명

    송, 헌법재판관 출신… 이재명 변호인 역임은성수 사의… 靑, 홍남기 후임론 선그어금감원장에 정은보 한미방위비협상대사문재인 대통령은 5일 장관급인 국가인권위원장 후보자에 송두환 전 헌법재판관을, 금융위원장 후보자에 고승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을 각각 지명했다. 두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된다. 또 차관급 인사 6명도 교체했다. 문 대통령은 인권위원장 후보 추천위원회가 추천한 4명의 후보 중 송 후보자를 낙점했다. 송 후보자는 서울대 법학과·사시 22회 출신으로, 판사 생활을 거쳐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회장, 헌법재판소 재판관을 역임했다. 2003년에는 대북송금 사건 특별검사도 맡았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브리핑에서 “정치적 자유 등 기본권 확대, 약자 인권보호에 앞장섰다는 평가를 받는 인사”라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고 후보자는 금융위 금융정책국장 등 금융정책 관련 핵심 보직들을 거쳤다. 또 이날 신임 금융감독원장으로는 정은보 한미 방위비분담 협상대사가 내정되면서 금융 당국의 양대 수장이 동시에 바뀌게 됐다. 임기 말 코로나19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 경제정책 분야 중심으로 인사를 단행한 것으로 평가된다. 에너지를 전담하는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에는 박기영 산자부 기획조정실장이, 통상교섭본부장에는 여한구 청와대 신남방·신북방비서관이 기용됐다. 행정안전부 차관에는 고규창 행안부 기획조정실장, 행안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에는 이승우 행안부 재난협력실장을 승진시켰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에는 박무익 국토교통부 교통물류실장, 국립외교원장에는 홍현익 세종연구소 안보전략연구실 수석연구위원을 발탁했다. 이날 인선 중 송 후보자와 홍 원장은 여권 유력 대선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와 인연이 깊은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끈다. 송 후보자는 2019년 이 지사의 선거법 위반 재판 변호인단으로 활동했고, 홍 원장은 이 지사 정책자문단에 속해 있다. 순조로운 청문회 등을 위해 이재명계를 배려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지만 청와대 관계자는 “전혀 고려한 사항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먼저 사의를 표명했다고 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세계은행 이사, 한국투자공사 사장, 수출입은행장을 거쳐 현재까지 쉼 없이 직무를 수행했다”고 전했다. 이전부터 홍남기 경제부총리 후임으로 은 위원장이 거론돼 경제부총리 교체 가능성을 점치는 시각도 있으나, 여권에선 은 위원장이 더이상 공직을 맡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고 홍 부총리 체제가 계속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 [법조기자의 서리풀 라이프] 휴식 취한 법조계…다시 정치의 계절이 돌아온다/박성국 기자

    [법조기자의 서리풀 라이프] 휴식 취한 법조계…다시 정치의 계절이 돌아온다/박성국 기자

    법조계는 보안 유지가 특별히 강조되는 취재 기관의 특성과 단독 기사의 파급력이 맞물리면서 언론계에서도 취재 경쟁이 유난히 치열해 기자들 사이에서는 기피 근무지로 꼽힌다. 대형 수사가 한번 시작되면 계절의 변화조차 느끼지 못하고 지나기도 한다. 그런 법조계에서도 ‘기사 보릿고개’가 있으니, 주요 수사와 재판이 사실상 일시 정지되는 정기 인사철과 약 2주간 전국 법정 휴정기가 있는 ‘7말 8초’ 여름 휴가철이다. 법조 기자들 사이에서는 이런 시기 ‘기사 기근’을 호소하는 기자들에게 한 검찰 간부가 남긴 말이 구전처럼 전해지고 있다. “기자분들 몽골 초원에 한가롭게 풀을 뜯는 말들의 모습을 떠올려 보세요. 멀리서 보면 그저 한가롭고 평화로워 보이죠? 하지만 그 말들은 마주가 엉덩이를 ‘탁’ 때리는 순간 미친 듯이, 좌우도 보지 않고 저 대륙 끝까지 달리기 위해 힘을 비축하고 있는 겁니다. 지금 시기 아닐까요.” 10여년 전 전해 들은 이 말이 갑자기 떠오른 건, 코로나19 4차 대유행에 따른 거리두기 4단계와 법정 하계 휴정기 등 휴가철을 맞아 텅 빈 기자실을 보며 곧 다시 달려야 할 시기가 다가오고 있음이 감지되기 때문이다. 당장 법무부·검찰 등 법조계 수장들의 여름휴가는 이번 주 중 마무리된다.지난달 30일 짧은 휴가에 들어간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2일까지 휴식을 취한 뒤 하반기 법무부 운영에 복귀한다. 박 장관은 휴가에서 돌아온 직후 강성국 법무부 차관 임명으로 공석이 된 법무실장 자리를 채우고, 교정본부 등 각 실·국·본부 인사도 순차적으로 진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형사사건 공개금지 등에 관한 규정’ 개정, ‘검찰 스폰서 문화’ 감찰 등 법무부가 상반기에 추진해 온 굵직한 현안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앞서 박 장관은 현직 검사가 ‘가짜 수산업자’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는 대대적인 조직 진단을 예고한 바 있다. 이는 상황에 따라서는 법무부와 검찰 간 새로운 갈등의 불씨가 될 수도 있다. 지난달 26일 각각 휴가를 떠난 김오수 검찰총장과 이정수 서울중앙지검장 등 검찰 수뇌부는 2일 각자 업무에 복귀해 다시 주요 사건 현안을 지휘한다. 지난 6월 말 검찰 중간간부의 90% 이상을 바꾼 인사 이후 한 달 가까이 인계받은 기존 사건 등 기록 검토를 진행해 온 검찰은 8월부터 기존 사건 처분 및 신규 사건 개시에 착수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 총장이 이끄는 대검은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배임교사 혐의에 대한 검찰 수사심의위원회 소집 여부에 관심이 주목된다. 앞서 월성원전의 경제성 조작 의혹을 수사해 온 대전지검은 백 전 장관을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외에 배임교사 혐의도 함께 적용해 기소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배임교사 혐의에 대해서는 김 총장이 수사심의위 소집을 결정하면서 우선 직권남용 혐의만 적용해 불구속 기소했다. 여름 휴가철이 겹치면서 수사심의위는 한 달 넘게 열리지 않고 있지만, 이달 초에는 심의위가 열릴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검찰은 윤석열 전 총장 재임 당시 대표적인 정권 겨냥 수사로 꼽힌 ‘월성원전 수사’와 ‘울산시장 선거 개입 수사’,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의혹 수사’ 등 대부분을 마무리했지만,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이 고발한 ‘청와대 기획사정 의혹’과 한동훈 검사장의 ‘검언유착 의혹’ 수사 등은 여전히 민감 수사로 남아 있다. 이 밖에 지난달 30일 국민의힘에 입당한 윤 전 총장을 피의자로 입건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도 피고발인인 윤 전 총장 수사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윤 전 총장은 현재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사기 사건 부실 수사와 한명숙 전 국무총리 모해위증교사 수사방해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검찰 출신의 한 변호사는 “언제나 대선을 앞둔 시국에는 어떤 수사를 하든 정치적 해석이 뒤따랐는데, 이번 대선은 전직 검찰총장과 전직 감사원장이 함께 뛰어들면서 더욱 민감하게 됐다”면서 “특히 공수처는 윤 전 총장이 제1야당 경선에 뛰어든 만큼 경선이 본격화하기 전에 수사 속도를 내 정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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