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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번호’ 떠 받으니 “빚 갚아라” / 발신번호 조작 막가는 카드사

    카드사의 연체금 회수 수법이 갈수록 도를 넘고 있다.연체자가 빚 독촉 전화를 피하는 것을 막기 위해 발신자 전화번호 표시를 불법 변조하는 사례까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연체자가 휴대전화에 집이나 사무실 전화번호가 찍혀 ‘안심하고’ 전화를 받지만 정작 전화는 카드사 채권추심 담당 사무실에서 걸려온 것이다.카드사 직원들이 특수 장비를 이용,발신자 번호 표시를 멋대로 변조했기 때문이다.전문가들은 “통신비밀 보호법에 위배되는 명백한 불법 행위이며,다른 범죄에도 악용될 수 있다.”며 당국의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다. ●특수장비 이용 번호표시 멋대로 김모(42·서울 서초구 방배동)씨는 5일 황당한 일을 겪었다.휴대전화에 발신자 번호가 표시되는 서비스에 가입한 김씨는 이날 집 전화번호가 찍힌 전화를 받았으나 평소 카드 빚 독촉을 하던 S카드사 채권 추심 직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놀란 김씨는 “왜 허락도 없이 집에서 전화를 하느냐.”고 항의했다.하지만 이 직원은 “카드사 전화번호가 찍히면 전화를 받지 않기 때문에 집 전화번호가 표시되도록 했다.”면서 “특수장치와 컴퓨터 프로그램을 이용해 사무실과 주변 사람 등의 전화번호를 계속 표시할 수 있으니 독촉전화를 피하지 말라.”며 되레 윽박질렀다. ●통신회사·전화국 “우린 모르는 일” 김씨는 통신회사와 전화국에 “개인의 통신 비밀이 이렇게 침해당할 수 있느냐.”고 따졌지만 “모른다.”는 답변만 들었다.김씨는 서울 서초경찰서에 카드사와 직원을 상대로 고소장을 제출했다. 카드대금을 연체한 이모(33)씨도 얼마전 직장 사무실 전화번호가 발신자로 찍힌 전화를 받았다.그러나 카드사 채권 추심 직원이 발신자 번호를 조작,전화를 했다는 사실을 알고 통신회사에 민원을 제기했다. ●정통부 ‘불법’ 결론에도 변조사례 기승 정보통신부에 문의한 결과 ‘불법’이라는 결론이 나오자 통신회사는 해당 카드사 채권 추심 업체와 직원에게 경고조치를 했다. 하지만 수많은 연체자들은 자세한 경위를 알지 못한 채 카드사의 불법 추심행위에 피해를 당하고 있다는 것이 업체 관계자의 설명이다.일부 통신회사는 발신자번호 표시를 변조하는 채권 추심 업체가 늘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자체 실태 조사를 벌이고 있다. ●신종 사기극에 이용될 수 있어 경찰 단속 방침 통신업체들은 발신자번호 변조 수법의 정확한 실태나 경위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한 통신회사 기술팀 관계자는 “발신자 번호를 전달하는 역할만 할 뿐 변조된 번호인지 가릴 수는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일부 카드사 직원들이 특수장치 등을 이용,사내 전화번호 교환 프로그램을 조작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추정하고 있다.한 카드사 채권추심 담당 직원은 “발신자번호 변조 수법은 최근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는 카드사들 사이에선 공공연한 비밀”이라면서 “고의로 연체금 독촉 전화를 피하는 일부 고객들을 겨냥한 고육지책”이라고 털어놨다.경찰 관계자는 “신종 사기 범죄에 악용될 우려가 높다.”면서 “실태를 철저하게 파악해 대책을 마련하고 단속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영표기자 tomcat@
  • 요즘 어떻게/“박상범 前 청와대 경호실장

    주말 TV드라마 ‘무인시대(武人時代)’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고려무인 이의방은 직책이 견룡행수(牽龍行首)다.대궐을 지키는 수장,즉 지금의 청와대 경호실장격이다.일부 시청자들은 이 드라마의 시대적 배경을 지난 79년 당시 10·26에서 12·12사건으로 이어지는 파란의 역사에 비유한다.보현원(궁정동) 참살사건후 군인들끼리 좌충우돌하다 중방(30경비단)에서 정치판을 새로 짜는 장면이 흡사하기 때문이다. 10·26사건 때 궁정동에서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측이 쏜 M16 총탄 4발을 맞고도 기적적으로 살아나 불사조라는 별명을 얻은 박상범(朴相範·62)씨는 고 박정희 대통령 시절부터 두번의 군사정권과 김영삼 전 대통령 등 5명의 ‘청와대 어른’을 모시면서 최초의 문민 ‘견룡행수’로 한 시대를 풍미한 인물로 잘 알려져 있다. 지난 98년 공직을 떠나 쭉 야인으로 지내온 ‘버릇’ 때문일까.그는 드라마 ‘무인시대’보다 오히려 ‘야인시대(野人時代)’를 즐겨본다고 말했다. 박씨는 야인생활 5년만에 최근 배재대학 겸임교수로 강단에 섰다.과목은 ‘인간관계론’이며 강의대상은 학부 3학년이다. 16일 오전 서울 방배동 평통장학회 사무실에서 만났다(그는 현재 재단법인 평통장학회장직을 맡고 있다). “매주 수요일 오후 2시간씩 대전으로 내려가 강의를 하게 됩니다.지난 주 첫 강의는 했지만 매 강의때마다 공부하는 심정으로 강단에 섭니다.요즘 젊은 학생들이 얼마나 명석합니까.” 2년전 환갑을 넘긴 박씨는 대통령 경호의 달인답게 머리에 핀 ‘세월의 꽃’을 제외하곤 여전히 흐트러짐이 없는 몸가짐이었다.때문에 주변에서는 대통령 경호를 소재로 한 영화 ‘사선에서’의 냉혈적인 클린트 이스트우드와 곧잘 비유하곤 한다. 배재대학과의 인연은 지난해 여름 배재대학 초청으로 최고경영자과정에서 2시간 동안 ‘통일론’ 특강을 한 것이 계기가 됐다.강의과목이 ‘인간관계론’이라 처음에는 거절을 했지만 박씨의 ‘경험’만 풀어놓아도 훌륭한 강의가 될 것이라는 학교측의 거듭된 요청을 받아들였다. 실제로 박씨의 경험은 우리나라 현대사의 심장부에서 실타래처럼 무수히 얽혀져 있다.10·26과아웅산 사건에서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것을 비롯,박정희 대통령 시절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렀던 경호실 주변의 비화 등 25년 가까이 대통령을 최측근에서 경호했다는 점에서 유일무이한 산증인으로 꼽힌다. 공직 은퇴 후 5년 동안 어떻게 지냈느냐는 질문에 그는 “욕망을 털어버리려고,또 게으른 자신과 무던히도 많이 싸워왔다.”고 말해 산전수전과 공중전을 겪은 뒤 인생의 특수전을 치르는 달인을 연상케 했다.은퇴 후 골프를 배운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고 부언했다.골프 실력은 핸디13 정도.라운딩 멤버는 영원한 해병동지인 해군 간부후보 33기 동기생들이다.정치섭 고속도로 안성휴게소사장,이석호 서울대교수,정기인 한양대교수,강대인 방송위원장 등과 가끔 ‘필드 회동’을 한다.이때마다 재미를 돋우기 위해 타당 1000원짜리 내기를 한다고 귀띔했다. 최근 임명된 김세옥 신임 청와대 경호실장에 대한 얘기가 자연스럽게 나왔다.그는 “김세옥 실장은 매사에 치밀하고 워낙 경호업무에 밝은 사람”이라면서 그와의 특별한 인연을 잠깐 공개했다.박씨는80년대 중반 청와대 경호처장 당시 22특경대,101경비단,수도방위사령부 관계자 등 경호실무자들의 모임인 ‘기러기회’를 주도했다.코드1(대통령) 행차 때마다 양 옆으로 기러기처럼 차들이 쭉 늘어서 경호를 한다고 해서 박씨가 고심 끝에 명명했다.이때 김 실장은 치안본부 경호경비과장으로 참여했다. “경호실장 자리는 한마디로 ‘고난의 연속’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언제 어느 때 예상치 못한 돌발상황이 생길지 모르기 때문에 24시간 긴장해야 합니다.” 그는 현역시절을 잠시 회고하면서 “국가원수 다섯분의 성품이 모두 다르듯 경호 스타일도 조금씩 달랐다.”고 말했다.예를 들어 박 전 대통령은 무장한 경호실장이 늘 옆에 있는 것을 좋아했고 군사정권 때는 2∼3겹의 군경호,김영삼 정권 때는 수행과장 정도만 지근거리에 있게 했다고 귀띔했다.경호실장은 최소 한달 이내에 대통령의 성품을 세밀히 간파한 뒤 그에 맞는 경호기술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불사조’ ‘경호의 달인’ ‘클린트 이스트우드’.역사의 한가운데에 살면서 박씨가 얻은 별명들이다.자세가 워낙 흐트러짐이 없어 인상이 차갑다고 하지 않느냐고 하자 그는 “얼마전 나를 ‘경호하던’ 백구가 죽었을 때 집 앞마당에 직접 염까지 하고 묻었다.”는 말을 꺼냈다.마음은 차갑지 않고 정이 많다는 얘기였다. 박씨는 현재 서울 종로구 청운동에서 83세의 노모와 부인,큰딸(의류디자인 박사과정),막내 아들(스포츠마케팅 박사과정)과 함께 지내고 있다. 하루 40분씩 헬스로 건강을 유지하고 있으며 오래전에 선운동을 그만두어 가부좌 자세에서 공중에 ‘붕’ 뜨는 것은 할 수 없다며 웃었다. 김문기자 km@
  • 참여정부 첫 내각/화제의 장관 4인

    ◆강금실 법무부장관 첫 여성 법무장관,첫 여성 법무법인 대표,서울지역 첫 여성 형사단독판사,첫 여성 민변 부회장,첫 부장검사급 법무장관.강금실 신임 법무장관에게 따라 다니는 수식어는 여성으로서 남성 중심의 제도권과 투쟁해 얻은 표창과도 같다.참여정부의 개혁을 상징하는 강 장관의 과거는 소수의 인권을 위한 삶이었다. ●93년 사법파동때 평판사회의 설립 지난 93년 ‘제3차 사법파동’때 ‘평판사 회의’ 설립을 주도,당시 김덕주 대법원장에게 ‘사법개혁 건의서’를 전달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군사정권의 서슬이 퍼렇던 5,6공화국 때는 형사단독 판사로 재직하며 집시법 위반으로 검거된 대학생들의 구속영장을 잇따라 기각하거나 무죄 석방하기도 했다. 96년 5월 서울고법판사를 끝으로 현직에서 물러난 강 장관은 개업하자마자 인권변호사의 길로 들어섰다. 99년 9월 민혁당 사건 변호인을 맡은 데 이어 11월에는 납북 귀환어부 함주명씨를 고문한 혐의로 이근안 전 경감에 대한 고발을 주도하는 등 열성적인 활동 덕분에 2000년 5월 여성으로선 최초로 민변 부회장에 선임됐다. 57년 제주에서 출생해 경기여고 문과를 수석졸업하고,서울대 법대에 진학한 강 장관은 대학시절 교내 탈춤반 활동을 하면서 사회현실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81년 사시23회에 합격했고 사법연수원 성적도 7등으로 뛰어났다. 강 장관은 대학을 졸업한 뒤 서울 광화문 민중문화사 서점 주인의 소개로 만난 서울대 철학과 출신 김태경씨와 4년 동안 열애한 끝에 결혼했다.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자주 투옥되던 김씨를 판사의 신분으로 뒷바라지한 일화는 유명하다. ●차세대 한국인 리더 18명에 선정 그러나 김씨가 부도를 내면서 3년전 헤어졌다.그는 2000년초 벤처기업 컨설팅 전문 로펌인 법무법인 지평을 설립해 불과 2년만에 변호사 60여명을 거느린 중견 로펌으로 키워내는 사업수완도 발휘했으며 지난해 8월에는 세계경제포럼이 선정한 ‘아시아의 미래를 짊어질 차세대 한국인 리더’ 18명에 선정되기도 했다. 대전고법 김영란 부장판사,민주당 조배숙 의원과 고등학교,대학교 동기동창이다.김 부장판사는 “강 장관은 드러나지 않은 곳에서도 항상 정의로운 길을 선택해왔다.”면서 “뛰어난 판단력과 탈권위주의적 인화력으로 직책을 잘 소화해낼 것”이라고 말했다. 홍지민기자 icarus@kdaily.com ◆이창동 문화부장관 이창동 신임 문화관광부 장관은 말 그대로 문화예술인이다.이어령(문학비평가)·김한길(소설가) 전장관도 있지만 이들은 임용시 교수·정당인 이미지가 강해 문화현장과는 멀어보였다. 반면 이 장관은 소설가와 영화감독 등 땀냄새 나는 문화현장에서 주로 활동해 업무추진도 형식보다는 내용을 중시할 것으로 보인다.그를 증명하듯 취임 첫날부터 캐주얼풍 양복에 검정색 산타페를 직접 운전해 문화부에 도착,의례적인 취임식도 취소하는 등 잇단 파격행보로 눈길을 끌었다. 그의 삶의 여정을 찬찬히 뜯어보면 노무현 대통령과 닮은 점이 많다.찢어지게 가난한 집안,고비마다 발휘한 뚝심 그리고 잔수보다는 정공법으로 돌파해온 점 등은 그를 임용하는데 큰 요인이 됐을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첫번째 도전-전업 작가로 81년 경북대학교 사범대학 국어교육과를 졸업하고 경북 영양고에서 교편을 잡던 그는 82년 결혼과 함께 서울로 왔다.그리고 83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문단의 문을 두드렸다.유행과는 담을 쌓고 우직스러운 소설을 쓰다 87년 전업작가로 나섰다.안정된 직장을 버리고 자신의 꿈을 찾아 나선 것이다.이후 작품집 ‘소지’‘녹천엔 똥이 많다’를 내고 한국일보문학상을 수상해 소설가로서의 입지를 탄탄히 했다. ●두번째 도전-영화속으로 그러던 그가 93년 ‘그섬에 가고 싶다’의 각색과 조감독이란 타이틀로 영화판에 뛰어들어 주위를 놀라게 했다.본인은 연극에 심취했었고 영화감독이 꿈이었다지만 40세라는 나이에 직업을 바꾼다는 것은 웬만한 열정이 아니면 힘든 결정이었다. 그러나 그는 ‘인생 바꾸기’를 감행했고 탄탄한 극적 구성과 짜임새 있는 연출로 나름의 영화세계를 구축해 왔다.작품수는 ‘초록 물고기’(97)‘박하사탕’(99)‘오아시스’(2002) 등 3편에 불과하지만 그 작품성과 작가주의 정신은 비평계의 주목을 끌고도 남았다.“테크닉에 집착할 생각이 없다.”는 그의 정통파식노력은 청룡영화상과 대종상,베니스영화제에서 감독상등 국내외에서 잇단 수상으로 보상받았다. ●세번째 도전-제도속으로? 그가 펼칠 문화정책의 구체적 청사진은 미지수다.하지만 취임 첫날 “경제·경쟁논리를 떠오르게 하는 문화산업이 전부가 아니다.”라는 말은 시사적이다.시장주의를 경계하면서 그 토대가 되는 순수예술에도 무게를 둘 것으로 보인다. 이종수기자 vielee@kdaily.com ◆김화중 복지부장관 간호사 출신인 김화중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해 대통령선거 당시 노무현 후보의 보건의료 특보를 맡으면서 해박한 전문지식을 발휘했다.16대 국회에서 전국구로 등원한 간호계의 대부로 온화한 성격이지만 일단 결정된 일에 대해서는 상당한 추진력을 갖고 있다는 평이다. ●시민단체, 개혁성 미흡 지적 대선에서 권양숙(權良淑) 여사의 정무 특보를 맡기도 했다.하지만 그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시민단체들은 내정설이 나돌 때부터 전문성과 개혁성이 떨어진다는 점을 들어 “건강보험 재정통합 등 난마처럼 얽힌 현안을 풀어나가기 어려울 것”이라며 반대해 왔다.임명된 27일에도 국민추천과 검증을 무시한 처사라며 반발수위를 수그러트리지 않고 있다. 하지만 김 장관이 개혁적인 성향을 지닌데다 보건의료 전반에 대해서 폭넓은 지식을 지녔기 때문에 ‘적임자’라는 평가도 있다.노무현 대통령은 “당선 전부터 (복지부)장관에 임명하겠다고 마음먹었다.”며 그의 능력에 전폭적인 신뢰를 보냈다.노 대통령은 김 장관이 권 여사의 추천으로 입각한 게 아니냐는 항간의 소문을 의식한듯 “(김장관 임명이)아내와는 관계가 없다.”고 강조했다. ●남편은 고현석 전남 곡성군수 그의 입각은 ‘군수·장관 부부’가 처음으로 배출됐다는 점에서 화제다.남편은 고현석(高玄錫) 전남 곡성 군수.분야는 다르지만 남편은 지방자치단체에서,부인은 중앙 부처에서 각각 행정을 책임지는 수장(首長)이 된 것이다. 두 사람은 서울대 재학시절 처음 만났다.고 군수가 법대 학생으로 농촌봉사활동모임의 회장을 할 때 간호대에 다니던 김 장관이 모임에 합류하면서 연애감정이 싹트기 시작,결혼에 이르렀다.고 군수는 지난 95년 3월 명예 퇴직할 때까지 만 26년 동안 ‘농협 맨’으로 일해오다 98년 민선2기 군수에 당선됐다.고 군수가 관사에 혼자 살기 때문에 두 사람은 5년째 ‘주말부부’다. 고 군수는 종가집 맏며느리인 김 장관이 70년대 후반 미국 컬럼비아대학으로 아이들을 떼어놓고 혼자 유학을 떠난다고 할 때 “아내는 살림만 할 사람이 아니다.”라며 친척들을 앞장서 설득하기도 했다. 김 장관은 임명통보를 받자마자 휴대전화로 고 군수에게 가장 먼저 ‘기쁜’소식을 전했다.네딸 중 막내(이화여대 의예과 2년)가 김 장관의 뒤를 잇고 있다. 곡성 남기창 김성수기자 sskim@kdaily.com ◆진대제 정통부장관 반도체 신화의 주인공 진대제(陳大濟·사진) 삼성전자 디지털미디어 총괄사장이 정보통신부장관에 임명됐다. ●장관보다 삼성 사장이 좋다(?) 삼성은 진 장관의 ‘입각 가능성’이 점쳐지자 ‘득실’을 따지느라 분주했다.특히 진 장관이 삼성전자의 ‘차기 전문경영인’으로 이건희 회장의 총애를 받아와 그의 입각에 따른 인적 손실을 우려했던것으로 알려졌다.삼성 내부에서는 입각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삼성은 진 장관의 입각에 따른 손해를 고민한 것으로 전해진다.사업상 정통부와 밀접한 관련을 맺을 수밖에 없는데,오히려 ‘역차별’을 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삼성맨이었던 남궁석(南宮晳)의원의 정통부장관 재직시 통신사업 진출과 관련,불이익을 당한 경험이 있다.그러나 삼성은 새 정부의 재벌개혁 추진 강도가 예상외로 강력하자 자사 출신 인사의 입각이 정책 방향 등을 판단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쪽으로 내부 결론을 내렸다. ●금전적으로 손해 막심 진 장관은 입각으로 60억여원의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손해를 감수해야 할 처지다.9일을 남겨두고 7만주에 대한 자격이 상실되기 때문.2000년과 2001년 각각 7만주의 스톡옵션을 부여받았는데 이 중 2001년도분은 ‘2년근무’ 조건에 9일 모자라 권리를 행사할 수 없게 됐다.행사 가격이 19만 7100원이기 때문에 현재 시가(28만여원)만 계산해도 60억여원이나 된다. 2000년에 부여받은 스톡옵션(행사가 27만 2700원)은 향후 7년동안 행사할 수 있기 때문에 기간내에 주가가 지금까지의 최고가(43만여원)까지 오른다면 112억원을 벌 수 있게 된다. 한편 진 장관이 삼성전자 사장때 받은 연봉은 30억여원인 것으로 알려져 장관 연봉이 9600만원인 것을 감안하면 수입이 30분의1로 삭감당하게 됐다.스톡옵션 포기분까지 합치면 100억원대에 이른다. ●수원시향 지휘봉 잡기도 미국 스탠퍼드대학 전자공학 박사 출신으로 휼렛패커드,IBM에서 반도체를 연구하다 85년 삼성전자에 전격 스카우트돼 ‘세계 최초’의 반도체를 잇따라 개발해낸 주역.별명은 ‘미스터 칩(반도체)’ ‘미스터 디지털’이다.화려한 이력의 엔지니어 출신이지만 제품설명회 때 카우보이 모자를 쓰고 등장,수원시향 지휘봉을 잡기도 하는 등 ‘이벤트’에도 강하다.부인 김혜경(金惠卿·50)씨와의 사이에 1남2녀를 두고 있다. 정기홍 박홍환기자 hong@
  • 잘 나가던 공직 탈출… CEO로 제2인생

    ★변신에 성공한 행정가들 ‘잘나가는’ 공무원이 돌연 사표를 내던졌다.이대로만 나가면 1급,장·차관까지도 오를 수 있는 인재였기에 주위 사람들의 놀라움은 더욱 컸다.어떤 문제가 있어 공무원 생활을 접은 게 아니었다.미지의 세계에 대한 끝없는 욕망 때문에 도전장을 낸 것이다.관계(官界)의 전도 유망한 공무원에서 CEO(최고경영자)로 변신한 이들의 신념과 경영철학,성공스토리를 알아본다. ●끊임없는 도전정신 종합금융업계가 존폐위기에 처했던 지난 2000년 전직 고위관료가 종금사태 해결사를 자임하고 나서 주목을 받았다.당시 중앙종합금융 부회장이었던 정지택(鄭智澤·53) 네오플럭스캐피탈 사장.행정고시 17회 출신으로 재정경제원(재정경제부 전신)의 경제정책심의관,기획예산처 재정개혁단장을 거쳐 재경부 핵심인 경제정책국장의 유력 후보로 꼽혔던 인물이다. 그런 그가 2000년 7월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당시 유동성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던 중앙종금 부회장으로 자리를 옮겼다.“50년 인생,25년의 공직생활은 새로운 변화를 필요로 했다.금융쪽에서 일해보고 싶었고,위기가 기회라는 생각에서 도전을 결심했다.”는 것이 이유였다. “끊임없는 도전으로 후회없이 살자.”는 인생철학처럼 그는 도전을 계속하고 있다.2001년 두산 전략기획본부 사장에 선임된 데 이어 비용절감 컨설팅사인 노보스의 수장에 올랐다.그해 11월에는 구조조정전문 컨설팅회사인 네오플럭스캐피탈 사장까지 맡아 지금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공종렬(孔宗烈·47) 이타임스인터넷 사장은 ‘도전정신’으로 똘똘 뭉친 인물.벤처붐이 한창이던 2000년 정보통신부 국제협력관을 끝으로 돌연 벤처인으로 변신,화제를 뿌렸다.행시 22회로 79년 정통부(옛 체신부)에서 공직생활을 시작,정책총괄과장,정보기반심의관,정보통신정책국장 등 요직을 역임,주변에선 ‘장관감’으로 불렸다. 그는 공직을 접으며 “일할 수 있을 때 과감히 벤처업계에 뛰어드는 게 좋다.”고 선언했다.IT전문 인터넷 포털사이트를 운영하는 회사의 수장으로 인터넷쇼핑몰,웹기술연구소,IT전문 구인·구직정보 서비스,온·오프라인 교육채널 등 IT와 관련각종 분야로 사업을 넓혀가고 있다. 그는 “세계 최고의 IT전문 포털서비스업체 도약을 위해 다양한 부가서비스와 관련 사이트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 사장과 같은해 정통부를 그만둔 강문석(姜雯錫·46·행시 28회) TG아시아벤처 사장도 정통부 지식정보과장 출신.삼보컴퓨터 계열의 벤처투자회사인 TG아시아벤처를 이끌며 중국 벤처투자시장을 공략하고 있다.한달에 평균 보름 이상을 홍콩 등에 머물면서 중국사업을 직접 챙긴다. ●‘관가 경험이 큰 자산’ 원리원칙과 믿음,폭넓은 대인관계 등 공직 경험을 토대로 성공을 거둔 사람들이 있다.박인구 (朴仁求·57) 동원F&B 사장과 우병익(禹炳翊·48) KDB론스타 사장이 대표적이다.박 사장과 우 사장은 각각 상공부(산자부 전신),재경부에서 ‘동량(棟梁)’으로 꼽힐 정도로 ‘잘 나가는’ 공무원이었다. 박 사장은 50세에 새 인생을 시작했다.“편안한(?) 공무원 생활을 계속하다가 정년퇴임을 할까,새롭게 시작할까 고민을 하다 후자를 택했다.”고 설명했다.97년 동원정밀(현 동원E&C) 사장으로취임한 뒤 원칙과 직관으로 외환위기를 돌파했다. 박 사장은 “전임 사장이 빌린 돈 70억원으로 산 동양철관 전환사채가 아무래도 빚이라는 생각이 들어 취임하자마자 팔아치웠죠.그 뒤 바로 외환위기가 왔는데,만약 그 때 팔지않고 갖고 있었다면 어떻게 됐을지 지금도 오싹하다.”고 고개를 젓는다. 동원F&B의 지난해 매출은 5887억원,순이익 268억원.전년보다 각각 6.5%,103%씩 늘었다.올해는 매출 6050억원,순이익 300억원이 목표다.모두 원리원칙을 지키면서 이뤄낸 결실이다. 2001년 재경부 은행과장에서 억대연봉을 받는 경영인으로 변신해 화제를 모은 우 사장은 “원칙과 신의를 지키면 성공의 편에 설 수 있다.”고 털어놨다. 지난해 상반기 70억원의 순익을 내며 KDB론스타를 기업구조조정업계 선두주자로 부상시킨 그는 20여년의 공직생활에서 체득한 ‘하드 트레이닝’이 자산이다.롯데와 태림포장이 각각 미도파와 조일제지를 인수하는 데 참여했고,치열한 경합 끝에 오리온전기 구조조정 입찰을 따내 부실기업 구조조정 전문가로 자리잡았다. 맡겨진 일을 조용히,깔끔하게 처리하는 것이 특징이다.“자금조달,비즈니스모델 수립,인사 등 종합적인 능력을 발휘해 죽어가는 기업을 살려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일이 매력적”이라면서 “거시적인 안목을 갖고 조직적인 전략을 수립했던 재경부 경험이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계를 주름잡는 사람들 금융계에는 특히 공무원 출신들이 많다.서경석((徐京錫·56) LG투자증권 사장,진영욱(陳永郁·52) 신동아화재사장,이수광(李秀光·57) 동부화재 사장이 주인공이다. 한 평생 금융·재경 분야 일을 해온 서 사장은 1970년 행시 9회에 합격해 국세청 사무관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91년 주일대사관 재무관을 끝으로 관직을 그만둘 때까지 줄곧 재무부 세제국에 몸담았다. 승승장구하던 그는 91년 9월 LG 회장실 재경담당 상임고문으로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초기에는 “공직자 출신이 민간기업의 생리를 알겠느냐.”는 비아냥도 적지 않게 들었다. 그러나 특유의 친화력을 앞세워 솔선수범하는 자세로 차근차근 성과를 이뤄냈다.회사에서 “폭넓은 대인관계가 최고 강점”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97년 12월에는 LG투자신탁운용 사장으로 부임,CEO로 변신했다.관료 출신이어서 증권업에 대한 현장감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간파,‘현장경영’을 유달리 강조한다. 2001년 2월 LG투자증권 사장으로 자리를 옮긴 뒤 전국 120개 전 지점을 수차례에 걸쳐 방문하는 등 철저히 직원 곁에서 근무하고 있다.이 덕분에 순익면에서 증권업계 5위에 머물던 회사를 부임 첫해에 1위로 끌어올리는 성과를 거두었다. 지난해 말 신동아화재로 자리를 옮긴 진 사장은 재정경제원 국제금융담당관과 금융정책과장 등을 지낸 뒤 친구인 김승연(金升淵) 회장과의 인연으로 99년 한화증권 사장직을 맡았다.그는 정부와의 대한생명 인수 협상에서 큰 역할을 하기도 했다. 동부화재 이 사장은 70∼78년 경제기획원 사무관으로 근무하다 81년 동부그룹에 합류했다. 이후 20년간 동부고속에 몸담았다.공무원 출신답게 튀지않고 무난히 일을 처리하는 ‘관리전문가’.내실을 중시하고 안정적으로 업무를 처리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박홍환 최여경 김경두기자 kid@
  • 밀레니엄/ CEO이사회 ‘견제,균형’이 핵심

    어떤 형태의 기업지배구조가 투명하고 효율적인 경영을 가능케 할까. 수많은 기업들이 숱한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탐구해 왔지만 여전히 답은 나오지 않고 있다.짧은 자본주의 역사와 오너중심 재벌체제로 낙후된 지배구조를 갖고 있는 우리나라는 물론,선진 경영시스템이 구축돼 있다는 미국과 유럽도 사정은 비슷하다.탄탄한 기업지배구조 하드웨어를 구축하고 있는 미국 기업들이 추악한 스캔들 여파로 잇따라 무너지면서 해답찾기는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국내에서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기업지배구조 개선의 기치를 내걸었지만 기업들은 난색을 보이고 있다.영국의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최근호에서 미국과 유럽에서 벌어지고 있는 열띤 기업지배구조 논쟁을 다뤘다.핵심은 최고경영자(CEO)와 이사회 의장,사외이사들간 바람직한 ‘견제와 균형’의 모색이다.전체 대기업의 대다수가 CEO-이사회 의장 겸직체제인 국내 현실을 감안할 때 시사점이 많다. ◆바람직한 기업 지배구조 기업지배구조에서 흥미로운 점은 나라별로 특정 형태에 대한 선호도가 극명하게 엇갈린다는 것이다.독일에서는 각각 감독과 경영을 맡는 두개의 이사회를 따로 두는 것이 보편적이지만,미국이나 영국 같은 나라들은 단일 이사회를 좋아한다.미국에서는 독립된 목소리들을 최대한 반영하기 위해 최고경영자를 제외하고는 이사회를 전부 사외이사로 구성한다.반면 영국에서는 이사회에 가급적 많은 경영진들이 포함되기를 바란다. 그러나 독일·미국·영국 등 3개국 모두 회계부정 등 잘못된 경영행태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실정이다.이는 훌륭한 지배구조는 이사회의 형태보다도 올바른 경영행위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다. 현재 미국과 유럽에서는 이사회 의장의 바람직한 역할을 놓고 거센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미국에서는 통상 CEO와 이사회 의장을 한명의 ‘보스’가 겸직한다. 이로 인해 CEO와 이사회 의장이 각기 다른 사람일 경우,해당 기업이 쇠약해지거나 불안한 과도기 상태로 접어드는 징조로 인식하는 경향이 짙다.뉴욕증권거래소는 겸직의 문제점을 완화하기 위해 CEO의 참석 없이 사외이사들끼리만 정기적으로만나 회의를 갖기를 권고한다. 이런 분위기는 최근 많이 바뀌고 있다.저명인사들로 구성된 미국의 기업경영 관련 비영리단체인 ‘컨퍼런스 보드’(The Conference Board) 산하 자문위원회는 CEO와 이사회 의장을 다른 사람이 맡을 것을 강력히 촉구하고 있다.세계 최대 반도체 기업 인텔(Intel)의 이사회 의장으로 CEO는 겸직하지 않고 있는 앤드류 그로브는 이를 주장하는 대표적인 사람이다. 이와 달리 대부분의 영국 대기업들은 이사회 의장을 사외이사 중에서 뽑고 있다.금융인 데렉 힉스(Derek Higgs)는 최근 정부 용역을 받아 사외이사들의 역할을 분석한 보고서를 냈다.그의 견해는 상당부분 미국적인 아이디어와 맥을 같이 한다.그는 사외이사가 이사회의 절반 이상을 차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경영진의 이사회 참석을 선호하는 영국에서는 이 조건을 충족하는 기업이 전체의 20%도 채 안된다.또 의장과 CEO는 반드시 다른 사람이어야 하는 것은 물론,전직 CEO가 이사회 의장으로 취임하는 일도 있어서는 안된다고 주장한다. 그의 주장 가운데 큰 논란을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은 사외이사 중에서 수석(首席)급에 해당하는 사람이 정기적으로 이사회 의장 없이 회의를 주재하고,까탈스러운 주주들을 직접 만나 회사 상황을 알리라고 권고한 대목이다. 이에 대해서는 찬사와 비난이 엇갈린다.헤드헌터업체인 러셀 레이놀즈의 사이먼 바르톨로뮤는 “주주들 사이에 스파이를 두는 끔찍한 일”이라고 비난한다. 반면 옥스포드대의 콜린 메이어 교수는 “사외이사들에게 무거운 책임의식을 부여하고 투자자들과 직접적으로 의견을 나눌 수 있을 것”이라고 환영한다. 힉스는 또 사외이사들이 훌륭한 업적을 올리려면 많은 보수를 받아야 하며,한사람이 2개 이상의 이사회 의장을 맡으면 안되고,사외이사의 수를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따라서 보고서의 내용대로 된다면 헤드헌터들이 최대의 수혜자가 될 것 같다. 힉스는 보고서에서 다음과 같은 의견도 피력한다.CEO가 이사회 의장을 겸하는 회사에서는 사외이사끼리 더더욱 정기적으로 모일 필요가 있다.특히 CEO가 독선적인 경향이 강할수록 그 만남은 중요해진다.미국의 제너럴일렉트릭(GE)처럼 강력한 ‘수석 이사’를 두는 것도 생각해 볼 만하다.수석 이사를 통해 사외이사의 생각을 CEO에게 전달하고,이사회 의장과 CEO 겸직에서 파생되는 단점도 보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는 CEO와 이사회 의장이 이미 분리돼 있는 영국에서는 두 사람의 관계가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지 않으면 안된다고 강조한다.그래야만 이런 이원적인 구조가 강력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다고 설파한다.두 사람이 항상 으르렁대거나,반대로 지나치게 유착돼 있으면 기업이 쇠약해지거나 이사회의 존재가 무의미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수석이사 같은 제3자에게 너무 많은 권한을 줄 경우,경영진과 이사회간에 형성된 미묘한 힘의 균형이 흔들리게 된다.사외이사들이 의장없이 너무 자주 회의를 갖게 되면 의장이 자기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없게 되는 점도 올바른 기업지배구조를 위해 유념해야 할 부분으로 꼽는다. 사외이사에게 의장 역할의 성과를 1년에 한번 정도만 평가할 수 있게 하는 것도 좋다.견제와 균형에 너무 치중하면 거꾸로 불균형과 실패를가져올 수 있는 것이다. 정리 김태균기자 windsea@kdaily.com ★김일섭 회계연구원 원장 새 정부 출범을 20여일 앞두고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재벌체제 개혁을 위한 대책들을 내놓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기업지배구조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이에 맞춰 한국회계연구원 원장으로 오랫동안 국내 기업지배구조 문제에 천착해 온 김일섭(金一燮) 이화여대 경영부총장을 만나봤다. 그는 최고경영자(CEO)-오너(재벌총수 등)-이사회의 3각축이 원활히 작동돼야 선진 기업지배구조 구축은 물론,치열한 ‘비즈니스 정글’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특히 “역량있는 CEO가 기업지배구조의 정점에서 풍부한 역량을 펼쳐야만 투명경영·효율경영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기업의 의사 결정은 어떻게 이뤄지는게 바람직한가. 기업지배구조의 핵심은 힘의 배분이다.최고경영자는 CEO(Chief Executive Officer)라는 말에서 나타나듯이 ‘실행하는 사람’을 말한다.즉 이사회에서 결정된 것을 실행에 옮기는 사람이다. 이상적인 기업지배구조는 CEO와 이사회의견제 및 협업을 통해 무게중심이 계속 옮겨가는 형태다.미국의 엔론이나 월드콤이 ‘CEO 독재’ 때문에 회계 부정사건에 연루됐다면 우리나라의 대우나 현대는 ‘오너 독재’로 타격을 받았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 기업지배구조의 특징은. 기업이 의인화(擬人化)돼 있다.예를들어 ‘삼성’이라는 기업 자체보다 ‘이건희’나 ‘이병철’을 떠올리는 식이다.우리나라는 중소기업은 물론 대기업도 개인·가족기업으로부터 발전했다. 특히 재벌이라 불리는 대기업에서 보이는 높은 내부 지분율과 소유주의 경영참여에 따른 소유와 경영의 높은 융합도는 세계적으로 특이한 현상이다. ●한국형 지배구조에서도 CEO와 이사회가 힘을 골고루 나눠갖는 모델은 가능한가. 우리나라는 사정이 좀 다르다.다른 나라와 달리 오너의 힘이 강하다.전체으로 CEO-오너-이사회가 각각 60%-25%-15% 정도로 힘을 나눠 갖는 게 적당하다고 생각한다.최대 관건은 CEO에 어떤 사람이 오는가이다.제너럴일렉트릭(GE)의 잭 웰치는 45세부터 20년간 CEO를 지냈다.이런 인재를 찾기까지 4년이라는 기간이 걸렸다. 또한 이사회의 활성화 없는 기업지배구조 개선은 생각할 수 없다.기업들이 규율있는 시장의 평가를 통과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은 이사회의 존재와 운영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사회보다 오너에 비중을 더 많이 둔 것은 굳이 오너의 힘을 막을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회사의 의사결정 구조가 잘못되면 곧 주가에 반영되는데 불을 안고 뛰어들 오너가 어디있겠는가.다만 시장의 규율이 엄해야한다는 전제가 있어야 한다.기업퇴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해야 한다는 것이다.금융기관이 사전·사후 감독을 통해 경영진에 대해 견제 기능을 수행해야 하고 이런 금융기관의 결정에 정치권의 입김도 없어야 한다.지금까지 우리나라 기업지배구조의 원죄는 상당부분 정부가 안고 있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기업지배구조 혁신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데. 지배구조 자체를 고치기보다는 의사결정을 누가 어떻게 실천하느냐가 중요하다.우리나라는 이미 기업회계기준의 전면 개정,결합재무제표 작성 의무화,계열회사들의상호보증 금지,상장회사들의 사외이사 선임 의무화,감사위원회 설치 의무화 등을 도입해 시스템 자체는 과잉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새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시장규칙을 엄하고 공정하게 집행해야 한다.재벌문제에 있어 더욱 그렇다.이를 위해 시장을 감시할 수 있는 금융감독위원회,공정거래위원회,한국은행을 잘 운영해야 한다.특히 시장도 기업지배구조와 마찬가지로 사람이 관건이기 때문에 세 기관의 수장을 잘 뽑고 이들의 임기보장·인사권독립 등을 실현해 줘야 한다. ●시장의 역할도 중요할 것 같은데. 자본시장은 주주의 권리행사와 M&A(기업인수·합병) 활성화 등을 통해,상품시장은 기업의 생산물에 대한 소비자의 평가를 통해 경쟁력 없는 기업을 걸러내야 한다. 경영자시장은 경영성과의 평가를 통해 최고경영자를 비롯한 전문 경영자들의 재배치를 주도해야 한다.좁은 의미에서 기업지배구조라고 볼 수 있는 내부규율도 중요하지만 개혁은 시장규율의 활성화 강화로부터 시작된다. 김유영기자 carilips@
  • [시론] WHO총장 배출과 의료 현주소

    지난 28일 WHO의 사무총장(Director General)으로 이종욱 박사가 경쟁자를 물리치고 투표로 선출됐다.우리나라 보건의료인들에게는 월드컵에서 한국 축구팀이 올린 성과에 못지 않게 감동적인 사건이다. WHO는 1948년 국제연합의 설립목적의 하나인 인류의 건강증진을 위해 창립된 기구다.현재 국제연합 산하기구 중 가장 예산규모가 크고 가장 많은 전문가들이 모여 활동하고 있는 세계 보건의료 분야에서 가장 권위있는 기구다.또한 맡은 바 임무를 다하기 위하여 전세계에 6개 지역에 지역사무소를 두는 등 전세계적인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이 박사는 이 기구들 전체의 수장으로서 60억 세계인구의 건강을 보호하고 증진시키며 질병을 퇴치하는 총 책임을 맡은 것이다.가히 ‘세계 보건의료계의 대통령’이라고 할만한 자리이다. 이 박사가 세계보건기구의 사무총장으로 선출된 것은 우리나라의 신장된 국력을 밑바탕으로 높은 평가를 받은 그의 개인적인 능력과 우리나라 정부의 노력 등 세 박자가 잘 맞아떨어진 결과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아울러 우리나라 외교의 큰 승리임에 틀림이 없다. 그러나 이 박사의 세계보건기구의 수장으로서의 선출을 하나의 승리나 축하할 이벤트로만 생각하고 넘어가기에는 우리나라 보건의료의 현실이나 정책에는 생각해야 할 문제점들이 많다.인류 전체의 건강 문제를 책임지는 수장을 배출한 나라로서 해야 할 일에 대해서도 우리는 심각하게 생각해야 한다. 우리는 그간 보건의료 문제를 국내 문제로만 한정하여 인식해왔다.하지만 우리가 이제 인류 전체의 건강문제의 책임자를 배출한 나라로서 다른 선진국이나 마찬가지로 지도적인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보건의료문제를 한 단계 높게 글로벌한 시각으로 볼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WHO는 인류전체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담배규제를 위한 국제조약(FCTC) 제정을 위해 지난 5년간 노력을 해오고 있다.그러나 우리 나라는 이러한 국제적인 노력에 거의 무관심해왔고 적극적인 지원에도 인색했다.국제적 지도 국가로서의 의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 박사의 선출에 대해 이제 우리나라는 세계보건기구에서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는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도 더러 있는 것 같다.그러나 이제 우리는 우리보다 못한 많은 나라 국민들의 건강을 보호하고 증진하기 위해 전보다 더 많은 책임을 져야 한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우리나라 보건정책은 한마디로 질병의 진료에만 집중하고 있는 후진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현재 우리 나라 보건 의료문제의 핵심 현안인 의료보험이나 의약분업,의료전달체계도 모두 이미 발생한 환자의 진료를 위한 것이며 국민의 건강증진이나 질병의 예방에는 거의 관심을 두고 있지 않다. 그러나 세계보건기구의 정책과 전략에서 환자의 진료는 우선 순위가 가장 낮고 질병의 예방과 건강증진에 가장 높은 우선 순위를 부여하고 있다.그 것은 질병의 예방이나 건강증진이 가장 효율적이고 보건의료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이 박사의 사무총장 선출을 계기로 우리 나라도 보건의료분야에서 세계적 지도국가로서의 책임이 있음을 분명히 인식해야 하며 우리 나라 보건의료정책도 한 단계 발전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김 일 순
  • 이종욱씨 WHO 사무총장 당선 안팎 ‘백신 황제’ 국제적 명성

    이종욱 WHO 결핵국장의 WHO 사무총장 당선은 한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유엔 산하 전문기구의 선출직 수장이 됐다는 데 의미가 있다. 무엇보다 한때 유엔의 지원을 받는 최빈국이었고 70년까지 국제사회 지원의 수혜자였던 한국이 유엔에서도 가장 크고 오래된 전문기구의 선출직 수장을 배출했다는 점에서 높아진 위상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이종욱은 누구인가 이 차기 총장 당선자는 1995년 WHO 백신국장으로 재직 당시 세계인구 1만명당 1명 이하로 소아마비 유병률을 떨어뜨리는 성과를 올려 미국의 과학잡지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으로부터 ‘백신의 황제’라는 별칭을 얻을 정도로 백신 분야의 최고 전문가로 손꼽힌다. 그는 서울에서 태어나 경복고와 서울대 의대를 졸업했다.76년부터 3년 동안 춘천의료원에서 근무했으며 미국 하와이대학에서 석사과정을 마친 뒤 83년 남태평양지역 피지에서 한센병 관리책임자로 WHO 근무를 시작했다. 이후 서태평양지역 사무처 질병관리국장을 거쳐 WHO 본부 예방백신사업국장 및 세계아동백신운동 사무국장을 역임했고 2000년에는 결핵국장으로 자리를 옮겨 북한에 6만명분의 결핵약을 공급하는 등 19개 국가를 대상으로 결핵퇴치 사업을 추진했다. 서울대 의대 후배인 김용익(서울대 의대) 교수,김창엽(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와 절친하며 그의 당선에 큰 힘을 보탰던 후원회 활동도 서울대 의대 동창회가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이종오(50·전 계명대 사회학과 교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국민참여센터 본부장이 손아래 동생이며 막내 동생은 이종구 성공회대 사회과학부 교수이다.이종오 본부장은 “성품은 조용하지만 끈기가 있어 어려운 상황에서도 무언가를 이뤄내는 성격”이라고 말했다. 이 차기 총장은 대학 시절 내내 경기도 안양 나자로 마을에서 나병 환자를 위해 봉사 진료를 했으며 당시 가톨릭 신자로 한국에 봉사활동을 온 동갑내기 일본인 레이코 여사와 79년 결혼했다.현재 제네바의 작은 아파트에서 부인과 함께 살고 있으며 아들 충호(25)씨는 미국 코널대에서 전기공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선출의 의미와 과정 이 국장은 당초 사무총장직에 입후보한 8명의 후보중 군소 후보로 분류돼 주목을 받지 못했다.하지만 지난 21일 열린 1,2차 예비선거에서 30표와 29표를 얻어 1,2위를 차지하면서 일약 ‘경계대상 1호’로 떴다. 이날 진행된 ‘교황선출방식’의 본선투표에서 이 국장은 1∼3차까지 12표,12표,14표를 얻는 등 선두를 유지했으나 4차 투표에서 벨기에의 피어트에게 동률을 허용,이후 2차례의 재투표를 실시하는 피말리는 접전을 벌였다.결국 2라운드 1차 투표에서 탈락한 모잠비크 모쿰비 후보의 지지표가 이 국장에게 몰려 17대 15의 극적인 승리를 거머쥐었다. 이 국장의 당선으로 국제 사회에서 우리나라의 영향력이 증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당선자는 결핵과 말라리아 퇴치를 위해 북한을 두 번이나 방문했을 정도로 북한에 관심이 높다.따라서 앞으로 WHO를 매개로 남북한간 보건의료사업이나 인도적 지원사업,말라리아 등전염병 공동연구 및 질병퇴치사업 등이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되며 한의학 기술교류 등을 통한 협력사업도 확대될 전망이다. 노주석기자 joo@kdaily.com ◆이종욱씨 일문일답 세계보건기구(WHO) 차기 사무총장으로 당선된 이종욱(李鍾郁·58) WHO 결핵국장은 28일 에이즈·결핵·말라리아 등 각국의 난치병 퇴치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사무총장 선거가 끝난 뒤 제네바의 WHO 본부에서 기자들과 만난 이 국장은 자신이 지난 20년간 몸담아온 WHO의 수장으로 선출된 것에 대해 “무거운 짐을 떠맡게 된 느낌”이라면서 “북한의 질병 퇴치에 지속적 관심을 가져온 경력을 바탕으로 앞으로 남북교류를 활성화하는 데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향후 WHO를 어떻게 이끌어 나갈지를 묻는 질문에는 구체적인 언급을 피한 채 “WHO 사무총장은 비단 WHO뿐 아니라 전세계에 영향을 미치는 자리이므로 마음이 무겁다.”면서 “오는 7월 취임 때까지 시간이 좀 있으니까 어떤 일을 해야 할지 차근차근 생각해 보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에게서 방금 축하전화를 받았다.”면서 “그동안 김대중 대통령을 비롯한 우리 정부에서 많은 도움을 줘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WHO는 뉴욕에 있는 유엔본부 다음으로 큰 기구”라고 소개한 뒤 “여러가지 난치병 퇴치를 최우선 과제로 삼아 각국과 상의해 일을 처리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연합
  • 여주 한얼테마박물관 이우로씨 “고철도 그의 손 거치면 훌륭한 과학문화재로”

    “이렇게 큰 기차 카페는 처음 보네요.”“아닌데요.박물관입니다.” 경기도 여주에 있는 한얼테마박물관에서는 종종 이런 대화가 오간다.서울지하철 1호선에서 퇴역한 전동차 12량과 우편열차 2량이 폐교 마당을 가득 메우고 있기 때문이다.전동차와 우편열차들은 그대로 박물관의 전시실이자 수장고로 쓰인다. 현재 정식으로 인가받은 박물관은 과학문화관과 전적유물관,고문서유물관 등 셋.조만간 카메라와 산업디자인·의학·컴퓨터·광학·과학기술·자연사박물관을 만들어 10가지를 채우게 된다.장기적으로는 모두 20가지 박물관을 한 단지에 설립하여 글자 그대로 테마박물관을 꾸민다는 계획이다. 이렇게 거창한 구상을 현실화해 나가는 이가 이우로(李雨魯·76) 한얼전통문화보존협회 회장이다.과학문화재 수집광에서 박물관운동가로 변신한 지 올해로 7년째. 이 회장이 40여년 동안 모은 과학문화재는 20여만점.열차와 폐교건물,창고 등 박물관 말고 그의 서울 집에도 발디딜 틈이 없이 들어차 있다.며느리가 시집올 때 가져온 장롱을 들여놓지 못하고마당에서 비를 맞혀,결국은 썩어서 버려야 했다고 한다. 그의 박물관관(觀)은 독특하다.박물관은 값비싼 것,귀중한 것을 감상하는 곳이 아니라 깨닫고,체험하고,즐기는 곳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컴퓨터박물관이라면 컴퓨터만 전시하는 곳이어서는 안된다.에디슨의 발명품에서부터 진공관·트랜지스터·반도체와,이것들을 이용한 제품들을 체계적으로 보여주어야 한다.컴퓨터가 전기전자 공학의 발전에 따른 역사의 산물이지 하늘에서 떨어진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또 박물관은 그냥 보기만 하는 곳이어서는 안된다.특히 청소년은 직접 만져보고,가능하면 분해까지 해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과학문화재는 특히 겉모습 보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원리가 중요하기 때문이다.얼마전 찾은 서울과학고 학생들은 “꿈의 박물관”이라는 찬사로 그를 기쁘게 했다. 이 회장은 종종 외부의 특별전에 소장품을 출품해 달라는 요청을 받는다.언제나 흔쾌히 응하지만 조건을 붙인다. 그냥 전시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작동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부속품을 자신이댈 테니 고장은 걱정하지 말라면서.이미 갖고 있는 물건이라도 자꾸 사들이는 까닭은,체험하는 박물관이 되려면 전시품이 살아 있어야 하고 많은 부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회장이 40여년 동안 수집한 것은 좋게 말하면 잡동사니고,심하게 표현하면 고철뭉치다.그러나 이 잡동사니 고철뭉치가 그의 손을 거치면 훌륭한 과학문화재로 되살아난다. 그는 얼마전 이천의 고물상에서 1945년에 만든 미군용 X레이촬영기를 고철 값만 치르고 가져왔다. 전문가 감정 결과는 우리나라에서는 다시 찾기 힘든 희귀품이었다.게다가 분해하여 청소하니 여전히 작동했다.의학박물관에는 빠질 수 없는 전시품이다. 이 회장에게는 지금 서울시가 뚝섬에 문화공원을 예정대로 추진할지가 가장 큰 관심사다.이곳에 ‘서울테마박물관’을 세울 부지 1200여평을 약속받았지만,뚝섬개발이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그는 서울에 박물관을 세워도 여주박물관은 그대로 유지한다는 생각이다.나아가 필요로 하는 곳이 있다면 어디든 박물관을 세운다는 계획이다.이를 위해 테마박물관에참여할 다양한 분야의 동조자들도 규합하고 있다.테마박물관을 찾으려면 전화를 미리 하는 것이 좋다.관람료는 어른 2000원,어린이 1000원.(031)881-6316∼9. 여주 서동철기자 dcsuh@
  • ‘미국문화의 몰락’저자 모리스 버만

    최근 세계 곳곳에서 ‘반미감정’이 초점이 되고 있다.초강대국 미국에 대한 막연한 반감이든 구체적인 문제를 둘러싼 미국과의 견해차이든 주목되는 현상이다.이런 가운데 미국안에서 수학자이자 철학자인 모리스 버만이 미국의 정치지도자와 문화에 대한 비판을 쏟아내 관심을 끈다.그는 저서 ‘미국 문화의 몰락’에서 미국 문화는 로마의 종말과 비슷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이 책은 뉴욕타임스로부터 ‘뛰어난 책’으로 호평을 받았다.미국 문화의 종말 근거는 엔론 사태와 같은 부패의 만연과 지성의 빈곤이 바로 그 잣대라는 것이다. ◆멕시코지 '프로세소'대담 요약 그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을 ‘플로리다 선거의 개표 부정으로 출범한 정권의 수장’이라고 거침없이 표현한다.그런가 하면 문법에 맞는 문장조차 제대로 구사하지 못하는 ‘바보’라고 질타한다.또 연설대 앞에 원고를 읽어주는 텔레프롬프터 스크린이 없으면 기자회견을 할 수 없을 정도라고 혹평한다.그러나 이보다 큰 미국의 문제는 대학이나 연구소의 지적 엘리트와 유리(遊離)된,‘무지한’ 인구 다중의 지적·정치적 빈곤이다. 설가이자 비평가인 수전 손탁은 얼마 전 이런 얘기를 했다. “나는 이렇게 강한 나라의 ‘미국 여자’인 것이 부끄럽다.허영에 대한 숭배도,매스컴도,무기도,할리우드 영화도,폭력도,타국의 문화를 무너뜨리는 대중문화도 모두 싫다.이런 생각을 한 적도,말 한 적도 없지만 이젠 차라리 스페인 여자나 이탈리아 여자가 되고 싶다.미국에선 더 이상 편안하지 않다.9·11테러 사태 이전에도,내 생애 전체가 그랬다.불편함을 느낀다는 것은 중요하다.보들레르가 그랬지 않은가.승자들보다는 패배자들이 훨씬 내게 흥미가 있다고.” 미국 지식인 사회에는 좌절감이 팽배해 있다.그 가운데 버만은 가장 직설적으로 위정자들과 사회 전체를 향해 칼을 겨눈다.그는 9·11테러 이후의 사정과 미국 사회의 위기상황을 기자들에게 이렇게 설명했다. “미국은 어떤 나라보다 노벨상 수상자가 많다.특히 과학 분야는 말할 것도 없다.상층부에는 뛰어난 지적 작업을 수행하는 소수의 층이 있지만 인구 다수와는 극도로 유리돼 있다.마치두 개의 세계가 존재하는 듯 하다….길을 잃은 바보 같은 인구 다중에게 민주주의란 웬디스나 버거킹 햄버거를 골라 사는 것과 같다.그들은 CNN과 같은 계도된 뉴스를 보면서 진실을 얻고 있다고 생각한다.이미 (책에서)말했듯이 기업 헤게모니,미국 모델에 기초한 민주주의,글로벌 소비주의의 승리는 바로 미국 문명의 종언이다.” 버만의 경고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미국과 문화적 거리를 유지하라.그리고 자신의 세계를 유지하라.그러면 훨씬 좋은 세계가 될 것이다.”다음은 작년말 버만이 멕시코 주간지 ‘프로세소’와 가진 대담의 요약. ●부시의 행동 양태로 보면 이라크와의 전쟁을 통해 지적 빈곤을 덮으려고 하는 것 같다. 부시는 그렇게 지적인 인물이 아니다.세련된 사고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가 없다.이렇게 지성과 거리가 먼 사람들이 사고하는 유일한 방식은 ‘우리와 그들’이라는 이분법이다. ●‘악의 축’에 대항하는 테러리즘 전쟁은 어떠한가. 1991년에 끝난 냉전의 연장이다.지난 10년 동안 미국은 스스로 무엇을 해야할지 도무지 알수 없었고,또 어떤 주장도 제시하지 못했다.아버지 부시는 미국이 존재해야 하는 이유만 찾으려고 애썼다.1년 동안 ‘마약전쟁’을 한 것도 그 일환이다.물론 완전히 실패했다.그리고 나서 이라크를 공격하는 걸프전쟁을 수행했다.이것은 잘못된 전쟁이었다.단순히 전쟁터에 달려가는 행위에 불과했다.그후 미국인들은 빌 클린턴 대통령 밑에서 바보 같은 몇 해를 또 보냈다.섹스 스캔들,O J 심슨 재판이 지면을 도배했다.9·11테러가 발생하고 난 뒤 새로운 슬로건이 등장했다.걸프전쟁을 재개하고,‘공산주의’란 용어를 ‘테러리즘’으로 대체하자는 것이다.” ●그렇다면 미국 시민들은 부시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최근 뉴욕타임스가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누가 미국 정부를 관리하고 있다고 믿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45%는 부시가 아니라 기타 사람들일 것이라고 대답했다.직관적으로 정확한 응답이어서 나는 참 놀랍다고 생각했다. ●정치지도자뿐 아니라 기자,작가,사회과학자들에게도 지적 빈곤을 읽어낼 수 있는가. 미국에는 지적 엘리트와 기타 인구사이에 커다란 격차가 항상 존재하지만 격차가 지금처럼 심각하지는 않았다.미국 학술지들의 분석은 최상급이다.매우 정확하다.과학분야는 그 어떤 나라보다 노벨상 수상자가 많다.이렇듯 미국사회의 상층부에는 뛰어난 지적 작업을 수행하는 소수계층이 있다.하지만 이들은 인구 다수와 극도로 떨어져 있다.더욱 심각한 점은 비판적 지성의 층은 매우 얇고,정부에 비판적인 경우는 거의 없다는 사실이다. ●지적인 빈곤과 정부관리 능력의 저하가 ‘부시 리스크’라고 할 수 있는가. 그렇다고 볼 수 있다.미국에는 ‘뉴요커’ 같은 좋은 잡지가 있다.훌륭한 학자 겸 기자인 데이비드 렘닉 편집인은 텔레비전 인터뷰에서 선거기간 동안 많은 사람들이 대통령이 지적이든 아니든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고 했다.대통령 주변에는 준비된 보좌진 그룹이 있고,그들이 실질적인 일을 하니 대통령은 머리가 없어도 된다고 했다. 그러나 우리는 대통령이 중요한 의사결정을 하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있다.부시는 이라크와 전쟁을 치러야 할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지적 엘리트의 처신 방식,즉 인구 다중과 괴리돼 자기들 수준에서 멈춰있는 것도 미국 문화 위기의 일부가 아닌가. 식인과 인구 다수의 괴리가 이전에는 그렇게 심각하지 않았다고 본다.과거에 미국의 지식인들은 항상 멸종 위기에 놓인 종자인 것처럼 자신들을 바라보았기 때문이다.사실 지금도 그들의 영향력은 없다.부시 같은 사람들은 자신과 의견이 다르면 쳐다보지도 않는다.클린턴은 그렇지 않았다.그러나 일반적으로 공화당 출신 대통령들은 지식인들에게 관심도 없다.지식인들은 나라 내부에서 멸종돼 가는 위기에 처한 종자라고 스스로 여기기 때문에 불안해한다. ●부시와 폭스 현 멕시코 대통령이 비슷한 점은 있는가. 자기 나라에 대해 위대한 비전을 갖고 있지 못하다는 점이 비슷하다.두 사람 모두 실제 행동하는 것보다 말을 많이 한다.이미지로 존재하지 실제적이지 않다.멕시코 역사의 라사로 카르데나스 대통령이나 미국사의 프랭클린 D 루스벨트 같은 이가 아니다. ●그렇다면 두 대통령의 대권 장악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미국의 경우는 설명할 수 있다.‘미국문화의 몰락’이란 책에도 써 놓았다.미국은 고대 로마제국처럼 제국기의 최후 단계에 서 있다.로마제국의 경우 마지막 위대한 황제는 4세기쯤의 디오클레시아누스였다.그 이후의 로마황제 이름을 우리는 기억하지 않는다.보잘 것 없는 사람들이 황제권력을 이었고,제국은 쇠락해 갔다.현재 미국에서도 보잘 것 없는 대통령들이 계속 집권하고 있고,미 제국은 붕괴되고 있다.똑같은 과정이다.우리가 죽어가듯이 문화도 마찬가지다.미국 문화가 죽어갈 때 부시 같은 이가 나타나는 법이다. 이성형 세종연구소 초빙연구위원 ★'미국문화의 몰락'어떤 책 53%의 미국인이 지구가 태양의 주위를 하루 또는 한 달에 한번 돌고 있다고 믿는다.성인의 60%는 전혀 책을 읽지 않고,6% 정도만 1년에 겨우 한 권의 책을 읽는다. 글을 읽고 쓸 수 있는 지적 능력으로 볼 때 미국은 유엔 소속 158개국 가운데 49위에 불과하다.미국 대학의 위상은 중세말 교회나 다를 바 없다.그곳은 고수익 직장(천국)에 갈 수 있는 학위(면죄부)를 판매하는 기업으로 변질해 버렸다. 문명비평가 모리스 버만은 ‘미국 문화의 몰락’에서 ‘맥월드’(McWorld)로 통칭되는 기업문화가 지배함으로써 미국은 우민화되고 있고,그 문화는 상업화되면서 스스로 소진돼 간다고 주장한다. 그가 내세우는 미국 문명 몰락의 징후는 네 가지다.첫째,사회경제적 불평등이 가속화되고 있다.‘중산층의 사회’는 더 이상 현실이 아니라는 것이다.둘째,노령화 사회의 진행으로 사회보장제도가 위기에 처해 있다.셋째,비판적 사고가 사라지고 전체적인 지적 수준도 급격히 저하됐으며 문맹률이 확산되고 있다.넷째,문화의 실질적인 내용이 사라지는 대신 이것을 저급한 수준으로 재가공하는 것만 성행한다. 버만은 이런 징후군은 로마 문명의 몰락에서 똑같이 나타났던 것이라고 주장한다.그는 슈펭글러의 ‘서구의 몰락’이나 피트림 소로킨의 역사순환론에 빗대어 소비주의·상업주의에 찌든 미국문화 전체를 도마에 올린다.대학에서도 교양문화가 사라지고,뉴에이지,해체주의,가이아 이론,유너바머,감성 생태학,종교적 원리주의,디팩 초프라 신드롬,알트유같은 원격 교육기관들이 그 자리를 메우고 있다.악화가 양화를 구축한 것이다. 그는 ‘미국화된 세기’가 될 21세기는 미국문명의 몰락과 새로운 재건을 꿈꿀 ‘새로운 수도사적 인간’을 준비해야 한다고 설파한다.신인간은 중세 암흑기에 르네상스를 준비한 수도사들처럼 계몽주의를 꽃피게 한 이성에 대한 사랑과 낙관주의를 가지고 유목민적 사고방식으로 새로운 문명의 기초를 닦아야 한다는 것이다. 앨런 블룸의 ‘미국 정신의 종언’이 보수주의 입장에서 교양문화의 종말을 비판했다면 이 책은 자유주의 입장에서 소비주의문화에 대한 경종을 울린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이성형 연구위원
  • 책꽂이/늦은 노래 外

    ●늦은 노래(고은 지음) 지난 10월 38권에 달하는 방대한 전집을 낸 저자가전집에 포함되지 않은 근작시를 담은 시집.국내외를 여행하며 지은 기행시와 북녘 방문기를 담은 시편 등을 실었다.민음사 6500원. ●이제 우리들의 잔을(이청준 지음) 열림원이 출간하는 ‘이청준 문학전집’전29권 가운데 23번째인 장편소설.9800원. ●달항아리 속 금동물고기(방현희 지음) 제1회 ‘문학·판’의 신인작가 장편소설 수상작.망막색소변성증으로 시력을 잃어가는 ‘나’는 병의 원인이근친상간에 의한 유전자 변형이라는 사실을 알고는 가족사에 숨어 있는 진실을 더듬어 간다.열림원 8000원. ●삼오식당(이명랑 지음) 소설 ‘꽃을 던지고 싶다’,산문집 ‘행복한 과일가게’등을 발표한 저자가 영등포 시장을 무대로 서민의 삶을 ‘장터의 언어’로 생생하게 묘사해낸 연작소설 8편.시공사 8000원. ●탬벌레인 대왕/몰타의 유태인/파우스투스박사 (크리스토퍼 말로 지음,강석주 옮김) 셰익스피어와 더불어 영국의 대표적인 르네상스 극작가로 꼽히는저자의 희곡선집.29세에요절한 저자는 셰익스피어의 작품세계에 적지 않은영향을 끼친 것으로 알려져 있다.사회구조에서 인간을 해방시키려 했다는 점에서 현대의 후기구조주의적 특성을 가진 것으로 평가된다. 문학과지성사 2만원. ●버스 정류장(가오싱젠 지음,오수경 옮김) 2000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중국작가 가오싱젠(高行健)의 대표 희곡선집.지난 88년 프랑스로 망명하기 전 베이징(北京)인민예술극원에서 극작가로 활동하면서 무대에 올린 ‘버스 정류장’과 ‘독백’‘야인’등 3편.민음사 7000원. ●해저 2만리(쥘 베른 지음,이인철 옮김) 그동안 아동용 축약본으로 소개된것을 초판본 삽화 90여장을 넣어 완역한 공상과학소설의 대표작.번역자는 불문학 박사이자 잠수장비 전문회사의 이사.문학과지성사 1만 5000원. ●승부(조세래 지음) 영화 ‘산산히 부서진 이름이여’‘하얀 전쟁’등으로춘사영화제·대종상영화제에서 각각 각본·각색상을 받은 작가의 장편소설.해방 전후 암울한 시기에 오직 바둑에 몰입한 야인 기객(棋客)들의 이야기.시공사 전3권 각 7800원. ●내 눈앞의전선(이향지 지음) 40대 후반인 지난 89년 뒤늦게 등단한 여류시인의 네번째 시집.섣달 보름의 둥근 달을 묘사한 ‘둥글고 환한 구멍’등젊은 시인 못지않은 예리하고 싱싱한 감각의 시편들.천년의시작 6000원. ●나의 라임오렌지나무(주제 마우루 지 바스콘셀로스 지음,박동원 옮김) 성장소설 ‘나의 라임오렌지나무’를 새로 번역했다.오역을 바로잡고,공모를통해 선정한 국내 삽화가의 그림 14장을 새로 넣었다.동녘 7500원. ●이브가 깨어날 때(케이트 쇼팬 지음,이소영 옮김) 미국 여류작가가 1899년에 발표한 소설.젊은 여자가 어느 날 자신의 잠재된 성적 욕망을 깨닫고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렸다.출간 당시 불륜소설로 논란을 빚어 일부 도서관이 책을 거부했다.문고판 ‘이삭줍기 시리즈’여덟번째.열림원 7500원. ●2인의 검객(사토 겐이치 지음,이정환 옮김) 일본 작가가 서양을 배경으로쓴 역사모험소설.뒤마의 소설 ‘삼총사’의 주인공 달타냥과 에드몽 로스탕의 희곡에 나오는 시인검객 시라노가 프랑스의 최대 수수께끼인 ‘철가면 전설’을 풀기 위해 나선다.동아일보사 전3권 각 8500원.
  • 국민의 정부 ‘최장수’ 김명자 환경장관 “이해당사자간 갈등 조정능력 중요”

    “‘정직이 최선의 방책’이라는 신념을 항상 마음에 두고 업무에 임한 것이 장수의 비결이라면 비결입니다.” 김명자(金明子) 환경부장관은 여성으로서의 섬세함과 학자로서의 전문성,부처의 수장으로서 조직 장악력 등을 두루 갖춰 교수출신으로는 드물게 행정가로의 변신에 성공한 케이스로 꼽힌다.특히 여성들의 사회진출이 급증하면서김 장관의 성공은 뭇 여성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그는 부처는 물론 각계각층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던 새만금사업과 낙동강·금강·영산강 등 3대강 수계특별법 제정 등의 현안을 매끄럽게 조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물론 ‘국민의 정부’ 최장수 장관이라는 기록도 갖고 있다.성탄절을 하루앞둔 24일 과천 정부청사에서 김 장관을 만나 공직생활의 성공비결을 들어봤다. ◆여성장관으로서뿐 아니라 DJ정권 최장수 장관이란 기록을 세우게 됐는데. 여성장관이라는 특정 시각에서 평가받는데 대해 별로 동의하지 않는다.남녀를 떠나 능력과 자질,그리고 객관적인 업무평가가 기준이 돼야 한다.그동안작은 일,큰 일 가리지 않고 성심을 다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업무에 임했다.공직에 있는 동안에는 사심을 버리고,공복으로서의 책무와 사명을 다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조직을 성공적으로 이끈 비결은 무엇인가. 조직의 생명은 사람이고 특히 리더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적재적소에 사람을 배치하고,역량과 능력을 기준으로 공평무사한 인사원칙을 지키면 업무성과를 높일 수 있다.주요 환경정책을 수립하거나 특정 현안이 불거져 나올때면 ‘전원수비,전원 공격’ 방식으로 일했다. ◆조직관리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인사의 원칙은. 환경문제는 다변화·고도화·국제화 추세로 행정수요가 급증하고 있다.하지만 그동안 변화에 부응할 수 있는 유연한 조직개편과 인력충원이 이루어지지 못했다.인사는 철저히 능력위주로 하되 투명성을 원칙으로 삼았다.올해부터는 승진심사에 동료직원 및 부하직원들의 평가를 30% 반영하는 다면평가제도와 개인별 능력과 전문성을 고려한 분야별 보직관리제도도 도입했다. ◆업무추진과 관련,여성성을 어떻게 조화롭게 활용해야 한다고 보는지. 시대가 변하면서 최근에는 여성적인 것들이 오히려 보탬이 되는 시대로 변하고 있다.다원화된 사회에서 섬세함과 치밀함으로 대처하고 이해당사자들간의 조화와 협조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여성적인 시각과 접근이 오히려 강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여성 공무원 스스로도 철저한 프로정신을 갖추는 자세가 필요하다.업무 능력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과의 의사소통 능력과 조직을 이끌고 화합을 이루는 리더십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교수출신 장관들은 비현실적인 정책을 입안하거나,관료조직에서 따돌림을당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이를 어떻게 극복했나. 자연과학 분야의 학문적 훈련과 경험은 공직 수행에 많은 도움이 됐다.하지만 원만한 행정 수행을 위해서는 전문성만으로는 부족하다.특히 환경행정은다양한 시각과 요구가 상충되고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에 과학적인 방법론과 합리적 지식으로만 풀어가기에는 한계가 있다.이런 경우에는사람의 마음을 읽고 끊임없이 대화하면서 서로 이해의 폭을 넓히고 해결책을 함께 찾는 능력이 더 중요하다. ◆공직사회 발전을 위해 조직문화는 어떻게 바뀌어야 한다고 보는지. 공직사회는 어느 때보다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지만 아직도 연공서열에 의한 인사,전문성없는 보직이동,상명하복 식의 정책결정 등은 공직 사회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적극적이고 창의적인 업무추진을 가로막고 있다.예전처럼 몇몇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 중요한 의사 결정을 하면 국민은 묵묵히 따르는 방식은 이제는 더이상 먹혀들지 않는다.특히 환경행정은 국민들의 의견을 폭넓게 듣고 그 아픔과 불편을 이해해야 성과를 거둘 수 있다. ◆다른 부처와의 정책조정과 협의과정에서 부딪히는 어려움은. 경제 부처들과 협의를 거치는 과정에서 ‘경제성장·개발’과 ‘환경보전’ 사이의 조화와 균형을 이루어내는 것이 최종 정책결정의 주요 메커니즘이라 할 수 있다.뿌리깊은 개발우선 논리에 번번이 부딪히는 것이 사실이다.환경 투자는 우리 세대는 물론 후손들에게 그 몇배의 혜택이 돌아온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개발우선에서 의식전환이 필요하다. ◆환경부장관으로 재직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꼈던 일과 어려웠던 일은. 3년의 진통 끝에 낙동강·금강·영산강 등 3대강 수계 특별대책과 특별법이 통과됐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3대강 특별법 제정은 무려 300여차례에걸친 대화와 협의를 통해 합의에 이를 수 있었다.하지만 환경문제에 관한 합리적인 해결방안을 언론과 일반국민에게 정확히 전달하는 것은 정말 힘들었다.정부는 앞으로 현안을 풀기 위한 대국민 설득을 위한 메커니즘을 보완할필요가 있다. ◆퇴임 후 정계에 입문할 계획은 없나. 본래 성향이 정치와는 거리가 멀다.그동안 장관직 수행을 위해 숙명여대에휴직계를 냈었다. 내년 봄학기부터 학교로 돌아갈 생각이다. 대담 함혜리 최광숙기자 lotus@
  • 이런 책 어때요

    ●악마의 무늬,스트라이프(미셸 파스트로 지음) 인문학적 관점에서 살핀 줄무늬의 문화사.줄무늬는 유럽 중세사회에서는 이단자·배신자·창녀·어릿광대·난쟁이 등의 옷에만 사용된,경멸과 수치를상징하는 무늬였다.그러나 낭만주의 시대에는 세로줄무늬가 등장하면서 낭만의 무늬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으며,혁명기에는 개혁과 자유를 상징하는 무늬로 사용됐다.다양성이 강조되는 현대에는 위생,위험에 대한 경고,자유,고급스러움 등 다양한 의미로 사용된다.중세 문장학의 대가인 저자는 중세의악마적 이미지에서 오늘날 역동성과 젊음을 상징하기까지,줄무늬의 의미변화를 풍부한 사례를 통해 살핀다.9800원. ●아메리카(이그나시오 라모네 등 지음) 동서냉전이 끝나고 국민국가의 경계를 허무는 세계화와 정보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미국은 하나의 ‘제국’이 됐다.로마제국·신성로마제국 이후 시민혁명을 통해 역사 저편으로 사라진 ‘제국’이 역사의 잿더미 속에서 다시탄생한 것이다.이제 ‘미국’이라는 문제는 한국만이 아닌 전세계의 화두다.각 나라의 오피니언 리더들은 미국을 어떻게 인식할까.이 책에는 이그나시오 라모네(프랑스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사장),조지프 나이(하버드대 교수),르네 지라르(스탠퍼드대 교수)등 각국 지성이 쓴 70여편의 미국 관련 글들이실렸다.1만 5000원. ●청계천은 살아 있다(이경재 지음) 서울의 한복판을 가로지르던 청계천의 주변 역사를 일화를 곁들여 엮었다.청계천은 조선시대에는 본래 이름인 ‘개천(開川)’으로 불렸다가,일제시대초 서울의 지명을 개칭하면서 ‘청계천’으로 바뀌었다.광교를 비롯한 청계천에 걸려 있던 수많은 다리에는 많은 전설과 일화가 전해내려온다.광교 밑에는 훤히 트인 마른 땅이 있어 지방에서 올라온 시골 사람들이 곧잘 노숙을 했다.또 청계천 장목교 근처에는 대치 유홍기를 비롯해 정치적으로 눈을 뜬 중인들의 마을이 있었다.이곳은 김옥균과 박영효 등이 드나들어 갑신정변의 온상이 되기도 했다.9000원. ●평민열전(허경진 엮음) 조선시대,평민들은 처음엔 관청의 실무를 맡기 위해 간단한 글자를 배웠다.그러나 여유가 생기고 실력이 쌓인 평민들은 더 많은 지식을 습득하길 원했다.마침내 평민들은 양반의 전유물인 한시까지 짓게 됐다.나아가 평민시인들은 자기의 삶을 전(傳)의 형식으로 기록하려는 움직임도 일어났다.평민전기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이 책은 19세기 평민전기를 집중 소개한다.평민 출신 화가 조희룡이 지은 평민전기집 ‘호산외기’,아전 출신 유재건이 엮은 ‘이향견문록’,그들의 친구인 시인 이경민이 엮은 ‘희조질사’등을 기본자료로 삼았다.1만 5000원. ●핫 그룹(진 립먼-블루먼.해롤드 J레빗 지음) 마이크로소프트사,인상파 화가들,로마 가톨릭교회의 공통점? 조직을 지탱하는 기본 단위가 ‘핫 그룹(hot group)’이란 점이다.핫 그룹이란 열정적으로 일하는 소규모 자생조직,야생오리처럼 길들여지지 않는 조직을 말한다.이것은 전혀 새로운 것은 아니다.16세기,헨리 8세는 수도원장이라는 수장 한명을 제거해 수도원을 붕괴시켰다.그러나 로마 가톨릭교회는 아직 건재하다.그아래 수많은 핫 그룹이 존재하기 때문이다.공식에 맞는 그림만을 인정하는아카데미 살롱전에 대항,자신들의 그림을 전시하려고 뭉친 인상파 화가들도핫 그룹이다.1만 2000원.
  • 기업 3분기 순익 급감

    지난 3·4분기까지 국내 상장사들의 누적 순이익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분기별 순이익은 갈수록 크게 줄고 있다.경기둔화 조짐이 기업실적에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증권거래소는 17일 12월 결산 상장사 569곳 가운데 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은 기업 등을 제외한 516곳의 3분기까지(1∼9월) 누적 순이익을 집계한 결과 21조 850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02.98% 증가했다고 발표했다.이는 종전 사상 최대였던 2000년 3분기까지의 누적 순이익 16조 1567억원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하지만 분기별 비교가 가능한 497사의 3분기(7∼9월) 순이익은 4조 7335억원으로 2분기(4∼6월)의 7조 107억원에 비해 32.48%가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2분기 순이익은 1분기에 비해 19.64%가 줄어 분기별 실적은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였다. 반도체 및 전기전자업종의 실적호전에 힘입어 제조업 503사의 수익구조는 크게 개선됐으나 금융업 13사의 순익은 감소했다.업종별로는 통신,전기전자,운수장비 등의 매출액이 각각 13.88%,12.80%,9.21% 신장됐다.순이익 기준으론 건설업,운수창고,전기전자,종이목재 등이 흑자로 전환했으며 유통업(364.62%),기계(179.02%),화학(170.32%) 등의 증가폭이 두드러졌다.반면 섬유 의복은 적자로 전환했고 의료정밀의 적자는 지속됐다. 상장사들의 3분기 매출액 영업이익률(매출액에서 영업이익이 차지하는 비율)은 7.64%로 전년 동기 대비 1.02%포인트 증가했다.매출액 경상이익률은 4.32%포인트 증가한 7.64%,매출액 순이익률은 3.95%포인트 증가한 5.97%를 기록했다.1000원 어치를 팔았을 때 영업이익은 약 76원,순이익은 59원가량인 셈이다. 지난 9월말 현재 상장사의 평균 부채비율은 112.82%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1.15%포인트 줄어 재무구조는 개선됐다.10개 주요 그룹의 3분기까지 누적 실적 역시 11조 3106억원으로 사상 최대치였다.이 가운데 현대·한화그룹은 적자를 지속,그룹별로 명암이 엇갈렸다. 손정숙기자 jssohn@
  • [열린세상] 지도자론

    지도자는 지휘를 하기 위해 있는 것이다.군부대의 지휘관,오케스트라의 지휘자,기업의 CEO,부처의 장관,정당의 지도자 등이 다 지도자라고 할 수 있다.조직의 성격과 분야에 따라 다르겠지만 지도자의 직분은 앞서 나가고 지휘하고 명령하는데 그 본질이 있을 것이다. 많은 구미 사람들은 지휘관직을 즐겼다(enjoy)고 회고하고 있는데 그 즐김의 핵심은 역시 지휘하고 명령하고 그것이 옳았고 좋은 결과를 얻었음을 확인하는 데 있다고 생각한다.많은 지도자는 민주주의 시대인 오늘날 대개는 지휘받는 사람들(피치자)에 의해 선출되든가 동의되든가 적어도 암묵적으로 수긍돼야 참된 지도력을 행사할 수 있다.선출되는 경우에는 후보자의 생각,정책,비전과 철학이 제시·검증돼야 하고,그 정직함이나 성격이 검증돼야 하고,그리고 어떠한 인상(image)을 주느냐 등 많은 기준에 의해 심판받게 돼있다.아이디어와 정책,인격,그리고 인상,이 세가지가 판단의 기준이 되고 있다. 요즘은 인터넷 시대가 되어 후보자는 끊임없이 검증 당하고 비판을 받는다.후보자는 침묵할 수가 없다.말을 하는 후보자는 정직하게 말하지 아니하면 인격의 문제가 제기된다.따라서 사물을 판단하고 아는 것만큼 정직한 사람이냐가 똑같이 중요한 지도자의 덕목이라고 할 수 있으리라. 정직한 지도자,정직한 사회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기본이다.이것이 법치주의(rule of law)의 기본이기 때문이다.오늘날 나라의 선진 정도,성장역량을 평가하는 기준 척도의 하나가 신뢰(trust)가 돼있음은 우리가 다 아는 일이다.민주사회에서 범죄행위만큼 그것을 호도하는 행위를 큰 범죄로 보고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지휘하고 명령하기에 앞서 결정이 있어야 한다.결정을 혼자 하느냐,토론과 협의를 통하여 하느냐가 크게 보면 제왕적이냐 민주적이냐를 판가름하는 기준이 될 것이다.지휘관은 사회자가 되어 직접 토론을 주도하고 참여해야 한다.CEO는 이사회를,장관은 국장회의를,대통령은 국무회의를 직접 주재하고 토론에는 동료 중의 수장(chief among colleagues)으로 직접 참여해야 한다.어떠한 안건에 관해 얼마나 정직하고 깊이 있게 토론하는가가그 회사,부처그리고 나라의 품격과 성장을 결정하는 요인이 된다고 믿는다.이들 회의가 바로 조직의 최고 결정기관이 돼야 한다.그 외의 다른 기관에 결정권이 주어져서는 아니된다. 토론을 통해서만 바르고 실제적인 결정에 도달할 수 있으며 또한 안팎으로 넓은 지지기반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국내사회에서나 국제사회에서나 제왕(帝王)은 무너지기 마련이고 민주적 지도자는 성장,번창하기 마련이다.그래서 국제사회에서도 우방을 확보하기 위해 그리고 우방의 지지를 얻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외교의 핵심과제라고 말할 수 있다. 싱가포르 리콴유 총리의 나라건설 얘기는 태반이 이러한 결정의 과정,그리고 토론에 관한 것임을 그의 회고록을 통해 알 수 있다.우리나라는 이러한 토론의 관행을 아직 확실히 세우지 못하고 있다.밀실에서,비공식 채널에서 많은 결정이 이루어지고 누가 결정의 최고기관인지가 분명하지 않을 때가 많다.많은 지도자가 측근들의 포로가 되고 만다고 슐츠 전 미국 국무장관은 회고하고 있다. 한마디로 아이디어와 정책,인격 그리고 이미지만큼이나 정책결정의 과정과 방식,즉 조직운영의 스타일이 훌륭한 지도자를 판가름하는 기준이 돼야 한다고 본다.지도자는 태어나는 것이 아니고 환경과 훈련에 의해 성장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싶다.그것이 인류의 깨달음이고 역사의 방향이라고 생각한다.그래서 지도자는 세습되지 아니하고 선출되는 것이다.이것이 바로 민주주의이고 인본주의라고 생각한다. 어떠한 환경과 훈련이 훌륭한 지도자를 만드는가.순환논리이지만 정직한 사회,인간존중을 가르치는 교육이 훌륭한 지도자를 낳는다.우리나라는 지금 어디쯤에 위치하고 있는가.논리를 제쳐두고 우선 훌륭한 지도자,사표가 될 지도자가 각 분야에서 많이 나올 것을 기대한다. 홍순영 전 외교통상부 장관
  • ‘이문동 국정원’ 역사속으로

    음지의 ‘정보사관학교’로 알려진 국가정보원 소속 국가정보대학원(구 정보학교)이 이달 말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 현 위치에서 경기도 성남시 분당지역으로 이사를 한다. 이에 따라 1966년 12월 중앙정보부 본청이 이문동에 들어서면서 시작된 ‘이문동 정보부’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5일 관계당국의 고위 관계자는 “그동안 국가의 기간 정보요원을 양성해온 정보학교를 이달 말까지 새로운 곳으로 옮길 예정이다.”면서 “이전을 앞두고 전·현직 직원들을 대상으로 7.4공동성명 발표장소 등 역사의 현장을 관람케 하고 있다.”고 밝혔다.정보대학원 관계자는 “주로 야간을 이용,통신시설 등 비밀장비와 서류 위주로 이삿짐을 우선 옮기고 있으며 예정대로 이말 말까지 이사를 다 마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사 후 정보대학원 부지(8000여평)와 건물은 원래의 주인인 문화재청에서 인수,내부 수리 등을 거쳐 내년부터 3년 동안 예술종합학교 미술관으로 사용된 뒤 본래의 모습인 능역지역으로 복원된다. 이 일대는 조선 20대 임금 경종의 계비인‘선의왕후’의 묘 ‘의릉’이 자리해 정부가 지난 70년 사적 제204호로 지정했다. 김문기자 km@ ■국가정보대학원은 어떤 곳/ 국가 정보맨 양성 ‘음지의 사관학교' 서울 이문동의 국가정보대학원 주변에는 요즘 새벽마다 007작전을 방불케하는 이삿짐 수송작전이 긴밀하게 펼쳐지고 있다. 이문동의 정보대학원은 1972년 이후락(李厚洛)중앙정보부장이 비밀리에 북한을 다녀온 뒤 7.4공동성명을 발표했으며,또 소련과 중국 등 공산권과 수교하기 전 언론인은 물론 각 부처 공무원들이 안보교육을 받았던 역사의 현장이라는 점에서 이사를 앞두고 주목을 받고 있다. ◆현 정부 들어 정보학교 출신들 대거 약진 98년 2월 이종찬(李鍾贊)씨가 국가안전기획부장에 취임하자 전현직 안기부 직원들은 “드디어 정보사관학교 1기 출신(공채 정규과정)이 정보기관 최고의 수장에 올랐다.”고 의미있게 한마디씩 했다.또 이구동성으로 앞으로 정보학교 정규과정 출신들이 대거 약진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같은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이종찬 국정원장에 이어 인사권을 이어받은 임동원(林東源) 국정원장은 2000년 6월 정기인사때 김은성 제2차장을 비롯해 비서실장,감찰실장 등 원내 요직에 정규과정 8기 출신들을 포진시켰다.이를 두고 국정원에서는 처음으로 검찰과 비슷하게 기수도입 인사를 단행했다고 평가했다.올 6월 인사때에도 8,9기 출신에 이어 국정원 주요 직책에 정보학교 10∼11기 출신들이 속속 차지했다. 전직 국정원 관계자는 “다른 조직과 달리 정보학교의 정규과정 출신들이 상대적으로 눌려 왔었던 것은 군 등 특채출신,그리고 일부 정치권 인사들이 발탁됐기 때문이다.”면서 “그러나 최근 들어 정보사관학교 출신인 정규과정 기수별로 인사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고 말했다. 정보학교는 66년 12월 이문동 본청사와 함께 중앙정보부 조직편제(교장은 1급)중 하나로 출발했다.1기생은 이종찬씨를 비롯,20명가량 입교했는데 대부분 현역군인이었다.지금까지 정보학교에서 배출된 정규과정만 40기가량 배출됐으며 현역에서 떠난 사람도 약 2000명에 이른다. ◆정보학교에서는 어떤 교육훈련을 받나 국정원의 일반직 공채시험(7급)은 1년에 한번꼴로 시행된다.매년 8월을 전후해 해외,북한,국내,수사,외사·보안,통신,전산,어학 등에서 적정인원을 뽑는다.서류전형,필기시험,면접시험 등을 거쳐 합격되면 정보학교에서 1년동안 정해진 교육과정을 이수해야 한다. 교과목에는 필수 기본과목외에 정보요원이 되기 위한 엄격한 체력훈련도 받아야 한다.태권도,유도,합기도 등 최소한 2∼3개의 유단자 자격을 따야 하고 특등사수에 준하는 사격훈련까지 받는다.특히 공수부대에서 일정기간의 위탁훈련을 통해 고공낙하 훈련과정도 무사히 통과해야 한다.교육훈련은 합숙과 출퇴근을 병행한다. 이러한 모든 과정을 무사히 마치면 국가정보원 직원법(제15조)에 따라 국정원장 앞에 가서 다음과 같이 ‘엄숙’하게 신고하면서 정식 기간요원으로 활동하게 된다. “본인은 국가안전보장 업무를 수행하는 공무원으로서 투철한 애국심과 사명감을 발휘하여 국가에 봉사할 것을 맹서(盟誓)하고,법령 및 직무상의 명령을 준수·복종하며,창의와 성실로써맡은 바 책무를 다할 것을 엄숙히 선서합니다.” 그러나 과거에는 이같은 분위기와는 사뭇 달랐다.중앙정보부 시절에는 교육과정을 마친 신입 직원을 어두운 암실에 집어넣고 선서를 하게 했다. ◆정보학교에서 국가정보대학원으로 변경 97년 국가정보대학원 설립법안이 제정되면서 기존의 국정원 편제조직중 하나였던 정보학교를 국가정보대학원으로 문패를 바꿔 달았다.기간요원 훈련 및 교육을 전담했던 수준에서 국가안전보장과 관련된 정보 보안 및 범죄수사 분야에 대한 연구,국정원 직원에 대한 직무교육,국가기본 정보정책 및 전략의 연구·분석 업무를 관장토록 범위가 넓어졌다.정보학교가 ‘군사관학교’라면 정보대학원은 ‘국방대학원’의 기능과 비슷하다. 정보학교는 원래 65년 1월 김형욱(金炯旭)중앙정보부장과 김윤호(金潤鎬)비서실장 등 중정 고위간부들이 미 중앙정보부(CIA)를 처음 방문했다가 정보요원 아카데미를 견학한 뒤 한국에도 비슷한 학교가 있어야 한다는 필요성에서 출발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김문기자 km@ ■이문동청사 건립 비화/ 美CIA ‘미로' 벤치마킹 공사중 긴급 설계변경 국가정보원의 전신인 중앙정보부 이문동청사는 남산분실이 세워진 지 5년뒤인 1966년 12월에 준공됐다.행정구역상 성북구 석관동과 이문동 일부를 포함,모두 10만 2000여평의 부지위에 본청을 비롯,정보학교와 여러 동의 부속건물 등이 들어섰다. 이 가운데 정보학교를 제외한 나머지 건물은 95년 현재의 내곡동 본부로 모두 옮겨갔다. 이문동청사 설계와 관련,당시 중정부장 비서실장 등을 지낸 김윤호(예비역장성)씨는 “이문동청사는 64년말 완성된 설계도를 토대로 65년 1월부터 공사에 착수했으나 65년 2월 CIA건물을 참고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두돼 부랴부랴 설계를 변경하게 됐다.”고 술회했다. 그는 또 모든 정보기관의 건물은 전문화된 스파이들조차 쉽게 파악하지 못하도록 미로형식의 구조물로 신축하는 것이 관례라면서 만약 당시 CIA관계자의 귀띔이 없었다면 이문동청사는 보안이 허술한 일반 사무실처럼 건축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시 중정의 고위간부로 청사신축을 직접 지휘했던 김모(예비역 장성)씨도 “65년초 김형욱 중정부장 일행이 미국에 다녀온 뒤 기존의 설계를 갑자기 변경하고 서둘러 공사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같은 배경에는 당시 김 부장과 김윤호씨 등 3명이 65년 1월초 월남파병 막후교섭을 위해 미국의 CIA를 방문했다가 우연히 관련정보를 얻은데서 비롯된다. 이때 이들은 콜비 극동국장(베트남의 CIA책임자를 지낸 뒤 70년대 중반 CIA국장을 지냄)과 미 국무부 관계자 등을 만나 1억 4000만달러의 군사원조 등 월남파병에 대한 최종 협의를 마쳤다.그런 다음 김씨가 CIA 건물을 따로 견학하면서 곳곳의 특징을 깨알같이 메모했고,결국 한국에 돌아와 김 부장과의 논끝에 막 공사중인 기존 설계를 수정·변경하게 됐다는 것이다. 김문기자 ■국정원 자리 ‘요상하네' 서울 내곡동에 있는 국가정보원으로 가다 보면 ‘헌인릉’이라는 입간판과 마주치게 된다. 풍수지리학자들은 국가정보원 자리는 이상하게도 옛날부터 ‘무덤’과 인연이 많다고 말한다.1966년 이문동에 세워진 중앙정보부 건물은 경종 임금의 계비 ‘선의왕후’가 묻힌 ‘의릉’에 자리잡았고 95년 신축된 내곡동 건물은 태종 이방원의 무덤인 헌인릉을 바로 옆에 끼고 있다. 공교롭게도 새로 들어설 국가정보대학원 주변(분당구 석운동 야산)에도 개인묘지 2∼3개와 조선시대때 양반가문의 묘지 1개가 인근에 위치해 있다고 풍수학자들은 전한다. 이와 관련,풍수연구가 오모씨는 “죽은 자와 산 자의 길이 다를진데 서로가까이 있거나 길이 얽힐 경우 복잡한 일이 생겨날 수밖에 없다.”면서 “산소 옆에 주택을 짓지 않는 것은 예부터 불문율로 내려오고 있다.”고 지적했다.정보기관의 특성상 외진 곳에 있는 무덤가가 보안에는 용이하지만 집터로는 적합지 않다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지난해 각종 ‘벤처게이트’가 터지면서 김은성 전2차장,김형윤 전 경제단장,정성홍 전 경제과장 등 국정원 간부들이 줄줄이 구속되기도 했다. 김문기자
  • 공기업 개혁 4년/ 우리회사 이렇게 혁신했다

    ■한국도로공사 - 유사기능 통폐합·성과주의 정착 한국도로공사는 지난 7월 발표된 ‘2001년도 경영실적 평가’에서 13개 정부투자기관 중 1위를 차지해 주위의 부러움을 샀다. 대학교수,공인회계사 등 전문가로 구성된 경영평가단이 가장 높이 평가한 부분은 경영혁신과 고객만족도 제고를 위한 공사의 노력이다. 오점록 사장을 단장으로 한 경영개선단은 공사변혁을 위한 비전 제시 활동의 일환으로 ‘공기업 표준모델의 완성’이라는 새로운 중기비전을 설정,전년도에 수립한 장기비전을 구체화하는 한편 새로운 경영혁신 전략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다.특히 재무구조 위기에 대한 인식을 바탕으로 한 중기비전과 전략과제를 수립,그동안 공사가 안고 있던 재무관리시스템의 취약성을 보완하고 점차 심화되고 있는 재무구조 위기 극복을 위한 기틀을 마련했다. 내부적으로 강도높은 예산절감 운동과 병행해 ABS리츠제도 등을 활용한 보유자산의 유동화에 나섰다.경영혁신 계획과 연계해 전사적 BPR(업무절차혁신)을 통한 성과중심의 조직 재설계를 시도했다.작지만 강한 본사,현장 중심의 책임경영체제 정착,환경변화에 따른 새로운 조직에 목표를 두고 본사의 유사기능을 통폐합하고 기능을 조정했다.지역본부는 교통관리기능을 강화하는대신 행정과 감독기능을 과감히 축소,남는 인원을 지사에 배치해 영업과 구조물 관리 등 현장기능을 한층 강화했다. 경영효율성 제고를 위해 경영정보 통합화·공유화를 추진하고 지능형 교통체계 구축,건설유지관리의 디지털화,지식중심의 정보공유시스템화도 추진했다. 정체된 조직분위기를 활성화하기 위해 명예퇴직과 승진,신규채용을 단행했다.도로공사는 구조조정 및 경영혁신 추진과정에서 유지보수업무,영업소,휴게시설 등을 대상으로 아웃소싱을 지속적으로 확대,고객서비스 제고는 물론 인력감축 효과를 거두고 있다. 오 사장은 “취임 후 줄곧 투명경영,참여경영,효율경영 등 3개 화두에 매달렸다.”면서 “재무구조 안정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한편 윤리경영,사람중심 경영을 실현하고 성과와 능력 중심의 기업문화를 조성해 나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오영교KOTRA사장 - 현장중심 인력배치로 역량 극대화 “KOTRA의 서비스는 최고의 품질이어야 하고,서비스를 제공받은 고객은 최고의 만족을 느낄 수 있어야 합니다.수출과 외국인 투자유치 확대가 주요 기능인 우리의 사업 추진결과는 고객만족으로 평가돼야 합니다.” 지난해 4월 취임하면서부터 직원들에게 ‘고객만족’을 강조해온 오영교KOTRA 사장.산업자원부 차관을 끝으로 30년 가까운 관료생활을 접은 오사장은 KOTRA의 수장으로서 공사의 변신을 진두지휘했다. 기업비전을 ‘세계적 무역·투자 전문기관’으로 설정하고 수출마케팅 직접지원 강화,고객지향적 네트워크조직 구현,전문투자유치체제 구축,사용자 중심의 디지털 경영실현 등 부문별 중장기 경영전략을 세웠다.이어 부문별로 세부 실행계획을 수립,시행해 나갔다. “과거 추상적으로 제시됐던 기업비전을 구체화하고,변화된 경영여건에 맞춰 중장기 경영계획을 체계적으로 수립하고 실천해 나갔습니다.” KOTRA는 오 사장 취임 1년만에 공기업 경영평가에서 꼴찌의 불명예를 벗었다. 오히려 기획예산처가 2001년도 업무 실적을 토대로 평가한 13개 정부투자기관의 경영평가에서 KOTRA는 도로공사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특히 공기업사장 경영계약 이행실적 평가에서 오 사장은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 오 사장이 줄곧 천명해 온 3대 경영방침은 ‘현장중심의 조직’ ‘성과중심의 사업’ ‘능력중심의 인사’.그는 해외조직을 크게 늘리는 한편 본사의 인력을 대거 슬림화해 62명을 해외로 전진배치했고 11개 국내무역관의 조직역량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세계시장을 8대 권역으로 나눠 설치한 지역본부를 중심으로 자율적으로 모든 사업을 해외현장에서 완결하도록 하고,수출과 투자유치 목표관리제를 도입했다.인사 다면평가제를 통해 투명하고 객관적인 평가가 이뤄지도록 했으며,공기업 최초로 연봉제를 도입,성과에 따라 정당하게 보상해 주는 시스템을 갖췄다. 오 사장은 “지금까지 이뤄놓은 제도적인 혁신을 바탕으로 앞으로는 구체적인 성과가 수출확대 및 외국인 투자유치 성사로 결실을 맺도록 사업의 이곳저곳을 꼼꼼하게 살피겠다.”고 말했다.함혜리기자 lotus@ ■대한주택공사 - 자산매각 통해 재무구조 개선 공기업으로서 대한주택공사의 위상은 최근 크게 높아졌다.재무구조도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좋아졌다.시장환경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지속적인 경영혁신을 추진한 결과다. 주공은 무주택서민의 주거안정을 위해 1998년 이후 국민임대주택을 주도적으로 건설,국민의 주거안정을 도모하는 등 공기업으로서의 역할을 강화했다.이어 2003∼2012년 추진 예정인 정부의 국민임대주택 100만호 건설계획에 있어서도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한다는 계획이다. 주공이 추진해온 경영혁신 가운데 가장 두드러지는 부분은 업무프로세스 개선과 효율적인 인력운용이다.덕분에 지난해 국민임대주택건설로 사업물량이 크게 늘어 인력의 증가요인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증원 없이 사업목표를 초과 달성할 수 있었다. 내부 역량강화와 재무구조의 개선을 위해서 자회사인 ㈜한양 및 ㈜한양목재와 ㈜한양공영의 정리를 지속적으로 추진한 것도 눈여겨볼 만하다.불요불급한 자산 매각을 적극 추진해 한강 외인주택,동두천 외인주택,서울 삼성동 주택연구소부지 등을 매각해 2931억원의 유동자산을 확보했다.특히 경영악화요인이던 미분양 주택해소를 위해 다양한 판매촉진 활동을 펼친 결과 2000년 말 1만 9618호의 미분양 아파트를 올 6월 말까지 1419호로 줄여 재무구조를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데 성공했다. 주공 황종철 기획운영본부장은 “앞으로도 임대주택 건설비율을 지속적으로 확대,저소득 계층의 주거안정에 힘쓰고 저소득층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도시환경 정비에 힘쓰는 한편 리모델링 사업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며 “내부적으로는 지속적인 경영혁신으로 국민에게 봉사하고 사랑받는 공익기업으로서 주공의 위상을 확고히 정립하겠다.”고 강조했다. ■한국토지공사 - 금융부채비율 200%이하로 낮춰 한국토지공사는 올해 한국신용정보,한국기업평가 등 국내 신용평가기관으로부터 최고신용평가 등급인 ‘AAA’를 받았다. 지난해 공급 및 대금회수 실적이 각각 5조원을 상회하는 등 창사 이래 최고의 영업실적과 함께 1조원 이상의금융부채를 줄이는 등 가시적인 경영성과를 이뤄낸 것이 이같은 평가의 토대가 됐다.구조조정과 전사적인 판촉전략시행 등 내실 경영을 실현한 결과다. 토공은 IMF체제 이후 꾸준히 흑자경영을 유지하고 있고,특히 금융부채가 1999년 8조 3789억원에서 2000년 7조 8325억원,2001년에 6조 7239억원으로 크게 줄어들어 현재 금융부채 비율이 200% 이하로 떨어져 안정되면서 재무구조가 상당히 개선됐다.최고등급 획득으로 채권발행 때 기존의 ‘AA+’등급 때보다 발행금리를 낮추는 효과가 발생,향후 자금조달에서 조달비용이 크게 개선될 뿐 아니라 국내 최고의 부동산전문기관의 위상에 맞는 대외신용도를 갖게 됨으로써 대국민 신뢰도 및 인지도를 한단계 높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김진호 사장은 “토공은 IMF 기간동안 정부의 ‘금융·기업구조개혁 촉진정책’을 지원하기 위해 기업의 구조조정용 토지를 전액 자체 채권발행(2조 6000억원)을 통해 매입,금융부채가 급증하는 등 재무구조가 악화됐지만 구조조정과 지속적인 경영혁신 노력으로 경영상황을 탄탄하게 반전시키는 데 성공했다.”면서 “앞으로 최고의 신용도에 걸맞게 내실있는 공기업이 되도록 최선을 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 ■농업기반공사 - 직원25% 감축…2년연속 흑자 공기업 개혁의 일환으로 농어촌진흥공사와 농지개량조합,농지개량조합연합회 등 3개 기관이 합쳐진 농업기반공사는 출범 이후 구조조정을 통한 ‘슬림화’는 물론 2년 연속 흑자를 기록하는 등 농업분야 구조조정의 성공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기능중복에 따른 비효율성과 104개 농지개량조합의 운영부실을 해결하기 위해 태어난 농업기반공사는 출범 당시 수세(水稅·일반조합비) 폐지 등으로 900억원의 적자와 구성원들간의 마찰이 우려됐다.그러나 이같은 우려를 불식하듯 농업기반공사는 첫해부터 12억원의 흑자를 냈다. 삼성경제연구소가 ‘구조조정에 성공한 기업들’ 보고서(2001년 7월)에서 농업기반공사를 구조조정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우량기업으로 변신한 대표적인 사례로 꼽을 정도였다.인력과 조직의 군살을 빼고 사업 다각화와 신규사업 확대를 통해 경영수지 개선에 나선 결과라는 게 공사측의 설명이다. 실제로 공사는 통합 후 총인원 8900명 가운데 25%인 2268명의 인원을 감축하고,117개 부서를 줄이는 대수술을 단행했다.조직도 유사중복기능의 통폐합을 통해 9처(실) 8지사 2개 사업단 100개 지부를 줄이고,일반 지원인력도 크게 축소했다. 3개 기관 통합의 가장 큰 성과는 83년만에 수세를 폐지,300억원 정도의 농업인 부담을 덜어준 것이다.또 모든 사업을 고객인 농업인에 대한 서비스향상 위주로 추진한 결과,물관리 부문도 크게 개선됐다.공사는 재해대책 종합상황실을 연중 운영하면서 재해예방에 주력하고 있다. 문동신 사장은 “새로운 농업환경에 적극 대처하기 위해 친환경 농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면서 “지속적인 경영개혁을 통해 세계적인 용수관리 전문기관으로 도약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 피의자 구타사망 파장 어디까지/ 여론 악화땐 수뇌부 문책 가능성

    피의자 사망 사건과 관련,검찰의 대대적인 문책인사가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부검 결과에서 피의자 조천훈씨가 구타에 의한 사망으로 사실상 결론이 난 이상 수사라인뿐만 아니라 검찰 수뇌부의 문책인사도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종전까지만 해도 주임검사인 홍경영 검사는 사법처리,노상균 전 강력부장검사와 정현태 3차장검사는 중징계,김진환 서울지검장은 경고하는 선에서 마무리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문책의 수위가 서울지검의 수장까지는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었다. 그러나 구타에 의한 사망으로 결론이 나면서 여론이 급속히 악화되고 있다.특히 인권을 중시하는 국민의 정부에서 이같은 사건이 발생한 것에 대해 청와대와 정치권도 매우 곤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김 서울지검장은 지난 2일 이를 의식한 듯 “사안의 실체가 어느 정도 밝혀진 이 시점에서 본인이 모든 책임을 지고 어떤 문책이든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는 내용의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서울지검장직에 연연하지 않고 어떤문책이든 감수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셈이다. 검찰 일각에서는 김 검사장의 이같은 거취 표명에 대해 사건의 파장이 이명재 검찰총장 등 검찰 수뇌부로 튀지 않게 하려는 ‘고육책’으로 보고 있다. 물론 사건발생 직후인 지난달 29일 노상균 당시 강력부장이 서울고검으로 전보 조치된 점을 감안하면 김 지검장과 정 차장검사에 대한 후속인사 차원에서 사건이 끝맺음될 가능성이 크다. 청와대는 일단 검찰이 자체 조사를 벌이고 있는 만큼 향후 조치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 사건이 지난 87년 고 박종철군 사건에 버금가는 것으로 보고 정국에 미칠 파장 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검찰 내부에서는 법무부장관과 검찰총장까지 문책 대상에 포함되리라고 보는 견해는 극히 적다. 대선을 눈앞에 둔 상황에서 검찰 수뇌부를 대대적으로 바꾸는 조치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판단에서다.따라서 법무부장관이나 검찰총장이 사의를 표명해도 반려하는 선에서 매듭지어질 것 같다. 그러나 여론이 계속 나빠질 경우 장관과 총장 등의 교체 가능성도 완전히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청와대 관계자의 전언이다. 강충식기자 chungsik@
  • 국립중앙박물관 보관 70여점 공개, 일본 근대미술품 한눈에

    국립중앙박물관이 수장고에 보관하던 일본 근대미술품들을 조심스럽게 꺼내들었다. 덕수궁 석조전에서 미술관을 운영하던 조선왕실이 사들였거나 기증받은 일본 근대미술품은 198점.이 가운데 일본화와 공예를 중심으로 70여점이 29일부터 12월8일까지 ‘일본근대미술’특별전이라는 이름으로 공개된다. 1933년부터 1945년까지 석조전에 전시됐고,광복후 덕수궁미술관이 인수한뒤 1969년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옮겨갔지만 일반인은 볼 수 없었다. 공개가 미뤄진 이유는 두 가지로 추측할 수 있다.아픈 역사를 담고 있는데다 일본색이 물씬한 작품을 ‘국립’박물관이 전시하는 데 따르는 부담이 없지 않았다.체계적으로 미술품들을 연구할 인력도 충분치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정서적 부담’은 최근 들어 젊은층에게는 아예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또 ‘용산시대’를 앞두고 다양한 분야의 연구인력을 충원하면서 일본 근대미술 전공자도 확보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이 소장품들의 가치는 당대 작가들의 작품으로 오늘날 일본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는 데 있다.일본 근대미술을 연구하는 데 아주 중요한 컬렉션이다.따라서 전시도 일본 근대미술사의 흐름 속에서 소장품들의 내용과 성격,미술사적 위치가 드러날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한다. 한국 근대미술 형성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특히 이번에 ‘명경지수’(明鏡止水)가 출품된 남화의 대가 고무로 스이운은 변관식과 허백련의 일본유학 시절 스승이다. 이밖에 일본화의 혁신을 시도했다는 요코야마 다이칸,서민생활 풍속과 인물의 심리묘사에 뛰어나다는 가부라키 기요카타,미인화를 주로 그린 미키 스이잔의 작품도 나왔다.서양화로부터 영향을 받으면서 일본화의 독자성을 확보하려는 1930년대 일본화단의 다양한 움직임을 확인해 볼 수 있다. 공예품으로는 일본 근대 칠기의 1인자로 꼽히는 마쓰다 곤로쿠의 ‘대나무 백로무늬 칠함’과 도미모토 겐키치의 백자 항아리 등이 눈길을 끈다. 중앙박물관은 국내전시를 마친 뒤 내년 4∼6월에는 일본 도쿄예술대학과 교토 국립근대미술관에서도 전시회를 가질 예정이다. 서동철기자
  • [사설] 사법 수장 국감증인 적절치 않다

    국회 법사위가 대법원장과 헌법재판소장을 정기국회 국정감사의 증인으로 출석시켜 답변을 듣기로 합의한 데 대해 대법원과 헌재가 ‘위헌적 발상’이라며 반발하고 있다.입법부와 사법부의 그같은 분쟁은 자신들의 권위와 체통을 유지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국회는 ‘그동안 국감에 응하지 않았던 것은 국회의 권위를 무시했던 유신독재의 잔재’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국가권력을 입법·사법·행정으로 나눠 분담토록 한 것은 권력의 집중을 막아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것임을 상기해야 한다.따라서 사법기관의 장이 국감의 증인으로 출석해야 하는지 여부는 어느 쪽이 국민의 권리를 보장할 수 있는 것인지를 따져 결정해야 할 것이다.국회 법사위는 국회법상 두 기관의 장을 출석토록 하는 데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하지만 견제와 균형의 원리는 민주 국가를 관통하는 헌법 이념이요 정신이다.보통 사람들도 권력 분립의 취지는 대체적으로 알고 있다.그런 상황에서 법사위가 국회법만으로 증인으로 출석시키겠다는 발상은 성급한 것이다.일각에서는 “선거법 위반 등 국회의원 관련 사건의 재판에 영향을 미치려는 것이 아니냐.”며 불만을 토로하기도 한다. 국민은 그런 부분에 대해 당연히 알 권리가 있다.그러기 위해서는 시민단체와 관련 전문가 등이 참석하는 공청회 등을 열어 의견을 수렴하는 것이 마땅하다.권력 분립의 원리를 먼저 채택한 영국,미국,프랑스 등 선진 외국의 관행을 파악하는 것도 시사점을 던져줄 것이다.시간이 촉박해 그런 절차를 거칠 수 없다면 이번 국감에서는 증인 출석을 유보해야 한다.두 기관 장의 출석은 다음 국감 전이라도 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결정해야 한다.
  • 침수마을 피부병 고통, 6일째 고립 김해등 감기·두통환자 속출

    6일째 고립된 경남 김해시 한림면과 함안군 법수면 일대의 침수지역에 각종 전염병 환자가 속출하고 있다.그러나 침수지역으로의 교통편이 원활하지 못해 보건당국도 제대로 손을 쓰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김해시 재해대책본부는 침수지역의 물이 빠지지 않은데다 저온현상으로 피부병 환자와 감기환자가 발생하고 있다고 15일 밝혔다. 수재민들이 정상적인 생활을 못해 면역기능이 떨어진 상황에서 하루종일 오염된 물에 노출돼 있으며,계속된 비로 기온마저 낮아 환자가 속출하고 있다.환자는 주로 노약자와 부녀자들이다. 피부병 환자들은 피부에 물집이 생기고,진물이 나는 등 가려움증을 호소하고 있다.주민 여모(66·여·한림면 시산리)씨의 경우 처음 손발에 생긴 물집이 허벅지까지 번졌으며,특히 밤에는 온몸이 가려워 제대로 잠을 잘 수 없을 정도다.계속된 구호활동 등으로 오염된 물에 자주 노출되는 일부 공무원과 의료진들도 가려움증을 호소하고 있다. 김해시는 6개 진료반을 구성,수재민 대피시설과 침수마을을 순회하면서 의료활동을 벌이고있다. 그러나 고무보트가 유일한 교통수단인 침수 마을에는 접근이 어려워 하루한차례씩 진료할 뿐 근본적인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전문의들은 “수해지역에는 각종 오염물질로 인해 곰팡이균이 확산되고,바이러스가 쉽게 침투하기 때문에 전염병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며 “수재민들은 면역기능이 떨어지는데다 하루종일 오염된 물에 노출돼 피부병에 걸릴 위험성이 높아 깨끗하게 씻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법수면 6개 마을 주민들은 이번 피해가 명백한 인재(人災)라면서 둑공사 시행처인 부산지방국토관리청에 손해배상소송을 낼 것이라고 밝혔다.주민들은 “당국이 지난해 둑 보강공사의 하나로 남강과 백산 배수장을 연결하는 콘크리트 배수문 연장공사를 하면서 이음새를 부실하게 해 침수피해를 초래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40여년 된 배수문을 모두 철거한 뒤 공사를 해야 했는데도 오래된 배수문의 일부만 새 것으로 교체하는 등 땜질식 공사를 했다는 것. 이 때문에 이음새 부분의 균열 틈을 통해 남강물이 새어 나와 주변 둑을 유실시켰다고 주장했다. 김해 이정규기자 j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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