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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거 때마다 고치자는 헌법, 대체 어떻게 생겼길래[장동석의 뉴스 품은 책]

    선거 때마다 고치자는 헌법, 대체 어떻게 생겼길래[장동석의 뉴스 품은 책]

    대선이든 총선이든 가리지 않고 선거 때만 되면 ‘개헌’이 정치인들의 입에 오르내린다. 이번 대선에서도 한 후보는 “순차적 개헌 추진”을 명확히 했고, 또 다른 후보는 “국민적 합의 선행”이 전제 조건임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1987년 직선제 개헌 이래, 선거철 단골 이슈 중 하나인 개헌 논의는 늘 찻잔 속 태풍에 그치곤 했다. 차병직 변호사의 ‘헌법의 탄생’은 우리나라는 물론 영국, 미국, 프랑스 등 8개 나라와 라틴 아메리카, 이슬람에서 헌법이 태어난 당대 배경을 통해 복잡하게 얽힌 오늘의 세계를 직시하는 책이다. 인간이 만든 사회의 최종 질서인 헌법의 정신은 영국에서 탄생했다. 그 기원은 1215년 작성된 ‘권리장전’(權利章典), 즉 마그나 카르타다. 본래 마그나 카르타는 프랑스에 잃은 땅을 찾기 위해 전쟁 자금을 조달하려고 세금을 올린 잉글랜드의 존 왕에 대항해 귀족들이 자신의 권리를 확인받기 위해 마련한 일종의 평화협정 문서였다. 하지만 왕을 포함한 그 누구도 법 위에 설 수 없음을 기본 원칙으로 삼아 이후 프랑스 혁명과 미국 독립선언, 미국 헌법 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줬다. ‘눈에 보이는 최초의 헌법’을 만든 나라는 미국이다. 1764년 영국은 악화된 재정난을 타개하기 위해 속국인 미국에, 이른바 ‘설탕법’을 제정·시행한다. 설탕과 당밀, 포도주, 커피 등의 수입 가격이 높아졌고, 이는 영국 본토 제품에 대한 미국인들의 구매 거부 운동으로 확산됐다. 하지만 영국은 ‘인지세법’까지 도입해 모든 인쇄물에 세금을 부과했다. 1770년 보스턴 주둔 영국군에게 아이들이 말똥을 집어던진 일을 계기로 일어난 보스턴 대학살에 분노한 미국인들은 행동에 나섰다. 이후 대개의 관세가 폐기됐지만 차에 대한 관세만은 남았다. 문제는 1773년 발생했다. 보스턴 대학살 이후 미국에서는 영국에 대한 반감이 고조됐고, 결국 12월 16일 보스턴항에 정박된 세 척의 배를 탈취해 궤짝에 담긴 차를 모두 수장시켰다. 보스턴 차 사건의 전말이다. 일련의 감정적, 물리적 대치 끝에 미국은 독립을 선언한다. “우리는 모든 인간이 평등하게 창조됐고, 창조주로부터 생명, 자유, 행복 추구 등의 양도할 수 없는 권리를 부여받았다는 자명한 진리를 믿는다.” 저자는 한국의 헌법이 아닌 ‘한반도 헌법’을 고찰하는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헌법, 즉 북한 헌법의 제정 과정을 짧게나마 함께 설명한다. 해방 직후 남한은 “평양의 인민공화국은 대한민국 영토 북쪽에 진을 친 소련의 괴뢰 정권”이라고, 북한은 “서울의 대한민국 정부는 미국의 힘으로 북한 영토에 세워진 괴뢰 정권”이라고 서로를 비난했다. 그 와중에 선포된 헌법에서 북한은 자국의 수도를 서울이라고 규정했고, 남한은 북한 땅까지 포함한 한반도 전체를 국토라고 선언했다. 남한과 북한의 헌법만 봐도 전쟁은 필연적이었다. 저자는 남북의 헌법을 “꿈까지 구체화하는 정치적 결단과 현실의 정치라는 일상적 삶의 혼합물이 억압에서 해방된 민족의 움켜쥔 손아귀에 쥐여 준 상처 입은 영광이었다”고 규정한다. 각국의 헌법이 생성된 시기는 대개 혼란의 파고를 넘던 때였다. 오늘의 헌법은 그 격랑의 연장선상이라는 점에서 책은 과거를 밝혀 오늘을 살아 내기 위한 나름의 지침서가 될 만하다. 출판도시문화재단 문화사업본부장
  • ‘多多益山’ 이리저리, 거닐수록 빠져든다… ‘一喜一味’ 요리조리, 먹을수록 입맛돈다 [이우석의 미시여행]

    ‘多多益山’ 이리저리, 거닐수록 빠져든다… ‘一喜一味’ 요리조리, 먹을수록 입맛돈다 [이우석의 미시여행]

    미륵도 탐냈을 사통팔달의 도시… 기름진 땅만큼 걸음마다 보물… 이리역 폭발 아픔 뒤로하고 보석처럼 반짝반짝전주 뺨치는 황등비빔밥·칼칼 낙지곱창볶음 일품… 40년 노포 안줏거리·곰돌이 호두파이에 ‘훈훈달달’전북 익산시는 도내에서 두 번째, 호남에서 네 번째로 큰 도시다. 인구 기준이다. 약 28만명으로 광주광역시, 전주시, 전남 순천시에 다음간다. ‘다다익산’(多多益山)이다. 철도와 도로 교통도 좋다. 호남선과 전라선이 교차하고 충남 천안부터 이어진 장항선이 이곳에 종착한다. 호남고속도로를 비롯해 1번과 23번 등 국도와 지방도가 사방팔방 얽혀 있다. 금강과 만경강이 흐르는 너른 땅이다. 옥토의 드넓은 곡창지대 호남평야가 펼쳐졌다. 1970년대엔 이리수출자유지역이 생겼다. 당연히 사람이 많이 모여들었다. 익산군과 이리시는 1995년 통합됐다. 하지만 여전히 이리로 기억하는 이들도 많다. 그만큼 유명했던 까닭이다. 이리는 산짐승 이름과 같아 기억하기 쉽다. 이리는 원래 솜리, 솜니, 솝리 등으로 불렸다. 이리(裡里)의 뜻이 ‘속 마을’이란 뜻이라 그랬다. 작은 농촌 마을이던 솜리는 일제강점기 쌀 수탈 계획에 따라 갑자기 철도교통의 중심지가 되며 부쩍 성장했다. 호남선과 전라선이 차례로 놓이고 군산항까지 연결해 호남평야의 쌀을 깡그리 거둬 일본에 실어날랐다.●옛이름 ‘이리’와 지금의 ‘익산’ 하지만 익산이 중요한 지정학적 지위를 갖게 된 것은 사실 그보다 2000년 이상 먼저 일이다. 마한과 백제의 여러 유적으로 미뤄 볼 때, 이 지역은 일찌감치 발달한 고도(古都)였다. ‘익산 출신’인 무왕이 사비성(충남 부여)에서 익산으로 천도까지 시도했을 정도다. 앞서 기원전 청동기 시대에는 고조선 준왕이 내려와 건마국을 세웠고 이는 마한의 첫 수장국(수많은 소국 중 맹주 역할을 하는 국가)으로서 국력을 과시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과 백제역사유적지구로 등재된 미륵사지를 비롯해 왕궁리 궁성 유적, 익산 쌍릉 등은 한반도 고대사에서 익산이 얼마나 중요한 위치였는지를 알려 주는 유적이다. 익산(益山)의 뜻은 ‘첩첩 산이 많다’는 의미지만 실제 익산에는 그리 높은 산이 없다. 오히려 김제와 더불어 지평선이 보일 정도로 광활한 들이 많다. 북부 함열과 동부 금마 쪽이 원래 익산의 중심이었는데 이리역이 생겨난 이래 시내 중심이 바뀌었다. ● 지역 역사 송두리째 바꾼 ‘폭발사고’ 살기도 좋은 땅이다. 큰비도 눈도, 심지어 태풍도 거의 없고 강이 둘이나 지나니 가뭄 걱정도 없는 곳이다. 폭염과 혹한도 없다니 얼마나 좋은가. 재해라고는 딱 하나, 굉장히 유명한 ‘인재’(人災)가 있었다. 1977년 11월 11일 일어난 이리역 폭발 사고는 사망 59명, 부상 1158명에 이재민 1647가구 7800여명이 발생한 국내 최악의 화약 폭발 사고였다. 당시 한국화약의 화물열차에 실려 있던 다이너마이트와 뇌관 등 폭발물 40t에 호송 책임자가 켜 놓은 촛불이 옮겨붙어 대형 폭발로 이어졌다. 반경 500m 이내 건물이 깡그리 무너지고 폭발 지점인 이리역에는 지름 40m에 깊이 15m의 거대한 구덩이가 생겨날 정도였다. 초대형 폭격을 맞은 정도의 규모다. 기관차가 700m 떨어진 민가까지 날아갔다. 이 사고로 많은 것이 바뀌었다. 사라진 역사(驛舍)는 물론이며 지역의 역사(歷史)까지 달라졌다. 코미디언 고 이주일도 이 사고와 인연이 깊다. 사고 현장과 가까운 삼남극장 지붕이 무너졌다. 이날 ‘가수 하춘화 리사이틀’이 펼쳐지고 있었는데 날벼락을 맞은 하춘화를 당시 무명이던 이주일이 들쳐업고 구해 낸 것. 이 인연으로 이주일은 하춘화 전속 사회를 맡게 됐고 이후 국내 최고 스타덤에 오를 수 있었다. 공중분해된 이리역은 1년 후 당시 위치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새로 지었다. 인근 창인동 익산군청은 건물에 금이 가 2년 후 함열읍으로 이전했고 남성여중과 남성여고, 남성고도 영등동 소라산으로 옮겨야 했다. 건물 9000여 채가 무너졌으니 한마디로 폭발 사고 한 방이 도시 자체가 재건되는 계기가 된 셈이다. 통합시가 익산시로 이름이 바뀌게 된 것에도 당시 재난이 연상된다는 여론도 한몫했다고 한다. ●고대사 품은 ‘국보급 도시’ 풍요의 땅 익산에는 보물도 많다. 앞서 언급한 고대 한국사의 국보급 문화재는 국가가 공인한 보물이다. 여기에다 ‘보석 도시’란 예명에 맞게 금은보석 세공 등 보석가공산업이 일찍부터 발달했다. 석재로 유명한 황등석도 보석이다. 국가 공인 4대 종단 중 하나이자 국내 최대 토종 종교인 원불교를 열고 익산 땅에 잠든 소태산 대종사, ‘원불교의 바티칸’ 격인 익산 중앙총부도 익산시의 보석이라 할 수 있고, 호남에서 가장 큰 사학인 원광대학교도 미래의 보석이 아닐 수 없다.● 대각의 종교 ‘원불교’ 성지 익산을 설명하며 원불교 이야기를 빼놓을 수는 없다. 현재 국방부에서 군종 병과를 인정하는 종교는 가톨릭, 불교, 개신교, 원불교뿐이다. 원불교는 진리를 깨닫고자 하는 대각(大覺)의 종교로 1916년 소태산 대종사가 창시해 100여년의 역사를 지켜왔다. 이 원불교의 중앙총부가 익산 신룡동에 있다. 원불교의 교법을 편 전법성지(傳法聖地)인 이곳엔 중앙총부뿐 아니라 영모전, 대각전, 박물관, 원음방송 등이 함께 있다. 소태산 대종사 성탑, 정산종사 성탑, 성비 등도 자리하고 있다. 주변엔 원불교대학원대학교, 상주선원, 문화원, 퇴임 교무 정양소 수도원, 원로원 등이 갖춰져 있다. 일반인도 언제나 드나들 수 있도록 개방된 공간이라 익산시 관광 스탬프 코스로 지정돼 있다. 익산 시내 중심가와 가깝고 탁 트인 가람의 경내 분위기나 박물관, 솔숲 산책로 등이 좋아 이른 봄기운을 받으며 둘러보기에 딱이다. 원불교가 창시된 4월 28일 대각개교절에 맞춰 시민 참여 행사도 열 계획이다. 원광대가 시작된 ‘유일학림’ 등 건축물들은 조선 말기 건축 양식이 그대로 보존돼 있어 건축사적 가치도 높다. 소태산 대종사가 설법에 사용했던 탁상과 수첩, 교전 등 성품, 물품들이 박물관에 고스란히 보존돼 있다. 원광대 교정은 봄꽃과 건축물, 인공호수 등이 어우러진 분위기가 아름답기로 소문났다. 인터넷과 언론 등을 통해 국내에서 가장 아름다운 캠퍼스로 여러 번 선정될 정도로 유명하다. 상징인 봉황탑을 재치 있게 해석해 ‘닭다방’이란 애칭으로 불리는 호수 위 카페와 산책로, 오솔길, 대학박물관 등이 아기자기하게 배치돼 있어 교정을 둘러보다 쉬어 가기 안성맞춤이다.●모양도 이야기도 빛나는 보석박물관 국정교과서에 익산이 여러 번 나온다. 국사 교과서엔 마한·백제·미륵사지·원불교 등이, 지리 교과서엔 보석산업이 나온다. 보석 광산이 있는 것은 아니다. 보석 가공업체가 몰려 있다. 백제의 귀금속 가공술에 그 뿌리가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보석박물관에는 11만점의 보석과 원석, 공예품 등이 있다. 옆에는 보석을 보고 구입할 수 있는 보석산업센터가 함께 위치했다. 보석이라 하면 그저 반지, 목걸이와 왕관에 붙이는 형형색색의 돌덩이만 연상했는데 둘러보니 참 많은 종류가 있다. 식물성 호박부터 동물성 산호, 여러 광물이 보석의 범주에 든다. 다이아몬드, 수정, 옥 등 다양한 보석 전시물을 만날 수 있다. 보석은 생활과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다. 바다색을 표현할 때 주로 쓰는 사파이어와 에메랄드 색조차 정확히 구분하지 못했던 필자가 매우 똑똑해져서 나올 수 있었다. 얼마나 현명해졌는지 살짝 자랑하자면 다음의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슈퍼맨이 자신의 뿌리를 찾아 북극으로 부모의 유물을 찾아갈 때 등장하는 크립토나이트는 수정이 아니라 집섬(Gypsum)이나 녹주석의 일종인 아쿠아마린을 닮았다는 것을 이번에 알았다. 또한 영화에서 마녀들이 요술이나 예언을 행할 때 쓰는 둥근 구슬은 호랑이 눈알을 의미하는 호안석(虎眼石)이 분명하다.● 익산의 상징 ‘미륵사지’ 익산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보물은 역시 미륵사지(사적 제150호)다. 백제 사찰 중 규모가 가장 큰 것으로 추정된다. 무려 3탑3금당 방식으로 다른 절터에 비해 2~3배 이상의 규모와 형식을 자랑한다. ‘서동’ 백제 무왕이 639년 창건했다는 기록까지 등장하니 이래저래 익산의 상징이다. 신라 황룡사와 고구려 금강사에 대응할 만큼 백제 대표 호국사찰로 꼽히는 절이며 백제의 가장 거대한 석탑을 품은 옛 절터다. 무너져 내려 반만 남은 미륵사지 석탑(서탑)은 더할 익(益)자를 모티브로 한 익산시 로고로도 쓰일 만큼 강력한 정체성을 지니고 있다.● ‘서동요’의 진실은 과연 실제 보물도 쏟아졌다. 2009년 미륵사지 서탑 해체 과정에서 첫 번째 심주석 안에 봉안된 사리병과 금제사리봉영기, 구슬 등 사리장엄구 9900여점이 나왔다. 세세하고 정교한 조각과 문양으로 가득한 사리병은 백제금동대향로에 견줄 만큼 아름다운 걸작으로 세상을 놀라게 했다. 특히 금판에 붉은 글자를 새긴 사리봉영기는 미륵사 창건에 관한 기록을 분명히 전하고 있다. 이로써 미륵사가 백제 무왕 재위 시절인 기해년(639년)에 창건됐음이 밝혀졌다. 하지만 같은 이유로 무왕의 왕후가 신라 선화공주가 아니라 백제 귀족인 사택씨 가문임도 함께 드러나 ‘서동요’ 이야기가 허구였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백제판 남자 신데렐라’ 서동의 성공담이 사라질 수 있는 ‘불상사’를 낳은 셈이다. 이후 일부다처설, 후처설 등이 대두되며 아직까진 서동 설화가 유지되고 있지만 사리봉영기에 선화공주 이름이 정확히 기록돼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반면 무왕릉으로 추정되는 익산쌍릉에선 신라제 토기가 출토돼 서동·선화공주 결혼설이 여전히 힘을 얻고 있다. 아무튼 미륵사는 여러 차례의 보수를 거쳐 조선 중후기까지 건재했지만 숭유억불책과 자연재해, 세월의 풍파를 견디지 못하고 17세기 들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는 기록이 전한다. 1990년대 초반 동탑을 서탑의 모양에 상상을 더해 복원(?)했지만 고증에 대한 근거도 없고 너무 급조해 만든 티가 난다. 21세기 들어 복원에 들어간 서탑만큼은 원래 석재를 최대한 사용하며 없는 형태를 상상해 만들지 않기로 했다. 젠가(블록빼기 게임)를 하다 망한 것처럼, 그나마 무너진 모습 그대로 유지하는 형식으로 복원을 마친 후 2019년 일반에 공개한 서탑에 더 많은 이들이 몰린다. 현재 미륵사지 석탑은 국보로, 미륵사지당간지주는 보물로 지정돼 있다. 2015년에는 유네스코위원회가 익산 미륵사지와 왕궁리 5층 석탑 등 유적, 공주·부여의 유적들을 ‘백제역사 유적지구’란 이름으로 묶어 세계유산으로 지정했다.경관을 해치지 않기 위해 지난해 초 미륵사지 지하 공간에 개관한 국립익산박물관은 미출토 유물과 백제의 여러 유물을 모아 전시 중이다. 내부엔 다양한 전시기법을 사용해 한눈에 익산의 여러 유적과 그 이야기를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세대불문 미각 깨우는 맛의 고장 물산이 풍요롭고 도시 규모가 제법 되는 익산이라 ‘먹는 보물’도 많다. 전주에 뒤지지 않는다고 자부하는 황등비빔밥을 파는 여러 노포를 비롯해 푸짐한 인심이 돋보이는 부송국수, 칼칼한 낙지곱창볶음으로 입맛을 사로잡는 동서네 낙지, 수제만두로 유명한 태백칼국수, 매콤한 콩나물국밥을 파는 별미집 등이 유명한 식당들이다.곰 얼굴 모양의 귀여운 호두파이와 다양한 종류의 타르트를 만들어 파는 ‘빵곰언니와 호두파이 공장’은 전국적으로 젊은층에게 널리 알려진 디저트집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입소문을 타고 순례객을 양산하고 있다. 1982년 ‘역전할머니맥주집’에서 출발한 ‘호프 노포’ 엘베강도 익산역 앞을 지키고 있다. 맛집들은 창인동 중앙시장과 영등동, 원대입구(대학로), 모현동, 부송동, 황등면 등에 골고루 분포돼 있어 이동하기 편리하다. 마한의 첫 수장국으로 시작, 백제의 마지막 도읍이 됐을 곳. 그리고 근대 문화와 산업의 중심지 이리로부터 지금의 보석 도시 익산. 역사를 거슬러 봐도 언제나 풍요로움이 넘쳐나던 곳이다. 이리저리 돌아보며 ‘다다익산’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겨 본다. ■가기 전에 이건 꼭! -미륵사지와 익산박물관은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눈높이를 낮춘 전시물부터 다양한 체험까지 가능한 어린이박물관도 함께 있다. 왕궁리 유적 박물관은 현재 휴관 중이다. -서동공원 경내 마한박물관에는 율촌리 고분 출토 옹관 등 다양한 유물을 전시 중이다. 웅포면 입점리고분전시관은 익산 지역에 살았던 백제 귀족의 무덤에서 발굴한 금동관모와 장신구 등의 복제품이 전시돼 있다. -원광대 박물관도 알짜배기다. 마한과 백제 유물부터 옹기, 회화, 민속, 불교 예술 등을 모아 놓은 종합박물관이다. 천주교 유적지도 있다.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의 유해를 모신 나바위 성지가 익산에 있다. 백제의 석불로 국가 중대사에 앞서 땀을 흘린다는 익산석불좌상도 삼기면 석불사에 있다. 놀고먹기연구소장
  • “OTT도 과도한 노동·불공정 계약… 제작비 표준 만들어 구조 바꿔야” [K드라마, 카메라 뒤 사람들<하>]

    “OTT도 과도한 노동·불공정 계약… 제작비 표준 만들어 구조 바꿔야” [K드라마, 카메라 뒤 사람들<하>]

    서울신문은 ‘K드라마, 카메라 뒤 사람들’ 시리즈를 통해 세계적으로 각광받으며 커져 가는 한국 드라마 산업에서 소외되고 있는 스태프들의 노동 현실을 고발했다. 주52시간근무제가 도입됐지만 많은 스태프가 과도한 노동에 시달리고 있고, 불공정한 계약 관행 때문에 제대로 문제 제기를 할 수 없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카메라 뒤에 가려진 스태프의 노력이 있었기에 한국 드라마 산업이 발전할 수 있었던 만큼 이들의 근로 환경도 개선돼야 한다고 진단했다. 지난달 21일 서울신문사 회의실에서 진행된 대담에는 진재연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사무국장, ‘넷플릭스, 한국 드라마 시장을 바꾸다’의 저자 유건식 KBS 공영미디어연구소 소장, SBS PD 출신인 이용해 yh&co 변호사가 참석했다.●누구나 공감할 만한 이슈·표현에 인기 -한국 드라마가 세계적인 인기를 끄는 이유는 무엇인가. 유건식 세계인이 공감할 만큼 감성 표현을 섬세하게 잘하는 것 같다. 다양한 장르를 소화할 수 있는 개방성 등도 인기 요인이라고 본다. 한국만큼 짧은 기간에 많은 드라마를 만들어 내는 곳이 없다. 그렇다 보니 자연스럽게 숙련도가 높아져 잘 만들게 된 요인도 있다. 미국이 1년 걸려 12편을 만든다고 하면 한국은 3개월 정도면 끝난다. 그렇다고 완성도가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이용해 K드라마는 변칙적 장르에 굉장히 능숙하다. ‘킹덤’이나 ‘지금 우리 학교는’은 같은 좀비물이라도 사극 좀비물, 학교 좀비물로 조금씩 색다른 시도를 한 작품이다. 세계시장에서 볼 때 굉장한 가성비가 있다는 점도 주요하게 작용한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같은 플랫폼의 발전도 큰 몫을 했다고 본다. 진재연 불평등, 불공정 같은 우리 사회의 이슈나 현실 문제를 다룬 작품이 세계인의 공감을 이끌어 내고 있다. 하지만 K드라마의 흥행을 얘기할 때 그걸 현장에서 직접 구현해 낸 사람들, 즉 스태프에 대한 얘기는 쏙 빠지는 것 같아 아쉽다. 현장에서 조명, 그립(카메라에 사용되는 특수장비를 운영하는 팀), 음향, 편집, 미술, 소품 등 다양한 직종의 사람이 힘겨운 노동으로 드라마를 만드는 건데, 단순히 가성비라는 단어로 표현된다. ●노동환경 선진화까지 갈 길 멀어 -넷플릭스 등이 들어오면서 제작비가 늘었다는데, 정작 현장에선 근로 환경에 변화가 없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용해 아직 초기 단계라 그런 측면이 있을 수 있다. 외국에선 OTT가 제작사에 드라마를 맡길 때 스태프와 공정하게 제대로 계약이 맺어졌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있다. 플랫폼의 이미지와 연결되기 때문이다. 제대로 돼 있지 않으면 통제까진 아니어도 ‘이런 게 반영됐으면 좋겠다’고 조언하는 수준은 된다. 그리고 제작비를 어디에 썼는지 검수하는 과정도 까다롭다. 허투루 돈을 쓸 수 없다는 말이다. 한국에서도 오리지널 작품을 만들 땐 이런 부분을 확인했을 거다. 그게 모든 작품에 적용되는 데 한계가 있을 수는 있다. 향후 산업이 더 커지면 이런 긍정적 측면이 확산될 수 있을 거다. 그 과정에서 스태프들한테도 공정한 몫이 돌아갈 수 있을 거라고 본다. 진재연 드라마 제작 편수가 늘어나 스태프로서는 제작 참여 기회가 많아진 건 사실이다. 하지만 노동 환경이 전반적으로 선진화된 건 아니다. 현장 목소리를 들어 보면 기존의 제작 환경과 큰 차이가 없다는 의견이 많다. 해외 OTT 유입으로 현장이 달라졌다고 느끼는 분은 극소수다. 실제 넷플릭스 오리지널인 킹덤 시즌1과 시즌2 모두 스태프 사망 사고가 있었다. 뜻있는 사람들이 모여 구조나 제도를 만들어야 할 시점이라고 본다. 유건식 적정 근로시간을 체크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몇 시에 와서 얼마나 일했고 언제 돌아가는지, 현장에서 그들의 노동력이 필요한 시간이 어느 정도인지 면밀하게 따져 운영해야 한다. 임금 측면에서 보면 지금처럼 배우나 작가, 연출이 큰 몫을 떼어 가고 남은 돈에서 스태프들 임금을 주는 구조에서는 불공정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제작비를 집행하는 데 있어 표준이 없기 때문인데 제작비 규모가 크지 않은 드라마라고 하더라도 이런 부분을 개선하지 않으면 드라마 산업의 선순환을 만들어 낼 수 없다. 중국의 경우 최근 배우 출연료가 전체 제작비의 40%를 넘지 못하도록 하는 계획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도의적 책임 아닌 법적 책임 물어야 -드라마 제작 현장은 최종 책임자가 모호하다는 문제도 지적된다. 진재연 드라마 산업은 중층 하도급 구조로 이뤄져 있고 계약 관계가 굉장히 복잡하다. 안전사고가 발생했을 때 정확히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방송사는 원청으로서 책임이 있다고 본다.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은 드라마 제작사를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지난해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고발하면서 KBS를 함께 고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조사 결과는 나오지 않았지만 공영방송인 KBS가 자발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다. 이미 고용노동부와 법원에서 드라마 스태프의 근로자성은 증명됐다. 1970년 전태일 열사처럼 방송 비정규직 노동자가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고 목소리를 내는 것이다. 이용해 그동안은 산업재해에 대해 방송사나 OTT가 도의적 책임을 졌지만 중대재해기업처벌법(중처법)이 시행되면서 법적인 책임도 지게 됐다. 중처법은 직접 고용하지 않더라도 실질적으로 지배·운영·관리한다면 기업에 안전보건 의무가 있다고 정했기 때문이다. 방송사나 OTT는 드라마 품질을 관리해야 하기 때문에 스태프를 직접 고용하지 않아도 드라마 제작 현장을 실질적으로 통제한다. 이제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원청이) 얼마나 안전 시스템에 투자했는지를 따지게 될 것이다. 따라서 중처법이 어느 정도 사고 예방에 긍정적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한다. 실제로 대형 제작사나 방송사들은 법률 자문을 하고 있다. ●지상파·글로벌 OTT 손잡을 수도 -향후 한국 드라마에 대해 전망한다면. 유건식 결국 미국처럼 방송사는 제작사가 잘 만든 드라마를 사서 편성만 하는 형태로 가지 않을까 싶다. 지상파 방송사는 넷플릭스처럼 막대한 제작비를 투입할 수 없다. 당장은 방송사가 1년에 1~2편씩 블록버스터급 드라마를 만들어 채널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글로벌 OTT와 손을 잡을 것이다. 드라마의 해외 판권을 OTT에 팔더라도 광고가 따라붙지 않으면 방송사 입장에서는 사실상 적자다. 이용해 향후 10년간 OTT가 드라마 유통 플랫폼으로서 계속 성장할 거라고 본다. 지상파 방송사는 플랫폼으로서의 입장을 고수하지 않고, 콘텐츠 발굴에 주력하는 게 어떨까. 한편으론 K콘텐츠가 국내 OTT를 통해 전 세계로 뻗어 나가길 바란다. 국내 OTT는 재방송 채널이라고 인식돼 국내 투자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도 충분히 넷플릭스 같은 글로벌 OTT 플랫폼이 나올 수 있다. 일례로 최근 티빙이 오리지널 콘텐츠로 가입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진재연 드라마 제작 현장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 영화 산업도 스태프 근로계약서 작성이나 주 52시간 근무가 불가능했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영화는 오랜 시간 노사정 합의를 거쳐 표준근로계약이 정착됐고, 그걸 하면서도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같은 수작이 나왔다. 최근 드라마는 사전 제작이 늘어 ‘생방 촬영’(드라마 방영 직전까지 촬영, 편집을 하게 될 정도로 쫓기는 상황)이 줄었다고 한다. 방송사가 어려운 부분이 있다면 노동자와 함께 고민하면 좋겠다. 특별기획팀
  • [속보] “EU 외교관들, 러 침공 도운 벨라루스 신규 제재 승인”

    [속보] “EU 외교관들, 러 침공 도운 벨라루스 신규 제재 승인”

    벨라루스 은행 SWIFT 결제망 차단“새 제재 패키지로 루카셴코 정권 때릴 것”제재한 英 “벨라루스, 러 불법 침공 도와”벨라루스 우크라 국경에 병력 추가 배치유럽연합(EU) 외교관들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도운 벨라루스에 대한 신규 제재를 승인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2일(현지시간) 한 고위 EU 외교관을 인용해 전했다. 또 다른 관리는 이번 신규 제재는 벨라루스가 이미 기존 제재 대상이 되는 것들뿐만 아니라 추가적인 어떠한 제품도 EU에 수출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제재는 또 벨라루스 은행들을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 결제망에서 차단할 것이라고 이 관리는 전했다. 앞서 EU 행정부 수장 격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의 폭넓은 군사 작전을 지원한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을 겨냥할 것이라고 밝혔었다. 그는 “우리는 새로운 제재 패키지로 루카셴코 정권을 때릴 것”이라면서 광물 연료에서 담배, 목재, 시멘트, 철강에 이르는 제품, 군민 양용 제품의 수출을 막게 될 제재를 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영국, 벨라루스 군 인사·업체 제재영국 입국 금지, 영국 내 자산 동결  앞서 영국은 1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 벨라루스의 개인과 단체를 제재한다고 밝혔다. 제재 대상은 참모총장과 국방부 제1차관 등 군 관련 고위인사 4명과 군수업체 2곳이라고 영국 외무부가 말했다. 이들은 영국 입국이 금지되고 영국 내 자산이 동결된다. 리즈 트러스 외무부 장관은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적극적으로 러시아의 불법적인 침공을 도왔다”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지원한 경제적 결과를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루카셴코 “어떤 도발, 군사행동도 대비” 한편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와의 국경에 병력을 추가 배치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로이터는 벨라루스 국영 벨타 통신을 인용해 루카셴코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와 맞닿은 남부 국경을 강화하고 있으며, 부대를 추가 배치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이들은 잘 훈련된 신속전개군으로 벨라루스를 겨냥한 어떠한 도발과 군사행동도 멈출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 스푸트니크 통신은 역시 벨타 통신을 인용해 루카셴코 대통령이 단거리 탄도미사일과 중화기도 배치 중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 홍콩 향해 뻗는 중국의 손…코로나19 이후 ‘훨훨’

    홍콩 향해 뻗는 중국의 손…코로나19 이후 ‘훨훨’

    시진핑 “모든 수단 동원해 코로나19 통제하라”중국, 홍콩 접경지역에 지휘 본부 설치의료·방역·정보체계, 코로나 확산 계기로 통합되나홍콩 내부서 개인정보 유출 우려 나왔으나 설득력 잃어홍콩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5차 확산을 계기로 중국식 통제가 빠르게 자리잡았다는 주장이 나왔다. 홍콩에서 지난 2019년 일어났던 대규모 반정부 시위로 인한 홍콩 시민 사회 열기가 최근 들어 가라앉은 가운데 코로나19 5차 확산은 ‘홍콩의 중국화’를 고착화할 계기가 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 홍콩 향해 ‘일국양제’ 할 것 같던 중국“모든 수단 동원해 코로나19 통제하라” 주장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모든 수단·역량을 동원해 코로나19를 통제하라”는 지시가 지난달 16일 홍콩 친중 매체 두 곳에 나란히 보도됐다. 이후 홍콩 방역은 사실상 중국이 지휘하는 체계라는 설명이다. 시 주석은 “홍콩 방역 책임은 홍콩 정부에 있다”며 외양상으로는 한 국가 두 체제를 뜻하는 ‘일국양제’를 확립하는 듯했으나 실제 전개된 양상은 이와 달랐다. 시 주석 발언이 언론을 통해 소개된 직후 홍콩과의 접경 지역인 중국 광둥성 선전에 홍콩의 코로나19 방역 상황을 관리하는 중국 정부 지휘 본부도 설치됐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시 본부 설치 이후 중국 각 부처 고위 관리들이 이 곳에 파견돼 대규모 인력·자원을 지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한 매체는 “홍콩 의료계 대표는 ‘중국의 인력 지원이 절실하다’면서 공개 도움을 요청했다”고도 했다. 이에 따라 량완녠 중국 칭화대학교 교수는 홍콩을 지난달 28일 방문했다.량 교수는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 코로나19 대응 전문가팀 수장이기도 하다. 중국 정부 코로나19 대응 최고위 관료인 셈이다. 보도에 따르면 그는 지난 1일 홍콩 방역 현장을 시찰한 후 “홍콩의 건강·의료 체계가 큰 어려움에 봉착했다”고 했다. 또한 “홍콩 관리들과 협조해 어떻게 하면 서로 다른 방역 시스템이 잘 공조할 수 있을지, 공중 보건·치료 관련 정보들이 더 잘 통합될 수 있는지 논의하겠다”고 했다. 매체는 이러한 사실을 토대로 중국·홍콩의 서로 다른 의료·방역·정보체계가 이번 일을 계기로 통합될 가능성이 나왔다고 주장했다. ● 전수 검사·도시 봉쇄…中에겐 쉬운 일? 시 주석 지시 후 대두된 가장 대표적인 중국식 통제는 전 시민 강제 검사, 도시 봉쇄다. 중국에서는 그간 코로나19 환자가 한 자릿수대만 생겨도 인구 1000~2000만명인 도시 하나를 수십일간 봉쇄하고 전 주민에 대한 강제 검사를 수십 차례 실시하는 등의 일도 벌였다. 코로나19가 처음 발병했던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는 지난 2020년 1월 23일 부터 4월 8일까지 총 76일 봉쇄됐다. 이곳 주민 약 1400만명은 이 기간 집 밖에 나오지 못했다. 최근에는 인구 1300만명인 산시성 시안시가 지난달 33일만에 봉쇄 해제됐다. 이러한 경험을 가진 중국 입장에선 총 인구가 750만명도 안 되는 홍콩에서 도시 봉쇄·전수 조사하는 것은 큰 일이 아닐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홍콩은 그간 국제 금융 허브로 중국과 다른 개방 시스템을 유지했다. 코로나19 환자 폭증에도 강제 검사·도시 봉쇄는 현지 상황에 부적절하다며 고려하지 않기도 했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다만 시 주석 발언 후 상황은 돌변했다. 행정장관 선거가 연기되더니 전시민 강제 검사 계획도 발표됐다. 도시 봉쇄만큼은 넘을 수 없는 마지노선인 것처럼 보였으나 분위기가 바뀌어 정부가 곧 도시 봉쇄 계획을 발표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점쳐진다. 도시 봉쇄 가능성은 지난달 28일 소피아 찬 홍콩 보건장관을 통해 다시 제기됐다. 이를 두고 공영방송 RTHK는 “찬 장관 발언은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의 고위 관리 리다촨이 홍콩 전수 검사는 도시 봉쇄를 할 경우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고 말한 이후 나온 것”이라고 전했다. 강제 검사 계획 자체만으로도 외국인 사이에서 이른바 ‘홍콩 엑소더스’가 벌어지자 도시 봉쇄 가능성이 추가로 나오면서 이들의 홍콩 탈출 행렬도 이어지고 있다. 홍콩 정부는 다만 중국식 완벽한 봉쇄를 할지 혹은 유럽식으로 식료품 구매를 위한 외출은 허용할 것인지 등의 선택지를 두고 고민한다고 현지 매체는 전했다. 홍콩 매체 HK01은 2일 소식통의 말에 기반해 “정부가 오는 26일부터 4월 3일까지 9일간 강제 검사를 진행하며 그중 처음 나흘갈만 도시 봉쇄를 할 것으로 보인다”며 “봉쇄 기간에도 생필품 구매를 위한 외출은 허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 중국, 홍콩 내 진입 장벽 없애검체는 중국에…정보 유출 주장, 힘 잃어 중국의 홍콩 코로나19 관리 장벽도 없애는 일이 한창이다. 홍콩 정부는 코로나19 응급 상황에 따라 중국 인력·자원을 홍콩 진입을 가로막았던 법적 장애물을 제거했다고 밝혔다. 조치에 따라 전수 검사를 위해 9000명이 파견되고 요양원 환자 간병을 위한 3000명이 3개월간 임시 고용돼 홍콩에서 활동하게 된다. 임시 병원·격리 시설 건설을 위한 노동자도 대거 파견돼 일주일 사이에 임시 병원 하나가 건설되기도 했다. 의료 전문가·방역 요원들도 홍콩으로 파견되고 있다. 전수 검사를 통해 채취한 검체는 중국으로 보내질 예정이다. 홍콩 정부는 앞서 지난 2020년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아 자율적 전수 검사를 진행했다. 이 때 일각에선 생체 정보가 중국으로 넘어간다는 의혹이 나오며 검사 자체에 대한 보이콧 움직임이 있었다. 당시 홍콩 정부는 검체를 중국에 보내지 않는다고 알렸으나 시민들은 믿지 않았다. 다만 이번 강제 검사를 두고 홍콩 정부는 검체를 중국으로 보낼 것이라고 했다. 또한 홍콩의 검사 역량 한계 탓이라는 이유를 부연했다. 지난 2020년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개인정보 유출 논란이 제기되고 있으나 환자 폭증으로 의료체계가 붕괴한 상황 탓에 거부가 쉽지 않은 분위기다. 강제 검사가 진행되고 홍콩국가보안법에 따른 살벌한 분위기 속에서 반대 의견은 좀처럼 힘을 얻지 못하고 있다.
  • 우크라 사태 여파? 中 압박에 대만군, 징병제 부활 주장 나와

    우크라 사태 여파? 中 압박에 대만군, 징병제 부활 주장 나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와중에 중국의 군사적 압박을 받는 대만 정부와 의회 안팎에서 징병제 부활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주무 부처인 국방부 수장도 징병제 부활과 관련해 가능성을 열어두는 입장이어서 우크라이나 사태를 계기로 공감대가 형성될지 주목된다. 2일 자유시보와 연합보 등에 따르면 대만 입법원 법제국은 최근 보고서에서 출생률 저하로 2039년이 되면 모병제 지원 인원이 5만여명으로 줄어들 것이라며 징병제 부활 필요성을 주장했다. 법제국은 현재 약 21만5000명에 달하는 현역병 가운데 지원병은 16만9200명이라며 주장 근거를 들었다. 이를 두고 추궈정(邱國正) 대만 국방부은 전날 입법원에서 야당인 국민당 입법위원의 징병제 부활 관련 질의에 대해 “해당 사항에 대한 논의에 참여할 수 있다”는 의사를 전했다. 추 부장은 “징병제 부활과 관련해 현재 정해진 것은 없다”면서도 “태스크포스(TF)가 관련 사항을 연구·판단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징병제를 복원해야한다는 의견은 군 전력을 고려한 것”이라면서 “모병제에 따른 복무기간이 최소한 4년 이상으로 징병제의 2년보다 전력이 부족하지 않고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추 부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현재는 징병제·지원병으로 이뤄지는 모병제를 혼합 운용하는 가운데 모병제에 중점을 두고 있을 뿐”이라면서 “징병제를 폐지한 적이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1994년 이후 출생자들의 4개월 군사훈련 기간 연장 여부에 대해서도 논의할 수 있다”면서 기간 연장에 대해서는 “아직 정한 바는 없다”고 했다. 연합보는 현재 진행 중인 징병제 복원 관련 인터넷 투표에서 찬성 83%(1천18표), 반대 17%(204표) 등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대만은 국공내전에서 패한 국민당이 ‘중화민국’ 정부를 대만으로 옮긴 후 중국군의 위협과 작전상 필요를 이유로 1951년부터 징병제를 시행했다. 이후 67년만인 지난 2018년 12월 말부터 지원병으로 이뤄지는 모병제를 도입했다.
  • [나와, 현장] 깨어 있는 시민/심현희 사회2부 기자

    [나와, 현장] 깨어 있는 시민/심현희 사회2부 기자

    올해 즉위 70주년을 맞은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은 긴 재임 기간 단 한 번 현실 정치와 맞섰다. 마거릿 대처 총리가 1980년대 당시 남아프리카공화국 아파르트헤이트(흑인차별) 정권에 대한 경제 제재를 48개 영연방 국가 중 유일하게 반대하자 영연방 수장으로서 총리의 결정에 반기를 든 것이다. 넷플릭스 시리즈 ‘더크라운’에서 여왕은 “군주로서 영연방 국가들에 대한 우정을 지키고 봉사할 것을 약속했으니 제재에 동참해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총리는 “남아공과의 교역량이 상당한 우리가 제재를 통해 얻을 이익은 없다”면서 “스스로를 돌본 뒤에야 남도 도울 수 있는 법”이란 현실론을 고집했다. 군림하되 통치할 순 없는 여왕이 설파한 가치는 이상으로 남았고, 총리는 자신의 뜻을 관철했다. 현실은 언제나 녹록지 않다. ‘우정’, ‘신의’, 정의’ 등 인간이기에 추구할 수 있는 아름다운 가치는 ‘동물의 왕국’을 닮은 현실 세계의 생존 논리에 무릎을 꿇는다. 인공지능(AI)이 인간을 대체할 만큼 문명이 발달했음에도 전쟁의 공포는 실재하고 약자에게 평화는 사치일 뿐이다. 사회 생활에서 수없이 깨져 본 뒤에야 세상의 이치를 실감했다. 솔직하고 순수한 진심은 때때로 상대에게 만만함으로 전해져 배신으로 돌아왔다. 상처받지 않는 강한 멘털의 ‘사회인’으로 거듭나려면 “세상에 믿을 사람은 없으며 믿고 싶은 사람만이 존재한다”는 충고를 체화해야 했다. 후배에겐 실력보다 갑질로 권위를 세우고, 상사 앞에서 영혼 없는 물개박수를 치는 인간 군상에 무뎌져 갈 때쯤 대처의 ‘대처’를 비로소 이해했다. 굴러 볼 만큼 굴러 본 사회인이 됐다. 인간은 비루한 존재이며 세상에 절대 선(善)은 없다는 데 고개를 끄덕인다. 거울 속의 자신을 바로 보고 성찰할 뿐이지만 팍팍한 현실 속에 하루를 버티는 것조차 고된 날들이 대부분이다. 이 결핍의 틈을, 위선자들이 파고든다. 정의, 공정, 평화, 환경…. 이들이 내뱉는 화려한 언어에 이끌려 가다 보면 ‘깨어있는 시민’이 된 것만 같다. 정작 ‘깨시민’이 힘을 실어 준 이들의 진면목은 추악했다. ‘선’을 전파하지만 실상은 선동의 레토릭일 뿐이며 스스로 선을 행하지 않으면서 타인을 비판하는 ‘내로남불’은 주특기였다. 순수했던 깨시민은 광우병, 조국 사태, 부동산, 탈원전, 불매운동 등 일련의 사건들을 겪으며 강한 멘털의 ‘유권자’로 재탄생했다. 선택의 순간이 목전에 왔다. 냉혹한 현실과 이상적 가치 사이에 균형을 잡는 지도자가 절실하나 또 요원하다. 더이상 위선과 선동에 휩쓸리지 않는, 업그레이드된 시민이 새 시대의 희망이길 믿고 싶다.
  • 금융권 부회장·사장직 신설… ‘관치 악몽’ 끝낼까 [경제 블로그]

    대선 이후 산업은행·IBK기업은행 등 국책은행을 포함해 금융 공공기관 등 금융권에 인사 태풍이 불어닥칠 것이라는 전망이 벌써 나오고 있습니다. 그동안 정부가 새로 들어서면 수장이 교체되는 건 금융위원회나 금융감독원 등 금융 당국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피해 갈 수 없는 정치적 변화에 민간기업인 금융그룹들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아 왔습니다. KB금융은 2008년 지주 출범 후 시시때때로 낙하산을 맞아야 했고, 우리금융도 외풍에 자주 노출됐습니다. 이러한 전례와 함께 지금의 거대한 금융그룹 체계가 과거 공적 자금이 투입돼 만들어진 것이라고 인식하는 정치권 인사들이 여전히 적지 않은 것도 대선 이후 ‘외풍’이 우려되는 이유입니다. 과거 외풍으로 조직이 흔들렸던 금융그룹들이 이번에는 ‘만반의 준비’를 갖추는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해 12월 우리금융이 완전 민영화되면서 공적 자금이 투입돼 정부나 정치권이 지배구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금융그룹은 없습니다. 게다가 금융그룹들은 최근 2~3년간 조직 개편을 통해 부회장 자리 등을 새로 만들면서 자체적인 내부 경쟁 체제를 강화했습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2020년 부회장직을 신설한 데 이어 지난해 말에는 부회장 2명을 추가로 임명해 부회장 3인 체제로 조직을 개편했습니다. 우리금융도 지난 25일 이원덕 신임 우리은행장과 함께 후보군에 올랐던 박화재 부행장과 전상욱 부행장보를 지주 사장으로 임명했습니다. 기존에 없었던 사장 자리를 만든 것은 “민영화 이후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 추진, 자회사 간 원활한 소통 등을 위한 조치”라는 게 우리금융 측의 설명입니다. 그러나 우리금융 안팎에서는 민영화 이후 지배구조 강화 과정에서 외부 낙하산 인사 영입 가능성을 사전에 막는 내부 경쟁 체제 구축이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금융그룹들이 저마다 내부 경쟁 체제를 강화하는 건 그룹의 후계 구도를 눈에 보이게 설계하고, 정치적 변화로 불어닥칠 수 있는 외풍을 사전에 막는 장치가 된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금융그룹들이 대선 이후 불어닥칠 인사 태풍을 비켜 가고, 관치의 악몽을 끝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립니다.
  • 서방 경제제재 때리자… 푸틴, 핵운용 부대 경계태세 강화 지시

    서방 경제제재 때리자… 푸틴, 핵운용 부대 경계태세 강화 지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당초 속전속결 계획과 달리 차질을 빚고 있다. 과거 조지아 침공, 체첸 전쟁 때와는 차원이 다른 대규모 군사 작전인 데다 예상보다 거센 우크라이나군의 저항이 변수로 보인다. 푸틴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TV연설에서 “핵 억지력 부대의 특별 전투임무 돌입을 국방부 장관과 총참모장(합참의장 격)에게 지시했다”고 AP·AFP·타스 통신 등이 보도했다. 핵 억지력 부대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운용하는 러시아 전략로켓군 등 핵무기를 관장하는 부대를 일컫는다. 푸틴의 이런 결정은 서방이 러시아 은행들을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 결제망에서 배제하고 자신을 직접 제재 리스트에 올리는 등 대러 압박에 나선 데 대한 보복 차원으로 풀이된다. 젠 사키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ABC방송에 출연해 “정당한 이유 없는 긴장 고조와 위협을 만들어내는 것”라고 비판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총장도 “위험한 언사이고,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성토했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벨라루스 국경 지역에서 회담하기로 했다고 타스·AFP 통신 등이 보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텔레그램을 통해 러시아 측과 조건 없이 만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회담 장소가 벨라루스 남부를 가로지르는 프리피야트 강 인근 국경이라고 언급했지만, 도시 이름을 밝히지는 않았다. 앞서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벨라루스에서 협상할 것을 제안하자 장소가 중립적이지 않다며 거절했었다. 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러시아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것인지 듣기 위해 가는 것”이라며 “푸틴 대통령이 핵무기 운용부대에 경계 태세를 강화한 것은 협상에서 우리를 압박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러시아가 협상을 서두르는 것은 키예프 포위망을 좁혀 가고 있는 지금이 러시아에 가장 유리한 결과를 끌어낼 적기이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짧게는 이틀 안에 키예프를 함락할 것이란 당초 예상보다 러시아의 진군이 느린 상태로, 시간이 흐를수록 러시아의 승전 가능성이 낮아질 수 있다. 로런스 프리드먼 영국 킹스칼리지 런던 명예교수는 “러시아군의 정밀유도미사일 재고가 부족하다”며 “시가전 비중이 높아질 경우 전투가 잔혹해지고, 같은 슬라브인을 살상해야 하는 러시아군의 사기가 떨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러시아 남부 체첸공화국의 전투요원들이 러시아를 돕기 위해 참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입 병력 규모는 전해지지 않았지만 체첸에서 대기 중인 자원병은 최대 7만명에 이른다고 체첸 수반인 람잔 카디로프는 주장했다. 우크라이나는 정보기술(IT) 부대 창설 계획을 밝히는 등 사이버전에도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주요 타깃이 될 러시아 정부기관 및 기업 31곳의 웹사이트도 공지했다. 발표 직후 크렘린, 관영 스푸트니크·리아노보스티통신 등 사이트가 한때 디도스(DDoS) 공격으로 마비됐다. 우크라이나 정부기관, 은행 등에 사이버 공격을 했던 러시아가 역공당한 것이다. 국제 해커집단 어나니머스는 트위터에 “러시아 국민들이 푸틴의 검열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정부 사이트를 다운시키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지원 의사를 밝혔다. 미국 등 서방이 푸틴을 제재 대상에 올리면서 그의 재산 규모에도 관심이 쏠린다. 공식적으로는 매년 약 14만 달러(약 1억 6800만원)를 벌고 작은 아파트만 소유하고 있지만, 숨겨진 재산은 1000억 달러(약 120조원)를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 “우크라 침공 계획보다 더뎌… 푸틴, 노발대발”

    “우크라 침공 계획보다 더뎌… 푸틴, 노발대발”

    우크라이나 침공 나흘째인 27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제2도시 하르키우(하리코프)에 진입해 시가전을 벌이는 등 공세의 고삐를 죄고 있다. 그러나 짧으면 이틀 안에 수도 키이브(키예프) 함락도 가능할 것이라던 당초 예측에 비하면 느린 진군 속도다. 20만명에 이르는 대군이 투입된 이번 군사 작전에서 러시아는 매일 막대한 전쟁 비용을 쏟아붓고 있어 전쟁이 장기화할수록 우크라이나에 유리한 협상도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이번 침공전에서 러시아가 고전할 것으로 내다보는 우크라이나·동유럽 군사 전문가들의 견해를 전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와 전략술’의 저자인 로렌스 프리드먼 킹스칼리지 런던 명예교수는 지난 25일 온라인에 게재한 ‘무모한 도박’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푸틴이 이길 수 없는 전쟁을 시작했는지 묻는 것은 여전히 합리적이다”라며 “군사적 승리가 무엇이든 푸틴이 정치적으로 승리하기는 매우 어려운 전쟁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프리드먼 교수는 러시아군의 진격이 더딘 이유 중 하나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차 체첸 전쟁, 조지아 침공 등에서 승리한 자국 군대를 과신하는 반면 우크라이나군을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앞선 전쟁과 달리 이번과 같은 대규모 지상전에 대한 경험도 부족하다고 진단했다. 프리드먼 교수는 또 러시아군에 정밀유도미사일 재고가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이로 인해 시가전 비중이 높아지면 전투가 잔혹해지고 같은 슬라브인을 살상해야 하는 러시아군의 사기가 떨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리처드 무어 영국 비밀정보부(MI6) 수장은 프리드먼 교수의 이 글을 트위터에 공유하며 공감의 뜻을 밝혔다고 데일리메일은 전했다.리호 테라스 전 에스토니아 방위군사령관은 러시아의 구체적인 전쟁 비용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는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러시아가 하루에 약 200억 달러(약 24조원)의 전쟁 비용을 지출하고 있고, 자금과 무기가 빠르게 고갈되고 있다”면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진군을 열흘간 막을 경우 푸틴 대통령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협상에 들어가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테라스 전 사령관이 주장한 비용이 터무니없이 높다는 네티즌들의 반박도 이어지고 있다. 그가 200억 루블(약 2800억원)을 200억 달러로 잘못 말했을 가능성에 대한 지적도 있다. 테라스 전 사령관은 우크라이나 정보원을 인용해 푸틴 대통령이 최근 우랄산맥의 벙커에서 핵심 관계자들과 회의를 열고 “모든 것이 4일 안에 끝날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노발대발했다고도 적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병사들의 탈영을 촉발하고 정권의 항복을 받아내며 젤렌스키 대통령이 해외 도피하는 시나리오에 기반하고 있었는데 우크라이나군의 맹렬한 저항에 충격을 받았다고도 주장했다.
  • [송현서의 핫이슈] ‘왕관의 무게’ 견딜 대통령은?…전쟁 대하는 상반된 태도

    [송현서의 핫이슈] ‘왕관의 무게’ 견딜 대통령은?…전쟁 대하는 상반된 태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사상자가 발생하는 가운데, 눈앞에서 전쟁을 맞닥뜨리고도 피하지 않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응원의 메시지가 쏟아지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현지시간으로 지난 24일 유럽연합 국가 지도자들과 한 화상회의에서 “(지금 이 순간은) 내가 살아있는 마지막 모습일 수 있다”며 유럽연합의 러시아 제재를 호소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의 25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러시아군에 체포당하거나 살해될 위협에 처한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피신을 제안했지만, 젤렌스키 대통령이 이를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25일 주요 보좌진과 함께 키예프 대통령 청사 앞에 선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를 방어하기 위해 러시아의 군사 공격에 맞서 싸울 것”이라면서 “우리는 이곳, 키예프에서 우크라이나를 방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우리의 무기는 진실되기 때문에 우리는 무기를 내려놓지 않을 것이며 조국을 지킬 것”이라며 “내가 항복했거나 도망쳤다는 소문은 가짜 뉴스”라고 비난했다. '왕관의 무게' 견디지 못한 세계 각국 대통령들 한 국가의 수장인 대통령은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왕관의 무게’를 견뎌야 한다. 그러나 전쟁, 내전, 시위 등 최악의 위기에 맞닥뜨렸을 때, 모든 대통령이 대통령으로서의 무게와 책임을 감내한 것은 아니다. 지난해 8월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하기 전, 아슈라프 가니 아프가니스탄 전 대통령은 가족과 함께 수도를 버리고 타국으로 피신했다. 당시 가니 전 대통령은 이미 가족과 함께 아프간을 버리고 아랍에미리트에 머물고 있었다. 가니 전 대통령이 도피 당시 수천만 달러의 현금을 챙겨 야반도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었다. 탈레반은 미군이 철수한 아프간을 잔혹한 방식으로 장악하기 시작했다. 고향을 떠나지 못한 아프간 주민들이 탈레반의 공포정치에 떨고 있을 때, 가니 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변명만 늘어놓았다.이미 탈레반이 수도를 함락한 지난해 9월 8일이 되어서야 가니 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 “카불을 갑자기 떠나게 된 것을 아프간 국민에게 설명할 책임을 느꼈다”면서 “아프간을 떠나는 것이 생애 가장 어려운 결정이었다. 대통령궁 경비 담당자가 1990년대의 내전때와 같은 교전이 발생할 위험이 있다며 출국을 종용했다”고 해명했다.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수도를 떠난 대통령도 있다. 2019년 에콰도르에서 유류 보조금 폐지를 이유로 반(反)정부 시위가 발생했을 당시, 레닌 모레노 전 대통령은 주요 정부 부처와 함께 수도 키토에서 390㎞ 떨어진 최대 도시 과야킬로 정부 기능을 옮겼다. 한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틀째인 25일 기준, 우크라이나에서는 453명의 사상자가 나왔다. AFP통신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오늘 우리는 영웅, 시민, 군인 등 137명의 소중한 목숨을 잃었다”며 “현재까지 부상자는 316명으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 러시아군, 우크라 수도 32㎞ 앞…“몇시간 내 함락될 수도”

    러시아군, 우크라 수도 32㎞ 앞…“몇시간 내 함락될 수도”

    러시아군 기갑부대가 25일(현지시간) 새벽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로부터 32㎞가량 떨어진 지점까지 진격했다고 CNN방송 등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오스틴 로이드 미국 국방부 장관은 24일(미국 동부시간) 열린 미국 연방 하원의원 보고에서 이런 분석을 밝혔다. 국방부 당국자는 우크라이나에 진입한 또 다른 러시아 병력 역시 키예프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두 병력 모두 키예프를 포위하고 우크라이나 정부를 무너뜨리기 위한 목적으로 키예프로 향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서방 정보당국 관계자는 AFP 통신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의 저항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키예프가 몇 시간 안에 함락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러시아가 공군력에서 우위를 보여, 수십 발의 첨단 폭격기와 공격용 헬리콥터를 내세워 우크라이나군을 압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방공 체계를 효과적으로 제거했다”며 “우크라이나는 자신을 보호할 공군력이 더는 없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미국 국방부 관료도 “개전 수 시간 내에 러시아군이 키예프에 근접했다”면서 “정권을 무너뜨리고, 러시아를 위한 통치 수단을 두려는 것이 기본적인 의도”라고 설명했다.우크라 대통령 “계속 키예프에 머물 것”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5일 텔레그램을 통해 대국민 연설을 내고 계속 키예프에 머물겠다고 밝혔다. 그는 “적군은 나를 제 1 표적으로 삼았고, 내 가족이 2순위다”라면서 “러시아는 정부 수장을 파괴해 우크라이나를 정치적으로 망가뜨리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키예프에서 내 시민들과 함께 있을 것이고, 중앙 권력을 적절히 기능하게 할 의무가 있는 이들과 함께 정부가 있는 지구에 머물 것”이라고 강조했다.
  • [사설] 입맛대로 해석한 통계로 자화자찬 홍 부총리

    [사설] 입맛대로 해석한 통계로 자화자찬 홍 부총리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그제 열린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이달 1일에서 20일 서울 강남 4구 16개 단지에서 40㎡ 미만 초소형을 제외한 아파트 평균 하락 금액이 3억 4000만원”이라며 강남 집값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3억 4000만원’은 값이 내렸다고 신고된 아파트 평균이지 강남 전체 아파트를 전수조사한 결과가 아니다. 내린 가격만 강조함으로써 집값 전체가 내린 것처럼 호도했다. 실제 서울 서초구 아크로리버파크 84㎡(8층)는 지난달 46억 6000만원에 매매돼 지난해 11월 최고가(45억원)를 깼다. 서초구 아파트값은 이번 주에야 1년 8개월 만에 0.01% 내렸다. 그동안 집값이 벼락처럼 올랐는데 찔끔 내렸다고 연일 하락론을 펴는 인식이 우려스럽고 그 배경이 뭔지 궁금하다. 홍 부총리는 올 1월 고용동향이 발표된 지난 16일 “고용의 양적·질적 개선이 뚜렷해졌다”며 “남다른 감회가 든다”고 말했다. 1월 취업자 수가 전년 대비 113만 5000명 늘어나 코로나 이전 수준을 넘어섰다는 게 근거였다. 통계청장을 지낸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은 그제 주 40시간 일한 사람을 1명으로 계산하면 1월 취업자는 코로나 이전보다 63만 1000명 줄었다고 추산했다. 정부가 늘었다는 일자리의 절반이 60대 이상이고 대부분은 세금으로 만든 ‘관제(官製) 알바’다. ‘일자리 정부’의 경제 수장이라면 자랑이 아니라 반성해야 할 일 아닌가. 3·9 대통령 선거가 임박한 시점에 통계를 왜곡하면서까지 자화자찬하는 것은 볼썽사납다. 홍 부총리는 그 시간을 물가 상승,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우려되는 경제 위기 상황 대책을 짜는 데 쓰기 바란다. 일어난 일에 대한 통계에 매달릴 시간이 없다. 지금 제대로 대책이 마련돼야 정권 이양기에 혼란을 최대한 줄일 수 있다.
  • [속보] 분리독립국, 푸틴에 “우크라군 침략 격퇴” 지원 요청

    [속보] 분리독립국, 푸틴에 “우크라군 침략 격퇴” 지원 요청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친러시아 분리주의 공화국 지도자들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군의 “침략”을 격퇴하는 것을 지원해 달라는 요청을 했다고 타스통신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로부터 분리독립을 주장하는 자칭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의 수장 데니스 푸쉴린과 레오니트 파세치니크가 푸틴 대통령에게 이러한 요청을 했다고 밝혔다.
  • 윤상현, 이준석에 “尹·安, 상보적…조롱 말고 조력 필요”

    윤상현, 이준석에 “尹·安, 상보적…조롱 말고 조력 필요”

    “단일화 갈구…거대여당 넘을 마지막 키”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향해 “지금 필요한 것은 조롱 아닌 조력”이라며 강경 발언 완화를 요구했다. 윤 의원은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대표님이 당 대표로서 대선을 앞두고 당내 화합에 힘쓰면서 더불어민주당과 치열한 선거전을 치르고 계신 걸 안다”며 “그러나 보름도 안 남은 대선 현 여론조사 추세를 볼 때 정권 교체 대의를 달성하기에는 아직도 불투명하고 2%가 부족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당의 목적은 정권 창출에 있고 이 대표님은 국민의힘 대표로서 정권 교체 달성의 가장 막중한 책임자”라며 “그러기 위해 국민의당을 배척할 것이 아니라 정권 교체를 위한 동반자로서 먼저 손을 잡아주길 바란다. 이 대표는 106석 제1야당의 수장이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국민의힘 지지층과 윤 후보 지지층의 73%가 ‘반드시 단일화해야 한다’며 단일화를 갈구한다”며 “거대여당의 높은 장벽을 국민의힘이 뛰어넘을 마지막 키가 단일화라는 사실을 국민이 절감하는 것이다”라고 했다. 윤 의원은 “그들의 타는 듯한 목소리는 이 대표님도 익히 들었을 것”이라며 “그들에게 응답하는 것이 당의 도리다. 우리 정치인은 모두 국민의 손바닥 위에 있는 손오공뿐이다”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우리 당은 그런 국민의 힘을 각종 선거 등을 통해 절절하게 깨달았기 때문에 당명까지 국민의힘으로 바꿨다”며 “국민 무서운줄 아는 국민의힘 초당 당대표가 이준석 대표님”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국민은 국민의힘이 지금의 마지막 고비를 어떻게 극복하는지를 보고 최후의 표를 결정할 것”이라며 “재외국민 투표는 이미 오늘부터 시작했다. 대선 일정은 속절없이 흘러갈 것이고 대선 결과에 대한 역사적 책임은 무한하다”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후보가 만들 공정한 대한민국과 안철수 후보가 만들고 싶어하는 과학경제강국은 결코 중첩되는 목표가 아니라 함께 필요한 상보적 비전”이라며 “정권 교체를 위해 우리 당이 국민에게 더 나은 비전을 제시하기 위해서라도 이 대표의 조력을 요청한다”고 했다.
  • 먼지 한 톨도 ‘왕실 유산’… 문턱 낮추고 품격 높이는 유물지기의 자부심 [공무원 어디까지 아니]

    먼지 한 톨도 ‘왕실 유산’… 문턱 낮추고 품격 높이는 유물지기의 자부심 [공무원 어디까지 아니]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유산인 경복궁 경내에 자리잡은 국립고궁박물관은 왕실 문화유산 전문 박물관이다. 지상 2층, 지하 1층에 연면적은 2만 9665㎡다. 국보 82점, 보물 161점을 비롯해 7만 8237점이나 되는 유물을 소장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에는 연간 160만명이 방문했다. 올해 총예산 규모는 194억원이다. 학예직 28명을 포함해 145명이 일하고 있다. 왕실 문화재를 소개하고 전시하는 일을 맡고 있는 김충배 전시홍보과장을 인사혁신처 도움으로 지난 21일 만나 고궁박물관의 이야기를 들어 봤다. -왕실 문화재를 다룬다는 자부심과 부담감이 클 것 같다. “고궁박물관은 ‘왕실’ 문화재를 다루는 곳인데 그 무게감이 상당하다. 전시라는 건 국민들을 위한 서비스인데 무겁게만 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품격을 낮출 수도 없다. 그래서 2020년 취임할 때 세운 목표가 ‘문턱은 낮추고 품격은 높이자’였다. 고궁박물관은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바로 옆에 있어서 접근성이 매우 좋다. 하지만 그에 비해 덜 알려져 있다는 단점이 있다. 고궁박물관을 찾는 이들은 대부분 경복궁을 찾았다가 들른다고 할 수 있다. 고궁박물관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SNS와 입소문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려 하고 있다. 가령 기획 전시를 할 때 관람객들이 사진을 멋있게 찍을 수 있는 주요 지점을 여러 곳에 두는 식이다.”-전시홍보과장은 어떤 자리인가. “박물관이 소장한 유물을 전시하고 알리는 자리라고 보면 된다. 일반적으로 박물관 운영은 네 바퀴로 굴러 간다고 할 수 있다. 전시와 유물 관리가 앞바퀴라면 조사 연구와 교육은 뒷바퀴다. 특히 최근에는 교육을 강조하는 추세다. 수장고에 있는 수많은 유물을 단순히 보여 주기만 하는 건 전시가 아니라 진열이다. 주제를 정하고, 그에 맞게 소장품을 선별하고 배치해야 제대로 된 전시라고 할 수 있다.” -유물 전시는 어떻게 진행되나. “특별전을 한번 하려면 1년 전부터 준비에 착수해야 한다. 전시 자체는 보통 2개월 걸리는데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4개월까지 늘렸다. 서화류는 2개월 이상 전시하면 유물에 무리가 갈 수 있어서 전시품을 미리 두 배로 준비해서 교대로 전시했다. 기간이 길어지다 보니 준비에 훨씬 더 품이 많이 든다. 주제를 선정하고 시나리오를 완성한 뒤 그에 맞는 유물을 선정하고 영상 기획과 촬영을 한다. 전시를 위한 디자인과 설치업체 용역 발주와 설계가 쉴 새 없이 이어진다.”-전시를 위해 유물을 옮길 때 사고라도 나지 않을까 부담스럽진 않나. “수장고에서 꺼내서 유물을 배치하는 건 사나흘 안에 최대한 신속하게 마친다. 유물을 배치할 때는 박물관 전체가 야근하는 날이라고 보면 된다. 혹시라도 유물이 훼손되지나 않을까 긴장을 놓을 수 없기 때문이다. 전시하는 입장만 생각하면 때라도 닦아 내고 조명도 더 밝게 하고 싶을 수 있지만 조명이나 복원까지도 엄격한 지침을 따라야 한다. 혹시라도 훼손이나 파손이 발생하면 즉시 현황을 기록하고 문화재위원회에 보고한다. 복원 여부는 문화재위원회에서 결정한다. 문화재는 기본 원칙이 현상보존인데, 훼손된 것도 그 자체로 현상이고 복원이라는 게 자칫 또 다른 현상훼손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전시 기획을 잘하기 위한 비결이 있다면. “기회가 있을 때마다 백화점을 찾는다. 상품을 어떻게 전시하고 배치하는지 관찰한다. 최근에는 코엑스몰에 갔다. 기둥을 활용해 전시하는 게 흥미로웠다. 다른 박물관 전시도 자주 찾는다. 고궁박물관 전시실도 둘러봐야 하니까 하루에 보통 1만 5000보는 걷는다. 너무 많이 걸어서 얼마 전 뒤꿈치 아킬레스건에 염증이 생겼을 정도다. 학부 시절 전공한 문화인류학에서 중시하는 기본 연구방법론이 참여 관찰인데 그게 전시 기획에도 도움이 많이 된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서 일하다 고궁박물관으로 옮긴 이유는. “학부 1학년 때 선배들을 따라 충남 안면도 고남리 패총 발굴에 참여했다. 자연스럽게 신석기 시대로 전공을 정하게 됐다. 그 뒤 남한산성 행궁이나 수원 화성, 경기 연천군 신답리 고구려 무덤 발굴 작업도 했다. 토지공사가 운영하던 토지박물관에서 조사 연구 업무를 담당했다. LH로 통합되면서 진주에 새로 만든 토지주택박물관에서 전반적인 전시와 기획을 맡게 됐다. 사실 2020년에 고궁박물관으로 간다고 하니까 LH에서 정규직으로 일하는데 굳이 왜 자리를 옮기느냐는 얘길 주변에서 많이 들었다. 그래도 나로선 박물관 전시 기획을 제대로 해 보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 개방형 직위로 임기 동안 승진이 아니라 전문가로서 업적을 만드는 걸 목표로 삼고 있다.”-개방형 직위 채용 과정이 만만치 않았다고 들었다. “역량 평가가 가장 힘들었다. 과장으로서 역량이 있는지 검증하는 건데, 특정한 상황을 제시한 뒤 브리핑을 하게 한다거나, 여러 정보를 준 뒤에 핵심을 파악하는 능력을 평가하기도 한다. 부하 직원들과 면담을 하면서 고충을 듣고 처리하는 역할극 시험도 있다. 가장 어려웠던 건 축산 업무 담당 과장이라고 가정하고 가축 전염병이라는 돌발 상황에 얼마나 순발력 있게 대처하는지 보는 평가였다. 부서별 이해관계가 제각각인 상황에서 어떻게 인력을 차출할 것인가를 토론하는 과제에서도 진땀을 뺐다. 우리나라 공무원들이 참 대단하다는 존경심이 들더라.” -앞으로의 전시 계획은. “오는 5월 목표로 궁중 현판전을 준비 중이다. 내년에는 ‘왕실의 사람들’을 주제로 한 전시도 예정해 놓았다. 외국 고궁박물관과 교류전을 많이 하려고 한다. 내년엔 모로코 왕실 유물 전시를 추진 중이다. 마침 올해가 한국·모로코 수교 60주년이다. 임기를 마치기 전에는 대만 고궁박물관 교류전을 꼭 해 보고 싶다.” 
  • 괜히 왔다 간다… 기행스님 중광미술관 제주에 탄생한다

    괜히 왔다 간다… 기행스님 중광미술관 제주에 탄생한다

    ‘괜히 왔다 간다’는 비문을 남기고 떠난 기행 화가 중광스님을 기리는 미술관이 고향 제주에 둥지를 튼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서부지역 문화예술 특화공간인 저지문화지구 활성화를 위한 용역 최종보고회에서 (가칭)중광미술관을 사업비 50억원을 들여 오는 2024년까지 건립한다고 22일 밝혔다. 지역출신 작가로는 처음 지어지는 공립미술관으로 저지문화예술인마을 현대미술관 뒤편 연면적 700㎥에 지하 2층, 지상 2층 규모로 건립되며 개관은 오는 2025년이다. 도는 가나아트센터로 부터 중광 스님 작품 432점을 기증 받았고 무상기부를 받기 위해 현재 도자,회화 등 각 분야별로 수집공고를 냈다. 제주 외도 출신인 중광 스님(1934~2002)은 너무 가난해서 중학교를 중퇴하고 해병대를 거쳐 1963년 경남 통도사에 출가했다. 반라의 몸으로 먹물 찍은 마포걸레를 허리에 매고 화선지 위에 선화(禪畵)를 그리는 퍼포먼스를 하는가 하면, 외국 강연에서는 여학생과 키스를 하는 등 잇단 파격적인 기행으로 결국 1979년 승적을 박탈당했다.그의 예술세계는 국내보다 외국에서 더 높게 평가받는다. 1977년 영국 왕립 아시아학회 초대전에 참석해 자작시 ‘나는 걸레’를 낭송한 후 스스로 ‘걸레스님’으로 불리는데 주저하지 않았던 그는 선화의 영역에서 독보적인 세계를 구축해 명성을 얻었다. 이후 과도한 음주와 줄담배로 건강이 악화되자 1998년 강원도 백담사로 들어가 선수행을 하며 달마 그림에 몰두했으며 2002년 3월 양산 통도사에서 입적했다. 한편 도는 수장율이 80%에 육박하고 있는 문화예술 공공수장고를 2024년까지 사업비 75억원을 투입해 1625㎡의 수장공간 등을 추가 확충할 예정이다.
  • 국회의원 잘못 뽑은 지역의 저주…이상직 때문에 혈세 낭비 논란

    국회의원 잘못 뽑은 지역의 저주…이상직 때문에 혈세 낭비 논란

    전북 전주시가 무소속 이상직 의원이 추진했던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전북연수원 건립 사업’에 막대한 혈세를 부담하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22일 전주시에 따르면 2019년 당시 이상직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이 전북연수원 건립 사업을 추진했다. 이 이사장은 600억원을 투입해 광주에 있는 호남연수원을 능가하는 연수원을 전주에 건립하겠다고 발표했다. 전주시도 연수원이 들어서면 지역경제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해 크게 환영했다. 그러나 당초 계획했던 사업 예산이 반 토막 나면서 전주시가 혈세를 부담해야 하는 상황으로 변했다. 이 이사장이 전주 을 선거구 민주당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이후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 전북연수원 건립 사업비로 600억을 요구했으나 기재부 심의 과정에서 245억원으로 절반 이상 깎였다. 이 의원이 쪽지 예산을 넣었지만 당초 계획의 절반도 확보하지 못하는 바람에 전북연수원 건립 예정지로 거론되던 상림동 영화촬영소 부근 토지 매입을 포기해야 했다. 이에 전주시는 남고동 대성정수장 부지 4만㎡를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에 헐값에 제공하고 멀쩡한 배수지를 이설하기로 해 혈세 낭비라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전주시는 연수원 건립부지로 대성정수장 부지를 제공하는 대신 37억원을 받았지만 저수탱크 등 시설 철거와 배수시설 이전에 120억원을 부담해야 하는 실정이다. 정수장 가운데로 연수원을 유치하는 대신 배수지를 옮기면서 혈세를 투입하게 된 셈이다. 이에대해 시민들은 “이스타항공 횡령·배임, 공직선거법 위반 등으로 지역 이미지에 먹칠한 국회의원이 추진한 사업 때문에 혈세만 축내는 꼴이 됐다”면서 “이는 국회의원을 잘못 뽑은 지역에 대한 저주”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편 전북연수원에는 100명 가량 숙식과 교육이 가능한 강의동, 기숙사, 체육관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 “선전포고 같아”… 푸틴, 돈바스 독립 승인에 러·우크라 전면전 가능성

    “선전포고 같아”… 푸틴, 돈바스 독립 승인에 러·우크라 전면전 가능성

    “우크라이나는 꼭두각시 정권이 들어선 미국의 식민지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1일 밤(현지시간) 국영TV를 통한 대국민 연설에서 목소리를 높여가며 우크라이나를 비난했다. 대국민 연설이 열린 모스크바 크렘린에는 푸틴 대통령 옆으로 자칭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의 수장 데니스 푸슐린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의 수장 레오니드 파세츠니크가 자리했다. 이들은 러시아가 DPR 및 LPR의 독립국 지위를 승인하는 대통령령에 각각 서명했다. DPR과 LPR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친러 분리주의 반군이 수립한 정부로 우크라이나 및 국제사회는 이들을 합법적 정부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푸틴 대통령이 DPR·LPR의 독립 승인과 관련, 세르게이 나리슈킨 러시아 대외정보국 국장에게 그의 결정을 지지하는지 물었을 때, 나리슈킨 국장은 불편한 듯 말을 더듬었다고 영국 가디언은 전했다. 푸틴은 “직접 말하라”며 두 번이나 화를 냈고 결국 나리슈킨 국장은 “DPR과 LPR이 러시아의 일부가 되는 것을 지지한다”고 답했다. 푸틴 대통령에게 이런 결정은 더 이상 토론의 주제가 아니라고 가디언은 평가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돈바스 지역에 대한 포격을 중단하라고 요청하면서 “우크라이나 지도부가 돈바스 평화 유지를 위한 ‘민스크 협정’을 이행할 의사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이 지역 유혈 사태에 대한 모든 책임은 우크라이나 정부에 달려 있다”며 “우리는 보복 조치를 취할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가디언은 푸틴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에 대해 “그것은 선전포고처럼 들렸다”고 전했다.푸틴 대통령은 두 공화국의 독립 승인에 서명한 데 이어 러시아군이 돈바스 지역에 ‘평화유지군’ 명목으로 러시아군 진입을 명령했다고 22일 새벽 타스·인테르팍스통신 등이 전했다. 국제사회가 우크라이나 영토로 인정하는 지역에 러시아군 투입을 공식화한 것으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면전 발발 가능성도 그만큼 높아진 것으로 관측된다. 돈바스 지역의 친러 반군은 2014년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병합하자 자신들도 독립하겠다며 DPR·LPR을 각각 수립했다. 우크라이나가 이를 인정하지 않으면서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친러 반군은 8년째 교전을 벌이고 있다.
  • 푸틴, 러시아군에 우크라 돈바스 진입 명령… 친러 공화국 독립 승인

    푸틴, 러시아군에 우크라 돈바스 진입 명령… 친러 공화국 독립 승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 있는 두 개의 친러 분리주의 공화국인 자칭 도네츠크·루간스크인민공화국(DPR·LPR)의 독립을 승인하고, 이 지역에 ‘평화유지군’ 명목으로 러시아군 진입을 지시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면전이 우려된다. 22일(현지시간) 타스·인테르팍스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DPR·LPR 독립 승인에 관한 대통령령에 서명했으며, 이어 러시아군이 DPR·LPR 영토에 들어가 평화 유지 기능을 수행하도록 국방부에 지시했다. 푸틴 대통령은 전날 밤 소집한 국가안보회의 긴급회의 후 국영TV를 통한 대국민 담화에서 “즉각적으로 DPR과 LPR의 독립과 주권을 승인하는 결정을 내릴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어 “의회가 이 결정을 지지하고 두 공화국과의 우호·상호원조 조약을 비준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주문했다.푸틴 대통령은 또 DPR 수장 데니스 푸슐린, LPR 수장 레오니드 파세치니크와 각각 러시아·DPR 및 러시아·LPR 간 우호·협력·상호원조에 관한 조약을 체결했다. 푸틴 대통령은 담화에서 “우크라이나 지도부는 돈바스 분쟁 해결을 위한 평화협정(민스크 협정)을 이행하지 않겠다고 하면서 사태의 평화적 하결에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가 2014~2015년처럼 돈바스에서 또다시 전격적을 벌이려 시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는 꼭두각시 정권이 들어선 미국의 식민지”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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