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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사의 계절’ 국토부 세대교체 바람 불까[관가 블로그]

    국토교통부에 세대교체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국토부 본부에는 기획조정실장·주택토지실장·국토도시실장·교통물류실장·항공정책실장·대변인 등 준차관급으로 꼽히는 1급 실장이 여섯 자리 있습니다. 전임 원희룡 장관 시절에는 행정고시 36~37회가 실장 자리를 두루 차지하며 전성시대를 이끌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변화가 감지됐습니다. 진현환(행시 36회) 1차관이 주택토지실장에서 영전하며 빈자리가 생겼습니다. 또 국토부 주요 산하 기관인 한국부동산원, 한국교통안전공단, 국가철도공단을 이끄는 수장들의 임기가 다음달로 마무리되며 세대교체 바람에 활기를 더하고 있습니다. 최임락(행시 37회) 국토도시실장이 한국부동산원 원장에, 정용식(기술고시 28회) 항공정책실장이 한국교통안전공단 이사장 공모에 뛰어든다는 얘기가 돌고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국토부 실장 여섯 자리 중 절반이 공석이 됩니다. 마침 장관 취임과 차관 임명도 마무리되며 인사 시즌을 앞두고 있습니다. 주택토지실장에는 김규철(행시 41회)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차장이 내정됐습니다. 여기에 더해 공백이 생길 수 있는 국토도시실장과 항공정책실장 자리에 40회 이상 기수가 앉는다면 실장 자리 여섯 자리 중 다섯 자리가 40회 이상 기수로 채워지며 새로운 전성시대를 맞게 됩니다. 주력 기수가 36~37회에서 40~41회로 바뀌는 겁니다. 현재는 이윤상(행시 41회) 교통물류실장과 강주엽(기술고시 32회) 대변인이 40회 이상 실장입니다. 통상 기술고시는 8회를 더해 행시와 같은 기수로 묶기 때문에 강 대변인은 40기로도 볼 수 있습니다. 다만 ‘꺼진 불도 다시 보자’는 분위기도 강합니다. 박상우(행시 27기) 장관이 퇴임 후 10년 만에 귀환했고, 진 차관도 부산지방국토관리청장으로 갔다가 주택토지실장, 1차관으로 승승장구했기 때문입니다. 국토부의 세대교체가 이뤄질지, 본부를 나갔던 올드보이(OB)가 귀환할지 지켜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 광양상공회의소 차기 회장에 우광일 ㈜거양엔지니어링 대표 선출

    광양상공회의소 차기 회장에 우광일 ㈜거양엔지니어링 대표 선출

    차기 광양상공회의소를 이끌 수장으로 우광일 ㈜거양엔지니어링 대표가 선출됐다. 임기는 오는 3월부터 향후 3년이다. 광양상공회의소는 16일 호텔락희 15층 락희홀에서 제13차 임시의원총회를 열고 우광일 ㈜거양엔지니어링 대표를 제 6대 회장으로 선출했다. ㈜거양엔지니어링은 태인동에 위치한 전기·정보통신·신재생 에너지 전문 기업으로 포스코 납품·공급사다. 광양상의는 지난 2011년 순천광양상공회의소에서 독립한 이래 관례대로 합의 추대 형식으로 회장을 선출해 왔으나 이번에는 경선을 통해 선출할 만큼 치열한 양상을 보였다. 이번 상의회장 선거는 이용재 전 전남도의회 의장이 사퇴한 가운데 김재무 지엘테크 대표와 남은오 태정종합건설 대표, 우광일 거양엔지니어링 대표가 후보로 나왔다.이날 회장 선거에서는 회원(일반 51명, 특별회원 3명) 54명중 52명(2명 기권)이 투표에 참여한 가운데 우광일 대표가 24표를 얻어 당선됐다. 신임 우광일 회장은 당선 인사를 통해 “광양상공회의소가 기업의 권익을 대변하고 지역경제 발전을 선도할 수 있도록 맡은 바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우 회장은 “어려운 시기 운외창천(雲外蒼天)의 기운이 모든 분들께 전해지기를 기원드린다”며 “전임 회장님들의 과거의 성과는 계승하고 변화와 혁신을 통해 광양시가 기업도시로서 한단계 더 성장하는 계기를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제6대 부회장단에는 김동희 광양제철소 전무, 박종일 에스엔엔씨 실장, 서정현 금풍공업 대표, 서종희 오씨아이 광양공장 상무, 안운봉 세명기전 대표, 이광용 두양전력 대표, 임성기 중앙이엠씨 대표가 뽑혔다.
  • 화학물질 유출 화성·평택 ‘관리천’ 수질유해물질 기준치 이하

    화학물질 유출 화성·평택 ‘관리천’ 수질유해물질 기준치 이하

    지난 9일 화학물질이 유입된 경기 평택·화성시 관리천의 ‘특정수질유해물질’ 농도가 기준치 이하인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환경부 등에 따르면 한강유역환경청과 경기도 보건환경연구원이 10~12일 사고 오염수가 관리천에 유입된 지점의 수질을 측정한 결과 유해물질이 기준치 이내로 감소했다. 10일 검사에서 구리·벤젠·나프탈렌 등 5종의 특정수질유해물질이 청정지역의 수질오염물질 배출허용기준을 2~36배 초과했고 생태독성(TU)은 16배 이상 높게 검출됐다. 이후 구리와 나프탈렌은 수질기준(1㎎/L·0.05㎎/L) 이내로 감소했고, 나머지 3종은 ‘불검출’, 생태독성은 2.4배 초과 수준으로 줄었다. 11일 수질기준(0.5㎎/L)을 초과했던 폼알데하이드도 현재는 수질기준 이내로 감소했다. 11~12일 관리천 하류에서 채취해 특정수질유해물질 농도와 생태독성 여부를 분석한 결과 구리·폼알데하이드가 수질기준 이내로 나왔고 나머지 항목은 불검출, 생태독성은 ‘없음’으로 확인됐다. 환경부는 관리천과 진위천 하류에 식수를 공급하는 취·정수장이 없고 농한기로 농업용수 수요도 없는 상태로 측정지점 확대 및 수질 모니터링, 토양과 지하수 검사를 실시키로 했다. 지난 9일 화성 양감면 화학물질 저장창고에서 불이나 화학물질이 소방수에 섞여 관리천으로 유입됐다. 화재 당시 창고에는 유해화학물질 48t과 그 밖의 위험물 264t 등 화학물질 144종, 361t이 보관돼 있었다. 유출된 화학물질은 에틸렌다이아민·메틸에틸케톤·에틸아세테이트로 파악된 가운데 에틸렌다이아민이 하천에서 금속 물질과 결합해 물빛을 옥색으로 만든 것으로 추정됐다. 현재 화학물질안전원이 추가 분석을 진행 중이다. 15일 기준 수거된 화학물질 오염수는 7020t이다. 환경부는 오염수가 3~5만t으로, 하루 5000t으로 수거량을 늘리면 열흘 후에는 수거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평택시와 화성시가 125대 탱크로리를 투입한 15일 오염수 수거량은 2288t이다. 또 화재진압 후 창고부지 내 바닥과 인접도로, 맨홀, 우수관로 등에 잔류해 있는 오염수와 오니도 제거했다. 환경부는 신속한 사고 수습과 함께 원인을 제공한 사람은 화학물질관리법과 물환경보전법 등 관계 법령 위반 사실을 조사해 조치키로 했다.
  • [세종로의 아침] 올림픽의 해, 올림픽 정신/홍지민 문화체육부 전문기자

    [세종로의 아침] 올림픽의 해, 올림픽 정신/홍지민 문화체육부 전문기자

    올림픽의 해가 밝았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2020 도쿄올림픽이 한 해 미뤄져 열리면서 3년 만에 2024 파리올림픽이 다가왔다.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도 1년 늦게 개최되는 바람에 한 해를 쉬지 않고 올림픽이 이어진다. 국가대표 선수들이 가쁜 숨을 내쉴 법하다.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올림픽을 준비해야 하는 상황인데 체육계에서는 파열음이 크다. 주무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표 단체 대한체육회 사이 기류가 심상치 않다. 지난해 중반 2027 충청권 세계대학경기대회 조직위원회 사무총장 선임을 둘러싼 불협화음은 예고편에 불과했다. 지난달 스포츠 정책을 총괄 조정하는 민관합동기구 국가스포츠쟁책위원회가 출범하자 대한체육회는 사실상 보이콧을 선언했다. 민간위원 후보로 9명을 추천했는데 단 한 명도 위촉되지 않는 등 체육계 의견이 무시됐다는 이유에서다. 체육회는 또 문체부 등 여러 부처에 흩어진 체육 업무를 한데 모은 중앙행정기관 국가스포츠위원회 설립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스위스 로잔 국외 연락사무소 승인 지연, 정관 개정 승인 지연 등 누적된 불만도 함께 묶여 터져 나왔다. 체육회는 스포츠 외교력 강화를 위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본부가 있는 로잔에 사무소 개설을 추진해 예산도 배정됐으나 문체부는 실효성이 떨어진다며 승인을 미뤄 왔다. 정관 개정의 경우 체육단체 임원의 결격 사유 중 하나인 ‘국회의원, 지방자치단체장, 지방의회의원’ 조항에 정치적 중립성 강화를 명분으로 ‘해당 직이 아니게 된 날로부터 1년이 지나지 아니한 사람을 포함한다’는 단서를 추가했다. 문체부가 승인하면 당장은 차기 대한체육회장 선거에 정치권 출신 출마가 제한된다. 체육회의 불만이 들끓는 상황에 ‘뜨거운 감자’인 대한올림픽위원회(KOC) 분리 이슈를 문체부 장관이 언론 인터뷰에서 언급하자 기름을 붓는 모양새가 됐다. 문체부가 뒤늦게 로잔 사무소 개설을 승인하며 한발 물러서는 자세를 취했지만 갈등의 실타래는 쉽게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KOC 분리 반대’, ‘문체부 장관 사과’ 피켓 시위로 지난해 종무식을 마무리한 대한체육회는 16일 체육인 대회를 연다. 국가대표 격려와 더불어 현안을 공유하는 자리인데 문체부 성토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 체육회는 이 밖에도 스포츠위원회 설립을 위한 대대적인 서명 운동 등 실력 행사를 예고해 놓은 상태다. 체육회 등이 성명서에서 문체부를 ‘과거 국정 농단 사건으로 우리 사회에 많은 혼란을 야기했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부처’라고 깎아내린 데 더해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언론 인터뷰에서 문체부를 ‘패거리 카르텔’이라고 쏘아붙인 모습을 보면 한국 스포츠를 이끌어 온 두 축이 맞나 싶을 정도로 불신의 골이 깊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문체부가 소통이나 협의 없이 일방통행하고 있다는 체육회의 입장을 십분 받아들인다고 하더라도 상황을 극한의 대립으로 끌고 가는 것은 지나쳐 보인다. 문체부와 체육회 모두 서로의 권한과 책임을 존중해 신뢰를 되찾아가는 게 마땅하지 않을까 싶다. 존중은 올림픽 정신에 담긴 세 가지 가치 중 하나다. 올 연말이면 대한체육회는 새 수장을 뽑는 선거에 돌입한다. 별다른 일이 없는 한 이 회장은 3선에 도전할 가능성이 크다. 문체부와 체육회 갈등과 맞물려 시끄러워질 일만 남았다는 시선도 있다. 상황이 이런지라 올림픽을 잘 치러낼 수 있을지 우려되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저 기우이길 바란다.
  • “‘징역 12년’ 러시아 시장님, 감옥 대신 우크라 전쟁터로”

    “‘징역 12년’ 러시아 시장님, 감옥 대신 우크라 전쟁터로”

    뇌물수수 혐의로 징역 12년형을 선고받은 러시아 지자체장이 감옥 대신 전쟁터를 택했다. 14일(현지시간) 러시아 일간 코메르산트와 RBC 등은 올레그 구메뉴크(56) 전 극동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시장이 우크라이나 특별 군사작전에 투입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구메뉴크 전 시장은 2019년 4월부터 2021년 5월 사이 기업에서 3800만 루블(약 5억 7000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으며, 작년 5월 항소심에서 징역 12년형을 선고받았다. 앞서 1심 재판부는 그에게 징역 16년 6개월에 벌금 1억 5000만 루블(약 22억원)을 선고했다. 법원 판결에 따라 연해주 한 감옥에서 복역 중이던 구메뉴크 전 시장은 남은 형기를 채우는 대신 우크라이나 전쟁터에 가기로 러시아 국방부와 계약했다. 1985~1987년 옛 소련 해군에서 복무한 구메뉴크 전 시장은 현재 국방부와의 계약에 따라 모처에서 군사훈련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메뉴크 전 시장의 변호인은 “내가 알기로는 그는 먼저 훈련장에서 군사훈련을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연해주 현지 텔레그램 채널에는 구메뉴크 전 시장으로 보이는 남성이 군복 차림으로 손에 총을 들고 있는 사진이 올라왔다. 다만 코메르산트 등 현지 매체는 연해주 지역 러시아 연방교도국이 이번 사안에 대해 즉각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참전 뒤 사면이 국방부와 계약 조건인지도 알려지지 않았다. 러시아 현역 병력은 징집 및 동원의 의무 병력과 자원 계약 병력으로 이분된다. 2022년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는 예비군과 바그너 그룹 등 민간 용병, 자원 계약 병력으로 전쟁 장기화에 따른 전력 공백을 메우고 있다. 지난해 군사반란 후 두 달 만에 의문의 비행기 사고로 숨진 바그너 그룹 수장 프리고진은 6개월 복무 후 사면 등의 조건을 내걸고 교도소를 돌며 3만명 이상의 죄수 용병을 모집한 바 있다. 지난해 12월 27일 러시아 국방부가 발간한 ‘수치로 보는 군대 2023’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9월 21일 부분 동원령 이후 러시아는 30만 2503명을 징집했다. 이와 별도로 계약에 따라 복무하는 병력은 64만명 이상이며, 이들 중 올해 포함된 인원이 48만명 이상이다. 러시아 국방부는 매일 1500명 이상이 자발적으로 군 복무를 신청한다고 전했다.
  • “지식재산 입법에 기여”…이인실 전 특허청장 총선 앞두고 서울에 ‘출사표’

    “지식재산 입법에 기여”…이인실 전 특허청장 총선 앞두고 서울에 ‘출사표’

    “특허청장 임명 당시 가졌던 계획을 마무리했다고 생각해 홀가분하게 내려놓을 수 있었습니다. 전문가로서 국가와 경제 도약을 위한 지식재산분야 입법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 결심하게 됐습니다”. 특허청 개청 이후 첫 여성 수장이자 현직 변리사로 관심을 모았던 이인실(62) 전 청장이 오는 4월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하기 위해 임기 4개월을 남기고 지난 10일 사퇴했다. 정부부처 중 유일한 책임운영기관으로 임기(2년)가 정해진 특허청장이 총선 출마를 위해 중도 사퇴한 것은 그가 처음이다. 이 전 청장은 14일 서울신문과 전화 통화에서 “고향인 부산의 딸이 아닌 지식재산에 대한 관심 제고를 위한 견인차 역할을 위해 서울에 출마할 생각”이라며 “거주지와 활동권은 강남이지만 지역은 당에 위임한 만큼 어느 곳이든 무관하다”고 밝혔다. 그는 1985년 여성으로는 세번째로 변리사시험에 합격한 뒤 30여년간 변리사로 활동했고, 지난 2016년 당시 새누리당에서 제20대 국회의원 후보(비례대표)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다양한 경험과 여성 전문가로서 특허청장 임명 당시부터 총선 출마용 ‘스팩쌓기’라는 곱지않은 시선이 있었지만 특허 현장에 대한 이해가 높았던 이 청장은 차별화에 성공했다. 특허청의 기본인 심사·심판의 기반 강화에 노력을 집중했다. 반도체 등 민간에서 활동하다 퇴직한 전문가의 전문임기심사관 채용을 현실화했다. 심사 품질 제고뿐 아니라 기술유출 우려를 해소하는 데 기여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반도체 심사관 채용이 이뤄지면서 이차전지·바이오·인공지능(AI) 등 다양한 확정성을 가질 수 있게 됐다. 집중근무시간제를 도입해 심사·심판관들의 호응을 얻기도 했다. 5억 3000만건에 달하는 특허 빅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국가전략기술육성법에 특허빅데이터 분석과 IP-R&D(특허 기반 연구개발)를 의무화해 연구 성과를 높이고 중복투자를 방지하는 토대를 마련했다. 국내 해외 진출 기업들의 지식재산 보호가 목적인 IP-DESK를 특허청 주도 ‘IP센터’로 확대해 적극적이고 광역 관리가 가능해지는 등 특허 공무원들이 전문가로 자부심을 갖는 계기를 구축했다. 이 전 청장은 “전문가가 부족한 국회에서 지식재산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높이고 국가와 산업 발전을 위한 ‘밀알’ 역할이 되겠다”면서 “첫 경험이자 쉽지 않은 도전이지만 책임감을 갖고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 광주시, 중대형 태양광 설치 등 에너지전환 속도

    광주시, 중대형 태양광 설치 등 에너지전환 속도

    광주시가 올해 도시 곳곳에 중대형 규모 태양광발전시설을 설치하는 등 재생에너지 보급을 통한 ‘에너지전환 기반 조성’에 속도를 낸다. 광주시는 올해 중대형 규모의 태양광발전시설을 서구 월드컵경기장 주차장(2.3㎿)과 첨단1,2산업단지(8㎿)에 각각 설치한다고 4일 밝혔다. 또 광주지역 에너지협동조합 33곳이 참여하는 시민햇빛(태양광)발전소 구축 사업도 추진한다. 광주시는 광주도시공사와 협업해 총 46억원을 투입, 월드컵경기장 주차장에 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한다. 0.5㎿ 규모의 1단계 구간은 2월 설치하고, 1.8㎿ 규모의 2단계 구간은 12월까지 완료할 계획이다. 월드컵경기장 주차장에 태양광 발전시설이 설치되면 연간 3022MWh(메가와트시)의 전력이 생산될 전망이다. 이는 830여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으로, 연간 온실가스 약 1426t이 감축되는 효과가 있다. 또 첨단1,2산업단지에는 오는 2025년 12월까지 총사업비 320억원을 투입, 에너지 자급자족 기반시설을 구축한다. 태양광 설치와 함께 고효율 저소비 에너지효율화 설비교체, 전기차 충전시스템 구축, 에너지 통합관리 플랫폼 등을 구축해 산업단지 입주기업을 지원한다. 에너지 자급자족 기반시설이 완료되면 첨단산단 내 연간 전력사용량 대비 재생에너지 생산량이 39GWh에서 47GWh로 증가, 산단 내 전력자립률이 9.23%에서 11%로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광주시는 이와 함께 지역 에너지협동조합 33곳이 참여하는 시민햇빛(태양광)발전소 구축사업을 추진한다. 사업제안계획서 평가를 통해 사업 적합 판정을 받게 되면 1곳당 최대 2억원의 사업비를 지원한다. 시민햇빛발전소는 지난 2021년부터 지금까지 용연정수장, 전자공고 등 11곳의 부지에 설치됐다. 총 3.7㎿ 규모다. 광주시는 또 에너지전환 속도를 내기 위해 ‘신재생에너지 융복합지원 정부 공모사업’을 통해 선정된 1078개소에 총사업비 87억원을 투입, 태양광 3.7㎿ 그리고 태양열293㎡ 등을 설치 추진한다. 태양광·태양열·지열 등 2종 이상의 신재생 에너지원을 주택, 건물 등에 설치해 전기와 열을 공급하는 사업이다. 광주시는 추가로 최대 100만원의 보조금을 지원하는 신재생에너지 주택지원사업을 계속사업으로 추진해 광주시 탄소중립과 에너지 자립도시 실현을 지원한다. 손인규 기후대기정책과장은 “광주시는 전국 특·광역시 중 태양광 설비 보급 1위”라며 “신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전환에 속도를 내기 위해 올해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미국에 ‘보복 다짐’한 예멘 반군 지도자는 누구?

    미국에 ‘보복 다짐’한 예멘 반군 지도자는 누구?

    팔레스타인 지원을 명분으로 홍해 무역로를 위협해온 친이란 예멘 반군 후티를 이끄는 ‘수수께끼 지도자’는 아부 지브릴이라는 이명으로도 알려진 예멘 정치가이자 종교 지도자인 압둘 말리크 알후티(45)인 것으로 전해졌다.지난 12일(현지시간) 예멘 수도 사나에서 열린 대규모 시위에서 연설자로 나서 미국과 영국의 홍해 철수를 촉구한 예멘의 실질적 대통령인 모하메드 알리 알후티와는 사촌지간이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1979년 예멘에서 태어난 아부 지브릴은 과거 민병대에 불과했던 후티를 국제사회를 위협하는 반군 조직으로 키운 인물로 평가받는다. 아부 지브릴의 형인 후세인 알후티는 1992년 후티의 뿌리인 시아파 분파 자이드파 단체 ‘믿는 청년들’(the Believing Youth)을 결성했다. 수니파가 다수인 예멘에서 자이드파는 전체 인구의 약 35%를 차지한다.아부 지브릴은 후세인이 2004년 정부군에 암살된 뒤 형의 뒤를 이어 조직의 수장이 됐다. ‘믿는 청년들’이 후세인 형제의 성을 딴 후티 반군을 자처한 것도 이때부터다. 예멘 내전이 발발한 다음 해인 2015년 사우디와 미국 등이 이란의 영향력 확대를 막기 위해 내전에 개입하자 아부 지브릴은 이들 연합군을 상대로 싸우며 조직 내 입지를 굳혔다. 후티가 무장대원 수만 명을 거느리며 드론, 탄도 미사일 등 각종 무기를 확보하기 시작한 것도 그가 조직의 우두머리가 되면서다. 이들은 사우디 등을 타격하는 데 사용했던 무기를 세계 주요 무역로인 홍해를 오가는 선박을 공격하는 데도 동원했다.후티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을 ‘살상·파괴·포위’로 규정하고 팔레스타인을 지원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홍해를 지나는 선박들을 위협해왔다. 지난해 11월 중순부터 최근까지 약 2개월간 홍해에서 최소 27차례 상선을 공격했다. 이달 들어서는 지난 9일 홍해 남부 해역에서 드론 18기와 미사일 3발을 동원한 대규모 공격을 벌이며 도발 강도를 끌어올렸다.이에 미국과 영국은 12일 후티 거점에 대한 대규모 공습을 전격 단행했다. 앞서 아부 지브릴은 2022년 연설에서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UAE)를 비롯해 이란을 안보 위협으로 간주하는 모든 목표물을 공격할 수 있는 것이 목표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HIS마킷의 중동 및 북아프리카 국가 수석 애널리스트 루도비코 칼리노는 “그(아부 지브릴)는 반란에 가담했던 시골 민병대를 역내 가장 탄력적인 비국가 무장 단체 중 하나로 탈바꿈시켰다”고 평가했다. 아부 지브릴은 한곳에 오래 머무르지 않고 언론 접촉을 피하는 건 물론 공식 석상에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아 ‘수수께끼 지도자’로 불린다. 2014년 예멘 내전 발발 당시부터 후티를 상대했던 외국 관리들도 아부 지브릴을 직접 만난 적은 없다고 한 소식통은 전했다. 그를 만나려면 예멘 수도 사나에 있는 요새 내 은신처로 가야 하는데, 아부 지브릴은 이곳에서도 스크린을 통해서만 모습을 드러낸다고 한다. 그는 또 조직 내 반대 의견을 탄압하는 것으로 악명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 예멘 전문가는 “후티는 매우 잔인한 내부 정보기구에 의존해 모든 종류의 반대 의견을 억압하고 있다”고 말했다.
  • 2개의 전쟁 속 ‘깜깜이 입원’ 美 국방장관, 퇴원도 불확실

    2개의 전쟁 속 ‘깜깜이 입원’ 美 국방장관, 퇴원도 불확실

    2개의 전쟁으로 대외 안보 위기가 고조된 가운데 ‘깜깜이 입원’으로 파장을 일으킨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이 언제 퇴원할지도 불확실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10일(현지시간) 입원 중인 오스틴 장관 상태가 양호하다면서도, 구체적 퇴원 날짜는 아직 모른다고 밝혔다. 70세의 오스틴 장관은 지난해 12월 22일 월터리드 군의료센터에서 전립선암 수술을 받고 다음 날 퇴원했다. 그는 이후 요로 감염 등 합병증으로 이달 1일 다시 입원해 지금까지 치료받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4일에야 오스틴 장관의 입원 사실을 보고 받았고, 그의 전립선암 수술 사실은 9일에야 알았다. 국방부는 5일 저녁 성명을 통해 오스틴 장관의 입원 사실을 공개하고, 의회에는 그 직전에 통보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의 긴장 고조 등 대외 안보 상황이 악화하는 와중에 국방 수장이 본인의 입원 및 치료 사실을 대통령에게 제때 보고하지 않는 등 숨긴 것으로 드러난 만큼 파문이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의회와 국방부 출입 기자단에서는 비판과 항의의 목소리가 나왔다. 공화당의 유력 대선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오스틴 장관은 부적절한 업무 행위와 직무 유기로 즉각 경질돼야 한다”고 말하는 등 정치권의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백악관과 국방부는 오스틴 장관 경질 요구를 일축했다.
  • 유죄 전무… 김진욱 20일 ‘빈손 퇴임’

    유죄 전무… 김진욱 20일 ‘빈손 퇴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출범 이후 처음 기소한 김형준(54·사법연수원 25기) 전 부장검사가 2심에서도 무죄 판결을 받았다. 오는 20일 임기를 마치는 김진욱 공수처장은 3년간의 임기 동안 끝내 단 한 건도 유죄 판결을 이끌어 내지 못한 채 빈손으로 퇴장하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5-1부(부장 구광현·최태영·정덕수)는 10일 뇌물을 주고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 전 부장검사와 박모(54) 변호사에게 1심과 같이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김 전 부장검사가 직무 관련 금품이라고 인식해 이를 수수했거나 박 변호사가 건넸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공수처의 항소를 기각했다. 앞서 공수처는 김 전 부장검사가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장이던 2015~2016년 박 변호사에 대한 자본시장법 위반 사건 수사에서 편의를 봐주고 인사이동 후 1093만 5000원 상당의 뇌물과 향응 접대를 받은 혐의로 기소했다. 검찰은 애초 이 사건을 무혐의 처분했다. 하지만 2019년 김 전 부장검사의 ‘스폰서’로 불린 김모씨가 경찰에 박 변호사의 뇌물 의혹을 고발하며 수사가 재개됐다. 경찰은 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넘겼고, 검찰이 공수처법에 따라 공수처로 이첩했다. 공수처는 출범 후 처음으로 김 전 부장검사에 대해 기소권을 행사했으나 1심 재판부는 2022년 11월 무죄를 선고했다. 이번 판결로 김 처장 재임 기간 공수처가 직접 기소한 사건 3건 중 2건이 무죄 판결을 받는 ‘불명예’ 기록이 유지됐다. 앞서 공문서 위조 혐의로 공수처로부터 기소된 윤모 전 부산지검 검사도 1심에서 무죄 선고를 받았다. 공수처가 ‘고발 사주’ 의혹으로 재판에 넘긴 손준성 검사장의 1심 선고는 김 처장 퇴임 후인 31일 진행될 예정이다. 공수처는 2021년 1월 출범 후 다섯 차례 청구한 구속영장도 모두 기각되면서 ‘실적 0’이라는 오명을 얻었다. 한편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회는 이날 제6차 회의를 진행했으나 최종 후보 2명을 선정하지 못했다. 추천위는 앞서 오동운 변호사를 후보 중 1명으로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나머지 1명에 대해서는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에 따라 김 처장 퇴임 후 장기간 수장 공백 사태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 김정은 “대한민국은 우리 주적… 기회 오면 초토화”

    김정은 “대한민국은 우리 주적… 기회 오면 초토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10일 “대한민국은 우리의 주적”이라고 못박고 “한반도에서 전쟁을 피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위협 수위를 더욱 끌어올렸다. 우리 정부는 김 위원장의 강경 대남 발언을 강력 규탄하며 한미동맹 등으로 대북 억제력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은 이날 김 위원장이 지난 8~9일 중요 군수공장 현지 지도 자리에서 “대한민국 족속들을 우리의 주적으로 단정”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조선 반도에서 압도적 힘에 의한 대사변을 일방적으로 결행하지는 않겠지만 전쟁을 피할 생각 또한 전혀 없다”며 “대한민국이 우리를 상대로 감히 무력 사용을 기도하려 들거나 우리의 주권과 안전을 위협하려 든다면 주저 없이 수중의 모든 수단과 역량을 총동원해 대한민국을 완전히 초토화해 버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대한민국 주적”, “대한민국 초토화” 발언은 지난해 말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9차 전원회의에서 남북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 관계’로 규정하고 “남조선 전 영토를 평정하기 위한 대사변 준비에 박차를 가하라”고 주문한 것의 연장선으로 읽힌다. 북한은 상황에 따라 대적 관계 규정을 바꿔 왔다. 2020년 6월에는 문재인 정부를 ‘주적’으로 간주한 바 있으며, 김 위원장 연설 이후인 2021년 10월에는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미국과 남조선은 우리의 주적 대상에서 배제됐다”고 입장을 변경했다. 또 2022년 4월에는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담화로 “남조선이 우리의 주적이 아님을 명백히 밝혔다”고 했다가 같은 해 8월 “남조선 괴뢰들이야말로 우리의 불변의 주적”이라고 했다.통일부는 김 위원장의 발언에 입장문을 내고 “우리 사회를 흔들어 보려는 구태의연한 전술”이라고 일축한 뒤 “정부는 이를 강력 규탄하며, 북한이 무모한 군사적 위협 책동과 대남 심리전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정은이 대남 무력 통일 야욕을 다시 한번 드러냈다. 북한의 망동은 주민들의 대남 적개심을 고취해 내부 위기를 모면하려는 것”이라며 “북한이 전쟁 준비를 강조하는 것은 우리의 억제력 강화를 두려워하고 초조해하는 것의 방증”이라고 평가했다. 정부 대응으로는 “강력한 한미동맹에 기초해 어떠한 도발에 대해서도 단호하게 대처해 나갈 것이다. 원칙에 입각한 남북관계 정상화를 일관되게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의 말이 곧 당의 방침이 된다는 점에서, 북한의 대남 초강경 행보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북한이 한반도에서 잃어버린 주도권을 회복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을 주적으로 본다는 건 ‘동족을 향해 핵을 쏘지 않겠다’던 북한이 남한을 향해 핵을 쏠 정당성이나 논리를 확립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남측에서 얻을 것은 없다고 보고, 미국을 의식하며 살라미처럼 잘게 쪼개서 도발하고 있다. 단계적으로 수위를 높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살라미 전술은 얇게 썰어서 먹는 이탈리아 소시지 ‘살라미’에서 따온 말로, 하나의 과제를 쪼개 한 단계씩 해결하는 방식을 일컫는다. 한미 안보수장은 보안 유선 협의를 통해 최근 서해상 포병 사격을 포함한 북한의 도발에 대한 평가를 공유하고 대책을 협의했다고 국가안보실이 밝혔다. 장호진 신임 국가안보실장과 제이크 설리번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은 상견례를 겸한 통화에서 러시아와 북한 간 군사협력 동향에 대해 “안보리 결의를 명백하게 위반한 것이다. 엄중한 사안”이라고 인식을 같이했다.
  • [월드 핫피플]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되려고 6억원 뇌물로…결과는 월드컵 탈락

    [월드 핫피플]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되려고 6억원 뇌물로…결과는 월드컵 탈락

    중국 축구계의 부패 비리가 관영 TV 방송을 통해 낱낱이 폭로되고, 현재 감옥에서 재판을 기다리고 있는 전 국가대표 감독을 포함한 부패 3인방은 전 국민이 지켜보는 카메라 앞에서 처절한 반성을 쏟아냈다. 관영 중국 중앙(CC)TV는 9일 반부패 기구인 중국 공산당 중앙기율위와 함께 만든 4부작 다큐멘터리에서 리티에(李鐵·47) 전 감독이 국가대표 감독직을 맡기 위해 6억원의 뇌물을 건넸다고 밝혔다. CCTV의 반부패 다큐멘터리 ‘지속적인 노력, 심화되는 발전(持续发力 纵深推进)’은 2022 카타르 월드컵 예선에서 베트남에 패배하는 등 중국 축구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란 팬들의 질문이 수년째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중국 대표팀 미드필더였던 리티에는 2020년 1월 중국 축구 팬들의 기대 속에 대표팀 감독을 맡았으나 이듬해 12월 물러났다. 리티에 전 감독뿐 아니라 첸쉬위안 전 축구협회 회장, 두자오차이 전 체육총국 부국장도 카메라 앞에서 고개를 숙이고 국민들 앞에서 사죄했다. 첸 전 축구협회장은 “중국 축구의 부패는 만연해 있다”면서 “저는 이러한 관행을 신고하지 않고 구단(클럽)들로부터 돈을 받았다”고 털어놓았다. 첸 전 회장은 2019년 8월 축협회장으로 당선됐는데, 당선 전날 밤 현지 축구협회 관계자 2명이 그의 집 문을 두드리며 뇌물로 30만 위안(약 5500만원)을 제안했다. 그는 축구협회장으로 재임하면서 여러 축구클럽으로부터 돈을 받아 수천만 위안을 모았다.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선수로 뛰다가 은퇴한 뒤 코치로 전향한 리티에는 2015년 허베이 차이나 포춘 클럽 감독을 맡았다. 리티에는 “내가 선수였을 때 승부조작을 싫어했다”면서 “하지만 이러한 행동이 우리 팀의 우승 가능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팀의 사령탑으로서 저 자신을 증명하고 싶었기 때문에 받아들였다”고 고백했다. 2017년 우한 줘얼의 감독이 됐을 때는 승부조작을 적극적으로 장려했고, 이후 뇌물을 써서 국가대표팀 감독 자리를 얻었다. 2020년 1월 결국 중국 국가대표팀의 감독으로 임명됐는데, 중국 최고의 축구 코치에서 4년 만에 감옥에 갇히는 몸이 됐다. 리티에는 중국 슈퍼리그 우한 줘얼 감독 시절 구단이 첸쉬위안 전 축구협회 회장에게 200만 위안(약 3억6000만원)을 건네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될 수 있었다. 리 전 감독도 스스로 100만 위안을 당시 축구협회 사무총장에게 건넸다.국가대표팀 감독이 된 리 전 감독은 우한 줘얼 구단으로 거액의 금품을 받고 소속 선수 4명을 국가대표로 발탁하기도 했다. 선수들의 형편없는 실력에 중국은 결국 베트남에 패해 2022 카타르 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중국 축구의 비리를 고발하는 공식 다큐멘터리가 등장한 것을 두고 많은 네티즌들은 리티에 전 감독을 포함한 중국 축구계의 수장들이 재판에서 관대한 처분을 받지 못할 것이라고 추측했다. 카타르 도하에서 열리는 아시안컵을 준비 중인 중국 대표팀 선수들이 훈련 중 이 다큐멘터리를 시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축구협회 관계자들도 이 방송을 보고 시청소감문을 작성해야 한다고 축구 전문가들은 전했다. 중국 축구계 반부패 운동은 2022년 11월부터 1년 넘게 진행돼 검거 기간과 범위 그리고 검거 건수 측면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반부패 활동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 김정은 “대한민국은 우리의 주적, 우리 위협하면 초토화”

    김정은 “대한민국은 우리의 주적, 우리 위협하면 초토화”

    군수공장 시찰에서 대남 위협 발언정부, 전쟁 언급에 “구태의연 전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10일 “대한민국은 우리의 주적”이라고 못 박고 “한반도에서 전쟁을 피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위협 수위를 더욱 끌어올렸다. 우리 정부는 김 위원장의 강경 대남 발언을 강력 규탄하며 한미 동맹 등으로 대북 억제력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내놨다.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은 이날 김 위원장이 지난 8~9일 중요 군수공장 현지 지도 자리에서 “대한민국 족속들을 우리의 주적으로 단정”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조선 반도에서 압도적 힘에 의한 대사변을 일방적으로 결행하지는 않겠지만 전쟁을 피할 생각 또한 전혀 없다”며 “대한민국이 우리를 상대로 감히 무력 사용을 기도하려 들거나 우리의 주권과 안전을 위협하려 든다면 주저 없이 수중의 모든 수단과 역량을 총동원해 대한민국을 완전히 초토화해 버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대한민국 주적”, “대한민국 초토화” 발언은 지난해 말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9차 전원회의에서 남북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 관계’로 규정하고 “남조선 전 영토를 평정하기 위한 대사변 준비 박차”라고 주문한 것의 연장선으로 읽힌다. 앞서 김 위원장이 2021년 10월 국방발전전람회 연설에서 “우리의 주적은 전쟁 그 자체이지 남조선이나 미국 등 특정한 그 어느 국가나 세력이 아니다”라고 말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북한은 상황에 따라 대적 관계 규정을 바꿔왔다. 2020년 6월에는 문재인 정부를 ‘주적’으로 간주한 바 있으며, 김 위원장 연설 이후인 2021년 10월에는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미국과 남조선은 우리의 주적 대상에서 배제됐다”고 입장을 변경했다. 또 2022년 4월에는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담화로 “남조선이 우리의 주적이 아님을 명백히 밝혔다”고 했다가 같은 해 8월 “남조선 괴뢰들이야말로 우리의 불변의 주적”이라고 했다. 통일부는 김 위원장의 발언에 입장문을 내고 “우리 사회를 흔들어보려는 구태의연한 전술”이라고 일축한 뒤 “정부는 이를 강력 규탄하며, 북한이 무모한 군사적 위협 책동과 대남 심리전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정은이 대남 무력 통일 야욕을 다시 한번 드러냈다. 북한의 망동은 주민들의 대남 적개심을 고취해 내부 위기를 모면하려는 것”이라며 “북한이 전쟁 준비를 강조하는 것은 우리의 억제력 강화를 두려워하고 초조해하는 것의 방증”이라고 평가했다. 정부 대응으로는 “강력한 한미동맹에 기초해 어떠한 도발에 대해서도 단호하게 대처해 나갈 것이다. 원칙에 입각한 남북관계 정상화를 일관되게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의 말이 곧 당의 방침이 된다는 점에서, 북한의 대남 초강경 행보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북한이 한반도에서 잃어버린 주도권을 회복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을 주적으로 본다는 건 ‘동족을 향해 핵을 쏘지 않겠다’던 북한이 남한을 향해 핵을 쏠 정당성이나 논리를 확립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남측에서 얻을 것은 없다고 보고, 미국을 의식하며 살라미처럼 잘게 쪼개서 도발하고 있다. 단계적으로 수위를 높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살라미 전술은 얇게 썰어서 먹는 이탈리아 소시지 ‘살라미’에서 따온 말로, 하나의 과제를 쪼개 한 단계씩 해결하는 방식을 일컫는다. 한미 안보수장은 보안 유선 협의를 통해 최근 서해상 포병 사격을 포함한 북한의 도발에 대한 평가를 공유하고 대책을 협의했다고 국가안보실이 밝혔다. 장호진 신임 국가안보실장과 제이크 설리번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은 상견례를 겸한 통화에서 러시아와 북한 간 군사협력 동향에 대해 “안보리 결의를 명백하게 위반한 것이다. 엄중한 사안”이라고 인식을 같이했다.
  • 한국판 NASA 향한 첫발… 우주강국 꿈 ‘카운트다운’

    한국판 NASA 향한 첫발… 우주강국 꿈 ‘카운트다운’

    ‘우주항공청 설치 특별법’이 지난해 2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입법 예고를 한 지 10여개월 만인 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에 따라 이르면 오는 5월 우주항공청이 출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도 우주항공청 설립으로 우주를 향한 한국의 도전이 더욱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우주항공청은 우주정책과 연구개발(R&D), 산업 육성, 국제 협력을 담당하는 우주 총괄 정부 기관이다. 지금까지 각 부처에서 수행하던 우주항공 분야 정책이나 국제협력 부문은 모두 우주항공청으로 이관된다. 단, 안보 관련 우주 국방 사업은 국방부 소관으로 남게 된다. 우주항공청 설립을 둘러싼 목소리는 한국 최초 우주발사체 ‘나로호’(사진) 발사 전후인 2010년대부터 나오기 시작했다. 우주 선진국으로 발돋움하려면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 중국 국가항천국(CNSA), 러시아 연방우주공사, 유럽 우주국(ESA)처럼 우주 개발 관련 정책을 조율하는 별도 기구가 필요하다는 취지였다. 우주항공청이 나사를 벤치마킹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국판 나사’라고 말하는 이가 많다. 우주 관련 정책 총괄이라는 측면에서 나사와 비슷하지만 한국판 나사라고 부르기에는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 나사는 미국 내 우주 정책 전반을 총괄하는 대통령 직속 기관으로 2023년 예산은 253억 8400만 달러(약 33조 2555억원)에 이른다. 산하 조직만도 케네디 우주센터, 존슨 우주센터, 에임스 연구센터, 고다드 우주비행센터, 제트추진연구소(JPL), 랭글리 연구센터 등 연구 기관이나 발사 시설은 19개, 직원만 1만 7000여명에 이른다. 한국 우주항공청은 과기정통부 소속 기관으로 차관급 청장에 직원 300명, 연간 예산 7000억원 수준으로 출범하게 된다. 대통령이 위원장을 맡은 국가우주위원회 직속 기구 성격을 갖고 있으며 위원회의 사무국 기능을 수행해 사실상 대통령 직속 기관이라는 지적도 있지만 직제상 엄연히 과기정통부라는 정부 부처 소속이다. 수장이 차관급인데 과연 다른 정부 부처들의 우주 정책을 총괄하고 조율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우주항공청 산하 기관으로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천문연구원 2곳을 둔다. 한 우주항공 전문가는 “우주항공청 설립은 시작일 뿐이며 우주산업을 육성하고 우주 정책을 제대로 이끌어 가려면 지속적인 예산 지원과 관심이 필요하다”며 “조급하게 당장 성과를 내놓으라고 요구하지 말고 중장기적 비전을 마련하고 실천해 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공직자의 창] 모두가 함께 성장하는 플랫폼 시장을 위하여/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

    [공직자의 창] 모두가 함께 성장하는 플랫폼 시장을 위하여/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

    정부는 지난해 12월 19일 국무회의에서 ‘(가칭)플랫폼 공정경쟁 촉진법’(이하 플랫폼법) 제정 추진 방침을 발표했다. 모든 플랫폼이 공정한 규칙 속에서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것이다. 이러한 경쟁의 긍정적 효과를 통해 수수료와 소비자 가격을 낮춰 고물가 시대에 시름하는 우리 소상공인과 소비자들의 민생을 살리기 위한 목적도 있다. 국민은 플랫폼 시장의 발전으로 그간 경험해 보지 못한 편리함을 누리고 있다. 정보기술(IT) 기반의 혁신을 통해 소비자의 거래 비용과 탐색 비용이 크게 절감되기도 했다. 다만 이면에는 독과점 플랫폼의 반칙적 시장지배화와 같은 어두운 측면도 있다. 정부는 이런 반칙 행위를 우리 경제에서 걷어내고 혁신의 가치가 오롯이 빛을 발하도록 플랫폼법 제정을 추진하게 됐다. 압도적인 힘을 가지고 있는 독과점 플랫폼은 시장의 규칙을 스스로 만들어 다른 시장 구성원들이 규칙을 따르도록 할 뿐 아니라 경쟁자들을 시장에서 내쫓을 수도 있다. 그동안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런 독과점 플랫폼의 반칙 행위를 엄정히 제재해 왔다. 그러나 플랫폼 시장은 빠른 독과점화 속도에 비해 기존의 집행체계로는 조치가 뒤늦게 이뤄져 시장 경쟁을 회복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예를 들어 구글은 2016년 게임사들이 원스토어와 거래하지 못하도록 압력을 행사했다. 공정위가 구글의 반칙 행위에 대해 약 42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지만 이미 원스토어는 경쟁력을 상실해 시장의 판도를 되돌리긴 어려웠다. 경쟁 회복을 위한 법 집행은 사후약방문이 되지 않도록 반칙 행위를 적시에 시정할 수 있어야 한다. 플랫폼법은 반칙 행위를 신속하게 교정할 수 있도록 독과점 플랫폼과 대표적 반칙 행위 유형들을 사전에 명확히 해 규율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과도한 규제가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으나, 반칙 행위를 통한 성장까지 용인될 수 있는 것인지 다시 한번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독과점 플랫폼의 반칙 행위를 규율하기 위한 법체계가 필요하다는 것은 해외 경쟁당국에서도 대체적인 공감대가 형성된 부분이기도 하다. 한국 경쟁당국의 수장이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쟁위원회 부의장으로서 해외 경쟁당국 수장들을 만나면서 플랫폼 시장의 특성을 고려한 효과적인 규율 방안에 대한 각국의 의견을 들을 수 있었다. 유럽연합(EU), 독일, 영국 등 유럽 주요 국가들뿐 아니라 호주, 일본도 플랫폼 독과점 규율 입법 추진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공정위는 플랫폼법 제정 추진을 통해 독과점 플랫폼의 편법적인 반칙 행위를 신속히 차단하고 모든 플랫폼이 자유롭고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뒷받침할 계획이다. 나아가 이러한 경쟁의 과실이 소상공인과 소비자들의 경제적 부담을 완화해 민생에 활력을 불어넣기를 기대한다.
  • “장애·돌봄 등 전시로 발굴… 지속가능한 미술관 그려요”

    “장애·돌봄 등 전시로 발굴… 지속가능한 미술관 그려요”

    작가 재평가 등 미술 생태계 키워다양한 예술가와 네트워크 강점올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맡아글로벌 관계망 확장·비전 보일것 “신진 작가들의 움직임을 기민하게 포착해 예술 현장과 관람객, 제도 간 가교 구실을 해 왔습니다. 이를 통해 전시, 프로그램 기획 등에 다양성, 역동성을 불어넣으며 미술 생태계 순환에 이바지할 수 있었습니다.” 올해 개관 50주년을 맞은 아르코미술관의 수장 임근혜(53) 관장은 미술관의 ‘반세기 성과’를 이렇게 요약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산하 아르코미술관은 전시할 곳이 극도로 부족했던 1974년 미술회관으로 출발했다. 이후 1979년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 김수근 건축가가 설계한 건물로 신축 이전하며 현재의 모습을 갖췄다. 미술관은 이렇게 젊은 예술가, 미술 단체 등에 전시 공간을 내주며 한국 미술의 생태계를 키워 왔다. 한국 현대미술의 신세계 흐름전, 주목받지 못하는 작가들을 발굴하고 재평가하는 중견작가 기획 초대전 등을 통해 미술계의 실험적 행보를 지원하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최근 미술관 집무실에서 만난 임 관장은 “예산이 적어 값비싼 소장품을 보유하거나 대규모 관람객을 끌어들이는 블록버스터 전시를 열기는 어렵지만 문화예술위 산하 기관으로 쌓아 온 다양한 장르 예술가와의 네트워크가 가장 좋은 자산이라 판단했다”며 “이를 활용해 당대 사회나 미술 현장에서 가장 첨예하게 떠오르는 이슈를 발굴하고 이를 풍성하게 스토리텔링해 전시나 참여형 프로그램으로 만들어 관람객과 교감하는 데 주력했다”고 강조했다. 팬데믹으로 고립 위기에 처한 이들에 주목하며 공동체, 돌봄, 연대의 가치를 주목하게 한 전시(‘일시적 개입’) 또는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물리적 제약이 생기거나 신체적 한계 등으로 이동권에 대한 다양한 관점과 관심을 환기한 전시(‘투유, 당신의 방향’) 등이 대표적 예다. 장애인 접근성을 높인 ‘배리어프리 미술관’, ‘지속 가능한 미술관’을 실천하는 데 앞장서는 것도 예술 생태계를 가꿔 가려는 노력 가운데 하나다. 지난해 5월에는 전시 기간을 3개월 2주 이상 운영하고 운송·이동에 드는 탄소발자국을 최대한 절감한다는 등의 내용을 담은 ‘지속 가능한 미술관 운영 매뉴얼’을 발표했다. 또 이를 실제 전시에 구현하면서 인쇄물은 전년 대비 60% 감축, 전시 기물은 전년 대비 90% 재활용하는 등의 성과를 낳았다. 올해는 오는 4월 개막하는 제60회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이 개관 30주년을 맞는 해라 아르코미술관으로서는 더 각별하다. 그간 문화예술위 국제교류부가 주관하던 한국관 운영을 올해부터 미술관 측이 맡게 됐기 때문이다. 임 관장은 “구정아 작가가 한국관 단독 작가로 선정된 가운데 1995년부터 30주년을 함께해 온 작가들을 초대해 이들의 최근 작업을 보여 줄 예정”이라며 “그간 미술관에서 쌓아 온 다제 간 협업, 참여형 프로그램 개발 등의 노하우를 활용해 한국 미술의 글로벌 관계망을 확장하고 차세대 미술인을 위한 비전을 제시하려 한다”고 소개했다. 최근 한국 미술 전시가 미국 주요 미술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열리며 주목받는 것과 관련해 임 관장은 “이 기회를 잘 살려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 미술이 글로벌 시민 사회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 비전을 만들고,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때 젊은 작가들이 같이 설 수 있는 무대를 만들어 줘야 합니다. 그래야 한국 미술이 세계 미술계의 다양한 목소리 가운데 하나로 제 몫을 하고, 제 위치를 차지할 수 있습니다.”
  • “가톨릭 사제 결혼 허용을”…고위성직자 공개발언 주목

    “가톨릭 사제 결혼 허용을”…고위성직자 공개발언 주목

    교황청 고위 성직자가 가톨릭 사제들에게 결혼을 허용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언급해 눈길을 끌고 있다. 7일(현지시간) 로이터·DPA통신에 따르면 교황청 신앙교리성 차관보인 찰스 시클루나(65) 몰타 대주교는 현지 일간신문 ‘타임스오브몰타’ 인터뷰에서 가톨릭교회가 사제들의 결혼을 “진지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앙교리성은 신앙과 윤리·도덕에 대한 교리를 증진·보존하는 역할을 하는 곳으로, 교황청에서 가장 중요한 부처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시클루나 대주교는 “공개적으로 말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고 일부 사람들에게는 이단적으로 들릴 것”이라면서도 “내가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라면 나는 사제에게 독신을 요구하는 규정을 개정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신부가 사랑에 빠질 수 있지만 “현재로서는 사제직과 (사랑하는) 여성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어떤 사제들은 몰래 감정적인 관계를 이어가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시클루나 대주교는 이런 사례들을 보고 사제 독신 규정 문제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부분임을 깨닫게 됐다면서 “왜 결혼을 선택했다는 이유로 위대한 사제가 될 수도 있는 사람을 놓쳐야 하는가”라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가톨릭 교회도 12세기까지 사제들의 결혼을 허용했으며 동방 가톨릭 교회에서는 지금도 사제들 결혼이 가능하다면서 교황청이 이러한 쪽으로 입장을 바꿔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그는 교황청 내부에서 이러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으나 “결정은 내 소관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전 세계 13억 가톨릭 신자의 수장인 프란치스코 교황(86)은 지난해 3월 즉위 10주년을 기념한 모국 아르헨티나 언론들과 만남에서 사제의 독신 규정이 ‘일시적인 처방’이라고 말하며 독신주의를 재검토할 수도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사제가 결혼하는 데 있어 모순은 존재하지 않는다. 서양 교회에서 독신주의는 일시적인 처방”이라고 밝혀 교계의 ‘뜨거운 감자’ 중 하나인 사제 독신주의 규정이 깨질 가능성을 열어놨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그것(독신주의)은 영속적인 사제 서품처럼 영원한 게 아니다”라며 “(사제가 교회를) 떠나고 말고는 또 다른 문제이지만, 그것(사제 서품 자체)은 영원하다. 반면, 독신주의는 단지 규율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프란치스코 교황의 전임자인 베네딕토 16세(1927~2022, 재위 2005~2013), 요한 바오로 2세(1920~2005, 재위 1978~2005)를 포함한 가톨릭 보수 진영에서는 사제가 결혼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강력히 고수했다. 한편 텔레그래프는 현재 교황청은 예수의 모범을 따라 사제들에 독신을 강제하고 있으나 세계 곳곳에서 불거진 아동을 상대로 한 성직자들의 성 학대 문제 해결을 위해 씨름을 하는 가운데, 사제 독신 규정을 폐지하라는 요구도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도에 따르면 사제들의 결혼을 허용하는 가톨릭의 한 분파인 동방 정교회의 경우 로마 가톨릭교회에 비해 사제들이 저지른 성 학대 사례가 훨씬 적게 보고됐다. 앞서 독일 가톨릭 주교회의도 지난해 3월 11일 사제의 독신 의무를 폐지할 것을 교황에게 요청하는 결의안을 포함한 개혁안을 통과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로마 가톨릭에서 사제가 혼인하지 않는 풍습은 약 4세기에 시작된 것으로 여겨지지만, 성직자 독신주의가 교회법으로 규정된 것은 1123년 제1차 이탈리아 로마 라테라노 공의회에서다. 이에 비해 동방 가톨릭 교회나 정교회, 개신교, 성공회 등 다른 기독교 종파의 사제는 결혼해 가정을 꾸릴 수 있다. 교황청은 2019년 10월부터 한 달간 이어진 ‘아마존 시노드’를 계기로 사제 부족 문제가 심각한 아마존 지역에 한해 기혼 남성에게도 사제품을 허용하는 문제를 집중적으로 논의, 약 1000년 간 이어진 사제 독신 전통에 변화가 생기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일었다. 이번에 관심사를 재소환한 시클루나 대주교는 캐나다 토론토 출신으로 2018년부터 교황청 신앙교리성 차관보를 맡아 성직자들의 아동 성학대 혐의 조사를 총괄하고 있다. 로마 가톨릭교회에서는 모든 사제와 수녀들에게 독신 서약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찬성하는 측에서는 성직자들이 결혼하지 않음으로써 온전히 성직에 헌신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프란치스코 교황은 2019년 사제 독신제를 ‘주님의 선물’이라며 적극적으로 옹호하면서도 이는 ‘교리’(doctrine)가 아닌 ‘전통’(tradition)이라며 지역 사정이나 필요에 따라 수정 가능하다는 취지의 언급을 한 바 있다. 이어 그해 10월 열린 ‘아마존 세계주교대의원회의’(아마존 시노드)에서 사제 부족 문제가 심각한 아마존 지역에 한해 기혼 남성에게 사제품을 허용하는 문제가 집중적으로 논의되고 폐막 때 이를 찬성하는 입장의 권고문이 채택돼 주목받았다. 하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은 2020년 2월 발표한 ‘친애하는 아마존’이라는 이름의 권고문에서 이 문제에 대한 아무런 권고나 의견을 담지 않아 사제 독신제 전통에 변화를 주지 않기로 결정했다. 교황청은 지난해 동성 커플에 대한 축복을 공식적으로 인정한다고 발표했다가 아프리카 주교들을 중심으로 한 거센 반발을 사 진화하느라 아직까지 진땀을 흘리고 있다. 신앙교리부는 성명을 내 “동성 커플을 축복하는 게 그들의 모든 행동을 정당화하거나 그들이 영위하는 삶을 지지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신앙교리부는 따라서 동성 커플에 대한 축복을 이단적이거나 교회의 전통에 위배되거나 신성 모독적인 것으로 간주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아프리카에선 과반 국가가 동성애를 범죄로 다룬다. 우간다는 지난해 5월 동성애자를 최대 사형에 처할 수 있는 법을 제정했다. 에바리스트 은다이시몌 부룬디 대통령은 동성애자로 밝혀진 사람은 투석형에 처한다고 선언했다. 신앙교리부는 이처럼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고문, 투옥, 심지어 사형까지 처할 수 있는 곳에서는 동성 커플 축복이 무분별한 행위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했지만, 전면적으로 금지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신앙교리부는 “축복을 요청하는 두 사람에게 이런 종류의 축복을 거부하는 게 합리적인가”라고 반문했다. 앞서 신앙교리부는 지난달 18일 ‘간청하는 믿음’이란 제목의 선언문을 발표하고 “동성애 관계에 있는 이들이 원한다면 사제가 이들을 축복할 수 있다”고 했다. 신앙교리부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승인을 받은 후 이 선언문을 공개했다. 교황청은 지난 수 세기 동안 “결혼은 남녀 간 불가분의 결합”이라며 동성 결혼에 반대했다. 2021년에도 ‘동성 결합은 이성간 결혼만을 인정하는 교회의 교리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교리를 선언했다가 불과 2년 새 입장을 바꿨다. 비록 동성 커플에 대한 축복은 교회의 정규 의식이나 미사에 포함하거나 어떤 식으로든 혼인성사와 유사하게 해서는 안 된다는 단서를 달았으나, 동성 커플을 배제한 전통과 다른 역사적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일반인 사이엔 동성 커플의 결혼 허용과 혼동한 사례도 적잖아 곤혹감을 더하고 있다.
  • 파키스탄 공군, 5세대 FC-31 도입으로 인도에 앞서나 [최현호의 무기인사이드]

    파키스탄 공군, 5세대 FC-31 도입으로 인도에 앞서나 [최현호의 무기인사이드]

    서남아시아에서 인도와 적대 관계인 파키스탄이 중국제 5세대 전투기 FC-31 도입을 앞두고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1월 2일 (현지 시각) 자히어 아메드 바버 시두 공군 참모총장은 중국에서 도입한 J-10C 전투기 도입식에서 FC-31도 머지않아 취역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도입식에는 J-10C 외에도 중국과 파키스탄이 공동 개발한 JF-17 블록 III, 중국제 잉룽(Wing Loong) II UCAV, 튀르키예제 아큰지(Akinci)와 TB-2, 그리고 파키스탄이 개발한 샤파(Shahpar) II UCAV도 공개되었다. 파키스탄은 2021년 12월 J-10C의 수출형인 J-10CE 25대 도입을 발표했고, 첫 6대가 2022년 3월 4일 중국을 떠나 파키스탄 공군기지에 착륙했다. 이들 기체들은 2022년 3월 11일 파키스탄 공군 제15 전투비행대에 공식 취역했다. 파키스탄의 J-10C 도입은 현재 운용중인 전투기 가운데 중국제 F-7PG, 프랑스제 미라지 5와 III 등 노후한 기종이 많은 탓에 이를 대체할 전력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미국제 F-16A/B 블록 15 계열과 F-16C/D 블록 52도 보유하고 있다.파키스탄의 FC-31 도입 계획 발표는 숙적 인도 공군이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문제다. 인도는 러시아와 Su-57을 기반으로 한 2인승 FGFA 개발을 추진했지만, 러시아의 개발 일정 지연과 기술 이전 문제 등이 겹쳐 2018년 취소를 결정했다. 현재 인도의 5세대 전투기 도입 계획은 오랫동안 지연되다 2023년 4월 무디 총리가 수장을 맡은 안보위원회(CCS)의 최종 승인을 받은 첨단 중형전투기 AMCA 프로그램이 있다. 하지만, 아직 설계가 완성되지도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언제 배치될지 알 수 없다.그에 비해 FC-31은 중국 선양 항공공업(SAC)이 자체 예산으로 2010년대 초반으로 개발을 시작한 쌍발 스텔스기 J-31의 수출형 모델로서, 이미 시제기가 오랫동안 비행 시험을 거쳤다. 2021년 6월에는 후베이성 우한의 지상에 마련된 중국 해군 항모 시험 시설에 FC-31의 목업으로 보이는 것이 목격되면서, 중국 해군 함재기로 운용될 것으로 전망되기 시작했다.FC-31/J-31은 전체적인 외형은 미국의 F-35를 많이 닮았다. 미국은 중국이 해킹 등을 통해 훔쳐낸 기술로 J-31/FC-31을 제작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하지만, 이 기체의 성능은 정확하게 알려진 것은 없다. 다만, 엔진은 FC-1 전투기에 장착된 러시아가 개발한 RD-93 2개를 장착할 것으로 알려졌는데, 중국제 WS-13 2개도 장착할 수 있다. 제작사인 SAC는 FC-31을 세계 시장에 수출하기 위해 전용 사무소를 만드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번 파키스탄 공군의 도입 계획 발표로 추가적인 수출 주문을 얻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데스크 시각] ‘철강왕’의 자존심/주현진 산업부장

    [데스크 시각] ‘철강왕’의 자존심/주현진 산업부장

    “우리 선조들의 피값인 대일청구권자금으로 건설하는 제철소다. 실패하면 민족사에 씻을 수 없는 죄를 짓는 것이니 우향우하여 영일만에 빠져 죽어 속죄해야 한다.” 세계 최고의 ‘철강왕’ 박태준(1927∼2011) 포스코 명예회장이 남긴 말이다. 포스코 전신인 포항제철의 포항 1기 설비 건립이 한창 추진되던 1970년 황량한 영일만 모래벌판에 전 사원을 모아 놓고 첫 삽을 뜨면서 했다는 이 말에는 대한민국 산업화를 이끈 철보다 강한 포스코의 ‘제철보국’ 철학이 오롯이 담겨 있다. 1973년 국내 최초의 용광로가 쇳물을 뿜으며 가동된 이래 단 한 번의 적자 없이 매해 성장한 포스코는 박 명예회장이 퇴임하던 1992년 이미 세계 초일류 제철 맹주로 자리매김했다. 이렇듯 기술도 자본도 없는 아시아 변방 황무지에서 금빛 철강신화를 쓴 철강왕이었지만 태생이 공기업인 탓에 ‘관치 리스크’를 피하지는 못했다. 실제로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포스코 회장 잔혹사는 박 명예회장 시절부터 시작됐다. 박 명예회장은 1992년 10월 문민정부인 김영삼 전 대통령의 당선 2개월 직전 사퇴했는데, 당시 내각제를 대통령선거 공약으로 요구하다가 미래 권력인 김 전 대통령과 갈등을 빚은 게 화근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명예회장의 뒤를 이은 황경로 회장은 거래처로부터 뇌물을 받았다는 혐의로 1심에서 징역 3년, 집행유예 4년, 추징금 9200만원을 선고받았다. 3대 회장인 정명식 회장도 1년 만에 사임했다. 4대인 김만제 회장은 김영삼 정권 4년간 포스코 회장직을 유지했지만 김대중 정권 출범 직후 물러났다. 이듬해인 1999년 2월 포스코 회장 재임 기간 업무상 횡령 혐의로 불구속 기소되는 불명예를 안았다. 포스코는 2000년 완전 민영화 이후에도 새 정권 출범과 함께 회장들이 각종 비리에 직간접적으로 연루된 뒤 스스로 물러나는 스캔들이 반복됐다. 5대 유상부 회장(최규선 게이트), 6대 이구택 회장(세무조사 무마 청탁), 7대 정준양 회장(비리·비자금 의혹), 8대 권오준 회장(최순실 게이트) 등 모두 수사 대상으로 거론된 뒤 ‘셀프 연임’한 두 번째 임기를 마치지 못한 채 하차했다. 최근 최정우 회장이 정권 교체 이후 두 번째 임기를 처음으로 완주하는 포스코 회장을 넘어 추가 셀프 연임으로 3연임 도전까지 나설 것 같은 인상을 줬으나 역시 무산됐다. 포스코의 대주주인 국민연금이 반대 의사를 밝히자 6일 만에 모든 것을 없던 일로 하고 재임 완주에 만족하기로 했다. 다만 회장 선임을 둘러싼 진통은 최 회장이 물러난다고 쉽게 해결되지 않을 수 있다. 그와 가까운 후보가 선임될 경우 셀프 연임 시도의 연장으로 인식돼 지난해 KT 사태 때처럼 후보추천위원인 사외이사들까지 거의 전부 바뀌는 일이 재연될 수 있다. 문제는 포스코가 정권 입김이든 셀프 연임이든 줄곧 내부 인사를 회장으로 선임함으로써 포스코인의 자존심을 지켜 왔는데 이번에는 녹록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역대 9명의 포스코 회장 중 외부 출신은 김영삼 전 대통령이 임명한 경제부총리 출신의 김만제 회장이 유일한데 이는 당시 ‘박태준 왕국’에서 ‘박태준 지우기’를 위한 극약 처방으로 나온 카드다. 요즘처럼 본인 의사와 상관없는 외부 인사 이름이 차기 회장으로 유력하다고 거론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포스코가 정치적으로 흔들린 적도 있지만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한 것은 포스코인들의 저력이 있기 때문이다. 최근 이차전지 등 미래 산업으로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지만 이익의 65% 이상이 여전히 철강에서 나오는 상황에서 철강 비전문가가 신사업 확대를 명분으로 수장이 된다면 포스코인들이 받아들일 수 있을까. 차기 회장도 포스코의 DNA인 우향우 정신으로 무장한 철강 전문가로 선임되길 바란다.
  • 노벨상 빼고 다 받은 인도 과학자의 생일… 총장·연구소장 다 달려왔다[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함께하는 과학 다이브]

    노벨상 빼고 다 받은 인도 과학자의 생일… 총장·연구소장 다 달려왔다[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함께하는 과학 다이브]

    2013년 인도 과학자들에게 큰 뉴스가 있었다. 자와할랄 네루 연구소 소장 C N R 라오 교수가 ‘바라트 라트나’(Bharat Ratna)를 수상한다는 소식이었다. ‘인도의 보석’이라는 뜻의 바라트 라트나는 인종, 직업, 지위, 성별과 관계없이 한 해 가장 뛰어난 업적을 거둔 인도인에게 주는 상이다. 1954년 1월 2일 제정된 이 상은 인도에서 민간인이 받을 수 있는 최고의 상이다. 매년 3명까지 받을 수 있지만, 이보다 적거나 아예 수상자가 없는 해도 많다. 그야말로 최고 권위의 상이다. 라오 교수는 2014년 2월 4일 인도 대통령 관저에서 바라트 라트나를 수상했다. 인도 자치령의 마지막 총독이자 전 타밀나두주 총리였던 C 라자고파라차리가 1954년 바라트 라트나를 처음 받은 뒤로 지금까지 총 48명이 수상했다. 과학과 공학 분야에서는 1930년 노벨상 수상자인 C V 라만 박사, 인도의 미사일맨으로 불린 압둘 칼람 전 대통령, 영화 ‘무한대를 본 남자’의 실제 인물인 수학자 스리니바사 라마누잔 등 7명이 수상했다.내가 라오 교수를 처음 만난 건 2013년 당시 네루 연구소에 자리잡고 있던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현지 랩의 담당자로 있을 때였다. 80세 노교수는 집필 중인 논문들이 탑처럼 쌓인 커다란 책상 앞에 앉아 잔뜩 긴장한 나를 밝게 맞아 줬다. 방을 가득 채우는 우렁차고 확신에 찬 목소리와 소탈한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최근 90세가 된 그는 약 70년 동안 1800편이 넘는 논문과 56권의 책을 썼다. 놀라운 것은 그가 60세까지 게재한 논문이 800편이었고, 그 후 30년간 1000편을 더 썼다는 사실이다. 직접 지도한 박사과정 학생만 해도 2014년 당시 이미 150명이 넘었다. 라오 교수, 인도 민간인 최고상 수상70년간 논문 1800편·책 56권 집필90세 생일 행사는 놀랍고 부러워구순에도 연구 가능 풍토 본받아야인도 과기부 인적 구성 변화 주도과학자가 수장… 공무원은 간사로기초과학·교육 중요성 항상 강조“정부·기업, 창조적 충동에 투자를” 이쯤 되면 많은 논문에 이름만 얹은 것 아니냐고 의심해 볼 만도 하지만 내 기억 속의 그는 언제나 책상에 쌓여 있는 논문을 읽고 수정하는 모습이었다. 그 꾸준함을 70여년 동안 유지했다면 불가능한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90세 생일을 맞은 라오 교수를 축하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8일 네루 연구소에서 행사가 열렸고, 이방인인 나도 초대를 받았다. 라오 교수는 고체화학 분야, 특히 신소재 합성 분야에서 선구적인 연구를 해 왔다. 합성된 소재의 구조적 특성을 해석하고 이를 초전도, 나노기술, 재료과학 등에 응용했다. 1987년 노벨상이 수여된 고온 초전도체도 라오 교수가 최초로 합성했지만 당시 초전도성을 보고하지 않아 아쉽게 노벨상을 수상하지 못했다. 이 밖에도 다양한 종류의 신규 화합물을 발견하고 그 특성을 보고해 동료 연구자들이 신소재 개발에 응용하기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하기도 했다. 1954년 노벨 화학상을 수상하고 1962년 반핵 운동으로 노벨 평화상을 받은 미국의 저명한 물리화학자 라이너스 폴링은 종종 자신의 롤모델이 라오 교수라고 말했다. 실제로 라오 교수는 학문의 영역을 넘어 사회 변화를 위한 목소리를 내는 데 적극적이다. 특히 인도 과학자문위원회 위원장직을 수행하면서 과학계를 둘러싼 관료주의를 노골적으로 비판해 온 것으로 유명하다. “인도의 과학자들이 낮은 보수를 받는 것은 관료주의의 책임이다. 과학기술 분야 인재를 보호하고 유지하기가 더 어려워진 것은 변화를 거부하는 관료들에 의한 경직된 급여 구조 때문이다. 변화를 주고 싶어도 관료적 구조가 이를 허용하지 않는다.” 라오 교수가 2013년 한 언론과 인터뷰한 내용이다.그 때문이었을까. 과학자문위원회 위원장으로서 그가 일으킨 대표적인 혁신은 과학기술부 인적 구성의 변화였다. 인도 정부도 한국의 행정고시에 해당하는 IAS 출신 관료들의 영향력이 지대하지만, 과학기술부에서만은 예외다. 현재 인도 과학기술부는 실질적인 권한을 가진 각 프로그램 수장을 과학기술자가 맡고, 공무원은 간사(secretary) 역할을 하는 구조로 돼 있다. 라오 교수가 과학기술의 전문성을 강조하면서 만든 새로운 시스템이다. 어떤 시스템이 절대적으로 옳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과학기술 분야의 전문성을 인정하고 과학기술자를 존중하는 문화는 우리가 만들어 가야 할 시스템의 방향성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인도 과학자문위원회는 2013년 7월 ‘인도의 과학: 10년간의 성과와 떠오르는 열망’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만모한 싱 총리에게 제출했다. 보고서는 과학기술 분야에 특별히 적용돼야 할 새로운 거버넌스와 교육기관, 과학자가 매력적인 직업이 될 수 있게 하는 새로운 정책 등의 제언을 담고 있다. ‘혁신과 창의성을 꽃피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과학 행정의 관료주의를 없애는 것’이 향후 인도의 국가적 관심사가 돼야 한다는 내용도 있다. 보고서가 발간된 지 10년이 지났지만 오늘의 우리가 참고할 만한 내용이 많다. 라오 교수는 기초과학과 이를 위한 교육이 중요하다는 점도 늘 강조했다. 그는 실험실에서 시작하는 ‘작은 과학’(Small Science)으로부터 모든 과학이 발전한다고 믿었기 때문에 무언가를 발견하고 가치 있는 것으로 만들고자 하는 ‘창조적인 충동’에 정부와 산업계가 투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가 소장으로 있는 네루 연구소는 과학과 교육에 대한 그의 철학을 펼치는 공간이다. 여러 곳에서 투자를 받아 우수한 연구자들이 자유롭게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의 연구소를 직접 만들었다. 생일 축하연에서 가장 놀라웠던 점은 그곳에 모인 사람들의 면면이었다. 참석자들 가운데 20여명이 각각 2분 정도 짧은 축사를 했는데 대부분이 대학 총장, 연구소 소장이었다. 행사가 열린 평일 오전에 그 많은 사람이 먼 길 마다 않고 달려와 라오 교수와의 추억을 되짚으며 그의 생일을 축하했다. 놀랍고 부러웠다. 그들은 인도과학교육연구원(IISER)과 같은 주요 연구기관을 설립하는 데 크게 기여했던 라오 교수에게 거듭 감사의 뜻을 표했다. 생일축하연에 참석하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과학자가 90세가 돼서도 연구할 수 있는 연구 풍토, 은퇴한 노과학자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과 그들의 존경심, 그들을 따뜻하고 유쾌하게 맞이하던 라오 교수와 부인. 물질적인 풍요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갖고 있지 못한 것들이 부럽게만 느껴지는 자리였다. 라오 교수의 건강을 기원한다.●이승철 센터장은 스스로를 11년간 인도에서 지낸 과학자로 소개한다. 연구자의 관찰력으로 한국과 인도를 함께 들여다보고 두 나라가 최적의 파트너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 한국(응용분석), 인도(시뮬레이션)를 넘나들며 계산과학으로 신소재를 개발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 얼마 전 꿈의 물질이라 불리는 ‘맥신’의 대량 합성 생산 가능성을 예측한 결과를 내놓아 화제가 된 바 있다. 이승철 한국과학기술연구원 한·인도협력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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