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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치 안먹어”… 한식당 썰렁

    “김치 안먹어”… 한식당 썰렁

    24일 오후 2시 경기도 평택시 포승면 식품의약품안전청 평택수입식품검사소. 중국과 가장 가까운 물류관문인 평택항 옆에 있는 이곳은 중국산 김치에서 기생충 알이 발견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어느 때보다 분주한 모습이었다. 전체 직원 4명 중 소장을 포함,3명이 자리를 비웠고 남은 한 명도 빗발치는 전화에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김치를 담당하는 직원은 이날 오전 컨테이너에 실려온 중국산 김치박스에서 추출한 표본을 들고 안전성 검사를 받으러 출장을 떠난 상태였다. ●평택항검사소 1명이 10만t 검역 평택항은 중국산 김치의 70∼80%가 통관되는 곳. 김치가 배에 실려 동항과 서항에 도착하면 바로 근처 보세창고로 보내진다. 김치가 여기에 머무는 동안 세관과 식약청의 검사가 실시된다. 총 소요기간은 3∼10일. 중국산 김치는 식약청 검사실에서 한국식품공업협회의 식품공전에 따라 고유의 향과 색·모양 및 타르색소와 보존료·대장균 유무 등 검사를 받는다. 한번 검사를 통과하면 다음에는 서류 심사만으로 간소화되기 때문에 수입업자 및 제조업자들이 가장 긴장하는 과정이다. 직원 이장균씨는 “2002년부터 김치 수입이 가파르게 증가해 현재 평택항을 통해 들어오는 하루 500∼600개의 컨테이너 중 10∼20%가량이 김치를 실은 냉동 컨테이너”라면서 특히 “하루 평균 70∼80건에 이르는 검역대상 식품 중 10∼20건이 중국산 김치”라고 말했다. 그러나 올해 평택항을 통해서만 10만t이 들어올 것으로 예상되는 중국산 김치의 위생상태를 점검하는 직원은 단 한 명뿐이다. 소장을 뺀 나머지 2명은 김치를 뺀 나머지 수입식품을 다루고 김치 담당자도 다른 수입 음식을 함께 맡고 있다. ●학교급식 안먹고 ‘도시락´ 학생 많아 중국산 김치에서 기생충 알이 발견된 이후 첫 근무일인 이날 직장인, 학생과 학부모 등도 극도로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김치를 거부하는 직장인들이 많았고 갑작스레 학교급식 대신 도시락을 싸오는 중·고등학생들도 적잖았다. 평소 한식을 즐겨 먹는다는 박준영(28·서울 명륜동)씨는 이날 점심 때 평소 자주 찾는 설렁탕 집에서 배추김치 없이 부추김치, 깍두기, 무채만으로 밥을 먹었다. 주인에게 배추김치는 없는지 물었더니 “아무도 배추김치에는 손을 안 대 달라고 해야 준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씨 역시 꺼림칙해 달라고 하지 않았다. 아예 한식집을 찾지 않는 사람들도 늘었다. 회사원 홍미영(27·여)씨는 “직장 동료들과 양식이 나오는 패밀리 레스토랑에 갔다.”면서 “앞으로 도시락을 싸오거나 아니면 패스트푸드점을 이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학생 아들은 둔 김모(40·서울 마장동)씨는 급식을 하는 중학생 아들에게 당분간 김치만은 따로 챙겨줄 생각이다. 공연한 불안감도 확산됐다. 서울 종로구 C중학교 2학년 이모(14)군은 “교내 급식 김치가 강원도에서 직접 가져오는 것이라고 했는데도 친구들 사이에 믿을 수 없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손도 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일부 초등학교에는 ‘우리 학교 김치는 직접 담근 안전한 국산 김치입니다.’와 같은 안내 문구를 붙여놓기도 했다. 평택 이유종·서울 김준석기자 bell@seoul.co.kr
  • 유해식품 수입업자 특별관리

    앞으로 위해 식품 수입업자 등에 대해 블랙리스트가 작성된다. 블랙리스트 대상에는 식품 생산업체와 수입업자·국내 판매업자 등이 포함되며, 이들에 대해선 최소 6개월 이상 수입 식품에 대한 전수조사 등 특단의 관리가 이뤄진다.특히 수입업자가 불량 수입 식품임을 알고도 고의 유통시킨 것으로 드러날 경우 영구 퇴출토록 하는 등 강력한 제재조치가 취해진다. 보건복지부는 중국산 수입 김치의 기생충알 검출과 관련, 이같은 내용의 수입식품 안전대책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24일 알려졌다. 이에 따르면 수입식품에 대한 전산시스템이 대폭 강화돼 위해 식품을 들여올 경우 해당 식품의 제조업소별, 수입업체별, 제품별로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6개월에서 1년 동안 수입식품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또 식품 사고가 되풀이되는 식품 수입선을 중점관리 대상으로 지정, 통관시 검색을 보다 철저히 하기로 했다.수입식품의 유해성 우려에 대한 정보가 입수될 경우 즉각 수입 금지조치를 취하거나 요주의 조치를 통해 철저한 검색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전산망을 구비할 방침이다.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중국산 매연오토바이 불법 유통업자 검거

    서울경찰청은 20일 중국산 오토바이를 들여온 뒤 환경부의 배기 가스 검사를 거치지 않고 판매해 온 수입업자 임모(34)씨 등 12명을 대기환경보전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이들이 요즘 젊은층 사이에서 통학·레저용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미니할리, 포켓바이크 등 10여종 3300여대를 올 1∼8월 수입해 불법 유통시켜 왔다고 밝혔다. 이들은 50㏄ 미만 오토바이는 지방자치단체에 신고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을 악용해 수입 즉시 환경부 검사를 받지 않고 판매했다. 일부 업자들은 오토바이를 완구류로 수입한 뒤 인터넷 옥션 등을 통해 전국에 싼 값에 유통시켜 온 것으로 드러났다.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시론] 납김치와 발암장어/이민석 고려대 식품과학 교수

    [시론] 납김치와 발암장어/이민석 고려대 식품과학 교수

    최근 들어 중국산 식품의 위해성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기준치가 넘는 농약이 들어있는 한약재, 발암성 물질인 말라카이트 그린을 살균·보존제로 사용한 장어 및 수산물, 심지어는 한국인의 식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김치에서 납 성분이 검출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산 차 제품에서도 납과 농약이 나왔다고 한다. 중국산 식품은 모두 위해하다는 판단이 들 정도다. 중국산 식품이 우리의 식탁을 점령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국민의 건강은 위험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언제 어떤 품목에서 문제가 또 터질지 모르는 상황을 맞고 있다. 국내에 유입되는 중국산 식품의 위생관련 문제점은 식품의 생산주체가 너무 많고 유통망은 복잡한 데 반해 안전관리 수준은 현격히 떨어지는 것이다. 표준화가 어려울 정도로 다양한 1차 농축수산물의 생산과 이를 가공하는 수십만의 영세한 생산가공장, 다양하고 규격화되지 않은 생산·유통 체계까지 현 중국의 상황에서 안전한 식품을 기대할 수 없는 것은 오히려 당연한 결과인지도 모른다. 수입업자들이 중국산 식품 가운데 품질은 도외시하고 무조건 싼 것만 찾아 수입한다는 중국내의 비판도 없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렇다면 현재 우리나라의 수입식품 관리제도는 과연 문제가 없는가. 수입자유화 이후 수입물량이 대폭 증가하면서 검사 품목 및 건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것은 당연하나, 대부분의 수입식품은 통관단계의 검사에 의존하고 있어 안전관리의 효율성이 저하되고 있다. 현재 통관단계에서 수입식품에 대한 무작위 검사 비율은 전체의 20%정도다. 일각에서는 모든 식품을 검사하는 전수검사를 실시해야 한다는 극단적인 지적도 있지만 인력이나 비용 면에서 어려운 실정이다. 이번 납 김치 사태에서 볼 수 있듯이 국내산에 대한 허용 기준치나 규정이 없어 검사조차도 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게다가 식품과 관련한 정부 각 부처와의 협조나 정보공유의 부족, 위해물질에 대한 다양한 기초 연구 자료의 부족, 일부 식품유통업체의 무분별한 수입 등에 의한 총체적인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 물론 위해한 수입식품을 근절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불법으로 반입되는 식품을 막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또 정상적인 통관 절차를 거친 식품에서는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러려면 무엇보다도 현재 규정이 없는 수입식품의 규제를 위해서 먼저 국내산에 대한 엄격한 기준부터 마련하고 관리해야 할 것이다. 국제적으로도 ‘내국민 대우의 원칙’에 의거하여 체계적인 위생관리제도를 시행하게 되면 같은 수입품목에 대해서는 동등한 수준의 조건을 요구할 수 있다. 수입 통관 단계에서는 무작위 검사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부적합률에 따라 탄력적으로 적용하고, 중국과 같은 위생 취약지역에 대해서는 집중 검사체계를 강화해야 할 것이다. 또 수입국가와 우리나라 정부간에 긴밀한 협조체계를 구축하여 실질적인 국제적 감시망이 가동될 수 있도록 하며, 국내외 공인검사기관에서 발행되는 ‘사전검사증명서 인증제도’가 정착되어야 할 것이다. 국내에서 수입식품이 제공될 때에 원산지 표시를 의무화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다. 수입식품의 안전성 확보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효율적인 시스템의 구축과 충분한 인력, 정부의 노력에다 국민들의 의식전환 등이 함께 요구된다. 최근 정부기관도 다양한 업무 추진을 표명하고 있다. 국민보건의 기초 사안인 식품안전 향상을 위한 적극적인 관심과 노력을 기대해 본다. 이민석 고려대 식품과학 교수
  • 불법 수입농수산물 대대적 단속

    수입가격을 낮게 신고해 관세를 제대로 내지 않거나 중량을 속여 들여오는 등 농수산물의 불법 수입을 막기 위한 대대적인 단속이 실시된다. 박진헌 관세청 차장은 13일 “불법 수입 농수산물 특별단속본부를 설치, 불법 수입 농수산물과의 전면전에 나서기로 했다.”고 밝혔다. 서울·부산·인천·대구·광주에 모두 91개 팀 504명으로 특별조사팀이 구성됐다. 이날부터 내년 설날 직전인 1월28일까지 140여일간 특별 단속이 이뤄진다. 일부 수입업자들은 세금을 덜 내기 위해 수입품목을 속이는 것으로 관세청은 파악하고 있다. 예컨대 마른고추를 수입할 경우 관세가 270%이기 때문에 세율이 27%에 불과한 냉동고추를 수입하는 것처럼 위장하는 식이다. 또 올들어 비식용 대구머리라면서 수입된 게 103t이나 된다. 이 가운데 일부가 식용으로 둔갑된 게 있는지, 세금을 덜 내기 위해 식용 대구머리를 식용이 아닌 것처럼 속인 것인지 여부는 정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다. 비식용 대구머리의 관세는 5%, 식용 대구머리의 관세는 20%다. 관세청은 수입 농수산물의 저가 신고 행위는 포탈세액 추징과 형사처벌을 병행하고 밀수사범은 구속 수사를 원칙으로 하기로 했다. 또 적정하게 수입 가격을 신고했는지 사전 심사하는 품목에 냉동고추, 땅콩 등 22개를 추가하고 저가 신고 우려 품목과 수입업체에 대한 감시활동도 강화하기로 했다. 관세청은 ‘불법 수입 농수산물 단속 민관 협의체’를 구성하고 농수산물 생산자 단체에 ‘불법 수입 농수산물 신고센터’ 설치를 권고하기로 했다. 국민의 적극적인 신고(국번없이 125 또는 www.customs.go.kr)도 당부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달 말까지 농수산물 밀수 적발 건수는 178건(밀수금액 25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 줄었지만 저가 수입 적발업체는 62개로 226%나 증가했다. 관세청 관계자는 “이번 특별단속은 농수산물의 불법 수입이 없어지지 않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면서 “추석 등 농수산물 수요 급증 시기에 집중 단속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곽태헌기자 tiger@seoul.co.kr
  • [사설] 중국산 불량식품 이대로 둘 건가

    잇따라 보도된 불량 중국산 먹을거리의 실상은 충격적이다. 민물고기에서 발암물질이 발견된 데 이어 최근에는 돼지 연쇄상구균과 옥수수·고추에 포함된 불소의 중독사고도 일어났다. 중국에서는 화학물질로 만든 가짜 달걀과, 유통기한이 지난 우유가 버젓이 유통되고 있다고 한다. 중국산 먹을거리에 대한 공포가 커질 수밖에 없다. 중국은 식품안전 법규가 허술해 생산자들의 식품 생산과 유통과정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수입 중국산 먹을거리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우리나라도 대량 식품사고를 당할 가능성이 크다. 이를 막으려면 수입창구의 검역과 수입업자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중국내 항구 등에 우리 정부 기관의 현지 검역소를 늘리는 일이 시급하다. 당국자들은 검역이 현재 손과 눈대중 등 기초적인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지적하는 만큼 검역장비와 인력도 보강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 표본조사의 수를 높여 단속에 실효를 거둘 수 있다. 중국 농수산물을 몰래 들여오는 내국인 보따리상과 밀수업자에게도 본격 대처해야 한다. 이들은 단속의 사각지대에서 국내외 가격차만 노려 불량 먹을거리를 반입할 가능성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한번 적발돼도 가족이나 친지의 이름으로 다시 들여오면 검역당국이 적발하기 힘들다는 것은 문제다. 이는 해양수산부, 농림수산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청 등 관련 기관이 악질 수입업자 정보관리에서 공조를 못하는 탓이다. 이들의 공동 데이터이용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돈 몇푼 물면 끝나는 처벌 강도도 높여야 한다.
  • 부담금 징수액 10조원 넘어

    부담금 징수액 10조원 넘어

    지난해 각종 부담금 징수규모가 1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기획예산처가 28일 국무회의에 제출한 ‘2004년 부담금운용종합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부담금 징수액은 10조 415억원으로 2003년의 9조 1831억원에 비해 9.3%가 증가했다. 석유수입·판매업자에게 부과하는 부담금이 ℓ당 10원에서 14원으로 상승하면서 2127억원이 늘었고, 국민건강증진부담금은 지난해 말부터 갑당 150원에서 345원으로 인상되자 이를 앞두고 담배사재기로 총액이 1041억원 증가했다. 이외에 과밀부담금이 827억원, 전력산업기반기금부담금이 681억원, 환경개선부담금이 418억원, 국외여행자 납부금이 372억원 늘었다. 또한 농산물수입업자에게 부과하는 농산물수입 이익금과 수도권 대기환경개선특별법에 따라 오염물질 배출업체에 부과하는 총량초과부담금 등 2개가 신설돼 부담금 수도 102개로 증가했다. 농산물수입 이익금의 지난해 징수액은 1400만원 정도이며 총량초과부담금은 2007년부터 징수한다. 기획예산처 관계자는 “부담금운용심의위원회의 심사를 엄격히 해서 부담금의 불합리한 신설, 확대를 억제하고 제도개선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英, 신라면 수입금지

    |런던 연합|영국 식품기준청(FSA)이 지난 15일(현지시간) ㈜농심의 신라면과 새우깡, 짜파게티 등 라면과 스낵류 20종에 대해 수입 및 판매 금지 처분을 내린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28일 FSA 웹사이트(www.food.gov.uk)에 따르면 농심 제품은 방사선 처리를 한 원료들이 포함돼 있음에도 이를 포장지에 표시하지 않아 이같은 처분을 받았다. FSA는 농심의 라면과 스낵류 20종이 방사선 처리 사실을 포장지에 표시하도록 한 ‘식품상표규정 1996’을 위반한 사실이 적발돼 ‘식품 경보’를 발동했으며 농심 제품을 직수입하고 있는 영국의 수입업자가 관련 제품을 수거하고 있다고 밝혔다.FSA는 방사선 처리도 인가된 시설에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농심 제품의 영국 수입과 판매는 ‘식품 규정 1990’을 위반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FSA는 방사선 처리 자체가 식품 안전에 우려를 제기하는 것은 아니지만 관련 사실을 포장지에 표시하지 않았고 방사선 노출량을 엄격히 제한하는 인가 시설에서 처리되지 않았기 때문에 식품 경보를 발동했다고 설명했다. 식품에 대한 방사선 처리는 식중독을 유발하는 박테리아를 살균하는 방법으로 식품의 맛 등 품질에 영향을 주지 않아 여러 식품에 적용되고 있다.
  • [‘생존위기’ 사과농가] 중국산 수입대기·묘목값 급등 ‘죽을맛’

    [‘생존위기’ 사과농가] 중국산 수입대기·묘목값 급등 ‘죽을맛’

    “중국산 사과가 수입되면 사과농사를 포기해야 할 판입니다.”경북 영주시 풍기읍 이영철(58)씨는 요즘 표정이 어둡다. 중국산 사과가 수입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30여년 동안 사과농사를 지어왔다는 이씨는 “쌀에 이어 중국산 사과까지 개방하면 농민들은 다 죽으란 말이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또 “그동안은 작황이 부진해도 가격이 높은 것으로 위안을 삼았으나 이제는 이것마저도 기대할 수 없게 됐다.”고 낙담했다. 이처럼 중국산 사과 수입과 관련해 농민들의 원성이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지난 1997년 경북 안동시 일직면에 정착, 사과농사를 짓고 있는 강화수(42)씨는 “인건비와 농자재 가격 등이 매년 상승하는 데다 최근에는 쌀농사가 전망이 안보여 사과농사로 몰리는 바람에 사과 묘목값도 1년새 3배나 급등했다.”면서 “이같은 현실에서 수입개방까지 되면 농민들의 설 땅은 없다.”고 말했다. 충북 충주시 가금면 정구봉(60)씨는 “정부가 말끝마다 농민을 생각한다면서 막상 정책은 이와 동떨어지게 추진한다.”며 “수입시기를 최대한 늦춰 농민들을 보호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국 최대 사과 주산지인 경북 북부지역 시장·군수들도 발벗고 나섰다. 안동시 등 15개 시장·군수들은 최근 영주시청에서 모임을 갖고 ‘경북 사과주산지 시장군수협의회’를 구성했다. 협의회는 앞으로 사과 수입에 대해 적극 대처하고 대정부 건의를 위한 창구도 일원화하기로 했다. ●수입 개방은 시간문제 중국산 사과의 수입 개방은 시간문제다. 현재 중국산 양벚(체리)에 대한 수입위험평가가 진행 중이다. 이 평가가 마무리되면 사과에 대한 평가가 이어질 전망이다. 중국 정부는 이미 지난해 8월 사과에 대한 수입위험평가를 우리 정부에 신청했다. 병충해 유무를 검증하는 8단계 수입위험평가를 통과해야 하지만 빠르면 3년, 늦어도 5년 이내에는 모든 절차가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산 사과가 수입되면 국내 사과시장은 엄청난 소용돌이에 휘말릴 것이 뻔하다. 중국산 사과 값이 국산에 비해 크게 낮기 때문이다. 농협조사연구소에서 지난해 11월과 지난 4월 두 차례에 걸쳐 중국 사과 주생산지인 산둥성과 허베이성, 산시성 등 3곳을 방문, 실태를 조사한 결과 10㎏에 4000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 수입됐을 경우 관세, 해상운임, 통관비, 수입업자 수수료 등을 붙여 국내 농산물 도매시장에 출하되는 가격은 8720∼9490원으로 예상된다. 이는 국산의 3분의1수준이다. 국산 사과 값은 2만 7000원 정도이다. 농협조사연구소 오정윤(34)조사역은 “중국산 사과 값이 싼 것은 인건비가 낮은 데다 1990년 이후 우수품종 도입, 대량 생산, 재배기술 향상에 힘써 생산성을 높인 결과”라고 말했다. 중국의 지난해 사과 생산량은 2100만t으로 우리나라 38만t의 55배에 이른다. 중국산 사과의 품질도 국산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농협 조사팀과 함께 중국을 방문한 열린우리당 이시종(충북 충주) 의원은 “중국 사과생산지 3곳에서 생산되는 사과의 당도·경도·육질 등을 비교한 결과 국산에 비해 뒤떨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특히 산시성 일대는 해발 1200m의 고지대로 병충해가 적어 연간 15차례 농약을 살포하는 우리와 달리 4차례 정도만 농약을 사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지난 2002년 10월 캐나다 수출을 계기로 전 국토의 8분의1에 이르는 121만㎢를 ‘병충해 무발생구역’으로 지정하는 등 사과수출에 전력하고 있다. 중국 사과가 수입될 때 쯤이면 일본과도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돼 일본산 고급 사과도 수입될 전망이다. 국내 과수농가는 중국의 저가 공세와 일본의 품질 공세 사이에서 경쟁력을 상실하게 될 우려가 높다. ●품질 고급화·생산성 향상 급선무 경북 사과주산지 시장군수협의회 회장인 권영창 영주시장은 “사과 경쟁력 향상을 위해서는 고급화와 생산성 향상이 시급하다.”며 “이를 위해 키 낮은 사과보급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또 “정부는 사과 유통근대화사업에 더 많은 지원을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도사로 목회활동을 하다 농촌이 좋아서 귀농했다는 경북 안동시 북후면 이상호(46·사과농사 7년째)씨는 “중국산 사과수입을 품질 고급화 기회로 삼아야 한다.”며 “유기농법으로 무공해 사과를 생산하면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고 밝혔다. 충북 충주시 금릉동 유종현(47)씨는 “농산물 수입은 이미 대세여서 막을 수가 없다.”면서 “농민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영주·안동·충주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양주 공매 눈치대작전

    ‘루이 13세를 잡아라.’ 13일 오전 인천공항 화물청사에서는 17세기 프랑스 왕의 이름을 딴 시가 300만원짜리 고급 코냑을 손에 넣기 위한 신경전이 벌어졌다. 외국산 술 1201병을 일반인 32명을 대상으로 공매하는 현장에서였다. 이날 공매한 술은 2004년 6월부터 10월 사이에 압수된 것이다. ●올 첫 공매…2배 이상 몰려 오전 10시 인천국제공항 수출입통관청사 4층 교육장. 지난해 12월 이후 처음 실시되는 공매 시간이 다가오자 긴장감이 돌았다. “문 닫고 빨리 합시다.” 시계가 정각 10시를 가리키는 순간 50대 남자는 공매시작을 재촉했다. 입찰자 가운데 한 사람이라도 반대하면 지각한 사람은 공매에 참여할 수 없다. 이날도 뒤늦게 도착한 10여명은 발길을 돌렸다. 이날 가장 관심을 끈 것은 프랑스산 ‘루이 13세’가 누구에게 돌아가느냐는 것. 세관 관계자는 “종전 공매에서는 1병 정도 나올까말까 했는데, 이번에는 3병이나 공매 대상에 오르자 문의전화가 폭주했다.”면서 “그래서인지 공매 참가자도 평소의 2∼3배 수준”이라고 귀띔했다. ‘루이 13세’의 해외 면세점 판매가는 1000달러(100만원) 수준. 국내에 정식으로 들여오려면 145%(145만원)의 관세를 물어야 한다.‘원가’만 245만원에 이르는 셈이다. ●루이는 높으신 분 선물용(?) 이날 공매에서는 32명 가운데 4명이 ‘루이 13세’를 원했다. 회사원 박모(35)씨는 “사장님이 ‘높으신 분에게 선물할 것이니 꼭 2병을 사오라.”고 했다.”면서 “얼마를 쓰면 낙찰을 받을 수 있겠느냐.”라고 기자에게 되물었다. 주류수입업자 이모(35)씨, 익명을 요구한 양주 수집가와 사업가도 입찰에 참여했다. 공매 결과 회사원 박씨가 180만원에 1병, 수입업자 이씨가 160만원씩에 2병을 차지했다. ●보드카는 그대로 남아 참가자들은 각자의 필요에 따라 소매가 20만∼30만원짜리 양주를 신청했다. 이날 낙찰된 양주는 모두 117병으로,1370만원에 팔렸다. 신청자가 많이 몰린 18년·21년·31년산 위스키는 대부분 동이 났지만, 보드카나 와인은 아예 신청조차 없거나, 신청가격이 하한가에 미치지 못해 유찰된 것이 많았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어촌은 지금 구조조정중] ④연근해 어업 구조조정

    [어촌은 지금 구조조정중] ④연근해 어업 구조조정

    ■ 최저입찰제 도입… 어선감척 보상 ‘갈등’ 바다에는 지금 ‘사라호’보다 강력한 구조조정 태풍이 휘몰아 치고 있다. 50년 이상 ‘관행’을 이유로 지속된 싹쓸이 조업이 해경의 날선 단속으로 자취를 감추거나 꽁무니를 빼고 있다. 이와 맞물린 연·근해 어선 감척도 보상 액수와 범위로 폭풍전야다. 통상 10t이상인 근해어선은 지난해까지 보상이 마무리됐다. 문제는 국내 등록어선의 90%를 웃도는 10t미만의 연안어선을 정리하는 일이다. 다음달 말부터 보상에 들어간다. 전남은 전국 등록어선의 절반을 웃도는 3만 6898척이 있으며, 이 가운데 1000척을 2008년까지 줄인다. 지난해까지 485척을 줄였다. 이 가운데 근해어선이 127척, 연안어선이 160척이다. 전남 여수 국동항에서 만난 근해어선 선주 이관형(51)씨는 “10t짜리 근해유자망 보상가로 1억 6000만원을 받았다.”고 말했다. ●5t짜리 5000만원 보상설… “부족” 하지만 연안어선은 대상자가 많고 예산이 부족하다. 전남도는 올해 134억원으로 124척을 보상한다. 어민들은 노령화와 채산성 악화 등을 이유로 감척보상 확대에 적극적이다. 여수시 화양면 용진어촌계장 채형채(54)씨는 “연안어선 5t짜리 보상가로 5000만원설이 나오지만 어가마다 4000만원이 넘는 빚이 있다.”며 “수협이 먼저 보상비를 챙기면 어민들은 배만 날리는 꼴”이라며 가슴을 친다. 이 마을 어민들은 최소한 8000만원을 요구했다. 현재 전국 어촌계는 1913개, 어촌계별로 1척씩 5000만원에 보상한다고 쳐도 950억원이 든다. 정부의 올 감척보상비는 470억원이다. 정부는 이번에 감척 보상가를 매기는 데 입찰제를 도입한다. 정부가 어선별·업종별 위판실적 평균가를 내 어업손실액(폐업)을 제시하면 어민들이 폐업 응찰가를 써내는 최저 입찰제 방식이다. ●입찰제 도입으로 보상금 줄까 걱정 하지만 어민들은 폐업액은 물론 어선·어구에 대한 감정평가액이 시가보다 턱없이 낮을 것을 우려한다. 1t짜리 연안낭장망배가 있는 임채운(57·전남 여수시 남면 송고리)씨는 “멸치와 새우만 잡아도 한해 7000만원 이상을 번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어선정리에 따라 양식업과 관광업 등으로 업종 전환을 꾀하고 있다. 어민들도 감척보상 대가로 양식업 면허를 요구한다. 그러나 국내 양식장도 이미 포화상태다. 양식 어류는 수입량이 늘고 소비가 줄면서 설상가상이다. 전남 완도의 한 수입업자는 “중국산 점성어(점민어)는 ㎏당 5000∼6000원에 소매상에 넘긴다.”고 말했다. 완도 어류양식수협 관계자는 “국내 양식산인 광어는 ㎏당 1만원선에, 우럭은 500g당 1만 1000원선”이라고 밝혔다. 여수·완도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어선감척 후 대안은-값싼 중국산 공세에 양식업도 위기 정부가 어선 감척에 따른 고육지책으로 양식업을 권장하고 있다. 하지만 어민들에게는 녹록지가 않다.‘대박’보다는 ‘쪽박’이 될 확률이 훨씬 더 높다는 게 양식업자들의 주장이다. 지금 국내 어류와 패류, 해조류 등 3대 양식업은 총체적인 위기다. 경기침체로 횟감 소비량이 크게 줄면서 어류 양식업자들이 빚더미에서 허우적거린다. 값싼 중국산의 공세에 국내 양식업이 송두리째 거덜날 상황이다. 지난해 전남지역 수산물 생산량(68만t)만 보더라도 양식업이 53만t(79.4%)으로 절반을 넘어섰다. 고기잡이로는 14만t(20.6%)에 그쳤다. 지금 국내 양식업 중 그래도 목돈이 되는 것은 전복이다.3년가량 키워 ㎏당 5만원 이상이면 남는데 지금 6만원선을 웃돌고 있다. 하지만 전복도 3년 뒤를 장담할 수 없다. 최대 전복 양식장이 있는 전남 완도군. 지난해 2400가구가 2463㏊에서 1270t을 생산해 670억원을 벌었다. 김종식 완도군수는 “완도군에서는 지난 3년 동안 단 한 건도 신규로 전복양식 허가를 내주지 않았다.”며 “지금 시설로도 포화상태인데 이제 시작한다면 내다 팔 때쯤에는 공급 과잉이 불보듯 뻔하다.”고 말했다. 또 굴이나 홍합 등 패류는 생산량에 비해 소비량이 뒷받침해 주질 못한다. 김·톳·다시마 등 해조류는 젊은층이 외면하면서 소비량이 급감, 어민들 사이에서는 사양업종으로 인식된다. 한창 미역을 출하중인 완도군 금일읍 하화전 안정길(50)씨는 “지난해 양식 미역을 ㎏당 80∼100원에 팔았는데 올해는 홍수출하로 40∼50원이라도 공장에 넘긴다.”고 말했다. 가장 문제는 어류양식장이다. 한마디로 풍전등화다. 어민들은 해놓은 시설물을 놀릴 수 없어 고기를 넣는다고들 스스로 비하한다. 심하게 말하면 어류 양식업자 열에 다섯은 신용불량자 신세다. 국내산에 비해 절반 값도 안 되는 중국산 점민어를 비롯해 농어 등이 시장을 석권하면서부터다. 지난해 중국산 활어 수입량은 2만 3000t(940억원)으로 집계됐다. 육상 축양장은 열에 아홉 곳은 광어를 기른다.2002년부터 “광어 기르면 돈 번다.”는 소문에 엄청난 시설자금을 들여 앞다퉈 뛰어들었다.3년이 지난 지금 공급과다와 소비 급감으로 광어는 판로가 막혔다. 양식어민들은 한 푼이라도 사료값을 줄이기 위해 생산원가도 안 되는 값에 앞다퉈 출혈판매 중이다. 축양장에서 만난 직원 이일주(35·완도군 신지면 동고리)씨는 “광어는 ㎏당 생산원가가 1만 5000원인데 1만원에 팔고 있으니 마리당 5000원을 손해보는 셈”이라고 주장했다. 그나마 바다 가두리에서 키우는 우럭은 지난해 태풍과 중국에서 수입량이 줄면서 값을 물고 있다. 박홍광(65·여수시 남면 화태도)씨는 “우럭은 물량이 달려 500g에 1만 1000원을 넘고 있어 그나마 괜찮다.”고 말했다. 국내 최초로 홍해삼과 청해삼 양식에 성공한 김용덕(38·완도군 완도읍 군내리)씨는 주위에서 성공한 양식어민으로 통한다. 양식장 400여평에서 해삼 130만마리를 부화시켜 연간 2억원 벌이를 한다. 그러나 김씨는 “다시마와 미역 등 사료를 직접 길러 전복을 기른다. 전기료와 기자재, 시설비 소모품비 등으로 연간 8000만원이 들어가고 재투자비를 제하고 나면 손에 쥐는 건 사실상 2000만∼3000만원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돈을 벌려면 전복과 미역 등을 함께 기르거나 종묘를 직접 생산하는 복합양식밖에 없지만 어민들에게는 기술력 때문에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완도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바뀐 위판장 풍경 위판장이고 시장이고 펄떡거리는 쓸 만한 자연산 활어는 이제 ‘천연기념물’쯤으로 치부된다.99%가 국내외 양식산으로 자리바꿈됐다. 전국에서 하루 2000여명이 찾는다는 활어 판매 전문인 전남 여수 남산시장. 수족관에서 양식농어를 꺼내 바쁜 손놀림을 하던 순천횟집 여주인 기은정(49)씨는 “여그와서 자연산 찾으먼 바보라고. 인자 손님들도 국내산 양식을 선호한당게.”라고 웃었다. 위판장도 1995년을 정점으로 가파른 내리막길로 접어들었다. 바다에 고기가 없다 보니 고깃배가 크게 줄었다. 여수를 상징하던 안강망배(돔·농어·조기잡이배)는 160척에서 지금은 26척만 남아 명맥만 유지하고 있다. 8일 새벽 4시 여수 중앙시장. 고테구리 단속 이전 발디딜 틈이 없이 붐비던 경매시장이었으나 상인과 어민 등 합쳐봐야 50명 남짓이다. 여수시 남면 서고지 양식장에서 들어온 값싼 양식 숭어 수백마리가 시장바닥에 널부러져 그나마 고기맛(?)을 불어넣었다. 어른 팔뚝만 한 게 마리당 1700∼2000원이다.8년째라는 강종남(42·여수시 중앙동) 경매사는 “고테구리 단속 이후 사실 경매 물량이 없다.5t 미만 채낚기로 잡은 돔이나 농어 몇 마리가 보다시피 전부”라고 말했다. 활어가 사라진 자리는 냉동처리된 수입산 상자로 채워졌다. 병어·민어·삼치·갈치·명태·가오리·도다리는 상자당 3만∼4만원선에 낙찰됐다. 양태·서대·민어·조기도 80% 정도는 중국산이었다. 한 아주머니는 “갈치는 요즘 독도를 들먹거리는 일본 것인디. 안 먹어야 한디, 고기가 있어야제….”라면서 갈치 상자를 끌고 갔다. 같은 날 새벽 5시30분. 국동 여수수협내 위판장. 소흑산도와 동지나해 등에서 조업 보름 만에 들어 온 안강망과 저인망 등 중선배 4척이 냉동 고기상자 3000여개를 토해냈다. 입찰자 200여명, 트럭 10여대가 있었지만 위판장을 채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요즘 동지나해에서 잘 잡힌다는 조기와 아귀가 위판장을 점령하다시피 했다. 조기는 상자당 10만원, 젓갈을 담그는 송어는 3만원. 양식장 사료로 쓰이는 조기 새끼인 깡다리는 위판장에 못 들어오고 산더미처럼 밖에 쌓아뒀다. 동이 훤히 틀 때쯤 대여섯 번 위판장소를 옮겨가던 경매는 싱겁게 끝이 났다. 수협위판장 김향모(55·여수시 신월동) 경매실장은 “올 들어 위판장 반입량도 지난해 대비 20%가량 줄었다.”고 말했다. 95년까지만 해도 이곳 하루 위판량은 10만 상자. 연간 위판액이 1800억원이었으나 지난해에는 800억원대로 곤두박질쳤다고 한다. 경매사들은 “고기가 적어 흥이 나질 않는다.”고 푸념이다. 여수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왕우렁이 ‘제2의 황소개구리’ 우려

    왕우렁이 ‘제2의 황소개구리’ 우려

    에일리언이 꼭 우주에서만 오는 것은 아니다. 국경이나 대륙과 섬 등의 경계를 넘나들며 특정 지역의 고유 생태계를 위협하는 ‘침입외래종(Invasive Alien Species)’들이 나라마다 넘쳐나고 있다. 우리도 예외는 아니다. 지금은 수그러들었지만 한때 전국을 발칵 뒤집어놓다시피 한 황소개구리가 대표 격이었다. 붉은귀거북과 블루길(파랑볼우럭), 큰입배스 등은 전국의 하천이나 호수를 무대로 여전히 위세를 떨치고 있다. ●위해외래종 지정 10종에 불과 현재 법으로 지정된 생태계 위해외래종은 황소개구리를 비롯, 동·식물을 합해 모두 10종. 그러나 이는 위해성이 확인된 사례일뿐 국내에 들어온 다른 외래종들이 해롭지 않은 것으로 판명됐다는 얘기는 아니다. 황소개구리나 붉은귀거북 등의 폐해도 국내 도입 후 20∼30년이 지나서야 드러났다는 점을 감안하면 생태계 내에 많은 위해종들이 잠복해 있을 공산도 크다. 현재 황소개구리는 한창 때의 30% 수준으로 급감한 것으로 추정된다. 환경부는 감소원인에 대한 외부용역 결과를 조만간 발표할 예정인데, 원인규명이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얘기가 들린다. 근친교배로 인한 열성유전이 원인이라는 설이 있었지만 환경부는 “미국 본토의 황소개구리의 유전자와 비교해 본 결과 차이점이 드러나지 않았다.”고 한다. 이런 와중에 국내 생태계의 새로운 교란종으로 떠오른 것은 왕우렁이다. 남미 아열대지역이 원산지인 왕우렁이는 1980년대 초 동남아에 유입된 이후 토착 생태계 교란종으로 악명을 떨치고 있는 중이다. 채소와 수초, 연한 풀 등 대부분의 식생을 먹어치우는데다 번식력도 뛰어나 필리핀에서는 총 논면적(300만㏊)의 절반 이상이 피해를 입기도 했다. 동남아보다 상대적으로 추운 우리나라는 자연상태에서 번식이 크게 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지만 예상이 빗나갔다.20일 환경부가 발표한 ‘왕우렁이 생태계 위해성 조사결과’에 따르면 그동안 전남 일부 지역의 논농사에 피해를 일으켜온 왕우렁이의 월동지가 전북 정읍지역까지 북상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립환경연구원 김원명 박사는 “땅속으로 파고 들어가 에너지를 절약하는 등 월동 메커니즘을 터득해 앞으로 월동한계선이 점차 북상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1년에 1000여개의 알을 낳는 왕성한 번식력을 감안하면 황소개구리에 이은 새로운 생태계 파괴의 주범이 될 것이란 예측도 학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유해 가능성 외래종도 거래중” 국내 침입외래종은 ‘의도적’으로 도입된 이후 ‘관리미비’ 때문에 자연생태계로 퍼져 나갔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황소개구리나 왕우렁이, 블루길 등은 식용이나 농가소득용으로, 붉은귀거북은 방생이나 애완용으로 유입됐었다. 현재 무차별적으로 들어오고 있는 각종 애완·감상용 동·식물들이 언제 위해종으로 돌변할지 예측하기 어려운 대목이기도 하다. 이 가운데는 이미 외국에서 위해종으로 판명되거나 이와 비슷한 종으로 분류되는 동물들도 공공연히 거래되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방상원 박사는 “일부 국내 애완동물 수입업자의 판매목록에 일본이 침입외래종으로 지정한 몽구스 등이 포함돼 있는 경우도 발견됐다.”고 지적했다. 애완동물로 수년 전부터 다량 수입되고 있는 다람쥐과의 프레리도그를 비롯해 페릿, 햄스터, 고슴도치 등도 생태계 교란종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특히 “무역절차 규제완화와 애완동물에 대한 소유 및 과시욕구가 커지고 있어 외래종의 의도적 유입이 더욱 증가될 전망”(방상원 박사)이지만 유해 외래종을 차단하기 위한 국내 인프라는 거의 전무한 실정이다. 방 박사는 “외래종과 관련한 국내법이 19개에 이르지만 이미 지정된 10종의 위해종만 수입 금지될 뿐 나머지 외래종은 국경 단계의 감시기능이 없다. 생태계위해성평가제도가 아직 마련되지 않아 거미와 전갈, 지네, 거머리 등도 유해성 여부에 대한 판단없이 수입이 가능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우리나라에 도입된 외래종(2002년 9월 현재)은 동물 223종, 식물 281종 등 모두 504종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들 외래종 가운데는 봉숭아나 망초, 달맞이꽃, 코스모스 등 우리에게 친숙한 종들도 많다. 척박한 환경에 자리잡아 토양침식을 방지하는 등 유익한 기능을 제공하기도 한다. 하지만 외래종이 생태계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에 대한 사전평가제도나 사후 관리제도가 없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방 박사는 “생태계 외래종에 대한 전면적인 실태조사가 한번도 실시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외래종 관리에 관한 한 가장 기본적인 인프라조차 아직 갖추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그만큼 갈 길이 멀다는 얘기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인체조직은행’ 설립 내년 허가제로

    2005년부터 장기(臟器)를 제외한 뼈, 연골, 피부 등 인체 조직을 이식할 목적으로 수입·가공·채취하는 의료기관 등은 인체조직은행 설립허가를 받아야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인체조직은행허가 등 세부운영 규정안’을 마련,30일 입안예고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는 의료기관이나 조직 수입업자들이 자체적으로 인체조직을 채취·수입해서 식약청의 안전성 평가를 거쳐 의료행위에 사용하거나 병원에 공급해 왔다. 이 과정에서 무분별한 업체가 난립하고 감염 등의 문제점이 발생되자 구체적인 관리강화 차원에서 세부 운영규정을 마련한 것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의료기관 ▲인체조직 관련 사업을 목적으로 설립된 비영리법인 ▲조직 가공처리업자 ▲조직수입업자 등 허가받은 인체조직은행을 통해서만 인체 조직의 공급이 가능해진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중국산이 국산둔갑 윤달수의 10배폭리

    서울경찰청 외사과는 1일 윤달 특수를 노리고 중국산 수의를 수입,유통시킨 정모(38·수입업자)씨를 대외무역법 위반 혐의로,사찰 이름을 붙여 중국산 수의를 국산이라고 속여 판 전모(42·사찰 사무장)씨 등 4명을 사기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지난 3월초부터 중국에서 8만∼11만원씩에 수입한 수의 960벌을 국산이라고 속여 50만∼80만원씩 받고 팔아 부당이익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조사 결과 이들은 ‘윤달에 수의를 마련하면 무병장수한다.’는 속설에 따라 윤달인 지난 3월21일부터 4월18일 사이 중국산 수의를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팔공산 J사 윤년수의’라고 속여 인터넷쇼핑몰 등을 통해 팔아온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중국산 수의를 국산으로 속여 파는 조직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해외 불법송금 ‘환치기’

    요즘 불법송금의 방법으로 잘 동원되는 게 환치기다. 환치기는 외국환은행을 통해 정상적으로 돈을 외국으로 보내거나 외국에서 받는 게 아니라는 점에서 불법이다.예컨대 외국의 수출업체 A사와 국내의 수입업자 B사가 거래를 한 뒤 외국환은행을 통해 물품대금을 주고받지 않고 각각 현지에 개설된 환치기 계좌를 통해 입출금되는 방식이다. 국가간에 외화가 오고가지는 않지만 실제로는 필요한 돈을 주고받는 것이다. 외국에 유학간 자녀들을 위해 환치기 계좌를 이용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이 경우 은행을 이용할 때보다 송금수수료도 다소 싸다.이러한 방식으로 보낼 경우 변칙적으로 많은 돈을 송금할 수도 있다.유학자금을 변칙적으로 환치기계좌를 통해 보내는 것도 문제지만,더 심각한 것은 해외부동산구입을 비롯해 마약·도박·밀수 등을 위해 환치기 계좌를 악용하는 것이다. 수출 및 수입업자들이 환치기계좌를 통해 거액을 빼돌리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관세청 등 관계당국은 보고 있다.관세청은 환치기로 무역대금과 재산을 도피시키는 외환거래에 대해 집중 조사하고 있다. 최근 관세청은 4만 7000여명이 입출금한 51개의 환치기계좌로 4300억원 상당의 불법 외환거래를 알선한 대형 환치기 조직을 적발하기도 했다.˝
  • 해외 불법송금 ‘환치기’

    해외 불법송금 ‘환치기’

    요즘 불법송금의 방법으로 잘 동원되는 게 환치기다. 환치기는 외국환은행을 통해 정상적으로 돈을 외국으로 보내거나 외국에서 받는 게 아니라는 점에서 불법이다.예컨대 외국의 수출업체 A사와 국내의 수입업자 B사가 거래를 한 뒤 외국환은행을 통해 물품대금을 주고받지 않고 각각 현지에 개설된 환치기 계좌를 통해 입출금되는 방식이다. 국가간에 외화가 오고가지는 않지만 실제로는 필요한 돈을 주고받는 것이다. 외국에 유학간 자녀들을 위해 환치기 계좌를 이용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이 경우 은행을 이용할 때보다 송금수수료도 다소 싸다.이러한 방식으로 보낼 경우 변칙적으로 많은 돈을 송금할 수도 있다.유학자금을 변칙적으로 환치기계좌를 통해 보내는 것도 문제지만,더 심각한 것은 해외부동산구입을 비롯해 마약·도박·밀수 등을 위해 환치기 계좌를 악용하는 것이다. 수출 및 수입업자들이 환치기계좌를 통해 거액을 빼돌리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관세청 등 관계당국은 보고 있다.관세청은 환치기로 무역대금과 재산을 도피시키는 외환거래에 대해 집중 조사하고 있다. 최근 관세청은 4만 7000여명이 입출금한 51개의 환치기계좌로 4300억원 상당의 불법 외환거래를 알선한 대형 환치기 조직을 적발하기도 했다.
  • [위협받는 식탁] “돈 된다면…” 내던진 식품윤리

    이번에는 라면이란다. 이른바 ‘쓰레기 단무지’로 만든 불량 만두에 이어 유통기한이 지난 김치를 주원료로 한 라면이 충격을 주는 것은,한국인에게 이들 먹을거리가 밥과 다름없는 주식(主食)의 반열에 오른 지 오래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아직은 라면에 만두라도 서너개 넣을 수 있는 형편인 것을 다행스러워하며 김치나 단무지를 나누어 먹었던 서민들이 느끼는 상실감은 엄청날 수밖에 없다. 검찰과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이 10일 밝힌 단속 내용을 보면 이제 한국은 마음놓고 먹을 수 있는 음식이라고는 단 한 가지도 찾기 어려운 나라가 됐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문제의 라면에 들어간 김치는 유통기한이 지난 것은 물론 중국산을 한국산으로 둔갑시키기까지 했다.이 김치는 고속도로 휴게소의 국수를 공급하는 업체에도 속여서 팔았다.뿐만 아니다.우리밀 살리기운동이 벌어지면서 전국에 설립된 국산농산물 전문매장에 공급된 ‘우리’ 통밀스낵에는 미국산 깐밀이 40%나 들어 있었다.농촌살리기단체와 대형할인매장,종교단체 매장에 공급된 통단팥빵과 팥찐빵에도 중국산 팥앙금이 40%나 쓰였다. ‘순국산고춧가루 100%’라고 표시된 고춧가루는 국산고추에 중국산고추도 아닌 고추씨만 역시 40%나 들어갔다.대형 식품유통업체에서 판매된 돼지갈비는 국산돼지고기 40%에 수입산 돼지고기 60%가 섞였다. 임산부의 산후조리에 효과가 있다는 호박액과 호박죽도 베트남과 뉴질랜드산 수입호박을 섞어 ‘신토불이’와는 거리가 멀었다.우리 몸에는 우리농산물이 좋을 것이라는 소비자의 기대를 배반하고,우리농산물이 수입농산물보다 훨씬 비싸더라도 우리 농가를 살리겠다는 애국심을 철저히 능욕한 셈이다. ‘김치 사건’이 터진 이날 전북에서는 치킨집과 피자집,제과점에서 쓰는 포장용지에서 ‘형광증백제’가 검출됐다.형광증백제란 종이나 섬유를 하얗게 보이게 하려고 첨가하는 약품으로 피부에 부작용을 일으키는 것은 물론 발암물질 논란까지 일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 4일에는 볼트를 넣어 무게를 부풀린 중국산 냉동참조기가 국립수산물품질검사원에 적발됐다.지난달 19일에는 운동장에 깔거나 얼어붙은 도로에 염화칼슘 대신 뿌리는 공업용 소금을 식용으로 유통시킨 수입업자와 이 소금으로 젓갈을 만들어 판 식품가공업자가 붙들렸다. 지난 2월에는 인체에 치명적인 납땜과 공업용 본드가 묻어나는 불량 떡시루를 만들어 판 업소와 이 불량 시루를 다시 공업용 본드로 수리하여 떡을 만든 떡집이 단속에 걸렸다. 지난해 연말에는 공중화장실을 청소할 때 쓰는 공업용 이산화염소로 살균한 횟감용 한치와 문어가 백화점과 일식당 등에 유통되기도 했다.식품 안전 관리가 선진화하기는커녕 엉터리 식품 제조 수법이 갈수록 엽기화하고 있다. 한국 사회의 각 부문이 조금씩 선진화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지만,가장 먼저 선진대열에 합류했어야 할 식품 안전이 뒷걸음질치고 있는 것은 부끄러움에 앞서 생명의 위협을 느끼게 하기에 충분하다.지난해 864t의 한국산 냉동만두를 수입한 일본정부가 이날 수입금지 조치를 내린 것은 결국 한국의 엉터리 식품 관리가 국제적 망신으로 비화했음을 뜻한다. 서동철기자 dcsuh@seoul.co.kr ˝
  • [사설] 이번엔 ‘쓰레기 김치’ 뭘 먹어야 하나

    유통기한이 지난 중국산 ‘쓰레기 김치’까지 우리가 먹어온 사실이 드러났다.검찰에 적발된 수입업자들은 김치뿐만 아니라 밀,고춧가루,참기름,호박,돼지고기,닭고기 등의 원산지를 국산으로 속여 팔았다.마음 놓고 먹을 것이 없는 세상이 된 것이다.특히 김치는 성분에 관심을 두지 않는 라면 수프에 넣어 소비자들을 속인 점이 괘씸하다.이번에도 굴지의 라면회사가 불량 수프 재료를 납품받은 사실이 밝혀졌다.“김치의 산도가 높아졌을 뿐 위생상 문제는 전혀 없다.”는 뻔뻔스러운 변명을 늘어놓는 의식부터가 문제다.영리에 눈이 멀면 다른 사람의 건강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 것이다. 우리 식탁을 오염시키는 주범은 농약을 많이 쓰고 처리가 비위생적인 중국산 농수산물이다.뱃속에 쇳덩어리가 든 중국산 물고기까지 들어오는 상황이다.그런데도 단속은 허술하다.홈쇼핑이나 인터넷으로 원산지를 속인 농수산물이 버젓이 팔리고 있는 현실 아닌가.검사와 단속을 엄격히 하는 것 외에는 도리가 없다.지난해에만 3400여건의 원산지 허위표시가 적발됐다니 인력과 예산을 늘려서라도 단속을 강화해 국민 건강을 지켜야 한다. 상황이 이런데도 법원은 검찰이 청구한 식품수입업자들의 영장을 또 기각해 처벌 의지가 없음을 보여줬다.법원이 이러니 악덕업자들의 횡포를 어떻게 막겠는가.누굴 위해 법이 있고 법관이 있는지 생각해 볼 일이다.대법원은 이번 기회에 식품위생사범에 대한 양형 문제를 심도있게 검토하길 바란다.행정당국은 식품범죄자의 리스트를 작성해 같은 죄를 반복할 경우 업계에서 영원히 추방하는 등의 강력한 대응책을 추가로 내 놓아야 할 것이다.˝
  • [위협받는 식탁] “돈 된다면…” 내던진 식품윤리

    [위협받는 식탁] “돈 된다면…” 내던진 식품윤리

    이번에는 라면이란다. 이른바 ‘쓰레기 단무지’로 만든 불량 만두에 이어 유통기한이 지난 김치를 주원료로 한 라면이 충격을 주는 것은,한국인에게 이들 먹을거리가 밥과 다름없는 주식(主食)의 반열에 오른 지 오래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아직은 라면에 만두라도 서너개 넣을 수 있는 형편인 것을 다행스러워하며 김치나 단무지를 나누어 먹었던 서민들이 느끼는 상실감은 엄청날 수밖에 없다. 검찰과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이 10일 밝힌 단속 내용을 보면 이제 한국은 마음놓고 먹을 수 있는 음식이라고는 단 한 가지도 찾기 어려운 나라가 됐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문제의 라면에 들어간 김치는 유통기한이 지난 것은 물론 중국산을 한국산으로 둔갑시키기까지 했다.이 김치는 고속도로 휴게소의 국수를 공급하는 업체에도 속여서 팔았다.뿐만 아니다.우리밀 살리기운동이 벌어지면서 전국에 설립된 국산농산물 전문매장에 공급된 ‘우리’ 통밀스낵에는 미국산 깐밀이 40%나 들어 있었다.농촌살리기단체와 대형할인매장,종교단체 매장에 공급된 통단팥빵과 팥찐빵에도 중국산 팥앙금이 40%나 쓰였다. ‘순국산고춧가루 100%’라고 표시된 고춧가루는 국산고추에 중국산고추도 아닌 고추씨만 역시 40%나 들어갔다.대형 식품유통업체에서 판매된 돼지갈비는 국산돼지고기 40%에 수입산 돼지고기 60%가 섞였다. 임산부의 산후조리에 효과가 있다는 호박액과 호박죽도 베트남과 뉴질랜드산 수입호박을 섞어 ‘신토불이’와는 거리가 멀었다.우리 몸에는 우리농산물이 좋을 것이라는 소비자의 기대를 배반하고,우리농산물이 수입농산물보다 훨씬 비싸더라도 우리 농가를 살리겠다는 애국심을 철저히 능욕한 셈이다. ‘김치 사건’이 터진 이날 전북에서는 치킨집과 피자집,제과점에서 쓰는 포장용지에서 ‘형광증백제’가 검출됐다.형광증백제란 종이나 섬유를 하얗게 보이게 하려고 첨가하는 약품으로 피부에 부작용을 일으키는 것은 물론 발암물질 논란까지 일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 4일에는 볼트를 넣어 무게를 부풀린 중국산 냉동참조기가 국립수산물품질검사원에 적발됐다.지난달 19일에는 운동장에 깔거나 얼어붙은 도로에 염화칼슘 대신 뿌리는 공업용 소금을 식용으로 유통시킨 수입업자와 이 소금으로 젓갈을 만들어 판 식품가공업자가 붙들렸다. 지난 2월에는 인체에 치명적인 납땜과 공업용 본드가 묻어나는 불량 떡시루를 만들어 판 업소와 이 불량 시루를 다시 공업용 본드로 수리하여 떡을 만든 떡집이 단속에 걸렸다. 지난해 연말에는 공중화장실을 청소할 때 쓰는 공업용 이산화염소로 살균한 횟감용 한치와 문어가 백화점과 일식당 등에 유통되기도 했다.식품 안전 관리가 선진화하기는커녕 엉터리 식품 제조 수법이 갈수록 엽기화하고 있다. 한국 사회의 각 부문이 조금씩 선진화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지만,가장 먼저 선진대열에 합류했어야 할 식품 안전이 뒷걸음질치고 있는 것은 부끄러움에 앞서 생명의 위협을 느끼게 하기에 충분하다.지난해 864t의 한국산 냉동만두를 수입한 일본정부가 이날 수입금지 조치를 내린 것은 결국 한국의 엉터리 식품 관리가 국제적 망신으로 비화했음을 뜻한다. 서동철기자 dcsuh@seoul.co.kr
  • 외제차수입업체 27억 탈세

    관세청은 20일 벤츠와 BMW 등 고급 외제승용차 273대(400억원 상당)를 수입하면서 관세 등 각종 세금 27억원을 포탈한 자동차 수입업체 대표 김모씨 등 6명을 관세법 및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검거된 수입업자들은 지난 2001년 5월부터 지난 3월 말까지 가격명세서(송품장)에 가격을 실제보다 낮게 기재하는 수법으로 관세 7억원과 특별소비세 등 내국세 20억원을 내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2001년 8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독일에서 벤츠 등 고가 승용차 85대를 수입하면서 이런 수법으로 관세 2억 1000만원을 제대로 내지 않았다. 수입자동차의 경우 수입가격에 관세와 특별소비세,교육세,부가가치세 등 34%의 세금이 부과된다. 한편 배기량 3000㏄급 이상 고급 승용차 수입은 큰 폭으로 늘고 있다.지난 2001년에는 2328대(119억원)를 수입했으나,2002년에는 6146대(4428억원)로 급증했고,지난해에는 7502대(4364억원)로 늘어났다. 곽태헌기자 tig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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