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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관예우 ‘몸통’은 前대법관

    전관예우 ‘몸통’은 前대법관

    “전관예우의 몸통은 대법관 출신 변호사다.” “대법관 출신 변호사는 극소수이기 때문에 수임료도 많고 사건을 싹쓸이하고 있다.” 판·검사 출신 변호사들의 전관예우가 비판을 받고 있는 가운데 대법관 출신 변호사들의 전관예우에 대한 변호사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서울지방변호사회 한 고위 간부는 7일 “대법관 출신 변호사에 대한 전관예우가 사라져야 판·검사의 전관예우도 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한변협 관계자는 “변호인 명단에 전 대법관의 이름이 들어 있어야 대법관들이 기록을 관심 있게 읽어본다는 얘기가 많다.”면서 “그래서 대법원 상고 사건을 맡은 일반 변호사들은 대법관 출신 변호사의 이름을 변호인 명단에 함께 올리는데 거금을 대법관 출신 변호사에게 준다.”고 업계의 현실을 전했다. 대법원 사건에서는 대법관 출신 변호사들이 유리할 수밖에 없으며, 대법관 출신의 숫자가 적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빚어진다는 것이다. ●대법관 출신 극소수 무소속 임종인 의원은 일반 변호사의 심리불속행 기각률은 40%이지만 대법관 출신 변호사의 심리불속행 기각률은 6.6%라고 지적했다. 즉 일반 변호사들이 맡은 상고사건 100건 가운데 40건은 대법원에서 다뤄지지도 못하고 기각되지만, 대법관이 변론을 맡은 상고사건은 100건 가운데 6.6건만 기각된다는 것이다. 임 의원이 1990년 이후에 퇴임한 대법관들의 수임사건을 조사한 결과,13명의 대법관 출신 변호사가 맡은 사건의 63%가 대법원 상고사건이라고 말했다. 그는 “법조계 폐해의 핵심인 전관예우의 몸통은 대법관”이라면서 “대법관을 비롯한 법조계의 전관예우를 없애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대법원 배현태 홍보심의관(판사)은 “대법관 출신 변호사는 중요한 사건을 맡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보통 변호사보다 기각률이 낮지 않겠느냐.”면서 “대법관들이 대법원 사건을 많이 맡는 것은 상고사건을 신청한 의뢰인들이 많이 찾아오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변호사 개업 제약´ 추진 이런 논란 속에서 정치권에서는 대법관의 전관예우를 막기 위한 입법 움직임이 일고 있어 주목된다. 통합민주신당의 김동철 의원은 대법원장과 대법관이 퇴임한 뒤 변호사 개업이나 예우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도록 하는 대법원장 등 예우에 관한 법률 제정안을 연내 제출할 계획이다. 대법관 출신이 예우를 선택하면 무료법률 상담 등 공익활동을 하면서 재직시 급여의 80∼90%를 받도록 한다는 것이다. 임종인 의원도 퇴직한 법관이나 검사가 변호사로 개업할 경우 퇴직 직전 2년 동안 근무했던 법원이나 검찰청이 담당하게 될 사건의 수임을 2년 동안 제한하는 내용의 변호사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해 놓은 상태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용어 클릭 ●심리불속행 대법원은 상고사건 가운데 상고 이유나 요건이 성립되지 않는다고 판단하면 재판을 하지 않고 기각하는 제도다. 기각의 이유도 밝히지 않는다. 심리불속행 제도에서 형사사건은 제외된다. 심리불속행 제도에 대해서는 지난달 헌재에서 합헌 결정이 내려졌다.
  • [Seoul Law] “변호인단에 ‘대법관 이름’ 올리려 거액 사례”

    [Seoul Law] “변호인단에 ‘대법관 이름’ 올리려 거액 사례”

    대법원의 상고 사건이 매년 수백건씩 늘어나고 있다. 국민의 인권의식 향상과 경제 규모의 확대로 법원의 사건이 계속 증가하기 때문이다. 급증하는 사건 수에 비해 대법관 수는 턱없이 부족해 일일이 기록을 검토하기 힘든 상황이다. 그런데 대법관 출신 변호사들이 변호인 명단에 들어있으면 대법원에서는 사건을 유심히 본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일반 변호사들이 대법원 사건을 맡았을 때 변호인 명단에 대법관 출신 변호사의 이름을 올리려고 애를 쓰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 ●“대법관 출신 변호사 수임사건 기록은 신경 써 검토” 고백 서울 서초동의 한 개인변호사는 7일 “대법원 사건을 맡을 때 대법관 출신 변호사의 이름을 변호인단에 올리기 위해 그에게 수천만원을 준 적이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전 대법관의 이름이 변호인단 명단에 들어 있어야 대법관들이 수많은 사건 기록 가운데 아무래도 내가 맡은 사건을 읽어보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은 “대법관 출신 변호사가 서류 검토 외에는 전혀 사건 실무를 하지 않는 대신 이름만 빌려주고 적어도 1000만∼2000만원을 받는 것이 변호사업계의 관례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대법원의 한 판사는 “대법관 출신의 변호사 이름을 변호인 명단에 올리면서 돈을 주고받는다는 말을 몇번 들은 적이 있다.”면서 “반드시 없어져야 할 관행”이라고 강조했다. 과연 대법원에서는 대법관 출신 변호사 명단이 있는 사건에 얼마나 신경을 쓸까. 대법관을 지낸 D변호사는 “사건의 결과에 영향을 주지는 않지만 실제로 대법관 출신 변호사의 사건을 처리할 때는 심리불속행 기각이 되지 않게 신경을 쓰는 경향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조무제(현 동아대 교수) 전 대법관은 “대법관의 업무가 상당히 많은 것은 맞다. 하지만 휴일에도 일하고 대법원에 접수되는 사건 가운데는 복잡하지 않은 사건도 있기 때문에 기록을 모두 읽고 처리한다.”고 말했다. 사법개혁위원을 지냈던 서울대 법학부 신동운 교수는 “대법관은 처리할 사건이 너무 많아서 모든 사건을 깊이있게 심리를 할 수는 없다.”면서 “사건 담당 변호사에 함께 일했던 퇴임 대법관이 변호인으로 들어가 있으면 바쁜 상황에서도 기록을 신중히 보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결국 대법관 전관예우는 대법관의 업무가 과중해서 생긴다고 지적했다. ●책3권 분량 사건 하루 5~6건 처리… 기록 제대로 못읽어 대법원에서 다루는 사건 수에 비해 대법관의 수가 너무 적어서 심리불속행 기각이 자주 발생한다는 지적들이다. 서울지방변호사회 한 간부는 “대법원에 연간 접수되는 사건은 모두 2만여건이지만 대법관은 모두 13명에 불과해 대법관 1명이 처리해야 하는 사건은 하루 평균 5∼6건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고등법원 판사는 책 2권 분량 기록의 사건을 하루에 2∼3건씩 처리해야 하는데, 대법관들은 책 3권 분량의 사건을 하루에 5∼6건씩 처리해야 한다.”면서 “이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그래서 대법관들은 제대로 서류를 읽지도 못하고, 뚜렷한 이유도 제시하지 않고 심리불속행에 따라 사건을 기각하게 된다는 것이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10대 로펌 퇴임 대법관 서로 ‘모시기’ “전 대법관이 대법원 사건을 대리하면 대법원과 의사소통도 잘 되고 대법관이 사건 기록을 한 번 더 보기 때문에 로펌에서 경쟁적으로 대법관 출신을 영입합니다.”국내 5대 대형 로펌에 들어가는 A로펌 대표변호사의 말이다. 퇴임한 대법관들이 대형 로펌으로 몰려가고 있다. 이들은 로펌에서 고액의 연봉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03년 이후 퇴임 14명중 9명 대형 로펌 소속 지난 2003년 이후에 퇴임한 대법관 14명의 현황을 추적해봤다.9명은 10대 대형 로펌에서 일하고 있으며,2명은 개인변호사 사무실을 열었다. 이강국 전 대법관은 태평양에 근무하다 올해 초 헌재소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나머지 2명은 학계로 갔다. 손지열 전 대법관은 김앤장에, 송진훈 전 대법관은 태평양에, 서성·이규홍·변재승 전 대법관은 각각 세종·광장·화우에 몸을 담고 있다. 박재윤·유지담·이용우 전 대법관은 각각 법무법인 바른과 KCL, 로고스에 둥지를 틀었다. 모두 10대 대형 로펌이다. 윤재식·강신욱 전 대법관은 개인변호사로 활동 중이다. B로펌 대표변호사는 “대법관 출신 변호사들은 보통 중요한 사건을 맡는데 이런 사건들은 보통 대법원까지 가기 때문에 이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퇴임후 각각 모교인 동아대와 영남대에서 석좌교수를 맡고 있는 조무제·배기원 전 대법관은 모두 “변호사로 활동하면 경제적인 혜택을 더 받겠지만 후학을 양성하는 것이 공익에 더 부합된다.”고 말했다. 대법관 출신의 대형 로펌행은 2000년대 들어 두드러진다.1990년대에는 퇴임 대법관 21명 가운데 7명이 로펌행을 택했고,14명은 개인변호사 사무실을 열었다. 최근 전 대법관들이 대형 로펌으로 가는 것은 외환위기 이후에 급성장한 대형 로펌이 기업의 소송을 많이 대리하면서 자본이 몰리는 것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통합민주신당의 김동철 의원은 “대법원에 있는 대형 경제사범 사건의 대부분을 대법관 출신의 변호사들이 맡고 있다.”면서 “퇴임 대법관의 배임·횡령·기업인 사건 수임 사례를 보면 이임수·서성 전 대법관은 4건, 윤재식 전 대법관은 6건, 신성택·김형선·박준서·이용우·정귀호 전 대법관은 각각 1건씩 수임했다.”고 말했다. ●대형 기업 사건 수임 많아… 월 보수 3000만~2억원 현대자동차 정몽구 회장이 구속 기소되자마자 대법관 출신의 정귀호·이임수 변호사가 변호인으로 선임됐다. 윤재식 전 대법관은 두산그룹 사건의 변호를 맡았다. 김동철 의원은 “대형 로펌에 속한 7명의 대법관 출신 변호사의 월 보수액을 조사한 결과 한 달에 적어도 3000만원에서 많게는 2억원까지 받고 있었다.”고 말했다. 대법관 출신 변호사에게는 승용차와 기사가 제공되는 것으로 알려진다. 그는 “우리나라 법원에서 상징성을 가진 법관들이 퇴임 뒤 보통 사람보다도 더한 이익추구 행태를 보이며 명예와 권위를 잃고 마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헌재 재판관 출신은 로펌서 ‘외면’ 우리나라 5부인 행정부·입법부·사법부(대법원)·헌법재판소·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가운데 헌재와 대법원은 우리나라 최고의 사법기관이다. 헌재 재판관 9명과 대법원 대법관 13명은 모두 장관급으로 임기는 6년이다. 퇴임하고 나면 대법관 출신은 로펌에서 서로 초빙하려고 들지만, 헌재 재판관 출신은 로펌으로부터 외면받는다. 헌재 재판관을 지낸 변호사는 수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로펌의 계산이 깔려 있기 때문이다. ●‘정치적 사건´ 처리 많아 수익에 도움 안돼 꺼려 2003∼2007년에 퇴임한 헌재 재판관 10명의 현황을 추적해본 결과 4명이 로펌에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상경·권성 전 재판관은 법무법인 이우와 대륙에, 김효정과 송인준 전 재판관은 법무법인 한승과 서린에 각각 몸을 담고 있다. 소속 로펌은 모두 중소 규모다. 대법관 출신들이 대형 로펌에서 근무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한대현·하경철·김영일·김경일·주선회 전 헌재 재판관은 개인변호사 사무실을 열었다. 헌법재판소장에 내정됐다가 인준 파동을 겪고 지명철회된 전효숙 전 재판관은 아직 변호사 등록을 하지 않은 상태다.1990년대에 퇴임한 헌재 재판관들도 대부분 개인변호사로 활동 중이다. ●퇴임 10명중 4명만 중소규모 로펌에 법무법인 광장의 한 파트너 변호사는 “헌법재판소 사건은 우발적이고 정치적인 것이 많다.”면서 “수익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로펌에서는 헌재 재판관을 지낸 분이 크게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적극적인 영입활동 대상이 아니라는 얘기다. 대한변협의 한 관계자는 “법원 간부에게 헌법재판소에 가라고 하면 별로 내켜하지 않는 분위기“라면서 “헌재로 갈 바에야 차라리 몇 년 더 있다가 대법원에 가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법원에서 20여년간 근무한 법무법인 화우의 한 파트너 변호사는 “헌재 재판관보다 대법관 출신을 훨씬 선호하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이는 퇴임 뒤 수임료와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깔깔깔]

    ●하등 동물 어느 대학의 교수가 임기응변으로 종종 난처한 고비를 넘겼다. 어느 날 강의를 하고 있는데 누군가가 느닷없이 ‘꼬꼬오’하며 닭 우는 소리를 내 강의를 방해했다. 완벽한 닭 소리에 많은 학생들이 웃음을 터뜨렸다. 그러나 교수는 당황하지 않고 상황에 잘 대응했다. 교수는 놀란 듯이 시계를 꺼냈다. “벌써 아침인가! 내 시계는 세 시반밖에 안 됐는데…. 하지만 틀림없겠지. 하등동물의 본능은 빗나가지 않는 법이니까.” 이 소리에 폭소가 터졌다.‘하등동물’은 기가 죽어버렸고 교수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강의를 계속했다.●할부금 하루는 변호사가 고객에게 전화를 걸어 수임료에 대해 말했다. “선불로 1000만원을 내고, 나머지는 매달 57만원씩 36개월간 송금하시면 되겠습니다.” “꼭 자동차 할부금 내역처럼 들리네요.” 고객이 불만스럽게 말했다. “네, 그런 셈이죠. 그러나 자동차 등록세를 낼 일이 없으니 똑같지는 않지요.”
  • [사설] 로스쿨 정원 대폭 늘려야

    2009년 3월 문을 여는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제정법률이 최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로스쿨 정원을 둘러싸고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판사와 검사, 변호사 등 ‘법조 3륜’은 공급 과잉을 이유로 정원을 최소화(700∼1200명)하자는 입장인 반면 공급 주체인 대학과 법학교수회 측은 최대 4000명까지 늘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직역이기주의의 단면이다. 하지만 정부는 로스쿨 대학 수는 최대한 늘리되 정원은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다소 엉거주춤한 자세를 견지하고 있다. 로스쿨 숫자와 정원에 초점이 모아지는 이유는 사법시험 합격자가 가문은 말할 것도 없고 대학의 서열을 결정지어온 우리사회의 풍토와 무관하지 않다. 사법·행정·입법 등 권력기관에 얼마나 많은 인재를 배출하느냐가 가문과 대학의 위상을 가늠하는 척도가 돼 왔기 때문이다. 대학과 법학교수회 등이 필사적으로 로스쿨 정원과 변호사 시험 합격자 수를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반면 ‘법조 3륜’등 기득권 단체는 월 순수익 500만원을 근거로 변호사 배출 수를 지금의 1000명에서 500∼700명으로 줄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변호사 공급 과잉은 불필요한 수요를 창출하는 등 사회적 비용을 유발한다는 논리다. 우리는 사법개혁이라는 기나긴 여정을 거쳐 로스쿨을 도입하게 된 이유가 법률서비스 확대와 과도한 수임료 인하에 있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법률시장에도 시장원리가 작동돼 지금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법률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넓혀야 한다는 것이 수요자들의 요구인 것이다. 지난 25년 동안 변호사 수는 6배 늘어난 반면 소송 건수는 10배나 늘었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로스쿨과 변호사 숫자는 더욱 늘려야 한다.
  • [Seoul Law] 개정 변호사법 ‘헌재 심판’ 받는다

    [Seoul Law] 개정 변호사법 ‘헌재 심판’ 받는다

    매년 수임 건수와 수임액을 소속 지방변호사회에 신고하도록 한 개정 변호사법에 대해 변호사들이 헌법 소원을 제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법조인에 대한 불신을 해소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마련된 법 개정에 대해 변호사들이 이처럼 정면으로 반기를 들면서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되고 있다. ●개정 변호사법, 무슨 내용 담았기에? 3일 헌법재판소에 따르면 방두원(48)·권오영(49)·마영설(40) 변호사 등 3명은 최근 변호사법 28조 2 ‘수임사건의 건수 및 수임액의 보고’ 내용에 대해 헌법 소원을 제기했다. 이 조항은 지난 3월 법 개정 당시에 신설된 것이다. 수임장부에 수임일, 위임인 등의 인적사항 및 수임한 법률사건·사무의 내용과 함께 수임액도 신고하도록 했다. 이는 변호사가 제출하는 과세자료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모든 변호사와 법무법인, 법무조합은 매년 1월 말까지 전년도에 처리한 사건의 건수 및 수임액 등을 소속 지방변호사회에 신고해야 한다. 이를 어기면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내야 한다. 오는 27일 발효될 예정인 변호사법 시행령 개정안에서는 수임 건수와 수임액 외에도 ‘당사자 및 상대방의 인적사항과 수임사건의 취급기관·사건번호 및 사건명, 처리결과’도 기재하도록 했다. ●“과잉 금지, 평등의 원칙 위배” 방 변호사 등은 변호사법 28조 2의 내용이 헌법상 규정된 ▲영업의 자유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변론권-변호인으로서 조력할 권리 ▲과잉금지의 원칙 등을 위반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청구서에서 “수임액을 과세관청도 아닌 소속 지방변호사회에 보고하는 것은 과세자료 제출의 투명성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면서 “과세의 투명성은 세법을 통해서도 충분히 달성할 수 있는 목표이기 때문에 28조 2는 기본권을 과도하게 규제, 헌법상 과잉금지 원칙을 위배한 조항이라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청구서는 “변호사가 어떤 의뢰인으로부터 사건을 수임하고 있고 수임액이 얼마인지는 중요한 영업비밀로 이를 제3자인 지방변호사회에 신고하는 것은 직업 수행의 자유 및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동시에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실적으로 수임사건 수와 수임액이 곧 변호사의 능력처럼 이해되는 만큼 수임액이 적은 경우에는 무능력한 변호사로 낙인찍힐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또 “의뢰인이 제공한 비밀이 공개될 경우 의뢰인과 변호사 사이의 기본적인 신뢰관계가 깨지게 되고, 그러면 변호인으로서 충분한 조력도 불가능해진다.”면서 “다른 납세의무자나 전문직 종사자들과 달리 유독 변호사에게만 의뢰인과의 신뢰관계에 있어 가장 주요한 부분을 외부에 공개하도록 하는 것은 평등의 원칙에도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법무부 “내부 검토 뒤 의견서 제출” 법무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수임 건수와 수임액 신고는 변호사 개인에게는 영업상의 비밀이고, 의뢰인에 대해서는 사생활 침해의 여지도 있는 민감한 부분이긴 하지만, 우리나라 법조계에 대한 불신이 워낙 많기 때문에 처방 또한 강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헌법 소원이 제기된 부분에 대해서는 내부 검토 뒤 의견서를 제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지역 법원 더 늘어나나 법률 수요의 증가 등으로 각 지역에 법원을 신설해 달라는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이에 국회의원들이 앞장서 각 지역구를 위한 ‘각급 법원의 설치와 관할구역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을 발의, 법사위에 계류 중이다. 이기우 의원 등 44명은 지난달 수원에 경기고등법원을 설치해야 한다는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 의원 등은 발의안에서 “서울고법 산하 관할 인구 가운데 경기 인구가 전체의 41.0%이며, 서울고법 재판 건수 가운데 수원지법 관할 구역 사건이 14.1%를 차지한다.”면서 “인구·소송사건의 수와 관할 면적, 교통사정 등의 지표를 고려할 때 수원지법을 관할하는 독립적인 고등법원의 설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발의안은 경기고법 설치에 2012년까지 518억 5100만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했다. 이기우 의원 측은 3일 “정기 국회 통과를 목표로 서명운동 등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열린우리당 양승조 의원 등 10명도 지난 5월 천안지법 신설을 주요내용으로 하는 개정안을 발의했다. 양 의원 등은 “대전과 충남이 분리된 지 10년이 넘었지만 충남지역에는 대전지법 외에 다른 지법이 없는 실정”이라면서 “천안지청 관내 인구는 2001년 이후 15%나 증가했으며, 이 속도라면 2010년에는 관내 인구가 83만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고 천안지법 신설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천안지법 신설에는 2012년까지 279억 4100만원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 박세환 의원 등 11명은 춘천지법 본원에서만 관할하고 있는 파산 재판을 강릉지원에서도 가능하게 해달라며 법원 기능의 확대를 주요 골자로 하는 개정안을 발의했다. 한나라당 이주영 의원 등 14명이 마산에 창원지법 마산지원을 설치해 달라며 발의한 개정안은 국회 본회의를 통과, 지난 3월에 공포됐다.2011년 3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3개 로펌 가입 추진 5위권 내의 대형 로펌을 비롯한 3개 로펌이 변호사 손해보상 책임보험 가입을 신중히 검토 중인 것으로 3일 알려졌다. 로펌과 개인변호사를 대상으로 한 변호사 보험이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변호사 보험은 변호사들이 의뢰인에게 손해를 끼쳤을 경우에 보상해 주는 보험상품이다. ●법정 상고기간 놓치면 보상 불가피 대한변협 관계자는 3일 “3개 로펌이 변호사 보험 가입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변협 윤상일 공보이사는 “불변기간을 넘겨 상고할 기회를 놓치는 경우에는 손해보상의 대상이 된다.”면서 “개인변호사들이 많은 사건을 동시에 맡다 보면 이런 일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불변기간은 민·형사소송법상의 항소기간·상고기간·즉시항고기간처럼 정해진 법정기간이다. 그는 “로펌이 기업으로부터 법적 자문을 받으면 연구보고서를 작성하는데 기업이 보고서를 토대로 일을 추진하다 손해를 입었다면 보상을 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개인변호사와 로펌 모두 손해보상 책임의 대상이라는 얘기다. 실제로 지난해 한 합동법률사무소는 의뢰인 A씨에게 760만원을 물어야 했다. 법률사무소는 A씨로부터 돈을 받으려는 대여금 소송을 의뢰받았으나 법적 대응이 미흡했다며 오히려 A씨로부터 소송을 당했다. 법원은 재산상 손해액 660만원과 위자료 등 760만원을 A씨에게 물어 주라고 판결했다. ●보험 도입 5년간 가입자 400여명 불과 변호사보험이 도입된 지는 5년 지났지만 보험 가입 변호사는 400여명에 불과하다. 변호사들이 보험가입의 필요성을 절감하지 못하고 있는데다, 변호사 수임료가 불투명해 보험료율 산정이 어렵기 때문이다. LIG보험의 관계자는 “5년 전에 변호사배상책임보험 상품이 나왔을 때만 해도 서울 서초동에서 세미나를 열고 가입을 유도했다.”면서 “하지만 변호사들은 사고가 일어날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1억원 배상 한도의 보험상품에 가입하면 연간 36만여원의 보험료를 내야 한다. 한달 평균 3만원선이다. 변협 관계자는 “외국로펌과 변호사들은 모두 보험에 가입해 있는데 우리도 시장개방을 앞두고 변호사들의 인식전환이 필요하다.”면서 “로펌과 변호사들이 보험에 가입하도록 독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형 로펌들이 보험에 가입하면 보험료율은 내려가고 결국 개인변호사들의 보험가입으로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변호사들 인식전환 중요 한편 대한변협은 보험확대와 공제회 설립 등의 두가지 방안을 검토했으나 공제회 설립방안을 백지화했다. 변협 관계자는 “공제회 설립을 검토했으나 어려운 쪽으로 결론이 내려졌다.”면서 “공인회계사와 세무사도 공제회를 두고 있으나 공제회가 유명무실해지면서 보험으로 전환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공제회를 만들면 조직을 만들어야 하고, 그만큼 비용이 많이 들어가며, 기금운용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어렵고, 기금 고갈의 우려가 있다는 문제점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유지혜 박지윤기자 wisepen@seoul.co.kr
  • [경제불평등 이제 그만] (9) 변호사와 의뢰인

    [경제불평등 이제 그만] (9) 변호사와 의뢰인

    # 사례 1 경남 창원시에 사는 A씨는 지난해 12월 대구에 있는 한 법률사무소에 이혼소송을 의뢰하면서 선임료로 300만원과 부가세 30만원 등 330만원을 체크카드로 지불했다. 소송비용 명목으로 65만원을 더 냈다.A씨는 변호사가 없어 사무장과 사건위임계약서를 작성하면서 착수금 불반환 조항을 삭제해줄 것을 요구했다가 사무장이 형식적인 절차이며 패소하면 착수금을 돌려줄 수도 있다는 말을 믿고 계약서에 서명했다. 그동안 변호사는 한번 10분 정도 만나 상담했다. 사무장이 소장작성 및 취하, 가압류 설정 및 해제 등을 처리했다. 경위서, 초안작성, 증거자료 수집, 고소장 제출과 공탁금 납부 등을 A씨가 직접 했다. 업무 누락과 서류 오타로 소송이 지연됐다. 소송비용 65만원에 대해 영수증을 요구하자 간섭이 소송을 어렵게 한다는 말만 돌아왔다. 그러다 남편과 화해가 이뤄져 올 2월 초 소송을 취하했다. 소송을 진행하면서 든 실비를 뺀 선임료를 돌려줄 것을 요구했지만 거부당했다. # 사례 2 경기도 부천에서 건설업을 하는 B씨는 2004년 5월 서울의 개인변호사 C씨와 공사대금 4억 8000여만원을 청구하는 소송 위임계약을 체결하면서 선임료로 300만원을 지급했다. 그러나 지난 2년 반 가까이 소송을 대리해오면서 변호사가 의뢰인 B씨와 사전 협의 없이 일을 처리하고 개인적인 사유로 외국 출장을 가면서 복대리인을 참석시키거나 재판에 불참하자 불만이 쌓여갔다. 급기야 지난 3월21일 본안 소송 때에는 변호사가 늦게 출석하는 바람에 재판에 연기되자 더 이상 사건을 C변호사에게 맡길 수 없다며 위임계약 해지와 소송관련 서류를 되돌려줄 것을 요구했다. 그러자 C변호사가 위임계약서상의 승소 간주 조항을 들어 성공보수 3%를 달라고 요구하자 소비자원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계약서 시정권고 안지켜져 변호사들의 의뢰인에 대한 요구는 횡포에 가깝다. 과다한 수임료가 그 첫째다. 형사사건의 경우 가벼운 것이라도 최소 몇백만원에서 천만원대 이상까지 요구하며 궁박한 의뢰인들의 처지를 파고 든다. 성공보수를 요구하는 사례는 보편화되어 있다. 위의 사례와 같이 불공정한 위임계약서를 강요하는 일도 흔하다. 그렇다 보니 의뢰인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변호사들의 요구를 따른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2005년 한국소비자원의 심사청구에 따라 45개 변호사 사건위임계약서의 일부 조항에 대해 시정 권고를 내렸지만 여전히 바뀌지 않은 위임계약서를 쓰는 변호사들이 적지 않다. 소비자원에 따르면 1999년 이후 매년 400∼500건의 상담이 접수되고 이 중 15∼20%가 피해구제를 신청한다. 공정위의 변호사약정서상 착수금 불반환조항과 성공간주조항, 조정청구강제조항 등에 대한 시정권고 이후 대한변호사협회에서 사건위임계약서 예시안을 마련한 뒤로 상담건수가 조금 줄기는 했지만 별 차이가 없다. 올해에도 5월 말까지 소비자원에만 139건의 상담이 이뤄졌고 22건의 피해구제가 접수됐다. 피해구제 유형은 변호사 선임료와 변호사의 불성실 변론 등이다. ●변호사들 조정보다 소송 선호 소비자원이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73%만이 보수금 약정을 체결하고, 그것 53%만이 서면으로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약정서의 보수란을 공란으로 두는 경우도 60%가 넘었다. 약정서를 받지 않는 경우는 62%나 돼 의뢰인이 자신의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 근거조차 확보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소비자원의 고광엽 분쟁조정2국 일반서비스팀 부장은 “여전히 약정서에 의뢰인에게 불리한 조항들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피해구제가 신청된 사건들 중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에서 조정이 이뤄지는 것은 20% 정도로 낮은 편”이라며 “변호사가 조정보다는 소송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최태형 대한변협 대변인은 “예시안을 회원들에게 권고하고 있지만 강제할 수는 없다.”면서 “하지만 착수금을 반환하지 않거나 성공보수 간주 조항은 계약할 때 분명히 할 수 있도록 개선 중”이라고 말했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개선책은 없나 대한변호사협회는 한국소비자원 등의 의견을 수렴해 변호사 수임료와 불성실 변론 등을 둘러싼 분쟁들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최태형 대한변협 대변인은 보수와 관련해 “현재의 총액(정액)제와 시간제가 모든 의뢰인들에게 바람직한지는 판단하기 어렵다.”면서 “변협 차원에서 시간제 보수제도를 검토해볼 필요는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착수금 환급기준과 성공보수 관련 분쟁을 줄이기 위해 계약체결 때 이를 분명히 하도록 회원 변호사들에게 권고할 계획이다. 다음달부터는 변호사들에 대한 윤리교육을 강화한다. 또 변협내에 변호사윤리장전개정 특별위원회를 가동하고 있다. 지난해 개정된 변호사법에 따른 조치로 변호사들은 올해부터 1년에 한번씩 반드시 윤리 관련 연수교육을 받아야 한다. 이수하지 않으면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윤리교육은 대한변협의 회원이사가 담당한다. 채근식 대한변협 회원이사는 “의뢰인들의 진정사건을 보면 변호사들의 불성실 변론을 문제삼는 경우가 많은데 추상적일 때가 많다.”면서 “특히 변호사들이 사건 수임과정과 관련된 구체적인 부분에서는 잘 모르는 경우도 있어 사례 중심의 교육을 통해 분쟁을 줄이고 법률서비스의 길을 개선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소비자원은 선임료를 둘러싼 불공정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보수지급 방식을 총액 일시불 방식에서 단계별 지급 방식으로 개선 ▲변호사 보수 환급시 정산 기준 마련 ▲변호사 보수 및 소송비용에 대한 투명성 확보 ▲윤리규칙 준수를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 등을 제시하고 있다. 다음달부터 변호사들은 소득과 관계없이 모두 현금영수증가맹점에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기 때문에 영수증을 둘러싼 분쟁은 다소 줄 것으로 보인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낮은 수임료=낮은 서비스 편견 안타까워” “변호사 비용을 낮추는 데 일조할 수 있다면 더 이상 바람이 없다. 하지만 아직도 의뢰인들 사이에 수임료가 싸면 일이 제대로 되겠느냐는 생각이 팽배해 있어 안타까울 때가 많습니다.” 올해 1월2일 경남변호사회 소속 동료 변호사 3명과 함께 창원에서 ‘서민들을 위한 경남 소송지원 변호사 연대’를 발족한 이영인(46) 변호사가 털어놓은 6개월간의 소송지원 활동에 대한 소감이다. 소송지원 연대에는 민태식(43), 이종륜(48), 이재웅(45) 변호사가 함께 하고 있다. 이 변호사 등은 2000만원 이하 민사 소액사건, 가사사건, 개인파산 면책과 회생사건, 형사 단독사건 등 주로 서민들이 제기하는 사건들에 대해 최고 50만원의 선임료를 받고 있다. 인지대와 송달료, 공고료 등 통상 20만원 정도의 직접 비용은 의뢰인이 부담한다. 일반적으로 변호사를 선임하려면 300만원 정도가 든다. 적은 비용 때문에 서비스의 질이 낮을까봐 걱정하는 사람들을 위해 변호사 업계 최초로 소송 AS제도를 도입했다. 변호사에 대해 1차 불만이 접수되면 시정하고 2차 불만이 접수되면 다른 변호사로 변경하며, 그런 뒤에도 불만이 들어오면 선임료 전액을 환불해준다. 현재까지 접수된 사건은 민사·가사 206건, 형사 47건, 개인회생 및 파산 45건 등 298건이며 변호사가 선임된 사건은 민사·가사 50건, 형사 20건, 개인회생·파산 24건 등 99건이다. 이 변호사는 1인당 최대 4∼5건만 맡긴다. 아직까지 변호사 선임에 불만을 표시한 사람은 없다고 한다. 이 변호사는 “전관예우를 기대하고 빚을 내 500만원의 변호사 선임비를 냈는데 아들이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며 찾아온 노모나 의료사건을 의뢰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했다.‘변호사 선임료=서비스 질’이라는 높은 현실의 벽에 맞닥뜨릴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소송지원제도(www.knsos.com)가 다른 변호사들의 이익에 배치되는 면도 있어 변호사회의 협조를 구하기 어렵기도 하다. 제대로 되겠느냐는 동료들의 냉소적 반응도 부담스럽지만 이 변호사 등의 의미있는 ‘작은 실험’은 계속된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Seoul Law] 회비도 못내는 변호사들 많다

    [Seoul Law] 회비도 못내는 변호사들 많다

    “사건 수임이 전혀 들어오지 않아요. 수입이 없어 월 회비를 내기 힘듭니다.” 서울지방변호사회 총무과에 걸려온 한 변호사의 전화다. 변호사는 회비 면제를 요청했다. 하지만 휴업 신고를 하지 않는 한 회비는 내야 한다는 답변을 듣고 전화를 끊었다. 19일 서울지방변호사회에 따르면 지난해에 3개월 이상 회비를 내지 못한 변호사는 319명. 이 가운데 3∼6개월 체납자는 181명,6개월 이상 체납자는 138명이다. 서울지방변호사회 관계자는 “경제적인 어려움 등으로 월회비를 못 내는 변호사들이 늘고 있다.”면서 “6개월 이상 체납된 경우엔 업무상 과실이나 바쁜 일정 때문에 내지 못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6개월 이상 체납자는 2005년 70여명,2004년 40여명이었다. 서울지방변호사회 황용환 총무이사는 “공직으로 진출하는 변호사들이 늘어나면서 휴업신고도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휴업을 신고한 변호사는 모두 173명. 휴업 변호사는 2004년 87명,2005년 144명보다 늘어난 것이다. 대한변협 공보위원인 정주교 변호사는 “예전에는 변호사의 정년은 없었는데 최근엔 전관 출신조차도 나이가 많으면 사건 수임을 못 해 사실상 문을 닫곤 한다.”고 했다.60세가 넘으면 변호사 생활을 하기 어렵다는 말이 나온다. 서울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사무실을 운영할 여력이 없어 휴업하는 변호사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친분있는 변호사의 사무실에 이름만 올려놓고 출근도 하지 않는 변호사도 많다.”고 전했다. 2005년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원 변호사의 1인당 연 평균 사건 수임 건수는 34.6건이고, 최근 매년 2∼3건씩 줄고 있다. 한 개인변호사는 “매출액 가운데 5분의2는 사무실 임대료와 직원 월급으로 나가고 세금을 내면 수익은 매출액의 절반 정도밖에 안 된다.”고 말했다. 대한변호사협회 공보위원인 정주교 변호사는 “요즘 수임료가 200만∼400만원 하는 개인 송무만 연간 20건도 수임을 하지 못하는 변호사들이 많다. 연간 소득이 4000만∼5000만원에도 못 미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한 개인변호사는 “전문적인 사건을 다뤄야 하는 대형 로펌의 변호사들이 수임료 200만원짜리 사건도 맡는다.”면서 “그래서 개인변호사와 연수원을 수료한 지 얼마 안 되는 젊은 변호사들의 불만이 크다.”고 전했다. 법무법인 유비의 서상호 변호사는 “로펌들이 송무사건이 시장개방의 영향을 덜 받기 때문에 이 부문을 강화하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 대형로펌의 대표변호사는 “개인송무도 수익이 된다면 거절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대한변협 관계자는 “요즘엔 로펌의 변호사 수가 늘었고 이들을 유지하기 위해서 작은 사건도 마다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로펌의 사건 수임 싹쓸이 현상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도 없지 않다. 대형 로펌이라고 반드시 승소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최태형 변호사는 “대형사건은 여러 변호사가 필요해서 로펌에 맡기는 것이 맞지만 대부분의 사건은 로펌에 가도 개인이 처리하게 돼 있다. 결국 로펌이든 개인변호사든 누가 더 열심히 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고 말했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오용석 태평양 대표변호사 “5년뒤 뉴욕에 사무소 개설… 글로벌 로펌으로” “5년 뒤에 뉴욕에 사무소를 개설할 계획입니다.” 법무법인 태평양의 오용석(56) 대표변호사는 19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법률시장 개방시대를 맞아 국내로펌은 외국로펌의 공세를 막는 데 급급하다.”고 지적하면서 외국시장 진출이란 역발상을 강조했다. 그는 “글로벌 로펌으로 성장하기 위해선 적극적으로 해외에 진출해 외국로펌과 맞서야 한다.”면서 “삼성전자도 원래는 국내기업이었지만 수십년 동안 외국기업과 경쟁해 오늘날 글로벌 기업이 됐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태평양이 뉴욕사무소를 개설하면 국내 로펌 중 미국에 진출한 최초의 로펌이 될 수도 있다. 태평양은 해외 지향적인 로펌이다. 국내 로펌 가운데 처음으로 2002년 도쿄 사무소 문을 열었고,2005년에는 베이징 사무소를 개설했다. 오 변호사는 뉴욕 사무소의 수익성에 대해 “수익은 바로 나진 않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시장개방시대를 맞이한 만큼 해외에서 다양한 경험과 기회를 찾는 후배 변호사들이 많기 때문에 뉴욕 사무소 개설은 이런 욕구를 충족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뉴욕사무소에 근무하게 되는 변호사들은 국제적인 변호사로 성장하리라고 전망한다. 오 변호사는 “다른 로펌에선 태평양을 ‘시골 사람’이 만든 로펌이라는 우스갯소리를 한다.”면서 “하지만 이렇게 한국적인 정서가 강하기 때문에 구성원 사이의 유대관계와 의뢰인과의 신뢰관계를 중시하는 문화가 형성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의뢰인과의 신뢰관계를 지켜야 한다는 원칙 때문에 현재 의뢰인과 이해가 상충되는 사건수임은 모두 거절한다.”면서 “이렇게 거절하는 게 하루에도 1∼2건씩 된다.”고 자존심을 강조했다. 수익을 위해선 이런 것도 대리하는 것이 좋겠지만 원칙을 지켜 의뢰인들로부터 신뢰를 얻는 게 장기적으로는 발전에 보탬이 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태평양의 의뢰인은 주로 국내기업이다. 그래서 태평양이 외국기업을 많이 대리하는 일부 다른 로펌과 비교되기도 한다. 오 변호사는 “국내기업만을 대리해선 글로벌 기업이 될 수 없다.”면서 “앞으로 외국기업도 적극적으로 대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태평양은 외부에 합병을 안 하는 로펌으로 알려져 있지만 좋은 상대가 나타나면 우리도 합병을 할 수 있다.”면서 “하지만 만일 합병이 기존 구성원들의 유대관계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면 안 하는 게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로펌 탐방-법무법인 태평양 서울 역삼동 한국타이어빌딩에 입주해 있는 법무법인 태평양에는 국내 변호사 148명, 외국변호사 31명, 변리사·회계사 등이 근무하고 있다. 서울지법 부장판사 출신의 김인섭 변호사가 법무부 장관을 지낸 배명인 변호사 등과 함께 1986년 태평양합동법률사무소로 출범했다. ●국내로펌 근무환경 평가서 1위 이정훈·이종욱·이재식·강용현·오용석 변호사 등 5명이 대표변호사를 맡고 있으며, 설립자인 김인섭·배명인 변호사는 명예대표변호사를 맡고 있다. 해외파들이 만든 다른 대형로펌과 달리 태평양은 국내파 중심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한국적인 로펌’이란 평가를 받는다.‘수익을 따지기 전에 가치추구와 실현을 중시한다.’는 게 김인섭 변호사의 지론이다. 설립자인 김 변호사가 경영에서 손을 뗐지만 여전히 도덕과 양심에 어긋나는 사건은 맡지 않는다는 게 태평양의 기업 문화다. 구성원 사이의 유대관계가 끈끈하기로 유명하다. 아시아 법률전문지인 아시아로가 지난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태평양은 근무환경 평가에서 국내로펌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매년 20여명의 직원에게 해외 여행을 보내준다. 태평양 소속 변호사의 이직률은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기업자문 분야로 영역 넓혀 판·검사 출신이 많은 탓에 태평양은 송무 분야에 강하다. 이종욱 대표변호사는 “외국로펌이 들어와도 태평양의 송무 경쟁력을 따라올 수 없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표시한다. 송진훈 전 대법관과 이명재 전 검찰총장을 비롯해 법원과 검찰에서 이름을 날리던 쟁쟁한 인사가 많기 때문이다. 지난해엔 서울중앙지검 이승섭 첨단범죄수사부장이 태평양에서 새 둥지를 틀기도 했다. 이석채 전 정보통신부 장관, 이건춘 전 국세청장, 황두연 전 통상교섭본부장 등이 고문으로 활동중이다. 태평양은 송무가 강하면서도 꾸준히 기업자문 분야로 영역을 넓혀 왔다. 유학파 출신이 기업자문에서 송무로 영역을 넓히는 다른 로펌과 대조적이다. 특히 태평양이 강한 분야는 국제중재와 인수·합병(M&A). 국제중재팀장인 김갑유 변호사는 최근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국제중재기관인 런던중재법원 상임위원에 선정됐고, 가장 큰 국제중재기관인 국제중재재판소 상임위원으로 추천돼 있다. ●전문부서 시스템 보완 지적도 태평양은 지난해 총 매출액뿐만 아니라 변호사 1인당 매출액도 2위권인 것으로 알려진다. 출범 21년째인 태평양은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수임한 사건을 전문 부서에 맡기지 않고 전문성과 상관없더라도 이런저런 인연으로 사건을 가져온 변호사가 직접 처리하는 경우도 간혹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 이는 일부 다른 대형로펌에서도 찾을 수 있는 공통의 문제이기는 하지만 태평양이 리딩 로펌으로 발전하려면 해소해야 할 과제이기도 하다. 한 대형로펌의 파트너 변호사는 “현재 국내 로펌 가운데 전문부서 시스템이 정착되지 않은 곳도 많다.”면서 “전문부서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법률시장 개방시대에 성공여부를 좌우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이재후 대표변호사 “M&A 할 생각 없어”

    이재후 대표변호사 “M&A 할 생각 없어”

    “섣불리 다른 로펌과 인수·합병을 하거나 외국 로펌과 합작할 생각은 없습니다.35년 프로의 자존심을 지켜야죠.” 김앤장 이재후 대표변호사는 15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법률서비스 시장 개방에 대해 “시장 개방에 대한 대응은 토종로펌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로 독자적으로 나갈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직 특정 분야를 정해놓고 전문화하기보다는 모든 분야에 있어 전문가들을 다방면으로 육성하려 하고 있다.”면서 “외국 로펌이 역사도 길고 우리보다 인력, 재력 측면에서도 앞서지만, 우리도 30년 넘게 입지를 굳혀왔고 열심히 하면 대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변호사는 시장개방을 꼭 위기로만 보지는 않는다면서 “경쟁이 치열해지면 오히려 더 열심히 하게 될 테니 기회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쟁력은 결국 고객이 만족하느냐의 문제”라면서 “외국로펌과 경쟁을 하든 국내로펌끼리 경쟁을 하든 그 원리는 변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변호사는 “신규변호사 영입도 지금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면서 “아무리 대형화를 꾀한다고 해도 한꺼번에 갑자기 수백명씩 들어오게 하진 못한다. 여러 여건상 한계가 있고, 사람만 많이 뽑는다고 될 일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지나치게 비싼 수임료가 경쟁력 강화에 걸림돌이 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그는 손사래를 쳤다. 이 대표변호사는 “수임료가 비싸다는 이야기는 우리가 하는 일의 내용을 잘 몰라서 나오는 것”이라면서 “우리는 팀플레이가 원칙이기 때문에 혼자 하는 사건이 거의 없고, 사건이 복잡할수록 많은 인력이 투입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제적으로 보면 김앤장의 수임료가 절대 비싼 것이 아니다.”면서 “덤핑식으로 가격경쟁을 잘못 하게 되면 서비스의 질만 떨어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법률시장 빅뱅온다] (4)·끝 ‘분쟁예방’등 새 시장 찾아야

    [법률시장 빅뱅온다] (4)·끝 ‘분쟁예방’등 새 시장 찾아야

    무한 경쟁시대에는 변호사 수임료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외국·국내 로펌이 받는 수임료는 비싸지고 부동산·교통사고 등의 개인변호사들이 받는 수임료는 싸질 것이라는 얘기다. 법률시장 개방을 앞두고 법률시장이 경쟁력을 키우려면 전관예우 관행이 사라져야 한다. 전문가들은 국내 변호사들이 분쟁예방 등 새로운 법률서비스 개발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한다. ●전관예우 관행 경쟁력 걸림돌 대한변협 윤상일 공보이사는 24일 “법정에서 논리를 갖고 싸워야 하는데 인맥과 전관예우를 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지적했다. 사법연수원장을 지낸 건국대 홍일표 교수는 “전관예우는 없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법무법인 광장의 변호사는 “외국 로펌은 국내에 데려올 변호사에게 현지에서 받던 연봉을 그대로 주면서 주택과 사무실까지 제공해야 한다.”면서 “외국 로펌은 국내 로펌보다 1.5∼2배 높은 기업자문 수임료를 받을 수밖에 없고, 결국 국내 로펌도 덩달아 수임료를 올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혼·부동산거래·교통사고 등 일반 형사소송 수임료는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법무법인 태평양의 변호사는 “국내 로펌은 외국 로펌에 뺏긴 수익만큼 개인변호사의 영역을 침범할 것”이라면서 “결국 개인변호사는 가격 경쟁력을 위해 수임료는 낮출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 서초동 법조타운의 한 개인변호사는 “요즘 변호사 숫자가 많이 늘면서 교통사고의 평균 수임료가 전보다 3분의2 수준으로 떨어졌다.”면서 “법률시장이 개방되면 수임료는 더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동남아등 해외시장 개척도 법무법인 세종의 김범수 파트너 변호사(변협 국제이사)는 “우리나라의 법률서비스가 분쟁 해결에 중심을 두는 것과 달리 미국과 영국 등 선진국은 분쟁 예방에 초점을 두고 있다.”면서 “분쟁이 커지기 전에 막아야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우리도 분쟁예방 같은 새로운 서비스 분야를 개발해야 한다는 얘기다.S기업 법무팀의 변호사는 “법률시장 개방을 계기로 시장에서 분쟁예방 업무의 비중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법무법인 KCL의 임희택 대표변호사는 “법률산업에 비즈니스 마인드가 더 강화돼 기업이 신상품 개발에 노력하듯이 변호사들도 신수요 창출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범수 변호사는 “우리나라 변호사들은 의뢰인이 찾아오기를 기다리지만 영·미계 변호사들은 새로운 법률 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해 많은 사람을 찾아 나선다.”면서 “외국 로펌이 진입하면 서비스 공급자가 늘어서 변호사들이 기존과 달리 새로운 수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H그룹 법무팀의 변호사는 “동남아 국가에 우리나라 법체계를 전파하면 국내 로펌들이 해외에 진출할 수 있는 길을 넓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지혜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법률시장 빅뱅온다] 삼성화재 이상주 상무 “전략적 제휴 활성화”

    “국내 기업이 해외에서 소송을 대리할 외국 로펌을 고를 땐 객관적인 평가작업을 거쳐야 한다.” 삼성화재 법무실의 이상주(변호사) 상무는 10일 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국내 기업들은 해외 소송을 대리할 외국 로펌을 택할 때 평가 모델이 없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는 외국 로펌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 평가가 어렵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앞으로 법률시장이 개방되면 외국 로펌과의 접촉이 늘고, 관련 정보가 많아지기 때문에 이 문제가 자연스레 해소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 상무는 외국 기업이 로펌을 택하는 하나의 평가모델로 ‘제너럴 일렉트릭(GE) 모델’을 들었다.“지난해 미국을 방문했을 때 GE는 ‘서비스 평가’와 ‘제안서 평가’를 통해 우수한 로펌을 선정해 제휴관계를 맺고, 심지어 특정 사건에 대해 이들 로펌을 대상으로 수임료를 온라인 경매에 부쳐 저렴한 수임료를 제시한 로펌에 사건을 맡겨 법률비용을 줄이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이 상무는 이런 모델을 국내 법률시장에 도입하는 것이 좋지 않느냐는 질문에 “미국 법률시장은 규모가 커서 대형 로펌이 수십개나 있지만 우리나라는 시장규모가 작아 로펌의 수가 많지 않기 때문에 GE의 모델을 이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국내 기업도 해외 소송시에 이런 모델을 사용하면 비용은 줄고 서비스의 질은 높아질 것 같다.”고 전망했다. 실제 GE는 2002년부터 이런 모델을 도입해 거래 로펌을 수백개에서 108개로 줄였다. 이후 집중적으로 로펌을 관리해 전략적인 제휴가 가능해졌고, 법률 서비스 비용은 크게 줄었다. 국내 한 대기업은 GE보다 5배 이상 많은 외국 로펌과 거래하기 때문에 많은 로펌과 효율적이고 전략적인 제휴를 하기 어렵다. 이 상무는 법률시장이 개방되면 국내 기업이 외국 로펌과 전략적인 제휴 관계를 맺는 경우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전략적인 제휴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다. 현재는 사무실이 멀어 접촉 빈도가 적어 신뢰를 쌓기 힘든 측면이 있다.”면서 “국내에 외국 로펌의 지사가 열리면 자연히 상호간에 신뢰를 쌓기 좋은 환경이 조성되지 않겠냐.”고 말했다. 그는 “현재 외국 로펌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국내 기업이 국내 로펌을 통해 외국 로펌을 소개받을 때 소개료를 내는 경우가 많은데 외국 로펌 지사가 국내에 열리면 이런 비용은 없어질 것”이라면서 “법무팀 직원들이 외국 로펌과 전화통화를 하기 위해 새벽까지 기다리는 시차 비용도 없어지는 게 장점”이라고 했다. 이 상무는 “5년 뒤 법률시장이 완전히 개방되면 해외 변호사 자격을 갖고 있는 기업 법무팀의 변호사들이 국내에 진출한 외국 로펌으로 옮길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면서 “기업 법무팀의 인력 유출이 생길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법률시장 빅뱅온다 (1) 변화사들 시장개방에 무방비] “수임료 급등할것” “고용불안·이직늘것”

    법률시장 개방으로 공급(변호사)이 늘어 비용(수임료)이 낮아지리라는 관측을 내놓는 이도 있다. 하지만 변호사들은 대부분 시장 개방의 여파로 오히려 수임료가 급등할 것을 우려한다. 시장이 개방되면 로펌 변호사들이 다른 로펌으로 이직을 하고 혹은 해고를 당하는 현상이 빚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현재까지 우리나라에서 로펌 변호사들이 이직을 하는 경우는 많지 않고, 해고를 당하는 일은 극히 적었다.‘같은 로펌에서 일하면 한 가족’이라는 정서가 강했기 때문이다. ㈜한화그룹 법무팀 정상식(변호사) 상무는 “사법시험 합격자가 1000명인 시대인데도 변호사의 수임료는 내려가지 않았다. 소송에서 이길 수 있는 변호사가 부르는 값이 바로 시장가가 되기 때문”이라면서 “법률시장에선 생각하는 것처럼 일반적인 경제원리가 통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태평양의 파트너인 김갑유 변호사는 “앞으로 외국 로펌은 고액 연봉을 제시하면서 국내 변호사를 유혹할 것”이라면서 “국내 로펌은 인재 유출을 막기 위해 연봉을 높일 수밖에 없고 자연히 변호사 수임료는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먼저 시장을 개방했던 싱가포르·일본·영국·호주 등에서 변호사 수임료 급등 현상은 공통적으로 나타났다. 김갑유 변호사는 “외국 로펌의 돈 유혹에 넘어가는 국내 변호사들이 적지 않을 것”이라면서 “실제로 우리나라와 법률체계가 비슷한 일본에서도 변호사들이 미국 로펌에 많이 들어갔다.”고 전했다. 하지만 외국 로펌에 고용된 변호사들은 상당한 고용불안을 느낄 것으로 보인다.법무법인 세종의 파트너인 김범수 변호사는 “미국 로펌에 고용됐다가 수익을 못 낸 많은 일본 변호사들이 결국 로펌에서 쫓겨났다. 외국 로펌과 제휴관계를 맺었다가 결국 파트너십이 깨진 일본 로펌이 적지 않다.”면서 “이는 싱가포르에서도 마찬가지”라고 우려했다. 법무법인 광장의 파트너인 김재훈 변호사는 “외국 로펌으로 갔던 변호사들은 정을 중시해 함부로 해고를 하지 않는 국내 로펌으로 다시 돌아오기를 희망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한국에 첫 발을 내딛는 외국 로펌은 국내 변호사를 직접 고용하면서 중소 토종로펌과 합작하는 전략을 펼칠 것이라고 했다. 국내 대형 로펌은 외국 로펌과 경쟁을 벌이겠지만 중소 로펌은 합병을 통해 덩치를 키우는 전략을 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다는 얘기다. 성균관대 법학과 김성용(변호사) 교수는 “국내 대형 로펌은 국내 중소 로펌을 합병하는 외국 로펌에 외국 기업 고객을 적지 않게 뺏길 것”이라고 전망했다.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법률시장 빅뱅온다] 변호사 72% “법률시장 개방 무방비”

    [법률시장 빅뱅온다] 변호사 72% “법률시장 개방 무방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타결로 법률 서비스 시장은 5년 뒤면 완전 개방돼 ‘빅뱅’의 대변화를 겪게 된다. 서울신문은 시장개방으로 무한경쟁시대를 맞는 변호사들의 의식, 외국로펌의 국내시장 공략 방법, 우리의 생존전략 등을 신설하는 ‘서울 로(Seoul Law)’지면을 통해 네 차례 시리즈로 짚어 본다. 우리나라 변호사 열 명 가운데 일곱 명 이상이 시장 개방에 무방비 상태라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무한경쟁’ 시대를 앞두고 법조계의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시장이 개방되면 소비자인 국민들은 보다 질좋은 법률 서비스를 받을 수 있으나 수임료 상승이 우려된다. 서울신문이 3일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KSDC)와 공동으로 개인변호사 84명과 국내 20대 로펌 소속 변호사 58명 등 변호사 14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법률서비스 시장 개방에 대한 변호사 의식조사’에서 ‘법률시장 개방에 대비해 로펌과 개인 변호사가 자체적으로 충분히 준비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72.6%가 그렇지 못하다고 응답했다. 이에 반해 ‘잘 준비하고 있다.’는 응답은 2.9%에 그쳐 시장개방에 무방비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와 대한변호사협회가 법률 서비스 시장 개방에 대한 대비책을 충실히 마련하고 있느냐.’는 질문에도 그렇다는 응답은 2.1%뿐이고, 그렇지 않다는 부정적인 응답은 84.3%로 나타났다. 국내 로펌의 실력을 외국 로펌과 비교하는 질문에는 74.3%가 국내 로펌의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대답했다.‘별 차이 없다.’는 응답은 10.3%에 그쳤다. 특히 로펌 소속 변호사 중에는 90.3%가 외국 로펌에 비해 경쟁력이 없다고 응답해 로펌 스스로가 더욱 가혹했다. 유지혜 박지윤기자 wisepen@seoul.co.kr
  • 변호사 범죄↑ 무한경쟁탓?

    변호사 범죄↑ 무한경쟁탓?

    ‘변호사 범죄가 일반 범죄를 뺨친다.’ 고급 화이트 칼라(사무직 근로자)로 일컬어지는 변호사들의 잇따른, 파렴치한 범법 행위를 두고 한 말이다. 광주지검은 24일 개인 파산 사건을 소개받아 거액의 사건 수임료를 챙긴 혐의로 이모(67·전직 고법원장)씨를 구속했다. 서울의 한 법무법인 대표 변호사는 최근 재개발 대상 부지의 매입문제를 해결해 주겠다며 건설사측으로부터 거액의 용역비를 받은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됐다. 서울의 또다른 법무법인 대표 변호사는 유명 소프트웨어 업체와 불법 복제품 사용자의 민·형사 소송을 맡는 계약을 한 뒤 브로커를 동원해 ‘함정단속’을 펴는 방식으로 PC 판매상들로부터 10억원대의 합의금을 받은 혐의로 내사를 받고 있다. 이처럼 최근들어 ‘변호사 범죄’가 눈에 띄게 늘면서 이들의 도덕성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비리 8명 자격박탈 중징계 24일 대한변호사협회에 따르면 2002년부터 2005년까지 국내 변호사들의 부적절한 행동으로 협회로부터 징계를 받은 건수는 100건을 웃도는 것으로 집계됐다. 범범 행위 가운데는 미성년자 성매매를 비롯해 상습도박, 아내폭행, 세금체납, 사전선거운동 등 일반 범법자들과 별반 다를 게 없어 보이는 행위도 13건이나 적발됐다. 교제비 명목의 금품수수 및 뇌물공여 3건, 진실은폐 및 허위진술도 2건이나 적발됐다. 특히 지난 한해 동안 변협이 변호사를 징계한 건수는 47건으로 2005년(34건)보다 13건이나 늘어났다. 이 가운데 8명의 변호사에게는 자격 박탈의 중징계를 내렸다. ●사회적인 감시시스템 필요 변호사들의 범법행위에 대한 불감증은 치열한 경쟁이 큰 요인이다. 대한변협측은 “매년 1000명의 새로운 법조인이 탄생, 변호사 시장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징계 변호사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1993년 2450명이던 대한변협 소속 변호사가 지난해에는 6997명으로 늘었다.10년 전인 97년(3189명)에 비해 2배 가량 급증했다. 이에 따른 부작용을 감시하고 감독할 만한 시스템이 없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변호사협회가 고작이다. 표창원 경찰대(범죄 심리학과) 교수는 “정보접근이 쉬운 데다 전문성으로 인해 변호사라는 직업은 범법의 유혹에 가장 많이 노출돼 있다.”면서 “개인이나 변호사단체의 내부적인 규제 시스템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검증·감시 시스템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서울광장] 공직자비리수사처를 다시 생각한다/황진선 편집국 수석부국장

    [서울광장] 공직자비리수사처를 다시 생각한다/황진선 편집국 수석부국장

    어떤 사안의 적법성과 위법성을 판단하는 사법(司法)기관과 그릇된 일을 바로잡는 사정(司正)기관이 공정성을 잃으면 사회 정의는 공염불이 되고 만다. 그러기에 그 구성원들에게는 최고의 도덕성과 청렴성이 요구된다. 오얏나무 아래서 갓끈을 고쳐매는 우(愚)를 범해서도 안 된다. 그런데 지난 석달간 일어난 일들을 살펴보자. 지난해 11월17일 론스타 코리아 대표 유희원씨에 대해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법원이 4번째로 기각하자, 이용훈 대법원장과 유씨가 친분이 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그 1주일 전엔 법원과 검찰의 고위 간부 4명이 유씨에 대한 구속영장과 관련해 서로 ‘이해의 폭을 넓히기 위해’ 비밀회동을 했다. 새해 벽두인 4일에는 이 대법원장이 변호사 수임료 중 5000만원을 신고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변호사로 있던 2000년 9월부터 2005년 8월까지 400여건을 수임해 60여억원을 벌었으며, 대법원 사건 수임 비율이 74.6%에 이른다는 사실도 공개됐다.8일에는 이 대법원장이 변호사 시절, 조관행 전 서울고법부장판사 등 판사 10여명에게 전별금이나 식사비 명목의 돈을 건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검찰이 브로커에게 금품을 받은 조 전 부장판사를 수사할 당시, 변호인이 “대법원장이 아끼는 사람이고 상당액의 전별금도 줬다. 잘 처리해 달라.”는 취지의 부탁을 했다는 얘기까지 터져나왔다. 조 전 고법부장은 12월22일 알선수재죄로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서울동부지검은 같은 날 국내 최대 다단계 업체 제이유 그룹과 부적절한 돈거래를 한 이재순 청와대 사정비서관과 서울중앙지검 K차장 검사, 박모 치안감을 무혐의 처분했다. 그러나 회원 11만여명에게 4조 5000억원의 피해를 준 제이유의 회원으로 가입해 ‘특혜 수당’을 받았는데도 검찰이 면죄부를 주었다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 최근엔 김흥주 로비 의혹 사건으로 ‘난리’다. 서울서부지검은 8일 김흥주씨에게 1억원씩이 든 사과상자 2개와 3000만원이 든 쇼핑백을 받은 혐의로 금융검찰의 2인자인 김중회 금융감독원 부원장을 구속했다. 이근영 전 금감원장은 10일 김 부원장에게 김흥주씨를 소개한 경위 등에 대해 조사를 받았다. 이주성 전 국세청장도 국장 시절에 서울 강남의 룸살롱에서 술을 마시다 총리실 암행감찰반에 적발됐으나 김흥주씨의 도움으로 유야무야됐다는 의혹에 대해 조사받았다.11일 조사받은 한광옥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김씨에게 사무실 임차료를 대납케 한 혐의로 불구속기소될 것이라고 한다. 이밖에도 K검사장,H부장검사, 감사원의 간부 K씨 등이 김흥주씨와 부적절한 관계였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서민들은 언제 상실감과 분노를 느낄까. 먼저 돈으로 돈을 벌 때이다. 부자들이 부동산으로 수억원씩의 불로소득을 얻는 것이 그 예다. 그 다음은 권력을 가진 공직자들이 부정하게 돈을 챙겼다가 적발됐을 때일 것이다. 이용훈 대법원장은 지난해 ‘국민재판론’, 공판중심주의를 내세우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그보다 먼저 전관예우와 전별금을 주고받는 잘못된 관행을 청산해야 한다. 그 자신도 거기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그런데 사정기관들이 자정 능력은 있을까. 불과 석달 사이에 어떤 일들이 일어났는지를 살펴보면 아무래도 아닌 것 같다. 이제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를 신설해 성역 없이 수사하는 것을 검토할 때라고 본다. 황진선 편집국 수석부국장 jshwang@seoul.co.kr
  • [사설] 대법원장 탈세, 실수로 덮을 일인가

    이용훈 대법원장이 변호사 시절 벌어들인 사건 수임료 가운데 5000만원을 신고누락한 데 대해 어제 “난 속인 일 없다.”고 해명했다. 의도적으로 탈세한 게 아니라는 것이다. 이 대법원장은 세무사 사무실에서 수임료 명세를 옮겨 적는 과정에서 생긴 실수라며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대법원장으로는 이례적이고 신속하게 직접 나선 기자회견에서 신앙인임을 걸고 결백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나 2004년 7월 신고소득 중 10분의1가량되는 액수를 단순실수로 여긴다거나, 이번 일이 “증폭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한마디 말로 그냥 덮고 가는 것은 설득력이 모자라고 납득도 안 된다. 언론이 대법원장의 탈세의혹을 추적하던 지난해 11월 이 대법원장은 수임료 명세서를 던져놓고 탈세는 없다고 장담했다. 단돈 10원이라도 탈세하면 옷을 벗겠다는 단호한 대응에 많은 국민들은 그의 말을 믿었다. 한 달 이상의 자기검증 시간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한 언론이 탈루 사실의 확인에 들어가자 3일에서야 부랴부랴 세금을 냈다. 이 대법원장은 “사법부 책임자이니까 무한대 검증해줘도 좋다.”고 하면서도 검증을 한 언론에 대해서는 “기분 나쁘다.”고 화살을 돌렸다. 의도하지 않은 탈세라 치더라도 사법부 수장이라면 얘기는 좀 다르다. 이 대법원장은 탈세의혹과 관련한 지난해 거취 언급에 대해 “그때는 몰랐으니 그렇게 얘기했다.”고 산전수전 다 겪은 정치인처럼 말을 바꿨다. 세금 한푼에 벌벌 떠는 서민들의 심정은 고사하고라도 사회정의의 마지막 보루인 사법부에 거는 신뢰의 추락에 대해서 안타깝게도 사죄 한마디 하지 않았다. 경위 설명과 유감 표명에 그친 해명에 대해 이것으로 됐다고 생각하는 국민은 그리 많지 않다는 점을 이 대법원장은 알았으면 한다.
  • [‘이용훈대법원장 탈세’ 파문] 5000만원 빠뜨릴 만하다?

    [‘이용훈대법원장 탈세’ 파문] 5000만원 빠뜨릴 만하다?

    이용훈 대법원장의 변호사 시절 세금탈루 논란을 계기로 거물급 법조계 출신들의 전관예우 문제가 또다시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그동안 대법관 출신 변호사가 주로 대법원 사건을 맡아 ‘대법관 출신 변호사가 전관예우의 몸통’이라는 비판이 적지 않았었다. 이 대법원장의 경우 변호사로 있던 2000년 9월∼2005년 8월까지 5년간 민·형사 소송 400여건을 수임해 수임료로 60여억원을 벌었다. 이 대법원장이 맡았던 400여건 중 대법원 사건 수임비율도 74.6%에 달했다. 이 대법원장은 에버랜드 전환사채 증여사건 1심에 변호사로 참여했다. 또 론스타 사건에서 논란이 된 외환은행과 극동도시가스(현 예스코)의 320억원대 소송에도 외환은행측의 소송대리인으로 활동했다. 또 탈루 논란의 중심에 있는 사건도 진로의 법정관리를 신청했던 미국계 투기자본인 골드만삭스의 페이퍼컴퍼니인 세나인베스트먼트라는 외국 투기자본 세력이었다. 이 대법원장은 수임경위에 대해 “외국자본이라고 차별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해 사건을 맡게 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골드만삭스측에서 다른 변호사들을 제쳐두고 세번이나 거절했던 변호사에게 끝끝내 수임을 맡긴 것은 결국 대법관 출신 변호사의 전관예우를 기대했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이는 이 대법원장의 경우만이 아니다.2002년 이후 퇴직한 대법관 14명의 경우 학계로 진출한 조무제·배기원 전 대법관, 이강국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손지열 전 대법관을 제외하곤 모두 변호사로 개업, 대부분 대형로펌에서 근무하고 있다. 또 지난해 열린우리당 임종인 의원은 대법관 출신 변호사들은 대법원 사건을 수임하는 비율이 63%에 달한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대법원 본안심리전에 기각되는 ‘심리불속행 기각률’이 평균 6.6%에 불과해 전체 평균 40% 비해 현저히 낮다고 지적했다. 대법원은 이같은 대법관 출신 변호사들의 전관예우 등을 막기 위해 지난해 12월부터 상고심 배당절차를 바꿨다. 사건이 접수되면 바로 주심 대법관을 지정하던 방식에서 민형사 사건에 따라 10∼20일이 지난 뒤 주심을 정하는 방식으로 변경했다. 사건이 접수됨과 동시에 주심이 결정되면 주심과 학연, 지연이 있는 변호사를 선임하는 관행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같은 방법도 궁극적인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는 지적이다. 때문에 대법관을 그만둔 뒤에도 일정 수준의 급여를 지급하는 대신 변호사 등 영리 활동을 금지하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1월 대법원 청원으로 전직 대법원장 예우를 위한 법원조직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대법원장의 자문기구인 사법정책자문위원회에 전직 대법원장을 자문위원으로 위촉하고 대법원장 재직 시절 급여의 95%와 사무실·차량을 지원하는 대신 영리활동을 금지한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예산 문제와 특혜시비 등으로 실제 입법은 불투명한 상태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진화하는 인권 변호사] 시민단체 법률상담등 ‘공익전담’ 로펌 속속 등장

    인권변호사들은 역할과 영역을 빠르게 넓혀 왔다. 시민사회의 성장과 함께 부업이 아닌 본업으로 공익활동을 펴는 인권변호사들이 등장했다. 노동·환경 분야 사건만 전문적으로 맡는 법무법인도 등장했다.1988년 설립돼 인권변호사들의 본산 역할을 해온 ‘민주화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이 약간의 정체성 혼돈을 겪으며 활동방향을 잡는 데 주춤하는 동안 생긴 현상이다. 인권변호사 내부의 ‘파워이동’이 생긴 셈이다. ●“민변은 구조조정중” 민변 사무차장인 송호창 변호사는 “지난 5월 출범한 백승헌 체제의 민변은 지금 내부정비에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문어발식으로 여러 사안에 대해 목소리를 내기보다는 민변이 가장 효율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분야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올해 신규가입 회원이 12명으로 사상 최소였다는 점과 내부 회원들로부터 “민변이 무기력해졌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도 이런 움직임과 무관하지 않다. 시위문화를 낯설어하는 90년대 학번 변호사들의 탈(脫)정치성도 민변의 변화를 재촉한다. 민변은 최근 조직에 대해 외부 컨설팅을 받았다. 현안이 생길 때마다 늘어난 위원회의 역할을 조정하고, 신규 회원들에 맞는 세미나와 활동 영역을 개발하는 게 과제로 떠올랐다. 송 변호사는 “로펌에 들어간 젊은 변호사들은 민변 활동을 하기에는 사무실 업무가 너무 많은 게 사실이다.10년차 이하 변호사를 유인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과 활동의 내실을 다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진화모델 ‘노총 법률원’&대안모델 ‘공익로펌’ 민주적인 정권이 들어서고 시민사회가 급속도로 바뀌면서 인권변호사의 활동 방식이 위기를 맞고 있다는 점은 여러 차례 지적됐다. 일단 시국사건 자체가 줄어든 상태에서 공안사건이 터질 때마다 자신의 사무실을 운영하는 변호사들이 프로젝트식으로 모여 변론을 대리할 기회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변화가 불가피했지만, 참여정부와 밀접한 관계에 있었던 민변이라는 조직은 결국 개혁의 기회를 놓치고 무기력증에 빠져버렸다. 하지만 이 와중에도 새 활동 영역을 찾는 인권변호사의 실험은 계속돼 왔다.2002년 2월 민변이 담당하던 역할 가운데 노동 관련 사건 송무 분야를 민주노총에 소속된 법률원이 맡아 전문성을 길러온 게 대표적이다. 이 법률원 소속 변호사 4명은 연간 200여건의 노동사건을 맡는다. 대리인은 민노총 조합원일 수도 있고, 일반 노동자일 수도 있다. 수임료는 시중의 절반가량이지만, 의뢰인이 못낼 때는 우선 로펌에서 낸다. 노총 산하지만, 정식 로펌이기 때문에 소속 변호사들은 ‘전일제’로 근무한다. 민변이 사람 중심 조직이라면, 민주노총 법률원은 일 중심 조직이다. 금속연맹 법률원과 환경운동연합 산하 환경법률센터 등도 같은 유형에 속한다. 개별사건을 맡다가 입법·정책적 문제점이 발견되면, 변호사들은 노총 또는 시민단체 등과 협의해 대안을 마련한다. 매년 노조나 시민단체 간부를 위한 법률교육도 한다. 판례 대로라면 패소가 예상되지만 구조적 문제점을 밝히기 위한 공익소송을 제기하는 것도 이들의 몫이다. ●비영리재단 ‘공감’…인권변호 영역 선점 민변과 민주노총 법률원이 같은 뿌리를 갖고 있다면,2003년 12월 탄생한 공익변호사 그룹 ‘공감’은 여태껏 볼 수 없는 새로운 시도로 평가된다. 이 곳은 시민단체처럼 기부금으로 운영되고, 따로 사건별 수임료를 받지 않는다. 이곳 변호사들도 전일제로 일을 한다. 인권변호사라는 말 대신 공익변호사를 쓰는 이유를 묻자 전영주 기획홍보실장은 “공익변호사가 인권변호사에 포함되는 개념이겠지만, 인권변호사라는 말에는 정치색이 약간 들어간 것 같아 꺼리게 된다.”고 털어놨다. 정 실장은 이어 “공감은 ‘자유권’ 보다는 ‘사회권’을 지키는 데 주력한다고 보면 된다.”고 정리했다. 3~4년차인 공감 변호사 5명은 연계된 37개 시민단체에서 파견 변호사로 일한다. 직접 또는 시민단체 간부들을 통해 각 단체 법률상담을 해주고, 단체를 통해 사건을 수임한다. 미얀마인 난민인정불허처분 취소소송이나 가정폭력 피해여성의 국가 상대 배상소송, 학대받는 이주 여성들의 이혼 소송을 대리했다. 필요하면 정책보고서도 만들고, 국가인권위원회와 손잡고 실태조사에 나선다. 변호사들이 1인시위에 나설 정도로 현장밀착 형으로 유명하다. 공감은 변호사의 공익사업을 확대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올해에는 매년 공감이 맡는 공익소송 10건을 법무법인 충정에서 대리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충정은 지금까지 2건의 사건을 맡았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인권변호사들의 어제와 오늘 현재 활동중인 인권변호사들은 자신들을 3세대 또는 4세대로 분류한다. 일제시대부터 70년대 초까지 활동하던 인권변호사를 1세대로, 긴급조치 시대인 70년대 말부터 활동한 세대를 2세대로,88년 창립한 민변을 중심으로 활동한 세대를 3세대로 구분했을 때의 얘기다. 민변 회원들 대부분은 자신들을 3세대로 느끼는 반면, 공익활동에 관심이 많은 젊은 변호사들은 자신들을 4세대로 규정했다. 일제시대 허헌·김병로·이인 변호사는 형사변호공동연구회를 중심으로 독립운동가와 사회운동가를 변론했다. 인권변호사 1세대인 이들을 민족변호사 또는 사상변호사라고 불렀다. 유신시대에 접어들며 시국사건 변호를 주로 하는 2세대 인권변호사들이 나타났다.‘인권 4인방’으로 불린 이돈명·황인철·홍성우·조준희 변호사와 한승헌·고영구 변호사가 그들이다. 한국기독교회협의회 인권위원을 맡은 박세경 변호사, 재일교포 간첩사건을 맡았던 태윤기 변호사, 광주의 홍남순 변호사도 이 시절에 활동했던 거물들이다. 이들은 86년부터 88년까지 정의실천법조인회(정법회)를 만들어 활동했다. 정법회 주요 구성원으로 강신옥·박원순·이돈명·이돈희·이상수·조영래·최병모·최영도·하경철·황인철 변호사 등이 있다. 정법회 후신으로 탄생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은 88년 51명이 모여 출발했다. 창립 멤버로는 천정배, 김갑배, 백승헌, 김선수, 이석태 변호사 등을 들 수 있다. 노무현 대통령도 이때 인권변호사로 이름을 날렸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정·관계 인권변호사들 “인권변호사 출신이라는 대통령부터 저 모양인데요…. 그 쪽 얘기는 하지 않겠습니다.” 현장의 인권변호사에게 정치권으로 간 선배들의 활동을 평가해 달라고 하자 싸늘한 반응이 돌아왔다. 참여정부의 인맥풀 역할을 해온 민변은 이 정부 들어 정부 정책에 대한 반대성명이 늘었다고 하소연했다. 문재인·전해철 전·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 이석태 전 청와대 민정수석실 공직기강비서관, 이용철 전 방위사업청 차장, 박주현 전 청와대 국민참여 수석, 김선수 청와대 사법개혁비서관, 김준곤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실 조정2비서관, 박범계 전 청와대 법무비서관, 최은순 전 청와대 참여혁신수석실 민원제안비서관, 조준희 전 대법원 사법개혁위원장, 박원순 전 사법개혁위원, 고영구 전 국정원장, 강금실 전 법무장관, 최영도·김창국 전 국가인권위원장 등이 민변 출신이다. 열린우리당에는 김종률·문병호·송영길·유선호·이상경·이원영·이종걸·임종인·정성호·조성래·천정배·최재천 의원 등 12명이 있다. 한나라당 박승환 의원도 민변 출신이다. 사법부 쪽에서도 한승헌 변호사가 대통령 직속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개혁을 주도했다. 이들은 대부분 민변 시절 활동에서 크게 벗어난 입장을 보이지는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최재천 의원은 국가보안법 개·폐 논의를 주도했다. 문병호 의원은 과거사기본법과 군의문사법 입안을 이끌었다. 정성호 의원은 국민소환제 도입을 추진했다. 천정배 전 장관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받는 강정구 동국대 교수에 대해 불구속 수사지휘를 내렸다. 하지만 민변계 변호사들은 참여정부가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평택 미군기지 이전에 반대 입장을 공표하고 있다. 정치적인 입지가 단순하지 않다는 말이다. 한 변호사는 “정치권으로 간 인사들의 생각이 변했을 수도 있고, 원래 민변에 있을 때부터 서로 생각이 달랐던 사람들도 있다.”며 민변과 정부내 민변 출신들과의 시각차를 인정했다. 정치권 선배들이 아마추어리즘과 무능력 때문에 비난받는 모습을 본 이들에겐 선배들의 행보를 탐탁지 않게 생각하는 현실도 숨길 수 없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김학재 前대검차장 윤상림씨 관련 혐의 무죄 검찰 “즉시 항소” 강력 반발

    법조브로커 윤상림(54·수감)씨에게 사건소개 대가로 금품을 준 혐의로 기소된 김학재 전 대검 차장에 대해 법원이 사실상 무죄를 선고하자, 검찰은 즉각 항소하겠다며 반발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 문용선)는 30일 윤씨 소개로 형사사건 6개를 수임하고 소개비 명목으로 1억 3500만원을 줬다는 김학재 전 대검 차장의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다만 김씨가 정모씨 등 3명에게 사건 소개 사례금으로 900만원을 준 혐의는 변호사법 위반으로 판단, 김씨에 대해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김씨가 윤씨에게 준 돈을 사건 소개비로 보기에는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시했다.▲김씨가 작성했다는 금전출납부에 윤씨에게 지급한 돈의 명목이 ‘수임료 반환’ 등으로 표시됐고 ▲1억원이 넘는 돈이 윤씨에게 건너간 점도 상식에 맞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검찰은 법원의 무죄 판시내용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우선 수사 막바지에 제출돼 김씨측 증거로 채택된 금전출납부가 조작됐을 가능성을 지적했다. 대검 문서감정반은 이 출납부가 작성된 시기에 대한 감정촉탁을 받고,“현 기술로는 작성시기 감정이 불가능하다.”는 의견을 낸 바 있다. 윤씨가 사건을 알선한 시점과 김씨가 윤씨에게 돈을 건넨 시점에 시차가 난다는 무죄 이유에 대해서도 검찰 관계자는 “판사의 편견”이라고 일축했다. 수임료가 정산되는 시기는 수사착수 당시일 때도 있지만,1심재판 이후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이용훈 대법원장 변호사 시절 외환銀 소송 과다 수임료 논란

    이용훈 대법원장이 외환은행과 관련된 소송을 맡으면서 대법원의 규칙을 어겼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대법원은 20일 이 대법원장이 변호사로 활동하던 2004년 외환은행이 극동도시가스(현 에스코)를 상대로 낸 327억원짜리 민사소송을 맡고 그 대가로 2억 2000만원을 받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법원이 1981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변호사 보수의 소송비용 산입 규칙’에 따르면 1억원이 넘는 소송사건은 소송액수에서 1억원을 뺀 금액의 0.5%에다 255만원을 더한 것이 변호사의 적정보수로 돼있다. 이 규칙에 따라 책정된 적정보수는 1억 6500여만원이다. 대법원은 변호사의 과다수임 분쟁·소송 등이 잦아지자 이 규칙을 마련했으며 일선 법원에서는 이 규칙을 적정한 변호사의 보수 기준으로 삼아 판결하고 있다. 강제력은 없지만 대법관을 지낸 뒤 개업한 이 대법원장이 규칙보다 많은 보수를 받은 것은 부적절했다는 게 중론이다. 이 대법원장이 대법원장 지명을 앞두고 변호인을 사임하며 외환은행측에 돌려준 1억 6500여만원도 도마 위에 올랐다. 대법원은 이날 “외환은행측이 안받으려고 해 실랑이 끝에 4분의 3만 돌려줬다. 나머지는 소장 작성 등 재판을 준비한 대가”라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한 법조인은 “법적으로 인정되는 비용과 돌려준 돈이 일치하는 것은 우연으로 보기에는 석연치 않다.”고 말했다.‘법정수임료+α’를 받고 나중에는 법으로 인정되는 액수만 돌려줬다는 의혹도 나온다. 변호사들이 수임료에 자신이 내야 할 세금 등을 추가로 요구하던 것이 법조계의 관행이었으나 논란이 예상된다. 한편 대법원은 이 대법원장이 소송에서 이겼을 때 최고 15억원의 성공보수금을 받기로 했다는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또 법원이 네번이나 영장을 기각한 론스타코리아 대표 유회원씨와 이 대법원장이 친분이 있다는 의혹도 거듭 부인했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법·검 ‘영장갈등’ 이용훈 대법원장 수임사건에 불똥

    법·검 ‘영장갈등’ 이용훈 대법원장 수임사건에 불똥

    외환은행 헐값매각 의혹 연루자들에 대한 법원과 검찰간 영장 갈등의 불똥이 이용훈 대법원장에까지 튀었다. 변호사 시절 이 대법원장을 변호인으로 선임했던 외환은행이 최근 법원에서 승소 판결을 받은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대법원장과 관련된 사건을 맡은 법원의 ‘줄서기’나 ‘이심전심’이 통하기 시작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대법관 퇴임뒤 대법원사건 335건 수임 이 대법원장은 2000년 대법관 퇴임 뒤 지난해 대법원장으로 임명될 때까지 5년 동안 변호사로서 대법원 사건은 335건, 하급심 사건은 114건을 각각 맡았다.‘법·검 갈등’의 대상이 된 론스타코리아 대표 유회원씨와 관련된 사건도 그 중 하나다. 이 대법원장은 내정되기 전인 지난해 6월 외환은행이 극동도시가스(현 예스코)를 상대로 낸 320억원대의 손해배상 소송을 맡았다. 사건을 소개해준 사람은 론스타측의 로비스트라는 의혹을 받고 구속된 현대해상화재보험 대표 하종선 변호사다. 이에 앞서 이 대법원장은 2004년 12월 서울시내 한 호텔에서 유씨와 하씨, 김모 외환은행 부행장 등을 만나 변호사 선임 문제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극동가스에 96억배상 판결… 외환銀 일부승소 이 대법원장은 지난해 8월 대법원장에 지명되자 즉시 사임계를 제출하고, 수임료 2억 2000여만원 가운데 1억 6000여만원을 돌려줬다. 하지만 최근 끝난 1심 판결은 외환은행의 승소로 끝났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7부(부장 김건수)는 지난 17일 “피고는 96억여원을 배상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이 대법원장이 변호사 시절 맡았던 또 다른 사건인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CB) 편법증여 의혹 사건의 처리 과정도 주목된다.1심에서 피고인들의 변론을 맡았던 이 대법원장은 “전환사채 헐값 발행으로 주주가 손실을 봤을지는 몰라도 회사 자산이 손실을 본 것은 없으므로 무죄”라는 내용의 의견서를 두 차례나 재판부에 제출했다. 1심 법원은 그럼에도 피고인들의 배임 혐의를 인정, 유죄를 선고했지만 항소심에서는 판단의 변화 기류가 엿보인다. 항소심은 이번에 밀실 회동을 제안한 이상훈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판사가 인사 발령 전 서울고등법원 형사5부 재판장으로 있으면서 심리를 진행했다. 이 부장판사는 이 대법원장의 고교·대학 후배다. 검찰의 한 고위간부는 “대법원장이 변호사 시절 변호를 맡아 무죄를 주장했던 사건을 대법원장의 재임 시절에 일선 법관들이 뒤집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법과 양심에 따라 독립된 판단을 하는 법관들이 모인 사법부가 관료화되고 있다.”고 꼬집기도 했다. ●검찰 “사법부가 관료화되고 있다” 대법원장들이 변호사 시절 맡았던 사건은 후배 법관들에겐 ‘뜨거운 감자’다. 이번에 문제가 된 이 대법원장의 전임인 최종영 전 대법원장도 비슷한 논란에 휩싸였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법원장 인선을 보다 신중하게 진행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최 전 대법원장은 대법관에서 물러난 뒤 1999년 8월 재산 국외도피 혐의로 구속기소된 최순영 전 신동아그룹 회장의 항소심을 맡아 보석을 신청했다. 최 전 대법원장은 한달 뒤 대법원장에 임명됐고 같은 해 10월 최 전 회장은 보석으로 풀려났다. 당시 최 전 회장을 기소한 검찰측은 “법원이 대법원장의 의중을 받아들인 것 아니냐.”며 반발했다. 법조계 안팎에서도 법원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최 전 회장은 지난 7월 대법원에서 세 차례에 걸쳐 파기 환송된 끝에 징역 5년에 추징금 1574억 9766만여원을 선고받았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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