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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시각] 공격적 기업경영이 아쉽다/오승호 경제부 차장

    어찌된 일인지,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갈수록 식어가고 있는 것 같아 영 힘이 나지 않는다. 지난 1·4분기의 경제성장률이 고작 2.7%에 그친 것에 대한 충격이 커서인지, 정부마저 올해 5%대 성장률 달성에 대해 벌써 자신감을 잃은 것 같다.4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선 5%대의 성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던 게 엊그제다. 가계는 더 말할 나위도 없다. 지금이 외환위기 때보다도 어렵다는 말이 귀에 익은 지 오래다. 지속되는 저금리가 가계 부채 구조조정에 도움을 줬다고 하지만, 가계 부채는 줄어들지 않는다. 한국은행 집계에 따르면 지난 3월말 현재 가계부채는 477조 7191억원으로 지난해 말에 비해 3조 500억원 늘었다. 그렇다고 소득이 증가하는 것도 아니어서 소비나 내수가 살아날 턱이 없다. 수출도 마음을 놓을 수 없다. 서부텍사스중질유(WTI) 가격이 배럴당 59달러대를 기록하는 등 ‘유가 60달러 시대’가 코앞에 다가와 더욱 마음을 졸이게 한다. 수출이 신통치 않고 내수침체가 이어지고 있으니 경제활성화가 무색할 수밖에 없다. 경제여건이 이런데도 경기회복의 돌파구를 마련할 뾰족한 거시정책 수단은 보이지 않는다. 재정 조기집행이나 추경 편성 등 틀에 박힌 대책으로 경제를 살릴 수 있을 것으로 보는 이들이 얼마나 있을까. 금리정책은 어떤가. 미국이 연방기금 금리를 잇따라 올리는 반면 우리나라의 콜금리는 연 3.25%에서 8개월째 묶이면서 내외금리 역전현상으로 인한 외국자본 이탈이 우려되고 있다. 미국 연방제도이사회(FRB)는 이달중에도 금리를 다시 올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니 경기회복을 위해 콜금리를 낮추기도 곤란하다. 그렇다고 부동산 투기를 잡기 위해 금리를 올릴 경우 가계와 기업의 금리부담이 커지는 부작용이 생긴다. 섣불리 금리에 손을 댈 수 없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딜레마에 빠져 있는 이유다. 상황이 이렇다면 정부는 시장의 신뢰를 토대로 경기회복에 더욱 매진해야 한다. 그러나 자영업자대책이나 판교 신도시 건설 등에서 보여줬듯, 정책의 불확실성만 키우고 있어 한심하기 짝이 없다. 경제의 3주체 가운데 정부가 중심을 잡지 못해 우왕좌왕하고, 생활고에 허덕이는 중산·서민층 등 가계는 부동산 투기꾼들의 불로소득으로 인한 상대적 박탈감에 빠져 있어 허망할 뿐이다. 우리의 어깨를 축 처지게 하는 것은 올 하반기에도 경기회복의 뚜렷한 모멘텀이 없다는 점이다. 재정경제부가 올해 경제운용계획을 짜면서 두바이유의 연 평균 가격을 배럴당 35달러로 산정했으나 50달러 안팎을 들락날락한 지 오래다. 국제유가가 10% 오르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이 0.21%포인트 떨어진다는 분석이 있다. 유가의 고공행진이 이어진다면 4%대의 경제성장도 위협받을 수 있다. 그렇다고 ‘한국 경제호’가 가라앉게 놔둘 수는 없다. 전문가들은 기업이 경기회복의 물꼬를 터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그나마 여건이 좋은 쪽은 기업이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저금리 기조로 금융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데도 너무 움츠려 있다. 평균 부채비율이 90%대로 선진국들보다도 낮고, 현금보유액이 60조원대나 되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한국은행 김재천 조사국장은 “과거 시장점유율을 높이는데 치중하다 문제가 생기면서 그에 따른 반작용으로 수익성만 감안해 너무 신중히 투자하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그런데다 위험을 떠안으면서 투자를 하는 기업에 박수를 쳐주는 사회분위기가 사라진 것도 축소지향적 경영에 한몫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의 경우 15개 대기업들은 46조원의 투자계획중 95%에 해당하는 43조 6000억원을 집행했다고 한다. 그러나 노후설비 대체투자가 많은 한 진정한 투자라고 볼 수 없다. 이래선 안 된다. 일자리 창출과 소득 및 소비증가, 경제성장의 선순환이 이뤄지려면 신규 설비투자나 기술개발 투자에 돈을 아끼지 않는 공격적 경영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현대경영학의 대부 피터 드러커는 저서 ‘넥스트 소사이어티’에서 기업가정신이 가장 높은 나라로 한국을 꼽은 적이 있다. 기업들이 활력을 찾아 과감한 투자를 실천하는 것이 곧 경기회복의 출발점이라는 점을 인식할 때다. 오승호 경제부 차장 osh@seoul.co.kr
  • [CEO 칼럼] ‘競爭’의 새로운 패러다임

    [CEO 칼럼] ‘競爭’의 새로운 패러다임

    진정한 승리와 성장은 상대방은 물론이고 자신까지 한꺼번에 무너뜨리는 소모적 경쟁이 아니라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혁신하는 과정에서 ‘탄생’된다. 손자병법의 모공(謀功)편에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나온다.“백번 싸워 백번 승리하는 것이 최선이 아니라, 전쟁을 하지 않고도 적을 굴복시키는 것이 최선이다.” 이러한 성현(聖賢)의 진리는 기업 경영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기업들이 한정된 시장을 두고 치열한 전쟁을 벌여 승리를 얻어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러한 싸움 없이 성공을 거두는 것은 더 의미 있고 값진 ‘승리’일 것이다. 흔히들 지금의 시장 상황을 총성 없는 전쟁터에 비유하곤 한다. 이렇듯 치열한 시장 환경에서 기업들은 생존을 위해 과당 경쟁을 벌이게 되고 이는 기업으로 하여금 엄청난 마케팅 비용을 지출하게 만드는 반면 수익성은 떨어뜨리는 악순환을 낳는다. 물론 경쟁이 나쁜 결과를 초래하는 것만은 아니다. 공정한 경쟁은 시장을 건강하게 만들고 우수한 제품 개발을 통해 고객들에게 이익으로 돌아간다. 그러나 문제는 제살깎기식 과도한 경쟁에 있다. 출혈 경쟁에 따른 시장의 자중지란(自中之亂)은 사실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최근 논의되고 있는 전략이 바로 ‘블루 오션’이다. 그동안 기업간의 경쟁으로 붉게 물든 ‘레드 오션’에서 벗어나 미지의 새로운 가치를 찾고 이를 통해 또 다른 수요를 창출해 내자는 것이 ‘블루 오션’의 본질이다. 이는 결국 오늘날 시장에서의 성공은 ‘경쟁’이 아니라 ‘창조’, 즉 남과는 다른 ‘가치 창출’을 통해 얻어진다는 의미를 담고 있기도 하다. 1960년대 미국 커피 회사들은 포화된 시장을 탈출하기 위해 가격 경쟁을 시작했다.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품질과 향은 뒤로 한 채 값싼 원두를 캔에 섞어 팔았다. 스타벅스는 이러한 커피를 소모적 경쟁이 아닌 ‘감성’으로 접근해 1000년 커피 역사를 새로이 쓰기 시작했다. 커피를 단순한 음료가 아닌 사람과 사회가 만나는 공간으로 전환시킨 것이다. 미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으로 꼽히는 사우스웨스트항공사도 무모한 경쟁보다는 참신한 아이디어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해 성공했다.1971년, 사우스웨스트는 항공사업에 출사표를 던지며 기존 항공사의 고객을 뺏어오는 것이 아니라 비행기를 타지 않는 사람들이 대안으로 택하는 교통수단이 무엇인가에 주목했다. 그 결과 적잖은 사람들이 중단거리를 비행기가 아닌, 자신의 차로 이동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사우스웨스트의 ‘언제든 출발이 가능하고 값이 싸며 빠른 속도’를 자랑하는 초저가 중단거리 항공 여행은 그렇게 탄생했다. 매우 빠른 명견(名犬)이 그 역시 재빠른 토끼를 뒤쫓아 수십리에 이르는 산기슭을 오르내리다가 이 둘 모두가 지쳐 쓰러져 죽고 말았다. 이렇듯 본래의 목적은 뒤로한 채 불필요한 경쟁만 벌이다가 모두가 공멸(共滅)하고 만다는 뜻이 담긴 말이 ‘견토지쟁(犬兎之爭)’이다. 비즈니스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무모한 경쟁과 분쟁은 결국 누구도 승리자로 만들어내지 못한다. 모든 기업은 경쟁에서 승리를 말한다. 그런데 아쉬운 것은 경쟁에 있어 중요한 점을 잊고 있다는 데 있다. 그것은 바로 ‘경쟁의 질’이다. 무의미하고 과도한 경쟁은 궁극적으로 기업에 고객의 ‘불신’이나 사업의 ‘실패’라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다. 모두가 한 길로 가기만을 고집하면 병목은 필연이고, 이는 결국 아무도 전진할 수 없게 되는 것처럼 말이다. 진정한 승리와 성장은 상대방은 물론이고 자신까지 한꺼번에 무너뜨리는 소모적 경쟁이 아니라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혁신하는 과정에서 ‘탄생’된다.
  • 1000원 팔아 91원 이익 제조업체 수익률 급락

    1000원 팔아 91원 이익 제조업체 수익률 급락

    올 1·4분기 기업들의 경영성적표가 시원찮다. 환율하락 등으로 수출비중이 높은 기업의 경상이익률이 크게 줄어들었다. 지난해에는 1000원어치를 팔아 137원을 남겼지만,1·4분기에는 91원의 이익을 내는 데 그쳤다. ●수출제조업 이익 뚝 떨어져 16일 한국은행이 1537개 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1·4분기 기업경영분석 결과’에 따르면 제조업체의 매출액 경상이익률은 9.1%로 작년 동기의 13.7%에 비해 4.6%포인트 급락했다. 제조업체의 영업이익률도 12.1%에서 7.9%로 4.2%포인트 하락했다. 특히 환율하락의 영향을 크게 받는 수출기업의 경상이익률은 작년 1·4분기 15.2%에서 올해 1.4분기 7.0%로 8.2%포인트나 추락했다. 제조업 가운데 수출을 주도해온 간판 업종인 기계·전기전자 업종은 환율하락과 함께 반도체,LCD 등의 가격경쟁 격화에 따른 판매가 하락으로 경상이익률이 19.0%에서 7.3%로 11.7% 포인트 급락했다. 반면 철강과 화학 등 원자재 수입의존도가 높은 업체들이 환율하락의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이에 따라 내수 제조업체의 경상이익률은 11.6%에서 12.0%로 높아졌다. 그러나 내수기업 가운데서도 상위 30대 기업을 제외한 나머지 업체들의 경상이익률은 9.3%에서 8.1%로 오히려 둔화돼 환율하락의 효과를 일부 대기업만 누렸을 뿐 나머지는 여전히 경기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은 기업통계팀의 송윤정 과장은 “올 들어 기업의 경상이익률이 둔화된 것은 환율요인이 거의 절대적이었으며 앞으로의 환율변동 추이가 기업의 수익성에 관건이 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1·4분기 평균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022.5원으로 작년 동기(1171.9원)보다 크게 하락했다. ●미래 전망은 불투명, 체질은 강화 기업들의 투자동향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인 유형자산증가율은 작년동기(0.5%)보다 다소 증가한 0.9%를 기록했다. 제조업 업종별 유형자산증가율은 전기전자(6.7%) 등 일부 업종만 비교적 높은 반면 섬유의복(-1.4%)과 석유화학(-0.4%) 등 대부분의 업종은 낮았다. 조사대상 업체의 부채비율은 96.2%로 작년말(93.7%)보다 소폭 상승했다. 이는 1·4분기 중 제조업을 중심으로 미지급배당금 등 비차입성 부채가 일시적으로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조사대상 업체의 3월말 현재 현금보유액은 40조 7000억원으로 작년말의 40조 9000억원에 비해 소폭 하락했다. 금융연구원 최공필 박사는 “내수회복이 부진한 가운데 기업수익성이 수출과 직결돼 있는 우리나라 기업의 경우 경영실적은 당분간 게걸음 행보를 보여줄 가능성이 크다.”며 “미국 중심의 수출구조를 다변화시키는 방안을 적극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병철기자 bcjoo@seoul.co.kr
  • 정부규제 시작 막히기 전에…주택대출 홍수

    정부규제 시작 막히기 전에…주택대출 홍수

    노무현 대통령이 주재하는 부동산종합대책회의를 하루 앞둔 16일 은행들은 지독한 ‘주택담보대출 몸살’을 앓았다. 각 시중은행 본점에는 “이번 대책으로 주택담보대출이 크게 제한된다는데 사실이냐. 그렇다면 담보대출 영업을 접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영업점들의 문의가 빗발쳤다. 영업점에는 “지금 당장 대출을 받겠다.”는 고객들의 전화가 끊이지 않았다. ●은행들 PB영업도 비상 한 시중은행 강남지점장은 “최근 3∼4일 사이 대출이 30%가량 증가한 것 같다.”면서 “오늘만 대출을 문의하는 전화를 10통 이상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주택담보대출을 이용해 강남권 진입을 꿈꾸던 중산층들의 불만이 노골화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다른 은행 관계자도 “우리의 경우 평균 주택담보대출 금액이 8300만원에 불과하고, 많아야 2억∼3억원”이라면서 “주택담보대출로 투기하는 사람이 대체 얼마나 되겠느냐.”며 불만을 터뜨렸다. 자녀 교육 때문에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강남으로 이사할 계획을 갖고 있었던 김형운(40·서울 노원구 중계동)씨는 “교육과 생활 여건이 좋은 강남으로 이사하는 것도 투기냐.”고 항변했다. 부자들을 상대로 하는 PB(프라이빗뱅킹) 영업에도 비상이 걸렸다. 은행들은 그동안 PB 고객들에게 증여세를 대폭 줄일 수 있는 ‘부담부증여’를 소개해 주며 부자고객 유치와 거액의 주택담보대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 왔다. 부담부증여란 부동산을 증여할 때 채무(대출금)까지 넘기는 것으로 채무에 해당하는 금액에 대해서는 증여세를 낼 필요가 없다. 그러나 1인당 대출 한도나 횟수에 제한이 가해지거나 담보인정비율(LTV)이 축소돼 담보로 대출받을 수 있는 금액이 크게 줄어들면 부담부증여의 매력도 그만큼 떨어질 수밖에 없다. ●담보인정비율 사수에 안간힘 한 PB 담당자는 “대부분의 PB 고객들은 담보대출이 아닌 거대한 금융자산으로 부동산 투자나 투기에 나선다.”면서 “주택담보대출의 최대 수요층은 기존의 아파트를 담보로 해 수익성이 좋은 아파트 한 채를 더 구입하려는 사람들”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런 사람들까지 투기꾼으로 몰 수는 없지 않느냐.”고 덧붙였다. 떼일 염려가 없는 주택담보대출은 은행들에 단연 매력적인 ‘장사’였다. 저금리 때문에 예금상품은 아무리 팔아도 별로 남지 않고, 기업 대출은 리스크(위험)가 크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금융감독 당국의 잇따른 경고에도 주택담보대출 경쟁을 멈추지 않았다.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2003년 말 153조 3000억원에서 지난 5월 말에는 176조 2000억원으로 늘었다. 이 때문에 은행들은 어떻게 해서든 주택담보대출을 지키려 하고 있다. 은행들은 LTV 비율을 낮추면 서민들의 내집 마련을 더욱 어렵게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당국의 의지는 확고해 보인다. 국세청은 16일 주택담보대출의 원금과 이자 등 상환금에 대해 강도 높은 자금출처 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특히 고액대출자, 연소자와 무소득자의 주택담보대출금의 출처 조사에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국세청은 “고액 대출자, 연소자, 소득이 불분명한 대출자, 주택담보대출금을 통한 부당한 부동산 증여·양도자들을 선별해 연 1회 이상 최장 5년간 자금출처를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세청은 LTV 초과자의 명단을 금융감독원에 통보, 대출금을 거둬들이게 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오승호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은행들 ‘상품베끼기’ 여전

    은행들 ‘상품베끼기’ 여전

    ‘창의력이 없는 것인가. 아니면 창의적일 필요가 없는 것인가.’ 은행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신상품을 쏟아내고 있지만 독창적인 신상품 개발은 뒷전이다. 너나없이 ‘블루오션’ 창출을 부르짖고 있지만 정작 시장을 선도하는 ‘블루오션 상품’은 좀처럼 나오지 않고 있다. 은행들은 “독창적인 상품보다는 잘 팔리는 상품을 얼마나 빨리 리모델링하느냐가 관건”이라고 항변하지만 전문가들은 “창의적인 상품 개발을 계속 미루다가는 외국계 은행에 고객을 모두 빼앗길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배타적 판매권, 특허 획득 상품 겨우 1개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배타적 판매권’을 획득한 은행 상품은 인터넷커뮤니티와 인터넷뱅킹을 연계한 첨단 입출식 전자통장인 농협의 ‘아니누리통장’ 하나뿐이다. 지난달 18일 은행연합회 심사를 통과한 이 통장은 기존 모임통장과 달리 회원들이 커뮤니티에서 예금주에게 예금인출을 승인하거나 통장 거래내역을 열람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배타적 판매권은 은행연합회가 2001년 도입한 제도로 독창적인 신상품의 선발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일정기간 독점판매를 허용, 다른 은행의 ‘베끼기’를 금한다. 지난 5년을 통틀어도 승인된 상품 수가 겨우 6개에 불과하다. 더욱이 은행들의 신청건수도 올해 2건을 포함,5년간 26건에 그쳐 은행들이 창의적인 상품 개발에 얼마나 무관심한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독창적인 상품을 내놓기가 힘들뿐더러 상품들이 거의 비슷비슷해 은행들이 신청 자체를 꺼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전에 없었던 상품의 작동 원리를 개발해 특허청으로부터 ‘비즈니스모델(BM) 특허’를 획득한 은행도 올해에는 신한은행 한 곳뿐이다. 신한은행은 예금과 대출상품을 같이 거래하는 고객을 위해 대출이자 감면 목적의 패키지 서비스 상품인 ‘옵셋플랜’을 만들어 최근 BM 특허를 땄다. 외환은행도 외환 및 환율 거래와 관련된 상품에 대해 4건의 BM 특허권을 보유하고 있고, 우리은행 2건, 조흥과 하나은행이 1건씩의 특허를 갖고 있지만 대부분 오래전에 획득한 것이다. ●‘독창성 뒷전, 베끼기 앞장’ 은행들은 “아무리 독창적이라도 시장에서 먹히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라면서 “현재 잘 나가는 상품을 약간씩 변형시켜 출시하는 게 훨씬 수익에 도움이 된다.”고 말하고 있다. 실제로 올해 들어 각 은행은 대동소이한 주가지수연동상품이나 적립식펀드, 중소기업 및 소호(SOHO) 대출, 주택담보대출 상품 개발에만 열을 올렸다. 특히 독도 문제가 현안으로 떠올랐을 때는 반나절 만에 신상품을 내놓는 기민함도 보였다. 시중은행의 상품개발 담당자는 “트렌드를 확 바꾸는 신상품을 개발해 내는 게 꿈이지만 경쟁은행의 상품을 살피고, 수익성을 좇다 보니 완전히 새로운 상품을 개발할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또 “비록 특허 수준의 상품을 개발했다고 해도 시의성이 떨어지거나 마케팅에 문제가 생기면 곧바로 사장되기 일쑤”라고 토로했다. 그러나 독창적인 신상품 개발을 계속 미루면 결국 도태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제일은행을 인수한 SCB(스탠다드차타드은행)의 소매금융그룹 대표 마이크 디노마는 최근 ‘SCB제일은행’ 브랜드 선포식에서 “아시아 시장에서 인정받은 다양하고 독특한 신상품을 대거 한국시장에 내놓아 돌풍을 일으킬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연구원 관계자는 “외국계 은행이 소매금융을 급속도로 잠식해가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은행이 손쉬운 ‘베끼기’식 상품 개발에만 머무른다면 결국 국내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판교급 신도시 3곳 더 건설해야”

    “판교급 신도시 3곳 더 건설해야”

    전문가들은 급등하는 집값을 잡기 위해서는 산발적 대책보다 공급과 수요 측면에서 투기심리를 근본적으로 잠재울 강력한 ‘충격요법’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공급측면에선 판교를 능가하는 신도시가 적어도 3∼4개는 나와야 하며, 고밀도 규제완화와 그린벨트 해제도 검토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수요측면에선 주택담보대출을 제한하고 토지 보유세를 강화하는 게 절실하지만 주택거래허가제나 금리인상 등에는 다소 부정적인 시각을 내비쳤다. ●주택담보대출 제한·보유세 강화 국토연구원 손경환 토지주택실장은 “저금리를 바탕으로 한 유동성 증대로 투기수요가 급증한 반면 이를 무력화시킬 유효한 주택공급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집값 급등의 진앙지인 강남권의 수요를 100% 흡수할 수 있도록 300만평 규모의 신도시가 적어도 3개는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600만여평인 분당의 절반 규모다. 손 실장은 “은행 등이 안정성과 수익성을 내세워 주택담보대출에만 치중하지만 미국이나 일본의 경우 부동산 값 폭락으로 부실채권이 급증, 문을 닫은 사례가 있음을 알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따라서 당국은 이같은 대출에 제동을 걸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린벨트 개발이익으로 임대주택 건설 건국대 조주현 부동산학과 교수는 “공급의 양적 팽창이 아닌 주택의 입지와 구성 등 질적 측면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면서 “그린벨트를 풀어 고급주택지로 개발한 뒤 여기서 나오는 개발이익으로 도심 인근의 저소득층형 임대주택을 짓는 ‘개발연계식 맞춤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조 교수는 주택거래허가제는 주거이전의 자유를 침해할 소지가 있으며 인위적인 주택담보대출 제한은 시장원리에 정면 배치된다고 덧붙였다. 부동산업계도 주택·토지투기지역이나 주택거래신고지역, 토지거래허가구역 등의 지정은 정부가 공인한 ‘부동산 급등 예정지’에 불과한 ‘사후 약방문식’ 대책이라고 비난했다. ●주택거래허가제는 ‘득보다 실´ 부동산 인터넷 중개업체인 ‘부동산 114’의 김규정 과장은 “현재 매물은 적은데 매도자가 호가를 높여 집값을 부추기고 있다.”면서 “주택거래허가제 도입은 매수자를 더욱 위축시켜 매도자 위주로만 시장을 움직이게 해 문제는 증폭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보다는 강남권의 고밀도 재건축 규제를 완화하고 3기 신도시 계획을 발표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했다. 재경부 고위관계자는 “정부는 부동산 불패 심리를 없애기 위해 수급을 망라한 칵테일식 복합적 처방책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강남권에는 신도시, 강북권에는 뉴타운 등 공공부문의 재건축 활성화쪽에 비중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백문일 전경하 장세훈기자 mip@seoul.co.kr
  • [학교소식]

    ●연세대 총장 초청 강연·입시설명회 한영외국어고는 14일 오후 2시 40분 본교 강당에서 연세대 총장 초청 강연과 2006학년도 및 2008학년도 입시설명회를 갖는다. 정창영 연세대 총장은 보람있는 대학생활을 주제로 교양강좌를, 입학처장은 심층면접 등 입시에 대해 소개한다. ●진학지도 교사·학부모 대상 입시설명회 인천과학고는 오는 21일 오후 2시 본교 강당에서 2006학년도 중학교 진학지도 담당 교사와 학생, 학부모를 대상으로 입시설명회를 갖는다. 지난해에 비해 큰 폭으로 바뀐 입학 전형과 대학 입시에 대한 과학고의 전망을 소개할 예정이다. ●어린이 과학캠프 참가자 모집 연세대 어린이생활지도연구원은 초등학교 1∼3학년을 대상으로 30일부터 ‘2005 어린이 과학캠프’ 참가자를 모집한다. 연세대 캠퍼스 안에서 이공계 부문별 전문가들과 소그룹으로 다양한 과학실험을 하며, 과학적 능력과 창의적 문제 해결력을 기르게 된다. 기간은 1학년은 다음달 21∼22일,2·3학년은 두 반으로 나눠 각 25∼26일,27∼28일이다. 참가신청은 홈페이지(www.yonsei.ac.kr/child)를 통해 받는다.(02)2123-6482 ●6학년생 84명 자매부대서 병영체험 숭의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은 21∼22일 자매부대인 강원도 철원군 청성부대에서 병영체험을 한다.84명이 신병교육대에서 제식훈련과 유격훈련 등을 받는다. 땅굴견학과 안보교육도 받는다. ●소년교향악단 제7회 정기연주회 숭실중학교 소년교향악단은 14일 오후 7시 30분 본교 100주년 기념관에서 ‘제7회 정기연주회’를 연다. 교사 9명과 학생 110명으로 구성된 소년교향악단은 이날 로시니의 ‘세빌리아의 이발사’와 하이든의 ‘교향곡 101번 4악장’등 모두 13곡을 연주할 예정이다. ●400여석 규모 급식소 문열어 인천 인송중학교는 최근 12억 5000만원의 예산을 투입,1층 조리실과 2층 식당 겸 다목적실 400여석 규모로 꾸며진 급식소 문을 열었다. 그동안 인송중 학생들은 1학년의 경우 해양과학고,2·3학년은 본교 인송관에서 위탁급식을 제공받는 등 불편을 겪어왔다. ●9개 교실 전자도서관 건립 인천 운봉공고는 세미나실, 문헌자료실, 영상자료실 등 4개의 열람실과 5차원 교육실, 기능인 도서실, 도서관 지원실 등 9개의 교실로 이뤄진 전자도서관을 건립했다. 기능인 도서실은 지역주민을 위한 열람실이며,5차원 교육실은 학생들에게 기본예절과 인격수양을 위한 교육의 장으로 활용된다. ●재정 건전화 노력 학교법인 선정 지원 경기도교육청은 수익성 제고 및 재정 건전화를 위해 노력한 학교법인 3곳을 선정, 모두 1억원의 예산을 지원한다. 다음달초까지 각 학교로부터 임야와 상가 등 수익용 재산을 활용해 얻은 수익금의 학교 전입 실적 자료 등을 제출받아 담당부서 심의를 거쳐 8월말쯤 최종 지원대상을 선정할 계획이다. 지원 대상으로 선정된 학교법인에는 2000만∼5000만원의 예산이 지원된다.(031)249-0181
  • 기업47% “하반기 내수 우려”

    기업들은 올 하반기 내수회복 부진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서울지역 제조업체 220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해 9일 내놓은 ‘하반기 경영여건 전망과 대응 전략’에 따르면 기업들은 올 하반기 기업경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대내외 환경변수로 ‘내수회복 부진’(47.4%)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원자재값 상승(23.2%)과 환율 불안(19.9%), 미·중 경제마찰에 따른 통상여건 악화(4.3%) 등을 들었다. 내수침체의 늪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안으로 절반 이상(52.1%)이 소비심리 회복을 우선 지적했다. 기업투자 증대(15.6%)와 건설·부동산경기 회복(15.6%), 실질소득 증대(15.2%) 등이 뒤를 이었다. 기업들은 이같은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에 따라 하반기에는 핵심사업 발굴 등의 성장전략(34.1%)이나 감량 경영(11.9%)보다 수익성과 품질을 중시하는 경영 내실화(54.0%)에 역점을 둘 것으로 조사됐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보험사 은행겸영 불허

    금융감독원은 논란이 되고 있는 보험사의 은행업 겸영을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관심을 모았던 ‘재벌은행’의 탄생이 무산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9일 “보험사가 은행을 자회사로 두는 ‘어슈어뱅킹’의 도입 필요성을 검토했으나 논란의 소지가 많아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보험업계는 보험사의 업무 영역 확대와 수익성 제고를 위해 어슈어뱅킹을 허용해달라고 금감원에 건의한 바 있다. 그러나 어슈어뱅킹 도입은 은행권이 반발하고, 보험사를 소유한 일부 재벌이 은행을 간접 지배할 수 있다는 반대 의견도 함께 제기됐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우이~도봉산역 경전철 연장 추진

    우이~도봉산역 경전철 연장 추진

    서울 도봉구가 우이·신설동 경전철을 도봉산역 입구까지 연장하는 사업을 적극 추진한다. 최선길 도봉구청장은 7일 서울시청을 방문, 이명박 시장과 면담을 갖고 2007년 착공 예정인 우이·신설동 경전철을 도봉산역까지 연장하는 안을 건의했다. 최 구청장은 건의안에서 “방학역세권 지구단위 개발 및 경기 북부지역의 택지 개발로 인한 교통량 증가와 등산인구 수용을 위해 경전철 연장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도봉구는 지난 4월 구의회를 중심으로 ‘도봉구민 경전철 노선연장 대책위원회’를 구성,10만 서명운동을 벌이는 등 경전철을 방학역까지 연장할 것을 주장해왔다. 그러나 서울시는 방학역 주변은 차량기지 확보가 어렵고, 우이동∼도봉구 구간은 1조 700억원으로 추정되는 사업비에 비해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도봉구는 경전철을 도봉산역까지 연장할 경우 도봉산역 부근 장암 차량기지(7호선)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과, 경전철은 수익성보다 공익성을 우선해 결정해야 한다는 점을 연장 이유로 내세웠다. 최선길 도봉구청장은 “주말 도봉산을 오는 등산 인구를 감안해 수익성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점을 건의했다.”면서 “서울시도 긍정적으로 검토해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말했다. 최 구청장은 “경전철 노선 연장과 창동 뉴타운 지정이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동북부 개발을 통한 서울지역 균형 발전을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최 구청장은 이날 경전철 연장안과 함께 ▲창 2·3동 뉴타운 사업지정 ▲우이천교 재설치 관련 교부금 지원 ▲창동 농협창고 부지 공원조성 관련 교부금 지원을 시에 건의했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사업재편 고삐죄는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양날의 칼’을 휘두르며 미래전략을 새로 짜고 있다.1997년부터 시작된 구조조정의 고삐를 늦추지 않는 한편 미래 수익성이 보장되는 사업에는 과감한 ‘올인’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3년만에 1000만대 국내 판매를 돌파한 자사의 컴퓨터 사업을 현재 세계 10위 수준에서 2010년까지 글로벌 톱5로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6일 밝혔다. 지난 83년 8비트 PC ‘SPC-1000’을 선보이며 컴퓨터 사업을 시작한 삼성전자는 지난 93년 국내 최초의 친환경 PC ‘그린컴퓨터’를 내놓으며 도약의 전기를 마련했다. 이듬해인 94년 22.2%의 시장 점유율로 국내시장 1위에 오른 이후 지난해 38.2%의 점유율을 기록하기까지 11년간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다. 데스크톱은 내수영업만 하고 노트북으로 세계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최근 초경량·위성멀티미디어방송(DMB) 수신칩 내장 노트북 등을 잇따라 내놓으며 세계 노트북업계의 ‘강자’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 3일에는 최근 강화하고 있는 MP3플레이어 사업 전략도 새로 짰다. 자회사 블루텍의 MP3, 홈시어터 관련 연구개발(R&D)과 마케팅 인력 등 67억원어치의 유무형자산을 흡수해 본사 조직으로 통합한 것. 삼성전자는 그동안 소홀했던 MP3 사업의 ‘성장성’에 주목, 지난해부터 기술개발과 과감한 마케팅을 구사해왔다. 삼성전자는 R&D통합을 통해 디지털오디오 부문 주력 품목의 올해 세계시장 점유율을 10%대로 끌어올리고 MP3는 오는 2007년 세계 1위, 홈시어터는 3위권을 달성할 계획이다. ‘의욕만 앞섰지 성과가 없다.’는 평가를 받아 온 프린터사업도 레이저프린터의 성공을 바탕으로 새 그림을 그리고 있다. 분당 최고 45장의 인쇄 및 복사가 가능한 고속 컬러 디지털 복합기를 처음으로 내놓으며 사무용 기기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것이다. 이로써 삼성전자는 개인용 포토프린터부터 사무용 컬러 디지털 복합기까지 프린터 라인업을 구축하게 됐다. ‘홈네트워크·오피스네트워크·모바일 네트워크’로 대표되는 미래사업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와 달리 성장성이 약한 사업은 과감하게 떨어내고 있다. 유무선 전화기, 비데, 전기밥솥, 가습기 등을 생산하던 자회사 ‘노비타’는 305억원이라는 ‘헐값’에 매각했다.84년 한일전기로 설립된 노비타는 98년 삼성전자가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정리한 가습기, 믹서기, 유무선전화기 사업을 이관받았다가 결국 삼성의 품을 떠나야 했다. 삼성전자 본사가 맡기로 한 MP3와 홈시어터를 제외한 블루텍의 나머지 오디오 사업(CD플레이어, 미니컴포넌트 등)도 앞으로 어떻게 처리될지 관심사다. 삼성전자는 이미 카세트, 볼록TV, 단순기능 전자레인지, 보급형 DVD플레이어, 아날로그 캠코더 등의 생산을 접었거나 조만간 사업을 정리할 계획이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시론] 중국 버블 붕괴에 대비해야/김익수 고려대 경영학 교수

    [시론] 중국 버블 붕괴에 대비해야/김익수 고려대 경영학 교수

    중국 매스컴과 학자들이 앵무새처럼 전하는 장밋빛 전망만 믿고 중국에 올인했다가는 버블 붕괴의 리스크를 고스란히 떠안을 수 있다. 중국 정부가 실물·금융 부문의 쌍둥이 버블 때문에 골치를 앓고 있다. 각종 행정규제와 금리인상 조치에도 불구하고 식음료, 가전, 철강, 시멘트 등 공급과잉 업종에 대한 지방 투자가 줄어들지 않고 있으며, 리스크가 큰 사회간접자본과 골프장, 호텔, 오피스 빌딩 건설에도 필요 이상의 돈이 몰리고 있다. 도시 중상류층 가계는 장기저리의 주택구입 담보대출(모기지 론)을 받아 아파트 등을 구입하고 있으며, 외국인 투기 세력도 위안화 절상을 예상하고 핫머니를 유입시키고 있다. 중국 정부가 이번 달부터 부동산 거래 실명제, 미등기 전매 금지, 단기 전매시 양도소득세 부과 등 ‘한국식 투기대책’을 도입하기로 한 것도 이 같은 자산 버블을 잡기 위한 시도라고 할 수 있다. 상하이시의 경우 1년 미만 보유 부동산 매매시 양도차익의 5.5%를 과세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대책 발표 이후 아파트 가격이 떨어지고 부동산 거래가 한산해지고는 있으나 장기적으로 효과가 있을지는 의문이다. 무엇보다도 중국 시중의 유동성이 너무 많다. 저금리, 침체된 주식시장 상황 하에서 경제주체는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평가절상, 투자 프로젝트 취소 등 근본적 조치가 취해지지 않는 한, 행정적 억압만으로 외국인 투기 세력의 기대심리와 민간인의 불로소득에 대한 유혹을 억누르기는 어려울 것이다. 정부의 통제가 약해지면 불건전한 투자행태는 언제든지 다시 나타나게 되어 있다. 베이징 올림픽과 상하이 엑스포도 근본적 조치의 채택에 장애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사회간접자본 투자를 확대해야 하는 상황 하에서 외국인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주길 꺼리기 때문이다. 각급 도시 지방정부로서도 고유의 재정수입을 확대해야 하고, 취업난에 허덕이고 있는 청년들에 대한 일자리를 마련해 줘야 하기 때문에 중복투자를 계속 억제할 수만은 없는 형편이다. 따라서 현 시점에서 보자면, 중국 경제는 2010년 전후까지 거품을 안고 고성장을 할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거품이 언제 터지느냐는 것인데, 그 가능성은 2010년 이후가 가장 크다고 본다. 국가적 이벤트가 소진되고 자산가격 상승 기대심리가 한풀 꺾일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연히도 고금리 상황이 연출된다면 급매물 증가로 인해 주택가격은 폭락할 수 있다. 문제는 중국 은행권 대출의 절반 이상이 부동산 담보 대출이라는 점인데, 부동산 가격 폭락은 금융 부실화로 비화될 것이고, 이는 다시 사회적 소비와 투자 위축으로 연결될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 기업들이나 개인들의 대중 투자는 중국 경제가 2010년까지 8%의 속도로 고성장을 지속하고, 그 후에도 최소한 7%대의 성장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하에서 다소 공격적으로 이루어져 왔다. 작년의 경우만 봐도, 한국은 홍콩, 버진아일랜드, 대만을 빼고 나면 사실상 최대 투자국이었다. 그러나 유념해야 할 것은 2010년의 중국 경제는 위안화 가치의 변동성, 자본시장의 부분 개방 때문에 지금보다는 불확실성이 훨씬 더 클 것이라는 점이다. 2010년을 5년 앞두고 있는 현 상황 하에서 우리가 생각해야 할 것은 베이징 올림픽 효과가 아니라 중국의 자산버블 붕괴에 대한 대비책이다. 개인들로서는 베이징, 상하이 등 아파트를 구입해 떼돈을 벌겠다는 뒤늦은 생각은 접는 것이 좋고 이미 투자한 개인은 일시적 가격 조정 이후 재폭락 전에 매각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기업 차원에서도 미래의 자산버블 리스크에 대비해야 할 것이다. 이와 관련, 중국 내 비업무용 부동산을 매각하고 중국 내 사업구조를 수익성 위주로 내실화하는 것이 절실하다. 중국 매스컴과 학자들이 앵무새처럼 전하는 장밋빛 전망만 믿고 중국에 올인(all in)했다가는 버블 붕괴의 리스크를 고스란히 떠안을 수 있다. 위기는 항상 모든 경제주체들이 조심하는 불경기 때보다도 낙관과 확신에 차 있는 호경기 뒤에 불시에 찾아온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김익수 고려대 경영학 교수
  • 21세기 ‘꿈의 배’ 5년뒤에 뜬다

    21세기 ‘꿈의 배’ 5년뒤에 뜬다

    31일로 10번째 바다의 날을 맞는다. 앞으로 5년 뒤 해운 최강국 대한민국이 다시 한번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할 전망이다. 바다 위를 나는 ‘꿈의 배’ 위그선(WIG선·Wing in Ground Effect Ship)이 세계 최초로 상용화되기 때문이다. 내년부터 2010년까지 1700억원이 투입돼 건조 및 상용화가 완성될 100t급 대형 위그선 사업에 최근 한진중공업,STX, 삼성중공업, 한국화이바 등 국내 굴지의 조선·첨단소재 업체 4개사가 사업참여 의향서를 제출했다. 주무 부서인 해양수산부는 이들 업체에 컨소시엄 구성을 유도해 개발비의 절반을 부담할 것을 권유하고 있고, 각 업체도 향후 수익성을 감안해 참여에 적극적이다. 개발작업에 본격 시동이 걸렸다. 우리나라는 조선, 정보기술(IT), 소재산업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어 기술능력과 시장경쟁력을 겸비한 위그선 상용화의 최적국으로 평가받아 왔다. 국내 대부분의 조선업체는 이미 수십척의 군사용 공기부양정을 만든 경험이 있어 위그선 개발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한진중공업 관계자는 30일 “위그선 제작의 기초 기술은 이미 완벽하게 준비된 상태”라면서 “5년 뒤 상용화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위그선은 수면이나 지면 위에서 5m 남짓 떠 있을 때 날개가 공기저항을 최소한으로 받는 동시에 최대의 부양력을 얻는다는 표면효과를 이용한 것으로 한국은 1990년대 중반 이후 10여년간 핵심기술을 축적해 왔다. 위그선이 상용화되면 기존 선박이 도달할 수 없는 시속 250㎞ 이상의 빠른 속도로 달릴 수 있어 ‘속도 혁명’을 불러올 전망이다. 해양부 신평식 해양국장은 “수송시간과 운송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어 동북아 물류에 큰 변화를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의 타당성 조사결과 대형 위그선을 상용화할 경우 2010년 이후 연평균 1조원 이상의 생산효과가 발생하고, 연 평균 3500여억원의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아파트만 노려야 하나 판교 단독·연립도 짭짤

    아파트만 노려야 하나 판교 단독·연립도 짭짤

    ‘판교에 아파트만 짓는다고?’ 판교 신도시에는 주거환경이 뛰어난 단독·연립주택 등도 많이 지어진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꿩(아파트)대신 닭(주택)’이지만 투자 매력은 아파트 못지않다고 분석한다. 단독주택지 등에는 생태시범마을이 들어서는 등 주거여건이 뛰어나다. 이주자를 위한 단독주택지, 블록형 단독주택지, 저밀도 연립주택지를 눈여겨볼 만하다. 이주자용 주택지는 한번의 전매가 가능하다. ●블록형 단독·연립주택 1026가구 일반에 공급 전체 단독주택은 2613가구(필지)다. 이 가운데 일반인에게 공급하는 단독주택은 블록형 단독주택밖에 없다. 물량은 515가구다. 대부분 블록별로 건설업체나 동호인에게 공급된다. 연립주택도 511가구가 지어진다. 이 외에 판교 원주민에게 공급하는 이주자용이 758가구, 토지수용 때 협의매수에 응한 토지주에게 주는 단독주택은 1340가구다. ●이주자용 단독주택엔 근린시설 허용 이주자용 단독주택에는 음식점 등 근린시설이 허용된다.1층에는 음식점,2·3층에는 주거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 이주자용 주택은 한번 전매가 가능해 수요자들에게 기회가 있다. 유형별 공급 면적은 이주자용이 대지기준 70평, 협의 매수용이 50∼200평이며 블록형은 지구 단위 계획을 통해 공급 면적이 결정된다. 공급 시기는 이주자용이 오는 10월, 협의 매수자용은 12월이며 블록형 단독이나 연립주택 용지는 내년 중반 이후에 공급이 이뤄질 전망이다. 다만 단독이나 연립은 저층이어서 건축기간이 짧은 만큼 아파트의 입주시기와 맞춰 입주할 수 있도록 토지 사용시기를 조절할 것으로 보인다. ●“이주자용 입주권 평당 2000만원선” 판교의 이주자용 택지는 아직 공급이 안 되고 있다. 하지만 한번 전매가 가능해 연말 공급을 앞두고 입주권 형태로 은밀히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대지 70평대 이주자용 입주권은 권리금만 4억원선에 거래된다. 권리금과 택지분양가를 포함하면 평당 2000만원선은 된다는 게 이곳 부동산중개업소의 분석이다. 그러나 이 수준은 손해를 볼 수도 있다.1층에 근린시설 설치가 가능하지만 다소 비싸 시세차익을 노리기에는 부담이다. 이주자용 단독택지와는 달리 협의매수자용 단독택지에는 근린시설이 들어서지 못한다. ●분당 단독주택 가격도 치솟아 인근 분당의 단독주택 가격은 대지 70평에 지하 1층, 지상 2층 기준 7억원선을 호가한다. 지난해에는 4억 8500만원선이었다. 판교 신도시 건설 여파로 분당의 아파트 가격이 오르면서 단독주택 가격도 덩달아 뛰었다.70평대 단독주택은 택지 분양가, 건축비 등을 포함,3억원 정도가 들어갔다. 단독주택이 아파트의 수익성에는 못미치지만 상승폭은 만만찮은 편이다. 판교의 단독주택은 또 다른 매력을 갖고 있다. 이곳에는 3곳의 생태시범마을이 들어선다. 아파트와 연립, 단독주택지에 각각 1곳씩 건립된다. 연립주택과 블록형 단독주택에 생태시범마을이 들어설 가능성이 크다. 주거환경이 좋아져 가격 상승폭도 다른 단독주택단지보다 높을 것으로 보인다. 생태시범마을은 아파트단지 1만 1791평(439가구), 연립주택단지는 1만 5590평(349가구), 단독주택단지는 1만 6172평(3개 블록,106가구)이다. 내집마련정보사 함영진 팀장은 “판교신도시의 경우 주거환경면에서는 단독주택이 아파트보다 월등히 좋다.”면서 “분당보다는 한 차원 높은 수준의 단독주택단지가 건설되는 만큼 실거주자라면 단독주택을 공략하는 것도 괜찮다.”고 말했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현대건설 UAE플랜트 수주

    현대건설 UAE플랜트 수주

    현대건설은 아랍에미리트연합 두바이 수전력청이 발주한 6억 9600만달러(약 7000억원) 규모의 발전소 플랜트 공사를 수주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공사는 두바이 제벨 알리 전력단지내에 1200㎿ 규모의 복합 화력발전소(조감도)를 건설하는 초대형 플랜트 설비공사로 공사기간은 35개월이며 오는 2008년 4월 준공 예정이다. 현대건설은 지난 2002년 제벨 알리 단지에서 2억 5000만달러 규모의 발전소 공사를 준공한 바 있다. 이번 공사 수주를 위해 현대건설 이지송 사장이 직접 두바이 현지에서 수주 협상을 지휘하는 등 큰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건설은 현재까지 11억 4300만달러의 수주액을 달성했으며 수주가 확실시되는 공사까지 포함하면 상반기 중 올해 전체 수주 목표 20억달러를 초과한 21억달러어치를 따낼 것으로 보인다. 이지송 사장은 “사업의 특성상 수익성 있는 사업을 선별하는 데 어려움이 많고 현지 특성에 맞는 수주전략을 세우는 것도 쉽지 않았다.”면서 “그러나 건설교통부와 법무부, 산업자원부 등 정부의 많은 도움으로 수주 목표를 성공적으로 초과 달성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수익성·시기 불안정 재건축단지도 멈칫

    수익성·시기 불안정 재건축단지도 멈칫

    서울 북부지역 아파트값은 상승폭이 줄어들면서 점차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재건축단지도 수익성과 진행시기가 불안정해 멈칫거리고 있다. 전세가 역시 비수기에 접어들며 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청계천 복원공사 수혜지역은 여전히 강세를 보였다. 대부분 거래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호가만 등락을 거듭하는 양상이다. 동대문구는 매매가격이 0.30% 오르고 전세가는 0.03% 올라 대체로 안정적이다. 청량리동 미주아파트 56평형이 2000만원 안팎 올랐다. 중랑구의 경우 매매가는 0.39%, 전세가는 0.27% 상승해 전달에 비해 강세를 보였다. 강북구는 매매가가 큰 움직임이 없었고 전세가가 0.19% 올랐다. 도봉구는 매매가격이 0.28% 오르고 전세가는 0.15% 올랐지만 상승분위기가 한풀 꺾였다. 창동 북한산 I-PARK 63평형이 3000만원 정도 올랐다. 노원구는 매매가격 약보합세가 이어지며 전세가는 0.26% 하락했다. 상계동 주공6단지 20평형이 500만원 정도 내렸다. 전반적으로는 신규 아파트단지와 기존 아파트단지간 아파트값 차이가 커지고 있다. 새 아파트일수록, 중대형 평형일수록 평당 단가가 높게 나타났다. 조망과 주거환경이 좋은 아파트도 갈수록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 김광성 한국감정원 정보조사팀장 ●조사일자 2005년 5월27일
  • ‘中東노다지’ 다시 캔다

    중동 ‘노다지’캐내기에 다시 시동이 걸렸다. 풍부한 오일 달러를 내세운 중동 국가들이 각종 플랜트 시설 확충에 적극 나서면서 우리 업체들의 중동 특수 꿈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앞으로 3년 동안 중동에서 300억달러 이상의 일감이 나올 것으로 예상돼 ‘제2의 중동 신화’가 기대된다. 건설업체들도 공사 발주 정보를 챙기고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등 중동 오일 달러를 벌어들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중동 신화 재연 가능할 듯 올 들어 따낸 굵직한 해외건설 공사는 대부분 중동에서 터졌다.SK건설은 최근 쿠웨이트에서 12억달러 규모의 플랜트 공사를 수주하는 쾌거를 이뤘다. 단일 발주 공사로는 최대 규모다. 쿠웨이트에서는 20억달러 규모의 공사가 추가로 나올 예정이다. 현대건설, 대림산업 등이 공사를 따내기 위해 막바지 공을 들이고 있다. 이란에서도 대형 프로젝트 발주가 예상된다. 특히 공사비가 16억달러에 이르는 사우스파 가스처리 플랜트 15·16공정 프로젝트가 곧 발주될 예정이다. 이 공사는 현대건설이 수주에 유리한 고지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는 ‘작업’을 해놓은 6억 5000만달러 규모의 두바이 제빌알리 발전소 건설 공사를 계약으로 이끌기 위해 동원 가능한 모든 인력을 가동 중이다. 지난해 우리 업체들이 따낸 해외건설공사의 60%(공사액 기준)이상은 중동 모래밭에서 일궜다. 해외건설협회와 KOTRA에 따르면 앞으로 3년 동안 중동에서만 300억달러 규모의 공사가 나올 예정이다. 국가별 주요 플랜트사업 발주는 이란(3건·34억 5000만달러), 쿠웨이트(14건·132억 3000만달러),UAE(7건·73억달러), 사우디아라비아(3건·27억달러 이상), 레바논(3건·3억 6000만달러)등이다. ●싸구려 공사 접고 알토란 공사 수주 공사 수주액 증가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수익률.90년대 중반까지 우리 건설업체들이 따낸 일감은 주로 토목·건축 공사였는데 플랜트 공사에 비해 수익성이 현저히 떨어진다. 하지만 앞으로 나올 담수화 프로젝트나 석유·가스 플랜트 공사는 수익성이 좋고 우리 업체들이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두산중공업, 풍산 등은 담수화 프로젝트를 추가 수주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SK건설이 쿠웨이트에서 따낸 공사는 공사 규모에 비해 수익성이 떨어져 속빈강정에 비유됐던 그동안의 해외공사와 달리 수익성이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종국 해외건설협회 중동팀장은 “중동 플랜트 공사는 많은 인력이 필요하지 않고 발주처 재원으로 추진돼 부가가치가 높은 공사”라며 “국내 업체들의 제살깎아먹기식 수주도 상당히 줄어들고 선별적인 수주로 수익률도 높다.”고 말했다. 25일 현재 중동 해외건설 수주액은 18억달러이며 이런 추세라면 올해 목표액 60억달러를 충분히 달성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서울 재건축아파트 “아! 옛날이여”

    서울 재건축아파트 “아! 옛날이여”

    서울 재건축 아파트가 ‘사면 초가’에 빠졌다. 사업성을 떨어지게 하는 각종 법률 규제와 함께 사업의 투명성을 확보하는 차원의 행정 규제도 연일 쏟아지면서 사업성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제 재건축 대상 아파트가 더이상 ‘황금알을 낳는 거위’ 대접을 받지 못하게 됐다. 투자 메리트가 사라진 만큼 세심한 투자 자세가 요구된다. 가격이 비싸더라도 사업승인을 받아 규제 대상에서 벗어난 아파트를 구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상 단지 80%에 적용… 사업성 급전직하 부동산 114에 따르면 서울 주요 재건축 추진 단지는 102곳에 이른다. 이 중 사업승인 신청을 접수했거나 승인을 받아 규제를 피할 수 있는 단지는 23곳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정부의 강도 높은 규제를 적용받아 당초 예상과 달리 사업성이 크게 떨어지고 사업 추진도 지지부진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의 재건축 정책 방향은 우선 저층 저밀도 아파트에 대해서는 재건축을 허용하되 중층 이상 아파트의 재건축은 가능한한 묶어둔다는 것이다. 안전에 이상이 없는데도 초고층 재건축 바람을 타고 값이 크게 오른 서울 압구정동 일대 아파트에 대해 당분간 재건축 사업을 내주지 않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 강남 압구정동 현대·미성 아파트 등과 대치동 은마 아파트, 여의도 대부분의 아파트는 원활한 재건축 추진이 물건너 갔다고 보면 된다. 가장 큰 타격은 개발이익환수제에 따른 수익성 악화. 지난 19일 이후 사업승인을 받는 아파트는 모두 개발이익환수제가 적용된다. 재건축으로 늘어나는 용적률의 25%에 해당하는 면적만큼 임대주택을 의무적으로 지어야 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이미 사업승인을 받았더라도 20일 이전까지 분양승인을 받지 못한 아파트는 임대주택 의무건립 비율이 10%로 줄어든다. 강남구 삼성동 AID차관, 해청1단지, 대치동 도곡2차아파트와 송파구 잠실 주공1단지, 시영, 강동시영1차 재건축 조합들이 서울 5차 동시분양에 참여하기 위해 부랴부랴 분양 승인을 신청한 것도 개발이익환수제 도입에 따른 임대 아파트 의무 건립을 피하기 위한 조치였다. ●조합·컨설팅사 등 수사 확대될 듯 지난 19일 이전에 분양 신청을 하지 못했더라도 사업 승인을 받았다면 임대주택 의무비율은 10%로 줄어든다. 반포동 한신1차와 잠원동 한신 5,6차, 서초동 세종, 삼호2차 등이 해당되는 단지다. 19일 이후 사업 승인을 신청하지 못한 추진위 구성∼건축 심의 단계에 있는 79개 단지는 평형 규제까지 더해진다. 전체 연면적의 50% 이상을 25.7평 이하 소형 평형으로 짓고 후분양을 해야 한다.19일 이전 사업승인 신청을 접수한 단지는 평형 규제는 피할 수 있으나 임대아파트 의무건립 비율은 적용된다. 잠원동 대림, 반포우성, 신반포7차, 반포한양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행정규제 역시 팍팍해진다. 재건축 일반 분양 아파트 분양가가 비싸다는 지적에 따라 사업 전반에 걸쳐 강도 높은 행정 규제가 시작됐다. 사업 추진 단계마다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현미경을 들이대면 사업 속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조합과 컨설팅사, 시공사에 이르기까지 검찰·경찰의 수사가 뻗칠 전망이다. ●추진 단계별 희비 교차 개발이익환수제와 후분양제 적용에 이어 소형 평형 의무비율 규제를 받는 단지는 수익성이 극도로 떨어지고 재건축 추진이 진통을 겪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가격이 하락세로 접어들었다. 강동구 둔촌주공 16평형은 정부 조치 이후 2000만∼3000만원이 떨어진 4억 2000만원 수준이다. 반면 각종 악재를 피한 단지는 강보합세를 띠고 있다. 다음달 동시분양에 내놓기 위해 분양 승인을 신청한 단지 아파트는 거래는 없지만 호가 상승이 눈에 띈다. 잠실주공1단지, 잠실 시영,AID아파트 조합원 아파트값은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강남 대치동 아파트 주변 부동산중개업소들은 강남권 아파트를 찾는 수요자들이 꾸준히 있지만 매물이 없어 거래를 성사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세계부동산 김영일 사장은 “앞으로 강남에서는 중대형 아파트의 희소성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중대형 아파트를 배정받을 수 있는 조합원 지분이 인기를 끌 것”이라고 말했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市 “가천학원에 법적책임 묻겠다”

    경원대학 재단인 가천학원(이사장 이길녀)이 성남시 구시가지의 의료공백을 메우기 위해 대학병원 유치공모에 뛰어들어 사업자로 선정되었다가 수익성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손을 떼자 성남시가 “대학이 돈벌이 안된다고 이래도 되느냐.”며 발끈하고 나섰다. 시는 가천학원이 사업자로 선정된 뒤 6개여월여가 지나도록 아무런 소식도 없이 협약을 미뤄 오다 최근 병원부지인 시유지(수정구 신흥동 산38의 4일대 7500평) 땅값이 비싸다는 이유로 병원설립 포기의사를 전달했다며 가천학원에 대해 업무방해와 손해배상 등 법적책임을 물을 예정이라고 23일 밝혔다. 시는 지난 10월 가천학원이 사업자로 선정되었을 때 재단의 재정부담을 감안, 토지매각대금을 연리 4%에 10년 분할상환 할 수 있도록 공유재산 관리조례까지 만들어 편의를 제공했다. 그러나 가천학원은 지난 6일 협약 미체결 청문회에서 학원측이 시유지매각이 비싸다는 것과 재정적인 부담이 과중하다는 이유로 병원건립을 포기했다. 시는 이에 대해 “대학병원 유치공모시 대금은 감정평가로 결정된다는 것을 사전 공시했다.”면서 “그러나 가천학원은 시가 감정평가를 실시한 것도 아닌데, 사전에 감정평가를 실시한 뒤 땅값을 운운하며 뒤늦게 병원건립 포기의사를 밝혔다.”고 비판했다. 시 관계자는 “지역사회에서 2세교육을 맡고 있는 대학이 기반시설 부족현상을 겪고 있는 구시가지주민들에게 큰 실망을 안겨주었다.”며 “기대치 만큼의 법적 손해배상을 청구해 이같은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시는 경원학원측의 불순한 의도도 지적하고 있다. 시는 경원학원 소유의 공원부지로 묶여있는 중원구 성남동 산 10의 18일대 7만 1187㎡(성일고등학교 뒤편 야산)을 병원설립을 빌미로 함께 개발하려다 여건이 어렵다고 판단되자 땅값을 핑계로 포기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시는 병원부지의 경우 공시가격이 ㎡당 43만∼45만원 수준으로, 사업자 공모당시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데다 주변토지가격보다는 월등히 낮은 상태로, 감정가에도 큰 부담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있다. 이에 대해 경원학원 관계자는 “재정부담을 판단하기 위해 사전 감정평가를 실시한 결과 당초 평당 150만원가량으로 예상했던 토지가격이 400만원을 호가해 도저히 병원설립을 강행할 수 없었다.”면서 “시가 지적하는 불순한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성남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LG家 ②-구인회 3代 경영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LG家 ②-구인회 3代 경영

    지난달 19일 러시아 모스크바 출장길에 오른 구본무(60) LG 회장을 수행한 사람은 차장급 직원 한명뿐이었다. 계열사 사장들과 같이 가는 출장이 아니면 수행은 늘 직원 한명이 담당한다. 공항으로 임원들이 배웅이나 마중을 나오는 것도 금지한다. 구 회장은 지난 12일 LG 계열사 사장단 20여명과 함께 국내사업장 ‘혁신투어’를 나서면서 자신의 차량인 ‘벤츠S600’을 놔 두고 대형 관광버스 2대를 빌렸다. 사업장간 이동중에도 사장들과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기 위해서다. 지난 2003년에도 구 회장은 버스로 2박3일간 전국의 사업장을 누볐다. 이처럼 ‘격식’을 따지기보다 실용성을 강조하는 구 회장을 두고 ‘소탈한 이웃집 아저씨 같다.’는 평이 따라다닌다. 사람좋아 보이는 눈웃음 등 구 회장의 외모도 이같은 이미지 구축에 한몫했다. ●몸에 밴 검소한 생활 구 회장의 소탈한 모습은 아버지 구자경(80) 명예회장이나 할아버지인 고 구인회 창업회장으로부터 물려받은 것으로 보인다. 구인회 회장은 창업초기인 40년대 후반 부산 서대신동 시절 활동하기 편하다며 미군 파카를 즐겨 입었다고 한다. 외출할 때를 제외하곤 공장내에서 늘 입고다녀 소매가 닳고 기름때가 반지르르 묻은 옷이었다. 구 회장은 또 비싼 담배와 싼 담배를 같이 갖고 다니면서 손님에게는 좋은 담배를 권하고 자신은 값싼 담배를 피웠다.“돈이란 벌 때 아껴야 하는 법”이라는 지론이다. 사돈이자 동업자인 고 허준구 회장도 당시 판매와 구매일을 맡으면서 수금하러 거래처를 다닐 때 고무신을 신고 다녔다.‘찰떡궁합’인 셈이다. 구자경 명예회장은 사업장이나 계열사 사무실을 즐겨 찾았는데 어떤 때는 사전통보없이 불쑥 고객서비스센터 등 현장을 방문해 생생한 고객의 목소리를 듣기도 했다. 럭키증권(현 우리투자증권) 객장을 방문했을 때는 고객들이 좁은 객장에서 불편을 겪고 있는데 반해 임원실이 한 부서보다 큰 것을 보고 “무슨 임원방이 내 방보다 커요?”라며 질책을 했다고 한다. 이같은 소탈한 이미지 때문인지 LG의 회장들은 삼성이나 현대에 비해 강한 인상을 주지 않는다. ‘시사저널’이 지난해 발표한 가장 영향력있는 기업인 순위에서도 구본무 회장은 삼성 이건희 회장은 물론 현대차 정몽구 회장보다 순위가 낮았다. 재계에서 LG가 차지하는 비중이 현대차그룹보다 낮지 않은데도 그룹총수의 영향력은 현대차가 높게 나온 것이다. LG관계자는 구 회장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는 지적에 대해 이렇게 반박했다. “구 회장은 1995년 취임 이후 지난해까지는 허씨와의 동거기간이었고 2년전까지만 해도 삼촌뻘 되는 집안어른들이 계열사 사장을 맡고 있었다. 또 취임한 지 얼마되지 않아 국제통화기금(IMF) 직격탄을 맞았고 99년에는 반도체 빅딜로 주력사업을 빼앗기는 고초를 겪었다. 사실 구 회장의 총수로서의 경영능력은 올해부터 검증된다고 봐야 할 것이다.” ●LG의 상징, 인화(人和) 구인회 창업회장은 포목상, 청과·어물전, 운수업 등 숱한 시행착오를 겪은 뒤 47년 럭키크림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사업인생을 걸었다.6형제의 장남(4명의 여자형제도 있었으나 일찍 사망함)이자 6남4녀의 아버지가 하는 사업을 돕기 위해 초기 가족들의 고생도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경영도 대부분 가족이나 사돈(허씨)들이 도맡아 했다.47년 락희화학 설립당시 생산담당이었던 김준환씨를 제외하면 구 회장, 부사장 고 구정회(둘째 동생)씨, 영업담당 허준구(첫째 동생 철회씨 사위)씨 등으로 사실상 ‘가족기업’이었다. 이후에도 아래로 다섯 동생과 여섯 아들, 조카, 허씨들이 대거 경영에 참여했는데 LG의 ‘인화정신’은 이같은 독특한 가족사와 무관치 않다. 친인척들을 잘 다독여 가며 경영을 하는 것이 중요했고 이를 경영이념으로 발전시킨 것이 인화다. 창업회장부터 내려온 인화정신의 대표적인 사례는 삼성과 함께 했던 방송사업. 구인회 회장은 60년대 초반 사돈인 고 이병철 삼성회장으로부터 방송사업을 같이 해보자는 제의를 받고 50대 50 합작으로 64년 ‘라디오서울’과 ‘동양TV’를 설립했다. 하지만 방송사 경영이 시원치 않은 와중에 두 그룹에서 파견된 임직원간 알력이 심해졌고 결국 TV는 LG가 라디오는 삼성이 맡아서 하기로 잠정 합의를 봤다. 이후에도 TV와 라디오 사업의 정산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자 구 회장은 일본으로 건너가 이 회장을 만나 TV사업까지 삼성에 넘기기로 결정한다.LG내부에서는 불만이 많았지만 구 회장은 사돈간의 ‘불화’가 더 이상 계속돼서는 안 된다고 판단한 것이다. 80년대에는 택배사업 진출을 계획했다가 사돈과의 정리를 생각해 포기했다. 당시 기획조정실에서는 21세기 물류산업의 꽃이라고 불리는 택배사업을 유망한 신규 사업으로 선정, 일본의 택배사업을 벤치마킹하고 계획을 수립했지만 사돈인 한진그룹에서 택배(한진택배)를 하고 있다는 이유로 구자경 회장이 사업중단을 지시했다.LG와 한진은 구자경 명예회장의 동생인 구자학(75) 아워홈 회장의 2녀 명진(41)씨가 한진그룹 고 조중훈 회장의 4남 조정호(47) 메리츠증권 회장과 결혼하면서 사돈으로 맺어졌다. ●창업주의 사람들 구인회 창업회장은 할아버지 밑에서 한학을 배우다 열네살때인 1921년에야 지수보통학교 2학년에 편입한다.24년에는 서울로 상경, 중앙고등보통학교를 다녔지만 19세때인 26년 처가에서 보내주던 학비가 끊기고 본인의 뜻도 있어 낙향, 사업의 꿈을 키운다. 구 회장은 사업을 키워가면서 동생들을 뒷바라지했고 동생들은 좋은 학교를 졸업한 뒤 형의 사업을 성심성의껏 도왔다. 한때 구씨, 허씨 일가가 너무 많이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것이 ‘문제’로 지적되기도 했지만 구씨, 허씨들 가운데는 경영능력을 갖춘 이들이 적지 않았다. 창업회장의 동생들은 초창기 외국원서를 번역해 기계 작동법을 알아내고 수출, 기술도입 등 형이 할 수 없는 해외업무를 도맡아 했다. 첫째 동생 고 구철회씨는 형과 함께 첫 사업인 포목상 ‘구인회상점’을 세웠고 둘째 고 구정회씨는 동경고등공업학교를 졸업하고 평안남도청 토목과에 잠시 근무하다 형의 사업을 도왔다. 구태회(82) LS전선 명예회장은 일본 후쿠오카고와 서울대 정치학과를 마쳤다. 그는 경영보다는 정치권에서 주로 활동했는데 4대 민의원과 6,7,8,9,10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구평회(79) E1 명예회장은 진주고보와 서울대 정치학과를 마치고 51년 락희화학 이사로 입사했다. 구두회(77) 극동도시가스 명예회장은 진주고보와 고려대 상대, 미국 뉴욕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하고 한일은행에서 잠시 일하다 63년 금성사 상무로 입사했다. ‘골프멤버’였던 사돈인 이보형 제일은행장·홍재선 전경련 회장·경방 김용완 회장, 효성 조홍제 회장 등도 구인회 회장과 교우가 깊었다. ●제2의 창업주 구자경 명예회장 구자경 LG명예회장은 삼촌인 구평회 명예회장과 진주고보에 같이 입학한 뒤 진주사범을 마치고 고향인 지수보통학교에서 교편을 잡았다. 이후 50년까지 부산사범대 부속국민학교에서 교사생활을 했는데 제자들 중에는 신상우 전 국회부의장, 권근술 전 한겨레신문 사장,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 부인인 한인옥씨 등이 있다. 구 명예회장은 한씨에 대해 “얼굴도 예쁜데다 공부도 잘하는 학생이었다.”고 기억했다. 신 전 부의장은 모 TV프로그램에 출연해 구 명예회장에게 ‘호랑이 선생님’이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구 명예회장은 50년 락희화학 이사로 입사했지만 공장에서 현장 근로자들과 같이 먹고 자며 혹독한 경영수업을 받았다. 구인회 회장은 생전에 왜 장남을 그토록 고생시키느냐는 질문에 “대장장이는 하찮은 호미 한 자루 만드는데도 담금질을 되풀이해 무쇠를 단련한다. 내 아들이 귀하니까 저렇게 일을 가르치는 것이다.”고 대답했다. 덕분에 그는 현장에서는 모르는 것이 없을 정도의 전문가가 될 수 있었다. 69년 12월31일 구인회 회장이 뇌종양으로 세상을 뜬 직후인 1970년 1월6일 열린 럭키그룹 시무식에서 구철회 락희화학 사장은 본인의 경영 퇴진과 구자경 당시 금성사 부사장의 회장 추대를 제안했고 이는 우레와 같은 박수로 통과됐다. 구 회장 취임 이후 1년간 그룹 기획조정실장을 맡아 준 사람은 삼촌인 고 구정회 사장이었다. 조카를 ‘보필’하는 삼촌은 LG가의 저력을 잘 말해준다. 구자경 신임회장은 “선대 회장의 유지를 받들어 인화단결과 상호협조를 통해 그룹의 부드러운 기업풍토를 조성하는데 힘쓰고 급속한 확대보다는 내실있는 안정적인 성장에 주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락희화학, 금성사 등 11개 계열사를 갖고 시작한 구자경 회장은 95년 2월 이임할 때까지 LG를 한차원 끌어올렸다는 평을 받는다. 취임 첫 해인 70년 520억원에 불과하던 그룹매출은 94년 30조원을 넘어섰고 수출은 3100만달러에서 147억달러로 474배나 늘어났다. ●늘 꿈이었던 농사일에 매진 구 명예회장은 장남 구본무 회장에게 그룹 회장직을 넘겨주면서 “앞으로 여의도 본사에는 일주일에 한번만 출근할 것이다. 모든 경영은 신임 회장에게 맡긴다.”고 약속했다. 구태회·평회·두회씨 등 창업주 형제들과 허준구·허신구 회장도 고문으로 물러났다. 충남 천안의 ‘천안연암대학’으로 내려간 구 명예회장은 버섯재배 등에 심혈을 기울이며 10년전 약속을 지키고 있다. 주중에는 천안에 머물다 주말에는 서울 성북동 집으로 올라오는데 매주 월요일에만 트윈타워로 출근한다. 하지만 구본무 회장 집무실인 30층 대신 32층으로 직행, 본인이 이사장을 맡고 있는 복지재단·문화재단 업무만 보고 오후에는 천안으로 내려간다.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구 회장 얼굴을 보지 않고 그냥 가는 경우가 많다. 분재, 장미재배를 거쳐 버섯재배로 이어진 구 명예회장의 왕성한 취미활동은 요즘 된장, 생면, 만두 등 유기농 먹을거리로 확대되고 있다. 구 명예회장은 선친이 두산, 경방그룹 회장과 함께 1956년 서울컨트리클럽에서 발족한 ‘단오회’와 진주중 15회 동창회에는 거의 빠지지 않고 있으며 능성구씨 대종회장을 맡고 있다. 단오회에는 김각중 경방 회장, 김상홍 삼양사 명예회장, 선친을 치료했던 이동렬 박사 등이 참여하고 있다. 진주중 동창인 고 이규호 전 문교부 장관도 생전에 절친한 사이였다. 고 정주영 회장도 전경련 회장단 활동 등을 통해 남다른 친분을 쌓았다. ●20년 경영수업 받은 ‘구병장’ 구본무 회장은 연세대 상학과에 다니다 육군 현역으로 입대했다. 재벌 총수 가운데 현역 출신은 쉽게 보기 어렵다. 보병으로 만기 제대후에는 미국 애슐랜드대로 유학을 떠났다. 클리블랜드주립대 대학원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구 회장은 30세때인 75년 럭키(현 LG화학)의 심사과(사업의 적정성을 평가하는 부서로 사업전반을 이해할 수 있음) 과장으로 입사했다. 당시 심사과에서 같이 근무했던 직원이 구 회장의 ‘핵심참모’인 강유식(57) ㈜LG 부회장이다. 강 부회장은 청주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72년 럭키에 입사했다.97년 회장실(구조조정본부)로 소속을 옮겼고 99년 구조조정본부장을 맡으면서 그룹 구조조정과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진두지휘했다. 구 회장은 아버지처럼 ‘험한’ 고생은 하지 않았지만 81년에야 금성사 이사로 승진할 정도로 차곡차곡 경영수업을 받았다. 럭키 심사과장, 수출관리부장, 유지사업본부장을 거쳐 80년 금성사(현 LG전자)로 옮겨 기획심사본부장을 맡았고 83∼84년에는 도쿄 주재원으로 근무했다. 입사 10년만인 85년에야 기획조정실 전무로 그룹업무를 보기 시작했다. 95년 회장 취임사에서 ‘초우량 LG’를 약속했던 구 회장은 인터넷, 홈쇼핑, 이동통신, 통신 등에 잇따라 진출하며 사세를 넓혀갔고 필립스와 합작으로 LCD사업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하지만 ‘빅딜’과 ‘LG카드 사태’로 반도체, 금융사업에서 손을 떼는 등 어려움도 적지 않았다. ●1등LG를 이끄는 사람들 지금까지 LG그룹을 상징해 온 ‘인화’는 구본무 회장 대에 이르러 사실상 ‘일등주의’로 바뀌었다.LG는 그동안 ‘인화정신’이 결코 ‘온정주의’가 아니라고 항변해 왔지만 삼성그룹에 비해 LG그룹의 분위기가 다소 느슨해 보인 것은 사실이다. 요즘 LG가 거의 매일 쏟아내는 ‘강한 승부욕’,‘독종정신’,‘다이내믹’ 등은 LG가 온건하고 점잖은 반면 보수적이고 느린 조직에서 ‘환골탈태’하려는 노력으로 볼 수 있다. 구 회장이 주력 계열사인 LG전자를 김쌍수(60)부회장에게 맡긴 것도 생활가전사업을 1등으로 만든 그의 ‘뚝심’을 높이 샀기 때문이다. 김 부회장은 이에 화답이라도 하듯 부진을 면치 못하던 휴대전화 사업을 ‘비전문가’인 박문화(55) 사장에게 맡겨 새로운 도약을 주문했다. 오디오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박 사장은 LG의 ‘광스토리지’ 사업을 7년 연속 세계 1위로 끌어올린 주역이다. LG에서 독립한 다른 친척이나 형제와 달리 주력사인 LG필립스LCD 부회장을 맡고 있는 둘째동생 구본준(54) 부회장 역시 1등에 대한 집념이 남다르다. 경복고 서울대 계산통계학과, 미국 시카고대 대학원 경영학과를 나온 구 부회장은 한국개발연구원(KDI), 미국 AT&T를 거쳐 86년 금성반도체에 입사했다. 반도체를 현대그룹에 빼앗기다시피 넘겨주는 것을 눈으로 지켜본 뒤 99년부터 LG필립스LCD 대표를 맡아 세계적인 LCD업체로 키워왔다. ●숨어있던 승부사기질 발휘되나 소탈하고 인자해 보이는 구 회장의 이면에는 무서울 정도의 집념과 승부욕이 도사리고 있다는 평이다. 구 회장의 집념은 그가 하늘을 나는 모습만 보고도 무려 150여종의 새를 구분할 수 있을 정도로 ‘조류학’에 조예가 깊은 것에서 잘 나타난다. 중학교때 산에 올랐다가 우연히 다친 새 한 마리를 발견, 집에 데려와 치료해 준 인연으로 새에 관심을 갖게 된 구 회장은 2000년에는 ‘조류도감’을 낼 정도로 새에 관해서는 전문가다. 여의도 LG트윈빌딩에 둥지를 튼 천연기념물 ‘황조롱이’가 구 회장의 각별한 보살핌덕에 무사히 새끼를 낳은 일화는 아직도 회자되고 있다. 동생 구본능(56) 희성그룹 회장도 최근 ‘사진으로 보는 한국야구 100년’을 발간할 정도로 야구에 대한 관심이 보통이 아닌데 좋아하는 일에 대한 열정은 윗대로부터 물려받은 것으로 보인다. 사람좋아 보이는 구 회장이 거의 ‘경멸’할 정도로 싫어하는 부류가 있는데 준비하지 않는 불성실한 사람이다. 구 회장은 연습장에서 충분히 연습하지 않고 무작정 골프장에 나타나는 초보자를 무척 싫어한다고 한다. 더 싫어하는 부류는 ‘트리플보기(이븐파보다 3타를 더 치는 것)’를 하고도 ‘히죽히죽’ 웃는 사람이다. 다시는 트리플보기같은 치명적인 실수를 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있다면 웃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계열사 사장들을 평가할 때도 이같은 기준이 적용된다. 구 회장은 특별히 운동에 소질이 있는 편은 아니지만 끈질기게 연습에 매달려 한때 핸디캡 5∼6 수준까지 끌어 올렸다고 한다. 환갑을 맞은 지금도 핸디 8∼9 정도를 친다. 구 회장은 지난 3월 구 명예회장 시절 선포한 경영이념인 ‘고객을 위한 가치창조’와 ‘인간존중의 경영’에 ‘1등LG’를 더한 ‘LG Way’를 새로운 기업문화로 천명했다.10여년에 걸친 계열분리를 마무리지은 구 회장은 ▲고객이 신뢰하는 LG▲투자자들에게 가장 매력적인 LG▲인재들이 선망하는 LG▲경쟁사들이 두려워하면서도 배우고 싶어하는 LG를 목표로 재도약을 시도하고 있는데 그의 집념과 승부사기질이 앞으로 어떻게 발휘될지 재계가 주목하고 있다. 구 회장은 지난해 동국제강 창립 50주년 기념식에 이례적으로 참석할 정도로 장세주 회장과는 친분이 깊은 편이다. 장 회장의 숙부인 장상돈 한국철강 회장의 딸 인영(37)씨가 구 회장의 당숙인 구자은(41) LS전선 상무와 결혼해 사돈지간이기도 하다. 만화가 허영만씨와도 교류가 있는데 허씨는 인기작 ‘식객’에서 구 회장이 임직원들에게 맛있는 삼계탕을 사주는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단출한 네식구 구 회장은 72년 김태동 전 보사부 장관의 딸인 김영식(53)씨와 결혼했다. 김씨는 이화여대 영문과를 다닌 ‘재원’으로 서구적인 외모의 미인이었다고 한다. 시아버지 구자경 명예회장은 “보수적인 며느리를 원했는데 맞고보니 맏며느리는 개방적이고 아래 며느리들이 보수적이었다. 뒤바뀐 감도 없지 않지만 그만하면 잘 맞는 편”이라며 만족하는 분위기다. 구 회장 부부는 금슬이 좋기로 유명하지만 ‘내외’가 분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 회장이 주말에 곤지암에서 골프를 치다 부인이 일행들과 골프를 치는 것을 보고 나무랐다는 일화도 있다.LG 소유인 곤지암은 주말에 주로 계열사 임원들이 비즈니스 차원에서 애용하는데 ‘회장 부인’이 나오면 임원들이 불편해 한다는 이유다. 김씨가 다른 그룹 회장 부인과 달리 미술관을 맡지 않은 것이나 여의도 트윈타워에 한번도 나오지 않은 것도 LG가의 엄격한 ‘단속’ 때문이다. 구 회장은 지난해 양자로 들인 구광모(27)씨와 연경(27)·연수(9) 두딸을 두고 있다. 광모씨는 병역특례인 산업기능요원으로 국내의 한 IT솔루션업체에 근무하고 있다. 올해 병역을 마치면 미국 뉴욕주의 로체스터 인스티튜트공대로 돌아가 학업을 계속할 예정이다. 그는 지난해 11월 양자로 입적된 뒤 ㈜LG와 LG상사 지분을 대폭 늘려 ‘경영승계’가 가시화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하지만 LG측은 “광모씨의 양자입적은 ‘제사 지낼 장손은 있어야 하지 않느냐.’는 구자경 명예회장의 뜻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4세 경영’과는 관련이 없다.”고 일축했다. 연세대 사회사업학과를 마치고 미국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하고 있는 연경(27)씨는 삼성 이건희 회장의 막내딸 윤형(26)씨와 함께 재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신붓감’이다. ukelvin@seoul.co.kr ■3공화국서 “소총 만들어보라” 권유 구인회 “유망해도 무기는 싫다” 거절 LG화학은 한때 자회사를 통해 ‘비데’사업을 하다 그룹으로부터 호된 질책을 받았다. 타일, 욕조 등 욕실 인테리어사업에 비데를 함께 취급하면 고객들에게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 시작했지만 구본무 회장의 생각은 달랐다. 첨단기술로 해외시장을 노리는 제품도 아닌데 돈이 된다고 해서 ‘품위’에 맞지 않는 제품을 팔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LG에서 계열분리된 지 1년이 지난 지난해 말에도 LG카드의 부실이 해결되지 않자 채권단은 또 한번 LG그룹의 지원을 요청했다.LG측은 “이미 1조원이 넘게 지원을 한데다 그룹에서 분리된 회사를 무슨 근거로 지원하느냐.”며 강하게 반발했지만 구 회장의 ‘결단’으로 출자전환을 결정했다. 구 회장은 LG카드 기업어음(CP)을 갖고 있던 친척들에게 일일이 양해를 구해가며 출자를 부탁했다고 한다. 삼성과 공동으로 시작했던 방송사업을 넘겨준 것이나 택배사업 진출을 계획했다 직전에 포기한 것도 ‘사돈간의 불화’로 세인들의 지탄을 받지 않기 위해서였다. LG가 이처럼 ‘세간의 평판’을 신경쓰는 것은 엄격한 유교가문의 장손인 고 구인회 창업회장의 경영철학에서 비롯됐다. 구인회 회장은 도박이나 술 등 사행산업은 물론 이른바 ‘먹고 마시는’일과 연관된 소비성 사업, 부동산 투자도 금지할 정도로 엄격했다. 나중에야 필요에 의해 인터컨티넨탈호텔을 설립했지만 한때는 호텔사업도 LG의 ‘금지리스트’에 올라 있을 정도였다.3공화국 당시 정부로부터 “소총을 만들어 보라.”는 권유를 받았을 때도 “우리의 능력을 인정해주는 것은 고마우나 아무리 유망한 사업이라도 무기는 만들고 싶지 않다.”며 거절했을 정도다. 하지만 냉혹한 비즈니스 세계에서 이같은 ‘체면 경영(정도경영)’은 자칫 수익성 좋은 사업 기회를 놓칠 수 있고 공격적인 확장에도 약점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LG관계자는 “사람들에게 욕을 먹어가며 일등할 생각은 없다.”면서 “좋은 품질과 서비스를 갖추면 무리한 방법을 쓰지 않아도 고객들이 인정해준다는 것이 구 회장의 지론”이라고 말했다. ukelvin@seoul.co.kr ■구씨 3대의 반도체 인연 현대전자와 LG반도체가 합병돼 설립된 하이닉스반도체의 ‘새 주인’이 누가될 것인지를 놓고 재계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매각대금이 3조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보이는 이 대형 매물의 유력한 새 주인으로 전 주인인 LG가 거론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LG는 하이닉스 인수설에 대해 “생각해보지도 않았고 앞으로도 검토할 일도 없다.”며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40년 가까운 구씨 3대의 반도체 인연이 그리 쉽게 끝날 것 같지는 않다는 게 중론이다. LG는 구인회 창업회장 생전인 69년 미국 NSC의 기술제공으로 반도체 회사인 금성전자를 설립했다. 초대 사장은 구자두 현 LG벤처투자 회장이었다. 금성전자는 1차 오일쇼크 등으로 73년 금성사에 흡수합병되면서 주춤했지만 74년 삼성 이건희 회장(당시 동양방송 이사)이 한국반도체를 인수한 것 등에 ‘자극’받아 75년 반도체팀을 만들고 미국 AMI와 합작 공장을 설립하는 등 활기를 띠기 시작한다.79년에는 대한전선의 대한반도체를 인수, 금성반도체를 발족하기에 이르렀다. 초대 회장은 구자경 현 명예회장, 사장은 이헌조 현 LG그룹 고문이었다. 금성반도체는 이후 85년 미국, 일본에 이어 세계 세번째로 1메가롬(ROM)을 개발하는데 성공하고 금성일렉트론으로 이름을 바꾼 뒤 90년 1메가 D램,91년 4메가 D램을 잇따라 내놓으며 삼성전자와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 하지만 LG는 98년 정부의 ‘빅딜정책’의 ‘희생양’이 되면서 반도체사업을 현대그룹에 양보하게 된다.99년 1월6일 청와대를 방문한 구본무 회장은 전자사업이 주력인 LG에 반도체사업이 얼마나 중요한지 역설했지만 이미 현대측과 ‘얘기’가 끝난 김대중 당시 대통령의 귀에 구 회장의 ‘절규’가 들릴 리 만무했다. 이날 밤 이헌조, 변규칠, 성재갑 등 LG의 원로들이 마련한 위로자리에서 구 회장은 모처럼 통음을 했다. 일부에서는 구 회장이 ‘통곡’을 했다고 하지만 ‘통한의 눈물’을 보인 정도였다는 것이 당시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서울 한남동 구 회장의 집앞에 진을 친 기자들은 자정이 넘어 귀가하는 구 회장을 붙들고 ‘소감’을 물었고 구 회장은 “다 버렸습니다.”는 말로 3대를 내려오며 30년간 이어진 반도체와의 인연을 정리했다. ukelvin@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홍성추 부장 (부국장급·반장) 박건승·정기홍·류찬희·김성곤차장 안미현·주현진·류길상·김경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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