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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기도, 평택 현덕지구 ‘반복 특혜 의혹’ 특별감사

    경기도, 평택 현덕지구 ‘반복 특혜 의혹’ 특별감사

    경기도는 산업단지가 유통·관광·휴양·주거 복합단지로 개발계획이 변경된 평택 현덕지구개발사업에 대해 특별감사에 착수한다고 10일 밝혔다. 현덕지구 개발사업은 2012년 8월 지식경제부가 황해경제자유구역에 대한 개발계획변경을 승인하면서 평택시 현덕면 장수리 일대 231만 6000㎡를 산업단지로 지정하면서 추진됐다. 그러나 사업성이 없다는 이유로 1년 반 가량 지연되었고, 황해경제자유구역청은 2014년 1월에 이르러서야 주식회사 대한민국중국성개발을 현덕지구 사업시행자로 지정 고시했다. 하지만 산업자원부와 경기도는 사업자 선정 1년 뒤인 2015년 1월 산업단지 용도를 유통·관광·휴양·주거 등의 복합 개발지로 변경해주고 중국성개발은 2020년까지 7500억원을 들여 공공시설과 유통·주택·상업업무·관광·의료·휴양시설 등이 들어서는 중국 친화도시를 짓겠다는 실시계획을 제출했다. 황해경제자유구역청은 2016년 6월 17일 이를 승인했다. 대규모 개발계획이 발표되면서 현덕지구 내 주민들은 토지보상과 함께 중국 친화도시 조성으로 지역 경제가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이 사업은 진척되지 못한 채 2년째 경기도가 사업 시행자에게 끌려다니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원송희 경기도 감사총괄담당관은 “현덕지구가 산업단지개발에서 (수익성이 좋은)유통·관광·휴양·주거 복합개발로 변경되고 이듬해 자기자금 출자 500억원 및 90일 이내 보상실시 등의 조건으로 대규모 개발계획에 대한 실시계획이 승인됐지만 아직도 인가조건이 이행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더욱이 “인가조건이 이행되지 않고 있는데도 사업시행자에게 유리하도록 사업기간이 2018년에서 2020년 까지로 연장됐고 공동주택 공급계획도 외국인 전용 9415가구에서 내국인 8307가구, 외국인 1108가구로 특혜 변경됐다”고 밝혔다. 원 감사총괄담당관은 “이같이 사업시행자에게 유리하게 특혜행정이 반복되면서 현덕지구 개발사업은 7500억원 투자에 4300억원 추정이익이 발생하는 ‘황금알 낳는 사업’으로 바뀌었다”고 덧붙였다. 경기도는 이재명 지사의 긴급지시로 황해경제자유구역청을 상대로 특별감사에 들어가 사업시행자의 승인 취소를 위한 청문 절차를 진행 중이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서울광장] 좌측 깜빡이 켜고 우회전?/이두걸 논설위원

    [서울광장] 좌측 깜빡이 켜고 우회전?/이두걸 논설위원

    지난 주말부터 뉴스에 종종 등장하는 단어는 ‘삼성 투자 구걸’이다. 지난 6일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간의 만남에 앞서 김 부총리가 삼성 측에 투자와 일자리 확대를 요청했고, 이에 대해 청와대가 반대 입장을 내놨다는 게 요지다. 청와대와 김 부총리는 모두 ‘공식적’으로 부인했다. ‘구걸하지 말라’는 목소리가 일부 비서진의 정제되지 않은 발언이었을 수도 있다. 다만 우려가 나온 건 ‘팩트’에 가까워 보인다. 그게 아니면 청와대가 나서서 “어떤 방식이 효과적인지 의견을 나눴다”고 해명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요즘같이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삼성의 ‘통 큰 투자’는 쌍수를 들고 반길 만하다. 그러나 이 정도면 청와대가 단기 기억상실증에 걸렸거나 김 부총리가 대통령 대신 재벌에 손을 벌리는 ‘악역’을 떠맡은 것처럼 보인다. 삼성의 결단을 이끌어 낸 주체는 김 부총리가 아닌 문 대통령 자신이기 때문이다. 뇌물공여 혐의로 대법원 판결을 앞둔 이 부회장은 지난달 9일 삼성전자 인도 노이다 신공장에서 문 대통령의 손에 이끌려 사실상 ‘복권’됐다. 혁신성장을 위해서는 규제완화가 필수적이다. 그래야 기업이 투자를 하고 일자리를 만든다. 정부는 발 벗고 나서 기업의 애로를 듣고 대못도 뽑아야 한다. 미국과 일본 등 각국 지도자들이 기업인들과 정기적인 만남을 갖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하지만 정부의 역할은 딱 여기까지다. 그에 맞춰 기업은 돈이 되면 투자를 하고, 돈이 안 되면 투자를 못 한다. 삼성전자나 현대차 등의 외국인 지분 보유 비율은 모두 50% 안팎인 상황에서 손해가 날 사업에 투자를 한다면 주주에 대한 배임의 소지가 있다. 헤지펀드가 자유무역협정(FTA)을 위반했다며 한국 정부를 대상으로 소송할 수도 있고, 아니면 직접 기업을 공격할 수도 있다. 이명박·박근혜 정권이 친기업 정책을 펼쳤던 2012~2015년 대기업 투자가 110조원대에서 정체된 건 이런 이유에서다. 기업이 투자를 하도록 강요하고 읍소하는 순간 정부는 기업에 코가 꿰인다. ‘공짜 점심은 없다’는 것이 경제학의 기본 아닌가. 대기업들로부터 돈을 걷었다가 정권이 뒤바뀐 국정농단 사태가 벌어진 지 2년도 채 지나지 않았다. 삼성만 하더라도 삼성전자 지분 매각, 반도체 공장 정보 공개 등 다양한 현안이 걸려 있다. 6일 간담회에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이 참석한 건 의미심장하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의 중심에 있는 기업이다. 삼성 측이 김 부총리에게 바이오시밀러(복제약)의 약가를 높이거나 자유로운 가격 결정 권한을 달라며 규제완화를 요구한 것도 눈여겨봐야 한다. 국내 약가는 건강보험공단과 제약업체의 협상으로 결정된다. 바이오시밀러를 주로 만드는 삼성바이오에피스 입장에서는 바이오시밀러 가격이 오르면 높은 수익성을 기대할 수 있다. 제약계에서는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항암제인 허셉틴 하나만 가격이 올라도 연간 200억원 정도의 건보 재정이 추가로 소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규제완화의 대가가 국민 호주머니에서 나가야 한다는 얘기다. 소득주도성장론과 혁신성장, 공정경제 등 ‘J노믹스’의 3대 축이 흔들린다는 건 더 큰 문제다. 소득주도성장론은 수출 일변도였던 우리 경제의 틀을 수출과 내수의 동반성장으로 바꾼다는 것이다. 내수는 소비 성향이 강한 서민 중산층의 소득이 느는 게 핵심이다. 여기에서의 전제는 공정경제를 통해 재벌과 중소기업 사이의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고,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혁신 기업들의 창업과 성장으로 혁신성장의 동력을 삼는 것이다. 그러나 당장 경제가 어렵다고 대기업에 손을 벌리는 건 성과 조급증에 빠져 과거의 성장 모델로 회귀하는 것으로 보인다. 대기업 중심의 수출주도 성장의 성과가 온 사회에 퍼진다는 낙수효과(트리클다운)가 환상에 불과하다는 걸 깨닫기 위해 얼마나 더 많은 중소 상공인과 서민들의 피눈물이 더해져야 할까. 노무현 전 대통령은 당선인 신분부터 재계와 갈등을 지속했다. 2003년 6월 서울 시내의 한 삼계탕 전문점에서 대기업 총수들과 오찬을 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노 전 대통령은 투자와 고용 확대를 부탁했고, 총수들은 투자 계획을 내놨다. 불과 6개월 만에 개혁 대신 성장으로 정책의 무게중심도 옮겨 갔다. 이후 ‘좌측 깜빡이를 켜고 우회전한다’는 비판이 뒤따랐다. 15년 전의 비판은 언제든 재현될 수 있다. douzirl@seoul.co.kr
  • [조성룡·심세중의 도시와 시민들의 합창] 200년 전 英산골 도시계획 실험… 노동자 운명 바꿨다

    [조성룡·심세중의 도시와 시민들의 합창] 200년 전 英산골 도시계획 실험… 노동자 운명 바꿨다

    이모가 남긴 사진첩을 정리하다가 반세기 전 한 가족의 출발을 보게 되었다. 잘 가꾸어진 잔디밭 뒤로 드문드문 들어선 새하얀 양옥 주택, 젊은 부부와 두 어린 아이가 함빡 웃는다. 1970년대 초 울산의 대한석유공사(유공, 현 SK) 사택이다. 막내의 가슴에는 유공유치원 이름표가 달랑거린다.울산에 정유공장을 중심으로 한 석유화학단지와 조선소가 들어서면서 사택 단지나 사원 아파트가 함께 조성되었다. 서구에서 온 엔지니어들은 공장과 함께 사택과 클럽을 조성하고, 유치원과 볼링장, 실내 수영장도 운영했다. 도심의 사원 아파트에는 무료 셔틀버스가 시간마다 운행되었다. 사택이라고 하면 탄광촌이나 철도 관사 등이 쉽게 떠오르지만, 노동자들의 살림집으로 회사에서 공급하는 주택(社宅)도 있다. 앞서 소개한 옥타비아 힐의 아버지가 추종했던 200년 전 영국 사람 로버트 오언(초상화·1771~1858)은 대개 공상적 사회주의자이자 협동조합 운동의 선구자로 알려져 있는데, 그 이전에 산업혁명 시대에 노동자들의 주거를 기업의 주된 과제로 여기고 적극적으로 풀어내는 최초의 실험을 한 인물이다. 스코틀랜드 클라이드 계곡 골짜기의 뉴 래나크에서 말이다. “오언은 그전에 맨체스터에 있었어요. 같은 산업혁명 상황이라고 해도, 맨체스터를 보는 것이 좋을 것 같은데, 후에 엥겔스(1820~1895)가 나쁜 주거 환경을 묘사해서 보고서를 낸 곳이죠. 소셜리스트라는 말로 워낙 알려졌지만, 오언은 도시를 만드는 것, 타운 플래닝을 처음으로 진지하게 생각한 사람이에요. 도시 계획 자체가 오언에게는 자신의 사회적 이념을 적용한 것입니다. 오언은 한 사람의 운명을 바꾸려고 하면 그 사람이 처한 환경 문제로 들어가서 그것부터 바꿔야 한다고 생각했어요.”오언은 웨일스 대장장이의 아들로, 9살 때 런던으로 상경해 포목점 종업원으로 일을 시작했다. 그러다 면 방적 산업이 폭발적으로 커지던 맨체스터로 옮겼고, 20대 초에는 작은 공장을 인수할 만큼 실력을 인정받았다. 맨체스터에서 철학과 문학 클럽을 드나들면서 세상을 보는 안목도 키워 나갔다. 20대 말인 1800년엔 북쪽으로 한참 떨어진 스코틀랜드의 산골로 들어가 뉴 래나크 면 방적 공장을 인수했다. 당시 발명된 리처드 아크라이트(1732~1792)의 수방적기를 도입해 데이비드 데일(1739~1806)이라는 기업가가 차린 공장이었다. 산업혁명 초기 영국의 여러 공장이나 탄광이 그렇듯, 수력을 기계 동력으로 이용했기 때문에 낙차가 큰 물 근처에 공장을 두어야 했고, 클라이드 강의 수려한 계곡이 바로 그랬다. “맨체스터에서 왜 래나크로 갔을까. 맨체스터에서 스스로 일하면서 노동자들 현실을 봤겠죠. 산업 혁명에 따른 문제를 풀지 못할 문제라고 보느냐, 아니면 풀 수 있느냐, 거기에서 두 길이 나뉘는 거예요.” 오언이 래나크로 간 것은 사랑에 빠져서였다. 데이비드 데일의 딸을 좋아하게 되었는데, 출신의 격차가 컸다. 장인의 환심을 사려고 기업의 주주가 된 것이다. 공장을 인수하고 보니, 운영이 문제였다. 인근 주민들은 전통적인 안정된 생활을 버리고 공장에 출퇴근을 할 생각이 없었고, 기술자들은 먼 도시에 살았다. 공장에는 교회 구빈원에서 노동력이랍시고 보낸 수백 명의 어린 아이들과 일에 별 의욕이 없는 떠돌이 임시 노동자들뿐이었다. 돈만 생기면 술 마시고 뻗어 버리는 노동자들을 구타하거나, 적게 먹는 아이들을 초과 노동시키면서 영국은 위대한 산업화를 이루어 내는 중이었다. 몸집이 작고 손가락이 가는 아이들은 거대한 방적기 아래를 드나들며 실오라기를 줍고 실을 잇는 데 동원되었다.오언은 맨체스터 생활을 접고 뉴 래나크로 이사를 갔다. 그는 뉴 래나크에서 일하려고 먼 곳에서 온 노동자들에게 반듯한 집과 더 많은 월급을 먼저 주기로 했다. 공장 곁에 사택을 조성해 한 가족이 한집에서 살게 했다. 아이들은 부모와 떨어지지 않아도 되었고, 노동자들은 출퇴근에 고생하지 않아도 되었다. 아동 노동을 금지하고, 일이 줄어도 월급을 주고, 하루에 8시간만 노동하게 했다. 마을 안에 매점을 조성해 생필품을 저렴하게 구입하도록 했는데, 월급은 적게 주면서 공산품은 턱없이 비싸게 팔아 두 배의 이익을 취하는 것은 식민지에서나 모국에서나 제국의 기업가들이 꾀한 기본 모델이었다. 1817년에 오언은 뉴 래나크에 노동자 자녀와 고아들을 위해서 영국 최초로 초등학교를 두었다. 오언의 경영 방식은 해마다 더 높은 수익률로 되돌아왔지만, 다른 주주들은 노동자를 위하느라 기업주의 이익을 줄인다며 투자에 훼방을 놓았다. 오언은 1813년에 반대자들의 주식을 몽땅 사 버렸다. 이후 10여 년간 이 산골 공장 마을은 유럽 곳곳의 정치가, 왕족의 방문 행차를 맞았다. 방문객들은 청결하고 쾌적한 작업 환경에 만족한 활기찬 노동자들이 사업성을 높이고 수익 목표를 달성한다는, 세 가지 목표를 한번에 이룰 수 있다는 것을 실제로 목도하고 대단히 놀랐다.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기록하고 소개한 글이 1817년에 발표한 ‘사회에 관한 새로운 의견’이다. “오언의 상상도는 뉴 래나크를 그린 그림이 아니에요. 처음에는 글로 썼는데, 나중에 그림으로 알기 쉽게 정리한 거죠. 산업혁명이 일어나고, 증기 기관이 발명되고, 엄청 빠른 속도로 사람들이 몰려드는데, 도시가 그 상황을 따라가지 못하는 거야. 자기가 그걸 직접 해결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든 것이 아닌가. 가난한 노동자에게 베풀어야겠다는 수준을 넘어서서 달라진 사회가 제대로 돌아갈 구체적인 실현 방법을 찾은 거지요. 물론 이상 도시 계획은 그전에 르네상스 때도 있었어요. 그런데 오언이 다른 점은 당시에 가장 중요하게 대두된 산업, 기계 시대에 먹고사는 문제하고 연결한 거죠. 그리고 권력자의 도움을 받은 것이 아니라 스스로 그렇게 해 냈어요.” 오언은 실업의 원인을 기업주들의 잘못된 수익 목표에 두었다. 나폴레옹 전쟁(1804~1813)을 거치면서 영국의 공장은 기계화되어 엄청난 공산품을 생산했지만 전쟁이 끝나고서도 생산량을 줄이지 않아 결국 불황이 닥쳤다. 그러자 기업주들은 노동자부터 대량 해고해 버렸다. 경기에 따라 해고되고 취업되는 노동자들은 결코 기술을 쌓거나 기계를 이기지 못한다. 오언의 대안은 인구 1000명 안팎의 작은 일자리 공동체를 많이 만들자는 것이었다. 이 제안은 언론에 실리면서 환영과 함께 맹렬한 비난도 받았는데, 먹고살 만한 노동자들이 아이를 더 많이 낳아서 결과적으로는 실업 빈민 수가 더 급증할 것이라는 위협이었다.아무리 수익성으로 증명해 보여도 기업주들의 욕심이 멈추지 않는 데 질린 오언은 1925년에 큰 이익을 본 뉴 래나크를 매각했다. 그 돈으로 한 건축가와 함께 만든 도면과 모형을 들고 아이들을 데리고 미국으로 향했다. 워싱턴 하원에서 모형을 전시하고, 마침내 인디애나주의 개신교 정착촌 뉴 하모니에서 공동체를 실현하고자 했다. 시도는 실패로 돌아갔다. 어중이떠중이 몰려든 사기꾼과 알코올 중독자들은 월급만 받고 일하려 들지 않았다. 뉴 래나크에서 25년 동안 모은 재산을 2년 만에 날리고 고국으로 돌아온 오언에게 공상가라느니, 협동주의 운동가라는 이름이 붙었다. 미국 하원에서 발표한 오언의 개념도는 이렇다. 네 방향의 반듯한 도로와 텃밭에 둘러싸인 블록이 있다. 블록 한가운데에는 공공시설과 어린이집, 각급 학교, 공동 부엌, 강당, 클럽, 도서관과 종교 시설이 들어간다. 야외는 녹지로 조성되어 운동과 여가 장소로 이용된다. 블록의 세 변에는 노동자를 포함한 4인 가족마다 방 4개짜리 주택들이 계획된다. 나머지 한 변은 독신자와 고아 숙소, 먼 곳에서 놀러 온 친지나 가족들을 위한 손님방, 교사나 의사의 관사, 공동 창고가 들어선다. 한쪽 도로 건너편에는 이들이 노동할 공장이나 회사가, 반대쪽 건너편에는 입주민들에게 식량으로 공급될 논밭과 과수원이 배치된다. 공장과 주거, 곧 사택 단지 사이에는 키 큰 나무를 심어 적절히 분리한다. “그 그림이 당시 사람들이 보기에 공상적이었는지 몰라도 객관적으로 보면 현실적인 거죠. 오언은 미봉책으로 조금조금 해결하자는 것이 아니라, 도시 전체를 새로 만들어서 해결해 보자는 식이었어요. 그런데 나는 이런 내용을 예전에는 구체적으로 잘 몰랐어요. 우리가 사회주의라는 말을 언제부터 쓸 수가 있었느냐고요. 설사 알고 있다고 해도 서로 얘기를 못했잖아요.” 오언의 계획은 이후 여러 추종자들을 거쳐 20세기 미국과 일본, 수많은 근대 국가에서 실현되었다. 그를 ‘공상적 사회주의자’라고 가르쳤던 우리의 학교도 바로 그렇게 조성된 사택 단지나 아파트 안에 들어선 것이었다. 그러나 오언은 공상을 먼저 한 것이 아니라 뉴 래나크라는 공장에서, 동시대 현실에서 직접 마주친 문제를 해결해 보았던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새로운 시도를 해 나갔을 뿐이다. “우리가 1960년대 농촌에서 도시로 사람들이 몰려왔기 때문에 도시 주택 문제가 생겼다는 분석도 어떻게 보면 피상적이에요. 서구 사례에서 대응하기 쉬운 짝을 찾아서 사지선다형처럼 고르려고 한 거지 문제의 본질에 들어가지 않은 것 같아요. 결과물로 나온 도시의 모양은 비슷한데, 근본적인 해결이 나오지는 않아요.”사택 살던 아이들이 그렇듯 이모네 가족도 이모부의 전근에 따라 몇 년 후 서울로 이사를 갔다. 그들의 주소는 사택이 아니라 강남의 아파트가 되었다. 오언의 개념도가 착실하게 실현된 200년 후 대한민국의 귀결은 협동조합이나 화폐 없는 공동체 따위와는 거리가 멀다. 안정된 직장에 취직하면 대출을 받아 아파트를 사서 월급보다 더 큰 재미를 보았다. 프라이버시가 더 중요한 시대가 되었고, 오언을 따른다며 사택을 짓고 특정 종교나 생활 방식을 강요하려 든 기업주도 역사상 많았다. 강점기 일제 관료의 사택은 문화재가 될지언정, 우리 노동자의 공단 사택과 클럽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 고층 아파트로 재건축됐다. 주택 청약권이 아니라 노동자가 이사하지 않고 일터 가까이에 거주할 권리, 회사에서 아이를 키울 권리를 따질 수는 없었을까. 새벽 5시부터 30도를 오가는 날, 아득하게 펼쳐진 아파트 숲 사이를 매일 1시간 넘게 땀 흘리며 출근해야 하는 신도시 노동자들은 벌써 피곤하다.
  • 애플 시총 1조 달러 돌파.... 향후 전망은 ‘글쎄’

    애플 주가가 지난 2일(현지시간) 미 뉴욕증시에서 ‘꿈의 시가총액’이라고 불리는 1조 달러(1129조원)을 돌파했다. 2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애플의 시총은 이날 종가 지준으로 1조 17억 달러를 기록했다. 주가는 전날 5.9%에 이어 이날 2.92%의 상승세를 기록해 207.39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소재 상장회사로 시총 1조 달러를 돌파한 것은 애플이 처음이다. 블룸버그는 “창업자 스티브 잡스가 실리콘밸리에 있는 아버지의 차고에서 시작한 작은 회사가 끊임없는 독창적 기술 개발 끝에 마침내 재정적 결실을 맺게 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애플이 언제까지나 이런 성장세를 지속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렸다. 실리콘밸리의 컨설팅 업체 크리에이티브 스트래티지의 애널리스트 팀 바자린은 이날 “애플의 시총 1조 달성은 비즈니스 역사상 가장 기적적인 모멘텀으로 기록될 것”이라면서도 “앞으로의 질문은 애플이 혁신을 계속할 수 있느냐”라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시총 1조 달러를 달성한 애플은 새로운 히트 제품을 개발하라는 압력을 더 크게 받을 것”이라면서 “애플의 혁신이 계속될 수 있는지 첫 관문은 오는 9월에 공개될 새로운 모델의 성공 여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USA투데이는 “애플 페이, 애플 케어, 애플 뮤직, 앱 스토어, 아이 클라우드, 라이선스 등 수익성이 높은 서비스 사업 분야들이 더 혁신적인 아이폰 신제품과 어떻게 결합할 것인지가 팀 쿡 최고경영자(CEO)의 애플이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회사로 계속 남을 수 있을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애플이 매출과 제조를 중국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것은 문제로 지적된다. 최근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때문이다. 쿡 CEO는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나 아이폰의 관세 면제를 약속받았다. 하지만 앞으로도 이 약속이 지켜질지는 알 수 없다. 또 애플 워치, 에어팟, 홈패드 등 애플의 액세서리 제품군은 10%의 고율 관세 대상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창업자인 잡스 사망 후 혁명적 변화를 이끈 제품이 없었다는 것도 걸린다. 애플의 올 2분기 순익은 115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0%가 증가했다. 하지만 이는 1000달러에 이르는 아이폰X의 판매 이익에 따른 것이었다. 판매 대수는 거의 증가하지 않은 4130만대다. 중국 화웨이에 밀려 사상 처음으로 3위로 떨어졌다. 영업 이익률도 직전 분기의 26%에서 23%로 줄었다. 애플의 총 매출에서 아이폰에 대한 의존도(총 매출의 60%)가 너무 크다는 점은 문제로 지적된다. 아이패드, 애플 워치 등 여러 기기가 애플의 제품군을 구성하고 있지만, 아이폰의 영향력에 비견할 수 있는 혁신적 제품은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금융계 전문가를 인용해 “애플이 아이폰에 과도하게 집중하는 것에 대해 우려한다”면서도 “그러나 향후 12~24개월 안에 아이폰을 왕좌에서 끌어내릴 만한 (경쟁 기업의) 제품이 등장할 것 같지는 않다”고 분석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강남빌딩 샀다가 국정원까지 보고돼 ‘쇠고랑’

    강남빌딩 샀다가 국정원까지 보고돼 ‘쇠고랑’

    강남 320억 빌딩주, 강남 큰손 사이에 소문국정원까지 정보 들어가 신원과 범죄 밝혀져경찰, 건국대 전 임대사업 팀장 기소의견 송치우리나라 최대 ‘부동산 부자’ 사학인 건국대 본부장 A씨가 돌연 해임됐다. 학교의 핵심 수익원인 복합쇼핑몰의 임대사업을 총괄하며 제멋대로 세입자의 재임대를 허용해 학교 측에 100억원대 손실을 입힌 것이 들통났기 때문이다. 세입자에게 재임대를 허용하면, 재임차료와 임차료의 차액만큼 세입자는 이익을, 건물주가 손해 볼 수밖에 없다. 건국대 측은 본부장이 이 과정에서 임대인들에게 오랜기간 거액의 뒷돈을 챙겼다고 보고있다. 서울 성동경찰서는 지난달 23일 A씨를 위조사문서 행사 등의 혐의를 적용해 서울동부지검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 동부지검은 현재 중요경제범죄조사단에 이 사건을 배당했다. 건국대에선 과연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2016년 초 강남 부동산 큰 손 사이에 돈 소문이 사건의 발단이었다. 이른바 ‘듣보잡’(듣도 보도 못한 사람을 일컫는 속어)이 최근 강남역 인근의 320억원대 빌딩을 매입했다는 것이다. 강남역 역세권 빌딩은 막대한 자본력을 갖춘 자산가들이 알음알음 거래를 하기에 알려지지 않은 ‘선수’의 등장은 눈에 띌 수밖에 없었다. 이런 사실은 국정원 등 정보기관에까지 들어갔고, 결국 학교에도 이 소문이 퍼졌다. 그 교직원은 학교 법인의 임대사업을 전담하는 사업체인 건국AMC 임대사업 본부장 A씨였다. A씨는 외부에서 보기엔 평범한 교직원이었지만, 건국대에선 연 200억원대 임대 매출을 관리하는 학교 안의 ‘큰 손’이었다. 문제는 투자주체가 건국대가 아닌 A씨 개인이라는 점이었다. 건국대 노동조합은 진상 파악에 나섰다. 빌딩 매입비가 당시 수억원대 횡령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전 이사장의 비자금일 수 있다고 판단해서다. 연봉 6500만원을 받는 A씨가 수백억원의 개인 돈이 있다는 게 말이 안 됐다. 확인 결과 A씨의 빌딩 매입은 사실이었다. 다만, 그는 빌딩 매입가는 40억원이며 이 가운데 5억원은 본인 돈으로, 나머지 35억원은 은행에서 충당했다고 설명했다. 의혹이 풀린 건 아니었다. 시중은행이 개인에게 35억원을 빌려준다는 게 쉽게 납득이 가지 않기 때문이다. 그 사이 김 전 이사장은 지난해 4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확정받았다. 사립학교법에 따라 이사장 직도 내려 놓았다. 후임 이사장은 학교 설립자의 손녀인 유자은씨가 선임되면서 학교는 정상화 과정에 접어들었다. ‘적폐’는 털고 가야 한다는 게 노조와 학교 측의 입장이었다. 학교는 김 전 이사장에게 강남역 빌딩 매입 자금과 비자금 의혹에 대해 따져 물었다. A씨가 복합쇼핑몰인 ‘스타시티’ 상가의 재임대를 허용해주고, 임차인으로부터 뒷돈을 받았다는 의혹이 꾸준히 제기됐는데, 김 전 이사장의 지시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것이다. 그러나 김 전 이사장은 결백을 주장했다. 김 전 이사장도 “스타시티 상가의 수익성이 기대보다 떨어지는 게 늘 이상했다”고 토로했다. 필요하다면 수사기관의 수사도 받을 자신이 있다고 했다. 김 전 이사장의 딸인 현 이사장은 곧바로 실태조사를 지시했고, 필요하다면 법적 수사를 의뢰할 것을 주문했다. 실제로 A씨가 지난해 8월 임대사업에 손을 뗀 이후 월 매출액이 2억원 가까이 뛰었다.건국대는 지난해 9월부터 한달 간 임대사업 실태조사에 착수했다. 그 결과 165개 상가 중 36개 매장은 사장 결재 없이 무단으로 재임대되고 있었다. 학교 측 손해는 1년에 15억 7000만원이었다. 2006년 경력으로 입사한 A씨의 재직 기간을 고려한다면, 100억원의 손해도 가능할 거라는 게 학교 측 추산이다. A씨는 최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전대 상황을 김 전 이사장에게 보고했고, 오히려 칭찬을 받았다”고 해명했다. 김 전 이사장은 “적법한 재임대 외에 포괄적 재임대를 동의해준 적도 없고, 재임대를 적극 반영해 발전시켜라는 지시를 한 적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실태조사에서 당시 건국AMC 사장은 “A는 평소 자신만의 ‘캐슬’을 쌓아 놓고, 업무 상황을 다른 사람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고 일을 했다”며 “이 때문에 회사 규정을 위반해 전대동의서를 발급해 줬다는 것을 제대로 알 수 없었다”고 말했다. 결국 A씨는 지난해 10월 31일 해고 통보를 받았고, 학교는 A씨를 사문서 위조 행사와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여전히 A씨는 자신의 무고를 주장하고 있다. “재임대는 적법적인 절차에 따라 진행됐고, 이사장이 바뀌면서 자신이 정치적 희생양이 됐다”고 주장한다. A씨는 “재임대를 통해 부당수익을 올렸다는 시각에 대해서 절대 동의할 수 없다”며 “재임대를 통해 상당한 수익을 냈고, 이를 별 문제 삼지도 않다가 지금에서야 태도가 돌변했다. 저를 음모하는 정치세력에 희생돼 억울하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학교 측이 주장하는 배임, 횡령 혐의에 대해선 양측의 주장이 첨예하게 엇갈려 혐의를 적용하진 못했다”고 말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英원전 사업 이상 없다”

    한국전력이 영국 무어사이드 원전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상실한 가운데 정부가 영국 정부와 일본 도시바 등 당사자와의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로 했다. 문신학 산업통상자원부 원전산업정책관은 1일 “무어사이드 원전 사업은 영국의 전력 수급 안정, 도시바의 경영 안정, 한국 원전의 해외 진출이라는 3국의 공통 이익이 달성될 수 있도록 관련 국가·기관 간 협상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무어사이드 원전 사업은 일본 도시바가 지분 100%를 갖고 있는 원전 개발사인 뉴젠이 영국 북서부 무어사이드에 2025년까지 3.8GW 용량의 원전 3기를 짓는 프로젝트다. 지난해 12월 뉴젠을 인수할 우선협상대상자로 한전이 선정됐다. 정부는 지난 1월부터 인수 협상에 나섰지만 사업 조건을 따지다 보니 결론을 쉽게 내지 못했다. 그러던 중 영국 정부는 지난 6월 4일 원전 사업에 규제자산기반(RAB)이라는 새로운 사업 모델을 적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영국 정부 발표 이후 산업부는 RAB 방식의 위험과 수익성 등에 대한 공동 타당성 연구를 도시바에 제안했다. 도시바도 지난 6월 중순 공동 연구에 합의하고 지난달 30일에는 산업부와 영국 기업에너지산업전략부, 한전, 도시바, 뉴젠 등이 런던에서 첫 회의도 열었다. 문 정책관은 “한전의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는 소멸했으나 도시바, 영국 정부와의 협상 본질이 달라진 것은 없다”면서 “영국 정부도 한전에 대해 우선협상대상자 지위에 준해 한국과 협의를 지속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탈(脫)원전 정책 때문에 협상이 지지부진한 것 아니냐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문 정책관은 “6개월간 협상에서 영국 정부가 우리에게 탈원전이나 에너지전환 정책과 관련해 이 사업에 미칠 영향에 대해 질문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경영 상황 악화로 뉴젠을 빠른 시일 내에 팔아야 하는 도시바가 한전과의 협상에 속도를 내기 위해 이런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공동 연구 결과가 나오면 한전 내부 심의와 정부 예비타당성 조사 등을 거쳐 연내에 최종 인수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정의당 권수정 서울시의원, 서울시 공공부문 노동현안에 대한 간담회 진행

    정의당 권수정 서울시의원은 7월 30일 오후 4시 의원회관 의원연구실 822호에서 공공부문 상시지속업무 고용 현황에 대해 민주노총 서울공무직분회, 서울시농수산물시장분회, 서울시혁신파크시설관리분회 당사자들과 간담회를 진행했다. 간담회에는 정의당 권수정 서울시의원과 민주노총 서울일반노동조합 서울공무직분회 김종욱 분회장, 서울시농수산물시장분회 김성상 분회장, 서울시혁신파크시설관리분회 김명숙 분회장이 참석했다. 이들은 △박원순 서울시장은 겉으로 노동존중을 말하면서, 서울시 지역 비정규직 기간제를 여전히 사용하고 있고, △서울시가 정책적으로 비정규직-정규직 전환을 언론에 홍보하고 있지만, 서울시 산하 32개 사업소의 현장에서는 8개월 비정규직 기간제와 뉴딜일자리 계약으로 노동자들이 고용불안에 노출되고 있음을 언급하였다. 세부적으로 서울시혁신파크의 민간위탁, 서울시농수산물시장의 자회사로 하청의 재하청 형태의 고용구조를 만들어 무늬만 정규직 실상은 비정규직을 만들고 있는 노동현실을 증언하였다. 또한 서울시 산하 사업소인 서울대공원이 수익성을 이유로 교통약자인 노인과 어린이들이 이용하는 무료순환버스를 없애고 유료화 카트를 도입하여 서울시민을 위한 이동서비스를 중지하는 등 공공성을 훼손하고 있는 현실을 언급하였다. 권수정 서울시의원은 서울시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현안에 대해 논의한 후 비정규직-정규직 전환과 관련하여 꼼꼼히 살펴보고 문제점을 파악한 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함께 모색해보겠다고 하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도시바, “한전, 영국 원전 우선협상자 아니다”…산업부, “한전을 최우선으로 협상은 지속할 것”

    도시바가 영국 무어사이드 원전 사업 매각과 관련, 한국전력공사의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해지하고 다른 잠재적 구매자와도 협상하겠다고 최근 산업통상자원부에 통보한 것으로 밝혀졌다. 다만 한전을 최우선으로 향후 협상을 지속할 것이라고 산업부는 전했다. 산업부는 31일 “도시바는 누젠(NuGen)사 지분매각이 새로운 사업모델 검토 등으로 지연되면서 과도한 운영비 지출 문제 등으로, 한전 뿐만 아니라 타 업체와도 협상 기회를 갖기 위해 지난 25일 한전의 우선협상대상자 지위 해지를 통보해왔다”고 밝혔다. 이어 “도시바는 한전이 새로운 사업방식에 대한 추가적인 검토가 필요한 상황임을 충분히 공감하고, 한전을 최우선으로 해 협상을 지속한다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영국의 무어사이드 원전 사업은 일본 도시바가 지분 100%를 갖고 있는 원전 개발사 누젠(NuGen)이 영국 북서부 무어사이드에 2025년까지 3.8GW 용량 원전 3기를 짓는 대형 프로젝트다. 도시바는 미국 원전업체인 웨스팅하우스에서 막대한 손실을 내고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이 과정에서 누젠도 매물로 나왔고, 한전은 지난해 12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산업부와 한전은 무어사이드 원전의 수익성과 리스크 경감 방안을 놓고 도시바·영국 정부와 지속적으로 협의해왔다. 하지만 무어사이드 원전은 한전이 자체적으로 자금을 조달해 원전을 지은 뒤 원전에서 생산한 전기를 영국 정부에 팔아 투자비를 회수하는 구조다. 이에 따라 협의는 지연될 수밖에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사업 모델이 변경됐다. 영국은 지난 6월 정부 재정균형을 고려해 신규원전사업에 새로운 사업방식인 RAB 모델 도입을 추진중이라고 공식 언급했다. RAB 모델이란 정부 규제기관이 안정적 수익률을 보장하고, 정부 지원 등으로 재원조달을 가능하게 하는 민간 재원조달 방식의 사업모델이다. 이와 관련, 문신학 산업부 원전산업정책관은 영국 정부와 무어사이드 원전 협상을 위해 지난 29일 출국했다. 산업부와 한전은 지난 30일 런던에서 한전·영국 기업에너지산업전략부(BEIS)와 조인트워킹그룹(Joint Working Group) 회의를 개최하고, RAB 모델 도입에 따른 수익성 및 리스크 관리방안을 집중 논의했다고 밝혔다. 향후 RAB 모델을 적용할 경우 수익성과 리스크를 검토하기 위한 ‘공동타당성연구’도 한전·도시바·누젠 중심으로 추진한다. 이를 통해 유의미한 연구결과를 도출할 경우, 한전 내외부심의를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산업부는 “영국 정부는 한전에 대해 우선협상대상자 지위에 준해 무어사이드 원전사업을 위한 한국과의 협의를 지속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산업부는 “한전-도시바간 공동연구가 완료돼 수익성 및 리스크 경감방안이 확보되면, 한전은 정부와 긴밀한 협의를 거쳐 사업 참여를 위한 사내 심의절차 및 정부 예타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사설] 스튜어드십 코드, 감시 기능 강화하되 독립성 보장해야

    국민의 노후 자금 635조원을 굴리는 세계 3위 연기금인 국민연금이 앞으로 투자 기업에 대한 주주권 행사 강화 지침인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한다. 이로써 국민연금이 ‘주총 거수기’라는 오명을 벗고 5% 이상의 지분을 보유한 기업에 대해 주주권을 적극 행사해 기금의 장기 수익률을 제고하고, 동시에 기업 총수의 전횡을 효과적으로 견제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국민연금의 경영 참여는 원칙적으로 배제됐지만, 기금운용위원회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경우에만 임원의 선임·해임, 합병·분할·분할합병 등 ‘제한적인’ 경영 참여를 허용했다. 의결권 행사는 위탁운용사에 위임했다. 국민연금은 또 기금수익을 심각하게 훼손할 우려가 있는 기업에 대해 이미 대한항공에 했듯이 기업 이름을 공개하고 공개 서한을 발송하는 등 주주권을 적극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최대 기관투자자인 국민연금이 지분의 5% 이상 보유한 상장기업은 300개, 10% 이상은 106곳이다. 국민연금이 1대 주주인 경우도 많지만, 여태 ‘종이 호랑이’에 불과했다. 횡령·배임 등을 저지른 재벌 사주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 등 민감한 사안에서는 기권하거나 중립 의사를 밝히는 등 몸을 사리곤 한 탓이다. 그러나 국민연금은 앞으로 기금운용위원회의 의결로 오너 일가의 갑질 등 일탈행위나 일감 몰아주기 등 부당지원 행위를 한 회사 임원에게 해임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는 법적 정비 작업을 거치면 더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재계에서는 이 제도 도입에 대해 의구심이 여전하다. 지난 정부 때 국민연금이 정권의 의도대로 움직인 만큼 스튜어드십 코드가 자칫 기업들을 정부의 뜻대로 유도하는 ‘관치’의 수단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최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CIO) 인사에 개입해 이런 우려를 증폭시킨 상태다. 스튜어드십 코드가 제 역할을 하려면 국민연금이 독립성을 확보해야 한다. 그래야 국민연금이 국민 노후자금의 수익성을 높이고, 자본시장에서 규모에 걸맞은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 미국發 SNS 쇼크에 인터넷기업株 먹구름

    페북·트위터 실적 등 꺾여 주가 추락 네이버·카카오 부정적 평가… 2%대↓ 국내 인터넷 기업들이 미국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쇼크’의 여파로 주가에 먹구름이 꼈다. 30일 네이버는 전 거래일 대비 2.8%(2만 1000원) 떨어진 73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카카오도 2.51%(3000원) 내린 11만 6500원에 마감했다. 앞서 페이스북의 주가는 지난 26일(현지시간) 하루에만 19% 급락했고, 27일에는 트위터 주가도 20.6% 추락했다. 클라우드 등 새 산업 진출보다는 이용자 기반의 광고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페이스북과 트위터의 실적과 이용자 수가 꺾인 탓이다. 국내 인터넷 기업 역시 적정 주가수익비율(PER)을 산정할 때 비교 대상이 되는 미국 인터넷주의 PER가 떨어지면서 ‘불똥’이 튄 것으로 풀이된다. 주가를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PER가 클수록 수익성에 비해 주식이 고평가됐다는 의미다.실제 국내 대형 포털사들은 신산업 발굴에 나서면서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다. 이동륜 KB증권 연구원은 “네이버는 인력 채용이 늘어난 데다 인공지능(AI), 무인차, 클라우드 등 신사업이 실적에 기여하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KB증권은 최근 네이버의 목표 주가를 기존 대비 5.3% 내렸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하루만에 134조원 날린 페이스북, 도대체 무슨 일이…

    하루만에 134조원 날린 페이스북, 도대체 무슨 일이…

    세계 최대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업체인 페이스북이 26일(현지시간) 시가총액 1200억 달러(약 134조원) 가까이를 날려버렸다. 미국 뉴욕증시 역사상 최대 규모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시에서 페이스북 주가는 전날보다 무려 19%나 곤두박질친 176.26달러에 장을 마쳤다. 페이스북이 지난 2012년 5월 18일 상장한 이후 일간 하락폭으로는 최대치다. 이에 따라 시가총액도 전날 6300억 달러에서 1192억 달러나 급감한 5089억 달러로 쪼그라들었다. 단 하루 만에 시총의 20%를 허공에 날아간 셈이다. FT는 이날 페이스북의 시총 증발 규모가 아르헨티나 증시 전체 규모와 맞먹는다고 지적했다. 페이스북 주가는 전날 거래를 마감한 이후 발표한 2분기 실적이 시장 전망치에 밑도는 부진을 보인 것이 악재로 작용했다. 페이스북의 2분기 매출액은 132억 3000만 달러를 기록해 시장 전망치(133억 6000만 달러)에 미치지 못했다. 지난 6월 세계 DAU(일일 접속 이용자)가 14억 7000만명으로 시장전망치(14만 8000만명)보다 적은 것도 주가 하락을 부채질했다. 여기에다 실적 발표 후 이뤄진 컨퍼런스콜도 불안감을 키웠다. 페이스북은 유럽에서 광고수입 증가 속도가 느려지고 있다며 이는 유럽연합(EU)이 5월부터 시행한 개인정보보호규정(GDPR)의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밝혔다. 데이비드 웨너 페이스북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전체 매출 증가 둔화는 2분기뿐 아니라 올해 남은 기간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보안 대책 강화에 대한 투자로 몇 년 내에 영업이익률이 현재의 44%에서 30%대 중반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제시했다. 월가의 투자은행과 애널리스트들도 정보유출 스캔들이 페이스북의 수익성과 성장성에 본격적으로 타격을 주기 시작했다고 평가하며 페이스북에 대한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를 줄줄이 하향 조정했다. 골드만삭스는 “페이스북 경영진은 신중한 전망을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면서도 목표주가를 225달러에서 205달러로 낮췄다. 투자의견은 ‘매수’로 유지했다. BMO캐피털마켓의 애널리스트는 “매출 성장 둔화가 예상을 넘었다”먀 “매출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사라질 때까지 지켜봐야 한다”고 밝히고 목표주가를 210달러에서 190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USB는 페이스북의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낮추고, 목표주가도 212달러에서 180달러로 내렸다. JP모건도 목표 주가를 242달러에서 205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노무라는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목표주가는 228달러에서 183달러로 각각 낮췄다.  이런 가운데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가 투자자들로부터 이사회 의장직 사퇴 압박에 직면했다. 2분기 실적 악화로 주가가 폭락한 데 대한 책임을 물어 페이스북 투자자들이 저커버그의 의장직 사퇴 제안서를 제출한 것이다.  페이스북 주식 1100만 달러를 관리하는 트릴리엄 자산운용은 27일 제안서를 통해 “이사회 의장 역할까지 하는 CEO는 이사회와 이사회 의제에 지나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이사회의 경영 감독 기능을 약화시킨다”며 “의장과 CEO 직책을 분리하면 이런 갈등 요소를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최대 주주인 저커버그를 의장에서 축출하고 독립적 의장을 선출해야 한다는 얘기다. 트릴리엄은 이어 “최근의 스캔들(가짜뉴스 파동 및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 스캔들)에 대한 잘못된 대처는 변화를 필요로 한다”며 “다른 주주들이 이 제안을 지지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저커버그를 의장직에서 내쫒기 위한 시도는 사실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에도 비슷한 제안이 제출됐고 51%의 독립 투자자들이 찬성했지만 최종적으로 기각됐다. 페이스북의 이중 주식 구조 탓이다. 페이스북의 클래스 B 주주는 클래스 A 주주보다 10배의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데, 저커버그는 클래스 B 주식의 70%를 소유하고 있다. 그가 페이스북 의결권의 절반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는 뜻인 만큼 투자자 제안서는 현실화될 가능성이 희박하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해외 자원개발 공기업 3사 고강도 구조조정

    회생 가능성 없는 사업은 정리하고 먼저 구조조정 후에 정부지원 권고 부실한 해외 자원개발 사업으로 총 16조원의 손실을 본 한국석유공사, 한국광물자원공사, 한국가스공사 등 공기업 3사가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한다. 이 공기업들은 각 사업의 경제성과 가치를 평가해 회생 가능성이 없는 사업을 정리할 계획이다. 민간 전문가와 정부 관계자가 참여하는 해외 자원개발 혁신 태스크포스(TF)는 이런 내용을 담은 권고안을 산업통상자원부에 26일 제출했다. TF에 따르면 공기업 3사는 2017년 말 기준 총 51개국, 169개 사업에 41조 4000억원을 투자했지만 총회수액은 14조 5000억원에 그쳤다. 총손실액은 15조 9000억원, 부채는 51조 5000억원이다. TF는 공기업들에 ‘선(先) 구조조정 후(後) 정부 지원’을 전제로 구조조정을 추진할 것을 권고했다. 이에 공기업들은 2년, 5년, 10년 단위로 경영 목표를 설정하고 여기에 부채감축 목표와 단계별 상환 일정을 제시할 방침이다. 이 공기업들이 이미 처분하거나 종료한 사업을 제외하고 현재 운영 중인 사업은 총 74개(석유 27개, 가스 21개, 광물 26)다. 앞서 TF는 자본잠식 상태인 광물자원공사를 광해관리공단과 통합하라고 권고했지만, 이날 석유공사와 가스공사의 기능 조정은 언급하지 않았다. 한편 이날 공기업 3사가 해외 자원개발 사업에 대한 자체 조사를 발표한 결과 ‘묻지마 투자’와 ‘성과 부풀리기’가 만연한 것으로 드러났다. 석유공사는 캐나다 하베스트 유전의 매장량 등 자산 가치를 과대 평가하고 내부수익률을 유리한 방향으로 산출해 하베스트 인수에 따른 수익성을 왜곡했다. 석유공사는 하베스트에 40억 8000만 달러를 투자하고 400만 달러를 회수했으며, 24억 6600만 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공기업 3사는 “그동안 주요 사업을 부실하게 운영한 점을 인정하고 공식으로 사과한다”면서도 “수사 권한이 없는 한계 등으로 청와대 등 윗선의 위법적인 개입이나 경영진의 비리 여부 등은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현대차 세 분기째 ‘영업이익 1조’ 실패

    현대자동차의 올해 상반기 실적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37.1%나 내려앉았다.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에 이어 3분기 연속 영업이익이 1조원을 밑돌았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상반기 매출 47조 1484억원과 영업이익 1조 6321억원을 기록했다고 26일 밝혔다.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1%, 영업이익은 37.1% 하락한 수치다. 지난 2분기 매출은 24조 7118억원, 영업이익은 9508억원으로 매출은 1.7%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29.3% 내려갔다. 국내에서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8% 증가한 35만 4381대, 해외시장에서는 4.8% 증가한 188만 7149대가 판매되는 등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중국 시장에서 타격을 입었던 지난해에 비하면 판매량은 회복세에 올랐다. 그러나 달러화 대비 원화 강세와 주요 신흥국 통화 약세 등이 부담으로 작용하며 매출액이 뒷걸음질쳤고, 미국 등 주요 시장에서의 재고 안정화를 위한 공장 가동률 하향 조정이 고정비 부담으로 이어지며 수익성이 하락했다고 현대차는 설명했다. 현대차는 “전 세계적으로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공략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면서 “글로벌 시장 진출을 앞둔 신형 싼타페 등의 판매 확대를 통해 실적을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전북 경제성장률 0%대-대책 시급

    전북경제의 성장률이 0%대로 둔화하고 있어 업황별로 새로운 정책을 시급히 수립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6일 한국은행 전북본부 이장원 과장, 이태검 조사역이 작성한 ‘전북지역 최근 성장세 평� � 제목의 분석에 따르면 전북은 경제 성장률이 0%대로 둔화한 상태다. 국내총생산이 2%대를 상회하는 성장세를 지속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전북경제의 성장세 둔화는 다소 심각한 수준이다. 이는 신흥국 경제상황, 국내 건설경기, 지역 주택가격 등 다양한 요인들로부터 각 산업이 차별적인 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상용차의 경우 최근 4년간 생산 감소가 지속한 데다 전망도 밝지 않아 지자체의 적극적인 개입을 통해 생산량 증대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수출 감소, 수익성 악화 등이 지속하자 상용차 기업은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으로 해외 진출을 계획 중이어서 생산량 감소로 협력사 등의 경영악화가 우려된다. 전북에서는 완주의 현대자동차 전주공장과 군산의 타타대우상용차 공장에서 버스와 트럭 등을 생산하고 있다. 또 전방산업 부진으로 향후 어려움이 예상되는 금속가공은 신규 기업 유치보다는 기존 기업의 경쟁력 확보에 주력해야 하고, 공공부문 예산 축소와 민간부문의 주택경기 부진 등의 영향을 받는 건설 부문은 제조업, 가스·발전업 등 산업부문으로 전환시켜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전북본부는 식품 부문의 경우, 익산 국가식품클러스터를 지역 경제와 선순환 시스템을 정착시켜 나가야 하며 화학 부문은 도내 관련 공장의 증설을 위해 기업체와 주기적으로 접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中 LCD 물량공세에… LGD 2분기 연속 적자

    中 LCD 물량공세에… LGD 2분기 연속 적자

    LGD 영업손실 2281억… 1분기보다 악화 하반기 아이폰 신제품 출시 ‘호재’ 기대 “3분기 OLED TV 패널 흑자 전환 계획”국내 디스플레이 업계가 중국발 액정표시장치(LCD) 물량공세 탓에 실적 ‘보릿고개’를 넘고 있다. 삼성전자 디스플레이부문 실적이 크게 악화된 것으로 파악되는 가운데, 지난 분기 적자를 기록한 LG디스플레이는 이번 분기 적자폭이 더 커졌다. 업계는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하반기만 바라보고 있는 상황이다. LG디스플레이는 25일 지난 2분기 매출 5조 6112억원, 영업손실 2281억원을 기록했다고 잠정 실적을 공시했다. 매출은 지난 1분기(5조 6752억원, -983억원)보다 약 1%(640억원) 감소했으며, 적자는 132%(1289억원) 늘어났다. 앞서 지난 6일 발표된 삼성전자 2분기 잠정 실적을 바탕으로 추산한 삼성디스플레이 실적 추정치는 매출 5조 4000억원, 영업이익 1000억원이다. 영업익 추정치는 전 분기 대비 75%, 전년 같은 기간 대비 94.1% 감소한 값이다. 디스플레이 업계를 이끌고 있는 두 회사 실적이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것은 LCD 시장의 공급 과잉으로 판매가격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중국 BOE와 HKC 등이 지난해 말부터 신규 LCD 생산라인을 가동하며 시장이 과잉 상태가 됐다. 이날 김상돈 LG디스플레이 최고재무책임자(CFO·부사장)는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중국발 공급 증가로 LCD 등 패널판가가 크게 하락했다”며 “지난해 하반기부터 계속된 패널판가가 안정화될 것으로 봤지만 중국발 공급 증가로 상반기 패널 가격은 예상과 다르게 빠르게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상대적으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생산 비중이 높은 삼성디스플레이 역시 삼성전자 갤럭시S9의 판매 저조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다만 올 하반기엔 이 분야 실적이 다소 개선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먼저 애플이 하반기에 출시하는 아이폰 신제품에 적용되는 OLED 디스플레이를 양사가 공급한다. 계속 하락하던 LCD 패널 가격도 점점 안정세에 접어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BOE 등도 수익성 악화로 생산량을 조절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LG디스플레이 역시 올레드 등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비중을 늘리고 있으며, 3분기 중 OLED TV 패널 흑자 전환을 실현할 계획이다. 김 부사장은 “중장기 관점에서 OLED로 사업구조 전환을 지속하되 투자 시기와 규모를 조정해 2020년까지 약 3조원을 축소 집행하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조성룡·심세중의 도시와 시민들의 합창] “셋집도 내 집” 역발상… 런던 빈민굴, 사람 사는 동네로

    [조성룡·심세중의 도시와 시민들의 합창] “셋집도 내 집” 역발상… 런던 빈민굴, 사람 사는 동네로

    우리나라 도시 인구는 2000년대 들어 전체 인구의 90%를 넘겼습니다. 한국 사람 열 명 중 아홉은 도시에서 살고, 40대 이하의 반 이상은 고향마저 도시입니다. 우리가 나고 함께 살아가는 도시란 무엇일까요? 근대는 도시의 고민에서 출발했으며, 그 근본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서울신문은 출판사 수류산방과 함께 ‘조성룡·심세중의 도시와 시민의 합창’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건축가 중 한 명인 조성룡(74) 성균관대 건축학과 석좌교수와 심세중(44) 수류산방 편집장의 대담을 지면으로 옮기는 형식으로 이어 갑니다. 근대 이후 세계의 도시를 만들어 온 역사적 인물과 흐름들, 당시 중요하게 대두됐던 가치들을 끄집어내는 작업입니다. 그 과정에서 본질적이고 중요한 질문인데도 우리가 너무 몰랐던, 타율적이고 일방적인 도시 개발 과정에서 간과했던 모더니즘의 근본 고민들을 들춰 보게 될 것입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을 부탁 드립니다. (시리즈 제목은 1949년 출간된 모더니즘 시집 ‘새로운 도시와 시민들의 합창’에서 따 왔음을 밝힙니다.)“나이팅게일 이야기부터 시작하는 것이 쉽겠어요. 영국의 간호사 나이팅게일(1820~1910)이라고 아시죠? 우리나라에서도 백의의 천사로 유명한데, 실제로는 씩씩한 사람이었대요. 우리나라에서는 위인전을 그렇게 만들었잖아요. 생애 한 시절에 공이 있으면 그것만 띄우죠. 사실 나이팅게일이 전장에서 간호한 건 잠깐이거든요. 물론 나이팅게일은 그 시대 영국 사회를 개혁하는 일을 남자도 못할 만큼 해냈죠. 그런데 같은 시대를 살았던 옥타비아 힐(Octavia Hill·1838~1912) 이라는 여성은 우리한테 그만큼 안 알려졌어요. 부잣집에서 태어났는데 어렸을 때 집이 갑자기 망했어요. 그래서 어렵게 사는 사람들의 현실을 보게 되죠. 그러다가 15살 때쯤에 당대의 인물인 존 러스킨(John Ruskin·1819~1900)이라는 사상가를 만나요. 그 양반이 미학 얘기도 했고 고딕건축에 대해서 연구도 많이 했지요. 1900년에 죽은 사람이니까 빅토리아 시대 사람인데, 이 시대가 영국에서는 굉장히 중요한 시기였어요. 산업혁명이 영국에서 시작했잖아요. 산업 혁명이 일어나면서 무슨 문제가 일어났냐면, 주택 말입니다. 시골에서 도시로 상경해서 공장에서 일하는 사람이 워낙 많아지니까 집이 부족해서 집을 짓는데, 너무 엉망인 집을 마구 지어요. 그걸 봤겠죠. 나름대로 문제라고 생각했겠죠. 옥타비아 힐이 사실 러스킨하고 몇 살 차이가 안 나요. 러스킨 밑에서 그림 필사해서 그리는 일을 했거든요. 그러다가 이 사람이 20대에 자기 선생한테 도움을 받아서 집 세 채를 사요.”1887년 런던 웨스터민스터 사원에서 거행된 빅토리아 여왕의 즉위 60주년 기념 행사에 남성의 동반자가 아니라 자신의 이름으로 참여한 여성은 단 세 명이었다. 플로렌스 나이팅게일, 조지핀 버틀러(Josephine Butler·1827~1906), 그리고 옥타비아 힐이다. 나이팅게일은 국가를 위한 전쟁에 나가 근대 의학의 개가를 알렸기 때문인지 세계적으로 위인의 반열에 올랐다. 조지핀 버틀러는 여성운동가였다. 옥타비아 힐은 우리에게 가장 이름이 덜 알려진 인물이다. 그나마 알려졌다면 문화재 보호 운동 단체인 내셔널 트러스트의 창립자로서지만, 옥타비아 힐이 평생을 바친 주제는 도시 빈민들의 주거 문제였다. 그의 부모와 외조부도 박애주의를 실천하던 부유한 사회 사업가 집안이었지만, 아버지의 사업 실패와 병환 이후 어린 시절 런던 외곽에서 성장하면서 런던 빈민의 문제를 접하게 되었다. 절대적 빈곤 계층은 근대화와 도시화의 산물이었다. 처음에는 최악의 주택을 짓지 못하도록 규제하면 낫지 않을까 하는 의견이 더 컸다. 옥타비아 힐도 그런 생각이었고, 나은 집을 얻어서 거기에 빈민들을 살게 하려고 계획했다. 정작 그 구상을 듣자 어떤 집주인도 선뜻 집을 내놓으려고 하지 않았다. 더럽고 위험할 것 같은 가난한 사람들을 세입자로 들이고 싶지 않아 했기 때문이다. 고민에 빠진 청년 빅토리아 힐을, 마침 아버지로부터 유산을 받은 스승 존 러스킨이 도왔다. 좋은 집이 아니라 이미 빈민들이 살고 있던 최악의 주택을 겨우 몇 채 살 수 있는 돈이었다. 러스킨의 조건은 매년 5%의 수익을 보장하는 것이었다. ●임대주택 지저분하게 방치하는 게 문제 “옥타비아 힐은 임대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을, 임대 아파트가 좋아지려면 뭘 해야 하는가를 연구하려고 했어요. 그러다가 아예 집주인이 된 거지. 런던의 매릴번이라는 동네인데, 집을 산 다음에 이 여자가 하는 일이 뭐였나면, 매주 임대료를 받으러 가요. 꼬박꼬박. 그런데 돈 벌려는 것보다는 연구를 하는 거예요. 임차인이 어떡하면 행복해지느냐. 가서 주민들한테 뭐가 문제인지 묻고, 어떻게 사는지 관찰하고, 옆집하고 계단을 같이 쓰려면 청소를 해야지 하고 알려 주기도 했어요. 처음에 3채에서 시작했는데 18년이 지나니까 이 사람이 관리하는 임차인이 3000명이 된 거예요.이 사람의 주장을 간단하게 말하자면 이거예요. 집하고 사람은 떨어질 수 없는 관계다. 그러니까 세입자가 행복해지려면, 삶이 고귀해지려면, 집이 그렇게 좋아져야 한다. 아름답죠. 집주인으로 생활하면서 여러 가지를 고민했어요. 살아가면서 옆집하고 공유하는 부분을 어떡해야 하는가를 공부해야 한다는 거예요. 학생들하고 공공 임대 주택에 관찰하러 답사를 나가 보면, 임대 주택 사는 빈민들이 단지를 너무 지저분하게 방치한다고 관리인들이 불평하거든요. 바로 그 문제예요.” 옥타비아 힐의 빈민 주택에 대한 방법론은 깔끔한 새 집을 지어 빈민들을 이사시켜 주는 것이 아니었다. 매주 세를 걷으러 직접 다녔다. 체납은 허용되지 않았다. 그러니 집세를 내려면 일을 해야 했다. 자신이 사는 집을 수선하고 가꾸는 일거리를 주었다. 집세도 낼 수 있었고 살림도 나아졌으며 주거 환경도 나아졌다. 야학이나 어린이 학교를 운영하기도 했다. 러스킨의 투자를 받았던 최악의 빈민굴이 몇 년이 지나자 번듯한 사람 사는 동네로 바뀌어 갔다. 주민들은 도시 환경 개선을 명분으로 한 재개발에 밀려 살던 동네를 떠나지 않아도 됐고 공동체도 깨지지 않았다. 게으르고 술만 마시고 범죄를 저지를 것 같은 사람들이 빈민이 될 거라는 낙인을 찍지 말고, 자립심과 자존감을 가지도록 북돋아 주고 대화해 주자는 것이 힐의 방법론이었다. 그들은 퍼 주기 식으로 부양해야 할 불쌍한 사람이 아니며, 세 들어 사는 집은 세만 내면 그만인 남의 집이 아니다. ●난개발 반대… ‘그린벨트’ 용어 첫 사용 옥타비아 힐은 국가에서 보조금 주택을 분양하는 방식을 지지하지 않았다. 그리고 임대 주택이 수익성이 없어서는 안 된다고 여겼다. 입주자 가족의 규모와 성격, 집의 입지를 고려해서 가구 배치를 섬세하게 정했다. 애초에 제대로 집행되지 못할 규칙은 제정하지 않았다. 집주인은 세를 과도하게 올리지 않고 장기적이지만 적절한 이윤에 만족하되 집의 상태를 좋게 유지하고, 세입자는 감당할 만한 집세로 떠돌지 않고 정착해서 살면서 일할 수 있는 접점을 찾아 세상에 보이려고 했다. 그녀가 관리하기 시작한 집들은 그 모델이 성공할 수 있음을 보여 줬다. 런던에는 19세기 말부터 20세기 내내 놀랍게도 100년이 넘게 신자유주의 시대를 견디며 지금까지 같은 방식으로 관리되며 수익을 내는 단지들이 남아 있다. “학교에서 학생들하고 같이 책을 보다가 옥타비아 힐이라는 이름이 나왔어요. 이 사람이 누구지? 찾아보니까 우리말 자료가 너무 없어요. 처음에 나는 왜 집주인이 되었을까 생각했어요. 그런데 집주인으로서 해야 할 일을 체험했다는 것이 좋은 방법 같아요. 집주인으로서 끊임없이 세입자와 친구처럼 얘기했대요. 그런데 철칙이 뭐냐면, 그 집 관리인을 전부 여성으로 고용해요. 그러니까 여성의 사회 진출하고도 관련이 있죠. 이 여성들이 몇십년 같이 일하면서 이런 일을 전파하는 전문인이 된 거죠. 그러다가 이 사람이 또 뭘 하냐면 가난한 사람들에게 집만 아니라 집 근처에 공원이나 정자 나무 그늘 같은 곳이 필요하다, 도시나 건축에서 오픈 스페이스라고 하는 공간인데, 그 중요성을 처음 말한 사람이에요. 지주는 땅이 있으니 오픈 스페이스를 가지죠. 지주가 아니어도 시골에 살 때는 오픈 스페이스가 어디에나 있지. 그런데 고향을 떠나 도시에 오면 그런 공간이 없단 말이에요. 주말이나 저녁에 가족들하고 나갈 곳이 있어야 하잖아요. 정말 중요한 겁니다.”옥타비아 힐은 실외에 ‘앉아 있을 장소, 놀이할 장소, 산책할 장소, 그리고 여가를 보낼 장소’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물론 고궁이나 교외로 놀러 갈 수 있다. 그러나 노동자에게 아이들을 데리고 외곽으로 놀러 간다는 것은 여행 경비를 쓰는 것뿐만 아니라 하루치 일을 포기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래서 교외 녹지의 난개발에 반대하는 운동을 시작했다. 옥타비아 힐은 ‘그린벨트’라는 말을 처음 쓴 인물 중 한 명이다. 도시민들에게 근교의 공원과 녹지를 선사하기 위해서 시작한 난개발 반대 운동이 결국 내셔널 트러스트 운동으로 성장했다. 또한 옥타비아 힐의 사업은 세틀먼트 운동(Settlement Movement)을 낳았는데, 이는 중산층이 빈민과 같은 구역에 함께 거주하면서 생활 문화의 질을 높이는 데 도움을 주자는 것이었다.●주택 관리, 새로운 시대에 적합하게 해야 “요즘 임대 주택 한다지만, 아, 서울에 비싼 아파트에 임대 주택 넣으라고 하니까 단지 한쪽 구석에 몰아 놓고, 그 집 아이들 학교 가면 놀림 받잖아요. 그때 런던이나 지금 서울이나, 다 시골 사람들이 올라와서 노동자가 되면서 만들어진 도시예요. 산업화를 이뤘으면서, 그 노동자에 대한 생각을 사회적으로 돈 있는 사람들도 끊임없이 해야 한다고요. 150년 전 런던에 비교하면 서울에는 훨씬 집이 많잖아요. 그런데도 그 고민이 너무 적었어요. 일제강점기에는 될 리가 없었겠지만 해방 후에는 돼야 할 건데 5년 있다가 전쟁 나고, 또 몇 년 있다가 군사독재 시작해서 1988년까지 군사정권이었잖아요. 그런 시대 속에서 집을 지었다고요. 그러니까 이 집이 노동자를 위한 집이 아니에요. 내가 70대가 되고 보니까, 도대체 내가 사람들을 위해서 한 게 뭐냐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나는 집 짓는 사람인데, 건축가들이 돈 있는 사람 집만 지어 줬단 말이지. 돈 없는 사람이 자기 집을 맡길 리가 없고, 국가의 임대 주택은 오로지 중산층을 위한 거였어요. 그런데 건축가들이 이런 내용을 조금만 진지하게 생각한다면, 그저 임대 놓기 좋은 집이 아니라 세입자들이 품위 있게 살도록 설계할 수도 있단 말이에요. 좋은 단지는 예쁜 집, 잘 지은 집이 있는 단지가 아니라 거기 있는 사람들이 행복한 단지예요. 그러려면 설계와 관리가 서로 이어져야 하는 거예요.”존 싱어 사전트(John Singer Sargent·18 56~1925)가 그린 옥타비아 힐의 초상화는 1898년에 동료 노동자들이 선물한 것이었다. 그 무렵 이미 옥타비아 힐은 서방 세계 여러 나라에 영향을 미치는 위치에 있었지만, 국가나 정부에서는 그녀의 방식을 끝까지 반기지 않았다. 그의 이름을 딴 여러 단체가 생겼고, 그중에는 부작용도 많았다. 지금 서울에서 집주인이라는 이유로 세를 받으려고 일주일마다 한 번씩 가정 방문을 한다고 하면 누구도 반기지 않을 것이다. 옥타비아 힐은 무상 복지나 보조금에 완강히 반대했다. 엘리트주의에 기반해 근면이나 특정한 이데올로기나 종교를 전파하려는 부작용을 낳기도 했다. 5%의 수익률도 악용되기 십상이다. 집값이 오르면 그에 따라 세도 올려 두 배의 수익이 주인에게 돌아갈 것이다. 그러나 초상화를 선물받았을 때 힐은 이렇게 말했다. “내가 죽으면 벗들이 특별한 시스템을 만들려고 하지도 말고, 내가 갔던 길을 맹목적으로 따르지도 말기를 바란다. 새로운 시대 환경은 또 다른 노력을 요구할 것이므로 우리가 끝없이 추구해야 할 것은 굳은 형식이 아니라 정신이다. … 어떤 주택은 잘 수선하는 것이 낫고, 어떤 주택은 새로 짓는 것이 나을 것이다. 사려 깊고 사랑을 담은 관리를 충분히 기울여야 하며” 더 중요한 것은 “다가올 새롭고 더 나은 날들의 가장 큰 과제를 간파하는 것이다. 더 큰 이상, 더 큰 희망, 그리고 그 둘을 실현시킬 인내력”을 품고 서로의 집과 삶을 생각하는 마음이다. 이 여름밤, 에어컨 아래에서나, 맞바람이 들지 않는 대학가의 원룸이나 땡볕을 피할 길 없는 옥탑방에서나, 잠들기 어려운 도시의 밤에 말이다. 기획 수류산방
  • 적자 전환·원가 상승·노사 갈등… 힘겨운 조선업계

    적자 전환·원가 상승·노사 갈등… 힘겨운 조선업계

    ‘수주절벽’ 영향 상반기 실적 부진으로 2분기 현대 1757억·삼성 1005억 적자 흑자 난 대우조선도 전년보다 84%↓ 철강업계 하반기 후판 가격 인상 예고 글로벌 업황 회복… 수주량 1위에 기대조선업계가 힘겨운 보릿고개를 넘고 있다. 2016년 전후로 업계를 덮쳤던 수주 절벽의 여파로 지난 상반기 업계는 적자 전환하거나 전년 대비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글로벌 조선업계에 모처럼 활기가 돌고 있지만 원가 상승 압박에 노사 갈등까지 먹구름이 걷히지 않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지난 2분기 각각 1757억원과 1005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두 회사의 지난 상반기 누적 적자는 각각 2995억원과 1483억원이었다. 지난해 유일하게 흑자 전환한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1분기 2986억원에 이어 2분기에 1050억원 정도의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구조조정 등 자구 노력이 성공한 데다 수익성 높은 액화천연가스(LNG)선 일감이 많은 덕이지만, 이마저도 전년 같은 기간 대비 84% 줄어든 수치다. 2015~2016년 극심했던 수주 절벽이 올해 실적에 반영되고 있는 것이다. 수주 후 선박 건조까지 1~2년이 걸리는 것을 고려하면 올해 심각한 일감 부족 사태에 놓이게 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조선업계의 주요 원자재인 후판 가격도 인상될 전망이다. 후판은 두께 6㎜ 이상의 두꺼운 철판으로 전체 선박 건조 비용의 15~20%를 차지한다. 현재 1t당 70만원 정도에 거래된다. 철강업계가 하반기 가격 인상을 추진하자 조선업계는 경영이 정상화될 때까지 후판 가격 인상을 미뤄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철강업계는 글로벌 관세 전쟁 등 악재가 겹치면서 인상을 자제해 왔던 후판 가격을 정상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후판 가격 등 자재비의 상승 폭을 선가(船價)가 따라잡지 못하면서 이익률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업계가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서면서 노사 갈등도 격화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일감이 떨어진 해양플랜트 공장 가동을 다음달부터 중단하기로 하고 해양플랜트 유휴 인력 2600여명에 대한 무급휴직을 추진하자 노조는 유휴 인력의 전환 배치를 주장하며 대립하고 있다. 구조조정과 기본급 반납 등을 감당해 온 대우조선해양 노조도 4%대 기본급 인상 등을 요구하며 이달 초 파업을 결의한 상태다. 다행히 글로벌 조선업계의 업황이 회복하면서 국내 조선업계의 수주량도 점차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클랙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은 1234만 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로 2016년(748만 CGT) 대비 65% 뛰어올랐다. 이 중 한국은 496만 CGT(40.2%)를 수주해 중국(35.5%)을 따돌리고 1위를 차지했다. 증권가에서는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이 내년부터 흑자 전환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선주사들의 LNG선 발주량을 국내 업계가 싹쓸이하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라면서 “3사가 지난해와 올해 수주 실적이 좋아 내년 하반기부터는 실적이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말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방학역세권 ‘방학역 모비우스 스퀘어’ 복합 쇼핑몰 개발… 투자자 주목

    한국은행은 지난 13일 기준금리를 1.5%로 동결한다고 발표했다. 금리 인상이 예상되던 시점에 금리 동결 발표로 저금리 기조가 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부동산 투자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대출, 청약 규제에 더해 최근 다주택자 양도세 규제, 보유세 등으로 주택 시장의 불안정성이 높아지면서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투자자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상업용 부동산은 주택 분양과 달리 청약통장이 필요없다. 또한 주택이나 오피스텔에 비해 규제가 덜한데다 입지 여건을 갖춘 경우 시중 금리보다 높은 수익을 확보할 수 있어 선호도가 높다. 실제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2017년 서울시 상업용 부동산 임대수익은 중대형 상가 6.74%, 소규모 상가가 6.52%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0.3%, 0.68%씩 증가한 수치이며, 시중은행의 평균 예금 금리 1.8%의 3.7배 수준이다. 상업용 부동산 거래량 증가도 눈에 띈다. 2017년 상업용 부동산 거래량은 38만 4182건으로 한국감정원이 해당 통계를 집계한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25만 7877건보다 49%가량 급등한 수치다. 같은 기간 아파트 거래량 증가량은 약 14%가량에 불과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아파트, 오피스텔 투자가 규제로 시들해지면서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상업용 부동산은 입지에 따라 수익성이 차이가 나기 때문에 배후수요, 희소성, 미래가치 등을 고려해 입지를 꼼꼼히 따져야 한다. 요즘은 탄탄한 수요가 있고, 도시재생으로 새롭게 변화하는 구도심 역세권이 유망 투자처로 평가 받는다”고 전했다. 최근 투자자들 사이에서 ‘방학역세권’이 관심을 받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방학역세권’은 밀집주거지역으로 배후수요가 많고 역세권 유동인구가 많은 대표적인 구도심 역세권이다. 최근 멀티플렉스 영화관을 갖춘 복합 쇼핑몰 개발 소식이 들리면서 일대 상가 개발에 발 빠른 상업용 부동산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피데스개발은 최근 옛 KT 방학빌딩 부지를 복합 쇼핑몰 ‘방학역 모비우스 스퀘어’ 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많은 유동인구에도 대부분 노후한 소규모 상가가 많아 수요에 비해 상업시설이 부족했던 방학역세권에 복합쇼핑몰 개발이 개발되면서 이 일대가 구도심 역세권 재생사업의 핵심으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배후수요에 민감한 CGV 멀티플렉스 영화관이 7개관 1000여 석 규모로 일찌감치 입점을 확정하면서 이어지는 상가 개발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방학역은 지난해 서울도시철도 집객 기준 일평균 2만 여명이 이용했으며, 사업지 바로 앞 중앙버스정류장은 일평균 7000여명이 이용해 약 2만 7000여명의 유동인구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에 홈플러스 방학점, 롯데 빅마켓 도봉점 등 다양한 생활편의 시설이 밀집해 있으며, 인근으로 도봉구청, 도봉 스마트워크센터, 서울북부보훈지청, 녹산교회 등이 등과 함께 주거 밀집지역으로 반경 2km내 12만여명의 배후수요로 고정 집객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 추가로 현재 개발 예정인 SK가스충전소 부지, 도봉소방학교 부지 개발 등 방학역 주변으로 다양한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방학역 모비우스 스퀘어’는 도봉구 방학동에 지하 5층~지상 10층 규모로 조성되며 오는 9월 철거 공사를 시작해 2020년 말 완공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카드 수수료 인하’ 연회비 인상으로 가나

    영세 가맹점의 카드 수수료율을 0% 초반대로 낮추기 위해 정부와 카드사, 신용카드 이용자가 부담을 나누는 방안이 추진된다. 22일 금융 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타격을 입은 영세 자영업자를 지원하기 위해 신용카드 수수료 종합 개편 방안을 마련 중이다. 앞서 금융위는 카드 수수료 개편과 관련해 ▲수익자 부담 원칙 ▲사회적 약자 배려 ▲카드사 부담 여력 내 추진 ▲이해관계자 의견 수렴 ▲종합대책 검토·마련 등 5대 원칙을 밝힌 바 있다. 금융위의 목표는 카드 수수료율을 영세 가맹점은 0% 초반대로, 중소 가맹점은 0%대로 낮추는 것이다. 현재는 매출 5억원 이상인 일반 가맹점은 2% 안팎, 매출 3억~5억원인 중소 가맹점은 1.3%, 매출 3억원 이하인 영세 가맹점은 0.8%다. 이를 위해 정부 예산 투입과 세액공제 확대 등의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금융위는 신용카드 결제 보편화로 세수 확보에 상당한 효과를 본 점과 영세 자영업자는 취약계층인 만큼 정부 지원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내세워 예산 당국을 설득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와 함께 카드사와 소비자도 비용을 분담하는 방안 또한 추진된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 19일 목포 지역 현장 방문 때 “가맹점뿐 아니라 카드 사용자, 정부가 부담을 나눠 질 방안을 관계 부처와 함께 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신용카드 사용자가 결제 확대로 편의를 누리고 있지만 이에 상응하는 비용은 내지 않고 있다는 논리다. 현재 가맹점이 내는 이른바 ‘적격비용’ 중 조달비용과 대손비용, 마케팅 비용을 카드사가 분담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이 경우 카드사들은 카드 연회비 인상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크다. 수익성 위주로 회원을 정리하는 방식도 거론된다.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사 입장에서 마케팅 비용 축소만으로 비용 감당이 어려워지면 결국 연회비 인상 이야기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위는 G마켓이나 11번가 등 오픈마켓에서 상품을 파는 영세 자영업자들에게도 내년부터 우대 수수료율(중소 가맹점 1.3%, 영세 가맹점 0.8%)을 적용하기로 했다. 이들은 현재 2% 안팎인 일반 가맹점 수수료를 내고 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카드 수수료 인하’ 연회비 인상으로 가나

    영세점 수수료율 0% 초반대 추진 정부·카드사 비용 분담 방안 거론 카드사는 연회비 올려 감당할 수도 영세 가맹점의 카드 수수료율을 0% 초반대로 낮추기 위해 정부와 카드사, 신용카드 이용자가 부담을 나누는 방안이 추진된다. 22일 금융 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타격을 입은 영세 자영업자를 지원하기 위해 신용카드 수수료 종합 개편 방안을 마련 중이다. 앞서 금융위는 카드 수수료 개편과 관련해 ▲수익자 부담 원칙 ▲사회적 약자 배려 ▲카드사 부담 여력 내 추진 ▲이해관계자 의견 수렴 ▲종합대책 검토·마련 등 5대 원칙을 밝힌 바 있다. 금융위의 목표는 카드 수수료율을 영세 가맹점은 0% 초반대로, 중소 가맹점은 0%대로 낮추는 것이다. 현재는 매출 5억원 이상인 일반 가맹점은 2% 안팎, 매출 3억~5억원인 중소 가맹점은 1.3%, 매출 3억원 이하인 영세 가맹점은 0.8%다. 이를 위해 정부 예산 투입과 세액공제 확대 등의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금융위는 신용카드 결제 보편화로 세수 확보에 상당한 효과를 본 점과 영세 자영업자는 취약계층인 만큼 정부 지원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내세워 예산 당국을 설득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와 함께 카드사와 소비자도 비용을 분담하는 방안 또한 추진된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 19일 목포 지역 현장 방문 때 “가맹점뿐 아니라 카드 사용자, 정부가 부담을 나눠 질 방안을 관계 부처와 함께 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신용카드 사용자가 결제 확대로 편의를 누리고 있지만 이에 상응하는 비용은 내지 않고 있다는 논리다. 현재 가맹점이 내는 이른바 ‘적격비용’ 중 조달비용과 대손비용, 마케팅 비용을 카드사가 분담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이 경우 카드사들은 카드 연회비 인상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크다. 수익성 위주로 회원을 정리하는 방식도 거론된다.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사 입장에서 마케팅 비용 축소만으로 비용 감당이 어려워지면 결국 연회비 인상 이야기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위는 G마켓이나 11번가 등 오픈마켓에서 상품을 파는 영세 자영업자들에게도 내년부터 우대 수수료율(중소 가맹점 1.3%, 영세 가맹점 0.8%)을 적용하기로 했다. 이들은 현재 2% 안팎인 일반 가맹점 수수료를 내고 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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