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수익률
    2026-08-16
    검색기록 지우기
  • 노동 대체
    2026-08-16
    검색기록 지우기
  • 신채호
    2026-08-16
    검색기록 지우기
  • 인사권
    2026-08-16
    검색기록 지우기
  • 지역 봉사
    2026-08-16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8,284
  • 개미 ‘외상투자’ 경보

    개미 ‘외상투자’ 경보

    주식시장에 ‘미수금(未收金) 경계령’이 떨어졌다. 종합주가지수가 급상승하자 개인투자자들이 간접투자(펀드)를 잠시 접은 채 뒤늦게 단기 차익을 노리고 외상으로 주식을 샀으나 주가가 연일 곤두박질치면서 피해가 걱정된다. 미수금 결제일을 넘기면 담보 주식이 증시에 쏟아져 주가 급락을 부채질할 수 있다. 외국인들은 이미 20일째 주식을 처분하는 게 사들이는 것보다 많다. ●개미, 앞다퉈 외상 투자 20일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9.10포인트(0.79%) 오른 1162.23을 기록했다. 하루 만에 상승으로 돌아서기는 했으나 전날 33.09포인트(2.78%)가 급락한 데 따른 ‘기술적 반등’일 뿐 하락세를 뒤집은 것으로 단정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이같은 분석에는 개인들이 주로 이용하는 위탁자미수금과 신용융자가 크게 늘면서 증시 하락을 더욱 부추길 수 있다는 점이 감안됐다. 미수금의 누적 규모는 2조 894억원(18일 기준)으로 사상 최고액을 기록했다. 미수금은 지난 5월 말 7120억원에 불과했으나 이달 12∼14일 3일 동안 하루에 7000억원씩 폭발적으로 증가하더니 17일 처음으로 2조원 벽을 훌쩍 넘었다. 미수금은 증권계좌를 담보로 최고 5배까지 외상으로 다른 주식을 추가로 사들인 뒤 3일 안에 주식을 팔거나 현금으로 결제하면 되는 돈이다. 연 금리가 20%대로 높은 편이지만 보유주식을 싼값에 팔지 않고도 추가 투자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주가 상승기에는 손쉽게 높은 수익을 올리는 방법이다. 하지만 주가 하락기에는 3일 결제기한을 넘기기가 쉬워 담보 주식이 자동으로 증시에 쏟아지면 매물이 넘쳐 주가 급락의 원인이 된다. 이와 함께 투자자의 주식·채권·현금 등 현금성 자산을 담보로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려 주식을 사는 신용융자도 5월 말 2271억원에서 18일에는 3962억원으로 급증했다. ●외국인, 재빨리 수익 챙겨 ‘개미(소액 개인투자자)’들이 뉘늦은 외상 매수로 큰 손실을 입게 된 것과 달리 외국인들은 차익을 낸 뒤 지난달 22일부터는 하루도 빠짐없이 주식 순매도가 더 많다. 외국인 순매도액은 20일 1432억원을 포함해 지난 20거래일 동안 2조 8832억원이었다. 외국인들은 3개월째 아시아 증시 가운데 한국에서 가장 많은 주식을 팔아치웠다. 순매도액은 지난 8월 10억 900만달러,9월 7억 300만달러,10월(20일 현재) 15억 7200만달러였다.10월 한국에서의 순매도 규모는 금액면에서 타이완(5억 3600만달러), 태국(2억 8500만달러), 인도(2억 2000만달러) 등보다 3배 이상 많다. 외국인 매도세의 원인은 ▲미국 금리인상 ▲달러화 강세 가능성 ▲아시아 증시의 매력 감소 등으로 분석됐다. 외국인들은 그동안 낮은 금리의 자금으로 국제 금융시장에서 ‘큰손’으로 군림했으나 금리가 오르면서 자금 조달에 압박을 받고 있다. 달러화 강세로 투자국의 통화를 나중에 달러화로 바꿀 때 수익률이 그만큼 떨어지는 게 투자를 피하는 요인으로도 꼽힌다. ●셀 코리아 vs 차익실현 이에 따라 당분간 외국인들의 ‘셀(Sell) 코리아’를 피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삼성증권 오현석 연구원은 “미국의 공격적인 금리인상 가능성이 소멸되기 전까지는 당분간 조정 국면이 계속될 것”이라면서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가 열리는 11월 초까지 기간 조정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리투자증권 이윤학 연구위원은 “주가지수 1140선이 하락 저지선으로 보이지만 조정이 길어지면 1100선으로 밀릴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굿모닝신한증권 조중재 수석연구원은 “세계 경제 가운데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곳이 아시아 지역이고, 한국 증시의 수익률(올 주가상승률 32.4%) 역시 세계 최고 수준인 만큼 외국인이 투자비중을 줄이기는 해도 ‘셀 코리아’는 아닐 것”이라고 밝혔다. 메리츠증권 서정광 팀장은 “미수금 해소 여부가 수급상의 문제로 남아 있지만 다행히 원·달러 환율이 1050원을 넘어서고 외국인 순매도액도 절대액은 감소하는 등 여건은 점차 나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예금금리 5%’ 신경전

    ‘예금금리 5%’ 신경전

    ‘누가 먼저 5%대 예금금리에 불을 지를 것인가.’ 시중은행의 예금담당 부서는 요즘 하루에도 몇번씩 금리 대책회의를 한다. 경쟁 은행의 금리를 분석하고, 어떻게 하면 ‘고금리’로 포장될 수 있는 상품을 개발하느냐가 회의의 주요 안건이다. 지난달 역(逆)마진을 감수하면서까지 ‘특판예금 전쟁’을 치른 시중은행들은 콜금리 인상 이후부터는 “최고 10% 이상의 수익률도 기대된다.”고 선전하며 경쟁적으로 복합예금을 내놓고 있다. 복합예금은 예금액의 일정 부분에 대해서는 연 5%의 이자를 주고, 나머지는 주가지수 등에 연동해 수익률이 정해진다.‘5% 예금시대’가 도래했다는 시중의 평가는 이런 복합예금을 두고 하는 말이다. 그러나 정기예금 전액에 대해 온전하게 연 5%의 금리를 주는 시중은행은 없다. 콜금리 인상 이후 일반 정기예금 금리가 4%대까지 접근했지만 누구도 감히 5%짜리 상품을 내놓지 못하고 눈치만 보고 있는 셈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복합예금으로 연막전술을 치며 누가 먼저 5%대 정기예금을 내놓느냐를 놓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무늬(?)만 5% 국민은행은 18일 예금액의 50% 이상을 코스피200 지수에 연동하는 예금에 가입하면 나머지 예금에 대해서는 연 5%의 확정이자를 지급하는 패키지 상품을 내놓았다. 지수연동과 확정이자 상품 양쪽에 모두 100만원 이상씩 가입해야 한다. 지수상승률에 따라 최고 연 10.24%까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언뜻 보기에는 5%의 확정이자에다 지수상승에 따른 추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연동예금의 이자율은 0%가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전체 이자율은 2.5%에 불과하다. 앞서 우리은행과 외환은행도 예금액의 70% 또는 50%는 연 5% 이자를 주고 나머지는 지수연동 상품에 가입되는 복합예금을 내놓았다. 이들의 구조도 국민은행과 비슷해 전체 수익률은 5%를 밑돌 수 있다. 은행들이 이처럼 ‘무늬만 5%’인 상품을 내놓는 이유는 간단하다. 주가지수 등에 연동하는 부분은 파생·옵션상품으로 은행이 수익률을 책임지지 않고, 이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사가 맡는 구조다. 은행은 5% 이자보다 훨씬 낮은 금액으로 파생·옵션상품을 사오기 때문에 5%쪽의 이자부담을 메울 수 있다. 결국 4% 이하의 부담으로 5% 고금리 ‘생색’을 낼 수 있다. 파생상품 개발 능력이 떨어지는 국내 은행은 대부분 외국 은행에서 상품을 수입해 중개하는 역할만 한다. ●예대(預貸)마진 축소, 수익성 악화 우려 국민은행 수신팀 관계자는 “콜금리가 0.5%포인트 이상 오르기 전까지는 5%대 정기예금은 나오기 힘들다.”고 전망했다. 우리은행 개인마케팅팀 관계자 역시 “현재 4%의 정기예금을 팔 경우 은행의 예대마진(대출금리와 예금금리의 차익)은 0.2%포인트 안팎”이라면서 “예금금리가 4.3%만 넘어도 역마진”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올 8월 현재 시중은행의 예대금리차는 2.01%포인트로 지난해 말보다 0.14%포인트 낮아졌다. 예금 금리 경쟁이 계속될 예정이어서 예대마진은 더 축소될 가능성이 크다. 아직은 역마진을 보면서까지 5%대 예금을 내놓을 ‘간 큰’ 시중은행은 없어 보인다. 그러나 자칫 경쟁이 ‘출혈’로 치닫게 되면 상황은 달라진다. 특히 무한대에 가까운 자금조달 능력이 있는 외국계 은행이 나서면 국내 은행은 따라갈 수밖에 없다. SC제일은행은 최저가입액의 제한이 없는 연 4.5% 특판예금을 계속 팔고 있으며, 한국씨티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는 이미 4.5%에 이르렀다. 일부 저축은행들은 시중은행의 경쟁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연 5% 이상의 정기예금을 판다. 문제는 고금리 경쟁에 따른 악영향이 서민들에게 고스란히 떠넘겨질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은행의 수익성이 나빠지면 각종 수수료와 대출금리가 올라간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예금상품의 만기는 길어야 1년이고, 대출상품은 10년 이상씩 운영되는 경우가 많아 예금금리가 계속 오를 경우 자금운영에 큰 장애가 발생한다.”면서 “수익성이 나빠지면 수수료나 기준금리를 올리는 작업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은행상품 ‘작명 경쟁’

    은행상품 ‘작명 경쟁’

    지난달 10일 신한은행 상품개발실 풍경. 오후 2시 노기남 과장이 사무실을 둘러보며 소리를 질렀다.“‘네이밍 회의’가 있으니 모두 회의실로 모여주세요.” 5일 뒤 출시될 외국인근로자 전용 예금상품의 이름을 짓는 브레인스토밍이 시작됐다. 이 과장:“외국인이니까 글로벌이잖아. 글로벌 저축예금 어때요?” 구 대리:“글로벌 직불카드와 이름이 겹쳐서 좀 곤란한 것 같은데….” 차 과장:“한국에서 꿈을 이루려는 사람들이니까 ‘코리안드림’이 적당하지 않나요?” 유 과장:“외국인 근로자들을 다소 폄하하는 느낌이 들지 않아요?다양한 인종의 사람들이 한국에 와서 꿈을 키우는 예금,‘레인보우’ 어때요. 무지개가 다양성과 꿈을 상징하잖아요.” 2시간 이상 진행된 회의에서는 20여개의 이름이 등장했고, 투표를 통해 결국 ‘레인보우 플랜’으로 정해졌다. 가장 큰 난관이었던 이름이 정해지자 포스터, 안내장 등의 디자인은 무지개 이미지에 맞춰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작명 전문팀’까지 가동 ‘내집마련 ○○저축’,‘정기예금 ○호’ 등 밋밋한 상품만 내놓던 ‘보수적’인 은행에도 브랜드 바람이 불고 있다. 금리 상승기를 맞아 정기예금 금리가 올라가고, 다양한 복합상품이 연일 쏟아지면서 소비자의 눈길을 사로잡는 이름 짓기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회사의 이름보다 제품명을 알리는 데 더 힘을 쏟는 제조업체들처럼 은행들도 ‘브랜드 파워’를 실감하게 된 것이다. 우리은행은 아예 ‘NAT(네이밍 어드바이저리 팀)’라는 작명(作名) 전문팀까지 운영하고 있다.NAT 팀원 9명은 일선 영업점에서 근무하지만 본부의 개인마케팅팀과 함께 신상품 이름을 짓는 일을 담당한다. 이들은 국문학, 영문학, 언어학, 언어인지학 등을 전공한 젊은 행원들이다. 내년부터는 은행 차원에서 NAT 팀원에게 체계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할 계획이다. 최근 3조원 이상의 수신고를 올리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회전식정기예금 ‘오렌지 정기예금’도 NAT의 작품이다. 양도성예금증서(CD)의 수익률에 따라 3개월마다 금리가 변하는 이 상품은 알파벳 ‘C’와 ‘D’를 합쳐놓은 것이 오렌지의 단면과 비슷한 데서 착안했다. 우리은행 영업점 관계자는 “요즘 고객들로부터 ‘오렌지 주세요.’라는 말을 종종 듣는다.”고 말했다. NAT는 또 경쟁 은행과 거래하는 중소기업 고객을 끈질기게 설득하자는 의미에서 중소기업 대출 상품 이름을 ‘삼고초려’로 짓기도 했다. 효도 관련 예금 상품으로 환매조건부채권(RP)과 연계되는 ‘알부자 플랜’은 ‘R’과 부자(富者·父子)의 합성으로 이루어졌다. ●이름이 곧 경쟁력 외환은행은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예스큰기쁨예금, 예스프로론, 예스점프예금처럼 상품에 긍정적인 이미지의 ‘예스(Yes)’를 붙이고 있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예스 하면 외환은행을 떠올리도록 하는 게 우리의 전략”이라면서 “이름이 상품의 흥행을 좌우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내집마련, 자녀의 대학입학, 해외여행 등 특별한 날에는 예금을 중도 해지해도 수수료를 물지 않는 ‘기쁜날 정기예금’을 대표상품으로 키우고 있다. 이 은행 관계자는 “이름을 짓기 위해 수차례의 집단토론과 공모 과정을 거친다.”면서 “경우에 따라서는 다른 은행이 표절하지 못하도록 특허청에 상표권 등록까지 하고 있다.”고 말했다. ‘네이밍 전략’은 공공금융기관에까지 확산되는 추세다. 주택금융공사는 모기지론(장기주택담보대출)의 이름을 공모해 ‘보금자리론’으로 바꾼 뒤 지난 17일 상표권 등록을 마쳤다. 우리은행 개인마케팅팀 이재수 차장은 “엇비슷한 금리를 내세워 고객을 확보하는 시대는 지났다.”면서 “상품의 특징을 함축하면서도 호기심을 자극하고, 친근하면서도 독특한 이름을 지어야만 ‘이름 경쟁’에서 살아남는다.”고 말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삼양그룹(1)-창업주 김연수家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삼양그룹(1)-창업주 김연수家

    일반인들에게 ‘삼양설탕’(현 ‘큐원설탕’)으로 익숙한 삼양사는 한국 근대경제사를 주도한 명문 기업이다. 호남 거부의 후예인 김연수(金秊洙) 창업주는 일제하인 1924년 순수 민족자본으로 기업을 설립, 한국기업의 명맥을 이었다. 김 창업주는 형인 인촌(仁村) 김성수씨가 동아일보를 설립하고 꾸려가도록 뒷받침했고, 여러 차례 재산을 털어 고려대와 고려중앙학원의 기틀을 마련하도록 뒤에서 도왔다. 그러나 김 창업주는 일제하에 기업을 경영함으로써 최근 민족문제연구소가 친일인사인명사전을 편찬하면서 친일인사로 선정하는 등 사후에 ‘친일’ 시비에 휘말리고 있기도 하다. 때문에 근대 한국경제의 산증인인 김 창업주의 삶은 굴곡 많은 우리 근대사의 한 단면이기도 하다. ●병약했던 어린 시절 김 창업주는 1896년 10월1일 전라도 고부군 부안면 인촌리에서 부친 김경중씨와 모친 장흥 고씨 사이에서 2남으로 태어났다. 형의 호인 인촌은 바로 두 형제가 태어난 동네 이름을 따온 것이다. 김 창업주의 부친은 1만 5000석 지기의 호남 최대 거부였고 학문에도 조예가 깊었다. 부친은 일제하에서 나라가 영영 없어지는 것으로 알고 당시 저명한 사학자들을 몰래 불러 ‘조선사’를 17권이나 엮을 정도로 민족애가 투철했다는 게 삼양그룹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김 창업주는 어린 시절 외롭게 지냈다. 김 창업주의 부모는 그가 태어나기 전 세 명의 아들과 한 명의 딸을 일찍 잃었다. 여기에다 한 명뿐인 형인 인촌이 큰아버지인 김기중씨가 대를 이을 아들이 없자 양자로 보내졌기 때문이다. 어릴 적 김 창업주는 몸이 허약했다. 폐가 약했으며 위도 튼튼하지 못해 일찍이 폐와 소화기 계통의 질병으로 자식을 잃은 경험이 있는 부모의 애를 끓게 했다. 이런 이유로 개구쟁이처럼 장난이 심하고 활발했던 인촌과는 달리 김 창업주는 조용한 것을 좋아했고, 과묵하고 내성적인 성품을 지녔다. ●27세에 경영인으로 출발 김 창업주는 15세 되던 1910년 12월8일 자신보다 두 살 위인 박하진씨와 혼인을 맺었다. 결혼 이후 그는 일본으로 건너가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거쳐 한국인 최초로 교토제대 경제학부를 졸업했다. 그는 고국으로 돌아온 이듬해인 1922년 형의 권유로 경성직뉴와 경성방직의 전무와 상무에 취임, 경영인의 삶을 시작했다. 김 창업주는 고무신과 ‘태극성표’ 광목을 대히트시킴으로써 일본자본과 맞서는 최대의 민족회사를 일궜다. 집안 내력을 잘 아는 김재억 삼양사 상임감사는 “30년대 경성방직은 우리나라 금융거래 절반을 담당할 정도의 민족 최대 기업이었다.”고 말했다. 김 창업주는 또한 농촌재건을 위해 소작농을 협동농업 형태로 결합한 근대영농을 시작했다. 이를 발판으로 1924년 삼수사(三水社)를 설립해 호남 일대의 소유농토에 대한 근대화 작업에 나섰다. 장성, 줄포, 고창, 명고, 신태인, 법성, 영광농장을 차례로 개설해 기업형 농장으로 탈바꿈시켰다. 간척사업에도 눈을 돌려 손불농장과 해리농장의 2개 지역에 1070정보의 농토를 만들었다. 이 시기에 상호가 삼양사(三養社)로 바뀌었다. 어느 날 한 작명가가 찾아와 ‘물 수’(水)를 ‘만인의 양식’이라는 뜻인 ‘기를 양’(養)으로 바꿀 것을 권했다고 한다. 김 창업주는 만주벌 개척에도 나섰다.5개 협동농장을 개설한 데 이어 봉천에 남만방적을 설립했다. 남만방적은 한국기업 최초의 해외생산법인이다. 그러나 1945년 해방으로 만주의 사업장들을 고스란히 놓고 철수하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 ●제당업으로 재기에 나서 해방공간을 겪으면서 반민특위 사건으로 옥고를 치른 김 창업주는 한국 전쟁 이후 해체상태에 놓였던 삼양사 재건에 나섰다. 그는 재기의 발판으로 제당업과 한천제조업을 선택했다. 당시 설탕은 수입에 의존해온 대표적인 외화소비 품목이었기 때문이다. 울산 바닷가를 메워 그곳에 제당공장과 한천공장을 건설했다. 그는 1956년 삼양을 제당으로 키우면서 주식회사 삼양사를 출범시켰다. 자신이 대표이사 회장에 취임했고, 사장에 3남인 상홍(83), 상무에 5남 상하(80)를 앉혔다.3남과 5남이 삼양사를 맡는 전통은 3세에도 그대로 이어져 삼양그룹은 현재 상홍씨의 장남 윤(53)씨와 상하씨의 장남 원(48)씨가 삼양사 회장과 사장을 맡고 있다. 둘째 아들들인 량(51)씨와 정(46)씨도 각각 삼양제넥스 사장과 삼남석유화학 부사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당시 삼양사보다 수익률이 높았던 해리염전을 삼양염업사라는 별개의 회사로 독립시키고 맏아들 상준(작고)을 사장에 임명해 경영을 맡겼다.3공화국때 문교부장관과 5공화국에서 국무총리를 역임한 차남 상협(작고)에게도 삼양염전의 지분 25%를 떼어주어 형제간 경영권을 일찌감치 교통정리했다. ●재계의 거목으로 김 창업주는 1962년 설립한 삼양수산을 통해 다양한 어종을 가공, 수출하는 등 한때 냉동선만 21척을 보유할 정도로 수산업에도 주력했다. 이처럼 제당과 수산업으로 재기에 성공한 그는 4·19혁명으로 자유당 정권이 무너지자 한국경제협의회(현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에 취임, 한국 재계의 얼굴이 되었다. 경영이 본 궤도에 오르자 김 창업주는 전주방직을 인수, 삼양모방(주)을 설립했다. 이어 1969년 전주에 대단위 폴리에스테르 공장을 건설했다. 이로써 70년대 들어 삼양은 국내 초창기 산업의 중심이었던 제당으로 확고한 제조업체로의 변신을 이룩했다. 이 당시 삼양은 매출액에서나 기업선호도에서 상위를 차지하는 국내 정상급 기업으로 우뚝 섰다. 김 창업주는 사업에 투신한 지 만 53년이 되던 1975년 회장을 상홍에게, 사장에 상하를 임명하는 등 ‘2세경영’을 출범시키고 은퇴했다. 그의 나이 80세일 때였다. 그는 은퇴 후 농촌으로 돌아가 마지막 열정을 쏟다가 1979년 84세의 일기로 생애를 마감했다. ●교육사업도 아낌없는 지원 그는 기업경영에만 몰두하지 않았다. 고려대와 고려중앙학원의 운영기금을 출연한 것을 비롯해 양영회와 수당장학회를 설립, 교육사업에도 힘썼다. 문성환 삼양사 부사장은 “창업주는 두 재단을 통해 대학생 2만여명에게 대학등록금을 비롯해 하숙비, 책값, 소정의 용돈까지 장학금으로 대줬다.”고 회고했다. 이런 김 창업주의 혜택을 받은 대표적인 인물로는 한덕수 경제부총리, 오세철 연세대 교수 등이 꼽힌다. 경성방직의 회계를 맡아 김 창업주를 도왔던 국어학자 이희승 박사는 “수당(秀堂·김 창업주의 호)은 돈 쓰는 데도 일가견을 가진 사람으로 만금을 쓰면서도 기업경영에는 한 푼을 아꼈다.”고 그의 용전(用錢)철학을 전했다. 김 창업주는 경쟁회사에도 관대했던 묵묵한 성격의 경영인으로도 정평이 나 있다.1966년 삼양의 경쟁회사 창업주 이병철 회장이 운영하던 한국비료가 이른바 ‘사카린 밀수사건’으로 곤혹을 치렀다. 임원들이 ‘사카린 없는 삼양설탕’이라는 문구로 대대적인 광고전을 벌이자고 수차례 건의했지만 받아들이지 않은 사례는 그의 성품을 읽는 일화로 경영인들에게 지금껏 회자되고 있다. ●방대한 혼맥…사회 각 분야와 사통팔달 김 창업주는 부인 박씨와의 사이에 7남6녀 13명의 자녀들을 두었다. 아들로는 장남 상준(작고), 차남 상협(작고),3남 상홍(83),4남 상돈(81),5남 상하(80),6남 상철(70),7남 상응(작고) 등 7남과 장녀 상경(79), 차녀 상민(78),3녀 정애(75),4녀 정유(73),5녀 영숙(72), 막내 희경(66) 등 6녀를 두었다. 김 창업주 가문의 혼맥은 정계·관계·학계·언론계·재계·교육계 등과 거미줄처럼 얽힌 방대한 혼맥을 형성하고 있다. 그러나 김 창업주의 성격이 소탈해 자식들에게 정략 결혼을 요구하기보다는 평범하고 무난한 결혼을 시켰다는 게 대체적인 평이다. 김재억 감사는 “창업주의 생활철학이 권세를 배격하는 것이어서 자식들이나 3세들의 결혼에도 사돈 될 집안의 내력과 상대방의 성실성을 먼저 봤다.”고 회고했다. 김 창업주는 특히 자녀들의 대부분은 중매결혼으로 짝지웠지만 사위와 며느리를 맞는 데서는 당시로는 상당히 진보적인 입장이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는 사위를 고를 때는 가문을 따지지 않고 사람됨됨이와 능력을 위주로 보았고, 며느리는 후덕한 집안 출신으로 신식교육을 받은 신여성이기를 원했다. 특히 사돈가의 위치를 보고 정혼하지 않은 것으로 유명해 그의 직접 사돈 가운데는 정관재계의 거물은 눈에 띄지 않는다. 김 창업주의 며느리들 가운데 위로 세 명은 이화여전 출신 등으로 당시의 김 창업주가 원했던 신여성들의 표본이 많았다. 반면 창업주의 형인 인촌 성수씨도 9남4녀를 두어 대가를 이뤘는데 장남인 상만(작고) 전 동아일보 명예회장의 직계 자손들은 화려한 혼맥을 자랑하고 있다. 고려대 이사장이자 동아일보 전 회장인 장손 병관씨는 장남 재호(41·동아일보 대표이사 전무)씨를 이한동 전 총리의 차녀인 정원(38)씨와 결혼시켰고,2남 재열(37·제일모직 상무)씨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차녀인 서현(32·제일모직 상무보)씨와 결혼했다. 김연수 창업주 자녀들의 혼맥을 살펴보면 장남 상준씨는 당시 집안과 각별하게 지내던 이화여대 총장 김활란 박사의 소개로 이뤄져 1943년 구영숙씨의 맏딸 연성(85)씨를 부인으로 맞았다. 상준씨는 보성전문 상과를 나와 조흥은행에 근무할 때였고 연성씨는 이화여전 음대를 졸업한 직후였다. 상준씨는 3명의 딸을 출가시켜 정·관·재계 인맥을 형성했다. 장녀 정원(62)씨의 부군은 고려대와 국가대표팀에서 축구선수로 활약했던 김선휘(68·삼양염업사부회장)씨다. 축구를 좋아하던 상준씨는 모교인 고려대 축구팀을 지원했는데, 이 일로 선휘씨가 상준씨 집에 드나들면서 자연스럽게 혼사가 맺어졌다. 차녀 정희(58)씨는 5공시절 당시 거물 정치인이었던 김진만씨의 맏며느리로 보내 동부그룹 회장인 김준기(64)씨를 사위로 맞았다.3녀 정림(57)씨는 전 문교장관 윤천주씨의 장남 대근(59)씨와 결혼했다. 대근씨는 현재 동부아남반도체 대표이사 부회장과 동부그룹 소재분야 부회장을 맡고 있다. 상준씨의 장남 병휘(60)씨는 한양대 자연과학대 자연과학부 수학전공 교수로 재직하고 있고, 차남 범(52)씨는 독신으로 지내며 개인사업을 하고 있다. 차남 상협씨는 해방 직후 고려대 부교수 시절, 의사 김준형씨의 2남3녀 가운데 맏딸 인숙(82)씨와 연애결혼에 성공했다. 인숙씨도 니혼조시 대학을 나온 당시 보기 드문 일본 유학 신여성이었는데 상협씨의 도쿄제대 동창 부인의 소개로 만나 연애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장녀 명신(58)씨를 송진우 전 동아일보사장의 아들인 상현(65) 서울대 법대교수와 혼인시켰다.2녀 영신(56)씨는 정태섭 전 변호사의 아들 성진(58)씨와 결혼했다. 외아들 한(52)씨는 메리츠증권 부회장으로 있다. 3남 상홍(83)씨는 구 치안본부 재직시절 수원갑부 차준담씨의 2남2녀 가운데 맏딸 부영(79)씨와 백년가약을 맺었다. 부영씨는 이화여고와 이화여전을 나온 재원이었다. 상홍씨는 2남2녀 가운데 장남 윤씨를 전 서울신문사 김종규 사장의 딸 유희(46)씨와 혼인시켜 벽산그룹 김인득 회장과 한 다리 건너 사돈이 됐다. 또 차남 량씨는 장지량 전 공군참모총장의 막내딸 영은(46)씨와 백년 가약을 맺었다. 영은씨의 오빠 장대환씨는 매일경제 신문 창업주 정진기씨의 사위로, 현재 매일경제신문 대표이사회장 인쇄인 겸 발행인과 현 매일경제TV 대표이사 회장이다. 장녀인 유주(56)씨를 사업가 윤주탁씨의 2남 영섭(59·고려대 상대교수)씨에게 시집 보내 윤주탁씨와 직접 사돈간인 박태준 전 민자당 최고위원과 연결되고 있다. 영섭씨의 남동생인 영식씨가 박 전 위원의 장녀 진아(48)씨와 결혼했다. 4남 상돈씨는 6·25 직후 김유황 전 광장㈜ 부사장의 딸 용옥(73)씨와 결혼했다. 상돈씨는 맏형인 상준씨의 중매로 장남 병진(52)씨를 축구협회 부회장과 축구대표팀 감독을 지낸 한흥기씨의 딸인 혜승(45)씨와 맺어줬다. 차남 영로(50)씨는 사업을 하던 정형식씨의 딸 은미(46)씨와 혼인했다. 외동딸 희진(45)씨는 전 대한항공 이사 오명석씨의 외아들 광희(49)씨에게 시집갔다. 광희씨는 전 나이스정보통신 전무이사를 역임했다. 5남 상하씨는 삼양사 설탕공장 설립관계로 일본에서 일하고 있던 1953년 아버지의 부름을 받고 귀국, 바로 박상례(75)씨와 혼인을 맺었다. 상례씨는 공무원 출신인 박규원씨의 딸로 김 창업주의 친구가 중매를 섰다. 외동딸인 영난(44)씨를 송하철(45·주식회사 항소 사장)씨와 결혼시켜 송남석 모나미 회장의 막내며느리로 보냈다. 장남 원씨를 배영화 경희어망 회장 딸인 주연(45)씨와 맺어 줬다. 차남 정씨는 안상영 전 부산시장의 딸인 혜원(39)씨와 결혼했다. 6남 상철(70)씨는 사업을 하던 우근호 씨의 딸 정명(63)씨를 부인으로 맞았다. 7남 상응(작고)씨는 공무원 생활을 했던 권오경씨의 5녀중 셋째딸 명자(53)씨와 결혼했다. 장녀 상경(79)씨는 아폴로박사 조경철씨와 결혼 후 이혼해 조서봉(필립), 조서만(조지) 등 두 아들을 두고 있다. 차녀 상민(78)씨의 남편은 이두종(작고)씨로 활발하게 삼양사의 경영에 참여했다. 온양 지주의 아들로 자란 두종씨는 1956년 삼양사 과장으로 입사해 이 회사의 대표이사 부사장까지 올랐다.1984년 회사를 떠난 뒤에도 삼양그룹이 운영하는 재단법인 양영회와 수당장학회 이사장을 역임했다. 3녀 정애(75)씨는 교육계에 몸담았던 조종립씨의 아들 석(작고)씨와 결혼했다. 석씨는 서울대 상대 출신으로 결혼 후인 57년 삼양사에 사원으로 입사, 총무부장·경리부장·이사·상무·대표이사 부사장을 거쳐 전 삼양제넥스 상임고문까지 역임했다. 4녀 정유(73)씨의 남편은 전 서울대 부총장인 김영국(작고)씨다. 그는 인천에서 사업을 하던 김덕창씨의 8남매 가운데 3남으로 인천이 낳은 천재로 불리었다. 이들은 김 창업주 친구의 소개로 결혼했다. 영국씨는 서울대 정치학과 총동창회장을 지낸 상하씨의 후배이자 매제인 셈이다. 5녀 영숙(72)씨는 미국인 스테푸친과 결혼, 딸 페기, 아들 프랭크를 두고 미국에서 살고 있다. 막내딸 희경(66)씨도 교육자였던 김종규씨의 아들 성완(68·삼양사 의약사업 고문)씨와 결혼, 미국에 거주하고 있다. 성완씨는 미국 유타대학 석좌교수로 인공심장 분야의 권위자다. jrlee@seoul.co.kr ■ 창업주의 친일논란 민족문제연구소는 지난 8월29일 친일인사인명사전 편찬을 앞두고 수록예정자 명단 3090명의 이름을 공개했다. 이 명단에는 삼양사의 창업주 김연수씨도 포함됐다. 김씨는 전쟁협력 분야에서 ▲1939년 만주국 명예 총영사 ▲1940년 국민정신총동원 조선연맹 이사 ▲조선방적 이사장 ▲1940∼1945년 중추원 참의(자문위원)를 지냈다는 이유로 선정됐다. 이에 대해 삼양그룹측은 대응을 일절 자제한 채 구체적인 언급을 회피하고 있다. 다만 그룹의 한 관계자는 “창업주가 일제의 압제에 죽음으로 항거하는 등 깜짝 놀랄 만하게 대항하지 못한 것은 사실이지만 나름대로 일제의 폭거에 맞서 민족자본을 형성했다.”며 “후세에 역사가들이 올바른 평가를 내릴 것”이라고 비교적 담담하게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금보다 반일 감정이 팽배했던 1949년 반민특위 재판에서도 창업주는 무죄를 받았다.”고 해명했다. 또 창업주는 창씨 개명도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김 창업주의 일대기인 ‘한국 근대기업의 선구자’에는 일제시대 그의 행적이 상세히 수록돼 있다.6부로 구성된 전기에는 4부 ‘고난의 시절’ 편에 일제에 협조할 수도, 항거할 수도 없었던 고심의 일단들이 실려 있다. 김씨는 중추원 참의 임명과 관련해 1940년 5월 조간신문에 자신이 칙임참의에 임명됐다는 기사를 보고 내무국장 우에다키에게 항의하러 갔지만 결국 그의 완력에 굴복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그는 이후 ‘설사 내가 지녔던 일제치하의 모든 공직이나 명예직이 스스로 원했던 것이 아니고 위협과 강제에 의한 것이었다고 할지라도 일단 그런 직함을 지니고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조국과 민족앞에 송구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며 통렬한 자기반성의 글을 실었다. 김 창업주는 반민특위에 검거돼 7개월간 수감됐지만 이런 반성의 자세가 참작됐는지 재판에서는 무죄 판결을 받았다. 당시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는 경성방직을 경영함에 강력히 일본자본과 싸웠고, 항상 한민족을 위한 경제적 기반확립에 노력했고, 경성방직의 상표를 태극기에서 모방한 것으로 보아 피고의 행위는 많이 참작할 곳이 있으며, 그 외의 관직 및 명예직은 일제의 압력에 못이겨 피동적으로 맡은 것이라고 증명되며, 또 피고는 한국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많은 학생에게 원조를 해 그의 혜택을 본 자의 수는 현재 수백명에 달하는 것이니 이 점으로 피고가 남긴 공적은 크다고 할 것이며, 기타 증인의 증언을 통해 볼 때 피고를 단순히 친일 및 반민족행위자라고 규정할 수 없을 것”이라고 판시했다. jrlee@seoul.co.kr ■ 형 김성수와 동생 김연수 ‘한 배에서 태어난 형제가 이렇게 다를 수 있을까.’ 인촌(仁村) 김성수와 수당(秀堂) 김연수를 아는 주위 사람들의 한결같은 평가다. 인촌과 수당은 호남갑부 김경중씨의 두 아들이었지만 성격은 딴판이었다. 수당은 어릴 때부터 말수가 적고 침착하고 내성적인 성격이었다. 반면 형 인촌은 활달하고 외향적이었다. 여기에 형제는 다섯살이나 터울이 져 어린 시절엔 서로 어울리는 일이 적었다. 그런데도 두 사람은 평생을 친한 형제로 지냈다. 인촌은 수당이 근대적 교육을 받도록 인도했다. 집안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동생을 일본으로 가게 해 중·고등학교와 교토제대 경제학부를 졸업하도록 도왔다. 수당은 일본에서 유학생활을 하며 일찍이 ‘기업인’이 될 것을 결심했다. 오사카의 공장지대에서 받았던 강렬한 인상이 결단의 계기였다. 이처럼 수당의 행적은 형 인촌의 행적과 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있다. 실제로 수당이 기업가로서 길을 걷는 데는 인촌이 설립하고 인수한 기업의 경영을 맡음으로써 시작됐다. 수당이 경영인으로 첫 발을 내디딘 것도 1922년 형이 운영하던 경성직뉴와 경성방직의 경영인을 맡고부터다. 이후 수당은 경영인으로서 성공하자 인촌을 적극 도왔다. 생전에 인촌은 수당이 없었으면 교육사업을 비롯한 자신의 활동이 어려웠을 것이라고 곧잘 술회했다. 수당은 언제나 인촌에게 돈 걱정은 하지 말고 마음껏 뜻을 펼치라고 말했다. 인촌이 설립한 고려중앙학원이나 고려대, 경성방직과 동아일보 등 모두 동생의 재정적인 지원을 받지 않은 것이 없었다. 특히 수당은 1940년대까지 고려중앙학원과 고려대에 기부한 재산이 연 평균 250만원에 이르렀는데, 이를 현 시가로 어림잡아 환산하면 1000억원(쌀값 기준)을 훨씬 넘는 액수다. 그러면서도 동생은 형이 하는 일을 뒤에서 묵묵히 돕기만 했다. 그는 “모든 것을 형님이 알아서 하시니까 나는 재정적인 지원만 하면 된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형을 만날 때마다 “형님은 교육과 문화사업을 하세요. 저는 뒤에서 돈을 대리다.”라며 든든한 후원자를 자임했다. jrlee@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홍성추 부장 (부국장급·반장) 박건승·정기홍·류찬희 차장 이종락·이기철·주현진·류길상·김경두기자
  • 해외간접투자 수익률 높아질듯

    뮤추얼펀드, 투자신탁, 사모투자전문회사(PEF) 등 투자펀드를 통한 해외간접투자가 활발해질 전망이다. 내년부터는 간접투자도 해외에 낸 세금을 돌려받을 수 있어 수익률이 더 높아지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해외에 직접투자한 경우에만 외국에 낸 세금을 돌려받았다. 재정경제부는 16일 해외 투자펀드에 대한 이중과세를 방지하는 법인세법 개정안을 마련, 내년부터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재경부 이경근 국제조세과장은 “나라마다 해외 투자펀드에 대한 이중과세 방지장치를 갖고 있다.”며 “앞으로 국내 투자펀드가 세금을 내는 해외 채권이나 주식에 투자를 꺼려 생기는 투자자산의 왜곡, 국내 투자펀드와 외국 투자펀드간의 차별 등이 없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예컨대 해외채권에 1000만원을 간접투자, 이자소득이 100만원이라고 치자. 우리나라와 조세조약을 체결한 대부분의 나라에서 우리나라 투자자들에 대한 최고 세율은 10%다. 따라서 해당국가에서 세금 10만원을 내고, 국내에서는 이를 뺀 90만원에 대해 12만 6000원(원천징수세율 14%)을 내 세금부담은 22만 6000원이 된다.내년부터는 외국에 낸 10만원을 돌려받고 세금은 100만원의 14%인 14만원만 내면 된다.세후 투자수익률이 7.7%에서 8.6%로 높아진다.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도시구조 특별법 재개발사업 활력소 되나

    도시구조 특별법 재개발사업 활력소 되나

    도시구조개선법 발의로 재개발·뉴타운사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재개발 투자가 다시 관심을 끌고 있다. 특별법은 도시 재개발사업 활성화를 위해 사업 단계를 줄이고 정부 재정을 지원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공공기관이 사업시행자로 참여할 수 있고, 지구 개념의 대규모 개발을 꾀하는 내용도 들어 있다. 지지부진했던 재개발사업에 생기가 돌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기존 뉴타운지역과 달리 각종 투기 억제 수단이 작동하기 때문에 무분별한 투자는 어려울 전망이다. ●개발 방향 호재…사업 탄력 예상 특별법에 따르면 지금까지 구역 주민에게만 맡겨왔던 도시재개발사업이 정부가 나서서 지원하는 방식으로 변한다. 도시구조개선지구에는 공공성이 가미되는 셈이다. 개별 재개발사업에는 적용되지 않는 용적률·층고 제한 등 건축규제 완화, 요건 미달지역의 사업지역 편입 허용, 도시개발구역의 입체환지 허용, 소형 의무비율 완화와 같은 메리트도 주어진다. 작은 규모로 쪼개져 추진되던 재개발사업을 덩어리로 묶어 개발하면 기반시설이 잘 갖춰진다. 구역별 아파트 건설이 아닌 작은 개념의 도시계획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도로가 뚫리고 공원·문화시설 등도 제대로 들어선다. 쾌적한 주거환경을 기대할 수 있게 된다. 서울의 경우 강북을 강남 수준으로 개발하겠다는 취지다. 서울시가 추진 중인 뉴타운사업도 특별법으로 추진할 수 있다. 재개발 사업에 공공성이 더해지면 주민들의 이익은 지금보다 커질 수 있다. 투기꾼들의 잔치로만 끝났던 재개발 이익을 주민들과 함께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업을 둘러싼 비리도 상당 부분 줄어드는 이점이 있다. 사업 단계가 간소화되는 것이 무엇보다 호재다. 개선지구로 지정되면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등 관련법상의 계획을 받은 것으로 처리된다. 사업 시행자 지정 요건도 3분의 2에서 2분의 1로 완화된다. 이렇게 되면 재개발 사업을 준비하는 기간만 2년 이상 단축시킬 수 있다. ●규제는 강화…실수요 투자 유리 거래는 예상과 달리 활기를 띠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부터 서울 뉴타운 지역 토지거래는 면적에 관계없이 허가를 받게될 전망이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주거 지역은 54평 이상에 대해서만 허가를 받고 있지만 앞으로는 10∼20평의 토지도 허가를 받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주택을 사고파는 것도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인센티브를 받는 대신 기반시설부담금이 부과돼 개인 투자수익률은 그만큼 줄어든다. 여기에 재개발·재건축 입주권을 주택으로 보아 이를 사고팔 때 무거운 세금을 물리고, 양도세를 실거래가로 부하는 등의 규제가 따르면 재개발 지분 거래는 숨을 쉬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수요가 줄어 가격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따라서 신중한 투자가 요구된다. 전문가들은 지분 여러 개를 나누어 투자하는 것보다는 감정평가액이 많이 나오는 길가에 접한 돈 되는 지분 하나를 사들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재개발 투자의 성패는 사업추진 속도에 달려있다고 해도 지나침이 없다. 조합원간 갈등이 있는 곳은 지리멸렬한 싸움으로 중간에 사업이 중단될 수 있다. 가능하면 규모가 큰 곳을 골라야 한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단기 상품 비중 높여라

    단기 상품 비중 높여라

    “정기예금 금리가 더 오를까요? 주식시장도 괜찮은 것 같은데 간접투자는 어떨까요? 복합예금은 뭐예요? 지금 고정금리 대출로 갈아타야 하나요?”금리 상승기를 맞아 시중은행에는 이런 질문들이 끊이지 않는다. 여윳돈이 있는 사람들은 오랜만에 찾아온 ‘호재’를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은행빚을 낸 사람들은 어떻게 하면 이자부담을 줄일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있다. 재테크 전문가들은 “일단 숨을 고르며 금리 추세를 본 뒤 새롭게 포트폴리오를 짜라.”고 조언한다. 금리가 상승세이긴 하나 가파르게 오르는 게 아닌 데다 은행들이 경쟁적으로 정기예금 금리를 올리고, 다양한 상품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대출도 이자 부담을 덜 수 있는 상품이 나오기 시작했기 때문에 좀더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 ●짧게 굴리며 기회를 엿봐라 금리 상승기에는 돈을 짧게 굴리면서 고수익 상품 가입 기회를 노리는 게 좋다. 길게 예금하다 보면 더 좋은 수익률이 보장되는 상품을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하나은행 강승호 PB팀장은 “1년짜리 정기예금 금리가 연 4%대를 넘어 5%대까지 오를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3개월짜리 정기예금이나 머니마켓펀드(MMF), 수시입출금식예금(MMDA) 등 단기상품에 넣었다가 고금리 상품이 시판되면 장기상품으로 갈아타는 게 유리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금리 상승이 생각보다 더디면 단기예금상품이 손해일 수 있다. 장기상품의 금리가 단기상품보다 0.5∼1.0%포인트 높기 때문이다. 따라서 금리에 일희일비하지 않는 보수적인 투자자는 장기 절세형 금융상품에 가입할 필요가 있다. 시장금리에 따라 예금금리가 변동되는 ‘회전식 정기예금’으로 금리 상승을 따라가는 방법도 좋다. 우리은행의 ‘오렌지 정기예금’은 직전 영업일인 91일물 양동성예금증서(CD) 금리를 기준으로 정해 놓고 3개월마다 금리가 바뀐다. 기업, 한국씨티은행의 회전예금도 이와 비슷하다. 금리 예측이 힘들면 자금의 70% 정도는 정기예금에 투자하고, 나머지는 주가지수에 연동해 수익률이 정해지는 복합예금도 있다. 또 해외기업 주식에 투자하는 해외주식형펀드나 부동산개발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부동산펀드, 배당성향이 높은 기업 주식에 투자하는 배당주펀드 등은 10% 안팎의 고수익을 노릴 수 있다. ●대출 ‘갈아타기’ 신중해야 예금금리가 오르면 대출금리도 오른다. 가계대출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시장금리 연동형 대출은 한 달여 동안 4.0∼5.0%포인트나 올랐다. 이자부담 때문에 변동금리 대출을 고정금리로 갈아타거나, 신규 대출을 받을 때 고정금리형을 선택하려는 사람이 적지 않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고정금리형 이자가 변동형보다 1.5%포인트쯤 높은 데다 향후 금리가 급격히 상승할 가능성이 적은 만큼 변동금리가 여전히 유리하다.”고 지적한다. 더욱이 대출 후 일정 기간이 지나지 않았을 때 갈아타기를 하면 대출금 잔액의 1.5∼3%에 해당하는 중도상환수수료를 물어야 한다. 변동금리 대출을 받을 때는 금리 변동주기를 길게 가져가는 게 좋다. 금리상승기에는 변동주기가 짧을수록 이자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대출상품은 금리 변동주기가 3개월,6개월,1년 등으로 다양하다. 다만 10년 이상 장기로 돈을 빌릴 경우에는 처음부터 고정금리 대출을 받아 금리변동 위험을 없애는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무주택자는 상대적으로 대출금리가 싼 ‘생애최초 주택구입자금 대출’을 활용할 만하다. 이달 말부터 시행될 예정인 이 상품은 집값의 70%까지 최고 1억원을 빌려준다. 한편 시중은행들은 최근 이자 부담을 덜어주는 대출상품을 내놓고 있다. 하나은행은 변동금리형 수준까지 낮춘 연 5.8%의 고정금리형 주택담보대출을 내놓았다. 신한은행은 이미 모기지론(장기주택담보대출)을 받은 고객에게 연말까지 금리변동 주기를 바꿀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우리은행은 대출 후 처음 1∼2년간은 고정금리를 적용하고 이후부터는 변동금리를 적용해 대출초기의 금리변동 위험을 줄이는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펀드도 ‘명품시대’

    펀드도 ‘명품시대’

    최근 1년 이상 종합주가지수 상승률보다 훨씬 높은 수익률을 내는 이른바 ‘명품(名品)펀드’에 거액의 시중자금이 몰리고 있다. 은행과 증권사들은 고수익을 올리는 몇몇 펀드의 유명세를 등에 업고 각종 아이디어를 동원, 유명 펀드에 판매력을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명품 펀드의 ‘수명’이 곧 다할 가능성도 있다면서 외곬 투자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충고한다. ●13개 펀드의 유명세 13일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추석연휴 직전인 9월15일부터 지난 11일까지 주식형펀드에 2조 7660억원이 밀려들면서 수탁고는 18조 2857억원을 기록했다. 하루 평균 1730억원씩 몰린 셈이다. 하루 유입액은 그 이전의 평균 600억원에 비해 3배 이상 불어났다. 주식형펀드의 수탁고는 지난 1월말(8조 7993억원)보다 두배 이상 증가했다. 펀드 자금은 일부 유명 펀드에만 집중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에 6020억원, 미래에셋투신에 3888억원이 몰려 미래에셋그룹이 수탁고의 3분의1(9908억원)을 차지하고 있다. 이어 SEI에셋 2280억원, 신영투신 1780억원, 유리자산 1620억원 등으로 집계됐다. 설정기간 1년 이상, 설정액 100억원 이상의 주식형펀드 83개 가운데 1년 수익률이 50% 이상인 명품펀드는 13개다. 이들 명품 펀드는 채권형을 포함해 전체 400여개 펀드 가운데 4%도 안 되는 귀한 몸이다. 명품펀드는 주로 중·소형 가치주, 중·소형 배당주, 저평가 성장주 등을 족집게처럼 골라내 집중투자하는 펀드들이다. 위험 부담을 안고 순발력이 강한 펀드운용사들이 강자로 부상했다. ●유명 펀드는 몸관리 필요 주식형펀드의 인기 덕분에 증권가에 새로운 풍속도가 등장했다. 과거에 붐을 이루던 ‘주식투자설명회’가 사라지고 ‘펀드설명회’가 생겼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달말부터 전국 12곳을 돌며 업계 최초의 펀드설명회를 갖고 있다. 대우증권도 주식투자에 대한 거부감을 피하기 위해 ‘자산운용세미나’라는 간판을 달고 펀드를 홍보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백화점의 주부대상 문화센터에서 정기 펀드설명회를 연다. 펀드에 가입하면 보험 등 부가서비스 혜택을 주기도 한다. 동양종합금융증권은 ‘우리가족꿈나무 적립식상품’에 가입하면 어린이상해·휴일교통상해 보험에 무료로 가입해 준다. 어린이경제캠프, 웨딩 리무진 제공, 부부동반 여행권 혜택도 덤으로 준다. 대우증권은 가입자를 대상으로 추첨을 해 상금도 준다.CJ자산은 공연초대 등 ‘팬서비스’ 수준의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삼성증권은 삼성자산운용의 펀드만이 아니라 다른 회사 상품이라도 유명 펀드만 골라 판매하는 ‘명품관’ 전략을 쓴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명품전략 이후 하루 5억원이던 펀드 판매액이 30억원으로 급증했다.”면서 “고객 대부분이 유명 펀드의 이름을 먼저 알고 찾아온다.”고 말했다. ●쪽박 펀드로 전락 위기 돈이 특정한 펀드에만 몰리면서 펀드매니저들의 고민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명품펀드의 수익률이 월등히 높았던 이유는 중·소형 종목에 집중 투자한 덕분인데, 웬만한 종목은 이미 주가가 많이 올라 숨겨진 가치주를 찾는 일이 쉽지 않아졌기 때문이다. 자칫하면 수요에 비해 공급 과잉으로 주가가 급락하면 명품이 졸지에 ‘쪽박’ 펀드로 전락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던 미국의 뮤추얼펀드 ‘마젤란’이 올 상반기에 주식형펀드의 평균 수익률(4.2%)에도 못미치는 수익률(3.1%)을 내고 뒷전으로 물러난 것을 예로 들었다. 이 때문에 미래에셋자산은 명품 펀드로 꼽히는 ‘3억만들기 중·소형주식투자신탁1호’에 대해 12일부터 당분간 신규자금을 받지 않기로 했다. 유리자산도 1등 펀드인 ‘유리스몰뷰티주식’의 누적수익률이 200%를 넘으면서 당분간 판매를 중단했다. 삼성투신운용 임창규 팀장은 “설정액 3000억원 이상의 대형펀드는 중·소형과는 달리 아직 자금 유입을 거절할 상황은 아니지만 주가가 많이 올라 신규 주식매입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한국투신운용 김상백 본부장은 “목표 수익률을 달성한 펀드는 일부 자금을 환매해 안정형이나 대형주 위주의 펀드로 자금을 분산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고금리戰’ 외국계 짭짤

    ‘고금리戰’ 외국계 짭짤

    ‘특판 정기예금에 몰렸던 돈이 어디로 갔을까?’ 지난달 초 외국계 은행이 연 4.5% 안팎의 특판예금을 내놓은 이후 국내 은행들이 줄줄이 가세하면서 특판예금은 시중자금을 빨아들이는 ‘블랙홀’ 역할을 했다. 지난 11일 콜금리 인상에 따라 특판예금과 일반예금의 금리차가 좁혀지자 국민은행과 우리은행 등이 특판 판매를 중지,‘특판 전쟁’은 일단락됐다. ‘특판 정기예금에 몰렸던 돈이 어디로 갔을까?’ 지난달 초 외국계 은행이 연 4.5% 안팎의 특판예금을 내놓은 이후 국내 은행들이 줄줄이 가세하면서 특판예금은 시중자금을 빨아들이는 ‘블랙홀’ 역할을 했다. 지난 11일 콜금리 인상에 따라 특판예금과 일반예금의 금리차가 좁혀지자 국민은행과 우리은행 등이 특판 판매를 중지,‘특판 전쟁’은 일단락됐다. 11일 현재 국민, 우리, 조흥, 신한, 하나, 외환,SC제일 등 7개 시중은행의 특판 정기예금 판매액은 8조 2997억원. 이 상품의 만기가 대부분 1년 이상이기 때문에 은행들이 장기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자금을 충분히 확보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특판예금은 정기예금에 포함된다. 따라서 당연히 정기예금 잔액도 특판예금 증가액만큼 늘어나야 하지만 7개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지난 8월 말에 비해 4조원 느는 데 그쳤다. ●특판 팔았는데 정기예금 잔액은 오히려 줄기도 국민은행의 특판 판매액은 무려 2조 6753억원이었지만 8월 말 대비 정기예금 증가액은 7155억원에 불과했다. 특판으로 1조 4756억원을 유치한 우리은행의 정기예금 증가액도 7243억원에 그쳤다.5000억원의 특판예금을 한정 판매한 외환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8770억원이나 줄어드는 기현상을 보이기도 했다. 가장 큰 이유는 특판예금이 신규 자금을 끌어들였다기보다는 만기가 돌아온 기존 정기예금을 다시 유치하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실제로 우리은행의 경우 특판 판매액 중 신규로 들어온 돈은 2374억원에 불과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정기예금 잔액이 크게 늘 것으로 예상했는데 사뭇 다른 결과가 발생했다.”면서 “이번 특판은 개인 고객에게 초점을 맞춘 만큼 기업의 정기예금이 상대적으로 많이 빠져나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외국계 은행은 새로운 고객 확보가 목적이었지만 토종 은행은 고객 지키기가 목적이었다.”면서 “정기예금 잔액이 크게 늘지 않거나 줄어든 것은 고객의 ‘로열티’가 그만큼 낮은 것을 말한다.”고 말했다. ●외국계 은행만 재미봤다? 수치상으로 보면 특판예금으로 가장 짭짤한 재미를 본 은행은 SC제일은행이다. 맨 먼저 ‘특판경쟁’에 불을 지른 SC제일은행은 특판으로 1조 1888억원을 모았고, 정기예금 잔액도 1조 6259억원이나 됐다. 공격적인 특판 판매로 신규 고객과 신규 자금을 많이 끌어들였다고 볼 수 있다. 역시 외국계 은행인 한국씨티은행 관계자는 “옛 한미은행과 씨티은행의 전산통합 작업 지연으로 정확한 정기예금잔액과 신규 유치액을 확인할 수는 없지만 특판예금에 몰린 1조원의 대부분을 신규자금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대부분의 국내 은행들은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 금리 부담을 무릅쓰고 특판에 나선 셈이다. 금융연구원 관계자는 “문제는 주택담보대출 시장이 얼어붙고, 중소기업대출도 여의치 않아 고금리로 어렵게 잡아놓은 예금을 길게 운영할 곳이 없다는 데 있다.”면서 “역마진을 보면서까지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투신권의 MMF(머니마켓펀드)에 자금을 운영하려는 조짐까지 보인다.”고 말했다. ●예금금리 싸움 2라운드로 콜금리 인상에 따라 특판예금의 이점이 사라지면서 은행들은 다양한 형태의 정기예금으로 또다른 금리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이번에는 특판예금 당시 뒤늦게 따라붙었던 국민은행과 외환은행이 먼저 치고 나오는 양상이다. 정기예금 잔액이 점점 줄고 있는 외환은행은 12일 연 5.0%의 금리가 적용되는 정기예금에다 코스피200지수에 연동, 최고 연 10%의 수익률을 낼 수 있는 복합예금을 내놓았다. 특판 결정을 놓고 심사숙고했던 국민은행은 콜금리가 인상되자 가장 먼저 일반 정기예금 금리를 최고 0.45%까지 높였다. 고금리 경쟁이 일반 정기예금으로 옮겨가면서 은행들은 가중되는 수신금리 부담을 대출금리로 전가시킬 가능성이 크다. 결국 예금보다 부채가 많은 서민들의 부담이 더욱 커지는 것이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재테크 칼럼] 부동산매입 유보… 특판상품 관심을

    [재테크 칼럼] 부동산매입 유보… 특판상품 관심을

    경기도 분당에 사는 이상현(56)씨는 8·31 부동산대책이 발표되기 직전인 7월말 부동산 자산을 일부 매각한 뒤 적절한 투자처를 찾기 위해 매각 대금을 은행의 단기금융상품에 예치해 두고 있다. 주식 투자도 고려해 봤으나 그동안 국내 주식시장의 급격한 상승세로 선뜻 내키지 않았다. 8·31 대책을 전후해 부동산을 처분했거나 부동산 투자를 위해 준비해 놓았던 투자 대기성 자금을 보유한 고객들이 최근 투자처를 찾기 위해 상담하는 사례가 부쩍 많아졌다. 입법과정에서 정치적 쟁점이 될 수 있는 부분들을 제외하더라도 아파트나 토지시장은 당분간 침체를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어 실수요자를 제외한 투자목적의 부동산 매입은 당분간 유보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주식시장 또한 급격한 상승으로 간접 투자를 고려한다 해도 목돈을 일시에 투자하기에는 매우 부담스럽다. 이런 상황에서 적절한 투자방법은 어떤 게 있을까. 우선 시장 변동성이 높을 때는 안정성을 중시해야 한다. 부동산시장, 금융시장 모두 과거와는 사뭇 다른 전환기를 맞고 있다. 주식의 경우 그동안 급격한 상승으로 차익실현을 기대하는 매물이 증가하는 것은 물론 금리 상승이 주식시장에 미칠 영향과 외국인의 지속적인 차익실현도 주시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요즘과 같은 상황에서는 은행의 고금리 특판 상품이나 머니마켓펀드(MMF)나 맞춤형 단기 특정신탁 등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은 물론 유동성을 확보하면서 시장의 변화를 주시해야 한다. 둘째, 장기적인 관점에서 분할투자로 위험을 관리해야 한다. 투자가능 자금의 일부는 주기적인 분할 투자를 통해 위험을 낮추고, 일부는 시장의 변동을 이용해 높은 수익을 추구해 나가는 추가형 펀드를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셋째,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시장에 분산 투자해야 한다. 언제나 틈새시장은 있게 마련이다. 중국이나 일본의 시장은 현재 시점에서 투자를 고려해 볼 수 있는 틈새시장들이다.15년간 장기불황에서 벗어난다는 기대감에 힘입어 일본 증시도 한국 못지않게 강세장을 연출하고 있다. 그리고 정보기술(IT) 선진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인도의 주식시장도 사상 최고치를 연일 깨뜨리고 있다. 중국 정부의 경기과열 억제정책이 성공적인 연착륙으로 이어지면서 중국증시가 펀더멘털 측면에서 반등 모멘텀을 가지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 볼 만하다. 넷째, 해외 부동산 간접투자도 생각해 보자. 직접투자는 외환규제 등으로 쉽지 않다. 장기 하락세를 보여 왔던 일본 부동산을 투자대상으로 하는 리츠투자 펀드는 일본경제의 회복에 따른 부동산 가치의 상승과 임대수익 증대로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확보해 나갈 수 있다.J-리츠펀드는 연간 3.5% 정도의 배당수익과 우리나라와 일본의 금리차에 해당하는 선물환 프리미엄을 3% 정도 추가 확보할 수 있다. 최초 투자 후 6개월이 지나면 언제라도 환매할 수 있어 수익률 관리도 효과적으로 할 수 있다. 김인응 우리銀 포스코점 로열코너 팀장
  • 은행PB영업 ‘궤도수정’

    은행PB영업 ‘궤도수정’

    시중은행들이 잇따라 ‘프라이빗 뱅킹(PB) 대중화’를 선언하고 나섰다. 수억원대 이상의 예금을 가진 고객에게 특별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해 오던 은행들이 서비스 대상을 수천만원의 예금 고객까지 확대하고 있다. 은행들이 PB 영업전략을 수정하는 것은 그동안 극소수 고객을 상대로 벌여온 ‘귀족 마케팅’이 투자에 비해 수익성이 그다지 높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아직은 금융자산이 크지 않지만 조만간 ‘갑부’로 등장할 잠재적 부유층을 미리 포섭하려는 계산도 깔려 있다. 소수에게만 온갖 특혜를 주고, 일반 고객들은 자동화기기로 내몬다는 비판을 희석시키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3000만원 이상도 PB 고객으로 모십니다” ‘PB 대중화’에 가장 신경쓰는 곳은 우리은행이다. 황영기 행장은 지난달 ‘모든 고객을 PB 고객화하자.’고 선언했다. 이에 따라 은행측은 PB 고객을 예치금 기준으로 30억원 이상,10억원 이상,3000만원 이상 등으로 세분화하기 시작했다.PB 고객 담당 직원들도 ‘마스터 PB’ ‘전문 PB’ ‘예비 PB’로 등급을 매겨 체계적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특히 예비 PB에 해당하는 자산관리전문가 500명을 키워 각 지점으로 투입, 자산설계에 관심이 높고 적극적인 투자성향을 보이는 중산층 및 젊은 고객을 유치할 생각이다. PB 전문센터인 ‘골드 앤 와이즈’를 통해 예금액 3억원 이상의 고객을 집중관리했던 국민은행도 전략 수정에 나섰다. 그동안 공격적으로 늘려왔던 전문센터 확장을 16개에서 중단하고,1억∼3억원의 고객까지 아우르는 소형특화 점포를 내기 시작했다. 이 은행 관계자는 “극소수 투자자를 위한 비밀주의 영업전략이 아닌 좀더 대중적인 자산관리 시스템을 갖춘 새로운 PB 브랜드를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계 은행들도 한국의 PB 시장을 좀더 광범위하게 공략하고 있다.SC제일은행은 고객 기준을 5000만원까지 낮춰 1대1 평생 자산관리를 해주는 ‘프라이어러티 뱅킹’ 서비스를 지난달부터 시작했다. 홍콩상하이은행(HSBC)은 1억원 이상의 자산가를 대상으로 ‘프리미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한국씨티은행도 고객층을 세분화한 ‘씨티골드’ 서비스를 내세우고 있다. ●“부유층 세분화일 뿐 서민금융 서비스 확대는 아니다” 은행들이 PB 대중화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은 기존의 마케팅이 한계에 이르렀음을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수백억원을 들여 PB전문센터를 개설하고, 고객 한 명에게 온갖 서비스를 제공해 왔지만 직접적인 수익은 크지 않았다는 게 PB 담당자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한 PB 담당자는 “PB 영업은 ‘돈 먹는 하마’나 다름없다.”면서 “부동산종합대책 발표 이후 부자 고객을 상대로 엄청난 돈과 시간을 투자해 각종 설명회를 열고, 고객의 취미 생활을 위해 호화스러운 미술전시회 등을 잇달아 개최했지만 큰 효과는 없었다.”고 말했다. 한국씨티은행 관계자는 “외국의 자산가들은 PB 직원 한 명에게 모든 것을 맡기지만 한국의 부자들은 여러 은행을 거래하면서 1%의 수익률에도 이리저리 움직이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면서 “유동성이 강한 한국 고객을 상대로 정통 PB 영업을 고집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PB 대중화를 서민금융 서비스 강화로 해석할 수는 없다고 본다. 극소수 고객에게 최고의 혜택을 주는 기존의 영업을 그대로 유지한 채 바로 아래 단계의 우량 고객에게도 PB 서비스의 일부를 나눠주는 세분화 전략이 대중화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특히 한나라당 엄호성 의원의 국정감사 자료에서도 나타났듯이 은행에 100억원 이상을 예치한 194명 중 51명을 고객으로 확보하는 등 PB 영업에서 단연 두각을 나타내는 하나은행은 오히려 PB 고객 기준을 강화하는 쪽으로 나가고 있다. 결국 초기 PB 시장 쟁탈전에서 밀린 은행들이 이를 만회하기 위해 대중화로 나선 셈이다. 한국금융연구원 관계자는 “부유층이 될 가능성이 있는 젊은 중산층에게까지 PB 서비스를 확대하다 보면 이 범주에 들어가지 못한 서민들에 대한 서비스는 더욱 열악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中 국책은행 지분매각 돌입

    중국의 거대 국영 은행들이 지분 매각의 대장정에 돌입했다. 중국 4대 국영 은행 중 하나인 건설(建設)은행이 기업공개 방침을 확정하고 5일 홍콩에서 지분매각 설명회를 시작했다고 이 날짜 월스트리트저널이 전했다. 건설은행은 2주 동안 홍콩, 싱가포르, 런던 등에서 외국 대형 투자은행 등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가진 뒤 이달 말 홍콩증시에 상장할 계획이다. 은행측은 주당 23∼29센트씩 264억주를 매각할 계획으로 총 예상차입액은 61억∼77억달러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는 중국건설은행 지분 9%를 30억달러에 인수할 의사를 밝혔고, 싱가포르 국영 투자회사 테마섹은 14억달러를 투자한다는 매입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건설은행의 지분 매각조치는 중국 전체 은행자산의 60%를 보유하고 있는 4대 국영은행의 지분 매각을 알리는 신호탄이란 점에서 무게를 갖는다. 은행지분 매각과 관련, 골드만삭스와 독일 알리안츠사도 중국 최대 국영은행인 공상(工商)은행에 10억달러 규모의 지분 투자협상을 벌이고 있다. 또 UBS증권도 외환은행격인 중국은행에 5억달러 규모의 지분 투자를 검토 중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처럼 외국 투자은행들이 지분 참여에 적극적인 것은 중국경제의 고속성장 속에 중국은행들이 연 9%의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자문사 메릴린치는 “지난해 건설은행의 이익은 전년도의 2배가 넘는 60억달러를 초과했다.”면서 “다른 중국 시중은행들의 평균 이익률이 0.43%에 불과한데 비해 건설은행은 17.3%나 된다.”고 분석했다. 2006년 은행시장 개방을 앞둔 중국정부는 4대 국영은행의 지분 매각을 통해 외국자본을 수혈, 악성 부채비율을 줄이고 금융시장의 체질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자세다. 국영은행의 고질적인 악성 부채를 완화하기 위해 중국 당국은 2003년부터 건설은행에 225억달러의 공적 자금을 투입한 것을 비롯,4대 국영은행에 모두 600억달러를 퍼부었다.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고금리경쟁에 서민금고 ‘유탄’

    고금리경쟁에 서민금고 ‘유탄’

    “외국계 은행이 불을 지르고, 국내 시중은행이 맞불을 놓고, 국책은행이 부채질하고 있는 동안 상호저축은행만 죽어가고 있습니다.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격이지요.”대형 시중은행은 물론 농협, 기업은행까지 가세한 고금리 특판예금 ‘전쟁’의 유탄이 상호저축은행과 서민들에게 쏟아지고 있다. 시중은행보다 높은 이자를 지급하며 예금을 유치해온 상호저축은행들은 시중은행의 특판예금에 8조원 이상의 돈이 몰리자 자산건전성 악화를 감수하면서까지 금리 인상을 강행하고 있다. 예금금리 인상은 대출금리 인상으로 이어져 저축은행을 주로 찾는 서민, 영세자영업자, 중소기업 등의 이자 부담은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일단 올리고 보자’ 그동안 저축은행의 정기예금은 시중은행보다 1%포인트가량 높은 연 4.7% 안팎이었다. 그러나 시중은행들이 연 4.5% 이상의 특판예금을 내놓으면서 저축은행의 ‘금리 메리트’가 사라지게 됐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금리가 똑같다면 누가 저축은행을 이용하겠느냐.”면서 “저축은행으로서는 금리를 5%대로 올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진흥저축은행은 지난달 27일부터 연 5.2%의 이자율을 적용하는 특판예금을 판매하고 있다. 중앙, 현대스위스, 프라임, 대영, 스카이, 삼화, 영풍 등은 특판이 아닌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를 연 5% 이상으로 올렸다. 비교적 몸집이 커 그나마 고금리 경쟁에서 견딜 수 있었던 한국저축은행이나 솔로몬저축은행 등도 곧 금리 인상에 나설 예정이다. ●수익성 악화 불보듯 뻔해 가뜩이나 시중의 자금수요가 줄어 자금운용을 놓고 고민하고 있는 저축은행들이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예금금리를 올리는 것은 예금과 대출의 잔고를 맞추기 위해서다. 기존 예금은 속속 만기가 돌아오는데, 손을 놓고 있다가는 수신 잔고가 바닥이 날 우려가 있다. 그러나 고금리 예금으로 수신 잔고를 늘린다고 문제가 풀리는 것은 아니다.‘8·31부동산대책’으로 주택담보대출 시장이 꽁꽁 얼어붙었고, 경기는 여전히 바닥을 헤매고 있어 돈을 굴릴 데가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더구나 저축은행들이 그동안 짭짤한 재미를 봤던 부동산개발 프로젝트파이낸싱(PF)의 연체율까지 높아지고 있어 섣불리 대출에 나섰다가는 동반 부실이 우려된다. 예금보험공사에 따르면 지난 6월말 현재 저축은행의 PF연체율은 10.6%로 1년전에 비해 2.6%포인트나 상승했다. 이에 따라 PF 운용수익률도 2.2%포인트 떨어졌다. ●서민만 피해 1년에 고작 수십억원의 예대마진(대출금리와 예금금리의 차이)을 내는 저축은행들로서는 예금금리만 올릴 수는 없다. 결국 대출금리는 오르게 마련이고, 시중은행의 대출 문턱을 넘지 못해 저축은행을 찾는 서민이나 중소자영업자는 이자를 더 많이 물어야 한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대출 금리가 오르면 수익성 악화를 우려해 대출 심사를 더 까다롭게 할 수밖에 없다.”면서 “저축은행에서 빚을 내지 못하는 사람들은 결국 대부업자나 사채업자에게 손을 벌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금리 경쟁에서 더 이상 우위를 차지할 수 없게 된 저축은행들은 비교적 낮은 금리로도 예금을 유치할 수 있도록 비과세 상품 도입을 허가해 달라고 정부에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재정경제부와 금융감독원 등은 “아직도 대부분의 저축은행이 오너 중심의 불투명한 경영을 하고 있기 때문에 규제를 풀 단계가 아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국금융연구원 관계자는 “예금 및 대출시장에서 시중은행들의 경쟁이 더 치열해짐에 따라 저축은행의 입지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면서 “저축은행에 대한 획일적인 규제를 재검토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동서산업 8배 ‘껑충’

    동서산업 8배 ‘껑충’

    올해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웬만한 종목을 골라 투자했어도 수익을 남길 수가 있었다.10개 종목 가운데 9개 종목이 연초보다 단 몇푼이라도 올랐기 때문이다. 종합주가지수가 앞으로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그렇다고 해도 들뜬 분위기에 편승, 무턱대고 주식투자에 직접 뛰어들었다가는 손해를 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충고한다. ●투자 손실이 이상한 지경 29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올 1월3일 개장일부터 지난 27일까지 유가증권시장의 주가를 비교분석한 결과, 전체 645개 종목 가운데 90.5%인 584개 종목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연초에 비해 내린 종목은 단 61개에 불과했다. 주가가 100% 이상 오른 종목이 189개로 전체의 29.3%를 차지했다. 이 기간 종합주가지수의 상승률(35.3%)보다 더 높은 수익률을 낸 종목도 417개로 전체의 64.6%나 됐다. 종합주가지수는 1월3일 893.71에서 출발, 지난 27일 1209.63까지 뛰었다. 주가상승 덕분에 증시 규모를 나타내는 시가총액도 1월3일 411조 3690억원에서 27일 564조 7630억원으로 37.2% 증가했다. 특히 주식형펀드 자금이 증시로 쏟아져 들어오면서 하루 거래대금은 1조 4677억원에서 3조 9385억원으로 3배 가까이 불어났다. 올해 은행 예금금리가 연 4.0% 수준을 맴돌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주식에 투자한 사람들은 ‘대박 수익’의 재미를 톡톡히 맛본 셈이다. 연초에 비해 주가가 떨어진 61개 종목에 투자한 경우가 이상한 일처럼 여겨질 정도다. ●주가 최고 8배 폭등 올해 주가가 가장 많이 오른 종목은 콘크리트 전문업체인 동서산업이다. 무상증자 등의 효과로 1월3일 1만 1400원이던 주가가 지난 27일 10만 2000원으로 794.7%나 상승했다. 연초에 114만원을 주고 100주를 샀다면 현재 1000만원이 넘는 거액을 손에 쥐게 된 셈이다. 이어 일양약품이 제약주 열풍과 신약개발 기대감에 힘입어 4260원짜리 주식이 3만 3100원으로 올랐다. 유통업체 ACTS가 바이오시장 진출설 덕분에 1680원에서 1만 2300원으로 6배(632.1%)나 올랐다. 시가총액 1위(88조 850억원) 종목인 삼성전자의 주가는 45만 1000원에서 59만 3000원으로 31.4% 올랐다. 국내 최고가 종목인 롯데칠성음료는 94만원에서 100만원까지 올랐다. 특히 주가가 10만원 이상인 이른바 ‘귀족주’가 연초에 14개에서 24개로 늘었다. 크라운제과(14만원), 동부증권(12만 8000원), 대한제분(12만 5500원) 등이 귀족의 반열에 올랐다. 몸값이 100만원 이상인 황제주도 롯데칠성음료에 이어 28일 롯데제과(103만 5000원)가 2대 황제로 등극했다. ●종목에 직접투자는 신중히 반면 전자업체 큐엔텍코리아는 연초 주가가 1540원에서 555원(-63.9%)으로 곤두박질하는 바람에 꼴찌 수익률의 불명예를 안았다. 내부정보를 이용한 주가조작으로 검찰로부터 벌금형을 받은 탓이다. 삼보컴퓨터도 문어발식 확장에 따른 부도 등의 여파로 주가가 60.5%(1165원)나 떨어졌다. 상승장에서 주가하락은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주가가 많이 오른 종목들도 석연치 않은 점이 있어 투자자들로선 주의가 필요하다. 상승률 1위 종목인 동서산업은 지분율 83.71%로 최대주주인 UTC인베스트가 주식을 공개매수한 뒤 유상소각하고, 자사주는 무상소각함으로써 유통 주식수를 크게 줄였다. 무상증자와 함께 주가가 오를 수밖에 이유가 된다. 이 때문에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인위적 주가부양이 아닌지 의심을 받고 있다. 일양약품도 다른 제약주에 비해 개인투자의 비중이 무척 높아 상한가와 하한가가 반복해서 발생하는 등 주가변동이 심한 편이다. 삼성증권 임춘수 리서치센터장은 “국내 기관투자가 증시를 이끌면서 증시의 변동성이 줄어들었고, 기대수익률은 언제든 ‘금리+α’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모 증권사 지점장은 “넘쳐나는 기관의 자금은 주가상승을 이끌기도 하지만, 언제든 자금이동을 인위적으로 바꿀 수도 있다.”면서 “초보 개인투자자에게는 섣부른 직접투자보다 펀드 투자를 권한다.”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논술 길라잡이] 시사키워드/금리인상 논쟁

    [논술 길라잡이] 시사키워드/금리인상 논쟁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기준 금리를 3.5%에서 3.75%로 0.25% 포인트 올림으로써 우리 금리도 오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하는 한국은행측과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재경부측의 생각은 일치하지 않고 있다. 금리를 둘러싼 논쟁은 금리를 인상 또는 인하해야 할 요인 가운데 어느 것을 더 중요시하느냐에 대한 생각의 차이에서 나온다. ■ 포인트 금리 인상 또는 인하가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논리적으로 따져 보고 최근의 금리인상 논쟁이 왜 벌어졌는지 알아본다.●금리란 무엇인가 금리는 자금시장에서 거래되는 자금의 사용료 또는 임대료로 정의된다. 시중금리에는 ‘콜금리(call rate)’가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금융기관 사이에 자금을 30일 이내의 초단기로 빌려주고 받는 것을 ‘콜(call)’이라 부르며 그때의 금리가 콜금리다. 빌려주는 입장에서는 ‘콜론(call loan)’, 빌리는 쪽에서는 ‘콜머니(call money)’라고 한다. 콜금리는 금융기관 사이에 적용되는 금리이지만, 사실상 한국은행의 콜금리 목표 수준에 영향을 받는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매월 한 차례 회의를 열어 통화정책 방향을 정한다. 미국에서는 ‘경제 대통령’으로 불리는 그린스펀이 의장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금리가 오르고 내리면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금리가 오르면 저축 수익률이 늘어 투자와 소비가 줄어든다. 투자해서 얻는 수익보다 저축을 해서 얻는 수익이 크면 저축을 선호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투자가 줄어들면 경제성장이 둔화되고 소비가 줄면 총수요가 줄어 성장과 경기에 나쁜 영향을 미치게 된다. 물가는 어떻게 될까. 금리가 오르면 경기가 나빠지고 시중의 돈이 은행으로 들어가 화폐공급량이 줄어 물가는 떨어진다. 금리가 하락하면 정반대의 현상이 나타난다. 투자와 소비가 늘어나 경기가 활성화되고 총수요가 늘어 경제성장에 도움을 준다. 예를 들면, 자동차 할부금리가 떨어져 자동차 판매량이 늘어나는 것이다. 돈을 싸게 빌릴 수 있으므로 부동산 가격은 오르게 된다. 경기가 활성화되고 금리가 낮아 시중에 돈이 과도하게 풀리면 물가가 오르게 된다. 정부는 금리를 조절해 경기를 부양하거나 진정시키려 한다. 즉 경기가 나쁠 때는 금리를 내리고, 경기가 과열돼 인플레이션의 조짐이 있으면 금리를 올리는 것이다. 금리정책은 경기지표보다 6개월 정도 앞서간다고 한다. ●한은-재경부 논쟁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리자 한국도 인상 압박을 받고 있다. 한국은행 박승 총재가 올해 안에 콜금리를 올릴 수 있을 것이라는 발언을 해 시중금리가 치솟기도 했다. 금리 인상의 요인으로는 자금의 단기부동화에 따른 자원배분 왜곡 등이 꼽히고 있다. 부동자금은 430조원대로 2004년 국내총생산(GDP) 778조 4000억원의 절반에 이른다. 자금의 단기부동화란 시중의 돈이 한곳에 붙어있지 않고 이익을 찾아 이리저리 떠도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부동산 투기를 조장하고 금융시장을 교란시킨다. 더 큰 문제는 기업이 중장기적으로 돈을 활용하지 못하게 돼 국가의 성장동력이 약화된다.600대 기업의 투자증가율은 1993∼97년 연평균 18.2%였으나 99∼2003년에는 3.6%로 줄었다. 설비투자도 1996년 이후 연 60조원대에서 8년째 제자리걸음이다. 경제정책을 이끄는 재정경제부는 경기회복과 물가안정에 주안점을 두기 때문에 금리인상에 신중하다. 경기회복에 대한 확신이 없으면 금리를 인상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고유가 등 경제여건이 좋지 않은데 금리를 올리면 경제를 더 위축시킬 수 있다고 말한다. 또 현재 물가가 비교적 안정돼 있어 금리를 올릴 필요성이 적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은은 “현재 세계적인 저물가는 중국이 값싼 공산품을 공급하는 데 따른 위장된 저물가”라면서 “따라서 물가에 맞춰 금리정책을 조정하면 맞지 않는다.”고 맞선다. ●어떻게 봐야 하나 두 경제정책 기관이 금리인상 문제로 다투는 것은 좋지 않은 모습이다. 어쨌든 경기가 크게 나빠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제속에서 금리 인상과 유지의 견해 차이는 어느 것을 우선시하느냐의 문제다. 한은은 부동산 가격 급등 등 자금 흐름의 왜곡을 금리인상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쪽이고 재경부는 좋지 않은 경기에 금리인상이라는 찬물을 끼얹어 더 나빠지게 할 필요가 없다는 쪽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경제정책적 판단 또는 경제철학의 문제로도 볼 수 있겠다. 국민의 입장에서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없는 만큼 어느 쪽이 더 중요한 가치인지 심도 있는 분석을 거쳐서 온당한 결론을 내려주도록 바랄 뿐이다. 손성진 기자 sonsj@seoul.co.kr
  • 한솔 “2010년 매출 8조달성”

    한솔 “2010년 매출 8조달성”

    국내 대표적인 제지기업인 한솔그룹 조동길 회장이 오는 10월1일 창립 40주년을 맞아 ‘제2의 창업’을 선언하고 공격 경영에 나선다. 조 회장은 이날 신사업 강화를 통해 2010년까지 매출 8조원을 달성하겠다는 그룹 중장기 비전을 발표할 예정이다. 그는 “‘EBITDA(영업이익+감가상각비) 1조,CFROI(현금흐름수익률) 10% 이상’을 달성해 세계 최고의 가치창출기업을 실현하겠다.”며 “이를 위해 현재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친환경 소재 및 솔루션 사업으로 재편하게 된다.”고 밝혔다. 조 회장은 “추가 투자에 필요한 자금은 차입이 아닌 전액 이익잉여를 통해 조달할 계획”이라며 “그룹 외형을 키우면서도 내실을 함께 다지겠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이어 “한솔의 2010년 경영목표는 글로벌 경쟁체제 하에서 생존하기 위한 최소한의 수준을 의미한다.”며 “이 목표는 현재 세계적인 일류 기업들만이 실현하고 있는 경영실적으로 기존의 관행을 혁신하지 않고서는 달성하기 매우 어려운 목표”라고 설명했다. 특히 조 회장이 이처럼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는 이유로 “임직원들의 혁신적인 정신자세를 촉구하는 한편 제2의 창업을 통해 더 큰 도약을 실현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예금금리 상승 서민은 ‘왕따’

    예금금리 상승 서민은 ‘왕따’

    직장인 강모(37)씨는 요즘 금리 고민에 빠졌다.500만원을 넣어 둔 정기예금의 금리는 오를 기미가 없고, 새 집을 마련하느라 2년 전에 빌렸던 1억원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하루가 다르게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콜금리 인상 여부로 고민하는 한국은행만큼이나 서민들도 ‘금리 딜레마’에 빠졌다. 생활비를 아껴 다달이 붓는 적금이나 소액의 여윳돈을 모아 둔 정기예금 금리는 콜금리가 오르지 않는 한 연 3.5% 안팎을 벗어나지 않는다. 반면 주택담보대출이나 신용대출은 양도성예금증서(CD) 등 시중금리와 연동돼 꾸준히 올라 이자부담이 급증하고 있다. 금리가 언제까지 오를지 가늠할 수 없어 변동금리 대출을 고정금리로 바꿔야 할지 여부도 결정하지 못한다. 시중은행들이 연 4.5%의 고금리를 적용해 판매하는 특판 정기예금은 대부분 최소가입액이 1000만원 또는 1억원 이상이다. 판매 한도가 5000억원 등이고, 늦어도 다음달 초 특판이 끝나기 때문에 목돈이 없는 서민들은 접근하기가 힘들다. 기존의 정기예금 만기가 특판 기간과 운좋게 맞아 떨어지지 않는 한 특판예금으로 갈아탈 수도 없다. 정기예금이나 적금을 중도해약하면 약정된 수익률보다 1%포인트쯤 낮아져 갈아타는 효과가 없다. 더욱이 은행들은 특판 정기예금을 준비하면서 고액을 맡길 만한 프라이빗뱅킹(PB) 고객들에게 미리 특판 정보를 흘려주지만 일반 창구를 찾는 서민들은 판매 개시일이 돼서야 특판 사실을 알게 돼 ‘정보 격차’도 심하다.3∼6개월 단위로 금리가 변하는 회전식 정기예금도 있지만 1년만기 정기예금보다 금리가 0.5%포인트쯤 낮아 실익이 별로 없다. 대출금리의 기준이 되는 3개월 만기 CD금리는 28일에만 0.07%포인트 오르는 등 한 달도 안돼 0.44%포인트 상승했다. 이에 따라 대출 금리도 더욱 가파르게 오를 게 뻔하다. 금리 상승기에는 고정금리로 대출받는 게 상식이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1.5%포인트 가량 높은 데다, 중도상환 수수료까지 내야 한다. 신한은행 한상언 재테크 팀장은 “금리가 오를 때에는 예금운용은 짧게 하고, 대출은 고정금리가 유리하지만 기계적으로 적용해서는 안 된다.”면서 “예금 및 대출 조건과 금리 흐름을 잘 분석해 대응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민영연금 하나쯤 가입을

    민영연금 하나쯤 가입을

    우리나라도 본격적인 저출산·고령화 사회에 접어들었다. 현재 40대 중반에서 50대 초반인 이른바 ‘베이브 붐’ 세대가 노인이 되면 더 이상 자식에게 기대어 살 수 없음을 의미한다.2018년에는 만 65세 이상의 노년층이 인구의 14%쯤 된다. 이 때문에 요즘 노후를 대비한 재(財)테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젊을 때부터 노(老)테크 평균 수명이 길어지면서 일시적으로 목돈을 만들던 과거의 재테크는 빛을 잃고 있다. 대신 내집 마련, 자녀의 교육과 결혼자금, 노후대비 자금 등으로 구체적인 장기계획을 세워 이에 맞춰 다양한 투자방법을 뒤섞어 효과를 높이는 방법이 주목을 받고 있다. 현재 50대 중반 이하의 세대는 주식투자에 대해 거부감이 작은 편이다. 비교적 금융 지식도 풍부한 편이다. 이를 활용해 적극적인 ‘노테크’가 필요하다. 노후의 위험을 대비하고 안정된 생활을 위해선 적금이나 주식 외에 보험도 적극 활용해야 한다. 연금은 필수 준비물이다. 전문가들은 국민연금과 퇴직연금이 있다고 하지만 민영연금 하나쯤은 가입을 권했다.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가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안정된 노후생활을 위해선 월평균 176만원이 필요할 것으로 분석됐다.50대의 응답평균은 130만원으로 가장 적었다.30대는 201만원,20대는 194만원,40대는 187만원이었다. ●예금과 연금을 적극 활용 예금은 지출이 필요한 시기에 따라 예금의 만기 시점을 맞추고 이자를 받는 방법 등을 미리 정하는 게 좋다. 생활비는 매월 이자를 받는 상품에, 그 이상의 금액은 만기 때 한꺼번에 이자를 받는 상품에 가입하는 게 현명할 수 있다. 물론 비과세 상품이나 세금우대 상품을 고르는 게 좋다. 은행권 상품 중에는 노후대비와 웰빙을 동시에 겨냥한 복합금융상품이 인기다. 국민은행의 ‘KB시니어웰빙통장’은 일반 정기예금 및 적금, 확정금리형 연금을 동시에 겸하고 있다. 예금은 500만원 이상, 적금은 월 20만원 이상이다.1대 1 주치의를 통해 건강정보 제공, 검진예약 대행, 검진료 할인 등의 서비스를 24시간 받을 수 있는 게 장점이다. 노후대책으로 가장 확실한 방법은 연금보험에 가입하는 것이다. 연금보험은 4가지로 구분된다.▲연말에 납입보험료에 대해 소득공제를 받는 제도성 개인연금보험 ▲소득공제 혜택은 없지만 10년뒤 비과세 혜택을 받는 일반연금보험 ▲일시에 보험료를 전액 내고 다음달부터 연금을 받는 즉시연금보험 ▲최근에 인기를 모으는 변액연금보험 등이다. 삼성생명의 ‘변액연금보험’은 보험료를 펀드에 투자해 실적에 따라 노후연금과 사망보험금이 연동되는 투자형 연금상품이다. 펀드는 국공채·주식·기업어음(CP) 등에 투자된다. 시장 상황에 따라 연 12회까지 펀드 형태를 바꿀 수 있다. 수익률이 떨어져도 최저한도의 연금과 사망보험금을 보장해주는 게 특징이다. 미처 금융상품을 통해 노후를 대비하지 못하고 아파트 한채 뿐인 가구주에게는 ‘역(逆)모기지론’이 괜찮아 보인다. 이것은 주택을 담보로 맡긴 뒤 매월 일정액의 대출금을 연금식으로 받는 상품이다. 원리금 합계 1억원을 대출받으면 1개월,3개월 등 본인이 지정한 주기에 따라 일정액을 받아 생활비로 충당할 수 있다. 대체로 대출기간이 15년 등으로 제한돼 있고, 대출금액도 한정된 만큼 수령 시점 등을 꼼꼼하게 설계하는 게 현명하다. ●부동산 비중을 줄여라 노테크의 기본은 ▲연금식 상품과 투자형 상품을 잘 섞어 활용하고 ▲절세상품을 최대한 이용하며 ▲상속세 절세대책을 마련하는 것이다. 생활비 충당을 위해선 즉시연금식 상품에 가입, 매월 입출금식 통장을 통해 받으면 이자 혜택을 더 누릴 수 있다. 투자를 위한 상품을 고를 때에는 장기간에 걸쳐 안정된 수익을 내는 것이 좋다. 원금보장이 되면서 투자결과에 따라 높은 이자를 지급하는 시장지수연동예금 등도 권할 만하다. 노년층을 위한 대표적인 절세상품이 생계형 저축상품이다. 상속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선 자산규모를 점차 줄이되 부동산의 비중을 더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2006년 예산안] 경제성장률 5% ‘낙관’ 소비증가 4.4% ‘무리’

    [2006년 예산안] 경제성장률 5% ‘낙관’ 소비증가 4.4% ‘무리’

    정부는 내년 예산안을 짜면서 경제성장률을 5.0%로 계산했다. 원·달러 환율은 평균 1010원, 금리(3년 만기 회사채, 신용등급 AA­ 기준)는 연 5.5%, 민간소비증가율은 4.4%, 임금상승률(명목기준)은 7.2% 등으로 산정해 세수를 추계했다. 전문가들은 경제성장률은 ‘낙관적’, 금리는 ‘중립적’, 환율은 ‘보수적’이라고 평가한다. 김광두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민간소비증가율, 임금상승률 등을 고려할 때 경제성장률 전망치 5%는 경제기관의 전망치 가운데 가장 낙관적인 것”이라면서 “적자재정을 메우기 위해 국채를 발행, 금리가 더 오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민간소비는 지난해 4·4분기에 흑자로 돌아선 뒤 올 1·4분기 1.4%,2·4분기 2.7% 증가에 그쳤다. 경기회복 기조가 가시화되지 않았고, 미래에 대한 불안감 확산으로 저축률이 높아지고 있어 내년 연평균 4.4%의 증가율은 무리라는 지적이다. 올 상반기 상용근로자 5인 이상 사업체의 임금상승률은 7.4%였다. 임금상승률은 현 추세를 유지한 셈이다. 내년 원·달러 환율 전망치 1010원은 올해 경험을 고려한 측면이 강하다. 정부는 지난해 예산을 짜면서 올해 환율을 달러당 1150원으로 계산하는 바람에 관세 등의 부문에서 3조 4000억원의 세수 손실이 예상되고 있다. 올 상반기 환율 평균은 1017원이었다. 정부는 하반기에는 1029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환율이 떨어지면 민간소비와 임금소득이 늘어도 해외소비가 더 늘어나는 역효과도 생긴다. 이 때문에 민간소비가 늘어도 예전만큼 경제성장에 기여하는 폭은 작아지기 마련이다. 현재 3년 만기 회사채 수익률은 연 4.6% 정도다. 정부는 내년 3년 만기 회사채를 지금보다 0.9%포인트 높은 5.5%로 상정했다. 지표금리인 국고채 3년물은 5%로 예상한 셈인데 현재 국고채 3년물은 4.8%대 안팎에서 유지되고 있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정부가 금리인상을 예상하되, 중립적으로 금리 목표를 잡은 셈”이라고 평가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금융상품 백화점]

    ●푸르덴셜생명 실버널싱케어 특약 생명보험협회로부터 3개월간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한 특허 상품이다. 치매 등으로 간병인이 필요한 상황이 생기면 사망보험금의 최대 80% 한도내에서 매년 연금으로 지급해준다.1회 지급액은 10∼20%에서 고를 수 있다. 환자가 사망한 뒤 남은 가족들의 경제적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사망보험금의 20%는 남겨둘 수 있도록 했다. 종신보험에 새로 가입하는 고객에게만 무료 가입 혜택을 주었으나 지난 26일부터 기존 가입자들에게도 혜택을 주는 쪽으로 바꿨다. 보험사에 신청만 하면 된다. ●ING생명 무배당 파워 변액유니버셜보험 ‘저축+투자+보장’을 동시에 갖춘 미래형 상품이다. 이용객의 생활변화에 따라 맞춤설계를 했다. 보험료를 추가로 더 낼 수 있고, 해약환급금 범위에서 연 12회까지 중도인출이 가능하다. 투자성향에 따라 가입 6개월 이후부터 연 12회까지 투자 유형을 바꿀 수 있다. 프랭클린템플턴 인베스트먼트 등 자산운용사의 명성도 높다. 암특약, 재해상해사망특약 등 다양한 특약을 갖고 있는 점도 장점이다.10년 이상 가입때 보험 차익에 대한 이자소득세가 비과세된다. 보험가입액은 2000만원에서 11억원까지다. ●우리은행 오렌지정기예금 앞으로 금리인상을 예상하는 은행 이용객에게 반가운 상품이다. 시장금리 변동에 따라 이자가 3개월마다 바뀌는 정기예금 상품이다. 가입기간은 6개월과 12개월로 나뉜다. 만기해지 때에는 영업점을 방문할 필요없이 해지 신청과 동시에 원금·지급이자가 이용객이 지정한 계좌에 자동으로 입금된다. 자동연장을 원하면 간단하게 계약한 기간만큼 만기 연장된다. 지난 6월23일 판매를 시작해 3개월 만에 무려 4조 763억원이 예치되는 등 인기다. 지난 6월30일 적용금리는 3.82%, 지난 26일엔 4.13%다. ●미래에셋생명 무배당 행복만들기 변액유니버셜보험 기존 변액유니버셜보험보다 수익률을 대폭 올린 점이 장점이다.30세 남자가 보험가입액 5000만원 한도의 상품(기본 보험료 50만원)에 가입했다면 1년 만에 20% 가량의 수익률 차이를 느낄 수 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긴급한 자금이 필요할 때 해약환급금의 50% 범위에서 인출이 가능한 중도인출 가능 기간을 18회 납입후에서 12회 납입후로 앞당겼다. 추가납입 가능액의 한도도 늘렸다.‘보험가입액+펀드 운용을 통한 적립금’과 사망 당시 적립금의 105% 가운데 더 큰 금액을 사망보험금으로 지급한다. ●대한생명 변액CI(치명적 질병)보험 지난해 7월 출시된 CI보험에 변액보험의 장점을 결합했다. 사망보험금의 일부나 전액을 미리 지급해 실직에 따른 생활비, 신체장애에 따른 간병비, 채무 변제비, 요양비 등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지급 상황이 생길 때까지 자금을 그대로 두지 않고 주식·채권 투자를 통해 불린다. 펀드 운용실적이 좋으면 치료자금의 80%에다 추가 수익을 보태 충분한 보상을 받을 수 있다. 투자수익이 나빠도 최저 사망보험금 1억원은 보장된다. 다른 CI상품보다 보험료가 10∼15% 정도 싸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