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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쪼개보고 나눠보고 ‘비과세·분리과세 상품’ …발품 판만큼 돈 된다

    쪼개보고 나눠보고 ‘비과세·분리과세 상품’ …발품 판만큼 돈 된다

    정부는 최근 선박·해외자원개발펀드 등 분리과세 금융 상품의 조세 지원 한도를 새롭게 정해 세수를 확보하는 내용의 세법 개정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올해부터 금융소득 종합과세 기준이 종전 40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줄어든 터라 금융소득에 대한 과세가 더욱 강화되는 것이다. 선박 임대료 수입 등의 일부를 배당하는 선박펀드는 올해 말까지 투자 액면금액 1억원 이하의 배당 소득에 대해 세율 5.5%의 분리과세가 적용된다. 유전이나 금광 등 실물자산에 투자하는 해외자원개발펀드 역시 액면금액 3억원 이하의 배당 소득에 대해 5.5%의 세율이 적용됐다. 절세 수단의 장점이 사라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금융 투자에 있어서 절세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되고 있다. 이자와 배당 등 금융소득이 2000만원이 넘어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이 되는 자산가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세금을 고려해 투자해야 한다. 3년간 펀드에 투자해 한꺼번에 2000만원 이상 수익을 얻게 되면 과세 대상이 될 수도 있다.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자가 꼭 부자일 것이란 선입견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뜻이다. 절세 투자를 위해서는 우선 비과세·분리과세 상품을 알아야 한다. 비과세 상품은 소득에 대한 세금을 안 내는 것이다. 분리과세 상품은 상품별로 정해진 세율만큼 따로 세금을 내면 된다. 즉, 금융소득 종합과세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의미다. 비과세 상품에는 2014년 발행분까지 물가에 연동된 원금 상승분에 세금을 내지 않는 물가연동국고채, 조세협약에 따라 이자소득에 대한 세금을 내지 않는 브라질 채권 등이 있다. 단, 브라질 채권은 환전할 때 브라질 정부가 도입한 금융거래세(토빈세) 정책에 따라 투자 금액의 6%를 세금으로 내게 되고, 브라질 헤알화 가치가 떨어지면 환손실을 볼 수 있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국내 주식·채권형 펀드의 매매 차익도 비과세지만 배당과 이자 수익은 과세 대상이다. 분리과세 혜택은 소멸시효를 잘 따져야 한다. 선박펀드는 올해 말까지, 유전펀드는 내년 말까지 일정 금액 이하 투자에 대해서만 분리과세가 적용된다. 10년 이상 장기 채권 이자도 분리과세 대상이다. 전문가들은 금융 상품을 고를 때 세금을 따져보는 습관을 들이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가입할 때 깜빡 잊고 세금 우대 혜택을 안 받으면 나중에 몇만~몇십만원의 손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저축할 때는 이자소득에 대해 이자소득세 14%와 지방소득세 1.4% 등 15.4%의 세금이 붙지만 연령에 따라 세금 우대 또는 비과세 혜택이 부여된다. 우선 20세 이상 국내 거주자가 총액 1000만원 이내의 세금우대저축을 1년 이상 유지할 경우 세율이 9.5%다. 60세 이상 노인과 장애인, 독립유공자, 기초생활보장수급자는 세금 우대 총액이 3000만원까지 상향된다. 60세 이상 노인 등에 대해서는 2014년까지 3000만원의 비과세 생계형 저축 한도가 제공된다. 보험사의 월 납입식 10년 이상 장기저축성보험도 비과세다. 세금우대저축과 중복 가입해도 비과세 혜택을 볼 수 있다. 하지만 보험은 사업비를 제한 뒤 이자를 지급하기 때문에 상품별 수익률을 꼼꼼하게 따져본 뒤 가입해야 한다. 소득공제 대상인 연금저축도 세테크에 적합한 상품으로 꼽힌다. 절세 트렌드를 좇을 때도 균형감을 잃어선 안 된다. 절세 상품이란 광고만 보고 ‘묻지마식 투자’를 하면 후회할 수 있다. 절세 상품 대부분이 장기 투자용이라 중간에 해지하면 세금을 토해내거나 원금 손실을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비과세 혜택이 사라진다는 소식에 지난해 말부터 갑작스럽게 인기를 끈 즉시연금 열풍은 ‘묻지마식 투자’의 대표적이 예다. 가입 열풍이 최고조에 달했던 지난 1월 한 대형 생명보험사는 가입자의 80%가 세금 부과 대상이 아닌 2억원 이하 가입자라고 밝혔다. 차주용 NH농협증권 세무사는 “매달 150만~200만원을 지급받는 월 지급식 상품에 가입하는 은퇴자는 종합과세나 지역건강보험료 추가 납부 대상이 될 수 있다”면서 “월지급액을 100만원 안팎으로 낮추고 다른 금융소득이 생길 경우에 대비하는 여유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국민연금·다비하나 최대 48% 고리대금 장사

    국민연금·다비하나 최대 48% 고리대금 장사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민자 구간(일산~퇴계원 36.3㎞) 시공·관리·운영사인 ㈜서울고속도로가 해마다 수백억원씩 적자를 내는 가운데 대주주인 국민연금관리공단(86%)과 다비하나이머징인프라투융자회사(14%)는 최대 연 48%의 대출 이자를 챙겨 가는 것으로 드러났다. 3일 서울신문이 최근 4년치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보고서’를 입수해 분석한 결과 서울고속도로는 고속도로 개통 이후인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모두 2686억원의 누적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드러났다. 법인을 설립한 2000년부터는 2647억원의 누적 적자를 냈다. 지난해 서울고속도로 당기순손실은 865억 8632만원으로, 전년도 195억 6317만원보다 4배 이상 급증했다. 2010년 98억 2039만원의 흑자를 기록했을 뿐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해마다 수백억원씩 적자를 냈다. 이 같은 순손실액은 최소운영수입보장협약(MRG)에 따라 정부로부터 해마다 수백억원씩 받은 재정지원금을 포함한 수치다. 이같이 서울고속도로가 해마다 수백억원씩 적자를 내지만 국민연금 및 국내 10개 금융기관들과 다비하나인프라투융자회사는 서울고속도로에 1조 1991억원의 선순위 또는 후순위 대출을 해 주고 연리 7.2~48%의 고금리 이자를 받아 챙기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민연금은 9개 금융기관과 함께 서울고속도로에 9500억원의 선순위 대출을 해 주고 연 7.2% 이자를 받아 가고 있으며 국민연금은 다비하나인프라투융자회사와 공동으로 3491억원을 후순위로 대출해 주고 연 20~48%의 이자를 받아 가고 있다. 지난해 서울고속도로가 이들 금융기관에 지급한 이자는 1849억원으로 국민연금은 이 가운데 86%인 1590억여원을 챙겼다. 결국 서울고속도로는 연간 수백억원 적자를 내 정부로부터 수백억원의 재정지원금(2012년 236억 3800만원)을 받고 있다는 이유로 경기 북부 주민들의 거듭된 통행료 인하 요구를 묵살하고 오히려 지난 2년간 통행료를 두 차례나 인상했다. 서울고속도로 구자철 경영관리팀장은 “매출액은 전년도와 별 차이가 없으나 비용이 더 지출됐고 이자 지급 등 영업 외 비용이 전년도보다 크게 증가했다”고 말했다. 또 “금리 결정은 회사 측에서 하는 것이 아니라서 말할 입장이 아니며 2020년 초반부터는 흑자로 전환돼 국고채 수익률 5%보다 높은 흑자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통행료 인하 범시민 서명운동을 펼치는 최성 경기 고양시장은 “경기 북부 주민들이 한국도로공사가 관리, 운영하는 남부 구간보다 북부 민자 구간 통행료가 2.5배 더 비싸다며 수년 동안 줄기차게 인하 요구를 해 오고 있으나 오히려 지난 1~2년 동안 두 차례 인상한 이유를 이제야 알겠다. 정부는 조속히 경기 북부 주민들의 부담이 줄어들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GS건설 등 9개 건설업체는 2000년 5월 출자금 4600억원, 자본금 1109억원으로 서울고속도로를 설립한 뒤 국고 지원금을 받아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민자 구간을 직접 시공했다. 이들은 2007년 12월 사패산터널까지 개통한 후 이듬해부터 국민연금과 다비하나인프라투융자회사에 지분 전량을 매각했다. 건설업체들은 지분 매각으로 출자금 대비 7992억여원의 매각 차익을 거뒀다.<서울신문 2011년 11월 24일자 14면> 시공해 얻은 공사 이익까지 감안하면 건설업체들은 총 1조 2000억원의 수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새로 뜨는 ‘레지던스형 오피스텔’… 그게 뭐지?

    지난해 뜨거웠던 오피스텔 열기가 식으면서 ‘서비스드 레지던스’로 전환하는 오피스텔이 늘고 있다. 이미 분양한 오피스텔을 서비스드 레지던스로 전환하는 것은 물론 최근에는 처음부터 분양을 레지던스 오피스텔로 하고 있다. 31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강남 푸르지오 시티’는 최근 계약자들에게 오피스텔을 레지던스로 전환한다는 안내문을 보냈다. 강남 일대 오피스텔이 과잉 공급되면서 계약자들이 기대 수익을 거두지 못할 것을 우려해 나타난 현상이다. 서비스드 레지던스란 호텔과 같은 숙소 안에서 취사와 세탁이 가능할 수 있게 한 새로운 숙박·주거시설이다. 중장기 투숙 목적의 내·외국인들이 즐겨 찾고 있다. 최근 젊은 층들이 파티 장소로 이용하는 경우도 늘어나면서 꾸준히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명동 일대의 레지던스 오피스텔의 수익률은 일반 오피스텔보다 2~3% 이상 높다. 오피스텔을 서비스드 레지던스로 전환하게 되면 위탁업체는 임대와 관리 등 업무를 수행하고 투자자는 매월 일정 금액의 수익금을 받게 된다. 부동산 관계자는 “오피스텔의 수익률이 떨어지고 공실에 대한 걱정도 높아지면서 레지던스로 돌려서 운영하는 곳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안정된 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측면에서 레지던스가 강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관광지를 중심으로 이런 레지던스형 오피스텔 분양이 확산되고 있다.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에서 한국자산신탁이 시행하는 레지던스 오피스텔인 ‘디아일랜드 마리나’가 4월 분양될 예정이다. 분양사 관계자는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제주도 관광객을 생각했을 때 나쁘지 않은 투자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 인근에서도 레지던스 오피스텔인 ‘벨리시모’가 분양 중이다. 지난해에는 대우건설이 부산에 ‘해운대 푸르지오시티’를 레지던스 목적으로 공급하기도 했다. 하지만 주의해야 할 점도 있다. 먼저 운영회사가 제대로 운영하지 못하거나 객실 가동률이 낮아질 경우 임대수익이 낮아질 수 있다. 또 일반 오피스텔과 달리 준공 후 로비와 레스토랑, 연회장 등을 갖춰야 하기 때문에 분양가가 높게 책정되고 양도차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것도 약점이다. 부동산 관계자는 “레지던스 오피스텔의 수익률이 과장된 측면이 있다”면서 “광고를 그대로 믿고 가면 낭패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대전-세종시 가교 ‘대우건설 유성푸르지오시티’ 상가분양

    대전-세종시 가교 ‘대우건설 유성푸르지오시티’ 상가분양

    대규모 택지 및 도로망 개통 등 개발호재가 풍부한 단지 내 상가 분양에 투자자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저금리가 지속되고, 아파트 시장의 전반적인 침체로 임대수익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안정적인 임대 수익률을 누릴 수 있는 단지 내 상가의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 주변 개발호재가 풍부한 곳은 수요층의 기대심리까지 더해져 시세차익이 높아지고, 지역을 대표하는 핵심상권으로 자리매김한다. 최근 대전 유성구 일대가 주목 받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정부 주도의 대규모 개발 프로젝트, 인프라 증대, 교통망 확충 등 확실한 개발호재가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에 지속적인 인구 유입이 이뤄지는 만큼 배후수요 확보에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대전 유성구는 인근에 대덕연구단지, 테크노밸리 등 주요 과학시설과 기관이 자리한 과학과 산학연구의 메카다. 또 유성명물문화공원(예정), 유성종합터미널 복합개발사업(예정), 도안 신도시,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등 인근 개발호재도 풍부하다. 거기다 BRT 간선급행버스로 세종시와 차량 10분 거리에 위치하므로, 세종시의 부족한 상권 및 인프라를 보충하는 배후 요충지로 새롭게 거듭나고 있어 투자자들이 주목하고 있다. 이처럼 대전과 세종시를 아우르는 유성의 중심인 유성온천역에서 도보 3분 거리의 역세권에 ‘유성 푸르지오 시티 단지 내 상가’가 분양을 앞두고 있다. 오피스텔, 도시형생활주택 995세대의 대단지 고정수요를 확보한 독점상권이며, 유성온천 관광객, 세종시 이주 공무원, 대학생 임대수요 등 풍부한 광역수요까지 누릴 수 있어 상가 투자자들의 관심이 뜨겁다. 또한 단지 정면에 조성될 예정인 유성명물문화공원과 연결되는 테라스 상가를 형성하므로, 정자동 카페거리처럼 휴식과 만남이 있는 대전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노천카페가 가능한 테라스, 4대의 상가전용 엘리베이터(누드 엘리베이터 2대), 대형 출입광장, 2층 상가 공용홀, 2개의 공개공지, 공개공지 바닥분수, 상가전용 주차장(156대) 등 차별화된 설계도 강점이다. 투자가치를 더욱 높이기 위해 80여 개의 한정적 점포가 입점 되며, 층별 Zone 구성 및 특수업종 지정으로 최적의 MD를 구성하여 상가 전체의 매출을 활성화한다. 또 저렴한 분양가, 중도금 무이자, 전매 무제한 등 파격적인 혜택도 누릴 수 있어 많은 투자자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분양문의: 042-823-8357 인터넷뉴스팀
  • 예술 영화판 많이 커졌다고? 착각이에요

    예술 영화판 많이 커졌다고? 착각이에요

    소리 없이 강한 예술영화들이 화제다. 지난해 12월 19일 개봉한 미하엘 하네케 감독의 ‘아무르’는 4개월째 장기 상영하고 있다. 누적 관객은 7만 4488명(21일 현재). 누적 매출액 5억 7000여만원 중 수입·배급사의 몫은 3억원이 조금 넘는다. ‘아무르’의 로열티(수입가격)와 개봉에 든 마케팅·홍보(P&A) 비용을 합쳐 봤자 1억원 남짓. 수익률은 300%에 이른다. 심지어 ‘아무르’를 장기 상영하고 있는 씨네큐브는 수입·배급사 티캐스트와 같은 모기업을 두고 있다. 끈질김으로 치면 ‘서칭 포 슈가맨’이 한 수 위다. 올 미국 아카데미영화제에서 장편 다큐멘터리상을 받은 ‘서칭 포 슈가맨’은 지난해 10월 11일 개봉했다. 6개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1~2개 관에서 볼 수 있다. 누적 관객은 2만 7574명. 극장에 티켓 수익의 40%를 주고도 수입·배급사에 떨어지는 돈은 1억 1581만원. 로열티 1만 2000달러를 포함, 개봉에 든 비용은 5000만원가량이다. 수익률은 230%를 웃돈다. 두 작품은 예외적으로 잘된 경우다. 충무로에서 잔뼈가 굵은 수입·배급사 관계자는 “예술영화 수입을 돈벌이로 생각하면 큰 코 다친다. 상업영화로 번 돈을 조금씩 까먹는다는 마음가짐으로 해야 한다”고 말한다. 예술영화의 수입가격은 대개 1만~5만 달러(1116만~5580만원) 수준이다. CJ CGV 무비꼴라쥬, 씨네큐브, KU시네마테크, 스폰지하우스 등 예술영화 전용관을 중심으로 30~50개 스크린에 영화를 걸 경우 수입가격이 5만 달러를 넘기면 손익분기점을 넘기 힘들다. 지난해 35만여명의 관객을 동원, 수입 예술영화 중 최대 흥행작이 된 우디 앨런 감독의 ‘미드나잇 인 파리’처럼 수입가격이 10만 달러쯤 되면 와이드 릴리스(100개관 이상 개봉)를 해야 승산이 있다. ‘아무르’가 지난해 이후 30개 미만 스크린에서 상영한 영화 중 최고 흥행작이 된 것은 행운도 겹쳤다. 수입사 티캐스트는 거장 하네케 감독의 작품임에도 2011년 프랑스 칸 필름마켓에서 비교적 헐하게 구입했다. 하네케는 2001년 ‘피아니스트’로 칸영화제 심사위원대상과 남녀주연상을, 2005년에는 ‘히든’으로 감독상을, 2009년에는 ‘하얀리본’으로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2012년에 또다시 영광을 안을 줄은 누구도 몰랐기 때문에 수상에 따른 옵션계약을 하지 않았다.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등 주요 부문을 받으면 추가로 돈을 내는 계약을 맺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80대 노부부의 삶과 사랑, 죽음을 다룬 ‘아무르’는 지난해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은 물론, 지난달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외국어영화상을 받으면서 거듭 주목받았다. 국내 극장가의 주 관객층으로 떠오른 40~50대에 짙은 울림을 남긴 건 하네케 감독의 연출력과 주연배우 장 루이 트린티냥, 에마뉘엘 리바의 호연이겠지만, 따로 돈을 쓰지 않고도 언론의 주목을 받는 건 분명 운이 따른 셈이다. 최근 수년 새 ‘아무르’처럼 깜짝 흥행작들이 나온 영향인지 최근 해외 필름마켓에서는 한국 수입업자의 숫자가 눈에 띄게 늘었다. 물론, 거품이 상당하다. 지난해 칸 영화제 화제작 중 국내 수입가격이 15만~50만 달러에 이르는 영화까지 등장했다. 마켓에서는 감독과 주연배우, 시놉시스 정도를 보고 구매 여부를 결정한다. 경쟁이 과열된 데다 전문성이 부족한 신생 수입사까지 뛰어들다 보니 판매 측에서도 한국 업자에게 높은 가격을 부르는 경우가 생겼다. 한 수입·배급사 관계자는 “칸을 비롯한 주요 마켓에선 전 세계에서 한국 바이어가 가장 많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국 업자 사이의 경쟁이 과열되면서 수입가도 치솟았다. 불과 2~3년 전 30개 이내의 스크린에서 걸 영화들은 1만~2만 달러면 충분했다. 하지만 요즘 쓸 만한 영화들은 3만~4만 달러는 불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IPTV 부가 판권 시장이 커지면서 깜이 안 되는 영화들을 무분별하게 수입하거나 가격이 부풀려지는 때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국내 예술영화 관객층은 어느 정도일까. 2008년 140편(수입·한국영화 포함)에 불과하던 것이 지난해 365편까지 늘어났다. 국내 영화시장에서 예술영화(영화진흥위원회 기준) 관객층은 안정적으로 형성된 걸까. 결론부터 얘기하면 착시에 가깝다. 특정 영화 몇 편의 흥행에 따라 여전히 들쑥날쑥하다. 영화진흥위원회가 ‘다양성영화’(예술·독립영화, 다큐멘터리 등을 통칭하며 제작·배급·상영에서 상업영화보다 규모가 작고 예술·작품성이 높은 영화)로 분류한 수입 작품들의 연간 관객 추이를 참고할 만하다. 2008년 138만명에서 2009년 401만명으로 확 늘었다. ‘슬럼독 밀리어네어’(110만명)와 ‘블랙’(86만명) 등 두 편의 흥행작이 터진 덕이다. 이후 50만명을 넘긴 수입 예술영화는 없었다. 2010년에는 381만명, 2011년 237만명, 지난해 228만명(172만명 든 ‘언터처블: 1%의 우정’은 상업영화로 분류된다) 등으로 줄어들었다. 또 다른 수입·배급사 관계자는 “1000만 영화들이 쏟아져 나온 이면에 다수 한국영화는 상영도 못 해보고 간판을 내리는 것처럼 예술영화 시장에도 쏠림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극장을 보유하지 못한 수입·배급사에서 들여온 예술영화는 입소문 날 틈도 없이 사라지는 게 보통”이라고 설명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현대·기아차, 영업이익률 세계 2위

    현대·기아차가 세계 자동차 업체 중 영업이익률 2위에 올랐다. 24일 기업경영평가사이트가 20 12년 세계 10대 자동차 업체의 경영성적표를 분석한 결과 현대·기아차의 영업이익률은 9.1%로 BMW(10.8%)에 이어 2년 연속 2위를 기록했다. 1위인 BMW와의 격차는 2011년 2.2% 포인트에서 지난해 1.7% 포인트로 줄었다. 3위는 다임러(7.1%)였고 포드(6.2%)와 폭스바겐(6.0%), 혼다(5.5%), 닛산(4.9%), 토요타(4.8%) 등이 뒤를 따랐다. 지난해 현대·기아차의 영업이익은 11조 9591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3.7% 증가했다. 이에 따라 영업이익 규모는 BMW(11조 7550억원)와 다임러(11조 590억원)를 제치고, 폭스바겐(16조 3011억원)과 토요타(13조 1863)에 이어 3위로 뛰어올랐다. 2011년 현대·기아차의 순위는 5위였다. 폭스바겐은 지난해 934만 5000대를 팔아 GM(928만 8000대)을 누르고 전년도 2위에서 선두로 올라섰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현대·기아차가 싸다는 이미지를 벗어나면서 점차 수익률이 올라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월세가 대세

    월세가 대세

    주택임대시장이 급격하게 월세로 전환되고 있다. 24일 국토해양부 전·월세거래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에서 거래된 주택 전·월세는 13만 6025건. 이 가운데 5만 2737건이 월세로 계약됐다. 전체 임대차 주택 가운데 월세 비중이 39%에 이른다. 임차인 10가구 중 4가구가 월세를 살고 있는 것이다. 이 통계는 주민센터에서 확정일자를 부여받은 전·월세 거래를 집계해 작성된다. 보증금이 전혀 없는 무보증부 월세나 한꺼번에 1년치 월세를 내는 사글세는 통계에 잡히지 않는다. 따라서 실제 월세 거래는 이보다 많을 것으로 추측된다. 월세 비중은 꾸준히 늘고 있다. 2002년 서울 임차인 가구 중 월세 비중은 29%정도였다. 그런데 지난해 말에는 35%까지 올랐다. 지방 중소도시의 경우 임차가구 절반 이상이 월세를 살고 있다. 월세 비중이 높아진 것은 집값이 하락하면서 임대인과 임차인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임대인은 전세보다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은 월세를 선호하고, 임차인은 ‘깡통전세’ 걱정에서 벗어나기 위해 월세(반전세)를 찾고 있는 것이다. 집주인은 집값 하락에 따른 보전 차원에서 전세보증금을 올려받거나 수익률이 높은 월세로 돌리고 있다. 하지만 집값 대비 전세보증금 비율이 높으면 금융권 대출에 제한이 따르고, 세입자를 구하기도 어려워진다. 집주인들이 월세를 선호하는 가장 큰 이유는 수익률. 은행 금리 기준으로 전세는 수익률이 연 3~4%를 내기 어렵지만 월세는 수익률이 연 7% 이상 나온다. 저금리가 이어질 경우 월세 선호 현상은 더욱 뚜렷해질 수 있다. 깡통전세에 대한 우려도 월세를 늘리는 요인이다. 인천 논현동에서 보증금 1억 6000만원짜리 아파트 전세를 살고 있던 김혜원씨는 지난 16일 전세 기간이 만료되면서 보증부 월세로 갈아탔다. 같은 크기 아파트 전셋값이 3000만원 정도 인상된 것도 부담이었지만, 이보다는 집값 하락으로 매매가 대비 전셋값 비중이 너무 높아져 반전세를 택한 경우다. 김씨는 보증금으로 1억원만 주는 대신 9000만원에 해당하는 보증금은 월세로 전환하기로 계약했다. 집값 하락이 전세보증금 인상으로 이어지고, 깡통주택을 걱정하는 세입자들 때문에 월세가 증가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최근 대한상공회의소가 조사한 자료에도 수도권 전세입자 가운데 두 명 중 한 명은 보증금을 반환받지 못할까 걱정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인천 논현동 한 부동산중개업소 사장은 “집주인들이 수익률이 높은 월세를 선호했는데, 지금은 오히려 세입자들이 보증금이 적은 반전세를 찾는다”고 말했다. 그는 “주택 거래 중단과 전셋값 상승으로 보증금 반환에 애를 먹을 것을 걱정, 비싸다는 것을 알면서도 반전세를 원한다”고 설명했다. 대출이 많은 아파트는 전세가 싸더라도 나가지 않는다. 전세난을 겪고 있는 세종시 첫마을에도 은행대출이 많은 전세 매물은 아직 남아 있다. 84㎡ 아파트 전세가는 대출 여부에 따라 4000만~5000만원 차이가 난다. 서울 서초구 방배동 한 중개업소 공인중개사는 “전세보증금이 매매가의 60%이상이면 거들떠보지 않는다”며 “대출이 많으면 84㎡ 아파트의 전세보증금이 1억원 이상 저렴해도 들어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출이 많지 않다고 전세 세입자들이 안심해서는 안 된다. 전세보증금을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서는 계약 전에 근저당 여부를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전세 계약 이후 추가 근저당 설정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전세를 들고난 뒤에는 주민센터에서 임대차 계약서 확정일자를 받고 전입신고도 해야 한다. 전세금보증보험에 가입하는 방법도 있다. 집이 경매로 넘어가거나 계약이 끝난 지 한 달 이상 지났는데도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경우 보험사가 보상하는 보험이 있다. 다만 보험료는 높은 편이다. 오피스텔의 경우 건물주가 세입자 전입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 계약 전에 이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전입하지 않으면 확정일자인 효력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이런 경우는 보험에 드는 것이 좋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열린세상] 양에서 질로 가는 것이 미래창조의 길이다/이정옥 대구가톨릭대 사회학과 교수

    [열린세상] 양에서 질로 가는 것이 미래창조의 길이다/이정옥 대구가톨릭대 사회학과 교수

    헌수가 복학했다. 해병대에 남아 직업 군인의 길을 택할 것인가, 학교로 복학해 취업 전쟁을 치를 것인가를 고민하다가 내린 선택이다. 헌수는 착하고 부지런한 학생이다. 군대에서 받은 봉급을 꼬박 모아 베트남으로 부모님 효도관광도 보내드렸다. 누구보다 일찍 등교하고 수업시간에는 맨 앞에 앉아 열심히 필기를 한다. 학점도 잘 따야겠고 공무원시험도 준비해야 하고, 공무원시험이 안 될 때를 대비해 취업을 위한 자격증도 갖춰 놓아야 한다. 자격증이 나오는 학과의 복수전공도 해야 한다. 그의 일과를 보면 학점을 잘 받기 위한 노력, 체력과 몸매 유지를 위한 운동, 봉사 점수를 따기 위한 사회봉사 등 빈틈없이 짜여 있다. 성실함으로 자신의 앞에 놓인 취업 장벽을 넘어보려고 노력하고 있다. 주변에선 ‘하면 된다’를 외치고 있다. 자신도 ‘하면 된다’를 새기고 또 새기는데 앞을 막는 장벽이 있다. 토익 점수다. 점수로 계산돼 나오는 영어실력 앞에서 매번 주눅이 든다. 게다가 시험은 상대평가라 다시 시험을 치면 더 잘 나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부추긴다. 한번 칠 때마다 드는 5만여원의 비용도 만만치 않다. 토익점수에 주눅이 든 것은 헌수만이 아니다. 해외 어학연수를 가거나 학원에 등록하는 등, 학생들에게 가장 스트레스를 주는 것은 토익 성적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공이 무엇이건 토익 성적은 졸업 자격조건이 되었고 취업과 대학원 진학의 문은 토익 성적의 관문을 통과해야 열린다. 다문화적 감성이나 외국인과의 소통 내용을 만들어 내기 위해 노력하는 대신 ‘토익점수’를 올리느라 청춘을 아프게 소진하고 있다. 등록금이 비싸다는 주장은 많이 제기되지만 토익시험은 필수적인 선택인데도 그 비용에 문제 제기를 하지 않는 것이 신기하다. 토익시험을 치르는 회사가 거두는 수익을 생각하면 배가 많이 아프다. 대학가를 지배하고 있는 것은 비단 토익점수만이 아니다. 실력, 지적 호기심 같은 단어들을 제치고 학점, 자격증이 키워드가 된 지 오래다. 학생의 수업 선택에는 자격증 취득 관련 여부 또는 학점 취득이 부담으로 작용한다. ‘학점 세탁’이라는 말도 유행어다. 학점 세탁을 위해, 어학 연수를 위해 졸업을 미루는 학생이 많다. 학업에 대한 열정과 호기심으로 졸업을 미루는 것이 아니라 양적인 지표 경신을 위해 졸업을 미루면서 젊음과 지적 호기심을 소진하고 있는 것이다. 책임을 느껴야 할 대학은 ‘취업률 전쟁’에 돌입하면서 학생들의 지표 경신을 부추기고 있다. 취업률은 교육부가 대학 평가에 적용하는 기준이다. 당장 취업이 잘되지 않는 학과는 학교 경영자의 입장에서는 ‘취업률’을 깎아 먹는 민폐 학과다. 학교는 취업률 경쟁에, 학생은 토익점수와 자격증에 올인하고 있다. 의미와 내용을 묻지 않고 수치로 환산된 ‘지표’에만 급급할 때 어떤 파국이 닥치는지 우리는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수익률이라는 최종 지표에만 급급한 결과 2008년 금융 위기가 초래됐다. 해나 아렌트는 관료제 질서 속에서 의미를 묻지 않는 기계적인 복종이 아우슈비츠의 비극을 만들어 냈다고 분석한다. 숫자는 단순하고 명확해서 의문과 토론을 종결시킨다. 언제부터인가 정치의 관심 역시 여론조사 결과를 생중계하는 것으로 일관하고 있다. 여론조사 회사가 배부해 주는 결과를 따라 적기만 하면 된다. 참 쉽다. 쉽다는 것이 함정이다. 나는 헌수 같은 마음 착하고 성실하고 부지런한 학생을 드러내 주는 시스템이 없다는 것이 아쉽다. 취업시장에서는 학점, 토익성적 그리고 각종 자격증이라는 양적 지표로 일차 재단당한다. 우리 아이들, 우리의 미래인 청춘은 아픔을 느낄 새도 없다. 창조, 융합이라는 말이 신성장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좋은 말이다. 정말 새로운 미래를 열고 싶다면 그것이 가능한 인프라를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대학을 취업률로 재단하지 않는 것, 학생들의 영어 실력을 토익점수로만 묻지 않는 것 같은 간단하고도 중요한 개혁을 단행하는 것이다. 이런 개혁은 경제민주화처럼 이익집단의 갈등을 중재할 필요도 없고 복지정책처럼 새로운 재원이 요구되는 것도 아니다. 미래를 걱정하는 진정성 있는 마음만 있다면 할 수 있는 것이다.
  • [주말 인사이드] ‘영화티켓 1만원’ 진실 혹은 거짓

    [주말 인사이드] ‘영화티켓 1만원’ 진실 혹은 거짓

    영화관람이야말로 팍팍한 일상에서 벗어나 가장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문화생활이다. 그런데 지갑이 얇아지다 보니 영화 관람료 1000원 인상에도 민감해진다. 수백만명 드는 영화가 연달아 나오는 마당에 관객들이 봉이냐는 반응까지 있다. 한국의 영화관람료는 정말 다른 나라들보다 비싼 걸까. 극장 요금이 업계 자율로 풀린 건 30여년 전. 공연법 개정으로 1982년 1월부터 자치단체에 상영 전 신고만 하면 됐다. 하지만 물가정책과 관객·시민단체의 반발에 막혀 인상은 쉽지 않았다. 1980년대 중반 2500원이던 요금은 1990년대 들어 5000원을 유지했다. 5000원을 무너뜨린 건 브루스 윌리스다. 다이하드 1·2편이 모두 폭발적인 흥행을 기록하면서 ‘다이하드 3’가 개봉하던 1995년 여름, 수입사와 직배사는 서울 주요 극장 대표들과 협의, 관람료를 6000원으로 올렸다. ‘6000원 시대’가 오래 갈 줄 몰랐다. 1997년 ‘에비타’, 1998년 ‘타이타닉’, 2000년 ‘미션 임파서블 2’ 등 화제작 개봉 때마다 인상을 노렸지만, 여론의 반발에 부딪혀 번번이 무산됐다. ‘미션 임파서블 2’ 상영 때는 7000원에 예매한 관객에게 1000원을 돌려주는 해프닝까지 벌어졌다. 7000원 시대를 연 건 멀티플렉스의 힘이다. 2001년 CGV와 메가박스가 7000원으로 올리면서 전국으로 확대됐다. 2003년 멀티플렉스에서 조조 요금은 4000원으로 낮추고 주말 요금을 8000원으로 올리는 요금 차등제를 실시했다. 2009년 7월 ‘트랜스포머: 패자의 역습’이 개봉할 무렵 메가박스가 총대를 메고 평일 8000원, 주말 9000원으로 올렸다. 예매율 80%를 기록할 만큼 기대가 컸던 대작의 개봉에 맞춰 슬며시 올린 셈이다. 지난달 관람료를 둘러싼 논란이 4년 만에 다시 불거졌다. CJ CGV의 목동, 상암, 강남, 오리, 야탑, 센텀시티, 마산, 순천 등 8개관 점주들이 5000~1만원 상영시간대별로 다변화하겠다고 밝힌 것. 평일 조조 할인요금을 1~2회차 더 적용하되, 주말에는 9000원에서 1만원으로 올리는 게 골자다. “전업주부와 대학생 관객 등이 많은 지역 특색을 감안해 점주들이 조정한 것”이라는 게 CJ CGV 측의 입장이다. 반면,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요금 다변화로 관람료가 7.1% 올라가는 효과가 있다”면서 “국내 영화요금은 영화산업이 가장 발달한 미국과 비교해도 매우 높은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영화관람료는 외국보다 거품이 많은 게 사실일까.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2011년 한국의 평균 관람료는 7737원(2011년 평균 환율로 환산 땐 6.98달러)이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일본(평균 15.71달러)은 물론, 캐나다(10.28달러), 영국(9.03달러), 프랑스(9.25달러)보다 낮다. 미국(7.90달러)보다도 조금 낮은 수준이다. 물론 단순비교는 무의미하다. 김수현 영화진흥위원회 연구원은 “극장관람료의 수준은 영화산업의 역사와 성숙도, 경제력, 특히 물가수준과 비교하는 게 적절하다”고 설명했다. 각 나라의 맥도날드 햄버거 빅맥 가격을 달러로 환산한 뒤 미국 내 판매가격과 비교해 이코노미스트지가 발표하는 빅맥지수를 참고할 만하다. 2012년 7월 한국의 빅맥지수는 3.21달러. 비슷한 국가는 헝가리(3.48달러)와 체코(3.34달러), 이스라엘(2.92달러) 정도다. 이들의 극장요금은 헝가리가 평균 5.53달러, 체코는 6.33달러다. 이스라엘은 9.9달러로 빅맥지수를 감안하면 턱없이 높다. 미국의 빅맥지수는 4.33달러다. 한국의 1.35배 수준. 반면 평균 관람료는 미국이 한국의 1.13배 수준이다. ‘평균’의 함정을 피하면 또 달라진다. 한국의 주말요금은 2D 영화의 경우 비싸도 9000원이다. 반면 미국의 대표적 극장체인 AMC의 주말 저녁시간(오후 6시 이후) 요금은 12.5달러(1만 3785원)다. 한국의 1.53배 수준. 빅맥지수가 1.35배란 점을 떠올리면, 외려 미국이 비싸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을 잣대로 삼으면 어떨까. 한국의 1인당 GDP는 2만 3679달러(2012년 기준)다. 비슷한 수준의 나라는 그리스(2만 4197달러)와 타이완(2만 502달러) 정도. 이들의 평균 관람료는 각각 12.0달러와 9.8달러다. 한국 관람료가 비싼 건 아니라는 얘기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미국과 소득수준 대비 영화관람료를 비교하면 우리나라가 3.2로, 미국(1.7)의 183%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평균 관람료(원화 기준)를 1인당 GDP(달러 기준)로 나눈 수치를 비교했다. 실무를 진행한 김정훈 회계사는 “가처분소득에 대한 지출 부담능력을 객관적으로 비교하고 싶어 평균관람료를 1인당 GDP로 나눠 비교했다”고 설명했다. 물론, 영화관람료를 비교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지적도 있다. 영화산업의 역사와 국가별 문화에 따라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예컨대 미국의 평균관람료는 7.9달러이지만, 뉴욕에서 주말에 영화 한 편을 보려면 최소 12달러는 내야 한다. 1.5배 수준이란 얘기다. 이 정도는 약과다. 중국의 3D 관람료는 130~150위안이지만, 낮시간대에는 80위안까지 떨어진다. 심지어 태국에서는 같은 상영관 내에서도 앞·뒷자석 요금이 다르다. 합리적이지만 어떤 나라에서도 채택하지 않고 있는 요금제다. ‘한국은 2D 관람료는 싸지만, 3D는 비싸다’란 속설도 사실과 다르다. 한국의 3D 관람료는 1만 3000원(IMAX 제외). 미국 AMC의 경우 3D 관람료는 11~15.5달러다. 시설에 대한 투자가 이뤄진 만큼 3D 요금은 2D의 1.5배 수준에서 책정되는 게 보통이다. 김수현 연구원은 “경제규모나 물가·소득수준이 비슷한 국가와 비교해 보면 우리가 비싸지 않다. 오랫동안 물가제한품목에 묶여 있다 보니 규제가 풀린 이후에도 요금 인상에 대한 국민의 심리적 저항이 강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한국영화의 르네상스를 맞아 7년 만에 투자수익률이 흑자(13%)로 돌아섰다. 극장매출도 7년 만에 가장 많은 17.7%(전년 대비) 증가했다. 하지만 르네상스의 과실은 투자·배급·극장까지 수직 계열화된 대기업에 쏠린 게 현실이다. 2006~2011년 누적 손실에 신음했던 중소 투자·제작사와 최저생계비 수준의 수입으로 생계를 잇는 현장 스태프와 다수 배우에게 달라질 건 없다. 한국영화제작가협회를 비롯한 충무로 구성원 대부분이 관람료 인상을 지지하는 까닭이다. 문제는 부율이다. 배급사와 극장이 나눠 갖는 비율을 뜻하는 부율은 현재 5(배급사)대5(극장)다. 8000원짜리 티켓이 팔리면 1000원은 세금(영화진흥기금 3%+부가세 9%)으로 빠지고 나머지를 배급사와 극장이 나눠 갖는다. 서울에서 할리우드 영화는 6(배급사)대4(극장)로 나눈다. 미국영화가 강세이던 관행이 남은 탓. 현재 5대5인 한국영화의 부율을 일단 5.5(배급사)대4.5(극장)로 조정하고, 장기적으로는 할리우드 영화처럼 6대4로 가야 한다는 게 영화 콘텐츠를 만드는 이들의 입장이다. 지난해 한국영화동반성장협의회에서 합의된 부분이다. 영화제작가협회 원동연 부회장은 “한국영화 평균 제작비(약 50억원)의 손익분기점이 150만명 선이다. 관람료가 오르면 창작자 부담이 줄어들 것이고, 다양하고 완성도 있는 영화 제작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CGV의 일부 요금 인상이 전체로 확대된다면 동반성장협의회에서 약속한 부율 5.5(배급사)대4.5(극장)를 이행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영화가 극장에 수익을 안겨주는데 외화보다 불이익을 보는 현실을 바로잡자는 것”이라면서 “의무상영기간 2주를 보장하고, 종영 후 3개월이 지나서야 극장이 정산을 해주는 관행도 월별 정산으로 바꿔야 한다. 3D나 4DX 등 특수상영관에서 ‘시설비’를 이유로 극장들이 떼어가는 것과 3주차에 접어들면 부율을 극장 측에 유리하도록 조정하는 부분도 바뀌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서류 떼려 세무서 ‘북적’ 국세청 홈피 ‘먹통’

    서류 떼려 세무서 ‘북적’ 국세청 홈피 ‘먹통’

    1980년대 서민·중산층의 필수 재테크 통장이었던 근로자재산형성저축(재형저축)이 18년 만에 다시 나온 6일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에서는 쉴 새 없이 전화벨이 울려댔다. 금리와 자격조건을 묻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시중은행, 저축은행, 자산운용사, 상호금융사 등이 일제히 이날 재형저축상품을 출시하면서 고객들의 관심도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며칠 전부터 담당직원을 세무서에 파견, 고객의 소득금액증명서를 무더기로 대리 발급해 가기도 했다. 기자가 직접 찾은 서울 중구 저동의 남대문세무서는 재형저축 서류를 떼러 온 시민들로 대기시간만 50분이었다. 세무서 측은 “은행 직원이 하루에도 위임장을 수십장씩 가져와 내는 바람에 대기시간이 더 길다”면서 “아예 10장이 넘어가면 오후 6시 폐점 이후 처리하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귀띔했다. 국세청은 은행연합회에 ‘서류 대리위임’을 자제해 달라고 공식 요청하기까지 했다. 소득증빙서류는 국세청 홈택스(www.hometax.go.kr) 홈페이지에서도 뗄 수 있지만 한꺼번에 20만명이 몰린 탓에 하루종일 ‘먹통’과 ‘복구’를 되풀이했다. 담당 직원은 폭주하는 문의 전화로 몇 시간을 기다려도 연결되지 않았다. 하지만 열기에 비해 막상 가입 실적은 그렇게 높지 않았다. 국민은행 본점의 경우 오후 2시 현재 가입자 수가 10여명이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출시) 첫날이라 비교해 보려는 수요가 많은 것 같다”고 전했다. 현재 출시된 상품 중에서는 기업은행과 광주은행이 우대금리를 포함해 연 4.6%로 가장 높다. 기본금리는 기업, 농협, 수협, 경남은행이 연 4.3%로 가장 높다. 뜻하지 않게 중도 해지할 가능성도 있는 만큼 무조건 최고 금리만 따지지 말고 기본금리도 따져 보라는 것이 재테크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대부분의 은행이 중도 해지하면 기본금리 내지는 기본금리의 절반밖에 이자를 주지 않기 때문이다. 은행 간 막판 금리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고금리를 책정하려다가 당국의 제재로 무산되는 일도 나왔다. 한 시중은행이 선착순 20만명에게 0.3% 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주려다가 철회한 것이 그 예다. 농협, 기업, 씨티, 광주, 제주은행 등은 출시 하루 전 기습적으로 기본금리를 0.1~0.2% 포인트 올리기도 했다. 항간의 관심사는 오는 20일 출시 예정인 산업은행 재형저축의 금리다. 시중은행 상품보다 높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지만 히트상품인 ‘다이렉트 예금’이 최근 감사원으로부터 ‘역마진’ 지적을 받은 만큼 공격적인 금리 책정이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신용협동조합, 단위 농협, 우체국 등도 다음 주 중 재형저축을 출시할 예정이다. 자산운용사의 재형펀드 상품을 판매하는 증권사 창구는 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붐볐다. 11개 상품 시판에 들어간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재형펀드는 원금 손실의 위험이 따르는 대신 은행의 저축상품보다 수익률이 더 높을 수 있다”면서 “펀드와 저축상품에 분산 가입하는 것도 요령”이라고 말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안전한 목돈 마련 ‘재형저축’ 높은 수익률 기대 ‘재형펀드’

    안전한 목돈 마련 ‘재형저축’ 높은 수익률 기대 ‘재형펀드’

    18년 만에 부활한 재산형성저축(재형저축)이 6일 드디어 출시된다. 상품은 안정적으로 목돈을 마련할 수 있는 재형저축과 원금이 보장되지 않는 대신 좀 더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재형펀드 두 종류다. 저축과 펀드의 장단점을 비교해 보고 자신에게 맞는 상품을 고르는 것이 좋다. 가입한도 안에서 분산투자도 가능하다. 단, 국세청 홈택스 홈페이지(www.hometax.go.kr)에서 소득확인증명서를 발급받아 제출해야 한다. 재형저축은 쉽게 말해 적금이다. 산업은행을 제외한 모든 은행이 동시에 판매에 들어간다. 산업은행만 20일쯤 출시할 예정이다. 재형저축·펀드 모두 이자소득세(14%)가 면제되지만 농특세(1.4%)는 내야 한다. 금리가 연 3.4~4.6%로 일반 예·적금보다 높은 점이 강점이다. 이찬수 기업은행 개인고객부 팀장은 “비과세 혜택을 감안하면 사실상 4%대 후반에서 5%대 중반의 이자를 받는 셈”이라면서 “재테크보다는 목돈을 마련한다는 생각으로 가입하는 것이 좋다”고 권유했다. 최소 7년 동안 돈이 묶이고 ‘가입 후 3년 고정금리, 4년째부터 변동금리’라는 점도 주의할 대목이다. 변동금리는 1년짜리 정기예금 금리를 적용할 가능성이 큰데, 현재 정기예금 금리는 연 2%대로 떨어진 상태다. 중간에 해지할 경우 손해도 크다. 우대금리는 만기를 채웠을 경우에만 받을 수 있다. 은행마다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 3년 안에 해지할 경우 기본 금리는커녕 연1~2% 금리만 줘 신중을 기해야 한다. 예를 들어 기본금리 4.2%짜리 상품에 24개월을 납입한 후 해지하면 연 1.38% 금리만 받게 된다. 그나마 1년 안에 해지하면 최저금리 1%밖에 못 받는다. 이런 금리에 만족하지 못한다면 재형펀드로 눈을 돌릴 만하다. 재형펀드는 운용실적에 따라 재형저축보다 더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출시 대기 중인 재형펀드만 30여개다. 대부분 해외채권형인데 지난해 해외채권형 펀드의 수익률은 연 5~10%대였다. 이 실적이 유지된다고 가정하면 재형저축보다 최고 두 배의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셈이다. 재형펀드는 이자소득세 외에 배당소득세도 면제된다. 장기 적립식 펀드 가입자라면 ‘갈아타기’도 고려해볼 만하다. 중도 해지하면 저축상품과 마찬가지로 비과세 혜택은 사라진다. 사실상 환매 수수료는 없다. 재형저축보다 유리한 대목이다. 단, 7년 만기 후 3년 연장을 했더라도 연장기간 안에 해지하면 이 역시 비과세 혜택을 받지 못한다. 고액 납입자라면 금융소득종합과세를 주의해야 한다. 매달 100만원씩 8년 이상 납입하고 수익률이 20%를 넘을 경우 이자소득만 2000만원이 넘어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이 된다. 재형저축과 달리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는 것은 단점이다. 6년 동안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어도 만기 시점에 수익률이 크게 떨어지면 원금도 못 건질 수 있다. 신민규 한국투자증권 상품전략부 차장은 “재형펀드는 장기투자상품인 만큼 위험자산을 선호하는 투자자이더라도 한 단계 낮춰 투자하는 게 현명하다”고 조언했다. 주식형 펀드를 즐겨 찾는 투자자라면 주식혼합형 펀드에 돈을 넣으라는 얘기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알리안츠생명, 교육용 자료에 “원금보장”… 설계사도 속였나

    알리안츠생명, 교육용 자료에 “원금보장”… 설계사도 속였나

    “원금이 보장된다기에 철석같이 믿고 4억원 넘게 납입했는데 막상 돈을 찾으려고 보니 수천만원이 날아갔더라고요. 억장이 무너지는데 보험사는 (상품을 판) 설계사에게 따지라고만 합니다.”(알리안츠생명 고객 박모씨) “저희도 원금이 보장된다고 믿고 팔았습니다. 제 사비로 고객들에게 원금 손실분을 물어준 돈만 1억원이 넘습니다. 회사에서 원금 보장 상품이라고 교육해 놓고는 이제와 모든 책임을 설계사들에게 떠넘기고 있습니다. 얼마나 억울했으면 설계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겠습니까.”(보험설계사 이모씨) “원금이 보장된다고 설명하거나 교육한 적이 결코 없습니다. 판매 의욕이 앞선 일부 설계사들이 (원금 보장 상품으로) 잘못 이해하고 판 겁니다.”(알리안츠생명) 알리안츠생명의 ‘파워덱스연금보험’(파워덱스)을 둘러싼 분쟁이 심화되고 있다. 2006년 출시된 이 상품이 뒤늦게 논란인 것은 ‘5년짜리 원금 보장형 저축성 상품’인 것처럼 판매돼 2011년부터 원금 손실 사례가 속출하고 있어서다. 설계사들은 회사 측이 원금 보장형이라고 교육하며 판매를 독려했다고 주장하고, 회사 측은 일부 설계사들이 실적 욕심에 고객을 속였다고 맞선다. 이 과정에서 보험설계사가 자살하기까지 했다. 양측의 책임 공방 속에 어느 쪽에서도 원금 손실분을 보전받지 못한 고객들은 속이 시커멓게 타들어 가고 있다. 수수방관하던 금융감독원은 뒤늦게 보험사 제재에 나섰다.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파워덱스’는 한때 수입보험료가 1조원을 넘을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2008년 5월 누적 계약 건수만 13만 3230건, 수입보험료가 1조 3543억원이었다. 하지만 원금 손실 등 분쟁이 속출하면서 지난해 판매가 중단됐다. 알리안츠생명은 원금 보장형으로 잘못 설명됐다고 인정되는 사례에 한해 고객에게 손실분을 물어준 뒤 담당 설계사에게 ‘불완전 판매’의 책임을 물어 구상권을 청구했다. 배상 요구액만 30억~40억원에 이른다. 설계사들의 주장은 전혀 다르다. 회사가 배포한 교육자료에도 ‘원금 보장’이라고 나와 있다고 반박한다. 급기야 지난해 3월 설계사 조모씨가 투신자살하자 격앙된 이들은 공동대응에 나섰다. 전·현직 보험설계사 20여명은 이달 중 알리안츠를 상대로 집단소송(채무부존재)을 낼 계획이다. 실제 설계사들을 대상으로 한 ‘파워덱스’ 교육자료에는 ‘핵심2. 원금 보장 상품’이라고 적혀 있다. ‘5년간 (수익률) 1.5% 최소 보장’ ‘핵심8. 연수익 최저 0%~최고 37.2% 적용’ 등의 문구도 눈에 띈다. 문구만 보면 어떤 경우에도 원금 손실이 없는 것처럼 읽힌다. 이에 대해 김병용 알리안츠생명 소비자부장은 “교육자료의 원금 보장 의미는 위험보험료와 사업비를 뺀 순보험료에 대해서만 원금이 보장된다는 뜻”이라며 “5년 후 해약해도 원금이 보장된다는 의미가 아닌데도 일부 설계사들이 교육내용을 잘못 이해했거나 제대로 이해했으면서도 (더 많이 팔 욕심에) 고객에게 다르게 설명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어렵게 수소문해 만난 당시 알리안츠생명의 교육 담당자(익명 요구)는 “솔직히 (설계구조상) 문제가 많은 상품이었다”면서 “보험 상품임에도 1년 수익률(당시 16.8%)을 근거로 5년짜리 저축성 상품으로 팔게끔 본사에서 여러 차례 자료를 제공했다”고 회사 측과는 다른 주장을 내놓았다. 원금 손실분을 보상받지 못한 고객 박씨는 “이름 있는 보험사라 설계사의 설명을 믿고 꼬박꼬박 돈을 부었는데 설계사조차 억울하다고 하니 어디 가서 하소연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탄식했다. 문제가 커지자 금감원은 제재 조치에 착수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해 6월 알리안츠생명에 대한 종합검사 때 파워덱스의 여러 문제점을 확인하고 제재하기로 했다”면서 “이르면 이달 중 제재 수위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누구의 주장이 맞는지는 법정에서 가려지겠지만 설사 설계사가 불완전판매를 했다고 하더라도 알리안츠나 금감원이 감독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면서 “결국 보험사의 무책임과 감독당국의 무능력 탓에 금융소비자들이 제대로 보호받지 못한 또 하나의 사례”라고 지적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이슈&이슈] 부활한 재정지원금 전액 삭감해야

    [이슈&이슈] 부활한 재정지원금 전액 삭감해야

    이도형 인천시의회 건설교통위원장은 민자터널 문제에 대한 대표적인 강경론자다. 그는 민자터널 적자를 시가 마냥 보존해 주는 현재의 시스템에 가강 강력하게 문제를 제기한 시의원이다. 김 위원장은 3일 “처음 잘못 꿰어진 단추 때문에 민간사업자들에게 혈세가 새나가는 것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면서 ‘소송 불사’를 외치고 있다. →민자터널 문제는 어디에서 비롯됐다고 보나. -개통 전 예상 통행량을 과다하게 책정하고 협약서를 체결한 게 근본적으로 잘못됐다. 과장하거나 고의로 부풀렸을 개연성이 있다. 이에 따라 발생하는 적자의 90%까지 보전해줘야 하니 지자체는 허리가 휘는 반면, 민간업자는 땅 짚고 헤엄치는 장사나 다름없다. 문학터널과 원적산터널의 적자보전금을 만월산터널의 73.9% 정도로 낮춰야 한다. →지난해 말 건교위가 삭감한 민자터널 재정지원금을 예결위가 부활시켰는데. -예산을 삭감한 것은 최소운영수입보장제(MRG) 비율을 낮추지 않으면 적자보전금을 줄 수 없다는 메시지를 민자터널 운영사에 분명하게 전한 것이다. 예결위는 예산을 확보하고 공탁한 뒤 소송을 해야 시가 이자부담 없이 강력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논리를 폈는데 잘못된 것이다. 공탁은 실효성이 없으며, 가장 중요한 것은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의 의지다. 인천시는 재정이 어려운 만큼 배수진을 치고 협상에 임해야 한다. →일단 되살아난 민간터널 재정지원금은 어떻게 되나. -상반기 추경에서 다시 삭감시키겠다. 소송이 벌어지면 법적 논리로는 불리할 수도 있지만 민자터널 운영사들이 경상적으로 힘들어져야 극적 타협이 이뤄질 수 있다.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전액 삭감해야 한다. 소송을 하게 되면 전국 최초의 MRG 관련 소송이 될 것이다. →계속 강수를 두는 이유는. -MRG에 대한 공개적인 문제 제기다. 전국적으로 잘못된 MRG 협약으로 곤란을 겪는 지자체가 얼마나 많은가. MRG를 구조적·합리적으로 조정하지 않으면 시민 피해가 계속된다. 소송은 승패를 떠나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여기서 주장을 굽히면 문학터널은 2022년까지, 원적산터널은 2034년까지 이대로 계속 가야 한다. →제3의 방안은 없는지. -현재의 민자터널 운영사를 대체하는 사업자를 선정해 재정지원금을 줄이는 방안을 모색해볼 수 있다. 실제로 대구에서 민자도로 사업자를 바꿔 2000억원의 예산을 절감한 것으로 알고 있다. 수익률이 5∼6%만 되어도 민자터널을 운영하려는 업체들이 있을 것이다. 이러한 분위기 조성을 위해서라도 민자터널 재정지원금을 쉽게 줄 수 없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해외 부동산펀드에 돈이 몰린다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해외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면서 해외 부동산펀드가 기지개를 펴고 있다. 국내 부동산 시장이 좀체 살아날 기미가 없자 해외 부동산에 간접투자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는 것이다. 1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 27일까지 해외 부동산펀드에 들어온 돈은 437억원이다. 2010년과 2011년 한 해 동안 각각 2075억원, 1574억원이 빠져나간 것과 대조된다. 지난해에는 198억원이 유출되는 데 그쳤다. 점차 둔화되던 자금 유출 속도는 급기야 올 들어 증가세로 돌아섰다. 이렇듯 돈이 다시 몰리고 있는 까닭은 수익률 때문이다. 올 들어 해외 부동산펀드 수익률은 지난달 27일 기준 연 4.26%다. 특히 일본 부동산 투자신탁(리츠)의 수익률 강세가 두드러진다. ‘한화일본리츠부동산1(재간접)C1’은 수익률이 14.58%로 가장 높다. 이어 ‘삼성J리츠부동산1(재간접)B’가 12.97%, ‘삼성재팬자산부동산리츠(재간접)’가 11.72%로 뒤를 이었다. 리츠란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에 투자·운영하고 그 수익을 투자자에게 돌려주는 간접투자기구(주식회사)를 말한다. 해외 부동산펀드에 ‘햇볕’이 든 것은 미국 정부가 2009년부터 부동산 시장을 살리기 위해 적극적인 부양책을 편 덕분이 크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세 차례의 ‘돈 풀기 정책’(양적 완화)을 통해 주택저당증권(MBS)을 무제한 매입, 20년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를 연 3.4%로 끌어내리고 500만명이 넘는 하우스푸어(내집빈곤층)의 빚을 일정 부분 탕감해 줬다. 일본도 지난해 여름부터 도심 상업용 부동산을 중심으로 임대 수요가 늘어나 리츠 지수가 지난달 1일 1242.32까지 올라갔다. 2008년 ‘리먼 브러더스 사태’ 이후 4년여 만에 최고치다. 박중선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과 일본 부자는 물론 중국 부자들이 상하이, 홍콩, 싱가포르 부동산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면서 “이 지역 집값이 각종 규제에도 최근 몇 년간 계속 급등하고 있는 데다 중국 정권 교체 후 부동산 긴축 완화 기대감으로 본토 부동산 시장도 강세를 보이고 있어 한동안 해외 부동산 시장은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열린세상] 일본식 장기 불황이 어른거리는데/표학길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

    [열린세상] 일본식 장기 불황이 어른거리는데/표학길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

    박근혜 정부의 최대 경제정책 과제는 무엇일까? 일자리 창출이나 창조경제도 중요하지만 정책의 성공 여부는 성장 잠재력을 어떻게 확충하여 일본식 장기 불황 위험에 대비하느냐에 달려 있다. 일본은 1975~1991년 고도 성장기에 민간 저축률을 27~32%대로 유지했다. 민간 투자율은 민간 저축률보다 3~5% 포인트 낮았다. 그러나 장기 불황이 시작된 1993년 이후부터 저축률은 30% 수준을 유지한 데 반해 투자율은 20%로 급락했다. 그 결과 디플레이션이 진행되면서 민간의 저축 초과현상이 발생했다. 일본 정부는 케인스 방식을 고집하며 정부 지출과 공공투자를 늘렸으나 경기 회복의 핵심인 민간소비와 민간투자는 계속 부진해 ‘잃어버린 20년’을 맞고 있다. 경제를 살리려고 무슨 수단이든 동원해야 하는 아베 정권은 미국의 불황 탈출 수단을 유심히 보고 ‘달러의 양적완화’에 맞서는 방법은 ‘엔화의 양적완화’밖에 없다고 결론내렸다. 유럽중앙은행도 재정 위기에 직면한 일부 남유럽 국가들의 국채를 거의 무제한으로 사주기 시작하면서 ‘유로화 양적완화’에 몰입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의 가장 커다란 정책 과제는 복지정책이나 일자리 창출에 앞서, 한국 경제가 일본식 불황을 피해 나갈 방안을 모색하는 데 있다. 지난 10년간 진행 중인 우리 경제의 성장 경로는 일본의 장기 불황기와 유사한 형태로 진행되고 있어서다. 최근 선진국들이 통화 양적완화 정책을 동시에 진행하면서 원화만 빠른 속도로 절상되고 있다. 원화는 달러·엔·유로화와 달리 국제무역의 결제통화가 아니다. 그래서 원화를 무한정 발행할 수 없고, 교역 상대국에 영향도 미칠 수 없다. 일본의 경우 1975년 플라자 합의로 급격한 엔화 절상을 단행하면서 국내 경기에 거품이 끼었고, 기업의 대외 경쟁력 상실로 불황이 시작된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원화의 절상 수준이 중·장기 평균 균형환율을 벗어나는 수준에서 유지되면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는 장기 불황에 진입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민간 저축률은 1994년과 1998년에 28%를 기록한 바 있다. 개인 저축률은 1998년에 19.9%였다. 그러나 개인 저축률은 2003년 이후 5%대로 떨어졌다. 최근에는 2~3%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한편 기업 저축률은 외환위기 직후 8.7%로 추락했으나 2003년 이래 15%대를 보이고 있다. 국민총생산(GNP) 대비 국내 총투자율은 1996년 39%까지 올라갔으나 2000년 이후 30% 수준을 보였다. 이렇듯 우리나라는 2000년대를 통해 초과 저축이 아니라 초과 투자를 실현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는 일본의 ‘잃어버린 20년’과 상이한 저축·투자의 경로를 경험하고 있다. 그러나 원화의 가파른 평가절상으로 수출 경쟁력을 잃으면서 투자 수요는 줄어들 수밖에 없고, 민간 저축률은 가계부채로 더욱 위축돼 결국 민간소비의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일본 불황의 원인은 1990년대 초부터 자본 수익률이 급감한 데 있다. 일본의 실질자본계수(실질자본/실질GDP) 동향을 보면 1975년 2.0에서부터 1997년엔 2.7로, 2005년에는 3.5로 증가했다. 한편 자본 수익률은 1974년의 18%에서 1975년 플라자 합의로 12%로 떨어진 후, 2005년까지 12%에 머물고 말았다. 필자의 추계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실질자본계수는 1980년 1.3에서 2011년엔 3.05까지 올라갔다. 자본 수익률은 43%에서 13%로 급락했다. 우리의 실질자본계수나 자본 수익률 추이가 일본의 장기 추세와 유사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일본은 1980년대 정부는 물론 지방단체를 중심으로 방만한 사회간접자본 및 스키장·골프장 등 위락시설에 투자했다. 투자 수익률은 거의 마이너스였고 플러스라고 해도 투자회임기간이 너무 길어 경기회복을 지연시킨 원인이 되고 말았다. 대선에서 여야가 경쟁적으로 제시한 복지·지역개발 공약은 일본식 장기 불황을 답습하는 셈이다. 박근혜 정부의 성공은 일본식 장기 불황을 예방하고 지속가능한 성장 전략을 모색하는 데 달렸다.
  • 수익률 3.55%… “중위험·중수익 시장 창출”

    수익률 3.55%… “중위험·중수익 시장 창출”

    일본 엔화 약세에 베팅한 조지 소로스의 헤지펀드가 최근 석 달 만에 10억 달러(1조 895억원)를 벌었다는데 국내에는 언제쯤 이런 헤지펀드가 나올까. 이 질문에 함축된 조급증을 버린다면, 국내 헤지펀드 시장이 비관적이지만은 않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국내에 헤지펀드가 도입된 2011년 12월 15일부터 지난 1월 31일까지 수익률 상위 25%인 펀드의 평균 누적수익률은 10.71%다. 이 펀드들에 힘입어 헤지펀드 시장이 수익률 중심으로 재편되는 추세다. 2~3년 동안 꾸준히 수익을 올려 펀드 실적에 신뢰가 쌓이면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의 투자 수요도 생길 전망이다. 김종민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26일 발표한 ‘국내 헤지펀드 성과의 주요 특징과 시사점’에서 “출범 뒤 지난 1월 말까지 14개월 동안 국내 헤지펀드의 평균 누적 수익률은 3.55%로 같은 기간 코스피 누적 수익률(6.63%)보다 낮았지만, 수익률 변동성이 코스피보다 훨씬 안정적이었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위원은 “헤지펀드가 중위험·중수익 시장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외국처럼 시장에서 자생적으로 생긴 게 아니라 관(官) 주도로 도입된 국내 헤지펀드는 기대에 못 미치는 수익률 때문에 지난 1년간 부정적 평가를 받아왔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이지스롱숏펀드’와 ‘KB K-알파펀드’가 수익률 부진으로 청산된 게 단적인 예다. 하지만 김 연구위원은 “수익률 차이가 큰 것이 헤지펀드의 특징”이라면서 “수익률 상위 펀드를 중심으로 투자금이 몰려 시장이 재편되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수익률 상위 25%에 속한 펀드의 설정액은 지난해 10월 이후 전체 설정액의 50%까지 달했지만, 평균 누적수익률 -10.70%로 하위 25%에 속한 펀드 설정액은 초기 19%에서 지난달 11% 수준까지 떨어졌다. 상위 펀드로의 투자금 쏠림 현상이 나타남에 따라 도입 2년차인 올해 헤지펀드의 퇴출과 신규 진입이 더 활발해질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올해 23개 헤지펀드가 새로 생길 것으로 내다봤다. 헤지펀드 시장의 재편이 운용방식을 다변화시키는 원동력이 될지도 관심거리다. 그동안 헤지펀드는 강세가 예상되면 사고 약세가 예상되면 파는 단순한 운용을 해왔다. 박원호 금융투자협회 자율규제위원장은 “워크아웃, 인수합병(M&A) 등이 모두 헤지펀드 투자 대상”이라면서 “연기금 등이 투입되면 투자 기회가 더 많이 생길 것”이라고 낙관했다. 그는 “부실기업을 인수해 정상화시킨 뒤 되파는 사모펀드(PEF) 역시 국내 도입 1년차에는 낮은 수익률로 인해 부정적 평가를 받았다”면서 “이후 2010년 삼성전자에 초음파 의료기기업체 메디슨 지분을 매각한 칸서스자산운용처럼 대박을 터뜨린 사례도 나왔다”고 설명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살아나는 베트남펀드… 연초 후 수익률 18%

    수익률이 한때 마이너스 50%를 기록, ‘미운 오리’로 전락했던 베트남 펀드가 살아나고 있다. 최근 베트남 정부의 규제 완화로 베트남 증시가 상승하면서 베트남 펀드 수익률 역시 급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24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올들어 국내 베트남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이달 21일 기준 17.76%다. 펀드별로 보면 ‘동양베트남적립식1(주식혼합)A’가 31.20%로 가장 높다. ‘동양베트남민영화혼합1’ 26.45%, ‘동양베트남민영화혼합2’ 23.12%, ‘미래에셋베트남1(주식혼합)’이 17.61%로 그 뒤를 이었다. 같은 기간 수익률이 각각 10.24%, 3.24%인 일본 펀드, 중국 펀드와 비교해도 수익률이 훨씬 높다. 베트남 펀드의 최근 1년 평균 수익률도 26.33%로 일본 펀드(15.18%)나 중국 펀드(6.70%)보다 월등히 높다. 베트남 펀드가 이렇듯 살아나고 있는 까닭은 베트남 정부가 추진 중인 경제개혁으로 주가가 오르고 있어서다. 중국 노동자들의 임금 상승으로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공장을 옮기는 다국적기업들이 늘고 있는 것도 이유 중 하나다. 베트남 증시의 대표 지수인 VN은 지난 21일 476.73로 마감해 올들어 15.22% 상승했다. 한때 베트남 증시는 2007년 1100까지 올랐지만 만성적인 무역 적자와 지속된 물가 오름세 탓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까지 겹치면서 2009년에는 지수가 200선까지 추락, 원금을 까먹는 펀드가 속출했다. 배성진 현대증권 PB리서치 과장은 “베트남 증시의 밸류에이션(기업 가치 대비 주가 수준)이 워낙 낮아 외국인 투자자들 사이에 매력적인 시장으로 부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영화 ‘7번방의 선물’ 1000만 관객… 휴먼코미디 통했다

    영화 ‘7번방의 선물’ 1000만 관객… 휴먼코미디 통했다

    한국 영화 평균 제작비를 조금 웃돌 뿐이다. 검증된 스타도, 흥행 감독도 없었다. 극장을 보유한 CJ나 롯데가 투자배급한 영화도 아니다. 그런데 한국 영화 사상 8번째로 ‘1000만 클럽’에 가입했다. 영화진흥위원회 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7번방의 선물’은 23일까지 누적 관객 1002만 6790명을 기록했다. 지난달 23일 개봉 이후 32일 만이다. ‘7번방의 선물’은 지금껏 나온 ‘1000만 영화’ 중 가장 적은 예산으로 만들어졌다. 순제작비 35억원, 홍보마케팅비를 합친 총제작비도 55억원에 불과하다. 지난해 10억원 미만을 제외한 한국 영화의 평균 제작비 46억 8000만원을 조금 웃도는 수준이다. 지난 23일까지 ‘7번방의 선물’의 누적 매출액은 718억원에 이른다. 세금(영화진흥기금+부가가치세)을 빼고 절반씩 영화관과 나누면 316억원쯤 투자배급사에 돌아가는 셈이다. 총제작비의 5배 이상 벌어들였다. 역대 ‘1000만 영화’ 중 최고 수익률이다. ‘실미도’(1108만), ‘해운대’(1145만), ‘태극기 휘날리며’(1175만), ‘왕의 남자’(1230만), ‘광해, 왕이 된 남자’(1232만), ‘도둑들’(1303만명), ‘괴물’(1301만) 중 ‘왕의 남자’를 제외하면 100억원 안팎의 블록버스터였다. ‘왕의 남자’를 제외한 ‘1000만 영화’들은 또 탄탄한 서사 외에도 재난, 전쟁, 괴물, 액션 등의 볼거리가 있었다. 검증된 감독과 충무로의 간판 배우들도 등장했다. 반면 ‘7번방의 선물’의 전반부는 유아 유괴 성폭행, 살인 누명을 쓴 지적 장애인 아빠와 일곱 살짜리 똘똘한 딸, 교도소 동료가 벌이는 소동극이다. 후반부는 부녀의 이별 드라마다. 배우 류승룡은 첫 단독 주연을 맡았고 이환경 감독은 데뷔 이후 3편 모두 흥행에는 실패했다. 영화는 세련되지 않았고 ‘웰메이드’와도 거리가 멀다. 외려 뻔하고 과장되고 노골적으로 눈물샘을 건드린다. 이 감독의 돌직구가 1000만 관객을 울렸다. 최근 2~3년 새 문화계를 관통하는 ‘힐링(치유) 코드’와 맞아떨어졌다. 1960년대 이후 실종됐던 남녀노소에 관계없이 전 세대와 통할 수 있는 신파의 부활이란 시각도 있다. 이용철 영화평론가는 “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영화산업이 폭발했지만 조폭 장르이거나 박찬욱, 봉준호 감독 등의 작가들이 산업을 좌우했다. ‘미워도 다시 한번’(1968)처럼 온 국민을 울릴 영화는 없었다. 한국 영화가 바닥을 쳤던 2006~2008년 이후 나온 ‘국가대표’(2009), ‘해운대’(2009,) ‘늑대소년’(2012) 등을 보면 장르는 제각각이지만 한국적인 감정 코드를 공유하고 있다. 신파다. 사람 울리는 데 기막힌 재주가 있는 이 감독이 신파의 정점을 찍었다. 급증한 40~50대 여성 관객과 통했다”고 설명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국민연금 자산 392조… 1년새 43조 증가

    지난해 말 현재 국민연금기금이 순자산 기준으로 391조 9677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네덜란드 ABP(395조원)에 이어 전 세계 공적연금 중 4위 규모다. 18일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민연금 자산은 392조 9244억원, 부채는 9567억원로 나타났다. 지난해 순자산 증가액 43조 1000억원 중 18조 6000억원은 보험료 수입(30조 1000억원)에서 연금 지급액(11조 5000억원)을 뺀 적립금이었다. 14조 7000억원은 자금 운용 수익, 9조 8000억원은 주식·대체 투자 자산 등의 평가 이익 증가액이었다. 지난해 기금 운용 수익률은 7.0%였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재형저축 연 4%+α” 금융권 금리 눈치작전

    “재형저축 연 4%+α” 금융권 금리 눈치작전

    다음 달 6일 출시되는 재산형성저축(재형저축)을 두고 금융권이 대학 입시 뺨치는 눈치작전을 벌이고 있다. 재형저축의 기본 상품 구조는 같기 때문에 결국 흥행을 결정짓는 것은 금리이기 때문이다. 0.1% 포인트 차이에도 뭉칫돈이 우르르 옮겨가는 추세라 경쟁사의 금리 수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연합회와 시중은행 합동 태스크포스(TF)팀은 이번 주까지 공통 약관을 마무리지을 계획이다. 금리는 ‘최초 3년간 연 4%’가 유력하다. 자칫 담합으로 몰릴 소지가 있어 은행마다 약간의 차이를 둘 것으로 보인다. 3년 이후 금리는 한국은행 기준금리 등을 반영해 해마다 조정한다. 이자소득세(15.4%) 면제 효과를 감안하면 실질금리는 4% 중후반대다. 일반 적금상품보다 1%포인트가량 높다. 문제는 ‘4%±α’의 α. 금융사들이 치열한 눈치작전을 벌이고 있는 핵심포인트다. 은행마다 상품개발부에서 극비리에 작업 중이다. 초기 기선을 잡기 위해 무작정 금리를 높게 책정하면 훗날 역마진이 날 수 있어 고민이 크다. 한 시중은행 상품개발부장은 “금리가 미리 새나가면 다른 은행이 조금이라도 (금리를) 올려 출시할 것이기 때문에 극도의 보안을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고민이 깊기는 증권사나 보험사도 마찬가지다. 증권 자산운용사들이 판매하게 될 재형펀드는 재형저축과 가입조건은 똑같지만 주식, 채권 등 투자 대상이 다양해 수익률이 차이가 날 수 있다. 신한·외환·우리은행 등은 거래고객을 상대로 벌써부터 사전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흥미로운 대목은 본점과 지점의 이해관계가 엇갈린다는 점이다. 은행 지점에서는 고객에게 문자와 이메일 등을 통해 사전예약을 받는 등 적극적인 반면 본점은 오히려 과열을 걱정하는 눈치다. 재형저축이 출시되기만을 기다리는 고객도 많지만 비과세 혜택만 보고 무턱대고 가입했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비과세 혜택을 받으려면 최소 7년은 돈을 ‘묵혀 둬야’ 하기 때문이다. 중도 해지하면 비과세 혜택은 없다. 유상훈 신한은행 PB역삼센터 팀장은 “재형상품은 일단 가입하면 7~10년은 자금이 묶이게 된다”면서 “결혼계획 등 자금 수요를 잘 따져 가입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재형저축은 한번 가입하면 다른 금융사로 계약이전이 안 된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재형저축은 가입 3년 동안만 고정금리를 제공하고 그 이후부터는 변동된다. 금융사마다 금리가 달라지는 셈이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수익률이 마이너스가 돼도 (비과세 혜택을 받으려면) 계약을 유지하라는 것은 서민 재산 형성이라는 기본 취지에 맞지 않고 가입자의 선택권도 지나치게 제약하는 것인 만큼 (금융사) 갈아타기를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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