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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규직 공채시험 앞두고 골수제공한 정대영 철도원

    “제가 한 약속을 실천한 것뿐입니다. 두려움은 없었습니다.” 꺼져 가는 한 생명을 위해 자신의 골수를 기증한 한 철도원의 사연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더욱이 그는 자신의 인생과도 직결된 채용시험을 며칠 앞둔 시점에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 의왕시 오봉역(옛 의왕역)에서 계약직 수송원으로 일하고 있는 정대영(38)씨는 지난달 4일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한 사람을 위해 골수이식 수술대에 올랐다. 정씨는 지난 2001년 사랑의 장기기증운동본부에서 일하면서 골수기증을 신청했다. 이윽고 지난해 12월 한국조혈모세포은행으로부터 자신과 조직이 일치하는 환자가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 그후 정씨는 철도공사 1기 공채 시험에 원서를 접수했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시험날짜가 퇴원 바로 다음 날로 정해졌다. 정씨는 취직시험을 위해 잠시 망설였지만 한 생명을 살리기 위해 수술대에 오르기로 결심했다.2박3일간 병원신세를 지고 지난달 5일 퇴원한 그는 바로 다음날 공채시험을 치렀지만 보기 좋게 탈락하고 말았다. ‘기쁨과 아쉬움’이 교차하던 그에게 새로운 기회가 주어졌다. 특채가 공고됐고 당당히 6급 운수직에 합격했다. 그의 아내 역시 골수기증 신청자다. 정씨는 “비혈연 관계에서 골수 조직형이 일치할 확률은 2만 5000분의1”이라면서 “골수 기증은 자신은 물론 다른 생명도 살릴 수 있는 일”이라고 즐거워했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자민련 “JP는 NO다”

    심대평 충남지사의 자민련 탈당으로 중부권 신당 창당설이 불거지면서 정치권 일각에서는 자민련이 와해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김종필(JP) 전 자민련 총재의 의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전 총재는 정계를 은퇴했지만 오랫동안 충청권의 맹주로서 활동했고 아직도 영향력이 상당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자민련 와해와 신당 창당에 JP의 선택이 중요한 변수이기 때문이다. 아직 JP의 입장이 공식적으로 나오지 않았지만 심 지사의 행동에 ‘OK’사인이 떨어진 게 아니냐는 분석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JP는 지난 5일 출국해 현재 휴양차 미국 하와이에 머물고 있다. 자민련측은 JP가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김학원 대표는 8일 기자회견에서 “JP는 자민련이 얼마나 어려운 상황에서 만들어진 당인지 잘 알고 있다.”면서 JP가 심 지사 탈당에 부정적인 입장이라는 것을 간접적으로 표현했다. 이어 “비애와 참을 수 없는 배신감을 느낀다.”면서 심 지사에 대한 비난의 수위도 높였다. 김 대표의 한 측근도 “최근 심 지사를 만난 JP가 탈당에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탈당과 신당에 우호적인 인사들은 심 지사가 ‘JP의 복심’이었던 점을 들어 이같은 주장에 동조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JP의 의중과 함께 자민련 현역 의원 4명의 행보도 중요하다. 심 지사는 탈당을 선언하기 며칠 전 이들 의원을 따로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를 제외한 의원들은 아직 확실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이인제 의원은 “안타깝고 불행한 일”이라고 말했다고 측근이 전했지만 더 이상 언급을 회피했다. 그러나 심 지사의 탈당 선언을 알고도 지난 7일 논산에서 열린 지역행사에 심 지사와 나란히 참석한 것만 놓고도 두 갈래의 해석이 나오고 있다. 현재 외유중인 김낙성·류근찬 의원은 신당 합류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그러나 류 의원측은 “심 지사와 류 의원은 통화도 자주하는 등 가깝지 않은 사이도 아니다.”면서 여운을 남겼다. 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성형 ‘신의 손’ 알고보니 사기범

    위조한 외국 유명 의과대학의 졸업장을 내세워 서울 강남 일대 주부 등에게 무면허 성형수술을 한 6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경찰청 외사과는 8일 의사면허도 없이 성형수술을 해온 황모(64)씨를 보건범죄 단속 특별조치법 위반 혐의로 구속하고, 황씨에게 수술장소를 빌려준 임모(75·여)씨를 입건했다. 황씨에게 마취제 등 의약품을 넘겨준 약사 김모(58)씨도 약사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황씨는 지난 1월 중순 강남구 역삼동에 사는 송모(50·여)씨에게 쌍꺼풀과 코 수술을 해주고 300만원을 받는 등 2003년 2월부터 성동구 옥수동 임씨의 집에서 70여명에게 불법성형수술을 해주고 5억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황씨는 지난해 5월쯤 한국계 미국인 브로커에게 2억여원을 주고 몽골과 영국의 의과대학 성형외과 박사학위증과 용산구 M병원 직원증 등을 위조했다. 황씨는 “몽골에서 유명한 성형외과 교수이자 최근 미국 LA에서 병원 개업”,“원하는 대로 성형해줄 수 있는 신(神)의 손”이라며 피해자들을 꾄 것으로 드러났다. 황씨는 이같은 무면허 의료행위를 40년 남짓 계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고졸출신인 황씨가 군에서 의무병으로 복무한 경험만 갖고 불법의료시술을 하다 10차례나 쇠고랑을 찼으며, 최근에도 같은 혐의로 교도소에서 복역한 뒤 출소하자마자 또 범행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들은 모두 황씨가 국내 의사면허는 없어도 외국에서 의학박사 학위를 받았다고 믿고 얼굴을 맡겼다.”면서 “이들 가운데 코수술을 잘못 받아 고개만 숙이면 콧물이 흐르거나 쌍꺼풀 수술의 부작용으로 눈이 감기지 않는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황씨에게 서류를 위조해준 브로커와 실리콘 등 약품을 공급한 일당을 쫓고 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生生인터뷰] 佛뮤지컬 ‘노트르담‘ 그랭구아르역 샤레스트

    [生生인터뷰] 佛뮤지컬 ‘노트르담‘ 그랭구아르역 샤레스트

    막이 열리자 짧은 머리의 그랭구아르가 등장한다. 모두가 숨죽인 가운데 장엄미 넘치는 서곡 ‘대성당의 시대’ 첫 소절을 부르는 순간부터 객석은 그의 매력에 단번에 빠져들고 만다. 영·미 뮤지컬과 확실히 다른 맛으로 한국 관객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는 프랑스 오리지널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이 작품을 본 관객이라면 무엇보다 가장 빛난 인물이 그랭구아르라는 사실에 이의를 달지 못할 것이다. 극중 사회자이자 음유시인인 그의 인기는 커튼콜 때 여실히 확인된다. 주인공에 이어 그가 등장하면 한층 더 폭발적인 갈채와 환호성이 터진다. 여성팬들은 그 앞에 몰려들어 연신 카메라 플래시를 터뜨려댄다. 훤칠한 키에 수려한 외모, 매끄러우면서도 힘있는 목소리에서 뿜어져 나오는 가창력으로 단연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는 그랭구아르 역의 리샤르 샤레스트(34)를 5일 그가 묵고 있는 소피텔 앰배서더 호텔에서 만났다. 캐나다 출신의 샤레스트는 99년 이 작품에 합류한 이래 지금까지 400번 이상 페뷔스만을 연기해온 ‘페뷔스 전문 배우’. 그랭구아르를 맡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때문에 한국 공연은 그에게도 뜻깊다. 그런데다 관객의 반응이 이토록 뜨거우니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 “그랭구아르는 스포츠팀으로 비유하자면 주장 같은 역할이라 누구나 욕심낼만 하죠. 지난해 10월 한국 공연이 있다는 말을 듣고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싶어 그랭구아르를 자청했습니다. 사실 그랭구아르는 ‘이방인의 궁전’에서 보듯 자기 목숨을 구제하기 바쁜 인물이에요. 페뷔스처럼 여성을 매혹시킬 만한 멋있는 인물이 아닌데도 사랑받고 있다는 게 기쁩니다.” 혹시 “꿈이 아닐까.”하며 팔을 꼬집어 보기도 할 만큼 믿기지 않는단다. 그는 이번 무대에서 “한번도 보지 못한 그랭구아르를 창조해내고 있다.”고 했다.“그동안 페뷔스로 무대에 서면서 내가 그랭구아르라면 이렇게 했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있습니다. 소설처럼 겁 많고 익살스러운 면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98년 프랑스 초연 이래 그랭구아르를 맡았던 브루도 펠티에의 영향으로 지금까지의 그랭구아르는 모두 긴 머리였다. 짧은 머리는 고정된 이미지를 탈피하고 싶어 시도한 것.DVD를 미리 접한 관객들은 처음엔 낯설었겠지만 한층 매력적인 그랭구아르의 탄생에 오히려 더 반색했다.“조니 뎁처럼 펑키한 분위기로 자유롭게 비쳐지길 원했다.”며 “가발을 쓰라고 해도 쓰지 않았을 것”이라며 웃는다. 그는 97년 캐나다에서 솔로 앨범을 발표한 가수이자 영화 시나리오, 뮤지컬 극본을 쓰는 작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이래저래 그랭구아르와 통하는 면이 많은 셈. “한국 관객들이 소극적이라는 얘기를 들었다.”는 그는 공연이 끝날 때마다 쏟아지는 기립박수, 환호성에 “기분 좋은 놀라움을 경험하고 있다. 감사하다.”며 현재 공연팀 분위기도 지금까지 어떤 공연보다 최고라고 흐뭇해했다.3월20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02)501-1377.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이해찬총리 업무추진비 6개월간 5억3400만원

    이해찬총리 업무추진비 6개월간 5억3400만원

    국무총리실은 6일 이해찬 국무총리가 취임 다음날인 지난해 7월1일부터 12월31일까지 6개월간 국정활동을 수행하면서 총 5억 3400만원의 업무추진비를 사용했다고 밝혔다. 사용내역에 따르면 민의수렴을 위한 간담회 등에 2억원이 사용돼 가장 큰 비중(37.4%)을 차지했으며 ▲현안대책수립 관련 회의비 1억 6100만원(30.1%) ▲민생현장 방문 위로·격려 1억 3800만원(25.9%) ▲내·외빈 접견시 기념품비 3500만원(6.6%) 등의 순이었다. 이번 이 총리의 업무추진비 사용내역은 총리실 인터넷 홈페이지(www.opm.go.kr)에 올라 있다. 한편 이 총리의 업무추진비는 고건 전 총리가 지난해 1월1일부터 퇴임 전날인 5월24일까지 사용한 3억 9900만원보다 1억 3500만원이, 지난 2003년 하반기(7월1일부터 12월31일)에 사용한 4억 100만원보다는 1억 3300만원이 각각 많은 액수이다. 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 한·미 골수 첫 교류 난치병 환자 구했다

    한·미 간에 조혈모세포 공식 교류가 처음으로 이뤄져 골수 이식을 통한 난치병 치료가 한층 원활해지게 됐다. 가톨릭대 강남성모병원 조혈모세포 이식센터(소장 민우성)는 골수이형성 증후군으로 이 병원에 입원 중인 K(여·17)양이 미국 국립골수은행(NMDP)이 제공한 골수를 이식받는 데 성공했다고 4일 밝혔다. 수술팀은 3일 오전 항공편으로 전달된 조혈모세포를 혈액내과 김유진 박사 집도로 이식했으며, 수술 경과는 매우 좋다고 설명했다. 이번 교류는 최근 NMDP가 이 병원 조혈모세포 이식센터를 교류가 가능한 국내 이식센터로 지정, 등록해 이뤄진 것이다. 국내에서는 지금까지 이런 등록 절차를 밟지 않아 세계에서 가장 많은 골수 공여자를 확보한 NMDP나 유럽 골수은행인 BMDW의 골수를 공식적으로 활용할 수가 없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열린세상] 글로벌 경제법칙을 활용하자/강승호 인천발전연구원 한중교류센터장

    우리는 좁은 땅에 살면서도 넓은 세계로 나가기보다는 열심히 제조해서 주로 선진국을 대상으로 수출하면서 생활을 영위하여 왔다. 최근 주요 수출대상국인 미, 일의 상대적 비중이 감소하고 대신 중국의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미국과의 관계에서 고급기술의 부품을 수입하여 저급기술의 완제품을 수출하던 종전의 구조가 크게 바뀌고 있다. 미, 일 등에 판매할 수 있는 고급기술 제품이 적어지고 저급기술 제품의 중국 판매로 생을 연명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자조석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제품을 내보내는 것만이 주목표이다 보니 기업이 해외로 나가는 것을 경제의 유출(인재공동화, 산업공동화)로 생각하는 경향도 있다. 시장규모가 매우 큰 국가의 경우 기술적으로 비교열위에 있더라도 기술집약적 생산공정의 집적까지 이뤄진다는 공간경제학의 이론이 최근 중국에서 현실로 나타나고 있고, 이 현상이 지속될 경우 단순제조업만 중국으로 이전하는 것이 아니라 기술집약적 산업까지 중국으로 이전해 한국에는 오로지 땅과 비경제활동인구만 남게 될 것이라는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우리의 대미 수출비중이 감소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고, 초국적기업의 중국투자가 이루어져, 생산이 글로벌화하면서 중국에서도 웬만한 기술집약 제품이 생산되고 있고, 중국업체도 기술이전 효과에 힘입어 추격속도가 빠른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 기업의 경쟁력에 대해 너무 자조하거나 기업의 중국진출을 산업공동화 우려로만 보는 것은 속단이다. 미국 시장에서 중국의 시장점유율이 우리를 앞서고, 우리가 중국의 점유율을 능가하는 제품 수가 적어진 것은 오래전 일이지만, 절대 총량면의 지표로 대국인 중국에 대한 경쟁열위를 논하는 것도 부질없는 짓이다. 1990년과 2003년 사이 중국의 수출입구조를 살펴보면 미주로의 수출비중이 10%에서 25%로 늘고 아시아 수출은 72%에서 50%로 감소하였다. 수입에서 미주 비중은 18%에서 14%로 감소한 반면 아시아 비중은 54%에서 64%로 급속히 증가하였다. 즉 중국은 아시아로부터 수입하여 대미 수출을 늘리는 구조로 변화하고 있다. 중국의 수입이 아시아 국가를 먹여살리고 있다고는 하지만, 수입의 상당 부분은 중국에서 가공되어 선진권으로 수출되는 제품의 중간재와 원료이다. 중국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지만 여전히 세계경제를 견인하고 있는 최종시장은 미국이다. 향후 10년내에는 바뀌기 힘들다는 것이 다수의 전망이다. 상당기간 미국 등 선진국 수출을 위한 중국으로의 생산이전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현단계 중국으로의 생산이전은 비용절감을 위한 생산목적이 다수이다. 같은 기술수준이면 비용열위에 있는 나라의 기업들은 비용우위의 중국과 아시아를 생산거점으로 활용하지 않고는 수출경쟁에 불리하기 때문이다. 정보통신의 발달로 인한 국제간 거래비용의 감소로 인해 국제분업구조의 재편형태는 종전의 ‘산업간, 혹은 제품간 분업’에서 ‘생산공정간 분업’으로 나타난다. 즉 각국은 기술력 및 경제효율성에 따라 기술집약적 생산공정으로 특화되든지 혹은 저부가가치 단순공정으로 특화된다. 공정간 분업 경향은 기업의 글로벌 분업, 분산입지를 강화하는 측면이 있다. 다국적 경영경험이 있는 한국의 대기업들은 기술 우위를 유지하면서 국내에서 주요한 의사결정과 연구개발을 수행하여 글로벌 분산경영을 꾀하고 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것이 국내경제의 가장 큰 당면과제가 되고 있다. 무분별하지만 않다면 중소기업의 생산거점 활용을 위한 진출은 기업내 공정간 분업수준으로 발전하여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는 방책이 될 수 있다. 특히 지리적 근접성을 지닌 중국에 대해 물류 등의 연계망이 강화되면 될수록 적절한 산업이전은 공동화를 초래하기보다는 글로벌 분산경영(분업)의 이익을 강화시킬 것이다. 강승호 인천발전연구원 한중교류센터장
  • 골수이식 부작용 해법 찾았다

    자가면역 질환의 일종으로 골수이식 과정에서 흔히 나타나는 치명적 부작용인 이식편대 숙주반응을 해결할 수 있는 치료법이 국내 학자에 의해 개발됐다. 서울아산병원은 울산대 대학원 면역·의생물학과 박사과정에 재학 중인 김주양(여·27)씨가 인체의 면역시스템에 관여하는 T세포의 공동 자극분자인 ‘4-1BB’분자에 단클론항체(monoclonal antibody)를 주사하면 만성 이식편대 숙주병을 완전히 예방할 수 있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확인했다고 3일 밝혔다. 단클론항체는 단일 항원에만 작용하는 한 종류의 균질 항체로, 현재 임상진단용 시약으로 널리 활용되고 있으며, 암과 면역성 질환, 바이러스성 질환을 치료하기 위한 ‘항체요법’에도 폭넓게 응용되고 있다. 김씨는 “이는 단클론항체가 병의 원인이 되는 ‘CD4+ T’세포를 제거하기 때문”이라며 “동물실험을 통해 이미 진행 중인 이식편대 숙주병도 이같은 방법으로 치료가 가능함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혈액학회가 발간하는 세계적인 학술지인 ‘블러드(Blood)’ 최근호에 게재됐다. 김씨의 지도교수인 권병석 교수는 “이는 부작용없이 이식편대 숙주병을 예방, 치료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른 질환에도 적용이 가능한 획기적인 연구”라고 말했다. ●이식편대 숙주병이란? 악성 혈액암이나 면역결핍증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골수이식 수술을 거쳐야 하는데, 이 때 이식된 골수 속의 성숙한 T세포가 환자의 동종 이형항원에 반응해 생기는 질병이다. 이식편대 숙주병은 골수이식을 어렵게 하는 주요 원인으로 임상에서는 이 질병의 발생을 막기 위해 강력한 면역억제 치료를 해왔으나 부작용에 비해 효과는 기대에 못미쳤으며, 세계적으로 아직까지 근본적인 치료법은 제시되지 않았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2일 TV 하이라이트]

    ●대추나무 사랑걸렸네(KBS1 오후 7시30분) 밤골에 젊은 이장이 선출되었다는 소식을 들은 호암 중리 사람들은 ‘우리도 이번 기회에 마을 이장을 젊은 사람으로 바꾸는게 좋겠다.’고 생각한다. 상훈 등은 유력한 후보자로 동철을 지목하고 분위기를 몰아간다. 현욱은 구판장에서 마을 사람들의 여론을 듣는데…. ●오픈 스튜디오(SBS 오후 4시10분) 노인들의 활력있는 인생을 위해 이제 여가생활은 선택이 아닌 필수이다. 특히 빠르게 변화하는 정보화 사회에서 컴퓨터를 배우고자 하는 노인들의 욕구도 늘어나고 있다. 노인들의 여가생활에 대한 실태와 문제점을 알아보고, 컴퓨터를 선택한 노인들의 달라진 생활에 대해 말한다. ●YTN개국 10년특집 3부작‘자원 그리고 미래’(YTN 오전 10시25분) 고유가와 원자재난 속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국경제. 문제의 뿌리는 빈약한 우리 자원의 현실에 있다. 엄청난 에너지 소비량과 함께 심각한 에너지 자원부족은 우리에게 어떤 결과를 초래했는지를 국내·외 입체 취재를 통해 다양하게 조명한다. ●책, 내게로 오다(EBS 오후 10시50분) 헌법학자이자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위원장 등 인권 관련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상범씨를 만나 ‘살아있는 우리 헌법이야기’를 들어본다. 우리 헌법의 얼룩진 역사부터 헌법에 보장된 인권과 법조문 뒤에 숨겨진 권력 구조의 내용까지 헌법을 제대로 알아볼 수 있는 기회. ●와!e-멋진 세상(MBC 오후 7시20분) 미국 필라델피아의 머리 붙은 샴쌍둥이 로리와 리바. 비록 몸은 불편하지만 마음만은 일심동체라는 그녀들의 삶과 애환을 들어본다. 태국의 한 마을에 끼니때만 되면 동네에 나타나 밥을 먹고 사라지는 뱀. 이 뱀이 나타나기만 하면 너나 할 것 없이 소원을 빌고 또 빈다는데…. ●용서(KBS2 오전 9시) 형우는 친자 포기각서를 찢어버리며 절대로 수민이와 수형이를 포기할 수가 없다고 말하지만, 재훈은 당신이 수민이를 사랑할 자격이 있느냐고 되묻는다. 호영과 승주가 수민이 집을 찾아간 사실을 안 형우는 호영의 카페를 찾아가 자신에게는 어떻게 대해도 상관없지만 수민이만은 그냥 놔두라고 말한다.
  • [뒷골목 맛세상] 강남의 맛집

    [뒷골목 맛세상] 강남의 맛집

    마침내 입춘과 우수를 지나고 봄이 비롯되었다. 얼핏 보면 봄이야 시절에 따라 저절로 오는 것 같지만, 결코 저절로 오는 봄이란 없다. 지난겨울의 혹독한 추위와 모진 눈보라가 있어야 비로소 꽃 피는 봄도 있는 것이다. 우리의 삶도 봄과 마찬가지일 터이다. 절망을 거치지 않은 희망이란 얼마나 무의미할 것인가. 우리 선인들이 입춘이 되면 봄맞이라도 하듯이 대문이며 사랑방 기둥에 크게 써 붙이던 입춘대길(立春大吉)의 대길은 주역의 지천태(地天泰)에서 나온 말로, 역술인들은 입춘대길과 함께 이 괘를 그려 넣기도 했다. 이 지천태의 괘는 곤괘(坤卦)의 땅이 위로 올라가고 건괘(乾卦)의 하늘이 아래에 있어 얼핏 위아래가 뒤바뀐 것 같지만, 오히려 이 뒤바뀜을 선인들은 크게 길하게 여겼으니 그이들의 깊은 뜻이 오늘에 새삼스럽다. ●하늘과 땅의 기운이 뒤바뀌는 立春 선인들에게는 봄이야말로 어두운 음의 기운이 하늘에 가득하고 밝은 양의 기운이 땅에 가득하여 이 뒤바뀐 기운으로 만물이 생겨나는 시절인 것이다. 하늘과 땅이 서로 자신의 위치를 고수하다 보면 천하에는 아무런 변화도 일어나지 않고, 만물도 생겨날 수가 없다. 대신에 하늘과 땅이 뒤바뀌면, 절망과 고통이 어쩔 수 없이 뒤따르는 가운데에서도 하늘과 땅이 본디 자리로 돌아가려는 기운이 천지에 가득하게 된다. 그리하여 마침내 하늘과 땅의 교류가 이루어져 만물이 생겨나는 것이다. 비록 절망과 고통이 뒤따른다 해도, 이런 천지의 뒤바뀜이 어찌 크게 길하지 않으랴. 천지의 뒤바뀜을 사람살이 식으로 풀이하자면, 가장 깊은 절망의 가운데에서 한 가닥 희망이 솟아나오고, 반대로 온통 장밋빛으로 가득한 희망의 가운데에서 이미 한 가닥 절망은 비롯된다는 지혜일 터이다. 천지의 뒤바뀐 기운은 어느 새 그대를 파고들어 마침내 그대에게도 지천태의 입춘대길로 봄이 온다. 길고 긴 절망의 터널을 지난 그대가 이제는 희망을 꽃피우고, 그리하여 일생에 가장 소중한 이를 만나게 된다. 자, 이 크게 길한 날에 어디에 소중한 이와 만나는 자리를 마련할까. 강남의 지하철 2호선 역삼역 2번 출구를 나오면 바로 앞에 스타타워라는 멋있는 빌딩이 바라보는 이의 고개를 모자라게 할 만큼 높은 키로 세련된 외양을 자랑하고 있다. 그 빌딩을 끼고 돌면 후문이 나오는데 후문 바로 앞에 ‘바이더웨이’라는 24시 편의점이 있을 터이다. 그 골목을 들어서서 10여 미터 걷다보면 ‘민들레(02-558-8513)라는 자그맣고 예쁜 입간판을 만나게 된다.2층 양옥집을 개조하여 전통 한정식집으로 꾸몄는데, 깔끔하면서도 멋스러운 실내 디자인과 개량한복 차림의 종업원들이 예사롭지 않은 주인의 성품을 은은하게 내비치고 있다. 얼핏 한정식집 주인으로는 어울릴 것 같지 않은 깊은 눈빛과 단아한 분위기의 오성숙씨가 있는 듯 없는 미소를 띤 채 그대에게 조용히 인사를 할 터이다. 그 첫 대면의 순간 그대는 그이에게서 어쩌면 그대와 함께 사람살이의 신산고초를 겪으면서 심성이 보다 그윽해진 큰누님이나 혹은 큰언니 같은 살붙이의 정을 느낄지도 모른다. 그런 살붙이의 정을 느끼면서 그이의 곁을 보면, 이번에는 흰머리가 참 잘 어울리는 장년의 노신사가 역시 그대에게 가볍게 인사를 할지도 모른다. 흰머리의 그이는 다름 아닌, 서울대학교 정치학과 교수인 김세균 박사이다. 방학이 되거나 한가할 때면 그이는 이따금씩 민들레에 나타나 아내인 오성숙씨를 도와 기꺼이 손님들과 어울리기도 한다. ●한때 참교육·여권운동에 몸담기도 민들레에 와서 주인 내외를 만나본 이들은 한결같이 한 가지 의문을 품게 된다. 적어도 이 나라 명문대학의 교수이고 또 그 부인되는 이가 도대체 더 이상 뭐가 부족해서 한정식집까지 차리게 된 것일까.1997년 민들레라는 한정식집 주인이 되기 전까지만 해도 오성숙씨는 명문대학의 교수부인이기에 앞서 1980년대 후반부터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회장을 맡아 전교조와 함께 잘못된 교육정책을 바로잡기 위해 운동권에 몸을 담아온 소위 여성운동가였다. 또한 한국여성민우회 편집실장이며 정책실장으로, 저소득여성들이나 근로여성들을 위한 지원활동에 나서 공부방이나 쉼터를 열어주고, 주부들을 위한 생활협동조합을 설립하는 등, 여성의 지위를 자리매김하는 여권운동의 일선에서 뛰어온 이였다. 그런가 하면 그이의 남편 되는 김세균 교수는 형제인 사회학의 김진균 교수와 함께 진보적 지식인의 길을 걸어오며 1970년대부터 이 땅의 민주화운동에 이론적 토대를 마련한 이이기도 했다. 오성숙씨가 자신의 잘못된 빚보증 한번으로 집이며 재산 따위를 깡그리 다 잃고 무일푼이 되어 남편이며 아이들과 함께 10여 평 남짓 되는 셋방에 나앉게 된 것이 바로 1997년이었다. 이때부터 그이는 모든 사회활동을 접고 여기저기서 돈을 그러모아 한정식집을 차린 것이었다. 기실 그이는 평소부터 음식솜씨가 남달라서, 남편과 함께 독일의 베를린에 있는 자유대학에 유학 중이던 1980년대 초에는 당시에 소위 운동권 출신 유학생들이며 황석영씨 같은 정치적 망명자들 사이에서는 그 뛰어난 음식솜씨 때문에 청진옥으로 불리기도 했다. 청진옥이란 그이의 큰아들 김청진이라는 이름에서 따서 유학생들이 붙인 별칭으로, 프랑크푸르트에 있던 이해동목사 내외의 해동여관과 함께 유학생들에게는 공짜로 자고 공짜로 고국의 음식을 먹으며 향수를 달랠 수 있는 소중한 쉼터이기도 했다. ●단아한 분위기의 큰누님같은 안주인 민들레의 한정식은 코스요리를 주로 하지만, 낮손님들을 위해서는 민들레밥상이라고 하여 흑임자죽이며 녹두죽 같은 죽에 잡채, 야채샐러드, 해물무침, 고등어조림, 김치전, 콩비지 등에 된장찌개며 밥이 나오는데, 무나물이며 취나물, 고사리나물 무침에 조개젓, 도토리묵, 김치 같은 밑반찬이 따라 나온다. 이 8000원짜리 민들레밥상에 곁들여 불고기볶음이며 제육주꾸미볶음, 해물한정식, 더덕구이, 갈비찜오분자기, 메로구이, 간장게장 등이 추가되면 각각 1만원에서 1만 5000원짜리 정식이 된다. 저녁나절에 주로 하는 코스요리에는 1인분에 2만 5000원짜리 기본정식과 3만 5000원짜리의 민정식이 있는데, 그대가 소중한 이와 처음으로 함께하는 자리라면 약간 무리할지 모르지만, 민정식을 권하고 싶다. 민정식은 나오는 순서에 따라, 녹두죽에 야채샐러드, 탕평채, 찹쌀화전이며 생선전이며 표고버섯전으로 구색을 맞춘 삼색전, 도미찜, 굴이며 소라며 우렁이며 새우가 들어간 모듬해물, 도다리며 도미의 싱싱한 모듬회, 연어쌈, 수삼과 꿀, 해물고추잡채, 홍어와 돼지고기에 보쌈김치를 곁들인 홍어삼합, 구절판, 새우튀김, 갈비찜, 해물냉채, 대구탕, 장어구이 등이 나오고, 마지막으로는 민들레밥상의 반찬과 밥에 누룽지가 함께 나온다. 민들레에는 10여 개의 방에 130석의 자리가 있어 얼마든지 대형 모임도 가능하다. 지하철 2호선 강남역에서 내려 7번 출구를 나와 시티극장에서 골목으로 접어들어 50미터쯤 언덕길을 올라가면, 골목 막다른 곳에 푸치니(02-552-2877)라는 정통 이탈리아 레스토랑이 있다. 일찍이 서울대학교 음악대학에서 성악을 전공하고 곧장 이탈리아로 건너가 로마에 있는 페스타라 음악원에서 10년 가까이 유학을 하고 돌아와 모교에서 강사를 지낸 테너 안종선씨가 주인인데,1998년에 자신이 살던 양옥을 개조하여 3층까지 한결 깔끔하고 격조 있는 레스토랑으로 바꾸어 놓았다. ●유학생활 10년동안 익힌 미각 잘살려 투명한 유리창으로 지붕을 덮은 정원에 앉아 따스한 햇살을 그대로 받으며 소중한 이와 함께 정통 스파게티며 파스타를 즐기고, 밤이면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별도 헤아릴 수 있는데, 푸치니의 지배인으로 있는 피아니스트 안토니오 파텔라씨의 감미로운 연주까지 들을 수 있다면 더욱 소중한 시간이 될 터이다. 볼로냐의 음악원에서 피아노를 전공하고 서울발레단의 음악감독으로 왔다가 8년 넘어 머무르고 있는 안토니오씨의 피아노 연주에 맞춰 안종선씨의 테너 독창까지 들을 수 있다면 거기에서 더 이상 무엇을 바라랴. 푸치니의 손님들은 거의 절반 가까이가 외국인들이고, 그만큼 주인 되는 이의 정통 이탈리아 요리에 대한 자부심도 대단하다. 주로 이탈리아인들을 위시한 유럽인들이 즐겨 찾는데, 기실 10년 가까이 이탈리아에 유학하면서 정통 이탈리아 요리의 미각을 익힌 그이가 귀국하자마자 푸치니를 차린 것도 그때까지 우리나라에 있는 이탈리아 레스토랑들이 그의 미각을 만족시키지 못한 때문이었다. 그이는 통밀에서부터 치즈같이 이탈리아 요리에 필요한 재료들을 거의 대부분 이탈리아에서 수입하여 사용하고 있다. 푸치니에서 레스토랑의 이름을 내걸고 손님들에게 특선메뉴로 내놓는 ‘스파게티 알라 푸치니’는 푸치니 스페셜로 부르기도 하는데, 볼로냐와 피렌체 사이의 산간지방인 폴리아에서 주로 먹는 토속음식으로 파마산 치즈 중에서도 3년산 레지아노 치즈를 사용한다. 이 치즈는 무게가 35kg이 나가는 거의 맷돌만한 크기인데, 치즈 가운데에 홈을 파서 홈에 ‘바카디151’이라는 높은 도수의 럼주를 붓고 불을 붙여 치즈를 녹인 후에 여기에 스파게티며 야채를 넣어서 비벼내는 식이다. 1인분에 1만 8000원인 이 푸치니 스페셜은 강한 화력으로 럼주가 증발한 후에도 그윽한 향이 남아 여성들도 즐기는데, 요리사가 주방에서 나와 손님 앞에서 직접 시연을 펼치고 서브까지 한다. ■다국적 요리·술 한자리에 지하철 2호선 강남역 7번 출구를 빠져나오면 바로 출구 앞에 레비스(02-565-5959)라는 퓨전요리집이 있다. 간판에도 버젓하게 내세운 ‘다국적 식주공간(食酒空間)’답게 한식, 중식, 일식, 양식을 위시해서 세계의 퓨전요리들을 거의 망라하고 있다. 이를테면 우리의 옛날두부김치에서 매운낙지볶음, 직화구이곰장어, 신닭발, 화이어뽈에서 일식의 해물오코노야키, 해물 스테미나나베, 후지볼케이노롤, 모리아와세, 겐키도리, 중식의 광동갈비, 팔보라조, 타이치킨, 홍콩야식, 깐소꽃게, 양식의 레비스초이스, 새우퐁듀, 철판돈가스, 시푸드치즈그라탕, 치즈칠리치킨, 파에리아 이외에도 훈제연어허브샐러드, 아보카드샐러드, 펌킨셀러드에 군고구마베이컨 피자, 데리야키 치킨피자에 소이웰빙파스타까지 모두 100가지가 넘어 미처 종류를 헤아릴 수 없는 요리들을 1만원 안팎의 저렴한 가격으로 내놓고 있다. 거기에 술 또한 우리의 백세주며 천국, 설중매를 위시해서 일본의 나마조조나 고노이즈미부터 중국의 죽엽주와 금화고량주, 공부가주, 죽봉주에 와인이며 양주, 생맥주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구비하여 20대의 신세대들은 물론 30,40대의 취향에도 뒤지지 않게 구비해 놓았다. 다국적 요리들이라고 해서 결코 싸구려로 맛이며 정성이 부족한 것이 아니다 레비스에서는 이 다국적 요리들을 위해 대학에서 조리학과를 나온 젊은 조리사들이 각각 한중일양으로 나누어 모두 12명이 주방을 맡고 있다. 게다가 직접 조리를 담당하지 않은 관리직들도 저마다 한두개씩은 조리사 자격증을 가지고 있어서, 새로운 퓨전요리를 개발하기 위해 힘을 기울이기도 한다. 레비스에서 개발해낸 퓨전요리 중의 하나로 훈제연어 허브 샐러드는 훈제연어에 비타민이라는 야채, 케이퍼라는 서양배추 봉오리, 치커리, 물냉이, 양상치, 트레비스라는 보라색양상치, 천연의 천도복숭아, 가늘게 채 썬 양파를 올리브유로 드레싱해내는 식이다. 팔보라조는 갑오징어, 해삼, 새우, 참소라, 피조개 등의 해산물에 죽순, 표고버섯, 양송이버섯, 베이비콘을 넣어 매운 소스로 볶아내는 식이다. 그러나 레비스의 뛰어난 점은 380평에 360석이라는 대형 홀에 대한 섬세하고도 세련된 실내 디자인에 있을 터이다. 홀을 크게 나누어 한식의 분위기를 살린 공간, 일식집의 분위기를 살린 공간, 중식집의 분위기를 살린 공간에 양식집 분위기의 이국적 공간에 이어 룸살롱처럼 화려하고 푹신한 둥근 소파의 공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위기 속에서 다양한 요리며 술을 맛보며 소중한 이와 함께 저녁 한때를 즐길 수 있다.
  • 천수이볜 “임기중 독립선포 안한다”

    천수이볜(陳水扁) 타이완 총통은 24일 야당인 친민당의 쑹추위(宋楚瑜) 주석과 여야 영수회담을 갖고 자신의 임기 내 타이완 독립을 선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천 총통은 그동안 타이완 독립에 반대 입장을 보여온 쑹 주석과의 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독립을 선포하지 않고 국호도 바꾸지 않겠다고 말했다. 춘절(春節·설) 때 전세기를 직항 운영했던 방식으로 화물 전세기를 운영하거나 통상(通商), 통우(通郵), 통항(通航) 등 3통을 추진하기로 했다. 대신 중국의 무력 위협에 대해 인식하고, 안보를 위해 무기를 구매하기로 했다. 또 양안 평화발전시스템을 만들고 군사 완충지역을 공동 추진하기로 했다. 천 총통의 임기는 오는 2008년 5월까지이며, 지난해 5월 재집권 취임사에서도 타이완 독립을 선포하지 않겠다고 밝혔었다. 천 총통은 “‘중화민국’은 타이완의 정식 국호가 확실하다.”면서 타이완과 중국이 별개의 국가라는 ‘양국론(兩國論)’도 더 이상 제기하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중국이 다음달 반국가분열법을 통과시키겠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는데다 타이완 여론도 양갈래로 나뉘고 있어 이번 발표가 양안 관계 회복의 계기가 될지는 미지수다. 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 관제신앙 바탕 점복서 ‘관제영첨’ 국역서 발간

    관제신앙 바탕 점복서 ‘관제영첨’ 국역서 발간

    삼국지의 주인공 관우(關羽)는 촉한의 용맹한 장수이면서, 사후엔 무신(武神)으로 받들어져온 신앙 및 점복술의 대상으로 알려져 있다. 관우신을 숭배하는 관제신앙(關帝信仰)은 중국뿐만 아니라 우리나라도 고대로부터 전래됐으며, 특히 임진왜란 때 조선에 파견된 명나라 군사들에 의해 본격적으로 민간에 널리 유포되었다고 한다. 조정에서도 명의 권유로 각 처에 관성묘(關聖廟)를 짓고 나라의 수호신과 재신(財神)으로 모셨으며, 선조를 비롯하여 숙종, 정조, 순조, 고종 등 역대 국왕들도 관성묘에 제사를 지낸 것으로 전해진다. 관제는 근대 이후 거의 자취를 감추면서 그 모습을 보기 어려워졌는데, 최근 국립문화재연구소가 민속문화 보존사업의 일환으로 관제신앙을 바탕으로 한 점복서 ‘關帝靈籤’(관제영첨·이정섭 해역)을 국역, 발간했다. 관제는 관우를, 영첨은 ‘신령스러운 제비’를 뜻하는데, 점을 치는 방법이 비교적 간단하고 재미있다. 즉 1첨에서 100첨까지 천간(天干)으로 엮인 제비를 뽑아 점을 치는데, 뽑힌 첨에 씌어 있는 천간(甲甲∼癸癸)에 의해 사람의 길흉화복을 예측하는 방식이다. 각 첨엔 제목격인 첨의 운이 나오고, 이어 제목을 부연설명한 7언절구의 시, 다음엔 첨의 뜻을 풀이한 해왈(解曰), 시에 대한 뜻풀이인 석의(釋義)가 붙는다. 마지막으로 점을 쳐서 실제로 경험한 사례를 적은 점험(占驗)이 따라붙는다. 만일 100개의 첨중 갑갑(甲甲)을 뽑았을 경우, 제목은 ‘한고조(漢高祖)가 함곡관에 들어가다.’이다. 해왈 및 석의를 보면 ‘바라는 일이 뜻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 없다.’‘그러나 바라는 것이 재물일 경우 유명무실하여 말만 많지 공허하다.’고 풀이한 ‘대길운(大吉運)’이다. 관제영첨은 단순히 길흉화복을 점치는 다른 점복서와 달리 권선징악하는 교훈의 내용을 담은 것이 특징이다. 즉 길흉화복이 모두 자기 자신의 행위에서 비롯된다는 의미로, 심성을 바르게 가지고 선행을 많이 하면 복도 얻고 재앙도 피할 수 있다고 가르친다. 자신의 심성과 행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복만을 구하는 현대인들에게 좋은 교훈이 되는 책이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입으로만 지은 초고층 재건축

    입으로만 지은 초고층 재건축

    서울에서 추진되던 초고층들의 ‘꿈’이 사그라지고 있다. 일부는 정부의 규제로, 일부는 사업추진 과정의 문제 등으로 속속 무산되고 있다. 집값을 들썩이게 했던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의 초고층 재건축도 법을 고쳐서라도 이를 막겠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 앞에 부푼 꿈을 접어야 했다. 초고층 아파트 등을 짓기로 했던 성동구 뚝섬 상업용지 매각작업도 주변 집값을 불안하게 하고, 토지를 낙찰받기 위한 업체들의 경쟁 과열로 매각작업이 중단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이들 중 일부는 아직도 ‘고층 꿈’을 접지 않았다. 언젠가 기회가 오면 다시 초고층 건축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지난 17일 발표한 부동산 대책에서 집값 상승 우려지역에서는 초고층 재건축을 억제키로 했다. 기존 단지에 비해 동수가 크게 줄거나 층고를 무리하게 높이지 못하도록 하고 이를 어기고 초고층 재건축을 추진하면 법을 고쳐서라도 막겠다고 못박았다. 이 조치는 압구정동 현대아파트에서 비롯됐다. 이 단지는 이달초 60층 규모의 초고층 재건축을 하겠다며 기본계획 변경안을 서울시에 제출했다. 이 변경안을 낸 시점은 건교부가 2종 일반주거지역의 층고제한 완화를 검토한다는 보도가 나간 때여서 일각에서는 현대아파트가 이같은 제도개선에 의해 혜택을 보는 것으로 착각했을 정도다. ●정부 법 개정해서라도 규제 천명 그러나 압구정동 현대아파트는 1∼7단지 가운데 4단지를 뺀 다른 단지가 층고제한을 받지 않는 3종 주거지역이다. 정부의 규제완화가 없더라도 초고층 재건축을 추진할 수 있는 단지이다. 문제는 초고층 재건축 추진사실이 알려지면서 현대아파트 가격이 수천만원씩 오른 것. 외견상 정부가 규제완화를 해 가격이 오른 것처럼 비쳐졌다. 결국 정부는 이를 염두에 두고 초고층 재건축 불허방침을 밝혔다. 물론 정부가 이같은 규제를 하지 않더라도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단지는 초고층 재건축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이었다. 소형 의무비율에 따라 재건축시 65%를 전용면적 25.7평이하로 지어야 하고, 종세분화 과정에서 용적률도 230%로 줄어들어 현실적으로 초고층 재건축은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어떻든 이번 파문으로 압구정동 현대아파트의 초고층 재건축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게 됐다. 또 같은 3종 주거지역인 대치동 은마아파트 역시 초고층의 꿈은 접을 수밖에 없게 됐다. ●서울시 뚝섬상업용지 입찰보류 서울시가 복합단지로 개발계획을 수립한 뚝섬일대 상업용지는 모두 1만 6774평으로 아파트·호텔·공연장 등이 들어선다. 이 땅은 2008년 개통하는 지하철 분당선 성수역 인근에 조성되는 복합상업단지 4개 블록으로 개발된다. 뚝섬부지는 1구역의 용적률은 최대 400%, 건물 높이는 70m에서 160m로 완화했다. 또 3,4구역은 용적률 상한선 600%에 높이 250m로 이 경우 70층짜리 건축도 가능하다. 최고 69층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와 비슷한 높이다. 서울시는 이 부지를 지난 3일 공개경쟁입찰을 통해 매각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 땅을 낙찰받으려는 업체들이 몰려들면서 평당 5000만원가량 받을 것이라는 풍문이 돌고, 주변 집값이 뛰면서 부작용을 우려한 서울시가 갑작스레 매각을 중단하기에 이르렀다. 매각 중단 작업이 곧 초고층 건축물의 건축 중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 사업도 당분간 표류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편 서울시는 이 땅을 공영개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초고층 건축이 그대로 진행될지도 미지수이다. 롯데그룹은 10년이 넘게 송파구 잠실동에서 석초호수변에 100층이 넘는 규모의 초고층 제2롯데월드 건설을 추진해왔지만 아직도 성사시키지 못하고 있다. 군사공항인 성남시 서울공항으로 인해 초고층 건축에 제동이 걸리기 때문이다. 이처럼 초고층 건축은 걸림돌이 많다. 특히 아파트의 경우 건축법 등 각종 법률상의 걸림돌 외에도 초고층아파트의 폐쇄성으로 주변지역과의 단절이라는 문제점도 부각되고 있다. 또 교통혼잡 등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건축주 입장에서는 같은 땅에 높이 지으면 토지 활용도가 높아지고 다른 지역과 차별화돼 수익이 발생하지만 주변에는 악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세중코리아 김학권 사장은 “초고층 재건축, 특히 아파트의 초고층화는 집값이 안정되고 사회문화적으로 이를 용인하는 단계에 도달해야만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며 “압구정동 등 3종 단지의 경우 30∼40층 재건축은 가능할지 몰라도 60층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與 당의장경선 ‘3강·3중·3약 ‘… 국참연대 변수로

    與 당의장경선 ‘3강·3중·3약 ‘… 국참연대 변수로

    4·2전당대회를 향한 열린우리당의 당권 레이스가 20일 문희상·신기남 의원의 공식 출마선언을 신호탄으로 본격화됐다. 당의장 예비후보가 10여명으로 압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당 안팎에서는 현재 판세를 문희상·한명숙·신기남 의원을 ‘3강’, 장영달·염동연 의원과 재선그룹(이종걸·송영길·김영춘 의원중 단일후보 성사시)을 ‘3중’, 김두관 전 행자부장관·유시민·김원웅 의원 등 개혁당 출신을 ‘3약’으로 파악한다. 일각에선 문희상·한명숙·신기남·장영달 의원을 ‘빅 4’로 분류한다. 그러나 참여정부 ‘창업공신’인 명계남씨가 이끄는 ‘국민참여연대’가 새로운 변수이고, 막판 후보자간 합종연횡 가능성이 높아 결과를 예단하기는 이르다. 특히 개혁과 실용을 사이에 둔 노선경쟁은 합종연횡 및 득표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김혁규·홍재형 “문희상 지지” 영남권의 주요 주자였던 김혁규 의원과 충청권을 대표하려던 홍재형 전 정책위의장은 출마의 뜻을 접고, 문희상 후보를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실제 문 의원이 이날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자리에는 홍 의원을 비롯해 유인태·김명자·배기선(선대본부장)·서갑원·문학진·이용희·전병헌(대변인)·박기춘·변재일·윤호중·강성종·유필우·정성호·심재덕 등 현역의원 15명이 배석했다. 개혁당 출신의 윤선희씨도 참석해 각 계파를 망라한 상황이다.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한 시간 뒤 신 의원이 단독으로 출마선언을 한 것과 비교가 됐다. 신 의원 측은 “세몰이가 아니라 후보의 철학·정책·소신으로 승부하는 것이 선거 전략”이라면서 승리를 자신했다. ●한명숙 의원, 여성후보단일화 유리한가 3선인 이미경 의원은 지난주 한명숙 의원을 지지하며 불출마 선언을 했다. 여성 후보로 24일 출마를 공식선언할 한 의원 이외에 ‘구(舊)당권파’인 김희선 의원과 박영선 의원,‘재야파’인 조배숙 의원의 출마여부가 관심거리다. 여성후보 단일화가 논란이 되는 가운데 당 일각에서는 “한 의원은 또 다른 여성이 출마해야 당 의장에 필요한 득표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당헌상 선출직 상임중앙위원 중 1명이 여성 몫으로 돼 있어 한 의원이 단일 여성후보로 나올 경우 표가 쏠리지 않을 것이란 추론이다. ●재선그룹, 개혁당 세력의 파워 개혁적 성향의 초·재선의원 모임인 ‘새로운 모색’은 21일 재선그룹 후보단일화에 대한 결론을 낼 예정이다. 송영길 의원이 강력히 출마의 뜻을 드러내고 있다. 그러나 이종걸 전 원내수석부대표는 최근 “재선그룹이 모두 뛰어들어 전당대회를 흥겹게 만드는 방향도 고려 중이다.”라고 말해 단일화 조정이 쉽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서울시장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김영춘 의원의 결정도 주목된다. 참여정치연구회는 20일 밤늦게까지 이사회를 갖고 후보단일화를 시도했으나 김원웅·유시민 의원과 김두관 전 장관이 모두 출마의 뜻을 꺾지 않아 실패했다. 일각에서는 “유 의원이 불출마 선언할 가능성이 현재 높다.”고 평가한다. 문소영 김준석기자 symun@seoul.co.kr
  • [피플 인 포커스] 이라크 총리 유력 알 자파리

    이라크 새 민주정부의 총리로 이슬람다와당 당수이자 임시정부 부통령인 이브라힘 알 자파리(58)가 확실시되고 있다. 미국이 지지하는 아메드 찰라비가 총리직을 놓고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가장 강력한 경쟁자이던 아델 압둘 마흐디 재무장관이 분열 방지를 위해 총리직에 뜻이 없음을 밝히면서 최대 정파인 시아파의 지지를 받는 자파리의 총리 취임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소수 수니파의 정치과정 참여 및 쿠르드족의 분리독립 움직임 차단이 최대 과제로 떠오른 이라크의 새 총리로 그가 유력시되는 것은 자신을 낮추고 외교와 대화를 앞세우는 성품이 시아파와 수니파간 분쟁 등 종파적인 분열 치유가 시급한 이라크를 이끄는 데 적임자라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평소 이라크가 내전으로 빠져드는 것을 막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이를 위해 치안의 중요성을 강조해온 자파리는 미군 및 연합군의 철수는 이라크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며 미군 등의 조기철수에 반대한다고 밝혀왔다. 이 때문에 이란과 같은 신정국가 탄생을 우려해온 미국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 남부 카르발라에서 태어난 자파리는 모술대학에서 의학을 전공했으며 1966년 가장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이슬람다와당에 입당했다.1980년 다와당에 대한 후세인 정권의 박해가 심해지면서 이란으로 망명한 뒤 영국으로 거처를 옮겨 가족들은 아직도 영국에 거주하고 있다. 이라크전쟁으로 후세인 정권이 무너지자 곧바로 귀국, 다와당 재건에 나선 뒤 미군 철수를 요구하는 시위를 주도해 시아파 최고지도자 알 시스타니와 무장투쟁을 이끈 무크타다 알 사드르에 이어 가장 영향력있는 이라크 지도자 3위에 오를 만큼 영향력을 키웠다. 자파리는 결국 미국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면서도 정치에서의 흑백논리를 배제하는 신중함으로 분열과 대립을 치유할 대안으로 총리 취임을 눈앞에 두게 됐다. 유세진기자 yujin@seoul.co.kr
  • [클릭 이슈] 스포츠 해외유학 실태

    [클릭 이슈] 스포츠 해외유학 실태

    최근 한국 스포츠계에서는 ‘박주영 축구 신드롬’이 일었다. 환상적인 골 퍼레이드로 국민을 열광시킨 박주영은 본인이 워낙 뛰어난 자질을 갖추기도 했지만, 고교 시절 축구 선진국 브라질로 1년간 유학을 다녀왔다는 사실로 주목받았다. 박주영처럼 일부 해외 유학으로 인한 소득도 있지만 마이너 종목에서는 일부 선수에 집중된 투자로 전체적인 기량 발전으로 이어지기에는 미흡한 것 또한 현실이다. ●축구·골프가 가장 ‘활발’ 현재 해외 유학이 활성화된 종목은 축구와 골프. 축구는 에이전트나 프로구단, 대한축구협회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유학이 이뤄지고 있지만 골프는 순수 개인 차원에서 다녀온다는 차이점이 있다. 에이전트를 통해 개인적으로 유학을 떠나는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축구 유학의 전체적인 규모를 파악하기는 사실 힘들다. 최고조에 달했던 2000년에는 200∼300명 정도가 유학을 떠났던 것으로 대한축구협회는 추정한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월드컵을 계기로 국내 축구 환경이 비약적으로 좋아졌기 때문에 현재는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다.”고 전했다. 협회 차원에서는 2002년 17세 대표팀의 양동현 등 유망주 5명을 프랑스로 유학을 보냈고 지난해 하반기에도 2억여원의 예산을 투입,3명을 추가로 내보내기도 했다. 앞서 프로축구 포항 스틸러스는 2000년부터 자체적으로 유망주를 발굴, 브라질의 자매 구단에 위탁 교육을 실시했다. 첫 기수가 수원에서 뛰고 있는 김동현 등이고,2기가 바로 박주영이다. 지난해까지 30여명의 축구 새싹들이 포항의 주선으로 ‘삼바 축구’를 경험했다. 개인적으로 유학을 가는 경우가 대다수인 골프도 정확한 수치를 파악하기 힘들다. 다만 대한골프협회 특소세 면제 대상 제외자를 살펴보면, 초·중·고 선수 가운데 한 해 5∼10명씩 꾸준히 미국 유학을 떠났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리라초등학교를 졸업하고 미국으로 건너간 ‘버디 퀸’ 박지은(나이키골프) 정도를 제외하고는 성공 사례가 극히 드문 편. 박세리(CJ)나 김미현(KTF) 등 국내 성공을 바탕으로 해외에 진출한 케이스가 오히려 더 많다. ●마이너종목은 단기 연수로 1∼2개월 짜리 전지 훈련이나 단기 연수는 재정 사정이 빠듯한 군소 종목에서 선택하고 있는 방법. 전지 훈련을 제외하면 역시 대부분의 비용은 선수 개개인이 책임진다. 피겨스케이팅에서는 15∼20명 정도의 선수들이 매년 여름 방학 등을 이용, 개인적으로 단기 연수를 다녀오곤 한다. 국내에서는 한 코치가 모든 분야를 도맡아 가르치지만 외국에서는 기술 음악 안무 등 전문 분야별로 전담 코치가 있기 때문에 유망주들은 해외 연수를 필수 코스로 여기고 있다. 그러나 한 달 평균 1명당 1000만원대 비용이 드는 탓에 살림이 어려운 연맹에서 금전적으로 지원하기는 쉽지 않다. 동계종목 가운데 척박한 환경을 지닌 스키도 주니어 선수를 포함, 대부분이 3∼4개월이나 1∼2개월씩 해외 원정을 떠난다. 최근 한국 여자 피겨의 희망으로 떠오른 김연아는 그나마 나은 편.5년 쯤 전부터 자비로 해마다 캐나다 쪽에서 연수를 받았지만, 지난해 주니어 그랑프리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이후 연맹으로부터 지원금을 받게 됐다. 한국 육상계에서도 지난해 전무후무한 일이 있었다.26년 만에 100m 한국 기록(10초34)을 깰 기대주로 주목받은 전덕형이 아시아에서 육상 선진국으로 꼽히는 일본으로 ‘전격’ 유학을 떠난 것. 연간 3000만원을 웃도는 유학 비용은 한국육상경기연맹 등에서 지원한다. 유학 개념이 전무했던 농구에서는 삼일중학교를 졸업한 김진수가 미국 LA의 농구명문인 몬트클레어 고교로 유학을 떠나 물꼬를 트기도 했다. 빙상연맹의 한 관계자는 “재정 상태가 열악한 종목의 연맹이나 협회에서는 좋은 재목이 나와도 대부분 안타깝게 바라볼 수밖에 없다.”면서 “기초 종목 성장을 위해서는 정부나 기업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유학, 오기도 한다. 한국의 강세 종목인 양궁이나 배드민턴 등에서는 지도자를 수출, 한국 스포츠의 위상을 떨치기도 한다. 특히 태권도는 해외에 지도자를 파견하는 것 외에도, 종주국 발차기를 배우기 위해 유학을 오는 선수들은 해마다 10여명에 달한다. 중국과 일본은 물론 미국과 유럽 등에서 한국체대와 경희대, 용인대 등을 찾아 본고장의 기량을 익히고 있다. 올해 한체대 태권도학과를 졸업하고 중국태권도협회에서 대외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김성휘도 마찬가지 경우. 지난 2000시드니올림픽 여자태권도 67㎏이하급 동메달리스트인 오카모토 요리코는 한국에서 태권도 유학을 한 대표적인 선수이기도 하다. 이창구 홍지민 임일영기자 window2@seoul.co.kr
  • [기고] ‘서우얼’표기 당연한 조치다/엄익상 한양대 중국어학 교수·서울중국어표기 개선위원

    서울시가 중국측에 ‘서울’의 중국어 표기를 漢城(한성·중국어 발음 한청)에서 首(수이·중국어 발음 서우얼)로 바꿔 달라고 요청한 것은 너무나 당연한 조치다. 늦은 감이 있지만 범국민적인 홍보로 ‘서울’의 중국어 표기를 ‘漢城’에서 ‘首’로 바꾸는데 힘을 모아야 한다. 서울시가 중국인 1440명을 상대로 인터넷 여론조사를 한 결과 중국인의 65%가 ‘서울’의 실제 이름이 ‘한청’, 즉 한성으로 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사람들은 대개 서울(Seoul)을 한성의 영어 이름쯤으로 여기고 있을 정도다. 한성은 조선시대에 사용한 명칭으로, 서울과 음이나 뜻이 전혀 다르다. 이러한 불합리를 없애기 위해 서울시는 지난해 중국어 이름을 공모했다. 모두 1041건이 접수됐다. 서울중국어표기개선위원회는 공모작 가운데 ‘서우얼’(首),‘서우우얼’(首午·수오이),‘서우워’(首沃·수옥),‘중징’(中京·중경) 등 4개를 최종 후보로 압축했다. 중국어에는 ‘서울’로 정확히 발음되는 글자가 없다. 비슷하게 발음되는 한자를 고른 결과다.‘서우얼’(首),‘서우우얼’(首午),‘서우워’(首沃)는 모두 서울과 비슷하게 발음된다. 그러나 두 음절이 읽고 쓰기에 편해 ‘서우얼’(首)과 ‘서우워’(首沃)로 압축했으나 ‘서우워’(首沃)는 서울의 ㄹ받침을 살리지 못하는 단점이 있었다. 首(수)는 으뜸 도시, 수도 서울의 의미를 전달한다.(이)는 爾(이)의 간자체로 의미 없이 음으로 사용되는데,‘하얼빈’(哈爾濱)처럼 r나 l 발음으로 끝나는 지명에 많이 쓰인다. 가장 비옥한 땅으로 해석될 수 있는 ‘서우워’(首沃)는 의미만 따져서는 명쾌하지만 지명으로서의 브랜드 효과는 크지 않다는 의견이 많았다. 중징(中京)은 베이징(北京)이나 도쿄(東京)를 염두에 둔 이름으로 60년 가까이 사용해온 순수 우리말 지명의 상징적 의미를 훼손하는 데다, 서울에 한자식 이름을 부여하는 것은 원래 사업의 취지에 부합하지 않았다. 4개 후보를 투표에 부친 결과 1360명 가운데 65%가 ‘서우얼’(首)을 선택했다. 나머지 세가지는 각각 9∼14%의 지지를 받았다. 중국인을 대상으로 한 투표에서도 60%가 서우얼(首)을,24%가 ‘서우우얼’(首午)을 선택했다. 사실 서울의 중국어 표기 방안을 제안한 1041명의 네티즌 가운데 가장 많은 37명이 제안한 이름이 바로 ‘首’이다. 굳이 언어학적 지식을 동원하지 않더라도 언중(言衆)의 발상과 선택은 학문적 타당성을 확보한 셈이다. 이제 중국어로 주소를 쓸 때 ‘SEOUL特別市’같은 어정쩡한 표기는 면하게 됐다.‘서울대’로 보낸 편지가 ‘한성대’로 배달되는 일도 없을 것이다. 중국에서 한성일보(漢城日報)로 등록된 서울신문도 이제 首日報로 표기하도록 해야 한다. 엄익상 한양대 중국어학 교수·서울중국어표기 개선위원
  • [클릭 세상속으로] 김도윤 의료사회복지사의 병동24시

    [클릭 세상속으로] 김도윤 의료사회복지사의 병동24시

    “머리카락이 빠지고 구역질이 나는 것은 약의 부작용이 아니라 나쁜 병이 없어지면서 발악하는 치료과정입니다. 겁내지 말고 용기를 가지세요.”지난 12일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암병동. 이 병원 사회사업실에서 일하는 김도윤(30) 의료사회복지사가 폐암으로 막 입원한 30대 남성과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의료진이 구토나 탈모, 어지럼증 등 치료과정에서 예상되는 증상과 ‘만일의 사태’까지 설명한 뒤끝이라 환자의 얼굴엔 불안과 두려움이 서려 있었다. 하지만 김씨가 항암치료의 과정과 효과를 차근차근 설명해 주자 환자는 30분 만에 “치료를 잘 받아보겠다.”며 잔뜩 긴장했던 얼굴을 폈다. ●“아픔 참지 말고 펑펑 우세요” 김씨는 “몸의 병보다 더 깊은 마음의 병을 돌보고 어루만지는 것이 의료사회복지사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의사의 손길이 미처 닿지 못하는 곳이 자신들의 영역이라는 것이다. 이날 오후 김씨는 40대 간암 환자와 마주 앉았다. 이 환자는 항암치료에 힘들어하면서도 꾹 참기만 하고 있었다. 김씨는 “울고 싶으면 울고, 악쓰고 싶으면 병원이 떠나가라 소리를 질러야 두려움을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의료법 시행규칙은 ‘종합병원에는…사회복지사 자격을 가진 자 중에서 환자의 갱생·재활과 사회복귀를 위한 상담·지도 업무를 담당하는 요원을 1인 이상 둔다.’고 규정하고 있다.1973년 개정된 의료법 시행령에 사회복지종사자의 역할이 명시된 뒤 1983년 사회복지사로 이름이 바뀌었다. 이들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환자를 도와주는 역할도 한다. 지난해 12월 퇴원한 30대 다발성 골수종 환자는 지체장애 5급에 별다른 소득이 없었다. 골수이식에는 3000만원 정도의 비용이 들지만 이 환자는 1000만원도 채 되지 않는 비용으로 해결할 수 있었다. 이 환자처럼 사회사업실을 통해 경제적 지원을 받은 금액은 지난해 이 병원에서만 20억원을 웃돌았다. 지원을 원하는 환자는 복지사와 상담을 거쳐 소득 규모나 주거상황, 부채규모, 장애급수, 희귀난치성 여부 등을 담은 관련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사회사업실은 심사를 거쳐 각종 후원자나 단체, 관련 기관과 연결해 준다. ●“산소호흡기 떼겠다는 보호자 설득도” 김씨의 한달 평균 상담 건수는 130∼150건이다. 환자의 질병이나 고민에 따라 상담 방법도 다양하다. 보호자가 치료를 거부하는 사례도 있다. 김씨는 “한 아버지가 미숙아로 태어난 아이를 못 키우겠다며 산소호흡기를 떼겠다고 고집을 피운 적이 있다.”면서 “몇 차례에 걸쳐 입씨름을 하며 설득한 끝에 결국 그 아버지는 건강해진 아이와 함께 고맙다는 말을 남기고 퇴원했다.”고 돌아봤다. ●“더 많은 환자에게 도움 주고 싶어” 한국사회복지사협회 산하단체인 대한의료사회복지사협회에 등록된 회원은 350명을 넘는다. 비회원까지 합치면 500명 안팎으로 추산된다. 의료사회복지사가 되려면 각 대학 사회복지학과에서 실습과정을 수료한 뒤 병원에서 1년 동안의 인턴과정을 거쳐야 한다. 지난해 3월 삼성서울병원이 1명의 인턴을 모집하자 50명이나 몰려들었다. 현재 이 병원 사회사업실에는 김씨를 비롯,7명의 의료사회복지사가 일하고 있다. 급여는 4년제 대졸자의 초임연봉과 비슷한 수준이다. 제 아무리 경험 많은 의료사회복지사라도 고통스러운 환자를 만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김씨는 “개인적으로 좋지 않은 일이 있어 진심으로 밝은 표정을 지을 자신이 없으면 병동에 올라가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그는 “보험 혜택 하나도 아쉬운 환자에게 의료사회복지사를 통한 사회사업실의 지원제도가 큰 도움이 될 수 있는데도 미처 몰라서 이용하지 못하는 환자가 많다.”고 안타까워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열린세상] 새만금,풍력발전 활용을/이필렬 방송통신대 교수·에너지대안센터 대표

    지난주 북부 독일의 한 도시에서 녹색당의 주의회 선거유세를 구경할 기회를 얻었다. 작은 도시에서 열린 탓인지 사람이 많이 모이지는 않았지만 녹색당 당수와 후보 대표의 진지하고 열정적인 연설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자기 당의 정책을 적절한 언어와 비유를 사용해 가며 전달하는 모습은 정치가 말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연설의 핵심 내용은 에너지와 민주주의였다. 북해에 면한 그 지역은 풍력발전기가 수천개나 들어서 있는 곳이다. 그 곳에서 사용하는 전기의 4분의1이 풍력발전기에서 생산된다. 자연히 풍력발전은 그 지역의 중요한 산업으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녹색당 후보는 풍력발전을 단순한 산업의 하나로 보지 않고 전지구적인 기후변화를 막을 수 있는 주요 수단, 중동의 석유로부터 해방시켜 주는 기술, 지역경제를 살리는 산업으로 부각시켰다. 그는 풍력발전 같은 재생가능 에너지는 환경과 경제가 서로 상쟁의 관계가 아니라 상생과 윈-윈 관계가 될 수 있음을 보여 준다고 강조했다. 녹색당의 목표는 사민당과 연정을 구성해 5년의 임기 동안 그 지역 전기 소비의 절반을 풍력발전으로 공급하는 것이다. 이것은 북해에 계획 중인 해상풍력단지가 완공되면 충분히 가능한 목표다. 그렇게 되면 현재 가동중인 원자력발전소를 모두 폐쇄할 수 있게 된다. 북해의 해상풍력단지도 다양한 환경요소를 고려하는 가운데 추진되고 있다.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갯벌은 조금도 건드리지 못한다. 국립공원에 포함된 섬들로부터도 꽤 멀리 떨어져야 한다. 그러면서도 상당한 시간을 들여서 현재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하고 있다. 민주주의의 가치에 대한 강조는 독일에서 증가하는 극우파에 대한 경고로서 나온 것이다. 극우파는 소수이긴 하지만 최근에 어느 주의 의회에 진입함으로써 민주주의 정당과 깨어 있는 시민들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 물론 이들은 독일의 민주주의가 극우파의 준동에 의해서 무너지지는 않으리라는 것을 확신하고 있다. 그러나 극우파들이 세를 불려나가면 독일에 사는 외국인이나 장애인 같은 소수자들의 인권이 침해 당하는 일이 늘어나고, 이는 결국 민주주의를 위협하리라는 우려를 가지고 있다. 녹색당 당수는 연설 도중 “인간의 존엄은 침해 당할 수 없다.”는 독일 헌법 제1조를 인용하고 여기서 인간은 독일인만이 아니라 모든 인간이라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하면서, 극우파와 맞서 강하게 싸울 것을 호소했다. 5년 후 해상풍력단지 건설을 통해 전기소비의 50%를 풍력발전으로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들으며 우리나라의 새만금을 생각했다. 기존 간척계획의 타당성이 적다는 것이 드러났음에도 정부는 여전히 새만금을 간척해 대규모 골프장이나 산업단지를 건설하겠다는 생각을 굽히지 않고 있다. 에너지 수급문제가 점점 심각해지는데도 방조제와 주변에 풍력발전단지를 건설하자는 제안에는 조금도 귀를 기울이지 않고 있다. 새만금 방조제는 풍력발전기를 세울 수 있는 대단히 좋은 기초를 제공한다. 방조제를 풍력단지의 기초로 활용하면 간척을 중단해도 그동안 투자한 돈이 아까울 이유가 없다. 그 돈이 매몰되지 않고 그대로 살아나기 때문이다. 더불어 독일에서와 같이 많은 일자리가 창출되고, 지역경제가 활성화될 수 있다. 전북의 정치인들은 왜 이 점에 착안하지 못하는 것일까? 도지사나 국회의원에 당선되면 자기 임기 동안 전북에서 필요한 전기의 10%라도 풍력발전으로 공급하겠다는 공약을 내놓는 것이 그토록 어려운 일일까? 풍력발전 같은 새로운 기술로 환경도 살리고 경제도 살린다는 발상은 우리 사회에서 힘을 얻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는 우리가 아직 저 30년 전 박정희 시대의 구시대적 개발주의에 사로잡혀 있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이 그 시절을 그리워하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그러나 개발이란 이유만으로 그 숨막히던 체제를 그리워하는 분위기가 퍼지는 것은 갓 정착하기 시작한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에 위협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민주주의와 인권을 생각한다면 박정희 향수를 소홀히 처리해서는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필렬 방송통신대 교수·에너지대안센터 대표
  • [길섶에서] 재수생/이용원 논설위원

    대학입시를 ‘대학생을 선발한다는 명목으로 재수생을 배출해 내는 시험제도’라고 트집 잡은 이는 작가 이외수이다(1994년 간 ‘감성사전’에서). 하긴 학구파를 ‘학점구걸파’로, 명예박사를 ‘자신이 진짜 박사가 아니라는 사실을 대학이나 학술단체로부터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사람’이라고 풀이했으니, 그는 아마 세속의 학문 성취가 비위에 안 맞았던 모양이다. 2005학년도 대학입시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중복 합격에 따른 연쇄이동이 남아 있다고는 하나 주변에서는 재수를 택한 수험생 이야기가 이미 적지 않게 들린다. 굳이 학벌 욕심이라고 타박할 건 없다. 젊은 나이에 목표를 정해 다시 한번 도전하겠다는 자세를 긍정적으로 보아주면 된다. 다만 재수가 쉽지 않은 과정임을 생각하면 측은한 마음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재수생이란 학생도, 사회인도 아닌 어정쩡한 위치이다. 게다가 대학에 들어가 미팅이다, 아르바이트다 한창 젊음을 구가하는 친구들을 보면 속도 끓을 터이다. 그러나 재수생 후배들이여 너무 기 죽지는 말아라. 긴 인생에서 1∼2년은 잠깐일 뿐이다. 자, 재수생 후배들 홧팅! 이용원 논설위원 ywy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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