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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무원·시의원도 ‘검은 공모’

    공무원·시의원도 ‘검은 공모’

    부동산 투기세력 뒤에는 공무원들이 있었다. 기획부동산업자들에게서 뇌물을 받고 정보를 제공하거나 개발예정 부지를 미리 매입해 시세차익을 노린 공무원들이 정부의 특별단속에 적발됐다. 부동산 투기에는 농민도 가세하는 등 부동산 투기가 직업에 상관없이 사회 전체로 번지고 있다. ●허위정보 흘려 10배 비싼값에 팔아 대검 형사부(부장 이동기)는 지난 7월7일부터 지난달 말까지 경찰, 국세청, 건설교통부 등과 부동산 투기사범 특별단속에 나서 9798명을 입건하고, 이 가운데 344명을 구속했다고 27일 밝혔다. 특히 부동산을 매입한 뒤 텔레마케터를 통해 허위 정보를 흘려 10배가량 비싼 값에 되파는 이른바 기획부동산을 집중 단속,228명을 입건해 102명을 구속했다. 기획부동산업체에 의한 사기 피해액은 1890여억원, 피해자는 5040여명에 이른다. 공무원, 시의원들도 투기에 가담했다. 경기 화성시청에 근무하던 민모(31·구속)씨 등 공무원 6명은 화성시 봉담읍 일대 임야를 차명으로 사들인 뒤, 동료 공무원을 속여 형질변경 허가를 받아냈다. 경기 평택시 산업건설위원회 소속 시의원인 황모씨는 투기세력과 설계사무소 대표로부터 농지로 등록된 토지를 창고시설로 바꿔달라는 형질변경 청탁과 함께 1200만원의 금품을 받기도 했다. 이처럼 투기세력과 결탁한 공무원 27명이 입건되고 7명이 구속됐다. ●J프로젝트 등 국책사업마다 투기꾼 전남도의 관광레저형 기업도시 건설계획인 서남해안개발계획(J프로젝트)이 시행되는 지역에서도 투기가 기승을 부렸다. 이 지역 개발예정지 19만여평을 사들여 2000∼3000평으로 쪼갠 뒤,450명에게 되팔아 200억여원의 차액을 챙긴 기획부동산 대표 엄모(40)씨 등은 농지법 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됐다. 매수자 중에는 대기업 임원, 대학교수, 프로축구선수 등 사회지도층도 포함됐다. 전북 군산의 미개발지인 금강하구둑 철새도래지에도 투기세력이 뻗쳤다. 금강하구둑 일대의 땅을 산 피해자는 273명, 피해액은 131억원이다. 대검은 “부동산 투기세력으로 인한 시장 왜곡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 계속 단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당국은 송파 신도시, 거여·마천 뉴타운 계획지의 부동산 거래자료를 정밀 분석하고 있으며, 앞으로 행정중심복합도시와 혁신도시 예정지 일대의 부동산 투기 대처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7월까지 3만건 웃돌던 분필신청 감소세 기획부동산 업자들은 땅을 산 뒤 여러 개로 쪼개서 팔기 때문에, 필지를 쪼개서 등록을 새로 하는 분필신청이 필수이다. 단속을 시작한 지난 7월까지 3만건을 웃돌던 분필신청 건수는 꾸준한 감소세를 보이다 지난달에는 2만 7664건으로 줄었다. 이동기 형사부장은 “분필신청이 감소한 것을 기획부동산의 활동이 주춤하고 있는 신호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올해의 과학자 김경규 교수등

    한국과학기자협회(회장 이기수)는 24일 ‘올해의 과학자’로 김경규(사진 왼쪽부터·성균관대의대)·김양균(중앙대의대)·김동욱(가톨릭대의대) 교수를 각각 선정했다. 또 ‘올해의 과학기자상’ 수상자로는 조문기(MBC)·안영진(한겨레신문) 기자가 뽑혔다. 협회는 김경규·김양균 교수가 핵사의 3차원 구조와 기능을 꾸준히 연구해 세계가 주목하는 성과를 거뒀으며, 김동욱 교수의 경우 국내 최초로 타인간 골수이식에 성공하는 등 만성 골수성 백혈병 치료 분야의 국내 임상연구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린 공로가 인정돼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 [시사 키워드] 뉴라이트

    [시사 키워드] 뉴라이트

    이해찬 국무총리가 최근 “참여정부는 기본적으로 중도우파 정부”라고 한 발언이 논란이 되고 있다. 이 총리는 국회에서 ‘레프트는 개혁이고 라이트는 지키는 것이라는 총리의 기준으로 보면 현 정부의 정체성은 어떻게 되느냐.’는 질문을 받고 이같이 말했다. 이 총리는 그에 앞서 서울대 강연에서 자유주의·중도우파를 표방하는 뉴라이트가 사회 전반에 나서는 것을 ‘문화 지체’라며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상반된 발언을 했다. ■ 포인트 뉴라이트가 출범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지, 뉴라이트의 바람직한 활동방향과 한계는 어떤 것인지 생각해 본다. ●진보와 보수, 좌파와 우파 원래 좌익, 우익은 프랑스혁명(1789∼1799) 당시 국민공회에서 온건파인 지롱드당이 의장석을 기준으로 오른쪽 자리에, 급진파인 자코뱅당이 왼쪽에 앉은 것에서 유래됐다. 좌익은 사회주의·급진주의적인 사상을 일컫는다. 우익은 민족적·국수적인 성향을 말한다. 독일의 나치즘, 이탈리아의 파시즘, 일본의 군국주의도 우익이다. 요즘에는 자유방임주의, 자유민주주의, 신자유주의 등을 우파로 본다. 좌파는 평등을, 우파는 자유를 중시한다. 좌파는 사회주의, 분배를, 우파는 자본주의, 시장경제와 성장을 추구한다. 그러나 어느 한쪽을 칼로 무를 자르듯 명확히 구분하기는 어렵다. 자본주의, 시장경제주의이지만 정책적으로 분배에 역점을 둘 수도 있다. 국가가 시장경제를 제어하는 수정자본주의도 있다. 일반적으로 좌파=진보, 우파=보수라고 보는데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우리나라에서 진보정당은 있어도 자유시장경제 체제를 부정하는 진정한 좌파정당은 존재하기 어렵다. 좌파=진보라면 진보를 자처하는 열린우리당을 사회주의를 추구하는 원래 의미의 좌파로 볼 수 있을까. 본래 의미의 좌파나 우파가 요즘에는 많이 퇴색돼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좌파에서도 진보적 좌파나 보수적 좌파가 있을 수 있다. 이 총리의 발언도 이런 혼용과 혼돈 탓이다. ●뉴라이트란 1980년대에 등장해 영국의 대처, 미국의 레이건 행정부의 정책기조를 이룬 사상이다. 케인스의 복지국가론을 비판하면서 공공정책을 위한 시장기구의 부활과 시민권의 제한이라는 두 가지의 뚜렷한 주장을 담고 있다. 국가 개입의 축소와 작은 정부를 지향하며 시장기구를 옹호하고 지나치게 인위적인 평등지향을 배제하고 재산권을 다른 시민권보다 우위에 둔다. 신보수주의라 불리지만 미국의 신보수주의 ‘네오콘’과는 차이가 있다. 네오콘은 강경 보수이고 뉴라이트는 중도적이면서도 개혁적인 성향도 띤다. ●한국의 뉴라이트 한국의 뉴라이트 운동은 노무현 정권 출범 이후 좌익, 진보 성향의 인물들의 정계 진출에 회의를 느낀 보수성향의 사람들이 주도하고 있다. 단체가 여럿 있다. 김진홍(두레마을 대표) 목사를 중심으로 기독교 및 학계 인사들이 이끄는 ‘뉴라이트 전국연합’이 11월7일 출범했다. 이들은 비정치·비영리를 기본으로 하여 가치관 운동, 정신 운동, 도덕성 운동을 지향하며 정치에 개입하지 않고 순수 시민운동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목표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뉴라이트 네트워크’와 같은 다른 뉴라이트 단체는 정치 참여를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는다. 지난해 11월 출범한 ‘자유주의연대’의 신지호 대표는 이 단체를 ‘짝퉁’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이보다 앞서 10월18일에는 뉴라이트싱크넷, 교과서포럼, 북한민주화네트워크, 의료와 사회포럼, 자유주의연대 등 8개 단체가 ‘뉴라이트 네트워크’를 창립했다. 네트워크는 “정치는 대중영합주의(포퓰리즘)에 빠져 국정 혼란을 자초하고, 경제는 반기업 정서 확대와 성장 동력 저하로 자신감을 잃고 있다. 정부가 평준화에 대한 집착으로 창의적 인재 양성을 가로막고 있으며 과거와의 대결로 귀중한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고 비난했다.“진보를 가장한 포퓰리스트들과 자기 혁신에 게으른 낡은 보수에 대한민국의 운명을 맡길 수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어떻게 볼 것인가 뉴라이트 운동은 참여정부 출범 이후 일부 보수적인 사람들이 좌편향돼 가고 있다고 걱정하는 데서 출발한다. 누구나 사상의 자유가 있듯이 새로운 조류로 인정해야 한다. 보수와 진보의 장점을 따서 운동을 하겠다는 새로운 경향으로 주목받고 있다. 공허한 이념논쟁이나 정치투쟁에서 벗어나서 진정하게 국민들을 위한 운동을 펴겠다는 대목도 관심을 모은다. 하지만 다시 보면 우파의 한 분파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고 성향이 모호하다는 말을 할 수도 있겠다. 좌파의 재집권 저지라는 목표는 정치 성향을 갖고 있음을 드러내 준다. 중도의 입장에서 사회의 통합을 위한 조정자 역할을 하고 더 나은 방향을 모색하는 단체가 아니라 결국 회귀점은 보수,‘올드 라이트’일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는 비판이다. 손성진 기자 sonsj@seoul.co.kr
  • 백혈병 전교 1등생 수능 포기

    전남 순천고에서 줄곧 1등을 다투던 고영성(17·3년)군이 백혈병 때문에 23일 치러지는 수능을 포기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담임 김종원 교사는 22일 “병원에서 혈소판 수치가 바닥이어서 1시간 앉아 있는 것도 무리이며 더욱이 병원 밖에서 시험을 치르면 안된다고 해 영성군이 이번 수능을 치르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어머니 김낙인(46)씨는 “건강이 중요하고 아쉽지만 다음에 보는 게 현실적으로도 좋겠다.”며 울먹였다. 고군은 지난 8월초 머리가 아프고 몸살 기운이 이어져 병원에 갔다가 백혈병이란 진단을 받았다.여름방학 때까지 그의 성적은 이과 전체에서 1∼2등으로, 서울대 의대를 목표로 했다. 올 4월 전남도교육청이 주관한 영어와 수학 경시대회에서는 1등과 3등을 차지했다. 고군은 지난 8월9일부터 1주일 항암치료를 하고 2주일 회복기를 거치면서 병세가 좋아지고 있으나 재발우려와 골수이식 등 넘어야 할 산이 남아 있다.순천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제16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 예선 결승] 대실착 백 60의 등장

    [제16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 예선 결승] 대실착 백 60의 등장

    제5보(58∼72) 출발은 백이 좋다. 그러나 그 좋은 흐름은 백 60이라는 대실착으로 한순간에 깨지고 만다. 이 수의 정수는 (참고도1) 백 1에 한칸 뛰는 것이다. 중복처럼 느껴질 수도 있지만 이 수는 훗날 A의 선수도 엿보고 있어서 우변 흑 세력을 완전히 무력화시킬 수 있는 호착이다. 백 60은 가벼운 행마처럼 보이지만 우변에 강력한 흑 세력이 있는 이 상황에서는 위험한 수이다. 백 62부터 66까지도 모두 엉터리 수. 백 가, 흑 나, 백 다로 지금이라도 중앙을 두텁게 해야했다. 흑 67의 건너붙임이 날카로운 수로 허술한 백돌의 약점이 그대로 드러났다. 백 68로 (참고도2) 1쪽으로 젖히면 흑 8,10으로 양쪽 백돌이 갈라져서 좋지 않다. 그래서 백 68쪽으로 젖힌 것. 이때 흑 69로 가만히 빠진 수가 정수이다. 괜히 (참고도3) 흑 2로 이단젖히면 백 8까지 백돌만 두텁게 만들어 줄 뿐이다. 흑 71에 백 72로는 라에 두는 것이 정수이지만 리듬을 구해 본 수. 그러나 이 수도 악수였다. 유승엽 withbdk@naver.com
  • 부시, 北 우회압박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19일 APEC 폐막 직후인 오후 4시25분쯤 경기도 오산 주한미군 공군기지를 방문해 장병들을 격려했다.●“이라크 독재자 몰아내 민주 만끽” 부시 대통령은 5000여명의 장병 앞에서 연설을 통해 이라크전의 예를 들어 북한을 우회적으로 압박했는데, 그 골자는 ‘미군이 이라크에서 독재자를 몰아낸 지금 이라크 국민은 민주주의를 만끽하고 있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미군에 의한 ‘정권 교체’를 두려워하는 북한 정권으로서는 민감해할 만한 내용이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점퍼 차림으로 부인 로라 부시 여사,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 등과 함께 오산기지내 U-2기 격납고를 개조에 만든 행사장에 등장했다. 리언 러포트 주한미군 사령관의 소개로 연단에 오른 부시 대통령은 장병들의 열렬한 환호에 고무된 듯 밝은 표정으로 연설을 시작했다. 그는 “한반도의 한쪽은 아직도 암흑에 갖혀 있지만 언젠가는 전 한국민이 자유를 누릴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라크가 전쟁이후 자유선거를 치르는 등 변화하고 있다고 소개하면서 “테러 자행은 커다란 실수이며, 미국은 완전한 승리를 거둘 때까지 테러와의 전쟁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北 “美, 강점 큰 수치 얻게될 것” 그러자 다음날인 20일 북한 노동신문은 논평을 통해 “미국이 이라크에 대한 군사적 강점통치를 계속할 경우 더 큰 수치와 죽음만 얻게 될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앞서 APEC 기간 중 북한은 남한의 APEC 개최 사실 자체에 대해서는 침묵한 채 부시 대통령의 방한을 반대하는 시위 움직임만을 몇차례 보도했었다.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파산자의 희망찾기] 땅·집 담보 구제 ‘농민회생제’ 도입을

    [파산자의 희망찾기] 땅·집 담보 구제 ‘농민회생제’ 도입을

    “우리 현실에 빚없는 농민 없고 이들이 파산을 신청하면 완전면책을 받지 못할 사람은 없다.” 개인파산을 담당하는 한 지방법원 A판사의 말이다. 농민 파산자는 전체 파산 비율 중 아직은 극소수이다.A판사는 “지금은 수면 아래에 있지만 연대보증으로 수많은 채무자들이 얽혀 있는 구조로 미뤄볼 때 농민 파산은 농촌 경제를 붕괴시킬 정도로 심각하다.”고 경고했다. 농촌 파산의 핵심고리는 ‘보증’이다. 도시 파산자가 ‘카드 돌려막기’로 빚을 불려갔다면 농촌 파산자는 대출 만기가 올 때마다 보증인을 세워 신규 대출을 받는 ‘보증인 돌려막기’로 빚을 키우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박준기 박사는 “2000년 이후 농촌 연대보증인들을 농수산 신용보증기금으로 대체해 연대보증 문제에 미약하나마 도움이 됐지만 현재 이 기금마저 바닥난 상태”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농민들의 채무와 연대보증 실태에 관한 면밀한 조사가 필요해 농협에 관련 자료를 수차례 요청했지만 공개하지 않아 농촌의 채무 실태마저 제대로 파악하기 어려운 지경”이라고 말했다. 특히 화훼·원예, 유리하우스, 축산 등 시설투자 비용이 많이 드는 농촌의 경우 고질적인 ‘어깨보증’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마을 전체가 한꺼번에 파산할 위기도 커지고 있다. 민주노동당 전북도당 서민경제운동본부 양규서 실장은 “전북의 한 화훼단지에서는 농민 한 사람당 2억∼5억원의 빚이 있으며, 대출금 만기가 돌아오면 어깨보증으로 그때 그때 위기만 모면하고 있을 뿐”이라고 밝혔다. 또 “농촌 채무가 수년간 해결되지 않고 고질적으로 쌓여온 것이라 파산하려는 농민이 채무 내용을 모두 챙겨 파산 서류를 작성하는 것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농민들의 연쇄파산을 막을 해결책으로는 보증인에 대한 재량면책 제도를 꼽을 수 있다. 법원이 주채무자의 파산 때 보증인의 면책을 재량 범위 내에서 허가하는 방식이다. 참여연대 작은권리찾기운동본부 권정순 변호사는 “재량면책이 과격한 발상 같지만 보증이 남용되는 우리 현실에서 법원에 충분한 판단의 여지를 주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파산전문 김관기 변호사는 “보증 제도는 모든 나라에 있지만 우리처럼 남용하지 않는다.”면서 “대가 없는 보증을 무효로 처리하는 미국의 판례를 볼 때 우리 보증도 무효화할 수 있는 경우가 상당부분 있다.”고 설명했다. 법원은 보증 채무에 대한 심리가 쉽지 않은 일이라고 말한다. 광주지법의 한 판사는 “보증채무 외에 기타 채무가 많을 경우 면책 판단을 위한 심리 자체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황의식 박사는 “파산하지 않고도 도시 채무자를 살리는 개인회생제도처럼 농촌 현실에 맞는 농민회생제도를 마련해 연쇄파산을 막는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마음을 훔쳐야 ‘판매 질주’

    자동차 광고전이 뜨겁다.11월이 전통적으로 자동차 비수기라는 통설을 비웃기라도 하듯 최근 신차 발표회가 잇따르면서 자동차 광고가 부쩍 많아졌다. 고유가에 따른 판매 부진을 극복하기 위한 마케팅전이 자동차 광고시장을 달구고 있는 것이다. 요즘 자동차 광고 트렌드는 이국적 풍경을 배경으로 시원하게 달리는 모습이나, 자동차의 외관과 내부 구석구석을 보여주던 예전의 것과는 조금 다르다. 소비자들의 마음을 읽어내는 광고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소비자가 원하는 자동차, 그리고 자동차가 일상속에 어떻게 녹아 있는지가 주된 소재가 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지난 10일 기아차가 새로 선보인 고급중형 세단 로체. 신차 발표회 이전부터 관심을 끌었던 로체는 인쇄 광고에서 자동차의 반응성을 강조한다. 출근길 전쟁에서 스피드 못지않게 어떻게 반응하느냐를 컨셉트로 잡았다. 광고에는 24-108-57의 암호 같은 숫자가 나온다. 비밀 같은 숫자는 기아차 한 직원의 서울 상계동에서 양재동까지 출근도중 반복된 핸들링, 브레이크, 순간가속 횟수이다.24번 핸들을 꺾고,108번 브레이크를 밟고 57번 추월했다는 것이다. ‘핸들을 꺾은 다음 반응한다면 이미 늦다.’가 로체의 주된 카피다. 유려한 모델의 로체가 시선을 끄는 인쇄광고에서는 끊임없는 좌회전, 우회전,U턴 등이 반복된다.‘드라이브는 반응이다.’고 강조한다. 방송광고로는 표현하기 어려운 부분을 인쇄광고에서 나타내고 있다.‘파워풀 드라이빙을 실현한 로체만의 첨단 메커니즘’,‘중형 최초로 선보이는 로체만의 신사양’,‘품격과 아늑함이 느껴지는 로체만의 편의사양’ 등을 표현하고 있다. 오는 22일 신차 발표회를 앞두고 사전광고를 내보내고 있는 현대자동차 싼타페는 사이드 미러의 기계음과 ‘당신의 마음을 훔치겠습니다.’는 카피만으로 구성된 단순한 광고로 주목을 끌고 있다. 좋은 차를 보면 가까이 다가가서 구경해 보고 싶은 게 인지상정. 이런 소비자의 마음을 컨셉트로 잡은 광고다. 다니엘 헤니를 모델로 기용해 화제를 낳았던 GM대우 젠트라는 매너를 주제로 삼았다. 준중형차의 잠재 고객들인 젊은 소비자들에게 단순히 차의 성능이나 외관 등으로 접근한 것이 아니라 젠틀함을 지향하는 라이프 스타일로 다가가는 광고 캠페인을 벌였다.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데 큰 몫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쌍용자동차의 코란도 후속작인 액티언 인쇄 광고. 모델 박해일과 정려원을 기용했다.‘헤이, 미스 액션, 액티언 탄생!’‘정려원, 이 가녀린 여인조차 매료시킨 다이내믹 스타일’을 강조한다. 그러면서 ‘동급최강 145마력’,‘SUV 최초 쿠페 스타일’,‘신개념 조이터치 인테리어’ 등을 자랑하고 있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배석자 없이 회담… 두루마기 입고 기념촬영

    배석자 없이 회담… 두루마기 입고 기념촬영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 후진타오 중국 국가 주석,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한반도 주변 4개국 정상들을 비롯해 아시아·태평양 정상들이 며칠 후면 속속 한국땅을 밟는다. 12일 고위각료회의를 시작으로 개막되는 부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는 역내 무역 원활화와 긴급 현안이 된 조류인플루엔자(AI) 등 이슈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국제사회의 정치·경제를 주무르는 정상들의 화려한 모임 자체로 눈길을 끈다. 정부가 10년내 한국이 유치하기 힘든 대규모 외교 행사란 점을 강조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이들은 18·19일 공식 정상회의에서뿐만 아니라 막전·막후에서 다양한 양자 접촉을 갖고 각기 외교 총사령탑으로서 자국의 이익 극대화에 나선다. ●21개국 정상들의 자유스러운 대화 지난해 태국에서 열린 APEC 때와 참가 정상들의 면모는 크게 달라진 게 없다. 노무현 대통령, 부시 미국 대통령,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 고이즈미 일본 총리, 푸틴 러시아 대통령, 비센테 폭스 멕시코 대통령, 알레한드로 톨레도 페루 대통령, 탁신 시나왓 태국 총리, 베트남의 쩐 득 르엉 주석 등이다. 여성 지도자로는 뉴질랜드의 헬렌 클라크 총리와 필리핀의 글로리아 아로요 대통령이 참석한다. 18일 부산 벡스코와 19일 누리마루 APEC하우스에서 열리는 두 차례 정상 회담은 배석자 없이 간소복 차림으로 자유롭게 발언하는 리트리트(retreat) 형식으로 진행된다. 누리마루내 회담장은 전통 격자무늬 벽지와 천장의 단청 문양 등 한국적인 정취를 풍기도록 단장됐다. 내부는 경주의 석굴암에 들어온 것 같은 느낌의 둥근 원형. 인테리어는 전통적인 분위기지만 벽에서 천장으로 이어지는 곳에는 정상들의 대화를 돕기 위한 첨단 시설을 갖춘 통역사실이 마련돼 있다. 정상들 눈에는 전혀 띄지 않게 설계돼 이들이 보다 편안한 마음으로 대화를 나눌 수 있다고 한다. ●타이완 대표 총통부 자문으로 막판 결정 APEC 준비기획단은 지난주까지도 방한하는 정상들의 명단을 발표하지 못했다. 타이완 대표가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9일 타이완 총통부가 린신이(林信義) 총통부 자문 겸 총통 경제 고문팀 소집인을 파견한다고 밝히면서 고민도 해결됐다. 린 자문은 행정원 부원장과 경제부 장관을 역임하는 등 집권 민진당의 두터운 신임을 받는 경제 고문이다. 타이완 언론들은 린 자문의 파견은 타이완 정부가 한국과 미국의 의사를 타진한 후 결정했다고 전했다. 앞서 타이완은 지난 7월부터 천수이볜(陳水扁) 총통의 방한을 추진하다가 중국이 반발하고, 우리 정부도 난색을 표하자 왕진핑(王金平) 입법원장을 대안으로 내놓기도 했었다. ●하이라이트는 한복 입은 정상들의 사진촬영 APEC 행사 가운데 전 세계 언론의 1면을 장식하는 것은 APEC 정상들이 주최국 전통의상을 입고 한데 모여 기념촬영을 하는 것. 이번 행사의 전통의상으로는 치열한 경합 끝에 두루마기가 뽑혔다. 디자인과 색상 등은 18일 정상회의 시작 직전 ‘깜짝 공개’될 예정인데 색상은 강렬한 원색이 아닌 파스텔톤의 은은한 색조인 것으로 알려졌다. 준비기획단측은 정상들의 옷디자인 등 몇 가지 사항을 ‘효과 극대화’를 이유로 비밀에 부치고 있다. ●여성 정상은 짧은 치마저고리 아로요 필리핀 대통령과 클라크 뉴질랜드 총리 등 여성 정상들이 입을 의상은 개량 치마저고리. 외국인들이 입기에 불편한 긴 치마 대신 활동성이 강하고 경쾌한 이미지의 짧은 치마 디자인으로 선택했다는 후문이다. 저고리 역시 활동성이 강한 딱단추 저고리. 색상은 아로요 대통령은 은은한 분홍색, 클라크 총리는 역시 부드러운 톤의 파란색이다. 완벽한 옷 맵시를 위해 20개국에 외교문서를 보내 일일이 정상들의 옷치수를 받아 보완에 보완을 더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내로라하는 명장(名匠)들이 제작에 참여했다. 정상회의 기획단은 전통의상 선정을 위해 지난해 9월부터 우리나라 전통복식 분야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은 데 이어 올 4월에는 전국 14개 시·도 전통의상 전문가들이 제출한 견본품을 심사, 정상용 전통의상의 디자인 등을 결정했다. ●사진 배경도 고민 21개국 정상들은 회의 이틀째인 19일 부산 동백섬에 위치한 누리마루 APEC하우스에서 오찬을 한 뒤 전통의상으로 갈아 입고 기념촬영을 하게 된다. 한국 이미지를 전세계에 그대로 전해주는 사진이기에 기획단은 사진 배경을 정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누리마루 하우스 옆 숲이나 정자 등이 배경이 될 전망인데, 기획단은 수십차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배경을 수차례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儒林(472)-제4부 百花齊放 제2장 性善說(48)

    儒林(472)-제4부 百花齊放 제2장 性善說(48)

    제4부 百花齊放 제2장 性善說(48) 순자는 ‘사람의 본성이 태어날 때부터 악하여 본성이 선하다는 것은 거짓’이므로 반드시 ‘스승과 법도에 따른 교화와 예의의 교도’가 있어야 하는데, 그 교화와 교도의 수단이 바로 ‘법(法)’이라고 주장하였던 것이다. 순자는 다음과 같은 비유를 들어 ‘법도’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러므로 굽은 나무는 반드시 댈 나무를 대고 쪄서 바로잡은 뒤에라야 곧아지며, 무딘 쇠는 반드시 숫돌에 간 뒤에야만 날카로워지듯이 지금 사람의 본성이 악한 것은 반드시 스승과 법도의 가르침이 있은 뒤에야 다스려지는 것이다.” 이렇게 포문을 연 순자는 마침내 맹자를 향해 정조준하여 직격탄을 날린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맹자는 ‘사람이 배우는 것은 그의 본성이 선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하였다. 내 생각은 그렇지 않다. 그것은 사람의 본성을 제대로 알지 못해 본성과 작위의 구분을 잘 살피지 못한 때문이다. 본성이란 하늘로부터 타고난 것이어서 배워서 행하게 될 수 없는 것이며, 노력으로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이다. 예의란 성인이 만들어 낸 것이어서 배우면 행할 수 있는 것이며, 노력하면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다. 배워서 행할 수 없고 노력해 이루어질 수 없는데도 사람에게 있는 것은 본성이라 하고, 배우면 행할 수 있고 노력하면 이루어질 수 있는 사람에게 있는 것을 작위라 한다. 이것이 본성과 작위의 구분이다. 지금 사람의 본성으로 눈은 볼 수가 있고 귀는 들을 수가 있다. 모든 볼 수 있는 시력은 눈을 떠나지 않으며, 들을 수 있는 청력은 귀를 떠나지 않는다. 눈은 시력이 있고 귀는 청력이 있는데, 이것은 배워서 될 수가 없는 것들이다. 맹자는 ‘사람의 본성은 선한데, 모두 그 본성을 잃기 때문에 악한 것이다.’라고 말하였다. 나는 그것은 잘못된 말이라고 생각한다. 사람은 본성대로 내버려두면 그의 절박함이 떠나고 그의 자질도 떠나 버려 선한 것을 반드시 잃어버리고 말 것이다. 이로써 본다면 사람의 본성은 악한 것이 분명하다.” 우선 순자는 맹자의 사단설의 모순을 통렬히 비판한다. 맹자는 사람은 누구나 선천적 도덕적 능력을 갖고 있는데, 그 도덕적 능력이 바로 남을 불쌍히 여기는 측은지심과 부끄러워하며 죄를 미워하는 수오지심과 남을 섬기고 사양하는 공경지심과 옳고그름을 가리는 시비지심이라고 주장하였던 것이다. 그러나 순자는 그러한 사단은 선천적으로 갖고 태어나는 도덕능력이 아니라 반드시 스승과 법도의 가르침에 의해서 고쳐지는 후천적 작위라는 것이었다. 작위(作爲). 이는 순자가 주창한 ‘성악지설’의 골수이다. 사람의 본성은 태어날 때부터 선한 것이라는 맹자의 주장은 ‘양심(良心)’에서부터 기인된 것이지만 사람의 본성은 태어날 때부터 악한 것이라는 순자의 주장은 ‘본능(本能)’에서부터 기인된 것이었다. 이 본능은 나면서부터 이익을 좋아하고, 아름다운 소리와 좋은 빛깔을 추구하는 욕망으로, 이를 절제하고 다스리는 유일한 방법이 바로 작위라는 것이 순자의 학설이었던 것이다.
  • “국새 소재 파악후 문화재 등록을”

    감사원이 최근 문화재청·국립고궁박물관 등의 특별감사에 앞서 벌인 예비조사에서 조선시대 국가권력의 상징인 국새(國璽) 13개의 행방이 불분명한 것으로 드러나자 (본보 8일자 8면참조) 문화재 관리에 구멍이 뚫렸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지금이라도 국새의 소재를 파악해 국보 등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안휘준 문화재위원장(서울대 고고미술학과 교수)은 8일 “국가기관의 관리책임자가 있었을 텐데 허술하게 관리돼 소재 파악도 안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면서 “관리현황을 점검한 뒤 정부 차원에서 소재를 파악해 박물관에 보관하는 등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일제약탈·6·25때 상당수 유실그는 이어 8일 “국새가 제대로 대접받지 못한 것은 국보·보물 등 지정문화재로 등록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지정문화재 추진을 시사했다. 현재 국새는 자료가 없어 국보·보물 등 문화재로 지정된 것이 없는 상황이다.황평우 문화연대 문화유산위원장은 “국새는 광복 전에 없어진 것이 상당수이며, 정부의 관리체계가 갖춰지기 전에 일본에 약탈되거나 전쟁 등으로 유출된 것들이 많다.”면서 “일부는 이씨 왕손들이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정부 차원에서 이들을 설득하고 대우해줘 이제부터라도 제대로 관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개인소장품 국가서 매입해야 소재구 국립고궁박물관장은 “지난 8월 고궁박물관이 개관하면서 어보는 320개를 소장하게 됐지만 국새는 한개도 없다.”면서 “어보도 상당수 더 있을 것으로 추정되며, 국새 3개는 중앙박물관·전주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소 관장은 “앞으로 3∼4년에 걸쳐 국새와 어보에 대한 소재 파악과 연구, 복원을 통해 지정문화재 등록을 추진할 예정”이라면서 “소장기관이 아닌 정부 차원에서 능동적으로 ‘정책적 문화재(국보) 지정’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그는 이어 “개인이 국새를 소장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면 재산권을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매입하는 방안도 추진할 것”이라면서 “그동안 일천했던 국새 연구와 복원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한나라 범보수연대 본격 행보

    한나라당이 내년 지방선거와 2007년 대선을 앞두고 본격적인 외연확대에 나섰다. 우선 ‘합리적 보수’와 ‘공동체 자유주의’를 기치로 내건 뉴라이트전국연합 7일 창립식에 박근혜 대표와 이명박 서울시장, 손학규 경기지사 등 유력 대권주자 3인이 모두 참가해 사실상의 ‘연대’ 의사를 밝힌다.박근혜 대표가 지난 5일 당 중앙위원회 서울시연합회 출범식이 열린 용문산 산행에서 “정권교체를 향한 새출발을 다지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수권정당으로 우뚝 서겠다.”고 언급한 대목도 예사롭게 들리지 않는다.●연말부터 외부인사 `헤드 헌팅´ 착수이와 함께 내년 5월말에 치러지는 지방선거에 내보낼 경쟁력 있는 후보를 확보하기 위해 이르면 연말부터 외부 인사를 영입하기 위한 ‘헤드헌팅’에 나선다. 당 외부인사영입위는 7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인재영입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토론회를 열고외부 인사 영입 기준을 마련하기 위한 여론 수렴에 착수키로 했다. 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형오 의원은 “최종 목표는 정권창출을 위한 당의 외연을 확대하는 것”이라면서 “영입과정에서 당이 기득권을 버리지 못하면 정권교체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감세정책등 공동토론회도 추진이 가운데 뉴라이트전국연합과의 연대가 주목받고 있다. 이 단체는 ‘자학적 역사관을 극복,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바로잡고’,‘건강한 우파와 합리적 보수’를 지향하며 출범하는 단체다. 박 대표가 재보선전 ‘정체성’ 공방을 벌이며 “나라 걱정하는 데 효과적인 연대를 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한 점을 비춰 보면 뉴라이트와의 연대는 자연스러운 행보로 해석된다. 감세 정책을 뉴라이트 세력과 공동토론회 형식으로 개최하는 방안을 추진중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당 안팎에서는 수구 보수정당의 이미지를 탈피,‘합리적 보수’를 명확히 하면서 자연스럽게 지지기반을 넓히는 효과를 노리겠다는 의미로 들린다. 새정치 수요모임이 ‘한국정치의 새로운 비전’을 주제로 오는 10일과 30일에 걸쳐 마련한 토론회도 이 고민의 연장선상에 있다. 수요모임 대표를 맡고 있는 박형준 의원은 “어차피 올초부터 11월과 12월은 개헌정국이 될 것이라고 예견돼 왔다.”면서 “정치사회적 결사체가 앞다퉈 이슈를 선점하려는 정국에 한나라당도 정치적 역동성을 보여야 한다.”고 밝혔다.●대권주자 세불리기에 그칠수도그러나 새로운 지지층을 확보하기 위한 정치적 활동이 기존 지지층 응집에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제기도 나오고 있다. 당 관계자는 “당내 기류가 결집되지 않은 상황에서 대선주자들의 행보만 좇는다면 (뉴라이트전국연합도) 자칫 대권주자들의 세불리기를 위한 ‘수혈처’에 그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쿼터제 적용 첫해 3만명 혜택

    법무부가 중국 동포와 옛 소련지역 거주 고려인에 대해 검토 중인 방문취업제는 외국인 노동자 정책의 일부로만 다루던 정부의 동포문제 접근방식의 변화를 뜻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법무부는 ‘외국국적 동포 정책방향 검토 보고서’에서 “‘외국인력 관리대상’에서 ‘포용할 대상’으로 중국동포 등을 바라보는 국민정서의 변화에 따른 것”이라고 그 배경을 밝히고 있다. 또한 재외동포법 시행령을 개정해 달라는 동포들의 요구를 일부 수용한 측면도 있다. 재외동포법은 재외동포의 출·입국 자유와 국내 토지거래 등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만들어졌으나 출·입국 제한을 받고 있는 중국과 옛 소련 지역 동포들은 사실상 법 적용대상에서 제외돼 있어 개정요구가 거셌다. 방문취업제가 성사되면 까다롭기 짝이 없는 동포자격의 입증도 쉬워진다. 현재 중국동포들에게 적용되고 있는 특수 취업정책인 ‘취업관리제’는 국내에 호적이나 친척이 있을 때 방문동거 비자를 받고 입국한 뒤 비자를 바꿔 일자리를 구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방문동거 비자와 취업비자를 합친 방문취업 비자(H-2)는 국내 호적이나 연고가 없는 사람도 발급대상에 포함시킨다. 조선족 거민증 등 국적국 서류와 조선족 소학교·중학교 졸업증서, 족보와 인우 보증서, 유전자 감식결과 만으로도 동포자격을 인정받게 된다. 나아가 법무부는 비자 발급대상자 쿼터를 중·장기적으로 폐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중국의 경제발전 속도 등을 감안해 중국의 1인당 GDP가 3000달러를 넘는 2010년쯤에는 취업을 원하는 중국동포수가 현재 50만∼70만명에서 20만명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이때쯤에는 쿼터 제한없이 동포들을 모두 받아들일 수 있다는 계산이다. 그러나 이 방안이 일사천리로 진행되기에는 남은 변수들이 있다. 지난 4일 노동부·외교부 등과의 부처간 과장급 회의를 거쳤지만, 국장급 협의가 남아 있다. 특히 소수민족 문제에 민감한 중국정부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도 변수이다. 법무부는 국제법상 외국인의 입국허용 여부 등은 각국의 재량사항이며, 중국을 비롯해 여러 국가가 동포들에 대해 국적 또는 비자발급 우대정책을 쓰고 있다고 중국측을 설득할 계획이다. 적절한 비자발급 대상자수나 비자발급의 우선순위를 정할 한국어 능력 평가방법 등 세부사항도 숙제다. 서울대 정인섭 법대 교수는 “그 동안 중국동포를 위한 법적 혜택이 거의 없었지만, 한국말을 잘하는 등의 이점이 있어 자연스럽게 많이 들어온 편”이라면서 “외교적 분쟁을 일으키지 않으면서도 이들의 권리를 보장하고, 외국인 노동자가 아닌 동포 문제로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효섭 홍희경기자 newworld@seoul.co.kr
  • 뮤지컬스타 “안방서도 빛난다”

    국내 뮤지컬계의 톱스타들이 안방극장에서 열연을 펼치며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브라운관에서는 익숙지 않은 얼굴이고, 조연이지만 신선함과 동시에 무대에서 갈고 닦은 탄탄한 연기 내공을 선보이며 보석처럼 빛나고 있는 것. 우선, 올해 안방극장 최고의 악녀로 떠오른 뮤지컬 배우가 있다. 박해미(41)이다. 무대에 선 지 20년을 넘어선 국내 뮤지컬의 대들보.SBS 주말연속극 ‘하늘이시여’에서 주인공 자경(윤정희)의 계모 배득 역을 정말 ‘악독’하게 연기하고 있다. 생애 첫 드라마 출연이지만,‘뉴 페이스’들이 대거 포진한 이 드라마에서 단연 으뜸이다. 의붓딸을 욕하는 것은 물론, 때리고, 돈도 뜯어내고, 사랑 훼방까지, 시청자들은 치를 떨고 있다. 그녀가 어찌하나 지켜 보려고 드라마를 본다는 말이 있을 정도. 박해미는 “젊었을 때 몇 번 콜이 있었지만, 왠지 TV나 영화는 안 맞을 것 같아 욕심을 내지 않았다.”면서 “나이가 들며 뮤지컬을 위해서라도 지상파에서 인지도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됐고, 때마침 끌리는 역할이 왔다.”고 늦깎이 브라운관 데뷔를 설명했다. 이보다 더 지독할 수 없는 계모 이미지가 쌓여가고 있지만, 걱정은 없다. 시청자들이 캐릭터로 이해해 줄 것을 믿고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미움을 받으면 받을수록 성공한 것 아닌가요?”라고 반문하기도 한다. 뮤지컬 바닥에서는 그녀를 모르면 간첩. 대학 3학년 때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의 마리아역에 가수 윤복희와 더블 캐스팅돼 스타덤에 올랐다.1995년 국내 초대 여자 ‘품바’로, 또 해외 23개국을 돌며 공연한 ‘장보고의 꿈’과 ‘아가씨와 건달들’‘넌센스 젬보리’ 등에서 대형 배우로 성장했다. 최근에는 ‘맘마미아’의 여주인공 도나 역으로 사랑을 한몸에 받았다. 경기대 연기학과 겸임교수이기도 하고, 1985년 대학가곡제 동상 수상자라는 경력도 이채롭다. 현재 비제의 오페라를 현대적으로 고친 ‘카르멘, 더 뮤지컬’에서 드라마와는 다른 맛의 열정을 보여주고 있다. 첫 드라마 연기에 “처음부터 끝까지 한 호흡에 가는 맛이 없어 아쉽긴 하지만, 빨리 적응하는 것 같아 큰 어려움은 없다.”고 평가하는 박해미. 그는 “나의 TV 연기 모습이 느물느물해 스스로도 웃음이 났다.”며 맞는 역할만 있다면 드라마에도 계속 도전하겠다고 했다. 반면, 앳된 미소에서 선한 ‘포스’가 느껴지는 오만석(31)도 있다. MBC 대하사극 ‘신돈’에서 주인공 신돈(손창민)을 평생토록 따라다니며 보좌하는 원현 스님 역을 맡았다. 신돈에게 구박도 받고 그를 통해 세상에 눈을 뜨게 되는, 지금은 순진무구한 캐릭터. 이후 급진파가 돼 신돈을 죽음으로 몰아가는 고려판 부르투스로 변신한다. 드라마 출연은 지난해 ‘무인시대’에 잠깐 출연한 것을 포함, 두 번째다. 뮤지컬과 드라마 연기의 차이를 묻자, 옆에 있던 손창민이 냉큼 던지는 “노래, 춤이 없어요.”라는 농에 까까머리를 만지작거리며 웃기만 한다. 그는 “무대에서는 내 모습이 어떻게 비춰지는지 알고 있지만, 드라마에서는 아직 그런 감각이 부족한 것 같다.”면서 “장르는 다르지만 연기는 매한가지라는 마음으로 열심히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저런 질문에 초보처럼 쑥스러워하기도 하지만,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1기이자, 어엿한 무대 경력 7년차로 국내 뮤지컬계의 젊은 간판이다. 올해에도 조승우와 더블 캐스팅된 록뮤지컬 ‘헤드윅’에서 인기몰이를 했고, 평양 방문 공연을 성사시킨 가극 ‘금강’, 역대 미국 대통령 암살자들을 다룬 ‘암살자들’ 등으로 쉼 없는 나날을 보냈다. 지난달 18일 한국뮤지컬대상에서는 남자주연상과 인기상을 한꺼번에 거머쥐는 기염을 토했다. 군 제대 후 데뷔를 앞두고 재즈댄스아카데미를 찾았다가 친해진 조승우가 시상식 시상자로 나와 카드를 펼쳐보고는 씨익 웃는 바람에 수상을 직감했다는 오만석. 굳이 연기 장르를 가리지 않겠다는 그는 그래도 뮤지컬에 애착이 더 간다. 새달 ‘겨울 나그네’에도 출연하고, 내년에는 소극장 뮤지컬에도 나설 예정이라고. 에릭(문정혁)과 닮았다는 말을 불쑥 던져봤더니 “고마운 얘기지만, 에릭 팬들이 알면 혼날 것 같은데요.”라고 배시시 미소를 흘렸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광주전남 식수원 오염 비상

    광주전남 식수원 오염 비상

    130만 광주와 전남 주민의 식수원인 주암댐의 저수율이 떨어지면서 수질 오염 방지에 비상이 걸렸다. 4일 주암댐관리단에 따르면 이 날 현재 전남 순천시 상사면 주암댐의 저수율은 본댐 35.5%, 상사 조절지댐 57.9%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는 예년 본댐 62.0%, 조절지댐 60.4%의 저수율을 보였던 것과 비교하면 26.5% 포인트,2.5% 포인트가 각각 부족한 것이다. 이처럼 저수량이 줄어든 것은 가뭄으로 하루 평균 댐 유입량이 31만t에 불과한 반면, 배수량은 세 배가량인 91만여t에 달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저수량이 줄어들면서 수질오염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재 댐과 유입하천 3∼5곳에서 측정한 화학적산소요구량(COD)은 9월과 10월에 주암댐 2.6과 2.3ppm이고 조절지댐은 2.3ppm으로 2급수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저수량이 줄면 수치가 높아질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하는 상태다.COD 3∼6ppm이면 3급수이다. 댐 관계자는 “겨울철 갈수기에는 기온이 낮아져 녹조류의 부영양화는 문제가 안 된다.”며 “그러나 저수율이 낮아져 외부에서 기름이나 분뇨 등이 유입되면 순식간에 물을 오염시킬 수 있어 위험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주암댐은 비가 안 와도 270일(9개월)까지 용수공급이 가능하지만 저수율이 낮아져 종합적인 수질오염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암 본댐에서는 광주·목포·나주·화순 등 전남 서남권으로 하루 45만t을, 조절지댐에서는 여수·순천·광양·고흥·보성 등 전남 동부권에 식수와 공업용수로 하루 평균 30만t의 물을 공급한다. 순천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마니아] 돌아온 부메랑 당신을 노린다

    [마니아] 돌아온 부메랑 당신을 노린다

    돌고 도는 게 세상 일이라던가. 누구든 오늘 한 일은 언젠가 스스로에게 되돌아온다.‘인과응보’‘사필귀정’과 같은 이야기를 일일이 들먹거릴 필요도 없이 이는 예부터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진실이다. 이를 부정한다면 인간 삶의 의미도 안개처럼 사라질 일이라 할 것이다. 이러한 부메랑이 스포츠로 거듭나 우리들에게 나타났다. 무릇 모든 스포츠가 그런 것처럼 부메랑 던지기 역시 기본적으로는 ‘싸움’이다. 스포츠란 종족이나 국가끼리 힘 세기를 다투는 데서 출발했다는 점에서 부메랑도 같은 줄기인 것이다. 먼 옛날 종족의 생존은 먹이 싸움에 달렸고, 체력과 지혜에서 다른 종족을 물리쳐야만 했다. 그래서 결국 사냥은 전쟁과 스포츠로 이어졌다. 부메랑도 석기시대 때 전쟁과 사냥의 도구로 첫발을 뗐다. 현재 스포츠로 발전한 부메랑 던지기는 모두 8개종목으로 나뉜다. 물론 겨루기 보다는 가족이나 연인, 친구와 ‘비행’을 즐기기만 해도 나무랄 데 없이 좋다. ●하늘이 열린 이래 가장 오랜 스포츠 지난달 26∼30일 경남 사천시 항공우주박물관에서는 좀처럼 보기 어려운 ‘부메랑 향연’이 펼쳐졌다. 닷새에 걸쳐 열린 항공우주박람회 자리다. 따로 마련된 부스에는 말로만 들었던 부메랑을 즐기려는 인파가 하루에만 줄잡아 400여명씩 몰려들어 인기를 끌었다. 부메랑 만드는 방법 등 아주 기초적인 강습에서부터 ‘꾼’이라 할 수 있는 동호인들이 참가하는 대회도 열렸다. 경남 사람들을 중심으로 뭉친 동아리 ‘천사 부메랑’의 김현곤(39·자영업) 회장은 부메랑이 지닌 매력에 대해 이렇게 자랑을 잔뜩 늘어놓는다. “그까∼이꺼 무슨 운동이냐고 이야기할 수도 있겠지만 천만에요. 던져도 던져도 스스로 되돌아오는 신비와 짧은 시간에 느끼는 가슴이 조마조마해지는 환상적인 스릴, 거기에서 나오는 활력은 간단치 않습니데이∼.” 부메랑 역사는 인간의 역사와 같다고 할 수 있다. 흔히 오스트레일리아가 원조라고 말하는 데는 그만한 까닭이 있다. 가장 최근까지 원시적인 석기시대 종족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스트레일리아뿐 아니라 지구촌 구석구석에서 선조들이 부메랑을 썼다는 흔적은 발견되고 있다. 부메랑은 인간의 손 이용이 발달하면서 생긴 산물이며, 처음에는 나무를 지팡이나 팔매질 등으로 사용하다가, 던진 뒤 되돌아오는 모습을 보고 우연찮게 부메랑 현상을 발견하게 됐다는 게 인류학자들의 대체적인 설명이다. 김 회장은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낮 시간이 많은 가게를 하게 됐는데, 이때 부메랑과 인연을 맺었다.”고 운을 뗐다. 패러글라이딩에 취미를 붙이고 있었는데 시간과 장소를 가려야만 해 아쉬워하던 터였다. 2000년 어느날 김씨는 경북 예천으로 활공여행을 떠났는데, 외국인들이 무엇인가 열심히 날려보냈다가 돌려받는 것을 되풀이하는 모습을 봤다. “저런 게 무슨 운동이 되기에 그토록 열심히 날리나 궁금했심더. 날아다니는 것들에 대해 남다른 관심을 가졌던 차에 참을 수 없어 외국 인터넷 사이트들을 뒤지기 시작했지예∼.” ●“원시의 매력에 흠뻑 빠져보시라.” 날아가는 멋과 좋은 취미라는 뜻으로 ‘천사(1004) 부메랑’이라고 이름을 붙인 동호회에는 600여명이 활동하고 있다. 그러나 흔히 그렇듯 대회에 나가는 등 열성적인 회원은 30∼40명, 많게는 50명 안쪽이다. 2000년 당시 국내에서는 미개척 분야여서 외국 사이트를 뒤진 김씨는 수집한 정보를 바탕으로 이듬해인 2001년 동호회를 만들었다. “부메랑을 날릴 때나 잡을 때 무엇보다 순간적인 순발력이 필요한 스포츠여서 운동량은 엄청 많지예.” 다른 스포츠가 그렇듯 부메랑 또한 ‘폼생폼사’(폼에 죽고 폼에 산다)라는 말은 적어도 진리에 속한다. 정확한 자세에서 예측이 가능한 결과가 나오기 마련인 것이다. 아직은 척박한 부메랑 분야에서 고수급들은 25m에서 최대 100여m를 날릴 수 있는 부메랑을 갖고 다닌다. 천사 회원들은 대개 경남 마산시청 앞 로터리 광장을 모임 터로 이용한다. 지름이 200m에 이르는 넓은 곳이어서 이젠 마음껏 던지고 받을 수 있는 ‘메카’로 자리를 잡았다. 회원은 20대를 비롯한 각급 학생들이 주를 이루고 있지만 ‘고무줄 회원’ 말고 자주 어울려 즐기는 경우는 30대 초반에서 40대까지다. 교본이 있어서 따라 배우면 2∼3시간 사이에 어느 정도의 기본기는 닦을 수 있다.10번 던지면 5번쯤은 몸을 많이 움직여서라도 부메랑을 받을 수 있다. 하루 1시간 연습할 경우 1∼2개월이면 시행착오를 겪어가며 요령을 익히는 수준까지 이른다. 그러나 공식, 비공식으로 치러지는 대회에 나설 정도로 발전하려면 나름대로 작전과 전술, 기량을 발휘해야 한다. 호기심이 앞설 수 있지만 회원들은 기초가 튼튼해야 한다는 원칙론을 강조한다.“던지는 방법은 꼭 원칙을 바탕으로 배우세요. 그 다음으로 무엇이든 운동엔 피땀나는 노력이 따라야죠.” 경기 종목에는 명중, 빨리 잡기, 서커스(저글링=묘기), 호주식 명중, 속사포, 쌍포(더블링), 연속 받기, 생존(서바이벌) 등 8개 부문이 있다. ●언제, 어디서든 즐길 수 있어 ‘짱’ 우선 명중 게임은 반경 2m의 원 안에서 던지는 방식이다. 부메랑이 착륙한 자리에 따라 얼마나 정확했는지와 30m 이상, 얼마나 멀리 비행했느냐에 따라 점수가 따로 매겨져 5번 던졌을 때의 총점으로 승부한다. 예컨대 비행거리 30m대의 경우 2점,10m에서 8m 중간에서 받으면 2점, 합쳐서 4점을 획득한 것이다. 거리와 무관하게 던진 자리에서 중앙에 정확하게 잡으면 10점을 준다. 세계 최고기록은 49점인데, 무작정 멀리 던진다거나 가까이 던진다고 될 일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빨리 잡기는 던지고 받기를 5번 이어서 하는 경기로, 물론 떨어뜨리면 낙제다. 세계 기록은 15.03초다. 묘기는 여러개의 부메랑을 잇달아 던져 부메랑 1개가 하늘에 떠 있는 사이에 다른 부메랑을 무사히 받는 방식이다. 던진 횟수가 얼마나 많으냐로 승자를 가름한다. 이 부문에서 세계 기록은 502회로 나와 있다. 호주식 명중 경기는 정통 종목으로 불린다. 명중 게임과 같은 원에서 던진 다음 비행 거리, 명중도, 부메랑을 받기로 점수를 환산한다. 마찬가지로 5번 던진다. 만점이 100점인데,2m 지름의 원내에서 5번 모두 받고, 비행거리가 모두 50미터 이상일 때 얻는 점수이다. 받기 4점, 비행거리 50미터 이상일 때 각 6점, 원내에서 받았을 때 각 10점이다. 비행거리 점수는 부메랑이 중앙원에 정확히 들어오거나 받기가 됐을 경우에 한정한다. 세계 기록은 90점으로 알려졌다. 속사포 경기는 5분 제한시간에 누가 많이 던지고 받느냐로 승부를 가리는 녹다운 게임, 쌍포 경기는 2개의 부메랑을 한꺼번에 날려 시차를 두고 차례로 받아내는 고난도 분야다. 연속 받기는 여러명이 한꺼번에 나서서 어떤 방법으로든 떨어뜨리지 않고 끝까지 받아 얼마나 많이 성공했는지 겨루기, 생존자 게임은 토너먼트 방식이다. 김현곤 회장의 말처럼 국내에서는 이제 막 싹튼 부메랑 인기가 높아지면서 최근 들어서는 서울 등 수도권 모임으로 발전하고 있다. “서울광장의 경우 잔디밭만 해도 반경이 길게 105m, 짧게는 77m나 돼 얼마든지 대회를 치를 수 있어요. 장관을 이룰 텐데…. 부메랑 하기에 더할 나위가 없이 좋다는 얘기죠.”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안방서도 ‘휙, 부메랑’ 동호인들은 부메랑을 ‘붐’으로 줄여 말하기를 좋아한다. 보통 붐을 즐기려고 해도 어디에서 구할 수 있는지, 쉽게 접근할 수 없지 않겠느냐는 걱정도 들 일이다. 하지만 부메랑은 주변에 흔한 명함으로도 만들 수 있다. 마분지, 또는 피자 상자 등 손쉽게 얻을 수 있는 재료로도 가능하다. 안방이나 응접실과 같은 비좁은 곳에서 신비감을 맛볼 수 있다. 시중에서 판매하는 부메랑의 가격은 2만 5000원∼4만원. 부메랑 재질은 플라스틱, 나무, 합판, 종이 등 다양하며 두께는 보통 3㎜∼7㎜다. 부메랑의 원리를 간단히 말하면 던지면서 발생하는 기압의 세기가 부메랑 부위별로 달라지는 데 있다. 부메랑 고수들은 던질 때 바람의 세기를 가늠하는 등 치밀한 계산을 하기도 한다. 쉬운 것 같지만 저마다 미리 풍력을 잴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해 놓는 노력이 뒤따른다. 난이도에 따라 풍선 터트리기, 오이 자르기 등 얼마든지 응용도 가능하다. 비교적 안전하지만 만약에 일어날 수도 있는 상황을 대비한 수칙도 있다. 사람을 향해 던지지 않기, 자동차나 건물이 많은 곳에서 던지지 않기, 착륙하는 순간까지 부메랑에서 시선을 떼지 말기, 자기 수준에 맞는 부메랑을 사용하기, 초속 2.5m 이상의 바람이 불 때는 던지지 않기, 부메랑 회전 반경내에 사람이 있을 때 던지지 말기, 부메랑을 절대로 옆으로 뉘어서 던지지 말기, 던질 때는 스포츠 선글라스 및 장갑을 착용할 것 등이다. 던지는 각도는 오른손잡이든 왼손잡이든 몸과 45도 방향이 적당하다. 높이는 대체로 어깨에서 10도면 좋다. 부메랑을 던지고 나서 되돌아오는 부메랑을 받을 때는 처음엔 약간 두려움이 따를 수 있지만 자주 던져서 되돌아오는 부메랑의 비행코스에 익숙해지면 부메랑의 비행속도 등을 알 수 있어서 받기가 한결 수월해진다. 부메랑이 되돌아와서 잡을 때는 두 손바닥을 아래 위로 향해서 잡으면 된다. 문구점에서 부메랑을 판매하기도 하지만 완구용으로 제작된 것들이어서 실제 작동하지 않을 수도 있다. 따라서 동아리 회원들은 반드시 설명서가 들어 있는 제품을 구입할 것을 당부한다. 행여 부메랑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싹틀 우려도 없지 않아서다. ‘천사 부메랑’은 인터넷 다음에 홈페이지(http://cafe.daum.net/1004boom)를 마련해 새 식구를 맞이하고 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축구가 삶인 이주청년의 도전기 ‘골’ 4일 개봉

    축구가 삶인 이주청년의 도전기 ‘골’ 4일 개봉

    4일 개봉하는 ‘골!’(Goal!)은 스크린의 모든 피사체를 활어처럼 펄펄 뛰게 만드는, 싱싱한 스포츠 영화이다. 할리우드산(産)으로는 보기 드물었던 축구 소재의 드라마. 브라질 출신의 가난한 미국 이주민 청년 뮤네즈(쿠노 베커)는 타고난 스포츠 감각을 키워 프로 축구선수가 되는 게 꿈이다. 그러나 가족에게 희생하며 사는 것이 남자의 도리라고 굳게 믿는 고지식한 아버지를 설득하지 못해 번번이 좌절한다. 지리멸렬한 나날을 보내고 있던 뮤네즈 앞에 왕년의 축구선수이자 스카우트 담당인 글렌 포이(스테판 딜레인)가 나타나면서 그의 삶은 급반전의 계기를 맞는다. 영국의 프리미어 리그 클럽 뉴캐슬 유나이티드에 입단할 황금같은 기회를 잡은 것이다. 속도감 있는 카메라 워킹, 가속을 붙여가는 드라마 전개방식 등이 스포츠 드라마의 밀도를 높여주는 든든한 ‘배경’이 됐다. 감상포인트가 한정적이지 않은 드라마의 내용도 다양한 관객층을 포섭하기에 유리한 점이다. 불법체류 가족이 되어 미국의 주류사회에 편입하지 못하는 이민사회의 그늘이 주인공을 통해 그려지는가 하면, 그 장애를 가족의 힘으로 극복해가는 과정은 드라마의 감수성을 풍성하게 일궈내는 부수효과를 냈다. 멀리서 뮤네즈의 성공을 기원하는 할머니와 어린 남동생, 무관심한 척하면서도 남몰래 아들의 경기를 지켜보는 부정(父情) 등이 이 드라마를 ‘축구영화’로만 한정지을 수 없는 소재적 미덕이다. 도약과 질주, 함성이 쏟아지는 큰 동선의 스크린을 즐기고 싶다면, 무리없이 만족할 작품이다. 하지만 스포츠 영화의 고유정서인 ‘헝그리 정신’을 확인하고 싶은 관객이라면 허기가 질 수도 있겠다. 영화의 무게중심은 뮤네즈의 정상등극까지의 눈물겨운 우여곡절에 있는 게 아니라 오히려 그 ‘이후’의 이야기에 놓였기 때문이다. 명예와 돈, 세속적 욕망에 허우적거리는 뮤네즈에게 균형감각을 되찾아주는 건 결국 소박한 여자친구 로즈(애나 프리엘)와 가족의 사랑이다. 여성관객이라면 멕시코 출신의 ‘선굵은’ 신인배우 쿠노 베커와 조우하는 즐거움도 ‘덤’이다. 데이비드 베컴, 지네디 지단, 라울 곤살레스가 카메오 출연한다.‘저지 드레드’‘피닉스’‘나는 아직도 네가 지난 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다’ 등을 연출한 대니 캐논 감독.12세 이상 관람가.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김래원 “惡추억도 추억이다”

    김래원 “惡추억도 추억이다”

    배우 김래원이 연예 활동 중 ‘가출(?) 경험’을 처음 공개했다. 김래원은 서울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97년 연예계 데뷔 이후 작품에 주인공으로 발탁됐다가 촬영을 코앞에 두고 부당하게 ‘퇴짜’를 받은 경험이 여러번 있었다.”면서 “당시 충격과 좌절감으로 연락을 끊고 다른 직업을 찾으려고도 시도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특히 마음 고생이 심했던 기억은 데뷔 초기인 19살때. 당시 그는 모 작품에 주인공으로 캐스팅이 됐고, 한달 반 동안이나 배역을 연구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했다. 하지만 막상 촬영 시작 전날 감독으로부터 ‘배역이 바뀌었다.’는 황당한 연락을 듣고 분을 삭여야 했다는 것. 그는 “전 배역을 통틀어 내가 오디션 점수 1등이었는데, 말 할 수 없는 다른 요인(?)으로 인해 그렇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후 그는 ‘내 존재가 이것밖에 안 되나?’라는 생각에 모든 연락을 끊고 무작정 고속터미널로 향했단다.“바다로 가서 원양어선 타고 돈 벌어 올 생각이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 철없던 시절이었어요. 다행히도 터미널로 저를 잡으러 온 매니저에게 출발 직전 붙잡혔는데, 만약 그러지 않았다면 지금의 제 모습은 없었을지도 몰라요.(웃음)”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김래원 [미스터 소크라테스] 김래원은 표정이나 몸짓보다 말투로 더 잘 이해되는 배우다. 그는 느릿느릿 조근조근 이야기한다. 낯가림도 심하고, 말하기에 앞서 뭔가 생각하며 뜸을 들이기도 한다. 하지만 뜬금없는 대답은 찾아보기 힘들다. 적은 말수이지만, 신중하고 조리있다. 차분하고 부드러운 음성은 듣는 이에게 안정감을 느끼게 한다. 그런 그의 말투에 변화가 느껴졌다. 인터뷰 중간중간 목소리 톤을 높이기도 하고, 가끔은 질문하기도 전에 자신의 얘기부터 쏟아낸다. 무엇이 그의 이런 변화를 이끌어낸 걸까.10일 개봉하는 ‘미스터 소크라테스’(감독 최진원, 제작 커리지필름·오존필름)에서 180도 이미지 변신을 통해 “연기 인생의 전환점을 찾았다.”는 그를 만났다. #순수남에서 양아치로 김래원은 ‘미스터 소크라테스’에서 이미지 변신을 꾀했다. 늘 따라다니던 순진무구한 미소의 꽃미남 이미지를 과감히 벗어던졌다. 그가 이 영화에서 맡은 역은 구동혁. 지하철 노약자석에 떡하니 누워있다가 훈계하는 할아버지 보란듯이 담배를 피우고, 교도소에 있는 아버지를 찾아가 용돈도 뜯어낸다. 친구를 배신하는 것은 기본이다. 이쯤되면 패륜을 넘어 인간말종이라고 해야 할까. “의도한 변신이냐?”고 묻자 그가 씩 웃는다.“저도 이제는 다른 모습을 찾고 싶었어요. 귀엽고 장난기 있는 기존의 모습에서 벗어나고 싶었죠. 변화 하면 즐거울 것 같았어요.” #나를 버린 첫 작품 그는 이번 작품을 통해 “나를 버릴 줄 아는 방법을 배웠다.”며 미소지었다. 이전까지는 촬영 전날 머릿속으로 연기 패턴을 다 그러놓고 현장에서는 감독의 요구와 충돌하며 고집을 앞세우기 일쑤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아무 생각 없이’ 연기에 임했고, 그랬더니 더 큰 것을 얻었단다. “감독과의 ‘믿음’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깨달았어요. 이번엔 감독이 요구하는 연기 틀을 절대 벗어나지 않았죠. 제 머릿속으만 연기하면 ‘못해도 50점, 잘하면 70점’ 수준이지만, 감독님 믿고 하니 ‘잘하면 100점 이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앞으로는 계속 이렇게 나를 버리는 연기 방식을 택할 거예요.”감독이 요구하는 ‘날것’ 그 이상 충분히 만족스런 연기를 했다며 미소 짓는다. #늘 성에 안 차는 연기 ‘미스터 소크라테스’는 철저하게 ‘김래원의, 김래원에 의한, 김래원을 위한’ 영화다. 단독 주연이다 보니 부담감은 있겠지만, 만족감이 더 클 법하다.“본인의 연기에 만족하느냐?”고 묻자 그가 목소리를 가다듬는다. 그는 “성에 차지 않는 부분이 예전보다 더 눈에 띄더라.”라고 말하며 특유의 입꼬리를 올린다. 구동혁이 조직의 필요에 의해 강력반 형사로 키워지는 조금 ‘밋밋한’초반부 장면이 보다 강하게 그려졌으면 한다는 것. 시사회가 끝난 뒤 감독과 여러차례 통화도 했고, 과도한 편집보다는 ‘음악’을 통해 보강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무엇보다 제 연기에 아쉬움이 많죠.”라면서 “완전히 감을 잡지 못한 초반부에 연기적인 신선함이 느껴지지 않아요. 상대역인 강신일씨의 연기 속도보다 더 빠르게 템포를 조절해 속도감을 느끼게 했어야 했죠.”라며 자신의 연기를 돌이켰다. #신(新)한류 스타 김래원은 현재 일본과 대만에서 한류 스타로 떠오르고 있다. 며칠전에는 일본 주니치 신문, 나고야 방송이 그를 한국을 대표하는 ‘신(新)한류 스타’로 평가, 서울 프라자 호텔에서 단독 인터뷰해가기도 했다. 김래원 소속사인 블루 드래곤은 “주니치 신문을 후원하는 국내 모 항공사의 한·일 노선 취항에 맞춰 주니치 신문 등이 기획한 ‘한국을 대표하는 한류 스타 1명 인터뷰’에 김래원이 뽑혔다.”면서 “배용준·이병헌·권상우·장동건 등 한류 4대 천황의 뒤를 이을 ‘신(新)한류 4대천황’으로 김래원을 평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12월에는 김래원의 출연작 ‘…ing’가 일본 현지에서 개봉될 예정이다. 이르면 내년 말 현역 입대할 예정이라는 그는 내년엔 영화·드라마 합쳐서 3개이상 작품에 출연하고 싶다고 말했다.“무리한 욕심 아니냐고요?원없이 팬들 여러분께 인사드리고 난 뒤 군대에 가려고요.(웃음)” 글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사진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 儒林(466)-제4부 百花齊放 제2장 性善說(42)

    儒林(466)-제4부 百花齊放 제2장 性善說(42)

    제4부 百花齊放 제2장 性善說(42) 이러한 맹자의 설명은 맹자야말로 ‘비유의 천재’라는 사실을 말해준다. 아름다운 우산의 나무를 땔감으로 쓰거나 목재로 사용하기 위해서 도끼로 베는 것은 사욕을 채우려는 인간의 욕망 때문이며, 소나 양을 방목시켜 풀을 뜯게 함으로써 나무를 반질반질하게 고사시키는 것은 인간의 양심이 아닌 금수와 같은 욕망에 맡기는 어리석은 행위라고 비유함으로써 이러한 사리사욕의 탐욕이야말로 성선을 불선으로 바꾸는 곡망(梏亡), 즉 ‘두 손을 꼭 묶는 수갑’이라고 말한 다음, 다음과 같이 결론을 내리고 있다. “이러한 소행이 양심을 꽁꽁 묶어서 없애버리니, 꽁꽁 묶어서 없애는 것을 반복하면 양심을 보존할 수 없다. 양심을 보존할 수 없다면 짐승과 다름이 없다. 사람들은 그 짐승과 같은 모습만을 보고 일찍부터 높은 재질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니, 이것이 어찌 사람의 본래 모습이겠는가.…공자께서 ‘붙잡으면 보존되고 놓아두면 없어지고 나가고 들어가는 것에 일정한 때가 없어서 그 방향을 알 수 없는 것은 오직 마음뿐이다.’라고 말씀하신 것은 이를 두고 하신 것이다.” 맹자가 지적하였던 사람이 불손하게 되는 세 번째 이유는 ‘방실(放失)’이었다. ‘방실’이란 반성할 줄 몰라 마음을 보존하지 못함으로써 결국 양심이 작용하지 못하는 타락한 상태를 가리키는 것으로 어리석음, 게으름과 같은 ‘놓아버린 마음(放心)’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 ‘놓아버린 마음’이야말로 사람이면 누구나 타고난 성선을 파괴하는 최고의 악행인 것이다. 이에 대해 맹자는 다음과 같이 열변하고 있다.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인은 사람의 마음이요, 의는 사람의 길이다. 그 길을 버리고 따르지 아니하며 그 마음을 놓아버리고 찾을 줄 모르니, 아아, 슬프도다. 사람은 개나 닭이 나간 것이 있으면 찾을 줄을 알지만 마음을 놓아버린 것이 있으면 찾을 줄을 모른다. 학문의 길이란 다른 것이 없다. 바로 그런 놓아버린 마음을 찾는 것일 뿐이다.’” 맹자의 이 말은 금과옥조이다. ‘학문의 길이란 놓아버린 마음을 찾는 것일 뿐(學問之道 求其放心而已矣)’이라는 맹자의 말은 맹자 사상의 골수 중의 골수이다. 그 놓아버린 마음을 찾으면 천연적으로 본래부터 사람들이 갖고 있던 어질고 선한 ‘성선지심’이 드러난다고 맹자는 역설하고 있는 것이다. 비유의 천재였던 맹자가 이 ‘놓아버린 마음(放心)’에 대해서도 적절한 예를 들지 않았을 리가 없을 것이다. 맹자는 이 ‘놓아버린 마음’을 무명지(無名指)에 비유하였다. 무명지는 다섯 개의 손가락 중에서 네 번째에 해당되는 손가락으로 이름이 없다. 다른 손가락들과는 달리 별로 쓰임새가 없기 때문인 것이다. 굳이 사용할 때에는 탕약을 저을 때나 쓴다고 해서 약지(藥指)라고도 불리는데, 하지만 별로 쓸모가 없어 ‘이름 없는 손가락’, 즉 ‘무명지’라고 불렸던 손가락이었던 것이다. 이 무명지를 ‘놓아버린 마음’에 비유하여 가르친 맹자의 설법은 과연 맹자를 유가에 있어서 불세출의 투장이라고 부르게 할 만한 탁월한 것이었다.
  • [2005 남방장성배 특별대국] 중국식 끝내기의 승부수

    [2005 남방장성배 특별대국] 중국식 끝내기의 승부수

    제12보(268∼316) 백 268로 팻감을 쓰고 270으로 패를 따내면서 패싸움은 계속된다. 현재의 형세는 흑의 우세. 어떤 변화가 있어도 흑이 지는 일은 없다. 그만큼 차이가 크게 벌어져 있다. 그러나 그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 바둑은 초읽기가 없이 각자에게 주어진 50분 내에 반드시 모든 수를 두어야 하기 때문에 천천히 집을 계산할 시간이 없다. 따라서 두 기사는 한집이라도 더 이득을 보기 위해서 본능적으로 하변의 패싸움을 하고 있는 것이다. 아마추어 바둑에서는 종반전 끝내기에서 패싸움이 벌어지면 대체로 불리한 쪽이 팻감이 많다. 불리한 쪽은 이곳저곳에서 많이 잡혔을 터이므로 팻감으로 사용할 곳이 많은 것이다. 그렇듯 이 바둑도 팻감은 백이 월등히 많다. 백 294로 패를 따내고 흑 295로 팻감을 썼을 때 백은 패를 해소했는데, 사실 아직도 백은 팻감이 충분하기 때문에 이 패를 받아줘도 문제가 없다. 그런데 창하오 9단은 흑 295에 불청하고 백 296으로 패를 해소했다. 엄밀히 따지면 창하오 9단의 실수이지만, 이것이 이 바둑을 절묘한 종국으로 만드는 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흑 297, 백 298로 선수 2집을 이득 본 뒤에 흑 299로 이어서는 패싸움에서 흑도 크게 손해를 본 것이 없다. 이후 한두 집의 잔 끝내기를 계속하다가 흑 307, 백 308이 교환된 시점에서 우리나가 같으면 사실상 종국이다. 더 이상 한집의 끝내기도 없기 때문이다. 그랬으면 흑의 반면 14집 승리. 덤을 제하고도 너끈히 이겨 있다. 그런데 이 바둑은 중국에서 두는 만큼 바둑 규칙이 중국룰이다. 창하오 9단은 미세하게 불리하다고 판단하고 백 312, 흑 313을 교환한 뒤에 315의 곳을 잇지 않고 314부터 공배를 메우는 중국식 끝내기에서의 승부수를 강행했다. 중국룰에서는 공배도 모두 한집이다. 따라서 이처럼 공배를 메우며 버티는 승부수가 통하면 1집 이득을 볼 수 있다. 마지막에 연속으로 두번 공배를 메울 수 있기 때문이다. 단 전제조건은 패를 모두 이겨야 한다는 것이다. 백 대마의 생사가 걸려 있는 패싸움이지만 백에게는 패를 이길 비책이 있었다. 백 316의 먹여침. 하변에 잡혀 있는 백돌이 양패의 모양으로 무한 팻감을 생산해 내기 때문이다. 중앙에서의 패싸움과 하변의 팻감. 이것이 다 끝난 것처럼 보이는 이 바둑을 앞으로 50여수나 더 두게 만들었다. (273=,276=270,279=,282=270 285=,288=270,291=,294=270) 유승엽 withbd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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